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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연극이 아니어도 좋은 연극시리즈1 어릿광대의 정치학개론 알리바이 연대기 작/연출 김 이 텍스트는 꼭 연극이라는 형식으로 상연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분명 정치 적이다. 68혁명 당시 페미니즘 운동의 구호처럼 정치적인 것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고, 가장 사소한 것 에서 출발한다. 이 텍스트 속에 나오는 상황과 이야기는 작가이자 연출가 본인의 지극히 개인 적인 삶에 근거하고 있다. 또한 이 텍스트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어쩌면 공연 기간 내내 그러할 것이다. 공연은 필요에 따라서 관계자 및 본인이 직접 출연하거나 다양한 자료나 여러 매체 등을 통해서 공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열린 텍스트가 될 것 이다

2 작품을 쓰면서... 이 작품의 제목인 <알리바이 연대기>는 우리가 몸소 겪은 한국의 현대사를 말한다. 그렇다면, 알리바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알리바이 : <법률> 범죄가 일어난 때에,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범죄 현장 이외의 장소에 있었다 는 사실을 주장함으로써 무죄를 입증하는 방법. 현장 부재 증명 으로 순화. 알리바이가 성립되다, 알리바이가 입증되어 혐의를 벗었다 등의 문장으로 사용된다. 한국의 현대 정치를 이끌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부재 를 증명하는 알리바이를 만들어 그것을 은폐한다. 그리고 그 무책임은 끊임없이 재생 산되는 평온한 일상으로 덮어진다. 한국사회의 전형적인 알리바이 구조는 3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책임 전가와 모순적인 정치적 수사의 사용, 둘째, 저항세력에 대한 도덕적 공격, 셋째, 분열과 차별을 이용한 효과적인 통치이데올로기 활용 우리는 이러한 <알리바이의 연대기>의 실체를 세대와 아들 세대로 이어지는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여전히 진실에 근거하지 않는 국가와 정치권력의 실체를 파악 해보려 한다. 한 개인으로서 우리가 그러한 국가와 정치권력, 특히 국가의 주군으로 행세하는 대통 령이라는 존재와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우리의 들, 우리의 형들, 우리들은 각자의 시대에서 어떤 대통령들을 어떤 특정한 삶의 순간에 만나게 되었을 까?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은 각자의 시대에서 또 어떤 대통령들을 만나면서 살아가게 될까?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통해 배출한 우리의 대통령들과의 직간접적인 만남의 순 간, 우리의 인생은 또 어떻게 변했고, 또 어떻게 변해갈까? 와 형과 나와 나의 아이들 각자 세대적 경험을 통해서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이 한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또한 개인의 삶의 역사와 국가의 역사를 교차시켜 봄으로써 굴곡진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개인들이 어떻게 자신 의 삶의 여정을 거쳐 왔는지를 성찰해본다. 덧붙여, 나의 와 형과 나와 나의 아 이를 통한 한 가족의 삶의 흐름을 파악해보는 자전적인 삶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3 무대와 연출을 생각하며... 벽이 있다. 아이는 그 벽에 대고 테니스볼을 던지고 받는다. 전쟁 중인 벽 막아서는 벽 두드리는 벽 몸을 피하는 벽 기대어 서는 벽 벽보가 나붙은 벽 낙서와 구호가 난무하는 벽 한계와 금지를 확실히 선포하는 벽 갈라지는 벽 틈새가 벌어지는 벽 저 벽 너머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해서 사라져야 할 벽 또한 무대와 객석 사이의 벽을 극장과 세계 사이의 벽을 허물어뜨리기 위해서 우리는 벽을 넘는 연극을 꿈꾸고 있다. 이 작품은 알리바이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그러한 알리바이로 점철된 연대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 반드시 허물어야 하는 벽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개인의 사소한 일상사를 바탕으로 그 사이를 파고드는 역사의 한 순간을 정밀하게 조명해보는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형식이다. 통시적 관점과 공시적 관점을 넘나드는 에피소드의 연속체이자, 무대와 객석이 수시로 소통하는 서사적 극형식으로 열린 극 장을 지향한다. 한 개인의 역사가 한 국가의 역사와 겹쳐지는 순간을 통해서 최고 권력자의 존재가 한 개인의 삶에 어떠한 의미인지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현대사 를 관통하면서 소시민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연극은 일상사 속에 스며들어 있는 정치권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담론을 제기하여 각자의 삶에서 대통령을 만난 기억들을 이야기해보는 사랑방을 열어볼 계획이다. 극 장이 배우를 위한 무대를 넘어서 동시대 삶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대안적인 삶의 에너 지를 발견해가는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확장되기를 바라는 진정한 의미의 동시대 연 극을 꿈꾼다

4 주요 등장인물은... 이 작품의 첫 번째 주인공은 1930년 2월 15일 당시 일본국 대판시(현 오사카) 동성구 대금리정 556번지 출생인 故 김태용 님. 이 작품의 작/연출을 맡은 김의 돌아가신 이다. 이 작품의 두 번째 주인공은 1964년 6월 11일 대구 동구 신천동 번지에서 태 어난 김 님. 이 작품의 작/연출을 맡은 김의 형님이다. 이 작품의 세 번째 주인공은 1973년 1월 31일 대구 중구 동인동 4가 328-2번지에서 태어난 김 본인. 이 작품의 작/연출을 맡고 있다. 나머지 인물들은 위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살아가는 도중에 스치고 지나가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알리바이의 연대기를 주도했던 공화국의 지도자들은 위의 주요 등 장인물들의 일생에 꽤나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초연 때의 배우와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김태용 _남명렬 _정원조 소년(태용), 소년, 소년 _지춘성 청년(태용), _이종무, 아주머니 _전국향 큰, 책방주인, 형사반장, 교장, 영남정치인1, 취객 _유준원 사촌형님, 소년의, 청년의 형님, 아저씨, 형사, 용현, 남총련, (국토개발)요원1, 영남정치인2, 선동열 _유병훈 반장,, 점원, 벽보장이, 신문팔이, 응원단장, 의사, (국토개발)요원2 _백운철 - 4 -

5 작품의 시공간을 그려보며... 이 작품 내부의 시간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제1막은 세대를 대표하는 故 김태용 님의 연대기로서 1930년-1979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제2막은 세대를 포함한 아들 세대인 형 김, 동생 김의 연대기로서 1980년-2013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동시에 이 작품이 말해지고 있는 시간은 오늘인 2013년의 하루이다. 모든 이야기들은 현재적 시점에서 돌아본 것으로 현재적인 의미망 안에서만 말해진 다. 이 작품의 공간은 국립극장 소극장 판이다. 그곳에서 작/연출 본인이 자신의 삶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현존하는 공간이다. 동시에 작/연출 본인이 자신의 와 형과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에피소드들 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서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무대는 객석에서 보아 오른편에 헌책방으로 둘러싸인 <의 방>과 왼편에는 대학 도서관 내에 있는 책장들로 이루어진 <태용문고>로 나뉜다. 그 가운데에는 영상화면을 비출 수 있는 공간으로 무대후면이 공간이 트여있다. 또한 객석의 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트인 공간에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길이 극장 전체를 관통할 수 있도록 뚫려있다. 끝으로 이 작품이 원하는 시공간은 발터 벤야민이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서 말하 고 있는 호랑이도약Tigersprung 하게 하는 시공간으로 섬광처럼 번쩍이는 어떤 기 억을 움켜잡기 위해 과거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 니다. 과거의 형상을 움켜잡아서 그것으로 현재를 진짜 위기상태 로 만들려는 것이다. 혁명은 역사의 연속체를 폭파시켜 끄집어낸 현재의 시간으로 충만된 과거 를 만들어 야 한다

6 제1막 의 연대기 프롤로그 1998년 9월의 (68세) 어둠 속에서 군부대 앞을 암시하는 나팔소리가 들려온다. 조명이 들어오면, 무대 후면 에 경상북도 칠곡군 50사단 훈련소 건물을 암시하는 영상이 비친다. 모자를 눌러쓴 (68세)가 무대 한 편에서 걸어나온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주위를 살피며 둘러본다. 다시 나팔소리가 들려온다. 곧이어 환호성과 함께 훈련소 정문에서 공익근무요원들이 수다를 떨며 쏟아져 나온다. 그 가운데 (26세)의 모습이 보인다. 는 막내아들인 을 발견하고 너무나 반갑게 을 부른다. 엽아! 아! 어?... 그래, 어디 보자. 니, 괜찮냐? 예에. 안 오셔도 되는데... 그래도 와 봐야지, 가. 그건 그렇고, 훈련은 괜찮았나? 공익인데, 뭘, 훈련이랄 게 있나요... 무릎은? 수술했다고 말하지 그랬어? 살살했어요,. 4주 금방 가던데요. 는 말씀 도중 여러 번 감정이 격앙되는 듯 목이 메고,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며 여러 번 눈물을 삼킨다. 은 아까부터 그런 의 눈물에 마음이 혼란스럽다. 가 함께 있던 공익근무요원들은 이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이때 지나가던 현역군인 한 명이 걸음을 멈추고 이 광경을 유독 신기하게 바라본다. 근데,... (그제야 눈물을 훔치며) 왜? 버스 도착하는 소리. 아, 아니에요. 버스 왔네요. 가 버스에 오른다. 다른 공익근무요원들도 함께 버스에 오른다. 뒤따르던 은 걸음을 멈추고 관객을 향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린다

7 1998년 9월 20일, 스물여섯 살의 저는 다 늦게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기 위하여 경상북도 칠곡군에 있는 50사단 훈련소에서 4주간 의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나옵니다. 한달 만의 재회의 순간, 는 저를 보시더니 갑작스럽게 감정이 격앙되시면서 급기야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곧이어 이 버스에 오른다. 빈자리가 하나 보인다. 버스 안에는 여전히 현역군인 한 명과 여러 명의 공익근무요원들이 와 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서 있다. 이 니, 앉아라. 아니에요. 앉으세요. (앉으면서) 근데, 군복은? 안 주던데요. 예비군 훈련할 때 필요할 건데. 물어봤는데. 공익은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더라고요. 공익 예. 뭐 그런 게 다 있노? 이제 시작인데요. 금방 간다. 그래, 금방 가지, 금방 가고말고... 는 다시 주머니 속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친다. 은 버스 손잡이를 잡고서 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본다. 은 무대에서 관객석을 향해 걸어 나온다. 그날, 께서는 분명 저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셨지만, 이상하게 도 가 흘리신 눈물은 제 마음에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날 가 흘리신 눈물을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의 눈물을 이해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는 여전히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시다가 문득 하늘을 응시한다. 다시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얼굴을 찌푸린다. 은 그런 를 가만히 바라본다. 조명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8 1막 1장 의 연대기 (1) 의 방 영상화면으로 1995년 2월, 대구 중앙상업고등학교 정년퇴임식장. 교장이 등장한다. 교장 자자, 오늘 이 자리로 말하자믄 34년간 우리 중앙상업고등학교에서 한결같이 여러분들에게 영어를 갈켜주신 김태용 선상님의 정년퇴임 식이 있는 날입니다. 오늘 이 자리를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나시는 여 러분들의 스승님, 김태용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이니, 귀 기울이 갖 고 잘 듣도록 하입시다. 박수. 양복을 입은 와 가 들어온다. 가 단상에 오른다. 가 말씀을 하시려는 찰나에 이 헐레벌떡 따라 들어온다. 교장 교장 교장 교장 그날은 꽤 추운 날씨였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1995년 2월이었으 니, 아마 대학교 4학년 때였겠네요. 무심하게도 가 34년 간 근무하신 학교를 퇴임식날 처음 가보았습니다. 그날 는 자신 을 위해서 추위에 떨며 운동장에 서 있는 학생들에게 최후의 일성 을 남기셨습니다. 그러니까, 공부하지 않는 학생은 학생이 아니다, 이런 얘깁니다. 알겠 지요? 이상. 끝! 자, 자. 박수! 퇴임식 끝! (에게) 욕봤다. (에게) 안녕 하십니까? (을 보고) 누고? 아, 서울서 공부하는 막둥이라요. 아, 인사해라. 교장선생님이시 다. 아, 안녕하세요. 에헤이. 안즉도 학교 댕기는 아가 있었네. 계속 등록금 까먹겠네. 봐라. 너그 아부지 퇴임하셨는데, 안즉 졸업도 안 했나? 예에... 4학년이라예. 과는? 국문과라예. 그리 안생깄는데. 요새 국문과 나오믄 어데 취직하노? 아직... 군대를 안 갔다 와서요

9 교장 뭐라카노. 에헤이. 뭐 했노? 4학년이라믄서? 놔둬요. 지 가고 싶을 때 가는 거지 뭐. 교장 암튼 사모님이 엄청시리 고생했심니더. 선생질 해갖고 자슥들 서울로 대학 보내고... 무슨 소리. 그만하면 많이 벌어다줬다 아이가. 아직도 월급봉투째로 안줍니더. 생활비 쥐꼬랑지만큼 준다 아입니꺼. 아껴야지. 다 아껴야 애들 공부시키고 밥 먹고 살지. 월급 봉투째로 주면 그게 어디 남아나나? 그라믄 뭐, 내가 허투로 쓴단 말이라예? 뭐, 꼭 그런 뜻은 아니고. 내니까 이래 참고 산단 말이라예. 그걸 잊어 뿌리믄 안된다꼬예. 교장 에헤이. 봐라. 김선생. 퇴직하믄 뭐 딴 거 있는 줄 아나? 집에 콕 처 박히 갖고, 사모님이 해주는 밥 고맙게 받아묵고, 사모님 말씀 잘 새겨들으면서 지내는 기라. 명심해라 마. 교장 퇴장한다. 교장 선생님 말씀 단디 들으시소. (먼 하늘을 바라보며) 끝났으면, 그만 가자. 가 퇴임식 공간을 벗어나자, 도 따라 나선다. 조명이 (객석에서 볼 때) 무대 오른편 공간에 있는 의 방을 비춘다. 여기는 정년퇴임을 하신 당시 의 방입니다. 가 방으로 들어가 앉은뱅이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펴들고 열심히 무언가를 읽기 시작한다. 은 를 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했 의 방은 이렇게 평생 동안 헌책방에서 모으신 헌책들로 가득 습니다. 영어로 쓰여진 책들이 대부분이었죠. 는 일본식 영어발음을 하시며 문장을 읽어나간다. (영어 원서를 읽으며) '뚜우 비 오어르 노뜨 뚜우 비(To Be or Not to be)'이고, '대뜨 이즈 더 꾸에스찌언(That is the Question)'이다, 이 말이네. 크, 명문장이다

