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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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 주를 닫으며 3 임경구의 정치전망 5 정태인의 경제진단 11 박인규의 지구촌 분석 17 김익한의 세월호 이야기 25 *표지 사진 다음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가 10월 16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실시간 감청은 불가능하다 며 앞 서 밝힌 수사기관 감청 영장 거부 방침을 재차 천명했다. 그러나 IT전문가인 김인성 전 한양대 교 수는 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전 교수는 지난 14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 에서 검찰이 지정한 영역에 중복 저장하는 이중화 작업을 통해 실시간 검열 이 사실상 가능하다 며 다음카카오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가는 올랐으나, 신뢰는 떨어지고. 사이버 망명은 하 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코, 피노키오처럼 길어질까?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PDF가 열려 링크 기사 읽기가 불편한 독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합니다. 주간 프레시안 뷰 PDF 화면에서 하단으로 마우스 커서를 이동하면 PDF 콘솔창이 나타납니다. 그 중 에 디스켓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다운로드 창이 열립니다. 원하는 폴더에 파일을 저장한 뒤 PDF 뷰어로 주간 프레시안 뷰를 보시면 링크가 새 창으로 열립니다.

3 진실이 실종된 시대 오늘(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만 6개월이 되는 날입니 다. 실종자 10명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세월호 침몰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되지 않고 있 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대한민국은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 져야 한다는 국민적 소망에도 불구하고, 단초조차 보이지 않습 니다. 지난 반년 간 변화의 계기 또한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우리 사회의 민낯은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습니다. 바로 진 실의 실종 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이 간절히 바랐던 세월호 침몰 사고의 철저한 진 실 규명은 여야의 어설픈 합의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졌습 니다. 지난해 정국을 달궜던 국정원 대선 공작의 실상도 채동욱 검찰총장과 담담 수사팀을 찍어내며, 진실은 은폐된 채 세인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진실이 사라진 반면, 국민에 대한 정권의 감시와 여론조 작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군사전문가 김종대 씨는 10월 14일 지난해 국정원과 군의 불법 대선개입 문제를 취재하던 중 정부 관계자로부터 지난 대선 당시 여론공작을 통해 대로 ( 大 路 )의 여론(페이스북, 트위터)은 장악했지만 골목길(카카오톡) 여론이 보이질 않아 이걸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중 이란 말 을 들었다 고 밝혔습니다. 검찰의 무차별 카톡 들여다보기로 사 이버 망명자는 어느새 200만 명을 넘었습니다. 대북 관계에서도 투명성을 강조했던 정부가 은폐와 거짓말로 일 관하고 있습니다. 15일 열린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과 관련해 언 론의 질문이 쏟아지는데도 확인할 수 없다 는 말만 되풀이했습 니다. 정부는 북한이 비공개를 원해 회담 사실을 공개할 수 없 었다고 해명했지만, 지난 2월의 상황을 보면 이러한 설명도 납 득이 가지 않습니다. 당시에도 북한은 비공개를 원했지만, 우리 측이 북한의 요구를 거절하며 회담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입니 다. 남북관계를 투명하게 끌고 가겠다는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 는 게 당시 정부의 설명이었습니다. 또 지난 13일 오전 북한에 는 오는 30일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제안해 놓고도, 제안 사실 을 숨겼습니다. 14일 오전에 있었던 통일부 당국자의 백그라운 드 브리핑에서 접촉 제안 날짜는 검토 중 이라는 답변을 한 것 - 3 -

4 입니다. 세월호 유족을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 구한 것은 진실의 전모가 밝혀져야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수 있 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가 처한 전체적 진실을 모른 채 어떻 게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현 정부 의 관심은 오로지 정권에 대한 유불리( 有 不 利 )에만 쏠려 있는 것 같습니다. 진실이 없으면 정의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정의가 없으면 평 화도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두 쪽으로 갈라져 극단적 대결을 벌이는 근본적 이유도 바로 진실의 실종 에 있습니다. 나아가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정부는 존립할 수 없습니다. 공자가 말한 대로 민무신 불립( 民 無 信 不 立 ) 입니다. 진실을 외면하는 정부가 과연 얼마나 오래 지탱할 수 있을까요? 프레시안 언론협동조합 이사장 박인규 드림 - 4 -

5 <정치> 10월 9일(목요일) - 새정치민주연합 새 원내대표에 우윤근 의원(3선, 전남 광양 구례)이 선출됐다. 우 의원은 직전까지 당 정책위의장 으로서 박영선 체제 의 일원이었고, 당내 다수파인 친노 구주류계의 지원을 받았다. 국정감사와 예산 처리 등 정기 국회 일정을 앞두고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선택은 안정 인 것으로 평가된다. ( 새정치연합 새 원내대표에 우윤근 세월호법 어디로?) 10월 10일(금요일) - 탈북자 민간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대 북 전단 을 향해 포격을 가해 포탄이 남측 지역에 떨어졌다. 우리 군도 이에 대응사격을 했다. 북한의 고위층 인사 3명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계기로 개선의 기미를 보이던 남북관계가 다시 긴장관계로 빠져들었다. ( 탈북자 단체, 대북전단 20만장 살포 강행) ( 北 대북 삐라에 포격 한국군도 대응 사격) ( 북한, 대북전단 총격 초강경 대응 이유는?) - 국가정보원의 2인자 자리로 통하는 기조실장과 국군 기무사령관의 거취 문제를 놓고 여권 내부에 권력 암투설 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지원 의원은 이헌수 국정원 기조실장의 사표 번복, 이재수 기무사령관 교체 파동에서 청와대 실세들 사이의 암투가 국가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 며 국가안보기관까지 문고리 권력 실세들이 좌지우지한 다면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했다. ( 잇단 권력기관 인사 파문 '권력 암투설' 흉흉) 10월 13일(월요일) -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며 지금 핫 이슈인 5.24 문제 등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 풀어나가야 한다 고 했다. 박 대통령이 5.24 조 치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朴 대통령 "5.24 조치, 남북 당국이 대화로 풀어야") - 카카오톡 망명 사태 등 정부의 도 감청에 대한 불안감이 감지되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도 당국의 사이버 검열 문제가 화두가 됐다. 특히 수사당국이 네이버 밴드와 내비게이션까지 들여다보려고 시도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 다. ( 카톡 이어 밴드 내비까지 털렸다) (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나는 카톡 쓴다") - 5 -

