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선배의 직장생활 개념노트

Save this PDF as:
 WORD  PNG  TXT  JPG

Size: px
Start display at page:

Download "30년 선배의 직장생활 개념노트"

Transcription

1

2 저자소개 정서아 초등학교 때 언니의 연극 연습을 보고 극본을 썼고, 중학교 때 세계 고전에 빠져 소설을 썼다. 하지만 정작 품은 꿈은 달라 글과는 무관 한 삶을 살았고, 그에 대한 미련은 블로그에 에세이와 짧은 소설을 담 는 것으로 풀었다. 초기 우리집에는 천사가 산다 는 판타지적 성격이 무척 강했다. 그 러던 것이 극본으로 작업하며 변형 됐고, 현재의 소설로 재탄생했다.

3 비록 먼길을 돌아 지금의 자리에 섰지만, 가슴에 품은 이야기는 그 득하여 언제나 준비가 된 작가이 다. 현재 차기작을 집필 중에 있다.

4 목차 1. 그 녀석 2. 천사 그 여자아이 4. 탐색 5. 접촉 6. 짝사랑 7. 연극 8. 시작 9. 의문 10. 귀환 11. 발각 12. 대면 13. 재주 14. 작전

5 15. 마법 16. 습격 17. 운명의 상대 18. 변화 19. 봄이 온다는 희망 20. 여행 21. 그런 너를 좋아해 22. 초심 23. 꿈, 데이트 24. 고백 25. 소원 26. 혼란 27. 폭로 28. 이별을 위한 시간 29. 다녀왔어

6 1. 그 녀석 사실 따지고 들면 수상쩍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집에 처음 온 그날부터가 그 랬다. 그는 내가 실수로 여자 라는 글씨를 생략하고 만든 하우스메이 트 벽보를 보란 듯이 흔들며 집을 구경시켜 달라고 억지를 부렸다. 남잔 안돼요. 이 집에 나 혼자 있 단 말예요. 라는 낯선 사람에게 함부로 해선 안 되는 엄청난 고백도 깡그리 무

7 시한 채 자신이 엄청 먼 곳에서 엄 청 어렵게 온 것이라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난 꼭 이 집에서 살고 싶어요. 순정만화의 주인공이라도 저런 일로 눈물을 흘리진 않을 텐데 어 쩐지 현실감 없는 캐릭터였다. 게 다가 그의 생김새도 어딘가 모르게 비현실적인 구석이 있었다. 보통의 인간이 찰흙으로 만든 얼굴을 가지 고 있다면 그는 세상에서 가장 부 드러운 지점토로 만든 얼굴을 가지 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내 눈을 똑 바로 바라보며 어거지 청을 늘어놓 고 있는 순간에는 나의 정신이 다

8 소 몽롱해지기도 했다. 하얗고 보 드라운 지점토의 느낌과는 달리 그 는 매우 끈질겼다. 왜 꼭 우리집 이어야 된다는 거 예요? 우리집에는 숨겨둔 보물단 지도 없고 터도 안 좋아서 밤마다 귀신 울음소리도 들려요. 나의 거절 방식도 상당히 유치해 져 갔다. 급기야 귀신울음소리까지 내며 분위기를 조성했다. 귀신은 사람들이 제멋대로 만들 어 낸 거예요. 사람이 죽으면 천사 가 바로 와서... 그는 유치원생에게 죽음의 비밀 을 일러주는 선생님처럼 떠들다가

9 돌연 입을 다물었다. 비현실적인 생김새에 참으로 어울리는 말솜씨 였다. 암튼 꼭 여기서 살고 싶어요. 집 보여줘요. 혹시...날 좋아하는 거에요? 낮에 는 내 뒤만 줄곧 쫓아다니고, 밤에 는 전봇대 뒤에 숨어서 우리집 몰 래 훔쳐보고. 그랬던 거 아니냐구 요. 짝사랑도 밤에 활동하면 범죄 인 거 몰라요? 나는 어떻게든 쫓아낼 심산으로 아무 말이나 막 던졌다. 짝사랑은 그 쪽이 하고 있잖아 요?

10 순간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진짜 지켜본 거예요? 내가 한 걸음 물러서며 경계의 눈 빛으로 노려보자 그는 그제서야 실 수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당황 해했다. 지켜보긴 지켜봤죠. 저 위에서... 그는 난데없이 하늘을 가리켰다. 그러니까 신은 다 보고 계시거든 요. 제가 여기 온 것도 그래서인 거 고. 내가 여기서 지내야만 우리가 가진 문제가 다 해결될 수 있거든 요. 그가 너무 진지한 눈빛으로 얘기 해 나는 순진한 양처럼 깜빡 속아

11 넘어갈 뻔 했다. 우리? 당신 사이비 종교단체에서 나왔지?? 내가 요즘 하나님을 종 종 찾긴 하지만 신을 영접한다든가 하는 건 체질에 안 맞거든요. 딴 데 가서 알아보세요! 나는 버럭 화를 내고 대문을 쾅 닫 았다. 그리고 옥상으로 슬그머니 올라가 대문 밖 사정을 살폈다. 그 는 그 자리에 꼼짝없이 서 있었다. 정말 하늘의 계시를 받은 사람처럼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지점토로 만 든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생긴 건 로콘데 하는 짓은 사이코 란 말이지.

12 그런 수상쩍은 녀석에게 나는 결 국 집을 내주고야 말았다. 이런 사태를 맞게 된 데는 나에게 도 일부분의 책임이 있다. 사건의 발단은 성실한 음주생활 로 인한 통장잔고의 바닥이었다. 부모님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며 부족함 없이 남기고 간 통장이 기 어코 0 을 찍은 것이다. 지은이는 나의 무계획성에 새삼 탄복했고 금 세 혀를 찼다. 대책이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할 만한 뚝심도 성실함도 없고, 나에 게 있는 건 오로지 귀차니즘 하나

13 였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 해본 건 아니었다. 아르바이트를 구해보겠 다고 하루 종일 돌아다닌 날도 있 었다. 하지만 남의 돈 벌어먹고 사 는 건 각박했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해서 돈을 번다거나 하루 종일 잠 만 잔다거나 하루 종일 먹기만 한 다거나, 그런 건 귀차니즘을 무릅 쓰고라도 도전해볼 텐데... 무력감과 절망감에 빠져있는 나 를 구한 건 전봇대에 붙여진 월세 구함 벽보였다. 벽보를 보자마자 우리집 서재가 내 머릿속으로 순간 이동을 했다. 한 사람이 발 뻗고 누 울 정도의 공간과 책상, 의자, 컴퓨

14 터라는 옵션까지 갖추고 있는 빈 방.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고 하더니 바로 이거다 이거! 그날로 하우스메이트 벽보를 만 들어 학교 게시판이며 길거리 전봇 대며 골목 담벼락 따위에 덕지덕지 붙였다. 큰 노동 없이도 매달 일정 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희망 이 가슴을 벅차게 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오래 가지 않았다. 집을 보 러 온 사람마다 현관문을 들어서기 무섭게 도망가기 일쑤였기 때문이 었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듯

15 나의 취미나 특기는 청소가 아니었 다. 컵라면 용기 어디까지 쌓아봤 니, 설거지 그릇 언제까지 안 씻어 봤니, 거실 청소 얼마나 오래 안 해 봤니? 등에 대한 도전과 기록수립 이라면 또 모를까. 구두약처럼 시꺼먼 바닥, 소파에 언덕을 이룬 빨랫감들, 개수대에 황룡사지 9층 목탑처럼 쌓아 올려 진 그릇들, 석고처럼 굳은 걸레, 걸 레 속에서 외출 준비를 하는 바퀴 벌레들, 폭설이 내린 듯 쌓인 먼지. 그것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아름답 지 않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 다. 그렇다고 꽁무니에 불붙은 짐

16 승마냥 뛰쳐나갈 줄은 몰랐다. 그 녀석은 우리집 문턱을 밟자마 자 뛰쳐나간 도망자의 숫자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고 있던 찰나, 금도 끼 은도끼를 내어줄 산신령처럼 등 장했다. 물론 처음엔 집을 내줄 생각은 눈 곱만치도 없었다. 끈질긴 사이코 를 처리하기 위해선 청각적 접근보 다 시각적 접근이 더 간단하겠구나 싶어서 나는 항복의 표정을 지으며 대문 안으로 그를 안내했다. 족히 10초면 도망가고도 남을 것이었 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그는 내가

17 기대할 수 없었던 전혀 엉뚱한 반 응을 보였다. 내일부터 들어오면 되죠? 그는 컵라면 용기와 과자봉지가 영역다툼을 하는 거실 바닥도 보았 고, 이불과 빨래더미가 엉켜있는 소파도 보았으며, 라면 국물이 덕 지덕지 눌러 붙은 테이블도, 석고 가 된 걸레와 그 밑의 바퀴벌레, 황 룡사지 9층 목탑, 날파리가 개미떼 처럼 모여 있는 쓰레기통까지 보았 다. 하지만 그 녀석의 얼굴엔 불쾌 감이나 당혹스러움을 포함한 그 어 떤 부정적인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 다. 오히려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

18 리며 미지의 세계를 탐방하는 여행 가의 얼굴이었다. 집을 보러 온 사람의 긍정적인 반 응도 처음이었지만 무엇보다 결정 적이었던 것은, 남녀칠세부동석 이라는 유교의 가르침을 고수하고 자 그를 문밖으로 쫓아낼 즈음, 그 가 외친 한마디 때문이었다. 10만원 더 줄게요! 대체 얼마나 처절한 사연이길래 이런 집안 꼬락서니를 보고서도 돈 까지 얹어 계약을 하겠다는 건지 싶다. 하지만 찜찜하고 수상하다고 여기기 훨씬 이전에 나는 이미 오 케이 콜을 외친 상태였다. 그 녀석

19 이 조금이라도 범죄자 같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아무리 돈이 급 하기로서니 이런 수상쩍은 세입자 를 받아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수상쩍은 걸 들자면 정말 한두 가 지가 아니다. 나는 얼렁뚱땅 자필계약서를 만 들던 중, 그의 이름에서 펜을 멈췄 다. 이름이 뭐예요? 그는 망치로 뒤통수라도 얻어맞 은 사람처럼 멍한 표정을 지었다. 순간 그의 눈동자가 나의 목 아래 로 미끄럼틀을 탔다. 그러더니 이

20 내 고개를 들고 정직한 발음으로 대답했다. 그의 아랫입술이 바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 수상쩍은 녀석의 이름은 이유 였 다.

21 2. 천사 4885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실장은 들고 있던 서류뭉치를 있 는 힘껏 내리쳤다. 매년 최우수 졸업생들만 선별해 서 보내는 게 관례였잖아. 교육원 에서 10년이나 썩은 천사를 대체 왜 우리 팀에 보내느냐고! 교육원 에 당장 연락해봐! 교육원에선 본부와 논의가 끝난 사항이라고,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 라고 합니다. 착오는 아닌 것 같습

22 니다. 팀장은 최대한 차분한 어조로 말 했다. 실장의 눈에선 불꽃이 번쩍 였다. 착오가 아니다? 졸업도 간신히, 지도교사도 아닌 허드렛일이나 한 허섭스레기를 본부로 데려온 것이 정상적인 조치란 말이야? 이걸 어 떻게 납득하란 소리야? 이미 결정된 사항이고 출근까지 한 팀원을 책임지는 것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벼락같은 실장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지금 팀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마당에 그런 한가한 소리가 나와?

23 책임? 바로 아웃시킬 테니까 그리 알고 나가! 한마디라도 더 했다간 실장은 책 상이라도 뒤엎을 판이었다. 팀장은 울긋불긋해진 실장의 얼굴을 보며 조용히 방을 빠져 나왔다. 실장의 노기는 지나치긴 했지만 충분히 예상한 일이었다. 팀장으로 서도 골치가 아픈 건 사실이었다. 구원 투수가 필요한 마당에 불청객 이라니...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실 장도 저렇게 길길이 날뛰고 있지만 끝내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 다. 배치까지 끝난 팀원을 교육원

24 으로 다시 돌려보낼 수는 없다. 본 부와 논의가 끝났다는 건 이미 본 부장의 결재도 끝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왜?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 이 되진 않았다. 하필 이럴 때에... 팀장은 두 손가락으로 머리를 꾹 꾹 누르며 중얼거렸다. 천사본부는 천계에서 가장 핵심 이 되는 중앙기관으로 천계의 행정 과 지상 운영 서비스를 관할한다. 최상위 기관인 만큼 우수한 천사들 만 선출되기 때문에 천사본부에서 일하는 천사들의 자부심은 어느 누

25 구보다도 컸다. 그래서 교육원 졸 업생들이라면 누구나 열망하는 곳 이기도 했다. 천사본부를 목표로 1 학년 때부터 치열하게 공부하는 천 사들도 태반이었다. 그 중 인간수호팀은 천사본부 내 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부서였다. 교회에서 기도하며, 연못에 동전 을 던지며, 돌무지에 돌멩이 하나 를 얹으며, 보름달을 보며, 촛불을 끄며, 그렇게 숱한 상황 속에서 쉽 게 읊조리는 사람들의 소원이 사 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천사 본부 중앙컴퓨터에 자동적으로 입 력되고 있으며 그것은 다시 각 팀

26 의 전산시스템에 동일한 양으로 배 분되었다. 인간수호팀의 임무는 바로 그 소원을 해결하는 것이다. 소원을 해결하고 나면 화면상에 Mission Clear 라는 문구가 깜빡 이면서 해당 소원은 자동으로 삭제 된다. 물론 사람들의 소원이라고 전부 들어주는 것은 아니었다. 지나치 게 허황된 것, 타인에게 피해를 주 는 것, 사회의 미풍양속을 흐리는 것,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것, 상 식의 기준을 넘어선 것, 추상적이 고 모호한 것, 범죄에 해당되는 것 등은 중앙컴퓨터에서 자동 필터링

27 되어 일정 시간 후 소멸되었다. 그 렇기 때문에 각 팀의 전산시스템에 올라오는 소원들은 꼭 해결해야 하 는 미션이기도 했다. 인간들이 컴퓨터와 각종 기계에 의존해 살고 있는 것처럼 소원을 해결하는 방식도 그와 동일하다. 오래 전에는 인간 세상에 직접 내 려가 사람들의 소원을 읽고 직접 발로 뛰면서 그들의 삶에 적극적으 로 개입하곤 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모든 일이 전산화되면서 현 장에 내려갈 필요가 없어졌다. 전 산 코드를 입력하면 빠른 시간 내 에 보다 많은 소원을 해결할 수 있

28 었다. 굳이 그들의 삶에 개입하지 않아도 되었고 투입되는 천사의 수 도 대폭 줄었으며 무엇보다 간편했 다. 인간수호1팀은 항상 최고의 성적 을 달성하며 평균 미션 클리어율 97%를 유지해왔다. 작년에는 최고 의 팀에게 주는 Top of honor 를 수상했으며 올해도 연속 수상의 영 광을 이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1 팀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 왔다. 최근 2개월 전부터 올라오기 시작한 똑같은 소원 하나가 그들의

29 미션 달성율에 엄청난 태클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3-5번은 꼭 올라오는 소원. 중복된 소원이라고 해도 해결되지 않으면 그대로 쌓이 고 쌓여 커다란 부채로 작용하기 마련이었다. 항상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다니 던 실장은 실장실에 틀어박혀 팀장 이나 팀원들에게 히스테리만 부리 기 일쑤였고 사기가 꺾인 팀원들 은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 고 게을러졌다. 그들은 이제 동경 이 아닌 조롱의 대상이었다. 어제 의 영광이 오늘의 영광은 아니라며 등 뒤에서 이죽거리는 천사들이 많

30 아졌다. 문제의 소원은 뜬금없게도 정민 선배가 저를 사랑하게 해주세요! 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가다간 우리팀 실적이 바 닥을 치겠어. 가이는 화면에 떠 있는 문제의 소 원을 노려보며 말했다. 실적이라면 실장만큼이나 신경을 써온 가이었 다. 언제까지 추락만 할 수 없었다. 1위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고 가이 는 틈만 나면 잔소리를 했다. 아무렴 실장님이 그 꼴을 가만 두고 보시겠어. 지금도 신경이 곤

31 두서 계시는데. 미율이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본부장 임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 그렇지. 그렇게 공들여 실적 관리 를 했는데 물 건너가게 생겼잖아. 자기 혼자 헛물켠 거나 마찬가지 지 뭐. 솔직히 서열 2순위는 우리 팀장님이란 거 다 아는 사실이잖 아. 가이의 말에 로엔이 바로 받아쳤 다. 강압적이고 욕심 많은 실장을 좋아하는 팀원은 없었지만 로엔은 유독 심하게 진저리를 쳤다. 그래도 절차라는 게 있는데 팀장 에서 바로 본부장으로 로켓 승진시

32 키겠어? 가이가 그럴 리 없다는 투로 얘기 했다. 그래서 이게 다 본부장의 작전이 란 소문도 있어. 실적 부진 명분으 로 실장 자르고, 팀장은 실장 만들 어놓고 차기 본부장 거론될 때쯤 자리 넘겨주려고 한다고. 미율이 말소리를 낮추어 빠르게 속삭였다. 정말? 가이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그 러자 미율이 대답하기도 전에 로엔 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 본부장님이 제대로 보신 거지.

33 톡 까놓고 실장이 한일이 뭐 있어? 우리 팀 실적 여기까지 끌어올린 것도 순전히 팀장님 덕분인데. 자 기야 팀장 닦달이나 했지. 그러고 도 자리 뺏길 것 같으니까 엄청 경 계하잖아. 그건 그래. 팀장님이 본부장님이 되셔야 하는데... 미율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 다. 그리고는 마침 생각났다는 투 로 화제를 돌렸다. 그보다 우선 우리 팀 신입이나 잘 들어왔으면 좋겠다. 새로운 천 사 온다는 게 오늘이지 않나? 뭐 들 은 거 없어?

34 교육원에서 보내는 천사들이야 맨날 똑같지. 상위 1% 졸업생들. 로엔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상위 1% 졸업생들이라고 별 수 있니. 이론은 빠싹해도 실전에서는 엉망인 애들이 수두룩해. 오히려 머리만 믿고 까불어서 교육시키기 도 어렵다고. 신입이 아니라 상전 이야 상전. 가이가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신 입들이 잘난 척 하는 꼴을 보는 건 가이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팀 내 Top1은 언제까지도 자신이어 야 했다. 까불고 설쳐도 상관없으니 짜잔

35 하고 나타나 이 문제나 해결해 줬 으면 좋겠다. 미율이 턱을 괴며 한숨을 푹 내셨 다. 그 때였다. 문의 열리며 낯선 천사 둘이 들어왔다. 아마도 교육원에서 새로 보낸 신입인 듯싶었다. 앞장 서 들어온 여천사의 태도는 신입 이라고 보기엔 당당하고 노련했다. 그에 반해 그 뒤에 바짝 붙어 서 있 는 남천사는 누가 봐도 신입의 냄 새가 폴폴 났다. 하지만 막상 입을 연 것은 남천사 쪽이었다. 오늘부터 천사본부 인간수호1팀 에서 근무하게 된 4885입니다.

36 4885? 어쩐지 들어봄 직한 번호 였다. 교육원에서는 매년 수백 명 의 졸업생을 배출하기 때문에 아 무리 교육원에서 뛰고 날았던 천사 라 한들 실무에 있는 천사들에게는 고유이름도 수여 받지 못한 다 똑 같은 천사 일 뿐이었다. 팀원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 했다. 설마... 그 말을 내뱉은 건 미율이지만, 그 말과 동시에 모두 낯빛이 새하얘져 서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미율은 빠른 속도로 천사 네트워크에 접속 해 천사 일련번호에 4885를 입력

37 했다. 4885의 이력이 화면에 펼쳐 졌다. 오 마이 갓 미율은 탄식했고 가이는 그대로 주저앉았으며 로엔은 얼빵한 표정 을 지었다. 오직 4885만이 눈치없 이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신입을 선별하는 과정에 교육원 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신입이 온다는 날이 오늘이 군요. 그런데 무슨 착오가 있다고 요? 본부장은 처음 듣는 소리인 냥 태

38 연하게 반응했다. 순간 욱 하는 기 분이 들었지만 실장은 꾹 눌러 참 았다. 독사 같은 본부장 앞에선 조 금의 틈도 보여선 안되었다.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천사가 1팀에 들어왔습니다. 4885를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지 끈거렸다.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 특별 한 기준이란 게 있었던가요? 실장의 마음과는 상반되게 본부 장은 여유 있게 웃었다. 그건... 교육원에선 이제까지 상 위 1%의 우수한 졸업생들만 본부 에 보내왔습니다. 허나 이번에 배

39 속된 천사는 상위권도 아닌 하위 1%에 해당되는 천사입니다. 그건 본부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 닙니다. 이미 교육원에서 심사를 마쳤고 본부가 교육원에게 심사권 을 전부 맡겨온 이상 결정된 사항 을 뒤엎을 순 없습니다. 설마 교육 원에서 쓰임새가 없는 천사를 본부 에 보냈겠습니까? 다 이유가 있겠 지요. 그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있 을 텐데요. 본부장은 마시던 찻잔을 내려놓 으며 엄격한 말투로 말했다. 올 것 이 왔다. 실장은 이 문제가 언급될 까 싶어 두 달 전부터 본부장실 근

40 처에는 얼씬거리지도 않았다. 웬만 한 결재는 팀장을 시켰다. 두 사람 간의 커넥션이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독사 같은 혀에 자존심 이 돌돌 말릴 생각을 하면 자연스 럽게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1팀 실적이 돌아올 기세가 없습 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해결할 수 없는 미션이 중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바람에... 지금으로선 자연적 으로 소멸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까지요? 시간이 많지 않습니 다.

41 본부장의 의미심장한 말에 실장 은 뜨끔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 는 건 저희 능력 밖의 일입니다. 기존의 방법대로만 해답을 찾으 려 하니 그렇죠. 무슨 말씀이신지...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면 고전적인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 도 하나의 방법이죠. 지금처럼 전 산 시스템이 발달하기 전에는 천사 대부분이 현장에 직접 나가 인간 을 구제하곤 했으니, 비록 많은 사 람들의 소원을 들어줄 순 없었어도 참 따뜻하지 않았습니까.

42 ...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현장에 투입할만한 천사가 없습니다. 새로운 천사가 있지 않습니까. 준비된 저녁 메뉴를 대접하는 사 람처럼 본부장은 대수롭지 않게 대 답했다. 이제 갓 들어온 신입을 현장에 투입하라는 말씀입니까? 실장은 놀란 마음에 다소 격양된 말투로 되물었다. 하하. 오해하지 마세요, 실장. 나 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뿐 입니다. 뭐 걱정할 게 있겠습니까? 1팀엔 우수한 팀원도 있고 팀장도 있는데.

