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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독어독문학 2012 봄철연합학술대회 탈경계시대와 한국독어독문학의 새로운 지형도 일 시 : 2012년 4월 20일(금) 13:30 ~ 4월 21일(토) 12:40 장 소 : 부산대학교 부산캠퍼스 대학본부동 대회의실 주 주 관 : 한국독어독문학회,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최 :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독어교육학과 참여학회 : 한국괴테학회 한국독어독문학교육학회 한국독어독문학회 한국독어학회 한국독일어교육학회 한국독일어문학회 한국독일언어문학회 한국미디어문화학회 한국뷔히너학회 한국브레히트학회 한국카프카학회 한국토마스만학회 한국하인리히뵐학회 한국헤세학회 (이상 가나다순) 후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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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목 차 [기조강연] 임한순(서울대): 희곡 파우스트 에서 축제와 그 문화사적 연관... 1 [제 1 분과 : 문학] 토마스 만의 요셉과 그의 형제들 그리고 Humor: 한상희 (성신여대)... (별지참조) 브레히트의 산문 "품위 없는 노파"의 품위 있는 노년 - 수행성 이론을 통해 본 노년여성 의 노년기: 서유정 (한국외대)... (별지참조) 우베 팀의 카레소시지의 발견 에 나타난 서독의 경제 기적 신화: 최문선 (서강대) 아담 뮐러의 예술 철학과 미의 개념: 손호은 (경성대) 독일 아동 청소년 문학에 나타난 타자상: 명정 (서울대) 게오르게의 악의 꽃 과 벤야민의 악의 꽃 : 안미현 (목포대) [제 2 분과 : 문학] 정치극의 회귀 - 데아 로어의 <무죄>와 <도둑들>을 중심으로: 이숙경 (서울대)... (별지참조) 안톤 라이저의 자기발전의 변증법 -연극적 삶의 꿈과 그 한계: 염승섭 (계명대) Der Immensee ruht, der Yalu fließt - Storms literarische Welt aus koreanischer Sicht -: 김륜옥(성신여대) 미학과 정치 그리고 예술적 이미지 - 자크 랑시에르의 미학에 관해: 박민수 (한국해양대) "이성의 타자인가, 상상력의 적자( 嫡 子 )인가 - 계몽주의의 인간학적 꿈-담론" : 이영기 (중앙대) 헤르만 헤세의 자화상 연구: 장성욱 (동의대) i -

4 [제 3 분과 : 미디어/문화학 및 교육] 들뢰즈의 표현주의 영화론: 김형래 (한국외대) 통일로 본 독일민속학: 김면 (연세대) 디트리히 전설에 숨은 역사적 실체: 김재명 (강원대) 상호문화 지역학 - 성명 (Interkulturelle Landeskunde - Personennamen): 현희 (서울대) 독일어 교재의 작문 교육 내용 분석 연구: 이미영 (한국외대) 제2차 통합 지표 보고서 (Zweiter Integrationsindikatorenbericht)의 의미: 곽병휴 (경성대) [제 4 분과 : 교육 및 어학] 독일어의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 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유시택 (충남대) 은유이론과 번역문제: 지영은 (서울여대) 글로벌교육 시대에 따른 대학생 읽기-쓰기 능력 증진 방안 연구 - 상호문화적 독어독문 학 연구에 대한 비판적 검토 및 수업지도안을 중심으로 -: 임춘택 (경남대) 사건논항과 동사의 어휘제약: 윤기현(부산대) 독독사전의 독한사전 변환에 대하여: 김경 (중앙대) 제보중심 신문텍스트와 이미지의 역할: 조국현 (한국외대) ii -

5 기조강연 4월 20일 (금) 14:40 ~ 15:10 / 대회의실 임한순(서울대): 희곡 파우스트 에서 축제와 그 문화사적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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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희곡 파우스트 에서 축제와 그 문화사적 연관 극중 시간의 연극론적 문제를 중심으로 임 한 순 (서울대) 파우스트 공연에서 시간의 문제 오늘날의 세대들에게 작품 파우스트 의 문헌학적 연구는 거의 완전히 탐구되었고, 따라 서 파우스트 문학을 무대에 실현하는 것에 일차적으로 기대가 쏠리고 있다 (Goethe- Handbuch [HB] 2, 475)고 게르트 마텐코프가 괴테 평전 (1996)의 작품 해설 결론부분에서 주장했다. 괴테 당대에 이미 평론계와 연극인들은 물론이고 작가 자신도 작품의 무대화가 지 극히 어렵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있었다. 파우스트 는 이른바 도해희곡 또는 철학적 독서희 곡의 대표 격이어서, 1806년 완성된 제1부가 1829년 브라운슈바이크 궁정극장에서 초연되기 까지 23년의 긴 세월이 소요되었고, 그로부터 다시 반세기 가까이 지난 1876년에야 비로소 제2부를 포함한 전체 작품이 바이마르에서 초연되었다. 제2부가 완성된 1831년부터 헤아려 도 그 첫 공연은 45년 후에야 실현된 것이다. 제1부에 한정한 공연에 관해서도 비관적 관점이 주류를 이뤘다. 괴테 당대의 빌헬름 슐레 겔(August Wilhelm von Schlegel)은 그의 연극미학 강의 희곡 예술과 문학에 관하여 Über dramatische Kunst und Literatur ( , Band II. Bonn und Leipzig 1923)에서 괴테의 파우스트 를 공연할 생각이 있는 사람은 먼저 파우스트의 마술지팡이와 마술외투를 마련해 야 한다. (Mahl 269) 1) 고 조언했다. 당시의 연극에서는 무대와 객석을 양분한 실내극장과 5막 극 형식이 규범화되어 있었으므로, 제1부는 사건의 장소에 따른 무대장치의 빈번한 변경 때 문에도 공연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19세기의 무대기술로는 25개( 헌사 이하 3개 서극 포 함 28개) 장면에 각각 어울리는 배경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작품을 학자 비극 ( 밤 - 아우어바흐의 술집 )과 그레트헨 비극 으로 양분하고 5막 형식의 대본으로 각 색하더라도, 무대 변경에 따른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밤 장면의 지 령 출현, 서재 장면에서 파우스트를 잠재우는 정령들의 공중 배회, 발푸르기스의 밤 장 면 등의 연출과 연기가 난제여서, 1829년 초연을 맡은 클링에만(August Klingemann)은 4시 간 공연을 목표로 헌사 이하 3개 서극과 발푸르기스의 밤 등 7개 장면(Mahl 17 이하 참 조)을 통째로 삭제했다. 공연시간을 줄이기 위한 원본의 삭제는 이 작품에 회전무대를 처음 도입한 라인하르트 (Max Reinhardt)의 1909년(제1부)과 1911년(제2부) 베를린 독일극장 공연(Mahl 참조) 에서 최소화될 수 있었으나, 원작을 거의 온전히 살린 제1막의 공연에만 5시간 넘게 소요되 었다. 11시간 동안 시연된 제2부에서는 4막 부분이 가장 많이 삭제되었는데, 시연 뒤 5막 전 체의 추가 삭제로 공연시간을 중간휴식 1시간 포함 8시간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 후 20세 기 후반에는 그륀드겐스(Gustav Gründgens)의 함부르크 공연(1957/58)이 표준 또는 표본 공연으로 인정받으면서, 그 위력에 압도된 파우스트 공연은 다시금 거의 반세기 동안 새로 1) Bernd Mahl: Goethes Faust auf der Bühne ( ). Fragment - Ideologiekritik - Spieltext. Stuttgart und Weimar: Metzler 1999, 269면. 1

8 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 유럽의 정상급 연출가 페터 슈타인(Peter Stein)이 원작을 완벽하게 살린 최초의 무삭제 공연으로 도전장을 냈다. 베를린 출신인 그는 2000년 하노버 박람회 기념으로 실현시킨 이 역사적 사업에서 제1부는 2회, 제2부는 4회로 나누고, 무대배경에 맞춰 공연장도 이리저리 바꾸며 2일간의 공연일정( )을 빈틈없이 채워 총 21시간의 마라톤 공연을 완주했다. 파우스트 공연만을 위해 80명 규모의 대극단 이 슈타인의 지휘로 설립되었고, 주연 브루노 간츠(Bruno Ganz)를 비롯한 35명의 배우가 최 초이자 아마도 마지막일 이 기념비적인 언어 축제(Fest der Sprache) 2) 의 무대에 섰다. 2. 희곡의 삼일치와 헬레나 비극 에서 시간의 문제 파우스트 는 공연뿐만 아니라 독서와 본문 해석에서도 여전히 난해하고도 매력적인 도전 의 대상이다. 어문학적 작품 연구가 대체로 종결되었다는 편람 저자의 견해에도 불구하고, 특히 제2부는 오늘의 독자와 관객에게 그리스나 로마의 고대연극보다 결코 용이한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페터 슈타인조차 대학 졸업 후 젊은 극장감독 시절에까지 파우스트 제2 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다가 일정한 연령, 곧 장년에 이르러서야 겨우 읽을 수 있었 다 (Mahl 267)고 고백했다. 하필 고전적 5막 형식을 취한 제2부에서 우선 희곡의 기본원칙인 삼일치 또는 삼통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제1부와 제2부 사이는 물론 제2부 안에서도 장소와 시간의 연속성이 모호하고, 신화와 역사 또는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주인공의 행위에 긴밀한 연관성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시간, 장소와 행위의 통일성을 결정적으로 훼손하는 부분은 헬레나 비극 이다. 제1부 후반 의 그레트헨 비극 이 시작되는 마녀의 부엌 에서 한 순간 환영으로 암시되었던 헬레나 화 소가 제2부 1막 후반[장면 5-7]의 초혼( 招 魂 )과 파우스트의 실신, 2막의 고대 그리스 탐색과 저승 여행에 이어 3막에서 재회 - 목가적 결혼생활 - 아들 오이포리온의 사망에 따른 가족 해체의 순서로 종결되고 나면, 그 사이 오랫동안 잊혔던 1막 전반부의 파우스트/메피스토텔 레스와 제국 황제의 인물구도가 4막 첫 장면 도입부의 독백 및 대화에 이어 갑자기 사건의 중심으로 되돌아온다. 3막 헬레나 비극 은 제2부 가운데 가장 먼저 1826년 7월에 탈고되어 제2부 전체와는 독립적으로 작가 생전에 출판되었는데, 그 제목은 헬레나, 고전적 낭만적 환 등마술극, 파우스트의 막간극 Helena, klassisch-romantische Phantasmagorie, Zwischenspiel zu Faust (HA 3, 660; Stuttgart und Tübingen: Cotta, 1827)이었다. 당대의 어법으로 고전 적 이란 고대 그리스적, 낭만적 이란 중세 독일적 이란 뜻이다. 3막은 작가 자신의 표기대로 막간극 또는 극중극(Spiel im Spiel) 형식의 몽환극(Traumspiel) 3) 이다. 헬레나 비극 에서는 파우스트가 체험하는 시간이 꿈속의 시간인지, 또는 제2부 전체를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극 중 현실의 일부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2) 참조: Peter Stein inszeniert Faust von Johann Wolfgang Goethe. Das Programmbuch Faust I und II. [anlässlich der Aufführung der Faust-Inszenierung von Peter Stein auf der EXPO in Hannover (22./23. Juli 24. September 2000), in Berlin (21./22. Oktober 2000 bis 15. Juli 2001) und in Wien (8./9. September 16. Dezember 2001)], hrsg. von Roswitha Schieb unter Mitarbeit von Anna Haas. Köln: DuMont 2000, 319 면.; DVD-Fassung von ZDF Enterprise, ZDF 2005, Szenenzusammenfassung, 3면. 3) Johann Wolfgang Goethe. Werke (Goethe-Ausgabe des Deutschen Klassiker Verlages), Band 7/1 = FA 7.1; Band 7/2 = FA 7.2 (Kommentare von Albrecht Schöne). FA 7.2, 476, 584, 585면. 2

9 2막 전반부인 옛 연구실 과 실험실 에서 파우스트는 - 호문쿨루스의 관찰(II, ) 에 따르면 -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가 레다를 찾아가 헬레나를 잉태시키는 광경을 무의식 상 태, 곧 꿈속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고대 그리스의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 마녀축제가 벌 어지는 페네이오스 강변의 파르잘루스 평야로 옮겨져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그 여자 어디 있어? (II, 7056)하고 묻는다. 이제 그가 헬레나의 소재를 탐문하여 저승을 찾아가는 시 간과 행위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3막에서와 마찬가지로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다. 그러니까 헬레나 사건 전체가 (파우스트의 꿈과 환상 속에서 벌어지는?) 몽환극이라면, 그의 꿈은 그가 파리스와 헬레나의 환영에 달려들다가 폭발을 일으키고 실신한 제1막 기사실 장면 종결부 (I, )에서 시작하여 2막을 거쳐 3막 끝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그가 5막의 궁정 장면에서 완전히 늙은 (V, 11142) 봉건영주로 등장하는 점에 비추어, 몽환극 에 해당 하는 헬레나 관련 사건들을 그 전후의 극적 시간에 순차적으로 연결시켜야 하리라는 반론이 가능하겠다. 다른 한편, 파우스트가 바닷물에 잠겨 있어 아직은 존재하지도 않는 (IV, 11038) 해안의 불모지를 봉토로 받아 식민지 시대의 근대사회로 개척하는 데 수십 년 이상 소요되었으리라 고 상정하면, 헬레나 사건 전체 또는 적어도 3막을 거의 일순간에 진행되는 일종의 백일몽으 로 이해해도 큰 무리는 없을 터이다. 또는 메피스토텔레스-포르키아스가 헬레나에게 알리는 대로(III, ), 스파르타 북쪽에 높이 솟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이 살지 않던 계곡지 대에 어느 용맹한 족속이 이주하여 성채를 세운 것이 20여 년 되었고 그 영주가 파우스 트라면 4), 그는 헬레나를 찾아 저승으로 내려갔다 돌아온 뒤 그곳에서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 설정도 불합리하기는 마찬가지다. 헬레나는 파우스트의 저승 방문에 힘입어 필 시 트로이로부터 트로이 여자 포로들로 구성된 합창대 와 함께 방금 상륙한 해안에서 오는 길 (III, 8489)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3막 헬레나 극 의 파우스트는 세상에서 격리된 채 - 그 러니까 앞서 마법사로서 신성로마제국 황실과 맺었던 정치적 관계에서 단절된 상태로 - 오 로지 메피스토펠레스-포르키아스의 조용한 시중 (IV, 9588)을 받으며 그늘이 짙게 드리운 숲속 의 궁성에서 미의 화신인 헬레나와 더불어 - 아들 오이포리온 5) 의 잉태-탄생-죽음 사이 에 아마도 수십 년 동안 - 지고의 행복을 누린다. 막간극인 헬레나 비극 은 그러니까 중세 및 근대 독일을 배경으로 삼은 제2부 파우스트 극의 시간 공간 행위와 공간적으로 단절된 채 순차적으로, 또는 그와 병행하여 한순간의 몽환극으로 진행된다. 그 진행을 2막 기사실 의 헬레나의 유괴 장면에서는 메피스토텔레가 프롬프터로서, 3막 막간극 헬레나 비극 에서는 가면을 쓴 메페스토텔레스-포르키아스가 연출가로서 지휘한다. 3막 종결부(10058)의 연출지 시문은 다음과 같다. 막이 내린다. 포르키아스가 앞무대에서 거인처럼 몸을 일으키지만, 굽이 높은 무대화를 벗고 내려 서서 가면과 면사포를 뒤로 젖혀 자신이 메피스토펠레스임을 드러낸다. 그는 필요한 경우에 에필 로그에서 작품에 대해 논평한다. 4) 괴테는 중세 유럽의 기사들이 십자군 전쟁 때 폴레폰네소스 지역을 다스리며 성채를 세웠다는 역사 기록과 이른바 파우스트 성( 城 ) 에 관한 기행문들을 읽은 바 있다. HA 3, 661, 678면; FA 7.2, 603 참조. 5) 트로이 전쟁의 후속 신화에서는 헬레나와 아킬레스 사이에서 출생한 날개 달린 아들. HA 3, 688; FA 7.2, 620 이하; Gaier 2I, 770 이하: 괴테의 아킬레이스 Achilleis 초안과 파우스트 오이포리온 화 소의 관계. 3

10 제2부 3막의 시간구조가 전통적인 희곡기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은 작가 자신이 인정하 였고 학계에서도 진작부터 논의되었다. 그 실상과 의미를 괴테는 이렇게 밝혔다. 이 극작품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장소의 변화가 없이 바로 3천 년의 시간이 공연된다는 사실이 다. 행위와 장소의 통일은 최대한 정확하게 존중되지만, 그러나 세 번째 통일은 환등마술처럼 진 행된다. (FA 7.2, 586) 세 번째 통일이란 극중 시간의 연속성과 제한을 가리키고, 환등마술(Phantasmagorie)은 18세 기 말 19세기 초에 절정기에 이른 마술 공연이다. 1막 기사실 의 극중극 헬레나의 유괴 (I, 6548)는 아마도 환등기(Laterna magica: 요술램프)를 이용한 마술극 형식으로 구상되었다. 6) 아리스토텔레스는 극중 사건의 서술된 시간 을 해가 한 번 도는 동안 곧 하루 미만으로 제 한했으니, 이 시간은 헬레나 비극 에서 다뤄진 트로이의 멸망부터 미솔룽기의 점령 까지 족히 3000년 (FA 7.2, 584) 7) 이상의 시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짧다. 파우스트가 페네이오스 강 하류에서 무녀 만토를 따라 저승으로 내려가는(II, 7494) 고전 적 발푸르기스의 밤 장면부터 계산하면, 헬레나 극의 서술 연기된 시간 은 사실상 무한대로 확장된다. 이에 관한 셰네의 해설(FA 7.2, 532 이하)은 과도할 만큼 경탄조로 일관하지만 설 득력이 있다. - 자연이 만든 유기물 을 우리가 결정화 (II, )하여 정신 상태의 인 조인간 호문쿨루스가 탄생한다. 그는 실험관 속에 갇힌 빛의 형태로 갈라테아에게 달려들어 산화하면서 정신과 육체의 원소결합에 의한 생명의 탄생과정을 시작한다. 이처럼 물질의 정 수( 精 髓 )가 원소 속으로 용해되어 유기체인 생명이 최초로 생성되면서 2막이 끝나고, 막이 바뀌면 생명의 진화과정에서 최종단계에 출현한 인간이 여성적 아름다움의 표본이자 미적 관능적 욕망의 절대적 대상인 헬레나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요컨대 괴테는 그 어느 희곡작가 도 상상하지 못했던 -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소요되었다는 - 35억년 이라는 우주적 시간을 극중 시간으로 상정하여, 2막 종결부 호문쿨루스-갈라테아의 결합과 3막 도입부 헬레나의 출 현 장면을 연결한다. 헬레나 비극 은 부제 고전적 낭만적 환상마술극 이라는 표현이 적시하듯이 프랑스 신고전 주의와 독일 계몽주의 시대 이래의 해묵은 신구논쟁 Querelle des anciens et des modernes"을 극복하여 예술이론의 화해와 통합을 실천하고, 인류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통섭 하며, 미래를 위한 작가의 유언을 내포한다. 주연배우와 합창대가 주고받는 운문 대화에서 고대 그리스 연극의 고전적 구조와 장중한 언어가 모방되며, 독일 중세의 연가형식(III, 9704: Ich bin dein, und du bist mein. )과 사육제극의 크니텔 시행(Knittelvers), 프랑스 고전주의 의 대표시행 알렉산드리너와 셰익스피어에게서 유래한 무운 5각 시행(Blankvers), 로만어권의 마드리갈 등 유럽 시문학의 각종 문체들이 망라된다. 합창이 주도하는 가운데 독창과 서창 등 가극과 악극 요소들의 비중이 유달리 높은 것도 3막의 특징이다. 작가 당대에 계승 집적 되었던 시문학 음악 조형예술을 비롯한 인류문화의 총체를 그 신화적 시원부터 초기 자본주 의 기술문명 시대의 첨단영역까지 두루 섭렵한 데에서 헬레나 극 을 파우스트 의 중심에 배치한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작품 연구에서 서동시집 에 이어 헬레나 극 에 붙여진 6) FA 7.2, 참조. 유령 불러내기를 주요 종목으로 삼은 이 오락물에서는 벨기에 출신의 로베르 (Étienne-Gaspard Robert)가 17세기 발명품인 환등기를 개량하여 유럽 전역을 돌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7) 빌헬름 폰 훔볼트에게 괴테가 보낸 편지. 미솔룽기(Missolunghi, Missolongi)는 오스만 터키에 대한 1820년대 그리스 해방혁명의 중심지. 4

11 세계문학 의 개념 8) 은 파우스트 전체에 적용되어야 마땅하겠고, 셰네가 제시한 보편문학 Universalpoesie (FA 7.2, 20) 개념의 범주도 이 희곡의 특성인 장르와 수용방식의 다양성(예 컨대 무대공연, 낭송, 독서 등)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3. 특수성과 보편성의 지표로서의 축제와 연극 축제의 라틴어 어원 dies festus, feriae는 성일이나 휴일을 뜻한다. 축제는 특히 일상에서 벗어난 사건이다.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계절적, 또는 생활사적인 속성을 지닌 계기들이 축 제의 바탕을 이룬다. 연극사의 시각에서 축제는 한편으로는 경계성(Liminalität)과 주기성 (Periodizität)을, 다른 한편으로는 의례(Zeremonialität)와 일탈(Exzessivität)의 변증법 9) 을 특 징으로 한다. (1) 의례성과 일탈성의 대비 및 일치는 축제 참가자들의 행위에 해당한다. 축제 행위는 한편으로는 정해진 규칙에 따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대의 디오니시아나 괴테가 이탈리아 기행 에서 관찰한 로마 카니발 에서처럼 열광적인 에너지의 발산 또는 집중적인 공동체 체험을 위해 일정한 규칙들, 곧 일상의 제약들을 파기한다. (2) 경계성과 주기성의 변 증법적 관계란 축제에서의 시간관계를 가리킨다. 축제는 한편으로는 시작과 끝을 가지고 규 칙적으로 반복되는 점에서 일상적 시간의 흐름 속에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적 관점에 서도 일탈을 가능케 한다. 축제는 그 자체의 고유한 시간을 구성함으로써, 평소의 일상생활 에서 습관화된 시간구성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문화의 근본적인 가치들이 공동의 신체적 현존 속에서 분출 또는 표현되는 점에서, 축제는 변별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지닌 문 화적 연행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축제 개념으로 지칭되는 중요한 경험영역들이 시대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로 불신을 받게 되기도 한다. 나치와 공산주의 체제의 대중 동원과 그 밖에 다른 압제정권들의 대대적인 선전용 축제를 돌아보면, 당시 공동생활 속의 갖가지 열광적인 사회공동체 형식들 이 오늘날에는 기억하기도 싫은 불행한 과거의 잔재로 밀려나고 말았다. 중세의 사육제 행사 들이 종교개혁 이후에 신교 신학자들의 비판으로 위축되거나 폐지된 것처럼, 대중적 축제문 화의 일탈적 특성들에 대한 서구 시민사회의 신교도적 의혹도 여전히 영향력을 잃지 않았다. 도취, 일탈과 공통체 체험은 오늘날 특화되고 기능화한, 대부분 상업적인 클럽활동이나 스포 츠 행사, 팝 공연 등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들을 전통적인 축제 개념으로 적확하게 묘사하기 는 어렵다. 축제는 생일잔치, 결혼식, 장례의식에서처럼 가족이나 교우관계로 축소된 사적인 함의를 발전시킨 반면, 카니발의 중심행사인 광란의 월요일 (Rosenmontag) 행진과 같은 대 중행사에는 이벤트 라는 특화되지 않은 개념이 사용된다. 축제와 연극의 관계는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체로 통합에서 분화의 방향으 로 전개되다가 20세기 초부터 재통합이 시도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연극이 디오니시아라는 계절 축제를 배경으로 종교 정치 문화를 포괄하는 범국가적 행사로 공연되었던 반면, 셰익스 피어 이후의 근대극에서는 노동과 오락의 분화와 실내극장의 상설무대가 일반화하면서 연극 과 축제가 분리되어 각각 독자적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종교적 축제 때 연극을 공연하던 고대의 전통은 부활절극이나 수난극과 같은 중세 종교극과 16세기 한스 작스의 사육제극에 8) Horst Rüdiger: Weltliteratur in Goethes»Helena«, in: Jb. d. Dt. Schillerges. 8 (1964), 면. 9) Metzler Lexikon Theatertheorie, hg. v. Erika Fischer-Lichte, Doris Kolesch und Matthias Warstat. Stuutgart und Weimar: Metzler 2005, 101면. 5

12 이어졌고, 바로크 시대의 궁정극장을 거쳐 괴테의 초기 연극에도 흔적을 남겼다. 축제와 연 극의 분화에 대해 양자의 새로운 통합의 계기가 니체에 의한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부활과 바그너의 총체예술론으로 마련되었다. 특히 바그너는 무대와 객석의 분리를 지양하고, 관객 이 연극에 함께 참여하는 축제적 구조 및 분위기의 연극을 도입하려고 부심하였다. 축제와 연극의 결합형식은 첫째, 고대 그리스 디오니시아에서처럼 연극이 축제의 일환으로 공연되는 구조와 둘째, 연극 속에서 축제가 묘사되는 구조로 나눌 수 있겠는데, 후자는 연극 사에서 비교적 소홀히 다뤄져 왔다. 10) 축제와 연극이 분리된 근대 이후에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처럼 개인적인 축제(테세우스 공작과 히폴리타의 결혼식) 또는 계절적 축제 기간(오월제)이 연극의 배경으로 설정되거나, 축제 자체가 극적 사건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축제에 연극이 내포되는 구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2000년 하노버 박람 회와 파우스트 공연도 축제를 연극공연의 계기로 삼은, 그러니까 축제에 연극이 포함된 사 례라 하겠다. 일련의 여러 연극을 축제 개념으로 묶어 동시 또는 연속적으로 공연하는 연극 제가 20세기 초에 유럽에서 정착하여 오늘날에는 주로 연극 페스티발 이라는 명칭으로 세계 도처에서 유행한다. 앞에서 극적 시간구조의 특성을 살펴본 헬레나 비극 을 중심으로 파우스트 제2부가 세 계문학 또는 보편문학의 대표작이라는 관점에는 오해와 오류의 위험이 따른다. 독일의 정상 급 연출가도 장년기에야 비로소 읽을 수 있었다 는 제2부가 세계인 누구에게나 쉽게 열려 있다는 뜻에서 보편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제1부의 언어 사건 주제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반면, 예컨대 합창이 자주 사용되는 제2부는 집단적이고 일반적이라는 통계적 분석 결과(FA 7.2, , 특히 388)도 그 보편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신뢰성 있는 척도는 아니다. 제1부 가 독일적이고 국민문학의 특수성이 강하여 타자에게 폐쇄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제 2부의 다양한 형식과 일반적 화소 및 소재들이 세계인 모두의 교양에 속하는 문화적 기초자 산은 아닌 것이다. 세계화를 지상목표처럼 내세우는 오늘날의 세계적 현실에서 이른바 한류 는 한류이면서도 또는 한류이기 때문에 세계화에 성공하듯이, 파우스트 도 아우어바흐 술집 이나 브로켄 산과 같은 독일적 요소들이 이 작품의 세계문학으로서의 위상을 저해하지는 않 는다. 오히려 개성이 모든 존재, 특히 생명체의 매력임을 우리는 자주 실감하고 체험한다. 외 견상 보편적인, 그래서 친숙한 것은 오히려 그 친숙함 때문에 인식되지 않는다는 헤겔과 브 레히트의 인식론은 파우스트 에도 해당하고, 이 작품 속의 축제와 그 문화적 연관들이 그러 하다. 주관적인 것이든 보편적인 것이든 친숙한 것이 인식되려면 생소화, 곧 낯설게하기를 통해 그 친숙한 외피 속에 숨은 실상을 드러내야 한다. 독자성과 보편성의 문제를 기계적인 양분법으로 다룰 수 없다는 전제 아래, 희곡 파우스 트 에서는 축제와 연극의 관계를 보편성과 특수성의 변증법적 구도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주인공 파우스트가 구체적인 인물구도 아래 일회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독자 적인 사건영역을 구축해 가는 반면, 이 작품에 유달리 자주 묘사되는 축제들은 주로 계절적 배경이나 종교적 사회적 범주를 지니는 점에서 보편적이다. 그런데 파우스트는 노력하는 인 간 이라는 인류 공통의 사명을 체현하는 만큼 그의 극적 행위는 보편적이고, 그 배경을 이루 는 축제들에 의해 비로소 그의 행동에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이 제시된다. 10) 현대연극 속의 축제를 기호론적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다룬 거의 유일한 책으로 할러의 2001년 학 위논문이 있다. Miriam Haller: Das Fest der Zeichen: Schreibweisen des Festes im modernen Drama. Köln / Weimar / Wien: Böhlau 2002 (Kölner Germanistische Studien: Neue Folge; Bd. 3). 6

13 4. 희곡 파우스트 의 구조적 구성요소로서의 축제들 파우스트 에는 최소한 6개의 축제 또는 유사축제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의 행로를 예고 하는 천상의 서곡 과 그 종말을 묘사하는 제2부 협곡 의 승천 장면을 천상의 축제 또는 유사축제로 규정할 수 있다. 비극 제1부의 성문 밖 부활절 산책과 발푸르기스의 밤 마녀 축제가 빛과 어둠의 대비구도를 보이며 파우스트의 개인적 소우주적 경험세계에 관련하고, 이 축제들이 제2부 1막 황궁의 사육제 가장무도회와 2막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에 서 정치적 역사적 신화적 배경을 지닌 보편적 범주의 행사로 변조 및 확대된다. 괴테는 이 축제 장면들을 - 제1부 앞의 3개 서극과 마찬가지로 - 다른 부분들보다 대체로 늦게 집필하거나 집필 마지막 단계에 완성하였다. 성문 밖 성탄절 장면과 발푸르기스의 밤 은 1775년경의 초고 파우스트 Urfaust 는 물론 1780년의 파우스트. 단편 Faust. Ein Fragment 에도 누락되었고, 1808년 초간된 파우스트 제I부 Faust I 에 처음으로 포함되었 다. 비극 제2부 3막이 1827년 별도로 간행된 것은 앞서 밝힌 바와 같고, 그 밖에 1막 첫 장 아늑한 지역 과 둘째 장 황제의 궁성 중 가장무도회를 포함한 첫 3개 장면( 공원 장면 6036행까지)이 제2부로서는 예외적으로 1828년 작가 생전에 출판되었다. 제2부는 막 순서로 집필되어 1831년 여름에 탈고되었으나, 원고 전체가 작가의 지시로 밀봉되었다가 그 의 사망( ) 후에 유고로 발간되었다. 2막 후반의 환상축제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 은 4.1 천상 장면의 액자 기능과 그 축제성 노력하는 인류의 대변자 파우스트의 행로는 천상에서 예고되어 천상에서 끝난다. 그러니 까 천국에서 관장되는 세계극(Welttheater) 행사가 지상의 연극을 열고 닫는 액자로 기능하 는 셈이다. 주인공의 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헌사 와 무대 위의 서극 을 제외하면, 그 의 행로를 예고하는 천상의 서곡 은 천사들이 천주의 창조 위업을 찬양하는 가운데 장엄하 고도 밝은 분위기의 경배의식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에서는 첫 단어인 태양 을 시작으로 창 조주의 피조물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하강구조로 나열되는데, 태양과 천체들 - 대지 - 낮 과 밤 - 바다와 바위 - 바다와 육지 - 폭풍 - 천둥번개는 창세기에 묘사된 창조과정뿐만 아 니라 엠페도클레스에게서 유래한 원소론(불, 공기, 물, 흙)도 함축한 것으로 보인다. 11) 우주의 천체들과 지상의 첫 피조물들은 그 역동성만으로도 축제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창세신화와 같은 자연계 신화는 개인적 혹은 집단적 상상력의 소산이지만, 사회에 뿌리 내려 그 구성원 들로부터 진실 로 받아들여지면 신화가 될 수 있다. 신화는 그래서 자주 제례 또는 예배의식 과 결합되어 그 핵심 내용을 이루고, 그러한 의식은 넓은 의미의 축제 또는 그 일부가 되기 도 한다. 11) 작품 주석자들은 태양은 저 옛날 가락에 따라 / 형제 천체들과 노래를 겨룬다 이하(I, )의 근거로 프톨레마이오스의 지구중심설(천동설)이나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지동설)이 아니라 피 타고라스 학파, 특히 기원전 5세기 철학자 필롤라우스(Philolaus)의 우주체계를 지적한다. FA 7.2, 165 이하, Gaier, Faust, Kommentar 2I, 55. 엠페도클레스의 4대 원소에 관해서는 Gertnot Böhme / Hartmut Böhme: Feuer, Wasser, Erde, Luft. Eine Kulturgeschichte der Elemente. München: C. H. Beck 1996, 13면 참조. 7

14 축제적 일탈의 분위기가 제2부 5막 종결부의 매장 장면에서 시작된다. 파우스트의 영혼 을 차지하려는 메피스토펠레스와 마귀 무리에게 천사들이 장미꽃을 흩뿌리자, 저들의 몸에 불이 붙고 내면에서는 욕정의 불길이 타오른다. 메피스토펠레스는 심지어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Gaier 2I, 1108) 천사들의 뒷모습 을 보며 구미가 당길 ( ) 만큼 (남색의) 욕망에 사로잡혀(FA 7.2, ; Gaier 2I, 1105) 허둥거리고, 그 사이에 천사들은 파우스 트의 불사의 영혼[엔텔레키]을 데리고 날아오른다. (11824) 셰네의 지적대로(FA 7.2, 같은 곳) 이 익살극은 고대 그리스 비극 공연의 말미를 장식하던 사티로스극을 닮았다. 매장 에 이어지는 협곡 의 승천 장면에서는 선악의 대결구도가 완전히 사라지고, 암벽 동굴에서 수도하는 은자들 - 어린 영혼들 - (파우스트의 영을 나르는) 천사들 - (성모 경배 전문학자인) 마리아 박사 - 참회하는 여인들이 점차 높은 영역에서 나타나 서로 배우고 가르 치고 구원을 간구한다. 마침내 그레트헨이라고 불리던 여인이 옛날의 연인 (12094), 새로 온 사람 (12085) 파우스트를 맞아 영광의 성모 에게 안내하며 그의 구원을 기원하면, 천사와 영혼들이 신비의 합창 을 불러 시와 음악이 주도하는 대단원을 완성한다. 원래 괴테는 전통 적인 종교회화의 최후의 심판 장면들을 염두에 두고 예수를 천국의 대리자로 내세운 파우 스트의 심판 Gericht über Faust (부록/Paralipomenon 95, 195)을 종장(Epilog)으로 계획했었 으나, 최종 집필 때 이를 포기하고 성모를 등장시켜 협곡 상공의 천상 장면을 마무리했다. 천상의 서곡 에서 나의 종 파우스트를 변호했던 천주가 성모로 바뀌고, 구원의 조건도 올 바른 길을 아는 선한 인간 (328)에서 항상 노력하며 애쓰는 자 와 높은 곳의 사 랑 ( ), 곧 신의 은총으로 완화된다. 사후세계를 천국과 지옥으로 양분하고 선악 을 가리는, 진지하고 교조주의적인 심판이 아니라 시적 언어와 음악이 주도하는 가운데 교회 의 전통에 대한 반어적 희극화 에 의한, 유쾌한 종국 (Gaier 2I, 1108)이 나선형의 점진적 상승구조를 보이며 펼쳐지는 것이다. 양극성 과 상승 에 의한 점진적 변형의 원동력인 에로스(II, 8479: 그러니 모든 것을 시 작한 에로스가 지배하라! )가 고대 그리스신화의 창조론에 따른 원초의 힘 (플라톤: 향연 178b)으로서 호문쿨루스-갈라테아와 파우스트-헬레나의 결합을 영겁의 세월 동안에 성사시 킨다면, 5막 종결부 협곡 장면에서 남녀노소의 영혼과 천사들을 점차 높은 하늘로 이끄는 사랑의 축제 는 필시 초대 교회의 그리스인 교부 오리게네스(Origenes)의 복귀론(Lehre der Apokatastasis [Wiederbring])에 기초하고, 그런 만큼 더욱 완벽하고 총체적인 대동의 축제를 보여준다. 오리게네스의 복귀론이란, 원래 신에게서 나왔으되 그에게서 소외되고 길을 잃고 상실된 것 모두가 - 심지어 지옥의 마귀들까지도 - 사랑과 화목으로 신에게 되돌아가는 것 을 뜻한다. 선인의 천국과 악인의 지옥을 선명히 가르고 저주받은 자들의 영원한 지옥형벌 을 고수 (FA 7.2, 788)한 정교회의 모든 교파들이 이 학설을 배척한 사실에 비추어, 협곡 의 승천 장면은 기존 교리에 대한 축제적 일탈을 함의한다. 요헨 슈미트는 영원히 여성적인 것 (12110)의 예찬으로 마감되는 천상의 윤무와 합창이 총체적 탈신화화 에 따라 무 (Nichts) 로 반전하는 내세 12) 를 반어적으로 보여준다고 풀이하였다. 4.2 부활절과 마녀축제에서 빛과 어둠의 대비 12) Jochen Schmidt: Goethes Faust. Erster und Zweiter Teil: Grundlagen - Werk - Wirkung. 2. Aufl., München 2001, 304면. 8

15 4.2.1 계절축제로서의 부활절과 그레트헨 극 의 발단 세시풍속에 맞춰진 속세의 축제들과 달리, 파우스트 의 천국 장면에서는 계절적 주기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세상의 사건은 시간과 공간의 지배를 받고, 그 지표를 역사 또 는 민속적인 계절축제가 제공한다. 종교적 축일이나 축제는 엄격한 교회력에 맞춰져 있으므 로, 이들도 극중 사건의 시점을 밝히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비극 제1부의 도입부로서 부 활절을 배경으로 삼은 밤 과 성문 밖 장면은 두 가지 측면에서 파우스트의 행로에 결정 적으로 관여한다. 부활의 주도화소인 빛과 어둠의 대결, 빛과 불이 상징하는 생명력과 그 발 현인 성애의 충동이 그 첫째요, 둘째로 그레트헨 사건을 거쳐 제2부로 넘어가는 사건진행의 개략적인 시간구도를 부활절을 기준으로 - 비로소 - 추정할 수 있다. 춘분 뒤 첫 만월 후 첫 일요일, 그러니까 3월 22일 - 4월25일 사이에 부활절이 오고, 그 다음으로 제1부 극중 사건의 시점을 알려주는 장면은 4월 30일 밤에 열리는 발푸르기스의 밤 이므로, 그레트헨은 아마도 4월초에서 중순 사이에 파우스트를 만나 같은 달 중순에서 월 말 사이에 임신하였고, 필시 그로부터 10개월 후인 다음해 2월 중순쯤에 사생아를 출산하여 자신의 아이를 의도적으로 또는 실수로 죽게 하고 사형선고를 받아 감옥에 갇혔다. 이 시점 은 비극 제2부 1막의 가장무도회(I, )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육제 기간 은 부활절 40일(일요일 포함 6-7주) 전에 해당하는 '참회의 수요일(Aschermittwoch)'에 시작 하고 가장무도회는 그 전날인 화요일이나 전전날인 광란의 월요일 (Rosenmontag)에 열리므 로, 황제가 안달하며 독촉하는 흥겨운 카니발 (5060; )은 2월 3일에서 3월 9일 사 이의 어느 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을 감옥에 남겨두고 도망간 지 겨우 며칠 안 되어 알프스 산지의 어느 아늑한 지대 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다음 메피스 토펠레스를 따라 황제의 궁성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제1부의 도입부로 돌아가 부활절 축제의 함의를 자세히 살피기로 한다. 비극 제2부 서곡 의 첫 단어인 태양 의 빛과 그것에 이어지는 광활한 우주에 대해 지상 사건 첫 장면에서는 보름달 이 비치는 밤 과 비좁은 연구실 이 대비된다. 이로써 행위충동에 사로잡힌 주인공 의 주관적 비극성이 암시되지만, 사건의 시점은 부활절 화소가 도입되면서 비로소 그 모호성 이 해소된다. 좌절과 허무감에 사로잡혀 자살 직전까지 다가갔던 파우스트가 부활절의 첫 축제시간 (745)에 들려오는 종소리와 합창 에 독배를 떨어뜨리고 새로운 도약을 시도할 용 기를 얻는다. 이후 학자 비극 에 이어 전개될 그레트헨 비극 의 객관적 동인과 진행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는 부활절의 종교적 의미보다 그 천문적 계절적 배경이 더 중요하다. 초기 기독교도들에게 교회력에 따른 최초이자 최대의 축제는 성탄절이 아니라 부활절이었 다.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유월절(Passa, Passah, Pascha)이 그 토대가 됨 에 따라, 초기 부활절은 예수의 사망일로 알려진 유대력 일곱째 달 니산(Nisan) 14일을 기준 으로 기념되었다. 유대력은 초승달이 뜨는 날을 매달 첫 날로 삼았으므로 14일 밤은 보름이 었다. 복음서 기록에 예수의 부활은 처형 3일 후라 하였으므로, 초기 로마력을 따르면 예수 는 금요일에 사망하여 일요일에 부활한 것이었다. 유대력은 음력이어서 예수의 사망일의 요 일이 매년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한 부활절 분쟁 을 해결하기 위해, 325년 니케아에 서 열린 제1차 공의회는 콘스탄티누스 로마 황제의 제안을 받아들여 '봄철 첫 보름[춘분 뒤 첫 보름] 다음 일요일'을 부활절로 확정했다. 이 공의회의 결정에서는 유월절뿐만 아니라 이교도들의 태양숭배도 차용되었다. 이들에게 태양신 헬리오스(Helios)와 달의 여신 셀레네(Selene, 로마 신화의 루나 Luna)는 하늘에서 영 9

16 원한 윤무를 추는 신랑신부로서의 남매 13) 였고, 남성적 함의를 지닌 태양의 강력한 빛을 여 성성의 상징인 달이 받아 다른 별들에게 되비쳐 주었다. 남매인 해와 달은 보름달일 때 합력 하여 가장 강한 천기를 발휘한다. (1) 춘분이 지나 낮이 밤보다 길어져서 생명의 근원인 햇 빛이 어둠(죽음)을 이기고 (2) 달이 만월일 때, 그리고 그 직후 (3) 해의 날 인 일요일에 부활 이 일어나야 마땅하였다. 헬리오스와 셀레네에 관한 고대 밀교( 密 敎 )에서 셀레네는 태양신의 누이와 신부이자 어머니로 간주되었고, 이어 기독교에서는 성모 마리아의 필수적인 상징으로 차용 및 승격되었다. 하늘에 있는 달의 물 이라는 그리스 학설에 따라, 교회에서 셀레네-마 리아는 모든 물의 주인으로 땅 위의 모든 탄생, 풀(식물계)과 짐승(동물계)의 생장과 인간 어머니의 출산을 주관하였다. 이것 역시 해와 달의 관계에서 출발하였으니, 헬리오스는 그 리스도요 셀레네는 교회[= 세상] 였다. 14) (부활절보다 늦게 354년 주교회의에서 12월 25일로 확정된 성탄절도 고대세계의 태양신 숭배에서 유래한다.) 15) 파우스트는 이제 나는, 제기랄! 철학에 / 법률학에, 의학에 / 유감스럽게 신학까지 (354 이 하)라는 절망에 찬 첫 독백에 이어 창문으로 비쳐드는 만월의 가득한 달빛 (386)에게 말을 건다. 비좁은 감옥 에서 뛰쳐나가, 달빛을 받으며 산에 오르고 초원을 거닐고 모든 지식의 안개에서 벗어나 / 그대의 이슬 속에서 목욕하며 강건해지고 싶다 (396 이하. 밑줄은 필자)는 것이다. 부활절 무렵에는 동지 이후 점차 강해지는 햇빛에 얼음이 녹고 새싹이 돋기 시작하 므로 물에 관한 풍속이 여럿 있었다. 마을 처녀들이 부활절 전야에 - 필시 파우스트가 연구 실에서 내다보는 보름달빛을 받으며 - 우물이나 냇가에서 길어온 물은 부활절 물 (Ostwasser)"이라 하여 집안의 해충과 곰팡이를 막고, 주근깨와 사마귀를 예방하고, 피부병과 열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어떤 지역 사람들은 부활절 새벽에 내린 풀밭 이슬에도 비슷 한 효험이 있다 하여 그 속에서 뒹굴어 몸을 적셨고, 어떤 곳에서는 흐르는 개울물에 온몸을 담그기도 하였다. 16) 이슬에 목욕하고 싶다는 파우스트의 독백에는 그러니까 고대와 기독교 를 거쳐 유럽에 정착한 봄 축제를 계기로 자연과 문화의 조화를 찾으려는 인류의 소망이 반 영되어 있는 것이다. 부활의 핵심 이념은 죽음의 극복과 새 생명의 획득이고, 삶과 죽음 또는 선과 악의 상징 또는 은유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연현상인 빛과 어둠, 낮과 밤이 자주 사용되었다. 햇빛 이 모든 생명의 근원임이 우선 농경문화에서 확인되어 신화 종교 예술에 투영되었다. 부활절 의 민속행사 또는 교회행사로는 물, 부활절 달걀, 독일 특유의 부활절 토끼와 더불어 빛과 불에 관련한 것이 당연히 많고 다양하다. 춘분이 지나면 낮이 밤보다 길어지는 현상을 두고 부활절 3주 전 일요일에는 겨울과 여름의 싸움 또는 겨울 몰아내기 라는 민속놀이 17) 가 생 겼다. 빛과 불은 세계의 모든 문화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게르만 신화에서도 마찬가지 다. 기독교의 부활절 불(Osterfeuer)은 이교 문화의 봄불(Frühlingsfeuer)[한국의 쥐불]을 대체 13) Hugo Rahner: Griechische Mythen in christlicher Deutung. Freiburg i. Br.: Herder 1992, 144면. 14) 같은 책, 99면. 15) 같은 책, 면 참조. 동지 직후인 12월 25일 또는 1월 6일에 태양이 죽지 않고 되살아난 것을 축하하던 이교도들의 태양신 헬리오스 숭배의식을 기독교가 차용하여, 354년 율리아노스 책력에 따 라 오늘날의 성탄절을 정했다. 기독교에서 1월 6일은 아기 예수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동방박사 들이 찾아와 경배하였다는 성현절[Epiphanie]이 되었다.) 16) Angelika Feilhauer: Feste feiern in Deutschland. Ein Führer zu alten und neuen Volksfesten und Bräuchen. Zürich: Sanssouci im Verlag Nagel & Kimche 2000, 83면 참조. 17) 예컨대 튀링엔의 가장 큰 봄 축제가 열리는 아이제나흐(Eisenach)의 겨울 몰아내기와 여름 모셔오 기 놀이에서는 밀집 인형과 불바퀴가 각각 겨울과 여름을 상징하고, 팔츠 지방의 포르스트(Forst)에 서 열리는 민속극에는 밀집과 담장 덩굴을 두른 꼭두각시가 계절 싸움에 등장한다. 위의 책, 90면. 10

17 한 것으로, 독일에서는 11세기에 시작되었다. 부활절 불은 예수의 무덤 속 휴식을 기념하는 성토요일(Karsamstag)에 교회 앞에 장작불을 피우고 낡은 집기를 태우거나, 토요일 또는 일 요일에 강변 언덕에 장작을 쌓아놓고 불을 붙이는 행사인데, 후자는 오늘날까지 니더작센, 라인란트, 함부르크 등 독일의 여러 지역에서 행해진다. 장작불 대신 밀집을 두른 부활절 불 바퀴를 산위에서 평지로 굴리는 지역도 있다. 이들 모두 춘분 후에 점차 길어지는 해를 상징 하며, 그로 인한 새 생명의 부활을 기념한다. 교회 행사로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찍이 4세기에 시작된 부활절 촛불이다. 괴테는 부활절 묘사에서 종교적 현상인 교회 종소리와 천사들의 합창을 출발점으로 삼았 으나, 성문 밖 의 분위기는 현저하게 세속화되어 있다. 세밀화를 연상시키는 뭇 군상들의 레뷔 장면 다음에 병사들의 합창대가 높은 성채 와 오만한 처녀들 을 돌격 목표라고 외치 며 지나가면, 파우스트가 조수 바그너를 데리고 등장하여 열정적인 봄 예찬을 토로한다. 율 동과 수사법이 탁월하고 감동적인 그의 열변은 생명의 근원인 빛 에서 첫 정점에 이르고, 그 후반부에서 저 유명한 민중에의 연대감으로 마감된다. 낮은 집들의 음침한 골방에서, Aus niedriger Häuser dumpfen Gemächern, 수공업과 제조공장 울안에서, Aus Handwerks- und Gewerbesbanden, 합각머리와 지붕들의 짓누름에서, Aus dem Druck von Giebeln und Dächern 밀고 밀치는 비좁은 거리에서, Aus der Straßen quetschender Enge, 교회당의 근엄한 밤 어둠 속에서 Aus der Kirchen ehrwürdiger Nacht 저들 모두 빛을 찾아 몰려나왔다. Sind sie alle ans Licht gebracht. [...] [...] 마을에서 떠들썩한 소리 들리니, Ich höre schon des Dorfs Getümmel, 여기가 바로 민중의 진정한 천국, Hier ist des Volkes wahrer Himmel, 어른 아이 다 흡족하여 환호하니: Zufrieden jauchzet groß und klein; 18) 여기서 나는 인간이요, 그래도 좋겠구나. Hier bin ich Mensch, hier darf ich's sein. (HA 3, ; ) 전치사 Aus(...에서)를 두어첨용(Anapher)으로 앞세운 - 한국어 번역에서는 결구반복(Epipher) 으로 끝나는 - 행이 다섯 번이나 반복되어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 강조된 뒤, 마침내 그 목 표가 벌판에 쏟아지는 찬란한 햇빛과 대자연임이 종결문장에서 부각된다. 눈얼음 속에 갇혀 있다가 햇빛을 받아 경쟁하듯 터져 나오는 새싹과 꽃망울처럼, 남녀노소 시민도 감옥처럼 비 좁고 춥던 처소와 일터와 교회 울법을 떨치고 자연 속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의 열광은 사랑 생명 평화의 상징수인 보리수 아래의 농부들 이 펼치는 춤과 노래 에 서 절정에 이른다. 이 장면이 곧 부활절 봄 축제의 중심부분이다. 시와 진실 에서 괴테는 고향 프랑크푸르트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첫 인상들 을 회고하면서, 아주 오랜 보리수 고 목들이 있는 어느 교구광장에 일 년 중 어느 특별한 날에 부근의 소떼들이 몰려들었고, 목 동들이 처녀들과 함께 시골 축제를 열어 춤과 노래, 각종 재밋거리와 정숙치 못한 짓을 곁들 인 시골 축제를 열었다 (HA 9, 26)고 기록했다. 식물계 예찬에 이어 농부들의 춤과 노래에서 봄철의 약동하는 생명력을 지켜본 파우스트는 기울어 가는 저녁 해와 제집을 찾는 새들의 날갯짓을 보고 아, 내 가슴 속에 두 영혼이 살고 있다 (1112)는 고백과 함께 다시금 전날의 18) 이곳의 문장부호가 쌍점인지 반쌍점인지를 두고 발행인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HA 3, 528; FA 7.2, 234 참조. 11

18 불타는 지식욕에 빠져든다. 미지의 나라로 데려다 줄 마술외투 가 왕의 예복 ( )보 다 더 가지고 싶은 파우스트는 이제 개의 형상으로 나타난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것이다. 비좁은 연구실에서 네 감각은 막혀 있고, 네 심장은 죽었어! (444)라고 절규했던 노학자 파우스트는 성문 밖의 봄철 풍경과 약동하는 생태계, 특히 남녀 농부들의 정숙치 못한 춤과 노래를 구경하고는 내 가슴 속의 두 영혼 (1112) 중 그 하나가 거친 욕정에 (1114) 빠졌다 고 고백한다. 이렇게 3월말 부활절 기간에 열리기 시작한 그의 감각은 (1) 술( 아우어바흐의 술집 과 여자( 마녀의 부엌 )의 시험대를 거쳐 그레트헨을 발견하고, (2) 그녀의 이웃집 여자 마르가르테의 집 - 정원 - 정자 로 점차 구체화하는 장소에 상응하여 사랑이 급속히 고조된다. 그 열기와 양심의 가책을 못 이긴 파우스트는 하필 여성성의 상징으로 읽히는 숲 과 동굴 이라는 장소로 도피하여 자신을 돌아보려 하지만, 메피스토펠레스의 자극적인 성애 암시에 굴복하여 그녀의 운명이 내게로 무너져 내려 / 나와 함께 그녀도 파멸하라 지! ( )라고 결심을 굳히고, (3) 그 동안 애인을 보지 못해 애가 달은 그레트헨을 마르테의 정원 에서 다시 만나 종교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3415)라는 난처한 그레트헨 질 문, 곧 정식 청혼요구에 대해 느낌이 전부야; 명칭은 소리와 연기일 뿐 ( )이라고 얼버무리고는 어머니를 잠재울 수면제 병을 건네주어 그녀의 침실에서 벌어질 밀회를 약속 한다. 뒤 이은 우물 장면에서 그레트헨은 이미 사생아를 임신한 상태임이 암시된다. (4) 이 후 파국으로 가는 길에 괴테는 상당히 자세한 지체점을 마련했다. 누이동생의 명예를 걸고 결투를 벌인 팔렌틴의 죽음과 수면제로 죽은 어머니의 장례미사에 이어, 결투 후 살인죄로 도망자 신세가 된 파우스트가 메피스토의 제안을 받아들여 발푸르기스의 밤 마녀축제를 찾아간다. (5) 감옥에 갇힌 그레트헨은 아마도 날이 밝으면 처형당할 운명인데, 탈출시키겠다 고 찾아온 옛 연인의 제안을 거절한다 발푸르기스의 밤 의 보편성과 특수성 제1부의 비극적 종결부에 앞세워진 발푸르시스의 밤 장면은 파우스트가 회춘제로 성적 능력을 되찾는 마녀의 부엌 장면과 더불어 그레트헨 장면들을 앞뒤에서 감싸는 액자로 기 능한다. 이 장면을 구상하면서 괴테는 그 비중이 천상의 서곡 에 필적하는 마귀 경배의식 과 마녀재판을 예정했었다. 그가 발푸르기스 보따리 Walpurgissack"라는 제목 아래 따로 정 리하여 유고로 남긴 것을 셰네가 프랑크푸르트 판(FA 7.1, )에 처음 공개하였는다. 천상의 서곡 에 대한이 반대구상 에 따르면, 마귀 메피스토펠레스의 주변에 모여든 마녀들은 그의 엉덩이에 입을 맞춰 교황의 알현의식을 희롱하고, 그의 설교에 이어 광적인 윤무와 집 단적인 난음 장면을 펼친다. 마녀 마르가레테에 대한 종교재판과 공개 처형도 환등마술극 형식으로 구상되었다. 마귀를 신의 모방자 Simia Dei"로 설정한 이 구상을 괴테는 그러나 정본으로 삼지 않고 당대 독자와 관객의 정서를 배려한 현재 상태의 축소본으로 만족했다. 셰네의 열정적인 연구와 추천 19) 에도 불구하고, 이 별본이 공연에 사용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는 실존인물과 전설 또는 미신이 결합하여 생긴 민속행사로, 그 전통 19) 참조: FA 7.2, ; ; Albrecht Schöne: Götterzeichen, Liebeszauber, Satanskult. Neue Einblicke in alte Goethetexte. 3., erg. Texte. München: C. H. Beck

19 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독일 동북부에 있는 하르츠 국립공원의 하르츠 산지 최고봉인 브로켄(Brocken) 산 위에는 매년 4월 30일 밤 마녀들이 모여 축제를 벌인다는 전설이 있었 다. 지금도 알테나우(Altenau), 바트 작사(Bad Sachsa) 등 인근지역에서는 수천 명의 참가자 들이 마녀와 마귀로 변장하고 모여들어 소란스러운 축제를 벌인다. 그들은 전설적인 휘비헨 슈타인(Hübichenstein) 암벽으로 횃불행진을 벌이고, 그곳 바위무대에서 공연되는 발푸르기 스 연극을 구경한다. 자정에 오월의 여왕이 등장하면, 대대적인 꽃불놀이에 이어 흥겨운 춤 판이 다음날 새벽까지 벌어진다. 20) 발푸르기스의 밤 은 발부르가(Walburga) 또는 발푸르가(Walpurga)라는 성녀의 추모일인데, 옛날에는 사망일이 4월 30일 밤으로 되어 있다가 현재는 2월 25일로 바뀌었다. 이 성녀는 710년 빌리발트(Willibald), 부니발트(Wunibald), 보니파티우스(Bonifatius) 등 삼형제 성자의 누이로 영국에서 태어났는데, 750년 독일 선교에 전념하던 보니파티우스의 요청에 따라 이 주하여 761년 하이덴하임 수녀원의 원장이 되었다가 779년 사망했다. 발부르가는 독일에서 가장 민속적이고 가장 존경받는 성녀의 하나로, 여러 도시와 수녀원들의 수호자로 모셔졌다. 그녀는 농부, 주부, 처녀, 산모들의 수호자로 간주되며, 눈병 기침 광견병 환자와 개 물린 사 람을 지켜주고 과일 소출을 풍성하게 해준다고 알려졌다. 이 성녀는 그 밖에도 마술 퇴치자 로도 존경받는다. 아마도 그래서 발푸르기스의 밤 마녀축제에 그녀의 이름이 사용되는 것으 로 추측되지만(Feilhauer, 102), 성녀 추모제와 마녀축제의 연관성이 입증되지는 않았다. 괴테는 이 민속축제에 관한 전승자료들을 다수 수집하여 활용하였고, 특히 17세기 중엽의 화가 미하엘 헤어가 그린 동판화 사악하고 저주받은 마술축제의 원본 초안 및 모사본 21) 이 제1부의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 장면과 발푸르기스의 밤 꿈 장면의 구상에 긴요했다. 북 유럽 전통에 근거한 이 장면에 고대 그리스신화의 인물인 늙은 바우보 (3962)가 등장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여성 성기(Vulva)를 의인화한 이 할멈은 그리스 신화에서 데메테르 여 신(하데스의 아내 페르제포네의 딸)의 보모로서, 하데스에게 딸을 유괴당하고 슬퍼하는 여주 인을 저속한 농담으로 웃겨 위로했다고 한다. 괴테는 이 여자를 어미돼지 (3963)를 탄 음탕 한 모습으로 등장시켜 일단의 마녀 무리가 그 뒤를 따르게 한다. 요컨대 바우보는 제1부 2막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 에서 온 "사절단" 대표이고(Gaier 2I, 475), 같은 맥락에서 메피스토 텔레스는 고대 그리스의 마녀축제에서 북유럽의 악마세계를 대표한다. 이로써 1-2부의 마녀 축제가 서로 연결된다.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는 이성과 오성의 빛 이 배제된 어둠의 축제로서, 관능의 욕구에 만 좌우되는 변태성의 광적인 집단혼음 장면으로 꾸며져 있다. 달빛조차 보이지 않고, 빛이 라고는 희미하고 음산한, 습지에서 피어오른 가스가 저절로 발화하여 이리저리 떠돈다는 도 깨비불(Irrlicht)"(3855; FA 7.2, 346)뿐이다. 메피스토텔레스는 철저하게 파멸한 마르가레테로 부터 파우스트의 관심을 돌릴 작정으로 그를 이곳에 데려왔고, 파우스트도 이 광란의 도가니 에 기꺼이 뛰어들어 아담의 첫 여자 (4119)라는 릴리트(Lilith)에게 관심을 보이고, 눈에 드는 젊은 마녀 (4128 이하)를 골라 음란한 춤을 춘다. 그는 사형을 앞둔 마르가레테의 환영을 보 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한때 그녀에게 느꼈던 사랑은 양심의 가책과 동정심 또는 자기 연민으로 변질하였으며, 그러한 변심과 배신은 그가 악마의 힘을 빌어 감옥을 찾아가 보여주 는 언동에서도 드러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결론이다. 22) 이에 관한 도덕적 판단이나 논쟁은 20) Angelika Feilhauer: Feste feiern in Deutschland, 104. 이하 같은 책, 100면 이하 참조. 21) 참조: Miachael Herr: Eigentlicher Entwurf und Abbildung deß Gottlosen und verfluchten Zauber Festes, in: FA 7.2, Abb. 4-5; Gaier 2.I, 458면 이하. 13

20 접어두고, 본고의 주제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축제의 계절적 배경이다. 민간축제 로서의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에서는 원래 오월제 행사의 꽃이라 할 오월의 여왕 선출 (Feilhauer, 104)이 자주 포함된다. 두 축제의 연관성을 자세히 밝힌 문헌은 필자가 확인할 수 없었으나, 여왕 선출 외에도 계절의 일치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이 비교점의 유력 한 근거가 될 것이다. 부활절 무렵에 활동을 시작한 새 생명들은 특히 북유럽 지역에서는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 바로 다음날인 5월 1일의 오월제(Maifest)에 이르러 연중 가장 왕성한 생육의 시기로 들어선 다. 식물계에서는 봄꽃이 만발하여 결실하고, 동물계에서도 짝짓기가 한창이거나 이미 어미 뱃속에 새끼들이 자라고 있다. 독일어로 5월은 환락의 달(Wonnemonat)'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단어는 원래 카를 대제 때의 달 명칭이던 것을 16세기에 다시 사용하기 시작하여 오늘날 까지 이어지고 있다. 첨가어 wonne-는 고대독일어의 winni (Weide) 또는 wunni (Wonne)에 서 유래했는데, 각각 5월이 가축을 방목하는 달 이자 환락의 달 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실 제로 5월에는 사람의 감정도 뒤숭숭하기 마련이다. 필시 이런 이유로 고대부터 5월에는 한 달 내내 축제들이 벌어졌고, 성애를 드러내는 각종 풍속, 풍요를 기원하는 요술, 사랑의 신탁 이 유행했다. 나귀 (바보)도 이 달에는 빠짐없이 사랑에 빠지니, 오월은 결혼에 적합한 달이 아니라는 속설도 생겼다. 잘 알려진 것처럼 괴테는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의 연속장면으로 극중극 또는 막간극 형 식의 아마추어 풍자극 발푸르기스 밤의 꿈 을 덧붙였다. 이 구상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 의 꿈 에서 테세우스 공작의 결혼식을 위해 장인들이 준비하여 희극적으로 상연하는 비극 피라무스와 티스베 를 닮았고, 오베론 등 요정세계의 이름들도 차용되었다. 더욱 의미심장한 비교점은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오월제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필립 스텁스 (Philip Stubbs)는 악습들의 해부 Anatomy of Abuses (1583)에서 셰익스피어 시대의 오월 제 풍속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오월 무렵, 성령강림절이나 다른 시기에 젊은 남녀들, 나이든 남편과 아내들은 밤중에 모조리 숲 속이나 동굴, 언덕과 산으로 어슬렁거리며 들어가, 밤새도록 즐거운 여흥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들 은 아침에야 돌아오는데, 자작나무 잔가지나 다른 나무 가지를 들고 와 자신들의 모임들을 장식한 다. 놀랄 일이 아닌 것은, 그들 가운데에는 막강한 군주가 그들의 오락과 스포츠 행사를 주관하는 수석 단장 노릇을 하는데, 그는 다름 아닌 지옥의 왕자 사탄이다. [...] 아주 근엄하고 명망 높은 사람들이 전하는 (그리고 직접 구두로 확인한) 것을 내가 확실히 들은 바로는, 숲속으로 들어가 밤을 새운 처녀 사십, 육십, 백 명 가운데 더렵혀지지 않은 채 집으로 돌 아온 숫자는 삼분의 일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23) 셰익스피어는 관능적 유혹으로 넘치는 오월의 계절축제를 배경으로 사랑의 혼란에 빠진 두 남녀를 숲속으로 내보내지만, 오류와 실수 끝에 올바른 길을 찾는 자연의 치유력과 연인 들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 행복한 결말을 이끌어 내어 연극의 교화적 기능을 보여준다. 괴테 의 마녀축제는 셰익스피어의 요정축제보다 더욱 어둡고 강렬한 욕망과 집요한 유혹의 위험 22) Gaier 2I, 517: Auch in Fausts individuell-sittlicher Tragödie markiert die Szene [Kerker] die Katastrophe. Er kommt aus schlechtem Gewissen, nicht aus Liebe zu Margarete, hat großes Mitleid mit sich selbst. 23) Erika Fischer-Lichte: Geschichte des Dramas. 2 Bde. Band 1: Von der Antike bis zur deutschen Klassik. 2. Aufl. Tübingen und Basel: Francke 1999, 119면 이하 재인용. 14

21 을 경고하지만, 계절축제의 속성을 활용하는 점에서 시공을 초월하는 보편성을 보여준다. 파우스트 제1부의 부활절과 마녀축제는 다각적으로 서로 대비되면서 동시에 상호보완적 이고, 이 구도는 제2부의 사육제 가면무도회와 고전적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에도 대체로 해당한다. 다만, 종교적 계절축제에 기초한 가면무도회에서는 제1부의 부활절 장면에서보다 정치적 역사적 외연이 한층 확연하고 풍자적 분위기가 주도하는 반면, 2막의 고전적 요정 축제는 북유럽의 음산한 산지 대신 고대 그리스의 강 하구 바닷가에서 달빛 아래 펼쳐지는 원초적 생명의 향연이다. 이런 점에서 이 장면은 희곡 파우스트 뿐만 아니라 작가의 자연철 학적 주제의식을 탐색하는 데에도 매우 유익하다. 호문쿨루스와 갈레테아의 원초적 결합에 이어 4대 원소를 찬양하는 이 바다축제의 마지막 합창은 이번 우리 학회의 장소 선택에 필 시 선견지명이 작용했으리라고 느끼게 한다. 그러나 더 이상 자세한 논구는 지면과 시간의 제약 때문에도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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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 1 분과 : 문학 4월 20일 (금) 15:20 ~ 18:10 / 대회의실 한상희(성신여대): 토마스 만의 요셉과 그의 형제들 그리고 Humor 서유정(한국외대): 브레히트의 산문 품위 없는 노파 의 품위 있는 노년 - 수행성 이론을 통해 본 노년여성의 노년기 최문선(서강대): 우베 팀의 카레소시지의 발견 에 나타난 서독의 경제 기적 신화 4월 21일 (토) 09:30 ~ 12:10 / 대회의실 손호은(경성대): 아담 뮐러의 예술 철학과 미의 개념 명정(서울대): 독일 아동 청소년 문학에 나타난 타자상 안미현(목포대): 게오르게의 악의 꽃 과 벤야민의 악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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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토마스 만의 요셉과 그의 형제들 그리고 Humor 한상희(성신여대) <별도로 배부해드리는 자료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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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브레히트의 산문 품위 없는 노파 의 품위 있는 노년 - 수행성 이론을 통해 본 노년여성의 노년기 서유정(한국외대) <별도로 배부해드리는 자료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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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우베 팀의 카레소시지의 발견 에 나타난 서독의 경제 기적 신화 최문선 (서강대) I. 들어가는 말 카레소시지 Currywurst 1) 는 기름에 구운 소시지를 잘라 케찹 소스에 볶아 카레가루를 뿌려 놓은, 가장 독일적인 음식 소시지와 이국적인 향신료인 인도의 카레가 결합한 독일의 대표 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2) 우베 팀은 1993년에 출판된 그의 노벨레 카레소시지의 발견 에서 카레소시지가 발견되게 된 과정을 독일의 전후시기와 연결시켜 풀어나간다. 팀의 자전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이름 없는 1인칭 화자는 자신의 생생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확인하고자 어릴 적 살았던 도시 함부르크를 방문하여 노인요양원에 있는 레나 브뤼커를 찾는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직후 카레소시지를 발명한 사람은 자기가 먹던 가판대 식당의 주인 브뤼커 아주머니고 브뤼커 역시 이를 확인해 준다. 화자는 7번 요양원을 찾아가 브뤼 커 아주머니가 들려주는 카레소시지가 발견되기까지의 장황한 전사 이야기를 듣는다. 전쟁 끝 무렵 브뤼커는 공중폭격이 있던 날 젊은 군인 헤르만 브레머를 집에 머물게 해주고 둘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나눈다. 다음날 아침 브레머는 군대에 복귀하지 않고 탈영 병이 되어 브뤼커의 집에 숨어 지내고, 둘은 줄곧 발각될 수 있다는 위험으로 두려움에 떨 면서도 열정적인 관계를 이어간다. 전쟁이 끝났을 때 브뤼커는 브레머에게 이 사실을 알리 지 않고 독일군이 서방동맹국들과 연합했다는 꾸며낸 소식들로 전쟁을 지속시킨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서 유태인 집단수용소의 사진과 기사를 접하고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어 브레머에게 사실을 말하고 브레머는 떠난다. 그 후 브뤼케는 집으로 돌아온 바람둥이 남편 을 쫓아내고, 물물교환을 통해 가판대 식당을 시작할 수 있는 자본을 마련한다. 그 과정에서 실수로 상자가 떨어져 케첩 병이 깨지고 카레가루가 쏟아져 범벅이 되었을 때 브뤼커는 우 연히 이를 맛보고 카레소시지를 소스를 위한 기본요리법을 발견하게 된다. 이 작품은 독일에서 2010년까지 15판이 출판되는 높은 인기를 누렸고 김나지움 독일어 시 간에 다루어지는 수업도서이기도 하다. 이 노벨레는 연극으로도 공연되었고 2008년 바그너 Ulla Wagner 감독이 영화로 제작했고 크라이츠Kreitz는 만화로 재구성하여 출판했다. 3) 이러 한 관심과 유명세에 맞게 독일에서는 출판 이후부터 다양한 관점에서 이 작품을 분석한 연 1) 국내에서는 카레가루를 섞어 반죽을 해서 만든 노란 색깔을 띤 소시지가 카레소시지로 유통되고 있어 혼돈을 줄 수 있지만, 이미 이렇게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어 본고에서도 카레소시지로 번역함 을 밝힌다. 2) 독일의 유명한 가수 그뢰네마이어Grönemeyer는 1982년 Currywurst 라는 노래를 발표해 많은 사랑 을 받았다. 3) Isabel Kreitz: Die Entdeckung der Currywurst. Nach einem Roman von Uwe Timm. Hamburg Vgl. zur Rezeption auch: Hans-Georg Schede: Uwe Timm. Die Entdeckung der Currywurst. Freising S.99ff., Meike Herrmann: Vergangenwart. Erzählen vom Nationalsozialismus in der deutschen Literatur seit den neunziger Jahren. Würzburg S

30 구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카레소시지의 발견 에 대해 많은 연구들은 이 텍스트가 이야기하는 조건과 기능 그리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진실과 거짓말 사이의 관계 사이에 서 주제화 하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4) 내용적으로는 전후시기를 주제로 보는 가운 데 전후시기에 대한 기억 및 기억문화를 중심으로 다루거나, 5) 상호텍스트성 6) 이나 노벨레라 는 장르이론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거나 7), 고대 신화의 모티브를 중심으로 고찰하는 8) 등 여러 관점에서 연구되었다. 9) 하지만 지금까지 이 노벨레를 사회정치적인 신화를 다루는, 즉 화폐개혁과 경제기적으로 대 표되는 서독의 건국신화에 대한 노벨레로 접근, 분석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논문은 팀의 노벨레에서 서독의 경제기적을 의미하는 부분들을 찾아내고, 경제적 성장에 대 한 상과 상징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이 노벨레 자체는 경제 기적, 즉 서독의 건국 신화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II. 서독의 건국신화로서 경제 기적 뮌클러Münkler에 따르면 정치적인 건국신화는 한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결정적인 역 할을 하는 것으로 10) 건국신화에는 정치적 연맹의 자의식이 표현되고, 이러한 신화들은 자의 식을 만들어 주는 공동체의 상징적 질서의 설화적 기초이다. 11) 나치에 대항했던 공산주의자 들과 망명자들을 통한 반파시즘에 기반을 둔 건국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한 동독과는 달리 서독에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치적 건국 신화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12) 그 자리에는 전쟁 4) Vgl. vor allem Hartmut Steinecke: Die Madeleine der Alltagsästhetik. Uwe Timm: Die Entdeckung der Currywurst. In: ders.: Gewandelte Wirklichkeit - verändertes Schreiben? Zur neuesten deutschen Literatur: Gespräche, Werke, Porträts. Oldenburg S. 113ff. 5) Silke Hermanns: Trümmer (in) der Erinnerung. Strategien des Erzählens über die unmittelbare Nachkriegszeit. Bielefeld S ) Elin Nesje Vestli: Über Erinnerung, Vergessen, Eräzhlen und Lügen in Jurek Beckers Jakob der Lügner und Uwe Timms Die Entdeckung der Currywurst. In: Herbert Arlt (Hrsg.): Erinnern und Vergessen als Denkprinzipien. St.Ingbert S. 141ff. 7) Heinz Gockel: Vom ästhetischen Nutzen der Currywurst. In: Friedhelm Marx (Hrsg.): Erinnern, Vergessen, Erzählen. Beiträge zum Werk Uwe Timms. Göttingen S.223ff. Bettina Noack: Spiel mit der Gattung. Novellencharakteristika von Uwe Timms Die Entdeckung der Currywurst. In: Praxis Deutsch. 1/2010. S. 48ff. 8) Inez Müller: Postmoderne Mytho-Phorie in Die Entdeckung der Currywurst. In: Martin Todtenhaupt, Holger Platen (Hrsg.): Mythisierungen, Remythisierungen und Entmythisierungen. Zur Darstellung von Zeitgeschichte in deutschsprachiger Gegenwartsliteratur (IV). München Markus Lorenz: Kalypsos Matrazeninsel. Motivische und poetologische Referenzen in Uwe Timms Novelle ''Die Entdeckung der Currywurst''. In: Weimarer Beiträge. 56/2010 (2). 9) 우베 팀의 작품에 대한 국내의 연구는 오용록: 우베 팀의 소설 뜨거운 여름 : 사회적 변화와 문학적 형상화, 독일어문학 제 10집 쪽. 임홍배: 68혁명의 유증( 遺 贈 )에 대한 하나의 추념 - 우베 팀의 소설 빨간 색 에 대하여, 독어교육 제 37집 의 연구가 있고 카레소시지의 발견 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물은 찾아볼 수 없다. 참고로 국내에는 뜨거운 여름, 카레소시지의 발견, 그리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국내에서 많이 알려진 아동문학 작품 달려라, 루 디 이렇게 팀의 세 작품이 번역되어 있다. 카레소시지의 발견 은 독일에서 학생들을 위한 권장도 서 목록에 많이 올라가서인지 국내에서는 풀빛청소년문학 시리즈로 카레소시지 라는 제목과 <27 일간의 달콤한 거짓말>이라는 부제 하에 출판되었다. 10) Vgl. Herfried Münkler: Die Deutschen und ihre Mythen. Reinbek bei Hamburg S ) Münkler, S ) Münkler, S

31 후 단지 기적 이라고만 설명할 수 있었던 물질적 풍요를 가져온 경제적 건국신화가 대신했 다. 이는 물론 화폐 개혁이라는 정치적 결정에서 비롯되었지만 서독 건국신화의 핵심은 정 치적인 내용이 아니라 경제적 질서였다. 13) 1948년 6월 20일 단행된 화폐 개혁은 전후 시기 의 암시장 거래를 끝냈고, 새로운 화폐 독일 마르크D-Mark가 안정된 화폐라는 것을 증명했 으며, 경제부 장관 에어하르트 Ludwig Erhard 의 자유 시장정책과 함께 1949년 서독의 창 립 이후 전대미문의 경제적 성장을 이루는데 기여했다. 실제로 역사학자들은 서독의 물질적 인 토대가 복지향상, 사회적 평화, 정치적 안정을 주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14)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는 당시에는 화폐 개혁과 함께 모든 사람이 개인 당 40마르크를 받아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는 이야기가 틀을 잡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 는 집단 기억이 되어 서독 건국신화의 단단한 구성요소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으로 복잡한 상황들은 빠지고 모든 것을 독일인들의 부지런함과 재능으로 돌리는 쪽으로 이야기 의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점이다. 15) 경제성장을 불러온 정치적 상황들에는 마샬 플랜의 재정 적 지원과 한국 전쟁 등의 결과로 만들어진 새로운 수출시장의 개척 등을 들 수 있다. 하지 만 독일 국민들의 의식에는 아무것도 없는 폐허가 된 나라를 자신들의 힘과 능력으로 재건 했다고 굳게 각인되었고, 이는 독일인 자신들의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쳐 새로운 국가 서독에 대한 정체성을 갖는데도 유용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우베 팀은 그의 노벨레에서 이런 건국신화와 연관 있는 전형적인 문장들을 사용한 다. 전쟁 직후 브뤼커는 삶은 계속되었어. das Leben ging weiter 16) (113) 라고 당시 상황 을 화자에게 설명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바빠졌다고 이상해하는 브레머에게 다 시 앞으로 가는 거지. 사람들에게 목표가 있는 거지. es geht wieder voran. Die Leute haben ein Ziel (125)라며 독일인들이 굴복하지 않고 그들의 운명을 짊어지고 앞으로 나가고 있음을 표현한다. 하지만 영국 고문이 브뤼커와의 거래로 작중 화자의 아버지 가게에 모피 코트를 가지러 들렀을 때 하는 말은 독일인들이 갖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가장 분명 하게 표현해 준다. 그가 길거리 꽃을 꽂아 놓은 꽃병이 탁자 위에 서있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런 폐허 속에 탁자에 꽃을 놓는 곳에서라면, 그 나라 역시 다시 곧 꽃이 필거라고. 당신들, 독일인들 은 정말 대단하다고. 그리고 그는 나의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경의를 담아. 승자가 패자한테 말이다. (177) 뮌클러에 따르면 이러한 독일의 정체성은 다른 유럽의 이웃 국가들에게도 천천히 받아들여 졌고 이는 독일의 건국신화의 중심내용이 다른 외국나라에 의해서도 인정받는 결과를 가져 와 신화적인 내용이 받아들여지는 범위는 점점 넓어져 갔다. 17) 사실 50년대 60년대 초 경 제 기적의 시기는 팀의 노벨레에서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 액자 속 이야 기에서 카레소시지가 1947년 12월 발견된 것으로 나오며 이야기는 화폐개혁이 있기 반 년 13) Münkler, S. 457f. 14) Kurt Sontheimer: Die Adenauer-Ära. Grundlegung der Bundesrepublik. 4.Auflage. München S ) Münkler, S. 460f. 16) Uwe Timm: Die Entdeckung der Currywurst. München S 이하 이 책에서 인용할 경 우 괄호 안에 쪽수만 기재한다. 17) Münkler, S. 464f. 20

32 전에 끝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벨레에는 경제 기적과 동반된 특정 상황이 나 경제기적의 결과들을 나타내는 일련의 중요한 표현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우베 팀이 앞 당겨 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III. 경제 기적에 대한 상징 전쟁 직후의 상황에 대한 레나 브뤼커의 기억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 시기와 연결해서 떠올리는 상과는 큰 차이가 있다. 브뤼커는 궁핍과 결핍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감각의 즐거 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18) 실제 브뤼커의 이야기 안에는 전쟁 막바지 폭격이 있는 며 칠 밤 동안에도 목숨에 대한 두려움이나, 전쟁터에 나가 있는 남편과 전혀 연락이 되지 않 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 전쟁 직후 물질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등 그 어느 것도 느낄 수 없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대신 음식과 섹스에 대한 향유와 즐거움이 반복적으로 강조되 어 나타난다. 어떠한 재료도 없던 궁핍함의 시기에 브뤼커는 요리하는 즐거움을 발견하고 (35) 브레머에게 자신이 일하는 식당에서 가져온 진짜 커피와, 와인, 독주, 가장 좋은 요리를 먹여주고, 연인으로서의 브레머의 가치를 높이 산다.(90f.) 하지만 독일인들의 입장이 국가를 위한 집단적 희생으로부터 개인의 삶의 쾌락으로 옮겨간 것은 오히려 50년대, 60년대에 더 적합하다. 19) 브뤼커가 브레머의 전쟁경험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않기를 원하는 것 역시 이러한 특징을 보여준다. 인물들은 전쟁보다는 육체적인 만족과 물질적 풍요에만 관심을 보 이는데 이 역시 50년대의 독일인들의 성향으로 볼 수 있다. 그가 깊은 침묵 후 전초함에서 목격한 것들, (...)을 막 이야기 하려할 때, 여자는 그의 손에 커피 분쇄기를 건네주었다. 그녀는 물에 빠져 죽은 사람, 얼어 죽은 사람, 불구가 된 사람 그 어떤 얘 기도 듣고 싶지 않았고, 그녀는 그가 커피를 갈아주길 원했다. (28f.) 노벨레의 틀 이야기에 나타나는 경제기적을 반복적으로 연상시키는 상징들 역시 중요하다. 서독의 경제 기적하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 일요일의 진짜 원두커피와 두꺼운 생크림케 이크로 잘 차려진 커피탁자의 그림이 빠질 수 없다. 궁핍의 시기 직후 찾아온 50년대의 식 탐기 Fresswelle 와 물질적 풍요의 상징인 생크림 케이크를 화자는 브퀴커를 방문할 때마다 갖고 가고 이 기름지고 설탕범벅인 케이크 조각들 Prinzregenten, Sacher, Mandarinensahne, Käsesahne (15)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한다. 20) 화자는 또한 브뤼커의 앨범 을 보며 브레머는 보지 못했을 50년대와 60년대의 사진들 (75)을 통해 브뤼커 가족의 경 제적 상황이 나아져 갔음을 확인한다. 유행에 따라 변해가는 브뤼커의 패션과 함께 무엇보 다도 화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굴뚝청소부인 브뤼커의 아들이 새로운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자신의 폭스바겐 자가용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75) 자가용이야말로 새로운 독일인들의 자의 식에 가장 중요한 우상이었고 이 우상은 바로 폭스바겐이었다. 21) 18) Hermanns, S ) Münkler, S ) 생크림 케이크 이름을 굳이 일일이 열거하며 강조해 경제 기적의 시기를 더욱 분명하게 연상시키 는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번역본에는 이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21) Münkler, S

33 하지만 경제기적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가장 중요한 상징은 물론 카레소시지이다. 카레소 시지는 시대정신의 표현이었다. 화자는 카레소시지라는 음식명 자체가 가장 먼 것과 가장 가까운 것 (10), 즉 이국적인 카레가 독일의 일상적인 것, 독일의 전통적인 소지지와 결합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카레소시지는 이 시기의 특징을 보여주는 음식으로 통하는 주재료가 햄 과 파인애플인 하와이 토스트 Toast Hawaii 와 함께 독일인들의 당시 성향이 표현된 음식으 로 알려져 있다. 로트하우크Rothaug는 카레소시지와 하와이 토스트를 한 시기의 동경 이 반 영된 명백한 서독만의 현상으로 파악하며 하와이 토스트의 주재료인 햄과 치즈는 새로 얻게 된 풍요를 보여주고 파인애플은 먼 나라에 대한 동경을 표현한다고 진단한다. 22) 익숙한 것 과 낯선 것, 상반된 것에 대한 집착이 일상문화에도 단단히 뿌리박혀 있었음은 늘 이국적인 장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던 50년대의 독일 슐라거에서도 23), 또한 낯선 이국에 대한 동 경으로 50년대 독일인에게 일었던 여행 붐 현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노벨레에서의 카레소시지의 의미는 그 이상이다. 제목이 된 브뤼커가 카레소시지 를 발견하게 되는 사건은 구 독일연방공화국의 생성 그 자체를 반영하는 것이다. 서독이 시 작될 때 그랬던 것처럼 카레소시지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모든 것이 파괴된 절망의 상황이었 다. 그때 어두운 계단에서 발이 걸려 넘어졌다. 철퍼덕. 케첩 세 병이 깨졌다. (...) 뻘건 곤죽. 게다가 그 곤죽 안에는 그녀가 카레를 맛보려고 자동차에서 열었었던 카레 깡통이 엎어져 카레가루까지 섞여 있었다. 여자는 계단에 앉아 울기 시작했고 그녀를 위로하려 했던 토미에게 케첩 병들이 깨 져서가 아니라고, 쏟아진 카레가루 때문도 아니라고, (...) 브레머와 지냈던 시간을 제외하고는 지 난 몇 년 모두가 거의 흔적도 없이 그냥 가버렸기 때문도 아니라고 설명할 수 없었다. 토미는 그 녀에게 담배 한 대를 권했고, 계단에 불이 꺼졌을 때도 그렇게 어둠 속에 계단에 함께 앉아서는 아무 말 없이 담배를 폈다. (179f.) 영국 군인에게 담배를 받아 피는 것 역시 점령국과의 우호적 관계와, 지불 수단으로 화폐 대신 담배가 사용되었던 전쟁 직후의 전후시기를 연상시킨다. 잠시 후 브뤼커가 병들이 깨 지고 쏟아진 것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고르고, 쓸 수 없는 것은 버리려고 할 때 새로운 것, 즉 카레소시지의 요리법을 발견한다. 여자는 케첩에서 유리조각들을 골라냈다. 하지만 케첩은 카레가루와 범벅이 되었기 때문에 이미 못쓰게 되어 버렸다. 그녀는 쓰레기통을 가져와 쓸어 담으려다, 아무 생각 없이 케첩이 묻은 손가 락을 핥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한 번 맛보고 또 먹어 보았는데, 그 맛은, 그 맛은, 맵지 만 그냥 매운 것만은 아닌 톡 쏘는 맛으로 웃음이 절로 나는 그런 맛으로 여자는 이 우연에 대해 웃고, (...) 웃었다. (180f.) 카레소시지를 발견하게 되는 이 과정은 전후의 독일을 재건한 잘 알려진 폐허의 여성들 22) Gudrun Rothaug: Vom Toast Hawaii zum Döner. Essen in Deutschland. In: Utz Thimm, Karl-Heinz Wellmann (Hrsg.): In aller Munde. Ernährung heute. Frankfurt a.m S. 85. 동독에서는 그릴닭고기와 소시지가 사랑받았다. Vgl. S ) Ferne und Heimat - so lautete das klassischen Begriffsduo (...). Die Schlager schweiften in die Fremde, ließen die einen (zumeist Frauen) zurück und die anderen vom Zuhause, von der Heimat träumen. Rainer Moritz: Der Schlager. In: Etienne Francois, Hagen Schulze (Hrsg.): Deutsche Erinnerungsorte. Band III. München S

34 Trümmerfrauen 의 이야기와 유사하게 그려지며 카레소시지는 서독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IV. 서독에 대한 상 이 노벨레를 다루는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소홀히 다루어졌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은 이 노벨레의 틀 이야기의 시점이다. 작품 내에서 작중화자가 브뤼커씨를 방문하는 시기가 분명하게 언급되지는 않지만, 텍스트 내의 정보들을 종합해서 계산해 보면 유추할 수 있다. 브뤼커는 1945년 4월 그녀의 집에서 그에게 식사를 차려줄 때 3년 전 그녀의 40세 생일 때 선물 받은 술을 꺼낸다.(34) 이로부터 브뤼커는 1902년 출생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 고 화자는 거의 78세가 다된 (90) 여인이 자신의 앞에 있다고 말하는데서 1989년에 화자가 브뤼커를 방문했음을 계산할 수 있다. 또한 화자는 마지막으로 브뤼커와 만난 다음 뉴욕에 갔다가 반년이 지난 후 nach gut einem haben Jahr 에 함부르크에 돌아오는데 그때가 3월 이라고 밝힌다.(186) 여기에서 둘의 만남과 대화는 1989년 8월이나 9월쯤에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24) 이는 바로 동독의 전환기 직전, 독일의 재통일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이 다. 즉 서독의 탄생 이야기가 서독이 막을 내리는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25) 1989년의 정치적 사건은 노벨레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브뤼커가 전쟁의 마지막 날 들을 기억할 때 사용하는 말 전환기 는 동독에서 일고 있는 전환기를 떠올리게 한다. 모든 사람이 전환기에 대해 얘기했지, 전환기, 그건 나치가 늘 사용하던 단어이기도 했지. 전환기 가 온다고 했었지. 해병인 브레머는 말했었지. 배의 방향을 전환할 때는 머리를 수그려야 한다 고. 26) (96) 동독에 찾아오는 전환기 시기와 겹치는 시점에서 이러한 말은 정치적 슬로건의 의미를 비판 적으로 탐구하고 파악해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 노벨레는 서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상을 그려낸다. 물론 나치시대의 인물들이 새로운 국가에서도 연속성을 갖는 부분이 드러나기는 한다. 예를 들어 나치에 동조했던 프뢰리히 박사는 예전에 나치였던 사람들이 전쟁 후에도 계속 경력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을 상징적 24) 이 노벨레에 있어서 결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시기임에도 틀리게 계산된 경우가 있다. Steinecke는 전쟁이 끝나고 약 30년 후 etwa drei Jahrzehnte nach Kriegsende 작중화자가 브뤼 커를 방문했다고 하며 1975년으로 완전히 잘못된 계산을 한다. Steinecke S 국내 번역 본에서도 역자는 브뤼커와 브레머의 사랑이 1945년 4월 29일에 시작되었고, 이 노벨레가 시작되 는 시점은 그로부터 40년 뒤 라고 설명하는데, 그러면 1985년이 된다. 우베 팀: 카레소시지. 김지선 역. 풀빛 쪽. 이하 이 책은 번역본이라 밝히고 쪽수만 기재한다. 25) 많은 연구들이 이 노벨레의 내용적인 주제를 전후시기 Nachkriegszeit ( )로 보는데 이 노벨레에서 말하는 전후시기는 다르게 볼 수 있다. 통일 이후 서독과 동독 그리고 4개 연합국이 참 여한 2+4 조약 에 의해 독일의 전후시기는 국제법적으로는 실제로 1990년에야 비로서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전후 시기는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서독의 시기까지 포함 된다. 26) Alle redeten von der Wende. Wende, das war auch son Wort der Nazis. Die Wende kommt. Bremer, der Bootsmann sagte: Bei der Wende muß man den Kopf einziehen. 마지막 문장은 이 중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우리말로 이 의미가 드러나게 옮기기는 어려워 여기에서는 본래의 의 미로만 옮겼다. 번역본에서는 전환기가 오겠구나, 해군 상사 브레머는 말했다. 전환기에는 고개를 박고 살아야 한다고. (번역본 134) 라고 마치 브레머가 전환기가 온다고 얘기한 것처럼 잘못 번역 되어 있다. 23

35 으로 보여준다. 27) 하지만 이 노벨레는 동시에 저항도 계속해서 있었음을 강조한다. 화자의 할머니는 정치엔 관심이 전혀 없었지만 친위대 군인이 전쟁 포로들을 곤봉으로 때릴 때 그 곤봉을 빼앗아 버렸고, 아데나우어 수상 하에서 재무장에 반대하는 시위에도 참여한 것(103) 은 그러한 예이다. 병역의무의 대체로 요양원에서 일하는 후고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부여된다고 볼 수 있는데 후고는 브레머의 대조적인 인물로 고안되었음이 분명하다. 브레머와 마찬가지로 후고는 무 기를 들어야 하는 의무 Dienst an der Waffe 를 거부했다. 브레머는 그로 인해 생사가 달린 두려움 속에 숨어 지냈어야 했던 반면, 후고는 그의 대체의무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28) 외모 의 세세한 부분까지 후고와 브레머 사이에는 대응된다. 후고의 말총머리는 브레머의 승마휘 장을, 귀에 한 금귀거리는 브레머의 훈장을, 후고의 하얀 가운은 브레머의 회색 군복을 떠올 리게 한다. 이 두 사람의 비교를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이 시민국가가 되었다는 점이 분명해 진다. 29) 후고라는 인물은 하지만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작중 화자나 브뤼커와는 달리 서독의 재건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 속한다. 후고가 카레소시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은 우연이 아니다. 작중화자와 브뤼커가 함께 있을 때 들어온 후고는 자신의 취향을 밝힌다. 내가 후고한테 한 번 카레소시지를 만들어주려고 했었는데, 후고야 당연히 되너를 더 좋아 하겠지. 아닌데요, 후고가 말했다. 손으로 먹는 걸 고른다면 그럼 피자지요. (51) 이런 맥락에 서 보았을 때 작중화자와 브뤼커가 외출해 다시 한 번 카레소시지를 먹는 장면은 중요하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소시지가 그녀에게 어떤 맛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 그때 브뤼커 아주머 니가 카레소시지가 담긴 종이 접시를 건드렸다. 접시는 탁자에서 떨어졌다. 나는 바닥에서 카레 와, 케첩, 그리고 그 사이에 담배꽁초까지 섞여 곤죽인 된 것을 접시에 담아 몽땅 쓰레기통에 버 렸다.(164) 이 장면이 카레소시지를 발견할 때와 상응하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카레소시지는 곤죽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곤죽 상태로 끝난다. 이 마지막에 담배 역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30) 카레소시지의 시기, 서독의 시기는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31) 그리고 이러한 27) 모든 것이 처음에는 예전 그대로였다. (...) 유능한 행정법무관이었던 프뢰리히 박사도 처음에는 꼭 필요했다. 한 달이 지난 후에서야 직위 해제되었고, 정치범수용소에서 9개월을 보낸 후에 다시 관 청에 강등된 인사과장으로 복귀되었는데,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레나 브뤼커를 해고한 일이었 다. (114) 28) 브뤼커는 후고를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Mit Hugos Hilfe halte ich mich hier (...), die wollen mich immer in die Pflegeabteilung abschieben. (51) Man muß nein sagen können, sagte Frau Brückner: wie der Hugo. Der ist mutig. Wickelt die Alten auf der Pflegestation. (103) 29) 화자가 브뤼커와 함께 전쟁기념비를 방문했을 때의 장면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그녀에게 반전주의자들로부터 빨간 물감과 검정 물감으로 폭탄 세례를 맞은 기념비의 상태를 말해 주었다. 몇몇 군인들의 얼굴은 끌질로 사라졌다고도. 시위라고. (110) 기념비를 망가뜨린 것이 파괴 행위가 아니라 긍정적이고 적합한 시위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30) 번역본에서는 Kippen 을 소시지 조각들로 잘못 번역하여 카레소시지가 만들어질 때와의 평행적 구 조가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범벅이 된 카레와 케첩, 흙 묻은 소시지 조각들을 종이접시에 주워 담 아, 몽땅 쓰레기통에 쏟았다. (번역본 232) Ich sammelte den Pappteller mit dem Matsch aus Curry, Ketchup und den darin pikenden Kippen vom Boden auf und warf alles in den Abfalleimer.'' (164) 31) 독일에서 되너, 햄버거, 피자 등의 영향으로 카레소시지의 소비가 현저하게 줄었음은 여러 차례 보도되었다. Vgl

36 상황에서 브뤼커와 작중화자는 자신들의 국가에 대한 중심이 되는 이야기 große Erzählung 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정리해 나가는 것이다. 브뤼커와 화자의 개인적인 이야기 를 서독의 경제 기적 신화와 연결해 이야기를 풀어나간 형식은 아주 적합해 보인다. 독일연 방공화국의 화폐개혁과 경제기적에 대한 신화는 라디오, 텔레비전, 지침, 교과서, 역사물, 소 설을 통해 전달되는 기억의 형식을 통한 것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에도 언제나 반 복되며 함께 했고 이런 식으로 개인의 기억들을 정치적 역사와 연결시켜 주었기 때문이 다. 32) 바로 이 점에서 경제기적의 신화와 우베 팀의 문학관은 교차한다. 1991/92년 겨울학기 바로 이 노벨레를 집필 중에 있을 때 우베 팀은 파더본 대학교에서 끝이 없는 이야기하기 Erzählen und kein Ende 라는 이름의 강의를 하며 이 노벨레의 작업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다. 33) 이러한 일상적인 이야기에는 임의의 개인의 자질구레한 일뿐만이 아니라 동시에 그 당시 시기의 성향, 즉 사회를 움직이는 문제들의 어느 정도가 늘 함께 드러난다. 그러니까 일회적이면서도 모 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들인 것이다. 34) V. 나가는 말 브뤼커의 기억들은 우선 폐허를 재건하여 경제기적을 이룬 서독의 건국신화를 완전히 역사 적 사실로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노벨레는 바로 그 신화의 진실 여부를 반복 해서 의심하게 한다. 이미 1인칭 화자는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픈 감 상적인 감정과, 역사적 사실을 알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모 른다. 35) 브뤼커의 이야기에도 몇 부분 사실과는 다른 점이 있다. 화자가 자료실에서 조사한 결과 브뤼커가 말한 것과는 달리 이웃들을 고발한 사람은 람머스가 아니라 에크레벤이 다.(120) 하지만 화자는 브뤼커에게 진실을 알려 주지 않고 그냥 잘못된 채 믿게 둔다. 브뤼 커 스스로도 그녀 이야기의 진실성에 의혹을 갖게 하는 원인이다. 브레머에게 전쟁이 끝났 32) Münkler, S ) Uwe Timm: Erzählen und kein Ende. Versuche zur einer Ästhetik des Alltags. Köln S. 33ff. 34) Timm, S. 99. 이처럼 개인적인 이야기와 정치적인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이 노벨레는 진행된 다. 이러한 관계를 팀은 노벨레의 액자 속 이야기 처음부터 분명히 보여준다. Ich lasse die Geschichte am 29.April 1945, an einem Sonntag beginnen. (...) 5.30: Die Engländer gehen bei Artlenburg über die Elbe. Hamburg soll als Festung bis zum letzten Mann verteidigt werden. Barrikaden werden gebaut, der Volkssturm wird aufgerufen, der Heldenklau geht durch die Krankenhäuser, das letzte, das allerletzte, das allerallerletzte Aufgebot wird an die Front geworfen, so auch der Soldat Bremer, der in Oslo im Stab der Admirals die Seekartenkammer geleitet hatte. (17) 예를 들어 여기에는 역사적인 전개상황과 개인적인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 것 이다. 35) 브뤼커가 처음에 자신이 카레소시지를 발명한 것이 아니라고 했을 때 작중화자는 매우 실망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순간 나는 여자를 찾아 묻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내 어린 시절에 대한 맛을 연결시켜주는 이야기 를 머릿속에 계속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다. (14) 25

37 음을 알리지 않은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작중화자의 질문에 브뤼커는 처음 과 마지막에는 그랬지만 그 사이에는 솔직하게 말하면 재미있었다고 한다(91). 또한 잘 이야 기하는 것과 gutes Erzählen 거짓말하는 것 lügen 사이의 관계를 강조함으로써(89) 카레소 시지 이야기를 해주는 브뤼커의 이야기가 전적으로 사실이라는 것에는 신뢰를 주지 못한다. 결정적으로 화자는 브뤼커가 이야기해준 것을 다시 이야기해주는데 그가 들은 이야기 중에 서 선택하고, 정리하고, 연결하고, 줄여야 auswählen, begradigen, verknüfen und kürzen (16)했다고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한다. 브레머가 브뤼커의 집에 혼자 있으며 했던 생 각, 행동들은 화자나 브뤼커의 창작력을 통해서 나왔음은 물론 분명한 사실이다. 팀은 그의 강의에서 이야기하는 것 을 주제로 삼으며 이야기하는 것은 진실과의 게임에서 갖는 즐거움 36) 이고 정말 그랬던 것과, 그랬을 것 같은 것 사이에서의 조심스러운 탐색 37) 이라고 정의한다. 이 노벨레는 절대로, 과거에 대해 기록적으로 옳은 것을 전달하는 것에 대 한 것이 아니고 마찬가지로 서독의 건국신화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하거나 그 신화를 계 속 이어나가려는 것이 이 노벨레의 의도가 아니다. 38) 오히려 팀은 그의 노벨레에서 블루멘 베르크가 의미하는 신화에 대한 작업Arteit am Mythos 을 보여주며 39) 막 통일된 상황에서, 즉 새로운 건국신화를 기대할 수 있는 시점에 정치적인 신화 역시 문학적으로 만들어지는 특징이 있음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팀은 그의 강의에서 이야기하는 것의 자아정체성을 제공하는 기능을 강조한다.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하면서 정말 그랬던 것뿐만 아니라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바로 그 것을 진실로서 받아들이며 정체성을 확인하고 공고히 해간다는 것이다. 40) 노벨레에서 1인칭 화자가 카레소시지의 요리법을 찾아 나선 동기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그에겐 어른이 되어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보완하고 어릴 적 경험했다고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 맞다고 확인하 는 것이 중요하지,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 다. 41) 신화의 중요한 기능 역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고히 하는 것이다. 42) 팀의 노벨레 카 레소시지의 발견 에서 1인칭 화자와 브뤼커는 카레소시지가 발견된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 의 정체성을 확인한 것이고, 동시에 이 이야기는 서독 경제 기적 신화의 부분으로서 서독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36) Timm, S ) Timm, S ) Hermanns, S ) Die 'Transformation' des Mythos beim Erzählen, Weitererzählen und in der Fortschreibung von Mythenstoffen ist Ergebnis eines individuellen und kollektiven Prozesses, nämlich der Arbeit am Mythos. Müller, S ) Timm, S ) Hermanns, S ) Vgl. etwa Müller, S. 190f.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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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아담 뮐러의 예술 철학과 미의 개념 손호은 (경성대) I, 들어가는 말 독일 낭만주의 세계관을 논할 때 아담 뮐러 Adam Müller는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그의 저작과 사상의 성격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카린 리히터 Karin Richter는 그 이유를 두 가지 들고 있다. 첫째 뮐러의 저 작은 너무 정치, 경제,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하면서 그 분야들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 때 문에 연구를 어렵게 하며, 둘째 그의 대부분의 학문 영역은 독창적인 단초들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 다. 1) 게다가 대부분의 독일 낭만주의 연구가 주로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에 집중되어 있으며, 단지 낭만주의 그룹 에 속하면서도 작가는 아닌 인사들에게는 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생전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고 보수적 사고 때문에 베를린 개혁파들로부터 경원시되었지만 20세기에 들어와서 낭만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 그도 역시 갑자기 환영받으며 연구되어 왔다. 문학사에서 그를 주목할 때는 아무래도 클라이스트 Heinrich von Kleist와의 교류 때문이다. 이미 알려져 있듯이 뮐러와 클라이스트는 시 대적 상황에 대해 동병상련의 고뇌를 앓고 있다가 상부상조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푀부스, 베를린 석간 을 함께 발행하고 또 당시의 낭만주의자들과 교류하였다. 클라이스트의 생애에서 뮐러가 조력자였는지 인생을 망친 사악한 악마 böser Dämon 2) 였는지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뮐러의 이론들이 현실에 부합하거나 낙관적 이었다면 클라이스트는 아마도 자살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뮐러의 생애를 살펴보면 철학자이지만 정치에도 몸담았고 또 외교관 생활도 하였으며 출판업에도 종사했다. 그는 메테르니히의 고문관 겐츠 Friedrich Gentz와 교류하면서 보수주의적 성향을 지녔으며 목사 집안 태생이지 만 변화나 개혁을 싫어하여 가톨릭으로 개종하였다. 그도 다른 낭만주의들처럼 조화로운 사회, 인간의 완성을 추 구하였으며 분열되고 대립되기 전의 단일적 세계를 이상적 세계로 설정했다. 클라이스트도 뮐러의 이론대로 대립 을 극복하고 화해하는 세계를 궁극적 이상세계로 그려냈다. 뮐러의 연구는 사회의 모순과 대립의 문제, 계급의 대 립, 법 체제, 경제 체제의 관점에서 많이 진행되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낭만주의의 연구에서 특별한 주목을 받아왔 다. 본고에는 클라이스트에 영향을 준 낭만주의 이론가 뮐러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예술과 미의 개념을 살펴보고 자 한다. II. 본론 1. 대 립론 Die Lehre vom Gegensatz (1804년 ) 아담 뮐러는 대학에 재직한 적은 없지만 드레스덴에 머물 때 강연을 하거나 언론에 기고하면서 철학, 정치학, 미학, 문학 등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남겼다. 그의 사상을 알려면, 대립론, 독일에서 수사학과 이것의 붕괴에 대한 12개 강연, 미의 이념에 대하여, 독일의 학문과 문학에 대한 강연들 에 두루 퍼져있지만, 그 중에서도 최초로 나온 대립론 은 나중에 나오는 다른 저작의 기초가 된다. 대립론 에서 그는 헤겔보다 먼저 변증법 이론 1) Vgl. Karin Richter: Der böse Dämon in der deutschen Romantik. Betrachtungen zum Werk und Wirken Adam Heinrich Müllers( ), in: Weimarer Beiträge 25(1979) H.5, S ) Vgl. Peter Foley: Heinrich von Kleist und Adam Müller. Untersuchung zur Aufnahme idealischtischen Ideenguts durch Heinrich von Kleist. Franktfurt am Main 1990, S

