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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가변과거울

4 한국예술종합학요 연극윈 극짝콰 까변과 거울 Mask & Mirror: DepaTtment 01 playwri,양ing 펀집 πtqj 말 4 총회결정사항 박정환 골화 어떤 대담 기민호 18 노크하지 않는 집 김애란 28 수족관 서준환 46 cafe 성 송지선 50 소설가 지땅생삭 살인사건 유희경 59 유학 엄상 어린 날 창효바 82 Dream 청주영 기 - 짝 않 4 l 91 Jl립에 대한 세 가지 짧은 생각 천정완, 100 과거의 인물 현채의 인물 김영선 106 과거의 공간 현재의 공간 이은영 109 독백쓰기 이화진 113 창면쓰기 염정숭 흥l쩨필탱크 118 땅의 기억과 땅의 말 김은싼 129 풍납토성과 만나기 조청얼 140 존재에 대한 질푼, 주만퉁록증 홍유생 153 수업에 대한 이해 이강백

5 반년간 2001 년 가을 I 1'8권 편집고문 황ÃI우 편집위원 박정환 정상민 조정일 북디자인박정환 곡작얻습 그내 박은혜 178 파우스트/ 키스하다 박지션 208 지도평 김광림 209 생일날 이용훈 249 수업에 대한 이해 윤조병 효l고쁘기 l 253 젊은 어병 먹은 늙은 딸년 얘기 갱면션 259 불안한 동거 박새봄 308 사막에서 만나다 어언수 320 지도평 이강백 322 불법체류자 정신규 극본/ 민찬홍 음악 333 PeTErPuNk 주우며 377 지도평 조팡화 L 빽 & 차 자 카 넓 였 박지 전 f / 셔 뽑 394 I뻗고t 꺼울을 되돌 r보다 겁 애 란 398 극작고t 스 1ft

6 편집자의 말 / 박정환 총회렬쩡 λf향 편집진 구성/ 편집진은 3학년으로 구성한다. 복학생와 학년 구분은 수강신청서에 표71 된 학년을 기준으로 삼는다. 원고수집 및 선별/ 모든 재학생은 한 편 01상의 원고를 제출한다. 기존의 편집부가 모은 원고딴으로도 책융 만들 수 있었지딴, 총회에서 결정한 두 사항윷 다져 놓는다는 의미에서 원고를 다시 모았다. 지금 되돌아보면 큰 실수였다. 마제출자를 없얘려고 애써봤지만 2명의 여집합이 생겼다. 핸드폰쓸 땅바량 0/1 대팽개쳤다 111/터리자 떻 0{채 대jl는 소리깨 플렸J1 폴링이 쩔어져 LJ-간 본쩨71 아스왈트 위에서 챙 01처링 졸연/'f 앓질 ef L까갖다 L까는 정당 쪽으로 걸어깨고 있었고 뒤 O/I/.f L쩌 01릎을 걷르는 용소킹'71 플혔다 그쩨 안양 절읍을 힘췄다연 어떤 얄 01 쟁켰올Ãl 장 E르겠다 샤랑 하 l까지유는 1:1/ 얄은 행드폰 하냐라연 ljl싸 I까:J1 쟁Zf til진 않는다 재학생은 전공수업 수강시 해당 원고와 흔들훌 화열을 담당 교수님때재 채출한다. 제출된 원고의 수납은 조교가 책업진다. 까먼파 꺼울 은 글 모음집의 성격때서 벗어나 잡지툴 지향함다. 희곡집을 구하려고 청계천 헌책방을 찾은 아무개 학우에게 책방주언이 가면과 거울을 권했댄다. 어떻게 그곳까지 흘러들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지 알 수 없져만I 우리는 아마 그런 식으로 써상에 섞이는가 보다. 편집방향에 따라 기획 가사를 살기로 했다.이변호의 경우7 시간부족을핑계로박지션과서준환의 언터뷰만을실었다.물에 깨고맙다. 왕래는 져7/까지딴 셨었다 뭔 얄안플 싼 그렇겠냐 Il!; 얀터#- 역시 장읍 01 섞였다 원하는대로 수정하연 안 ε'i#-ãi쩨'7f '(}질링장황이고또 수정혜λf 걸어봐야 대한뷰유스 였다 그렇다고 당λIÀI의 뭐샤 71를 캉01풍쩔 수:.5: 없는노콧어다. 청에는 원하는 대효 고쳤 강. 보 01고 젊윤 환j강 감추고 싫은 부윌 보고 jj o{하는 걷운 01 충흘하는 창웅 01 Ãlr 견에거슬혔다. 원고를 마지막으로 성71는 Ãl긍0/1 오 z..j~까캉 i쑤라 듀고두고 용 멍는재 낮다고 판단됐다 ljl 얄 0/ 없는 글용 L까부터 윈 71 싫어λ:f.!f-장껴 수정판을 질는대 줄에체 'f11양하다 표지 디자인/ 계간 문학과 사회 룰 기준으로 삼았다.

7 글쓰ìj 1

8 어떤 대탐 71 민호 깊은 밤, 이구용은 자리에서 일어녀 자리찌를 들야 마셨다. 차가운 냉수가 벌걱 벌쩍 그와 목줄기를 타고 념어갔다오늘은 억지로라도 자 둬야 한다. 나는 내일이 딴 또다시 그 운동장 단상 위어} 사야 한다. 그는 다서 자리에 누웠다. 멀똥한 그의 두 눈이 어둠 속혜서 사위를 두리번거렸다.... ". 1 그때였다. 쟁 똑, 그의 두 귀에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려는 소리가 들려 왔다. 고요할 정도로 적막 한 한밤중의 두드립 소리가 그의 동줄기를 타고 흘러 내렸다. 똑똑 또다시 돌려 오는 두드립 소리. 이구용은 질끈 눈을 감으며 방푼 뒤에서 어렴풋 이 느껴지는 기척을 잡으려 애썼다. 달그략- 달그학 이번에는 문고리를 혼드는 소리가 크게 올려왔다. 더 이상 모른 척 누워만 있을 수 없게된 이구용은 일단 불부터 카우고 마륜칩을 삽키며 방문을 향해 물었다. 거 뉘요?" 낯익은 대답 소리가 문지방을 타고 넘어 왔다. 접니다 선생념" 주춤하며 천천히 자려에서 일어선 여구용은 한동안 말없이 방문윷 주시했다. I접니다? 냐를 선생님이라 불렀겠다y 그의 업안에 다시금 마른침이 고였다. 잘 흘으시오, 선생. 소문이 쩍지고 또 선생야 활동을 하다 보면 앞으로 선생 & 글갚기 1

9 을 음해 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을지도 모르오. 그려나 선생온 이제 당당한 황국의 선민. 불온 세력들의 위협올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소. 다만... 좀 조심하기는 하 시란 말이요. 알겠소y 선생?" /그 작자도 분명, 나보고 선생이라 하기는 했지/ 그는 주섭주섭 옷을 챙겨 업고는 거리낌없이 방문의 잠금쇠를 풀었다. 열련 문 사이로 어렴풋 사랍의 형상이 보였다. 이욱고 어둠과 빛의 경계선에 눈이 익숙해 지자 이구용온 상대방의 모습을 좀더 똑똑히 알아 볼 수가 있었다. 자네....'1 그의 볼거진 며간아 찌푸려졌다. 방문 밖의 이는 이구용의 허락도 받지 않고 불쑥 방안으로 폼을 들여서는 상대방에 풍을 보얀 채로 소반 앞에 가 앉았다. 그리 고는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그 위에 올려놓고는 나직한 목소려로 입올 열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죽어 주셔야겠습니다" 이구용은 눈야 시혔다. 소반 위에 올려진 시퍼런 칼날 때문이었다. 그는 예의 그 식칼을 주시하며 천천히 소반 쪽으로 걸음을 때어 앞서 앉아 있는 /손님 을 마 주보는 자리에 가 앉았다. 이보게 f 김군. 이게 무순 짓인가?" 김군이라 불린 이가 역시 아까의 그 나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딸 그대롭니다/ 선생념, 죄송하지만 죽어 주십시오" 침욱이 흐르고y 창 밖에서 몰려오논 한 밤의 귀뚜라미 소리만이 이 1 물 사이를 가로질렀다. 이구용은 책상에 앉아 빈손인 채로 원고지를 마주 보고 있었다. 그렇재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그는 오른 손에 펜을 쥐고는 잉크통에 펜촉올 답갔다. 이 어 잉크통을 떠난 그의 손이 원고지에 곧 골을 써 내려 갈 돗 하다가 도로 그 위에 멈추고 말았다. /, 펜촉 끝에 맺힌 영크가 정접 커다란 방울을 이루더나 소리 없이 떨어져 하얀 원고지를 검게 물들였다 그는 간 한송과 함께 책상 서랍에서 새 원고지롤 꺼내서 는 마치 손가락으로 바위에 글자를 새기풋이 힘겹게 글을 써 내려가가 시작했다. 신분 제도를 폐하매 불편하고 불합리하기까지 했던 마개의,전통율 버리 고... 이처렴 일본제국이 우리 조선의 눈과 귀를 트야게 해줌으로써 그 밑동까지 썩어 었던 조선 왕조 오 백년에 이별을 고하고 이제야 바로소 새 시대 새 흐름에 어떤 대당 7) 민호 7

10 동참할 수... 손이 떨렸다. 날카로운 펜촉이 책상올 굵었다. t써야 하는가? 여렇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이 이구용이가 야렇게나 비겁한 납아였던가? 그러나 떨험온 곧 멈추었다. 이구용은 시계를 확인했다 그는 아침 여넓 시까지 이 원고를 완성해 형사가 기다라고 있는 산푼사로 자신 출두하기로 약속을 했었 다. i 차라리 끓올 알지나 말 것을 y 간간야 떠오르는 지하실에서의 뼈아픈 기억이 꿈틀꿈틀 그의 뇌리를 자극했다. 그는 아무런 말없이 다시 글을 써 내려가기 사작했다. I 죄를 받을 것이다 연젠가 나는 이 횟값을 쳐르게 될 것이야 어쩌면 선생은 어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렷값을 치르는 이 날을. 한때나마 선생은 우리 조션와 학생뜰에게 독립의 열망과 꿈을 심어 주셨 던 분이다. 이채 그 뜻을 더렵혔다고는 하나 죽는 순간에논 그나마 지조를 지키고 싶으신 걸 게다I 김군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그는 드는 칼로 아구용의 심장윷 정확하 겨누 었다- 이제 자산이 형을 가하기만 하면 이 차갑고 날카로운 칼날이 선생의 마르고 각진 피부를 뚫고 들어갈 것이다. 그래 그 고통과 높랍으로 팔딱이는 성장을 작살 이 고기를 노리돗 꽤뚫을 것이었다. /피가 솟겠지... 피가, 김군의 숨이 가빠졌다, 그는 떨리는 칼 쥔 손올 나머지 한쪽 손으로 진정시켰다. 악다문 이빨 위로 그의 통공이 터질 듯이 확대되었다. i 변절자의 더 러운 피가! "니}가 아픔에 비명을 지르면 어쩔 셈인가? 여기는 여관야네. 나와 자네 말고도 많은 사랍들이 묵고 았잖냐. 자네는 좋든 싫든 목격자를 남 71 게 될 테고 어쩌면 이 자리에서 바로 체포될지도 모르네" 그것은 순칸의 일야었다. 갑작스런 이구용의 말어} 김군은 저도 모르쩨 손을 멈 추었다. 그러나 그는 곧 세차체 머리를 흔들었다. 저를 회유할 생각 마십시오/ 선생님. 저는 이미 각오를 하고 온 사람업나다. 설 사 이 자려에서 바로 체포된다 해도 저는 여한이~ 없습니다. 민족의 배반차를 처형 한 후얄 테니까요" 8 률쓰기 1

11 검군의 목소려에는 추호의 혼들립도 없었다. 그러나 이구용은 가딴 고개흘 저 었다. 그리고 나서는? 자랑스럽게 가숨을 펴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겠단 말인가? 냐는 민족에 자랑스려운 일올 했다 이건가? 그건 하찮은 자기 만족에 지나져 않아.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냐. 자네는 헛되이 목숭을 버리는 거네 3 렇지 않는가?" 이구용의 말에 김군은 버럭, 열을 내며 외쳤다, 아니오! 변합니다. 분명히 변합니다 당선! 당신이라는 추악한 존재가 이 세상 에서 사라지니까요. 져를 가르치신 분이 누구업냐까? 선생념입니다. 저에게 조선 언이라는 자부성과 긍지를 심어주신 분이 누구입니까? 바로 선생님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선생님께서 이 땅의 학생들에게 그런 짓을 하실 수가 았습니까! 예? 장차 이 나라 이 민족의 기풍들에게 일본의 채가 되라 하심입니까? 한때 채가 선생님올 존경했던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저는 지금의 선생님을 종오합니다. 당신 같은 이중인격자는 인간 쓰레기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김군의 두 눈이 붉었다. 그러나 어구용은 이번에도 역사 가만 고개를 저올 뿐이 었다. 소리를 더 낮추재, 행여 사랍들이 깨변 큰얼이지 않온가? 자네의 그 열변 잘 들었네. 그래'" 이제야 내 눈이 훤히 트이는 구만. 이제야 분명히 얄겠네. 내가 누 구인지, 나는 과연 어떤 연간인지... 자네 말대로 냐는 변절차네. 이중인격자에다가 인간 쓰레기 같은 존재야. 결코 부언하지 않겠네. 하지만 자네... 지금의 그 말투는 마치 자신이 대단한 애국자라도 된 듯한 목소려구먼. 냐릅 죽이더라도 이것만은 알고 죽이게냐. 지금의 자네와 나는 그저 서로의 입장이 다를 뿐/ 그 야상도 이하도 차이가 없다라는 것올 말이야. 만약 서로의 압장아 바뀌었더라면 변철자는 자네고 칼올 쥔 쪽은 내가 돼 있올 거네" 이구용의 말에 김군은 들었던 킬올 다시 소반 우}에 내려놓았다. 그의 쥔 주먹이 가늘게 떨리었다. 모욕입니다 아닐서I}." 저는 선생님하고는 다릅니다 11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거네. 나는 자네하고는 달라" 야구용과 김군의 시션이 거의 동시에 서로를 향해 허공에 째달렸다. 나는 어려서는 할아버지께 한학을 배웠고 철이 들어서는 유학올 했네 신동 소 어떤 대당 기민호 9