43 유독 팀장이란 단어에 힘이 들어 가 있었다. 역시 타겟은 실장이었 다. 팀장을 앉히기 위해 뒤에서 무 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알 순 없지 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수만 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선택지 없는 선택 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니, 실장은 막막했다. 이 상태로 소원이 자연 소멸 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든 가 검증도 되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신입에게 새 임무를 맡기는 모험을 해보든가,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어느 것도 성공을 100% 보장할 수 없다. 모험을 감행했다가 실패 했

44 을 경우 책임의 대가는 참혹할 것 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기다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그 순간 실장은 천사 4885 뒤에 서 있던 여천사가 떠올랐다. 엘리 트적인 느낌이 표정과 몸짓에 베여 있었다. 루나 라는 이름을 가진 것 은 졸업생 신분은 아니라는 뜻이고 그러고 보니 교육원 지도교사 일 을 했다는 소릴 들은 것도 같았다. 아무렴 그 꼴통보다는 못나진 않을 것이다. 저 그럼 이번에 들어온 신입 중 루... 그 때, 실장이 말이 채 끝나기도

45 전에 문이 열렸고 그 루나 가 들어 왔다. 너무 자연스런 태도였기 때 문에 실장은 순간적으로 이곳이 본 부장실이라는 걸 잊기까지 했다. 루나는 실장에게 고개를 숙여 묵언 의 인사를 했다. 실장은 루나가 본부장실에 출입 한 이유에 대해 생각할 겨를 없이 본부장에게 소개시킨 뒤 정식으로 임무를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힐 생 각으로 빠르게 입을 열었다. 하지 만 인사를 받은 것은 오히려 실장 이었다. 정식으로 소개하지. 이 친구는 교육원 13기 수석 졸업생 루나.

46 수석 이란 말에 실장의 입가에 만 연한 웃음이 퍼지려는 순간, 본부 장이 일격을 가했다. 내 외동딸이네. 본부장의 소개가 끝난 뒤 실장은 황급히 자리를 떴고 본부장은 루나 에게 새 차를 내주었다. 이해가 안 되는 일을 했더구나. 실장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지 만 본부장도 사실 적잖이 놀랐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번엔 루나가 태연하게 되물었 다. 실장의 기분도 조금은 이해가

47 되었다. 네가 그런 친구를 선택했을 거라 곤 생각지 못했다. 천사본부는 최 고의 실력자들만 모이는 곳이야. 잡일이나 하는 무능력한 천사라는 걸 알았다면 허락하지 않았을 거 야. 본부장은 엄하게 말했다. 딸의 이 번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분 별력 없이 행동할 아이가 아니었 다. 그런 믿음이 확고했기에 딸의 이번 결정에 실망스럽고 화가 나기 까지 했다. 천사본부의 생리라면 자신에게

48 익히 들어서 충분히 알고 있을 것 이다. 당연지사 천사본부로 들어올 줄 알았던 아이가 교육원에 남겠다 고 했을 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고 믿었기에 강요하지 않았다. 똑같은 기준으로 보지 마세요. 그 친구는 분명 다른 재능이 있어 요. 루나는 딱 잘라 대답했다. 그 친구 재능개발이라도 시켜주 려고 데려온 거냐? 본부가 그렇게 한가한 곳 인줄 알아? 그 친구는 다른 천사들보다 인간 에 대한 호기심도 이해도도 높아 요. 열의도 있고요. 절 믿고 지켜봐

49 주세요.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절 믿으시잖아요. 실망시켜 드리 지 않을 거예요. 루나는 자세를 고쳐 잡고 공손하 게 대답했다. 루나의 눈빛에 실린 간절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본부 장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이유 야 어찌 됐든 본부장은 더 할 말이 없었다. 분명한 건 루나와 약속을 했다는 것,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는 것이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 만 실장을 무너트릴 카드가 될 수 도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본부 장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50 왜 웃으세요? 흥미롭구나. 그럼 다시 교육원으로 돌려보내 지 않으실 거죠? 루나는 잠시 갸웃하더니 본부장 의 웃음을 긍정의 표시로 해석한 듯 했다. 지켜보마. 본부장은 의자 깊숙이 몸을 젖히 며 말했다. 가만히 앉아 흥미진진 한 연극을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 았다. 하루 종일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 렸지만 실장은 선뜻 입을 열지 못

51 했다. 4885는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돌 리며 실장실을 살피기 바빴다. 사 태의 중함을 모르는 건 당연하겠지 만 눈치 없이 주변을 살피는 꼴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런 녀석 에게 현장 프로젝트를 맡길 생각을 하니 다시금 머리가 지끈거렸다. 교육원에 있었다고? 네. 교육원에서 무슨 일을 했지? 그게 는 망설였다. 아무리 눈치가 없기로 서니 교육원에서 교직원들 의 식사준비, 청소, 세탁을 하고 의

52 상이나 머리스타일을 만져주고, 잔 심부름 따위를 했다는 이야길 곧이 곧대로 말할 순 없었다. 아무리 눈 치가 없기로 서니 자신이 본부에서 원하는 천사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교육원 졸업도 간신히 했 고, 졸업 이후도 받아주는 곳이 없 어서 교육원에 남아 잡일이나 도맡 아 해 온 자신이 본부에 들어온 것 은 기적같은 일이었다. 소식을 접 했을 때나 본부 실장실에 앉아있 는 지금이나 얼떨떨하기는 마찬가 지였다. 왜. 어째서! 하지만 이유를 알려주는 이도 이유를 물어볼 이도 없었다. 어쨌든 기적같은 일이 벌

53 어지고 있고, 그것이 꿈이 아니라 는 것은 확실했다. 교육원의 최상의 교육 환경과 교 직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 기 위해 봉사정신과 성실함으로 최 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옆에 앉아있던 팀장이 고개 를 숙인 채 낮게 웃었다. 의외로 재 미있는 구석이 있는 친구라고, 팀 장은 생각했다. 교육원에선 봉사정신과 성실함 으로 가능했을 진 몰라도 본부는 최고의 실력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야. 실장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54 최고의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열심히 배우고 익히고... 또 익히 고... 암튼 열심히 하겠습니다. 4885의 모습에 결연함이 보였다. 팀장은 또다시 낮게 웃음 지었다. 왠지 4885에게 점점 마음이 갔다. 그와는 달리 실장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져 갔다. 예전에는 신입이 들어오면 현장 체험부터 시키는 것이 관례였지. 인간을 직접 접하며 인간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기초 훈련이었으니 까. 하지만 전산에 의존하기 시작 하면서 인간을 이해할 필요가 없어 졌어. 시간 낭비랄까.

55 실장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 팀에 2개월 동안 해결하지 못한 미션이 있네. 팀의 미래를 위 해서 꼭 해결해야 하는 미션이지. 그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선 지금 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 해. 누군가 현장에 투입돼서 이 미 션을 직접 해결해야겠어. 팀장, 난 4885에게 이 일을 지시할까 하는 데. 네? 교육원에 돌려보내겠다고 길길이 날뛰던 때가 바로 오늘 아침이었 다. 팀장과 4885를 호출했을 땐 혹

56 얘기가 잘 돼서 교육원에 돌려보내 기로 결정된 건가 싶었지만 실장의 얼굴을 본 순간 잘못된 추측이라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실장이 4885 의 교육원 생활이나 팀의 상황을 얘기할 때도 이런 지시가 뒤따라올 것이라는 것은 눈곱만치도 예상할 수 없었다. 팀장은 실장과 4885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실장은 블 랙홀에라도 빠진 듯한 얼굴이었고 4885는 어리둥절한 채 그 다음 이 야기가 이어지기를 기다리는 눈치 였다. 지금 안정된 시스템을 변형하는 것보단 신입을 활용하는 쪽이 낫지

57 않겠나. 기초 훈련도 되고 경험도 쌓고, 4885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거야. 어떤가? 할 수 있겠나? 그 말씀은 저보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라는 말씀이시죠? 그렇네.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 다. 4885는 고개가 땅에 닿을 듯 인사 를 했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여 지없이 드러냈다. 세부적인 지시는 팀장을 통해 하 지. 그만 나가 보게. 4885가 나가자마자, 실장의 표정 은 180도로 바뀌었다.

58 본부장 지시야. 본부장님이요? 교육원에서 밑바닥 일이나 한 천 사가 뭘 할 수 있다고... 우리 팀 물 먹이려는 수작이겠지. 본부장이 그런 지시를 했다는 것 도 이해가 안 되긴 했지만 비로소 실장의 행동이 수긍이 갔다. 그런 히스토리가 없고서야 실장이 그런 선택을 할 리가 없었다. 그럴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있지. 너무 큰 이유가... 실장은 팀장을 빤히 쳐다보며 말 을 흐렸다. 정확히 나를 물 먹이려는 거지.

59 그래서 널 실장 자리에 앉히려고. 좋은 생각이긴 합니다만 위험 부 담이 너무 큽니다. 만에 하나 신분 이라도 노출되면... 그럴 걱정은 없어. 인간은 기적 을 보고도 믿지 않는 존재들이니 까. 팀장이 신경 써서 잘 컨트롤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성공 시 키도록. 팀장을 견제하긴 해야 하면서도 믿을 건 또 팀장밖에 없었다. 꼴통 천사에게 프로젝트를 맡긴 이상 팀 장의 능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했다.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경 우 본부장의 은총을 받는 팀장은

60 어떻게든 살아남겠지만 실장은 꼴 통천사와 함께 버려질 게 분명했 다. 팀의 운명도 자신의 운명도 지 금으로선 팀장 손에 달려있다. 그 리고 그 4885 꼴통에게도.

61 3. 그 여자아이 임주리. 나이 20살. 한국대학교 1 학년.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이상 끝. 긴급한 미션에 신입 을 투입시키기로 결정하기까지 걸 린 시간은 단 하루. 준비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우리가 알려줄 수 있는 건 여기 까지야. 나머지는 현장에서 파악 해. 현장 데이터가 더 정확하니까. 아무렴. 그렇지 않고서야 위험 부 담을 떠안고 신입 천사를 현장에

62 내려 보낼 이유가 없다. 게다가 꼴 통천사라고 소문난 천사를. 게다가 팀장은 무슨 영문인지 작 전조차 일러주지 않았다. 우리 작전은 없다. 라고 운을 떼더니, 4885를 현장에 투입시키기로 결 정된 이상 여기서 작전 구상을 하 는 건 탁상공론에 불과해. 세부적 인 작전은 4885에게 맡긴다 는 일단 주리에게 접근해서 장기적 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찾 아. 라고 말했다. 납득할 수 없는 지시 에 팀원들은 반발했다. 그는 한마

63 디 더 덧붙였다. 신입이나 경력이냐가 중요하진 않아. 우리가 현장에 나간 것도 오 래 전 일이고. 전산에 길들여져 있 는 우리보다 신입이 유리할 수도 있어. 나름 일리 있는 말이긴 했다. 하지 만 그렇다고 이제 갓 출근한 신입 을 내려 보내면서 아무런 데이터도 아무런 작전도 없이 현장에 떠미는 건 너무 무책임하고 무모한 일 아 닌가.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온 꼴 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설렘은 컸다. 교육원에 있을 때부터 꿈꾸던 일이었다. 인간 세

64 상에 내려가서 인간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 원하고 또 원했던 일이었다. 이루어지리라 꿈 에도 몰랐지만 이루어졌고 게다가 단순히 모습을 감추고 인간들을 엿 보는 일이 아닌, 그들과 다를 바 없 는 인간으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하지만 눈을 부라리며 너의 행동 에 팀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말하는 실장, 하던 대로 하라는 말로 더 부 담감을 안겨주는 팀장, 그리고 저 녀석 때문에 우리는 곧 끝장이라 며 벌레 보듯 쳐다보는 팀원들. 겁

65 이 났다. 나의 지혜라고는 청소, 세 탁, 옷 시중, 잡일 등의 노하우밖에 없고 나의 정보라고는 교육원에서 틈틈이 읽었던 지상 서적의 자투리 내용밖에는 없다. 무엇보다 나를 떨리게 하는 건 내가 해결해야 하 는 소원이다. 정민 선배가 절 사랑하게 해주세 요! 도대체 이런 소원을 주야장천 비 는 인간은 어떤 애인 거지? 그 여자아이는 얼룩덜룩하고 너 덜너덜한 츄리닝을 입고 있었다. 머리는 높게 틀어 묶었는데 삐져

66 나온 잔머리가 흡사 사자 갈기 같 았다. 그 모습은 하룻밤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죽어라 밀어 보내던 것이 언제였 는지 모르게 그 아이는 얌전히 앉 아 만 원짜리 지폐를 셌다. 한 뭉치 의 돈을 여러 번 세고 또 세며 히죽 거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바지 주머니 속으로 황급히 돈을 찔러 넣었다. 계약 기간은 1년. 부모님이 일찍 오시면... 여자아이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두 줄을 긋고 다시 적기 시작했다. 주인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67 있음. 우리 부모님 외국 나가셨거 든요. 놀러~ 딸 다 키우셨다고 해 방감에 들떠 떠나셨죠. 딸이 요모 양 요꼴로 사는 줄도 모르고 자기 네들만 좋으면 만사 오케이인 아주 아주 이기적인 부모님이야. 여자아이는 정말 큰일이라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작일은 오늘 날짜 쓰고... 주소 지는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임대 인 임주리 임차인... 이름이 뭐예 요? 이름? 아직 나에게 이름은 없다. 이름을 받으려면 천사본부에서 그 자격여부를 심사 받아야 하는데

68 보통 1년 이상의 재직기간을 거쳐 야만 한다. 그때까진 난 그저 천사 4885일뿐이다. 이름이 뭐냐고요. 여자아이는 손을 멈추고 채근했 다. 지상의 소설에서 나왔던 등장인 물들이 머릿속을 배회했지만 그들 의 이름은 하나같이 떠오르지 않았 다. 그 때 여자아이가 입은 티셔츠 에 박힌 YOU라는 알파벳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 겠지만 입에서 자동적으로 이유 라는 단어가 흘러나왔다. 여자아이는 내 이름을 듣더니 한

69 참 동안 깔깔 웃었다. 있지도 않은 내 부모님을 들먹거렸고 도통 이해 할 수 없는 상황극까지 벌였다. 내 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가 만히 있자 입을 삐죽 내밀며 동물 도 눈치가 있어야 이쁨 받는 거거 든요. 라는 말을 내뱉고는 계약서 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여자아이는 내가 스물다섯이라고 나이를 밝힐 때도 입을 삐죽 내밀 었다. 생각보다 좀 많네. 난 스물. 같이 사는 사람끼리 존대하기 귀찮은데 말 놓습니다. 불만 없지? 어째서 하필 너 같은 여자애인 거

70 지? 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싶은걸 꾹 참았다. 난 얌전히 그 아이가 내 민 손을 잡았다. 여자아이는 붙잡 은 내 손을 격하게 흔들며 배시시 웃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계약 은 끝이 났다. 팀장이 준 유일한 작 전 팁 장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 는 방법을 찾아봐 은 완수한 셈이 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정말 참아줄 수가 없다. 무엇보다 그 더.티.함. 철수세미를 달아놓은 듯한 헤어 스타일에 세수를 했는지 안 했는지 꼬지지한 민 낯, 입가에 흐르는 침

71 을 아무렇게나 훔치는 손, 입고 있 는 티셔츠를 수건처럼 쓰는 모양 새. 무엇보다 더티함을 의식하지 못하는 헤벌죽한 웃음. 그리고 그 게.으.름.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여전히 한밤 중이라며 입 주자를 팽개쳐 놓고 방으로 들어가 는 꼬락서니. 테이블이며 바닥이며 쓰레기로 장식할 땐 언제고 슬그머 니 빠지는 행태. 경력을 최대한 살리는 게 좋다고 는 하지만 이런 건 곤란했다. 꿈에 도 그리던 지상에 와서까지 청소나 세탁에 시달리는 건 싫었다. 물론 꼭 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 주인공

72 이 쓰레기처리장에서 살건 말건 내 상관할 바는 아니다. 나의 임무는 쓰레기처리장에 사는 주인공의 소 원을 들어주는 것. 하지만 이건 내 생존의 문제였다. 신선한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과 꽃 향기에 익숙해져 있는 천사에겐 지 옥행과 견줄만한 공포였다. 그래서 <지상 서적>에서 본 청소기를 돌 렸고, 걸레질, 설거지, 빨래를 하고 쓰레기도 치웠다. 그리고 마지막으 로 검은 빗자루처럼 꼬질꼬질한 강 아지도 씻겼다. 그날, 여자아이와 제대로 마주한 건 저녁때가 되어서였다. 강도가

73 센 청소에 지친 내가 서재에서 깜 빡 잠이 들었는데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깼다. 거실로 나가자 여자아이는 참을 수 없는 그 모습으로 테이블 위에 과자랑 음료로 추정되는 것들을 부 지런히 세팅하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나를 보더니 반가운 듯 웃었다. 나를 잊어버리지는 않 은 모양이었다. 마침 부르려고 했는데. 여기 와 서 앉아. 이게 뭐야? 첫 날인데 기념 파티는 해야지. 그냥 자면 섭섭하지.

74 입주자를 팽개쳐 두고 잠이나 자 러 들어간 주인답지 않은 상냥한 목소리였다. 그리곤 알 수 없는 이 상한 음료를 한잔씩 따르더니 내 앞에 한잔을 내밀고 자신의 잔을 높이 쳐들었다.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그 아이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우 리의 관계가 주인과 입주자의 관계 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웃음이 었다. 그리곤 아직 생소하기만 한 단어로 나를 불렀다. 유. 나는 이제부터 임주리의 하우스 메이트, 이유다.

75 4. 탐색 수상한 녀석의 수상쩍은 행동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그 날도 그랬다. 그 날은 그 녀석 이 우리집에 살러 온 날이었고, 나 는 집주인의 본분을 잊고 낮잠을 퍼질러 자다가 저녁때나 돼서야 기 상을 했던 날이기도 했다. 내가 늦잠을 잔 것은 무조건 게으 름 때문은 아니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꿈 때문이었다. 아름다운 두 날개를 지닌 천사가

76 신비로운 빛을 내며 우리집 거실에 날아 들어왔다. 천사는 내게 가까 이 다가왔는데, 마주한 그 천사의 눈빛이 묘하게 슬펐다. 내가 천사 의 얼굴에 손을 대자 그제서야 천 사가 웃었다. 우리는 한참 그렇게 마주 서있었고, 그냥 웃었다. 이상 한 행복감이 꿈에서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꿈같은 일이 벌어진 후였다. 그 녀석은 우리집을 헌 집에서 새 집으로 변신시켜 놓았다. 그리곤 사태의 충격을 짐작도 못한 채 서 재 바닥에 태평하게 잠들어 있었 다. 등을 동글게 말고 자는 꼴이 새

77 우를 연상시켜야 하건만 눈을 비비 고 또 비비고 보아도 꿈에서 봤던 천사가 자꾸만 떠올랐다. 지점토로 빚은 듯한 얼굴을 찔러 보려다 그 만두었다. 청소 좀 수상쩍게 잘 한 다고 천사라고 생각하는 건 우리집 강아지 아지도 비웃을 일이다. 그런데. 그 녀석은 술을 못 마신다 는 표현을 쓰는 것조차 민망할 만 큼 술을 못했다. 그는 아름다운 거 품이 잔뜩 피어 오르는 맥주를 찡 그리며 바라보더니 아주 찔끔 입술 을 적셨다. 그것도 나의 채근에 못 이겨. 무슨, 맥주가 사약이야?

78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섹시하 고 엣지있는 음료를 조롱하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연신 툴툴 거렸다. 그럼에도 그 녀석은 장희 빈처럼 오만가지 인상을 쓰며 맥주 를 거부했고, 마셨고, 많이도 흘렸 다. 가장 수상한 건 아주 기본적인 것 의 결여. 민증 까보시지? 이...잃어버렸어. 나중에 보여줄 게. 출신을 말하는 걸 꺼리는 녀석이 수상쩍어서 민증을 달라고 했더니 만 어럽쇼. 그는 적잖이 당황했다.

79 그리곤 아주 멀리서 왔다며 허공을 올려다봤다. 아무래도 강원도 어느 깡촌 출신인 것 같다. 내비게이션 에 이름도 뜨지 않는, 밤이 되면 마 을의 불빛이라곤 별빛 밖에 없는, 그런 깡촌. 개중에 그런 녀석들이 꼭 있다. 성 공을 꿈꾸며 혈혈단신 상경한 배고 픈 청춘. 그저 놀고 자고 먹는 게, 그것이야말로 청춘의 전부인데 왜 다들 그렇게 성공에 집착하는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암튼 그런 청 춘들은 자신의 뿌리가 어디라고 밝 히는 걸 매우 부끄러워한다. 촌뜨 기라고 놀림받는 게 싫은 건지, 성

80 공하고 싶어 올라온 자신을 보는 게 싫은 건지 서울 토박이인 나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부모님은? 어렸을 때 두 분 다 돌아가셨어. 그는 조금의 찡그림도 없이 담담 히 대답했다. 괜히 더 무안하게. 나 는 무안함을 숨기려고 장희빈에게, 아니 그 녀석에게 사약 한잔을 더 하사했다. 사실 나도 혼자나 다름없어. 딸 대학 들어가자마자 해방감에 도취 되어 외국으로 훌쩍 떠나신 우리 부모님. 내가 얼마나 고생고생하며 혼자서 외롭게 컸는지 몰라. 두 분

81 이 눈만 맞으면 밥 차려먹으라는 쪽지 한 장 달랑 남겨놓고 외식 나 가, 미성년자인 딸 보기 부끄럽지 도 않은지 기념일마다 외박해. 그 럴 거면 동고동락할 피붙이라도 하 나 더 만들어서 들어오든가. 나는 되는 대로 주절거렸다. 기분 탓이지만 그 녀석이 큭 웃은 것 같 다. 나는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었 고, 개그가 아닌 위로를 하고자 함 이었기에 기분이 요상했다. 아무튼 수상쩍은 녀석에 대해 정 리하자면 이렇다. 이름은 이유. 나 이는 스물다섯. 성운대 휴학 중. 이 유는 군대인 게 뻔하고. 강원도 이

82 름 모를 산골짜기에서 부모도 없이 외롭게 컸고, 성공을 갈망하며 상 경한 고아. 취미는 청소. 주량은 개 미가 물 마시는 정도. 성격은 아직 파악 중. 공식적인 신원 보증도 되지 않은 이런 녀석과 살기 위한 대책은? 나는 LTE속도로 A4지와 펜을 찾 았다. 그 녀석이 멀뚱멀뚱 보는 앞 에서 A4지 상단에 공동생활수칙 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갓 구운 빵 같이 따끈따끈한 수칙들을 적어 내 려가기 시작했다. 야밤에 끓여먹는 라면처럼 충동적이긴 하지만.

83 첫째, 사적인 공간은 몰래 침입하지 않는다. 둘째, 식사 세탁은 셀프. 셋째, 제3의 인물을 초대할 시 상대 방의 동의를 구한다. 넷째, 상대의 라이프스타일에 간섭 하지 않는다. 다섯째, 전화는 절대 받지 않는다. 여섯째, 여섯째... 불펜 끝이 움직였다 멈췄다를 반 복했다. 모나미 볼펜은 톡톡톡 종 이를 두드리고, 종이에 깜장똥도 쌌다. 회오리바람도 만들었다가 칸 딘스키처럼 기하학적인 그림을 창

84 조하기도 했다. 여섯째, 집주인에게 흑심 품지 않는 다. 그 녀석이 대번 나를 쳐다봤다. 뭥미? 같기도 했고 왜 이래, 아 마추어처럼 같기도 했다. 헐 같기 도 했고,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 세요! 같기도 했다. 표정마저도 참 수상쩍게 짓는다. 여자 친구 있어? 아니. 그럼 그렇지. 좋아하는 사람 있어?

