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영화천국 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새로 창간하는 격간 기관지 이름이면서 동시에 우리 한 국영상자료원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영화천국은 영화들의, 영화 필름들의 천국이면서 동시에 영화 애호가들의, 영화 연구자들의 천국을 뜻합니다. 또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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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 차 02 Editorial 04 시간여행 영화 속 어제와 오늘 서울역 (퀴즈) 이 사람은 누구까요? 엄마의 달인 영화 속 명대사 <오발탄> 0 KOFA 캘린더 시네마테크KOFA 상영정보 특집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12 개막작 <청춘의 십자로>와 깊이 사귀기 김태용 14 개막작 <청춘의 십자로>의 경성, 그 무성영화의 아우성 20 [수집전] 1930~40년대 상하이, 홍콩, 경성 그 거리, 그 사람들 22 [국제 심포지엄] 돌아온 영화들, 국적을 물을 수 있을까? 24 [복원전] 유령의 귀환, 전설의 복원 2 [한국영화, 진주를 캐다] 한국영화의 숨은 걸작 찾기 2 [특별전 1] 長 -편영화 27 [특별전 3] 세계 3D영화사 28 [특별전 2] movie on movie 29 [추억전] 엄마의 청춘, 아빠의 추억 30 폐막작 <홍길동> 전설이 살아 돌아오다 32 폐막작 <홍길동> 전설의 부활, 홍길동을 만나다 김준양 34 폐막작 <홍길동> 만화 영화는 어디까지나 웃음과 개그가 기본이야 3 특집 한국영상자료원 영화박물관 은막 뒤의 영화사, 그 시대의 공기를 호흡한다 보고 듣고 느끼는 한국영화 100년 史 42 KOFA ARCHIVE 지금, 복원 중 44 KOFA 최초로 공개되는 김기영의 전모 CINEMATHEQUE 4 KOFA LIBRARY 영상자료실의 신착 자료 알랭 레네의 <마음> 외 자료실의 보물을 찾아라 <만추> 시나리오 48 KOFA ON-LINE KOFA VOD 고전영화, 온라인으로 본다 KOFA 키워드 릴레이 0 KOFA INSTITUTE 한국영화사 대중화 프로젝트에 시동 1 나의 사랑 나의 영화 <어제 내린 비>에서 영화를 꿈꾸기 시작하다 변영주 2 걸작의 재발견 <충녀> 유지나 4 영화사 산책 전쟁의 폐허 위에 공주들의 낭만적 사랑 이영미 LOUNGE 영상자료원과 나 내가 임권택을 만난 곳 정성 한국 영화계 키워드 <추격자> 00만 돌파 등 자료원 이용안내 블로그 소개 게렉터 블로그 클로스 퍼즐 Near KOFA 게임도서관 0 올드독의 영화노트 맨발의 청춘 정우열 창간호 2008년 ~ 2008년 9 발행 발행인 조선희 편집위원 조준형, 김한상, 민병현, 유성관, 조성민, 최소원 편집 민병현, 송지윤 발행처 한국영상자료원 (우)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DMC단지 102 대표전화 편집팀 팩스 디자인 디자인이즈 전화 인쇄 AP KOREA 후원 AVID, HFR, 부산영상위원회, (주)중앙디자인

2 발간사 영화천국 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새로 창간하는 격간 기관지 이름이면서 동시에 우리 한 국영상자료원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영화천국은 영화들의, 영화 필름들의 천국이면서 동시에 영화 애호가들의, 영화 연구자들의 천국을 뜻합니다. 또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만들 어진 한 이탈리아영화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한 마을 사람들의 상이자 오락이자 꿈, 영화를 보여주는 사람과 보는 사람 사이의 우정, 잘린 필름에 대한 기억을 감추고 있는 영 화사, 바로 그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영화 아카이브는, 최선의 경우, 한 나라 영화문화의 구심점 구실을 합니다. 한국영상자료원 이 과연 그 최선의 역할을 해왔느냐고 묻는다면 제 자신도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 입니다. 다만 이제 막 시작했다고 말할 수는 있겠습니다. 2008년은 우리 한국영상자료원으로서는 새로운 출발의 해입니다. 이번에 보름 동안의 개 관영화제를 시작으로 시네마테크 3개관과 영화박물관이 개관하면, 지난해 오픈한 영상자료 실과 더불어 상암동 새 청사가 전면 가동하게 됩니다. 필름보관고, 영화 라이브러리, 시네마 테크, 영화박물관, 이 네 가지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스를 비롯한 선진 영화 아카이브들의 기 본 구조이며, 영화를 보존 복원하고 이것을 학계와 반에서 활용하도록 서비스하는 가장 이 상적인 시스템입니다. 자료원은 상암동 청사에서 이 이상적인 시스템을 비로소 구현할 수 있 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번듯한 틀 안에 풍부한 내용을 채워 넣는 것이 과제입니다. 우리는 이 곳을 세상의 모든 영화가 있는 곳, 그리고 세상의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는 곳 으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영상자료원은 영화문화를 보존하고 재생산하는, 한국영화사의 현재와 과거가 소통하는 장 소입니다. 영화천국인 동시에 다음 세대 영화인과 영화 대중을 배양하는 교육의 공간입니다. 영상자료원이 최선의 역할을 해낼 때, 한국의 영화문화는 한결 깊어지고 넓어지고 또 풍요로 워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영상자료원 원장 조선희 Welcome to KOFA 한국영상자료원은 소중한 문화유산인 영상자료를 국가적 차원에서 수집 보존하는 우리나라의 유 한 기구로서 1974년 설립되었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우리 영상 문화유산이 최적의 환경에서 보존 복원되어 후대에 영구히 전해질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많은 국민이 영 상문화를 적극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1991년부터 시네마테크운동을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 다. 그 외에도 한국영화사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영화박물관, 영상자료를 첨단의 환경에서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상자료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디지털 영상자료의 수집,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복원, 아날로그 자 료의 디지털화 등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영화사 연구와 발간 사업을 통해 한국영화 연구와 보급의 전진기지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02 영화천국 03

3 시간여행 퀴즈-이 사람은 누구까요? 영화 속 어제와 오늘 서울역 엄마 의 달인 신상옥 감독의 198년 작 <지옥화>는 시골 총각 동식이 노잣돈을 강탈당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남대문 지게 그녀 안에 엄마 있다. 꾼의 푸념처럼 눈뜨고 코 베어갈 세상 의 집약판 서울역은 대낮에도 소매치기가 날뛰는, 치안이 무색한 무법천 그는 엄마 역할의 달인이다. 엄마 란 엄마는 다 한 번씩은 해보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다양한 엄마 모습을 보 지. 그럼에도 그깟 징한 서울 신고식 이야 재수 없는 놈 의, 뭔 대수겠는가. <식모 삼형제>(김화랑, 199)의 여줬다. <전원기>에선 대가족을 이끄는 현명한 영남이 엄마였고 <꽃보다 아름다워>에선 마음이 너무 아파 가 첫 장면에서 식모 생활을 하기 위해 이제 막 서울역 광장에 발을 내디딘 젊은 여인들에게 서울역은 기대에 찬 조잘 슴에 빨간약을 바르는 치매 앓는 엄마이기도 했다. 그의 브라운관 속 엄마 연기는 따뜻하고 포근했다. 거림으로 넘쳐나는 곳 뿐. 보따리 한 아름 가슴에 안고 두려움에 움찔거리는 것도 잠시, 서울역 광장에 쏟아져 그의 엄마 본능은 스크린에서 폭넓게 진화했다. 영화 <가족의 탄생>에선 아들뻘 되는 남자와 사랑을 했지만 결 나온 이들에게 서울은 마냥 희망의 도시였다. 눈뜨고 코 베어갈 지언정 서울역이야말로 신 문물이 넘쳐나는 근 국 전 남편이 남긴 딸과 남는, 대책 없는 푼수 엄마 역을 해냈다. 또 한국영상자료원 3의 다시보기 작품으로 선 대화한 도시에 이르는 기회의 통로이자, 신세계로 통하는 관문이었던 것이다. 또 찍부터 거리로 내몰린 가난한 정된 <인어공주>에선 목욕관리사로 살림을 꾸려가는 억척 엄마로 등장했다. 아이들이 구두를 닦고 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하루하루 목청을 높이는 생활의 공간이기도 했다. 비록 현실이 <식 그가 엄마가 될 때 관객의 가슴은 시리다. 날 때부터 엄마 인 것처럼 실감 나는 연기를 온몸으로 보여줄 때 더욱 모 삼형제>의 해피엔딩보다 <영자의 전성시대>의 기구한 인생에 가까울지라도, 수많은 이들에게 당시 서울역은 슬프다. 그렇게 지금은 만인의 엄마가 돼 많은 사람의 마음을 헛헛하게 하는 그지만, 저 위의 사진은 엄마 역할 맡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매혹의 기표였던 셈이다. 기기엔 송구스러울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내가 엄마 라고? 코웃음을 치며 웃을 것만 같은 도도한 모습 2003년 12 신축 역사가 완공된 뒤 서울역은 또 한 번 커다란 변화를 맞았다. 구 역사는 조용히 역사의 뒤안 이다. 빛바랜 사진 속의 엄마가 낯선 것처럼 사진 속의 그는 지금과 다르다. 하지만 그 시절 절대 미인은 아니더라 길로 물러나고, 신 역사 주변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사람들의 노잣돈을 강제로 뺏어가는 소매치기 도 엄마가 자식의 사랑을 품어 아름답듯, 그는 오랜 세 관객의 사랑으로 여전한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다. 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의 서울역 광장은 온데간데없고, 여행과 쇼핑을 겸할 수 있는 복합역 이란 이름하에 눈만 * 정답은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 기관지 코너에! 송지윤 기획홍보팀 뜨면 사람들 스스로 제 주머니에서 기꺼이 돈 내주는 소비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이제는 주렁주렁 보따리를 짊어 진 사람도, 눈을 반짝이며 서울 풍경에 호들갑 떠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서울역 구 역사가 쉬이 잊힐 리 있나. 구 역사와 부대껴온 근대의 시간은 여러 영화에서, 그 역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 올 듯 아직도 생생히 살아 있을 것이다. 가자! 글쎄 가재두. 박혜영 영화사연구소 아들 구실, 남편 구실, 애 비 구실, 형 구실, 오빠 구실, 영화 속 명대사 또 사무실 서기 구실, 해야 할 이 너무 많구나. 그래 난 네 <오발탄> 의 서울역 <식모 삼형제>에 나온 199년 말대로 아마 조물주의 오발 탄지도 모른다. 어쩌다 (유현목, 191) 오발탄 같은 손님이 걸렸어. KTX 역사가 들어선 2008년의 서울 역 자기 갈 곳도 모르게. 0 영화천국 0

4 Kofa Calendar 프로그램 개관영화제 부대행사 요 날 짜 1관 2관 날 짜 1관 2관 날 짜 1관 2관 날 짜 1관 2관 1관 2관 날 짜 요 1. 복원 관련 세미나 Sun 브로큰 11:30 11:30 잉글리쉬 13:00 14:00 다원어워즈 14:00 다원어워즈 1:30 4 이노센트 이노센트 11 1:30 1:30 보이스 보이스 젤리피시 터무니없이 비싼 카르마 17:30 에바 닥터 지바고 동굴 속의 애욕 GV 14:00 14:00 조선의 상, 1:00 17:00 조선의 풍경 18 총력전 영화 백발 마녀전 3D 강연 무사도 14:30 1:30 병정님 신헤이케 이야기 13:00 1:00 최후의 19:30 양 도살자 증인 전정만리 지나의 밤 폐막식 라운드 14:00 토크 (Round Talk) 17:00 마틴 2 스콜세지의 영화 여행 Sun 2007년 미국영화 복원작 중 최고의 성과로 꼽히는 <양 도살자>(찰스 버넷, 1977)를 복 원한 UCLA Film & Television Archive의 로스 립맨, 본 무성영화 복원에 꾸준히 노 력해온 필름보존센터의 부관장 이시하라 가에 씨를 초청해 고전영화 복원의 경험을 듣 는다. 강연 1: 회색지대<양 도살자>의 복원 과정 - 로스 립맨(복원가, 독립영화 감독) 23(금) 18:00 시네마테크KOFA 2관 Mon 14:30 천녀유혼 1 1:00 17:00 천녀유혼 2 17:30 12 애프터 미드나잇 태양은 가득히 19:30 천녀유혼 3 20:00 스위트 홈 19 휴관 2 Mon 강연 2: <전설의 닌자, 사이로>의 복원 - 이시하라 가에(필름보존센터 부관장) 24(토) 17:00 시네마테크KOFA 2관 라운드 토크(Round Talk): 각국의 복원기술 현황과 최신 동향, 복원의 필요성 참석자: 로스 립맨, 이시하라 가에, 장관헌(한국영상자료원 보존기술센터 팀장) 2() 14:00 시네마테크KOFA 2관 2. 개관 기념 한국영화 소품전과 관객다방 화 Tue 13 휴관 13:00 17: :30 닥터 지바고 태양은 가득히 해바라기 가족 GV 17:30 스위트 홈 20:00 국혼 27 화 Tue 영화제 기간 로비에서는 추억의 뮤직박스가 있는 관객다방 과 <괴물> <밀양> 등 한국 영화계의 소품을 책임지는 태릉소품센터(대표 장석훈)에서 직접 참여한 한국영화 소 품전 이 열린다. 3. 온라인 이벤트 이벤트 하나: Vintage Collection: 보물 상자를 열어라! 옛날 개봉영화 엽서나 전단, 개봉 기념 경품, 잡지나 신문 등에 실린 광고, 특이한 비디오 수 Wed 7 13: 년 14 나의 사랑, 나의 영화 GV 1:00 연산군, 폭군 연산 14:30 17:00 21 쉘브르의 우산 백발 마녀전 잔느 딜망 17:30 청춘의 십자로 (무성) 19:30 지나의 밤 28 수 Wed 재킷 등 개인 소장자료, 희귀 아이템을 스캔하거나 촬영해 게시판에 올리고 공유하면 이 중 최고의 빈티지 아이템을 선정하여 푸짐한 선물을 제공한다. 이벤트 둘: 엄마 찾지 마, 오늘 영화 보러 간다! 엄마에게도 청춘은 있다. 친구들과 극장 앞에서 한껏 멋을 부리며 서 있는 젊디젊은 엄마 의 사진, 맞춤옷과 맞춤 구두, 최고의 멋쟁이였던 엄마의 전성시대. 빛바랜 사진첩을 뒤 져 나온 엄마의 오래전 사진과 엄마와 함께 개관영화제 영화를 보고 후기를 올려보자. 상 영작 초대권과 DVD 등 푸짐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목 Thu 금 Fri 토 0 1 GV 11:30 14:00 2 1:30 관객과의 대화 씨네 21 창간 13주년 영화제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씨네21 단편 영화 콜렉션 11:30 14:00 1:30 14:00 라콤루시앙 14:00 젤리피시 프라이스 11:30 11:30 타이드랜드 리스 3 Sat 1:30 1:30 깜짝상영 카르마 브로큰 잉글리쉬 라콤루시앙 :00 10:00 - 쉘브르의 우산 개막식 국제 심포지엄 10 청춘의 20:30 십자로 (변사 공연) 13:30 1:00 13:00 상해여 잘 있거라 병정님 코뮌 마틴 13:00 스콜세지의 영화 여행 1 1:00 14:30 17: :30 13:00 육체의 문 GV 국혼 에바 김수현의 보통 여자 GV 3D 강연 17 1: 년 17:30 17:30 전정만리 조선의 상, 20:00 조선의 풍경 1:00 17:30 총력전 영화 최후의 증인 열녀문 미몽 애프터 미드나잇 13: :30 17: :30 코뮌 불나비 GV 열녀문 미몽 신헤이케 이야기 17:00 1:00 양 도살자 14:30 천녀유혼 1 13:00 잔느 딜망 19:30 천녀유혼 3 20:00 상해여 잘 있거라 나의 사랑 나의 영화 GV 복원 강연 18:00 (로스 립맨) 복원 강연 17:00 천녀유혼 2 17:00 (이시하라 24 가에) 무사도 목 Thu 금 Fri 토 Sat 시네마테크 부산 한국영상자료원 부산분원( ) 기간 9~ 2 테마 프랑츠 랑 회고전 작품 운명, 마부제 박사 1 2부, 니벨룽겐의 노래, 메트로폴리스, 스파이, 엠, 마부제 박사의 유언, 한 번뿐인 삶, 당신과 나, 사형집행인 또한 죽는다, 공포의 내각, 창가의 여인, 진홍의 거리, 빅히트, 블루 가디니아, 인간의 욕망, 문플릿 등 27~ 프랑스 마음,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 미남이시네요, 1 영화제 페이지 터너, 퍼펙트 커플, 13 자메티 등 의 고전영화 VOD 기획전: 감독 배우 데뷔작 특별전 영화를 향한 첫사랑 그땐 그랬지 <자유부인> <운명의 손> <감자> 등 8편 이용안내: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 에서 한국영화 VOD 코너. 고전영화 상설 전 170편은 편당 이용료 00원, 다큐멘터리 예고편 메이킹과 뮤직비디오는 무료다. 간 기획전도 무 료다. 또 2주간 천원, 한 달간 1만원의 회원 가입으로 편수 제한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영화천국 07