10 일본어로 쓰여진 책들도 많았습니다. (일본어 원서를 읽으며) 生 きるべきか 死 ぬべきか それが 問 題 だ 이키루까, 시누까, 소레가 몬다이다. (우리말 자막 :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다시 우리말로) 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일본에서 자랐다. 일본의 전통가요 엔카가 흐르면서 소년(어린 시절의 )이 책보를 들고 등장한다. 소년 私 の 名 前 は キム テヨンです 私 は 1930 年 2 月 15 日 日 本 国 大 阪 市 東 成 区 大 今 里 町 556 番 地 で 生 まれました 와따시노 나마에와 키무 태용데스. 와따시와 센큐우햐꾸산쥬넨 니가쯔 쥬우고니찌 니혼코쿠 오오사카시 히가시나리쿠 오오이마자토쵸 고햐꾸고쥬우로꾸방찌데 우마레마시따. (우리말 자막 : 내 이름은 김태용입니다. 나는 1930년 2월 15일에 일본국 대판시 동성구 대금리정 556번지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판시가 어디냐면, 오사카를 말하는 거다. 소년 私 は1936 年 初 めて 小 学 校 へ 入 学 しました 와따시와 센큐우햐꾸산쥬로꾸넨, 하지메떼 쇼오각꼬오에 뉴우가꾸시마시따. (우리말 자막 : 나는 1936년에 소학교에 처음 입학했습니다.) 1936년이 언제적인고 하면... 그때가 제2차 세계대전 바로 직전이 었는데, 베를린에서 올림피꾸를 했지. 히틀러가 나와 갖고 막 연설 도 하고 그랬다. 그때 손기정이가 금메달을 확 따버렸잖아. 진짜 옛 날이다. 소년 私 は うちの 學 級 で 一 番 小 さかったです 와따시와 우찌노 각큐데 이찌방 찌이사캇따데스. (우리말 자막 : 나는 우리 반에서 제일 작았습니다.) 내 7살에 학교 들어갔는데, 덩치도 제일 작고, 키도 제일 조그마하 고. 그게 별로 안좋더라고. 그래서 이 너를 8살에 학교 보내려 고 너 1월생인데, 호적에 3월로 올려놓은 거야. 저는 1973년 1월 31일 출생이지만, 호적에는 1973년 3월 31일로 올 라 있습니다. 의 배려 때문이었죠. 그런데,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인가요? 소년 私 は 今 映 画 を 見 に 行 く ところです 와따시와 이마 에이가오 미니 이꾸 토코로데스. (우리말 자막 : 나는 지금 영화 보러 가는 길입니다.) - 5 -

11 소년 무슨 영화예요? サムライの 映 画 です 사무라이노 에이가데스. (우리말 자막 : 사무라이 영화입니다.) 이때, 포스터를 붙이는 벽보장이가 나와 포스터를 붙인다. 매일 아침 일찍부터 영화관 입구에 가면, 포스터 귀퉁이에 저렇게 공 짜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딱지가 몇 개 붙어 있어. 먼저 떼내는 사람 이 임자야. 운수대통이지. 포스터에 붙은 딱지를 떼어내는 소년. 그 사이에 벽보장이가 뒷주머니에 꽂아둔 미국 잡지를 꺼내어 펼쳐본다. 여배우 사진을 보고 좋아라 잡지 책 페이지를 찢는 벽보장이. 소년이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벽보장이 소년 벽보장이 소년 벽보장이 소년 벽보장이 소년 おお 金 ちゃん~ 오, 기무짱~ (우리말 자막 : 오, 태용) おはようございます 오하요고자이마스. (우리말 자막 : 안녕하세요.) またきたね 마타키타네. (우리말 자막 : 또 왔네.) 何 ですか? 난데스까? (우리말 자막 : 뭐예요?) アメリカの 雜 誌 見 るかい? 아메리카노 자시. 미루까이? (우리말 자막 : 미국잡지야. 볼래?) ひん 힝. やるよ 私 は もう 読 み 終 えた 야루요. 오레와 모오 요미오에따. (우리말 자막 : 너 가져. 난 다 봤어.) わあ! - 6 -

12 벽보장이 와아! (우리말 자막 : 와아!) このかわいいやつ! 코노 카와이 야츠! (우리말 자막 : 귀여운 짜식!) 벽보장이는 소년에게 영어로 쓰여진 미국 잡지를 건네주고 나간다. 소년은 잡지 속에 빠져 든다. 어느 날엔가 벽보장이 아저씨가, 자기는 다 봤다면서 미국 잡지 책 을 건네주는 거야. 미국 놈들, 와아, 진짜 잘 살대. '와싱턴'인가 '뉴 요끈'가 거리풍경이 별천지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미국 잡지책 이 내가 처음 본 서양 놈들 문명이었던 거야. 가만있어 봐라. 내가 그래갖고 결국 영어선생 된 건가? 글쎄... (소년에게) 얘야, 니 그 거 좀 함 가져 와봐라. 아, 못 알아듣지? 坊 や その 雑 誌 持 ってき ておいで 보오야, 소노 잣시 못떼키때오이데. (우리말 자막 : 얘야, 그 잡지 책 가지고 이리 와 보렴.) 소년이 들고 있던 미국 잡지 책을 가지고 온다. 는 소년과 함께 미국 잡지 책을 뒤적인다. 그 사이에 은 의 방 안으로 들어온다. 이 책장 안에 꽂힌 의 헌책들을 뒤적이면, 소년이 함께 도와주고 정리해준다. 이 헌책들 가운데 가 특히 귀하게 여기셨던 것은 바로 일본어 나 영어로 쓰여진 외국 교과서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께 서 일본 수학 자습서를 풀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머리를 쥐어 뜯으며) 으아! 정년 퇴임을 한 영어교사가 왜 하필 소일거리로 수학문 제를 풀고 있단 말인가요?, 왜 이러세요? 는 끙끙거리며 계속해서 수학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다. 이거, 왜 이렇게 어렵냐? 니가 함 풀어봐라. 가 에게 연필을 건넨다. 은 일단 연필을 건네 받고는 곁에 앉아 수학문제를 풀려고 시도해본다

13 니도 못 푸나? 그래 가지고 대학은 어떻게 들어갔어? 이런 짜식. 는 다시 수학문제를 풀려고 시도해본다. 는 분명 보통 는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 듯) 참 내, 이게 다 내가 기초가 약해 서 그런 거야. 아부지가 학교 다닐 적에는 맨날 전쟁 중이라서 이런 교과서 같은 거는 평생 배워본 적이 없다. 폭격을 알리는 일본어 안내방송과 사이렌 소리 등의 태평양 전쟁 소음과 함께, 일본 어 군가가 흘러나온다. 영상으로 태평양 전쟁의 자료화면이 지나간다. 소년 1941 年 始 まった 太 平 洋 戦 争 で 学 校 は 授 業 を 止 め 戦 争 を 支 援 する 軍 隊 になりました 센큐우햐꾸욘쥬이찌넨 하지맛따 타이헤이요오 센소오데 각꼬오와 쥬교오오 야메, 센소오오 시엔스루 군따이니 나리마시따. (우리말 자막 : 1941년 시작된 태평양 전쟁으로 학교는 수업을 안하 고 전쟁을 지원하는 군대가 되었습니다.)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폭격하면서 태평양 전쟁이 일어났지. 어느 날 학교에 가니까 영어를 갑자기 안 가르치는 거야. 그러면서 일본 인 선생이 하는 말이 미국이랑 싸우는데 미국말을 가르칠 수 없다 면서 인제 영어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거야. 정말 학교가기 싫어지 대. 게다가 학교가면, 맨날 기차나 대포 같은 거 닦고, 죽으라 일만 시켜댔어. 공습경보 사이렌 소리와 함께 폭격음이 점점 커진다. 소년 1944 年 の 夜 学 校 から 戻 る 頃 一 生 忘 れられない 激 しい 空 襲 を 受 けました 센큐우햐꾸욘쥬요넨노 요루, 각꼬오까라 모도루코로 잇쇼오 와스레라레나이 하게시이 쿠우슈우오 우케마시따. (우리말 자막 : 1944년 야간에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 평생 기억날 만 큼 극심한 공습을 겪었습니다.) 강력한 폭격음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조명이 변한다. 소년은 비명을 지르면서 책가방을 집어던지고 엎드린다

14 소년 소년 あああ! 助 けて! 助 けて! 아아아! 타스케떼! 타스케떼! (우리말 자막 : 아아아! 살려줘요! 살려줘요!) 폭탄이 떨어지는데 진짜 죽겠대. 조명탄이 터지니까 곧바로 대낮처 럼 환해지는 거야. 와아, 쪼만한 돌멩이 한 개, 개미새끼 한 마리까 지 숨을 새도 없이 환하게 드러나대. 그 순간에 나는 예감을 해 버 렸어. あ 私 は もう この 道 ばたで 血 が 流 れる まもなく 灰 に なり 形 もなく いなくなるだろう! 아, 와따시와 모오 코노 미찌바타데 치요 나가스히마모나꾸 하이니 나테, 카타찌모나꾸 이나꾸나루다로오! (우리말 자막 : 아, 나는 이제 여기 길거리 어느 한 자락에서, 피 흘 릴 새도 없이 가루가 되어서, 형체도 없이 사라지겠구나!) 와 소년은 전쟁의 폭격음과 조명탄 불빛 아래에서, 몸을 웅크린 채, 고개를 푹 숙인다. 소년이 서 있는 무대 후면으로 일본의 항복을 선언하는 천황 히로히토의 모습과 육성이 동영상으로 펼쳐진다. 패전소식에 통곡하는 일본국민들의 모습도 함께 지나간다. 소년도 그들처럼 울음을 터트린다. 그때, 소년의 가 연장을 들고 급히 등장한다. 소년의 소년 소년의 소년 소년의 소년 ヨンちゃん ヨンちゃん! 용짱, 용짱! 父 さん! 또오상! お 前 は ここで 何 を しているのか? 오마에와 코코데 나니오 시떼이루노까? (우리말 자막 : 아들아. 너 여기서 뭐하니?) ああんああん 父 さん 私 たちが 戦 争 で 負 けたって 엉엉엉, 또오상, 와따시타찌가 센소오데 마케탓떼. (우리말 자막 : 엉엉엉., 우리가 전쟁에서 졌대요.) もう 知 ってる だから もう 泣 くな 모오 싯떼루. 다까라 모오 나쿠나. (우리말 자막 : 알고 있다. 그러니까, 눈물을 뚝 그치렴.) ああんああん 天 皇 陛 下 が 降 伏 したって - 9 -

15 소년의 소년 소년의 소년 소년의 소년 엉엉엉, 텐노오헤이까가 코오후꾸시탓떼. (우리말 자막 : 엉엉엉. 천황폐하가 항복했대요.) だから 泣 くなって 言 ったろう! 다까라 나쿠낫떼 잇따로오! (우리말 자막 : 눈물을 뚝 그치래두!) ああんああん 엉엉엉 (우리말 자막 : 엉엉엉.) お 前 は 朝 鮮 人 だから 泣 く 必 要 が ない 오마에와 쵸오센진다까라 나쿠 히쯔요오가 나이. (우리말 자막 : 너는 조선사람이니까, 울 필요가 없다.) ええ? 에에? (우리말 자막 : 뭐라구요?) 너는 조선사람이니까, 울 필요가 없대두. 얼른 가자. 엄마가 밥 다 해 놨을 거다. 예,. 소년의, 소년의 손을 잡고 무대 밖으로 나가려 한다. 소년, 와 함께 나가려다 말고 문득 걸음을 멈추고 다시 주위를 돌아본다. 그날 와 함께 집에 돌아가는데, 맘이 복잡해져 오데. 물론 내 그때까지 조선사람인지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야. 근데 그날은 새 삼스레 내가 조선사람이라는 사실이 아주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고. 기분 묘하데. 내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 땅 에서 전쟁이 끝난 그날, 어쩌면 내 인생에서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가 방을 나선다. 소년 또한 밖으로 나간다. 암전없이 조명의 변화로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 1막 2장 의 연대기 (2) 1946년 경상북도 선산군 구미면 의 방에 홀로 남은. 의 방에 꽂힌 책들을 하나씩 살펴본다

16 이 오래된 책들은 의 이름으로 의 모교인 경북대학교 에 기증되었습니다. 는 처음엔 이 책들을 대학 도서관에서 받 아줄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셨지만, 가 평생 동안 모아온 4,367권을 조사해본 결과, 보관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3,392권을 선별해서 의 이름을 따라 <태용문고>라는 이름으 로 개인문고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무대 후면에 영상화면으로 실제 경북대학교 도서관 4층의 개인문고실 안에 <태용문고>라고 적힌 책장과 의 헌책들이 비친다. 동시에 은 의 방을 나와서 영상화면을 따라서 (객석에서 볼 때) 무대 왼쪽 공간인 <태용문고> 책장 코너로 이동한다. 해마다 3월이면, 저는 의 기일에 맞춰 이곳 경북대학교 도서 관에 들릅니다. 의 영혼은 아마도 이곳 도서관에서 안식을 취하고 계실 것만 같았습니다. 가 도서관의 <태용문고> 책장 사이로 등장한다. 태연하게 책꽂이에 꽂힌 책들을 찾아서 꺼내본다. 그런데 지난 3월, 의 개인문고인 <태용문고> 바로 옆 책꽂 이에서 낯익은 한 사람을 처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분이셨 습니다. 무대 후면에 영상으로 전 대통령 박정희( )의 모습이 비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교문서를 보관하는 책장이 바로 의 개인문고 <태용문고>와 마주보고 나란히 서 있다. 책장에는 의 사진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그때 저는 의 영혼이 이 도서관을 출입하다가 문득 이분의 사진을 발견한다면,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 사진을 바라보게 될 것 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가 책장에 붙은 박정희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서서히 다가와 한참을 바라본다. 와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해방된 이듬해인 1946년 봄에 나란히 조선 땅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당시 열 일곱 소년이었던 는 할의 고향인 경상북도 선산군 구미면에 처음 발을 디디게 됩

17 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대일본제국의 만주국 장교로 해방을 맞게 이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이듬해 봄, 다소 초라한 행색으로 고향인 경상북도 선산군 구미면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두 분은 같은 해, 같 은 동네에 살게 된 셈이었죠. 너 정확하게 기억하네., 박정희랑 같은 동네 살았다. 내 구미 에 오자마자, 박정희 집안을 금방 알게 됐다고. 내 랑 형이랑 같이 그 집에도 여러 번 가기도 했었어. 그 집엔 무슨 일로요? 일본에서 와서 아직 조선땅이 낯서니까, 동네 다니다가 뭐 물어볼 일 있거나, 아니면 가재도구 같은 거 빌리러 가고 그랬지. 근데 그때, 어 떤 쪼만한 사내가 그 집 대청마루 한 구석에 대자로 드러누워서 신문 으로 얼굴 다 덮고 꼼짝도 안하는 거야. 소년이 들어와 의 대사 속에 나오는 '어떤 쪼그만 사내'처럼 '영남일보'라고 한자로 크게 적힌 신문으로 얼굴을 다 덮은 채 드러눕는다. 소년 소년 (여전히 신문으로 얼굴을 덮은 채) 세상은 다 썩었다, 썩었어! 더럽다, 더러버! 그게 누군가요? 그게 바로 여기 사진에 있는 박정희였다. 예에? 그때 박정희 첨 봤다. 일본군 장교하다가 전쟁이 끝나니까, 할 일이 없어진 거야. 백수가 돼갖고 자기 형네 집 대청마루에 드러 누워 있었던 거야. (여전히 신문으로 얼굴을 덮은 채) 세상은 다 썩었다, 썩었어! 더럽다, 더러버! 순간 조명이 변하면서, 가 소년에게 다가가 얼굴을 덮고 있던 신문을 장난스럽게 들춘다. 놀란 소년이 벌떡 일어난다. 소년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소년 소년 소년 (선글라스를 가리키며) 니, 그거 뭐꼬? (선글라스를 보여주며) 이거 말이라예? 그래 그거. 진짜 라이방이가? 그런데예. 어디서 났노? 대구에 있는 캠프워커라카는 미군부대 앞에서 샀는데예

