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기획논단 대경포럼 2015 겨울 등록번호 대구-바 ISSN 통권 93호 발행처 대구경북연구원 (대구광역시 수성구 청수로 43 DFC빌딩 F5, 18, 19) 전화 팩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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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 겨울 통일과 지방자치제 기획논단 통일정책과 지방정부의 과제 / 지방자치단체의 남북 교류협력 활동 /대구경북의 통일 자산:신라의 일통삼한( 一 統 三 韓 ) / 통일시 대를 준비하는 대구경북, 무엇을 할 것인가? 인터뷰 통일문제, 중앙과 지방 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핫이슈 대구광역권 광역철도망 구축 DGI가 주목한 키워드 TPP, 미국 주도 대규모 FTA / 하르츠(Hartz) 개혁 인문학 강좌 변화하는 소셜 네크워크의 욕망 해외출장보고 시카고 와 밀워키, 글로벌 리딩 미국 물시장의 중심 ISSN 대경포럼 2015 겨울 61

2 CONTENTS 기획논단 대경포럼 2015 겨울 등록번호 대구-바 ISSN 통권 93호 발행처 대구경북연구원 (대구광역시 수성구 청수로 43 DFC빌딩 F5, 18, 19) 전화 팩스 홈페이지 등록일 2006년 5월 17일 발행일 2015년 12월 18일 발행인 김준한 편집위원장 오창균 편집위원 김성애(간사), 최영은, 최재원, 김세나 편집디자인 올댓플랜 窓 인쇄 성전인쇄 기획논단 ❶ 통일정책과 지방정부의 과제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11 기획논단 ❷ 지방자치단체의 남북 교류협력 활동 최철영 대구대학교 법학부 교수 15 기획논단 ❸ 대구경북의 통일 자산:신라의 일통삼한( 一 統 三 韓 ) 노중국 계명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20 기획논단 ❹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대구경북, 무엇을 할 것인가? 이재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표지 이야기 남북통일에 있어 지방자치단체 간의 교류협력은 중앙정부보다 자유롭고 신뢰구축에도 효과적이다. 민생 중심의 교류협력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평화통일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량덕

3 DGI 포커스 연구원은 지금 24 핫이슈 대구광역권 광역철도망 구축 김수성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26 DGI가 주목한 키워드 TPP, 미국 주도 대규모 FTA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정미ㅣ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하르츠(Hartz) 개혁 28 인문학 강좌 변화하는 소셜 네크워크의 욕망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32 특별기고 매월 마지막 토요일은 조부모와 함께 김화기 경상북도 노인효복지과 과장 34 인터뷰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 통일문제, 중앙과 지방 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담 오창균 대경포럼 편집위원장 44 해외출장보고 시카고와 밀워키, 글로벌 리딩 미국 물시장의 중심 남광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48 CEO 브리핑 ❶ 위안화 평가절하의 영향과 대응과제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51 CEO 브리핑 ❷ 대구출판인쇄정보밸리를 문화발신지로 만들자 최정수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54 DGI News 40 올겨울 이곳 ❶ 세대가 함께 떠나는 대구 여행 제안서 유은영 여행작가 42 올겨울 이곳 ❷ 허전함 꽉 채워줄 영덕 송년여행 유은영 여행작가 대경포럼 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도서잡지 윤리강령 및 잡지윤리 실천강령을 준수합니다. 대경포럼 에 실린 기사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사견으로 필자의 소속기관이나 본지의 공식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대경포럼 에 실린 기사와 사진의 무단전재를 금합니다.

4 기획논단 통일과 지방자치제 남북교류와 통일문제는 중앙정부의 주도적 영역이다. 1990년대 이후 참여주체의 범위가 확대되었으나 여건상 제약이 많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남북한 신뢰 구축과 화해 협력의 통일 환경 조성을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강조되는 시점에 지방의 역할 재설정 가능성을 모색하고 대구경북의 통일 관련 역량을 검토하였다.

5 통일정책과 지방정부의 과제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지방자치단체의 남북 교류협력 활동 최철영 대구대학교 법학부 교수 대구 경북의 통일 자산 신라의 일통삼한 노중국 계명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대구경북, 무엇을 할 것인가? 이재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6 기획논단 ❶ 통일과 지방자치제 통일정책과 지방정부의 과제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첫째, 북한 사회의 폐쇄성과 경직성 완화와 함께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둘째,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추진할 사업에 대해서는 상호 협의 조정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셋째, 지자체 간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정립하고, 동시 병행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의 통일 대북정책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의 해법으로 내놓은 신뢰 회 복 과 비핵화 진전 을 연계한 이른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는 나름 남북관계 정상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 이 이뤄지면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 방안인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 를 추진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추진은 남북 사이의 신뢰 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과거 대북정책의 기조였던 햇볕정책은 물론, 강경 위주의 정책이 북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지 못한 것은 결국 남북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다. 따라서 신뢰 형성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전제 조건을 달지 않고 남북한 간 대화를 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정상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래서 남북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고 핵문제에 진 전이 이루어질 경우,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통해 경 제 사회 분야 및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는 다름 아닌 남북 교류협력 프 로젝트다. 북한의 자생력 제고를 위한 전력 교통 통신 분야 인프라 구축, 개성공단의 국제화, 지하자원의 공 동개발을 비롯, 남 북 러 가스관 부설과 송전망 구축 사업, 나선 특구 등 북한의 경제특구에 진출하는 사업 이다. 또한 남북한 간 호혜적 경제협력과 사회문화 교 류의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보건 의료 협력과 녹색경 제(농업 조림 기후변화) 협력 체계화를 도모하고, 민 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학술 종교 등 다방면의 교류를 추진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치적 상황과는 구분하여 인도적 문제 6

7 의 지속적 해결을 추구하고 대북 지원의 투명성을 제 고하는 한편,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 지원, 이산가족 문제에서의 실질적 성과, 국군포로와 납북 자 귀환도 도모하려는 사업을 담고 있다. 대북 협력의 추진을 위해서는 남북 간 대표부 역할을 할 수 있는 남 북교류협력사무소를 서울과 평양에 설치하고,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주선하는 한편, 국제투자 유치 를 지원하려고 한다.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독일 순방 차 들 른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대북제안(3.28)에서도 비 슷하게 제시되었다. 드레스덴의 3대 제안은 북한 주 민의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구상과 제안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 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가능하다. 이것이 풀리지 않는 다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선( 先 ) 조건충족, 후 ( 後 ) 관계개선이라는 구도가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그와 같은 원칙 과 구상이 북한 입장에서는 존재의 불인정 내지 대북 우월적 자세를 바탕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곧 붕괴할 수 있다는 생각, 못살고 가난하기 때문에 남한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도움을 받 기 위해서는 정치 군사적인 문제, 즉 핵문제를 해결해 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현실적으로도 그렇고, 더욱이 남한 정부의 입장에서는 백번 맞는 말일 수 있 다. 그렇지만 정책의 상대인 북한에게는 수용이 거의 불가능한 정책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구나 체제 의 존립을 담보하는 핵을 아무런 보장 없이 포기하기 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만 하더라도 북한은 남한 의 흡수통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워 경계하고 있음 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에 대해서도 북한은 제안 이틀 만에 거침없는 비난을 쏟 아낸 바 있다. 대북 정책의 방향과 북한의 변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서 통일대박과 드레스덴 구상 까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일련의 대북 정책에 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에 일말의 진전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은 그와 같은 정책이 북한을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의 길로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작 금의 남북한 정치 군사적 관계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적대적 정치 군사적 관계를 어느 한 쪽도 먼저 타파하 려는 의지와 구상을 갖고 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어떤 정책이나 제안도 그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 다는 측면에서 볼 때 항상 보완하고 다듬어야 할 필요 가 있다. 이의 연장선에서 볼 때, 우리의 대북 정책도 통일을 실현하려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보다 새롭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는 통일 실현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을 찾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헌법 제4조에는 우리가 어떤 통일을 해야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것 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이다. 헌법 제66조에는 대통령이 그런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이런 형태의 통일이 북한에게 는 어떻게 비춰질 것인지. 흡수통일로 비춰질 것이 뻔 하다. 그러나 흡수통일이 우리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북한 붕괴가 아닌 북한 스스로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면, 독재와 사회주의체제인 북한이 평화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로 전환하 대경포럼 2015 겨울 7

8 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는 힘들다. 남한과 같은 체제를 수용하는 통일이 붕괴에 의해 서가 아니라면 어떤 형태의 통일이 되어야 할까? 그것 은 두말할 필요 없이 점진적 단계적 통일일 수밖에 없 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변화를 동반하는 통일이다. 그 러려면 북한 주민들 대다수로부터 남한의 체제와 사 회로 통합하는 데 동의를 얻어야 한다. 북한 사람들의 동의를 받아서 이루어지는 통일이 과연 가능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 리 하기 나름이다. 남북 간의 교류와 접촉면을 꾸준 히 넓혀 간다면 영영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북한도 틀 림없이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가 25년 전 동독에서 일어났고 그 결과 독일이 통일한 사례도 있다. 도무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북한도 사실 우리가 모 르는 사이에 많이 변했다. 작금의 평양 거리에는 차량 이 늘어 아침과 저녁에는 정체현상도 벌어진다. 북한 을 여행한 사람들에 의하면, 끼어들기와 신호위반도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한다. 녹색과 청색 등 여러 색깔 의 택시가 등장해 경쟁하고 있고, 경영 자주권이 확대 된 기업끼리도 서로 경쟁하고 있다. 장마당이라는 공식 시장도 있다. 장마당은 주민들이 자릿세를 내고 합법적으로 장사할 수 있는 곳이다. 장 마당이 북한 주민의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이며, 북한 당국도 그 기능과 역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북한이 더 이상 사회주의라고 할 수 없는 근거가 되는 것이 장마당이다. 그 뿐만 아니다. 평양에서는 나래카드라는 전자결 제가 가능한 카드를 발급받아 택시나 휴대전화 요금 지불에 쓴다. 이 카드는 외국인의 경우에도 은행 계 좌 없이 외화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이것 으로 평양 시내 쇼핑센터에서 물건도 살 수 있고, 심 지어 지하철 요금도 결제한다 하니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평양의 한 맥주바(창전거리 해맞이 식당 )에서는 포인트 카드 를 발급, 내 외국인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특성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보다 한 술 더 떠 사용액이 많을수록 포 인트가 높다. 예를 들어 지불액이 1000원이면 포인트 가 10점이지만, 5000원은 200점, 5만 원은 7200점, 이 런 식이다. 그 외에도 북한의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은 많다. 중 요한 것은 이런 변화를 통해 남한의 체제가 수용될 수 있도록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다. 북한이 시장경제 체 제 수용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갈 수 있도록 상 호 교류협력의 범위와 내용을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남북한 교류협력과 지방의 역할:방향과 과제 그렇다면 북한이 시장경제 체제를 수용할 수 있고, 자 유민주주의 체제로 이행할 수 있는 우리의 통일 및 대 북정책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그것은 다름 아닌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상의 통일이란 남북한이 경계를 초월하여 서로 넘나드는 상태를 말한다. 남북한 간 자본 기술 노동력 이 왕래하고 누구든지 자유 방문과 관광이 가능한 상 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북한을 우 리와 다른 체제의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그들 스스로 자신의 체제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8