5 Kofa Calendar 프로그램 김기영 부대행사 요 날 짜 1관 2관 날 짜 1관 2관 날 짜 1관 2관 날 짜 1관 2관 1관 2관 날 짜 요 미공개 시나리오 낭독회: 김기영의 여인들, 김기영을 읽다 Sun :00 (독립영화) 1:00 (독립영화) 1 14:00 17: :00 양산도 하녀 GV 이어도 1:00 바보사냥 여 14:00 17:00 20:00 현해탄은 알고 있다 느미 육식동물 1:00 화녀82 죽어도 좋은 경험 29 Sun <이어도>의 이화시 등 김기영 감독 영화의 페르소나를 초청, 미공개 시나리오 낭독회를 연다. 2008년 21(토) 시네마테크KOFA 씨네21 영화제 씨네21, 한국영상자료원 공동주최( 2~4) 1. 깜짝 상영 Mon :00 17: :00 고려장 파계 현해탄은 알고 있다 1:00 혈육애 반금련 30 Mon 올해 개봉할 영화 가운데 단연 화제가 될 영화 2편을 연달아 보여드립니다. 무슨 영 화인지는 영화제 상영관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2. <씨네21> 단편영화 콜렉션 최근 한국 단편영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 편을 모았습니다. 장편 데뷔작으로 화 제가 된 감독 3인의 대표적인 단편영화와 각종 영화제에서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았 던 단편 애니메이션 3편. 화 Tue :00 20:00 (한국영화 100선 릴레이) (한국영화 100선 릴레이) 17 14:00 살인 17:00 나비를 24 쫓는 여자 20:00 수녀 느미 1:00 봉선화 (디지털) 화녀82 화 Tue <무림검의 사생활> 장형윤 2007년 29분3초 <소이연> 김진만 2007년 10분10초 <천년기린> 원종식 2007년 17분10초 <나는 내가 의천검을 쥔 것처럼> 윤성호 2004년 42분 <완벽한 도미요리> 나홍진 200년 9분 <친애하는 로제타> 양해훈 2007년 10분 수 Wed :00 20:00 (한국영화 100선 릴레이) (한국영화 100선 릴레이) 18 14:00 17:00 육식동물 2 20:00 흙 충녀 1:00 죽어도 좋은 경험 자유처녀 수 Wed 3. <터무니없이 비싼>(Hors De Prix) 피에르 살바도리 200년 104분 출연 오드리 토투, 게드 엘마레 4. <젤리피쉬>(Meduzot) 쉬라 게펜, 에트가 케렛 2007년 78분 출연 사라 애들러, 니콜 레이드먼. <타이드랜드>(Tideland) 테리 길리엄 200년 120분 출연 조델 퍼랜드, 재닛 맥티어. <라콤 루시앙>(Lacombe Lucien,) 목 Thu 12 1:00 20:00 (한국영화 100선 릴레이) (한국영화 100선 릴레이) 19 14:00 17: :00 반금련 육체의 약속 하녀 1:00 양산도 여 목 Thu 루이 말 1974년 138분 출연 피에르 블레이스 7. <이노센트 보이스>(Innocent Voices, Voces Inocentes) 루이스 만도키 2004년 120분 출연 카를로스 파딜라, 레오노르 바렐라 8.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 조 R. 카사베츠 2007년 97분 출연 파커 포시, 멜빌 푸포 9. <다윈 어워드>(Darwin Awards) 금 Fri GV 관객과의 대화 상설전 기획전 - 김기영 감독 전작전 13 13:00 쉘브르의 우산 개막식 20:00 (다시보기) 20 개막식 (하녀) 1:00 20:00 흙 자유처녀 14:00 바보사냥 17:00 렌의 애가 27 20:00 화녀 1:00 봉선화 (디지털) 혈육애 금 Fri 핀 테러 200년 90분 출연 조셉 파인스, 위노나 라이더 10. <카르마>(Unseeable) 위시트 사사나티앙 2007년 출연 시라판 와타나진다 <씨네21> 단편영화 콜렉션은 무료 관람이며, 선착순 마감합니다. 티켓 신청: 창간 13주년 이벤트 페이지 내. 문의: 토 Sat 7 14:00 (독립영화) 1:00 (독립영화) GV 14 10:00-20:30 국제 심포지엄 청춘의 십자로 (변사공연) 14:00 (다시보기) 1:00 (다시보기) GV 14:00 화녀 14:00 17: :00 충녀 낭독회 1:00 육체의 약속 렌의 애가 17: :00 파계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 이어도 1:00 고려장 수녀 토 Sat 의 VOD 기획전: 조선, 경성: 제국의 영화경험 <국기 아래서 나는 죽으리> <조선, 우리의 후방> 등 편 이용안내: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 에서 한국영화 VOD 코너. 고전영화 상설 전 170편은 편당 이용료 00원, 다큐멘터리 예고편 메이킹과 뮤직비디오는 무료다. 간 기획전도 무 료다. 또 2주간 천원, 한 달간 1만원의 회원 가입으로 편수 제한 없이 감상할 수 있다. 0 영화천국 09

6 특집 필름 아카이브는 숨어 있는 보물창고다. 영화 보물창고가 열린다 - 9, 한국영상자료원 개관 한국영상자료원은 30년 넘게 영화 필름을, 영 이 작품을 처음으로 발굴 공개한다. 박물관에서 발견할 신기한 보물들 화 포스터를, 영화 전단을 여기저기서 모아왔 한국영화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다. 거기에는 흑백의 무성 질산염 필름이, 애니 영화박물관이라 자부한다. 1903년부터 현재까지 메이션의 <아리랑>이라고 불리는 1mm 필름 최초의 사건을 중심으로 한국영화사를 살펴보는 이, 1910년대 조선 거리를 촬영한 3mm 필름 한국영화의 시간여행, 열두 명의 당대 최고의 이 숨어 있다. 2008년 9, 이 보물들이 세상 여배우를 통해 사회문화사를 짚어보는 여배우 에 나온다. 모두 들을 수 있게 큰 소리와 함께 창 열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조씨 부인 고 문이 열린다. 한국영화박물관이 문을 여는 동 방이 그대로 재현될 사극의 공간, 상상의 공간, 시에 시네마테크 KOFA 3개관이 개관영화제의 막 30년대 대표적인 극장 원각사를 모델로 재현될 을 올린다. 무성영화 극장, 영화 제작과정을 답사하게 해주 는 체험관, 애니메이션관이 여러분을 기다린다. 극장에서 발견할 놀라운 보물들 우선, 개관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 수집전, 복원전 등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작은 2008년 불현듯 우리 앞에 나타난 74년 전 영화제 상영작들은 자료원이 수집한 오래된 희귀 의 영화 <청춘의 십자로>다. 무성영화 시대의 유 영화들(<버튼홈스 KOREA> <병정님> 등)부터 복 한 유산인 이 영화를 1934년, 바로 그때 상영하 원을 통해 되살아난 영화들(<미몽> <양 도살자> 던 방식 그대로 재현한다. 스크린 앞에서 변사의 등), 한국영화의 숨은 진주 같은 걸작들(<보통 여 해설과 악단의 연주가 펼쳐지며 초기 무성영화의 자> <육체의 문> 등), 3D영화의 역사를 조망하는 버라이어티를 체험하게 한다. <가족의 탄생>의 입체영화 체험 상영, 장장 3~4시간이 넘는 긴 영 김태용 감독이 개막공연 총연출을 맡는다. 화들(<1900년> <코뮌> 등), 영화의 역사를 담은 영화제는 개성이 뚜렷한 개의 섹션으로 박물관과 같은 영화들(<마틴 스콜세지의 영화여 구성된다. 한국영상자료원만이 가지고 있는 수상 행>) 등 영상자료원이 아니라면 쉽게 접할 수 없 한 기운의 한국 고전영화들, 러닝타임 3~4시간을 는 다양한 작품들이 포진해 있다. 넘는 길고 긴 영화들, 마틴 스콜세지가 안내하는 미국영화 1백년, 3D영화의 역사를 조망하는 입 20세기 초의 경성과 상하이, 홍콩 체영화 체험 상영, 임권택, 이두용, 배창호, 이명 식민지 경성의 센긴마에 광장과 미쓰코시 세, 이장호 등 한국의 대표 감독 10여 명이 고백 백화점(<경성>), 1930~40년대 홍콩의 서양식 건 하는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 이 모두가 관객을 이 물들과 댄서들의 버라이어티 공연(<전정만리>), 상하고 요상한 4차원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상하이의 신여성 완령옥(<상해여 잘 있거라>)과 또 0년대 영화팬의 가슴을 저리게 했던 제국의 톱스타 리샹란(<지나의 밤>)까지 직접 눈 슬픈 눈의 알랭 들롱이 뜨거운 태양 아래 요트 키 으로 볼 수 있는 공간, 0~70년대의 젊은 관객의 를 잡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카트린 드뇌브가 우 청춘을 사로잡았던 라라(<닥터 지바고>)와 주느 산을 받쳐 들고 노래를 부를 것이다. 80년대 재개 비에브(<쉘부르의 우산>)의 실루엣과 80년대 재 봉관의 객석을 열광케 했던 왕조현과 임청하의 개봉관의 객석을 열광케 했던 왕조현(<천녀유 격정적인 매혹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공간, 개관 혼> 1, 2, 3)과 임청하(<백발마녀전>)의 격정적인 영화제는 이렇게 관객이 살아온 역사와 경험을 매혹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공간, 개관영화제는 바로 지금의 스크린에 재현한다. 이렇게 관객이 살아온 역사와 경험을 현재화하는 1간의 대장정을 거쳐 2 우리에 공간이 될 것이다. 게 당도할 폐막작은 <홍길동>.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오랜 기간 사라져 볼 수 없었던 오성지 프로그램팀 영화천국 11

