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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 年度春季學術大會 發表要旨 일시 : 2015년 4월 18일 ( 토 ) 13:00~18:00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교육관제1강의실주최 : 사단법인중앙아시아학회, 국립중앙박물관후원 : 한국고등교육재단 ( 사 ) 중앙아시아학회 The Korean Association for Central Asian Studies

2 일정 일시 : 2015 년 4 월 18 일 ( 토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교육관제 1 강의실주최 : 사단법인중앙아시아학회, 국립중앙박물관후원 : 한국고등교육재단 학회등록및개회사 (13:00~13:20) * 회장 : 정재훈 학술발표 Ⅰ (13:20~15:00) * 사회 : 김성수 ( 서울과학기술대 ) 1) 13:20~14:00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발표 : 권영우 ( 서울대학교 ) 토론 : 김성순 ( 금강대학교 ) 2) 14:00~14:40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발표 : 한진성 ( 경희대학교 ) 토론 : 알뜨라뭉흐 ( 서울대학교 ) 휴식 (14:40~15:00) 학술발표 Ⅱ (15:00~17:00) * 사회 : 김장구 ( 동국대 ) 3) 15:00~15: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발표 : 정재훈 ( 경상대학교 ) 토론 : 최진열 ( 동국대 ) 4) 15:40~16:20 몽골고비알타이무덤발굴조사발표 : 변영환 ( 국립문화재연구소 ) 토론 : 윤형원 ( 목포해양박물관 ) 5) 16:20~17:00 Mes Aynak 사원지의불교미술사적의의와보호운동발표 : 주수완 ( 고려대학교 ) 토론 : 임영애 ( 경주대학교 ) 휴식 (17:00~17:15) 학회금년계획보고및연구윤리교육 (17:15~17:30)

3 목차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권영우 1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한진성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정재훈 51 몽골고비알타이무덤발굴조사 변영환 69 Mes Aynak 사원지의불교미술사적의의와보호운동 주수완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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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1) 권영우 * Ⅰ. 다목적선굴 Ⅱ. 북조시기막고굴의상황과 285굴의조영배경 Ⅲ. 285굴의특수성과선정지표의재검토 Ⅳ. 285굴의또다른기능 : 수계와참회의례 Ⅰ. 다목적선굴 중앙아시아와중국본토에산재한석굴들에대한연구에서 그건축구조와내부시설 은그기능을해석하는데가장유효한추론근거가되어왔다. 1) 현재이석굴유적들의조영과이용에관한문헌자료는극히희박하며, 벽화와상은물론내부시설들또한완벽하게보존되어있지않다. 따라서건축구조를통해기능을추론하는것은석굴들의통일적인계보와분류를작성하는데있어괄목할만한성과를거두었다. 그러나최근연구가축적되면서, 때로는하나의석굴이단일한기능만을가진것이아닐수있다는시각들이제기되었다. 승려와일반신도들의다층적인종교활동은기능을파악하기어려운석굴공간을남겼다. 그들은자신들의특수한상황에맞게기존의석굴구조의일부를변형시키거나, 창조적인재해석을통해다양한구조를복합적으로수용하여 하이브리드 공간을창출해내기도했다. 이러한견지에서본논문에서살펴볼돈황 ( 敦煌 ) 막고굴 ( 莫高窟 ) 제285굴 ( 이하 * 서울대학교. 1) 鄭炳林 沙武田編, 敦煌石窟藝術槪論 ( 蘭州 : 甘肅文化出版社, 2005), p. 357; Robert Sharf, Art in the Dark: The Ritual Context of Buddhist Caves in Western China, Art of Merit: Studies in Buddhist Art and its Conservation, ed. David Park, Kuenga Wangmo, and Sharon Cather (London: Archetype Publications Ltd, 2013), p. 40.

6 2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285 굴 ) 은특수한공간으로해석될수있는사례이다. 막고굴남구중단제 2 층에개 착된 285 굴은막고굴의석굴들중가장이른절대연대를지니고있다. 현재주실 의북벽상단에그려진총 7 폭의 불설법도 ( 佛說法圖 ) 중제 폭본존불의 대좌아래에는 대대대위대통 4 년 ( 大代大魏大統四年, 538), 대대대위대통 5 년 ( 大代大 魏大統五年, 539) 의묵서 ( 墨書 ) 를포함한공양인제기 ( 供養人題記 ) 가남아있다. 2) 서 위 ( 西魏 ) 초에해당하는이연대는북위 ( 北魏 ) 말낙양 ( 洛陽 ) 조정에서파견된동양 왕 ( 東陽王 ) 원영 ( 元榮 ) 이과주자사 ( 瓜州刺史 ) 로재임했던시기 (525 년초 -542 년 11 월 ) 에속한다. 따라서이굴은북조 ( 北朝 ) 시기석굴의조영시기를편년하는기준작으 로서중요시되어왔다. 3) 또한비하라 (vihāra) 식석굴로분류되는이굴은건축구조 와내용에있어서도주목할만한특징을갖추고있다. 285굴은통로를기준으로전실과정방형의주실로크게나뉜다. 주실서벽 ( 정벽 ) 의중앙에는 1구의소조불의좌상 ( 塑造佛倚坐像 ) 과 2구의소조보살입상 ( 塑造菩薩立像 ) 이안치된 1기의대형감실이, 그좌우에는 1구의소조선정비구좌상 ( 塑造禪定比丘坐像 ) 이안치된 2기의소형감실이개착되어있다. 4) 주실남 북벽에는각 4기씩의측실 ( 총 8기 ) 들이개착되어있다. 그외에도주실의복두형 ( 覆斗形 ) 천정하단에는네면을둘러가며총 35구의선정비구도 ( 禪定比丘圖 ) 가그려져있다. 비하라굴이라는석굴구조와내부에장엄된선정비구도상은이굴의조영이 선정 ( 禪定 ) 사상에바탕을두고있음을알려주는명백한지표로서, 이러한구조의공간이실제로선정수행에사용되었을것이라는생각을뒷받침해준다. 이렇듯 285굴은선정수행의기능을염두에둔명칭인 선굴 ( 禪窟, meditation 2) 285 굴의공양인제기에대해서는敦煌硏究院編, 敦煌莫高窟供養人題記 ( 北京 : 文物出版社, 1986), pp 참조. 사실공양인제기의연대는제 폭뿐아니라제 5 폭에도부분적으로남아있다. 敦煌莫高窟供養人題記 에따르면, 제 5 폭의제기말미에는 大代大魏 八 中旬造 로기록되어있다. 이시마츠히나코 ( 石松日奈子 ) 는제 5 폭이가리키는연대 ( 지워진부분 ) 가제 6 폭과동시기 (538 년 ) 일가능성이높은것으로보았다. 石松日奈子, 敦煌莫高窟第二八五窟北壁の供養者像と供養者題記, 龍谷史壇 131(2010.3), p. 50. 총 7 폭의북벽설법도가석굴의조영과정에서마지막에그려졌을것이라는연구자들의일반적인견해를따른다면, 제기의연대는석굴조영기간의마지막을가리킬가능성이높다. 3) 宿白, 參觀敦煌莫高窟第 285 號窟札記, 中國石窟寺硏究 ( 北京 : 文物出版社, 1996), p ) 285 굴서벽불단의존상구성은매우독특한것으로, 분명막고굴북위시기의 1 불 2 보살의구성이나, 중앙감의 3 존에阿難과迦葉이추가된北周시기의 5 존형식과도차이를보인다. 段文傑, 早期の敦煌莫高窟藝術, 中國石窟敦煌莫高窟 1, 敦煌文物硏究所編 ( 東京 : 平凡社, 1981), pp

7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3 caves) 로분류되지만, 불교문화권내의여타선굴들과구별되는매우독특한특징들을지니고있어주목된다. 우선이굴은내부면적의대부분을차지하는넓은정방형의주실 ( 남 북너비 6.4m, 동 서깊이 6.4m, 높이 5m) 에구조상의초점이맞춰져있다. 5) 그리고주실한가운데에는정방형의석조방형단 ( 한변 2.3m, 높이 30cm) 이존재한다. 6) 가지런히배치된 8기의측실과방형단이있는주실이결합된석굴구조는그사례가극히드물다. 더불어 285굴의주실에는화려한벽화가소상과함께빈틈없이장엄되어있다. 이것들은투르판 ( 吐魯番, Turfan주실이쿠차 ( 龜玆, Kucha) 지역의몇몇선굴내에관경 ( 觀經 ) 이나선경 ( 禪經 ) 에서술된관께觀想 ) 장면을묘사한듯한벽화들과는달리, 선관 ( 禪觀주실는관련이없는것으로보絸 ) 에서리고장면천정의정중앙이자방형단의바로위에는수두 ( 獸頭 ) 의입에유소 ( 旒蘇 ), 옥패 ( 玉佩 ), 우보 ( 羽葆 ) 로장식된끈이달린화개 ( 華蓋 ) 식조정 ( 藻井 ) 이그려져있으며, 네벽의최상단을둘러가며유막 ( 帷幕 ) 이그려졌다. 이러한구조와장엄들은분명한의도를가지고치밀하게계획된결과물이기때문에, 285굴이단지승려들의선정수행을위한장소만이아닌집단적인의례가행해졌던공간이었을가능성을암시한다. 1990년대후반부터 285굴의기능에관한새로운가설들이일부연구자들을중심으로꾸준히제기되기시작했다. 그들은 285굴이수행한주요기능이선정수행이었음을인정함과동시에, 위와같은특수성을고려하여선정과유관한기능이병존했을가능성을지적했다. 그리고방형단이있는중앙공간을그의례 ( 제2의기능 ) 를밝히는데있어관건이되는부분으로주목했다. 해당연구들은크게다음과같이 5) 285 굴의실측치수는石璋如, 莫高窟形 1( 臺北 : 中央研究院歴史語言研究所, 1996), pp ; 同, 莫高窟形 2( 臺北 : 中央研究院歴史語言研究所, 1996), p. 71 참조. 6) 2002 년연구자들의현장조사에따르면, 이방형단은암석질이며석굴의바닥면과일체로되어있기때문에석굴개착당시에조성된것이라고한다. 釋慧謹, 莫高窟 285 窟之部分功能探討 ( 未刊稿 ) 2005 年 8 月甘肅石窟考察活動發表文 ; 賴鵬擧, 莫高窟戒壇的造像思想, 敦煌莫高窟造像思想硏究 ( 北京 : 文物出版社, 2009), p 한편근래에동경문화재연구소와돈황연구원에서실시한 285 굴의방사성탄소연대측정 (C14 dating) 결과단은 세기로편년되었다. 하지만샤오모 ( 蕭默 ) 에의하면, 단의표면에는원대에칠한泥塑가덮여있다고한다. 마찬가지로탄소연대측정보고서에서도후대에개조가일어났던단에서채취된시료상의부정확성을인정하고있다. 또한 1960 년대에발굴된 285 굴과매우유사한건축구조를지닌제 487 굴 ( 北魏후반 ) 에서도거의같은크기의단이존재하기때문에 285 굴의방형단은개착당시의것이확실해보인다. 蕭默, 敦煌莫高窟の石窟形式, 中國石窟敦煌莫高窟 2( 東京 : 平凡社, 1982), p. 215; 高林弘實 中村俊夫 郭靑林 岡田健, 莫高窟初期窟の放射性炭素年代, 日本文化財科學會大會硏究發表要旨集 25(2008), pp

8 4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나눌수있다. 첫째, 방형단을불상이안치되었던불단 ( 佛壇 ) 으로상정하여요잡 ( 繞 匝 ) 의례의기능을했던것으로보는견해가있다. 7) 둘째, 방형단을수계 ( 受戒 ) 의 례가행해졌던계단 ( 戒壇 ) 으로보는견해이다. 8) 이러한견해들은이후의연구자들에 게도계속적인논의의대상이되어왔다. 그렇지만이두갈래의견해들은제한된 연구범위와다소편향적인접근으로인해조금더면밀하게보완되어야할필요성이있었던것또한사실이다. 한편근래에들어구미학계에서는선정수행과같은 285굴의실제적인기능자체에대한회의적인입장을개진하기도했다. 그들이문제로삼은것은 285굴측실의작은크기였다. 즉 8기의측실들이선실을나타내려는의도임은분명하지만, 그것들의규모 ( 평균너비 1.1m, 깊이 1.1m, 높이 1.5m) 가기타지역의선실보다작아서실제로사람을수용하기에는부적합했을것이라는뜻이다. 따라서그들은 285굴이실질적인기능이퇴색된선정을주제로한상징적재현물 (icon) 일것으로결론지었다. 9) 하지만중앙아시아일대에잔존하는선굴들에대한조사자료들이축적되면 7) 순이화 ( 孫毅華 ) 와순루시엔 ( 孫儒僩 ) 은방형단이우요의례의기능을지닐가능성을처음으로제기했다. 장징펑 ( 張景峰 ) 역시이굴이요잡관상과좌선수행이동시에행해졌을것으로보았다. 이에더해왕슈칭 ( 王書慶 ) 과양푸쉐 ( 楊富學 ) 는원래방형단에상이있었을가능성을제기했다. 孫毅華 孫儒僩主編, 敦煌石窟全集 22- 石窟建築卷 ( 香港 : 商務印書館, 2003), p. 44; 王書慶 楊富學, 敦煌莫高窟禪窟的歷史變遷, 中國禪學 4( 北京 : 中華書局, 2006), p. 314; 張景峰, 敦煌石窟的中心佛壇窟, 敦煌硏究 (2009 年第 5 期 ), pp 참조. 8) 1996 년히가시야마겐고 ( 東山健吾 ) 는 285 굴이계단일가능성을처음으로제기했다. 東山健吾, 敦煌三大石窟 : 莫高窟 西千佛洞 楡林窟 ( 東京 : 講談社, 1996), pp 년에그가집필을맡은 佛敎美術辭典 의 석굴사원 ( 중국 ) 편에서도역시 돈황에는계단을설치한선굴이있음 을언급하였다. 中村元 久野健, 石窟寺院 ( 中國 ), 佛敎美術事典 ( 東京 : 東京書籍, 2002), pp 이후이견해는스후이진 ( 釋慧謹 ) 과라이펑쥐 ( 賴鵬擧 ) 에의해더욱발전적으로제시되었다. 스후이진은戒 定 慧에입각하여 285 굴을선굴과계단이합쳐진기능상의공간으로본반면, 라이펑쥐는 285 굴을선굴이아닌비구계단으로주장하였다. 釋慧謹, 앞의논문 ; 賴鵬擧, 앞의논문, pp ) Robert Sharf, 앞의논문, pp 그외에, 온라인상에있는멜론국제돈황아카이브 (The Mellon International Dunhuang Archive) 의 285 굴에대한설명에도 그측실들은실제로승려들이좌선을했거나, 그렇지않으면실제적인기능을하지않는인도비하라구조물의모조건축으로기능했을것 으로보는유보적인입장을견지하고있다. international-dunhuang-archive 또한스티븐타이저 (Stephen Teiser) 도 285 굴을 비하라의형태를따르고있지만, 거기에포함된소굴은매우작은규모이기때문에, ( 승려가 ) 그내부에실제로기거하지는않았을것 으로보았다. Stephen F. Teiser, Reinventing the Wheel: Paintings of Rebirth in Medieval Buddhist Temples (Seattle, WA: University of Washington Press,

9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5 서, 선굴들의규모와입지조건, 그리고다른유형과의관계와같은새로운정보들이드러나기시작했다. 쿠차지역의확인가능한모든선굴을조사해온주세페비나토 (Giuseppe Vignato) 의연구에따르면, 쿠차일대에서발견된 100기이상의독립선실들의평균치수는너비 1-1.2m, 깊이 0.8-1m, 높이 m이다. 10) 285굴의규모와거의같은이독립선실들은실제선정수행을위한장소임에는틀림없기때문에, 285굴의측실의규모는수행을위한것으로는적합하다고생각된다. 그렇다면극도로화려하게장엄된 285굴이선정수행에적합할지하는의문이생긴다. 수행공간이갖추어야할적정처 ( 寂靜處 ) 로서의조건인마음을집중하기위해방해받지않는환경을고려해본다면 285굴의공간은이질적으로보일수도있다. 그러나여기에서실제선정수행의스펙트럼이다양했으며, 그에따라다양한건축구조나환경을필요로했다는점을상기해볼필요가있다. 쿠차지역의선굴들을예로들면, 바위면을그대로파서만든선실은벽화나상이대부분없으며외부의환경에직접노출되었던반면, 석굴의측벽을따라개착된선실은바깥의환경과는어느정도차단된내밀한환경을만들어냈다. 전자의경우는개인적인단독수행을위한것인반면, 후자는집단이한장소에모여서동시적인수행을위한것으로보인다. 11) 게다가후자의경우건축구조가질서정연하고정교하며, 벽화가남아있는예들도있다. 상이한유형의선굴들이하나의유적내에공존하는점으로미루어볼때, 285굴은실제적인기능을수반하며, 선정과관련된특별한목적을위해조영되었을가능성이더욱커보인다. 따라서본논문은 285굴이본래지녔던조영의도와기능을해석하고자하는시도이다. 최근일부연구자들에의해강당굴 ( 講堂窟 ) 이나승방굴 ( 僧房窟 ), 또는방형굴 ( 方形窟 ) 로비정된굴들이때로는선정수행을위해사용되었을가능성이제기되었듯이, 필자는 285굴또한선정수행이라는주요기능과함께그와밀접한또다른기능을함께수행했던 다목적선굴 (multipurpose meditation caves) 일가능성을제기하고자한다. 12) 이를위해북조시기막고굴의전반적인상황과 285굴이조영된 2006), pp ) Angela F. Howard and Giuseppe Vignato, Archaeological and Visual Sources of Meditation in the Ancient Monasteries of Kuča (Leiden; Boston: Brill, 2014), p ) 위의책, pp ) 다목적선굴또는다기능적장소 (multifunctional spaces) 로불리는이용어는수년간쿠차지역의석굴들공동조사해왔던주세페비나토 (Giuseppe Vignato) 와안젤라하워드 (Angela F. Howard and) 가복수의기능을가지고있었을가능성이높은석굴들을지칭할때사용한것이다. 필자또한그러한맥락에서선정수행과함께또다

10 6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배경은무엇인지, 그리고 285굴의구조와장엄에서비롯된특수성의유래와그것이 285굴의체계속에서어떤의미와역할을하는지, 나아가그로부터유추할수있는기능은무엇이있는지를고찰할것이다. 이와같은고찰과정들을통해, 본논문에서는 285굴이선정수행의기능과함께, 5세기이래중국에서선정수행과불가분의관계를지니게된수계와참회 ( 懺悔 ) 의례를수행하기위한공간으로해석될가능성을제기하고자한다. 그것을입증하기위한논의들을아래에서제시해나가도록하겠다. Ⅱ. 북조시기막고굴의상황과 285 굴의조영배경 285굴이조영되던때의막고굴의전체적인모습은불교적만신전 ( 萬神殿 ) 을방불케하는현재의모습과는상당한거리가있었다. 선정수행을주요한과업으로삼고있던승려들에의해사용되기시작한막고굴이점차돈황을대표하는유명한종교적성지로인식됨에따라, 유력한신자들은자신들과선조, 나아가국가의안녕을위한공덕굴 ( 功德窟 ) 들을연이어조영했다. 이러한변화의분수령은수대 ( 隋代 ) 를기점으로해서일어났다. 남구석굴에는약 200년의북조시기동안고작 36기의석굴이조영되었던반면, 37년의수대에조영된석굴은약 70기로, 매년약 2기의석굴이새로이개착되었다. 13) 건축구조에따른석굴의유형또한북조시기와그이후는차이가있다. 북조시기의석굴유형은중심주굴, 승방굴, 방형굴, 선굴로분류되나, 수대이후에는대형방형굴, 열반굴 ( 涅槃窟 ), 대상굴 ( 大像窟 ), 배병굴 ( 背屛窟 ) 등의유형들이새로이등장했다. 위와같은북조시기석굴유형들은세부적인형태의차이는있을지라도, 기본적으로중앙아시아의조기석굴유적들과동일한구성을보인다. 이들은모두승려들의개인적수행과집회, 예불등의종교활동에필요한석굴들이라는공통점을지닌다. 중앙아시아의조기석굴유적에서소형의단독선실은사원의핵심적인구성요소로, 다른유형에비해그수가월등히많았다. 단독선실들은중심주굴과강당굴의주변을에워싸듯배치되어조직체를구성하는형태를띠는데, 이러한현상은선 른의례가행해졌다고생각되는 285 굴을다목적선굴로칭하고자한다. 위의책, pp. 89, ) 王書慶 楊富學, 앞의논문, pp

11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7 정수행의전후로모종의의례활동들이일어났음을짐작케한다. 그런데막고굴의경우, 남구에현존하는선굴은고작 3기 (268굴( 北涼 ), 487굴 ( 北魏 ), 285굴 ( 西魏 )) 에불과하며, 벽화와상으로장엄된다실 ( 多室 ) 선굴에해당된다. 그렇다면현재막고굴남구에서북조시기단독선굴들의흔적들을거의찾아볼수없는점은모순적이다. 그러한현상의원인은막고굴북구에현존하는 82기의선굴들의존재에의해어느정도해명이가능하다. 14) 즉승려들의개인적수행은북구의선굴들에서행해졌을수있다는것이다. 15) 또한편으로는북조시기에남구에도단독선실들이개착되어있었을가능성도있다. 절벽면을그대로개착해만든단독선실들은풍화나지진과같은환경적요인들에가장취약한구조이기때문에다른유형에비해소실된수또한가장많았을것이다. 16) 단독선실들이차지했던지점들은머지않아새로이개착된굴들로대체되었을수있다. 북조시기의막고굴이선정수행처였다는것은막고굴의초기역사를기록한사료들에등장하는구절을통해서도확인이가능하다. 무주성력이군막고굴불감비 ( 武周聖曆李君莫高窟佛龕碑 ) ( 이하이군불감비 ) 의명문에따르면, 막고굴은 366년 ( 前秦建元 2) 에사문낙준 ( 樂僔 ) 과법량선사 ( 法良禪師 ) 에의해선정수행을위한목적으로창건되었다. 17) 특히명문중 두승려로부터 가람 ( 伽藍, saṃghârāma) 이조영이시작되었다 는구절은막고굴의시원적성격이승원 ( 僧院 ) 이라는당대의인식을반영한다. 18) 막고굴은 5세기에접어들면서부터는승려집단들에의해특별히지정된하 14) 샤우티엔 ( 沙武田 ) 은파괴된선굴과승방굴내에부설된선굴, 그리고후대에瘞窟로개조된선굴을더하면북구석굴군전체에서선굴은과반수에달하며, 이러한수치는북구석굴의주요한용도가선정수행이었음을시사하는것이라주장했다. 沙武田, 敦煌莫高窟北區石窟與僧人禪修, 敦煌佛敎與禪宗學術討論會文集, 敦煌硏究院編 ( 西安 : 三秦出版社, 2007), pp ) 돈황연구원은북구의선굴들대부분이북조시기로볼수있을만큼이른시기에개착된것으로보았다. 개착연대추정에대해서는彭金章 王建軍 敦煌硏究院編, 敦煌莫高窟北區石窟 2( 北京 : 文物出版社, 2004), pp. 32, 37, 77, 87, 121, 132, 211; 同, 敦煌莫高窟北區石窟 3( 北京 : 文物出版社, 2004), pp. 47, 123 참조. 16) Angela F. Howard and Giuseppe Vignato, 앞의책, p ) 이비는원래막고굴제 332 굴전실서벽에있던것으로, 武周聖曆원년에李懷讓이굴을수리하면서세운것이다. 한편막고굴제 156 굴전실북벽에묵서로쓰여진 莫高窟記 ( 唐咸通 6 년, 865) 또한 이군불감비 와대동소이한막고굴의창건내용을담고있다. 두사료의원문은각각宿白, 武周聖曆李君莫高窟佛龕碑 合校, 中國石窟寺硏究 ( 北京 : 文物出版社, 1996), p. 265; 賀世哲, 敦煌圖像硏究 : 十六國北朝卷 ( 蘭州 : 甘肅教育出版社, 2006), p. 1 참조. 18) Robert Sharf, 앞의논문, p. 51.

