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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매매 예방 교육 프로그램 제작 - 공무원 및 성인 대상 연구책임자 : 정 재 원(경희대 교양교육연구소) 공동연구자 : 이 경 아(경희대 교양교육연구소) 공동연구자 : 백 재 희((사)막달레나 공동체) 연구보조원 : 우 대 식(경희대 교양교육연구소)

2 본 보고서를 서울시 용역과제인 성매매 예방 교육 프로그램 제작 의 최종보고서로 제출합니다. 본 보고서의 연구내용은 연구자의 의견으로 서울시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밝 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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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목 차 제1부 성매매 예방교육 프로그램 개요 연구배경 및 필요성 교육 프로그램 개발의 방향 교육 프로그램 구성 및 내용... 6 제2부 성매매 예방교육 프로그램 성매매 예방교육 교안(50분) 성매매 성희롱 예방교육 교안(90분) 인문학으로 접근하는 성매매 예방교육 교안(50분) 청소년 성매매 예방교육 교안(50분) 제3부 성매매 예방교육 프리젠테이션 성매매 예방교육용 성매매 성희롱 예방교육용 인문학으로 접근하는 성매매 예방교육용 청소년 성매매 예방교육 교안용 부 록 인문학 리소스 북 대중문화 활용 매뉴얼 성매매 및 성희롱 통계자료 청소년 성매매 실태 및 사례영상... (CD첨부)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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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1부 성매매 예방 교육 프로그램 개요 - 3 -

7 제1부 성매매 예방 교육 프로그램 개요 1. 연구배경 및 필요성 성매매 예방의 법적 규정 및 관리 현황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근거하여, 공공기관은 성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 함양과 성매매 방지 및 인권보호를 위한 성매매 예 방교육을 실시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성매매 예방교육이 의무화되면서 공공기관의 성매매예방교육 이행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실시이행과 관련한 결과를 여성가족 부에 제출하여 관리하고 있다. 공공기관 및 성인대상 성매매 예방교육에 대한 문제 제기 교육목적에 대한 소통 부재 - 성매매 예방교육은 왜 한국사회에서 성매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지 인식 하고, 성매매가 발생하는 맥락에 대한 점검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성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루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 하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성매매예방교육은 법적 조치에 대한 정보제 공에 국한되거나 및 계몽적 성격의 강의로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대상자의 위치 선정 오류 - 이처럼 한정된 교육 내용은 교육 대상자를 성매매의 잠재적 행위자(구매자, 판매자, 피해자, 처벌대상자 등)로 자리매김하는 오류로 이어져 교육생들로 부터 교육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교육 참여자가 성매매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자기 삶과 연결하여 사 - 4 -

8 유하고자 하는 자기성찰적인 시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성매매 문제와 연관된 다양한 삶의 영역들을 아우르는 풍부한 컨텐츠 확보가 필요하다. 공무원 및 성인 대상 성매매예방교육의 중요성 공직사회는 민간부문에 비해 공공선( 公 共 善 )이라는 이념을 지향하고 있기 때 문에 한국사회에서 성평등을 선도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공직자가 성별 고정관 념이나 성차별의식을 지닐 경우 각 정책을 통해 시민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성매매 예방을 위한 교육방식 점검 및 성인대상 콘텐츠 개발 이를 위해서는 교육내용과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더불어 성문화 및 성에 대한 관점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교육적 장치의 개발이 요 청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공직자의 의식 변화를 위해 공직자의 역할 및 공직문화에 대 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매매 문제에 얽혀있는 주제들을 일상생활의 차원에서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한다. 2. 교육 프로그램 개발의 방향 인문학적 접근 성매매예방교육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성매매예방 관련 단순 정보를 제 공하거나 도덕적인 훈계를 하는 계몽적 접근을 넘어서 성에 대한 인식을 다 양한 시각에서 다루어보는 인문학적 접근이 요구된다. 고전 및 명화 등에서 나타난 성에 대한 인식을 교육의 컨텐츠로 구성함으로 써 성매매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적인 지점을 새롭게 구성하고자 한다

9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접근 성매매예방교육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보다 의무로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 은데, 이로 인해 교육생들은 교육에 대한 강한 불만이나 저항감을 가질 수 있다. 성매매예방교육은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강사의 일방적인 지식전달이 아닌 교육생들이 참여와 발견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교육의 재미를 높이는 접근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 매체 활용이 필요하다. 영화와 드라마 등의 영상자료를 활용하여 교육생들이 교육에 몰입할 수 있도 록 하며, 교육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을 조성한다. 교육생의 참여를 유도하는 접근 교육생들이 수동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교육과정에 참 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에 참여하고 다른 교육생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과정을 통해서 정서적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참여식 교육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토론을 할 수 있는 쟁 점 및 교수법을 제공하고자 한다. 3. 교육 프로그램 구성 및 내용 교육 프로그램 본 교육 프로그램은 4개의 교안과 4개의 컨텐츠로 구성된 부록(별첨)으로 구 성되어 있다

10 4개의 교안 구성 주 제 대상 시간 1 성매매 예방교육 서울시 공무원 50분 2 성매매 성희롱 예방교육 공무원 및 성인 90분 3 인문학으로 접근하는 성매매 예방교육 공무원 및 성인 50분 4 청소년 성매매 예방교육 공무원 및 성인 50분 성매매 예방교육 교육안은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매매 현황과 심각성을 인 식하고, 성매매의 원인과 근절방안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서울시 주요정책과 성매매예방의 관련성을 이해함으로써 공직자의 자세와 인식에 대해서 점검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한국 성매매 현황을 소개함으로써 실태에 대한 정확 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매매의 원인을 분석하여 한국사회 성문화 전반에 대한 인 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미술작품을 통해서 성에 대한 인식을 점검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증진할 수 있는 계기를 갖고자 한다. 성매매 성희롱 예방교육 교육안은 공무원 및 성인을 대상으로 성매매 예방과 성 희롱 예방 교육을 동시에 요구하는 수요를 고려하여 통합형으로 개발된 교육안이 다. 한국사회의 성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매매의 원인과 근절방안에 대 해 인식하도록 한다. 이와 함께 직장내 성희롱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교 육과정이다. 이를 위해서 한국 성매매 현황을 소개하고 성매매의 원인 분석과 대 안을 모색하며, 직장내 성희롱 개념 및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 해서 직장내 성희롱 유형을 인식하는 교육과정을 만들고자 한다. 인문학으로 접근하는 성매매 예방교육 교육안은 공무원 및 성인을 대상으로 성매 매 예방을 위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서양의 철학적 접근을 통해서 성매매라는 현상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사유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윤리학 패러다임에서 성매매라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사유할 수 - 7 -

11 있도록 하며, 남성 성문화의 원인을 피로사회라는 철학적 분석에 입각하여 성찰 할 수 있도록 하며, 성매매 사회에 대한 대안으로서 동양적 인간관에 기반한 예 ( 禮 )와 치( 恥 )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한다. 청소년 성매매예방 교육안은 서울시 민생침해행위 대책의 하나이며 최근 심각하 게 대두되고 있는 가출청소년 성매매의 문제를 이해함으로써, 공직자들이 성매매 위기청소년에 대한 정책적 보호의 필요성을 갖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와 함 께 가출청소년=나쁜 아이들 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아닌, 일상의 성문화와 성산업 의 급격한 확대 속에서 발생되는 청소년 전체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안전한 서울 을 만드는 공무원의 역할과 미래의 세대를 키우는 부모(성인)의 역할에 대한 인 식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부록의 컨텐츠 구성 주 제 1 인문학 리소스 북 남성중심의 성문화 개선을 위한 2 대중문화 활용 매뉴얼 3 청소년 성매매 실태 및 사례관련 영상자료 4 성산업 규모 및 실태 파악을 위한 관련 자료 정리 인문학 리소스 북 인문학 리소스 북은 성매매 예방교육을 인문학의 관점에서 강의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인문학 신간 10선을 선정하여 활용가이드와 핵심내용을 요약하여 제시하 고 있다.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를 통해서 성매매라는 현상을 윤리학 패러다임에서 사유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남성 성문화의 원인을 피로사회라는 철학적 분석에 입각하여 성찰할 수 있 - 8 -

12 도록 안내하는 책으로는 한병철의 피로사회: 성과주의 사회의 병리학 과 김정 운의 남자들을 위한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을 소개하고 있다. 신영복의 강 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은 성매매 사회에 대한 대안으로서 동양적 인간관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미술사에 나타난 남자의 욕망, 여자의 몸 은 동서양의 미술사 속에서 남자의 욕망과 여자의 몸이 어떻게 재현되는지 살펴 보고 있다. 다양한 미술작품을 통해서 성과 성적 욕망에 대한 열린 이야기를 시 작해볼 수 있다. 사람의 몸, 사랑, 연애, 성, 성적 욕구 등을 다루고 있는 그림들 을 보면서 개인을 넘어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남성중심의 성문화 개선을 위한 대중문화 활용 매뉴얼 영화와 TV프로그램, TV광고 등 다양한 대중문화를 활용하여 강의할 수 있도록 영상활용 개요와 영상 편집 파일 및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 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7편의 영화를 선정하여 강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영상 편집 및 활동 가이드를 제시하였다. 영화와 함께 TV프로그램 2편과 광고 2편 역 시 편집된 영상 파일과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하였다. 이와 함께 성매매 관련 영 화 및 영상물 리스트를 정리하였으며 성매매 예방교육 관련 영상 및 홍보자료 리 스트 역시 정리하였다. 제시된 자료를 활용하여 강의안을 구성하고 강의시 활용 할 수 있도록 각 영상 장면의 시간과 대화내용을 정리하였다. 청소년 성매매 실태 및 사례관련 영상자료 TV 뉴스 등에서 보도되는 청소년 성매매의 실태는 가출청소년=나쁜아이들로 귀 결시키고 위험한 10 代 의 문제로 귀결시키는 사회적 분위기를 양산하고 있다. 따 라서 본 개발에서는 청소년의 눈으로 본 성산업과 인터넷 성매매의 위험성 등에 대한 10 代 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일상생활 공간을 광범위하게 포획하고 있 는 성산업 구조가 청소년의 일상적인 안전을 얼마나 취약하게 만들고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총 4편의 영상은 가출청소년과 비가출 청소년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되었고, 인터넷채팅, 아이들이 바라보는 성산업, 성매매 유입과정을 - 9 -

13 따라가는 교육연극 등을 요약하여, 강의에서 활용할 때 도입, 본론, 결론 등에 활 용될 수 있도록 3분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되었다. 4종의 영상은 성인대상 청 소년 성매매예방교육에서 토론을 위한 사전도구로 활용될 수 있고, 성인들이 청 소년 성매매 문제에 대한 화두 를 스스로에게 던져 성매매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 는데 활용할 수 있다. 성산업 규모 및 실태 파악을 위한 관련 자료 정리 성매매 및 성희롱 예방교육 강의안을 구성할 때 기초가 될 수 있는 최근 통계자료를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성매매 관련 통 계자료를 찾았으며 기사화된 도표 및 표 등을 ppt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 였다. <한겨레21>의 대한민국 성매매 보고서 역시 중요한 내용을 중심 으로 표와 도표로 정리하였다. 성매매 예방교육과 함께 성희롱 예방교육 을 동시에 해달라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성희롱 관련 자료도 정리하였다. 신문기사 검색을 중심으로 이슈화 되었던 사건을 모았다. 각 기관별로 기 사화 되었던 사건들과 다양한 실태보고서 자료들을 강의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