85 아니. 건조한 녀석. 사람이 외롭다 보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정이 가기 마련이거든. 나처럼 싱싱한 스물이 있는데 마음 이 동하지 않겠어? 하지만! 되는 대로 떠들고 있었기에 어떤 말이 튀어나올지 내가 더 긴장됐 다. 난 임자 있는 몸. 희망 없는 밭에 씨 뿌리면 아주아주 곤란해. 임자? 다시 보니 그냥 멍, 까악까악 까마 귀가 날아가는 표정 같기도 했다. 순결한 마음을 유지해서 정민 선

86 배에게 줄 거거든. 까마귀가 날든 말든 나는 내 의견 을 피력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까 악까악 울며 날아가던 까마귀가 총 에 맞았는지 돌연 뚝 떨어졌다. 정 민 선배 라는 말에서 뚝. 정민 선배가 누군데? 그 녀석의 표정에 수상쩍은 기운 이 감돌았다. + 한정민. 나이 스물 다섯. 한국대학교 3 학년. 주리의 대학 선배. 이상 끝.

87 나무 뒤에 다리 저려가며 한 시간 을 숨어 알아낸 정보는 그게 다였 다. 처음엔 고목나무의 매미처럼 붙어서 무엇을 기다리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물어보려고만 하면 그 여자아이는 입가에 손가락을 세 우고 쉿-조용히해 입 모양을 내 며 주위를 줬다. 그 이유는 한 시간이 지나서야 가 까스로 알 수 있었다. 바로 보이는 건물에서 한 무리의 남자들이 나왔다. 바로 그 순간 쿵 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게 심 장 소린지 발동동거림인지 정확히 알 순 없었지만 그게 무엇이든 주

88 리에게서 나는 소리는 분명했고, 원인은 문제의 대상 때문이라는 거 였다. 그리고 그 대상은 쉽게 파악 됐다. 한정민이란 남자는 단연 돋보였 다. 푸른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폼 이 100m 멀리서 보아도 일반인 느 낌은 아니었다. 인간 신분만 아니 라면 천상에 데려다 놓아도 먹힐 타입이었다. 흠. 소원이 납득이 되 긴 하면서도, 블랙홀로 빠지는 느 낌이었다. 내 앞의 있는 여자아이 는 고작 더티하고 게으르고 뻔뻔 한, 평범하고 아니 모자라다고 말 해도 될만한 인간에 불과했다. 그

89 런 여자아이에게 저런 녀석을...? 천상의 모든 별빛이 일제히 숨을 거두는 기분이다. 그런데도 주리는, 저런 게 진짜 남자지. 자갈밭의 다이아몬드랄까. 하며 싱글벙글, 전혀 위기의식이 없다. 그러다가 푹, 고개를 숙이며 웅얼 거린다. 말이라도 한번 섞어봤으면. 항상 인형의 꿈 모드니... 하더니 듣도 보도 못한 가요를 기 괴한 목소리로 흥얼거렸다. 그대 먼 곳만 보네요. 내가 바로

90 여기 있는데. 조금만 고개를 돌려 도 날 볼 수 있을 텐데~... 소녀의 이 피 끓는 심정을 왜 하 늘은 몰라 주냐고! 인간의 변화무쌍한 모습에 정신 이 하나도 없었다. 아냐. 하늘도 다 알아. 단지 좀... 들어주기 힘들어서 그렇지. 하늘이 뭐 그러냐? 할 줄 아는 것 도 없고. 연애 초짜는 이래서 힘들 다니깐. 여우같이 살살 낚시질 잘 하는 여자들도 많던데. 내가 좀 도와줄까? 나는 내가 내려온 목적을 은근슬

91 쩍 밝혔다. 하늘도 못 도와주는 걸 유가 어 떻게? 주리는 천사본부 팀원들처럼 감 히 네까짓 게? 라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삐죽였다. 방법은 찾아 봐야지. 나만 믿어. 꼭 성공할 테니까. 주리가 다짐에 다짐을 하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래 꼭. 무슨 일이 있어도 한정 민이 주리 너를 사랑하게 만들 테 니까.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주리는 생각

92 보다 아는 것이 없었다. 소원을 비 는 시간에 말이라도 한마디 걸었다 면 지금처럼 인형의 꿈 노래나 부 르고 있지 않을 텐데. 쯧쯧. 주리를 이용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이용해 한정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 다. 주리는 정민의 뒤를 살살 밟으 며 내가 던져준 과제를 수행했다. 그런 와중에 오해도 있었다. 주리가 정민의 뒤를 살살 쫓을 때 하필 눈이 마주친 게 정민의 베프 길한성이었고, 길한성과 눈이 마주 치자마자 주리는 냅다 튀었다. 그 리고 며칠 뒤, 자판기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길한성에게 주리는 다

93 시 접근했다. 먼저 아는 체를 한 건 한성이었다. 혹시 심리학개론 이재진 교수님 수업 듣는 후배 아닌가? 아, 네. 안녕하세요. 이런 데서 선 배님을 다 뵙고 영광이에요. 주리가 어색하게 웃으며 아부를 떨었고 기분 좋아진 한성이 건넨 커피도 호호 불어가며 마셨다. 선배는 주말에 뭐하세요? 나? 남자들이야 똑같지. 영화보 고 술 마시고 게임하고. 내 친구 정 민이 아나? 나랑 같은 수업 듣는 데. 모를 리가 있나.

94 걔가 영화광이거든. 개봉하는 영 화마다 죄다 보러 다녀요. 어떨 땐 본 거 또 보고. 영화는 여자 친구랑 봐야 하는데 새까만 남자애들끼리 보러 다니니 참. 그러니 매표소 직 원이 이상한 눈초리로... 정민 선배의 취미를 캐치한 순간 주리는 게 눈 감추듯 사라졌고 텅 빈 공간에서 한성은 나 홀로 떠들 었다. 그래도 한성은 주리의 목적 이 한정민의 취미 캐기라는 걸 전 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리고 주리의 착각도 있었다. 혈액형은? A형! 조용하고 은은한 미소. 딱 A

95 형이지. 주리는 자신만만하게 어깨를 으 쓱이며 우쭐거렸다. 하지만. A형은 소세지. 소심하고 세심하 고 지랄 같은 성격. B형은 오이지.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지랄 같은 성 격. O형은 단무지. 단순하고 무식 하고 지랄 같은 성격. AB형은 쓰리 지. 이러지도 말고 저러지도 말라 는 지랄 같은 성격. 한정민 넌 혈액 형이 뭐냐? 때마침 혈액형 점을 보고 있던 동 기들이 정민에게 물었는데, 나? O형. 이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랄 같은

96 놈. 하고 동기들은 정민의 어깨를 끌 어안았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주 리는 책상에 머리를 콩콩 찧었다. 한정민에 대해 정리하면 이렇다. 이름 한정민. 나이 스물 다섯. 성별은 남 자. 주리의 표현대로라면 남자 중의 남 자. 키는 182. 교우 관계는 원만함. 베프 는 길한성. 취미는 영화보기. 혈액형은 O 형. 아, 빠진 게 있네. 그리고 주리의 좌절도 있었다.

97 가장 중요한 게 남았지? 그게 뭔데? 이상형. 그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주리를 짐승처럼 포효했다. 자칫 잘못 들 으면 배 곯은 호랑이가 강아지라도 잡아먹으러 동네에 출몰한 줄 알 노릇이다. 왜 남자들은 긴 머리에 환장하는 거야? 긴 머리가 얼마나 더럽고 지 저분한지 알아? 유도 그런 스타일 이 좋아? 나쁘지 않지.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주리는 토라져서 다시 테이블에 엎어져 버

98 렸다. 하지만 남자들은 귀여운 스타일 을 더 좋아해. 주리같이. 인간에게 아부까지 해야 하는 천 사라니. 정마알? 주리는 금방 얼굴이 발그레해져 선 쌕쌕 웃었다. 음... 웃는 모습은 그나마 좀 귀엽 기도 했다 가 지상에 내려오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실장은 여전히 히스

99 테릭했고 팀장은 침묵으로 일관했 으며, 팀원들은 여전히 한숨을 푹 푹 내쉬었고 틈만 나면 일손을 거 두고 앉아 앞으로의 암울한 미래와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하곤 했다. 우리 꼴통 신입께서 잘 하고 계 시려나 모르겠네. 보통 멍석을 까는 것은 미율이었 다. 난 이미 마음을 비웠다. 큰 기대 하지마. 우리 팀 운명은 끝났다고 봐야지. 4885가 프로젝트에 투입되기로 결정됐을 때, 그리고 그 이후에도 가장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100 가이였다. 우리야 더 좋을 수도 있어. 팀장 님이 실장님 되고 실장님이랑은 바 이바이하구. 로엔만은 조금 희망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바이바이하기 전까지 어떻게 버 티냔 말이지. 실장님도 반은 포기하셨을걸. 그 러니까 순순히 내려 보냈지. 괜히 우리 들쑤셔서 현장에 내려 보내봤 자 이도저도 안될 게 뻔한 데 현상 유지나 하자 이거지. 오늘의 영광이 내일의 영광은 아 니구나.

101 인간들 말 중에 미꾸라지 한 마 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말이 있잖 아. 그 말이 딱이다. 딱. 그 말은 로엔이 요즘 즐겨 쓰는 표 현이었다. 로엔이 꺼내지 않으면 로엔에게 전염된 다른 팀원이 대신 들먹였다. 그리곤 그런 자신들이, 그 미꾸라지인 4885가 우스워 깔 깔 거리며 한참 웃곤 했다. 로엔의 어김없는 멘트에 미율과 가이가 웃음을 막 터트리려는 순 간, 차갑고 당돌한 말이 팀원들의 뒤통수를 세게 건드렸다. 같은 팀끼리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102 팀원들이 일제히 등을 돌렸다. 얼 음장 같이 차가운 표정의 루나가 서 있었다. 팀원 하나 믿지 못하고 뒤에서 흉보는 건 선배로서 보여야 할 태 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새파란 신입이 눈을 치켜 뜨고 선 배에게 훈계를 한다는 건, 정면으 로 도전장을 내미는 것과 마찬가지 였다. 위계질서가 분명하고 보수적 인 천사본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다. 물론 교육원에 서 보내는 상위 졸업생들이 고분고 분하고 조직에 순종적인 타입은 아 니었지만 이렇게 드러내 놓고 적대

103 적인 태도를 취하는 신입도 드물었 다. 조용히 흡수될 타입이 아닌 것 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연출은 콧 대 높은 신입들에 이골이 난 팀원 들에게도 당황스런 일이었다. 그럼에도 미율과 로엔은 입을 꾹 다물고 그 자리에 앉아 있기만 했 다. 가이는 그 둘의 태도가 이상하 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그 버르 장머리 없는 신입에게 공격적으로 다가갔다. 너야말로 선배한테 이게 무슨 태 도야? 교육원에서 질리도록 보내 는 게 바로 너 같은 애들이야. 머리

104 좋은 것만 믿고 선배한테 까불다가 잘려 나간 애들 태반이거든. 출근 하자마자 잘려나가고 싶어? 충분한 이유가 되면 제 스스로 나갑니다. 선배님 권한은 아니죠. 루나의 반응은 놀라울 따름이었 다. 가이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그 때 로엔이 가이의 팔을 살짝 붙들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 다. 야...그만해... 이해할 수 없는 로엔의 행동에 가 이가 멈칫하자, 루나는 잠시 무서 운 눈빛으로 가이와 다른 팀원들을 노려보더니 나가 버렸다. 로엔이

105 그제서야 가이의 팔을 붙잡은 손을 풀었다. 뭐...저..저런 게 다 있냐? 니들은 왜 가만있어? 불똥이 엄한 팀원들에게 튈 참이 었다. 로엔과 미율 사이에 암묵적인 눈 빛 교환이 이루어지더니 로엔이 가 이의 귓가에 작게 중얼거렸다. 그게 실은... 로엔이 속삭이던 입을 떼자, 가이 의 얼굴에 핏기가 가셨다. 그걸 왜 지금 얘기해?! 원망과 짜증과 후회가 그 말속에 가득 묻어났다.

106 확실하진 않아. 그래도 조심해. 미율이 누가 듣기라도 하는 듯 주 변을 살피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 다. 제가 4885를 서브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천사교육원 수석 졸업. 천사본부 장의 외동딸. 뛰어난 두뇌와 업무 수행 능력을 가졌음에도 아버지의 덕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 본부지 원을 포기하고 교육원에 남아 지 도교사 일을 한 특이한 경력. 그 소 신, 어쩌면 고집.

107 팀장은 루나가 들어오기 이전부 터 루나에 대해 알고 있었다. 본부 장은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이야 길 팀장에게 털어놓기도 했는데, 그 이야기의 절반이 루나에 관한 것이었다. 당연히 본부로 들어올 줄 알았던 딸이 다른 길을 걷자 본부장은 꽤 충격을 받았다. 그 아이의 능력과 재능을 펼칠 곳은 본부밖에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연스 럽게 아버지의 명예를 이어받아 같 은 길을 걷길 원했던 것 같았다. 그 래서 본부장은 루나가 천사본부를 거부했을 때 마치 아버지를 거부하

108 는 듯한 느낌에 괴로웠다고 털어놓 았다. 그런 루나가 어떤 심정의 변화인 지 제 발로 천사본부에 들어왔다. 아버지의 설득에 못 이겨 본부로 왔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지만, 그 안에는 분명 다른 사정이 숨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선 본부장도 함 구했다. 부녀 사이에 무엇이 오고 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루나가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4885와 한 팀이 돼서 이번 프로 젝트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교육원에서 오래 같이 있었다고

109 들었는데 너도 4885를 믿지 못하 는 건가? 팀원들의 불만이 조금도 사그라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 다. 설마 루나까지 같은 입장일 거 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아닙니다. 다만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을 거예요. 제 가 이곳에서 서브해주면 보다 쉽게 미션을 완료할 수 있을 거예요. 모르긴 몰라도 루나의 말은 진심 에서 우러난 것이었다. 그 진심의 원천이 무엇일까 궁금해 팀장은 잠 자코 있었다. 부탁드립니다, 팀장님. 4885가

110 본부에 도움이 되는 팀원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요. 루나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루 나의 진지한 태도에 팀장은 한 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긴 해도 신입이 시스템을 다 루긴 무리야. 루나는 서버에 접속해 시스템 화 면을 띄우더니 능숙한 솜씨로 코드 를 입력했다. 그 현란한 솜씨에 지 켜보던 팀원들도, 팀장도 할 말을 잃었다. 어때? 실전에 바로 투입해도 괜 찮겠어?

111 팀장은 팀원들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필요 없는 질문을 던졌다. 이 정도면... 하루 이틀만 교육해 도 문제없겠는데요. 가이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자존심이 강한 팀원이니 그렇게 말 하는 것만도 루나의 능력을 인정했 다고 볼 수 있었다. 연락 수신은 어떻게 할 건데? 로엔이 호기심에 찬 얼굴로 물었 다. 그건 저에게 생각이 있어요. 루나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더 니 작은 물체를 꺼내 보였다. 인간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핸드폰

112 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물건을 함 부로 반입할 수 없기 때문에 천계 에서는 귀한 물품이기도 했다. 조금만 개조하면 되요. 루나는 확신에 찬 얼굴로 대답했 다. 그 표정에 동의를 한 듯 팀원들 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 순간이지만 일말의 희망이, 마 음속에 차올랐다.

113 5. 접촉 유는 참 이상하다. 지가 남자면서 나에게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가 어떤 여자냐고 물었다. 그것도 짝 사랑 삼매경 중인 불쌍한 솔로에 게. 하긴 짝사랑도 못해본 녀석이 그 런 걸 알 턱이 있나. 수상쩍고 건조 한 녀석. 그러면서 뭐? 자기만 믿으 라니. 도와주겠다니. 순 뻥. 남자의 허풍이 아닐까 모른다. 나는 서러운 마음에 네이버에게

114 물어보라고 씩씩거렸다가 되려 그 게 누구냐는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되받았다. 유는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냐고 진지한 표정까지 지었다. 사람을 놀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나는 화가 나서 문을 쾅 닫고 방으 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 녀석에게 세뇌 당한 걸 까. 분명 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정 신을 차리고 보니 네이버 창을 띄 워놓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것 이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는... 두근두근...

115 -예쁜 여자. 귀엽고 예쁜 여자. 착하 고 예쁜 여자. 요리 잘하고 예쁜 여자. 센스 있고 예쁜 여자. 지적이고 예쁜 여자. 세상의 모든 남자를 찌질이로 만 들어 버리는 네이버에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이지. 어쨌든, 그 때 자동적으로 떠오른 건 김태희도 송혜교도 아닌 류소희 였다. 긴 생머리에 갸름하고 흰 얼 굴. 늘씬한 팔과 다리. 하늘하늘한 몸짓.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미소 와 향긋한 내음. 기막힌 건 그 다음이었다.

116 예쁜 여자. 귀엽고 예쁜 여자. 착 하고 예쁜 여자. 요리 잘하고 예쁜 여자. 센스 있고 예쁜 여자. 지적이 고 예쁜 여자? 그 녀석이 바로 내 뒤에 서 있는 것이다. 속 터지는 진실을 상기시 켜주며.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란 게 이 런 거야? 저도 남자면서 아닌 척 모르는 척 순진한 얼굴로 묻는 꼴이 가관이 다. 게다가 공동생활수칙 1번. 사 적인 공간은 몰래 침입하지 않는 다. 들어온 지 며칠이나 됐다고 겁 도 없이 주인님 방에 침입한단 말

117 이야? 뭐야?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오 고 그래?! 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유는 순 진한 눈망울을 껌뻑거리며 내 머리 꼭대기부터 발꼬락까지 훑어 내린 다. 과연 네이버의 대답과 나의 상 태가 얼마나 일치하는 지 확인해보 겠다는 건데, 이거 엄연히 성희롱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의 행동이 불쾌하거나 기분 나쁘지가 않다. 다른 남자 같았으면 인정사정없 이 두들겨 팼거나 당장 대문 밖으 로 쫓아냈을 것이다. 그 녀석이 그

118 렇다. 이유를 알 수 없이 수상쩍은, 선한 인상과 분위기가 있다. 그러 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허락하게 만드는 수상쩍은 매력이 있다. 그렇다고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 은 아니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다 고 유의 눈빛에 울컥한 나머지 나 도 모르게 냉철한 자기비판을 내지 른 것이다. 그래! 나 예쁘지도 않고 착하지 도 않고 요리 잘하지도 않고 센스 도 없다! 유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또 순 진하게 쳐다본다....그래도 귀엽다며...

119 나는 여름 내내 피 한 방울 빨지 못한 모기가 되어 아주 작은 목소 리로 잉잉거렸다. 응, 그랬지. 유는 아주 가뿐하게 웃더니 들어 올 때와 마찬가지로 홀연히 나가 버렸다. 야!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의 뻔뻔함 이 그 뒷모습에 오버랩 됐다. 아이 쿠, 십 만원 더 준다는 말에 덥석 잡은 내가 바보지. 그래도 유가 들어오고 나서 집은 신세계가 됐다. 흡사 월간 인테리어 잡지에 소개

120 되는 집인 것 같다. 나는 소시민 계 층에서 귀족 계층으로 몇 단계를 껑충 뛰어 올랐다. 아름다운 실내 환경, 편안한 휴식 공간. 집에서 광 고라도 찍을 기세다. 물론 불편 사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떠나고 TV 소리 와 컴퓨터 잡음, 내가 기지개를 켜 고 하품하는 소리 밖에는 나지 않 던 집에서 온갖 잡다한 소리가 끊 임없이 세어 나온다. 커튼을 치는 소리로 아침이 열리고, 물소리, 그 릇 부딪히는 소리, 걸레가 바닥을 가르는 소리, 테이블이 이리 저리 옮겨지는 소리, 현관문이 수시로

121 열렸다 닫혔다 하는 소리, 아지의 웃음소리. 그리고 끊임없는 잔소 리. 그건 저기다 치워야지, 거기가 쓰 레기통이야? 지금 바닥 닦고 있잖 아. 언제까지 잘 거야. 천천히 좀 먹어. 이불은 아무데나 끌고 다니 지 마. 등등. 우리 엄마보다 더한 잔소리꾼이 여기 있었다. 상대의 라이프스타일에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건만, 이렇게 하면 계약 위반이지. 나는 분명 취미는 혼자 즐기면 안 되겠냐고 따지려 고 했다. 취미가 청소인 건 알겠으 니 맘껏 해보라고. 하지만 내가 그

122 말을 할 수 없었던 건 그 녀석의 또 다른 특기를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수상한 자식. 쓰레기처리장 같은 집안을 바퀴벌레가 미끄러질 만한 곳으로 만들더니만, 이번엔 후라이 팬 하나로 임금님 수라상을 차려놓 은 것이다. 컵라면 하나 사들고 들 어온 내가 민망하고 미안하게 말이 지. 그리고는 심심해서 TV에 나오는 거 따라 해 봤어. 이런다. 강원도 깡촌에서 요리 수 련을 받은 것도 아니란다. 그냥 이 라고 그는 툭 별스럽지 않게 얘기 한다. 전생에 수라간에서 일했던

123 최고상궁인 게 분명하다. 요리도 참 다채로웠다. 떡볶이, 잡 채, 해물파전, 불고기, 새우샐러드, 연어스테이크에 이르기까지 정말 요리프로 보고 제멋대로 만든 듯한 메뉴 구성이었다. 보기 좋은 떡이라고 꼭 맛이 있겠 어? 기대도 않고 한입 먹어보았건만, 살다 살다 이런 감동이 또 없다. 나 름 요리 좀 한다는 엄마도 이런 감 동을 안겨준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유를 끌어안 은 것이다.

124 + 누군가 등 뒤에 닿는다. 주리가 내 등에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도심의 냄새가 절묘하게 섞여 주리에게는 묘한 살 내음이 난다. 그것이 인간 의 냄새인지 주리만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닿는다 는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우주 밖에 있는 존재가 우주 안에 들어오는 것. 서로 다른 존재가 같 은 존재가 되는 일. 같은 세계에 있 으면서도 서로 다른 개별적인 존재 일 뿐인 천사에겐 신기한 감촉이 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125 어쩌면 내 등은 인간의 등을 닮았 을까? 주리는 천사를 끌어안은 줄도 모 르는 채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다. 유, 너 사람이 아니지? 아뿔싸. 등의 감촉에서 인간과 다 른 점을 느낀 걸까. 이렇게 빨리 정 체가 들통 날 수는 없는데, 나는 순 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래서 정말 수상쩍을 정도로 말을 더듬었 다. 아...아냐. 나...나...사...사람...맞 아. 하지만 주리에게 중요한 건 내 대 답이 아니었다.