12 8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안거 ( 夏安居 ) 와수계의장소로발전했었던것으로보인다. 장경동 ( 藏經洞 ) 에서발견된 유부계경 ( 有部戒經 ) (S.797) 말미의간기 ( 刊記 ) 에의하면, 405년 ( 西涼, 建初 1) 에막고굴로추정되는곳에서 13명의승려들이일제히하안거에들어갔으며, 그직전에그곳에있던계장 ( 戒場 ) 에서 3사 ( 和尙, 敎師, 戒師 ) 에의한수계가행해졌다. 19) 현존최고 ( 最古 ) 의한역율전 ( 律典 ) 인이 유부계경 은승려개인에대한금지조목을집성한바라제목차 ( 波羅提木叉, prātimokṣa) 에해당된다. 20) 반면안거와수계의절차는승려집단의예식을정리한건도 ( 犍度, skandha) 에포함된것으로, 건도의존재여부는확인할수없지만, 당시막고굴은중국에서가장먼저율전에따른체계적인수계와안거가행해지던장소였을가능성을배제할수없다. 돈황은 5세기중엽에들어유연 ( 柔然, Rouran) 의잇따른침공으로인해한동안불안한정세가계속되었고막고굴의상황역시그러한영향하에있었다. 21) 그러한정세는 480년대에들어유연의세력이약해짐에따라점차회복되어갔다. 막고굴에는석굴들이다시활발히조영되었으며, 여기에는동양왕원영의후원이중요한역할을했다. 봉불자였던그는과주자사로부임하면서부터많은경전들을사경했는데, 그것들이장경동에서발견된사실은그가막고굴의승려들과긴밀한관계를유지하고있었던근거로간주된다. 22) 앞서언급한 이군불감비 에는그가막고굴사에한획을그은사건인 일대굴 ( 一大窟 ) 의조영에주도적인역할을했던사실이기록되어있다. 23) 이때 285굴에잔존하는명문의연대 (538, 539년 ) 가분명원영의재임시기에해당되는점과 285굴이대굴에비견될만한규모와공력이들어간굴이라는점 19) 해당유서가장경동에서발견되었으며, 막고굴의장소를방위로기록하는방식 ( 於敦煌城南 ) 이 막고굴기 의서두와 集神州三寶感通錄, 北涼沮渠丈六石像現相緣 에서막고굴을서술하는방식 ( 在州東南廿五里, 沙州東南三十里 ) 과유사한점, 그리고실제막고굴이서량시기돈황성의동남쪽에위치하고있었던점들로미루어보면, 기재된 돈황성남쪽 이라는위치는막고굴을가리킬가능성이매우높다고생각된다. 간기의원문과해석은 Lionel Giles, Dated Chinese Manuscripts in the Stein Collection, Bulletin of the School of Oriental Studies 7, no. 4(1935), pp ) 히라카와아키라 ( 平川彰 ), 율장연구, 박용길옮김 ( 토방, 1995), pp ) 수바이 ( 宿白 ) 는이와관련하여막고굴의현존석굴들중 5 세기중엽으로볼수있는특징을지니는굴을찾기힘들다는점을지적했다. 宿白, 兩漢魏晉南北朝時期的敦煌, 中國石窟寺硏究 ( 北京 : 文物出版社, 1996), pp ) 현재까지장경동에서발견된원영관련寫經중에원영의이름으로된것은 12 건, 관련인물이사경한것은 5 건으로알려져있다. 이에대해서는宿白, 東陽王與建平公 ( 二稿 ), 中國石窟寺硏究 ( 北京 : 文物出版社, 1996), pp ) 원문은宿白, 앞의책, p. 265 참조.

13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9 은일대굴이 285굴을지칭하는것이라는연구자들의공통된견해의시발점이되었다. 24) 그런데 285굴이승려들이이용하는선굴임을생각해본다면, 이군불감비 가 285 굴조영의주체로서원영만을꼽고있는점은의아하다. 더욱이 285굴의북벽과동벽에있는총9폭의 불설법도 아래에는선두에비구또는비구니가이끄는수많은남녀공양자의행렬이그려져있다. 25) 승려들을위한 285굴의조영에서일반신도들의역할이두드러지는이유는무엇인가? 먼저 이군불감비 의경우명문이새겨진당대 ( 唐代 ) 초기는권력이급성장한왕실로부터성대한불교후원을받았기때문에, 한인승려와관료의공적을유독과장하여기술했을가능성이있다. 26) 또한대대로불교에호의적이었던북위의황제들은저명한선승들을위해직접선실을지어주는사례가빈번했기때문에, 낙양에서온황실출신의원영역시 285굴 ( 선굴 ) 의전폭적인후원에적극적이었다고생각된다. 27) 마지막으로 불설법도 에그려진일반신도들 ( 陰, 滑씨 ) 과승려 ( 邑師 ) 들은돈황을기반으로하는읍의 ( 邑義 ) 의활동을나타낸다. 공덕신앙을기반으로다양한불사에후원을하는것이북위시기읍의의주요활동이었고, 285굴의조영은승단의역량만으로는불가능했기때문에, 24) 일대굴이 285 굴을가리키는것으로본견해에관해서는賀世哲, 從供養人題記看莫高窟部分洞窟的營建年代, 敦煌莫高窟供養人題記, 敦煌硏究院編 ( 北京 : 文物出版社, 1986), pp ; 段文傑, 第 285 窟からみた中國と西方藝術との交流, 敦煌石窟 - 莫高窟第二八五窟, 大沼淳, 樊錦詩監修 ( 東京 : 文化学園ㆍ文化出版局, 2001), p. 38 참조. 25) 동 북벽에그려진공양자는승려를포함하여총 126 명에달한다. 한편제 7 폭의 불설법도 에그려진공양자상은여타공양자들과는달리고위의신분을드러내는복식을착용하고있어, 학계에서는이들이원영의일가일것이라는주장이일찍부터제기되었다. 賀世哲, 從供養人題記看莫高窟部分洞窟的營建年代, 敦煌莫高窟供養人題記, 敦煌硏究院編 ( 北京 : 文物出版社, 1986), p ) James O. Caswell, Written and Unwritten: A New History of the Buddhist Caves at Yungang (Vancouver: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Press, 1988), pp 아베 (Abe) 는캐스웰 (Caswell) 의논지를발전시켜이사료가중앙왕조에서파견된고위관료의참여를의식적으로강조함으로써막고굴의명성과혈통을고양시키려는정치적함의가있음을피력했다. Stanley K. Abe, Mogao Cave 254: A Case Study in Early Chinese Buddhist Art," Ph.D. diss.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1989), pp ) 선실조영을후원한북위황제는孝文帝와孝武帝가대표적이다. 이에대해서는가마타시게오 ( 鎌田茂雄 ), 中國佛敎史 3: 南北朝의佛敎 ( 上 ), 章輝玉옮김 ( 장승, 1996), p. 336; 湯用彤, 漢魏兩晉南北朝佛敎史 2( 北京 : 中華書局, 1983), pp. 559, 570.

14 10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이를후원할신도들을모집하는일은불사를성공적으로완수하기위해필수적인사항이었을것이다. 이렇듯 285굴이원영과일반신도들의후원을바탕으로조영된굴이라면, 이굴과아주가까운시기에거의유사한기능을수행했을것으로여겨지는또다른석굴의존재도참고가된다. 그것은 1960년대에막고굴지표면의약 6.4m아래에서발견된제487굴로, 북위말에개착되었으나머지않아폐기되었던것으로밝혀졌다. 28) 8기의측실과방형단의주실을갖춘 487굴의구조와규모는 285굴과놀랍도록닮아있다. 게다가시간의추이에따른북조시기석굴들의개착순서를적용하면, 487굴과 285굴의조영시점은매우가까웠으리라생각된다. 29) 즉선정수행과더불에수계와참회의례에적합한구조를공유하는두석굴이거의비슷한시기에출현했던것인데, 여기에는어떤필연적인정황이존재했을것으로생각된다. 필자는그배경으로시대적상황하에서원영과막고굴승단이직면했던입장이반영되어있을가능성을제시하고자한다. 효창 ( 孝昌 ) 원년 (525) 에북위조정은국가의형세가급격히무너지는상황속에서돈황진 ( 敦煌鎭 ) 을과주로승격시킴과동시에원영을파견하였다. 조정이부여한원영의임무는돈황지역의통제를강화하여혼란을사전에차단하는것이었다. 하지만그가부임한뒤로중앙정세는급격히악화되어, 527년부터는돈황과조정간의연락마저단절되었다. 30) 이때부터돈황은 546년에서위에의해장악되기전까지사실상조정의영향이미치지않는 독립적지방정권 으로남아있었다. 31) 친불교적성향의원영은돈황사회를결속시키기위한방편의하나로불사를적극적으로일으켰을수있다. 한편북위말기로접어들면서전국의승려와불교사원의수는폭발적으로증가했고, 많은승려들은속세의욕망에빠져있었다. 이러한현상은계율 ( 戒律 ) 의준수가해이해진것과밀접한관련이있었다. 낙양가람기 ( 洛陽伽藍記 ) 와 위서 ( 魏書 ) 석로지( 釋老志 ) 에는수많은파계의사례들과이셼 ( 걏혁하기위한노력들이기록되어있다. 예셼 ( 들어, 영평 ( 永平 )2년 (509) 년에는사문통 ( 沙門統 ) 혜심 ( 惠深 ) 이상표셼 ( 올려모든주 진 군 ( 州 鎭 郡 ) 28) 潘玉閃 馬世長, 莫高窟窟前殿遺址 ( 北京 : 文物出版社, 1985), pp ) 馬德, 敦煌莫高窟史硏究 ( 蘭州 : 甘肅敎育出版社, 1996), pp ) 527년에尹波가사경한 妙法蓮華觀世音經 을통해알수있다. 羽田亨, 敦煌千佛 洞の營造に就きて, 羽田亨博士史學論文集 ( 東京 : 東洋史硏究會, 1957), pp ) Alexander Coburn Soper, Northern Liang and Northern Wei in Kansu, Artibus Asiae, 21, no. 2 (1958), pp

15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11 의유나 ( 維那 ) 상좌 ( 上座 ) 사주 ( 寺主낙양가계율을지키고조제 ( 條制 ) 셼 ( 잘체득해야하며, 이에위배될경우그지위에서물러나야할것둄어 9사문통 32) 희평 ( 熙平 )2년 (517) 에는영태후 ( 靈太后 ) 가명령을내려지방승단에있어출가의수를제한하고, 이를위반할경우에는지방관 ( 地方官 ) 뿐아니라승관 ( 僧官 ) 까지연좌하여처벌할것을강하게전달하고있다. 33) 이것들은계율에따른승단의자체적인정화를요구하면서도조정의통제에서벗어날수없었던당시의지방승단이지닌숙명적인한계를드러낸다. 반면에당시의돈황은조정의힘이미칠수없는상태였으며, 돈황의승단은그어느때보다승단의정화에있어자주권을행사할수있었다. 34) 원영역시 율장초분권 ( 律藏初分卷 ) 과 내율 ( 內律 ) 을사경하는등당시승단의관심사와함께하고있었다. 35) 결과적으로선정수행과더불어수계와참회의례에적합한공간인 285굴은계율준수의필요성이대두된시대적상황과결부되어있었던것으로보인다. 그리고막고굴의승단에게있어원영의후원은계율의자치적인정화를수행하기위한공간을조영하는데큰역할을차지했던것으로생각된다. Ⅲ. 285 굴의특수성과선정지표의재검토 앞서언급했듯이석굴내부의측실들과선정비구도상은 285굴이선정수행을주요기능으로했음을암시하는지표이다. 한편, 방형단을갖춘정방형의넓은주실과석굴내부를충전하고있는이미지들은 285굴의의례적성격을강조하고있다. 그렇다면 285굴의이러한요소들은어디에서유래한것인가? 그리고이것들은 285굴의전체체계내에서어떠한의미를가지는가? 285굴의영향관계와더욱구체적인특수성을밝히기위해서는, 먼저이와유사한요소들을갖춘외래석굴들과의비교가필수적이다. 필자는 285굴과유사한건축유형으로볼수있는복수의측실이딸린중앙아시아 인도의선굴 ( 비하라굴 ) 과, 기능상참회와수계와같은의례가행해졌을가능성이높은중앙아시아의강당굴을그비교의대상으로삼고자한다. 그 32) 전영섭, 魏書 釋老志 譯註, 중국사연구 8(2000), pp ; 이영석, 南北朝佛敎史 ( 혜안, 2010), pp ) 전영섭, 앞의논문, p ) 諸戶立雄, 中國佛敎制度史の硏究 ( 東京 : 平河出版社, 1990), pp ) 원영이사경한 律藏初分卷 第 14의간기에는그가 內律 55권을사경했다는내용이등장한다. 이에대해서는羽田亨, 앞의논문, pp 참조.

16 12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리고위의지역에현존하는선정비구도상또한비교대상이될것이다. 쿠차의스바시 ( 蘇巴什, Subashi) 의서사원지의제 3 굴과제 5 굴, 그리고카라샤르 ( 焉 耆, Kharashahr) 의시쿠친 ( 錫格沁, Shikshin) 선굴은 285 굴과의영향관계에관한몇 가지의단서를제공한다. 36) 스바시 3 굴과 5 굴의경우십자형의평면배치를보이기 는하나, 이석굴모두는서로동일한유형에속한다. 이굴들은터널형 (barrel vault) 의천정을갖춘좁고긴통로의양측면에일정한규모의작은선실들을규칙적으로개착한기본적인조영개념을공유하는데, 측실의작은규모와, 형태및배치의정형성은 285굴과유사하다고할수있다. 37) 흥미롭게도세굴의선실은출입구의아치를따라고부조로깎인첨공형 ( 尖拱形 ) 의문미 ( 門楣 ) 를갖추고있다. 또한천정의최하단에는나무나연못주변에서선정수행을하는승려들이연이어그려져있었던것으로추측되며, 이러한특징또한 285굴과상통한다. 38) 특히위의굴과 285굴에그려진선정승들은그세부묘사나전체풍경에서는약간의차이가있을지라도, 모두석굴천정의최하단에배치되어있다. 따라서첨공형의감미를갖춘선실과선정승도상의채택및배치는분명 285굴의설계에도영감을주었던것으로생각된다. 스바시서사원지의북구언덕에는개인의수행용도로사용되었을단독선굴들이분포하고있고, 시쿠친선굴은지상사원과인접하고있음을염두에둔다면, 위와같은특징을갖춘완성도높은세굴은일상적인수행보다는모종의의례적성격을띤공간이었음을짐작해볼수있다. 물론이선굴들의주실의규모 36) 샤오모는부속선실의門楣양식에의거해스바시의제 3 굴과제 5 굴이늦어도북조시기에조영된것으로보았다. 蕭默, 敦煌建築硏究 ( 北京 : 機械工業出版社, 2003), p. 42. 보다구체적으로샹다 ( 向達 ) 는이석굴이 5 세기초에개착된것으로보았다. 向達, 西域見聞瑣記, 文物 (1962 年第 7 8 期 ), pp ; 賀世哲, 앞의책, p. 10 에서재인용. 반면시쿠친선굴의조영시기는唐代로추정된다. Angela F. Howard and Giuseppe Vignato, 앞의책, p. 96 주 79 참조. 37) 스바시제 3 굴의측실의평균치수는너비 0.8m, 제 5 굴은너비 1m, 깊이 1m, 시쿠친 선굴은너비 1m, 깊이 1m 이다. 38) 안젤라하워드 (Angela Howard) 는 2006 년에스바시의동사원지유적을조사하면서수하선정승이그려진또다른선굴을찾아냈다. 위의책, p 한편그륀베델 (Gru nwedel) 에따르면시쿠친선굴의주실측벽에는총 4 폭의焰肩이있는羅漢과그배후에草廬가그려져있고, 천정에는독특한풍격의連山이그려져있었다고한다. Albert Gru nwedel, Altbuddhistische Kultstaẗten in Chinesisch-Turkistan; Bericht u ber archaölogische Arbeiten von 1906 bis 1907 bei Kucă, Qarasăhr und in der oase Turfan (Berlin: Reimer, 1912), pp 그의글을신뢰한다면, 시쿠친선굴에있었던선정승벽화는 285 굴에그려진선정비구도와상당히흡사한모습을띠고있었을것으로보이며, 나아가이선굴이 285 굴과도밀접한관계를지니는것으로생각된다.

17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13 와형태는승려들이머물수있는공간이라기보다측실에들어가기위한진입통로에가깝기때문에, 285굴처럼주실과측실의공간적인연계성이높은구조와는차이가있다. 39) 285굴과비교가능한또다른유형의선굴은투르판 ( 吐魯番, Turfan) 의토육 ( 吐峪溝, Toyuk) 제1굴, 클레멘츠 (Klementz) 제38굴, 제42굴과야르호토 ( 雅爾湖, Yar-khoto) 제4굴이다. 40) 이들은공통적으로종장방형의주실을갖추고있다. 또한주실의양측벽에는총 4기의일정한규모의측실이가지런히개착되었으며, 후벽에는측실보다크거나작은후실이존재한다. 터널형천정으로된넓은주실은승려들의집체활동이나선정과관련된의례를행하기에충분한규모이다. 41) 특히토육의세선굴내부에는관상의상태를묘사한벽화정토도 ( 淨土圖 ), 정토관상도 ( 淨土觀想圖 ), 부정관상도 ( 不淨觀想圖 ) 가존재하기때문에주실이실제적기능을담당했을가능성이높다. 42) 그러나토육과야르호토의선실들은넉넉한규모에비해출입구가작으며, 좁고긴통로의형태로되어있다. 따라서이선실들의주실과측실은 285굴과는달리, 공간상으로분명히구분된독립적인영역들로보는편이타당하다고생각된다. 그간연구에서 285굴이지닌정방형의넓은주실, 대칭을이루는측실들, 서벽의불감, 내부의벽화라는요소들은인도후기 (5-8세기) 비하라굴의영향을가장많이받은것으로간주되었다. 43) 인도초기비하라굴이일상적인기거와수행을목적으 39) 스바시제 5 굴의경우, 2 개의주실의교차점으로부터후실앞까지의깊이는 16m 에달한다. 그러나너비는측실의규모를기준으로비교해봤을때 2m 가채되지않는것으로보인다. 40) 토육의세선굴에그려진벽화의추정연대는 6-7 세기중엽 ( 麴氏高昌國 ) 으로보고있다. 宮治昭, 吐峪溝石窟壁畫與禪觀, 賀小萍譯 ( 上海 : 上海古籍出版社, 2009), pp 얀원루 ( 閻文儒 ) 는야르호토석굴군에남아있는벽화들의화풍을고찰한결과, 제 4 굴을포함한석굴군은晉이高昌郡을설치한시기 ( 년 ) 에처음으로개착되었을것으로주장했다. 閻文儒, 新疆天山以南的石窟, 文物 (1962 年第 7 8 期 ), pp ) 토육 1 굴, 클레멘츠 38 굴, 42 굴주실의평균치수는너비 3.8m, 깊이 6.3m 이며, 야르호토 4 굴은너비 4.3m, 깊이 14.7m 이다. 42) 宮治昭, 앞의책, pp 야르호토제 4 굴에도주실내부에벽화가남아있다. 그러나리우홍량 ( 柳洪亮 ) 에의하면, 후실의측벽에있는回鶻文의榜題를통해현존벽화의연대는조영당시가아닌위구르시기 (11 세기전후 ) 에해당됨을알수있다. 柳洪亮, 雅爾湖千佛洞考察隨筆, 敦煌硏究 (1988 年第 4 期 ), pp ) 이러한견해를피력한글들은다음과같다. 趙聲良, 敦煌北朝石窟形制諸問題, 敦煌硏究 (2006 年第 5 期 ), p. 5; 蕭默, 앞의논문, p. 214; 山部能宜, 再探石窟用途,

18 14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로했던것과달리, 후기비하라굴은석굴내부가화려한벽화와부조로장엄되고 주실후벽에는불당 ( 佛堂 ) 이만들어져예불이행해졌을가능성을시사한다. 44) 285 굴 또한비하라굴이의례적인공간으로변해가는큰흐름을따른것으로보이나, 285 굴과인도후기비하라굴사이에는세부적인차이도분명존재한다. 인도후기비하라굴은승방의규모에비해그출입문이좁고, 중정의가장자리를따라배치된열주는중정과승방의영역을구분지으며, 불상은불당내부에안치되어있어각공간들의독립성이보장되어있다. 45) 반면 285굴에서는불당에해당되는공간이벽면상에불단으로구현되었고, 측실은통로라고할만한부분이없이측실의너비에필적하는넓은출입문에의해주실과직접맞닿아있다. 다시말해주실 불당 측실간의공간상의경계가더욱모호해진것이다. 양자간의공통점과세부적차이점이공존하는것으로미루어볼때, 285굴은인도후기비하라굴을충실히재현했다기보다는그공간이지닌의례적성격에초점을맞춰건축구조와조형적요소를수용한것임을짐작케한다. 이외에도양자간의차이에서비롯된간과할수없는특징들이있다. 우선인도후기비하라굴의규모가 285굴과는비견할수없을만큼크다는사실이다. 46) 즉인도후기비하라굴의수용인원은 285굴보다몇배는많았을것으로보인다. 또하나는 285굴의측실이내부에자리했을승려의신체를그대로드러냄과동시에, 그승려는주실에서일어나는상황을지켜볼수있는개방형의구조를지닌다는점이다. 285굴의이러한성격을이해하는데에는쿠차지역의강당굴로분류된석굴들이핵심적인실마리를제공한다. 이석굴들은최근연구자들에의해선정수행과함께, 승려의수계나참회의례에사용되었을가능성이있는다목적굴로심심찮게지적되어왔다. 47) 그대표적인예로심심 ( 森木塞姆, Simsim) 제49굴과키질가하 ( 克孜 吐魯番學硏究 : 第三屆吐魯番學暨歐亞游牧民族的起源與遷徙國際學術研論會論文集, 新疆吐魯番學研究院編 ( 上海 : 上海古籍出版社, 2010), p. 792; 孫毅華 孫儒僩主編, 앞의책, p ) 이강근, 아잔타石窟寺院의건축, 講座美術史 11(1998), pp ) 간다라 (Gadhāra) 탁실라 (Taxila) 의지상승원 (monastery H) 에는중정을노천상태로두지않고그둘레에벽을쌓아방을만든예가존재한다. 이공간은승려들의의례에서가장중요한受戒나布薩과같은의례가행해졌던會堂으로사용되었던것으로추정된다. 이주형, 간다라미술 ( 사계절, 2003), p ) 285굴주실의치수는 m( 면적 41.28m2 ) 인데비해, 아잔타 (Ajaṇṭā) 석굴의 9기의후기비하라굴주실의평균치수는 m( 면적 315m2 ) 에달한다. 아잔타후기비하라굴의치수는이강근, 앞의논문, p. 178 주 16 에의거. 47) Angela F. Howard and Giuseppe Vignato, 앞의책, p. 131.