14 제2부 성매매 예방교육 교육안

15 [성매매 예방 교육프로그램] 교육명 성매매 없는 희망서울 만들기 1. 성매매 현황과 심각성을 이해한다. 교육목표 2. 혁신도시와 성매매 근절의 관련성을 탐색한다. 3. 성매매의 원인과 근절방안에 대해 인식한다. 교육대상 서울시 공무원 소요시간 총 50분 1. 서울시 주요정책과 성매매예방의 관련성 강의내용 2. 한국 성매매 현황 소개 3. 성매매의 원인 분석 4. 미술작품을 통한 성인지 감수성 증진 준비사항 빔, 노트북, 강의 ppt, 포인터, 상품 기타

16 성매매 예방교육 교육안(50분) 성매매 없는 희망서울 만들기 1. 희망서울과 평등 1-1. 서울시 슬로건과 정책 1-2. 도시혁신과 성매매예방 2. 한국 성매매 현황 2-1. 성매매방지법 소개 2-2. 통계를 통해서 본 성매매 실태 3-1. 성과주의 사회와 룸살롱 3. 성매매 원인 3-2. 갑을관계와 성접대 3-3. 남성 집단문화와 성구매 권유 4. 대안 4-1. 성찰 4-2. 기억해야 할 것

17 1. 희망서울과 평등 < 핵심 질문 > 서울시 공무원들이 왜 성매매예방교육을 받아야 하는가? 희망서울을 만드는 것과 성매매예방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서울시 주요정책과 성매매예방은 관련되는가? 성매매예방은 도시혁신을 이루는데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 1-1. 서울시 슬로건과 정책 서울시 슬로건 의미 희망 서울 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 - 시민이 함께 만들고, 시민이 함께 누린다는 의미. - 시민참여 와 협치 의 시정철학 반영. 서울시 정책 방향 서울시 10대 민생침해 행위 근절대책 서울시는 경제불황 장기화로 궁핍해진 서민생활 보호하기 위한 단계적, 집중적 관리 대책으로 아래와 같이 10대 민생침해 대상분야를 선정함. 서울시 10대 민생침해 행위 1. 대부업 2. 다단계, 방문판매업 3. 전자상거래 4. 임금체불, 임금 착취 5. 취업사기, 직업소개 6. 부동산 거래질서 7. 청소년성매매 8.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불공정 피해 9. 상조업 10. 어르신 민생침해

18 청소년성매매가 서울시 10대 민생침해? why? 청소년성매매 실태 소개 - 가출 성소년 20% 성매매 피해 경험( 데이터뉴스) - 최근 3년간 성매매 유입 연령, 성매매 피해 청소년 39%( 데이터뉴 스)

19 - 청소년 성매매 연령 낮아진다( 세계일보) - 청소년 성매매, 가난과 폭력과 학대에 떠밀리다( 한겨레21) 청소년 성매매의 심각성

20 피해의 주 타겟이 서민이며, 피해 결과가 치명적이며, 예방이 가능함. 성매매의 문제는 단지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주요한 민생문제이며, 청소년문제이 며, 계층의 문제임. 따라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는 도시혁신의 중요한 문제임 도시혁신과 성매매예방 스피드퀴즈!!! 캐나다 벤쿠버, 오스트리아 비엔나, 터키 코자엘리, 말라위공화국의 릴롱웨이, 대한민국의 서울.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정답은? 국제도시혁신상을 받은 도시. 국제도시창신(혁신)상 서울시가 중국 광저우에서 '국제도시창신상(혁신상) 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 음. 이 상은 중국 광저우시와 세계도시 및 지방정부조직(UCLG), 세계대도시협 회(Metropolis)가 공동으로 설립한 상. 2012년 처음으로 설립된 '광저우상'은 전 세계 모범도시와 지방정부 혁신 성공사 례를 공유하여 도시화 산업화의 여러 도전과 문제를 해결하는데 방향을 제시하 며, 글로벌 시대에 세계도시 간 혁신강화, 협력증진, 공동발전을 위한 의미를 가 짐. 서울시와 함께 광저우 국제도시창신상 수상 국가로 최종 선정된 곳은 캐나다 벤 쿠버, 오스트리아 비엔나, 터키 코자엘리, 말라위공화국의 릴롱웨이. 국제도시창 신상을 받기 위해 신청한 도시가 총 255건. 서울시는 2012년 중국 광저우시에서 열린 광저우 국제혁신도시세미나 에 서울시 대표단이 참석, 청소년 성매매 예방 사업 및 인터넷 중독 예방사업을 발표 홍보 한 끝에 이러한 성과를 거두었음

21 2. 한국 성매매 현황 < 핵심 질문 > 성매매방지법의 법률적 정의와 제정 배경은? 한국 성매매 현황? ㆍ한국 남성의 성매수 실태는 어느 정도 되는가? ㆍ성매매 나라별 비교는? 2-1. 성매매방지법 성매매의 법률적 정의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 및 돈을 매개로 성교행위(구강, 항문 등 신체의 일부 또 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성교행위 포함)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 가해자처벌법은 성매매 알선 및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피해자보호법은 성매 매 방지 및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 적용. 성매매방지법 제정 배경 사회적으로 인권 침해의 문제가 심각하며, 국제적인 오명이 지속되고 있음. 경제 적인 측면으로도 성산업관련 지하경제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 법률제정은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며, 성매매 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성산업 축소 2-2. 통계를 통해서 본 성매매 실태 산업형 성매매 확산 한국의 성매매 현황(한겨레 ) - 성매매집결지, 단란주점, 키스방 등 변종 성매매업소,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 해외성매매 등 - 산업형성매매 95%, 전통형 성매매 5%

22 2010 성매수 실태조사보고서(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한국 남성 10명 중 4명은 지난해 성매매했다 이 자료를 통해서 남성들은 교육수준과 수입,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성매매를 함. 성매매 경험 나라별 비교에서 한국은 49%, 미국은 15%, 네덜란드 16% 합법적으로 성매매가 가능한 오스트레일리아 16%, 네덜란드 16%로 우리의 절반 을 밑돈다. 영국과 뉴질랜드는 7%에 불과. 전세계적으로 우리와 비교와 가능한 곳은 짐바브웨 정도로 53%

23 -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국남성들은 유별나게 주체할 수 없는

24 성욕을 가진 것일까? 3.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핵심 질문 > 한국 성매매 실태의 사회문화적 배경은 무엇인가? 한국의 성과주의 문화와 성매매산업 확대와의 관련성은? ㆍ갑을관계의 관점에서 성매매와 성구매관광을 설명해본다면? ㆍ성구매를 권유하는 남성 집단문화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3-1. 성과주의 사회와 룸살롱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나라. 짧은 시간동안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 경제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지원하는 나라. 이 과정은 한국 남성들의 희생에 기반함. 자신의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 일한 산업 역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 하지만 과거에는 평생 일할 직장이 있었으며, 수 명도 짧아서 정년하고 몇 년 못살고 저 세상으로 갔음. 하지만 지금은? 공무원은 정년이 60이지만, 일반 기업에서는 40대가 되면 정년을 준비해야 함. 평생 일터 개념이 사라지고 있으며 살아 남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 해서 일해야 함. 요즈음 왜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끄는지 아는가?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라는 무 언의 압력임. 과다한 노동과 착취는 자기 착취로 치닫고 있음. 경제대국이 될수록 더 많은 사람이 극단적인 피로와 탈진 상태에 이르고 있음. 우리시대 고유한 질병은 바로 우울증, 주의력결립과잉행동장애, 경계성성격장애, 소 진증후군 등. 이러한 질병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병임. 사람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가?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 걷기

25 왜 사람들이 올레길을 걷겠다고 난리인줄 아는가? 살기 위해서다. 삶의 속도가 급 변하여 생기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걷기 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걷는 속도 에 적응해 발달해왔다. 사람들이 올레길을 찾는 이유는 바로 아 주 오래되고 익숙한 삶의 속도를 회복하고 싶은 까닭이다. 불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 술!!! 그것도 폭탄주. 왜 한국남자들은 폭탄주 를 즐길까?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그런 삶속에서 유일하게 내 마음대로 만들 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폭탄주다. 잠시 필름이 끊기고, 다 전사하는 경험. 이 경 험을 통해서 남자들간의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변화의 속도를 잠시 잊고 원시적 상태로 돌아가는 체험. 무장해제가 되는 경험. 그런데 남자들은 왜 술을 집에서 마시지 않고 집밖에서, 특히 룸살롱을 찾는가? 스피드 퀴즈!!! 룸살롱과 스마트폰의 공통점은? 정답은 터치 가 일어난다는 것. 남자들이 룸살롱을 찾는 것은 술마시러 가는 것이 아니다. 룸살롱에서 옆에 여자를 앉혀 놓고 마시려는 것은 바로 만지고 만져지기 때문. 서로 만지고 만져지는 터치 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의사소통 행위. 경쟁 사회에서 느끼는 존재론적 불안은 남성들이 룸살롱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 한국사회에서 왜 룸살롱이 번성하는지 그리고 성매매가 성행하는지 설명하는 한 단 면. 한국사회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조직 구성원의 성비도 변화했다. 과거 공직조직 - 남성이 대부분. 30년 전만 하더라도 여성할당제. 남자공무원 10 명 뽑을 때 여자 공무원 1명 뽑을까 말까. 여자 공무원은 열외로 취급. 여성이 갈 수 있는 부서가 한정되었음. 게다가 당시에는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 사직서를 내는 관행이 있었음. 대한민국 공직은 남성에 의해서 조직되었던 역사가 있었다. 지금은 완전히 뒤집어짐. 신입공무원 뽑으면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3:7 공직조직 의 여성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 여성들은 모든 부서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음. 여성들과 함께 조화롭게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이제 생존의 문제임. 예

26 전에는 일하다 갈등이 생기면 술 먹으면 모든 게 해결. 술한잔 하자. 이 말속에 많 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음. 하지만 이 방법이 여성들에게 통하지 않음. 한국사회에서 남녀가 함께 일해 본 경험이 일천함. 30년 전만 해도 남성들에게 여 자란 두종류로 분류되었음. 결혼할 여자와 놀 여자. 동료의 개념에 들어오지 않았 음. 여자라는 생물학적 성이 직장동료에 포함되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음. 따라서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모른다. 게임을 시킴. 두사람씩 짝을 지어서 서로 마주보게 하고 가위 바위 보 하기. 처음에 는 이긴 사람이 진 사람 손등을 때리기. 그 다음에는 반대로 진 사람이 이긴 사람 손등을 때리기. 과연 쉬운가? 아주 작은 룰의 변화를 주었을 뿐인데 적응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 을 시작해야 함. 3-2 갑을관계와 성접대 울트라 슈퍼 킹 갑 사건들 : 라면상무, 남양기업 영업사원 폭언 등 갑을관계 : 갑의 권력적 우위 하에 을의 존엄이 희생되는 현상을 말함. 갑을관계 는 수평적인 사회적 거래관계를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 수직적인 신분적인 관 계로 잘못 해석하고 비열하게 악용하는 것. 성매매는 바로 갑을관계의 한 현상. 성접대는 갑을관계에서 거래되는 것