9 다시 말해 통일을 지향하면서도 통일을 말하지 않 는, 북한의 체제 변화를 원하나 강요하지 않는 정책 이 필요하다. 서독 브란트 수상의 대동독 정책과 같 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원만한 교류협력이 남북한 간에 이루 어질 수 있다. 북한을 인정한다는 것이 북한의 모든 것, 모든 행위를 다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 극적인 대화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은 아무래도 정치 군사 문제에 더 치중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중앙정부보다는 지 방정부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지방정 부가 통일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실현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남북한 주민이 평화롭고 풍요하게 다정한 이웃으로 잘 살 수 있는 바탕을 아무래도 지방정부가 소상하고 치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국경을 초월하여 생산요소의 왕래가 지방정 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언제든지 방문과 관광이 가 능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면 중앙정부 소관인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개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남북한 지역 간 자매결연을 통해 추진 가능한 각종 사업을 전개하 는 것이 유의미할 것이다. 통일 전 동서독 사이에도 양 독 주민 간의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간 다양한 형태의 자매결연 사업이 있었다. 전문가 교 류는 물론, 체육 및 청소년 교류를 포함, 평화와 환경 문제 등 각 분야의 대화와 문화교류가 있었다. 남북한 간의 교류협력에 있어서도 지방자치단체가 갖는 역할은 막대하다. 지방자치단체의 대북 교류는 중앙정부의 대북 교류협력에 비해 훨씬 섬세하고 안 정적일 수 있으며, 남북한 사이의 이질성을 실질적으 로 극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2002년 10월 부산 아시안 게임과 2003년 6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같은 대북 협력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남북 지방 주민 들이 다양하게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한 교류협력은 어떻 게 추진해야 할까? 우선 다음과 같은 기본방향의 설정 이 요구된다. 첫째, 북한 사회의 폐쇄성과 경직성 완화와 함께 북 한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방자 치단체 간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사업의 중복을 피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도모해 효율적인 대북 협력 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상호 긴밀한 사업 추진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남북협력사업은 관련 북한 정 보 및 재원이 부족하여 효과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와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서로 공 유하고, 추진할 사업에 대해서는 상호 협의 조정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 체제를 확립하고, 중앙으로부터 예산 지원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자 체 차원의 대북협력사업 중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 주 민 간의 동질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업에 대 해 국가예산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 를 상대로 공동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지자체 간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정립하고, 동 시 병행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중 앙정부의 정책방향과 보조를 맞추면서도 지자체의 자 율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바탕 위에서 보다 많은 대경포럼 2015 겨울 9

10 대북 접촉과 교류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이 활성 화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의 해결도 모색되 어야 한다. 첫째, 대북 교류협력사업 관련 조례가 제대로 확립 되지 못해 대북 교류협력사업의 추동력을 얻지 못하 고 있는 점을 해결해야 한다. 남북 교류협력을 지원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법적인 뒷받침은 예산과 관 련된 조례 정도다. 예산을 제외한 다른 제도적 장치와 관련된 조례는 제정되어 있지 못한 편이다. 둘째, 대북 사업을 위한 지원기구가 제대로 구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원도와 경기도 및 인천시를 제 외하고는 지방자치단체의 대북교류사업을 지원하는 기구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못한 편이다. 셋째, 대북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재원 확보가 충분 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재원은 사업 추진의 원동 력이다. 사업이 얼마나 구체적이며, 실천 가능성을 띠 고 있는가는 재원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러나 대부분의 지자체 대북사업이 자체적으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막연히 중앙정부의 남북협력기금 에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자체 조달 을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대북교류사업을 위한 대북한 정보 획득과 접 촉 창구 마련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자치단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간 원만한 연결 관계가 이 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대북한 정보 획득은 남북 교류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북한 정보 획득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은 중앙정부에 비해 훨씬 못하다. 따라서 남북 교 류에서 지방자치단체에게 요구되는 필요 정보를 중앙 정부가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 다. 예를 들어 지자체는 대북사업 추진 시 대북 접촉을 어떻게 하고, 사업에 대한 협의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진행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갖추 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중앙정부가 적정 창구를 선택 하고 협의를 추진해 갈 수 있는 인적 물적 지원을 제 공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대북사업 추진에 대한 지역 주민이나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문 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2016년에는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한 교류협력이 활 성화하기를 기원해 본다. 10

11 기획논단 ❷ 통일과 지방자치제 지방자치단체의 남북 교류협력 활동 최철영 대구대학교 법학부 교수 대구경북이 통일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주민의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식 제고가 필요하다. 둘째로, 대구경북의 남북 협력사업에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대구경북이 한반도 통일시대 개척의 첨병으로 나섬으로써 수구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우리 지역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분단 70년, 대구경북의 평화통일 인식 청양의 해 2015년의 벽두는 희망에 넘쳤다. 광복 70 년 그리고 분단 70년이 되는 올해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큰 걸음을 기대했다. 통일부는 광복 분단 70년을 맞은 올해를 한반도의 통일시대를 개막하는 해 로 설정했다.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획기적 도약을 위한 계기가 남북 간에 마련되기를 기 대했다. 사실 분단 70년은 남과 북 사이에 정치체제는 물론 이고 일반 주민들의 사회상과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 서 심각한 이질화를 가져왔다. 이질화로 상호 간의 불 신은 반목을 넘어 서로를 철천지원수로 여기는 지경 에까지 이르렀다. 더욱이 대구와 경북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이슈인 통일에 소극적이고 남북 교류협력에 부정적 인식을 보여왔다. 이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의 통일의 필요성 에 대한 2013 여론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 다. 대구경북을 포함한 영남권의 주민들은 다른 지역 과 달리 통일에 대하여 필요하다는 응답은 적고 불필 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구체적 수치를 보면 통일 필요성에 대하여 영남을 포함한 전국 평균은 55% 정도인데 영남지역은 53% 이다. 반대로 통일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의 견은 전국 평균 45%인데 영남지역은 47%에 이른다. 전국과 지역의 차이가 2% 정도라는 게 별 의미가 있 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통일에 대 한 영남권의 인식 경향은 실질적인 문제로서 남북 경 제 교류협력에 대한 인식에 증폭되어 반영되어 있다. 남북 교류협력이 통일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은 전국 적으로 61.8%인데 영남권은 51.6%에 불과하다. 도움 이 안 된다는 의견은 전국적으로 38.2%인데 영남권은 대경포럼 2015 겨울 11

12 48.4%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통일과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여론조사의 지역범위로서 영남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포함한 범위이기 때문에 부산경남을 제외하면 대구경북의 통 일과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 심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부산경남은 2001년부터 2010년까 지 10년 동안의 지방자치단체 남북 교류협력에서 대 구경북과 확연한 차이를 넘어 천지차이로 다른 실적 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구는 10년 동안 어린이 내복 보내기 에 800만 원을 집행한 것이 전부이고, 경북은 과수원 조성에 4 억 원을 집행했다. 이에 비하여 부산은 9억 7000만 원 그리고 경남은 약 49억 6000만 원을 지원했다. 어림잡 아도 10배 이상의 차이가 있음을 숫자로 명확하게 증 명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통일과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인 식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명시하고 대통령의 평화통 일에 대한 책무를 규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을 무색하 게 만드는 것이며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 의 인식과도 큰 괴리가 있다. 더욱이 우리 현대사에서 압도적 다수의 대한민국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주민의 인식으로서는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갈 대통령직에 대한 관심만큼 우리나라가 직면한 국가적 당면과제에 대한 인식이 따라가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의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교류협력의 필요성 종래의 중앙정부 독점적 남북관계는 정권의 변화에 따라 통일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북 간 신뢰의 기초가 극과 극을 오가는 문제를 야기했다. 장기적이 고 확고한 남북 간 대화와 교류의 기반 조성을 위해서 는 중앙정부 중심의 정치적 군사적 남북관계(Top- Down)보다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경제 사회 문화 분 야 직접 교류에 기초한 민생 중심의 남북 교류 협력 (Bottom-Up)으로 남북관계의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 다. 남북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지역성에 기초한 교류협력은 비정치적 성격과 주민의 실질적 필요에 부응한다는 측면에서 남북 주민 간 풀뿌리 신뢰 구축 과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게 된다. 대구경북의 지역적 차원에서도 한반도 통일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북한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동해중남부선을 조기에 구축하여 시베 리아 횡단열차 노선에 연결하고, 남북 7축 고속도로가 완공되어 가는 시점에서 이를 아시아 하이웨이의 북 한 측 도로와 연결하는 등의 사업을 통해 대구경북을 통일시대 북방 진출의 전진기지로 육성할 수 있을 것 이다. 박근혜 정부의 드레스덴 정책 구상 및 유라시아 이 니셔티브 실천을 위해서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이 필요하다. 북한 주민의 민생 해결과 남북 한 이질감 해소를 위한 한반도 평화통일 여건 구축사 업으로서 그리고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 라 사업과 남북한 주민 간 동질성 회복 사업을 지역적 차원에서 이행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복합농촌단 지 조성을 위한 농업 축산업 산림공동개발사업, 북한 의 광물 등 천연자원개발사업은 우리 지역의 장점을 활용하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이기도 하다. 또한 대구의 문화예술 스포츠 분야와 경북의 유 교문화 역사연구 및 목판 등 문화재보전사업은 북한 이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우선적인 남북 교류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대북협력사업은 바람직하지만 일정 12

13 한 한계와 문제점 또한 갖고 있다. 우선 대구 및 경북 지역 주민의 통일에 대한 소극적 태도와 부정적 인식 을 개선하여야 한다. 그리고 대구경북 지역은 평화와 통일 문제뿐만 아니라 남북 교류협력사업 관련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 외에도 대구경북은 한반도의 주변 정세 및 남북 당국 간 관계 변화에 무디 거나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지역경제의 발전 둔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의 지방자치단체 교류협력 경험 냉전시대에 서독은 할슈타인 원칙을 고수하며 동독의 외교적 고립을 목적으로 동독의 상호교류협력 요청을 거부했었다. 하지만 1969년 빌리 브란트 서독 수상은 동방정책(Ost Politik)을 채택하여 동서독 간 무력행사 금지협정을 체결하고, 동서독 관계의 특수성 인정과 교역 및 인적 접촉을 허용하였다. 이어서 동서독 기본 조약을 체결하고 상호체제를 인정하는 등 분단 후 갈 등하고 반목하던 동서독 사이의 관계에 획기적 진전 을 이루어 냈다. 이러한 동서독 관계의 발전 과정에서 체결된 문화 협정을 통해 지자체 간 교류협력을 위한 자매결연이 이루어졌다. 지방자치단체 간의 교류는 통일 이후에 동서독 간의 행정통합과 국민통합 과정에서 매우 중 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예컨대 1985년 11월 자르란트 주지사 라폰텡과 동독 의 호네커 서기장의 회동에서 자르로니스 시와 아이젠 휘텐쉬타트 시의 자매결연이 이루어졌다. 이후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까지 700여 개의 서독 지방자 치단체가 동독 자치단체에 자매결연을 희망하고 있었 으며 62개 지자체 간에 자매결연이 성사되었다. 그리고 지자체 교류는 간접적 방식에서 직접적 방 식으로, 비정치적이고 인도주의적이며 전문적인 분야 에서 진행되어 행정인력과 주민참여를 동반하는 방향 으로 진행되었다. 동독과 서독의 자치단체 간 협력의 상대방 선정기준은 지방자치단체 간의 특성을 반영하 여 성사되었다. 2차대전 당시 피해도시로서 함부르크와 드레스덴, 대학도시로서 칼스루에와 할레, 항구도시로서 뤼백과 비스마르, 국제박람회도시로서 라이프치히와 하노버, 철강중공업도시로서 딜링겐과 호이어스베르다 간에 상호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졌다. 동서독 간의 지방자치단체 협력은 동독에서 지자체 부단체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단이 서독 지자체를 방 문한 후 서독 지자체 대표자들이 동독을 방문하여 교 류에 합의하고 이후 동독 지방자치단체장이 서독 지자 체에 방문하여 협정서에 서명하는 절차로 진행되었다. 서독의 트리어 시와 동독의 바이마르 시의 경우에 도 이러한 절차를 통해 자매결연에 합의하였다. 이때 체결된 양 도시 간의 자매결연 협정서에는 지방자치 단체 수준에서의 정치 교류, 도시개발과 노동에 대한 정보와 경험 교환, 양 지역 내의 기관, 단체, 협회 등의 공동협력, 연간 교류계획의 수립과 교환 방문 및 자료 교환 등이 명시되었다. 실제적으로 서독 지방자치단체의 동독 지방자치단 체 지원은 행정 지원, 인적 지원, 재정 지원 그리고 사 무용품 지원 등이었다. 전반적으로 독일의 통일 이전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협력사업은 전시회, 음악회, 영 화 상영, 작가 초청강연 등 문화교류사업과 도시계획, 건축, 유적보존, 환경문제 등 전문가협력사업, 그리고 어린이 미술경시대회 및 축구, 탁구팀 교환 등 청소년 및 체육교류사업이 진행되었다. 독일 통일 이전 자매결연 관계에 있던 62개의 지방 대경포럼 2015 겨울 13