19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15 爾尕哈, Kizilkargha) 제27+28굴은 285굴과공유하는특징들을갖추고있다. 48) 이두굴은 285굴의주실과가장유사한규모의정방형의주실로되어있으며, 석굴내부의네벽 ( 또는출입문이있는벽을제외한세벽 ) 을따라좁고긴좌상 ( 坐床, banquette) 이둘러져있다. 49) 따라서이좌상은승려들이가부좌를하고한가운데를향해나란히둘러앉았던모습을암시하는흔적으로생각된다. 50) 이러한전체적인모습은 285굴과분명히닮아있다 ; 측실에자리한승려들은자신의모습을밖으로드러내보이며, 그들의시선은오로지방형단이있는주실에집중된다. 그리고불단에있는존상들의묵시적인시선까지더한다면주실의주목성은배가된다. 즉위의강당굴들이선정수행및수계나참회의례로사용된다목적굴이었을가능성이지적되어온것처럼, 상당히유사한요소들을공유하는 285굴은선정수행과더불어주실에서일어나는의례에초점이맞춰지도록설계된구조로, 그의례는수계와참회의례가될가능성을중요하게고려할수있는것이다. 285굴의주존인불의좌상과함께주실의의례를지켜보는또하나의관찰자는서벽과천정에위차한선정비구들이다. 51) 특히천정하단을따라펼쳐진산악의초려 ( 草廬 ) 속에자리한선정비구도는복두형천정의비스듬한경사로인해, 마치아래의주실을내려다보는듯한자세를취하고있다. 터널형천정을가로로구획하여아래에는선정비구가있는산악풍경을배치하고, 그위에는천상도 ( 天象圖 ) 를그리는것은키질이나심심의중심주굴또는방형굴에서도그예가발견된다. 이러한 48) 쿠차지역의강당굴은이두석굴외에도, 키질가하제 1+2 굴, 温巴什 (Wenbashi) 제 5+6 굴, 제 7 굴, 庫木吐喇 (Kumtura) 북사원지제 69 굴, 제 22 굴, 제 5 굴, 克孜爾 (Kizil) 제 60 굴, 제 89-4 굴이있다. 49) 심심제 49 굴주실의치수는 m 이며, 좌상의치수는너비 0.7m 높이 0.35m 이다. 그리고키질가하제 굴주실의치수는 m 이다. 위의책, pp 그외에도쿠차의강당굴과 285 굴은공통적인특징을가지고있다. 쿠차의강당굴은대부분光窓이뚫려있는데, 285 굴역시주실동벽의출입문상방에는조영당시에광창이뚫려있던것으로보이는흔적이있다. 또한강당굴은어김없이동일한시기에조영된중심주굴과인접하는양상을보인다. 이는중심주굴과한조를이루어서로다른기능을분담하기위한것으로생각된다. 285 굴역시중심주굴인 288 굴과인접하고있으며, 이두석굴은벽화와소상의양식적인유사성외에도석굴의배치각도와개착높이가나란하다. 따라서 285 굴과 288 굴또한거의같은시기에하나의조직으로조영된것으로생각된다. 50) 비나토는가부좌를한승려 1 명이대략 1m 의공간을필요로한다는점을고려해서, 좌상에앉았던승려의수는적어도 15 명이상이될것으로보았다. 위의책, p ) 천정의선정비구는총 36 구이다. 예외적으로천정북면의 1 구의비구는蓮花座대신繩床에앉아있으며, 동면의 1 구는束帛座에앉아半跏坐를취한보살형이다.

20 16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선정비구도가선굴에도적용될수있는가능성과그것들을천정의최하단에나란히배치하는등의보다구체적인아이디어는앞에서언급했듯이스바시나시쿠친의선굴과같은예로부터얻었던것으로볼수있다. 그러나 285굴의설계자는이러한외래적아이디어를자신들이지닌사고의틀속에서재해석하여또다른모습으로구현해냈다 ; 터널형천정은중국의전통묘제 ( 墓制 ) 인복두형천정으로대체되었으며, 천정의바탕에는불교도상과함께한족전통의신선 ( 神仙 ) 신수 ( 神獸 ) 도상이혼재된천상도가그려졌다. 52) 선정비구도상역시선정수행의상태보다수행으로증득된 성자 ( 聖者 ) 의측면이강조된모습으로바뀌었다. 내부에산화 ( 散花 ) 가그려진초려 ( 서벽선정비구상의경우감실 ) 에위치한비구들은연화좌 ( 蓮花座 ) 에앉아있으며, 머리뒤에는원형광배 ( 光背 ) 가, 양어깨에는조익형 ( 鳥翼形 ) 의염견 ( 焰肩 ) 이표현되어있다. 53) 선정비구가갖추고있는연화좌 두광 염견은성승 ( 聖僧 ) 을나타내기위한도상으로볼수있는데, 이모두를갖춘예는오직토육제20굴의선정비구도에서만발견된다. 54) 수마제녀인연고사 ( 須摩提女因緣故事 ) 에등장하는불제자로추정되는토육선정비구의염견은 285굴처럼끝이뾰족한초승달형이아니라, 화염의형태가비교적사실적으로표현되었다. 55) 반면 285굴의선정비구의연화좌 두광 염견은신체에비해크기와형태가유난히과장되어표현되었다. 사실염견을갖춘선정비구도는쿠차지역의중심주굴과방형굴에서심심찮게찾을수있다. 56) 그리고신체에서방출된염견과유수 ( 流水 ) 는간다라 (Gandhāra) 에서유행한제석굴삼매 ( 帝釋窟三昧 ) 나사위성신변 ( 舍衛城神變 ) 등불전 ( 佛傳 ) 을주제로하는부조에서석가 ( 釋迦 ) 의신이 ( 神異 ) 를나타내 52) 두안원제 ( 段文傑 ) 의지적처럼, 285굴의복두형천정형식과그곳에그려진神獸羽人과산악도상은酒泉丁家閘의十六國壁畵墓와매우유사하다. 段文傑, 앞의논문 (1981), pp 중국의墓藏과석굴건축간의관계에대해서는 Robert Sharf, 앞의논문, pp ; Fu Xinian, The Three Kingdoms, Western and Eastern Jin, and Northern and Southern Dynasties, Chinese Architecture, N.S. Steinhardt et al. (New Have, CT: Yale University Press and Beijing: New World Press, 2002), pp ) 서벽의선정비구좌상은연화좌, 두광, 화개를갖추고있으나, 염견은표현되지않았다. 54) 수도히로토시 ( 須藤弘敏 ) 는이상들이모두두광을가지고있는점에착안하여, 凡僧이아닌聖僧像을나타낸다고주장했다. 須藤弘敏, 禪定比丘圖像と敦煌第二八五窟, 佛敎藝術 183(1989), pp 더불어초려 ( 감실 ) 내부에그려진散花역시그곳이성스러운공간임을은유적으로표현하기위한모티프로생각된다. 55) 토육제20굴의선정비구는염견뿐아니라流水도표현되었다. 56) 또다른예는키질 77굴 ( 중심주굴 ), 92굴 ( 방형굴 ), 114굴 ( 중심주굴 ), 118굴 ( 방형굴 ) 과심심 26굴 ( 중심주굴 ) 의천정벽화에나타난다.

21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17 기위한서사적요소로서표현된것에기원을둔다. 57) 초월적인존재를나타내기위한도상이 285굴의선정비구에게채택되었다는것은, 높은깨달음에다다른상태를나타내는것으로생각된다. 따라서 285굴의선정비구들은아라한과 ( 阿羅漢果 ) 에근접한성승임이틀림없다. 불교에서성자라는것은석가에만한정된개념이아니었다. 설일체유부 ( 說一切有部 ) 의교학에서는승려가수행을통해사선근 ( 四善根 ) 을지나견도 ( 見道 ) 에들어갈때부터를성승으로보고있다. 중세중국의불교도들에게성승은절대적인신의영역에속한자들이아니라, 청정한계를수지하고부단한수행을통해도달할수있는이상적인인간상으로인식되었다. 58) 그들은범승과달리깊은숲속이나동굴과같은적정처에은거하는수행자로여겨졌으며, 계행 ( 戒行 ) 이청정한승려역시성승으로받아들여지기도했다. 59) 그들은깨달음 ( 慧 ) 을바탕으로예언을하거나하늘을나는기적을보이기도했으며, 그것은대중들이그들을성승으로간주하여공경토록하는주요한요인이되었다. 60) 특이하게도중국에서는그들이수행하는장소 방식 사상이도교 ( 道敎 ) 의신선과원시적공존관계에있었고, 양자는혼동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 61) 이러한측면에서, 불교와신선도상이혼재된천계아래의산악에위치한 285굴의선정비구들은내세에승선 ( 昇仙 ) 한이상적인존재로서의성승을나타낸것으로도생각해볼수있다. 62) 285굴을사용했던승려들의입장에서, 대성 ( 大聖 ) 으로서의주존불과서벽과천정의성승들은자신들이궁극적으로도달하고자 57) 宮治昭, 앞의책, pp ) 船山徹, 聖者觀の二系統 - 六朝隋唐佛敎史鳥瞰の一試論, 三敎交涉論叢, 麥谷邦夫編 ( 京都 : 京都大學人文科學硏究所, 2005), pp ) 法顯은은거지에서수행하는아라한을정착승원에머무는범승들과구분하여인식했다. 또한師子國 ( 스리랑카 ) 의한승려가대승원에거주함에도불구하고청정한계율을완벽히유지함에따라성승으로간주되었다는사실을전했다. 高僧法顯傳, T2085, 51:865b Reginald A. Ray, Buddhist Saints in India: A Study in Buddhist Values and Orientation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4), pp ) 高僧傳 卷 1 曇摩耶舍傳, T2059, 50:329c13-24; 高僧傳 卷 11 慧崇傳, T2059, 50:398a25-29; 高僧傳 卷 11 釋普恒傳, T2059, 50:399b ) 일례로單道開는臨漳昭德寺의선실에서좌선할때신선을좋아하는무리들이찾아와자문을구하자, 자신을신선과혼동하지말것을게송으로설했다. 高僧傳 卷 9 單道開傳, T2059, 50:387b ) 야기하루오 ( 八木春生 ) 는 285 굴천정벽화의산악문양이仙山의이미지에가까우며, 한족전통의신들이그려진점으로미루어, 승선사상이반영되었을것이라는견해를제시했다. 八木春生, 敦煌莫高窟第二八五窟壁畵に關する一考察, 中國佛敎美術と漢民族化 : 北魏時代後期を中心として ( 京都 : 法藏館, 2004), pp

22 18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하는이상적인모습이자경외의대상으로비춰졌을것이다. 이러한맥락에서, 측실문미의테두리를따라그려진산악문은천정의성승들이있는초려의형태와분위기를의도적으로모방하려했던것이분명하다. 게다가측실의문미는서벽의감미와유사한화려한문양으로장식되었고, 각각의장식은내부존상 ( 측실의경우는승려 ) 의위계를반영하고있다. 따라서이측실들은성자들과견줄만한높은계위의승려들이모종의의례에사용했을가능성이높으며, 측실에자리한그들의모습은마치천정과서벽의성승과흡사한분위기를불러일으켰을것이다. Ⅳ. 285 굴의또다른기능 : 수계와참회의례 위에서논의한바와같이, 성승들과접촉할수있는공간인 285굴은선정수행외에도수계와참회라는공적인의례를거행하는데가장적합한장소이다. 도선 ( 道宣, ) 은자신의글을통해수계의례가속세를넘어성자의단계로들어가게하는힘을지님을역설했다. 63) 그리고 고승전 ( 高僧傳 ) 에는참회의례역시성승을볼수있게하는정화과정이었음이서술되어있다. 64) 두의례와성승이긴밀한관계에놓여있다면, 그의례가거행된공간역시참여자가성승과대면할수있는성스러운공간이어야했을것이다. 일례로, 당시성승으로간주되던구나발마 ( 求那跋摩, Guṇavarman, ) 가남림사 ( 南林寺 ) 계단 ( 戒壇 ) 의설립과수계를주도했던사실은성자와계단의연관성을한층강화한다. 65) 사실수계와참회의례는깨달음으로나아가는과정에서선정수행과함께반드시동반되어야하는의례이다. 즉불도에들어가는자는먼저수계에의해계체 ( 戒 63) 夫受戒者超凡鄙之穢流入聖衆之寶位也 四分律刪繁補闕行事鈔 卷上, T1804, 40:24b19. 是知戒爲入聖之本爲出俗之基 關中創立戒壇圖經, T1892, 45:817b22. 64) 此是聖僧吾等罪人不能得見因共竭誠懺悔更往乃見眞人 高僧傳 卷 10 杯度傳, T2059, 50:391c2-4. 원문에서의 眞人 은종종阿羅漢 ( 羅漢 ) 의역어로사용된다. 吉川忠夫 船山徹譯, 高僧傳 3( 東京 : 巖波書店, 2010), p ) Funayama Toru, Guṇavarman and Some of the Earliest Examples of Ordination Platforms(jietan) in China, Images, Relics, and Legends: The Formation and Transformation of Buddhist Sacred Sites, James A. Benn, Jinhua Chen, James Robson eds. (Oakville: Mosaic Press, 2012), pp 구나발마와남림사계단의이야기는 出三藏記集 과 高僧傳 卷 3 求那跋摩傳에처음수록되었고, 이후당도선의 戒壇圖經 (T1892, 45:812b21-29) 과송志磐의 佛祖統紀 卷 36(T2035, 49:344c24-29) 을거치며지속적으로윤색되었다.

23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19 體 ) 를얻은다음, 선정수행과참회의례를통해마사 ( 魔事 ) 의방해로부터오염된계체의순수성을지속적으로회복하는과정이필요했다. 66) 한편 5세기부터선경들이본격적으로한역 편찬되면서, 중국에서수계와참회가갖는의례의성격이한층강화되었고, 그것이미치는효력또한막강해진점은화려하게장엄된 285굴이등장하는원인중하나였을것이다. 67) 이러한수계와참회의례를행하기위해서는승단의경계로부터독립된곳에따로소계 ( 小界 ) 를설치해야했는데, 이특별한장소를계단 ( 戒壇 ) 이라고한다. 68) 율장 ( 律藏 ) 에서공통적으로말하는계단의조건에는 10인이상의승려를수용할수있어야하며, 오로지의례를위해대계 ( 大界 ) 와격리된독립적공간영역 ( 界, sīmā) 의설정이반드시필요하다. 그리고결계방법은사방에말뚝을치거나, 돌을쌓거나, 흙으로지면을높여소계를표시하는것이다. 69) 현재인도에는계단의유적이전무한데, 중국에서도남북조시기에있었던계단의구체적인형태는알수없으며, 단지몇몇문헌들에서계단에관한소략한기록만이전한다. 70) 이러한문헌기록들에따르면남북조시기에는계단의형태가통일되어있지않았음을알수있다. 285굴이과연계단의조건을충족하는지를유추해볼때, 이들문헌에서종종발견되는임시적인계단의성격을지닌선상수계 ( 船上受戒 ) 의사례들이주목된다. 강한가운데에떠있는배를소계로삼는것은, 강이대계와소 66) Eric M. Greene, Meditation, Repentance, and Visionary Experience in Early Medieval Chinese Buddhism, Ph.D. diss.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2012), pp ) 일례로, 당시중국의율전관련논서중에는참회가율에서가장무거운죄인波羅夷 (pārājika) 조차도소멸시킬수있음을설하고있다. 베르나르포르 (Bernard Faure), 불교 LE BOUDDHISME, 김장호옮김 ( 영림카디널, 1998), pp ) 계단의원어는 upasampadā-sīmāmaṇḍala 로, 具足戒 (upasampadā) 를위해경계 (sīmā) 지어진구역 (maṇḍala) 이라는뜻을내포하고있다. 이렇듯하나의원어를지님에도불구하고, 한역율장에서는이것이戒壇 ( 五分律 ) 외에도, 戒場 ( 四分律, 摩訶僧祇律 ), 界場 ( 十誦律, 摩訶僧祇律, 根本有部律 ), 壇場 ( 根本有部律 ) 의다양한용어로번역되었다. 히라카와아키라 ( 平川彰 ), 원시불교의연구 - 교단조직의원형, 釋慧能옮김 ( 민족사, 2003), pp ) 위의책, pp ) 역대중국의계단들중에구체적인모습을유추할수있는가장이른예는당대도선의 계단도경 (T1892, 45:808c27-809a16) 에서술된 3 층의석조계단이다. 이계단의형태와구조는당시인도를비롯한어디에서도볼수없었던전혀새로운형태였던것으로보인다. John R. Mcrae, Daoxuan's Vision of Jetavana: The Ordination Platform Movement in Medieval Chinese Buddhism, Going Forth: Visions of Buddhist Vinaya, ed. William M. Bodiford (Honolulu: University of Hawai'i Press, 2005), pp

24 20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계를완벽히격리시키는공지의역할을저절로하기때문에계단의조건을성립하기위한가장간단한방법이었을것이다. 71) 같은맥락에서, 바위산의내부를개착해만든 285굴역시대계와소계의어느곳에도포함되지않으며양자를격리시키는공지를자연히갖추고있기때문에계단의성립조건에부합하는것으로볼수있을것이다. 지금까지의논의를바탕으로 285굴의중요요소들이담당했을기능을다음과같이추정할수있다. 첫째, 285굴의전체시각프로그램이주존을계위의정점에두는위계적질서하에구현되었기때문에, 285굴의주존인불의좌상은수계와참회의례에효력을부여하는절대적권위의상징이었을것이다. 72) 둘째, 그유례를찾을수없는주실의방형단은수계자가단에오르는것을특별한의미로간주했던중국적인개념이반영된결과물일수있다. 73) 즉이방형단은의례의주체인수계자참회를방형는승려가부처와성승들을마주형는좌기 ( 坐基 ) 였을것으로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수계의경우, 측실은사회자인계사 ( 戒師 ) 와심문자인교사 ( 敎師 ) 를제외한증인의신분으로참석한고위승려들 ( 聖僧 ) 이자리했을것으로생각해볼수있다. 74) 그리고참회의례의경우, 측실에는의례의유효함을증명하기위해참석한청정승 ( 淸淨僧 聖僧 ) 이자리했을것으로생각된다. 수계와참회의례의기능은천정하단및남벽에그려진수렵모티프와남벽의불교설화도 ( 佛敎說話圖 ) 의의미를통해더욱분명해진다. 수렵은살계 ( 殺戒 ) 를범하는것으로불교문헌에서는파계승에비유되기도했다. 따라서수렵모티프가불교적인공간에존재하는것은불율의 ( 不律儀 ) 를나타내려는의도로해석할수있다. 75) 71) Funayama Toru, 위의논문, p ) 의좌상은인도의쿠샨 (Kushan) 시기부터간다라와마투라 (Mathurā) 의조각중왕의상이나신상등에주로채택된형식으로, 엄격함을상징하는왕과같은특별한존격을표현할때사용되었다. 石松日奈子, 北魏佛敎造像史の硏究 ( 東京 : ブリュッケ, 2005), pp ) 계단도경 에는도선이창안한계단이율장에서말하는것과는달리평지보다높게만들어졌던것을밝히고있다. 무라타지로 ( 村田治郞 ) 는지면보다높게만든도선의계단이중국역대종교의례에서단이가지는중요성으로부터기인했을것으로보았다. 이러한그의견해는오초에니치 ( 橫超慧日 ) 의주장을일부수용한것이다. 村田治郞, 戒壇小考, 佛敎藝術 50(1962), p ) 수계의례의최소인원이수계자를제외한 10 명의승려로구성됨을고려하면, 3 사중의화상은 7 명의증인과함께총 8 기의측실에자리했던것으로추정해볼수있다. 히라카와에의하면, 수계의식에서和尙은증인과함께특별한역할을하지않았다. 히라카와아키라 ( 平川彰 ), 앞의책 (2003), pp ) 梁尉英, 莫高窟第 窟狩獵圖似是不律儀變相, 敦煌硏究 (1997 年第 4 期 ), pp.

25 다목적선굴 : 돈황막고굴제 285 굴의기능에대한재고 / 권영우 21 계율에기초한실천을다룬내용들은 화발제장자자도( 化跋提長者姊圖 ), 도악우연도 ( 度惡牛緣圖 ), 사미수계자살도( 沙彌守戒自殺圖 ), 바라문시신문게도( 婆羅文施身聞偈圖 ), 오백강도성불연도( 五百强盜成佛緣圖 ) 로비정된불교설화도에서도일관되게나타난다. 특히 오백강도성불연도 는계율의실천뿐아니라당시돈황의불교승단을둘러싼사회상과긴밀히결부시켜독해할수있는것으로주목을요한다. 오백강도성불연도 는 285굴에서단일주제의벽화들중최대면적 (1 6m) 을차지할뿐아니라, 막고굴제296굴 ( 北周 ) 을제외하면그려진사례가전무한희귀한예로, 285굴에서무엇보다중요한벽화이다. 이벽화는기본적으로 대반열반경 ( 大般涅槃經 ) 범행품 ( 梵行品 ) 에등장하는설화에기반한것이지만, 설화와벽화내용의차이점또한존재한다. 특히 눈을되찾은도적들이부처의설법을듣고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내었다 는구절은벽화에서는출가 ( 受戒 ) 전 후의두장면과산중수행의한장면으로새롭게각색되었다. 즉설화는 모든중생은불성이있기때문에악한자라도성불할수있다 는 대반열반경 의요체를설명하는짧은예에불과하지만, 벽화에서는도적들이과거의악업을참회하고수계를통해불법에귀의하여깨달음으로향하는과정에초점을맞추고있는것이다. 그런데이벽화에는사건의전개와는별개로, 속세의공간인전반부와종교적공간인후반부로구분되는특수한시각적구조가존재한다. 관청이자리한세속적공간에는왕에의한무자비한형벌이가해지고있지만, 산속을배경으로하는불교적공간에서는부처가그들의죄를자비로써포용하고있다. 게다가관청의치미 ( 鴟尾 ) 에는앞으로닥쳐올흉조를상징하는것으로해석될수있는투계 ( 鬪鷄 ) 가그려져있다. 76) 반면, 부처의머리위에는상서를상징하는봉황 ( 鳳凰 ) 이날고있어양자간의대립적인성격을고조시킨다. 77) 이렇듯 오백강도성불연도 에서나타나는속세와불교계간의팽팽한긴장관계는, 앞서잠깐지적했듯이당시의중앙정부와돈황승단간의대립적인입장이투영되었을가능성이있다. 실제서위시기돈황승단의제규였을가능성이매우높은 敦煌本敎團制規 에는승려들이정부에서제정한승제 ( 僧制 ) 를위반할경우에속 ) C. A. S. Williams, Chinese Symbolism and Art Motifs: a comprehensive handbook on symbolism in Chinese art through the ages (Rutland, Vt.: Tuttle, 2006), pp ) 야기하루오는이곳에그려진봉황이부처가도적들의상처를치유하기위해보낸薰風을상징하는것으로해석했다. 八木春生, 앞의논문, p. 256.

