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je CLASSICS 08 *본 문서에 대한 저작권은 사단법인 올재에 있으며, 이 문서의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하여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2012 Olje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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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Book 이을호 역 현암학술문화연구소 보( 補 ) 펼치는 페이지마다 동아시아 사상계의 두 거인 다산과 주자의 설전이 치열하다. 유교 경전의 주체적 한글화에 헌신한 이을호 선생은 다산의 중용자잠( 中 庸 自 箴 ) 대학공의( 大 學 公 議 ) 와 주자의 중용 대학 장구( 中 庸 大 學 章 句 ) 를 대비하는 방법으로 중용 대학 을 새롭게 썼다. 역자는 중용 은 수기( 修 己 )의 학이고 대학 은 치인( 治 人 )의 학이므로 차례로 읽을 것을 권한다. Olje CLAS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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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올재의 꿈 올재는 지혜 나눔을 위해 2011년 9월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예술과 문화 속에 담긴 지식과 교양을 널리 소개하고 향유함으로써, 격변하는 세상의 지향점을 찾고, 올바르고 창의적인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올재의 꿈입니다. 특히 올재는 인문고전이나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소외계층과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지혜 나눔의 계기와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올재의 첫 번째 지혜 나눔은 인문고전입니다. <올재 클래식스>는 최고 수준의 완역본을 부담 없는 가격에 보급합니다. 각 종당 5천 권을 발행하며 4천 권은 교보문고에서 6개월간 한정 판매합니다. 미판매된 도서와 발행부수의 20%는 복지시설, 교도소, 저소득층 등에 무료 기증합니다. 출간한 번역본은 일정 기간 후 올재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합니다. Share the wisdom. Change the world.

4 올재의 벗 <올재 클래식스> 한글 중용 대학 의 발행에 소요되는 제반 비용 상당액은 <올재 클래식스>의 지혜 나눔 취지에 적극 공감한 삼성의 도움으로 마련됐습니다. 국내 최대의 서점 교보문고는 <올재 클래식스>의 유통 지원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코리아헤럴드와 헤럴드경제를 발행하는 (주)헤럴드는 출판인쇄와 교열을, 출판 디자인 전문기업인 캠퍼스헤럴드는 편집디자인을 도맡았습니다. 캘리그래퍼 강병인 님께서 표지 제호를 써 주시고, 교정의서국 손현 님께서 교정을 맡아 주셨습니다. 귀한 재능을 기부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읽기 쉬운 글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 故 이을호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더불어 선친의 귀한 번역본을 올재에서 펴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이원태 님과 복간에 힘을 실어 주신 오종일 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올재 클래식스> 출간이 전국 곳곳에 인문고전 나눔으로 뜨겁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올재의 첫 번째 지혜 나눔 <올재 클래식스> 출간에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내 주신 벗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정기 후원과 일반 후원으로 올재의 지혜 나눔에 참여하세요. 올재의 벗들이 심은 작은 홀씨가 전국 곳곳에 인문고전의 꽃으로 피어납니다. 올재 후원함 예금주 사단법인 올재 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후원 문의처 올재 사무국 t 02) h 지혜 나눔을 함께 한 벗들

5 서문 필자는 오래 전부터 한글 사서( 四 書 )를 한 묶음으로 만들어 보려 하였으나, 한글 논어, 한글 맹자 를 낸 후로도 학교에서 소위 보직을 맡고 보니 좀처럼 틈을 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올봄에 2년의 굴레를 벗자마자 곧장 집필에 착수한지 석 달 만에 겨우 이 원고를 끝낸 것이다. 해제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본시 중용 과 대학 은 유가 철리( 哲 理 )의 입문서라 고나 할까? 본문이야 길지 않지만 그 뜻은 실로 헤아리기 어려우리만큼 깊은 것이 다. 따라서, 그 깊이를 재고 따지는 시각에 따라서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가능성 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쨌든 주자설( 朱 子 說 )을 대종으로 삼 아왔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것은 어쩌면 주자학을 존숭한 우리나라의 역사 적 풍토의 어찌할 수 없는 타성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학풍에서, 필자가 특히 시도한 것은 주자로부터의 탈피요, 거기서 탈출 할 수 있는 새로운 거점은 다산경학( 茶 山 經 學 )이었음을 밝혀두지 않을 수 없다. 해설은 주자와 다산의 대결로 일관하여, 독자들 앞에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선보 일 수 밖에 없었다. 이로써 중용, 대학 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마 련되기를 기대하면서 序 에 갈음한다. 1976년 6월 於 無 等 山 麓 下 玄 庵 學 人 書 5

6 한글 중용 대학 복간에 즈음하여 한글 중용 대학 은 현암( 玄 庵 ) 이을호( 李 乙 浩, 1910~1998) 선생이 1976년에 초 간( 初 刊 )한 것으로, 이는 한글 논어, 한글 맹자 와 함께, 한글 사서( 四 書 )의 완 결편이다. 선생은 한국 유학사에서 한국사상연구의 현대적 기반 을 이룩한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 까닭은 우리의 문화가 중국 문화의 일부가 아니며, 조선의 유학이 한국의 독자 적 의식과 정신에서 이루어진, 고유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재정립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조선조를 지배하였던 주자학을 극복하고 한국 사상의 독자성을 밝혀 우리 문 화를 주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었다. 선생은 이러한 의식에서 유학 경전의 한글화를 이룩하였고, 중국 사상을 우리의 사상으로 재정립하여 한국인의 정서에 맞도록 옮긴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이 다산 의 중용자잠, 중용강의보, 대학공의, 대학강의 의 정신에 기초하고 있는 이 유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또한 이 책의 순서가 대학, 중용 이 아니라, 중용, 대학 의 차례로 엮 은 점에 대하여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선생은 중용 과 대학 을 성중( 誠 中 )의 원리에서 발전한 수기치인( 修 己 治 人 )의 6

7 학( 學 )으로 이해하였거니와 중용 은 수기( 修 己 )의 학( 學 )이요 대학 은 치인의 학 (이 책의 해제 참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먼저 수기론( 修 己 論 )으로 중용 을 제시하고 치인론( 治 人 論 )으로 대학 을 설명한 것이다. 이를 보면 선생의 중용, 대학 에 대한 독창적 견해를 알 수 있거니와 이러한 생 각은 또한 주자의 대학 을 먼저 읽고 중용 을 나중에 읽어야 한다는 생각과는 상 반된 견해인 것이다. 이에 선생의 학문과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현암학술문화연구소 에서 조그마한 보충을 더하여 비영리 사단법인 올재에서 펴내게 되니, 이제 이 책의 간행은 선생 의 학문과 정신을 담은 이을호전서 24권 9책과, 서세 백주년을 기념하여 펴낸 현암이을호연구 와 함께, 선생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 을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의 간행을 계기로 새로운 지혜를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 조그마한 보탬이 되 기를 바라고, 또한 이러한 뜻을 이루도록 하여 준 출판사 임직원 제위께 사의를 드 린다. 2012년 孟 夏 문인( 門 人 ) 오종일 謹 識 7

8 제 차 1 례부 서문 복간사 해제 주자 중용 서문 한글 중용 주자 대학 서문 한글 대학

9 해 제

10 해제 1. 중용 대학 원본에 대한 이해 중용 과 대학 은 다 같이 예기 에 들어 있던 한 편의 글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송나라 때 정명도( 程 明 道 ) 정이천( 程 伊 川 ) 형제와 주자( 朱 子 )에 의하여 뽑힌 바 되어, 논어 맹자 와 더불어 사서( 四 書 )로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논어 와 맹자 는 선진 시대( 先 秦 時 代 )의 생생한 작품으로서 공자나 맹자의 모습 이 거기서 약동하고 있음을 볼 수 있지만, 중용 과 대학 은 그것이 각각 자사( 子 思 )와 증자( 曾 子 )의 저술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그것의 사실 여부는 자못 의심스러 운 것이다. 예기 그 자체가 이미 한나라 때 이루어진 저술이고 보면, 중용 과 대학 만이 선진 시대의 작품이라고 우겨댈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것 자체의 문체와 거기에 담겨진 일부의 사상마저도 진한 시대 이후의 것임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중용 과 대학 의 저자 및 그 서술 연대는 주자만이 자사 증자설을 고집했을 뿐 이요, 근세 학자들은 이를 의심하는 자가 많고, 중용 만은 본래 옛 중용 과 이 를 해설한 후세의 중용설과의 합본임을 주장하는 이도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중 용 대학 은 진한 시대에 정리된 유교 철학의 교본이라는 사실만은 시인해도 좋 을 것이다. 그러므로 정다산은 다른 여러 고증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중용 과 대 학 의 저자가 자사와 증자라는 사실에 회의적인 태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 속에 담겨진 사상만은 이를 중요시하여 중용자잠 중용강의보 대학공 의 라는 저술을 써내어 경학의 바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본 한글 중용 대학 에서 인용한 다산설은 모두 위에서 열거한 세 권 책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10

11 2. 중용 대학 의 의의 중용 과 대학 이 정주학파에 의하여 표장( 表 章 )되기는 하였지만, 그런만큼 중대한 문제점도 또한 그 때문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대학 이라는 2,000자 미만(사실은 약 1,800자)의 작은 책자를 놓고, 동양 근세 철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정주학파와 육왕학파가 서로 그의 학문적 입장을 달리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처음 대학 에는 뒤섞임이 있다고 주장한 이는 정명도인데, 그 말에 근거하여 주자 는 자기 나름대로 대학보전( 大 學 補 傳 ) 을 저술하였고, 또한 대학 본문 중에 있는 친 신 명( 親 身 命 )의 세 글자를 신 심 태( 新 心 怠 ) 또는 만( 慢 )으로 고쳐 야 한다는 등 중대한 수정을 가함으로써 후일 시비의 씨를 뿌려 놓았던 것이다. 왕양명은 이에 이의를 내걸었으니, 그는 주자가 뒤섞였다고 하는 이른바 착간설 ( 錯 簡 說 )을 부인했음은 물론이요, 친민( 親 民 )을 신민( 新 民 )이라 개작하여야 한다는 설에 대하여도 찬성하지 않았음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정다산도 학문적인 면에서는 양명학에 전적으로 기울지는 않았지만, 착간설을 부 정하고 친 신 명( 親 身 命 )의 글자에 잘못이 없음을 주장하는 입장은 주자보 다도 양명의 편에 기울고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둘째, 송대 철학의 핵심은 그것이 바로 성리학이라고 할진대, 그 성리학의 기반은 바로 중용 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성리학은 그 첫머리에 쓰여진 천명지위성 ( 天 命 之 謂 性 )의 성( 性 )을 성즉리야( 性 卽 理 也 ) 라는 주를 단 데에서부터 시작된 것 이다. 그 리( 理 )야말로 천리임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왕양명은 그에 대하여 심즉리설( 心 卽 理 說 )을 주장하여 주자보다도 더 심학( 心 學 ) 에 가까운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중에서도 다산은 이에 대하여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일까? 셋째, 중용 대학 이 사서의 열에 끼이게 되자 주자는 대학 을 처음부터 끝 11

12 까지 꿰뚫어 안 연후에 논어 와 맹자 를 차례로 읽고 그것을 다 터득한 후에 중 용 을 읽는 것이 좋다 고 하였다. 이는 대학 이 유학의 입문서라고 한다면, 중 용 이야말로 유학의 마지막 끝맺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느 사람은 중용 을 소 주역( 小 周 易 )이라고도 하는 만큼 중용 은 아마도 유가 철리( 哲 理 )의 서( 書 )라 해 야 할는지 모른다. 그만큼 중용 대학 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고 보아 야 할 것이다. 필자는 <중용 사상의 전개>( 전남대학교 논문집 제5집, 1960)에서 先 讀 中 庸 後 讀 大 學 說 을 제기한 바 있다. 3. 새로운 해석들 송 명 철학자들에 의하여 존중되어 온 중용 과 대학 은 대강 말하자면 그들의 철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되어 왔다. 다시 말하자면 그들의 성리학 적 근거와 경세제민( 經 世 濟 民 )을 위한 제왕학적 이론은 오로지 중용 과 대학 에 서 찾지 않을 수 없었고, 그것에 대한 각론이 다름 아닌 논어 와 맹자 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은 오직 송 명 학자들의 일방적인 해석으로서, 만일 그것이 중용 과 대학 의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을 수 있다면 어찌 될 것인 가. 여기에 정다산의 중용 과 대학 에 대한 새로운 입장이 있는 것이다. 첫째, 다산은 중용 을 성리학적 입장에서 다루지 않고 성중원리( 誠 中 原 理 )의 학 으로 간주하였다. 그리하여 중용 이란 군자의 신독( 愼 獨 )에 의하여 얻어지는 실 천 윤리의 극치라 하였다. 그러므로 중용 그 자체가 이미 지극한 선( 善 )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그것은 또 인간의 지성( 至 誠 )이 아닐 수 없으며 그것이 바로 성인 ( 聖 人 )의 길이기도 한 것이다. 어찌 주자가 주장하듯 우주론적 천리학( 天 理 學 )으로 간주해도 좋을 것인가. 둘째, 중용 이란 성리학이라고 하기 보다는 성명학( 性 命 學 )이라고 해야 할 것이 12

13 다. 인간의 성은 천명에 의하여 얻어졌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천명 그 자체가 인성 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인성대로 실천하는 그것은 바로 천명을 따르는 결과가 되는 것이요, 천명을 따르는 그것이야말로 인간 본연의 길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다산은 중용 은 천리라는 이법에 의존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격신( 人 格 神 ) 으로서의 상제천( 上 帝 天 )의 명령을 받드는 성명( 性 命 )의 학이라 여기고 있다. 셋째, 이처럼 중용 을 상제천의 명령을 받드는 성명의 학으로 풀이한 정다산은 대학 의 명덕( 明 德 )을 효 제 자( 孝 弟 慈 ), 삼덕( 三 德 )의 실천 윤리학으로 풀 이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 도 물론 중용 과 같이 성의 학으로서의 일면을 보여 주고 있지만, 주자가 명덕을 일러 허령불매( 虛 靈 不 昧 )하여 모든 이치를 갖추고 있음으로써 만사에 응하 는 자라는 주를 단 데 대하여, 다산은 명덕은 효 제 자의 삼덕에 지나지 않는 다 는 간결하고도 명쾌한 주를 달고 있는 것이다. 덕이란 하늘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선( 善 )을 실천한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선은 효 제 자 가 그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그것으로써 수신하고 제가하며 치국하고 평천하하는 것이다. 이처럼 유가 윤리는 가정 윤리의 사회적 확산을 기본 원리로 삼고 있는 것 이다. 이렇듯 다산은 중용 과 대학 에 있어서 그야말로 근본적으로 새로운 해석 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중용 과 대학 은 결코 떼어서 생각할 수 없고, 거기에는 일관된 원리가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성중원리( 誠 中 原 理 )인 것 이다. 4. 성중원리 중용 이나 대학 은 형이상학이 아니라 인간학이다. 중용 은 유가의 철학 개론 이요, 대학 은 유가의 정치학 개론이라고 하는 이도 있지만, 이것은 종래 정주학 파들이 다루던 견해를 뒷받침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새로운 해석에 의한다면, 13