7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개막작 <청춘의 십자로> 청춘의 십자로 와 깊이 사귀기 김태용 감독의 개막공연 기획 다이어리 1930년대 영화 상영은 시작 전에 배우 들이 나와 노래, 마술, 만담 등을 제공하 는 총체적인 문화예술이었다. 영화박물 이번 영상자료원에서 복원한 1934년 작품 <청춘의 십자로>를 보게 된 것은 참으 로 흥분되는 이었다. 그때의 서울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당시 스타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도, 초기 영화언어의 문법을 느 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이었다. 당시의 방 식으로 다시 상영해보자 는 반가운 제안에 우리는 즐겁게 을 시작했다. 1934년에 금강키네마가 제작하여 그 해 9에 조선극장에서 개봉한 흑백 무성영 화 <청춘의 십자로>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가 장 오래된 한국영화이며 마지막 시대의 무성 영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배우 박창수가 직 접 제작을 맡았고 안종화 감독이 각본을 쓰 고 연출을 했으며 이명우가 촬영을 맡았고 이원용 신선 박창수 김연실 등이 출연 한 전형적인 신파 통속 액션 멜로드라마다. <청춘의 십자로>(1934, 안종화) _ 오빠를 찾아 서울로 올라온 동생 영옥은 주색을 밝히는 모던보이 장개철 당에게 희롱을 당한다 정혼녀를 빼앗긴 영복(이원용)은 어 머니와 여동생을 두고 서울로 올라와 서울역 에서 하역부 생활을 한다. 그는 아버지의 약 값을 벌기 위해 하던 영희(김연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한편 오빠를 찾아 서울로 올 라온 동생 영옥(신선)은 주색을 밝히는 모 던 보이 장개철(박창수) 당에게 희롱을 당 한다. 이후 장개철 행은 영희마저 희롱하 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영복이 장개철 당 을 찾아가 복수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상 영을 준비하면서 이 영화를 당시 방식으로 상영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이 아니라는 것 을 알게 되었다. 단 이 영화는 전체가 9개 의 릴로 이루어져 있다는 당시의 기록이 있 지만 이번에 복원된 것은 2개의 릴이 빠진 7개의 릴이다. 게다가 이 7개의 릴에 정확한 순서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던 터라 우리는 어느 부분이 내용상 빠져 있 는지, 남은 릴의 순서는 어떻게 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리 고 남아 있는 릴도 NG컷을 포함한 있는 미완성 편집본이었다. 우리는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서 몇 줄로 남 아 있는 줄거리와 당대의 신문기사 들 그리고 안종화 감독의 회고를 통 해, NG컷을 제거하며 다시 편집을 하고 대본을 구성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재미있는 만큼 복잡하고 어려 운 이었다. 대본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 히자 우리는 변사가 해설하고 악단 이 현장에서 연주하는 당시의 상영 방식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지 고민 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변사는 배우이며 영 화해설가이고 시나리오작가이며 영화음악가로서 대중문화의 선두 에 서 있던 사람이었다. 어떤 영화 를 상영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변사 가 공연하는지가 더 중요한 시기였 던 것이다. 당시의 변사는 극의 내 용을 전달할 뿐 아니라 자신의 철 학과 지식을 피력하는 사람이었고, 관객의 눈물을 뽑아내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예술가였다. 마지막 변사 로 살아 계시는 신출 선생님께서 현 관 개관에 앞서 준비한 <청춘의 십자로> 공연은 그 시대의 영화 관람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재 활동이 어렵기에 우리에겐 새로 운 사람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배 우 조희봉에게 제안했다. 그는 오래 연극무대에서 활동했고 최근에 영 화와 드라마에서도 연기를 인정받 은 지적인 배우다. 또, 30년대 예술 가에 어울리는 외모(?)와 목소리도 지녔다. 우리는 그가 적임자라고 확 신했고 그는 기꺼이 이 재미있는 작 업에 참여해주었다. 그리고 당시의 신파가 대중 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것은 변 사와 더불어 음악의 역할이 컸다. 우리는 뮤지컬계에서 활동하는 박 천휘 음악감독에게 부탁했다. 음악 감독은 당시의 유성기 음반을 들으 며 연극과 영화 등에 사용된 음악적 스타을 연구했다. 당대 조선음악 은 우리에게 익숙한 뽕짝 음악만 있 었던 것이 아니라 재즈와 서양 클래 식 음악 등이 다양하게 시연되고 있 었다. 따라서 우리는 생각보다 자유 롭게 생각하고 작업할 수 있었다. 당시의 무성영화 상영은 총 체적인 무대예술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영화는 감상을 넘어 체험이 되는 것이다. 영화상영 전에 배우들 이 나와 노래, 마술, 만담 등 다양한 형태로 영화를 소개하는 어트랙션 쇼(attraction show)가 있었던 것이 다. 우리는 나운규가 모의 영화촬영 을 사람들에게 시연했다는 어느 기 록에 영감을 받아 어트랙션 쇼를 구 성했다. 영화<청춘의 십자로>를 찍 는 영화현장을 연출해보기로 한 것 이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무대 위 에는 안종화 감독, 이명우 촬영감 독, 배우 이원용, 신선, 박창수 등 이 등장해서 영화 속 한 장면을 촬 영하는 모습을 연극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대 유명가수이 자 배우였던 김연실의 노래를 들으 며 스크린에 영화는 시작되고 변사 는 해설하기 시작한다. <청춘의 십자로> 2008년 판 본을 준비하며 결국 우리가 만난 것 은 영화라는 매체를 향한 근원적인 애정이다. 변사, 악단, 무대 위 배우 들과 함께하는 이 무성영화의 체험 이 준비하는 우리를 흥분시킨 만큼 관객에게도 색다르고 아름다운 영 화체험이 되기를 바란다. 김태용 영화감독, <여고괴담> <가족의 탄생> 12 영화천국 13

8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개막작 <청춘의 십자로> <청춘의 십자로>의 경성, 그 무성영화의 아우성 말 없는 스크린과 풍성한 입담이 만나는 축제 무성영화는 소리 없는(silent) 영화였지만 결코 한 번도 소리가 없었던 적이 없었다. 변사의 열정적인 해설이 있었고 악단의 반주가 있었 으며 극장에 앉아 있는 관객의 환호와 탄식, 순간의 정적까지 함께했다. 또 관객은 변사의 유도에 따라 박수갈채를 보내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영화 속, 즉 텍스트는 조용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 지만 영화 역시 관객이 마음속으로나마 사운드를 상상할 수 있도록 숏이 직조되었다. 또 급기야 현장에서 총소리 같은 효과음을 만들어주기도 했 다. 이쯤 되면 제 강점기 조선의 무성영화판이 궁금해지지 않는가. 먼저 무성영화가 상영되었던 경성 극장가로 타임 루프(time loop) 해보자. 식민도시 경성의 극장가, 민족을 경계 짓고 경성 장안에 본격적인 활동사진 상설관이 등장한 것은 1910년부 터다. 당시 경성은 청계천을 경계로 북한산 아래는 북촌, 남산 아래는 남 촌이라 하여 조선인과 본인의 거주지가 분리되어 있었다. 상설영화관 이 생긴 것은 남촌이 먼저다. 지금의 을지로 입구인 황금정에 세워진 경 성고등연예관을 필두로 대정관, 황금정 등이 연달아 선보였다. 당시 경성 고등연예관은 조선인과 본인이 절반 비율로 관객층을 형성했는데, 서 영화 촬영기술의 개척자, 이명우(1903~?) 양인 권투선수와 본인 유도선수 가 겨루는 단편영화에서 조선 관 객이 서양 선수를 응원하는 바람에 본 관객과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 14 영화천국 1 다 한다. 1912년 조선인 거리 북촌 에도 상설영화관이 생겼다. 조선인 전용극장을 표방한 우미관을 시작 으로 1918년엔 연극, 판소리, 전통 연희 등을 공연하는 복합 문화공간 단성사가 상설영화관으로 탈바꿈 했고, 1922년 조선극장까지 가세하 며 조선인 관객을 상대로 각축전을 벌였다. 이즈음 경성 극장가는 본인 전용 극장, 조선인 전용 극장 이라는 민족적 경계선이 그어졌다. 제강점기 조선 영화계 최고의 촬영기사. 조선인 최초의 촬영기사인 이 필우의 동생이다. 형 이필우는 영화기술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한국영화사의 전설 같은 인물. 찍 세상을 떠난 부친에게 시계포를 물려받은 형제는 사진과 환등, 활 동사진 기계를 가지고 놀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웠다 한다. 이명우가 처음 카메라를 잡은 것은 형의 권유로 시작한 연쇄극 촬영에 서다. 연쇄극 속의 영화를 찍는 것으로 수련과정을 거친 뒤 1927년 조선영화 제작소의 <운명>에서 정식 촬영기사로 데뷔했다. 이후 이명우는 <세동무(삼걸 인)>(1928), <임자 없는 나룻배>(1932), <청춘의 십자로>(1934) 등의 작품에서 촬영, 현상, 편집을 담당하는 무성영화기의 기술 인력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잘 보 이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던 초창기 조선 영화계는 촬영기사의 역할이 무 엇보다 컸고, 촬영기사가 현상, 편집 등 후반작업까지 겸하는 것이 반적이었다. 형제의 협업이 빛난 건 193년 경성촬영소에서 제작한 한국 최초의 발성 영화 <춘향전>에서다. 이필우가 녹음과 현상과 편집을, 이명우가 촬영과 첫 연출 을 맡았다. 이후 <홍길동전 후편>의 연출과 촬영, <심청>(1937), <오몽녀>(1937), <수업료>(1940), <복지만리>(1941) 등을 촬영했다. 본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돌아온 2세대 영화인들이 활약했던 발성영화 시기에도 여전히 이명우의 자리는 굳 건했던 것. 그의 뛰어난 촬영실력은 <청춘의 십자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변사, 당대 최고의 스타이자 현장 연출가 조선인 극장에서 조선 관객 을 불러 모은 것은 조선인 변사의 공이었다. 이제 북촌 극장가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100피트짜리 짧은 필름이 아니라 이야기 전달을 위한 구성력을 갖춘 미국과 유럽의 장편 극영화들이었다. 당연히 외국 영화들은 영어, 프랑스어 등 외국 어 자막이 삽입되어 있었다. 바로 여기서 변사의 존재감이 빛났다. 변사의 소리 연행은 1908년 원각사에서 서양 활동사진에 전설 ( 前 說 )을 붙이며 시작됐고, 장편 극 영화가 상영되면서 자막을 해설하 고 대사를 연기하는 본격적인 변사 공연이 발달했다. 변사의 공연은 전설, 중설, 후설로 나뉘어 진행됐 다. 전설은 막 상영될 영화에 대해 관객에게 기대를 심어주는 단계다. 중설은 영화 속 시공간에 대한 설 명과 인물들의 대사, 효과음, 관객 의 감정이입을 극대화하는 감정적 인 표현 등이 포함되었고, 후설을 통해 연행을 마무리하게 된다. 무성영화 시대는 영화보다 변사의 공연 때문에 극장에 간 사 람이 많았다고 할 만큼 변사의 스 타 시스템이 대단했다. 최초의 변 사로 기록되는 우정식을 비롯하여, 단성사의 주임변사 서상호, 조선극 장의 김조성, 우미관의 이병조가 3대 변사로 손꼽혔다. 변사들은 전 문 장르로 인정받기도 했는데 우정

9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개막작 <청춘의 십자로> 식이 문예극, 서상호와 이병조가 활극, 김조성이 애정 조극 美人群 총출 레뷰-數場 음악 성악 무용, 조선 극에 능했다 한다. 여류 명창 이화중선 출연 短歌 數種, 가야금 명수 오 불운의 여동생, 신선 극장에서 소리를 만든 건 변사만이 아니다. 극 태석 출연 가양금 병창, 남도 명창 공창식 출연 남도 ( ) 장마다 옥양목 스크린 앞에 전속 악단이 있어 배경음 가극 수종, 윌리암폭스사 초특작 <어머니는 잘 아신다 악을 연주했고, 효과음을 만들어냈으며, 변사의 지시 >(10권) 순으로 다양한 레퍼토리가 이어졌다. 변사의 를 받아 음악의 템포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극의 리듬 해설과 다양한 공연이 결합하는 연행 방식은 발성영 서 공연하다가 복혜숙의 눈에 띄어 <아리랑> 감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변사는 영화 전체의 사운드 화 시대에도 이어졌다. 의 영희 역을 찾던 나운규와 연결되었다. 이 <아리랑>을 보러 가자, 민중 관객의 탄생 연출가였던 셈이다. 초인종 같은 방식을 이용해 변사 타덤에 올랐다. 해동예술단 소속으로 함흥에 후 나운규의 <들쥐> <금붕어>, 심훈의 <먼 동 가 줄을 한 번 밟으면 천천히, 두 번 밟으면 빨리 하라 영화 상설관이 처음 등장한 때는 극장주들이 이 틀 때> 등에 출연했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는 신호로 삼아, 러브 신이나 이별 장면은 초인종 한 입장료를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광범위한 계층에 소구 1927년에 결혼하면서 은퇴했으나 불행한 결 번으로, 격투 장면이나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은 두 번 했다. 예컨대 우미관은 특등 0전, 1등 30전, 2등 20전, 으로 해결했다. 물론 효과음도 있었다. 영화에서 대포 3등 10전으로 책정한 식이다. 경성이 본인 중심의 를 쏘거나 다이너마이트가 터질 땐 북을 두드렸고, 격 식민지 상업도시로 재편되며 조선인 사회도 10%의 농촌 처녀이자 여동생 역할을 연기했다. 하지 의 연쇄극 <장한몽>에서 여자 역으로 처음 데 투 장면에서는 변사가 직접 발을 구르고 테이블을 치 중 상류층과 90%의 하류층으로 계 만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은 그녀는 더 이상 여 뷔했다. 영화는 1924년 왕필렬 감독의 <해 며 의음(擬音)을 만들었다. 변사와 악단의 비-기계 복 급이 나뉘게 되었고, 조선인 전용 상 동생의 얼굴이 아니었고, <은하에 흐르는 정 의 비곡>(1924) 주연이 처음. 이어 <운영전 제적인 사운드 재현 덕에 무성영화는 매번 다른 영화 설관 역시 주요 타깃을 금전적으로 열>과 <아리랑 3편>에 연이어 출연했지만 과 >, <암광>(192)에 출연하며 호평을 받았다. 가 되었다. 말하자면 변사, 악사, 영사기사는 무성영화 안정된 중 상류층 고객으로 맞췄다. 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그후 기생 <운영전>은 한국 최초의 영화감독 윤백남이 극장공간을 구성하는 삼박자였다. 사실 고가정책을 편 것은 인 소 식민시대 흥행 감독 안종화 (1902~19) 배우에서 출발한 1930년대 대표 흥 행 감독. 안종화는 1920년 신파극단 혁신단 연출한 작품인데, 나운규가 가마꾼 단역으로 데뷔한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30년대 들어서는 영화감독으 유 건물의 임대경영에서 기인한 고 무대와 스크린의 종합예술, 시끌벅적한 한판 로 전향, <꽃장사>, <노래하는 시절>(1930), 무성영화 시기 경성에서 영화 관람은 영화 <청춘의 십자로>(1934), <은하에 흐르는 정열 들 을 보러 가는 것이었다.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복 > (193), <역습>(193), <인생항로>(1937) 수의 영화들이 동시에 상영되었으며 이질적인 연행 등을 연출하며 무성영화기의 대표적인 감독 양식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으로 자리 잡았다. 1938년 조선보 영화제 반 관객 인기투표에서 <인생항로>가 3위, <청춘의 십자로>가 무성영화 부문 위를 차지 했다는 기록은 당시 안종화가 대중과 소통했 다른 영화가 연속해서 상영되는 경우 필름을 바꾸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막간극이다. 그 효시는 우미관 시절 여름, 극장들은 경쟁적으로 입장료 비극적 삶을 살았던 1세대 여성 영화 스타의 가수를 겸업했던 식민지시대의 대표 를 내리기 시작한다. 관람료는 다시 대표적 인물이다. 적인 여배우. 변사 김학근의 여동생이자 촬영 10전으로 내려갔고, 그 덕분에 하층 기사 김학성의 누나다. 1927년 나운규의 <잘 민중이 영화팬으로 거듭났다. 있거라>에 출연하면서 영화배우로 데뷔했고 1930년대 중반까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배우였다. 1930년대 초반에는 가수로도 10전 받을 제 몰려들어온 새로운 팬 들로 관객 수는 급증했고 인> <암로> 등의 영화주제가를 불렀고 그밖에 면 192년은 <아리랑>의 폭발적인 되기 전에 영화에 출연한 주요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도 많은 대중가요를 녹음했다. 1930년대 중 성공을 계기로 조선영화가 무성영 실제로 연기하는 프로록(prologue), 댄스, 무용 코러 반 이후에는 연극에 주력하면서 영화에도 가 화의 전성기를 맞이한 때다. 관람료 스, 폭스트롯, 독창, 합창, 레뷰극, 텀블링 등 여러 가지 끔 출연했다. 1930년대 후반 한동안 만주의 인하가 극장으로 불러들인 광범위 <천추의 한>과 <사도세자>(19)를 연출했 1929년 9 11로 돌아가, 새로 개관한 조선 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영화배우, 특히 여배 ( ) 다 상영 사이의 공백을 건너뛸 수 있었다. 영화가 상영 쇼를 통합해 선보이는 레뷰(revue) 도 큰 인기였다. 어졌다는 등의 소문이 떠돌았고 한때는 선술 장해 카페 여급과 기생, 부자의 첩을 전전하며 해방 이후 공보처 영화과장으로, 대 의 <수우> 역시 그중 하나였다. 이후 안종화는 이 되었다거나 유곽 포주의 첩이 되었다가 헤 난이 가시지 않았고 급기야 192년 한영화사 촬영소장으로 했고 1948년 종 보하는 영화들이 제작되었는데, 건설영화사 대중에게 사랑받던 자신의 이미지, 즉 순결한 식민시대의 얼굴, 김연실 영화 상설관은 늘어갔다. 그러고 보 다. 당시 범죄 액션 장르를 빌려 경찰을 홍 아왔다. 복귀작이 바로 <청춘의 십자로>였고, 우가 전문직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대에 등 각광을 받아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인 <삼 걸 의 국책영화인<수우>로 다시 연출에 복귀했 혼생활 끝에 1934년 이혼하고 영화계로 돌 질적인 경영난이었다. 하지만 경영 서상호가 선보인 뿡뿡이춤 이다. 관객은 정신없이 웃 는데 성공했음을 말해준다. 1 본명 신삼순. 1세에 나운규의 <아 리랑>에 여동생 영희 역으로 출연하면서 스 신경으로 건너가 스탠드바를 경영하다가 영 화 <복지만리> 제작팀을 만나 귀국하여 극단 고협에서 활동했고 1940년대에는 악극단에 한 관객층이 <아리랑>의 센세이션 을 예비했던 셈. 이처럼 무성영화 르 고, <견우직녀>(190)를 마지막으로 19년 극장의 공연 순서를 한번 살펴보자. 유니버설 특작 서 활동했다. 해방 후 신문기자였던 애인과 함 네상스는 노동자, 농민 등의 민중 관 사망했다. <突貫 깁슨>(7권), 조선관현악단 13인 총출 대연주, 께 북했고 이후 북한에서 활동했다. 객과 함께 만개했다. <아리랑> 또한 영화천국 17