26 22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법을강제로적용시키는것에대해강한비판이일관되게나타난다. 78) 특히승려에게속인과동일한장형 ( 杖刑 ) 을내리고, 관부 ( 官府 ) 에압송하여구금해서는안될것을강하게주장하는구절은양자간의대립관계를여실히반영하고있다. 79) 뿐만아니라, 이벽화가속세에서의처벌과불교에서의참회라는상반된장면을병치하고있는것은, 당시중국불교도들이종교적인참회를범죄자가속세의재판에서물리적인처벌을받아들이는것과결부시켜인식했다는사실을상기시키는것이다. 일례로 5세기에강남지역에서유행한도탄재 ( 塗炭齋 ) 에서는종교적의례임에도불구하고, 속죄자들이응보를소멸하기위해자신을속세의범죄자처럼내보이기도했다. 80) 따라서세속의처벌과참회사이의시각적유사성과비유적관념또한이벽화에반영되어있을가능성이있다고생각한다. 결과적으로돈황막고굴제285굴은서벽의주존을중심으로위계적질서하에배치된성승들과조우할수있는장소로, 필자는이굴을선정수행과함께 5세기이래중국에서선정수행과불가분의관계를지니게된수계와참회의례를수행하기위한 다목적선굴 으로해석될수있음을주장하고자한다. 계율을준수의필요성이대두된북위말의시대적분위기와독립적인지방정권이되어버린돈황의특수한상황은막고굴의승단이자신들의계율정화를위한시설을만들기위한절호의기회로여겨졌을것이다. 그리고이를실현하는데있어원영의적극적인후원은기폭제의역할을했던것으로보인다. 285굴의설계자들은만들어지게될석굴의기능을미리염두에두고유사한기능을담당했던석굴들을참고한뒤, 그러한구조와시각적아이디어를자신들의맥락에서재해석한창의적인공간으로구현해냈다. 근래많은연구자들에의해석굴공간이갖는본래의종교적맥락을밝히기위한다양한노력들이활발히진행되고있는상황에서, 285굴은석굴의기능이라는근본적인문제에가장가까이다가갈수있는단서들을간직한중요한연구사례임에틀림없을것이다. 78) 諸戶立雄, 앞의논문, pp ) 이내용은 敦煌本敎團制規 중僧綱維行法第十三 ( 행) 에기록되어있다. 塚本善隆, 敦煌本 中國佛敎敎團の制規 - 特に 行像 の祭典について, 塚本善隆著作集 3( 東京 : 大東出版社, 1975), p. 297; 諸戶立雄, 앞의책, pp 참조. 80) 그린 (Greene) 은당시중국불교도들이참회를죄에대한물리적인처벌이라는개념속에위치시키게된데에는승려와범죄자사이에존재하는강력한시각적유사점들도일부작용했을것이라는견해를덧붙이고있다. Eric M. Greene, 앞의논문, pp

27 1)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 Ⅰ. 머리말 Ⅱ. 선행연구와자료의분포 Ⅲ. 동물문교구의형식과편년 Ⅳ. 동물문교구의전개와의의 Ⅴ. 맺음말 Ⅰ. 머리말 고대유라시아초원지대의기원전 8~3 세기는일명스키타이 3 요소로알려진武 具, 馬具, 動物裝飾 ( 動物樣式, animal style) 을특징으로하는스키토 - 시베리아유형 문화가발달하였다. 그중에서도동물장식은그리핀과같은환상적동물및초원에 서서식하는맹수, 사슴, 말등의각종동물모티프를무구, 마구, 의복등에표현 한것으로, 동서양의많은학자들은이를초원유목사회의특징을잘보여주고있는 지표중하나로서인식해왔다. 이러한동물장식의사용은기원전 4 세기 ~ 서기 1 세기중국북방과몽골을중심으 로활동했던흉노사회에서도지속되는데, 특히동물장식모티프를허리띠버클로 제작한동물문교구 ( 動物文鉸具 ) 1) 에주목할수있다. 흉노는스키타이시대부터존재 * 본발표문은필자의석사학위논문 ( 韓眞聖,2015, 匈奴動物文鉸具硏究, 慶熙大學校碩士學位論文 ) 을수정 보완하여작성하였음을미리밝힌다. ** 경희대학교인문학연구원부설한국고대사 고고학연구소, jinseong.han@khu.ac.kr 1) 북방유목민족이사용하는板狀의허리띠버클을칭하며, 영문표기 belt plaques(buckle plaques) 에대응한다. 지금까지국내학계에서는기원전시기의북방식판상 ( 板狀 ) 버클에대한본격적논의가전무한수준으로, 일부연구자들에의해중국, 일본학계의용어를차용해牌飾, 飾牌, 帶扣, 帶飾板등으로소개된바있다. 이에필자는용어사용의혼재및한글표기의혼란감을피하기위해버클의형태및잠금방식의능동성에유의하여帶鉤 (hook) 와鉸具 (buckle) 를구분한후, 板狀의

28 24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했던동물문교구를보다다양한형태로변화 발달시키고, 주변지역으로확산하는데큰역할을했다. 지금까지흉노시대동물문교구는주로러시아부랴트공화국, 몽골, 중국장성일대에분포하고있는흉노고분유적의부장품으로발견되고있으며, 해당지역일대에서수습된박물관소장품또는개인수집품자료등으로도소개된바있다 년대이후흉노고분조사의비약적인성과와함께러시아, 중국학자들을중심으로본격적연구가진행되었는데, 연구주제가주로동물문교구에표현된도안및도상분류, 분석에집중되어교구자체의형태변화와부장맥락에대한검토가미흡하였고, 또출토분포가러시아부랴트공화국 ~ 중국내몽골일대로비교적넓은탓에지역에따른개별적연구가진행되어왔다는한계가있다. 이렇듯그동안의연구가주로버클에표현된동물도안분류와분석에집중되어특정집단의정체성을대변하는상징적물로해석되었는데, 흉노사회는다양한부족의연합 통합구성체이므로이같은다양성은필연적인것으로써그보다먼저유물의형태, 제작, 기술과관련된보편적특질에대한파악이우선되어야할필요가있다. 따라서이번발표는형태, 제작, 기술에유의한형식분류와공반유물검토를통한편년에기초하여흉노동물문교구의시공적전개양상을살피는데목적을두고있다. 보다구체적으로기원전 4세기 ~ 서기 1세기에이르는약 400년이라는시간적범위와러시아부랴트, 몽골, 중국내몽골이라는공간적범위를설정하고, 이흉노무덤에서출토된동물문교구를대상자료로활용한다. 그리고동물문교구자체의형식변화를바탕으로공반유물, 무덤연대검토를통해편년을재고한후, 시간적흐름에따라변화하는흉노시대동물문교구의전개양상을살펴보도록한다. Ⅱ. 선행연구와자료의분포 흉노동물문교구는동서양의학자들에게초원의생태환경과유목생활을잘반영하고있는표지유물로인식되어오랜기간연구되어왔다. 1950년대이후부터흉노 동물장식허리띠버클을지칭하는용어로서 動物文鉸具 를사용하고자한다. 이와관련해서는필자의학위논문 ( 韓眞聖 2015) 을참고하길바라며, 이번발표에서는크게다루지않겠다.

29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25 유적에대한본격적조사와연구가시작되었지만, 동물문교구에대한연구는거의이루어지지않았다. 1970~80년대이후부터러시아, 몽골, 중국등지에서흉노고분에대한조사의활기로본격적인연구발판이마련되었으며, 발굴을주도했던러시아학자들과북방계문화에관심이많던중국학자를중심으로시작되었다. 러시아에서는시베리아고고학형성기부터스키토-시베리아문화와관련해동물장식에대해주목해왔는데 (Артамонов 1973; Девлет 1980), 이러한관심의바탕에서흉노유적발굴조사를담당했던미냐예프를중심으로동물문교구에관한연구가진행되고있다. 특히 1984년 ~1996년까지의데레스투이고분군조사는무덤 95기에대한전면발굴이진행되면서흉노무덤의부장양상과피장자의성격을추론할수있는중요한계기가되었으며, 특히동물문교구를흉노의독자적유물로서인식하게되는주요전환점이된다 (Миняев 1995, 2007; Minyaev 2000). 한편몽골에서는흉노고분, 성지등의유적에조사와연구가집중되어있는관계로상대적으로유물에관한연구가미흡한편인데다가동물문교구가흉노고분에서출토된사례가겨우 1~2점정도에불과하다. 최근들어박물관, 개인수집품자료들이도록으로공개되었지만 (Эрдэнчулуун 2011; Бямбажав 외 2012), 아직까지는일부연구자들에의해단편적으로언급되고있는실정이다 ( 에렉젠 2010; Одбаа тар 2011). 중국은 1970년대이후부터북방장성지대에서흉노, 선비등북방유목민족의유적조사가본격적으로진행됨과동시에오르도스지역에서다수수습된청동장식들의이질적인요소와기원문제를정리하기시작했으며, 중원과북방의허리띠양자개념을비교 정립한왕인상의연구 ( 王仁湘 1985, 1986) 를기점으로유사연구가계속되고있다 ( 孙机 1994; 田立坤 1996; 李志芳 2008). 특히흉노의동물문교구와관련해서흉노고고학연구전반에주목한오은 ( 乌恩 ) 을중심으로각종동물문교구의기원과형식에관한연구가진행되고있으며 ( 乌恩 1983, 2008), 선월영 방호 ( 单月英 芦岩 ) 는보다구체적으로형태변화를해석하기위해평면형태, 주조기법, 고리부착여부등의속성을고려한분석을시도했다 ( 单月英 芦岩 2008). 기존연구자들처럼평면형태와도안을고려하면서도제작과기능을고려하여속성을추가로선택하고형식분류를진행했다는점에의의가있다. 최근들어연구범위를흉노에서선비등주변북방민족으로확대하여북방계동물문교구에조명한연구가늘고있는추세이다 ( 潘玲 2010, 2012; 刘汉兴 2011). 2000년대이후흉노고고학조사의진전은유라시아고학문화를연구하는세계

30 26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여러이후흉노고까지관심이확대되었고, 흉노동물문교구는동시대여타소재, 형태허리띠자료에비해비교적많은연구가진행되었다. 많은연구흉이흉노동물문교구를북방고학허리띠문화를대변하는하나의요소로서주목를연구으며, 이같은관심에서출발었다. 많은점차흉노만이아닌북방문화의저변에서이해되어야한다는종합적인이해의측면으로확장해나가고있는추세이다. 하지만 1차자료의양적증가와관련연구가집적되는상황속에서도흉노의시공퀄허위치는여전히불안정었다상태로남아있다. 2. 자료의분포 동물문교구는흉노의고분유적에서부장품으로발견되고있으며, 아직까지주거지와성지등정주유적에서는출토사례가없다. 흉노고분은유라시아대초원전체에걸쳐분포하는데오늘날의몽골, 러시아, 키르기스스탄등의영역에해당하며각지에분포한흉노고분은흉노의역사적변천과이동에따라상이한시기에서로다른집단에의해축조되었다는것이일반적견해이다 ( 국립중앙박물관 2010). 2) 묘제와출토유물구성의유사성에따라러시아자바이칼및몽골지역과중국내몽골지역으로구분할수있으며, 3) 지역에따라개별적으로연구가진행되고있다. 현재까지동물문교구는러시아자바이칼, 몽골, 중국지역의흉노고분유적 12개소에서발견되었으며총수량은 80점을상회한다 ( 그림 1, 표 1). 흉노고분은도굴및훼손된채로발견되는경우가다반사이므로동물문교구의경우도수십 ~ 수백기 2) 연구자에따라동시기예니세이강일대에위치한고분을포함하기도한다 (Дэвлет 1980; 单月英 戶岩 2008). 하지만이지역은기원전 8 세기 ~3 세기스키타이후기타가르문화로보는견해가일반적으로 (Бобров 1979), 유사유물의출토를근거로흉노유적의범위에포함시키기에는다소무리가있다고판단된다. 고분의주체와종족에관한구체적논의는논외로두고자하며, 본고에서는예니세이강일대출토품을데블레트의자료 (Дэвлет 1980) 에서참고만하도록하겠다. 3) 이같은지리적구분은자칫 러시아자바이칼, 몽골지역 = 북흉노, 중국지역 = 남흉노 의영역으로오해될여지가있다. 하지만몽골과자바이칼지역에서는기원전 4 세기부터기원전 1 세기전반까지흉노유적이보이지않고있는데, 이것은건설초기흉노의중심이중국내몽골오르도스고원에있었던것으로생각된다 ( 강인욱 2010). 전국시대말기흉노유적인서구반 ( 西沟畔 ) 유적, 아로시등유적 ( 阿鲁柴登 ) 은내몽골자치구에서발견되었고, 몽골과자바이칼지역에서는기원전 1 세기이후본격적으로고분축조가확인되기때문에서기 48 년이후분열된남, 북흉노라는역사적개념과부합하지않는다. 이들지리적구분이역사적북흉노, 남흉노를의미하는것이아니라지리적구분임을밝혀둔다.

31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27 가밀집된한유적내에서 1~2점씩출토되는것이일반적이었다. 하지만보존상태가양호하여전면발굴이가능했던데레스투이유적과도돈자유적의경우약 20여점이출토되었고, 이로써고분내부장상황을파악하기에용이해졌다. 러시아바이칼호수남부부랴트공화국과몽골웁르항가이지역의흉노무덤유적 5개소에서총 24점의동물문교구가출토되었다. 고분군내전체무덤에대한전면조사가진행된이볼가유적, 데레스투이유적이외에도고분이훼손되어지상에노출된상태로수습된상태에서발견된경우가있다. [ 그림 1] 흉노시대교구 ( 鉸具 ) 의분포 1. 이볼가성지 2. 이볼가 ( 고분 ) 3. 데레스투이 4. 체레무호바야파디 5. 일모바야파디 6. 차람 7. 샤르골 8. 골모드Ⅱ 9. 노용올 10. 타힐팅홋거르 11. 도르릭나르스 12. 보르항톨고이 13. 훙헤링암 14. 나이마톨고이 15. 호드긴톨고이 16. 다르항올 17. 살히트우르투 18. 버르정 19. 바가가쯔링촐로 20. 히르기스트홀로이 21. 텝씨올 22. 홀르힝암 23. 바롱하이르한 24. 모린톨고이 25. 자라톨고이 26. 버러주거지 27. 서구반 28. 보동구 29. 아로시등 30. 옹우특기초원 31. 서차구 32. 이가투자 33. 도돈자 34. 조묘 25호묘 35. 객성장 140호묘 1. 동물문교구가출토된유적명은음영처리로구분하였다. 2. 유적명은편의상한글표기했으며, 원어표기는참고문헌을참조하길바란다.

32 28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지금까지동물문교구가출토된고분의특징은주로기원전2~ 서기1세기의러시아바이칼남부및중국내몽골지역에위치한흉노고분에서집중출토되고있으며, 양지역모두외부시설을갖추지않은소형급무덤으로목관묘와토광묘가다수를차지하고있다. 또한동물문교구가출토된흉노무덤은대다수가도굴된채발견되거나, 유적간출토수량의격차가크게나타나고있는데, 실제 유적에서의출토량 < 개인수집품수량 이더많은상황으로미루어대형묘에서도굴및훼손으로인한반출가능성도배제할수는없다. < 표 1> 흉노동물문교구출토현황 국가 지역 유적명 출토호수 수량 7, 9, 10, 14, 22, 28, 100, 102, 데레스투이 , 108, 114, 117, 128 러시아부랴트공화국이볼가 ( 고분 ) 샤르골 1 1 몽골 웁르항가이울지트 버르정 5 1 내몽골오르도스시 서구반 2 3 영하회족자치구동심현 도돈자 1, 4, 5, 6, 10, 11, 13, 14, 19, 22, 영하회족자치구동심현 이가투자 1 1 중국 요녕성서풍현 서차구 채집품 (1957년, 1960년 ) 20 섬서성동천시 조묘 25 2 섬서성 객성장 내몽골 아로시등? 2 내몽골옹우특기 옹우특기초원 채집품 (1973년, 1985년, 1987년 ) 5 계 13개소 77점 Ⅲ. 동물문교구의형식과편년 1. 동물문교구의형식 동물문교구의전체기형을알수있는유물에한해선별하였고분석을진행했다. 대상자료는공간적분포의신뢰도를높이기위해흉노고분출토품 64점 4) 을중심으로진행하되, 추가로러시아, 몽골, 중국지역에서신고, 수집지역이알려진박물

33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29 관소장품및개인수집품자료 5) 133 점을 참고하여총 199 점에대한분류를진행했 다. 흉노시대동물문교구는금, 금동, 청동을 사용한제작품이확인되고있으며, 청동제 가다수를차지하고있다. 木心金箔 6) 인데 레스투이 22 호, 28 호출토품을제외하면모 < 표 2> 동물장식허리띠고리의속성 형태적속성 기술적속성 속성 평면형태 테두리표현 내용 P 자형반타원형장방형 A. 테두리없음 B. 물방울음각 C. 점선음각 D. 테두리문양없음 두주조품이라는공통점을가지고있어분 E. 승문 ( 능삼문 ) 류상크게문제될것이없다. 따라서 1평투조가. 나. 뒷면면형태, 2테두리, 3평면투조여부, 4 1. 無 2. 有고리잠금고리의형태, 5뒷면고리부착여부를주요속성으로선택했다. 이들속성을보고서와도록에서도면이확인가능한자료를바탕으로분석하였다 ( 표 2). 상기한추출한속성가운데형태적인변화를확인하기가장적합한테두리표현을제1기준으로삼고, Ⅰ-Ⅴ형식을도출했다. Ⅲ형식의경우는테두리와뒷면고리유, 무에따라 Ⅲa, Ⅲb, Ⅲc형식으로세분했고, Ⅴ형식의경우투조, 뒷면고리유 / 무에따라 Ⅴa, Ⅴb형식으로나누었다. Ⅰ 형식 : 테두리-없음 / 투조-O/ 뒷면고리- 無 Ⅱ 형식 : 테두리-물방울음각 / 투조-O/ 뒷면고리- 無 Ⅲa형식 : 테두리-물방울음각 + 점선음각 / 투조-O/ 뒷면고리- 無 Ⅲb형식 : 테두리-점선음각 / 투조-O/ 뒷면고리- 無 Ⅲc형식 : 테두리-점선음각 / 투조-O/ 뒷면고리- 有 4) 흉노유적에서 77 여점의출토품이확인되었지만 ( 표 1), 본고에서는도면및사진자료가확보된 64 점에한해분석을진행했다. 5) 개인수집품의경우채집경위를알수없는것이다수이므로현존하는개인수집품자료에대한신뢰도에일정정도문제가있다고판단되어, 수집지역이알려진자료에한해참고했다. 참고출전은개인수집품자료의경우데블레트 (Дэвлет 1980), Bunker(1970, 1997, 2002), 에르덴촐론 (Эрдэнчулуун 2011) 을참고했고, 박물관자료의경우몽골돈드고비아이막박물관에서간행된 청동기집성 (Бямбажав, М. et al. 2012) 을참고하였다. 필자가구하지못한그밖의자료는본고에서다루지못한점을미리밝힌다. 6) 목제로만들고금박을입힌형태를가리킨다.

34 30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Ⅳ 형식 : 테두리 - 문양없음 / 투조 -O/ 뒷면고리 - 無 Ⅴa 형식 : 테두리 - 능삼문 / 투조 -O/ 뒷면고리 - 無 Ⅴb 형식 : 테두리 - 능삼문 / 투조 -X/ 뒷면고리 - 有 또한각형식의분포는 < 그림 3> 처럼나타낼수있으며가장넓은분포를보이고있는것은 Ⅰ형식으로러시아자바이칼, 몽골, 내몽골일대에분포하고있다. Ⅱ 형식은 Ⅰ형식의범위와동일지만남부바이칼의이볼가유적을포함한다. Ⅲ형식은몽골동남부 ~ 내몽골동부일대에서확인되고있다. Ⅳ형식은반타원형과장방형이각각다른지역에서전개되고의경우부랴트지역에서만확인되고, 장방형의경우북방장성지대를비롯해몽골동남부지역남부를북한계선으로분포하고있다. Ⅴ형식장성일대에만분포하며자바이칼및몽골에서출토예가확인되지않고있다. [ 그림 2] 각형식의대표유물

35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31 [ 그림 3] 흉노동물문교구의형식별분포동물문교구가출토된흉노고분유적 ( ) 과채집지역이알려진박물관소장품 개인수집품의공간적분포를고려하여각형식의분포범위를나타냈다. 흉노영역내에서각형식의분포범위를의미하는것으로, 흉노이외의유적에서유사유물이발견되는경우에범위는더욱확장될수있다. 2. 동물문교구의편년 흉노동물문교구지역별로연구가이루어져서연대와관련해연구자마다견해차가있다. 그이유는기원전 3세기말 ~ 서기 1세기동안의흉노유적에서출토되고있으며, 비교적긴시간폭을갖고있기때문이다. 그동안의연구에서는각유적에서어떤형식이유행했는지에만초점이맞추어져, 여러형식들의변화와지속연대는간과되었다. 따라서앞장에서분석한형식들의변화에유의하면서공반유물과흉노고분유적의연대등을고려하여상대연대를설정하였다. 우선 Ⅰ형식은 P자형과장방형이제작되고있으며, P자형의경우상트페테르부르크에르미타주박물관소장표트르 1세시베리아컬렉션의참고 (Руденко 1962; А

36 32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ртамонов 1973) 를통해적어도기원전 5~4세기무렵에는존재했던형식이라는것을알수있다. 한편, 흉노의유적에서는데레스투이 7호묘-기원전 72년주조된오수전 (Миняев 2007) 과도돈자 10호묘- 서한시대주조된오수전 ( 宁夏文物考古研究所외 1988) 이공반되었으며대략기원전 2세기 ~ 서기 1세기초의시기에해당한다. 한편, 조묘 25호묘는전국시대말 ~ 서한시기의유적으로 ( 陕西省考古研究所 1986), 도돈자유적과비교했을때조금더이른시기이다 ( 单月英 2009). Ⅰ형식장방형은데레스투이 114호묘에서출토되었고, Ⅱ형식이출토된 102호, 107호, 108호와함께群을이루고있으며, 미냐예프가분류한그룹Ⅱ에해당하며같은그룹에속하는 102호묘에서 118년주조오수전이출토되었다 (Миняев 2007). 각그룹내무덤이동시기일가능성이높다는미냐예프의견해를참고할때, 114호에서출토된 Ⅰ형식장방형의상한연대도기원전 2세기를넘을수없게된다. Ⅱ 형식은평면형태가반타원형, 장방형으로제작되며연대는객성장 140 호, 데레 스투이, 도돈자, 서차구유적등을통해서추정할수있다. Ⅱ 형식반타원형의경우 데레스투이 100 호, 버르정 5 호, 서차구유적에서출토되었는데, 데레스투이 100 호 도앞서언급한그룹 Ⅱ 에해당하며, 102 호묘에서공반된오수전의주조연대가기원 전 118 년인것을감안해상한연대를기원전 2 세기로설정할수있다. 서차구유적 은공반상태를알기힘든데유적에서반량전, 오수전, 청동거울등이공반되었고이 를근거로기원전서한초 ~ 중기의유적으로설정한다 ( 孙守道 1957, 1960). Ⅱ 형식 장방형의가장이른유물은객성장 140 호묘에서출토된장방형교구 ( 그림 4) 로, 형태 는장방형을띠고있지만테두리가완벽하게가장자리를둘러싼것이아니라일부만둘러싸고있는형태이다. 물방울문양의테두리모양이생기기는하였지만온전히네가장자리를감싸고있지는않아초기의형태로볼수있다. 객성장 140호묘는중국에사신으로온흉노인의무덤으로보고있으며, 공반된동복, 장식등을근거로서한초기 ( 기원전 3세기말 ~2세기초의유적으로보는것이일반적이다 ( 乌恩 2008; 单月英 2009). 그밖의 Ⅱ형식장방형은이볼가유적의연대에따라기원전 2세기, 중국에서는도돈자유적과, 이가투자유적에서오수전이함 [ 그림 4] 객성장 140호묘께공반되었으며도돈자유적의연대는전한출토품 (Bunker 1997: 그림131) 중 ~ 말기 ( 기원전 2~1세기 )( 宁夏文物考古研究所

37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33 等 1988), 이가투자유적은서기 1세기초로비정되고있어가장늦다 ( 单月英 2009). 따라서 Ⅱ형식의지속연대는기원전 3세기말 ~ 서기 1세기의시기동안지속된다고볼수있으며 Ⅱ형식장방형의형태가먼저등장하여테두리가점차적으로발달하는형태를갖추게되고난후 Ⅱ형식반타원형이제작되었을가능성이높다. Ⅲa형식의연대는도돈자유적을통해서추정할수있다. 도돈자유적에서는 Ⅲa 형식 P자형, 장방형이출토되었다. 도돈자 1호묘에서 Ⅲa형식동물문교구와공반된토기는내몽골이극소맹항금기서구반유적, 보동구유적, 몽골의노용올유적, 부랴트공화국의일모바야파디, 데레스투이등漢代흉노묘지에서출토되는토기와유사하다. 특히노용올 1호묘에서출토된완형의심발형토기와유사한데, 노용올유적의연대는공반된한경의연대를근거로서기 1세기로추정되고있다. 또, 도돈자 1호묘에서는공반된오수전의연대는서한대로밝혀졌으므로상한연대는기원전 2~1세기가된다 ( 宁夏文物考古研究所等 1987). 따라서 Ⅲa형식은노용올에서출토된토기의동시기성을고려할때기원전 2세기 ~ 서기 1세기대사용된형식으로추정할수있다. Ⅲb형식은지금까지장방형만확인되고있으며, 데레스투이유적, 다르항유적, 서차구유적, 옹우특기초원 (1985년) 에서발견되었다. Ⅲb형식의연대는데레스투이유적, 서차구유적을통해서추정할수있다. 데레스투이 9호, 10호, 118호에서출토되었다. 데레스투이 118호가속한무덤그룹Ⅳ 내의 38, 40호에서기원전 118년주조품으로감정된오수전이공반되었다. 데레스투이 10호묘는오수전이공반되었으며, 오수전의주조연대는보로비예프에의해기원전 72년으로감정되었다 (Миняев 2007). 이를통해데레스투이유적에서 Ⅲb형식은기원전 1세기중엽 ~1세기를상한연대로가진다. 한편, 서차구유적은서한초 ~ 중기의유적에해당하므로 Ⅲb형식은적어도기원전 2~1세기부터서기를전, 후한시점에는지속적으로사용되었을것으로생각된다. Ⅲc형식은러시아부랴트공화국과몽골의국경에위치한샤르골유적출토품이유일하다. 샤르골유적은지상에노출된유구가수습된경우로서공반유물과출토정황에대해서는상세히알수없다. 단, 뒷면에고리가부착되지않은 Ⅲb형식에서동일도안을갖는유물이데레스투이 118호묘에서출토된바있다. 118호는데레스투이 118호묘는미냐예프가분류한그룹Ⅳ에해당하고, 그룹내 38, 40호묘에서출토된오수전연대가 118년주조품으로감정되었다 (Миняе в 2007). 따라서동일형태의유물이라는점과데레스투이, 샤르골두유적모두몽골 ~ 러시아부랴트공화국의경계에위치하다는거리상근접성을고려할때, 시기를