18 함 줘봐라., 소년에게서 선글라스를 슬쩍 빼앗는다. 그리고는 자신이 직접 써 본다. 소년... 진짠가보네. 소년 그만 돌리 주이소. 나 좀 쓰자. 나 이제 돌아가야 하는데, 날도 덥고 햇빛이 따가워서 눈이 부시다. 소년 돌리 주이소. 니 어차피 내잖아. 내가 바로 너다. 그러니까 니게 내꺼고 내게 니꺼 고, 그런 거 아니가?. 소년 돌리 주이소. 안돌리주믄 무덤까지 따라갈 깁니더. 혼자 있으면 안그래도 심심한데 잘됐네. 너 따라 오려면 따라 와봐., 선글라스를 낀 채로 책장 뒤로 나가버린다. 소년 (억울해하며) 세상은 다 썩었다, 썩었어! 더럽다, 더러버! 소년, 돌려 달라면서 를 따라나간다., 소년과 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다. 암전없이, 조명의 변화로 다음 장면 이어진다. 1막3장 의 연대기 (3) 년 의 한국전쟁, 소년이 놓고 나간 신문 '영남일보'를 집어든다. 가 조선 땅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1946년 10월 1일자 영남 일보입니다. 무대 후면 영상에 1946년 10월 1일 당시 영남일보에 실린 대구역 근처의 보도사진이 비친다. 대구역 근처에는 굶어죽는 사람들 투성이었고, 콜레라가 퍼져 대구 시민 1천 200여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졌습니다. 굶주린 대구시

19 민들은 미군정과 친일경찰에 저항하는 10월 항쟁을 일으키게 됩니 다. 당시 역시 굶어죽기 직전의 상황에까지 처했다고 합니 다. 그 당시 의 실제 가족사진입니다. 무대 후면 영상에 실제 (김태용)의 1946년 당시 오사카에서 찍은 가족사진이 비친다. 그러나 일본에서 이미 병세가 완연하셨던 할는 고향에 돌아온 지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는 열 여덟에 할아 버지를 잃고, 낯선 조선 땅에서 형님 한 분과 함께 홀를 모시 고 살아야 했습니다. 소년과 소년의 형님이 영정 사진이 든 액자를 들고 무대 앞을 지나간다. 공짜표를 구해 오사카의 영화관을 드나들던 소년은 이제 빠른 속도 로 청년이 되어야 했습니다. 영정사진을 든 소년이 나가는 모습과 동시에 교복과 모자를 쓴 청년(의 젊은 시절)이 들어오는 모습이 교차된다. 는 1949년 12월 3일, 열 아홉 살의 나이로 뒤늦게 대구공립 중학교로 편입학을 해서 조선땅에서 처음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됩 니다. 청년은 도서관의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한다. 청년 (혼잣말로) 이건 또 뭐라고 읽는 거지? 세-쿠-스-피아? 사람 이 름인가? 하무-레-또? 신기하다. 청년, <태용문고>의 책장을 도서관처럼 이용하면서, 책장에 꽂힌 책들을 이것저것 꺼 내보기 시작한다. '셰익스피어'라고 영어로 적힌 책을 꺼낸다. 청년 (영어 원서를 읽으며) 뚜 비 오어르 노뜨 뚜 비(To Be or Not to be)이고, 그래서 그게, 대뜨 이즈 더 꾸에스치언(That is the Question)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生 きるべきか 死 ぬべきか それ が 問 題 だ 이키루까, 시누까, 소레가 몬다이다. 이 말이네. 쓰고이! (갑작스런 폭격음) 으악!

20 갑작스러운 폭격음과 함께 청년은 들고 있던 책을 놓치며 바닥에 쓰러진다. 조명탄과 전쟁소음이 반복되며, 어느 새 책장 틈에서 소년이 튀어나와 예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공포에 떨면서 소리친다. 소년 あああ! 助 けて! 助 けて! 아아아! 타스케떼! 타스케떼! 소년은 얼른 청년의 목을 껴안고 함께 엎드린다. 그러나 의 대구공립중학교 시절은 6개월만에 끝이 납니다. 이 듬해인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한 것입니다. 전쟁이 끝난 패전국 일본을 떠나 찾아온 조국의 고향 땅에는 이미 새로운 전쟁이 도래하 고 있었던 것입니다. 청년 (원망하며) 한국에 오는 게 아니었어! 일본에 그냥 있었으면, 적어 도 전쟁은 끝났을 거 아니야? 아니 는 왜 하필 이때 우리를 여기 데려다놓고 가버린 거야? 소년 (바닥에 흩어진 책을 펴보며) 근데, 너 지금 뭐 보고 있었어? 이 꼬 부랑글씨 뭔 말인줄 알아? 청년 生 きるべきか 死 ぬべきか それが 問 題 だ 이키루까, 시누까, 소레가 몬다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소년 내 말이 그 말이다! 다시 폭격음 크게 들리고, 연기가 피어난다. 소년과 청년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엎드린다. 청년의 형님이 나타난다. 청년의 형님 청년 청년의 형님 청년 청년의 형님 태용아! 너, 괜찮나? 형님요. 괜찮습니다. 내 육군종합학교에 간부후보생으로 지원했다. 태평양 전쟁 때 보니까, 전쟁 터졌을 때 군대는 사병으로 징집되는 거 보다 장교로 자원해서 가는 기 훨씬 낫다카더라. 너, 잘 모시고 있어라. 형님요. 형님 없으면 우린 어떻게 살라고... 도 안 계신데, 우리 오사카 다시 가면 안될까요? 태용아, 전쟁 상황이 안 좋으면, 혹시나 너도 사병으로 강제 징집될지 도 모른다. 그렇게 될 바엔 차라리 나처럼 육군종합학교로 지원해라

21 알아서 잘 판단해 봐라. 청년의 형님이 사라진다. 청년과 소년, 난감해한다. 청년, 급히 책장에 꽂힌 책을 몇 권 가방에 챙기고는 형님을 따라 나가려한다. 소년 너, 어쩌려고? 청년 아무래도 형님따라 가 봐야 될 거 같다. 일단 간부후보생으로 지원 하면, 쫄병으로 끌려가는 거 보다는 낫다고 하잖아? 소년 간부후보생되면 훈련은 얼마나 받는데? 청년 두 달. 소년 두 달 겨우 훈련 받아서 총이라도 제대로 쏘겠냐? 청년 남들 다 한다는데, 왜 못 하겠어? 사병이 아니라 장교라고 하잖아. 소년 두 달 훈련 받아서 무슨 장교가 되냐고? 육군종합학교? 말도 안 돼! 조선사람 된지 얼마나 됐다고, 조선 땅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는 전쟁터에는 왜 나가야 되는데? 옛날에 오사카에서 학교 끝나고 집 에 돌아오다가 폭격 맞은 거 기억 안나? 순간적으로 커다란 폭격음과 함께 청년과 소년, 둘 다 쓰러진다. 이들을 지켜보던 재 엽 또한 털썩 주저 않는다. 청년... 소년 그때 너 죽었다 살아났어. 그게 전쟁이야! 청년... 소년, 청년을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청년 그래도 형님 말을 따르는 게 옳다. 가자. 소년 나는 안 가. 청년 내 가면, 너도 가야 된다. 소년 왜? 청년 너는 어차피 나야. 나는 어차피 너고. 청년, 소년을 잡아챈다. 소년 놔라. 놔라. 나는 죽어도 못 가. 죽어도 못 간다고오-! 청년, 소년을 끌고 황급히 달려나간다

22 , 두 사람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무대 후면 영상에 의 군복무 시절 실제 사진이 차례로 지나간다. 이 사진 속의 모습처럼 께서는 1950년 11월 25일, 육군종합 학교에서 9주간의 훈련 끝에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육군 장교가 되 었습니다. 어느 새 는 무대 왼쪽 공간 <태용문고>의 책장 사이로 등장하여 책장에 꽂힌 오래된 책들을 태연하게 뒤적이고 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장교로 군복무 중인 의 옛 사진들을 가족 앨범에서 보아 왔기에 께서는 포병 장교 출신이라는 것, 대위 로 제대를 하셨다는 것, 그리고 전쟁 중에 용감히 싸웠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조명의 변화와 함께 청년과 소년이 황급히 달려들어온다. 청년은 철모에 선글라스를, 소년은 창이 달린 모자에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소년의 모자에는 계급 표시로 별이 하나 달려 있다. 청년 내 그때 육군종합학교에서 소위로 임관하고 나서, 광주의 포병학교로 교육받으러 보내졌는데, 거기 가니까, 박정희가 떡하니 와 있더라. 예? 소년 세상은 다 썩었다, 썩었어! 더럽다, 더러버! 그때 박정희 두번째로 봤다. 청년 거 참, 희한했지. 그때까지 우리 살던 고향에선 사람들 전부 다 박정 희가 죽었는 줄 알았거든. 왜요? 청년 여순반란 사건 때 남로당인 게 발각되어서 빨갱이로 체포됐잖아. 그 래 가지고 곧바로 사형당한 줄 알았다고. 그 빨갱이 사냥에도 살아남은 군인이 바로 이 분이시다. 무대 후면 영상에 별 하나를 달고 있는 장군 시절 젊은 박정희의 모습이 비친다. 어떻게요? 자기랑 남로당 같이 했던 사람들 다 일러바친 거야. 조직도까지 다 그려줬다고 하더라고. 살아남으려고 그랬겠지만, 인간적으로 좀 켕 기는 짓을 한 셈이지. 아무튼 그렇게 협조를 하니까, 일제 때 일본

23 군 장교 같이했던 선배들이 챙겨줘서 결국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 야. 아... 소년 (손가락 총을 만들어보이며) 너, 요거 알아? 그게 뭔데요? 소년 빵야! 빵야! 총 아이가, 총! 그냥, 손가락인데요? 소년 그때는 이 손가락 총이 진짜 총보다 더 무서운 거였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소년 (손가락 총으로 관객들을 향해 가리키며) 저기 저 사람, 저기 저 사 람, 그라고 저기 저 사람... 다 빨갱이다. 남로당 세포다. (관객에게 다가가) 아저씨, 좀 이상한데, 빨갱이 맞지요? 눈빛이 빨간데. 빵! 이래 손가락 총으로 쏴버리면, 끌고 가서 진짜 총으로 쏴버렸다. 내 목숨 살릴려면, 남한테 손가락 총질을 해야했다. 이래 완성된 게 바 로 반공국가다. 내 이래 말하면 또 누가 나한테 손가락으로 총질할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총은 불법이지만, 대신 손가락 총은 합법 이잖아? 그냥 좀 께름칙하면 일단 손가락으로 한방 쏘고 본다. 빵 야! 빵야! 청년 해방되고 조선 땅에 와서 조금 지내보니까 제일 무서운 게 남한테 손가락질 당하는 거였다. 손가락으로 누가 한 번 겨누기만 하면, 그 손가락질 당한 사람한테는 다른 사람들이 발길을 끊더라. 가족들까 지 전부 다. 소년 (관객들에게, 장난치듯) 빵야! 니는 좌-빨! 니는 종-북! 니는 수-구! 니는 꼴-통! 너는... 뭐-냐? 근데 말이지, 전쟁이란 게 사람 죽이기도 하지만, 사람 살리기도 하 는 거더라. 박정희는 전쟁 덕분에 다시 군인이 될 수 있었으니까. 그것도 원래의 소령 계급 그대로. 청년 그러다가 어느 새 포병학교에서 보니 별을 달고 있더라고. 랑 박정희 전 대통령은 보통 인연이 아니시네요. 여기 이렇게 도서관에서도 서로 마주보고 있으니까요.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 책장 사이로 사라져 버린다. 청년이 박정희의 사진을 바라본다. 박정희 사진이 영상 화면으로 회전하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암전

24 1막4장 의 연대기 (4) 년 봄, 서울 광화문 앞을 행진하다. 행진곡풍 음악과 함께 조명이 들어오면, 무대 후면의 영상화면으로 1961년 광화문 앞 거리와 3.1절 기념식 장면이 펼쳐진다. 검은 모자와 작업복 차림의 국토개발요원 두 사람이 삽을 들고 들어온다. 서로 반갑게 맞이하며 악수를 나눈다. 이 그들을 따라 무대로 들어온다. 여긴 어딘가요? 요원1 서울. 광화문 앞. 여기서 뭐하고 계신 거에요? 요원1 보면 몰라? 우리 다 같이 삽질하러 갈 준비하고 있잖아. 삽질이요? 요원1 그럼. 이게 보통 삽이냐? 이게 바로 민주주의를 위한 삽이야. 요원2 이래 뵈도 우리 국가고시 봐서 붙은 거라고. 네? 삽질할 사람들을 고시로 뽑아요? 요원1,2 그럼! 우린 대한민국의 공무원 공채 1기야. 음하하하. 요원 1,2 함께 자랑스러운 웃음을 터뜨린다. 이때, 검은 작업복을 입은 청년( 의 젊은 시절)이 삽을 들고 황급히 뛰어 들어온다. 청년 안녕하세요! 먼저 와 있던 요원 1,2와 반갑게 악수를 나눈다. 청년 청년, 공무원을 하셨어요? 그럼. 며칠 전까지 혜화동에 있는 서울대학교 문리대에서 연수를 받 았지. 사실 말이야, 포병장교로 제대하자마자 서울대학교에 시험을 한번 봤지. 그래서요? 당연히 떨어졌지. 아하하. 그때 서울 광화문 거리를 걸으면서 '아, 다시는 이 거리를 걸을 일이 없겠구나.' 싶었지. 그런데 여기 이렇게 다시 와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재일교포 2세가 한국에 온지 15년 만에 대한민국 공무원이 되었다 이 말이다. 아하하하. 다시 행진곡풍 음악이 들리면서 청년과 요원 1, 2가 삽으로 체조 동작을 선보이며 활기차게 국토건설사업에 대하여 브리핑을 시작한다

