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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Legal Responding Trends on Domestic Violence and Recommentation for Change

2 발 간 사 한국사회에서 가정폭력은 각종 관련 통계가 암시하듯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 르렀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가정은 그 은밀함과 친밀함 그리고 고유성이 보호 막이 되어 그 내부를 들여다 보기가 어려웠고, 그리하여 가정 내의 갈등과 일탈행 위들이 그러한 장막에 가려 은폐되거나 왜곡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실 을 인지하고 한국에서도 1998년 7월부터 가정폭력관련법이 시행되어 가정 내 폭 력사태에 대하여 개입해 오고 있습니다. 법제정이후 15년이 지난 오늘날, 법적 현 실은 사회변화를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행 가정폭력 대응정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성찰하고, 형사법적 개입 방안을 개선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2013년 정부에서도 가정폭력을 근절되어야 할 4대악의 하나로 설정하고, 가정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및 피해자보호 지원 내실화를 주요한 국정과제로 제 시한 바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금번에 김은경 박사가 수행한 [현행 가정폭력처 벌특례법의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는 이러한 정책현안에 기여하기 위한 정 책연구로서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5년간의 가정폭력 정책변화를 피해자안전의 관점에서 개관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사법관계자들에 대한 실태조사(Legal Needs Survey)를 통하여 형사법적 개입현황의 문제점을 검토함과 동시에, 최근 선진 각국의 강화된 피해자 보호조치와 민 형사상 개혁 및 정책동향 을 정리하여, 이를 토대로 우리 현실에 접목가능한 여러 입법적 및 실무적 개선방 안을 제시한 것은 앞으로 가정폭력에 대한 형사정책적 논의에 큰 기여를 할 것으 로 봅니다. 최근 선진 각국에서 가정폭력을 살인예방의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조치하 기 위한 다양한 입법조치와 정책들을 강구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가정폭력 은 단순한 사적 영역에서의 불화나 갈등이 아닌 가장 치명적인 높은 위험을 나타 나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분석내용 및 정책제언들이 경찰과 검찰, 법원 등의 개입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학계와 일반 사회에서도 관심 을 모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본 연

3 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법무부 보호관찰과, 한국 여성의 전화 연합, 서울가정법원 등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본 연구를 수행한 김 은경 선임연구위원과 영남대 로스쿨의 김혜정 교수,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박소현 박사와 유숙영 박사, 그리고 각종 자료정리를 맡아준 김재경 인턴연구원과 가정법 률상담소의 차연실 상담위원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2014년 12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4 목 차 15 (김은경) 29 제1절 연구의 목적과 의의 31 제2절 연구방법 33 제3절 보고서의 구성 34 (김은경) 37 제1절 가정폭력의 역학구조와 특성 가정폭력의 범죄특성에 대한 이해 가정폭력의 위험성 47 제2절 지난 15년간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추세 경찰단계 검찰기소단계 법원의 가정보호사건 처분단계 59 (김은경) 65 제1절 가정폭력처벌특례법 개정추이 입법경위와 취지 지난 15년간의 특례법 개정추이 및 주요내용 69 제2절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주요 내용 입법목적 가정폭력범죄의 개념과 유형 가정폭력범죄의 신고와 고소 사법경찰관리의 사건처리 검찰의 사건처리 법원의 조사 심리 법원의 임시조치 89

5 8. 법원의 종국결정 보호처분 피해자보호명령제도 배상신청제도 94 제3절 현행 특례법의 입법구조 및 정책방향을 둘러싼 쟁점들 입법목표를 둘러싼 두 가지 정책패러다임의 딜레마 이원적인 제재 시스템의 한계 검사선의주의와 피해자 의사존중의 딜레마 제1절 조사내용 및 방법(김은경 박소현) 조사대상 조사내용 조사방법 118 제2절 피해자 관점에서 본 운용현황 및 문제점(박소현)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본 사건에 대한 질문 경찰조치에 관한 질문 검찰조치에 관한 질문 법원조치에 관한 질문 법적 조치 이후에 관한 질문 과거 폭력에 대한 질문 관련 법제도에 대한 인식과 서비스 욕구 141 제3절 가해자 관점에서 본 운용현황 및 문제점(박소현)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현재 처분을 받고 있는 사건에 대한 질문 경찰조치에 관한 질문 검찰조치에 관한 질문 법원조치에 관한 질문 법적 조치 이후에 관한 질문 과거 폭력에 대한 질문 관련 법제도에 대한 인식과 서비스 욕구 163

6 제4절 피해자와 가해자의 응답 비교(박소현) 경찰조치에 관한 질문 검찰조치에 관한 질문 법원조치에 관한 질문 법원 조치 이후에 관한 질문 관련 법 제도에 대한 인식과 서비스 욕구 177 제5절 관련실무자 관점에서 본 운용실무 현황 및 문제점(김은경)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가정폭력 실무경험과 인식 가정폭력처벌특례법에 대한 인식 대악 종합대책수립이후 현장의 정책변화 가정폭력 대응정책의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 각 사법절차 단계별 실무적 어려움과 문제점 216 제6절 소결(김은경 박소현) 주요 조사결과 논의 및 제언 제1절 미국(유숙영) 개관 가정폭력 관련 법률과 정책 가정폭력피해자의 보호 지원정책 248 제2절 영국(김은경) 개관 가정폭력의 개념 잉글랜드의 가정폭력 대응정책 동향 가정폭력 대응법체계 가정폭력 관련기관들의 실무현황 261 제3절 호주 및 뉴질랜드(유숙영) 호주 뉴질랜드 276 제4절 독일(김혜정) 285

7 1. 개관 가정폭력에 대한 법적 개입의 흐름 독일 폭력보호법의 내용 가정폭력 현황 및 대응정책 296 제5절 스위스(김혜정) 개관 가정폭력대응 관련법제도 : 폭력보호법 스위스 가정폭력 현황 가정폭력에 대한 대응정책 307 제6절 오스트리아(김혜정) 개관 폭력보호법의 주요 내용 가정폭력 현황 315 제7절 소결 : 각국 정책동향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김혜정) 체포우선주의와 의무체포 및 강제기소 가정폭력 및 가정 사건에 대한 통합재판부(법원) 가정폭력사건의 처리절차 간결화와 실질적인 보호명령제도 실현 임시조치 내지 보호명령의 이행여부에 대한 전자감독 가정폭력개인상담사(IDVA)제도 다기관협력에 기초한 다층적 접근(multi approach) 322 (김은경) 325 제1절 성공적 위기개입을 위한 정책방향과 입법 원칙 입법목적의 재설정 : 가정보호에서 피해자보호 위험예방으로 정책모델 : 피해자선택 에서 피해자권한강화 로 대응모델: 징벌적 사법 에서 문제해결사법(Problem-Solving Court) 으로 제재구조의 단일화 : 형사절차-보호절차 이원구조의 개선 336 제2절 입법적 개선방안 입법목적(제1조)의 변경 가정폭력 대상범죄의 확대(제2조) 가정폭력범죄 전담제의 도입

8 (장기적으로는 문제해결법원 으로의 발전) 절차단계별 위험성 평가제도의 전문화 다각화 긴급임시조치의 내실화 및 현장 적용성 제고 피해자보호명령제도(제55조)의 개선 피해자변호사제도의 확대 피해자의사존중규정(제9조)의 삭제 신속한 처리를 위한 수사기간의 특례 규정도입(제7조) 위탁감호시설 활성화를 위한 관련규정 제도화 필요 교정처분 불이행죄 및 피해자보호명령등 불이행죄 처벌강화 기타 검토되어야 할 사항들 부록 1.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주요 제 개정의 핵심내용 373 부록 2. 사법절차단계별 문제점에 대한 실무자들의 의견 395 부록 3. 가정폭력 사건처리 경험에 관한 실태조사[피해자용] 412 부록 4. 가정폭력 사건처리 경험에 관한 실태조사[가해자용] 423 부록 5. 가정폭력 사건처리 경험에 관한 실태조사[전문가용] 432

9 <표 2-1> 힘과지배의 바퀴에서 사용되는 8가지 통제유형 44 <표 2-2> 범죄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살인범죄(1999~2013) 48 <표 2-3> 가정폭력 발생신고 및 조치상황 51 <표 2-4> 경찰단계 가정폭력 응급조치와 임시조치 활용 현황 53 <표 2-5> 경찰단계 검거사건의 가정폭력 발생원인 유형 55 <표 2-6> 검찰의 가정폭력범죄 처리현황 57 <표 2-7> 가정폭력사건 상담조건부 기소유예 현황(2007~ 년) 58 <표 2-8> 가정보호사건 처리내역 60 <표 2-9> 가정보호사건관련 조치신청 연도별 접수현황(1998년~2013년) 62 <표 2-10> 피해자보호명령사건 처리내역(2012년~2013년) 63 <표 3-1>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주요 제 개정의 핵심내용 70 <표 3-2> 역대 국회에서 발의된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 개정법률안 73 <표 4-1> 피해자 및 가해자 설문조사표의 구성범주와 세부조사항목 105 <표 4-2> 실무가 설문조사표의 구성범주와 세부조사항목 112 <표 4-3> 피해자의 배경문항 121 <표 4-4> 피해자의 배경문항 122 <표 4-5> 사건 처리 소요시간(일) 123 <표 4-6> 본 사건에서 가해자의 처분 내용 124 <표 4-7> 가정폭력을 행한 주된 가해자 124 <표 4-8> 사건 발생 시 다른 사람의 존재여부 125 <표 4-9> 사건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의 피해여부 125 <표 4-10> 피해자가 겪은 증상 126 <표 4-11> 사건 현장에서의 조치 127 <표 4-12> 경찰서에서의 조치 128 <표 4-13> 피해자의 임시조치 또는 피해자보호명령 신청 여부 129 <표 4-14> 가해자에 대한 임시조치 또는 피해자보호명령 결정 여부 129 <표 4-15> 가해자가 받은 임시조치 또는 피해자보호명령 내용 129 <표 4-16> 가해자의 경찰처분 이행실태 130 <표 4-17> 가해자의 경찰처분 불이행에 따른 피해자의 대처 130 <표 4-18> 가해자의 경찰처분 불이행을 경찰에 알리지 않은 이유 131 <표 4-19> 가해자의 경찰처분 불이행에 따른 결과 131

10 <표 4-20> 피해자가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주된 이유 132 <표 4-21> 경찰조사에 대한 만족도 132 <표 4-22> 경찰조사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 133 <표 4-23> 검찰조치과정에서의 경험실태 134 <표 4-24> 검찰처분에 대한 수긍정도 134 <표 4-25> 법원조치과정에서의 경험실태 135 <표 4-26> 법원처분에 대한 수긍정도 135 <표 4-27> 가해자의 법원처분 이행 실태 136 <표 4-28> 가해자의 법원처분 불이행에 따른 피해자의 대처 136 <표 4-29> 가해자의 법원처분 불이행을 사법기관에 알리지 않은 이유 137 <표 4-30> 법적처분 이후 가해자의 행동변화 138 <표 4-31> 법적처분이후 관계변화 138 <표 4-32> 처분의 효과성 139 <표 4-33> 과거의 폭력 경험실태 <표 4-34> 과거의 폭력 경험실태 <표 4-35> 과거의 폭력으로 인한 경찰신고 실태 <표 4-36> 과거의 폭력으로 인한 경찰신고 실태 <표 4-37> 과거의 폭력으로 인한 경찰신고 이후 처분실태 141 <표 4-38> 가해자가 사건처리과정에서 느낀 법제도에 대한 만족실태 142 <표 4-39> 가정폭력관련법에 관한 인지상태 143 <표 4-40> 피해자가 생각하는 가정폭력 정책의 중요도 144 <표 4-41> 피해자가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순위 145 <표 4-42> 피해자가 생각하는 가정폭력발생의 원인 146 <표 4-43> 가해자의 배경문항 148 <표 4-44> 가해자의 배경문항 149 <표 4-45> 사건처리 소요시간(일) 150 <표 4-46> 가해자의 법적 처분내용 150 <표 4-47> 폭력행사 대상 151 <표 4-48> 사건 신고자 151 <표 4-49> 가해자가 행사한 폭력행위 유형 152 <표 4-50> 사건현장에서의 조치 153 <표 4-51> 경찰서에서의 조치 154 <표 4-52> 가해자에 대한 임시조치 피해자보호명령 처분여부 154 <표 4-53> 가해자가 받은 임시조치 또는 피해자보호명령 내용 155