38 34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공유하여유사유물이사용되었을것으로추정되며, Ⅲc 형식의연대는기원전 1 세 기중엽 ~ 서기 1 세기로가늠해볼수있다. Ⅳ형식은반타원형, 장방형두가지유형이있다. 우선, 반타원형은데레스투이유적에서 14호, 117호, 도돈자 1호에서출토가확인된다. 데레스투이 117호는미냐예프가분류한그룹Ⅳ의무덤에속하며 Ⅲb형식이출토된 118호도포함된다. 그룹내 호묘에서 118년주조된오수전이공반되었다 (Миняев 2007). 따라서 Ⅳ형식반타원형의연대는기원전 2세기가상한연대이다. Ⅳ형식장방형은도돈자유적을통해서연대를추정할수있다. Ⅳ형식장방형교구가출토된도돈자 1호묘는오수전이공반되었고서한대로추정되고있다 ( 宁夏文物考古研究所等 1987). Ⅳ형식은언제부터사용되었는지알수없지만대략기원전 1세기 ~1세기에는분명히사용되었던시기로추정할수있다. Ⅴa형식은주로장방형으로제작되고있으며, 흉노유적에서는도돈자유적에서만출토가확인되고있다. 모두도돈자 14호묘, 19호묘에서출토되었는데 14호묘에서는오수전이공반되었다 ( 宁夏文物考古研究所等 1987). 또, 사용연대를알수있는참고자료로서기원전 1세기중엽南越의왕묘에서도 Ⅴa형식의교구가출토되었다. 한편, Ⅴa형식과 Ⅴb형식의존재는서안북교 ( 西安北郊 ) 樂百氏 34호분에서출토된토제주조모형을참고로연대를설정할수있다. Ⅴa형식이출토된鑄造模型의출토사례를통해서알수있다. 특히, 樂百氏유적은 34호분은서안북교강촌에의피장자는진나라말기허리띠를비롯한銅製品의제작장인으로서약 25점의토제주조모형이함께부장되었다. 그중에서괴수, 양, 격투하는호랑이등의문양이새겨진동물문교구 ( 动物纹样饰牌 ) 의거푸집이발견되었다 ( 小田木治太浪 2005; 陝西省考古硏究所 2006; 罗丰 2010). 따라서능삼문을갖춘장방형교구의상한연대를적어도기원전 4세기까지소급시킬수있으며, 기원전 4~2세기흉노유적에서는아직발견사례가없지만, 도돈자유적의연대통해적어도기원전1세기중엽이후까지는존재했던형식이라는것을추정할수있다. Ⅴb형식도주로장방형으로장신구의경우원형으로제작된경우도있다. 흉노유적에서는금과청동으로제작된 Ⅴb형식교구가확인된다. Ⅴb형식금제교구의경우서구반 2호묘, 아로시등유적에서각각 2점이 1세트를이루어출토되었다. 양유적에서출토된금제교구는서로유사한형태와동물도안이묘사되어있으며, 공반

39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35 된금제장신구들도유사한점으로동시기로추정된다. 연대는서구반 2호묘에서출토된금제교구의뒷면의한자명문의서체가秦代의명문이라는점을들어전국시대말 ( 기원전4~3세기 ) 유적으로추정할수있다 ( 田广金 郭素新 1980). 한편, 청동제교구는도돈자 14호, 19호묘에서발견되었으며, 중국북부지역에서채집품도전해지고있는데도돈자 14호에서 Ⅴa형식교구와오수전이공반되었다 ( 宁夏文物考古研究所等 1987). 따라서 Ⅴb형식은기원전 3세기말무렵에는금제품이, 기원전 1세기무렵에는청동제품의부장이확인된다. Ⅴb형식의사용연대는전국시대燕下都新庄頭 30호묘출토금제교구를통해서도참고할수있다. 능삼문테두리를가지며좌우대칭의동물문양이아로시등출토품과유사하다. 新庄頭 30호묘의연대는한국식동과를비롯각종금제장신구, 전국계토기, 중원예기등이공반된것을근거로전국시대말기유적으로보고있다 ( 河北省文物硏究所 1996). 또한 Ⅴb형식은 Ⅴa형식과투조여부만차이가있을뿐, 거의형태및표현된도안상의특징토기, 사하다. Ⅴa형식교구의주조모형이출토된서안북교樂百氏 34호, 서구반유적, 아로시등유적, 신장두 30호묘의연대를미루어볼때 Ⅴa형식과 Ⅴb형식은적어도기원전4 세 ~3세기에사용되었던것이분명하다. 그후기원전 2~1세기도돈자유적까지사용이지속되고있음이확인된다. 이로써 Ⅴb형식은전국시대말기부터匈奴, 秦, 燕등의무덤에서발견되고있으며, 기원을전, 후한시기까지비교적오랫동안지속되는형식임을알수있다. 따라서이상의각형식의지속연대를정리하자면, 가장이른형식은 Ⅰ형식으로기원전 5세기무렵부터존재했을것으로생각되며, 흉노유적에서는기원전 3세기무렵부터등장하고있다. 그다음으로 Ⅰ형식 Ⅱ형식으로물방울형테두리가생긴형태가등장한다. 테두리가생긴다음에는 Ⅱ형식 Ⅲa 형식 Ⅲb 형식으로테두리문양이점차퇴화하는형태로연속적인변화를거친다. 이를근거로시간적흐름에따라 Ⅰ형식 Ⅱ 형식 Ⅲ 형식이순차적으로등장한것을알수있다. Ⅳ형식은정확한등장시기를알수없으나, 입체감없이도식화되어있고평편한단면을유사성을통해서비교적늦게출현했을것이라생각된다. 특히, 도식화가많이진행된 Ⅲa형식 ~Ⅲb형식으로변화하는시점, 혹은도식화가진행된 Ⅲb형식의등장시점보다늦게하였을출현했을가능성이높다. Ⅴa형식과 Ⅴb형식은 Ⅰ-Ⅳ형식과형식학적으로연속적인변화를나타내지않고있으며계열이다른것으로판단된다. 또한, 기원전 4세기무렵부터유물로서확인이되고있으며, 비교적오랜기간동안지속되는형식이다. 또한, 동물문교구가출토된유적이특히기원전 1세기중엽 ~ 서기에

40 36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집중되어있는점과다수의형식이공반되고있는점을통해적어도기원전 1 세기 무렵에는모든형식이공존하고있음을알수있다 ( 그림 5). [ 그림 5] 동물문교구諸형식의지속연대 1. 참고자료등을종합해볼때형식의지속연대를작성. 2. 흉노유적에서확인되고있는연대는빗금 (//) 처리를하였음. 그렇다면각편년을알수있는오수전, 명문자료등의공반유물검토를통해흉노고분유적의연대가결정된다면출토된유물의상한, 하한연대의큰윤곽을파악할수있다. 우선, 흉노무덤에서동물문교구와함께출토된화폐는반량전, 오수전이확인되는데이가투자유적을제외하면오수전이다수를차지하고있다. 오수전은漢武帝元狩 5년 ( 기원전 118) 처음주조되기시작하여魏晉南北朝, 隋代까지장시간사용된화폐로서, 공반된오수전의주조연대를파악을통해유적의대략적인상한연대를추정할수있다. 데레스투이유적의경우 7호, 10호, 102호유적에서오수전이출토되었으며러시아학자보로비예프에의해이들오수전이기원전 118년과기원전 72 년주조품으로감정되었다. 7) 미냐예프는오수전의유통에걸린시간을감안해데레 7) 10 호묘에서출토된오수전은기원전 72 년, 102 호묘에서출토된오수전은기원전 118 년주조품에해당한다.

41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37 스투이유적의연대가기원전 2세기를상한으로하며중심연대는기원전 1세기중엽 ~1세기로보고있다 (Миняев 2007). 또데레스투이 10호묘출토 Ⅲb형식교구는기원전 72년오수전을공반하고있으며, 102호묘출토 Ⅱ형식교구는기원전 118년오수전을공반하고있어, Ⅱ형식이 Ⅲb형식보다선행한다는것을알수있다. 한편, 도돈자유적에서도상당량의오수전이출토되었으며발굴자는출토된오수전이滿城漢墓에서출토품과유사하다는근거로西漢시기주조품으로추정했다 ( 宁夏回族自治区博物馆同心县文管所等 1988). 또한도돈자유적에서는 Ⅰ형식에서부터 Ⅴ형식까지모두출토되고있어이를통해적어도기원전 2세기 ~1세기에는모든형식이공존하고있음을알수있다. 한편, 흉노동물문교구와기년명자료가공반된경우는드물지만, 연대를추정할수있는대표적인유물로서구반 2호묘출토금제교구를언급할수있다. 서구반 2 호묘에서는금제교구의 2점이 1세트로출토되었으며뒷면에모두한자명문이새겨져있었다. 1점은 一斤二兩甘朱少半, 敁寺豕虎三, 나머지는 一斤五兩四朱少半 이다. 금제교구를만들기위해사용된금의중량을기록해두었는데, 전광금 곽소신은전국시대에는금, 동, 철등의소재를사용할때중량을기록해야한다는원칙이있었던것과秦나라의서체로쓰여진것을근거로기원전 4~3세기의유물로보았다. 또한함께출토된은제절약에서도동일한서체의명문이음각되어있었다 ( 田广金 郭素新 1980). 또한이와유사한아로시등유적출토품도비슷한시기에제작된것으로추정할수있다. Ⅳ. 동물문교구의전개와의의 그동안의연구들은흉노동물문교구에표현된각동물들이유목사회의분위기를반영하며, 이러한동물도안이지역이나집단의정체성을대변한다고생각하였다. 그러나필자는이같은논의에앞서시간적흐름에따른동문물교구자체의형태변화와사용맥락는이하는것에선행되어야한다고판단했다. 따라서동물문교구자체의형식변화와특징에주목하고자했고, 흉노유적에서출토된동물문교구의형식은기원전 5~4세기스키타이후기문화에서부터초출한다는것을알수있었다. 따라서흉노유적에서출토된동물문교구의전개과정을이해하기위해서는기원전 5세기상황에서부터살펴보아야한다. 그다음흉노사회구자체의형식가시

42 38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간에따라어떤특성을가지며전개되는지, 또흉노가남, 북으로분열하고난이후 주변지역으로영향을살펴보도록하겠다. 1. 흉노이전 - 스키타이문화속동물문교구 ( 기원전 5~4 세기 ) 중앙아시아에서초원지대에서금공문화의사용은정확히언제부터인지알수는없으나, 알타이지역을중심으로기원전 5~4세기경부터나타나는사카문화권의금제장신구및장식품들을통해서알수있다. 특히, 동물장식을중심으로한황금동물장식은기원전 5~4세기무렵부터확산되기시작하여유사한제작기법과형태를유지하면서흉노로이어지는것이확인된다 ( 주경미 2014). 흉노시대에출토된동물문교구의직접적기원이라고볼수있는유물은기원전 5~4세기시베리아고분에서출토된금제교구, 귀걸이, 장신구등각종황금장식들을수집한표트르 1세시베리아컬렉션에소개된 P자형태금제교구로 (Руденко 1962; Артамонов1973), 본고에서분류한 Ⅰ형식에해당한다. 금으로제작된 P자형태안에초식동물을물고있는맹수가표현되어있고, 이주변공간에는터키석을상감하여장식했다. 이와동일형태의유물이청동으로제작되어흉노시대고분에도부장되고있는것이확인된다. 청동으로제작된유물의경우금제품에서터키석이상감되었던자리가물방울모양으로대체되어음각처리되었다. 서차구유적, 데레스투이유적등에서출토되고있다. 따라서시베리아컬렉션을통해 Ⅰ형식의시작이흉노이전인스키타이후기시베리아에서이미존재했다는것을알수있다. 2. Ⅰ 단계 - 최상위계층의위세품으로채용 ( 기원전 4~3 세기 ) 기원전 4~3세기는시베리아를비롯한알타이, 북중국의최상위급고분을중심으로금제띠고리를비롯한장신구사용이특징적으로나타나는시기이다. 흉노가하나의제국으로통합되기이전부터이미시베리아-알타이-북중국의최상위급고분에서는금제장신구와각종금제유물이부장되는경향이확인할수있다. 흉노가발흥한중국만리장성주변의초원지역에서기원전 4~2세기대흉노와관련된주요유적은呼魯斯太, 玉隆太, 阿鲁柴登, 西沟畔유적등이다 ( 강인욱 2010). 우선금제동물문교구가출토된흉노주변유적을살펴보자. 기원전 4~3세기초

43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39 원계문화의확산이황하이남까지확인된대표적예로감숙성마가원 ( 馬家 ) 유적을들수있다. 마가원유적에서는중원식마차를비롯해, 각종금은제장신구등부장하고있으며, 발굴보고자들은西戎문화의유적으로보고있다 ( 早期秦文化联合考古队等 2005). 마가원유적에서출토된금제장신구는사키문화계통으로서스키타이의사키문화가중국북부의초대형급고분에서부장되고있음이입증해주고있는것이다. 또한이와같은 [ 그림 6] 新庄頭 30호묘대표공반유물 ( 축척부동 ) 현상은燕下都新庄頭 30호묘 1연하도신장두 30호묘출토유물 ( 河北省文物硏究所에서도확인할수있다. 신장 1996에서편집 ) 2서구반 2호묘출토품 ( 乔梁 2004) 두 30호묘에서는각종 ( 河北省文物硏究所 1996, 본문그림 6). 여기에서출토된금제동물문교구는아로시등, 서구반 2호묘에서출토된것과같은 Ⅴb형식을하고있다. 또한서구반 2호묘에서도출토된것과거의흡사한형태의鳥頭形금제장신구가출토되고있는점을생각해보면, 당시최상위계급간의위세품이동물양식의금제품을공유하고있었다는것을알수있다. 흉노사회에서동물문교구가부장되고있는 Ⅰ단계의대표유적은아로시등유적과서구반 2호묘이다. 여기에서는금관, 금제동물문교구, 금제장신구등이공반되었다 ( 그림 7). 흉노에서도금제동물문교구를비롯한금제장신구들이최상위계층의위세품으로채용되고있었음을시사하며, 이것은황금예술이발달했던스키타이의문화가기원전 4~3세기무렵에는이미중국내몽골일대를비롯한중국북부의북방민족에게널리수용되고있었던경향이반영된결과이다.

44 40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 그림 7] 아로시등유적출토금제유물일괄 (1 孙机 1994: 그림 3, 2-3 田广金 1980: 그림 1, 3 에서편집 ) 3. Ⅱ 단계 - 흉노식동물문교구의발전 ( 기원전 3~2 세기 ) 기원전 3~2세기무렵흉노유적은알려진바가거의없지만, 대표적인유적을꼽자면객성장 140호묘를언급할수있다. 객성장 140호묘는漢人의고분군에서유일하게동물문교구와함께흉노토기등각종부장품에서흉노의요소가확인되고있어, 고분의주인은중국으로온흉노의사신일것으로추정되고있다 ( 乌恩 2008). 객성장 140호묘에서 Ⅱ형식청동제장방형교구 1점이출토되었는데, 아직까지온전하게테두리를갖추고있지는않아서 Ⅱ형식의가장이른단계로볼수있다. 또한두명의장정이씨름을하고있는풍경이묘사되어있어유목사회의모습을반영하고있다 ( 그림 4). 동물문교구가匈奴의고분유적이아닌중국의유적에서흉노인의고분이발견되었다는것과흉노의사신 ( 즉, 公務를수행하는관리 ) 라는점을미루어볼때, 동물문교구가관리계층이채용하는위세품중하나라는것을의미한다. 비록이시기를대표할만한귀족계층고분및금제동물문교구존재는알려진바없으나, 기원전 2세기무렵漢의왕실에서흉노의선우에게각종보물과황금허리

45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41 띠를선물하였다는 史記 의기록 8) 을통해서선우와같은최상급귀족의수요로서황금허리띠분명히존재했다는것을알수있다. 따라서기본적으로최상위계층에는중국에서제작한 Ⅴ형식이유통되고있으며, 흉노내부의관리들은스키타이후기교구에서보이는 Ⅰ형식에서아이디어를얻어자신들의독특한유목문화를반영한 Ⅱ형식인흉노식동물문교구를자체적으로만들게된것이라고생각한다. 또한, 기원전 2세기말흉노는묵특선우를중심으로이미북방의강성한세력으로존재하고있었으며흉노의조직은선우의아래에동-서좌 우 4왕, 그아래천장-백장-십장의군사조직으로구성된것을고려할때 ( 사와다 2007), 영토를확장해나가는동안조직운영에효율적인방편으로귀족및전사들에게위세품분배가필수적이었을것이라고본다. 9) 그리고그위세품중하나가동물문교구였을것이다. 즉, 흉노초기최상위계층들의위세품으로서사용되었던금제교구는흉노사회의발전과정에서귀족및군사계급에게분배하여효율적으로조직을관리하기위한장치였을것이며, 점차세력을확장하면서외교공무를수행하는관리들에게도지급해주어야할수량이필요하자, 이같은수요를충족시키기위해서는보다대량주조가용이한청동을사용하고, 단순한형식으로변화할수밖에없었던것이다. 4. Ⅲ 단계 - 흉노식동물문교구의유행및다양화 ( 기원전 1 세기중엽 ~ 서기 1 세기이전 ) Ⅲ단계의대표적인유적은데레스투이유적, 이볼가유적, 도돈자유적을언급할수있다. 기원전 1세기중엽 ~ 서기 1세기이전까지는흉노고분유적에서가장많은 8) 史記 - 匈奴列傳 한의효문제 ( 재위 : 기원전 ) 가흉노의선우에게황금허리띠고리를선물했다. 孝文皇帝前六年, 漢遺匈奴書曰 : 皇帝敬問匈奴大單于無恙. 使郞中係雩淺遺朕書曰 : 右賢王不請, (.. 중략..) 使者言單于自將伐國有功, 甚苦兵事. 服繡袷綺衣 繡袷長襦 錦袷袍各一, 比余一, 黃金飾具帶一, 黃金胥紕一, 繡十匹, 錦三十匹, 赤綈 綠繒各四十匹, 使中大夫意 謁者令肩遺單于. ( 동북아역사재단, 2009, 사기 외국전역주 1, pp.85-86) 9) 중앙아시아언어학자벡위드는스키타이시대부터중세몽골에이르기까지실크로드를중심으로하는중앙유라시아문화복합체의핵심적요소로서사회정치적 - 종교적이상형인영웅적군주와그에게충성을맹세한코미타투스 (comitatus, 친위부대 ) 와의관계를역설했다. 코미타투스는주군에충성하고이에대한대가로서주군에게각종재화를지급받는다고했다 ( 크리스토퍼벡위드 2014). 반대로지도자들은자신에대한충성도를높이기위하여전쟁및교역등으로획득된귀중품 ( 위세품 ) 을부하들에게분배함으로써그지배를유지했을가능성이높다 ( 강인욱 2014).

46 42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수량의동물문교구가출토되는시기로서도식화된 Ⅲb형식이대부분의비중을차지하고있다. Ⅲb형식의경우 Ⅰ-Ⅱ형식에서처럼동형제품이금제품으로제작되지도않고, 또화려한유물들과함께공반되지도않는다. 이틀유적은외부시설이없는목관묘와장방형수혈묘를채용하고있다. 고분연구자들의분류에맞추어볼때흉노의일반묘에해당한다고볼수있다 (Төрбат 2004; 에렉젠 2010). 공통적으로도검류, 활부속구, 토기, 구슬류등을각 1점씩공반하고있는정도이다. 이러한 Ⅲ단계에서동물문교구에보여지는현상은 Ⅰ단계에서최상위계급의고분에서만출토되었던동물문교구가 Ⅲ단계에서부터동물문교구가일반인으로까지확대되었다는것이다. 예를들면, 데레스투이유적의경우 Ⅳ그룹에서원형분인 28호를중심으로몇기의배장고분이주위를둘러싸고있는데, 28호묘에서는木心金箔의반타원형동물문교구가 1점출토되었고, 그주변의배장묘 117, 118호묘에서는청동으로만든교구가출토되고있다. 이같은한유적내에서묘제와교구의소재차이 ( 금제, 청동제의차이 ) 가함께나타나는것은묘제와공반유물구성에서차등을반영되고있다는것을의미한다. 차이의원인이야어떻게되었던지간에일반에게확대되었다는점이가장큰의미를가지며, 일반인고분에서출토되고있는형태는매우단조롭게변화한형태라는점을강조해두고싶다. 또한이시기특정형식이집중적으로출토될뿐만아니라, 그형식이매우단조롭다는점, 일반인의고분에서출토된다는점등은사회내부에서폭발적으로수요가증가하면서이에대한공급책으로대량생산이용이한형태로서단순화된교구가제작되었을가능성이높다. 나아가중국사여품을재분배하는방법으로자신들내부의집단을통치했을것이라는견해를 ( 강인욱 2012) 생각해보면, 그대표유물로서동물문교구가선택되었던것이라고해석할수있다. 또한가지주목할점은데레스투이유적에서발견된것처럼금제는반타원형 ( 데레스투이 22호, 28호 ), 청동제는장방형 ( 데레스투이 102호, 107호등 ) 을주평면형태로채용하고있다는것이다. 이같은특징은서기 1세기중엽이후선비유적에서출토된유물들과도관련있는것으로생각된다. 선비유적에서도마찬가지로금제품의경우반타원형을취하고있고, 장방형은청동으로제작되고있다. 이러한소재-평면형태의선택과관련된문제는계보와관련하여좀더검토가필요하겠지만, 흉노의동물문교구에서나타나는특징과유사하단점은분명한사실이다.