14 자치단체는 1990년 10월 3일 통일 이후에도 자매결연 을 연장하여 집중적인 행정 지원과 교류협력을 하였 다. 앞서 서독의 트리어 시와 동독의 바이마르 시의 경 우에도 자매결연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는 협약을 체 결하고 이를 통해 청소년을 포함한 시민교류의 활성 화, 지방행정의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 유럽연합에서 의 협력을 합의하였다. 지자체 간의 자매결연은 상대방 지자체와 문화, 예 술, 청소년 등의 교류를 통해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 고 상호신뢰를 증진시키며,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효과 가 있었다. 통독 후 서독과 자매결연을 체결했던 동독 의 도시는 타 도시에 비해 빠르게 발전하고 양 지역 간 행정통합과 주민통합에 기여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통 일 후 동독 바이마르 시에서는 동서독 교류협력에 관 여한 서독 출신 인사가 시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대구경북의 통일시대 선도를 기대하며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성립한 신라는 일통삼한 ( 一 統 三 韓 )의 통일의지로 한반도에서 최초의 통일국 가를 수립하였다. 신라의 통일 경험에는 화랑문화라 고 하는 진취적이며 자유로운 정신사적 기반이 있었 다. 대한민국의 대한( 大 韓 ) 도 마한, 진한, 변한의 삼 한이 통합하여 더 큰 한국을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 간다는 자부심이 있는 지역 으로서 대구경북이 평화통일과 남북 교류협력에 주도 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구경북이 통일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주민의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식 제고가 필 요하다. 우리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이고 정신사 적인 전통의 기반을 확산하고 현실의 문제로서 지역 의 미래와 경제발전의 중요한 모티브로서 남북 교류 협력에 대한 이해와 지지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 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의 통일과 남북 교류협력에 대 한 관심과 주도적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화적 기반을 조성하고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중심 체로서 (가칭)대경통일평화원 의 설치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로, 대구경북의 남북 협력사업에 지역의 다양 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남북 교 류협력사업은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에 기초하여 지역 내의 관련 민 관 학이 네트워크와 거버넌스를 구축해 서 추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남북협력 사업 실효성 확보 차원에서 남북 교류협력을 위한 재 원 확대와 남북 교류협력사업 시행을 위해 중앙정부 를 통한 북한 관련 정보의 소통이 요구된다. 또한 당장 지역의 거점연구기관에서 대구경북 남북 교류 기본 구상 등 지역이 남북 교류협력에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셋째, 대구경북이 한반도 통일시대 개척의 첨병으 로 나섬으로써 수구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우리 지역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남북이 공감하고 있는 북한 산림 복구의 필요성을 백두대간 프로젝트화하여 대구경북의 치산 녹화 성공의 역사 적 경험과 산림을 통한 휴양과 치유를 추구하는 현 정 부의 산림정책을 북한에 접목한다면 가장 비군사적인 분야에서 우리 민족의 다음 세대에게 마련해 줄 수 있 는 현 세대의 최고 선물이 될 것이다. 넷째, 중앙정부도 통일문제에 지방이 적극적으로 역 할할 수 있도록 지방분권의 폭을 넓히고, 남북통일의 통로와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남 북교류협력사업지원특별법 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14

15 기획논단 ❸ 통일과 지방자치제 대구경북의 통일 자산: 신라의 일통삼한 一 統 三 韓 노중국 계명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대구경북 지역은 최초로 일통삼한을 이룩한 신라의 발상지이면서 통일의 원동력을 키워 간 곳이었다. 통일 이후 통일국가와 사회를 경영한 심장부였다. 따라서 대구경북 지역에는 통일의 자산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일통삼한이 주는 역사적 의미를 자산으로 잘 계승하고 활용할 때 대구경북은 미래에 다가올 통일한국이 나아가야 길을 제시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영원한 우방도 적국도 없는 국제 관계 국제 관계를 말할 때 흔히 영원한 우방도 없고 영원 한 적도 없다 고 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 제든지 무슨 약속이라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빗대 어 한 말이다. 이 말은 오늘날 국제 관계에서뿐만 아니 라 한반도를 둘러싼 고대 동아시아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만주와 한반도에는 청동기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정 치체들이 생겨났다. 한강 이남 지역에는 이른바 삼한 78국으로 불리는 정치체들이 존재하고 있었고, 지금 의 북한 지역과 만주 지역에도 비록 이름과 그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역시 많은 정치체들이 성립하였다. 이후 생산력의 발전과 집권력의 성장에 따라 각 지 역에서는 정치적 통합운동이 일어났다. 이러한 통합 과정을 주도한 것이 만주 지역에서는 고구려였고, 한 반도 서남부 지역에서는 백제였고, 한반도 동남부에 서는 신라였다. 이리하여 삼국이 정립하였다. 이 과정 에서도 우방이 적이 되고 적이 우방이 되기도 하였다. 삼국 정립 이후 신라는 4세기 중엽에는 고구려와 연 합하였지만, 5세기 전반에 오면 이른바 나제동맹 을 맺어 고구려에 대항하였다. 551년에는 백제 가야와 함께 고구려를 공격하여 백제가 한강 하류 유역을 회 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곧이어 백제와의 동맹 관 계를 파기하고 한강 유역 모두를 점령해 버렸다. 이후 백제가 고구려와 연병하여 압박을 가해 오자 신라는 고립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당동맹을 맺어 대항 하였다. 이처럼 삼국은 자국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때로는 화호를 하고, 때로는 대립과 전쟁을 하였다. 세력 균형 을 이루기 위해, 때로는 중국 대륙이나 일본 열도의 세 력을 끌어들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모 대경포럼 2015 겨울 15

16 신라군이 당나라 육군을 크게 격파했던 매초성 유적지 두 치열한 국제 관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에서 나온 것이었다. 신라의 일통 과정 삼국 사이에 되풀이되던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 신라의 삼국 통일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 던 토대는 진흥왕 대에 놓였다. 진흥왕은 554년 백제 와 벌인 관산성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여 한강 유역 일 대를 모두 차지하였고 중국과 직접 교통할 수 있는 항 구를 확보하였다. 이는 신라의 발전에 큰 분수령이 되 었다. 이후 신라에 몇 차례의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 선덕 여왕 때는 여주가 나라를 잘 다스리지 못해 위엄이 서 지 않아 이웃 나라들이 무시한다 는 당 태종의 말 때문 에 진골 귀족들은 서로 갈등하게 되었고, 급기야 비담 의 반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신라는 황룡사9층목탑의 건립을 통해 국가 안위와 왕실의 안정을 도모하였다. 642년 백제의 대야성 함락은 신라 조정을 크게 동 요시켰다.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김춘추는 직 접 고구려와 왜에 가서 군사 원조를 요청하였지만 뜻 을 이루지 못하였다. 마지막 방법으로 김춘추는 648년 당나라에 들어가 당태종과 담판하여 나당 군사동맹을 맺었다. 이때 대동강 이남의 땅은 신라가 차지한다는 전후 처리 문제에도 합의하였다. 그러나 당의 한반도 정책은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 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신라마저 자국의 영토로 편입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당의 정책은 신라의 통일 정책 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었다. 이로 말미암아 신라 의 대당전쟁이 전개되었다. 7년간 벌어진 전쟁에서 신 라는 675년 9월 매초성 전투에서 당나라 육군을, 11월 기벌포 해전에서 당나라 수군을 대파하여 마침내 한 반도에서 당군을 몰아내었다. 나당동맹과 대당전쟁은 극과 극의 형태이다. 한때의 우호 관계가 적대 관계로 전환된 것이다. 나당동맹이 고구려와 백제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대당전쟁은 당으로부터 자국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었 16

17 다. 대당전쟁은 강대국을 상대로 전쟁도 불사한다는 신라의 강단을 보여준다. 그 결과 신라는 삼국을 통일 할 수 있었다. 신라의 일통삼한 표방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대동강 이남의 땅을 차지한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 삼국통일 이라 부 르고 있다. 그러나 신라 당대인들은 이를 일통삼한 ( 一 統 三 韓 ), 삼한위일가( 三 韓 爲 一 家 ), 합삼한( 合 三 韓 ) 이라고도 하였다. 이러한 표현은 삼국보다 삼한 을 앞세우고 있다. 삼국을 삼한으로 표현한 것은 7세 기에 들어와 당이 먼저 하였다. 그렇지만 신라가 일 통삼한 을 표방한 것은 신라 나름의 역사 인식에서 나 온 것이다. 삼국통일 과 일통삼한 에서 통일 과 일통 은 의 미상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삼국 과 삼 한 에는 역사적 성격에 차이가 있다. 삼국 은 단순히 세 개의 나라이다. 따라서 삼국통일 은 세 개의 나라 를 통일하였다는 현상적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일통삼한 에는 삼한을 일통해야 할 당위성이 들어 있 다. 삼한은 한( 韓 ) 을 근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한강 이남 지역에 주로 거주한 종족의 명칭이 었다. 이 종족들이 남한 각 지역에서 정치체를 세운 후 마한, 진한, 변한을 형성하였다. 이를 삼한이라 한다. 이 삼한에서 발전한 것이 백제와 신라였다. 신라는 고 구려도 삼한에서 발전한 것으로 보았다. 이리하여 삼 한은 삼국을 지칭하게 되었다. 최치원이 진한을 신라 에, 변한을 백제에, 마한을 고구려에 대응시킨 것도 이 러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한에서 삼한이 나오고, 이 삼한에서 삼국이 나왔다 고 하는 것은 한의 분화를 말한다. 분화된 것은 다시 통합되어야 한다. 따라서 갈라진 한을 통합하는 것은 역사적 당위이고 소명이 된다. 이렇게 보면 신라의 삼 국 통일은 당연히 합쳐야 할 대상을 합친 것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신라는 삼국통일을 일통삼한으로 표방 하였던 것이다. 신라인들은 일통삼한을 크게 자랑스럽게 여겼다. 일 통의 토대를 놓은 무열대왕에게 당나라 태종과 같은 태종 이라는 묘호를 올렸고, 태종대왕과 문무대왕의 신주는 시조대왕과 더불어 세세토록 종묘에서 옮기지 않는 불천지주( 不 遷 之 主 )로 하였다. 전국을 9주로 나 누어 천하를 통일하였다는 의식을 드러내었다. 중앙 의 핵심 군사 조직인 9서당을 신라민은 물론 백제민, 고구려민, 말갈인, 보덕국인으로 구성하여 이들 모두 가 신라국왕의 지배를 받는 신민이 되었음을 널리 알 렸다. 신라가 일통할 수 있었던 배경 신라의 일통삼한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오랜 준비 과정을 거치고 또 많은 대가를 치른 후 이루어 낸 것이었다. 일통삼한을 이루기 위해 신라의 귀족들은 국가의 위기 앞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였 다. 자신은 물론 자식까지 전장에 데리고 가서 죽음을 무릅쓰고 적과 대적하였다. 이러한 솔선적인 모범은 군사들을 감동시키고 사기를 높였다. 신라는 교양과 무예를 갖추고 있으면서 한 시대를 담당할 인재를 양성하였다. 인재 양성의 산실 역할을 한 것이 이른바 화랑도였다. 김대문이 쓴 화랑세기 에 나오는 어진 보필자와 충신은 이로부터 나왔고, 훌륭한 장수와 용감한 병졸은 이로부터 생겼다( 賢 佐 忠 臣 從 此 而 秀 良 將 勇 卒 由 是 而 生 ) 이라는 말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대경포럼 2015 겨울 17