11 <표 4-54> 경찰조치에 대한 수긍정도 155 <표 4-55> 가해자의 경찰처분 이행 실태 155 <표 4-56> 가해자의 경찰처분 불이행에 따른 피해자의 대처 156 <표 4-57> 가해자의 경찰처분 불이행에 따른 처벌실태 156 <표 4-58> 경찰조사에 대한 신뢰도 157 <표 4-59> 경찰조사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 157 <표 4-60> 검찰조치과정에서의 경험실태 158 <표 4-61> 검찰처분에 대한 수긍정도 158 <표 4-62> 법원조치과정에서의 경험실태 159 <표 4-63> 법원처분에 대한 수긍정도 159 <표 4-64> 가해자의 법원처분 이행실태 160 <표 4-65> 가해자의 법원처분 불이행에 따른 피해자의 대처 160 <표 4-66> 법적처분 이후 가해자의 행동변화 160 <표 4-67> 법적처분이후 관계변화 161 <표 4-68> 처분의 효과성 162 <표 4-69> 과거의 폭력행사 실태 <표 4-70> 과거의 폭력행사 실태 <표 4-71> 과거의 폭력으로 인한 경찰신고 실태 <표 4-72> 과거의 폭력으로 인한 경찰신고 실태 <표 4-73> 과거의 폭력으로 인한 경찰신고 이후 처분실태 163 <표 4-74> 가해자가 사건처리과정에서 느낀 법제도에 대한 만족실태 164 <표 4-75> 가정폭력관련법에 관한 인지상태 165 <표 4-76> 가해자가 생각하는 가정폭력 정책들의 중요도 166 <표 4-77> 가해자가 생각하는 가정폭력 정책 중 가장 효과적인 것 167 <표 4-78> 사건현장에서의 조치 169 <표 4-79> 경찰서에서의 조치 170 <표 4-80> 경찰조사 만족도 171 <표 4-81> 검찰조치과정에서의 경험실태 172 <표 4-82> 검찰처분에 대한 수긍정도 173 <표 4-83> 법원조치과정에서의 경험실태 174 <표 4-84> 법원처분에 대한 수긍정도 174 <표 4-85> 가해자의 법원처분 이행여부 175 <표 4-86> 법적조치 이후 가해자의 변화 176 <표 4-87> 법적처분이후 관계변화 177

12 <표 4-88> 처분의 효과성 177 <표 4-89> 사건처리과정에서 느낀 법제도에 대한 만족실태 178 <표 4-90> 가정폭력관련법에 관한 인지상태 180 <표 4-91> 가정폭력 정책의 중요도 181 <표 4-92> 관련실무자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184 <표 4-93> 각 직역별 가정폭력 실무경험 186 <표 4-94> 지난 1개월간 가장 많이 다룬 가정폭력 사건유형 187 <표 4-95> 가정폭력사건특성에 대한 인식 188 <표 4-96> 가정폭력사건 담당시 정책요소별 어려움 인식정도 192 <표 4-97>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시행목적에 대한 인식정도 194 <표 4-98> 시행목적에 대한 요인분석(factor analysis) 결과 195 <표 4-99> 가정폭력특례법상의 핵심조치 및 주요 규정 인지도 197 <표 4-100>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관련절차 및 제도의 효과성 인식 198 <표 4-101>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시행상의 문제점 인식 201 <표 4-102> 4대악근절정책이후 사법기관의 사건처리방식 및 태도의 변화여부 206 <표 4-103> 변화 있었을 경우, 각 정책영역들의 긍정적 영향정도 208 <표 4-104> 가정폭력 대응정책 유형별 중요성에 대한 인식 210 <표 4-105> 가장 효과가 있는 정책 순위 212 <표 4-106> 가정폭력사건처리의 개선방향에 대한 인식 214 <표 4-107> 피해자보호에 있어 가장 필요한 지원수단 215 <표 4-108> 실무자가 경험한 각 사법단계별 피해자 및 가해자 주요 불만사항 218 <표 5-1> 연방각주의 가정폭력 관련 규정 297 <표 5-2> 독일 Hessen 州 가정폭력 현황 298 <표 5-3> 가정폭력 : 스위스형법에 따른 분류 303 <표 5-4> 2011년 경찰에 기록된 관계에 따른 가정영역에서 폭력범죄 304 <표 5-5> Zürich 州 가정폭력 : 스위스형법에 따른 분류 305 <표 5-6> 가정폭력 :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306 <표 5-7> 경찰통계 307 <표 5-8> 2007년-2010년 오스트리아에서 기소된 살인 및 살인미수 315 <표 5-9> 2007년-2010년 전체 살인과 살인미수 중 가족관계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비율 316 <표 5-10>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Beziehungsmord)의 빈도수 (Häufigkeitszahl) 318

13 [그림 2-1] 힘과 지배의 바퀴 43 [그림 2-2] 폭력의 악순환 45 [그림 3-1] 현행 가정폭력사건처리절차 흐름도 88 [그림 6-1]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입법패러다임의 전환방향 328 [그림 6-2] 입법목표의 개선방향 329 [그림 6-3] 정책모델의 개선방향 332 [그림 6-4] 대응모델의 변화방향 335 [그림 6-5] 제재구조의 변화방향 338

14 국문요약 15 국문요약 1. 연구목적 및 의의 가정폭력에 대한 법적 사회적 지원체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1997년 12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가정폭력범죄방지 및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 등이 제정된 바 있다. 가정폭력관련법의 제정과 수차례의 개정, 그리고 임시조치 및 피해자보호명령 등 각종 제도도입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실 제적 장치가 부족 또는 부재한 현실에서 그 처분의 실효성이 심각히 도전받고 있 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2013년 정부는 가정폭력 을 4대악척결을 위한 국정과제(과제번호75번)의 하나로 설정하고, 제도적 실천적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정책현안에 기여하기 위한 기초적인 정책연구로서의 의의를 지니며, 현행 가정폭력 대응입법에 내재한 인식론적 방법론 적 한계와 실무운용상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연 구의 목표는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운용실태 및 문제점을 점검하고, 피해자보호 및 처분효과성을 증대하기 위한 입법적 및 실무적 개선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2. 주요 연구내용 연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의 연구쟁점들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1) 먼 저, 가정폭력과 관련한 선행연구결과 및 이론적 쟁점들을 정리하고, 1998년 법 시 행이후 최근 15년간 가정폭력 정책변화와 더불어 형사법적 대응실태와 문제점을 피해자 안전의 관점에서 개관하고, (2) 실제 피해자 및 가해자를 비롯한 주요 사법 관계자들(서비스종사자, 형사실무자 등)의 구체적 경험 및 사법욕구 조사(legal needs survey)를 통하여 형사법적 개입현황 및 문제점을 검토한 후, (3) 선진 각국 과의 비교법제도 연구를 통하여, 가정폭력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새로운 패러 다임을 소개하고, 법적 개입의 원칙과 정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 지 그 정책

15 16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적 시사점을 도출함으로써, 향후 가정폭력 입법정책 및 제도운영상의 개선방향을 모색하였다. 3. 연구방법 연구방법은 크게 문헌연구와 공식통계자료분석, 그리고 조사연구로 구성되었다. (1) 문헌연구를 통해, 가정폭력 관련이론 및 선행 연구결과, 그리고 가정폭력처벌 특례법 개정추이를 정리 분석함으로써, 제도적 쟁점과 문제점들을 살펴보았다. 또 한 새로운 입법방향과 정책을 모색하기 위하여 선진 각국(미국, 영국, 호주 및 뉴 질랜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8개국)에서의 가정폭력방지 입법동향 및 정 책에 대한 비교법 연구를 진행하였다. (2) 공식통계자료 분석에서는 가정폭력에 대 한 형사법적 대응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5년간의 관련통계자료를 경찰청, 대검, 법원 등으로부터 수집, 분석하였다. (3) 조사연구는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 방법을 병행하였다. 조사의 목적은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운영실태 및 문제 점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서, 설문조사는 가정폭력사건처리와 관계된 이해당사자 들인 1 피해자 2 가해자, 3 관련실무자 등 세 그룹에 대하여 실시되었다. 설문 조사는 기본적으로 반 구조화된 자기보고식 설문조사 방법으로 수행되었으며, 주 로 우편조사로 진행되었다. 조사기간은 2014년 7월 16일에서 10월16일까지 총 3 개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최종적으로 설문조사에 성공한 대상자는 피해자 196명, 가해자 208명, 경찰 21명, 보호관찰 49명, 상담소 48명, 보호시설 32명 등이었고, 심층면접은 경찰 6인, 검사 1인, 판사 2인에 대해서 이루어졌다. 4. 주요 연구결과 1) 설문조사 결과 피해자 및 가해자 조사결과, 사건처리소요기간은 평균 109일, 약 3.6개월이 소요 되어, 보름이내에 처리하고 있는 서구사회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길다. 가정폭력 사건 처리소요시간을 보다 단축시켜 사건 발생일로부터 최소한 30일 이내에 법

16 국문요약 17 적처분이 내려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사건처리 는 피해자에 게는 법을 신뢰하도록 하고 가해자에게는 폭력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게 할 것이 기 때문이다. 현재 가정폭력은 신체적 폭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니, 가해자들은 심한 언어적 폭력, 정서적 학대, 경제적 통제가 폭력이라는 의식이 없고 법적 처분 이 후에도 개선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가정폭력 개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법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가해자의 법적 처분 불이행에 따른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본 사건 이전에도 피해자가 동일 가해자로부터 폭력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과거 폭력에 대한 질문에서, 피해자의 85.7%가 동일 가해자로부터 폭력피해를 당한 적이 있 다고 응답한 반면, 본 사건 이전에도 가해자가 동일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는지에 대하여 가해자의 51.7%는 본 사건 이전에는 동일한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가해자가 자신의 과거 폭력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또한 과거의 폭력사건으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한 경우 동일 가해자 는 아무런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은 경우가 78.1%로 가장 높았고, 과거의 폭력사 건으로 가해자가 경찰에 신고된 경우에도 역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경우가 60.7%로 가장 높았다. 이를 통하여 법적 사회적 개입 없이는 가정폭력이 단절되 기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가정폭력에 직 간접적으로 노출된 자녀들에 대한 치료 및 보호방안을 체계적으 로 검토해야 한다. 가해자조사결과, 사건발생시 현장에 같이 있었던 동반 피해자 를 조사한 결과, (손)자녀와 함께 있었다고 응답한 경우가 76.3%로 가장 높았다. 또한 피해자조사에서도 사건을 신고한 사람으로 자녀가 20%를 차지하였다. 동반 피해자인 자녀가 겪는 폭력피해, 폭력사건을 신고하게 되는 상황에서 자녀가 경 험하는 충격, 신고이후 겪게 되는 심리적 경제적 부담으로부터 피해 자녀를 어떻 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정책개발이 요구된다. 특히 [아동학대특