6 10월 14일(화요일) - 정부의 온라인 모바일 통제 시도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카카오톡 사태 로 표출된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도 연일 검찰 경찰 등 국가기관의 인터넷 검열 의혹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검찰의 인터넷 글 삭제 요 청 이 문제가 됐다. ( 검찰 '사이버 검열' 논란 증폭 포털 글 삭제 요청까지?) 10월 15일(수요일) - 세월호 침몰사고 당일, 정부 안전관리 주무 부서장인 강병규 당시 안전행정부 장관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직접 2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에서는 소관 수석비서관을 건너뛰고 김 실장과 직접 통화한 이유가 불분 명하다며, 특히 전화를 받은 김 실장이 이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하지도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감 사원 국감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청와대 내부 보고 내용이 일부 밝혀지기도 했다. ( "김기춘, 세월호 당일 진도 상황 대통령에게 보고 누락") ( "감사원, 김기춘 면담도 못한 엉터리 감사") 10월 16일(목요일) - 일본 <산케이>( 産 經 ) 신문의 가토 다쓰야( 加 藤 達 也 ) 전 서울지국장의 검찰 수사가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질문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는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 다. 외교 당국이 사법영역 이라며 모르쇠 로 일관하는 사이에 국제적 이슈로 부각된 이 문제는 국제적 문제로 비 화되고 있다. ( 외교부 대변인, <산케이> 기소 질문에 "불쾌하다") - 6 -

7 사이버 사찰, 소리 없이 다가온 파시즘의 전조 10월 16일 정오, 서울 광화문의 세종대왕상 앞에선 웃지 못 할 행사가 열렸습니다.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 등 당직자들이 삐라 를 살포하겠다고 거리로 나선 겁니다. 보수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는 막지 않으면서 카카오톡 등 사이버 공간의 사적 대 화까지 사찰하는 정부의 이중적 행태를 비꼬는 행사였습니다. 물론 이 행사는 퍼포먼스에 그쳐 실제로 삐라가 뿌려지는 사태 는 없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 사이버 상에서 국 론을 분열시키는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도를 넘어서 고 있어 사회분열을 가져오고 있다. 이런 상태를 더 이상 방치 하면 국민 불안이 쌓이게 돼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고 말한 지 꼭 한 달째 된 날의 풍경입니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에 대한 모독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며 이 같은 사이버 명예훼손 엄단 지침'을 공개 하달한 직후 우리 사회엔 '경찰국가'의 광풍이 몰 아쳤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만에 검찰은 허위사실 유포 사 범 실태 및 대응 방안 을 주제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회의는 대검찰청이 미래창조과학부와 안전행정부 등 정부부 처와 네이버 다음 카카오(합병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업 계 관계자들을 불러 모은 자리였습니다. 업체 관계자들에게 배포된 문건에는 전담 수사팀과 포털업체 간에 핫라인을 구축해 유언비어 명예훼손 범죄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전담 수사팀에서 해당 글에 대한 법리 판단을 해 포털사에 삭제를 요청한다 등의 내용도 담겼습니다. 수사기관의 압박을 거부하기 힘든 민간 업체들을 핫라인으로 엮 어 입맛대로 이용하겠다는 발상이죠. ( [사설] 무법 탈법 총동원한 검찰의 사이버 검열 ) 논란이 커지자 검찰은 뒤늦게 실시간 검열은 법률적, 기술적으 로 불가능하고 그럴 권한도 없다 고 해명합니다. 맞습니다. 회의 에서 검찰은 문제가 되는 글의 삭제를 포털에 직접 요청하겠다 고 했지만, 정보통신망법은 불법 정보를 삭제 차단하려면 방송통 - 7 -

8 신위원회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정 요구를 하거나 법원 의 판결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업체 관계자들이 회의에서 반발했음에도 대통령의 심기 경호 에 집착 한 검찰이 초법적 대책을 밀어붙인 겁니다. 게다가 회의 문건에 는 대통령의 발언이 9.16 국무회의 대통령 말씀 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검찰의 조치가 박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서둘러 추진 됐음이 분명하게 드러난 셈이죠. 여기에 90퍼센트(%)를 웃도는 법원의 감청영장 발부율이 공개 되고,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 대학생 용혜인 씨 등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실제로 털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의 사이버 사찰 과 검찰을 배후조종한 권력의 사생활 통제 시도는 확증의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카톡 이용자들은 시시콜콜한 사적 대화 에 장난삼아 한 말까지 범죄 수사의 증거물이 될 수 있다는 사 실에 경악했습니다. 물론 카카오 측의 대응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도록 부 채질을 한 측면도 있습니다. 수사당국의 전화 한 통화에 회사 법무팀이 알아서 서버에 보관된 대화 내용을 건네줬으니 한통 속 이란 비판을 자초한 거죠. 게다가 회사 대주주인 이재웅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권력의 남용을 탓해야지 저항하지 못하 는 기업을 탓하나요 라며 그러려면 이민 가셔야죠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회사 법률자문을 맡은 변호사라는 사람은 뭘 사과 해야 하는 건지. 자신의 집에 영장이 들어와도 거부할 용기가 없는 중생들이면서 라고 했습니다. 회사 고위급들의 이런 발언 이 알려지면서 카톡 이용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박 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한 창조경제 를 스스로 파괴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축이 인터넷 산업이 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고, 대선후보 시 절엔 카카오 사옥을 방문해 과감하게 지원할 생각 이라고 말하 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사이버 여론 단속 지침 한 마디에 성공적인 모델로 정착해가던 다음카카오는 회사 설립 이 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겁니다. ( [이동걸 칼럼] 카톡 을 꼭 죽이시렵니까) 사이버 사찰 파문은 이처럼 이용자들의 사생활 보호에 안이한 기업과 정권 차원의 반민주적 시도가 맞물려 벌어진 일입니다