25 요원1 요원2 공 청년 1960년 4.19혁명으로 탄생한 장면 정부는 경제제일주의 정책의 일환 으로 국토건설사업을 시행했지. 국토건설요원은 당시 대학졸업자 가운데 군복무를 마친 2천 명을 개채용으로 뽑았는데, 무려 1만명이나 지원했어. 국토건설사업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운영했던 사람은 장준하 선생 을 비롯한 <사상계>의 편집위원들이었는데, 그때 연수받으 면서 장준하 선생을 직접 만났다. 무대 후면에 영상화면으로 장준하 선생의 모습이 슬라이드 장면으로 지나가고 선생의 생전의 육성도 함께 흐른다. 행진하던 청년과 요원1, 2이 멈춰서서 장준하 선생의 모습을 바라본다. 청년 요원1 요원2 요원1 사실 그때 국가공무원이란 걸 처음으로 공개채용한 거라서 당시에 대학졸업생인 우리들은 사명감도 있었고, 꿈도 컸다. 장선생은 우리 들의 이런 마음을 읽었는지 강의실에서 밤늦도록 빵조각을 씹으면 서 우리들과 함께 했다. 내 일생동안 윗사람한테서 존중받는다는 느 낌을 받은 게 그때가 처음이었다. 아, 이게 민주주인가 싶더라. 장선 생은, 우리나라는 국가경제의 바탕이 농촌이니만큼 당연히 농촌부터 일으켜야 된다고 했지. 1960년 당시 우리들은 농촌 출신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지. 그랬기에 부모와 고향을 생각할 때 농촌부터 개발해야 한다는 장선생 의 생각에 누구나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고개를 끄덕였어. 우린 그렇게 자발적으로 삽을 들었어. 청년과 요원1, 2가 함께 구호를 외친다. 다 함께 청년 다 함께 "도시에서 방황말고, 고향으로 돌아가자!!" 2월 27일의 수료식과 3월 1일의 시가행진 뒤 우리들은 곧바로 전국 각지 현장으로 투입되어 장선생의 국토개발사업을 진두지휘했 지. 장선생은 바로 4.19세대인 우리들에게 국가의 미래를 맡기고자 했던 거야. "만세! 만세! 만세!" 그 순간, 날카로운 굉음과 함께 조명탄이 터지고, 탱크 굴러가는 소리, 각양각색의 총소리, 군화발소리 등의 소음이 들려온다. 조명탄과 전쟁소음이 앞서 있었던 전시상황을 연상시키지만, 5.16 군사쿠데타를 의미하는 빛과 소리로

26 조금 더 은밀하고, 조금 더 갑작스러우며, 조금 더 공포스럽다. 동시에 무대후면의 영상이미지에도 균열이 일어난다. 공중에서 낙하하는 검은 종이 몇 장. 호외기사가 실려 있다. <태용문고> 공간에서 와 소년이 서서히 등장한다. 동시에 균열을 일으키던 장준하 선생의 영상 이미지는 찢겨 나가고, 5.16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의 이미지가 강력하게 나타난다. 소년 요원1 요원2 청년 요원1 요원2 요원1 요원2 청년 요원1 청년 요원1 그때 박정희 세 번째로 봤다. 여기는 고향땅도 아니고, 군대 도 아닌데 말이지. 세 번째는 직접 본 것도 아닌데, 직접 본 것보다도 훨씬 생생했다. (호외를 집어들고는) 이것 봐! 군사혁명이 일어났대! 혁명이야, 쿠데타야? 글쎄요... (삽을 내려놓으며)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 어째서? 우릴 뽑아준 정부가 무너졌으니, 우리도 함께 그만두는 게 옳지 않겠 어? 하긴 군인들 세상에서 괜히 버티다가 다칠 수도 있겠구나. 나도 집 에 가야겠다. 잠깐만요... 태용 씨, 우리 먼저 갈게. 자기는 고향이 대구라 그랬지? 나는 경기 도 파주 니까, 우리 반대 방향이네.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예에... 우리 마지막으로 악수나 한 번 합시다. 손을 내미는 요원1. 청년, 손을 붙잡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요원1 요원2 어허. 사람 맘 약하게시리. 아이, 진짜 안 울려고 그랬는데... 청년, 요원1,2와 서로 부둥켜안고 운다. 청년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나중에 서울에 올라오면 꼭 찾아 갈게 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요원1,2 서로 아쉬워하는 작별인사를 하고 나간다. 홀로 남은 청년이 안타까움 속에 삽을 집어들고

27 혼자서 부질없는 삽질을 열심히 반복한다. 곧 지쳐서 주저 앉는다. 호외를 들춰보며 괴로워한다. 지켜보던 이 청년 곁으로 다가온다. 는 군인들이 득세하는 시대의 서막을 보면서 어쩌면 자신 이 이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예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릅 니다. 청년이 끝내 삽을 들고 힘없이 무대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런 청년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런데 이게 또 웬일일까요? 쿠데타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난 6월 1 일, 는 군사혁명위원회에 의해서 경북대학교 사무국 서기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는 모교에 돌아온 상황에 대해 그다지 탐탁치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순간 청년이 양복 상의를 걸쳐 입으면서 등장한다. 넥타이를 고쳐매면서 <태용문고> 공간을 향해 걸어간다. 그래서인지 는 근무지인 사무국보다는 틈만 생기면 이렇게 도 서관에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장준하 선생이 발행하던 월간 <사상계>가 들어오는 날이면, 정기간행물 코너에서 미리부터 기다리 고 계셨답니다. 청년이 자그만 책상에 걸터 앉아 있다. 책상 위에는 월간 <사상계>가 산처럼 쌓여 있다. 청년 청년 (책을 한 권씩 급히 훑으면서) '5.16혁명과 민족의 진로'! '5.16정변을 어떻게 볼까'! '군정의 영원한 종말을 위하여'! 이듬해 1963년 박정희는 드디어 대통령의 자리에 처음 오릅니다. 나도 더 이상 탐탁치도 않는 이 놈의 국가공무원 생활에 종지부를 찍 을란다. 자, 사표다! 청년, 사표를 꺼내 책상 위에 강하게 내려놓는다. 순간 갓난 아기 울음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조명이 변하면서 청년이 에게 말을 건넨다. 청년 그러고나서 좀 있다가 바로 네 형, 이 태어났다. 내가 진짜 아

28 버지가 됐다 이 말이지. (무대 뒤로 들어가며) 청년이 <태용문고> 공간 뒤로 나가면서 계속 대사를 하면, 동시에 <의 방> 공 간에서 의 목소리가 함께 겹쳐져서 들려온다. 동시에 아기 울음 소리 뚝 그친 다. 청년 그만 울어라. 그만 울어... 아이고 우리 이, 우는 것도 똑부러지네. 착하지. 그만 울어라. 그만... 암전없이,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 1막5장 <막간극 : 형이 기억하는 > - 신세계 백화점의 장난감 총, 김대중의 유세, 그리고 동아일보 가 <의 방> 공간 뒤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온다. 소년 아, 이 어디 있냐? 네,. 소년 이 장난감 총을 차고 따라 들어온다. 소년 아, 학교 갔다 올게. 엄마 말 잘 듣고, 잘 놀고, 놀다 지 치면, 가 지난번에 학교 등사기로 밀어준 한글교본 있지? 그 거 함 써봐라. 그러고 웬만하면 만화방 같은 데는 가지 말고. 알겠 지? 예에. 안녕히 다녀오세요. 소년 이 꾸벅 인사한다. 가 나간다. 소년 소년 소년 (에게 다가와) 이제부터 내가 네 형이다. 알겠지? 아, 네에. 혹시 지금 몇 살이세요? 여섯 살. 1969년이니까, 너는 아직 생기지도 않았어. 네에... 아, 심심하네. 뭐하고 놀지

29 소년 이 드러누워 장난감 총을 작동해서 드르륵소리를 낸다. 소년 이거 고장나서 소리도 제대로 안나네. 이 총 어디서 산 거에요? 소년 가 사다 줬어. 지난 여름 방학 때 가 서울에 갔다왔거든. 일제네요. 내셔널. 소년 우리 형편에 안 맞지만, 는 일본 물건 되게 좋아한다. 우리 집에 테레비도 없던 시절인데, 이런 총을 다 사다 줬다. 근데, 이 상하지. 왜 하필 총을 사왔을까? 아부지랑 안 어울리게. 그렇네요. 소년 그것도 서울의 신세계 백화점에서 사왔다고 하더라. 그날 한 여름 땡볕에 서울의 광화문 거리를 땀 뻘뻘 흘리면서 돌아다녔다 하 시더라고. 광화문 거리를요? 왜요? 소년 옛날에 가 시험 봐서 뽑혀 광화문 거리에서 시가행진도 하고 그랬다대... 네에... 소년 글쎄. 그거랑 이 총이랑 무슨 상관이 있을라나... 근데, 너도 나만 할 때 가 이렇게 학교 등사기로 한글교본 밀어 와서 숙제 내 주고 그랬냐? 저는 그런 적 없는데요. 소년 (어이없어하며) 음하하하. 그런 적 없어? 이거 봐. 미치겠다. 나는 아 직 한글도 안 뗐는데, 한자도 써 보라 하신다. 아무래도 형이 맏이라서 각별히 신경을 쓰신 거 같네요. 소년 너는 한글을 어떻게 뗐는데? 음... 저는 만화책 보면서 한글 익히기 시작한 거 같은데요. 소년 와아, 이건 아니지. 아까 얘기하는 거 봤지? 나는 만화방도 가 지마라 그랬는데, 왜 니는 만화책 보여주면서 한글 떼게 하는데? 저는 막내다 보니, 약간의 특혜가 있었나봅니다. 소년 약간이 아닌데? 그래도 교육열 덕분에 형이 뭔가 학습효과를 본 것도 있지 않았을까요? 소년 글쎄. 하긴. 가 한자를 쓰게 한 덕분에 내 어렸을 때부터 곧 바로 한자를 한 글자 씩 읽기 시작했다. 물론 간단한 글자였지만 말 이야. 그게 무슨 한자였어요? 소년 김. 대. 중

30 네? 소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처음으로 읽어낸 한자가 바로 김대중이었다. 국 민학교 1학년 때 골목마다 선거 벽보가 붙어 있었거든. 그 해 무슨 선거가 있었나요? 소년 맞다. 대통령 선거였다. 가 다시 자전거를 끌고 들어온다. 아 어딨니? 소년 네,. 아, 너 학교 숙제는 다 했나? 소년 쪼금 남았는데, 금방 다 할 수 있어요. 그럼 나머지는 이따가 갔다 와서 하고, 얼른 따라와 봐. 소년 어디요? 따라와 보면 알아. 가 앞장서고, 소년 이 따라 간다. 소년 가 그 날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수성 천변이었다. 거기가 어딘 가하면 서울로 말하면 한강 고수부지 같은 데라. 가보니까 사람이 진 짜 억수로 많은 거라. 내 아직도 세상에서 그렇게 많은 인간들이 모 인 거는 본 적이 없다. 내 거기서 김대중 첨 봤다. 무대 후면에 영상으로 당시 대구 신천 변을 배경으로 제 7 대 대통령 선거 유세현장 자료 사진이 지나간다. 유세현장의 육성이 담긴 사람들의 함성소리도 곁들여진다. 와 소년 이 영상화면을 향해 다가가 한참을 바라본다. 1971년 께서는 제7대 대통령 선거 유세장을 직접 찾아가셨습 니다. 그것도 이제 막 국민학교 일 학년이 된 아들을 데리고서 말입 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대구지역에서 다름 아닌 김대중 후보의 유세현장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모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김대중 후보가 인기를 얻게 되자, 박정희 후보의 유세장에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겠죠? 무대 반대편으로 영남정치인들이 등장한다

31 영남정치인1 영남정치인2 영남정치인1 영남정치인2 대구시민 여러분, 경상도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우리 영남인은 개밥 에 도토리 신세가 됩니다. 박 대통령은 경상도 대통령 아이가. 우리가 남이가. 1천만 경상도가 단결만 하면 선거에 조금도 질 염려가 없습니다. 이 선거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싸움입니다. 근데 경상도에서 쌀밥에 겨 가 섞여 나오듯이 전라도 표가 섞여 나오면 되겠습니까? 대구시민 여러분, 김대중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경상도 전역에 피의 보복이 있을 겁니다. 경상도 출신 공무원들은 전부 모가지가 날아갈 거니까, 공무원 가족 여러분들 알아서들 하이소. 영남정치인들이 박정희, 공화당! 을 외치며 무대 반대편으로 퇴장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경상도의 힘은 이렇게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때 그 선거에서 는 과연 누구에게 표를 던졌을까요? 그때 그 선거에서 가 기억나는 게 하나가 있다. 박정희가 유 세하면서 "더 이상 여러분들께 표를 달라고 하지 않겠다"라고 눈물 로 호소를 하더라고. 부산에서도 그랬고, 서울에서도 그랬다. 그렇게 해서 세 번째로 대통령이 되더니만, 참말로 그 약속을 지키더라. 아 예 표를 달라고 할 필요가 없도록 선거를 없애버렸으니까. 이때, 신문팔이가 지나간다. 신문팔이 소년 신문팔이 신문팔이 신문이요, 신문. 유신헌법 담화문 전문이 실려 있습니다. 너, 유신헌법이 뭔지 아니?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시던데요. 앞으로 유신이라는 말 들어 있는 벽보 보면, 절대로 뜯거나 낙서하지 말라 하던데요. 걸리면 잡혀간 대요. 그래. 그러면 큰일 난다. 신문이요, 신문! 저기, 신문 하나 주세요. (신문을 꺼내주며) 네, 여깄습니다. 아니, 이거 말고. 그걸로. 신문팔이, 건네려던 신문을 다른 신문으로 교체한다. 소년, 이 신문 '동아'일보지요? '동쪽'할 때 '동' 자에, '아세아' 할

32 소년 신문팔이 때 '아' 자, 맞지요? 맞다. 저건 '조선'일보! 우리 이, 한자 많이 아네. 똑똑하다. (지나가며) 주간조선, 석간동아!, 동아일보를 읽으면서 나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년, 에게 말을 건넨다. 소년 동아일보만 보던 생각하면, 조선일보만 보시던 큰 생 각이 나. 무대 후면에서 조선일보를 펼쳐든 큰가 서서히 걸어들어온다. 소년 또 언제였더라. 선거 끝나고 얼마 안 가서 큰집에 제사지내러 갔던 기억이 나는데, 할 기일이었을 거야. (큰에게 다가가) 큰, 안녕하세요? 큰 그래, 이 왔나? 소년 네. 사촌 형님이 아주 자그만 제사상을 내어온다. 이때, 가 여전히 동아일보를 펼쳐들고 무대 안으로 들어온다. 사촌 형님이 방석을 깔아주면 와 큰가 신문을 놓고 자리에 선다.. 큰 왔나? 왔습니다. 큰 별일 없제? 별일 없습니다. 사촌 형님 아 이거 좀 받아라. 소년 네, 형님. 소년, 사촌 형님에게 제사상을 건네받는다. 소년 생각해보면, 랑 큰랑 참 우애가 깊었다. 각별했지. 그럴 수밖에. 두 사람한테는 두 사람 밖에 없었으니까. 할 일찍 돌 아가시고, 홀 아래서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다 겪었잖아. 재일 교포 2세가 한국식으로 제사 한 번 거르지도 않고, 조상도 잘 모시