14 중용 과 대학 은 결코 철학이니 정치학이니 하여 따로따로 구분해 볼 수 있는 것 이 아니다. 오히려 손바닥의 앞뒤와 같아서 언뜻 보기에는 다른 것같이 보이지만, 그 안에서 흐르는 핏줄은 하나요, 그 속에 뻗어 있는 뼈도 한 줄기인 것이다. 그것 이 다름 아닌 성중원리( 誠 中 原 理 )라는 것이다. 성중원리라고 부르는 새로운 단어의 해설을 늘어놓자면 실로 장황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성중원리는 인간이 하늘의 뜻을 받들 어 효제자와 같은 윤리적 행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원리 라고나 할까. 어쨌든 성중 원리는 인간이 인간의 구실을 하면서 사람답게 사는 원리인 것이다. 본시 중용이란 책 이름인 동시에 그것은 인간의 행동 윤리인 것이다. 중이란 알맞 음이니, 무엇이 알맞다는 것일까. 흔히 사람이란 슬기[ 知 ]가 지나치면[ 過 ] 행동[ 行 ] 이 부실하고[ 不 及 ], 행동이 과격한[ 過 ] 자는 지혜[ 知 ]가 부족[ 不 及 ]하기 때문이니, 지혜와 행동에 서로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점이 없는 것이 바로 알맞다[ 中 ]는 것이 다. 이러한 알맞은 행동을 꾸준히[ 庸 ] 실천하는 것을 중용이라고 한다. 그런데 성( 誠 )이란 중용의 탈바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 이다. 성( 誠 )은 언행의 일치를 의미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 언( 言 )은 로고스요, 지언( 知 言 )은 진리의 깨달음이니, 그것은 곧 지천명( 知 天 命 )의 지( 知 )이 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공식이 성립된다. 이러한 공식을 증명하기 위한 긴 설명은 여기서는 생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러한 원리에 의하여 다산은 중용 과 대학 을 하나의 성의 학으로 묶어서 다루었 中 知 行 知 言 行 仁 誠 으니, 중용 을 성중원리의 총론이라 한다면 대학 은 성중원리의 각론의 구실을 담당한 책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14

15 5. 수기치인의 원리 인간학을 다른 말로는 수기치인의 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란 본시 고독한 존 재이면서도 윤리적 관계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윤리적 실존이기도 한 것이다. 인간은 나 이면서도 남 과의 관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나 라는 입장과 남 과의 관계라는 두 가지 입장이 복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곧 나 라는 입장은 그것이 바로 수기의 입장이요, 남 과의 관계라는 입장은 그것이 바로 치인의 입장이다. 그러나 수기는 곧 치인을 위한 수기요, 치인은 또한 수기를 통하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수기치인은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다. 수기와 치인이 서로서로 상호 관계를 맺는 곳에서 비로소 전인적 인격을 갖춘 인간이 형성되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인격자를 일러 우리는 군자라기도 하고 성현 이라기도 하고, 다산은 이를 목자라 한 것이다. 수기치인의 전인적 인격을 갖춘 군자는 달리 말해서 성중원리의 실천자이기도 한 것이다. 수기치인을 인간의 존재 형태라고 한다면, 성중원리는 인간의 행동 강령 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중용 과 대학 을 수기치인이라는 인간의 존재 형태에서 볼 때에는 중용 은 곧 수기의 학이요, 대학 은 바로 치인의 학인 것이다. 마치 공자의 논어 를 수기군자( 修 己 君 子 )의 학이라 한다면, 맹자 는 보다 더 정경학 적( 政 經 學 的 )이란 점에서 현자( 賢 者 )의 치평( 治 平 )의 학과 비교할 수도 있을 것이 다. 그러나 그 속에서 흐르고 있는 나 와 남 과의 행동 규범은 성중원리라는 하나 의 길로 일관되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중용 과 대학 이 수기치인의 각각 한 쪽씩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한 권 책으로 묶어 버려야 할는지 모른다. 중용 에서는 천명 신 독 성 성( 天 命 愼 獨 誠 聖 )이 주의 깊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는 천명 앞에 우뚝 선 한 인간의 경건한 모습인 것이다. 대학 에서는 효 제 자( 孝 弟 慈 ) 15

16 라는 인간의 윤리적 행동이 수기 제가 치국 평천하( 修 己 齊 家 治 國 平 天 下 )라는 치인의 세계에서 어떠한 구실을 하는가를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실로 인간은 하늘 앞에 서있기 때문에 홀로 있을 때라도 삼가야 하고, 인간은 사 람들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집안을 정제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해야만 하는 것이다. 어느 한 쪽도 버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고 한다면, 우 리는 중용 과 대학 의 어느 한 쪽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수기치인의 학으로써 중용 과 대학 을 하나 로 다루게 될 때 비로소 중용 과 대학 은 제구실을 다하 게 될 것이다. 6. 다산의 중용 주자의 성리학적 중용 과는 달리 다산의 중용 은 아주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 다. 그 중 몇 가지 중요한 골자를 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용을 정주( 程 朱 )의 천리( 天 理 )의 학에서 천명( 天 命 )의 학으로 바꾸어 놓 았다. 도의 근원을 천리에 두느냐 천명에 두느냐에 따라 그의 존재론적 근거가 달 라지는 것이다. 천리는 하나의 이법으로서 무신론적이지만, 천명은 하나님의 말 씀 으로서 유신론적인 것이다. 이 하늘의 명령은 윤리적 천명이니만큼 신의 율법 이기도 한 것이다. 둘째, 따라서 다산은 정주학에서처럼 성( 性 )도 천리가 아니라 마음이 기호하는 바 [ 心 之 所 嗜 好 ] 라는 감성적인 해석을 내렸고, 이러한 감성적인 생김새를 따져 보면 호선오악( 好 善 惡 惡 )하고 호덕치오( 好 德 恥 汚 )하는 품이 천명을 따르는 태도 바로 그것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산은 천명이 인간 속에 들어 있는 그것이 바로 인 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도심( 道 心 )은 천명이 깃들여 있는 성의 다른 모습이 기도 한 것이다. 셋째, 이러한 유신론적 인성론으로서는 눈으로 보이지 않고 귀로 들을 수 없는 세 16

17 계 를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까닭에 홀로 있을 때를 더욱 삼가는 신독( 愼 獨 ) 은 곧 종교적인 기도의 세계에서처럼 두려워하며 조심해야 하는 경지인 것이다. 이 점에서 중용 은 유교를 종교적인 신앙의 경지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넷째, 다산의 중용 은 성중원리의 학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신독 사상 에서 종교적 경지를 개척하였고, 성중원리로 인간의 윤리적 규범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 이는 종교와 윤리란 다름 아닌 인간이 인간다운 구실을 실천함에 있어 가 장 요긴한 두 기둥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다산의 중용 은 천명-신독-성중원리라는 공식에 의하여 새로운 인간상을 형성하였고, 그것은 윤리적 종교라는 차원에서 이해되는 인간학임을 보여 주고 있 는 것이다. 다산은 그의 중용자잠 과 중용강의보 라는 두 저술을 통하여 반정주학적( 反 程 朱 學 的 )입장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수기치인의 실천 윤리학을 확립함으로써 중용 으로 하여금 그의 본래적인 면모를 갖추게 하는 새로운 모습을 가다듬어 놓았던 것이다. 7. 다산의 대학 다산은 대학 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용 처럼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그 특징 을 들면 첫째, 명덕을 효 제 자 삼덕으로 해석하였으니, 이는 맹자도 요순의 도는 효제 일 따름이다 라고 하였고, 논어 에서도 효제는 인( 仁 )의 근본이다 했듯이, 대학 이란 허령( 虛 靈 )된 인간의 심성을 따지는 철학이 아니라 자신의 선을 실천해야 하 는 인간학인 것이다. 여기서 명덕은 효 제 자라는 윤리적 행동 규범임을 밝힌, 다산의 새로운 입장이 있는 것이다. 둘째, 위에서도 지적한 바 있거니와, 다산은 정주학파들이 주장하는 대학 의 착 17

18 간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만이 아니라 친 신 명( 親 身 命 )이 잘못 쓰여졌다는 설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身 )을 심( 心 )으로 고치려고 한 정주학파 들의 그릇된 해석에 대하여, 다산의 신( 身 )이란 정신과 형체가 미묘하게 합치된 것 이라는 해석은 인간을 영육일치( 靈 肉 一 致 )로 이해한 것이니, 이는 인간을 실체적 이며 생동적인 생명체로 본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학 의 물( 物 )은 중용 과 대학 을 일관한 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중용 에서 지성( 至 誠 )이란 물의 끝이요 처음이다 라 하기도 하고, 지성( 至 誠 )이 아니 면 물도 없다 라 하기도 한 그 물은 대학 에서의 물에는 본과 말이 있다 고 한 그 물이기도 하려니와, 격물치지( 格 物 致 知 )의 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물 은 어떠한 물일 것인가. 정주학파들은 이 물이야말로 주자의 대학보전 에서 즉 물이궁기리( 卽 物 而 窮 其 理 ) 라 하고, 천하지물막불유리( 天 下 之 物 莫 不 有 理 ) 라 하 는 등 천하 만물의 물로 해석하였지만, 다산의 이 물은 구체적으로 의 심 신 가 국 천하( 意 心 身 家 國 天 下 )로, 우리가 성 정 수 제 치 평 ( 誠 正 修 齊 治 平 )해야 하는 대상물로의 물이라는 것이다. 이는 소위 개연 적인 일반적 물이 아니라 국한된 대상물이 된 것은 다산의 새로운 발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산의 대학공의 는 이러한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풀어 주고 있는 것이다. 18

19 주자 중용 서문

20 주자 중용 서문 중용 은 어찌하여 지어지게 되었는가. 자사께서 도학의 전승이 끊어질까 걱정하 여 저작하신 것이다. 1 2 中 庸 何 爲 而 作 也 子 思 子 憂 道 學 之 失 其 傳 而 作 也 1 子 思 子 : 공자의 손자. 이름은 伋. 2 道 學 : 堯 舜 禹 湯 文 武 周 公 孔 子 之 道. 대개 아득한 옛날부터 성스럽고 신령된 분이 하늘의 뜻을 이어 제왕의 자리에 나 아갔으므로 도통의 전승이 이로부터 이루어졌던 것이다. 3 4 蓋 自 上 古 聖 神 繼 天 立 極 而 道 統 之 傳 有 自 來 矣 3 聖 神 : 신성한 인물. 4 立 極 : 立 皇 極. 왕위에 오르다. 그것이 경서에 나타난 바로는 진실로 그 중을 잡으라 하였으니 요임금이 순임금 에게 전해 준 말이다. 인심은 오직 위태롭고 도심은 오직 은미한 것이니 오직 정 밀하고 오직 한결같아야 진실로 그 중을 잡으리라 하였으니,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전해 준 말이다. 요임금의 한 마디 말이 극진하고 지극하지만 순임금이 거기에다 세 마디 말을 다시 더 보탠 것은 저 요임금의 말도 반드시 이와 같이 된 연후에야 겨우 가까이 될 수 있을 것임을 밝힌 것이다. 5 其 見 於 經 則 允 執 厥 中 者 堯 之 所 以 授 舜 也 人 心 惟 危 道 心 惟 微 惟 精 惟 一 允 執 厥 中 者 舜 之 所 以 授 禹 也 堯 之 一 言 至 矣 盡 矣 而 舜 復 益 之 以 三 言 者 則 所 以 明 夫 堯 之 一 言 必 如 是 而 後 可 庶 幾 也 20

21 5 允 執 厥 中 : 書 經, < 大 禹 謨 >의 글. 대개 이를 논하여 본다면 마음이 허령하고도 지각이 있는 것은 다 같이 하나일 따 름인데, 인심과 도심의 다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것이 혹은 형기의 사사로 움에서 생겨나기도 하고, 혹은 성명의 올바른 데에 근원하여, 그를 지각하게 되는 까닭이 같지 않은 것이니, 이러므로 혹 위태로워 안정되지 않으며, 혹 미묘하여 보 기가 어려운 것이다. 6 7 蓋 嘗 論 之 心 之 虛 靈 知 覺 一 而 已 矣 而 以 爲 有 人 心 道 心 之 異 者 則 以 其 或 生 於 形 氣 之 私 或 原 於 性 命 之 正 而 所 以 爲 知 覺 者 不 同 是 以 或 危 殆 而 不 安 或 微 妙 而 難 見 耳 6 虛 靈 知 覺 : 人 心 道 心 의 공동 속성. 7 人 心 道 心 : 人 心 - 形 氣 之 私 - 危 殆 而 不 安. 道 心 - 性 命 之 正 - 微 妙 而 難 見. 그러나 사람으로서는 이 형기를 갖지 않은 자는 없으므로 비록 가장 슬기로운 사 람이라도 인심이 없을 수 없으며, 또한 이 성명을 갖지 않은 자는 없으므로 비록 아주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도심이 없을 수 없다. 이 두 가지는 마음속에서 함께 섞 여 있는데, 이들을 다스릴 줄 모르면 위태로운 자는 더욱 위태롭게 되고, 은미한 자는 더욱 은미하게 되어, 천리의 공정함도 저 인욕의 사사로움을 이겨낼 길이 없 을 것이다 然 人 莫 不 有 是 形 故 雖 上 智 不 能 無 人 心 亦 莫 不 有 是 性 故 雖 下 愚 不 能 無 道 心 二 者 雜 於 方 寸 之 間 而 不 知 所 以 治 之 則 危 者 愈 危 微 者 愈 微 而 天 理 之 公 卒 無 16 以 勝 夫 人 欲 之 私 矣 8 是 形 : 形 氣 之 私. 9 上 智 : 聖. 10 是 性 : 性 命 之 正. 21