9 카톡 이용자들이 해외 메신저로 옮겨가는 '사이버 망명' 사태는 업체에 대한 불신과 함께 정권에 대한 불신이 증폭됐기 때문이 죠. 주민등록번호가 개인정보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사적 정 보가 빈번하게 털리는 한국 사회에 대한 절망감이 '망명'이란 표 현에 담겨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보안이 철저하다는 독일 업체 의 메신저로 갈아탄다고 해도 우린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살아가 야 하는 운명이기에, 국민의 사생활에 대한 권력의 사찰은 간단 한 문제로 넘길 수 없습니다. ( [김호기의 원근법] 원형감옥과 사이버 망명) 미국의 사회비평가 나오미 울프는 <미국의 종말>(김민웅 옮김, 프레시안북 펴냄)이라는 책에서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미국에 서 돋아난 파시즘의 징후를 예리하게 파헤쳤습니다. 10가지로 정리된 파시즘으로의 이행 징후 가운데에는 일반 시민들을 사 찰하라, 언론 자유를 봉쇄하라, 비판은 간첩행위로, 비판하는 자는 국가반역죄로 몰아라, 비판적 검사(판사)를 해임하는 등 법의 지배 방식을 뒤엎어라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과 놀랍도록 일치합니다. 검찰과 경찰은 국민 들의 사적 대화까지 들여다보며 대통령 모독 행위를 적발합니 다. 검찰이 대통령의 사생활에 관한 의문을 던진 <산케이 신문> 을 기소해 세계적인 망신을 자초한 건 프리덤 하우스가 매년 발 표하는 언론자유 순위에서 지난해보다 4계단이나 떨어진 68위 를 기록한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습니다. 간첩 소동을 벌이며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을 배출한 정당을 해산시키겠다고 법석을 떠는가 하면, 무고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려다 발각돼 조롱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공권력을 수족처럼 부려야 하니 권력에 고 분고분하지 않은 검사들을 찍어내기도 했죠. ( [시론]정치적 기소보다 위험한 것) 나오미 울프가 파시즘 이행기 라고 표현했듯이, 위에서 나열한 일들을 근거로 박근혜 정부를 단박에 파시즘으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박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공격을 위해 파시즘을 들이대는 행위는 더더욱 자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최근의 사회 분위기가 억압적 국가권력의 그림자를 짙 게 드리운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나오미 울프가 통찰한 - 9 -

10 핵심 역시 파시스트 체제로 옮아가는 것은 여러 행위들이 합쳐 져 민주주의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는 형태를 취한다. 그로 인해 어느 순간 민주주의가 급작스럽게 퇴보한다 는 데에 있습 니다. 특히 공권력을 앞세운 반민주적 징후들이 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법치 의 탈을 쓰고 자행된 점에 주목합니다. 법치를 도구화해 진정한 의미의 법치를 억누르는 권력의 시도는 사이버 사찰이 합법적 으로 진행됐다는 검찰의 항변과 궤를 같이 합니 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대화 내용을 보지 않는 나라가 어디 있느 냐 며 검찰을 감싼 대목도 집권세력에게 뿌리박힌 전도된 법치 를 웅변합니다. 법에 따르기만 하면 국민 사찰은 너무도 당연하 다는 태도가 놀랍기만 합니다. 법의 지배란 국가권력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방 어하기 위해 생성된 개념임에도 이 정부는 국가권력 자체를 보 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법치를 신념화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박근혜 정부의 '법치 오독'이 무엇이 잘 못됐는지조차 각성하지 못한 무의식의 발로로 보이기 때문입니 다. 자정 기능이 작동을 멈춘 만큼, 앞으로도 국민의 기본권 침 해는 계속되겠지요. 나오미 울프는 파시즘이 소리 없이 진행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이 국민이 아닌 국가와 최고 존엄 을 위해 존재하는 토양에서 파시즘은 창궐합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적 요소들이 하나하나 해 체되어가는 시절을 살아가다 보니, 독재체제 없이도 파시즘이 도래할 수 있다 는 나오미 울프의 무서운 경고를 떠올리게 되는 요즘입니다

11 <경제> 10월 10일(금요일) -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정부의 담뱃세 인상안에 따라 증가되는 세수의 73퍼센트(%)인 2조 원이 중앙정부에 귀속 되는 반면, 지방자치단체와 시 도교육청에는 27%(24억~600억 원)만 돌아간다고 발표했다. ( 담뱃세 인상분 73% 중앙정부 몫 "세수 보전 꼼수") 10월 12일(일요일) - 국민연금공단의 가입자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전국 348만4149명에게 국민연금(노령 장애 유족 연금) 1조1039억 원이 지급됐다. 1인당 월 평균 수령액은 31만7000원 꼴로, 내년도 1인 가구 최저생계비(61만 7281원)의 51% 정도다. ( 국민연금 월수령액 평균 32만원, 최저생계비 절반 수준) 10월 13일(월요일) -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규모는 2011년 249조7858억 원에서 지난 7월에는 296조 5661억 원으로 18.7% 늘었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9.5%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연체액 또 한 같은 기간 동안 34% 증가했다. ( 가계대출 증가폭 은행권의 두 배, 상호금융 부실화 우려 당국 주시 ) 10월 14일(화요일) -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9월 주택 거래량은 전국 8만 6186건으로, 지난해 9월에 비해 51.9% 증가해 올해 최 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전세 평균가는 1억8135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622 만 원 올랐다. ( 주택거래량 늘어도 전세가는 고공행진 ) 10월 15일(수요일)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25%에서 2.00%로 0.25% 포인트 낮췄다. 한국 은행은 지난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2.0%로 내린 바 있는데 5년 만에 다시 사 상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 [종합2보]한은, 기준금리 2.0%로 인하 '사상 최저치')