27 해외성구매관광 : 성구매 관광은 국가와 국가 간 혹은 도시와 도시 간 갑을관계 에서 발생. 한국은 경제 성장과 해외여행 자율화 이후 성매매 구매국으로 악명 이 높아짐.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국가가 성구매 관광 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음. 태국 방콕의 팟퐁거리, 해안도시 파타야, 필리핀 마닐라 베이 근방 골목들, 세부 등은 유명관광지인 동시에 유흥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 이 몰리는 곳에는 예외 없이 성산업이 성장세를 누리고 있음. 2007년에는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간 남자 고등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성구매를 한 사건이 있었음. 헌법 제10조 :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인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우리는 집, 학교, 회사라는 공간에서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보내왔지만, 이러한 공간에서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거나(주권)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했음(인 권). 학교에서 우리는 훈육의 대상이었을 뿐 자치의 주체였던 적이 없고, 회사에 서는 샐러리맨이거나 근로자였을 뿐 경영에 참여하는 공동의 의사결정자였던 경 험이 없음. 이런 기본적인 관계에서 우리는 객체인 을이었을 뿐, 주체인 갑의 지 위를 인정받은 적이 없었음. 집, 학교, 회사라는 기본적 공간에서부터 존엄이 보 장되는 관계와 경험을 만들어나갈 때, 갑을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문화적 불평등 을 교정할 수 있는 전제가 충족될 수 있음. 영상자료 활용하기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부당거래 자료 정보 2010년 10월 개봉 감독 류승완 최종관객수 272만명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천호진 출연

28 영상 활용 개요 남성들이 주로 등장하는 영화에서 여성들이 그려지는 방식을 토의 하면서 미디에 서의 여성 재현을 비판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다. 여성을 접대의 수단으로 다루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적 관습에 대하여 토의할 수 있다. #장면 ( 00:01:46) 남자 주인공(검사)이 술집에서 기자와 대화하는 장면

29 상황: 기자 옆에 여성1이 앉아 있고, 기자는 술을 마시며 여성에게 계속 스킨십을 하고 있다. 기자: 그러니까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보고. 그러니까 일단 설만 졸라게 풀어 놔라. 설만 풀 어 놨다가 적시타 안 터지면 나만 좆 되는 거고? 오케이. 검사: 에이. 우리 김 기자님 또 왜 어울리지 않게 이렇게 추라를 타. 응? 나도 이 일 때문에 스트레스 가 아주 장난이 아니야. 응? 근데 어떻게? 진실은 밝혀야지. 그러니까, 저, 저. 어 뭐 이런, 요 즘에 소문이 들리더라. 아니면 말고 이렇게 정확하진 않은데, 이렇게 아사모사하게. 응? 기자: 아니 그러니까 무슨 말씀인지는 아는데. 그게 아주 민감한 사항이라서. 이게 뭐, 뭐 있는거 같 은데? 갑자기 반전 때리는 거 보니까. 뭐 있네, 우리 검사님, 이거? 응? 검사: 자. 한잔 해. 나 알지? 나 믿지? 나 원래, 나는 원래 원칙주의자야. 기자: 아유 그런 말 하지도 말어. 원칙주의자, 다 아는 건데 뭘. 아이 참 나. 검사: 자, 이거 자. 기자: 에헤, 검사님. 검사: 이러지마. 기자: 아, 이건 아닌 거 같애. 이건 아닌 거 같애. 검사: 어허. 나 이렇게 쌍스러운 사람 만들거야? 어? 에유, 여기 사람도 많으니까, 조용하게, 자, 자, 자. 우리 사이에 진짜 그러지마. 나 섭섭해. 나 요즘에 핸드폰으로 시간을 다 보니까, 시계가 필요가 없어. 여성2: 주향오빠. 어유 뭐야. 언제 오셨어요? 전화도 안 주시고. 검사: 어, 아유, 아유. 나는 우리 희진이 왔으니까 들어가야겠다. 기자: 아유, 어딜가요? 초저녁인데 앉아, 앉아. 애들도 지금 들어왔는데. 검사: 우리 김기자 이거 큰일 날 사람이네. 요즘 같은 이런 분위기에 누가 이렇게 늦게까지 술을 먹고 다니나? 빨리빨리 마시고 가정으로 들어가서 충실해야지. 야야, 너 이분 이거 아주 모시기 힘든 분이야. 어? 오늘 밤, 어? 아주 열과 성의를 다해서 두 번 해 드려. 어? 자자자, 어이구 좋다. 오늘밤 파이팅. 기자: 파이팅.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여성이 주요 남성 인물들의 소품이나 배경장면처럼 등장하는 장면들을 본 적이 있 는지, 이러한 재현 방식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를 이야기 해 본다. 접대문화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남성들의 거래(비지니스)에 여성 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던 남성들의 접대문화는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잔존하고 있 는가? 여성을 접대의 수단으로 삼는 사회적 관습은 어떤 인식에서 가능한 관습일까?

30 참고사항 여성교환 의 오랜 역사를 예로 들어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음. 본 영상 뿐 아니라 많은 영화들에서 여성이 남성 인물들이 필요로 하는 수단이나 배경장면처럼 등장하는 예를 들어 미디어에서 여성 재현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음 남성 집단문화와 성구매 권유 한국사회에서 성구매자들은 남성 놀이 문화 속에서 호기심과 동료들의 압력에 의 해 집단으로 성구매를 경험하게 됨. 남성들이 처음 성구매를 하게 되는 이유는 술자리에 어울리다가 호기심에 동료들의 압력과 같은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동기 에 의한 경우가 많음. 성구매 동기 조사에 의하면 접대 관행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등이 높은 응답률 을 보여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성구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남. 이러한 조사 결과는 성욕 해소를 위해 성구매를 한 남성들은 즉흥적으로 성구매를 시작하지 만, 한 번 성구매를 경험하게 된 남성들은 남성들만의 집단에서 자연스럽게 성구 매를 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함. 또한 성을 긴장과 스트레스, 억압을 풀어주는 수 단으로 여기며, 스트레스를 성욕 해소로 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성구매를 지 속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성구매 경험자들에게 향후 성구매를 할 의도를 물었을 때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성구매를 할 수 있다는 태도를 가진 집단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 이는 한국사 회에서 남성들의 성구매 행위가 보편적으로 용인되고, 남성들 간의 결속을 강화 하는 특별한 성적 경험으로 의미화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임. 남성들의 회식과 놀이문화의 장소인 유흥업소가 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성구매를 하겠다는 적극적인 결정이 없이도 자연스럽게 성매매 환경에 노출되는 것. 따라서 한국 사회에서 성구매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위 신종, 변종 성매 매 영업을 하고 있는 성산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더불어 구매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함. 한국사회에서 성구매자는 사회문화적 분 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 상황을 고려하면, 남성들이 성매매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빈도를 줄이고, 성구매자로 적발되면 개인이 감당해야 할 사회경제적 비용 을 높이게 되면, 성구매를 선택하는 개인의 태도가 변화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 임

31 영상자료 활용하기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건축학 개론 자료 정보 2012년 3월 개봉 감독 이용주 최종관객수 410만명 엄태웅, 이제훈, 한가인, 배수지 출연 영상 활용 개요 남자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서 남성=성적 주체, 여성=성적 대상 으로 이분화하는 부분을 찾아보고 이와 유사한 일상적인 사고의 관습들이 어떻게 여성과 남성의 성 적 위계질서를 형성하는지 토론할 수 있다. 여성을 소유 가능한 물건으로 대상화하는 장면들을 찾아보고 이와 유사한 우리 주 변의 예들을 이야기 해 본 후, 그러한 사고가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는지 토론할 수 있다. 남성 중심적 의사소통 방식이 갖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검토해 볼 수 있다. #장면1 ( 00:02:19) 남자 주인공 승민이 선배 재욱의 집에서 친구와 함께 설계 작업을 하며 대화하는 장면

32 친구: 아이, 안 해, 나. 아, 재욱이 형은 좋겠다. 이런데서 설계하면 아이디어 팍팍 나올 것 같애. 아,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여자만 있으면 딱이네. 승민: 이거 새로 사신 거예요? 재욱: 어, 팬티엄에 하드 1기가. 승민: 1기가요? 그럼 1000메가. 와, 1000메가면은 평생을 써도 다 못쓰겠다. 와아. 친구: (여자 스타킹을 집어 들며) 형, 이거 뭐예요? 재욱: 아, 그러니까 별거 없어. 여자는 일단 술을 먹여서 취하게 만들어. 친구: 그리고요? 재욱: 뭘, 그리고야. 취하면 업어. 침대에 눕혀. 끝. 친구: 아, 그럼 저 스타킹도 그렇게? 재욱: 짱께나 쳐 드세요? 네? 승민: 형, 써클 재밌어요? 재욱: 왜? 승민: 아, 그냥 궁금해서요. 재욱: 너 서연이 알지? 걔도 방송반이잖아. 승민: 누구요? 재욱: 아, 왜, 그때 인사했었잖아. 건축학 개론 수업 듣는 애. 음대. 친구: 아, 걔 정약용? 걔 괜찮던데. 승민: 걔가 이뻐? 난 잘 모르겠던데. 재욱: 서연이 정도면 괜찮지. 걔가 아직 화장을 안 해서 그렇지. 그런 애들이 2학년 딱 되잖아? 확 이 뻐진다고. 으이구, 이 좆도 모르는 것들아. 승민: 그럼, 써클에 남자친구도 있겠네요? 걔? 친구: 스타킹 걔거 구나? 승민: 야! 친구: 왜? 승민: 단무지 좀 아껴먹어. 돼지 같은 놈아.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이와 유사한 경험이나 사례들을 이야기 해 본다. 여성과 남성의 섹슈얼리티에 초점을 두고 눈여겨 볼만한 대사가 무엇이었는가를 중심으로 감상을 재구성 해 본 후, 느낌이나 영상에 대한 평가를 공유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여성(혹은 남성)을 소유 가능한 대상으로 여길 수 있는가? 남성 주도의 성적 관계가 일반적이거나 더 옳은 관계인가?

33 여성이 동료보다는 성적 대상으로 읽히는 문화는 어디서 비롯되는가? 참고사항 여성은 남성의 소유 대상인가?( 집, 차, 여자? ) 술을 먹인 후 침대에 눕힌다 는 시나리오는 어떤 상황(맥락)에서 가능한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일상적인 습관들이 형성되는 집단 문화는? 정형화된 여성의 이미지: 여자는 모두 화장을 한다? 4. 대안 4-1. 성찰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p221 성찰 : 종종 멈춰 서서 내가 온 길을 되돌아보기, 그리고 다시 방향 잡기 비슷한 말 : 자기반성, 뒤돌아보기, 중간점검, 방향을 다시 확인하기 반대말 : 앞만 보고 달리기, 맹목적인 전진, 다수를 쫓아가기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사람은 앞을 보고 전진해야 한다. 뒤에 두고 온 것을 후회하거나 미련을 가져 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앞만 보고 달려서는 안 된다. 때로 내가 달려 온 길을 돌아보고 점검해야 한다. 뒤를 돌아봐야만 내가 지금까지 온 길이 애초 목표 한 대로 옳은 방향으로 온 것인지, 혹은 부지불식간에 곁길로 빠졌는지를 알 수 있다. 때로는 멈춰 서서 이 길이 맞기는 맞는 것인지 되짚어 보기도 해야 한다. 중간 점검이다. 그것이 성찰이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나폴레옹이 정벌을 위해 힘들여 군사를 이끌고 산을 올랐다. 정상에 올랐더니 그가 말했 다. 이 산이 아닌가 보다. 그래서 온 군대가 그 산을 내려와 옆 산을 다시 힘겹게 올랐다. 그런데 그 산에 올라가자 나폴레옹이 다시 말했다. 아까 그 산이 맞는가 보다. 비록 우스개로 하는 이야기이지만 제대로 점검해보지 않고 앞으로만 맹목적으로 달려가서는 낭패를 본다는 뜻도 은근히 담겨 있다. 애초 갈길을 잘못 잡으면 그 결과가 완전히 틀어져 엉뚱한 길로 들어선 자신을 발 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엄청난 세월의 소모요, 노력의 낭비다. 그때부터 다시 제 길을 찾아가려고 방향을 선회하자면 힘이 배로 든다. 그러니 반성은 잦을 수록 좋다.(p )