47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흉노분열이후 - 흉노식동물문교구의소멸및주변지역으로확산 ( 서기 1 세기이후 ~) 흉노의남, 북분열 ( 서기 48년 ) 이후고고학문화에서흉노의자취는크게확인되지않는다. 남흉노는한나라에게항복으로동화되어간다. 전실묘의묘제를채용하고유물구성도점차중국식으로바뀐다 ( 单月英 2009). 서기 1세기이후흉노유적은补洞沟墓地, 大通上孙家寨, 神木大保当墓地등이있다. 이시기흉노유적에서는더이상동물문교구가발견되지않고있다. 심지어서기 2세기남흉노유적神木大保当墓地에서는중원식대구 ( 帶鉤 ) 가발견되고있는것을보면, 중국세계로급격한동화를상정할수있다. 반면, 흉노가점차쇠퇴하면서도주변의유목집단에게는흉노문화의영향이확인된다. 구체적사례로鮮卑, 夫餘의유적에서출토되고있는乘馬文鉸具 10) 를언급할수있다. 이들유적에서출토된금제교구는반타원형혹은장방형의평면형태위에, 날개달린말이하늘을날고있는天馬의모습이묘사되어있다. 夫餘老河深 11) 유적은豆廣足狹의묘제, 동물순생, 공반유물의유사성등을근거로주변북방민족과의문화교류관계를인정되므로 ( 이종수 2010), 서기 1세기북방유목민들은일정정도문화를공유하고있었음을추정할수있다. 또한선비계통으로알려진찰뢰락이 ( 扎赛诺尔 ) 유적에서는승마문교구뿐아니라청동제교구도출토되었다. 장방형의형태에사슴 2~3마리가한방향을주시하고있는모습이도식화되어있다. 이같은선비의동물문교구는스키타이문화를계승한흉노가재생산했던흉노식동물문교구의영향을받아선비식으로다시재생산된것으로볼수있다 ( 单月英 2009; 潘玲 2012). 10) 이종수는중국식표현을빌어鍍金神獸牌飾이라고썼으며 ( 이종수 2010), 일본에서는최근들어흉노, 선비등의북방유목민족의장신구에대한연구가활발히진행중이며乘馬文帶裝飾板이라고사용하고있다 ( 大谷育恵 2011, 2013). 11) 발굴자는서차구유적과의유사성을근거로노하심유적을선비고분으로분류했다 ( 吉林省文物工作队 1980).

48 44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 그림 8] 서기 1 세기대동물문교구 1 노하심유적출토 ( 吉林省文物工作队 1980: 그림 7 에서편집 ) 2 찰뢰락이유적출토 ( 반령 ( 潘玲 ) 2012: 그림 7-6) Ⅴ. 맺음말 본고에서는흉노유적에서출토된動物文鉸具자료에기초하여, 유물에서관찰되는형식변화를공반유물과유적의연대를참조하여편년을재검토해보았다. 우선동물문교구의형식을테두리표현에따라 5가지로나누고그것을다시투조, 뒷면고리부착여부등을중심으로 8가지로세분했다. 형태변화를상대연대자료, 유적연대검토등을통해서살펴본결과동물문교구는시간의흐름에따라 Ⅰ Ⅱ형식 Ⅲ형식으로차례로변화하며, Ⅳ, Ⅴ형식은 Ⅰ~Ⅲ형식보다는좁은지역에서분포를보이며공존하고있음을밝힌다. 이러한형식의차이는동물문교구가시간의흐름에따라부장의맥락도변화하고있음을보여준다. 즉, 흉노가발흥할무렵기원전 4세기의시베리아-알타이- 신강-중국을잇는초원지역에서동물장식을모티프로한유물들이최상위급의고분의부장품으로채용되고있었다. 甘肃省馬家塬유적의사카문화계동물양식금구, 燕下都辛庄餖 30호묘금제동물문교구및금제장신구등은기원전 3세기말아로시등유적, 서구반 2호묘같은초기흉노고분에서도발견된다. 중국에서제작된 Ⅴ형식그이후기원전 3세기부터는객성장 140호묘의예로서 Ⅱ형식의등장이확인되고, Ⅰ 형식 Ⅱ 형식 Ⅲa 형식 Ⅲb 형식으로점차 Ⅲ양이퇴화하고단순화과정을거치게된등장이확인되형식의변화와동시에동물문교구가부장된고분의규모도토기 1 점, 도자 1점, 자패등되박장에가까운일반묘로확대되고있는것이확인된등장즉, 형태의변화는동물문교구를소유하는계층의확대를반영하는에동물생각해물문교구가으며, 동물문교구에대한가치변화및대중화를시사한다. Ⅳ형식은몽

49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45 골남부 ~ 장성주변 Ⅴ형식은중국장성주변에넓게분포하고있다. 특히, Ⅴ형식은서구반 2호묘에서출토된명문과西安北郊樂百氏 34호묘의자료를근거로중원에서제작되어북방으로유입된형식이라는점을알수있으며, 또초기아로시등최상위급고분에서기원을전, 후하는시기의도돈자유적까지약 300년이상장성주변에기거하던흉노인들에게꾸준히선택되었던것을알수있다. 현재흉노의동물문교구는기원전 4세기아로시등, 서구반유적을제외하고, 대다수의자료가기원전 1세기중엽 ~1세기유적에집중되어있고절대연대및상대연대를알수있는자료의공반이부족하여시간적편년에대한검토가어려웠다. 따라서단순히표식적인유물로서동물, 인물등의도상적특징을민족, 집단에대입하며지역적특성을반복적인연구에서탈피하고자보다고고학적방법을통해형식학적방법을통해동물문교구가어떻게변화하고, 왜변화하게되었는지살펴보기위한기초작업을진행하였다. 비록흉노가여러유목부족이통합된제국으로, 복합적인문화양상을보여주고있지만, 그럼에도 동물문교구 라는허리띠의사용이흉노초기 ~ 쇠망에이르기까지꾸준히출토되고있는점에주목하여일반적인경향성을도출해내고싶었다. 그결과, 동물문교구의시간적흐름에따른형태변화는동물문교구의가치변화 ( 사용계층의확대 ) 로설명할수있는실마리를찾았다. 흉노시대허리띠문화를이해하기위한다음과제로서금속제동물장식교구이외에도鹿角, 黑玉, 木등비금속제鉸具에대한분석이필요함을절감한다. 지금까지 동물장식 에대한지나친환상과편식적인접근이오히려유목사회의다양성을보여주지못한한계도있다. 따라서유목사회가남긴여러고고자료의종합적분석이이루어지게된다면북방에대한막연한인식에서보다구체적인문화상에접근할수있을것으로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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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흉노고분출토동물문교구연구 / 한진성 49 Friedrich-Wilhelms-Universität Bonn. Bunker, Emma C., Bruce Chatwin, Ann R. Farkas, 1970, Animal style art from East to West: catalogue of an exhibition, Issue 4, Asia Society., 1997, Ancient Bronze of the Eastern Eurasian Steppes from the Arthur M.Sackler Collections, Abrams., 2002, Nomadic Art of the Eastern Eurasian Steppes, Metropolitan Museum. Minyaev, S. S. and Sakharovskaia, L. M. 2008, An elite complex of Xiongnu burials in the Tsaraam valley, Anthropology&Archaeology of Eurasia 46:, 2011, Xiongnu royal tomb complex in the Tsaraam valley, International Journal of Eurasian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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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1)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정재훈 * Ⅰ. 720년대돌궐의당조교섭노력과현종의대응 Ⅱ. 731년퀼테긴의죽음과제사시설의건립 Ⅲ. 돌궐의당조중심질서에의편입과한계맺음말 突厥第二帝國時期 (682~745) 는고대투르크문자 ( 달리오르콘룬문자로도함 ) 로만들어진비문자료들이남아있어유목민들자신의목소리를통해그의역사에대해새로운접근이가능할수있다. 이점은주로한자자료를기초로한접근이갖고있었던한계를극복하게해주었다는점에서큰의미가있었다. 이런비문자료를통한연구는 19세기말발견이후해독과함께다양한접근이이루어지면서한문자료와함께이시대의이해의가장기초가되었음은주지의사실이다. 그중에서도퀼테긴 ( 闕特勤, Kül tegin, 684 또는 685~731) 과그의형빌게카간 ( 毗伽可汗, Bilge qaghan, 재위 716~734), 그리고빌게톤유쿠크 ( 暾欲谷, Bilge Tonyuquq) 의비문은내용적인면만아니라함께남아있는제사유적등의존재로인해일찍부터주목되었다. 그런데초기조사이후제대로발굴이이루어지지않았던관련유적들은퀼테긴에대한 1958년체코의발굴이후별다른움직임이없다가터키주도로 2000년대본격적발굴조사가이루어지면서새로운전기를맞이했다. 그결과많은새로운자료가발굴되었고, 이를기초로유적의복원과체계적보전을위해 2011년드디어호쇼차이담박물관이개관되기에이르렀다. 이런대규모발굴조사와복원과정은그동안많은연구가이루어졌던비문자료와달리소홀히다루어졌던제사유적자체에대한새로운관심을환기하기에충분했다. 따라서그동안잠자고있었던제사유적에대한고고학적인발굴성과와기존문헌자료들을유기적으로연결해제사 * 경상대학교사학과.

56 52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시설자체에대한연구를시도해돌궐사에대한새로운접근을할수있게되었다. 이를위해서는발굴성과와문헌자료의총체적이해가필요하나본고에서는지면관계상그의출발점으로비문자료중에서가장풍요한퀼테긴의제사시설에대한접근을시도해보려고한다. 그중에서도특히, 716년정변을일으켜빌게카간을추대하고그이후계속된원정을지휘하다가 731년에사망한퀼테긴의제사시설이唐玄宗 (685~762, 재위 712~756) 의지원을받아 732년에중국식으로만들어지게된배경을추적함과동시에 730년대돌궐과당조를둘러싼국제정세를집중적으로정리해보려고한다. 그리고이과정에서본유적의구조와성격등을여타유적과비교해봄으로써이에대한새로운접근을시도해보려고한다. 이와함께 680 년대부흥한돌궐제이제국이계속된당조의압박하에서어떤대응양상을보이며유목국가로서의발전을시도할수있었으며그의한계가무엇이었는가하는점역시정리해보려고한다. Ⅰ. 720 년대돌궐의당조교섭노력과현종의대응 716년정변을통해즉위한빌게카간에게지속된玄宗의북벌시도와포위전술을극복하고국가를재건하는것은쉬운일이아니었다. 왜냐하면그만큼돌궐을굴복시키기위한당조의포위전술을기초로한북벌은아주위협적이었기때문이다. 하지만그는건국원로이자장인인빌게톤유쿠크의조언과자신을카간으로추대한동생퀼테긴의계속된원정의승리로절체절명의위기에서벗어날수있었다. 따라서이후빌게카간이이를기초로안정적발전을이루어내려면당조의무력정벌노선을무력화하고나아가그와의원만한관계를구축해경제적지원을얻어내야만했다. 이를위해빌게카간은현종이자신을계속적으로압박하는상황에서도당조에사신을계속파견해 717년, 718년, 719년에도화친요구했었다. 이것은기본적으로현종의북벌의지를약화시키기위한것이었으나이를무시하고玄宗이실제북벌을추진함에따라성과를거두지못했다. 그럼에도 721년에빌게카간은당조에다시사신을파견해화친을시도하는등자신의의지를굽히지않았다. 그만큼돌궐에게당조와의관계는자신의내적안정을가져올수있는가장중요한관건이었음에분명했다. 왜냐하면돌궐에게중요했던화친이후당조로부터얻을수있는경

57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 정재훈 53 제적이익역시그의외교적노력을자극하기에충분했기때문이다. 이무렵당조에게도북벌과관련해군대를북방에계속주둔시키는것이큰부담이었다. 또한 721년두차례에걸쳐六胡州에서일어난소그드인들의반발을겪고난다음무력보다화친을통해돌궐을인정하려고했다. 왜냐하면현종역시화친을요구하면서늘군대를동원해변경을약탈하는돌궐의수법을잘알면서도현실적이유로그의요구를일부들어줄수밖에없었기때문이다. 따라서양국의본격적교섭은서로의욕구가부합하면서활성화되었다. 721년외교적타결이된이후에계속된돌궐의교섭시도는빌게카간이당조로부터자신의위상을인정받기위한노력의일환이었다. 왜냐하면빌게카간에게당조와의혼인관계는자신의위상을공식적으로인정받는것이라유목세계의패자임을대내외적으로자랑할수있는기초였기때문이다. 그럼에도현종이청혼을끝까지허락하지않은것은더이상전쟁을하지않더라도돌궐을인정할수없다는강한의지의확인이었다. 그이후에도돌궐의요구는집요할정도로그치지않아 725년칠월에다시采施裴羅가와서교섭을시도했다. 따라서이후양국관계는평행선을그렸지만숨돌릴틈없이계속된양국의군사적대치가자자들며일시화해국면으로접어들게되었다. 그런데계속된돌궐의노력에도불구하고전혀상대를하지않았던당조에서오히려 725년사신을파견했다. 이것은시월현종이封禪을위해東巡을계획한상태에서혹시발생할지도모를돌궐의도발에대응하기위한대책의일환이었다. 이것은이제까지전혀반응하지않았던당조가오히려돌궐과의교섭에나서게되자화친을통해내부정비및대외확장의시간적여유를벌고자했던빌게카간에도새로운기회가되었다. 동시에당조의입장을잘알고있었던빌게카간은동순에호종할대신을파견해달라고하는요구에대한불만을갖고있었으며자신의당조에대한청혼이정당한데도이를거절하는것이부당하다는인식을갖고있었다. 즉, 자신과주변부락들과분명위상차이가있는데, 현종이자신의부용집단에불과한거란이나奚에도미치지못한대접을하면서적대시하는것에대한강한불만표출이었던것이다. 그렇다고모처럼찾아온당조와의교섭기회를무시할수없었던빌게카간은불만에도불구하고阿史德頡利發을보내조공을하며동순을따라가게했다. 그만큼빌게카간에게당조와관계개선과경제적지원을이끌어내자신의위상을강화하는것이중요했다. 하지만이런노력에도불구하고현종은귀환한다음阿史德頡利

58 54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發을위해잔치를열어주고재물을후하게내려주었을뿐결혼을끝내허락하지않았다. 이것은돌궐에대한당조의우려가그만큼강했음을보여주었다. 현종은그이후에도 726년돌궐의세차례사신파견에도계속형식적대응만했고, 727년칠월骨咄祿이와서말과페르시아비단을바쳐도별다른반응을보이지않았다. 하지만 727년팔월에梅錄啜이吐蕃이보낸국서를갖고오자현종은이전과달리반응을했는데, 이것은양국관계변화의계기가되었다. 왜냐하면당조와지속적으로긴장관계였던토번이돌궐에편지를보내瓜州 ( 지금甘肅省酒泉 ) 를연합해공격하자고한내용을현종에게알렸기때문이다. 즉, 늘토번문제로골머리를썩이던현종에게돌궐의제안은그의마음을움직이기에충분했던것이다. 따라서현종은그의정성에감동해紫宸殿에서사실일행에게잔치를열어주고후히상과하사품을더해주었다. 여기에서그치지않고張仁愿이북벌을위해 708년에만든西受降城 ( 지금內蒙古自治區杭錦後旗북쪽烏加河북안 ) 에互市개설을허락하고매년縑帛수십만필을주라고했다. 이것은어떻게든당조로부터지원을받아내는것이빌게카간에게중요했음을보여준다. 왜냐하면당조의견제가상존하는상황에서그의지원을받은주변유목세력의성장으로인해큰어려움을겪고있던빌게카간은당조와관계개선을통해대외적위험을줄이고동시에물자공급을받는것이무엇보다우선적이었기때문이다. 특히, 빌게카간은자신을지원하는소그드상인들을받아들여국가를발전시키려면당조로부터원활한물자공급이전제가되어야했는데, 호시개설의타결을통해이런목적을이룰수있었던것이다. 이때돌궐과당조를협공하려고했던토번은그의거부에도불구하고구월에瓜州를함락하고刺史를사로잡은다음약탈을했다. 그리고귀환하는도중에玉門軍을공격하며瓜州인근의常樂을포위하는등공세를가했다. 하지만常樂을함락에실패하자安西로나아가서약탈하다가당조의반격을받자물러났다. 이때甘州 ( 지금甘肅省張掖 ) 에내려와거주하고있었던위구르 ( 回紇, Uyghur) 의추장瀚海司馬護輸가涼州都督王君夐이죽는사건이발생했다. 이것은위구르酋長伏帝匐이죽고아들承宗이즉위하자王君夐이그를무고해瀼州 ( 지금廣西壯族自治區上思縣 ) 로유배시켜죽인사건에대한반발이었다. 護輸는부락민들의원한을빌미로봉기해王君夐을공격해죽인다음安西로이어지는가는조공로를끊었다. 하지만당조가이에적극반격을가하자할수없이그는북쪽으로방향으로바꿔돌궐로도망을가게되었다. 이런위구르의이탈은

59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 정재훈 55 河西에서이제까지돌궐을견제하던중요군사기반의상실을의미했었다. 따라서당조에서는河西의안전을위해남아있던渾부락에서설치되었던達渾都督府를 728년에폐지하고朔方節度가檢校渾部落使를겸임하게하는형식으로대책을마련할수밖에없었다. 그런데甘州에거주하던위구르의이탈은돌궐에게 687년부터늘자신들을위협했던존재를다시통제하에두게되는기회가되었다. 위구르는원래당조의기미지배시기에몽골초원에서가장강력한세력이었으며甘州등지에와서도당조의중요한군사력이었다. 따라서빌게카간은예기하지않았던위구르의투항을통해발전의계기를얻게되자더욱나아가당조와의화친에집중해그와군사적대결을지양하며경제적관계를강화하려고했다. 이것은그의지향이교역을통해많은이익을추구하는방향으로전환되었음을잘보여주었다. 반면당조역시위구르를받아들인돌궐을인정할수밖에없었던것은토번의위협이상존하는상황에서그와의안정적관계유지가중요했기때문이다. 당시현종은표면적으로주변세계를아우를수있을정도로발전했지만이것은실제渤海, 거란, 해, 돌궐, 吐蕃, 튀르기쉬 ( 突騎施, Türgish) 등과같은세력들의독자성을인정해주는현실적한계를갖고있었다. 특히, 이때당조를둘러싼주변세계의분절화가심화된상태에서개별세력들은우월적인당조의위상을인정하고그질서에포괄되어자신들의현실적이익을얻어내려고했었다. 따라서돌궐역시당조가자신을결코인정하려고하지않는상황에서여러세력중의하나에불과했을뿐과거처럼자신들이유목세계의패자로서위상을회복하지못하는초지에있었다. 따라서돌궐역시현실적선택을하지않을수없었는데, 이것은바로당조가주도하는질서를인정하고그틀내에서자신의이익을확대하는것이었다. 이와관련해빌게카간이 728년팔월과구월, 730년이월과사월, 그리고십일월에세차례나사신을파견하면서다른한편으로서수항성에서열리는호시를통해경제적교류에집중하고자했다. 이런그의다급한입장은교역을통한이익의확대를통해내적역량을확대하려고했던빌게카간의열망이얼마나컸는가하는점을잘보여준다.

60 56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Ⅱ. 731 년퀼테긴의죽음과제사시설의건립 빌게카간은 730년대에들어서면서동부의거란이당조에서이탈하려다가패배하고그의예하에있었던奚가당조에투항하는등의소동속에서도반응을보이지않았다. 이전까지계속거란과奚를약탈하면서정복의의지를버리지않았던빌게카간이여기에전혀개입하지않은것이이상할수도있었다. 하지만이것은내부적문제즉, 731년이월 27일에빌게카간의동생퀼테긴이사망했기때문이다. 돌궐의습속에따르면, 장례는사망한다음 6개월인두계절이지난다음에거행하는것이일반적인데, 빌게카간은장례식이거행된 731년십일월 1일까지원정을벌이지않고애도기간을보냈던것이다. 그만큼퀼테긴의죽음은빌게카간에게타격이었음에분명한데, 반대로이것은양국관계변화의새로운계기가될수있었다. 동생퀼테긴의사망은앞서정확한시점을알수없지만 720년대후반내지는 730년대초로추정되는빌게톤유쿠크의죽음과함께빌게카간에게심한타격을주었음에분명하다. 張說의지적처럼, 퀼테긴은날래고용맹하며싸움을잘하니향하는곳에는대적할자가없다. 빌게톤유쿠크은매우주도면밀하고지모가있어늙었다고하나더욱지혜로워李靖과徐勣와같은인물이다. 고평가할정도두사람은당조에게위협적존재였다. 실제그들은계속된당조의북벌을막아내고돌궐을재기시키는데결정적역할을했다. 따라서빌게카간을추대했을뿐만아니라그를돕던두인물의연이은죽음특히, 군사지휘를맡고있었던퀼테긴의죽음은거란에대한작전을멈추게했던것이다. 현종은이를이용해돌궐을공격할수도있었지만거란에대한군사적대응에치중하면서이들의화친요구를받아들여안정적관계를유지하려고했다. 이것은당시현안인거란문제에혹시개입할수도있는돌궐을무마시켜동부초원을빨리안정시킬필요가있었기때문이다. 따라서현종은이를위해돌궐로金吾衛將軍張去逸과都官郎中呂向에게새서를갖고가서조문을하고제사를지내게했을뿐만아니라자신이직접지은비문을새기고제사시설을만드는기술자들을파견했다. 따라서당시오르콘강동안에있는호쇼차이담즉, 비석이있는땅이라고불리게되는곳에중국식의제사시설이 732년팔월 21일에비로소건립될수있었다. 당조의기록에따르면, 그의모습을새긴석상과함께네벽에생전에전쟁과진영에있었던모습을그린사묘, 그리고그의사적을기록한비문이건립되었다. 이전

61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 정재훈 57 에도유목제국이건설되고정주지역과의교류가본격화되면서정주민들이초원에거주하기위한시설이만들어진바가있었고, 권력자의제사시설을조성하면서당조의양식을본떠만든예가없었던것도아니었다. 하지만전형적중국방식의기념물이돌궐의요청에따라그의중심부에들어선것은과거에없었던특별한사건이었다. 특히, 카간이머물고있는가장중요한외튀켄 (Ötüken) 지역의한복판에시설을세운것은의미가달랐다. 추모를위한제사시설이라는것자체가권력의정당성을설명하기위한중요매개의하나인데, 中國의지원을받아만들었다는것은쉽게찾아보기어렵다. 또한 3년후그의형인빌게카간이사망하자그의아들인텡그리이넬카간 ( 伊然可汗 ; Tengri Inel qaghan 재위 734~741) 역시비슷한형식의제사시설을약 1.1 킬로미터떨어진곳에건설하면서두제사시설이더욱중요한의미를갖게되었다. 이곳이중요했음은빌게카간이작성한 퀼테긴비문 의내용이과거의역사를회상하며백성들에게교훈을주고자했을뿐만아니라이것을선전하는것과깊은관계가있었음을쉽게추측해볼수있다. (KT: 남 :10) 투르크벡 ( 관리 ) 들과보둔 ( 백성 ) 아이것을들어라! 투르크보둔이되살아나분명히일 ( 나라 ) 을잡았다는것을나는여기에새겼다. 잘못해분명히죽으리라는것도 ( 남 :11) 나는여기에새겼다. 나는무슨말이라도있으면영원한돌에새겼다. 너희는그것을보며배워라. 충성스러운투르크보둔과벡들아! 이시기에복종하는벡들너희가잘못을저지르겠느냐? 나는영원한돌에새겼다. 나는타브가치카간 ( 玄宗 ) 에게서제작장을데려왔다. 나는꾸미게했다. 나의말을어기지않았다. ( 남 :12) 타브가치카간의직속제작장들을보냈다. 나는그들에게멋진무덤을만들게했다. 나는그것의안팎에멋진장식을새기게했다. 돌을파게했다. 마음에있는나의말을 [ 새기게했다. 온오크자손 ] 에외국인들에게너희는이것을보고알아라. 영원한돌을 ( 남 :13) 나는파게했다. 가까운곳이므로게다가쉽게이르는곳에있기때문에그렇게쉽게이르는곳에나는영원한돌을파게했다. 쓰게했다. 너희는그것을보고그렇게알아라. ( 강조는인용자 ) 이상의내용을통해빌게카간이동생의제사시설에 영원한돌 이라고한비문 을세워자신의생각을백성들에게가르치려고했음을분명히알수있다. 그는이 를위해백성들이쉽게찾아올수있는곳에비문의내용을잘볼수있도록당나