40 을 전개하였지만 갈등 해소의 변증법적 종합에 이르는 과정은 피라미드적 구조가 아니라 꼭지점이 유동적인 구 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3) 그의 세계관은 대립되는 두 개의 현상이 서로 배제하지 않고 통일의 단계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뮐러는 프랑스 혁명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대립론 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사회와 학문에서의 혁명둘은 두 가지 모두 완성되지 않은 채 그러나 외관성 포기된 상태로 남 아 있습니다.... 때로는 너무 멀리, 때로는 너무 가까이 박혀있는, 이 혁명들의 거창하고 언제나 불명료한 목표들은 전 도되고 망각된 상태입니다. 그 자리에는 반갑지 않은 권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균형과 질서를 위해 준비되어야 할 자리 에는 일부 수뇌부에게 집중되어 있는 혁명의 차가운 지배가 등장합니다. 4) 프랑스 혁명은 균형과 질서를 무너뜨리고 파괴와 혼돈, 왕조 붕괴, 공화정 체제 도입 등을 축적했다. 이런 상태 는 프랑스 혁명에서 절정을 이루었지만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고 역사적 산물이며 수백 년간 서서히 닥쳐온 사회적 붕괴과정의 결정판이다. 종교, 철학, 시문학, 자연, 예술은 지난 세기의 중엽이나 말엽에 사상의 무한한 나라에서 aus dem unendlichen Reiche der Gedanken 5) 더 좋은 시대로부터 내려왔지만, 종교와 학문, 교회와 국가를 묶어주는 끈이 끊어지면서 보편적이고 포괄적이며 사교적인 의미도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6) 이것은 한편 세계사의 과정이기도 하다. 결국 각자는 탐욕과 각종 요구들 때문에 전체와의 관계로부터 이탈하고 예전의 위대한 모습과 힘은 사라져 버렸다. 이러한 뮐러의 생각은 클라이스트의 인 형 극 론 Über das marionettentheater 과 유사하다. 뮐러가 전체와의 합 일을 이루었던 더 좋은 시대를 클라이스트는 낙원이라 부르는데 인식의 타락으로 아름다움을 읽고 낙원에서 추 방되었다는 것이다. 뮐러에게서 인식의 타락은 프랑스 혁명에서 절정에 도달하였으며 개인을 자연과 분리시켰다. 뮐러의 대립론 에서는 주체와 객체, 긍정과 부정, 자연과 예술, 과학과 종교 4개의 개념쌍으로 대립 관계를 설명 하고 있는데 자연과 예술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예술에 달려 있다. 가장 풍성한 자연의 수천년 된 작품 들이 전복되어 버리고 그 자리에 가장 초라한 예술이 한 순간의 작품을 심는다. 7) 뮐러는 분리된 두 영역이 자시 합일하려면 극단적으로 떨어지고 대립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절대적인 분 리가 합일에 도달하는 데는 감촉하는 눈 das fühlende Auge 8) 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자연을 이렇게 감촉하는 눈으로 보는 자만, 자연을 보는 손 안에 있는 자신의 위대한 예술작품으로서 가진다. 9) 3) Vgl. Teschusi Haradai: Adam Müllers Leben und Lehre sowie Bibliographie. 一 橋 大 學 社 會 科 學 古 典 資 料 センタ- Studiy Series. No. 3, 1995., S ) Adam M üller: Kritische, ästhetische und philosophische Schriften. Kritische Ausgabe, hrsg. v. Walter Schroeder und Werner Siebert. 2. Band. Neuwied und Berlin Lehre, S.195: Die Revolution in der Gesellschaft und in den Wissenschaften, die unser Zeitalter auszeichnen, stehn beide ungeendigt, aber anscheinend aufgegeben da.... Die großen, bald zu entfernt, bald zu nahe gesteckten, immer undeutlichen Ziele dieser Revolutionen liegen umgestürzt und vergessen, und an ihrer Stätte erheben sich unfreundliche Autoritäten. An die Stelle, die für das Gleichgewicht und die Ordnung bereitet werden sollte, tritt die kalte Herrschaft der in einzelnen Häuptern konzentrierten Revolution. 5) Ebenda, S. 196: 6) Ebenda, S. 197: aber diese allgemeine, umfassende, gesellige Bedeutung m ußte allm ählicg dahinsterben, als die vereinigenden Bande der Religion und der W issenschaft, der Kirche und des Staats selbst zerrissen. 7) Ebenda, S..230: Tausendjährige Werke der reichsten Natur werden umgestoüen; an ihre Stelle pflanzt die armseligste Kunst die Werke einer Stunde. 8) Ebenda, S ) Ebenda.: wer die Natur so mit fühlendem Auge sieht, der nur hat sie als eignes, großes Kunstwerk in der sehenden Hand. 28

41 아담 뮐러는 통일성의 사상을 대립되는 존재로부터 도출했으며 삶과 죽음, 인간과 신의 합일도 종합의 사고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홈부르크 왕자 에서 왕자는 죽음을 각오함으로써 낙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2. 미 ( 美 )의 개 념 뮐러의 세계관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의 하나가 미이다. 그는 일련의 강연에서 미를 다루었으며, 미는 뮐러 의 세계 이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뮐러 미학에서 미는 역시 대립의 과제에서 나온 사유이며 미학의 핵심은 우아(Grazie) 와 아름다운 영혼(schöne Seele) 이다. 외적 동기부여도 없이 포도주도, 명성도 없이, 사랑도, 육체적 청각이 느끼는 노래도 없이 동정이나 행운도 없이, 그런 동기로 만들어지는 가장 내밀하고 거룩한 것을 영혼의 힘, 영혼의 우아를 통하여 저절로 만들어낼 인간의 능력이 있다 고 가정하세요. 그러면 당신은 시인, 예술가를 가지는 겁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도처에 스스로 음악의 반주를 넣을 능력을 인간의 영원한 상태라고 상상하세요. 그러면 당신은 아름다운 영혼의 이미지를 갖고 계신 겁니다. 10) 뮐러에게 미는 영원성의 본질이다. 클라이스트에게도 이와 유사하다. 인형극론 에서 그는 성찰과 우아를 하나 로 묶어서 보는데, 두 가지는 서로 의존관계에 있으며 또 거꾸로 비례하여 나타나기도 한다. 즉, 하나가 커지면 다른 하나는 축소하며 또 그 반대이다. 클라이스트의 인형극론 에 나오는 대화에서 성찰이 약해지면 우아는 그 만큼 더 빛을 발한다. 다시 얻은 우아는 낙원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개념이나 내용으로 볼 때 클라이스트와 뮐러 의 사유는 거의 일치한다. 뮐러에게 인간의 우아는 개인 자신에게 달려있다. 개인은 단지 이러한 자연적 특성의 발전이 필요하다. 우아 가 영혼 안에 완전한 순수성으로 빛을 발하면 우아를 지닌 사람은 예술가나 시인이 된다. 11) 뮐러에게는 우아가 지속적 상태로 고착된 것이 아름다운 영혼이며 이는 곧 미의 표현이다. 미는 최초의 낙원 상태의 미로 나타나더 라도 필연적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어서 사라지는 미로 나타날 수 있으며, 또 영속적인 아름다운 모습으로, 대립이 화해를 이룬 단일성과 이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미는 조화이며 완전성 면에서 낙원의 표현이고 또 율동적 동 작이기도 하다. 미는 클라이스트의 우아처럼 영혼들 사이의 순수하고 거짓없는 중재자이며 왜곡 없이 소통을 가 능하게 한다. "미는 그리하여 그런 율동적 동작이며, 혹은 내 뭐라고 말할까, 둘 사이에, 인간과 인간, 정신과 감정, 우리가 정숙과 힘, 다시 말해 다시 미로 이것을 고찰하자면 우주, 세계사, 삶이 우리의 정서에 전달해주고 제한된 영역 안에서 모든 예술 작품이 나타내는 그런 평온과 동작 사이의 조화이다." 12) 미는 정신과 감정이라는 갈라진 영역을 하나로 조화시키고 평온과 동작을 균형 잡아 준다. 미는 삶과 세계사 의 표현이다. 대상들과 인간의 정서 속에는 미가 내재해 있다. 이 두 영역이 서로 미를 발견하면 미는 만개한 것 10) Ebenda, S. 13: "Nehmen Sie nun an, es gäbe eine Fähigkeit des Menschen, ohne äußere Veranlassung, ohne Wein und ohne Ruhm, ohne Liebe und ohne Gesang, den das leibliche Gehör empfindet, ohne Mitleid und ohne Glück, das Innerste und Heiligste, welches durch jene Anlässe erzeugt wird, von selbst durch Kraft der Seele und durch Grazie der Seele zu erzeugen, so haben Sie den Dichter, den Künstler. Gehen Sie noch ein Schritt weiter und denken Sie sich diese Fähigkeit, sich selbst überall m usikalisch zu begleiten, als bleibenden Zustand im Menschen, so haben Sie vor sich das Bild einer schöne Seele." 11) Ebenda, S. 13: "Erstrahlt die Grazie in ihrer vollkommenen Reinheit in der Seele, wird ihr Träger zum Künstler oder Dichter." 12) Ebenda, S. 18: "Die Schönheit ist demnach jene rhythmische Bewegung, Harmonie, oder wie soll ich sie nennen, zwischen zweien, zwischen Mensch und Mensch, zwischen Geist und Gefühl, zwischen Ruhe und Bewegung, die das Universum, die Weltgeschichte, das Leben, wenn wir es mit Stille und Kraft, d.h. wieder mit Schönheit betrachten, unserm Gemüte mitteilt und welche in beschränktem Umkreise jedes Kunstwerk darstellt." 29

42 이다. 이 때 대상과 개인 사이에는 상호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뮐러는 미를 인간의 3단계의 발전과 결부시키면서, 최초의 낙원상태에 존재했던 그러한 미를 새로 파악하고 느끼기 위해서는 인간이 우선 어린 아이 wie ein Kind 13) 처럼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때 어린 아이 는 발육 정 지된 상태가 아니라 오염되지 않는 이해 능력과 정서를 지닌 아이이다. 새로 찾는 미는 이전에 잃어버린 미일 수 는 없다. 그러나 이 미도 삶에 내재해 있고 뮐러에게는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언어는 뮐러의 미의 개념에서 매 우 중요한 관심사다. 뮐러가 미에 대해 강연하지만 슐츠 Gerhard Schulz, 따르면 뮐러의 강연은 엄격한 의미에서 예술을 다루는 것 이 아니라고 한다. 14) 20세기에 정치를 심미화한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뮐러의 경우는 미학을 정치화하여 출세하 려는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평가다. 사실 그의 미학이론은 그리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당시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미학, 예를 들어 실러, 슐레겔 형제, 셀링을 적당히 참조한 것이다. 그래서 뮐러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 하겠다. 슐츠에 의하면 뮐러는 단지 박수를 받기 위해서 강연하고 글을 썼거나, 이 박수를 적어도 시급히 의도했다는 의 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한다. 15) 셀링은 아우구스트 빌헬름 슐레겔에게 보낸 편지에서, 뮐러가 단지 당신, 프리 드리히 등을 고상한 작센 언어로 번역하고, 이제 발을 적시지 않고 애써 닦아 놓았음에 틀림없는 잘 닦은 길을 행진해 가는 그런 지위 높은 젊은 친구들에 속한다 16) 고 말했다. 3. 소통수단으로서의 언어 인간은 언어를 통해 소통한다. 공동체는 언어를 수단으로 형성되며 소통의 장벽이 없을 때 공동체에는 새로운 낙원상태가 가능해진다. 인간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면서 조화를 이루게 될 때 그 언어는 완벽한 언어이며 이것이 언어의 아름다움의 비밀 das Geheimnis der Sprachschönheit 17) 이다. 언어와 관련해서 클라이스트와 뮐러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클라이스트에게 언어는 정서나 감정을 전달하 는 도구이나 표현 과정에서 고유한 본질적 특성을 상실한다. 클라이스트는 언어를 회의한다. 무의식적인 우아나 우미가 오히려 정보의 전달을 가능하게 하고 상대의 영혼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인식이 무한으로 나아가면 절대 의식이 생기며 낙원이 열린다. 이 절대 의식이 언어를 사용하는지 혹은 언어가 필요 없는 것인지에 대해 클라이 스트는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뮐러는 언어를 매우 필수적인 소통의 수단으로 이해하며 소통을 언어의 아름다움으로, 새로운 낙원으 로 이해한다. 멀리 떨어져 있으며 넓은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는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할 것이 있으며 모든 세대는 수천가지 일을 생각하며 느낀다. 이것은 나중에 오는 세대에서 비로소 들어주는 귀를 찾게 되지만 그렇다고 별로 전달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18) 뮐러에게 언어는 은유적 표현으로 태양을 의미한다. 이것은 언어에 부여된 중요성과 의미를 분명히 시사하고 13) Ebenda, S ) Gerhard Schulz,: Deutsche Literatur zwischen Französischer Revolurion und Restauration. Zweiter Teil München S ) Adam Müller: ebenda, S ) Gerhard Schulz: Deutsche Literatur zwischen Französischer Revolurion und Restauration. Zweiter Teil München S. 278: Müller übersetze nur Sie, Friedrich u.s.w. in die Sprache des galanten Sachsens und gehöre zu jenen vornehmen jungen Leuten, die nun ohne den Fuß sich na ß zu machen. über alle die schönen Wege einherziehen, welche mit Anstrengung und Mühe geebnet werden mußten. 17) Ebenda, S ) Ebenda, S. 24: Auch entfernte, durch weite Räume getrennte Menschen haben einander etwas zu sagen, und jede Generation denkt und empfindet tausend Dinge, welche erst in spät nachfolgenden Generationen ein geneigtes Ohr finden, aber deshalb um nicht weniger miteilungswürdig sind. 30

43 있다. 표준독일어는 태양이고 그 주위에 방언이라는 행성들이 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일종의 우주 단 일체를 형성한다. 이것들은 한 다발로 묶여 있으며 언어 안에서 그 내부의 운동법칙은 율동이다. 뮐러는 의식적으 로 언어와 미로부터 우주로 잇는 연결선을 그었다. 언어와 미는 인간이 우주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수 단이다. 언어에도 변증법의 원칙이 통한다. 뮐러는 언어를 존재의 다양한 표현들과 동일시한다. 언어의 문제점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잊지 맙시다. 태양은 다시 행성이 없으면 안 되며 삶의 정신은 태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양과 행 성 사이의 관계와 묶음과 공동의 율동적 운동에도 있습니다. 영원한 상호 작용 속에 경계로부터 증심으로 힘이 흐르고 명료성과 빛은 다시 중심에서 주위로 되흐릅니다. 미와 삶의 전체 비밀은 아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별들의 세계에 기 록되어 있습니다. 19) 뮐러는 언어에도 언어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본다. 뮐러가 독일어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하면 이것은 일반적 인 언어를 대변하는 말이 된다. 그리하여 독일에서 표현된 어법은 전지구의 언어 이해에도 적용된다. 미래의 언어 는 공동의 기초 위에 터를 잡고 있는, 조화와 공동가치를 추구하는 언어이다. 뮐러는 보편적 언어의 기본전제인 민족언어에 대한 사유 및 민족언어의 좁은 한계를 극복하였으며, 미의 법칙을 세우고 모든 언어를, 수직으로 배열 할 것이 아니라 수평으로 배열하기를 요구했다.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는 언어가 나타나면 개인은 세계법에 따 라 세계의 흐름에 포함되어야 한다. 낯선 언어도 그것이 독일어의 생생한 미의 법칙을 수용하면 들어오게 하십시오. 모든 유럽 언어, 아니 모든 세계 언 어는 인류의 기본언어의 방언에 불과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환대 잘하고 접근하기 쉽고 손님대접이 융숭한 언어가 장차 모두를 위한 진정한 중심 방언이 될 것입니다. 이런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 우리가 위에서 상상한 연설자를 연설 자 이상으로 앞에 세우는 나라, 이런 나라가 또 장차 나의 온건하고 모든 자유에 유리한 언어의 의미로 말하건대 세계 의 수도가 될 것입니다. 20) 대립과 양극성의 사유에 따르면 뮐러에게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언어 변형이 있다. 그 경우에 두 종류의 연설 을 가정했다. 다듬어지고 분명하며 냉정한 연설과 자연 그대로이고 더 생동감 넘치고 따뜻한 연설이 있다. 후자를 사람들은 오래되고 숭고한 시문학의 이름으로 칭송했다. 21) 시문학의 언어는 사라지고 언어가 세분화되면서 인간 들 사이의 의사소통은 힘들어졌다. 언어가 분열되면서 사람들도 파편화되고 와해되었다. 뮐러는 언어의 혼란에 따 른 결과로서 인간들의 불화 die Uneinigkeit der Menschen 22) 가 초래되었다고 한다. 이제 언어를 성찰하고 절대 자와 하나가 되도록 단어 자체에 우주의 영혼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철학자들은 단어의 몸체 즉 개념들을 서로 19) Ebenda, S. 24: Aber vergessen wir doch nicht, daß die Sonne auch wieder die Planeten nicht entbehren kann und daß der Geist des Lebens nicht allein in der Sonne, sondern in dem Verhältnis, in dem Bunde, in der gemeinschaftlichen rhythmischen Bewegung zwischen Sonne und Planeten liegt. In ewiger gegenseitiger Einwirkung möge die Kraft von den Grenzen her auf den Mittelpunkt einströmen und die Klarheit und das Licht wieder vom M ittelpunkt auf den Um kreis zurückström en. Nicht um sonst liegt dasw ganze Geheimnis der Schönheit und des Lebens in sehr vernehmlichen Zügen eingeschrieben in die Sternwelt. 20) Ebenda, S. 34: Laß doch die fremden Worte herein, wenn sie das lebendige Schönheitsgesetz der deutschen Sprache annehm en. Alle europäischen Sprachen, ja alle Sprache der Welt sind ja nur Dialekte einer Grundsprache der Menschheit; die wirtbarste, zugänglichste, gastfreiste (unter diesen Sprachen und in ihrer m itten) wird dereinst die wahre Mittelmudart werden für alle: das Land, welches diese Sprache reden, welches den Redner, und mehr als Redner, aufstellen wird, den wir uns oben einbildeten - dieses Land wird auch Hauptstadt der Welt werden dereinst in m einem m ilden und aller Freihet günstigen Sinne des Worts! 21) Ebenda, S. 35: So wurden dann zwei Gattungen der Rede angenommen, eine zahme, deutliche und kalte und eine wilde, lebhaftere und warme: die letztere beehrte man mit dem alten ehrwürdigen Namen der Poesie. 22) Ebenda, S

44 결합하고, 시인들은 영혼 즉 단어들을 짜 맞추면서, 이들의 작업을 하나로 합칠 때 언어의 아름다움, 한때 일방적 이었던 개념들의 합일이 나타난다. 모든 단어는 하나의 몸체, 다시 말해 단어가 영혼으로서 기거할 특정한 고정된 개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개념들이 철학자에 의해서 우주의 다름 개념들과 연관될 수 있듯이 단어들은 시인에 의해 다른 단어들과 연관될 수 있다 23) 4. 춤의 이미지 뮐러는 춤의 이미지를 즐겨 끄집어내는데, 춤은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미를 확장하고 미화한다 erweitert und verklärt. 24) 춤 자체, 춤의 우아와 우미 같은 심미적 범주는 인식의 확장으로 이어지고 인간의 진보를 가능하게 한다. 춤은 동작이지, 정지가 아니다. 단어와 개념의 이러한 활성화는 학문과 시문학의 전체 비밀이다. 25) 이것은 특히 극문학에도 적용된다. 세계사의 진행을 이끄는 것도 자연스러움과 우아이다. 뮐러에 따르면 세계는 연극 무 대와 같다. 이 무대 위에서 모든 끊어진 삶의 연관성을 새로이 하나로 묶고 중심에 모으는 것은 극문학이다. 극문학은 인간에게 이러한 조화로운 상태의 외관을 보여 줄 수 있다. 그리고 외부에서 오는 모든 것은 결국 인간 자신 내부의 인식과 확장된 의식의 진행의 진척에 도움을 준다. 이와 관련하여 춤은 생생한 본보기이다. 도 취에 이를 정도로 경쾌하고 발랄하게 춤을 출 때에는 인간의 합리적인 고찰방식은 쓸모가 없다. 춤을 고려하면 삶의 모든 구성요소들은 분열된 상태의 특수성을 버리고 서로 연관된 세계 운행의 한 부분으로 나타난다. 극문학은 삶, 국가, 종교와 관련하여 선후로 등장한다. 그리하여 춤의 관객은 숙녀가 춤추는 동안에 순전히 극적인 형 식을 바라보며 삶의 다양한 형태는 극의 수정본과는 다르지 않게 나타난다. 전 세계는 그 순간에 유일한 무대로 나타 난다. 숙녀는 고상하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만히 최초의 춤 상대, 실제의 무대로 돌아간다. 26) 춤은 인간의 인식과, 지식을 확장했다. 춤이 끝나고 무대 위가 조용해지면 실제로 현실은 변경되지 않았고 대 상들도 그대로 변함없지만 인식하는 주체의 의식은 엄청난 확장을 경험한다. 춤은 세계의 표상을 변화시켰고 개 념과 단어들을 다르게 나타나게 했다. 인간은 춤을 통하여 세상의 운행을 보게 되었다. 27) 그러나 인류 역사에서 성찰하는 의식은 부자연스런 행동으로 이어지고 중심을 잃어 우아와 우미도 상실했다. 춤추는 자는 나약한 의식 을 극복하고 신과 직접 연결함으로써 잃어버린 중심을 되찾게 된다. 뮐러는 춤이 문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문학 특히 극문학은 인간의 운명과 세계사의 진행을 보 여 줄 수 있는 수단이다. 시문학의 본질을 나타내려는 자는 역시 시예술에서 출발하고 그리고 나서 세계사 전체를 섭렵하고 모든 것을 시문학 과 연관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면 자연의 문학, 사랑의 문학, 꽃의 문학, 청춘의 문학이 관객 앞에 나타나며, 전 세계는 위대한 시로 나타나고 그렇지만 결국은 고상한 정신의 단어가 최초의 의미로 되돌아갈 것이다. 28) 23) Ebenda, S. 41: Jedes Wort hat einen Körper, d.h. einen bestimmten festen Begriff, den es als Seele bewohnt; aber wie dieser Begriff durch den Philosophen in Beziehung auf alle andere Begriffe des Universums gebracht werden kann, ebenso das Wort durch den Dichter auf alle andre Worte. 24) Ebenda, S ) Ebenda, S. 42/43: Dieses Beleben der Worte und Begriffe ist das ganze Geheimnis der Wissenschaftn und Poesie. 26) Ebenda, S. 42: die dramatische Poesie tritt nacheinander in Beziehungen mit dem Leben, dem Staate, der Religion, so daß die Zuschauer des Tanzes, während diese Dame tanzt, lauter dramatische Formen erblicken und die verschiedenartiges Gestalten des Lebens nicht anders erscheinen denn als Modifikationen des Drama. Die ganze Welt erscheint in dem Augenblick als eine einzige Schaubühne, und so erhöht und verschönert kehrt die Dame sanft zu ihrem ursprünglichen Tänzer, der wirklichen Schaubühne zurück. 27) 이것은 클라이스트의 인형극론 에서 무의식 상태의 인형의 춤을 통해 한때 낙원에 있었던 무의식적인 조화를 연상시 킨다. 28) Ebenda, S

45 W er das W esen der Poesie darstellen wollte, würde ebenso von der Verskunst ausgehn, dann einen Zyklus von Welterscheinungen durchlaufen, alle in Beziehung auf die Poesie bringen, und so würde eine Poesie der Jugend vor dem Zuschauer dargestellt werden, die ganze W elt vielleicht als ein großes Gedicht erscheinen und doch endlich das Wort, erhobenen Geistes, zu der ursprünglichen Bedeutung zurückkehren. 신은 자연을 만들고 인간은 문학을 만든다. 인간은 문학을 통하여 신적인 사고를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문학 특히 극문학은 춤을 통해 표현된다. 그리하여 뮐러는 춤을 통하여 세계의 섭리와 신의 질서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춤은 신과의 합일의 표현이며 수단이다. 춤은 대립되는 요소들을 조화로운 연관으로 화해시킨다. 뮐러는 신과의 합일을 이론적으로만 제시하였지만 이것을 실제로 작품화 한 것은 암피트리 온 같은 클라이스트의 작품이다. 뮐러는 자신의 이론이 암피트리온 에서 직접 작품화되어 있는 것을 보고 열렬히 논평하면서 그 희극에 기대어 이론을 펼쳤다고 한다. 뮐러가 생각하 는 진정한 예술은 대립자의 결합에서 진정한 합일을 이루고 미를 나타내는 예술이었다. 아담 뮐러는 다방면의 강연을 행하면서 예술에 관해서도 많은 글을 남겼다. 여기서는 그중에서 대립론 과 미의 이념에 대하여 를 중심으로 뮐러의 예술에 대한 사유를 고찰해 보았다. 낭만주의 예술 철학을 논할 때 자주 등장하는 아담 뮐러는 많이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보수주의적 시각에서 기존의 체제를 옹호하고 변혁을 거부하는 논리를 폈기 때문에 20세기 초에는 적지 않은 추종자를 두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논리나 견해는 당시의 낭만주의 철학자들의 학설과 별로 다르지 않고 독창적이지 않기 때문에 지금 까지 많이 연구되어 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는 클라이스트와는 각별한 사이이기 때문에 클라이스트의 이해를 위해서는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뮐러의 사상의 기초는 대립론 에 들어 있다. 그에게는 모든 대립되는 개념쌍들의 해소가 궁극적 종착점이다. 대립의 해소는 곧 대립의 중재이다. 뮐러에게 대립의 중재는 예술의 핵심과제이다. 29) 삶과 죽음, 자연과 예술, 이상과 현실, 귀족과 서민, 학문과 종교 등 많은 대립쌍들은 인식의 타락처럼 중심에서 이탈하여 서로 대립하지만 언젠가는 중재를 거쳐 더 높은 합일에 이르러야 한다. 그 과정에서 뮐러는 다양한 수단을 제시하면서, 그 합일과 정이 변증법적 경로에 따라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러한 대립을 중재하기 위해 새로운 차원의 목표를 설정하는데 그 목표에 도달하면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여 다른 차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그 가 대립된 개념을 설정하여 합일에 가면 어느새 또 다른 대립 개념이 생기는데 뮐러는 세상이 항상 움직이고 변 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자아도 늘 새롭게 대처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 낭만주의 예술철학자들과 다른 점이라 하겠다. 피히테 등은 절대적 자아를 설정하고 궁극적이고 고정적인 목표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뮐러에게 미는 대립의 해소를 전제로 합일의 단계에 도달한 상태다. 미에 도달하는 수단은 언어, 춤, 문학, 종 교, 학문 등 다양하다. 뮐러에게 언어는 신과 인간, 분열된 세계를 연결해주는 소통수단이다. 춤은 신과의 합일을 이룰 수 있는 몸동작이고 춤을 통해서 잃어버린 낙원에 도달할 수 있다. 여기서도 보듯이 뮐러의 사상은 클라이 스트의 저작 내용과 유사하며 그의 작품의 이해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29) Emmrich, S. 140: Die Vermittlung von Gegensätzen ist für Müller die zentrale Aufgabe der Kunst.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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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독일 아동 청 소년 문학에 나타난 타자상 명 정(서울대) Ⅰ. 들어가는 말 타자 das Fremde 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인지유형을 바탕으로 현재 서구의 타자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 크게 다른 두 현상이 눈에 띈다. 그 하나는 낯선 요소와 문화를 이국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매혹 Faszination 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낯설음에 대한 두려움이 불러일 으키는 적대 이미지 Feindbild 이다. 낯선 문화에 대한 매혹 은 종종 고유의 공동체와 문화에서 느끼는 결핍에 대한 반대급부 이다. 문화사회학자 알로이스 한은 이러한 성향을 유혹, 관습과 틀에 박힌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확충과 자극, 긴장되고 흥분되는 것, 모험적이고 매혹적인 것 으로 해석한다. 1) 그리고 이것이 권태와 판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는 기분전환 eine Abwechslung von Langeweile und Alltäglichkeit 2) 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기능이 가능한 것은 타문 화권 출신들이 가져오는 이국적 낯설음 Fremdheit 은 토착민들의 고유문화에서는 생겨나지 도 생겨날 수도 없는 새로운 것 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1950년대 후반부터 전후 사회복구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아들였 고, 이들이 대거 독일로 유입되면서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들로 구성된 타자들이 대규모 집단을 이루게 되었다. 3) 그러나 독일 사람들은 낯선 사람 내지 낯선 문화가 침투할 때 고유 의 정체성이 흔들리거나 위태롭게 느꼈고, 제한된 사회 시스템 내에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외국인들이 밀려들면서 이들에 대해 불안과 긴장감을 느끼게 되었다. 사회적인 긴장상태가 증폭되고 경제적인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타자들에 대한 감정이 극단화 되었다. 4) 그러면서 이들 타자들은 차별의 대상이 되었고, 이들에 대한 기존사회의 반응은 거부와 외국인 적대 Fremd(en)feindlichkeit 5) 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타자에 대한 적대적인 반응을 정치 사회적인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의 하나로 해석한 연구 에서 프리췌는 외국인, 이민 노동자, 망명자, 국외 추방자 등 소수민족을 타자로 삼고, 적대 1) Alois Hahn: Partizipative Identitäten, in: Herfried M ünkler (Hg.): Furcht und Faszination. Facetten der Fremdheit, Berlin 1997, S , hier: S. 144: Das Fremde scheint einerseits immer wieder als Verlockung, als Aufbruch aus belastenden Gewohnheiten und Routinen, Bereicherung und Anregung, als spannend und aufregend, als abenteuerlich und faszinierend. 2) Vgl. Ebd. 3) 이처럼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타문화권 출신의 사람들이 타자로 분류되는 현상은 짐멜 Georg Simmel이 사회 학적 측면에서 타자 를 오늘 와서 내일 머무는 자 der heute kommt und morgen bleibt 또 는 [ ] 멀 리 있 는 자가 가까이 와 있음 [ ] der Ferne nah ist 이라는 말로 정의한 개념과 맞닿는다. Vgl. Georg Simmel: Exkurs über den Fremden, in: ders.: Sziologie. Untersuchungen über die Formen der Vergesellschaftung, Gesamtausgabe Bd. II, Frankfurt a. M. 1992, S , hier: S. 764 f. 4) Vgl. M anfred Bornewasser: Frem dfeindlichkeit: Ursachen und Veränderungsmöglichkeiten, in: Alexander Thom as (Hg.): Psychologie und m ultikulturelle Gesellschaft - Problemanalyse und Problemlösungen, Göttingen 1993, S , hier: S ) 외국인 적대 Fremd(en)feindlichkeit 라는 용어는 사회적인 단위 간의 낯선 존재임과 적의 Fremdsein und Feindsein 를 전제로 한다. 낯선 존재임 Fremdsein 은 출신을 바탕으로 문화가 다른 사회 단위에 소속됨을 나 타내고, 적의 Feindsein 는 다른 사회 단위에 속해있는 출신들에 대해 거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Vgl. Bornewasser: a. a. O., S

48 감을 불러일으키는 부정적인 타자상의 전형적인 전제로 선입견 Vorurteile 을 언급하고 있 다. 6) 선입견은 대상을 평가절하하고 손상시키는 것과 연관된 심리현상으로, 사회심리학은 그 원인을 사회적 좌절과 실망감, 공격과 두려움에서 찾고 있다. 타자에 대한 선입견의 발생 원인을 이러한 배경에서 찾고 있는 프리췌의 분석에 따르면, 토착민들은 일상에서 증가하는 타자들과 그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인식하고는 불안해하며, 위협적으로 인식되는 타자 를 평가절하함으로써 불안감에 싸여 있는 유약한 자신을 평가절상하려 한다는 것이다. 7) 이 는 결국 타자에 대한 멸시, 적대, 폄하를 통해 자신의 공포와 불안을 해소하면서 자신의 우 월함과 공동체 의식의 강화를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 선입견은 대부분 부정적인 특징을 갖 는 감정적인 판단을 전달하고, 타자를 인식할 때 과도한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타자에 대한 이미지를 적대적으로 고조시킨다. 뿐만 아니라 선입견으로 왜곡된 이미지는 정치적으로 영 향을 끼치고 현실에 적용되어 외국인 노동자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로까지 확대된다. 8) 더욱이 문제는 타자에 대한 선입견과 그로 인해 왜곡된 적대 이미지가 성장기의 어린이들 과 청소년들에게도 암암리에 영향을 끼쳐 어린이들의 일상에서도 다른 나라 출신의 어린이 를 거부하고 제외시키며 멸시하는 반응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9) 그렇기 때문에 선입견을 바탕으로 한 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어 고착되는 만큼, 아동 청소년 문학 작가들은 아동 청소년 문학 작품을 통해 어린 청소년 독자들의 인식을 변화시 키려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타자들에 대한 오래된 상투 이미지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자 아상과 타자상이 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10)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타자를 인지할 때의 선입견을 파울 마르의 작품 내 옆에 자리가 있어 Neben mir ist noch Platz (1996)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이 작품은 독 일 소녀 슈테피와 레바논 출신 소녀 아이샤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삶의 방식의 상호 만남과 그 때 발생하는 갈등을 주제화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우선 타자에 대한 선입견이 진실과는 별개로 현실에서 통용되는 상황과 선입견으로 야기된 부정적인 영향인 외국인 적 대적인 폭력양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또한 이 작품에서 아동문학이 올바른 타자상 정립에 기여할 수 있는 (상호문화적) 측면도 살펴보고자 한다. Ⅱ. 선입견으로 고조되는 적대적 타자상 일반적으로 아동 청소년 문학 작품에서 타자 문제를 다루는 경우 타문화권 출신 사람들이 이주국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토착민들과의 갈등상황이 중심을 이룬다. 이러한 문제들은 주 6) Vgl. Karl-Peter Fritzsche: Streßgesellschaften und Xenophobie, in: Yves Bizeul u. a. (Hg.): Vom Umgang mit dem Fremden S , hier: S. 60. Vgl. Fritzsche: a. a. O., S ) Vgl. Jörg Becker u. a. (Hg.): Die Menschen sind arm, weil sie arm sind, Frankfurt a. M. 1977, S. 197 f. 9) Vgl. Helene Schär: Dritte Welt als Thema der Kinder- und Jugendliteratur, in: Günter Lange (Hg.): Taschenbuch der Kinder- und Jugendliteratur, Bd. 2, S , hier: S ) 1960년대 말 격동적인 청년사회의 혁명 이후 1970년대 초 미성년들을 사회적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이 두 드 러지면서 이제까지 어른들의 문제로만 치부해 왔던 사회문제가 아동문학의 주제로 부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1970년대 독일의 아동 청 소년 문학에서는 이른바 문제 중심적 아동 청소년 문학 problemorientierte Kinderund Jugendliteratur 의 틀 내에서 외국인 노동자 부모를 따라 이주해 온 아이들에 관심을 쏟았다. 특히 사회 적 소수 층과 소수민족 그룹을 주요 대상으로 다루는 현대 아동 청 소년 문학은 이러한 타자에 대한 이해를 증 진시키기 위해 그들과의 관계와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이국적인 낯설음을 미학적으로 형상화해서 어린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35

49 로 타자들에 대해 토착민이 갖고 있는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자문화 중심주의적인 타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마르 역시 자신의 작품에서 여주인공 슈테피의 친구 마리-루이제와 슈테피의 아빠를 통해 낯설거나 익숙하지 않은 행동이 섣부르게 선입견으로 이끌어질 수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 다. 늘 혼자 다니던 레바논 출신의 아이샤가 체육관에 갇혀 곤경에 처한 슈테피를 도와준 후, 슈테피는 아이샤와 함께 등하교를 하게 된다. 슈테피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아이샤와 함 께 집에 가자는 제안을 하지만, 마리-루이제는 하지만 걔는 우리 그룹에 맞지 않아! Die passt aber nicht in unsere Gruppe! 11) 라며 거절한다. 또한 슈테피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은 아이샤가 늦자 슈테피의 엄마는 파티를 시작해야 하는지 슈테피에게 묻고, 이에 마리-루이 제가 끼어들어 대답한다. 시작하는게 좋겠어요. 걔는 제시간에 오지 않을 거예요. 걔네 나라 사람들은 그래요. >>Lieber anfangen. Die kommt nie pünktlich. Das ist bei denen so.<< (NMP, 36: 강조는 인용자) 작가 마르는 어째서 마리-루이제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르는 타자에 대한 어린이들의 전형적인 태도를 제시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어 린이들은 이미 타자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고, 이들 타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쉽게 거부 와 배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또한 슈테피의 아빠에게서는 선입견의 발판이 마련된다. 슈테피의 부모님은 곤경에 처한 슈테피를 도와준 아이샤를 집으로 초대한다. 오빠와 동행한 아이샤는 그릴을 할 때 제공된 소시지에는 입도 대지 않고, 빵도 약간만 먹는다. 이에 대해 슈테피의 아빠는 불쾌감을 드러 내며 그 아이들을 버릇이 나쁘게 든 아이로 취급한다. 슈테피의 아빠는 부인에게서 그 두 손님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것에 대한 이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슈테피 에게서 그들이 먹기에 빵이 너무 검었다는 얘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식사습관을 독일식 관점에서 평가하며, 12) 그들의 태도를 무례한 것으로 몰아가고 싶어 한다. 아하, 그들은 흰 빵만 좋아하는 구나. 아빠가 말했다. 그거 봐라. 내가 말했잖니. 그 애 들은 나쁜 버릇이 든 거야. >>Ach, sie mögen nur Weißbrot!<<, sagt Papa. >>Na, siehst du. Hab ich ja gesagt: Die sind einfach verwöhnt.<< (NMP, 20) 이 장면은 선입견이란 인간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학습되는 것 Vorurteile werden im Laufe der Entwicklung eines Menschen gelernt 13) 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14) 슈테피의 아빠는 아이샤와 그녀의 오빠에 대한 개인정인 평가를 마치 그것이 기 Paul Maar: Neben mir ist noch Platz, München 1996, S. 9.(앞으로 이 작품의 본문 인용은 NMP, 면수 로 표 기함) 12) 아이샤가 레바논의 관습을 설명 할 때 슈테피 역시 자신의 경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다른 문화의 생활 방식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름에 레바논에서는 너무 더워 가족들이 지붕 위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는 아이샤의 말에 슈테피는 독일식 뾰족지붕의 양쪽 경사면에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모습으로 이 불을 덮고 누워있는 모습을 상상한다(NMP, 13). 13) Vgl. Becker: Die Menschen sind arm, weil sie arm sind, S ) 오스트리아 출신의 대표적인 아동 청 소년 도서 작가인 벨쉬 Renate Welsh의 윌 퀴. 어느 낯선 소녀의 이야기 36

50 정사실인 양 슈테피 앞에서 말한다. 그러나 마텐클로트가 강조한 바처럼, 아이들은 이러한 부모의 험담이나 악평을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따라하게 되고, 15) 그런 과정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선입견이 형성되는 것이다. 샤미 역시 독일 어린이들이 소수 그룹에 속하는 특 히 이민자 출신의 어린이나 어른들에 대해 갖게 되는 이미지는 그들의 부모와의 경험이 투 사된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16) 또한 작가 마르는 선입견에서 발전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인 외국인 적대와 타자들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를 간과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에 대한 선입견이나 적대감은 대부분 먼 곳에서 가까이 다가와 머무는 손님 에게 무차별 적용되는 경향을 보인다. 작가는 이해할 수 없는 폭력사건을 통해 피해 당사자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 지를 드러내주고 있다. 레바논에서 가족들과 함께 독일로 이민을 온 아이샤는 나름대로 슈테피라는 독일인 단짝 친구를 사귈 정도로 이민 생활에 잘 적응해 가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샤의 가족들은 막연하 게 그들 sie 로 지칭되는 집단에 의해 폭력적 공격을 당한다. 처음에는 그들 가족이 사는 집 의 창에 뜬금없이 돌이 날아와 아이샤의 동생 파티마가 깨진 유리에 손을 베어 다치는 사고 가 난다(NMP, 33). 이어서 아이샤의 오빠 유주프 마저 시내에서 아무 이유 없이 집단 폭행 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NMP, 41). 그러자 아이샤의 가족은 결국 전쟁으로부터 도망쳐온 레바논으로 되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아이샤의 가족들에게 상처가 된 것은 유주프가 당 한 폭행보다는 오히려 그 광경을 보고 구경만 하고 도와주지 않는 독일인들의 냉담한 태도 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을 진술하는 아이샤와 슈테피의 대화 장면에서 작가 마르는 슈테피라는 독일 소녀의 입을 통해 그런 짓 을 하는 것은 미치광이 짓 이라고 외국인에 대 한 보편적 적대감을 고발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아이샤를 통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적대감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외국인 적대나 외면, 그리고 결여된 시민의 용기를 문제로 부 각시킨다. [ ] 어째서 너희들은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 거니? 우리가 무슨 짓을 했다고? 그렇지 않아. 그건 단지 몇몇 미친 사람들의 짓이야. 미치광이들이나 그런 짓을 하지. 슈테피가 말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아무도 오빠를 도와주지 않은 거지? 아이샤가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었단 말이야. [ ] >>[ ] Warum mögt ihr uns nicht? Haben wir was getan?<< >>Aber das stimmt doch nicht. Das sind nur ein paar Spinner, die so was tun<<, sagt Steffi. >>Und warum hat ihm dann keiner geholfen?<<, fragt Aischa. >>Viele haben es Ülkü. Das fremde Mädchen (1973)에서도 어른들의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따라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짝을 지어 서로 등을 맞대고 앉아 다리를 쭉 뻗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 체육시간에 터키 출신 소 녀 윌퀴와 짝이 된 질비아는 제 자리에 꼼짝도 않고 서 있다. 당황한 윌퀴는 자리에 웅크리고 앉고, 화가 난 선생님은 다시 한 번 질비아를 다그친다. 그러자 질비아는 엄마가 자기에게 더러운 외국인들 schmutzige Ausländer 과는 가까이 하지 말라고 했다며 버틴다. 그런가 하면 영어시험에서 100점을 맞은 윌퀴에게 질투 를 느낀 가브리엘레는 윌퀴와 같은 외국인 이민자들이 이 사회를 범죄로 물들이고 있다고 한 엄마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준다. Vgl. Renate Welsch: ÜLKÜ. Das fremde Mädchen. Erzählung und Dokumentation, Wien u. München 1973, S. 16 u ) Vgl. Gundel Mattenklott: Fremde Kinder im Kinderbuch, in: Julit, H. 2, 1992, S. 81: manche (Kinder: v. Verf.) plappern das Gerede der Eltern nach. 16) Vgl. Rafik Schami u. a. : Den Trägern der Zukunft erzählen. Ein Plädoyer für Kinderliteratur in der Frem de, in: Fundevogel. Kritisches Kindermedien-Magazin, H. 36, 1987, S. 3-5, hier: S

51 gesehen. [ ]<< (NMP, 41) 결국 아이샤의 아빠는 지금은 이곳이 전쟁터구나 Jetzt ist hier Krieg (NMP, 41)라고 하 며 레바논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한다. 지금 레바논은 총에 맞을까 두려워 집 밖으로 나가 지도 못하고 집은 폭격에 무너진 상태인데도(NMP, 45), 아이샤의 가족에게는 총알이 오가는 눈에 보이는 전쟁보다는 차별과 멸시와 폭력이 잠재된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가 더 무서운 전쟁으로 다가온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타문화권 출신 타자들은 토착민들의 지루한 생활에 신선한 기류를 일으키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대 다문화 사회에서 이들 타자들은 적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공격의 대상이 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점철되고 있다. Ⅲ. 상호문화적 관점에서의 타자상 마르는 자신의 작품에서 문제를 제시하는 데에만 그치고 있지 않다. 그는 아동 청소년 문 학 작품을 통해 어린 독자들이 타문화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타문화에 대한 고정된 관념 - 어른들에 의해 가치평가가 완료된 부정적인 타자상 - 을 변화시켜 새로운 시 각을 갖게 하고, 올바른 타자상을 성립할 수 있게 하는 상호문화적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한 다. 현대 다문화 사회에서 인종충돌, 외국인 혐오와 민족주의적 극단주의로 인한 사회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타문화 수용 내지는 타자이해와 관련해서 아동 청소년 교육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다. 교육학(분야)에서는 아동 청소년 도서가 지닌 기능, 즉 독자의 감정이입, 관점수용 및 관념의 변화 등의 효율적 교육성과에 주목하고, 학생들의 문 화 간 소통능력 개발의 몫을 점점 더 아동 청소년 도서에 떠맡기는 추세이다. 17) 문학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나와 다른 등장인물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과 동일화함으로써 그의 생각과 느낌에 쉽게 이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독자는 타자, 타문화에 대해 갖 고 있던 선입견이나 차별의식을 깨고 문화의 다양성과 개개 문화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타자상 성립이 가능해 질 수 있다. 일례로 내 옆에 자리가 있어 의 주인공 소녀 슈테피에게서 관념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 다. 레바논 출신의 아이샤가 처음 전학을 왔을 때, 슈테피 역시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이샤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샤의 도움으로 곤경에서 벗어난 후 둘은 우 정을 나누게 되고 단짝이 된다. 그러나 끝내 독일인들의 적대감을 극복하지 못한 아이샤네 가족은 여전히 전쟁 중인 자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슈테피는 아이샤와의 이별을 못내 슬퍼 한다. 그 후 어느 날 슈테피네 반에 또 다른 외국인 소녀가 전학을 온다. 텍스트 상에는 이 아이의 출신이 언급되지 않지만 삽화를 통해 흑인 소녀라는 것을 알 수 있다(NMP, 46). 선 생님이 새로 전학 온 친구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두리번거릴 때, 다른 아이들은 아이샤가 처음 전학 온 날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슈테피는 달라져 있었다. 17) Vgl. Kaspar H. Spinner: Fremdes verstehen - ein Hauptziel des Literaturunterrichts, in: Kurt Franz u. a. (Hg.): Interkulturalität und Deutschunterricht, München 1994, S , hier: S

52 이 친구는 나이마입니다.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 공부하게 되었어요. 어디에 앉으면 좋을 까? 베게만 선생님이 말했다. 학급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의 시선을 피하며, 눈을 내리 깔고 책상만 쳐다보며, 공책 을 뒤적이거나 연필을 만지작거렸다. 나이마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선생님 옆에 서 있 었다. 약간 굳은 자세로 고개를 떨구고서. 선생님이 아이샤를 우리 반으로 데려왔던 그 당 시의 아이샤처럼 그렇게 앞에 서 있었다. 슈테피가 손을 들었다. 그래, 슈테피? 뭐지? 선생님이 물었다. 제 옆에 앉아도 돼요. 슈테피가 말했다. 나이마는 고개를 들고 슈테피를 쳐다보았다. 아직 독일어를 잘 모르는 그 아이는 자신이 제대로 이해한 건지도 잘 몰라했다. 슈테피는 그 아이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빈 의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내 옆에 자리가 있어! Frau Wegemann sagt: >>Das ist Naima. Sie geht ab heute in unsere Klasse. Wo könnte sie denn sitzen?<< Die meisten aus der Klasse weichen ihrem Blick aus, gucken nach unten auf die Tischplatte, blättern im Heft oder spielen mit einem Bleistift. Naima steht verlegen neben der Lehrerin. Ein bisschen steif und mit gesenktem Kopf. So wie Aischa damals auch vorne stand, als Frau Wegemann mit ihr in die Klasse kam. Steffi meldet sich. >>Ja, Steffi? Was gibt s?<<, fragt die Lehrerin. Steffi sagt: >>Sie kann bei mir sitzen.<< Naima hebt den Kopf und schaut Steffi an. Sie spricht noch nicht gut Deutsch und weiß nicht, ob sie richtig verstanden hat. Steffi nickt ihr zu. Sie deutet auf den leeren Stuhl und sagt: >>Neben mir ist noch Platz!<< (NMP, 46 f.) 마르의 경우에는 주인공 슈테피가 아이샤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허물고 아이샤를 받아 들이는 변화과정과 그로 인해 새로운 낯선 아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독 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관점의 변화를 쫓아가도록 하면서 폭 넓은 사고를 하도 록 유도한다. 또 다른 한편 마르는 어린 두 주인공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독일 문화와 아랍문화의 서로 다른 관습과 삶의 방식을 묘사함에 있어 그 어떤 논평도 첨가하지 않고 시종 중립적인 시점 을 유지한다. 두 주인공은 어린 연령대에서 할 수 있는 대로 편견 없이 주고받는 방식으로 양쪽 문화에 대한 정보를 동등하게 전달하고 있고, 이를 통해 독자들도 선입견 없이 타문화 를 접하게 한다. 슈테피의 집에 초대받아 간 아이샤의 눈에는 자신의 것과 사뭇 다른 환경이 온통 신기하 기만 하다. 맨 먼저 슈테피는 친구에게 자기 방을 보여주었다. [ ] 아이샤는 슈테피 곁에 앉아 놀라워 하며 말했다. 진짜 이것저것 많다! 진짜 진짜 많다. 이게 다 네 거야? 너 혼자 쓰는 침대 에다 책상까지! 당연하지. 그렇지 않으면 숙제를 어디서 하겠니? 슈테피가 말했다. 저어, 식탁에서. 아이샤가 말했다. 그리고 나 혼자 쓰는 침대라니, 그게 무슨 뜻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슈테피가 물었 다. 우리 집에서 난 여동생 파티마랑 침대를 같이 써. 우리 집은 비좁거든. 아이샤가 말했다. 39

53 그럼 자기 침대에서 다른 사람하고 잔단 말이야? 슈테피가 물었다. 응, 그럴 수 있어. 때로는 그것도 좋아. 우린 잠들기 전에 이야기를 나누거나, 웃기는 소 리를 할 수 있거든. 아이샤가 말했다. 그러고 나서 슈테피의 아빠는 모두를 위해 정원에서 고기를 구웠다. Zuerst zeigt Steffi ihrer Freundin das Kinderzimmer. [ ] Aischa sitzt neben Steffi und staunt. >>So viele Sachen!<<, sagt sie. >>So viele, viele Sachen! Das gehört alles dir? Du hast ein Bett für dich allein und du hast sogar Schreibtisch!<< >>Natürlich<<, sagt Steffi. >>Wo soll man denn sonst seine Hausaufgaben machen?<< >>Na, am Küchentisch<< sagt Aischa. >>Und was meinst du mit Bett für mich allein?<<, Steffi fragt. >>Das verstehe ich nicht.<< >>Bei mir schläft kleine Schwester Fatima mit im Bett<<, sagt Aischa. >>Wir haben nicht so viele Platz.<< >>Kann man denn da schlafen, mit noch jemandem in seinem Bett?<<, fragt Steffi. >>Ja, kann man<<, sagt Aischa. >>Ist manchmal schön. Wir können Geschichten erzählen vor dem Einschlafen und Witze machen.<< Später grillt Steffis Vater für alle draußen im Garten. (NMP, 16 ff.) 반면 아이샤네 가족의 생활 관습을 알게 된 슈테피도 낯설어 하며 신기해한다. 할머니를 포함한 대가족생활, 여자보다 남자를 먼저 우대하는 관습 등(NMP, 21 ff.). 그러나 자기 책상 에서 혼자 숙제를 하든 커다란 가족 식탁에 형제자매가 둘러앉아 숙제를 하든, 자기 침대에 서 혼자 잠이 들든 동생과 한 침대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든, 작품 속에 그 려진 이 모든 서로 다른 실생활의 양태는 단지 문화관습적인 차이에서 오는 것일 뿐, 무엇 이 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이 두 문화는 서로 다르다. 작가는 그 어떤 우열을 판가름 하는 뉘앙스 없이 객관적인 서술태도를 견지한다. 슈테피와 아이샤는 각자 집안의 생활관습 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사람들의 공존 가능성을 배우게 된다. 이 후 슈테 피는 오히려 혼자 자기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는 아이샤네 집의 커다란 식탁에 둘러 앉아 아 이샤의 형제자매와 어울려 - 가끔은 독일어 작문도 가르쳐주며 - 숙제하기를 즐기며(NMP, 27.), 18) 다른 문화의 공존형태에 참여하는 장면을 연출해 보인다. 어린 두 주인공 소녀가 상대방의 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을 보면, 그 어떤 논리적인 이해나 해명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샤가 슈테피에게 아랍의 식사관 습에 대해 설명하면서 가족 내에서는 언제나 남자가 우선이라고 말하자, 슈테피는 독일에서 는 완전히 그 반대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상반된 관습은 두 아이에겐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건 불공평해. 우리나라에선 언제나 여자들이 먼저 대접을 받아. 슈테피가 말했다. 아하, 그래 그게 공평한 거지. 아이샤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슈테피도 키득거렸다. 그래, 어쨌거나 이래저래 좋아 그녀가 말했다. >>Das ist ungerecht<<, sagt Steffi. >>Bei uns werden immer zuerst die Frauen bedient.<< >>Aha. Und das ist gerecht, ich verstehe<<, sagt Aischa und lacht. Da muss auch Steffi kichern. >>Na ja, jedenfalls ist es so herum besser<<, sagt sie. 18) 삽화에는 식탁에 슈테피와 아이샤, 그녀의 동생뿐만 아니라 아이샤의 언니까지 옆에 앉아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샤의 오빠 유주프는 식탁 밑에 배를 깔고 엎드려 책을 보며 숙제를 하고 있다. 이러한 삽화를 통해 독자들은 무질서하지만 화기애애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NMP, 27). 40

54 (NMP, 24 f.)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차이는 어린이들에겐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들은 논리나 고 유의 정체성을 내세워 따지지 않는다. 특히나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경우 아이들은 자 신이 처음 접하고 경험하게 된 상대방의 문화를 그대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왜 아이샤 는 오후에는 외출을 할 수 없냐 는 엄마의 질문에 슈테피는 간단명료하게 답한다. 걔네 나라에선 그렇대요. >>Das ist bei denen so.<< (NMP, 28: 강조는 인용자) 이처럼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이해지평을 넘어설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언제나 그렇듯 그 무엇인가를, 특히 그것이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것일 경우, 자신의 잣대를 들 이대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은 대체로 어른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든 책을 통해서든 어린이들에게 섣부른 선입견이 스며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함은 물론이며, 이 또한 어 른들의 몫이다. 19) 위의 장면은 경험을 통한 지식 - 그것이 실생활에서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것이든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을 통해서 얻은 것이든 - 은 한 나라의 문화나 특 징을 인식함에 있어서 마리-루이제의 부정적인 그 나라 사람들은 그래요 에서 슈테피의 상 호문화적인 그 나라에선 그렇대요 로 바뀌게 해준다. 인식을 전환하게 하는 역할을 아동문 학이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마르의 작품 내 옆에 자리가 있어 는 제목이 시사하듯 그 어떤 교훈적인 지시어 없이도 타자에게 내 옆의 자리 를 내주는 마음을 어린 독자들에게도 전이시키는 성과를 기 대하게하는 예증이 된다. 20) 이 같은 맥락에서 아동 청소년 문학 작품을 통해 어린 독자들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특히나 자기중심적인 관점을 깨뜨리고 나와 다른 관점을 수용하여 나 의 관점을 조정하는 관점의 변화 를 이끌 수 있다는 사회적 교육적 성취도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21) 19) 그런 의미에서 비어라허의 언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낯선 타자를 문화적인 자만, 선입견에 가득 찬 자 민 족 중 심 주 의 kulturelle Arroganz, vorurteilsvolle Ethnozentrik 를 바 탕 으로 표현한다거나, 자칫 친숙하지 않은 것을 아름다운 타자로 이상화 Idealisierung des Unvertrauten zur schönen Fremde 시켜 구현한다면, 그 어느 쪽도 텍스트를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타자를 이해하는 능력을 습득시킬 수 없다고 경고한다. Vgl. Alois Wierlacher: Mit anderen Augen oder: Fremdheit als Ferment. Überlegungen zur Begründung einer interkulturellen Hermeneutik deutscher Literatur, in: ders. (Hg.): Das Fremde und das Eigene. Prolegomena zu einer interkultureller Germanistik, München 1985, S ) 바인카우프 Gina Weinkauff도 아동 청 소년 문학의 주제로서의 다문화성 연구에서 특별한 문화지식을 전달하 고 다른 민족의 삶에 해당하는 이질적인 이미지인 타자상을 보급하는 것은 좁은 의미에서 특히 청소년 문학 의 전통적 임무에 속한다. Die Vermittlung kulturspezifischen Wissens und die Verbreitung von Fremdbildern (Hetero-Images), das Leben anderer Völker betreffend, gehört zu den traditionellen Aufgabenbereichen insbesondere der Jugendliteratur i. e. S. 고 언급하고 있다. Vgl. Gina W einkauff: M ultikulturalität als Them a der Kinder- und Jugendliteratur, in: Günter Lange (Hg.): Taschenbuch der Kinder- und Jugendliteratur, Bd. 2, Baltmannsweiler 2000, S , hier: S ) 더욱이 아동 청소년 문학은 비단 어린이와 청소년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성인 독자들까지도 잠재적인 독자 층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문학이 수행하는 기능과 영향력은 어린 독자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 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서 아동 청 소년 문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Vgl. Hans-Heino Ewers: Das doppelsinnige Kinderbuch. Erwachsene als Mitleser und Leser von Kinderliteratur, in: Dagmar Grenz (Hg.): Kinderliteratur - Literatur auch für Erw achsene?, M ünchen 1990, S

55 Ⅴ. 나가는 말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고,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낯설다. 그러나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우리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것과 조우할 때 - 그것이 낯선 문화나 사 람인 경우에 특히 - 일반적으로 순수한 호기심을 느끼기 보다는 선입견을 갖고 거부하고 적 대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 다문화 세계에서 외국인 적대, 인종차별과 같은 이 슈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되면서, 여러 학문 분야에서 다각적인 논의와 노력을 기울이 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 현상이 야기하는 다양한 문제들은 정책과 법의 차원에서 해결될 문 제가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의식의 차원에서 개개인의 의식이 변화함으로써만 해결 가 능하다. 22) 다문화 사회가 직면한 오늘의 문제에서 어린이들도 예외가 아닌 만큼, 교육학자들뿐만 아 니라 아동 청소년 도서 작가들은 상이한 문화 간의 소통을 도모하는 이상적인 방법과 타자 (외국인 노동자나 이주민 등)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아동 청소년 문학을 주목한다. 아동 청소년 문학의 이 같은 시도와 노력은 개개인, 특히 어린이의 인식은 결국 배움 을 통해 획득된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다. 23) 슐테-부너르 트 역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타자에 대한 지식이 적을수록 부정적인 인상을 갖고, 직접적인 경험과 지식이 많을수록 타자에 대한 편안함을 느낀다는 결과를 제시하며, 타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허무는데 있어서 교육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 한다. 24)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낯선 것 에 대해 배움 의 기회를 통해 그것을 배우게 된다면, 이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낯설음 을 내포한 타자들과 갈등이나 충돌을 빚기보다는 그들을 공 동체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포용력을 발휘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타자에 대한 이해는 우리 자신을 포함한 인간 자체 에 대한 이해여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도 그들에게는 낯선 타자일 뿐만 아니라, 이 사 회는 그들과 더불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먼 곳에서 우리에게로 다가와 공존하고 있는 타자들에 대해서 선입견을 허물고 올바른 이미지를 성립하려는 노력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2) 김정용: 청소년 문학과 상호문화, 실린 곳: 헤세연구, 제 23집, 2010, 면 중에서 204면 참조. 23) 이 문제에 관한 논의를 편 뮌클러와 루드비히도 소속되지 않음 Nichtzugehörigkeit 의 의미에서의 사회적 타 자성은 포함 Inklusion 을 통해 해소되고, 친숙하지 않음 Unvertrautheit 의 의미에서의 문화적 타자성은 배움 Lernen 을 통해 해소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Vgl. Herfried Münkler u. Bernd Ludwig: Vorwort, in: ders. (Hg.): Furcht und Faszination. Facetten der Fremdheit, Berlin 1997, S. 7-9, hier: S ) Vgl. Ellen Schulte-Bunert: Ausländer in der Bundesrepublik, Frankfurt a. Mein 1993,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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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게오르게의 악의 꽃 과 벤야민의 악의 꽃 안미현 (목포대) 1. 들어가는 말 주지하다시피 샤를 보들레르( )가 현대시에 끼친 영향은 엄청나다. 그는 말라르 메, 베를렌, 랭보와 같은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뿐 아니라 게오르게, 릴케, 트라클, 벤 등 독일 현대 시인들에게도 직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 중에서도 슈테판 게오르게 ( )는 악의 꽃 Les Fleurs du Mal 의 번역을 통해 독일에서의 보들레르 수용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했다. 1891년부터 1900년까지 10년에 걸쳐 이 시집에 실린 151편 가운데 117편을 번역한 게오르게는 보들레르를 위한 독일의 기념비 1) 를 세우고자 했다. 보들레르가 발터 벤야민( )의 사유체계에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그의 미완성 유고집 파사젠 베르크 Passagen-Werk 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이 샤를 보들레르에 관한 글로, 보들레르의 작품에 나타난 제2제정기의 파리, 1938 와 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프에 관하여, 1940, 중앙공원 과 같은 텍스트를 추려낼 정도로 보들레르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2) 그런 그가 게오르게가 번역한 악의 꽃 Die Blumen des Bösen 을 몰랐을 리 없다. 그렇다면 벤야민이 악의 꽃 의 2부 파리 풍경 Tableaux parisiens 과 그 외 다른 시 몇 편(24편)을 스스로 다시 번역하려 한 데는 어떤 이 유가 있었을까? 그는 게오르게와는 어떤 다른 방식으로 번역하였나? 이 글에서는 악의 꽃 에 대한 슈테판 게오르게의 번역(1901년 출판)과 발터 벤야민의 번 역(1921년)을 비교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이십 년의 간격을 두고 나온 이 두 번역은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 글의 주된 목적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이 시집의 배경이 되는 파리와 원저자 보들레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벤야민의 파리 풍경 번역본의 서문에 해당하는 짧은 글 번역가의 과제 Die Aufgabe des Übersetzers 는 번역이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텍스트로 다루어지는 만큼 두 사람이 번역에 대해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사유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한다. 2. 보들레르, 게오르게, 벤야민의 파리 2.1. 보들레르의 파리 1) Stefan George: Sämtliche Werke, Bd. XIII/XIV, Stuttgart: Klett-Cotta 2004, Vorwort. 2) 그램 질로크, 발터 벤야민과 메트로폴리스, 노명우 옮김, 효형출판 2005, 203쪽 참고. 아도르노는 벤야민의 보들레르에 있어서 제2제정기의 파리 가 이론적 토대가 부족하고 물질적 상 황과 보들레르의 시라는 그 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등치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회연 구지 Zeitschrift für Sozialforschung 에 싣는데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다. 아도르노는 이 같은 결정 론적 시각은 변증법적이지 못하다고 보았다. 벤야민은 이 초고를 몇 달 후에 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프에 관하여 로 수정했고, 이는 아도르노의 우호적인 반응을 얻어 1940년도에 출판되었다. 43

58 살롱 Salon 을 통한 미술비평을 비롯한 많은 예술비평문을 발표해온 보들레르는 3) 1859 년의 미술전 평 Salon de 1859 에서 대도시의 수많은 사람들과 기념물들이 조성하는 위대 한 아름다움과 삶의 고뇌로 늙고 나이 먹은 수도 파리의 깊고도 복잡한 매력 4) 에 대해 언 급한다. 파리에서 태어나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곳을 떠난 적이 별로 없었던 보들레르는 이 도시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5) 그는 산업화가 한창 진행되어가던 19세기 중엽, 도로와 철 도 노선의 확충, 박람회 개최, 백화점과 은행, 정거장, 공원 등 여러 도시 구조물의 신축과 개축 등으로 급속히 현대적 메트로폴로 변해가는 대도시에서 6) 삶의 양식이 근본적으로 변 화되고 있다는 것을 철저히 인식했다. 그것이 도시의 외관뿐 아니라 사회구조와 계층을 어 떻게 변화시키는지,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분열시키고, 감수성과 (미적) 지각 방식, 또한 삶 과 예술의 이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를 꿰뚫어 보았다. 이때 그는 대도시가 보여주는 근 대성을 일시적이고 덧없고 우연한 것 으로 정의하고, 그것은 영원하고 불변하는 것과 함께 예술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보았다. 당시를 지배하던 진보사관과 실용주의에 맞서 당디즘 7) 을 몸소 실현하기도 했던 그에게 대도시 파리는 환멸과 권태(Ennui), 우울(Speelen)과 무기력의 원인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사 치와 유행, 소비 욕구와 같은 강력한 흡인력을 가진 거대한 시적 텍스트였다. 보들레르는 화 려하고 거대한 근대적 대도시로의 변모와 더불어 그 이면에서 몰락해 가는 인간 군상을 보 았고, 이처럼 모순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도시의 모습을 시의 형식 속에 담아내는 것을 자신 의 문학적 과제로 삼았다. 악의 꽃 의 전체 6부 중 2부이자 특히 소외된 계층을 그리는 파리 풍경 (총 18편)은 사 후에 출간된 산문시 파리의 우울 Le Spleen de Paris, 1869 의 모티프들을 선취한 것으 로, 8)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꿈으로 가득한 동시에 추하고 병든 파리 풍경을 주제화한다. 이 때문에 파리 풍경 에는 산책객들, 쪼그라든 노파들, 장님, 거지, 유령 같은 노인들, 창녀, 노 름꾼들, 하녀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3) 보들레르는 1845년부터 살롱비평에 관여하여 이상미를 신봉하는 신고전주의 미학에 대항해 개성미 를 주장하는 새로운 미학을 전개했다. 특히 1859년의 살롱 평, 1855년의 파리 만국박람회의 전람 회 평, 들라크루아의 죽음에 즈음하여 들라크루아의 생애와 작품 L Oeuvre et la vie de Delacroix, 1863, 콩스탕탱 기(Constantin Guys)를 찬양한 근대적 삶의 화가 Le Peintre de la vie Moderne, 1863 등이 중요하고, 이러한 그의 미술평은 후에 심리적 섭력 Curiosités Esthétique, 1868 에 정 리되었다. 마네, 쿠르베와도 교우가 있었고 자신도 데생을 여러 편 남겼다. 그의 비평 작품은 시작 품을 위한 준비 작업이나 여가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그가 처해 있던 역사적 상황 속에서 적극적 인 논쟁자로서의 비평, 정치적 비평의 결실이었다. Baudelaire, Critiques Littéraires, Korea University Press, 1979, 강성욱 주석 참고. 4) 이진성, 샤를르 보들레르, 유추와 상상력의 시인, 건국대학교출판부 2003, 193쪽에서 재인용. 5) 그는 1841년부터 1842년까지 일 년을 채우지 못한 남태평양 모리스 섬으로의 여행, 리옹 왕립중학 교 기숙생으로서의 체류, 몇몇 지방도시에서의 얼마간의 체류, 그리고 1864년부터 1866년까지 벨 기에 브뤼셀에서 머물렀던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파리를 떠나지 않았다. 6) 나폴레옹 III세는 Georges-Eugène Haussmann으로 하여금 파리의 모습을 전면적으로 개조하게 했 다. Haussmann의 다각적인 도시계획은 나폴레옹 III세가 1870/71년 보불전쟁에서 패해 폐위되고 제3공화국이 수립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7) 영어의 댄디즘과 프랑스 당디즘은 같은 말이지만, 의미하는 바는 다소 다를 수 있다. 영국식 댄디 가 사치와 화려함에 기울어져 외형적 치장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면, 프랑스식 당디들은 정신적 귀족주의와 금욕적 자기숭배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샤를 보들레르, 보들레르의 수첩, 이건수 옮김, 문학과 지성사 2011, 120쪽 참고.) 8) 파리 풍경 은 1857년 초판에는 없었고, 1861년 제2판에서 처음으로 나온다. 보들레르는 악의 꽃 의 한 단원을 대도시의 테마를 위해 따로 배정하고, 초판의 우울과 이상 편에 있던 8편의 시와 새 로운 시들을 모아 파리 풍경 이라 이름 붙였다. 보들레르, 악의 꽃, 윤영애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3, 209쪽 참고. 44

59 보들레르에게 대도시는 이전 세대의 낭만(주의)적, 전원적 자연의 이상이 더 이상 작용하 지 않는 곳이다. 그 대도시가 미적 대상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조화롭고 초월적인 아름다 움 때문이 아니라 인공적이고 모순적이며, 찰나적이고 추하고 병들어 있기 때문이다 게오르게의 파리 라인 강변의 작은 마을 뷔데스하임(Büdesheim)에서 태어난 슈테판 게오르게는 빙엔과 다 름슈타트에서 아비투어를 마친 후 런던, 파리, 빈과 같은 유럽의 여러 메트로폴로 일종의 연 수여행(Bildungsreise)을 한다. 그는 여전히 전원적 형태가 남아있던 독일의 중소도시를 떠나 런던에 체류하면서 처음으로 세계시민적 인 삶의 방식을 체험한다. 외국어를 습득하고 열린 세계를 경험했던 런던 시기에 이어 1888/1889년에 게오르게는 자신의 프랑스어 교사였던 Dr. Lenz를 따라 파리에 머물렀다. 9) 정해진 주거지가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간 게오 르게의 이후의 삶의 방식은 이 시기에 이미 시작되었다고 하겠다. 그는 파리 체류 기간동안 알베르 생 폴(Albert Saint-Paul)의 소개로 로마 가(Rue de Rome) 에 있는 말라르메의 집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시인과 예술가들의 모임에 참여했다, 그가 여기서 모든 목적에서 벗어난 예술 l art pour l art 이란 개념을 접하고 이를 이후 자신의 예술 강령으로 삼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게오르게에게 파리는 대 도시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이나 매력을 제공해주기보다는 그곳에서 교류한 시인, 예술 가들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집단, 인위적이고 비의적인 공간의 체험으로 각인되었다. 이 체 험은 갓 스무 살 난 문학청년에게 스스로를 시인으로 자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지만, 그 의 시세계에서 현실적 공간으로서의 파리는 그리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1889년은 프랑 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고, 또 다음 해인 1900년의 (에펠탑을 선보인) 세계박람회 를 위해 이미 도시 전체가 엄청난 변화와 흥분에 빠져있었던 시기였음에도 말이다. 현실에서 탈피하여 예술의 세계 속에 머물고자 했던 그에게 대도시의 현실적 측면은 의도 적으로 무시되었다. 따라서 그의 번역시에서나 창작시에서 도시는 구체적 공간으로 나타나 기 보다는 이상화되고 관조적 대상으로 나타난다. 그의 현실 공간은 상징의 공간, 혹은 공간 상징으로 변용되는데, 이 상징으로서의 공간은 현실에 대해 낯설고 부수어지기 쉬운 것이었 다. 그것은 유겐트양식의 공간 표상처럼 몽상적이거나 양식화되어 있고, 특히 1914년 세계 의 밤(Weltnacht) 이후에는 절망적이고 배타적인 색채를 띠게 된다. 지하 세계나 인공 동굴, 정원 등 그의 인위적 공간은 실제로는 도피하고자 하는 현실에 대한 의식적, 무의식적인 재구성이며, 반세계(Gegenwelt)이다. 상징 언어 혹은 형식 언어로 표현된 그의 시적 공간은 위기의식과 절망감이 만연했던 세기말의 시대적 분위기를 바꿀 만 한 정신적 운동을 전개하지 못한 채 출구 없고 비극적인 긴장으로 위축되었다 벤야민의 파리 그에 비해 벤야민의 대도시 체험은 게오르게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게오르게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학생의 모습으로 파리를 방문했다면, 일방통행로, 1900년대 베 를린의 유년시절, 베를린 연대기 를 썼던 베를린의 부르주아 출신인 벤야민에게 대도시는 친숙하고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그는 파리뿐 아니라 모스크바, 나폴리, 바이마르, 마르세유 9) Thomas Karlauf, Stefan George. Die Entdeckung des Charisma, München: Pantheon 2008, S. 78f. 그 후에도 몇 차례 파리에 오게 되지만 대부분 잠시 동안이어서 파리나 프랑스 인들과 밀접한 교 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45

60 등의 도시를 자주 방문했다. 그는 일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해인 1913년 파리를 처음 방 문한 후, 1927년부터 1933년 사이에는 매년 몇 개월씩 파리에서 보냈다. 10) 1933년 나치스 의 집권으로 베를린에 거주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그가 택한 곳은 역시 파리였다. 1940년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했을 때조차 파리를 떠나기를 주저했고, 떠나야 할 순간이 지날 때까 지 그곳에 머물렀다. 이 도시의 어떤 점이 그토록 그를 사로잡았을까? 나는 환상의 광채로 내 인생을 비추는 파리의 오후를 생각한다. 사람들과 친구들과 동료, 열 정과 사랑 등 내 삶의 관계가 가장 활력있고 깊이 숨어있는 시간이 바로 그 오후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파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리의 벽과 부두와 침묵의 장소들, 쓰레기 더미, 철로와 광장들, 아케이드와 광고탑은 사물 속에 깊이 침잠되어 있는 고독 속에서, 진정한 모 습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꿈속에서 사람들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명료한 말을 전해 준 다. 11) 벤야민은 무엇보다 제2제정기( ), 즉 나폴레옹 III세 치하의 파리의 모습에서 근 대성의 특징을 읽어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지극히 복합적인 도시의 모습, 이른바 근 대가 보여주는 다양성과 모순성을 파리라는 대도시와 보들레르의 시에서 병치시켜 보려 했 다. 그런 벤야민에게 파리는 보들레르에게서처럼 군중이 우글거리는 도시, 꿈으로 가득 찬 도시였다. 즉, 대도시의 표상들은 유토피아적 소망의 이미지(Wunschbild)인 동시에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갈망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제2제정기의 역사를 기존의 역사주의와는 다른, 자신의 고유한 방식으로 기술하려는 벤야민에게 이 대도시는 기억과 과거의 창고이며, 문화적 전통과 가치의 저장소였다. 그런 그에게 파리는 결코 완성되지 않은 채 끝없이 늘어 가는 텍스트와 다르지 않다. 3. 슈테판 게오르게와 발터 벤야민의 악의 꽃 번역 3.1. 번역 의도 게오르게는 1891년부터 1900년 사이 악의 꽃 번역을 해마다 몇 편씩 추가했고, 12) 총 117편을 실은 최종판에서 축복 Segen 을 가장 앞에 배치하여 이 시집 전체의 서문으로 삼 았다. 13)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는 상당히 일상적이 되었지만, 이 시집에 담긴 심리적 비정상성 이나 병리적 섹슈얼리티, 추한 것과 병든 것에 대한 과도한 욕망 등은 당시의 독자들에게는 낯설고 충격적인 것이었다. 최종 번역판의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게오르게는 보들레르 시의 이 같은 중심 이미지, 즉 한동안 이 대가(보들레르)를 사로잡았던 충격적이고 혐오스러운 이미지 die abschreckenden und widrigen bilder die den Meister eine zeit lang 10) 발터 벤야민,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반성완 편역, 민음사 2007, 나의 이력서 12쪽. 11) 마이크 새비지, 앨랜 와드, 자본주의 도시와 근대성, 김왕백, 박세훈 옮김, 한울 1996, 172쪽에서 재인용. 12) 게오르게가 번역한 Die Blumen des Bösen 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Stefan George: Sämtliche Werke, Bd. XIII/XIV, a. a. O., 164ff. 참고 13) 이 같은 배열은 흔히 독자에게 Au Lecteur 를 가장 앞에 두는 오늘날의 배열 방식과는 다른 것 이다. 게오르게의 번역에는 독자에게 는 포함되지 않았다. 46

61 verlockten 14) 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했고, 보들레르의 시가 주는 충격효과 Schockwirkung 에 대해서도 끝까지 낯설게 남아 있었다. 15) 예컨대 그는 악의 꽃 의 4부 악의 꽃 ( 편)에 나오는 살인과 방탕, 저주받은 여인들의 채찍질과 잔인한 에로스들 이 등장하여 야만과 잔인과 파괴의 사디즘 16) 을 연출하는 것이나 삶의 광란과 불행의 심연, 흡혈귀적 광기, 인공 낙원의 가학적 에로스 등에 대해 거리를 두고자 했다. 이는 자신의 동 성애적, 소년애적 성향을 교육적 열정과 함께 지극히 정신적인 형태로 가꾸면서 스스로를 점점 더 예언자 혹은 미적 이상의 고지자로 보게 되는 게오르게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 지도 모른다. 그 대신 그는 보들레르의 시에서 동일한 비중으로 나타나는 타오르는 정신성 die glühende geistigkeit 17) 을 부각시키려 했다. 이때 타오르는 정신성이란 보들레르의 시가 보 여주는 심오하게 고뇌하고 철저하게 탐구하는 정신, 현실을 무자비할 정도로 해체해서 빈틈 없이 재구성하는 시작법, 그에 따른 이 시집의 건축적 구조와 운율의 엄격성, 철저히 계산된 시적 효과를 말할 것이다. 흔히 프랑스 상징주의자들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는 게오르게는 정작 자신은 프랑스 상징주의 시의 대변자가 될 생각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자신의 시방식이 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grundverschieden 고 주장하면서, 18) 오히려 새로운 시(학)의 원천을 노발리스를 비롯한 독일 낭만주의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1804년 고티에(Théophile Gautier)가 처음으로 사용한 l art pour l art 란 용어가 칸트의 zweckfreie Kunst 를 옮긴 것 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게오르게의 이 같은 주장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어쨌건 게 오르게는 자신이 추구하는 시대의 예언자적 시인의 모범을 노발리스를 비롯한 낭만주의 작 가들 뿐 아니라 횔덜린과 니체에서 더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19) 벤야민이 게오르게의 악의 꽃 중에서도 2부에 해당하는 파리 풍경 을 집중적으로 번 역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여기 수록된 18편이 훗날 보들레르의 산문시 파리의 우울 에서도 다루게 될 대도시의 문제를 선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프에 관하여 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벤야민이 보는 보들레르는 퇴폐적인 서정시 인, 탐닉적인 유미주의자의 모습만은 아니다. 벤야민은 오히려 보들레르를 19세기 후반의 자본주의적 발전과정과 연관시켜 이 시집의 혁명적 성격을 도출해 내고자 했다. 이에 대해 벤야민은 나의 마지막 논문인 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프에 관하여 는 19세기에 관한 비 판적 인식을 획득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세기 문학을 다루는 일련의 연구 작업에서 나온 단 편적인 결과 라고 말한다. 20) 이 논문에서 대도시의 문제들, 대중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충 격, 기계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던 것처럼, 벤야민은 게오르 게와는 달리 보들레르 시에서 19세기의 발전적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현상들, 몰락의 징후들을 읽어내고자 했던 것이다. 14) George, ebenda. 15) 예컨대 게오르게는 랭보와의 동성애, 알코올 중독, 권총 사건과 2년간의 수감 등, 전형적으로 보헤 미안적인 삶을 살았던 베를렌에서도 대해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16) 이진성, 같은 책, 116쪽. 17) Stefan George: Sämtliche Werke, Bd. XIII/XIV, a. a. O., Vorwort. 18) Thomas Karlauf, a.a.o., S. 81. 이 두 개념들 사이의 거리는 프랑스와 독일의 이념적 교류에서 나 타난 일종의 생산적 오류 produktives Missverständis 로 불릴 수 있다. 19) 김재상. 세기말 시인숭배 문화, 괴테연구 2010, 쪽 참고. 20) 벤야민, 나의 이력서, 반성완 역, 13쪽. 47

62 번역가로서의 벤야민은 악의 꽃 이외에도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의 번역 에 몰두했다. 1927년 헤셀과 공동으로 옮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의 2부 피어나는 젊 은 아가씨들의 그늘 A l'ombre des jeunes filles en fleurs 은 다수의 비평가들로부터 열광 적인 호응을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나치스가 득세해가는 독일에서 설 땅을 잃은 벤야민이 파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번역을 시도했다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벤야민이 보들 레르는 말할 것도 없고 프루스트에게 몰두했던 것에는 이른바 미적 근대성 을 둘러싸고 그 들과의 강한 내적 친연성이 작동했을 것이다. 특히나 프루스트의 번역에 온 힘을 다했던 것 은 원작가의 의도가 자신의 의도와 너무나 비슷해 내적으로 중독되는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 라고 적고 있다. 21) 3.2. 번역 전략 게오르게는 특히 창작 과정의 초기 단계에 외국 작품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옮겨 독일에 소개했는데, 그 중에는 단테, 셰익스피어, 보들레르 외에도 프랑스 시인들의 작품이 다수 포 함된다. 22) 그가 이처럼 외국시의 번역에 큰 비중을 둔 것은 점점 더 자민족중심으로 세속화, 물질화되어가는 시대정신에 대한 저항일 뿐 아니라 갖가지 이념으로 오염된 언어의 순수성 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였다. 또한 향토적 혹은 사실(주의)적인 당시의 시어와 시풍에 더 이 상 동조할 수 없었던 그에게 외국시의 번역이 창작적 동기를 부여해 주고 새로운 착상과 표 현의 근원이 되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이른바 시적 창작 과정 으로서의 번역인 셈이 다. 이때 그는 가능한 한 직역을 고수하기보다는 원작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또 한 편의 시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공동창작적 개작 kongeniale Nachdichtung 의 태도를 견지한다. 다 시 말해 그는 원문을 문자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같은 시인의 자격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다 시 쓴다. 그것은 계몽적, 교육적 의도로 자국화했던 이전 세대의 개작(einbürgende Bearbeitung) 혹은 슐라이어마허가 Paraphrase라고 23) 부른 것과는 명백히 다른 차원일 뿐 아니라, 번역의 흔적을 드러내지 않는 이른바 투명유리 verres transparents 24) 로서의 번역 과도 다른 것으로, 번역가가 전면에 나서 자신의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태도를 취 한다. 이때 그의 번역시들은 극단적인 형식미를 지향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테면 구문법을 무 시하거나 구두점의 생략 혹은 변형, 나아가서는 원전의 어휘를 다른 의미를 가진 어휘로 대 처하는 등, 형식적으로는 대단히 엄격하면서도 내용적으로는 다소간 자의적인 경향을 보인 다. 그 결과 소리의 조합, 기호의 조합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형태의 시어가 그가 보들레르를 비롯한 다른 번역시에서 획득한 가장 큰 소득 중의 하나라 하겠다. 독일의 번역사적 맥락에서 보자면 게오르게가 이를 통해 이룩한 업적은 이른바 형식의 번역 이다. 이것은 악의 꽃 의 독일어 번역이 생겨난 것은 외국 작가를 소개하고자 하는 21) 몸메 브로더젠, 발터 벤야민, 이순애 옮김, 인물과사상사 2006, 142쪽 참고. 22) 게오르게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이외에도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 L'Apres-Midi d'un Faune 와 Herodiade 를, Aloysius Bertrand의 Gaspard de la Nuit, 그리고 구스타프 칸과 Jules Laforque 의 시들을 옮겼고, 그 중 많은 것들은 Blätter für die Kunst 에 발표되었다. 23) Friedrich Schleiermacher, Methoden des Übersetzens, in: Hans Joachim Störig (Hrsg.), Das Problem des Übersetzens, Darmstadt 1973, S , S. 45f. 24) G. Mounin은 1955년 아름다우나 부정한 여인 Les belles infidèles 에서 투명유리와 채색유리란 비유적 표현을 제안한다. 이때 투명유리 란 너무 투명하여 유리가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할 정도로 매끈한 의역을 의미한다. 48

63 바람을 쫓기 보다는 형식에 대한 본래의 순수한 기쁨을 따르는 것(Diese verdeutschung der FLEURS DU MAL verdankt ihre entstehung nicht dem wunsche einen fremdländischen verfasser einzuführen sondern der ursprünglichen reinen freude am formen.) 25) 이라고 한 게오르게 자신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빌란트에 의해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산문으로 번역된 것을 비롯하여 비록 시행의 형태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운문이 가지는 음악성을 십분 살리지 못한 그동안의 운문번역을 보자면 게오르게의 번역은 분명 획기적인 것이었다. 그는 보들레르 원문의 시 형식 뿐 아니라 운율, 특히 각운(Endreim)을 지키고 있다. 압운을 섞어 쓰는 것이나 불규칙한 운율을 피하고, 자음 과 모음이 조화를 이루도록 섬세하게 배열했으며 이로 인한 음향적 효과를 통해 독자에게 도취감을 불러일으키려 했다. 이를 통해 그는 시형식의 엄격함과 새로운 시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당한 의미의 손실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했다. 훗날 제기된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동안 거의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형식의 번역을 이룩한 게오르게의 업적을 전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다. 이를 통해 그는 적어도 '운 율논쟁(Reimpolemik)'이란 해묵은 논쟁을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위대한 시인에게 압운이 자 유로운 시적 표현에 대한 족쇄가 될 수 없음을 입증해 보였다. 보들레르도 자신이 즐겨 사 용한 소네트 형식과 관련하여 시의 외형적 요소들을 임의로 창출된 횡포라고 생각하기보다 는 정신적인 것을 구성하는 필요한 규칙으로 보고 오히려 독창성의 발현을 돕는다고 말한 바 있다. 26) 이처럼 게오르게도 역시 가장 엄격한 잣대가 동시에 최고의 자유 Strengstes maass ist zugleich höchste freiheit 27) 라고 고백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벤야민은 보들레르의 시 외에도 프루스트를 독일어로 옮기려고 시 도했다. 벤야민이 이처럼 번역에 심취했던 것은 물론 그가 일생동안 이 두 작가에게 매료당 했기 때문이지만, 동시에 번역 행위 자체가 그의 (언어)철학적 사유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번역은 그의 언어철학을 직접 실험해 볼 수 있는 고유한 영역으로, 이 는 언어가 가진 본질적인 문제들이 번역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노정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것은 하나의 텍스트가 시공간이 다른 낯선 언어 속에 굴절되는 가운데, 그 단면에서 언어 의 근원적인 현상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라 하겠다. 벤야민은 게오르게와는 달리, 번역이 하나의 고유한 형식인 것처럼 번역가의 과제 역시 시인의 과제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고유한 것 28) 으로 보았다. 또한 그가 언어의 맹아를 내포 하고 있는 번역이 시와 이론 사이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본 것이나 번역이 시와 이론에 는 못 미치지만 그에 못지 않는 깊은 흔적을 역사 속에 남긴다고 보는 것은 낭만주의자들의 번역에 대한 이해를 상당 부분 수용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는 번역이란 궁극적으로는 (어쩌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순수 언어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되고, 분열되기 이전의 순수 언어를 되찾는 과정에 다름 아니며, 그 순수한 언어가 부각 되기까지 언어의 성스러운 성장을 시험하는 작업이라고 보았다. 훌륭한 번역은 원문 언어의 성숙과정을 지켜보는 독자적인 문학형식이며, 작품의 영원한 삶과 언어의 끝없는 재생을 가 25) George, ebenda. 26) 후고 프리드리히: 현대시의 구조: 보들레르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장희창 옮김, 지만지 클래식, 2009, 69쪽에서 재인용. 27) Blätter für die Kunst. Zweite Folge, 4. Band. Oktober 1894, S ) Benjamin, Gesammelte Schriften, Frankfurt a. M. 1972, Bd. IV. 1, Die Aufgabe des Übersetzers, S

64 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29) 따라서 번역은 원작과 대체(Ersetzung)의 관계가 아니라 보완 (Ergänzung) 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벤야민은 번역가의 과제 에서 루터, 포스, 횔덜린, 게오르게는 독일어의 경계를 확장했 다 고 쓰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게오르게를 위대한 독일 번역가의 반열에 포함시킨다. 이 처럼 게오르게는 벤야민 자신도 포함된 당시 젊은 세대에게 우상이자 예언자적인 역할을 했 다. 30) 그렇다면 벤야민의 파리 풍경 은 위대한 모범인 게오르게를 그대로 추종하지 않으려 는 노력이다. 그는 게오르게가 이룩한 지점이자 동시에 그것이 안고 있는 부정적인 지점에 서 게오르게를 극복하려 했다 두 번역본의 비교 그렇다면 두 사람의 번역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자. 다음은 파리 풍경 에 수록된 첫 번째 시이다. Paysage Je veux, pour composer chastement mes églogues, Coucher auprès du ciel, comme les astrologues, Et, voisin des clochers, écouter en rêvant Leurs hymnes solennels emportés par le vent. Les deux mains au menton, du haut de ma mansarde, Je verrai l atelier qui chante et qui bavarde; Les tuyaux, les clochers, ces mâts de la cité, Et les grands ciels qui font rêver d éternité. (...) (GS. Bd. IV.1, S. 22) 다음은 슈테판 게오르게가 위의 시를 번역한 것이다. Landschaft Ich will um keusch meine verse zu pflegen Wie sterngucker nah an den himmel mich legen Will hören neben dem glockenturm Die feierklänge getragen vom sturm. Hoch in der kammer das kinn auf dem arme Seh ich die werkstatt mit lärmenden schwarme 29) Benjamin, ebenda. S ) 예컨대 클라우스 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My admiration for him was boundless. I saw him as the leader and prophet, the Caesarean priestly figure as he presented himself. Amidst a rotten and barbarous civilisation, he embodied human and artistic dignity, uniting discipline and passion, grace and majesty. Each of his gestures was of an exemplary, programmatic character." 50

65 Den rauchfang den turm und die wolken weit Die mahnenden bilder der ewigkeit. (...) (S. 109) 이것을 벤야민을 다음과 같이 옮기고 있다. Landschaft Ich will um meinen Strophenbau zu läutern Dicht unterm Himmel ruhn gleich Sternedeutern Daß meine Türme ans verträumte Ohr Mit dem Winde mir senden den Glockenchor. Dann werde ich vom Sims meiner luftigen Kammer Überm Werkvolk wie s schwätzet und singet beim Hammer Auf Turm und Schlot, die Masten von Paris Und die Himmel hinaussehn, mein Traumparadies. (...) (GS. Bd. IV.1, S.23) 두 사람의 번역을 살펴보면 자세한 분석 이전에 첫눈에 서로 상이함에 놀라게 된다. 이 두 사람의 번역은 마치 같은 시의 번역이 아닌 것처럼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거기에는 물 론 두 번역이 이루어진 20년이란 시간적 차이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 사이 애 초에 한결같은 찬사를 받았던 게오르게의 창작시와 번역에 대해 상당한 비판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인으로서의 번역가와 사상가/문화비평가가 한 번역의 차이 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겉으로는 게오르게의 번역이 훨씬 매끄럽고 유연해 보 인다. 음악성과 외형성에 초점을 맞춘 게오르게의 번역에 비한다면 벤야민의 번역은 짐짓 투박하고 산문적인 느낌마저 준다. (z. B. 3연의 Daß 구문, 5연의 Dann) 게오르게는 감각적 인지로 (z. B. feierklänge) 사고를 대신하고,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시 적 문체에 특별한 강조점을 준다. 이때 모든 일상적인 것과의 관련성을 제거하는 극단적인 문체화의 의지 는 단어를 일반적인 의사소통의 맥락에서 떼어 낸다. 그에 따라 언어는 현실 적 맥락이나 구체적 지시대상에서 멀어지고, 자의적인 언어예술만이 남게 된다 (z. B. die mahnenden bilder der wirklichkeit). 이때 운율을 맞추기 위한 단어 선택에서 의미상의 부정확성이란 문제가 불가피하게 대두 되지만 (z. B. vent sturm), 그것과 더불어 게오르게는 오히려 원래의 언어를 변화시키고, 때묻지 않은 신조어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z. B. feierklänge). 이에 대해 게오르게는 의미 (그밖에 지혜나 학식과 같은 것)가 아니라 형식, 다시 말해 외적인 것이 아니라 절제와 음향 속에서 깊이 감동시키는 것이 시의 가치를 결정하는데, 이를 통해 항시 근원적인 대가들은 후예나 2급 예술가들과 자신을 구분한다. Den wert der dichtung entscheidet nicht der sinn (sonst wäre sie etwa weisheit gelahrtheit) sondern die form, d. h. durchaus nichts äusserliches sondern jenes tief erregende in mass und klang wodurch zu allen zeiten die 51

66 Ursprünglichen die Meister sich von den nachfahren den künstlern zweiter ordnung unterschieden haben. 31) 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번역시의 인위적인 문체화는 현실적 삶을 경직된 것으로 보이게 하고 보들레 르의 시에 내재된 사회적인 차원을 배제해 버린다. 이 점은 파리 풍경 의 벤야민 번역본을 비교해 보았을 때 뚜렷이 드러난다. 파리 풍경 에서 전체적인 중심을 이루는 모티프는 대도시이다. 평자들이 종종 물질적 형태의 부재 32) 라고 부르는 것처럼, 보들레르의 많은 시에서는 파리가 시각적으로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도시의 풍경은 그의 텍스트 속에 용해되어 흐릿하지 만 결코 지울 수 없는 배경으로 깔려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게오르게에 비해 벤야민의 번역에서는 파리의 노동자(Werkvolk)나 망치 소리, 굴뚝과 기둥들과 같은 대도시적 측면이 훨씬 부각된다. 이렇게 게오르게의 번역은 보들레르 시의 전형적인 특성인 근대성, 즉 테크닉, 사회적 소 요, 산업사회적 특성을 자신만의 문체를 통해 상쇄시키고 자연화시킨다. 따라서 시에 내포된 사회적 측면은 사라지고, 대도시가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대도시적 속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게오르게는 파리 풍경의 시공간을 초월하여 도시의 독특한 모습을 일종의 전원 풍경으로 변 화시켜 버리는 것이다. 33) 다른 시 한편을 더 살펴보자. A une passante La rue assourdissante autour de moi hurlait. Longue, mince, en grand deuil, douleur majestueuse, Une femme passa, d'une main fastueuse Soulevant, balançant le feston et l'ourlet; Agile et noble, avec sa jambe de statue. Moi, je buvais, crispé comme un extravagant, Dans son œil, ciel livide où germe l'ouragan, La douceur qui fascine et le plaisir qui tue. Un éclair... puis la nuit! - Fugitive beauté Dont le regard m'a fait soudainement renaître, Ne te verrai-je plus que dans l'éternité? Ailleurs, bien loin d'ici! trop tard! jamais peut-être! Car j'ignore où tu fais, tu ne sais où je vais, 31) Blätter für die Kunst: Eine Auslese aus den Jahren Hg. von Carl August Klein. Berlin: Georg Bondi, S ) 윤영애, 악의 꽃, 294쪽. 33) 브로더젠, 같은 책, 136쪽. 52

67 O toi que j'eusse aimée, ô toi qui le savais! 이것을 게오르게는 다음과 같이 옮기고 있다. Einer Vorübergehenden Es tost betäubend in der strassen raum. Gross schmal in tiefer trauer majestätisch Erschien ein weib ihr finger gravitätisch Erhob und wiegte kleidbesatz und saum Beschwingt und hehr mit einer statue knie. Ich las die hände ballend wie im wahne Aus ihrem auge (heimat der orkane): Mit anmut bannt mit liebe tötet sie. Ein strahl... dann nacht! o schöne wesenheit Die mich mit EINEM blicke neu geboren Kommst du erst wieder in der ewigkeit? Verändert fern zu spät auf stets verloren! Du bist mir fremd ich ward dir nie genannt Dich hätte ich geliebt dich die s erkannt. 이것을 벤야민은 다음과 같이 옮긴다. Einer Dame Geheul der Straße dröhnte rings im Raum. Hoch schlank tiefschwarz, in ungemeinem Leide Schritt eine Frau vorbei, die Hand am Kleide Hob majestätisch den gerafften Saum; Gemessen und belebt, ihr Knie gegossen. Und ich verfiel in Krampf und Siechtum an Dies Aug' den fahlen Himmel vorm Orkan Und habe Lust zum Tode dran genossen. Ein Blitz, dann Nacht! Die Flüchtige, nicht leiht Sie sich dem Werdenden an ihrem Schimmer. Seh ich dich nur noch in der Ewigkeit? 53

68 Weit fort von hier! zu spät! vielleicht auch nimmer? Verborgen dir mein Weg und mir wohin du mußt O du die mir bestimmt, o du die es gewußt! 파리 풍경 에 포함된 이 시는 도시에서 알지 못하는 여인과 시적 주체의 순간적인 조우 를 기술한다. 붐비는 도심의 군중들에 둘러싸인 채 거리를 걷고 있던 시적 주체는 갑자기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발견한다. 그들의 눈길이 순간적으로 마주치고, 서로가 상대방에 게 마음으로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그녀는 갑자기 나타났던 것처럼 어느 새 군중 속으로 사라지고, 시적 주체는 그 여인을 다시는 볼 수 없다. 34) 첫 연에 나타나는 것처럼 이 시의 배경을 이루는 것은 파리의 거리를 활보하는 이름 없는 군중들이다. 보들레르는 파리의 우울 에서 군중에 관해 군중을 즐기는 것은 일종의 예 술 35) 이라고 쓴다. 그는 군중의 변덕스러움과 천박함을 경멸하고 그들로부터 떨어져 고독을 찾는 당디스트였지만, 동시에 군중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그는 자신의 상념을 방해하 는, 현대 생활로 인해 점점 심해져가는 산만함, 물질적 진보의 소란함에 대해 불평하면서도 군중과 결합하고 싶은 욕망을 버리지 못한다. 그에게는 군중을 피해 고독을 찾고자 하는 욕 구, 군중에 대한 애착과 그들과 하나가 되었을 때 느끼는 희열이 서로 이율배반적으로 얽혀 있다. 36) 이와 관련하여 벤야민은 대도시의 군중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그는 군중이 대도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일 뿐 아니라 대도시인들은 군중의 존재를 통해 특정 이미지를 포착하게 된다고 논평한다. 다시 말해 시적 주체가 지나가는 여인에게 서 순간적이고 찰나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군중은 이 예기치 않은 감정과 흥분의 원천 이자 배경으로 작용한다. 들뜬 채 몰려다니는 도시 군중의 존재야말로 개인에게 성적 욕망 이 일어나도록 자극하는 동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성적 욕망은 끝내 채워지지 않고, 이로써 에로틱은 순간적으로 보는 행위, 즉 산책자의 관음증으로 끝난다. 이처럼 도시 군중의 속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배경으로 깔고 이 시를 번역했을 때와 그렇 지 않을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대도시의 특성을 이 시의 배경으로 인식하지 않은 게오 르게의 번역은 자못 사랑스러운 연애시의 뉘앙스를 풍긴다 독자와의 관계 다음으로는 두 역자가 독자에 대해 가지는 관계를 알아보자. 누구를 주된 독자층으로 삼 느냐는 문제는 오늘날 번역론에서 중요한 척도로 작용한다. 예컨대 전통적 수용미학뿐 아니 라 기능주의 번역론이나 스코포스 이론에서도 독자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수용자 혹은 주 문자가 핵심 개념이 된다. 이에 대해 게오르게는 자신의 시가 그렇듯이 처음부터 일반 독자 들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가 직접 밝히고 있듯이 일반 독자들에게 외국 시인을 소개하려는 의도는 애초부터 갖고 있지 않았다. 예컨대 1891년 그는 악의 꽃 의 34) Vgl. Benjamin, GS, Bd. I.2, S. 622f. 벤야민은 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프에 관하여 에서 이 시를 군중과 관련하여 설명한다. 35) 윤영애, 파리의 우울, 75쪽. 36) 윤영애, 위의 책, 80쪽 참고. 54

69 40편을 옮긴 최초의 번역본을 25부 인쇄했다. 이 25부를 지인들과 후견인들에게 크리스마 스 선물로 증정했다는 것은 그의 번역이 애초부터 다수의 독자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것은 자작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그의 찬가 Hymnen 1890 나 순례여행 Pilgerfahrten 1891 이나 알가발 Algabal 1892 은 200부 이하로 자비로 출판되 었다. 37) 독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벤야민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그는 번역가의 과제 첫머리에 서 어떤 예술작품이나 예술형식을 대할 때 수용자를 고려하는 것이 그것의 인식을 위해 생 산적인 것으로 드러나는 법은 결코 없다. 어떤 특정 관객이나 그 관객의 대표자에 대한 모 든 관계가 제 길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심지어 이상적인 수용자라는 개념도 모 든 예술이론적 논의에서는 해롭다. (Bd. IV.1, S. 9)라고 말한다. 이처럼 독자 중심적 번역, 나아가서는 대중주의적 번역이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공통점을 지닌다. 게오르게의 경우 특정 독자만을 고려하는데, 그것은 어느 의미 에서는 이상적 독자 와 소수의 실제 독자를 동일시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벤 야민의 경우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상적 독자 의 개념마저도 부정한다. 즉 번역은 독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원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번역의 목적이 의미 전 달이 아니라 원전 속에 숨겨진 비밀, 즉 파악할 수 없는 것, 비밀스러운 것, 시적인 것 das Unfaßbare, Geheimnisvolle, Dichterische (S. 9.)을 밝혀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벤 야민의 번역은 철저히 원전중심주의를 지향할 뿐 아니라 번역을 일종의 비평(Kritik) 혹은 해 석(Interpretation)의 과정으로 보는 해석학적 전통에 다시 연결된다. 4. 맺는 말 벤야민이 사망한 후에 나온 많은 비평들은 벤야민의 작업이 형식적인 측면에서 게오르게 의 작업에 견줄만한 것이 못된다고 지적했다. 38) 이처럼 게오르게는 악의 꽃 의 공동저자로 서 새로운 보들레르, 즉 게오르게식 보들레르를 만들어내었다면, 벤야민의 번역은 차라리 직 역에 가깝다. 이에 대해 브로더젠(Momme Brodersen)은 어떤 번역이 더 성공적인가에 대한 판단은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39) 다시 말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작품 을 파악하는 방식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 모두에게는 번역을 통해 낡은 언어의 장벽 을 무너뜨리는 것이 무엇보 다 중요했다. 이때의 낡은 언어란 의미전달을 위해 사용되는 언어로, 누구나가 사용하는 낡 은 동전과 같이 진부해진 언어를 의미한다. 처음에는 신선하고 새로운 인식을 담는 은유 (Metapher)의 기능이 시간이 흐르면서 죽은 은유가 되는 것처럼, 번역이 오로지 의미전달을 37) Die Blätter erschienen bis 1919 im Privatdruck (d. h. im sogenannten Verlag der Blätter für die Kunst, gedruckt bei Otto von Holten) in unregelmäßigen Abständen mit insgesamt zwölf Folgen von jeweils fünf Heften mit 32 Seiten, einige davon als Doppelausgabe. Die Auflage stieg von anfangs 100 auf 2000 Exemplare. Die ersten Ausgaben lagen nur in drei ausgewählten Buchhandlungen in Berlin, Wien und Paris aus. 38) 브로더젠, 같은 책, 134쪽 이하에서 재인용. 와일리 베르거: 보들레르 번역자로서의 발터 벤야민, 1975, 661쪽, 벤야민의 번역은 게오르게의 그것과는 좀 차이가 난다. 전체적으로 매 시편마다 들 쑥날쑥해서 미적으로 불균등하다. 39) 브로더젠, 같은 책, 137쪽. 55