34 성매매문제는 개인 남성으로서의 삶과 한국사회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서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음. 명화를 활용한 성매매에 대한 감수성 증진하기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보여주고 무엇이 느껴지는지 그대로 느껴보도록 함. 잠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난 뒤 옆에 있는 사람과 느낀점을 나눠보도록 한다. 조르주 바타이유(Georges Bataille)은 인간의 근본적인 특징을 에로티즘으로 간 주한다. 그는 성행위와 에로티즘을 구분하였다. 성행위는 동물에게 나타나는 것 이고 에로티즘은 동물에게는 없는 행위이다. 따라서 에로티즘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행위이다. 인간은 번식을 위해 성행위 자체에는 아무 런 목적을 두지 않는 동물과 달리, 성 자체를 목적으로 성을 행한다. 바타이유는 인간이 에로티즘을 위해 재산도, 명예도, 심지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존재의 연속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인간은 자 신의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죽음 에 대한 공포는 인간의 불연속성을 인식케 하고, 인간은 이 불연속성에 대한 근 원적인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데, 에로티즘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 다. 생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나와 타자가 온몸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충만한

35 순간에 인간은 죽음과 같은 순간을 경험한다. 에로티즘을 통해 인간은 바로 이 죽음과 같은 경험 이후에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강렬하면서도 가장 의미 있는 발작으로서 성행위는 한 순간일망정 존재의 연속성을 체험하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에로티즘 속에 현실적인 폭력성이 내재해 있다는 점이다. 바 타이유는 여자의 육체가 파열되는 순간의 고통을 쾌락과 연결시킨다. 여성은 성 행위를 처음하는 순간에 남성의 성기가 들어올 때 자신의 육체가 파열되는 고통 과 그 이후의 쾌락을 경험하는데, 바로 고통에 따른 공포와 그 너머의 쾌락이 에로티즘의 절정이라고 바타이유는 본다. 폭력과 관능의 결합이 에로티즘을 유 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에로티즘은 폭력을 당하는 사람의 고통을 은폐하는 측 면이 있다. 폭력을 당하는 사람은 폭력과 광기를 내재한 관능에 전혀 동감할 수 없다. 바타이유의 에로티즘은 이러한 폭력성, 일방성, 비상호성의 위험을 내포하 고 있다. 그것은 남자들의 욕망에 그칠 위험이 크다.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에로 티즘의 시선은 여자들로 하여금 에로틱한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한다. 에로티즘은 내가 타자를 향해 몸과 마음과 영혼을 여는 행위이다. 나와 타자가 함께 하는 친밀한 순간의 환희이다. 이러한 환희는 폐쇄적인 심신의 확장을 가 져다주어 세계의 고립감을 극복하게 해준다. 에로티즘은 성적 행위를 통해 타인 과 친밀한 감정을 교류하고 존재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인간의 가장 인간다운 행위라고 할 수 있다.타자를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도구화하지 않고, 나 역시 성 적 충동에 사로잡혀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제한들을 넘어서서 새로운 삶의 아름다움을 생성하는 에로티즘. 크림트의 <키스>에서 그리고 있는 것처럼, 나와 타자가 신체적, 감정적 합일을 이룰 때, 세상을 꽃 피우듯 아름다움을 창조 한다. 타자를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도구화하지 않고, 나 역시 성적 충동에 사로잡혀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제한들을 넘어서서 새로운 삶의 아름다움을 생 성하는 에로티즘. 크림트의 <키스>에서 그리고 있는 것처럼, 나와 타자가 신체 적, 감정적 합일을 이룰 때, 세상을 꽃 피우듯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인문학 리소스북> 중 8선 성 문화 소통 중 뭉크의 작품 <사춘기> 오슬로 전시회에 전시된 최초의 누드화 <사춘기>. 이 작품에서 그려진 소녀가 어떻게 느껴지는가? 이 소녀의 공포감, 고독, 고뇌와 같은 감정이 느껴지는가?

36 오슬로 전시회에 전시된 최초의 누드화인 뭉크( )의 <사춘기> 속의 옷을 벗은 어린 소녀에게도 공포감, 고독, 고뇌와 같은 감정이 담겨 있다(스트릭 랜드 2010).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험버트의 불안한 성적 욕망과 소유욕이 어린 롤리타들이 표출하는 공포와 불안이 그림 속에서 재현되고 있는 듯하다. <인문학 리소스북> 중 10선 미술사에 나타난 남자의 욕망, 여자의 몸 중에서 마네의 작품 <폴리 베르제르의 바>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바>를 감상한 후 어떠한 상황인지 추측해보자. 무엇 이 보이는가? 스토리를 만들어보자

37 <폴리 베르제르의 바>는 손님의 술 주문을 받는 여자 종업원이 거의 무표정하 게 서 있는 그림이다. 마네( )는 앞쪽에 능숙한 붓 터치로 오렌지가 담 긴 유리 그릇, 꽃, 술병들이 광선과 색채가 어우러진 것을 섬세하게 묘사하였다. 뒤에 있는 큰 거울에는 홀 안에서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반영되어 보이는데 여 종업원의 앞에 모자를 쓴 한 남자가 그녀의 뒷모습과 마주본 채 바짝 서 있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그는 마치 술을 주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 바는 성매매의 장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코가 붉은 걸 보니 전작이 있어 취한 남자를 상대하는 그녀의 표정은 다소 시니컬하다. 조건이 탐탁하지 않은 듯하다. <인문학 리소스북> 중 10선 미술사에 나타난 남자의 욕망, 여자의 몸 중에서 4-2. 기억해야 할 것 성구매는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이다!!! 성매매 문제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 함. 강의를 마무리 하면서 전체 교육 내용을 총정리해주는 것이 필요함. 경우에 따 라서는 핵심적으로 정리된 문구를 학습자 모두 큰소리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음

38 [성매매 성희롱 예방 교육프로그램] 교육명 성매매 없는 건강한 사회, 성희롱 없는 활기찬 직장 1. 한국사회의 성문화에 대해 이해한다. 교육목표 2. 성매매의 원인과 근절방안에 대해 인식한다. 3. 직장내 성희롱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교육대상 공무원 및 성인 소요시간 총 90분 1. 한국 성매매 현황 소개 강의내용 2. 성매매의 원인 분석과 대안 모색 3. 직장내 성희롱 개념 및 발생원인 분석 4. 사례를 통해서 본 직장내 성희롱 유형 준비사항 빔, 노트북, 강의 ppt, 포인터, 상품 기타

39 성매매 성희롱 예방교육 교육안(90분) 성매매 없는 건강한 사회, 성희롱 없는 활기찬 직장 1. 행복과 인간관계 1-1. 행복의 조건 1-2. 행복한 공동체와 남녀관계 2. 여풍( 女 風 ), 실상과 허상 2-1. 여풍( 女 風 )의 실상 2-2. 여풍( 女 風 )의 허상 3. 성매매 없는 건강한 사회 3-1. 한국 성매매 현황 3-2. 한국 성매매 원인 4-1. 성희롱에 대한 관점의 변화 4. 성희롱 없는 활기찬 직장 4-2. 사건을 통해서 본 성희롱에 대한 통념 4-3. 퀴즈로 배우는 성희롱 유형

40 1. 행복과 인간관계 < 핵심 질문 >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상생의 공동체를 위한 인간관계의 기본 특성은 무엇인가? ㆍ한국사회에서 남녀관계는 어떻게 변해왔는가? ㆍ여성의 사회진출과 사회적 환경은 어떠한 관련을 맺는가? 1-1. 행복의 조건 무엇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가? 조지 베일런트의 행복의 조건 행복의 조건 은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 연구팀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장장 70여 년간 총 814명의 미국인에 대해 이루어진 생애 추적 종단연구의 결과를 서 술하고 있는 책이다. 이 연구의 핵심 주제는 인간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늙어 갈 수 있는가 였다. 행복은 사람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는 행복의 조건 7가지를 50대 이전에 얼마나 갖추느냐에 달려 있었다는 것이 거의 종착지에 도달한 이 연 구의 결론이다. 행복의 7가지 조건은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 정된 결혼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었다. 특히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 이라는 것이 40여 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나이 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베일런트 교수의 결론이다. 하버드 대학교 인생성장 보고서 여기 놀라운 한 연구가 있다. 1938년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학부는 백화점 재 벌 윌리엄 T. 그랜트의 후원 하에 1930년대 말에 이 대학에 입학한 2학년생 268 명을 삶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는 증상과 질병에 초점을 둔 당시 의학계 의 주된 흐름에서 벗어나, 총체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68명에 이르는 연구 대상자들은 대학 2학년생 시 절 이후로 참전, 결혼과 이혼, 직업적 성공과 실패를 겪고 아버지와 할아버지 역 할을 거쳐 은퇴 후의 삶에 이르기까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심리검사를 받고 답변서를 제출했으며 수차례 면담을 거쳤다. 여기에는 유명 인사들도 많이 포함 되어 있다. <워싱턴 포스트>의 전설적 편집장이자 현재 부사장으로서 워터게이

41 트 사건 을 심층 보도했던 벤 브래들리도 있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도 들어 있다. 1967년 표류하고 있던 이 연구를 이어받은 사람은 정신과 전문의 조지 베일런 트 교수였다. 그는 33세에 연구에 참가하여 42년동안 268명의 사람들을 가까이 에서 살펴보았고, 그들이 경험 속에서 체득한 삶의 교훈들을 깊이 연구해왔다. 그는 연구 대상자들이 은퇴할 즈음,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노화를 예견하는 일곱 가지 주요한 행복의 조건들을 꼽았다. 첫 번째는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이고, 이어서 교육, 안정된 결혼생 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었다. 50대에 이르러 그 중 5, 6가지 조건을 충족했던 하버드 졸업생 106명 중 절반은 80세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였고, 7.5퍼센트는 불행하고 병약한 상태였다. 반면, 50세에 세 가지 미만의 조건을 갖 추었던 이들 중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에 이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50 세에 적당한 체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세 가지 미만의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80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네 가지 이상의 조건을 갖춘 이들보다 세 배나 높았 다. 반면에 우리가 소위 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믿음 중에 잘못된 것도 밝혀졌다. 50세때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노년의 건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회에 순응 하는 능력도 대학이나 성인기 초반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만, 그 중요성은 시 간이 지날수록 옅어져간다. 어릴 적 성격도 시간이 지나면 영향력이 줄어들어, 어릴 때 수줍음 많고 겁쟁이였던 사람이나 외향적이었던 사람이나 70세에 행복 하고 건강한 상태에 이를 확률은 거의 같았다. 이외에도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더 있다. 대학 시절의 규칙적인 운동은 노 년의 신체적 건강보다 정신적 건강에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50세 에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70퍼센트 이상이 63세 이전에 사망하거나 만성질환을 앓았다. 또 연구 대상자의 80퍼센트 이상이 제2차 세계대전 참전자 였는데, 격렬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만성적인 신체적 질병에 더 잘 걸 리고 훨씬 일찍 사망했다. 베일런트의 또 다른 주요 관심사는 인간관계의 힘이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지를 결정짓는 것은 지적인 뛰어남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 관계이다. 행복의 조건에 따뜻한 인간관계는 필수다. 47세 즈음까지 형성된 인 간관계 는 방어기제 를 제외한 다른 어떤 변수보다 훨씬 더 이후의 인생을 예견 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베일런트는 성인발달연구에서 대상자들에게 배운 점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사실 이라고 말했다. <인문학 리소스북> 중 3선 무엇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가 중