17 18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례법]에 따라 피해아동의 사후보호관리 시스템에 대한 시급한 검토가 이루어져 야 할 것이다. 감호위탁 보호처분의 실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조사결과를 보면,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 실무자들 모두, [피해자-가해자 격리조치와 가해자에 대한 강한 구금처벌]을 가장 효과적인 대응정책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가정폭력피해 자에 대한 지원은 피해자 및 동반자녀가 긴급피난처, 보호시설 등에서 생활하면 서 가해자와 분리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고, 가해자에 대한 감호위탁처분은 실제 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피해자와 자녀는 기존 거주지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가해자를 분리시켜, 감호위탁시설에서 생활하면서 주간에는 직장생활을 하고 야간에는 시설로 와서 교육, 상담 등 프로그램을 통 해 성행을 교정할 수 있도록 하는 감호위탁 보호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 동의없는 재산처분 및 양도금지, 생활비지급 명령제도의 도입 등 피해자 보호명령제도를 실질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피해자들은 피해자가 배 우자인 경우 피해자의 동의없는 재산처분 및 양도금지, 생활비 지급 명령 제도 의 도입을 가장 필요한 가정폭력 정책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배우자에게 생 활비를 주지 않거나, 배우자의 동의 없이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수입과 지 출을 독점하는 경제적인 폭력은 현행법상 폭력으로 법적 제재를 받고 있지 않 다. 따라서 이러한 경제적 폭력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는 배우자의 경제적 폭력을 이유로 재판상 이혼청구를 할 수 밖에 없어 가정해체를 조장하고 가정폭 력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피해자의 동의 없는 재산처분 및 양도를 금지하고,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분리 되어 생활하면서 부양의무자인 가해자로부터 생활비나 양육비를 지급받을 필요 성이 있는 경우 피해자의 청구 또는 법원의 직권으로 적정한 금액을 생활비로 지급하도록 결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 가정폭력특례법의 입법 목적은 피해자보호 의 기본 원칙 및 우선성을 재확

18 국문요약 19 립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문제점으로 법 제정 당시 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쟁점은 바로 입법목적과 관련된 것이다. 본 조사결과를 보면, 피해자 응답결과와 실무자 조사결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나타 내고 있다. 피해자들의 가정폭력사건 신고이유를 보면, 이혼 및 강력한 처벌을 위해서라는 응답(32.3%) 보다는 심리적 위협, 폭력성행교정, 가해자와의 격리, 정신적 문제 등 치료욕구라는 응답(66.8%)이 더 많았다. 이와 같은 피해자욕구 를 보면, 대체로 가정을 유지하면서 가해자들의 폭력성행을 교정하고 자신의 신 변을 보호받고자 하는 경향이 강함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피해자들은 법적 개입에 있어서 여전히 가정보호의 목표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사법관련 실무자들의 경우, 가장 중요한 법 시행목적은 피해자 신변안전 및 가정구성원의 인권보호 을 꼽고 있으며, 실제적인 의식작용에 있어서 피해자 보호 와 가정보호 는 서로 다른 차원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동시에 추구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두 차원의 입법목표는 논리적으로는 서로 대립되 거나 모순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사건처리를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명확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 즉, 제도의 실무 현장에서의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입법목표상에서 피해자보호 원 칙을 중심으로 분명하게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가정보호의 입법목표는 피해자 보호 의 대원칙에 기여할 수 있을 경우에만 그 의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현행 소송절차의 개혁이 요구된다. 즉 현행처럼, 폭력행위에 대한 처벌중심의 사 건단위 개입이 아니라, 문제해결중심의 사례(family)단위 관리가 가능하도록 소 송절차의 개혁이 필요하다. 조사결과, 실무자들은 사례중심적 개입( 관련기관들 간의 정보공유 및 협력체계, 가정폭력가정에 대한 사례관리시스템, 피해자안 전조치를 위한 경찰권한강화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현행 형사사 건과 보호사건으로 나누는 이원적 절차로부터, 형사절차전반에 걸쳐 가정폭력대 응 전문 인력이 전담하여 다루는 시스템(전담경찰제, 전담검사제, 전담재판부 등) 으로 혁신을 포함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담제도는 장기적으로 문제해결 법원의 일환인 [(가칭) 가족사법통합법원]으로의 발전 전망을 염두에 둔 것이다.

19 20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보다 강화된 피해자안전조치 제도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조사결과, 실무자들은 피해자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서비스 1순위로 신변안전보장 을 꼽고 있다. 피 해자신변안전보장 은 실제 현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쟁점이지만, 특례법에서는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제도화 노력은 부족하다. 4대악종합대책 등 중요한 가정폭력 대책들 가운데, 1 (긴급)임시조치 위반자 또는 피해자보호명령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규정, 2 유명무실한 피해자보 호명령제도, 3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도 등과 관련해서는, 조사결과 그 효과 성 및 실무운영상 문제점 등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므로, 전면적인 재검 토가 요구된다. 형사사법실무 관계자들의 인식개선 및 전문성 향상교육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조사결과, 사건담당 시 공통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피해자 안전조치 확보 와 관련된 것이고, 전문지식 및 기술의 습득, 피해자 및 가해자와 의 의사소통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더불어 각 실무영 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효적인 현장매뉴얼 및 가해자-피해자 등 이해당사자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안내(고지서) 절차를 제도화 하는 등 복합적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out-reach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2) 각국 정책동향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체포우선주의와 의무체포 및 강제기소 : 가정폭력피해자와 일선에서 그들을 돕 기 위한 가정폭력상담현장에서 가장 많이 바라는 것으로 가해자에 대한 우선적 체포가 거론되고 있다. 2011년 개정을 통해 가정폭력특례법에 경찰관에게 긴급 임시조치권이 도입되었으나 긴급임시조치권에 대한 판단을 하기 위하여 재범위 험성조사 등은 실제 현장에서 조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실제 활용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앞에서 살펴본 미국, 호주 등 의 제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경우 가해자에 대해서 우선적 체포를 넘어 경찰의 재량 없이 의무적으로 체포하도록 함으로써 가해자에 대하

20 국문요약 21 여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호주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직접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접근금지, 가해자 보호유치 등의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도 있지만, 피해자 를 대신하여 경찰이 법관에게 전화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긴급한 경우 에는 경찰이 법원의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가해자를 격리 또는 구금할 수 있도 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의무체포제도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한 다. 실제 가정폭력사건의 상담현장에서 가정폭력가해자에 대한 사법기관의 신고 및 이러한 사법절차과정을 진행시켰다는 이유로 가족관계, 특히 부부관계는 더 욱더 악화되는 경향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가정폭력가해자에 대한 우선체포로 인하여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키는 응급조치의 원활함은 꽤하되 의무체포, 강제기소의 도입은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으 로 본다. 가정폭력 및 가정 사건에 대한 통합재판부(법원) : 미국의 경우, 2005년부터 뉴 욕 州 브루클린 법원에서 가정폭력과 관련되어 발생되는 모든 형사사건, 이혼사 건, 가정폭력보호사건 등 일체의 사건을 한 재판부에서 처리하는 통합재판부 (IDV법원, Intergrated Domestic Violence Court)를 설치하였다. 이는 하나의 가 족에게 하나의 재판모델(one family one judge model)에 따른 것으로써 이 법원 에서는 한 명의 판사가 가정폭력이 개입되어 있는 한 가족의 형사사건, 가정법 원사건, 이혼사건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처리하도록 되어 있는 예처럼 우리의 경우에도 가정폭력사건과 이에 따르는 이혼, 자녀양육의 문제 등 이러한 일련의 가정폭력이 발생한 가족을 어떻게 보호 지원하고 치료 교정할 것인가에 대한 통 합재판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가정폭력사건의 처리절차 간결화 : 우리의 가정폭력특례법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처리절차의 복잡화와 긴급임시조치, 임시조치와 보호처분, 피해자보호명령 에 대한 내용의 동일성 등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조치와 명령에 대한 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점에서 가정폭력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입장에서 도 절차의 복잡성으로 힘들어 한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 필요하면 피해자나 경찰관이 직접 법원의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임시조치를 비롯한 임시 보호명령

21 22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등이 하루 만에 결정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 가정폭력사건은 다른 범죄보 다 가족이라는,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범죄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폭 력당시의 제재와 분리, 조치 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해자의 보호와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지금의 가정폭력사건처리절차를 피해자의 입장에 서 좀 더 간결하고 일원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실효적인 피해자보호명령제도의 실현 : 2011년 10월에 도입된 우리의 피해자보 호명령제도는 상담 현장이나 가정폭력사건현장에서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피해자보호명령의 내용을 보면, 예컨대, 뉴질랜드의 보호명령제도 에서는 보호명령에 따르는 지원프로그램과 보호명령과 같이 재산소유명령 등 실 질적인 보호명령 부과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에도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공동 주거를 쉽게 양도받을 수 있도록 경제적 배려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참고하여 우리의 피해자보호명령의 내용을 단순히 임시조치 또는 보호처분과 동 일하게 규정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피해자보호에 유의미한 다양한 보호명령을 규정하도록 관련 법률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본다. 임시조치 내지 보호명령의 이행여부에 대한 전자감독 : 가해자에게 아무리 구체 적인 적절한 임시조치 내지 보호명령이 부과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행을 담보 할 수 없다면,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효과를 달성할 수는 없다. 실제로 일선 가정 폭력상담종사자들에 따르면, 접근금지명령 내지 퇴거명령 불이행 문제가 심각하 다고 한다. 따라서 임시조치 내지 보호명령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는지에 대한 실효적인 감독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독일과 스위스에서는 최근 가정폭 력으로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명령을 준수사항으로 부과하면서 그 이행여부를 감독하기 위해 전자발찌를 부착시킨다. 물론 독일과 스위스에서 가정폭력 가해 자에게 실시하는 전자감독은 보안처분으로서 부과하는 것이 아니며, 현재 전자 감독에 대해 갖고 있는 우리사회의 인식을 전제할 때, 가정폭력범주에 전자감독 을 접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스위스와 독일의 집행결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있다.

22 국문요약 23 가정폭력개인상담사(IDVA)제도 : 영국에서는 가정폭력피해자에게 전문가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가정폭력개인상담사(Independent domestic violence Advisors)제 도를 마련하고 있다. IDVA는 피해자와의 초기접촉단계에서부터 필요한 서비 스를 제공하면서, 피해자의 안전계획을 수립하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위기시점에서부터 내담자(피해자)와 함께 일을 한다. 이들은 장기적 해결 책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그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한 실천 전략을 포함하여, 즉 각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매우 적극적으로 실행한다. 이 제도에 대 한 초기 실행평가에 따르면, 위험에 대한 효과적 관리 및 피해자안전을 확보하 는 측면에서 실제적인 진전을 이루어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나아가 가정 폭력에 대한 다기관의 협력적 대응을 효과적으로 개발하는 데, 적합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다기관협력에 기초한 다층적 접근(multi approach) : 선진 각국의 가정폭력대응 정책은 국가적 지역사회 차원에서 다기관의 협력을 통해서 One-stop 통합서비 스를 제공하는 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사실상, 가정폭력은 문제 및 위기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응전략은 어느 하나의 제도를 중심으로 One size fits all'는 식의 접근을 취해서는 안 된다. 문제층위와 피해자욕구에 따라서 효과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다층적 접근(multi approach)이 요구된다. 일방적인 섣부른 개입은 아동과 피해자를 더 위험한 상황에 빠트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 서, 형사사법적 대응은 다른 수준의 가정폭력정책(특히 사법복지적 접근)과 확실 하게 통합될 필요가 있다. 다른 각국의 사례들이 보여주듯이, 가정폭력 문제를 범죄화 하는 데에는 이에 수반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계획이 수립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법적 개입서비스 전반에서 균형과 일관성을 유지하 기 위하여, 민사/형사분야의 관계자들(경찰, 검찰, 법원, 교정, 변호사 등)에 대한 더 많은 훈련정책이 요구된다. 5. 입법적 개선방안 및 정책 제언 본 조사결과 및 선진 입법동향 분석에 근거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23 24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입법목적(제1조)의 변경 : 현행 가정폭력특례법의 입법목적은 피해자보호 의 기 본 원칙 및 우선성을 재확립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문제점으로 법 제정 당시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쟁점은 바로 입법 목적과 관련된 것이다. 향후 개정방향은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피해자와 가정 구성원의 안전을 도모하고(추가), 인권을 보호함 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입 법목적에서 가정보호 를 삭제하는 것은 특례법을 당초 취지에 맞게 올바른 궤도 에 올려놓기 위한 출발점이다. 가정폭력 대상범죄의 확대(제2조) : 가정폭력특례법 제2조 제3호 규정된 가정폭 력에는 등 매우 다양한 범죄유형이 포괄되어 있으나, 살인죄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유럽의 통계들을 보면, 가정폭력형태의 살인범죄와 같은 고위험범 죄에 대한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개입 의 필요성이 가장 큰 부분은 생명위협적 사건이며, 피해자보호조치가 긴요한 영 역이기도 하다. 살인(미수)범죄가 실제 가족구성원 간에 발생하는 30%이상인 현 실에 근거해 볼 때, 이들 범죄의 피해자 및 가정구성원에게 필요한 적절한 보호 조치가 지원되도록 개정될 필요가 있다. 향후 개선방향은 가정폭력 대상범죄를 [살인범죄]를 포섭하여, 고위험에 처한 가정폭력피해자를 보호하는 방안이 마련 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가정폭력범죄 전담제의 도입(장기적으로는 문제해결법원 으로의 발전) : 성폭력 범죄와 마찬가지로 가정폭력범죄도 일반적인 범죄와는 다른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다. 가족관계라는 친밀성을 근거로 한 역학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수사단 계에서부터 재판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담부를 구성하여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즉 가정폭력이라는 특수성에 따른 경찰의 초기대응에서부 터 민사적 분쟁까지 한 재판부(통합법원의 아이디어)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실 질적인 피해자보호가 보다 잘 달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전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형사절차전반에 걸쳐 가정폭력대응을 위한 전 문 인력이 전담하여 다루는 시스템(전담경찰제, 전담검사제, 전담재판부 등)으로

