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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해학습자의 쓰기 교육을 위한 글쓰기 안내서 (사) 푸른사람들 부설 푸른어머니학교

2 머리글 사람의 삶을 옮겨 적고 표현하는 글 은 그 자체로 삶입니다. 푸른어머니학교 교장 문종석 훌륭한 글, 고매한 글, 유려한 글 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과 깨움이 있을 테지 요. 그런데 글 을 삶 으로 읽어갈 때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훌륭함이나 유 려함이 아닌 삶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20년 동안 어머니학교 교장으로 있 으면서 글 로 풀어낸 수많은 삶 들을 만났습니다. 그때마다 느낀 것은 글 이 아 니라 삶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그 어떤 수식어나 유려한 글 솜씨보다 제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살아있는 삶 이었고 그분들의 살아있는 언어 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배운 이들이 저지르기 쉬운 오류는 쉽게 재단하고 모범적인 글쓰기의 전형을 가 르치는 일입니다. 오랜 시간 입시를 위한 문학을 배우면서 우린 글을 파헤치고 밑줄을 긋고 분석을 했습니다. 시 를 읽고 쓰기보다는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급 급하여 정작 시를 읽는 즐거움과 시어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 다. 그와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뿐더러 글쓰기의 본질에서 더더욱 멀어지는 일일 것입니다. 문해학습자인 우리 어머니들은 삶의 경험을 살아있는 언어로 마음속에 담아두 신 분들입니다. 그 가슴속 언어와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은 형식이 아닌 내용 이어야 함을 20여년의 문해교육 경험을 통해서 깨닫고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렇게 써내려간 어머니들의 글은 비교할 수 없는 글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2

3 어머니들의 글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삶 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문해교육을 통해 글쓰기의 본질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 자료집에는 시 선생님과 자서전쓰기 선생님 두 분이 어머니들과 함께 삶 의 과정을 듣고 공감하고 어머니들의 삶이 그대로 글 로 옮겨지도록 도운 진한 경 험들이 담겨 있습니다. 쓰기 수업은 때로는 수다 였고 때로는 특별하지 않은 일 상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풀어놓지 못한 가슴 속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고 꺼 내놓으실 수 있도록 잠시 기다려주는 기다림 이었습니다. 어머니들 마음 속 이 야기를 듣기 위한 기다림과 툭 하고 꺼내놓았을 때 맘껏 수다 떨도록 해주는 들 어주기가 어쩌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푸른어머니 학교에서 그 기다림과 수다를 그리고 마음으로 들어주신 우리 선생님들께 깊은 존경을 보냅니다. 이론 이 아닌 삶 의 글쓰기에서 어머니들도 교사인 우리도 쓰기 의 행복을 함께 맛보고 있습니다. 본 사례집을 통해 다른 기관과 문해학습자 모두가 쓰기 의 행 복을 함께 맛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3

4 차 례 머리글 자서전 쓰기 - 진은진 제1장 준비, 시작 1. 첫 수업_ 수업 준비와 계획 자서전이란 무엇인가?_ 첫 수업의 구성 나는 왜 자서전을 쓰려고 하는가?_ 학습자의 목표 제2장 수업하기 1. 연대기 혹은 뼈다귀_ 개요짜기 끝말잇기의 추억_ 학습자에 대한 이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들_ 수업의 주체 선생은 거들 뿐_ 맞춤법 책 보따리_ 자존감 연애? 과학?_ 편견 이 어머니들의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인가_ 퇴고하기 이혼해!_ 글쓰기와 치유 마지막 혹은 희망의 시작_ 머리말 쓰기 제3장 글쓰기와 치유 1. 글쓰기의 힘 이야기 들어주기

5 제4장 나머지 중요한 것들 1. 만남 연보 : 그녀들의 당당한 역사 출판 기념회 천천히 편집 시 쓰기 - 이성수 1. 실패한 두 번의 수업 수다로 엮는 시 수업 시를 한자로 쓰면 詩 라고 쓴다 일상생활이 다 시다 어머니 시의 군더더기 어머니는 거짓말쟁이 저 정도는 나도 쓸 수 있어 시 제목 붙이기 던지면 받는다 웃고 떠들 수 있는 마음 시는 인문학이다 글쓰기 수업 - 임성열 1. 쓰기 교육의 특성 쓰기 교과서의 특성 쓰기 교과의 내용과 구성 체계 교수 학습 방법과 평가 자서전 부록 시 부록

6 진은진 경희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 고, 현재는 경희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 르치고 있습니다. 동화를 쓰고 싶어 동 화작가로 등단을 하고 활동을 하기도 하였으나 2008년 시민인문학 강좌로 푸른어머니학교 어머니학생들을 만난 뒤에서야 비로소 글쓰기의 즐거움을 깨 닫게 되었습니다. 8년째 푸른어머니학 교 어머니학생들과 함께 글쓰기와 자서 전쓰기를 함께 해오면서 글쓰기와 글쓰 기 교육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도 헤 매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들을 통해 배우게 된 글쓰기의 즐거움과 글쓰 기의 힘을 바탕으로 '삶을 위한 글쓰기' 에 대해 계속 고민하면서 성장할 계획 입니다.

7 자서전 쓰기

8 제1장 준비, 시작 1 첫 수업_ 수업 준비와 계획 자서전 쓰기 첫 수업은 2011년 6월 10일이었다. 자서전 쓰기만 첫 수업이었던 것이지, 어머니들과의 만남 자체가 처음은 아니 었다. 경희대학교 실천 인문학 센터의 시민 인문학 강좌를 통해서 어머니들과 이미 4년 남짓 글쓰기 와 문학 을 공부했던 터였다. 따라서 강좌명이 글쓰기 든 자서전 쓰기 든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 자서전 쓰기 수업을 나에게 처음 제안했던 푸른어머니학교 문종석 교장선생님 그런 내용으로 나를 설득했었다. 그러나 자서전 쓰기 첫 수업 은 다른 어떤 수업보다 긴장되었던 것으로 기억된 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설렘과 기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부담감 이 더 컸다. 새로 시작하는 자서전 쓰기는 이전의 인문학 강좌와는 준비부터 차 이가 많았던 것이다. 인문학 강좌 글쓰기 는 2시간씩 매주 1회, 총 12주로 한 회기가 구성되었다. 회기마다 전체적 흐름이나 목표가 있기는 하였으나 개별 수업의 구성이나 흐름 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매 수업은 특강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자 서전 수업은 달랐다. 글쓰기 수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지만 정해진 기간 안에 수업을 마치고 일정한 결과물을 내어야만 한다는 데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 었다. 따라서 자서전이라는 결과물을 위해서는 개별 수업들이 지속성과 연속성 을 가져야 했고, 전체적으로도 유기성을 지녀야했다. 비유하자면, 인문학 강좌는 8

9 제1장 준비, 시작 병렬적, 자서전 쓰기는 직렬적인 흐름이었던 것이다. 요컨대, 자서전 쓰기 수업 은 개별 수업의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고, 전체적인 흐름에 결과물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므로 수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먼저, 자서전 쓰기와 관련한 책을 찾아보고, 다른 기관의 자서전 쓰기 프로그 램을 참고하기로 하였다. 내가 참고로 했던 책은 자기발견을 위한 자서전 쓰기 (이남희, 교보문고, 2000)와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 (린다 스펜서, 고즈윈, 2008)이었다. 자기발견을 위한 자서전 쓰기 는 자서전 쓰기 강좌로 진행되었던 프로그램 의 내용을 바탕으로 묶은 책이어서 우리의 목적과 잘 맞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글을 쓰기 위한 준비 과정이 너무 길었다. 총 12주 수업 중 1/3에 해당하 는 4시간에 걸쳐 글쓰기의 기초,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나의 욕망 깨닫기, 여러 가지 성격 유형 등을 설명해 놓고 있었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고 있는 바와 같이 자기 발견 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글쓰기에서 집필보다 더 중 요한 것이 아이디어와 주제 잡기 등의 계획하기 단계임을 상기한다면 지나친 비 중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내용과 과정을 우리 어머니들 수업에 그대로 적용하기 는 어려웠다. 가장 큰 이유는 대상의 차이였다. 이 강좌의 수강자들은 자서전을 쓰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분들인 데 반해 우리 어머니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 는 분들이었다. 글쓰기의 기초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우리 어머니들에게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었으므로 글쓰기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었다. 이 책에는 실제 학생이 쓴 예문이 실려 있어서 매우 반가웠는데 아쉽게도 우 리 어머니들의 수업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책에 실린 예문은 한 껏 멋을 내고 힘을 준 문장과 표현들로, 다소 어려운 표현도 있었으며, 관습적인 문어체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들이 자칫 자서전이란 이렇게 어려운 말로 써야 하는 건가 하는 오해를 하실 수 있겠다 여겨졌다. 또한 그 예문을 모범이라 9

10 자서전 고 여겨 모방을 하시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었다. 인문학 강좌를 통해서 내가 보았던 어머니들의 글은 진솔하고 개성이 넘쳤는데, 당신들만의 그 생생한 표현 과 아름다운 문체를 버리고 고답적이고 상투적인 어투를 따라하시면 어떻게 하 나 하는 걱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문 없이, 쓰시던 대로 쓰시도록 안내 하기로 결정을 했다. 이 책에서는 연대표 만들기 를 자서전 수업에 활용했는데 여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연대기 혹은 뼈다귀_개요짜기 에서 따로 언급하겠다.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 은 매우 실용적인 책이다. 1부인 계획하기는 매우 짧고 간단하게 꼭 필요한 내용만 언급하고 있고, 2부에서는 출생과 어린 시절, 청소년기, 20대와 30대, 어른이 되어, 결혼 생활 등 시기별로 나누어 매우 구체적 인 질문들을 하고 있다. 가장 어릴 적 기억은 무엇인가, 어릴 때는 어디에 살았 으며 누구와 함께 살았는가 등 구체적인 생각을 이끌어 내도록 돕는 질문과 함 께 자서전의 예시를 보여주고 있어 매우 실제적인 도움이 될 만한 책이었다. 그 러나 외국 서적이라는 한계가 컸다. 질문들은 당신에게 더 큰 행복을 선사한 배 우자의 자질은 무엇인가? 그러한 행복에 보탬이 된 당신의 자질은 무엇인가? 와 같은 서구식 생활과 사고방식에 기초한 것들이 많아 실제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 는 질문이 매우 적었다. 번역투의 예시글이 어머니들에게 도움이 되기 힘들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서전 쓰기에 대한 아무런 기초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자서전을 쓰기 위한 준비 과정이나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질문들이 수업을 설계 하는 데 많은 참고가 되었다. 문제는 어머니들에게 맞는 주제들을 고르고, 적절 한 질문들을 통해서 어머니들의 기억과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일이었다. 일례로, 청소년기는 학교와 관련한 질문이 대부분인데 학교를 다닌 경험이 없는 우리 어 머니들에게는 질문의 내용을 달리할 필요가 있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일이지 만 우정 이나 친구 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어머니들은 이야깃거리가 별로 없었 다. 친구는, 학교에 같이 다니면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고 놀면서 10

11 제1장 준비, 시작 우정을 쌓은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들은 학교에 간 경험도, 친구들과 함 께 놀 수 있는 시간도 갖지 못하였던 것이다. 다른 친구들이 학교에 가서 공부하 면서 우정을 쌓는 동안 어머니들은 집에서 동생들을 돌보거나 집안일을 해야 했 으며, 어른들을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거나 돈을 벌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적 외에 복지센터의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도 참고를 했다. 이론이 아닌 실 제 수업 운영과 진행에 도움을 많을 것으로 기대를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도 몇 가지 차이가 있었는데, 복지센터 자서전 쓰기반 학생들은 주로 남성 노인들이었 다. 이 분들은 사회적인 경험이 풍부하고, 일정한 사회적 성공 또한 이룬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우리 어머니들과는 상황이 매우 달랐다. 이 분들은 자서전을 통 해서 자신의 삶을 자랑스럽게 내 보이고 발자취 를 남기고 싶어 하셨다. 이 분 들에게 자서전은 성공적인 삶을 산 이들의 회고록의 의미를 지녔고, 따라서 자 신의 삶에 대한 보상과 인증이라는 심리적 의미가 컸다. 우리 어머니들의 자서 전과는 내용과 목적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수업 진행의 측면에서도 글쓰기보다는 레크리에이션 및 다과가 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였다. 레크리에이션은 전문 강사가 따로 진행을 하도록 구성되 어 게임이나 노래 등이 전문성 있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다 과는 몰라도 레크리에이션까지 감당할 능력은 못 되었다. 다만, 우리 자서전 쓰기 수업에서 다과나 음악, 간단한 게임과 같은 것들이 보조적으로 활용된 다면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생각을 나누고 즐거운 글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 자료들을 검토한 다음에는 전체 수업 구성으로 넘어갔다. 자서전 쓰기는 시기별로 탄생, 유년기, 청소년기 등으로 시기별로 주제를 잡아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시기별 구성의 경우, 학습자들의 연령이 20세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 문제였다. 어린 시절이나 신혼 시절 같은 경우는 나이에 상관없이 함 께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연령에 따라 이야깃거리와 분량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또한, 팔순인 학습자는 고생스러웠던 젊은 날의 삶을 어느 정도 11