70 위해 봉사하게 될 때, 그것은 더 이상 모국어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지도, 새로운 사유를 창 출할 수도 없다. 두 사람은 실제 번역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은 악의 꽃 번역에서 두드 러졌다. 그러나 독일의 근현대 번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두 사람의 위상은 각각 다른 번 역 패러다임을 표방한다. 게오르게는 시의 형식, 혹은 그의 표현을 빌면 시의 톤 움직임 형 상ton bewegung gestalt 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에 천착했고, 여기서 다른 번역자들이 도 달하기 어려운 성과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이라기보다는 게오르게 의 악의 꽃 이며, 어떤 의미로는 그의 시대가 표방하던 시학의 산물이다. 그에 반해 벤야민의 번역이 지향하는 바는 다르다. 그는 시인의 언어 속에 숨겨진 고유한 정신, 즉 절대적 진리내용 Wahrheitsgehalt 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 때문에 벤야민이 핀다로 스나 소포클레스 번역을 통해 고대의 정신을 자신의 시대에 되살리고자 했던 횔덜린을 주목 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록 횔덜린의 번역이 독일어의 표현 가능성이나 문법의 틀을 벗 어남으로써 이른바 가독성(Lesbarkeit) 의 원칙을 충족시키지 못했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이 두 번역은 어느 것도 완전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전체를 다 번역하지 않은 부분역에 불과하고, 그 후 새로운 번역이 여러 종 더 나왔다. 40) 벤야민의 말대로 원문의 생 명은 번역 속에서 다시 새로워지고 가장 포괄적으로 자신을 전개한다면, 원문의 고유하고 높은 삶을 실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악의 꽃 의 새로운 번역이 부단히 시도되어야 할 것 이다. 40) 오늘날까지 독일에서 읽히는 보들레르 번역은 다음 4가지가 주종을 이룬다. 하나는 Terese Robinson의 번역으로 운율과 압운을 갖춘 모방적 번역 die Metrum und Reim bewahrenden bzw. nachbildenden Übertragungen (1925), 다음으로는 Carlo Schmid (1947)의 번역, 그리고 1980년에 나온 Monika Fahrenbach-Wachendorff의 번역과 Friedhelm Kemp (초판 1962년)의 산문번역을 들 수 있다. Fahrenbach-Wachendorff und Kemp의 번역은 두 언어를 대조하고 있으며 상세한 주석 을 달고 있다. 56

71 제 2 분과 : 문학 4월 20일 (금) 15:20 ~ 18:10 / 세미나실 302호 이숙경(서울대): 정치극의 회귀 - 데아 로어의 <무죄>와 <도둑들>을 중심으로 염승섭(계명대): 안톤 라이저의 자기발전의 변증법 - 연극적 삶의 꿈과 그 한계 김륜옥(성신여대): Der Immensee ruht, der Yalu fließt - Storms literarische Welt aus koreanischer Sicht - 4월 21일 (토) 09:30 ~ 12:10 / 세미나실 302호 박민수(한국해양대): 미학과 정치 그리고 예술적 이미지 - 자크 랑시에르의 미학에 관해 이영기(중앙대): 이성의 타자인가, 상상력의 적자인가 - 계몽주의의 인간학적 꿈-담론 장성욱(동의대): 헤르만 헤세의 자화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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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정치극의 회귀 - 데아 로어의 <무죄>와 <도둑들>을 중심으로 이숙경(서울대) <별도로 배부해드리는 자료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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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안톤 라이저의 자기발견의 변증법 - 연극적 삶의 꿈과 그 한계 염승섭 (계명대 정년퇴임) I: 서론 II: 정적주의 신조 III: 배우로서의 다양성 추구 -극장에 대한 열정과 그 한계 IV: 결론 I: 서론 독일의 18세기말을 살았던 칼 필립 모리츠 Karl Philipp Moritz( )는 한국 독문학계 에서 자주 쉽게 논의되는 작가는 아니다. 그는, 비교적 짧은 생애였지만, 독일 고전주의 시 대의 동시대인으로 괴테, 쉴러 등과 그 문학사적 궤( 軌 )를 같이 하고 있으며 그 나름대로 개 척적인 미학 이론과 1) 더불어 그의 주저인 소설 안톤 라이저 Anton Reiser 로 인해 독일문 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2) 또한 그 집필시기인 18세기 80년대와 90 년대를 뛰어넘어 독일고전주의, 낭만주의, 근대를 아우르는 탈경계적 성격을 띄우고 있다. 3) 또한 그 작품 성격도 그 미학적 구조 외에 인간학적, 경험심리학적, 연극예술학적, 교육학적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본고는 그 소설 텍스트의 플롯과 구조를 텍스트 가까이에서 관찰하 고 이해하려는 시도를 -textimmanente Interpretation -그 과제로 삼는다. 이 소설은 "심리적 소설"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어 그 발표 당시에는 다소 부정적 반응 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하여 모리츠는 그 점에 유의하여, 본 소설은, 제 2편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 본연의 의미로 따져 볼 때 "전기 Biographie"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 하고 있다. 4) 실제로 이 소설의 내용과 작가 모리츠의 전기적 사실들은 상당 부분 평행선을 1) 참조, Willi Winkler, Karl Philipp Moritz (Reinbek bei Hamburg: Rowohlt, 2006), 101쪽, 모리츠는 그의 두 논문, Versuch einer Vereinigung aller Künste und dem Begriff des in sich selbst Vollendeten (1785)과 Über die bildende Nachahmung des Schönen (1786)을 통하여 칸트의 Kritik der Urteilskraft 판단력 비판 (1790) 이전에 미의 자율성에 대한 이론을 직관적으로 정립함; 이는 쉐프츠베리, 칸트, 쉴러, 헤 겔의 미학체계가 대체적으로 귀납적인 데 반해 특히 안드레아스 하르트크노프 Andreas Hartknopf의 모토인 순간 속에 모든 것 -Alles im Moment 을 파악한다는 직관력에 보다 의존한다고 볼 수 있음 (같은 책, 104 쪽); 참조, Albert Meier, Karl Philipp Moritz (Stuttgart: Reclam, 2000), 184쪽; 모리츠에 의하면 조형미술 가가 이룩한 미는 대자연의 지고한 미의 복사 ein Abdruck des höchsten Schönen 를 축소해서 만든 것임. 2)Karl Philipp Moritz, Anton Reiser. Ein psychologischer Roman. Mit einem Nachwort von Max von Brück (Frankfurt a.m.: Insel, 1979)를 본고의 연구텍스트로 하고, 앞으로 이 출판본으로부터 인용함; 하인 리히 하이네, 쇼펜하우어, 헵벨은 이 소설을 매우 호평하고 있음 (같은 책, 435 쪽); 경우에 따라 다음 본을 참조함, Karl Phillip Moritz: Werke, Hrsg. v. Heide Hollmer und Albert Meier, Deutscher Klassiker Verlag, Frankfurt a.m (본 논문에서는 DKV로 표기). 3) Moritz의 작품세계의 문학사적 위치에 대해서 참조: Ulrich Hubert, Karl Philipp Moritz und die Anfänge der Romantik (Frankfurt a.m.: Athenäum, 1971), 모리츠에게 고전주의 역사에서 미미하지 않은 자리가 인 정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Moritz komme in der Geschichte der Klassik ein unbedeutender Platz zu, (16쪽), 안톤 라이저 에서 모제스 멘델스존 M. Mendelssohn 등과의 관계를 통한 계몽주의와의 연계 와 초기 낭만주의 출발의 시동이 되는 주제영역들이 드러남 (19쪽 이하). 4)같은 책, 107 쪽: "Vorrede (1786)". 58

76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이지 자 서전은 아니라는 것과 거기에는 어떤 예술적 구성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5) 즉 전기적 사실들의 서술 못지않게 삶 그 자체에 대한 객관적 이해, 판단, 고찰이 그 내용을 이 루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고는 이 소설이, -근대의 생철학적 맥락에서, -작가 자신의 삶 에 대한 자기성찰적 또는 경험심리적 서술이라고 간주하고 그 생성의 바탕에는 자아의 변증 법적 발전의 구조가 그 예술성을 담보해주는 근본원리로 작용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6) 따라서 안톤 라이저 의 줄거리를 따라 그 주인공의 발전을 규명함이 요청된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으로는 작가와 주인공 안톤 라이저가 태어난 1756년부터 1763년까 지 지속된 "칠년 전쟁"과 그로 인한 사회적 불안정과 빈곤을 들 수 있다. 이에 맞서 기독교 신교내의 종파현상 Sektenwesen이 두드러지는데 특히 정적주의 Quietismus를 들 수 있다. 7) 본고는 그 소설의 제 1편을 중심으로 '정적주의 신조 를 주제로 간주하여 소설의 주인공 안 톤 라이저의 삶을 조명하고, 그 다음 편들에서는 그의 반주제로 극장에 대한 열정 을 다루 고, 끝으로 어떻게 극장에 대한 주인공의 꿈이 깨지고 학문의 길을 소명으로 삼게 되었는지 를 고찰하며 그 주인공의 자아실현을 8) 변증법적으로 해명하고자 한다. 5)참조, Willi Winkler, 77쪽: Im Anton Reiser... hat er[moritz] als Analytiker seiner jugendlichen Gestalt die Außensicht und ist als Erzähler zugleich beteiligt 안톤 라이저 에서 모리츠는 그의 청춘 모습의 분석가로는 외부시각을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화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참조, Hee-Ju Kim, Ich-Theater. Zur Identitätsrecherche in Karl Philipp Moritz Anton Reiser(Heidelberg: Winter, 2004), 17쪽: "그러니까 이야기되어지는 자아의 토막 난 꿰뚫어볼 수 없는 삶은 외부로부터 그 의미의 맥락을 부여 받는데, 그것은 이야기하는 자아의 과학적 설명을 통해서이다 So gewinnt das zerstückelte und undurchsichtige Leben des erzählten Ich ex post einen Sinnzusammenhang durch die wissenschaftliche Erklärung des erzählenden Ich. 주인공의 내부시각 Innensicht 과 화자의 외부시각 Außensicht의 변증법을 엿볼 수 있음; 김히주는 모리츠가 여기에 편집자의 외부시각을 첨부하여 "삼단계 인 격 시점( 視 點 ) zu einer triadischen Selbsthypostasierung"을 (같은 책, 34쪽) 이룬다고 보고 또 더 나아가 다음 구절에서 -"작가 모리츠가 합리적 자기인식의 실험실로서 은유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극장 Das Theater, das der Autor Moritz als Laboratorium der rationalen Selbsterkenntnis metaphorisch in Anspruch nimmt [...], - 명시하고 있듯이, 편집자와 작가 모리츠를 구분하고 있음 (41쪽) 6) 김히주는 대체적으로 그 주인공의 심리적 행태를, 본 소설의 다양한 시점 point of view를 통해, 연극의 역할 -배우, 관객, 감독, 총감독 -구조 속에서 밝히고자 주력하고 있는 데 반해, 본고는 그 삶의 진행 현상 Progressivität 에 초점을 맞추어 그 플롯 뒤에 변증법적 원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추론하고자 함; 이 점에 대 해 김히주 자신도 삶의 이면에 그러한 원칙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음; Kim, Ich-Theater, 68쪽: "그 이야기는 그 진행의 인과적인 맥락의 의미에서 '그 불협화적인 것을 조화와 화음으로' 지양하고 있는데, 이는 저 언뜻 보기에 이질적인 생의 표출 뒤에 그 규정적 통일원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Die Erzählung hebt in ihrem Fortgang das Mißtönende in Harmonie und Wohlklang im Sinne eines kausalen Zusammenhangs auf, um so das bestimmende Einheitsprinzip hinter den auf den ersten Blick heterogenen Lebensäußerungen darzustellen. 이 밖에, 본고의 테제와 반대되는 입장에서 Hubert는 본 소설의 갈등구조를 강조함: 그와 동시에 그 진행적인 것의 필법, 즉 교양소설의 특징이 되고 시간 경과 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그 반대로 전도되어 있다: 그 상승은 방향상실과 노심초사의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고 만다. Dabei verkehrt sich der Duktus des Progressiven, der für den Bildungsroman charakteristisch und durch den Zeitverlauf gegeben ist, in sein Gegenteil: Die Steigerung bezieht sich nun auf Extremlagen von Desorientierung und Anfechtung. (Hubert, 49쪽) 7)본 소설에서 들어나는 종파현상은 프랑스에서 기용 부인 Mme Guyon ( )에 의해 파급된 정적주의 Quietismus와 거의 같은 시기에 독일의 토양에서 전개된 경건주의 양상을 토대로 하고 있는 바, 소설 주인공의 정신적 상황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줌. 8)참조, H.-J. Kim, 18쪽: 김히주는 외부세계와 내면생활의 교차점에서 전개되는 심리 역동성 sich im Schnittpunkt von Außenwelt und Innenleben entfaltender Psychodynamik 에 착안하여 주인공의 성장과 정을 설명하고 있고, 같은 맥락에서 그 갈등구조의 해명이 "그녀의 연구의 중심에 서있다고 im Zentrum der vorliegenden Untersuchung stehen" 함(97쪽): 더 나아가 그녀는 그 소설이 바로 그 "외부와 내면의 모순 Widerspruch von außen und von innen"(a.r., 332쪽)으로 끝나고 있으며, 자아실현은 실패한 것으로 간주 함: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변모하는 삶, 그 좌절된 자아발견에 대해 말하자면 그 책임은 안톤 라이저에게 있 는 것이 아니라 변천하면서도 그를 항상 예속시키는 그의 환경에 있다 An der gescheiterten Selbstfindung, 59

77 II. 정적주의 신조 소설 <안톤 라이저>는 1756년 피르몬트 Pyrmont라는 독일 땅에 사는 귀족 '폰 플라이쉬 바인 Herr von Fleischbein'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프랑스 정적주의의 창시자인 " 기용 부인 Mme Guion"의 신봉자로 독일에서 그러한 종파를 시작한 인물로서 그녀의 방대 한 저술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그 자신 그 가르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자기 종파의 추종자들 과 긴밀한 관계를 견지한다. 소설의 주인공 안톤 라이저의 아버지 또한 플라이쉬바인의 추 종자로 일 년에 한번은 그를 찾아보고 자기의 신앙을 굳히는 인물이었다. 또한 그는 자기의 신앙을 그의 아내와 그의 아들에게도 강요하곤 하였는데, 그로 인해 그 결혼생활의 알력과 불화가 자주 일어났고, 그러한 상황은 어린 안톤을 심리적으로 무척 괴롭혔다. 안톤의 어머 니는 그 자신 성경과 종교체계에 숙달되어 있었지만, 그 남편의 독단주의에는 도저히 동의 할 수가 없었다: 다정다감한 애정까지도 포함한 모든 열정들을 전적으로 무력화하고 근절해야한다는 기용 부인의 가르침이 그녀 남편의 무정하고 무감각한 영혼과 일치하고 있었던 만큼, 그녀가 그러한 관념들과 한 번만이라도 화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So sehr die Lehre der Mad. Guion von der gänzlichen Ertötung und Vernichtung aller, auch der sanften und zärtlichen Leidenschaften mit der harten und unempfindlichen Seele ihres Mannes übereinstimmte, so wenig war es ihr möglich, sich jemals mit diesen Ideen zu verständigen, wogegen sich ihr Herz auflehnte. (A.R., 14쪽) 9) 안톤의 아버지는 '칠년 전쟁' 중 악사 Musikant로서 또는 군속 종복 Regimentsschreiber으 로서 여기저기로 군부대를 따라 다니느라 가정에서 떠나 있는 기간도 적지 않았다. 10) 그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었지만, 음악에 조예가 있었고 독학으로 유익한 책들을 많이 읽었던 까닭에, 그의 아들 안톤의 교육에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고 그의 지적( 知 的 ) 발전에도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다른 한 편, 가난한 가정 형편에 처해 있던 안톤은 "그의 남루하고 더럽고 찢어진 복장 wegen seiner armseligen, schmutzigen und zerrißnen Kleidung"(A.R., 17쪽)으로 인해 그 나이 또래의 어떤 친구도 만들 수 없었다. 그런데, 그가 여덟 살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책읽기를 조금 가르치기 시작했고 그러한 목적으 로 철자법 익히기를 위한 두 권의 책을 사주었다. 그는 그의 아버지로부터 단지 몇 시간의 수업 밖에 받지 않았지만, 그의 지적 호기심이 매우 강했던 고로 거의 혼자 힘으로 일, 이 주( 週 )만에 책읽기를 터득했다. 또한 그는 발에 어떤 골저를 앓고 있어 집안에서 자주 요양 을 해야 했었기에 독서는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고 그러한 세계의 향유 속에서 그 의 실제 세계에서 겪는 온갖 불쾌한 것들에 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eine neue Welt eröffnet, in deren Genuß er sich für alle das Unangenehme einigermaßen entschädigen konnte. (A.R., 18쪽) 그가 10세쯤 되었을 때, 그의 독서능력의 발전은 폰 플라이쉬바인 씨 의 주목을 받아 "시가 선문집 Acerra philologika"을 선물로 받게 되었고, 이는 그에게 성경 dem zwischen Wirklichkeit und Phantasie changierenden Leben ist nicht Anton Reiser, sondern sein wechselndes, ihn jedoch stets unterjochendes Milieu schuld. (같은 책, 89쪽 이하) 9) 안톤 라이저 Anton Reiser 로부터의 인용은 가급적 본문에 적시함. 10) A. R., 15쪽, 47쪽, 431쪽과 여기 저기. 60

78 의 세계와 이방 즉 고대희랍세계의 정신문화적 소산을 통합하여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 련해 주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에게 유일하게 남겨진 과제, 즉 그 서로 다른 체계들을, 그의 머릿속에서, 그가 할 수 있는 한, 융합하고, 더 나아가, 이런 방식으로, 성경을 텔레마쿠스와, 교부( 敎 父 )들의 삶을 그 시가 선문집과, 또 이방 세계를 기독교 세계와 융화하려고 노력하였다. Er suchte also, welches ihm allein übrigblieb, die verschiedenen Systeme, so gut er konnte, in seinem Kopfe zu vereinigen und auf diese Weise die Bibel mit dem Telemach, das Leben der Altväter mit der Acerra philologika und die heidnische Welt mit der christlichen zusammenzuschmelzen.(a.r., 27) 이것은 안톤 라이저의 첫 변증법적 시도이다. 그는 그의 쓰라린 유년시절을 통해 변증법 적 자기발견을 체험해 간 것이다. 즉 그는, 한 편에서, 그의 정적주의적 경험을 통해 그의 동명인 성자 안톤의 예를 본받아, 극기와 절제를 배우고자 했고, 빈곤과 고난에 시달리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지복한 탈 자아와 정재( 定 在 )의 원천에서의 감미로운 자멸( 自 滅 )의 노래 ein solches Lied vom seligen Ausgehen aus sich selbst und der süßen Vernichtung vor dem Urquelle des Daseins 를 부르곤 했다. 그러나 정적주의에 입각한 극단적 자기절제와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회개의 요구는 주인공의 마음속에 죽음의 공포를 일으키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고 또한 인성에 배치되는 것이었다. 11) 그리하여 주변의 인정과 사랑을 상실하게 된 그 는 동네의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며 어른들의 신임을 얻기 위해 위선적 행동도 마다하지 않 았다. 주위에서도 그의 태도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가 사탄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 아닌가 하 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그리하여 안톤 자신도 많은 심리적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이러한 가운데 그의 인생진로에 변화가 준비되고 있었다. 먼저 그에게 깊은 감명을 준 것은 그의 아버지를 동행한 여행길에서 경험한 자연 경관이었다: 안톤은 여기서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자연을 보았다. 원근의 산들과 사랑스러운 계곡들은 그 의 영혼을 황홀하게 했고 어떤 애수( 哀 愁 )에 잠기게 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그에게 이제 일어날 큰 사연들의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Anton sahe hier die Natur in unaussprechlicher Schönheit. Die Berge rund umher in der Ferne und in der Nähe und die lieblichen Täler entzückten seine Seele und schmolzen sie in Wehmut, die teils aus der Erwartung der großen Dinge entstand, die hier mit ihm vorgehen sollten.(a.r., 25쪽) 12) 자연에 대한 안톤의 감상( 感 傷 )적 empfindsam 태도와 문예작품들에 대한 그의 취향은 몇 년 후에 발표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 그의 문학적 귀감이 되게 한다. 그러니까 11) 안톤은 어느 순간 그의 종교적 희열에 잠기어 죽음을 갈망하기도 하다가 그에 대한 생물적 반동으로 생에 대한 애착을 경험하기도 한다: [...] 그런 다음 안톤의 영혼에는 생을 위한 생에 대한 자연스러운 사랑이 깨 어났다 und dann die natürliche Liebe zum Leben um des Lebens willen in Antons Seele wieder erwachte. (A.R., 78쪽) 12) Moritz의 자연개념에 대한 포괄적 연구로서 Wolfgang Grams, Karl Philipp Moritz. Eine Untersuchung zum Naturbegriff zwischen Aufklärung und Romantik (Opladen: Westdeutscher Verlag, 1992), 특히 보 상과 시민적 세계도피로서의 자연경험 Naturerfahrung als Kompensation und bürgerliche Weltflucht, 107쪽 이하 참조, 61

79 그가 11세 때에 그의 아버지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안톤을 공립학교에 개설된 라틴어 개인 교수 강좌에 등록시킨다. 안톤은 그의 독서취향과 더불어 검정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선망 하며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기를 바랐었다. 다른 교과목은 제외된 채 라틴어 수업에 국한된 것이었지만, 그의 꿈이 조금은 실현된 셈이었다. 그의 라틴어 실력과 작문 능력이 일장월취 하고 주변의 인정을 받게 될 무렵, 그의 아버지는 그를 다른 습자학교 Schreibschule 로 전 학시키고자 하였다. 그것은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그는 유급생이 되고자 일부러 시험을 나쁘게 치르려고 했고 급기야는 아버지를 속이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의 편이 되어 주던 그의 어머니마저 그가 행실이 나빠진 것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안톤은 온갖 고 약한 아이들과 같이 행동해요. Anton führt sich auf wie alle gottlose Buben. (A.T., 47쪽) 그런데 그 무렵에 폰 플라이쉬바인 씨의 종파에 속하며 브라운슈바이크에 거주하는 모자 제 조인 로벤슈타인 Lobenstein이 안톤의 아버지와 관계를 짓게 되어 그것을 계기로 안톤을 자 기 공장에 데려다가 견습생활을 시키겠다고 제의했고, 그의 제의 내용에 따르면, 그가 안톤 을 친구처럼 받아들이고, 계산하고 주문을 처리하는 등, 쉽고 단정한 일을 하며 지내다가 그 후 2년가량 학교를 더 다닌 후 직업적 진로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안톤 이 듣기에도 그 마지막 구절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의 아버지와 더불어 고향 하노버를 떠나 브라운슈바이크로 도보여행에 오른다. 이 여행의 경험은 매우 유쾌했고, 그로 인해 그는 장차 도보여행에 열중하게 된다. 그러나 막상 로벤슈타인 집에 당도하여 그에게서 받은 인상은 사뭇 달랐다: 그가 추정했던 자선가의 처음 보는 냉랭하고 명령적인 모습에서 그가 견습공 이상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을 때, 그의 먼저 품었던 애정은 불꽃에 물을 퍼부은 듯, 사라지고 말았다. Seine vorgefaßte innige Liebe erlosch, als wenn Wasser auf einen Funken geschüttet wäre, da ihn die erste kalte, trockne, gebieterische Miene seines vermeinten Wohltäters ahnden ließ, daß er nichts weiter wie sein Lehrjunge sein werde.(a.r., 51쪽)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그는 아주 저급한 일들에 동원되었다. 장작을 패고, 물을 깃고, 공 장을 청소해야했다. Er wurde zu den niedrigsten Beschäftigungen gebraucht; er mußte Holz spalten, Wasser tragen und die Werkstatt auskehren. (A.R., 52쪽) 로벤슈타인은 처음 얼마 동안은 그에게 다른 직공들과는 사뭇 다르게 안톤을 보살피며 호의를 보였고, 피아노 선생까지 대어주었다.(A.R., 60쪽) 13) 그러나 그러한 특별대우는 다른 직공들의 질시와 특히 13) 김히주는 그 주인공의 심리적 역동성에 대한 전반적으로 탁월한 분석에도 불구하고 로벤슈타인의 평가에서 간과할 수 없는 해석상의 오류를 범하고 있음; 안톤이 로벤슈타인 앞에서 찬송가를 불러 그 주인의 노여움을 가라앉히는 장면을 그 반대로 곡해함: "안톤이 [...] 그에 대해 회의적으로 되어버린 주인의 [그에 대한] 애착 을 다시 강화할 심산으로 어느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할 때, 후자는 [즉, 주인은] 격노하게 되어 그를 심하게 벌한다. 안톤은 L의 호의를 계속 누리기를 원한 나머지 정적주의의 노래금지를 어기는 실책을 범한 것이다. Als Anton,[...] um den ihm gegenüber skeptisch gewordenen Meister in dessen Zuneigung wieder zu bestärken, einen Choral zu singen beginnt, wird dieser wütend und bestraft ihn hart. In seinem Wunsch, L...s Gunst weiter zu behalten, hat Anton versehentlich gegen das quietistische Singverbot verstoßen. (Kim, 173쪽); 이에 대한 소설 텍스트: 그러는 동안 안톤은 언젠가 한번 주인 L의 성난 마음을, 다윗이 사울에게 했듯이, 음악의 힘으로 쫓아내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하여 그가 [한 때 범했던 작은 실 수에 대한 엄한 징벌의] 시간이 다가오는 듯 했을 때, 그는 그가 배웠던 그 첫 찬송가를 피아노 건반 위에서 연주하며 노래할 용기를 내었다. 이는 L씨를 놀라게 했고, 그는 그에게 고백하기를, 바로 그 때가 그를 단단 히 벌하려고 정해놓은 시간이었다 해도, 이제 그 벌을 면제해 주었다. Indes gelang es ihm doch einmal, wie dem David beim Saul, den bösen Geist des Hrn. L... durch die Kraft der Musik zu vertreiben. [...] Und als die Stunde [einer harten Züchtigung] heranzunahen schien, faßte er den Mut, einen 62

80 가정부의 적의를 불러 일으켜, 그들의 입을 통해 로벤스타인에게 안톤에 대한 비방이 전해 졌다. 그리하여 그 주인마저도 안톤의 만족해하는 발랄한 모습 뒤에는 "필연적으로 어떤 방 종한, 세속에 사로잡힌 인간이 될 notwendig ein ruchloser, weltgesinnter Mensch werden"(a.r., 62쪽) 조짐이 있다고 판단하며, 신의 심판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 문제에 관 해 로벤슈타인은 폰 플라이쉬바인 씨와 서신교류를 하였고, 로벤슈타인은 안톤에게 그 답신 의 일부를 보여주었다: "모든 징후에 비쳐볼 때 '사탄은 안톤의 마음속에 이미 사당( 祠 堂 )을 상당히 지어놓아 다시 부서뜨리기는 어려울 것이다.'"(A.T., 63쪽) 그러는 동안 안톤에 대한 로벤슈타인의 불만과 증오는 점점 도를 더하여 그를 심하게 꾸 짖고 매질까지 하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그가 찾은 피난처는, 그의 동료 아우구스트 August 의 소개로, 개신교 교회에서 '파울만 목사 Pastor Paulmann'란 분의 설교를 매주 듣는 것이 었다. 이 목사의 설교는 늘 카리스마로 넘쳐흘렀고, 안톤은 크게 감명 받아 그날그날의 설교 를 집에 돌아와 기억을 더듬어 베껴놓았다. 그는 책 읽을 시간이 없는 대신 그런 설교문들 을 정리하고 작성하는 데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그의 영혼상태에 대 한 논의가 그의 아버지에게까지 전달되어, 안톤은 그가 로벤슈타인 집을 떠나 하노버로 다 시 돌아가야 한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러던 중, 로벤슈타인이 하루는 그 곳의 공창( 工 廠 )에 위탁제품인 모자들을 안톤의 등에 지워 시내를 통과해 가는 일이 있었다. 그가 짐승같이 허리를 굽히고 그 무거운 짐에 목덜 미를 눌리고, 로벤슈타인이 앞장을 선 채, 여러 사람의 이목( 耳 目 )하에 걸어가야 한다는 것 은 그에게 더 이상 수치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와 같은 절망적 굴욕을 느꼈던 어느 날, 그는 로벤슈타인의 공장 뒤에 있는 '오커 Die Oker' 강가의 물 푸는 디딤대 위에 서서, 극심한 ' 삶의 권태 Lebensüberdruß'(A.R., 90쪽)를 느낀 나머지, 비틀거리다가 그 물결 속에 빠졌다. 그를 구해준 천사는 그의 동료 아우그스트였다. 이 사건은 반은 필연적, 반은 우연적 사건이 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죽음에 직면했었다는 사실이다. 안톤 라이저의 제 2부와 제3부는 그 주인공의 나이 14세로부터 19세에 걸치는 고교 시절 을 다루고 있으며, 그 시절의 여러 상충되는 다양한 경험들은 혼란스러운 데가 없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주인공의 인생진로의 윤곽이 드러나는 수업시대에 해당된다고 사료된다. 작가 모리츠 Moritz는 제 2부의 서문에서 독자의 입장을 대변하며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 다: 그런데 독자의 시선이 눈여겨보면 볼수록, 그 어두움은 더 더욱 사라지고, 그 무목적성도 점차로 가시게 되고, 끊겼던 실마리들은 다시 이어지고, 뒤섞여지고 혼잡스럽던 것은 정돈된다. - 그리하 여 그 불협화음을 내던 것은 눈 깜작할 사이에 조화와 화음으로 전화( 轉 化 )한다. - [...] je mehr sich aber sein Blick darauf heftet, desto mehr verschwindet die Dunkelheit, die Zwecklosigkeit verliert sich allmählich, die abgerißenen Fäden knüpfen sich wieder an, das Untereinandergewordene und Verwirrte ordnet sich - und das Mißtönende löset sich unvermerkt in Harmonie und Wohlklang auf. - (A.R., 107쪽) Choral, den ersten den er gelernt hatte, auf dem Klavier zu spielen, und dazu zu singen. Dies überraschte Hrn L..., er gestand ihm, daß grade diese Stunde zu einer nachdrücklichen Bestrafung bestimmt gewesen wäre, die er nun schenkte. (Werke, DKV, I, 139) 성경의 표준 새번역 개정판 삼상 (1. Sam.) 16: 23을 볼 것: "그리하여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에게 내리면, 다윗이 수금을 들고 와서 손으로 탔고, 그 때마다 사울에게 내린 악한 영이 떠났고, 사울은 제 정신이 들었다." 63

81 제 2부에 이어 3부에서는 주인공 안톤 라이저의 고교 시절의 경험들이 보다 다양하게 서 술된다. 그의 학구적 능력과 시작( 詩 作 )의 재능을 인정받아, 급기야는 하노버 총독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게 되어 그의 학생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충족하지만, 그 당시의 대체로 어려운 사회적 환경 속에서, 그는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남에게 의존하는 생활을 영위해 야 했고, 거기서 오는 폐단을 겪는 가운데, 주변의 동료학생들로부터 대체로 인격적 존중을 받지 못하고, 또한 그에 따라 자존심마저 상실하게 된다. 그는 궁지에 몰릴 때마다 독서, 특 히 희곡들의 탐독을 통해 또는 경건주의적 명상에 사로잡히며 자신의 정체를 찾으려고 노력 한다. 단지 그가 주위의 인정을 받는 유일한 덕목은 그의 학문적 우수성이었다. 이러한 학문 적 자질이 결국은 그의 성공적 경력을 이루게 되지만, 그 당시의 수업의 단계에서는 그의 유일한 소망은 편협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고 극장무대에 서는 것 이 된다: - 극장 - 그리고 여행하는 것 - 이 둘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상상력 속에서 지배적 표상 들이 되었고, 이로부터 그의 후반기의 결심이 설명된다. - Theater - und Reisen - wurden unvermerkt die beiden herrschenden Vorstellungen in seiner Einbildungskraft, woraus sich denn auch sein nachheriger Entschluß erklärt. -(A.R., 295쪽) 제 3부를 통해, 그 서언에서 진술하고 있듯이, 주인공 라이저의 청소년 시절은 막을 내리 고 이어지는 제 4부에서 소개되는 그의 방랑시절과 대학시절은 그 소설의 본론을 이루게 된다. 따라서 본고는 그 제 4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III: 배우로서의 다양성 추구 - 극장에 대한 열정과 그 한계 안톤 라이저의 삶에는 세 가지 큰 충동이 진단된다. 그의 전기적 순서 속에서 첫째로 꼽 을 수 있는 것은 정적주의적 충동이다. 그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모든 삶의 번뇌로부터 해 방되고 싶은 충동, 즉 니르바나에 대한 동경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삶을 부정하는 힘이기 때문에 삶의 끈질긴 욕구 앞에서 반전되곤 한다. 그 대안으로 등장하는 것이 학문적 추구이다. 그의 학예( 學 藝 )에 대한 자질과 능력이 인정되는 분야이다. 그로부터 한 발 더 나 아가, 그는 목사처럼 설교단에 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열망하지만 그러한 그의 소망은 이룩되지 않았고, 그 대신 그와 같은 맥락에 서, 즉 연극배우가 되어 삶의 대용으로서의 극장무대에 설 수 있기를 갈망하게 된다. 그 주인공의 삶에서 여러 상반된 힘들이 상호보완적으로 또는 변증법적으로 작용하고 있 는 상황을 막스 폰 브뤼크 Max von Brück는 이 소설에 대한 해설적 후기에서 다음과 같 이 진단하고 있다: 모리츠가 기술하고 있는 시대의 정신적 골상( 骨 相 )은 경건주의와 계몽주의가 또 내면성과 세계탐 색이 서로 교차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Die geistige Physiognomie der von Moritz dargestellten Epoche trägt die sich überkreuzenden Züge von Pietismus und Aufklärung, von Innerlichkeit und Welterkundung.(A.R., 437쪽) 모리츠의 주인공 안톤 라이저의 경우 그의 경건주의적 발단은 점차로 레씽을 중심으로 한 계몽주의적 사상과 극작품에 의해 대체되고 이는 더 나아가 그가 셰익스피어와 괴테 등의 연극세계에 몰두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외부세계와 차단되곤 하였던 주인공의 생활 64

82 방식은 독서를 통한 그의 정신적 에너지의 발산에 자극받아 넓은 세계로의 동경으로, 도보 여행의 희망으로 반전되었다. 소설 안톤 라이저의 제 4부는 그의 이름 Reiser가 '여행하는 자 Reisender'의 뜻을 명시하듯이, 그는 그의 인생을 모색하기 위한 긴 여행길에 오르는데, 고교시절을 마친 고향도시 하노버에서 출발하여 힐데스하임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 에르푸 르트를 거쳐 에크호프 연극단 Ekhofsche Schauspielergesellschaft이 활동 중이라는 바이마르 에 가서 어떻게 해서든 일자리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이제 자연의 아름다움과 도 시 성곽을 감상하며 또 여인숙에서 타인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며 인생의 단면을 경험한다. 그는 충분치 않은 노자에 극도로 절약을 해가며 또 징병관의 집요한 입대종용을 그의 학생 신분을 내세워 모면하면서, 그가 대학에 등록을 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 자신이 학 생신분이라는 자각을 하게 된다. 그는 에르푸르트에서 그가 찾는 연극단이 바이마르를 떠나 고타 Gotha에 와있다는 소식 을 접하고 그리로 가서 연극감독 에크호프를 만나 입단할 수 있는 기회를 타진해 보지만 여 의치 않았다. 그리하여 에크호프의 권유로 바르잔티 극단 Barzantische Truppe라는 다른 연 극단을 찾아 방황하던 끝에 무일푼이 된 신세로 다시 에르푸르트로 와서 요행이 그 곳 대학 의 부총장이며 교구장인 귄터 Günther의 주선으로 교수 프로리프 박사 Doktor Froriep를 만 나 그의 학구적 자질을 인정받아 대학생 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라이저 자신도 심경의 변화를 깨닫는다: 즉 그는 자신의 생각 속에서도 그가 계획하던 것의 어리석음을 완전히 깨닫게 되고 이제 아주 자 발적으로 그의 결심을 변경하였고 또한 바로 이제 무대에 발을 들여놓을 최상의 기회가 스스로 주어진다 해도 그가 굳힌 의도는 확고하리라고 자신을 설득하고자 하였다. Er suchte sich nämlich in seinen Gedanken zu überzeugen, daß er nun wirklich die Torheit seines Unternehmens vollkommen einsehe und daß er nun ganz freiwillig seinen Entschluß geändert habe und fest bei diesem Vorsatz bleiben würde, wenn sich ihm auch gleich jetzt die beste Gelegenheit den Schauplatz zu betreten von selbst darböte.(a.r., 382쪽) 그의 새로운 은인은 안톤의 식사와 주거 문제를 해결해 주었지만, 그것은 하노버에서와 마찬가지로 남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생활방식이고, 그의 내의는 헤어질 대로 헤어져 그는 다시금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 der unglücklichste Mensch von der Welt (A.R., 385쪽) 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 그의 경력에 있어 학습의 단계 가 교습의 단계로 진화하여 그의 인생의 목표가 성취되리라 생각했고 그의 연극무대에 대한 미련을 일단 버렸다고 믿기도 하였다.(A.R., 387쪽이하) 그에게는 네리에스 Neries, 오코르드 Ockord, 베 W.라는 세 친구도 생겼고 그들은 그를 이해하고 그의 문예적 재능을 존경하고 아낄 줄 알았다. 그러나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면, 과거의 쓰라렸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는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곤 하였다. -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체념한 것은 바로 그의 본질에 아 로새겨져 있었던 그의 가장 사랑스러운 소망들이었다. - 그 램프들과 배경들, 눈부신 원형극 장은 사라졌고, 쓸쓸한 외딴방이 그를 맞이하였다. - Denn das, worauf er Verzicht tat, waren seine liebsten Wünsche, die in sein Wesen eingewebt schienen. - Die Lampen und Kulissen, das glänzende Amphitheater war verschwunden, die einsame Zelle nahm ihn auf. (A.R., 389쪽) 라이저는 그가 사는 근처의 카르투지오 수도원의 경내로 들어가 그 곳에서 그의 영혼의 휴식처를 찾고 거기 수도승들의 속세를 등진 생활방식을 동경하기도 하 였다.(A.R., 393쪽 이하) 65

83 그러던 중, 에르푸르트 학생들이 한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로 했으며, 라이저에게도 한 역 이 배정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접하게 된다. 이에 그의 억눌려 있던 연극에 대한 동경이 다 시금 살아났다: 그와 같은 말은 라이저의 환상에 그처럼 강력히 작용하였으므로 단번에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카 르투지오 수도원은 깊숙이 뒤편으로 밀려났고 등불로 밝혀진 무대배경이 갑자기 다시금 전면으로 부상( 浮 上 )하였다. Diese Anrede wirkte so mächtig auf Reisers Phantasie, daß auf einmal das Kartäuserkloster mit seinen hohen Mauren tief im Hintergrund stand und die Kulissen mit den Lichtern sich plötzlich wieder vordrängten.(a.r., 394쪽) 그는 학생연극 활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것을 계기로 프로리프 박사의 설교실습 강의 에도 부지런히 참석하였고, 또 그 곳의 출판업자와도 좋은 관계를 맺으며 그의 자작시도 그 곳 주간지에 실려 그의 작가적 지위를 인정받았고 그의 이름은 주변에 잘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시인이 될 야심도 품게 되어 거창한 주제를 놓고 씨름도 하였지만 별 진전이 없었고, 친구 네리에스 Neries와 더불어 감상적 정서Empfindsamkeit에 잠기어 보기도 하였지만, 그 의 비판의식은 살아있어, 그 당시 베르테르 풍을 모방하는 거짓된 감상주의에 대한 비판적 논문도 계획하였다. 하지만 라이저는 그 자신이, 시작( 詩 作 )에 있어 어느 정도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정말 천부적 재능이 있는지 그 여부에 대해선 자기비판이 없었다: 라이저의 경우를 말하자면, 그는 실패한 시도들로 말미암아 또한 그의 영혼 앞에서 늘 어른거렸 던 현혹적 환영을 무익하게 따라잡으려 함으로써 그의 생활의 가장 좋은 시간들을 흐려버렸는 데, 그러한 환영은 그가 붙잡았다고 믿을 때면, 갑자기 연기와 안개로 변해 사라지는 것이었다. Dies war der Fall bei Reisern, der die besten Stunden seines Lebens durch mißlungene Versuche trübte, durch unnützes Streben nach einem täuschenden Blendwerke, das immer vor seiner Seele schwebte und, wenn er es nun zu umfassen glaubte, plötzlich in Rauch und Nebel verschwand.(a.r., 410쪽) 라이저는 그의 내적 외적 여건으로 인해 이상주의적 세계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고 ganz und gar in der idealischen Welt verloren 극장에 대한 그의 생각들은 예술의 욕구이라기 보다는 생의 욕구로 점철되어 있었다.(A.R., 416쪽) 그는 에르푸르트를 떠나 그가 존경하는 작가 괴테 가까이 바이마르로 무작정 떠날 채비를 차리고 프로리프 박사에게 작별인사를 하 러 갔으나 그의 완곡한 만류로 며칠간 그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 무렵에 슈파이히 연극공연단 Speichsche Schauspielertruppe이 에르푸르트에 토착하여 그 곳의 무도장 Ballhaus에서 공연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연극세계에 대한 열광이 라이저의 마음에 다시 솟구쳤다. 그 연극단이 그곳에서 공연준비를 하게 되자, 그는 그간 쌓 아온 연기를 인정받아 그 극단 책임자와 남몰래 입단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시인들 Poeten 이라는 그 첫 번 공연 작품에서 주연은 아니지만 그 상대역으로 데뷔를 하게 예정되었고 그 공연광고 포스터에 그의 이름이 올라있었다. 드디어 공연 날이 되어 그가 대사연습에 열중 하고 있을 때, 그의 친구 네리에스가 찾아와 그의 그런 행동을 처음엔 비난하였으나 그의 연극복장을 보고는 그의 진지한 입장에 동조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시각에 한 사환이 나타 나 프로리프 박사의 메시지를 전해왔는데, 그 사연인즉 만약 학생신분인 라이저가 그 무대 66

84 에 서는 경우엔, 시 당국에 그 공연허가를 취소하기 위한 진정서를 제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 극단책임자는 라이저가 맡기로 했던 역은 다른 배우로 하여금 대역을 맡게 했 고, 연극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하려는 라이저의 꿈은 그렇게 무산되었다. 그날 저녁 그는 그 극장을 빠져나와 폭풍우 몰아치는 들녘을 헤매며 리어왕처럼 그의 좌 절감을 달랬고 온갖 극적인 격정들을 마음속에서 되새겼다. 그 다음 날 프로리프 박사는 그 를 불러 아버지처럼 말을 건넸다: "그는 듣기 좋은 표현을 써가며 라이저의 소양은 연극배 우가 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에 있고, 그가 자기 자신을 잘 모르고 있으며 자신의 참된 가 치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r bediente sich des schmeichelhaften Ausdrucks, daß Reisers Anlagen ihn zu etwas Besserm als zu einem Schauspieler bestimmten, daß er sich selbst verkennte und seinen eigenen Wert fühlte."(ar., 419쪽) 라이저는 극장에 대한 그의 꿈이 에르푸르트에서는 실현될 수 없고 모든 것이 불가항력이라 고도 생각되어 극장에 대한 생각을 단념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그 것은 결국 자기기만이었고, 그는 다시금 의기저상에 빠져들었다. 다른 한편, 그는 그의 친구 베의 주선으로 베의 삼촌인 정부참사관 슈프링거 Springer교수에게 소개되었고, 후자는 라 이저에게 그가 평소에 원했던 조용한 독채아파트를 거처로 제공했다. 모든 것이 잘 풀려나 가는 것 같았고, 다시금 그의 마음속에 그가 한 때 구상했으나 실현할 수 없었던 어떤 우주 창조에 관한 대작시를 쓰고 싶은 시정( 詩 情 )이 일었다. 그는 처음 몇 행을 써보았으나 더 진 척할 수가 없었다: 거짓된 시작( 詩 作 ) 충동의 늘 되풀이되는 공연한 노력으로 인해 그는 결국 녹초가 되었고 그 자 신도 무기력과 완전한 인생권태에 빠져들었다. Über diesen immer wiederholten vergeblichen Anstrengungen eines falschen Dichtungstriebes erlag er endlich und verfiel selbst in eine Art von Lethargie und völligem Lebensüberdruß.(A.R., 423쪽) 그는 그 때 그러한 상태에서 성탄절을 맞았고 홀로 휴식을 취하며 그의 공상의 날개를 폈 다. 그가 극장에 대한 그의 열정을 꺼버릴 수 없음을 새삼스레 느끼고 있을 즈음, 그 연극배 우들이 에르푸르트를 떠나 라이프치히로 갈 예정이며, 그 극단의 유명한 배우 바일 Beil은 고타로 부름을 받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러한 강한 경쟁자가 없다면 그가 무대에서 성공할 기회가 온 것이 아닌가 하며 무대에 대해 그간 정지 상태에 있던 동경이 다시 살아 났다. 그리하여 그는 참사관 슈프링거를 찾아가 그 정원부속 독채 집 열쇠를 전하며 자기가 극장에 대한 충동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다며 그의 불행한 처지를 설명하였다. 참사관은 그 를 지극한 관용으로 대했다: 그는 그에게, 그 충동이 그처럼 불가항력적이라면, 그것을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 충고하였는데, 그 이윤즉슨 언제나 다시 솟구친 그 충동은 아마도 그 자체 속에 예술에 대한 참된 소명을 지니 고 있기 때문이고 거기서 물러서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지 않을 경우, 즉 라이저가 자기기만에 빠진 것이고 그의 시도에서 행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라면, 어떤 상황이고 어떤 처지이건 간에 과감히 그에게 다시 의뢰해와 그의 도움을 보장받을 수도 있을 것 아닌가 하 는 것이었다. Er riet ihm selber, wenn der Trieb bei ihm so unwiderstehlich sei, demselben zu folgen, weil dieser Trieb, der immer wiedergekhrt war, vielleicht einen wahren Beruf zur Kunst in sich 67

85 enthielte, dem er sich alsdann nicht entziehen solle. Wäre aber das Gegenteil und sollte Reiser sich selber täuschen und in seiner Unternehmung nicht glücklich sein, so möchte er sich unter jeden Umständen und in jeder Lage dreist wieder an ihn wenden und seiner Hülfe versichert sein.(a.r., 426) 라이저는 그에게 그동안 많은 은혜를 베풀어 준 프로리프 박사에게도 작별인사를 하러 갔 었는데, 후자도 그를 이번에는 온화하게 대하며, 반어적이기는 하지만, 그에게 성공을 빌었 다. 라이저는 그 은혜에 끝까지 보답하지 못한 것이 가슴 아팠지만, 그러한 자책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기로 마음을 먹으며, 그가 이번 기회를 놓치면, 그가 "가장 불행한 사람 der unglücklichste Mensch"이(A.R., 427쪽) 되고 말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다른 한 편 슈파히 극 단은 그 지난 몇 주에 걸쳐 수입이 여의치 않아 극도의 재정난에 빠졌고, 그 극단 단장은 무대의상을 갖고 먼저 라이프치히로 떠났고 단원들은 각자 그리로 와서 합류하기로 되었다 는 것이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였지만 명성과 갈채에 대한 매혹적인 전망을 펼치며 mit reizenden Aussichten auf Ruhm und Beilfall (A.R., 428쪽) 라이저는 여행길에 올랐다. 그리 하여 그가 그 슈파이히 연극단원들이 합숙하게 될 황금 마음 Zum goldenen Herzen 이라 는 간판을 한 여인숙에 도착하여 그가 앞으로 함께 일할 동료들을 만나보니, 그들은 하나같 이 죽을상을 하고 있었다. 사연인즉 그 극단 단장이 그 무대의상을 다 팔아치우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사필귀정, - 작가가 제 4부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 시문학과 무대예술에 대한 충동이 참되다고 믿는 오해가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를 잘못된 길로 오도하게 되었다고 wozu ein mißverstandener Trieb zur Poesie und Schauspielkunst den Unerfahrenen verleitet hat (A.R., 331쪽)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성찰은 독자의 몫이 되는 것이고, 거기에 이 소설의 교육적 취지가 깃들여 있다. 소설은 이와 같이 끝나지만, 우리는 그 작가의 전기적 사실들로 미루어 그 결말을 추체험 nacherleben 해볼 수가 있다, 우리는 그 주인공 라이저의 모델인 모리츠가 그 후 수년간 베 를린에서 1784년 정식 김나지움 교사가 될 때까지 교직 생활을 영위하다가 1786년에는 이 태리로 여행을 하고 거기서 그가 존경하고 상봉하기를 고대했던 '베르테르'의 작가 괴테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고, 1788년 말엔 그의 초청으로 바이마르로 갔음을 알고 있다. 그 곳에 서 칼 아우그스트 공작에게 몇 주간 영어수업을 하여주었고 후자의 알선으로 1789년엔 베 를린 왕립 미술대학교 교수가 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그렇게 볼 때 소설 안톤 라이저 는 어느 면에서 미완의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계몽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바, 한 개인의 자기모색과 그 결과를 묘사한 작품으로 간주된다. IV. 결론 본 소설은 작가 칼 필립 모리츠가 그의 서언들에서 밝히고 있듯이, 처음에는 작가가, 그 소설의 부제목이 말해주듯, 심리소설로 소개하다가, 다음에는 전기 소설로 개칭하는 바, 첫 번째 경우에는 다분히 마르셀 프루스트 Proust를 연상시키고, 두 번째 경우에는 괴테와의 친화성을 진단하게 한다. 괴테 자신도 이 점을 그의 자서전 시와 진실 에서 밝히고 있다. 본고가 이 소설의 특징으로 관찰한 것은 그 교묘한 예술적 구조 Kunstgriff인데, 그 시적 ( 詩 的 ) 허구성과 전기적 사실들을 잘 배합하여 변증법적 자아발견을 주제로 삼았다는 점이 68

86 다. 주인공 안톤 라이저는 그의 독서능력을 구축한 소년시절부터 그 서로 다른 체계들, 예컨 대, 고대희랍세계와 기독교세계를 융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것은 그의 변증법적 자아발 전의 단초였다 그리하여 본고는 그 주인공이 그 '칠년 전쟁'의 결과로 피폐했던 사회적 현 실에서 정적주의와 경건주의의 도움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또 다른 한편에서 현세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그 종파의 잘못된 영향으로 인해 자살의 위기에까지 내몰리게 된 상황, 다시 그에 대한 반전으로 학교공부에서 출구를 찾게 되는 과정, 또한 더 나아가 삶 의 다양성을 경험하고 싶고,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고 자존심을 획득할 수 있는 생존수법으 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설 수 있기를 갈망하는 것, -즉 목사나 연극 배우가 되는 길을 모색하는 과정과 그 궁극적 좌절을 살펴보았다. 그 주인공의 모델인 모리츠의 실제적 전기의 연속선상에서 볼 때, 그의 연극배우가 되려 는 꿈은 좌절되지만, 그로 인해 그의 학문적 재능이 다시 그에게 활로를 마련해주게 된다. 이를 다시 이분법적 구조로 살펴본다면, 주인공의 자아발견의 과정에서 정적주의와 계몽주 의(학문), 교유( 交 遊 )의 결핍과 연극무대, 은둔과 도보여행, 연극무대와 교단( 敎 壇 )의 변증법적 발전을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끝으로, 안톤 라이저 는 한 개별인간의 발전과정의 서술과 관찰을 통해 교훈을 얻는다는 계몽주의 원칙에 입각해 있으면서도 그 주인공의 심리적 상황 과 변화를 주관적 내지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그를 통해 삶 자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 문학사적 시대구분을 떠나 의미 있는 고전작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69

87 Prof. Dr. Youn-Ock Kim, Universität Sungshin, Seoul Der Immensee ruht, der Yalu fließt Storms literarische Welt aus koreanischer Sicht I. Storms Werke besprechen das haben schon viele Kollegen und Kolleginnen seit geraumer Zeit nach bestem Wissen und Gewissen geleistet und dabei auch viele aufschlussreiche Ergebnisse hervorgebracht. Eine umfangreiche Storm-Bibliographie spricht für sich selbst. Aber Storms literarische Welt aus koreanischer Sicht besprechen das dürfte noch ein weitgehend unbearbeitetes Thema sein, eine Terra incognita sozusagen. Nach meinen neuerlichen Recherchen gibt es nicht einmal irgendeine Bestandsaufnahme der Storm-Forschungen und Übersetzungen. Will man das Thema vorsichtig angehen, so sollte man zuallererst die grundsätzliche Frage nicht unter den Tisch fallen lassen, was eigentlich eine koreanische Sicht ist? Eine schwierige Frage, die ich jedenfalls nicht ohne weiteres beantworten kann. Sie ist natürlich auch eine sehr spezifische Frage, über die man etwa ein Dutzend Dissertationen verfassen könnte. Das erwarten Sie wohl nicht von mir, zumindest nicht heute, und so kann ich nur versuchen, mich an die Frage in gebotener Knappheit heranzutasten. Die Frage nach einer koreanischen Sicht impliziert zugleich, dass es auch eine deutsche Sicht gebe. Im allgemeinen wird man dies so verstehen, dass das Wort Deutsch für die Koreaner mit fremd bzw. anders gleichbedeutend ist. Das hieße folglich, dass auch Storms literarische Welt als eben fremdes Erzeugnis aufzufassen ist. Eine Binsenweisheit? Nicht unbedingt, wenn ich an das denke, was mir eine meiner ehemaligen deutschen Kollegen vor kurzem gesagt hat. 70

88 Lassen Sie mich bitte darauf etwas näher eingehen: Meine Kollegin, die sieben oder acht Jahre in Seoul gelebt und fünf Jahre an der Deutschen Abteilung meiner Universität als Lektorin gearbeitet hat, hat vor bzw. nach dem Aufenthalt in Seoul als Lehrerin für Deutsch und Religion in der Nähe von München gearbeitet, wo sie auch ansässig ist so viel zu Ihrem besseren Verständnis. Als diese Dame heute im Ruhestand von mir erfahren hat, dass ich einen Vortrag über den Dichter zu halten habe, sagte sie übrigens nicht ohne Verwunderung, dass sie zwar selbst Die Stadt am Meer und Den Schimmelreiter von Storm kenne: Zu ihrer Zeit gehörten ja diese Texte zum Standard, aber heute lese man in der Schule Storm, besonders in Bayern weniger, da den Bayern die Landschaft der Nordsee und auch manche Dialekteinschübe fremd seien. Sie sagte dann weiter: "Bei uns [in Deutschland] sind diese Küstenbewohner (Nordsee und Ostsee) doch recht verschieden von denen der anderen Landesteile", so wörtlich. Im Kontext der Frage: was ist und bedeutet eigentlich Fremdheit, bin ich der von mir sehr geschätzten Kollegin und Freundin, die übrigens aus Mitteldeutschland stammt, sehr dankbar, weil sie mich auf den Gedanken gebracht hat, dass Storm selbst zu Hause, also in Deutschland für viele fremd sein kann, ja schlechterdings fremd sein muss. In Korea genießt er jedenfalls, seit seiner Übersetzung, eine konstante Beliebtheit. Dies kann bedeuten, dass er bei uns von vielen gar nicht so fremd und verschieden empfunden wurde und wird; oder er könnte auch gerade deswegen so beliebt sein, weil er mit seiner Fremdheit den koreanischen Lesern eine andere Welt eröffnet und somit ihre Phantasie beflügelt und sie zum neugierigen Nachdenken über das gelebte oder ungelebte Leben anregt, was ja bekanntlich einen Teil des literarischen Lesegenusses ausmacht. Gerade darin stehen dürfte ich doch meinen die Bewohner auf der koreanischen Halbinsel den anderen Völkern nicht nach. Im Gegenteil, das große Interesse der asiatischen Völker (bzw. der Koreaner) an europäischer respektive deutscher Musik, Literatur und Kunst ist heute jedem bewusst und verdient schon 71

89 einige Reflexionen. Im Folgenden werden diese zwei Möglichkeiten von Fremdheit das Fremde als das abgewehrte andere und das Fremde als das anziehende, fast exotische andere im Mittelpunkt meiner weiteren Überlegungen stehen. II. Zunächst möchte ich Ihnen einen kurzen Überblick über den Stand der Storm-Übersetzungen und -Forschungen hierzulande geben, ohne allerdings etwa über eine Rezeptions- oder Wirkungsgeschichte von Storm in Korea referieren zu wollen. Mich interessiert lediglich die Frage, ob/inwieweit dabei eine wesentliche, womöglich tendenzielle Interessenrichtung in den Storm- Übersetzungen und -Forschungen auszumachen ist; Eine solche kann ja in Bezug auf koreanische Sicht- und Denkweisen nicht belanglos sein. Im Folgenden sei das, was sich aus meinen Recherchen in der National Assembly Library of Korea ergab, tabellarisch dargestellt. [power point ] Tabellarische Darstelllung der Storm-Übersetzungen und -Forschungen in Korea Übersetzungen Magisterarbeiten Dissertationen Wiss. Aufsätze nach Erscheinungsjahren (Immensee) (A. d. Uni.) (4*) (6*) 4 (2 in BRD**) insgesamt 15(13*) 18 3(5**) 21 (*) ohne 2. Auflage 1 Hier habe ich die vier Ausgaben, die während der japanischen Besatzungszeit jeweils 1936, 1937, 1938 und 1940 zwar in Korea aber nicht auf Koreanisch, sondern auf Japanisch erschienen waren, nicht berücksichtigt. 72

90 nach Werken Immensee 8(7*) 2 2 Auf der Uni. 7(5*) 1 Schimmelreiter Viola Tricolor 1 1 Pole Poppenspäler 1 Novellen (dt. Anthologie) 2 Hans u. Heinz Kirch 1 2 Aquis submersus 3 1 Carsten Curator 1 Auf dem Staatshof 1 Im Korn 1 Bötjer Basch 1 E. Fest auf Haderslevhuus 1 Novellen (1**) 2 Gedichten 2 2 Märchen 2 lit. Entwürfe 1 Gesamtdarstellung (1**) 3 (*) ohne 2. Auflage nach Themen Stoff/Motiv 9 2(1**) 10 Erzählstruktur Realismus 1 1 Schaffensproblematik 1 1 Zeitkritik 1 Symbolik 1 Kunstverständnis 1 Gender (1**) sonstiges 3 4 Von besonderer Bedeutung sind für uns die Übersetzungen, weil sie auf den Bekanntheitsgrad Storms und auf das Interesse an seinen Werken bei einem breiteren Lesepublikum hinweisen. Hier kann man sehen, dass Storms Werk in den fünfziger Jahren, genauer 1955, zum ersten Mal ins Koreanische übersetzt wurde, und zwar sein Frühwerk Immensee. Diese Novelle bleibt auch bis heute das meistübersetzte, bekannteste und beliebteste Werk des Dichters bei uns. Auf der Universität und Der Schimmelreiter folgen dann auf Platz zwei bzw. drei. 73

91 Betrachten wir die Tabelle noch etwas näher: In den 70er Jahren steigt die Anzahl der Übersetzungen und in den 80er Jahren dann auch die der Forschungen deutlich, was unter anderem mit der inzwischen angesammelten deutschkundigen Leserschaft zusammenhängen mag. Entsprechend entstanden und entstehen seitdem zunehmend Forschungsbeiträge und Übersetzungen, sodass inzwischen die Storm-Leserschaft über den Kreis der mehr oder weniger deutschkundigen Menschen hinausgeht. Nach Werken gesehen sind Immensee, Auf der Universität und Der Schimmeleiter sowohl in der Übersetzung als auch in der Forschung nach wie vor die beliebtesten Werke, wobei in der Forschung literarische Stoffe, Motive und die Erzählstruktur bei Storm am meisten Interesse finden. So hatte man schon etwa zu meiner Studienzeit irgendwann in den ersten Jahren an der Universität Immensee in dieser (wohl bekannten) broschierten Reclam-Ausgabe in der Hand und damit Storm kennen und lieben gelernt. Heute, also nach so vielen Jahren, hat sich daran nichts wesentlich geändert. Neuerdings bestätigen meine Studenten im höheren, d.h. siebten oder achten Semester insofern jenes Ergebnis wieder, als sie auf meine Frage, ob und welches Werk von Storm sie schon gelesen haben, mir spontan und ohne Zögern die Antwort geben: Ja, Immensee! Die Novelle haben sie entweder in einem Seminar über Deutsche Literaturgeschichte bezüglich des Poetischen Realismus oder in einer der Lektürestunden gelesen. Diese Empfehlung zur Lektüre geben ihnen offenbar ehemalige Germanistikstudierende, die in ihrer Zeit mehr oder weniger von Stormschen Novellen fasziniert waren und nun als Tutoren warum auch immer ihre Storm-Begeisterung vermitteln. Im Übrigen habe ich selbst bislang weder Storm noch Immensee in meinen Lektüre-Seminaren behandelt: Nicht, weil ich ihn nicht mochte, sondern weil er so beliebt war und in dem einen oder anderen Seminar gelesen wurde, sodass ich glaubte, andere Autoren und Werke vorstellen zu müssen. 74

92 Wenn ich an dieser Stelle ein Zwischen-Resümee ziehe, dann kann ich wohl festhalten: Immensee gehört bereits seit Jahrzehnten fast zur Pflichtlektüre unter den koreanischen Germanistikstudenten. Was die Beliebtheit angeht, so misst sich Storms Novelle vielleicht auf Augenhöhe mit Thomas Manns Erzählung Tonio Kröger mit Storms norddeutschem Landsmann also, der wie sie alle wissen viel von seinem Vorgänger gehalten und ihm 1930 den berühmten Essay mit dem Titel Theodor Storm gewidmet hat. Nicht zufällig kann man auch bei Thomas Mann viele mehr oder minder offenkundige Anklänge an Storm finden: Ich möchte schlafen, aber du musst tanzen, heißt etwa in Tonio Kröger, ein wörtlich zitierter Kehrvers aus Storms Gedicht Hyazinthen, das Thomas Mann besonders liebte. Auch die Tanzszene in Tonio Kröger um nur ein weiteres Beispiel zu nennen erinnert eindeutig an die entsprechende Stelle in der Stormschen Novelle Auf der Universität. Es fragt sich, was nun an der Stormschen Novelle Immensee gerade für das koreanische Lesepublikum so ansprechend sein könnte. Inwieweit bestehen da Elemente, die spezifisch deutsch oder meinetwegen norddeutsch sind, die aber zugleich die koreanischen Leser anregen, einer möglicherweise seelischen Verwandschaft nachzuspüren? Traditionellerweise sind die koreanischen Menschen, die sich im Allgemeinen als ein einfühlsames Volk empfinden und erzählende Literatur hochschätzen, sehr empfänglich für schöne, zart-sanfte Kindheitsgeschichten und die typisch Stormschen unerfüllt-selbstentsagenden Liebesgeschichten, die jedes Herz rühren. So glaubten viele Koreaner bis in die siebziger Jahre, sich in der Stormschen Geschichte durchaus wiederzuerkennen. Heute hat dies allerdings einen anderen Akzent. Denn gerade an solchen zarten Gemütern beginnt es den Menschen nun in diesem allzeit vernetzten, aber schnell vereinsamenden Zeitalter zu mangeln, so dass man sie um so nostalgischer vermisst. Aber auch in der idyllischen 75

93 Landschaft, die mehr als eine bloße räumliche Hülle die ganze Geschichte Immensee prägt, können sich die koreanischen Leser durchaus heimisch fühlen und zwar um so intensiver, als Korea sich in der letzten Zeit zu einem rasant industrialisierten Land entwickelt hat. So gibt es Gründe genug zur Annahme, dass Storms literarische Welt den koreanischen Leser nicht unbedingt zu fremd erscheint. Vielmehr stellt der Text möglicherweise eine positive fremde Kultur bzw. Andersheit besonders zum augenblicklichen Leben dar eine Fremde, die nostalgische Bedürfnisse befriedigt. Ähnliche Ausstiegsphantasien werden natürlich auch innerhalb der Kulturen selbst befriedigt, ich denke nur an die Sonntagabendfilme im ZDF oder viele Nachmittagssendungen. Nicht anders in Korea: Bei uns fesselte neuerdings etwa eine 20teilige Fernsehserie, die Winter Sonata hieß und von einer schicksalhaften Liebe zwischen einem Jungen und einem Mädchen bzw. einem Mann und einer Frau erzählte, jedesmal fast die ganze Nation an den Fernseher, sodass man lange gar von einem Winter-Sonaten-Syndrom sprach schicksalhaft deswegen, weil ihre jugendliche, sanft-gefühlsvolle Liebe durch einen tödlichen Unfall des Jungen zu einem abrupten Ende kam, also unerfüllt blieb, aber auch später, als die nun erwachsene Frau kurz vor ihrer Hochzeit durch einen Zufall einem Mann begegnet, in dem sie ihre Erste Liebe wiederzuerkennen glaubt, geht die ganze Geschichte von gegenseitiger Rücksicht, Selbstentsagung etc. los. Übrigens forderte quasi das Fernsehpublikum dem Drehbuchautor geradezu ein Happy End ab und konnte auch darin befriedigt werden. Um weitere Merkmale aus koreanischer Sicht im Text zu verdeutlichen, möchte ich einen Vergleich mit einem koreanischen Dichter Mirok Li( ) einschieben, weil ich zwischen diesem und Storm einige Berührungspunkte sehe, die ich gerne vergleichen möchte. Vorab sei allerdings gesagt, dass ich hiermit keine durchgehende komparatistische Untersuchung in jedem einzelnen Punkten anstrebe, und ich mein Augenmerk in erster Linie auf Storm richten werde. 76

94 [power point : Foto : Mirok Li] Li war und bleibt bis heute soweit es mir bekannt ist der einzige koreanische Autor, der ausschließlich in Deutschland in deutscher Sprache seine literarischen Werke geschrieben und veröffentlicht hat. Der Titel seines 1946 in Deutschland erschienenen Romans, der seinerzeit gar als 'Buch des Jahres' ausgezeichnet wurde und schon mal im bayerischen Schulbuch stand, ist Der Yalu fließt: eine Jugend in Korea. 2 Da ich annehmen darf, dass sein Leben und Schaffen heute nicht jedem geläufig ist, sei in aller Kürze folgendes gesagt: Li flüchtete 1919 auf Drängen seiner Mutter aus dem von Japan annektierten Korea, weil er als Medizinstudent an einer Unabhängigkeitsbewegung gegen die japanische Besatzungsmacht mit Drucken und Verteilen von Flugblättern teilgenommen hatte und nach deren brutaler Niederschlagung er wie viele seiner Mitstudenten und Landsleute mit Repressalien rechnen musste. Er überquerte den Grenzfluss Yalu (koreanisch: Amnok-gang) und kam 1920 über die chinensische Stadt Shanghai schließlich nach Deutschland. Bald darauf studierte er Medizin, Biologie und später dann Zoologie, Botanik und Anthropologie in Würzburg, Heidelberg und München. Nach seiner Promotion im Jahre 1928 schrieb er intensiv seine literarischen Werke und arbeitete bis zu seinem Tod im Jahre 1950 auch als Lektor für ostasiatische Kultur an der Universität München. Das autobiographisch geprägten Erzählwerk Lis, das 1959, also neun Jahre nach seinem Tod postum ins Koreanische übersetzt wurde, hat den vergessenen Sohn in seinem Heimatland schlagartig bekannt und beliebt gemacht. Es geht dabei um eine Kindheitsgeschichte im Korea des frühen 20. Jahrhunderts, in der und in die sich viele Koreaner wiedererkennen und einfühlen konnten. 2 Mirok Li, Der Yalu fließt. Eine Jugend in Korea, EOS-Verlag St. Ottilien 1996 (Nachdruck der Piper-Ausgabe, München 1946); auch eine Filmbiographie ist mittlerweile zu sehen: Der Yalu fließt, Süd Korea/Deutschland 2008, Regie: Jonghan Lee, Buch: Hye-Seon Lee. Mit: Byok-Song Woo, Sung-Ho Choi, Yeo-Jin Kim, Ute Katharina Kampowsky, Roland Pfaus, Olga Brügmann, Daniela März, Yvonne Kristina Hotz. 77

95 Was hat eigentlich, so sollte man sich nun wieder in Hinblick auf unsere Frage nach der Fremdheit fragen, in diesem Buch fremden Ursprungs den deutschen Leser so interessiert? In einer Rezension heißt es dazu lapidar: Der Roman eröffnet dem deutschen Lesepublikum Denk- und Wahrnehmungsweise, Menschen- und Naturverständnis der (heute schon etwas älteren) Koreaner. Was heißt das aber konkreter? Finden die deutschen Leser das Andere und sollen ihr Wissen erweitern oder finden sie Vergleichbares zu ihrer eigenen Kultur? Hier könnte man, so meine ich, einige Parallelen in der Rezeption der Erzählwerke beider Autoren mit unterschiedlicher Kulturzugehörigkeit entdecken, da sowohl Immensee als auch Der Yalu fließt einige wichtige gemeinsame, vergleichbare Momente aufweisen, nämlich: das Standesbewusstsein des Studierten und Gelehrten, ein antagonistisches oder dualistisches Welt-/Menschenbild und eine unverkennbare Heimatverbundenheit. Aus heutiger Sicht ist es nicht schwer, in Storms und Lis Texten ein klares Standesbewusstsein auszumachen, es ragt aus beiden geradezu heraus. Es waren ja auch die Zeiten, wo der Standesunterschied in allen Köpfen bzw. in jeder gesellschaftlichen Institution tief verankert und noch weitgehend wirksam war Zeiten, in denen ein Studierender respektvoll (bei Storm) oder gar demütig-hochachtungsvoll (bei Li) mit Herr Student" angeredet wurde: (Ein Studiosus von heute könnte sich das nicht im Traum vorstellen, und nebenbei, eine 'Frau Studentin' gab's schon erst recht nicht, und durfte es genau genommen auch nicht geben.) Der glückliche und angesehene Stand heißt bei Storm das Bürgertum wie auch bei Li Yangban, wobei das Yangban nicht wirklich mit dem Bürgertum gleichzusetzen ist, sondern quasi als eine Mischung zwischen Adelsstand und Bürgertum angesehen werden kann, weil das alte Korea nur eine in zwei, d.h. in eine feudalaristokratisch-gelehrte und eine bäuerliche Klassen geteilte Gesellschaft war. Die Klassenzugehörigkeit eines Individuums und damit jeder Gelehrtenstatus 78

96 wurde im Prinzip geerbt und war somit unveränderbar. Bildung, d.h. Lernen klassischer d.h. chinesischer Schrift- und Literaturkunde, der damals noch für die Koreaner die Bedeutung zukam, die die Lateinkunde früher für die Europäer/Deutschen hatte, war denn auch für die obere Schicht ein Privileg und zugleich eine Pflicht. Wie dem auch sei, bei aller Verschiedenheit lässt sich doch ein klares gemeinsames Standesmerkmal nennen: Gelehrtheit und Gebildetheit, durch die man sich eine höhere Stellung innerhalb des jeweiligen Gesellschaftssystems sichern bzw. den angestammten Status aufrechterhalten kann, ist somit von existentieller Bedeutung. Entsprechend dieser zentralen Wichtigkeit der Ausbildung beginnen beide Texte mit Lernsituationen. Aber wie verschieden stellen sich diese dar! Lis Text beginnt mit einem zumindest für die Hauptfigur Mirok fast auschließlich positiv besetzten Bild des Lernens: Gleich am Anfang des Romans sieht man Mirok, noch nicht einmal vier Jahre alt, wie er einer von seinem Vater streng geleiteten Lehrstunde seines ein halbes Jahr älteren Vetters Suam beiwohnt. Mirok sollte dann schon im Alter von vier Jahren von seinem Vater einem streng konfuzianisch gelehrten Gutsbesitzer in die chinesische Schriften und Klassiker eingeführt werden. Im Gegensatz dazu sind in Storms Anfangsszene die Autoritätspersonen oder Erzieher gar nicht da, sie werden sogar in ihre Autorität verleugnet. Nicht nur freuen sich die Kinder, dass die Schule ausfällt, sondern Reinhard erzählt sofort phantastische heldenhafte Geschichten, um selbst groß dazustehen, leugnet die erwachsenentypische Behauptung von der Existenz von Engeln, ist im nächsten Kapitel zornig auf den Schullehrer und verliert alles Interesse am Lernen. Statt dessen dreht sich alles Denken und Fühlen um seine Subjektivität, seine Phantasien und Träume, sein Leben und Wünschen. Und diese Subjektzentriertheit zieht sich duch die ganze Novelle. Bei Li wird aber die väterlich lehrende Autorität nie in Zwiefel gezogen. Selbst der etwas 79

97 lausbubenhafte Suam, der anders als Mirok nicht unbedingt lernbegeistert ist, steckt die streng erzieherische Zurechtweisung des Onkels ohne jede Trübsal ein. Mirok, der von Natur aus ein sehr sanfter und einfühlsamer Knabe ist, wird zwar hie und da durch seinen Vetter ins harmlose Kinderabenteuer geführt, setzt aber seine väterlich-heile Welt nie aufs Spiel. Denn er weiß und fühlt natürlich unbewussterweise felsenfest, dass sein Vater es nur gut mit ihm meint und ihn auch durchaus liebt, ganz abgesehen, dass seine hingebungsvolle Mutter im jeden Fall hinter ihm steht. Insofern ist die genuine Einheit des Wissens und Fühlens bei einem koreanischen Menschen noch ungebrochen und braucht somit kaum Ersatzobjekt so jedenfalls traditionellerweise. Das Individuum als ein fühlendes und denkendes Wesen ist also nicht von einer gemeinschaftsfördernden Lebensform gelöst denkbar. Irgendwann nach der ersten Schulung in der Heimat steht dann für den jungen Mann das Verlassen alles Einstigen an. Diese Trennung von dem Ursprünglich-Gewohnten bedeutet bei dem Stormschen Individuum einerseits eine Weiterentwicklung und ein Weiterkommen im persönlichen bzw. gesellschaftlichen Leben, bringt aber andererseits viel Verlorenheits- und Verlustgefühl mit sich: Verlustig geht man der Kindheit, der heimatlichen Geborgenheit, der kindlichen Spielkameraden, also all dessen, was das einstige sorgenlos-selbstgenügsame, einheitliche Ich noch innehatte. Kann es sein, dass sich der westlich-stormsche Mensch, der unter Zugzwang stand und seinen Gebildetenstatus erst zu erarbeiten hatte, wenn er in seiner Gesellschaft weiterkommen wollte, von dieser Trennung ebenso oder gar mehr betroffen fühlte, dass hier ein Zwiespalt zwischen Fühlen und Sollen sich auftut? (Dies führt letztendlich zu einer widersprüchlichen Situation, denn die 'nur' leistungsorientierte Elitebildung kann doch am Ende schnell das Gegenteil von Elite erzeugen: gestresste, zwiegespaltene Konformisten.) Bei Li verläßt Mirok zwar auch nach der ersten Schulung die Heimat, um die höhere Schulbildung aufzunehmen, aber er geht sozusagen mit sicherem Wissen und Gewissen fort, dass der 80

98 Bildungsweg sein Privileg und zugleich seine Pflicht ist. Das muss und will man hinnehmen, auch wenn es hart werden kann: Adel verpflichtet. Interessant ist jedenfalls, dass sich die Sehnsucht nach einer verlorenen Vorstellung von einer einheitlichen Kinderwelt bei Storm insbesondere in den erotischen Wünschen und Träumen ausdrückt, die unaussprechlich sind, aber um so hartnäckiger an die Oberfläche des Denkens oder Fühlens heran drängen und daher zwar verhüllt, aber in immer neuen Bildern und Gedanken zum Ausdruck gebracht werden. Diese indirekte Erotik-Zentriertheit ist gerade das, was es bei Li überhaupt nicht gibt. Hier ist keine unerfüllte kindliche Begierde aufzuspüren. Denn die kindlichen Wünsche sind im Grunde nicht nach Maßstäben der Erwachsenen eingeschätzt, d.h. weder befördert noch wirklich unterdrückt, sondern erziehrisch, also letztendlich ohne irgendwelche Traumatisierungen erlaubt. So erzählt Storm in Immensee die Kindheits- und Liebesgeschichte des zehnjährigen Reinhard und seiner fünf Jahre jüngeren Gespielin Elisabeth, während Li in Yalu die Geschichte des vierjährigen Mirok und seines wenige Monate älteren Spielkameraden und Vetter Suam erzählt. (Ich bleibe bei Storm.) Schon zu seiner zarten und weit unterlegenen Gespielin Elisabeth spricht Reinhard von ihrer ehelichen Lebensgemeinschaft. Nachdem er sie zur weiteren Bildung in höheren Schulen verlassen hat, meint er sich stets nach ihr zu sehnen, unternimmt jedoch merkwürdigerweise keinerlei verbindlichen, konsequenten und damit glaubwürdigen Versuch, um Elisabeth zu werben oder sie an sich zu binden. Warum schweigt er nur, als er von Erichs Werbung erfährt, die sein Glück unmöglich machen wird? Und warum geht er später wiederum auf Erichs Einladung an den Immensee, obwohl er sehr wohl weiß, dass er dort bei der Begegnung mit Elisabeth nur Verlegenheit und Traurigkeit erleben wird, und dass ihm letztendlich nichts anderes als nur Entsagung und Verzicht zuteil wird? Nur um Elisabeth das Gedicht "Meine Mutter hat's gewollt" 81

99 vorzulesen und ihr somit ein schlechtes Gewissen einzuflößen, das sich in der unschuldigschuldigen Geliebten auch prompt einstellt und von Reuetränen begleitet wird? Es stellt sich mir die Frage: Wollte Reinhard jemals ernstlich Elisabeth zu seiner Frau nehmen? Liebt er sie überhaupt, oder liebt er eigentlich seine Liebe selbst? Es ist insofern sehr wichtig, als es möglicherweise dem Stormschen Individuum auf seine Liebes-fähigkeit ankommt. Mir scheint jedenfalls, dass Reinhard (und mit ihm Storm) die zwischenmenschliche Beziehung erotisiert, indem er sie im Grunde entsexualisiert und die Frau auf eine unerreichbare Höhe und Weite hebt, um sie um so begehrenswerter zu machen. Dass er ihr trotzdem entsagen will, und zwar selbst dann als Erich ihm und Elisabeth durch eine plötzliche Reise mit Elisabeths Mutter quasi eine Chance zum Ehebruch gibt, erhöht wohl in doppelter Weise sein Selbstwertgefühl: Einerseits bewahrt er sich als ein Mann, der seine selbstaufgebende Reinheit bewahrt, er heißt ja auch nicht zufällig Reinhard! andererseits steigert sich sein begehrendes Ich zu einem panerotischomnipotenten Wesen. Ein raffinierter Trick vielleicht, das 'andere', das 'fremde' Geschlecht als Projektionsfläche seines eigenen Sexual-Ich zu objektivieren, ohne die eigene Hilflosigkeit vor dem eigenen Sexualtrieb verraten zu müssen. Doch was hilft das: "der Alte", also Reinhard im Alter, der offenbar nie geheiratet und einsam von seinen unausgelebten Wünschen gezehrt hat, sitzt allein in seinem von Dämmerung durchtränkten Zimmer in seinem Lehnstuhl und hängt gedankenverloren jener weißen Wasserlilie im schwarzen Gewässer nach, zu der er einst beim Besuch des Immensees hinschwamm, die er jedoch nie erreichen konnte eine Szene, die sein verlangend-versagendes Begehren nach Elisabeth, die auch nicht von ungefähr kinderlos bleibt, und die somit einen unrealiserbaren Ehebruch mit ihr symbolisiert. Bei diesem erotisiert-entsexualisierten Welt-/Menschenbild handelt es sich so will es mir 82

100 scheinen vielleicht um etwas typisch Westlich-Deutsches, das in zwei klar antagonistische Pole geteilt ist: Mensch kontra Natur, Geist vs. Fleisch, Eros vs. Sex, Seele und Trieb, Ich und Du, und natürlich Mann kontra Frau etc, wobei etwa die Letztere wiederum in die zart-anmutige blonde Elisabeth und das leidenschaftlich-wilde brünette Zithermädchen mit ihren "schönen, sündhaften Augen!" im Weinkeller der Universitätsstadt unterteilt wird. So entsteht die unendliche Hierarchie des in zwei geteilten Weltgebildes, wobei die beiden Teile nicht gleichwertig sind, sondern und das ist entscheidend der eine über dem anderen steht, ja der eine Pol eines linearen, vermeintlich symmetrischen Weltgebildes zugleich die Mittelposition einnimmt. Geometrisch ist dies natürlich unmöglich, aber ideologisch offenbar schon. Unter dieser Bedingung muss ein Stormscher Mensch seine Triebwünsche unterdrücken und seine unausgelebten erotischen Wünsche nur phantasieren, also ästhetisch sublimieren. So etwas macht Storm wer hätte das gedacht erst oder sogar 'männlich', so glaubt jedenfalls Thomas Mann, wenn er schreibt, vor allem Storms 'Gedichte in Prosa' seien "Liebes-, Erinnerungsund Abschiedsgedichte, die auf durchaus zauberhafte Weise bis in jeden Silbenfall durchtränkt sind mit Innigkeit und deren Gefühlsweichheit gebändigt wird von einem Wahrheitssinn, der sie gegen das Sentimentale sichert und das männliche Wesen der Kunst überhaupt beweist." Und da heißt es weiter: Die "sublimierende Übertragung eines altgermanisch sozialen Verhältnisses ins Moralische ist echter Storm. Er war ein Freier trotz aller Weichheit und Sensibilität seiner Natur ein Mann der trotzigen Stirn". Zum besseren Verständnis darf ich kurz einige Worte zum koreanisch-asiatischen Welt- /Menschenbild sagen: Es ist zwar dualistisch, aber nicht unbedingt antagonistisch. Jeder Anfang ist gleich das oder vielleicht besser ein Ende eines Kreises, in dem eine Unterscheidung zwischen Anfang und Ende sinnlos ist und somit aufgehoben wird. Wer so sich selbst bzw. die 83

101 Welt sieht, wäre vielleicht nicht so sehr von einem Einheitsgedanken entfernt wie der Mensch bei Storm: das Männliche und das Weibliche in einem Menschen, der Mensch in der Natur und als Natur usw. [power point] Dies wird wie ich meine auch in der Schreibweise im Koreanischen, d.h. durch das ineinander greifende Bauprinzip des Alphabets symbolisiert: 한글. 3 Vielleicht ist es kein Zufall, dass das Abendland sich für die phönizische Schreibweise mit der Aneinanderreihung der Buchstaben entschieden hat, etwa H_a_n G_u_l. Es kann nicht nur aus schreibökonomisch-rationalistischen Gründen ('nur' 26 Buchstaben), sondern auch, weil die Idee des ineinandergreifenden Ganzen nach dem Prinzip des Kreises hier nicht relevant war. Denn das koreanische Alphabet, die auch eine Buchstabenschrift ist, hat nur noch 24 Buchstaben, abgesehen von Diphthongen und Doppelkonsonanten, also weniger als das abendländische. Der Stormsche Mensch glaubt, immer nach vorne und immer weiter zu gehen, auch sein Triebleben wenn nicht auszuleben, so doch in der Phantasie erleben zu können. Ist Reinhards keusche Liebe nicht das, was man 'die Not zur Tugend erklären oder gar verklären' nennen könnte? Wenn Immensee eine Liebesgeschichte 4 sein soll, dann vor allem im Sinne einer solchen Liebe. Bei aller dialektischen Fortbewegung bleibt er im Grunde doch in seiner vermeintlich kontinuierlichen Grundlinie verfangen, und so ist seine Wirklichkeit nur eine Phantasie, während der Lische Mensch sich im Kreis bewegt, der alles aufhebt auch die Dualität von Wirklichkeit und Phantasie, aber nicht im Sinne einer Statik, sondern im Sinne einer kreisförmigen Bewegung, 3 Die einzelnen Buchstaben werden jeweils silbenweise zusammengefasst, so dass jede Silbe in ein gedachtes Quadrat passt. 4 Storm selbst wollte Immensee als eine ächte Dichtung der Liebe und ganz und durch und durch von dem Dufte und der Atmosphäre der Liebe erfüllt verstanden wissen wollen. (Brief an H. Brinkmann vom 2. Juni 1852) 84

102 wie sie das ewig wechselnde Lebensprinzip auszeichnet. In der Bildlichkeit unserer Texte gesagt: Der Immensee ruht, und der Yalu fließt, so der Titel meines Beitrags. Zweifellos finden sich in Immense eine Reihe Bewegungsbilder, denn insbesondere Reinhard nähert sich dem Immensee, geht an ihm längs, schwimmt in ihm und entfernt sich wieder von ihm. Die ganze Novelle ist aber doch von der Konstruktion her äußerlich statisch aufgebaut mit der fixen kreisförmigen Rahmenerzählung des Alten, der sich eben nicht mehr bewegt, sondern nur rückwärts schaut, sich erinnert. Bewegung stellt sich und das ist viellelicht wirklich ein deutsches Merkmal vor allem in der Innerlichkeit, in der Phantasie dar, durch einen Kreis, der nicht natürliche Bewegungen, sondern vor allem Innen-Rotationen zeigt. Solches Kreisen in der Innerlichkeit hat zweifellos unendlich viel zur Entstehung von Kunst beigetragen, die wiederum ein Faszinosum für andere, also für koreanische Kulturen darstellt und das Fremde attraktiv erscheinen lässt. Ich komme abschließend zum dritten gemeinsamen Moment bei Storm und Li: zur Heimatverbundenheit, oder, um im Fall von Storm bei Thomas Mann zu bleiben: zu "seiner Heimatliebe, Heimatbefangenheit, Heimatsmanie". Die Heimatverbundenheit ist bei Storm, wie Thomans Mann und wie bei Li, verbunden mit einer gewissen Rückwärtsgewandtheit, die sich dem Bedürfnis äußert, Jugendgeschchiten zu erzählen. Die Autoren fühlen sich verbunden mit dem, was war und wer man war, und diese Rückbezogenheit auf Heimat und Jugend verbindet ganz offensichtlich unsere Autoren. (Insofern ist es übrigens auch kein Zufall, dass Hemann Hesse, der ja viele Jugendgeschichten geschrieben hat, nach einer Statistik bei uns unter allen ausländischen Autoren überhaupt als der meistübersetzte und auch beliebteste Autor fremden Ursprungs gilt.) Dabei beruht die Tatsache, dass Texte wie Storms Immensee und Lis Der Yalu fließt was oft in 85

103 Korea geschehen in erster Linie als Jugendliteratur verstanden werden, auf einem Irrtum, wie ich meine. Storm und Li erzählen von der Jugend, aber erzählen heißt eben nicht in ihr verhaftet sein. Ein Jugendlicher würde ohnehin eine solche Geschichte nicht erzählen wollen; Er lebt schlichtweg. Kein Zweifel, dass ein nichtjugendlicher Leser Storms oder Lis Jugendgeschichten innerlich und gefühlsmäßig besser als ein Jugendlicher verstehen würde. Der Jugendliche, wie auch ich in meiner früheren Zeit, überliest schnell die rahmenbildenden ersten und letzten Teile "Der Alte" in Immensee. Nur die Binnenerzählung, die Geschichte der beiden jugendlichen Protagonisten, Reinhard und Elisabeth, wird als schön und emotional anregend angesehen. Erst im Alter verstehen wir, warum die Geschichte im Ganzen so schön ist. Und überhaupt ist das Erinnern, das bei Storm wie Li ein konstitutives Element darstellt, in beiden Kulturen dem älteren Menschen näher, was wiederum Fremdheit aufhebt. III. Damit komme ich zu der eingangs aufgeworfenen Frage zurück und schließen somit quasi der Stormschen Rahmen- bzw. Binnenstruktur folgend den Rahmen meines heutigen Beitrags ab. Warum kann ein Text wie Immensee für Koreaner interessant sein? Ist es das Fremde als Exotisches, das man selbst nicht hat, aber sich wünscht? Oder das Fremde als ganz anderes, das Interesse ausübt? Oder ist es das verlorene Eigene im fremden Spiegel? Der kleine Textvergleich hat gezeigt, dass beide Texte viel Gemeinsames aufweisen und dass jede von oben aufgeworfenen Fragen zugleich positiv beantwortet werden kann. Und das macht Storm um so interessanter, weil man bei Storm noch viele Momente aus anderer Sicht herauslesen kann.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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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정치와 미학 그리고 예술 - 랑시에르의 사상에 관하여 박민수 (한국해양대) I. 머리말 자크 랑시에르 1) 는 오늘날 정치적 해방의 새로운 가능성, 정치의 새로운 의미 규정, 예술 의 정치적 기능 등의 문제를 논할 때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프랑스 철학자이다. 1940년 프랑스령 알제리에서 출생한 랑시에르는 1969년부터 2000년까지 파리 8대학교 철학과 교수 를 지냈으며 1980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인 프롤레타리아의 밤 La nuit des proletáirs (1981)은 향후 그의 미학 연구의 토대를 이루는 것으로, 역사 문헌에 대한 조사에 근거해 문학과 정치의 관계를 다룬 저작이다. 1990년대 초부터 랑시에르는 정치에 관한 문 제에 좀 더 심도 있게 파고들어 불화. 정치와 철학 La Meśentente. Politique et Philosophie (1995)과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Aux bords du poltique (1998)를 내놓 았고, 이후 미학과 정치의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켜 감성의 분할. 미학과 정치 Le Partage du sensible. Esthe tique et poltique (2000) 및 미학 안의 불편함 Malaise dans L esthe tique (2004) 등을 내놓았다. 근래 들어 랑시에르는 미학과 정치에 관한 자신의 관심사를 이 미지와 영화로 연장시키고 있으며, 이에 관한 대표적 저작으로는 영화 우화 La fable cine matographique (2001)와 이미지의 운명 Le destin des images (2003) 그리고 해방된 관 객 Le spectator eḿancipe (2008)이 있다. 본 발표는, 랑시에르가 정치와 미학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를 간략히 알아보는 데 첫 번째 목표를 두며, 이와 연관해서 1800년 경 전후의 독일 미학, 특히 미와 예술에 관 한 칸트 및 쉴러의 이론이 랑시에르에게서 어떤 재해석을 경험하는가를 해명하는 데 두 번 째 목표를 둔다. 이를 위해 본 발표에서는 불화. 정치와 철학 및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 에서 (2000) 그리고 미학 안의 불편함 과 감성의 분할. 미학과 정치 및 기타 몇 가지 랑 시에르의 저작을 토대로 해서 그의 사상을 재구성할 것이다. 본 발표에서는 먼저 정치와 치 안 개념에 대한 랑시에르의 독특한 규정에 관해 알아볼 것이며, 다음으로 감성적인 것의 분 할과 미학에 관한 그의 사유에 관해 논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가 구분하는 세 가지 예술 체 제에 관해 살펴볼 것이며, 마지막으로 근대 독일 미학의 정치적 잠재성에 관한 랑시에르의 성찰과 예술적 모더니티에 대한 그의 관점을 간단히 논해 보겠다. II. 정치와 감성 1) 랑시에르의 전기적 사항에 관해서는 다음 참조: Maria Muhle: Jacques Rancière. Für eine Politik des Erscheinens, in: Stephan M oebius / Dirk Q uadflieg (Hrsg.): Kultur. Theorie der Gegenwart, 2., erw eiterte und aktualisierte Auflage, Wiesbaden 2011, S , hier: S. 311f.; Ludger Schwarte: Jacques Rancière, in: Kathrin Busch / Iris Därmann (Hrsg.): Bildtheorien aus Frankreich. Ein Handbuch, München 2011, S , hier: S. 347f. 87

106 1. 정치와 치안 랑시에르의 사상에서 정치 la politique; Politik 는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그런데 이 개 념과 관련된 논의에서 랑시에르는 제일 먼저 이 말의 그리스어 어원인 폴리테이아 politeia 가 치안 police; Polizei 이란 말의 어원이기도 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 두 의미가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적인 것 le politique; das Politische 의 두 가지 본질적 핵을 이룬다고 말한다. 2) 즉 그가 생각하는 정치적인 것이란 치안과 정치라는 이질발생적인 두 과정의 마 주침 3) 이다. 그렇다면 그에게서 치안과 정치는 어떻게 구별되며, 또 이 두 가지의 마주침으 로 정의되는 정치적인 것이란 대체 무엇인가? 먼저 치안이란 통치의 과정 인 바, 이는 사람들을 공동체로 결집하여 그들의 동의를 조 직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며, 자리들과 기능들을 위계적으로 분배하는 것에 바탕을 둔다. 4) 그 에 비해, 정치란 평등의 과정 으로, 이는 아무나와 아무나 사이의 평등 전제와 그 전제를 입증하려는 고민이 이끄는 실천들의 놀이 라고 정의할 수 있다. 5) 그런데 랑시에르가 말하 듯, 6) 이 두 가지가 마주치면 곧바로 문제가 발생한다. 자리와 기능의 위계와 그 엄격한 배 분을 도모하는 치안은 평등을 방(해) faire tort; Unrecht tun 7)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 고 이러한 문제적 마주침의 현장 8) 이 바로 정치적인 것인 바, 이는 평등의 입증이 그 위에 서 (방)해를 다루는 형태를 취해야 하는 무대 9) 라고 정의될 수도 있다. 이상의 개념 정의에서 알 수 있듯, 통념상 정치 내지 정치 과정이라 이해되는 공동체의 통일화와 합의, 권력의 조직화, 자리와 기능의 분할 및 이러한 분할의 정당화 등은 랑시에르 에게 정치가 아니다. 그에게 이러한 모든 것은 치안의 논리 내지 질서에 속한다. 랑시에르는 이러한 치안의 논리 내지 질서를 서양 정치사상의 두 정초자라 할 수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 토텔레스의 철학에 기대어 설명한다. 플라톤에 따르면, 도시국가에서 정의는 분할에 근거한다. 현상적으로 이 분할을 단순히 기 능의 분할인 듯하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고찰하면 지위와 장소, 시간, 공간, 자격의 분할이 란 성격을 띤다. 예컨대 수공업자는 정치에 참여할 수 없는데, 이는 그가 직업에만 전념할 때 공동체에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공업자는 작업장을 공간으로 삼아 자신의 시간을 오로지 노동에만 투여해야 한다. 플라톤의 관점에서 이러한 분할의 선을 위반하는 자들은 공동체에 속할 권리가 없다. 10)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도 플라톤의 경우와 크게 다르 지 않은데, 그에게 정치의 목적은 납세액(재산수준)이나 몇몇 다른 수단, 즉 시간이나 교 양, 언변 등의 몇몇 다른 수단으로 [정치적인 것의] 중심에서 수단 없는 자들을 멀리 떼어 내는 데 있었다. 11) 요컨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배하는 일과 지배받는 일에 12) 각 2) Vgl. Jacques Rancière: Das Unvernehm en. Politik und Philosophie, aus dem Französischen übers. v. Richard Steurer, Frankfurt am Main 2002, S. 80ff. 3) 자크 랑시에르 (양창렬 옮김):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도서출판 길 2008, 133쪽. 4) 같은 곳. 5) 같은 곳. 6) 앞의 책, 135쪽. 7) 같은 곳. 8) 앞의 책, 136쪽. 9) 앞의 책, 135쪽. 10) 플라톤 (박종현 역주): 국가ㆍ정체, 서광사 1997, 261쪽 이하 참조. 11) 자크 랑시에르: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74쪽. (대괄호에 의한 보충은 국역본 원문에 근거함) 12) 앞의 책, 234쪽. 88

107 기 속하는 자, 즉 힘을 행사하는 자와 그것을 감수하는 자 13) 를 정확히 구분 짓고, 이러한 위치들의 고유하게 [적합하게] 만드는 자질들 14) 을 정확히 규정하는 것에 남다른 관심을 기 울였다. 이들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배분되는 모든 종류의 일에 사회구성원 모두가 관여하려 들 경우, 이는 무질서와 혼란을 낳을 것이며, 따라서 철저한 민주주의란 바람직하지 않은 정 치제도이다. 15) 랑시에르에 의하면, 대다수 인민을 정치의 영역에서 배제하는 오늘날의 대의 민주의도 근본적으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공동체 운영 기술 - 랑시에르의 표현으 로 치안의 기술 - 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16) 반면 랑시에르에게 정치란 치안의 질서, 즉 통일과 일치를 목표로 해서 꽉 짜인 공동체의 질서에 불일치와 균열과 틈을 가져오는 행위를 말한다. 정치의 본질은 불일치이다. 17) 치안 질서가 출생, 부, 능력 이 통치하기 위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각자에게 자리를 부여하는 것 18) 이며 본질적으로 평등을 부인 19) 하는 것이라면, 정치는 치안 질서 사이의 틈에 존재 한다. 그 틈은 모두의 평등한 능력을 긍정하며, 지배를 위한 어떤 토대도 존재하지 않음을 긍정한다. 이 틈은 과거의 추억 속에 정리해야 할 환영이 아니며, 하물며 도래할 평등에 대 한 약속도 아니다. 그것은 현재를 계속해서 발명하는 것이다. 20) 다시 말해, 평등이란 인류 가 과거 이상향에서 누렸으나 상실한 그 무엇도 아니고, 먼 미래에 쟁취해야 할 목표도 아 니다. 오히려 평등이란 - 잠재적으로나마 - 이미 존재하는 무엇으로 전제 되어야 하고 우리 에 의해 입증 되어야 하는 무엇이다. 그리고 이 입증의 행위가 바로 랑시에르가 말하는 정 치이다. 그렇다면 이 입증의 행위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띠어야 하는가? 이 물음 의 답은 랑시에르가 말하는 감성적인 것의 분할 과 연계되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2. 감성적인 것의 분할과 미학 랑시에르에 따르면 정치의 논리는 자리들의 나눔을 흐트러뜨리는 동시에 전체의 셈, 그 리고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나눔을 흐트러뜨린다. 정치의 논리는 욕구들의 어두운 삶에만 속해 있는 것으로 셈해지던 자들을 말하고 생각하는 존재들로 보이게 만든다. 정치 의 논리는 어두운 삶의 소음으로밖에 지각되지 않았던 것을 담론으로 들리게 만든다. 21) 이 인용문에서 어두운 삶에 속해 셈에 포함되지 않았던 자들, 욕구에 따를 뿐이라고 생각되었 던 자들, 소음만을 내던 자들, 달리 말해 몫 없는 자들은 랑시에르가 말하는 데모스 demos, 즉 인민을 가리킨다. 정치란 - 앞서 말했듯 - 이들의 몫을 되찾아 주고, 이들 또한 통치라는 셈에 포함시키는 행위이다. 그런데 이 인용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은연중에 어둠/ 빛, 비가시적/가시적, 가려진 곳/보이는 곳, 소음/담론, 들리지 않음/들림 등의 대비가 사용된 다는 점이다. 랑시에르에게 이것들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며 정치 및 치안의 본질과 직접적 으로 연결되는 표현들이다. 13) 앞의 책, 238쪽. 14) 같은 곳. (대괄호에 의한 보충은 국역본 원문에 근거함) 15) 플라톤에게 민주주의는 (...) 지배하지 않는 [지배할 자격이 없는] 자의 지배이다. (앞의 책, 240쪽 - 대괄호에 의한 보충은 국역본 원문에 근거함) 16) 이택광: 랑시에르, 그리고 미학과 정치- 2010연 중앙 게르마니아 콜로키움 자료집, 5쪽 참조. 17) 자크 랑시에르: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253쪽. 18) 앞의 책, 34쪽. 19) 앞의 책, 135쪽. 20) 앞의 책, 34쪽. 21) 자크 랑시에르: 감성적/미학적 전복, 2008년 홍익대학교 초청 강연문. 89

108 랑시에르에 따르면, 치안은 사회적 기능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의 상징적 구성을 말한다. 치안의 본질은 억압이 아니며, 생명체에 대한 통제도 아니다. 그것의 본질은 감각적인 것에 대한 어떤 나눔이다. 22) 이 감각적 내지 감성적인 것의 분할 le partage du sensible; die Aufteilung des Sinnlichen 은 지각 방식들을 규정함으로써 참여/몫을 가짐의 형식들을 규정 하며, 이 지각 양식들 안에서 참여/몫을 가짐의 형식들이 된다. 감각적인 것의 나눔은 세계 와 세계를 쪼개기(...)이다. 23) 치안의 논리는 통치와 지배에 몫을 가진 자, 능력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나누고 후자를 배제하는 논리다. 그런데 이러한 분할과 배제는 철학적 정의나 법률적 정의의 사안이 되기에 앞서 감성적 명증성의 문제 24) 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 해 랑시에르가 끌어들이는 인물은 다시금 아리스토텔레스다. 25)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적 능력을 가진 인간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쾌/불쾌의 소리 만 낼 수 있는 동물과 구별된다고 본다. 그러나 이 고대 철학자는 대부분의 시민을 통치 영 역에서 배제하기 위해 그들의 말을 동물의 소리와 같은 소음과 등치시킨다. 그들의 말은 들 리지 않기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무엇인가를 행할 수도 없는 존재이다. 이처 럼 치안의 논리에 따른 분할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며 26), 이에 근거해서 말하는 사람들과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행할 수 있는 사람들과 행할 수 없는 사람들을 구분한다. 27) 그리고 근본적으로 보 자면 이는 시간과 공간의 분할 이기도 하다. 즉 노동하는 인민 대다수는 직분과 생계로 인 해 정치 영역에 속할 시간 을 갖지 못하며, 공간 면에서도 분리된 주거지와 생활 영역에 갇혀 있으며, 따라서 지배하는 자들에게 이들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존재, 한 마디로 감 각되지 않는 존재들이다. 28) 치안의 논리가 이런 것이라면, 랑시에르에게 정치의 논리가 어떤 것일지는 어느 정도 짐 작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는 시간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공동 공간의 거주자로 자리 잡기에 필요한 시간을 가질 때, 자신들의 입이 고통을 표시하는 목소리뿐만 아니라 공동의 것을 발화하는 말을 내보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가질 때 발생한다. 자리와 신분의 이러한 배분과 재배분은, 공간과 시간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소리와 말의 이러한 절단과 재절단은 내가 감성의 분할이 라고 부르는 것을 구성한다. 정치는 공동체의 공동의 것을 규정하는 감성의 분할을 재구성하는 일을 하며, 새로운 주체와 대상들을 공동체에 끌어들이고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들고 시끄 러운 동물들로만 지각됐던 사람들의 말을 들리게 하는 일을 한다. 29) 22) 랑시에르: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247쪽 이하. (이탤릭체 강조는 발표자에 의함) 23) 앞의 책, 248쪽 이하. 24) J. Rancière: Ist Kunst widerständig?, hrsg., übers. um ein Gespräch mit Jacques Rancière und ein Nachwort von Frank Ruda und Jan Völker, Berlin 2008, S. 38. (이탤릭체 강조는 발표 자에 의함) 25) 같은 곳 참조. 26) 같은 곳. 27) 같은 곳. 28) Vgl. J. Rancière: Das Unvernehm en. Politik und Philosophie, a.a.o., S 여기서 랑시에르는 기원전 1세기 평민들의 반란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했던 귀족 아그리파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평민들과 함께 논의 할 공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평민들은 말하지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민들이 말 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이름 없는 존재, 로고스 없는 존재, 다시 말해 공동체에 상징적으로 기입되지 않는 존 재이기 때문이다. 29) 자크 랑시에르 (주형일 옮김): 미학 안의 불편함, 인간사랑 2009, 55쪽. (이탤릭체 강조는 발표자에 의함) 90