33 고. 큰 제사 지내자. 사촌 형님 네. 큰 절하자. 다들 절하려고 엎드리는 자세를 취한다. 사촌 형님 큰 (의연하게), 지난 추석 때는 잔부터 올렸던 거 같은데요. (멈칫하며) 맞나? 큰, 를 바라보지만, 또한 확신이 없다. 큰 형님, 소신 껏 하시죠. 흠, 오늘은 절부터 하자. 다들 절한다. 절과 동시에 제사가 끝난다. 큰 제사 끝. 큰는 보시던 신문을 슬쩍 보여주며 친근하게 말을 건넨다. 큰 그 큰 큰 큰 니, 신문봤제? 중앙정보부에서 작성한 신상기록 말이다. 김대중이 거 순 빨갱이였다 카더라. 어째서요? 6.25때 보도연맹에 가입해가 예비검속 때 잡히가 총살대상이었다꼬. 보도연맹 그거 순 엉터리라고 하지 않습니까. 동네 별로 할당 받아 서 머릿수 채우려고 아무나 쌀 나눠주면서 '내 빨갱이였다'고 사인 하라고 했다고 하잖아요. 그거는 무식한 시골 사람들 중에 일부 그런 실수가 있었다카는 거지. 그러고 따지고 보면, 보도연맹이라는 게 명목상으로 인제 더 이상 빨갱이 안 하고, 자유 대한 민국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맹세하는 건 데, 그걸 빌미로 해서 빨갱이라고 몰아 붙이면, 완전히 겉과 속이 다른 거지요. 전국에서 30만명이나 가입시켜놓고 이거는 나라에서 완전 사기친 거 아닙니까? 김대중이 그래도 보도연맹에 가입한 경력은 확실하다 안 하나. 김대중이 대한청년단 간부도 했는데요. 그것도 빼놓으면 안 되지요. 대한청년단이 뭡니까. 빨갱이 때려잡으라고 이승만이 만든 우익단체

34 큰 큰 아닙니까. 그냥 우익도 아니지, 극우지요. 극우. 아무리 그래도 빨갱이 경력이 조금이라도 있으니까, 감추려고 일부러 한 거지. 다 그랬던 거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나? 우째되었든 전라 도는 믿을 수 없다 아이가. 그래 따지고 보면, 박정희도 마찬가집니다. 박정희는 남로당 간부까 지 했는데요. 우리 어릴 때 구미에서 다 봤잖아요. (서서히 화를 내며) 김대중이 얘기하는데 박대통령 얘기가 와 나오 노? (맞서며) 신문에 다 나와 있어요. 인제 한국 사람들 다 알 겁니다. 가 자기가 보던 신문을 큰에게 내민다. 큰는 자기가 보던 신문을 잠시 내려놓고 의 신문을 슬쩍 쳐다본다. 큰 (언성을 높이며 핀잔을 준다) 니 뭐 그런 거 보노? (말없이 신문을 거둔다)... 큰와 사이에 묘한 긴장이 흐른다. 두 사람 일시적으로 굳어버린다. 소년 소년 는 그 시절에 맨날 '동아일보'만 봤다. 우리도 '소년 동아일보' 만 구독해줬고. 그리고 달마다 '월간 신동아'도 빼먹지 않았지. 근데 큰는 한 평생 '조선일보'만 봤다. 달마다 '월간 조선'도 빼먹지 않으셨지. 근데, '조선'이나 '동아'나 똑같은 신문 아니에요? 지금은 믿기지 않겠지만, 그 시절에는 완전 다른 신문이었어. 큰와 는 각자 자신이 구독하는 신문을 뒤적거리면서 잠시 냉전이 흐른다. 큰 큰 큰 흠... 음... 흠...흠... (주머니에서 카세트 테이프를 꺼내주며) 형님, 혹시 이거 한번 들어 보실라우? 뭔데? 어? 미소라 히바리(쇼와시대 일본의 유명한 한국계 엔카가수) 거네. 이거 어디서 구했노? 대구 역전에 제가잘 가는 헌책방이 있는데요, 주인이 구해놨더라고

35 큰 요. 음질이 괜찮을라나 모르겠네요. 괜찮겠지. 갖고 와바라. 함 들어보자. 사촌 형님이 카세트 플레이어를 가져와서 직접 작동시킨다. 엔카 <카와노 나가레노 요우니>가 흘러나온다. 큰와 는 옛추억에 잠기면서 서로 마주보며 노래를 읊조린다. 무대후면의 영상자막으로 <카와노 나가레노 요우니>의 노래가사가 지나간다. 모르는 사이 걸어온 좁고도 긴 이 길 뒤돌아보면 아득히 먼 고향이 보여 움푹짐푹한 길과 꼬불꼬불한 길 지도조차 없는 그것 또한 인생 아아 강물의 흐름처럼 느릿하게 여러 번 시대는 흐르고 아아 강물의 흐름처럼 끝없이 하늘이 노을로 물들 뿐 아아 강물의 흐름처럼 평온하게 이 몸을 맡기고 있고 싶어 아아 강물의 흐름처럼 언제까지나 파란 물 흐르는 소리 들으면서 어느 새 화해하면서 엔카를 따라부르는 와 큰. 조명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1막6장 의 연대기(5) 년 대구역 헌책방 거리에서 길을 잃다. 조명이 들어오면, 이 <태용문고>의 책장 사이에서 등장한다. 외국어 원서로 된 헌책들을 뒤적거리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된 책들 가운데 는 철 지난 외국잡지를 모으는 것도 빼 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교양있는 영미권 사람들의 '좋은 생각'들을 요약해 놓은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를 즐겨보 셨습니다. 이때, 헌책방 주인과 점원이 들어온다. 외국 잡지 책을 뒤적이면서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들고 있는 을 발견한다

36 점원 책방주인 점원 뭐, 찾는 거 있습니꺼? 아, 그냥 좀 보려고요. 김군아, 간판 똑바로 걸렸나 다시 함 봐봐라. 예에. 점원이 '대구 역전 굴다리 헌책방'이라고 적힌 간판을 똑바로 단다. 점원과 책방주인이 책장의 위치를 변화시키면, 무대는 헌책방으로 전환된다. 이때, 가 자전거를 끌고 등장한다. 는 매일 가 싸주신 도시락을 챙겨서 자전거를 타고 출퇴 근하실 정도로 검소하고 성실했습니다. 그런 가 가끔 약간의 낭비벽을 보이실 때가 있었는데, 그날은 여지없이 헌책방에 들르신 날이었습니다. 는 자전거를 세워 놓고는 책방 안으로 들어간다. 책방주인 김선생님, 오셨습니까? 아, 예. 책방주인 아, 맞다. 김선생님요. 잠시만 제가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그러시죠, 뭔데요? 책방주인이 점원에게 손짓을 하며 뭔가를 주문한다. 책방주인 점원 김군아, 그거 일로 함 갖고 와 봐라. 예에. 점원이 헌책꾸러미가 들어 있는 박스를 들고 온다. 그 안에서 책들을 꺼낸다. 모두 다 일본서적이다. 책방주인 점원 책방주인 점원 책방주인 어젯밤에 어떤 아재한테 김군 야가 제대로 보지도 않고 박스 째로 책을 사들여 놨다 아입니까. 보긴 봤슴니더. 뭔 말인지 몰라 그렇지. 근데, 아침에 제가 뜯어 보니까 전부 다 이래 일본어로 된 책이더라, 이 말이지예. 사장님이 일본어로 된 책이 훨씬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안켔슴니꺼. 시끄럽다. 김선생님, 그러니 이 책들이 무슨 책인지 함 봐주이소

37 점원이 박스 안에서 헌책꾸러미를 꺼낸다. 책방주인이 한 권 씩 건네준다. 책방주인 이건 '고바야시 다키지'라는 사람이 썼네요. '게공선', 소설 같은데요. 아, 소설이면 찾는 사람도 있겠네. 책방주인이 '게공선'을 챙겨둔다. 다른 헌책을 꺼내서 보여준다. 이건 '고토쿠 슈스이'라는 사람이 썼습니다. (책 속에 끼어 있는 편 지를 발견하고는) 정치학과 4학년, 백종철... 책방주인 근데, 이 책 제목이 뭐라예? (책 표지를 보며) 제목이 나는... Communist다... 책방주인 네? 나는 사회주의자다.' 책방주인 사회주의자? (겁을 먹고는) 뭐라카노? 내 이럴 줄 알았다! 이거 순 빨갱이 책들이네! (점원에게) 큰일난다. 이거 얼른 치아라! 가 책 속에 끼어 있던 편지를 다시 집어넣는다. 점원이 헌책을 박스 안에 넣고 보이지 않게 치워둔다. 책방주인이 오래된 라디오를 켠다. 치직거리는 잡음이 들린다. 책방주인 아, 이거 고물이 다 됐는갑네. 국산이라서 이 모양이가. (라디오를 두 드리며) 국산은 이래 자꾸 때려야 나온다카이. 치직거리는 잡음과 함께 곧이어 라디오 뉴스가 나온다. 뉴스앵커 어제 4월 9일 새벽 4시를 기해서 반국가단체인 인민혁명당 사건 관련 자 8명의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서도원, 도예종, 송상진, 우홍선, 하 재완, 이수병, 김용원, 여정남 이들 8명은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민청 학련 사건의 배후로서,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가 전복의 음모를 꾀 한 죄로 4월 8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바 있습니다. 라디오 뉴스 도중 다시 치직거리는 소음이 들려온다. 책방주인 점원 책방주인 (놀라며) 지금 뭐라고 했노? 사형집행이라 했나? 그런 거 같은데예. 아니, 대법원에서 판결나고 그 다음날 바로 쥑있다꼬?

38 점원 책방주인 책방주인 점원 책방주인 점원 책방주인 점원 책방주인 점원 그래 들었는데예. 김선생님요, 법이라카는 기 원래 그런 깁니꺼? 아, 저는... 법은 잘 몰라서... 우짜노. 이거 우짜노. 와예? 김군아, 니 여정남이 모르나? 경대 학생회장 했던 정치학과 정남이. 우리 책방에도 자주 왔었데이. (다시 놀라며) 어! 사장님요. 그라면 정남이 가가 가, 간첩... (점원의 입을 막으며) 니, 조용히 해라! 누가 들으믄 우짤라고... (소리 죽이며) 뉴스 같은데 나오는 빨갱이가 내 아는 사람인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심더. 우째 이런 일이... 야, 니 아까 그 책들 얼른 다 처분해라. 얼른 다 불태워 버리라. 아, 알았심더. 점원, 헌책이 든 박스를 들고 나가버린다. 이때, 부부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황급히 들어온다. 아주머니 아저씨 책방주인 아저씨 아주머니 아주머니 책방주인 여기, 여기가 맞아예? (둘러보며) 맞다. 어서 오십시오. 제가 어젯밤에 우리 아아 책들을 박스 안에 넣어가 여기 책방에 처분 했심니더. 홧김에 다 없애버릴라고... 아저씨, 그 책들 다시 좀 찾아주이소. 우리 종철이가 아껴보던 책들입 니더. 혹시, 그 일본어로 된 책들이 아드님이 보시던 건가요? 예, 맞심더. 우리 종철이 거라예. 에헤이, 이거 우짜노. 김군아! 김군아! 니 어데 있노? 책방주인, 부리나케 달려나간다. 아저씨 아주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그기마 집안을 말아먹을 놈이라, 어데 할 짓이 없어가 빨갱이 짓 을... (아저씨를 치며) 빨갱이 아이라니까예! 우리 아가 어데 그런 짓을 할 아아가 아이라예! 니 뉴스 못 봤나? 여정남이 재판 하자마자 세상 사람들 몰래 쥑이 가 저그 식구들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뼛가루로 돌리주는 세상이다. 아이고, 종철아. 종철아

39 책방주인과 점원이 어두운 표정으로 헌책이 든 박스를 안고 들어온다. 아주머니 책방주인 저기 아드님 책 가지고 오시네요. 참말로 고맙심더. 우리 종철이 책 이래 찾아주시고. 아, 그런데... 그게... 아저씨가 헌책이 담긴 박스를 받아서 의자 위에 놓고는 책을 꺼내 본다. 반쯤 타다 남은 책들이 다 그을려 있다. 점원 아주머니 책방주인 사장님이 태워버리라 하셔 가지고, 지가 막 불을 붙였슴니더. (불타버린 책을 애써 품으며) 우야꼬. 우짜면 좋노. 우리 종철이 알 면 얼마나 섭섭하겠노. 요즘 같은 세상에 저런 빨갱이 책 들여놨다가는... (얼른 말을 끊으며) 잠깐만요. 제가 아까 여기... 가 불에 탄 책이 담긴 박스 안을 뒤적거린다. 약간 그을린 책을 찾아내 그 안에 담긴 편지를 꺼낸다. 편지 끝만 그을렸을 뿐 편지는 무사해보인다. 아주머니 (편지를 건네며) 여기 이 책 안에 편지 같은게... (편지를 받으며) 이래, 이래 고마울 데가... (연신 절을 하면서) 아 이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가 불타버린 헌 책 박스를 들고 일어난다. 아주머니와 아저씨,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책방 밖으로 나온다. 아저씨 어, 얼른 펴 봐라. 아주머니가 편지를 펼치자, 아저씨가 바싹 붙어서 함께 읽는다., 아주머니와 아저씨를 측은하게 바라본다. 아주머니 " 잘 계시죠? 도 건강하시고요. 저도 잘 있습니다. 지 난 겨울방학 때 집에 내려갔다가 데모한다고 한테 야단 맞고 대들었던 거 자꾸 마음에 남아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했다고 한테 꼭 전해주십시오. 다시는 걱정끼치지 않겠습 니다. 약속드립니다..."