10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개막작 <청춘의 십자로> 하층 민중의 지지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청춘의 십자로>는 어떤 영화? 소리를 보여주다 무성영화가 스크린 밖의 연행자들에 2007년 7 한국영상자료원은 해방 이후 단성사 위로 들어가 7년 동안 뼈가 으스러지게 했으나 결국 게만 소리 생산을 의존한 것은 아니다. 무성 를 운영한 오기윤의 자제에게서 <청춘의 십자로> 질산 주명구(양철)에게 봉선을 뺏기고 고향을 떠난다. 영복은 영화는 스스로 말하기도 했다. 그저 볼거리 염(nitrate) 네가 필름을 수집하여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서울역에서 수하물 운반부 생활을 시작하고, 부근 주유 로서 오락이었던 활동사진을 넘어서서 영화 전체 9롤 중 1롤은 심한 백화현상(필름이 손상되어 밀가 소에서 하는 계순과 친하게 된다. 한편 영복의 누이동 는 이야기를 구성하고 관객에게 전달할 수 루처럼 으스러지는 상태)으로 복원하지 못해 아쉬움이 생 영옥(신선)은 어머니를 잃고 오빠를 찾으러 서울에 있는, 즉 감독의 창조가 수반되는 예술 매체 크지만, 다행히 나머지 필름은 살려내어 현존하는 최 왔다 카페의 여급이 된다. 로 인식되었다. 고(最古)의 원본 필름으로 남았다. 그럼 어떻게 소리를 보여주었을까. 인 <청춘의 십자로>는 무성영화 시기 조선영화 기 옥은 장개철 당에게 걸려들어 그들과 가까이 지내다 물의 듣는 모습, 소리의 출처, 소리에 대한 인 술과 연출력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안종화 씨 결국 개철에게 겁탈당한다. 실직하여 자리를 찾던 계 물의 반응 순서로 숏을 배열하여 청각적 환 의 감독 수법이 앞으로 가경(佳境)에 들어갈 수 있음을 순 역시 개철 당에게 걸려든다. 집적대는 개철을 피해 영을 만들어내는 것이 한 방법. 또 악기를 연 미루어보게 하며 이명우씨의 촬영은 고심한 자취가 많 계순은 집으로 도망쳐 오고, 사정을 들은 영복은 개철의 주하는 장면, 노래를 부르는 장면 등 화면에 서 음악이 나오는 순간을 악단의 반주로 연 결하기도 했다. 무성영화 <도회비가>(1934)를 연출 할 당시 이창근은 설원의 총격 장면을 돋보 이게 할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궁리를 거듭 참고문헌: 송낙원, <한 국영화 기술사에 관한 연구>, 중앙대학교 대 학원 영화학과 석사학 위 논문(199). 여선 정, <무성영화 시대 식 민도시 서울의 영화 관 람성 연구>, 중앙대학교 대학원 영화학과 석사학 위 논문(1999). 이기림, <1930년대 한국영화 토 키로의 전환에 관한 연구 >,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 극영화학과 석사학위논 문(2003). 옥미나, <변 사의 매개적 위상 및 의 미에 관한 연구>, 중앙대 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 상예술학과 석사학위 논 문(2003). 한국예술연 구소 편, <이영의 한 국영화사를 위한 증언 록 - 유장산, 이경순, 이 필우, 이창근 편> 소도 (2003). 18 어느 날 주명구가 서울의 장개철을 찾아온다. 영 다 (조선보 )라고 호평받았다. 한국 관객 집으로 달려갔다가 뜻밖에 동생 영옥을 만나게 된다. 분 나운규와 더불어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활 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장르인 신파멜로와 액션을 결 노를 참지 못한 영복은 주연 자리에서 개철과 명구를 찾 극 배우. 원래 유도선수였던 이원용은 조선의 리처드 탈마 합한데다 해피엔딩까지 갖춘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 아내 죽을힘을 다해 응징한다. 영복은 계순, 영옥과 함께 지를 찾던 단성사의 박승필과 이구영에게 픽업되어 <낙화 과 같다. 새 삶을 시작한다. 활극 스타 이원용(1904-?) 유수>(1927)로 데뷔했다. 리처드 탈마지는 무성영화 시 대 할리우드 B급 활극의 스타로 특히 조선에서는 더글러 스 페어뱅크스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었다. <낙화유수> 이 했다 한다. 그가 생각한 표현법은 바로 방 후에 <삼걸인>(1928), <종소리>(1929) 등에서 연이어 주 아쇠를 당기는 손과 연기 나는 총구의 클로 연을 맡으며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1930년 무렵 외국의 즈업 숏을 연속적으로 배열하는 것. 또 극장 발성영화가 들어오고 새로운 연기법이 요구되면서 나운규 에서 상영할 때는 화면에서 총을 쏨과 동시 와 더불어 구시대적 활극 연기자로 매도되곤 했다. 에 효과음을 넣는 트릭을 썼다 한다. 그 덕분 에 무성영화 팬들은 환호했고 흥행에도 성 공했다. <청춘의 십자로>는 한동안 슬럼프를 겪던 이원 용의 재기작으로 활극 배우로서 이원용의 영웅적 연기 스타과 새 시대에 걸맞은 변신의 노력이 함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 무렵부터는 스스로 출자자를 구해 금강키네 성품이 우직한 영복(이원용)은 봉선네 집 데릴사 정종화 영화사연구팀 <청춘의 십자로>의 영화사적 의미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1934, 안종화 감 들이 출연하여 처음으로 그 면모를 드러낸 점을 들 수 독)의 발굴은 그동안 한국영상자료원이 의욕적으로 진 있다. 뿐만 아니라 김연실과 나운규를 기용하여 <바다 행한 해방 전 우리 영화 찾기 사업의 가장 괄목할 만한 와 싸우는 사람들>(1930), <종로>(1933) 두 편을 연출 성과라 할 수 있다. 근년에 이르러 중국 등지에서 찾아 한 양철이 특별출연 형태로 등장했다. 셋째, 데뷔작 낸 <미몽(迷夢)>(193, 양주남 감독) 등 련의 발성영 <꽃 장사>(1930) 이후 190년 최종작인 <견우직녀>에 화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르기까지 12편의 영화를 내놓았음에도 단 한 편도 이제 제강점기 경성 극장가로의 시 마를 끌고나가면서 영화기획도 함께 했다. 역시 감독 안종 간여행이 끝났다. 우리가 탐사해본 것처럼 화와 함께한 <은하에 흐르는 정열>, <인생항로>(1937) 등 이 필름의 발굴은 첫째, 무성영화 말기 우리 영 남기지 못한 안종화 감독의 초기 영화를 보게 되는 각 변사와 악단의 연행, 다양한 여흥거리들, 무 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1937년에는 심훈의 <상록수> 화의 형태와 수준을 엿볼 수 있는 계기를 가져왔다. 별한 감회가 있다. 넷째, 지금까지 해외의 문화 관련 보 성영화의 작법 그리고 관객과의 교감까지, 를 영화화하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항로> 이 이는 193년 <춘향전>의 개봉과 함께 발성영화 시대 존 기관에서 우리의 필름을 찾아냈던 것과는 달리 이 무성영화엔 늘 소리가 함께했다. 무성영화와 후 영화사에서 이원용의 자취는 찾을 수 없다. 나운규가 를 여는 시점을 앞두고 제작된 완숙기의 무성영화라 번에는 국내의 민간인에게서 입수했다는 사실이다. 더 는 데에 의미가 있다. 둘째, 그동안 필름이 남아 있지 욱이 <청춘의 십자로>는 그간 발굴한 발성영화의 프린 않아 이름만 전해지는 <아리랑>(192)의 여주인공 트판과는 차원이 다른 오리지널 네거 필름이어서 영화 으로 등장했던 이원용은 영화계의 지각변동 속에 침몰하 신선이나 <낙화유수>(1927)의 이원용, <잘 있거라 사적 의의가 더욱 크다. 고 말았던 것이다. >(1927)의 김연실 같은 무성영화 초기의 이름난 배우 이를 상영하는 극장은 언제나 소란(騷亂)스 러웠다. 정종화 영화사연구소 활극 스타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함으로써 무성영화에서 발성영화로의 전환기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갔던 것과 달 리 처음부터 조선의 리처드 탈마지 라는 종의 기획상품 김종원 영화평론가, 동국대 겸임교수 영화천국 19