109 감성적인 것의 분할이란 규범이나 관습의 체제라 이해될 수도 있는 바, 이런 체제는 근본 적으로 시간과 공간에 형식으로 개인들에게 주어져서 이들의 사회적 기능과 행동 양식, 언 어사용 방식 등을 규정한다. 30) 그리고 정치란 치안의 논리에 의해 빈틈없이 확정된 이 체 제에서 불일치와 균열을 찾아내어 분할 방식의 변화를 도모하고 그리하여 - 잠재적 - 평등 의 실재성을 입증해 보이는 활동이다. 31) 랑시에르에게서 미학 esthe tique; Ästhetik 32) 이란 개념이 등장하는 것은 바로 이 맥락에 서이다. 그에게 미학이란 개념은 먼저 감성적인 것의 분할과 질서에 대한 이해를 함축하 며, 33) 다음으로 이러한 질서에 대립을 창조하는 행위도 포괄한다. 34) 이 점을 Ästhetik 이란 용어의 발생과 관련시켜 잠깐 살펴보기로 하자. 주지하듯, 그리스어 aisthesis에서 기원하는 이 용어는 logos의 학, 즉 논리학 Logik의 일면성을 보완하는 학문의 창건을 시도하는 과정 에서 탄생했다. 즉 바움가르텐이 최초로 Aesthetica; Ästhetik 이라 이름붙인 학문은, 계몽주 의적 합리론에서 무시되었던 인간의 감성적 영역을 가치절상하고 체계적으로 해명하려 했던 18세기 경험심리학 Erfahrungsseelenkunde 및 인간학 Anthropologie 과 동시적으로 탄생 한 분과이다. 35) 그리고 당시에는 - 어쩌면 오늘날에도 - 예술이나 미의 체험이 다분히 감성 의 작용으로 이해되었기에 이 책에서 바움가르텐은 감성의 본질과 더불어 - 주로 문학 작품 을 대상으로 - 예술적 경험을 논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 - 논리학을 보완하는 감성론이란 함의는 점차 사라지고 - 미와 예술에 관한 이론을 지칭하는 말로 정착하기 전에, 이 용어는 칸트에게서 다시 한 번 어원에 충실하게 등장한다. 즉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에서 감성의 선험적 a priori 형식인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절의 제목은 초월적 감성학 Die transzendentale Ästhetik 이다. 36) 랑시에르가 말하는 미학 또한 - 바움가르텐이 관심을 집중시켰던 - 감성의 영역을 다루 며 - 칸트의 감성론이 경험의 1차적 가능조건이자 형식인 시간과 공간을 다루듯 - 정치의 근원적 조건이자 형식인 감성, 특히 시간과 공간에 의한 그 분할의 문제에 관련된다. 37) 더불 30) Vgl. M. M uhle: Jacques Rancière. Für eine Politik des Erscheinens, a.a.o., S ) 프롤레타리아의 밤 에서 랑시에르는 19세기 프랑스 노동자들이 노동을 위한 휴식에 할당된 밤 시간을 이용 해 부르주아의 문학적 글쓰기를 모방적으로 전유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계급적 한계를 극복하려 한 과정 등 을 소개하며, 이를 평등의 실재가 입증되는 사례로 해석한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 참조: 최정우: 한밤의 미학 이 한낮의 정치가 될 때 - 왜 우리는 주체를 정치적 으로뿐만 아니라 또한 미학적 으로 사유해야 하는가, 실 린 곳: 문화과학 65호/2011년 봄, 쪽, 여기서는 218쪽) 32) Ästhetik, esthe tique, aesthetics 등의 서구어는 통상 - 미와 예술을 다루는 담론이란 의미에서 - 미학 이라 번 역되지만, 이 용어의 발생 및 발전과 관련시켜 보면 감성학 내지 감성론 이 적당할 때도 있다. 그리고 랑시에 르에게서도 esthe tique란 단어는 - 많은 경우 - 두 의미를 함께 담는다. 때문에 한국의 논자들 중 일부는 미 학/감성론 이란 형태의 번역어를 고안하기도 했지만, 본 발표자는 - 감성론이란 의미 또한 함축한다는 점을 전 제하고서 - 그냥 미학 이란 번역어를 택하기로 하겠다. 33) 자크 랑시에르 / 최정우: 미학은 감각적 경험을 분배하는 체계다 (대담), 실린 곳: 시사in, 65호 (2008) 참조 ( 3월 17일 검색): 미학에 대한 나의 관 심은 기본적으로 합의와 불화에 대한 논의에 기초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또한 내가 강조하는 개념이 바로 감각적인 것의 분배 다. (...) 여기에는 항상 불화와 긴장이 존재한다. 미학에 대한 사유란 내게 이러한 긴장들 이 지닌 논리를 사유하고자 하는 시도를 의미한다. 34)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55쪽 참조. 35) Vgl. dazu Dieter Kliche: Ästhetik und Aisthesis. Zur Begriffs- und Problemgeschichte des Ästhetischen, in: Weimarer Beiträge 44(1998), S , hier: S ) 임마누엘 칸트 (백종현 옮김): 순수이성비판 1, 아카넷 2006, B ) 자크 랑시에르 (오윤성 옮김): 감성의 분할. 미학과 정치, 도서출판b 2008, 14쪽 참조: 우리는 그것[미학]을 (...) 칸트의 의미로, 자신에게 느끼게 하는 것을 결정짓는 선험적 형식들의 체계로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경 험 형식으로서의 정치의 장소와 쟁점을 동시에 규정하는, 시간들과 공간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말과 소음의 경계설정이다. (대괄호에 의한 보충은 발표자에 의함) 91

110 어 랑시에르의 미학은 - 앞서 말했듯 - 기존의 분할 방식에 균열을 가하려는 사유와 실천 또한 지칭할 때가 있으며, 이런 경우 그는 좀 더 구체적으로 정치의 미학 38) 이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그리고 이 정치의 미학과 관련해서 랑시에르는 예술의 사유와 그 실천, 특히 1800년을 전후하여 독일에서 발전한 예술적 실천 및 그 해석적 담론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 다. 그 까닭은 당대의 예술적 실천과 담론이 치안의 질서를 전복할 잠재성을 가진 감성의 존재양식에 관해 전례 없이 심오한 성찰을 전개했다는 점에 있다. 39) 랑시에르는 당대의 예 술적 실천 및 그에 관한 사유를 예술의 미학적 체제 라 지칭하기도 하는데, 이 체제는 그가 논하는 다른 두 가지 예술의 체제 reǵime des arts; Regime der Künste, 즉 예술의 윤리적 체제 와 예술의 재현적 혹은 시학적 체제 와 비교되어 설명될 필요가 있다. III. 예술의 체제와 미학 1. 예술의 윤리적 체제와 재현적 체제 랑시에르가 예술과 결부된 거대한 철학적 태도 40) 내지 주요한 식별 체제 41) 의 하나로 서 가장 먼저 다루는 것은 예술의 윤리적 e thique 체제 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등장 한 42) 이 체제는 무엇보다 플라톤의 사상과 연계되어 설명된다. 플라톤의 사상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의 예술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예술을 모른다. 43) 플라톤이 아는 것은 어떤 원본 - 진리 내지 지식 - 의 모방과 이를 실행하는 기예 내지 기술들뿐이다. 그 리고 이런 모방과 그 기예에는 참된 것과 거짓된 것이 있다. 참된 모방과 그 기술은 참된 지식을 매개하는 반면, 그릇된 모방은 단순한 외관을 모방하는 (...) 시뮬라크르 44) 를 낳을 뿐이다. 그리고 이때 그릇된 모방이란 주지하듯 회화나 시 등의 기예와 직결된다. 이러한 구 분의 기준은 도시국가의 점유들의 분할 45), 즉 치안적 질서와 논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시민에게 영향을 주는가 여부이다. 예컨대 목공이나 정치술 등의 대다수 기예는 치안적 질 서의 유지에 기여하기에 유용한 것이지만, 회화나 시, 연극 등의 기예, 즉 오늘날의 용어로 예술의 모방은 공동체를 유지하는 분할선 46) 을 위태롭게 할 뿐이다. 따라서 그는 예술을 - 정치 등에 종속시키는 방책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 공동체에서 아예 배제시켜 버린다. 이 러한 플라톤적 식별 체제, 즉 예술의 윤리적 체제에서는 예술이 그 자체로서 개별화 47) 되 어 논의될 여지가 없다. 38)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55쪽. 39)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29쪽 참조. 40)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109쪽. 41)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26쪽. 42)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랑시에르가 구분하는 3가지 예술 체제는 시간적 간격을 두고 순서적 으로 발생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때 후속하는 것이 선행하는 것을 소멸시키고 등장하는 관계를 염두에 두어서 는 곤란하다. 다시 말해, 이 3가지 예술 체제는 역사의 일정 시기를 지배했다 사라지는 예술 시대 의 의미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재현적 체제가 등장한 후에도 윤리적 체제는 존속하며, 이 양자는 미학적 체제의 등장 후에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Vgl. J. Rancière: Ist Kunst widerständig?, a.a.o., S. 72) 43)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109쪽. 44)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27쪽. 45) 같은 곳. 46) 앞의 책, 26쪽. 47) 앞의 책, 27쪽. 92

111 아리스토텔레스적인 것 48) 이라 할 수 있는 예술의 시학적 poe tique 내지 재현적 repre sentatif 체제 는 플라톤적 체제와 전혀 다르다. 물론 여기서도 미메시스 mimesis, 즉 모방은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 개념은 포이에시스 poiesis, 즉 제작이란 개념과 분리 되지 않는 짝을 이루면서 - 여타 기예들과 구분되는 - 예술 만의 특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여기서 제작과 짝을 이루는 모방의 원리는 예술이 그 모델들을 닮은 복제물들(...)을 만들어 야 한다고 말하는 규범 원리가 아니다. 49) 그보다는 예술이 현실의 질서를 표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어떻게 제작되어야 하는가를 규정하는 규범 원리이다. 50) 즉 모방/제작의 원리는 예술에 대해 대상과의 표현적 일치를 명하는 원리가 아니라, 공동체의 인간들을 재현하는 행동들이 배치된 적절한 플롯의 제작 51) 을 명하는 원리, 달리 말해 위계적인 규범적 체계 에 근거하는 행위 질서 52) 가 투영된 예술적 재현을 명하는 원리이다. 이러한 원리에 근거한 예술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이제 특수한 부류로 취급되어 여타 기예들과 분리되며 한갓 된 시뮬라크르의 위상도 벗어던진다( 분류의 원칙 53) ). 그러나 예술이 특수한 부류로 취급되 려면 고유한 규칙들과 기준들 54)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내적 규범성의 원칙 55) ). 이 규칙들과 기준들은 어떤 모방이 예술인지 아닌지, 일반적으로 좋은 모방의 기 준들에 따르고 있는지, 특정한 모방의 특수한 예술이나 장르에 속하는 것인지 56) 를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특수한 예술이나 장르, 즉 모방의 다양한 형태들을 분리하고 비교 57) 할 수 있게 해 주는 원칙도 구비해야 한다( 구별과 비교의 원칙 58) ). 이러한 세 가지 원칙을 포괄하는 모방/제작의 원리는 - 랑시에르에 따르면 - 예술들을 자율적 위치에 있게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이 자율성을 분할과 행동방식에 관한 일반적 질서에 결부시키는 것이 기도 하다. 다시 말해 모방/제작의 논리, 재현의 논리는 정치적ㆍ사회적 점유들의 전체적 위계 59) 와 전체적으로 유비 관계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아리스토텔레스와 그를 계 승한 시학 원리에서 규정된 성격묘사들에 대한 행동의 재현적 우위 (...), 그 주체들의 품격 에 따르는 장르들의 위계 그리고 (...) 말의 예술의 우위 자체 60) 등은 공동체의 위계적 비 전 전체와 (...) 유비 61) 적이다. 2. 예술의 미학적 체제와 1800년 전후의 독일 미학 랑시에르는 이상의 두 가지 체제에 예술의 미학적 체제 를 대비시킨다. 이 체제는 1800 년을 전후한 시기에 독일에서 최초로 그 이론적 형자를 드러낸 체제이다. 이 체제의 특징은 48)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109쪽 이하. 49)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27쪽. 50) 앞의 책, 111쪽 참조: 미메시스 는 (...) 유사성의 의무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 활동 내부에 있 는 분배의 원칙 으로, 특수한 영역을 한정짓고 그 안에 사물들을 집어넣고 물건의 부류들을 비교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51) 앞의 책, 28쪽 (국역본 원문을 다소 변형시켜 인용함) 52) M. Muhle: Jacques Rancière. Für eine Politik des Erscheinens, a.a.o., S )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110쪽. 54) 같은 곳. 55) 같은 곳. 56) 같은 곳. 57) 같은 곳. 58) 같은 곳. 59)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29쪽. 60) 같은 곳. 61) 같은 곳. 93

112 무엇보다도 예술이 특정한 생산규칙과 위계질서가 아니라 고유한 감각적 존재 양식 62) 내 지 감성 체제 63) 에 근거해 식별된다는 점에 있다. 이 체제의 최초 건립자들로 랑시에르가 꼽는 인물은 칸트와 쉴러이다. 주지하듯, 판단력 비판 에서 칸트는 미와 예술에 관한 경험 내지 판정, 즉 취미판단은 감성적 ästhetisch 이라고 단언한다. 64) 이는 취미판단이란 감정 Gefühl을 본질적 징표로 하기에 오로지 주관적일 뿐, 대상과 관련된 그 무엇도 표현하지 않 는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취미판단도 판단인 이상 대상연관을 결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취 미판단에서 대상에 관한 진술은 판단하는 주체가 대상으로 객관화하는 표상에서 정초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가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만 결부시키는 표상에서 정초된다. 65) 칸트의 사상 에서 미의 경험을 매개하는 예술의 판정 기준은 더 이상 - 기성의 행위 규준이나 질서와 유 비적인 - 모방/제작 mimesis/poiesis 의 규준이나 질서가 아니다. 예술의 식별은 오로지 감 성 aisthesis 에 준거한다. 66) 그런데 칸트에게서 취미판단의 본질적 징표를 이루는 감정, 좀 더 구체적으로 쾌의 감정 Lustgefühl 은 인간의 지성 Verstand 을 철저히 배제하고 감성의 테두리에만 갇히는 것은 아 니다. 그럴 것이 취미판단에서 쾌의 감정은 어떤 대상을 기연으로 해서 감성 능력인 상상력 Einbildungskraft 이 지성과 자유롭게 - 즉 어떤 대상 규정, 즉 인식을 목표로 삼지 않고서 - 유희할 때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67) 다시 말해, 미의 경험에서는 전통 철학에서 서로 철 저히 구분되었을 뿐 아니라 엄격한 위계질서에 배치되었던 지성과 감성이 평등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상태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쉴러는 바로 이 지점에 착목하여 그의 총체적 인간상과 미적 교육의 이념을 발전시킨다. 쉴러에게서 미학적 교육 은 인간의 총체성 획득을 목표로 한다. 이때 총체성이란 - 이상 적으로서 설정된 고대 그리스 사회가 종말을 고한 후 - 인간이 경험하는 감성과 이성의 분 리, 그리고 여기서 기인하는 예술과 학문, 공공성과 개인성 등의 분리 및 직업적 분화의 대 척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쉴러가 요구하는 총체성은 랑시에르가 말하는 치안적 기성 질서를 겨누는 것이라는 이해도 가능하다. 그런데 쉴러에 따르면, 이 상태의 극복은 - 이미 미학적 교육이란 개념이 말하듯 - 감성을 통한 도야에 의해 이뤄진다. 68) 이는 미와 예술의 경험이 일차적으로 감성적 경험이라는 그의 견해에 의거한다. 69) 그러나 감성을 매개 로 이뤄지는 이 교육이 목표하는 바는 감성과 이성이라는 인간의 두 본질적 능력의 조화이 62) 같은 곳. 63) 같은 곳. 64) Vgl. Immanuel Kant: Kritik der Urteilskraft, hrsg. v. Karl Vorländer, unveränderter Nachdruck 1974, der sechsten Auflage von 1924, Hamburg 1974, B 3f. 65) Vgl. Manfred Frank: Einführung in die frühromantische Ästhetik, Frankfurt am Main 1989, S. 61: 오직 인 식만이 자신의 대상에 대해 현실성을 확인하며, 더욱이 감각의 증거자료를 근거로 해서 그렇게 한다. 그리고 인식만이 그런 대상을 객관적인 존재자의 지위로 올려놓는다. 그러나 취미판단은 반성적 운동을 수행한다. 취 미판단은 표상에 의해 촉발되기는 하지만 즉각 자신으로 되돌아가 표상이 자신의 감정에 미친 효과를 검토한 다. (이탤릭체에 의한 강조는 원문에 근거함) 66) 최정우: 자크 랑시에르. 감성적/미학적 전복으로서의 정치와 해방, 실린 곳: 홍태영 외: 현대 정치철학의 모험, 난장 2010, 쪽, 여기서는 97쪽 참조: 미학적 체제의 핵심은 예술에 있어 제작poiesis과 감 상aisthesis 사 이의 결정적 관계 변화에 있다. 또한 이런 포이에시스와 아이스테시스의 단절(...)은 바로 칸트의 판단력 비 판 이 문제 삼고 있는 핵심 주제 중 하나라는 것이 랑시에르의 관점이다. 67) Vgl. I. Kant: Kritik der Urteilskraft, B ) Vgl. Rolf-Peter Janz: Über die ästhetische Erziehung des Menschen in einer Reihe von Briefen, in: Helm ut Koopm ann (Hrsg.): Schiller-Handbuch, Stuttgart 1998, S , hier: S. 615: 미적 교육에 관한 쉴러의 프 로그램은 인식능력이 아니라 무엇보다 감성능력에 조준해서 기획된 것이다. 69) Vgl. ebd. 94

113 다. 쉴러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이 두 능력을 조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이 두 가 지가 조화를 이룬 상태를 가리켜 유희충동 이라 명한다. 70) 쉴러에 따르면 예술은 인간 내면 에서 바로 이러한 유희충동의 상태를 낳을 수 있다. 이는 예술이 현시하는 것이 바로 이성 과 감성의 조화이기 때문이다. 71) 랑시에르에 의하면, 칸트와 쉴러는 예술을 철저히 특정한 감성의 존재 양식에 결부시킴으 로써 예술을 모든 특유한 일반법칙으로부터, 주제들, 장르들 그리고 예술들의 모든 위계로 부터 벗어나게 72) 한다. 즉 이제 예술은 분류의 원칙이나 내적 규범성의 원칙, 구별과 비교 의 원칙 같은 재현적 체제의 규범에서 탈피한다. 예술의 존재는 오로지 특정한 감성 존재에 의해 좌우되므로, 재현적 체제가 설정했던 예술과 비예술의 엄격한 경계, 예술의 내의 여러 위계와 종류 구분은 의미를 잃고, 원칙적으로는 세상의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 모든 임의의 것이 예술의 왕국에서 평등에 대해 몫을 73) 가지며, 칸트와 쉴러의 선언 이후 예술 사를 보면 여관의 생활 묘사나 어느 농촌 처녀의 염문은 화려하고 사치스런 생활이나 궁정 의 연애와 마찬가지로 예술에 속한다. 74) 단적으로 말해서, 춤추는 먼지 입자가 영웅들 의 행동과 똑같이 주목을 받는다. 75) 재현적 체제의 모든 분할과 위계가 정치적ㆍ사회적 점유들의 전체적 위계와 유비 관계에 있으며 그 위계를 투사하는 것이었다면, 칸트의 쉴러에 의한 변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 지는 분명하다. 미학적 예술 체제는 (...) 예술이 만드는 것 혹은 예술을 만드는 것에 대한 재해석 76) 이었으며, 이는 동시에 감성의 재해석이었다. 재해석된 감성은 이성 내지 사유와 분리되지 않으며, 감성적 층위에 자리 잡은 기성의 분할 논리를 수용하지도 않는다. 이제는 통상적인 관계들에서 벗어나, 어떤 이질적인 힘, 자신에게 (...) 낮설게 된 어떤 사유의 힘(비 -산물과 동일한 산물, 비-지식으로 변형된 지식, 파토스와 동일한 로고스, 비의도적인 것의 의도 등)이 감성에 자리 잡는다. 77) 랑시에르의 말대로 기존의 치안적 질서가 엄격히 분할된 70) Vgl. Friedrich Schiller: Über die ästhetische Erziehung des Menschen in einer Reihe von Briefen, in: ders.: Werke und Briefe in zwölf Bänden, hrsg. v. Otto Dann, Heinz Gerd Ingenkamp, Rolf-Peter Janz u.a., Frankfurt am Main 1992ff.: Band 8: Theoretische Schriften, hrsg. v. Rolf-Peter Janz unter Mitarbeit v. Hans Richard Brittmacher, Gerd Kleiner u. Fabian Störmer, Frankfurt am Main 1992, S , hier: S ) 미학적 교육 에 관한 저작에서 쉴러는 예술과 미의 작용을 인간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치중하며, 예술이 구체 적으로 어떤 형태로 나타나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한 가지 예외는 - 랑시에르도 쉴러와 관련해 종종 언급하는 - 주노 루도비시 Juno Ludovisi이다. 여인의 흉상인 이 작품을 가리켜 쉴러는 살아 있 는 형상의 본보기 라 말하는데, 여기서 살아 있는 형상 이란 소재충동(감성)의 대상인 삶 과 형식충동(이성)의 대상인 형상의 통일을 암시한다. 그런데 빙켈만도 언급하고 괴테도 감탄한 이 흉상은 - 쉴러 시대에 알려진 것과 달리 - 그리스 시대의 작품이 아니고 여신상도 아니며 로마 황제시대에 만들어진 부인상이다. (Vgl. R.-P. Janz: Über die ästhetische Erziehung des Menschen in einer Reihe von Briefen, a.a.o., S. 616.) 72)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0쪽. 73) J. Rancière: Ist Kunst widerständig?, a.a.o., S ) Ebd. 75) M. Muhle: Jacques Rancière. Für eine Politik des Erscheinens, a.a.o., S 물론 이는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가 소멸된다는 뜻은 아니다. 만약 그 경계가 소멸된다면, 예술에 대해 말할 수가 없으며 따라서 감성의 특 수한 경험 내지 재분할도 말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학적 체제에서는 (...) 예술/비예술(...)이 간닪 사리지는 것이 아니라 미결정성의 지대로 들어서는 바, 여기서는 언제든 예술이 비예술, 비예술이 예술을 의미 할 수 있다. (...) 이러한 중성공간에서는 더 이상 장르들과 예술들의 위계, 질서 혹은 분할이 존재하지 않는다. 랑시에르에게 중요한 것은 (...) 동일한 표면 에서의 모든 예술적 및 비-예술적 형식의 혼합과 교환가능성이다. (Marcus Klammer: Jacques Rancière und die Universalität der Gleichheit, in: Drehli Robnik / Thom as H übel / Siegfried Mattl (Hrsg.): Das Streit-Bild. Film, Geschichte und Politik bei Jacques Rancière, Wien / Berlin 2010, S , hier: S. 202) 76)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2쪽. 77) 앞의 책, 29쪽. 95

114 감성에 기초하는 것이라면, 이제 칸트와 쉴러가 내세우는 예술은 이러한 질서에 치명적인 위해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 미학적 체제가 표방하는 예술 이념의 정치적 의의가 있다. 칸트는 그의 취미이론에 내재된 정치적 함의를 의식하지 못한 듯하지만, 쉴러는 예술의 정치적 잠재력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미학적 교육을 통한 새로운 공동 체의 건설마저 꿈꾼다. 랑시에르가 보기에도 미학적 국가 를 지향하는 쉴러의 미학적 교육 은 정치적 행동들의 추상성에 대한 대안 Alternative 78) 이 될 수 있는 바, 그 까닭은 법제나 국가 제도에 의한 변화 시도는 - 근본 전제인 감성의 분할에 주목하지 않으므로 - 추상적인 수위에 머물 수밖에 없는 반면, 미학적 교육은 감성적 층위에서의 재분할, 즉 실질적 평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79) 랑시에르에 의하면, 쉴러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예술의 미학적 체제는 미학적 경험의 가능 조건으로서 감성적인 것의 새로운 분할을 창출한다. 이 체제는 바로 이러한 경험의 구성에 의해 정치적 차원을 내포한다. 80) 그렇기에 랑시에르는 쉴러의 미학적 교육론을 가리켜 예술의 미학적 체제의 첫 -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넘어 설 수 없는 - 선언 81) 이라고 평가한다. 랑시에르에 따르면, 쉴러의 미학적 이념은 1797년 경 셸링과 헤겔, 횔덜린이 함께 집필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관념론의 가장 오래된 체계 기획 Ältester Systemprogramm des deutschen Idealismus 과 셸링의 동일성 사상 및 예술론 그리고 독일 초기 낭만주의 사상에 서 지속된다. 82) 특히 체계 기획 은 랑시에르에 의해 쉴러의 미학적 이념을 계승하고 독일 초기 낭만주의의 기초적 프로그램을 마련한 사상적 단초로 높이 평가된다. 83) 이 문헌에서는 세 가지 이념이 제시되는데, 그 중 첫 번째 것은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존재자인 나 이다. 이 러한 나 는 감성이든 이성이든 그 어느 한 쪽에 의해서도 속박되지 않는 존재자, 즉 그 어 떤 강제적 분할에 의해 고통 받지 않는 존재자, 쉴러의 표현으로 총체적 인간이라 해석될 수 있으며, 체계 기획 은 바로 그러한 인간을 추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다음으로 이 문헌 은 미 의 이념을 제시하는 바, 미는 진리와 선 등의 모든 이념을 포괄하는 이성의 최고 활 동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인간은 - 철학이나 역사 등의 제반 학문에 종사하는 자들도 - 미 학적 능력을 도야해야 한다고 주장된다. 이성의 미학적 활동은 분열된 것을 통일시키는 원 리이기 때문이다. 결국 총체적 인간의 이념은 미의 이념을 추구할 때만 접근될 수 있다. 마 지막으로 이성의 신화화 의 이념이 제시된다. 여기서 신화는 새로운 종교, 이성이 감성화되 고 감성이 이성화되어 생성되는 종교를 뜻하며, 이 종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개인 과 공동체의 통일이다. 84) 이상의 맥락에서 알 수 있듯, 랑시에르가 예술의 미학적 체제와 관련해서 언급하는 (정치 의) 미학은 감성적인 것의 분할에서 혁명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85) 무엇이다. 이러한 미학은 78) L. Schwarte: Jacques Rancière, a.a.o., S (이탤릭체 강조는 원문에 근거함) 79) Vgl. J. Rancière: Die Geschichtlichkeit des Films, aus dem Französischen übers. v. Stefan Barmann, in: D. Robnik / Th. Hübel / S. Mattl (Hrsg.): Das Streit-Bild. Film, Geschichte und Politik bei Jacques Rancière, a.a.o., S , hier: S ) J. Rancière: Ist Kunst widerständig?, a.a.o., S )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1쪽. 82) Vgl. J. Rancière: Die Geschichtlichkeit des Films, a.a.o., S. 224f.;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6쪽. 83)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6쪽 참고. 84) 이상의 내용은 G. W. F. 헤겔 (서정혁 옮김): 독일 관념론의 가장 오래된 체계기획, 실 린 곳 : 헤겔연구 15 - 논 리와 예술, 동과서 2004, 쪽 참고. 85) Frank Ruda / Jan Völker: Nachwort, in: J. Rancière: Ist Kunst widerständig?, a.a.o., S , hier: S

115 단순히 예술에 관한 담론이 아니라 애초부터 공동체의 이념에 결부되어 있다. 86) 감성의 분할에서 혁명을 가져온다는 것은 치안의 질서와 논리에 균열을 가져온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공동체의 질서와 관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1800년 경 독일의 미학 사 상이 정초한 예술의 자율성은 타율성의 다른 이름 87) 일 수 있으며, 또 그런 맥락에서 예술 의 재현적 체제에서 수립된 자율성과도 구별된다. 후자의 체제에서 자율성은 예술과 여타의 것을 철저히 구분하는 동시에 예술 내 위계 확립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는 현실적인 행동 질서의 분할에 봉사하는 것이었다. 그에 반해, 미학적 체제에서는 자율성이란 감성의 특정한 존재 양식의 자율성을 뜻하며, 예술은 이런 자율성에 근거해서 그때그때 비-예술과 구분된 다. 그리고 이 체제에서 예술은 바로 이러한 자율성에 철저할 때 - 역설적이게도 88) - 공동 체의 정치에 관여하게 된다. 달리 말해, 예술은 예술 이상의 것이 된다. 3. 모더니즘과 예술의 가능성 칸트와 쉴러, 그리고 체계 기획 과 초기 낭만주의의 등장 이후에도 예술의 윤리적 체제 와 재현적 체제는 존속한다. 89) 그리고 예술의 미학적 체제는 랑시에르에 따르면 - 지극히 다양한 양태로 출현한 - 예술적 모더니즘의 조류에서 지속된다. 90) 그러나 미학적 체제의 창 건자들이 선언과 이론의 형태로 제시한 예술 이념의 모더니즘적 실천은 지속적인 긴장 속에 서 전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지속적인 긴장 은 예술의 역설적인 자율성의 구조에 내재적 이다. 즉 미학적 체제에서 예술은 - 프로그램 상으로는 - 오로지 예술로 머물려 할 때만(자 율성) 정치적 예술로 기능할 수 있는 것(타율성)으로 이해된다. 91) 하지만 모던의 예술적 실 천 과정에서 이 역설은 역설로 유지되면서 그 정치적 잠재성을 발휘하기가 용이치 않은 듯 하다. 랑시에르가 말하듯, 92) 이는 모던의 예술사에서 확인된다. 긴장의 한쪽 극단에는 예술의 자율성을 원하지만 타율성은 거부하는 93) 흐름이 있다. 그 리고 반대편 극단에는 예술과 삶의 분리를 지양하려는 경향, 즉 삶의 형식으로서의 예술만 을 강조하며 예술의 종언을 선언 94) 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전자의 경향은 예술의 자율성을 지키고, 그리하여 정치적 잠재성을 유지하기 위해 예술외적인 것에 방벽 95) 을 세운다. 이 방벽은 재현의 철저한 거부라는 형태를 띠는 바, 이제 예술에는 그 자체만의 목적이 부여되 고, 종내는 그 방벽과 경계가 개별 예술 사이에도 세워진다. 예술의 미적 식별은 따라서 개별 예술의 자율화로 이어진다. 개별 예술은 이제 자신의 결정된 물 질성에 내재된 사상의 힘을 보여주는 데 열중한다. 그래서 문학의 모더니티는 의사소통의 의무로 부터 해방된 언어의 순수한 힘을 개발하게 된다. 회화의 모더니티는 모든 나체의 여자와 전투하 는 말로부터 해방된 그림에 의해 2차원 공간과 색채의 물질성이 가진 내재적 힘들을 정복하게 된 86) J. Rancière: Die Geschichtlichkeit des Films, a.a.o., S )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113쪽. 88) Vgl. Frank Ruda / Jan Völker: Nachwort, a.a.o., S. 107: 우리는 랑시에르가 미학적인 것에 기입하는 역설의 충만한 깊이를 사유해야 한다. 이러한 역설적 구조에 근거해서 예술의 정치적 잠재성이 이해될 수 있다. 89) 각주 42 참고. 90)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1쪽 이하 참고. 91) Vgl. M. M uhle: Jacques Rancière. Für eine Politik des Erscheinens, a.a.o., S )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1쪽 이하;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114쪽 이하 참고. 93)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114쪽. 94)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3쪽. 95) 자크 랑시에르: 미학 안의 불편함, 114쪽. 97

116 다. 음악의 모더니티는 표현적 언어와의 모든 유사함으로부터 해방된 12음의 언어에 동일시되게 된다. 이렇게 사람들은 개별 예술이 인접 예술과는 구분되는 자신의 고유한 수단들을 갖고 실현 하는 예술의 고유성 을 규정한다. 96) 예술은 자율적일 때만, 따라서 그때그때 비예술에 대한 이질성을 지킬 때만 감성적인 것 의 재분할을 추동하고 정치적인 것이 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예술적 모더니티 의 위와 같은 경향은 삶과의 연결점을 상실하며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고정시키려는 경향 으로 인해 결국은 예술의 정치적 잠재성을 소멸시킨다. 97) 또 다른 경향은 흔히 아방가르드라 불리는 조류에 의해 대표된다. 이 조류는 더 이상 예 술작품을 창조하려 하지 않으며 사회ㆍ정치적 생활에 직접 개입하여 세계를 변화시키려 시 도한다. 그러나 이 경향은 예술에 의한 감성적인 것의 재분할, 즉 미학의 정치가 수행될 수 있는 장 자체를 폐기해 버린다. 달리 말해, 예술의 자율성을 폐기하는 것이며, 이는 예술의 정치적 기능이 존립할 수 없게 됨을 뜻한다. 더욱이 아방가르드의 경향은 미학적 체제에서 언제든 재해석과 재예술화의 터전이 되어야 할 과거의 유산에 대해 우상파괴적 제스처 들 98) 로 일관함으로써 예술의 입지를 좁힌다. 미학적 예술 체제 고유의 시간성은 이질적인 시간성들이 공-현전하는 시간성인 반면에, [아방가르드적] 모더니티의 개념은 하나의 의미와 방향만이 있기를 바란다. 99) 랑시에르는 두 극단의 경향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러나 그는 미학적 체제의 예술이 자율 성과 타율성의 역설을 유지하면서 미학의 정치를 수행하는 것인 한, 모던의 예술에서는 이 두 극단을 오가는 긴장이 늘 존재할 것임도 안다. 100) 이러한 긴장 속에서 예술이 어떤 모습 을 가져야 하는가는 미리 구체적으로 규정될 수 없다. 따라서 랑시에르는 정치적 효력을 가 진 예술의 구체적 모델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는 문학과 영화, 이미지, 조형예술의 구체적 사례 분석에 근거해서 미학적 체제의 예술이 어떤 형자를 취해야 할 지 어렴풋이 그려 보일 뿐이다. 하지만 랑시에르의 그러한 구체적 분석 사례에 관한 고찰은 이 발표의 테두리를 넘 어서기에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다. IV. 맺음말 랑시에르는 정치 개념의 재해석을 통해 예술의 정치적 기능을 증명해낸다. 이때 증명 과 정에서 열쇠가 되는 것은 감성적인 것이 지위와 역할이다. 그에 의하면 감성적인 것은 정치 적 의미를 가진 인간의 모든 활동에서 근본이 된다. 이 감성적인 것의 분할 내지 분배가 바 로 정치의 기초적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감성적인 것의 분할과 결부 된 예술 활동의 정치적 의미가 부각된다. 정치와 감성 그리고 예술에 관한 랑시에르의 이러한 독특한 사상은 우리로 하여금 1800 년 전후의 독일 미학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케 한다. 흔히 18세기 말, 19세기 초의 독일 사상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었던 변화와 혁신의 이념적인 - 고로 관점에 따라 초라할 뿐인 96) 앞의 책, 115쪽. 97) 앞의 책, 116쪽 참고. 98) 자크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 33쪽. 99) 앞의 책, 34쪽. (대괄호에 의한 보충은 발표자에 의함) 100) Vgl. M. Muhle: Jacques Rancière. Für eine Politik des Erscheinens, a.a.o., S

117 - 대체물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곤 한다. 같은 맥락에서, 1800년 경 독일의 관념론적 미학 이 예술에 부여한 의미와 역할이란 현실성 없는 사고 유희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우 리에게 낯설지 않다. 그러나 랑시에르는 당대의 독일 미학을 새로운 각도에서 고찰한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칸트와 쉴러, 셸링 그리고 초기 낭만주의자들이 제시한 미학적 프로그램은 결코 관념론적 유토피아로 치부될 문제가 아니다. 101) 오히려 미학적 체제의 이 창건자들이 발전시킨 사상 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아니 오늘날까지도 넘어서지 못하는 혁명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랑시에르의 주장은 우리로 하여금 독일의 근대 미학을 재해석하고 재적용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랑시에르는 영화의 역사도 이러한 미학의 전개 과정에 결부시켜 해 석하는 바, 이 또한 우리가 주의 깊게 검토하고 참조해 볼 만한 발상이라 생각된다. 101) J. Rancière: Ist Kunst widerständig?, a.a.o.,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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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이성의 타자인가, 상상력의 적자( 嫡 子 )인가 - 계몽주의의 인간학적 꿈-담론 이영기 (중앙대) I. 들어가면서: 육체와 영혼, 그리고 꿈 초기계몽주의의 체계적 사유에서 후기계몽주의의 경험적 사유로의 전환을 가리키는 18세 기 중반의 인간학적 전환(anthropologische Wende) 에 관한 최근의 높은 관심은 19세기의 지배적 담론이었던 관념론, 해석학, 역사주의에 의해 그동안 폐쇄되었던 잃어버린 패러다임 으로의 진입을 가능하게 하면서 문학적 인간학(literarische Anthropologie) 이라는 학문분과 를 정초( 定 礎 )하기에 이르렀다. 1) 일찍이 슁스 Hans-Jürgen Schings가 멜랑콜리와 계몽주 의 Melancholie und Aufklärung 에서 의학사와 학문사의 맥락에서 18세기의 문학을 광범위 하게 재조명했듯이, 문학적 인간학은 문학 텍스트에 기록된 인간에 관한 지식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하고자 한다. 2) 문학과 인간학의 친연성에 근거하여 리델 Wolfgang Riedel은 심지어 문학은 인간학 이라는 테제를 내세우기도 했다. 3) 합리적 이성과 자율적 주체의 독점적 지위 에 맞서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담론투쟁의 한 가운데서 인간에 관한 학문 의 르네상스를 가져온 18세기 중반의 지식담론은 과연 인간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었던 것일까? Saperer aude! 자신의 오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 는 칸트의 계몽의 표어는 인간의 이성 을 철학적, 신학적, 정치적 영역에서 최고 심급으로 자리매김하였지만 이와 동시에 당 대의 문학 텍스트와 연극의 무대에는 사회적 권위에 반항하고 혈연적 가문의 전통과 절연하 면서 환상, 꿈, 광기의 상태를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 군상( 群 像 )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이 를 통해 인간은 감각과 이성, 육체와 영혼이라는 결코 분리할 수 없는 두 가지 요소의 통일 체, 즉 전인(der ganze Mensch) 4) 으로서 인식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델피 의 아폴론 신전의 벽에 새겨져 있던 너 자신을 알라(Erkenne dich selbst) 는 격언은 인간학 적 전환의 계기를 특징짓는 하나의 준칙으로도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일찍이 포프 Alexander Pope가 인간론 An Essay on Man (1733)에서 천명했듯이, 인간 은 이제 학문 의 첫 번째 목적 으로 등극한 것이다. 이렇듯 인간을 새롭게 규정지어야할 필요성에서 인간 에 관한 학문, 즉 인간학(Anthropologie)이 탄생했다. 1750년경부터 시작된 인간학적 전환 에는 소위 철학적 의사들(philosophische Ärzte) 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의학과 철학을 동시에 수학한 이들은 인간 Der Mensch ( ), 의사 Der Arzt ( ), 철학적 의사 Der philosophische Arzt ( ) 같은 대중잡지들 1) 문학적 인간학 에 대한 최근의 개괄서로는 vgl. Alexander Košenina: Literarische Anthropologie. Die Neuentdeckung des Menschen. Berlin ) Vgl. Hans-Jürgen Schings: Melancholie und Aufklärung. Melancholiker und ihre Kritiker in Erfahrungsseelenkunde und Literatur des 18. Jahrhunderts. Stuttgart ) Vgl. Wolfgang Riedel: Anthropologie und Literatur in der deutschen Spätaufklärung. Skizze einer Forschungslandschaft. In: Internationales Archiv für Sozialgeschichte der deutschen Literatur. Sonderheft 6, 1994, S ) 전인( 全 人 ) 을 테마로 이미 1992년에 DFG-Symposion이 열린 바 있다. Vgl. Hans-Jürgen Schings (Hg.): Der ganze Mensch. Anthropologie und Literatur im 18. Jahrhundert. Stuttgart/Weimar

120 을 통해 육체와 영혼이 서로 활발하게 상호작용한다는 심신의학적(psychosomatisch) 주장들 을 널리 유포했다. 또한 인간학이 새로운 학문분과로서 대학에 개설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플라트너 Ernst Platner는 인간을 영혼 없는 기계장치로 보는 철학적 유물론과 정신과 영 혼을 현실과 유리된 추상으로 간주하는 사변적 형이상학을 동시에 거부하면서 의학과 철학 을 인간학으로 통합시켰다. 플라트너는 인간학을 육체와 영혼을 그것들의 대립적 관계, 제 한적 관계, 그리고 상호적 관계에서 고찰 5) 하는 학문으로 규정한다. 이렇듯 인간의 이중본성 (Doppelnatur)에 근거한 육체와 영혼의 상호작용(commercium mentis et corpis) 은 인간학 의 핵심 테마로 간주되었다. 이 문제에 직면해서 인간을 연장적/육체적 실체(res extensa)와 사유적/정신적 실체(res cogitans)로 파악한 데카르트나 외적 역학과 내적 논리의 예정조화 설을 주장한 라이프니츠도, 육체와 영혼의 감각론적 중재를 표방한 로크도 일찍이 만족할만 한 답변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6) 이러한 형이상학적 혹은 신학적 논증과는 달리 철학적 의사 들은 영혼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influxus animae)이나 육체가 영혼에 미치는 영향(influxus corporis)처럼 영혼과 육체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물리적 영향관계(influxus physicus) 를 출 발점으로 삼았다. 요컨대 경험적 연구방법을 적극적으로 채택하였던 것이다. 특히 할레 (Halle) 대학을 중심으로 활동한 철학적 의사들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과 관찰 의 원 칙에 의거하여 연구하면서 심리학 을 독립된 분과학문으로 정초하기에 이른다. 심리학과 생리학이 결합한 정신물리학적(psychophysisch) 경향은 육체, 감각, 본능, 정신력, 더 나아가 영혼의 심연(fundus animae) 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무 의식이라는 무시무시한 제국인 이 진실된 내적 아프리카 das ungeheure Reich des Unbewußten, dieses wahre innere Afrika 7) 의 토착민들 중의 하나이자 깨어있음 과 잠 의 중간 상태인 꿈 에 18세기 인간학은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다. 왜냐하면 꿈의 표상들과 꿈꾸 는 자의 생리학적 상태의 관계를 통해서 영혼과 육체가 어떻게 서로 관련되어 있는지를 탐 구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즉 꿈은 전인( 全 人 ) 이라는 정신물리학적 통일체를 사유하는데 가 장 적합한 대상이었던 것이다. 20세기 초 프로이트에 의해 정신분석학이 성립되기 이전에 이렇듯 꿈은 18세기 인간학의 담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금까지 꿈-이론에 관한 많은 연구들은 주로 프로이트 이후의 정신분석학, 심리학, 뇌과학, 신경과학의 분야에서 주 로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에는 프로이트나 라캉의 정신분석학적 이론들을 문화학의 영역에 적극 수용하여 다양한 문화적 텍스트나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이트 이전의 다 양한 꿈-담론들은 정신분석학적 예견이나 선취라기보다는 각각의 특정한 역사적, 사회적, 인 식론적 조건 하에서 산출된 결과물로 우선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인간학 적 관점에서 계몽주의 시대의 꿈-담론을 고찰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론적 꿈-담론(지식체계) 과 문학적 꿈-텍스트(문학체계)의 상호작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5) Ernst Platner: Anthropologie für Ärzte und Weltweise. Nachdruck der Ausgabe Leipzig Erster Teil. Mit einem Nachwort von Alexander Košenina. Hildesheim u.a. S. XVII. 발흐의 철학사전 도 인간학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간은 신체적 본성과 도덕적 본성이라는 이중적 본성 으로 이루어져 있다. [...] 두 가지 본성은 육체와 영혼을 근본으로 삼는다. 이 두 가지에 관해서 각각의 상태에 따라서 뿐만 아니라 서로간의 결합을 고려하여 다룰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인간학이라는 단어 로 파악할 수 있다. In: Johann Georg Walch: Philosophisches Lexicon. 4. Aufl., Leipzig 1775, Bd. I, Sp. 172f. 6) Vgl. Wilhelm Schmidt-Biggemann: Einführung (I. Neue Diskurse von der Seele und vom Körper). In: Hans-Jürgen Schings (Hg.): Der ganze Mensch, S ) Jean Paul: Selina oder über die Unsterblichkeit der Seele. In: Sämtliche Werke. Hg. von Norbert Miller. 4., korrigierte Aufl., 1987 Müchen/Wien. Abteilung I, Bd. 6, S

121 II. 인간학적 꿈-담론 깨어있음 과 잠 - 두 세계의 경험은 인간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근원적인 체험이 다. 바빌론의 길가메쉬 서사시, 고대 이집트의 해몽서( 解 夢 書 ), 기독교의 구약성서, 그리스 신 화에서 보듯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꿈은 종교적 제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8) 신비의 적 소( 適 所 )이자 미신, 예언, 형이상학적 혹은 심지어 신비주의적인 수상쩍은 유혹들의 유출지 인 꿈 이라는 현상에 대해 계몽의 세기 인 18세기의 거의 모든 합리주의적 사상가들과 교 양 있는 사람들조차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놀라운 사실은 꿈에 대한 다소 적대적인 관 심과 꿈이 지닌 역설적인 매력을 동시에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1. 형이상학자들의 꿈-담론 합리주의의 탄생에 꿈이 훌륭한 인식론적 과업을 수행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데카르트 가 성찰 Meditaiones prima philosophia (1641)에서 전개한 방법적 회의 의 시작과 끝에는 꿈이 등장한다. 꿈 또한 어떠한 지각 가능한 현실을 연출해내기에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깨어있는 것인지 확실히 구별할 수 없다는 점은 데카르트로 하여금 모든 감각적 경 험의 타당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9) 성찰 의 마지막에 이르러 데카르트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꿈과 깨어있음을 구별한다. 이제 나는 양자[꿈과 깨어 있음] 사이에 다음과 같은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깨어 있 을 때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기억에 의해 다른 모든 삶의 활동과 결부될 수 있지만, 꿈속에 나타 나는 것은 결코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다. 10) 잘 알려지다시피 영혼의 거처인 송과선( 松 科 腺 )이 영혼과 육체의 상호작용을 주관한다고 주장한 데카르트는 깨어있을 때의 경험만이 기억을 통해서 지속되면서 연결되어 있다고 확 신했다. 특히 생명정기(Lebensgeister)는 깨어있는 동안 거의 완전히 소모되어 뇌에는 단지 미미한 각인만을 남기기에 수면 상태에서의 영혼의 활동을 부정했다. 이렇듯 데카르트는 연 장적 실체의 세계에 속하는 잠이라는 현상과 사유적 실체에 연결되는 영혼의 활동을 분리했 다다. 따라서 데카르트에게 있어 꿈 은 함축적이고 의식적인 지각의 단순한 그림자 이거나 모사( 模 寫 ) 에 지나지 않는다. 꿈속에서 우리의 생각은 그 어떠한 진리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꿈의 표상들의 진리는 오히려 비진리 이다. 이렇듯 꿈은 오직 부정적인 방식으로 이 성의 부재(Absenz) 를 드러내며, 따라서 지속적이고 자기규제적인 정신의 활동이 중단될지 도 모른다는 공포가 만연한 끔직한 곳에 지나지 않는다. 8) 계몽주의 시대 이전까지의 꿈-담론에 관해서는 vgl. Peter-André Alt: Der Schlaf der Vernunft. Literatur und Traum in der Kulturgeschichte der Neuzeit. München 2002, S ) Vgl. Sonia Carboncini: Transzendentale Wahrheit und Traum. Christian Wolffs Antwort auf die Herausforderung durch den Cartesianischen Zweifel. Stuttgart 1992, S ) Jetzt sehe ich, wie groß der Unterschied zwischen beiden [Traum und Wachen] ist: niemals verknüpft das Gedächtnis die Träume mit allem anderen, was wir im Leben tun; bei dem jedoch, was wir im Wachen erleben, ist dies der Fall. In: René Descasrtes: Meditaiones prima philosophia/meditationen über die Erste Philosophie. Lateinisch/Deutsch. Übersetzt und hg. von Gerhart Schmidt. Stuttgart 1986, S

122 데카르트와 거의 마찬가지로 볼프도 진리를 꿈과 구별짓는 것은 질서(Ordnung) 이며 꿈 은 질서의 결여, 즉 무질서(Unordnung) 라고 주장했다. 11) 하지만 볼프는 꿈을 생산해내는 메커니즘을 보다 상세하게 검토하고자 한다. 볼프에 따르면, 꿈은 꿈을 꾸고 있는 순간에 결 코 실제로 현존하지 않는 현상들에 관한 다양한 표상들을 연출해내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상상력(Einbildungskraft) 이라는 것이다. 꿈속에서 우리는 현존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표상하기에 꿈은 상상력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 다. 따라서 꿈의 원인을 상상과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는 어떤 느낌에서 찾아야할 필요성이 있다. [...] 꿈의 과정은 상상의 법칙에 따라 설명될 수 있다. 따라서 꿈속에서의 표상들은 명료함과 분명 함을 갖는다. 그리고 이로 인해 꿈속에서 우리는 존재하는 것을 의식하고 꿈꾸고 있으면서도 우 리가 꿈꾸고 있는 것을 알고, 우리 자신 또한 생각하는 것이다. 12) 이성과 진리, 기억과 지각이 부재하는 꿈의 공간을 상상력은 잠자는 동안 생성된 분명하 고도 명확한 표상들로 가득찬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다만 이 표상들을 질서정연하게 제어 하고 분배하고 조합하는 심급 만이 결여되어 있을 뿐이다. 13) 이렇듯 볼프에 이르러서는 꿈 의 산파( 産 婆 ) 역할로서의 상상력에 주목하기는 했지만, 일반적으로 합리주의에 기반한 꿈- 담론은 꿈과 진리의 차이를 통해서 진리 자체 에 보다 확고한 받침대를 세우고자 하는 경향 을 보여주고 있다. 18세기 중반까지 꿈은 꿈 고유의 법칙이나 꿈의 활동과 꿈꾸는 자와의 관련성 같은 것은 거의 주목받지 못한 채 인식의 빛이 침투하지 못한 혹은 차단된 영역으로 남겨져 있었다. 꿈을 비롯한 인간의 모든 지각은 이중적, 즉 육체적 영혼적 원인을 갖는다고 보는 인간학적 입장과는 달리 합리주의적 전통의 꿈-담론은 인간을 서로 분리된 실체들의 통합체로 사유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드러낸 채 18세기 후반 경험론의 우세와 함께 점점 약 화된다. 2. 계몽주의자들의 꿈-담론 18세기 중반까지 꿈에 관한 지식을 전달한 것은 당시에 유행하던 꿈해몽서들이었다. 16세 기와 17세기의 가장 유명한 꿈해몽서들 가운데 하나는 뤼프 Walter Hermann Ryff가 1540 년에 처음 번역한 2세기 중엽의 꿈해몽가이자 예언자인 아르테미도르 Artemidor von Daldis의 꿈해몽서이다. 따라서 17세기까지만 해도 꿈은 신이나 악마가 인간에게 불어넣어 준 것이라는 고대의 초자연적(übernatürlich) 혹은 예언적 해석이 일반적이었다. 14) 하지만 11) Vgl. Sonia Carboncini: Transzendentale Wahrheit und Traum. Christian Wolffs Antwort auf die Herausforderung durch den Cartesianischen Zweifel. Stuttgart 1992, S ) Da wir uns im Traume vieles vorstellen, was nicht zugegen ist, und daher die Träume von der Einbildungskraft herrühren; so muß die Ursache des Traumes in einer Empfindung zu suchen seyn, die mit der jenigen Einbildung [...] etwas gemein hat [...]. Ja der Fortgang des Traumes muß sich nach der Regel der Einbildung erklären lassen [...]. Derowegen haben die Vorstellungen in Träumen bewußt, das ist, wir wissen, was uns träumt, indem wir träumen, und gedencken auch an uns selbst. In: Christian Wolff: Psychologia empirica. In: Gesammelte Werke. Hg. von Jean Ecole. 2. Abteilung. Bd. 5. Hildesheim u.a. 1968, S ) Vgl. Peter-André Alt: Der Schlaf der Vernunft. Literatur und Traum in der Kulturgeschichte der Neuzeit, S. 135f. 14) Vgl. Ingo Stöckmann: Traumleiber. Zur Evolution des Menschnwissens im 17. und 18. Jahrhundert. In: Internationales Archiv für Sozialgeschichte der deutschen Literatur 26 (2001), 2. Heft, S. 1-55, hier S. 16f. 103

123 이후 전개된 계몽주의적 꿈-담론은 꿈의 초자연적 성격과 이와 결부된 미신들을 척결하기 위한 투쟁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8세기 중반부터는 꿈(이야기)에 지면을 할애하는 각종 잡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이러한 경향은 주로 꿈의 자연스러운 (natürlich) 성격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즉, 아무리 끔찍한 꿈이던 예언적인 꿈이던 상관없이 모든 꿈은 결국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악몽이라 할지라도 낮에 경험한 일(Tagesrest)이나 육체적 감각, 성격적 특성에서 꿈의 세세한 측면까지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대중잡지들이 독자들에게 강조하는 바는 두려워하지 마라! 는 것이다. 이렇듯 꿈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은 제들러 Johann Heinrich Zedler의 일반 사전 Universal-Lexikon (1745)에 소개된 꿈 항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도 물 론 초자연적인 꿈과 자연스러운 꿈을 구별하고 있지만, 악마가 우리에게 불어넣는 꿈이란 결코 있을 수 없으며 시대착오적이라며 규정하면서 주로 자연스러운 꿈을 설명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자연스러운 꿈은 육체의 본성 과 영혼의 본성 에서 기 인하는데, 이에 따라 잠자고 있는 사람의 허약한 외부지각이나 육체적 자각으로 생겨나는 꿈과 상상력의 연상적 결합적 활동을 통해 생겨나는 꿈으로 구별될 수 있다고 한다. 15) 이러 한 꿈의 발생적 원인은 물론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꿈의 원인이 생리학적 흔적을 남기 는 낮의 감각적 인상들에 있다고 주장한 최초의 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꿈을 특정한 육체적, 영혼적 상태의 거울로 간주하는 고대의 체액이론(Säftelehre)의 전통은 18세기에 이 르러서야 비로소 체계적인 관찰과 심신의학적 해석에 의해 극복된다. 계몽주의자들은, 특히 앞으로 살펴보게 될 철학적 의사들은 꿈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을 제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3. 철학적 의사들의 꿈-담론 1750년경 할레 대학은 심신의학(psychosomatische Medizin)의 아성( 牙 城 )이었다. 여기서 활동했던 철학적 의사들로는 크뤼거 Johann Gottlob Krüger, 운처 Johann August Unzer, 니콜라이 Ernst Anton Nicolai, 볼텐 Johann Christian Bolten 등을 들 수 있다. 16) 이들은 인 간학적 관점에서 영혼과 꿈에 관련된 다수의 논문이나 저작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17) 대중 적인 의학잡지 의사 Der Arzt ( )를 발간하면서 유명해진 운처는 할레 대학에서 의 학박사학위를 받기 전에 이미 수면과 꿈에 관한 생각들 Gedanken vom Schlafe und denen Träumen (1746)을 출간한다. 여기서 운처는 표상, 감각, 자의적 움직임이 서로 상호 적 관계에 있다는 인간학적 전제 하에 수면상태에 있는 사람이 표상들을 사용하는지를 문제 삼는다. 어떤 이들은 잠을 불명료한 표상들의 상태라고 일컫고, 다른 이들은 잠잘 때에는 어떠한 표상들 도, 즉 감각이나 자의적 움직임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둘 중에 누가 옳은가? 18) 15) Vgl. Johann Heinrich Zedler: Großes Vollstädiges Universal-Lexikon aller Wissenschaften und Künste. Bd. 45. Leipzig 1745, Sp ) 할레 대학의 철학적 의사들에 관해서는 vgl. Vernünftige Ärzte. Hallesche Psychomediziner und die Anfänger der Anthropologie in der deutschsprachigen Frühaufklärung. Hg. von Carsten Zelle. Tübingen ) 가장 중요한 저작들에 관해서는 vgl. Manfred Engel: Traumtheorie und literarische Träme im 18. Jahrhundert. In: Scientia Poetica 2 (1998), S , S. 104, Anm ) Einige nennen den Schlaf einen Zustand dunckler Vorstellungen; andre behaupten, daß dabey gar keine Vorstellungen, also auch weder Empfindungen noch willkührliche Bewegungen 104

124 앞서 살펴보았듯이, 데카르트는 잠이라는 현상을 깨어있는 동안 생명정기가 완전히 소모 된 결과로 간주하고 잠자는 동안 감각능력은 중단되고 자의적 운동은 저지당한다고 주장했 으며, 볼프는 수면 중에 우리는 불분명하고 불명확한 느낌들을 갖게 되는데 이것들이 꿈에 서는 명확하고 선명하지만 무질서하게 나타난다는 심리학적 모델을 제시한 바가 있다. 운처 는 다음과 같은 신경생리학적 과정을 제시하면서 데카르트와 볼프의 입장을 중개하고자 한 다. 우선 데카르트의 모델을 받아들여 표상, 감각, 자의적 움직임이 전혀 없는 완전한 휴식 의 상태는 생명에너지가 완전히 소모될 때에만 가능한데, 밤사이에 재생산되는 이 물질이 - 운처의 경우에는 신경액(Nervensaft) - 낮 동안 완전히 소모되지 않으면 수면 중에 관찰할 수 있는 자의적 움직임이나 꿈들과 같은 형태로 활성화된다고 보았다. 볼프와 마찬가지로 운처도 꿈은 잠과 깨어있음의 중간상태 (S. 35)라는 견해를 피력하지만 형이상학자들은 의 사들의 기술 없이는 그들이 주장하는 영혼론에 대해서 아무런 확신도 가질 수 없다 (S. 40f.) 는 경험론적 입장을 강조한다. 물론 신경액의 남은 에너지가 어떻게 꿈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지만 운처는 신경액이 영혼의 표상들 과 육체의 자의 적 움직임들 (S. 26)과 이중적 관계를 맺는다는 점을 밝혀냄으로써 철학적 심리학과 의학적 생리학을 서로 연결시키고 있다. 18세기 중반 독일에서는 영혼과 정신의 본질을 주로 다루는 추론적 심리학(psychologia rationalis) 에서 실험적 심리학(psychologia empirica) 이 독립하여 경험심리학 (Erfahrungsseelenkunde) 이라는 분과학문으로 인간학의 범주 안에 자리잡는다. 19) 칼 필립 모리츠가 10년 동안 발간한 경험심리학 잡지 Magazin zur Erfahrungsseelenkunde ( )가 대표적인 예이다. 꿈 은 경험심리학의 영역에서도 주요한 테마로 부각된다. 경 험심리학 잡지 의 제 5권과 제6권의 공동발행인이었던 포켈스 Karl Friedrich Pockels는 우 리의 표상과 감각에 어둠이 주는 영향에 관하여, 꿈에 관한 생각들을 포함해서 Über den Einfluß der Finsterniß in unsere Vorstellungen und Empfindungen, nebst einigen Gedanken über die Träume (1787) 20) 라는 에세이를 이 잡지에 실었다. 여기서 포켈스도 꿈 을 잠과 깨어있음의 중간시기 Zwischenzeit 로 규정하면서 이 때 우리는 우리의 영혼을 구 석구석 돌아다니는 기이하고, 때론 우스꽝스럽고 점잖치 못한, 때로는 끔찍하기조차 한 이미 지들 (S. 166f.)을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의 기원은 심리학 에서 여전히 하나의 수수께끼 (S. 167)이지만 포켈은 꿈의 발생원인으로 1) 외부의 자극, 우리 육체의 외부적 변화, 2) 우리 육체의 내적 변화, 3) 육체의 변화가 없이도 생기는 영혼력 고유의 운동 21) 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포켈스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상상력 혹 은 환상 이다. 왜냐하면 포켈스에게 꿈속에서 경험하는 이미지들은 밤의 어둠과 암흑에 의 해 활성화된 상상력의 결과물 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감각들과 상위 인식능력(오성, 판단력, 자의식)이 약화되는 동안 상상력/환상이 유일한 지배권 을 넘겨받아 이를 행사한다 statt hätten. Wer hat nun von diesen beyden Recht? In: Johann August Unzer: Gedanken vom Schlafe und denen Träumen. Mit einem Nachwort hg. von Tanja van Hoorn. Röhrig 2004, S ) Vgl. Artikel Psychologie in: Historisches Wörterbuch der Philosophie. Hg. von Joachim Ritter u.a. Darmstadt Bd. 7, Sp , bes. Sp ) 이 에세이는 경험심리학 잡지 의 제5권에 실려 있다. Vgl. Kral Philipp Moritz: Die Schriften in dreissig Bänden. Hg. von Petra und Uwe Nettelbeck. 5. Bd., S ) Der Traum [...] kann auf eine dreifache Art entstehen: 1) durch einen äußeren Anstoß, eine äußeren Veräderung unseres Körpers; 2) durch eine innere Veräderung desselben; 3) durch eine eigene Bewegung der Seelenkraft, ohne jene Veräderung des Körpers. (S. 171.) 105

125 는 것이다. 요컨대 오성의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ohne Aufsicht des Verstandes 상상력은 깨어있을 때 모아둔 이지미들을 뒤섞어 버리면서 우리가 채 잠들기도 전에 수천가지의 꿈 들을 위한 재료 를 마련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잠잘 때 자기도 모르게 환상의 유희 (S. 168)에 내맡겨져 불쾌감과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관능적 이미지들 (S. 169)과 직면하는 것 이다. 상상력과 관련해서 포켈스의 관심은 무엇보다도 상위 인식능력에서 일어나는 혼란스런 결 락( 缺 落 ) 현상이다. 꿈꾸는 자는 상상력의 연상적 결합논리가 꿈에서 만들어내는 기이하고 불합리한 비약( 飛 躍 )에도 불구하고 상상력의 유희가 만들어내는 주관적 표상들을 객관적 지 각들과 구별하지 못한다. 이는 도덕적 자기통제의 불능으로 귀결된다. 꿈에서는 도덕적 원칙 들에 대해 우리가 아랑곳하지 않기에 상상력은 쾌락적, 신성모독적 이미지들, 저속한 감각적 느낌들을 불러내는 것이다. 이렇듯 꿈은 온갖 다양한 종류의 오작동(Fehlleistung)의 집합체 로 보여지기에 계몽주의 인간학자들은 꿈을 몽상, 도취, 광기와 직접적인 친족관계에 위치시 키게 된다. III. 계몽주의 꿈-담론과 꿈-텍스트 계몽주의 시대의 다양한 꿈-담론에 비해 문학의 영역에서 작가들은 고대의 전통에 따라 초자연적 혹은 예언적 해석의 입장을 견지하고자 했다. 고대 서사시나 비극에서 꿈은 흔히 인간의 운명이나 역사의 진행에서 보다 높은 심급의 존재와 영향력을 드러내는 신탁 (Orakel) 의 기능을 수행하는 문학적 장치로 사용되었다. 이 경우 꿈꾸는 자는 완전히 수동 적인 위치에 놓여있으며 우리가 꿈꾸는 자에 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꿈을 어떻 게 해석하는지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도이다. 22) 이와 함께 계몽주의 시대에는 꿈-알레고리, 꿈-우화, 꿈-풍자와 같은 몽상문학(Traumdichtung)의 전통이 존속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꿈 이 단순히 문학적 기교의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면, 디드로의 달랑베르의 꿈 Le rêve de d Alembert (1769)에서처럼 꿈은 기존의 확고한 지식담론을 넘어서는 과감하고 창의적인 생 각을 피력하는데 유용한 장치로도 사용되기도 했다. 23) 일반적으로 계몽주의 시대의 문학작 품에서 문학작품에서 꿈은 주로 줄거리 진행과정에서 주인공이 잠들었다가 깨어났다는 일종 의 틀로 작용하거나 꿈꾸는 자의 상황이나 경험, 혹은 잠들기 전의 생각이나 사건들과 결부 되어 해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18세기 중반에 들어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전통적 해석과 결별하면서 꿈을 인간이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생리학적, 심리학적 설명모델 을 통해 설명하고자 하는 후기계몽주의의 인간학적 시도는 문학의 영역에서도 관철되기 시 작한 것이다. 이제 소설과 드라마는 인간에 관한 지식의 향연이 펼쳐지는 무대가 된다. 예컨 대 소설에서는 인간 내면의 역사의 법칙에 따라 전개되는 어떤 인간적 성격 Charakter 이 구성되기도 하고,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을 심리적 극한상태로 내몰기 위해 작가가 인간학 적 지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24) 22) Vgl. Joachim Latacz: Funktionen des Traums in der antiken Literatur. In: Therese Wagner-Simon/Gaetano Bendetti (Hg.): Traum und Träumen. Göttingen 1984, S , bes. S. 22ff. 23) Vgl. Peter-André Alt: Der Schlaf der Vernunft. Literatur und Traum in der Kulturgeschichte der Neuzeit, S. 155f. 24) Helmut Pfotenhauer: Literarische Anthropologie. Selbstbiographie und ihre Geschichte - am 106

126 1. 미스 사라의 꿈: 영혼의 심리학적 무대 레싱의 비극 미스 사라 샘슨 Miss Sara Sampson (1755) 25) 의 1막 7장에서 사라는 자신 이 꾼 꿈을 이야기한다. 이 비극은 사라를 유혹한 멜레폰트(Mellefont)의 정부( 情 婦 ) 머우드 (Marwood)의 질투심에 가득찬 책략으로 결국 사라가 죽는 것으로 끝을 맺음으로써 이 꿈이 예언적 꿈이었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이를 두고 당대의 한 평론가는 작가는 이 꿈을 거 의 적중하게 하여 우리로 하여금 정말 믿을 수 없는 것들을 믿게 만들려고 하면서 모든 이 성에 반기를 든다 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26) 이러한 반응은 꿈의 초자연적 성격을 거 부하는 전형적인 계몽주의적 태도이다. 인류의 교육 Erziehung des Menschengeschlechts (1780)에서도 신의 직접적인 개입은 태곳적의 미성숙한 인간에게나 필요한 것이지 오늘날의 계몽된 시대에는 불필요한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하면서 꿈의 초월적 해석에 반대한다는 점 을 분명히 한 레싱이 과연 기존의 전통적인 꿈해석을 단순히 문학적 장치로만 사용한 것일 까? 사라의 꿈을 중심으로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여기에는 꿈에 관한 새로운 견해 들이 표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멜레폰트가 꿈을 통해 사라를 끔찍한 올가미 (S. 176)에 엮어 놓은 창조주를 맹렬히 비난 하자 사라는 꿈이 하늘로부터 온다는 통속적인 견해를 다음과 같이 완강히 부정한다. 하늘 을 원망하지 마세요! 그분은 상상력을 우리의 힘이 미치는 한도 내에 두셨어요. 상상력은 우 리의 행위에 따라 정해지는 거예요. 27) 그녀는 자신의 꿈의 기원을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적 갈등에서 찾는다. 저는 제 자신과 다투었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이해력을 마비시킬 정도로 신중하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의 마음과 내면의 감정은 갑자기 어렵게 세운 결론이라는 건물을 무너뜨려 버렸어요. 저를 괴롭히는 환상과 연관된 징벌의 목소리가 깊은 잠에 빠진 저를 깨웠어요. 어떤 형상들이, 어 떤 끔찍한 형상들이 제 주위에 몰려들었는지요! 저는 그것들을 꿈으로 간주하려고 해요. 28) 여기서 꿈은 초월적인 성격을 벗고 개인적인 것이 되면서 꿈이 갖는 개인의 심리적 계 기가 강조된다. 동시에 여기서도 여전히 꿈에 관한 계몽주의의 부정적 태도를 관찰할 수 있 는데, 위의 인용의 마지막 진술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자신이 경험한 형상들을 그저 꿈 으 로 간주하려고 했다는 점은 꿈은 무의미 sinnlos (S. 176)하다는 견해를 역설적으로 드러내 고 있는 것이다. 이제 사라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살펴보자.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인 눈물과 한탄에 지쳐 저는 반쯤 눈을 감은 채 도로 침대에 누웠답 니다. [...] 그러나 아직 채 잠이 들기도 전에 저는 갑자기 너무나 무시무시하게 생긴 바위 절벽처 Leitfaden des Leibes. Stuttgart 1987, S ) Lessings Werke. Hg. von Kurt Wölfel. 1. Bd. Frankfurt am Main 1982, S ) Lessing im Urtheile seiner Zeitgenossen. Hg. von Julius W. Braun. Berlin Bd. I, S ) Klagen Sie den Himmel nicht an! Er hat Einbildungen in unserer Gewalt gelassen. Sie richten sich nach unsern Taten, [...] (S. 175) 28) Ich stritt mit mir selbst; ich war sinnreich genung, meinen Verstand zu betäuben; aber mein Herz und ein inneres Gefühl warfen auf einmal das mühsame Gebäude von Schlüssen übern Haufen. Mitten aus dem Schlafe weckten mich strafende Stimmen, mit welchen sich meine Phantasie, mich zu quälen, verband. Was für Bilder, was für schrekliche Bilder schwärmten um mich herum! Ich wollte sie gern für Träme halten. (S. 175) 107

127 럼 가파른 곳에 서 있는 제 모습을 보았어요. [...] 아! 칼에 찔림과 동시에 저는 잠에서 깨어났어 요. 깨어나면서 저는 칼에 찔리는 치명상이 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다 느꼈어요. 29) 사라가 잠들기 전의 상태는 그녀의 꿈이 불완전한 수면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설명한 운처의 이론에 따르면, 불완전한 수면은 낮에 신경액이 완전히 소모되지 않았 기 때문이며 남아 있는 신경액은 불완전한, 즉 혼란스런 꿈을 동반하는 수면을 초래한다. 사 라의 경우에서도 비몽사몽의 가수면( 假 睡 眠 ) 상태에서 얼마 전 아버지의 집에서 도망친 이 래로 자신이 겪고 있는 참담한 심적 상태를 보여주는 이미지들이 생성된다. 깊이 잠들 수 없는 상태에서 상상력의 이미지들과 죄책감의 기억들이 꿈속으로 찾아든 것이다. 꿈에서 자 신이 살해당하는 것은 사라가 자신의 도덕적 과오를 심리적으로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렇듯 꿈을 통해 죽음에 대한 동경과 공포에 사로잡힌 사라의 양가적 심리상태가 명 명백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또한 꿈에서 사라를 살해하는 자신과 비슷한 여자 는 일종의 알 터 에고(alter ego)로서 사라의 부정적 자아상( 自 我 像 )인 동시에 죄책감을 반영한다. 30) 한 인 간의 영혼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불안상태를 묘사하는 사라의 꿈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꿈은 개인의 영혼의 실체적 모습을 드러내는 무대가 된다. 2. 프란츠 무어의 꿈: 생리학적 심리학적 기원 의학자이기도 했던 쉴러야말로 계몽주의적 인간학의 전통에 서 있는 대표적인 작가이다. 카알 군사학교에서 쉴러의 스승이었던 아벨 Jakob Friedrich Aben 또한 플라트너에게서 수 학한 바가 있었기에 쉴러는 당대의 인간학적 담론과 접할 수 있었다. 따라서 쉴러의 박사학 위논문 인간의 동물적 본성과 정신적 본성의 관계에 관한 시론 Versuch über den Zusammenhang der tierischen Natur der Menschen mit seiner geistigen (1780) 31) 도 철학 과 의학은 가장 완전한 조화 속에 있다 (S. 288)는 인간학적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논문 의 제목이 암시하고 있듯이 쉴러는 인간을 짐승과 천상의 중간존재 Mittelding von Vieh und Engel (S. 296)로 규정하면서 인간학적 중심테마인 육체와 영혼의 문제 를 적극적으로 논구하고자 한다. 따라서 지금의 이 시도는 육체가 영혼의 작용에 미치는 주목할 만한 기여와 동물적인 지각시스템 이 정신적인 것에 미치는 중대하고 실제적인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해명하고자 한다. 32) 쉴러는 인간의 육체적 과정(동물적 본성)과 영혼적, 도덕적, 인지적 과정(정신적 본성)의 29) Von Weinen und Klagen, meinen einzigen Beschäftigungen, ermüdet, sank ich mit halb geschlossenen Augenlidern auf das Bett zurück. [...] Aber noch schlief ich nicht ganz, als ich mich auf einmal an dem schroffsten Teile des schrecklichsten Felsen sahe. [...] und ach! ich erwachte mit dem Stiche. Wachend fühlte ich noch alles, was ein tödlicher Stich Schmerzhaftes haben kann. (S. 175f.) 30) Vgl. Peter-André Alt: Der Schlaf der Vernunft. Literatur und Traum in der Kulturgeschichte der Neuzeit, S. 149f. 31) Friedrich Schiller: Sämtliche Werke. 5 Bände. Hg. von Gerhard Fricke u.a. Bd. 5. Darmstadt 1993, S ) [...], so wird sich gegenwärtiger Versuch mehr damit beschäftigen, den merkwürdigen Beitrag des Körpers zu den Aktionen der Seele, den großen und reellen Einfluß des thierischen Empfindungssystemes auf das Geistige in ein helleres Licht zu setzen. (S. 290f.) 108

128 관계를 체계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감각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모두에게 구성적 기능을 부여 하는 통합이론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우선 육체적 관계 Physischer Zusammenhang 를 논구 하는 것으로 논문을 시작하고 있는 쉴러는 육체라는 유기체의 작용을 기반으로 하여 비로소 정신적, 영혼적 소질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33) 즉 인간 존재의 기초는 무엇보다도 육체 라는 것이다. 인간의 최고의 소명( 召 命 )은 정신적 의미에서의 완전성이지만 물질적 조건에 대한 관계도 포기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자 한다. 하지만 쉴러의 의도는 양자간의 명확한 위계질서를 세우는데 있다기보다는 육체와 정신의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조건들의 상 호침투를 끊임없이 환기시키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전인 의 이념을 늘 염두에 두고 있 었던 것이다. 육체와 정신의 상호작용에서 쉴러는 심신의학적 이론을 도출해내는데, 영혼의 느낌은 육체적 징후로 표명된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4) 이러한 의미에서 도적떼 Die Räuber (1781) 35) 에 등장하는 카알 무어(Karl Moor)와 프란츠 무어(Franz Moor) 는 쉴러의 인간학적 사례연구로 간주될 수 있다. 작품의 5막 1장에서 프란츠 무어는 하인 다니엘에게 자신을 극도의 충격 속에 빠트린 최 후의 심판 (S. 601)과도 같은 묵시록적인 꿈을 이야기해준다. 꿈에서 프란츠는 부활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첫 번째로 청동 저울을 손에 든 심판관에게로 나가야만 했는데, 한 쪽의 저 울판에 프란츠의 죄업이 산처럼 가득 쌓여가지만 속죄의 피가 담긴 저울판이 겨우 균형을 잡고 있을 때, 어느 노인 - 늙은 모어 백작 - 이 나타나 백발 한 가닥을 잘라 죄악의 저울 판에 던지자 죄악의 저울판은 심연으로 가라앉고 하늘에서 이 지상의 모든 죄인에게 자비 를, 자비를! 너만은 영겁의 벌을 받으리라! (S. 602)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꿈을 꾸고 프란 츠는 정신적 혼란과 절망에 빠진다. 꿈들은 하늘의 뜻을 알려준다 (S. 602)고 믿고 있는 다 니엘의 견해와는 달리 이기적 합리주의자이자 영혼이나 신과 같은 초월적인 것 따위는 전혀 믿지 않는 확고한 유물론자인 프란츠는 꿈에 관해 생리학적 설명을 내놓는다. 원래 질병이란 놈은 머릿속을 헤집어 놓고, 황당무계한 별난 꿈을 만들어 내기 일쑤일세. 꿈은 전 혀 의미 없는 것일세. 안 그런가, 다니엘? 꿈은 뱃속에서 생겨나는 것이라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네. 36) 프란츠의 또 다른 논거는 심리학적 인 것으로서 꿈이란 뇌수( 腦 髓 )에 깊숙이 각인 되어 있는 기억들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끔찍한 동화로 우리의 환상을 망가뜨리고 징벌의 섬뜩한 형상을 우리의 뇌수 깊숙이 각인해서, 어른이 된 후에 자신도 모르게 사지를 벌벌 떨게 만들고 우리의 대담한 결의를 가로막고 깨어나 33) 논문의 목차에 실려 있는 소제목들은 쉴러의 이러한 출발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동물적 본성 이 정신의 활동을 고정시킨다 Tierische Natur befestiget die Tätigkeit des Geists, 동물적 충동이 정 신적 충동을 불러일으키고 발전시킨다 Tierische Triebe wecken und entwickeln die geistige, 동물적 느낌은 정신적 느낌을 동반한다 Tierische Empfindungen begleiten die geistige, 동물적 현상이 정신 의 운동을 드러낸다 Tierische Phänomen verraten die Bewegungen des Geistes (S. 289) 34) Vgl. Christine Lubkol: Der ganze Mensch. Anthropologische Konzepte des Sturm und Drang. In: Der Deutschunterricht 61 (2009), Heft 3, S. 2-12, bes. S. 4ff. 35) Friedrich Schiller: Sämtliche Werke. 5 Bände. Hg. von Gerhard Fricke u.a. Bd. 1. Darmstadt 1987, S ) Und Krankheit verstöret das Gehirn, und brütet tolle und wunderliche Träme aus - Träume bedeuten nichts - nichts wahr, Daniel? Träume kommen ja aus dem Bauch, und Träume bedeuten nichts. (S. 600) 109

129 는 이성을 미신적인 어둠의 사슬에 묶어 버리는 유모와 보모들의 어리석음은 저주받아야 마땅하 지 않겠는가. 37) 계몽주의자들의 꿈-담론에 따르면, 깨어있을 때는 유년의 인상들이나 기억들에 적절한 거 리를 두고 이를 잘 통제할 수 있지만, 꿈에서는 환상의 우위 로 인해 오성이 제대로 작동하 지 않기에 상상력에 의해 활성화된 기억들을 합리적 질서에 따라 정렬하는 것이 힘들어진 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왜 프란츠가 꿈에서 깨어나 완전히 정신을 차렸는데도 불구하고 끔 직스러운 꿈 장면들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가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다행히도 쉴러는 직접 제시하고 있는데, 박사학위논문의 14번째 장( 章 ) 정신적 고통 은 기계의 평안을 파괴시킨다 Geistiger Schmerz untergräbt das Wohl der Maschine 에 대 한 구체적 예로 15번째 장에서 프란츠 무어의 경우를 들어 상세히 논구하고 있기 때문이 다. 이에 따르면, 프란츠가 꿈에서 본 끔찍한 장면이 자신의 비도덕적 태도와 관련된 모든 공포스러운 표상들을 불러일으키고, 이러한 영혼의 느낌이 결국 육체에 고통스러운 느낌을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육체의 활동은 정신의 활동에 상응하기 때문에 정신적 쾌감은 항상 동물적 쾌감을, 정신적 불쾌감은 항상 동물적 불쾌감을 수반한다. 38) 즉 정신적 활동의 과 도한 긴장은 항상 특정한 육체적 행위의 긴장으로 귀결된다 39) 는 것이다. 따라서 프란츠의 육체 의 몰락은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40)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 꿈 은 생리학적 심리학적 방법론에 의해서 설명이 된다. 또 한 프란츠 무어에게서 보듯 깨어 있을 때에는 읽어내기 힘든 성격 에 대한 통찰이 꿈을 통 해서 가능하게 된다. 꿈은 더 이상 불충분한 인식을 담고 있는 수상쩍은 현상이 아니라 오 히려 고유한 인식론적 가치를 담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후기계몽주의 시대에 꿈은 다 양한 층위와 영역에서 논의될 수 있는 인간학적 현상으로 파악되기 시작한다. IV. 나가면서: 상상력과 꿈 18세기 중반 인간학의 영역에서 전개된 다양한 꿈-담론들은 철학적 사유와 생리학적 실 험, 심리학적 관찰, 물리학적 이론 등을 통해 획득된 다양한 학문분야의 지식의 총합이다. 이와 더불어 꿈 은 철학, 미학, 문학의 영역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등장한다. 18세기의 예술 론, 즉 미학 을 확립하는데 바움가르텐이 인간학적 전통의 감각생리학(Sinnenphysilogie)로부 터 출발하였으며, 레씽의 공포와 연민의 시학도 철학적 의사들이 몰두했던 육체와 영혼의 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바탕으로 가능했던 것처럼, 계몽주의자들에게 꿈은 원칙적으로 37) Verflucht sei die Torheit unserer Ammen und Wärterinnen, die unsere Phantasie mit schröcklichen Märchen verderben, und gräßliche Bilder von Strafgerichen in unser weiches Gehirnmark drücken, daß unwillkürliche Schauder die Glieder des Mannes noch in frostige Angst rütteln, unsere kühnste Entschlossenheit sperren, unsere erwachende Vernunft an Ketten abergläubischer Finsternis legel. (S. 577) 38) Geistige Lust hat jederzeit eine tierische Lust, geistige Unlust jederzeit eine tierische Unlust zur Begleiterin. (S. 306) 39) "jede Überspannung von Geistestätigkeit hat jederzeit eine Überspannung gewisser körperlicher Aktionen zur Folge." (S. 306) 40) 보다 더 상세한 논의는 vgl. Wolfgang Riedel: Die Aufklärung und das Unbewusste. Die Inversionen des Franz Moor. In: Jahrbuch der deutschen Schillergesellschaft 37 (1993), S

130 생리적 심리적 기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생리학적 심리학적 모델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될 수 없는 꿈에 관한 담론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상상력 이다. 감각과 의식을 중개하 는 심리학적 범주로서 상상력은 환각이나 망상의 원인으로 간주되기도 했고 심지어는 기형 ( 畸 形 )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상상력은 꿈의 연출자 로서 감정의 활동이 나 기억에 남아 있는 경험의 잔재들과 결부되어 설명되기 시작했다. 꿈에 지정된 자리 를 할당시키고자 했던 계몽주의자들의 시도는 상상력과 관련하여 꿈에 대해 양가적 태도를 견 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첫째, 계몽주의 꿈-담론에서 꿈은 원칙적으로 결핍된(defizitär) 것으로 나타난다. 인간의 능력인 감각, 오성, 의식, 의지, 판단 등은 깨어 있을 때는 현실과 외부의 대상과의 관계를 (재)생산해내지만, 꿈에서는 실재 세계와의 접촉을 유지할 수 없고 깨어 있는 상태의 객관적 인 연상과는 달리 전적으로 주관적인 연상에 스스로를 내맡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찍이 헤라클리트 Heraklit는 깬 상태에서는 모든 사람이 공통된 하나의 세계만을 가지는데 왜 꿈 속에서는 각자가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는가 라고 자문했던 것이다. 상상력에게 통치권을 넘 겨준 꿈의 세계에서 계몽주의 인간학은 몽상이나 도취, 광기를 보았다. 즉, 꿈은 이성의 타 자 일 뿐만 아니라 이성의 결여 인 것이다. 둘째, 꿈에서 벌어지는 광경의 시나리오의 작성을 주재하는 적극적 능력은 바로 상상력이 다. 계몽주의 꿈-담론은 꿈에서 이성의 권좌를 찬탈( 簒 奪 )한 상상력의 창조적 활동과 법칙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왜냐하면 꿈은 무의지적인 시적 창조 (Ludwig H. von Jacob)이자 환상 이 잠든 인간과 벌이는 유희 (Kant)이며, 환상의 모국( 母 國 ) (Jean Paul)에 다름 아니기 때문 이다. 이러한 후기계몽주의적인 꿈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이해는 시학적 관심을 촉발시켜 꿈과 포에지를 동일시하는 낭만주의적 경향으로 전개된다. 즉 빛의 세기에서 낭만적 밤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111

131 헤르만 헤세의 자화상 연구 장성욱(동의대 불어불문학과) I. 서 론 헤세에게 그림 그리기는 취미나 소일거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구원의 방법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 지식계급의 극단적인 애국주의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비난, 아버지 의 죽음, 아내의 정신병, 부인과의 불화, 중병을 앓는 아들 등으로 인하여 그의 정신 상태는 극도로 불안정해졌었다. 헤세는 그림을 그림으로써 정신적 어려움과 갈등을 해소시켰다. 독 일의 괴로운 시기부터 스위스의 안락한 시기까지 계속 그림을 그렸다. 심지어 그림 그리기 로 밥벌이를 할 생각도 했었다. 본 고에서는 헤세의 그림 중, 자화상, 초상화를 수집 분석하 고자 한다. 왜냐하면 년도별 초상화나 자화상에는 일생동안 그의 고뇌, 경험, 연륜이 스며있 기 때문이다. 또 이 논문에서 자화상과 관련된 그림도 연구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그림을 통하여 작가와 작가의 인생을 섭렵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II. 혼 란 기: 세상과의 불화 (1917) 헤세는 1877년 독일 남부 슈바벤 주의 칼브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헤세가 동양 사 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가 인디아에서 선교활동을 했고, 외 삼촌 빌헬름 군데르트는 일본에서 교육가로 활동한 불교연구가였기 때문이다. 14세 때인 1891년 명문 개신교 신학교이자 수도원인 마울브론 기숙신학교에 입학했지만, 딱딱하고 완 고한 체제에 부적응과 신경쇠약 등으로 1년 만에 중퇴했다. 이때의 경험이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 에서 잘 묘사되어있다. 시계부품공장 견습공, 서점 점원 등을 전전하면서 2년간 방 황하던 헤르만 헤세는 튀빙겐에서 서점 점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삶의 안정을 찾았다.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극우파들의 애국주의에 반대했다가 우파에게 매국노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 당시 지식인들이 침략 전쟁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지지하고 다른 민족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것에 대하여 실망했기 때문이었다. 헤세는 정신적, 심리적, 경 제적, 사회적, 정치적, 가정적 어려움 속에서 루체른 근방의 손마트의 요제프 랑 Josef Bernhard Lang 박사로부터 심리치료를 받게 되었다. 랑 박사는 상담요법과 더불어 헤세에게 그림 그리기를 권장했다. 조국에 대한 실망과 배반감, 부인과 아이들 문제로 인한 시민생활 에 대한 자신감의 상실, 작가로서의 존재에 대한 절망감,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그를 가정 과 독일과 작가로부터 떼어 내어 스위스 남쪽의 산골 마을 테신으로까지 내몰았다. 그는 42 세가 되던 1919년에 그 곳에 정착한 후 1962년 성 아본디오 교회에 묻히기까지 85년 생애 가운데 43년을 그 곳에서 보냈다. 1911년의 인도여행이 유럽문명과 문화로부터의 도주이며 동양에 대한 발견이었다면, 헤세의 테신으로의 이주는 정치적, 내면적 망명이고 제 2 의 삶 을 위한 도주였다. 헤세 자신도 도주 라는 표현을 썼고, 후고 발 Hugo Ball도 북쪽으로부터 112

132 의 도주는 자기 해체이며 재발견 으로 보고 있다. 1917년에 그려진 미누시오(Minusio)의 헤세방이다. 헤세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그림 중 가 장 먼저 그려진 것이다. 어두운 계통의 색 커텐, 서랍, 암녹색, 바이올린, 램프 책장 등이 세밀하고 자세하게 그려졌지만 전부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이다. 이 그림을 그리기까지 그 의 심리적 여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14년 장편소설 로스할데 Ro halde 출간했다. 전쟁이 시작되자 자원 입대하려 했으나 군복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1915년부터 1919년 까지 베른 주재 독일공사관에 설치된 독일포로 후생사업소 에서 일하면서 전쟁포로와 억류 자들에게 책을 공급하고 독일 포로신문 을 발행했다. 1917년에는 포로들을 위한 독자적 출 판사를 만들고 1919년까지 22권의 책을 출판했다. 이러한 애국적인 일을 하면서도 조국의 과오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1914년에서 1919년 까지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신문과 잡지 에 수많은 반전( 反 戰 )적 내용의 정치기사와 논문, 경고 호소문 및 공개 서한 등을 발표했다. 헤세는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철저한 반전작가가 되었다. 향수 를 써서 유명한 작가가 되었고 서점원일을 하며 편안하게 작가의 길을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의 광란이 헤세를 급변시켰다. 그는 신문과 잡지에 다시 독일에, 오, 친구여 제발 그런 음조로 노래하지 마 오! 라는 글로 맹신적인 애국주의와 전체주의를 비판했다. 전쟁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려는 조국을 상대로 비판하는 글들을 싣고 평화를 외친 것이다. 그는 온 나라가 광신적 애국주의에 물들어 있을 때 바른 말을 한 몇 안 되는 지식인 중의 하나였다. 그에 대하여 쾰른의 어떤 일간지는 어떤 독일작가 라는 글에서 그를 조국 없는 놈, 징집 기피자, 재빨리 조국 독일의 흙을 털어 버리는 자 로 매도하였다. 대부분의 독일 신문들이 이 글을 게재하며 그를 성토했다. 그는 조국 독일의 반역자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독자들도 그에게 등을 돌렸다. 그가 에밀 징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 을 발표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1916년 아버지의 사망, 부인 마리가 정신병을 앓고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게 되어 헤세를 더 큰 위기 속에 빠트렸다. 그의 가정은 파탄을 겪었고 세 아들 가운데 큰 아들은 쿠노 아미에 트에게 맡기고 두 아들은 기숙학교에 맡기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그 자신도 정신병을 앓게 되어 정신과 심리치료를 받을 지경이 되었다. 그는 심리학자 융의 제자인 랑 박사에게서 대 화를 통한 심리치료와 곁들여 그림을 통한 치료를 권유받아 친구 구스타프 감퍼와 같이 그 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실 그는 그 사이에도 그림을 그리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113

133 1912년에는 베른의 집 을, 1917년에는 자화상 을 여러 번 그렸었다. 그는 가끔 그림 전 시회도 열었으나 1917년과 1920년 사이에 겨우 2 점이 팔렸을 뿐이다. 따라서 이 그림을 그린 1917년은 헤세의 가슴을 짓이기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서 혼란에 빠쪘던 해였다. 동 시대를 살았던 또 한사람의 지성인의 그림을 살펴보자. 키르히너 1) 가 1915년에 그린 <군 인으로서의 자화상>이다. 오른손 손목이 절단되어 있고 우울한 푸른빛의 초점을 잃은 눈은 히틀러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비애를 말해준다. 좌절과 방황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1917년 4월에 그린 밤의 로카르노 라는 그림이다. 이 그림을 분석하는 것은 여기에도 헤세 의 내면적 심상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로카르노 2) 는 주변 풍광이 아름답고, 기후가 온화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관광 휴양지이다. 배후의 산지에는 포도밭이 펼쳐지고, 호반에는 정원이 늘 어서 있다. 유서 깊은 도시로, 중세의 건축물이 남아 있고, 1925년에 로카르노 조약이 여기 서 체결되었다. 헤세도 <로카르노의 봄> 3) 이라는 시에서 나무, 꽃, 돌담, 시냇물, 바위 등 아 름다운 자연이 타향살이의 슬픔을 잊게 해준다고 썼다. 그러나 그때는 스위스로 망명하여 평온한 삶을 살고 있을 때이고 이것은 1917년의 그림이다. 로카르노의 야경은 휘황찬란한 조경, 스위스 맑은 하늘, 아름다운 별 등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울 것이다. 1) Kirchner, Ernst Ludwig 독일 바이에른 아샤펜베르크 스위스 다보스 근처. 독일의 화 가 판화가. 표현주의 미술가 그룹인 브뤼케파를 이끈 인물로서 그의 성숙한 양식은 매우 개성적이며 심리적 긴 장과 에로티시즘으로 유명했다. 1898년 키르히너는 독일의 후기 고딕기의 미술가들, 특히 그에게 일생 동안 영향을 미친 뒤러의 판화에 감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유겐트스틸 운동과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 르트 뭉크의 동적인 화풍에 영향을 받아 단순한 형태와 밝은색을 사용하게 되었다. 1904년 아프리카와 폴리네 시아의 미술을 접하게 되면서 이러한 발전은 더욱 촉진되었다. 키르히너는 정신과 육체가 쇠약해지자 스위스 로 갔다. 그의 후기 풍경화들은 대개 우의적이며 문명에 시달리지 않고 자연과 함께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나치가 그의 작품을 '퇴폐적'이라고 공표하자 자살 했다. 2) 스위스 남부 티치노주( 州 ) 마조레호( 湖 ) 북부에 있다. 스위스에서 고도가 가장 낮은 마죠레 호반에 위치한 주민 은 이탈리아계 가톨릭교도들인 도시이다. 온난한 기후 덕분에 동백꽃과 매그놀리아 등의 꽃들과 야자나무, 오 래 된 거리가 남아 있는 구 시가지, 카지노, 마돈나 델 사소 성당, 호수와 푸른 산들이 펼쳐진 아름다운 광경, 대자연의 풍경과 소박하고 작은 마을의 매력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개성적인 골짜기도 많다. 3) Hermann Hesse : 테신, 스위스의 작은 마을, 정서용 역, 민음사,2000, S

134 그러나 이 그림에서는 거의 암흑이다. 그림을 보면 군데군데 네온사인이 빛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빛들을 밝게 표현하지 않고 검은색이 주종을 이룬다.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도 이렇게 밖에 그릴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마음에 광명과 희열이 없었던 것이다. 아래 그림은 1917년에 그려진 그림이다. 광기나 분노에 사로잡힌 눈, 주름진 이마, 오른 쪽 빰과 턱 부근의 검은 색, 단정하지 못한 머리, 왼쪽과 오른 쪽이 균형이 맞지 않는 상의, 와 이셔쳐 칼라의 검은 색 등이 혼란 상태에 있는 사람의 분위기를 나타낸다. 여기저기에서 핍 박과 박해를 당하고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는 상태에서 속에 끓어오르는 울분을 삭히며 있 는 상태! 이것이 이 그림의 이미지이다. 다음은 1919년에 그려진 그림이다. 노란 테의 안경 초점 없는 흐릿한 눈, 고동색, 회색, 빨 간색 등이 아무렇게나 그려진 얼굴, 특히 오른 쪽 얼굴 부분의 짙은 고동색, 얇은 빨간 입 술, 파란 넥타이 위에 아무렇게 칠해진 고동색, 수염에도 노란색이 듬성듬성, 양쪽 눈의 불 균형과 크기의 차이 등으로 정신착란이나 정신분열 증세가 있는 범죄인 같다, 115

135 이 두 자화상이 년 무렵의 헤세의 참담한 심경과 지친 몸상태를 잘 보여준다. 반 전 운동을 하다 매국노로 몰리는 가하면, 가족 문제. 본인의 문제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심 신의 상태를 보여준다. 그러나 1919년 스위스로 가서 안정을 되찾으며 그림에 변화가 생긴 다. III. 회복기(1921년): 따뜻한 의자 헤세는 1919년 정치적 팜플렛 차라투스트라의 귀환 Zarathustras Wiederkehr 을 익명으로 발표했다가 다음 해에 실명으로 출간했다. 처자와 헤어져서 테씬주( 州 )의 몬타뇰라 Montagnola로 가서 1931년 까지 카무치 별장 Casa Camuzzi에 거주하며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1921년 4월에 그려진 의자와 책, 책꽃이 등이다. 환한 고동색의 의자, 고동색의 창문, 노란빛의 바닥, 창문 바깥의 파란 산, 녹색과 푸른색의 벽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밝은 느낌이다. 같은 해 5월에 그려진 다음 그림에서도 모든 산을 곡선의 연속으로 그려질 만큼 행복과 사 랑이 충만해 있다. 116

136 1925년에 그려진 책으로 장식한 실내 라는 그림이다. 꽃, 꽃병, 책, 책꽃이, 방 분위기 등 모 든 것이 밝고 따뜻한 색깔로 그려져 있다. 사랑과 안정, 축복으로 이루어진 색깔들이다. 독 일 시절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그림이다. IV. 안 정 기(1926): 세상과의 화해 1926년에 그려진 그림이다. 짧은 머리, 훤칠한 이마, 가느다란 담배, 동그란 알의 안경, 쫑긋 한 귀 등으로 전형적인 독일인 혹은 이지적인 남성의 얼굴이다. 불과 몇 년 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작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안정정인 생활을 영위하며 안락한 상태에 있는 것이 엿보인다. 1930년경에 그려진 계단 그림이다. 나선형의 게단 계단을 다 내려오면 아주 좁은 공간의 지 하실인 것 같다. 이 평범한 계단을 왜 그렸을까? 117

137 빙글빙글 돌아서 가장 밑바닥으로 내려오는 것! 사람도 때로는 심리의 가장 밑바닥 까지 내 려가서 자기의 본질을, 본마음을 알고 싶을 때가 있다. 이 계단은 그런 심리에서 그려진 게 아닐까? 스위스에서 평온한 생활을 하며 험난했던 독일 생활을 회상하다보면 내면의 심연으 로 내려가서 자아의 본질이 무엇인지 찾고 싶었을 것이다. V. 환 희 기(1932): 자연인 : 헤세 1932년에 그려진 그림이다. 산, 물, 꽃밭이 있고 하늘에는 해가 떠 있다. 꽃밭에는 갖가지 색깔의 꽃들이 얼굴을 들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헤세는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왼 손은 구 부리고, 오른 손에는 물 뿌리개를 들고 있다. 허리를 왼 쪽으로 굽힌 약간 엉거주춤한 상태 에서 물을 주는데 시선이 물이 흐르는 쪽이 아니라 앞 쪽을 보고 있다. 물을 주기는 주되, 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앞의 경치를 보고 있다. 즉 자기 정원의 특정 꽃에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 하늘, 태양, 산, 물, 꽃 속에서 물을 주는 행위 그 자체에 의의 를 부여하고 있는 자연인인 것이다. 우주의 정원을 가꾸고 있는 자연인 헤세인 것이다. 이것 이 헤르만 헷세를 가장 잘 표현한 진정한 모습이고 전형적인 모습일 것이다. 특이한 것은 여기에서 헤세의 크기가 산, 물, 땅을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옆으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도 균형이 잡혀있고 밑에 물을 주면서도 앞을 쳐다보고 있고, 땅에 있으면서 태양보다 더 높이있는 것 같고 산을 내려다보고 있다. 거의 신과 같은 경지이다. 자연의 정원사 헤세이고 118

138 우주의 정원사 헤세이다. 정원에 물을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대 자연 속에서 우주의 춤을 추는 것이다. 이 그림에서 는 태양도 자연의 작은 일부일 뿐이고 오히려 사람이 가장 크다. 인간도 부처가 될 수 있다 는 즉 신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보인다. 헤세는 구약성서에서 볼 수 있는 독선과 전지전능의 절대 신을 거부한다. 어린 헤세가 아버 지와 갈등을 겪은 것도 아버지가 여호와 하느님 같은 존재로 군림하기 때문이었다. 4) 헤세는 인간 속에 신성이 있기에 내면적 자아가 신이라고 생각했다. 5) 이러한 개념은 모든 인간에게 불성이 있다고 하는 불교의 이론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대자연의 위대한 존재 로서의 인간의 모습이 이 그림에 나타난다. 이 그림과 유사한 이미지를 다음 그림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림의 가장 뒤에는 뾰족한 남성 적인 산이 있고 그 앞에는 여성적인 둥근 곡선이 4개 있다. 중간에 서 있는 나무가 주위의 나무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크고 주변 산들에 비해서도 큰 편 이다. 이 나무는 굵고 큰 둥치에 큰 잎이 5개 달려 있고 모든 방향으로 뻗쳐 있다. 마치 소 인국의 나무들 속에 거인국 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것 같다. 이 나무도 모든 것을 제압하고 우뚝 서 있는 신과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윗 그림의 큰 사람과 이 큰 나무는 같은 이미지 이다. 작가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나무를 보자. 4) 헤르만 헤세에 있어서의 Gott " 의 개념, 홍순길, 한국 헤세 학회, 헤세연구, 1999, p.22 5) 그는 "우리의 가장 내면적 자아는 정신 그 자체이며 신이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이 그의 가장 내면적 자아에 도달할 때 신과의 신비적 합일을 체험한다고 헤세는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이 눈을 외부로 돌려 어떤 지 식이나 수련을 쌓는 것보다는 내면적 완성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헤세는 생각하고 있다. 유리알 유희 Das Glasperlenspiel 에서도 그는 "자네는 어떤 완전한 가르침이 아니라 자네 자신의 완성을 동경해야 한다네. 신성은 그대 속에 있지, 개념이나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네"라고 말하고 있다. 119

139 낭만주의 미술의 거장 프리드리히의 홀로 서있는 나무 6) 에도 우뚝 선 나무 한 그루가 있 다. 그림 속의 들판에 홀로 서 있는 나무는 대부분 작가 자신을 나타낸다. 들판에서 온갖 풍 파를 겪은 나무가 인생의 거친 파도 속에서도 평생 자신의 세계에 몰입하여 외롭게 산 프리 드리히 자신을 나타낸다. 헤세의 나무와 차이가 있다면 프리드리히의 나무는 자연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고 헤세의 나무는 자연을 압도한다. 두 나무 모두 작가 자신을 대변한다는 점 에서 일맥상통한다. 지나치게 큰 헤세와 너무 큰 나무! 이것이 헤세의 자연관, 우주관에서 나온 유사한 이미지이다. 헤세의 1932년 자화상이 이토록 자신감과 환희에 차 있는 이유를 밝혀보자. 헤세는 스위스 에 와서 점점 더 안정을 되찾아가고 행복을 느끼게까지 되었다. 그러다 1931년에 체로노비 츠 출신의 니논 돌빈 7) 과 결혼했다. 그녀는 이해심이 깊고 사랑이 충만한 이상적인 여성이었 다. 그녀와의 결혼으로 헤세는 정신적 욱체적 안정을 느끼게 된다. 그 해에 헤세의 화가 친 구 한스 C. 보드머가 헤세 부부를 위해 멋진 집을 지어주었다. 화가가 지은 집인 만큼 기능 성과 아름다움이 구비된 멋진 집이었다. 인생의 많은 시간을 집도 없이 떠돌며 공복에 시달 리기도 했던 헤세로서는 궁전과 같은 집이었다. 그 기쁨이 얼마나 컸었는지 그림에도 나타 난다. 가장 왼쪽은 실제 그 집의 사진이다. 가운데는 그 집을 사실에 가깝게 객관적으로 그린 그 림이다. 가장 오른 쪽은 환희에 가득차서 그 집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는 꽃들도 기 쁨에 요동치고 집도 꿈틀거리려하고 구름도 집과 소통하려한다 8). 결혼과 새집! 이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어 행복한 나날을 이어갈 때 헤세의 기쁨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었 다. 그 당시 작품 활동도 활발해서 1931년에는 싯다르타 어린이의 영혼 클라인과 바그 너 그리고 클링소어의 마지막 여름 을 한데 엮은 소설집 내면으로의 길 Weg nach innen 을 출간했다. 1932년에 동방순례 Die Morgenlandfahrt 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부인 과 아름다운 새 집에 살면서 즐겁게 집필하던 1931년과 1932년이 헤세에게는 가장 기뻤던 순간의 하나였던 것 같다. 이 해에 그려진 그림들에 유난히 강한 기쁨과 환희가 엿보인다. 6) 1822년작, 베를린 국립미술관소장 7) 니논 돌빈( ,) 니논은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나 14세 되던 1909년부터 헤세에게 편지를 보냈던 문학 소녀였다. 1926년 처음으로 상봉했지만 그 사이에 계속적인 편지 교환이 있었다. 니논은 화가였던 남편과 이 혼한 후 독자적인 예술가의 길을 가고 있었다. 헤세는 자신의 오랜 팬과 1931년에 결혼한 샘이었다. 8) 헤르만 헤세 그림 속의 구름, 헤세연구 제 19집, 장성욱 120