62 58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라장인들까지데리고와서아주근사하게만들었다. 그는현종에게직접사신을파견해조문사절단만이아니라장인들과필요한물자를초원까지가지고와제작하게할만큼건립에큰의미를부여했다. 퀼테긴의제사시설은당조의지원을받아이루어졌지만기본적으로돌궐의장례습속에따랐다. 이를확인하기위해장례습속에대한기록에대한다음과같은 周書 의기록과현존유적과유물을비교해볼수있다. 사람이죽으면시체를장막안에두고자손과친척남녀들이각각양과말을잡아죽은이의장막앞에늘어놓고제사지냈다. 말을타고장막을돌기를일곱번하고, 장막의문앞에올때마다칼로얼굴을긋고다시곡하는데, 이때피와눈물이섞여흘러내렸다. 이렇게하기를일곱번반복하고그쳤다. 날짜를잡아죽은이가평소에타던말과가까이지니던물건을함께불살라서남은재를거두어때를기다렸다장사지냈다. 봄과여름에죽은이는나무와풀이누렇게시들기를기다렸고, 가을과겨울에죽은이는꽃과나뭇잎이무성해지기를기다렸다가그연후에구덩이를파고묻었다. 장사지내는날에는친족들이제사를지내는데, 말을타고얼굴을칼로그으며죽은이를처음제사지낼때와똑같이했다. 장례가끝나면묘소에돌을세워墓標로삼았다. 돌의많고적음은평생죽인사람의수에따라달랐다. 또한제사를지낸양과말의머리는모두묘표위에메달아두었다. ( 강조는인용자 ) 돌궐의장례습속은슬픔을표현하는유목민고유의자해의식과함께조로아스터교의영향을받은화장이중요한특징이었다. 시신을화장하기때문에묘의구조는직접시신을안치하지않아관이나곽이구분되지않아크지않고석재로된평평한사각형의판석으로시신을매장하는구역을네면으로둘러친구조였다. 이런양상은일반적돌궐시대의무덤에서많이보이는데, 네개의석판으로된석곽이노출된형식과석인과함께그뒤에있었을묘곽을덮는적석을한형식도있다. 그리고판석으로만든묘앞에묘표라고할수있는석인을세웠는데, 주로묘주를묘사하는경우가많았다. 묘주를묘사한석인은인물을사실적으로묘사한것도있고단순화시킨것도있었다. 하지만대부분가슴으로들어올린손에잔을들고있는것이가장전형적이다. 이와달리돌을세워묘표로삼았다고한것을고대투르크비문에서 발발 (balbal) 이라고했다. 현재몽골사람들은돌이줄지어서있다고해서이를 줄돌 이라고도하는데, 원래무덤의주인공이생전에죽인적장의

63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 정재훈 59 수만큼돌을늘어놓는것을말한다고한다. 비문기록에따르면, 빌게카간은아버지인일테리쉬카간이죽자그를위해위구르의추장으로보이는바즈카간을발발로만들었다고했고, 숙부인카프간카간이죽자그를위해키르기스카간을발발로만들었으며자신의큰아들이병으로죽자쿠장군을발발로만들었다고했다. 무덤앞에묘주를묘사한석인과함께그의생전에세운업적을찬양하기위해돌을세워늘어놓는것은돌궐만의독특한묘제로서다른시대에보이지않는다. 빌게톤유쿠크의발발은 1m 내지는 1.5m 정도의간격으로 1280m에걸쳐약 286개정도가확인된다. 그밖에도그숫자가상대적으로적지만일테리쉬야브구 ( 옹긴 ) 유적에서도 900미터에약 157개정도의발발이있다. 그리고가장최장의발발은빌게카간과퀼테긴의것인데, 약 3km에걸쳐 100여개이상의발발이조사되었다. 일반적돌궐시대의묘제는이상과같은양상인데, 당조의지원을받아건설된퀼테긴의제사시설역시구조적으로도다르지않다. 퀼테긴의제사시설역시위의빌게톤유쿠크의거처럼, 네개의판석을둘러친묘곽에화장한시신을매장하는단순한구조를갖고있다. 곽을구성하는석판에는격자무늬를새기기도했는데, 지위가낮으면무늬가없기도했다. 반면고위층인경우에화려한무늬를새겼는데, 퀼테긴과빌게톤유쿠크의석곽등의보이는圓花文이대표적이었다. 이와달리최고로화려한무덤이라고할수있는빌게카간의경우에는원화문과함께봉황문이새겨져있다. 최상위의인물에게걸맞는멋진조각이만들어진것은이것이중국에서제작되어옮겨온것이라는점을보여준다. 왜냐하면고위층이아니고서는이런고급석재를구하기도어려울뿐만아니라가공하는것도쉽지않아당조로부터제작된것을가지고와서무덤을만들수밖에없었기때문이다. 화장을한다음에시신을 6개월정도두었다가매장을한다는것과묘표를세웠다고한 周書 의기록, 그리고위에서확인한것처럼석곽내지는적석을하고화장한시신을묻은다음에그앞에석인과줄지어서있는발발을세운것은동일하다. 다만지위가높은경우에화려한조각이있는석곽과그에도열되어있는석물들의개수, 그리고발발의숫자등에서만차이가날뿐기본양상은비슷하다. 중국기록에서확인되지않는것은제사시설이동쪽을향했다는점인데, 따라서제사시설은서쪽에사당으로덮인묘곽이있고, 그앞에석인과석물, 그리고발발들이서쪽에서동쪽을향해늘어서있었다. 이것은돌궐이동쪽을앞으로인식하는관념을갖고있었던것과관련되는데, 퀼테긴과빌게카간모두이런방식에따랐다.

64 60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이런돌궐고유의묘제를기반으로퀼테긴의제사시설이만들어졌는데, 먼저해자로둘러쳐져있으며그밖에는담을만들어주변과구분을했다. 그리고동쪽으로난문옆에는양모양의석물이서있고, 이곳으로들어서면귀부가받치고있는비문이우뚝서있었다. 그다음에는당나라풍의옷을입은석인들이양옆으로도열해있었으며제사시설의가장중심에위치한묘곽은노출된것이아니라중국식의건물로덮여있었다. 발굴결과에따르면, 제사시설의핵심인사당은중국식지붕을가진건물로그모양은정사각형인데한면이약 10여m 정도였다. 벽면은벽돌로이루어졌고, 지붕은기와를올렸다. 이것은발굴된잔해를통해서도그실체를정확하게확인할수있다. 이것은중국의기록에사당을지은다음에네벽에생전에전쟁과진영에있었던모습을그렸다고한것과정확하게일치한다. 그리고사각형의기단과그위에세운주춧돌이네개의기둥을받치는양식이다. 이와함께사당뒤에는희생을위한석단이설치된것이분명히확인되는데, 불을피워가축을제물로바치는시설로서시신의화장과관련된조로아스터교의영향이아닌것인가하는추정이가능하다. 이런퀼테긴제사시설의특징은돌궐과중국방식이혼합된구조로이루어졌지만겉모습은중국적느낌이강하게든다. 이것은현종의전폭적지지를받아만들어졌기때문이다. 이런무덤양식은이미과거에도고위층의무덤에서발견되는데, 무덤앞에돌궐식의발발과다른중국식의석물을도열하게한다거나귀부위에비석을설치한것이이런점을잘보여준다. 이와관련해가장많은석물을나열한무덤으로일테리쉬카간의무덤으로추정되는쉬베트울란유적에는잔을받친유목민을본뜬전형적석인과함께돌궐복장의석인, 그리고사자와양등의동물석물들이남아있다. 석물들의원래의배열상황은알수없지만이것들을무덤앞에나열한것은당조의영향을받은것이고, 이와함께전면에비석을세운것역시그의영향이분명하다. 발발이아니라중국식의석물을세우는방식역시대체로돌궐이기미지배를받고난다음에조성된것이라는추정을가능하게한다. 이전에는피장자를상징하는돌궐고유의석인과발발을늘어세우는것이일반적이고다수의석물과석인을배치하는것을찾아보기힘들다. 물론비문을세우는것은돌궐초기부터있었는데, 부구트유적에서발굴된 마한테긴비석 에서도확인된다. 이비문은무덤앞에세운것으로중국양식으로이루어져귀부와비신, 그리고이수로이루어져있다. 하지만중국식의귀부와비신

65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 정재훈 61 을빼고비문내용이당시돌궐에서활동했던소그드상인들의문자로이루어졌으며비석상단에위치한조각인이수역시신화에서암이리가사지가절단된아이를젖먹이는장면을조각하는등복합적성격이잘보여주고있다. 이비문은돌궐이중국과의관계가활발했던 580년대에제작된것으로추정되는데, 이런양식은당시돌궐나름의독자성을잘보여준다. 이런 마한테긴비석 에서보이는독자적면모는 < 그림 16> 에서알수있듯이쉬베트울란유적에남아있는석인대부분이자신들의고유한모습을반영한조각이었다는점과도연결된다. 이곳에서비문이파괴되어현재존재를확인할수없지만그존재를확인시켜주는비문의좌대가귀부가아니라사각형이라는점도이런점을잘보여준다. 이것은기미지배를받은이후당조의영향을받아무덤을조성하면서도반드시그에의존하는묘제가아니라자신들나름의고유한내용을채우려고한것을잘보여준다. 이런면모는빌게톤유쿠크와퀼초르의무덤에서도보이는데, 이것은당조에대한무덤주인공의태도와도긴밀하게연결되었다고추정된다. 왜냐하면빌게톤유쿠크의사망이당조와관계가악화되었던시점이라비문의제작이중국의지원을받은것이아니라자체적으로만들어지면서이수와귀부없이비신만만들어졌을것이라는추정이가능하기때문이다. 특히, 빌게톤유쿠크처럼당조의기미지배시기에태어나관리가될정도로중국에대한깊은식견을갖고있으며그에적대적이었던그가당조의지원을받았을리가없다. 그리고퀼초르의경우에도정확한주인공의생몰연대를알수없지만두곳의유적이현재몽골공화국톱아이악에위치하고내용적으로도연관관계를갖는다는점에서같은맥락으로이해된다. 자주적주장을강하게했던빌게톤유쿠크는빌게카간과비교될수있을정도로그나름의독특한방식으로자신의제사시설을조성했는데, 이것이당시전형적돌궐양식이아닌가하는추정을가능하게한다. 반면당조의지원을통해만들어진호쇼차이담의두유적은위와큰차이가보인다. 비록모두절충적인모습을띠고있지만표면적으로퀼테긴과빌게카간의제사시설은중국느낌이강하게든다. 현존하는퀼테긴의모습도비록전체적복식을알기어렵지만지금남아있는두상을보면, 돌궐의복식을한당당한무사의모습이아니라당나라무장의관모를쓴장군의모습이다. 이런모습은빌게카간이그를사후에으난추아파야르간타르칸 (Inanchu apa yarghan tarqan) 이라고추증했음에도불구하고당조에서준관직에따라복장을갖춘것임을보여준다.

66 62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이런양상은당조의羈縻支配로부터벗어나부흥한돌궐이보여주었던당조에대한적대적태도와다른것임에분명했다. 하지만빌게카간은중국적요소들을수용하는것을꺼리지않고그의사후에자신의제사시설역시당조의지원을받아퀼테긴보다더크게만들었다. 그렇다면이런양상은초원의유목민들에게도생경하면서도이상하게받아들여질수있었을텐데이를감수하면서까지이런시설을만들어야만했던것에대해의문을갖게한다. 더욱이중국에서가지고와서세웠던 영원한돌 인비문역시겉모양은지극히전형적중국식것과달리기록된내용은오히려 反中國的 이라는점에서그의건립목적에대한의문을더크게한다. 그렇다면빌게카간은초원의풍경과잘어울릴것같지않은중국식의거대기념물속에 영원한돌 이라고한비문에자신의문자로무엇을말하려고했을까? 이것은그의당시상황에대한인식과함께자신에게닥친문제들을해결하기위한고민과관련되었음에분명했다. 이것은이미지적된바가있는것처럼, 소위투르크의 내셔널리즘 인내용을담았다고해석되었다. 왜냐하면빌게카간은비문내용전체에걸쳐이런이해가가능할만큼강한어조로돌궐의자존을강조하면서자신의권위를보여주려고했기때문이다. 따라서이런상반된면모를보여줄수밖에없었던당시빌게카간의현실이무엇이었는가를대한구체적으로살펴볼필요가있다. Ⅲ. 돌궐의당조중심질서에의편입과한계 이제까지빌게카간은즉위이후당조의강력한대외정책으로인해제2대카간카프간카간 ( 黙啜, Qapïghan qaghan, 재위 691~716) 시기에비해많은백성을잃고위축되었을뿐만아니라주변세력들로부터강력한도전에시달리고있었다. 이것을극복하기위해자신의동생이동분서주하면서이를막아내몽골초원의패자로서자리매김을할수있었다. 하지만빌게카간은이제까지자신을돕던킹메이커이자장인인빌게톤유쿠크와자신을카간으로만들어준퀼테긴마저죽자닥쳐올위협에적극대응할필요가있었다. 특히, 당조가주변세력들과연합해자신을포위하고북벌을할수있는가능성을봉쇄하기위한전방위적노력이필요했다. 따라서제사시설의건축은좋은매개로서최대의현안이었던당조와의관계를우호적으로이끌어내기위한노력이었음에분명하다.

67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 정재훈 63 먼저빌게카간이중국식제사시설을제작한것은분명당조와의관계를비롯한대외적측면과관련되었다. 이것은빌게카간이당조에적극요청해제사시설을만들었을뿐만아니라이를통해당조와원만한관계즉, 혼인을통한공식적인정을원했던것에서도확인된다. 당조주변세계의분절화가심화되어가는상황속에서당조로부터궁극적인정인혼인을성사시켜주변족속들에게자신의우위를과시하고자했던빌게카간에게당조의지원을받아제사시설을건설하는것은정말로중요했다. 또한대내적으로도빌게카간에게동생의죽음과관련해그동안별다른교섭을하지못하던당조로부터엄청난사절단과제사시설을만들기위해뛰어난장인들이파견된것은중요했다. 실제제사시설이중국적이냐돌궐식이냐의형식적문제보다당조가파견한기술자들이자신들을위해일을했다는점과그의결과물로이제까지초원에서볼수없었던 랜드마크 (land mark) 가건설되어백성들의주목을끌수있게되었다는점자체가중요했다. 왜냐하면이것이백성들에게자신의권위를확인시켜주는상징이될수도있었기때문이다. 만약카간이당조와의혼인을통해공주가있었다면카간의牙帳이설치된곳에공주를위한건물내지는지원시설이마련되면서시가지가형성될수있었다. 왜냐하면당조에서和蕃公主가파견되어초원에올경우이들을위한다양한시설과그를지원하는부속시설만이아니라그를중심으로정주지역에서온상인들이나관료들이활동하는하나의도시가형성되기도했기때문이다. 하지만돌궐은부흥이후당조와혼인관계를맺지못했고, 제대로경제적지원을받지못한상황에서이것은상대적으로취약할수밖에없었다. 따라서당조의공식적인정을받지못한상황에서이런기념물을황제가직접지어주고대규모의사절단과많은물자를제공해준것은그만큼의효과가있었던것이다. 이와동시에빌게카간은중국식의제사시설을만들면서다른한편으로비문에서자신의목소리로소위 내셔널리즘 적입장즉, 돌궐의자존을주장하고당조의위험성을누누이얘기함으로써자신들이과거처럼당조의지배하에들어가서안된다는점을강조했다. 이것은단순하게빌게카간에게자신의가장현실적이고중요한문제로서백성들이더이상이탈하는것을막아내기위한노력이었다. 비문의내용을통해그는자신의영광스러운조상들이만들어낸나라를사라지지않게하려고자신의아버지와숙부가부단히노력을했으며자신과그의동생역시끊임없는노력함으로써백성들이잘살수있는나라를갖게되었음역시강하게주장했

68 64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다. 또한자신이조상들로부터물려받은퇴뤼 ( 祖法, törü) 을바탕으로또다른나름의퇴뤼를만들어낼수있었다고강조한것역시빌게카간이내적안정을확보하고백성들을하나로통합해낼수있는이념적토대의확보노력이었다. 이상과같이빌게카간은구술을바탕으로만든 퀼테긴비문 내용에서자신의입장을강하게변호함으로써위상을강화하고자했다. 이런면모는퀼테긴의업적을말하면서카간즉위이전시기에대해서는자신의업적을덧붙이는방식으로언급하다가카간이된다음에는아예퀼테긴의업적에대해언급하지않아자신을더욱크게보이려고한것에서도확인된다. 명목은퀼테긴추모비문이었지만실제는빌게카간자신의기공비였다. 또한빌게카간은이를통해어떻게해서든떨어진아사나의권위를다시회복하고자기권력의정당성을선전하려고했다. 원래업적을기록한기공비라는것자체가이런성격을갖고있는것이지만이런점이더욱두드러지는비문의내용은중국식의겉모습과너무나대조가된다. 또한빌게카간은역사적교훈을후대에영원하게남기기위해 영원한돌 에새기고그내용을운율에맞추어노래하게했다. 이것은고대투르크어의서술이운율을띤서사적내용으로이루어져있다는점에서분명한데, 이것은문자가발달하지않아구두로암송하는문화가발달한초원유목사회에서쉽게전파될수있게하기위한목적을갖고있었음을보여준다. 초원의유목민들이대부분문맹으로글자체를읽을수없는상황에서문자를읽어내용을이해하게하는것보다시각적차원에서비문의존재자체로서인상을주는것이더욱중요했다. 이와함께문자를읽을수있는사람이내용을낭독하고그내용을듣고암송해노래부르게함으로써널리퍼질수있도록했던것이다. 따라서이런목적을갖고있던호쇼차이담의제사시설은초원의지배자인황금씨족阿史那가만들어냈던영광스러운역사를모두가기억하고회상하게했을뿐만아니라이를바탕으로빌게카간의권위를다시한번확인시켜줄수있는성스런공간이될수있었다. 이를통해빌게카간은모습이비록약간이상해보일수도있는중국식의제사시설과자신의독립과발전을강조하는다른내용이혼재되어있었지만자신이처한대내외적현안을자연스럽게해결하려고했다. 여기에서그치지않고빌게카간은당조만이아니라여타주변세력에게도자신의위상을과시하기위해퀼테긴의죽음과장례를이용했던것이다. 이것은 퀼테긴비문 에서 731년십일월에열린장례에참가한사절에대한다음의기록을통해확인해볼수있다.

69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 정재훈 65 (KT: 북 :11) 문상을하기위해크탄 ( 거란 ), 타타브 ( 奚 ) 보둔 ( 백성 ) 을이끌고 ( 북 :12) 우다르셍귄 ( 장군 ) 이왔다. 타브가치카간 ( 玄宗 ) 에게서이쉬에리켕이왔다. 그는 1만의비단, 금과은을가득가지고왔다. 튀퓌트 ( 吐蕃 ) 카간에게서뵐륀이왔다. 서쪽으로해가지는곳에서소그드, 베르치케르, 부카라의울루쉬 ( 부락 ) 보둔에게서네크셍귄, 오굴타르칸이왔다. ( 북 :13) 나의온오크자손튀르기쉬카간에게서마카라치탐가치, 오구즈 ( 鐵勒 ) 빌게탐가치가왔다. 크르크즈 ( 키르기스 ) 카간에게서타르두쉬이난추초르가왔다. 바르크 ( 묘 ) 제작장, 베디즈 ( 조각 ) 제작장, 비티그 ( 비문 ) 제작장, 타브가치카간의이종사촌창셍귄이왔다. ( 강조는인용자 ) 위에서열거된조문사절은크게두가지집단으로나뉘는데, 먼저남쪽의타브가취 ( 唐朝 ), 서남쪽의吐蕃 ( 티베트 ), 북쪽의키르기스 ( 黠戛斯, Qïrqïz) 처럼카간이보냈다고한것과함께백성이라고한동방의거란, 奚와서방의소그드 ( 粟特 ), 베르치케르, 부카라 ( 安國 ) 등과함께나의온오크 ( 十箭, On Oq) 라고한튀르기쉬등이하나의무리를형성했다. 먼저당조, 토번, 그리고키르기스등은돌궐이외교관계를유지하는대상이었는데, 당조와는조문을통해관계를개선하려고했다. 그리고키르기스는 710년겨울의기습공격을통해이들을무너뜨렸지만다시적대세력화되었다가이무렵교류한것으로보인다. 마지막으로토번과는비록 627년당조에대한공격에참여하지않았지만서로당조를견제할수있는중요한동반세력으로서의관계를유지했음에분명하다. 한편빌게카간이독립세력으로인정한튀르기쉬를제외하고자신의보둔 ( 백성 ) 이라고한나머지다섯집단은독자세력이었음에도돌궐의통제를받아들인것이아닌가추정된다. 먼저동부의거란과奚는카프간카간의몰락과함께당조로떨어져나갔다가이즈음당조에반기를들고일부가돌궐에투항하는등격변의과정을보냈다. 빌게카간은그동안적대적이었던이들이조문을하자백성이라고하며포괄할의지를분명히했고, 이것은이후에현실화되었다. 실제빌게카간은비문기록처럼거란의압력으로당조에서이탈했던奚가다시당조에투항하고이들과당조가거란을공격하자 734년에이를돕기위해직접군대를이끌고원정했다. 그만큼빌게카간에게동부의거란과奚를차지해이들을자신의백성으로만들어내는것이중요했고, 실제돌궐이확장하는출발점이었다. 이들과함께서방에서왔다고한소그드, 베르치케르, 부카라등은과거서돌궐

70 66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지배하에있었던집단이었다. 이중에서소그드와부카라는분명소그디아나와부하라를지칭한것이분명하다. 하지만베르치케르만정체를알수없어기존의연구에서이를페르시아내지는소그드와같다고설명하기도했다. 필자는빌게카간이비문에서이들을 자신의보둔 ( 백성 ) 이라는한것으로부터하나의국가라고보기어렵다고판단해페르시아는아니고소그디아나내지는그인근에있었던도시하나정도로추정해보았다. 그렇지않다면이들은이미앞서살펴본것처럼六胡州의반란이후투항했거나아니면이전부터활동을했던소그드상인들의본향과관련된지역이라고추정된다. 왜냐하면캬라반 ( 隊商 ) 으로활동했던이들이돌궐과의관계를강화하기위해조문사절을파견할수도있었기때문이다. 당시돌궐은당조와활발한경제교류를원했으면실제로西受降城에서의互市를허가받는등교류가확대되고있었다는점에서소그드상인들에게매력적이었다. 특히, 六胡州로부터투항해들어간상인들은자신들이중심이되어과거당조에있을때처럼교역을벌여이익을창출하려고했을것인데, 이와관련해돌궐을통한교역품의확보를시도했을것이다. 이에대해기록부족으로정확한배경은알수없다. 하지만자신의백성이라는인식을갖고있는서돌궐지역의오아시스에서조문단이왔다는것자체도당시이런움직임을반영했다. 즉, 당조와직접교섭하지못하거나서돌궐지역에서세력을갖고있으며당조와교류를했던튀르기쉬등과연계되지못한오아시스들은새롭게부각된돌궐과연계해당조와연결하려했고, 이런움직임이조문사절에반영되었던것이다. 당시당조가돌궐을강하게견제했을뿐만아니라그가구축한질서를벗어날수도없는것이빌게카간이당면한냉혹한현실이었다. 그는이런현실인식을바탕으로당조와의관계에서자신이이익을얻을수있는관계를이끌며다른한편으로내적안정을확보하려고했다. 또한빌게카간은비문의마모로이무렵군사적업적을확인하기어려우나이후에도내적안정을기하기위해원정을벌였음에분명하다. 당시돌궐을둘러싼주변세력들의분절화가가속화되어가는상황에서이를극복하기위한빌게카간의노력은더욱치열해질수밖에없었던것이다. 그럼에도빌게카간은이를통해현실적역학관계를충분히반영한것은아니나자신을찾아온조문사절을나열함으로써대내적으로자신의위상을확인하려고했던목적을충분히관철시킬수있었다. 또한빌게카간은이를계기로대외적으로도자신의위상을강화하기위해가장중요한전제인당조와원만한관계를위해계속사절을파견했다. 그리고이런계속된당조중심질서에의편입노력의결과

