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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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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사정책연구 Korean Criminological Review 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1) 임석순 * 국 문 요 약 인공지능의급속한발전과눈앞으로다가온상용화가능성으로인해형법학을포함한규범학도이제는어느정도미래를대비하지않을수없게되었다. 이러한측면에서다루어볼만한형법적쟁점으로는인공지능의형법적주체성인정여부, 인공지능활용으로인한불법결과의귀속, 위법성조각사유의사전적프로그래밍등이있다. 다만적어도아직까지는인공지능의형법적주체성을인정하기에는무리가있어보인다. 형사책임의귀속도결국에는불법결과발생의근본적원인이무엇인지에대한인과관계입증의문제가될것이다. 인공지능에대해어떠한태도를취하든그로부터야기될수있는모든위험을완벽하게통제할수는없을것이다. 그리고인공지능이점차똑똑해질수록사람의통제에서벗어나기쉬우며따라서종래의이론이나해석으로는해결할수없는, 지금의단계에서는상상하지못했던문제상황이발생할가능성도점차높아질것이다. 근본적으로는인간자체에대한 ( 법 ) 철학적재론까지도필요하게될것이다. 주제어 : 인공지능, 인공지능의형법적주체성, 인공지능의행위, 인공지능의형사책임, 정당화상황의사전적프로그래밍 * 한국형사정책연구원부연구위원, 법학박사

2 70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Ⅰ. 여는글 2016년 3월초세계정상급바둑기사이세돌 9단과인공지능알파고 (AlphaGo) 의대국은큰센세이션을불러일으켰다. 알파고는구글딥마인드 (Google DeepMind) 1) 에서개발한인공지능바둑프로그램이다. 첫대국이있기전까지만해도적어도바둑에서는아직기계가인간을뛰어넘을수없다는견해가지배적이었지만, 대국이진행될수록이세돌 9단의 1승 이간절해진상황으로전개되었다. 그리고어느덧 인공지능에대한인간의숭고한도전과승리 라고까지여겨지기도했다. 2) 이는인공지능기술수준이적어도특정영역에서는인간의사고력과판단력을뛰어넘을수도있음을단적으로보여준사례가되었다. 알파고뿐만아니라이미우리의일상생활은인공지능과매우밀접하게관련되어있다. 로봇청소기는이미상당히흔한가전제품이며, 냉장 냉동기능외에다양한커뮤니케이션기능을탑재한스마트냉장고가등장했고, 3) 운전자가필요없는무인자동차의상용화도기술적 제도적으로박차를가하고있다. 4) 수십년전에방영되었던외화전격Z 작전에등장한인공지능자동차키트나터미네이터에등장한 T-800 이나스카이넷등을이제는단순한공상과학적상상력의산물로치부할수는없을것같다. 이처럼적어도한가지방면에서는사람을뛰어넘는인공지능의판단과사고를사람의그것과동일한것으로법적가치평가를내릴수있을까? 특정전문영역에서 1) 2010년영국에서 딥마인드테크놀로지 (DeepMind Technologies) 라는이름으로설립된인공지능프로그램개발회사로서, 2014년구글이인수하여현재의이름으로바뀌었다 ( 최종검색 ). 2) 총다섯번의대국가운데이세돌 9단은제4국만을승리했으며, 단 1승만으로기적을일구어냈다며국내외에서상당한찬사가쏟아져나왔다. 연합뉴스, 이세돌의인간승리 바둑괴물 알파고도 백기, ( HTML, 최종검색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이세돌의승리에대한해외의반응, ( 최종검색 ) 등참조. 3) 머니투데이, 쇼핑에음악까지 삼성스마트냉장고출시... 가격은?, ( 최종검색 ) 4) 아시아경제, 두손두발 다든운전자.. 무인차시대가왔다, ( 최종검색 )

3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71 활용되는인공지능은사람의사고와판단을뛰어넘어가장합리적인결론을도출할수있을것이다. 그리고곧바로우리의일상생활에직접적으로영향을미치게될것이다. 경우에따라서는우리가낯선길을운전할때내비게이션의지시에 순종 하는것처럼, 인공지능의판단에따라사람이행동해야하는사례가발생할수있다. 궁극적으로는특정분야에서사람의사고와판단을완전히대체하는경우도발생할수있다. 이러한경우인공지능의사고와판단은사람의그것에버금가는사회적파급력을갖게될것이다. 이처럼인공지능의본격적 보편적활용이목전에있고, 그사회적파급력이상당할것으로예측됨에도불구하고인공지능활용과관련한쟁점을심도있게다루고있는 ( 형 ) 법이론은아직없는것으로보인다. 인공지능의형사책임및형사사법적활용방안에관한논의 5) 가이제막시작되었으니, 형사법적측면에서의논의도아직걸음마단계라할수있다. 따라서본논문에서는인공지능과관련해발생할수있는형법적쟁점들을도출하고, 앞으로인공지능과관련한활발한담론의장이열리기를소망하면서이러한쟁점들을 비록정치하고깊은수준에는못미치더라도개략적으로나마특히책임귀속문제와관련해 논의해보도록하겠다. Ⅱ. 인공지능과로봇, 그리고인공지능의수준 1. 인공지능인가로봇인가? 인공지능의실체는무엇인가? 터미네이터와같은 똑똑한로봇 을말하는것인가, 사람의영혼과같이실체가없는그무언가를말하는것인가? 인공지능은말그대로사람이인위적으로만들어낸지능이다. 홀로계산하고판단하고결정할수있는능력으로터미네이터와같은로봇도인공지능을탑재하고있고, 최근화두가되고있는무인자동차에도인공지능이탑재되어있다. 요컨대로봇이든무인자동차이든물리적실체는인공지능을담는 그릇 에불과하며, 특히여러형법적쟁점과 5) 윤지영외, 법과학을적용한형사사법의선진화방안 (VI), 2015.