42 1-2. 행복한 공동체와 남녀관계 남녀가 함께 행복한 상생의 공동체, 어떻게 만들것인가? 조직문화와 행복도 과거조직문화 미래조직문화 주체 상사 모든 직원 소통방향 Top-Down 쌍방향 리더십 지시-순응 상호이해, 자발적 참여 중심가치 성과, 효율성 상호존중, 협력, 열정 - 향후 미래 조직문화는 좀더 수평적이며, 모든 직원들간의 쌍방향 소통이 요구 됨. 과거의 관습과 관행과의 결별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조직구성원들간의 상호 존중과 협력은 매우 중요함. -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조직구성원의 성비 역시 변화되고 있음. 70년대만 하더라도 남성은 가장( 家 長 )으로서 가정의 경제활동을 책임지 고, 여성은 가정생활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성별분업이 일상화 되었던 시절이 있었음. 일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별로 좋지 않았으며 여성의 일차적 자리는 가정이며 양육에 대한 책임 역시 여성이 전적으로 책임졌던 시절이었음. 하지만 점차로 이러한 성별분업 구도는 변화되고 있으며 여성의 경제활동에 대 한 사회적 시선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 -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조직문화에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음.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에서 남성과 여성이 협력할 수 있는 조직문화로 변화되기 위해 서는 미래조직문화에 대한 새로운 비젼이 요구됨. 모든 직원이 조직의 주체로 인식되어야 하며 상호이해와 자발적 참여를 요구함. 그러나 성별분업의 관행과

43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 성상품화 등 여성의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관행은 여전히 만연한 상태임.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는 기존 남성중심의 조직문화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함. 2. 여풍( 女 風 ), 실상과 허상 < 핵심 질문 > 한국에서 여성의 사회적 참여에 대한 시선은 어떠한가? 여풍 으로 보도되는 구체적인 사례는 무엇인가? ㆍ 여풍 현상에 가려진 한국여성의 지위는? 2-1. 여풍( 女 風 )의 실상 지금 우리는 역사상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살고 있 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그리고 여기는 우리가 그동안 경험했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해체하고 있다. 지구화는 국가와 자본, 노동의 경계 를 허물며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를 통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개인, 기업, 조직, 정 부 등 삶의 방식과 시스템을 뒤바꾸며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 말한 다. 분명히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왔던 변화와는 근본적인 다른 변화를 우리는 경험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는 미래의 코드로서 여성에 주목하는 논의가 있다. 21세기 는 여성의 시대 라는 말은 바로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정보와 창의력이 강조되고 기존에 폄하되었던 여성성이 새롭게 주목받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 다. <메가트렌드 2000>, <하이테크 하이터치>라는 저서를 통해서 미래사회를 예 견해온 존 나이스비트는 21세기의 키워드로 세계화(globalization), 기술 (technology) 그리고 여성(women)을 꼽았다. 여성적 가치라 불러 온 감성, 섬세함, 유연성 등은 바로 정보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가치라는 점에서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도 역시 21세기 여성의 미래는 장밋빛처럼 밝아 보인다는 담론이 무 성하다. 한국의 매스컴들은 성취감 높은 여성 리더 집단에 주목하면서 알파걸 신드

44 롬을 확산시켰다. 알파걸 이란 용어는 미국 하버드대 아동심리학 교수인 댄 킨들러 가 2006년 출간한 <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댄 킨들러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의 15개 학교를 방문해 성적이 우수하고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10대 소녀 113명을 인터뷰하고, 900여 명의 소녀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모든 면에서 남학생들을 능가하는 소녀집단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들을 이전 세대와 근본적으로 다른 알파걸 (Alpha Girl)이라 명명했다. 한국사회 역시 여 학생들의 약진과 남학생들의 학습 부진 현상은 공공연한 사실로 이야기 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남학생의 전학을 막기 위해서 2005년부터 남녀 내신을 따로 매겨 온 학교가 생겨났지만 교육부 훈령이 바뀌어 남녀 내신을 따로 매기는 것이 불가능 해짐에 따라 중고 남학생들의 학부모는 아들이 남녀공학보다는 남자학교를 가기를 원하고 있다. 학교 뿐 아니라 사법연수원의 상위권은 대부분 여성이고, 판사 임용에 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50%를 이미 넘었으며 외무고시 합격자의 60% 이상이 여성이라는 현실은 이제 우리사회가 성차별이 사라진 단계로 진입했다는 착각을 불 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성공무원의 수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음. 2000년에 1만2458명이었던 여성공무원은 2010년에는 2만8181명으로 증가함 문화재청은 숭례문 보수를 완료하면서 1일 서울 종묘 정전에서 이를 조선 왕 조의 역대 임금들에게 알리는 고유제를 치렀다. 이날 고유제에서는 변영섭(사 진) 문화재청장이 헌관(잔을 올리는 제관)을 맡아 행사를 주도했다. 여성이 헌관을 맡은 것은 1395년 조선 종묘가 세워진 뒤 처음이다

45 2-2. 여풍( 女 風 )의 허상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추이를 보면 2010년 52.6%로 OECD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61.8%보다 낮음을 알수 있음.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를 살펴보면 여전히 큰 격차가 있음을 알 수 있음. 2012년에 남자는 71.4%, 여자는 49.2%

46 여성의 연령대별 취업자 분포 추이는 전형적인 M자형 곡선을 나타냄. 유리천장의 문제.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증가하고 있지만 고위직의 여성비율 은 매우 낮은 상태임. 행복한 공동체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절 실히 요청됨. 양육의 일차적 책임자 혹은 성적 존재로 여성을 인식하는 한 상 생의 공동체, 경쟁력 있는 공동체, 행복한 공동체 구성은 요원한 일임. 3. 성매매 없는 건강한 사회 < 핵심 질문 > 한국 성매매 실태의 사회문화적 배경은 무엇인가? 한국의 성과주의 문화와 성매매산업 확대와의 관련성은? ㆍ갑을관계의 관점에서 성매매와 성구매관광을 설명해본다면? ㆍ성구매를 권유하는 남성 집단문화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47 3-1. 한국 성매매 현황 성매매의 법률적 정의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 및 돈을 매개로 성교행위(구강, 항문 등 신체의 일부 또 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성교행위 포함)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 가해자처벌법은 성매매 알선 및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피해자보호법은 성매 매 방지 및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 적용. 성매매방지법 제정 배경 사회적으로 인권 침해의 문제가 심각하며, 국제적인 오명이 지속되고 있음. 경제 적인 측면으로도 성산업관련 지하경제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 법률제정은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며, 성매매 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성산업 축소 산업형 성매매 확산 한국의 성매매 현황(한겨레 ) - 성매매집결지, 단란주점, 키스방 등 변종 성매매업소,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 해외성매매 등 - 산업형성매매 95%, 전통형 성매매 5% 2010 성매수 실태조사보고서(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한국 남성 10명 중 4명은 지난해 성매매했다 이 자료를 통해서 남성들은 교육수준과 수입,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성매매를 함

48 성매매 경험 나라별 비교에서 한국은 49%, 미국은 15%, 네덜란드 16% 합법적으로 성매매가 가능한 오스트레일리아 16%, 네덜란드 16%로 우리의 절반 을 밑돈다. 영국과 뉴질랜드는 7%에 불과. 전세계적으로 우리와 비교와 가능한 곳은 짐바브웨 정도로 53%. -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국남성들은 유별나게 주체할 수 없는 성욕을 가진 것일까? 3-2. 한국 성매매 원인 성과주의 사회와 룸살롱

49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나라. 짧은 시간동안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 경제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지원하는 나라. 이 과정은 한국 남성들의 희생에 기반함. 자신의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 일한 산업 역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 하지만 과거에는 평생 일할 직장이 있었으며, 수 명도 짧아서 정년하고 몇 년 못살고 저 세상으로 갔음. 하지만 지금은? 공무원은 정년이 60이지만, 일반 기업에서는 40대가 되면 정년을 준비해야 함. 평생 일터 개념이 사라지고 있으며 살아 남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 해서 일해야 함. 요즈음 왜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끄는지 아는가?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라는 무 언의 압력임. 과다한 노동과 착취는 자기 착취로 치닫고 있음. 경제대국이 될수록 더 많은 사람이 극단적인 피로와 탈진 상태에 이르고 있음. 우리시대 고유한 질병은 바로 우울증, 주의력결립과잉행동장애, 경계성성격장애, 소 진증후군 등. 이러한 질병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병임. 사람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가?

50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 걷기. 왜 사람들이 올레길을 걷겠다고 난리인줄 아는가? 살기 위해서다. 삶의 속도가 급 변하여 생기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걷기 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걷는 속도 에 적응해 발달해왔다. 사람들이 올레길을 찾는 이유는 바로 아 주 오래되고 익숙한 삶의 속도를 회복하고 싶은 까닭이다. 불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 술!!! 그것도 폭탄주. 왜 한국남자들은 폭탄주 를 즐길까?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그런 삶속에서 유일하게 내 마음대로 만들 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폭탄주다. 잠시 필름이 끊기고, 다 전사하는 경험. 이 경 험을 통해서 남자들간의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변화의 속도를 잠시 잊고 원시적 상태로 돌아가는 체험. 무장해제가 되는 경험. 그런데 남자들은 왜 술을 집에서 마시지 않고 집밖에서, 특히 룸살롱을 찾는가? 스피드 퀴즈!!! 룸살롱과 스마트폰의 공통점은? 정답은 터치 가 일어난다는 것. 남자들이 룸살롱을 찾는 것은 술마시러 가는 것이 아니다. 룸살롱에서 옆에 여자를 앉혀 놓고 마시려는 것은 바로 만지고 만져지기 때문. 서로 만지고 만져지는 터치 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의사소통 행위. 경쟁 사회에서 느끼는 존재론적 불안은 남성들이 룸살롱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 한국사회에서 왜 룸살롱이 번성하는지 그리고 성매매가 성행하는지 설명하는 한 단 면. 한국사회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조직 구성원의 성비도 변화했다. 과거 공직조직 - 남성이 대부분. 30년 전만 하더라도 여성할당제. 남자공무원 10 명 뽑을 때 여자 공무원 1명 뽑을까 말까. 여자 공무원은 열외로 취급. 여성이 갈 수 있는 부서가 한정되었음. 게다가 당시에는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 사직서를 내는 관행이 있었음. 대한민국 공직은 남성에 의해서 조직되었던 역사가 있었다. 지금은 완전히 뒤집어짐. 신입공무원 뽑으면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3:7 공직조직 의 여성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 여성들은 모든 부서에서 일을 할 수 밖에