24 국문요약 25 혁신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경찰단계 가정폭력전담관제(DVOs) 도입과 함께, 사건 단위 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즉 현행처럼 폭력행위 (incident)를 단위로 가해자처벌에 중점을 둔 개입방식이 아니라, 가족(family)이 (사례)단위로서 복합적 문제해결 및 사후관리에 중점을 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본 조사결과에서도, 관련실무자들은 가족단위 사례중심적 개입의 중요 성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형사절차의 단일화 : 이러한 문제해결법원방식의 가정폭력전담재판부제도를 도 입하는 경우, 굳이 보호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와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 를 분리하지 않고, 가정폭력전담재판부에서 판단하여 보호사건으로 처리하는 것 이 바람직한 경우에는 보호사건으로 또 형사사건으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에는 형사사건으로 형사절차를 진행함으로써, 현행 가정폭력특례법에서 추 구하는 형사절차의 이원화를 유지하면서, 종래 가정법원에서 가정폭력사건을 형 사사건으로 이송시킴으로써 가정법원에서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던 피해자보호가 형사법원에서 단절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형사절차 의 단일화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절차단계별 위험성 평가제도의 전문화 다각화 : 효과적 개입 및 피해자 안전계획 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기초조사와 위험평가가 제도화 되어야 한다. 이것 없이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분류처우란 불가능하며, 상습성이 강한 특정 가해자에게 충분히 처벌적이지 않은 관대한 처우는 폭력억제에 효과 적이지 않다. 따라서 적절한 처우절차로 회부하기 위해서는 해당프로그램에 적 격한 대상자 선별을 위한 법률적 및 임상적 평가과정이 형사절차상 제도화되어 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1) 적합한 가해자-치료프로그램의 매칭, (2) 희소한 처 우자원의 보다 효과적 이용을 가능케 하며, (3) 피해자의 안전계획 수립과 보호 연속체의 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 긴급임시조치의 내실화 및 현장 적용성 제고 : 경찰개입과정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즉각 격리조치(2011년 7월부터 시행된

25 26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긴급임시조치 활용)이다. 긴급임시조치권의 신설목표가 가정폭력 위험예방 및 피해자보호를 위한 제도의 일환이라면, 그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반자 에 대하여, 임시조치와 마찬가지로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구금하는 등 적 극적인 격리조치가 보다 긴요하다. 또한 긴급임시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 해서는 사후 위험관리(모니터링)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업무는 외국의 경우 대개 전문화된 가정폭력담당관(DVO)이 담당한다. 이들의 존재는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판단 및 선택을 지원하는 소위 [피해자권한강화모델]의 핵심적 요소이기도 하다. 피해자보호명령제도(제55조)의 개선 : 피해자 동의없는 재산처분 및 양도금지, 생활비지급 명령제도의 도입 등 피해자보호명령제도를 실질화하기 위한 제도개 선이 필요하다. 피해자변호사제도의 확대 : 가정폭력범죄도 친밀한 가족관계라는 역학적 특수성 을 담고 있는 범죄로 보다 적극적인 피해자보호를 위해 성폭력범죄와 마찬가지 로 법률조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가정폭력범죄의 경우 형사사건뿐만 아니 라 민사적 분쟁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법률조력의 필요 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피해자의사존중규정(제9조)의 삭제 : 현행과 같이 형식적으로 피해자 의사에 의 존하는 경향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소송과정에서 고소취하, 강제합의 등 이차 피해자화로 이어지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에 피해자의사존중 규정을 삭제하고, 경찰과 검찰이 공공안전의 책임자로서 보다 신중하고 객관적 인 판단에 따라 합리적인 사건처리가 이루어지도록 법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 신속한 처리를 위한 수사기간의 특례 규정도입(제7조) : 현행 가정폭력사건 처리 소요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서구사회에서 가정폭력사건 처리 소요시간은 보름이 내를 기준으로 그 기간 안에 처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가정폭력사건이 지속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면하여 생활한다는 점에서 폭력신고 후 갈등과

26 국문요약 27 재폭력의 가능성이 높고, 또한 가해자인식의 민감성이 둔화되지 않았을 때 처분 하는 것이 실효성을 높이는데 주요하기 때문이다. 위탁감호시설 활성화를 위한 관련규정 제도화 필요 : 현재 가정폭력피해자에 대 한 지원은 피해자 및 동반자녀가 긴급피난처, 보호시설 등에서 생활하면서 가해 자와 분리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고, 가해자에 대한 감호위탁처분은 실제로 집행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피해자와 자녀는 기존 거주지에서 계속 생 활할 수 있도록 하고 가해자를 분리시켜, 감호위탁시설에서 생활하면서 주간에 는 직장생활을 하고 야간에는 시설로 와서 교육, 상담 등 프로그램을 통해 성행 을 교정할 수 있도록 하는 감호위탁 보호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교정처분 불이행죄 및 피해자보호명령등 불이행죄 처벌강화 : 가해자의 법적 처 분 불이행에 따른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모든 교정처분의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교정처분 집행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피해자보호명령 및 임시보호명령을 불이행한 경우에도 교정처분의 불이행죄와 마찬가지로 처벌하는 것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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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제1장 서 론 김 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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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1장 서론 31 제1장 서 론 제1절 연구의 목적과 의의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개입의 필요성 및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우 리나라는 1998년 7월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하 처벌특례법) 과 가정폭력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방지법) 등 입법적 대응체계를 갖추 어 시행해 오고 있다. 과연 법 시행이후 15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법현실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법제 정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가? 아마도 긍정적 대답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현행 특례법은 가정보호 라는 입법목적에 과도하게 집착 한 결과, 가정폭력에 대한 효과적 위기개입 및 피해자보호에도, 그리고 가해자의 처벌 교정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 게 된 사건이나 폭력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급기야 가해자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들 이 계속 빈발하고 있고, 생명위협에 시달리며 남편의 추적을 피해 숨어 다니며 살 고 있는 쉼터 피해자들 수는 해마다 늘고 있는 현실은 현행 대응체계의 무기력함 을 반증한다(김은경, 2013a: 63-64).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및 몇 차례의 개정과 임시조치 및 피해자보호명령 등 각종 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실제적 장치가 부족 또는 부재한 현실 에서 그 처분의 실효성이 심각히 도전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1) 이러한 문제 1)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정책방향과 입법구조상의 문제점과 한계에 관해서는 김은경 (2002) 피 해자 관점에서 본 가정폭력특례법의 실효성과 한계, 피해자연구 제10권 제1호, 한국피해자학회; 을 참조.

31 32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2013년 정부는 가정폭력을 4대악 척결을 위한 국정과제 (과제번호 75번)의 하나로 설정하고, 제도적 실천적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 히, 정부는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및 피해자 보호 지원 내실화를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정책현안에 기여하기 위한 기초적인 정책연구로서의 의의를 지닌다. 현행 법률체계 하에 가정폭력에 대한 법적 개입은 이원적 구조-형사절차 와 가정보호절차-로 이루어진다. 근데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이러한 이원적 개입 구조가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지닌 피해자들에게 민감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가정폭력특례법의 입 법목적이 처벌법과 동일시되어 건전한 가정육성 을 위한 보호사건화 가 강조되는 경향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피해자가 왜 형사처벌을 기피하는 지에 대한 근본적 인 이유를 탐색하지 않는 채, 일반 폭력범죄와 동일하게 다루려는 형법체계의 경 직성 때문이다. 실제 사건처리경향을 보아도, 가정보호 를 목표로 한 개입방향, 그 논리적 결과로서 높은 기소유예율 및 불처분율, 그리고 단순보호사건화 전략은 결 국 고위험 집단의 신변안전과 피해구제 문제를 여전히 방치시키고(김은경, 2001), 오히려 가정폭력은 경미한 범죄 라는 잘못된 인식만 재생산시키고 있는 실정이 다(김은경, 2013:64 재인용). 이 연구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현행 가정폭력 대응입법에 내재한 인식론 적 방법론적 한계와 실무운용상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기 위하여 기획 되었다. 본 연구의 목표는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운용실태 및 문제점을 점검하고, 피해자보호 및 처분효과성을 증대하기 위한 입법적 및 실무적 개선방안을 강구하 는 것이다. 이를 위해, (1) 먼저, 1998년 법 시행이후 최근 15년간 가정폭력 정책변 화와 더불어 형사법적 대응실태와 문제점을 피해자 안전의 관점에서 개관하고, (2) 실제 피해자 및 가해자를 비롯한 주요 사법관계자들(서비스종사자, 형사실무자 등) 의 구체적 경험 및 사법욕구 조사(legal needs survey)를 통하여 형사법적 개입현황 및 문제점을 검토한 후, (3) 선진 각국과의 비교법제도 연구를 통하여, 가정폭력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법적 개입의 원칙과 정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 지 그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함으로써, 향후 가정폭력 입 법정책 및 제도운영상의 개선방향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32 제1장 서론 33 제2절 연구방법 가정폭력에는 부부폭력, 노인학대, 아동학대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가정폭력이 란 단어 속에는 어떠한 성적 연령적 범주가 특정화되어 있지 않지만, 가정폭력의 편재성과 심각성에 대한 주요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정폭력의 주된 피해대상은 주 로 아내, 자녀, 노인, 이주결혼여성 등 사회경제적 약자이며, 그 가운데에서도 발생 빈도나 심각성 면에서 아내구타가 가장 문제되는 유형이다(김은경, 2001:35). 이러 한 측면에서 연구의 중점은 현행 법제도에 의해 가장 많이 노출되고 영향을 받는 부부폭력을 주된 대상으로 하되, 필요한 부분에선 가정폭력 전반의 문제를 포괄하 여 다루고자 한다. 연구방법은 크게 문헌연구와 공식통계자료분석, 그리고 조사연구로 구성되었다. 먼저, 문헌연구에서는 핵심 연구 쟁점들을 도출하기 위하여, 가정폭력관련 이론 및 선행 연구결과들을 검토하였고, 특히 가정폭력처벌특례법 개정실태를 정리 분 석함으로써, 제도적 쟁점과 문제점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새로운 입법방향과 정책 을 모색하기 위하여 선진 각국, 여기에서는 미국, 영국, 호주 및 뉴질랜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8개국에서의 가정폭력방지 입법동향 및 정책에 대한 비교 법 연구를 진행하였다. 둘째, 공식통계자료 분석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5년간의 관련통계자료를 경찰청, 대검, 법원 등으로부터 수 집, 분석하였다. 여기에서 주로 활용된 통계자료는 l 경찰청의 가정폭력관련 내 부통계자료, 2 대검찰청의 [범죄분석]지, 3 법무부 여성아동과의 내부통계, 4 [사법연감]에서 파악된 법원단계 처리현황 등을 중심으로 하였다. 셋째, 조사연구는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방법을 병행하였다. 2) 조사의 목적은 가 정폭력처벌특례법의 운영실태 및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서, 설문조사는 가정폭력사건처리와 관계된 이해당사자들인 1 피해자 2 가해자, 3 관련실무자 등 세 그룹에 대하여 실시되었다. 조사목적에 부응하기 위하여, 피해자-가해자 모 두 가정폭력으로 인하여 현재 검찰이나 법원으로부터 일정한 사법처우를 받은 사 2) 조사와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방법과 내용은 [제4장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무 실태조사]의 제1절 조사내용과 방법을 참조하기 바람.