22 11 下 愚 : 凡 夫. 12 二 者 : 人 心 道 心. 13 危 者 : 人 心. 14 微 者 : 道 心. 15 天 理 之 公 : 道 心 16 人 欲 之 私 : 人 心. 정밀하면 저 두 가지 마음의 사이를 살펴 서로 섞이지 않을 것이요, 한결같으면 그 가 지닌 본심의 바른 점을 지키어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을 일삼되 조금도 틈 이 나지 않도록 하여 반드시 도심으로 하여금 항상 자신의 몸의 주인이 되게 하고, 인심은 매양 그의 명령을 듣도록 한다면, 위태로운 자는 안정하게 되고 은미한 자 는 나타나게 되어 동작과 말씨에 저절로 과불급의 차이가 없게 될 것이다 精 則 察 夫 二 者 之 間 而 不 雜 也 一 則 守 其 本 心 之 正 而 不 離 也 從 事 於 斯 無 少 間 斷 必 使 道 心 常 然 一 身 之 主 而 人 心 每 聽 命 焉 則 危 者 安 微 者 著 而 動 靜 云 爲 自 無 24 過 不 及 之 差 矣 17 精 : 惟 精. 18 一 : 惟 一. 19 於 斯 : 於 精 一. 20 主 : 主 宰. 21 聽 命 : 聽 道 心 之 命. 22 動 靜 : 行 動 擧 止. 23 云 爲 : 云 謂. 24 無 過 不 及 之 差 : 中. 저 요 순 우의 세 임금은 천하에서도 큰 성인이요, 천하를 서로 전해 주는 일은 천하에서도 큰 일이니, 천하의 위대한 성인이 천하에서의 큰 일을 실행하시되, 그 들이 주고 받을 때 정녕코 경계하는 말이 불과 이 같을 따름이었으니, 천하의 이치 에 이보다도 더한 것이 있겠는가. 22

23 25 夫 堯 舜 禹 天 下 之 大 聖 也 以 天 下 相 傳 天 下 之 大 事 也 以 天 下 之 大 聖 行 天 下 之 大 事 而 其 授 受 之 際 丁 寧 告 戒 不 過 如 此 則 天 下 之 理 豈 有 以 加 於 此 哉 25 以 天 下 相 傳 : 王 位 繼 承. 26 丁 寧 告 戒 : 允 執 厥 中. 27 天 下 之 理 : 天 理. 이와 같이 된 이래로 성인들이 서로 계승하시니, 성탕 문 무왕은 군왕이 되고, 고요 이윤 부열 주공 소공 등은 신하가 되어, 이미 모두 이것으로써 도학의 정통을 삼으셨다 自 是 以 來 聖 聖 相 承 若 成 湯 文 武 之 爲 君 皐 陶 伊 傅 周 召 之 爲 臣 旣 皆 以 此 而 接 夫 道 統 之 傳 28 成 湯 : 殷 나라 湯 王. 29 文 武 : 문왕 무왕. 30 伊 : 伊 尹. 31 傅 : 傅 說. 32 周 召 : 周 公 召 公. 33 以 此 : 以 允 執 厥 中 우리 선생님 같으신 분은 비록 그 지위는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나간 성인들의 뜻을 이어 받으시고 다가오는 학자들의 길을 열어 주신 이유로 해서 그의 공적이 도리어 요순보다도 뛰어난 점이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 있어서는 그를 만나보 고 알게 된 자 중 오직 안자와 증자가 전한 것이 그의 으뜸이 되었다. 34 若 吾 夫 子 則 雖 不 得 其 位 而 所 以 繼 往 聖 開 來 學 其 功 反 有 賢 於 堯 舜 者 然 當 是 時 見 而 知 之 者 惟 顔 氏 曾 氏 之 傳 得 其 宗 34 吾 夫 子 : 공자. 23

24 35 見 : 會 見. 36 顔 氏 : 顔 淵. 37 曾 氏 : 曾 參. 증자가 다시 전하여 다시 선생님의 손자인 자사에 이르러서는 성인과의 거리도 멀 어졌고 이단이 일어났던 것이다. 자사는 더욱 오래될수록 더욱 그 진리를 잃어버 릴까 두려워하였다. 이에 요순 이래 서로 전해 내려 오는 뜻을 추리하여 근본으로 삼고, 평소에 들은 스승의 말을 바탕으로 하여, 다시금 이를 연역하여 이 책을 만 들어 후학들에게 가르쳐 주시니, 대개 그의 걱정하는 바가 깊었기에 그의 말이 간 절하였고, 그의 근심하는 바가 멀었기에 그의 말씨가 자상하였던 것이다. 38 乃 其 曾 氏 之 再 傳 而 復 得 夫 子 之 孫 子 思 則 去 聖 遠 而 異 端 起 矣 子 思 懼 夫 愈 久 而 愈 39 失 其 眞 也 於 是 推 本 堯 舜 以 來 相 傳 之 意 質 以 平 日 所 聞 父 師 之 言 更 互 演 繹 作 爲 此 書 以 詔 後 之 學 者 蓋 其 憂 之 也 深 故 其 言 之 也 切 其 慮 之 也 遠 故 其 說 之 也 詳 38 異 端 : 楊 朱 墨 翟 등. 39 演 繹 : 부연하여 그 뜻을 밝힌다. 그가 천명 이니 솔성 이니 한 것은 곧 도심을 이른 말이요, 그가 택선 이니 고집 이니 한 것은 곧 유정유일을 이름이요, 그가 군자는 시중한다 한 것은 곧 집중을 이른 말이니, 세대가 뒤진 지 천 년이 넘지만 그 말이 다르지 않되 부절을 합치듯 하니, 앞 성인들의 글을 두루 골라서 강령을 모으되 깊은 뜻을 밝혀낸 품이 이처럼 분명하고 극진한 자 일찍이 없었다. 40 其 曰 天 命 率 性 則 道 心 之 謂 也 其 曰 擇 善 固 執 則 精 一 之 謂 也 其 曰 君 子 時 中 則 執 中 之 謂 也 世 之 相 後 千 有 餘 年 而 其 言 之 不 異 如 合 符 節 歷 選 前 聖 之 書 所 以 提 挈 綱 維 開 示 蘊 奧 未 有 若 是 其 明 且 盡 者 也 40 精 一 : 惟 精 惟 一. 24

25 41 執 中 : 允 執 厥 中. 42 符 節 : 신표로 옥이나 뿔을 두 쪽으로 쪼개서 서로 나누어 가진 후 필요한 때 합쳐 본다. 이로부터 다시 또 전하여 맹자가 얻으니, 능히 이 책의 뜻을 천명하여 앞서 성인들의 도통을 계승하더니, 그가 세상을 떠나게 되자 드디어 그의 전함이 끊어진 것이다 自 是 而 又 再 傳 以 得 孟 氏 爲 能 推 明 是 書 以 承 先 聖 之 統 及 其 沒 而 遂 失 其 傳 焉 43 孟 氏 : 孟 軻. 44 其 沒 : 孟 子 沒 世. 곧 우리 도가 기탁하고 있는 곳이란 언어 문자의 사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이단적 학설이 날로 새롭고 달로 무성하여, 노자나 불자의 무리들이 나오기에 이 른즉 더욱 근리한 듯하나 크게 진리를 문란시켰다. 45 則 吾 道 之 所 寄 不 越 乎 言 語 文 字 之 間 而 異 端 之 說 日 新 月 盛 以 至 於 老 佛 之 徒 出 則 彌 近 理 而 大 亂 眞 矣 45 老 佛 : 老 子 佛 子. 그러나 다행히 이 책이 없어지지 않았으므로 정자 형제가 나와 상고하여 얻은 바 가 있게 되어, 천 년 동안 전해 오지 않던 도의 서통을 이었고, 근거하는 바를 얻 어 두 학파의 그럴 듯하면서도 잘못된 데가 있음을 물리치니, 무릇 자사의 공적이 여기서 크다고 할지라도 정자가 아니드면 또한 그 말로 말미암아 그의 마음을 얻 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애석하도다. 그가 설명한 것은 전하지 않는다. 46 然 而 尙 幸 此 書 之 不 泯 故 程 夫 子 兄 弟 者 出 得 有 所 考 以 續 夫 千 載 不 傳 之 緖 得 有 所 據 以 斥 夫 二 家 似 是 之 非 蓋 子 思 之 功 於 是 爲 大 而 微 程 夫 子 則 亦 莫 能 因 其 語 而 得 其 心 也 惜 乎 其 所 以 爲 說 者 不 傳 25

26 46 程 夫 子 : 程 顥 ( 明 道 ) 程 頥 ( 伊 川 ) 형제. 47 二 家 : 老 佛. 48 微 : 否 定 詞. 그런데 석씨가 모아서 만든 책 속에 겨우 그의 문인이 기록한 것이 나오고 있다. 이러므로 대의는 비록 분명하나 미묘한 말뜻은 아직 분석되어 있지 않고, 그들의 문인들이 제 각기 논술함에 이르러서는 비록 자세하고 극진하게 발명한 점이 많기 는 하지만, 그러나 스승의 설을 배반하면서 노불에 깊이 빠진 것도 있는 것이다. 49 而 凡 石 氏 之 所 輯 錄 僅 出 於 其 門 人 之 所 記 是 以 大 義 雖 明 而 微 言 未 析 至 其 門 人 所 自 爲 說 則 雖 頗 詳 盡 而 多 所 發 明 然 倍 其 師 說 而 淫 於 老 佛 者 亦 有 之 矣 49 石 氏 : 石 敦. 50 倍 : 背. 51 師 說 : 程 子 之 說. 52 淫 : 耽 溺. 나는 젊었을 때부터 일찍이 이 책을 받아 읽으면서 몰래 의심을 품고 이리저리 깊 은 생각에 잠긴 지가 어느덧 여러 해가 되었는데, 어느 날 아침에 환하게 그의 요 령을 얻은 듯하였다. 그 연후에 이에 감히 여러 학설을 모으고 그 설들을 절충하여 이미 중용장구 한 편을 저술하여 뒤에 오는 군자를 기다리고, 한두 사람 뜻을 같 이 하는 이와 다시 석씨의 책을 가지고 그 중 번거롭고 문란한 구절은 산정하여 이 름하여 집략 이라 하였으며, 또 일찍이 변론하여 취사한 바 있는 뜻을 기록하여 따로 혹문 이라 하여 이를 그 뒤에 붙였다 熹 自 蚤 歲 卽 嘗 受 讀 而 竊 疑 之 沈 潛 反 復 蓋 亦 有 年 一 旦 恍 然 似 有 得 其 要 領 者 55 然 後 乃 敢 會 衆 說 而 折 其 衷 旣 爲 定 著 章 句 一 篇 以 俟 後 之 君 子 而 一 二 同 志 復 取 石 56 氏 書 刪 其 繁 亂 名 以 輯 略 且 記 所 嘗 論 辨 取 舍 之 意 別 爲 或 問 以 附 其 後 26

27 53 熹 : 朱 子 의 이름. 自 稱. 54 受 讀 : 受 中 庸 書 讀. 55 章 句 : 中 庸 章 句. 56 輯 略 : 石 氏 書 輯 略. 그런 뒤에 이 책의 뜻이 간추려지고 풀렸으며 맥락이 뚫리니, 자세함과 간략함이 서로 관련되고 큰 것과 작은 것이 모조리 들추어졌다. 무릇 여러 학설의 같고 다름 과 얻은 바와 잃은 바가 또한 모조리 분명하게 되어, 각각 그의 깊은 뜻이 남김없 이 캐내지게 되었으니, 비록 도통의 전승에 감히 함부로 논의할 수 없으나, 그러나 초학자들이 혹 취할 데가 있다면 또한 아마도 높은 데 오르거나 먼 데를 가는데 하 나의 도움은 되지 않을까 여겨질 따름이다. 然 後 此 書 之 旨 支 分 節 解 脈 絡 貫 通 詳 略 相 因 巨 細 畢 擧 而 凡 諸 說 之 同 異 得 失 亦 得 以 曲 暢 旁 通 而 各 極 其 趣 雖 於 道 統 之 傳 不 敢 妄 議 然 初 學 之 士 或 有 取 焉 則 亦 57 庶 乎 行 遠 升 高 之 一 助 云 爾 57 庶 乎 : 庶 幾. 순희 기유 삼월 무신일 신안 주희는 쓰노라 淳 熙 己 酉 春 三 月 戊 申 新 安 朱 熹 序 58 淳 熙 : 南 宋 孝 宗 年 號. 59 己 酉 : 1189년. 27

28 한글 중용

29 한글 중용 하늘의 명령 그것을 일러 성이라 하고, 성대로 따르는 그것을 일러 길이라 하고, 길을 닦는 그것을 일러 가르침이라 한다 天 命 之 謂 性 率 性 之 謂 道 修 道 之 謂 敎 1 天 命 : 命 은 명령이요, 天 은 神 格 을 갖춘 上 帝 天 이다. 의인화된 天 의 명령이니, 윤리적 절대선의 명령이 아닐 수 없다. 2 性 : 인성. 그러나 상제천이 命 賦 한 자로서 절대선의 人 間 內 存 在 者 다. 따라서 천명의 人 間 內 存 在 者 로서의 별칭이랄 수도 있다. 3 率 性 : 性 대로 따름은 곧 천명을 따름을 뜻한다. 인성은 곧 천명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4 修 道 : 道 는 일상적 규범이지만 率 性 에서 얻어진 것이니 그것은 천명에 의하여 얻어진 인간 생활의 규범인 것이다. 곧 수도란 규범을 준수해야 하는 인간적 노력이다. 5 敎 : 敎 人 의 敎 로서 천하가 다 같이 천명의 인도를 걷도록 해 줌을 의미한다. 이 구절은 中 庸 첫 장의 첫 구로서 중용 철학 사상의 총집약구이기도 하다. 이 구절의 철학적 해석 여하에 따라서 학파들의 입장이 달라진다. 정주학파에서는 性 卽 理 라 하여 성을 천리로 여겼고, 다산은 天 命 卽 性 으로 여겨 性 命 一 如 로 간주하였으니, 이로써 정주의 성리학과 다산의 性 命 學 이 갈린다. 命 性 道 敎 의 四 元 은 윤리적 인간상의 총체다. 이를 분석하면 종교[ 天 命 ] 철학[ 人 性 ] 윤리[ 人 道 ] 교육[ 敎 ]으로 나누어지지만, 이를 종합하면 유교적 인간의 전인적 인격으로 표상된다. 기독교 사상에 견준다면, 命 은 神 의 誠 命 이요, 性 은 天 命 이 깃들인 眞 理 [truth]요, 道 는 길[way]이요, 敎 는 生 命 [life]이다. 여기서 천명은 性 道 敎 를 일관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이는 유신론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자는 그의 中 庸 章 句 性 의 註 에서 天 이 음양오행으로 만물을 化 生 하게 할 제, 氣 로써 形 相 을 이루게 하고 理 를 또한 거기에 부여하였느니라. 그것은 마치 명령한 것과 같다. 이에 인물이 날 때 제 각기 命 賦 받은 바 理 에 따라서 五 常 의 德 에 健 順 하게 되는 것이니, 이른바 性 인 것이다 하였는데, 이는 性 을 오로지 易 理 와 理 氣 로 설명한 자이니, 여기서는 상제천의 자취를 찾을 길이 없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다산은 그의 中 庸 自 箴 에서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天 性 두 글자는 書 經 < 西 伯 戡 黎 >에서 처음 쓰여졌는데 性 字 의 본 뜻에 의거하여 말한다면 性 이란 마음이 즐겨하는 것이니 천명의 性 도 또한 즐겨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대개 사람이 이미 태어났다 하면 하늘은 거기에 靈 明 하고 형체가 없는 것을 命 賦 해 주니, 그것의 됨됨으로 말하면 善 을 29