12 자서전 관조할 수 있는 내공이 갖춰져 있어 삶의 구비구비를 고루 이야기할 수 있다. 그 러나, 이제 갓 환갑을 넘긴 학습자에게 삶은 아직 진행형이이어서 이야깃거리가 없거나 아예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들이 남아 있기도 하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 가장 슬펐던 경험, 가장 고마웠던 사람 등 테마별로 구성 을 하게 되면 연령차에서 오는 간극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떤 주제들 을 잡아야 할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자서전 구성에 꼭 필요하면서도 충분한 이 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테마가 필요했다. 이전에 인문학 강좌 글쓰기 수업을 하 면서 활용했던 주제들은 부모님, 고향, 연애, 결혼, 시집살이, 가장 슬펐던 일, 가 장 기뻤던 일 등이었다. 그런데 자서전 수업을 듣는 어머니들은 이미 글쓰기 수 업을 들으셨던 터라 해당 주제에 대한 학습 경험이 있었다. 따라서 주제 선택이 나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결국, 첫 수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세운 자서전 쓰기 수업 계획은 엉성하기 그 지없었다. 큰 흐름은 테마별로 수업을 진행하되 어린 시절과 처녀시절, 연애와 결혼과 같은 일정한 시기를 포함하여 수업의 진행과 자서전의 서술 순서가 일치 하도록 할 것, 개별 수업은 2시간 수업으로 하되 1, 2차시로 나누어 1차시에는 수 업 주제와 관련한 글을 읽으면서 주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2차시에는 간 단한 다과와 함께 자유롭게 자기 이야기를 할 것, 정도였다. 물론 실제 수업을 진 행하면서 이 계획은 자리를 잡아가기도 하였고,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어 새로 운 과제를 남기기도 하고, 개선된 방법으로 발전하기도 하였다(여기에 대한 자 세한 내용은 이어지는 글들에서 설명될 것이다). 수업에는 계획도 중요하지만 결국 수업을 결정하는 것은 치밀한 계획이 아니라 교수자와 학습자의 궁합이라 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여, 나의 가장 큰 고민은 그런 방법적인 것이 아니라 내가 대체 왜 이걸 하겠 다고 했는가 하는 후회였다. 글쓰기를 교육하는 것이 내 일이고 직업이기는 하 나 자서전 쓰기 라는 수업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문해교육이나 노인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들의 자서전 쓰기 수 12

13 제1장 준비, 시작 업을 덜컥 맡아 놓고는, 나의 섣부른 결정에 대한 자책과 반성을 거듭하고 있었 던 것이다. 4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가장 큰 한계와 고민은 내가 문해교육 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문해교육에 대한 전문 적인 지식이나 이해가 뒷받침 된다면 훨씬 더 좋은 강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 을 늘 하면서도 강의 외에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가 힘들었다. 자원활동가라 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의 게으름이나 안일함 때문에 어설프 게 일을 하고 있다는 반성, 내가 즐겁고 재미있어서 하는 일인데 일을 이렇게 크게 벌여도 되나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책 없이 첫 수업을 시작했다. 유일한 희망은 어머니들이 었다. 어머니들은 선생 얼굴만 쳐다보고 밥 떠먹여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동적 학습자가 아니었다. 따라서 내가 서툴거나 실수해도 어머니들 스스로 그 부분을 메우고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내겐 있었다. 지난 인문학 강좌의 경험을 통해서 본 어머니들은 그 어떤 학습자들보다 성실하고 적극적이시며, 혹 내가 개 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고, 늘 내가 기대하거나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보여주셨던 것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습자들에게 선생의 역할 이나 비중은 그리 절대적이지 않아도 된다. 어머니들에 대한 그러한 신뢰와 희 망이 나로 하여금 무모한 시작을 하게 만들었다. 13

14 자서전 2 자서전이란 무엇인가?_ 첫 수업의 구성 첫 수업 주제는 자서전이란 무엇인가? 였다. 자서전이란 자신의 일생을 돌아 보는 글이라는 뻔한 설명에서부터 시작한 수업은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전 개되었다. 자서전( 自 敍 傳 )이란? 자신이 실제 살아온 삶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글 자서전을 어떻게 쓸까? 자기의 이야기를 쓰되 개성이 드러나야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형 시제로 쓴다. 산문 형식으로 쓴다. 자서전에 어떤 이야기를 쓸까?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의미 있는 사건 재미있거나 슬프거나 행복해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인상적인 사건 크게 깨닫거나 교훈을 얻어 자신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 사건 자서전 쓸 때 유의할 점은? 사랑 :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 고백과 치유 : 솔직하게 쓴다. 자서전의 예시 14

15 제1장 준비, 시작 우선, 자서전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글이라는 설명은 밥상은 밥 먹을 때 쓰는 상이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하나마나한 설명이었다. 그래도 시작이니까 상 기하는 차원에서 간단히 설명 드리고, 형식적인 특성들도 대충 설명하고 넘어갔 다. 이전의 글쓰기 경험을 통해서 이미 잘 하고 계신데 굳이 과거 시제니 산문이 니 하는 어휘 때문에 혼란을 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개성에 대해서는 좀 길게 설명을 했던 것 같다. 여기서 개성은 내용적인 면과 형식적인 면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었다.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뻔한 에피소드와 뻔한 감동을 쓰지 말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쓰라는 것이었지만 그 또한 어머니들 에게는 강조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었다.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으셨던 어머니들 은 규격화된 글쓰기에는 물들지 않으신 분들이기 때문이다. 비교를 하자면 이 런 것이다. 이미 학교에서 어버이날 기념 편지를 많이 써 본 4학년 학생의 전형 적인 감사 편지는 감동적이기 힘들다. 그러나 맞춤법도 표현도 서툴지만 마음 이 그대로 드러난 유치원생의 편지는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창의력이 살아 있 는 경우가 많다. 형식면에서의 개성은 문체를 중심으로 설명을 했다. 어머니들마다 성격이나 말투 등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글에도 그런 차이가 드러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걸 설명하였다는 사실을, 강의를 진행하면서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글을 써 나가시면서 그러한 문체적 개성은 너무나 자연 스럽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투리와 입말체를 써서 구수하게 글을 쓰시는 어머 니, 있었던 일을 정확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표현하시는 어머니, 아름 다운 어휘와 풍부한 문학적 비유를 활용하시는 어머니 등 각기 개성 넘치는 문체 를 보여주셨다. 자서전 쓰기 수업에서는 그렇지 않았지만, 인문학 강좌 글쓰기 수업에서는 문어체나 방송용 문체를 흉내 내시는 경우도 가끔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좋은 문장과 개성 있는 문체는 함께 공부를 하면서 배우게 되므로(여기 에 대해서는 퇴고하기 에서 자세히 설명될 것이다.) 수업을 해 나가면서 설명 하는 것이 맞다. 15

16 자서전 자서전에 어떤 이야기를 쓸까? 하는 것은 내용과 주제적 측면이다. 이 중에서 는 의미 있는 사건 이란 부분을 강조하여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어머 니들의 글 중에는 일기처럼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는 식으로 객관적 사실 서술 에 그치시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설명을 드렸다. 자, 글을 쓰는 건 이야기를 하는 것과 똑같아요. 내가 이러저러하게 살아왔다 고 이야기하는 걸 글로 쓴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자, 그러면, 우리가 모여서 자 식 자랑도 하고, 고생한 얘기도 하고, 시부모 흉도 보고 뭐 이러는데, 어떤 어머 니가 자식 자랑을 막 해요. 우리 아들 맨날 1등 했다, 우리 딸 좋은 회사 취직했 다, 고생고생해서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나 금반지 사줬다, 이러고 끝나. 그러 면 듣는 분들이 어떨 것 같아요?. 답은 재수없다 지만 우리 착하신 어머니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신다. 재수 없지 뭐. 내가 이렇게까지 말해도 어머니들은 별로 동의는 하지 않으신다. 그저 남들은 다 나보다 잘났거니, 여기면서 살아오신 분들이라 비판적인 듣기를 해보신 경험 이 없는 탓이다. 나만 나쁜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다. 앞에서는 어머, 좋겠다 그러지만 집에 가면 흥, 저 여편네는 만날 자식 자랑 이야, 이럴 수가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자랑만 하고 끝나면 안 되고 어머니 마음이 어떤가를 덧붙이셔야 돼요. 내가 뒷바라지를 잘 못했는데도 이렇게 커 줘서 고맙다든가, 더 잘해주지 못해 늘 미안하다든가,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나 하 는 거라지만 정말 자랑스러운 자식이라 내가 자랑을 해야 겠다든가 뭐 이런 게 있어야 돼요. 그래야 듣는 사람들이, 아 그렇구나, 하지. 주제라는 것은 문장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행간에 숨어 있는 경우도 있 고, 서사 자체가 주제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어 굳이 필요한 설명이었나 하는 의 문은 있다. 어찌되었든 어머니들이 쓰신 글 중 사실 전달 에 그쳐 의미가 없는 내용은 한 번도 없었다. 16

17 제1장 준비, 시작 유의점으로는 자신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였다. 나와 내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 할 얘기가 없어진다고, 우선 내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가 생각을 하셔야 자서전을 쓸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못 배운 내가 무얼 안다고, 받침도 아직 쓸 줄 모르는 데 내가 어떻게, 부끄럽기만 하지 내세울 거 하나 없는 삶 이라고 생각하시면 자 서전을 쓸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자서전 쓰기와 관련한 책자들에서도 공통적으 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어서, 굳이 문해학습자가 아니라도 자서전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인 듯하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들에게는 특히나 더 필요한 부분이다. 학교를 못 다녀 글자를 못 배웠을 뿐이지 사람 사는 도리, 세상 이치 모르고 살지 않았다, 가난했지만 누구보다 정직하고 열심히 살아왔다, 받침 은 몰라도 나는 당당하게 내 얘기를 쓰고 싶다, 나는 내가 장하고, 자랑스럽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시작을 하시라고 했다. 다른 활동가 선생님들에게서도 늘 들어왔던 말일 터이고,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는 것이기는 할 터였으나, 체화 되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세뇌 되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들이 인문학 강좌 글쓰기 수업 중에 쓰신 글 중 자서전의 내용으로 적당한 글을 예시글로 읽으면서 자서전 쓰기가 이런 거다, 이런 내용을 쓰는 거다, 하는 것을 보여 드렸다. 1회기 어머니들이 자서전을 출간한 다음에는 그 자서전이 좋은 예시가 되었다. 2회기부터는 1회기 어머니들이 쓰신 자서전을 예문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어머니들 중에서는 자서전 쓰기 수업을 시작하시기 전에 이미 선배들의 자서전을 다 읽어 오는 열성을 보이시는 분도 있었다. 오리엔테이션으로서의 첫 수업은 무난히 끝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무난함 은 순전히 학습자의 열의와 진지함에 기인한 것이었고, 정작 교수자인 나는 아쉬 움이 남았다. 어머니들은 뭔가 시작을 한다는 기대와 의욕에 가득 차 첫 수업을 시작하셨는데, 나는 너무 변죽만 울리다가 첫 수업을 마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 던 것이다. 아쉬움의 가장 주된 원인은 정의 부터 시작하는 1차시의 수업 내용이었다. 무 엇인가 라고 하는 정의는 구체적인 사실이나 현상을 총괄하여 귀납적으로 도출 17

18 자서전 된 결론이다. 따라서 세부적인 것에 대한 경험 없이 무엇인가 라는 정의는 공허 한 경우가 많다. 내 경험을 돌이켜 봐도 그렇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무 엇인가는 해묵은 질문이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고 공부를 해도 여전히 그 질문에 시원하게 답을 하지는 못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인문학자들에게 문학 과 철학의 정의는 가장 어려운 숙제다. 그러한 본질적인 질문은 공부를 해 나가 면서 스스로 제기되고, 결국 스스로 답을 찾아야만 한다. 대부분의 지식을 이론 이 아니라 실증적인 경험을 통해 쌓아 오신 어머니들에게 자서전을 정의 에서부 터 접근하면서 설명하는 방식이 적절했던가 하는 것이 나의 반성이었다. 그래서 다음 회기부터는 첫 시간 수업 주제를 바꾸었다. 18

19 제1장 준비, 시작 3 나는 왜 자서전을 쓰려고 하는가? _학습자의 목표 자서전 2회기부터는 첫 시간 수업 주제를 자서전이란 무엇인가 에서 나는 왜 자서전을 쓰려고 하는가? 로 바꾸었다. 자서전이란 무엇인가, 라는 정의는 간단 한 설명으로 끝내고, 왜 자서전을 쓰려고 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의도는 두 가지 였다. 첫째는 글을 쓰기에 앞서 마음가짐을 정리해 보자는 것이었다. 어머니들이 자 발적으로 자서전을 쓰시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내가 살아 온 세월을 소설로 쓰 면 이라는 말은 누구나 달고 사는 말이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로 자서전 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더구나 글쓰기, 혹은 읽고 쓰기 자체에 별로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더더구나 쉽지 않은 결정이다. 자서전과는 다른 얘기지만, 푸른어머니학교에서는 상근활동가와 자원활동가 사이에 교육 방법과 관련한 논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근활동가는 전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조정 운영하고, 자원활동가는 실제 교육을 담 당한다. 물론 상근활동가도 교육을 담당하기는 하지만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 고 운영하는 당사자이므로 교육의 원칙적인 측면들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반 면, 실제적인 개별 상황에 부딪히면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자원활동가들은 원칙보다는 교육현장의 현실이나 학생의 반응에 더 방점을 두게 된다. 따라서 상근활동가와 자원활동가 사이에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존재할 수밖에 19