51 없음. 여성들과 함께 조화롭게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이제 생존의 문제임. 예 전에는 일하다 갈등이 생기면 술 먹으면 모든 게 해결. 술한잔 하자. 이 말속에 많 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음. 하지만 이 방법이 여성들에게 통하지 않음. 한국사회에서 남녀가 함께 일해 본 경험이 일천함. 30년 전만 해도 남성들에게 여 자란 두종류로 분류되었음. 결혼할 여자와 놀 여자. 동료의 개념에 들어오지 않았 음. 여자라는 생물학적 성이 직장동료에 포함되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음. 따라서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모른다.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 을 시작해야 함. 갑을관계와 성접대 갑을관계 사건들 : 라면상무, 남양기업 영업사원 폭언 등 갑을관계 : 갑의 권력적 우위 하에 을의 존엄이 희생되는 현상을 말함. 갑을관계 는 수평적인 사회적 거래관계를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 수직적인 신분적인 관 계로 잘못 해석하고 비열하게 악용하는 것. 성매매는 바로 갑을관계의 한 현상. 성접대는 갑을관계에서 거래되는 것. 해외성구매관광 : 성구매 관광은 국가와 국가 간 혹은 도시와 도시 간 갑을관계 에서 발생. 한국은 경제 성장과 해외여행 자율화 이후 성매매 구매국으로 악명 이 높아짐.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국가가 성구매 관광 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음. 태국 방콕의 팟퐁거리, 해안도시 파타야, 필리핀 마닐라 베이 근방 골목들, 세부 등은 유명관광지인 동시에 유흥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 이 몰리는 곳에는 예외 없이 성산업이 성장세를 누리고 있음. 2007년에는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간 남자 고등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성구매를 한 사건이 있었음. 헌법 제10조 :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인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우리는 집, 학교, 회사라는 공간에서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보내왔지만, 이러한 공간에서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거나(주권)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했음(인 권). 학교에서 우리는 훈육의 대상이었을 뿐 자치의 주체였던 적이 없고, 회사에 서는 샐러리맨이거나 근로자였을 뿐 경영에 참여하는 공동의 의사결정자였던 경

52 험이 없음. 이런 기본적인 관계에서 우리는 객체인 을이었을 뿐, 주체인 갑의 지 위를 인정받은 적이 없었음. 집, 학교, 회사라는 기본적 공간에서부터 존엄이 보 장되는 관계와 경험을 만들어나갈 때, 갑을관계가 전제하고 있는 문화적 불평등 을 교정할 수 있는 전제가 충족될 수 있음. 남성 집단문화와 성구매 권유 한국사회에서 성구매자들은 남성 놀이 문화 속에서 호기심과 동료들의 압력에 의 해 집단으로 성구매를 경험하게 됨. 남성들이 처음 성구매를 하게 되는 이유는 술자리에 어울리다가 호기심에 동료들의 압력과 같은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동기 에 의한 경우가 많음. 성구매 동기 조사에 의하면 접대 관행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등이 높은 응답률 을 보여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성구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남. 이러한 조사 결과는 성욕 해소를 위해 성구매를 한 남성들은 즉흥적으로 성구매를 시작하지 만, 한 번 성구매를 경험하게 된 남성들은 남성들만의 집단에서 자연스럽게 성구 매를 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함. 또한 성을 긴장과 스트레스, 억압을 풀어주는 수 단으로 여기며, 스트레스를 성욕 해소로 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성구매를 지 속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성구매 경험자들에게 향후 성구매를 할 의도를 물었을 때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성구매를 할 수 있다는 태도를 가진 집단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 이는 한국사 회에서 남성들의 성구매 행위가 보편적으로 용인되고, 남성들 간의 결속을 강화 하는 특별한 성적 경험으로 의미화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임. 남성들의 회식과 놀이문화의 장소인 유흥업소가 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성구매를 하겠다는 적극적인 결정이 없이도 자연스럽게 성매매 환경에 노출되는 것. 따라서 한국 사회에서 성구매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위 신종, 변종 성매 매 영업을 하고 있는 성산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더불어 구매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함. 한국사회에서 성구매자는 사회문화적 분 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 상황을 고려하면, 남성들이 성매매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빈도를 줄이고, 성구매자로 적발되면 개인이 감당해야 할 사회경제적 비용 을 높이게 되면, 성구매를 선택하는 개인의 태도가 변화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 임

53 4. 성희롱 없는 활기찬 직장 < 핵심 질문 > 성희롱에 대한 관점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성희롱 사건 속에서 나타난 한국사회의 통념은 무엇인가? ㆍ사례를 중심으로 성희롱의 유형을 살펴보면 어떻게 구분될 수 있는가? 4-1. 성희롱에 대한 관점의 변화 성희롱을 바라보는 관점은 변화해오고 있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성희롱은 사적인 문제이며 조직에서 관리할 문제도 아 니며 공적개입을 할 필요가 없는 문제로 인식되었음.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는 성희롱의 문제는 공공의 문제로 정의되기 시작하였으며 조직차원의 관리가 필요 한 문제 그리고 공적인 개입이 요청되는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음. 이제 성희롱 은 성차별이며, 공공의 문제라는 관점은 확산되고 있으며 노동권 및 조직관리의 개 념으로도 확장되고 있음. 그러나 성희롱에 대한 이러한 관점의 변화에도 불구하여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성희롱 사건에 대한 통념은 크게 변화되지 않고 있음 사건을 통해서 본 성희롱에 대한 통념 뉴스자료 활용하기 자료 유형 뉴스 자료 자료명 유명인사의 성추행 사건 뉴스영상 자료 정보 스트로스 칸 IMF사무총장, 최연희 (전 한나라당)의원의 성추행 사건을 담은 뉴스영상

54 영상 활용 개요 일부 이상한/비정상적인 남성들의 일이라고 치부하기도 하는 성희롱/성폭력의 가해 자는 매우 일상적인 상황에서 일반적인 남성들에 의해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임을 자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성추문 사건은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중요성을 일깨우기도 하지만, 성희롱/성폭력 사건에도 불구하고 가해 행위 는 금새 잊혀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남성들의 성적 욕망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에 대하여 토의 할 수 있다. #장면1 ( 00:01:14) 1 ) 스트로스 칸 IMF 전 사무총재의 성추문 사건 2012년 스트로스 칸 전 IMF 사무총재의 성추문사건 IMF총재를 지내고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였던 스트로스 칸은 2012년 63세의 나이로 뉴욕 호텔 여성 종업원 성폭행 미수, 프랑스 여성작가 성추행, 공금을 이용한 집단 성매매, 성매매 조직과 연루되어 성매매 알선, 여성 기자 성희롱 등의 혐의를 받았고 공직에서 모두 물러난 바 있음. 1) 2) 3) -

55 #장면2-1 ( 00:02:19) 2 )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성추문 사건 #장면2-2 ( 00:01:41) 3 )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성추문과 관련한 정치권 반응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성추문사건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의원 최연희는 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동아일보 여성 기자를 뒤에서 껴안 고, 가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 혐의를 받았음. 그러나 이를 해명하는 자리에서 술집 여 종업원 인 줄 알았다 고 말해 여성에 대한 자신의 낮은 인식을 드러내었으며, 의원직 사퇴를 둘러싸고 성 희롱 가해자를 보호하는 정치권의 관행을 노출하는 등 정치인 및 유명인의 성희롱 사건의 단면을 보여줌

56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성희롱/성폭력 가해 남성은 특별한 남성인가? 남자라면 한번쯤 그럴 수도 있다고 보는 사회적 인식에 동의하는가? (동의하지 않 는다면 최연희 의원의 재선출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주변에서 성희롱은 어떤 형태로 목격되는가?(다양한 성희롱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음) 참고사항 남성의 성희롱/성폭력에 대하여 지나치게 관대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 한 지자체에서 있었던 일 단체장의 성희롱 사건 이후 여성은 회식 후 2차에 참여 불가 성희롱이 발생하는 원인을 여성의 존재 자체에서 찾고 있음. 성희롱은 성희 롱에 대한 무지와 성희롱을 성차별로 인지하지 못한 인식에서 비롯됨 윤창중 사건을 통해서 본 성희롱에 대한 통념 윤창중 사건이 발생하자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였던 인턴의 사진을 SNS를 통해서 퍼나르기 시작함.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사진을 유포한 행위에는 성희롱에 대한 통념이 고스란히 드러남. 대통령의 방미중에 벌어진 고위공직자의 성희롱사건에 는 술과 예쁜 여자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통념이 드러남. 피해자 여성의 경 우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사진이 SNS를 통해서 유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심정은 어떠할까? 만약 그 부모가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다면 그 심정은 어떠 할까? 한국사회에서 성희롱에 대한 문제의식은 여전히 낮은 차원에 있음을 보여 주는 사건임. 피해자 인권에 대한 의식은 매우 미흡한 상황. 윤창중 사건 학습효과

57 조선일보 제28737호. 강인선의 태평로 <대한민국 정부의 남녀칠세부동석 해법> 정홍원 총리가 최근 태국을 방문했을 때 일정 수행을 위한 인턴은 남자만 뽑 고, 건배는 술이 아니라 오렌지 쥬스로 했다고 한다. 이른바 윤창중 사건 학습 효과다. 박근혜 대통령 방미 중 있었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여성 인턴 성추행 의혹과 유사한 사건이 또 일어날 것을 우려해 총리실은 술과 여성을 원 천적으로 배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리가 태국 방문 중 찍은 행사 사진 한 장은 노심초사했던 총리실의 심정을 보여준다. 오찬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잔에 는 와인 대신 노란 오렌지 주스가 담겨 있다. 평소 남녀 섞어 뽑는다던 인턴3명은 왜 전원 남성이 됐을까. 보도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아침부터 밤까지 강행군하는 일정이라 남성을 많이 뽑았을 뿐 일부러 여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고 했다. 하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서조차 윤 창중 사건의 교훈이 총리의 태국 방문에 스며든 것 이란 얘기가 나온다. 총리실에서 보여준 극도의 조심성은 또 있다. 주 태국 대사관에 여성 행정원이 있는데, 업무를 조정해 이 직원이 총리 수행 공무원이나 기자들과 접촉하는 빈 도를 최소화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수행원들이 여성 행정원과 함께 일 하는 시간을 줄여 문제 발생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동행했던 공무원이나 기자들을 잠재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집단으로 본 셈이니 그들 입장에선 기가 찰 일이다. 그뿐인가. 정 총리는 출국 전 간부들에게 술을 못 마시는 사람만 수행원으로 데려갈까 하는 생각도 했다 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음주 자제를 기대하기는 어려 우니 차라리 음주 불능자 가 낫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정 총리는 윤창중 사건으로 엉망이 된 대통령의 방미 후 처음으로 해외에 나 가게 됐으니 신경이 쓰였을 법도 하다. 유사 사건 발생을 막아야 한다는 참모들 의 절박한 심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렇게 나온 대책이 여성 인턴 안 뽑고, 현지 여성 직원과 수행단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라니. 인턴3명을 전부 남자로 뽑았던 건 어쩌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총리실이 이 과정에서 보여준 윤창중 사건에 대한 인식이다. 우리 정부가 윤창 중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이런 문제를 어떻게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하 는지가 은연중 드러났다. 결국 총리실은 윤창중 사건에서 술과 여성의 존재 자 체가 문제였다고 보고 그 두 가지만 차단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더 씁 쓸한 것은 윤창중 학습 효과 에 골몰하느라, 여성이 대통령인 한국의 총리가 역 시 여성이 총리인 태국을 방문하면서도 무신경하게 여성 인턴부터 배제하는 단 순 대응을 한 점이다.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누군가 배제돼야 한다면 그 대상 은 잠재적 가해자이지 잠재적 피해자가 아니다. 정 총리의 태국 방문 에피소드는 정부가 하기에 따라 윤창중 사건의 학습 효