12 리도 많이 들었지. 나에게는 항상 두개의 눈이 있었어. 하나는 내가 이 나라 이 땅 의 민족을 위해 I 독립을 위해 뭔가 큰일을 할 것야라는 동포틀의 눈야었고 다른 하나는 여런 나를 감시하는 일본인들의 눈야었네. 나는 항상 주사를 받는 몸이었 어. 아무런 주북도 받지 못하고 그래서 자유로운 자네하고는 달라. 내가 천얄적인 골을 신문에 발표하기 몇 달 전에 열본 형사에게 끌려갔던 것율 기억하는가? 두말 할 것도 없어 그때 난 고문윷 받았네. 친일파가 될 것을 강요받으며 차례차례 강도 높은 고문을 받았지. 물론 처음에 난 완강혀 거절했네. 그 어떤 육체적 고통도 이겨 낼 자신이 았었어. 그때의 나는 자네처럼 산념에 불타고 았었으니까. 하지만 그들 은 지식인의 생리를 너무나도 잘 알아. 약한 자한텐 관대하지만 강한 자한텐 꺾이 고 ot는 지석인의 생리룰..." 지하는 습했다. 이구용은 발가벗겨진 채로 두 손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이며 힘을 잃은 그의 남근과 같이 축 늘어진 그의 두 다리가 허공에서 꿈틀거렸다. 선생... 대단하시오. 지급까지 정말 잘 버탄 셈이오. 어쩌다 지식인들 중에서도 당신 같은 독종이 았지. 대부분의 져식인들은 약간의 위협만으로도 자신툴의 정조 를 쉽게 팔지만 말이오. 그들은 너무나도 허약해.., 머리로는 으스댈지 몰라도 도 대체 세상을 몰라. 자신만의 서1 제에 갇혀서 았지도 않는 휴토펴아에서 유영하는 자들. 그래서 그들은 현실에 약하지. 폭력에 약해... 한따디로y 형편없는 영여 인간 들이야. 쏠터l 없이 남아돌아 사회나 축내는 치를. 저 천황폐하의 은혜로 신식 공부 를 배운 주제에 나중에 가서는 오히려 반기를 든단 말야야. 똥오줌이나 푸고 밭여 냐 갈턴 옛 생각을 못하는 거지. 안 그렇소/ 선생?" 고문관의 발에 이구용은 한마다 대꾸도 없이 고개를 외로 틀었다. 꽉 다문 이빨 에 그의 야윈 볼이 캡혔다. 쫓쫓y 고문관의 혀차는 소려가 지하실을 울렸다, 선생, 한번 생각을 해 보시오. 당신를 지식인틀이 협조를 하던 안 하던 어차파 장용은 어루어지게 돼 았소. 정 안되면 총부랴를 겨누어 강제로라도 잡아갈 수가 았단 말요. 어차피 당할 일이라면 저항하느니 협조하여 그 이익을 챙가는 것이 더 낫지 않소?" 은균해진 고문관의 목소랴가 피멍든 l 구용의 귀를 활았다. 조선인들이 정집에 협조만 한다면야 우리 일본인들도 그 희생을 잊지는 않을 것어오. 모든 조선인의 학교 입학 시에 있어 일본언과의 평등을 약속하는 것은 물 론이고I 정집 나간 청년들의 집안어}는 특혜도 주어질 것이오. 이 좋은 결 마다하고 왜 벌주를 마신다 하는 젓이요? 웅? 그 잘난 머리통으로 왜 이 간단한 야치를 몰 라!" 10 글쓰기 1

13 그러나 야구용은 외로 꽁 고개를 끝내 바로 툴리지 않았다. 고문관은 어깨를 으숙해 보이고는 벗어 두었던 가죽 장갑윷 다시 두 손에 끼우며 혼잣말하듯 중얼 거렸다. 조센정에겐 두 가지 종류가 있지/ 강아지와 며친개. 정상적연 강아지는 제때에 먹을 것만 자알 주변 금새 꼬리를 흔들며 좋아하거든. 반대로 lj l 친개한텐 매 밖에 약이 없단 말이 야... '1 말을 마친 그는 곁에 세워져 았는 수술대 위에 놓여전 검은색 천을 벗겨 내었다. 가늘고 날카로운 강철 바늘과 농쇠 집게 I 녹과 함께 검은 펴가 엉겨 붙은 철심 퉁 이 벌정게 수술용 칼을 달구고 았는 불 화로에 힘입어 야구용의 눈에 틀어왔다. 이번의 고문은 여태까지 하고는 매우 다를 것이요/ 선생" 그들이 노린 것은 더 이상 육체적인 고통이 아니었네 그들어 노린 것은 나의 정신적언 고통이었어. 그 검은 천으로 나의 두 눈을 가리더구번. 이해되는가? 숱한 고문윷 이겨낸 내가 겨우 시야를 7}련 것만으로 나의 선념을 포기했다는 것어. 모 든 고문이 마찬가지야/ 고문의 위력은 고통에 았는 것이 아니네. 육체적 고통 따위 야 나중에 가서는 아예 강각이 없어져 버리지. 오히려 그편이 나아. 고문의 위력은 그 공포에 있는 거네. 이제 곧 엉청난 고통이 몰려 올 것이라는 공포. 자신의 몸이 끔찍이 유련당할 것야라는 공포. 그런데 두 눈을 가리나 그 공포가 두 배/ 서l 배... 아니 r 그 이상으로 극대화되더란 말일세. 어디를 어떻게 손 댈 것인가를 모르제 되 냐 머릿속으로 점점 더 끔찍한 상상이 떠오르는 거야. 그 어둠 속에서 나는 결국 냐의 신념을 팔아 버리고 말았지. 이제 알겠나? 지식인의 신념이란 이토록 가벼운 것이야.., 결국은 탁상공론일 뿐, 일견 대단해 보여도 현실에선 별것이 아니라는 말야네. 냐는 이정에 좌절하고 이점에 실망했지. 아마 나 아니라 그 누구라도" 가만 이구용의 말을 듣고 있던 김군이 이때 불쑥 그의 말을 끊었다. 그 누구라도 그 상황이 되면 친일화가 될 수밖에 없올 것이란 말씀압니까?... 그래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나쁜 것이 아니다/ 나의 죄라면 내가 인 간이라는 것 y 그것 하나 뿐야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렇게 되뇌시겠지요? 구차합 니다. 더려운 짓거립니다! 세상엔 선생닙과 똑같은 경우를 당하고도 결코 무너지 지 않은 열사들이 계십니다. 같은 인간인데도 그분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신념을 져버리지 않으셨숍니다. 그분들의 그 숭고한 정신 앞에서 선생님의 변명은 자기합 리화의 초라한 비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네 말대로 그런 열사 분틀이 겨}신 것을 나는 분명하 인청하데. 또한, 지금 아 순간까지도 그분틀을 존경해. 그려냐 그분들과 나는 단지 그릇이 다른 거야, 이 어떤 대답 기민호 11

14 것올 탓할 수는 없어. 대가 하고 싶은 말은... 한때 애국지사였다가 지금은 친일파 로 돌아선 악 땅의 수많은 지식인들 중에 그 자신이 좋아서 친일을 행하고 었는 자는... 거의/ 그러니까... 거의 없다는 말일새. 그들이라고 팔야 안으로 굽는 것을 모르겠냐? 그들이라고 핏줄올 모르겠어? 그들에겐 그들 나름대로의 고통이 있어. 한 개인으로 보자면 그들은 오히려 도덕적일세. :J.. 누가 았어 이들을 심판할 수 았단 말인가" 아구용의 말에 김군의 숨야 높아졌다. 그의 풍뒤에서 버얼건 불이 열기를 내뿜 고 있는 듯 했다. 서}상 사랑플이 말하기를 저것은 성언의 경져다 하여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합니다. 그저 혼히들 말하기를 그릇이 다르다 합 니다. 그리고는 그 누가 우리를 심판할 수 있단 말인가 큰소리로 외쳐며 모두를 서대의 공법자로 딴들어 버립니다. 모두의 잘못은 아무의 잘못도 아니라는 거지 요... 과연 그렇습나까? 선생님의 생각도 결국/ 그러하신 겁니까?" 이구용은 침묵했다. 그의 푹푹 대답에 겁군은 계속 자신의 말을 야었다. 한가지 물어 보겠습나다. 그토록 수치를 당하시면서도 도대체 왜! 그들파 싸울 생각은 하지 않으시는 겹니까? 페? 우라는 일본인들과 당당히 싸워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톡렵올 쟁취할 수도 았습니다!" 껴f 속되는 추궁에 이구용은 완손으로 자신와 얼굴올 감썼다. 그는 엉지와 중지 로 양 관자놀야를 누르며 더디게 업을 때였다. 자네는 저 삼일운동의 참상을 잊었는가? 도대체 우리에게 그 무슨 힘이 었다 는 것언가? 총찰을 앞세우는 저들에게 단지 맨손으로 맞서자는 젠가? 웅? 그런 게 야1" 최초의 총소리가 들란 것은 군중들아 본격적으로 거리에 나섰을 때였다. 팔섭 먹은 노인네들도 한 손에는 지팡이를/ 한 손에는 태극기를 들고 거려로 나섰고 아 직 코흘리개인 어련 학생뜰까지도 그 조막 같은 두 주맥에 태극기를 쥐었다. 야구 용은 그 행렬의 맨 앞에 앞장서서 목청껏 소려쳤다. 대한! 독립- 딴세!" 수천에 이르는 군중플야 모두 환 목소리로 압을 열었다. 대한독립만세!" 바로 그때 최초의 총성이 터진 것이었다. 그러나 그 총성에 맞아 쓰러진 사랍은 아무도 없었다. 12 물쓰기 1

15 여러분! 두려워 마십쇼! 워협 사격일 뿐입니다!" 행진은 계속 되었다. 이육고/ 조선인들은 총독부의 제 1 방어선과 맞닥뜨렸다. 거 려를 막아선 그 일본 순서들의 손에는 모두 곤봉이 하나씩 들력 았었다. 물과 불이 만난 듯 치열한 노상전이 시작되었다. 일본 순사들의 곤봉질에 수많은 조선인툴이 쓰러져 갔다. 머리가 깨어져고 턱이 떨어져 나갔다. 노인들이 쓰랴지고 학생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행전은 계속 되었다. 펄럭이는 태극기 물결 아래로 사람 들이 한 목소리로 업을 모아 거마독립선언푼 공약 삼장을 외쳤다. 하나! 오늘 우리들획 이 거사는 정의! 연도! 생존! 번영을 찾는 겨레의 요구이 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고 결코 배타적연 감정으로 치닫지 아니할 것 아다!" 하나! 마지악 한사람에 이르기까지 r 마지막 한 순간에 다다를 때까지! 민족의 올바른 의사확 뜻을 굽히지 않을 것어다!" 하나! 모든 행동은 반저 질서를 존중하여/ 우랴들의 주장과 태도를 어디까지냐 공명정대하게 할 것이다!" 이구용의 가슴은 터질 풋이 부풀어올랐다. 조국의 독립야 당장이라도 두 손에 잡힐 듯 하였다 t 탕y 그때였다. 다시 한번 총성이 울려 퍼졌다. 1 위협 사...'격이라 생각했던 이구용의 얼굴이 무겁게 굳어졌다. 바로 옆에서 같 이 대한폭립 만세를 외치던 동료가 털썩 소리와 함께 맥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었 다. I타앙 그것이 시작이었다. 무차별 사격이 태극기를 흔드는 군중들을 향해 행해졌다. 탕탕탕 세 발의 총성이 울려면 셰 명와 조선인이 쓰러졌다. t 아 혈 수가... 이 렬 수... 눈앞에서 행해지는 알방적인 학살에 이구용은 자신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던 태극기를 땅에 떨어뜨렸다. 혼비백산 도망가는 사람들에 의해 수많은 태극기들이 밟히고 찢어졌다. 거려는 부상자와 죽은 사람들의 시체로 길이 막혀고I 무려는 째 진 거울처럼 산산이 흩어졌다. 일세 자네는 너무 젊어, 그래 모르는 게야. 세상엔... 불가항력이라는 것도 았단 말 어떤 대담 기번호 13

16 말올 마치고 이구용은 두 눈을 감으며 깊게 고개룰 숙이었다 그의 업에서 길고 간 한숨어 흘랴 나왔다. 그 한의 숨소랴 속에서 검군의 손이 천천하 소반 위 식칼 로향했다. 어쩌면... 선생념의 말씀이 맞을 수도 있겠지요. 또한/ 그 고충을 아주 모르는 바도 아닙니다. 선생님과 저는 그저 서로와 입장이 다른 것이져요. 그러나... 당 금의 시대는 그 이상의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잘못올 저지른 자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좋은 싫든, 그 누군가는..." :J.의 행동앤 이미 한치와 양셜염도 없었다. 그러나 야구용은 그 하는 양올 가만 지켜만 볼 뿐이었다. /중 하는 소라와 함께 야구용의 머려가 거세게 벽에 부딪혔다. 온몸의 무게가 뒤쪽으로 쏠라면서 그의 두 손이 칼 맞은 자신의 가슴께를 어루받쳤다. 허혁" 고개가 껄떡이고 그의 숨이 휩박질하듯 가빠졌다. 허억- 혁혁- 혁" 계속되는 날숨에 툴숨이 멈추고 얼굴벚아 하쌓거l 얼었다. 스르록 몸이 옆으로 기울고, 야구용은 이를 악올벼 호홉윷 유지하려 했으나 끝에는 숨조차 막혀왔다. 터질 듯아 부풀어 오른 그의 성장이 미친 듯야 팔딱이고, 이며 호홉야 끊긴 상태애 서 이구용은 팔죽 갈아 걸쭉한 자신의 피를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타 흐르는 용암과도 같은 뜨거움파 붉음, 끈덕진 생명력의 집착윷 가지고 있는 그것이 깨진 그릇에서처럼 끊임없이 훌랴 냐왔다. 그는 그 자리에 그대로 기운 몸을 뉘었다. 자 꾸만, 자꾸딴 눈이 감기려 했다. 주위가 온통 뿌연 것이/ 온몸이 깊고 어두운 늪 속으로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제가... 산 겁니까?" 야구용은 병원 참패에 누운 채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의사에게 물었다. 의 사는 뛰룩하게 살아 오른 자신와 배를 쓰다듬으며 피식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방금 깨어나셔서 그런지 아직 정신야 없으신 것 같군요" 의사의 말에 이구용은 천천히 주위를 툴러보았다. 온통 하얀 병설아 그의 눈을 어지렵혔다. 아직 좀 멍하실 겁니다. 기분도 좀 그렇구요. 하긴/ 저숭 문턱까지 갔다 오셨으 니 당연하지요. 한 4, 5일 청도 았으면 상태는 많이 좋아지설 겁니다. 기분도 차츰 나아지구요. 녁무 걱정하지 마세요" 14 글쓰기 l

17 분명... 심장을 쩔렸다고 생각했는데..." ι 아r 그건 청말 천만다행아었습나다. 상대가 초범이었던 모양야니까요. 신체의 갈바뼈는 생각보다 츰좀하기 때문에 정확히 심장을 노리자변 칼을 가로로 해서 쩔 러야 합니다. 01 렇게요 의사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세워 찰1날 같이 모양을 만들고는 자신의 옆구리 를 룩룩 쩔러 대었다. 그래야 칼날이 깊숙이 툴어 갈 수가 었는 거죠. 선생님의 경우에는 칼이 세로 로 서l 워져서 들어 왔기 때문에 갈비뼈 사이어} 칼날이 걸렸던 겁니다. 끝까지 파고 들지 못한 거죠. 병원에 처음 실려오셨올 당사에는 출혈이 심해 좀 위험한 상태야 긴 했지만 마침 제때에 수혈을 할 수가 있었고... 뭐, 지금은 안심하셔도 좋습니 다" 다음으로 의사는 하나하나 손가락올 꼽아가며 환자가 지켜야 하는 주의 사향을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여구용은 두 눈윷 감은 채로 묵묵히 그와 설명을 들었다. 이상입니다. 아y 그리고 순사가 선생님을 만나라 병원에 왔었숍니다. 사건 해결 을 위해서는 선생님의 진술이 필요하답니다. 그때는 혼수 상태셨고 또 지금은 안 정올 취해야 하기에 제가 그냥 폴려보냈습니다만/ 퇴원하사고 나서는 자진 출두틀 하셔야 할 것 같습나다 If 병실올 나가기 전에 남긴 의사의 마지막 말에 이구용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 다. 손둥에 꽂혀 있는 령거 주사바늘 아래로 겨울 나뭇가지 같은 그의 손가락들이 천천히 가닥이었다. 11퇴원하신 지... 얼마나 되셨다고요?"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봄날 햇살이 두 평 남짓한 공간올 가득 채웠다. 이구용 은 화단에 심어져 있는 진달래 사이로 보이는 바깥 풍경에 눈을 두었다, 한....'1 그는 나무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는 일본인 형사에게 공손히 입올 열었다. 얼주일 정도 되었습니다" 형사는 느슨히 넥타여를 풀고는 셔츠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올 꺼냈다. 이제 뭐/ 몸은 괜찮으시겠군요?" 그가 담배 한대를 업에 불고는 재떨이 옆에 놓여져 있는 성냥을 가져다 불을 그으며 물었다. 솟은 성냥불이 담배 끝을 빨강게 불를였다. 어떤 대당 기번호 15