126 유는 분명 하늘에서 내려준 내 수호 천사일거야. 혼자 고단하게 사는 나를 가엾이 여겨 신이 보내 준 선물일거야. 주리는 동화를 쓰고 있었다. 사실 이기도 한 이야기를 사실인 줄도 모르고 하는 주리가 재밌다. 하지만, 방세 깎아달라는 심보는 아니 지? 달달하고 상냥하던 주리는 금세 자취를 감추고 도끼눈을 뜬 주리가 으르렁거렸다. 인간 세상의 요리를 따라하는 건

127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인간보다 우수한 능력을 가진 천사들에겐 보 편적으론 쉬운 일일 테지만, 나에 겐 보다 그렇다. 천상에서는 하위 1%에 속하는 천 사라고 놀림을 당하긴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능력 정도는 갖추고 있 다. 발달된 신체 능력과 예민한 직 감. 특히나 교육원에서 잡일을 도 맡아 한 덕에 자질구레한 손재주는 어느 천사보다 특별하다. 인간이 과거를 잊지 못하는 것처 럼, 인간이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그 지겨웠던 교육원 일을 여기까지 와서 하고 있으니 이 같

128 이 답답한 천사가 또 어딨을까. 천 사들이 나를 비웃는 것도 이런 미 련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새로운 영역에까지 발을 넓혔다. 청소에서 식사로. 생소한 식재료와 복잡한 요리 과 정. 그럼에도 인간 세상의 요리 프 로는 정말 재밌다. 그래서 나도 모 르게 엄청난 음식들을 만들었고 주 리에게 청소는 취미, 특기는 요리 인 인간 남자가 됐고, 갑작스럽게 백허그도 당했다.

129 천사의 일지. 일. 인간은 게으르다. 칫솔질을 하며 조는 주리, 고양이 세수 를 하는 주리, 머리에 물을 묻히고 방금 감 은 척 하는 주리, 매일 라면만 끓여먹는 주리,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주리, 잔소리 좀 그만 하라고 신경질 부리는 주리. 이. 인간은 잘 먹는다. 이걸 누가 다 먹는다고? 라는 말이 무색하게 나의 요리들 은 순식간에 주리의 뱃속으로 공간 이동을 했다. 식사를 마친 주리도 TV앞으로 공간이동을 했다. 볼록

130 한 배가 티셔츠 아래로 보일 듯이 보이지 않게 오르락 거렸다. 한 손 에는 과자 봉지까지 들고 우적거리 면서. 간만에 사람다운 식사를 했네. 그런 건 어디서 배운 거야? 그냥 혼자 해본 거야. 와... 난 라면 물 맞추는 것도 힘 들던데. 주리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너도 참 잘 먹어. 나도 진심으로 감탄하 고 있었다. 물론 입 밖으론 내뱉진 않았지만.

131 셋. 인간은 변덕스럽다. 나가라고 바락바락 소리 지르다가 귀 엽지 않냐고 불쌍한 표정을 짓는 주리. 류 소희 때문에 울상이 되었다가 한정민 때문에 바로 방긋거리는 주리. 각자각자 사는 게 좋다고 굴 땐 언제고 숟가락을 문 채 더불어 사는 사회가 좋은 거라며 속보이는 소리를 하는 주리. 와락 안을 땐 언제고 돈 때문에 이러냐고 경계 태세 를 갖추는 주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넷. 작전. 드디어 좋은 아이디어를 찾았다.

132 주리가 볼록한 배를 두드리고 누 워 있을 때 나는 TV 드라마에 정신 을 뺏긴 상태였다. 머리를 질끈 묶 고 수수한 복장의 여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끈미끈한 남자의 손에 붙들려 매장으로 들어갔다. 여자는 남자가 골라준 옷을 입고 겸연쩍은 표정에 수줍은 미소를 담고 나타났 다. 거만하게 앉아있던 남자가 자 동으로 몸을 일으키더니 대번 홀딱 반한 표정을 짓는 것이다. 옷이 날개긴 날개네. 나는 배를 문지르며 혼잣말을 하 고 있는 주리를 쳐다보았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

133 었지. 그 말처럼 주리에게 날개옷 을 입혀줘야겠다. 주리를 매장에 끌고 가고, 옷을 고르고, 옷을 입고 나오는 주리를 차례로 상상했다. 그 다음엔... 인간에게 절대 반할 리 없는 천사 가 그 곳에 앉아 있는 것이다.

134 6. 짝사랑 이재진 교수의 [심리학 개론]. 주리가 유일하게 강의실에서 정 민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정민은 항상 가장 왼쪽, 두 번째 줄에 앉는다. 그래서 이 수업만큼 은 교수님의 관심이 집중될 지언정 가운데 줄의 중앙 자리만을 고집한 다. 정민의 옆얼굴을 훔쳐 보는데 최적의 자리이니까. 정민을 보고 있을 때면 꽃잎이 흩 날리는 벚꽃나무 아래 앉아있는 것

135 같다. 여름이 와도 가을이 와도 절 대 지지 않는 벚꽃나무. 그래봐야 아직 봄이긴 하지만. 3월에 핀 봄 꽃이 질 생각을 안 하는 구나. 지은이 넋을 놓고 있는 나를 또 핀 잔한다. 꽃이 어디 그냥 꽃이어야지. 그냥 꽃이 아니지. 이십 년 만에 핀 꽃인데. 지은의 핀잔은 계속 됐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쩜 저렇게 잘 생겼을까? 같은 인간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아. 나는 손바닥으로 볼을 감싸며 감

136 탄을 연발했다. 아주 중증이다. 중증이야. 남들 첫사랑 뗄 적에 잠만 퍼 자더니. 네가 몰라서 그렇지 나도 첫사랑 은 뗐다. 네가 첫사랑? 고등학교 때의 나를 떠올리는 듯 지은은 비아냥거린다. 고등학교 때의 나를 떠올리면 나 도 지금의 내가 생경스럽긴 하다. 지은은 젊은 체육 선생님에 빠져 서 쉬는 시간마다 창문에 매달리거 나 복도를 어슬렁거리며 선생님의

137 그림자라도 살피려 애를 썼고, 반 친구들은 삼삼오오 모여 남자친구 자랑이나 미팅 얘기나, 남자 연예 인 누구누구가 좋더라 하는 이야기 로 떠들썩한 수다를 떨었다. 나는? 나는 책상에 엎드려 잠만 퍼잤다. 남자친구에게 받았다는 꽃 바구니도 부럽지 않고, 내숭을 떠 는 건 쓸데없는 것, 외모를 꾸미는 건 귀찮은 것, 키스는 잠자는 숲 속 의 미녀를 깨우는 용도로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엄마의 거짓말도 한 몫 했다. 저런 남자는 대학교만 가면 널리 고 널렸어.

138 <클래식>에서 손예진과 빗속을 뛰어가는 조인성을 보며 침을 흘 리고 있을 때, 엄마는 말했다. 그게 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딸자식을 번듯한 대학에 보내겠다는 부모의 비겁한 거짓말인줄은 미처 몰랐다. 어찌됐든 그 거짓말 하나로 나는 조인성의 발톱만큼도 안 되는 남자 들이 득실거리는 대학에, 엄마가 바라는 번듯한 대학에 당당히 합격 했다. 그리고 나의 우울한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다. 어딜 가나 코흘리개 아니면 아저 씨.

139 연예인 급 외모의 오빠들이 매일 점심을 사주겠다고 덤비고 과제를 도와주고 캠퍼스를 같이 걸을 거 라던 믿음이 근거 없는 망상이라는 걸 깨달았을 즈음. 까슬까슬한 턱 수염에 우울한 분위기로 아저씨 패 션을 즐기는 오빠들, 당구장이나 PC방에서 죽치며 담배 냄새나 찌 든 오빠들, 통통하고 기름진 얼굴 에 느끼한 말투로 술 마시자고 꼬 득이는 오빠들에 분노를 발산하던 즈음. 그 날은 강의를 땡땡이치고 미팅 을 하러 나간 지은 때문에 대리 출

140 석을 한 뒤 기어나와 봄날 햇볕 아 래 벤치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잔 날이었다. 알 수 없는 알파벳 철자 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영어 교 재 책을 취침용 안대로 삼고 봄날 햇살을 이불삼아 딥 슬립을 담뿍 즐겼다. 잘생긴 훈남들만 취합한 소개팅 이라고 유혹하는 지은의 손목에 이 끌려 가지 않은 건 참 잘한 일이었 다. 금방이라도 꽃향기 찾아 날아 갈 듯한 흰 나비 모양의 핀이 지은 의 머리에서 춤을 췄다. 지은은 이 런 포인트가 청순미를 더해주는 거 야. 라며 지난 호 연예잡지에서 읽

141 은 듯한 패션 센스를 제 것인 냥 읊 어댔다. 그리고 물 빠진 청바지에 창고대방출로 값싸게 구입한 티셔 츠를 헐렁하게 걸치고 있는 내 손 을 꼬옥 잡고서 어차피 안 될 거 대 리출석이나 해달라고 부탁했다. 미 팅이 있는 날은 미리 얘기해주겠으 니 다음을 기약하잔 말도 잊지 않 고 했다. 흠... 뭘 모르는 소리. 비록 연애 따위에는 부적합한 패션일진 몰라 도 대학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선 이 보다 더 적합한 패션이 어디 있 단 말인가. 분명 지은은 아직 여드 름 흉터가 얼룩덜룩 남아있는 남자

142 들의 개그 콘서트에서 차용한 식상 한 유머에 입술 근육을 억지로 움 직이며 피곤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터였다. 늘어지게 낮잠을 한숨 자고 텅 빈 창고 같은 배를 채우러 매점으로 이동하던 때였다. 태양 같은 발광체가 100m 앞에 서 번쩍거리고 있었다. 발광체는 감청색의 폴로셔츠를 입고 도서관 계단 턱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산등성이 위로 튀어 올라온 아침 태양이 온 세상의 암흑을 걷어가 는 것처럼 그는 방위 1km까지 거 뜬히 밝히고도 남을 광채를 온몸에

143 서 뿜어내고 있었다. 대학 홍보 팜 플렛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준수 한 포즈와 광고모델이라고 해도 좋 을 빼어난 옷태, 로댕이 깎아놓은 듯한 또렷한 이목구비와 180cm는 훌쩍 넘길 키와 길고 매끈한 몸매. 창조주도 반할 만큼의 완벽한 존 재에 내가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 었을까. 떨어뜨린 핸드폰을 주어 그의 사 진을 찍으려고 하는 찰나,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꺼림칙한 물체가 있었다. 긴 생머리를 바람에 나부끼며 한 여자가 정민의 코앞까지 들어 왔

144 고, 정민은 기다렸다는 듯 책을 덮 었다. 그리고 둘 다 프레임 밖으로 사라졌다. 나는 다시금 핸드폰을 바닥에 떨 어뜨렸다. 이게 다 긴 생머리 때문이야. 그 여자가 류소희였다. 지금도 정 민의 옆에 앉아있는 꺼림칙한 물 체. 이 시간을 그저 즐거운 마음으 로 만끽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 그렇게라도 책을 잡고 싶겠지. 저게 다 머리빨이라니깐. 청순가 련섹시가 저 긴 생머리에서 나오는

145 거야. 나도 머리 길러봐. 청순가련 섹시큐트지. 그럼 어디 길러봐라. 청순가련섹 시큐트 좀 보게. 귀찮아. 나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청순가 련섹시큐트가 될 것은 확신하지만, 아침마다 그 긴 생머리를 감고 말 리고 정리할 자신은 없었다. 그런 절박함도 없으면서 무슨 연 예를 하겠다고. 평생 그림의 떡이 나 먹고 꿈이나 꾸지. 아, 사는 게 힘들다. 사랑도 힘들 고 생계도 힘들고. 세입자 아직 못 구했지? 그러니

146 까 알바나 착실히 해보라니깐. 무슨 소리야. 못 구하긴. 일주일 이나 됐는데. 정말? 그런데 왜 말 안 했어? 어? 그냥... 깜빡했어. 남자를 집에 들였다는 말을 어떻 게 하나 고민하다가 타이밍을 놓친 거였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할 말 못할 말 있는 거니까. 용케 금새 구했네. 들어오기 바 쁘게 도망간다더니. 들어올 사람은 다 들어오게 돼 있는 거지. 나는 우쭐대며 말했다. 대학생?

147 응. 성운대 다닌대. 복학 준비 중 이고. 복학? 무슨 일로 휴학을 했는 데? 그야 당연히 구... 당연히 군대라고 나오는 말을 황 급히 막았다....대는 아닐 테고 나도 모르겠 네. 뭘 개인 프라이버시까지 알려 고 드냐? 한 집에 사는 사이고 같은 대학 생이면 물어볼 수도 있지. 그래야 빨리 친해지고. 공동생활수칙 4번. 상대의 라이 프스타일에 간섭하지 말 것. 그게

148 우리 규칙이야. 며칠 사이에 별 걸 다 했구나. 성 격은 어때? 착해? 아님 깐깐해? 요 즘 싸가지 없는 여자애들이 워낙 많아서 편하게 돈 벌어보려다 된통 마음고생만 하는 수도 있어. 완전 착해. 개는 청소가 취미고 요리가 특기야. 방세도 십 만원이 나 더 주고. 진짜? 너 땡잡았다. 눈 뜬 봉사가 있긴 있었구나. 니네 집에 놀러 가 면 볼 수 있는 거지? 친구하면 좋겠 는데. 공동생활수칙 3번. 친구, 지인, 가족의 방문은 필사적으로 막는

149 다. 유치하다 유치해. 그래도 한번 보고 싶은데. 언제 학교로 놀러 오 라고 해라. 복학 할 때까지 시간도 많을 거 아냐. 금방 탄로날 게 뻔한데, 정숙한 친 구보다 진실한 친구를 택했어야 했 다. 같이 놀기엔 우리보다 훨씬 세월 을 앞서 가고 있거든요. 그래? 그럼 더 좋지. 나 언니 가 져보는 게 소원이었단 말야. 언니? 큭 웃음이 났다. 하긴 영 틀 린 말은 아니다. 청소하고 요리하 는 것만 보면 언니라고 할 수도 있

150 으니까. 그 순간 좁쌀만하던 내 눈이 수박 처럼 커졌다. 그 수상쩍은 녀석이 하필 그 순간 에, 다른 곳도 아닌 내 강의실로 들 어오는 것이 아닌가. 유!

151 7. 연극 각본 없는 연극이 막 시작됐다. 난 볼 생각도 없는 공연의 관객석 에 앉아있었고, 배우는 돌연 등장 했다. 인지도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신인 배우가 뚜벅뚜벅 관객석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이다. 신인 배우의 이름은 유였다. 나쁜 자식. 멋대로 연극을 시작한 것도 모자라 관객석에 있는 나까지 배우 로 만들겠다고 다가온다. 아주 해 맑은 웃음으로 내가 부인할 수도

152 없게 주리야 라고 불렀다. 관객의 반응은 좋았다. 사람들은 일제히 나와 유를 쳐다봤고, 그 다 음 장면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도대체 이 녀석은 왜 나타난 거 지? 암튼, 정민 선배 앞에서 <주리의 하우스메이트>란 연극을 벌이게 할 순 없다. 순결한 내 이미지는 훼 손되고, 나의 짝사랑은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알고 보면 가사일 잘 하는 언니일 뿐인 녀석 때문에. 절 대절대 남자라고 볼 수 없는 녀석 때문에. 여긴 왜 왔어?

153 나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얘기했 다. 제발 내 표정을 보고 허튼 소리 는 하지 말아달라고 나는 다림질로 도 펴지지 않을 주름살을 잔뜩 만 들었다. 학교 구경. 동물원 구경 나온 아이마냥 해맑 은 나의 하우스메이트. 곧 강의 시작이거든. 얼른 나가. 나는 주름살을 더 세밀하게 만들 며 유를 밀었다. 누구야? 지은이까지 연극에 가세했다. 제 발 여주의 착한 친구 역할이어야 할텐데.

154 어...그게... 당황했는지 다음 대사가 얼른 떠 오르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전 주리와 같... 위험하다는 걸 깨닫기도 전에 나 의 손이 재빠르게 유의 입을 막았 다. 유는 하고 싶은 대사를 다 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눈치였다...아주 멀고 먼 친척이야. 9촌의 8촌쯤? 그런 친척이 있었어? 하며 지은이 유를 쳐다봤고 나는 유를 노려봤다. 아주 멀고 먼.. 강원도 깡촌이란 곳에서 온 친척이죠.

155 능구렁이. 유가 드디어 나와 호흡 을 맞추기 시작했다. 아.. 어쩐지. 순수해 보이시는 게 서울사람은 아닌 것 같았어요. 전 주리 베프예요. 한지은. 중학교 때 부터 들들 볶으며 요렇게 지내왔네 요. 뭔 프요? 이럴 때 보면 유는 강원도 깡촌이 아니라 달나라에서 온 것 같다. 베프. 베프라고. 베스트 프렌드! 진짜 순수하시다. 꼭 딴 세상에 서 온 사람 같아요. 지은이 큭 웃었다. 나처럼 어이없 음의 웃음이 아니라 호의적인 웃음

156 이었다. 이 녀석이 무슨 어린 왕자 라도 되는 줄 아시나. 솔직히 알고 보면 그렇긴 하죠. 농담도 귀엽게 하시네요. 여주를 따돌리고 자기들끼리 봄 날 분위기 형성하는 꼴이라니. 여 기저기서 여성 관객들이 수근 거리 는 소리가 들린다. 게다가 신인배 우의 말랑말랑한 웃음. 오늘 유의 표정 연기가 아주 물이 올랐다. 근데 여긴 왜 왔어? 곧 강의 시작 이라구. 같이 갈 데가 있어서. 끝날 때까 지 기다릴게. 세 시간 꽉 채워 끝날 텐데 기다

157 리시게요? 혼자 심심하시겠다. 괜찮아요. 이게 제 할 일이라. 뭐가 니 할 일 이라는 거냐. 밖에서 기다릴게. 유가 나갔고 연극은 일단락됐지 만 관객들의 시선은 여전히 나에게 쏠려 있었다. 야, 완전 훈남이잖아. 저런 친척 있는 건 왜 말 안했어? 얘기할 거리가되냐. 며칠 있다 갈 건데 뭘. 지금 니네 집에 있는 거야? 으응. 친척이니까... 나는 친척이란 단어에 잔뜩 힘을 줬다. 앞 좌석에 앉아있던 여자 몇

158 몇이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등을 돌렸다. 안전장치가 제대로 먹힌 것 같은데 영 기분이 찜찜하 다. 그 언니가 뭐라 안 그래? 그래도 여자 둘만 있는 집에 남자가 있는 건데. 그.. 그 언니야 뭐... 뭐라 그러겠 어. 주인 마음인 거지. 그 언니 완전 천사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아닌 것 같다. 유의 연극은 강의시간이 종료됨

159 과 동시에 납치극으로 변질되었다. 나는 인문과학학부 건물 앞에서 복 면도 쓰지 않은 유에게 납치되었 다. 지은은 이 범죄에 공모한 사람 처럼 묘한 웃음을 흘리며 쏜살같이 사라졌다. 유가 감금 장소로 선택한 곳은 명 동의 어느 옷가게였다. 감금 장소 로는 아주 부적합하게 밝고, 넓고, 사람도 많고, 감시 카메라도 있었 다. 유는 가게 안을 휙 둘러보더니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녀석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유는 매장의 왼쪽부터 오른쪽까

160 지, 아래부터 위까지 왔다갔다하며 진열된 옷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들춰봤다. 옷을 들었다가 나를 한 번 슥 쳐다보고 다시 내려놓고, 하 기를 수십 번도 더 반복했다. 유의 얼굴은 암흑세계의 보스처럼 점점 어두워졌다. 아까 말랑말랑한 웃음 을 짓던 신인 배우는 완벽히 사라 진 후였다. 어쨌든 유의 행동은 어느 누가 보 아도 쇼핑을 하는 모습이었고, 카 테고리는 여성 의류 였다. 그렇단 나는 왜 납치했지? 의문을 가지려 는 찰나에 유가 옷 하나를 손에 들 고 다가왔다. 캐주얼하면서 청순한

161 느낌의 원피스였다. 유는 다시금 암흑계의 보스같은 표정으로 내 몸 에 옷을 가져다 됐다. 감탄사도 물 음표도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부 호가 유의 얼굴에 나타났다. 이 원피스 괜찮지 않아? 내 스타일 아니거든. 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쇼핑에 필요한 도구로 나를 이용할 목적인 게 분명하다. 그럼 녀석은 이거 니 꺼 아니거든? 하고 핀잔을 줄게 뻔 하다. 네 스타일이 뭔데? 생각지 못했던 유의 질문에 나는 얼음땡 놀이를 시작했다. 나는 눈

162 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며 내 스타 일 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MD추천이나 주문폭주 또는 베스 트 상품. 옷을 고르는 센스 따윈 필 요 없다. 그 덕에 나의 옷은 취향을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들쑥날쑥하 다. 내 패션을 흠잡는 친구들에게 는 여러 가지 취향을 섭렵하는 게 나의 스타일 방식으로 부득부득 우 기곤 했다. 이제 바꿀 때가 되지 않았어? 나의 대답 따윈 필요 없다는 눈빛 으로 녀석이 당돌하게 반문한다. 이런 원피스는 류소희 같은 애들이 나 어울리는 것이라고 하고 싶었지

163 만, 제 무덤을 파는 꼴 같아 입술을 우물거리며 참았다. 입어 봐. 몰라. 귀찮아. 그러지 말고 한번 입어보라니깐. 류소희 같은 애들만 입으라는 법 있어? 헉. 독심술이라도 쓰는 걸까. 뭘 또 촌스럽게 입어보고 사냐? 이런 걸... 잘 안 입어서 그렇지 내 가 또 옷 빨이 좀 좋아. 그 녀석 앞에서 바보 꼴이 되고 싶 지 않아 나는 쇠심줄 같은 고집을 부렸다. 유는 절대로 믿을 수 없다 는 표정을 지었다.

164 그럼 내 맘대로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다른 코너 로 이동했다. 어쩌다 보니 남성복 코너로 들어왔다. 마네킹은 요즘 연예인들이 자주 입고 나오는 스타 일로 입혀져 있었다. 체크 무늬 남 방이나 유니크한 티셔츠도 있었다. 유는 내가 똥고집으로 입길 거부 한 원피스를 손에 들고 다른 옷을 살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유를 늘 근거리에서만 봤지 원거리에서 10초 이상 바라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흰 남방과 검은색 바지. 유의 한결같은 복장이다. 옷에서 진한 체취나 페브리즈나 향수 냄새가 나

165 지 않는 것이 옷 하나를 가지고 일 주일 내내 입는 것 같진 않았다. 그 렇다면 저 옷만 여러 벌? 저야말로 한결같은 패션의 소유자이면서 변 신이니 어쩌니 해대기는.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애인도 없 고 잘 보일 사람이 없다고는 쳐도 중학생이 교복을 입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은행 직원이 유니폼 입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일반인이 똑같 은 옷을 매일 입을 이유가 뭐가 있 을까. 혹시 돈이 없나? 부모님도 안 계시고 알바를 하는 것도 아니니 용돈이 나올 구멍이 없는 것 아닌 가. 난 급작스런 동정심에 휩싸였

166 다. 나는 눈에 띄는 옷들을 팔에 걸 치기 시작했다. 셔츠와 남방, 티셔 츠, 스키니진, 데님팬츠, 스판 면바 지 등이 켜켜이 쌓였다. 직원이 이 상한 눈초리를 줬지만 개의치 않았 다. 나는 계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유 의 손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팔에 걸려 있는 옷 무더기와 함께 탈의 실로 밀어 넣고 문을 닫았다. 뭐하는 거야? 유가 나오려고 문을 열었지만 힘 으로 막으며 말했다. 그거 하나씩 입고 나와 봐.