58 과가 엉뚱한 데로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윤창중 사건은 자질이 부족한 사 람이 요직에 임명되면서 시작됐고, 윤 전 대변인 본인이 부적절한 처신과 권력 남용으로 사고를 친 일이다. 이미 인터넷에선 비판과 한숨의 소리가 높다. 정부 가 본질적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피해 갈 궁리부터 한다 남성 인턴과 관련된 문제가 생기면 그땐 남성 인턴을 안 뽑을 작정이냐 성차별이란 또 다 른 문제를 만들 거냐 고들 한다. 정부의 일이란 기본적으로 문제 해결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를 제대로 봐야 한다. 윤창중 사건 재발을 막겠다고 당장 여성 인턴 뽑기부터 중단하는 식 으로 거꾸로 가는 대응책을 내놓는 정부하면 조만간 남녀칠세부동석 을 해법으 로 내놓을지도 모른다 퀴즈로 배우는 성희롱 유형 성희롱 인지력 점검 퀴즈 4) 교육생들이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퀴즈를 활용한다. 교육생들은 제시된 문항에 대해서 그렇다 라고 생각하면 손을 동그랗게 표시하라고 하고, 아니 다 라고 생각하면 손으로 엑스 표시를 하라고 안내한다. 만약에 경우에 따라서 그 렇다 라고 생각할 경우 두손을 위로 번쩍 올리라고 한다. 강사는 각 문항에 대해서 정답을 제시해주기보다는 교육생들간의 다양한 의견을 토론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 하는 것이 좋다. 서로 다른 답을 선택한 교육생들이 왜 그렇게 답했는지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되 강사는 성희롱이 되는 유형을 정확 하게 정리해준다. 다음 문항을 읽고 다음 중 하나를 선택하시오. A: 그렇다 B: 아니다 C: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다 번호 언어적 성희롱 관련 문항 답변 1 음담패설에 나 이외에 사무실의 모든 직원들이 웃고 즐긴 것은 성희 롱이다 2 직장상사가 부하직원의 짧은 치마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성희롱이다 3 여성을 아줌마, 야, 00양 등으로 부르는 행위도 성희롱이다 4) 참고자료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직장 내 성희롱 고충상담원을 위한 자가진단 및 교육훈련 매뉴얼,

59 4 칭찬하는 의미에서 여성에게 섹시하다 라고 말하는 것은 성희롱이 다 5 블루스를 추거나 야한 농담을 해도 아무 소리 없이 듣고만 있었다가 이후에 성희롱으로 문제제기해도 성희롱이다 번호 시각적 성희롱 관련 문항 답변 1 사무실에서 나 혼자 쓰는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야한 그림이 깔려져 있거나 야간 동영상이 깔려 있는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이런 경우도 성희롱에 해당한다 2 과도한 노출이 있을 때 쳐다본 경우 성희롱에 해당한다 번호 신체적 성희롱 관련 문항 답변 1 여자상사가 격려차 동생 간다 면서 남자부하직원의 엉덩이를 친 것 도 성희롱이다 2 팔이나 어깨를 만진 행위도 성희롱이 될 수 있다. 3 아들같다, 딸같다 면서 어깨안마를 해달라고 하거나, 흰머리를 뽑게 하는 것도 성희롱이다 4 성희롱을 하려고 한 의도 없이 이뤄진 행위도 성희롱이 될 수 있다 5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명확이 표현하지 않은 경우에도 성희롱이 성립 될 수 있다 6 단 한번의 행위로도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 언어적 성희롱 > 1. 음담패설에 나 이외에 사무실의 모든 직원들이 웃고 즐긴 것은 성희롱이다? 나 혼자만 불쾌감을 느낀 경우에도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성희롱 성립 여부 를 판단하는 기준은 첫째, 내가 그 행위를 원했는가? 둘째, 내가 성적 모욕감 혹은 불쾌감을 느꼈는가? 이다. 그것이 원하는 행위였는지에 대한 판단은 피해 당사자의 입장과 객관적인 정황을 고려하여, 성적 불쾌감에 대한 판단 역시 피 해 당사자의 피해자의 주관적 느낌과 당사자가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라 면 어떻게 느꼈을까? 를 고려한다. 2. 직장상사가 부하직원의 짧은 치마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성희롱이다? *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 관리자, 직장상사 등은 직무와 관련된 수준에서 부하 직원 동료의 복장이나 외 모에 대해 지시하고 요구할 수 있으므로, 외모나 복장에 대한 지적이 부하직 원 동료의 근무태도를 관리하고 지도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그 자체로는 문 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부하직원 동료의 외모나 복장에 대해서 지적할 때에

60 는 성차별적 발언이나 성적 모욕감을 불러일으키는 태도는 지양하고 다음과 같 은 방식으로 할 것을 권한다. 첫째, 지적하고자 하는 내용의 업무 관련성 여부를 검토한다. 외모나 옷차림에 대한 관리자(사업주 등)의 개입은 직종에 따라 직무관련성이 인 정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사적인 영역에 대한 침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외모나 복장에 대해 지적하기 전에 업무관련성 여부를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 다. 둘째, 성차별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한다. 외모나 복장에 대한 지적이 여성에게만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이중적 기준에 근 거한 것은 아닌지 미리 점검해 본다면 성차별적 언어의 사용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다. 예를 들면, 같은 내용을 지적하더라도 여자가 라는 표현을 쓰게 되면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반한 성차별에 해당한다. 셋째,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는 지적 방식과 태도를 선택한다. 지적하고자 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관리자 직장 상사로서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조언을 하거나 지적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 성희롱이 성립되는 경우 관리자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의 외모나 복장에 대해 지적하는 방식이나 태도가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것이었다면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지적이라 할지라도 지적하는 내용이나 방식, 태도로 인해 부하직원 동료 가 성적 불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3. 여성을 아줌마, 야!, 00양 등으로 부르는 행위도 성희롱이다? 여성을 아줌마, 야!, 00양 등으로 부르는 행위는 성희롱은 아니나, 성차별적 행위로 볼 수 있다. 성희롱으로 볼 수는 없지만 성차별적인 행위가 만연한 조직 의 경우 성희롱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4. 칭찬하는 의미에서 여성에게 섹시하다 라고 말하는 것은 성희롱이다? 판단의 핵심은 섹시하다 는 말을 칭찬하고자 하는 의도로 했는지 여부가 아니 라 그 말이 때와 장소, 관계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말하는 사람 이 어떤 의도로 했건 어떤 상황에서 누가 누구에게 했는가에 따라 섹시하다 는 말은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유쾌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부 부나 연인 관계 등 사적이고 친밀한 관계일 경우에는 듣는 사람에게 유쾌한 말

61 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판단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친밀감이 있는 관계인가 여 부가 아니라 섹시하다 는 언행으로 인해 상대방이 성적 모욕감 혹은 불쾌감을 느꼈는가? 이다. 상대가 성적 모욕감을 느끼지 않은 상황이라면 성희롱이 성립되 지 않는다. 성적 언행의 대상이 된 당사자가 불쾌감을 느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 희롱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성희롱의 성립 여부는 피해자의 관점을 따르되 사회 통념상 합리적 사람 의 기준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다시 말해 성희롱 피해 자의 주관적인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 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였을 것인가를 고려해서 판단한다.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한다 는 것은 피해자의 생각과 주장을 무조건 수용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피해 자의 감정과 경험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공적 인간관계, 즉 업무를 매개로 맺어진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는 어떨까? 아무 리 친밀한 직장 동료사이라 할지라도 섹시하다 는 말은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상관없이 말을 듣는 사람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한 특정 언행이 어 떠한 정황이나 상황에서 발생했는가에 따라 그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되는가에 대한 판단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아래 뒤로 기분 나쁘게 훑어보는 행동 과 섹 시하다 라는 언행이 함께 이뤄진 경우, 섹시하다 라는 말의 표현이 저속하거나 모욕적인 표현으로 행해진 경우, 상대가 불쾌감을 표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반 복적으로 이뤄진 경우는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섹시하다 는 말은 개인적이고 성적인 뉘앙스를 주는 표현이기 때문에 때와 장소, 상대를 가려야 한다. 성적인 농담 이외에 할 수 있는 농담은 많다. 섹시하다 는 표현은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 어감을 갖기 때문에 직장에서 성적인 언급은 일체 삼가는 것이 좋다. 이런 사안에 대해 논란이 많은 이유는 현재 우리 사회의 직장 문화가 변화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 평가이건 부정적 평가이건 외모에 대한 평가가 적대적 근무 환경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 상 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언행이라면, 그리고 때와 장소, 대상에 따라 성희롱 성립여부가 불분명한 언행이라면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블루스를 추거나 야한 농담을 해도 아무 소리 없이 듣고만 있었다가 이후에 성 희롱으로 문제제기해도 성희롱이다? 성희롱 행위자의 직급이 높고 피해자의 직급이 낮을수록 문제 상황 발생 당시 즉각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거부감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직급의 차이가

62 클수록 직접적이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블루스를 추거 나 야한 농담이 행해졌던 당시 정황상 그러한 행위가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는 바탕에서 행해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블루스를 제안하는 행위에 일방적 강 요가 있지는 않았는지, 직급의 차이로 인해 거부감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었 는지, 일상적으로 사무실 내에 음담패설이 만연한 분위기는 아니었는지 돌아보 자. 이러한 상황에서는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얼굴을 찌푸리거나 화제를 돌리 거나 위축되거나 침묵하는 형태로 거부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음담패설의 경우 제3자의 문제제기가 가능한 이유는 그것이 적대적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언행이 성적 불쾌감을 유발해서 적대적 근무환경을 조성했는지, 즉 고용환경의 악화를 초래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고려해야 된다. 업무상의 직접적 불이익은 없다 하더라도 사무실에 나오 기 싫어지거나 성적 불쾌감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업무 능률이 떨어지게 되 며, 고용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한다. < 시각적 성희롱 > 1. 사무실에서 나 혼자 쓰는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야한 그림이 깔려져 있거나 야 한 동영상이 깔려 있는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 주려고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이런 경우도 성희롱에 해당한다? 시각적 행위의 경우에 한하여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상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남에게 보여주려는 의도 없이 개인적으로 즐기기 위 해 야한 사진을 사무실 컴퓨터로 보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성립되지는 않는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남에게 보이려는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성희롱이 성립된다. 사무실 내 불특정다수가 볼 수 있다는 점 으로 인해 적대적 근로환경을 조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이런 행위가 누군가에게 성적 불쾌감을 초래했고 그 사람이 불쾌감을 표현했거나 시정을 요 구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의 행위가 지속된다면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된다는 것이 공통의 견해이다. 2. 과도한 노출이 있을 때 쳐다본 경우도 성희롱이다? 단지 길을 지나는 여성이 아름다워 쳐다본다고 해서 위법행위가 되지 않는 것처 럼, 직장 내에서 여성을 쳐다보는 행위 자체만으로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다음의 경우엔 눈빛 도 성희롱이 될 수 있다