40 , 울먹이며 더 이상 편지를 읽지 못한다. 아저씨, 편지를 반복해서 들여다보다. 아저씨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짜슥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이래 함부로 막 하고 그라노... 아주머니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편지를 몇 번이고 쓰다듬는다. 아주머니 아저씨 종철아, 그래. 우리 종철이 이래 맘이 착하다. 누가 뭐라해도, 우리 종 철이는 잘못한 거 없다. 종철아, 얼른 돌아온네이. 꼭 돌아온네이... 고마 가자.,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본다., 잠시 책을 둘러보다가 몇 권을 골라 책방주인에게 내민다. 책방주인 아휴, 오늘은 좀 많네요. 다이제스트 3권하고, 또 이거는 불어 책인가 보네요? 김선생님 불어도 하십니꺼? 아니요. 사전 찾아가면서 조금 맛만 보려고요. 책방주인이 가 내놓은 헌책들의 값을 매긴다., 자전거를 타고 책방을 나선다. 영어와 일본어에서 시작된 의 외국어 사랑은 점차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로 확장되었습니다. 는 구입한 헌책을 챙기고는 자전거를 타고 무대 밖으로 나간다. 는 외국서적에 대한 알 수 없는 열망으로 대구시청과 대구역 굴다리와 이따금 부산의 보수동, 서울의 청계천으로 원정을 떠나는 헌책방 순례에 몰두했습니다. 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들어온다. 그동안 책방주인과 점원이 다시 등장하여 새로운 일제 카세트 플레이어를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가 헌책방 앞에서 자전거를 내린다

41 책방주인 땀 봐라, 땀. 사장님, 또 왔습니다. 책방주인 아이고, 김선생님 오셨습니꺼? 식사는 했슴니꺼? 아, 예 학교에서 먹었습니다. 책방주인 참 김선생님요. 이번에 지가 큰맘 먹고 일제 라디오 샀다 아입니꺼. 점원 (라디오를 보여주며) 사장님이 양키시장 뒷골목에서 젤로 비싼 걸 로 샀다 아입니까. 이거 라디오 뿐만 아니라, 테이프도 돌아가는 카 세트라요. 교동시장에서 사셨군요. 거기 물건이 아주 좋더라구요. 책방주인 일제 아입니꺼. 일제. 점원 소니. 책방주인 함 들어볼까예? 책방주인이 라디오를 작동시킨다. 잡음이 들리자마자 곧바로 광고방송과 트로트 음악이 잡힌다. 정말 잘 나오네요. 나도 하나 갖고 싶네. 는 관심있는 책을 찾아 이리저리 뒤적인다. 책방주인 그 뿐만이 아니라예. 뉴스를 틀면 아나운서가 바로 옆에서 막 지껄 이는 것처럼 억수로 깨끗하게 들립니더. 함 들어볼까예? 책방주인이 라디오 주파수를 이리저리 맞춰본다. 잡음이 들리다가 곧바로 뉴스앵커의 목소리가 들린다. 뉴스앵커 뉴스속보입니다. 월간 사상계의 발행인이자, 전 국회의원 장준하 선생 이 경기도 포천시 소재 약사봉 절벽 아래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 다. 당시의 목격자에 의하면 장준하 선생은 등반 도중 소나무 가지를 잡다가 미끄러져서 14미터 아래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사인을 등반 중 추락에 의한 뇌진탕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시신에 외상이나 골절이 전혀 없고, 휴대한 보온병과 안경이 깨지지 않은 점을 들어 추락사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빈소는 현재 상봉동 자택에 마련되었고, 8월 21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영결미사를 집전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속보였습니다. 라디오에서 요란한 광고방송이 나온다

42 는 순간적으로 비틀거리면서 들고 있던 책을 떨어뜨린다. 점원 책방주인 점원 선생님요, 괜찮습니꺼? 예에, 괜찮습니다. 아이고... 김군아, 저 라디오 꺼뻐려라. 예에. 점원, 라디오를 끄고 카세트를 바꿔 끼워 작동시킨다. 당시에 유행하 던김정호의 <하얀나비>가 흘러나온다., 겨우 기운을 차리고 천천히 의자에 앉는다. 책방주인 장준하 선생이 광복군 장교 출신이라 암벽도 타고 그랬는데, 산에 서 미끄러질 위인이 아닐낀데... 김선생님, 아까 그 뉴스에 나온 사람 아는 사입니꺼? 아니오. 그저 잠깐, 스치듯이... 만난... 사이지요. 김정호의 <하얀나비>의 가사가 나온다. 점원 책방주인 이거... 무슨 노랩니까? 김정호 <하얀나비>라예. 요새 최고아입니까. 치아라. 책방주인과 점원이 헌책방을 서서히 정리하면서 나간다. 다시, <태용문고>로 돌아온다. 혼자 멍하니 앉아 있다. 이 책장 사이에서 나온다. 책꽂이에 꽂힌 장준하 문집 <돌베개>를 꺼낸다. 는 국토개발요원 시절 서울에서 강연을 들었던 장준하 선생 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의 책장에서 거의 유일했던 우리말 책 인 장준하 문집 <돌베개>가 눈에 띕니다. 는 이제 대구에서 아니, 한국사회에서 나와 내 가족을 안전하게 지키며 살아가기 위한 불가피한 생존술을 깨닫습니다. 가 무대 가운데로 내려온다. 아, 아, 어디 있냐? 얼른 학교 가자. 소년 이 뛰어들어온다

43 소년 네,. 부르셨어요? 이 너 말고, 니 형 이 불러와. 얼른 학교 가야지. 이제부터 소년 은 소년 역할로 바뀐다. 소년 소년 소년 (약간 황당해하며, 에게) 들었지? 나 이제부터 너다. 알겠지? 아, 그렇군. 그럼 나는 지금 몇 살이지? 1979년이니까, 일곱 살이야. 그래도 기억이 잘 안나는데. 네 머리가 그렇게까지 좋진 않았어. 그렇군. 이때, 청년 이 뛰어 들어온다. 중학교 교복 차림으로 책가방을 들고 있다. 청년, 부르셨습니까? 그래, 가자. 는 자전거를 밀면서 걸어간다. 청년 이 함께 걷는다. 이 두 사람을 뒤따라 걷는다. 청년 청년 청년 아, 연합고사 준비하는 거 안 힘드냐? 괜찮습니다. 이제 겨우 중학교 3학년인데요. 아, 말 한번 들어봐. 너는 항상 사람들 많이 몰려 있는 쪽에 서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불안한 나라에서는 그게 정말 중요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그런 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뭐가 중요한 건가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가운데 서는 거야. 어디에 있든지 무얼 하든지 맨 앞에 나서지도 말고, 맨 뒤에 처지지도 말고, 무조 건 중간 에 서는 거야. 튀지 말라는 뜻이지. 그래야만 너와 네 가족 을 더 잘 지킬 수 있어. 알았지? 예에. 명심하겠습니다. 버스 도착하는 소리. 청년 다녀오겠습니다

44 청년, 버스에 오른다., 청년 을 향해 손을 흔든다. 청년, 버스 안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버스 떠나는 소리., 자전거를 타고 무대를 돈다. 이때, 소년 이 무대 후면에 등장하여 가운데에 선다. 가지고 있던 권총을 들고 장난스럽게 머리에 겨눈다. 순간 너무나 강력한 총성과 함께 비틀거린다. 장난치듯 우습지만, 사람을 놀라게 하는 총성이다. 자전거를 타고 무대를 돌던, 순간 제자리에 멈춘다. 1979년 10월 27일, 박정희의 죽음이 있던 다음 날 아침, 와 형은 그렇게 여느 때처럼 등교길에 오릅니다. 모짜르트와 베토벤으로 이어지는 (추모곡 성격의)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던 청년 이 낯선 음악에 귀를 기울여본다. 청년 청년 그날 아침, 등교길 시내버스 안에서 밑도 끝도 없는 클래식 연주곡이 흘러 나왔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왕의 죽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깊은 침묵 속 에 빠뜨렸지. 사람들에게 박대통령이란 고유명사였지, 김대통령이나 이대통령, 노대통령 등으로 변주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었거든. 아무튼 하루 종일 클래식 연주곡만 들어본 적은 그 때가 처음이었 을 거야. 그래서였을까. 클래식 음악이 참 좋은 음악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느껴보았어. 아, 이래서 클래식이라고 하는구나. 며칠 뒤 대구시립도서관 앞 분향소에 사람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 고, 길거리에선 시민들의 곡하는 소리를 흔하게 들을 수 있었지., 자전거를 타고 무대 위를 달린다. 청년, 고개를 끄덕이며 클래식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소년, 무대 한 가운데에서 이따금 권총의 방아쇠를 당겨본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1946년 경상북도 선산군 구미면에서 처음 만난 박정희가 의 삶의 여정에 불쑥 불쑥 나타나기 시작한지 반평생이 지나, 어느 덧 유신의 공포가 내면화되고 있을 무렵, 박정희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45 청년 과 소년 은 무대 밖으로 나간다. 는 자전거를 타고 무대 주위를 계속 돌기 시작한다. 은 자전거를 탄 를 계속해서 바라본다. 는 유신시대 박정희 정권 아래 살고 있었다기보다는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부지런히 외국서적을 모으면서, 여기가 아닌 다른 어느 곳에 자신이 뿌리내리고 싶은 미지의 세계가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알리바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클래식 음악 사이로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이 연주곡으로 변주되어 흐른다. 여전히 자전거를 달리는 의 모습이 보이면서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막이 내린다. 1막 끝

46 2막 와 두 아들의 연대기. 프롤로그 1986년 10월의 (56세) 의 방. 가 작은 스탠드 불빛 하나만 켜 둔 채, 잡지책을 넘기고 있다. 가 꿀물이 든 컵을 들고 들어온다. (컵을 건네며) 안 잘 겁니까? (컵을 받으며) 몇 시 쯤 됐나? 12시 다 되가네요. 이 아직 안 들어왔지? 오랜 만에 대구 내려와 고등학교 때 친구들 만난다고 정신없네예. 그래도 많이 늦네. 방학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길게 내려와 있나. 학교 안에서 86 아시안게임 한다고 휴강이 많다 하대요. 수업 안 해도 도서관 나가면 되지. 굳이 집에 내려와 있을 이유가 있나. 4학년이면, 공부할 것도 많을 텐데. 안 그래도 월요일에 올라간답니다. 겨우 나흘 집에 와 있는 건데, 너 무 그라지 마이소. 대신 너무 늦게 다니지 말라고, 딱 한 마디 정도는 하이소. 곧 오겠지., 괜스레 책장을 넘긴다. 이때, 전화벨 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린다. 잠옷 차림의 소년 이 하품을 하며 등장한다. 소년 (하품을 하며) 그때 전화벨 소리 정말 크게 들렸다. 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가 천천히 수화기를 든다. 여보세요. 네, 맞는데요. 이 엄만데요. 이 밤중에 무슨 일로... 뭐라구요? 아니, 그게 정말이라예?, 수화기를 놓는다. 무슨 전화고?

47 이가 동성로 중부 경찰서에 붙잡혀 있답니다. (놀라며) 뭐라고? 얼른 가보입시다. 얼른요. 근데, 아아가 자꾸 횡설수설한다는데... 뭐라고 했다는데...? 자꾸 김일성대학 어쩌고 한다는데, 그게... (놀라며) 뭐? 그게 무슨 해괴한 소리야? 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 한다. 소년 소년 소년 엄마, 이 시간에 어디가요? 너그 형한테. 형 어디 있는데요? 니는 몰라도 된다. 형 아직도 안 들어왔어요? 들어가 자거라. (에게) 어서 가자. 와 가 서둘러 나간다. 소년 내일 코리안시리즈 보러 가기로 했는데, 표는 구했나... 이씨. 조명, 어두워진다. 암전

48 2막1장 와 형의 연대기(1) 년 10월의 형(23세) 조명이 벽에 걸린 전두환 대통령의 사진에만 비친다. 곧이어 밝아지면, 형사가 책상에 앉아 조서를 꾸미고 있다. 긴 의자 위에는 이 길게 뻗어 있다. 와, 경찰서 안으로 황급히 들어온다. 형사 형사 어떻게 오셨심니까? 전화받고 왔습니다. 김 학생 입니다. 신분증 좀 부탁드립니다. 형사, 의 주민등록증에서 주민번호를 옮겨 적는다. 형사 우리 아들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저어기요. 긴 의자 위에 누워 있던, 순간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아! 와 가 붙들고 깨워보지만, 은 의식이 없다. 아이고, 이래 바닥에 누버가... 어서 일어나자. 얼른. 이때, 형사반장이 들어온다. 형사반장 형사반장 형사 야가? 김일성대학 다닌다고 캤다는 아가... 그럴 리가요. 제 아들은 그런 애가 아닙니다. 일단은 시민들의 신고로 정식으로 접수된 거니까, 아드님이 정식 수 사를 받을 때까지는 경찰서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 누가 신고를 했단 말입니꺼? 시내버스 운전수랑 승객들 전부 다 신고했심더. 뭐라고요? (술에 취해서 잠꼬대로) 에이, 씨이..., 전두환이 이 개에...쉐이... 모두들 을 쳐다본다. 어쩔 줄 몰라하는 와

49 (여전히 잠꼬대로) 티이케이... 이 개에... 씌레기들이... 형사반장 야가 분명 서울대학교 학생이라 켔습니까? 맞습니다. 경영학과 4학년입니다. 형사 학생증 확인했습니다. (여전히 취기로) 왜...? 김일성... 대학에라도... 다니겠냐, 이 씹새 야? 형사반장 니, 방금 뭐라했노? 이 벌떡 일어나 좀비처럼 비틀거리다가 벽에 붙은 대통령 전두환의 사진을 발견 한다. 형사 (객기를 부리며, 놀리듯이) 하이, 전두통! 하이, 히틀러! (O. L.) 아! (여전히) 하이, 티케이(TK)...이 씹... 쉐이들! 이 자식이! 여기가 어덴 줄 알고... 아, 어서 잘못했다고 해라. 얼른. 엄마 말 들어라! (퀭한 눈을 깜빡이며) 어, 엄마...? 아,... 여기까지 웬 일이 세요? 아!, 순간적으로 놀라며 머리를 감싸쥔다. 잠시 마른세수를 하고는 정신이 돌아온 듯 주위를 둘러본다. 벽에 걸린 전두환 사진을 발견하고는 벌컥 화를 낸다. (혼잣말로) 이 시팔, 짭새들이 하고 엄마까지 끌고 왔어... 이 비겁한 쉑키들!, 대화 중인 형사반장과 형사에게 몰래 다가가 다짜고짜 밀쳐버린다. 책상을 뒤집어 버리고 의자를 집어들고는 난동을 피운다. (소리치며) 다 죽여버린다! 다 죽여버린다! 형사반장, 뒤로 나자빠진다. 형사반장 (뒤로 물러나며) 아, 이 새끼가... 왜 이래?

50 형사, 가스총을 꺼내어 앞으로 나온다. 형사 너 이 새끼, 미쳤냐? 형사반장 너, 국가보안법으로 곧바로 집어넣는다! 국가원수 모독하고, 김일성 어쩌고 하는 걸로! 아, 너 이러면 정말 안 된다! 나중에 진짜 후회한다...,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여기 관악경찰서로 끌려올 줄 알았습 니다! 응? 형사반장 뭐라켔노? 관악경찰서? 형사 여기는 중부경찰선데... 여기 대구야, 만촌동. 아, 너 어제 고등학교 동창들 만나다고 동성로 나갔었다. (당황하며) 여기가... 학교 앞이... 아니에요? 니네 학교에서 아시안게임 한다고, 휴강이라고 그저께 내려왔잖아. 내일 이하고 같이 야구보러 가기로 했다면서...기억 안나나? 그러면 여긴... 형사반장 짜슥이, 인제 제 정신 돌아오나보네, (형사에게) 야, 니는 그 가스총 좀 치아라. 쪽팔리구로. 형사 (총을 넣으며) 죄송합니다. (에게) 야, 일로와 앉아라. 퍼뜩. 이 여전히 어리둥절해한다. 가 을 얼른 데리고 형사 앞에 앉힌다. 형사 (피식 웃으며) 니, 운동권이가? 아, 아닙니다. 형사 학교에서 데모도 가끔 해봤제? 아닙니다. 우리 애는 그런 거 절대 안 합니다. 형사 김일성 대학 어쩌고저쩌고 했는 거 왜 그랬는지 상세히 말해보자. 그런 적 없습니다. 형사반장 하아, 니 경찰서에 많이 와봤나 보네. 형사 운동권 맞네. 아입니더. 우리 아아는 절대로 아입니더. 형사반장 여봐라. 학생. 너그들 전두환 대통령 와 그래 싫어하나?