30 즐기고 惡 은 미워하며 德 은 좋아하되 더러움을 부끄럽게 여기니, 그러기에 성이라 이르며 그러기에 이를 性 善 이라 이르는 것이다. 性 이란 이미 이와 같으므로 거스르지도 말아야 하며 휘어잡지도 말아야 하며, 오직 모름지기 그대로 따르며 하자는 대로 들어주어야 한다. 나서 죽을 때까지 그대로 좇아가야 하니, 이를 일러 길이라 하는 것이다. 단, 길이란 그것의 됨됨이는 버려둔 채 손질을 하지 않으면 가시덤불이 빡빡하게 가득 차 행방을 찾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길 닦는 벼슬아치가 있어 이를 손질하며 길을 터 줌으로써, 길손으로 하여금 갈 길 몰라 헤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야 바야흐로 갈 곳까지 가게 될 것이니, 聖 人 이 大 衆 을 敎 導 하는 품이란 이와 비슷하므로 이를 敎 라 이르는 것이다. 敎 란 길을 손질해 주는 그것인 것이다. 다산은 여기서 천리 대신에 靈 明 無 形 之 體 로서의 상제천을 설정하였으며, 성리설 대신에 性 嗜 好 說 을 내세우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性 命 一 如 論 의 입장에서는 性 之 嗜 好 는 곧 天 命 之 嗜 好 요, 天 命 之 嗜 好 는 바로 樂 善 惡 惡 하며 好 德 恥 汚 함이다. 그러므로 性 善 하다는 것이다. 다산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天 이 生 을 부여해 주자마자 이 命 도 있게 마련이요, 또 살고 있는 동안에는 시시각각 이 命 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天 은 차근차근 말로 타이를 수는 없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天 의 말씀은 道 心 에 깃들어 있으니, 도심이 경고하는 것은 皇 天 이 命 戒 하는 거나 다를 바 없다. 남은 듣지 못하더라도 나만은 홀로 똑똑히 들을 수 있으니, 이보다 자세할 데 없고 이보다 嚴 할 데 없이, 가르치듯 깨우쳐 주듯 하니, 어찌 거저 차근차근 타이를 따름이겠는가. 일이 善 함이 아닐 때는 도심은 이를 부끄럽게 여긴다. 부끄럽게 여기는 마음이 솟아나는 것은 천명이 조심스레 타이르는 그것인 것이다. 행동이 善 하지 않을 때는 도심은 이를 후회할 것이다. 후회하는 마음이 솟아나는 것은 천명이 조심스레 타이르는 그것인 것이다. 옛 시에 하늘이 민중을 유도하되 질나발 불 듯 하니라 하였으니, 이를 두고 이른 말이 아니겠는가. 상제를 대하되 오직 마음속에 있을 뿐 이라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천명을 圖 籙 에서 구하는 것은 허황한 異 端 邪 術 이요, 천명을 본심에서 구하는 것은 聖 人 이 하늘을 뚜렷하게 섬기는 길이다 하였으니, 이것이 다산의 天 命 寄 在 道 心 說 로서 도심이란 性 의 별칭일 따름이다. 이는 천명이 人 性 안에 존재하는 것을 도심이라 이른다 함이 더욱 적절한 설명이 될는지 모른다. 다산의 心 學 은 이에 이르러 비로소 皇 天 의 계시를 듣는 信 仰 的 心 學 이 된 것이다. 그런데 주자는 왜 음양오행으로 천리를 설명하려 하였던가. 그는 상제천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산은 음양오행마저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다. 음양이라는 이름은 日 光 이 비치거나 가리울 때 생긴 것이다. 해가 감추어지면 陰 이라 이르고 해가 비칠 때는 陽 이라 이르니, 본래 체질은 없고 다만 명암이 있을 따름이다. 원래 만물의 부모라 여길 수는 없다. 北 은 저절로 북극이기 때문에 南 으로 남극에 이르는 것이다. 천하 만국이 혹 東 이기도 하고 西 이기도 하여 해가 뜨고 지고 시각은 하나도 같은 때가 없으나, 그들이 얻는 음양의 數 量 은 만국이 똑같이 추호도 다를 바 없다. 이 때문에 밤낮이 되고 이 때문에 추위와 더위가 되는 것이다. 그들이 얻는 시각도 골고루 나누어지므로 聖 人 이 易 을 만들 적에 음양으로 對 待 하게 하니, 그것이 천도가 되고 易 道 가 되었을 따름이다. 음양에 어찌 일찍이 체질이 있었겠는가. 30

31 음양이란 본시 化 生 萬 物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가 아님이 분명한 것이다. 率 性 의 率 을 혹자는 統 率 領 率 로 간주하여 천성을 제어한다 하기도 하나, 그것은 拂 逆 天 命 이 되는 것이니, 잘못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성악설에 빠지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다. 솔성이란 循 天 命 일 따름인 것이다. 길이란 잠시도 따로 떨어질 수 없으니, 따로 떨어질 수 있다면 길이 아니니라. 6 7 道 也 者 不 可 須 臾 離 也 可 離 非 道 也 6 道 也 者 : 命 性 道 敎 四 元 중의 一 道 이기 때문에 다른 三 者 ( 命 性 敎 )와의 연관성에서 따로 떨어질 수 없는 道 이다. 그러므로 이 道 는 命 性 道 敎 의 총칭으로서의 道 라 해야 할 것이다. 7 須 臾 : 잠시, 찰나. 絶 對 的 同 時 性. 道 에 대해서도 주자와 다산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 주자는 道 는 길[ 路 ]이다. 인물은 각기 그의 性 이 생긴 自 然 그대로 따른다면 그가 날마다 하고 있는 사물 사이에는 각기 당연히 行 해야 할 길이 없지 않은 것이니, 이것이 바로 道 라 이르는 것이다 라 하였고, 또 道 란 날마다 하고 있는 사물이 당연히 行 해야 하는 理 이니, 모두 性 의 德 이면서 心 중에 갖추어 있는 자 라 하였으니, 그것은 性 之 自 然 에 의한 當 行 之 理 요, 心 性 중에 갖추어진 도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性 과 道 와의 한계가 불분명하게 된다. 그러므로 다산은 이를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길이란 사람이 걸어다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누구나 들고 날 때 문을 거치지 않을까마는 왜 이 길로 가려고 하지 않을까 하였으니, 분명히 사람이 걸어다니는 것을 길이라 한 것이다. 나면서 죽을 때까지 이 한 길을 걸을 따름이다. 만일 본성의 德 이 내 마음속에 갖추어진 것이라 한다면 이는 性 도 또한 道 일 것이요, 心 도 또한 道 일 것이니, 뒤섞여져 분간할 길이 없고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도 찾을 길 없다. 하물며 物 치고 道 를 갖지 않은 자 없다 한다면 금수나 초목도 또한 다 道 를 갖고 있는 셈이 된다. 中 庸 이라는 한 권 서적이 사람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그로써 금수도 가르치고 초목도 가르친 연후에 道 의 전체가 비로소 전부 갖추게 될 것이니, 어찌 실제적 情 狀 과는 먼 학설이 아니겠는가 길이란 도리이기 이전에 실천궁행 그 자체를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다산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道 란 여기서 저기까지 가는 길이다. 도심이 하라는 대로 따라서 앞으로 나아가되 殀 壽 를 의심치 않고 그칠 곳에서 그치는 그것을 道 라 이른다. 나면서 떠난 길이 죽어서야 다다르니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함은 이를 두고 이른 말이 아닌가. 요즈음 사람들이 천하를 경륜하며 세상을 다스림을 行 道 라 31

32 이르는데, 시험삼아 묻거니와 자기 갈 길을 깨닫지 못하고 멍청하게 있는 자를 일러 모른다 하는 것이요, 그를 일러 길 잃은 자라 하는 것이다. 이제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모조리 率 性 하는 길에 따르게 한다면, 바야흐로 이를 일러 行 道 라 할 것이다 하였으니, 일상적 실천만이 길일 수밖에 없다. 다산은 이르기를 道 란 왜 떨어질 수 없다 하는가. 솔성함을 道 라 이르기 때문이다. 솔성하면 왜 떨어질 수 없다 하는가. 천명을 性 이라 이르기 때문이다. 천명은 왜 멀어질 수 없다 하는가. 經 에서 귀신의 德 은 만물을 體 得 하되 남겨둘 수 없다 하였으니, 남겨둘 수 없는 까닭에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진나라 사람이 君 命 을 받들고 초나라로 갈 때, 그가 진나라에서 초나라까지 가는 걸음걸음은 다 이 길일 것이다. 걸음걸음이 다 君 王 의 명령인 것이다. 어찌 이 길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 君 命 을 어길 수 있겠는가. 만물을 體 得 한 것은 만물이 充 滿 한 것이다. 마치 물고기가 물 속에서 호흡할 때 물을 떠날 수 없듯이 어찌 가다가 제가 그만 둘 수 있을 것인가 하였으니, 이 길은 자의로 그만 둘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도덕적 지상 명령에 의한 당위의 行 路 인 것이다. 어찌 잠시인들 쉴 수 있는 길이겠는가. 그러므로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함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함이니, 그것이야말로 庸 德 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군자는 보이지 않는 그것일지라도 조심하며, 들리지 않는 그것일지라도 두려워하느니라. 8 9 是 故 君 子 戒 愼 乎 其 所 不 睹 恐 懼 乎 其 所 不 聞 8 君 子 : 小 人 의 對. 時 中 之 道 를 體 得 한 자. 9 乎 : 於. 不 睹 不 聞 의 대상에 대하여도 주자와 다산은 서로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주자는 이르기를 군자의 마음은 항상 敬 畏 之 心 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비록 見 聞 하지 않더라도 또한 감히 輕 忽 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니, 天 理 의 本 然 함을 간직하면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게 함도 이 까닭이니라 하였다. 이는 천리의 본연에 근원한 敬 畏 之 心 이 곧 不 睹 不 聞 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산은 이르기를 보이지 않는 자는 무엇인가. 天 의 형체니라. 들리지 않는 자는 무엇인가. 天 의 소리이니라 하여 상제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주자의 천리 사상과 다산의 상제 사상이 엇갈리는 점으로서 유교 철학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에 다산설을 다음에 摘 記 한다. 왜 그런줄을 아는가. 經 에 귀신의 德 이라 함은 그처럼 성대한가 보다. 이를 보자 해도 보이지 않고, 이를 듣자 해도 들리지 않으며, 만물을 體 得 하되 남겨 둘 수 없도다. 天 下 人 들로 하여금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하여 제사를 받들게 하니, 넘실넘실 그 위에 계신 듯하고 그 좌우에 계신 듯하니라 하였으니,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天 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여 일단 상제천의 존재를 명시하고, 이어 사람이 32

33 세상에 태어나면 욕심이 없을 수 없다. 욕심대로 채우기 위하여 못된 짓이라고는 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감히 내놓고 죄를 짓지 못하는 까닭은 조심하기 때문이요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누구를 조심하는 것일까. 위에는 法 官 이 있어 法 을 執 行 하기 때문이다. 누구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위에는 君 王 이 있어서 엄벌로 다스리기 때문이다. 진실로 위에 君 長 이 없는 것을 안다면 뉘라서 못된 짓을 하지 않는 자가 있겠는가. 대체로 暗 室 속에서 제 마음을 속여 가면서 사특한 망념에 잠기기도 하고 간음을 일삼기도 하며 좀도둑질도 하다가, 이튿날 의관을 정제하고 단정히 앉아 있으면 그 용모의 粹 然 함이 티없는 군자로 보일 것이다. 官 長 도 이를 모르고 군자도 이를 살필 수 없으니, 평생토록 속임수로 행세하되 당대의 美 名 을 떨치기도 하며 본성을 얽어매 놓고 惡 한 짓만을 造 作 하다가도 후세의 숭앙을 받고 있는 자 천하에 시글시글 할 것이다 라 하여, 暗 室 속에서 두려움 없이 천하를 속이는 사이비 군자상을 평한 후, 聖 人 이 허튼 말로 法 을 마련하여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까닭 없이 조심하며 까닭 없이 두려워 하게 하였다면, 어찌 그리 우매하고도 답답할 것인가 라 하여, 성인의 立 言 垂 法 에는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인성은 원래 저절로 樂 善 하게 되어 있으니, 그로 하여금 조심하게 하는 것은 그럼직 하거니와 대체로 두려워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스승이 가르쳐 준다고 해서 두려워하는 것은 거짓으로 두려워하는 체하는 것이다. 君 王 이 명령한다고 해서 두려워하는 것은 속임수로 두려워하는 체하는 것이다. 두려워함을 어찌 거짓 속임수로 할 수 있을 것인가. 밤길에 공동묘지를 지난다면 기약 없이 두려움을 느낄 것이니, 거기에는 도깨비가 있는 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에 산 속 숲 사이를 지날 때에는 기약 없이 두려움을 느낄 것이니, 거기에는 호랑이가 있는 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군자가 암실 속에 앉아 있으면서 부들부들 떠는 양 두려워하며 감히 나쁜 짓을 하지 못하는 것은 거기에는 상제가 그를 굽어보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라 하여, 암실 속에는 아무도 없는 줄 착각하고 있는 사이비 군자와는 달리 상제의 君 臨 을 확인한 다산의 새로운 철학적 입장을 알 수 있다. 이로써 다산은 주자의 천리설을 다음과 같이 정면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命 性 道 敎 를 모조리 한 理 로 돌려버린다면 理 란 본래 지각도 없고 위능도 없는 것인데, 어떻게 이를 조심하며 어떻게 이를 두려워할 것인가. 聖 人 의 말씀은 지극히 진실된 것이어서, 반드시 체면을 세우기 위하여 거짓으로 꾸며대거나 속임수를 써서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이는 그런 일은 하지 않으실 것이다 라 하였다. 숨겨져 있으되 보다 더 나타나 보임이 없고, 미소하지만 보다 더 또렷함이 없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를 삼가느니라 莫 見 乎 隱 莫 顯 乎 微 故 君 子 愼 其 獨 也 33