11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수집전 <경성> <국기 아래서 나는 죽으리> <한 성심 의 힘> <국혼> <스위트 홈> 1930~40년대 상하이, 홍콩, 경성 그 거리, 그 사람들 한국, 본, 홍콩, 중국, 대만 개국의 최근 발굴작 총집합 한국영상자료원이 수집한 제국의 톱스타 - 리샹란, 본의 무성 사무라이 영화 <무사도>, 계몽 선전영화 편 홍콩전영자료관의 전쟁사극 <국혼> 개 폐막작 이외에 한국영 한편 동아시아 각국의 아카이브에서 초청해온 상자료원이 그동안 발굴한 미공 수집작의 면면도 화려하다. 독에서 어렵사리 수집해 개 수집작들은 모두 여기 모여 있 2004년 교토에서 공개된 <무사도>(192)는 무성 사무라 등려군의 노래로 많은 이들이 기억하 다. 방한준 감독의 전시동원 영 이영화로 본과 독의 합작 이다. 서구에 소개하기 위 고 있는 예라이셩(夜來香) 은 본래 화 <병정님> 등 편이 그 작품들. 한 목적이 컸던 만큼 하라키리(腹切)나 게이샤 같은 동양 1930~40년대 상하이에서 불리던 노 3년 작으로 추정되는 <한 성심 의 의 이국 정서를 강조하는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래다. 원곡을 부른 가수는 리샹란(李香 리코오랑 혹은 셜리 야마구치 힘>은 납세의무에 관한 계몽적 취 홍콩전영자료관이 영국에서 수집한 <국혼>은 2차 蘭)으로, 만주와 상하이, 베이징에서 큰 지를 극적인 구성으로 설파한 이 대전 후 홍콩으로 넘어온 상하이의 베테랑 영화인들이 인기를 얻었던 전설적인 스타. 수많은 른바 문화영화로 당대 프로파간다 영화사를 세워서 만든 대륙형 전쟁사극이다. 히트곡을 남긴 그녀는 인기 여배우이기 양식의 면을 잘 보여준다. 총력 수집전은 그간 한국영상자료원과 동아시아 각국의 영상자료원이 수집한 영화들을 모은 섹션이다. <상해여 잘 있거라> (안령옥) 20 전기의 뉴스릴 중 하나인 <조선의 도 했다. 주로 본 남성과 사랑에 빠진 조선인 감독 정기탁의 <상해여 잘 있거라> 중국 여성을 연기하여 제국의 영향력이 애국>은 생활습속까지 조직하 <상해여 잘 있거라>는 상하이에서 활동한 조선인 뻗치는 지역 곳곳에서 인기를 얻었다. 려 했던 식민권력의 의도를 잘 보 감독 정기탁의 작품으로 당대 중국 최고의 스타였던 완 우리 노년층에게도 리코오랑 (李香蘭 여주는 기록이다. 같은 시기 본 령옥이 주연을 맡았다. 30년대 상하이 신여성 바이루의 의 본식 발음)은 반가운 추억의 스타 본토 언론사에서 제작한 뉴스릴 사랑과 좌절을 그리고 있다. 심포지엄 주제에 맞추어 초 터. 그런데 본이 패망하자 그녀의 도 초청하여 함께 상영한다. 이밖 청한 두 작품도 흥미롭다. 제국주의 시대 최고의 스타로 출신이 폭로되고 만다. 본명은 야마구치 에도 영상자료원이 보유한 20세기 살았던 리샹란이 주연한 <지나의 밤>은 직접 주제가까지 요시코(山口淑子), 본인 부모를 두고 초 기록 계몽영화와 뉴스릴을 모 불렀던 그녀의 인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대만 초청 남만주에서 태어난 그녀는 중국식 이름 두 한자리에 모았으며, 버튼 홈스 작 <스위트 홈>은 대만 원주민과 이주해온 본토인의 미 을 하고 중국인으로 살아온 것이다. <바 의 <Korea>처럼 100년도 넘은 초 묘한 갈등을 가족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중 이란의 노래(白蘭之歌)>(1939), <지나 기 영상들이 포함되어 있다. 시미 국전영자료관이 추천한 <전정만리>는 1940년대 홍콩의 의 밤(支那之夜)>(1940), <영춘화(迎 즈 히로시의 도시교향악 <경성> 다양한 볼거리들로 가득찬 영화다. 도시 야경으로 시작 春化)>(1942) 등에서 본에 우호적인 은 식민도시 경성의 외피와 그 사 하는 이 작품은 영화를 홍보하는 광대들의 거리 행진이 중국인을 연기한 그녀는 패망 후 잠시 이사이 틈새를 빨아들이듯 정교하 나 무희들의 버라이어티 쇼처럼 당대의 영화, 공연 문화 체포되었다가 풀려나 본으로 이주했 게 묘사한 걸작이다. 를 엿볼 수 있는 장면들에다, 홍콩에 세워진 서양식 건물 고 셜리 야마구치 라는 이름으로 배우 의 다채로운 모습도 담고 있다. 생활을 이어갔다. 김한상 프로그램팀 영화천국 21

12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국제 심포지엄 돌아온 영화들, 국적을 물을 수 있을까? 발제문 요약 반환, 혹은 영화유산의 나눔: 동아시아의 유실 영화 수집과 역사 기술 이번에 최초 공개되는 <병정님>이나 200년 공개된 <미몽>은 제 치하 조선에서 제작되었지만 오랜 기간 잃어버렸다가 중국에 서 발견된 작품들. 식민지 경험과 전쟁을 거친 동아시아 영상자료원 들은 이처럼 발굴 수집을 통해서 자국 영화의 역사 세우기 를 하 는 중이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이렇게 수집된 유실 영화의 국적 부여 라는, 민감하다면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자리다. 학술 세션에 해당하는 세션 1에는 국내외 저명 학자들이 참여 한다. <화려한 군주>로 본 천황제와 내셔널리즘을 비판한 다카시 후지타니, <Screening China>에서 중국영화 라는 제도의 성립과 식 민주의를 논한 장잉진, <우리 안의 과거>를 통해 미디어가 만들어내 는 기억과 역사의 문제를 다룬 테사 모리스-스즈키 교수가 이번 심 포지엄을 찾는다. 국내 발제는 김소영 교수와 문재철 교수, 김한상 프로그래머가 맡았다. 세션 2는 동아시아 각국 영상자료원들의 영화 수집 경험과 이 를 통한 영상자료원 간 교류 등에 대해 논하는 자리다. 본, 중국, 대 만, 홍콩 그리고 한국의 영상자료원장들이 발제자로 나설 예정. 참가 비는 무료다. 전 행사 동시통역으로 진행된다. 심포지엄 정 10, 10:00~, 시네마테크KOFA 1관 개회 인사: 조선희(한국영상자료원장) 개회 축사: 에바 오르반즈(국제영상자료원연맹 회장) 세션 1: 식민지 경험과 영화의 국적 문제 10:10~1:00 1부 (10:10~12:30) 사회: 이상길(연세대학교 교수) 모두 발제: 김한상 필름 아카이브와 내셔널 시네마: 난해한 과제 발제 1: 테사 모리스-스즈키(호주국립대학교 아태지역학부 본사학 교수) 식민자의 눈, 점령자의 눈: 동북아시아의 고아필름(Orphan Film) 수집과 해석 발제 2: 김소영(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내셔널 시네마 문제: 조선영화와 한국영화 토론: 주은우(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2부(13:30~1:00) 사회: 주유신(영산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 발제 3: 문재철(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교수) 수집된 제시대 영화의 국적성과 욕망으로서의 식민지 경험 발제 4: 다카시 후지타니 (미국 UC샌디에이고 역사학 교수) 영화에서의 총력전: 내셔널 영화 역사 아카이빙의 교훈? 발제 : 장잉진(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 중국학연구 소장) 중국영화 연구에서 국적성과 식민성, 지역성에 관한 이슈들 토론: 임지현(한양대학교 사학과 교수) 세션 2: 동아시아 영화유산 공유의 경험과 과제 1:30~ 사회: 오성지(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램팀장) 축사: 앤 랜드리건(호주국립시청각자료원 부원장) 모두 발제: 조선희(한국영상자료원장) 발제 1: 히사시 오카지마(본국립필름센터장) 발제 2: 윈스턴 리(대만전영자료관장) 발제 3: 리치 람 콕-싱(홍콩전영자료관장) 발제 4: 리 쉰(중국전영자료관 대학원장) 토론: 에바 오르반즈(FIAF 회장), 앤 랜드리건 (호주국립시청각자료원 부원장) 내셔널 시네마 문제: 조선영화와 한국영화 22 영화천국 23 - 김소영 내셔널 시네마로서 한국영화는 매혹적이고도 위태로운 실체들이다. 넓게 볼 때 이것은 식민지기 조 선영화와 포스트 식민기의 남한영화를 아우른다. 오 늘날의 글로벌한 맥락에서 볼 때, 한국영화는 남한 영화를 지시하고, 따라서 의도치 않게 국민(민족) 국 가가 분단되고 유예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남한 이 유사-국가(quasi-state) 혹은 반주권 국가(semisovereign state)라고 할 때, 그 생산물인 영화는 필연 적으로 그 역사적, 정치적 긴장을 문화적 재현의 영역 속에서 애도하고 실연하며 화통하게 하거나 우회 혹은 부적절하게 표현된다. 유사 국가이며 반주권 국가의 국민(민족) 국가 영화로서의 한국영화는 현재 국민 국 가와 세계화의 긴장 속에 놓인 다른 내셔널 시네마들 을 이해하는데 특별히 응축적이며 증후적 패러다임을 제공할 수 있다. 수집된 제시대 영화의 국적성과 욕망으로서 의 식민지 경험 - 문재철 최근 수년간 제시기에 조선에서 제작된 영화 들이 다수 발굴, 수집되었다. 이 영화들은 한편으로는 한국 내셔널 시네마의 잃어버린 시기를 되찾게 한 증 거물들로 환영받았고, 한편으로 부에서는 조선총독 부의 국책영화로 기능한 전력 때문에 비판을 받았다. 이 글은 이들 수집 영화들의 모호한 지위에 대해 논하 고자 한다. 이것은 한국영화 라는 개념 자체의 모호성 과도 연결되는 문제로서, 이 글에서는 이를 한국에서 의 내셔널 시네마 논의의 흐름을 검토하면서 살펴보고 자 한다. 또한 수집 영화들을 본 혹은 조선이라는 국 적이 규정하는 지엽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욕망으로 서 당대 대중의 경험의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영화에서의 총력전: 내셔널 영화 역사 아카이 빙의 교훈? - 다카시 후지타니 이 글은 총력전 시기(1937~4)의 조선에 관 한 영화들을 다루고자 한다. 이 시기는 본 지배에 있어 변화의 시기로, 식민제국은 조선에 대해 국민화 (nationalization)를 통해 탈식민화 하기 시작했다. 이 러한 변동은 협조적인 조선인들을 확장된 개념의 본 속으로 포함시킬 것을 약속하는 새로운 형태의 세 련된 인종주의와 극단적인 식민폭력의 공존 같은 병 리적 증상들을 양산해냈다. 이 글은 조선인 지원병들 에 관한 영화들이 본 국민 주체로서 조선인들에 대 한 공적 담론을 이미지화하는 전형적인 테마를 제공 하고 있음을 고찰한다. 이들 영화는 본 내셔널리즘 의 교리들을 조선인들에게 적용했다. 즉 조선 여성과 남성들이 본이라는 더 큰 집단 속으로 자진하여 동 화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와 자결을 성취할 수 있으 며, 남성들의 경우는 본이 요구하는 남성성을 지니 게 될 때에만 그렇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선 남성은 본인이 됨으로써만 성인 남성이 될 수 있었다. 이들 영화는 전쟁기 본 국민 주체로서 조선인에 관한 담 론뿐 아니라, 에르네스트 르낭과 엘리 케두리, 에티엔 발리바르처럼 다양한 이론가들에 의해 탐구된 내셔널 리즘에 관한 보다 반적인 차원 역시 보여주고 있다. 황국화하는 조선인들의 재현을 통한 본 내셔널리즘 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던지는 것은, 포스트 식민 세 계(그것이 본이건, 미국이건 혹은 한국이건)에서의 내셔널리즘에 대한 교훈을 줄 것이다. 그러한 논지에 서 우리는 내셔널리즘의 전망뿐 아니라 그 한계에 대 해서도 경청하면서 필름 아카이브를 구축해야 할 것이 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적 차원의 영화 아카이브가 어 떻게 내셔널리즘의 함정을 피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물 을 수 있다.

13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복원전 l 한국영화, 진주를 캐다! 오래전 사라져 유령처럼 떠돌던 영화들이 귀환 한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혹은 부박한 기억 속에 박 제된 이미지로만 남아 있던 영화들의 귀환. 복원전 섹 션에서 만나는 다섯 편의 영화들을 현재로 소환하는 주문은 바로 디지털이다. 200년 발굴돼 숱한 화제를 모았던 <미몽>(193)과 오랫동안 소재조차 알 수 없던 필름을 찾아 복원한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192)이 디지털로 복원돼 관객과 첫 만남을 갖는다. 디지털을 붓 삼아 필름 곳곳에 켜켜이 내려앉은 먼지를 털어내 고, 사운드의 잡음을 제거해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 태한 영화와의 만남은 세을 뛰어넘는다.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신 헤이케 이야기>는 디지털로 복원된 첫 번째 본 고전영화다. 수려한 흑백 화면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 유명한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드문 컬러영화이자 남성영화이며 본국립필름센터 와 판권을 보유한 가도카와의 합작품이다. 조셉 로지 감독과 잔 모로의 만남만으로도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에바>(192) 역시 놓칠 수 없는 작품. <양 도살자>, 그 아름다운 복원기 찰스 버넷 감독의 <양 도살자>(1977)는 영화 복 원의 범위를 확장시킨 작품이다. 그동안의 복원이 주 로 고전영화 중심이었다면 이 영화는 70년대, 그리고 독립영화로까지 범위를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감독 의 장편 데뷔작이자 대학 졸업 작품이었던 이 영화는 70년대 미국 흑인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이면서도 담담 한 톤으로 담아낸 흑인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 이다. 하지만 당시 무단으로 사용한 음악으로 인해 상 영이 불가능했고 그 과정에서 원본 1mm 필름도 훼손 돼 사실상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후 이 사연 많은 영화는 스티븐 소더버그와 UCLA Film & Television Archive 등이 합작해 음악 판 권을 해결하고 1mm를 3mm로 복원함으로써 마침 내 관객과 공식적인 만남을 갖게 되었다. 생각하면 무 려 30년 만의 데뷔였던 셈이다. 흑백 화면의 아름다움 유령의 귀환, 전설의 복원 <미몽>에서 <신 헤이케 이야기>까지 <미몽>(193) 이 생생히 살아 있는 이 복원 버전은 2007년 극장에서 개봉되었고 <타임> 선정 2007년 최고 영화 3위로 꼽히 기도 했다. 영화에 사용된 수많은 재즈와 블루스는 사 실상 이 영화를 30년 동안이나 어둠 속에 묶어놨던 장 본인이지만 곳곳에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은 이 소박하 지만 진실된 영화에 깊이를 더해준다. 그리고 복원은 계속된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영화제 기간 중 이 영화 의 복원가이자 감독인 로스 립맨을 초청, 한 편의 영화 가 어떻게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 다 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되었는지 한 편의 영화와 같 은 복원의 과정에 대한 모든 것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다. 더불어 무성영화의 복원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본보존협회의 이시하라 가에 부소장이 진행하는 무 성영화 복원에 관한 색다른 강연 역시 마련된다. 모은영 한국영화의 숨은 걸작 찾기 <육체의 문> <불나비> 등 편 <육체의 문>(193) 한국영상자료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한국영화, 진주를 캐라 섹션은 한국영화에 대한 박제화된 기억 을 극복하기 위한 기획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추천하 는 이 다섯 작품은 그런 숨겨진 진주 를 찾아내는 작업 의 첫 테이프를 끊게 될 것이다. 소설가, 배우, 작가 등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 이벤트 도 준비되어 있다. 쟁쟁한 여배우들의 연기대결 <육체의 문> 진보당 당수 조봉암의 사위였던 이봉래 감독의 영화들은 그래서인지 반골 성향이 짙다. 멜로적인 코 드를 배반하는 날 선 풍자와 전옥, 방성자 두 여배우의 간담 서늘한 악역 연기가 기막히다. 그들이 악역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소중한 작품. 부르주아 가정을 보는 시선 <해바라기 가족> 부르주아 가정의 화목한 외양의 안쪽을 바라보 는 가정교사가 화자인 이 작품은 그래서 김수현의 <상 처>를 떠올리게 한다. 갈등이 봉합되긴 해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이 가정의 원이 된 서민계급 여주인공 이 겉돌기는 마찬가지다. 결말 부분의 모범적인 내레 이션 주변을 맴도는 어색함은 연출된 것이 아닐지라도 지극히 사실적이다. 여성 섹슈얼리티 <동굴 속의 애욕> 0년대 당시로서는 유례가 없는 여성 섹슈얼리 티에 관한 영화. 얼핏 흔한 반공영화로 보이지만 반공 주의의 엄숙한 남성적 언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국 가 는 구원되지만 그 골격을 이루는 닫힌 구조를 허무 는 욕망의 에너지 앞에서는 모두들 무력하다. 한정된 공간에서 변모해가는 김난영의 심리 연기에 주목하자. 파멸을 향해 날아드는 남성들 <불나비> 한국 범죄 스릴러 장르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 품. 남성들을 파멸로 이끌어가는 팜므파탈과 그녀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가는 변호사, 그 전형적인 탐정 영화의 공식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밝혀졌을 때 폭로 되는 남성연대의 비굴한 자기정당화는 불 속으로 뛰어 드는 불나비처럼 허망하다. 대화에 실패하는 두 사람 <보통 여자>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작가 김수현이 각 본을 쓴 <보통 여자>는 영화의 대부분을 실내극, 그것 도 단 두 사람의 대화에 할애하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합리적인 남성의 언어 속에 갇힌 여성의 심리를 잘 표 현했다. 대화하고 있되, 계속해서 대화에 실패하는 두 사람의 대사에 주목할 것. 김한상 프로그램팀 24 영화천국 2