140 VI. 완숙기(1940) 1940년 헤르만 헤세가 서재에 앉아있는 것을 그린 그림이다. 벽에는 그림이 붙어있고, 책 꽃이, 책상, 침대겸용 소파, 차 테이블, 등이 있다. 오른 쪽 책상 위에는 끄르지 않은 소포, 편지 봉투 2장, 종이 3장, 왼쪽 책상에는 서랍이 하나 열려져 있다. 헤세는 안경을 끼고 가 느다란 담배를 입에 물고 느긋하고 편안한 자세로 신문을 보고 있다. 헤세는 명랑한 분위기에서 담배를 물고 신문을 보고 있다. 방 안의 약간 흐트러진 모습이 자유스러움과 생동감, 활력을 표출한다. 전체적으로 만화에 나오는 한 컷 같기도 한데, 간단 하게 그려진 그림치고는 아주 세밀하게 그려져 있고 심리적인 요소까지 엿볼 수 있기에 아 주 훌륭한 그림이다. 각각의 물건들이 살아있고 심지어 차 테이블 밑의 바닥도 살아있다. 문 학인, 지식인으로 여유있는 생활을 영위하는 모습이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서재는 도식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더 딱딱해 보이고, 헤세도 경직되 어 있는 것 같다. 책이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고 책상 서랍은 다 닫혀있고 비교적 잘 정리 되어 있다. 움직임이 없고 생명성이 없는 사물들 속에 현대적이고 이지적인 분위기의 헤세 자신도 훨씬 딱딱해 보이고 무료해 보인다. 즉 위의 그림이 훨씬 더 유머스럽고 역동적이며 재미있다. 121

141 VII. 황혼기(1944): 기억의 반추와 소각 1944년에 그려진 저녁 빛 이라는 그림이다. 헤세의 초상화를 많이 그렸던 친구 군터 뵈헤머 의 작품이다. 헤세의 자화상은 아니지만 헤세를 잘 알고 같이 생활하며 그의 초상화를 많이 그렸던 사람의 그림이라 헤세의 진면목이 배어있을 것이다. 오른 쪽 무릎을 땅에 대고 왼쪽 무릎 위에는 팔꿈치를 얹고 낙엽인지 무엇인지를 태우고 있다. 안경 낀 얼굴은 주의깊게 불 길을 쳐다보고 있고 오른 쪽 손으로는 계속 낙엽이나 종이 같은 것을 넣고 있다. 낙엽 타는 냄새를 맡으며 한가로이 무엇인가를 태우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표정이 너무나 진지하다. 왼 쪽 무릎, 왼쪽 안경, 왼쪽 팔소매, 왼쪽 허리 등은 아주 짙게 그려져 있다. 왼쪽 안경은 짙게 칠해져서 마치 깨어진 듯이 보이기도 한다. 연기 때문에 눈을 약간 찌푸리며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과거의 기억, 고뇌의 잔여물, 회상 등을 하나하나 불 속에 집어넣으며 태우듯이... 왼 쪽과 오른 쪽의 짙게 그려진 정도가 확연히 차이가 나 마치 왼쪽과 오른 쪽은 다른 세계 에 속하는 것 같다. 세운 왼발과 구부린 오른발, 즉 뚜렷하게 그려진 왼 쪽이 현세, 현재, 실상이라면 오른 쪽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 과거, 기억, 사라진 추억 등이라 할 수 있다. 또 현세와 과거, 이승과 저승, 표피와 내면 등등으로도 볼 수 있겠다. 1932년부터 시작하여 10년 걸려 1942년에 탈고한 유리알 유희 는, 작가로서의 생을 총 결산하는 작품이다. 그것은 1930년대 초반부터 히틀러와 나치스의 전횡들을 보면서 인간성 과 현대문명에 대한 연구와 천착의 결과로서 나온 것이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 중에 드러 난 조국의 실상을 비판하며 자기 나름대로의 전쟁을 치룬 것이다. 그러한 활동의 결과 1939 년부터 제 2차 대전이 끝나기까지 헤세의 작품들은 독일에서 "원하지 않는 문학"이 되어 출 판금지 된다. 그의 책을 출판하기 위한 종이도 허락되지 않았다. 수레바퀴 밑에서 나르치 스와 골드문트 관찰 황야의 이리 세계문학의 도서목록 등이 더 이상 독일에서 발행될 수 없게 되었다. 헤세는 슈르캄프 출판사와 협의하여 헤세 전집 을 단행본으로 취리히에 있는 프레츠와 바스무트 출판사에서 간행하기로 했다. 최초의 시 전집 시집 Die Gedichte 이 1942년에 취리히에서 출간되었다. 1943년에는 유리알 유희 Das Glasperlenspiel 가 2권 으로 취리히 에서 출간되었다. 독일에서는 1944년 나치스 비밀경찰이 헤세 작품을 독일에서 122

142 출판한 페터 슈르캄프를 체포했다. 비록 스위스에 살면서 박해를 피하기는 했지만 조국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일들로 헤세의 심기가 편할리 만무했다. VIII. 완 성 기: 자아실현 헤세가 가장 마지막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자화상이다. 뜨거운 햇볕도 잘 막아줄 것 같은 창이 아주 넓고 유연한 모자! 이 모자의 형태가 한가로움, 휴가, 느긋함, 여유, 풍부함 등 이 미지를 발산한다. 두 개의 동그란 안경알, 그 뒤의 두 눈은 명철함을 나타낸다. 굳은 의지를 나타내는 일자로 꽉 다문 입의 여유, 명석함을 보여주는 것 같은 큰 귀, 우뚝 솟은 코, 약간 의 주름 이런 것들이 노련하고 성숙하고 풍부하고 현명한 헤세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즉 지 혜롭고 노련한 현자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헤세가 죽기 전날 쓴 시와 그 옆의 나무 그림을 살펴보자. 헤세는 가지 친 떡갈 나무 라는 시에서 자신도 하나의 나무 9) 라고 피력했다. 따라서 나무 그림에 당연히 그의 심 상이 묻어있고 죽기 전날 밤에 그린 것이기에 더욱 의의가 있다하겠다. 가지가 잘려진 나무 에서 이제는 겨우 매달려 있던 낡은 가지의 신세가 되었다가 그 가지 자체도 떨어져 이 세 상과는 하직해야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꺾어진 가지](1962) 꺾어져 부스러진 나뭇가지 이미 여러 해 동안 그대로 매달려, 메마른 체 바람에 날려 삐걱거린다. 잎도 없이, 껍질도 없이, 벌거숭이로 빛이 바랜 체 너무 긴 생명과 너무 긴 죽음에 지쳐버렸다. 딱딱하고 끈질기게 울리는 그 노랫소리, 반항하듯이 들려온다. 마음 속 깊이 두려움에 떨려온다. 아직 또 한 여름을 9) 나무여 그들이 너를 가지 친 모습이라니 기이하고 낯설게 서 있는 네 모습이라니 네 안에 고집과 의지밖에 남 지 않을 때까지 네가 수백 번 겪었던 그 고통! 나는 너와 같다. 베어지는 고통스런 삶을 나는 중단하지 못하 고 (...) 123

143 아직 또 한 겨울 동안을. 이 그림은 충분한 시간 속에 오랫동안 심사숙고하고 구상한 그림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기 력이 없는 가운데 짧은 시간에 간략하게 그려진 것 같다. 붓 터치도 단번에 순식간에 한 것 같다. 꺽어진 가지라면 가냘프고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가 연상되는데 이 그림 속의 나무는 잎도 파릇파릇하고 둥치도 튼튼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 그림 속의 나무에는 없는 나무 주변 의 낙서같은 칠, 복잡한 선들이 꺾어진 가지로 상징되는 작가의 과거, 지나간 인생, 가지가 지 경험의 편린들이 나타난 게 아닐까? 아랫 부분과 옆 부분의 검은 색깔들 위로 우뚝 솟 은 푸르름은 헤세 자신의 인생경험과 개인적 투쟁들을 이야기 해준다. 이 시를 쓰고 난 다 음날 헤세는 이 세상이라는 나무에 겨우 달려있던 꺽어진 가지의 마지막 연결마저도 다 놓 아버리고 영원의 땅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이 그림이 작가의 얼굴을 그린 자화상은 아니지 만 작가의 심상이 나타난 그림이라 점에서 간접적인 자화상이라 볼 수 있겠다. 비록 오래되 고 낡은 "꺽어진 가지 라고 자칭했지만 그래도 푸르름이 생생한 것은 작가의 마지막 순간까 지도 깨어있던 정신, 영원의 예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헤세는 죽기 바로 전날 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7번 C장조 309번을 들으며 잠들었으 며, 그 상태에서 저 세상으로 갔다. 마지막 시를 쓰고, 마지막 그림을 그리고, 애청 음악을 마지막으로 들으며 세상을 하직했다. 실로 깨달은 현자의 열반같은 죽음이었다. IX. 결 론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동서양의 사상에 해박했던 노벨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도 처음부 터 세상의 각광을 받는 위대한 작가가 아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조국에서서 배반자, 매 국노, 변절자 등의 명칭으로 박해를 받기도 했고 가족 문제로 정신이상이 되기도 했다. 위 기 상태의 그를 구한 것이 그림 그리기였다. 글을 써서 야기된 문제들로 인한 고통과 고뇌 의 상당 부분을 그림이 치료한 것이다. 우리는 그의 그림들 중 자화상을 중심으로 분석을 했다. 그의 자화상 중 가장 먼저 그린 그림에는 그가 그 당시 받은 핍박과 고통의 자태가 역력히 묻어있다. 정신착란과 정신분열 등의 증세가 그림의 색깔, 형태, 분위기 등에 나타났 다. 스위스로 이주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며 그린 그림에는 여유와 사랑, 행복이 점점 더 내 포되어 있다. 정신적 육체적 안정은 물론 예술적인 성취도도 높아졌을 때 그의 자화상에는 124

144 격렬한 전율이 흘렀다. 특히 1932년에 그려진 헤세의 자화상에는 그 당시 만끽하고 있던 생 의 기쁨과 환희는 물론, 헤세의 자연관 우주관, 철학이 스며있다. 더 나이가 들면서는 기쁨 과 환희도 훨씬 더 심도깊게 내재화되어 고차원적인 단계로 되었다. 말년의 자화상에는 인 생의 생 노 병 사, 인간의 희 노 애 락, 선과 악 등 모든 것을 개관적으로 관조할 줄 아는 현자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죽기 전날 그린 나무 그림은 비록 얼굴을 그린 것은 아니지만 헤세의 마지막 심상을 잘 담고 있다. 어떤 그림은 자화상인지 아닌지 분별하기 힘든 것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헤세의 자화상 연구는 그의 문학관 인생관 우주관을 엿볼 수 있는 좋 은 계기가 되었다. 125

145 제 3 분과 : 미디어/문화학 및 교육 4월 20일 (금) 15:20 ~ 18:10 / 세미나실 304호 김형래(한국외대): 들뢰즈의 표현주의 영화론 김면(연세대): 통일로 본 독일민속학 김재명(강원대): 디트리히 전설에 숨은 역사적 실체 4월 21일 (토) 09:30 ~ 12:10 / 세미나실 304호 현희(서울대): 상호문화 지역학 - 성명 이미영(한국외대): 독일어 교재의 작문 교육 내용 분석 연구 곽병휴(경성대): 제 2차 통합 지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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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들뢰즈의 표현주의 영화론 - 강도( 强 度 )의 개념을 중심으로 김형래(한국외대) I. 들어가며 들뢰즈의 시네마 1: 운동-이미지 와 시네마 2: 시간-이미지 는 영화사이며 영화 이론이고 영상 이미지의 분류학이다. 동시에 그의 시네마 는 영화사도 영화 이론도 이미지의 분류학 도 아니다. 그것은 그의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며 사유의 한 모델이다.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를 다룬 시네마 는 이미지에 대한 사유를 통해 그의 철학적 입장을 드러낼 뿐 만 아니라 영화와 사유의 관계를 보여주는 들뢰즈의 중요한 후기 저작 중 하나이다. 본고는 특히 시네마 1 의 제3장, 편집 부분을 다루며, 그 중에서도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편집방식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다. 들뢰즈의 시네마 는 지금까지 국내외서 많이 연구되 어 왔다. 그 중 데이비드 노먼 로도윅의 질 들뢰즈의 시간기계, 로널드 보그의 들뢰즈와 시네마, 그레고리 플랙스먼의 뇌는 스크린이다, 드 라코트의 들뢰즈: 철학과 영화, 박성 수의 들뢰즈와 영화 등이 우리말로 번역 소개되었다. 그 외에 국내외 연구논문들이 계속 하여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저서와 논문들은 대개 너무 광범위하거나 개괄적이며, 특 히 영화의 실제보다는 들뢰즈의 철학 개념 위주로 다룬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본고는 이러한 빈자리를 보완하기 위해 들뢰즈가 어떻게 독일 표현주의 영화를 편집과 운동-이미지의 관점 에서 분석했는지를 특히 강도의 개념 을 중심으로 상술하고자 한다. 본고는 먼저 표현주의 영화에 대한 논의가 운동-이미지와 편집의 틀 내에서 어떤 위치를 점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들뢰즈의 이미지론과 운동-이미지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한다. 따라 서 II장에서 들뢰즈의 이미지와 운동-이미지에 대한 논의를 간략하게 다루고, III장에서는 운 동-이미지 내에서 편집의 위상과 표현주의 영화의 관계를 다룸으로써 본고가 논의하고자 하 는 영역을 한정한다. IV장부터는 본격적으로 표현주의 영화의 이미지를 분석한다. 특히 강도 의 개념을 통해 들뢰즈가 제시하는 표현주의 영화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것이다. II. 이미지와 운동-이미지 들뢰즈의 철학적 입장은 그의 이미지론이 관념론과 실재론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 는 사실을 통해 드러난다. 1) 관념론에 의하면 이미지가 현실 세계를 창조해낸다. 반면 실재 론에 의하면 현실 세계 혹은 물질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관념론과 실재론에서 이미지란 주체의 의지, 의식, 사유, 관념, 이념, 표상, 상상, 환상 등을 의미한다. 2) 그러나 들뢰즈의 이 미지는 물질 혹은 현실 세계와 대립되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의 이미지는 눈을 감았다 뜨 면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이다. 그에게는 주체의 의지, 의식, 사유, 관념, 이념, 표상, 상상, 환상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서의 이미지와 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만물이 이미지이다. 그래서 들뢰즈에게 이미지는 우주 만물의 총화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와 세상, 자아와 피 1) 그의 이미지론은 시 네마 에 서 명백히 언급되고 있듯이 베르그손의 이미지론에 빚지고 있다. 다만 들뢰즈가 베르그손의 이미지론을 발전시켜 영화에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를 뿐이다. 이에 반해 베르그손은 애초에 영화를 허구적 운동을 재생산하는 기작 정도로만 간주하였다. 2) M irjam Schaub, Gilles Deleuze im Kino: Das Sichtbare und das Sagbare, München 2003, 1l쪽 참조. 126

148 아, 주체와 객체가 모두 이미지이니 이러한 구분은 소용이 없다. 이로써 관념론과 실재론의 차이는 소멸된다. 들뢰즈의 이미지론은 또한 달리 말하면 니체처럼 특히 플라톤의 재현적 체계의 전복을 겨냥 하고 있다. 동일성을 중심으로 하는 재현적 체계란 니체 이전까지의 서구 사상의 주된 특징 이기도 하다. 플라톤에게 있어 이미지에는 위계질서가 있다. '이데아 - 현실 세계 - 예술 작 품'의 위계가 있듯이 이미지에는 원본 - 사본 - 환영 의 위계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위계는 원본과의 상동성, 즉 동일성 정도에 따라 성립된다. 이러한 이미지의 체계, 즉 재현의 체계 는 이처럼 원본과의 동일성에 근거하여 위와 아래, 먼저와 나중이라는 위계질서와 선형적 시간관을 형성한다. 그러나 들뢰즈의 이미지는 원본에 대한 재현의 이미지가 아니다. 원본과의 동일성을 전제하 지 않고 먼저와 나중 같은 선형적 시간성을 전제하지 않는다. 들뢰즈의 이러한 사유의 체계 를 대변하는 개념이 내재성의 평면(plan d'immanance) 이다. 이것은 무한한 이미지들의 열 린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재성의 평면에 펼쳐진 이미지들은 안과 바깥, 위와 아래, 먼 저와 나중이라는 이원성을 갖지 않는다. 플라톤의 재현적 체계, 그리고 관념론과 실재론. 들뢰즈의 이미지론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같은 전통 철학의 이원론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그의 사유를 가장 잘 대변하는 이미지의 체계를 보여준다. 시네마 에서 들뢰즈는 자기의 사유를 전개하기 위해 영화의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를 탐구한다. 본고는 먼저 시간-이미지 이 전에 운동-이미지를 탐구한다. 운동-이미지에 대한 들뢰즈의 사유는 베르그손의 운동에 관한 논제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운동에 대한 논제는 시간에 관한 사유와 맞물려 있다. 어떤 대상이 A에서 B로 운동하는 것 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즉 운동은 시간 속에서만 가능하다. 운동에 관한 논제에서 시간이 중요한 것은 시간에 대한 고대와 근대 과학의 사유가 베르그손의 사유와 다르기 때 문이다. 고대와 근대 과학은 시간을 공간화하여 사유함으로써 허구적 운동만을 재생산할 뿐 이다. 그러나 베르그손은 공간화된 시간 대신 지속의 시간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진정한 실 제의 운동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엘레아의 제논의 역설은 고대의 운동 개념에 대한 적절한 예를 제시한다. 제논에 의하면 화 살의 역설에서 날아가는 화살은 매 순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있는 것이다. 화살이 어느 지점을 지날 때 그 순간만큼은 화살이 멈추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화살은 매 순간 멈 추어 있으므로 결국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이분법의 역설에서 A 지점에서 출발한 어떤 사 람은 B 지점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다. B 지점에 도달하려면 A와 B의 중간 지점인 C를 지 나야 하고 C에서 B에 도달하려고 하면 다시 C와 B의 중간 지점인 D를 지나야 한다. 이렇게 지나야 하는 공간을 무한히 이분한다면 영원히 B지점에 이를 수 없다.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역설에서 아킬레스는 10m 앞서 달리는 거북이를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다. 아킬레스가 10m 지점에 도달하면 거북이는 11m 지점에 이르고, 다시 아킬레스가 11m 지점에 도달하 면 거북이는 11.1m 지점에 이른다. 이렇게 계속 같은 비율로 거북이가 앞서 가면 아킬레스 는 거북이를 영원히 따라 잡을 수 없다. 이러한 역설이 가능한 것은 제논이 시간을 공간화 하여 사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르그손에 의하면 시간은 공간처럼, 즉 시계 위의 시간처럼 균질적인 간격으로 분 할할 수 없다. 이처럼 분할할 수 없는 시간을 지속이라는 시간 개념으로 설명했다. 따라서 실제 운동은 균질적으로 분할할 수 있는 추상적 시간이 아닌 구체적 지속에 의해 재구성될 127

149 수 있다. 베르그손은 이러한 시간관을 바탕으로 가짜 운동의 공식과 실제 운동의 공식을 제 시한다. 가짜 운동 -->부동적 단면+추상적 시간 과 실제 운동 -->동적 단면+구체적 지속 이 그것이다. 베르그손은 이러한 가짜 운동의 공식에 영화적 환영 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반 면 들뢰즈는 베르그손의 지속 개념을 더욱 확장시켜 영화적 운동이 가짜 운동이 아니라 실 제 운동이라고 주장한다. 영화는 1초에 24프레임으로 운동을 재구성한다. 혹은 들뢰즈의 용어로 말하자면 포토그램 photogramme 으로 운동-이미지가 구성된다. 여기서 베르그손은 한 장의 사진에 불과한 하 나의 포토그램을 균일 간격으로 분할된 부동적 단면으로 간주하고, 운동은 여기에 추상적 시간을 더하여 생성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생성된 운동을 베르그손은 가짜 운동, 즉 영화적 환영 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베르그손은 물질과 기억 에서 지속의 시간 개념을 통해 프레임이 부동적 단면이 아니라 동적 단면임을 논증한 것이나 마찬가지이 다. 각각의 포토그램이 항구적으로 변화하는 동적 단면이라면 영화의 운동은 가짜 운동이 아니라 구체적 시간이 부여된 실제 운동이 된다. 가짜 운동에서는 시간의 매 순간이 부동적 단면과 같고, 실제 운동에서는 매 순간이 동적 단면과 같다. 얼핏 부동적이고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포토그램이 어떻게 동적 단면이 되는 것일까. 베르그손에게 이미지는 빛이고 운동이다. 각각의 이미지는 빛처럼 무한히 뻗어나간 다. 때로 다른 이미지와 만나면 투과하거나 반사된다. 그리고 서로 작용과 반작용을 일으키 기도 한다. 여기서 이미지가 빛이라면 이미지는 닫혀있는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다. 이미지는 무한한 우주, 즉 전체를 향해 열려 있으며 전체 혹은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이미 지의 작용이 운동이며, 여기서 운동-이미지가 형성된다. 그래서 포토그램은 동적 단면이 되 고, 운동-이미지가 될 수 있다. 지속은 전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베르그송은 설탕 입자가 물에 용해되어 설탕물이 되는 과 정을 통해 지속을 설명한다. 여기서 지속은 불가역적이며 분할할 수 없는 질적 변화를 의미 한다. 한편 설탕물 실험은 설탕과 물 그리고 관찰자라는 집합을 형성하고 설탕 입자가 설탕 물로 변화하는 과정은 설탕 입자와 물이라는 집합의 부분들의 변화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이 과정은 전체 집합의 변화를 야기한다. 즉 그 과정을 지켜보는, 기다림의 과정에 참여하는 관찰자의 변화를 포함한다. 부분들의 변화는 전체의 변화에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부분들의 운동이 전체를 향해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지속의 운동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포토그램은 지속의 운동을 하는, 다시 말해 전체를 향해 열려 있는 운동-이 미지로서 동적 단면이 된다. 예를 들면 정지된 미완의 동작을 담고 있는 한 포토그램은 다 음 포토그램에서 그 동작을 완성한다. 포토그램은 하나의 완결된 집합을 형성하지만 이 집 합은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다음 포토그램을 향해 열려 있고, 또 영화 전체와 연결 되어 있기 때문에 동적 단면이며 지속의 운동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처럼 운동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닫힌 집합 내에서의 부분들의 운동과 전 체를 향하는 지속으로서의 운동이 그것이다. 들뢰즈는 같은 논리로 운동-이미지로서의 프레 임과 쇼트, 그리고 편집을 설명한다. 여기서는 물론 본고의 주제인 편집에 대한 논의만 다루 고자 한다. III. 표현주의 영화와 편집의 관계 편집(몽타주)은 쇼트 간의 연결 혹은 허구적 연결을 통해 이루어진다. 물론 몽타주는 포토그 128

150 램과 프레임, 쇼트 내에서도 발견된다. 들뢰즈에 의하면 몽타주는 운동-이미지이며 시간의 간접적 이미지이다. 직접적 시간-이미지가 부분들의 변화 없이 전체의 변화, 즉 의식의 흐름 만을 표현하는 텅 빈 이미지를 의미한다면, 시간의 간접적 이미지는 부분들의 변화와 전체 의 변화를 동시에 표현한다. 이 두 이미지에 대한 자세한 비교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여기 서는 들뢰즈가 분류한 네 가지 편집 방식부터 살펴보자. 우리는 네 가지 유형의 편집방식을 보았다. 각각의 경우에 운동-이미지는 아주 다른 구성방식의 대 상이 된다: 즉 유기적-능동적이며 경험적이라기보다 차라리 경험주의적인 미국영화의 편집방식; 변 증법적이며 유기적 혹은 물질적인 소련영화의 편집방식; 유기성과의 단절에서 드러나는 프랑스 유 파의 질적-심리적 편집방식; 비유기적인 생명을 비심리적인 생명과 이어주는 독일 표현주의의 강렬 한-정신적 편집방식이 그것이다. 3) 들뢰즈는 각각의 경우를 통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성된 운동-이미지를 규정하고 있다. 본 고에서는 미국 유파, 소련 유파, 프랑스 유파는 생략하고 독일 유파만을 다룰 것이나, 필요 하다면 각각의 유파를 참고로 언급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독일 표현주의 영화를 편집 유파에 포함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 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표현주의 영화는 편집 이론의 범주 내에서 잘 다루지 않기 때문이 다. 그렇다면 어떤 측면 때문에 표현주의 영화를 편집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인가. 명백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소련 유파의 편집방식과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편집방 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소련 유파가 쇼트와 쇼트 간의 커트와 커트의 새로운 배치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내는 방식으로 편집을 이해했다면, 독일 표현주의는 쇼트와 쇼트의 물 리적 연결이라는 의미의 편집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미국 유파나 프랑스 유파도 편집을 각 기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상호간에 편집과 관련한 어떤 유사성을 찾기 는 쉽지 않다. 물론 빛과 그림자의 대립을 통해 동일한 프레임 내에서 화면을 분할하고 종합하는 방식의 편집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들뢰즈는 이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에 의하면 편집의 유 일한 일반성은 그것이 영화적 이미지를 전체와의 관계 하에 놓는다는, 다시 말해 개방성 Ouvert으로 이해된 시간과의 관련 하에 놓는다는 것이다. 4) 말하자면 편집은 두 측면과 연 결되어 있다. 즉 그것은 부분과 전체이며, 가변적 현재인 부분과 무한히 개방된 전체이다. 표현주의 영화에서 가변적 현재는 강렬화의 단계로 나타나며, 전체는 역동적 숭고미의 강렬 한 정신적 총체성이 될 것이다. 5) 그밖에도 표현주의 영화가 비유기적인 생명을 비심리적인 생명과 이어준다는 측면에서 고유의 편집방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편집과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표현주의 영화가 편집방식에 대한 논의에 속하게 된다. 물론 이에 대한 논의는 뒤에서 보충되어야 할 것이다. IV. 강도와 표현주의 영화의 특징 1. 강도의 개념 들뢰즈는 독일 표현주의 영화를 분석하면서 강도의 개념을 시종일관 그 기저에 배치하고 있 3) 질 들뢰즈 (유진상 역): 시네마 1: 운동-이미지, 시각과언어 2002, 103쪽. 4) 같은 책, 104쪽 참조. 5) 같은 책 참조. 129

151 다. 강도의 개념은 들뢰즈 철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이다. 먼저 간략히 강도의 개념을 살펴 본 다음, 이 개념이 표현주의 영화에 대한 논의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아본다. 독일어로 강도는 Intensität로, 강렬화는 Intensivierung으로 번역할 수 있다. 강도 또는 강렬 화는 일반적으로 어떤 것의 강함의 정도 혹은 농도의 정도를 표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강 함 혹은 농도는 단계를 갖게 된다. 특히 강렬화는 강함이나 농도의 단계가 높아짐을 의미하 고 동시에 그러한 높아짐의 진행과정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강도나 강렬화는 어 떤 대상의 고정된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상태의 끊임없는 변화를 표현하는 개념 이다. 이러한 변화는 모든 현상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내재적 리듬에 의해 가능하다. 그리 고 이 고유의 내재적 리듬은 다른 것과 접속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강도는 그 고유성에 의한 순수 차이를 포착하기 위해, 그리고 계량화할 수 없는 힘을 파악하고 변 이와 생성을 포착하기 위해 사용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들뢰즈는 이러한 강도의 사유에 의 지하여 표현주의 영화의 운동-이미지들을 분류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빛은 운동이다. 표현주의 영화에서는 그냥 운동이 아니라 강렬화의 운동 이다. 프랑스 유파에서와는 달리 빛과 그림자는 서로 교차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 로 대립한다. 그것은 격렬한 싸움과도 같으며, 그것은 하나의 대결과도 같다. 빛과 그림자, 빛과 암흑과의 대결이다. 대등한 양과 강도의 빛과 암흑이 공존하며 갈등하고 화해하며, 통 일성이나 총체성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암흑과의 대결에서 빛의 양이나 농도가 많아지거나 적어지는 밝기의 단계를 가진다. 이것이 강렬화의 운동이다. 빛의 강렬함(강도 혹은 농도)이 작아지면 빛의 0도에 이르고, 이는 관념적 하강의 의미를 낳는다. 다시 말해 빛의 양이 줄어 들면 영화에서 주인공의 추락이나 파멸을 의미한다. 2. 관념적 하강 <파우스트> 무르나우 F.W.Murnau의 영화 <파우스트 Faust>(1926)에서 파우스트는 그레첸을 유혹하여 임신하게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레첸의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죽고 그레첸의 오빠는 130

152 파우스트와 결투하다 죽게 된다. 그레첸은 한겨울에 아이까지 낳지만, 마을 사람들은 부도덕 한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 결국 그레첸은 눈보라 속에서 아이를 죽게 둘 수밖에 없다. 하 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영아살해자로 단죄한다. 이 죄로 그녀는 화형에 처해진다. 위의 이미지들은 그레첸이 어머니와 오빠가 죽은 후 어머니가 사용했던 빈 의자를 끓어 안으며 절망하는 장면이다. 여기서 빛은 암흑과의 대결에서 암흑에 자리를 내주고 영도까지 하강한 다. 이는 관념적 하강을 의미하며 그레첸의 추락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각각의 이미지는 강렬화의 정도, 즉 강도가 단계를 이루며 하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의 이미지들은 그레첸이 화형에 처해지는 장면이다. 장작더미에 불이 붙여지자 파우스 트가 그레첸의 이름을 외치며 불타는 장작더미 속으로 뛰어들고, 파우스트를 알아본 그레첸 이 파우스트와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다. 그러나 이미 그들의 운명은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이때 검은 연기가 그들을 덮치면서 그들의 죽음을 암시한다. 빛은 암흑에 자리를 내주고 관 념적 하강을 허락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이 바로 들뢰즈가 말하는 강렬화의 운동-이미지인 것이다. <파우스트> 이러한 예는 무르나우의 <마지막 웃음 Der letzte Mann>(1924)에서 호텔 도어맨 doorman 의 추락을 표현할 때도 발견할 수 있다. 131

153 <마지막 웃음> 호텔 도어맨이 나이가 들어 힘든 일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호텔 관리자는 사직을 권고하 고, 그 대신 화장실 관리를 맡긴다. 충격을 받은 그는 아내에게 이 일을 숨기고 반납했던 도 어맨 유니폼을 훔쳐서 갈아입은 다음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출퇴근한다. 그러나 그의 행각은 가족과 이웃에게 발각되고, 그는 절망한 나머지 화장실 구석에서 끝없는 추락을 경 험하게 된다. 이때 빛과 어둠의 대결은 어둠의 승리로, 즉 빛의 영점으로 귀결된다. 강렬화 의 하강 운동인 것이다. 이는 빛의 하강 운동이며 생명의 추락을 의미한다. 3. 대조와 혼합 강렬화의 운동은 또한 단계로 나타나며 이 단계는 대조와 혼합의 형태로 표현된다. 빛과 빛 의 영점, 즉 빛과 그림자 혹은 밝음과 어두움은 강렬화의 하강과 상승을 통해 나타나며, 그 둘은 때로 대조되거나 혼합되어 나타난다. <니벨룽겐> 먼저 표현주의 영화에는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일련의 선들의 대조를 통해 강렬화의 하강과 상승을 보여주는 예들이 있다. 프리츠 랑 Fritz Lang의 <니벨룽겐 Die Nibelungen>(1924)에 서 숲속으로 비쳐드는 빛 속에서 이러한 대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숲속의 어둠과 숲 바 깥에서 비쳐드는 빛의 대조가 숲속의 나무들로 인해 줄무늬로 나타난다. 그리고 각각의 줄 무늬는 명도의 차이를 나타내며 단계로서의 빛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강렬화의 운동을 보여 준다. 또 성당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줄기 역시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진 일련의 선들을 형성 132

154 하고 이러한 선들의 명도와 농담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운동-이미지를 보여준다. 6)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로베르트 비네 Robert Wiene의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Das Kabinet des Dr. Caligari>(1920)에서는 이러한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진 선들의 대조가 무대 장치 위에 그려 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선들은 수평선이나 수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나 사선 혹은 대각선 등 으로 이루어져 있어 동적 느낌을 준다. 7) <어리석은 아내들> <여왕 켈리>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르지만 스토로하임 Erich von Stroheim도 표현주의의 특성을 드러 낸다. 들뢰즈에 의하면 그는 광선주의자 luministe이다. <어리석은 아내들 Foolish Wives>(1922)에서 덧창을 통해 누워있는 여자를 비추는 빛의 줄무늬나 어두운 방으로 비쳐 드는 빛의 줄무늬, 그리고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광선은 일련의 대조를 보여준다. 또 <여왕 켈리 Queen Kelly>(1929)에서 순진한 처녀 켈리를 포위한 벽난로에서 비추는 역광과 전면 의 촛불은 미묘한 빛의 단계를 보여주거나 윤곽을 흐리는 효과를 동반한다. 4. 비유기적 생명의 생동적 도약 위와 같은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진 선들의 대조는 매우 유동적이다. 따라서 이것은 회화에 서 명암법(clair-obscur)에 상응하는 형태를 띤다. 명암법에 의하면 명과 암의 대조가 유동적 인 단계를 가진다. 그리고 대상의 형태는 윤곽선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명암의 미세 한 명도차에 의해 드러나게 되고, 원근감도 여기서 생겨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뚜렷했던 명 암의 대조는 흐려지거나 어두워지고 불투명해지기도 한다. 6) 들뢰즈는 이 부분에서 부분들의 강렬한 운동에 의한 운동-이미지만을 언급하고 있지, 이것의 전체와의 관계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즉 이것이 어떤 관념적 의미를 갖는지는 함구하고 있다. 7)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이 줄무늬가 어떤 관념적 의미를 표현하는지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다만 빛과 그 림자의 대조는 영화의 전체 주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 133

155 <여명 Sunrise>(1927, 무르나우) 이렇게 흐려지거나 어두워지고 불투명해진 안개속이나 늪, 자연은 유기체의 지혜나 한도를 무시하는 끔찍한 삶 8) 을 대변한다. 즉 우리가 예측하거나 상상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를 불 러일으킨다. 그리고 이 어둠 속에서 유기체가 아닌 사물들이 생명을 얻는다. 따라서 흐릿한 빛 속에서 등장하는 사물들, 벽, 가구, 집, 지붕, 그림자들은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으며 무 시무시한 공포감을 만들어 내는 무의식적인 영혼 9) 이 된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영혼들은 표현주의 영화 도처에서 발견된다. 들뢰즈는 여기서 유기체든 비유기체든 모든 사물에 공통 적인 전유기적인 생명력을 믿는다. 이 생명력은 강한 발아성 10) 을 가짐으로써 물질조차 생 명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생명을 얻은 사물들은 따라서 표현주의 영화에서 매우 동적이고 광폭한 운동을 보여 준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지속적으로 꺾이는 선들은 연장적이고 계량적인 것이라 기보다는 충동적이고 새로운 힘을 느끼게 한다. 소위 이것은 변이와 생성을 유발하는 강렬 한 힘 이다. 표현주의의 강렬함은 프랑스 유파의 연장성을 대체한다. 11) 표현주의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표현주의를 유기적 재현에 대립시킨 최초의 이론 가 12) 인 보링거 Wilhelm Worringer는 이러한 강렬한 힘을 생동적 도약 13) 이라고 표현하였 다. 그에 의하면 표현주의에서 선은 유기적인 윤곽을 그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수직선과 수 평선으로 이루어진 기계적 배치를 위한 것도 아니다. 표현주의의 선은 고딕적이고 북방적 인 장식선 14) 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선은 윤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구축한 다. 15) 결국 비유기적 생명의 생동적 도약이나 강렬화를 표현한 것은 앞서 언급한 장식선이나 꺽인 선, 지붕, 가구, 집뿐만 아니라 <칼리가리 박사>의 몽유병 환자, <골렘 Der Golem>(1920, 파울 베게너 Paul Wegener)의 진흙인형,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1931, 제임스 웨일 James Whale)의 프랑켄슈타인으로 나타난다. 8) 질 들뢰즈 (유진상 역): 시네마 1: 운동-이미지, 시각과언어 2002, 96쪽. 9) 같은 책. 10) 같은 책, 97쪽. 11) 다음과 같은 예를 통해 연장성과 강도의 차이를 알 수 있다. 100미터라는 외연적 크기가 1미터짜리 부분 100개의 나열로 번역되는 것과 달라, 하나의 강도적 크기는 서로 독립된(서로 왜재적인) 부분들의 종합으로 번역되지 않는다. 가령 30도라는 온도는 10도짜리 온도 셋의 종합으로 이해될 수 없다. 세 개의 10도로부터는 어떤 식으로도 30도라는 온도의 크기가 도출되지 않는다. (서동욱: 들 뢰즈의 철학, 민음사 2004, 24쪽) 12) 앞의 책, 97쪽. 13) 같은 책. 14) 같은 책. 15) 같은 책, 98쪽 참조. 134

156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Bride of Frankenstein> (1935, 제임스 웨일) 5. 기하학 들뢰즈에 의하면 표현주의 영화의 기하학적 구조물들에서 선들 의 역할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간을 묘사하는 윤곽선의 역 할이 아니라 공간을 구축하는 고딕적인 기하학 을 보여주고 있 다. 명암법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물은 음영의 농담 차에 의해 그 윤곽을 드러냄으로써 윤곽선이 불필요해진다. 그 대신 선은 고딕 건축 양식에서처럼 날카롭게 뻗어나가는 무한성을 강하게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드러낸다. 그리고 선은 건축 표면을 장식하는 장식선의 기능을 한다. 공간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구축한다 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더구나 빈번히 꺾이는 선들은 응축되고 축적된 힘을 꺾이는 순간 발산한다. 그리고 이 꺾임 속에 강렬화의 운동이 있으며, 이는 변이와 생성의 계기가 된다. 바로 이것이 운동-이미지에 다름 아니다. 여기에 서도 또한 사물들의 비유기적 생명성이 드러난다. <골렘> 표현주의 영화는 수평선이나 수직선 대신 사선과 역사선을, 원형이나 구형 대신 원추형을, 사각형 대신 예각과 날카로운 삼각형의 기하형태를 많이 사용한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 실>에서 밀실의 문과 창문들, 그리고 <골렘>의 지붕들과 모자들이 그렇다. 135

157 <메트로폴리스> <메트로폴리스 Metropolis>(1927, 프리츠 랑)에서 거대한 건축물들은 선들의 연장과 점들의 축적을 통해 그 웅장함과 거대함을 강조하고, 명암법의 명도 차에 의해 입체감과 사실감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거대 도시의 역동성은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자동차들과 교통수단들에 의해 그리고 기울어진 구도를 통해 강조된다. 거대한 건축물은 생명을 얻어 괴물처럼 보인 다. 인간은 그 속에 매몰되어 보이지 않는다. 들뢰즈는 이 속에서 기계와 인간의 차이가 뒤 섞여 버린다고 했지만 그 이상이다. 기계와 이 건물들이 인간을 압도한다. 그리고 이것은 사물들의 잠재적인 비유기적 생명 16) 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6. 색채와 강렬화의 운동 들뢰즈는 그리피스와 에이젠슈타인이 이미 컬러 이미지 구현을 시도했지만 진정한 색채주의 의 선구자는 표현주의라고 말한다. 실제로 표현주의 영화들은 대개 흑백 영화이지만 다양한 강도의 색채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이러한 색채 현상을 괴테의 색채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괴테에 의하면 모든 색채 현상은 흰색과 검은색의 대립관계에서 발생한다. 괴테는 이러한 대립 관계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색환(Farbkreis) 위의 모든 색의 생성을 설명한다. 이를테면 한편으로는 빛과 밝음과 같은 원현상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암흑과 어둠 같은 원현상 이 있으며, 그리고 그 둘 사이에 흐림이라는 원현상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립으로부터 마찬가지 로 서로 간에 대립을 보이는 색채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17) 따라서 표현주의 영화가 대개 흑백이지만 다양한 색채를 구현한다고 볼 수 있다. 즉 흰색이 어두워져 노란색이 되고 검은색이 밝아져 파란색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 두 색이 겹쳐서 결국 순수한 적색, 즉 자색을 형성한다. 괴테는 이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한다. 흰색 종이 위에 검은색의 종이 띠를 가져오면, 그 위에 청자색의 띠가 퍼져나가면 주홍색의 테두리 와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그 사이에 있는 검은색은, 앞의 경우에 그 사이에 있는 흰색처럼, 제거되 고 선명하고 순수한 적색이 그 자리에 나타난다. 우리는 그것을 이따금 자색이라고 불러왔다. 이제 그 색들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6) 같은 책, 99쪽. 17) 요한 볼프강 폰 괴테(장희창 역): 색채론, 민음사 2012, 15쪽. 괴테의 색채론의 특징은 뉴턴의 색채론과 비 교함으로써 잘 드러난다. (...) 뉴턴에게 색채란 그 관찰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객관적 실체이다. 반면에 괴테는 색채 현상을 밝음과 어둠의 양극적 대립 현상으로 보면서 인간의 감각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색체 자체의 실체를 인정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이 후에 그의 색채 이론의 토대가 된다. (8) 136

158 청색-청적색-자색-주홍색-황색 18) <메트로폴리스> 들뢰즈는 이러한 현상을 강렬화의 운동을 통해 생겨나는 강렬화의 단계로 설명한다. 노랑과 파랑은 강렬화의 운동을 통해 여러 단계의 색채현상을 띠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현상 을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색채현상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메트로폴리 스>이다. 주인공 마리아가 로봇이 되는 과정에서 그와 같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들뢰즈 에 의하면 여기서 모든 강렬화의 색단계들이 나타난다. 붉은 기를 띠거나 윤기를 갖는 이 반사는 모든 강렬화의 단계들, 즉 강조, 아롱거림, 어른거림, 반짝 임, 섬광, 후광, 야광 등을 모든 거치게 된다. <메트로폴리스>의 로봇이 만들어질 때 이 모든 측면 들이 차례로 나타나게 된다. 19) <여왕 켈리> 위의 쇼트들은 <여왕 켈리>에서 크로넨베르크의 여왕 레기나와 약혼한 왕자 볼프람이 수녀 였던 켈리를 수녀원에서 납치한 후 자기의 방으로 데려가 만찬을 갖는 장면이다. 앞서 한번 언급한 장면으로서, 여기서 켈리는 뒤편에 있는 벽난로의 이글거리는 불꽃과 앞쪽에서 반짝 이는 촛불 사이에 위치해 있다. 아롱거리는 촛불과 벽난로의 불꽃은 각각 강렬화의 단계가 서로 다르고, 촛불은 벽난로의 불꽃에 의해 가려져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 벽난로의 불꽃 이 촛불을 삼켜버릴 것 같다. 촛불이 순진한 처녀 켈리를 상징한다면 벽난로의 불꽃은 켈리 에게 닥칠 운명을 암시한다. 스트로하임은 이렇게 불꽃의 여러 색단계를 통해 악마적인 것, 순수함, 희생 등을 표현한다. 18) 요한 볼프강 폰 괴테(장희창 역): 색채론, 민음사 2012, 105쪽. 19) 들뢰즈, 99쪽. 137

159 <파우스트> 무르나우는 조명효과를 통해 악마나 신의 등장, 또는 신의 분노 같은 것을 표현하고 있다. 첫 번째 이미지들은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가 악마인 메피스토를 부르는 장면들이다. 파 우스트가 유리구에다 대고 뭔가 주문을 외우면 그 구체 안에서 여러 단계의 강렬한 빛이 발 산되고, 이어서 메피스토가 등장한다. 두 번째 이미지들 역시 여러 단계의 빛을 통해 신이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7. 적색과 역동적 숭고 앞서 흰색과 검은색에서 각각 노란색과 파란색이 생성되고, 그리고 이 두 색이 강조되면 제 3의 색, 즉 적색이 된다고 했다. 괴테에게 있어서 색의 생성은 앞서 보았듯이 우선 빛과 암흑의 대립 관계에서 생겨난다. 빛으로부 터 황색이 생겨나며, 암흑으로부터 청색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두 색은 순도가 높아지면서 각각 적 색이 된다. 이것이 기본색(Grundfarbe)이다. 20) 들뢰즈는 제3의 색인 적색을 강렬함의 한계를 넘어서 존재하는 무한함의 광채와 같은 것으 로 간주한다. 무한함의 광채 혹은 적색으로 표현되는 것은 유한성 안에서 작용하는 악의 정 신과 우리 안에 있는 신성으로서의 희생정신이다. 다시 말해 무한함의 광채, 즉 적색은 숭고 의 순간으로서, 이는 악의 정신과 희생정신으로 번역된다. 칸트에게 숭고는 인간의 이성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사유하게 하는 사유능력을 야기 시키는 미적 대상이다. 칸트는 숭고를 수학적 숭고와 역동적 숭고로 이분한다. 수학적 숭고 는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거대함에 직면했을 때 이 거대함이나 엄청남을 사유할 수 있 는 사유능력을 야기시키는 것이다. 반면 역동적 숭고는 유기적 존재를 압도하는 강렬한 힘 앞에서 우리로 하여금 이 힘에 대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이보다 우월한 사유능력이 있 음을 알게 하는 것이다. 즉 들뢰즈에 의하면 숭고는 유기적인 것을 넘어서는 비유기적 생명 20) 장희창, 15쪽. 138

160 을 사유할 수 있는 사유능력을 야기시키고 초유기적인 정신을 발견하게 한다. 21) 이런 의미에서 들뢰즈에 의하면 프랑스 유파는 수학적 숭고를, 표현주의는 역동적 숭고를 보여준다. 표현주의 영화에서는 강렬화의 최고 단계에서 역동적 숭고를 목격할 수 있으며, 이는 불꽃이나 불의 붉은색으로 표현된다. 숭고의 순간 속에서 악의 정신은 <골렘>의 진흙 인형이나 <파우스트>의 메피스토, 혹은 <노스페라투 Nosferatu>(1922, 무르나우)의 흡혈귀 같은 비유기적 생명을 통해 나타난다. 이들의 머리에 빛나는 강렬한 빛은 이러한 숭고의 순 간을 표현한 것이다. 22) 또한 불은 우리와 자연을 불태워버리는 비유기적 생명의 정점을 이루는 것으로서, 이것은 희생의 정신을 통해 정신의 비심리적 생명을 불러낸다. 심리적 생명은 우리의 본성 속에 있 는 것이며 유기적 개별성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심리적 생명이란 우리의 본성이 나 유기적 개별성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성한 부분에 속하는 것이다. 신은 상승하 는 빛의 최고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우리의 영혼은 빛의 하강 단계에 속한다. 여기서 불은 빛으로서의 신과 우리의 정신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불을 통해 우리의 영혼은 자신 의 빛나는 부분, 즉 신성을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23) <노스페라투> <여명> 21) 들뢰즈, 101쪽 참조. 22) 물론 실제로 영화에서 이런 장면, 즉 머리에 빛나는 강렬한 빛을 찾기는 쉽지 않다.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숭고로 표현할 만한 강렬한 불의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다. 23) 들뢰즈, 102쪽 참조. 139

161 <파우스트> 우리의 신성은 다름 아닌 희생의 정신이다. 이것은 <노스페라투>에서 엘렌의 희생으로 나 타나며, <파우스트>에서는 파우스트의 희생으로, <여명>에서는 인드레의 희생으로 나타난 다. 위의 이미지들은 이 희생의 순간을 강렬한 무한함의 광채로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희생 은 초자연적이고 초감각적인 역동적 숭고를 표현하는 것이다. 8. 강렬한-정신적 편집방식 독일 표현주의의 편집방식은 강렬한-정신적 편집방식 24) 으로서 비유기적 생명을 비심리적 생명과 이어준다. 즉 강렬화의 편집방식이 빛과 그것의 강렬화의 단계를 통해 빛과 그림자 의 대조를 이루어낸 편집방식이라면, 정신적 편집방식이란 빛에 의한 악의 정신과 희생의 표현을 통해 추상적인 정신적 세계를 지향하는 편집방식이다. 이 추상의 극점에 있는 것이 들뢰즈에 의하면 비명(그레첸의 비명)이다. 비명은 붉은색 위에 붉은색을 칠하는 것 으로서 비유기적 생명의 끔찍함 위에 비심리적 생 명을 겹쳐놓는 것이다. 즉 악의 정신과 신성을 포개어 놓는 것이다. 이는 극도의 정신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들뢰즈에 의하면 물질, 유기성, 인간성과 결연을 끊고 한스 리히터 Hans Richter의 <리듬 21 Rhythmus 21>(1921)처럼 미래의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형 식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다. <리듬 21> 이처럼 표현주의 영화의 편집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부분과 전체에 연결되어 있다. 부분은 강렬화의 운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운동은 전체의 정신적 형식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다. V. 나가며 24) 들뢰즈, 103쪽. 140

162 지금까지 운동-이미지와 편집, 그리고 표현주의 영화와 이들의 상관관계 및 표현주의 영화 의 구체적 특징을 강도의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운동-이미지와 편집에 관한 논의는 이미 많은 논문들에서 다루었으므로 소략하고, 본고에서는 강도의 개념을 통해 표현 주의 영화의 운동-이미지를 분류하는 데 집중하였다. 강도는 어떤 대상에 내재적인 고유한 힘으로서 고유의 리듬을 가지고, 다른 대상과 만났을 때 새로운 힘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힘은 끊임없는 변이와 생성을 가능하게 한다. 강도는 강렬화의 단계를 가지며 계량적으로 더하거나 뺄 수 없고 순간 속에서만 포착된다. 요컨대 변이와 생성, 힘이 강도의 고유한 특징인데, 이런 맥락에서 표현주의 영화는 강도 혹은 강렬 화의 운동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표현주의 영화에서 빛과 그림자는 변증법적 종합이나 총체성을 통해 조화를 이루어내지 않 는다. 대신 빛과 그림자는 대립하고, 이 대립은 유동적이며 단계를 갖는다. 즉 그림자는 빛 의 하강, 다시 말해 빛의 0도의 단계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빛의 하강은 관념적 하강을 동반한다. <파우스트>에서 그레첸의 추락과 <마지막 웃음>에서 도어맨의 추락이 빛의 강 도, 즉 강렬화 운동의 하강으로 표현되는 관념적 하강을 잘 보여준다. 강렬화의 운동은 대조와 혼합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일련의 선들의 대조가 그것이다. 빛의 강렬화 운동은 <니벨룽겐>에서 숲속에 비치는 일련의 줄무늬와 성 당 유리창으로 비치는 빛의 줄무늬를 만들어 대조를 두드러지게 한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 실>에서는 이러한 줄무늬가 그림으로 그려져 그 대조가 분명히 나타나며, <어리석은 아내 들>에서는 덧창을 통해 어두운 방으로 들어온 빛의 줄무늬가 이러한 대조를 보여준다. 이러한 빛과 그림자, 밝음과 어둠의 대조는 명암법의 형태로 변화한다. 뚜렷했던 명암의 대 조가 흐려지거나 불투명해지는데, 이 속에는 유기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끔찍한 삶, 즉 비유 기적 생명이 웅크린 채 우리에게 공포감을 준다. 무의식적인 영혼 으로서 비유기적 생명은 보링거가 생동적 도약 이라고 할 만한, 그리고 강렬화의 운동인 선들의 꺾임, 몽유병 환자, 진흙인형, 프랑켄슈타인 등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생동적 도약이나 강렬한 운동은 표현주의 영화에서는 기하학적 형태에서도 나타난다. 여기서는 일직선이나 수직선 혹은 수평선 대신 꺾이는 선이나 사선이, 원형이나 구형 대신 원추형이, 사각형 대신 예각과 날카로운 삼각형 의 기하형태가 주를 이룬다. 강렬화의 운동은 색채 현상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괴테에 의하면 모든 색채 현상은 흰색과 검은색의 대립 관계에서 발생한다. 흰색이 어두워진 노란색과 검은색이 밝아진 파란색, 그리 고 이 두 색이 겹쳐져서 적색이 되는데, 모든 색채 현상은 이러한 단계를 거쳐 나타난다. 표 현주의 영화는 대개 흑백영화이지만 이러한 색의 각 단계들을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 한 색 단계들은 악마적인 것, 신적인 것, 순수함, 희생 등의 정신성을 내포한다. 특히 적색은 숭고의 순간으로 표현되며, 이는 악의 정신과 신성을 대변한다. 칸트는 숭고를 수학적 숭고와 역동적 숭고로 이분하는데, 프랑스 유파가 수학적 숭고를 가늠케 한다면 표 현주의 영화는 적색을 통하여 역동적 숭고를 가늠케 한다. 역동적 숭고는 강렬한 힘 앞에서 우리로 하여금 비유기적 생명을 사유할 수 있는 사유능력을 야기시키는 것이 특징인데, 이 는 불꽃이나 불의 붉은색으로 표현된다. 또한 불은 빛의 하강 단계에 속하는 우리의 영혼이 다시 신성을 만나게 하는 비유기적 생명의 정점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의 희생과 <여명>에서 인드레의 희생은 이러한 불로 표현된다. 결국, 표현주의 영화의 편집 방식은 강렬한-정신적 편집방식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이는 빛 의 강렬한 운동이 유기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정신성으로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 141

163 다. 이러한 정신성은 점점 추상의 형식을 띠는데, 이 추상의 극점에 있는 것이 비명 이다. 그리고 이것은 <리듬>처럼 미래의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형식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같은 표현주의 영화의 특징들은 좁게는 상이한 편집 방식들 중 하나 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넓게는 들뢰즈의 운동-이미지에 대한 논의 내에 위치하고 있 다. 특히 들뢰즈는 편집의 운동-이미지를 간접적 시간-이미지로 분류하는데, 이는 시간-이미 지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간접적 시간-이미지와 직접적 시간-이미지의 차이와 특성에 대 한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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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통일로 본 독일민속학* 1) 김 면(연세대)** 2) Ⅰ. 서론 본 연구는 전쟁 후 분단된 상황에서 동 서독이 한민족 두국가라는 정치적, 사회적 배경에 따라 민속학연구에서 어떠한 변화를 초래했으며 통일과정에서 양국의 민속학 그리고 학자들 은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가를 추적하고자 한다. 나아가 독일의 통일이 이룩된 현재 동 서독 의 민속학 전통이 어떻게 이어지고 새로운 통일민속학으로 지평을 확대했는가를 고찰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분단구조의 동 서독 민속학 부분과 통일전후의 독일민속학 으로 나누어 살펴볼 것이다. 전후 대립된 정치체제하의 동 서독은 제3제국 파시즘민속학의 과거극복과정에서 민속학의 연구방법과 조사영역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갔다. 상이한 체제 하에서 다른 방 식으로 이루어진 두 사회시스템은 민속학 연구방향과 성격 및 역사의식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다. 동 서독은 각각 국가의 기본이념과 정책을 내세워 냉전체제 하에서 체제의 정당성 을 우선시하였다. 서독은 서방진영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주장하면서 자본주의 시장체 제 이념을 고수하였고, 반면 소련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놓여있던 동독정권은 공산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선전에 집중하였다. 따라서 동 서독은 40여 년간 독자적으로 상이한 정치, 사회, 경제 제도를 전개시키고 서로 다른 문화를 갖게 되었고, 동 서독민속학은 민족문화학을 교육하는 문화정책 및 학술체계에서 일정부분 동질적이면서도 동시에 독자적 인 영역이 상존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 동 서독은 각자의 특수성보다 게르만의 민족성이라는 보편성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사실도 부정될 수 없을 것이다. 수백 년간 지속되어온 민속문 화의 전통이 40여 년간의 단절기간으로 변형되었고 상이한 교육정책이 시행되었어도 정서 적으로 같은 민족성을 기반한 토대가 공존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분단 시에도 산업화의 과정에서 전통문화의 위기의식과 여러 사회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기도 하였으며, 통일 이후 에 하나의 민속흐름이 여전히 존재해왔음을 여러 지방에서 엿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우리학계에서 다루지 않아왔던 동 서독민속학의 의미성을 재발견하고 전후 독 일민속학의 전개과정에서 보여준 학문적 발전을 평가하고자 한다. 특히 동독은 이미 1990년 10월 국가적 통일을 이룩하고 사라진 나라이기에 그들의 독자성이 객관적으로 평가되지 않 은 측면이 있다. 동독의 해체를 실패한 사회주의 실험으로 파악하거나, 사회주의통일당의 스 탈린주의적 성격으로 이들 학문도 정권에 영합만을 하였다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질 수 있 을 것이다. 그러나 동독사회는 단순히 전체주의라는 개념만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여러 특징 을 포함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사실 동독은 1970년대 노동자와 농민의 국가 를 모토로 *1)이 연구는 2011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 (KRF A00728) 본 발표문은 평화학연구 (12권 4호)에 실린 분단구조의 동 서독 민속학 (1차년)과 현재진행 중인 통일전후의 독일민속학 (2차년)의 합본으로 수정 보완중인 원고임. **2)연세대학교 연구교수 (미디어아트연구소) 143

166 서독과의 통일 및 민족지향보다는 국제사회주의노선을 주도하며 위계적으로 조직된 권력에 의해 내적으로 통제하고 학문의 제한성을 강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부 동독학자와 지식 인들은 중앙조정에 대해 무비판적 자세나 순응보다는 학문적인 저항을 이루며 자신들만의 학문영역을 지키며 연구를 추구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동독의 민속학자들이 이루어낸 성과 를 인식하고 학문적 성격을 고찰하고자 한다. 본문에서 우선 과거 제3제국 나치민속학의 극복과 전후 학술 활동이 양국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살피며 동 서독의 민속학연구사를 비교분석할 것이다. 서독은 전후 민속학과 의 과거행적을 두고 침묵해오다가 68운동을 기점으로 역사적 해석을 가하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반면 동독은 반파시즘의 모토아래 나치정권시절 이데올로기 기반을 제 공한 민속학의 역할에 대해 큰 반성의 움직임이 따르게 된다. 구체적으로 당시의 개략적 흐 름을 살펴서 동 서독의 전후 민속학의 출발점을 비교할 것이다. 다음으로 민속학은 민족의 공통된 유 무형의 생활문화를 근거 있게 실증하며 정체성을 밝 히는 인문과학이기에, 1) 분단시기 민속학이 냉전적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 민족의 이름으로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민족공동체로서 동 서독주민사이의 정서적 이질감을 해소하고자 어떠 한 매개적 노력을 해왔음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서 동 서독의 통일과정에서 독일민 속학이 어떤 역할과 교류협력을 통해 정체성 회복노력을 하였는지 확인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전히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도 민족동일성의 회복 및 상호 가치체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 민속학의 과거 행적은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본 연구는 통일이후 독일민속학의 학술흐름과 학과현황을 살피고자 한다. 오늘날 사회주의권이 해체되고 변화된 상황에 따라 독일민속학은 통일에 나타나는 사회문제들과 다 민족의 갈등 및 다문화 경향을 다루며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다. 특히 유럽연합의 출범과 함께 이전 언어, 정치적 국경과 민족의식이 약화되면서 민속학과는 새로운 정체성을 추구하 게 되었다. 학과는 자신의 민족문화에 집중하였던 앞선 흐름과 단일성의 개념을 벗어나서 국제적인 영향아래 유럽전역으로 문화연구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통일이후 변화되어 온 현재 민속학의 연구현황 및 커리큘럼을 구체적으로 분석 고찰하고자 한다. Ⅱ. 과거사 문제와 동 서독민속학의 형성 전후 독일의 분단은 동 서독의 정치체계뿐 아니라 민속학의 역사서술이나 인식체계까지 양분하였다. 1950년대 서독은 민속학의 향후진로와 관련하여 쉽게 결정되기 힘든 상황이었 다. 새로운 시작은 과거청산을 전제해야 하나 제3제국시절 민속학이 행한 역할을 철저히 비 판하고 조사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았다. 하인츠 마우스 Heinz Maus는 1946년에 쓴 독일민속학의 상황에 대하여 에서 처음으로 민속학을 비판하고 민중 Volk개념이 지닌 불명확한 이념성과 학과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2) 민속학의 가장 큰 문제의 핵심인 민중의 개념이 명확하고 냉철한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생각 되는 비합리적인 측면으로 흘러왔기에, 학문은 무기력하게 파시즘이데올로기의 부분이 되었고 이 로써 민속학의 이데올로기적 요소를 이용할 수 있었고 학문적 외양을 띨 수 있었습니다. 3) 파시스트정권이 민속학이 지닌 과거지향적이며 낭만주의적 성향을 악용하였다고 보았다. 144

167 따라서 그는 추상적인 개념을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사와 동시대문화를 위한 연구를 제안한 다. 민속학이 이념탐구에서 벗어나 취락연구, 종교사, 음악사 및 사회연구와 같은 비교적 과 거로부터 자유로운 인접학과와 교류를 통해 전통 구조로 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하였다. 4) 그러나 전후 괴팅겐 대학교수로 복직한 포이케르트 Will-Erich Peuckert는 이웃 이라는 저널을 통해 마우스의 주장에 대해 학술적으로 반박한다. 제3제국시절 민속학이 보인 親 나 치 활동은 학과가 지닌 특성이나 민족이념에서 파생된 것이기 보다 개별인물들의 과거행적 으로 평가하고 나치정권 기간을 학과의 전개과정으로부터 이탈한 시기로 보았다. 5) 1933년부터 44년까지 민속학은 뵘 Böhm, 무락 Murak과 폰 슈피스 v.spieß의 민속학이 아닙 니다. 전면에 있던 이들의 요란스러운 주류의 민속학과 더불어, 외부에 보인 것보다 더 진지하고 보다 상당한 정도로, 진의를 갖고 활동 중인 학문다운 민속학이 존재했습니다. 6) 문제는 민속학자체가 아니라 학술적 활동을 제한하는 나치의 정치시스템이었다고 판단하 였다. 마우스가 파시즘체제의 관변학자와 참된 학자를 구분하지 못했다고 보고 제3제국기간 에도 수준 높은 학문의 기준을 유지해왔다고 주장하면서 학과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에 반박 하였다. 7) 사회학자 하인츠 마우스와 민속학자 포이케르트 사이의 논쟁에서 볼 수 있듯이, 서독의 학계내부는 새로이 시작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으나, 실제로 과거극복이 어려웠다. 전 후 50-60년대 서독의 민속학계는 과거청산을 요구하기보다는 제3제국을 학과의 흐름으로부 터 일탈한 시기로 보았다. 학계는 나치정권이 그들의 정치적 의도로 학과를 왜곡하여 운영 했기에 민속학이 정권의 공범이기보다는 희생양이 되었다고 변명하며 과거의 책임을 기피하 는 자세를 보였다. 반면에 파시즘이 몰락한 이후 동독민속학은 소련의 사회주의권 영향 하에 슈파머 Adolf Spamer를 중심으로 출발하게 된다. 슈파머는 동독민속학의 제도화에 초석을 놓게 된다. 그 는 제3제국이전부터 민속지도사업에 크게 관여했고 작센지역의 민속전문가로서 큰 명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딜타이 W.Dilthey의 생( 生 )철학에 기초하여 민속학을 인간정신의 근원 요소 Urelemente로 인식하고 민족혼을 추구하는 낭만주의적 연구경향을 보였다. 그는 민족 의 정신적 특성을 파악하고자 종교, 언어, 풍속, 설화, 민요, 민속예술에 담긴 이념적 영역을 중시하였다. 따라서 슈파머는 개인적으로 인종주의와 국수적인 자세에 반대하였음에도 그가 보인 심리학적인 연구접근법은 나치그룹과 우익의 민족주의에 이용당하기도 하였다. 8) 그는 나치시절 프로이센 학술원 위원자격이 거절되었으나 전후 1946년 2월 14일 독일학 술원의 위원으로 승인받았다. 이후 그는 1947년 학술원내에 민속학위원회를 설립하였고 민 속학의 전통을 온전하게 잇고자 시도하였다. 학문의 재건과정에서 그는 파시즘으로 인한 학 과의 문제점을 언급하지 않았고 또한 나치정권에 연루된 학자를 비난하지 않았다. 심지어 親 나치 행각이 분명했던 제자 프릿츠 K.E.Fritzsch와 함께 손실된 민속자료를 복원하고 작센 주 중심의 지역사 연구를 재건하는 데 노력하였다. 9) 실제 슈파머는 제3제국기간 독일학술진 흥회의 민속학분과 및 국가사회주의교사연맹에 멤버였고 로젠베르크관청을 지원한 작센주 대표로서 활동했던 전력이 있었다. 10) 따라서 그는 학자들의 과거경력과 관련하여 침묵할 수 밖에 없었고 과거사의 검토 없이 전통적 학술노선을 고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슈파머의 학술흐름은 사회주의권에 부응하지 않는 성향을 보였다. 그는 사회그룹이나 물 질민속보다 민간신앙과 구전전통에 집중하였다. 사물문화나 민중의 일상생활에서 민족의 이 념성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보고 정신적 유형 과 근원적 인간 의 분석에 더 관심을 쏟았 145

168 다. 11) 그의 입장은 농민과 산업노동자를 중심으로 사회주의를 건설하려는 정부의 목표점과 차이가 있었다. 소련군사위원회와 1946년 새로이 출발한 사회주의통일당은 마르크시즘 원칙 을 기초로 사회주의이념을 교육하려고 하였기에, 슈파머식 과거전통의 재건은 당의 이념성 에 적합하지 않았고 동독에서 그 미래를 보장할 수 없었다. 드레스덴 교육상은 한 서신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기도 했다. 슈파머교수는 이상주의적 방향을 보이는 보수적 인물입니다. 그의 민속학 분야는 독일신비주 의와 강하게 연계되어있고 우리는 이렇게 기반을 둔 민속학을 필요하지 않습니다. 12) 동독정권은 슈파머가 정립하려는 학문의 제도화를 의문시하였다. 결과적으로 1951년 슈파 머는 위원회의 수장으로 슈타이니츠를 추천하고 자신의 공식적인 활동을 마감한다. 이후 슈 타이니츠가 1950년대 동독연구의 중심에 서게 된다. 동독정부는 정치적으로 새로운 사회 모 델을 강화하였고 민속학을 사회주의적 이념성과 궤를 같이하기 위해 보다 더 정치영역에 통 합시켰다. 전후 동 서독민속학은 과거사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였으며, 이념 대결적 시각에서 탈피하 지 못하고 민족 통합적 학술활동이 사실상 어려웠음을 볼 수 있다. 과거극복과 민속학에 대 한 인식은 이데올로기의 거리만큼 연구시각과 접근방식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서독학자들은 과거문제를 회피한 채 민족이데올로기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학문자세를 보이 고 있었다. 동독도 새로이 사회주의국가건설을 위해 출발하였지만 슈파머의 사례처럼 과거 로부터 급격히 벗어나는 움직임은 이행하기 힘들었다. Ⅲ. 체제에 따른 민족이념성의 극복과정 전후 과거극복과 새로운 시작은 동독민속학에서 먼저 시도되었다. 슈타이니츠 Wolfgang Steinitz는 나치탄압을 피해 소련과 스웨덴에 망명하여 교수로 활동했었다. 1946년 베를린으 로 귀국한 후 슈파머의 뒤를 이어 동독학술계를 이끌며 사회주의민속학을 정립하게 된다. 그는 1954년부터 63년까지 학술원 부원장직을 맡았고 사회주의통일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정치적 활동도 하였다. 1953년 8월에는 학문 쇄신을 위해 학술원 민속학위원회를 민속학연 구소로 변경 창립하여 전국 민속연구기관을 아우르는 학술센터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한 언어전문가로서 언어연구소도 함께 설립하여 독어, 비교언어 및 마르크시즘을 담은 다양한 사전을 출판하였다. 슈타이니츠는 학과재건을 위한 필수적 전제로서 과거유산과의 단절을 시도했다. 그는 과 거 민속학이 파시즘정권에 무기력하게 이용된 것과 지식인들이 보인 비정치적인 자세는 사 회주의 신념이 부족한 탓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전 슈파머식 신비적이고 심리적 요소가 두 드러진 연구방식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유물사관과 계급투쟁이론에 기초한 학문으로 민속학 을 세우게 된다. 중심 테제로 인민중심의 민주적, 사회비판적 혁명전통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민속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민속학은 마르크스주의 견해에 따르면 독일 노동자인민계급을 물질적, 정신적 문화 안에서 연 구하는 것으로, 이들 문화의 다양한 표현물을 모든 상관성측면에서, 정신적인 조건과 역사적 발전 146

169 하에서 고찰해야 하는 것이며, 특별히 민족문화에 대한 이들 노동계급의 기여를 연구하는 것이 다. 13) 그는 민족문화를 부르주아-자본주의 문화와 노동계급의 민주적-사회주의 문화로 이분법적 으로 나누었고 민속연구는 봉건주의, 자본주의, 군사주의 하에 매몰되어있던 노동계층의 전 통을 재발견하는 것으로 보았다. 14) 독일역사에서 반파시즘과 마르크스-레닌주의이념을 토대 로 아래로부터 인민의 민주혁명적 전통과 진보적인 문화형성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민속학을 규정하였다. 15) 슈타이니츠는 핀란드-헝가리 비교언어전문가로서 구전되어온 민요, 민속춤과 전설을 민속 학의 중심테마로 다루었다. 그는 20세기 노동운동이나 동시대현상을 연구대상으로 중시하지 않았다. 또한 전체 인민을 다루기보다는 19세기 산업화이전 농민과 직공을 집중적으로 조사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1954년과 62년에 지난 600년간 민주적 성격을 띤 민요집 Volkslieder demokratischen Charakters aus sechs Jahrhunderten 을 발표하여 민요에 대한 관심을 일으켰다. 첫 권은 민요 183편과 파생형태 50편을, 다음 권은 116편의 노래를 담았 다. 과거 농민을 신비화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사회와 역사의 복합적인 조건하에서 피지배층 이 겪었던 고단한 생활고를 살폈다. 그는 민요를 평화롭고 조화롭고 이상적이며 순수한 삶 을 담은 성격으로 보지 않고, 투쟁하며 갈등하고 억압받아온 민중의식의 발로로 보았다. 구 체적으로 직조공, 농민, 군인, 유대인과 억압받고 학대받던 이의 슬픔과 투쟁이 표현된 자료 를 수집하였다. 노동요 Arbeitervolkslied, 사회주의승리를 위한 반동과 파시즘 에 대한 투쟁의 노래 Lieder aus dem Kampf gegen Reaktion und Faschismus, für den Sieg des Sozialismus 가 출간되었다. 16) 그는 이 결과들을 토대로 노동요자료관을 세웠다. 17) 이 과정에서 서독 프라이부르크소재 독일민요보관소의 상당한 민요관련 자료들이 연구를 위 해 동독으로 이전되기도 했다. 슈타이니츠는 민요, 민속춤과 5월주, 추수제, 성탄절 같은 옛 풍속과 문화유산을 고수하는 보수적 자세를 나타내었다. 이것은 민속을 어떤 특정한 종교적 행사보다도 노동자의 문화표 현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민속문화의 고유성을 강조했다. 민속학연구가 부르주아의 저 속한 허식성에 맞서 노동자의 이데올로기와 민중의 예술성이 진실로 표현된 것을 분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튀링엔의 민요 및 문화동맹에서 불린 현대적인 가사는 거 짓된 민중문화재로 보고 진정한 민속표현물의 형태를 강조하였다. 18) 그리고 슈타이니츠는 마르크스대학 소르브연구소의 네도 Paul Nedo와 함께 민중의 전통을 대중문화활동과 연계 하고자 했다. 특히 동독정부가 함양하는 문화목표를 위해 소련식 공연앙상블운동을 본보기 로 삼아서 아마추어 예술운동을 전개하였다. 문화동맹, 자유독일청년단과 같은 단체를 중심 으로 학생 및 노동자그룹의 아마추어예술을 증진하였다. 그는 현대예술에 관심을 두지 않았 고 서방의 천박하고 타락된 대중문화를 전통 민속예술의 위협으로 생각하고 민중의 진정성 을 담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19) 슈타이니츠는 전후 동독민속학의 형성과정에서 학술원 민속학연구소를 세워 전통적인 과 거학문의 이념성과 단절하고 50권에 이른 학문성과를 통해 마르크시즘 이데올로기를 구체 화하며 사회주의권에 새로운 학술흐름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슈타이니츠는 정치적 구조를 고집하기보다는 서방과의 연구협력을 존중하였다. 그 는 사회주의세계관을 완고히 주장하기보다 동 서간의 협력 및 민속학 학술교류에 관용적 태 도를 보였다. 민요관련 텍스트의 교류 및 연구자 협력은 의미있는 성과를 산출하는 토대가 147

170 되었다. 또한 反 파시트적 자세에도 불구하고 나치정권에 관여했던 일부인사들을 배척하는 대신 포용하는 자세를 나타냈다. 서독민속학 협회연합 회장인 욘 마이어 J. Meier를 추천하 여 민족상을 받게 하였고, 親 나치 행적이 분명한 쉬어 B.Schier의 출판을 도왔고 라디히 W.Radig를 연구소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였다. 20) 이러한 활동은 동독에서 정치체제를 일탈하고 부르주아학자를 옹호하는 듯한 자세로 보여 비판적인 평가를 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었다. 1960년 중반이후 당의 정책적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그의 학술작업은 그 세가 약화되 었고 동독민속학의 전개과정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서독은 60년대 중반까지 여전히 보수적인 풍토의 민속연구를 이끌어오다가 이후 사회혁신 을 주창하던 68학생운동의 여파로 사회 비판적 움직임과 동독의 진보적인 학문추진에 영향을 받게 된다. 프로이덴탈, 하일푸르트 교수 등의 평가없는 과거사정리에 반발하여 튀빙겐 대학 교의 바우징거 교수와 엠머리히 박사를 위시한 신진학자들은 민속학과의 脫 민족, 脫 이념적 인 식의 필요성을 대두시켰다. 서독민속학에서 주목할 학자로 바우징거 Hermann Bausinger를 들 수 있다. 그는 1965년 발표한 민족이데올로기와 민속연구 21) 에서 전통 민속학과 제3제국 나치즘을 비교하여 이 데올로기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바우징거는 민족이념이 정권의 파시즘선전을 도왔고 민 중 이라는 단어도 민속학이 나치사상을 지원하는 듯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22) "다른 학문에서 나치즘의 성장은 학문외부로부터 개입을 하였던 반면에 민속학의 경우에는 나 치즘이 민속학과에 낯선 사상을 주입하지도 않았고 주변부의 있던 생각을 활성화시키지 않았으며 그 대신에 민속학과 내부 중심주의 이론과 사상을 이용하였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23) 그의 제자 엠머리히 Wolfgang Emmerich는 독일민족성이데올로기 (1968)를 발표하였는데, 나치정권이 학문으로 포장한 민속연구를 통해 반동적인 사회 상황을 만들었으며 결과적으로 시민중산층을 파시스트가 설정한 분위기에 함께 휩싸이도록 몰아갔다고 비판하였다. 1969년 바우징거는 전통의 비판: 민속학 상황에 관한 고려 24) 논문에서 전통적인 이념성 연구에서 새로이 동시대 사회비판적 사회과학분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기술세계의 민속 문화 에서는 기술문명의 진보와 함께 현대사회에서 전통농촌의 낭만적 이상화가 사라졌고 민속연구가 脫 민족화되었기에 농촌에서 도시로,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분화된 계층을 살 필 수 있도록 지역, 시기, 계층을 넘는 테마로 연구대상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 다. 25) 1960년대 후반 튀빙겐학파에서 시작된 진보적인 논쟁은 비판적인 과거극복을 통해 새 로운 독일민속학의 시작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70년대 서독민속학과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하도록 이끌게 된다. Ⅳ. 동 서독민속학의 연구변천과 학술교류 튀빙겐 학파의 혁신적인 제안이후 1969년 뎃몰트 Detmold에서 서독의 민속학회가 열렸 다. 이 전국학회는 전면적인 논쟁의 시발점으로 이후 1970년대 민속학은 학과명칭, 연구주 제와 교과과정에 관한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다. 크라머 D.Kramer의 논고 민속학은 누구에게 이로운가? 26) 에서 볼 수 있듯이, 학술회의는 민속학의 지향점과 향후진로에 대한 큰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크라머는 민속학이 보여 왔던 사회현실에 무관심한 이념연구에 이의를 제기 148

171 하며 전통학문의 무능력함을 비난하고 실용적인 연구에 부응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는 민속 학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비판적인 현실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사회에 유용하게 되어야 하며, 과거 보였던 당파적 이익이나 권력관계에 무관심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종속관계로부 터 사람을 해방시키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7) 다음해 1970년 팔켄슈타인 Falkenstein에서 열린 민속학회는 독일민속학: 개념, 문제점과 동향 주제로 민속학과가 마주한 위기를 타개하고 동시대 민속연구의 향방에 관해 전면적이 고 구체적인 검토를 시도하였다. 여기서 민속학 명칭을 포함한 모든 제도의 틀과 향후진로 에 관한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 28) 이 학회에서 학과의 이름과 성격에 대한 개정이 제안되었다. 팔켄슈타인 결의는 파시즘에 악용되었던 이념성을 지적하며 Volkskunde 라는 학과 명칭이 사회참여적 목표들과 국제적 인 합의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명칭변경에 관한 논의는 쉽게 합의되지 못했다. 5일간의 회의 끝에 투표가 있었으며, 참석인원 30명 중 20명이 문화인류학 이란 명칭을 선 택하였다. 29) 그리고 학과의 목표를 수정하여 민속학은 객관적이고 주관적 형태로 된 문화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분석하는 것이다. 목적은 사회문화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것 30) 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만 이 결의안은 보수적인 학자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 켰다. 함부르크 대학의 해버닉 Walter Hävernick교수는 지도자급 원로학자들과 함께 민속학 회 회장에게 팔켄슈타인 결의를 거부하는 서한을 보내 항의하였다. 그는 150년이 넘는 폭 스쿤데 란 명칭을 버릴 필요가 없으며 과거잘못은 수정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고 민속학 과는 목표와 강조점을 다소 변화시켜 사회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따라서 명칭은 유지하 되 이 명칭으로 연구를 하고 싶지 않은 학자들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 자유로이 다른 입장을 선택할 것을 요구하였다. 31) 이에 따라 서독의 민속학과들은 각기 독립적으로 학과교수들의 의지와 추구하는 뜻에 따 라 명칭을 결정하였다. 이후 민속학과들은 각기다양한 이름과 목표를 지니게 되었다. 함부르 크, 본, 프라이부르크, 뮌스터대학교는 민속학이란 명칭을 유지했으나, 튀빙겐대학교는 '경험 문화학'으로 변경하고, 프랑크푸르트대학교는 '유럽인류학'을 사용하였다. 이후 70년대부터 독일민속학회 Deutsche Gesellschaft für Volkskunde안에서도 민속학이라는 통일된 이름만 이 아니라 각 학과가 지닌 성격을 기반으로 여러 명칭을 내세우게 되었다. 32) 오늘날 유럽인 류학, 경험문화학, 비교민속학, 문화학, 사회인류학 등을 사용한다. 동독민속학은 60년대 사물민속과 일상연구를 통해 새로이 학술흐름을 이어갔다. 학술원내 민속학연구소는 중심과업의 하나로 노동과 경제 연구를 추진하였다. 우선 1956년-1962년에 농경기술문화와 관련하여 주로 농어촌 및 목축업의 생업활동뿐만 아니라 수레, 쟁기, 탈곡 기, 마구 같은 장비, 연장에 대한 용어를 수집, 정리하고 이들의 역사의식이 집중 조사되었 다. 그 과정에서 16세기-19세기의 농경문헌 및 18세기-19세기 여행문헌이 활용되었고 현장 연구와 상세한 앙케트를 이용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복합적 방법 이 적용되었다. 33) 이 연구 방법은 노동 및 여러 직업의 생활세계에 접근할 수 있고 민중의 문화사를 밝히는 역할을 행 하게 된다. 이러한 실증조사는 과거 학자들에 의해 경시되었던 분야로 잘못된 농민문화의 이미지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중심인물로 야코바이트 Wolfgang Jacobeit교수를 들 수 있는데, 핵심테마로 문화와 생활 양식 Kultur und Lebensweise 을 도입하여 연구를 추진하였다. 결과물로 동독박물관의 농 기구 (1963)와 베를린민속학연구소의 농경과 영농연구 (1965)가 출간되었다. 야코바이트는 코테 H.Kothe, 뤼닝 A.Lühning과 함께 서독의 포이케르트 교수의 제자였다. 포이케르트는 149

172 일찍이 슐레지엔 민속학 (1928)과 프롤레타리아 민속학 (1931)을 발표하였고 종전 학계에 서 인정되지 않던 산업화와 도시사회에 접근하여 노동자계층이 문화담당층임을 직시하고 이 들의 생활양식을 규명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던 인물이다. 34) 야코바이트는 슈타이니츠의 권유로 50년대 중반 동독으로 건너와서 동독의 물질민속연구를 구축했고 서독학자와 긴밀 한 관계를 갖고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이끌어내게 되었다. 또한 민속학연구소는 목축과 관련 중부유럽의 양치기 연구를 수행했고, 지부인 드레스덴 연구소는 바인홀트 R.Weinhold가 중심이 되어 1962년부터 튀링엔과 작센에서 포도경작을 조사했다. 대표적인 결과물 잘레와 운스트루트 지역 포도경작의 민속학적 연구의 과제와 자세 (1963)가 있다. 35) 같은 연구소의 지버 F.Sieber와 빌스도르프 H.Wilsdorf는 광업과 관련 된 주제를 조사하였다. 작센과 인근 산악지역 광부생활과 탄광에 쓰인 도구를 인류학적 관 점에서 접근하였다. 민속학연구소 산하 다른 지부인 로스톡 연구소는 바움가르텐 K.Baumgarten을 중심으로 메클렌부르크의 농촌에 집중하였는데, 500채 이상의 가옥을 10년간 조사하며 메클렌부르크 의 농가 (1965)를 저술했다. 같은 연구소의 벤트치엔 U.Bentzien은 메클렌부르크의 농민생 활세계로의 기술영향력 (1961)을 출간하여 시기별에 따른 농기구와 연장을 조사하여 산업화 에 대한 농촌의 여파를 조사했다. 36) 슈파머의 제자 페쉬 R.Peesch는 루돌프 W.Rudolph와 함께 발트해안을 배경으로 어선과 어업관련 물질영역 및 어부공동체를 연구하였다. 나아가 엘베강과 오더강 지역 슬라브의 유형문화를 다루며 이론정립에 힘쓰게 된다. 그의 대표적인 결과물로 어부의 작업세계. 작업경험과 연장도구의 전통계승 (1966)이 있다. 그 외 소르브 민속연구가 이루어졌는데, 무지아트 S.Musiat를 중심으로 자료수집과 연구체계의 기반을 갖 추게 된다. 동독의 학술원민속학연구소는 국제협력도 추진했다. 코펜하겐에서 창립된 농업도구사 국 제서기국 의 추천을 받아 국제회의를 구성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학술지 독일민속학연보 를 발간했다. 사회주의권을 대상으로 회보인 데모스 Demos를 연간 2회 발행하여 민속분야의 학술협력에 힘썼고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권의 민속학연구물에 대한 요약본을 독어로 싣기 도 하였다. 37) 야코바이트는 유럽농업민족지의 국제협력 (1964)을 주장했고, 쟁기의 국제적 공동작업은 벤트치엔에 의해 추진되었다. 사물연구와 생활양식의 조사활동은 국제적인 학문추세로 이어져서 서독민속학회에도 영향 을 미친다. 치펠리우스 Zippelius, 베버켈러만 Weber-Kellermann, 비겔만 Wiegelmann도 사 물연구에 동참한다. 38) 연구대상으로 가옥과 가재도구가 가장 선호되었으며, 건축자재, 구조 형태, 실내장식의 다양한 측면이 다루어졌고 도시 주택과 농촌 가옥의 유형비교 등이 출간 되었다. 70년대 중반 동독정부가 통일정책을 포기하고 사회주의 이념 및 노동운동사의 전통을 강 조하는 가운데 국가기관의 학문관리로 인하여 민속학자들은 동독 정부로부터 개인적 성향의 연구를 제한받게 되었다. 그러나 당국의 문화정책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동독의 학자들은 정 책수행만을 위한 보조적 기능을 담당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였다. 동독민속학은 인 민의 생활양식과 의식구조 및 일상생활을 다룸으로써 당의 일차적인 관심인 국제 노동운동 사를 벗어나서 정치적 이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에 머무르며 학문의 일정공간을 확보 할 수 있었다. 야코바이트는 슈타이니츠의 사망이후 학술원 후계구도에서 스트로바흐 H.Strobach와 경쟁 하였다. 그는 그동안 보인 친서방적 이념성을 공격받으며 관변학자인 바이셀 B.Weissel대표 150

173 로부터 서독과의 관계를 단절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그러나 이를 따르지 않다가 1973년 학 술원을 떠나 박물관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후 1980년 베를린대학교 교수로 복직한 후 위르 겐 쿠친스키 J.Kuczynski와 함께 독일인민의 일상사 ( )를 통해 일상연구를 이루어내 었고, 39) 통일 후에도 이 연구를 지속하여 일상 개념을 3권으로 출간한다. 40) 스트로바흐는 1978년 민속학연구 분과대표직을 맡아서 통일이전까지 민속학의 큰 흐름을 긋게 된다. 그러나 그도 학술원 개혁문제와 관련하여 통일사회당이 민속학연구소를 해체시 키고 인류학과 로 변경 역사중앙연구소에 편입시킨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였고 민속학의 정 체성을 지키고자 노력하였다. 당의 요구로 학술원개혁과 같은 제도적 압력이 시도되었지만, 동독민속학자들은 민속학의 일정한 자율성을 유지하고자 하였으며 학문의 통제에 맞서 학술 영역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대표적인 활동은 1967년 시작된 막데부르크 평원 Magdeburger Börde 연구로 볼 수 있다. 41) 이 조사는 사탕무경작으로 유명한 막데부르크 평원을 대상으로 인민의 생활변천상에 관한 실증연구로 당파성, 정치사나 노동사를 벗어나 노동자의 일상생활을 포착하고 의식구조를 밝히는데 큰 기여를 하였으며, 빌레펠트학파의 코카 Jürgen Kocka와 같은 서독학자들로 부터도 연구업적을 인정받게 된다. 이 시기 동독학계는 사회주의 정책을 위한 당파적 기능을 담당하는 역할에서 변화된 연구 방향의 다원화를 견지하고, 서독학계는 진보적인 학자들을 중심으로 현대민속학의 시각을 제시했던 것은 이전과 분명히 차별화된 흐름임을 지적할 수 있다. 동 서독 간 공동학술연구는 제한적이나마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 그림 독일어 사전 Grimms Deutsches Wörterbuch 편찬사업을 볼 수 있다. 42) 동독 측 학술원산하 언어 학 중앙연구소 내 독일어사전 사업부와 서독 측 괴팅겐 아카데미 독일어사전 사업부는 이들 의 이름을 붙인 공동학술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연구는 체제이념에 따라 이질화가 심화되 어가던 문제를 극복하고자 착수되었고 언어전통에 대해 문화적 동질성을 회복하려는 일환이 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서독과 동독민속학계가 민속학과 나치즘 에 관한 학술세미나를 공 동개최하여 민속학의 과거극복문제를 논의한 것이다. 1986년 10월 서독민속학회 회장인 게 른트 H.Gerndt가 주최하여 민속학 심포지엄이 뮌헨에서 열렸으며, 동독학자들도 함께 참석 하여 제3제국시절 학과와 이데올로기사이의 관계를 조명하였다. 이틀 반나절이나 지속된 학 회에서 동독학자들은 나치즘을 제3제국기간으로 국한하지 않고 그 원인을 찾으려 하였다. 스트로바흐는 나치즘의 파생원인을 정권이 시작되기 이전 1920년대 사회적 문제에서 다루 었으며, 야코바이트는 동독에서 다루어온 파시즘에 관한 연구흐름을 전하며 나치정권시절 관변학자 및 反 파시스트 학자들의 활동을 중심적으로 다루었다. 43) 1985년 12월 문화협정에 기초하여 동 서독은 민속문화재 보존에 관한 교류협력을 시행하 였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잘못 배치된 문화재를 가능한 원위치로 이관시키고자 하는 것 으로, 1986년 11월 중요한 학술적 의미를 지닌 중세문서 교환에 합의했다. 동독은 함부르크, 브레멘, 뤼벡, 마인츠시의 중세문헌을 돌려주었고, 서독은 로스톡대학교 설립문서와 안할트 주 역사자료를 반환하였다. 또한 동독은 1987년 9월 중세화가 브륀의 1550년도 작품을 서 독 쾰른시에 돌려주었다. 이어서 10월 교환합의에 따라 서독은 130여점의 미술품을 동독에 보냈고, 동독은 300여점의 미술품을 서독 다름슈타트, 비스바덴과 쾰른에 반환하였다 년 8월 교환된 문화재 중 서독정부가 보낸 문헌 중 매우 진귀한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와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의 원고가 포함된 것은 상호 학술교류에 기초된 신뢰증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44) 동 서독학계는 차별화된 민속연구를 진행하면서도 여러 협력사례를 진행했다. 50년대 슈 151

174 타이니츠 학술원 부원장과 욘 마이어 민속학협회연합 회장이 민요공동연구를 시작하였고 60년대 농업관련 물질민속 국제학술협력 및 자료교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80년대 양독간 나치관련 공동학술세미나 및 야코바이트교수와 바우징거교수의 튀빙겐학파의 학술교류를 볼 수 있다. 이처럼 학계내부에서는 일방적이고 배타적인 모습이 아니라 분단이후 형성된 이질 성을 다양성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자 하였다. 이러한 민속학계의 활동은 학문교류와 공 동작업을 통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민족문화를 지향하고자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Ⅴ. 통일 후 민속학 현황과 연구방법의 지평확대 갑작스럽게 다가온 통일이후 동독의 학술원은 해체되었고 이전 학자들은 실직을 경험하게 되었다. 더 이상 동독의 고유한 민속학을 찾기는 어려워졌다. 신연방주 대학교들은 개편되어 이전 동독민속학의 경향인 인민문화중심의 계급적인 시각에서 탈피하여 인류학적 토대 위에 서 새로이 변화하는 사회의 문화학적 연구로 전환해갔다. 45) 동독민속학의 시각은 과거 노동 자와 농민의 삶과 산업화가 가져온 사회를 마주대하며 사물연구와 노동일상 개념을 정착시 켰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회비판적 방법론을 이끌어낸 것에 일정한 역할을 하였다. 이를 통해 릴 Riehl로부터 맥을 이어온 민속학의 오랜 보수적 민족주의시야를 지웠고 공간, 시간 과 사회계층의 시야를 확대 개편하는 변화를 선도하였다. 그럼에도 동독민속학이 정권의 정 치적 성향에 종속되어왔던 측면을 간과할 수 없기에 통일된 독일민속학의 수용에 여러 비판 이 제기되어온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통일 후 민속학연구는 학제수용과정에 있어 동독민속 학 전체를 포괄하기 보다는 서독중심의 다소 일방적인 기준과 시각으로 선별적인 평가 작업 으로 여러 논의를 일으켰다. 특히 사회주의체제로부터 학술적 전환은 정치적, 경제적 측면과 같이 해당연구자들에게 상당한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오늘날 사회주의권이 해체되고 독일통일이 된 변화된 상황에 따라 독일민속학은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다. 국제환경의 변화로 독일은 유럽연합의 한 국가로서 국경을 초월한 공 동체관계에 기초하게 되었다. 1945년 제3제국의 민족사회주의 붕괴 후에 당면했던 상황과 1990년 공산권 해체 후에 마주한 상황은 매우 다르기 때문에 민족주의에 대한 독일의 수용 에도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유럽연합이라는 이전과 전혀 다른 국가형태와 체제를 구성 하고 있기에 초민족적 가치기준은 독일민속학과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현재 민속학은 학과의 개념과 가치인식에서 민족의식이 약화되고 국경을 넘어 새로운 정체성을 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변화과정을 겪고 있는 민속학과는 새로운 패라다임을 구축하며 연구방법 에 있어 분과경계를 넘어 사회학, 매체학, 역사인류학, 문화사, 젠더 문제와 환경과 같은 인 접학문과 학제 간 깊은 연관성을 갖으며 테마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현재 다루어지는 주요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독일에서 유럽으로 영역확대(주데텐 독일인 의 정체성, 직업의 이주과정, 동유럽의 변화), 농촌에서 도시로의 변화(대도시문화와 도시민 속학, 과학기술과 민속, 소비문화와 도시문화상), 과거잔존물에서 현재문화로 시간변화(집단 적 기억과 舊 동독문화, 현대사회의 미신형태, 일상문화의 발전), 독일민족에서 다민족 연구 (이주민사회와 문화적응연구, 터키의 디아스포라문화, 이슬람문화와 유럽), 다매체의 문화 확 대(영상인류학, 매체분석, 문화분석 방법론, 디지털현상분석, 박물관실습)를 볼 수 있다. 152

175 튀빙겐대학교 경험문화학 1970년부터 전통 복고주의적 연구경향을 극복하고 사회학, 심리학, 정치학의 교육내용과 연구에 근접한 학제개혁이 시도되었다. 1971년 경험문화학 이란 낯선 명칭으로 학과가 바뀌 었다. 특히 과거극복과 함께 학과는 도시화와 산업화의 시대적 흐름에 따른 현대세계의 문 화변용 과정에 관한 연구와 방법론을 독일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1980년대 이래로 학과는 교수법과 연구방향성에서 인접학문분야인 일상사, 문화사, 문화연구와 문화사회학에 의해 많 은 자극을 받아왔다. 일상문화와 일상사 문화학 개론 도시노동자문화 유태인과 회상문화 동독과 기억문화 매체연구 젠더연구 몸의 역사 유태인생활문화 물질민속 문화학적 박물관연구 일상의 의미체계분석 종교의 문화분석: 언어와 종교 영상인류학 현대 커뮤니케이션 형태와 매체 종족정체성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유럽인류학 1989년 통일이후 학과개혁으로 카추바 Wolfgang Kaschuba교수가 92년 임명되었다. 현재 베를린 훔볼트대학은 유럽인류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전 舊 동독의 민속학과 경향인 인민 문화중심의 사회 계급적인 시각에서 탈피하여 새로이 부임한 카추바 교수를 중심으로 인류 학적 토대 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과 변화하는 문화환경에 관한 연구로 교과과정을 형성해 가고 있다. 주요 커리큘럼은 다음과 같다. 후기산업사회의 변형과정 이주민사회와 문화적응연구 집단 정체성구조, 일상활동 표상, 상연, 행위예술 기술, 소비문화와 도시문화상 현대사회의 남녀역할과 관계 동서독의 일상문화의 발전 집단적 기억과 舊 동독 문화 대도시문화와 도시민속학 터키 디아스포라 및 터키이주민문화 이슬람문화와 유럽 도시공간의 유대인세계 국가사회주의(나치) 민속학 과학기술과 민속 본대학교 민속학 1948년 마이젠 Karl Meisen이 민속학강좌 책임을 맡게 되었다. 강의의 주안점은 라인지방 민족성에 관한 연구에 두었다. 1960년 첸더 Matthias Zender교수가 뒤를 이어 책임을 맡았 고 언어사와 문화공간을 중심으로 연구하였으며, 라인지역에 대한 독일민속지도 Atlas der deutschen Volkskunde를 작업하였고 1984년 작업을 완료하였다. 2006년 인문대학의 개편 에 따라 민속학은 독자적인 민속학 세미나 과정에서 현재 인문대학 독문학부 소속 문화인 류학/ 민속학 과로 편입되어있다. 현재 고전적인 소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현대민속 153

176 학적 새로운 테마의 접목을 볼 수 있다. 현재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한 연구프로젝트로는 글 로벌 환경정책의 인류학 고찰, 유럽의 정체성, 현재풍속의 형태와 기능, 식생활 문화연구, 70 년대 일상생활의 인류학 고찰, 새로운 매체와 노동세계 등이다. 문화분석의 방법론과 이론 고향-정체성-이주 직업과 노동세계 의생활/식생활/주생활 현대에서의 종교 기도에서 화학치료로 본 의료변천 민속예술 독일민속지도에서 공간구조연구로 소수민족연구 풍속과 이벤트사이의 일상문화 일상 사물문화의 인류학적 분석 박물관학과 문화연구 19세기 시민 생활세계 매체발달연구 뮌스터 대학교 민속학 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민속학 세미나는 2014년 60주년이 된다. 이전 세미나는 독문학과 에 편입되어 운영되었다. 첫 번째 민속학 책임자로 쉬어 Bruno Schier교수가 맡았고 1971년 부터 93년까지 비겔만 Günter Wiegelmann교수, 그 이후 모어만 Ruth Elisabeth Mohrmann 교수가 책임을 이어받았다. 민속학/유럽인류학세미나 진행에 있어 비교적 전통적인 학문 입 장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교육의 중점에는 물질문화와 박물관학, 구비문학, 영상인 류학, 지역권연구와 비교민속학에 두고 있다. 특히 주변 베스트팔렌지역과 문화의 조사연구 를 위해 학생들에게 직접 자료 수집과 참여 관찰을 유도하는 현장학습이 강조된다. 2006/7년 겨울학기부터 독자적인 학부과정으로 문화 및 사회인류학 이 도입되었다. 이 과 정은 문화비교와 문화사영역에서 인류학적 토대를 놓는 기초 코스이다. 구체적으로 독일과 문화의 내적요소, 유럽과 지역문화, 이슬람 영향권의 북부 및 동부아프리카 와 근동아시아 지역을 다룬다. 민속학과제와 방법 영상인류학 근세민속문화의 역사적 원천평가 문화변용 연구 사회체제로서의 장원제 독일북서지역권 여가변천, 축제풍속 유대문화 전통 농민, 수공업과 상인 생활연구 민간 주택연구/ 의생활 일상생활의 의례 헝가리의 민속문화/ 민속학 프랑크푸르트대학교 문화인류학/ 유럽인류학 프랑크푸르트 대학교는 창립과 함께 민속학을 운영하였는데, 현재 명칭인 문화인류학과 유럽인류학 은 1974년 그레베루스 Ina-Maria Greverus가 교수로 임명되면서 오늘날 이름으 로 개명하여 시작되었다. 그녀는 1997년까지 학과를 이끌면서 이전 오랜 전통과 분명한 경 계를 짓고 교육 및 연구프로그램을 발전시켰다 년 까지 석사 및 박사학위 논문은 크게 8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1. 초국적 관계와 글로벌화한 문화과정 (유럽통합, 이주과정, 동유럽의 변화) 154

177 2. 문화생산과 문화전달 (문화정책, 박물관학, 관광학) 3. 문화학 학술이론과 실무 4. 도시와 지역발전 (지역공간, 대도시문화, 환경보호) 5. 매체문화(대중매체 의미, 지역 및 글로벌 네트워크,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6. 청소년 문화, 생활 및 소비양식 7. 시간과 공간 개념 연구 8. 매체인류학 연구 뮌헨대학교 민속학/ 유럽인류학 뮌헨대학교대학교 민속학과는 1963년 하니카 Josef Hanika가 독일과 비교민속학 이란 이 름으로 창립하였다. 2002년 학과는 오늘날의 명칭인 민속학/유럽인류학 으로 변경하였다. 다음은 최근 학과에서 추진하였던 주요 연구프로젝트들이다. 분단된 나라, 분단된 가족: 동 서독의 이산가족에 관한 구술조사 사회주의에서의 일상( ): 동부 및 남부유럽의 사회주의체제 주민들이 겪은 이데 올로기 변천과 사회변화 터키의 디아스포라( ): 독일 내 이주한 터키인들의 정체성과 생활문화 변화하는 이스탄불: 19세기에서 21세기 변천하는 도시에 관한 고찰연구(3단계) 농촌의 현대화 과정( ): 작센을 중심으로 농촌 주민의 생활과 사회사 변천연구 유럽 이미지 연구: 19세기 이래 유럽 내 다양한 도시문화와 지역에 관한 연구 Ⅵ. 결론 통일로 본 독일민속학 연구는 분단이후 체제와 이데올로기의 틀에서 달라져온 독일민속 학의 형성과 특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통일이후 동독민속학에서 남은 것은 무엇인지 그리 고 동독이 추구하였던 민속학분야의 연구성과는 어떤 의미와 영향을 남기는 지 구체적으로 살피고자 하였다. 서독의 민속학계는 전후 과거청산에서 시작된 논쟁을 거쳐 전통적인 민속학의 보수성을 극복하고 민속학의 새로운 개념 정립을 시도하면서 학과를 변화시켰고 현대민속학으로 성장 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연구관점과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현재의 민속학과로 도약 하는 모습 보여주었던 흐름에서 동독학계와의 어떠한 교류와 영향이 있었는지 고찰하고자 하였다. 특히 동독민속학은 독일민속학계의 전개과정에서 커다란 흐름의 원동력이 되어주었 다. 서독학계는 동독과의 일정한 교류 속에서 노동자의 문화창조력 및 도시산업환경의 일상 문화를 재인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나아가 방법론에 있어서도 물질민속과 같은 실증 연구를 발전시켰다. 동독학계의 비판적 안목과 성과는 전통적으로 민족의 고전양식에 집중 하고 선조들이 형성해온 정신문화의 기원을 해명하는 데 힘을 쏟아온 서독민속학계에 민중 생활사를 재구성하고 농민과 노동자의 물질문화를 규명하며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데 일 정한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155

178 특히 본 사업에서 추진하는 동독 및 서독 민속학자들의 과거사에 대한 구술자료 수집과 연구는 양독간 민속학 학술흐름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밝히는 작업이며 비교문화사적 연구로 학문적 기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구술자료 내용 중 공식문헌으로 쉽게 알 수 없던 당시 동독이 서독학계를 어떻게 평가 인식하고 있었으며, 서독은 동독과 어떤 협력 사를 이끌어왔는지, 그리고 동독민속학의 사업추진과정 및 동독의 학술체제의 질적 성격을 평가하는 정보를 얻고자 한다. 또한 이 민속학 연구는 독일민족과 관련하여 종합적인 인문 학으로서의 독일지역학 교육 및 문화학 심화연구에 큰 의미성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통일로 본 독일민속학 연구는 학제 간 발전과 경계확장의 반향을 불러 올 수 있 다. 동독과 서독민속학자들의 학술논쟁 및 교류협력을 살피는 작업은 독일통일 및 동독역사 를 연구하는 이들에 있어서도 통일논의의 현장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학문적 사회 적 기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통일학, 평화학의 측면에 있어서도 독일통일관련 역사적 경험은 오늘날까지 분단된 한반도상황 및 통일과 연계하여 필요한 실증자료 및 좋은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1) 독일민속학의 학문적 성격과 흐름에 관한 내용은 아래 논고를 참조 바람; 졸고, 독일민속학의 흐름과 연구동 향, 뷔히너와 현대문학 35(2011), S ) Heinz Maus: Zur Situation der deutschen Volkskunde, Die Umschau. Internationale Revue (1946), S ) Ebd, indem der problematischste Kern der Volkskunde, der Begriff des Volkes, in eine scheinhafte Irrationalität gerückt wurde, die einzig mit plan hinnehmendem Gefühl, nicht m it dem klaren, kalten Verstand zu beurteilen sei, wurde sie widerstandlos zu einem Teil der faschistischen Ideologie, die sich wiederum ebenso der ideologischen Bestandteile bedienen und wissenschaftlich gebärden konnte. 4) Vgl. ebd., S ) Willi-Erich Peuckert: Überlegungen und Betrachtungen. Zur Situation der deutschen Volkskunde, Die Nachbarn. Jahrbuch für vergleichende Volkskunde Bd.1. Göttingen 1948, S ) Vgl. ebd., S ) Ebd. 8) W. Kaschuba:Einführung in die Europäische Ethnologie, München S.71. 9) T. Brinkel: Institutionalizing Volkskunde in Early East Germany, Journal of Folklore Research, Vol(46) Nr.2.(2009), S ) Vgl. Hannjost Lixfeld: The Deutsche Forschungsgemeinschaft and the Umbrella Organizations of German Volkskunde during the Third Reich, Asian Folklore Studies, Vol. 50, No.1(1991), S ) T. Brinkel: a.a.o., S ) (재인용) Ebd, S ) W olfgang Stgeinitz, Die volkskundliche Arbeit in der DDR, S.42f..; "Nach marxistischer Auffassung beschäftigt sich also die deutsche Volkskunde m it der Erforschung des werktätigen deutschen Volkes in seiner materiellen und geistigen Kultur, wobei die sehr verschiedenartigen Erscheinungsformen dieser Kultur im allseitigen Zusammenhang, in ihrer geistigen Bedingtheit und in ihrer historischen Entwicklung betrachtet werden müssen und insbesondere der Beitrag der Werktätigen zur deutschen Nationalkultur zu erforschen ist." 14) Ebd, S ) Ingeborg Weber-Kellermann: Deutsche Volkskunde zwischen Germanistik und Sozialwissenschaften, Stuttgart, 1969., S.91f. 16) Peter Assion: Arbeiterforschung, Grundriss der Volkskunde. Rolf W.Brednich(Hrsg.), S.261f. 17) Arbeitervolkslied, Lieder aus dem Kampf gegen Reaktion und Faschismus für den Sieg des Sozialismus ; Peter Assion, a.a.o., S ) T. Brinkel: a.a.o., S ) Ebd, S ) Ebd, S ) Hermann Bausinger: Volksideologie und Volksforschung; Zur national-sozialistischen Volkskunde, Zeitschrift für Volkskunde 61:2(1965), S ) Ebd., S