167 왜? 유가 문에서 팔을 떼고 물었다. 주인님 선물. 그렇게 당황한 척 하더니만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데 1분도 허비하 지 않았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유는 꽤 근사 했다. 왜 지은이 유가 등장할 때면 샤방샤방한 눈빛을 하는 지 알 것 같았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같이 걸으면 흘끔흘끔 쳐다보는 여학생 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강의실 사 건은 어떤가. 마치 흠모하는 연예 인을 바라보는 부담스런 시선. 이 방인에게는 사뭇 과했던 눈빛.

168 그럼에도 나는 까닭 없이 고개를 저었다. 유는 실망한 표정으로 탈 의실로 들어갔다. 유의 패션쇼는 계속됐다. 쇼는 은 근히 재밌었다. 모델이 훌륭한 탓 이었다. 무엇을 걸치고 나오든 옷 이 몸에 착착 감겼다. 게다가 흰 남 방과 검은 바지만 고수하는 녀석이 막 집은 옷을 가지고 기가 막히게 코디해서 입고 나왔다. 알면 알수 록 진귀한 녀석이었다. 매장 내에 손님도 직원도 하던 일 을 멈추고 유의 패션쇼를 감상했 다. 음식점에서 밥을 먹다 말고, 서 빙을 하다 말고, TV프로그램에 정

169 신이 팔린 사람들 같았다. 유의 패 션쇼를 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 게로 옮겨졌다. 시선이 뜨거웠다. 유가 골라준 원피스라도 입고 있을 걸 하는 후회가 들면서 한편으론 우쭐해졌다. 일곱 번째 옷을 끝으로 패션쇼는 끝이 났다. 유는 탈의실에서 주리 가 던져준 한 무더기의 옷을 들고 나왔다. 패션쇼를 보고 있던 직원 이 달려와 알아서 옷 정리를 해주 었는데, 나를 귀찮게 해도 괜찮으 니 패션쇼를 더 해주면 안되겠냐는 표정이었다. 옷 갈아입는 것도 쉬운 일이 아

170 니네. 참 복잡하게들 입는구나. 유가 너무 신경을 안 쓰는 거지. 그건 주리도 마찬가지잖아. 그래도 유니폼 입고 다니는 사람 만 할까. 유니폼? 별로 재밌는 말도 아닌데 유는 웃 었다. 그럴 지도 모르겠다. 유는 화를 내지도 않았다. 대신 주 리의 옷이라며 몇 가지 것들을 건 네주었다. 이거 내 옷이었어? 나는 새로 고른 옷들에 묻혀 있는 원피스를 끄집어내며 물었다.

171 그럼. 유는 오히려 그럼 누구 건지 알았 냐는 표정을 지었다. 남의 것이 아 니라 내 옷을 고른 거라니 납치극 도 즉흥연극도 용서가 되는 것 같 다. 그렇지만 이게 다 몇 벌인지... 상의 두 벌 바지 한 벌 원피스 한 벌 스커트 한 벌, 골고루도 골랐다. 엄마가 정해준 한달 용돈 삼십 만 원이 고스란히 나갈 판이었다. 그 래도 옷은 썩 마음에 들었다. 무엇 하나 빼기가 아쉬웠다. 옷 욕심이 없는 나도 이 옷을 입기만 하면 한 여름밤의 꿈처럼 정민의 마음을 사 로잡을 것만 같았다.

172 계산대에서 눈을 꽉 감았다 뜨고 나니 지갑에서 엄마 카드를 꺼내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묘미가 반 전에 있듯 현실도 그렇다. 됐어. 내가 낼게. 유가 빳빳한 지폐를 지갑에서 꺼 냈다. 다이아몬드를 들고 있는 것 처럼 유의 손이 번쩍거리는 것 같 다. 아니 유 자체가 번쩍번쩍 빛이 난다. 그 많은 현찰은 어디서 났니. 너는 도대체 어디서 왔니. 이대로 끝난다면 주인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나는 마네킹에 코디 된 조끼를 벗겨 소심하게 들이밀며 말했다.

173 이건 내가 사줄게. 어...어. 고마워. 나의 초라한 마음이 녀석의 웃음 한 번에 눈처럼 녹아버린다. 도대체 넌 어디서 왔니. 부모도 없고, 네가 살던 곳은 전혀 알 수 없는 곳이고, 너의 과거도 모 르고, 어쩌면 너의 현재도 모르는 것 투성이야. 네 신원에 문제는 없 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잖아.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나는 어느새 유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들었고, 유도 똑같이 내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174 그런데 말이지. 참 신기하게도...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 처럼 네가 참 편해.

175 8. 시작 내 짝사랑에도 드디어 움이 텄다. 햇살이 비추는 벤치 아래에서 정 민이 말을 걸어왔다. 아주 나른한 오후의 일이었다. 사 랑이 시작되는 오후 같지 않게. 이 기적같은 일의 전적인 공은 유 에게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 이 그랬다. 몇 개월 동안 정민의 50m 근방에 서 떠돌던 먼지 같던 나를 정민의

176 발 앞에 세워 놓아준 사람은 유였 다. 나는 정민의 전화번호를 들고 한걸음에 집으로 뛰어 들어가 유를 끌어안았다. 한번 안고 나니 두 번 은 쉬웠다. 마네킹인냥 서서 벅찬 감격과 고마움을 떠들어대기에는 나는 그리 차분한 성격이 아니었 다. 목을 끌어안고 발을 동동 구르는 나와는 달리 유는 내 등을 몇 번 토 닥이는 걸로 감격의 표현을 다했 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컬러 양말을 신고 가지치기가 안 된 나뭇가지처

177 럼 이리 삐쭉 저리 삐쭉한 머리를 하고 서 있는 나를 바라보던 유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 생물을 바 라보던 유는 그 생물체가 나임을 깨닫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마구 오물거렸다. 하 지만 그 움직임마저 비웃음처럼 느 껴져 나는 바로 주눅이 들고 한편 으론 거세게 토라졌다. 그리고 이제 바꿀 때가 되지 않았어? 라고 핀잔을 주던 유의 말이 자동 적으로 떠올랐다. 나도 변신을 한다고 했는데 요모

178 양 요꼴인 걸 어째. 그러게 이런 원 피스는 류소희 같이 청순미가 철 철, 여성미가 흠뻑 넘치는 여자애 들이나 입는 거라고, 나는 볼멘소 리를 했다. 유는 입을 삐죽 내밀고 우뚝 서 있 는 나를 방으로 들여보내고 문제의 컬러양말부터 벗기게 했다. 무지개 색이 아주 알록달록한 컬러양말이 었다.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면 서도 신은 건 원피스를 입고 서 있 는 내가 흔해빠진 여자 같았기 때 문이었다. 머리빨을 세워보려니 평 소 잘 쓰지 않는 드라이기가 손에 서 따로 놀았다. 그래서 모자를 쓸

179 까 하다 눈에 띈 게 컬러양말이었 다. 이거라면 정원 손질하다 망친 듯한 머리에서 시선을 분산시키면 서도 확 눈에 들어오는 패션을 완 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는 그걸 별 미련 없이 벗으라고 했다. 그 다음은 유가 시키는 대로 메이 크업 용품을 죄다 사냥해 왔다. 내 가 가진 것이라곤 립글루즈 밖에 없었기 때문에 베이스, 비비크림, 마스카라 등 모든 것들은 엄마 화 장품에서 훔쳤다. 유는 거울 앞에 나를 앉히고 머리 를 빗기 시작했다. 유의 손놀림은

180 마치 10년 경력의 스타일리스트 같았다. 자연스러운 컬이 유의 손 끝에서 완성되었다. 내가 감탄사를 연발해도 유는 동요 없이 머리손질 을 끝마쳤고 바로 메이크업을 시작 했다. 어차피 살짝만 할 거야. 얼마나 달라지나봐. 유는 도망가려는 나를 힘으로 앉 히곤 부드럽게 말했다. 끙. 녀석이 저리 말하는 데 거절할 재간이 없 었다. 게다가 머리를 만지는 거나 옷 코디를 하는 거나 유의 미적 센 스는 스무 살의 눈으로 보기에는 프로 같았다.

181 살짝 한다는 유의 말대로 메이크 업은 금방 끝났다. 거울 안에는 모 르는 여자가 놀란 눈으로 나를 쳐 다보고 있었다. 기적이 일어나기 3시간 전. 나는 흘끔흘끔 쳐다보는 남자들 의 시선에 기분이 한껏 고취되어 있었다. 그 기분은 강의실에서까지 이어졌다. 동기들과 얼굴만 익숙 한 학생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 다. 내가 지은이 옆에 앉을 때까지 나라는 걸 짐작도 못한 얼굴들이었 다. 여긴 자리 있는데요?

182 지은은 한술 더 떴다. 왜 이래. 원피스 입은 거 첨 봐? 그래. 첨 본다. 원피스를 원피스 같이 입은 건 새삼 처음이다. 나를 놀리는 건지 흉보는 건지 헷 갈렸다. 그러더니 응큼하게 떠보는 것이다. 너, 유랑 진도 나갔구나? 뭐? 진도?? 우리 진도 나가고 하 는 사이 아니거든. 우린... 친척이 잖아. 나는 정민이 들을까 나즈막히 속 삭였다. 아 맞다. 맞다. 자꾸만 까먹네. 너 때문이야. 솔직히 전혀 같은 피가

183 흐르는 사이 같진 않단 말야. 게다 가 유가 온 다음부터 네가 갑자기 변하니까 그렇지. 그것도 여자로. 그건 유가 내 사랑의 큐피트라서 그래. 정민 선배랑 잘 되게 도와준 다고 했단 말야. 진짜? 왜? 글쎄... 내가 불쌍해 보였나? 암 튼 그러니까 그런 위험천만한 발언 하지 말라고. 난 정민 선배보다 유가 더 좋던 데... 진짜 친척 맞는 거지?? 그... 그럼. 그리고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나는 딸꾹질을 삼키며 유지태의

184 대사를 진지하게 따라 했다. 지은 은 아쉬운 눈치였다. 기적이 일어나기 10분 전. 사랑이 오는 나른한 오후. 아주 오 래 숨바꼭질을 하던 사랑이 이제 야 기지개를 켠다. 바람이 불고 햇 살이 내리쬐는 벤치에서 나는 사랑 이 걸어오는 소리를 미처 듣지 못 한 채 고개를 까닥거리며 졸고 있 었다. 누군가 말을 걸었고, 그 누군가가 정민임을 안 순간 나는 몸을 휘청 하며 앞으로 고꾸라질 뻔 했다. 그 런 나를 정민이 받았다. 몇 초간 상

185 황을 분별하지 못해 아주 얼빵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정민은 나를 벤치에 고이 앉히고 제 소개를 했다. 나는 입도 뻥긋 못 하고 고개만 주억거렸다. 내 눈동 자엔 음소거가 된 정민의 영상이 가득 찼다. 소리가 재생되기 시작 한 건 클라이막스에 이르러서였다. 주말에 시간되면 같이 영화 보러 갔으면 좋겠는데. 고개만 주억거리던 나도 그제야 혼인서약을 하는 신랑처럼 크게 외 쳤다. 좋아요!! 갑작스럽게 터진 목소리에 나는

186 입을 막았고, 정민은 대수롭지 않 은 듯 번호를 찍어주었다. 마지막 말이 귓가에 대롱대롱 맺혀 떨어지 지 않는다. 연락할게. 정민은 정확하게 3일 하고도 14 시간 만에 연락을 해왔다. 정민의 연락이 올 때까지 핸드폰 은 내 신체 일부였다. 세수를 할 때 도 밥을 먹을 때도 옷을 입을 때도 핸드폰은 내 손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액정에 뜬 이름을 확인한 순간 한 번, 문자의 내용을 확인하고 또 한

187 번, 유에게 달려가 문자를 보여주 며 또 한 번 나는 그렇게 세 번 소 리를 질렀다. 문자의 내용은 기가 막혔다. [오늘 용산 CGV에서 3시에 보자.] 정민 선배가 나한테 데이트 신청 을 했다고! 나는 흥분한 채, 유의 주변을 빙글 빙글 돌며 탈춤을 췄다. 핸드폰이 손끝에서 나부꼈다. 나는 아지와 놀겠다며 마당으로 나가려는 유의 팔을 붙들고 원 모 어! 를 외쳤다. 한 번 더 무도회장

188 에 나가는 신데렐라로 만들어 달라 고 나는 이른 아침부터 사정을 했 다. 어쩌다 이런 주인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사랑 밖에 중 요한 것이 없다. 유는 지난번에 산 옷 중에 둥근 소 매와 리본으로 포인트 된 블라우 스와 체크무늬 스커트를 골라주었 고, 머리는 끝부분만 둥글게 말아 전체적으로 긴 생머리 느낌의 소녀 로 만들어 주었다. 기분이 마치 삼 국통일을 이룬 신라의 왕이라도 된 것 같았다. 중간 중간 보고 올리겠습니다! 나는 경례까지 하며 씩씩하게 말

189 했다. 유는 그저 가만히 웃었다. 안타깝게도 기적은 거기서 끝이 었다. 내 앞에 나타난 정민은 혼자가 아 니었다. 처음 정민을 봤던 그 때처 럼, 짝사랑에 가슴앓이 중인 어느 때처럼, 정민 옆에는 류소희가 있 었다. 게다가. 귀엽네. 옛날에 가지고 놀던 마 루인형 같은데? 라는 류소희의 조소 가득한 눈빛 과 말투. 신생아였네. 난 3학년. 정민 오빠 와 같은 학년이야.

190 선배라는 권력을 내세우는 얄팍 한 수법에 그만 당돌한 청춘에서 소심한 청춘으로 단박에 굴러 떨어 졌다. 게스트는 거기서 끝나지 않 았다. 한성인 아직 인가? 한성 오빤 5분 늦게 오는 게 기본 이잖아. 나는 망부석처럼 서서 그들끼리 대화를 나누며 남은 게스트를 기다 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마 지막 게스트는 영화시작 5분을 남 겨놓고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민이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한 것만도 수 십 번일 것이다.

191 그만 기다리자. 시간도 다 됐고. 류소희가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왜 전화를 안 받지. 정민은 한 번 더 통화를 시도했지 만 소용은 없는 듯 했다. 연결되지 않는 신호음을 들으며 정민은 왜인 지 나를 쳐다보았다. 괜찮지? 오는 지도 모르고 있던 나에게 왜 그런 걸 묻는 걸까. 네. 사정이 있을 거야. 많이 들떠 하 더니... 마지막 말은 들으라는 소린지 듣

192 지 말라는 소린지 중얼거리는 음 성이 컸다. 영화 상영 내내 나는 팝콘을 씹고 콜라를 빨고 스크린을 뚫어져라 보 면서 되도록 정민과 소희에게 신경 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 만 긴장을 풀고 있는 사이에 보면 내 눈은 그들을 향해 있었다. 꼭 마 주보고 있지 않아도 둘 사이의 흐 르는 유대감과 친밀감이 몹시 부러 웠다. 절대 낄 수 없는 벽이 그 사 이에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맥주를 마 시러 가자는 정민의 달콤한 청을 뒤로 한 채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자

193 리를 도망쳤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예고에도 없 던 비였다. 류소희의 등장이 그랬 던 것처럼. 얄궂은 비는 쉽사리 그 칠 기미가 없었다. 나는 그대로 비 속으로 뛰어 들었다. 아직 꽃을 피 우기도 전인데 내 짝사랑은 갑작스 런 소나기에 젖었다. 춥고 아프다. 옮기는 발끝마다 비가 내리고, 틔 우지 못한 꽃잎이 바르르 떨고 있 었다. 그리고. 유가 서 있었다. 눈물이 대롱대롱 매달린 발끝에 유가 있었다. 유가 성큼 내 발끝까 지 들어와 내 머리 위에 검정 우산

194 을 씌워 주었다. 또르르 얼굴에서 미끄럼틀 놀이를 하던 물방울들이 눈물만 제외하고 일제히 사라졌다. 다 젖었네. 유... 나는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얼 굴로, 비가 오는 거리에서 유의 이 름만을 부르고 있었다. + 검은 우산 밑의 주리는 평소와 다 를 바가 없었다. 잔뜩 의기소침하고 슬퍼 보이던 주리의 모습은 한 순간의 착각이었

195 나 보다. 장대비가 내렸고, 비를 보 는 것도 빗속을 걸어보는 것도 처 음이었다. 비는 단번에 인간 세상을 흐릿하 게 만들었고, 온갖 소음들로 가득 했던 도시를 하나의 소리로만 가 득 채웠다. 옷이 젖고 옷 틈으로 빗 물이 스며드는데 그 감촉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비를 맞으며 걸어 오는 주리의 축 쳐진 어깨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정민 선배가 여우 꼬리를 달고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 여우 꼬리 만 없었으면 정민 선배랑 다정하게 얘기도 하고 영화도 즐겁게 봤을

196 거야. 차라리 한성 선배라도 나왔 다면 머쓱하지나 않았지. 빗소리 밖에 들리지 않던 풍경 속 으로 주리의 재잘거림이 스며들었 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긴 시간 동안 주리는 거세게 떨어지는 빗방울만 큼 바쁘게 떠들었다. 공들여 말아 놓은 머리카락 끝이 힘없이 풀어져 있었고, 새로 산 옷도 빗물에 젖어 농도 짙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비는 대문을 여는 찰나 그쳤다. 주 리는 오랫동안 집을 떠난 아이처럼 현관 안으로 재빠르게 들어갔다. 마술은 몽땅 사라졌다. 낡은 트레

197 이닝 차림의 주리가 젖은 머리를 긁적이며 내 앞에서 서 있었다. 그 리고 우리 맥주 한잔 할래? 하며 환영할 수 없는 부탁까지 해 왔다. 주리는 나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비에 젖지 않은 현관 앞 계단에 앉 아 캔맥주 하나를 몽땅 마신 후였 다. 주리는 캔 하나를 더 땄고 내 손엔 아직 반도 마시지 않은 맥주 가 들려 있었다. 나에겐 해결해야 할 임무만 있고, 그것은 바로 너 때

198 문이라고 시큼한 맥주를 마시며 얘 기하고도 싶었다. 주리는 알콜에 취해 있었고 나는 처음 보는 비에 취해 있었다. 저번에 없다고 그랬지, 참. 그래 도 첫사랑은 있었겠지? 제 사랑에 대한 공감대를 얻고 싶 었는지 주리는 같은 주제의 질문을 끈질기게 했다. 아니. 대답할 수 있는 건 두 음절뿐이었 다. 스물다섯 먹을 동안 도대체 뭘 한거야. 강원도 깡촌에서 감자만 캐셨나?

199 천사 교육원에서 잡일이나 했다 고 정정할 순 없었다. 그럼 주리는 그 정민 선배란 사 람이 첫사랑이야? 아니. 난 좀 일찍 성숙했다구. 내 첫사랑은 말이지. 내가 열 살 때 옆 집 살던 대학생 오빠였어. 마치 엄청난 비밀을 일러주는 것 처럼 주리는 입을 모으고 작은 목 소리로 말했다. 나 목마도 태워주고 과자도 사주 고 구구단도 가르쳐주고... 정말 좋 은 오빠였는데... 그래서 그땐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었어. 주리의 손에 든 캔이 또다시 찌그

200 러졌고 주리는 바로 새 캔을 땄다. 정민 선배를 보면 그 오빠 생각 이 나기도 해. 그래서 좋아하는 건 지도 몰라. 그 오빠랑은 왜 안됐는데? 보나마나 나이 차이 때문인 게 분 명했지만 대꾸할 말이 없어 궁금한 듯 물었다. 어쩌다 보니까... 주리는 예상과는 달리 말을 얼버 무렸다. 출생의 비밀이라도 간직한 사람의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바로 씩씩하게 태도를 바꾸 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거라

201 잖아. 대신 두 번째 사랑은 이어졌 으면 좋겠어. 네 소원이 이루어지는 게 내 소원 이기도 해. 아는지 모르겠지만. 별은 참 많다. 주리가 하늘을 보며 무심히 말했 다. 나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았 다. 지상에서 보는 별은 먼지처럼 작고 훅 불면 꺼질 듯 희미했다. 그 렇지만 그 또한 아름다웠다. 그래 서 주리에게 저 곳이 네가 말하는 강원도 깡촌이라고 고백할 뻔도 했 다.

202 9. 의문 비록 첫 데이트가 실패와 좌절로 끝나긴 했지만 정민에 대한 나의 짝사랑마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고, 사람이란 모름지기 지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에 찬물 을 끼얹는 사람이 있었다. 누구도 아닌 내 베프. 난 시크한 정민 선배보다 샤방샤 방한 유 오빠쪽이 더 낫더라. 왜 하 필 친척오빠여가지고. 안 그럼 밀

203 어붙였을 텐데. 얼마나 친해졌다고 오빠라는 말 을 낼름 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저 태도를 보아선 밀어주고 싶은 게 아니라 밀어붙이고 싶은 눈치란 말이지. 내 행동이 수상쩍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오전 강의시간부터 폐인처 럼 책상에 엎드려 잠을 퍼잔 게 문 제였다. 전날 맥주를 마시며 별을 보았던 것까진 좋았다. 첫사랑을 떠올리며 지금의 사랑에 대한 각오를 다진 것도 좋았다. 훅 하면 날아갈 듯한 먼지 같은 별까지 헤아리며 두 시

204 를 넘긴 게 문제였다. 맥주캔 세 개 를 찌그러뜨렸을 때 일어났어야 했 는데, 후회란 모름지기 뒤늦은 법 이다. 암튼 무척 부지런했던 내가 그런 게으른 양상을 보인 것이 지 은의 의심을 샀다. 왜 아침부터 폐인 모드야? 밤에 넘 늦게 잤거든. 세시쯤이 던가... 신데렐라처럼 12시면 땡 하면 자 는 애가 어젯밤은 무도회라도 다녀 왔어? 마당에서 별 봤거든. 서울에도 별이 많이 보일 때도 있더라. 솔직하게 얘기한 게 화근이었다.