12 고뇌하는 최경환? 알기는 아는데? 안녕하세요? 경제의 흐름을 짚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 인입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인사청문회 때 소득주도 성장 론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지도에도 없는 길 로 가려 한다고 까지 말했죠. 그가 이런 정책을 추진한다면, 저는 그의 팬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가 실제로 과감하게 펼친 정책은 온통 부동산 정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최 부총리는 자신의 정책이 별로 효과가 없을 것 이라는 속내까지 털어놨습니다. 10월 11일 국제통화기금 (IMF) 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였죠. 그는 과거에는 주가 상승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기대 살 수 있었는데, 현재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고 고백 했습니다. 따라서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데 통신비나 주거비 등 경직성 경비 비중이 너무 커서 실 제 가계가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가 살아날 수는 없다 고 말했습니다. 나아가서 최 부총리는 통상 임금을 올리면 기업 환경이 어려워 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 경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임금을 올려야 경제가 산다 며 최소한 생산성 향상분만큼은 올려줘야 한다 고 했죠. 이건 정확히 소득주도 성장론 이 주장하는 바입 니다. 소득주도 성장론 은 최저임금 인상, 최고임금 설정, 노동조합 권한 강화, 협상 임금 적용률 확대 등을 직접적인 정책으로, 그 리고 복지 확대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간접적인 정책으로 제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정책을 외면하고 민간 소비 확대의 걸림돌인 주거비를 계속 올리고 있는 사람은 누굴까요? 이미 수도권에서는 전셋값이 집값의 70퍼센트(%)를 넘는 아파 트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가 주도한 규제완화 덕에 전 셋값만 나날이 오르고 있는 셈입니다. ( 최경환 경제부총리 임금 올려야 경제 살아나 )

13 물론 최 부총리는 사회적 합의에 의한 임금 인상을 모색하겠다 고 말했습니다. 과연 그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그가 대 권을 꿈꾼다면 확실히 해볼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는 정치 적으로 움직이는 데 능했을 뿐 경제정책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 여준 적은 없습니다. ( [원희복의 인물탐구] 왕장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환란 공 기업 부실 오욕, 경제살리기로 만회할까) 1997년 외환위기 가 닥쳤을 때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맡고 있던 그는 위기를 예측하지도 못했고 신속하게 대처하지도 못했습니 다. 청와대를 나간 뒤, 경제신문에서 논설을 쓰다 이명박 정부에 가담하는 기민한 변신을 했을 뿐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 경제부 장관을 맡았지만 뚜렷한 업적은 없고 공기업의 부실만 키웠죠. 담뱃세 인상이 증세가 아니라고 우기는 그가, 정치권이나 재벌 의 압력을 뚫고 사회적 합의와 같은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까 요? 금리인하밖에 기댈 데가 없다 10월 15일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기준금리를 전월대비 0.25% 포인트 낮춘 2%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08년 8월 말 5.25%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6개월 만인 2009년 2월, 2%까지 대폭 떨어졌다가 2010년 7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6월 3.25%로 오른 금리는,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계속 떨어지 기만 하다가 드디어 사상 최저 금리에 다다르게 된 겁니다.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시점이고, 최 부총 리는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해선 물가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언제나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 이라고 했지만, 단 한 번도 시원하게 수렁을 벗어난 적이 없 습니다. 해서 저는 이번 금리 인하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말대로, 금리인하의 효과는 미 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 대기업-중소기 업 불균형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

14 가 구조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다 는 거죠.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입니다. 이주열 총재는 미국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부채만 증가한다고 말했지만 이번 발표 후에는 과거와 같은 주택담보대출 급증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금 더 지켜봐야 할 요인 이라고 말했습니다. ( [일문일답]이주열 총재 금리인하로 인한 자본유출,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빚이 빚을 부르고, 정부가 빚을 더 내라는 정책을 쏟아 내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 을 낮추면, 오히려 전체 소비량이 늘어나는 현상을 제본스 효 과 라고 합니다. 오일쇼크 이후에 기름을 적게 먹는 차량이 개발 되니까 오히려 자동차의 대수와 운행거리가 늘어난 게 대표적인 예죠. 한국에서는 제본스 효과 가 금융 쪽에서 나타나는 셈입니 다. 슬그머니 내린 경제전망치 한은은 금리 인하를 결정한 날, 2014~15년 경제전망도 발표했 습니다. 7월 전망치 3.8%를 3.5%로 0.3% 내린 겁니다. 프레시 안 독자들이 혹시 기억할지 모르지만, 2013년 12월의 전망은 3.9.%였죠. 결국 원래의 정부 전망에 비해 0.4%가 내려간 겁니 다. 잠시 1월 2일 자 <주간 프레시안 뷰> 칼럼 2014 전망 2 경제 에서 살펴본 표를 다시 볼까요? 출처 : 한은, 년 경제전망,

15 출처, 기획재정부, 2014년 경제전망, ( '지뢰밭' 만드는 박근혜 정부, 미약한 성장은 가능?) 두 표를 비교해 보면 그 때 제가 말씀드린 대로 민간소비(3.3% 2.0%)와 수출(6.4% 4.0%)에서 오차가 많이 났습니다. 앞으 로 석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수치는 또다시 내려갈 겁니다. 민간소비와 수출은 지금도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죠. 아마 내년 3월쯤에나 확정될 최종 실적치는 3.3% 전후가 될 겁니다. 제가 금년 초에 예측한 대로죠. 세계경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한국의 수출을 뒷받침했던 중 국 경제마저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 [정동칼럼]동아시아의 활로) 한국 등 동아시아 경제의 활로는 소득주도 성장 과 복지 확대 입니다. 최 부총리도 알고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과감 한 정책을 실행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가 여전히 부동산 신화에

16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재벌이 반대하는 정책을 실 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 거겠죠. 그리고 그 뒤에는 박근혜 대통 령이 있습니다

17 <국제> 10월 8일(수요일) -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지리적인 제약을 넘어 세계 어디에서나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미 일 방위협력지 침(가이드라인)의 개정이 추진된다. 양국 정부는 이날 도쿄도에서 외교 방위 당국의 국장급 인사가 참석하는 방위협 력소위원회를 열고 가이드라인 개정의 방향성을 담은 중간보고서를 공개했다. ( 미군 자위대 협력, 지리적 제약 넘어 대폭 확대된다) 10월 10일(금요일) - 북한이 보수 및 탈북자단체가 북한으로 날린 대북 전단 을 향해 포격을 가해 포탄이 남측 지역에 떨어졌다. 우리 군도 이에 대응사격을 했다. 북한은 이날 경기도 연천지역에서 대북 전단, 이른바 삐라 를 향해 수발의 포격을 가 했다. 우리 측도 5시 30분부터 경고방송에 이어 K-6 기관총 40여 발의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 北 대북 삐라에 포격 한국군도 대응 사격) 10월 11일(일요일) -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지난 11일 영국과 독일, 프랑스, 스 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벌어졌다. 주요 반대 이유는 이미 진통 끝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한국 사례와 거의 비슷했다. 세계 최대 경제권의 하나인 유럽연합 안에서도 미국식 자본주의 시스템의 고삐 풀린 유입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 미국과 FTA 유럽도 저항의 촛불 ) 10월 12일(일요일) - 유럽(스페인)에 이어 미국에서도 국내 에볼라 감염자 가 발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텍사스주 댈러 스 소재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여성 간호사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간호사는 미국 내 최초의 에볼라 감염자로 확진된 토머스 에린 던컨을 돌보다가 감염됐다. 던컨은 라이베리아에서 감염된 반 면, 간호사는 미국 본토에서 감염된 최초의 케이스다. ( '테러보다 무서운 에볼라'에 미국 본토 경악) - 볼리비아의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55)가 12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약 60퍼센트(%)의 득표로 완승을 거두며 3연임에 성공했다. 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남미 좌파 지도자의 상징으로 불리는 그는 이것은 반제국주의자들과 반식민주의자들의 승리 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2006년 첫 집권한 모랄 레스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2020년까지 계속 볼리비아를 이끌게 됐다. ( 안데스의 기적 모랄레스 3선 성공)