20 자서전 없다. 최근에 첨예한 대립을 불러일으켰던 문제는 시화전을 둘러싼 논쟁이었 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자원활동가들의 주장은 어머니들이 그렇게 싫어하고 힘 들어하시는데 굳이 모든 어머니들이 시화전에 참여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 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수학을 좋아하 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개개인의 개별적 특성이나 개성을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문제였다. 학습자의 자율성이나 선택 을 존중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문제제기였는데, 매년 시화전을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힘겨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있었을 것 이고, 어릴 적 아무 관심 없는데 억지로 반공 포스터나 반공 글짓기 등을 제출해 야만 했던 개인적인 경험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어머니들을 시인으로 만들 필 요가 있느냐, 공부는 즐겁고 행복하자고 하는 것이다, 라는 주장은 너무나 당연 하고 옳은 문제제기였다. 그러나 상근활동가의 주장은, 싫어하시고 힘들어하신다고 안 하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싫다고, 못 한다고 하시지만 하시도록 유도하 면 또 어머니들은 그만큼의 성과를 보이시면서 성장을 한다는 것이 상근활동가 의 주장이었다. 어머니들의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의 능력을 펼칠 기회도 없었 고,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의 능력이 얼마나 되 는지 알지 못하며, 심지어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기대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따 라서 어머니들의 자존감은 학습보다 더 중요한 문제여서 할 수 있다 는 자신감 을 거의 세뇌하다시피 강요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상근활동가의 기본적인 입장 이었다. 두려워서 피하고 싶다 해도 지속적으로 낯선 경험에 도전하시도록 독려 하고, 그것을 통해서 지적 성장뿐만 아니라 해 보니 되더라는 자신감을 획득하시 도록 하는 것이 어머니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두 주장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이고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기도 하고, 원칙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깊은 논의가 필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여기 20

21 제1장 준비, 시작 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머니들은 타의에 의해서 자서전 쓰기반에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공부를 가르쳐 준다니 받침이나 좀 더 잘 쓰게 되 지 않을까, 하는 반신반의로 오시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받침도 잘 못 쓰는 데 자서전을 어떻게 써 라는 생각이 기본이고, 절대 못 할 것 같은데 상근활동가 의 집요 한 강권으로 마지못해 오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나까지 빠 지면 자서전 반에 사람이 없어 어쩌나 하는 의무감으로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도 있고, 선생님한테 미안해서 하는 수 없이 오시는 마음 약한 분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공부를 하시는 중에도 못 하겠다고, 이번 주까지만, 이번 주까지만 하시면 서 자꾸 포기하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상근활동가가 어머니들 을 설득하는데, 포기와 설득이 끊임없이 반복되기도 한다. 물론 고비를 넘기기 만 하면 어머니들은 놀라운 재능을 보이시면서 글을 써 내신다. 그리고 자서전 쓰기를 마무리되고 나면 성취감과 함께 자신감을 회복하신다. 그런 성과들을 눈 으로 확인한 상근활동가들이 어머니들을 자극하고 독려하게 되는 것은 말할 것 도 없다. 이러한 학습자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어머니들 스스로 내가 왜 자서전을 쓰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시고 마음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 마 음가짐이라는 것이 한 시간 수업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겠으나 확실히 짚 고 넘어갈 필요는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자존감 향상을 위한 것이었다. 조지 오웰은 작가들이 글을 쓰는 이 유에는 네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 치적 목적이 그것인데, 나는 조지 오웰이라는 이름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다소 학 술적이고 현학적인 어휘들까지 그대로 어머니들께 소개하였다. -적 이라는 접미 사는 전형적인 문어체 표현이다. 영화나 코미디에서 유식한 척하고 싶어 하는 이장님이나 동네 유지가 타협적으루다가 따위의 표현을 쓰는 상황이 우스꽝스 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일본어의 영향이라는 설도 있어 정확 하고 좋은 문장을 쓰려면 -적 이라는 표현을 줄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쉬 21

22 자서전 운 말로 풀어 쓰지 않고 문어적 표현을 그대로 쓴 이유는 어머니들도 지적 허영 을 누리도록 해 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배운 사람들만 쓴다는 유식한 문어체 표현에 우리 어머니들도 익숙해지시기를 바랐다. 나도 배운 사람이다 하는 자 존감, 이것이 바로 첫 수업 주제를 나는 왜 자서전을 쓰는가 로 바꾼 두 번째 이 유였다. 단순히 맞춤법을 더 잘하기 위해서 자서전을 시작하는 것도 좋고, 나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선생님 보기 미안해서 자서전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강권에 못 이 기는 척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시작이 어떻든 스스로 목표를 정하 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맞춤법을 잘 몰라서 글을 배우고 있는 사람이다 가 아니 라 나는 자서전을 쓸 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나는 작가다 라고 하는 자신 감을 갖고 시작하시도록 하고 싶었다. 맞춤법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만, 식견이 있는 사람이어야만 조지 오웰을 이야기하란 법은 없는 것이 아닌가. -적 이라는 문어체 표현도 그런 문어체 표현에 익숙한 배운 사람들만 쓰라는 법은 없다 싶었 다. 허세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라도 어머니들이 배운 사람 못지않게 나도 유명 한 사람을 알고 있으며, 나도 배운 사람들 같은 표현을 써서 말할 수 있다 는 자 만감 을 가지시길 바랐다. 그래야 나도 작가다 라는 자존감을 가지고 글을 쓰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처럼, 본래 의도한 두 가지 외에 부수적으로 얻게 된 의외의 효과가 하나 더 있었다. 말 그대로 뜻밖의 수확이었다. 2, 3회기에서는 네 가지 이유를 설명한 뒤에 자연스럽게 서로 자서전을 쓰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무리하였는데, 4회기에서는 확인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작가가 글 을 쓴다고 하는데 어머니들 생각도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죠? 라는 유도심문이 아니라 정말 어머니들의 생각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조지 오웰이라 는 사람은 작가들이 글을 쓰는 이유에 네 가지가 있다고 하더라고 설명을 드리고 나서, 그 내용을 입말체로 바꾼 다음, 어머니의 생각과 일치하는 번호에 표시를 해 보시라고 했다. 22

23 제1장 준비, 시작 1 자서전 쓰면 좋잖아. 내 이름 박힌 책도 내고, 출판기념회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런 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잖아. 2 나는 좋은 글을 읽고 쓰는 게 좋아. 좋은 글을 읽으면 마음도 푸근하잖아. 깔깔 깔 재미있는 글도 있고. 나는 그렇게 재미나고 푸근한 글을 쓰는 게 참 좋아. 3 내가 살아온 게 하도 기구해서, 이걸 소설로 쓰려면 10권을 써도 모자라. 내가 죽 으면 내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 아무도 모를 거 아냐? 내가 글은 잘 못 쓰지만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적어 놓고 싶은 거지. 내가 죽더라도 아 이런 사람이 살았구나, 하게. 4 요즘 사람들은 어려움을 몰라. 그냥 조금만 힘들어도 힘들다고 투정하고, 금세 그만두고 하잖아. 우리 살았을 적에는 그냥 목숨 붙어 있으면 살아야 하는 건 줄 알았어. 나는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책으로 죽 써서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 1은 순전한 이기심, 2는 미학적 열정, 3은 역사적 충동, 4는 정치적 목적을 각각 풀어서 써 놓은 것인데, 입말체로 풀기 전인 2, 3회기에 어머니들께 해당되 는 것을 고르시라고 했을 때는 주로 역사적 충동을 거의 공통적으로 꼽았고, 정 치적 목적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내 추측과도 일치하는 자연스러운 결과 였다. 그런데 이렇게 입말체로 써 놓고 일치하는 생각을 고르시라고 하니 뜻밖 에도 어머니들 대부분이 네 가지를 다 고르셨다. 강권에 못 이겨 자서전 쓰기반 에 들어오신 어머니까지 미학적 열정이라는 목적에 동의하셨던 것은 흥미로운 결과였다. 의무감이나 권유에 의해 억지로 선택한 활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심리 적 기저에는 멋지게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고, 글쓰기 자체에 대한 흥미나 애 정도 있었던 것이다. 낮은 자존감 때문에 억눌려 있던 어머니들의 무의식이 확 인되는 순간이었다. 애초에 내가 목표했던, 마음가짐을 달리하는 따위의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결 과에 나는 흥분되고 고무되었다. 어머니들은 강권에 못 이겨 자서전 쓰기를 시 23

24 자서전 작하셨고, 스스로도 그렇게 믿고 계셨으나, 그 무의식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외부에서 주입된 목표를 체화하는 수동적인 방식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부터 비 롯된 욕망을 확인하고, 그것을 통해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 즉 자발적이고 능동 적인 방식으로 자서전 쓰기에 임하고 계셨던 것이다. 당신도 모르는 무의식 속 에서 말이다. 그러한 발견은 나로서는 뜻밖의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해야 한 다 는 당위도 아니고, 그 당위에서 어쩔 수 없이 출발한, 열심히 하겠다 는 막연 한 목표도 아니었다. 스스로 원하는 바,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명백 하고 확실하게 확인하고 시인하셨던 것이다. 이리하여 조지 오웰을 인용한 나는 왜 자서전을 쓰려고 하는가 라는 물음은 어머니들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4

25 제2장 수업하기 1 연대기 혹은 뼈다귀_ 개요짜기 글을 쓸 때 개요가 필요하다고들 한다. 글쓰기는 집짓기에 많이 비유되는데, 한 편의 완성도 있는 글이 집이라면, 개요는 뼈대나 설계도에 해당된다. 설계도 에 따라 튼튼한 뼈대를 바탕으로 지어진 집이라야 안전하고 튼튼한 집이 되는 것처럼 글 또한 개요를 통해서 논리나 구성적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비로소 온전하고 짜임새 있는 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글을 쓰기 전에 개요를 먼저 짜는 것은 아니다. 카프카 의 선고 나 김만중의 구운몽, 이윤택의 희곡 오구 등 하룻밤에 썼다고 하 는 작품들을 보면 개요를 먼저 짜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썼을 것 같지는 않다. 앞서 글쓰기를 집짓기에 비유하였는데, 옛날 대목수들은 설계도 없이도 집을 지 었다. 오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종이에 펼쳐 놓지 않 았다 뿐이지 이미 그들 머릿속에는 짓고자 하는 집과 그에 대한 설계도가 그려져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고난 문학적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개요 없이 일필휘지 글을 써나가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봐도 그렇 다. 개요를 작성하라고 하면 개요 작성 자체를 어려워한다. 심지어 개요와 씨름 을 하는 사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까먹거나 원래 의도와는 다른 글을 쓰게 되어 아예 글쓰기를 망치는 경우도 많다. 25

26 자서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요는 필요하다. 굳이 개요라고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전체적 얼개에 해당하는 것은 있어야 한다. 특히 논문과 같은 까다로운 글이나 책과 같이 분량이 상당한 글일 경우, 개요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자서전도 마찬가지다. 분량이 상당한 데다가 제한된 시간 안에 집필을 마 치고 일정한 성과물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집필을 시작하기 전 사전 계획은 필 수적이다. 시기 별로 고르게 글이 나오도록 수업 구성에서 어느 정도 조절이 가 능하지만, 어머니 개개인도 시기나 내용별 조화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실 필요 가 있다. 특히, 빠뜨린 이야기 없이 골고루 글을 쓰시기 위해서는 사전 계획은 꼭 필요하다. 글쓰기 과정이나 절차에 따르면, 글쓰기는 크게 계획하기, 집필하기, 퇴고하기 로 나뉜다. 계획하기 단계는 세부적으로 아이디어 생성하기, 메모하기, 개요짜기 등에 해당하는 활동으로 나뉘지만 그런 세부적인 과정을 따르지는 않았다. 각 과정들은 이론상으로는 분절적이고 단계적으로 나뉘지만 실제로 글을 쓰는 상 황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계적 적용은 쉽지 않다. 가령, 집필 자에게 친숙한 주제로 짧은 에세이를 쓰는 경우, 아이디어와 개요는 한꺼번에 떠 오르기도 하며 이때는 간략한 메모면 충분하다. 그러나 낯선 주제로 글을 써야 하는 경우나 분량이 있는 글을 써야 할 때는 아이디어 생성하기와 메모, 자료조 사 및 정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개요를 작성하 면서 생각과 논리를 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 어머니들의 경우는 복합적이면서도 특수하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왔던 내 용들을 글로 쓰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이미 친숙한 주제를 가지고 계시다는 점에 서는 계획하기 단계가 그리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인문학 강좌에서 글쓰기를 강의할 때는 개요짜기는 필요없었다. 그러나 자서전이라고 하는 긴 글을 쓰셔 야 하는 상황에서는 개요짜기는 꼭 필요한 작업이다. 그런데, 여기에 어머니들 만의 특수한 면도 존재한다. 어머니들은 글자를 배우신 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어머니들은 문자보다는 말에 더 익숙하신 분인데, 구비[말]문화와 26