179 23) Ebd., S.177. "Während in vielen anderen Wissenschaften die nationalsozialistische W endung sich deutlich als Einbruch von außen präentiert, ist hier zumindest mit der M ölichkeit zu rechnen, daß der Nationalsozialismus nicht etwa fremde Ideen hereintrug, auch nicht etwa nur periphere Elemente verstäkte, sondern durchaus zentrale Gedanken dieser wissenschaftlichen Disziplin herausstrich." 24) Hermann Bausinger: Kritik der Tradition; Anmerkungen zur Situation der Volkskunde, Zeitschrift für Volkskunde 65(1969), S ) Hermann Bausinger: Volkskultur in der technischen Welt, Frankfurt a.m., ) Diete Kramer: 'Wem nützt Volkskunde?", Zeitschrift für Volkskunde 66(1970), S ) Ebd, S ) Dow, James R. and Lixfeld, Hannjost: German Volkskunde, A Decade of Theoretical Confrontation, Debate, and Reorientation( ), S ) Gerndt, Helge: Volkskundliche Arbeitstagungen in Falkenstein, Zeitschrift für Volkskunde 67(1971), S ) Wolfgang Brückner(Hrsg.): Falkensteiner Protokolle, Frankfurt a.m., 1971, p.196.; Volkskunde analysiert die Vermittlung von kulturalen Werten in Objektivationen und Subjektivationen. Ziel ist es, an der Lösung soziokulturaler Problem e m itzuwirken. 31) Ebd., S ) 명칭으로 Volkskunde, Europäische Ethnologie, Kulturwissenschaft, Kulturanthropologie, vergleichende Sozialanthropologie, vergleichende Volkskunde, vergleichende Kulturwissenschaft, Em pirische Kulturwissenschaft이 쓰 이 고 있다. : Zimmermann, Harm-Peer(Hrsg.): Empirische Kulturw issenschaft, Europäische Ethnologie, Kulturanthropplogie, Volkskunde, M arburg ) Wolfgang Jacobeit: Research into Peasant Work and Economy in the German Democratic Republic, Technology and Culture, Vol.5, No.3, S ) Vgl. Johanna Micaela Jacobson: Boundary Breaking and compliance: Will-Erich Peuckert and 20th century german Volkskunde, Pennsylvania S.27f. 35) Rudolf Weinhold: Stand und Aufgaben einer volkskundlichen Erforschung des Weinbaues im Saale- u. Unstrutgebiet, Forschungen und Fortschritte, Vol.37(1963), S.16ff. 36) Ulrich Bentzien: Das Eindringen der Technik in die Lebenswelt der mecklenburgischen Landbevölkerung, Diss. Berlin ) Wolfgang Jacobeit: a.a.o., S ) Ingeborg Weber-Kellermann: a.a.o., S ) Jürgen Kuczynski: Review. Jahrbuch für Volkskunde u. Kulturgeschichte NF12, S ) W olfgang Jacobeit: Illustrierte Allta gs u. Sozialgeschichte Deutschlands, Münster ) Georg G, Iggers: N ew Directions in historical Studies in the German Democratic Republic, History and Theory, Vol.28. No.1 (1989), S ) 손기웅 외: 신동방정책과 대북포용정책, 서울: 두리, 2000, S.302f. 43) James R. Dow and Hannjost Lixfeld: National Socialistic Folklore and Overcoming the Past in the BRD., Asian Folklore Studies, Vol 50(1991), S.138f. 44) 손선홍: 분단과 통일의 독일현대사, 서울; 소나무, 2005, S ) Vgl. Wolfgang Kaschuba: a.a.o.,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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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디트리히 전설에 숨은 역사적 실체 김 재 명(강원대) 1. 전설의 사료적 가치 전설이란 통상 구전으로 내려오던 것이 상당기간이 지난 후에 기록된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끊임없이 기존 내용을 변경되거나 새로운 내용이 첨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 서 심하게 과장된 내용이 끼어들기도 한다. 이에 전설은 흔히 허황된 동화적 이야기로 치부된다. 그러나 전 설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당시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겨서, 이를 핵심 모태로 하여 발전되어 나온 것 이다. 따라서 전설에 숨은 이런 역사적 핵심을 찾는다면, 사료적 가치가 충분히 있다. 우리는 역사를 찾는 데 있어서 기록된 사료에만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아 주 오랜 옛날에는 글을 읽고 쓰는 기술은 극히 일부 민족만의 것이었다. 또 거기에서도 일부 국한된 계층 만이 누리던 특혜였다. 많은 고대 민족들이 자신의 언어를 표현할 문자를 갖지 못해 자신의 역사를 스스로 기록할 능력이 없었다. 따라서 이를 후대에 구두로만 전승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내용이 상실 된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심지어는 자신들의 역사를 외어서 구두로 전승하는 특수한 가문조차 생겨났다. 이런 문자를 갖지 못한 민족들의 역사는 이들과 접촉했던 문자를 가진 타민족에 의해 기술될 수밖에 없었 는데, 이 경우 그 서술이 일방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과 적대세력의 민족이 서술한 경우에, 그 자료의 신빙성은 높지 않다. 또 내부적으로 통치자에 의한 자의적인 왜곡 가능성도 항상 존재한다. 역사 기 록물에서의 이런 고의적 왜곡이나 실수로 인한 오류는 오늘날 고고학, 민속학, 유전학 등 여러 주변 학문의 도움으로 많이 고쳐지고 있다. 2. 디트리히 전설 2.1. 이 전설이 역사적 사료로서 중요한 이유. 402년 로마군 최고사령관인 스틸리코 Stilicho가 이태리 반도의 방어를 위해, 변방 지역의 로마군을 모두 퇴각시키자, 이태리 반도 밖의 로마제국 영토에서의 기존 통치 행정조직은 붕괴된다. 따라서 그동안 로마제 국의 용병으로 주요 전략지대에 주둔하던 여러 게르만족의 무리는 실질적으로 독립하게 된다. 특히 디트리 히 전설의 무대가 된 라인강 중하류 지역 및 북부 독일은 실질적으로 무주공산의 지역이 되었다. 또 정세 가 불안하게 되자, 로마제국 내의 여러 무역로는 붕괴되고 상업 활동은 정체된다. 이에 게르만 지역 내에서 로마상인의 교역 활동은 마비된다. 또 그동안 기록의 주공급원이던 로마제국 내의 역사 기록자들에게 로마 군이 철수한 지역은 이들의 관심권 밖이었기에, 어떠한 로마인 모험 여행가도 이 지역에 더 이상 들어서지 않았다. 그리고 이 지역 게르만인들은 아직 기독교화 되지 않았기에 스스로 자신의 역사를 기록할 능력이 아직 없었다 - 이 시기 기록할 능력을 가진 자는 오직 기독교계의 수사들이었다. 이런 여러 이유로 당시 이 지역에 대한 실상은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 즉 디트리히 전설의 무대 지역에 대한 정보는 완전히 차 단되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이곳에서 일어난 실제 역사적 사실은 전설에 녹아들어서 구전으로 전해 오는 것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디트리히 전설이 중요한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 물론 지명이 나, 이 지역에서 발굴된 고고학적 유물은 당시의 역사적 실체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디트리히 전설의 주요 3개 사본 (이하 Ths로 약칭): 1) 158

182 1) Membrane: 1250년 경 노르웨이의 베르겐에서 쓰인 필사본 (이하 Mb로 약칭). 2) Svava: 1450년경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스톡홀름에 소장. (이하 Sv로 약칭). 3) 고대 아이슬란드로 쓰인 필사본이 A와 B의 두 형태로 남아 전해온다. (이하 Hs. A, Hs. B로 약칭). 이 들은 17세기에 Mb의 것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졌다. Mb나 Sv에 없는 작가의 서문(Prologus)이 있다. Sv는 Mb보다 상대적으로 기록된 시기도 늦고, 또 그 분량도 적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Ths의 원전에 더 가까운 것으로 간주된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간결하면서도 덜 화려한 수사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Sv 에는 Mb에 없는 내용도 더러 나온다 (예: 빌키누스 가계에 대한 이야기) 디트리히 전설의 주요 내용 이는 주인공 디트리히의 조부인 삼손 Samson 으로부터 디트리히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가족 간의 갈 등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디트리히와 그의 숙부 에르멘리크와의 갈등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그 외에 디트리히와 친척관계에 있는 인물들과 (Ysold, Herbort, Herding, Tistram, 등), 또 그와 친교를 맺고자 그의 주위에 몰려든 영웅들에 대한 서술이 주를 이룬다. 한때 디트리히의 주위에는 다음 12기사가 모여들 었다: Hillebrand, Hornboge-Jarl, Gunter, Gernholt, Hagen; Wideke (Welands Sohn), Amlung (Hornboges Sohn), Detzlef der Däne, Stolzer Fasold, Sintram von Wende, Wildefer (Brand der Weitgereiste), Heim der Grimme (Kleine)이다. 그런데 이는 아더왕의 12명 원탁의 기사를 흉내 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디트 리히 전설에는 중세독어 시대에 널리 알려졌던 독일의 다음의 여러 전설 소재가 일종의 게르만 전설의 종 합판처럼 들어 있다. a) 지그프리트 이야기 (Sigfrid, Brünhild, Grimhild, Gunter, Attala). b) 벨란드 Weland의 전설 b) 헤르브로트 Herbort (디트리히의 조카)와 힐다 Hilda (아르투스왕의 딸)의 애정 도피 행각 - 이는 트 리스탄과 이졸데 의 소재와 유사하다. c) 아탈라 궁정에 인질 상태에 있던 Walter (에르멘리크왕의 조카)와 Hildegund (그라흐의 영주의 딸)의 애정 탈출기 - 이는 중세독어시대에 라틴어로 전해오는 발터의 노래 Walterslied 와 같은 소재이다. d) 디트리히의 부하 하임 Heim의 수도원 생활 - 이는 파르찌발 Parzival의 일면을 보여준다 디트리히 전설에 나오는 주요 가계들 1) 삼손의 가계: Samson Ermenrik Thetmar Aki Frederik Regbald Samson Dietrik von Bern Egerd Ake Thetmar 1) 디트리히(Dietrich)는 음운상 남부독어 표기이다. 정확히 북부독어로 표기하면 디트리크(Dietrik bzw. Thidrek)로 하여야 하지만, 여기에서는 편의상 중세독어시기의 표기를 따라 디트리히로 하기로 한다. 159

183 b) 니플룽엔의 가계: Königin Albe Gunter Giselher Gernholt Grimhild Hagen Jarlstocher d) 훈왕국 아탈라왕의 가계 Erp Ortwin Aldrian e) 빌키누스왕의 가계 Awindrot Edger Aspilian Widolf Weland Wideke 2.5. 디트리히 전설에서 디트리히와 관련된 줄거리 살레르나의 영주인 로드거의 부하 기사인 삼손은 그의 딸을 납치해 부인으로 삼는다. 그후 장인을 죽이고 그의 영토를 기반으로 하여 왕위에 오른 삼손은 에르멘리히와 테트 마르란 두 아들을 둔다. 테트마르의 아들 디트리히는 아버지에 이어 베른의 왕이 되나, 세베킨의 간계에 넘어간 숙부 에르멘리히에 의해 쫒겨 훈왕국의 아탈라에게 몸을 의탁 해 30년을 보낸다. 그를 도와 여러 전쟁에 참여했던 디트리히는 그랜스포르트에서 에르 멘리히의 군대를 격파하나, 이 와중에 한때 자신의 부하였던 비데케에 의해 아탈라의 두 아들과 함께 자신의 아들 테트마르를 잃는다. 고향 베른으로 돌아와 다시 왕이 된 디트리히는 에르멘리히가 병사한 후에 그를 이어 왕위에 오른 세베킨 Sevekin을 죽이고 그 영토까지 차지한다. 후에 디트리히는 비데케가 숨은 곳을 찾아내 그를 죽이나, 그 결 투에서 입은 상처로 귀로에 죽는다. 160

184 3. 디트리히 전설 시기의 역사적 상황 로마군대가 철수하자 로마 용병으로서 라인강 하류의 투르나이 요새에 은거하던 Salier계 프랑켄족은 독립하게 되면서, 장차 대제국으로 발돋움할 태세를 갖추게 된다. 480년 메로빙 왕가의 클로드비히는 그동안 동맹관계에 있던 갈리아 지역의 로마군 사 령관 Syagrius를 불시에 습격해 정복하면서, 갈리아 지역의 실질적 지배자가 된다. 그런 데 이리되자 자신이 다스리는 주민의 대다수가 게르만계가 아닌 가톨릭교도인 로만계였 기에, 499년 통치 전략상 클로드비히는 세례를 받고 기독교도가 된다. 이렇게 갈리아 지역의 이질적 주민의 통치에 신경쓰다보니, 메로빙 왕가는 당분간 라 인강 동부 지역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또 많은 주민이 갈리아로 이주해 인구밀도 로 극도로 낮아진 이 지역에 메로빙 왕가는 당분간 영토적 야심이 별로 없었다 - 단 쾰 른 등 라인강 무역중심 지역은 예외였다. 따라서 한동안 라인강 중북부와 라인강 동안 지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기록은 상당기간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그레고르 Gregor von Tours ( )나 프레드가르스 Fredgars Chronik (um 659) 등의 성직자들이 당 시 이곳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단편적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프랑켄 왕가와 기독교적인 시각에서의 일방적 서술이었다. 따라서 당시 이 지역에 대한 객관적 역사 사료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반면에 디트리히 전설은 이 지역에서의 여러 군소왕국이 대두해 활약한 상황을 구체 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삼손왕가, 니플룽엔 왕가, 훈왕가, 지그프리트 가계 등에서 나온 여러 영웅들의 활약상이 자세히 서술되고 있고, 또 메로빙 왕가와의 대립 양상을 간접 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디트리히 전설에서 다음의 역사적 사실이 유추 된다: 1) 삼손은 살레르노 (오늘날의 벨기에 지역)의 왕이 되고나서 20년이 지난 노년에 갑 자기 군사를 일으켜 동진해 베른을 정복한다 (469년 경으로 추정됨). 그리고 이를 차남 인 테트마르(디트리히의 아버지)에게 주고나서, 로마(오늘날의 트리어)를 공략하다가 병 으로 죽는다. 트리어는 그의 장남 에르멘리히에 의해 결국 정복된다. 이는 삼손 왕가가 서쪽의 메로빙 왕가의 압박에 밀려, 자신들의 근거지를 떠나 동쪽 라인강 방향으로 근 거지를 옮겼음을 암시한다. - 나중에 이 지역에 지그프르트 외조부인 Nidung왕이 들어 서고 있다. 이 트리어의 함락은 년 사이에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인다. Georg von Tours이 485년에 트리어의 주교 Abrogast가 이곳을 탈출하였다고 기록하고 하는 데, 이는 이곳이 최종적으로 로마인에게서 이민족의 손으로 넘어갔음을 말해준다. 2) 아이펠 Eifel 산록의 북쪽에 위치한 뮌트Mündt (오늘날의 Muniacum)지역에는 군 터가 다스리는 니플룽엔 Niflungen왕국이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이곳에 사는 니플룽엔 족의 명칭은 이 지역의 작은 하천인 네펠 Neffel에서 나왔다. 즉 네펠하천변에 사는 종 족 이란 뜻이다. 이는 모젤강 북쪽의 라인강 서부지역에 한 왕국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3) 군터의 누이 그림힐트는 자신의 첫 남편 지그프리트가 군터의 배다른 형 하겐에게 살해되자, 북부 독일평원의 베스프팔렌 지역에 있던 훈왕국의 아탈라왕에게 시집간다. 후에 아탈라와 그림힐트의 초청을 받은 군터는 하겐 및 수하 전사와 함께 수사트 Susat(오늘날의 죄스트 Soest)에 있는 아탈라 궁정으로 향한다. 이 행군 시에 바빌로니 아 Babilonia(오늘날의 쾰른)는 피해 가고 있다. 이는 이 도시가 니플룽엔족의 적대세력, 아마도 메로빙 왕가의 영향권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아탈라 왕국의 바크라르 Baklar(오 161

185 늘날의 Blecher)의 영주인 로드거 Rodger (일면 로돌프 Rodolf로도 나온다)가 군터 일행 을 맞이하려고 보낸 사자는 이곳이 살해된 지그프리트의 영토였음을 암시하고 있다. 즉 지그프리트가 리푸아르 Ripuar왕가의 프랑켄인임을 암시하고 있다. 4) 프리젠 족의 왕자 아탈라 Attala는 멜리아 Melias가 다스리는 훈왕국을 정복하고 그곳의 왕이 된다. 이는 당시 베스트팔렌 지역에 원주민 훈족(Hünen)이 세운 왕국이 있 었으며, 이들과 게르만계 종족과 갈등이 있었음을 보여 준다. 6) 아탈라왕은 빌킨족 Wilkiner과 여러 번 전쟁을 한다. 그리고 벨란트 Wideke에 대 한 디트리히의 복수는 덴마르크와 스웨덴 남부지역에 있던 북부 게르만족과의 갈등을 보여준다. 7) 지그프리트가 군터 측에 살해된 이유는 그의 권력이 급격하게 부상하였기 때문으 로 보인다. 디트리히가 지그프리트에게 브륀힐트란 애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힐 트와 결혼시킨 것은 바로 남쪽에 위치한 니플룽엔족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마도 부왕 지그문트의 죽음으로 지그프리트가 원래 어머니의 영토였던 하스펜 가우 Haspengau(이 지역은 니플룽엔의 바로 북쪽에 면한 지역이다)까지 물려받게 되자, 군터 측에서는 큰 위협을 느껴서 그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8) 디트리히 전설에 보면 한 왕국이 전쟁에 동원하는 군대의 숫자는 보통 수백명 정 도이다. 특별한 전면전의 경우 수천명 정도가 동원된다. 이로 유추해보면 당시 이곳의 인구 밀도는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군터 측이 수사트로 갈 때에 데려간 군사는 1000명(니벨룽엔 노래에서는 10000명)이라고 하고 있다. 이는 과장된 숫자가 아니라면, 니플룽엔 왕국의 모든 군사가 총동원 된 수로 보인다. 단 아탈라나 에르멘리히는 만명 이상의 군대를 동원하고 있다. 이를 보아 당시 훈왕국과 에르멘리히의 로마왕국은 상당 히 넓은 영토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니플룽엔이나 베른 왕국은 군소왕국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한 것 같다. 3. 디트리히 전설과 니벨룽엔의 노래 전설은 특정 목적에 의해 흔히 왜곡된다. 특히 정치적 목적이나 종교적 목적에서 대 중을 조종하기 위한 목적에서 그러하다. 기록에 의하면 칼 대제가 게르만 전설을 수집 하여 기록케 하였고, 또 이를 전파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하였다고 그의 전기 작가 Einhard는 기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메로빙 왕가를 계승한 카롤링 왕가가 자시들의 정치적 명분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게르만 전설을 이용하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12세기 경 중세독어 시기에 이르면, 게르만 전설을 소재로 한 많은 문학작품들이 나 온다. 그런데 기독교계의 입장에서 보면 게르만 전설에는 이단적인 요소가 많이 있다. 따라서 이를 기독교계의 구미에 맞게 개작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 려진 니벨룽엔의 노래에서 우리는 그 대표적 사례를 본다. 반면에 디트리히 전설은 이 런 기독교계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기에, 게르만족 이동시기인 5-6세기의 시대 배경이 그대로 묘사되고 있다 (여기에서 니플룽엔이란 명칭은 니벨룽엔의 북부 지역 언어에 상 응한 형태이다). 따라서 그 내용에 상대적으로 신빙성이 높다. 이에 사료적 가치도 훨씬 높다. 이 둘에 나타나는 지그프리트와 관련된 사항을 비교함으로써 니벨룽엔의 노래에 서의 왜곡 현황을 살펴본다. 162

186 3.1 디트리히 전설과 니벨룽엔의 노래에 나타난 지그프리트 관련 내용의 차이점. 니벨룽엔의 노래 디트리히 전설 지그프리트의 출생 니더란데의 왕 지그문트의 아들로 크산텐에 타르룽아왕국의 지그문트왕과 하스펜가우의 니둥왕 서 출생. 어머니는 언급되고 있지 않다. 의 딸 시시베 사이에서 출생 군터는 부르군트족의 왕. 하겐은 그의 신하. 군터는 니플룽엔족의 왕, 하겐은 그의 배다른 형, 군터, 하겐, 크림힐트간 크림힐트는 그의 누이이다. 그들의 근거지 크림힐트는 이들의 누이이다. 근거지는 아이펠 산 의 관계 는 보름스이다. 록의 베르니카이다. 훈족의 왕 아탈라 bzw. 에쩰은 아시아계 훈족의 왕. 그의 궁정은 아탈라는 훈왕국의 왕. 그의 궁정은 수사 (오늘날의 에쩰의 신상 헝거리에 있었다. 베스트팔렌의 죄스트)에 있었다. 디트리히와 지그프리트의 지그프리트는 디트리히의 부하로서, 디트리히에 의 이들 간에 원래 직접적 관계는 없었다. 관계 해 군터의 누이인 그림힐트와 결혼한다. 디트리히와 에쩰 bzw. 디트리히는 숙부 에르멘리히에게 근거지 베른을 뺐 디트리히는 에쩰의 궁정에 머문 식객이다. 아탈라의 관계 기고, 아탈라에게 피신해 몸을 의탁한다. 브륀힐트는 니더란데의 여왕으로 지그프리 브륀힐트는 스바바왕국의 여왕으로서 지그프리트 지그프리트와 브륀힐트의 와 예전에 직접적 관계가 없다. 군터가 그 와 약혼관계에 있었다. 지그프리트의 주선으로 군터 관계 녀와 결혼하는데 도움을 준다. 와 결혼한다. 아이펠 산록의 베르니카(오늘날의 베르니히)에서 두 군터와 하겐이 간 최후의 라인강의 보름스에서 출발하여 도너우강의 나강(오늘날의 뒨 Dhün강)이 라인강과 합류하는 곳 여행 경로 따라 헝거리로 향하는 남부루트이다. 을 건넌 후에, 바카라르를 거쳐 수사로 향한 북쪽 루트이다. 군터와 하겐은 디트리히에게 사로 잡힌 후 군터는 아탈라의 처남인 오시드에 의해 사로잡혀 군터, 하겐, 크림힐트의 에, 크림힐트에 의해 살해된다. 뱀굴에 던져져 살해된다. 하겐은 디트리히에 생포되 최후 크림힐트는 디트리히의 부하 힐데브란트에 어, 전투시 상처의 후유증으로 죽는다. 그림힐트는 살해된다. 아탈라의 요청을 받은 디트리히에 의해 살해된다. 하겐의 후예 언급 사항 없다. 죽기직전 한 여자와 동침해 알드리안이란 아들을 얻는다. 성년이 된 아들은 아탈라를 동굴에 가둬 굶 겨 죽인 후 브륀힐트에게 가서, 나중에 니플룽엔족 의 왕이 된다. 3.2 등장인물의 왜곡 중세독어 시기에는 당시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여러 게르만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을 실제 역사상에 나타나는 유명 인물들과 억지로 연관시키는 일이 흔하였다. 디트 리히 전설이나 지그프리트 전설의 경우에서 이런 현상의 단적 예로 다음을 들 수 있다: 1) 삼손의 장남 Ermenrich는 흑해 북안에 번성했던 고트왕국의 마지막 왕 Ermanarich (중세독 어시기 Ermenrîch - 376)와 동일시하고 있다. 2) 디트리히 폰 베른은 동고트의 왕 테오도리히 대제 ( )와 동일시하고 있다. 3) 훈 왕국의 왕 아탈라 Attala는 아시아계 훈족의 Attila (중세독어 전설에서는 에쩰Etzel) (재 163

187 위기간 )와 동일시하고 있다. 4) 니플룽엔 왕국의 왕 Gunter는 라인강 서안 지역에서 전사한 부르군트족의 왕 Gundahari ( 436)과 동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음처럼 실제 역사와는 차이가 있다: ㄱ) 디트리히 전설의 배경 시기는 5-6세기이다. 따라서 4세기의 고트왕국의 Ermanerich와 Sasom의 아들 Ermenrich와의 연결은 시기상 가당치 않다. ㄴ) 디트리히 전설이나 니벨룽엔 노래에서 디트리히는 훈족의 왕 에쩰의 궁정에 피신 하여 보호를 받는 것으로 상정되어 있다. 그러나 동고트왕 테오도리히는 훈족의 에쩰 왕이 죽은 후에 비로소 태어났다. ㄷ) 아시아계의 훈족이 마인강 이북 지역에 진출한 바가 전혀 없다. 그리고 이의 우 두머리의 실제 이름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에쩰이란 명칭이 나온 아틸라는 게르만 어의 'Atta + il(a)'로서 그 뜻은 Väterchen 이다. 즉 이들에게 곤경을 당한 고트족이 붙 여준 애칭이다. 프리젠족의 왕자로서 훈왕국을 정복하여 왕이 된 Attala와도 같은 의미 이다. 즉 피지배 계층이 새로운 지배자에게 붙여준 애칭인 것이다. 여기에서 이들 두 사 람 간에 혼동이 생긴 것이다. ㄹ) 부르군트족의 왕 군터하리는 436년 로마제국의 갈리아 사령관 아에티우스 Aëtius ( )가 고용한 훈족 용병에 의해 자신의 군대 모두와 함께 몰살되었다. 그러나 이 전투에 아틸라는 참가하지 않았다. 이 시기는 아틸라는 자신의 동생 Bleda과 공동 통치 에 따른 권력투쟁에 몰두하던 때로서, 외지로의 원정 전투에 나설 여력이 없었다. 따라 서 부르군트족이 왕과 더불어 헝가리의 판노니아 평원에 있던 아틸라 bzw. 에쩰의 궁전 에서 몰살당하였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니벨룽엔의 노래의 내용상 나타나는 구체적 왜곡 사례 니벨룽엔의 노래에서는 지그프리트의 전설의 원형에는 없었으리라는 보이는 내용이 새로이 첨가되어 왜곡된 부분이 보인다. 이중 두 개의 예를 들어 그 왜곡의 배경을 살 펴본다: 1) 크림힐트가 헝거리의 에쩰의 궁정으로 향하는 결혼여정 과정에서 숙부인 파사우의 주교 필그림 Pilgrim을 만난다. 이는 완전 가공의 사실이다. 필그림은 에 파사우 의 주교로 재직하면서, 당시 헝거리왕 게자 Géza의 궁정에서 헝거리의 포교에 힘쓴 자 로서 한때 성자로 추앙받았다. 그는 훈족의 에쩰의 후손으로 자처한 아바론족Awaren의 왕 게자가 지그프리트의 전설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을 기화로 지그프리트의 전설을 개 작해 남부독일판 니벨룽엔의 노래를 만들었다 (오늘날 전해 오는 이 사본의 기록물은 12세기 중반에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포교활동에 이용한다. 게자 의 아들 스테판은 바이에른 군주의 한 공주와 결혼했는데, 이 공주의 결혼행렬이 크림 힐트의 결혼행렬과 아주 흡사하다. 2) 군터 휘하의 부르군트족은 에쩰의 궁정에서 몰살당한다. 이 소재에는 두 개의 실 제 역사적 사건이 반영되었다. 첫째로 436년 부르군트족의 왕 군터하리의 군대가 라인 강 서안의 한 지역에서 당시 로마제국의 갈리아 사령관인 아에티우스 Aëtius ( ) 에 의해 고용된 훈족 용병에 의해 몰살당한 사건은 당시 게르만족에게 큰 충격을 주었 다. 둘째로 630년 아바르족 Awaren에게 발칸반도에서 쫒겨난 알키오쿠스 Alciocus 휘하 164

188 의 9000명 불가리아인이 프랑켄왕국에 피신해 다고베르트 Dagobert왕(재위기간 )에게 망명처를 요청했다. 그러나 아바르족을 의식한 그는 바이에른의 변경제후 헤 릴로Herilo(?)에게 그들을 몰살시킬 것을 명한다. 이 학살에서 오직 700명 정도만이 살 아남았다. 이 두 개의 역사적 사건이 니벨룽엔의 노래에 녹아들어가, 군터 휘하의 부르 군트족이 몰살당하는 소재로 이용됐다 디트리히 전설에서 서술된 내용을 뒷받침하는 자료들 1) 디트리히 전설에서는 전투장소 및 그 상황이 구체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즉 군터 가 사로잡힌 후 던져져 죽음을 맞이한 '뱀의 탑 Schlangenturm', 그림힐트의 사주를 받 아 하겐과 싸우다 죽은 아탈라의 부하 영주 이룽 Irung이 죽어 넘어진 장소인 Irungsweg, 양쪽 군대들이 격렬히 싸웠던 정원인 Niflungengarten 등이 그 비참한 사건 이후에도 상당기간 있었다고 서술되고 있다. 이들 유적들은 년에 있었던 도 시 재개발사업으로 사라졌다. 2) 1873년 죄스트 근교에서 여러 마차 분량의 인골이 발굴되었다. 이는 죄스트에서 최후를 맞이한 니플룽엔족의 유골일 가능성이 높다. 3) 죄스트 남단 지역의 한 공동묘지에서 이 전설과 관련된 두 개의 무덤이 발견되었 다. 그 하나는 규모가 아주 커서 한 영주 부인의 무덤으로 보이는데, 이는 그림힐트의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옷을 여미는 둥근 핀 하나가 발견되었는데, 그 뒷 면에 ich, Atalo, bin bei dir, Gudilla mit Rat und Tat'란 문귀가 루넨문자고 새겨져 있 다. 또 544/5년에 주조된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우스 I세 (재위기간 년)의 금 화도 하나 발견되었다. 다른 하나에서는 그 부장품으로 보아 6세 정도의 고귀한 가문 출신의 남자 아이의 것이 틀림없다. 이 무덤의 주인공은 아탈라와 그림힐트 사이에서 태어나, 하겐에 의해 죽음을 당한 알드리안의 것으로 보인다. 4) 1700년 비르니히 근교의 엔쩬 Enzen이란 곳에서 한 거대한 석관에서 건장한 사내 의 유골과 함께 금으로 만들어진 여러 무기와 갑옷 등 다량의 부장품이 발견되었다. 이 무덤의 주인공은 지그프리트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가 살해된 곳에서 가까운 곳 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4. 디트리히 전설에서 엿볼 수 있는 당시 사회적 상황 디트리히 전설에서 당시 사회적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묘사들을 발견한다: 1) 적대적 주민에 대한 가혹한 행동: 군대가 적대 지역 안에 진격하면, 그곳 성과 마을은 여지없이 불태워지고 약탈당한다. 특히 금은 보화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인다. 적대 주민에 대한 관용은 전혀 없다. 2) 자신의 친척이 살해당하면 꼭 그 살해자에 대한 복수는 절대적인 의무이다. 소위 피의 복수(Blutrache)이다. 디트리히가 한때 자신의 부하였으나, 아들 테트마르 를 죽인 비데케의 은신처를 찾아내 그를 죽이는 것은 이의 단적인 예다. 3) 흔히 게르만족은 신의 Treue를 중시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디트리히 165

189 의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런 신의와는 거리가 멀다. 힘의 논리에 따라 강한 쪽에 붙고, 배신을 서슴치 않는다. 또 정정당당하지 않은 수단을 써서라도 상대방을 제압하려 한다. 디트리히가 지그프리트와의 결투에서 약속을 어기고 비겁하게 벨란트의 무기를 빌려 그를 제압한 것은 그 한 예이다. 또 친척이라도 적으로 간주되면, 가차 없이 제거 하려 한다. 에르멘리히가 자신의 조카인 디트리히를 쫒아내고, 또 다른 여러 조카들을 죽이는 것은 이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4) 게르만의 사회는 철저한 계급사회였다. 상류계층에도 귀족, 자유민, 리텐 Liten(정복 당한 종족에서 상류계층으로 편입된 계급)의 3계급이 있어서, 이들 계급간의 결혼이 철 저히 금지되었다 - 당시 종족은 혈연에 의해 구성되지 않았다. 상류계층과 민중계층은 완전히 다른 뿌리에서 나왔다. 디트리히 전설에 나오는 모든 왕들은 무력을 써서라도 꼭 다른 왕가의 공주와 결혼하려 한다. 이때 나이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상처한 늙은 왕이 적국의 젊은 공주와 강제로 결혼하고자 하는 일이 흔하다. 이는 신부의 지참금과 도 관련 있다. 딸이 결혼하면 그 아비는 자신의 영토의 절반을 사위에게 양도하는 것이 관례였다. 5) 이 시기에 게르만족은 아직 기독교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르투스왕의 딸이 교회에서 예배 보는 장면이 있고, 디트리히가 말년에 기독교로 개종하고 그의 부 하인 하임이 잠시 수도원생활을 하고는 있으나, 이는 후대에 첨가한 것으로 보인다. 6) 게르만 사회에서 여자의 지위는 형편없다. 미혼의 여자는 별채로 마련한 탑에 갇 힌 상태로 따로 산다. 이들은 자신의 결혼 시에 전혀 발언권이 없다. 디트리히 전설에서 여왕으로 나오는 여자는 브륀힐트와 Ekke의 약혼녀였던 9명의 딸을 가진 한 과부뿐이 다. 그리고 왕비로서 정당한 대접을 받으며 존경받은 경우는 아탈라왕의 첫째 부인인 에르하 정도이다 (이는 훈족의 조상이 출발한 도나우 문명권의 여신 숭배 전통의 잔존 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외의 여자들은 남자의 부속품이나 전리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5. 디트리히 전설에 나오는 민족 게르만족의 대이동시기에는 흔히 게르만족만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여러 이란계 민족이 참여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이란계의 알란족을 들 수 있다. 이들 은 흑해 북안 지역에서부터 게르만계의 반달족과 연합해 스페인을 거쳐 아프리카 북부 의 카르타고에 정착할 때까지 줄곧 행동을 같이 하였다. 또 게르만 민족 대이동 시기에 훨씬 앞서 이란계의 킴머족이나 스키타이족이 한때 유럽 중앙부까지 진출하였음은 이들 이 사용하던 독특한 무기들이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음에서 알 수 있다. 디트리히 전설 에서는 비게르만족으로 다음 민족들이 특히 주목의 대상이다. 1) 토착 원주민인 훈족 Hünen 게르만족이 진출하기 이전에 유럽의 중앙부에는 훈족이란 원주민 종족이 살고 있었음 은 독일, 영국 등 유럽 중앙부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Hun(d)이란 지역 명칭에서 알 수 있다. Hune/Hüne, Hünengräber란 명칭은 거인 이란 뜻을 갖고 있다. 이는 이들 종족 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온 말일 수도 있지만, 이들이 향유한 거석문화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거석문화는 몰타, 사르디니아 등 지중해의 여러 섬이나 지중해 연안을 위시해 166

190 대서양 서안의 곳곳에 나타난다. 영국의 스톤헨지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거대한 건축물을 조성하려면 상당한 부와 많은 인력을 동원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들은 아 마도 일찍이 해양민족으로서 지중해와 대서양 서안에서 해상 무역을 통해 많은 부를 축 적한 셈계 민족의 영향을 받은 민족으로 보인다. 근동의 초생달 삼각지역에서 기원한 농경문화가 발칸반도를 통해 유럽에 들어온 후 에, 이들 농경민족은 도나우강을 거술러 올라가서 라인강, 엘베강, 베저강 등 유럽 중앙 부로 진출하였다. 이들은 흑해 북안에서 출발한 인도유럽인 기마민족이 서쪽으로 유럽 중앙부에 진출하기 훨씬 이전에 이곳에 정착해 농경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디트리히 전설에 나오는 훈왕국의 주민은 후자가 유럽 중앙부에 진출하기 전에 이곳에 살던 원주 농경민으로 보인다. 이들은 해양을 통해 진출한 셈계 민족과 교류를 가졌을 것이다. 디트리히 전설에서는 훈왕국은 멜리아스 Melias란 왕에 의해 다스려지다가 프리젠족 왕의 차남인 Attala에 정복당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니벨 룽엔의 노래에 나오는 헝거리의 아시아계 훈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2) 사르마트인 Sarmaten 지그프리트의 피부는 각질화 되어서 어떠한 창칼로도 그를 해칠 수가 없다고 흔히 알 려져 있다. 니벨룽엔의 노래나 지그프리트의 전설에서도 이는 용을 죽인 후에 그 피를 뒤집어쓰면서 각질 피부가 생겼다고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린병 Ichthyosis이란 유전병에서 생긴 현상이다. 이 병은 남자에게만 나타나지만, 모계로만 유전된다. 그리스 의 테오파네스 Theophanes는 프랑켄제국의 메로빙 왕가의 후손들은 모두 각질화된 피 부와 산돼지 털 같은 것이 온 몸에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메로빙 왕가는 원래 이란계인 사르마트인 출신이었다. 이들은 용맹한 기사전사로서 이름을 떨쳤다. 이들의 철기 기마무대가 대오를 지어 진격해 나가면, 어떠한 보병부대도 대적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로마제국에서 용병으로 인기가 있었다. 특이한 것은 여자들 로 전사로서 군에 복무하여야만 했고, 지배자가 여성인 경우도 흔했다. 일부 학자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마존족을 이 종족과 동일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강한 무력을 이용해 유럽의 여러 종족들의 지배계급으로 군림하였다. 이런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지그프리트는 사르마트인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 사르마트인은 말을 소중히 여겼다. 특히 백마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제사를 지 낼 적에 백마를 죽여 그 피를 마시고, 고기를 나눠 먹었다. 왕이 죽으면 다수의 백마를 죽여 머리와 몸을 분리한 상태로 별도의 무덤들을 만들어 묻었다. 귀족들의 경우에도 시체와 말을 같이 묻거나 별도의 말 무덤을 만들었다 (cf. 인도유럽인의 쿠르간 무덤). 클로드히 대제의 아버지 힐데르히 Childerich (재위기간 )의 무덤 주위에 별도로 조성된 3개의 말들의 무덤에서 21구의 말의 사체가 발굴된 것은 이의 좋은 예다. 이들은 흑해 북안에 살다가 아시아계의 훈족에 밀려서 헝거리의 판노니아 평원에 거 주했다가 튀링엔 지역에 일시 머물지만, 그곳의 튀링엔족의 핍박을 받아 리페 Lippe강 과 라인강의 합류지점을 거쳐 최종적으로 벨기에의 Fanum Martis 요새(오늘날의 투르 나이 Tournai 근교)에 정착한다. 이곳이 메로빙 왕가의 프랑켄제국이 출발한 지점이다. 디트리히 전설에서 지그프리트의 출생지인 타르랑아 Tarlanga왕국이나 브륀힐트의 스 바바 Svava왕국은 하르쯔 산맥 바로 북안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은 초지가 넓게 발달해 서 말을 방목해 키우기에 적합했다. 디트리히 전설에 나오는 많은 용사들이 브륀힐트의 167

191 목장에서 자신이 탈 말을 구하고 있다. 이곳은 사르마트인의 이주 경로상의 주요 지역 이었다. 또 니벨룽엔의 노래에서는 지그프리트가 크산텐 Xanten출신으로 나오는데, 이 는 메로빙 왕가의 출발지였던 파눈 마르티스가 소재한 지역이다. 이는 역시 지그프리트 가 사르마트인의 후손임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그리고 브륀힐트도 이 후손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욱이 그녀가 여왕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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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상호문화 지역학 : 성명 현 희 한국독어독문학 2012 봄철연합학술대회 순서 지역학의 개념 법적 관점 성명법 언어학적 관점 고유명사학; 사전학; 관용구 사회적 관점 성명의 사용법; du와 Sie 사용법; 성명과 다문화사회 169

194 상호문화 지역학이란 지역학의 학습내용은 다른 나라 그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 아 니라, 학습자가 낯선 문화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이다! 타문화에 접근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스테레오타입과 편견이 크게 작용한다. 그러므로 두 문화를 상호 비교하고 대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여야 한다! 글로벌 시대의 상호문화 능력을 습득하는 지름길이다! Ich heiße Elfriede Jelinek. Ich heiße Mohandas Kramchand Gandhi. Ich heiße Kim Yuna. Ich heiße Abdullah ibn Abdal- Aziz Al Saud. Ich heiße Fjodor Michailowitsch Dostojewskij. 170

195 Personennamen 성명 성명이란 이름은 한 사람의 인격의 일부분이다. UNICEF에서는 태 어나는 순간부터 이름을 아이의 권리로 정의하고 있다. 이름의 법적 지위와 사회적 기능 및 사용법은 각국의 문화 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다문화 사회에서는 이름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 171

196 법적 관점 성명법 독일인의 이름 이름 + 성 Anna Maria Thomas Tina Heinz Giesing Müller-Heinrich 우리는? 172

197 Herr Meier heiratet Frau Schön. Wie ist der Nachname der Eheleute (Ehemann und Ehefrau)? Herr Meier heiratet Frau Ohm-Heinz. Wie ist der Nachname der Eheleute? Ein glücklich verheiratetes Ehepaar bekommt ein Kind. Wie ist der Nachname des Kindes? Nur ein Elternteil hat das Sorgerecht für das Kind. Wie wird sein Nachname bestimmt? Ab welchem Alter bedarf die Namensänderung zusätzliche der Einwilligung des Kindes? Welche Vornamen dürfen die Eltern ihren Kindern nicht geben? Kann man den Nachnamen ändern? Wenn ja, aus welchen Gründen? 언어학적 관점 고유명사학 사전학 관용구 173

198 고유명사 (nomen propria) - 성명 -지명 - 하천, 호수, 강 등의 이름 - 행성명 - 상품명 - 사건명 어원학 족보학 언어학 ss 고유명사학 언어지리학 언어사 174

199 Personennamen - 이름 (Ines, Axel, Holger) -성(Meier, Langer, Reifenrath) - 가명, 익명 (Mark Twain, Lenin, Marlene Dietrich) - 부친의 이름 (Janssen) / 모친의 이름 (Elsensohn) - 별명 (Parasite Hilton / der kleine Corporal) -별칭(.der Große / der Schreckliche ) 성명 (인명) 실존 인물 창작 인물 - 신화 - 문학작품 (Venus; Justitia; Anna Karenina; Harry Potter) 175

200 Karen Robert Heldmann Tim Brigitte Müller Susan Schmidt Anja Erik Fischer Stefan Kohl Groß Max Georg Yvonne Maren Jochen Jahn Thomas Kai Klein Dietrich Vornamen Familiennamen Frau, Herr Karen Robert Tim Brigitte Susanne Anja Erik Stefan Max Georg Yvonne Maren Jochen Jahn Thomas Kai Claudia Heike Wolfgang Dorothe Marie Merle Frauennamen Männernamen 176

201 Heldmann Müller Schmidt Kowalski Fischer Kohl Groß Bauer Paul Petersen Bayer Wolf Bernstein Benjamin Klein Berufsbezeichnung Eigenschaft Vorname Patronym Ortsname jüdischer Name Tiername aus der Natur slawischer Name 인명과 사전학 인명(고유명사)이 보통명사 또는 다른 품사로 전환된 경우 인명이 단위(과학, 기술, 수학)로 전환된 경우 177

202 관용구 Hans im Glück sein das Ei des Columbus in Abrahams Schoß jemandem dem Schwarzen Peter zuschieben Hinz und Kunz (ugs. abwertend) Was Hänschen nicht lernt, lernt Hans nicht nimmermehr. (Ach) du liebes Lieschen! (ugs.) Haut den Lukas! (ugs.) im Adamskostüm s (ugs.; scherzh.) alt wie Methusalem (ugs.) Archilleferse Argusaugen (bildungsspr.) ein Krösus sein (bildungsspr.) dasitzen wie ein Buddha (ugs., ironisch) 사회적 관점 성명 사용법 du 와 Sie 사용법 성명과 다문화사회 178

203 이름 사용법 성 사용법 친근 일정한 경계, 무시 die Anna 호감 또는 친밀감을 나타냄 호칭으로 사용할 때 무례함 immer mit Herr/Frau!!!!!! 179

204 Du 의 사용법 Sie 의 사용법 친구 관계 가족 관계 같은 계급의 동료 관계 학교, 대학 어린 아이 (16세 까지) 일반적으로 16세부터 특정한 직업 낯선 사람 공식석상 du 의 사용법 Sie 의 사용법 친구 관계 가족 관계 같은 지위의 동료 관계 학교, 대학 일반적으로 16세부터 특정 직업 낯선 사람 공식 석상 어린 아이 (16세 까지) 이름 + siezen 성 + duzen 180

205 Münchner Sie: Meier, kannst du mal an die Kasse 1 kommen? Hamburger Du: Claudia, können Sie bitte schnell die Unterlagen kopieren? Wie gut, dass niemand weiß, dass ich Rumpelstilzchen heiß!!!!!!!!!!!!!!! Danke schön für Ihre Aufmerksamkeit!!!!!! 감사합니다!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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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독일어 교재의 작문 교육 내용 분석 - Schritte 와 studio d 를 중심으로- 이미영(한국외대) Ⅰ. 들어가기 외국어 교육에 있어서 교재는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 내용, 교육과정 및 교수법에 걸쳐 밀 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외국어 수업을 진행할 때 중심 역할을 한다. 독일어권이 아닌 곳에 서 독일어를 배울 때, 교재에 실려 있는 텍스트와 테마는 낯 선 언어와 문화로 들어가는 중 앙 통로가 된다. 또한, 수업 시간에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텍스트로 독일어를 배우게 되며 실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확정하는 역할도 한다. 일반적으로 외국어 교육의 목표와 방 법에 따라 새로운 교재가 계속 개발되고 있고 교재의 구성과 내용 역시 변화한다(Krumm 2010: ). 1970년대 화용론적 전환 이후 외국어 교육의 목표를 의사소통 능력 배양 에 두고 있고, 이러한 교육 목표에 의해 그 이전의 교재와는 다른 구성으로의 변화가 자연 스럽게 진행되었다. 언어체계 중심의 교재 구성을 탈피하여 실제 의사소통 전개 과정이나 상황, 주제, 의사소통 참여자로서의 학습자의 역할과 의사소통 행위, 특정한 언어 수단(문법 및 어휘)의 의사소통 기능 등, 이러한 의사소통 관련 요소가 교재의 구성과 내용의 핵심 기 준이 되었다(조국현 2010: 65-66). 의사소통 중심의 교수법에 의한 교재는 실제 텍스트와 일 상생활 중심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일상생활의 의사소통의 영역에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라는 언어의 네 가지 능력 교육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 쓰기 능력에 대한 학습 목표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교재들은 듣고 말하는 입말 의사소통 중심으로 말 하기와 청해 위주의 구성이었다. 쓰기는 다른 언어능력을 위한 보조 수단 정도로 이해되었 고, 쓰기에 대한 교육은 말하기 교육 이후로 미루어져 있었다 1). 1980년대 중반부터 쓰기에 대한 연구는 외국어 교수법과 외국어 수업에서 점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쓰기 능력 2) 의 획득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인터넷 보급으로 인해 쓰기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매체 사용이 증가했으며 쓰기의 위상과 쓰기 교육의 필요성을 뒷받침 해 주는 여러 분야의 연구 성과에서 비롯되었다. Piepho(1998: 8)의 견해에 의하면, 쓰기 행위 자체는 모국어와 외국어에서 쓰기 능력 향상에 기여한다. 왜냐하면, 쓰기를 할 때에만 문법적-통사적, 어휘적- 은유적, 양식적-수사적인 방법과 규칙, 그리고 그 효과에 대해서 성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쓰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지적인 과정, 써 놓은 내용 또는 언어적인 정확성에 주의를 기울 이고 숙고하는 과정으로 인해 언어적인 향상이 수반된다. 외국어 수업 내에서 도움 기능을 하는 도구적 성격의 쓰기와 텍스트 작성을 목표로 하는 1) 그 원인으로 교수법적인 면에서 구조주의 언어학의 영향으로 생긴 청각 언어 교수법(Audio-Lingual Method) 을 들 수 있다. 청각 언어 교수법에서는 음성언어를 문자언어보다 먼저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쓰기 이전에 말하기(Speech before writing) 교육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전제는 인류의 언어발전 과정이나 개인의 언어 발전 과정에서 음성언어가 문자언어보다 훨씬 먼저 나타날 뿐 아니라 문자언어는 음성언어를 바탕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음성언어에서 문자 언어로의 변환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용이하다는 것이다(이미영 2012: 265). 2) 쓰기는 행동주의 학습 이론 관점에서 행위 개념에 해당하고, 작문은 의사소통 능력 관점에서 능력 개념에 해 당한다. 작문이 쓰기 행위를 통해서 이루지기 때문에 개념상의 혼선이 빚어져 왔고, 쓰기 능력은 텍스트 작성 능력, 작문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영(2011: 53-54)에서 도표와 함께 개념 설명이 자세히 제시되었다. 182

208 목적으로서 쓰기 수업 사이에는 명백한 공백이 존재한다(Portmann 2991: 193). 복잡한 텍스 트를 쓸 때는 주로 이미 형성된 모국어 쓰기 능력의 영향을 받는다. 외국어로 작문을 할 때 는 해당 외국어로 표현하기 위해서 어휘, 문법, 문장구조 및 해당 언어가 가진 표현 등을 언 어화하는 단계의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외국어 교육의 작문 교수 학습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다뤄야 하는 부분은, 수업 내에서 도움 기능을 하는 도구적인 성격의 쓰기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목적적인 쓰기 사이의 그 중간 영역이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교수법의 발전과 더불어 해당 교수법을 중심으로 개발된 교재 내에서 작문 연습 유형과 작문 교육 내용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3). 본 연구에서는 상호 문화적인 요소가 포함된 의사소통 중심 교육을 위한 교재로 2000년대에 개발되어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Schritte 와 studio d 를 대상으로 DaF 수업에서 쓰기를 위한 다양한 연습 형태 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외국어 교육의 작문 교수 학습에서 다뤄야 하는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연습 유형들을 통해 교재 내에서 목적으로서 쓰기, 즉 작문을 어떠한 방식으로 이 끌어 주고 있는지 밝혀보고자 한다. Ⅱ. 외국어 텍스트 작성의 어려움 외국어로 텍스트를 쓴다는 것은 모국어로 텍스트를 쓰는 것 보다 훨씬 더 복잡한 심리과정 을 의미한다. 외국어 학습자가 모국어로 텍스트를 쓰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외국어 텍스트 작성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세계 지식과 언어 지식의 결함으로 해당 외국어 표현이 어렵고, 둘째, 목표 언어의 문화적인 전형적 특징 이 나타나는 텍스트 작성 능력이 없다는 것이며, 셋째, 텍스트 작성 시 쓰기 과정을 통제하 는 일반적인 전략의 문제이다(Mohr 2000: ). 1. 세계 지식과 언어 지식의 결함 인지 학습 모델에서 수용적인 언어능력과 마찬가지로 생산적인 언어능력의 발달은 정보를 가공하는 복잡한 과정으로서 제시된다. 시각적이고 언어적인 자극은 이미 존재하는 지식구 조에 통합되어 있는 인지구조 내에서 변화된다. 지식은 선언적인 지식(deklaratives Wissen) 과 절차적인 지식(prozedurales Wissen)으로 구분된다. 선언적인 언어 지식과 선언적인 세계 지식, 그리고 절차적인 언어 지식과 절차적인 세계 지식으로 나뉜다. 선언적인 언어 지식은 언어학적인 차원에서 규칙에 관한 지식으로 이해된다. 언어학적인 거시구조 지식과 미시구조의 지식 즉, 텍스트 연관 지식과 문장 연관 지식이다. 선언적인 세 계 지식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실재 사실에 관한 지식이다. 선언적인 언어 지식과 세계 지식의 결함은 외국어 학습자가 텍스트를 작성 할 때, 이 부족한 지식이 활성화될 수 있도 록 하기 위해서 진행되는 어떠한 한 과정이 중단될 수 밖에 없는 결과를 낳는다. 절차적인 언어 지식은 어떻게 언어가 생산되고, 어떠한 언어생산 절차가 투입될 수 있는지 에 관한 지식이다. 절차적인 지식은 텍스트 산출 과정에서 학습자의 조작가능성을 의미한다. 절차적인 세계 지식은 학습자가 목표 언어의 의사소통 상황에서 적절하게 행동을 할 수 있 는 것을 뜻한다. Krings(1992)는 그의 경험적인 연구에서 지적하기를, 언어 지식과 세계 지 3) 외국어 교수법 원리에 따른 독일어 교재의 작문 연습 유형 변화에 관해서는 이미영(2012)을 참조할 것. 183

209 식에서의 이러한 결함 때문에 쓰기 능력(Schreibkompetenz)의 발달 단계가 같을 경우 모국 어 화자가 겪는 것 보다 쓰기를 하는 동안 외국어 학습자의 부담은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쓰기를 도와주는 연습은 이 두 지식 요소를 생성하고 확장하기 위한 연습을 목표로 해야만 한다. 2. 텍스트의 문화적인 특징 Eßer(1989: 26)는 텍스트의 문화적인 특징 개념을 정의하면서 텍스트 견본(Textmuster)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기술을 했다. 다양한 텍스트 유형이란 다른 문화에서 다른 텍스트 견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텍 스트의 형식과 내용을 규칙적이고 의사소통적-기능적으로 연결하는 다양한 개념과 현실 화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일정한 텍스트의 특징, 다양한 텍스트 외적인 문화와 연결된 요소가 나타나는 다양한 텍스트 견본에서 표현된다. 외국어 학습자는 다른 사회 문화적인 배경 때문에 목표 언어 문화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수 사학적 특징의 텍스트를 작성할 능력이 없다. 외국어 수업에서 쓰기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는 학습자에게 목표 언어의 문화 특징적인 텍스트 견본 지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 3. 텍스트 작성의 전략적인 문제 각 언어 사용자는 다양한 전략 4) 을 사용해서 복잡한 문제 해결 과정을 적절한 방법으로 조정하 고 조화롭게 한다. 이러한 전략적인 방법을 언어 가공 방식의 전략 (Sprachverarbeitungsstrategien)이라고 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수용적인 범위에서는 세분화 의 전략, 생산적인 범위에서는 계획의 전략과 어휘적인 요소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 있다. 언어 가공 방식의 전략은 외국어 학습자에게는 전형적일 뿐 아니라 모국어 사용자 역시 언어를 사용 할 때 늘 투입하는 전략이다. 외국어 학습자가 믿고 사용하게 되는 테크닉은 능력 있는 모국어 사용자의 전략적 태도(strategische Verhalten)로부터 파생된다. 이러한 전략적 태도는 경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모델로부터 수용적, 생산적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 작문에 관한 인지적 과 정 연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모델은 Flower & Hayes(1980)의 인지적인 작문 과정 모델 이 다. 이 모델은 다음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쓰는 사람의 장기기억(Langzeitgedächtnis), 둘째, 구체적인 쓰기 과제를 요약하는 요소(과제 제시), 셋째, 구체적인 쓰기 과정을 묘사하는 본 래의 계획 요소와 실행 요소이다. 장기 기억에는 쓰는 사람의 세계 지식, 텍스트를 읽게 될 사람 에 대한 지식, 텍스트 형식에 대한 지식과 텍스트 종류의 구조에 대한 지식과 언어 지식이 저장 된다. 쓰는 사람은 이 지식의 요소를 쓰기 과정 동안 내내 계속해서 이용한다. 과제 제시에는 의 도, 목표 설정과 작성한 텍스트를 읽게 되는 사람에 관해 총괄된 모든 정보가 포함된다. 구체적 인 쓰기 과정은 계획요소(Planungskomponente), 표현요소(Formulierungskomponente), 수정 보완 요소(Überarbeitungskomponente)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전체적인 쓰기 과정은 조정하기 184

210 (Monitor)에 의해서 통제되고, 텍스트가 쓰여지는 동안 모든 부분 과정에서 나타난다. 이 모델은 모든 단계가 순서대로 나타나는 연속적인 모델(serielles Modell)이 아니라 부분과정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병행모델(paralleles Modell)이며, 각 부분 과정이 각 다른 과정에 종속되거나 상위에 있 는 회기적 모델(rekursives Modell)이다. 이 모든 언급된 과정은 복잡한 과정의 묶음이고, 언어 가 공방식의 전략에 의해 조정된다. 앞에서 제시된 세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고 학습자의 쓰기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어 휘적, 통사적, 텍스트적인 지식을 보충해주고, 특히 쓰기 과정에서 외국어 학습자의 전략적 인 행동 양식에 대해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언어 가공 방식의 전략을 노련하게 사용하는 전략적인 특징 5) 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과제 제시의 내용을 공급해 주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다. 브레인스토밍의 다양한 형태 는 경험 있는 필자로 하여금 실제로 쓰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쓰기 과제를 위한 자료를 사 용하도록 한다. 둘째, 내용을 정리하고 분류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다. 생성되고 있는 텍스트의 의미를 고 려해서 사전에 제공되는 내용을 정리한다. 쓰기 과정 중에 변화될 분류 도식을 만든다. 계획 은 항상 선조적이 아니라 쓰기 과정의 다양한 요소들의 관계 속에서 반복적이다. 그런 중에 항상 초점이 되는 것이 달라진다. 부분 계획은 텍스트의 전체 계획과 관련해서 생겨난다. 계 획태도(Planungsverhalten)에는 문화적인 특징이 나타난다는 것이 전제된다(Kaplan 1966, Purves 1988, Rilez 1990). 셋째, 쓰기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이다. 전체적인 목표 설정의 하위에 속하는 세부 목표 설 정을 실행하고, 그리고 나서 전체적인 목표 설정을 점검하는 전략이다. 세부 목표 설정은 변 화되기도 하고 새로운 계획이 고려되기도 한다. 넷째, 작성되고 있는 텍스트의 내용을 적절하게 관점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 다. 관점화 능력은 문화적 특징이 나타나고 제한적이라는 것이 전제된다(Chafe 1980). 다섯 째, 선택되거나 요구되는 텍스트의 종류에 알맞은 내용을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사용되는 텍스트 종류에 대한 지식은 문화적인 특징이 나타난다는 것이 전제된다(Kintsch/ Greene 1978, Anderson 1990). 여섯 째, 제공되는 내용을 언어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전략이다. 어휘적 통사적 지식을 포괄적으로 활성화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곱 째, 독자를 고려해서 표현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Riley 1990). 여덟 째,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는 표현을 배제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예로는 접속사 (Konnektoren)와 응집성신호(Kohärenzsignale) 등이다. 아홉 째, 텍스트를 평가 수정할 때 사용되는 다양한 전략이다. 텍스트를 작성할 때 쓰고 읽 는 것을 번갈아 가며 독자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것이다(Wolff 1992: 참조). Ⅲ. 작문 연습 유형 Kast(1999)는 그의 저서 쓰기 교수법(Fertigkeit Schreiben) 에서 의사소통적이고 화용적 5) 이미영(2011: 146)에서 참조. 185

211 인 쓰기 능력,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화하는 쓰기 능력, 창조적인 쓰기 능력을 길러주는 연습 을 제시한다. 단어에서 문장으로, 문장에서 텍스트로(Vom Wort zum Satz zum Text) 라는 방법적-교수법적인 개념을 가지고 외국어로 텍스트를 쓰기 위한 다양한 연습 형태의 바탕을 마련해준다. 이 개념은 학습자들이 점차 더 나은 텍스트를 구성하고 더 복잡한 구조의 텍스 트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부분적인 능력을 쌓기 위해서 도움이 된다. 글쓰기를 준비하고, 단 어로 문장을 구성하고, 문장으로 문단을 구성하고, 쓴 글을 다듬는 각 단계의 연습을 위해 다음의 다섯 영역으로 구분하고 유형별로 소개하고 있다. 즉, 예비 연습, 구성 연습, 조직화 연습, 자유롭고 창조적인 글쓰기, 의사소통적 글쓰기의 다섯 가지 영역이다. 하지만 이 분류 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고, 난이도 순서대로 연습되는 것도 아니다. 강조되는 것이 다르더라도 원칙적으로는 모든 학습 단계에서 다섯 영역 모두가 중요하다. 이 다섯 영역은 각 단계에서 서로 의존적이고 서로 보완된다. 따라서 수업의 초기 단계에서도 편지를 쓰는 것과 같은 의사소통을 위한 글쓰기가 이루어 질 수 있다. 텍스트 쓰기를 준비하고 글을 만 들고 조직하는 전반적인 연습은 학습자로 하여금 점점 더 내용이 풍부하고 더욱 더 잘 쓴 편지를 쓸 수 있도록 한다. 창조적인 글쓰기를 위한 연습은 독일어를 배우는 첫 해에 이미 제공될 수 있다. 앞에서 제시된 Ⅱ. 외국어 텍스트 작성의 어려움에 나타난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연습 유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다음 Kast가 분류한 다섯 가지의 연습 유형을 통해 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예비 연습(Vorbereitende Übungen) 2. 구성 연습(Aufbauende Übungen) 3. 구조화 연습(Strukturierende Übungen) 4. 자유롭고 창의적인 글쓰기(freies, kreatives Schreiben) 5. 의사소통적인 글쓰기(kommunikatives Schreiben) Ⅳ. 독일어 교재 Schritte 와 studio d 에 나타난 작문 교육 내용 분석 1. 분석 교재 Schritte 와 studio d 의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Schritte 는 총 6권이며 각 권당 7개과의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1-7과까지의 주교재가 앞 쪽에 편성되며 그 뒤에 1-7과에 해당하는 워크북이 합본형태로 구성되었다. 언어 학습, 교 수, 평가를 위한 유럽공통 참조 기준(Gemeinsamer Europäischer Refernezrahmen für Sprachen: lernen, lehren, beurteilen)에 의한 언어수준은 1,2권이 A1, 3,4권이 A2, 5,6권이 B1에 해당한다. 각 단원 구성은 <도입>, <학습 단계 A-E>, <문법 정리>로 구분이 확실하 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4가지 언어 능력의 통합적인 발달을 위한 구성 원리를 따르 고 있다. studio d 는 A1, A2, B1, B2 수준으로 각 한권씩이며 중급 수준인 B2는 한권 구성도 있 지만, B2/1, B2/2로 분권이 된 구성도 있다. 주교재는 10개과로 구성되어 있고 테마와 문법 적인 면에서 점진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 연습의 부분인 워크북은 매 과의 주교재가 끝난 186

212 뒤에 편성되어 있고, 각 과에서 다룬 내용을 맨 마지막 쪽에서 정리하며 한 과를 끝맺는다. 전체 내용구성은 <테마와 텍스트>, <언어행위>, <문법>, <발음>으로 구분된다. 각 과의 테 마와 연결되었지만 언어행위(Sprechhandlungen)로 구분해서 명시한 점이 교재 studio d 에 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각 과에서 테마와 연결된 목표 언어행위의 표현 양식(Redemittel)을 제시하고 있다. 학습자들이 겪는 표현 할 때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장치 이다. B1 단계에서는 각 과의 끝에 기초 어학 증명에 해당하는 Zertifikat Deutsch 시험과 연 계된 Zertfikatstraining이란 연습이 따로 마련되어서 모의 시험(Modelltest) 연습을 할 수 있 도록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도구적인 쓰기 연습이 많이 나타나는 초급 단계 A1, A2 이후에 중급 단계 에 들어가기 전, B1 수준의 주교재와 워크북을 대상으로 작문 교육을 위한 연습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2. 텍스트 생산으로 이끌어 주는 연습 모국어의 작문에서 자신의 생각을 곧바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외국어의 작 문에서는 어휘와 문법, 문장구조, 해당 언어만이 가진 표현 등 생각을 언어화 하는 중간 단 계의 학습이 작문 이전에 기초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단어를 외우기 위해 쓰는 행위의 동 반으로 도움을 받는 경우, 일정한 문장 구조 연습을 위해서 쓰면서 문법 연습 문제를 풀어 보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하면, 외국어 학습에서는 쓰기 행위를 통해서 언어의 개별적 구성 요소인 어휘와 언어의 규칙적 요소인 문법을 학습하고 숙달시킬 수 있다. 이를 외국어 학습 의 방식에서 도구적 성격의 쓰기 라 한다. 앞에서 살펴 본 Kast의 5가지 연습 유형을 외국 어 작문 교수 학습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도구적 성격의 쓰기와 목적적 성격의 쓰기로 구 분하면, 1)예비 연습 과 2)구성 연습 은 전자에 해당하고, 4)자유롭고 창의적인 글쓰기 와 5) 의사소통적인 글쓰기는 후자에 해당한다. 3)구조화 연습 은 도구적 성격의 쓰기와 목적적 성격의 쓰기의 중간 영역에 해당하며 외국어 작문 교수 학습에서 다뤄야 하는 가장 합목적 인 연습 유형으로 파악할 수 있다. 텍스트 생산을 통제하는 방법의 구조화 연습을 (1)내용 구성에 도움을 주는 연습과 (2)형식적 구성에 도움을 주는 연습으로 구분하여 분석 교재에 서 살펴보겠다. 1) 텍스트 내용 구성을 도와주는 연습 (1) 질문을 통한 내용 구성 (2) 연속된 그림이야기 (3) 챠트나 도표읽기 (4) 텍스트 요약하기 (5) 관점변화 2) 텍스트 형식 구성을 도와주는 연습 (1) 모델 텍스트 (2) 텍스트 종류의 특징적인 표현 양식(Redemittel)을 통한 연습 187

213 독일의 제2차 통합 지표 보고서 의 의미 곽병휴(경성대) I. 서론 다음 2010년 인구통계의 도표 1) 가 보여주듯이 1951년 서독지역에 살고 있었던 외국인은 1% 에 불과했으나, 현재 독일에는 외국인 여권을 가진 자가 9%, 이주배경을 가진 자가 19%나 된다. 이는 2011년 6월 30일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약 14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2) 인구(단위: 천) 협의의 이주배경 국적 전체 비 이주배경 소계 독일인 외국인 있다 없다 있다 없다 자신의 이주 경험 전체 이중국적자 이와 같은 인구통계를 반영하듯 2010년 10월 3일 독일 통일의 날에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 령은 통일 20주년 기념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독일인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제기를 통하여 통합정책과 관련한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였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그러나 분명한 태도를 필요로 합니다. 독일에 대한 이해, 이것은 그 소 속성을 여권이나, 가족사나, 신앙에 국한하지 않고, 더 넓은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의심할 바 없이 독일의 일부입니다. 유대교는 의심할 바 없이 독일의 일부입니다. 이것이 우 리들의 기독교-유대교 역사입니다. 그러나 이슬람교도 그 사이에 독일의 일부가 또한 되었 습니다. 약 200년 전에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그의 서동요에서 이것을 표현했습니다: "자신 과 타인을 아는 자는 여기서도 동양과 서양이 더 이상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3) Zu allererst brauchen wir aber eine klare Haltung. Ein Verständnis von Deutschland, das Zugehörigkeit nicht auf einen Pass, eine Familiengeschichte oder einen Glauben verengt, 1) igrationintegration/m igrationshinter grund/tabellen/migrationshintergrunddoppelstaatler.html 2) 양자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주민 배경의 인구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3) 독일 통일의 날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 연설문에서 발췌함. 188

214 sondern breiter angelegt ist. Das Christentum gehört zweifelsfrei zu Deutschland. Das Judentum gehört zweifelsfrei zu Deutschland. Das ist unsere christlich-jüdische Geschichte. Aber der Islam gehört inzwischen auch zu Deutschland. Vor fast 200 Jahren hat es Johann Wolfgang von Goethe in seinem West-östlichen Divan zum Ausdruck gebracht: "Wer sich selbst und andere kennt, wird auch hier erkennen: Orient und Okzident sind nicht mehr zu trennen." 이슬람교도 그 사이에 독일의 일부가 또한 되었습니다. 라는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의 생 각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많은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 은 2012년 3월 23일 대통령 선서 후 연설에서 비록 다른 어조로 말하고 있지만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의 생각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는 그 사이에 아주 자명한 독일어 전통과 기독교 전통 곁으로 이슬람과 같은 종교들, 다른 전통, 다른 언어, 다른 문화들이 다가온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Wir leben inzwischen in einem Staat, in dem neben die ganz selbstverständliche deutschsprachige und christliche Tradition Religionen wie der Islam getreten sind, auch andere Sprachen, andere Traditionen und Kulturen,.. 4)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약 1600만 명, 즉 전체 국민의 약 19%%에 이른다는 현실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전 현직 두 대통령의 다문화국가로서의 독일 에 대한 인식은 특별히 이슬람 문화에 대한 언급에서 드러난다. 간과하거나 무시하고 싶지 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을 자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실과 궤를 같이 하면서 통합 노력의 일환으로 2008년 6월에 국무회의에서 14개 주제 영역에 100개의 지표세트를 설정하고 5) 이주민, 난민, 통합 청 (Beauftragte für Migration, Flüchtlinge und Integration) 주관으로 통합 정도를 측정하여 보고서를 내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년도를 연구 대상으로 하여 에 발간된 제1차 통합지표보고서 에 이어, 년도를 연구 대상으로 한 에 발간된 제2차 통합지표보고서 는 다문화국가 독일의 전체국민과 이주배경의 사람들 간의 통합 정도 를 측정하여 보여준다는 면에서도 의미 있는 일일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나아가서 후발 다 문화국가의 통합노력에 참고가 될 만한 측정 지표에 대한 모델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점에 서도 의미 있는 일이다. 6) 본고의 주된 목적은 다문화 연구에 관심 있는 자들(독일 다문화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그 밖의 국내 다문화 연구자들)에게 독일의 통합지표 보고서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것 을 위하여 먼저 통합 지표 보고서에 사용된 용어를 설명하도록 하겠다(제 II장). 이것은 독일 4) 5) 통합지표에 대한 논의는 이미 훨씬 이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는 Statistisches Bundesamt(2005): STRUKTURDATEN UND INTEGRATIONSINDIKATOREN über die ausländische Bevölkerung in Deutschland. 2003을 참고하라. 6) 물론 통합지표 보고서를 낸 나라가 독일이 유일한 것은 아니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에서도 통합보고서를 펴 냈다. 189

215 어 통합지표 보고서에 사용된 용어의 개념을 이해하고 구분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본고 의 번역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음 제 III장에서는 제1차 통합지표 보고 서 와 제2차 통합지표 보고서 의 지표를 비교분석 할 것이다. 그 다음 IV장에서는 제2차 통 합지표 보고서 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이것은 통합지표 보고의 한 모델을 보여줄 뿐만 아 니라, 각 영역별 독일의 현재의 통합정도와 또한 2005년에서 2010년까지의 그 발전성을 보 여준다. 미리 얘기하자면, 내용 요약이 특별히 힘든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보고서 자체가 내용 요약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본고에서 제1차 통합 지표 보고서 의 내 용 요약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제2차 통합 지표 보고서 가 제1차 보고서 연구기 간의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V장에서는 제2차 통합 지표 보고서의 의미 를 논구하면서 결론을 맺을까 한다. 본고는 다문화 연구, 특별히 국내에서 통합 지표 에 대 한 연구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시간상 및 지면상의 제약 때문에 본고에서는 오스트리아나 스위스의 통합 지표 보고서 등 타국의 통합지표와의 비교 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것은 다음 연구로 미루고자 한다. II. 통합 지표 보고서에 등장하는 중요 개념 설명 1. 이주배경(Migrationshintergrund, MH) 2009년 인구센서스에서 이주배경(Migrationshintergrund, MH)를 정의하기 위하여 이주(1950 년부터), 국적, 귀화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광의의)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이란 1) 1949년 이후 현재의 독일로 이주해 온 모든 사람 2) 독일에서 태어난 모든 외국인 3) 독일에서 독일인으로 태어났더라도 적어도 부모님 중의 한 분이 1949년 이후 이주 해 왔거나 독일에서 외국인으로 태어난 경우이다. 이것을 연방 통계청의 개념정의에 따라 다시 정의하면 7) 1) 독일에서 태어났든 외국에서 태어났든 모든 외국인 2)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이주민(재외국민 이주민 Spätaussiedler 8) 도 포함) 3) 독일에서 태어나 귀화한 외국인 4) 부모 중 한 분이 이주배경인 경우, 모든 독일에서 태어난 독일국적의 사람. 재외국민 이주민 자녀와 2000년 이후 국적 선택권이 있는 외국인 부모의 자녀 포함. 2. 홀로된 자(Alleinstehende) 미혼, 별거, 이혼, 사별 등으로 1인 가정을 꾸리든지(즉 아래의 독거인 이든지), 아니면 식구 나 동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사람. 예를 들어 대학 기숙사에 살든지, 친분이 있 7) igrationintegration/m igrationshinter grund/begriffserlaeuterungen/personenmigrationshintergrund.html?nn= ) Aussiedler 는 독한사전에 (강제) 이주자 로 번역되어 있으나, 이 단어는 Zuwanderer 와는 구별되며, 실은 재외 국민 이주민, 혹은 재외동포 이주민 으로 번역해야 할 것이다. 190

216 는 어떤 부부 집에 함께 사는 경우. 또한 아저씨, 아주머니, 형제, 누이, 사촌 등 친척과 한 집에 살 경우에도 여기에 분류된다. 3. 독거인(Alleinlebende) 미혼, 별거, 이혼, 사별 등으로 1인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 Alleinstehenden 의 하위분류. 4. 보통학교 졸업장(Allgemeiner Schulabschluss) 하우프트슐레, 구 동독의 폴리테크 오버슐레(politechnische Oberschule), 레알슐레, 종합학교 에서 레알슐레 과정, 야간 레알슐레(Abendrealschule), 김나지움 11학년으로 진급, 직업 구성 학교(Berufsaufbauschule)나 직업전문학교(Berufsfachschule) 졸업이나, 전문대학 입학 자격증 취득자, 일반대학 입학 자격증 취득자. 5. 직업 교육 졸업장(Beruflicher Bildungsabschluss) 전문대학이나 대학에서 취업자격증을 취득하는(berufsqualifizierend) 직업교육 졸업장, 1년 이상 공장에서의 실습(berufliches Praktikum), 견습기간(Berufsvorbereitungsjahr), 적어도 2년 간의 도제기간(Lehre), 고등 상업학교(Höhere Handelsschule) 등의 직업전문학교 졸업, 장인 직업교육이나 기술사 직업교육 졸업(Meister-/Technikerausbildung), 전문대학 졸업장 (Fachhochschulabschluss), 대학에서 국가고시 합격자, 미대와 음대 졸업생, 박사학위. 6. 등가 소득(Äquivalenzeinkommen) 9) 어떤 가정의 식구 중 성인 1인은 비중이 1, 14세 미만 어린이는 비중이 각 0.3, 14세 이상 의 나머지 사람들은 각 비중을 0.5로 하여 식구들의 1인 당 평균 소득을 계산한다. 예를 들 어 어떤 가정에서 부부에게 14세 미만의 자녀가 둘 있고, 그 가정이 벌어들이는 월 소득이 4,500유로라면 그 가정의 등가 소득은 45,000/( )= 2,142.86유로가 된다. 이는 월 2,142.86유로를 버는 독거인과 등가소득이 같게 된다. 즉 두 가정은 경제 능력이 같은 등 급으로 분류된다. 이 소득의 의미는 만약 한 가정에 신구가 여러 명이라면 각기 자기 집이 필요한 것도 아니 고, 식기나 가전기계 등을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식구들이 각기 따 로 사는 것과 비교하면 지출이 그만큼 줄어든다. 그래서 식구 1인당 실질적 소득을 계산할 때에 가중치를 두어 계산하는 방법이다. 7. 실업자 (Arbeitslose)와 무직자 (Erwerblose) 제1, 2차 통합 지표 보고서에서는 Arbeitslose 와 Erwerblose 를 구분한다. Erwerblose 는 연 방통계청이 사용하는 용어이고, Arbeitslose 는 연방노동청이 사용하는 용어이다. 연방 통계 청은 ILO의 기준에 따라 Erwerblose'는 주당 1시간 이하로 일을 하지 있지만 더 많은 시간 을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며, 그에 반하여 주당 15시간 이하로 일하는 자는 Arbeitslose 라고 부른다. 본고에서는 Arbeitslose 를 실업자, Erwerblose 를 무직자 로 구분 하여 번역한다. 독일의 통계에 따르면 무직자의 수는 실업자의 수보다 약 100만 명이 적은 9) igrationintegration/m igrationshinter grund/begriffserlaeuterungen/aequivalenzeinkommen.html?nn=

217 것으로 나타난다. 8. 다양성 헌장(Charta der Vielfalt) 프랑스 모형에 따라 2006년 12월에 다임러 주식회사, Deutsche BP, 도이체 방크, 도이체 텔 레콤이 주도하여 만든 것으로, 직원 채용에 있어서 인종, 성, 연령, 체질, 성적 지향, 세계관, 종교의 상이성을 극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독일의 많은 회사들이 다양성 헌장 서 명에 동참하였다. 10) III. 지표 설정과 제1차 및 제2차 통합지표 보고서의 지표들 1. 제1차 통합지표 보고서의 지표들 17) 영역 및 지표(102) 권고사항 1. 법적 지위(Rechtsstatus)(6) 5~10년, 혹은 그 이상의 체류기간을 가지는 (정주허가 1.1 Niederlassungseralubnis 11) 와 무 기 한 체 류 허 가 unbefristete 수정 Aufenthaltserlaubnis 와 같은) 안정된 체류권을 가진 외국인의 비율 1.2a 강제추방 보류자(Geduldeten)의 총수 수정 1.2b 16세미만 강제추방 보류자의 수 삭제 1.2c 8년 이상의 체류기간을 가진 강제추방 보류자의 수 수정 1.3 직업 활동으로 생계비를 버는 10년 이상의 체류기간을 가진 외국 인의 수 대비 귀화인의 수 수정 1.4 EU의 기준에 따른 난민 승인률(Anerkennungsquote)(보호률 Schutzquote) 삭제 2. 보육 및 언어 교육(Frühkindliche Bildung und Sprachförderung)(4) 2.1 보육원을 필요로 하는 0-3세 연령의 전체 어린이/MH(이주배경)를 가진 어린이 비율 유의미 2.2 어린이집에서 돌보고 있는 3-6세 연령의 전체 어린이/MH를 가진 어린이 비율 유의미 a) 4세 연령에서 MH를 가진 어린이들의 비율과 독일어 언어교육 2.3 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의 비율 유의미, b) 입학 직전 MH를 가진 어린이 비율과 독일어 언어교육을 필요 자료 무 로 하는 어린이의 비율 2.4 (모든 언어강좌 참여자에서) 체류법에 따라 B1~A2수준의 통합강좌 (언어강좌)를 졸업한 사람의 비율 유의미 3. 학교교육(Bildung)(7) 3.1 Sek I 12) 를 마치지 않은, 지난 4주간 직업교육(Ausbildung)이나 심 화교육(Weiterbildung)에 참여하지 않은 20-24세 청년의 비율 수정 3.2 졸업장 없이 보통교육 학교(allgemeinbildende Schule)을 떠난 전체 유의미, 10) Vgl. w w.charta-der-vielfalt.de/ 192

218 청소년/MH를 가진 청소년의 비율 보완 요 3.3 졸업장을 가지고 직업교육을 졸업한 전체 청소년/MH를 가진 청소 년 비율 수정 3.4 보통교육 학교를 하우프트슐레 졸업장을 가지고 졸업한 전체 청소 년/MH를 가진 청소년의 비율 삭제 3.5 대학입학 자격증을 가지고 학교를 졸업한 전체 청소년/MH를 가진 유의미 청소년의 비율 3.6 특수학교(Förderschule)에 다니는 학생들 중에서 전체 청소년/MH를 가진 청소년의 비율 수정 3.7 김나지움이나 김나지움 상급단계의 Sek II에 다니는 전체 청소년 /MH를 가진 청소년 비율 삭제 4. 직업전체/교육(Ausbildung)(14) 4.1 직업교육 졸업장이 없거나 대학 졸업장이 없는 25-34세의 전체 사 람/MH를 사람들 유의미 4.2a 직업학교에 다니는 전체 학생/MH를 가진 학생들의 비율 수정/삭제 4.2b 완전한 자격을 갖춘 졸업장을 주는 직업학교의 전일 직업교육과정 전체 학교/MH를 가진 학교의 비율 수정/삭제 4.3a 직업학교 졸업생 전체 학생/MH를 가진 학생들의 비율 수정 4.3b 완전한 자격을 갖춘 졸업장을 주는 직업학교의 전일제 직업교육 과정에서 졸업생 전체/MH를 가진 학생들이 비율 수정 4.4a 새로 체결한 직업교육계약에서 전체 청소년/MH를 가진 청소년의 삭제/수정 비율(이중 직업교육 Duale Ausbildung 13) ) 4.4b 노동청에 등록한 직업훈련 지원 신청자들 중 (MH를 가진 자/ MH 안 가진 자)의 직업훈련 진입비율(Einmündungsquote) 유의미 4.4c 직업훈련 지원 재수생(Altbewerber)에서 MH를 가진 자로서 노동청 에 등록한 직업훈련 지원 재수생의 비율 유의미 4.5a 새로 체결한 직업훈련 계약에서 조기에 해지된 전체 청소년/MH를 통계이용 가진 청소년의 비율 불가 4.5b 이중 직업교육에서 졸업시험에서 직업훈련생의 성공비율 통계이용 불가 4.6 독일 대학에서 등록한 대학생들 중 MH를 가진 사람과 독일 국내 에서 교육을 받은 외국인 학생들(Bildungsinländer)의 비율 유의미 4.7 (전문)대학졸업증을 딴 MH를 가진 사람의 비율 유의미 4.8 협회(Kammer)의 외부시험에서 MH를 가진 사람의 비율 바람직,통 계이용불 가 4.9 모든 장학대여금 받은 학생 중에서 외국인 비율 삭제 5. 노동시장 통합(Arbeitsmarktintegration)(12) 전체 사람들/MH를 가진 사람들 간의 고용 갭 14) 유의미 연금 가입 연령 수정 빈곤위험 임계치 이하 가구원 1인당 등가소득을 가진 직업 활동인 양가적/삭 제 193

219 5.1.4 전체 사람/MH를 가진 사람들의 자영업자 비율 유의미 노동시장에서 활동적인 인구(15-64세의 취업가능 인구 유의미 Erwerbsperson)에서 실업자(Arbeitslose)의 비율 노동시장에서 활동적인 인구(15-64세의 취업가능인구)에서 무직자 현재 유의 (Erwerblose)의 비율 미 노동시장에서 활동적인 인구(취업 가능 인구)에서 1년 이상 무직자 의 비율 유의미 취업 가능 인구 중에서 1년 이상 무직자의 비율 현재 유의 미 중재기관의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받지 못한 채 6-12개월 이래 실 업상태인 청소년 실업자의 비율 세미만 연령의 모든 실업자 삭제 중에서 설문조사 4주 전에 25-64세 사람 중에서 직업 연수교육 (Fortbildung)과 심화 직업교육조치를 받고 있는 사람의 비율 유의미 심화 직업교육조치를 받고 있는 사람의 비율 삭제 모든 실업자 중에서 MH를 가진 사람의 비율 대비 노동청의 편입 생산(Eingliederungspro- dukten) 및 편입 프로그램 모든 참여자 중 유의미 에서 MH를 가진 사람의 비율 6. 사회적 통합과 소득(soziale Integration und Einkommen)(4) 6.1 생활보조금(Sozialtransfer) 받은 이후의 빈곤 위험율 유의미 6.2 좁은 의미에서 생활보조금 받기 이전의 빈곤 위험율 삭제 6.3 SGB II, SGB XII, 망명법에 따라 생활보조금을 받는 외국인 비율 유의미 망명법에 따라 생활 보조금을 받는 사람의 비율 삭제 6.4 직업 활동 하는 사람이 없는 가정에서 18세 미만/18-60세의 사람 의 비율. 전체/MH가진 18-60세 미만 모든 사람 중에서. 삭제 7. 사회적 통합과 참여(gesellschaftliche Integration und Beteilung)(11) 7.1 정당원, 정치 기구의 회원과 사회적 지위(소득, 교육 등). 전체/ MH 가진 자. 유의미 7.2 사회참여율, 단체 혹은 조직의 회원, 사회적 지위. 전체/MH 가진 자. 유의미 7.3a 단체에 참여하는 전체 사람/MH 가진 사람의 비율(종교단체 제외) 삭제 7.3b 단체에서 지도기능을 맡은 사람의 비율, 전체/MH 가진 자. 삭제 7.3c 단체 외부에서 명예직으로 참여한 사람의 비율. 전체/MH 가진자. 삭제 7.3d 정당이나 노조에 참여하는 전체/MH가진 사람의 비율 삭제 7.3e 종교단체에 참여하는 전체/MH가진 사람의 비율(교회, 회교사원) 식제 7.3f 스포츠 단체에서 감독, 코치, 유사기능으로 참여하는 전체/MH가진 사람의 비율 삭제 7.3g 스포츠 단체에서 지도기능을 맡은 전체/MH가진 사람의 비율 삭제 7.3h 단체 회원 외부에서 운동하는 전체/MH 가진 사람의 비율 삭제 194

220 7.4 가정에서 생활 영역, 성 고유의 과제 분담에 따른 성역할에 대한 입장 삭제 8. 주거(Wohnen)(4) 8.1 식구의 수에 따라 입주인을 가진 임대주택의 평균 주거 크기(평방 미터). 전체/MH 유의미 8.2 입주인을 가진 임대가정의 평균 임대료(평방미터당 임대료). 전체 /MH를 가진 자 수정 8.3 입주인을 가진 가정의 자택 소유율. 전체/MH를 가진 유의미 8.4 우선삭제, 50% 이상의 이주민 비율을 가진 지역에서 살고 있는 MH를 가진 미래 바람 사람의 비율 직 9. 보건(Gesundheit)(15) 설문조사 4주 전 이내에 현재 질병률. 전체/MH를 가진 자. 수정 주관적인 현재의 건강상태: 좋다/매우 좋다. 전체/MH를 가진 자. 삭제 일상에서 건강상태를 통한 제약. 계단 오르기, 심한 활동, 일/ 일상 수정/바람 고용,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를 통한 사회적 접촉에서 심한 제약 직 이나 빈번한 제약을 주관적으로 평가. 전체/MH를 가진 자 STIKO(예방접종위원회)에 따른 예방접종 참여(소아마비, 드프테리 아, 파상풍, 백일해, B형 간염, 홍역). 전체/MH가진 자. 유의미 어린이의 U3-U9 15) 까지 완전한 건강진단 요구. 전체/MH 가진 자. 유의미 과 30이상 과체중 가진 사람, 16) 전체/MH 가진 자. P90-97과 삭제 P97 가진 어린이 규칙적 흡연자. 전체/MH 가진 자 삭제 어린이의 구강건강 태도의 질(치아돌보는 태도, 치과의사 통제 요 구). 전체/MH 가진 자 삭제 9.4 공식적으로 확인된 장애. 전체/MH 가진 자 삭제 9.5 고용인의 수에서 노동사고. 전체/MH 가진 자. 삭제 9.6 현재가 사고 부상자(설문 최근 4주 내에) 삭제 9.7 환자간호를 받고 있는 사람 중에서 MH를 가진 인구의 비율(SGB V, 망명법, SGB XII에 따라) 삭제 9.8 엄마 사망. 전체/외국인 여성 삭제 9.9 엄마의 국적별 유아 사망율. 전체/외국인 여성 삭제 9.10 출생시 예상 수명. 전체/외국인 삭제 10. 인구학(Demographie)(4) 10.1 모든 결혼에서 MH 없는 사람과 MH 있는 사람의 결혼 비율 유의미 10.2a 독일인과 외국인에서 후속 이주해온 온 부부의 비율 유의미 (구분필요) 195

221 10.2b 가정의 후속 이주를 거쳐 입국한 자녀의 수 삭제 10.2c 어린이 수당을 받는 외국에 있는 자녀의 수 삭제 11. 언론 이용(Mediennutzung)(3) 11.1 MH를 가진 사람의 주 언론 이용 크기(인터넷, TV, 인쇄물) 삭제 11.2 MH를 가진 언론 창조자의 비율. 주 언론에서/선택된 언론에서 삭제 시에서 23시 방송 시간에 선택된 TV방송에서 상호문화적 내용을 가진 방송시간의 비율 삭제 12. 행정과 사회적 근무의 상호문화적 개방 (Interkulturelle Öffnung der Verwaltung und der sozialen Dienste)(10) 12.1 어린이 시설에서 MH를 가진 교육 전문인력의 비율 수정 12.2 학교 전체에서 MH를 가진 교육 전문인력의 비율 수정 12.3 대학과 전문대학에서 MH를 가진 교욱 전문인력의 비율 수정 12.4 공공 근무 전체에서 MH를 가진 고용인의 비율 삭제 12.5 초등학교,하우프트슐레, 레알슐레, 김나지움에서 MH를 가진 교육 12.2로 요 전문인력의 비율 약 12.6a 공공 근무 전체에서 MH를 가진 고용인의 비율. 그 중에서 적은 소 득을 가진. 월 평균 순소득이 1,100유로~2,000유로 사이. 수정 12.6b 단순 하급 공무원, 중급 공무원, 고급 공무원/공공 근무 공무원 중 에서 수정 12.7 다양성 헌장(Charta der Vielfalt)에 서명한 공장, 회사, 행정의 수 유의미 12.8 행정에서 번역직원을 가진 5,0000이상 인구를 가진 지방의 수 삭제 12.9 건강기관에서 MH를 가진 직원의 비율 유의미 13. 정치(Politik)(4) 13.1 연방 하원 선거 때에 유권자 중에서 MH를 가진 독일인의 비율 삭제 13.2 유럽의회 선거 시에 유권자 중에서 MH를 가진 사람의 비율 삭제 세의 연령의 독일인 중에서 MH를 가진 독일인의 비율 삭제 13.4 독일 하원과 지방의회에서 MH를 가진 의원의 수 바람직/수 정 14. 범죄, 폭력, 그리고 외국인 적대성 (Kriminalität, Gewalt und Fremdenfeindlichkeit)(4) 14.1 전체/MH가진 사람들 중에서 범죄율 유의미 14.2 MH를 가진 사람들에서 폭력범죄율 유의미 14.3a 등록된 인종차별적, 외국인 적대적, 반유대적 폭력의 수 유의미 14.3b 등록된 인종차별적, 외국인 적대적, 반유대적 폭력범죄에서 해결율 유의미 11) 2005년 1월 1일에 효력을 발한 체류법 (Aufenthaltsgesetz)에 따라 비 EU국에서 온 외 국인에게 적용되는 체 류허가. 1. 5년간 체류허가 소지 2. 생계비가 보장되고 3. 적어도 60개월 법적 연금보험 남부 증명 196

222 제1차 통합 지표 보고서는 말미에 연구한 지표들 총수와 이용한 자료(데이터 베이스), 차기 보고서에서 참고할 만한 권고사항, 그리고 그 권고의 이유를 명기하고 있다. 지표의 총수는 14개 영역에 걸쳐 총 102개이다. 권고사항은 유의미(Sinnvoll), 수정(modifizieren), 삭제 (streichen)으로 이뤄져 있다. 상기 도표에서는 지면상의 이유로 이용한 자료와 권고 이유를 생략하였다. 2. 2차 통합지표 보고서의 지표들 18) 영역 1. 법적지위(5) 지표 1.1 장 기 체 류 권 (langfristiges Aufenthaltsrecht)이 없 는 외 국 인 1.2 a,b,c 강제추방 보류와 강제추방 보류 이후 체류허가 발 4. 원칙적으로 범죄가 없고 5. 노동자로서 고용 허가를 받았고 6. 자영업 행사를 위하여 경우에 따라서 필요한 허가를 소지하고 있고 7. 독일어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고 8. 독일에서 법질서, 사회질서, 생활상태의 기본지식을 갖고 있고 9. 충분한 거주공간을 갖고 있는 경우 12) Sekundarstufe I는 초등학교 졸업 이후 약 5년간의 수업기간을 말한다. 13) 공장과 직업학교에서 병행하여 직업훈련을 받는 경우. 이론과 실습의 병행이 이뤄진다. 14) 고용갭(Beschäftigungslücke)이란 이주배경이 없는 사람들의 직업활동 참여와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직업 활동 참여간의 차이를 말한다. 15) Vgl. 단계 기간 특징 및 진찰 내용 U1 출생직후 정상적 출산여부, 피부색, 호흡, 심장, 반사작용 U2 생후 1주일 반사작용, 뼈대 정상여부, 신진대사 U3 4-6주 머리크기, 발달상태, 정문이 아직 열려있는지 검사, U4 3-4개월 머리가 바르게 붙어있는지, 소음에 대한 반응 검사 U5 6-7개월 눈, 기관, 상체, 균형유지 U 개월 진찰하지 않고 관찰, 앉고 일어서고 걸음 떼는 것 U 개월 영육간 발달상태, 계단오르기, 이닦기 점검 U7a 34-36개월 예방접종 상태 점검, 언어발달 상태 U8 3-4세 머리-발까지, 시각, 청각, 말하기, U9 5-6세 취학 전 진찰, 언어발달, 근력, 열까지 세기 U10/J 세 사춘기 청소년 16) Body M ass Index(BM I): 남자 여자 저체중 20 미만 19미만 정상체중 과체중 비만 심한 비만 40 이상 40 이상 17) Integration in Deutschland. Erster Integrationsindikatorenbericht: Erprobung des Indikatorensets und Bericht zum bundesweiten Integrationsmonitoring. S ) Zweiter Integrationsindikatorenbericht. S.25~

223 Rechtsstatus 2. 보육(2) Frühkindliche Bildung 부 (Duldungen und Erteilung von Aufenthaltserlaubnissen nach Duldung 1.3 귀화 2.1 보육원(Tagesbetreuung)에 다니는 0-3세 어린이 세의 어린이 3.1 졸업장 없는 사람들 3. 학교교육(5) Bildung 4. 직업교육(9) Ausbildung 3.2 보통교육 학교(allgemeinbildende Schulen)의 졸업장 3.3 직업교육 학교(berufsbildende Schulen)의 졸업장 3.4 특수학교 졸업(Schulabschluss an Förderschulen) 3.5 언어지식(Sprachkenntnisse) 4.1a Sek II 졸업장 없는 사람(Personen ohne Abschluss der Sekundarstufe II) 4.1b 직업 자격증 취득(Berufsqualifizierender Abschluss) 4.2 직업학교 졸업생(Absolventinnen und Absolventen beruflicher Schulen) 4.3 직업교육 참여율(Ausbildungsbeteiligungsquote) 4.4a 직업학교 진입율(Einmündungsquote) 4.4b 직업학교 지원 재수생(Altbewerberinnen und Altbewerber) 4.5 a,b 독일 대학의 대학생(Studierende an den deutschen Hochschulen) 4.6 대학 졸업장(Hochschulabschluss) 5.1 고용 갭(Beschäftigungslücke) 5.2a,b 연금 접근 연령(Rentenzugangsalter) 5. 노동시장 통합(11) Arbeitsmarktintegration 5.3 자영업자 비율(Selbstständigenquote) 5.4 직업 연수와 심화교육(Berufliche Fort- und Weiterbildungsmaßnahmen) 5.5a 실업률(Arbeitslosenquote) 5.5b 무직률(Erwerbslosenquote) 5.6a 장기 실업률(Langzeitarbeitslose) 5.6b 장기 무직률(Langzeiterwerbslose) 6. 사회적 통합과 소득(4) Soziale Integration und Einkommen 5.7 실업 청년(Arbeitslose Jugendliche) 5.8 적극적 노동시장 장려책(Maßnahmen der aktiven Arbeitsmarktförderung) 6.1 빈곤 위험률(Armutsrisikoquote) 6.2 빈곤 위험률 임계치 이하 수입을 가진 직업활동 인구 (Erwerbstätige mit einem Einkommen unterhalb der Armutsrisikoschwelle) 198

224 7. 사회적 통합과 참여(6) Gesellschaftliche Integration und Beteiligung 8. 주거(3) Wohnen 9. 보건(5) Gesundheit 10.학교, 행정, 보건, 경제, 정치, 언론의 상호문화적 개방(8) Interkulturelle Öffnung von Schule, Verwaltung, Gesundheitsdiensten, W irtsch aft, Po litik un d Medien 11. 범죄성, 폭력, 외국인 적대성(4) Kriminalität, Gewalt und Fremdenfeindlichkeit 6.3 최저 생활보조금 수령(Bezug von Leistungen der Mindestsicherung) 6.4 직업 활동 인구가 없는 가정의 사람들(Personen in Haushalten ohne Erwerbstätige) 7.1a 당과 정치 기구의 회원(Mitgliedschaft in Parteien oder politischen Organisationen) 7.1b 동아리, 단체, 사회적 근무에서의 회원(Mitgliedschaft in Vereinen, Verbänden und sozialen Diensten) 7.2 참여율(Engagementquote) 7.3 간부(Leitungsfunktionen) 7.4a,b 스포츠 영역의 회원과 참여(Mitgliedschaft und Engagement im Bereich Sport) 8.1 거주지 크기(Wohnungsgröße) 8.2 임대료(Mietkosten) 8.3 자택 소유(Wohneigentum) 9.1 환자율(Krankenquote) 9.2 예방접종(Impfungen) 9.3 어린이 건강진찰(Kindergesundheitsuntersuchungen) 9.4 과체중/비만(Üergewicht/Adipositas) 9.5 구강 건강(Mundgesundheit) 10.1 교육전문인력(Pädagogisches Fachpersonal) 10.2a,b 공공 근무 직원(Beschäftigte im öffentlichen Dienst) 10.3 보건기구 직원(Beschäftigte im Gesundheitswesen) 10.4 다양성 헌장(Charta der Vielfalt) 10.5a MH 가진 자의 연방의회와 주의회 선거 유권자 (Wahlberechtigte zu Bundestags-und Landtagswahlen mit Migrationshintergrund) 10.5b MH를 가진 의원(Mandatsträgerinnen und Mandatsträger mit Migrationshintergrund) 10.6 MH를 가진 자들의 언론 종사자 비율(Anteil der Medienschaffenden mit Migrationshintergrund) 11.1 범죄율(Kriminalitätsquote) 11.2 폭력 범죄(Gewaltkriminalität) 11.3a 인종차별적, 외국인 적대적, 반유대적 폭력 범죄 (Rassistische, fremdenfeindliche und antisemitische Gewalttaten) 11.3b 인종차별적, 외국인 적대적, 반유대적 범죄 해결율 (Aufkläungsquote bei rassistischen, fremdenfeindlichen und antisemitischen Gewalttaten) 199

225 제2차 통합보고서의 지표는 제1차 통합 지표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토대로 11개 영역으로 축소되고, 지표도 상당수 삭제되거나 수정 보완되어 62개로 나타났다. IV. 2차 통합지표 보고서 요약 지표 영역 세부 내용 1. 법적 지위 Rechtsstatus 2. 보육과 언어 교 육 Frühkindliche Bildung und Sprachförderung 3. 학교 교육 Bildung 독일에서 5~10년 체류한 제3국에 속하는 외국인의 54%가 장기 체 류허가를 갖고 있다. 10년 이상 독일에서 살고 있는 제3국 출신의 외국인은 87%가 장기 체류허가를 갖고 있다. 장기 체류 허가를 갖 고 있는 제3국 출신 외국인의 비율이 지난 몇 년간 분명히 증가했 다. 추방 보류(Duldung) 이후에 배부된 체류허가의 수가 2010년에는 전 년도에 비해 증가했다. 동시에 보고서 기간 내의 추방 보류자의 수 가 감소했다. 이것은 체류법 규정의 성공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귀화의 수가 가볍게 증가했다. 2010년에는 전년도보다 2,000명이 더 귀화했다. 8년 이상 체류연장을 가진 외국인들의 귀화의 비율은 2010년에 2.0%였고, 따라서 전년도 두 해보다 더 높아졌다. 전체 보고서 기간을 거치면 이 비율은 감소했다. 이미 보육기간에 중요한 통합의 기반이 마련된다. 이주배경을 가진 어린이들은 전체 주민의 어린이들보다 어린이보호시설(Kindertageseinrichtung)에 다니는 비율이 낮다. 이것은 특히 이주배경의 3살 미만의 어린들에 해당한다. 이들 중 단지 12.2%만이 어린이 보호시 설을 요구한다. 반면에 이주배경이 없는 어린이들은 27.7%의 어린 이가 어린이보호시설(Tagesbetreuung)을 요구한다. 3세에서 6세 사이의 어린이들 경우에는 이주배경의 어린이와 이주 배경이 없는 어린이들 사이의 차이가 더 적다. 이주배경을 가진 어 린이들의 보육시설에서 돌보는 비율은 85.7%에 달한다, 반면 이주 배경이 없는 어린이들의 경우는 94.9%이다. 긍정적 추세는 이주배 경의 어린이들의 돌봄 비율이 2008~2010년 사이에 이주배경이 없 는 어린이들의 돌봄 비율보다 더 강하게 증가한 점이다. 계속적인 분석은 3~5세 연령의 어린이들에게는 어린이보호시설에 다니는 개연성이 부모님의 이주배경에 우선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린이의 연령, 독일 내 돌봄 비율, 어머니의 주당 노동시간에 의존한다. 제3국에서 온 부모님들은 보호제의를 하지만 더 드물게 알게 된다. 그 원인이 사회구조적 요인 속에서 발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주배경에 따른 설명되지 않은 차이에 대한 이 유는 제도적 장벽, 언어 어려움, 보호시설 수용에 대한 지식이 부족 함, 문화적으로 조건 지어진 가족 외 시설에서 돌보는 것을 기피하 는 것 등일 수 있다. 학교 교육은 문화와 직업 체계에 접근해 가는 중심적인 전제이다. 따라서 생활상태의 많은 다른 차원에 영향을 가진다. 200