18 10월 13일(월요일) - 동성애, 이혼, 피임은 죄 라던 가톨릭교회가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에서 공개한 예비보고서를 통해 동성 부부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해야 한다 고 발표했다. 또한 이혼과 재혼을 이유로 신도를 차별하지 말라 고 선언했다. 피임도 자연적 방법 을 이용하는 조건을 달아 허용하는 입장을 밝혔다. ( 가톨릭 교회 "동성애, 이혼, 피임 죄악시 말라" 선언) - 세계 원유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감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석유수출국 기구(OPEC 오펙) 내부에서는 베네수엘라 등이 감산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사우디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석유수출 국기구 내 분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13일 전했다. ( 사우디 감산 거부에 석유 수출국들 내분) 10월 14일(화요일) -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0여 일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 은 14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공사를 끝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41일(보도일 기준)만이다. ( 北 김정은, 40여일 만에 공개석상 등장) - 지난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군이 이후 침공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수 천 기의 화학무기)를 발견하고 도 이를 감춰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들 화학무기가 1980년대 미국과 서유럽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었다. ( 미, 이라크전때 화학무기 찾았는데 왜 숨겼나) 10월 15일(수요일) - 남북이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남북 함정 충돌과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5.24조치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회담을 종료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15일 북측이 10 월 7일 서해 함정 간 총포 사격 관련해서 긴급 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했다. 이에 우리 측이 동의해서 금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10분까지 비공개로 남북군사당국자 접촉을 개최했다 고 밝혔 다. ( 北 "삐라 살포 중단" vs 南 "통제할 수 없다")

19 에볼라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들 에볼라 바이러스가 최초 발생지인 서아프리카를 넘어 스페인 미 국 등으로 번지면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세계 보건기구(WHO)의 10월 14일 발표에 따르면, 올 3월 이후 에볼 라 환자는 8914명이며 이중 4447명이 숨졌습니다. 이번 주 내 에 9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WHO는 나아가 조속히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 두 달간 매주 1만 명씩 추가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보다 더 비관적 전망도 있습니다. 지난 9월 23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향 후 넉 달간 최고 55만에서 최대 140만 명의 에볼라 환자가 발 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에볼라의 치사율이 55%에 이 르는 만큼 최악의 경우 내년 1월까지 80만 명 가까운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최근 40년 동안 최악의 전염병 사태인 에볼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주요 발생국 중 하나인 라이베리아에 미군 4000명을 파 견하는 한편,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영 국도 각각 과거 피식민지였던 기니와 시에라리온에 군대를 파병 했습니다. IMF를 비롯한 국제경제기구들은 에볼라에 의한 경제 적 피해를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비판적 학자들은 에볼라 창궐에 대한 서 방측의 진단과 처방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 다. 잘못된 진단으로 잘못된 해결책을 추구하고 있다는 얘기입 니다. 이들은 첫째, 에볼라가 아프리카 특유의 질병이라는 생각 은 서방의 잘못된 편견이라고 지적합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최초 발생지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독일이며 미국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번처럼 에볼라가 크게 번진 것은 서방 측의 신자유주의 정책 등에 의해 해당 국가의 상하수도와 방역체계 등 공중보건 시스템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 다. 군대 파병과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 라는 겁니다. 셋째 과거 미국과 남아공 등이 추진했던 생물학 무기 개발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합니다.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20 에볼라의 최초 발생지는 독일 현재까지 서방의 주류 언론들은 에볼라가 1976년 자이레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시 550명이 감염돼 340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웹사이트에 도 그렇게 소개돼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시라큐스대학의 아프 리카 전공학자인 호레이스 캠벨 교수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 의 최초 발생지는 1967년 독일 마르부르그입니다. 마르부르그 와 프랑크푸르트의 생물학 연구실에서 일하던 연구원들이 에볼 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고열과 출혈을 일으켰으며 이들을 돌보던 가족들에게도 옮겨져 31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7명이 숨졌 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랜싯(Lancet),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등 권위 있는 학술지에 기록돼 있는 사실입니다. 캠벨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니라 마르부르그 바이러스 로 부르는 게 정확하다고 지적합니다. 앞에 말한 자이레는 2차 발병 사태입니다. 3차는 1979년 아프 리카 수단에서 나타나 34명 발병에 22명이 숨졌습니다. 네 번 째는 미국입니다. 1989년 말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불과 36km 떨어진 버지니아 주 레스턴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습 니다. 사망자는 없었다고 합니다. 1995년 자이레의 키트위트에 서 발생해 200명이 사망했고, 이후 우간다 앙골라 가봉 코트디 브와르 등에서 간간이 발생했지만 소규모로 끝났다고 합니다. 에볼라가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것은 맞지만 최초 발생지가 독일이고 미국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에볼라를 아프 리카 고유의 질병으로 보는 시각은 버려야 한다는 게 캠벨 교수 의 지적입니다. 이번 사태는 의료 영리화가 빚은 참극 이어서 캠벨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최선의 예방책은 효율적 공공보건 시스템이라고 강조합니다. 감염 환자를 격리하 고, 철저한 방역을 하며, 에볼라 감염 원인과 대처 방법에 대한 공공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위생적인 상하 수도 시설을 비롯해 깨끗한 생활환경이 돼있다면 에볼라의 확산 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21 영국 퀸메리대학의 앨리슨 폴록 교수(공공보건의학)도 대부분 정상적 사회라면 환자 격리와 방역만으로도 에볼라 확산을 쉽게 막을 수 있다 고 말합니다.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기니 등에 서 에볼라가 크게 번진 이유는 이들 나라가 너무도 가난한 데 다, 앞의 두 나라는 오랜 기간 내전을 겪으면서 공중보건 시스 템이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정부의 공공 지출을 제한한 IMF의 신자유주의적 경제 처방으로 무너진 공중보건 시 스템은 복원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교수 모두 아직까지 확실한 에볼라 치료약이나 예방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면서 현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환자 들의 격리와 방역, 그리고 대중들에 대한 위생교육이라고 강조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이 유엔을 통한 지원은 외면한 채 자 국 군대를 파병한 데 대해서는 제국주의적 행태라는 비판이 나 오고 있습니다. 인도의 한 전문가는 제국의 입김: 바이스러스의 정치학 이라는 칼럼을 통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명분으로 군대를 파견해 과거 식민지였던 이들 나라에 대한 독점적 지배를 강화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현재 미국 과 유럽, 중국 등이 아프리카에서 벌이고 있는 자원 쟁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전문가는 특히 아 프리카연합(AU) 등이 미군 등의 파병을 허용함으로써 에볼라에 대한 대응을 군사화했고 나아가 중국, 쿠바, 인도,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의 선의의 지원을 봉쇄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습니 다. 지금까지 유엔 에볼라 기금에 돈을 낸 나라는 인도와 호주 딱 두 나라로 1000만 달러가 모였다고 합니다. 한편 앨리슨 폴록 교수는 이번 에볼라 사태는 지난 20여 년간 서구 주도로 진행돼온 의료 영리화가 빚은 비극이라고 지적합니 다. 지난 20여 년간 미국 등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예방의학 이나 공공보건 분야에 거의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국의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가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을 통해 거액의 돈을 기부했으나 사용 목적을 C형 간염 등 서양인 들에게 중요한,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커다란 돈벌이가 되는 질 병의 치료약이나 백신 개발에만 한정함으로써 예방의학과 공공 보건 분야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WHO는 게이츠재 단 등의 기부금으로 메르크 등 거대 제약회사와 손을 잡고 돈이 되는 치료약과 백신 개발에만 매달렸던 겁니다. 연구자들도 돈