34 10 乎 : 比 較 級 의 於. 11 隱 : 形 軀 의 隱. 12 微 : 聲 音 의 微 13 獨 : 나 홀로. 여기서도 주자와 다산은 서로 엇갈리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서로 다르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주자는 隱 을 어둔 곳[ 暗 處 ]이라 하였고 微 를 잔일[ 細 事 ]이라 하였다. 이에 대하여 다산은 어둔 곳과 잔일을 隱 微 라 한다면, 어둔 곳에서나 잔일을 平 生 토록 숨겨가면서 회피하더라도 發 露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니, 아래로는 남을 속일 수도 있으려니와 위로는 군왕을 속일 수도 있을 것이다. 소인은 익히 이런 사연을 잘 알고 있을 것인데, 君 子 가 공연히 그를 위협하면서 莫 見 乎 繼, 莫 顯 乎 微 라 한들 그가 이를 믿으려 할 것인가. 하늘이 내려 굽어보심을 믿지 않는 자는 반드시 그 홀로를 삼갈 줄 모를 것이다 라 하여, 上 帝 降 監 說 을 분명히 하면서 주자의 暗 處 微 細 說 을 비판하고 있다. 愼 獨 의 獨 의 경지에 대하여도 다시 생각할 餘 地 가 없지 않다. 주자는 남은 모르는데 나 홀로 아는 경지 라 하였으니, 이는 은연중 暗 處 細 事 의 경지를 가리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鬼 神 의 鑑 臨 으로 간주하여, 天 의 形 體 와 聲 言 은 비록 不 睹 不 聞 의 경지라 하더라도 나 홀로 이를 뚜렷히 보며 똑똑히 들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다산은 이르기를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함은 다른 사람이 깨닫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天 地 鬼 神 은 줄줄이 늘어서서 반짝이고 있지만, 귀신이란 됨됨이 형상도 소리도 없다. 그러므로 아래 章 에서 보자 해도 보이지 않고 듣자 해도 들리지 않는다 하였으니, 이 章 과 상하가 서로 어울린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함은 귀신이 내려 굽어보심인 것인데, 어찌 사물의 隱 微 함을 가리킨 것이겠는가 라 하며, 주자의 事 物 說 을 반박하고 있다. 실로 獨 이란 天 [ 神 ]의 앞에 서 있는 단독자로서의 인간 본연의 모습인 것이다. 여기 있어서는 聖 凡 의 구별도 없고 지위의 고하도 있을 수가 없다. 오직 적나라한 인간의 敬 虔 한 모습일 따름인 것이다. 희 노 애 락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때는 이를 중( 中 )이라 이르고, 드러나자 절에 알맞으면 이를 화( 和 )라 이른다. 중이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란 천하에 통 달한 길이니라. 중화의 극치에 이르면 천지도 제 자리를 차지하고 만물은 무럭무 럭 자라느니라 喜 怒 哀 樂 之 未 發 謂 之 中 發 而 皆 中 節 謂 之 和 中 也 者 天 下 之 大 本 也 和 也 34

35 者 天 下 之 達 道 也 致 中 和 天 地 位 焉 萬 物 育 焉 14 喜 怒 哀 樂 : 四 情 으로서 漢 代 이후 七 情 의 기본이 된 것. 七 情 은 喜 怒 哀 樂 愛 惡 欲. 15 發 : 發 露. 發 現. 16 中 : 過 不 及 하지 않고 偏 倚 不 正 하지도 않은 것. 알맞음. 17 發 而 : 已 發. 18 節 : 마디. 둘이 맞닿는 대목. 19 和 : 中 의 極 致. 20 大 本 : 性 命 을 두고 이른 哲 學 的 境 地. 21 達 道 : 道 敎 를 두고 이른 倫 理 的 경지. 22 天 地 位 焉 : 形 而 上 之 道. 23 萬 物 育 焉 : 形 而 下 之 道. 여기서도 주자와 다산 사이에는 커다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주자는 喜 怒 哀 樂 은 情 이요, 그가 아직 發 하지 않은즉 性 이다 하였으니, 이는 天 下 사람들이 한곁같이 공유한 性 情 으로 간주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다산은 未 發 時 에 君 子 小 人 이 구별되며 未 發 時 의 中 은 君 子 만의 境 地 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신독이 中 和 의 極 致 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함은 어찌하여 그러한가. 未 發 이라 함은 희노애락의 미발이지 心 知 思 慮 의 미발이 아닌 것이다. 이 때[ 未 發 時 ]에 조심조심 상제를 섬기되 항상 곁에서 뚜렷이 살피시는 양 조심하며 두려워하고, 행여나 허물이 있을까 두려워하며, 지나친 행동을 저지를까 두려워하며, 치우친 감정이 싹틀까 두려워하며, 마음가짐을 공평하게 갖고 처리하는 일도 공정하게 다루면서 外 物 이 내게 이름을 기다린다면, 어찌 천하의 지극한 中 이 아니겠는가. 이 때를 당하여 기뻐함직한 것을 보면 기뻐하고 노여워함직한 것을 보면 노여워하고 슬퍼함직한 것을 보면 슬퍼하고 즐거워함직한 것을 보면 즐거워할 것이니, 이는 신독의 숨은 功 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물을 만나 발현하되 節 에 알맞지[ 中 ] 않음이 없으니, 이 어찌 天 下 의 지극한 和 가 아니겠는가 라 하여, 실로 미발시의 중은 衆 人 이 공유한 선천적인 性 情 이 아니라, 중화 두 글자는 聖 人 의 지극한 功 績 인데, 어찌 중인이 이 경지에 관여할 수 있을 것인가 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상 衆 人 중에서 小 人 은 이 때[ 未 發 時 ]에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君 子 와는 완전히 대조를 이룬다. 중인은 그렇지 않다. 바야흐로 그가 아직 發 現 되기 전에 눈에 보이지 않으니 조심할 것이 없다 하고 귀에 들리지 않으니 두려울 것 없다 하며, 隱 하여 나타나지 않으니 天 道 는 믿지 않는다 하고, 微 하여 뚜렷하지 않으니 天 命 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다. 한 일을 만나면 과격한 행동을 하려고 생각하면서 一 世 를 欺 瞞 하기도 하며, 한 계책을 세우면 偏 倚 된 감정에 내맡기려고 생각하면서 一 身 의 이익을 도모하니, 이 때를 당하여 喜 怒 哀 樂 이라 여겨지는 감정은 혹 지나치기도 하고 혹 모자라기도 하며, 35

36 혹 편벽되기도 하고 혹 치우치기도 한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中 에 이르는 것은 愼 獨 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和 에 이르는 것은 愼 獨 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중용의 道 는 愼 獨 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이제 未 發 의 中 이나 已 發 의 和 를 가지고 天 下 人 이 두루 가질 수 있는 경지라 하는 것은 그러한가 그렇지 아니한가 반문하고 있으니 그렇지 않다는 것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므로 중용의 已 發 未 發 이란 원래 愼 獨 君 子 의 至 誠 에 관계된 說 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未 發 이란 희노애락의 未 發 이지 심지사려의 미발이 아님을 茶 山 은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未 發 이란 喜 怒 哀 樂 의 未 發 일 따름이다. 어찌 마른 나무나 불씨 없는 잿더미처럼 생각도 걱정도 없는 품이 마치 禪 家 의 入 定 같을 것인가. 喜 怒 哀 樂 은 비록 未 發 한 때라도 戒 愼 할 수 있고 恐 懼 할 수 있으며 궁리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으며 천하의 사변을 헤아릴 수 있으니, 어찌하여 미발시에 공부하는 일이 없다 하겠는가. 중이란 성인의 지극한 공적인 것이니, 공부하는 일 없이 지극한 공적에 이른다는 그런 이치도 있겠는가. 성인은 신독으로 마음을 다스려 이미 충분한 경지에 도달하였지만, 아직 사물을 대하여 이를 발용하지 않았으니, 이 때를 당하면 이를 일러 중이라 이르는 것이다 라 하였다. 이는 미발시에도 지극한 노력에 의하여 비로소 중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자도 사람들은 모름지기 미발시에도 공부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 하였다. 비록 그의 설이 전후 모순이 된다 하더라도 이는 취해도 좋은 것이다. 주자학은 불교의 영향을 받아 主 靜 說 을 받아들임으로써 주자는 성인의 마음은 나타나기 이전은 水 鏡 그 자체가 되고 마음이 드러나면 水 鏡 의 작용이 된다 하였는데, 다산은 이러한 明 鏡 止 水 說 을 취하지 않고 오히려 主 動 說 적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명경지수설은 불가에서 심체의 허령정적함이 마치 수경과 같다 한 데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모름지기 생각도 걱정도 없으며 조심도 두려움도 없이 털오라기만큼도 움직이지 않은 연후라야 이러한 명경지수가 있을 것이다. 성인은 미발시에 조심하고 두려워하며 일을 걱정하고 이치를 궁구하며 심하면 종일 먹지도 않고 온 밤을 자지도 않으며 생각과 공자처럼 생각과 걱정을 하게 된다면, 어찌 이를 명경지수에 비유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명경지수를 허명( 虛 明 )하다면 옳지만 중이라 한다면 안된다. 중이란 偏 倚 하지 않은 것의 이름이다. 반드시 그 사람은 사물을 헤아리고 의리를 재량하여 그의 원형과 척도를 헤아리고, 치우치거나 지나친 폐단이 없은 연후에야 바야흐로 중이라 할 수 있고 바야흐로 대본이라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또 기뻐함직하고 노여워함직하고 슬퍼함직하고 즐거워함직한 일들을 낱낱이 천명에 비추어 점검한 연후라야 바야흐로 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오로지 허명정적을 위주로 하다가 일념이라도 겨우 싹이 돋으면 선악을 묻지 않고 이를 已 發 에 속하게 하여, 水 鏡 의 본체답지 않다 이른다면 이는 좌선일 따름이다. 천하 만사를 원래 헤아려 보지도 않다가 갑자기 만나면 그 희노애락이 과연 일일이 중절할 수 있겠는가 라 하였으니, 희노애락의 미발은 정의 미발이지 그것이 곧 정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끊임없는 계신 공구 상태가 지속되는 신독의 경지는 지각 속의 활화산처럼 생동하는 모습으로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실로 미발지중을 명경지수에 비유한 주자설은 결코 유가의 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까닭이 36

37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상은 제1장에 대한 이해이다. 이 장은 중용 의 서론이면서 총론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근래에 많은 학자들이 이 장의 저작연대를 맹자 이후로 보고 있다. 이 장은 제16장으로 이어졌다가 다시 제21장 이하로 이어져서 소위 중용설의 부분이라 이른다. 그러므로 자사 시대의 원형은 제2장에서 제20장(16장 제외)이라 할 것이다. 여기에 일설로 소개해 둔다. 중니님 군자는 중용하고, 소인은 중용에 반대한다 仲 尼 曰 君 子 中 庸 小 人 反 中 庸 24 仲 尼 : 공자의 字. 25 中 : 不 偏 不 倚 하고 過 不 及 이 없음. 꼭 알맞음. 庸 字 의 뜻은 주자와 다산 사이에 실로 千 古 의 訟 案 이 되어 있다. 주자는 이를 平 常 之 理 라 하였는데, 다산은 이를 常 德 으로 풀이하였으니, 平 常 의 理 는 가장 분별하기 어렵다. 세상 사람들은 바야흐로 속세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들을 平 常 之 理 라 하는데, 한번 性 道 의 說 을 들으면 바야흐로 크게 놀래고 常 理 에도 반대되며 세속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聖 人 은 여기서 또 平 常 之 理 로써 표방을 세우고 天 下 를 領 率 하여 平 常 의 執 道 위에 몰아넣는다면, 그 누가 世 俗 에 同 流 하거나 汚 世 에 동화하여 鄕 愿 의 行 動 에 젖게 되지 않겠는가 라 하여, 平 常 之 理 를 비판한 후, 이어 常 의 뜻에 세 가지가 있으니 恒 常 經 常 平 常 인 것이다. 恒 常 이란 < 皐 陶 謨 >에서 彰 厥 有 常 이라 하였고, < 立 政 >에서 克 用 常 人 이라 한 따위다. 經 常 이란 만세토록 항상 행해야 하는 법으로 五 敎 를 五 常 이라 하고 舊 法 을 典 常 이라 하는 따위다. 平 常 이란 梅 氏 書 傳 에서 三 百 里 夷 守 平 常 之 敎 라 하였고, 後 漢 書 < 仲 長 統 傳 >에서 循 常 習 故 하는 자는 이에 鄕 曲 의 常 人 으로서 三 公 의 位 에 처하기에는 부족하다 고 한 따위다. 평상이 어찌 지극한 德 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賢 人 을 求 하고 有 德 한 자를 고르자면 반드시 非 常 不 常 異 常 超 常 한 선비를 표준으로 삼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平 常 이 교육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렇게 본다면 庸 이란 恒 常 이요, 經 常 이지 어찌 平 常 을 이름이겠는가 라 하였으니, 庸 이란 꾸준함 을 의미함이 분명하다. 中 이란 中 和 요, 庸 이란 有 常 이라 풀이한 다산설은 결코 小 人 이 간여할 바 못 되는 것이다. 小 人 이란 凡 俗 의 人 을 가리킨 것인데 어찌 平 凡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中 庸 之 道 로서 君 子 小 人 이 구별됨은 이 까닭인 것이다. 37