4 72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관련해중요한것은이러한그릇보다는그릇안에담겨있는내용물, 즉 인공지능 이다. 따라서영화터미네이터에서 핵전쟁을일으켜인류멸망프로젝트를가동시킨장본인 인스카이넷 (Skynet) 도그자체로는별다른거동기능은없으나독자적인계산, 판단, 결정능력이있으므로여기에서논하는인공지능의범주에포함된다. 요컨대 로봇, 지능로봇 또는 지능형로봇 을주제로하는문헌들 6) 도결국그논의의방점은 인공지능 에찍고있다고보아야할것이다. 인공지능은 1 외부환경변화를인식할수있는능력, 2 독자적상황판단능력, 3 자율적행위결정능력을기본요소로하며, 경우에따라서는 4 사람과상호작용하는능력까지도포함하기도한다. 7) 우선외부의환경변화를인식한다는것은주변의지형지물이나온도, 기압등인공지능의역할이나기능에따라감지해야할사항들을별도의명령없이도감지하는것을의미한다. 그리고이러한인식을토대로주변상황을판단및평가하고, 궁극적으로는스스로그상황에필요한행위로나아갈수있어야한다. 상호작용능력은특히심리치료용으로개발된인공지능에서필요한기능이다. 예컨대자폐증을앓고있는어린이가모방학습을할수있도록돕는인공지능로봇은칭찬과격려를통해상호작용을함으로써어린이가사회성과자립성을기를수있도록해준다. 8) 2. 인공지능의수준 : 강한인공지능과약한인공지능 먼미래나영화적상상은제쳐두고서라도이미일상생활에서접할수있는인공지능은매우다양하다. 작게는로봇청소기에서부터스마트냉장고, 무인자동차에이 6) 고인석, 로봇윤리의기본원칙 : 로봇존재론으로부터, 범한철학제75집, 2014;, 박현섭, 지능형로봇산업발전을위한전부정책, TTA 저널제158호, 2015; 신현우, 진화론적지능형서비스로봇에대한실천윤리학적고찰, 윤리연구제79호, 2010;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 관계부처합동, 제2차지능형로봇기본계획 ( 안 ), 2014; Meyer, Der Einsatz von Robotern zur Gefahrenabwehr, 2014; Hilgendorf, Können Roboter schuldhaft handeln?, 2012; Beck, Grundlegende Fragen zum rechtlichen Umgang mit der Robotik, JR 2009 외다수. 7)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21쪽. 8) 윤상석 박성기 최종석, 자폐범주성장애아동의사회적기능향상을용이하게하는상호작용로봇, 한국HCI학회학술대회 2014, , 쪽.

5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73 르기까지이제는인공지능을빼놓고현대인의생활을논할수없을것이다. 이와같이다양한스펙트럼을가진인공지능은크게강한인공지능 (strong AI) 과약한인공지능 (weak AI) 으로구분할수있다. 9) 영화터미네이터의스카이넷이나영화 AI에등장하는주인공로봇은자아를인식한단계에이른인공지능을강한인공지능이라고한다. 다만강한인공지능은기술적차원에서도꽤나먼미래의이야기인것으로보인다. 즉아직까지는강한인공지능을법적논의의대상으로삼는것은시기적으로다소이르다고할수있으며, 오늘날당면한또는가까운미래에당면하게될문제는약한인공지능또는 중간단계의인공지능 10) 으로인해발생할현상이나결과들이라고할수있다. 따라서주체성을담지하기시작한인공지능 ( 로봇 ) 의형사책임등의문제는몇십년후의쟁점으로남겨두고, 지금으로서는아직그러한수준에는이르지않은인공지능의활용으로인해촉발될수있는여러형법적쟁점만을다룰필요가있다. 한편현재상용화되어있는로봇청소기나조향, 균형잡기, 장애물회피, 자동회귀등을위한기초적기능만탑재한 오늘날오락이나취미용으로도흔히접할수있는 드론은 매우약한인공지능 으로분류할수있다. 설계자가애초에이식한기능외에는어떠한학습능력도없으며, 몇몇알고리즘을제외하고는독자적판단능력이나자율적행위결정능력이있다고볼수도없기때문이다. 이와같은매우약한인공지능이보다높은수준의인공지능에서와같은새로운형법적쟁점을촉발시키는일은상당히드물것으로보인다. 9)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미국의인공지능 (AI) 기술 R&D 추진동향, 해외 ICT R&D 정책동향 2015년 3호, 2015, 2쪽 ;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38쪽. 10) 매우높은수준의인지능력과판단능력, 실행능력과학습능력을갖추고있으나자아를인식하지는못한단계의인공지능이라할수있다. 빠른시간안에인간으로서는시도할수도없는무수한경우의수를시뮬레이션함으로써대국에서승리하는길을찾아낸알파고는적어도바둑에서만큼은중간단계의인공지능으로분류할수있을것이다.

6 74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Ⅲ. 인공지능의형법적주체성 : 행위와책임, 형벌능력 1. 인공지능의행위 오늘날형법도그마틱에따르면범죄가되는것은사람의 행위 이다. 그리고무엇이행위인가에대해서는역사적으로인과적행위론에서부터목적적행위론, 사회적행위론, 인격적행위론등의논의가있어왔다. 인공지능의형법적주체성을문제삼기위해서는인공지능의작동이나기능이형법적으로의미있는 행위 이어야한다. 11) 인과적행위론에따르면형법적으로의미있는행위는오로지 의사에의한신체활동 (willkürliche Körperbewegung) 이라고한다. 12) 이에따르면학습을통해다변하는상황에대처할수있는인공지능의행동은적어도나름대로의 의지적 판단에따른것이기때문에인공지능은형법적으로의미있는행위주체가될수도있다. 13) 목적적행위론에따르면목적지향성 (Zweckgerichtetheit) 이인간행위의중심요소가되고, 행위자의목적지향적의지표출이형법적으로의미있는행위로인정된다. 14) 학습능력이있는인공지능은각각의상황에따라자신의임무를수행하기위한최선의단계를독자적으로정한다고볼수있기때문에목적적행위론에따를때에도인공지능의행위주체성을인정할여지가존재한다. 다만그자신의판단을프로그램에의해사전에주어진선택 (choice) 에따라한것인지독자적평가에따른판단 (judgement) 에따라한것인지를우선적으로평가해야한다는지적도있다. 15) 독자적판단에의해행위를결정하였다할지라도인공지능이스스로목적을의도적으로 (willentlich) 설정하였다고볼수는없다는것이다. 사회적행위론에따르면적어도인공지능스스로자신이무슨행동을하고있는지인지하고자신의행동이 사회적으로중요한 것임을알아야한다. 16) 끝으로인격적행위론은인간의인격 11)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160쪽. 12) 김일수, 한국형법 I [ 총론상 ] 개정판, 1996, 253쪽 ; 배종대, 형법총론제12판, 2016, 37/1; 이재상, 형법총론제7판, 2011, 6/7 참조. 13) Gleß/Weigend, Intelligent Agenten und das Strafrecht, ZStW 126(2014), ) 김일수, 앞의책, 254쪽 ; 배종대, 앞의책, 37/15; 이재상, 앞의책, 6/9 참조. 15) Gleß/Weigend, 앞의글, 572.