18 신라는 복잡한 국제 정세를 정확히 읽고 자국의 실 리를 최대한으로 살리는 외교력을 구사하였다. 김춘 추와 같은 최고 실권자가 직접 외교 전선에 뛰어들었 고, 김인문과 김양도와 같은 외교 전문가들은 7, 8차례 나 당에 사신으로 갔다. 승려 원광과 명문장가 강수는 외교 문장 작성을 전담하여 수나라 및 당나라 조야의 마음을 움직였다. 문무왕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무력에 의존함도 있지만 문장의 도움도 컸다 고 한 말은 외교 문장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신라 왕실은 전장에 나가 죽은 병사들의 명복을 빌 기 위한 법회를 연다든가, 유족들에게 일정한 물질적 보상을 한다든가, 공을 세운 자들에게 적절한 포상을 한다든가 하는 조치들을 통해 민심을 잃지 않았다. 이 러한 조치들은 민들로 하여금 국가적 위기 상황에 자 신을 희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신라는 불교를 통해 호국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유 학 교육을 체계화하고 도교도 배척하지 않았다. 삼교 를 모두 포함한 이러한 사상을 최치원은 풍류도라 하 였다. 이 풍류도는 진흥왕이 화랑도들이 반드시 배워 야 할 사상으로 언급한 풍월도와 같은 것이다. 풍월도 (풍류도)는 신라인의 사유 세계를 탄력성 있게 하여 사회 구성원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통삼한 의 역사적 의미 신라에 의한 일통삼한으로 우리 역사에서 최초의 통 일국가가 만들어졌다. 따라서 일통삼한이 우리에게 주는 역사적 의미는 크다. 일통삼한은 무엇보다도 전 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가져왔다. 민들은 전쟁의 공 포로부터 해방되었다. 신라 왕실은 이자 탕감령을 내 리고 병장기를 녹여 농기구를 만드는 등 전쟁에 쏟아 부은 경제력을 민생 경제로 돌려 민생의 안정화를 꾀 하였다. 일통삼한은 대동강 이남의 공간을 하나의 정부, 하 나의 법률 아래에 두었다. 그리고 언어의 통일과 풍습 의 동질화를 통해 삼국이 대치하면서 생겨난 이질성 을 극복하려 하였다. 그 결과 한과 예의 종족적 구분은 없어지고 모두가 신라민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었다. 이리하여 일통삼한은 한민족 형성의 일차적인 토대가 되었다. 일통 이후 신라는 백제 문화, 고구려 문화를 적극 흡 수하고 여기에 더하여 당나라 문화와 서역의 문화까 지 받아들여 문화의 융성을 가져왔다. 석굴암과 불국 사, 성덕대왕신종으로 대표되는 유적과 유물은 통일 문화의 빼어남을 입증해 준다. 일통삼한을 이룩한 신라는 일정한 원칙하에 백제 유민과 고구려 유민들을 관료로 등용하거나 중앙 군 단의 군사로 등용하였다. 또 백제 지역과 고구려 지역 의 주요 산천을 국가 제의 체계에 편제하였다. 승자 독 식이 아니라 소수자와 피정복민을 배려한 것이다. 피 정복민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은 유민들의 저항과 지 역 갈등을 최소화하여 사회적 안정을 이룰 수 있게 하 였다. 신라의 일통삼한에 대해 당이라고 하는 외세를 끌 어들여 동족 국가를 멸망시켰다는 비판과 대동강 이 남 지역만 영토로 하였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리 사 회에 여전히 내재하고 있다. 그러나 삼국시대는 아직 민족이 형성되기 이전이었고, 설혹 민족의식이 형성 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왕조의 존립이 우선한 시기 였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가 연병하여 가해 오는 압 박에 대응하기 위해 나당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로 대동강 이남 지역을 영역으로 확보하였던 것이다. 이는 신라가 처한 시대적 조건의 산물이다. 18

19 신라와 백제의 교류 관문이었던 무주의 나제통문 통일 자산으로서의 일통삼한 우리나라는 반만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였 다. 그러다 보니 우리 역사는 통합되었다가 분열되고, 분열되었다가 다시 통합되는 과정을 되풀이하였다. 분열은 통합이 이룩한 효과가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생 겨났으며, 새로운 사회의 출현을 열망하게 하였다. 통 합은 분열이 배태한 희망을 싹 틔워 새로운 사회를 만 들어 나가는 활력소 역할을 하였다. 이렇게 분열과 통 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한 단계 더 발전하 고 문화 수준도 더 높아졌다. 대구경북 지역은 최초로 일통삼한을 이룩한 신라의 발상지이면서 통일의 원동력을 키워 간 곳이었다. 통 일 이후 통일국가와 사회를 경영한 심장부였다. 따라 서 대구경북 지역에는 통일의 자산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이 통일의 자산은 신라가 일통삼한을 이루는 과 정에서도 찾을 수 있고, 일통삼한을 이룬 이후 신라의 통합 정책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대구경북은 공동체와 공적인 일을 위 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이 필요하다. 오악을 유오산수한 화랑도의 기 백을 살리면서 평화를 지향하고 민생을 걱정하는 일 꾼들을 양성하여야 할 것이다. 신라가 피정복 지역민 들을 포용한 것처럼 타 지역 사람들도 포용할 수 있도 록 마음을 열어야 할 것이다. 풍월도(풍류도)처럼 탄력성이 있는 사유를 통해 사 회의 각 부분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언어와 문화의 동질성 확보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문화 복합을 통해 한 단계 높은 문화를 만들어 경쟁력 있는 문화도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일통삼한이 주는 역사적 의미를 자산으로 잘 계승 하고 활용할 때 대구경북은 미래에 다가올 통일한국 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 을 것이다. 이것이 일통삼한이라고 하는 귀중한 자산 을 갖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 라하겠다. 대경포럼 2015 겨울 19

20 기획논단 ❹ 통일과 지방자치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대구경북, 무엇을 할 것인가? 이재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남북 교류협력사업 추진 경험이 일천한 대구경북의 입장에서 북한 지역과의 관계를 새로이 정립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수요에 부합하고 대구경북의 사회경제 특성과 자산을 활용한 개발지원, 사회역사문화교류, 경제협력 추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칭 순환형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를 통해 축적된 새마을운동 경험을 전수하고, 식수와 농업용수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 등을 제안해 볼 수 있다. 한민족 화의( 和 議 ) 공동체의 구심점,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에 비해 정치적 변수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남북관계 변화에 민감할 수밖 에 없는 중앙정부 차원의 교류를 대신할 수 있는 자치 단체 간 사회문화 경제분야에 기반을 둔 민생중심 남 북 교류협력은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평화통일을 지 향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남북교류를 추진하는 이유는 다양 하지만 크게 인도적 구호활동, 북한과 접경지역의 발 전 욕구, 호혜적 이익 추구, 남북 화해 및 통일 기여 등 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간 여러 분야에서 교류협력사업이 진행되었거나 추진 중에 있지만 아직 까지 남북교류에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독자적 위상은 정립되어 있지 못하다. 즉,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협력과 관련한 중장기 기본 구상이나 법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고, 남북 간 신뢰와 공감대 형성이 미흡할 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과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차는 남남갈등을 일으 키는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대구경북은 역사의 고비마다 큰 뜻을 세워 길을 열어 왔고 더불어 사는 어울림을 실천했으며 새 시대를 향 한 동인을 면면히 이어온 진취적인 고장이었다. 통일 통합 관련 수많은 역사문화 자산들과, 남북교류협력 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산업경제적 지리환경적 특성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들과 산업생태계를 기 반으로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활성화할 경우 높은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나아가 대구경북이 한반도 통일 통 합을 선도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 자치단체 차원에서 통일 통합을 성공적으 로 구현하기 위한 기본원칙으로는, 상호 이해 증진과 동질성 회복, 지역 특성과 자산들을 활용하고 수요를 20

21 고려한 호혜적 교류협력사업 다각화, 체계적 점진적 지속적 교류협력 추진 으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상이한 정치 행정 경제체제로 70년간 지속 된 분단 과정에서 비롯된 상호 이해 부족은 교류협력 과 통합과정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지 역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이해 정도는 자치단체 간 교 류협력사업의 성공과 지속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아가 한반도 통일 통합 정책추진 과정에서 지 역사회의 참여와 지지는 필수불가결한 사안이므로 남 북 간 상호 이해 증진과 주민들의 통일 인식을 제고하 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교류지역 간 사회경제, 문화지리적 특성을 고 려하여 실현가능하고 부담이 적으며 호혜적 사업을 발굴 추진함으로써 교류협력의 만족도를 제고해야 한 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단순한 인도적 지원 차원 의 대북 교류협력사업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 웠다. 따라서 대구경북 지역의 특수성과 북한의 수요 에 부합하는 개발 지원 또는 호혜성에 입각한 교류협 력을 지향해야 한다. 셋째, 교류협력사업을 좀 더 체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을 도모해야 한다. 급격한 교류협력 확대나 단발성이 고 전시성 사업을 지양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의 통 일 통합정책 추진에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통일 통합의 지방적 구현을 위한 정 책목표를 한민족 화의( 和 義 ) 공동체의 구심점, 대구 경북 으로 설정하고,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통일 통합 기반 구축, 통일 공감대 형성, 남북 공영 환경 조성, 호혜성에 바탕을 둔 협력사업 다각화 등을 전 략사업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 통합 기반 구축 통일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과 인력 등 추진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대북 교류협력사 업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국제기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므로 이들 주체들 과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여 사업의 효율성과 성공가 능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은 대북 정책이나 남북교류협력과 관련한 별도의 전담부서 없이 자치행정과나 미래전략기획단 등에서 이들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통일기반조성담당관실 또는 남북협력팀 설치로 대북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시청과 경북도청 내 가칭 통일 통합담 당관 등 전담부서를 설치하여 교류협력사업, 북한이 탈주민대책, 통일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헤 드쿼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여 정책의 실효성 을 높여야 한다. 또한 광역의회 내 가칭 한반도 통일 통합 특별위원 회 를 설치 운용하여 정책과 사업에 대한 자문과 심의 기능을 담당하도록 하는 한편, 지역 내 공공정책연구 기관의 통일 통합정책 연구 수행을 위한 지원을 강화 하고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성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등 자치법규가 마 련되어 있고, 시 도 출연금을 중심으로 남북교류협력 기금을 설치 운용하고 있으나 향후 기초지자체와 민 간단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자치법규의 제 개정 작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경북 한반도 통일 통합 종합 계 획을 공동으로 수립하여 단기적, 중장기적 남북교류 대경포럼 2015 겨울 21

22 및 통일 통합정책의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하고, 분야 별 우선 추진사업 발굴, 동반 관계 구축 방안 등에 대 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통일 공감대 형성 한국 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과 통일의 필요성 및 효과에 대한 이해 차이는 남남갈등의 요인 중 하나이 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의 통일의식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대구경북민은 한반도 통일에 소극적 이고 남북교류협력에 부정적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경북은 가야와 신라의 통일 통합 유산과 경험 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항일투쟁기와 해방 후 수 차례 좌우 합작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러한 자 산들을 토대로 통일의식 제고 등 지역사회 내 통일 환 경 조성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지역민의 통일의식 제고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 식을 극복하고 통일 친화적이고 능동적인 의식을 함 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남북 분단의 피 해는 어떤 것이 있는지, 통일 편익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의미 이다. 지역민의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 고양과 각종 교류 협력사업에 대한 참여를 제고하는 방안도 아울러 강 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한화쟁연구원 또는 대경 통일평화원 등 중추연구기관을 설립하여 연구와 전문 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하고, 통일 체험시설과 프로그 램을 개설하는 한편, 통일공감데탕트포럼 남북어울림 포럼 등 다양한 형태의 포럼을 구성 운영함으로써 남 북통일 통합 분위기 확산을 도모해야 한다. 대구경북민의 통일에 대한 이해와 참여 확대는 중 앙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통일정책 추진과 남북교류협력사업 시행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구경북지역에는 수많은 통일 통 합 자산들이 산재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통일기상 현 창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한반도 통일 통합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그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지방 차원의 통일공감대 형성에 정신적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통일기상 현창 프로젝트는 대구경북 통일 통합자산 복원과 정비, 자산을 연계한 체험벨트 조성, 울릉도 독 도 남북교류거점화 사업, 고구려 신라 발해 고려 조 선 유적 공동 발굴 및 대내외 활용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으며 이를 통일교육자원으로 활용하여 지역사회 통 일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남북 공영 환경 조성 남북 공영을 위한 환경 조성은 북한 주민의 생존뿐만 아니라 성공적 통일 통합과 미래 한반도 발전과도 직 결된다. 최근 북한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계하기 위 해 단순 물자지원보다 개발지원을 국제사회에 요청하 고 있으며, 대구경북의 경우 우수한 농림수산업 기반 과 기술, 새마을운동의 세계화 경험 등 개발지원사업 수행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경험이 일천한 대구경북의 입장에서 북한 지역과의 관계를 새로이 정립하고 상 호 이해와 신뢰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수 요에 부합하고 대구경북의 사회경제 특성과 자산을 활용한 개발협력사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칭 순환형 마을 만들기 사업 을 추진 하여 축적된 새마을운동 경험을 전수하고, 식수와 농 업용수개발을 지원하는 사업 등을 제안해 볼 수 있다. 또한 대구경북형 에그리테크(agri-tech) 보급사업 22