226 4. 직업교육 Ausbilung 원칙적으로 교육지표는 전체 주민 내에서 긍정적 추세뿐만 아니라 이주배경을 가진 학생들에서도 긍정적 추세를 보여준다. 그래서 졸업장 없는 젊은 사람들의 비율이 감소했다. 특히 2005년 2.6%에서 2010년 2.3%로 줄었다. 이것은 특히 이주배경을 가진 사 람들의 경우에 그렇다. 약 15%만큼 줄었다. 그밖에 제2세대 졸업장 없는 사람들의 비율이 제1세대보다 적어졌다. 2010년 그것은 2.8% 에 이른다. 동시에 대학입학 자격을 갖춘 보통학교를 졸업하는 청년들의 비율 이 증가했다. 독일 청년들이 24% 증가한 반면, 외국인 청년의 경우 28% 증가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에게는 고등교육기관 접근이 여전히 어렵다. 졸업장 없는 외국인 청년의 비율이 2008/209년에는 5.3%로 써 독일 청년의 두 배 더 많다. 따라서 외국인 자녀의 교육격차는 여전하다. 이들은 중등학교를 졸 업장 없이 더 빈번하게 떠날 뿐만 아니라 고등교육에서 졸업도 더 힘들다. Sekundarstufe I에 대한 계속적인 분석의 결과 이주배경이 학교 발 전에 대해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본질적인 요인은 오히려 사회적 출신이다. 나아가서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독일어이 냐의 여부가 현저한 역할을 한다. 취학의무가 없는 이주민들이 통합코스에서 독일어를 습득할 가능성 을 갖는다. 2007년 말부터 통합과정의 언어코스의 졸업시험 참가가 의무적이다. 2009년 후반기부터 공동 유럽 언어능력시험 내에서 통 일적인 언어시험이 수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근거로 등급화된 언 어시험 도입 이전 보고기간의 수는 2009년 후반기부터 시작하는 합 격비율 발전과 비교할 수 없었다. 2009년 후반기와 2010년 전반기 에 시험 참가자의 절반보다 약간 적은 수가 B1 수준에 합격했다. 2010년 후반기에는 이미 절반을 약간 넘었다. A2수준의 시험에서는 같은 기간에 약 38%였다. 양질화된 직업 활동으로의 통합은 직업교육을 마치지 않고, 혹은 대 학졸업장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몇몇 영역에서는 전체 주민 속에 서 뿐만 아니라 이주배경의 주민에서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추세 가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 기간 내에 Sekundarstufe II의 졸업이 없 는 사람들의 비율이 줄었다; 2005년에 이 비율은 전체 주민의 14.0%였으나 2010년까지 12.6%로 줄었다. 이주배경의 사람들에서 는 그것이 같은 기간에 24.2%에서 21.1%로 줄었다. 취업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의 비율도 보고기간에 줄었다. 그러나 이 비율이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경우 31.6%(2010)로서 전체 주민 (14.9%)의 두 배였다. 따라서 이주배경의 사람들은 전체 보고 기간 에 취업 자격증도 대학 졸업장도 갖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현저히 더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영역에서 외국인 청년들은 그러나 격차를 만회했다. 직업교육 진 201

227 5. 노동시장 통합 Arbeitsmarktintegr ation 입율이 보고 기간에 전체 주민은 줄어든 반면 외국인 주민에서는 두 배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주민의 직업교육 진입 율은 여전히 전체 주민의 진입율보다 낮다. 전체 주민은 48.5%인 반면 외국인 주민의 경우 단지 36%이다. 전체주민과 외국인 주민간 의 실제적 동화에는 학교를 졸업한 후 1년간 직업교육에 이르지 못 한 직업교육 지원 재수생(Altbewerber)의 경우에도 나타난다. 취업 교육 지원 재수생의 비율이 외국 주민에게서는 현저히 줄었다. 반면 전체 주민의 비율은 증가한 반면. 그리고 보고해 2009/2010에서는 전체 주민의 비율과 거의 일치했다(간신히 46% 이상). 직업교육 참여율을 고려하여 전체 주민의 경우에 부정적 추세가 나 타난다. 이것이 2005~2010년 기간에 전체 주민의 경우 16%로 6% 만큼 줄었고,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경우 13.1%로 2%만큼 줄었다. 보고 기간에 이주배경 사람들의 대학생 비율이 전체 주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증가한 반면, 독일에서 대학진학 권한을 습득한 외국인 국적의 대학생들(Bildungsinländer)의 비율이 줄었다. 2010년에 4.4% 로써 전체주민의 경우보다 현저히 아래이다. 전체 대학생과 Bildungsinländer 사이의 그 밖의 현저한 차이는 소위 대학 졸업률 에서 나타난다. 이것은 대학졸업장의 습득율이 Bildungsinländer의 경우에는 더 적다. 그것이 독일 대학생의 경우에는 72.0%인 반면 (외국인) Bildungsinländer에서는 53.3%로써 현저히 그 아래에 있다 세 청년의 직업교육단계 진입에 대한 그 밖의 분석은 아주 특 별한 차이가 Sekundarstufe II로 넘어갈 때에 졸업, 사회적 출신, 입 국 연령에 상당히 기인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Sekundarstufe II에 서 이민 배경 집단의 단점은 특히 하우프트슐레를 졸업한 이민 2세 대 청년들과 관계한다. 이들은 부모님들의 교육수준과 주거환경이 비슷하다고 볼 때에 이주배경이 없는 청년들보다 직업교육의 기회 가 현저히 나쁘다. 레알슐레 졸업한 청년들은 그에 반하여 그들이 부모 집과 거주환경에서 같은 조건이라면 Sekundarstufe II로 넘어 감에 있어서 이주배경에 따라 심각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김나지움 Oberstufe로 진학할 것이냐, 아니면 직업교육을 받을 것이 냐의 그들의 교육진로 가망성은 그에 따라 사회적 출신, 거주 장소 에 의하여 영향을 받으며, 이주배경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민 제2세대에게는 두 가지 상이한 경향이 나타난다. 사회적 출신 배경이 같은 경우 그들은 이주배경이 없는 청년에 비추어 직업교육 을 받으려는 학생이 아주 드물다. 김나지움 Oberstufe로 더 많이 진 학한다. 사회적 참여에 대한 중심적 전제는 직업 체계에 참여하는 것이다. 직업체계에 참여는 생활 상태의 그 밖의 차원에 영향을 미친다.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직업활동과 실업 여부는 강하게 경기 발 전의 영향을 받는다. 이 보고서는 의 특별한 기간을 다루 고 있다. 2006년과 2007년에 높은 고용 역동성을 경기 상승국면에 202

228 뒤이어 긴장된 노동시장을 가진 2008년과 2009년의 전 세계적 경 제 위기가 뒤따른 기간을 포함한다. 거기에 2005년에는 Sozialgesetzbücher II와XII가 효력을 발했다. 그 결과로 실업자 보조 금(Arbeitslosenhilfe)과 사회 보조금(Sozialhilfe)이 합쳐져서 통계가 바뀌게 되었다.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전체주민보다 직업활동의 비율이 더 적 게 되었다. 고용 갭, 즉 이주배경의 주민과 이주배경이 없는 주민의 직업활동 사이의 차이가 2005년에 11.9%에서 2010년에 12.3%로 올라갔다. 직업교육을 마치지 아니한 EU국에서 온 외국인들은 예외 이다. 그들의 직업활동 비율은 전체 보고서 기간 내에 같은 자격을 가진 이주배경 없는 주민의 직업활동 비율보다 더 높다. 실업자 비율은 관찰된 기간에 전체적으로 2005년의 11.7%에서 2010년의 7.7%로 내려갔다. 외국 주민들에서도 실업자비율은 감소 했다. 그러나 15.5%로 전체 주민의 두 배이다. 비슷한 상이 장기 시 업에서도 나타난다. 여기서도 2006년 이래로 장기실업의 비율이 내 려갔다. 여기서도 외국인의 비율은 전체주민의 약 두 배이다 년까지 장기실업의 비율은 전체적으로 2.2% 감소했다(이것은 51% 의 감소이다). 외국인의 경우에도 그것은 분명히 감소했다. 47% 감 소이다. 장기실업율이 5%로 전체 주민의 두 배이다. 긍정적 추세는 심화 직업교육 조치(Weiterbildungsmaßnahmen)에 참가를 고려하여 인식될 수 있다. 지난 2개월간 심화 직업교육 조치 에 참가한 자들의 비율은 이주배경의 주민들 속에서 증가했고 (+20%), 2010년 9.6%이다. 그러나 전체주민의 경우 16.7%로 분명히 더 높다. 그 밖의 분석이 보여주는 바는 이주배경의 경우 직업참여, 무직율, 직업상의 지위, 직업 소득에서 관찰되는 차이가 이주배경의 사람들 은 평균적으로 이주배경이 없는 비교 집단보다 자격을 덜 갖추었다 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질을 가진 이주배경의 사람 들이 이주배경이 없는 비교집단과 같은 정도로 노동시장에서 유리 하지 않다는 것도 나타난다. 보다 질이 높은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보다 심각한 격차는 까다로운 활동의 경우에 지방 특수적, 언어지식 의 보다 큰 의미와 연관될 수 있다. 노동시장의 전통적 선발절차도 질 높은 이주민의 잠재성을 충분히 따르지 못하는 것 같다. 노동시장 통합은 이주민세대와 출신지역에 따라 상이하게 형성된다. 제3세계에서 온 이주민은 연구된 모든 차원에서 주목할 만하게 유 리하지 못한 상황에 있다. EU27개국에서 온 이주민과 그 2세대는 모든 점에서 아직 이주배경이 없는 사람들만큼은 아직 통합되어 있 지 않다. 이것이 완전히 사회구조적 특징에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설명되지 않은 차이의 원인은 첫째는 출신에 따라 상이한 법적 지 위 탓으로 추정된다. 언어지식과 지역이해와 같은 요인, 사회적 망, 203

229 6. 사회적 통합과 소득 S o z i a l e Integration und Einkommen 7. 사회적 통합과 참여 Gesellschaftliche Integration und Beteiligung 특히 여성 직업활동과 관련한 문화적으로 상이한 입장과 같은 요인 들도 노동시장에서의 차별화와 마찬가지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소득빈곤으로 인하여 통합과정은 현저히 어려워진다. 보고기간에 전 체주민과 이주배경의 주민 내에서 빈곤위험 임계치 아래의 수입을 가진 직업활동인의 비율은 증가했다. 보고기간에 빈곤 위험율은 전 체적으로 약간 감소했다. 이주배경의 주민 내에서 감소는 -7%로써 전체 주민 -2%보다 더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주배경 주민의 빈곤 위험율은 26.2%로써 전체 주민 빈곤 위험율 14.5%보다 훨씬 위였다. 빈곤위험 임계치 이하의 수입을 가진 직업활동인의 비율은 그에 반 하여 전체주민 내에서나 이주배경의 주민에서도 증가하였다. 최저생활비 보조금(Mindestsicherungsleistung)에 의지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보고기간 내에 유동적이다. 그 비율이 2006년 살짝 증가했 다가 2007년와 2008년에 감소했다. 그후 2009년에 다시 살짝 증가 했다. 최저생활비 보조금에 의지하는 외국인의 비율은 20.9%로써 전체주민(9.4%)의 두 배 이상이다. 직업 활동을 하는 자가 없는 가정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에 서는 긍정적인 발전이 나타난다. 연구된 주민과 연령 집단 모두에게 서 내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주민과 이주 배경 주민 사이 의 이와 관련한 차이가 존재한다. 직업 활동을 하는 자가 없는 가정 의 사람들의 비율은 2010년 전체 주민의 경우 9.6%에 달하며, 이주 배경 주민의 경우 14.8%에 달한다. 자신의 이주 경험이 없는 성인 (18-60세)의 경우에도 동화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인구집 단에서는 2010년 직업 활동을 하는 자가 없는 가정의 사람들의 비 율이 이 연령 집단의 전체 주민의 비율과 거의 일치한다(약 10% 이 상). 사회적 참여, 즉 시민을 통하여 삶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공동으로 형성해 가는 것은 독일에서 통합에 대한 중요한 지표이다. 전체 주민 내에서 참여율은 기간에 거의 변화하지 않았 다(+0.6%). 이주배경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참여가 살짝 증가한 반면(+1%),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경우 약간 내려갔다(-2%). 스포츠 영역에서 이주배경의 주민의 긍정적 발전이 있었다. 전체적 으로 2009년 평균 모든 유명한 참여자의 4.7%가 이주배경을 가졌 다. 따라서 유명한 사람들 가운데 이주배경의 주민의 비율은 2007 년 이래로 분명히 증가했다. 2007년에는 유명한 참여자의 2.6%가 이주배경을 가졌다. 계속적인 분석이 보여주는 바는 이주배경이 없는 주민과 비교하여 이주배경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사회참여가 적은 것은 교육, 직업 성격, 거주환경, 종교와 같은 자질을 통하여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이 생겨났다. 상이한 사회적 참여는 출신지의 문화적 정위와 관련이 있 다. 왜냐하면 많은 이주민과 이주민의 그 2세대 부모님들의 출신국 204

230 에서는 문명사회의 참여가 독일에서보다 작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 다. 아울러 언어지식이나 불리한 경험이 중요할 수도 있다. 충분하고, 질 좋고, 수익성이 있는 주거공간을 공급하는 것은 생활 질의 중요한 특징이다. 1차 통합 지표 보고서에서처럼 본 2차 통합 지표 보고서에서도 전체주민과 이주배경의 주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경우에 이용 가능한 주거면적이 2006과 2010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 할지라도 이주배경의 사람들 8. 주거 은 여전히 전체주민보다는 더 적은 거주공간을 이용하고 있다(평균 Wohnen 적으로 1인당 약 8평방 미터가 적다). 전체주민의 평균적 주거면적 은 53.9 평방미터에 달하는 반면 이주배경의 주민은 평균 46.2 평방 미터이다.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임대비용은 전체 주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06년과 2010년 사이에 분명히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인 가정에서 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비슷하다. 보편적 건강상태에 대한 지표는 환자율이다. 이것은 질병에 대한 인 구 센서스에서 조사된 환자율이다. 자신의 통상적인 활동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는 자는 여기서 질병이 있는 것(즉 환자)으로 평가된 다. 질병에 대한 정보는 인구 센서스에서 4년마다 조사된다. 그래서 현 재 시점에서는 정보가 2005년과 2009년의 정보이다. 전체적으로 환자율은 모든 연령집단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 집단에서 증가했다. 양 시점에 이주민배경의 사람들의 환자율은 전체 주민에서보다 약 간 낮아졌다. 이 결과는 하지만 이주민이 평균적으로 전체 주민보다 더 젊다는 것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가 각 주민 집단의 연 령분포를 고려하면 중간연령이나 고령에서 이주민 배경의 사람들의 환자율은 이주배경이 없는 같은 연령의 사람들의 환자율보다 더 높 9. 보건 다. Gesundheit 2003년과 2006년의 조사기간과 관계하여 차이는 건강 예방에 있다. 이주배경의 어린이들은 전체 주민의 같은 연령의 아이들보다 조기 진찰에서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것에 대한 추세를 말해줄 수 있고, 과거 몇 년간 여기에 도입된 조치의 효과를 보여주는 현실화된 자 료들은 현재 진행되는 로버트 코흐 연구소의 KIGGS Welle 1 19) 의 결과를 가지고 예상될 수 있다. 게다가 독일에서 태어나지 아니한 이주배경을 가진 어린이 집단에 대한 전면 예방 접종의 경우 추가 접종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들의 비율이 증가했다. 이것은 전체 주민 은 물론, 이주배경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2009년 양 인구집단에 서 비율은 거의 동일하다(약 36%가 과체중이고 15%가 비만이다). 연령집단과 성별집단에 따른 구분된 분석에서는 차이가 있다. 이주 배경 사람들이 종종 유리하게 나타난다. 10. 학교, 행정, 보 행정과 사회적 근무에서 상호문화적 개방은 통합의 엔진으로 간주 205

231 건서비스, 경제, 정 치, 언론의 상호문 화적 개방 Interkulturelle Öffnung von S c h u l e, Verwaltung, Gesundheitsdienst en, Wirtschaft, Politik und Medien 11. 범죄성, 폭력, 외국인 적대성 Kriminalität, Gewalt und Fremdenfeindlichk eit 된다. 전체 보고서 기간에 이주배경의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은 공공 근무에서 뿐만 아니라 교육 전문인력의 사회보험가입 의무가 있는 고용된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비율이 부분적으로 살짝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적으로 열세이다. 교육 영역에서의 고용인들은 예외이 다. 유치원의 전문 인력뿐만 아니라 대학과 같은 다양한 학교형태에 서도 보고기간 내에 전문인력의 외국인 비율이 증가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21%, 중등학교 +27%, 대학 +8%이다. 2010년에 전체적으로 공공 근무에 고용된 자 중에서 이주민 배경의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9.9%이다. 그리고 전체 직업 활동인 중 에서 공공 근무 분야 종사하는 전체 주민의 비율은 16.7%인데 반 해, 이주민 배경의 사람의 비율은 9.6%이므로, 열세이다. 보고서 기간에 이주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독일 하원의원 유권자 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9%이다. 독일 하원에서 이주민 배경의 의석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은 그에 반해서 약간 줄어들었다. 경제 영역에서 다양성 헌장(Charta der Vielfalt) 를 서명한 기업의 수는 지난 3년간 4배나 증가했다. 언론 분야에서 지금까지 인식은 독일 일간지 기자들의 1%만이 이 주민 배경을 가졌다. 범죄성, 폭력, 인종차별은 각기 상이한 방식으로 통합과정과 관계한 다. 이는 세분화된 기술을 요구한다. 한편으로 범법은 통합이 결여 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른 한편으로 차별은 통합노력에 장애 가 된다. 범죄율 조사에서 첫째는 방법론적 제약이 있었음을 고려해 야 한다. 예를 들어 주민 통계에서 특정 사람집단의 조사, 경찰 범 죄 통계의 전환, 알려지지 않은 범죄, 고소 행동 등. 이들이 독일 주 민과 비독일 주민 사이의 실제적인 범죄 부담의 판단을 어렵게 만 든다. 범죄율은 전체 보고서 기간에 조사된 인구집단과 연령집단의 대부 분에서 고려되었으며 외국 인구에서는 2010년에도 5.3%로써 2.6% 인 전체 주민보다 높다. 폭력범죄율에서도 유사하다 년 사이에 등록된 반 유대, 외국인 적대적, 인종차별주의 적 범죄행위의 발전은 2006년도에 증가추세를 보인다. 특히 인종차 별적 외국인 적대적 폭력행위를 고려하여 그렇다. 2007년과 2008년 에는 수가 줄어들긴 하나 여전히 2005년 수준 이상이다. 2010년에 는 외국인 적대적 폭력범죄와 반유대적 폭력행위의 수는 지난 10년 간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다. 인종차별주의적 폭력행위의 수는 그 에 반하여 2010년에 2005년보다 여전히 더 높다. 19) 독일에 살고 있는 0-17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상태에 대한 Robert Koch 연구소의 기초자료 조사가 제1차로 년에 있었으며, 년 사이에 'KiGGS Welle 1'이라는 이름으로 계 속적 연구가 진행 중이다. 206

232 V. 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독일의 제2차 통합 지표 보고서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로 요약할 수 있다. 1. 제1차 통합 지표 보고서에 이은 계속적 연구로 독일에 살고 있는 주민 들 간, 특히 이주 배경의 사람들과 전체 국민들 간의 통합 상태의 발전상을 측정 가능하도록 했다. 2. 특히 제2차 통합지표 보고서는 1차 통합지표 보고서의 연구과정을 통하여 지표 설정이 삭제되거나 수정 보완되었다. 제1차 통합 지표 보고서의 14개 영역 100개 지표가 제2차 통 합 지표 보고서에서는 11개 영역 60개로 축소되었다. 3. 통합지표 보고서를 위하여 특별히 기초자료 조사를 해야 하는 것은 거의 없다. 평소 각 분야의 통계지표를 그대로 이용하며, 필요시 보완작업을 한다. 따라서 통합지표 연구는 지표 설정 작업과 이와 연계하여 각종 통계자료를 평소에 일정하고 동일한 기준에 따라 잘 관리 할 필요가 있다. 4. 전체적으로 이주민의 통합은 발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각 영역별 발전상황은 다음과 같다. 1) 법적지위: 추방연기자의 수가 감소하고 귀화인이 증가 추세이다. 2005년 체류법 개정 이 성공적인 것으로 추측된다. 2) 보육: 이주배경이 있는 어린이보다 이주배경이 없는 어린이들이 보육시설에서 더 많 이 교육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이주배경의 자녀의 경우 제도적 장벽, 언어 어려움, 보 호시설 수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 문화적으로 조건 지어진 가족 외 돌봄에 대한 보 류 등일 수 있다. 그러나 2차보고서의 결과 이주배경 어린이의 보육기관 이용도가 이 주배경이 없는 어린이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현저히 증가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3) 학교교육: 중도 탈락률, 김나지움 진학률 등에 있어서 이주배경의 자녀들의 열세는 여 전하지만 긍정적 추세를 보인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이주배경 여부보다는 가정에서 독일어 사용 여부에 의하여 더욱 결정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 2007년부터 통합 과정에 언어강좌 수강을 의무화한 이후 더욱 발전이 기대된다. 4) 직업교육: Sek II의 중도 탈락율이 줄어들었고, 전체/MH 가진 자 간의 현저한 차이가 있지만 취업 자격증이 없는 비율도 줄었다. 보고기간에 직업교육 진입율이 외국인의 경우 두 배로 증가했지만 전체 주민에 비하여 현저히 낮다(36% vs 48.5%). 졸업한 후 1년 이상 된 경우에는 외국인 주민의 경우 직업교육 진입율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직 업교육 참여율에 대해서는 전체 주민과 외국인의 경우에 줄어들어서 부정적이다(6% vs 2%). 주민 전체나 이주배경의 자녀들의 대학생 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Bildungsinländer의 비율이 줄어들었다. Bildungsinländer의 대학 졸업율이 독일인 대 학생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72.0% vs 53.3%). Sek II로 넘어갈 때에 차이가 특징적이 다. 이주배경의 하우프트슐레 졸업생의 경우 독일인에 비해 직업교육 기회가 현저히 떨어지고, 이주배경 김나지움 학생의 경우 이주배경의 학생들은 독일인 학생들에 비 해 직업교육을 받지 않고 대부분 김나지움 상급단계로 진학한다. 5) 노동시장통합: 보고기간이 년 호경기와 2008년-2009년 금융위기 기간을 포 함하고 있다. 그리고 2005년 이후 실업자 보조금과 사회보조금이 통합된 통계로 변환 20) Zweiter Integrationsindikatorenbericht. S

233 되었다. 고용 갭이 심화되었으며, 양자가 모두 실업자 비율은 감소했지만 외국인의 경우 실업 자 비율이 2배이다(7.7% vs. 15.5%). 이것은 여러 가지 요인에 기인하는데, 특히 이주 민 배경을 가진 자의 경우 취업을 위한 자격을 덜 갖추었기도 하고, 또한 차별대우를 받기도 한다. 차별대우는 제3국 출신과 EU국 출신 간에도 나타난다. 아울러 이런 차 이가 언어지식, 지역에 대한 지식, 그리고 여성의 경우 노동활동에 대한 문화적 인식 차에서도 기인한다. 이주민에 대한 채용 선발의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 6) 사회적 통합과 소득: 빈곤 위험율은 전체적으로 약간 감소했지만 이주배경 주민들의 빈곤 위험율이 월등히 높았다(26.2% vs 14.5%). 가정에서 직업 없이 살고 있는 사람 들의 비율은 긍정적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여기서도 전체 주민과 이주배경의 사람들 간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9.6% vs. 14.8%). 21) 그러나 이주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는 10%가 조금 넘은 수치로 전체 주민과 차이가 거의 없다. 7) 사회적 통합과 참여: 전반적으로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사회참여율이 떨어지지만 스포 츠 영역에서 유명인은 증가세를 보인다. 이주민 배경의 주민들이 사회참여가 적은 것 은 교육, 직업 성격, 거주환경, 종교와 같은 자질을 통하여 설명될 수 없고 오히려 출 신지의 문화적 배경에 기인한다. 언어지식과 불리함 경험 탓도 있다. 8) 주거: 이주배경의 주민들이 거주공간에 있어서 평균 약 8 평방미터 적다. 외국인의 경 우 임대료 증가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9) 보건: 환자율은 약간 증가했지만,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환자율이 조금 낮다. 그 이유는 연령이 더 젊은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고령자의 경우 환자율이 이주배경의 사 람들이 더 높다. 이주배경의 사람들의 조기 진찰율이 낮다. 이주배경 사람들의 경우 예방접종과 관련하여 추가접종이 필요하다. 10) 학교, 행정, 보건, 경제, 정치, 언론의 상호문화적 개방: 교육부문에서는 이주배경이나 외국인의 공공근무 비율이 현저히 개선되고 있으나, 기타 공공근무에서는 현저히 열 세이다. 11) 범죄성, 폭력, 외국인 적대성: 외국인의 범죄율은 전체 주민의 약 2배이고, 외국인 적 대적 폭력범죄는 여전히 높은 편으로 2005년 이후 현저히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 2006, 2007년에 대한 통합발전을 관찰한 1차 통합지표보고서와 비교하여 본 2차 통합지표보고서에는 6년의 시점( )이 이용되고 있다. 그로 인하여 추세를 더 잘 인 식할 수 있다. 긴 기간의 관찰을 통하여 짧은 기간 관찰에서 제한적으로 가능했던 것이 가 능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하나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6. 제2차 통합지표보고서는 독일 내에서의 통합이 현저하게 발전되었으며, 사회적 삶의 중 심적 영역에서 이주배경의 사람들이 참여가 개선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일에서 이주배 경을 가진 사람들의 통합을 여기서도 촉진시키기 위해서 개개 지표들이 어떤 영역에서 이들 긍정적인 발전이 계속될 수 있으며, 어떤 영역에서 특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가를 보 여준다. 21) 이와 관련하여 독일에 거주하는 이주배경 사람들의 Hartz IV 수령비율을 참고하라. Vg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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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제 4 분과 : 교육 및 어학 4월 20일 (금) 15:20 ~ 18:10 / 세미나실 306호 유시택(충남대): 독일어의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지영은(서울여대): 은유이론과 번역문제 임춘택(경남대): 글로벌교육 시대에 따른 대학생 읽기-쓰기 능력 증진 방안 연구 - 상호문화적 독어독문학 연구에 대한 비판적 검토 및 수업지도안을 중심으로 4월 21일 (토) 09:30 ~ 12:10 / 세미나실 306호 윤기현(부산대): 사건논항과 동사의 어휘제약 김경(중앙대): 독독사전의 독한사전 변환에 대하여 조국현(한국외대): 제보중심 신문텍스트와 이미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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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충남대학교 유시택 한국독어독문학 2012 봄철연합학술대회 <내용> Phonologisches Wort Phonologische Silbe vs. Schreibsilbe Leserorientierte Analyse vs. Schreiberorientierte Analyse Schlussfolgerung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 209

238 Phonologisches Wort 단어의 운율구조와 어휘표상의 관계에 관한 기본적인 가설: 화자/청자가 단어의 구조를 보다 쉽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형태적 구조가 음운적으로 반영 되어야 한다 (Kaye 1995, Oostendorp 2002, Flemming 2004). 단어의 형태적 구조를 음운적으로 반영하는데 특히 중요한 역 할을 하는 것이 음운단어이다. 음운단어는 독일어의 운율형태론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중요 할 뿐만 아니라, 독일어의 자소체계(Graphemsystem)를 설명 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3 Phonologisches Wort (1) 음운론 자소론 음운단어 (Phonologisches Wort) 음절(Silbe) 분절음(Segment) 자소단어 (Graphisches Wort) 자소음절(Schreibsilbe) 철자(Buchstabe)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4 210

239 음운단어는 음절화규칙이 적용되는 범위이며, 형태적인 구조 로 부터 도출된다 (Yu 1992:34). (2) ω ω ω ω ω nebl ig lieb lich [ne:.blɪç] [li:p.lɪç]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5 Silbifizierungsalgorithmus und die Domäne der Silbifizierung 음절화규칙: 두음 최대화(Onset-Maximierung) VCCV -> V.CCV {Fabrik} ω -> {Fa.brik} ω {April} ω -> {A.pril} ω 음운단어의 경계를 넘어 음절화 될 수 없다. {neblig} ω -> >[ne:. blɪç] {{lieb} ω {lich} ω} ω -> [li:p.lɪç], *[li:.blɪç]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6 211

240 Ossner(1996, 2001, 2010)의 자소이론 음소에서 자소를 도출 입력부 -> 음절화 규칙 -> 자소배열 분절음, CV-Schicht 음절화 규칙 적용후에 자소대응이 적용됨 Yu(1992)의 음절화 규칙과 음운단어 모델 에 토대.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7 Ossner(1996)에 따른 <gehen>의 도출 (3) (a) 독일어에서 부정형은 1음절이 될 수 없다 (예외: tun, sein) (b) 이 때문에 {ge:n}은 {ge:n}이 된다 (밑줄친 분절음은 음절핵) (c) 자음이 음절핵이면 Schwa가 삽입된다. -> {ge:ən} (d) Initialgesetz (Vennemann 1986) : 음절초에 나타나는 분절음은 단어시작에 나타나는 분절음과 같아야 한다. σ[ən * Wort[ə. /h/ 삽입: {ge:ən} -> {ge:hən} (e) 음절경계규약: {ge: $ hən}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8 212

241 Ossner(1996)에 따른 <gehen>의 도출 (4) <gehen>에서 음소-자소 대응 [g e: h ə n]: 규칙 (3e) 적용후의 음운적인 출력부 C V C V C 음운적인 CV-층 <g e h e n> 자소표기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9 Schreibsilbe Eisenberg(1998) 텍스트에서 행이 바뀔 때 그 행의 마지막 단 어가 길 경우, 단어를 끊어 쓰게 됨: 음절분리 (Silbentrennung) a. wie-sen, Spre-chen, Silben-grenzen, Sprecherin-tuition, b. Karp-fen (*Kar-pfen), Rat-sche (*Ra-tsche) c. Tru-he, Hä-her, Brü-he, Rei-he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42 Schreibsilbe 1996년의 Neuregelung에 따르면 음절분리의 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5) 행의 끝에 쓰여진 단어를 분리할 때에는 천천히 말 할 때 음절로 나누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분리한다. Geschriebene Wörter trennt man am Zeilenende so, wie sie sich bei langsamen Sprechen in Silben zerlegen lassen. (Deutsche Rechtschreibung 1996:118)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11 Schreibsilbe 문제: (i) Karpfen: [kar.pfən] 혹은 [karpfən] (밑줄친 자음은 양음절적(ambisilbisch) 자음). *[karp.fən] (ii) Truhe: [tru:.ə], 왜 *Truh-e는 불가능한가? (iii) 규칙 (7)의 딜렘마는 문어의 자소음절 경계를 정함에 있어, 그 기준은 구어의 음절경계에 기대고 있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43 Schreibsilbe Eisenberg(1998:313): 행을 바꿀때의 음절경계는 우리가 발음할때의 일반적인 (음운적인)음절경계 가 아니라, 자소상의 음절경계가 되어야 한다. Tru-he vs. *Truh-e에서 보았듯이 자소음절에 관한 핵심규칙은 다음과 같이 변경되어야 한다: (6) 음절분리의 첫째 기본규칙 (Ein-Graphem-Regel) 모음자소 사이에 자소음절의 경계가 있다. 만약 모 음 자소사이에 자음자소가 있을 경우에는, 마지막 자음자소 앞에 자소음절의 경계가 있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13 Schreibsilbe (7) 예들에서 하이픈은 자소음절(!)의 경계 a. [knɔɪ.əl] Knäu-el, Mau-er, Schlei-er, Klei-e [tʀu:.ə] Tru-he, Hä-her, Büh Brü-he, Rei-he b. [ze:.gəl] Se-gel, Ru-der, Wa-gen, A-tem, Ju-gend [ʀa:.mən] Rah-men, Boh-ne, Boh-le, Bah-re c. [kɪsən] Kis-sen, Mat-te, Rip-pe, Bag-ger [katsə] Kat-ze, Hop-fen, Zan-ge [kʏçə] Kü-che, He-xe, Be-cken, Ma-sche d. [vɪn.dəl] Win-del, Fal-ter, Kur-ve, Mas-ke [ʔɛʀn.tə] Ern-te, Half-ter 설명: Tru-he vs. Boh-ne (*Bo-hne): 규칙 (8) 때문. Kis-sen : 자소상의 겹자음(Geminaten)은 음운적인 양음절성을 철자상 으로 반영한 것 (Minimales Wort, 2 개의 모라, 단어강세)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44 Schreibsilbe 형태적으로 복잡한 단어에서 한 개 자소규칙 의 적용: Erz+übel, -> *Er-z+übel, ein+atmen -> *ei-n+atmen (+ 형태소 경계, - 자소음절의 경계) (8) 두 번째 기본규칙 접두사나 동사불변화사(Verbpartikeln)가 있 는 형태와 합성어에서는 형태소 경계에 음절 경계를 둔다 (Eisenberg 1998:314).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15 Schreibsilbe 문제: wirk-lich (*wir-k+lich), Feig-ling (*Fei-g+ling) Eisenberg (1998:315)의 해석: 음운적인 음절화(Onset- Maximierung)를 위반. 한 개 자소규칙때문에 *wir-k+lich로 음절화 되지 않음. 비판: 음운적인 음절화에서 Onset-Maximierung이 위반되는 경우는 없음 (형태적인 구조에 관계없이). Onset-Maximierung을 부인하면 nebl-ig [ne:.blɪç] vs. lieb-lich [li:p.lɪç]에서 말음경화의 적용여부를 설명할 수없음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45 Schreibsilbe {Wirk}.{lich}로 되어야 하고 *{Wir}.{klich}가 안 되는 이유는 한 개 자소규칙때문이 아니라, 음절규칙이 적용되는 범위가 음운단어이기 때문. Onset-Maximierung 또한 음절규칙의 일부. 결론: 음절경계는 음운론에서 이미 그존재가 입증 된 음운단어를 바탕으로 도출할 수 있으므로, 음운적인 음절외에 따로 자소음절을 가정할 필요가 없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17 Schreiber vs. Leser Schreiberorientierte Analyse (phonembasiert) (9) a. /ŋ/ -> <ng> (Ding) b. /ŋ/ -> <n> (<g>나 <k>앞에서) (Dank, Tango) (Eisenberg 1998, Fuhrhop 2006) 연구개 비음은 독일어의 음소가 아니며, 기저형태의 /ng/로부터 도출된다 (Yu 1992, Hall 1992, Wiese 1996). 따라서 (11)과 같은 규칙은 존재할 수 없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46 Schreiber vs. Leser 어떤 음운과정은 문자표기에 반영되고 어 떤 것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 가? <Bambus>, <Tante>: 장소동화가 철자에 반영되어 있으나 <Dank>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유: 독일어에 <ŋ>이란 자소는 없다 (*<Daŋk>).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19 Schreiber vs. Leser (10) im-potenz, il-legal, ir-regular, in-konsequent, in-offiziell <in-konsequent>에서는 왜 자소의 변화가 없는가? :/ŋ/에 해 당하는 자소가 없기 때문. 음운변화를 반영한 쓰기: *<ing- konsequent> 형태소불변(Morphemkonstanz)의 원칙(Fuhrhop 2006:25)을 위반: *<ing> vs. <in> (11) 형태소불변의 원칙(Prinzip der Morphemkonstanz) 형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단어들이나 단어형태들은 음 운자소적인 쓰기에 저촉되지 않는한 동일하게(혹은 비슷하게) 쓰여져야 한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47 Schreiber vs. Leser <ng>를 Mehrgraphe로 된 한 개의 자소로 볼 필요가 없다. 왜 냐하면 <ng>에서 <n>의 음성실현은 언제나 일정하기 때문. 이것과 한 개의 자소로 보아야하는 <ch>의 경우는 다르다. <ch>에서 <c>의 음성 대응은 예측할 수 없음. Leserorientierte Analyse (graphembasiert) (vgl. Neef 2005:96) (12) a. <n> -> [ŋ] / <g> b. <g> -> Ø / <n> c. <g> -> [g] / <n> <e>를 제외한 모음자소 Tango, Ungarn, Singular (규칙 14c) / Ding, Finger, Hunger, [taŋgo] vs. [hʊŋɐ]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1 Schreiber vs. Leser (13) un-plausibel, un-brauchbar (*um-plausibel, *um-brauchbar) (im-potenz)ω 혹은 (il-legal)ω vs. (un)ω-(plausibel)ω 결론: Eisenberg처럼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음소를 출발점으로 한 문자표기 (/ŋ/ -> <ng>)는 적절하지 않다. 그 이유는 음운적 인 관점에서나 자소적인 관점에서 /ŋ/은 심성어휘부에 기저형 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음운적인 관점에서나 자소적인 관점에서 /ŋ/은 두 개의 독자 적인 단위 (즉 음운적으로는 음소 /n/과 /g/로, 자소적으로는 <n>과 <g>)로 분리되어 기술되어야 한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48 Schreiber vs. Leser <s> -> /z/ (primär) [s], [ʃ]의 대응: 음운적으로 예측, reis-e vs. reis-t (14) a. 무표의 단어: Spiel, Stein, Skat b. 유표의 단어: Spezies, Stil, Schkeuditz 무표의 경우 ʃ p ʃ t s k hoch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3 유표의 경우 Schreiber vs. Leser s p s t ʃ k hoch (15) Leserorientierte i Analyse (graphembasiert) a. <s> -> [ʃ] /PW < <p>v<t> (Sprache, Streit) b. <s> -> [s]/pw < <p>v<t> (Speed, Steak, stentato)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49 Schreiber vs. Leser (16) Obstruent Dissimilation 마찰음+폐쇄음으로 시작하는 음운단어에서 폐쇄음이 [-hoch]일때 마찰음은 [ʃ]로 실현된다. PW{ge.stern} -> [st]는 음절 처음이나 음운 단어의 처음이 아님. PW{Ge}PW{stein} -> [st]는 음운단어의 처음 이면서 음절 처음. 규칙이 적용되는 범위를 음운단어의 시작으로 한정하 면, Fenster와 Raspel의 음절경계가 정확히 어디인가를 결정하는 것에 관계없이 이화작용을 설명할 수 있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5 Schreiber vs. Leser (17) Schreiberorientierte Analyse (phonembasiert) a. /ʃ/ -> <sch> b. <s> / PW{ [p, t] <문제> /ʃ/는 음운단어의 처음에서 다음에 [p]나 [t]가 올때에 만 자소 <s>로 표기. 왜 하필 [k]만 제외되는가?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의 분석은 세 개의 폐쇄음이 이화작용과 관련해서 모두 동일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의 분석은 마치 <s>와 <sch>가 서로 상보적인 분포에 있는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 소 <s>와 <sch>는 근본적으로 단어의 어떤 위치에서 나 대립관계(Opposition)에 있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50 Schlussfolgerung 음운적인 음절외에 자소음절을 따로 가정할 필요 가 없다. 자소음절은 형태적으로 복잡한 단어에서 음절경계 의 규칙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함. 이에 반해 음운단어는 음절경계를 통일적으로 설 명. 자소규칙은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의 분석(자소를 출발점으로 한 분석)을 지지한다. /ŋ/의 경우: 음운적으로나, 자소적으로 <ng>가 기저형태로 존재한다 (심성어휘부의 표상) /ʃ/의 경우: <s>를 출발점으로 보아야 음운적인 이화현상이 통일적으로 설명된다.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7 참고문헌 Deutsche Rechtschreibung (1996): Deutsche Rechtschreibung. Regeln und Wörterverzeichnis. Tübingen. Eisenberg, P. (1998) Grundriß der deutschen Grammatik. Band 1: Das Wort. Stuttgart, Weimar: J.B. Metzler. Flemming, E. (2004) "Contrast and perceptual distinctiveness", Phonetically based Phnology ed. by B. Hayes, R. Kirchner & D. Steriade, ,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Fuhrhop, Nanna (2006) Orthographie. Heidelberg: Winter. Hall, T. A.(1992), Syllable Structure and Syllable-related Processes in German. Tübingen. Kaye, Jonathan (1995) Derivations and Interfaces. In: Durand, J./F. Katamba (eds.) Frontiers in phonology. Atoms, Structures, Derivations. Harlow, Essex: Longman. Neef, M. (2005) Die Graphematik des Deutschen. Tübingen: Niemeyer. Ossner, Jakob (1996) Silbifizierung und Orthographie des Deutschen. In: Linguistische Berichte 165, Ossner, Jakob (2001) Das <h>-graphem im Deutschen. In: Linguistische Berichte 187, Ossner, Jakob (2010) Orthographie. Paderborn: Schoningh. Oostendorp, Marc van (2002) The Phonological and Morphological Status of the Prosodic Word Adjunct. In: Fanselow, G. & C. Fery (eds.) Resolving conflicts in Grammars. Hamburg: Helmut Buske, Wiese, R. (1996) The Phonology of German. Oxford: Clarendon. Yu, Si-taek (1992) Unterspezifikation in der Phonologie des Deutschen. Tübingen: Niemeyer (= Linguistische Arbeiten 274). 유시택 독일어 자소체계를 통해 살펴본 음운론과 형태론의 상호작용

251 은유이론과 번역문제 발표자: 지영은 (서울여대) 목차 들어가는 말 언어학적 은유논의 1. 은유의 본질 2. 은유의 해석 3. 은유의 유형 4. 은유 번역의 어려움 5. 은유 번역 과정 도리스 되리의 단편소설 <Samsara> 번역을 중심으로 나오는 말 작품 Samsara의 개념적 은유 2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52 언어학적 은유 논의 (지영은 2010) Rhetorik Semantik Generative Grammatik Beschaffenheit der Metapher Übertragung Koppelung zweier sprachlicher Sinnbezirke Metapher wird verstanden als Abweichung Vergleich Substitution Interaktion Konterdetermination LinguistischeVerfahren Paraphrasieren Assoziationsfilter Agrammalität Semantische Anomalie Semantische Merkmalanalyse Pragmatik Sprechakt Gegenstand der Kommunikationstheorien Kognitive Semantik Konzeptuelle Metapher Mapping (Herkunftsdomäne Zieldomäne) Wahrheitsbedingungen Analogien der menschlichen Erfahrungskonzepte 3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은유의 본질 1) 은유의 위치는 언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정신영역(목표 영 역)을 다른정신영역(근원 영역)에 의해서 개념화하는 방식에 놓여 있다. 2) 교차영역 사상( 寫 像, mapping)으로서 은유는 자연언어 의미론에 매우 중심적이며, 문학적인 은유 연구는 일상적 은유 연구의 확 대이다. 3) 은유는 개념체계에서 교차영역 사상을 의미하며, 은유표현 (metaphorical expression)은 교차영역 사상의 표면적 실현인 언 어표현, 즉낱말, 구, 문장을 가리킨다. 4) 은유를 포함한 비유는 이미지 차원의 문제로서, 예술영역 및 일 상 언어의 비유는 상통된다. 5) 인간의 개념체계는 본질상으로 은유적이므로 일상 언어의 은유 는 일탈된 표현이 아니라 매우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다. 6) 글자 그대로의 의미와 비유적 의미 사이에는 본질적인 구별이 없다. 임지룡, 김성환(1986) 4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53 2. 은유의 해석 문자적 의미해석 상황맥락 해석 문자적 의미 상황맥락 의미 적절성 검토 사회문화적 지식 은유적 해석 은유적 의미 스키마에 의한 해석 상상력에 의한 해석 화자의 의도 측정 5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의미의 층위 문학 은유적 의미 일반 은유적 의미 상황맥락적 의미 문자적 의미 박영순(2000) 6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54 3. 은유의 유형 박영순(2000) 7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은유 번역의 어려움 - 관용구 kalter Krieg kalter Kaffee drei Käse hoch Kind und Kegel noch in den Kinderschuen stecken die Katze aus dem Sack lassen das ist Jacke wie Hose das ist klar wie Kloßbrühe Das ist nicht mein Bier 8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55 4. 은유 번역의 어려움 Die schlechte Kritik nach seinem ersten Konzert war für ihn eine kalte Dusche. für jn. eine kalte Dusche sein; wie eine kalte Dusche auf jn. wirken(ugs.) 찬물을 끼얹다. 잘 되어 가고 있는 일에 끼어들어 분위기를 흐리거나 공연히 트집을 잡아 헤살을 놓다. (throw) a wet blanket 흥을 깨는 사람, 남의 즐거움을 망치는 사람 9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은유 번역의 어려움 1) SL 은유의 등가 표현이 TL에 존재하지 않는다. 2) SL 은유와 유사한 은유가 TL에 존재하나 그 사용 매락이 상이하다. 3) ST에서 축어적 의미와 은유적 의미가 동시에 사용될 수 있다. 4) TT에서의 은유 사용으로 얻어지는 수사적 효과가 ST에 서와는 달라질 수 있다. 10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56 5. 은유 번역 과정 - 도리스 되리의 단편소설 <Samsara> 번역을 중심으로 11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은유 구성 단위와 번역단위 개념적 은유 은유적 표현 은유 구성단위 근원영역 목표영역 매체 (vehicle) 주의 主 意 ( tenor) 유사성 (similarity) 은유 번역단위 스키마 (schema) 틀 (frame) 장면 (scene) 경험적 게슈탈트 대상 (object) 이미지 (image) 의미 (sense) 12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57 2. 개념적 은유의 번역 스키마 = 공유된 지식 (shared knowledge), = 상호지식 (mutual knowledge), = 배경지식 (backgroung knowlede) 생득적, 보편적인 것 후천적으로 취득되는 것 사회적인 것 사회-역사적인 것 문화적인 것 13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은유적 표현의 번역 (Newmark 1981) SL TL Translation 은유 같은 은유적 이미지 M M 상이한 은유적 이미지 M M 풀어쓰기 M D 직유 M S 직유 + 추가설명 S S+D 은유 + 부연설명 M M+D 생략하기 M ø 14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58 개념적 은유의 이해 [사랑은 여행] 근원영역 여행 mapping 목표영역 Herkunftsdomäne Zieldomäne 사랑 15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소설 Samsara의 Scene구성 [LOVE IS A JOURNEY] 남녀의 이별 - 일본으로 여행을 떠남 거실 공항 비행기 호텔 택시 16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59 Scene 1 집거실: [남녀관계/가정은 집] ST) Ich habe mich noch einmal in der Tür umgedreht, so wie es alle amerikanischen Schauspieler tun, bevor sie endgültig gehen,..(s.99) TT) 문 앞에서 다시 한 번 몸을 돌려본다. 미국 영화주인공 들이라면 영원히 떠나가기 전에 의례껏 하는 것처럼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Scene 2 비행기: [사랑은 이동하는 것] ST) Die meisten Zeit sah ich aus dem Fenster. (S99) (S.99) TT) 비행 내내 창문 밖을 응시하고 있다. Scene 1과 대조되는 공간 이미지(감정) 번역 불가능 18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60 Scene 2 비행기 안: [사랑은 이동하는 것] [몸은 그릇] ST) Je länger wir flogen, um so mehr kam es mir so vor, als hätte ich bereits meinen Körper verlassen, als schwebe meine Seele da draußen über die Watteberge. (S.99) TT) 비행이 계속될수록 내 영혼이 몸을 떠나 M M M S M D M M+D M ø M ø +D* 솜털산 위로 둥둥 떠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솜털 같은 구름산 위로 둥둥 떠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솜털 모양 구름 더미 위로 둥둥 떠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솜털 구름산 위로 둥둥 떠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구름 더미 위로 둥둥 떠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구름 더미 위로 둥둥 떠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구름은 솜털 모양 이었다. 19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Scene 2 비행기 안: [사랑은 이동하는 것] [몸은 그릇] ST) Je weiter ich mich von dir entfernte, um so kleiner wurde dein Schatten. Ab Dubai war er kaum noch zu spüren. Meine Lungen füllten sich mit Luft, als käme ich an die Wasseroberfläche. (S.101) TT) 너에게서 멀어질수록 (나를 덮고 있던) 너의 그림자도 점점 작아지더니 두바이부터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어. M M M D 내두폐는마치 수면 위로 나온 것처럼 공기로 채워진다. 너와 함께 있을 때 숨막혀 했던 나의 두 폐는 마침내 물 위 로 나와서 공기를 들이마신다. 20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61 Scene 3 택시/도로: [사랑은 여행/길] ST) Ich schreckte auf, wir befanden uns auf der falschen Fahrbahn! Ihhtt Ich hatte den einzigen i Git Geisterfahrer fh unter allen jp japanischen Taxifahrern erwischt. Natürlich! Alles ergag sofort absoluten Sinn. (S.101) TT) 화들짝 정신이 들어보니, 반대 차선 위로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필이면 일본에서 유일한 미치광이 택시운전수를 만나다니. 그러면 그렇지! 모든 것이 이토록 완벽할 수가. 21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Scene 3 택시/도로: [사랑은 여행/길] ST) Wir fuhren erstaunlich lange in der falschen Richtung auf der linken Fahrbahn, ohne dass etwas geschah. Der Fahrer war vollkommen ruhig. Irgendwann bemerkte auch ich, dass hier alle links fuhren. Du hättest das natürlich gewusst. (S.101) TT) 우리 차는 놀라울 정도로 한참 동안 반대 방향인 왼편 도로위로 달리고 있었어.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은 채 말이야. 운전수는 완벽할 만큼 차분했어. 문득 이 곳에서는 모두 좌측운행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 물론 당신이 라면 그 사실을 알고 있었겠지. 22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62 ST) Drei junge Mädchen in hellblauen Uniformen mit schneeweißen Gesichtern, blutroten Lippen und ebenholzschwarzen Haaren begrüßten mich und flatterten schmetterlingsgleich hinter der Rezeption auf und ab, um mir meinen Schlüssel, einen Stadtplan und eine Blume zu überreichen. ( ) die Sh Schmetterlingsfrauen (S.102) TT) 나비여인들 23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Scene 4 호텔: [무의식/잠은 그릇] ST) Als das Telefon klingelt, musste ich mich aus meinem Shlf Schlaf wühlen wie ein Maulwurf. (S.103) TT) 전화벨이 울렸을 때 M M M S+D M ø 나는 잠을 헤집고 (현실로) 나와야 했다. 마치 한 마리 고슴도치처럼. 마치 한 마리 고슴도치가 땅을 헤집고 나오듯이 나는 잠 밖으로 나와야 했다. 전화벨이 울려 잠을 깨웠다. 24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63 Scene 4 호텔: [사랑은 여행] ST) Morgen fängt unser richtiges Leben an, oder übermorgen, nächstewoche, nächstes Jahr - irgendwann. Aber jetzt sind wir nicht mehr jung,... tut mir leid, in der Mitte sind wir, vielleicht haargenau in der Mitte, vielleicht schon drüber, und wenn es jetzt nicht anfängt, unser richtiges Leben, wann dann? (S.103) TT) 우리 진짜 삶은 내일 시작이야, 아니 그 다음 날, 어쩌면 다음 주, 내년일거야 - 언젠가이겠지. 그렇지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젊지 않은걸... 안됐지만, 인생의 중간지점에 우리가 서 있지, 정확히 한 가운데일까, 어쩌면 이미 중간을 지나갔을지도 몰라. 그런데 내일 삶이 시작하지 않으면, 우리 진짜 삶이 말이야, 언제인걸까? 25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작품 Samsara의 개념적 은유 [남녀관계/가정은 집] [사랑은 이동하는 것] [몸은 그릇] [사랑은 여행/길] [여행은 낯선 이와의 만남] [무의식/잠은 그릇] 26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64 참고문헌 곽은주 外 (역)(2005) 말 바꾸기. 한국문화사. (org.) Baker, M.(1992) in Other Words. Routledge London. 김원식(편저)(1996) 독일어 관용어 사전. 교보문고. 박영순(2000) 한국어은유 연구. 고려대학교 출판부. 이소영(2010) 영화의 복잡한 소통구조를 제시하는 은유 분석: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에 나타 나는 태생의 은유를 중심으로. 독일문학 113집 이혜승(2010) 은유는 번역될 수 있는가. 한국학술정보. 임지룡, 김성환(1998) 인지언어학 개론. 태학사. 지영은(2010) Metapherntheorien in der Linguistik. 독일문학 113집 지광신 外 (역)(2003) 번역의 언어학적 문제. 한국문화사. (org.) Diller, H.-J. & Kornelius, J.(1978) Linguistische Probleme der Übersetzung. Max Niemeyer Verlag. Newmark, P.(1981) Appoach to Translation. Pergamom Institute of English. Dörrie, D.(1996) Samsara. Diogenes. Haverkamp, A.(Hrsg.)(1996) Theorie der Metapher. Wissenschaftliche Buchgesellschaft. Lakoff, G. & Johnson, M.(1980) Metaphors We Live By.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Lakoff, G.(1996) The Contemporary Theory of Metaphor. In: Ortony, A.(ed.) Metaphor and Thought, Cambridge University. Kövecses, Z.(1990) Emotion Concepts. New York/Berlin: Springer. 27 한국 독어독문학회 봄철연합학술대회

265 글로벌교육 시대에 따른 대학생 읽기-쓰기 능력 증진 방안 연구 -상호문화적 독어독문학 연구에 대한 비판적 검토 및 수업 지도안을 중심으로- 임 춘 택 (경남대학교 국어교육과) 1. 글로벌교육 -한국 대학의 위기와 기회 글로벌교육 Global Education 에서는 국제 문제와 이슈에 대한 학습, 타국의 정치 경제 사 회 문화에 대한 이해와 소통, 1) 국내 학생의 해외 유학과 해외 우수 학생 유치를 통한 국제 교류를 주요 골자로 다룬다. 이제 대학에서 글로벌교육이 선택이 아닌 비중을 두고 추진해 야 하는 사안이 된 이유는 수준 높은 글로벌교육 의 실현은 현재 국내 대학의 현실적인 문 제 해결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교육, 정책, 행정에 대한 장기적인 발전 계획 에 글로벌교육이 연관되지 않고서는 대학에 따라 경쟁력 순위 하락과 나아가 존폐의 문제도 더 이상 빈말이 아닌 시대에 이르렀다. 한국 대학은 몇 년 안에 이전에 경험하지 않았던 큰 위기와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현재 로부터 6년 후인 2018년부터는 고교 졸업생보다 현재 대학 입학정원이 더 많은 상황을 맞 게 되는데, 고교 졸업생이 대학 입학정원보다 많았던 2010년에도 이미 전국 4년제 사립대와 전문대의 45개 학교가 신입생 충원율 80%를 채우지 못했다. 한국 대학의 문제는 비단 지방 사립대와 부실대학 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국 국립대는 법인화 갈등과 기성회비로 불거진 재정 문제로, 명문대 와 수도권 대학도 경기 침체에 따른 취업 문제로, 한국 대학은 학교 안팎에서 거세게 부는 변화와 개혁의 바람에 아직도 대응력을 갖추지 못한 채 해결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교육은 이러한 문제 상황에 놓인 한국 대학이 취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시대에 걸 맞으며 지속 가능한 실체적인 비전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교육의 주요 영역인 국제 사회 이해와 공조, 해외 취업, 해외 우수 인재 유치, 외국어교육 내실화, 국제적 수준의 교육을 목 표로 한 대학 특성화 등은 과도한 입시 경쟁구조의 문제 해소, 지나친 대학 서열구도의 해 소와 함께 대학 교육 정상화라는 목표로 삼기에 충분한 내용들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교육 의 활성화는 한국 대학들이 국제화라는 홍보 문구와 말뿐인 방향 제시가 아닌, 강한 의지를 1) 참조, 정영근, 학교 상호문화교육 프로그램 개발의 준거와 실례 -독일의 학교수업 사례를 참조하여-, 교육의 이론과 실천 14권 2호, 2009, 쪽. / 배한극, 미국에 있어서 글로벌 교육, 초등교육연 구논총 24권 2호, 대구교육대학교 초등교육연구소, 2008, 3쪽. 237

266 갖고 실행해야 하는 목표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학생 지원 시스템 구축, 학제의 유연 성, 교과과정 제고와 내실화 등에 괄목할만한 변화가 필요하다. 2) 그렇다면 외국어문학인 독어독문학 관련 학과들은 글로벌교육에 어떻게 참여, 기여할 수 있을까? 글로벌교육이 소위 비인기 외국어문학 의 처지에 놓인 독어독문학에 단순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극적인 대안이 아닌, 연구와 교육 그리고 학교 대내외적 활동 범위를 확장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영역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외국어문학에 속하는 독어독문학은 인문학의 다른 전공들로부터 외국어, 외국 문화라는 차별화된 고유 영역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을 비롯한 유럽, 북미권 같은 글로벌교육의 선행 연구와 경험이 풍부한 선진국들의 사례를 검토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독일의 상호문화적 독어독 문학 관련 선행 연구에 대한 소개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대학의 글로벌교육 환경 구축과 지원을 위해서 유럽 국가 및 독일 정부와 대학의 글로벌교육 체계를 검토하여 해당 대학 상황에 맞게 도입해야 할 것이다. 즉 독어독문학과는 대학 교육에 있어서 글로벌교육 을 위한 강의 및 교육콘텐츠 개발을 하고, 대학 행정과 기획에 있어서는 글로벌교육 지원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담당함으로서 대학 내 글로벌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 다. 2. 통합수업 -다문화 상황의 강의실 글로벌교육을 통해 기본적으로 한국 대학생이 갖춰야 할 것은 타문화권에 대한 이해, 인 정, 수용적 자세 확립을 통한 글로벌 인재로서의 기초 역량 강화이다. 국제 이슈에 관한 학 습, MOU 체결 대학과의 국제 교류, 외국어 능력 향상 등 기술적이고 인지적인 측면만 강 조 투자하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타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며 소통하는 자세를 배우 지 않는다면 온전한 글로벌교육을 이뤘다고 볼 수 없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학교, 사회, 문 화 전반에서 다문화 인, 타문화,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 인식과 차별, 한국 사회로의 일방 적인 동화주의 의식이 만연하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우리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 마땅하지만, 일방향성의 문화 수용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가 만연하다면 온전한 다문화, 국제화를 이룬 국가라 보기 힘들 것이다. 3) 외국인을 향한 문화 우월주의적인 자세가 아닌, 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사고와 가치 체 계에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타문화권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하려는 노력이 아닌 한국의 언 어, 문화, 전통만을 강조하고 이것들을 당연히 익혀야 한다는 사고방식으로는 글로벌 사회에 2) 배상훈 외, 글로벌교육 전문기관 설립방안 연구보고서, 교육과학기술부, ) 참조, 김순임, 민춘기, 한국과 독일의 다문화 상황 비교와 시사점, 독어교육 52집, 한국독어독문학교 육학회, 2011, 쪽. 238

267 서 필요한 자유, 평등, 민주와 같은 가치를 우리 사회에 만들어내기 힘들 것이다. 소수자의 목소리를 먼저 들으려는 성숙한 모습이 필요하고, 한 사회의 다수에 의해 형성된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따르던 규범과 행동양식에 대해 소수자의 생각과 입장에서 객관적인 자 세를 취해보기도 하며, 다양한 관점과 가치관으로 형성된 타문화권의 시각을 한국 사회의 소수 집단으로부터 배워 한국인의 의식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대학생들이 글로벌교육 시대에 맞는 이와 같은 자질들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체계 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체험적인 문화 소통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이 함께 하는 통합교육을 통해 특정 문제 이슈 문화 등에 대한 상호문화적 관점을 공 유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대학 글로벌교육의 시작점이자 핵심 소양에 해당한다. <다문화 상황의 강의실> 한국 사회와 교육 현실이 다인종, 다민족, 다문화로 진행되는 국가 차원의 변화 상황에서 소통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타문화 가치 수용은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성숙한 사회로의 진입이란 한 사회를 구성하는 다수 집단과 소수 집단들 모두가 상호문화적 관점에서 문화 간의 다양성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함을 의미한다. 연구의 단초는 다수 집단이 형성해 온 언어, 문화, 문학 등을 잘 학습시키고 교육하는, 즉 외국인 유학생 또는 다문화 가정 학생에게 외적으로 결정된 언어 관습, 사고와 행동방식, 작품 해석 등을 잘 습 득시키는 노력만으로는 상호문화적인 수업 상황에서 타문화권 학생들이 갖고 있는 다양성, 이질성, 창의성과 같은 가치들은 간과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하였다. 한국인 학생과 외 국인 유학생 또는 귀화 다문화 가정의 한국인 학생들이 각자의 문화권과 부모로부터 형성된 고유 문화적 사고체계가 서로에게는 창의적이고 신선하게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연구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취지를 잘 개발한 수업 모형 개발과 연구 사례가 지속적으로 축적 된다면 학습자 상호 간의 이해와 인정이 교육에서 이루어지고 대학 내 글로벌교육뿐만 아니 라 다문화 사회로서의 국민적 화합과 상생적 발전에 기여하는 한 단초로도 작용하게 될 것 이다. 4)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의 필요성은 두 가지 면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첫 번째로, 상호문 화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독어독문학 연구와 교육적 활용에 기여할 수 있다. 한국 사회는 앞으로 인종, 언어, 문화에서 예상 보다 빠른 속도로 다문화가 될 것이다. 다문화 사회로 전 환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외국학생 유입 증가는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과 다문화 현상이 교 육과 연구의 대상이다. 한국의 독어독문학과도 다양한 국가 출신의 학생으로 구성된 대학의 학문적 담화 공동체에서 읽기(문학 비문학), 사고하기, 쓰기를 통합한 인문학적 소양 교육 방 4) 박성혁, 성상환, 우리나라 다문화교육정책 추진상황, 과제 및 성과 분석 연구, 교육연구와 실천 72집,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2008, 24-26쪽. 239

268 법 개발(독어독문학 전공과 교양학부 교양 강의 모두)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한국인 교수 자와 한국인 학생들만으로 이루어진 한국에서의 독일문학 독일문화 수용의 역사에 외국인 학생들의 타문화적 시각이 추가됨으로서 이질적이고도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 다. 한국 학생들에게는 문학텍스트 수용의 다양한 시각과 표현 방식을 경험함으로서 문학 이해를 활성화할 수 있고 사고의 폭을 넓힘으로서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또한 교수자의 입장에서도 문학텍스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경험하고 연구 주제, 대상, 활 동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두 번째로, 독일어권의 연구 문헌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국내에 소개함으로서 이제까 지 언어의 관습성 측면만을 강조하고 이 위주로 진행된 한국의 다문화 관련 어문학 연구와 교육 담론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방법 연 구에 학습자들의 문화적 차이에서 나올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 방법과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 어를 배우는 과정은 지나치게 한국어 숙달 연습에 치중되어 있다. 단어 외우기, 문법 사용 법, 올바른 문장 만들기 등 관습화된 언어를 배우기에 급급하다. 이처럼 자율성이 배제된 교 육 방법이 문화적 배경이 상이한 외국인 학생들에게 과연 효과적인지 검증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채 지도방법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문학텍스트를 한국어 읽 기와 쓰기 자료로 활용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와 달리 독일의 경우 타문화권 학습 자를 대상으로 한 독일어 수업 연구가 오랜 시간 동안 많이 이루어져 있다. 5) 외국 학생들에 게 자율적인 표현을 권장하고 외국 학생의 고유한 관점에서 독일어를 구사하고 독일어 습득 에 있어서도 문학텍스트를 많이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언어유희적인 요소도 드러날 수 있 으며 관습적인 독일어 사용에 창의적인 언어 활용 방법으로 유의미하게 제시 수용되는 논문 이 상당수 있다. 이처럼 외국인의 언어 습득에 있어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글쓰기 과정을 통해 외국인 학습자들은 언어사용관습만을 숙달하는 방법보다 더 효과적으로 해당 언어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6) 3. 읽기와 쓰기 -문학텍스트와 창의적 글쓰기 5) Brock, Ursula, Kreatives Schreiben im vielsprachigen Deutschunterricht(diss.), Nürnberg, Nürnberg Universität, / Pommerin, Gabriele u. a., Kreatives Schreiben. Handbuch für den deutschen und interkulturellen Sprachunterricht in den Klassen 1-10, Weinheim, Basel, Belz, ) 일선 수도권 대학 한국어교육 관련 기관의 교수자들에 따르면 2012년 현재 한국으로 유학 오는 외국 인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은 5년 전후와 비교하여 전반적으로 높은 급수를 이미 자국에서 성취하고 한 국으로 입국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는 초급과정부터 한국에서 배우는 경우가 많았 다면 현재는 중급 이상부터 한국에서 시작하여 쓰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교육 시간을 투자한다. 240

269 3.1 선행연구 분석 독일어권과 영어권에는 본 연구 주제와 관련한 여러 유형의 연구가 이미 축적되어 있다. 다양한 국가 출신의 다언어 구사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독일어 수업(우리나라의 국어 수업)에서 창의적 글쓰기에 관한 박사학위논문으로 브록 U. Brock(2003)의 다언어 독일어 수업에서 창의적 글쓰기 Kreatives Schreiben im vielsprachigen Deutschunterricht, 유럽중 심적인 사고방식을 지양하고 상호문화적 관점을 역사적 연속성에서 찾는 것이 아닌 문화고 유의 낯섦 을 탐구해야 한다는 점을 연구 관점으로 제시한 다비도브스키 C. Dawidowski(2006)의 "상호문화적 문학수업 Interkultureller Literaturunterricht", 다양한 출신 의 학습자로 구성된 상호문화적 수업 상황에서 문학텍스트의 만남은 상이한 이해와 해석 결 과를 낳는다는 관점으로 기술된 엘러스 S. Ehlers(2007)의 "상호문화적 읽기교수법 Interkulturelle Lesedidaktik", 이주 망명 식민지문학 등 문학 장르만이 아닌 독자 관점의 상호 문화성이 주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브로벨 D. Wrobel(2006)의 문화 간 중재자 로서의 텍스트 Texte als Mittler zwischen Kulturen 연구 등은 본 연수에 비판적으로 검토 할만한 독일어권 연구들이다. 영어권에서 주요하게 검토할만한 연구로는, 대학의 학술적 글 쓰기에서 외국인 학습자의 자율적인 글쓰기 행위를 권장하고 이들의 문화권에서 형성한 글 쓰기 방식과 영어권 글쓰기 방식 및 언어 관습 학습이 통합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글쓰기 방법을 연구한 리를우드 W. Littlewood(1996)의 상호문학적 맥락에서 학술적 글쓰기: 관습 과 개인 목소리의 통합 Academic writing in intercultural contexts: intergrating conventions and personal voice 이 있다. 이 외에도 영어권에서는 상호문화적 관점에서 관습 대 자율, 창의를 통합한 글쓰기를 주제로 한 창의적 글쓰기 연구가 길게는 반세기가 넘게 이루어져오 고 있다. 더불어 독일, 프랑스, 미국 등에서는 이미 외국인 대상 자국어 언어 교육에 문학텍 스트를 인용하고 활용하는 빈도수가 매우 높다는 점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국내 독어독문 학계의 연구 동향으로는 D. 잡츠올루의 청소년소설 <별을 잡아먹는 보름달>에서 이주 가 정이 겪는 문화 갈등과 통합 연구(권오현, 2008), 상호문화 소통능력 교육을 위한 수업모형 구상 연구 (민춘기 김순임, 2010), 독일의 다문화 언어교육 정책에 대한 분석적 고찰 (성상 환 서유정 2009), 이문화간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내용 구상 (김순임 2009) 등은 본 연구를 위해 검토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반면, 영미 권과 유럽 권으로부터 시작한 다매체(문학텍스트, 음악, 사진, 영상, 문장 등)를 활용한 창의적 글쓰기 Kreatives Schreiben Creative Writing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국내 상황에 맞게 수용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라서 한국의 국어국문학과 국어교육계에서는 이 분야와 관련한 이론과 실제 교육에 관한 연구가 저조한 상황이다. 국내 연구에서는 주로 한국어 쓰기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오류를 분석하여 수준별 오류 양상을 기술하고 그 특징을 241

270 연구(이정희, 2003; 조철현 외, 2002; 고석주 외, 2004; 서세정, 2009)하거나 한국어 급수별 학습자의 작문 결과를 바탕으로 쓰기 능력 발달 양상을 보인 연구(진대연, 2006) 등 다수의 한국어교육 관련 연구 논문이 생산되고 있지만 외국인 학생의 자율성, 창의성,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한 한국어교육 연구는 적다. 7) 대다수 논문의 연구 방향과 주제는 맞춤법과 문법 그리고 글의 유형에 맞춰 어떻게 하면 한국어를 잘 익히게 할 수 있을까 의 범주에 국한되 어 있다. 물론 이러한 관습적 글쓰기 학습을 위해서 문학텍스트의 원문을 활용하는 사례 또 한 매우 미비하다. 이렇듯 글로벌 사회로 변화하는 국가와 대학 상황에서 글로벌교육의 범주에서 다룰 수 있 는 상호문화적 독어독문학 연구는 이전의 독어학 독문학 중심의 연구와 구별되며 현실적인 관련성이 분명 높다 말할 수 있다. 대학에서 글로벌교육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는 상황 과 다문화적인 대학 강의실을 고려한다면 한국독어독문학에서도 본 연구의 주제와 같은 상 호문화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읽기-쓰기 연계의 문식력 향상 방법 연구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3.2 이론적 배경 <관습성 대 창의성>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언어습득방법에 관한 연구의 큰 흐름은 외국인이 한국어 사용 에 있어 최대한 오류를 개선하고 한국어를 잘 익혀서 한국 사람들의 일상적이고 관습적인 사고와 표현 방식을 따르게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8) 물론 한국 사회 에서 형성된 일상적 관습적인 언어 습득은 소수 민족인이 한국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사항이다. 그러나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일방적인 전달과 수용은 낯섦과 다양성에 관한 이해와 인정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다문화 사회 발전에 한계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 서 다문화 관련 언어 연구에서 한국 학계의 균형감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와 관련 하여 국내 연구에서 나타나는 소수 문화에 대한 다수 문화로의 귀속적 의도와 방향성을 기 저로 한 연구자의 의식적 무의식적 태도는 전자의 자율성, 역동성, 이질성, 다양성을 간과 하는 결과에 이르게 한다. 국내만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도 창의적 인재 양성을 강조하는 분 위기인데, 상호 문화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언어 관련 교육, 정책 연구에 창의성의 가치가 7) 최권진, 학습자 모국어를 활용한 한국어 교수-학습 방법의 모색, 한국어교육 19권 1호, 국제한국어교 육학회, ) 고석주,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와 오류 분석, 한국문화사. / 김영란, 한국어 학습자의 쓰기 능력 향상 에 관한 질적 연구, 작문연구 11집, 한국작문학회, / 서세정, 통사적 숙달도 진단을 통한 한국 어 학습자의 중간 언어 발달 연구: 학습자 작문 텍스트의 분석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석사학위 논 문, / 이정희, 초급 단계 한국어 학습자의 어휘 오류, 이중언어학 22집, 이중언어학회, / 조철현 외, 한국어 학습자의 오류 유형 조사 연구, 2002년도 국어정책공모과제 연구보고서, 문화관 광부, 외 다수. 242

271 시급하게 보완되어야 할 상황이다. 상호 문화적 관점에서 문학텍스트를 위시한 다매체 활용 독일어권 창의적 글쓰기 연구는 독일에서 이미 양질의 다양한 연구가 축적되어 있어 한국으로의 수용과 그 활용 가치가 높 다. 국내와 달리 유럽과 영미 권에서 한 세기가 넘게 오랜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진 창의성 개념, 창의적 글쓰기, 문학텍스트와 창의성의 연관성, 상호 문화적 관점의 다매체 활용 창의 적 글쓰기에 관한 연구는 상당하다. 9) 물론 국내 독어독문학계에서 상호 문화적 독어독문학 interkulturelle Germanistik 에 관한 양질의 연구 결과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점은 고무적 이라 할 수 있으나 다문화 사회현상을 기반으로 한 문예학과 작품분석 연구라는 점이 이 연 구와 구별되는 부분이다. 10) 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이 함께 듣는 상호 문화적인 상황의 수업 에서도 외국 학생들의 문학텍스트 수용과 표현(글쓰기)을 한국 학생과 교수자가 타문화권의 시각으로 수용할 때 이질적이고 독창적인 문학 수용 관점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한국어 교육에 있어 교수자가 외국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한국어의 관습적 표현들을 숙달하도록 가르치는 교수 방법은 지양되어야 하며, 외국 학생의 자율성과 창의적인 사고를 활성화시키 기 위한 교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본 연구의 필요성은 상호문화적 독어독문 학 관점에서 수행된 읽기-쓰기 교육에 대한 국내 연구가 미약한 실정이라는 현실에서 그 요 구를 더 한다고 본다. <상호문화적 독어독문학 관점에서 문학텍스트와 창의적 글쓰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네 가지 의사소통 기능 중에서 표현 기능이자 경우에 따라 표현 의 주체자가 주변적 상황으로부터 간섭을 적게 받고 자율적으로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은 글쓰기이다. 말하기도 대화 상대자가 있어야 하고 대화 주제의 상황적 맥락을 무시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글쓰기보다 덜 자율적이다. 글쓰기는 혼자서도 할 수 있고 특정 대상 을 독자로 무한정 선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말하기 기능과 다른 고유한 특징이다. 이러한 점에서 글쓰기는 외부에서 규정된 관습 규범과 표현들을 학습하기 위한 수단만이 아닌 자율 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창의적인 인지 패턴과 표현들을 생산하는 수단으로서 사용할 수 있다. 글쓰기가 지닌 강한 자율적 표현기능으로 인해 상호문화적 수업 상황에서 발생하는 관습 9) Glindemann, Barbara, Creative Writing. zu den kulturellen Hintergründen und zum literaturwissenschaftlichen und institutionellen Kontext im Vergleich zwischen England, USA und Deutschland (diss.), Hamburg, Hamburg Universität, / Littlewood, William, Academic writing in intercultural contexts: intergrating conventions and personal voice, Hong Kong journal of applied linguistics 1,, 외 다수. 10) 권오현, D. 잡츠올루의 청소년소설 <별을 잡아먹는 보름달>에서 이주 가정이 겪는 문화 갈등과 통 합, 독어교육 43집, 한국독어독문학교육학회,

272 성과 창의성 문제는 주요한 논의 대상에 해당되어왔다. 언어의 관습적 표현을 익히는 데 초 점을 맞춘 연구는 학습자가 목표어 언어 공동체에서 합의된 언어규범으로부터 이탈하여 사 회에서 거절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이들이 목표어 관습을 지키도록 하는 데 관심을 갖는다. 반면 창의성 및 자율성 중심 언어 연구는 학습자가 목표어의 언어적 관습을 이탈하는 것이 반드시 교정되어야 할 오류만으로 봐서는 안 되며 이탈은 언어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창의적인 담지자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11) 관습 대 자율, 창의 대립 문제는 한국을 2차 언어 문화권으로 정한 문화소수자에게서 자연 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에 해당한다. 소수 언어자들은 타언어 문화 수용 시에 관습성과 자율성 사이의 긴장 상태에 언제나 놓이게 된다. 그러므로 상호문화라는 특정적인 상황을 기반으로 한 문학과 글쓰기 연구에서 관습 극( 極 )과 자율, 창의 극이 통합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문화 상황의 의사소통 관련 수업에서 이 두 극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양극을 통합하는 관점을 유지할 때, 비로소 관습만을 다뤄 수업이 일방적이거나 또는 자율성만을 강조하여 언어습득에 실패할 경우의 문제를 면 할 수 있다. 따라서 언어 관습적이고 다수 문화 귀속으로의 일방적인 관점과 달리 상호문화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글쓰기 연구에서 한국어를 목표어로 하는 소수 언어자들은 단순히 참고 적이고 주변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라 논의의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이다. 상호문화적 상황의 읽기-쓰기 관련 교육과 연구는 타문화권의 소수 언어 구사자가 한국어라는 목표어를 습득할 때 일상적 학술적 글쓰기 유형과 담론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권에서 형 성된 목소리를 표현하도록 돕는 방법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특히 타언어문화권에서 유 소년기를 지낸 청소년과 청년 연령의 외국인 학습자의 경우 목표어의 관습적 표현과 사고방 식만을 학습함으로 이전 언어와 문화로부터 생성된 언어사고방식이 제거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커다란 내적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일방적으로 한국어의 수 사적 표현들을 주입하는 학습은 타언어문화권 학습자의 자율성과 자기표현 능력을 무력하게 만들어 의사소통 학습에 비효율적이고 경우에 따라 한국 언어문화로의 진입을 실패하게 만 드는 결과를 낳게 할 수도 있다. 12) 인문학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글쓰기 방법에 관한 연구에서 읽기와 쓰기를 통합 한 형식은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글쓰기를 돕는 읽기 자료는 11) Pommerin, Gabriele u. a., ebd. / vgl. Werder, Lutz von, Lehrbuch des kreativen Schreiben, 2001, S. 70. / 참조, Kirby, David, Two and Two Make More Than Four, in : College English 46, 1984,S. 248 ff. 12) 원진숙, 삶을 주제로 한 자기 표현적 쓰기 경험이 이주 여성의 자아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한국어 쓰기 교육 사례 연구, 작문연구 11집, 한국작문학회, 2010, 137~139쪽. 244

273 쓰기 주체에게 모범 전형(Vorbild), 자극(Anregung)으로 작용하여 쓰기 과정과 결과물 생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읽기 자료는 쓰기의 모범과 전형으로 작용하여 해당 언어의 관습 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되며, 다른 한 편으로는 쓰기 자극으로도 작동하여 쓰기 주체에게 동기 부여와 확산적 사고의 활성화를 도와 자율성과 창의성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 므로 쓰기 주체의 확산적 사고, 자기 인식, 이전 문화권의 가치관 등을 표현하고 목표어의 관습적 표현방식까지도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적인 읽기 자료 선정이 형태, 장르, 내용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13) 상호 문화적 상황의 글쓰기 교육에서 학습자의 관습성과 창의성을 통합하여 쓰기를 수월 하고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읽기 자료의 형태는 문학텍스트가 여러 측면에서 유용할 수 있다. 문학텍스트는 관습성과 자율 및 창의성 두 양극을 통합할 수 있는 가장 적 합한 읽기 자료로써의 언어 표현적 내용적 조건을 충족시킨다. 다양한 이해와 해석 가능성을 잠재한 문학텍스트의 언어 조직 구조는 독자가 속했던 문화적 차이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개인별 기대지평의 상이함을 통하여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산하도록 돕는다. 또한 언어의 관 습적 측면을 학습하는 데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맞춤법, 문법, 문장 성분 간 호응, 문단 구 성, 글 전체의 구성력 등 문학텍스트는 한 언어 사용 공동체의 언어 사용 규정을 준수하기 때문에 언어의 관습적 표현을 익힐 수 있는 조건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상호문화적 독어독문학 interkulturelle Germanistik 의 주요한 연구 대상이자 도구인 낯섦 Fremdheit 과 관점 Blickwinkel 개념들로부터 본 연구의 주제인 상호문화적 상황에서 이루 어지는 읽기(문학텍스트)와 쓰기(창의적 글쓰기)의 연관성과 교육적 방안을 설정할 수 있다. 상호문화적 독어독문학 관점에서 독자에 의한 문학텍스트 수용은 상이한 문화권의 작자와 텍스트라는 이질적인 대상을 만나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독자는 문화적으로 낯선 텍스트의 독서 과정에서 낯섦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동일 언어사회문화권의 작자와 독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문학 생산과 수용이 상호문화적 독서 상황의 낯섦과 동일 시 되기도 하는데, 이 는 작자의 의도와 언어 표현 능력에 따라 텍스트가 독자에게 낯선 대상으로 강하게 작용함 으로 가능할 수 있다. 성숙한 작자 라는 부류 중 하나에 속하기 위해서라도 작자는 문학을 통해 독자에게 소재, 주제, 문체, 구성 등 문학적 형상화를 위한 어떤 요소들에서든지 기존 에 출간된 문학과는 다른 이질적인 문학 체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늘 이것을 염 두에 두고 작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러한 조건이라면 문학텍스트의 언어와 동일한 언어 사 회에서 성장한 독자라 할지라도 문학과의 만남은 언제나 낯선 대상과의 만남이자 독자의 이 해활동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된다. 따라서 문학텍스트의 심미적 표현 방식의 새로움은 독자가 관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이 13) 이에 대해서는 본 연구의 4.1에서 제시. 245

274 해와 지식의 범위를 확장하게 만들거나, 반대로 독자가 이것들을 이해 대상에서 제외시키도 록 작용한다. 즉, 문학텍스트와의 만남에서 독자는 자신과 이질적인 기대지평에 놓인 텍스트 의 낯섦에 동질화를 꾀함으로 텍스트와 자신 및 세계에 의미 부여를 시도하거나, 낯섦에 자 기 방식의 무리한 이해를 시도하지 않고 거리를 유지한 채 텍스트를 낯선 것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발생한다. 문학 이해 과정에서 낯선 것으로 남겨진 부분 또는 전체 텍스트는 상호문화 읽기-쓰기 수 업에서 동료 타문화권 학습자의 텍스트 수용 결과를 통해 개개인에게 새로운 이해로 수용되 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반면에 자기식의 이해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이해 작용이 중단 된 경우에 있어서는, 타문화권 동료 독자의 낯선 관점 fremder Blickwinkel 에 의한 텍스트 이해로부터 도움을 얻을 수 있는데, 이로써 이해 중단은 이해 진행으로 바뀌어 새로운 의미 구현을 위한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타문화권 학습자의 낯선 관점과 낯선 글쓰기 표현 은 학습자 공동체 안에서 텍스트 이해와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어 상호문 화적 소통의 단초로 작용하게 된다. 한국 사회와 교육 영역에서 특정 문학텍스트에 대한 이해 방식으로 자동화된 수용방식에 제동이 걸리며, 고정화된 언어 사용의 관습과 규범에 보다 효율적인 사용 가능성 및 다양한 표현 방식 그리고 현상 인식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렇듯 문학텍스트는 낯선 관점과 낯선 글쓰기 표현을 가능하게 만드는 자극제 역할을 효과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언어 구조적 특징을 내재하고 있다. 14) 4. J. P. 헤벨의 뜻밖의 재회 15) 를 활용한 수업 4.1 수업 상황 <학습 목표> 학습자는 헤벨의 뜻밖의 재회 를 활용한 수업에서 토론과 글쓰기 활동을 수행하여 텍스 트를 수용자 관점에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1 학습자는 토론의 주제인 지역시민주의와 세계시민주의에 대한 이해와 논의 과정을 통해 토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2 학습자는 글쓰기 주제인 사랑과 결혼에 관한 개인적 견해와 문화적 담론을 발표 종합하 14) 권오현, 상호문화적 문학교육에서 낯섦 이해 의 문제, 독어교육 49집, 한국독어독문학교육학회, 2010, 23~27쪽. 15) 헤벨의 뜻밖의 재회 는 에른스트 블로흐가 세 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die schönste Geschichte der Wel 라는 평가를 할 정도로 시대와 지역을 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비록 독일어 강독이 이루어질 수 없는 수업이라 하더라도 한국어 번역본으로 접하는 것만으로도 내용적으로 의미 있는 읽을거리라 볼 수 있다. 246

275 고 이를 학술적 글쓰기를 위한 주제로 전환 보완하여 작성함으로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수업 방법> 1 강의실 상황 : 교수자 : 한국인 학생 : 한국인 대학생과 외국인 대학생 강좌 : 1 학부 독일문학 관련 강의{독어독문학을 전공하는 외국인 유학생(드문 경우)}, 2 독어독문학과에서 개설한 전공 선택 및 교양학부 강의{독일 소설의 이해, 독일 어권 문학의 이해, 독일문학이론, 독일문학과 시대상, 독일 소설 강독 등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소수로 구성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봄)이 함께 듣는 강의} 3 학부 교양 필수 강좌 관련 강의실(작문과 독서, 글 읽기와 쓰기, 발표와 토론 등) 4 외국인 유학생만 있는 한국어 교육 관련 강의실{한국어교육기관의 중 고급(4~6) 또는 학부에서 개설한 한국어 작문 수업} 16) 2 수업 진행 : 교수자의 텍스트 소개, 텍스트 읽기, 학습자 관점에서의 분석과 수용, 구두 발표, 학술적 글쓰기 과정, 글 첨삭 과정, 지역시민주의와 세계시민주의에 대한 토론과 발표 등의 활동을 통한 상호문화적 상황에서의 문학텍스트 이해와 생산적 수용 17) 3 텍스트 선정 : 첫째, 교수자의 도움으로 비교적 읽기 쉽고 보편적인 주제에 관한 서사 문학텍스트를 선 정한다. 시 텍스트는 외국인 학습자가 읽기에 난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수용미학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내포할 수 있는 언어구조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선정하도록 한다. 셋째, 읽기, 쓰기, 발표 등의 교수-학습 활동을 모두 진행해야 함으로 읽기 자료인 문 학텍스트는 비교적 짧은 텍스트로 선정한다. 넷째, 독일 서사 문학텍스트의 한국어 번역본을 활용한다. (단, 번역본이 번역상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교수자의 보완 작업을 거쳐 16) 연구자가 위의 강좌 : 모두를 진행하기는 무리가 있다. 대학과 강의실 상황을 고려할 때 2, 3, 4 중에서 한 가지를 선정하여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7) 본 연구와 교육에 맞는 독서, 작문 교수법은 연구자가 이전에 연구한 학위논문과 후속연구를 기반으 로 구상한다. 임춘택, 문학텍스트를 활용한 창의적 글쓰기 지도, 교육학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자기인식과 문제해결로서의 창의적 글쓰기 지도, 독어교육 47집, 한국독어독문학교육학회,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창의적 글쓰기 지도, 신앙과 학문 44집, 기독교학문연구회, 전공탐색과 진로모색을 활용한 대학 글쓰기 전략과 지도에 관한 한 방안, 작문연구 13집, 한국작 문학회,

276 수업에서 활용한다.) 다섯째, 텍스트의 내용이 상호문화, 다문화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 으면 좋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외국문학 자체가 독자들에게는 낯설고 타문화적인 요소 들로 이루어진 세계문학이라는 점에서 수업에서 활용하기 적절한 텍스트로 선정하면 된 다. 18) 4.2 토론 -지역시민주의와 세계시민주의에 대한 이해와 소통 헤벨의 작품에는 좁은 범위의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과 세계사적인 일이 동시에 제시되는 지방주의적 코스모폴리턴 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담겨있다. 19) 대표적으로 칸니트 페어스탄 과 뜻밖의 재회 가 그러한데, 전자는 독일 슈바벤 작은 마을 對 네덜란드 암스테 르담이라는 근대 경제체제의 대도시를, 후자는 스웨덴 팔룬이라는 작은 광산 마을 對 50년 동안의 세계사적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이 수업에서는 헤벨의 이러한 독특한 글쓰기를 가 능하게 한 역사적 배경을 학습자들에게 소개하면서 지역시민주의 대 세계시민주의 에 관한 주제로 토론을 발전시켜서 현 시대적 차원의 문제현황을 논의하는 기회를 갖는다. 토론 수 업에서는 지역시민주의 & 세계시민주의 외에 더불어 이해하고 정리할 개념들인, 문화세계 화/문화제국주의/서양중심주의 & 문화다양화/문화상대주의/자민족중심주의, 지방주의/민족주 의 & 코스모폴리터니즘 등에 관한 정의를 도표로 작성하여 각각의 용어가 어떤 의미와 차 이가 있는지 소개한다. 토론 주제: 문화 수용과 문화 침략, 문화 획일화, 문명 발달과 이동의 득과 실, 지역 보호 와 개방의 필요성, 글로벌 시대의 미디어의 영향, 우리는 한 나라의 국민이자 세계 시민, 한국의 생활과 대학 문화 등과 같은 주제로 토론을 전개할 수 있다. 20) 4.3 글쓰기 사랑과 결혼에 얽힌 담론을 글쓰기 자극제로 활용하여 내용적으로도 헤벨의 뜻밖의 재회 는 타문화권의 결혼 방식, 결혼과 관련한 옛 유럽권의 18) J. P. Hebel의 뜻밖의 재회 Unverhofftes Wiedersehen 는 독일문학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작 품으로 이 수업에서 활용될만한 조건을 잘 갖춘 텍스트라 본다. 19) 김연수, 상호문화적 소통과 오해 -헤벨의 달력이야기 <칸니트페어스탄> 분석을 토대로, 독일어문학 18권 3호, 50집, 한국독일어문학회, 쪽. 20) 토론 수업 계획안은 본 발표 이후 실제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구자가 토론 수업을 위해 유용 하다고 평가한 다음의 도서들을 중심으로 작성한다. S. D. 브룩필드, 토론, 학이당, 구정화, 학교 토론수업의 이해와 실천, 교육과학사, 전재강 외, 신세대를 위한 발표와 토론, 박이정,

277 풍습, 풍습에 단긴 결혼의 의미, 남녀 간 사랑의 방식, 결혼의 조건 등 수업에서 읽기 자료 로 활용하기에 비교적 짧은 텍스트에 해당한다. 대학생 연령대에 남녀의 사랑과 결혼은 높 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기에 작품은 대다수 학생들에게 의미 있게 읽혀질 수 있다. 텍 스트에서 남녀 간 사랑이 비록 요즘 세태의 사랑의 방식과 차이가 있겠지만 사랑과 결혼의 가치와 중요성을 뜻밖의 재회 를 통해 되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수업에서 여러 국가의 대 학생들은 각자의 문화권에서 형성된 사랑과 결혼에 대한 담론을 전달할 수 있고 자신만의 생각을 발표하고 학술적인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상호문화적 이해와 소통의 시간이 진행될 수 있다. 학술적 글쓰기 주제의 예들: 환경적 요소(국적, 종교, 계층, 빈부격차 등)가 사랑과 결혼에 미치는 영향, 출신국가와 한국의 결혼 문화 비교, 바른 이성교제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과 해결할 문제, 헤벨의 <뜻밖의 재회>에 나타난 사랑과 현대 사회의 이성교제 세태 비교 등 학습자의 주제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여 학술적 글쓰기를 작성하도록 지도한다. 21) 5. 맺음말 본 연구의 기대 및 활용 방안으로는 상호문화적 관점에서 독어독문학의 독일문학 영역,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의 쓰기 영역, 교양 과정의 읽기-사고하기-쓰기 영역에서 관습성과 창의성의 통합 방법을 제시하는 연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타문화권의 시각을 통해 낯섦 을 경험하고 개인의 인지 패턴에서 자동화된 관습적인 사고가 자극을 받아 관습과 창의적 (자율적, 독창적, 확산적 사고) 사고를 통합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로서 의미가 있겠다. 추후, 수업을 통해서 상호문화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문학텍스트 수용과 표현이 창의적인 문학 수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한국과 같이 한국어 한 언어로만 의 사소통을 하며 한( 韓 )민족이 오랜 시간 절대 다수를 이루어 온 단일 언어 문화권에서 특정 문학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다양한 시각에서 이루어지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동 일화된 사고의 메커니즘과 특정 영역에 있어 한국식 담론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상호문화적 관점의 읽기와 쓰기 연구와 수업은 한국어 사회 공동체의 획일적이고 폐쇄적일 수 있는 사고 체계의 관습화와 표현 방식의 고정화 문제를 자극하는 데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변화하고 있는 한국 대학(원) 학생들의 문화적 국가적 다양화는 한국독어독문학 연구의 21) 학술적 글쓰기 수업 진행을 위해서 다음의 자료들을 참고한다. 한경희 외, 대학생을 위한 글 읽기와 쓰기, 성심, 정희모, 글쓰기의 전략, 들녘,

278 대처와 변화를 요구한다. 글로벌교육 시대에 맞는 문학 교육, 문식력 향상 교육,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재정립하기 위해서 독어독문학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논문의 보완 작업에서는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교육에 대한 더 많은 비판적 검토를 거쳐 한국 대학과 독어독문학과에서 글로벌교육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획 정책적 측면이 무엇인 지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250

279 Ereignisargumente und lexikalische Restriktionen zwischen Verben und Adverbialen Yoon, Ki Hyun (PNU) 1 Gliederung 1. Phänomene: Kombinationsmöglichkeiten (=Valenz) zwischen bestimmten t Verben und Adverbialen 2. Kurze Darstellung der MVT 3. Engelbergs Ereignisstruktur 4. Maienborns Vorschlag zur Analyse der Zustandsverben mithilfe von Kims Theorie 5. Integration der Ergebnisse in die MVT 2 251

280 Phänomene 01 1.a. Peter öffnet die Tür mit einem Trick. 1.b. *Peter erblickt die Tür mit einem Trick. (Jacobs 2003) 2a 2.a. Claudia spielt Karten ruhig. 2.b. Claudia schläft ruhig. 2.c. *Claudia besitzt das Auto ruhig. 3.a. Der Schauspieler wartet im Festsaal auf die Sängerin. 3.b. *Der Schauspieler hasst im Festsaal die Sängerin. (keine Rahmentopik-Lesart) 4.a. Peter öffnet heute die Tür. 4.b. Claudia spielt heute Karten. 4.c. Claudia schläft heute am Tisch. 4.d. Der Schauspieler hasst heute die Sängerin. 3 Klassische Beispiele der Kombination zwischen Verben und Adverbialen Zeitpunktadverbiale: achievement Die Bombe explodiert genau um fünf Uhr. Zeitspannenadverbiale: acomplishment Olaf baut in einer Stunde ein Boot. Zeitdaueradverbiale: activity und state Olaf schwitzt eine Stunde lang. Olaf liebt Claudia Jahre lang

281 Multidimensionale Valenztheorie (Jacobs 2003: 390) Notwendigkeit (NOT): X ist in S für Y notwendig gdw. X in S einer Realisierungsforderung in der KR-Valenz von Y unterliegt. dass Peter *(in Dortmund) wohnt. Formspezifik (FOSP): X wird in S von Y formregiert gdw. X in S einer Merkmalsforderung in der KR-Valenz von Y unterliegt. *Peter hilft dich. helfen /nom/dat Argumenthaftigkeit (ARG) X ist in S Argument vonygdw. XinSein Relat in der SR-Valenz von Y spezifiziert (wobei Argumente Identifizierer oder Modifizierer sein können, je nachdem, ob es sich um ein Non-R- oder ein R-Relat in der SR-Valenz von Y handelt) ein-, zwei-, drei- oder vierstellige Verben. Z.B. [ ]( )( ). s. u.! Sortale Dimension i (SORT): X wird in S von Y sortal regiert gdw. X in S einer in der SR-Valenz von Y enthaltenen sortalen Forderung unterliegt; *Die Tür erblickt den Jungen. Z.B. (+BEL) /nom, [±e], [e1], [e2], [±HDL] Partizipantendimension (PART): X ist in S Partizipant von Y gdw. X in S einer in der SR-Valenz von Y ausgehenden Rollenforderung unterliegt. Z.B. (AGENS), (PATIENS), (EXP), (AFF), (+KONT) 5 Zwei Typen der Relatposition (bzw. zwei Typen des Arguments) Jacobs (2002, 2003) 1) Nicht-referentielle Relatpositionen ( ) werden durch Identifizierer spezifiziert, zu denen generell Nomen gehören 2) Referentielle Relatpositionen []werden durch Modifizierer spezifiziert, zu denen generell Adverbiale zählen

282 Repräsentationsformat der MVT Relatposition bzw. Argumentstelle öffnen[ ]( x )( y ) [ ]: Referentielle Relatposition ( ): Nicht-referentielle Relatposition Verbbedeutung Typen der Referentielle Relatposition [ ] oder Typen der Ereignisstruktur(SORT-Valenzdimension) (Vgl. S.14) 7 Warum und wie entstehen ungrammatische Beispiele der Phänomene 01? Die lexikalischen Eigenschaften der Verben müssen mit den semantischen Eigenschaften der Adverbiale verträglich sein. Eben die unverträglichen Kombinationen von Verben und Adverbialen sind für die Inakzeptabiltät der oben genannten Beispiele verantwortlich. Genauer gesagt, die semantischen Typen der Verben und die der Adverbialen müssen miteinander verträglich sein. Zwei wichtige Fragen, die dabei entstehen, sind; 1) woher die unterschiedlichen Typen der Verben und Adverbiale kommen, 2) wie man die semantischen Typen der Verben linguistisch effektiv erfassen kann

283 Instrumentaladverbiale 1.a. Peter öffnet die Tür mit einem Trick. 1.b. *Peter erblickt die Tür mit einem Trick. (Jacobs 2003) Instrumentaladverbiale fordern von Verben das im Nominativ kodierte Agens als semantische Rolle bzw. die im Nominativ kodierte Kontrolle als Merkmal der semantischen Rolle, (AGENS,+KONT) /nom. (Engelberg 2000: 137f) ÖFFNEN [e](agens,+kont) /nom (PATIENS) /akk ERBLICKEN [e](exp,-kont) /nom (THEMA) /akk [+HDL] vs.[-hdl], wobei [+HDL] immer (+KONT) /nom impliziert. Komplexe vs. einfache Ereignisstruktur (siehe Tab.3 und 4!) 9 Modal(Manner-)adverbiale 2.a. Claudia spielt Karten ruhig. 2b 2.b. Claudia schläft ruhig. 2.c. *Claudia besitzt das Auto ruhig. Modaladverbiale fordern von Verben Ereignisargument [+e]. SPIELEN [+e](+kont) /nom (PATIENS) /akk SCHLAFEN [+e](thema) /nom BESITZEN [-e](thema) /nom (THEMA) /akk

284 Lokaladverbiale 3.a. Der Schauspieler wartet im Festsaal auf die Sängerin. 3b 3.b. *Der Schauspieler hasst im Festsaal die Sängerin. Lokaladverbiale fordern von Verben Ereignisargument [+e]. (Maienborn 2005) WARTEN [+e](x) /nom (y) /auf HASSEN [-e](x) /nom (y) /akk Vgl. Protorollen-Linking 11 Temporaladverbiale 4.a. Peter öffnet heute die Tür. 4.b. Claudia spielt heute Karten. 4.c. Claudia schläft heute am Tisch. 4.d. Der Schauspieler hasst heute die Sängerin. Temporaladverbiale unterliegt keiner bestimmten sortalen Beschränkung des Ereignisarguments [e] der Verben. (Maienborn 2005) ÖFFNEN [+e](+kont) /nom (PATIENS) /akk SPIELEN [+e](+kont) /nom (PATIENS) /akk SCHLAFEN [+e](thema) /nom HASSEN [-e](x) /nom (y) /akk

285 Was ist Ereignisargument? Davidson (1967). Vgl. Engelberg (2000: 100) John buttered the toast slowly with a knife in the bathroom at midnight. Jones buttered the toast; he did it slowy with knife in the bathroom at midnight. (Anaphorisierung und Modifizierung der referentiellen Objekte) In der Argumentstruktur der (Handlungs)verben ist ein zusätzliches, aber verstecktes (unsichtbares) Argument enthalten. Das Argument ist ontologisch vorhanden und damit referentiell. Vgl. In der MVT wird das Ereignisargument mithilfe der Notation [ ] dargestellt, die je nach Verbbedeutungen durch verschiedene Sorten der Ereignisargumente spezifiziert wird. Die Argumentstruktur von butter ist [ ]( )( ). 13 Davidson & Ereignisstruktur there is a lot of language we can make systematic sense of if we suppose events exist. (Davidson 1967, 1980: 137; Maienborn 2005: 312) Vgl. Davidson nach kommen Ereignisargumente nur bei Handlungs- und Ereignisverben vor. Engelberg sieht die Darstellung der Ereignisstruktur als Repräsentation der Verbbedeutung. (Engelberg 2000: 32f)

286 Merkmale der Ereignisstruktur (Engelberg 2000: 32f) 1) Komplexität von Ereignissen: Verben bezeichnen Ereignisse, die aus mehreren Teilereignissen bestehen können. 2) Sorten von Teilereignissen: Teilereignisse sind entweder Ereignisse im engeren Sinne (e), genauer Prozesse, oder sie sind Zustände (z); Verben können dabei auf die Bezeichnungen von dauernden (DUR) Teilereignissen beschränkt sein oder auf die Bezeichnung (PKT), d.h. extrem kurzen Teilereignissen. 3) Relationen zwischen Teilereignissen: Zwischen Teilereignissen bestehen z.t. kausale, immer aber temporale Relationen; Teilereignisse können gleichzeitig stattfinden (<>) oder aufeinanderfolgen (<). 4) Partizipanz an Teilereignissen: Die den thematischen Argumenten entsprechenden Partizipanten sind nicht notwendigerweise in alle Teilereignisse involviert; an die Teilereignisse, in die sie involviert sind, sind sie durch bestimmte semantische Relationen (AGENS, PATIENS,...) gebunden. 5) Implizierte und präsupponierte Teilereignisse: Das Stattfinden der einzelnen Teilereignisse ist durch die offene verbale Proposition entweder impliziert( I) oder präsupponiert ( P) 15 Einige Beispiele der Ereignisstruktur der Verben Ereignisstruktur von abtrocken (Engelberg 2000: 31) Klaus hat seinen kleinen Bruder abgetrocknet. abtrocken: x nom, y akk E-STR: ( I e 1[+DUR] :x AGENS, y PATIENS )<>( I e 2[+DUR] :y PATIENS ) < ( I z:y PATIENS ) Ereignisstruktur von fahren (Engelberg 2000: 32) Lisa hat ihr neues Rennrad gefahren. fahren: x nom, y akk E-STR: ( I e 1[+DUR] :x AGENS, y PATIENS )<>( I e 2[+DUR] :y PATIENS ) Ereignisstruktur von fangen (Engelberg 2000: 34) Die Vase ist zerbrochen. zerbrechen: x nom E-STR: ( I e 1[+PKT] :y PATIENS )<( I z:y PATIENS ) Ereignisstruktur von fangen (Engelberg 2000: 34) Sabine hat den Baseball gefangen. fangen: x nom, y akk E-STR: ( P e 1 :y PATIENS )<( I e 2 :x AGENS,y PATIENS )

287 Die linguistische Rechtfertigung der einzelnen Teilereignisse in der Ereignisstruktur fahren: E-STR: ( I e 1[+DUR] :x AGENS, y PATIENS )<>( I e 2[+DUR] :y PATIENS ) a. Otto fuhr den Wagen mit großer Vorsicht. Engelberg (2000: 49) b. [Otto fuhr den Wagen mit großer Vorsicht. Otto bediente/steuerte den Wagen mit großer Vorsicht.] c. [Otto fuhr den Wagen mit großer Vorsicht. Der Wagen bewegt sich mit großer Vorsicht.] lediglich (e 1, MIT GROßER VORSICHT) d. Otto fuhr den Wagen mit Höchstgeschwindigkeit. e. [Otto fuhr den Wagen mit Höchstgeschwindigkeit. Otto bediente/steuerte den Wagen mit Höchstgeschwindigkeit.] f. [Otto fuhr den Wagen mit Höchstgeschwindigkeit. Der Wagen bewegt sich mit Höchstgeschwindigkeit.] lediglich (e 2, MIT HÖCHSTGESCHWINDIGKEIT) 17 Die auf der Ereignisstruktur basierende Analyse der klassischen Beispiele Vgl. Engelberg (2000: 67-71) Zeitpunktadverbiale: achievement kommen bei punktuellen Verben vor. Die Bombe explodiert genau um fünf Uhr. E-STR: ( I e n [+PKT])... < ( I z:) Zeitspannenadverbiale: acomplishment bei durativen Verben mit Nachzustand Olaf baut in einer Stunde ein Boot. E-STR: ( I e n [+DUR])... < ( I z:) Zeitdaueradverbiale: activity bei durativen Verben ohne Nachzustand Olaf schwitzt eine Stunde lang. E-STR: ( I e n [+DUR]) Bemerkenswert dabei ist, dass in Engelberg (2000) keine Analyse von state zu finden ist. Man beachte auch, dass es bei Vendler eine Lücke der Kategorisierung gibt: Verben wie stehen, sitzen, liegen, schlafen (Maienborn 2005: 285)