205 웬일이야. 니가 밤에 잠자는 거 말고 다른 일을 다 하고. 참, 잘생 긴 오빠는 갔어? 잘생긴 오빠? 아, 유... 당분간은 좀 있을 거라서. 자기가 한 거짓말은 상시 기억하 고 있어야만 순발력 있게 대처할 수 있다. 설마 어젯밤에 유랑 별 본거? 으응... 무지 친한가봐? 으응... 뭐... 유와 나의 관계의 깊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난 시크한 정민 선배보다 샤방샤

206 방한 유 오빠쪽이 더 낫더라. 왜 하 필 친척오빠여 가지고. 안 그럼 밀 어붙였을 텐데. 지은이 했던 말을 반복하며 안타 깝기 짝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랑은 물리적인 힘에 의해 이루 어지는 게 아니라고. 나는 제법 대견한 말투로 대꾸했 다. 하지만 그런 근엄한 모습은 아 차 하는 순간 무너졌다. 친하지도 않은 동기 때문에. 저번에 강의실에 왔던 남자, 혹 시 남자친구야? 우리의 대화에 갑작스럽게 끼어 든 앞자리의 동기. 친한 것도 아니

207 고 안 친한 것도 아닌 애매한 관계 랄까. 무슨! 친척오빠야. 나는 화들짝 놀라 크게 대답했다. 하지만 눈에 띄게 밝아지는 동기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썩 좋진 않았 다. 그럼 나 전화번호 주면 안돼? 그건 안돼! 나는 강한 어조로 딱 잘라 얘기했 다. 너무 순식간에 튀어나온 말이 었기에 내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도 5초가 지나서야 서서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지은과 여우같은 동기가 놀란 토끼눈이 되

208 어 나를 쳐다보았다. 개인정보보호 원칙이 있지. 허락 없이 타인의 정보를 흘린 순 없어. 나는 주섬주섬 얘기했고 동기는 등을 확 돌려버렸다. 동기의 태도 로 봐서는 급조된 내 변명을 받아 들이는 것 같진 않았다. 급조된 변 명이긴 하지만 사실이긴 사실이다. 서로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프라이 버시를 지켜줄 것. 그것이 우리 사 이의 규칙 아니던가. 다만, 동기보다 거슬리는 건 지은 의 눈빛. 요상하고 의심스런 눈빛 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애써 지은의 눈빛을 피하며 이미

209 펼쳐진 책을 덮었다 폈다 하며 딴 청을 부렸다. 사실 나도 내가 왜 그 랬는지는 모르겠다. 정말 내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 다.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정 민이 말을 거는데 빚 독촉에 시달 리는 가난뱅이처럼 도망쳐 버린 것 이. 정민은 내가 자판기 앞에서 동전 을 뒤적이고 있을 때 홀연히 등장 해 주셨다. 그리고 내가 머뭇거리 는 사이에 동전 투입구에 동전까지 넣어 주었다. 어젠 잘 들어갔어? 밖에 나와 보

210 니까 비가 오던데. 우산 있었어요. 그랬구나. 잠시 침묵이 흘렀다. 둘 사이에 까 마귀가 졸면서 날아가는 것 같았 다. 그래서 였을까. 나는 먼저 말을 걸어온 정민에게 안녕을 고한 것이 다. 그럼 저... 안녕히 계세요. 나는 정민의 반응을 살필 것도 없 이 후다닥 도망쳤다. 뒤에서 정민이 아닌 한성의 목소 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주리 후배 ~ 라고 내 이름을 부른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돌아보지 않고 빠르게

211 걸었다. 왜 그랬는지 정말 모르겠다. 유가 없으면 이 모양이다. 나 혼자서는 역시 어림도 없다. 집에 돌아가니 유는 텅 빈 냉장고 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장을 보러 마트에 간다고 했다. 잠깐, 나도 갈래! 빛의 속도로 현관을 빠져나가려 는 그 녀석을 붙잡고 나는 방으로 튀어 들어가 빠르게 겉옷을 걸치고 나왔다. 요리를 잘하는 유에 비하 면 장을 보는 유의 모습은 어쩐지 어색하고 서툴러 보였다. 히말라야

212 산맥을 등단하여 대자연에 압도당 한 사람처럼 코너를 돌 때마다 꼼 짝없이 서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정 글에 사는 신기한 야생동물을 만난 사람처럼 상품 하나하나를 보며 호 기심과 감탄과 알 수 없는 표정을 랜덤으로 지었다. 유 역시 마트에 장을 보러 온 게 처음일 수도 있겠다. 어린 꼬마를 카트에 태우고 장을 보는 아줌마를 보니 불현듯 생각났다. 강원도 깡 촌에서 살았고, 부모는 없었다. 도 심에서 살고, 부모도 있는 나 역시 마트 나들이가 처음인데 저 녀석은

213 어떨라고. 그런 생각에 혼자 울쩍 해질 뻔도 했지만 여기저기서 진동 하는 기름 냄새, 고기 냄새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나는 평일이라 사람이 드문 마트 안을 종횡무진 뛰어다녔고, 시식 코너를 지나치지 못했다. 맥주와 과자와 라면과 각종 인스턴트 음식 들을 카트에 잔뜩 밀어 담았다. 그 럴 때마다 유는 잡은 물고기 풀어 주는 낚시꾼처럼 카트의 물건을 진 열대로 되돌려 놓곤 했다. 그래서 계산대에 당도했을 때 남은 거라곤 각종 식자재와 맥주 여섯 캔이 전 부였다.

214 그럼에도 유에게 화를 내지 못한 건 유가 또 현금을 내밀었기 때문 이다. 그럴 때의 유는 참 멋있다. 유가 멋있는 순간은 또 있다. 만능 요리사 유. 뭐가 먹고 싶냐고 물어 보는 유. 내가 말한 음식을 동화같 이 만들어 주는 유. 저녁에 뭐 먹을까? 떡볶이! 불고기! 부침개! 잡채! 스 테이크! 피자! 나는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다. 그 리고 말하는 대로 들어주는 유. 유가 요리하는 모습은 한편의 마 술같다. 아주 빠르고 능수능란하면 서 예술적이다. 가히 사람의 솜씨

.... ...... ....

.... ...... .... 17 1516 2 3 3 027 3 1516 13881443 028 1 1444 26 10 1458 4 029 15 14587 1458 030 10 1474 5 16 5 1478 9 1 1478 3 1447 031 10 10 032 1 033 12 2 5 3 7 10 5 6 034 96 5 11 5 3 9 4 12 2 2 3 6 10 2 3 1 3 2 6 10

More information

???? 1

???? 1 제 124 호 9 3 와 신시가지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나면 제일 먼저 이 도시에서 언제나 활기가 넘 쳐나는 신시가지로 가게 된다. 그 중심에 는 티무르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을 중심으 로 티무르 박물관과 쇼핑 거리가 밀집돼 있다. 공원 중심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영 웅, 티무르 대제의 동상이 서 있다. 우즈베 키스탄을 여행하다 보면 어느 도시에서나 티무르의 동상이나

More information

새만금세미나-1101-이양재.hwp

새만금세미나-1101-이양재.hwp 새만금지역의 합리적인 행정구역 결정방안 이 양 재 원광대학교 교수 Ⅰ. 시작하면서 행정경계의 획정 원칙은 국민 누가 보아도 공감할 수 있는 기준으로 결정 되어야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의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모 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신생매립지의 관할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간 분쟁(경기도 평택시와 충청남도 당진군, 전라남도 순천시와 전라남도 광양시

More information

목 록( 目 錄 )

목 록( 目 錄 ) 부 附 록 錄 목록( 目 錄 ) 용어설명( 用 語 說 明 ) 색인( 索 引 ) 목 록( 目 錄 ) 278 고문서해제 Ⅷ 부록 목록 279 1-1 江 華 ( 內 可 面 ) 韓 晩 洙 1909년 10월 11일 1-2 江 華 ( 內 可 面 ) 韓 晩 洙 洪 元 燮 1909년 10월 2-1 江 華 ( 府 內 面 ) 曺 中 軍 宅 奴 業 東 고종 18년(1881) 11월

More information

사진 24 _ 종루지 전경(서북에서) 사진 25 _ 종루지 남측기단(동에서) 사진 26 _ 종루지 북측기단(서에서) 사진 27 _ 종루지 1차 건물지 초석 적심석 사진 28 _ 종루지 중심 방형적심 유 사진 29 _ 종루지 동측 계단석 <경루지> 위 치 탑지의 남북중심

사진 24 _ 종루지 전경(서북에서) 사진 25 _ 종루지 남측기단(동에서) 사진 26 _ 종루지 북측기단(서에서) 사진 27 _ 종루지 1차 건물지 초석 적심석 사진 28 _ 종루지 중심 방형적심 유 사진 29 _ 종루지 동측 계단석 <경루지> 위 치 탑지의 남북중심 하 출 입 시 설 형태 및 특징 제2차 시기 : 건물 4면 중앙에 각각 1개소씩 존재 - 남, 서, 북면의 기단 중앙에서는 계단지의 흔적이 뚜렷이 나타났으며 전면과 측면의 중앙칸에 위치 - 동서 기단 중앙에서는 계단 유인 계단우석( 階 段 隅 石 ) 받침지대석이 발견 - 계단너비는 동측면에서 발견된 계단우석 지대석의 크기와 위치를 근거로 약 2.06m - 면석과

More information

<C8ADB7C220C5E4C3EBC0E52E687770>

<C8ADB7C220C5E4C3EBC0E52E687770> 하동 화력 7 8호기 건설부지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보고서 2005. 01. ( 재) 우리문화재연구원 하동 화력 7 8호기 건설부지 문화재지표조사 결과보고서 Ⅰ. 조사개요 1. 조 사 명 : 하동 화력 78 호기 건설부지 문화재지표조사 2. 조사지역 : 경남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 1336답 일원 3. 조사 면적 : 134,204m2 4. 조사 목적 한국남부발전(

More information

............

............ 제2장 1. 모월곶, 석곶, 서곶, 개건너 검단지역이 편입되기 전, 인천의 서구 전체는 지난날 서곶으로 불리던 지역이었다. 1914년 4월 1일 부평군 모월곶면과 석곶면을 통합되어 서곶 면이 되었다. 서곶이라는 지명은 군 소재지인 부평에서 서쪽 해안에 길 게 뻗어있으므로 그렇게 지어졌다. 이 지명은 반세기 이상 사용되었다. 그래서 인천시가 구제( 區 制 )를

More information

<C3D1C1A4B8AE20303120B0E6BFECC0C720BCF620323030B9AE2E687770>

<C3D1C1A4B8AE20303120B0E6BFECC0C720BCF620323030B9AE2E687770> 1. 1. 1) 1. 경우의 수 주사위를 한 개를 던질 때, 다음 경우의 수 (1) 소수 4. 4. 4) 집에서 학교로 가는 버스는 3 개 노선, 지하철은 4 개 노선이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여 집 에서 학교로 가는 방법은 모두 몇 가지인가? (2) 5의 약수 2. 2. 2) 1~10 숫자에서 하나를 뽑을때, (1) 3의 배수 경우의수 5. 5. 5)

More information

행당중학교 감사 7급 12000001 ~ 12000616 성동구 왕십리로 189-2호선 한양대역 4번출구에서 도보로 3-4분 6721 윤중중학교 감사 7급 12000617 ~ 12000619 영등포구 여의동로 3길3 용강중학교 일반행정 9급 13000001 ~ 1300

행당중학교 감사 7급 12000001 ~ 12000616 성동구 왕십리로 189-2호선 한양대역 4번출구에서 도보로 3-4분 6721 윤중중학교 감사 7급 12000617 ~ 12000619 영등포구 여의동로 3길3 용강중학교 일반행정 9급 13000001 ~ 1300 2016년도 서울특별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 장소 시험장 교통편, 소요시간 등은 반드시 응시자 본인이 해당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리 꼭 확인 하시기 바랍니다 장애편의지원 대상자는 별도로 첨부된 엑셀파일에서 본인의 최종 편의지원 내역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장애편의지원 시험장 : 윤중중학교, 서울맹학교) 경신중학교 일반행정 7급 10001741

More information

Ⅰ. 머리말 각종 기록에 따르면 백제의 초기 도읍은 위례성( 慰 禮 城 )이다. 위례성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등 많은 책에 실려 있는데, 대부분 조선시대에 편 찬된 것이다. 가장 오래된 사서인 삼국사기 도 백제가 멸망한지

Ⅰ. 머리말 각종 기록에 따르면 백제의 초기 도읍은 위례성( 慰 禮 城 )이다. 위례성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등 많은 책에 실려 있는데, 대부분 조선시대에 편 찬된 것이다. 가장 오래된 사서인 삼국사기 도 백제가 멸망한지 고대 동아시아의 왕성과 풍납토성 - 풍납토성의 성격 규명을 위한 학술세미나 - pp. 46-67 한국의 고대 왕성과 풍납토성 김기섭(한성백제박물관) 목차 Ⅰ. 머리말 Ⅱ. 한국 고대의 왕성 1. 평양 낙랑토성 2. 집안 국내성 3. 경주 월성 4. 한국 고대 왕성의 특징 Ⅲ. 풍납토성과 백제의 한성 1. 풍납토성의 현황 2. 한성의 풍경 Ⅰ. 머리말 각종 기록에

More information

15강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106월 평가원] 1)심청이 수궁에 머물 적에 옥황상제의 명이니 거행이 오죽 하랴. 2) 사해 용왕이 다 각기 시녀를 보내어 아침저녁으로 문 안하고, 번갈아 당번을 서서 문안하고 호위하며, 금수능라 비

15강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106월 평가원] 1)심청이 수궁에 머물 적에 옥황상제의 명이니 거행이 오죽 하랴. 2) 사해 용왕이 다 각기 시녀를 보내어 아침저녁으로 문 안하고, 번갈아 당번을 서서 문안하고 호위하며, 금수능라 비 14강 역사영웅소설 15강 판소리계 소설 판소리계 소설 : , 등 일반적으로 판소리 사설의 영향을 받아 소설로 정착된 작품을 가리킨 판소리 : , , , , 등이 사설과 창이 전해지고 있 하층민의 예술로 시작하여 전계층을 아우르는 예술이 되었 상류층, 지배층이 향유층이 되면서 점차 작품의 주제가

More information

<B9E9B3E2C5CDBFEFB4F5B5EBBEEE20B0A1C1A4B8AE20B1E6C0BB20B0C8B4C2B4D92E687770>

<B9E9B3E2C5CDBFEFB4F5B5EBBEEE20B0A1C1A4B8AE20B1E6C0BB20B0C8B4C2B4D92E687770> 2011 어르신 생활문화전승프로그램 柯 亭 里 義 兵 마을 백년터울 더듬어 가정리 길을 걷는다 주관 춘천문화원 후원 한국문화원 연합회 문화체육관광부 -차 례- 제1장 구술 자료의 가치 1. 역사적 측면 2. 문화적 측면 3. 미래 삶의 터전 제2장 지명으로 전하는 생활문화전승 제3장 구술로 전하는 생활문화전승 1. 의암제를 준비하는 사람 류연창 2. 고흥 류

More information

부벽루 이색 핵심정리+핵심문제.hwp

부벽루 이색 핵심정리+핵심문제.hwp 부벽루 - 이색 알맹이 정리 시 대 : 고려말 갈 래 : 5언 율시 성 격 : 회고적 표 현 : 어 조 : 지난날의 찬연한 역사를 회고하며 그와 대비되는 현재의 모습에서 무상감에 젖어 있 운 율 : 압운(루, 추, 유, 류) 특 징 : 장엄한 표현.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 이미 지로 표현(4연) 주 제 : 지난 역사의 회고와 고려 국운 회복의 소 망 작가소개

More information

<C5F0B0E8C7D0B0FA20C7D1B1B9B9AEC8AD20C1A63435C8A328C3D6C1BE292E687770>

<C5F0B0E8C7D0B0FA20C7D1B1B9B9AEC8AD20C1A63435C8A328C3D6C1BE292E687770> 退溪學派의 分化와 屛虎是非(Ⅱ)* 廬江(虎溪)書院 置廢 顚末 43)설 석 규** 차 례 1. 2. 3. 4. 5. 머리말 書院의 建立과 系派分化 配 追享 論議와 賜額 屛虎是非와 書院毁撤 맺음말 국문초록 이 글은 廬江(虎溪)書院의 건립에서부터 훼철에 이르는 과정을 屛派와 虎派의 역학 관계와 연관하여 검토한 것이다. 여강서원은 중국의 性理學을 계승하면서도 우리나라

More information

낙랑군

낙랑군 낙랑군( 樂 浪 郡 ) 조선현( 朝 鮮 縣 )의 위치 -낙랑군 조선현의 평양설 및 대동강설 비판-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1. 머리말 낙랑군의 위치는 오랜 쟁점이었고, 현재까지도 한 중 일 사이의 역사현안이기도 하다. 낙랑군 의 위치에 따라서 동북아 고대사의 강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낙랑군의 위치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낙랑군의 치소( 治

More information

제1장 마을유래 605 촌, 천방, 큰동네, 건너각단과 같은 자연부락을 합하여 마을명을 북송리(北松里)라 하 였다. 2006년에 천연기념물 468호로 지정되었다. 큰마을 마을에 있던 이득강 군수와 지홍관 군수의 선정비는 1990년대 중반 영일민속박물 관으로 옮겼다. 건

제1장 마을유래 605 촌, 천방, 큰동네, 건너각단과 같은 자연부락을 합하여 마을명을 북송리(北松里)라 하 였다. 2006년에 천연기념물 468호로 지정되었다. 큰마을 마을에 있던 이득강 군수와 지홍관 군수의 선정비는 1990년대 중반 영일민속박물 관으로 옮겼다. 건 604 제10편 마을유래와 설화 제2절 북구지역 1. 흥해읍(興海邑) 1) 매산리(梅山里) 1914년 기산(箕山), 용산(龍山), 매곡(梅谷), 백련(白蓮)을 합하여 매산(梅山)이라 하였다. 심곡골(深谷) 골이 깊어 불린 마을명으로 옛날부터 산송이가 유명하다. 돌림산 중턱에 삼동계(參 東契)를 조직하여 산남의진(山南義陳)의 의병 활동을 도왔던 조성목(趙性穆)

More information

<BACEBFA920C8ABBBEAB8E920BBF3C3B5B8AE2020C1F6C7A5C1B6BBE720BAB8B0EDBCAD28BCF6C1A4292E687770>

<BACEBFA920C8ABBBEAB8E920BBF3C3B5B8AE2020C1F6C7A5C1B6BBE720BAB8B0EDBCAD28BCF6C1A4292E687770> 목 차 Ⅰ. 조사개요 1 Ⅱ. 조사지역과 그 주변환경 2 1. 자연 지리적 환경 2 2. 고고 역사적 환경 9 Ⅲ. 조사내용 31 1. 조사지역 일대의 문화재 현황 31 2. 조사지역 일대의 민속 지명분야 39 3. 조사지역 일대의 고고 역사학적 분야 41 (1) 조사방법 41 (2) 조사지역의 현황 및 변화상 41 (3) 조사내용 46 Ⅳ. 종합고찰 및 조사단

More information

2015 판례.기출 증보판 테마 형법 추록본.hwp

2015 판례.기출 증보판 테마 형법 추록본.hwp 2015 판례 기출 증보판 테마 형법 추록본 편저자 조충환 양건 p.27 첫째줄 유사판례 교체 유사판례 1동일한 형벌조항이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합헌으로 선언된 바 있으나 그 후의 사정변경 때문에 새로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도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종전의 합헌결정시점까지로 제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판 2011.4.14, 2010도5606).

More information

농어촌여름휴가페스티벌(1-112)

농어촌여름휴가페스티벌(1-112) 좋아유~보은!여러가지 체험으로자연을누려보세요 보은군 농촌체험산업협의회 맑은물 맑은공기비단강숲마을 영동군 비단강 숲마을 보은군은 전국 어디서나 찾아오기 쉬우며, 비단강 숲마을은 자연 그대로가 마을 곳곳에 녹아 잘 보존된 깨끗한 자연환경과 천년의 신비를 간직 흐르는 곳이다. 푸르른 들녘과 알록달록 익어 가는 과일, 한 속리산과 법주사, 장안면 아흔아홉간집, 서원계

More information

<C3D6BFECBCF6BBF328BFEBB0ADB5BF29202D20C3D6C1BE2E687770>

<C3D6BFECBCF6BBF328BFEBB0ADB5BF29202D20C3D6C1BE2E687770> 본 작품들의 열람기록은 로그파일로 남게 됩니다. 단순 열람 목적 외에 작가와 마포구의 허락 없이 이용하거나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시 저작권법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받게 됩니다.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 구 분 내 용 제목 수상내역 작가 공모분야 장르 소재 기획의도 용강동 정구중 한옥과 주변 한옥들에 대한 나의 추억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우수상

More information

?