7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75 이외부로나타난것이행위라고한다. 17) 그런데사회적행위론과인격적행위론은각각사회적중요성과인격이라는개방적개념을전제로한다. 18) 따라서이들개념에대한확정이이루어진다음에야비로소인공지능의형법적행위능력여부를판단할수있다. 다만약한 / 중간수준의인공지능이자신의기능이나작동이갖는사회적의미를통찰한다고보기는어렵다. 또한도덕적자기반성능력이나양심, 형벌감수성등을담지하지못한인공지능에게인격이존재한다고인정하기도어려울것으로보인다. 19) 2. 인공지능의형사책임 행위책임을기초로하고있는오늘날형법도그마틱은행위능력을전제하므로, 애초에인공지능의행위능력을인정할수없다면역시인공지능의형사책임을논하는것도무의미하다할것이다. 그러나행위론이확고불변의원리도아니며, 오늘날태아에게부분적으로권리능력을인정하고있는것, 역사적으로권리능력을갖는인격적주체의범위가지속적으로확장되어왔던것에비추어볼때, 20) 형사책임의개념및범주또한충분히변화할여지가있다고보아야한다. 21) 이러한맥락에서언어사용관습과언어의유동성을고려하면 행위 나 책임 등의법률적기본개념도원칙적으로인공지능에게적용할수있다는주장도제기되고있다. 22) 최근인간의뇌와인공지능에대한연구가활발해지면서그에관한새로운지식과함께책임개념의변화가능성을어느정도타진해볼수있을것같다. 즉인간의필수적속성과능력에대한어떠한형상이형법상유죄판단가능성의근거가되는지를명확하게확정하는것자체가애초부터불가능하기때문에권리, 유책성 16) 김일수, 앞의책, 256쪽 ; 배종대, 앞의책, 37/21 이하 ; 이재상, 앞의책, 6/17 이하참조. 17) 김일수, 앞의책, 264쪽. 18) 배종대, 앞의책, 37/21 및 37/31. 19) Meyer, 앞의글, S. 220, 226; Gleß/Weigend, 앞의글, 569, ) Gruber, Rechtsubjekte und Teilrechtssubjekte des elektronischen Geschäftsverkehr, 2012, S ) 김영환 위험사회에서의책임구조 : 자연재해에대한법적담론, 홍익법학제14권제1호, 2013, 825쪽 ; 책임개념및책임모델의유동성에대해보다자세한것은 쪽참조. 22) Hilgendorf, 앞의글, S. 122, 125.

8 76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Verantwortlichkeit), 책임 (Schuld) 등과같은개념을근본에서부터되묻는것도가능할것이다. 23) 예컨대어쩌면인공지능에게합리적판단능력이있다는이유로책임능력을인정하는논리를구성할수도있을것이다. 24) 권리주체는더이상자신스스로정한행위와의사표명으로특정할수있는사람인개인에국한될수없으며, 특히정보화시대에사람은 ID와같은인위적속성으로도정체성을규명할수있을것이라는견해도조심스럽게제기되고있다. 25) 즉정보기술시스템이한편으로는인격발현의새로운영역을, 다른한편으로는새로운사회적행위를형성하고있기때문에일정한조건하에서비신체적이고살아있지않으며정보기술적인인공물에인격을부여하는것을생각해볼수있다는것이다. 26) 인공지능에삽입된복잡한연산공식이기능적으로인간의도덕적자기평가및자기조종과일치한다면인공지능에형법적책임비난을가하는것도가능할것이라는견해도있다. 27) 그러나아직까지는인공지능의형법적책임을지는것은그것이 도덕적인공지능 이되지않는한적어도오늘날의형법관내지법철학에의하면요원하다고볼수밖에없다. 28) 형법규범에서도 법인처벌에대한예외적양벌규정을제외하고 한자 를구성요건실현의주체로규정하고있는것은형벌규범의수범자이자국가형벌권의대상을오로지종으로서인간으로한정한것이기때문에인공지능을형벌규범의수범자로받아들일수없다. 29) 책임비난의내적근거는인간이자유롭고, 자신의책임에따른것이며, 도덕적인자기결정을의도하였으며, 따라서스스로법에따르고불법에저항하도록결정하고, 법적당위규범에따라자신의행동을조정하고법적으로금지된것을회피할능력이있다는점에있다 30) 고한독일연방법원의판례는 인간, 행위, 도덕 등에대한도덕적 철학적패러다임이바뀌지않 23) Beck, 앞의글, S ) Beck, 앞의글, S ) Gruber, 앞의글, S ) Gruber, 앞의글, S ) Gleß/Weigend, 앞의글, ) Gleß/Weigend, 앞의글, ) Ziemann, Zur Diskussion über ein Strafrecht für Maschinen, 2013, S ; Joerden, Strafrechtliche Perspektiven der Robotik, 2013, S ) BGHSt 2, 194, 200 = BGH NJW 1952, 593, 594.