27 제2장 수업하기 문자문화라는 매체적 차이는 지식과 정보를 기억하고 전달하는 방법에서 차이 를 보인다. 구비문화에 익숙한 분들이 아직은 낯선 문자문화적인 관습에 따라 문자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것이 어머니들의 딜레마다. 구비문화에서는 문자의 기록성을 대신하기 위해 간략화, 단순화, 반복 등의 기 억 방식을 전략으로 삼는다. 소설 같은 문자 중심의 장르가 지니는 복잡한 구성 이나 일관성 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요컨대 메모를 비롯한 개요 등은 문자문화 의 부산물들인 것이다. 따라서 문자문화에 익숙해지시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어 머니들의 경우는, 메모와 같은 분절적인 사고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글을 쓰는 데에도 개요 쓰기와 같은 체계나 단계적 절차를 거치기보다는 직관에 따라 글을 써나가는 것이 편하신 분들이다. 여기에 글쓰기에 대한 재능도 상당하신 분들이라는 점(이 부분은 늘 내가 부러워하는 지점이다)도 개요의 필요성을 떨 어뜨린다. 글자 쓰기 자체에 대한 어려움만 없다면 이미 대목수의 반열에 올라 있으신 분들이신 것이다. 따라서 어머니들의 경우는 개요짜기 등과 같은 세부 단계를 설정하는 것보다는 계획하기, 집필하기, 퇴고하기의 크게 세 가지 단계만 설정하여 메모나 개요는 부분적이고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 되었다. 계획하기 단계의 활동에서 개요짜기 대신 생각한 것이 연대기 였다. 레크리에 이션 프로그램에서 흔히 쓰는 내 인생의 아리랑 곡선 에서 힌트를 얻은 것인 데, 자서전을 시작하기 전에 어머니들의 삶을 한눈에 조망해 보려는 것이 목적 이었다. 굳이 개요가 아니더라도 세부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큰 그림부터 그 리고 갈 필요는 있었던 것이다. A4 용지를 가로로 여러 장 이어 붙여 긴 띠를 만든 뒤, 거기에 역사 연대표처 럼 출생에서부터 결혼, 출산 등의 중요한 시기를 표시하고 세부 내용을 적으시도 록 했다. 처음에는 연대기에 무엇을 표시해야 하는지 잘 모르셨다. 연대기를 한 번도 보신 적이 없으신 분들이라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 싶은 것, 이건 내가 자서전에 꼭 써야겠다 싶은 걸 쓰시 27

28 자서전 면 돼요. 그래도 잘 모르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언제 태어나셨어요, 부모님 언제 돌아 가셨어요, 결혼 언제 하셨어요, 장사 언제 하셨어요, 등의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서 기록해야 하는 것들을 말씀 드렸다. 이거 말고 자서전에 꼭 쓰고 싶으신 거 뭐 있으세요? 우리 딸 결혼. 그럼 여기쯤이겠네. 여기다 표시를 하시고, 여기 빈 데다가 우리 딸 결혼 이 렇게 쓰세요.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을 드렸으나 문제는 또 생겼다. 연대기는 상세한 내용을 적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요약이나 메모의 수준이어야 하는데 어머니들은 메모 가 아니라 글을 쓰고 계셨기 때문이다. 나는 전남 고흥군 도화면 신호리 동백에서 태어났다. 우리 아버지가 나 어렸 을 때 아니에요, 어머니. 여기에 글을 쓰시는 게 아니고, 이건 잊어 먹지 말라고 메 모만 해 놓는 거예요. 그러니까 간단하게 쓰시면 돼요. 이렇게 설명을 드렸으나 어머니들은 간단 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시지는 못하셨다. 그래서 거기까지만 쓰고 이제 다른 것을 쓰시라고 말씀을 드려야 했 다. 어머니들은 왜 글을 쓰다 말까, 하는 표정이셨으나 일단 선생이 하라는 대로 다음으로 넘어가셨다. 이건 명백하게 나의 잘못이다. 보통 한 편의 글이 한 바닥 정도 되니 어머니로 서는 간단하게 몇 줄만 쓰시려고 했을지 모른다. 어머니들은 언제나 옳다. 문제 는 정확하게 설명해내지 못하는 내게 있었다. 어머니들의 경험과 지식 안에서 좀 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 이것이 내가 늘 실패하는 부분이고, 지 금까지 어려운 부분이다. 형용사는 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하거나 표현하기 위한 어휘지만, 역으로 대상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매우 모호한 어휘다. 형용사는 지극히 주관적인 어 28

29 제2장 수업하기 휘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소개팅에서 늘 논란이 되는 것도 그 주관적인 어휘 때문이 아닌가. 주선자 말로는 분명히 잘생겼다고 했 는데 정작 소개팅 나온 남자는 내가 보기에는 오징어여서 문제가 발생한다. 우여곡절 끝에 수업은 막바지에 도달했지만 원래 의도했던 만큼의 메모는 되 지 못하였다. 한꺼번에 다 생각이 나지는 않으시는 듯하였고, 어쩌면 그게 오히 려 맞는 것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글을 다 안 썼는데 왜 자꾸 그만 쓰라고 하는 지, 자서전 쓰려고 왔는데 쓰다 마는 이 상황은 뭔가 싶은 어머니들의 의문들을 해결해야 했다. 우리 몸에 뼈가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되겠어요? 흐물흐물 힘이 없겠지 뭐. 맞아요, 뼈가 있어서 모양이 딱 잡혀 있는 거거든요. 찰흙을 가지고 우리 같 은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무작정 찰흙을 뭉쳐서 사람을 만들려면 잘 안 되겠죠? 키가 요만하고, 어깨는 이만 하고, 머리통은 요만한 사람을 만들어야 지, 생각을 하고 뼈를 먼저 만들어야 돼요. 그러면 쉽거든요. 자, 우리가 오늘 한 게 이 뼈다귀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뼈다귀? 네. 대충 어떤 어떤 이야기를 써야지, 하고 정해 놓는 거예요. 그럼 쓰는 건 언제 써요? 수업 시간에도 쓰고, 수업 시간에 안 되면 숙제로도 해 오시는 거죠. 이렇게 설명 드려도 그때 생각해서 쓰면 되지 왜 지금 하다 마느냐는 표정들 이시다. 그냥 막 쓰면 빠뜨리는 것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이런 얘기는 꼭 써야지, 미 리 간단하게 적어 놓는 거예요. 그러자 몇 개 못 쓰신 어머니들은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지금 다 안 쓰셔도 돼요. 공부하시다가 생각나시는 게 있으실 거예요. 아, 그 29

30 자서전 얘기 써야겠다, 생각이 나시면 그때 이 뼈다귀를 딱 펴서 적어 놓으시는 거예요. 나중 되면 까먹잖아요. 그제야 한 20% 이해하신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러니까 이건 꼭 들고 다니시고, 숙제 하실 때도 꼭 옆에 놔두세요. 생각나 면 바로바로 적을 수 있게요. 그러니까 이 연대표는 자서전 전체로 보면 개요에 해당하는 것이면서 아이디 어나 메모에 해당하는 역할도 하는 것이었다. 어머니들은 자서전을 쓰는 동안 그 뼈다귀 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들고 다니셨지만 사실 이 연대표의 역할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문자에 친숙한 분들이 아니어서 종이에 메모를 하기보다 는 머리로 기억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수업 자체가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그와 관련된 내용의 이야기를 떠올리면 바로 그리 넘어가는, 비교적 자유로운 방식이어서 연대표가 아이디어 생성의 역할도 크게 하지는 못하였다. 연대표의 형태를 달리할 필요도 있었다. 역사 연대기처럼 오픈된 형태가 아니 라 아예 칸을 만든다면 글을 길게 쓰시지도 않을(못 할) 것이고, 메모 기능도 효 율성을 높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샘플을 보여드리고, 표에 년 도와 나이, 한 일, 이야깃거리 등을 빈칸에 메모하시도록 하였다. 년도 나이 한 일 쓸 이야깃거리 출생. 경상남도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태몽 부산시 초읍동으로 이사 부모님 쌀장사 이 표는 자기 발견을 위한 자서전 쓰기 에 나오는 표를 활용한 것이었는데,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데 이것을 활용한 분들도 계시기는 하였지만, 효과의 미미 30

31 제2장 수업하기 함은 이전의 간략한 연대기와 별다를 바 없었다. 대신 이 연대표는 나중에 자서 전 편집에 필요한 연보를 만드는 데 더 알뜰하게 활용되었다. 31

32 자서전 2 끝말잇기의 추억_ 학습자에 대한 이해 어머니 학교에서 글쓰기를 강의한 지 꽤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답을 찾지 못 하고 있는 문제들은 수도 없다. 그 중 가장 오래고 어려운 과제 중 하나가 학습자 의 특성에 대한 이해인데, 내게는 끝말잇기의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자서전 쓰기에서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어머니들과의 글쓰기 수업과 관련한 핵심적인 고민 중 하나여서 소개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시민 인문학 강좌의 일환으로 어머니학교 글쓰기 수업을 시작했던 나는, 문해 교육 이라고 하는 어휘는 말할 것도 없고, 학습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없이 첫 수업에 들어갔다. 첫 수업에서 어머니들을 만나고 나서야 내가 여태 강의했 던 학습자들과 어머니들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고, 그 결 과, 되도록 쉽고 재미있는 수업을 설계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두 번째 수업에 준비해 간 활동이 끝말잇기 였다. 끝말잇기는 글자를 몰라도 말만 할 줄 알면 가능하며, 놀이와 학습을 겸할 수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 따라서 학습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글쓰기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단어 학습인 데다 게임을 통한 학습 동기 유발 효과까지 동시에 노려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활동이었던 것이다. 나 는 어릴 적 경험과 딸아이 키우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즐겁고 유익한 수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32

33 제2장 수업하기 그러나 결과는 당황스러웠다. 일단, 나는 끝말잇기 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 게 하는 것인지 어머니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테레비 보셨죠? 쿵쿵따, 하는 거.. 쿵쿵따 로 시작되는 끝말잇기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던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들은 대답이 없으셨다. 어머니들에게 텔레비전은 드라마 와 동의어라는 것을 나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애들이 하는 거 보신 적 없으세요? 사과, 과일, 하는 거.? 역시 답이 없으셨다. 생각해 보면 나도 부모님들과 끝말잇기를 해 본 적은 없 었다. 그런데도 내 부모님 또래거나 그보다 연세가 높으신 어머니들이 끝말잇 기를 해보셨을 거라는 근거 없는 추측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실수를 깨달았을 때는 언제나 이미 늦는 법.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예를 들어 가며 최대한 쉽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 드리는 것뿐이었다. 사과, 하면 과로 끝났잖아요. 그러면 과일. 과일, 하면 일 로 끝났으니까 그 다음엔 일기,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나는 글자에 동그라미를 쳐가며 최대한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 그러 고는 연습 시작. 자, 어머니부터, 학교! 학교! 어머니가 나를 따라하셨다. 교 자로 시작되는 단어가 아니라. 나는 처음에 이게 뭔가 싶어 적잖이 당황을 하였다. 교 로 시작하는 단어가 생 각이 안 나서 그러시나? 혹시 내가 따라하시라고 말씀드렸던가? 분명히 따라하 시라고 말씀드린 것 같지는 않은데. 이게 뭘까? 복창. 선생님의 말을 소리 내어 따라하면서 익히기. 내가 어릴 때도 국어를 배 울 때도 했고, 영어라는 낯선 언어를 처음 배울 때도 했던 그 학습법이다. 그렇 33

34 자서전 다. 한글을 배운 지 얼마 안 되는 어머니들에게 복창은 익숙하다 못해 반사적인 반응이었던 것이다. 아니, 어머니. 따라 하시는 게 아니고, 제가 학교 하면, 교실, 이렇게 말씀하 셔야죠. 아 학교, 하면 교실. 이제야 어머니들이 내 설명을 알아들으셨다. 감사! 맞아요! 잘 하셨어요! 정확한 이해에는 바로 칭찬. 이 기세를 몰아 쭉쭉 나가야 한다. 이 때는 우등 생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까 설명할 때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셨던 어머니를 콕 집어 질문을 한다. 자, 어머니, 어머니가 학교 하면 그 다음에는 뭐라고 하시면 돼요? 학교, 하면? 음 잠시 적당한 단어를 생각 중이시다. 그러고는 곧 큰 목소리로 대답하셨다. 교실, 하면! 아! 언제나 학생은 옳다. 학생이 실수를 하는 경우는 선생이 설명을 잘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분명히 그렇게 설명 드렸던 것이다. 학교, 하면, 교실 이라고 말씀하시라고. 그러니 다음 어머니는 교실, 하면 이라고 말씀하시는 게 맞는 것이다. 끝말잇기는 단어만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던 내 책 임이다. 수신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래서 글쓰기에서도 독자 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독자가 누구냐에 따라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의사소통의 대표적인 수단인 글쓰기를 가르친다고 하면서 학습자인 어머 니 를 배제한 채 나의 기준에서 어머니들의 이해와 수준을 상정하고 수업을 준비 하였던 것이다. 학습자의 눈높이와 상황에 맞추어 설명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한 34

35 제2장 수업하기 고민이 빠져 있었다. 어머니들의 특성과 문해교육에 대한 이해 없이 내 방식대 로만 설명하였으니 소통이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뒤늦은 반성과 함께 겨우겨우 끝말잇기에 대한 설명과 연습을 마쳤다. 그리고 다시 시작. 자, 이제 아시겠죠? 이렇게 단어를 말씀하시면 되는 거예요. 단어? 사실은 단어 는 아니다. 명사 라고 말했어야 하지만 그런 실수 따윈 시치미를 떼고, 설명은 귀납적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사과, 오징어, 의자, 뭐 이런 거요. 그리고 얼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어서 다음 설명도 얼버무렸다. 그냥 아까처럼 하시면 돼요. 학교, 교실까지 했어요. 자, 그 다음에는요? 조용한 가운데 한 어머니가 용기 있게 외쳤다. 실! 무슨 뜻인지 몰라 나는 잠깐 당황하여 되물었다. 실이요? 실이요, 실. 바느질 할 때 쓰는 실. 아, 교실이 실 자로 끝났으니 실 로 시작되는 명사를 말씀하신 것이었다. 어머 니는 정확했다. 또, 내 실수였다. 두 글자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빠뜨렸던 것 이다. 어머니 죄송해요. 제가 말씀 드리는 걸 까먹었어요. 두 글자 이상이어야 돼 요. 목, 눈, 뭐 이렇게 한 글자는 안 돼요. 실수가 끝이 없었다. 어머니들은 언제나 정확하게 이해하시고, 맞게 하시는데 번번이 내가 틀린다. 이런 죄송한 일이. 이번이야말로 마지막 실수라고 생 각하고 다시 시작을 했다. 자, 다시 할게요. 실 로 시작하는 거, 다른 거 한번 말씀해 보세요. 실례합니다. 35