? Contents p.73 p.06 p.49 p.26 p.55 p.28 85 Q. 1,380 Q. 1,744 Q. 3,375 Q. 5,170 Q. 6,000,000 m 2 News Briefing News Briefing News Briefing News Briefing News Briefing News Briefing

More information

*세지6문제(306~316)OK

*세지6문제(306~316)OK 01 02 03 04 306 05 07 [08~09] 0 06 0 500 km 08 09 307 02 03 01 04 308 05 07 08 06 09 309 01 02 03 04 310 05 08 06 07 09 311 01 03 04 02 312 05 07 0 500 km 08 06 0 0 1,000 km 313 09 11 10 4.8 5.0 12 120

More information

-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진행과정 후쿠시마 제1원전(후쿠시마 후타바군에 소재)의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 을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로 1~3호기의 전원이 멈추게 되면서 촉발되었다. 당시에 후쿠시마 제1원전의 총 6기의 원자로 가

-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진행과정 후쿠시마 제1원전(후쿠시마 후타바군에 소재)의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 을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로 1~3호기의 전원이 멈추게 되면서 촉발되었다. 당시에 후쿠시마 제1원전의 총 6기의 원자로 가 한국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 201211307 임형주 다니엘 1. 들어가는 글 -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일본은 물론 주변의 많은 국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원전피해의 영향은 고농도 오염지역으로부터 시작해서 점 점 가시화되어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그 범위 또한 점차적으로 넓어질

More information

<BCBAC1F6BCF8B7CA28C3D6C1BE2933C2F72E687770>

<BCBAC1F6BCF8B7CA28C3D6C1BE2933C2F72E687770> 大 巡 대학생 하계 성지순례 자 료 집 宗 團 大 巡 眞 理 會 目 次 성지순례의 취지 11 행사 일정표 12 계룡산 동학사 13 천호산 개태사 31 반야산 관촉사 41 모악산 금산사 54 황토현 전적지 92 상제님 생가 시루산 104 모악산 대원사 115 종남산 송광사 126 진안 마이산 135-1 - 도 기 ( 道 旗 ) 우주 자연의 근원적 의미가 도(

More information

주지스님의 이 달의 법문 성철 큰스님 기념관 불사를 회향하면서 20여 년 전 성철 큰스님 사리탑을 건립하려고 중국 석굴답사 연구팀을 따라 중국 불교성지를 탐방하였습 니다. 대동의 운강석굴, 용문석굴, 공의석굴, 맥적산석 굴, 대족석굴,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과 주변의 큰

주지스님의 이 달의 법문 성철 큰스님 기념관 불사를 회향하면서 20여 년 전 성철 큰스님 사리탑을 건립하려고 중국 석굴답사 연구팀을 따라 중국 불교성지를 탐방하였습 니다. 대동의 운강석굴, 용문석굴, 공의석굴, 맥적산석 굴, 대족석굴,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과 주변의 큰 불교학과반(1년 과정) 기초교리반(6개월 과정)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 저녁 7시 5월 5일 5월 12일 5월 19일 5월 26일 어린이날 휴강 인도불교사 2 / 이거룡 교수님 인도불교사 3 / 이거룡 교수님 중국불교사 1 / 이덕진 교수님 5월 7일 5월 14일 5월 21일 5월 28일 백련암 예불의식 및 기도법 / 총무스님 성철

More information

정치사적

정치사적 2014-2 역사학의 이론과 실제 수업 지도 교수: 조범환 담당 교수: 박 단 신라 중대 말 갈항사와 진골 귀족 20100463 김경진 I. 머리말 II. 승전과 갈항사 창건 III. 갈항사와 원성왕 외가 IV. 원성왕 외가와 경덕왕 V. 맺음말 목 차 I. 머리말 葛 項 寺 는 신라 고승 勝 詮 이 700년 전후에 경상북도 김천시 남면 오봉리에 건립한 사찰이

More information

Microsoft Word - (3)平成27年度入学者選抜の手続(韓国・朝鮮語版)

Microsoft Word - (3)平成27年度入学者選抜の手続(韓国・朝鮮語版) 平 成 27 年 度 千 葉 県 公 立 高 等 学 校 入 学 者 選 抜 の 手 続 ( 韓 国 朝 鮮 語 版 ) (2015 년 치바현 공립 고등학교 입학자선발 소속) (한국어 조선어반) 前 期 選 抜 전기선발 1 出 願 資 格 (출원자격) Qualification 지원자격(아래 a. b. c 중 선택) a. 중학교 또는 이에 준하는 학교를 졸업한 자 또는 2015

More information

(132~173)4단원-ok

(132~173)4단원-ok IV Q 134 135 136 1 10 ) 9 ) 8 ) 7 ) 6 ) 5 ) 4 ) 3 ) 2 ) 1 ) 0 100km 2 1. 1 2. 2 3. 1 2 137 138 139 140 1. 2. 141 Q 142 143 1 2 1. 1 2. 2 144 145 146 1. 2. 147 Q 148 149 150 151 1. 2. 152 100.0 weight 153

More information

대표이사 K, L 4. 주식회사 동진여객 대표이사 M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N 법무법인 O 제 1 심 판 결 부산지방법원 2014. 6. 12. 선고 2014구합20224 판결 변 론 종 결 2015. 5. 8. 판 결 선 고 2015. 8. 21

대표이사 K, L 4. 주식회사 동진여객 대표이사 M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N 법무법인 O 제 1 심 판 결 부산지방법원 2014. 6. 12. 선고 2014구합20224 판결 변 론 종 결 2015. 5. 8. 판 결 선 고 2015. 8. 21 부 산 고 등 법 원 제 1 행 정 부 판 결 사 건 2014누21387 여객자동차 사업계획변경 인가처분 취소청구 원고, 항소인 1. 경원여객자동차 주식회사 대표이사 A 2. 대한여객자동차 주식회사 대표이사 B 3. 신흥여객자동차 주식회사 대표이사 C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D 법무법인 E 피고, 피항소인 부산광역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F 피고보조참가인

More information

정답 및 해설 - 비둘기집 원리 쪽 확인 극단적으로 생각하기 0개의 수 중에서 차가 8인 수의 쌍은 (, 9), (2, 0) 이고, 짝을 지을 수 없는 나머지 수는 (3), (4), (5), (6), (7), (8)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6+2+=9(개)의 구슬을 뽑아

정답 및 해설 - 비둘기집 원리 쪽 확인 극단적으로 생각하기 0개의 수 중에서 차가 8인 수의 쌍은 (, 9), (2, 0) 이고, 짝을 지을 수 없는 나머지 수는 (3), (4), (5), (6), (7), (8)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6+2+=9(개)의 구슬을 뽑아 정답 및 해설 영 재 사 고 력 고급 D 고_D권-해답(0-28)-ok.indd 3. 6. 2. 오후 9:05 정답 및 해설 - 비둘기집 원리 쪽 확인 극단적으로 생각하기 0개의 수 중에서 차가 8인 수의 쌍은 (, 9), (2, 0) 이고, 짝을 지을 수 없는 나머지 수는 (3), (4), (5), (6), (7), (8)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6+2+=9(개)의

More information

<3239353720C6EDC1FDBABB2E687770>

<3239353720C6EDC1FDBABB2E687770> 목 차 자치법규 [훈 령] 제960호 서울특별시 교대근무자 초과근무수당 지급에 관한 규정 4 [입법예고] 제2010-178호 서울특별시 건축기본조례(안) 입법예고 5 고 시 제2010-19호 은평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 및 지형도면 작성고시 7 제2010-20호 서울특별시립 청소년수련시설 2010년도 예산 및 사용료 고시 42 제2010-21호 도시관리계획(용도지구:개발진흥지구)

More information

Ⅱ.수사결과 붙임1 피고인별 공소사실 요지 및 처리결과 참조 Ⅲ.TV홈쇼핑 업계의 실태 및 문제점 도입목적 및 현황 TV홈쇼핑 시스템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주는 한편,양질의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과정을 단순화시켜 이를 염가로 최종소

Ⅱ.수사결과 붙임1 피고인별 공소사실 요지 및 처리결과 참조 Ⅲ.TV홈쇼핑 업계의 실태 및 문제점 도입목적 및 현황 TV홈쇼핑 시스템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주는 한편,양질의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과정을 단순화시켜 이를 염가로 최종소 공개되는 범죄사실은 혐의일 뿐 확정된 사실이 아님을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보담당관 제3차장검사 전현준 전화 02 530 4304 / 팩스 02 530 4220 보 도 자 료 2012.12.17.(월) 자료문의 : 첨단1부장 검사실 주책임자 : 부장검사 박근범 제 목 TV홈쇼핑 MD 뭐든지 다한다? -TV홈쇼핑 납품비리 사건 중간 수사결과

More information

<C0E5B7C1BBF328BEEEB8B0C0CCB5E9C0C729202D20C3D6C1BE2E687770>

<C0E5B7C1BBF328BEEEB8B0C0CCB5E9C0C729202D20C3D6C1BE2E687770> 본 작품들의 열람기록은 로그파일로 남게 됩니다. 단순 열람 목적 외에 작가와 마포구의 허락 없이 이용하거나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시 저작권법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받게 됩니다.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 구 분 내 용 제목 수상내역 작가 공모분야 장르 어린이들의 가장 즐거웠던 나들이 장소들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 장려상 변정애 창작이야기 기타

More information

삼릉에서 용장까지 경주 남산 둘러보기 펴낸 이 (사)경주남산연구소 펴낸 날 2012년 11월 펴낸 곳 (사)경주남산연구소 기획 및 디자인 AllThatPlan 窓 인쇄 성전기획 4 경주남산가이드북① 삼릉에서 용장까지 5

삼릉에서 용장까지 경주 남산 둘러보기 펴낸 이 (사)경주남산연구소 펴낸 날 2012년 11월 펴낸 곳 (사)경주남산연구소 기획 및 디자인 AllThatPlan 窓 인쇄 성전기획 4 경주남산가이드북① 삼릉에서 용장까지 5 * 이 가이드북은 경상북도와 경주시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경주 남산 가이드북 ❶ 경주남산 삼릉에서 용장까지 2 경주남산가이드북1 삼릉에서 용장까지 3 삼릉에서 용장까지 경주 남산 둘러보기 펴낸 이 (사)경주남산연구소 펴낸 날 2012년 11월 펴낸 곳 (사)경주남산연구소 기획 및 디자인 AllThatPlan 窓 인쇄 성전기획 4 경주남산가이드북① 삼릉에서

More information

<365FC0CCBDB4BAD0BCAE5FB1E8B0A1B6F728C7CAC0DABCF6C1A4292E687770>

<365FC0CCBDB4BAD0BCAE5FB1E8B0A1B6F728C7CAC0DABCF6C1A4292E687770> 월간 노동리뷰 2011년 11월호 pp.97~120 c 한국노동연구원 2011년 노사관계 실태조사 결과(Ⅰ) 2011년 노사관계 실태조사 결과(Ⅰ)* -한국철도공사, 현대자동차 노사관계 사례- 김 가 람** 1) Ⅰ. 들어가며 2011년 한국의 노사관계는 그 어느 해보다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 2010년 부터 예고되었던 이 변화는 현 정부가 추진한

More information

진단, 표시・광고법 시행 1년

진단, 표시・광고법 시행 1년 진단, 표시 광고법 시행 1년 표시 광고규제 법규는 통합되어야 한다! 정은종 호텔롯데 경영지원실/지적재산권법 석사 표시광고법 시행 1년 입법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표시광고법이 제정되어 시행( 99년 7월)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공정거래법 23조1항6호의 부 당표시광고 규정이 분가하여 탄생한 표시광고법은 기존 공정거래법이 부당표시광고(허위 과장, 기만,

More information

[인쇄]160627 문화재안내문내지_수정.indd

[인쇄]160627 문화재안내문내지_수정.indd 발간 등록 번호 11-1550000-001660-01 한눈에 알아보는 문화재 안내문 바로 쓰기 머 리 말 문화재 안내문은 문화재를 관람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문화재를 설명한다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글이므로 공공언어로서 중요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문화재 안내문은 공공언어로서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화재 안내문에는 어려운 용어와 이해하기 어려운

More information

3232 편집본(5.15).hwp

3232 편집본(5.15).hwp 정태제 묘 출토 사초 사진 정태제 묘 출토 사초 상권 정태제 묘 출토 사초 상권 45 정태제 묘 출토 사초 하권(표지) 정태제 묘 출토 사초 하권 46 2 중기( 重 記 ) 중기( 重 記 )란 호조에서 각 관청의 회계를 감독하거나 경외( 京 外 )의 각 관청이 보유하고 있 는 국가 재산의 누수를 막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작성하도록 규정한 회계장부나 물품조사서

More information

<5BC1F8C7E0C1DF2D32B1C75D2DBCF6C1A4BABB2E687770>

<5BC1F8C7E0C1DF2D32B1C75D2DBCF6C1A4BABB2E687770> 제8편 사 회 제8편 사회 제1장 사회단체 제1절 개관(사회조직의 기능) 제2절 고창군의 사회단체 제1장 사회단체 619 고창군의 사회단체 내역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고창군의 사회단체 현황 (2009년 7월 현재) 연번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More information

........

........ 01 조사개요 21 2003. 2003 2004., 2004 2005 400. 2005 2.. 250... ( ).. 2005, 2006. 11 . 2 1. 1..,..,......... 12 .... 13 . 1. 2. 1 : 5 (7 10 ) - : 6 2 - (7 11 ) - 3 (7 12 ) ( ) 4 (7 13 ) ( - ) 5 (7 14 ) 6

More information

충남도보 제2072호

충남도보 제2072호 충 청 남 는 공문서로서의 효력을 갖는다 제2072호 2010. 03. 22.(월) 1961년 7월 12일 선 기관의 장 람 고 시 ㅇ 제2010-71호 : 하천공사시행(변경)계획 고시 7 (이면계속) 게재를 의뢰한 각급 행정기관에 알려드립니다. 충 청 남 에 서 는 2 0 0 9 년 1 월 2 0 일 부 터 전 자 를 발 행 합 니 다. 본 전자 는 충청남

More information

<C6D2BDBAC5B820B0DFC7D0C1F6BEC8B3BB2E687770>

<C6D2BDBAC5B820B0DFC7D0C1F6BEC8B3BB2E687770> 일본 > 오사카 > 도시개요 일본의 제 2 의 도시이자 긴키지방의 중심지 오사카 ( 大 阪 ) 도시개요 오사카는 고대로부터 전통적인 문화와 함께 근세의 새로운 예능, 유머와 해학, 독특 한 오사카의 사투리( 간사이벤) 가 생기면서 인정미 넘치는 도시로 발전했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상업, 독자적인 상품이 계속해서 발전되고 번창하면서 일본열도의

More information

<FEFF11121162110211611106116E002D1107116911B71112116900330036002E0069006E0064006400000000000093782FC816B427590034001CBDFC1B558B202E6559E830EB00000000937C28D9>

<FEFF11121162110211611106116E002D1107116911B71112116900330036002E0069006E0064006400000000000093782FC816B427590034001CBDFC1B558B202E6559E830EB00000000937C28D9> 02 04 06 14 16 19 24 26 27 28 31 3 4 5 세상과 (소통)하다!! 세상과 (소통)하다!! 세상과 (소통)하다!! 6 7 건강지원 프로그램으로 굳어져가는 몸과 마음을 풀어보아요~ 8 9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0 11 12 13 14 15 14 14 14 14 15 15 16 17 18 19 20 21 방과 후 교실(해나무 주간보호센터

More information

13백점맞는세트부록2년(49~57)

13백점맞는세트부록2년(49~57) 0 0 0 0 < > 0 0 0 0 0 0 00 0 0 000 00 00 00 00 0 00 00 00 00 00 00 0 00 00 0 00-0-00-0-00-0-00 00 0 00 < 0 0 0 ---- -0--- 0 00 0 0 < 0 0< 0-------- - ---- 0 0 00 > =0 0 0 0--0-0 0 =0 = =

More information

인천 화교의 어제와 오늘 34 정착부흥기 35 정착부흥기: 1884년 ~ 1940년 이 장에서는 인천 차이나타운에 1884년 청국조계지가 설정된 후로 유입 된 인천 화교들의 생활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기별로 정리하였다. 조사팀은 시기를 크게 네 시기로 구분하였다. 첫 번

인천 화교의 어제와 오늘 34 정착부흥기 35 정착부흥기: 1884년 ~ 1940년 이 장에서는 인천 차이나타운에 1884년 청국조계지가 설정된 후로 유입 된 인천 화교들의 생활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기별로 정리하였다. 조사팀은 시기를 크게 네 시기로 구분하였다. 첫 번 인천 화교의 어제와 오늘 인천 화교의 어제와 오늘 34 정착부흥기 35 정착부흥기: 1884년 ~ 1940년 이 장에서는 인천 차이나타운에 1884년 청국조계지가 설정된 후로 유입 된 인천 화교들의 생활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기별로 정리하였다. 조사팀은 시기를 크게 네 시기로 구분하였다. 첫 번째 시기는 1884년부터 1940년 까 지를 구분하여 정착 부흥기

More information

<32303032BEC7BFECC1F62E687770>

<32303032BEC7BFECC1F62E687770> 2001-2002 전남대학교 산악회 2002년 제12집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그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도 잊었노라. 지도교수 인사말 산은 인생의 도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산은 無 言 속에서도 自 然 의 理 致 를 가르쳐주고, 또한 많은 智 慧 를 줍니다. 그러나 生 活

More information

2 보도 제2회 가천길재단 축구대회 거행해 가천길재단 축구대회에서 가천길재단 회장인 이길여 경원대 총장이 전년도 우승팀 가천의대길병원 선수 대표로부터 우승기를 반환받고 있 가천길재단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 결을 위해 지난 10월 29일 제2회 가 천길재단 축구대회 를 거

2 보도 제2회 가천길재단 축구대회 거행해 가천길재단 축구대회에서 가천길재단 회장인 이길여 경원대 총장이 전년도 우승팀 가천의대길병원 선수 대표로부터 우승기를 반환받고 있 가천길재단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 결을 위해 지난 10월 29일 제2회 가 천길재단 축구대회 를 거 C M Y K 학 웅 창 기 훈 지 조 술 발행인 : 최 승 헌 주 간: 민세홍 인쇄처 : 경인일보사 편집장 : 이 현 정 발행처 : 경원전문대학 발행처 : 경원학보사 461-702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산 65번지 T E L : (031)758-8660~7 F A X : (031)753-7711 학보사직통 : (031)750-8952 http://www.kwc.ac.kr

More information

담과 담 담과 벽 벽과 벽 벽과 방 수문통에서 백마장까지 글 사진 유동현 인천골목이 품은 이야기 劉東鉉 방과 방 방과 창 창과 창 現, 편집장 인천시 대변인실 미디어팀장 그 사이에 골목이 있습니다. 前, 월간 기자, 편집장 옹기종기 다닥다닥 구불구불 울퉁불퉁 오밀조밀 인천골목이 도란도란 품은 얼기설기 이야기 오순도순 올망졸망 몽(夢)땅,

More information

QYQABILIGOUI.hwp

QYQABILIGOUI.hwp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2012 학년도 3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정답 및 해설 사회탐구 영역 윤리 정답 1 3 2 4 3 4 4 1 5 2 6 2 7 5 8 2 9 4 10 1 11 3 12 2 13 1 14 5 15 1 16 3 17 1 18 5 19 2 20 3 1. [ 출제의도] 인간의 존재론적 특성을 파악 신문 기사에서는 자율적 판단에

More information

Microsoft Word - 엔터바이윅_20160509

Microsoft Word - 엔터바이윅_20160509 Industry Weekly Report 엔터테인먼트 주가 등락률 종목명 1W 2W 1M GKL 4.9 12.7 16.7 파라다이스 8. 12.8 19.4 CJ CGV.4 3.7 6.2 제이콘텐트리 -6.3-3.2-3. 에스엠 -1. -.3-7.8 와이지엔터 -.4-4.6 4.7 하나투어 2.4 3.4 8.3 모두투어 4.4. 7. CJ E&M 4.6. 8.2

More information

민주장정-518(분권).indd

민주장정-518(분권).indd 민주장정 100년, 광주 전남지역 사회운동 연구 5 18민중항쟁 최정기 유경남 목 차 Ⅰ. 총론 05 Ⅱ. 광주지역의 5 18민중항쟁 08 1장 신군부 세력의 집권과 5 17 비상계엄 1절 5월 학생 시위와 5 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2절 전남대 정문 앞 시위 08 08 15 2장 항쟁의 발발과 광주지역의 확산 1절 학생시위대의 시내 진출과 계엄군의 과잉진압

More information

4. 역사, 신정일 교수님의 글모임4

4. 역사, 신정일 교수님의 글모임4 4. 역사, 신정일 교수님의 글모임4 초보산꾼 소개글 신정일 교수님의 매일로 온 편지를 모아논 글입니다 목차 1 펀치볼 둘레길과 동해 두타산 아래의 무릉 계곡 길을 걷는다. 8 2 숲이 무성한 길 문경새재와 하늘재를 넘는다. 12 3 함양의 용추계곡과 화림동계곡을 거닐다 14 4 천삼백 리 한강 여섯 번 째를 걷는다.원주 흥호리에서 에서 여주 이포나루까지 16

More information

쿠폰형_상품소개서

쿠폰형_상품소개서 브랜드이모티콘 쿠폰형 상품 소개서 카카오톡 브랜드이모티콘 잘 만든 브랜드이모티콘 하나, 열 마케팅 부럽지 않다! 카카오톡 브랜드이모티콘은 2012년 출시 이후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꾸준히 사랑 받고 있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반영하여 카카오톡 사용자의 적극적인 호응과 브랜딩 지표 향상을 얻고 있는 강력한 브랜드 아이템입니다. Open

More information

12일 끝

12일 끝 광주에 온 전국노래자랑 MC 송 해 2p 노인위한 광주사람들 배포가 맘에 들어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개원 특집 4~5p 대한민국 최고의 실버피아 탄생 첨단산업 문화수도 1등 광주 1등 시민 광 주 소식 제536호 2009년 6월 15일 www.gwangju.go.kr 힘내라 광주 영 상 사진 전국 공모 전 사진부문에서 대 상을 차지한 임신영 씨의 광주의 빛. 노인들의

More information

응답하라, 2015 - 메가스터디 재수를 말한다. Ⅰ. 재수 大 해부 예전에 재수생이라고 하면 성적이 좋지 않아 대학입시에 실패한 학생 이라는 인식이 지배 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수를 목표를 향한 재도전 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 향이 뚜렷해졌다. 때문에 대학

응답하라, 2015 - 메가스터디 재수를 말한다. Ⅰ. 재수 大 해부 예전에 재수생이라고 하면 성적이 좋지 않아 대학입시에 실패한 학생 이라는 인식이 지배 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수를 목표를 향한 재도전 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 향이 뚜렷해졌다. 때문에 대학 응답하라, 2015 - 메가스터디 재수를 말한다. Ⅰ. 재수 大 해부 Ⅱ. 2015 대입, 축복의 시기가 될 것이다. Ⅲ. 재수, 결심만으로도 이미 성공은 시작된 것이다. 응답하라, 2015 - 메가스터디 재수를 말한다. Ⅰ. 재수 大 해부 예전에 재수생이라고 하면 성적이 좋지 않아 대학입시에 실패한 학생 이라는 인식이 지배 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수를

More information

미디어펜 기고문

미디어펜 기고문 K뷰티 의 기틀을 세운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회장 이 근 미 (소설가) 아모레퍼시픽의 현주소 2009년 1월 29일 전국 25개 롯데백화점 가운데 매출순위가 높은 대도시 7개 점에서 세계적인 브랜드인 샤넬화장품(이하 샤넬)이 철수했다. MD(매장진열) 개편을 앞두고 위치 변경과 축소를 요청하는 공문을 9차례 보내자 자존심이 상한 샤넬이 짐을 싸버린 것이다(몇

More information

소, 경찰서, 군 시설이 이스라엘 공습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토 화됐다. 몇 층짜리인지도 모를 만큼 완전히 파괴된 민간인 거주 주택과 농 장의 비닐하우스도 몰골만 드러내 폭격 당시의 참상을 고스란히 드러냈 다. 주변에는 바리케이드나 폴리스 라인도 없었고,

소, 경찰서, 군 시설이 이스라엘 공습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토 화됐다. 몇 층짜리인지도 모를 만큼 완전히 파괴된 민간인 거주 주택과 농 장의 비닐하우스도 몰골만 드러내 폭격 당시의 참상을 고스란히 드러냈 다. 주변에는 바리케이드나 폴리스 라인도 없었고, 특파원 보고 분쟁의 땅 가자지구 한상용 연합뉴스 카이로특파원 연합뉴스 인천지사ㆍ스포츠레저부ㆍ 사회부 기자 한국기자협회 이달의기자상 수상 이집트의 라파 국경을 통과해 가자지구 땅을 밟은 2011년 11월 20일 오후 3시께(현지 시각). 너비가 6~8km, 길이가 40km에 달하는 작은 면 적에 1,700만 명이 빼곡히 살고 있는 가자지구에 들어갔다. 분쟁의

More information

2월호 중구광장 6차.indd

2월호 중구광장 6차.indd 발행일 발행인 편 집 주 소 전 화 2015. 1. 26(제255호) 중구청장 최창식 공보실장 100-701 중구 창경궁로 17(예관동) 3396-4964 팩스 3396-9024~5 시각장애우를 위한 음성전환 코드 www.junggu.seoul.kr 2015 02 표지 이야기 새해 중구청 소식지 중구광장 이 다양한 이벤트와 참여코너를 마련하는 등 구민참여형

More information

<B3ECBBF6B1B3C0B0C6F7B7B32E687770>

<B3ECBBF6B1B3C0B0C6F7B7B32E687770> 서 문 전 지구적 환경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미래 세대들에게 올바른 환경교육을 해야 한 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는 환경교육을 위해 확보된 시간은 극 히 부족하며, 그나마 시도되고 있는 여러 형태의 환경교육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중 고교의 경우 대입 준비가 모든 교육활동에 우선하기 때문에 점수를

More information

2004kor.PDF

2004kor.PDF 1 2004 1 4. ( )?,,,, 1 3 2 16 1. ( )? [1] : : : : : [56], 5 6 5. ( )? 2. ( )? 6. ( )? 3. ( )? 7 2 7.,,? 9. [A]????? [A ] 8. < >? :? - - - -,,,,, 10. [A] < >? [3] [A ]. 3?? 11.? < >. 200176.5 203083..