38 군자의 중용이라는 것은 군자이기에 때맞추어 중용함이요, 소인은 중용에 반대한 다 함은 소인이기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君 子 之 中 庸 也 君 子 而 時 中 小 人 之 反 中 庸 也 小 人 而 無 忌 憚 也 26 時 中 : 倫 理 的 實 踐 過 程 에서 中 아닌 때는 없다. 그러므로 時 中 은 倫 理 的 中 으로서 易 理 의 正 中 과 對 照 를 이룬다. 27 無 忌 憚 : 放 恣 한 行 動. 天 命 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못 하는 짓이 없다. 朱 子 는 鄭 玄 本 을 따라 小 人 之 中 庸 이라 했지만, 王 肅 本 의 小 人 之 反 中 庸 이 이론상 합당하므로 王 本 을 따른다. 유가에서의 時 의 사상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時 는 현실적이요, 세간적이다. 그러므로 윤리적인 것이다. 맹자는 공자를 聖 之 時 者 라 하였으니, 이 時 는 곧 時 中 을 의미하는 것이다. 時 中 이야말로 聖 者 의 지극한 경지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은 제2장. 공자 중용은 아마도 지극한 것인가 보다. 사람들은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자 드 물다 子 曰 中 庸 其 至 矣 乎 民 鮮 能 久 矣 論 語 에도 나온다. 그러나 能 字 가 없다. 주자는 民 鮮 能, 久 矣 라 했고, 다산은 民, 鮮 能 久 矣 라 했으니, 그 뜻은 전연 다르다. 전자는 世 道 가 衰 退 하여 民 으로서 中 庸 의 道 에 能 하지 못한지( 鮮 은 否 定 詞 )가 오래다 이므로,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사람들은 中 庸 之 道 에 能 하지 못함을 自 歎 한 것이 된다. 그러나 후자는 民 [ 衆 人 ]은 中 庸 之 道 에 能 하더라도 이를 오래도록 간직하지 못한다 는 뜻이므로 民 은 일반적으로 庸 德 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다산설에 의하면 공자도 중용에서는 庸 德 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셈이 된다. 庸 德 이란 有 常 한 恒 久 의 德 이기 때문이다. 이상은 제3장. 공자 도가 실행되지 않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지자는 이에 지나치고 우자는 이 38

39 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가 분명하지 못함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현자는 이 에 지나치고 불초자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28 子 曰 道 之 不 行 也 我 知 之 矣 知 者 過 之 愚 者 不 及 也 道 之 不 明 也 我 知 之 矣 賢 者 過 之 不 肖 者 不 及 也 28 道 : 中 庸 之 道. 知 愚 는 知 의 知 愚 요, 賢 不 肖 는 行 의 賢 不 肖 다. 不 行 은 知 의 過 不 及 때문이요, 不 明 은 行 의 過 不 及 때문이다. 그러므로 中 庸 之 道 란 知 行 의 無 過 不 及 인 것이다. 사람들은 음식을 먹지 않는 바 아니지만 능히 맛을 아는 자는 드물다. 공자 도는 그러기에 실행되지 못 하나보다. 29 人 莫 不 飮 食 也 鮮 能 知 味 也 子 曰 道 其 不 行 矣 夫 29 味 : 맛. 맛은 五 味 를 조리하되 그의 과불급을 조절하여 얻어지기 때문에 이를 中 과 견주어 설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맛을 아는 자는 맛에 과불급이 없음을 아는 자이다. 맛을 모르는 자[ 不 知 味 ]는 中 이 無 過 不 及 임도 모르기[ 不 知 中 ] 때문에 中 庸 之 道 가 실행되지 못한다[ 不 行 ]는 것이다. 그러므로 不 知 味 와 道 不 行 은 相 應 句 가 되기 때문에 다산은 이를 一 章 으로 묶었다. 이에 반하여 주자는 人 莫 不 節 을 제4장, 子 曰 道 節 을 제5장으로 나누어 놓은 것은 不 知 味 者 不 行 道 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순임금은 아마도 위대한 지자이신가 보다. 묻기를 좋아하며 하찮은 말도 살피기 를 좋아하셨다. 악은 숨겨 주고 선은 드날려 주되, 그 두 개의 극단을 잡고 그 중의 중을 백성들에게 쓰셨으니, 아마도 그러기에 순임금이라 하는가보다. 39

40 子 曰 舜 其 大 知 也 與 舜 好 問 而 好 察 邇 言 隱 惡 而 揚 善 執 其 兩 端 用 其 中 於 民 其 斯 以 爲 舜 乎 30 大 知 : 윗 節 에서 이른바 知 愚 라고 하는 相 對 的 知 가 아니므로 大 知 라 하였으니, 이는 知 行 으로 相 對 되는 절대적 知 인 것이다. 이 知 者 는 知 道 하는 覺 者 로도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31 好 問 : 問 은 곧 聞 을 위한 先 行 的 태도이므로 好 察 과도 서로 통한다. 내 말보다도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것이 곧 大 知 者 의 태도인 것이다. 32 邇 言 : 淺 近 한 말로서 身 邊 談 話 같은 것. 주자는 兩 端 을 衆 論 중에서 不 同 한 자의 極 致 를 兩 端 이라 하고, 大 小 厚 薄 같은 것이다 하였는데, 다산은 이를 過 不 及 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衆 論 이 설령 不 同 하더라도 衆 論 이 모두 過 하면 모두 쓸 수 없을 것이요, 衆 論 이 모두 不 及 하면 그도 또한 모두 쓸 수 없을 것이다. 中 과 兩 端 은 이미 舜 의 마음 가운데 갖추어 있다가 그것을 가지고 표준으로 삼는 것이다. 이 셋[ 中 과 過 不 及 ]을 가지고 사람들의 말[ 衆 論 ]을 살피는데, 兩 端 을 犯 하는 자는 버리고 中 에 합치하는 자만을 쓰니, 그 때문에 舜 이라 하는 것이다(그의 판단력이 大 知 者 임을 증명한다). 만일 사람들의 말 중에서 그의 兩 端 을 가지고 그의 대소 후박을 비교하여 그 中 品 을 골라 쓴다면, 마땅히 커야[ 大 ] 하고 마땅히 두터워야[ 厚 ] 할 자도 장차 그것이 不 中 하다는 핑계로 버려야할 것인가. 中 이란 至 善 이 깃들인 곳이니 極 大 極 厚 라야 得 中 할 수 있는 자가 있고, 極 小 極 薄 하여야 득중할 수 있는 자가 있는 것이다 라 하여, 주자의 大 小 厚 薄 說 을 비판하고 있다. 다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禮 는 지위에 맞추어진 것을 中 으로 삼는데, 大 夫 의 棺 은 五 寸 인즉 五 寸 보다 두터우면 過 한 것이요, 五 寸 보다 薄 하면 不 及 한 것이다. 服 은 體 에 맞추어 中 으로 삼는데, 난장이의 의복은 三 尺 인즉 三 尺 보다도 크면 過 한 것이요, 三 尺 보다 작으면 不 及 한 것이다. 그런즉 大 小 厚 薄 이 兩 端 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이것이 주자의 뜻일 것이다 라 하여, 주자의 大 小 厚 薄 說 의 긍정적 면을 설명한 후, 이어 그러나 衆 人 의 論 중에는 반드시 大 中 小 의 三 層 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十 人 이 말했을 적에 혹 十 人 이 모두 厚 大 함을 주장하기도 할 것이요, 혹 十 人 이 모두 薄 小 하기를 주장하기도 할 것이니, 이 때에 舜 은 이를 장차 어떻게 결정해야 할 것인가. 大 小 厚 薄 은 반드시 자기 마음 가운데에서 미리 저울질하여 그의 中 을 골라잡은 연후에야 남의 말을 살펴, 그 중에서 兩 端 을 犯 한 자는 버리고 중용에 합치되는 자만을 골라 쓸 것이니, 그래야만 그의 中 됨을 잃지 않을 것이다. 朱 子 가 兩 端 을 人 言 의 兩 端 이라 한 것은 실로 解 得 하기 어려운 설이다 라 하여 衆 論 不 同 說 에 대하여는 부정적인 비판을 내리고 있다. 舜 같은 大 知 者 도 결국 中 庸 君 子 임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堯 舜 之 道 도 다름 아닌 中 庸 之 道 임이 이로써 분명한 것이다. 이상은 제6장. 40

41 공자 사람들은 모두 나는 아노라 하지만, 그들을 몰아다가 그물이나 덫이나 함 정 속에 빠뜨리더라도 이를 피할 줄을 모른다. 사람들은 모두 나는 아노라 하지만 중용의 도를 가려잡되 한 달도 줄곧 지키지 못한다 子 曰 人 皆 曰 予 知 驅 而 納 諸 罟 擭 陷 阱 之 中 而 莫 之 知 辟 也 人 皆 曰 予 知 擇 乎 中 庸 35 而 不 能 期 月 守 也 33 人 : 衆 人. 34 辟 : 避. 音 피. 35 期 月 : 1 個 月. 이 구절은 앞에 나온 舜 大 知 節 과 對 를 이룬다. 그러므로 이는 無 知 者 이거나 아니면, 小 知 者 에 속한다 할 수 있다. 舜 같은 聖 人 은 항상 惡 에 빠질까 두려워하므로 禍 를 피할 수 있지만, 小 人 은 天 命 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도리어 禍 根 을 피할 길이 없는 것이다. 衆 人 은 설령 中 庸 의 道 를 가려잡더라도 이를 오래도록 지키지 못한다(다산설). 衆 人 은 中 庸 의 도를 가려잡을 줄 알지만 그것을 지켜내지 못한다(주자설) 한다면, 이는 衆 人 들에게 擇 乎 中 庸 의 능력을 용인하는 것이므로 이는 君 子 와 다를 바 없다는 이율배반의 논리적 모순에 부딪힌다. 다산의 설령이라는 假 想 說 만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상은 제7장. 공자 안회의 사람됨은 중용을 가려잡되 한 가지 선함을 얻으면 가슴 속 깊이 간직 하여 이를 잃지 않도록 한다 子 曰 回 之 爲 人 也 擇 乎 中 庸 得 一 善 則 拳 拳 服 膺 而 弗 失 之 矣 36 回 : 顔 淵. 공자의 首 弟 子. 37 拳 拳 服 膺 : 두 주먹을 가슴 위에 얹고 결심하는 모양. 38 弗 : 不. 舜 같은 生 知 의 大 聖 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반면, 顔 回 와 같은 堅 守 不 失 하는 노력이 더욱 바람직한 것이다. 舜 大 知 와 衆 人 不 知 다음에 顔 回 章 을 놓은 소이는 바로 이 점에 있는 것이다. 이상은 제8장. 41

42 공자 천하 국가도 다스릴 수 있으며, 벼슬자리도 사양할 수 있으며, 날카로운 칼 날도 밟을 수 있지만, 중용은 할 수 없을 것이다 子 曰 天 下 國 家 可 均 也 爵 祿 可 辭 也 白 刃 可 蹈 也 中 庸 不 可 能 也 39 均 : 平. 治. 40 爵 : 높은 地 位. 41 祿 : 俸 給. 大 知 의 舜 이나 擧 拳 服 膺 하는 안회에게는 가능한 중용이라 하더라도, 실로 중용만큼 실천이 어려운 자 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 均 平 天 下 의 방법으로 왕도[ 民 本 主 義 ]와 패도[ 專 制 主 義 ]가 있으나, 패도로써 均 平 天 下 한들 그것은 중용이 아니다. 爵 祿 의 사양도 伯 夷 처럼 순수하지 않으면 중용의 道 에 합치한다 할 수 없다. 白 刃 可 蹈 의 용기도 匹 夫 之 勇 일 때는 그것은 중용에 합치한다 할 수 없다. 時 中 之 道 야말로 유가 윤리의 극치인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다산은 周 公 의 均 平 天 下, 伯 夷 의 遠 避 爵 祿, 比 干 의 剖 心 殉 死 같은 것이 중용의 최고 경지라 지적하고 있다. 이상은 제9장. 자로가 굳셈에 대하여 물은즉, 공자 남방 사람들의 굳셈인가. 북방 사람의 굳셈인 가. 아니면 너의 굳셈인가 子 路 問 强 子 曰 南 方 之 强 與 北 方 之 强 與 抑 而 强 與 42 子 路 : 仲 由. 공자의 제자. 43 强 : 剛 健 勇 彊 등의 종합 개념. 44 南 北 方 : 그의 경계는 黃 河 를 중심으로 하고 남북을 가른 것이다. 45 而 : 爾. 유가에서는 自 彊 不 息 하는 健 德 을 숭상한다. 이는 노자의 柔 弱 謙 下 와 대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子 路 는 結 纓 於 孔 悝 之 亂 而 好 勇 爲 亂 ( 左 傳 ) 했다는 기록과 아울러 공자는 若 由 也 不 得 其 死 然 ( 論 語, < 先 進 >)이라 하여, 그의 弟 子 의 過 勇 이 급기야 戰 死 하게 될 것을 豫 見 하리만큼 자로는 好 勇 했던 것이다. 특히 자로가 스승 공자에게 問 强 한 연유는 이로써 짐작할 수 있지만, 결국 공자는 자로와 같은 强 勇 은 42

43 不 中 ( 過 하므로)으로 판정한다. 너그럽고 유순한 태도로 가르치며 무도한 자라도 보복하지 않는 것이 남방 사람들 의 굳셈이니, 군자가 거기에 있음 직하다 寬 柔 以 敎 不 報 無 道 南 方 之 强 也 君 子 居 之 46 寬 柔 以 敎 : 誨 人 不 倦 ( 論 語, < 述 而 >)하는 공자의 태도와도 비슷하다. 47 無 道 : 橫 暴 한 無 法 者. 48 南 方 : 萬 里 長 城 以 北 의 北 狄 과의 상대적 의미에서 中 國 을 가리킨다. 楊 子 江 以 南 을 의미하지 않는다. 寬 柔 는 비록 노자의 柔 順 과도 相 通 하는 德 이지만 결코 柔 弱 일 수는 없다. 교화의 방편으로서의 寬 柔 이므로 이는 유가의 强 德 으로 평가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갑옷을 입고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태도는 북방 사람들의 굳셈이니, 강한 사람이 거기에 있음 직하다. 49 衽 金 革 死 而 不 厭 北 方 之 强 也 而 强 者 居 之 49 衽 : 옷깃. 朱 子 는 이를 席 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金 革 을 깔고 앉는다는 풀이가 된다. 이를 옷깃으로 풀이하면 金 革 을 옷깃에 달게 되므로 갑옷이 된다. 그러므로 衽 金 革 은 전투복을 입고 가 되는 것이다. 이 구절은 臨 戰 無 退 强 勇 一 邊 倒 의 상황을 서술한 것이다. 일진일퇴할 줄 아는 時 中 的 태도가 결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43