23 을 통해 사과 옥수수를 비롯한 기후변화에 따라 재배 한계선이 상승하는 품종을 중심으로 보급품종을 선정 하고 일부 품종의 개량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 한 농림수산축산업 등에서 지역 전문가를 기술교류단 으로 파견하고, 농민사관학교 분교를 함경북도 등에 설치하여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우수한 산림녹화 및 방재기술을 활용한 산림녹화와 사방기술 지원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소나무 잣나무 묘목 지원, 남북 산림과학자 공동학술대회 개최, 북한 산림시찰단 초청, 남한의 조림 경험과 기술을 활용한 북한 내 조림 공동 추진 등을 통해 한반도 산림녹화사 업을 유도해 나갈 수 있다. 한반도 평화의 숲 조성 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남북통일기금과 국제기구 지원 등 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숲을 조성하고 일부 지역은 힐 링 생태지구화하여 사진콘테스트 세계스카우트대회 등 국제행사를 개최하여 세계적 평화의 숲으로 브랜 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한반도 수산자원 공동조사, 수산어획량 공동 관리, 평화바다목장 조성 등을 통한 수산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개발 지원사업은 민 관 협력으로 추진하여 통일기반 형성 과정에 지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호혜성에 바탕을 둔 협력사업 다각화 호혜성에 기반을 둔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하되, 점진 적이고 체계적이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의 특성과 장 점, 특히 대구의 경우 교육, 의료, 섬유, 경북의 경우 산 업 및 해양관광 자원, 역사문화와 독도, 교통물류 여건 이 반영된 특색 있는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사실상 지금까지의 대북 교류협력사업은 일방적 지 원 성격의 일회성 전시성 사업 성격이 강했고, 지자 체 간 경쟁과 중복투자 등의 문제가 드러난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만큼, 지속적 남북교류협력과 발전을 위해 서는 사회 경제 역사 문화적 특성이 유사하여 북한이 수용할 수 있고, 사업 실행이 용이한 지역을 선정하여 교류협력사업을 개발하고 제안해야 한다. 예컨대 경북의 경우 기계 부품 철강 등의 산업경제 를 기반으로 하여 유라시아-북방 이니셔티브 프로젝 트 를 추진하고 있으므로, 광물자원이 풍부하고 중국 과 러시아와도 면한 함경북도 지역이 교류협력의 적 지로 예상된다. 따라서 경상북도와 함경북도 간 사회 문화, 경제 분야에서 다각적 교류협력방안을 강구하 고, 중국과 러시아 등 환동해 지역 간 협력과도 연계함 으로써 교류협력의 성공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호혜적인 사업을 추진하여 일방적인 대북지원 이 아닌 상생을 위한 지원이라는 명분을 제공해야 한 다. 예를 들어 제주도가 감귤 지원사업을 지속할 수 있 었던 이유는 인도적 지원 명분 외 감귤 지원사업이 과 잉 생산된 지역 농산물의 가격 조정 기능이 있었고 주 민들의 지지를 동반하였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경기 도와 강원도는 남북 접경지역에 위치하여 남북 공동 의 대처가 요구되는 말라리아 등 질병과 산림병해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공동사업이었다는 점 이다. 따라서 실크로드 문화대축전 공동 개최, 남북 동북 아 해양관광 루트 구축, 동해안 크루즈 운행, 우리영해 연구소 공동 설립 등을 통한 독도수호 프로젝트 추진, 대구경북기업 북한 전용공단 조성, 개발지원사업의 경제협력사업화, 남북 문화예술 스포츠 교류협력 활 성화 사업 등을 제안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경포럼 2015 겨울 23

24 핫 이슈 ❶ 대구-광역철도망 대구광역권 광역철도망 구축은 대경권 상생발전의 모멘텀 김수성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과거 국가발전 정책은 주요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추 진되면서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을 야기했다. 그로 인 해 도시는 외연적으로 확장되었고, 대도시 주변 지역 은 도시적 특성을 갖게 되면서 도시 내 주요 시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교통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발생 하였다. 대도시의 교통수단은 철도, 버스, 승용차로 구분할 수 있지만, 대부분 노선이 고정되고 접근성에 한계가 있는 철도보다 도로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충하여 도로 중심의 도시교통체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대도시의 교통 수요를 승용차와 버스로 감 당하기 위해 도로망을 계속적으로 확충하는 것은 거 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대도시의 광역교통 수요를 대처하기에는 비효율적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와 도로 교통체계로 유발되는 도로정 체, 교통사고, 환경오염 등 사회경제적 악영향은 사 회적으로 철도망 체계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 실 제 Anthony Downs는 다운스-톰슨의 역설(Downs- Thompson s Paradox)을 통해 도로는 건설하면 할수 록 유발교통량으로 인해 혼잡이 오히려 늘어난다 라 고 설명한다. 그에 비해 친환경적 대중교통 수단인 철 도는 전 지구적 차원의 기후변화협약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논의의 일환으로 승용차 버스 교통수단 에 비해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도시의 일련의 변화에 따른 교통 측면의 대 표적인 특징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가 광역교통에 대한 수요의 증가이고, 두 번째가 기후변 화협약에 의한 친환경 교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다. 광역교통은 일반적으로 도시와 도시 간의 통행을 말하는데, 특별시 광역시와 같은 대도시와 인접한 시 24

25 군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권 광역 통행이 크게 증 가하고 있으며 지역 간 시간거리의 감소로 그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국내 교통부문의 에너지소비량 비율은 20%이고, 온 실가스 배출량 비율은 14%로 도로부문에서 93%를 상 회하고 있다. 1) 앞으로 2020년까지 교통부문에서 온실 가스 배출량을 BAU 대비 33%에서 최고 37%까지 감 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친환경 교통체계의 현 실성 있는 보급방안이 필요한 때이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철도망 체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으며 이와 더불어 대경권 의 상생발전을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2) 와 수도권 집중 등으로 상생발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제3의 도시라는 위상마저 인천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대경권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은 대구를 중심으 로 한 메가시티리전(Mega-City-Region)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을 선행조건으로 해야 될 것이다. 메가 시티리전이란, 핵심 도시를 중심으로 일일생활이 가 능하고 유기적으로 연계된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광 역경제권을 일컫는다. 현재 대구를 중심으로 한 메가 시티리전의 연결망은 도로망과 동대구역을 중심으로 한 KTX철도망으로 주요 대도시와의 연계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하지만 대구를 중심으로 한 광역경제권 의 경쟁력은 인접한 주변지역과 보다 효율적인 인적 물적 자원의 원활한 흐름을 지원하는 교통망이 구축 되어야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즉, 대구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과 안정적으로 대량수 송이 가능한 연계체계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계체계에 적합한 정시성을 갖춘 철도망 체계는 대구 광역시의 중심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기능을 특화시켜 대구 대도시권의 확장과 산업의 교외 화로 유발되는 광역통행 문제를 최소화할 것이다. 따라서 더디게 확장되고 있는 대구를 중심으로 한 광 역경제권의 형성은 광역철도망을 중심으로 추진할 필 요가 있다. 특히 대구 주변 거점도시인 구미, 포항과 인 접도시인 경산, 영천, 칠곡, 성주, 고령, 청도, 군위와의 광역철도망 구축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안동으로 이전하는 경북도청과의 연계성은 대경권의 상생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 될 것이다. 2015년 7월 21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 과한 구미~동대구~경산 간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 사업은 대구광역경제권의 확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 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사업 은 KTX 전용선 개통에 따른 기존 경부선의 여유용량 을 활용한 사업으로 신설 노선이 아닌 기존 선로를 활 용한 것으로 지역 간 기존 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연계성을 강화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대경권 상생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이 되는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 사업은 구미~김천 구간과 경 산~청도군~경남 밀양, 영천~경주까지 지속적으로 확 장되어야 대구광역경제권이 비로소 제 기능을 다할 것이다. 1) 교통안전공단 교통부문온실가스관리시스템 제공 자료 2) 대구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15년 기준으로 12.7%로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으며 통계청에서는 2040년 33.7%가 될 것으로 예상 대경포럼 2015 겨울 25

26 DGI가 주목한 키워드 TPP, 미국 주도 대규모 FTA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TPP(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은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며 동시에 태평양 연안 국가들만 참여하는 지역적 무역협정 이다. 참여국은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페루,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 르 등이다. 가입국 간 관세를 없애고 수출입 규제 같은 비관세 장벽을 낮추며, 서비스 산업의 역내 교류를 확대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TPP는 사상 최대 규모의 다자간 FTA로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세계 1위인 미국과 3위인 일본이 주도적으 로 추진했다. 참여한 12개국의 GDP를 합하면 총 28조 달러로 전 세계 GDP의 40%에 해당된다. TPP는 제조 업 상품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과 환경, 금융서비스, 전자상거래, 정보통신 등 서비스 분야까지 포괄해 체결국 들 간 교역을 확대할 수 있어 범위가 넓다. 농산물과 자동차, 섬유, 의약품 등 약 1만 8000개 품목의 관세가 폐 지된다. 미국은 TPP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해 아시아에서 경제적인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국을 견제하 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미 체결국인 한국과 중국이 추가로 TPP에 합류할 수 있다는 가 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협상 타결로 거대 경제권이 탄생하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에 서 우리에게 뒤졌다는 평가를 받던 일본이 TPP 합류로 자동차와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급속히 세계시장을 공략 하면 일본과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우려할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TPP 12개 회원국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은 우리나라와 이미 FTA를 발효했거나 협상이 타결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TPP는 세부내용이 확정된 이후에도 12개국 의회가 모두 TPP를 승인해야 하는 정치과정이 남아있어 발효될 때까지 FTA 선점 효과는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정 내용도 국유기업 우대조치 제한, 지식재산권 보호 등 몇 가지 항목을 제외하고는 한미 FTA의 규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현재로서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많다. 따라서 그동안 양자( 兩 者 )협정 FTA 에 주력해 온 우리나라도 새로운 다자질서의 등장에 맞춰 통상 전략을 새롭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 26