14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특별전1 長 편영화 영화를 위해 하룻밤쯤은 거뜬히 샐 수 있고 연관 있는 영화 제목이나 장면의 목록쯤은 몇 장이고 만들 수 있다 자부하는 영화광이라 면 외면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세 개의 특별전 중 첫 번째는 영화광들의 도전을 부르는 시간. 평균 상영시간 3시 간이 훌쩍 넘는 영화들, 이른바 장-편영화 들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세상에서 제 긴 영화, 괴물영화 들이 온다 국내 첫 공개되는 시간 1분짜리 <1900년> 등 편 사지절단 개봉했던 <최후의 증인>, 27년 만에 복원 공개 長 편영화 와 함께 극장에서 하루를 꼬박 보내는 이 특별한 경험에 한국영화가 빠질 수 없다. 시네마 스코프를 활용한 장대한 화면 연출과 화려한 컬러의 사용이 감탄을 자아내는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장한사모 편)>(133분)과 <폭군연산(복수, 쾌거편)>(132분), 서로 이어지는 두 편의 연산군 연작을 동시에 만나는 것도 그 동안 좀처럼 할 수 없던 경험이다. 시네마스코프에 걸맞은 장대한 스펙터클과 눈부신 색감, 주연을 맡은 신영균, 도금봉의 뛰어난 연기가 0년대 한국영화 전성기, 사극영화의 진수를 선사한다.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은 14분 분량.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다 생각 할지 모르지만 방심은 금물. 그 내용과 사연의 무게는 상영시간을 훌쩍 뛰어넘는다. 2전쟁 그 이후 라는 한 국현대사의 비극을 담은 이 영화는 처음 14분으로 제작했지만 1980년 개봉 당시 검열로 인해 100분으로 개봉 했었다. 비디오 역시 이 편집본으로 출시된 탓에 서로 얽히고설킨 인물 군상의 인생유전이 요령부득이 돼버 렸다. 이번에 자료원은 27년 만에 원본을 복원해서 공 개한다. 영화는 2시간짜리 라는 편견 아닌 편견을 깨는 긴 상영시간 동안 인간과 역사, 세상과 삶에 대한 방대 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다섯 편의 괴물 같은 대하영 화 들과의 만남,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이 영화들과 함께 하루를 꼬박 보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모은영 프로그램팀 <최후의 증인>(1980) 시간 4분짜리 피터 왓킨스의 대표작 <코뮌> 무려 시간 4분에 육박하는 피터 왓킨스의 <코뮌>이나 3시간 20분이 넘는 샹탈 에커먼의 <잔느 딜망> 등은 단연 이 분야의 대명사 격이다. 이중 <코뮌>은 데뷔 이래 픽션과 논픽션, 과거와 현재, 사실과 허구의 경계 를 넘나드는 특별한 영화들을 선보여왔던 피터 왓킨스의 대표작으로 그간의 무성한 소문을 직접 확인하고픈 관 객이라면 필견의 영화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전설적인 영화 <1900년> 역시 놓칠 수 없다. 1900년에 동시 에 태어나 194년까지 굴곡 많은 우정을 나누는 지주의 아들(로버트 드 니로)과 소작농의 아들(제라르 드 파르 디유)을 통해 이탈리아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 영화는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 대결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으로도 유명한 작품. 무엇보다 영화는 방대한 이야기와 긴 상영시간으로 인해 제작사와 감독 간에 오랜 실랑이가 벌어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처음 베르톨루치의 편집판은 시간 18분이었다. 하지만 제작자는 3시간짜 리 편집본을 만들었고 이에 감독은 4시간 0분 버전을 만들어 제작자의 횡포에 맞서고자 했다. 결국 법원의 중재 로 4시간 1분 버전이 만들어졌지만 미국 배급을 맡은 파라마운트는 이조차 길다는 이유로 배급 포기를 선언했 고 90년대에 와서야 시간 1분짜리 감독 편집판이 복원됐다. 이번에 보게 되는 <1900년>은 바로 이 디렉터스 컷 이며, 국내 첫 상영이다. 그동안 너덜너덜 잘려나간 비디오로만 봤던 <1900년>은 이만 잊으시길. <1900>(197) l 특별전3 세계 3D영화사 입체안경을 쓰고 체험하는 기술 발전의 욕망 3D영화의 역사는 발전된 기술의 성취를 눈으로, 몸으로 느끼고자 한 욕망의 역사 다. 독 뮌헨의 영화박물관 관장인 슈테판 드뢰슬러(Stefan Dröβler)의 동시통역 해설과 함께 진행될 3D특별상영은 바로 그런 입체화된 꿈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다. 유럽, 러시아, 미국,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지난 1백년 동안 만들어져온 1백 편 가까운 3D영화 클립들을 편집해서 보여준다. 영화 전문가들에게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멜리에스와 뤼미에르의 3D영화 클립들도 공개된다. 뤼미에르가 193년에 찍은 <열차의 도착> 40주년 3D 버전도 그중 하나다. 1930~0년대 독 차이스 이 콘사가 개발한 원스트립 시스템으로 제작된 영상들, 1947년 러시아에서 제작된 최초의 장편 3D영화 <로 빈슨 크루소>, 19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까지 사용된 스테레오비전의 사례 등도 소개한다. 트디즈 니가 시도한 미공개 3D 애니메이션도 소개한다. 이번 상영을 위해 한국영상자료원은 실버스크린을 특별히 제작했고 두 대의 프로젝터와 두 대의 베타플레이어를 가동하여 정통 3D 입체 영상을 실현해낸다. 2 영화천국 27

15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특별전 2 Movie on Movie l 추억전 영화의 우주를 여행하는 영화광들을 위한 안내서 영화 또는 영화사에 관한 영화들 나의 사랑, 나의 영화 임권택 감독이 기억하는 한국 액션계의 대선배는 누구까. 김수용 감독이 말하는 한국영화 초창기의 선배들은 누구이며, 배창호 감독, 이두용 감독을 영화계로 이끈 그 특별한 영화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스승 신상 옥 감독에 대한 이장호 감독만의 기억이 있다면 무엇까. 한국영상자료원 이 영화박물관 개관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나의 사랑, 나의 영화>는 한 국영화를 이끌고 지켜온 감독들이 말하는 한국영화와 선배 감독들에 대한 숨김 없는 애정으로 가득하다. 배창호 감독에게 바치는 변영주 감독의 오마 주, 오승욱 감독이 고백하는 한국 액션영화에 대한 뜨거운 애정, <로봇 태 권 브이>를 보며 영화에의 꿈을 키워왔던 영화 소년 원신연 감독의 꿈, 그 리고 장선우 감독의 근황이 궁금한 김태용 감독의 사정까지 1인 대표 감 독들의 재미있고 아름다운 한국영화 사랑이 각각 3분 남짓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펼쳐진다. <마틴 스콜세지와의 영화 여행>과 <애프터 미드나잇> <나의 사랑, 나의 영화>가 한국영화 감독들의 우리 영화에 대한 뜨 거운 애정 고백이라면 <마틴 스콜세지와의 영화 여행>은 거장 영화감독이 자 개인 필름 컬렉션을 가질 정도로 소문난 영화광인 마틴 스콜세지의 미 국 영화 에 대한 예찬이다. 199년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연출한 다큐 멘터리. 미국영화에 길이 남을 걸작들의 끝없는 행진과 영화광 마틴 스콜세 지의 흥미로운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22분도 그리 길지 않게 느껴진다. 한편 이탈리아 토리노 영화박물관을 배경으로 한 <애프터 미드나잇>은 세계영화사에 바치는 특별한 오마주, 특이한 극영화다. 영화광인 박물관 직 원이 야간경비를 하는 동안 어나는 들 가운데 버스터 키튼 등 무성영화 시대의 온갖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영화박물관과도 같은 이 세 편의 영화는 영화의 우주를 여행하는 영 엄마의 청춘, 아빠의 추억 <쉘부르의 우산> <천녀유혼> 등 프랑스 미남에 반하다 - 알랭 들롱을 보러 극장에 갔던 그 시절 지금도 많은 이들이 유럽을 동경하지만, 컬 러 TV나 인터넷이 없던 0~70년대 스크린 너머로 보는 나폴리(<태양은 가득히>), 쉘부르(<쉘부르 의 우산>), 시베리아 대평원(<닥터 지바고>)의 장 관이 주는 느낌이 어땠을지는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추측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산업 화 를 최상의 과제로 나라 전체가 돌아가던 그 시 기에 극장 안의 세상과 극장 밖의 괴리가 엄청났을 터. 그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국내 개봉했 던 프린트 그대로 상영한다. 홍콩 미녀에 반하다 - 왕조현을 보러 재개봉관에 갔던 그 시절 80년대에 젊음을 보냈던 이들은 좀 더 친 숙한 인상의 스타들에게 열광한 기억을 가지고 있 을 것이다. 재개봉관으로 넘어가 질리도록 관람하 고도 미련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었던 그 얼굴들, 왕조현, 임청하, 장국영. 홍콩은 전설과 무협을 간 직한 이국적 인 곳이면서도 찍 서구화되어 세 련된 곳이기까지 했으니 재개봉관의 비좁은 좌석 사이에서도 멋진 판타지는 계속되었다. <천녀유혼> 3부작을 한데 묶었고, <백발마녀전>과 함께 모두 홍콩에서 직접 가져온 프린트로 상영된다. <천녀유혼>, 동시상영관의 추억 벌써 오래전 이지만 대학 시절 학교 근처에는 두 개의 동시상영관이 있었다. 한 번에 두 편씩 다채로운(?) 영화를 섞어 틀던 그곳에 가면 언 제든 이쑤시개를 물며 강호의 도가 떨어졌다 한 탄하던 폼생폼사 홍콩 스타들을 만날 수 있었 다. 그중 한 곳에 마침내 아름다운 그들, 섭소천 과 영채신이 찾아오는 날이었다. 그날은 학생회 모임이 잡혀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미 여러 극장을 순례하 며 섭렵한 <천녀유혼>이지만 지척까지 찾아온 그들을 어찌 영접하지 않겠는가. 이 핑계 저 핑 계 빠져나갈 궁리를 하던 차였다. 운이 좋았는지 선배들이 하나 둘 약속이 있다며 나가는 것이다. 단숨에 달려간 극장, 스크린 위에는 옷자락을 휘 날리며 하늘을 나는 섭소천과 그녀를 위해 죽음 도 불사하는 아름다운 서생 영채신의 안타까운 사랑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게 황홀한 시간이 지나고 불이 켜지면서 서서히 주변이 밝아질 때 였다. 여운에 젖어 느긋하게 둘러보던 극장 안 여기저기, 약속이 있다던 선배들이 앉아 있는 것 이 아닌가. 한결같이 의자 깊숙이 등을 대고 아 련한 눈으로 텅 빈 스크린을 바라보며 말이다. 눈이 마주친 순간 모두 당황했지만 그것도 잠시, 듬성듬성 극장 안에 남겨진 우리는 공범자의 은 밀한 웃음을 나누며 극장을 빠져나왔더랬다. 시 설 잘 갖춰진 멀티플렉스에 익숙한 요즘 관객에 게는 낯선 풍경 테지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천녀유혼> 3부작과 함께 동시상영 관의 추억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으리라. 그때 그 극장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시간을 보냈던 이들 을 추억하며 말이다. 화광들을 위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모은영 프로그램팀 김한상 프로그램팀 모은영 프로그램팀 28 영화천국 29