18 11상처는 다 아물었습니다. 충분히 쉬었으니까요 11 경찰서는 시장 골목 한 귀퉁야에 자려잡고 있었다. 서끌벅적한 흥정 소리와 언 력거의 바퀴 소리, 아이뜰의 빽빽 우는소리 동아 아주 먼 곳에서부터 뜰려 오는 것처럼 간간이 창올 통해 전해졌다. 에/ 그렴..." 형사는 탁자 위애 놓여져 있는 종이를 바로 잡고 오론손으로 펜을 집어들었다. 종이 상단에는 잔술서라는 글자가 겁게 연쇄되어 있었다. 아시다시펴 선생께는 특별 대우가 가농합니다. 이거는..." 그의 왼손가락이 종이 끝을 만지작거렸다. 어디까지나 형식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니까, 그저 부담 없이 얘기해 주시변 됩 니다. 그련데... 이건 좀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최근에 철필 선언을 하셨다고요?" 바람이 분다. 진달래 꽃잎야 할휘듯 창유려를 훌고 지냐갔다. 11 너i1 두력워서 r 더 이상 글을 쓸 수가 없더군요. 시골에 내려가서 그저 조용하 살 생각입니다" 이구용의 입 7}에 답빽한 주륨이 그어졌다. 죽다 사셨으니 그 섬정이 이해는 갑니다만, 당대의 지식인께서 그 무료함을 달래실 수 있을까요?" ι아무래도 그렇습니다. 혜서... 동네 아이틀한테 옛날 이야기냐 들려주면서/ 또 텃밭도 좀 가꾸고.. 그냥 그렇게 살 생각입니다 이구용의 말에 형사는 길게 담배 연기플 내뿜었다. 아지랑여처렴 피어오르는 회뿌연 연기가 그의 얼굴을 흐렸다. 형샤는 쥐고 있단 펜 끝으로 재떨이룰 끌어다 가는 펴우던 담배를 비벼 꼈다. 엄지와 검저에 잡힌 허리가 꺾이며 농쇠 재떨야에 검은 재가풀어 났다. 자t 그럼 서작해 볼까요? 먼저... 법인의 인상착의에 관해선데 y 좀 구체적으로 셜명해 주시겠습니까?" 질푼을 떤진 형사는 상대방의 답변을 금방아라도 종이애 옮겨 적을 준비를 하 였다. 야구용의 두 눈야 그 펜 끝을 주시했다. 이구용이 서를 나왔윷 때는 이미 초저녁이 가까울 때였다. 그는 거리에 나서기 전에 섭똘 위에 서서 옷고름을 단정히 하고는 포자를 눌려g 쓰고 지팡이를 바로 댔 다. /타르르르 16 글쓰기 1

19 차립올 략친 이구용이 막 땅에 발을 디디려 할 때였다. 행한 바람과 함께 손님 을 태운 안력거꾼이 아슬하게 그의 앞을 내달렸다. 커다란 인력거 바퀴가 그의 소 uß 자락을 날혔다. 거리는 한산했다. 이구용은 지팡이에 한쪽 옴올 가댄 채로 저 달리는 인력거꾼 의 뒷모습을 한참 통안아나 바라보았다. 어떤 대담 기민호 17

20 노코하지 않는 집 김애판 이 첩에는 얼굴을 모르는 다섯 여자가 산다. 그 중에는 대학생도 었고 직장인도 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그런 것 같다. 아마도 그녀들은 모두 이십대 초반의 여 자툴아다. 이곳에서 얼굴올 모르는 다섯 여자는 매일 아침 같은 변기활 쓴다. 나는 가끔 얼굴올 모르는 사람이 불을 안 내리고 간 혼적을 내려다본다. 혹은 그녀들의 빨래 룹 보고, 그녀들야 먹는 음식냄새률 맡는다. 화장실에 갈 때 안에 누군가 있는 걸 얄변, 그 사람이 나오는 소리가 난 후에도 그 여자가 자기 방에 들어가 문 닫는 소리를 날 때까지 우랴는 모두 거다련다. 그 소려가 나지 않는 이상 우려는 절대 먼저 문올 열지 않는다. 마치 약속처렴 우리는 문닫는 소랴에 따라 움직이며, 가끔 타이빙올 놓쳤올 땐 서로의 얼굴을 보고 이상하려 만치 화들쩍 놀라며 얼른 문을 닫아버련다. 그리고 그 때에 보는 서로의 얼굴이란, 반쪽 혹은 삼분의 일쯤으로 조 각난 것야다. 물론 깐칸이 이곳에도 얼굴 없는 사건들이 일어난다. 가령 몇 번 방 아가씨가 어제 밤새 토악질올 했다던 7}, 몇 번 방 아가씨가 화장실을 쓰고 간 후론 담배 냄 새가 난다거나, 몇 번 방 아가씨는 남자를 자주 들인다거나... 그런 것들어다. 한 번은 삼일 내내 복도에서 술 냄새가 난 적이 있었다. 밥새 어떤 남자가 현판을 발 로 차는 약간의 소동아 있었고 복도 끝방 여자는 옳어댔다 그 소음애 대해 네 방 의 여자들은 각자 잘 창고 있었고/ 혹은 우판섬했다. 여자는 과음을 했는지 화장실 을 자주 들락거렸다. 시큰한 토사물 냄새는 내 방까지 침투했고 밖의 남자는 여자 의 이륨을 불러댔다. 냐는 그녀 방 문 앞에 초롬하게 묶여져 놓여있는 토사물 비닐 봉지를 보고, 밖애 남자가 가르쳐 준 그녀의 이름올 저주했다. 다음날 아침 위층에서 주연 아주머니가 내려왔다. 그녀는 현관 앞에 서서 다섯 방올 향해 고래고래 소쩔 질렸다. 누구냐고. 반말이었다. 방안에 있란 나는 이불윷 18 글효 71 1

21 품안으로 더욱 툴툴 말며 한껏 움츠랴들었다. 아주머니는 십분 어상을 혼자 복도 에 서서 한참 떠들다 돌아갔다. 그녀에게는 t그래서 되겠어? 어? 식으로 말끝마다 /어?를 한 번씩 더 붙이는 버풋이 있었다. 당사자든 아니든 굳게 닫헌 다섯 방은 그러나 무덤처럼 조용했다. 그녀들이 언제부터 각자의 방에 살게 됐는지는 모른다. 나는 3개월 전쯤에 이 방에 입주했다. 내가 처음에 야 곳에 입주했을 때, 나는 사람들과 안사도 하고 공통 의 문제에 대해 효율적으로 이야기도 나눌 겸해서 반상회 버슷한 모임을 주선해 보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곳은 아주 오혜 전부터 그런 것 없이도 어씬지 평화스렵 게 잘 굴려가는 것 같았고, 새로 온 사람이 너무 나대는 것도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지 않아 포기했었다. 그리고 나 역시 야 곳에 며칠 살다보니 모임의 필요성 같은 건 느끼지 않게 되었다. 이곳은 대학자 근처에 있는 주택 단지 안의 1.5층 건물이다. 집은 반지하와, 1.5 층, 2.5층으로 구성돼 었다.3층 모두가 1총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2총/ 혹은 지 하라고 하가에도 애매한 높이를 가지고 있다. 1.5충과 2분의 1총, 즉 란지하에는 서l 업자들이 살며, 2.5층에는 주인여자가 혼자 산다. 그녀는 불은 몸집과 굵은 쌍꺼 풀올 가진 50대 후반의 여자다. 처음 집올 구하려 그녀의 방에 들어갔올 때, 그녀는 내게 유자차를 내주며 벌써 대학 강사가 된 자신의 아들 얘기를 꺼내놨었다. 그녀 는 나이애 비해 빠른 하이 톤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며 r 아울러 지금은 사라진 상성이 그녀 말투에 섞여 었다. 나는 그녀의 말을 가끔 못 알아듣는다. 내가 살게 될 1.5층의 안은 거꾸로 된 기역자 모양이었다. 기역의 세로획 부분에 화장실과 방 세 개가 마주보고 었고I 가로와 세로확의 접점 부분에 또 방 하나/ 그 리고 가로획에 해당되는 부분에 나머지 방 하나가 였었다. 나는 그 중 첫 번째 방 인 화장실과 마주한 현관 앞의 방에 틀어가게 됐다. 주인 아주머니는 냐를 1번 방 아가씨랴 불렀다. 그리고 야사한 지 세 달이 지나도록 나는 한 번도 나머자 네 방 의 여자물을 정변에서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가끔 나는 내 앞방의 거구의 여자가 널어놓은 헐령한 면 팬티를 보고/ 꼬박 7시면 일어나 출근을 하는 옆방 여자가 방 문 앞에 묶어놓은 쓰레기 봉투를 보고, 자정이 지나면 각기 방문 앞애 놓여전 슬리 퍼들올 본다. 끝방 여자의 슬리퍼는 안창이 볼록볼록한 지압용 슬리퍼라는 것도, 냐는 석 달 정도를 살면서 알게 되었다. 냐는 내가 아는 한 이 집의 여자들 중에 유일한 홉연자였다. 그래샤 주위의 서 션이나 피해를 생각해 당분간 실내 홉연 욕구를 피해왔었다. 그러다 어느 날에선 노크하지 않는 집 김애란 19

22 가부터 자연스레 화장실이나 방에서 담배를 피게 됐다. 그려고 냄새가 완전히 빠 지기도 전 화장실에 틀어가는 여자의 문소랴가 들려면 주녹들어 했다.::1.리고 어 느 날 샤워를 하려 화장실에 들어가다가 나는 문 앞에 전에 없던 포스트 엿 하나가 붙여 있는 걸 보게 되었다방에서 불을 사용하는 사람은 조성합샤다. 우랴 모두를 위해.- 냐는 괜히 부끄라움을 느꼈다. 그리고 무언가 사무척이고 서툰 그녀들의 목 소리에서 ul 려 열린 방 문 뒤로 얼른 숨어버라논 그녀들의 반쪽 혹은 삼분의 일의 얼굴을 상상했다. 어쩔지 깊숙어 오E라든 냐머지 한 쪽 눈동자가 저 문 안쪽에서 한없이 피부 안으로 함몰되듯 오그라들고 있을 지도 모혼다는 상상을 했다. 어쩌 면 그녀들, 얼굴 반쪽아 화상이라도 당한 전 아닐까? 네 여자 모두 똑같아 전부 화상 당한 반쪽 얼굴들올 가져고 다섯 개와 방이 있는 이 집에 살고 있을 지도 몰 라. 그걸 나만모르거나넷 다모르는 건 아닐까? 어쩌변 한날한서 이 집에 불어 났고, 그녀들은... 그녀들은... 뭐 그런 거 아닐까? 그러나 나는 이 집에 화재가 난 적어 없다는 결 알고 있다. 그랴고 다섯 명 중 한 명종은 어쩔지 팩 귀엽고 여}쁜 얼굴을 가지고 있올 거라는 생각도 한다. 즐거운 일아다. 그건. 가끔 냐는 이 집의 신발 정리를 한다. 이 여관식 자취방의 공꽁의 장소에 대해, 서는 주인 아주머니가 관리와 청소를 하는 편야다. 그러나 선발 정려까진 그녀도 할 수 없고 하는 것도 이상하다. 늦은 귀가 후 현관에 바글바를한 신발들올 보면 나는 짜증이 났다. 어쩌면 그 시간 다섯 개의 방이 전부 차 았다는 사실에 짜증이 녔는져도 모른다. 보통 낮 시간이나 주말에는 두 개의 방 정도에딴 사람이 차 있는 게 일쑤였다. 그럼 나는 안락한 마음으로 낮잡을 자고 음악올 들으며 방 안에서 경굴곤 했다. 다시, 신발정려 얘길 하자면 나는 귀가 후 선발틀을 하냐 하나 집어 신발장에 넣는다. 그리고 나변 이상하재 안도가 되는 것이다. 그녀들의 선발온 다채홉다. 투박한 것에서부터 미끈한 것까지 y 그리고 어느 것 은 평범하고 또 어느 것은 굉장허 감각적이다. 사이즈도 채 각기인데 그 중 유독 거대한 운동화가 하나 았다. 아마 이 접 어느 방에는 거구의 여자가 삶에 틀립없다. 그려던 어느 날? 현관 앞에 두 번째 포스트 앗아 불었다나갈 때 꼭 문올 장그 고 냐갑사다. 신발도둑 맞은 사람이 있습니다.- 냐는 그 종어를 붙언 사람이 신발의 주인이었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문은 잘 잠그잔 않았지만 신발 정랴는 꾸준히 했 다. 설종환 신발. 누군가 외부인이 슬며시 들어오+ 타인의 신발을 혹은 신발만 신고 다서 슐며시 나갔다는 사실은 분명 금전적 도난보다 서늘한 부분아 았다. 그러나 그뎌가 내부를 의심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선발 주인에겐 미안한 얼이지만 20 글쓰기 1

23 냐는 도난 사건이 이 집에 불가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집에서도 생기는 일야 l 집에서도 생겨줘야 우랴 다섯 여자는 서로를 털 무서워하게 될 것이다. 불운의 일상이란 정상이란 말의 다름 아니라고 냐는 발바닥 모양대로 자국이 난 그녀들의 운동화 밑창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말이다. 콘비가 내랴고 았었다- 가뭄이 어떻고 단비가 어떻고 농부들야 어떻다는 기자 의 목소리가 옆방에서 간헐적으로 들련다. 아홉 시 뉴스다. 그러나 그녀가 뉴스를 규칙적으로 보는 것 같자는 않다. 나는 자취방 창문을 크게 열어 놓았다. 창가에 있는 화분이 소리를 온몸으로 빨고 자라는 상상을 한다. 누군가 화장실에 들어갔다. 소리가 들련다. 곧 손잡이 버튼을 누른다. 알루미늄 이 지긋야 횡겨진다. 내밀한 감춤의 소리가 가볍게 튀어 오른다. 누군가 현관오로 올라온다. 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지금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고 었다. 현판을 여는, 철커덕 하는 소리. 내 앞방의 여자는 라다오룹 듣고 았다. 상상하건떼 아마도 그녀 는 나처럼 배를 깔고 바닥에 엎드려 있을 거다. 복도 끝 베란다 식으로 난 다목적 실에서는 야방에 세탁기 톨아가는 소리가 난다. 모두가 낮에는 바쁜가 보다. 세탁 기는 밤에 자주 돈다. 아니 y 전체적으로 이 집은 주로 낮보다는 밥에 활기를 띈다. 그것은 내가 밤에 머무는 시간이 많기 때문힐지도 모른다. 그러나 밤 세탁이 실제 로 허용된 것은 아니다. 아마 다목적실 바로 옆방의 아가씨가 써 놨음직한 메모가 다목적실 문 앞에 붙어있기 때문이다밤 10시 넘어서는 세탁기툴 툴리지 맙시다.- 내 방은 세 평 남짓의 쪽방이다. 방안에는 분홍색 세 칸 짜리 서랍장 하나/ 오른 쪽 모서리 귀가 앓은 한 칸 짜리 금성 냉장고 하나j 그리고 생리 중에 흘린 핏자국 이 까닿게 말라있는 아이보리색 요 한 채와 장미가 무더기 그려진 이불이 었다. 세 칸 짜리 서랍장 중 언제나 한 칸은 양말이나 티셔츠가 기어나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 아가 물려 었고 냉장고 옆의 책창에는 몇 개 안 되는 써디와 책틀이 었다. 씨다란 대재 서태지 y 김현철, 조성모/ 너바냐, 비틀즈 퉁이다. 방문 쪽 콘센트에는 향상 핸드폰 충전가가 노란불올 깜빡인 채 충전돼 있고 방바닥엔 군데군데 담배빵 자국이 나었다. 다른 여자들의 방을 본 적은 없으나/ 우리들 방 앞앤 각기 비슷한 크기의 쓰레기 봉투가 문패처럼, 혹은 문앞의 개처렵 웅크린 채 놓여 았다. 어느 날, 그러다 우리뜰 중 한 여자가 이사를 갔다. 그리고 얼마 후 또 다른 여자 가 이사롤 왔다. 작은 방의 이사는 순식간이었고 복도에서 들려는 말소리와 기척 만으로 우리는 그들의 들고 남을 알았다. 어느 날 냐는 늦게까지 책용 보다 잠야 들었다. 그랴고 자기 바로 직전 새벽 셰 시쯤 되서야 각 방의 크고 작은 뛰척임과 소음들야 완전하 가라앉은 것올 확인 노코하지 않는 집 김애환 21