27 하르츠 Hartz 개혁 이정미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독일의 하르츠(Hartz) 개혁은 경기침체 심화와 실업자 증가 대처를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와 구직자 취업 노력 촉진 등의 정책이다. 하르츠 위원회는 적극적 구직활동과 재취업 노력의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동시 장에서 현대적 서비스를 위한 법률, 하르츠 I~Ⅳ를 도출하였다. 일자리 창출과 연방과 지역노동청의 조직 개 편, 사설 직업소개소(PSA), 자영업에 대한 지원, 미니잡과 미디잡, 실업급여Ⅱ 도입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당시 슈뢰더 총리는 10%에 육박하는 고실업과 경기침체 극복을 위하여 Agenda 2010 을 발표하고 400만이 넘는 실업자 수를 3년 내에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였다. 메르켈 총리 또한 노동 시장 개혁의 가속화를 위하여 채용 후 2년간 해고제한 완화, 기업부담 실업보험 요율 인하, 기업 의사결정 과정 에서 노조 권한 축소 등의 실행으로 유연한 투자환경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하르츠 I~Ⅲ은 노동사무소를 고용센터로 변경하여 실업자 대상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하였으며, PSA를 설치하 여 실업자의 임시직 배치, 직업훈련 등을 지원하였다. 또한 가사 등 저소득직업(Mini-Jobs) 취업 촉진을 위한 세금과 사회보장세 면제 소득을 월 500유로로 인상하였으며, 실업자의 창업 촉진을 위하여 연소득 2만 5000 유로까지의 세율을 19.9%에서 10%로 하향 적용하였다. Hartz Ⅳ는 고용보호 완화를 위하여 소규모 사업장 에서 신규 고용 시 해고보호조항 적용 없이 기간제 계약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해고자 선정기준(근무기간, 나이 등의 social selection criteria)과 무관하게 회사에서 필요한 지식, 능력, 인성 등을 겸비한 직원의 고용 유지를 보장하였다. 또한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축소(55세 미만 12개월, 55세 이상 18개월)하였으며, 장기실업자에게 월 350유로의 실업부조를 지급하는 한편 취업선택권 을 축소하였다. 아울러 구직활동 활성화를 위해 실업급 여Ⅱ를 시행하여 근로 능력이 있는 사회부조 수급자를 실업자로 등록하는 동시에 구직 노력을 실행하도록 의무 화하였다. 이후 메르켈 정권에서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 축소(39% 30% 이하), 해고 가능 수습기간 연장(6개월 2 년), 해고제한법의 적용제외 사업장 확대, 고용보험 요율 인하(6.5% 3.3%), 고령 장기실업자 고용촉진 사업 확대, 외국인의 사회통합을 위한 이민자 자녀 대상 직업훈련 지원 강화 등의 개혁을 실시하였다. 오늘날 하르츠 개혁은 긍정적 평가와 아울러 비정규직의 증가와 고용불안정, 복지 축소 등의 문제점을 양산했 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독일의 이러한 경험은 우리나라의 고용 증진과 안정, 복지의 확대를 위한 선행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노동과 복지행정의 유기적 연계,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고용정책 강화, 사회통합을 위한 이 민자 자녀의 직업훈련 강화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대경포럼 2015 겨울 27

28 인문학 강좌 변화하는 소셜 네트워크의 욕망 소통 앞에서 방황하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28

29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않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이다. 의사소통이자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 간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총체적 행위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SNS를 통해서 강조하는 소통이 정말 우리가 생각하던 그런 순진한 의미로서의 소통 이기만 할까? 새로운 홍보와 마케팅 도구에 소통이란 이름을 붙이거나, 일상의 의미 없는 연결의 홍수에도 소통이란 진지함을 부여한 건 아닐까? 그런 차원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면 어떨까? 언제든 모두와 연결된 게 진짜 소통의 미덕일까? 초기에 SNS를 통한 소통도구로 각광받던 트위터가 시 들해지고, 지금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더 인 기이다. 이유는 트위터가 너무 개방적이기 때문이다. 초기엔 그런 개방성이 장점이었지만, 이젠 불필요한 연결이자 소통을 통해 악플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환 경이 오히려 단점이 된다. 소통은 언제든 누구나 다 연결된 것이 미덕이 아니 다. 그런 소통은 정부나 정치권, 혹은 기업에서나 필요 할 뿐이다. 쓴소리든 단소리든 다 들어야 하고, 광범위 한 개방적 연결을 통해 다양한 홍보도 할 수 있기 때문 이다. 하지만 개인은 다르다. 누구나 다 연결되는 건 불필 요한 스트레스를 만들 소지만 생긴다. 어차피 우리가 성의를 갖고 원활히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한계가 있다. 수천, 수만 명과 연결된다고 그들과 다 소통이 되는 것도 아니고, 양적인 연결은 소통의 질을 낮추거나 일방적 소통이 될 수밖에 없다. 관심 받는 게 목적이고 인지도 쌓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연결된 사 람의 숫자가 많다고 좋은 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SNS를 통한 소통에 적극적이던 가수 윤종신이 제제 논란을 겪은 아이유 편을 들었다가 악플이 집 중되자 결국 트위터를 중단했다. 악성 댓글을 못 이겨 그만둔 것이다. 요즘 들어 연예인들이 SNS를 중단, 혹 은 탈퇴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재벌 3세 경영자나 대기업 오너 가운데 트위터로 소 통하며 친근함과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렸던 몇몇은 각종 악플과 자신들의 생각을 담은 글이 의도치 않은 논란이 되는 상황들을 겪으며 SNS를 통한 소통을 포 기했다. SNS 스타들 중에서도 속속 그 세계를 탈출하는 사 례가 나오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워만 50만 명에 이르는 에세나 오닐은 열여덟 살의 호주의 모델이다. 매력적인 얼굴과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 그녀의 사진 은 수많은 이들을 열광시켰고, 단박에 SNS 스타가 되 었다. 그녀가 사진을 모두 삭제하고 화장기 없는 얼굴 로 찍은 동영상을 하나 남기며 탈퇴했다. 에세나는 비키니를 입고 해변에서 찍은 건 수영복 회사가 돈을 줬기 때문이며, 운동복을 입고 밝게 웃는 사진은 태닝 상품 이벤트를 위해 돈을 받았기에 찍은 것이지 실제로 건강하기 위해 그렇게 몸이 마를 필요 는 없다고 얘기한다. SNS에서의 삶은 진짜가 아닌 가 짜이고, 이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허비했다며 SNS가 만든 환상이 아닌 진짜 인생을 위해 현실로 나 대경포럼 2015 겨울 29

30 간다는 메시지였다. 우린 소통이란 이름 아래 소셜 미디어로 상업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적이었으며, 남들에게 보여줄 멋진 이미지를 위해 가식과 가면을 써왔던 셈이다. 이 건 결코 우리가 원래 기대했던 소통이 아닐 수 있다. 소통이라고 쓰고 상업적 홍보도구라고 읽는다? 만약 SNS를 두고 소통의 도구라고 몇 년 전에 얘기했 다면 그럴 수도 있어 라며 깊은 공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SNS를 두고 소통의 도구라고 말하는 사 람이 있다면 그건 SNS가 가진 실체를 잘 모르거나 너 무 순진하다 여겨진다. SNS를 상업적 도구로 활용하면서 그 계산적이고 상 업적인 메시지를 소통이란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통은 말 그대로 서로 연결되어서 주 고받는 것이다. 하지만 SNS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소 통은 자신을 중심에 둔 이기적인 소통이다. 내가 하고 픈 말, 내가 자랑하고픈 일상을 적극적으로 남들에게 알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가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어떤 힘겨움이 있는지 어떤 도움이 필 요한지는 그다지 궁금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수많 은 팔로워나 친구들이 있어도 그들의 일상을 다 들여 다보진 않는다. 연결된 이들의 숫자가 많으면 좋다고 여기는 건 그들을 다 챙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노출할 대상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 때문이다. 즉 나는 그들과 다 소통할 생각은 없지만, 그들은 다 내 글과 사진을 보면서 나를 멋지고 좋은 사람으로 여기길 바 란다는 것이다.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소통이 애초의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쌍방향 소통이 목적이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 들과 연결되길 원치는 않을 것이다. 쌍방향으로 상시 로 소통할 사람은 열 명쯤만 되어도 일일이 다 대응하 기 바쁘다. 백 명 넘어서면 아무리 부지런을 떨어도 소 통조차 버거울 것이다. 그런데 수백, 수천 명의 사람 들과 계속 연결을 확장하는 건 소통의 중심이 자기 자 신, 즉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이기적 소통이라는 얘기 다. 물론 이게 나쁜 게 아니다. 지극히 당연하다. 우린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이런 걸 소통이란 그럴싸한 말로 자꾸 포 장해서 탈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맥을 확보하고, 자신을 홍보하거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면 서도, 자꾸 소통과 연결이란 모호한 말로 의도를 숨기 려 든다. SNS에서 친구 늘리기나 SNS로 홍보 효과 거두기 등 을 다루는 책이나 정보는 넘쳐난다. 강좌들도 많다. 이 런 이들을 우리는 SNS 전문가로 부르면서, 선거 때나 기업의 마케팅을 위한 도구로 SNS를 활용하는 걸 당 연시 여긴다. 개인들도 SNS를 통해 유명해지거나 돈 벌 궁리를 한다. 목적을 달성하는 이들이 소수여서 그 렇지 그런 생각을 품어 본 이들은 대다수다. 애초에 목 적이 상업적이고 계산적이란 점이다. 그럼에도 우린 여기에 자꾸 소통을 갖다 붙인다. 기 업이 물건을 팔려고 홍보하고 광고하는 걸 소통이라 고 부르진 않는다. 그런데 SNS는 개개인이 누구나 참 여할 수 있다고 그 공간을 소통이란 순진한 말로 부른 다. 실상은 전혀 안 그런데도 말이다. 물론 SNS를 즐거운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는 이들도 꽤 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서로의 결핍이자 허전 함, 외로움을 채우거나 정보 공유, 도움을 나누는 관계 로도 이어진다. 하지만 기업, 정치권, 지자체, 동네마다 있는 수많은 자영업자가 SNS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 비슷하다. 이해관계에 득이 되는 목적의 공간으로 보 30

31 다 많은 이들과 연결되어 그들에게 홍보하고 싶은 욕 구가 가장 큰 것이다. 목적을 두고 사람을 대하면서 거 기에 소통이란 그럴싸한 말을 계속 붙이고 있다. 소통에 대한 새로운 태도, 안티 소셜 네트워크 클록(Cloak)이라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위 치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클록에 간단한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 램, 포스퀘어 등 실시간 자신의 위치를 체크인 하는 서 비스의 계정과 연동된다. 여기에 자신이 마주치고 싶 지 않은 지인을 등록해 두면, 그 사람들이 지금 어디쯤 있는지 위치를 지도로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 과 거리가 가까워지면 알람을 울리게 할 수도 있다. 친 구는 친구지만 그냥 오늘만은 마주치지 않고 싶다거 나 할 때 유용하다. 가령 여자친구를 등록해 두면 몰래 술 마시러 가는 데도 쓸 수 있고, 직장 상사를 등록해 두면 퇴근 이후에는 마주치지 않고 피해갈 수 있다. 아 는 사람들을 피해 온전히 혼자가 되고자 할 때도 유용 하다. 클록의 공동창업자가 흥미롭게도 버즈피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크리스 베이커 다. 버즈피드는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는 뉴 스사이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비즈니스 기 회를 잡았던 사람이,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도 가능성을 동시에 본 셈이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듯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잘 아는 사람이 그것 이 가진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이해 모두를 비즈니 스로 연결한 것이다. 처음엔 자신의 의지이자 주도로 타인과 연결했지만, 연결의 사슬이 방대해지면 자신의 주도나 통제를 벗 어나게 되고 결국 자신도 그 연결에 오히려 종속되는 경향이 생기기도 한다. 이건 원래 의도한 연결이 아니 다. 우리에게 가상공간에서의 연결은 나를 중심으로 하는 나를 위한 관계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린 SNS를 너무 긍정적인 면만 보고 달려왔 다. 이제 소셜 네트워크의 피로감이 본격화되기 시작 했다. 소셜 네트워크로 연애도 하고, 사업도 도모하고, 친구도 얻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범죄도 모의하고, 스 토킹도 하고, 악플을 달거나 공격도 한다. 몇 년간 다 들 연결의 즐거움만 봤는데, 점점 연결의 피로감이자 불편함도 보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렸던 연결 지상주의자들도 잠시 숨고를 시간을 필요로 하 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이탈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위스퍼 같 은 익명의 SNS가 새로운 기회를 맞는다. SNS에 남긴 글과 사진을 지우고픈 사람들, 즉 소통은 하되 흔적은 남기지 않고픈 이들이 디지털 세탁소나 디지털 장례 사 같은 새로운 니즈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소통의 진 화는 도구가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그 도구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만들어내는지도 모른다. 미래의 소통, 결국 소통 도구의 진화보단 우리가 가진 소통에 대한 태도의 진화가 우선 필요하다. 대경포럼 2015 겨울 31