33 34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건의 당사자들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관련실무자는 가정폭력 사법 처리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찰, 보호관찰관과 더불어 피해자보호지 원을 담당하는 상담소 및 보호시설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을 함께 진행하였다. 조사대상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검사와 판사의 경우에는 심층 면접으로만 진행하였다. 대상자 섭외의 어려움, 민감한 질문으로 인한 기관협조거 부 등의 문제에 부딪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설문조사 및 심층면접이 원활하게 진 행되지 못하였고, 조사목표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최종 적으로 설문조사에 성공한 대상자는 피해자 196명, 가해자 208명, 경찰 21명, 보호 관찰 49명, 상담소 48명, 보호시설 32명 등이었고, 심층면접은 경찰 6인, 검사 1인, 판사 2인에 대해서 이루어졌다. 3) 설문조사는 기본적으로 반 구조화된 자기보고식 설문조사 방법으로 수행되었 으며, 주로 우편조사로 진행되었다. 조사기간은 2014년 7월 16일에서 10월16일까 지 총 3개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주된 설문내용은 피해자 및 가해자의 경우에는 사법단계별 처리경험 및 법적 조치이후의 변화, 관련 법제도에 대한 인식과 서비 스 욕구 등으로 구성되었고, 실무자들의 경우엔, 4대악근절정책이후 정책변화, 가 정폭력실무경험 및 인식, 현행특례법 인지도 및 대응정책 개선방향 등에 관하여 질문하였다. 4) 본 설문조사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제4장 제1절 조사내용과 방 법을 참고하기 바란다. 제3절 보고서의 구성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제2장에서는 가정폭력범죄와 관련한 선행연구결과 및 이론적 쟁점들을 정리하 고, 지난 15년간의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추세를 살펴본다. 여기에서 는 기존 이론 및 주요 결과들을 토대로, 가정폭력의 역학구조와 특성, 가정폭력의 3) 조사대상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우 불성실응답이 많아, 최종분석에 사용된 설문지는 피해자 161부, 가해자 207부이다. 4) 설문내용과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은 부록 3, 4, 5로 첨부된 세 가지 설문지(피해자용, 가해자용, 전문가용)를 참고하기 바람.

34 제1장 서론 35 개념문제를 재검토하고, 지난 15년간의 현행 형사법적 대응추세와 그 문제점을 관 련 공식통계분석을 통하여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하려고 한다. 제3장에서는 본 연구의 핵심주제인 가정폭력 대응입법의 구조와 문제점을 개관 한다. 여기에서는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지난 15년간의 개정추이를 살펴보고, 현 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후, 가정폭력에 대한 법적 개입을 둘러싼 쟁점과 문제점들을 제시하려고 한다. 제4장에서는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의 실무적 운용실태 및 문제점을 실증적 인 조사결과를 통하여 살펴본다. 여기에서는 피해자 및 가해자 관점에서의 사건처 리경험과 사법욕구 응답비교, 법집행실무자그룹과 피해자지원실무자그룹간의 실무 경험과 인식, 특례법시행목적, 제도절차의 효과성 및 문제점 인지도, 향후 대응정 책 개선방안 등에 대한 의견 비교분석, 그리고 실무자들의 심층면접 조사결과 등 을 활용하여, 향후 개선방안과 관련하여 검토해야 할 입법적 및 실무적 쟁점들을 도출하게 될 것이다. 제5장에서는 각국의 가정폭력 입법동향 및 대응정책을 중심으로 비교법제도 연 구내용을 정리한다. 여기에서는 영미법계와 대륙법계의 대표적인 국가들, 즉 미국, 영국, 호주와 뉴질랜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8개국에서의 가정폭력 방지 정책과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대응 법체계와 입법동향 및 실무현황 등을 정리함으 로써, 향후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해 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제6장에서는 본 조사의 주요결과들을 중심으로 향후 효과적인 정책 개선을 위한 제안을 제시한다. 여기에서는 가정폭력 대응을 위한 법적 개입의 원 칙과 패러다임을 정리하고, 향후 가정폭력 입법정책 및 제도운영상의 개선방향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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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KOREAN INSTITUTE OF CRIMINOLOGY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김 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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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39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제1절 가정폭력의 역학구조와 특성 1. 가정폭력의 범죄특성에 대한 이해 가. 가정폭력의 개념과 유형 가정폭력은 일반적으로 가정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의 피 해를 수반하는 행위(특례법 제2조 제1호) 이며, 여기에서 가정구성원이란 배우자, 전배우자, 사실혼관계에 있는 자, 사실혼관계에 있었던 자, 부모, 자녀, 형제자매와 기타 동거하는 친족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특례법 제2조 제2호). 법적으로 규정된 가정폭력범죄에는 상해, 폭행, 유기, 학대, 아동혹사, 체포, 감금, 협박, 강간 및 추행, 명예훼손, 모욕, 주거 신체수색, 강요, 공갈, 재물 손괴 등이 해당된다. 하 지만 이러한 법적 정의는 가정폭력의 범죄적 특성과 계기를 잘 드러내 주지는 못 한다. 일부 범죄학자들은 폭력을 정의하는 데, 소위 유형력(force) 이라는 통상적인 물 리적 행위와 폭력(violence) 이라는 비일상적이고 유해한 행위를 구분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Gelles(1997)는 폭력을 통상적인 폭력(normal violence)와 학대성 폭력(abusive violence)라는 두 범주로 나누어 고찰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제안한다(Gelles, 1997:14). 통상적 폭력 이란 자녀를 키우거나 배우자 와 상호작용 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통상적이고 용인될 만한 것으로 간주

39 40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되는 행위,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기, 밀기, 힘주어 밀치기, 볼기짝 때리기 등이 해 당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행위를 폭력 이라고 부르는 것을 반대한다. 한편, 학대성 폭력 이란 보다 위험한 폭력행위, 주먹질, 발차기, 물어뜯기, 목조르기, 후 려치기, 총쏘기, 찌르기, 쏘거나 찌르려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김은경, 2001: 재인용). 5) 우리는 가정폭력의 개념과 특성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북미 국가의 가정폭력방지법에서 채택하고 있는 개념정의를 참조해 볼 수 있다. 가령, 캐나다 토론토경찰청이 규정하고 있는 가정폭력이란 가족구성원에 대해 시도했거나 야 기한 폭행, 성폭행, 위협, 범죄성 괴롭힘, 협박, 개인의 자유에 대한 불법적 간섭 (가령, 강제감금), 기타 범죄행위로서 신체적, 성적, 정신적 위해를 가한 행위로서, 상대방을 지배 통제하여 그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강압적이고도 위협적인 행 위 이다(토론토 경찰청, 1999; 김은경 2001:36 재인용). 6) 우리 경우와는 달리, 캐나 다 법의 경우엔, 가정폭력의 역학적 계기를 준거로 단순한 싸움과 학대를 구별 짓 는다. 즉 여성(아동,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을 체계적으로 지배 통제하려는 목적으로 여러 학대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가부장적 테러리즘(Johnson, 1995) 은 일상적인 부부싸움과는 구별되며, 신체적 폭력만이 아니라 이와 결합되어 행해지 는 여러 형태의 학대를 고려해 볼 때, 비로소 가정폭력의 성격과 위험성이 보다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폭력에 접근할 때, 단순히 물리적 신체적 폭력 의 출현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여러 학대범주가 중층적으로 결합되어 발생하는 지 여부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김은경, 2001:36-37). 일반적으로 가정폭력은 그 빈도와 강도, 위험도에 따라 낮은 수준부터 심각하게 5) 그러나 체벌 과 학대(또는 폭행) 처럼, 용인할 수 있는 행위와 용인할 수 없는 행위를 구분하는 것 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떤 폭력행위가 합법적이고 비합법적인지를 누가 결정 할 것인가이다. 실제의 판례에는 사회적 통념상 이라는 근거를 들고 있으나, 사회적 통념 이라는 것도 각 나라의 문화와 시대에 따라 변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폭력행 위를 실체적으로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Jeanne Giovannoni와 Rosina Becerra(1979)가 주장한 바처럼, 사회적 범주와 직업에 따라서 학대(폭력)의 구성요건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으 며, 사회계급이나 인종, 그리고 민족에 따라서도 학대(폭력)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김은 경, 2001: 재인용). 6) Domestic Violence is defined as any coercive, intimidating behaviour designed to establish and maintain dominance and control over another, as any physical, sexual or psychological harm attempted or caused to another family member and includes: assault/sexual assault, threatening, harassment/intimidation, forcible confinement.

40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41 높은 수준까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간헐적이고, 심리적 성적 학대를 동 반하지 않으며 기물파괴도 없는 비상습적인 폭력형태이고, (2) 강도와 빈도가 더 증가한 반복적 폭력형태, (3) 만성적이고 위협적이며, 상대방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하며, 알콜과 관련이 있는 습관적 폭력형태, (4) 정신과적 질환과 관련 이 있고 상습적이며, 위험도가 매우 높은 질환성 폭력형태 등이다. 대체로 우리나 라에서 부부간의 폭력을 주로 상담해주는 기관이나 신경정신과 등에서 보고하는 자료는 일반 부부대상 조사 자료보다 습관적인 폭력형태와 질환성 폭력형태가 상 당히 많다(최규련, 1999:107; 김은경 2001:37 재인용). 나. 일반대인폭력과 가정폭력의 차이 7) 가정폭력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특히 가정폭력 범죄를 법적으로 어떻게 취급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정폭력과 일반 대인폭력간의 차이 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정내 폭행(domestic assault)이 일반 대인폭력과 같은 방 식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폭행의 두 가지 유형은 법률적으 로는 동일하지만, 사회학적으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가정내 관계(domestic relationship)이라는 차별성은 다른 폭력범죄와 원인론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가 해자 및 피해자 반응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김은경, 2001;65-66). 첫째, 폭력의 원인과 계기의 차이이다. 일반 대인폭력의 경우는 다른 범죄목표 를 위한 수단으로서 사용되는 강도와 같은 드문 경우는 제외하고는, 스트레스나 분노, 좌절 등을 부적절하게 드러내는 방법으로서 단기간 또는 일회적인 성격, 즉 표출적 폭력(expressive violence) 의 속성이 지배적이다. 반면, 가정폭력의 경우는 임의적으로 자행되는 일회성 폭력행위가 아니라, 공포감을 유발함으로써 상대방의 태도를 지배 통제하기 위해 가하지는 도구적 폭력(instrumental violence) 의 속성 이 더 전형적이다. 8) 물론 가정 내에서도 표출적 폭력 이 행해지는 경우도 많지만, 7) 여기에 제시된 내용은 김은경 (2001), 가정폭력범죄의 형사절차상 위기개입 방안연구에서 제2장에서 정리된 내용을 요약 소개한 것이다. 8) 부부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폭력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Johnson, 1995). 하나는 표출적 폭 력(expressive violence)이고, 다른 하나는 도구적 폭력(instrumental violence)이다. 표출적 폭력 은 스트레스와 분노를 부적절하게 드러내는 방법으로서 폭력이 단기간 발생한다. 이러한 폭력은 남 성 뿐만 아니라 여성에 의해서도 상호적으로 행해지며, 시간이 지나면서 폭력이 심해지거나 상습화