24 했다. 다음 날 아침 깨어났윷 때 y 평소대로라면 모두가 나갔음직한 시간이 분명한 데 밖에서 소란스러움야 느껴지는 것을 확인했다. 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율 참으며 가만히 누워 밖의 소리에 귀 가울였다. 나이 많은 여자 하나/ 젊은 여자 하 냐, 그리고 중년의 남자 하나다- 아니 학생/ 어쩌다 열쇠를 안에 두고 잠꿨어. 이거 비상커도 없는떼 수고스 렵게 나이 많온 여자y 그녀는 위총 주인 아주머니다. 목소리는 상냥한 듯 하나 여전히 신청질적이다.."..." 젊은 여자, 그녀는 아마도 세 번째 방쯤와 여자알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연구스려워 하고 았는 것이리. /철쩍 J 다 됐네요" 중년의 남자, 그는 열쇠 파는 가체와 주언이다. 만원업니다" 남자가 말한다. 잠시 부시학 소리가 나고 납자와 여자가 나갔다. 냐는 그돌아 가는 소려를 확인하고 화장실에 가려 슬그머니 나왔다 그려다, 얼핏/ 세 번째 방으 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아주 짧꺼~, 스치풋 혼다. 보풍 71 에 하늘색 톤 옷을 업었던 것 같은데 I 정딸 순간적이었다. 그녀는 그녀 방에 공기처럼 홉입되듯 쑤욱 하고 빨려 들어갔다팬지 저 여싼 호려호리할 거 같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나 서 내가 욕조 문을 열었올 때/ 화장실 안에선 역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나는 순간 뒷걸음질치며 고개를 톨렸다. 아마 오늘 아침 마지막으로 이 욕실을 쓴 사람은 우 리 중 제일 커다란 산발올 신는 거구의 여자이리라. 아 냄새를 나는 안다. 꼭 대 앞방의 문이 열렸다 닫히면 욕실에서 이 냉새가 났다. 그건 뚱뚱한 사람들이 풍거 는 이상한 버린내 같은 거였다. 냐는 욕살에 있는 각기 다른 종류와 세안도구와 삼푸플을 훌어보며 그녀볼 욕했다. 그리고 손애서 가깝다는 이유로 남의 삼푸로 머리를 갑았다. 그리곤 다목적설 앞 메모가 생각나 늦기 전에 빨래도 했다. 빨래는 꽤 많았고 냐는 복도에 세워진 빨래 건조대에 빨래를 널고 학교어l 갔다. 늦은 등교 였다. 내가 학교에서 툴아왔을 때는 새벽 한 시가 넘어서였다. 학교 친구뜰여 오늘만 큼은 내 새 방어} 와보겠다고 우겨댔지만 냐는 그들의 부탁올 한사코 거절했다. 그 22 글호기 I

25 것은 전에 살던 이웃동네의 방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그 때의 내 방은 거의 동 네 여관이었다. 그 방은 술 먹고 찾아오는 친구들의 출입야 잦았었고 따라서 그만 큼의 내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냐는 최근에 학교에서 좀 먼 곳으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사는 곳을 아는 찬구는 단 한 명도 없다. 친구들은 그런 나를 못됐다고 놀려대며 /그러다 너 혼자 소리소문 없이 죽으면 송장 누가 치우냐?' 라는 짖꽃은 질문도 해댔었다. 그도 그렬 것이 어 집은 내가 구한 것어고 부모님은 시골에서 월 이십 만원씩 송금만 해주신다. 그런 생각을 하나 y 정딸 내 방은 나만 아는 처녀험 같여 생각되기도 한다. 나는 현관문을 따고 제일 먼저 바닥 을 봤다. 어씬 일로 신발 01 별로 없다. 그런데 복도흘 보나 각 방에는 네 개의 실내 화들어 나란히 방을 향해 놓여져 있다. 모뚜y 있는 것여다. 그렇다면 누군가 신발올 정리했다는 것인데... 미안해서였을까? 나는 의아해하며 방문을 왔다. 철커덕, 오 늘 방 이 소려는 유난히 크다. 웬지 네 방 여자들의 잡올 모조려 깨우는 꺼 같아 나는 조심스럽다. 나는 여느 때처럼 방에 들어가 클렌정을 하고 세수를 하러 화장 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네 여자의 머리카락이 뭉쳐 l 뱀 와리처럼 퉁룰계 감겨 았는 수채 구명의 찌끼를 집제로 집어 휴지통에 버렸다. 이것 역서 내가 수시로 하는 일 중에 하나며 아마 그녀들도 하는 일일 것이다. 그라고 욕실을 나오다, 낮어l 넣고 간 빨래가 눈에 뜨여 냐는 빨래를 걷었다. 그리고 방안에 들어오} 그것뜰을 서랍장 에 넣는데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플었다. 그래서 냐는 내가 캔 빨래들올 천천히 옳어보았다. 부족... 했다. 쪽 네 개가. 그것도 팬티와 브레지어/ 바지와 티셔츠였 다, 웬지 누군가에게 사지를 뜯어 먹힌 느낌이 들었다. 여고 때 자주 었던 성도착환 자일까? 여l 전의 그 신발 도둑처렴 솔그머니 또 들어왔던 것일짜? 그러자 또 나는 수치심파 불쾌갑야 들기 시작했다. 처음이니까, 나는 일단 이 일에 대해선 묵인하 기로 했다. 사실 포스트 잇 따위를 부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 생각해 왔었다. 다음 날도 냐는 늦게 일어났다. 옆방 여자가 쓰레기 봉지를 들고 냐가는 소리가 들렸다. 서계률 봤다. 그녀가 출끈했어야 하는 시간인데... 이상해서 다시/ 날짜를 보니 일요얼이었다. 정오를 넘고 있는데 여자들은 대부분 깊은 장을 자고 았는 것 같았다. 일요일이니까... 하고 나도 다시 깊은 장에 빠져들었떤 거 같다. 사랑 사는 제 다 비슷하다는 것 혹은 우리에게 공통점이 있다는 것에 대해 설풋 웃어가며 잔 것 같다. 어떤 친숙한 일상의 느낌률이 나률 위안하고 있었다. 그리고 깨어났을 땐 다시 새벽이었다. 냐는 목야 말라 머리맡에 았던 소형 냉장고를 더듬었다. 그런데 물이 떨어져 있었다. 나는 너무 갈증이 났기 때운에 지갑을 들고 당장 편의점에 가려 했다. 그런 노크하지 않는 집 김애란 23

26 데 현판문을 나셜 때였다. 냐는 잠시 아쩔함을 느꼈다. 내 선발이 사라져있었다 그것도 꼭 네 컬레가. 네 컬러}는 내가 가진 기본 선발의 전부이기도 했다. 구두, 운동화y 샌들/ 슬려퍼. 졸지에 아무 것도 신고 나갈 게 없어지자 나는 당황했다. 그 리고 이건 빨래가 없어진 일보다 더 심각한 일아라고 생각했다. 그런떼 그때 갑자 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부와 잣얼 거라고, 반얼 외부 도둑이라면 그렇게 내 것만 골라서 가져갈 수는 없을 거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페, 사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도 서로 누구의 선발이 어떤 것인자 전혀 모르기는 매한가지였다. 누군가 장 난을 치는 걸까? 그련데 누가 이토록 미련 맞은 도둑절을 할까? 정형화된 벙주어} 들지 않는 이 법죄는 나를 더 머랴 아프고 불쾌하게 만뜰었다. 이번아 마지막이라 고l 화장실에 았던 공통 슬려퍼를 끌고 나가며 나는 편의점으로 매우 느란 걸음을 옮겼다. 사실 같아 사는 사랑들에재 있어 간접적으로나마 절도의 혐의를 묻는 얼 이란 서로가 너무 민망하고 어색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한 번만 더 이런 일야 발생 한다면 나는 그 반쪽 짜리 얼굴의 여자틀에짜 당당하게 전면 공개를 요구할 것이 다. 우라는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 집은 평온하고 나름대로 질서 었 지만 무언가 이상하다고도I 나는 반드시 당당하채 주장하여야 활 것이다. 소리나 냄새가 아닌 설제 얼굴융 보고 말이다. 냐는 두 번의 도 1냥 사건이 았은 후 절대 대 울전틀을 밖에 놔두지 않았다. 빨래 는 숍기가 차더라도 방안어1 서 널었고 급하게 구환 단별 구두도 책상 아래 상자에 넣어 두었다. 복도와 현판에서 생긴 일이나, 현관운 단속이 철저하지 않은 이상 같 은 일은 얼마든지 가농할 수 았으려라 믿었다. 나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꽤 긴장된 나날들올 보냈고 그러한 긴장이 보륨쫓 가자 오히려 스스로 시들해져 버렸다. 왜 냐하면 그 보름 사이 나에젠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푼이다. 그리하여 까 땅게는 아냐더라도 어느 정도 도난 사건의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여전히 소려를 내며 용변올 보고 물을 내리고, 샤워를 하고, 접 안팎윷 드나드는 71 척을 부지련히 내주었으며 I 라디오흘 틀고 티브이를 보고, 빨래를 툴라 고 신발도 정려했다. 간간이 전화로 누군가와 수다도 떠는 것 같았으나 목소리는 희 pl 해서 잘 들리지 않았다. 나도 학교 기말시험 71 간이 되어 가자 낮과 밥이 바뀐 생활을 반복했으며 간간이 만취되어 들어오겨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다. 냐는 잡으로 오는 골목윷 걷는 도중 누군가가 내 뒤 를 밟고 있읍올 느꼈다.Eß혈한, 그러나 불쾌한 발자국 소려와 검은 실루엣의 양감. 입김 혹은 어떤 기운 같은 거랄까? 소리감각은 분명 몇 미터 이상에서 느껴지는떼 기분은 웬져 그가 내 목털며 뒤에 바싹 붙어 더운 숨을 내쉬고 있는 것 같았다. 24 글쓰 71 1

27 그러나 뒤똘아보면 그는 저만치 뒤에 았다 속숙 사라졌고 고개 돌려면 목털미에선 다시 그 숨결이 느껴졌다. 마치 축지법야라도 쓰고 았는 것 갈았다. 나는 걸음올 빨리 하며 집혜 왔고 일부려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 시늄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골목에서 커브를 꺾었을 때/ 그 그림자는 랴 이상 보이지 않았다. 나는 현관을 따 고, 급하게 구두를 벗고/ 구두를 방안에 들이는 것도 잊은 채 바로 방문을 왔다. 그리고 컴컴한 방안을 밝히려 스위치를 켰을 때 1 나는 그만 버명을 지르고야 얄았 다. 내 방 안얘/ 혜전에 도난 당한 것들이 고스란히 돌려놔져 있었다. 그런데 그 모양이 마치 일부러 코디해 놓은 듯, 티셔츠, 바지, 구두 순으로... 그러니까 그것들 이 마치 사람 혹은 송장의 형태로 내 방바닥에 누워져 았는 것이였다. 물론 그 옆 에는 브레지어와 팬티 그리고 구두가 놓여져 있었는데 옆의 것이 살 붙은 송장여 라면 속옷들은 그 살들이 다 발라진 해골처럼 느껴졌다. 나는 방바닥에 주저앉았 다. 어떻꺼l 내 방까지 들어왔윷까? 이건 악몽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그것들윷 내 려다보았다. 그려고 며칠 전 이 곳에 왔었던 열쇠구멍 아저씨를 생각혜 냈따. 당당 함에 대해서도 다샤 생각했다. 이건 억울한 일이다. 내부의 장난이라면 나는 밝혀 내야겠다 누군가 내 나머지 구두 두 컬레를 갖고 았을 거라고. 내일은 네 방의 문 을 모두 따 내 구두를 그리고 그것을 흉친 여자를 찾아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그날 밤을 나는 뜬눈으로 지새웠다. 11좌송해요... 열쇠를 안애 두고 잠가서요...." 나는 한낮에 찾아온 열쇠집 남자에게 해명을 한다. 여자들은 모두 방에 없다. 그들은 대부분 저녁 때 돌아온다. 그는 별 의심 없이 내 부탁을 들어준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고y 아마 방이 다르기 때문얼 것이다. 그가 내 방 문올 농숙하게 딴 다. 나는 주의 깊게 그 모습을 보며 감한한다. 그리고 그를 방에 들여 음료수를 권 했다. 그는 어린 아가씨의 친절을 고맙고 기특하게 여긴다. 나는 그와 수많은 열쇠 꾸러 01 에서 조금 전 내 방을 왔던 마스터 키를 훔친다. 얼마 안돼 그는 다시 내거l 그 카를 찾으러 올지도 모른다두고 가셨더군요.- 나는 지금처럼 웃으며 내어주변 될 일이다. 그녀틀의 방올 따는 일이란 예상 외로 참 쉬운 얼알지도 모른다. 그가 갔다. 냐는 커를 들고 우선 첫 번째로 내 앞방으로 간다. 따른 침올 삼키며.. 쇠 마찰 소리가 나고y 잘 되지 않는다. 한참의 실랑이 그리고 마창내 구멍이 열쇠를 상키는 소랴. 발자국 소라라도 나면 이대로 주저앉아 버렬 것만 같다. 냐는 그녀의 방을 열었다. 분홍색 세 칸 짜리 서랍장 하나/ 오른 쪽 모서리 귀가 앓은 한 칸 짜려 금성 냉장고 하나ν 그리고 생려 중에 흘련 핏자국아 까짱거l 말라있는 아이보려색 요 한채와장미가무더기 그려진 이불이 있다. 세 칸짜리 서랍장중 한칸은 양말 노코하지 않는 집 낌얘란 25

28 이냐 티셔츠가 가어 나와 완전히 닫하지 않은 채 이가 물려 있고 냉장고 옆의 책장 에는 몇 개 안 되는 씨디와 책들이 었다. 씨디는 서태지 y 김현철 y 조성모r 너바나/ 비틀즈다. 방문 쭉 콘센트를 본다. 핸드폰 충전기가 노란불올 깜빡얀 채 충전돼 있 고 방바닥엔 군데군데 담배빵 자국이 나었다. 철커덕. 두 번째 방을 열었다. 분홍색 쩌 칸 짜리 서랍장 하나, 오른 쪽 모서리 귀가 앓온 한 칸 짜리 금성 냉장고 하나/ 그리고 생리 중에 훌련 핏자국이 까쌓게 말라있는 아이보리색 요 한 채와 장마가 무더가 그려진 이불이 었다. 세 칸 찌라 서랍창 중 한 칸은 양말이나 티셔츠가 가 어 나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 야가 불려 있고 냉장고 옆와 책장에는 몇 개 안 되는 씨디와 책들이 있다. 씨디는 서태지, 김현철, 조성모l 너바나r 비틀즈다. 방문 쪽 콘센트를 본다. 핸드폰 충전기가 노란불을 깜빡언 채 충전돼 았고 방바닥엔 군 폐군데 담배빵 자국이 나았다. 그리고 세 번째/ 그리고, 끝끝내 마지막 방까지. 점 점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랴면서도 나는 거어이 목격하고야 만다. 내 방과 가구에 서부터 옷, 장신구l 소장 책 r 그리고 방바닥에 난 답1:Ifl 빵 자국까지 하냐의 오차도 없야 정그렵게 똑같은 바 명와 방을. 깨어났을 때, 냐는 다시 내 방에 었었다. 시간올 보니 혈 시다. 숙책를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려다 방바닥에 버려져 있는 마스터 키를 본다. 나논 얼굴이 흙벚 l 되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다시 시계를 본다. 열 시다. 그녀들이... 아l 그녀들이 하나 둘 돌아 올 시간야다. 도방올 가야 하는데 나갈 수 없다. 시간이 너무 애매하 다. 나가다가 그녀들과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성장야 벚어버렬 것 같다. 방에 돌아 온 그녀들은 내가 그 방에 들어갔다 나온 걸 알게 될까? 나는 안절부절 못하며 꼼 짝없이 내 방에 갇혀 있게 됐다. 시간은 죽은듯 천천히 가고 잠시 후 그녀들은 하 나 물 좀비처럽 모여들 것야다. 첫 반째 여자... 그것은 나이다. 냐는 방안에 웅크리고 앉아 불도 켜지 않는다. 나중에 들어올 그녀들이 나의 귀가률 볼랐으면 좋겠다. 숨죽이고 있어야겠다고... 다소 차분하짜 생각한다. 그라고 한참 후 드디어 먼 곳으로부터 발자국 소리가 틀 리기 시작했다. 현관문이 열련다. 철커덕... 두 번째 여자가 들어왔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천천히 슬리퍼 소리를 내며 자기 항으로 들어간다. 나는 타는 듯한 초조를 느껴벼 몸의 움직입을 최대한 줄야고 었다. 오늘밤은 지독하게 적맘하고 이런 밤은 톡히 아주 작은 소리라도 잘 들리게 마련이다. 철커덕... 서l 번째 여자가 틀어왔다. 나는 핸드폰을 더듬는다. 야 때 갑자기 전화 벨이라도 요란스페 울려 탤까봐 조바집이 난다. 그렴 어씬지 그 여자가 산 속에서 26 글쓰기 1