16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폐막작 <홍길동> * 소장자의 요구로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 이 결과물은 조만간 본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전설이 살아 돌아오다 <홍길동>의 발견 경위와 역사적 의의 소(동시에 어디까지나 사유재산이 기도 한)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니메이션에서는 20세기 말까지 특 정 시기에 손오공이 계속 그려졌는 국내에서 이미 <홍길동>의 필름 프 데 그는 대개 늘 마오쩌둥의 은유 20세기 내셔널 시네마의 역사 기술방식은 한 국가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에 늘 특별한 린트를 찾아낸 상태지도 모른다 였다. 반면, 본에서는 영화관 은 의미를 부여해왔다. 프랑스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양치기 소녀와 굴뚝 청소부>(192), 영 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지인들에 막 위의 인간 소년과 원숭이 영웅들 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동물 농장>(194), 본 최초의 컬러 장편 애니메이션 <백사전> 게 연락을 취해봤다. 금시초문인 듯 을 텔레비전의 인조인간들(193년 (198), 그리고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197)은 한국 최초의 컬러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했다. 나는 본의 소장자께 이메 의 아톰)이 순식간에 대체해버리고 그러나 이 40여 년 전의 작품의 역사적 의미를 한국사회가 비로소 인식하기 시작했을 을 띄웠다. 1mm 필름이라는 답신 테크노 유인원의 시대를 열었다. 그 무렵에는, 필름 프린트가 보존되어 있지 않아 다시 보려 해도 볼 수 없는 전설이 되어 있었다. 이 왔다. 렇다면 한국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이는 아무리 애써도 감출 수 없는 애석한 역사적 진실이었다. 말하자면, 한국 애니메이션이 이후 국내에서 이 사안을 가 어땠을까? 서자 홍길동은 과연 누 스스로의 이렇다 할 역사를 허둥지둥 끄집어내려는 순간, 그 역사가 오랫동안 망각되거나 폐 장 적절하게 다룰 수 있는 곳이 어 게 작품을 볼 수 있는 것 역시 나름 구에 의해 계승되거나 대체되었는 기된 상태였다는 역설! 디인가라는 질문이 떠올랐고 곧 한 대로 특권 수 있을 것이다. 가? 가령, 홍길동의 스크린 데뷔로 <홍길동>의 필름 프린트를 찾아내려는 시도는 근래의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하나의 주 국영상자료원과의 접촉으로 이어 <홍길동>을 한국 애니메이 부터 9년 뒤에 출현한 로보트 태권 요한 화두였다. 최근의 시도는 본까지 향했었고 그 과정은 TV 프로그램으로 방송되기도 했 졌다. 자료원은 이미 필름 프린트 션의 역사 속에 가둬둔 채 단지 한 V는 그의 대체물이었을까, 아니면 다. 나는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필름 프린트가 발견되기를 조용히 기원하고 있었을 뿐, 자 의 수집, 복원 사업에 전문성을 추 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만 변주였을까? 물론 중국의 손오공처 신이 그 소재지의 첫 제보자가 되리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구해왔었고 마침 영화박물관도 기 보기보다 당시의 아시아 인근 국가 럼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홍길동은 <홍길동>의 소재지를 내가 알게 된 것은 정확히 2007년 11 3이었다. 그 무렵에 나 획하고 있었다. <홍길동>의 소재지 들에서 생산, 수용된 애니메이션 텍 계속 그려져왔다. 1983년, 199년, 는 국내의 어느 대학원의 요청으로 애니메이션 분야의 해외 연구자 특강을 위한 추천 및 섭외 를 확인한 직후 운 좋게도 나는 자 스트들과의 관계 속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작업을 진행 중에 있었다. 초청 예정자는 전전 시기의 본 애니메이션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료원 자체의 견학 프로그램을 통 배치하고 새로운 풍경을 그려내는 <홍길동>이 돌아온 만큼 우 한 본의 한 젊은 연구자였다. 그는 모처럼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에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같 해 그 현장을 직접 엿볼 수 있는 드 작업과 경험이 절실히 요청된다. 리들은 이와 같은 질문들을 시작하 은 공공기관을 조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나는 더 나아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 문 기회를 가진 바 있었다. 또한 운 마침 지난해 나는 아시아 애 고 답할 수 있는 본격적인 지점에 애니메이션제작스튜디오, 한국영상자료원을 소개하면서 자료원에 소장되어 있는 역 영의 전문성과 함께 애니메이션영 니메이션 역사에 관해 연구 및 집필 도달한 듯하다. 기념비적 가치만을 사적으로 유의미한 몇몇 한국 애니메이션의 관람을 권하는 가운데 강태웅 감독의 화가 반드시 필름=영화 로서 수 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190년대 중시하고 숭배하는 태도는 기껏 귀 <흥부와 놀부>(197), 그리고 행방불명된 <홍길동>을 대신하는 의미에서 속 용,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 말 이래로 본, 중국, 한국의 장편 환한 <홍길동>을 무미건조한 박제 편인 <호피와 차돌바위>를 추천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달 자신이 <홍길 도 작용했다. 애니메이션이 기존의 아버지적 질 로 만들 뿐이다. 한 예술작품의 생 동>을 이미 필름으로 봤다는 답신을 보내왔고 친절하게 그 그러나 현재의 시점에서 보 서에서 밀려나 있는 인물- 즉, 고아 명은 늘 그것이 자신의 동시대와 호 소재지*까지도 알려줬는데, 놀랍게도 그곳 는 <홍길동>이 40여 년 전과 똑같 소년(199년 본의 사루토비 사 흡하며 수용될 때 유지될 수 있다고 은 내가 본 애니메이션에 관한 책을 쓰 을 리가 없다. 영화를 보며 197년 스케), 유인원(190년 본의, 그 생각한다. 이미지에 생명을 불어넣 면서 큰 도움을 받았던 분과 직접 관련 을 추억할 수 있다면 이는 개봉 당 리고 191/194년 중국의 손오공), 는 것 은 제작현장의 예술가들만이 된 곳이었다. 시 극장에서 <홍길동>을 봤던 세대 서자(홍길동)- 의 영웅신화임을 발 아니라 스크린 앞의 관객에게도 주 나로서는 처음 그 소재지를 만의 작은 특권 것이다. 하지만 견할 수 있었다. 어지는 능동적 활동이다. 그렇게 보 알게 되었을 때 약간 의아한 기분 <홍길동>을 봤던 세대가 아니라도, 더 나아가 각 작품 뒤에 나 면 우리 모두가 애니메이터(=생명 이 들었다. 그곳은 누구나 접근 가 노스탤지어라는 함정 없이 190년 타난 애니메이션의 역사적 전개 또 을 불어넣는 자)인 셈이다. 능하도록 이미 공개되어 있는 장 대라는 시대의 공기로부터 자유롭 한 몹시 흥미롭다. 중국의 장편 애 김준양 애니메이션영화 연구자 30 영화천국 31

17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폐막작 <홍길동> 전설의 부활, 홍길동을 만나다 41년 만에 돌아온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시대와 신분의 벽에 막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소년, 하 지만 용감하게 시대에 맞섰던 그가 바로 그 유명한 홍길동이다. 소설과 영화, 드라마까지 시대와 장르를 초해 단골 주인공으로 활약해온 그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에서의 그는 아주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다. 최초의 한국 장편 애 니메이션 <홍길동>의 주인공이었지만 필름 자체의 행방이 묘연해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졌던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통한다 했 던가. 남겨진 약간의 자료와 증언, 무성한 소문과 추측 속에 신화가 되어갔던 <홍길동>이 마침내 41년, 그 오랜 시간의 간극을 넘어 현실로 귀환했다. 잃어버린 전설을 찾아서 조금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홍길동>과의 만남은 한 애니메이션 연구 가의 사심 없는 제보로부터 시작되었다. 실제로 오사카의 한 사설 아카이브 에 1mm 필름이 보관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자료원은 조사과정에서 도쿄의 또 다른 아카이브도 <홍길동>을 소장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우리는 도쿄와 오사카를 방문해 필름 상태를 확인했고 이중 상태가 더 나은 오사카의 <홍길 동>을 수집하게 됐다. 당시 배급사였던 20세기폭스에 3mm 원본 필름의 소 재도 탐문해보았으나 갖고 있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문제는 이렇게 수집된 1mm <홍길동> 필름은 어 더빙 버전이었 다는 것. 다행히 자료원에 한국어로 된 3mm 사운드 네거필름이 남아 있었 고 이후 복원작업은 사천리로 진행돼 본에서 수집된 1mm를 3mm로 확대 현상하고, 자료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사운드 네거와 맞추는 작업을 거 쳐 2008년 4 마침내 원본에 가장 가까운 <홍길동>의 복원이 이루어지게 되 었다. 197년, 한국 애니메이션의 빅뱅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이 개봉한 197년은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특 별한 해였다. <홍길동> 개봉은 물론 그 외전 격인 <호피와 차돌바위>와 최초 의 인형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 그리고 세기상사의 <손오공> 등 무려 4편 의 장편이 한 해 동안 시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193년부터 기획을 시작한 세기상사의 <우주괴인 왕마귀>와 극동흥업의 <대괴수 용가리> 같은 괴수영화들이 발표된 해 역시 197년이다. 물론 이전에도 <개미와 베짱이> 같은 단편이 나 진로 소주 로 대표되는 CF 애니메이션 등 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창작활동이 거의 전무 했던 상황에서 197년 한 해 동안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이, 그것도 장편을 중심으로 시 에 쏟아져 나왔다는 것은 여간 흥미로운 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작품들이 어느 한순간 갑자기 탄생했던 것은 아니다. 0년대 시작 된 다양한 CF 애니메이션을 통해 애니메이 션을 익힌 신동헌, 신능파, 최영수 같은 인력 이 인적, 기술적 토대를 마련해주었다면 해 방 후 증가한 아동잡지와 대중만화의 등장 은 만화영화 라는 새로운 장르를 즐길 어 린이 라는 새로운 관객을 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193년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디즈니의 <피터팬>(193)이 보여준 사실적인 움직임과 표현, 음악은 우리 애니 메이션계에 자극을 주었다. 홍길동, 그림을 움직이다 만화가로 출발했던 신동헌 감독은 190년대 초반, 당시 온 국민이 따라 불렀다 는 진로 소주 CF로 명성을 누리던 CF계의 스타였다. 선원들이 술병을 들고 신나는 선 율에 맞춰 경쾌하게 움직이는 이 CF는 음악 과 영상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였다. 190년 대부터 외국 애니메이션을 수입해 흥행시 켜왔던 세기상사는 자체 제작을 위해 신동 헌 감독을 영입했다. 그는 동생인 신동우 화 백이 소년 조선보에 연재하던 만화 풍운 아 홍길동 을 원안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 들고 사람들을 모아 동화 파트를 구성, 직접 가르치면서 제작에 들어갔다. 재미있게도 이 때 사용한 카메라가 한국 영화계의 전설, 나 운규가 사용했던 카메라였다 한다. 애니메이 션 전용 카메라를 구할 수 없어서 이창근 감 독에게 이 카메라를 기증받아 선반에 거꾸로 매달아놓고 이 한 프레임씩 손으로 돌려 가며 촬영했다고 한다. 이렇게 장비나, 셀, 물감 같은 기본적 인 자재 부족 같은 어려움 속에서 수십 명의 스태프가 밤을 낮 삼아 제작에 매달려 완성 한 영화는 197년 1 대한극장에서 개봉했 고 개봉 4 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했다. <홍 길동>은 광고 시절부터 신동헌 감독이 추구 해온 1초에 24프레임, 풀 프레임 애니메이션 이자 음악을 먼저 녹음하고 그림을 그리는 선녹음 후작화 방식을 활용한 작품이었다. 홍길동에 쫓겨 도망가던 포졸이 빨랫줄에 코 가 걸려 퉁퉁 튕겨지는 모습을 가야금 산조 를 활용한 음악을 배경으로 코믹하게 보여주 는 장면이나, 해골들이 아리랑에 맞춰 한 바 탕 신나게 춤을 추는 장면 등은 41년이 지난 지금 봐도 신선하다. 여기에 천체망원경의 원 리를 활용해 이중노출과 합성을 활용해 만든 그림자 효과 등 <홍길동>은 당시로선 획기적 인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위하여 오랫동안 만년 하청국 의 오명에 시 달려왔던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이 오래된 창작 애니메이션의 부활이 갖는 의미는 비 어 있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다시 쓰 고, 현재화하는 데 있을 것이다. 화려한 컴 퓨터그래픽과 자극적인 이야기에 익숙한 요 즘 관객에게 41년 전의 이 작품은 어떻게 다 32 영화천국 33 가올까. 모은영