22 이 지원되는 분야에만 몰리고 공공보건 전문가들은 찬밥 신세였 다는 것이죠. 폴록 교수는 이번 에볼라 사태는 공중보건의 측면에서 보자면 구조적이고 사회적이며 경제적인 재앙 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서 가난한 쿠바의 의료 수준이나 질이 GDP의 18%를 의료 비에 지출하는 부자 나라 미국과 대등하게 된 것은 바로 예방의 학과 공공보건을 중시한 결과라고 지적합니다. 미국 등 생물학무기 개발의 부작용? 미국은 지난 1972년 생물학무기의 개발, 생산, 보관을 금지하는 유엔 협약에 가입한 이후 공식적으로는 생물학무기를 개발하거 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1977년 쿠바를 상대로 은 밀하게 생물학무기(뎅기열)를 사용한 전례가 있습니다. 올해 미 국에서 발간된 <백 채널 투 쿠바(Back Channel To Cuba)>(윌 리엄 네오그란데 콘블러쉬 지음, 노스캐롤라이나대학 펴냄)란 책 에 따르면, 1975~76년 쿠바의 앙골라 사태 개입에 대한 보복으 로 뎅기열을 퍼뜨렸다는 것입니다. 당시 쿠바는 뎅기열 창궐이 미국에 의한 생물학 전쟁이라고 주장했고,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언론에 의해서도 확인됐다고 캠벨 교수는 전합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뎅기열 확산을 막기 위한 쿠바의 관련 장비 및 약품 구 매마저도 방해했습니다. 쿠바가 현재와 같이 우수한 공중보건 체계를 갖추게 된 것도 이 사건이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미국은 또한 1962~1973년 프로젝트 112 라는 이름의 생물학 및 화학무기 실험도 한 바 있습니다. 자국민은 물론이고 외국인 을 대상으로 비밀리에(실험 대상자가 모르게) 생물학무기의 효 과를 실험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CBS방송 보도에 따르 면 미 국방부는 본토에서의 실험이 비윤리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외국에서 실험을 했다 고 합니다. 한편 1964~1980년 로디지아 내전 당시 남아공의 후원을 받은 로디지아 백인 정권은 민간인을 상대로 탄저균을 살포해 80명 을 살해했습니다(로디지아는 이후 짐바브웨에 합병됨). 당시 남 아공 백인정권에서 화학무기 및 생물학무기 개발을 담당했던 우 터 바순 박사 등은 이후 미 정보기관에 합류해 연구 활동을 계 속했습니다. 캠벨 교수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유전자원이 가장 풍부한 대륙으로 각국의 미생물 연구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23 지역입니다. 또 아프리카 흑인들이 생물학무기의 생체실험 대상 으로 많이 이용된다고 합니다. 미국은 1972년 이후 공격용 생물학무기의 개발은 중단했으나 외부의 생물학 공격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이중 목적 의 병원성 미생물(pathogen) 연구는 계속해 왔습니다. 이중목 적 이란 유전자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러스 등 새로운 미생 물을 치료 목적과 함께 생물학무기로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서방의 많은 국가들이 이중 목적 의 병원성 미생물 연 구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메릴랜드주 포트 데릭에 본부 를 둔 미 육군전염질환연구소(USAMRIID)가 주요 역할을 담당 하고 있습니다.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국의 일부 공공기관에 탄저균이 든 우 편물이 배달되면서 미국에서는 생물무기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2003년 이라크 침공 직후인 2004년 미 의회는 생물테러방지법 을 만들었습니다. 향후 10년 간 50억 달러를 들여 생물학무기 테러에 대응할 백신들을 구입 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이 법에서는 미국이 방어해야 할 주요한 생물학무기로 탄저균, 에볼라, 조류인플루엔자 등 세 가 지를 꼽았습니다. 그런데 캠벨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가을 미생물 연구자와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 병원성 미생물 연구의 윤리성에 대한 치 열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9월 몰타에서 열린 한 학술회의에서 한 연구자가 조류인플루엔자의 전염성을 높인(인간에도 감염시 킬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 다섯 종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 이 계기였습니다. 이에 대해 한 안보 전문가는 인체에 치명적 인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높이는 연구를 한 것도 잘못이고, 나아 가 그 결과를 공표해 외부세력이 모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잘 못 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직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염성 향상에 관한 연구가 있었는 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캠 벨 교수는 이번 에볼라 확산 이전에 이중 목적 병원균 연구자 들이 서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합니다. 그는 아프리카연합(AU) 등이 정보공개법을 활용 해 과연 그런 사례가 있었는지 밝혀낼 것을 국제사회에 요구해 야 한다고 말합니다. 서방 측이 주도해온 병원성 미생물 연구의