51 형사반장 서울 아아들이나 전라도 아아들은 그렇다 치자. 근데 니는 대구사람 이잖아, 와 그래 욕하고 그라노?... 형사반장 내 개인적으로 전대통령 쫌 안다. 대구공고 선배거든. 총동문회때 함 봤는데, 사람 화통하니, '남자'더라, 남자.... 형사 니 빨간 줄 한번 그어 볼래? 빨간 줄 긋자마자 곧바로 군대 영장 나 올 기다. (에게) 잘못했다 해라. 얼른. 형사반장 휴전선 앞에 서서 빨갱이들 지척에 두고 총들고 함 서 있어봐야 정 신 차리겠지. 안 그렇습니까? 아버님요. 아, 예에... 형사반장 아버님은 군생활 어디서 하셨습니꺼? 네에? 형사 (O. L.) (신분증 뒷면을 보고) 우와, 아버님은 육군포병장교 대위 제대시네요. (벌떡 일어나 경례를 붙이며) 충성! 저도 포병부대 있 었는데요. (에게 신분증을 돌려준다) 그, 그러시군요. 형사반장 아하, 훌륭하십니더. 그라면 6.25 때 빨갱이들하고 함 붙었겠네요? 그, 그런 셈이죠... 형사반장 지는 월남에서 베트콩들하고 함 붙어서 박살을 냈다 아입니꺼! 남자들은 군대를 가야 진짜 남자가 된다 아입니꺼. 아버님요, 아드 님 군대 빨리 보내이소. 그, 그래야겠죠. (에게, 채근하며) 얼른 잘못했다 해라, 얼른! 죄, 죄송합니다... 제가 소란을 피워서... 겨우 정신을 차린, 사과를 한다. 형사 형사반장 형사 니 그래도 날 밝을 때까지는 못 나간다. 일단 즉심으로 가야 되니까, 아침될 때까지 저기 유치장 안에 잠시 들어가 있어야 된다. 아이고, 아... 반장님요, 한번만 봐 주이소. 다시 수업 받으려면 월요일에는 서울 올라 가야 합니더. 어머님요. 정의사회 구현하려면 이 정도 죗값은 치러야 합니다. 끽 해봤자, 구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이소. 아, 자슥 술 냄새하고는... 따라 온나. 형사, 을 데리고 나가려한다. 와 가 따라가려 한다

52 형사 형사반장 죄송합니다. 걱정 끼쳐 드려서... 니, 속은 괜찮나? (에게) 가자, 이 새끼야! 예에. 괜찮다. 별 일 없을 거다. 예에... 에헤이, 감방 가는 거 아입니더. 형사, 을 데리고 나간다. 그제야 와, 긴 의자에 앉는다. 형사반장 형사반장 (야속한 듯) 그런데 버스 운전수하고 승객들이 우리 아아를 신고했다 고 했지요? 암만 그래도 술 취해서 아아가 철딱서니없이 뭐라 한 거 가지고... 버스 운전수가 승객들한테 양해를 얻어가 경찰서 앞에 버스를 딱 세 워가 바로 잡아가라 했다 아입니꺼. 대구 시민들, 시민정신이 참 투철 하지요? (헛웃음을 지으며) 그러네요. (하품을 하며) 아함, 정의사회 구현한다꼬 맨날 날밤 새겄네. 그나저나 내일 해태랑 코리안 시리즈 하는데, 아, 이래가 보러갈 수 있겠나. 형사반장이 기지개를 켜며, 나간다. 음악은 당시 모든 앨범에 들어가던 '건전가요'로서 가수 조영남이 부른 <정화의 노래>가 들려온다. 가 슬슬 졸음에 겨워 본인도 모르게 의 어깨에 기댄다. 는 잠이 오지 않는다. 조명, 서서히 어두워진다. 2막2장 < 2013년 3월, 의 9주기 : <태용문고>를 찾은 두 아들 > 년 10월, 형에겐 무슨 일이 있었나? 조명이 들어오면, 무대는 <태용문고>로 전환되어 있다. 양복을 입은 멀쩡한 과 이 국화꽃 한송이 씩을 들고 책장 사이를 둘러본다. 아니 그러면, 형은 그때까지 관악경찰서에 와 있었다고 생각한 거야? 그런 셈이지. 벽에 붙은 전두환 사진이 딱 보이던데, 관악경찰서 지하

53 로 끌려왔다고 바로 예감을 했지. 그런데 아무리 개겨 보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왜 하필 김일성 대학 이야? 우리 때는 학생들이 잡혀가면, 김일성 대학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 거나, 김일성 대학 사람들을 만났다거나 하는 허위자백을 하게 만들 었거든. 온갖 고문들을 당하다가 어쩔 수 없이 거짓자백을 하고 나 면, 곧 경찰의 끄나풀이 되어서 학교로 돌려보내져. 그런 일을 겪은 학생들 중엔 술먹고 자기가 프락치라고 고백하는 친구들도 꽤 있었 어. 서로에게 몹쓸 짓을 한 거지. 정말 험악한 시절이었네. 과 은 <태용문고> 책장 사이에 국화꽃을 둘 만한 곳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건 형, 난 지금 생각해봐도 참 이해가 안 돼. 형이 그때 경찰서에서 왜 그랬던 거야? 술 때문이었겠지. 술도 그 정도로 먹으려면 무슨 이유가 있었을 거 아냐? 그런가. 그때, 서울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때가 1986년이었지... 그 해에 우리 83학번 들이 많이 죽었다. 누가? 그 해 4월엔가, 김세진이랑 이재호라고. 신림 사거리 가야쇼핑 3층 물 옥상에서 '전방입소 결사반대'를 외치면서 몸에 불을 붙이고 뛰 어내렸지. 내가 그때 신림동에서 하숙할 때였는데, 매일 지나다니던 길이었어.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리고 5월엔가 교내에서 추모행사가 있었는데, 그날은 나 같은 평 범한 학생들도 많이 참여했어.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문익환 목사 님이 '세진아! 재호야! 잘 가라!'고 울부짖으면서 나머지 학생들에게 '죽지 말고 살아서 투쟁하자!'고 호소했어. 그런데 갑자기 학생회관 4층에서 누군가 '파쇼의 선봉 전두환을 처단하자!'고 외쳤지. 그리고 곧바로 불덩어리 하나가 내 옆으로 떨어지는 거야. 나중에 알게 됐 지. 이동수라고, 농대 원예학과 83학번이었어. 아... 진짜 놀랐겠네. 최루탄이 터지면서 아수라장이 되었지. 나는 엉겁결에 도서관으로

54 뛰어 들어갔는데, 누가 뒤를 따라 들어오더니 학생들한테 '사람이 죽었다. 이 새끼들아. 나와 싸우자. 안 싸우겠으면 나와서 구경이 라도 해라.' 이렇게 울부짖는 거야. 그리고 하루 뒤인 21일에, 그 전 날 추모식 자리에 있었던 박혜정이라는 국문과 여학생이 한남대교 위에서 투신자살을 해. '아파하면서 살아갈 용기 없는 자, 부끄럽게 죽을 것'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박혜정도 83학번이었지.... 그날 밤에 하숙집에 누워 있는데 잠이 안 오더라. 인간이 자기가 원 하는 방식으로 살기 위하여 자기 목숨을 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 무 충격적이었어.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서 뒤척이고 있는데, 한밤중에 하숙집으로 전화가 걸려왔어. 전화벨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의 방> 공간에 조명이 들어오면, 가 수화기를 들고 서 있다. 이가? 별 일 없냐? 신문 보니까 학교 앞에 시끄럽더라. 별 일 없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화기를 내려놓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모습이다. <의 방> 공간에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뚱 뉴스 같은데서 학생들 데모하는 거 보면 곧바로 형한테 전 화 했었지. 그래서 다음 날 학교엘 아예 안 갔지. 룸메이트 녀석 꼬셔가지고 지리산인가 설악산인가로 떠나버렸어. 서울에서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아무튼 그땐 그럭저럭 넘어갔어. 그런데 10월에 집에 내려가서 엉 하게 사고를 친 거지.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서 있는데, 그때가 10월이었는데도 햇볕이 따가울 정도로 뜨거웠어. 후텁지근한 날씨 에 세상이 다 귀찮아지는 기분이 들었어. 오랜 만에 고등학교 동창 녀석들하고 대낮부터 술을 마셨는데, 거기서 애들이 묻는 거야. 우 리 학교에서 연이어 83학번 분신이 있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소문으로 들었다고? 그래. 그땐 뉴스고 신문이고 다 검열하던 시절이었으니까. 다들 그때 우리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도 모르더라고. 그래서 그날 내가 얘길 꺼내기 시작했지. 그러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을 그렇게 마셔보았을 거야

55 많이 괴로웠었나보네. 글쎄. 괜히 흥분했던 것 같긴 한데. 솔직히 기억은 잘 안 난다. 그때 내가 술먹고 사고 쳐서 정말 놀라셨을 거야. 아버진 술도 입 에 안 대시는데 아들놈이 술 처먹고 지 에미 애비도 못 알아볼 정 도였으니. 참 나. 쪽 팔려서... 은 <태용문고> 책장 위에 올려둔 국화꽃을 다시 만지작거리더니, 다시 책장 앞으로 나온다. 그래서, 너 그날 코리언시리즈는 보러 갔었니? 그게 갑자기 궁금해 지네. 형... 사실, 랑 형이랑 경찰서에서 돌아와서 잠들었을때 몰래 갔었어. 응? 정말? 이때, Goombay Dance Band의 <엘도라도Eldorado>를 개사한 삼성라이온즈 야구단 의 응원곡 일명 <최강 삼성, 승리하리라>가 흘러나온다. 암전 없이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 2막3장 <소년, 1986년 한국시리즈에서 한국사회를 만나다> 년 10월, 그때 나는 무엇을 했나? 응원곡을 배경으로 삼성라이온즈 야구점퍼와 모자를 쓴 다른 소년이 야구배트를 어깨에 메고 비장하게 걸어 나온다. 배트 끝에는 야구글러브가 달려 있다. 나름 비장하다. 소년 미안한 얘기지만, 형이 경찰서에 가거나 말거나, 나는 그 경기를 꼭 봐야만 했어. 코리언 시리즈였거든. 게다가 상대는 해태타이거즈였지. 응원곡이 <라이온즈 승리가>로 바뀐다. 응원단장이 호루라기를 불고 응원무를 추면서 등장한다. 곧이어 취객이 함께 춤을 추면서 뒤따라 등장한다. 소년 광주 어웨이 경기에서 1승1패! 대구 홈에서 첫 경기였지! 이때 해태타이거즈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등장한다

56 유니폼에 선동렬이라고 쓴 글씨가 보인다. 강력한 투구폼으로 와인드 업과 함께 볼을 던진다. 무대 후면 영상에 불길이 확 붙는다. 선동열 소년 (자신감이 넘치며) 와하하하하하! 역시 해태타이거즈는 강했어! 해태의 빨간 유니폼은 그날 더욱 강 력하게 느껴졌지. 젠장, 선동열의 얼굴에 난 여드름까지도 새빨갛게 보였어. 난 이해할 수 없었어. 삼성 타자들의 헬멧에는 언제나 '삼성 하이테크TV'가 찍혀 있었지. 근데, 해태 타자들의 헬멧에는 겨우 ' 맛동산'이라고 써 있었거든. 이게, 비교가 돼? 근데, 맨날 '맛동산'한 테 지는 거야! '맛동산'이라고 찍힌 빨간 헬멧을 쓰고 유쾌하게 해태제과 '맛동산'을 먹고 있는 선동 렬. '삼성 하이테크TV'라고 찍힌 파란 헬멧을 쓴 소년 을 놀려댄다. 곧이어 취객이 준비해온 술병을 선동열을 향해 마구 집어던진다. 취객 에이 씨이, 전라도 깽깽이 놈들! 저 빨갱이 새끼들 썩 꺼져! 음악 <대구찬가>가 나온다. 응원단장이 다시 응원무를 시작하고, 취객이 여전히 따라서 춤춘다. 선동렬 (놀라며) 거시기... 좀 거시기 하네... (얼른 도망간다) 응원단장과 취객이 무대를 가로질러 퇴장한다. 소년 성난 대구시민들이 결국 해태타이거즈 선수단 버스에 불을 질렀어! 무대 후면에 영상 화면으로 당시 소동으로 불타버린 해태타이거즈 선수단 버스 자료 사진이 지나간다. 소년 소년 그러자 대구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서 전투경찰이 출동했고, 급기 야는 최루탄을 발사하기에 이르렀지! 장난 아니었겠구나! 그날 밤 집엔 무사히 들어간 거야? 내 태어나서 처음으로 최루탄 가스 마셔 봤다. 죽는 줄 알았다. 그 리고 랑 엄마 앞에 또 죽는 줄 알았다. 가 길 앞에 나와 있다

57 는 방 안에서 시계를 바라보며, 잡지책을 넘기고 있다. 다른 소년이 재채기를 하면서, 뛰어 들어간다. 앞에서 딱 걸린다. 소년 소년 소년 소년 이가? 어, 엄마... 이노무 자식! 니 어디 갔다 인제 오나? 야, 야구 보고 오는데... (괘씸하게 여기며) 니, 안 주무시고, 또 기다리신다. 아, 원래는 말하고 갈라고 그랬는데... (순간적으로 다른 소년의 등짝을 후려치며) 뭐, 잘했다고 말대꾸고? 아야! 가 소년 을 끌고 들어간다. 소년 소년 소년 소년 소년 소년 왔나? 많이 늦었네. 야구는 끝났는데, 관중들이 버스를 불태워 가지고... 뉴스에서 다 봤다. 잘못했심더. 랑 엄마랑 어젯밤에도 한 잠도 못 잤다. 오늘 같은 날, 니까지 이래 속썩일래? 죄송합니더. 뭐 타고 왔노? 버스도 없었을 텐데. 택시 탔습니더. 잘 한다. 택시비는 어떻게 있었나? 사실은 내일 학교에 평화의 댐 성금 내야 되는데. 몰라. 네가 알아서 해라. 줘라. 쳇. 아아들 좀 뭐라고 하이소. 없을 때 내보고 뭐라하지 말고 있을 때 딱부러지게 야단 좀 치소. 그라고 야는 막내라고 너무 오냐오냐 키우는 거 아입니더. 얼마고? 이천 원인데예. 많이도 거두네. 가 돈을 찾으려는 듯 일어서서 책 한 권을 꺼낸다

58 소년 됐어요. 제가 줄 거라요. 저녁은 제대로 먹었나? 뭐 좀 내줘라. 제가 알아서 차려 먹겠십니더. 한 밤 중에 무슨... 냉수나 마시고 들어가 자라. 가 나가버린다. 소년 은 곁에 남는다. 소년 소년 소년 야구... 재밌더냐? 해태한테는 안 됩니다. 택도 없어요. 선동열 봤나? 연습하는 거만 봤어요. 진짜 빠르더냐? 진짜 빠르던데요. 가 책 속에서 천 원 짜리 한 장을 꺼내준다. 소년 소년 소년 받아라. 내일 아침에 엄마한테 받으면 되는데예. 엄마한테도 받고, 이것도 받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채가며) 고맙습니다. 얼른 씻고 자라. 내일 학교 가야지. 예. 안녕히 주무세요. 소년 이 지폐를 들고 나간다. 가 다시 나와 송편을 담은 그릇을 내어준다. 소년 소년 배고프면 떡 먹어라. (천 원 짜리 지폐를 얼른 감추며) 아, 배 안 고픈데... 뭐냐, 그건? (그릇을 받아 송편을 입에 넣고는) 아, 다시 배고프네. 진짜 맛있네요. 진짜...! 소년 이 황급하게 그릇을 받아들고는 <태용문고>의 책장으로 걸어나온다. 떡그릇을 건네자, 과 이 받아들고 하나 씩 집어먹는다. 소년 천 원 벌었네. 다음 날 엄마한테 천 원만 받아서 성금 냈어