18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l 폐막작 <홍길동> 만화영화는 어디까지나 웃음과 개그가 기본이야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개척자, 신동헌 감독 형제는 용감했다 만 형제 VS 신 형제 먼저 <홍길동>을 다시 만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꼭 잃어버린 자식을 찾은 기분이지. 나도 다시 한번 꼭 보고 싶었거든. 지금 보니 이야기도 재미있고, 움직임도 멋있고, 어때 이 정도면 괜찮지? (웃음) 어떻게 <홍길동>을 제작하게 되셨는지요. 0년대 CF를 시작해서 맨 처음 만든 것이 진로 인데. 2탄인가. 선원 나오는 거. 그게 대단히 히트를 쳤어. 그때가 유하게 돈 벌 때였던 거 같아(웃음). CF를 한 년 정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세기상사에서 보 고 이 CF를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봐라 신 아무개가 만들었다 하니까 그럼 장편을 만들 용의가 있는가, 그 래서 한번 해보자 하게 된 거지, 마침 내 동생 동우가 소년 조선보에 <풍운아 홍길동>을 연재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그걸 베이스로 하게 된 거지. 홍길동, 차돌바위 캐릭터는 동우가 만들었고, 대본은 내가 직접 쓴 거야. 음악과 영상의 조화가 지금 봐도 놀랍습니다. 선녹음 후작화 방식이나 그림자 표현 같은 이런 기술들 은 어떻게 시도하게 되셨는지요. 다 책 보고 그러면서 독학으로 한 거지. 내가 원래부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거든. 중학교 때는 나팔 수도 했고, 악기도 여남은 가지는 다룹니다. 비주얼 싱크로나이제이션이라고, 그게 입술이랑 대사하고 정확하 게 맞고 그 다음에 음악에 대해 동작이랑 정확하게 맞는 건데. 이런 걸 국내에서는 내가 처음 개발한 거야. 천 문학에서 보면 먼 곳의 성운 같은 흐릿한 것을 찍을 때 노출을 오래 하면 찍을 수 있거든. 그걸 응용해서 그림 자 만들 때 노출을 달리해서 두 번 더블 촬영해서 만들었지. 말소리하고 입 모양 맞추는 것도 프리 레코딩이라 해서 소리를 먼저 녹음하고 그것을 분석해서 1초 동안에 24프레임으로 계산해서 맞추는 거지. 내가 학교 다닐 때 공부는 안 했지만, 헤르만 헤세, 뒤마 같은 문학책 많이 읽고, 음악 좋아하고 천문학 좋아하고 이런 게 다 도 움이 되었지. 예술 하는 사람은 이래야 해. 신상옥 감독도 내 중학교 선배였는데 나보다 더했어. 제시대니까 교복도 단정하게 입어야 하는데 혼자 풀어헤치고, 지각하고 매 복도에서 벌서는 게 이었다니까. 제작 당시 어려움이 있었다면요. 셀룰로이드 필름이 어디 있나. 궁여지 책으로 미군부대에서 나온 유통기한이 지난 필 름을 사다가 양잿물에 불려 사용했지. 또 물감 이 어디 있나. 애니메이션 물감이 없으니까 반 포스터컬러를 사용하는데, 이게 또 며칠만 지나면 다 들떠버리는 거야. 가장 큰 문제는 시 간이 없었다는 거. 처음 만든 거, 한 10분 정도 가 마음에 안 들어서 다 버려버렸거든. 나중에 개봉을 맞춰야 하니까 개봉 전 몇 주 동안은 누구 한 사람도 누워서 자본 적이 없었어.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요. 제작비는 내가 잘 모르겠는데, 그때 기 억으로는 동화 촬영까지 다 합해서 인건비는 내가 맡는 걸로 계약했던 거 같아. 기래 가지고 내가 180만원을 받았는데, 촬영 시작하고 3개 만에 다 떨어지더라고. 그래서 죽을 고생을 중국에 만 형제가 있다면 한국에는 신 형제가 있다! 완라이밍( 萬 鳴 ), 완구찬( 萬 古 蟾 ) 완차 오진( 萬 超 ) 등 만 형제는 초기 중국 애니메이 션의 개척자로 중국 최초이자 동양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철선 공주( 鐵 扇 公 主 )>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중국의 <서유기> 중 우마왕 편을 원 작으로 1941년에 만들어진 장편으로 데즈카 오 사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물론 애니메이 션계의 용감한 형제 는 이들만이 아니다.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역시 형 제들의 뚝심 어린 합작품. 감독의 말처럼 작지 만 찍 깨인 곳이어서 예술가가 많다는 함경 북도 회령 출신의 재주 많은 신동헌, 신동우, 신 동철 형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큼직한 안경 과 비스듬히 쓴 모자, 입에 문 담배 등 외모에서 부터 종종 본 애니메이션계의 대부 데즈카 오 사무와 비교됐고, 실제로도 그와 절친한 친구였 던 신동헌 감독이 이야기와 전체를 버무리는 연 출에 특히 뛰어났다면 <홍길동>의 원작과 원화 를 담당했던 막내 고 신동우 화백은 한국 만화 계의 전설 같은 존재였다. 또한 신동철은 기획, 사업 감각이 뛰어나고 영어와 어에 능통해 훗 날 본 도에이에서 했다. 신동헌 감독은 종 종 농담 반 진담 반 <홍길동>이 가내수공업적 인 환경 에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197년 모 든 것이 어렵기만 했던 시절, 이들의 의기투합 이 있었기에 영웅 <홍길동> 역시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34 영화천국 3 했어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말씀 해주신 다면요. <홍길동>이 중요한 작품이다 이런 게 아니라, 이걸 계기로 우리 애니메이션 역사 연 구에 체계가 잡혔으면 좋겠어. 그리고 요샌 애 니메이션도 그렇고 만화영화도 그렇고 너무 충 격적인 거 많고 스토리도 없고, 우스꽝스럽고 유머러스한 그런 것들을 전혀 무시해버리는데 그러면 식상해져버린다고. 그러니까 만화영화 는 어디까지나 웃음이라든가 개그가 기본이 된 다는 걸 명심해줬으면 합니다. 모은영

19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영화박물관 l 상설전 기획전 지상 안내 01- a 01- b 은막 뒤의 영화사, 그 시대의 공기를 호흡한다 영화의 정원 여배우 캐릭터로 본 한국사회와 영화 입구 01 한국영화박물관, 9 개관 08 뮤지엄 숍 한국영화 시간여행 출구 한국영화박물관은 한국영화의 과거로 열린 창이다. 여기서 한국영화사는 은막 뒤에 숨 은 그 풍부한 표정을 내보이고 오늘의 대중은 영화를 매개로 과거와 대화를 나눈다. 제강점기 0 에 서양문물의 하나로 영화를 받아들였고 군국주의 총동원 체제에 휘말렸다가 해방 후 조선영 기획전 상상의 공간, 시대극 역사와 사극: 시대는 어떻게 연산을 기억하는가? 화 의 기반을 재건할 틈도 없이 전쟁의 비극과 기나긴 정치 난맥의 터널을 지나야 했던 역사의 01- d 굴곡은 영화박물관을 구성하는 전시품들에도 어김없이 얼룩을 남기고 있다. 한국영화박물관은 한국영화사 100년을 관통하는 상설 전시 한국영화 시간여행 을 중 01- c 심으로 해서, 사극을 주제로 한 개관기획전, 무성영화 시대의 극장, 영화제작 체험관, 애니메이 02 션 섹션 등을 마련했다. 2008년 9 첫선을 보이는 한국영화박물관에서 대중과 가장 가깝 고 당대의 정서와 감수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텍스트인 영화를 통해 사회 문화적 지식은 물론 역사 속 내밀한 입자들까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0 영화의 기술 및 원리 04 무성영화 극장 원각사 애니메이션 존 그림을 움직이다 영화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한국영상자료원은 수집 보존 활용이라는 아카이브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영화 필름을 에워싼 그 모든 유의미한 흔적까지로 아카이브의 영역을 넓혀가게 되었다. 종군 촬영감독이 남긴 피묻은 유품 식민시대 본유학파 출신의 촬영감독으 최소원 프로그램팀 촬 영감독의 죽음을 증언하는 카메라 설계도면 + 전시 위치 01 상설 전시 한국영화 시간여행 로 190년대까지 충무로 현장을 지켰던 1973년 겨울, 정창화 감독이 <흑야 김학성씨( )가 생 동안 모 괴객>을 찍던 경기도 마석의 한 고갯 아두었던 서재 하나 분량의 영화자료 길. 트럭이 달려 들어오는 장면인데, 운규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 <청춘의 십자로> <춘 체를 그의 아들 김충남씨가 한국영화박물 최호진 촬영감독은 한번 슛에 만족하 향전>과 발성영화의 시대 군국주의 시대 관에 기증했다. 이 가운데는 김학성씨가 지 않고 좀 더 가까이서 한 번 더 찍자 b 2기 해 방기와 전쟁기의 영화 최초의 여성 감독과 여성 2전쟁 중이던 191년, 국방부 정훈 고 했다 한다. 하지만 다음 슛에서 트 영화인의 탄생 한국영화의성장기,190년대 영화 국 영화과 소속으로 전쟁기록물 <정의의 럭은 촬영팀을 덮쳤고 촬영감독은 현 진격>을 찍다가 폭격을 받아 중상을 입을 장에서 숨졌으며 그가 안고 있던 카 당시 지니고 있던 배낭과 군모, 수통과 스 메라만이 남았다. 당시 언덕을 굴러 틸 카메라와 아이모 카메라가 들어 있었 떨어진 뒤 병원에 옮겨져 목숨을 건 다. 총알이 관통한 구멍이 나 있는 소형 스 졌던 정창화 감독은 이 아리프렉스 d 4기 1987-현재 코 리언 뉴웨이브 독립영화의 태동 임권택과 틸카메라, 혈흔이 남아 있는 유품들은 그 카메라를 30년 넘게 고이 보관하고 <서편제> 한국영화 르네상스 근래의 화제작 대로 영화박물관에 전시된다. 있다가 한국영화박물관에 기증했다. 3 a 1기 활 동사진의 시대 최초의 조선영화 <아리랑>과 나 와국신필름 190년대한국영화르네상스 c 3기 검 열의 시대 청년문화와 1970년대 암중모색 의 1980년대 영화천국 37

20 특집 l 한국영상자료원 영화박물관 l 상설전 기획전 지상 안내 보고 듣고 느끼는 한국영화 100년 史 상설전: 한국영화 시간여행 1930~40년대 조선 영화인들의 모습 김신재, 문예봉, 김소영 등 당대 최고 배우들의 독사진을 비롯해, 장기를 배경으로 한 박기채 감독의 결혼식 사진, 배우 황철과 한은 진의 자필 사인이 담긴 사진(니키시 모토사다의 미망인 기증). 한국영화박물관의 중심을 이루는 땅 콩 모양의 상설 전시관은 한국영화사 1백년 의 역사를 조망하는 데 바쳐졌다. 이름하여 한국영화 시간여행. 식민지 시대(1기), 해방 이후~190년대(2기), 1970~80년대 (3기), 1980년대 후반~현재(4기) 의 시기 구분을 바탕으로 영화사적으로 의미 있는 최 초의 사건과 시대별 주요 흐름 및 경향을 영화 자료, 인물, 유물 등과 함께 살펴본다. 영화 포 스터를 꺼내 볼 수 있는 서랍도 비치되고, 시 기별로 마련돼 있는 영화음악 코너에서는 당 대의 대표적인 영화음악 10곡 정도를 골라 들 을 수 있다. 또한 벽면에 부착된 80여 대의 모 니터가 수백 편의 영화 동영상을 보여준다. 첫 번째 시기 1903~ 년대의 활동사진 상영을 알리 는 신문광고와 최초의 연쇄극 <의리적 구토> (1919) 개봉 광고가 전시되고, 최초의 영화잡 지 <녹성( 綠 星 >(1919)을 터치스크린으로 펼 쳐 볼 수 있다. 최초의 극영화 <하의 맹서> (1923)에서 처음으로 대중과 교감했던 전설 의 여배우 이화와 무성영화 시대의 스타인 인기 변사 우정식, 김영환의 모습도 있다. 나 운규의 <아리랑> 영화소설과 올해 자료원이 발굴하여 공개한 현존하는 최고( 最 古 )의 영 화인 <청춘의 십자로>(1934)와 발성영화 초 기작 <미몽>(193)의 영화 장면에는 30년대 의 풍경이 살아 있다. 최초의 발성영화 <춘향 전>(193)을 찍었던 바로 그 기종인 1928년 산 파르브(Parvo) 카메라가 전시된다. 발성영 화 시대의 트로이카 문예봉, 김소영, 김신재 의 모습을 이후의 여배우들과 비교해보면 미 인의 기준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시기 194~1972 해방기의 대표작으로 련의 광복영 화 를 견인했고 한형모 등의 주요 영화인들을 배출한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194)와 해방기 영화가 전시된다. 조선영화건설본부 가 제작했던 다큐멘터리 <해방뉴스>를 통해 어지러웠던 해방 정국을 엿볼 수 있으며 유장 산(촬영), 이경순(녹음) 등의 당시 영화계를 증언하는 육성도 들어 있다. 전쟁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국방 부 정훈국에서 제작한 한형모 감독의 <정의의 진격>(191)이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전한다. 최초의 여성 감독과 여성 영화인들 섹션에는 최초의 여성 편집기사인 김영희, 최초의 여성 스크립터 황려희, 최초의 여성 조감독 홍은원 과 19년 <미망인>을 연출한 최초의 여성 감 독 박남옥에서 현재까지의 여성 영화인의 계 보가 홍은원의 소장앨범 등과 함께 소개된다. 이규환의 <춘향전>(19)의 성공에 힘입어 시대극이 연이어 만들어졌고, 시대 풍 조를 다룬 현대물 <자유부인>(19)이 크게 흥행하면서 멜로드라마가 양산된 당시 영화의 경향을 자료화면과 함 께 확인할 수 있다. 자유당 시절 정 치깡패와 영화 흥행업의 밀착 관계 의 흔적들도 흥미롭다. 자유당 정권 의 특혜를 받으며 건립된 수도영화 사의 영화공장 안양촬영소 섹션에 서는 정초식에 참석한 이승만 전 대 통령의 모습도 볼 수 있다. 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를 예고하듯 신상옥, 김기영, 유현목, 이만희 등이 0년대에 잇따라 데 뷔했다.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 <생명>(198)과 최초의 컬러 시네 마스코프 영화 <춘향전>(191)도 38 영화천국 39 제작된다. 한국영화 사상 최대의 영화 기업이었던 신필름 코너가 마련돼 있고, 190년대의 작가 섹션은 황 금기를 누렸던 190년대의 감독들 을 심도 있게 다룬다. <음란서생>의 소품들 세 번째 시기 1973~198 이만희 감독이 구속되어 문화 계 전반에 충격을 주었던 최초의 반공 법 위반 영화 <7인의 여포로>(19), 음화제조죄로 기소되었던 <춘몽> (19, 유현목), 음란죄로 감독이 불 구속기소되었던 <벽 속의 여자> 등을 통해 검열의 시대 를 돌아보고, 국가 주도 영화정책의 핵심이었던 영화진 흥공사가 직접 제작한 대작영화 <증 언>(1973, 임권택), <들국화는 피었 는데>(1974, 이만희), 새마을 영화 <아내들의 행진>(1974, 임권택)과 박 정희 정권의 성웅사업 의 환으로 제작되었던 <난중기>(1977)를 통 해 국책영화의 면모를 살펴본다. <바 음란소설 유통업자인 유기전 주인 황가의 장부책. 가운데가 비어 있는 특 이한 모양의 단도는 내시부 감찰대가 사용한 칼(조근현 미술감독 기증). 보들의 행진>(197, 하길종)을 필두 로 청년문화를 대변한 영상시대 가 발간했던 잡지와 하길종 감독의 유 품이 전시되고, 70~80년대 주류를 이루었던 장르영화를 살펴본다. 네 번째 시기 1987~현재 코리언 뉴웨이브 로 명명되 는 80년대 시대정신을 공유한 젊은 감독군의 등장의 의미를 되짚어본 다. 1988년 <칠수와 만수>의 박광 수, <성공시대>의 장선우, <개그맨> 의 이명세, 1990년 <남부군>의 정지 영 등 젊은 영화인의 등장과 스타 감 독 이장호와 배창호를 아우르며 그 들의 대표작이 소개된다. 80년대는 사회운동으로서의 영화운동인 독립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최초의 대학 영화단체인 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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