29 적올 발견한 군인처렴 소리 없이 내게 푸욱 칼올 꽂아탤지도 모르는 얼어다. 여자 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냐는 웬지 그녀들이 모두 내 방을 거쳐가 r댁 이쪽을 한번씩 노려보고 갔을 거란 공포에 사로잡힌다. 그녀는 조용하다. 오늘은 라디오도 안 튿는 걸까? 철커덕... 네 번째 여자가 뜰어왔다. 나는 흠칫/ 놀란다. 마음이 급하다. 나는 전화를 한다. 아제는 정발 누군가 필요한 시간. 그러나 최근 애인야 생건 친구는 한 샤간째 통화 중아다. 초조한 나는 계속 핸드폰의 센드 버튼을 누른다. 누르고/ 부재를 확인하고 끊고 다시 누르고 확인한다. 그러다가 종내, 지금 저희 고객이 통화 중이라... 라는 말이 섬똑해져 버린다.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전다. 그 는 받지 않는다. 나는 원근법적요로 결국 친한 사람부터 번 사람까지 넓혀 가며 정신없이 전화를 건다. 그러나 오늘밤은 이상하게 모두가 통화 중이거나 부재중아 다. 안내 멘트는 펌프질하듯 내 광 71 의 수위를 점점 올리고 있다. 냐는 무섭다. 못 견디쳐1 무섭다. 그 때 철커덕... 분 여는 소라가 들려 왔다. 다섯 번째 여자가 들어 왔다. 복도흘 가로질러 가는 그녀의 슬려퍼 끄는 소리가 틀랴고... 또각, 방문 손잡 야 꼭지를 누르는 소려가 난다. 냐는 가솜이 터질 듯 하여 y 당장 이 방을 뛰쳐나가 나머지 방플을 향해 소리 지르며 :::1.녀들의 항문올 사정없이 두 주먹으로 두들기고 싶다. 그러나 나는 끝끝내.., 그뎌들의 얼굴을 봐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또 각y 다섯 변째 여자가 방문을 잠그는 순간 냐는 기어코 방화를 했던 것이다. 예감했 던 방화였다. 어쩌면 처음부터 방안에 웅크려고 있을 때부터 나는 그 예감을 무서 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쩔함. 나는 다섯 개의 방안에서 각기 어떤 비명파 약 우성이 들렸었는지 혹은 과거 주인 아주머나가 고함쳤을 때와 같이 무덤처럼 조용 했었는지 기억할 수 없다. 다만 주의력이 좋은 여자였다면 어느 방 중 한 여자는 아침에 내가 화장실 앞에 처음으로 붙여놓은 포스트 잇미안해요. 무서워서 그랬 습니다.- 을 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 순간 하고 있었다는 기억뿐이다, 노크하지 않는 집 김애란 27

30 수 조 계간 문학과 사회 소설 부문 추천작 관 서준환 뉴스에서는l 여모 양의 시신이 비록 자가가 신고 었던 스타캉에 목이 졸련 채 하반신이 벗겨져 있는 모습으로 현장에서 발견되긴 했져만y 전후로 강간당한 혼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부검 결과 살해당하기 내가 쓰던 타브이와 오디오 세트를 실은 봉고 트럭아 떠났다. 내 방은 이채 썰 렁해졌다. 붙박이장과 소형 냉장고를 제와하변 내 원룸의 실내를 차지하고 있는 세간은 회벽에 붙어 있는 반원형 탁자와 그 위의 트랜지스터 라디오, 창턱 밑의 쇠침대 둥이 전부였다. 티브아와 오디오 세트가 놓여 였던 자라는 이책 행하니 버 게 되었다. 블라인드를 걷지 않은 탓에 방안은 어두침칩했다. 냐는 트랜지스터 라 디오를 틀었다. 황학동 중고 시장에서 산 그 라다오는 버록 턱없이 낡은 것이었지 만 소려한콤은 여전허 잘 나와서 켜두고 있을 만했다. 냐는 물 한 잔윷 마셨다. 라 다오에서는 여런저런 노래들이 계속 흘러 나왔다. 덕분에 나와 내 방은 진공상태 같은 칩푹의 방음벽에 갇히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침대 모서리애 걸터앉 았다. 실내의 회벽도 하쌓고 침대에 깔린 이불보도 하쌓다. 침대 모서려애 걸터앉 아 있으니까 목조 탁자 위에 쌓인 먼지의 터께가 보였다. 일어나서 나는 물걸레질 을 했다. 블라인드와- 날들을 안쪽으로 비스듬히 조절해둔 까닭인지 그 틈으로 쏟 아져 들어오고 있는 햇살이 연녹색 리놀륨 바닥에 양탄자처럼 깔리는 듯했다. 나 는 블라인드를 걷지 않고 탁자에 부착되어 있는 스탠드를 켰다. 순간 어디션가 계 집아이돌아 뛰어 놀며 재잘거리는 소랴가 들려왔다. 나는 라디오룰 꼈다. 얼마 후 나는 현금 인출기에서 얼마간의 돈을 뽑았다. 티브 01 와 오디오 세트를 판 돈에 그 돈올 합했다- 제법 상당한 액수였다. 은행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얼마 못 가서 한 여자가 합승을 했다. 베이지 색 블라우스 차렴의 그 여자는 커피 색 스타킹의 봉제선야 아슬아슬하게 드라날 만큼 짧은 가죽 스커트를 입고 있었 28 글쪼기 1

31 다. 앞좌석에 앉은 그녀의 머릿결은 열어둔 차창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에 흩날 리며 끊임없이 향긋한 삼푸 냄새를 풍겨 왔다. 택시는 계속 달렸다. 그녀는 깐 다려 를 몇 번씩어나 번갈아 가면서 꼬았다. 얼마 있다 그 여자가 내렸다. 나는 잠시 망 설이다 막 다시 출발하려는 기사에게 냐도 여기서 내려달라고 했다. 그 여자는 저 만치 또각EE각 걸어가고 았었다. 내 방에 들어온 수족관은 아크릴로 제작된 직육면체의 수조였다. 수족관올 셜 치해준 전문점 직원은 관리방법에 대하여 이것저것을 상세히 일려주고 갔다. 밑바 닥에는 모래, 자갈, 조개껍질 풍이 몇 겹의 지충윷 야루고 있었다. 해저 나라의 가 구들 같은 수초들 사야로 뿔나비돔을 비롯한 몇 종의 열대어들이 유유히 헤엄쳐 다녔다. 투명한 아크렬 너머로 비친 수중 공간은 수조 위에 켜져 있는 형광동의 밝거 때문인지 수정처렴 맑아 보였다. 그 공간 한 귀퉁이에서 산소공급가가 뽀글 뽀글하고 통글동글1환 기포를 뿜어 올렸다. 나는 유리 뚜껑 사이로 배합사료를 조 금 뿌려 넣었다. 아직 물고기틀이 몇 마리밖에 되지 않아 아크렬 너머의 공간은 조금 적막해 보이기도 했다. 냐는 탁자 앞에 놓여 았던 의자 하나를 끌어 당겨 수 족관 바로 앞에 앉았다. 지나칠 정도로 투명하고 밝은 수중 꽁간을 오래도록 바라 보고 있자니 눈이 가물가물해져 왔다. 그래도 나는 수족환 속에서 열대어들이 유 영하는 모습에 내내 넋올 놓고 았었다. 뿔냐버폼 한 마리가 소드 테일 한 마리를 뒤쫓았다. 냐는 불현듯 그들 사이에 비슷한 생김새의 가짜 물고기 한 마려를 집어 넣고는 어떤 일이 생길지를 관찰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금 내게는 가짜 물고기 가 없었다. 물고기들이 지나쳐 가자 물 속에서도 바랍이 이는 돗 수초틀이 일렁였 다. 내 가짜 물고기로 그 바함결이 진짜인지도 확인하고 싶어졌다. 수족관 속은 져 나철 정도로 밝았고 속속들이 투명해서 나는 내 눈올 거둘 수 없었다. 나는 의자애 앉아 멍하니 수족관 속올 바라보고 있었다. 블라인드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내 주 위는 진공상태 같은 침묵의 방음벽에 갇히려 하고 있었다. 나는 라디오를 켰다. 라 다오는 지지직거라면서도 그럭저럭 들올 딴한 소리를 내보냈다. 물고기들이 주퉁 이를 벙긋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 라디오에서는 곡목과 장르를 알 수 없는 이런저런 음악들이 흘러 나왔다. 이제 날은 완전히 저물었다. 수족관 위에 달려 있는 소형 형광등만야 어두컴컴해진 방 안을 희미하게 밝혀 주었다. 나는 여전히 가만히 앉아 어품 속에서 빛의 입방체로 떠올라 있는 수족관의 아크렬 수조를 바라보았다. 수족관은 투병하고 윤기 냐는 빛의 입방제였다. 그 안에 알록달록한 몇 마리의 열대어들이 담져 있었다. 디스커스 한 마리가 수초덤불을 헤치고 수변의 높이까져 치솟아 올라왔다. 이 수축관 서준환 29

32 수족관을 설치해준 전문점 작원의 딸로는/ 윷덩야처럼 생긴 유목의 등결을 물 속 에 넣으면 수조의 빛깔을 보기 좋은 연갈색으로 조절할 수도 었다고 했다. 내 앞에 있는 수조의 벚깔은 밝고 무색투명하기만 했지/ 약간 밴송밴송해 보이기도 하는 것 같았다. 물고기들이 휘젓고 다냐는 물살의 흐름을 따라 수초들이 실바황에 휘감기듯 가 볍게 일렁였다. 저 안에서도 바항이 얼까? 산소공급기는 계속혜서 뽀끌뽀글한 기 포툴 뿜어냈다. 이제 라디오에서는 곡목과 장르를 알 수 없는 이련저련 음악들이 그치고, 좌담 중언 돗한 두 남자의 목소랴 7]- 들려 왔다. 그뜰은 최근 범죄가 날로 흉폭해져 가는 추셰이며, 급기야는 그 동기가 얘매모호한 유희성 살인행각까자 속출하고 었다는 대용의 대당쏠 냐누고 았었다. 한 주 전 쯤에는 무직 상태의 스불 아홉 살 한모 씨는 택시애 합숭한 여숭책을 며행한 끝애 교살하여 인근의 야산어l 암매장한 사건 이 얼어난 데 야어 그제는 두 청년아 놀이터에서 뛰어 놀던 한 여자아이를 살해하 여 바로 그 놀이터에 암매장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y 그들은 사뭇 상각한 어조로 뉴스 좌담을 진행하고 았었다. 그들은 혼히 여성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엽기정 살 인행각에 따르재 마련안 강간상해 풍의 혼적이 피해 Ã}의 폼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 았다는 경찰의 부겁 결과와 범인들의 자백 내용 동에 근거하여 체포원 이률이 유 회성 흉악범양올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또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심충조사 와 법인플의 정신감정 용아 남아 았지는 하지얀, 이돌이 정신이상자라는 정후는 지급껏 전혀 눈에 뜨이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그즐은 서로 수고하셨다며 언사한 뒤 그 프로를 마쳤다. 이제 라디오에서는 다시 곡목파 장르를 알 수 없는 이런저런 음악뜰이 흘러 나왔다. 다는 라디오를 꼈다. 그리고 밤거려로 나서기 위하여 방을 나왔다. 수조 안에 집어넣올 유목 한 토막도 구하고 완구접 같은 데서 실제처럼 생긴 가짜 물고기도 하나 사야 했다. 복도 끝의 껴l 단올 내려가다 내 또래의 한 남자와 마주쳤다- 그는 뜻밖에도 내게 안녕하샤냐고 인사를 했다. 나도 안녕하시냐며 영겁결에 그의 인사를 받았다. 내가 와출하는 결 얄아본 목격자가 한 사합 생긴 셈이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의 건불을 허풍지퉁 빠져나왔다. 다음날도 냐는 수족관 앞에 의자흘 놓고 앉았다. 유쪽 향 토막야 들어간 수조의 빛깔은 그 사야 조금 짙어잔 것 같았다. 나는 완구점에서 사온 플라스딱 가짜 물고 기를 철사줄에 때달아 수조 안으로 툴여보냈다. 한 무려의 소드 테얼들이 산소공 급기의 공 7)방울 주위흘 뱀똘고 있었다. 디스커스 몇 마리는 가짜 풀고기 곁을 지 30 글쓰기 1

33 나쳤는테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불 한 잔을 들이키고 라디오를 켜려는꽤/ 바깥에서 계집아이들이 닦놀며 재잘 거리는 소랴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니 이 건물 발치에는 어련아이들이 모여 뛰어 놀만한 동네 놀이터가 하나 있었다. 몇 명의 여자아이뜰아 그 놀이터에 모여 즐겁 게 뛰어 놀고 었는 모양이었다. 냐는 잠서 망설이다 블라인드를 걷었다. 내 방의 창 너머로y 눈부신 햇살 속에서 서너 명의 여자아이들어 놀야터에서 미끄럼틀과 그네를 오가며 술래잡기 같은 놀이에 열중하고 었는 게 내려다보였다. 냐는 침대에 올라 무릎올 꿇고 그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띔박 질로 미끄럼틀의 겨l 단을 오르기도 하고, 팔랑팔랑 고무줄 념는 다리 동작을 해가 며 다가오는 술래를 피해 닿아냐기도 했다. 놀아터에 그 아이들 알고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은 멈추지 않고 이리저리 뛰 어다니며 깔깔거혔다. 그러다 누군가 지금하고 있는 놀이는 이제 재미없어졌으나 딴 놓이를 하자고 했는지, 아이틀은 뛰어다나기를 그만두고 놀이터의 한쪽에 모여 서 고무줄넘기를 하려고 했다. 그녀들의 울긋불긋한 책가방은 주위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 있었다. 자유의 길로~ 무찌르자 공산당 몇 천만이냐... 아이들이 고무 줄 넘기를 하느라 가벼운 흙딴지가 일였다. 한 아이가 일찍 죽고 한 아이만 남았다. 그 아이는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뒤춤에는 팔랑거리는 움직임에 따라 하늘하늘거리는 허l 야스천의 리본이 달려 있었다. 한 단계씩 성공할 때마다 고무줄 의 높이는 자꾸 올라갔다. 고무줄이 높아질수록 덩달아 커지는 율동의 폭에, 펄럭 이는 치마 자락이 몹시 거추장스러워 보였다. 벅차고 숨가빠 보이는 다리 놀림의 와중에서도 그녀는 일찍 죽은 탓에 한 켠에 나와 앉아 시무룩하재 노래나 따랴 부 르고 있는 같은 편 아이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거추장스려운 치마 자락을 사타구나에 끼고 어찌해보려다 그녀는 결국 자기의 키보다 훨씬 높이 올라 간 고부줄에 제대로 발을 엇걸지 못했다. 고무줄놀이는 선수 교대를 하고 다시 시작되었다. 자유의 길로~ 무찌르자 공산 당/ 몇 천만이냐... 이제 노란 원피스를 업은 아야는 고무줄을 발목애 건 채 내 시 션을 동지고 서 었게 되었다. 아이들의 맞은편에 서 았는 버즘나무의 그립자가 그 녀의 자리를 버스듬히 가로질러 길게 드리워졌다. 나는 그대로 그녀에게 내 사선 을 고정해두고 았었다. 바람에 부풀어오르려는 엉덩이 쪽의 치마폭을 가지련혀 하 려고 고개흘 뒤로 돌련 순간 그녀는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었던 나와 시선야 마주 쳤다. 그녀는 얼른 고개를 폴렸지만 나는 거기에 개의치 않고 계속 그녀룰 바라보 았다. 그녀는 다른 아이들보다 카가 한 뺑쯤은 더 커 보였는더L 내가 여전히 자기에 수족판 서준환 31