9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77 는한여전히유효하다할것이다. 31) 3. 인공지능의형벌능력 인공지능에게형법상고유한행위능력을인정할수없다하더라도, 법인에대한양벌규정과같이부분적으로나마형벌능력을인정하는방안도고려해볼수있을것이다. 독일형법학계에서이른바로봇담론을주도하고있는에릭힐겐도르프 (Eric Hilgendorf) 교수 32) 는필요에의해 법인 개념이만들어진것과마찬가지로독립적책임주체로서이른바 e-인격(e-person) 개념을도입할수있을것이라고보고있다. 33) 이러한착안은법인에대한형사처벌이존재하지않는독일에서는아직시기상조라할수있으나, 우리형법체계에서는보다적극적으로고려해볼수도있을것이다. 특히법인의행위능력을인정하는민사법체계에서는보다더유용하게차용할수있을것으로보인다. 그러나법인과인공지능은행위의발현양태가다르기때문에법인과같은구조로인공지능에게인격을부여한다거나최소한인공지능의형벌능력을인정할수도있다는논리는성립할수없다. 법인의행위는그구성원인인간의의사결정을토대로한다. 그러나인공지능은애초에이식되었던프로그램에더해스스로학습을통해사고하고행동한다. 즉인공지능의의사결정및행동은 기본적인알고리즘을제외하고는 생산되어작동하기시작한이후부터는개발자내지생산자의의사로부터단절된다고볼수있다. 뿐만아니라현행법상법인에대한처벌은대부분법인 31) 인공지능에형사책임을귀속시키고자하는시도는현재의책임개념과는전혀다른책임개념을개발하지않는한어떠한설득력도얻지못할것이다 (Joerden, 앞의글, S. 205). 다만장차자아를인식한강한인공지능이출현하게된다면, 이른바 인공지능윤리 내지 로봇윤리 의문제가대두될것이며, 무엇보다도인공지능에게인간도덕에따른규칙체계를이식할수있는지또는해야하는지, 이식한다면어느수준으로할수있는지또는해야하는지가중요한테제가될것이다 (Gleß/Weigend, 앞의글, 577.). 32) 2010년독일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로봇법연구소 (Forschungsstelle RobotRecht) 를설립하여인공지능로봇의사용으로인해발생할수있는법적문제들을선도적으로연구하고있다 (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쪽참조 ). 33) Hilgendorf, Recht, Maschinen und die Idee des Posthumanen, Telepolis, ; Fitzi, Roboter als legale Personen mit begrenzter Haftung, 2013, S

10 78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이소유한재산에대한제재인데, 현행재산법상인공지능은법인과달리재산을소유할수없다. 34) 사형이나구금과같은형사처벌은인공지능의해체나파괴, 프로그램재설치등을고려할수있는데, 이를굳이 형사처벌 로둘필요가있는지는법인에대한형사처벌에대한것과마찬가지로회의적이다. 35) 애초부터형벌이인간에게만가해진것은아니라는점에서인공지능의형벌능력을고려하는견해도있다. 실제로 1474년스위스바젤에서는이른바동물소송이진행되어, 닭에게사형이선고된바있다. 36) 이러한사례에비추어중세의이른바 동물형법 을오늘날 인공지능형법의모범 으로 물론당시의법규형태와내용을그대로계수하지는못하겠지만 삼으려는것이다. 37) 그러나계몽주의철학과예방적형벌론의등장으로동물에대한형법이종말을맞은지는이미오래이며, 앞서언급한바와같이도덕적 철학적패러다임이변화하지않는한단순한기계이든인공지능이든동물과마찬가지로인간과동등하거나유사한지위를갖지는못할것이다. 38) Ⅳ. 인공지능이야기한결과에대한책임귀속 1. 과실책임과예측불가능한위험의사회적용인가능성 인공지능에게형법적주체성을인정할수없다하더라도, 인공지능활용으로인한불법결과는발생할수있다. 이러한경우그불법적결과를예견하고회피해야할주체는누구인가, 그리고인공지능활용의반대급부로서어느정도의불법적결과는용인할수있는것인가? 34) 인공지능에게인격을부여한다하더라도다시그에게재산권을인정할것인지는또다른법률적문제를야기한다. 35) Ziemann, 앞의글, S. 189; Gleß/Weigend, 앞의글, ) Gleß/Weigend, 앞의글, ) Matthias, Automaten als Träger von Rechten, 2008, S ) Gleß/Weigend, 앞의글, 567.

11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79 가. 예측가능성과회피가능성자신의의심스러운행동이타인의보호이익을침해할수있다는점을알수있는자가그럼에도그러한행위를행한경우, 즉구성요건결과의발생을예측하고그에따라결과발생을회피할수있었는데그렇게하지않은경우에는주의의무를위반한것으로볼수있다. 39) 독일연방최고법원판례 40) 는특히위험이잠재된제품의생산및판매와관련하여민사법에서형사법으로원용된매우강력한주의의무원칙을발전시켰다. 그에따르면주의깊은생산자는제조물의안전수준이관련학문과기술의기준에부합하고판매전에충분한테스트를거친이후에야비로소시장에내놓아야한다. 그리고제품을생산하여판매하기시작한이후에도생산자는소비자의반응 ( 불만신고 ) 을지속적으로관찰하고배상이나수리등필요한피드백을주어야한다. 설계및생산단계에서는미처예측하지못했던피해나위험이발견된경우생산자는소비자에게그에대한경고를해야하고필요한경우제품을리콜할의무가있다. 41) 그런데인공지능은주변환경으로부터습득한정보를독자적으로평가하고그평가에따라사람의개입없이반응하여자신에게부여된임무를최적의방법으로수행하려고할것이다. 사용자가복잡한인공지능의반응을지속적으로관찰한다할지라도, 인공지능이어떠한방식으로데이터를인지하고, 어떻게해석하며, 어떻게반응할지를하나하나예측할수는없다. 사용자뿐만아니라생산자나관리자도인공지능이활용되는상황안에서발생할수있는모든상황을예측할수없으며모든예측할수없는위험을회피하도록사전에세밀하게프로그래밍하는것도불가능하다. 또한인공지능시스템은독자적으로학습을행하기때문에충분히학습을행한인공지능의판단과행동을예측하기는더욱어려워진다. 42) 불법결과의발생 과관련해서는예컨대인공지능의사용자에대해두가지의상반된논의가가능할것이다. 첫째는인공지능이행한불법적이거나유해한행동은 39) 배종대, 앞의책, 153/1; Duttge, MK-StGB, 2. Auflage, 2011, 15 Rn. 107 ff. 40) BGHSt 37, 106 = BGH NJW 1990, 2560 ( 이른바가죽스프레이판결 ). 41) Kuhlen, Strafrechtliche Produkthaftung, 2012, Rn. 29 ff. 특히 Rn ) 인공지능이오류 모순투성이인인간의행동을학습한다면, 처음에는 ( 어쩌면 ) 무결점이었을인공지능도 오류 와 모순 을학습하게될수도있을것이다.