44 그러므로 군자는 화합하더라도 유약으로 흐르지 않으니, 강하도다 곧음이여. 중립 하면서도 한 쪽으로 기울지 않으니, 강하도다 곧음이여. 나라에 질서가 섰을 적에 는 자만스런 태도로 바꾸지 않으니, 강하도다 곧음이여. 나라에 질서가 없을 적에 는 죽더라도 바른 태도를 바꾸지 않으니, 강하도다 곧음이여 故 君 子 和 而 不 流 强 哉 矯 中 立 而 不 倚 强 哉 矯 國 有 道 不 變 塞 焉 强 哉 矯 國 無 道 至 死 不 變 强 哉 矯 50 和 而 不 流 : 和 는 和 合 和 平 調 和 등 寬 柔 한 자이므로 流 下 할 염려가 있다. 이렇듯 流 下 를 막는 힘은 强 直 이 아닐 수 없다. 51 矯 : 失 直. 52 變 塞 : 주자는 塞 은 未 達 이라 하여 不 變 未 達 之 所 守 라 하였으나, 다산은 自 不 滿 이다 하였다. 塞 을 充 滿 으로 본 것이다. 곧 충만하면 濫 溢 하게 되지만 富 貴 不 能 淫 의 경지가 바로 國 有 道 不 變 塞 의 경지라는 것이다. 부귀에 탐닉하지 않는 강자의 태도라 함직하다. 여기서는 특히 久 德 - 庸 德 - 을 찬양한 것이다. 和 도 오래면 주체를 잃고 동화하므로 久 而 不 同 함을 칭송한 것이요, 中 立 도 오래면 기울기 쉬우나 久 而 不 倚 함은 强 者 의 덕임을 칭송하였고, 부귀도 오래면 淫 溢 하기 쉬우나 久 而 不 塞 하므로 이를 칭송한 것이요, 빈천도 오래면 굴하기 쉬우나 久 而 不 屈 하므로 이를 칭송한 것이니, 强 德 이 곧 庸 德 이 됨은 이 까닭인 것이다. 이상은 제10장. 공자 까닭 없이 숨어 지내며 괴이한 행동으로 후세의 기록에 남는 일이 있지만, 나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53 子 曰 素 隱 行 怪 後 世 有 述 焉 吾 弗 爲 之 矣 53 素 隱 : 주자는 素 자를 索 자의 잘못이라 하여 索 隱 으로 풀이하였으나 다산은 이를 無 故 而 隱 이라 하였다. 다산은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군자가 이름을 감추고 깊이 숨는 일은 만부득이한 까닭이 있은 연후라야 中 和 의 뜻에 합치하는 것이다. 伯 夷 나 虞 仲 의 행적을 공자는 혹 隱 居 行 義 라 하기도 하고 혹 隱 居 中 權 이라 하기도 하였으니, 이는 모두 人 倫 의 變 을 만났거나 嫌 疑 를 받는 처지가 되어, 부득불 44

45 세상을 버리고 몸소 도망쳐 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에 도리어 義 에 합치하고 權 에 맞게 되어, 그들이 中 庸 君 子 됨에 손색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만일 아무 이유도 없이 세상을 버리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괴이한 행동을 하거나 기괴한 언론을 내세움으로써 당시에는 異 人 이라 지목되고 후세에는 神 人 이라 이르는 일이 있어서 비록 그의 이름이 길이 시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그의 隱 遯 이 중용의 뜻과 一 致 한다고 한다면 군자의 도는 중용에 의거하는 까닭에 隱 에 합당하면 隱 하는 것이니, 遯 世 不 見 知 而 不 悔 함이 곧 伯 夷 나 虞 仲 따위인 것이다. 그러므로 惟 聖 者 能 之 라 한 것이다. 素 隱 은 까닭 없이 숨는 자요, 遯 世 는 義 에 맞는 隱 인 것이다. 주자는 索 隱 을 마치 유가에서 멀리하는 것으로 풀이하였으나, 다산에 의하면 深 求 隱 僻 之 理 本 非 惡 事 索 隱 者 聖 人 之 所 務 也 라 하였으니, 천리의 철학적 탐색이 어찌 惡 事 라 하여 吾 弗 爲 之 의 대상일 수 있겠는가. 마땅히 索 隱 의 풀이는 다산설을 따름직한 것이다. 군자는 도를 따라 가다가 중도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그만 둘 수가 없다 君 子 遵 道 而 行 半 途 而 廢 吾 弗 能 已 矣 54 道 : 中 庸 之 道. 55 廢 : 身 頹. 무너지다. 쓰러지다. 이를 停 罷 로 풀이함은 잘못이다. 停 罷 는 그만두다 이므로 自 劃 行 爲 요. 쓰러짐은 자의가 아니라 氣 竭 力 盡 하여 쓰러짐이다. 공자는 冉 求 더러 今 女 劃 ( 論 語, < 雍 也 >)이라 하여 그의 自 劃 行 爲 를 나무랬거늘, 어찌 半 途 而 廢 를 中 途 停 罷 라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어찌 군자의 행위이겠는가. 군자는 중용에 의거하여 세상을 숨어 살되 알려지지 않더라도 후회함이 없으니, 오직 성인만이 그럴 수 있느니라. 56 君 子 依 乎 中 庸 遯 世 不 見 知 而 不 悔 唯 聖 者 能 之 56 見 : 被. 隱 遯 思 想 은 결코 老 莊 의 專 有 가 아니다. 유가에도 遯 世 思 想 은 있다. 그러나 그들의 차이점은 유가의 遯 世 는 依 乎 中 庸 이라는 조건이 붙는 데 있다. 공자도 可 以 仕 則 仕 可 以 退 則 退 하였으니, 退 는 隱 退 이니 45

46 遯 世 의 길로 통하지만 可 以 라는 時 中 의 조건이 붙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가의 遯 世 는 방편이지 결코 그것이 목적일 수는 없다. 이상은 제11장. 군자의 도는 갖추어 있으면서도 숨겨져 있다 君 子 之 道 費 而 隱 57 費 : 크게 흩어져 있어서[ 散 而 大 ] 모든 것을 갖춘 모양. 58 隱 : 으슥하면서 미소하여[ 閟 而 微 ] 가려내기 어려운 모습. 주자는 이를 체용설( 體 用 說 )로 설명하여 費 는 用 之 廣 이요 隱 은 軆 之 微 라 하였는데, 다산은 이를 비판하여 말하기를 체용설은 본래 고전에는 나와 있지 않다. 만물은 본래 체용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천도가 널리 깔려 있는 곳에도 체용이 있고 그의 은미한 곳에도 체용은 있다. 그러므로 경문에서도 두루 말하기를 큰 것으로 말하자면 더 싣지 못하리만큼 크며, 작은 것으로 말하자면 더 짜갤 수 없으리만큼 작다 이른 것이다 하여 費 隱 을 체용설로 설명할 필요가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본래 費 隱 두 자는 道 란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費 란 天 下 도 더 싣지 못하리만큼 크다는 것이니, 그 크기란 밖이 없는 것이다. 隱 이란 天 下 도 더 짜갤 수 없으리만큼 작다는 것이니, 그 작기란 안이 없는 것이다. 밖이 없으리만큼 무한대하고 안이 없으리만큼 無 限 小 하다는 것은 上 天 조화의 범위 안에 들어 있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니, 이 도가 떨어질 수 있는 여지라고는 없는 것이다. 어떻게 이를 밝힐 수 있는가. 범위가 비록 크더라도 만약 그 이면에 혹시라도 빈틈이 있다면 이 道 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깊숙한 속이 비록 작다 하더라도 만약 그 밖에 혹시라도 빈틈이 있다면 이 도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어찌하여 그러한가. 크다는 것을 말한다면 밖이 없고 작다는 것을 말한다면 안이 없는 품이 마치 물고기가 물 속에 있을 적에 비늘 밖이나 지느러미 안이나 물 아닌 것은 없으니, 어디를 간들 이 물과 떨어질 수 있을 것인가. 대개 中 庸 이란 人 道 요, 費 隱 이란 天 道 이니 修 道 하는 자는 불가불 天 을 알아야 하므로, 먼저 中 庸 을 말하고 다음에 이어 費 隱 을 말한 것이다. 비록 각각 제 각기의 뜻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 도는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 것은 아니다 라 하여, 천인합일의 도임을 말하고 있다. 부부의 어리석음으로도 다 함께 알 수 있는 것이지만, 그의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 서는 비록 성인이라 하더라도 또한 모르는 대목이 있다. 부부의 못난 위인이라도 46

47 능히 실행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의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 하 더라도 또한 불가능한 대목이 있다. 천지의 위대함에 대하여도 사람들은 오히려 서운하게 여기는 수가 있다.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그 크기로 말하면 천하도 더 실 을 수가 없고, 작기로 말하면 천하도 더 짜갤 수가 없느니라 夫 婦 之 愚 可 以 與 知 焉 及 其 至 也 雖 聖 人 亦 有 所 不 知 焉 夫 婦 之 不 肖 可 以 能 行 62 焉 及 其 至 也 雖 聖 人 亦 有 所 不 能 焉 天 地 之 大 也 人 猶 有 所 憾 故 君 子 語 大 天 下 莫 能 載 焉 語 小 天 下 莫 能 破 焉 59 夫 婦 : 愚 夫 愚 婦. 한 쌍의 夫 婦 로서 그의 어리석음은 聖 人 과 對 를 이룬다. 60 愚 : 知 의 對. 61 不 肖 : 賢 의 對. 62 君 子 : 君 子 之 道 로서의 中 庸 之 道. 이 구절은 中 庸 之 道 는 비록 人 道 라 하더라도 이는 天 道 와도 상관 관계를 가짐으로써 그것은 極 大 極 小 함을 설명해 주고 있다. 옛 시에 솔개는 날아 하늘에 이르고, 고기는 뛰며 못에서 노니나니 라 하였는데, 위와 아래를 살핌을 말한 것이니라 詩 云 鳶 飛 戾 天 魚 躍 于 淵 言 其 上 下 察 也 63 詩 : 詩 經, < 大 雅 >, 旱 麓. 64 察 : 審 視 (다산). 著 (주자). 솔개는 하늘에서 날고 물고기는 못에서 뛰니, 이는 천지 조화의 미묘함을 보여주는 사실이다. 솔개와 물고기는 우리들이 볼 수 있지만[ 費 ], 그들이 그렇게 날고 뛰는 그 조화의 은미함[ 隱 ]은 알기 어려운 것이다. 47

48 군자의 도는 부부에서 비롯하는 것이지만, 그 지극함에 이르러서는 천지에서 살펴 야 하느니라 君 子 之 道 造 端 乎 夫 婦 及 其 至 也 察 乎 天 地 65 造 端 : 端 은 始 또는 初 緖 가 아니다. 그러므로 造 端 은 作 始. 愚 人 이 아는 바 卑 近 한 자로부터 시작한다는 뜻이다. 66 察 : 察 隱. 67 天 地 : 天 地 造 化 之 跡. 천도는 지극히 은미하나 그의 조화의 跡 ( 鳶 飛 魚 躍 따위)은 현저한 것이다. 그러나 현저한 자만이 실재한 것이 아니라, 참 실재자는 오히려 은미한 곳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곧 不 睹 不 聞 의 경지에서 존재하고 있는 상제천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천명으로써 우리들을 주재하는 자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성인마저도 不 可 知 不 能 行 하는 天 의 지극한 경지가 있는 것이다. 이상은 제12장. 공자 도는 사람에게서 멀지 않으니, 사람의 도가 되어 가지고 사람에게서 멀다면 도라고 할 수 없느니라 子 曰 道 不 遠 人 人 之 爲 道 而 遠 人 不 可 以 爲 道 68 道 : 時 中 之 道. 69 人 : 통칭 人 間. 中 庸 之 道 는 人 道 임을 명시하고 있다. 비록 그의 극치는 天 道 에까지 이른다 하더라도, 그것은 인도라는 입장에서는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벗어난다면 그것은 인도가 아닌 천도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옛 시에 도낏자루를 자르도다, 도낏자루를 자르도다. 그 본보기는 먼 데 있지 않도다 하였는데, 도낏자루를 쥐고 도낏자루를 자르되, 슬쩍 흘겨보더라도 오히 48

49 려 멀다고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사람의 도로 사람을 다루다가 고치면 그만두 느니라 詩 云 伐 柯 伐 柯 其 則 不 遠 執 柯 以 伐 柯 睨 而 視 之 猶 以 爲 遠 故 君 子 以 人 治 人 改 而 止 70 詩 : 詩 經, < 豳 風 >, 伐 柯. 71 其 則 : 옛 도낏자루로서 새 도낏자루의 본보기. 72 執 柯 : 옛 도낏자루. 73 以 伐 柯 : 새 도낏자루. 74 視 之 : 之 는 옛 도낏자루. 75 以 人 : 人 道. 中 庸 之 道. 76 治 人 : 治 職 治 事 의 治. 인도의 실천. 事 君 事 親 의 類. 治 民 治 罪 의 治 가 아니다. 以 人 治 人 은 남에게서 바라는 人 道 로서 남을 섬긴다는 뜻이다. 77 改 而 止 : 내가 남을 섬기는 태도가 내가 남에게서 요구하는 것과 같지 않을 때는 나의 태도를 고친( 改 ) 연후에야 그만둔다( 止 ). 以 人 治 人 改 而 止 는 自 修 의 공부이지 治 人 의 공부(주자설)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곧 이어 忠 怒 說 이 나오는 것이다. 충서는 도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 내게 베풀기를 원하지 않거든 그것을 남에 게 베풀지 마라. 78 忠 恕 違 道 不 遠 施 諸 己 而 不 願 亦 勿 施 於 人 78 違 道 : 道 는 中 庸 之 道. 違 는 신 구 도낏자루의 차이처럼 엇나간 거리. 忠 恕 違 道 不 遠 은 道 不 遠 人 의 구체적 내용이니, 충서는 인도의 내용이므로 공자는 一 貫 之 道 라 한 것이다. 충서는 中 心 行 恕 로서 忠 은 恕 의 수식어에 지나지 않는다(다산). 그럼에도 불구하고 盡 己 之 謂 忠 推 已 之 謂 恕 (주자)라 한다면, 忠 恕 가 二 物 이 되므로 아마도 옳지 않은 것 같다. 施 諸 已 而 不 願 亦 勿 施 於 人 을 보아도 恕 자의 풀이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고, 다음 句 를 보아도 또한 恕 자의 구체적 49