36 자서전 아! 끝나지 않는 나의 실수에, 나는 더 이상 나의 오류를 고백할 용기가 나 지 않았다. 나는 마침내 교사적 양심을 포기하고 말았다. 잘하셨어요, 어머니! 실례합니다, 좋아요! 자, 어머니 다 로 시작하는 말! 시 로 끝나면 시원하다, 배 로 끝나면 배고프다, 심지어 아 로 끝나면 아름 다운 을 외치시는 경우도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예외적인 상황은 끝도 없었는 데 그 상황들을 다 어떻게 넘겼는지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원래 나의 수업 계획은 1차시에는 끝말잇기를 하고, 2차시에는 끝말잇기에서 나온 단어들로 짧은 문장 쓰기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날 두 시간 내내 끝말잇기를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2차시가 끝나갈 무렵에서야 어머니들은 끝말잇기를 하는 방법을 어렴풋이 이해하시는 듯하였지만 그날 수업은 그렇게 부끄러움과 아쉬움을 남긴 채 마무리되고 말았다. 나중에 활동가 선생님에게서 들은 바로는 그 뒤로 학교에서 끝말잇기가 유행 을 했다고는 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끝말잇기는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내 실수의 핵심은 학습자에 대한 몰이해였다. 나는 내 방식으로, 나의 언어 로 만 설명을 하면서 어머니들을 이해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너무나 열심히 설명을 듣고, 정확하게 이해하시고, 진지하게 활동을 하셨던 어머니들께 참 죄송스러운 일이었다. 교수자는 학습자의 지적 특성과 단계는 말할 것도 없고, 학습자의 배경, 경 험, 심리 사회적인 특징 등을 분석하여야 한다. 학습자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수업이 설계되어야 학습자에게 최적화된 학습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 이다. 내가 어머니들을 위한 수업을 준비하기 전에 문해학습자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런 터무니없는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러 한 이해가 이론과 지식만으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고민과 그러한 고민이 반영된 수업 설계는 잊지 말자는 것이 나의 깨달음이고 다짐이다. 36

37 제2장 수업하기 사족 : 이 글을 쓰면서 든 생각인데, 끝말잇기보다는 꼬리따기 가 어머니들에 게는 더 이해가 쉽고 친근한 활동이었을지 모르겠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와 같은 놀이 동요는 어머니들도 아이들을 키우 시면서 많이 들으셨을 것이고, 민요로도 꼬리따기 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고향이 지방이건 서울이건 어렸을 적에 한 번쯤은 들어 보신 적이 있 을 것이다. 또한 문학적 감수성이나 언어적 재능이 뛰어난 분들이 많은 어머 니 학교 어머니들에게는 꼬리따기 처럼 운율을 활용하여 언어적 감각이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훨씬 쉽고 재미난 활동이었을 수 있다. 언제 한번 해 보아야겠다. 37

38 자서전 3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들_ 수업의 주체 대학 강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조별 토론을 시키고 조마다 돌아다니면서 이야 기를 듣는데 학생들이 꽤 토론을 잘한다. 한 조에 끼어서 흐뭇하게 듣고 있는데 한 학생이 나를 경외의 눈빛으로 쳐다본다. 평소 수업 태도가 매우 좋은 학생이 다. 나는 상냥하게 물었다. 왜? 선생님, 방청객 아르바이트 하셔도 되겠어요. 리액션이 장난 아니세요. 나는 조금 부끄러워져 새침하게 물었다. 이상하니? 아뇨. 재밌어요. 위로가 되지 않았다. 재밌으라고 한 게 아니다. 나도 모르게 학생들의 이야기 에 몰입하고 있었던 것일 뿐. 이게 다 어머니학교 자서전반 수업 때문이다. 나는 원래, 학생들의 발표 내용을 듣고 나면 그 발표 내용의 핵심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잘 정리해 주는 선생이었다. 학생이 혹시라도 틀린 내용을 말하면 바 로 친절하게 교정을 해 주면서 올바른 지식을 가르쳐 주는 선생이었다. 손석희 정도는 아니어도 학생들 간의 토론에서는 칼 같은 진행자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문제점을 짚어내어 명확하게 지적을 하기도 했었다. 그랬었다. 어머니학교 자서 전반 수업을 하기 전까지는. 자서전반 수업은 가르치는 게 없다. 고향이니 행복했던 순간이니 하는 수업 38

39 제2장 수업하기 주제가 있고, 그 수업 주제에 따라 어머니들이 옛날이야기를 하시는 것이 수업의 전부다.(쓰기는 숙제다. 수업 시간에 이야기했던 내용을 집에 가서 써 오시면 된 다.) 그래서 선생인 나는 수업 시간에 할 일이 없다.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기 만 하면 된다. 수업 시간에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리액션을 하는 일 정도인 데, 이것도 어머니들께 배운 것이다. 맞어 맞어 맞어 맞어. 어머~~~~. 어머어머어머. 힉! 그래서 그래서? 어머 어뜩해, 어뜩해. 중요한 팁은 격한 공감과 감탄사 연발. 처음에는 나도 내가 계획한 대로 수업을 만들어 나가려고 했다.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정리하여 수업 주제와 연결시키기도 하고, 삼천포로 빠지는 어머니들 의 이야기들을 중간에 끊기도 하면서 수업 주제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자서전이란 무엇인가, 자서전에는 어떤 내용들을 써야 하는가, 잘 쓴 글이란 어 떤 것인가, 심지어 서사와 묘사까지, 이론적인 설명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진 행 이나 지식 전달이 어느새 불필요한 것이 되어 버리면서 나도 어느새 어머니들 처럼 리액션을 하고 있었다. 서사는 결국 이야기다. 자서전 쓰기는 자기 이야기 를 펼쳐 놓는 것이고, 그러자면 이야기를 들어주는 청자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 청자의 역할을 어머니들에게서 배웠다. 리액션을 한다는 것은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감정을 공유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청자가 나와 같은 마음으로 내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 준 다면 이야기하기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다르다고 하지만 어머니들은 말씀하신 내용을 글로 잘 써 오신다. 그러니 자서전을 한 번도 써 본 적 없는 나로서는 모쪼록 말씀을 많이 하시도록 맞장구를 치는 수밖에. 수업이 끝나면 어머니들은 계면쩍어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아유, 쓸 데 없는 얘기만 했어. 선생님 말씀하셔야 되는데. 39

40 자서전 어머니들에게 학교란 모름지기 무엇을 배우러 가는 곳이며, 선생님은 그 지식 의 전달자다. 아침에 학교 가는 자녀들에게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라는 당부를 늘 해 오셨을 어머니들로서는 수다만 떨다 끝나는 수업이 낯설고 당황스럽다.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 들어도 모자랄 판에 내내 쓸 데 없는 신세 한탄으로 수업 시간을 허비하다니 선생님한테 미안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 게 다가 그 신세 한탄의 주범이 자신일 때는 더더구나 면목 없는 일이다. 그래서 자꾸 당신도 말씀을 줄이려 하시고, 다른 어머니가 말씀을 많이 하신다 싶으면 눈치를 주시기도 한다. 아니에요, 잘하셨어요. 글 쓰셔야 하는 분이 어머닌데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게 당연하죠. 말씀 많이 하세요. 이야기하기라는 낯선 수업 방식에 익숙해지시는 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 말씀을 많이 하셔야 글 쓸 꺼리도 생겨요. 오늘 말씀하신 거 다음 시간까지 써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선생이 그렇다니 그러려니 여기고, 써 오라니까 써 가기는 하는데 다음 시간에 도 서로 웃고 수다 떨다가 수업은 끝나고 만다. 선생은 맞장구만 치고 도통 뭘 가 르쳐 줄 생각은 않는데 자서전은 어떻게 쓴다는 건지 걱정은 되지만 이야기를 하 다보면 에라 모르겠다, 이야기에 빠져 든다. 말도 마, 나는 더 심했어, 더 심해. 그 얘기 하니까 생각나네. 너나 할 것 없이 이야기가 술술 풀린다. 그러다 보면 니 맘이 내 맘이고 내 맘 이 니 맘이다. 아이고, 어쩌믄 좋아. 하늘이 무너지지, 하늘이 무너져. 어머머머, 어뜩해, 어뜩해. 선생이고 학생이고 할 것 없이 얘기하는 사람 듣는 사람이 같이 울고 같이 손 뼉을 치며 웃는다. 교실이 아니고 사랑방이다. 나는 그 사랑방의 손님이다. 주인은 어머니들이다. 40

41 제2장 수업하기 4 선생은 거들 뿐_ 맞춤법 어머니들이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명백하다. 받침을 잘 몰라서. 나는 받침을 매우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는 어렵다. 받침 때문이 아니라고, 받침은 중요하지 않다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어머니들은 믿지 않으신다. 맞춤법 원래 어려워요. 맞게 쓰는 사람 거의 없어요. 그냥 쓰시면 돼요.. 대답 없음. 믿을 수 없다는 무언의 항변임을 알기에 나는 좀 더 강한 어조로 말 씀드린다. 나중에 고치시면 돼요. 어머니들이 맞춤법 다 맞게 쓰시면 제가 왜 필요하게요? 말은 맞는 말이나 그래도 나는 아직 배고프다, 는 것이 어머니들 머릿속 생각 이다. 어머니들에게 믿음과 확신을 심어드리지 못해 초조해진 나는 주절주절 덧 붙인다. 맞춤법 하나도 안 틀리는 사람 거의 없어요. 시인이나 소설가들처럼 글 잘 쓰 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 사람들도 맞춤법 틀려요. 어머니들은 설마, 하는 표정이다.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출판사에 가면 맞춤법 전문으로 고치는 사람이 있어요. 시인이나 소설가도 책을 내려면 그 사람들이 맞춤법을 고쳐야 한다니까요. 어머니들도 맞춤법 생각 하지 마시고 그냥 쓰세요. 맞춤법은 제가 나중에 다 고쳐 드려요. 41

42 자서전 어머니들은 고개를 끄덕이시기는 하나 낯빛은 아직 어둡다. 선생이 영 거짓말 을 하는 것 같지는 않으나 마음은 여전히 개운하지 않은 탓이다. 머리로는 이해 가 되지만 마음은 아직 미심쩍음을 버리지 못하셨다. 받침이 탁 막히면 그거 신경 쓰느라고 내가 뭔 말 할라고 했는지도 까먹는다 니까. 받침에 대한 미련은 말 그대로 초지일관이다. 선생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 다고 해도 믿는 분들이 그 받침에 대해서만은 왜 그리 선생 말이 못 미더우신지. 그러면, 모르는 글자는 그냥 동그라미를 쳐 놓고 넘어 가세요. 나중에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그러면 다 동그라미게? 무슨 말인지 몰라. 호호호. 나름 좋은 해결책이라고 내 놓았으나 어머니들에게는 여전히 맞춤법은 높고 높은 산이다. 그나마 웃음으로 승화되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를 몇 년을 다녔는데도 아직도 받침을 모른다는 한탄과 절망이 자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선생님이 만날 가르쳐 줘도 또 까먹고, 또 까먹고. 머리가 돌이야. 내가 영어 단어를 외우면서 가졌던 자책과 똑같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서 나 는 결국 영어를 포기했었으면서도, 짐짓 비장한 표정으로 어머니들에게 묻는다. 어머니들, 글 배우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같은 반에서 공부하시는 비슷한 수준이라도 대답은 가지각색이다. 이제 한 1년 나는 5년. 아이구, 나는 8년인데도 아직도 몰라. 어머니들의 초조함이 점점 고조된다. 나는 정공법을 쓴다. 저는 한글 배운 거, 초등학교부터 쳐도 40년이 넘었어요. 그래도 모르는 거 있어요. 어머니들 40년 될라믄 얼마나 더 배우셔야 돼요? 선생도 모르는 게 있다는 말에는 설마 하시면서도 40년 이라는 수치에는 더 말 42