71 732 년퀼테긴제사시설건립을둘러싼국제정세 / 정재훈 67 로결국현종으로부터혼인의허락을받아낼수있었던것이다. 이제까지돌궐의당조와의관계개선노력은현종이주변세력을대상으로개별적상대하고지원함으로써세력을부식시켜세력균형을이루려고했던입장과배치되기때문에제대로이루어지지않았다. 현종은빌게카간이비록당조에대한도발을멈추고강하게경제적교류를원했음에도제대로응대해주지않았다. 실제돌궐은퀼테긴의사망으로다시기회가오기도했지만빌게카간이사망하는 734 년까지도혼인관계를맺지못했을뿐만아니라고비남부에군사를배치하면서주변세력들과연합한당조의압박을받아야만했다. 왜냐하면이를통해당조는자신을중심으로세계질서를서서히구축해나아갈수있었고, 이것은소위 개원의치 라고평가받을수있는발전할수있었기때문이다. 반대로돌궐은강한자의식속에서도현실을인정하면서당조가만들어낸질서의일원으로편입되면서과거자신들이추구했던유목국가의재건을위한기초를마련하고자했다. 이것은모두당조의지원을얻어내발전을추진함으로써유목세계내적으로새로운주도권을확보해야만과거와같은거대제국으로발전할수있었기때문이다. 즉, 돌궐이당조의견제를물리치고초원의패권을장악함으로써과거돌궐제일제국시기에만들어냈던유라시아초원을가로지르는거대한 交易國家 로다시금성장할수있느냐의여부를그에따라결정될수있었던것이다. 따라서빌게카간은자신을짓누르는엄중한현실속에서권위를확립하고나아가유목세계를다시금통합해내기위해먼저당조와의관계유지에집중할수밖에없었다. 빌게카간에게특히, 당조를계속교섭으로이끌어내이로부터안정적지원을얻어내는것이무엇보다중요했다. 이것만이당시분절화가심화되고동서교역마저장악한당조를상대로돌궐이할수있는최선의대응이었다. 하지만이것은반면중국에의존이심화된유목국가의한계를노출시키는것이었다. 따라서이런모순된과제의해결여부는향후과거겪었던붕괴와기미지배와같은어두운과거로회귀하느냐아니면과거의영광을회복하느냐의기로였다. 그만큼당조중심질서에의편입은빌게카간에게자신의운명이걸린중요한결정이었던것이다. 맺음말 고고학적인발굴성과를기초로 732 년에건설된퀼테긴제사시설의특징을정

72 68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리해보면, 돌궐자체의매장형식에중국식의건물과비문이결합한독특한양상을보여주고있다는점을확인할수있다. 이것은 680년대부흥한이후당조의지원을받거나혼인관계를맺지못했던돌궐에게새로운변화를상징했다. 왜냐하면빌게카간이 716년정변을통해즉위한이후북벌등을통해자신을굴복시키려고했던당조의움직임을막으며동시에그의경제적지원을얻어내려는계속된외교적노력이 731년퀼테긴의죽음을계기로결실을맺었기때문이다. 따라서이것은몽골초원의패자였지만자신의위상을과시할만한수단을이제까지갖지못했던빌게카간에게외교적성과를과시하게해주기에충분했다. 하지만빌게카간은이를통해당조의지원과인정을받았다는사실을자랑할수있는랜드마크를건설해냄으로써내적으로백성들에게자신의위상을강조할수있었다. 이와동시에비문의내용을통해돌궐나름의독자성을강하게보여줌으로써내적인통합역시추진할수있었다. 이것은백성들에게당조에대한강한적대감과함께자신만의독자적세계에대한강한변명을통해나타났다. 이런빌게카간의이중적태도는자신의한계를극복하기위한처절한몸부림이었으며 734년빌게카간사후에도비슷한방식의제사시설의건설로도이어질수있었다. 그런데돌궐은이런노력에도불구하고과거의영광회복하지못하고오히려주변세력의강력한압박에더노출되었다. 이것은당조가주도하는질서에서분절적인경향이강한상황이심화되면서다양한세력들역시자신의입지를강화하기위해노력한것과관련되었다. 따라서돌궐은중국에의존할수밖에없었던遊牧國家로서의한계를갖고있는상황에서이를뒤집을수있는계기를찾지못하고약화되는처지에놓이게되었다. 이것은결국 200여년이상계속된돌궐지배체제즉, 아사나주도질서의완전한해체로이어지게되었던것이다.

73 1) 몽골고비알타이무덤발굴조사 변영환 * Ⅰ. 머리말 Ⅱ. 조사내용 Ⅲ. 발굴성과및의의 Ⅰ. 머리말 대한민국국립문화재연구소와몽골과학아카데미고고학연구소는중앙아시아고대사재정립및양국간우호증진을위하여 2008년 문화유산연구교류협력약정 및 문화유산의연구및보존공동연구프로젝트협정 을체결하였고, 2009년부터고비알타이지역에대하여총 4차에걸친지표조사를진행하였다. 지표조사결과확인된 480개소 3,969기에대한유적정보는보고서로발간하였으며, 몽골에서문화유산데이터베이스구축에활용하고있다. 2014년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초원길북방유목민족고분연구 라는주제로몽골고비알타이아이막에분포하고있는고대무덤에대한발굴조사를실시하였다. 고비알타이아이막에서흉노무덤이발굴된것은이번이두번째로, D. 체벤도르지조사팀이 1986년촉트솜의히르기스트헐러이라는곳에서 5기의흉노무덤을발굴한예가있다. 그외의조사는이루어지지않았기때문에이번발굴조사는알타이산맥주변의흉노시대매장풍습및문화를밝힐수있는중요한연구라고할수있다. 2014년공동발굴조사는청동기시대무덤 1기, 흉노무덤 4기등총 5기에대하여이루어졌으며, 인골, 화살촉등의무기류및마구류, 다양한무덤축조양식을확인할수있었다. 현재발굴조사보고서발간을위한분석및유물정리가진행중에 * 국립문화재연구소고고연구실.

74 70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있으므로여기에서는조사결과에대하여간략하게소개하는정도로마치고자한다. Ⅱ. 조사내용 (1) 청동기시대 1 호무덤 - 직경 50cm이상의할석으로동서4m 남북3m 가량의반원형평면을띠도록축조한소형무덤임 - 주변으로원형, 방형계통의청동기시대무덤이다수분포하며, 이들대부분에서는도굴흔이확인됨. 도굴흔이확인되지않는비교적안정적인무덤을선정하여발굴조사를진행함 - 조사결과, 무덤은할석을 1단으로쌓아등자와유사한평면형태를이루도록축조하였으며, 표토에서바닥까지의깊이는 50cm내외임. 무덤내외부에별도의시설은확인되지않았으며, 바닥은축조당시의구지표면을그대로활용한것으로파악됨. 즉, 피장자를구지표에안치한후할석으로무덤외곽을형성하고내부를모래및작은할석으로충진한것으로파악됨 - 북벽중앙돌출부의표토하 50cm에서인골이확인되었음. 인골잔존상태는양호하며, 두향은서쪽임 - 출토유물없음 (2) 흉노 1 호무덤 - 흉노 1호무덤은자르갈란트흉노무덤군에서북동쪽으로 300m 가량이격된완만한경사면에단독으로축조되어있음 - 직경 50cm내외의할석을 2~3겹으로둘러직경 8m 가량의평면원형적석시설조성 - 남-북방향의장축을이루고있으며, 묘광내에목곽과목관을안치하였음. 묘광은풍화암및사암층을깊이 430cm, 남-북 440cm, 동-서 230~160cm로굴착하여조성하였으며, 북단벽이남단벽보다넓은평면제형임. - 목곽은평면제형이며, ~150cm로너비 10cm가량의각재를 5단으로쌓

75 몽골고비알타이무덤발굴조사 / 변영환 71 아축조하였음. 목곽과묘광사이에는직경 10cm내외의할석과모래로충진하였음. 목관평면역시제형이며, ~60cm크기로너비 10cm가량의판재 3 단으로쌓아축조하였음. 사용된판재는나비모양쐐기를이용하여결합하였으며, 뚜껑과최상단관재에는 2~3cm간격으로길이 3~4cm가량의나무못을사용하여결구하였던흔적이확인되었음 - 도굴로인하여피장자의인골이목관북벽바깥쪽에서확인되는등목관내부는교란이심한상태이며, 소량의직물과불명철기류를포함하여날부분만철로덧씌운목제괭이, 청동화살촉등이출토되었음. 목곽북벽외부에서순장된양, 염소뼈및목피로제작된화살통및화살등이확인되었음 (3) 흉노 21 호무덤 - 흉노 21호무덤은자르갈란트흉노무덤군의북쪽끝부분에위치하고있으며, 조사전상부원형석렬의직경은 5.5m 가량이었음 - 지표하 70cm가량평면제토한풍화암반층을굴착하여조성한남-북장축의평면장방형묘광이확인되었으며, cm규모임 - 묘광내부에서는특별한시설이확인되지않았으며, 바닥 20cm상부에서 cm의평면장방형목질흔이확인되고있어목관을사용한것으로판단됨. 목관과묘광사이는소량의역석이포함된모래로충진하였음. - 목관내부에서는인골과흑색토기, 소량의불명철기가출토되었으며, 두향은북쪽임 (4) 흉노 52 호무덤 - 자르갈란트흉노무덤군의서쪽중앙에위치한 53호무덤의남벽에잇대어축조된소형무덤으로조사전상부석렬은남북5 동서3m의말각장방형임 - 매장주체부는직경 30cm내외의판석형할석을사용한석곽이며, 남북200 동서 70cm규모로두향은북쪽임. 바닥에서는시상으로활용한할석 3매가등간격으로배치되어있으며, 도굴로인하여서장벽은대부분유실된상태임 - 내부에서인골및회색경질토기 1개체분, 소량의불명철기류가출토되었음

76 72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5) 흉노 53 호무덤 - 자르갈란트흉노무덤군의서쪽중앙에위치하고있으며, 조사전상부석렬은길이 6m 가량의말각방형평면형태임 - 지표하 150cm가량에서두향을북쪽으로한 cm규모의매장주체부가확인되었음. 판석형할석으로축조한석곽은이중으로이루어져있는데, 목관과석곽사이에별도의충진토가확인되지않고일부석렬이목관내부로기울어져있는점으로보아이중석렬중안쪽석렬은충진토대용으로사용된것으로추정됨. 목관은 cm규모의장방형이며, 판재를사용하여 ㅍ 자형태로결구하였음 - 목관내부에서는인골, 철기류가출토되었음. 목관북단벽과석곽사이에서는말뼈 1마리분이수습되었으며, 동장벽에서는마구 ( 재갈 ) 가출토되었음. Ⅲ. 발굴성과및의의 2014년고비-알타이아이막자르갈란트솜에분포하고있는청동기시대무덤 1기및흉노시대무덤 4기에대한공동발굴조사를진행하였다. 조사된흉노시대무덤은모두상이한매장주체부시설을채택하고있어당시다양한묘제를사용하였음을확인하였다. 또한상부적석시설의경우대부분원형을채택하였으나 52호의경우장타원형, 53호는말각방형으로확인되었다. < 표 1> 고비-알타이흉노무덤속성표 구분 상부적석 매장주체부 출토유물 순장 흉노 1호무덤 원형 목곽 + 목관 청동촉, 목제괭이, 화살통등 양, 염소 흉노 21호무덤 원형 목관 흑색토기, 불명철기류등 말 흉노 52호무덤 장타원형 석곽 회청색토기 - 흉노 53호무덤 말각방형 석곽 + 목관 허리띠장식, 재갈, 철기류등 말, 양 흉노 1 호무덤의경우별도의출입시설을갖춘일반적인흉노귀족무덤의평면

77 몽골고비알타이무덤발굴조사 / 변영환 73 형태와차이가있지만매장주체부의규모및목곽과목관을사용한점등으로보아당시이일대의유력한세력자의무덤으로판단된다. 한편피장자에대한분석결과, 매우흥미로운사실이확인되었다. 발굴조사당시성별을구분할수있는부분의인골이부식되어출토유물을바탕으로성인남성으로추정하였으나내부정리과정에서몽골과학아카데미고고학연구소인류학분석팀에서눈썹뼈모습, 허벅지뼈, 위팔뼈, 치아등에근거하여 1호무덤의피장자가 50세이상의여성으로판단하였다. 그러나일반적으로여성무덤에많이부장되는유물이거의발견되지않고대신남성무덤에주로부장되는화살촉, 화살집, 재갈, 곡괭이등의유물이출토되고있어차이를보이고있다. 이에대해서는향후면밀한연구와함께다양한분야의공동연구가진행되어야할것으로판단된다. 금번발굴조사를통해우리고대문화연구를위한단편적인자료를확보하게되었다. 다만아직은많은부분이부족하기는하지만점차자료가축적되고활발한연구가진행된다면중앙아시아고대사재정립, 나아가우리고대문화의정체성을밝힐수있는계기가될것으로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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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Mes Aynak 사원지의불교미술사적의의와보호운동 1) 주수완 * Ⅰ. 머리말 Ⅱ. Mes Aynak 사원지의구조 Ⅲ. Mes Anyak 사원지출토유물의미술사적고찰 Ⅳ. Mes Anyak 유적보호운동소개 Ⅴ. 맺음말 Ⅰ. 머리말 메스아이낙 (Mes Aynak) 불교사원지는아프가니스탄카불동남쪽 Logar 지역에있다.[ 도1] 간다라유적에포함되는이사원지에서는많은건축유구와스투파, 조각품이출토되고있다. 1) 이지역은과거에도구리광산지로알려져있었으나, 1990년대에는알카에다의훈련캠프로사용되었고, 2007년에아프가니스탄정부가중국의 China Metallurgical Group(MCC) 에구리광산채굴권을 30억달러에넘기면서이유적은전체적으로사라질위기에직면하게되었다. 전체유적의 10분의 1 정도만이발굴된상태여서그전모를파악하지도못한 채유실될상황에놓인것이다. 이에따라현재까지의발굴결과를토대로이 [ 도 1] 로가르 (Logar) 위치 ( 붉은선구역 ) * 고려대학교세종캠퍼스고고미술사학과조교수. 1) 본발표를위한기초자료는 Mes Aynak-Recent Discoveries Along the Silk Road, National Museum of Afghanistan, Kabul, 2011 및 Wikipedia 의 Mes Aynak 관련기사를참조하였다.

80 76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유적지가어떤특징을지니고있는지, 불교미술사적의미는어떤것인지살펴보고, 이를보호하기위한운동을소개함으로써한국학계에서의동참여부등을타진해보고자한다. Ⅱ. Mes Aynak 사원지의구조 메스아이낙유적은로가르지역의북동쪽메스아이낙 (Mes Aynak) 계곡에있는바바왈리 (Baba Wali) 산의지류인카피리앗테페 (Kafiriat Tepe), 골하미드 (Gol Hamid), 샤테페 (Sah Tepe) 등지에위치한불교사원지유적군이다. 메스아이낙이란이름의뜻은 작은구리산지 (a little source [ 도 2] 메스아이낙사원지전경 ( 탑원지 of copper) 인데, 우리식으로표현방향에서바라본모습 ) 하면 애기구리골 정도의의미가아닐까생각된다. 이름에서도알수있다시피이곳은예전부터구리산지로잘알려져왔던곳이다. 이곳에서불교사원유적이처음확인된것은 1963년이었다. 1976년에는 G.Fussman, M.Le Berre 등에의해그중요성이지적된바있으며, 1977년에는아프가니스탄의고대광산을연구하던 T.Berthoux 등이조사를시행하여쿠샨시대의구리광산에대하여보고하기도했다. 본격적인발굴은 2007년도에채굴권이중국에매각된이후인 2009년부터구제발굴의형식으로 [ 도 3] 중심탑및탑원지전경. 이루어지기시작했다.

81 Mes Aynak 사원지의불교미술사적의의와보호운동 / 주수완 77 이들유적군에서가장잘알려진사원지는카피리앗테페의유적이다.[ 도2] 공개된자료에의하면언덕위에 80 35m 규모의남북축장방형담장에둘러쌓여있으며, 북쪽에승원, 남쪽에탑원이위치하고있는평면구성이다. 탑원은중심스투파를중심으로주변에봉헌탑이여러기세워진전형적인간다라사원지의탑원양상을보이고있다.[ 도3] 중심스투파는 2단의방형기단위에복발형탑신을얹은형태인데, 남쪽으로계단이설치되어있다. 이를통해일반신도들은남쪽으로진입하여스투파에참배하고, 승려들은사원안쪽의북쪽승원에거주했음을알수있다. 기단과기대의각면에는감실형아치를두고조각상을안치하였던것으로보인다. 중심스투파주변의봉헌탑중에 1번으로명명된스투파는방형기단하대에팔각형상대를둔형태로서, 팔각형상대의한쪽면감실안에는반가좌의보살상이안치되어있었다.[ 도4] 이상은간다라미술에서볼수있는반가상가운데동아시아의반가상도상과거의흡사한사례로서주목된다. 아울러간다라에 [ 도 4] 1번봉헌탑기단부의반가상부조. 서출토되는수많은석조불 보살상의직접적인봉안사례를보여주는현장에남아있었던매우귀한사례일것이다. 봉헌탑중에는방형기단과둥근기대사이에연꽃잎단을삽입한사례도보여서흥미롭다.[ 도5] 삼중의연잎으로구성되었는데, 아래의 2단은보다넓고뾰족한연잎이고, 맨위는이에비해조금작고둥근연잎을두어마치아래서위로점차확산되며피어나는듯동적인느낌까지준다. 이러한사례는매우특이한것으로서주목된다. 탑원지주변으로는불상을봉안한사당들이열지어배열되어있었던것으로추정된다. 2) 그중의일부사당에아직도선정인불좌상의하반부가남아있기도하다. 승원지에는승려들의거주지였던승방이외에대형의불상이봉안되었던사당도함께조성되었던것으로보인다. 그중의한사당안에는거대한소조불입상이벽면을돌아가며장중하게봉안되어있었다.[ 도6] 또한그가운데에는벽면의불상에비해훨씬작은크기의열반상이놓여있었는데, 상체로부터허벅지부위까지는거 2) 이러한형식은열립감형사당 ( 列立龕形祠堂 ) 에해당한다. 이주형, 간다라불교사원의조상봉안양식과그의미, 미술사연구 8, 1994 참조.

82 78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의파손되었다. 이렇게한사당안에대형불입상이사방으로돌아가며배치된것도특이하고, 가운데열반상을안치한것도보기드문사례이다. 특히간다라불상중에서열반상은불전부조에묘사된것이외의사례로서매우귀한자료이기도하다. 3) [ 도 5] 연꽃받침이기단에삽입된 봉헌탑 [ 도 6] 승방지사당내의대형 소조불입상 이러한열반상은다른사당에서도발견되는데, 이역시많이파손되었지만, 위에소개한사당보다는상태가양호한편으로서머리를괸오른손의일부와상체및하체와발부분이남아있다. 전체적으로가사에칠해진붉은색도남아있다. 그주변으로는열반도상에일반적으로등장하는것과같이석가모니의열반을애도하는무리들이소조로묘사되어있었던것같고, 발치에는벽화도남아있는것이확인된다. 공개된자료에는이러한벽화를벽으로부터떼어내기위해작업하는모습이담긴사진도있어서별도로관리될것으로보인다. 승원지의중앙에도어떤시설이있었고, 그시설에부착되어있던소조입상의일부가남아있다. 일반적으로승원지의중정은비어있거나약간단을달리하여움푹패인방형의공간이놓이는것이일반적인데, 여기서는승원지의중정에어떤시설이있다는점이특이하다. 만약이시설이방형기단의스투파였다면승원한가운 3) 중앙아시아의열반상으로는타지키스탄의아지나테페 (Ajina tepe) 에서발굴된길이 13m 규모의상이잘알려져있다. 그러나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서는드문도상이다. 아울러최근파키스탄탁실라지역의 Bhamala 유적에서대형열반상이발굴되었다는보도가있었다. 아프가니스탄에는타파사르다르사원지에길이 18.5m 의열반상이있었으나, 탈레반에의해파괴되어남아있지않다.( 이주형, 아프가니스탄, 잃어버린문명, 사회평론, 2004, p.161)

83 Mes Aynak 사원지의불교미술사적의의와보호운동 / 주수완 79 데에스투파가놓였다는점에서매우특이한사례로볼수있다. 이와유사한사례는우즈베키스탄테르메즈의불교사원지에서발견되는데, 이역시승방에둘러쌓인승원의중정한가운데에스투파가놓인다. 이는대승불교의발생과정에서대승불교도들이원래는스투파의관리자들이었다는견해와연관되어해석될수도있지않을까생각한다. 4) Ⅲ. Mes Anyak 사원지출토유물의미술사적고찰 메스아이낙출토의목조불좌상은오른손으로설법인을하고, 왼손으로는가사자락을붙잡고있는간다라설법인불좌상의도상을전체적으로따르고있다.[ 도7] 중앙아시아지역에서목조불상은키질에서발견된사례들이알려져있는데, 이상들이대부분선정인을결하고있는것에반해설법인을결한상은비교적드물고, 특히옷주름의처리도키질출토상들이선각으로마무리한것에비해, 메스아이낙출토상은나름대로단을만들어표현하고있다는점에서보다정교한느낌이든다. 또한앞서언급한스투파에봉안되었던석조반가상은현재는분리되어별도로보관되어있 [ 도 7] 메스아이낙출토다. 반가상의주변으로승려로보이는인물이목조불좌상발우와아마도불자 ( 拂子 ) 로보이는지물을들고오른쪽어깨를드러낸채시립하고있다. 발굴당시의모습으로추정해보면원래부터반가상의오른쪽으로이승려 1구만시립해있었던것같다. 반가상의머리위에는나무잎사귀가풍성하게묘사되어있는데, 하트모양의잎사귀로보아보리수를상징하는것으로보이며, 잎사귀사이로는반가상을향해꽃을뿌리는듯한자세의천인이양쪽으로상반신만묘사되어있다. 비록턱을괴었을것으로추정되는오른손이파손되기는했지만, 발의모습과왼손을왼발무릎위에올린자세는동아시아의반가사유상과도상적으로 4) 平川彰, 심장섭역, 초기대승불교의종교생활, 민족사, 1989 등참조.

84 80 ( 사 ) 중앙아시아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매우유사하다. 이렇게보리수아래에있는보살상은석가모니로추정이되며, 이도상이간다라지역에서어떻게인식되고있었는지를알려주는단서가된다는점에서주목된다. 연등불수기를묘사한비상형식의불상도주목된다.[ 도8] 아프가니스탄지역에서이러한형식의불상은여러사례가있지만, 주로사위성신변을묘사한작품이었던것에반해, 메스아이낙출토품은사위성신변도상과유사한듯하지만, 사위성신변을상징하는어깨의불과발바닥의물표현이없고, 불상앞에머리를풀어헤친인물의머리칼을밟고있는것으로보아연등불수 [ 도 8] 메스아이낙출토기도가분명한것으로보인다. 이비상뒤에는석조연등불수기부조채색화가남아있어특히중요하다. 화면의상단은박락이심하지만, 대체로중앙의불좌상은정면에서약간옆으로틀어앉아발목만살짝교차한가부좌를틀고앉아있으며, 수인은지권인처럼보이는설법인을결하고있다. 이뒤로도몇몇인물이보이지만정확하지않고, 불좌상앞으로는교각좌의형태로앉은세속인물이좌우로묘사된것으로보인다. 얼굴의형태와복식을보면이지역에살았던사람들을실제의모델로했을것으로추정된다. 이비상이감실안에봉안되는상이었다면뒷면에채색화를그리지는않았을것으로추정되는데, 그런경우이상의봉안방식이나용도등이면밀히연구될필요가있다. Ⅳ. Mes Anyak 유적보호운동소개 메스아이낙유적보호운동은우리나라에도페이스북을통해널리소개되었다. Saving Mes Aynak 이라는이름으로공개된이페이지는원래동명의다큐멘터리를홍보하기위해제작자가만든것으로보인다. 최근이다큐멘터리는완성되어올해 4월에개봉되었다. 페이스북외에이다큐의공식홈페이지에서는모금활동및서명운동이전개되고있다. 5) 그러나모금된재원의용도가다큐멘터리제작및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