34 게서 시션을 거두지 않자 결국 짱나는 대로 확얀하듯 뒤쪽을 힐끔거리기 시작했 다. 이따금 과장해서 까료르 웃음을 터뜨리가도 했고 공연히 앞머리를 쓸어 넘기 기도했다. 그 후로도 한 시간 남짓 아이들은 고무줄놀이를 더 하다가 슬슬 어스름아 지자 놓이터에 툴러쳐져 있는 회양목의 산울타리에서 벗어나 각자 훌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게 생끗 웃어 보이고는 종종걸음을 쳐서 내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이채 희 pl 해진 버즘나무의 그립자는I 놀이터의 지변 위에 그녀가 서 었다 옮겨간 자국 을 굵은 사선으로 표시해두고 있는 것처립 보였다. 놀이터 가두리를 두르고 었던 그늘의 면적야 훨씬 더 넓어졌다. 풍성한 밤거리와 소요를 예버하듯 창으로 길게 내려다보이는 동네 놀이터와 주택가의 골목길과 상가 주변에서는 그 모든 것틀이 숨죽여고 있는 듯했다. 잡다한 소음들이 멸균되는 잠깐 동안의 시간인지도 모르는 열이였다. 냐는 라디오룰 켰다. 광고 방송야 끝나고 계속해서 곡목과 장르를 알 수 없는 이런저란 음악들이 흘러 나왔다. 날은 저불어가고 았었다. 나는 블라인드를 내렸 다. 어둑야둑한 대 방에서 수족판여 벚의 입방체로 한결 선명혜진 모습을 드러냈 다. 나는 의자를 끌어다놓고 수족관 앞에 앉았다. 밤거리에서 돌아와 건물 업구로 툴어서려는 순간 내게 안녕하사냐고 인사해 왔 던 내 또혜의 그 사내와 다시 마주쳤다. 그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안녕하시냐고 인 사했다. 나는 고개를 가우뚱거리며 날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실은 잘 모르지만 복 도에서 마주쳤는헤 같은 건물에 살고 였는 거 뻔히 알면서 모르논 체 할 수 없으니 까 그냥 인사하는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딜 다녀오는 길이냐고 물었다. 그냥/ 뭐... 하면서 이 불음을 얼버무리려 하자, 그는 씨익 웃으며 혹시 이 근방의 야산에 었다 오는 길이 아니냐고 불었다. 냐는 어 근방에 야산이 있었는지조차도 몰랐다 고 했다. 그는 며칠 전 나와꼭 닮윤사랑이 이속한 시각에 그 야산이 있는 결 본 기억이 냐서 풀어봤을 뿐이라고 했다. 냐는 아/ 그러냐면서 그 이속한 시각에 댁어 야말로 무슨 일 때문에 거기에 가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다시 씨익 하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짓더니/ 나의 되울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언제 시간 나면 자기 방에서 백주라도 한 잔 하자고 했다. 나는 그러자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만나서 반갑다며 새삼스럽게 악수를 청했다. 냐는 내빈 손을 맞잡 았다. 손이 웬지 까칠했다. 악수하며 내 야름을 밝허자/ 그는 자기를 그냥 구엔 또 는 반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냐는 좀 어리둥절했다. 그는 소리내어 웃더니/ 이룸에 관해서는 나중에 설명할 지회가 있올 것이고I 자기는 302호에 사나 언제든 놀러오 32 글씀기 1

35 라며/ 좀 늦었지만 자금 저녁 사 먹으러 나가는 길이라고 했다. 나는 언제든 들르겠 다고 했다. 그는 꼭 들르라면서/ 어쩌면 자기가 먼저 내 향을 찾을 수도 었는 일이 라고 했다. 나는 202호에 산다고 했다. 그는 알았다며 가볍게 고갯짓을 하고는 컨 물에서 나갔다. 내가 외출하고 를아온 걸 얄아본 목격자가 한 사랑 생깐 셈이었다. 냐는 내 방3프로 돌아왔다. 심지 세운 호롱불처렴 수족관은 어두컴컴한 내 방의 한 귀퉁이를 희미하계나마 밝혀주고 있었다. 나는 탁자의 스탠드도y 천장의 형광등도 켜지 않고 수족관 앞에 앉았다. 이제 수조는 완연하 연갈색으로 코팅해 놓은 수정 렌즈의 빛깔을 띠고 있 었다. 그러나 불과 뿔냐비돔파 디스커스y 소드 테일 몇 마리가 무성한 수초덤불율 헤치고 다닐 뿐안 아크렬 너머의 공간은 여전히 적막해 보였다. 나는 철사줄 달린 가짜 물고기를 수조 안에 접어넣고 한 번 혼들어보았다. 때마침 그 근처를 지나가 던 몇 마리가 화툴짝 놀란 몹짓으로 방향을 바꿔서 되돌아갔다. 투명한 연갈색을 띠게 되어서인지 수조 안의 공기는 일조량이 줄어들가라도 한 듯 한결 서늘하고도 밝아진 것처협 보였다. 나는 계속 가짜 물고기를 담가두고 았었지만, 수초를 일령야게 하는 물결의 바 람이 실제로 이는지를 감져하자는 못했다. 가짜 물고기를 빼냈다. 하품이 나왔다. 물 한 모금올 마시고 라디오를 켰다. 라디오에서는 한 남자가 열딴 목소랴로r 야모 양의 시신이 버록 자가가 신고 있던 스타킹에 목이 졸련 채 하반산이 벗겨져 있는 모습으로 현장에서 발견되긴 했지만I 부겁 결과 살해되기 전후로 강간당한 홉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 다. 그런 살인행각의 특정은 볍인이 왜 그 여성들을 무참히 살해해야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며 y 경찰이 아무리 이미 체포된 범인들을 추궁해도 그들의 자백 내용은 오리무중이라고 했다. 그들은 최근 범죄의 양상야 날로 흉폭해져 가는 추 세언 1:l},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사회에 이른바 무동기 범죄의 전면적인 동장아라 고 업을 모으고는 서로 수고했다며 그 프로를 마감했다. 이어서 라디오에서는 곡목과 장르를 알 수 없는 여련저런 음악들이 흘려 나왔 다. 수조 안의 산소공급기는 뽀글뽀글한 공가방울틀을 수중으로 뿜어 올리며 원활 히 작동하고 있었다. 나는 그딴 잠자려에 틀려고 라디오흘 꼈다. 블라인드를 걷자 놀아터에서 명랑하게 고무줄놀이에 열심인 그녀의 모습이 나 타녔다. 그녀는 여전히 뒤충에 팔랑거리는 레이스천의 리본아 달린 노랑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어제와는 달리 무릎 걸야의 차마 자락 밑으로 드러난 다리에 까딴 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수족판 서준환 33

36 하냐, 아가는 살짝 신 벗야 놓고 맨발로 한뜰한틀... 그녀는 y.이답지 않거l 견 다리를 쭉 뻗어 팔랑팔랑 춤추다시펴 하면서 자유자 재로 외가탁의 고무줄율 희롱했다. 고무줄을 창고 있는 찬구들이 얘 t 너 너무 잘한 다I 이제 고만 좀 죽어2}, 어휴 해가며 부러워하는 동안에도 그녀는 나바 같은 몸짓 으로 사뿐사뿐한 다려 놀립을 그만두지 않았다. 급기야 고무줄을 잡고 았던 한 아야가 삐친 얼굴로 고무줄을 내팽개치고는 팩 하고 돌아섰다. 그녀와 삐천 아이논 잠시 쌀다툼을 벌이고 냐머지 두 아이는 싸우 는 두 아아의 어깨를 잡아끌며 말리려고 했다. 그련때 그 순간 노랑 원피스의 그녀 는 눈길을 내 쪽으로 들어올렸다. 야마도 내가 여가서 여전히 자기훌 지켜보는지 확언하려는 것 같았다. 그녀의 눈걸은 강렬했지만 나도 그녀에게 쏠려 았는 눈길 을 거두지 않았다. 내 심장아 몹서 두근거리고 았었다. 결국 아이들온 이렇계 저렇체 타협을 보고 화해하게 되었는지 고무줄 놀이를 다시 시작했다. 여변엔 그녀가 술래였는데/ 그녀는 나와 마주볼 수 았는 위치에서 고우줄을 발목에 걸고 서 었었다. 개냐리 노란 꽃 그늘 아래 가지런하 놓여 았는 꼬까신 하냐... 질은 버즘나무의 그렴자가 고우줄놀이에 열심인 아이들 사이로 비스듬히 드려 워져 있었다. 그녀는 딴청을 피우는 척하면서 집요한 내 시션을 맞받았다. 그녀의 키는컸다. 혜가 가울어 방이 어둑해졌다. 막 나가려는데, 누군가 초인종윷 놀렀다. 구엔 또 는 빈이라는 친구였다. 문간에 서서 나는 지금 나가려는 참야었다고 했다. 그는 어 딜 가려는 거냐고 불었다. 나는 방에 수족관이 하나 있는꽤 r 열대어 전문점에 가서 마음혜 드는 물고기틀 더 사오려 한다고 대답했다. 그려고는 장사 후 종 더 정확하 게는 야광 물고기 칼은 걸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잘됐다며 저녁도 먹을 겸 자기와 같야 나가자고 했다. 나는 우선 현금 안출기에서 약간의 돈올 찾고는 그 친구와 함께 택시를 잡아탔 다. 그는 여기서 뭐냐고 물었다. 나는 좀 가야 한다고반 대답했다. 얼마 었다 한 젊은 여자가 우리와 합승하채 되었다. 택시 기사는 우려의 양해도 구하지 않고 길 가에서 손짓하고 았던 그 여자를 벗대로 합숭시켰다. 앞좌석에 앉은 그 여자는 베이지 색 블라우스 차림이었는데 짧은 가죽 스커트 밑으로 꺼 i다색 스타킹확 봉제션이 아슬아슬하게 드러나 었는 허벅지를 포개놓고 있었다. 살짝 열어둔 차창 톰으로 습진 저녁 바합이 불어와 앞에 앉은 여자의 머리 결에서 향긋한 참푸냉째를 퍼뜨렸다. 얼마 가지 않아 여자가 내렸다. 34 률~.7 1 1

37 기사는 딴일 뒷좌석에 손님뜰아 없었다면 저 여자는 분병 자기랑 여관얘 들자 고 했을 거라고y 기사 생활 십 년째라 저런 여자는 이제 척 보면 안다고 웅얼거렸 다. 그 말에 우리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I 기사는 뜻밖이라는 듯 후변경을 흘끗 보더니 지금까지처럼 묵묵허 운전반 계속했다. 택시는 악하지 않고 달렸다.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수족관 전푼점에서 나는 네온 테트라와 카디날 메트라라는 두 종의 야광 물고 기흘 두 세 마랴 구입했다. 종업원은 운반해 가는떼 어려움이 없도록 그 열대어뜰 을 답수가 든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해주었는데 수족판에 대해서 내게 계속 뭔가를 더 알려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별 말 없이 가게 안에서 이것저것올 구경하던 번은 아저1 저녁이나 먹자며 자 71 가 살 테녀 요 근처의 베트남 레스토랑어} 가자고 했다. 나는 그를 따라서 베트남 떼스토랑에 틀어가서는 그가 시키는 대로 t포호아 라는 쌀국수를 따라 주문했다. 잠시 후 음식이 테이블에 놓였다. 한국식으로 국수류에 반찬으로 놓고 먹음직한 단무지나 김치 같은 건 딸려 나오지 않았다. 대신 종업원은 국수에 얹어 먹는다는 숙주나물을 한 접시 가져 왔다. 나는 평소 그가 베트남 음식올 즐겨 먹느냐고 물었 다. 변발을 한 업 가득 넣고 우물거리던 그는 자기가 설은 베트남계라고 대답했다. 아버지가 한국 사람이고 엄마가 베트남 여잔데/빈 I 이라는 건 베트남에서 아야 때 불리던 이륨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그는 국수를 먹다말고 한참동안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 뜬금없어 r 자기는 아가씨라 불렬 만한 성언 여자들야 무조건 싫다고 잘 라 말했다. 성인 여자들은 죄다 흘레붙고 싶어서 별구멍으로 점액을 질질 흘려 대 고 남자만 보면 암내나 잔뜩 피우려 드는 색마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 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컸는지 주위에서 식사하턴 여자 손님들이 그를 한 번썩 돌 아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계속해서 홍분한 목소라로 남자와 달라 여자는 정산적으 로나 육체적으로나 아가씨란 아름의 성인으로 자라나지 않아야 옳았올 것이라고 했다. 종업원이 좀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주의를 주고 갔는쩨포y 그는 여전하 큰 목 소리로 여자의 폼에서는 사춘기를 전후로 하여 t 에스트로겐 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어 나오는데 이게 바로 버극의 씨앗아라며, 그전까지는 그렇게 밝고 고운 동화 속의 요청들이/ 그 여성 호르몬이 분벼되면셔 파리떼가 들러붙겨 좋아하는 -이건 벼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고 주장했다- 흉물들로 전락하게 되는 거라고 떠들어댔다. 우혀는 결국 국수를 다 벅지 못하고 그 식당에서 나와야 했다. 반은 식사하다 수족관 서준환 35

38 말고 홍분해샤 머안하게 되었다고 겸연쩍어했다. 나는 내 목격자의 의심을 푸는 데 성장했다고 확선할 수 있었다. 우려거 사는 다세대 주택의 건물에 돌아오}서/ 맥 주 한 잔이 아쉽다는 그 친구를 뒤로하고 나는 플라스틱 용 71를 소중척 챙겨 곧장 내 방으로 톨아왔다. 그러고 보냐 구엔 또는 빈, 그 친구는 여느 한국 사람들보다 눈이 더 동그황Jl 터러 한국말 발음야 어색해질 때가 었는 것 같기도 했다. 새로여 수조 안에 투입왼 서너 마리의 네온 태트라와 까디날 테트라로 내 수족 관은 한결 번화해진 것 같았다. 실내의 전등을 끄면 직육변체의 아크렬 수조는 농 도 짙은 어품을 그 부펴만큼 각지재 잘랴냈고/ 다시 수조 위에 달원 형광동마저 n변 야광 열대어둡은 암혹 속의 반닷불 같은 빛점으로 밥하늘을 유영하고 다니는 듯했다. 블라인드는 내려져 았었지만/ 총총한 날들의 틈 사이로 오후의 햇살이 틈입해 들어와서 방 안을 잠식한 어둠의 농도는 한결 붉어 보였다. 나는 우두커니 수족관 앞에 앉아 있었다. 초인종이 울렸다. 빈야였다. 빈은 내가 방에 있을 줄 알았다며/ 어제 못한 백주 한 잔 하러 들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캔 맥주가 든 벼닐봉지를 들 어 보였다. 내 방에 들어서면서 그는I 왜 이렇게 방을 어둡짜 해 두고 있느냐, 블라언드는 왜 내려놓고 있었느냐고 풀었다. 나는 잠시 며뭇거려다) 수촉판을 바라보고 었던 중이어서 그랬다고 답변했다. 그의 주의가 수족관 쪽으로 향했다. 그는 수족관어 아름답다며 y 이렇게 아름다운 수족판을 방 안에 들여놓을 정도면 내가 틀렴없이 알부자일 거라고 했다. 냐는 은행구좌에 몇 년 간 직장 생활하며 예금한 봉급의 일부와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이 물어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냐며, 자기도 얼마 전까지 택사 운전을 하다 요즘엔 좀 쉬고 있다고 했다. 빈과 냐는 벽에 붙어 았는 반원형 탁자를 사이에 두고 버스틈허 마주앉아 딸없 이 맥주톨 훌짝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좀 답답했는지 반은 블라인드를 경는 게 어떠냐고 했다. 블라언도를 걷자 눈부신 햇살이 방 안 가뜩 쏟아졌다. 어디선가 여 자아이들의 채잘꺼림이 들려 왔다. 빈은 이렬 게 아니라 자기 방에는 재미있는 게 많은데 같이 한 번 가보자 않겠느냐고 했다. 이 방에는 티브이나 비디오 같은 것조 차도 없어서 획 내가 성섬하겠다고도 했다- 나는 재미있는 거라면 무얼 말하는 거 냐고 풀었다. 그는 이를테면 난텐도 게엄 같은 전자오락이라고 했다. 우려는 잠시 발휴 앓고 맥주만 훌쩍거렸다. 여자아이들의 재잘거립이 또렷혜졌다. 냐는 실례 좀 하꼈다고 말하고는 창가로 갔다. ~ it./1 I