24 부작용으로 이번 사태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지요. 에볼라 바이러스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 를 원하시는 분은 미국의 진보언론 <카운터펀치>에 실린 다음 두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The Origins of the Ebola Crisis) ( Ebola, the African Union and Bioeconomic Warfare)

25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고잔동 풍경 가족들이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 앞 천막에 모이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느낌 때문이지요. 분향소에 걸린 아이의 사진을 보고 또 보고, 다시 가족용 천막 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멍하니 앉아 있다가를 반복합니 다. 학교가 끝날 시간이면 둘째 아이 건사 때문에 할 수 없이 화랑 유원지를 나서요. 돌아가는 길이 왜 그리도 서글프고 쓸쓸하기 만 한지. 둘째에게 밥을 차려주기는 하지만, 부엌에 서서 음식 을 만드는 일이 너무 힘듭니다. 평생을 해온 일인데도, 하늘나라 로 간 아이 때문인지 매번 낯선 느낌이에요. 둘째에게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마치 구름위에 둥둥 떠다니듯 좀 처럼 마음이 잡히지 않습니다. 둘째가 방으로 들어가면 먹먹한 가슴을 주먹으로 툭툭 쳐봅니 다. 남편은 오늘도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 농성장에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목청껏 요구해도 성이 풀리지 않아요. 아무것도 되 는 일이 없으니, 그럴 밖에요. 그러다 현관을 나서면, 어느덧 호프집. 언제나 그렇듯이 몇몇 엄 마들이 모여 맛도 없는 맥수 한 모금을 들이켭니다. 그리고는 아이 이야기, 나라 이야기 등 특별법 싸움에서 그건 잘했어, 아냐 이런 점은 문제가 많아 와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는 않죠. 마음 한구석에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하는 갈망이 용솟음칩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아요. 밤 12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합니다. 내일 아침 일 찍 목포 재판장으로 가야 하는데, 잠은 오지 않고. 자다 깨다 뒤척이기를 반복하다 새벽이 돼서야 잠시 눈을 붙이지요. 목포 로 가는 버스에서 겨우 부족한 잠을 채웁니다. 고잔동에 사는 어느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누군가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이었습니다. 누가 감히 이들의 일 상을 빼앗는가. 결국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의

26 무능력이 이렇게 싫을 수가 없습니다. 일상을 빼앗긴지 무려 6 개월이 넘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엄마는 온 몸에 힘을 빼고 나지막이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것이 고잔동, 와동, 선부동의 풍경입니다. 세상이 서서히 잊으 려 하는 지금, 희생자 가족들은 마음속 전쟁이 한창이랍니다. 왜 그러냐고요? 유민 아빠가 왜 단식을 시작했냐고요? 우리는 단식까지 하는 그 를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특별하게 봤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달랐습니다. 가족들 대부분은 유민 아빠의 행동이 그저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일종의 공감이지요. 일상으로 돌 아가지 못하는 그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싸움을 해 야 했고, 유민 아빠 역시 그런 선택을 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에서 농성을 하다가 단식을 결정할 때 가족들끼리 논의해서 역할을 나누더군요. 그때 유민 아빠는 광화문에서 단식하는 역 할을 맡았고, 하다가 보니 제일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것뿐입니 다. 사실 더 중요한 건 유민 아빠가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과 정입니다. 김영오 씨는 아이를 찾아 장례를 치른 다음 직장에 복귀했었습 니다. 얼마 전 정규직이 된 터라, 그 자리를 잘 지키고 싶었겠지 요. 하지만 생각대로 몸이 움직이지를 않았습니다. 일이 손에 잡 히지 않고, 수시로 유민이가 떠올라 직장 생활을 지속할 수 없 었습니다. 왜 유민이가 그렇게 갑작스레 죽어야만 했는지, 도대 체 알 수 없었지요. 유민 아빠에게 정규직이 얼마나 큰 의미인 지, 우리 모두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정규직으로 돈을 많이 벌어 그동안 아이들에게 못해줬던 것을 맘껏 해주고 싶었을 겁 니다. 아빠노릇 제대로 한번 하고 싶었을 겁니다. 마음의 부대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유민 아빠는 스스로 적 극적으로 일상으로 돌아가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왜냐고요? 세상이 유민 아빠를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돌아가는 꼴을 보니 억울해서, 아이에게 미안 해서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것 아닙니까. 가족들 스스로가 원 하지 않았음에도, 비정한 세상 때문에 그들은 매일같이 비정상 적인 삶을 살아가는 겁니다. 유민 아빠는 결국 휴직했고, 안산으 로 돌아와 국회 농성에 참여했다 처절한 단식투쟁을 선택하게