12 80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자신의독자적인정보처리를근거로한것으로사용자가예측하거나회피할수없는것이기때문에, 자율적으로행동하는인공지능의사용자에게는결코그책임을귀속시킬수없다는주장이다. 둘째로는인공지능의사용자는인공지능의소유자이기때문에인공지능의활동으로인해발생한 모든것 에책임을져야한다, 즉예측가능성및회피가능성과무관하게인공지능의행동으로인해발생한모든피해에 ( 무과실 ) 책임을져야한다는주장도있을수있다. 이두가지주장은생산자나관리자, 또는설계자에게도그대로적용될수있을것이다. 한편사용자가완벽하게지배할수없는인공지능을세상에내놓은자는인공지능의행동에대한예측불가능성을근거로하여자신이미처예측하지못했던, 타인에대한피해를유발할수있는오작용 (Fehlreaktion) 을부인해서는안된다는주장도제기되고있다. 43) 나. 예측할수없는위험의사회적용인오늘날사회가아직까지는생활세계의기계화 자동화에무비판적이지는않으나, 다른한편으로인공지능연구에박차를가하고있는것은이미사회가그와같은최첨단기술의투입에상당한관심을두고있음을방증하는것이라할수있다. 44) 또한일체의예외를인정하지않고모든보호이익침해를형사처벌하는것은인공지능개발의동기의식을저하시켜인간의삶에획기적인도움을줄무한한잠재적가능성을놓치게만들수도있다. 45) 따라서위험감수의수준과주의의무경감정도를판단 결정하기위해서는이와같은사회적우려와기대양자를모두고려할필요가있을것이다. 이러한측면에서우리사회가위험을동반한새로운기술을받아들일준비가되어있다면, 그리고인공지능의사용으로인해예측할수없는피해가발생할수있음을일반적으로받아들일수있다면, 결과적으로침해가발생하였다할지라도인공지능의생산자나운영자, 설계자를형사처벌해서는안된다는의견이제시되고있다. 46) 사회또는공동체가어떠한혁신적기술을이용함으로인해일정한이익을 43) Gleß/Weigend, 앞의글, ) Gleß/Weigend, 앞의글, )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162쪽.

13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81 보고있음에도그로부터불가피하게발생할수있는위험을온전히생산자나운영자에게전가하는것은공평하지않다는것이다. 47) 이러한경우에는형사처벌보다는보험이나민사상위험책임 (Gefährdungshaftung) 을고려하는것이보다타당하다고한다. 48) 이러한논지에서인공지능서비스를이용하는것이사회적으로매우유용하다거나반드시필요하다는공감대가형성된다면, 주의의무를경감함으로써인공지능의적극적개발및활용가능성을열어둘수있을것이다. 다만사회전체적인관점에서인공지능활용의유용성과필요성이인정된다할지라도그활용가능성을극대화하기위한주의의무경감수준을어떻게정할것인지, 또는활용가능성극대화와주의의무수준사이의적절한접점을어디로정할것인지는여전히해결해야할중요한문제로남는다. 49) 적절한접점으로는우선판매자로하여금사용자에게포괄적경고의무및안내의무를이행하도록하면서, 생산자는자신이생산한인공지능의사후경과를지속적으로관찰하고피해가발생한경우피해보고를접수하여신속하고적절한피드백을이행할의무를부과하는것을고려해볼수있다. 50) 즉설계 제작 판매단계에서는주의의무를감경하고, 사후관리단계에서의주의의무를강화하는것이다. 예컨대판매되어사용중인무인자동차가유해한 행위 방식을보인사례가드물지않거나사용자의사소한오 남용에의해심각한해악이발생한경우, 무인자동차의판매를금지하거나경우에따라서는모든판매제품에대한리콜을명하도록해야한다. 51) 그리고이때생산자나운영자, 설계자가법적으로의무화된조치를전혀취하지않으면, 의무불이행에대한형사처벌할수있도록하는것이다. 요컨대온전히지배할수없는인공지능을설계 제작 판매함으로써생산자나운영자, 설계자는일반대중에예측할수없는위험을야기하거나증대시켰음에도, 제조물을지속적으로관리 46) Kuhlen, 앞의글, Rn. 27 ff. 47) 김호기, 개발위험의항변과형법적제조물책임, 형사정책연구제27권제1호, 2016, 192쪽 ; Gleß/Weigend, 앞의글, ) Gleß/Weigend, 앞의글, ) Gleß/Weigend, 앞의글, 583;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162쪽. 50) Kuhlen, 앞의글, Rn. 34 ff. 참조. 51) Gleß/Weigend, 앞의글, 585.

14 82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감독하고사후적으로인지된위험으로부터야기될수있는결과를예방하고, 기왕에발생한결과를제거할의무를이행하지않았음을이유로형사처벌하는것이다. 52) 다. 형법적제조물책임인공지능과같은첨단과학기술이적용된제조물은작동방법, 기능뿐만아니라그생산공정도매우복잡하고전문적이어서생산과정에오류가발생할가능성이전혀없다고장담할수없다. 오히려제조물의성능과생산공정의복잡해지고전문화될수록오류가능성도그에비례해증가한다. 뿐만아니라제조업자들은미래의손해배상을대비해보험을들어두게마련이고, 무엇보다도제조자가잠재적손해배상금액을제품가격에미리반영해놓는편법을막을방도도없다. 결국첨단제조물의위험성을소비자내지사용자가떠안게되는꼴이다. 이처럼민사상손해배상법제만으로새롭고복잡한제조물의위험성을담보하고소비자의안전욕구를충분히충족시켜준다고보기는어렵다. 이와같은왜곡된배상책임구조와인공지능이사람에게미칠영향, 잠재적위험성, 기능적복잡성, 취급의전문성, 소비자의안전욕구증대등을고려하면형법적제조물책임의도입은필요해보인다. 53) 그런데현행 제조물책임법 은여전히민사상손해배상책임만을규정하고있다. 본법률제4조제2항을형법적제조물책임인정근거로보아야한다는견해 54) 가있으나, 죄형법정주의원칙상본법률에는제조물관리의무위반에대한처벌규정이없기때문에아직은형법적제조물책임의법적근거가마련되었다고볼수는없다. 형법적제조물책임을인정하기위해서는제조업자등에게사실상무과실의형사책임을인정해야할지, 민법상제조물책임과같이주의의무위반에대한입증책임을전환해야할지등에대한논의가선행되어야할것이다. 55) 52) Gleß/Weigend, 앞의글, 585, ) 전지연, 형벌론적관점에서본형법적제조물책임의필요성, 형사정책제13권제1호, 2001, 105 쪽참조. 인공지능활용으로인한형법적제조물책임발생에대한몇가지예로는윤지영외, 앞의보고서, 쪽. 54) 김호기, 앞의글, 쪽 : 제조물책임법제4조제2항은 제조자에대하여일정한작위의무를부과하는행위규범으로서의의미도갖고있 기때문에제조자에게작위의무로서형법적제조물계속감시의무의발생근거가된다고한다. 55) 형법적제조물책임의필요성에대한보다자세한논의는전지연, 앞의글 ; 하태훈, 缺陷製造物로