43 제2장 수업하기 씀을 하시지 못한다. 학습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줘도 모자랄 판에 절망과 포기를 안겨주는 것으로 맞춤법에 대한 길고 힘겨운 논란을 겨우 일단락 짓는다. 글쓰기에서 맞춤법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말이기는 하 지만 실제 학습자들이 체감하는 절박함은 다를 수 있다. 뭐 이런 걸까? 돈 많다 고 행복한가요, 몸 건강하고 마음 편한 게 제일이에요, 라고 말하는 부자들의 행 복론과 별다를 바 없는 것? 당장 배고픔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무소유 의 미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가진 자의 여유일 수 있다. 집어 치워라, 너는 배가 부르니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 너라면 굶어 죽어가면서도 무소유의 미덕을 말할 수 있 느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어쨌든 우리가 할 일은 글을 쓰는 일이지 맞춤법을 정확히 쓰는 일이 아닌 것 은 명백하다. 그래서 맞춤법 별로 안 중요하다니까요, 라고 우격다짐으로 자꾸 주입식 교육을 하고, 맞춤법 무시하고 일단 글을 쓰시도록 막무가내로 종용한다. 그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므로. 그 길이 얼마나 험하고 어려운지 나 로서는 알 길이 없으며, 어머니들의 능력이나 개성에 따라서 차이도 크다. 그러나 놀랍게도 어머니들은 그러한 문제들을 극복해 나가신다. 어떻게 그러실 수 있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자서전 쓰기가 끝나고 나면 맞춤법을 많이 배웠 다고도 하시고, 맞춤법 틀려도 막 쓸 수 있게 되었다고도 하시니 그런 줄 알 뿐. 글쓰기는 노동이다, 라고 한다. 노동이라는 게 그렇다. 기계가 하면 빠르고 정확한데 인간이 하면 효율도 정확도도 떨어진다. 기계와 유사한 정확도를 얻 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지루하고 힘든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 다. 일견 무의미해 보이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인간의 노동은 노력한 만큼의 정 교함과 공교함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노동은 정직하다. 그리하여 노동은 기계 따위는 범접할 수 없는 정교함과 가치를 만들어 내고야 만다. 인간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물건이 예술품 이라는 이름으로, 기계가 찍어낸 제품 과는 차원을 달리하게 되는 지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수공예품의 정교함과 예술성은 기계가 죽었다 깨나도 흉내낼 수 없다. 그 속에는 지루할 만큼 오랜 시간과 그 시간이 43

44 자서전 담고 있을 좌절과 인내, 노력과 끈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들의 글 쓰기는 중간에 포기하거나 얕은 꾀를 부리지 않는, 정직하고도 고된 노동의 산 물이다. 결국, 한 발 한 발 산을 넘는 것은 어머니들이다. 선생인 나는 거들 뿐. 44

45 제2장 수업하기 5 책 보따리_자존감 수업을 마치고 가방을 싸는데 한 어머니가 보자기를 꺼내시더니 책과 공책을 정성스럽게 꼭꼭 싸시는 것이었다. 어머니 가방? 풋, 하고 웃으며 내가 물었다. 광목 천에 책을 싸서 허리나 어깨에 둘러메고 다녔다는, 책 보따리 세대가 바 로 우리 어머니들 세대다. 설마 보자기를 허리에 두르고 가시지는 않겠지만 가 방이 흔해 빠진 시대인데도 옛날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계신 것이 그냥 지나쳐 지지 않았다. 거기에 묘한 동지의식도 보태졌다. 보자기는 어머니들의 영원한 필수아이템 이다. 보자기는 부피가 적어 휴대가 간편할 뿐만 아니라 무거운 것을 싸는 데에 도 제 격이다. 김치가 가득 든 통을 쌀 때나 무거운 책을 여러 권 쌀 때 보자기를 이용하면, 절대 터지거나 찢어지는 법이 없다. 물건 크기에 맞추어 포장과 이동 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보자기의 중요한 장점이며 깨끗하게 세탁을 하면 새것처 럼 다시 쓸 수도 있다. 요컨대 보자기는 편리하고, 가볍고, 튼튼하며, 친환경적이 기까지 한, 실로 놀랍고 위대한 발명품이다. 나도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보자기를 써 보니 그 효능과 편리함이 종이가방이나 비닐 가방에 댈 것 이 아니다. 보자기의 무한한 효용과 매력에 눈뜨면서 보자기를 애용하기 시작한 나로서는 공통의 기호를 가진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동질감이랄까, 그런 것이 느 45

46 자서전 껴져 반가웠던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대답은 전혀 달랐다. 볼까봐. 조심스러운 변명이었다. 학교에 다니는 일이 평생의 소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학교에 다니는 일은 어머니들의 현재 삶에서 가장 우선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들은 학 교에 다니는 것을 숨기시는 일이 많다. 어머니 학교 다니는 거 식구들 몰라요? 딸은 아는데, 사위한테는 부끄러워서 내가 말 안 했어. 그게 무슨 마음인지 알 것 같았지만 일부러 토를 달았다. 안 보여 주시면 되죠. 사위가 장모 가방 검사할라구요? 그래도 혹시 가방을 열다가 보이면 어떡해?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어머니는 책 보따리 를 가방에 넣으셨다. 나는 자신감을 자지셔라, 당당해지셔라 따위의 말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어 쩌면 자존감의 문제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 었다. 어머니들은 처음에는 못 배운 것, 늦은 나이에 학교에 다니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시지만 학교에 다니시면서 그러한 생각들은 차츰 달라진다. 이유는 여러 가 지다. 정규반 선생님들의 꾸준하고 지속적인 자존감 고양 프로그램에 힘입은 것 이기도 하고, 어머니들 실력이 조금씩 쌓이면서 나도 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이 생 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어머니들은 가까운 사람들은 물론이고, 가족의 경우라도 사위나 며느리에게는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위나 며느리가 알게 되면 사돈에게 전해질 수 있는 일이고, 그렇게 되면 아들이나 딸이 못난 부모 를 두었다고 부끄러움을 겪게 될 것을 염려하시는 것이었다. 어머니들이 못 배운 것을 감추시는 이유는 스스로 부끄러워서이기도 하지만, 자식들이 그 일로 인해 흠을 잡히는 것을 걱정하시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46

47 제2장 수업하기 어머니들의 낮은 자존감도 우리의 당면 과제이기는 하지만 어머니의 자존감 만으로 해결이 되지는 않는, 사회적 편견도 분명 문제다. 어머니들만 자존감을 가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데도 어머니들한테만 자존감을 가지셔라 강요하는 것은 자칫 어머니들에게 또 다른 폭력일 수 있지 않을까 하 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는 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니 어머 니들을 바꾸는 것이 좀 더 빠를 것이었다. 그런 차원에서, 어머니들의 자존감이, 세상의 편견을 깨는 첫 망치질이 될 수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래서 나는 다음 수업 시간에 내가 가진 옷 중 제일 좋은 옷을 입고 갔다. 내 가 가진 유일한 패물인 진주 반지와 목걸이도 하고, 공들여 화장도 했다.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어머니들께 물었다. 저 오늘 어때요? 신경 좀 썼는데. 예뻐요. 어머니들이 웃으며 대답하셨다. 그러나 억지 대답은 아니다. 고양이 얼굴에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와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똑같이 대답하실 분들 이다. 나는 좀 더 집요하게 물었다. 저 오늘 좀 교수 같지 않아요? 아이구, 예. 뭐 그렇게 당연한 말을 묻느냐는 듯 어머니들이 대답하셨다. 어머니, 교수는 누구 가르쳐요? 대학생이요. 그럼 어머니들은 교수한테 배우시니 대학생이겠네? 이런 걸 유도 심문이라고 하나? 어머니들은 말려든다 싶으셨던지 다음 대답이 없으셨다. 제가 오늘 제일 비싸고 좋은 옷을 입고 왔어요. 어머니들도 앞으로 학교에 공 부하러 오시는 날은 좋은 곳에 나들이 간다 생각하시고 좋은 옷 입고 화장도 예 쁘게 하고 오세요. 그리고 남들이 어디 가냐고 물으시면 대학교 교수님한테 공 47

48 자서전 부 배우러 간다고 하세요. 나는 좀 세속적으로 접근했다. 어머니 또래 중에 대학 다닌 사람이 얼마나 되며, 교수한테 공부 배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런데 어머니들은 교수랑 공부를 하신단 말이지. 어머니들은 나의 의도를 이해하시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요새 문화센터니 복지관이니 뭐 다들 그런데 다니잖아요. 백화점 문화센터에 노래 배우러 가는 거랑 어머니들 학교 다니는 거랑 별 다를 거 없어요. 늦게라도 배우는 게 훌륭한 일이지 부끄러운 일인가? 그러니까 내가 학교 다니는 거 남들 이 알면 어쩌나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그러시지 마세요. 우리가 학교에서 글자만 배우나? 노래도 하고, 연극도 하고, 자서전도 쓰고 남들 안 하는 거 막 하는데 뭐. 그러니까 글자 배우러 한글학교 간다, 생각하지 마시고, 백화점 문화센터 다닌 다, 생각하고 다니세요. 아셨죠? 네! 우리 어머니들의 호응과 반응은 최고다. 어머니들은 약속대로 다음 시간부터 는 좋은 옷을 입고, 화려한 브로치나 모자 등을 쓰고 오시기도 했다. 한동안 우리 는 수업 시작 전에 서로의 옷차림을 칭찬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단순한 옷차림의 변화가 어머니들의 자존감 향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을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어머니들의 마음의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출 발점이다. 이것은 마치 자서전 쓰기가 자존감 향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서전을 써 보자는 어머니들의 결심과 시도가 어머니들의 자신감 획득에 중요 한 출발점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머니들 삶의 무게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 오시는 어머니 들의 발걸음이, 어머니들의 책 보따리가, 가벼웠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공자님도 말씀하셨다. 아는 것은 좋아하느니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 만 못하다고. 나는 어머니들이 처절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학교에 오시지 않았으 면 좋겠다. 봄 나비처럼 예쁜 옷을 차려 입고, 팔랑팔랑 가볍게, 즐거운 마음으로 48

49 제2장 수업하기 학교에 오셨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어머니들이 여태 지고 오신 삶의 무게도 덩 달아 그렇게 가벼워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철없는, 주제넘 은 생각일까? 49

50 자서전 6 연애? 과학?_ 편견 앞에서 어머니들에 대한 세상의 편견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였는데, 놀랍게도 그 편견은 나에게도 존재했다. 자서전 쓰기 수업은 보통, 1강에서 왜 자서전을 쓰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 2 강에서 연대기와 함께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지 대충 큰 흐름을 잡고 난 다음 3강부터는 주제별 수업을 시작한다. 수업 주제는 회기마다, 상황에 따라 유 동적인 편이다. 보통은 1, 2강에서 어머니들의 성격이나 특징을 대강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수업 주제를 조정하고 구성한다. 이야기가 풍부한 어머니들의 경우 에는 가장 행복했던 일 이나 가장 슬펐던 일, 고향 정도의 주제가 좋은데, 말씀 을 잘 안 하시는 어머니들이 많아 이야기를 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시집 살이 나 자식 자랑 처럼 좀 더 구체적인 주제를 드리기도 한다. 수업 진행 상황에 따라 주제를 변경하거나 삽입하기도 하는데, 너무 힘들고 슬픈 이야기만 계속하 신다 싶으면 자랑거리 를 생각해 오시라고 해서 자랑하기 를 주제로 삼기도 하 고,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을 가지고 오시라고 해서 그 사진을 가지고 행복했던 이야기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그런데 한번은 대놓고 연애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결혼을 주제로 이야기를 했었다. 연세 드신 분들이라 그 세대는 대충 중매 결혼이려니 여겼던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부분 연애 경험이 있으셨고, 그 이야기가 나도 어머니들도 그렇게 재미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연애 이야기 50

51 제2장 수업하기 를 해보자 싶었던 것이다. 연세가 여든이 넘은 어머니가 한 분 계셔서 연애 가 아닌 청춘 으로 다소 수위 를 완화하였다. 주로 연애를 주제로 이야기를 끌어내되 연애 경험이 없으시다면 젊었던 시절 추억이라도 이야기하시라는 배려 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옛날 분 이라 연애에 대해 할 이야기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나이 든 할머니는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만큼이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내가 말이라도 한 번 붙여 봤으면 지금 이리 애통하지는 않을 건데. 먼저 말씀을 꺼내신 분은 다름 아닌, 여든 넘은 어머니셨다. 처자가 마음에 들 어 그 부모님을 뵈러 왔던 남자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 후, 처자의 방을 찾았다. 부끄러워 고개도 못 들고 바느질만 하고 있던 처자에게 남자는 자기 마음은 혼인 을 해서 함께 광주로 떠났으면 좋겠노라고, 모월 모일 광주로 떠날 계획이니 마 음이 있거든 연락을 달라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다. 그러나 부끄러움 많은 처 녀는 대답은커녕 뭘 어째야 좋을지 몰라 고개도 들지 못했다.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젊은 처자는 그렇게 남자를 놓치고 말았다. 그 뒤로 못 보셨어요? 내가 물은 게 아니다. 옆에서 듣고 계시던 어머니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 으신 것이다. 못 봤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60년은 족히 넘었을 옛날, 어머니의 그 감정이 무엇인지 나는 확인하고 싶었다. 딱 한 번 본 사람인데? 별 일도 없었구만 그렇게 생각이 나세요? 응. 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하더라고. 꼭 한 번만 보고 싶고. 만나서 뭐하시게요? 그 할아버지도 결혼하셨을 건데. 나는 공연히 어깃장을 놓았다. 그냥 살면서 우리 아저씨 속 썩이고 그럴 때마다 문득문득 생각이 나더라고. 내가 지금만큼 용기가 있었으면 광주 따라 갔을 거인데, 광주로 갔으면 내가 고 생을 덜할까, 그런 생각도 들고. 51