288 Die für Ereignisstruktur relevanten sprachlichen Phänomene (Engelberg 2000: 101) Adverbiale Modifikation: +für Ontologie relevanter Referenzstatus Anaphorische Wiederaufnahme: +Referenzstatus Quantifikation: +Referenzstatus Determination, adjektivische Modifikation, Relativsatzbezug: +Referenzstatus Eigennamen: +Referenzstatus Ereignisnomen: +Referenzstatus Phasen- und Ereignisverben: +Referenzstatus Perceptual reports: +Referenzstatus Deadjektivische Adverbien Aspekt Tempus Kausalität 19 Ereignisstruktur der Phänomene 01 1.a. Peter öffnet die Tür mit einem Trick. 1b 1.b. *Peter erblickt die Tür mit einem Trick. (Jacobs 2003) öffnen: x nom, y akk E-STR: ( I e 1[+DUR] :x AGENS, y PATIENS ) <> ( I e 2[+DUR] :y PATIENS ) < ( I z:y PATIENS ) erblicken: x nom, y akk E-STR: ( I e 1[+DUR] :x EXP, y PATIENS )<>( Ie 2[+DUR] :y PATIENS ) Probleme bei der Darstellung der Ereignisstruktur der Zustandsverben wie besitzen, hassen ohne Ereignisargumente, nämlich mit [-e]

289 Engelbergs Ereignisauffassung 01 Engelberg sieht Ereignisse als Exemplifizierung von Veränderungstypen. D. h. sie existieren ontologisch und sind wahrzunehmen. Ereignisse: Ein Ereignis exemplifiziert einen epistemisch erreichbaren Typ von Veränderung P an einer oder mehreren Entitäten <k 1,..., k n > zu einem Intervall t(fürn 1) (Engelberg 2000: 305) Dementsprechend behauptet Engelberg (ebd.), dass Zustandsverben wie kennen kein Ereignisargument enthalten. (Vgl. Higginbotham, Parsons) Schwer nachvollziehbare Engelbergs (2000: 305f) Analyse: Zustandsverben wie schlafen und sitzen gehören zwar nicht zu deutlichen Veränderungstypen, doch implizieren bestimmte Bewegungen, also Veränderungen. Dies widerspricht dem, dass nach Maienborn (2005) solche Zustandsverben beinahe alle ereignisbezogenen Teste bestehen. Peter saß unruhig in der Bibliothek auf seinem Stuhl. (Engelberg 2000: 306) Peter schläft in der Bibliothek. Peter schläft, und das geschieht in der Bibliothek. 21 Engelbergs Ereignisauffassung 02 Um einen Ausweg aus diesem Dilemma zu suchen, bemerkt Engelberg (2000: 306) zusätzlich wie folgt: Seine oben genannte Ereignisauffassung soll nicht besagen, dass Ereignisse und Veränderungen identisch sind. Ereignisse haben Eigenschaften und gehen Relationen ein, die über die Eigenschaften und Relationen der ihnen zugrundeliegenden Veränderungen hinausgehen. Sie haben z.b. Partizipanten wie den (...) Dackel in Maria schlägt ihren Dackel (von YKH eingefügt), die nicht Gegenstand von Veränderungen sind. Eine Veränderung zu sein, ist lediglich eine von vielen Eigenschaften von Ereignissen, aber es ist eine essenzielle Eigenschaft eines Ereignisses (...). Mit Engelbergs Ereignisauffassung lassen sich auch die ereignisbezogenen Zustandsverben nicht reibungslos erklären

290 Engelbergs Ereignisauffassung 03 Engelberg vernachlässigt die unterschiedlichen linguistischen Eigenschaften von zwei Typen der Zustandsverben 1) nichtereignisbezogene wie kennen und 2) ereignisbezogene wie schlafen. Dies ist wesentlich auf keinerei in seiner Arbeit befindliche linguistische Diagnostik zwischen [d-s]- und [k-s]-verben zurückzuführen. [d-s] bezeichnet Davidson scher, [k-s] Kim scher Zustand. s. u.! Noch problematischer bei seiner Analyse ist, dass er übersieht, dass die beiden Typen der Zustandsverben ontologisch existieren. Das Übersehen führt zu seiner Kritik zu Kims Ereignisauffassung wie <x, P, t>. Zwei linguistisch unterschiedlich relevanten Typen der Ontologie! Trotz allem ist Engelbergs auf seiner Ereignisauffassung beruhender Vorschlag zur Ereignisstruktur für die Erklärung der Kombinationsmöglichkeiten von Verben und adverbialen Modifizierern nur dann hilfreich und theoretisch fruchtbar, wenn die im Folgenden vorzustellenden Kim schen Zustandsverben mitberücksichtigt werden. 23 Kritik zu Davidson (1967: 137) there is also a lot of language that we can make systematic ti sense of fif we stop misusing i event(ualitie)s. (Maienborn 2005: 312) Man soll beachten, dass in Maienborns folgendem Vorschlag Kims Ereignisauffasung nicht als Alternative zu Davidsons, sondern als Supplement zur Verfügung steht

291 Ontologische bzw. referentielle Eigenschaften der Eventualität Maienborn (2005: 280) 1) Eventualität ist wahrnehmbar. 2) Eventualität kann in Raum und Zeit lokalisiert werden. 3) Eventualität kann in der Art und Weise variieren, wie sie realisiert wird. 25 Maienborns Analyse der Zustandsverben Eine Reihe der linguistischen Diagnostik zur Unterscheidung zwischen [d-s]-und d[k [k-s]- Verben. 1) Infinitiv-Komplemente von Perzeptionsverben 2) Lesarten von ein bisschen 3) Kombinationen mit Lokaladverbialen 4) Modaladverbialen

292 Infinitiv-Komplemente von Perzeptionsverben und Lesarten von ein bisschen a. Ich sah den Schauspieler spielen. [+e: Prozess]-Verb b. Ich sah Carol am Tisch sitzen. [d-s]-verb(maienborn 2005: 284) c. *Ich sah die Tomaten 1 Kg wiegen. [k-s]-verb a. Carol hat gestern ein bisschen geschwitzt. Grad- und Ereignislesart. [e:prozess]-verb (Maienborn 2005: 297ff) b. Carol hat ein bisschen geschlafen. Ereignislesart. [d-s]-verb c. Das Fenster hat ein bisschen offen gestanden. Grad- und Ereignislesart. [d-s]-verb d. Carol ähnelte ein bisschen ihrer Großmutter. nur graduelle Lesart. [k-s]-verb 27 Kombinationen mit Lokaladverbialen und Modaladverbialen a. Der Schauspieler spielt auf der Bühne Hamlet. [e:prozess]-verb b. Der Schauspieler wartet im Festsaal auf die Sängerin. [d-s]-verb c. *Der Schauspieler hasst im Festsaal die Sängerin. [k-s]-verb a. Claudia spielt Karten ruhig. [e:prozess]-verb b. Claudia schläft ruhig. [d-s]-verb c. *Claudia besitzt das Auto ruhig. [k-s]-verb

293 Beispiele der Prozess-, d-sund k-s-verben Beispiele der Prozess-, [d-s]- und [k-s]-verben (Vgl. Maienborn 2005) Tab. 1 Prozessverben [d-s]-verben [k-s]-verben schwitzen spielen flattern flacken glänzen schlafen warten stehen sitzen liegen hassen besitzen wiegen, kosten wissen, kennen heißen ähneln Kopulaausdrücke 29 Gemeinsamkeit und Unterschied zwischen Prozess-, d-s-verben und k-s-verben Geschehen-Test mit während (Maienborn 2005: 285f) a. Die Wäsche flatterte im Wind. Das geschah während... [e: Prozess]-Verb b. Die Schuhe glänzten. *Das geschah während... [d-s]-verb c. Eva hasste Mozart-Arien. *Das geschah während... [k-s]-verb Rechtfertigung der Notation [d-s] als ein Typ der SORT der Verben Der Unterschied zwischen [e: Prozess]- und [d-s]-verben einerseits und die Gemeinsamkeit zwischen [d-s]- und [k-s]-verben andererseits zeigen, dass [d-s]-verben zwar ereignisbezogen sind, doch offensichtlich zu Zustandsverben gehören. Dadurch lässt sich auch die Notation der SORT der referentiellen Relatposition der Verben [d-s] (Davidsons State)rechtfertigen. (anstelle von irgendwelcher e enthaltenden Notation)

294 Zwei linguistische Evidenzen des ontologischen bzw. referentiellen Status bei [k-s]-verben Maienborn (2005: 300f) 1) Kombination mit Temporaladverbialen: Peter besitzt seit einem Monat einen VW. 2) Anaphorisierung: Peter hasst Claudia. Das wird lange dauern. 1) und 2) führen dazu, dass [k-s]-verben zwar sicher ontologisch sind, doch ihr ontologischer Status schwächer als der der [d-s]- und [e: Prozess]-Verben ist, weil sie weder im Raum lokalisierbar, noch in Art und Weise noch instrumental modifizierbar sind. 31 Grammatische Eigenschaften der Prozess-, d-s- und k-s-verben. Tab. 2. Grammatische Eigenschaften Prozess-verben [d-s]-verben [k-s]-verben Vorkommen der Adverbiale - mit (LOC) Vorkommen der Adverbiale mit (MOD), (KOM) - Lesarten von ein bisschen Grad- u. Ereignislesart Grad- u. Ereignislesart Nur graduelle Lesart Integration der Partizipanten ins Ereignis i der Verben Vorkommen der Adverbiale mit (TEMP) - Anaphorisierung der Situation konkretes oder abstraktes Objekt konkret konkret abstrakt

295 Kims Ereignisauffassung Kims Ereignisauffassung (Kim 1976, Engelberg 2000, Maienborn 2003, 2005): Ereignisse als Exemplifizierungen i von Eigenschaften. Ereignisse sind Strukturkomplexe [x, P, t], wobei x Ereignisträger, P Eigenschaft und t Zeit ist. (Maienborn 2003: 46) Vgl. Engelbergs Ereignisauffassung: Veränderungstyp Man erinnere sich außerdem daran, dass temporale Adverbiale ebenfalls wie lokale ontologisch ist. 33 Kim scher Zustand als ein Typ der SORT Maienborn (2005) argumentiert dafür, dass Kims Ereignisauffassung nicht als eine Alternative zu Davidsons, sondern als eine ergänzende Erklärung dienen kann oder muss, die die Lücke der letzteren füllt. Damit lässt sich gut begründen, dass auch der Kim sche Zustand Notation [k-s] in die Typen der SORT der referentiellen Relatposition der Verben Notation [ ] integriert wird

296 Unzufriedenheit mit der Bezeichnung Ereignisargument Einige Bezeichnungen für Ereignisse 1. Eventualität umfasst Ereignis, Prozess und Zustand im Sinne von Davidson. (Maienborn 2003: 276. Fn. 1) 2. Situation (Jacobs 1995, Blume 2000, Maienborn 2003) Sortale Valenz der Verben z. B. die bestimmten Merkmale der durch Adverbiale spezifizierten referentiellen Relatpositionen der Verben [ ] umfasst nicht nur Ereignisargument im Sinne von Davidson, sondern auch Zustandsargument im Sinne von Kim. Dies lässt sich mit der bereits in einige Valenzliteratur verwendeten Bezeichnung Situationsargument besser erfassen. (Vgl. Maienborn 2003, 2005, Jacobs 1995) 35 Maienborns Situationsauffassung Kritische Bemerkung zur Kategorisierung der [k-s] in einen speziellen Subtyp der Eventualität z.b. bei Dölling (1999), die zum Verzicht auf viele Vorteile der linguistisch aussagekräftigen auf der Ereignisstruktur im Sinne von Davidson basierenden Analyse führen muss. (Maienborn 2005: 304f) Situationen, die Verben bezeichnen, umfassen nicht nur Ereignisse, sondern auch Zustände, und zwar [d-s]- und [k-s]-zustände Zustände. Die letzteren dienen zur Füllung der Lücke des Systems, das aus den zwei ersteren auf Ereignisse bezogenen Situationstypen bestehen. (Ein Supplement zu Davidsons Ereignisauffassung)

297 Typen und Notationen der Situationsargumente in den unterschiedlichen Repräsentationen Tab. 3 Engelberg (2000) MVT (2003) Maienborn (2005) Yoon (2009) Typen des Situationsar guments (= Eventualität und Zustand) e1 e2 e3 e1 e2 e1 +HDL (agensbezoge ne i.d.r. komplexe - Situationen) HDL ( nichtagensbezogen esituationen) Ereignis Prozess Davidson sch e Zustände Kim sche Zustände [e2] (Komplexe Ereignisse) [e1] (Einfache Ereignisse) [d-s] [k-s] 37 Die Vorkommensmöglichkeiten der semantischen Typen der Adverbiale bzw. Modifizierer bei bestimmten SORT der [ ] der Verben Die Vorkommensmöglichkeiten der semantischen Typen der Adverbiale bzw. Modifizierer, die mit den Typen der SORT der referentiellen Relatposition der Verben in Zusammenhang stehen. (Vgl. Yoon 2009: 38; z. T. revidiert) Tab. 4 Typ der SORT der [ ] Alternative FRS TMEP LOC MOD INSTR KOM [SORT: e2] schreiben, stellen [SORT: e1] arbeiten, glühen [SORT: d-s] stehen, glänzen [SORT: k-s] Hassen, gefallen +HDL komplexes E +, HDL einfaches E HDL einfaches E HDL einfaches E J J J J J J J J J J J,N J/N J J J J N J/N J J N N N N

298 Literaturverzeichnis Davidson, Donald (1980 [1967]). The logical form of action sentences. In D. Davidson (ed.), Essays on actions and events. Oxford: Clarendon Press. Dölling, Johannes (1999). Kopulasätze als Zustandsbeschreibungen. ZAS Papers in Linguistics 14, Engelberg, Stefan (2000). Verben, Ereignisse und das Lexikon. Tübingen: Niemeyer. Jacobs, Jacobs (1995). Wieviel Syntax braucht die Semantik? Wuppertal: Sonderforschungsbereich 282, Nr. 73. Jacobs, Jacobs (2002). Zirkumstantien sind Argumente. Wuppertaler linguistisches Forum. Wuppertal. Unveröffentliches Vortragsmanuskript. Jacobs, Jacobs (2003). Die Problematik der Valenzebenen. In V. Ágel, L. M. Eichinger, H.-W. Eroms, P. Hellwig, H. J. Heringer & H. Lobin (eds.), Dependenz und Valenz. Vol. 1. Berlin/New York: de Gruyter. Kim, Jaegwon (1976). Events as property exemplifications. In B. Myles & D. Walton (eds.), Action Theory. Dordrecht-Holland/Boston-U.S.A.: D. Reidel. Maienborn, Claudia (2003). Die logische Form von Kopula-Sätzen. Berlin: Akademie Verlag. Maienborn, Claudia (2005). On the limits of the davidsonian approach: The case of copula sentences. Theoretical Linguistics 31, Yoon, Ki Hyun (2009). Valenz und Typologie. Valenz- und optmalitaetstheoretische Analyse erweiterter lokaler PPs und der Applikative sowie ihrer typologischen Implikationen. Bergische Universitaet Wuppertal. Dissertation

299 독-독 사전의 독-한 사전 변환에 대하여 김 경 (중앙대) I. 사전변환 과정 독일어 뜻풀이 정보 (Bedeutungsangaben)의 직접적인 번역은 대개 목표어 대응어 보다 더 길기 때문에 그 유용성이 제한적이다. 다시 말해 독일어 출처사전 뜻풀이의 단순한 번역은 이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분명히 한계가 있다. 변환과정에서의 효율적인 자료 선 택과 자료 제시가 이중 언어사전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전편찬 작업 중의 하나 로 보인다. 독일어 학습사전 편찬자들은 자신들의 정의는 외국인 학습자에게 쉽게 이해된다고 하지만 기초단계에 있는 대부분의 한국인 독일어 학습자는 독일어 정의 또는 표현에 어려움을 느껴 서 거의 독-한 사전만 이용한다 (비교. Wingate 1999; Maurach 2001). 그러므로 <랑엔샤이 트>, <데그루이터> 등과 같은 독일어 단일언어 사전에 있는 자료를 선택적으로 번역하고 재구조화하면 이용자군이 상당히 확장될 수 있다. 이중 언어 학습사전의 잠재적 이용자 범 위는 초급 학습자 (유럽참조기준 A단계)와 중 상급 학습자 (유럽참조기준 B, C단계)로 예상 할 수 있다. 모국어로 된 대응어정보와 용례번역은 이용자가 표제어의 의미를 빨리 이해하 는데 도움을 준다. 형식적인 면에서 접근편의적인 대응어구조와 다중어휘소 구획의 일목요 연한 구성은 초급 학습자뿐만 아니라 상급 학습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단일 언어 학습사전에서 이중 언어 학습사전으로 변환할 때 다음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1. 미시정보의 정렬 2. 번역 3. 대응어구조의 재구조화 4. 결합관계 / 계열관계의 추가 5. 출발어, 목표어 측면의 수정 6. 글꼴디자인, 레이아웃 (그림 1) 사전변환 과정 (1단계) 미시정보의 정렬 모든 표제항 내부의 정보 즉 뜻풀이정보, 용례정보, 연어, 관용어, 합성어 등은 새줄쓰기로 단락별로 구분짓고 정보유형에 따라 배치한다. 동사 표제어의 경우 자동사, 타동사, 재귀동 사의 구분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의미항을 새줄쓰기로 한다. 271

300 (a) <랑엔샤이트>, <데그루이터> 두 출처사전에서 표제항의 다의어구조는 의미구획에 함께 모은다. (b) 다의어구조에 있는 고정적 다중어휘소는 다중어휘소 구획으로 이동한다. 접근요소 가 있는 연어도 여기에 속한다. 한국의 독일어 학습자는 연어를 검색할 때 형태원리에 따라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의 어구조에 있는 고정적 다중어휘소 (Feste Multilexeme, 이하 ML)는 다중어휘소 구획으로 이 동시킨다. 이것은 외국인 이용자에게 대응어구조에 관한 조망을 쉽게 해주는 다의어 축소 (Polysemiereduktion)에 기여하는 한편 이용자가 ML을 별도의 구획 안에서 훨씬 빨리 찾을 수 있는 단순화된, 향상된 접근구조를 갖도록 해준다. (2단계) 번역 위에 언급한 정보들을 목표어로 번역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각각의 다양한 언어단위에 대 해 가능한 한 목표어의 기능적 대응어 (funktionale Äquivalente) 를 연결하는 것이다. 즉 독 일어의 연어에는 한국어의 연어를 연결하는 것이다. 기능적 대응어가 존재하지 않으면, 준 대응어 (Quasiäquivalente)나 단어 설명을 제시한다. 목표어 번역에서 어휘의 검사를 위한 도구로서 다음이 있다: (1) 단일 언어사전과 이중 언어사전 (범용/특수), (2) 독-한 대조 문법. 모국어 대응어는 빠르고 확실한 이해 또는 단어의미의 기억을 증진시키므로, 각각의 의미번 호에 따라 배열한다. 그리고 외국어 뜻풀이는 한국인 독일어 학습자에게 대개 어렵거나 표 현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생략한다. 전문지식 (Realien)은 특히 정치, 제도 (Institutionen), 모든 종류의 위계, 날씨, 음식 등 언어특수적, 그리고 문화특수적 표현에서 나타난다. 특히 위계를 이루는 어휘소 (Lexeme)들은 한 표제항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이때 모든 관련 단어 들이 지시 (Verweise)를 통해 이 표제항에 연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종류의 설명방식은 이용 자에게 개관과 학습을 쉽게 하고, 전통적인 사전의 약점인 표현론적 맹목성 (onomasiologische Blindheit) 을 감소시킨다. (3단계) 대응어구조의 재구조화 뜻풀이 정보나 용례정보의 번역으로부터 주요 대응어 (Hauptäquivalente)가 선택된다. 이때 대응어정보는 일반화 원리 (Generalisierbarkeitsprinzip)를 충족해야 한다. 그밖에도 출발어와 목표어 간에 수렴 관계 (Konvergenzrelation) 또는 발산 관계 (Divergenzrelation)가 고려되어 야 한다. 다의어구조 (Polysemiestruktur)는 대개 출발어의 출처사전 <랑엔샤이트>로부터 수 용한다. 다의어구조가 언어간 수렴 또는 발산과 관련해 명백히 이질적일 경우에만 수정한다. 다의어구조에 표제어 단어를 포함한 복합어가 제시되면 이런 복합어들은 복합어 원래의 자 리로 이동된다. 다의어구조 내의 ML은 ML구획으로 옮긴다. 이것은 다의어구조의 축소 (Reduktion der Polysemiestruktur)와 접근구조 (Zugriffsstruktur)의 향상에 기여한다. (4단계) 통합관계/계열관계의 추가 언어간, 문화간 그리고 학습사전학적 시각에서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증진시키는 표현론적인 그리고 백과사전적인 정보들은 다른 사전 또는 참고물로 부터 추가된다. 이 정보들은 특히 이중 언어 학습사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다음 요소들이 수용된다: (1) 관련어 (Relatem) (동의어, 반의어, 상위어, 하위어), (2) 연어 (Kollokationen), (3) ML. 그밖에 (4) 도 해 (Illustrationen)도 있다. (5단계) 출발어 또는 목표어 측면에서 수정 출발어와 목표어의 단일 언어사전 또는 이중 언어사전의 도움을 받아 수정한다. 사전편찬적 결정에 근거가 되는 전거 위치 (Belegstelle)에 대한 모든 정보는 유지정보 (Erhaltungsinformation) 로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한다. (6단계) 글꼴디자인, 레이아웃 개별적인 미시정보는 글꼴디자인적 수단의 도움으로 서로 구별된다. 독-한 이중 언어사전에 272

301 서는 지금까지 표제어와 관용표현들의 글꼴디자인적 구별만 있었다. 1) 우리 견해로는 다음 정보범주 (Informationskategorien)들도 강조되어야 한다: (1) 대응어 번호, (2) 대응어, (3) 표 현론적 정보, (4) 연어, (5) 관용어. 정보범주 (5)는 구획설정으로 쉽게 가독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오히려 이 범주는 구획 내에 서 내적인 접근구조 향상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견해에 따르면 독-한 이중 언어사전의 글꼴디자인적 강조는 (2) 대응어정보와 (4) 연어의 영역에서 가장 시급하다. 글꼴디자인적 수단은 레이아웃과 함께 작용해야 한다: (1) 단의 수 (중심구조와 주변구조 (Haupt-, Randstruktur)), (2) 격자 인쇄 (Spationierung), (3) 줄간격, (4) 구획설정, (5) 유도요소 (기호), (6) 도표 (Übersichtstafel), (7) 도해 (Illustration). 접근보장성의 확대, 2단 자료제공을 통한 더 높은 일목요연성 2) 등의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예시 표제항>에서는 2단 표제항구조 즉, 중심구조와 주변구조를 포기한다. 왜냐하면 이중 언어 인쇄사전에서는 정보분량이 두 배로 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인쇄공간을 필요로 하고, 그리고 다의어구조와 수직적으로 평행을 이루는 자료제공이 기술적으로 실현성이 낮기 때문 이다. 3) 여기 조사된 사전들 뿐만 아니라 출처사전 <랑엔샤이트>, <데그루이터>도 고도의 텍스트 조밀도 (Textverdichtungsgrad)를 보인다. 우리의 <예시 표제항>에서는 빠르고 확실한 접근 구조와 시각적 접근편의성 (Zugriffskonvenienz)을 보장하기 위해 텍스트조밀성보다는 신속 접근구조의 개선에 주안점을 둘 것이다. ML에 대한 구획설정은 대응어구조의 부담을 경감 시킨다. 이로써 사전 표제항 내부에서의 검색경로는 단순화된다. 이용자는 의미검색 상황에 서는 의미구획 (Semantikblock)에서 하고 ML검색 상황에서는 전체 의미부분을 통독할 필요 없이 곧바로 ML구획 (ML-Block)에서 신속한 검색이 가능하다. II. 사전변환의 실제 다양한 이용자의 요구들을 단 한 권의 사전으로 충족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언어간, 문 화간 그리고 학습사전학적 측면들이 더욱 고려된 이중 언어 학습사전이 시급히 필요해 보인 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이중 언어사전과는 달리 이용자군 (Benutzergruppe)이 제한되어야 한다. 기존 독-한 이중 언어사전은 독일어 단일 언어사전의 의미구조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Zgusta (1971)가 말한 두 언어간 비동형성 (Anisomorphism) 때문에 독일어 뜻풀이정보의 번역은 종종 목표어 용례번역이 이루는 전체 의미범위 (Bedeutungsskala)를 다 포괄하지 못 한다. 특히 어려운 것은 표제항 내부의 구조화, 즉 어떻게 표제어 측면의 의미구조를 수렴과 발산을 고려해 대응어 측면의 의미구조로 변형시키는가에 대한 결정 그리고 쉬운 접근을 보 장하기 위해 어떻게 ML을 배열하는가에 대한 결정이다. 독-한 이중 언어사전의 제작시 다음 내용들이 적용되어야 한다. I. 사전기능과 이용자군의 결정 (1) 이용자군: 한국인 독일어학습자 (초급단계에서 고급단계까지) (2) 사전기능: 수동적, 텍스트이해, 자국어방향 번역 (Herübersetzung) (3) 1차 사전 토대자료 (Wörterbuchbasis): 독일어 단일언어 학습사전 (<랑엔샤이트>, <데그루이터> 등) (4) 2차 사전 토대자료: a) 독일어와 한국어의 단일/이중 언어사전 (<두덴범용>, <두덴-대사전>, <연세> 등) b) 독한 대조언어학 1) 이런 점에서 <현대>와 <엣센스2>는 예외이다. <현대>에서는 대응어가 부분적으로 볼드체로 인쇄 되었는데, 이것은 대응어자리에서 다른 것보다 더 주목성이 있다. <엣센스2>는 이전 사전보다 향 상된 글꼴디자인을 갖고 있다. 그러나 두 사전도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 2) Wiegand (1995, 495)는 이 구조를 설계적으로 확장된 미시구조 (architektonisch erweiterte Mikrostruktur) 라고 하고 단일 언어 학습사전에 좋은 구조라고 한다. 3) 연구에서는 2단의 자료제시가 독-한 이중 언어 인쇄사전에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전자사전에서는 하이퍼텍스트, 색상 등을 통해 자료제시가 훨씬 탄력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 273

302 c) 사전 분석결과 d) 독한 이중 언어사전의 오류 목록 II. 거시구조 (Makrostruktur): 평탄 알파벳 (glattalphabetisch) III. 미시구조 (Mikrostruktur): <유형 4: 고정 다중어휘소에 대한 신속접근구조가 있는 부분통합 미 시구조> (1) 대응어 선택: 어휘-의미적/화용적 대응어 (2) 언어간 수렴과 발산에 근거한 대응어구조 (3) 미시접근구조 (Mikrozugriffsstruktur) a) 의미 구획 (Semantikblock): 의미적 배열 b) 다중어휘소 구획 (Multilexemblock): 범주-알파벳 배열 IV. 도해, 도표 (Übersichtstafel) V. 글꼴디자인, 레이아웃 1차 사전 토대자료 <랑엔샤이트>와 <데그루이터>는 고급단계의 한국인 독일어 학습자가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초급단계의 학습자들은 사전정보 특히 뜻풀이를 거의 이해하지 못하거나 단지 제한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 언어사전 제작 을 통해 수용자 범위 (Adressatenkreis)는 상당히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예시 표제항>의 이용자로서 초급단계 (유럽참조기준 A)에서 고급단계 (유럽참조기준 C)의 한국인 독일어 학 습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독일어 단일 언어사전 <랑엔샤이트>, <데그루이터> 등이 1차 사전 토대자료로 간주된다. 4) 일반적으로 <랑엔샤이트>의 사전자료가 기본골격을 이룬다. 이 사전의 강점은 특히 연어정 보에 있다. <데그루이터>는 개별적인 정보를 명확하게 해명해 주는 용례가 풍부하다. 필요 한 경우 사전편찬적 결정을 안전하게 하기 위하여 그밖의 단일 언어와 이중 언어의 범용사 전/ 특수사전이 참고된다. 학습요소를 포함한 언어수용 예를 들어 텍스트이해, 자국어방향 번역, 학습 등이 기본적인 사전기능으로 강조된다. (1) 대응어는 대응어구조 원리와 전거원리 (Belegprinzip)에 의거해 선택된다. (2) 표제어와 대응어구조는 엄격히 수직선 모양으로 제시된다. (3) 명시적 결합가정보 (격 표시)는 구성정보를 명확하게 해준다. (4) 용례정보는 복잡한, 세분된 문법적 범주화를 대체할 수 있다. 용례정보는 항상 학습자에게 번 역가능성을 제공해주는 용례번역과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5) 백과사전적 설명은 학습자에게 (a) 언어간 -, (b) 문화간 -, (c) 학습사전적 요소들을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6) 학습기능을 위해 통합관계 또는 계열관계 정보, 특히 연어, 문맥동의어 등을 충분히 제공한다. (7) 기술언어 (Metasprache)는 일반적으로 이용자의 모국어로 제공한다. 위의 고려들은 새로운 독-한 이중 언어 학습사전 편찬을 위한 기초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의 독-한 이중 언어사전의 결점이 고도의 텍스트조밀성인 만큼 사전 표제항은 일목요연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특히 외국어 학습자를 위한 사전은 더욱 그렇다. 유럽 언어권과는 달리 상 이한 알파벳체계의 문제도 언급되어야 한다. 한국인 학습자에게 독일어 기호의 인식은 유럽 인 학습자 보다 더 어렵다. 왜냐하면 한글 알파벳이 라틴 알파벳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 이용자가 라틴어 알파벳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이용자보다 특정 정보에 접근 하는데 훨씬 오래 걸릴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독-한 이중 언어 학습사전의 거 시구조는 평탄알파벳 (glattalphabetisch) 배열이어야 하고 대응어 정보는 수직선 모양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5) 이것이 학습자에게 최대의 접근효율성 (Zugriffseffizienz)을 보장해 줄 것 이다. 거시-, 미시 접근구조는 시각적 강조수단이 이것을 지원해줄 때 비로소 효과적으로 기 4) 지금까지 품질과 수량 면에서 만족할 만한 독-한 번역말뭉치 (Parallelkorpora)가 없기 때문에 이 발 표에서는 현 단계에서 단기간에 제작할 수 있는 독-한 이중 언어 학습사전의 실제적 제작방법을 소개한다. 5) 유럽내부적 맥락에서는 벽감알파벳 거시구조 (nischenalphabetische Makrostruktur)가 특히 이중 언어사전에서 선호되고 있음 (Hausmann/Werner 1991, 2747)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독일어-헝가 리어 사전계획 (Hessky, R. 1996, 14)처럼 평탄알파벳 거시구조 (glattalphabetische Makrostruktur) 로 결정했다. 274

303 능할 수 있다. 시각적 강조수단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언급할 수 있다: 텍스트구조적 구별 또는 글꼴디자인적 강조. 다음에는 개별 정보자리 즉 대응어 자리, 보정소 자리, 용례 자리 6) 에 대해 다룬다. 1. 대응어 자리 (Äquivalentposition) 이중 언어사전에서 대응어 정보는 단일 언어사전의 뜻풀이와 마찬가지로 사전편찬 작업의 핵심으로 간주된다. 너무 긴 부분의미의 설정은 학습자뿐만 아니라 고급 학습자에게도 개관 을 잃게 한다. <랑엔샤이트>의 몇몇 동사 표제어들은 30개에서 40개의 부분의미를 갖고 있 다: gehen (43개 의미), kommen (42개 의미), geben (30개 의미), ziehen (30개 의미). 특히 학습사전은 이용자가 긴 표제항 내에서 낙담하지 않도록 부분의미의 수를 엄격히 제한 해야 한다 (비교. Zöfgen 1998, 303 f.). 의미구획에서 대응어는 의미적 기준 또는 형식적 기 준에 따라 배열된다. 대응어의 순서를 결정하는데 빈도, 통사적 분포 두 기준이 자주 사용 된다. (a) 빈도에 다른 배열 외국어로서의 독일어 학습자를 위해서 대응어는 빈도순으로 배열되어야 한다. 이 말은 <두 덴-대사전>과 <두덴범용>에서처럼 논리적 원리 (logisches Prinzip)를 따르는 다의어구조가 이중 언어 (학습)사전의 관점에서 새로 구조화되어야 함을 함축한다. 그밖에도 빈도순 배열 은 이용자가 찾고자 하는 부분의미 (Teilbedeutung)를 더 빨리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7) 예 컨대 단어 Zoll 은 <두덴범용>에 의하면 두 개의 부분의미를 갖는다: (1) veraltete Längeneinheit unterschiedlicher Größe, (2) Inch. <두덴범용> <랑엔샤이트> 2 Zoll... a) veraltete Längeneinheit unterschiedlicher Größe (2,3 bis 3 cm; Zeichen: ''):... b) Inch. Zoll 2... ein Längenmaß von ungefähr 2,7 bis 3 cm 출발어 의미구조의 직접적 수용은 외국어로서의 독일어 학습자에게 적합하지 않다. 8) 학습 사전학적 관점에서 고빈도의 부분의미 'Inch'가 앞에 놓여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외국인 이용자는 고빈도 의미를 이중 언어사전에서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 (b) 통사적 분포에 다른 배열 이 배열은 특히 동사 표제어에서 사용된다. 타동사적, 자동사적 사용은 대응어 번호 앞에 있 는 기호 (Vt, Vi)를 통해 표시된다. 재귀적, 비인칭적 동사가 한국 학습자에게 잘 알려진 오 류의 원인이므로 부호 같은 표시가 아니라, 대응어 구조의 끝에 직접 제시한다 (<예시 표제 항> 8, 9에서 sich machen ). 9) ma chen;... <랑엔샤이트> Vr 26 sich an etw. (Akk) machen etw. macht sich irgendwie... <etw. macht sich gut>: j-d./ etw. macht sich sich auf die Reise/ den Weg machen... 6) Reichmann (1989, 62 ff.)의 체계적 정보 자리배치 (systematische Informationspositionen)는 이중 언어사전의 위치-구조적 고려 (positional-strukturelle Überlegungen)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의 관심 이 주로 대응어 자리 (Äquivalent-), 보정어 자리 (Kompensator-) 그리고 용례 자리 (Beispielposition)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표제어 자리에서의 문제들, 예를 들어 빈도수 표시, 형태 정보, 정서법 등은 다루지 않는다. 7) 비교. Wingate (1999, 444). 8) <모델>은 <두덴범용> 또는 <두덴-대사전>의 의미구조를 받아들인다. 이 점에서 다른 경쟁 사전 <현대>는 더 나은 제시를 한다: (1) Inch, (2) Zoll (alte Längeneinheit...). 9) 비교. László (1996, 34). 275

304 <예시 표제항> 8 sich m.... etw. macht sich irgendwie... 9 sich m.... jd./ etw. macht sich... 전 sich m. <sich an etw. 4 machen>... sich m. <sich auf die Reise/ den Weg machen> 불규칙 동사의 경우 과거형과 과거분사의 형태를 표제어로 등재하면 이용자는 모든 단어형 태에서 더 빨리 찾을 수가 있다. 이때 동사원형의 형태로 지시가 되어야 한다. 독-한 이중 언어 학습사전의 제작하기 위해서는 그런 학습요소가 (Lernkomponenten) 지금까지 보다 더 많이 고려되어야 한다. 1) 대응어 선택 (Äquivalentauswahl) 사전 토대자료 (Wörterbuchbasis)의 뜻풀이정보 (Bedeutungsangaben)는 한국인 독일어 학 습자에게 이해하기 어렵고 특히 독일어 정의의 복잡한 문장구조 때문에 우리 <예시 표제 항>에서 생략된다. 그밖에도 뜻풀이정보는 문체적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독일어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독일어 문맥동의어 (Kontextsynonyme)가 의미이해의 역할 (Semantisierungsrolle) 을 대신할 것이다. 대응어 선택의 정확성은 이중 언어사전 작업의 핵심이다. 뜻풀이정보와 용례정보는 대응어 정보의 선택을 위한 출발점을 이룬다 (비교. Zgusta 1987, 8). 일련의 용례를 의미-화용적 관 점에서 포괄하고 이론사전학적 고려에서 일반화가 가능한 대응어는 주요 대응어 (Hauptäquivalente)로 받아들인다. 10) 이때 주요 대응어는 빈도 (Frequenz) 또는 어휘화 (Lexikalisierung)와 관련하여 대표적 (repräsentativ)이어야 한다. 저빈도 대응어는 용례번역 정보에서만 제시된다. 대응어는 이용자가 확실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단일의미 (monosem)여야 한다. 대응어는 편찬자의 직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목표어의 단일 언어사전 을 포함한 다양한 참고 자료를 통해 확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전 편찬자가 무의식 적으로 오류대응어 (Fehläquivalente)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 <랑엔샤이트>의 Vater 표제항에서 1번 의미항의 뜻풀이정보 안에 있는 어휘소 zeugen 은 Mann 을 주어로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에서 직접 대응어가 없다. 이 대응어 빈틈 (Äquivalentlücke)과 관련하여 용례번역 아이를 낳은 남자 는 부자연스럽다. 왜냐하면 동사 낳다 가 원래 주어 보족어 (Subjektaktant)로서 여자 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12) zeugen 의 경 우처럼 언어간 어휘적 빈틈이 있는 경우 의미뿐만 아니라 사용제약도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 다. 2) 대응어 구조 (Äquivalentstruktur) 우선 <랑엔샤이트>의 다의어 구조에 의거해 대응어 구조의 1차적인 틀을 잡는다. 독일어 토대 사전 (Basiswörterbücher)들이 의미적 배열원리 때문에 ML들을 다의어 구조에 제시하 기 때문에 변환 작업시 ML은 ML구획으로 이동된다. 이것은 다의어 구조를 축소하고 접근구 조를 단순화시킨다. 다의어구조 내의 ML들을 이동시킨 조치의 효과는 아래 표에서 분명하 게 드러난다. 10) Hausmann/Werner (1991)의 전문용어, 체계 대응어 (Systemäquivalent) 와 번역 대응어 (Übersetzungsäquivalent) 의 구별이 실제로는 용이하지 않다. 11) 오류대응어 설정에 대한 이유는 다양하다: (1) 직역에 충실한 대응어 (예: Schweinebauch : 삼겹 살 대신 돼지 복부살 <모델>, (2) 덜 어휘화된 대응어 (예: Studienanfänger : 신입생 대신 프 레쉬맨 <모델>, (3) 덜 화용적인 대응어 (예: Kantine : 구내식당 대신 주보 <모델>. 12) 표제항 낳다 (연세, 350단). 276

305 표제어 <랑엔샤이트>에서 부분의미의 수 <예시 표제항>에서 부분의미의 수 <랑엔샤이트>에 비해 축소된 부분의미 Vater 9 4 2, 3, 4, 8, 9 Haus , 3, 4, 5, 10, 12, 13 kommen , 6, 7, 8, 9, 13, 14, 15, 16,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machen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9 sagen , 3, 8, 9, 10, 11, 12, 13, 14 alt , 4, 6, 8, 10, 11, 12, 13, 14, 15 groß , 4,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20 schön 8 6 2, 7, 8 (표 1) <랑엔샤이트>의 다의어 축소 (표 1)에서 보여주듯이, 다의어 축소 방법을 통해 <랑엔샤이트>의 다의어 설정을 - Jahr표제 항을 예외로 하면 - 약 1/3에서 거의 절반까지 축소할 수 있다. 다의어구조는 언어간 수렴 또는 발산을 근거로 재구조화되어야 한다 (비교. László 1996, 31 f.). 다음 보기에서는 <랑 엔샤이트>의 표제항 Haus 의 두 부분의미 1과 3이 한국어의 한 부분의미로 (비교. <연세> 의 표제항 집 ) 수렴된다. <랑엔샤이트> <데그루이터> <연세> 1 ein Gebäude, in dem Menschen wohnen: 3 das Gebäude, in dem man ständig lebt: 1.1. ein- od. mehrstöckiges Gebäude, das zum Wohnen dient: /meint den Bereich, in dem jmd. (ständig) wohnt/: (표 2) 독-한 대조 Haus-집 의 수렴 현상 1 사람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 그밖에도 대응어는 가능한 한 의미항의 앞쪽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용자가 표제 항 내부에서 대응어 구조를 수직적으로 13) 더 빨리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시 표제항> Jahr... 1 해, 년 2 나이, 연령 Lebensjahr 가상의 대응어 선 (Äquivalentlinie)이 수직적으로 배치되어 있으면 이것은 외국인 이용자를 위해 특별히 효과적이다. 다의어번호는 내어쓰기를 통해 유도요소 (Leitelement)로 기능한다. 의미항 (Subartikel)은 새줄쓰기 (Absetzung)를 통해 서로 분리되고 이로써 일목요연함이 매 우 향상된다. 특정한 뜻풀이정보가 목표어 실제사용에서 이탈적이면 수용하지 않는다. Haus... <랑엔샤이트> 2... ein großes Gebäude, in dem mst viele Leute arbeiten, e-e Veranstaltung besuchen o.ä.: <예시 표제항> 2 극장 ( Theater):... 13) Wiegand (1995, 491)는 이 구조를 (평탄) 내부적 신속접근구조 (die (glatte) innere Schnellzugriffsstruktur) 라고 부른다. 277

306 ein großes Gebäude 에 대한 대응어 대형 건물 은 집 에 대한 부분의미로서 적합하지 않 다. 그 대신에 우리는 용례번역 ( 극장, 공연장 ) 중에서 극장 을 주요 대응어로 설정한다. 로마자 숫자 (I 자동사적, II 자동사적/타동사적, III 비인칭적)를 통한 동사의 하위범주화 (Subkategorisierung)는 동일한 장소에서 함께 제시되는 반면, 동사의 재귀적 용법은 다의어 구조의 끝에서 다루어진다. 재귀적 형태는 한국의 학습자에게 커다란 어려움을 야기하기 때 문에 학습사전학적 고려에서 대응어정보 앞에 놓인다. 이렇게 우리는 표제항 내부 정보들의 범주화를 단순화할 수 있고 더 높은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다. <랑엔샤이트>의 표제항 kommen 이 42개의 다의어번호로 특별히 길다는 것은 학습사전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다. <랑엔샤이트>의 문장 구조공식 (Strukturformeln)이 혁신적일 지라도 과도한 사용은 일목요연함에 역행한다 (비교. Schierholz 1998, 91 f.). 그러므로 우리 의 <예시 표제항>에서는 ML이 ML구획으로 배치되고, 결과적으로 42개의 다의어번호를 17 개로 축소시킨다. <랑엔샤이트>의 표제항 kommen에 있는 다음 ML들은 관용성 (Idiomatizität) 또는 접근수단 (Zugriffsmittel) (특히 전치사)을 갖고 있기 때문에 ML구획으로 배치된다. <랑엔샤이트> kommen... 4 durch etw. kommen; 7 zu etw. kommen; 8 (sich (Dat)) j-n / etw. kommen lassen; 16 j-d / etw. kommt auf j-n / etw.: 18 etw. kommt über j-n; 19 j-d / etw. kommt j-m gelegen / ungelegen; 20 meist etw. kommt daher, daß...; 21 nach j-m kommen; 22 auf etw. (Akk) kommen; 23 auf j-n / etw. kommen; 24 auf etw. (Akk) kommen; 25 hinter etw. (Akk) kommen; 26 zu etw. kommen; 27 zu etw. kommen; 28 an etw. (Akk) kommen; 29 um etw. kommen; 30 <in die Schule; ins Krankenhaus, ins Altersheim o.ä.> kommen; 31 <aus dem Krankenhaus o.ä.> kommen; 32 zur / zum + Subst + kommen; 33 zu etw. kommen; 34 zu + Subst + kommen; etw. kommt zum Ausbruch, <Personen> kommen zur Einigung, zu e-m Entschluss kommen, zu e-r Erkenntnis kommen, zu Fall kommen, j-m zu Hilfe kommen; 35 j-d / etw. kommt zum / zur + Subst, etw. kommt zur Anwendung, j-d / etw. kommt zum Einsatz, etw. kommt zur Sprache; 36 ins Rutschen kommen, ins Stocken kommen; 37 (j-m) mit etw. kommen; 42 es kommt zu etw. <예시 표제항> 전 an die Reihe kommen...; an et. 4 kommen...; auf et. 4 kommen...; auf jn. [et. 4 ] kommen...; auf et. 4 kommen...; auf jn. [et.] nichts kommen lassen...; jd. [et.] kommt auf jn./ et....; durch et. kommen...; hinter et. 4 kommen...; et kommt in et. 4...; et. ist im Kommen...; (jm.) mit et. kommen...; nach jm. kommen...; et. kommt über jn....; um et. 4 kommen...; (wieder) zu Kräften kommen...; zu et. 4 kommen...; zu et. 4 kommen...; zu et. 3 kommen...; zu et. 3 kommen...; zur/ zum + Subst + kommen...; (wieder) zu sich 3 kommen...; 동 (sich 3 ) jn./ et. kommen lassen...; et. 'kommen sehen...; 부 die Zeit für gekommen halten + zu + Inf....; jd./ et. kommt jm. gelegen [ungelegen]...; So weit kommt's noch!...; komm schon!...; (대)명 irgendwo herrscht ein reges [ständiges] Kommen u. Gehen...; Komme, was will / was (da) wolle......; mst Jetzt kommt's mir (wieder)...; Wer zuerst kommt, mahlt zuerst...; 기타 mst et. kommt daher, dass......; Woher [Wie] kommt es, dass...; Das kommt davon...; 이용자는 위에 언급한 <예시 표제항>의 ML구획 안에서 쉽게 전, 동, 부, (대)명, 기타 기호 로 접근요소들을 찾을 수 있다. 하위범주 전 내부에는 ML들이 알파벳순 원리에 따라 배열 되어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전치사들은 접근요소로서 기울임꼴로 강조된다. 2. 보정어 자리 (Kompensatorposition) 주석 (Glosse)의 범위는 형식적 수단을 통해 명시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우리는 독일 사전에 278

307 서 많이 사용하는 세미콜론 사용을 제안한다. (1) (주석) A, B (2) (주석) A; B. (1)은 주석이 두 대응어 (A 또는 B)에 관계됨을 의미하고, (2)는 주석이 단지 대응어 A에만 관련되고, B는 관련되지 않음을 뜻한다. 즉 세미콜론은 앞뒤 정보간의 경계를 뜻한다. 한 표제어 대해 두 개의 대응어 또는 그 이상의 대응어가 존재하는 경우, 이용자에게는 의 미적, 화용적, 문체적 변별이 도움이 될 것이다 (비교. Iannuchi 1959, 195). 여기에서는 보정 어 (Kompensatoren)를 대응성 관계에 따라 상세화 (Spezifizierung) 또는 확장화 (Extensivierung)에 기여하는 추가정보로 이해한다. 그들의 주요기능은 단일의미화 (Monosemierung)에 있다. 즉 이용자에게 대응어 선택을 빨리, 정확하게 하게끔 도움을 준다 (비교. Manley/Jacobsen/Pedersen 1988, 290에서 변별어 Diskriminator ). Kromann/Riiber/ Rosbach (1984, 194)는 주석을 표지정보와 문맥정보를 포괄하는 추가정보로 이해한다. 우리 는 Hausmann/Werner (1991, 2734 ff.)처럼 추가정보의 3가지 분류를 수용한다. 왜냐하면 이 세 가지는 단일 언어사전에서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 표지 (Markierungen), (2) 주 석 (Glosse), (3) 언맥정보 (Kotextangabe). 14) 주석에는 보충적 주석 (ergänzende Glossen)과 논평적 주석 (kommentierende Glossen) 이렇게 두 개가 있다. 형용사-표제어에서는 부가적으로만 (nur attr) 과 서술적으로만 (nur präd) 이라는 사용제약 만 수용된다. 왜냐하면 다른 제약들은 (예: 부가적으로만 또는 부사적으로 (nur attr oder adv) )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견해로는 연어정보와 용례정보를 통한 자연스러 운 학습이 더 효과적으로 보인다 (비교. <랑엔샤이트>의 표제항 groß 에서 연어의 부가적 그리고 부사적 용법). alt... <데그루이터> 4.2. <nur attr.> <nur attr.>... <랑엔샤이트> groß nur attr od adv;... <ein Empfang, ein Fest, eine Veranstaltung; groß ausgehen;...> Das müssen wir groß feiern 특별히 흥미로운 것은 표제항 내부의 정보를 문맥동의어로 변환하는 것이다. 뜻풀이정보가 가장 빈번하게 이 경우에 해당한다. 그래서 <랑엔샤이트>의 kommen 표제항 13번과 machen 표제항 10번의 뜻풀이 정보는 동의어정보로 변환된다. <랑엔샤이트> <예시 표제항> kommen etw. kommt irgendwie etw. ereignet sich, etw. geschieht auf die genannte Art u. Weise: 6... ( sich ereignen): machen... <랑엔샤이트> 10 j-n zu etw. machen j-m e-e bestimmte Funktion geben j-n zu etw. ernennen, befördern <예시 표제항> 전 jn. zu et. machen... ( ernennen, befördern...) 출처사전의 용례정보에서 언맥정보 (Kotextangaben)도 얻을 수 있다. 14) 용례정보뿐만 아니라 언맥 범주어 (Kotextkategorisator)까지 포괄하는 언맥정보 (Kotextangaben) (Hausmann/Werner 1991, 2734 ff.)와는 달리 여기서는 연결어 (Kollokator), 핵어 (Basis), 관련어 (Relatem), 이론언어적 표지 (metasprachliche Kennzeichnung) (예: <엣센스>의 kommen 표제어 8 번 아래의 [전치사와 함께] ) 등을 언맥정보 (Kotextangaben) 로 이해한다. 279

308 <랑엔샤이트> <예시 표제항> machen etw. macht etw. gespr; etw. ist e-e bestimmte Zahl od. Summe etw. ergibt etw.: Die Reparatur macht 50 Mark; Fünf mal sieben macht fünfunddreißig (5 7 = 35) 7 계산 결과 요금 얼마이다 (gespr) ( betragen, ergeben) et. macht et.: 문법적 주석 (Pl./ Sg./ attr./ präd. 등)은 수직적 대응어선을 방해하므로 대응어정보 뒤로 옮 긴다. Vater... <랑엔샤이트> 7 nur Sg, Rel Gott <der Vater im Himmel; <예시 표제항> 3 [종교] 하느님 (단수) ( Gott) <der Vater im Himmel...> 문맥동의어는 이용자에게 한편으로는 빠른 의미이해에, 다른 한편으로는 어휘 확장에 도움 을 준다. 그것은 대응어정보 바로 뒤에 놓인다. 출처사전의 뜻풀이 정보로부터 동의어, 연결 어, 언맥정보 등이 얻어질 수 있다. sagen... <랑엔샤이트> 7 j-m etw. sagen gespr; j-m befehlen, etw. zu tun:... <예시 표제항> 5 명령하다 (구어) ( befehlen) jm. etw. sagen 반의어는 특히 형용사 표제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랑엔샤이트> alt ( jung) 5... ( neu) 6... ( frisch) 9... ( langjährig neu) ( antik, klassisch modern) ( vertraut, gewohnt) 문맥동의어 외에도 관련어 (Relateme)에 대한 정보들이 제공될 수 있다. 특히 <데그루이터> 의 MERKE-정보는 외국인 이용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그런 정보는 이중 언어사전에서 관련 어 를 기술하는데 기초자료가 된다. <데그루이터> sprechen... (MERKE) sagen은 항상 목적어를 요구한다 (laut/ leise sagen은 쓰지 않음). 그러 나 reden은 대개 문장의 발화를 의미한다. (954단) 3. 용례 자리 (Beispielposition) 용례와 그 번역은 항상 제공되어야 하고 그것들은 이용자에게 표제어의 쓰임새를 쉽고 확실 하게 이해되도록 한다. 용례번역은 구체적인 텍스트에서 표제어의 번역가능성을 이용자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번역대응어를 보충해 준다. 용례번역은 단순한 번역을 뛰어넘어 이용자에 게 대조적인 지식을 예컨대 어순, 통사적 변형 (syntaktische Variation) 15) 등을 통합적으로 전달해 주기 때문에 어휘-의미적 관점뿐만 아니라 통사적 관점에서도 도움을 준다. 추가적인 상세 뜻풀이 (Bedeutungserläuterungen)는 이용자가 발화상황 또는 말맛 (Nuancen)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이것은 다양한 정보범주에서 찾을 수 있으며 대개 용례정보 뒤에 배치된다. 15) 여기에서 통사적 변형 (syntaktische Variation) 은 개별언어 특수적 실현형태가 언어에 따라 통사 적 차이를 보이는 현상으로 이해한다. 280

309 <랑엔샤이트> <랑엔샤이트> kommen... 2 Wann kommen die Gäste?... (= wann sollen sie hier sein?) 6 Kommst du jetzt endlich! (= beeil dich, ich will nicht länger warten) groß Was ist schon groß dabei? (= es ist doch nichts dabei) 학습사전 편찬자는 추가적인 상세 뜻풀이 (Bedeutungserläuterungen)를 단일언어 사전에서 만 수용할 게 아니라 언어간, 문화간 또는 학습사전학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보이는 상세한 설명을 가능한 한 많은 덧붙여야 한다. 용례번역에서 대응성 관계 (Äquivalenzrelationen), 다시 말해 수렴 (Konvergenz)과 발산 (Divergenz)이 발견될 수 있다. <랑엔샤이트> Jahr 표제항 2번 의미항의 두 번째 용례 Heute vor zwei Jahren haben wir uns kennen gelernt 에서 Jahr에 대한 대응어는 분명히 부분의미 1에 해당하므로 의미번호 1에 놓여야 한다. 상이한 대응어들이 즉, 의미항 1의 년, 2의 나이 가 용례정보의 분류 (Ausgliederung)를 위한 근거로 사용된다. <랑엔샤이트> <예시 표제항> Jahr... 2 Sie ist 10 Jahre (alt); Heute vor zwei Jahren haben wir uns kennen gelernt 1 년 Heute vor zwei Jahren haben wir uns kennen gelernt 2 나이 Sie ist 10 Jahre (alt); 이러한 이유로 독-한 이중 언어사전에서 다의어구조의 재구조화는 필수적이다. 용례정보는 관용어정보에서도 제공되어야 하는데 이를 통해 어휘소나 관용어들이 어떤 주체 (Agens)와 결합하는지 이용자가 분명히 알 수 있다. 용례정보는 아래 보기 (<데그루이터>의 표제항 Jahr)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이용자에게 예증 (Exemplifizierungen) 뿐만 아니라 문법 정보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랑엔샤이트> <데그루이터> Jahr... ID in den besten Jahren im Alter von 30 bis zu 50 Jahren /Mann, Frau/ in den besten Jahren sein [...]: er, sie ist jetzt mit 35 in den besten Jahren; <데그루이터>의 기술이 추가적인 용례없이 단지 관용어 하나와 뜻풀이만 제시된 <랑엔샤 이트>보다 더 정확하고 이용자 편의적이다. 우리의 <제안 표제항>이 주로 수용상황 (텍스 트이해와 자국어방향 번역)을 고려하기 때문에 보족어 (Aktant)는 수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정보는 능동적 한-독 이중 언어사전에서는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외국인 이용자는 주격 보족어와 목적격 보족어 같은 문법 정보의 도움으로 그의 작문이 문법적으로 올바른지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합가정보가 이용자에게 매우 유용함에도 불구하고 독-한 이중 언어사전은 지금까지 거의 결합가정보가 없었다 (비교. Zöfgen 1985, 45 f.; László 1996, 26). 표제어의 구성정보 (Konstruktionsangabe)와 관련하여 <랑엔샤이트>는 지금까지의 독일어 단일 언어사전들을 능가한다. 이 사전은 구조공식 (Strukturformeln)을 통해서 통사 정보를 제공한다. 통사 정보 에는 다음 정보들이 있다: (1) 필수적/ 수의적 목적어, (2) 결합가능한 전치사, (3) 격. <랑엔샤이트> (Hinweise für den Benutzer, XXIII f.) er ịn nern... Vt 1 j-n an etw. (Akk) e. emp fịn den... Vt 1 etw. e.... tạ deln... Vt j-n (wegen etw.) t. 격 표시와 관련해서 독일어의 격 (주격, 속격, 여격, 목적격)은 보통 독일어 문법수업에서 잘 알려진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한다. 281

310 <랑엔샤이트> <예시 표제항> kommen... 8 (sich (Dat)) j-n / etw. k. lassen 22 auf etw. (Akk) k. (sich 3 ) j-n / et. kommen lassen auf et. 4 kommen sich 와 etwas 의 격이 한국의 이용자에게 특히 어렵기 때문에 <데그루이터>의 명시적 기 술이 한국의 독일어 학습자에게 더 이용자 편의적이다. kommen... <랑엔샤이트> ID (wieder) zu sich k. <데그루이터> * /jmd./ (wieder) zu sich <Dat.> ~ <예시 표제항> (wieder) zu sich 3 k. machen... <랑엔샤이트> 12 jm. / sich die Haare m. <데그루이터> 2.5. sich <Dat.>, jmdm. die Haare ~ <예시 표제항> jm. [sich 3 ] die Haare m. 각 의미항마다 최소한 한 개 이상의 용례를 붙여 넣는다. 독-한 이중 언어사전은 이 점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 이들 사전들은 용례정보를 생략하거나 하나의 예문을 제시함으로써 표제 어의 숫자를 늘이려고 시도한다. 이것은 특히 대응어정보와 용례정보의 연관성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에 종종 의미적 불명확성을 야기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의 <예시 표제항>에서 모 든 의미항에 한 개 이상의 응용용례를 언급하라는 요구는 정당해 보인다. 16) 문화적인 차이 가 큰 언어들의 이중 언어사전은 더 많은 용례정보를 필요로 한다 (비교. Jacobsen/Manley/ Pedersen 1991, 2788). 용례정보는 항상 목표언어로 번역되어야 한다. 이 번역은 한편으로 는 용례정보의 의미를 규명해 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안적 번역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17) <랑엔샤이트> <예시 표제항> groß nicht adv; intensiv, stark gering: Ich habe großen Hunger 6 심한, 큰 ( heftig, stark... gering...): Ich habe großen Hunger [Mein Hunger ist groß ( außerordentlich)] 나는 몹시 배고프다; 위에 언급한 보기에서 용례번역은 이용자에게 부사적 사용을 환기시킨다 (비교. 몹시). 잉여적인 이론언어적 표현 (metasprachliche Ausdrücke)은 생략된다: (1) bewirken, dass..., (2) verwendet als..., (3) verwendet, um... zu..., (4) drückt aus, dass..., (5) wird gesagt, um... zu... 등 (비교. 아래의 밑줄친 부분). <랑엔샤이트> sagen... ID 'Was du nicht sagst; 'Was Sie nicht sagen!... verwendet, um auszudrücken, daß man nicht unbedingt glaubt, was j-d gerade erzählt..., um nicht zu s.... verwendet, um ein noch stärkeres negatives Urteil einzuleiten Gesagt, getan! [geschr]]... verwendet, um auszudrücken, daß etw. sofort realisiert wird od. wurde! 16) Bergenholtz (1990, 30 f.)는 모든 대응어에 한 개의 문장용례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László (1996, 39)는 품사와 예증 필요성에 따라서 용례가 하나도 없는 경우 부터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용례를 제시하자는 입장이다. 17) 비교. Baunebjerg Hansen (1990, 124). 그녀는 수동적 사전에서 용례정보의 일차적 과제는 구성 용례 (Konstruktionsbeispiele) 가 아니라 번역 용례 (Übersetzungsbeispiele) 라고 지적한다. 282

311 <데그루이터> machen /jmd./ jmdm. etw. ~ bewirken, dass bei jmdm. eine psychische Regung hervorgerufen wird : /wird gesagt, wenn man jmdm. Mut hinsichtlich der Realisierung eines Vorhabens machen will/; 구성정보가 이용자에게 매우 도움이 됨에도 사전에서의 제시방법에 있어서는 개선이 필요하 다. irgend- 가 들어간 부정 대명사 (Indefinitpronomen)는 너무 길다. 표제항 kommen 의 구성정보는 irgend- 가 가독성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보여준다. kommen... <랑엔샤이트> 1 irgendwohin k. 5 irgendwoher k. 9 etw. kommt irgendwoher 10 etw. kommt irgendwo 11 etw. kommt irgendwann 13 etw. kommt irgendwie 14 etw. kommt irgendwie 15 etw. kommt irgendwohin 이런 이유로 우리 <예시 표제항>에는 irgend- 부정 대명사가 포함된 구성정보는 생략한다. 1) 연어 자리 (Kollokationsposition) 단순한 다중어휘소 (단순한 연어와 자유 용례)는 대응어구조로 수용된다. 연어는 <랑엔샤이 트>에서처럼 각진 괄호로 표시된다. 그러나 우리 <예시 표제항>에서는 글꼴디자인적 수단 으로 용례와 구분하고 범주-알파벳 원리에 따라 배열한다. 즉 우선 각 연결어의 품사에 따 라 배열하고, 그 다음 개별 하위범주 내에서 알파벳순으로 배열한다. <랑엔샤이트> <데그루이터> <예시 표제항> Haus <ein einstöckiges, mehrstöckiges, baufälliges, modernes, ruhiges Haus; ein Haus bauen, einrichten, beziehen, bewohnen, besitzen; ein Haus renovieren, umbauen, abreißen; ein Haus (ver)kaufen, (ver)mieten>: ein hohes, modernes, baufälliges, neues, altes Haus; ein Haus bauen, einrichten, beziehen, sanieren, verkaufen, umbauen, renovieren, abreißen; ein Haus besitzen; das Haus steht unter Denkmalschutz; von Haus zu Haus gehen 1... <ein altes [neues] Haus 헌[새]집>, <ein baufälliges [festes, modernes] Haus 쓰러질 듯한[견고한, 현대식] 집>, <ein einstöckiges [mehr- stöckiges] Haus 단층[복층]집>; <ein Haus bauen [einrichten, besitzen] 집을 신축[설비, 소유]하다>, <ein Haus beziehen [bewohnen] 집에 입주[거주]하다>, <ein Haus abreißen [renovieren, sanieren, umbauen] 집을 철거[수리, 개량, 개조]하 다>, <ein Haus kaufen [verkaufen] 집을 사다[팔다]>, <ein Haus mieten [vermieten] 집을 세들다[세놓다]>: <예시 표제항>에서는 연어를 두 단일 언어 학습사전으로부터 모으고 <ein altes [neues] Haus>의 경우처럼 부족한 것은 다른 사전으로부터 보충을 한다 (<데그루이터>: ein neues, altes Haus ): 18) <랑엔샤이트>의 Haus 표제항의 의미항 1에서, <데그루이터>의 1.1에서 형용사+명사 유형 의 모든 연어들이 함께 모아서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예시 표제항>에는 이 연어 뭉 치들이 분리된다: <ein baufälliges [festes, modernes] Haus 쓰러질 듯한 [견고한, 현대식] 18) 연결어들은 용례정보 내부에서 엄격하게 알파벳순으로 배열된다. 283

312 집>, <ein einstöckiges [mehrstöckiges] Haus 단층[복층] 집>. 모든 개별언어의 어휘적 또는 통사적 구조화는 언어마다 다르게 구성되기 때문에 단일 언어사전에서 가져온 연어들의 대 응어 선택 과정에서 흔히 이질적인 형태의 목표어 연어 대응어가 나타난다. 19) 그래서 예컨 대 ein einstöckiges [mehrstöckiges] Haus 의 대응어 단층[복층]집 은 출발어처럼 통합어 (Syntagma)가 아니고 복합어 (Kompositum)이다. 이러한 예측하기 힘든 차이 때문에 각진 괄호 안에 있는 <랑엔샤이트>의 거의 모든 연어뭉치가 분해되어야 한다. 연어 분해의 또 다른 이유는 언어간 격 차이에 있다. <ein Haus bauen [einrichten, besitzen]>의 대응어 집 을 신축[설비, 소유]하다 에는 핵어 (Basiswort)가 항상 목적격이다. 그러나 <ein Haus beziehen [bewohnen]>의 대응어 집에 입주[거주]하다 에는 핵어는 여격이다. 이렇게 격 차 이가 있는 경우에도 연어들은 분해되어야 한다. <랑엔샤이트>의 machen 표제항 1번의 연어들 <Tee, Kaffee, das Essen machen>도 역시 분해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연결어 machen 이 목표어의 핵어에 따라 두 개의 상이한 대응 어를 갖기 때문이다: <Kaffee [Tee] machen 커피 [차]를 끓이다>, <das Essen machen 식사 를 준비하다>. 20) <랑엔샤이트> <예시 표제항> machen <Tee, Kaffee, das Essen machen>: 1. <das Essen machen 식사를 준비하다>, <Kaffee [Tee] machen 커피 [차]를 끓이다 지금까지는 독-한 이중 언어사전에서 연어가 글꼴디자인적으로 강조되지 않았고 단순한 용 례와 구별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실은 <랑엔샤이트>에서처럼 글꼴디자인적 수단 또는 기호 를 가지고 쉽게 개선될 수 있다. Vater... <랑엔샤이트> 1 <ein guter [schlechter] Vater>...: Er ist Vater von drei Kindern... <예시 표제항> 1 <ein guter [schlechter] Vater>...: Er ist Vater von drei Kindern... <랑엔샤이트> <예시 표제항> kommen... 2 <nach Hause, ans Ziel kommen> 전 <ans Ziel kommen>... <nach Hause kommen> 연어의 배열과 관련하여 Hausmann (1988, 150 f.)은 수동적 사전에서는 연어가 연결어 아 래에 등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리는 수동적 사전이든지 능동적 사전이든지 핵어 (Basiswort)/ 연결어 (Kollokator) 두 군데 모두 배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왜냐하면 특히 외 국인 학습자에게는 연어의 분석능력을 전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결어와 핵어의 조합관계 는 표제어 측면이나 대응어 측면이나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명사-표제어에서는 형용사와 동사가, 동사-표제어에서는 전형적인 주어와 목적어가 연결짝으로 나타난다. 거기에 부사와 전치사구 등이 더 있다. 형용사-표제어에서는 특히 명사와 동사가 흔히 연결된다. 2) 다중어휘소 자리 (Multilexemposition) 이중 언어사전에서 ML의 배열과 관련해서 사전편찬적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대조적 요소 들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단일 언어사전은 대개 의미적 기준에 따라서 배열을 하기 때문에, 종종 L2 이용자가 예상했던 자리에서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비교. Herbst/Klotz 2003, 19) Kromann/Riiber/Rosbach (1984, 209)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개별언어적 어휘화의 자의성 (Arbitrarität einzelsprachlicher Lexikalisierungen) 에 기인한다고 한다. 그들은 이중 언어사전에서 연어는 각 언어쌍에 따라 상대적으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a.a.o.). 20) 이러한 목표어에서의 제약적인 연어 가능성 (Kollokierbarkeit)은 종종 부적합한 연어정보 제시로 이어진다. 목표어에서 전거원리를 적용하면 이러한 오류는 눈에 띄게 감소할 것이다. 284

313 141). 이미 언급한 대로, <랑엔샤이트>에서 ML을 다의어구조에 배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 그것은 다의어구조를 일목요연하지 못할 정도로 길게 만들었고 이 때문에 특정 정보로의 접 근이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다의어구조에 있는 ML은 ML구획으로 이동해야 한다. 우리는 배열원리로서 범주-알파벳 배열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이 배열이 빠른 검색 (Schnellsuche) 기준과 관련해서 한국인 독일어학습자에게 본질적으로 더 이용자 편의적이 기 때문이다 (비교. Hausmann 1988, 142; Baunebjerg Hansen 1990, 127; Schemann 1991, 2790; Kim 2010, 137). 의미적 해석 (Semasiologische Interpretationen)은 필연적으로 주관적이다. 그것은 이해할 수는 있어도 예측가능하지는 않다. 의미적 원리 (das semantische Prinzip)는 표제항 내에서 개별정보의 신속검색 기준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정보를 뒤죽박죽 만든다. 수동적 사전에서는 위에 언급한 원 리와 반대이다: 형태에서 의미로 (von der Form zur Bedeutung) (Hausmann 1988, 142) 첫 번째 배열원리는 범주적 정렬, 즉 품사에 따른 정렬로 불린다. 먼저 접근요소의 품사에 따라 ML을 구획 안에 모아 놓는다. 첫 번째 그룹을 통해 생긴 의미항 내부의 ML은 알파벳 원리에 의해 정렬된다. 특히 유용한 것은 전치사를 가진 ML의 배열이다. ML뭉치는 전치사 의 알파벳 순서에 의해 더 쉽게 배열할 수 있다. <예시 표제항> kommen에서 ML의 정렬은 an, auf, durch, hinter, in, mit, nach, über, um, zu 등과 같다. ML은 첫 번째 명사 (Substantiv) 아래에 제시된다. 명사가 존재하지 않으면 첫 번째 형용사/ 부사/ 동사/ 대명사 등의 표제항에 제시한다. 다음 사항들이 상세한 사전편찬 지침으로서 각 각의 ML이 어느 표제어 아래에 배치되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할 것이다. (1) ML에 명사가 나타나면, 이것은 이 명사 아래에 배치된다. 한 ML에 여러 개의 명사들이 나타 나면, 첫 번째 명사가 기준점 (Orientierungspunkt)으로 선택된다. (2) ML에 명사가 존재하지 않으면, 다른 품사들이 접근요소 (Zugriffselement)의 역할을 떠맡는다. 즉 첫 번째 형용사/ 전치사 21) / 동사/ 대명사 등. (3) ML은 부표제어 (Sublemmata)로서 볼드체 (halbfett)로 인쇄한다. 동일한 유도어 (Leitwörter)를 가진 여러 개의 ML 중에서 첫 번째의 ML만 글꼴디자인적으로 강조된다. 예컨대 auf et. 4 kommen...; auf jn. [et. 4 ] kommen...; auf et. 4 kommen; auf jn. [et.] nichts kommen lassen... (4) 용례정보는 모든 ML 뒤에 제공되어야 하고 목표어로 번역되어야 한다. 용례번역 정보는 이용 자에게 번역 가능성, 추가적 문맥의미, 언어간 통사적 변이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5) 보정어 (Kompensatoren)는 ML, ML-대응어, 용례 그리고 용례번역에 투입될 수 있다. 접근수단 (Zugriffsmittel)을 가진 ML은 ML구획에 배치한다. 예컨대 <랑엔샤이트>의 표제항 Haus의 다의어구조에서 네 개의 관용적 표현은 ML구획으로 옮긴다: 4 j-d ist / bleibt zu Hause [...], 5 j-d geht/ kommt nach Hause [...], 12 das Weiße H. [...], 13 das Europäische H. [...]. 그들은 접근수단에 따라 다른 ML과 함께 모아서 제시된다. 모든 13개의 ML은 범주 적 분류에 따라, 즉 품사에 따라 정렬된다. 한 품사범주 내에 여러 ML들은 다시 알파벳순으 로 배열된다. 이때 글꼴디자인적 강조 (예: recte, kursiv 등)는 빠른 포착성 (Auffindbarkeit) 에 기여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배열원리에 따르면 다음 정렬을 <예시 표제항>으로서 고 려해 볼 수 있다. Haus... ID <예시 표제항> 전 auf jn. Häuser bauen [...]; mit der Tür ins H. fallen [...]; jm. ins H. platzen/ schneien/ geschneit kommen [...]; et. steht (jm.) ins H. [...]; jd. geht [kommt] nach Hause [...]; jn. nach ~e bringen [...]; von H. aus [...]; 21) 독일어와의 이중 언어사전에서 전치사를 접근요소로 설정하는 것은 중국, 일본, 한국 문화권에서 오래 전부터 실용화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론사전학적 (metalexikografisch) 또는 학습심리학적 (lernpsychologisch) 논의가 전무했다. 이러한 독특한 배열은 독일어-유럽어 이중 언어사전의 배열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 (비교. Baunebjerg Hansen 1990, 127 f.). 285

314 jd. ist [bleibt] zu Hause [...]; in et. 3 zu Hause sein [...]; sich bei jm. (ganz) wie zu ~e fühlen 형 altes H. [...]; das Weiße H. [...] 동 j-m (wegen etw.) das H. einrennen [...], das H. hüten 기타 frei H. [...]; H. und Hof <verlieren, verspielen> [...], 한 관용어에 대한 뜻풀이가 표현 변이형 (Ausdrucksvariationen)을 제공할 때에는 가능한 한 많이 투입된다. 아래 보기에서 <데그루이터>의 뜻풀이 정보로부터 ML 대응어를 <랑엔샤이 트>보다 더 많이 알 수 있다: 정통하다 / 전문가이다. <랑엔샤이트> Haus... ID... in etw. (Dat) zu Hause sein gespr; sich auf e-m bestimmten Gebiet gut auskennen; <데그루이터> /jmd/ in etw. <Dat.> zu ~e sein auf e-m bestimmten Gebiet sich gut auskennen, Fachmann sein : in Chemie ist er zu ~e; <예시 표제항> in et. 3 zu Hause sein (gespr) 정통하다/전문가이다: in Chemie ist er zu ~e...; 이 발표에서는 다중-어휘-단위 (Mehr-Wort-Einheiten) 를 (Hausmann/Werner 1991의 의미 에서) 두 개의 범주로 나눈다: 자유 그리고 고정 다중어휘소. 순수한 용례 (통합어나 문장)와 자유 연어를 자유 다중어휘소로 이해한다. ML은 접근요소를 가진 연어를 포함한다, 다시 말 해 ML은 통사적 측면에서 이용자가 찾는 정보에 빠르고 쉽게 도달하도록 도와주는 접근요 소 (예: 전치사)를 가지고 있거나 관용성 (Idiomatizität)을 갖고 있다. 자유 다중어휘소가 다 의어구조에서 기술되는 반면, ML은 ML구획에 위치한다. 그렇게 보면 우리의 <예시 표제 항>의 ML구획은 엄밀한 의미의 관용어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고정 연어 등을 포함하는 ML을 위한 자리이다. <데그루이터>에는 관용표현에 결합가정보 (주격 보족어) (Valenzangaben (Subjektaktant))가 붙어있다. 이것은 이용자 편의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밖에 도 <데그루이터>의 보족어정보 /Mann, Frau/ 는 이용자에게 용법, 발화상황 등을 설명해 준다. <랑엔샤이트> <데그루이터> Jahr ID in den besten Jahren im Alter von 30 bis zu 50 Jahren * /Mann, Frau/ in den besten Jahren sein in einem Alter sein, in dem man viel leisten kann und große Erfahrungen besitzt : er, sie ist jetzt mit 35 in den besten Jahren 3. 글꼴디자인 (Typografie)과 레이아웃 글꼴디자인적 관점에서 대응어와 용례번역 간의 구별이 결여된 것이 기존 독-한 이중 언어 사전의 취약점이다. 다음 정보범주 (Informationskategorien)들은 글꼴디자인적으로 강조될 것이다: (1) 대응어, (2) 연어, (3) 관용어 그리고 (4) 관용어 대응어 (Idiomäquivalent). 이를 통해 우리는 <예시 표제항>에서 가능한 한 효율적인 검색경로 (Suchwege)를 가진 향상된 접근구조를 목표로 한다. 특히 대응어정보는 글꼴디자인적으로 다른 정보범주들과 구별되어야 한다. 형식적 관점에서 이런 강조는 신속접근구조 (Schnellzugriffsstruktur)의 향상에 기여한다. 지금까지 독-한 이중 언어 사전에서는 이런 강조에 거의 큰 관심을 쏟지 않았는데, 이는 두 언어가 상이한 알파 벳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2) 지금까지의 독-한 이중 언어사전은 고도의 텍스트 22) 우리는 왜 독-한 이중 언어사전의 편찬자들이 개별 표제항 정보의 글꼴디자인적 강조에 대해 고 려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알파벳체계의 상이성에서 그 원인을 가정한다. 286

315 조밀성 (Textverdichtung)을 보인다. 그러므로 가독성이 좋은 레이아웃에 관한 문제는 더 이 상 주변적인 것으로 치부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글자체 (Schriftart) 23) 가 글꼴디자인적 수단으 로 기능한다. 우리의 <예시 표제항>에서는 예컨대 대응어자리에 있는 주요 대응어 (Hauptäquivalente)의 글꼴을 Arial narrow 로 설정한다. 모든 유도요소, 예컨대 다의어번호 (Polysemienummer), 언맥정보 (Kotextangabe) 등은 표지를 붙인다. 복합어와 ML구획을 위 한 표지로서 그리고 각 구획의 하위범주들을 구별하기 위한 표지로서 다음 유도요소가 이정 표 (Wegweiser)로서 사용된다: 관용어, 전, 명, 형, 동 등. 유도요소는 글자로 (schriftlich) 표시하는 방법과 기호로 (symbolisch)로 표시하는 방법 이렇 게 두 가지 방법으로 기술될 수 있다. <예시 표제항>에서는 기호 표시 방법을 사용한다. 글자 표시 Syn Ant Vgl. Etym. 기타 기호 표시 =/ / / / / 왜냐하면 기호 표시 방법은 직관적 접근, 인쇄공간의 절약, 시각적 집중 (optische Fokussierung)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23) 우리가 알기로는 이 방법은 독-한 이중 언어사전에서 최초로 <프라임> (1987)에서 실현되었다. 그 후에 <현대> (1996)와 <엣센스2> (2002)가 이 전통을 이어받는다. 이 사전들은 대응어를 글꼴디 자인적으로 강조하지만 아직 개선이 필요해 보이며, 우리의 <예시 표제항>에서 제시될 것이다.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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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제보 중심 신문텍스트와 이미지의 역할 조국현(한국외대) I. 이끄는 말 오늘날 각종 대중매체에 의해 생산되는 미디어텍스트에서 이미지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급기야 이미지 범람 Bilderflut 을 우려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Eroms 2000, 31). 바야흐로 이미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텔레비전이나 영화 같은 영상 중심 매체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신문의 경우 특히 온라인 신문의 출 현과 더불어 점점 더 시각적 요소의 활용 범위와 양상이 확대되고 다양화된다. 이렇듯 신문을 포함하여 모든 미디어텍스트에서 이미지의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그 역할과 기능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제기된다. 가령 제보 중심 신문텍스트에 등장하는 이미지가 전체텍스트의 정보전달 기능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라는 물음, 즉 이미지 기호와 언어 기호의 상호작용 문제가 우리의 관심사로 부각된다. 이점에서 논란이 될 만한 사례가 종 종 발견된다. 사진 (1)과 함께 제시된 기사의 주제는 광조우 아시안게임 한국 볼링 대표팀 내에서 벌어진 구타 사태의 진 상 파악에 관한 것이다. 한국 대표팀 감독이 선수를 발로 차고 때렸다는 보도에 대해, 해당 감독이 이를 부인 하고 해명하고 목격자인 중국기자가 이에 대해 반론하는 인터뷰 내용이 그 중심 내용을 형성한다. 그런데 사 진 중앙에 여러 개의 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감독과 그 주변을 에워싼 선수들의 밝은 표정은 강00 볼링감독 구타 아니다 라는 기사 제목은 물론이고 구타 여부에 대한 진실 추적 기사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볼링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주제로 삼는 보도에나 어울릴 법한 사진이 어째서 여기에 등장한 것일까? 편집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누군가 우연히 구타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기회를 얻지 못한 이상, 혹은 피해자의 몸 어딘가에 구타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이상, 기사 내용과 일치하는 사진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1)의 경우 대략적으로 사건과 관련된 인물을 가리키는 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사진이 언어텍스트의 정보 전달 기능에 전혀 기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혼란 을 일으키는 방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더구나 금메달을 놓고 감독과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포 즈를 취하는 모습은 구타 사실을 부정하는 감독의 주장에 은근히 힘을 실어주는 인상마저 준다. 혹시 기자가 의도적 (1) 연합뉴스, 으로 이점을 노린 것은 아닐까? 위의 예는 미디어텍스트의 이해 과정에서 미디어 속의 이미지 내지 시각적 메시지를 분석, 이해, 감상하는 능력 즉 비주얼 리터러시 Visual Literacy도 중요한 작 용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정현선 2004, 23). 미디어텍스트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종종 이미지를 통해 무엇 을 전달하고자 하는가?, 언어텍스트에 동반된 이미지는 적절한가? 와 같은 이미지의 역할이나 언어기호와 이 미지기호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비주얼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제보 중 심 신문텍스트에 등장하는 이미지의 본질적 특성과 역할을 파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제보 중심 신문텍스트 이미지들의 속성, 유형, 그리고 언어텍스트와의 상관관계를 체계적으로 고찰하기로 한다. 288

318 II. 제보 중심 신문텍스트 이미지의 속성 일반적으로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신문은 정보를 담아내는 사회 총체적 매체로서 많은 정보를 심층적으로 제공하고 독자에게 어떤 사건이나 뉴스에 대해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사회의 가장 충실한 매체 로 인식된다(한경석/정백 1999, 18). 신문텍스트 가운데 사건보도 Nachricht, 사태보도 Bericht, 르포타주 Reportage와 같은 제보 중심 텍스트는 실제 일어난 사건에 대해 가능한 한 의견을 추가하지 않고 사실 그대 로 전달하는 제보기능 이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김양훈 2004, 345). 따라서 제보 중심 신문텍스트에 등장하는 이미지도 일정 부분 그러한 제보기능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지는 도상성을 바탕으로 인지될 수 있는 대상이나 대상이 놓인 공간을 가리키거나 묘사함으로써 언어텍스트의 진술 내용의 사실성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텍스트와 비교할 때 이미지는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속성을 나타낸다(조국현 2010, 283). 언어기호 이미지기호 기호가 선형적-순차적으로 수용 이해 기호가 총체적-동시적으로 수용 이해 상징기호가 중심 도상기호가 중심 의미 산출은 논증적인 방식에 의함 의미산출은 연상적인 방식에 의함 지시적/외연적 의미가 보다 중요 총내포적/함축적 의미가 보다 중요 시간성이 나타날 수 있음 의미 산출은 맥락 정보에 의존함 도상 기호적 속성이 강한 이미지는 무엇보다도 총체적 동시적 연상적 작동 방식을 통해 수용자에게 현실 근접적인 wirklichkeitsnah 감정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지표성 Indexikalität에 근거한 기록적인 명백성 을 보여 주는 작용을 하는데 (Stöckl 2004, 98), 사실 관계를 보도하는 신문텍스트의 경우 이러한 이미지의 현실 근접 성과 명백성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언어텍스트에서 언어 단위의 의미적 연결(응집성)을 바탕으로 텍스트 의 중심 내용인 텍스트 주제 Textthema가 형성되듯이, 이미지에도 이미지 응집성을 통해 현실 또는 허구 세계 의 한 단면을 표상할 수 있는 그 어떤 것, 즉 독자적인 가 담겨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Stöckl(2004, 112)은 이미지를 잠재적인 자체의미적인 기호 결합체 potentiell autosemantische Zeichenkonfiguration 로 파악한다. Hoffmann(2000, 351)에 따르면 이미지는 형상성 Gestalthaftikeit, 수용적 동 시성 Simultaneität in der Rezeption, 모형성 Musterbezogenheit, 매체성 Medialität, 의도성 Intentionalität, 응 집성 Kohärenz, 주제성 Thematizität과 같은 속성을 갖는데, 이 가운데 언어텍스트와의 상호작용에 따른 텍스 트 의미 이해의 측면에서 보다 핵심적인 속성은 뒤의 두 가지, 증 응집성과 주제성이다. 이 선수를 한국이 울 렸나? 대만인들, 엉뚱한 反 韓 운동 이라는 보도 기사에 함께 실린 이미지들을 통해 이점을 자세히 살펴보자. 해 당 기사 본문의 중심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a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49kg급 대만의 양수쥔( 楊 淑 君 25) 선수가 실격패를 당하자 대만에서 반한( 反 韓 ) 움직임이 일어났다. 인터넷에서 한국이 중국과 짜고 유력한 금메달 후보를 실격시켰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이 반한 시위를 벌이고 정치가들까지 이에 동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b 경기위원회는 몰수패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고의가 아니더라도 규정에 어긋나게 발목에 센서를 착용하는 경우 실격 판정을 내리는 것은 정당하다고 해명했다. c 양수쥔 선수가 출전한 종목에 한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으며, 한국인 심판도 배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의 책임론 혹은 음모론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289

319 이 기사 본문에 동반된 사진 (2)에서는 실격패를 당한 선수가 매트 위에 주저앉아 울고 있고, 코치로 보이는 남자가 우는 선수를 달래고 있으며, 이 장면을 설명하는 언어텍스트가 아래쪽에 제시되어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49kg급 1회전에서 부정 센서 착용으로 몰수패를 당한 양수쥔 (2) 조선일보 (3) 조선일보 이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 및 인물의 자세 혹은 표정, 물품, 배경에 의해 활성화되 는 개념과 그 관계들의 연 계 (드 보그랑드/드레슬러 1999, 128), 그리고 이로 인 해 생성되는 인지적 모델이 우리의 경험 세계와 유사하 기 때문에 이 이미지가 의 미 있는 기호 집합체로 인 식되며, 이것이 곧 언어텍스 트의 응집성에 비견되는 이미지적 응집성 bildliche Kohärenz 에 해당한다 (Stöckl 2004, 98). 도복, 허리띠와, 보호대와 헬멧(기표)은 왼편 인물이 태권도나 유도 같은 격투 종목의 선수 (기의)라는 것을 말해주며, 오른편 인물은 트레이닝복, 안경, 백색 운동화, 그리고 경기장 출현 사실과 선수와의 친밀한 모습(기표)을 통해 선수를 지도하는 코치나 감독 (기의)일거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바닥에 주저 않아 울고 있는 얼굴 표정(기 표)은 패배, 슬픔, 상심 (기의)을, 선수를 감싸고 있는 남자의 자세(기표)는 위로 (기의)를 나타낸다. 여기서 바 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인물 이미지는 아래쪽 설명글의 몰수패, 양수쥔 과 의미적으로 연계된다. 사진 (2)에서는 하나의 이미지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배경이 서로 응집성을 형성하며, 언어-이미지는 보 조-중심 관계로 맺어져있다. 반면에 4개 그림의 연속체와 설명으로 구성된 (3)의 경우 언어와 이미지는 상호보 완적 관계를 나타낸다. 양수쥔의 실격과정 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각각의 그림들과 설명은 시간의 흐 름 및 원인-결과의 의미적 연결을 통해 사건을 단계별로 재현한다. <첫 그림: 정상 센서 부착 둘째 그림: 규정 위반 센서(뒤꿈치 부분) 부착 셋째 그림: 경기 진행 넷째 그림: 실격 후 눈물 흘리는 모습>. (3)의 언어텍스트는 기사 본문 b와 c의 주요 내용을 요약 제시하며, 이미지는 언어텍스트의 설명을 시각화함으로써 실격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위 예에서 보듯이 이미지가 자체로 응집성과 의미/주제를 갖는 동시에 언어- 이미지 복합텍스트의 부분텍스트로서 언어텍스트와 응집적인 관계를 나타냄으로써, 전체 텍스트는 총제적인 의 미적 의사소통적 단위로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이 보도 기사에서 언어와 이미지 사이의 여러 층위에 나타나는 주요 의미적 연관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i) 사진 (2)에서 실격패로 인해 상심한 선수의 모습과 실격패에 한국인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 대만인들이 흥분하여 한국 물건 및 드라마를 거부하는 운동을 벌인다는 기사 본문 내용(a)이 원인-결과 관계를 통해 결합된다. (ii) 양쥐신 선수의 실격과정 을 보여주는 그림 (3)에서는 각각의 그림과 덧붙여진 설명이 응집성을 형성하는 동시에, (3) 전체가 기사 본문의 b와 c와 의미적인 일치성을 보인다. (iii) 사진 (2)에 나오는 선수와 그림 (3)의 인물이 동일인을 가리키는 공지시 관계로 연계되며, 그림 (3) 전체가 사진의 (2)의 결과를 낳은 원인으로 이해된다. 또한 사진 (2)에서 선수와 그의 우는 모습이 밑에 있는 언어텍스트의 몰수패, 양수쥔 과도 공지시 관계를 형성한다. 실격패 소동에 관한 보도 기사의 복합적 다층적 응집 관계를 간략하게 도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290

320 위 예에서 나타나듯이, 이미지는 전체텍스트의 구성 요소이면서 동시에 총체적 동시적인 인지처리 과정과 연상적인 의미생성 방식에 의존하는 독립적인 단위(모듈)의 속성을 갖기 때문에(Stöckl 2006, 25), 이미지 주제 와 텍스트 주제 사이에 적절한 의미적 연관성이 나타날 때 비로소 전체텍스트에서 최적의 응집성이 형성된다. 이런 의미에서 앞서 제시한 사진 (1)의 경우 이미지 주제(금메달 획득을 자랑스러워하는 볼링 선수들과 감독) 과 감독의 선수 구타설 이라는 텍스트 주제 사이의 부조화로 인해 전체텍스트의 의미 이해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보도 기사에 어울리는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보도 기사의 주요 요지는 한국 감독 이 선수들의 얼굴을 양손으로 동시에 탁탁 치고 발로 차는 장면을 봤다는 목격자의 주장과, 이에 대해 경기 직전 감독이 선수를 긴장시키기 위해 하는 것처럼 양손으로 얼굴을 두드리고, 발로 툭툭 건드린 정도라는 감독 의 해명이다. 따라서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는 바로 해당 장면을 찍은 동영상 혹은 사진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우연히 그 순간을 포착하여 찍은 동영상이나 사진을 얻을 수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해명하는 감독의 인터뷰 장면 정도가 현실적으로 기사에 동반될 수 있는 사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구 타의 사실에 대한 증거가 없는지 상황(가령 특정 선수의 몸에 남아 있는 구타의 흔적)에서 굳이 감독의 사진 을 싣는 것이 필요한가 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아직까지 구타설 에 불과한 기사 내용에 비해 독자에게 강한 인 상 내지 뚜렷한 기억을 남기는 사진은 마치 행위자 를 미리 공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양자 간에 의미적 불균 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 (1)이 시사하는 바는 미디어텍스트의 비판적 수용이 언어뿐만 아니라 이미지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 다는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신문이 정보/뉴스 전달의 충실한 매체라고 해서 소위 객관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 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널리즘에서 흔히 제기되는 미디어 내용의 현실 왜곡 문제 는 근본적으 로 미디어 작동의 (불가피한) 현실을 반영한다(박정순 1999, 7). 미디어 지면과 시간의 제약은 미디어텍스트 생 산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현실의 수많은 사건들 가운데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만을 선별적으로 보도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서 정보의 선택, 표현과 해석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산자의 주관성이 개입될 수밖 에 없는 것이다(김봉순 1999, 63). 미디어텍스트에서 생산자의 주관적인 개입은 이미지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아래 (4)-(6)은 여배우 김모 씨가 유부남 정치인과의 스캔들을 폭로하는 회견 기사에 동반된 것들이다. 첫 눈에도 동일한 기사 주제에 대해 해당 여배우의 사진 내지 그림이 서로 사뭇 다르게 표현 된 것을 알 수 있다. 291

321 (4)의 경우 여배우 기자 회견 현장의 장면으로 언어 텍스트의 주제 및 내용과 부합하는 반면에, (5)는 아 마도 어느 영화제 혹은 시 상식에 참석한 모습으로 추 정되는, 자료실에 보관된 여 (4)메디컬투데이 (5) 뉴시스 (6) 뉴스웨이 배우의 사진을 사용한 것이 다. (5)는 현장성이 동떨어진 이미지라는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활짝 웃고 있는 모습으로 인해 언어텍스트 에서 자신의 치부까지 드러내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당사자의 무거운 심경과 완전히 대조된다. 오늘날 (5)와 같이 언어텍스트와의 불일치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그러나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보다 용이한 사진이 버젓이(?) 등장하는 사례는 드문 일이 아니다. 객관적인 정보 전달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저널리 즘 텍스트조차 점차 정보와 더불어 오락을 추구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의 성격을 띠게 됨에 따라, 무 엇보다도 이미지가 미디어텍스트의 오락적 기능을 담당하는 매체로 이용되기 때문이다(Bachmann-Stein 2008, 80). 언어-이미지 복합텍스트에서 일반적으로 독자의 시선이 먼저 이미지를 향한 후에 제목을 거쳐 기사 본문 을 읽고 나서 이미지로 다시 되돌아온다는 점을 생각할 때, 예 (5)처럼 불일치성이 강한 이미지는 일차적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기사에 주목하게 만드는 관심 유발자 Aufmerksamkeitserreger 의 기능을 수행한다 고 볼 수 있다(Stegu 2000, 314). 예전에 해당 여배우가 출연했던 영화(애마부인)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예 (6)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 현실 왜곡적인 요소까지 담고 있다. 이미지에 대한 미디어텍스트 생산자의 주관적인 개입이 정보의 선택과 표현 차원을 넘어서 정보를 임의적으로 해석 추가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즉 가사의 내용과는 전혀 무관하 게 과거 출현했던 영화를 모티브로 해당 여배우를 선정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여기에 자극적인 독백 ( 자기야 미안해. 말을 안 하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말했어. 정치판에 애마부인이 떴다! 누구냐 넌? )까지 임의 로 덧붙임으로써 시선 끌기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이미지의 속성에 관한 핵심 내용을 요약하자면, 제보 중심 신문텍스트에 동반되는 이미지는 자체적인 응집 성과 독자적인 주제성을 나타내는 동시에 언어텍스트와 응집적인 관계를 통해 전체텍스트의 의사소통에 기여 하며, 언어텍스트와 마찬가지로 이미지에서도 미디어텍스트 생산자의 주관적인 개입이 나타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비판적인 시각에서 그 양상과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려는 태도가 요구된다. III. 제보 중심 신문텍스트 이미지의 유형 신문텍스트는 다양한 유형의 텍스트들이 공존하는 일종의 텍스트우주Textkosmos 와 같다(Harweg 1979, 358). 그 속에는 보도 기사, 사설 같은 전형적인 저널리즘 속성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상업적 성격의 광고문이 많이 실리고, 그 외에도 만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문화 행사 안내문, 서평, 기보, 요리법 소개, 외국어 강좌 등 과 같이 저널리즘과 무관한, 독자의 정서적 유희적 문화적 오락적 욕구 충족을 위한 텍스트도 많다. 이러한 텍 스트들은 각각 독자적인 기능을 갖고 있으며 대체로 특정한 공동 목표를 지향하지 않는 등치적인 관계 의 텍 스트집단이다(박여성 1997, 94). 여기서 고찰 대상으로 삼는 제보 중심 신문텍스트들은 공공적인 사실이나 사 건, 시사적인 문제를 취재 보도하는 저널리즘적 텍스트로서, 봉일원(1998, 444)의 유형 구분에 기대면 (i) 보도 292

322 (외신 보도, 특파원 보도 등), (ii) 동정/소식(북한 소식, 인물 동정, 해외 가십 등), (iii) 요약/압축(회견 요약, 줄 거리 요약, 인터뷰 등), (iv) 분석(심층 분석, 주가 분석, 출판현황 분석 등), (v) 진단(전문가 진단, 흥행 진단, 상품 진단 등)의 범주로 묶을 수 있다. 이러한 텍스트들은 앞서 살펴본 예에서처럼 사실 관계가 진술의 중심에 놓이게 되고, 이때 사실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미지가 종종 함께 출현하여 언어텍스트의 의미 이해 를 시각적으로 뒷받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래 (7)과 (8)처럼 이미지의 역할이 언어 보완적인 차 원을 넘어서는 예도 있는데, 특히 사진 고발 혹은 포토리포트 와 같은 명칭의 새로운 텍스트종류의 출현과 함 께 시각 기호 중심의 저널리즘 영역을 넓어지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7)의 이미지는 그 역할이 절대적이 다. (7)의 이미지는 그 자체가 보도의 대상이므로, 만일 해당 이미지가 없다면 언어텍스트가 아무런 의미를 갖 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 위를 달리는 자전거를 촬영했다는 사진이 해외 인터 넷에 유포되면서 큰 화제를 낳고 있다. 작은 선착장 부 근에서 남자는 수상 라이딩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절대 불가능한 상황이며 사진은 합성된 것이라는 주장 도 많다. 반면 물에 빠지기 직전에 순간 포착한 사진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또 물 위를 달리는 자전거 라 는 매직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은 네티즌도 더러 보인다. (7) 조선일보 연말연시 사람들로 넘쳐나는 번화가의 지저분한 거리를 직접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견공들이 있어 화제다. 네오 와 턱시도 란 이름의 보스턴 테리어 종 견공 두 마리가 최근 프랑스의 한 남부 도심가 에 나타나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 수거하는 모습 이 포착된 것. 쓰레기를 하나하나 입으로 물어다 손수 끌고 다니는 수레에 담는 이들의 모습이 유 튜브를 통해 공개되자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8) 조선일보 앞서 살펴본 이미지 (1)-(6)과 관련된 기사들(구 타설, 태권도 선수 실격, 스 캔들 폭로)의 생성과정을 추 론해 보면, 모두 특정한 사실 관계를 다룬 언어텍스트 작 성에서 출발하여 그에 부합 하는 이미지를 선택한 경우 이다. 반면에 (7)이나 (8)에서 는 해당 장면을 찍은 사진이 일차적인 뉴스 가치를 지니 며, 언어텍스트는 이 이미지 에 대한 부가적인 해설의 성 격이 짙다. (8)에서도 사진이 없다면 언어텍스트가 갖는 뉴스 가치와 전달 효과는 지극히 미미해질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언어와 이미지 사이의 우열관계를 따진다면 무게추가 이미지 쪽으로 기울어진다. 앞서 살펴본 대로 이미지가 복합텍스트 속에서 독자적인 응집성과 주제를 가진 단위 내지 부분텍스트를 형 성하며 언어텍스트와 상호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미지에도 텍스트적 속성을 부여함으로써 이미지텍스트 라는 명 칭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개별적인 언어텍스트가 공통적인 자질 혹은 특징을 가진 텍스트집단, 즉 텍스트유 형에 소속되듯이, 이미지텍스트도 그러한 유형학적 속성을 가지며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이미지텍스트의 분류 가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혹은 전문용어로서 널리 통용되는 이미지 명칭에는 예를 들어 사진, 보도사진, 여권 사진, 광고사진, 카툰, 포스터, 타이포그래피, 만화, 만평, 회화, 수채화, 유화, 수묵화, 크로키, 드로잉, 캐리커처, 스케치, 지도, 약도, 삽화, 인물화, 풍경화, 그래프, 다이어그램, 픽토그램, 로고, 이모티콘, 아이콘, 그래픽, 컴퓨 터 그래픽,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3D 애니메이션, 동영상, 도형, 도표, 도식 등이 있는데, 이들 가운데에는 얼핏 보기에도 그 성격 및 위상과 상관관계가 다른 표현들이 뒤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 텍스트 분류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미지텍스트 분류에서도 그 속성과 층위를 고려하여 이미지종류 Bildsorte와 이미지유형 Bildtyp을 구분한다면, 위에 언급된 명칭들 가운데 다수는 관습화된 형식, 모형과 구조를 가진 이미 지 집단으로서 상대적으로 낮은 단계의 추상화 차원에 속한다는 점에서 이미지종류에 가깝다. 텍스트종류의 경우처럼 이미지종류의 특징은 수용자의 지식으로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지의 생산과 수용을 용이하게 1) 광고 사진, 컴퓨터 그래픽, 수채화는 각각 사진, 그래픽, 수채화의 하위 유형이며, 그래픽에는 그래프, 포스터, 다이어그램, 픽토 그램, 로고, 이모티콘, 아이콘 등이 하위 구성 요소로 포함된다. 일러스트와 삽화는 같은 이미지종류에 대한 상이한 명칭이다. 293

323 만든다. 때문에 우리는 이미지종류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예 (1)-(4)가 사진, 그 중에서도 보도 사진에 속하 며, 예 (3)은 일러스트, 예 (6)은 캐리커처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론적 학문적 분류 기준에 따라 보다 상위 단계의 추상적 단위로서의 이미지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대표적인 분류 가운데 하나가 이미지와 현실 세계와의 유사성 을 기준으로 (i) 도상적 이미지와 (ii) 조형적 이 미지로 나누는 방식이다(신항식 2005, 72). 도상적 이미지는 말 그대로 기호의 도상성을 바탕을 둔, 현실세계와 의 일치성이 높은 이미지로 예 (1)에서 (8)까지 모두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에 조형적 이미지는 선, 명, 색, 형태의 조형 요소를 바탕으로 구성된 이미지를 말한다. 도상적 이미지는 현실세계의 재현을 지향하지만 조형 적 이미지는 특정한 지시대상을 갖지 않는다. 조형적 이 미지에 해당하는 예 (9)의 그래프는 자체로 어떠한 개념 적 혹은 대상적 의미를 내재하지 않으며, 다만 뭔가의 양 적인 크기를 형상화함으로써 언어텍스트에서 진술된 특정 내용을 시각적으로 명백하게 드러내는데 기여할 뿐이다. 2) 그런데 이미지텍스트의 경우도 언어텍스트처럼 보다 세분화된 유형 분류가 가능할까? Stöckl(2004, 23과 129) 은 언어-이미지 복합텍스트의 몇 가지 분석 예를 바탕으 로 다이어그램 diagrammatisch/논리적 logisch 이미지, 서 사적 narrativ 이미지, 개념적 konzeptuell 이미지, 지시 (9) 매일경제 적 instruktiv 이미지, 설명적 explikativ 이미지, 경고적 warnend 이미지와 같은 이미지유형들을 제시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러한 이미지유형들은 부분적으로 언어텍스트의 유형 분류들을 연상시킨다. 우선 열거한 유형 가운데 지시 적 이미지, 설명적 이미지, 경고적 이미지는 의사소통 기능에 따른 이미지 명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언어텍스트가 중심 의사소통기능 혹은 화행에 따라 지시텍스트, 보고텍스트, 요구텍스트, 금지텍스트 등이 구분 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은 모든 이미지텍스트에 항상 일정한 의사소통기능이 부여 될 수 있는가, 다시 말해서 이미지텍스트를 대상으로 일종의 내지 을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교통표지판, 통제구역 표지판, 길 안내판 등에 등장하는 픽토그램 형식의 이미지는 관습적인 기호 사용 방식 을 바탕으로 특정한 의사소통 기능을 내포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많은 이미지들, 특히 저널리즘 텍스트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에서는 의사소통기능을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렵다. 가령 혹자는 (8)의 견공 청소부 사진이 그런 사실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실 입증 기능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울고 있는 태권도 선수와 위로하는 코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2)에는 어떤 의사소통기능 이 담겨있는가? 현장 상황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전달 기능이 있다고 할 것인가, 아니면 독자의 감정 자극을 유도하는 일종의 정서적 호소 기능이 일차적인 의사소통기능이라고 설명할 것인가? (4)의 기자회견하는 여배 우 사진의 경우 언어텍스트에 언급되는 인물을 가리키는 지시 기능이 부여되는가, 아니면 언급된 인물의 모습 내지 정체를 드러내는 확인 기능에 더 가까운가? 동일 인물을 캐리커처로 표현한 (6)은 (4)와 차이가 없는가? 이러한 의문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의사소통 기능에 따라 이미지유형을 구분한 일은 적어도 다음과 같은 점에 서 어려움이 가중된다. 첫째, 이미지텍스트는 원칙적으로 맥락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의미 해석 및 기능 규정의 가변성이 언어에 비해 2) Scholz(1998, 105이하)는 이 두 유형의 이미지 외에 상상 혹은 환상 세계와 연관되는 허구적인 이미지 를 제3의 이미지유형으 로 상정한다.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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ÆòÈ�´©¸® 94È£ ³»Áö_ÃÖÁ¾ 사람 안간힘을 다해 행복해지고 싶었던 사람, 허세욱을 그리다 - 허세욱 평전 작가 송기역 - 서울 평통사 노동분회원 허세욱. 효순이 미선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 해 미국은 사죄하라는 투쟁의 현장에 서 그 분을 처음 만났다. 평택 대추리 의 넓은 들판을 두 소녀의 목숨을 앗 아간 미군들에게 또 빼앗길 순 없다며 만들어 온 현수막을 대추초교에 같이 걸었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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