More information

ÀϺ»Æí-ÃÖÁ¾

ÀϺ»Æí-ÃÖÁ¾ 古事記 古 事 13 記 신화 전설 가요 계보 등을 소재로 하여 일본 건국의 유래와 제1대 神武천황부터 제33대 推 古천황까지의 事蹟을 기록한 일본 현존 最古의 典籍이며, 전체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天武천황 대에 천황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졌던 역사 저술사업을 元明천황이 계승하여, 太安萬侶에게 稗田 阿禮가 암송하고 있던 천무천황대의 역사 저술 내용을 필록하도록

More information

시간 時 間 을 깨 우 다 산업화 시절 인천 이야기 유네스코지정 2015 세계책의 수도, 인천 시간 時 間 을 깨 우 다 산업화 시절 인천 이야기 인천만의 가치창조 일러두기 본 책자에 실린 사진은 대부분 인천광역시가 소장한 것이며 그 외 사진은 소장자나 촬영자의 이름을 밝혔습니다. 글은 인천광역시 대변인실 홍보콘텐츠팀장 유동현(굿모닝인천 편집장)이 인천일보에

More information

임내현 룕安 신당과 함께 낡은 진보 청산룖 정치 새정연 탈당 선언 광주 2호 보수까지 외연을 넓힘으로써 정권교체 의 희망의 싹을 틔우겠다룖며 탈당을 선 2 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 김동철 의원에 이어 광주 의원의 두 번 견에서 룕호남과 중도세력을 모두 품지

임내현 룕安 신당과 함께 낡은 진보 청산룖 정치 새정연 탈당 선언 광주 2호 보수까지 외연을 넓힘으로써 정권교체 의 희망의 싹을 틔우겠다룖며 탈당을 선 2 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 김동철 의원에 이어 광주 의원의 두 번 견에서 룕호남과 중도세력을 모두 품지 www.kbyn.co.kr 대표전화 (054)777-2332 FAX (054)774-3311 제 220 호 (음 11월 14일) 무관심한 경주출신 일부 도의원굛시의원 도청 제2청사 유치 룏강건너 불룑 경북도청이 내년 2월 안동굛예천으 인데도 가장 앞장서야 할 도의원들 개청한 경남의 룏서부청사룑 같이 경 로 이전하는데 따른 제2청사(가칭 이 꽁무니를 빼고굚 게다가

More information

完 全 掌 握 新 韩 国 语 能 力 考 试 TOPIK Ⅰ 初 级 语 法 ( 详 解 + 练 习 ) 主 编 / 许 小 明 张 蕾 编 著 / 新 世 界 图 书 事 业 部 图 书 在 版 编 目 (C I P) 数 据 完 全 掌 握 新 韩 国 语 能 力 考 试 TOPIKⅠ 初 级 语 法 ( 详 解 + 练 习 )/ 许 小 明, 张 蕾 主 编. 上 海 : 华 东 理 工 大

More information

Index 정육 홍성 한우 04 육가공 제주 흑돼지 소시지 장흥 한우육포 10 14 수산물 제주 갈치ㆍ고등어ㆍ옥돔 영광 황토굴비 완도 전복 통영 참멸치 기장 미역 & 다시마 18 24 30 34 38 과일 나주 배 청도 반시 광양 청매실 구례 산수유 음성 블루베리 42

Index 정육 홍성 한우 04 육가공 제주 흑돼지 소시지 장흥 한우육포 10 14 수산물 제주 갈치ㆍ고등어ㆍ옥돔 영광 황토굴비 완도 전복 통영 참멸치 기장 미역 & 다시마 18 24 30 34 38 과일 나주 배 청도 반시 광양 청매실 구례 산수유 음성 블루베리 42 Index 정육 홍성 한우 04 육가공 제주 흑돼지 소시지 장흥 한우육포 10 14 수산물 제주 갈치ㆍ고등어ㆍ옥돔 영광 황토굴비 완도 전복 통영 참멸치 기장 미역 & 다시마 18 24 30 34 38 과일 나주 배 청도 반시 광양 청매실 구례 산수유 음성 블루베리 42 46 50 54 58 전통식품 의령 조청한과 보성 녹차 & 발효차 의령 망개떡 영광 모시잎송편

More information

관훈저널106호봄_내지

관훈저널106호봄_내지 미니 회고 1968년 그해 영광과 곤욕 -JP 특종, 차관필화( 借 款 筆 禍 )- 김진배 전 국회의원,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고려대 법대 졸업 영국 톰슨신문연구소 경향신문 수습기자 논설위원 동아일보 기자 부장 언론자유 투쟁으로 해직 국회의원 우리들 올챙이 여섯 마리의 생일은 정월 초이튿날이었다. 1959년 1월2일 무척 추운 날 아침 우리는 소공동 경향신문

More information

지표조사-김해 진례 산본 685외 2-본문.hwp

지표조사-김해 진례 산본 685외 2-본문.hwp 김해 진례면 산본리 685외 2필지 국비지원 문화재지표조사 보고서 2016.04 CONTENTS 목 차 Ⅰ. 조사개요 01 Ⅱ. 조사지역과 주변 환경 02 1. 자연 지리적 환경 02 2. 고고ㆍ역사자료로 본 김해의 역사 11 Ⅲ. 조사내용 19 1. 고고분야 20 2. 민속분야 27 3. 지명분야 30 Ⅳ. 종합고찰 및 조사단 의견 35 1. 종합고찰 35

More information

<B3EDBCFABDC7B7C2BDD7B1E22E687770>

<B3EDBCFABDC7B7C2BDD7B1E22E687770> 독서 훈련과 함께하는 논술 실력 쌓기 목 차 Ⅰ부 1. 문단 만들기 연습 5 가.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 구별하기 7 나. 통일성을 적용하여 문단 쓰기 13 다. 일관성을 적용하여 문단 쓰기 19 2. 요약하기 연습 29 가. 중심 문장이 드러난 글 요약하기 30 나. 중심 문장이 드러나 있지 않은 글 요약하기 47 다. 재진술을 통한 요약문 쓰기 64

More information

혼자서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되게 한다. 아빠가 나를 사랑하기는 했어? 치료나 하세요. 견디는 건 내가 하면 되니까. 너희들은 엄마라도 있지만 난 남편을 잃어 날 지탱할 수 없다고! 왜 우린하고 싶은데 못하는 게 많아? 여보, 내 곁에 오래오래 머물러 줘야 해요. 사랑해요. 아빠, 아빠의 사랑하는 첫째 딸 상 받았어. 아빠,

More information

3) 지은이가 4) ᄀ에 5) 위 어져야 하는 것이야. 5 동원 : 항상 성실한 삶의 자세를 지녀야 해. 에는 민중의 소망과 언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가능성은 이처럼 과거를 뛰어넘고, 사회의 벽을 뛰어넘고, 드디어 자기를 뛰어넘 는

3) 지은이가 4) ᄀ에 5) 위 어져야 하는 것이야. 5 동원 : 항상 성실한 삶의 자세를 지녀야 해. 에는 민중의 소망과 언어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가능성은 이처럼 과거를 뛰어넘고, 사회의 벽을 뛰어넘고, 드디어 자기를 뛰어넘 는 (가) 2) (가) 학년 고사종류 과목 과목코드번호 성명 3 2009 2학기 기말고사 대비 국어 101 ( ) 염창중 말할 수 있게 되어 어머니가 다시 주시거든 나에게 갚 아라. ꋯ먼저 답안지에 성명,학년,계열,과목코드를 기입하십시오. ꋯ문항을 읽고 맞는 답을 답란에 표시하십시오. ꋯ문항배점은 문항위에 표시된 배점표를 참고하십시오. (가) 우리 중에는 전쟁으로

More information

롯데여 영원하라

롯데여 영원하라 롯데여 영원하라 카르페디엠 소개글 롯데에 대한 지금까지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글쓴이만의 생각을 첨부하여 쓴 글... 목차 1 이범호 선수의 KIA행과 보상선수는 누구?? 4 2 이대호 선수의 연봉조정신청 결과에 대하여... 6 3 전 롯데 투수코치 양상문 코치, 고효준선수 전담 인스트럭터로 변신!!!! 9 4 2011년 프로야구 시범경기 일정 11 5 수원,

More information

14백점수학5월3년정답(01~14)

14백점수학5월3년정답(01~14) \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0 0 0 0 00 0 0 0 00 \ 0 0 \ 0 0 0 0 0 0 0 0 0 0 0 000 0 0 0 000 0 \ 0 0 0 0 00 0 0 0 \ 0 0 0 000 0 000 000 0 0 0 0 000 0 cm 0 \ 0 0 0 0 0 0 0 0 0 0 0 0 cm=0 mm 0 cm mm

More information

6¿ù-¹ÌÁÖ½ÃÁ¶

6¿ù-¹ÌÁÖ½ÃÁ¶ www.sijosa.com since1910/signs of the Times 2007.6 2007 6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More information

9¿ù½ÃÁ¶-Àü»ê

9¿ù½ÃÁ¶-Àü»ê www.sijosa.com since1910/signs of the Times 2007.9 2007 9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More information

10¿ù-½ÃÁ¶Àü»ê

10¿ù-½ÃÁ¶Àü»ê www.sijosa.com since1910/signs of the Times 2006.10 2006 10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Times AB Signs of the

More information

발간사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하였습니다. 올해는 6 25전쟁 55주년과 광복 60년, 을사늑 약 100주년 등 우리나라로서는 역사적으로 매 우 의미 있는 해입니다. 우리가 과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지난 역사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에 영향을

발간사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하였습니다. 올해는 6 25전쟁 55주년과 광복 60년, 을사늑 약 100주년 등 우리나라로서는 역사적으로 매 우 의미 있는 해입니다. 우리가 과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지난 역사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에 영향을 푸른 바람이 되어 발간사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하였습니다. 올해는 6 25전쟁 55주년과 광복 60년, 을사늑 약 100주년 등 우리나라로서는 역사적으로 매 우 의미 있는 해입니다. 우리가 과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지난 역사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사는 과거를 거울삼아 오늘의 삶을 조명하고

More information

kg242-1.ps

kg242-1.ps 미래, 그리고 사람중심의 제242호 릲우리 구에 전통과 문화의 향 기를 한 데 아우르는 관광벨트가 생깁니다.릳 금정구는 국내 최장 금정산성 과 역사와 전통이 있는 범어사를 중심축으로 스포원과 회동수원 지를 연계하여 관광벨트로 구축 하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 고 있다. 오는 2014년까지 모두 156억 21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금정산 성과 범어사 구간은

More information

2 사람 사는 세상 더 좋은 광산 ㅣ20131025ㅣ 제 240 호 綜 合 발간사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니 그것이 곧 길이 되었다 새로운 시도는 힘이 두 배 세 배 더 듭니다. 참고할만 한 이전 사례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시행착오를 겪어 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2 사람 사는 세상 더 좋은 광산 ㅣ20131025ㅣ 제 240 호 綜 合 발간사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니 그것이 곧 길이 되었다 새로운 시도는 힘이 두 배 세 배 더 듭니다. 참고할만 한 이전 사례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시행착오를 겪어 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광산구보 제 240 호 www.gwangsan.go.kr 2013년 10월 25일 금요일 18일 광산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락 예술제에서 기량을 선보인 어르신들 주요기사 광산구민상 수상자를 소개합니다 2 화보 청춘의 광산, 판 벌였다 4 더불어락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지난 16일 더불어락 예술제 기획회의 를 마치고 북카페 앞에 모였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

More information

정치 경북도 실크로드굛포항시 북방교역 룏어쩌나룑 北 핵실험으로 무산 우려 2 도는 실크로드 관련 문화사업과 독 로드 학자대회굚 독도와 관광 남북 공동 포항시도 이번 사태로 난감해하고 세미나굚 실크로드 국제문화포럼을 계 있 영일만항과 북한 나진항굚 러시아 획하고 있 자루

정치 경북도 실크로드굛포항시 북방교역 룏어쩌나룑 北 핵실험으로 무산 우려 2 도는 실크로드 관련 문화사업과 독 로드 학자대회굚 독도와 관광 남북 공동 포항시도 이번 사태로 난감해하고 세미나굚 실크로드 국제문화포럼을 계 있 영일만항과 북한 나진항굚 러시아 획하고 있 자루 www.kbyn.co.kr 대표전화 (054)777-2332 FAX (054)774-3311 제 228 호 (음 11월 28일) 북한, 수소탄 핵실험 기습 강행 朴대통령 룕北, 반드시 대가 치를 것룖 국가안전보장회의서 강조 룕세계평화굛안정에 대한 도전 동맹굛우방국 단호조치 필요룖 박근혜 대통령은 6일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굚 룕정부는

More information

제안서 평가항목은 평가위원의 주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정성평가와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한 정량평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관 및 투입 인력 평가(투입인력 전문성 및 전문인력 보유 현황) 책임연구원 전문성(관련 분야 저서 및 논문 발표 실적) 유사용역 사업 수행 실적(최근 3

제안서 평가항목은 평가위원의 주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정성평가와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한 정량평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관 및 투입 인력 평가(투입인력 전문성 및 전문인력 보유 현황) 책임연구원 전문성(관련 분야 저서 및 논문 발표 실적) 유사용역 사업 수행 실적(최근 3 NO. 1 2014 - - - 주 의 제 목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 평가에 관한 사항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협상에 의한 계약 체결 기준 제7조(제안서의 평가) 1 제안서는 기술능력과 입찰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평가항목 및 배점한도는 별표와 같다 구분 평가항목 배점한도 비고 계 100 기술능력평가 기술 지식능력 인력 조직 관리기술 사업수행계획 지원기술 사후관리

More information

0 한국사능력검정시험대비(/, 목) 쪽 문. 다음 선언문의 필자와 관련된 설명으로 옳은 것은? [ 점][ 회] 내정 독립이나 참정권이나 자치를 운동하는 자 누구이냐? 너희들이 동양 평화, 한국 독립 보전 등을 담보한 맹약이 먹도 마르지 아니하여 삼천리 강토를 집어먹힌

0 한국사능력검정시험대비(/, 목) 쪽 문. 다음 선언문의 필자와 관련된 설명으로 옳은 것은? [ 점][ 회] 내정 독립이나 참정권이나 자치를 운동하는 자 누구이냐? 너희들이 동양 평화, 한국 독립 보전 등을 담보한 맹약이 먹도 마르지 아니하여 삼천리 강토를 집어먹힌 0 한국사능력검정시험대비(/, 목) 쪽 고급 0년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대비 (/, 목) 한림법학원 성명 수험 번호 본 문제의 소유권 및 판권은 ( 주) 윌비스 한림법학원 에 있습니다. 무단복사 판매시 저작권법에 의거 경고조치 없이 고발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자신이 선택한 등급의 문제지인지 확인하시오. 문제지에 성명과 수험 번호를 정확히 써넣으시오.

More information

2 (제179회-예결특위 제2차) (10시00분 개의) 위원장 박형덕 의석을 정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동두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1. 2008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계속) 위원장 박형

2 (제179회-예결특위 제2차) (10시00분 개의) 위원장 박형덕 의석을 정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동두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1. 2008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계속) 위원장 박형 (제179회-예결특위 제2차) 1 제179회 동두천시의회(임시회)예결특위 회의록 제 2 호 동두천시의회사무과 2008년 5월 21일 (수) 오전 10시 의사일정(제2차회의) 1. 2008년 일반및특별회계 세입세출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계속) 1. 2008년 일반및특별회계 세입세출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계속) --------------------2면 - 161

More information

2.pdf

2.pdf 1 1 144 1521 1 1454 2 1521 16 6 4 1455 1 1457 1698 24 1 2 2 3 1698 24 3 1 2 2 4 29 1521 1 24 11 8 2 1 3 1 4 5 32 241698 12 16 6 32 241698 11 29 [] 5 3 1698 11 29 6 245 1698 12 1 7 1698 12 16 8 1698 12

More information

시설공단-11월도큐

시설공단-11월도큐 CEO 친절 or 불친절 혹시 나의 모습은? 고객만족 서비스 경영 실현을 위한 친절 특강 어떻게 하면 고객이 불편해 할까요? 연극 공연 3 미술의 거리 각종 행사 잇따라 전통혼례예절 무료강좌 캐리커처 작품 전시회 등 현장에서 직접 시민들을 대하는 직원들의 친절 서비 스 마인드 함양을 위한 시민만족 서비스 친절교육과 불 친절사례 연극 공연이 지난 10월 24일

More information

무공수훈신문(41호)

무공수훈신문(41호) 무공훈장 보국훈장받은사람 신문 나라사랑 알리기 신문 무훈정신으로 자유민주주의 수호하자 2015. 6. 1/ 41호 회장 : 박종길(무공수훈자회 회장) 발행인 : 신동설 편집인 : 맹태균 인쇄인 : 이철구 편집주간 : 강성원(무공수훈자회 사무총장) 발행처 : 청미디어 서울, 다 10927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합니다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국립서울현충원에서

More information

제 799호 창간 1994년 10월 7일 2015년 6월 23일 화 요 일 불법 현수막으로 뒤덮인 어지러운 성주 힘든 곳은 제거 시도 조차 할 수 없다 매주 제거되는 현수막 100여개 고 난색을 표했다. 강력 단속 이뤄져야 한목소리 불법 현수막은 제거가 되고 나서도 문 제다. 성주가 불법 현수막으로 골머리를 앓 고 있다. 벽진면 공무원 30대 男 사망 이모씨(남,

More information

레이아웃 1

레이아웃 1 Vol.71 2014 Autumn Busan 시 Contents 윤동주, 김소월 02 시_ 윤동주, 김소월 03 목차 04 인터뷰 부산광역시교육감 김석준 Vol. 71 2014. Autumn 비전21 www.pen.go.kr 06 기획특집 부산혁신학교로 가는 여행 편지 먼 후일 윤동주 10 시교육청 소식 현장 중심 학교폭력 예방 대책 추진 김소월 11 교육지원청

More information

LEET 추리논증 29번 유사 적중 - 기본교재 -P.144 29. 다음 글로부터 추론한 것으로 옳은 것만을 에서 있 는 대로 고른 것은? 번역사 P는 고객 A, B, C로부터 문서를 의뢰받아 번역 일을 한 P는 하루에 10 쪽씩 번역한 모든 번역 의뢰는 매일 아침 업

LEET 추리논증 29번 유사 적중 - 기본교재 -P.144 29. 다음 글로부터 추론한 것으로 옳은 것만을 에서 있 는 대로 고른 것은? 번역사 P는 고객 A, B, C로부터 문서를 의뢰받아 번역 일을 한 P는 하루에 10 쪽씩 번역한 모든 번역 의뢰는 매일 아침 업 LEET 추리논증 2번 기본과정 강의에서 한강변에 애완동물금 지 푯말과 애완돼지를 예를 들어 포함여 추상적 단어와 구체적 단어 의 포함여부 판단 문제 부를 묻는 강의를 실시 [ 법- 추상적/ 사건- 구체적] 유사 적중 - 기본교재 -P.210 유사 적중 - 기본교재 -P.257 모순 찾기 LEET 추리논증 4번 약점극복 심화추리논증-실전모의고사 [핸드폰 대화

More information

행복한 시민 활기찬 진주 혁신도시 4개 이전기관 신청사 합동 착공 진주시대 열었다! 한국남동발전(주), 한국세라믹기술원,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앙관세분석소 지난 12월 16일 진주시 문산읍 소재 혁신도시 부지에서 진주로 이전하는 한국남동발전(주)과 한국세라믹기술 원, 중

행복한 시민 활기찬 진주 혁신도시 4개 이전기관 신청사 합동 착공 진주시대 열었다! 한국남동발전(주), 한국세라믹기술원,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앙관세분석소 지난 12월 16일 진주시 문산읍 소재 혁신도시 부지에서 진주로 이전하는 한국남동발전(주)과 한국세라믹기술 원, 중 DECEMBER 12 발행인 진주시장 주소 660-760 경남 진주시 동진로 155 진주시 공보관실 전화 055)749-5032 홈페이지 http://www.jinju.go.kr 진주시 새해살림 행복한 시민 활기찬 진주 아름다운 문화도시 우리동네 이야기 소통하는 의회 인재육성 미래도시 정보마당 활력있는 경제도시 함께웃는 복지도시 시민광장, 공익광고 어떻게 짜여졌나?

More information

6 동국 <-가> 와일드수학(실력) CMYK CMYK <-가> 와일드수학(실력) 동국 7 ᄂ 6.*6+.8=7.5( ) ᄃ.7*+.5=.( ) ᄅ.*+.5=.5( ) 7.%.5=5.7 바구니는 5개이고 남는 고구마는.7kg입 5.9%.=6. 컵은 모두 6개가 필요고 남

6 동국 <-가> 와일드수학(실력) CMYK CMYK <-가> 와일드수학(실력) 동국 7 ᄂ 6.*6+.8=7.5( ) ᄃ.7*+.5=.( ) ᄅ.*+.5=.5( ) 7.%.5=5.7 바구니는 5개이고 남는 고구마는.7kg입 5.9%.=6. 컵은 모두 6개가 필요고 남 동국 와일드수학(실력) CMYK CMYK 와일드수학(실력) 동국 5 소수의 나눗셈 ⑴ 96, 96, 9, ⑵.,.,,.7.6,, 57, 98,.6,.9. (나누는 수)*(몫)+(나머지)=(나눠지는 수) %.=.7. 쪽 ~7쪽 5, 8, 5, 8, 9 6,, 8, 8 ⑴ 5 ⑵ 7 5 7배 6 자 7 8배 8 ⑴ 풀이 참조 ⑵ 풀 이참조 9

More information

<C7CFB4C3B0F8BFF828C0FCC7CFC1F6B8F8C7D1C6EDC1F6292D31302E3128C3D6C1BE292D31302E31342E687770>

<C7CFB4C3B0F8BFF828C0FCC7CFC1F6B8F8C7D1C6EDC1F6292D31302E3128C3D6C1BE292D31302E31342E687770> 하늘편지 첫번째 모음집 전하지 못한 마지막 하늘공원에서 널 보낸다 그곳에선 늘 행복하길 바란다 사랑한다 - 하늘나무 중에서 - 울산시설공단 차례 발간사 _ 02 1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_ 05 2 영원한 배필 당신 _ 59 3 나의 붕어빵 아들, 딸아! _ 71 4 그리운 할아버지, 할머니 _ 85 5 내 짝꿍 형, 누나, 오빠, 동생아! _ 131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