41 42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가족간(intra-family) 표출적 폭력행위는 가해자-피해자간 힘의 불균형, 지배-종속관 계에서 행해지는 가정폭력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김은경, 2001:66). 둘째, 범죄성 및 피해에 대한 인지도의 차이이다. 일반 대인폭력은 다른 어떤 유 형의 범죄보다도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유형력 행사에 따른 범죄피해 인지도가 높 다. 타인에게 폭행 을 행사하는 이유와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심지어 가해자조차 도 폭행 은 잘못된 행동이며 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반면, 가정폭력의 경우엔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피해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거나 심지어 서로 상반된 인 식을 갖는 경우도 있다. 가해자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의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조 차 모르거나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가해자가 전혀 현 상태나 폭력행사를 시인 하고 교정하려는 의사를 갖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 심 지어 가정폭력 피해자 역시 심한 폭행 조차도 범죄라고 부르길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상담자나 사법기관이 섣불리 개입하는 경우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도 록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김은경, 2001:66-67). 셋째, 노출가능성 또는 보고가능성에 차이가 있다. 일반 대인폭력은 범죄피해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노출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대부분 의 경우 폭력행동 인지 및 상해결과 등 분명한 증거가 존재하기 때문에, 피해자 의사에 따라 형사법적 제재는 성공적으로 수행된다. 반면, 가정폭력의 경우 전통적 가족체계의 체계유지적 속성 때문에 은폐되거나 사소하게 취급됨으로써, 공식적으 로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김은경, 2001:67). 넷째, 폭력관계의 폐쇄성 여부이다. 사실상, 가정폭력의 낮은 보고율 은 관계의 폐쇄성에 기인한다. Giles-Sims(1983: )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 다. 최초의 가정폭력은 종종 결혼 전후에 발생하는데, 이 때 피해자인 여성은 남편 에 대한 복수 또는 떠나는 방법 등의 반응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가부장적 사 회구조가 남성의 아내에 대한 폭력을 합법화시킴으로써 여성이 이에 저항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것은 폭력발생보다 훨씬 더 규범을 위반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구조적 합법화는 최초의 폭력이 발생했을 때, 여성에게 마땅한 대응을 하지 되는 것은 아니며, 배우자를 일방적으로 통제 지배하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지 않는 것이 그 특징 이다. 도구적 폭력 은 심한 폭력이 일주일에 한번 이상 일어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지는 경향 이 있다. 도구적 폭력과 표출적 폭력의 구분은 가정폭력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전략과 위기개입에 있 어서 중요한 쟁점이다(김은경, 2001:71 재인용).

42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43 못하게 만들며, 이는 첫 폭력발생 후에 이들을 정상적인 일상으로 되돌아가게 만 든다. 이 같은 상황의 연속은 폭력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표상하는 것이며, 긍 정적인 피드백은 폭력이 강화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즉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폭력행동은 강화되어 일탈 확장적인 연결고리가 발생하며, 폭력은 안정적이고 지 배적인 상호작용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성이 저항하기도 하지 만, 이는 수용될 수 없는 것으로 여성들은 대부분 싸우기를 포기한다(김혜선, 1996:57-58 재인용). 특히 피해자의 victimization process 이 진행되면서 폭력관계 의 폐쇄성은 일종의 자기 완결적 순환체계를 이룸으로써, 제3자의 외부 개입 없이 는 그 폐쇄적 순환과정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김은경, 2001:67-68). 다. 가정폭력의 역학구조와 특성 적 학 체 고립 정신적 학대 대 신 협박 특권 행사 힘과 지배 경제적 학대 성적 학대 신 체 적 위협 가족 이용 학 대 [그림 2-1] 힘과 지배의 바퀴 가정폭력의 핵심은 상대를 지배 통제하기 위한 가학적 전략으로서, 개념적으로 는 학대 라는 용어가 그 문제적 속성을 더 적절하게 표현한다. 학대란 임의적으로 자행되는 일회성 폭력행위가 아니라, 공포감을 유발함으로써 상대방의 태도를 통 제하기 위해 가해지는 행위이다. 가부장적 테러리즘 9) 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아내에 대한 지배 통제 방식은 크게 8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그 세부적인 사항

43 44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은 다음의 [그림 2-1]과 <표 2-1>과 같다. 이 모델은 실제로 미국 미네소타주 Duluth에서 실시된 가정폭력 개입프로젝트(DAIP: Domestic Abuse Intervention Project)의 토대가 된 것이다(김은경, 2001:60 재인용). <표 2-1> 힘과지배의 바퀴에서 사용되는 8가지 통제유형 고 립 피해자가 하는 일 피해자가 보는 것 피해자가 말을 건네는 상대방 피해자가 가는 곳 등 매사를 통제한다 협 박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인상을 쓰거나, 노려보거나, 위협적 제스처를 쓴다 고함을 지르거나 벌컥 화를 낸다 물건을 내던진다 물건을 부순다 특권행사 피해자를 하인 취급한다. 중요한 결정은 모두 혼자 한다. 군주 처럼 군림하려 한다. 위협 다음과 같은 위협을 가한다 피해자의 감정을 건드린다. 아이를 떨어뜨려 놓는다. 자살하겠다고 위협한다. 정신적 학대 상대방의 기를 죽인다. 욕설을 한다. 불안감과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심리전을 편다. 경제적 학대 피해자로 하여금 일자리를 갖지 못하게 한다. 직장 생활을 간섭한다. 피해자로 하여금 돈을 요구하도록 한다. 피해자가 번 돈을 갈취한다. 가정의 모든 수입을 마음대로 한다. 성적 학대 성폭력 성적 무시 피해자를 성적 노래개로 취급 가족 이용 피해자로 하여금 자식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게 한다. 자식이나 가정을 위협한다. 자녀 양육권을 무기로 이용한다. 출처 : Pence and Paymer (1993), p. 3. 폭력은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면 계속 반복되거나 점차 심각해지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순환성은 긴장형성단계(tension building) 폭력발생단계(acute explosion) 화해단계(remorse or honeymoon)로 이어지고 다시 긴장이 쌓이는 단계로 반 복되는 주기를 거친다(Walker, 1979: 55-70). 각 단계(계기)별 구체적인 상황처리 및 전개방식은 아래와 같다. 10) 9) 가부장적 테러리즘이란 자기 여성을 통제하려는 남성의 가부장적 권리로서 체계적인 폭력사용 뿐 만 아니라 경제적 종속, 위협, 고립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아내를 통제하는 형태 를 의미한 다(Pence & Paymer, 1993: 284). 10) 여기에 소개된 내용은 김은경(2001: 62-65)의 연구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44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45 출처 : Walker의 <매맞는 여성> (1979)에서 발췌 [그림 2-2] 폭력의 악순환 학대발생 변 명 속 임 평 온 긴장고조 자극단계 학대발생 신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폭력을 합리화한다.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부인하기 시작한다(예: 아무 문제없다, 폭력행위는 없었다 등)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학대 행위와 그 결과를 애써 축소한다(예: 아무 일 없었다, 그저 한두 번 떠밀었을 뿐이다) 가해자가 학대행위를 유발했다고 피해자를 질책하고, 피해자는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이 라고 인정한다. 가해자가 학대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가해자는 피해자로부터 다시 애정을 구하려고 시도한다(선물이나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피해자는 사과를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 표현에 마음이 흔들린다. 학대 사건을 잊어버린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두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서 다시 시작된다. 화해 과정에서 했던 약속 사항을 지킨다. 피해자는 학대 행위가 이제는 끝났다는 희망을 갖는다. 사소한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고함을 지르고, 화내며, 툭하면 쉽게 화를 낸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마음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예: 설득하려 하고, 아이들을 조 용히 시키며, 집안을 깨끗이 하고, 외출을 가급적 하지 않는다.) 피해자는 살얼음판을 딛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대화가 되지 않는다. 언어폭력(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비꼬는 말을 한다)이 증가하고 신경전 이 벌어진다. 뭔가 가해자를 건드리게 된다. 가해자는 폭발의 계기를 삼는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단순한 일로 자극을 받게 된다. 학대는 반복되면서 악순환이 다시 시작된다.

45 46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Walker(1979)에 따르면, 첫 번째 단계인 긴장형성단계에서는 욕하기, 사소한 고 의적인 행동하기, 신체적 학대 등과 같은 점증적인 마찰을 야기하는 개별적인 행 동들에 의해 점차 부부간에 긴장이 상승되며 가시화된다. 남편은 불만족과 적개심 등을 표현하지만, 아주 극단적이거나 폭발적이지 않으며, 여성도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긴장은 점점 가속화되어 여성은 남편의 분 노를 통제할 수 없게 되고, 두려움에 젖게 되며, 남편은 아내가 움추러드는 것을 보면서, 아내에게 더욱 강압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구축된 긴장이 통제 할 수 없는 상태로 방출되어 실질적인 신체적 폭력이 발생하는 것은 두 번째 폭력 발생단계이다. 이 단계는 구타자가 폭력을 멈출 때에 비로소 끝이 난다. 폭력이 끝 난 세 번째 화해단계에서 구타자는 변명과 함께 선물과 폭력금지의 약속을 한다. 여기에서 구타자나 피해여성 모두 폭력금지에 대해 믿음을 갖거나 갖고 싶어 한 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화해단계가 지나면, 다시금 긴장단계가 도래하게 되고 폭력 의 악순환이 계속된다(김은경, 2001:64-65 재인용). 가정폭력의 역학구조상, 폭력이 주기적 순환을 반복하게 되면, 빈도와 강도가 증가함과 동시에 폭력의 속성 또한 단순히 표출적 성격에서부터 점차 공포감 유발 로 상대를 통제하기 위한 도구적 성격으로 구조화되어 가는 특성이 있다. 특히, 도 구적 폭력은 폭력의 순환주기 속에서 희생자화 과정(victimization process) 을 이끌어내고, 여기에서 피해자의 학습된 무기력 은 학대관계를 폐쇄적으로 안정시 키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다음의 세 단계를 거쳐서 폭력 의 노예화된 형상을 발전시킨다(김광일, 2001:49; 김은경, 2001:75-76 재인용). 제1기(분노의 시기) : 폭력을 당하는 초기에는 분노와 수치심, 자존심의 손상으로 가득 찬다. 수치심과 자존심 때문에 누구에게도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제2기(공포의 시기) : 폭력이 반복되면 또다시 폭력을 당할까봐 공포에 덜고 보복이 두 려워 어디 가서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킨다. 이 시기부터 죽음(공포)의 재경험 (reexperience)가 일어나는데, 폭력상황 혹은 남편과 관련된 상황을 회상하거나 기억에 떠 오를 때는 공포에 휩싸인다. 남편이 대머리이면 길을 가다가 대머리 남자만 보아도 기절 을 한다. 그밖에 불면증, 심계항진, 호흡곤란 같은 자율신경과민이 생기면서 정신이 멍해 지는 현상(psychic numbness)이 생겨서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긴다. 제3기(무기력의 시기) : 폭력에 계속 시달리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증상과 더불어 자

46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47 존심의 손상과 공포 때문에 독립심이 전혀 없고 아주 무기력하게 된다. 매사 결단을 내 리지 못하고 이 핑계, 저 핑계 빠져나가기만 한다. 남편의 폭력에 대처할 아무런 힘도 없고 맞아 죽더라도 남편에 의지해서 살 수 밖에 없다는 철저한 체념 속에서 산다. 무기 력의 시기라고도 할 수 있고 우울의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 더러는 자살을 하는 수도 있 고 일시적인 정신착란에 빠지는 수도 있고 이런 때 아주 드물게는 정신착란 상태에서 남편에게 대항해서 살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희생자화 과정(victimization process) 을 거치게 되는 피해자 특성 때문 에 심각한 가정폭력 범죄는 오히려 공식기관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설 사 공식적으로 노출된다고 해도 일명 스톡홀름 신드롬 이라는 여성피해자의 남성 가해자에게 동조하거나 감싸는 행위가 적절한 법적 개입과 처리를 방해하는 경우 도 발생한다(김은경, 2001:58재인용). 이와 같은 가정폭력의 역학구조 때문에, 폭력 관계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위해서는 외부의 개입이 요청되며, 특히 심각한 가정 폭력의 경우에는 강제력이 수반한 법적 사회적 위기개입이 더욱 긴요하다. 가정폭력에 대한 형사법적 개입과정에서 고려해야만 하는 주요한 쟁점으로는 (1) 갈등관계와 학대관계의 구별(단순싸움과 가정폭력의 차이), (2) 표출적 폭력과 도구적 폭력의 구분, (3) 폭력관계의 폐쇄성, 그리고 (4) 가정폭력의 중층적 발생가 능성(아내구타와 아동학대의 중복성) 11) 등 폭력의 수준과 특성을 인식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김은경, 2001) 2. 가정폭력의 위험성 가정폭력은 현대사회 범죄 중 가장 일상적이고 은밀하게 벌어지는 잠행성이 큰 범죄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초 가정폭력 피해자들인 경우에도, 이들은 이미 평균 30회 이상의 지속적 반복적인 피해경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가정폭력은 11) 가정폭력의 또 다른 주요한 특징은 대체로 아내구타가 행해지는 가정에서는 자녀에 대한 학대도 동시에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Bowker, Arbitell과 McFerron의 연구(1988)는 아내학대 의 심각성정도가 가정내 아이들에게 가하는 학대의 정도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가 정폭력 가정에서 자녀들도 심하게 학대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복현상의 규모가 가정폭력의 50-60%에 이른다는 사실은 가정폭력 문제의 복잡성과 어려움을 함축한다. 이러한 가 정폭력의 중층성을 감안할 때, 진정으로 위기개입이 되기 위해서는 아내구타나 아동학대 사건이 신고 되었을 때 또다른 유형의 학대가능성을 탐색하고, 학대의 중복성을 발견하려는 실천과정이 제도적으로 확립되어야 한다(김은경, 2001:80).