15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사람과인공지능사이의책임귀속 가. 사람배후의인공지능산업사회의대량생산체계에서노동자개인은그시스템이어떠한알고리즘에의해운영되고, 자신에게어떠한이유와경로로해당임무가배정되는지알기가쉽지않다. 또한자신의행동이장차어떠한결과를가져올지예측하는것도사실상불가능한경우가많다. 지금까지는산업의자동화가노동력대체의의미만을갖고있었다면, 인공지능이투입되는미래시대에는경영의대체까지도가능할것이라고예측할수있다. 인간보다연산능력이훨씬뛰어난인공지능이시장의각종요소를면밀히분석하여최적의경영판단을내리고, 사람이개별영업을수행하게되는것이다. 이처럼자동화된시스템에따라인공지능이분석하고판단하여결정한작업명령에따라 별다른의심없이 기계적으로 행동한사람이결과적으로범죄적행동을하였거나, 범죄적결과를발생시켰을때에는누구에게형사책임을귀속시킬것이며, 누구를어떠한근거로처벌할것인가하는문제가발생하게될것이다. 56) 이러한경우인공지능의명령에따라행동한사람은적어도인공지능이합리적이고적법하게판단하여명령하였을것이라는신뢰를갖거나경우에따라서는일체의가치판단이배제된상태에서행동하는사례도있을것이다. 즉인공지능의명령에따라행동한단순노동자에게범죄적결과에대한확고한예측가능성이나주의의무가있었다고보기는어려울것이다. 인공지능에게행위능력과책임능력, 형벌능력을인정한다면범죄적결과에대한근본적으로예측했어야하고, 범죄적결과를회피하기위한방안을마련했어야할인공지능에게불법결과에대한책임을귀속시키는것은논리적으로별다른문제가없어보인다. 다만인공지능에게형법적주체성을인정한다하더라도형법의구체적구현방법, 즉형벌의종류에대한문제가남는다. 이와달리인공지능에게형법적주체성을부정한다면, 결국다시그인공지능뒤에있는 사람 에게책임을귀속시키는논리를개발해야할것이다. 인한법익침해와그형사책임, 형사법연구제17호, 2002; 김호기, 앞의글등참조. 56) Joerden, 앞의글, S. 206.

16 84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나. 인공지능배후의사람인공지능의작동에의해범죄적결과가발생했다할지라도인공지능의형사책임을부정할수밖에없다면결국그배후에있는사람, 즉인공지능의사용자나관리자, 생산자, 또는설계자에게책임을물을수밖에없을것이다. 57) 이러한경우누구에게책임을귀속시킬것이며, 어떠한조건하에서인공지능의범죄적행동에대한책임을귀속시킬수있을것인지, 귀속시켜야하는지를면밀히따져봐야할것이다. 우선생산자나관리자가생산과정에서또는관리 (A/S) 과정에서인공지능에의도적으로악성프로그램을설치하여형법적으로중대한결과를초래한경우, 또는사용자가의도적으로특정한명령을내려인공지능으로하여금범죄적결과를낳게한경우, 그알고리즘입증의어려움은일단제쳐두고 생산자나관리자, 또는사용자에게형사책임을귀속시킬수있음에는별다른논란의여지가없다. 이처럼인공지능배후의사람이고의를갖고있는경우에는오늘날의간접정범론과유사한논리를구성하거나, 58) 또는보다단순하게인공지능을행위수단에불과한것으로보아도될것이다. 그에반해인공지능배후의사람에게불법결과에대한고의가없는경우, 예컨대알고리즘상예측하지못했던오류나하자로인해불법적인결과가발생한경우에는과실에의한형사책임귀속문제가발생하게된다. 59) 자율적으로판단하고행동하는인공지능의특성상인공지능의 독자적의지에따른고유한판단 이생산자나운영자, 또는사용자의행위와형법적으로중대한결과발생사이의인과관계를차단한다고보는경우라면책임귀속이부정될가능성도있다. 다만아직까지는인공지능이독자적의지형성능력을가진다고볼수는없기때문에, 관련자각각의예측가능성과주의의무에따라어떠한 사람 에게책임이귀속될것인가가판가름날것이다. 그리고이는사용자나관리자, 생산자, 또는설계자가각각불법결과를예측하고예방했어야하는지위와권한, 능력을갖고있었는지를입증하는문제로귀결될것이다. 57) 같은취지로민사법적책임귀속에관해서는 Schuhr, Neudefinition tradierter Begriffe, 2012, S. 22. 이견해는이른바인공지능의 행위 를인공지능뒤에있는사람의 부작위 로보고있으며 (S. 23), 인공지능에대한 책임비난 은사람에대한 과실책임비난 으로귀결된다고한다 (S. 25). 58) Gleß/Weigend, 앞의글, )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162쪽.