32 특별기고 매월 마지막 토요일은 조부모와 함께 할매할배의 날 김화기 경상북도 노인효복지과 과장 현재 우리 사회의 존속상해, 학교 내 왕따, 군부대 내 구타, 각종 성범죄 등 늘어나는 사회문제들의 근본 원 인은 어릴 때부터 기본적 인성과 자질을 배양하지 못 했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입시 위주의 교육과 무관심한 사회가 가치관과 정체성의 혼돈을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다 같이 동참해 생활 전 영역에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그중에 특히 중요한 것이 가족문화의 회복이다. 예전에 대가족 속에서 느꼈던 따스함과 사 랑의 대상을 아이들에게 찾아주어야 한다. 경상북도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을 손자녀가 부모님 과 함께 조부모를 찾아가는 할매할배의 날 로 정하였 다. 핵가족화 영향으로 소원해진 조손 간의 정을 회복 시켜 줄 목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들을 만나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할매할배의 날 은 세 가지 의미를 가진다. 우선 기 존의 어버이날(5. 8), 노인의날(10. 2)의 섬김 봉양의 차원을 넘어서 세대가 의식, 문화 등에서 서로를 이해 32

33 하고 공감하는 소통의 날이다. 그리고 손자녀들이 조 부모님과의 만남을 통하여 삶의 지혜와 인성을 배우 는 격대교육의 날이며, 손자 부모 조부모 간의 만남과 소통을 통하여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이루는 가족공동 체 회복의 날이다. 이미 세계적으로도 14개 국가에서 조부모의 날 을 정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경우 1978 년 조부모의 날 을 국경일로 지정하여 원만한 가족 관계 형성과 조부모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는 날로 운영하고 있다. 손자녀의 인성교육을 위해서 조부모 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세계가 공감하고 있는 것 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도 조선시대 관료 이문건(성주, 1494~1567)이 16년간 손자를 양육하면서 작성한 육 아일기 양아록 에서 근본을 찾을 수 있다. 할매할배의 날 은 작년 10월 선포식과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출발하였다. 할매할배의 날 을 조기에 정착시키고 널리 확산시키고자 경상북도에서 는 제정 취지를 홍보하고 세대 간 소통매체 개발, 인성 교육, 유관기관 및 단체와 협력체계 구축 등의 활동을 해왔다. 할매할배의 날 로고를 개발하여 상표권 등록을 마치고, 대구경북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방문해 인형 극 홍보활동을 벌이고, 매월 시 군을 순회하며 손주 와 조부모가 함께 꾸미는 랑랑콘서트 를 개최하고 있으며, 대구시, 대구 경북교육청, 경북지방우정청, 대구은행 등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여 왔다. 그 리고 도민을 대상으로 밥상머리 교육, 특별강좌, 손주 맞이 조부모 교육 등의 인성교육 사업도 꾸준하게 실 시하였다. 향후 경상북도는 그동안 추진해 온 홍보, 소통 매체 마련, 인성교육 등의 중점사업을 잘 마무리하여 내실 을 다지는 한편,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할매할배의 날 이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 확산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2016년도 종합계획 수립에 행정 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최종목표는 할매할배 의 날 을 국민정신운동으로 발전시켜 국가 기념일로 제정되기를 바란다. 대경포럼 2015 겨울 33

34 인터뷰 통일문제, 중앙과 지방 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 대담 오창균 대경포럼 편집위원장 촬영 김용식 사진작가 통일부 장관직을 물러나셨지만 연일 일정이 바쁘실 텐데 뵙고 말 씀 나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지요? 고, 잘 되지 않으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늘 긴장 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잘 되도 보람을 갖기보다는 그 이후엔 어떤 일이 있을까 걱정을 했고, 반대로 일이 잘 되지 않더라도 어 퇴임 이후 대학(북한대학원대학교)에 복직했습니다. 요즘은 학 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본연의 일로 돌아갔습니다. 공직을 맡기 전에 오랫동안 학교에 있었기 때문에 학교는 친정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친정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모든 일이 익숙한 곳이지요. 공직 경험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 했습니다. 떻게 하면 잘 되도록 할 것인가를 노심초사했던 거 같습니다. 예컨대, 북한이 2013년 4월 8일부터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키 는 조치를 취한 이후부터 9월 16일 재정상화가 될 때까지가 가 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장관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공직 자 체에 적응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런 큰일에 부딪히게 되니 당황 스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직에도 더 빨리 적응하게 장관 재임 중에 여러 가지 일을 하셨겠지만, 가장 보람된 것과 아 쉬운 것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된 측면도 있습니다. 역설적이지요. 어쨌든 재정상화가 이뤄지 게 되어 다행이지만, 당시에는 개성공단이 첫 삽을 뜬 지 10년 만에 공단의 운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습니다. 재정 글쎄요, 장관 재임 중에도 자주 들었던 질문입니다만, 또한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공직을 수행하면서 늘 가졌던 생각 은 국민들에게 최선인 정책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상화가 되어 남북관계가 더욱 어렵게 되는 상황은 막았지만, 기 업인들은 큰 타격을 받았지요. 보람과 아쉬움 모두가 남는 일이 었습니다. 런데 그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나는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결 과적으로 그게 최선일까 하는 회의도 들지요. 그렇지만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정부에서 일하는 공직 자가 견지해야 할 기본자세입니다. 그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최 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잘 되면 보람을 느끼 정부가 통일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 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정책에 쉽게 다가가고 공감대를 이룰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중앙과 지 방 사이에 통일 관련 협력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습니까? 34

35 대경포럼 2015 겨울 35

36 그 부분이 매우 미흡하다고 봅니다. 통일정책은 크게 나눠 보면 첫째, 국민들께서 통일문제에 얼마나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느냐 하는 부분, 둘째로는 정부가 통일정책에 대한 전략과 정책, 제도 적 측면을 잘 갖추고 있느냐 하는 부분, 셋째로는 거버넌스가 얼 마나 잘 이뤄져 있느냐 하는 부분, 넷째, 국제사회와 얼마나 한반 도 통일과 관련해서 공감대를 갖고 협력하느냐 하는 부분, 다섯 째, 북한이 우리의 통일정책에 호응해 오느냐 하는 부분으로 구 분됩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부분이 첫 번째 부분입 니다. 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한다면 정 부가 아무리 정책을 추진해도 그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의 관심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 다. 정부가 관심을 제고하겠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는 것입 니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 세대가 어릴 때부터 학교 교육 현장에 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그 세대가 커서도 중 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게 되는데, 우리의 경우 입시교 육 편중 때문에 건전한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 국가관 등 에 대해서는 등한시하고 있지요. 통일문제는 시민으로서의 자질 (citizenship)과 국가관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과거 서독 은 양독 교류보다도 통일교육에 매우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그 러나 우리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작년에 통일부가 실시한 통일교육 실태조사의 결과는 충격적이 었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에서 통일교육을 1년에 5시간 미만으 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통일교육이 지리적으로 접경 지역에 가까운 곳, 그리고 서울 등 수도권에서만 이뤄진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 자체와의 협력이 절실하지요. 그러나 지자체들은 사실 통일문제 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자산이나 역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지요. 최근 대구를 비롯해서 경기도나 제주도 등이 통일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서 고무적입니다. 지자체가 통일문제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통일교육이 나 탈북자 정착지원, 통일문화운동 등에 구체적인 관심을 기울 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역 사회의 민간단체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어차피 지방 정부들이 통일문제를 위한 인력이나 예산 등을 넉넉하게 쓸 수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 지방정부 지역사회의 삼각( 三 角 ) 거버넌 스를 구축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로 실시한다는 학교가 무려 67퍼센트를 상회한 것입니다. 말하 자면 대부분의 학교가 통일교육을 거의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통일교육이 잘 이뤄지려면 지자체, 특히 시도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인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자 면 권한과 자율성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현재 지 방자치단체의 경우에는 국내 민간단체를 통한 남북교류협력사 36

37 업만 가능합니다. 남북한 지역 간 직접 접촉이나 교류가 어렵습 니다. 것으로 언론보도에 나와 있습니다만, 이 두 가지가 호혜적이라 고 볼 수 있는지는 사람들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겁니다. 남북 간에는 주고받을 일이 많이 있습니다. 주고받지 않으면 남 그렇게 된 데에는 지금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북한에 대한 국 제사회의 제재가 실행되고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민간단체들의 경우에는 정부가 사회문화적 동 질성을 회복하면서, 인도주의적 지원 차원에서 교류를 허용하고 있지요. 물론 북한이 잘 호응하지 않아 잘 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개성 만월대 복원 사업 현장에 대규모 민간인들이 가서 둘러보는 작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지방정부의 경우는 교류 사업을 할 경우 그 재원이 국민 세금으 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대북 지원이나 교류의 차원 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비핵-개 방-3000 이라는 정책을 내건 적이 있는데 북한의 비핵화와 10 년 이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주겠다 는 주고받기식 제안이라고 할 수 있지요. 북한이 거부했습니다 만, 남북 간에 주고받는 사업들이 등가성을 가질 수 있는가는 논 란거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내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컨센서스가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의 공감대만 있다면 호혜성 을 갖는 사업이라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정부가 이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과 동일시될 수밖에 없습니다. 말하자면 중앙정부는 하지 않는 데 지방정부가 하게 되면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에 엇박자가 나는 모양새를 띠게 됩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조금씩이라 도 달라질 것입니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부합하면서 북한의 수요도 반영할 수 있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전개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남북교류협력과 관련해서는 늘 상호 호혜성이 강조됩니다. 구체 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호혜 협력사업은 그 수가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제가 대구와 경상북도의 특장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대구의 경우는 예로부터 섬 유산업과 건설업이 발달한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이 필요로 하는 산업 분야들이지요. 국내의 비용이 상승해서 이러 호혜성은 남북 간의 교류협력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랄까,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호혜성을 정확하고도 객 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평가 에 따라서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호혜적인 사업이라고 해도 달라 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12월 11일과 12일에 있었던 당국회담 이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부딪힌 한 산업들이 대구 지역으로부터 많이 이탈했다는 얘기를 들었습 니다. 경북의 경우는 사과 등 과수 작물의 생산이 풍부한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기후가 변화해서 사과 경작지대가 북상하 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과의 농업 협력을 해 볼만하다고 생각합 니다. 다만 이런 경제적 협력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국제사회 의 대북 제재가 완화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경포럼 2015 겨울 37

38 경상북도는 오래전부터 환동해 교류협력을 모색해 왔습니다. 특 히 최근에는 남 북 러 중 다자간 지역협력에 적극적입니다. 이 를 성사시키기 위한 경상북도의 정책적 방안은 무엇입니까? (다자간 지역협력(월경협력)은 중앙정부가 주도하거나 적극적 인 지원 또는 지지가 있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으므로 ) 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는 동해로의 출로 가 없기 때문에 나진항을 활용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으나, 실제 로는 활용도가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포셋 항과 자루 비노 항을 통한 물류의 운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블라디보 스톡까지 고속철도를 놓겠다는 생각입니다. 장춘에서 훈춘까지 의 고속철도는 지난 9월에 완공되어 이번에 저도 연길서부터 훈 동해는 무려 다섯 개 국가에 의해 둘러싸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환동해 경제권을 발전시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촉진할 수 있 는 매우 전략적이면서도 중요한 바다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동해는 긴장만 흐르는 바다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 훈춘을 다녀 왔는데 중국이 훈춘에 경제개발구를 조성해서 활발한 생산 활동 춘까지 이 철도를 이용했습니다. 중국이 한국과 공동으로 나진에 진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얘 기를 들었습니다. 북한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들었고요. 그러나 우리가 투자하는 것은 일단 유엔의 대북 제재와 직접적으로는 5 24조치에 저촉되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지만, 나진-하산 프로 38