59 소년 소년 정말이야. 근데, 86년에 평화의 댐 만든다고 이천 원 씩이나 걷었냐? 그 다음날 학교운동장에 전교생이 모여서 금강산댐 건설 규탄대회 도 했지. 전두환이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한 앵벌이로 7백억 원을 모았다던데. 우리 삥 뜯긴 그 돈 다 어디로 갔을까? 다시 음악 <대구찬가>가 반복된다. 무대 후면 영상에는 대통령 시절 전두환이 대구를 방문한 모습과 프로야구 경기 시구를 하는 모습 등이 펼쳐진다. 과, 소년 이 함께 벽에 걸린 전두환 사진을 바라본다. 조명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2막4장 와 나의 연대기 년 6월의 (59세)와 나(16세) : 교사는 노동자인가? 조명이 들어오면, 이 <태용문고> 책장 사이에서 책을 뒤적이고 있다. 언제부턴가 의 책장에서 놀랍게도 한국 사회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때는 전두환 정권의 말기인 1987년 6월 이후 로 는 영상실록이나 보도사진집을 수집하기 시작합니다. 특 히, 는 TV드라마 제1공화국에서 제6공화국까지 빼놓지 않고 보셨으며, KBS의 '대한뉴스'와 '영상실록', MBC의 '다큐멘터리 격동 50년'과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광팬이셨습니다. 께서는 당 대에는 숨죽일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을 후대에 와서 돌아보고 싶어 했습니다., 고교시절 오래된 추억을 떠올려보듯 작은 책상과 의자를 만져본다. 1989년 6월, 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한 마디를 고등학교 1학년인 저에게 남기셨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은 너무도 많은 것을 의미했으며, 지금도 기 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비 쏟아지는 소리. 이때, 교련복을 입은 반장이 뛰어들어온다

60 반장 아, 비 한번 억수로 오네. 하필 오늘 같은 날. 반장, 에게 교련복 상의를 건네준다., 교련복 상의를 황급히 걸친다. 반장 그런데, 용현이는? 임마 이거 또 안 나오네. 야, 용현아! 용현, 유도복을 입고 나온다. 용현 반장 용현 반장 용현 반장 용현 용현 반장 용현 반장 용현 반장 용현 반장 미안, 미안. 내 쫌 늦었다. 니, 뭔데? 옷꼬라지가 그기 뭐고? 교련복이 없더라. 그래서, 이거라도 입었다. 이상한데. 아, 진짜 어이없다. 니, 임마. 지금 단결된 모습을 보일라꼬 3학년 형 들부터 우리 1학년까지 다 교련복 입고 나오기로 했는데, 유도복 입 고 나오면 우짜노? 어, 진짜가? 나는 비온다고 옷버릴까봐 다른 거 입고 나오라고 그러 는 줄 알았는데... 니 이 옷입고 데모하다가 걸리면 교련 선생한테 완전 찍힌다. 치아라. 근데, 너네들 여기 우리 와 나와 있는지 정확히 아나? 우리 국어 선생하고, 국사 선생 짤린다며? 진짜가? 어, 저기 선생들 다 나온다. 어? 우리 담임도 있네. 우리 담임도 전교조가? 우와, 우리 '우주소년 아톰'이 전교조였다고? 전혀 의왼데... 그러네. (소리치며) 와아, 덕원고등학교 1학년 3반, 담임 화이팅! 아톰 화이팅! 아톰, 전교조면 전교조라고 진작 말하지. 쑥쓰러워하기는... 그러기엔 보충수업 너무 열심히 하지 않냐? 맞다! 지난 번 야간자율학습 때는 엎드려 자고 있는데, 뒷문으로 몰 래 들어와서 졸라 때리고 가더라. 전교조 모토가 '민족, 민주, 인간화'라는데, 자습감독할 때는 졸라 비 인간적이지. 어? 형들 머리 깎는다

61 일동, 멈추고 앞을 응시한다. 사뭇 진지하다. 반장 3학년 반장 형들만 밀기로 했다. 열두 명 전부 다. 용현 시팔, 스포츠 머리에 밀게 어디 있다고... 반장 어, 담임 운다. 영어랑 수학도 같이 운다. 용현 진짜네... 선생들, 다 운다. 반장 짜슥들, 울기는... (소리치며) 괜찮다! 머리 금방 자란다! 반장, 박수를 치자, 일동 따라 친다. 약간 긴장이 되는 듯, 말이 없다. 용현 근데, 전교조가 정확히 뭐고? 반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용현 노동조합이 뭐고? 반장 노동자가 만든 조합이지. 협동조합 비슷한 거 아니겠나, 매점처럼. 용현 근데, 와 불법이고? 협동하면 좋은 거 아이가? 반장 선생은 '노동자' 아이란다. 그런가? 그러면, 선생은 뭐지? 우리 도 선생님인데... 용현 노동자 아니면, 근로잔가? '노동'이랑 '근로'랑 다른 거가? 반장 노동은 '힘쓸 로'에 '움직일 동'이잖아. 근로는 '부지런할 근'에 '힘쓸 로'인데... '로'짜는 똑같네. 용현 '힘써서 움직이는 거'나, '부지런히 힘쓰는 거'나... 비슷한 거 같은데. 반장 노동은 '노동당, 남로당' 할 때 쓰는 말이랑 비슷하다 아이가. 용현 어? 그러면 북한에서 쓰는 말이가? 그라면, 우리 담임...빨갱이가? 반장 그러면, 우리 학교 선생 중에 교련, 체육 빼면 다 빨갱인 셈이네. 용현 이상한데... 아, 니 집에 가서 너그 아부지한테 함 물어봐라. 선생 은 노동자가? 아이가? 응. 이때, 교장이 등장한다. 반장 교장 교장이다! 우리 자랑스러운 덕원고등학교 학생 여러분! 문교부 장관 명의로 전교조 조합원 교사는 더 이상 교사자격으로 학교에서 근무할 수 없습니다

62 문교부 장관 명의로. 끝으로 우리 덕원고등학교는 내일부터 조기방학에 들어갑니다. 별도의 방학식은 없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은 내일부터 집에서 학습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끝! 방학 시이-작! 교장이 퇴장한다. 어리둥절해진 학생들. 용현 반장 반장 용현 반장 뭐라카노? 지금 방학이라했나? 말도 안된다. 아직 방학 할려면 두 주일도 넘게 남았는데... 이거 어떡해야 되나? 일단 등교해야 된다. 우리 선생들 다 짤리게 생깄는데, 집에 가만히 있어가 되겠나. 일단 집에 갔다가 내일 다시 보자. 그래! 학생들도 서로 헤어진다. 곧바로 <의 방> 공간에 조명이 들어오면 는 저녁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 가 들어오고 이 함께 세 식구가 저녁 식사를 한다. 왔나? 얼른 밥 묵자. 예에. 뉴스 할 때 됐을 건데... 예에., TV를 켠다. 광고방송이 지나가고, 곧바로 뉴스데스크 방송 로고가 흐른다. 뉴스앵커 뉴스앵커 MBC 뉴스데스크, 첫 소식입니다. 전교조 창립 이후 탈퇴를 권유하던 정원식 문교부 장관이 오늘 전교조 조합원 교사의 해직을 결정했습니 다. 이에 초중고 교사 6,165명과 대학교수 204명이 징계 대상자가 되 었습니다. 한편, 이에 강력히 반발하여 전국 20여개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의 해직을 반대하는 시위가 전개되었습니다. 어? 엽아, 저기 너그 학교 아이가? 예에? 특히, 대구덕원고등학교는 노조가입교사 40여명과 학생 1700명이 오 후 수업을 거부하고 운동장에 모여 연좌농성을 벌였습니다. 이에 학

63 교 측에서는 재단과 학교장의 결정으로 조기방학에 들어갔습니다. 뭐라카노? 방학했다꼬? 내일부터 그러면 방학이가? 예에... 그렇긴 한데, 학생회장단에서 일단 등교하라고 했습니다. 와? 선생님들 해직 철회될 때까지 학교 나오라고 반장이 그랬습니다. 수업도 안하는데? 그렇긴 한데..., 저... 내일 당장 어떡할까요? 학교를 갈지, 말지......, 한참동안 묵묵히 밥을 먹는다. 간장 없나? 이기 간장인데요? 조선간장은 너무 짭다. 소유간장. 아따 까다롭기는...,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그러고 참... 친구들하고 오늘 전교조 얘기하다가, 애들이 묻더 라고요. 교사가 노동자냐고... 노동자랑 근로자랑 무슨 차이가 있냐고......, 여전히 묵묵히 식사만 한다., 간장 종지를 내어온다. 푹푹 찍어서 많이 드이소. (두부를 간장에 찍어드시며) 그래, 바로 이 맛이다. 이 내일 도 시락 싸줘라. 뭐라꼬요? 학교 가게, 도시락 싸주라고. 방학이라는데요? 아, 선생님이 하는 게 늘 옳은 기다. 내일 등교해라. 수업 말고 도 공부할 게 다 있다. 당신 대답이 어째 예상을 빗나가네요. 이게 다 너네 엄마 같은 아줌마들이 노태우를 찍어 가지고 생긴 일이

64 다. 와 뜬금없이 내를 걸고 넘어지요? 교원노조, 그거 박정희가 쿠데타 하기 전에 원래 합법적으로 있 었던 거다. 여기 대구에서 젤 먼저 시작되었고. 노태우 같은 기 우 째 대통령이 되가지고...(를 쳐다보며) 나라 꼬라지가... 왜 자꾸 날보고 뭐라 그래요? 이거 소유간장 맞나? 왜 이리 짭나? 진짜 가지가지 한다..., 를 외면하고 돌려 앉는다. 저기 텔레비 꺼라. 김영삼이고 김대중이고 다 보기 싫다., 방을 나간다., TV를 끈다. 는 투덜대며 밥상을 정리한다. <의 방>에 조명이 어두워진다. 반대편 교실 공간에 조명이 밝아지면, 반장과 용현이 함께 등교한다., 곧이어 등교한다. 용현 나는 내일부터 못 나온다. 반장 와? 용현 아부지가 나가지 말라켔다. 오늘도 겨우 나왔다. 반장 니, 임마. 남자가 의리가 있어야지. 아톰 안 불쌍하나? 용현 소문으로 듣자 하니까 전교조 선생들 한 명씩 탈퇴하기 시작한다 카더라. 반장 무슨 헛소리고? 니, 어제 선배들 삭발하는 거 못 봤나? 용현 아무튼 나는 내일부터 학원 끊었다. 유신학원. 반장 유신학원? 학원 이름도 엿같네. 용현 수학은 황막강이 최고다. 나는 기본정석 다 끝내고, 실력정석 들어갈 거다. 진짜? 나는 기본도 다 못 푸는데... 반장 헛짓하지 마라. 니는 학교진도나 똑바로 따라가라. 용현 일요일에 축구나 한판하자. 반장 배신자랑은 같은 그라운드에서 안 뛴다. 용현 니, 우리 아부지 얼마나 빡센지 몰라서 하는 말이다. 우리 아부지 해 병대다. 반장 우리 아부지는 공수부대다. 이, 너그 아부지는?

65 응? 우리 는 포병장교다. 대위. 용현 진짜가? 반장 와아, 너그 가 제일 높네. 그런가? 용현 참, 아. 너그 한테 물어봤나? 응? 용현 선생은 노동자 맞나, 아이가? 글쎄... 반장 안 물어봤나? 물어는 봤는데... 그게... 선생님이 하는 게 다 옳은 거다 하시더 라. 용현 그기 뭔 말이고? 그러니까, 교원노조는... 원래부터 있었던 거래. 반장 맞다 안카나... 용현 어쨌든 나는 가야된다. 일요일에 축구하러 나올 거다. 그때 보자. 용현, 손을 흔들며 서둘러 나간다. 반장 잘 가라. 배신자, 잘 가라. 한 번 배신자는 영원한 배신자다. 과 반장, 둘이 남는다. 둘이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돈다. 반장 반장 반장 반장 반장 반장 벌써 열흘 지났다. 애들 인제 아무도 안나온다. 니랑 나랑 둘 밖에 없다. 그렇네. 학교 선생들도 전교조 다 탈퇴했다 카더라. 우리 아톰도... 국사랑 국어는? 그 둘 만 빼고. 그러면 국사랑 국어는 어떻게 되는 거지? 개학할 때까지 탈퇴 안 하면 짤리는 거라더라. 짤리면서까지 탈퇴 안 하는 게 무슨 이유일까? 글쎄. 정말 궁금하다. 우리 가 선생님이 하는 것은 다 옳은 거라하던 데... (사이) 아, 오늘 영화나 보러 가자. 니, 내 따라 온나. 어디로?

66 반장 중앙통 지나서 코스모스극장에. 거긴 동시상영관 아이가? 야시꾸리한 영화 상영해서 우리는 못 들 어갈 건데. 반장, 니도 그런데 다니나? 반장 오늘 같은 날은 머리를 식히고 나야 다시 새로운 생각이 날 거다. 보 고나면 니도 좋아할 거다. 따라 온나.... 반장 얼른. 니, 뽀르노는 본 적 있나? 우리 집에 비디오 없다. 반장 그러면 무조건 따라 온나. 우린 지금 몸과 마음 전부 다 성숙해질 필 요가 있다. 반장이 먼저 나가고, 이 잠시 멈칫거리다가 따라나간다. 조명,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2막5장 와 나의 연대기(2) 년 5월의 연희동 - 전두환과 노태우를 체포하러 가다 무대는 책장배열의 변화를 통해 <태용문고>의 공간이 의 <연희동 자취방>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은 학과 선배 과 함께 이삿짐을 풀어서 정리를 하는 중이다. 야, 방 죽인다. 너, 이런 집 어디서 구했냐? 고등학교 동창 녀석이 알려줬어요. 자기가 사는 연희동 주택 2층에 방이 하나 비게 되었는데, 저보고 들어와 살면 좋겠다고요. 연희동이라서 그런지 다르긴 다르네. 그쵸? 창천동 살 때랑은 비교가 안 되죠? 야, 거긴 반지하잖아. 너, 거기 살 때는 대각선으로 누워 잤잖아. 그것 도 의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서. 그런데도 형이 술 먹고 찾아와서, 맨날 자고 갔죠. 그래 임마. 내가 얼마나 불편했겠냐. 나 혼자 자기도 불편한데, 둘이 잤으니. 근데, 여기 보니, 이젠 다리 뻗고 잘 수 있겠다. (드러눕는다) 제발, 집에 좀 들어가세요. 우리 도 뭐라고 안 그러는데, 니가 왜 이래라 저래라야. 앞날이 걱정되서 그러죠. 형 이번에 학고면, 쓰리 고에요. 짤린다고. (드러누운 채로) 짤리기 전에 부탁 하나 하자.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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