52 자서전 지금 만나면 알아보시겠어요? 부끄러워 고개도 못 들었다면서 얼굴은 보셨어 요? 짝꿍 어머니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셨는지 웃으시면서 물었다. 그런데 어머니 의 대답은 다소 뜻밖이었다. 기억나지. 얼굴이 미남자는 아니라도 둥글둥글 순하고 점잖게 생겼어. 내가 딱 한번 이렇게 슬쩍 봤는데도 잊혀지지가 않는다구. 어머니는 정말 60년 전 그 얼굴이 환히 기억나시는 듯했다. 어머니 말씀대로 삶의 굽이굽이 그 얼굴을 추억처럼 펼쳐보면서 그리움으로 간직하신 듯했다. 첫눈에 반하셨네. 첫눈에 반하신 거네, 그게. 짝꿍 어머니가 손뼉을 치며 말씀하셨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당신 이야기를 꺼 내신다. 나는, 전화가 왔었잖아요. 누구한테? 남자한테? 내 눈이 동그래졌다. 이 어머니들이 안 물어 봤으면 어쩔 뻔하셨는지, 원. 친구의 소개로 만났던 그 남자는 이 어머니를 끔찍하게 아끼셨는데 형제 많은 집의 장남이라는 이유로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하시면서 헤어지게 되었다. 그런 데 어머니가 결혼을 하고 10년 쯤 지난 어느 날, 그 남자한테서 전화가 왔더라는 것이다. 헤어지고 나서 오랫동안 상처 입고 방황했었다고 하면서 한 번만 만날 수 있냐고 하는데 어머니가 부질없는 일이라고 전화를 끊었단다. 그럼 그때까지 그 아저씨는 어머니를 못 잊으신 거예요? 모르지. 그냥 생각이 났는지. 나의 호들갑에도 어머니는 크게 의미를 두려고 하시지는 않으려 애를 쓰시는 듯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다. 근데 그 사람이 나를 정말 애꼈어. 영화를 보러 나가면 옛날에는 버스가 만원 이잖아. 그이가 키가 컸는데 버스를 타면 이렇게 양쪽으로 손잡이를 잡고 그 안 에 내가 쏙 들어가게 해. 길을 가도 꼭 자기가 차도 쪽으로 서고. 나를 그렇게 좋 52

53 제2장 수업하기 아해도 한 번도 나를 어떻게 하려고 하고 그러지도 않았어. 그래서 내가 지금도 생각하면, 그이가 나를 참 애꼈구나, 이런 생각이 들지. 덤덤한 듯 말씀하시는 중에도 그때의 그 설렘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오랫동 안 아름답게 간직해 왔던 그의 따뜻했던 사랑이 새록새록 생각나시는 것 같았다. 아유, 그런 분하고 왜 헤어지셨대요, 그래? 나는 스물 남짓 청년의 순정이 아름다웠고, 그 사랑을 잊지 못하는 중년의 남 자가 안타까웠다. 아냐. 그 사람도 나도 옛날 그 모습이 아닐 걸, 뭐. 안 만나는 게 좋아. 마치 피천득 선생의 수필 인연 에서 피천득 선생과 아사꼬의 사랑처럼, 두 분 의 사랑도 순수해서, 이루어지지 못해서 더욱 아름다운 사랑일지 몰랐다. 피천득 선생과 아사코는 중년의 모습으로 만나 마지막 만남을 후회하였으나 이 어머니는 현명하게도 그 젊은 날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 기억 그대로 간직하고 계셨다. 이 어머니도 환갑을 넘기셨으니 연세가 그리 적지는 않으시다. 그러나 사랑에 나이나 세대가 무슨 상관이랴. 나는 대체 어떤 근거로 어머니들은 연애 에 대해 서는 하실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편견이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한 어머니가 느닷없이 나에게 질문을 하겠다고 하 시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비가 하늘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이건 몰라서 묻는 질문이 아니라 문제제기를 하는 질문이다. 하늘 에서 내리죠. 나는 약간 머뭇거리며 대답을 했다. 아니지. 내가 생각할 때는 그게 아니여. 하늘에서 그냥 비가 내리는 게 아니 라 비구름이 삭 몰려와야 그 구름에서 비가 내린다고. 하늘은 아무 것도 없는데 거기서 어떻게 비가 내리냐고. 매우 과학적이고 정확하신 설명이었다. 아직 어머니 질문의 의도를 알지 못하 53

54 자서전 는 나는 겨우 맞장구를 칠뿐이었다. 그렇죠. 맞아요, 어머니 말씀이. 하늘이 아니고 구름에서 비가 내려요. 나는 그런 게 궁금해. 이게 지구가 돈다고 허는데, 우리가 볼 때는 가만히 있 다고. 달도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고 해도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데, 달도 돌고 해도 돈다고 하더라구. 그러면 서로 안 부딪히나? 어머니의 궁금증은 끝이 없었다. 밤과 낮이 왜 생기는지, 왜 사계절이 생기는 지, 일식과 월식은 왜 생기는지. 나는 내가 아는 수준에서 대충 설명을 해 드렸지만 과학에 대한 어머니의 호 기심은 그칠 줄 몰랐다. 나는 어머니들이 과학에 대해 궁금해 하실 거라고는 대체 왜 단 한 번도 생각 해 본 적이 없을까. 연세 드신 분들이라서? 그래서 어머니들은 과학보다는 미신 에 더 관심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을 했을지 몰랐다. 혹은 어머니들이 남자가 아 니라 여자라서? 남자는 의사, 여자는 간호사와 같은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내가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다. 혹은 어머니들이 제도 교육을 받지 못한 분들이라 서?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는 학교 교육을 통한 과학적 지식이 바탕이 되어 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나는 완전히 편견덩어리였고, 그 왜곡된 눈으로 어머니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과학적인 질문을 내게 퍼부으셨던 그 어머니는 아이러니하게도 시를 잘 쓰시 는 분이다. 그 재치와 상상력의 범위는 늘 우리의 상상을 능가하여 시 선생님마 저도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드시는 분이다. 그 놀라운 창의력의 소유자에게 늙 은 사람이라는, 여자라는, 제도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라는 굴레를 내가 마음대 로 씌워 놓다니. 그러고도 나는 세상의 편견을 비판하고, 자유로운 글쓰기를 운 운했던 것이다. 부끄럽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질문 이다. 질문하지 않으면 답도 없고, 사유 또한 없다. 생각이 없는데 글이 있을 수는 더더욱 없다. 나에 대한 질문을 통해서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 주체적인 비판정신으로 세상에 대해서도 질 54

55 제2장 수업하기 문을 던져야 한다. 그래서 펜은 총칼에 맞서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편견이 나 고정관념은 글쓰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 요소다. 우리로 하여금 어떤 사실을 당연히 받아들이도록, 질문이 필요 없도록 조종하고 세뇌하는 것이 편견 이고 고정관념이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나는 그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 다. 나이든 옛날 여성들은 연애 따위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그런 감정은 이 미 무뎌져 의미 없는 것일 거라는, 과학이나 논리는 젊은 사람에게만, 남성에게 만, 제도교육을 통해 훈련된 이들에게만 관심 분야일 거라는 이런 편견들. 앞으 로 나에게 얼마나 더 많은 편견이 있을지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어머니들은 내가 모르는 내 안의 편견을 얼마나 더 시원하게 깨주실지, 그러면서 얼마나 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실지 기대 가 된다. 참고로, 과학에 관심 많으셨던 그 어머니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버킷리 스트 중 하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만리장성에 가서 멋진 남자와 찐하게 키스를 하는 것이다. 55

56 자서전 7 이 어머니들의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인가 _퇴고하기 어머니들의 글쓰기는 늘 놀랍다. 글쓰기를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샘이 날 정도 로 문학적 감수성과 필력을 타고난 분들도 많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어머니들 은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능력을 보이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늘 내가 어머니들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하고 염려한다. 퇴 고가 그 중 하나였다. 퇴고는 쉽지 않은 능력이다. 우선, 좋은 글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기준 을 가지고 글을 비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판을 바탕으로 글을 고치 는 것은 더더구나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어머니들이 퇴고를 하시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퇴고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수업은 항상 피드백 된 지난 과제 를 돌려드리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어머니들 과제에 잘못된 어휘나 문 장을 내가 고쳐서 돌려드리는 정도였다. 수업 시간에는 고친 과제를 읽어 드리 면서 표현이나 내용 부분에서 칭찬을 해 드리고, 궁금한 것은 여쭈어 내용을 확 인하기도 했다. 첫 회기의 어머니들은 소리 나는 대로 글자를 쓰시는 경우가 많 아 글만 보아서는 내용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내용이 생략되어 서 이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이건 무슨 말이에요? 여기에 나오는 할머니 할아버지 누구예요? 56

57 제2장 수업하기 아, 내가 잠깐 남의 집에 가서 살았던 때가 있었어요. 몇 살 때요? 뭐 한 일고여덟 살 됐나? 애를 보러 갔지. 근데 그렇게 일을 시키더라구. 아, 그러면 이 앞에 그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고, 이걸 새로 써야 돼? 다 틀렸나 싶어 난감하신 표정이시다. 아니, 새로 쓰실 필요 없구요, 여기 이것만 봐서는 어떻게 된 건지 모르잖아 요. 그러니까 조금 전에 어머니가 설명하신 내용을 요 사이에 쓰시면 돼요. 여기다? 안색이 아직 어둡다. 그러한 설명을 더 쓸 만한 여백이 없었던 것이다. 여기는 종이가 모자라니까 다른 종이에 써 오세요. 그러면 제가 나중에 컴퓨 터로 정리할 때 이 글이랑 이어지게 붙여 놓을 게요. 이 내용이 있어야 다른 사람 이 읽어도 이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다음 시간에 다른 종이에 내용을 더 써 가지고 오시면 나는 그것을 이전 글과 합쳐 하나의 글이 되게 편집해서 다시 읽어 드렸고, 완성된 글에 어머니도 흡족 해 하셨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어머니들은 글을 읽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 분은 서로 묻기 시작하셨다. 이게 무슨 말이야? 사탕공장은 그럼 그만 둔 거야? 그렇지. 거기는 그만 두고 나와서 여기는 다른 데야. 그럼 그 얘기를 써야겠네. 여기다. 사탕공장 그만 두고 딴 데 갔다고. 이렇게, 고쳐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 주시기도 하셨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합평 시간을 가졌다. 나의 일방적인 피드백을 통해 어머 니들의 글을 비평하던 방식을 바꾸었다. 어머니들이 과제로 써 오신 글을 복사 해서 모두 나누어 갖고, 함께 읽으면서 칭찬할 만한 부분과 고쳐야 할 부분을 이야기하기로 한 것이다. 먼저, 과제로 써 온 글을 소리 내어 읽으시도록 했는데, 읽으시다가 스스로 잘 57

58 자서전 못된 부분을 발견하시기도 하셨다. 아이고, 여기 말했다 라고 써야 하는데 했 이 빠졌네. 어머니들은 소리 내어 읽으면서 퇴고하는 방법을 그렇게 스스로 터득해 나가 셨다. 읽기가 끝나면 서로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비평을 말씀하시도록 했는데 작품 을 보는 눈은 어머니나 나나 비슷했다. 재밌네. 딱 부러지게 잘 썼네. 딱 맞는 속담을 그렇게 잘 쓰셔. 아유, 어쩌면 그렇게 눈에 환히 보이게 쓰셨대? 전체적인 감상부터 표현에 대한 부분까지 어머니들의 평가는 정확했다. 세부적인 강평은 나의 몫이었다. 주로 어머니들의 개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피드백을 하였다. 어머니는 사투리가 참 좋아요. 보통은 표준말만 쓰는데 어머니는 이 사투리 가 구수하고 좋아서 이 표현 그대로 책에 실을 거예요. 이게 어머니 개성이에 요. 하늘에 비행기가 까마귀 떼처럼 날아다니고 했다 이 부분, 와, 하늘에 비행 기 날아가는 걸 어떻게 이렇게 표현하실 생각을 하셨대요? 아주 많이, 새까맣게 날아왔다 뭐 이렇게 설명을 하는 것보다 까마귀 떼처럼 날아왔다 고 하니까 무 슨 얘긴지 대번에 알 수 있잖아요, 이걸 묘사라고 하는 건데요, 어머니는 이런 묘사를 아주 잘하세요. 어머니는 달랑달랑, 소곤소곤 이런 표현들이 참 좋아요. 이게 모양이나 소리 를 나타내는 표현인데 그냥 죽 설명만 하는 것보다는 이런 표현을 섞어서 쓰면 글이 더 재미있어지죠. 좋아요! 어머니는 이야기가 술술술 나와서 글을 읽는 게 아니고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요. 여차저차 이야기 순서에 맞게 아주 자세하게 잘 이야기를 하세요. 어머 58

59 제2장 수업하기 니의 장점은 이거야. 말씀을 잘하시니까 글도 잘 쓰시네. 좋은 글의 기준들이 어머니들의 글을 통해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었다. 어머니 들은 자신의 장점을 살려 글을 쓰려고 노력하시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부러워하기도 하셨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의 글에 도 다른 사람의 장점을 활용하는 지혜를 보이기도 하셨다. 자서전 수업이 중반으로 접어들 때쯤 퇴고가 한 번 더 이루어지기도 한다. 자 필로 원고를 쓰다 보면 자서전이라는 단행본을 집필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실 감하기 어렵고, 자신이 얼마나 썼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써야 하는지도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래서 자서전 수업 중반부쯤에는 중간 점검 시간을 두어 어머니 들이 여태 쓰신 글들을 가편집하여 보여 드린다. 같은 글이라도 종이에 쓴 글보 다는 활자화되어 나온 글이 훨씬 짜임새 있어 보이는 법이다. 어머니들은 당신 이 여태 하신 일들을 보고 놀라기도 하시고, 뿌듯해 하시기도 하시면서 새로이 기운을 얻으신다. 따라서 이 중간 점검은 어머니들이 얼마나 잘하고 계신지, 지 금 하고 계신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확인시켜 드리고, 정리된 내용을 검토 하시면서 빠진 내용이나 더 써야 할 내용이 없나 점검을 하시도록 하는 것이 목 적이다. 어머니들 대부분은 여태까지의 작업을 확인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보통 이다. 원래 퇴고가 목적은 아니므로 퇴고를 주문하지 않는데, 그런데도 읽다가 걸리는 부분을 스스로 고쳐 오시기도 한다. 원고를 다 쓴 뒤, 마지막으로 퇴고가 한 번 더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때 퇴고를 하는 원고는 내가 교정 교열을 거친 원고이다. 어머니들의 원고 정리는 초고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교정 교열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 문장 등은 이해가 되도록 정리하는 수준에 그치고, 구어적으로 허용이 되는 범위 내에서는 문법적인 오류가 있어도 어머니의 글을 그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원고를 정리한다. 그런데 한 어머니는 전체적으로 내가 고칠까 하다가 그냥 둔 부분까지 문장이나 표현을 세세하게 다 듬어 오셔서 깜짝 놀란 적도 있었다. 본래 퇴고는 막막하고 힘든 일이라 한 번 끝 59