39 놀이터에는 여느 때처럼 그 여자아이들이 나와서 고무좋 놀여를 하고 았었다. 노란 원피스를 업은 그녀는 전과는 달리 붉은 구슬야 각기 두 개씩 달려 있는 머리 끈으로 양쪽 머려를 딴 모습이었는데 언제나처럼 경쾌하게 다리를 놀리고 었었다. 월 화 수 목 끔 토 얼 z 공주마마 납신다 상감따마 납선다.. 빈윤 묵묵혀 혼자서 맥주를 툴여카다 뭘 그렇게 열심하 보느냐며 창가로 다가왔다. 아번에 아이틀이 하고 있는 컨 두 가탁 고무줄놀야였다.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는 솜씨로 팔랑팔랑 고무줄올 념었지만/ 두 가닥에는 약한 지 고무줄이 높이 올라가가도 전에 일찍 죽 고 말았다. 그녀는 머리카락 한 올을 손가락으로 딸아 귀 뒤호 넘기며 쑥스러워하 면서도 내게 반쩍하는 사선올 훌끗 그어 보이고는 한켠으로 물러나 앉았다. 잠자코 창 밖을 바라보고 었던 빈은 저 노랑 원펴스를 엽은 여자아이가 내 애인 어냐고 풀었다. 나는 아무말하지 않았다. 여자아이똘은 깔깔거리면서 고무줄 놓아 에 열심이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공주마ut 납신다 상갑마마 납신다 빈은 나가자고 했다. 나는 장시 주저하다 그의 딸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목격자야기는 커녕/ 어쩌면 정반대로 내 알려바이의 중인야 될 수도 있는 일이였다. 우리 셋은 버즘나무 그늘이 져 었는 놀이터의 나무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그녀 와 놀던 다른 아이틀은 먼저 가고 아무도 남아 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이름이 유로, 이유로이며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했다. 그려고는 내가 저 위에서 자기 를 쳐다보기만 해 와서 무척 답답했다고/ 쳐다보고만 있을 케 아니라 일단 말올 걸어와야 할 거l 아니냐고 불벤 소랴로 따져 불었다. 왜 말올 걸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느냐고 묻자I 유로는 살짝 쌍꺼풀진 두 눈을 지그사 내려깔며, 내가 자가한 터} 첫눈얘 반한 결 다 눈치채고 있었다고 했다. 잠자코 었던 번이, 그랬던 것 같다 고 빙그레 웃으며 나 돼산 대답했다. 유로는 몸을 살짝 꼬면서 까르르 웃였다. 나는 따라 웃는 대신 고무줄올 참 찰 하더라고 진지한 말투로 칭찬혜 주었다. 유로는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나를 말끄러미 올려다보면서, 혹시 자기의 고무줄 솜씨에 반한 거 아니냐고/ 웃음기 머금은 목소랴로 풀어왔다. 이번에도 빈이 나 대신 아마 그랬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유로는 말똥말똥혜진 눈을 몇 번 깜빡거리더 나 번에게/ 그러는 아저씨는 누구냐고 붙였다. 빈은 내 친구라고만 대답하고는 잠 시 후 괜찮다변 자가도 유로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유로는 잠시 생각에 장긴 표정을 짓더니, 아저씨는 도대체 몇 살언데 자기처렴 어련 꼬마와 친구가 되고 싶 다는 거냐고 변박 주듯 발했다. 이 말에 빈은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유로 는 다시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고는 장난 한 번 친 거 가지고 되게 어쩔 줄 몰라한 다며 즐거워했다. 빈은 한결 전지해져서 y 자기는 전심으로 유로와 친구가 되고 싶 수쭉판 서준환 경

40 은 거라고 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다같이 찬해지자는 뜻에서/ 내얼야 마칩 휴일이 고 하냐, 어다 좋은 더}로 셋이 소풍이나 다녀오자고 제의했다. 나는 유로확 눈치를 살피며 망설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유로는 별 푼제 없다며 그러자고 했다. 우리는 금세 천해진 것 갈았다. 나는 유로의 머려를 쓰다듬다 머리끈에 달려 있는 구슬야 꼭 산수유 열째처럼 생겼다고 했다. 유로는 산수유 열매를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지나가다 예뻐서 샀다고 했다. 그러면서 l갱거i 머리 모양이 어떻냐고 물었다. 나는 예쁘다면서 부드러운 손결로 유로의 머릿결을 어푸딴졌다. 유로는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며 얼어섰다. 변과 나도 따라 얼어섰다. 유로는 내 일 보자며 잘 71-라고 손짓해 보이며 챈결옴으로 총총히 사라져 갔다. 어찌된 셈인 지 반은 그 사이에 웬지 멍해져 있었다. 냐는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때 주위에서 수군수군대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우랴논 그채서야 주위를 둘러보 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다써대 주택와 건물을 포함하여 놀이터와 가까아 었는 모 둔 집과 건물에서, 한결같이 헬쑥한 안색에 치뜬 눈을 한 여러 사람들이 창71-에 나와 우리를 지켜보며 뭔가를 자기들꺼려 끊임없이 수군거라고 있었다. 우리와 눈 길이 마주친 사람들은 업을 가리고 얼흔 파하기도 했다. 모픈 건물의 창가에 r 모든 사람들이 나와서 무표쩡하고 핏기 없는 얀색으로 우 리를 집요하게 관찰하며 끊임없어 뭔가를 자기들까리 웅얼대고 있는 줄도 모르고/ 빈과 냐는 유로와 얘기릎 나누는 데 몰입해 있었던 것이다. 어디선가 향불 피우는 댐새와 매캐한 연 71 같은 게 느껴자기도 했다. 빈과 냐는 도망치듯 놀이터를 빠져 나왔다. 수족판 앞에 앉았다. 라디오를 켰다. 여러 마랴의 열대어들야 무성한 수초 덤불 사이로 왔다갔다 했다. 곡목과 장르를 알 수 없는 야런저런 음악들이 흘러 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음악이 그치고 많은 사람률의 수군거림파 까닭모를 곡성이 들려 왔다. 희양목으로 둘러쳐져 있는 놀야터의 산울타리 바로 바깥에 붉은 경광등을 번쩍 이고 았는 경찰차와 파란 경광동윷 번쩍야고 있는 구급차가 도착해서 그대로 정차 해 있었다. 얼마 후 근방의 모든 건물에서 많은 사량들아 일제허 놀이터로 흘려틀 기 시작했다 그틀은 한결같이 무표정하고 헬쑥한 안색에 충혈된 눈을 치뜨고 있 었으며 굴뜨고 불안한 철음칠여로 한 발짝 한 발짝을 힘플거I 패디렸다. 놀이터에 서는 향불 펴우는 댐새와 해캐한 연 진동하고 었었다. 그렇게 몰려든 사람들 은 담벽 가까이에 았는 버즘나무 한 그루를 반원으로 풍그렇꺼} 에워썼다. 38 글쓰기 X

41 입어l 마스크를 하고 하얀 가운을 업은 남자들어 버즘나무 앞에서 흙구덩이를 깊이 파헤치고 있었고/ 그 옆에서 하얀 상복올 업은 여인이 아여고/ 아이고/ 이틀 어쩌나 하변서 목쉰 음성으로 뚱곡하고 있었다. 이옥고 파헤친 흙구덩야에서 하얀 가운의 남자들은 새빨장게 벌거벗겨진 채로 축 늘어져 았는 여자아이의 시신 한 구를 건져 올렸다. 방역원인 듯한 사내들이 우르르 나와서 그 얼대에 소독약의 연 기를 뿜어댔다. 상복을 업은 여인은 손을 휘휘 내저으며 여자아이의 시선에게로 다가가려다 사랍들어 제지하자 그만 흙더미 위에 거품을 토하고는 실신해버렸다. 앞에 툴러서서 무표정하고 헬쑥한 안색에 충혈된 눈올 치뜨고 서 었던 사람들이 실신한 상복 차림의 여인을 대선하여 한 목소리로 아이고, 아여고 하고 울부짖었 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차에서 의사가 걸어 나왔다. 그는 여자아아의 시선을 이 리저리 살펴더니/ 들고 온 가방에서 꺼내둔 메스로 그 자리에서 부검올 실시했다. 의사의 집도 아래서 여자아이의 살집이 고가토막처랍 헤쳐졌다. 그러더니 잡시 후 이흘 앞에서 지켜보고 있단 가죽 잡바 차렴의 한 남자에게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 로 져어 보이고는 부검을 끝냈다. 사내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담배를 피워 물 었다. 별안간 찌뿌둥하던 하늘에서 굵은 벗줄기가 내리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버 즘나무 앞에 몰려든 사람들은 그 급작스런 소나기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한 목 소리로y 아이고, 아아고 하는 곡성올 그치지 않고 있었다. 번과 나는 아칭 일찍부터 놀이터에 나와 기다려고 었던 유로를 렌트카의 뒷좌 석에 태우고 예정대로 소풍을 떠났다. 유로는 차에 오르며 자기를 혹시 유괴하거 나 납치하려는 건 아니냐며 깔깔거혔다. 묵묵히 차를 몰고 가던 빈은 웃는 얼굴로 혹시 그런지도 모른다고 했다. 유로는 여느 때처럼 노랑 원피스에 까만색 스타킹 을 신고, 산수유 열매처럼 붉은 구슬이 달려 있는 머리 끈으로 양쪽 머리를 땅은 모습이었다. 후변경에 비친 유로의 다라는 매우 길었다. 우리 차는 교통 체증아 심 한 시내에서 빠져 냐와 고속도로를 달렸다. 국도로 접어들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려는 길을 앓고 말았다. 빈은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길로 계속 차를 운전했다. 우리는 이름모를 어느 산 둥성이의 울타려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한 채 같은 지점을 계속 맴툴고 었는 것 같았다. 출발 할 때부터 차가 달려온 사이 후변경에 비친 유로의 다리는 계속 걸어지고 있었다. 냐는 장샤 졸다 깨어나/ 피곤하지 않느냐며 유로에쩨 할올 붙였다. 차가 달리는 사 이 f 걸어진 다리만큼이나 유로의 몸도 육감적인 아가씨처렴 자라나 있었다. 유로는 아가싸 같은 말씨로 언제 내려서 소풍을 즐기려는 거냐고 투덜거혔다. 빈은 오래 수족관 서준환 39

42 운전했더니 피로가 몰려온다고 했다. 이혈 줄 알았으띤 따라나서지 않는 거였다며 유로는 길어진 다라를 바꿔서 꼬았다. 유로의 짧은 원파스 자락 밑으로 까한색 스 타킹의 봉제션이 아슬아슬하게 드러냐 었는 허벅지가 보였다. 냐는 저기 보여는 길가의 버즘나무 밑애서 쉬었다 가자고 했다. 이제 야가씨 같아전 유로는 내 목에 팔을 휘감으며 그러자고 했다. 빈온 차졸 세웠다. 유로는 내리자마자 나무 풍치에 몸을 가대고 섰다. 앓은 원펴스 아래 풍만한 양감으로 봉 굿 솟아나 있는 유로의 젖가솜은 몹시 흐벅져 보였다. 손은 유로의 그 젖가슴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있었다. 유로가 머리 끈올 끌러 긴 머리를 풀어헤치자 때마침 불어온 산바람이 그 머랴결에서 향긋한 상푸 냉새를 휘감아 올려 풀내융 짙은 공 기 중에 퍼뜨려 놓았다. 유로는 자기의 머리결을 매딴지면서 y 망설이지 말고/ 자 누가 먼저 할거냐고 번 파 나에게 물었다. 그러변서 짧은 원피스 자락을 걷어 올혔다. 어쩔까 한참 망설이 는 듯하던 변은 결국 닿려들어 유로를 갈바닥에 쓰러뜨리고는 그녀의 몽올 깔고 앉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빈의 하반신 아랙 깔려 있게 되었으면서도, 유로는 책 락에 겨워하는 마녀처렴 깔깔거혔다. 그리고는 자기를 마음대로 해달라며 치마 자 락 밑에서 신고 었던 스타킹을 끌어 1쩌렸다. 홍분할 대로 홍분한 번이/ 널 갖고 싶 었다고 소리치며 웃통올 벗어붙이려는 순간 나는 근처에 혼하게 횡굴어 다나는 돌 조각으로 그의 뒷덜미를 내리찍었다. 어깨를 들썩여고 있었던 탓에 정통요로 맞지 는 않았지만? 그 타격으로 인해 변은 온몸애 힘을 잃고 맥없이 꼬꾸라졌다. 유로는 이며 축축해져 있을 거웃을 손바닥으로 살짝 가리며 대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저쩔 사랑해/ 아저썰 사랑해... 나는 뱀허물처렴 버려져 있는 스타 킹올 집어들고 그녀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녀는 가다렸다는 듯 가랑이 사야를 활짝 열었다. 나는 그녀의 폼올 깔고 앉아 목풀레에 스타킹을 칭칭 감았다. 잠시 놀란 돗하턴 유로는 썽끗 웃으며, 내가 변태냐고 묻더니 자기는 변태들이 참 좋더라고 했다. 냐는 변태률이/왜 좋으냐고 물었다. 목에 좌어오는 스타킹에 책책하고 기침 을 내뱉은 유로는 변태틀은 하냐같이 자극적어니까 그렇다고 했다. 나는 자극을 설컷 즐겨 보라며 단호한 태도로 그녀의 목에 강긴 스타킹올 었는 헝껏 잡아당겼 다. 유로는 얼굴이 새파랙져서 팔 다리를 버풍거렸지딴, 얼마가지 않아 싸늘해지는 체온과 함께 목부터 시작해서 온몸이 축 늘어졌다. 그때 빈이 머리를 뒤흔들며 깨 어났다. 냐는 번애게로 다가갔다. 빈은 허둥지둥 달아났다. 해는 뉘엿뉘엿 기울어 갔다. 내가 서 았는 국도변의 어디에서도 인가는 눈에 뜨이지 않았다. 닿아난 번말 고 목격자는 아무도 없었던 게 틀립없었다. 그렇다고 번이 나를 함부로 경찰에 신 4 굴쓰기 1