27 된 겁니다. 유민 아빠의 단식은 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 여주고 있습니다. 그를 그렇게 특별하게 만든 건 세상이지요. 세 상 사람들이 오히려 왜 특별나게 그러느냐 고 말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유민 아빠도, 다른 가족들 대부분도 항상 하는 말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입니다. 아이 방을 바꾸고 싶은 마음 진도에 있을 때부터 만난 아빠 한 분이 안산 분향소 유가족 부 스 앞에서 담배를 한 대 물며 말했습니다. 아이 방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해서 방을 고치고 싶다고 말입니다 기 억저장소 일로, 건축가들과 일하고 있을 때입니다. 그래서 내게 방을 새로 꾸미는 일을 부탁하고 싶었던 거겠죠. 난 놀라서 그 래서는 안 되며, 아이의 기억을 간직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옳다 고 설득했습니다. 슬픔과 분노의 기억을 상징과 실천으로 극복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아이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가라앉히고, 편안하게 마음에 담고 살아 갈 수 있도록, 부재의 슬픔을 상징화하라는 거였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스스로의 삶을 더 성장시켜가는 실천 이라는 논리를 그에게 들이댔던 것입니다. 시 간이 좀 지난 다음, 바로 후회했습니다. 어디서 선생질이야! 하 는 비난이 귓가를 맴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슬픔과 분노를 상징과 실천으로 승화시키는 건 시간이 필요합니 다. 또 많은 지원과 함께 하는 이들의 도움이 동반돼야 실제로 가능한 일이고요. 상징화의 방법 역시 다양할 수 있습니다. 꼭 아이 방을 그대로 놔두고 견뎌야 하는 건 물론 아닙니다. 그런 데 그런 점을 무시하고 당위론만 주장한 꼴입니다. 실제로 아이 방을 바꾸고 가구 배치도 새로 한 분이 있습니다. 아예 이사를 간 경우도 있고요. 그들은 과거와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겁니다. 세상이 그들에 게 미안해하며,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처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해도 그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철저히 고립시키고, 이상하고 특별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그러면서도 실 질적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누가 그들에게

28 정상적인 일상으로의 복귀 를 요구할 수 있습니까. 가족들에게 는 지금 비정상이 정상이라는 점을 헤아려야 합니다. 그들이 정 상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우리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합니다. 세상이 그들에게 할 바를 하고, 가족들 스스로도 슬픔을 가라앉혀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중에 그 아빠와 마주쳤을 때 그때는 청을 제대로 듣지 못해 죄송했다 고 말했더니, 밝게 웃으며 정돈 좀 하고 벽지만 발랐 는데도 훨씬 괜찮아졌다 며 오히려 미안해하더군요. 악플을 검색하며 밤을 새우는 성호 누나 성호 누나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졌지요. 그래도 가족의 일상 이야기를 하면서 꼭 다시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성호 누나야 말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 다. 20대 초반의 여린 그녀가 이제는 무엇이든 척척해내는 현장 실천가가 되어가고 있답니다. 워낙 마른 체질에다가 눈이 퀭해서 볼 때마다 걱정이었답니다. 성호 엄마 아빠도 열심인데 누나까지 저렇게 밖으로 돌면, 집에 남은 동생들은 어쩌나? 건강이 나빠지는 건 아닌가? 겉으로는 잘 견디는 것처럼 보여도 속은 타들어 갈 텐데, 혹 상처가 너무 깊어만 가는 거 아닌지 등. 그래서 만날 때마다 밥은 먹었 어? 또 늦게 잔거 아냐? 화가 차서 힘든 거 아냐? 하고 물었습 니다. 성호 누나는 한동안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악플을 검색해 찾고 정리하는 일을 했었죠. 어처구니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꾸 보다 보면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처럼 그녀에게 꽂히는 건 아닌지 안타까운 심정으로 성호 누나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 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의연했어요. 문자 그대로 외유내강 한 사람이라고나 할까? 오히려 걱정하는 날 보며, 우리를 위해 이렇게 애써주시는데 걱정까지 끼쳐 죄송하다 고 인사합니다. 그리고는 또 악플을 검색해 컴퓨터에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이 런 고통스러운 일을 하는 동시에 국회, 광화문, 안산을 수도 없 이 오가는 그녀가 어찌 쉽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29 하지만 성호 누나는 예상을 뛰어넘어 점차 안정된 모습을 찾아 가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악플 검색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대신 가족대책위원회가 운영하는 0416 TV 촬영을 하 기 시작했습니다. 밤을 꼬박 새는 일도 줄었고, 표정과 목소리에 건강함이 묻어납니다. 물론 젊은 나이에 견디기 힘든 마음의 상 처는 깊이 남아 있겠지만요. 하지만 그녀는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갈 수 있는 힘을 발견한 듯 합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실천 영역을 하나씩 개척해하고, 그 실천을 통해 다시 힘을 얻는 것으로 보이니까요. 내년에는 복학도 해서 학생으로서의 일상도 서서히 찾을 것이고, 또 세월 호 참사 가족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도 안정적으로 해 갈 것이라 고 기대합니다. 진보된 일상으로 세월호 유가족에게 미안해서 그동안 하지 못한 말이 있습니다. 비교할 수는 없는 수준이지만, 내 일상도 깨져 힘이 드는 건 사 실입니다. 가족들 가까이에서 함께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렇답니다. 고잔동 0416 기억저장소 를 책임지고 있는 김종천 사무국장은 5개월 이상 본업도 팽개친 채 노숙자처럼 살고 있지 요. 늦은 밤, 가끔씩 전화해 힘들다고 하소연하곤 합니다. 가족 들에게 미안해도 역시 사람이니 어찌할 수 없이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국민 모두의 일상을 흩트려 놓은 건지도 모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참사 이전의 일상으로 그렇게 돌아갈 수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 고통, 이 지루한 싸움의 과정, 그 안에서 새롭 게 발견되는 작지만 아름다운 담론, 그리고 이를 실천하려는 노 력. 이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해 새롭고 가치 있는 일상이 만들어 졌으면 합니다. 성호 누나가 한 걸음씩 성장하며 아픔을 딛고 새로운 일상을 만들려 애쓰듯 우리도 언젠가는 그런 일상을 만 날 수 있겠죠. 이전과는 달라진 일상, 진보된 일상 으로 돌아가 야 합니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길게 싸워 사회를 하나씩 고쳐 가는 일상, 그 실천을 통해 하늘로 간 아이와 그나마 편안하게 대면하는 일상,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위안하고 도우며 어우러 져 살아가는 일상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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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D6C0E7C3B528BAB8B5B5C0DAB7E1292D322E687770> 도서출판 폴리테이아 보도자료 정치가 최재천의 책 칼럼! 우리가 읽고 싶고 읽어야만 할 책, 153권에 대한 소개서이자 안내서! 최재천 지음 436쪽 15,000원 2011년 8월 출간 서울 마포구 합정동 417-3 (1층) / 편집 02-739-9929~30 / 영업 02-722-9960 / 팩스 02-733-9910 1 문자 공화국 을 살아간다. 말이 문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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