47 48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은밀성과 반복성을 그 특징으로 하며, 피해자들은 낮은 자아 존중감과 높은 스트 레스, 공격성과 우울증 및 학습된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등 인권을 위협하는 심각 한 범죄이다.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을 경험하면서 자란 청소년들은 정서발달상 문 제를 겪는 율이 높고, 폭력의 학습으로 비행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서 간접피해의 문제(폭력의 악순환) 또한 심각하다(김은경, 2001:29). <표 2-2> 범죄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살인범죄(1999~2013) 연도 합계 가족관계(친밀한 관계포함) 계 애인 동거친족 기타친족 비-가족관계 미상 ,080(100.0) 370(34.3) 90( 8.3) 225(20.8) 55(5.1) 611(56.6) 99( 9.2) (100.0) 306(30.9) 80( 8.1) 190(19.2) 36(3.6) 607(61.3) 77( 7.8) ,109(100.0) 390(35.2) 108( 9.7) 234(21.1) 48(4.3) 643(58.0) 76( 6.9) ,031(100.0) 349(33.9) 100( 9.7) 213(20.7) 36(3.5) 578(56.1) 104(10.1) ,021(100.0) 341(33.4) 109(10.7) 191(18.7) 41(1.0) 588(57.6) 92( 9.0) (100.0) 362(37.2) 118(12.1) 201(20.6) 43(4.4) 517(53.1) 95( 9.8) (100.0) 364(37.1) 100(10.2) 195(19.9) 69(7.0) 486(49.6) 130(13.3) (100.0) 289(30.1) 104(10.8) 142(14.8) 43(4.5) 504(52.6) 166(17.3) (100.0) 286(29.5) 93( 9.6) 163(16.8) 30(3.1) 491(50.7) 191(19.7) (100.0) 280(28.3) 93( 9.4) 149(15.1) 38(3.8) 541(54.7) 168(17.0) ,208(100.0) 345(28.6) 122(10.1) 179(14.8) 44(3.6) 623(51.6) 240(19.9) ,073(100.0) 343(32.0) 114(10.6) 182(17.0) 47(4.4) 580(54.1) 150(14.0) ,236(100.0) 369(29.9) 123(10.0) 195(15.8) 51(4.1) 694(56.1) 173(14.0) ,116(100.0) 364(32.6) 101( 9.1) 208(18.6) 55(4.9) 582(52.2) 170(15.2) ,047(100.0) 323(30.9) 108(10.3) 166(15.9) 49(4.7) 565(54.0) 159(15.2) 주: 범죄자와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비-가족관계>에 있는 피해 대상자로는 국가, 공무원, 고용자, 피고용자, 직장동료, 친구, 거래상대방, 이웃, 지인, 타인, 기타 등으로 구성됨. 자료: 대검찰청 범죄분석(2000~2014)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표 2-2>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15년 동안 발생된 전체 살인사건의 30% 이상이 바로 가족관계(친밀한 관계포함)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 한 수치는 기본적으로 가정폭력이 지닌 위험성과 심각성을 매우 상징적으로 대변 하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와 안전을 위한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위기개입의 필요성 을 역설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는 가정폭력을 살인예방의 차원에서 Cold Case 로 다루기 위한 다양한 입법조치와 정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12) 각국의

48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49 가정폭력 정책수립의 최우선적 관심사는 바로 피해자의 안전 이며, 최우선적 과제 는 폭행시점으로부터 소송 및 보호관찰기간 전체를 통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피해자 안전과 지원서비스가 보장될 수 있는가에 있다. 즉, 사건의 접수시점으로부 터 소송처리의 전 과정에서 피해자지원 보호연속체(a continuum of supports and protection for victims)를 구성하고, 이를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 집 중되어 있다(김은경, 2006: 256재인용). 미국 퀸시의 보호관찰소장인 A. Klein이 강조하고 있듯이, 모든 개입전략은(피해자가 가해자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프 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학대행위를 모니터링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에 따르면, 가해자개입은 처우(treatment)가 아니라 공공안전프로그램(public safety program)으로 이해해야 하며, 따라서 피해자 안전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두 어야 한다(Healey et al., 1998:10 재인용). 선진 각국의 가정폭력사건 형사실무규약 에 강조된 내용을 보면, l 검사로 하여금 가정폭력 사건을 처음부터 마치 살인사 건 소송처럼 다루도록 권고하고, 2 경찰 및 검찰은 소송과정에서 피해자 위험을 예방하고 안전계획을 세워야 하는 책무를 지니며, 3 가해자 개입과 처우전략 기 획함에 있어서, 피해자 안전 확보를 위한 소위 치명성평가(lethality assessment)를 반드시 시행, 판사와 배심원 등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토록 하고 있다(김은경, 2006: 재인용). 이처럼, 가정폭력 범죄가 지닌 잠재적 치명성을 감안할 때, 국가적 개입은 두 가 지 방향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하나는 피해자보호이고, 다른 하나는 재발방지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형사사건과는 달리,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형사법적 접근뿐만 아니라 민사법적 접근, 나아가 사법-복지적 관점에서의 통합적 전략수립이 요구된 다. 왜냐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활환경을 공유하며 관계적 친밀성이라는 특수 성으로 인해, 사건 초기의 신속한 개입에서부터 중재 사법처리 피해구제 등 전 과 정이 상호 긴밀하게 체계적으로 연결됨으로써, 피해자보호 및 재발위험을 효과적 으로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김은경, 2001:31). 12) 미국이나 영국 등의 기소를 위한 수사실무규약(protocol)은 검사로 하여금 가정폭력 사건을 처음 부터 마치 살인사건 소송처럼 다루도록 권고하고 있다. National Victim Assistance Academy (2002), Domestic Violence, ABA, Multidisciplinary Responses to Domestic Violence, mrdv/identify.html ; Metropolitan Police, A Domestic Violence Strategy, 등을 참조하기 바람.

49 50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제2절 지난 15년간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추세 1970년대 이후 가정폭력은 전 세계적으로 그 심각성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문 제제기가 활발하게 제기되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차원에 서 각종 보고와 법적 대응의 필요성이 권고되었다. 13)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사회에 서도 1990년대 말 가정폭력방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그 노력의 결실 로 1997년 12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특례법 또 는 특례법) 및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정폭력방지 법) 이 제정되었고, 1998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한 대응입법이 마련된 1998년 이후 지금까지의 형사법적인 대응현황 및 추세를 재검 토함으로써, 가정폭력에 대한 문제현황을 접근해 보기로 한다. 1. 경찰단계 먼저, 경찰단계에서 공식적으로 보고된 가정폭력범죄의 발생실태를 보면, 다음 의 <표 2-3>과 같다. 법 시행이후 2013년까지 경찰에 접수된 가정폭력사건 신 고현황을 보면, 2003년까지 사건접수건수 및 검거인원이 지속적으로 상승, 정점을 찍은 뒤, 2004년부터 최근 2012년까지 지속적으로 격감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다 만 2013년 가정폭력이 4대악의 하나로 핵심적 국정과제로 설정된 이후에는 갑자 기 신고건수가 급증, 지난 15년 이래 최고의 신고 및 검거수치를 기록하였다. 하 지만 2013년의 예외를 제외하면, 2004년부터 2012년까지의 지속적인 감소추세가 실제 가정폭력 발생율의 감소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현행 형사사법적 대응방식 이 피해자 이해관계와 맞지 않거나, 또는 피해자 불신에 다른 신고율의 저하와 연 관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추후 심층적 분석과 논의가 요구된다. 13) 여성폭력에 대한 특별 보고관의 보고에 따르면, 가정폭력은 인권침해범죄로 간주되어야 하며, 공/ 사 구분의 논리는 인권을 침해하는 범법자를 면책시키는 수사학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권고한다. 가정폭력은 단순한 폭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문의 한 형태임을 주장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대 처방안으로 유엔인권위원회(UN Commission on Human Rights, fifty-second session, E/CN. 4/1996/53/Add.2)는 가정폭력을 다루는 특별한 법적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가정폭력에 대 한 모범입법을 위한 기본 골격(A frame for model legislation on domestic violence)을 제시하 고 있다(김은경, 2001:29 각주 재인용).

50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51 <표 2-3> 가정폭력 발생신고 및 조치상황 연 도 사례 신고건수 전년대비 증감율 (%) 검거인원 98.7~ 3,687-4, 년 11, , 년 12, , 년 14, , 년 15, , 년 16, , 년 13, , 년 11, , 년 11, , 년 11, , 년 11, , 년 11, , 년 7, , 년 6, , 년 8, , 년 16, ,000 구속 498 (12.4) 868 (6.8) 678 (4.8) 691 (4.5) 586 (3.6) 496 (2.8) 329 (2.2) 181 (1.4) 113 (0.8) 87 (0.7) 77 (0.6) 87 (0.7) 60 (0.8) 51 (0.7) 73 (0.8) 262 (1.5) 조 치 가정보호사건의송치 불구속 3,491 (87.2) 11,804 (92.8) 13,380 (94.9) 기타 (계도) 13(0.3) 47(0.4) 47(0.3) 건수(송치율) 89 (2.4%) 990 (8.4%) 3,813 (29.4%) 14,760 (94.9) 106(0.7) 4,559 (31.3%) 15,127 (92.7) 611(3.7) 3,702 (24.4%) 16,787 (94.5) 487(2.7) 4,186 (25.5%) 13,969 (91.6) 910(6.0) 2,587 (18.8%) 11,800 (92.4) 794(6.2) 1,881 (16.2%) 12,011 (93.6) 713(5.6) 1,722 (15.0%) 12,587 (95.6) 491(3.7) 1,455 (12.4%) 12,748 (97.0) 318(2.4) 940 (8.2%) 12,064 (96.6) 342(2.7) 657 (6.0%) 7,932 (99.2) 7,221 (99.3) 9,272 (99.2) 17,738 (98.5) (5.8%) 336 (4.9%) 451 (5.1%) 1,520 (9.1%) 인 원 97 1,031 4,040 4,818 4,083 4,459 2,616 2,022 1,903 1,629 1, 자료제공 : 경찰청 가정폭력사범의 구속율은 1999년 6.8%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2 년에는 0.8%에 불과하다. 물론 2013년에는 4대악근절정책 등의 영향으로 구속율