39 젝트가 성사되면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상북도는 동해에 면한 지역이기 때문에 러시아나 중국과의 협 력 사업이나, 또한 이를 통한 대북 사업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겁 니다. 당장 착수하기는 어렵겠지만, 미리 사업들을 구상해 보고, 방안을 마련할 필요는 있을 겁니다. 중앙정부가 나서서 이런 사 큰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 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지자체에서도 큰 사업이나 정책보다는, 작지만 지방의 실생활에서 주민들이 통일을 바로 자신의 일로 삼 을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도움 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업들을 하기는 어려운 만큼 지방정부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기업들이나 단체가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뭐든지 큰 구 향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상을 실현하려면 사전에 준비가 필요합니다. 지금이 그런 준비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해 연안의 각국과 지방 차원에서 논의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는 지금 그다지 전도가 유망해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북한이 모란봉 악단의 북경 공연을 갑작스럽게 취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북한과 대화와 교류협력을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지역사회 통일의식 제고는 통일 준비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에 대한 주민 의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최선책을 여 쭤보고 싶습니다.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자 기 멋대로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잘 보여주었지 만, 저들의 소위 최고 존엄 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거부합니다. 그러니 우리나 다른 나라와 같이 다원적인 사회에서 나오는 얘기 들을 통제할 수도 없고, 통제해서도 안 되는 그런 상태에서, 북한 앞서도 지방에 통일교육과 탈북자 정착지원, 그리고 통일문화운 동을 결합시켜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런 측면에서 대구 하나센터가 가장 모범적이고 역량을 갖춘 곳임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통일교육은 물론 교육 현장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 로 추진되어야 하겠습니다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 당장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구 하나센터처럼 지역에서 탈북자 정 착을 돕는 센터에서 교육과 문화를 결합하는 콘텐츠를 개발해서 지자체와 함께 전파한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 한 일이 잘 되면 중앙정부도 함께 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특히 탈북자 정착 지원 사업은 탈북자들이 다가온 미래 라는 성 격을 갖고 있고, 이들이 정착을 잘 하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데 이 자신들이 판단할 때 최고 존엄 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면 일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북한이 내년이나 내후년에 또 큰 도발을 해 온다 면 우리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대북 여론도 더욱 나빠지게 될 것입니다. 남북관계는 더 악화될 것이고요.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국민들께서 한 목소리로 지지와 성원을 해주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국제 사회와의 공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하고요. 그래야만 북한도 우 리 정부를 상대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노력에 호응해 나올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경포럼 2015 겨울 39

40 올겨울 이곳 ❶ 유은영 여행작가 세대가 함께 떠나는 대구 여행 제안서 최근 아빠를 부탁해, 엄마가 뭐길래, 백년손님 등 세대통합을 시도 하는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뜨겁다. 프로그램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 시 여행이다. 좌충우돌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여행 장면들이 뭉클하고 도 유쾌하다. 여행은 세대의 강을 쉽고 즐겁게 건너게 해 주는 모터보트이 다. 대구에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 세대의 청춘을 공감할 수 있 는 공간이 수두룩하다. 자동차 키 대신 셀카봉을 챙겨 들고 대구 구석구석 청춘공감여행을 떠나보자. 녹향의 LP판에서 울리는 클랙식 선율 재미있는 추억놀이터 향촌문화관 1970년대까지만 해도 향촌동은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다방, 술 집, 음악감상실 등 대구의 명소들이 몰려 있었고, 열정을 태우던 예술가들 에게는 창작의 장소였고, 젊음을 고뇌하던 청춘들에게는 방랑의 공간이었 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던 곳이었다. 1980년대 들면 서 대형영화관이 생기고 백화점이 들어서자 사람들은 동성로로 몰려갔고, 향촌동은 서서히 추억 속의 도심으로 잊혀져 갔다. 지난해 10월에 문을 연 향촌문화관은 향촌동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애 틋하게 꾸며 놓은 전시관이다. 향촌동에서 청춘을 보낸 부모님 세대라면 옛 추억에 푹 빠질 수 있는 장소, 그렇지 않은 세대라면 드라마에서나 보 던 옛날 옛적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공간이다. 서로 다른 청춘들이지만 이 곳만큼은 추억에 재미를 더해 공유해 볼만하다. 더구나 이곳은 뻔한 여느 전시관과는 다르다. 전봇대에는 고무줄이 매 40

41 1980년대 향촌동 풍경 어져 있고, 이중섭이 담배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는 백조다방으로 들어가면 전화벨이 울린다. 파전에 막 걸리가 있는 뚱보집은 셀카봉 든 사람이라면 빠지지 않고 인증샷을 남기는 장소다. 아빠와 딸이 함께 막걸 리 잔을 들고 사진을 찍어 보자. 사진 한 장 찍을 때마 다 한 뼘씩 가까워지는 기분이 든다. 아들과 즐기는 데이트, 하이마트 고전음악감상실 동성로에서 데이트 좀 해 본 중년이라면 고전음악감 상실 하이마트를 기억할 것이다. 1957년에 문을 열어 3대째 지켜오고 있는 하이마트는 엄마아빠가 연애할 때 드나들던 곳에 아들딸의 손을 잡고 갈 수 있는 전설 의 장소다. 손때 묻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묵직하면서도 감미 로운 클래식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악을 닮은 편안 한 분위기는 세월에도 변치 않고 옛 모습 그대로다. 무 대를 향해 편안한 의자가 줄지어 있고, 감상실 한편에 는 LP판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하이마트는 독일어로 고향이라는 뜻이다. 누구에게 나 편안한 음악의 고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이 름이다. 서울 살던 김억수 씨가 한국전쟁 때 대구로 피 난 오면서 가지고 온 음반을 여러 사람과 함께 듣기 위 해 문을 연 이곳은, 딸 김순희 씨를 거쳐 지금은 외손 자 박수원 씨가 그 명맥을 지켜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음악을 언제라도 들을 수 있 는 젊은 세대들에게 음악감상실은 분명 낯선 곳이다. 하지만 LP판의 푸근한 선율은 MP3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딸과 웃음꽃 피우는 쇼핑나들이, 대구예술창작마켓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많은 예창마켓 으로 쇼 핑나들이를 떠나보는 것도 좋다. 대구예술창작마켓은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만 파는 장터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들이 가득 하다. 딸과 함께 팔장 끼고 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 쏠하다. 예창마켓에서는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기타를 연 주하는 학생도 있고, 직접 그림을 그려서 파는 화가도 있다. 예술과 문화도 공유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예술시 장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1시에서 6시까지 대구역 롯 데백화점 지하에서 열린다. 대경포럼 2015 겨울 41

42 올겨울 이곳 ❷ 유은영 여행작가 허전함 꽉 채워줄 영덕 송년여행 숨 가쁘게 달려와 마지막 달력 앞에 섰다. 고단하고 아쉬운 12월은 어디론 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영덕은 헛헛한 마음 가득 채워줄 송년여행 일번지다. 탁 트인 바다는 답답한 가슴 뻥 뚫어 주고, 해맞이공원에서 바 라보는 일출은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일출과 바다를 감상하고 나면 살이 꽉 찬 대게가 기다린다. 최고의 일출전망대, 해맞이공원과 풍력발전소 영덕 해맞이공원 12월이면 더욱 맛도 좋고 값도 싼 영덕대게 7번 국도를 따라 동해를 달리다가 강구대교를 건너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 는 동해의 진풍경이 펼쳐진다. 강구에서 축산으로 이어지는 강축도로는 동 해안의 속살을 품은 길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어깨를 나란히 하 고, 갈매기떼 졸고 있는 갯바위와 오징어 말리는 풍경이 느릿느릿 지나간다. 들쑥날쑥 아름다운 해안을 달리다 보면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홀로 선 등대 하나가 나타난다. 그곳이 동해 최고의 전망대로 손꼽히는 해맞이공원이다. 막힘없이 탁 트인 바다 앞에 서면 두 눈에 가 득 푸른 바다다. 드넓은 바다와 마주하면 가슴이 뻥 뚫리고, 새로운 에너 지가 가득 차오른다. 해맞이공원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남다르다. 넓디넓 은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은 마음의 묵은 찌꺼기를 걷어내고, 새해의 희망으로 가득 채워 준다. 대게의 집게다리 모양으로 생긴 창포말등대는 해맞이공원의 랜드마크 다. 등대전망대에 오르면 망망대해에 떠 있는 기분이다. 등대에서 바다까 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파도소리가 점점 커진다. 산책로 끝에 정 42

43 영덕 풍력발전단지의 타는 듯한 저녁 노을 자는 파도소리 삼매경에 빠지기 좋은 자리다. 해맞이공원 위에는 풍력발전단지가 자리 잡고 있 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바람개비들이 쉴 새 없이 돌아 간다. 높이 80미터, 한쪽 날개 길이가 41미터나 되는 풍력발전기가 모두 24개다. 바람이 선사한 이곳의 또 다른 보물은 바로 이국적인 일몰이다. 풍력발전기가 나란히 서 있는 산 능선이 붉게 물드는 노을은 우리나 라에서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한다. 동해의 백미를 엮어놓은 블루로드 동해의 치명적인 매력을 두 발로 꾹꾹 밟고 싶다면 블 루로드를 걸어 보자. 블루로드는 영덕의 보석 같은 해 안풍경을 엮어 놓은 해안 도보길이다. 대게누리공원 을 출발해 풍력발전단지, 해맞이공원, 대게원조마을, 축산항을 지나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영덕의 명소들을 A~D코스로 나누어 놓았다. 그중의 백미는 해맞이공 원에서 축산항까지 이어지는 B코스다. 해맞이공원 산책로를 따라 바다로 내려서면 대탄, 오보, 노물 등 이름도 정겨운 어촌마을들이 반겨준다. 바다와 나란히 걷기도 하고, 해안 절벽을 지나기도 하 고, 그물을 손질하는 분주한 손길과 만나기도 한다. 긴 모래부리라는 뜻을 가진 뱃불마을(경정1리)의 고 운 모래해변을 지나면 대게원조마을인 차유마을(경 정2리)이다. 여기서부터 축산항까지 1시간 남짓 걸리 는 구간이 B코스 핵심구간이다. 바다 옆으로 해송 숲 길이 너울너울 이어지고 파도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축산항 죽도산전망대에 오르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 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영덕여행의 화룡점정, 대게찜 영덕하면 대게를 빼놓을 수 없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 하면 살이 차오르는 대게는 12월이면 맛도 좋고 가격도 적당하다. 대게 중에서도 수온이 낮고 모래가 깨끗한 영 덕 바다의 대게를 최고로 친다. 금방 쪄내 김이 모락모 락 나는 대게가 상에 오르면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온 다. 토실토실 뽀얀 살을 한 입 먹으면 고소하고 달짝지 근한 맛이 온몸으로 퍼진다. 게장에 볶은 밥까지 먹고 나면 한 해를 보내는 쓸쓸함은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일주일에 서너 번 대게 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강구 항 공판장으로 가보자. 수천 마리의 대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팽팽한 경매현장은 그야말로 진풍경이다. 그 뒤로 갈매기들이 분주하다. 대경포럼 2015 겨울 43

44 해외출장보고 시카고와 밀워키 글로벌 리딩 미국 물시장의 중심 남광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미국은 2010년 기준 물시장 규모가 1,070억 달러로 전 세계 물시장 총액 4,828억 달러의 약 22%를 차지한다. 물산업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르면 남 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물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려면 먼 저 미국 물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여 기술력을 인정받고 브랜드 인지 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년 4월 제7차 세계물포럼 기간에 개최된 주제별 과정 물산업 클 러스터 특별 세션에 초청된 미국 물환경연맹(WEF) 에드 맥코믹(Ed McCormick) 회장의 초대를 받아 올해로 88회째를 맞는 WEFTEC 2015(미 국물환경연맹 기술전시회 및 컨퍼런스, 9월 26~30일 개최)에 참석하였 다. 그리고 역시 주제별 과정 특별 세션에서 대구시와 물산업 공동협력 약 정을 체결한 밀워키 시와 한 단계 높은 물산업 협력 MOU 체결을 위해 권 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시정부와 중앙정부 관계자, 물 관련 기업 및 전문 가들도 WEFTEC 2015가 개최되는 시카고 시와 밀워키 시를 차례로 방문 하였다. WEFTEC 2015에서 내건 슬로건은 One World, One Water, One Event. 1,000개 이상 기업과 관련 기관의 전시 부스가 설치되고, 1,000개 이상의 물 관련 논문이 발표되었다. 참여한 인원이 2만 명이나 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방문단 일행은 행사장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엄청난 규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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