17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85 Ⅴ. 정당화상황의사전적프로그래밍 인공지능에게형법상행위능력이나책임능력, 형벌능력을인정하지않고, 따라서설계자나제조자, 공급자등에게행위결과와책임을귀속시킨다하더라도인공지능의활용은정당화영역에서, 즉위법성조각사유와관련하여새로운문제를발생시킬것으로보인다. 60) 지금의형법도그마틱에서위법성조각사유는어떠한행위가구성요건에해당하지만상황의특수성으로인해예외적 사후적으로위법하지않은것으로평가하여허용해주는작용을한다. 61) 그에비해인공지능활용으로인해마주하게될상황은일반적 사전적예측과그러한예측을토대로한프로그래밍을요구하게될것이다. 경비기능을수행하던인공지능이침입자를발견한경우를대비한알고리즘을구축한다고가정해보자. 단순침입자인경우와무장침입자인경우를구분하여대응하도록설계하는방법을생각해볼수있겠으나, 단순침입자와무장침입자를어떠한기준으로구분할것인지문제될것이며, 실제로발생할수있는상황은이보다훨씬다양할것이다. 무인자동차가자율주행중지나가던어른 5명을치거나어린아이 1명을치게될수밖에없는양자택일상황에놓인경우도정교한알고리즘구축이문제되는사례라할수있다. 앞의사례는불법행위에대한대응이기때문에, 오상방위상황이아니고그대응도과도하지않은이상가치판단의문제는그리크지않을수있다. 그러나후자는정당한이해의충돌이예견된상황이기때문에보다첨예한가치판단의문제가발생한다. 인공지능의성능에따라이와같은정당화상황을어느정도예측하여학습알고리즘과가치판단기준, 각상황에맞는세세한규준등을사전에프로그래밍해야할상황이발생하게될것이다. 인공지능의수준이높아질수록그독자적판단영역의범위는넓어질것이며, 위법성조각이문제되는상황에직면하게될수있음은어렵지않게상상해볼수있 60) 어쨌거나위법성조각이성립하는상황이라면굳이결과나책임의귀속을따질필요는없겠으나, 위법성이완전히제거되지않는오상방위나과잉방위등의사례에서는인공지능의판단과행동에대한최종책임을누가져야하는가하는문제가발생하는데이는앞에서서술한바와마찬가지로각관련자의지위와주의의무정도를고려해판단해야할것이다. 61) 배종대, 앞의책, 57/5.

18 86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다. 그리고인공지능은그수준여하를떠나근본적으로사람이만든인위적창조물이기때문에, 이와같은상황에서취해야할행동은정도의차이는있겠으나사전적프로그램을필요로한다. 요컨대인공지능이활용되는시대에는오늘날형법도그마틱의사후적정당화평가뿐만아니라사전적정당화프로그래밍도필요하게될것이다. 그러나아무리프로그램을정밀하게구성한다하더라도구체적상황에서인공지능이어떻게작동할지정확하게예측하기란매우어려울것이다. 62) Ⅵ. 맺는글 인공지능의출현내지활용자체에대해서도여전히찬반견해가대립하고있으며, 인공지능에대한법적논의는아직걸음마단계에불과하다. 그리고본논문도몇차례걸음마가운데한걸음정도의의미정도밖에는없을지도모르겠다. 물론인공지능활용과관련한이와같은쟁점들은오늘날의법이론과법해석으로도충분히해결할수있을것이라는견해도있다. 새로운법이론과법정책이필요하다는입장도아직까지는구체화된내용을제시하지는못하고있다. 현실내지존재의변화가곧바로규범의변화로이어질수없는규범학의내재적한계가있기때문일것이다. 63) 그럼에도인공지능의급속한발전과눈앞으로다가온상용화가능성으로인해규범학도이제는어느정도는미래를대비하지않을수없게되었음은부인할수없을것이다. 이러한차원에서다소거칠게나마형법적쟁점을찾아보면, 우선인공지능자체의행위능력, 형사책임, 형벌능력등으로요컨대인공지능에게형법적주체성을인정할수있는가하는점등이발견된다. 그런데오늘날의확고한인본주의적형법관, 형법규정, 기술수준등으로인해인공지능의형법적주체성을인정하기에는다소무리수가있어보인다. 인공지능의형법적주체성을인정하지못한다하더라도 62) Neumann, 기술의발전에따른법학적 법철학적전망, 법과학을적용한형사사법의선진화방안연구 (VI) - 지능형로봇기술과형사법적논의의지평모색 워크숍자료집, , 29쪽. 63) 변종필, 위험사회, 위험그리고형법의대응, 비교형사법연구제14권제2호, 2012, 535쪽.

19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87 인공지능으로인해발생할수있는불법결과는누구의책임인가하는문제는여전히남는다. 이는결국인공지능의생산에서부터사용단계사이에관련된자들가운데누구에게결과발생에대한예측가능성및회피의무가있는지를찾아내는문제로귀결될것이며, 형사상제조물책임에관한논의와도접점을형성한다. 그밖에사람과인공지능사이에서도책임귀속문제가발생하게될것이다. 인공지능의합리적판단과명령에따라사람은단순히기계적으로행동하는경우를배제할수없기때문이다. 이러한상황은다시인공지능에게형법적주체성을인정할수없기때문에, 그인공지능의배후에있는어떤사람에게형사책임을물어야하는지의문제로귀결된다. 그리고누구에게형사책임을귀속시켜야하는가하는실체법상의문제는다시결과발생의근본적 결정적원인이무엇인가라는절차법상인과관계입증의문제로옮겨질것이다. 64) 끝으로인공지능이이른바정당화상황내지이익충돌상황에직면했을때어떻게판단하고행동해야할지를사전에프로그래밍해야하는상황이발생할수도있다. 인공지능에호의적인입장이든부정적인입장이든, 인공지능자체및인공지능으로부터야기될수있는모든위험을완벽하게통제할수는없을것이라는점에는이견이없어보인다. 65) 그리고인공지능이점차다양한기능을탑재하고똑똑해질수록인공지능은사람의통제에서벗어나기쉬우며따라서종래의이론이나해석으로는해결할수없는문제상황이발생할가능성은점차높아질것이다. 66) 궁극적으로는 인간이란무엇인가? 라는물음과함께인간과인간아닌것사이의이분법을계속해서고수해야하는지에대한 ( 법 ) 철학적재론까지도필요하게될것이다. 64)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166쪽. 65) 윤지영외, 앞의보고서, 165쪽. 66) Gleß/Weigend, 앞의글, 590.