50 내용임을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군자의 도에 네 가지가 있으나, 나는 아직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한다. 아들에게 요 구하는 대로 아비 섬기는 일을 아직 하지 못하며, 신하에게 요구하는 대로 임금 섬 기는 일을 아직 하지 못하며, 아우에게 요구하는 대로 형 섬기는 일을 아직 하지 못하며, 벗에게 요구하는 대로 먼저 베풀어 주는 일을 아직 하지 못한다. 꾸준한 덕을 실행함과 꾸준한 말씨를 삼가함에 있어서, 실행이 부족하거든 감히 힘쓰지 않을 수 없으며, 말이 남거든 감히 쏟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말은 행동을 돌 아다보아야 하고 행동은 말을 돌아다보아야 할 것이니, 군자는 어찌 독실하지 않 을 수 있겠는가? 79 君 子 之 道 四 丘 未 能 一 焉 所 求 乎 子 以 事 父 未 能 也 所 求 乎 臣 以 事 君 未 能 也 所 求 乎 弟 以 事 兄 未 能 也 所 求 乎 朋 友 先 施 之 未 能 也 庸 德 之 行 庸 言 之 謹 有 所 不 足 不 敢 不 勉 有 餘 不 敢 盡 言 顧 行 行 顧 言 君 子 胡 不 慥 慥 爾 79 丘 : 공자의 이름. 80 庸 : 恒 久. 81 不 足 : 行. 82 有 餘 : 言. 83 慥 慥 : 敦 篤 着 實 한 모습. 이 구절의 전반은 부자 군신 형제 붕우(오륜에서 부부가 제외되어 있다) 등 四 倫 에 있어서의 恕 를 설명하고 있다. 후반은 언행의 상호 관계를 논술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知 行 의 無 過 不 及 을 中 이라 하고, 거기에 恒 德 을 더하여 中 庸 이라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는 庸 德 ( 行 )과 庸 言 을 對 待 關 係 로 설정하고, 그것들의 有 餘 不 足 이 없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행의 관계가 언행의 관계로 옮겨진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知 가 言 으로 바꾸어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고 보면, 知 는 知 天 命 의 知 (공자)요, 知 言 의 知 (맹자)인만큼 知 言 은 동일 개념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이는 後 章 에서 중용이 誠 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의 중간적 역할을 맡게 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곧 50

51 成 言 者 誠 이기 때문이다. 이상은 제13장. 군자는 제 위치를 바탕으로 하여 행동하며, 그 밖의 것을 바라지 않느니라 君 子 素 其 位 而 行 不 願 乎 其 外 84 素 : 본질. 본바탕. 朱 子 는 現 在 라 하였는데 아마도 現 在 의 本 質 이라 함직하다. 85 位 : 처지. 유가에서는 현실 상황을 크게 중요시한다. 中 도 時 中 인 것이다. 時 라는 현실 상황이 곧 行 의 소지가 됨은 이 까닭인 것이다. 앞장의 恕 에 이어, 여기서는 時 中 의 의의를 구체적으로 풀이하고 있음을 본다. 부귀한 처지에서는 부귀한 사람답게 행동하며, 빈천한 처지에서는 빈천한 사람답 게 행동하며, 이적의 처지에 있어서는 이적에 처한 사람답게 행동하며, 환난을 당 한 처지에서는 환난을 만난 사람답게 행동해야 할 것이니, 군자는 어디에 들어가 나 스스로 깨달아 터득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素 富 貴 行 乎 富 貴 素 貧 賤 行 乎 貧 賤 素 夷 狄 行 乎 夷 狄 素 患 難 行 乎 患 難 君 子 無 入 而 不 自 得 焉 86 素 夷 狄 : 夷 狄 이 사는 곳에서 살게 됨을 의미한다. 인질로 잡혀갔을 때와 같은 경우. 87 素 患 難 : 素 夷 狄 은 국외에서의 곤욕이요, 素 患 難 은 국내에서의 곤궁. 부귀 빈천 이적 환난 등 4조건은 모든 경우를 대표한 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無 入 而 不 自 得 焉 이란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 군자는 거기에 알맞는 時 中 之 道 를 터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현실이란 변화무쌍하고 - 時 - 千 態 萬 象 한 - 空 - 것이다. 이러한 시공적 조건에 적응하고 조화하는 행동이 곧 時 中 之 道 인 것이다. 그러므로 時 中 之 道 란 對 症 投 藥 的 인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면 현실을 토대로 하는 실천의 진리라는 점에서 이는 결코 관념적인 것일 수가 없으며, 경험적인 것이 아닐 51

52 수 없다. 그러므로 다산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의 본질이 부귀일 적에는 富 貴 人 답게 스스로 행동하는 것이 中 和 인 것이다. 그의 본질이 빈천할 적에는 빈천자답게 스스로 행동하는 것이 中 和 인 것이다. 이적 환난의 경우도 다 그렇지 않음이 없고, 들어가 스스로 터득하지 않음이 없으니, 터득했다는 것은 中 和 의 지극함인 것이다. 오늘의 부귀가 내일에는 빈천하게 되더라도 이 中 和 를 잃지 않으며, 오늘에는 이적이었고 내일에는 환난을 맞는다 하더라도 이 中 和 를 잃지 않는다면, 그것은 中 이면서 庸 이 되는 것이다. 庸 이란 언제나 그러하다( 常 然 )는 뜻이다. 無 入 而 不 自 得 이란 언제나 그러하다는 뜻이 아닌가.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아랫사람을 업신여기지 말며, 낮은 자리에 있더라도 윗사람 에게 기대려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 자기 태도를 바르게 갖고 남에게서 힘을 얻으 려 하지 않는다면, 원망 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아야 하며, 아래로는 남을 허물하지 말아야 한다 在 上 位 不 陵 下 在 下 位 不 援 上 正 己 而 不 求 於 人 則 無 怨 上 不 怨 天 下 不 尤 人 88 陵 : 凌 蔑. 89 援 : 救 援. 90 求 於 人 : 자기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서 요구하는 본말이 전도된 태도. 이 구절은 앞 절의 보충이다. 군자학은 곧 修 己 君 子 學 이다. 수기란 正 己 로서 修 道 의 근본으로 삼는 것이다. 흔히 소인은 부귀빈천 간에 그의 책임을 하늘에 돌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서 요구하기가 쉽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의 책임 회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은 나 하기에 마련인 것이다. 모든 것은 나 로부터 비롯하며, 내가 主 體 일 따름인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순리대로 행동하면서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을 무릅쓰면 서 요행을 바라느니라 故 君 子 居 易 以 俟 命 小 人 行 險 以 徼 幸 52

53 91 居 易 : 中 和 의 道 를 지키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자세. 92 俟 命 : 待 天 命. 定 命 을 지키는 태도. 安 分. 93 行 險 : 冒 險. 도박. 逆 理. 94 徼 幸 : 過 分 한 기대. 여기서 군자 소인의 구분이 확실해진다. 전자는 素 位 不 願 하기 때문에 居 易 俟 命 할 수 있는 것이요, 소인은 怨 天 尤 人 하기 때문에 行 險 徼 幸 도 서슴치 않는 것이다. 인간의 幸 이란 결코 외적 요건인 부귀빈천에 있는 것이 아니다. 定 分 中 和 의 경지에서 이를 느끼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맹자의 三 樂 도 부귀 밖에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공자 활쏘기란 군자의 도와 비슷한 데가 있다. 그 과녁을 맞추지 못하면 돌이켜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느니라 子 曰 射 有 似 乎 君 子 失 諸 正 鵠 反 求 諸 其 身 95 射 : 옛날 六 藝 의 一. 96 君 子 : 中 庸 之 道. 97 正 鵠 : 射 的. 이에 우리는 여기서 철저한 주체적 자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활은 적중을 목적으로 함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中 不 中 의 원인은 과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화살을 날린 내 자신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正 己 而 不 求 於 鵠 의 원리 그대로가 아닌가. 이것이 바로 유가에 있어서의 正 己 責 己 修 己 思 想 의 정수인 것이다. 이상은 제14장. 군자의 도는 비유컨대 먼 곳을 가더라도 반드시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함 같고, 비 유컨대 높은 곳을 오르더라도 낮은 데서부터 시작함 같으니라. 98 君 子 之 道 辟 如 行 遠 必 自 邇 辟 如 登 高 必 自 卑 53

54 98 辟 : 譬. 邇 卑 는 인도요, 遠 高 는 천도를 두고 이른 말이다. 이는 지극한 천도 또한 윤리적 인도에서 비롯함을 설파한 자이다. 다음에 부모 형제의 인륜이 이야기되는 것은 이러한 까닭인 것이다. 옛 시에 처자들이 서로 화합하며 좋아함이 거문고를 튕기며 비파를 타는 것 같도 다. 형제끼리 합심하여 화목한 즐거움에 잠기도다. 집안이 온통 잘되어 가며 처자 식들도 즐거워하도다 詩 云 妻 子 好 合 如 鼓 瑟 琴 兄 弟 旣 翕 和 樂 且 耽 宜 爾 室 家 樂 爾 妻 帑 99 詩 : 詩 經, < 小 雅 >, 常 棣. 100 鼓 瑟 琴 : 음률의 조화. 101 耽 : 眈 溺. 過 樂. 102 帑 : 子 孫. 血 緣 家 族 의 화목한 모습을 읊은 시다. 부모 형제 처자를 六 親 이라 하거니와 가장 가까운 인륜 관계의 화락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공자 부모는 아마도 순조롭게 지내실 거야. 103 子 曰 父 母 其 順 矣 乎 103 順 : 모든 것이 막히지 않고 순조로울 것이다. 그것은 곧 편안이요, 安 樂 인 것이다. 한 가정의 평화는 곧 부모의 安 樂 과 직결함을 의미한다. 이는 효제 사상의 서곡이다. 이상은 제15장. 54

55 공자 귀신의 덕 됨됨은 아마도 위대한가 보다 子 曰 鬼 神 之 爲 德 其 盛 矣 乎 104 鬼 神 : 天 神 人 鬼 의 略 稱. 상제의 별칭. 105 德 : 品 格. 여기서는 神 格. 首 章 과 상응하는 장으로서 천명의 품격을 보다 더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를 보자 해도 보이지 않고, 이를 듣자 해도 들리지 않지만, 만물을 간직한 채 남 겨둠이 없느니라. 106 視 之 而 弗 見 聽 之 而 弗 聞 體 物 而 不 可 遺 106 體 物 : 만물을 몸소 간직하여 충만한 모습. 그러므로 不 可 遺. 視 之 聽 之 는 신을 향한 적극적 자세. 그러나 귀신은 無 形 無 質 하고 無 聲 無 臭 하므로 弗 見 弗 聞 일 밖에 없다 만물은 다 上 天 ( 上 帝 )의 조화 가운데 있으니, 이는 마치 물고기가 물 속에서 헤엄치고 호흡하며 물 속을 떠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는 靈 明 主 宰 天 (다산)의 모습이 역연하다.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하고 제사를 받들게 하되, 넘실넘실 그 위에 계신 듯하고 그 좌우에 계신 듯하니라. 107 使 天 下 之 人 齊 明 盛 服 以 承 祭 祀 洋 洋 乎 如 在 其 上 如 在 其 左 右 107 明 : 潔. 論 語 에 祭 神 如 神 在 라 한 사상과 같다. 神 은 존재한 것이 아니라 존재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존재하기에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므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가의 상제는 절대적 존재자가 아니라 주관적 존재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 55

56 옛 시에 신이 오시도다. 그를 헤아릴 길 없도다. 어찌 싫다 할 수 있으리 詩 云 神 之 格 思 不 可 度 思 矧 可 射 思 108 詩 : 詩 經, < 大 雅 >, 抑 之. 109 格 : 來. 110 思 : 語 助 辭. 111 度 : 헤아릴 탁. 112 射 : 斁. 厭. 음은 역. 神 의 개념에 대하여도 주자와 다산 사이에는 논쟁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주자는 그의 선배의 말을 빌어 귀신이란 천지의 功 用 이면서 조화의 흔적 이라 하였고. 張 子 의 말을 빌어 귀신이란 陰 陽 二 氣 의 良 能 이라 하였다. 그리고 이어 鬼 란 陰 靈 이요, 神 이란 陽 靈 인데, 一 氣 로 말한다면 펴는 자는 神 이요, 돌아오는 자는 鬼 이니 사실은 하나인 것이다 라 하여, 음양론적 해석을 내리고 있다. 귀신은 無 形 無 聲 하지만, 物 之 終 始 는 陰 陽 合 散 의 所 爲 아님이 없다 함에 이르러 더욱 그의 설을 굳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산은 귀신이란 상제와 同 德 한 자로서 독립된 존재로 간주하고 있다. 天 神 이란 形 質 이 없는 것으로서 상제의 臣 佐 가 되어 있으며, 지위가 있으면 號 稱 이 있는 것이다 라 하여 중국 고대 다신론적 입장에서 이를 풀이하고 있다. 二 氣 란 음양인데 해 그림자는 陰 이 되고 햇빛은 陽 이 된다. 비록 이 두 가지가 가고 오면서 晝 夜 도 되고 寒 署 도 되는데, 그것의 됨됨은 頑 冥 하고 無 知 無 覺 한 품으로서는 멀리 금수나 벌레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어찌 良 能 이 있어 造 化 를 主 張 하여 天 下 사람들로 하여금 齊 明 盛 服 하여 祭 祀 를 받들게 할 수 있겠는가 라 하여, 陰 陽 二 氣 良 能 造 化 說 을 통박한 후 古 人 은 實 心 으로 天 을 섬기고 實 心 으로 神 을 섬기니, 一 動 一 靜 할 때마다 한 마음이 싹트면 혹 誠 心 이기도 하고 혹 거짓이기도 하며, 혹 선하기도 하고 혹 악하기도 하므로 이를 경계하여 말하기를 날마다 여기 굽어보시니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조심조심 두려워하며 愼 獨 의 공부가 독실하여 天 德 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사람들은 천을 理 法 天 으로 생각하거나 귀신을 공용이나 조화의 흔적이나 二 氣 의 良 能 쯤으로 생각하니, 마음속으로 깨닫되 아득하고 답답하여 지각이 없는 자와 비슷하다. 그러나 暗 室 속에서는 자기 마음을 속여가면서 기탄 없이 함부로 못된 짓을 저지르니, 평생토록 도를 배운다 하더라도 함께 堯 舜 의 경지에는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니 이는 모두 귀신의 설이 분명하지 못한 때문이다 라 하여, 日 監 在 玆 하시는 상제천의 존재를 확인해 주고 있다. 그리하여 귀신이란 본래 理 가 아닌데 어찌 氣 일 수 있겠는가. 우리 사람에게는 기질이 있으나 귀신에게는 기질이 없으니, 귀신을 二 氣 의 良 能 이라 하는 송유의 설을 나는 믿지 않는다 하였다. 여기서 다산의 상제설은 首 章 에서의 상제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56

과 위 가 오는 경우에는 앞말 받침을 대표음으로 바꾼 [다가페]와 [흐귀 에]가 올바른 발음이 [안자서], [할튼], [업쓰므로], [절믐] 풀이 자음으로 끝나는 말인 앉- 과 핥-, 없-, 젊- 에 각각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인 -아서, -은, -으므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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