43 .ll할 수는 없는 일일 것 같았다 뭘 떨어뜨린 게 없는자 주위를 둘러보니, 붉은 구슬이 달려 있는 유로의 머리끈 이 버즘나무의 발치에 떨어져 있었다. 냐는 그걸 얼른 주워 호주머니에 집어넣었 다. 벌려서 산모롱이흘 돌아 전조등을 밝힌 트럭 한 대가 야쪽으로 달려오고 었는 게 보였다- 냐는 서둘러 유로의 시선을 트렁크에 실었다. 캄캄한 길아었다. 냐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근방의 야산에 유로를 파묻었다. 건물 업구로 틀어서려는 순간 언젠가 복도에서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는 내 또래 의 사내가 전번처럼 내게 안녕하시냐고 인사말을 건네왔다. 냐는 고깨를 샤우뚱거 리며 날 아느냐고 풀었다. 그는 실은 잘 모르져만/ 복도에서 마주쳤는떼 같은 건물 에 살고 있는 거 뻔히 얄변서 모르는 처l 할 수 없으나까 그냥 인사하는 거라고 했 다. 그러면서 어딜 다녀오는 길이냐고 붙었다. 그냥, 뭐... 하면서 이 물용올 얼버우 리려 하자r 그는 씨익 웃으며 혹사 이 근방의 야산에 었다 오는 길이 아니냐고 풀 었다. 나는 이 근방에 야산야 있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나와 버슷한 사람이 이속한 시각에 그 야산에 있는 걸 본 거억아 나서 풀어봤을 뿐아랴고 했다. 나는 아/ 그려냐면서 그 이숙한 시각에 댁이야말로 무슨 일 때문에 거기에 가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냐는 의자를 끌어다놓고 수족관 앞에 앉았다. 여전하 뽀글뽀글한 공기방울틀을 내뿜으며 산소공급기는 여느 때처럼 원활히 작동하고 었였다. 블라인도는 내려져 있었지만 총총환 날들의 톰 사이로 오후의 햇살아 틈입해 들어오+서 방 안을 참삭 한 어품의 농도는 한결 붉어 보였다. 나는 물 한 모금을 마사고는 트랜지스터 라디 오를 툴었다누가누가 잘 하냐 시간이었는지 라디오에서는 곡목이 가물가물한 동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개냐리 노란 꽃그늘 아래 가지련히 놓여 았는 꼬까산 하나) 아기는 살짝 산 벗어 놓고 땐발로 한뜰한들 나틀아갔나... 황학동 중고 시창에서 구업한 그 라디오는 비록 턱없이 낡은 젓이었지만 소리 만큼은 여전히 잘 나와서 그런대로 켜두고 았을 만했다. 턱분에 나와 내 방은 진공 상태 같은 칩묵와 방음벽에 갇히지 않올 수 있었다. 자리를 바꿔서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거기 앉아 았으니까 목조 탁자 위에 쌓인 먼지의 더깨가 보였다. 물걸 레질을 했다. 하품야 나왔다. 철사줄에 매달린 가짜 물고기룰 수조 안에 툴여보냈 다. 냐는 물고기들이 지나철 때마다 그 접근에 감웅하돗 수초들이 일령이는 결 보 면서 거기에서도 바람이 이는지 궁금했다. 나는 오래도록 가짜 불고가풀 담가두고 았었지딴 수초 덤불을 일렁이재 활 물결의 바람야 수조 안에서도 실체로 이는 지 수족관 서준환 41

44 를 감지해대지는 못했다. 가짜 물고기를 건져 올렸다. 냐는 가짜 물고기와 놀 수 있을 열대어들이 몇 마 리 더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금언출기에서 돈을 뽑았다. 은행 앞으로 택시가 지나가길래 잡아탔다. 얼마 못가서 초풍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합승을 했다. 요즘엔 꼬마 아이들도 혼자서 택시를 잡아타고 다닌다며 기사는 꽤 재미었다는 투로 웅얼거렸다. 그런 말에는 아무런 반웅도 보이지 않던 여자아이는 장시 후 뒤를 툴아보더냐 내게 자기량 어필 좀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불쑥 채의해 왔다. 그제야 냐는 그 여 자아이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커가 크고 얼굴야 창백했다. 처음 보는 여자 아이였 다. 그럼에도 냐는 혹사 유로를 아느냐고 불어보았다. 아이는 품는 말에 아무 대답 도 하지 않고 말끄러미 나를 올려보기만 했다. 눈동자가 유난히 말똥말똥했다. 기 사는 허허거리며 요즘 꼬마들은 당돌하다고 했다. 그러나 곧이어 당돌하다기보다 는 조숙하다는 말이 더 맞올지도 모른다고 고쳐 말했다. 나는 그게 무슨 말아냐고 물었다. 그러자 기사는 뜬급없이/ 자가는 아버지가 한국사람여고 어머니가 베트남 여자언 베트납계 혼혈아인데 한국의 꼬마들은 어렬 때 벌써 아가씨들처럼 성숙해 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려고 보니 기사는 여느 한국 사랍들보다 눈여 더 동그황고r 더러 우리말 발움이 어색해질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거l 기사와 몇 마디를 주고 받는 사어에도 아이는 말똥말똥한 눈으로 계속 나를 말11.려미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이름이 뭐냐고 붙어보았다. 아이 는 가연이라고 대답했다. 냐는 어딜 가려는 거냐고 다시 한 번 불어보았다. 아야는 가보면 안다고만 대답했다. 그 말에 거사는 숨죽여 킥킥거렸다. 아야가 원하는 곳에서 택셔는 멈춰 섰다. 나는 요금윷 내고 결국 가연이와 함께 차애서 내렸다. 낯션 동네였다. 도시 계획에 따라 이저} 딱 개발되고 었는 신시가지 처럼 주위에는 한창 공사중인 콘크리트 더미들말고는 야렇다할 건물도 없이, 이차 선 도로를 따라 길거I 나 었는 인도 양쪽으로 황량하고 삭막한 건설현장의 황무지 만이 챙탱그령하게 펼쳐져 있었다. 가연이가 내 손을 잡고 앞으로 이끌자, 기사는 내게 잘해보라며 까닭모를 미소틀 지어 보이고는 떠나갔다. 불가피한 일이었지만y 기사는 내가 가연여와 함께 내린 걸 기억하는 목격자가 될 거I 확실했다. 냐는 가띤이에께 l 혹시 고무줄놀이를 할 줄 아느냐고 풀어보았다. 가연이는 아 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내 손올 꼭 잡고 바쁜 걸음으로 1깎닫기만 했다. 나 도 입용 다물었다. 우려는 버즘나무가 가로수로 늘어서 있는 큰길 가를 한참 동안 42 ii:' ~ ;1'1 I

45 아나 직선으로 따라가다 우측으로 톨아서 콘크리트 71둥 같은 석재들이 잔뜩 쌓여 있는 공터를 가로잘려 오밀조밀한 주택가로 접어들었다. 한바탕 소나기라도 대리 치려는지 하늘은 찌뿌풍했다. 크기가 고만고만한 단독주택의 담장들야 고른 높이 흥 잇닿아 았었고r 그처렴 곧꺼l 나 있는 골목길의 끝에 전신주 하나를 기점으로 해서 좌측으로 완만하게 합어진 오르막킬이 이어졌다. 나는 가연이에재 어디까지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가연야는 야제 거의 다 왔다 고 했다. 이혈 거면 주택가의 골목 어귀까지 택시를 타고 들어올 일야지 무엇 때문 엑 거기에 한참 못 미쳐 내렸느냐고 대가 따져 묻À}, 아무도 우리가 어느 곳요로 향해 가는지 그 구체적인 장소를 알아서는 안된다고 가연이는 또박또박 답변했다. 붉은 벽돌로 정갈하게 지어진 몇 채의 다세대 주택 건물을 지나 완만하게 경사 전 콘크리트 계단의 내리막길에 가 닿았을 때 저만치서 t아이고f 아이고/ 하는 곡정, 또렷하게 틀려 왔다- 나는 의아한 눈초리로 가연야를 굽어보았다. 가연이는 빨 리 가자는 듯 꼭 쥔 손을 잡아끌었다. 나는 다시 걸음올 내닫을 수밖애 없었다. 가연야가 나를 끌고 간 곳은 많은 사함플야 밀집해 있는 어느 놀이터였다. 회양 목으로 둘러쳐져 았는 놀아터의 산울타리 바깔에는 경광동을 번쩍이고 었눈 경찰 차와 구급차가 각기 한 대씩 대기하고 있었다. 높아터에 들아서자 진한 향불 냄새 가 풍겨 와서 코끝이 매캐혜졌다. 모여 있는 사람들은 놀이터 한 귀퉁이의 버츰나 무흘 반원으로 에워싼 채 /아이고/ 아이고 하는 곡성을 계속했다. 가연이는 말없야 손가락으로 그쪽을 가리키더니 다른 버즘나무가 았는 데로 달 려갔다. 나는 가연이가 그 나무 풍치에서부터 와가닥 세로줄을 길거l 긋고는 고무 줄에서 노는 다리 놀립으로 팔랑팔랑 뛰어노는 것을 보았다. 찌뿌풍하던 하늘에서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거가 모여 았는 사람들은 그 급작스 런 소나기에 전혀 야-랑곳하지 않고 한 몽소리로 아이고, 아이고하는 곡성올 그치 지 않고 있었다. 잡시 후 내가 지나온 한 벽돌 건물에서 한 사내가 수갑을 찬 모습으로 두 명의 정복 경찰들에게 끌려나오고 았었다. 나는 그 건물과 그 사내를 알아보았다i 건물 은 내가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이었고l 사내는 내가 얼마 전 건물 입구와 계단에서 우연히 마주찬 내 3:.래의 청년이었다. 경찰플은.::L 사내를 거칠게 차에 태웠다. 내가 그걸 바라보며 한동안 멸거니 서 았였을 때 y 가죽잠바 차힘의 한 사내가 내게 다가왔다. 신분증올 채시하며 북부 경찰서 강력반 김주업이라고 밝훤 그는 방급 긴급 체포된 범인과 아 놀아 E1 애서 수쭉판 서준환 43

46 자주 어울리는 결 봤다는 주만툴의 제보가 있었다면서 내게 자겨와 같이 가줄 것 을 요구했다. 어느새 놀아터에 모여 였던 사람들은 해산한 상태였자만 멸랴 가지는 않고 바 로 그 놀 l 랴의 가두려에 삼삼오오 훌어져서 나를 미심쩍어하는 눈길로 쏘아보며 자기들끼리 훤가를 수군거리고 있었다. 나는 방금 체포환 샤랑이 범인임에 틀렴없 느냐고 풀었다. 김주임은 내 코 앞에 빨간 구슬이 달련 머리끈을 들이대며 I ò1 재 저 사람의 수족관 속에서 발견된 결정적 물증이라고 차가운 어조로 단언했다. 사 랍들은 여전히 입을 가련 채 고집스러운 모습으로 수군대고 있었다. 김주엄은 같여 갈 건지 안 갈 건지흘 빨리 알아서 결정하라고 다그치는 목소리 로 말했다. 그러더니 대뜸 자기는 민주 경찰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눈요효 가연이 를 찾았다. 버즘나우 아래서 놀고 있던 까연야는 그 사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이옥고 김주암이 혁짓올 주자 그 수하들은 나흘 떠멀다사피 하여 붉은 경 광둥이 번쩍이고 있는 숭합차에 태웠다. 잠시 후 사이랜야 울렸다.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블라언드는 쏟야져 들어오려는 바깥의 몇살을 차단 하고 았었다. 티브야에서는, 한 베트남계 청년이 이유로라는 초동학교 5학년 여자아이콜 유 괴 납치한 후 목졸라 살해하여 인근의 야산에 압매장하였음을 시인하였으나, 최근 잇따라 발생한 유사 범죄와의 연관성은 부인했다는 뉴스를 매시간마다 반복하여 보도하고 있었다. 뚜 팔올 휘휘 대저으며 상복 업은 모습으로 오열하고 있는 피해 자의 어머니가 오해도록 티브이 화면에 비쳤다. 바깥에서 여자아이들의 쩨잘거렵 l 틀려 왔다. 냐는 티브이를 꼈다. 블라인드를 걷었다. 아직까지는 환하지만 이미 시들어가고 있는 듯한 오후의 햇살 아래 여자아이들이 놀이터에 모여 고무줄 놀이에 열심인 모습이 길게 대려다 보였다. 나는 바깥오로 나왔다. 완딴하께 경사진 집 앞의 콘크리트 계탄을 내려오 자바로 놀아터였다. 냐는 고무줄 놀이를 하고 았는 여자아이 중에서 가장 커가 크고 얼굴이 창백한 여자아이에게 다가가서는 l 륨융 거억하고 있다는 듯 어떤 야름 하나를 랴틈거리 며 업에 올렸다. 아이는 놀란 눈올 하고는 자기는 냐훌 처음 본다고 했다- 다른 아 아들이 그 아이의 곁으로 다가서며 비록 웃음 띤 얼굴이긴 했지만 소곤거리는 목 소랴로 유펴범일지도 모릎다고 일러주었다. 나는 굳온 얼굴로 유괴범이 아니라고 했다. 아어들은 학화합거리며 장난이었다고 대 말올 받았다. 냐는 다시 한 번 그 44 률쓰기 1

47 여자아이에게 이름야 뭐냐고 물어봤다. 아이는 가연이라고 대답했다. 내가 그러냐며 뒤폴아서자/ 아이들은 이번엔 정발 수상쩍어하는 목소랴로 야상 한 아저씨라며 수군거렸다. 그때 사야랜을 울려며 경광동야 번쩍이는 승합차 한 대가 놀이터 쪽으로 다가왔다. 어떤 아이는 병원차랴고 했고/ 어떤 아야는 경찰차 라고 했다. 사이렌 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아이들은 나를 의섬스러워 하는 눈초리로 쏘아봤다. 나는 승합차가 다가오고 있논 반대 방향으로 회양목의 산울타리를 뛰어 넘어 무작정 도땅치기 시작했다. 대 방에서 블라언드를 걷으면 그늘 넓은 버즘나무 한 그루가 제일 번져 눈에 들어왔다. 놀이터에는 늘 아무도 없었다- 그 그늘 밑에서 팔베개를 하고 누워 었다 보면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결이 그 서늘한 날숨으로 길고 간 단잠을 불러올 것만 같았다. 그래서 냐는 궁금했다. 그런 바람이 일까? 나는 벽을 마주하여 쇠침대에 누웠다. 하얀 회벽에는 수변 밑의 햇살아 피륙 무늬처렴 자수( 刺 擺 )되어 있는 불결 의 그렴자와 무성한 수초덤불의 실루엣이 어른거렸다. 냐는 옆으로 툴아누웠다. 다음날 밤 나는 밤거려릎 배회하다 투명한 유리벽의 쇼윈도가 눈길을 끄는 어 느 수족관 전문점 앞에 멈춰 섰다. 종업원인 듯한 청년여 내게 y 된다고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와서 구경해도 가게 안에는 온통 각양각색의 풀고거들이 담겨 있는y 역시 각양각색의 수쪽관 들이/ 충층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수조의 빛깔이 제각기 달라 보였다. 내가 종업원 에게 수조의 유려색이 각기 다르다고 하자, 종업원은 어떤 나무토막을 들어 보아 며, 이렇게 숭덩이처럼 생긴 유목의 둥걸올 불 속에 넣으변 수조의 빛깔을 보기 좋은 연갈색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유목을 넣지 않으면 다소 맨 송땐송하기는 해도 수조 안아 훨씬 밝고 무색 투명할 거라고도 했다. 그 후로도 종업원은 수족관에 대하여 내게 뭔가를 더 알려주려는 것 같았으나, 나는 뿔나비폼, 소드 태얼 풍과 같은 열대어 몇 마리와 함께 아크렬 수조를 하나 들여놓으려면 대충 얼마나 들까를 되풀이 속생해보며 y 여자아여들이 고무줄높이 하듯 수초덤불윷 희롱하고 았는 풀고기들의 팔랑거립만 넋 나간 듯 바라보고 았었 다. 수족관 서준환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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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220 152*220 2011.2.16 5:53 PM ` 3 여는 글 교육주체들을 위한 교육 교양지 신경림 잠시 휴간했던 우리교육 을 비록 계간으로이지만 다시 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우 선 반갑다. 하지만 월간으로 계속할 수 없다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솔직히 나는 우리교 육 의 부지런한 독자는 못 되었다. 하지만 비록 어깨너머로 읽으면서도 이런 잡지는 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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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DF29B1E2BCFAA1A4B0A1C1A420A8E85FB1B3BBE7BFEB20C1F6B5B5BCAD2E706466> 01 02 8 9 32 33 1 10 11 34 35 가족 구조의 변화 가족은 가족 구성원의 원만한 생활과 사회의 유지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기능 사회화 개인이 자신이 속한 사회의 행동 가구 가족 규모의 축소와 가족 세대 구성의 단순화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 1인 또는 1인 이상의 사람이 모여 주거 및 생계를 같이 하는 사람의 집단 타나는 가족 구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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