20 88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참고문헌 김일수, 한국형법 I [ 총론상 ] 개정판, 박영사, 배종대, 형법총론제12판, 홍문사, 윤지영 윤정숙 임석순 김대식 김영환 오영근, 법과학을적용한형사사법의선진화방안 (VI), 연구총서 15-B-16,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이재상, 형법총론제7판, 박영사, 고인석, 로봇윤리의기본원칙 : 로봇존재론으로부터, 범한철학제75집, 범한철학회, 관계부처합동, 제2차지능형로봇기본계획 ( 안 ), 김영환 위험사회에서의책임구조 : 자연재해에대한법적담론, 홍익법학제14권제1호, 홍익대법학연구소, 김호기, 개발위험의항변과형법적제조물책임 - 가습기살균제등대량생산되어사용되는일상생활용품의사례를중심으로, 형사정책연구제27권제1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현섭, 지능형로봇산업발전을위한정부정책, TTA 저널제158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변종필, 위험사회, 위험그리고형법의대응, 비교형사법연구제14권제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신현우, 진화론적지능형서비스로봇에대한실천윤리학적고찰, 윤리연구제79 호, 한국윤리학회, 윤상석 박성기 최종석, 자폐범주성장애아동의사회적기능향상을용이하게하는상호작용로봇, 한국HCI학회학술대회 2014, 한국HCI학회, 전지연, 형벌론적관점에서본형법적제조물책임의필요성, 형사정책제13권제1 호, 한국형사정책학회,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미국의인공지능 (AI) 기술 R&D 추진동향, 해외 ICT R&D 정책동향 2015년 3호, 2015.

21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89 하태훈, 缺陷製造物로인한법익침해와그형사책임, 형사법연구제17호, 한국형사법학회, Neumann, Ulfrid, 기술의발전에따른법학적 법철학적전망, 법과학을적용한형사사법의선진화방안연구 (VI) - 지능형로봇기술과형사법적논의의지평모색 워크숍자료집, Beck, Susanne, Grundlegende Fragen zum rechtlichen Umgang mit der Robotik, JR 6/2009. Fitzi, Gregor, Roboter als legale Personen mit begrenzter Haftung. Eine soziologische Sicht, in: Eric Hilgendorf/Jan-Philipp Günther(Hrsg.), Robotik und Gesetzgebung. Beiträge der Tagung vom 7. bis 9. Mai 2012 in Bielefeld, Gleß, Sabine/Weigend, Thomas, Intelligente Agenten und das Strafrecht, ZStW Gruber, Malte-Christian, Rechtssubjekte und Teilrechtssubjekte des elektronischen Geschäftsverkehrs, in: Susanne Beck(Hrsg.), Jenseits von Mensch und Maschine. Ethische und rechtliche Fragen zum Umgang mit Robotern, Künstlicher Intelligenz und Cyborgs, Hilgendorf, Eric, Können Roboter schuldhaft handeln?, in: Susanne Beck(Hrsg.), Jenseits von Mensch und Maschine. Ethische und rechtliche Fragen zum Umgang mit Robotern, Künstlicher Intelligenz und Cyborgs, 2012., Recht, Maschinen und die Idee des Posthumanen, Telepolis 2014( 검색 ). Joerden, Jan C., Strafrechtliche Perspektiven der Robotik, in: Eric Hilgendorf/Jan-Philipp Günther(Hrsg.), Robotik und Gesetzgebung. Beiträge der Tagung vom 7. bis 9. Mai 2012 in Bielefeld, Kuhlen, Lothar, Strafrechtliche Produkthaftung, in: Hans Achenbach / Andreas Ransiek(Hrsg.), Handbuch Wirtschaftstrafrecht, 3. Auflage, München, 2012.

22 90 형사정책연구제 27 권제 4 호 ( 통권제 108 호, 2016 겨울 ) Matthias, Andreas, Automaten als Träger von Rechten, Logos Verlag, Berlin, Münchener Kommentar zum Strafgesetzbuch, Wolfgang Joecks/Klaus Miebach(Hrsg.), Band StGB, 2. Auflage, Müchen, ( 인용방법 : 저작자, MK-StGB) Meyer, Stephan, Der Einsatz von Robotern zur Gefahrenabwehr, in: Eric Hilgendorf(Hrsg.), Robotik im Kontext von Recht und Moral, Schuhr, Jan C., Neudefinition tradierter Begriffe (Pseudo-Zurechnung an Roboter), in: Eric Hilgendorf(Hrsg.), Robotik im Kontext von Recht und Moral, Ziemann, Sascha, Wesen, Wesen, seid s gewesen? Zur Diskussion über ein Strafrecht für Maschinen, in: Eric Hilgendorf / Jan-Philipp Günther(Hrsg.), Robotik und Gesetzgebung. Beiträge der Tagung vom 7. bis 9. Mai 2012 in Bielefeld, 2013.

23 형법상인공지능의책임귀속 91 67) Strafrechtliche Verantwortungzurechnung der künstlichen Intelligenz Im, Seok-Soon* Aufgrund der dringenden Entwicklung der Künstlichen Intelligenz(KI) und deren Generalisierungsmöglichkeit muss nun die Normwissenschaft einschließlich Rechtswissenschaft die Zukunft vorbereiten. In diesem Aspekt handelt es sich strafrechtswissenschaftlich um die Subjektivität der KI, die Zurechnung des Unrechtserfolgs durch die Verwendung der KI und die Vorprogrammierung der Rechtfertigungsgründe usw. Mindestens jetzt könnte die Subjektivität der KI noch nicht bejaht werden. Die Zurechnung des strafrechtlichen Verantwotung soll endlich die Beweisungsfrage der Kausalität werden. Unabhängig von den Standpukten über die KI könnte man auf jeden Fall die alle Risiko von/aus der KI nicht vollkommen kontrollieren. Je klügger die KI wird, desto höher wird die Entstehbarkeit der nicht vorgestellten Situation, die mit den bisherigen Theorien und Hermeneutik nicht gelöst wird. Grundlegend notwendig wird die (rechts)philosophische Rediskussion über den Menschen per se. Keyword: Künstliche Intelligenz, Strafrechtliche Subjektivität der künstlichen Intelligenz, Handlung der künstlichen Intelligenz, Strafrechtliche Verantwortung der künstlichen Intelligenz, Vorprogrammierung der Rechtfertigungsgründe 투고일 : 11 월 25 일 / 심사일 : 12 월 9 일 / 게재확정일 : 12 월 9 일 * Research Fellow in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Dr. jur.

2),, 312, , 59. 3),, 7, 1996, 30.

2),, 312, , 59. 3),, 7, 1996, 30. *,.1) 1),. 2),, 312, 2000. 3., 59. 3),, 7, 1996, 30. 4).. 1. 2 ( :,,, 2009). 5) 2004. 2. 27. 2003 7507 ; 1985. 6. 25. 85 660 ; 1987. 2. 10. 86 2338. 6) 1987. 7. 21. 87 1091. 7) 2006. 4. 14. 2006 73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