60 자서전 낸 원고는 돌아보기도 싫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그 어머니는 상당한 분량의 글을 일일이 읽어가며 고쳐 오신 것이었다. 교회도 나가셔야 하고, 손녀딸도 봐 주어야 하고, 학교도 다녀야 하는 바쁘신 분인데. 대체 이 어머니들의 한계 는 어디까지인가 놀라울 따름이다. 60

61 제2장 수업하기 8 이혼해!_ 글쓰기와 치유 기승전결이라는 말이 있다. 글의 시작, 전개, 전환, 마무리로 이어지는, 체계를 갖춘 글의 일정한 흐름을 뜻하는 말인데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기승전술, 기승전밥 등과 같이 기승전 을 접두어처럼 쓰는 활용 표현이 유행하기도 한다. 관심사가 술 이나 밥 등으로 유일하여, 이야기의 시작이 무엇이든 간에 술 이나 밥 으로 일관되게 마무리되는 것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한창 멋을 부릴 사춘기 소녀들이라면 기승전옷, 엄마들이라면 기승전공부 뭐 이렇게 되겠다. 한때 우리 자서전 반은 기승전남편 이었다. 남편 흉하기 와 같은 수업 주제가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닌데, 모든 주제는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귀결되었다. 부부 가 서로 아끼고 존중하도록 교육받은 세대가 아닐 뿐더러, 배우지 못한 아내에 대한 무시와 홀대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을 무심한 남편들에게 어머니들이 얼마 나 상처를 받으셨을지, 얼마나 참고 사셨을지는 쉽게 짐작이 가는 일이다. 더구 나 남편의 폭력이 심각한 지경에 있는 어머니 한 분이 계셔서 수업 첫날부터 남 편에 대한 원망이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중심이 되었다. 정작 그 어머니는 다른 일로 수업에 꽤 오래 참석을 못하고 계셨는데도 수업은 계속 기승전남편 이었 다. 과거에는 참고 지났던 일이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새삼스럽게 분이 나기도 하 고, 잊고 있었던 일까지 새록새록 생각이 나면서 억울함이 치밀어 오르시는 모양 이었다. 61

62 자서전 그중 한 어머니는 유난히 탄력을 받으셨는데 그 어머니가 처음부터 줄줄 이야 기를 쏟아내신 것은 아니었다. 그 어머니는 말씀을 하기보다는 들으시는 쪽이었다. 스스로 애교 없고 무뚝뚝 하다 고 평가할 정도로 속 깊고 무던한 성품이신데, 어린 시절이나 행복했던 기 억 등 다른 이야기들도 여쭈어보면 생각이 안 나서 별로 할 얘기가 없다 고 하셨 다. 다른 어머니들이 남편에 대한 원망을 털어 놓으실 때도 어머니는 긴 말씀을 하지 않으시는 분이었다. 어유, 우리도 그래. 나는 애들이 이혼하라고 했다니까. 왜 이혼하래요? 내가 겨울에도 문을 열어 놓고 잤어요. 하도 말수가 적어 말씀을 좀 하시라고 물었던 것인데 어머니의 대답은 짧고 맥락도 알 수 없었다. 나는 다시 물었다. 왜요? 답답해서, 잠을 못 자서. 아저씨 땜에요? 아유 그걸로 끝이었다. 속에 쌓인 울화 때문에 몸에 열이 올라서 찬바람을 쐬어야 만 숨을 쉴 수 있었다는 말씀이었다. 이야기를 해야 글을 쓰실 수 있으므로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상세한 내용을 묻게 된다. 그러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내용을 들추어내는 것은 아닐까, 실례가 되는 질문은 아닐까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이렇게 되면 더 물어서는 안 된다. 어머니가 스스로 말씀을 하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너무 내성적이어서 평생 내 얘기든 남 얘기든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던 어머니들도 수업 시간에 다른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맞장구를 치면 서 당신 하소연이나 원망도 조금씩 풀어 놓으신다. 이 어머니의 경우도 그랬다. 처음에는 듣기만 하시더니 점점 이야기하시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적극적으로 62

63 제2장 수업하기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그래서 몇 주째 수업 주제와는 관련 없이 모든 이야기는 남편으로 귀결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자들 간에 관계형성이 전제가 되어야 하고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여기에 대해서는 만남 부분에서 상세히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수업 시간에 진행되는 이야기하기를 통해서 어머니들은 같은 상처와 어 려움을 공유하게 되고 그렇게 형성된 공감대는 다시 상처와 감정 공유하기로 이 어져 이야기하기는 더욱 가속이 붙게 된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계시던 짝꿍 어머니는 흥분하셔서 이혼해! 라고 대뜸 소리를 지르신다. 애들 땜에. 애들 다 여의었는디 뭐시가 문제여? 그라고 애들이 이혼하란담서? 며느리 보기 부끄럽잖아요. 사돈 보기도 그렇고. 이혼 종용은 급기야 부정적 조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이렇게, 멱살을 탁 잡고, 따져!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폭력적 사태 해결.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라고 나는 속으로만 말을 삼 키고 듣기만 하였다. 저는 어머니들의 지혜로움을 믿습니다!, 뭐 이런 말도 속 으로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혼 하자고 해! 내가 살림하고 자석 키우고, 빚 갚을 때 당신은 뭐했냐고. 그 돈 달라고 해! 나도 이혼하고 남은 여생은 편히 좀 살아 보자고! 짝꿍 어머니는 당신 일인 것처럼 화를 내셨지만 정작 당사자 어머니는 남편을 옹호하신다. 그 사람도 놀진 않았지. 일이 잘 안 돼서 그랬지. 어머니, 그건 어머니 대사가 아니죠, 라고 나는 속으로 거들었다. 그거는, 아저씨는 벌어 와야 당연한 것이고. 아줌마가 그렇게 고생을 했으면 고마워해야지. 그러니까, 이혼한다 생각하고 확 한 번 디리 받아버려! 그러면, 아 이 여자가 무시를 해서는 안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허고 달라진다니까. 눈을 꼭 63

64 자서전 감고, 이렇게 멱살을 잡고. 짝꿍 어머니는 다시 한 번 시범을 보이셨다. 많이 잡아 보신 솜씨다. 어머니의 성품을 생각해 보건대, 연습만 하시고 실전에는 한 번도 활용을 못 해보신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로부터 몇 주 뒤였다. 수업 주제는 슬픔에게 말 걸기 였는데 기승전남편 어 머니가 또 남편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나 우리 아저씨하고 한판 했잖아요. 오호! 그날 말씀하실 때는 그 성품에 평생 속앓이만 하다 마실 수도 있겠다 싶 었는데, 너무 빠른 결과여서 놀라웠다. 잘했네. 잘했어. 짝꿍인 멱살 어머니도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어떻게 한판 을 하셨는지를 설명하시는 기승전남편 어머니의 목소리는 이전 보다 가벼웠고, 자신감이 묻어났다. 서툰 방식이기는 하지만 어머니는 평생 처 음으로 아저씨에게 어머니의 마음을 꺼내 놓기 시작하신 것이었다. 글 못 배운 게 무슨 죄라고, 억울해도 참고, 속상해도 참았던, 돌로 장아찌 눌러 두듯이 꾹꾹 눌러 두기만 했던 그 마음의 돌을 내려놓기 시작하신 것이다. 그것은 원망도 화 풀이도 아니다. 어머니는 아저씨에게 함께 살아가자는 제안을 하신 것이다. 용 기 있게. 용기. 그것은 자신에 대한 긍정과 확신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하여, 이제 자서전을 쓰든 못 쓰든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어머니 스스로 상처를 치 유하는 방법을 깨닫기 시작하셨으므로. 어머니 스스로 어머니 안의 힘과 가능성 을 믿고 용기를 내기 시작하셨으므로. 어머니가 살아온 삶이 그랬던 것처럼, 이 제 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시면서 우리들을 놀래키실지 모르겠 다. 기대! 그날 기승전남편 어머니는 내가 만약에 라는 가정을 글로 써 오는 과제도 제 출하셨는데, 써 오신 글 중에 내가 만약에 이혼을 한다면 도 있었다. 정작 수업 64

65 제2장 수업하기 시간에 활동할 때는 말씀하시지 않았던(혹은 못 했던) 가정사였다. 마음이 풀 리니 글도 따라 풀리고 있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징조였다. 65

66 자서전 9 마지막 혹은 희망의 시작_ 머리말 쓰기 자서전 쓰기에서 제일 마지막에 쓰는 글은 머리말이다. 머리말을 써 오셔야 한다고 하면 어머니들이 물으신다. 머리말이 뭐예요? 내 대답의 전략은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다. 그래야 어머니들도 쉽고 간단하 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다. 책 맨 앞에 작가가 자기 책에 대해 한 말씀 하는 거예요. 아유, 그런 걸 어떻게 써? 그렇다. 한 말씀 이란 언제나 높으신 분, 힘 있는 분들의 몫이었다. 어머니들 은 듣는 사람의 입장이었지 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으셨 던 것이다. 그냥, 여태까지 자서전 쓰시면서 어땠는지 쓰시면 되는 거예요. 처음에 어떻 게 쓰게 됐는지, 마음이 어땠는지, 쓰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그리고 다 쓰고 나니 어떤 마음이 드는지, 뭐 그런 걸 쓰시면 돼요.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설명을 드린다. 사실, 머리말이 뭔지 안다고 머리말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도 어머니들 자 서전에 매번 머리말을 쓰지만 늘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쓴다. 머리말이 책 쓰기 보다 더 어렵다고들 하지만 나는 어머니들께 그런 정보는 절대 드리지 않는다. 세상에 태어나서 머리말이라는 걸 써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나는 남 66

67 제2장 수업하기 들도 이미 다 할 줄 아는 것처럼 설명을 해 드린다. 사기와 전략의 변주라고나 할 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 간략하고 엉성한 설명만을 듣고 기가 막힌 글들을 써 오신다. 머리말을 써 본 것은 고사하고 읽어 본 적도 없으실 텐데 말이다. 처음에는 글을 쓰라고 해서 자신도 없고 막연해서 솔직히 글을 쓰기가 싫었다. 선생님도 권하시고 또 학생들이 권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더니 지금 와서 생각하니 참 잘 쓴 것 같아 마음이 글의 부자가 된 것 같다. 청춘 늦깎이 파이팅! - 신경화 머리말 전문이다. 생각해 보니 분량도 어느 정도 써야 한다고 말씀드리지 않 았던 것이다. 얼마나 써야 되냐고 물어보셨으면 한 바닥 정도 써오시라고 말씀 드렸을 텐데 묻지를 않으셔서 나도 까먹었던 모양이었다. 이 어머니는 원래 깔 끔하고 정직하신 성품이어서 글도 간결하게 핵심만 정확하게 쓰신다. 그 개성과 문체가 잘 드러난, 간략하면서도 솔직한 머리말이다. 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공감이 간다. 저의 고향은 경상남도 부산시 동대신동입니다. 육 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여덟 살에 부모님과 함께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 스물일곱 에 팔 남매 중에 장남인 그이에게 시집을 가서 2녀 1남을 낳았습니다. 아이 키우고 살림하느라 바깥세상이라고는 모르고 살았던 저는, 우연한 기회에 푸른 어머니학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푸른어머니학교 안형남 선생님께서 저에게 자서 전을 써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나간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부끄럽고 다 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까지 생각하여야 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는 자신 이 없어 못 쓰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안형남 선생님은 펜을 들게 용기를 주셨습니 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67

152*220

152*220 152*220 2011.2.16 5:53 PM ` 3 여는 글 교육주체들을 위한 교육 교양지 신경림 잠시 휴간했던 우리교육 을 비록 계간으로이지만 다시 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우 선 반갑다. 하지만 월간으로 계속할 수 없다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솔직히 나는 우리교 육 의 부지런한 독자는 못 되었다. 하지만 비록 어깨너머로 읽으면서도 이런 잡지는 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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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EDB9AEC0DBBCBAB9FD2E687770> (1) 주제 의식의 원칙 논문은 주제 의식이 잘 드러나야 한다. 주제 의식은 논문을 쓰는 사람의 의도나 글의 목적 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 협력의 원칙 독자는 필자를 이해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다. 따라서 필자는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나 표현을 사용하여 독자의 노력에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3) 논리적 엄격성의 원칙 감정이나 독단적인 선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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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¹«Ã»Ã¥-»ç³ªÀÌ·Î 솔직히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왜 그렇게까지 군대를 가려고하냐,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 그런 말을 하던 사람들조차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군대는 하루하루를 소종하게 생각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점점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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