51 52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이 1.5%로 다시 증가하기는 하였지만, 특례법의 취지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았 던 1998년 시행초기에는 형사소송법상 구속조치를 요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12.4%였지만, 이후 가정폭력사범에 대한 구속율은 전반적으로 급격히 하락하였다. 특히, 2005년 검찰의 불구속수사 원칙의 확립으로 구속율 저하는 보다 일반화 가 속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정폭력 사건에서 구속여부는 피해자와의 격리에 연관된 사안이므로, 구속율의 저하는 결국 피해자 신변위협 및 재발 위험성 을 높일 수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경미한 가정폭력사건의 보고 율이 높아진 데 기 인한 상대적인 저하일 수도 있지만, 절대적인 구속율 수치가 해마다 낮아지고 있 다는 사실은 소송과정에서의 피해자 신변안전과 보호노력이 미흡함을 반증한다. 한편, 경찰에서의 가정보호사건 의견송치율도 2001년에 31.3%로 가장 높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1년에는 전체사건의 약 4.9%까지로 낮아졌다. 물론 2013년에는 여러 가지 정책환경의 변화로 다시 9.1%까지 상승하기는 하였지만, 지난 10여년간(2001~2012) 가정보호사건 의견송치율이 현저하게 낮아졌다는 것은 법제도원칙과 실무운용간의 괴리나 파행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가정폭력처벌 특례법제정 당시부터 가정보호 의 입법목적이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사건초기상태 에서부터 불안정한 피해자에게 혼인지속의사여부 를 물어 송치하는 조사관행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가정보호사건의견 송치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진 배 경에는 경찰수사 당시 피해자들이 이혼의사를 밝히는 비율이 사회변화에 따라 높 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가정폭력사건이 형사소송절차로 진행될 경우 에는, 특례법상의 임시조치 등의 보호조치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실제 피해자 의 재폭력 위험은 더 높아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변화는 결코 바람 직하지 않다. 주요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가정폭력 피해자가 경찰이나 법에 도움을 요청할 때는 대체로 한시적 또는 장기적 격리를 원한다(Hoyle and Sanders, 2000; Stanko, 1995; Ford, 1991). 더욱이 경찰 신고이후 전형적으로 11일 이내에 가정폭력의 재발위험은 전형적으로 높아진다고 한다(Lloyd et al, 1994). 가 정폭력에 대한 외부중재 또는 법적 개입이 시작될 때, 피해자 안전의 위험성은 극 단적으로 커진다. 따라서 선진 각국의 실무규약에서는 형사법적 개입이 시작될 때, 최우선적 조치는 피해자의 안전과 보호에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재발위험의 제거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결정 을 돕기 위한 공간과 시간을 확보해 주기

52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53 위한 일정한 격리 는 합리적 해결을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다(김은경, 2006: 재인용).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현행법상 응급조치와 임시조치는 가장 핵심적인 피해 자보호장치이다. <표 2-4>에 따르면, 경찰의 현장출동 시 피해자를 상담소나 보호 시설로 연계하는 조치를 위한 비율이 법 시행직후 0.1%였던 것이 2007년까지 지 속적으로 증가하여 15.3%까지 올랐다가 다시 하락세로 다소 돌아섰는데, 최근 2011년에 16.6%, 2012년 9.3%, 2013년에는 42.3% 등을 기록하는 등 크게 늘어났 다. 이처럼 다소간의 등락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보호시설 등의 인계비율이 늘어 난 것은 피해자 보호지원 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판단되며, 과거에 비해 서 형사사법기관과 지역사회가 피해자보호지원을 위한 연계시스템을 기능적으로 강화시키려는 각계의 노력이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 2-4> 경찰단계 가정폭력 응급조치와 임시조치 활용 현황 (단위: 건)) 구분 응급조치(현장출동) 임시조치(격리, 접근금지) 보호시설 등 인도 의료기관 인도 긴급임시조치 신청 98.7~12 31( 0.8) 69(1.9) 93(2.7) 99 9( 0.1) 207(1.7) 549(4.6) 00 56( 0.4) 534(4.1) 961(7.4) ( 3.7) 989(6.8) 1259(8.6) ( 4.7) 887(5.9) 993(6.6) ( 5.0) 901(5.5) 1,140(6.9) ( 6.5) 688(5.0) 656(4.8) 05 1,589(13.7) 631(5.4) 451(3.9) 06 1,449(12.6) 883(7.7) 593(5.1) 07 1,806(15.3) 797(6.8) 422(3.6) 08 1,656(14.5) 654(5.7) 461(4.0) 09 1,217(11.0) 490(4.4) 221(2.0) (10.7) 370(5.0) 191(2.6) 11 1,134(16.6) 461(6.7) (3.7) ( 9.3) 312(3.6) 119(1.4) 702(8.0) 13 7,100(42.3) 3,768(22.4) 1002(6.0) 3,789(22.6) 14년 9월까지 10,291 3, ,493 자료제공 : 경찰청 생활안전국 여성청소년과 11년 부터 긴급임시조치 도입시행 2014년 자료는 전체 검거인원수(모수치)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비율(%)을 추정할 수 없음.

53 54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한편, 의료기관 연계비율은 시행초기 1.7%정도였던 것이 2006년 7.7%까지 증 가하였다가 이후 다소의 감소추세를 보여주는 등 그다지 크게 발전되고 있지는 않 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3년에 정책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의료기관으로 인계되 는 응급조치 비율도 22.4%로 급증하였는데, 이러한 변화추세가 단발성의 행정이 아니라, 일선 실무현장에서의 피해자안전보호정책을 내실화해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선노력이 요구된다. 경찰단계의 초기 임시조치(주거지로부터의 퇴거 격리, 100미터이내 접근금지) 는 사건접수단계에서 재 폭력 위험에 놓인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필요적 제도이다. 구속율의 저하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임시조치 신청율이 증가한 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임시조치 신청율 역시 2001년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2009년에는 2%로 떨어졌다. 최근 2011년 피해자보호조치(긴급임시조치 및 피해 자보호명령제도 등) 강화를 핵심내용으로 한 법 개정으로 인해 2012년 8.0%, 2013년 종합대책수립으로 22.6%까지 급증한 사실을 제외한다면, 지난 10년 여간 실제 경찰초기대응에서 피해자와의 격리조치가 이루어진 사건율은 급격하게 낮아 졌음을 알 수 있다. 경찰의 초기대응의 부적절성 및 피해자 보호미흡에 대한 지속 적 비판과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형사사법적 개입방향은 가정해체 방 지에 초점을 두면서, 피해자 보호수준이 전반적으로 더 취약해지는 방향으로 진행 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긴급임시조치가 도입 시행된 이후, 긴급임시조치건수를 보면, 2012년엔 119로 해당사건의 1.4%에 대하여 내려졌고, 2013년에는 1002건으로 해 당사건의 6.0%에 대해 취해졌다. 긴급임시조치 활용현황을 다른 응급조치들, 즉 보호시설인계 42.3%, 의료기관인도 22.4%, 임시조치 22.6% 등과 비교해 볼 때, 과연 해당 조치가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인지에 다소 의문이 든다. 한편, 경찰단계 가정폭력사건조사에서 나타난 가정폭력 발생 원인을 요약한 자 료를 보면, <표 2-5>에 제시된 바와 같이, 경찰청에서는 가정폭력 발생 원인을 크게 5가지 범주(음주, 경제적 빈곤, 성격차이, 가정불화, 외도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10년간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로 다소 간의 등락이 있으나 가정불화 가 발생원인인 사건비율이 가장 많고, 다음이 음 주, 성격차이, 경제적 빈곤, 외도 등의 순으로 나타난다. 연도별로 미세한 비율변

54 제2장 가정폭력범죄의 실제와 쟁점들 55 화는 있지만, 대체로 가정불화가 43~47%대, 음주 로 인해 발생한 사건들이 22~26%대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통계분석들은 아마도 가정 폭력 대응방안으로서 가해자에 대한 [알콜치료명령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설명 하는 기초 근거자료가 되기도 할 것이다. <표 2-5> 경찰단계 검거사건의 가정폭력 발생원인 유형 (단위: 명) 구분 검거인원 음 주 경제적 빈곤 성격차이 가정불화 외 도 기 타 04년 15,208 3,288 1,570 2,148 6,815 1,387 (100%) (21.6) (10.3) (14.1) (44.8) (9.1) 05년 12,775 2,696 1,330 1,835 5,818 1,096 (100%) (21.1) (10.4) (14.4) (45.5) (8.6) 06년 12,837 2,965 1,238 1,681 5,671 1,282 (100%) (23.1) (9.6) (13.1) (44.2) (10.0) 07년 13,165 2,811 1,304 1,978 5,785 1,287 (100%) (21.4) (9.9) (15.0) (43.9) (9.8) 08년 13,143 2,927 1,346 1,723 5,995 1,152 (100%) (22.3) (10.2) (13.1) (45.6) (8.8) 09년 12,493 2,839 1,329 1,682 5, (100%) (22.7) (10.6) (13.5) (46.8) (6.4) 10년 7,992 1, ,152 3, (100%) (23.5) (9.1) (14.4) (47.7) (5.2) 11년 7,272 1, , (100%) (26.8) (7.2) (12.9) (47.2) (6.0) 12년 9,345 2, ,345 4, (100%) (26.9) (7.5) (14.4) (44.3) (6.9) 13년 18,000 4, ,319 7,746 1,106 1,607 (100%) (23.6) (5.4) (12.9) (43.0) (6.1) (8.9) 자료제공 : 경찰청 생활안전국 여성청소년과 13년 7.부터 기타 항목 신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지적해야 할 사항은 누가 이와 같은 기초정보자료를 범주화하고 생산할 것인가이다. 실효적인 정책개발은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합리 적 과학화된 증거에 기반한 정책분석 자료에 근거하여 도출될 때, 그 정당한 가치 를 지니게 될 것이다. 하지만 <표 2-5>의 사례에서처럼, 가정폭력 발생원인의 범 주, 각각은 서로 배타적이고 명확한 독자적인 의미와 개념정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나마 음주나 외도는 비교적 사실관계에 따른 개념정의가 가능한 범주이므 로 나름 고유한 범주가 될 수 있지만, 경제적 빈곤, 성격차이, 가정불화의 범주들

55 56 현행 가정폭력처벌특례법 운용실태 및 입법적 개선방안 연구 은 그리 명확한 배타적인 정의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즉 가정불화는 빈곤에 의해 서도, 또는 외도나 성격차이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음주에 의해서 도 발생될 수 있는 매우 포괄적 개념이다. 사실상 가정불화 발생원인인 사건이 40%대 이상의 비율로 나타나게 된 이유는 가정불화 의 개념이 상당히 모호하고 포괄적이어서, 사건조사담당자가 손쉽게 차용할 수 있는 범주였기 때문으로 판단 된다. 범죄발생의 원인과 계기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판단하는 작업은 보다 효과적 인 대응정책 수립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며, 그에 합당한 합리적 과 학적 근거에 기반할 필요가 있다. 향후 경찰을 비롯한 형사사법기관의 실무현장에 서 증거기반 정보 분석 및 통계관리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2. 검찰기소단계 현행법상 검찰은 가정폭력사건을 보호사건으로 처리할 것인지, 형사사건으로 처 리할 것인지 아니면, (상담조건부) 기소유예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중요한 기관이 다. 지난 15년간 가정폭력사건에 대한 검찰의 처리현황을 보면, <표 2-6>과 같 다. 피해자보호조치가 강화된 2011년 이후를 제외하면, 법시행 초기에 20%를 넘 던 기소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0년에는 11%로 낮아졌고, 특히 구공판율은 5%대에서 2%수준으로 급감한 반면, 불기소율은 초기 20-30% 수준에서 지속적으 로 상승하여 2011년에는 64%나 되고 있다. 불기소율의 급증을 가져온 것은 2002 년 이후 공소권 없음 결정의 급증(25-28% 내외)에 기인한다. 14) 한편, 가정보호 사건 송치율은 초기 2001년까지는 전체사건의 37%까지 상승하다가 2005년 29% 까지 낮아진 후, 2010년까지 30~38%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11년 예외적으 로 불기소율이 64%로 급증한 것과 달리 가정보호송치율은 18%로 급감하였다. 가 정폭력에 대한 4대악종합대책이 시행된 2013년에는 기소율은 15%, 특히 구공판 율은 5.7%로 크게 상승하였고, 가정보호사건송치율도 24.1%로 소폭 증가하였지 만, 불기소율은 여전히 60%대 이상으로 나타난다. 14) 2002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특별법 의 일부조항이 반의사불벌죄로 처리되 면서, 관련 죄명으로 다루어진 가정폭력사건들이 특징적으로 공소권없음 으로 불기소되는 경향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