63 특정 신체 부위를 빤히 쳐다보는 행위 전신을 아래위로 훑어보는 행위 당사자가 불쾌감을 표현했는데도 반복적으로 쳐다보는 행위 음흉한 눈빛 이 반복적이거나,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성적 평가를 하는 언행 을 함께 사용하는 행위 상대방을 쳐다보는 행위도 어떤 의도 혹은 어떤 마음 을 가지고 쳐다보는가 에 따라 불쾌감을 줄 수도 있고, 쾌감을 줄 수도 있다. 먼저 자신이 상대방에게 던지는 시선에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불쾌하게 할 만한 소지가 없는지 자문해 보 는 것이 좋다. 시선에서 성적 불쾌감을 느낄 때는 음흉하다 거나 징그럽다 는 느 낌을 받을 때, 가슴이나 엉덩이, 다리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빤하게 쳐다보거나, 전신을 아래위로 훑어볼 때인데, 이러한 행위가 여성에게 비인격적 대우를 받았 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 신체적 성희롱 > 1. 여자상사가 격려차 아들 같다 면서 남자직원의 엉덩이를 친 것도 성희롱이다? 일방적으로 행하는 성적 언동은 대상이 남성이건 여성이건 성희롱이 성립한다. 대부분의 직장 내 성희롱은 주로 남성에 의해 발생하지만, 회사의 성별 인적 구 성 비율에서 여자가 다수를 점하고 있을 때는 여자가 행위자가 되는 경우도 있 다. 특히 여성 상사가 많거나 여성 비율이 높은 기관에서 여성에 의해 남성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남성도 직장 내 성희롱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고용 업무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은 직장 내 성희롱의 행위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므로 남성이 피해자가 되고 여성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은 남성과 남성, 남성과 여 성, 여성과 여성 등 직장 내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능하며, 남성에게도 성희롱은 가벼운 장난이 아니라 모욕이 될 수 있다. 남자답게 혹은 사나이답게 그냥 넘 어가라는 주위의 반응이 피해자에겐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2. 팔이나 어깨를 만진 행위도 성희롱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위였다면 성희롱이 될 수 있다. 성희롱 판단의 핵심 은 신체의 어느 부위에 대한 접촉이건 그것이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 으로 이루어졌는가, 그리고 그로 인해 상대방이 성적 모욕감을 느꼈는가 여부이

64 다. 업무 교육 과정에서 일어난 접촉이라도 상대가 거부의사를 밝힌 경우 가슴 과 엉덩이 뿐만 아니라 어깨나 목, 볼을 만지는 행위도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 다. 또한 실제 사담 사례를 통해 살펴보면 행위자의 입장에서는 비의도적이고 우연한 행위였다고 주장하더라도 목격자나 행위의 대상이 된 사람의 입장에서는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경우가 많다. 또한 신체적 유형의 성희롱은 신체접촉, 만 지는 또는 만지게 하는 성희롱 등을 말하며,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 애무를 강요하는 행위 등이 신체적 성희롱에 해당된다. 두 볼을 쓰 다듬는 행위, 목덜미를 만지작거리는 행위도 성희롱이 될 수 있다. 3. 아들 같다, 딸 같다 면서 어깨 안마를 해달라고 하거나 흰머리를 뽑게 하는 것도 성희롱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행위 였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성희롱이 성립된다. 상급자 에 의해서 행해지는 성희롱에서, 행위자는 딸같다, 동생같다 면서 신체 접촉을 시도하거나 안마나 흰머리 뽑기를 요구하거나, 엉덩이 등 신체부위를 접촉하는 행위를 하는 일이 보고되고 있다. 문제의 행위가 친밀감의 표현 이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행위자의 시각이 아니라, 피해자의 시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4. 성희롱 하려고 한 의도가 없이 이뤄진 행위도 성희롱이 될 수 있다? 행위자가 성희롱을 할 의도가 없었더라도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성희롱 행 위자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행동을 성희롱으로 인식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 의 행위가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행위를 한다. 심지어 상대방이 그런 행동을 좋아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성희롱 여부에 대한 판단은 가해자의 의도 여부에 상관없이 피해 자가 어떻게 느끼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를 존중하는 바탕에서 이뤄진다. 5.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않은 경우도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대부분 성희롱의 피해자는 직장 내에서 낮은 지위에 있는 경우이고, 행위자의 70~80%는 상사와 사업주, 교장, 교수 등 직위가 피해자보다 높다. 직장 내 성희 롱 발생 시 위와 같은 직장 내 위계는 피해자의 행동을 위축시키며 혹은 거부의 사 표현이나 성희롱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을 경우 불이익(해고, 승진탈락, 업무 상 괴롭힘, 왕따 등)을 감수해야 되는 두려움 등으로 적극적으로 의사표현하지

65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어떤 행동에 대한 반응 양태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특히 원하지 않는 행동에 직면했을 때 피해자의 반응 태도와 그것에 대한 거부의사 표현의 형태는 그 피해자의 성향, 경험,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성희롱 판단 시 피해 자의 반응을 고려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이다. 성희롱을 판단함에 있어 피 해자의 반응과 태도를 고려할 경우, 이처럼 다양한 반응과 태도에 일정한 가치 를 부여하여 인정될 수 있는 혹은 인정될 수 없는 반응과 태도로 구분하게 되어 또 다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의 판단 기준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위 를 하여 상대방에게 성적불쾌감을 주었는가 여부로 판단하므로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현 여부는 전혀 단단 기준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직장 내 성희롱 판단 기준은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않았어도 성립이 되는 것이다. 6. 단 한 번의 행위로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직장 내 성희롱 판단 기준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불쾌감을 주었을 때 성희롱이 성립된다. 그러므로 그 행위가 단 한 번의 행 위였다고 하더라도 성희롱 판단 기준에 해당된다면 성희롱이 성립된다. 성희롱 발생 정황, 성희롱의 지속여부, 피해자의 범위 등에 따라서 행위자의 성희롱 행 위에 대한 징계 내용이 달라지는 것뿐이지, 한 번의 성희롱이라는 횟수가 성희 롱 성립 기준은 아닌 것이다 성희롱 피해 시 대처 방안 피해자 대처 - 분명한 거절 의사를 표시하고, 피해당한 경우 문제를 공론화 시킨 후 해결하려 노력한다. - 기관(직장)에 성희롱 고충을 신고 - 국가인권위원회에 신청 -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 기관(직장) 대처 - 공정한 사건조사 및 처리를 해야 함. 자체 예방지침에 따른 사건 접수 및 처리

66 - 신고 접수, 상담 - 사건조사 및 처리 : 행위자 제재(징계 등), 피해자 보호 및 구제, 재발방지대책 추진 기관에서 해야 할 일 1. 연 1회 이상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2. 성희롱 방지조치 연간 추진계획 수립 3. 성희롱 관련 상담 및 고충처리를 위한 공식 창구의 마련 4. 성희롱 고충 담당자 지정 5. 자체 성희롱 예방지침의 마련 6. 그 밖에 자체 성희롱 방지를 위한 조치 남녀 직장인 10계명 1. 음담패설을 삼간다. 2. 평소 동료들간 존칭을 사용한다. 3. 성희롱으로 인한 불쾌한 감정은 분명히 표현한다. 4. 상대방의 싫다는 표현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5. 회식 때 술시중이나 블루스를 강요하지 않는다. 6. 직장에서 인터넷 음란사이트를 보지 않는다. 7.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삼간다. 8. 직장동료의 신체에 대해 성적인 평가나 비유를 하지 않는다. 9. 고정된 성역할을 강조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10. 주위에 피해자가 있을 때, 양 당사자들을 적극 돕는다

67 [성매매 예방을 위한 인문학 강의 교육프로그램] 교육명 인생에 관한 3 가지 레슨 : 돈, 피로, 그리고 예치( 禮 恥 ) 1. 성매매라는 현상을 윤리학 패러다임에서 비판적으로 사유 할 수 있다. 교육목표 2. 남성 성문화의 원인을 피로사회라는 철학적 분석에 입각 하여 성찰할 수 있다. 3. 성매매 사회에 대한 대안으로서 동양적 인간관에 기반한 예와 치의 문화를 이해한다. 교육대상 공무원 및 성인 소요시간 총 50분 1.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강의내용 2. 피로사회에 대한 성찰과 처방 3. 동양적 인간학 : 예와 치의 문화 4. 서양미술사를 통한 Gender Intellegence 높이기 준비사항 빔, 노트북, 강의 ppt, 포인터, 상품 기타

68 인문학으로 접근하는 성매매 예방교육 교육안(50분) 인생에 관한 3 가지 레슨 - 돈, 피로, 그리고 예치( 禮 恥 ) 돈과 삶의 관계에 대하여 1.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1-2. 돈으로 살 수 없는 것과 있는 것 1-3. 성매매 시장논리 2가지와 이에 대한 반박 논리 2-1. 한국 남성의 심리적 지도 2. 피로에 대한 성찰과 처방 2-2. 성과사회와 피로 2-3. 피로사회를 위한 처방 3-1. 동양적 인간학 人 은 곧 人 間 3. 동양적 인간학, 禮 와 恥 의 문화 3-2. 仁 과 和 3-3. 성매매 예방, 法 으로 할 것인가 禮 로 할 것인가? 4. 마무리 서양미술사를 통한 Gender Intellegence 높이기

69 1.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핵심 질문 > 우리는 삶을 위해 돈을 버는가, 아니면 돈을 벌기 위해 사는가? 성매매를 정당하다고 보는 시장논리의 논변에 대해 반론을 편다면? 한국의 성매매 현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1-1. 돈과 삶의 관계에 대하여 아리스토텔레스의 두 가지 경제 개념 * Oikos vs. Chremastics - 아리스토텔레스는 경제를 가계경제(oikos)와 상업경제(chremastics)의 두 가지 로 구분했다. 가계경제는 상품(혹은 사용가치)의 획득을 목표로 하며, 화폐를 이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상업경제는 거꾸로 화폐(혹은 교환가치)의 획득을 목표로 하며, 상품을 화폐 획득의 수단으로 삼는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에게 있어 행복한 삶이 궁극적 가치이고, 재화나 상품은 그것에 봉사하는 종속적인 가치이며, 화폐는 그런 재화를 얻는 수단이라고 했다. 즉 화폐는 행복한 삶을 위한 수단의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가계경제는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것이지만, 상업경제는 비정상적이며 자연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삶을 위한 돈벌이는 용인했 지만, 돈벌이를 위한 삶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시장가치가 사회생활에서 제왕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고판다는 논리가 더 이상 물질적 재화에만 적용되지 않고 점차 현대인의 삶 전 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상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본 Oikos 영역이, 비정상적이며 자연에 반하는 영역인 Chremastics에 완전히 밀려난 형국 이다. 욕구와 돈

70 *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 - 매슬로우(Maslow: )가 주장한 욕구단계설 에 의하면 인간의 욕구는 타고난 것이며 욕구의 강도와 중요성에 따라 생존욕구, 안전욕구, 소속(관계적)욕 구, 존경욕구, 자아실현욕구의 5단계로 이루어져있다. 인간의 욕구는 하위단계에 서 상위단계로 계층적으로 배열되어 하위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그 다음 단계 의 욕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욕구 5단계설에 의하면 욕구는 행동을 일으키는 동기요인이며, 인간의 욕구는 낮은 단계에서부터 그 충족도에 따라 높은 단계로 성장해 간다는 것이다. - 그런데 현대 사회의 욕구 구조는 이 다섯 단계의 욕구들이 돈 이라는 하나의 블 랙홀로 빠져들고 있는 것과 같다. 돈이라는 가치가 우리의 가치질서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신체적 생존이 필요할 때도 돈을 원하고, 안전을 원할 때 도 돈을 추구하며, 소속이나 존중, 자기실현을 원할 때도 돈의 획득을 통하여 욕 구를 실현시키려고 한다. 돈이라는 교환가치가 분화되어 있던 다섯 단계의 욕구 들을 모두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욕구와 욕망 *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 시인 유하는 자본주의 시대 인간 욕구의 자화상을 오징어 라는 시를 통해 날카 롭게 꼬집고 있다. 눈 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오든 광명을! - 이 시에서 빛 은 검은 밤바다의 오징어 떼를 불러 모으는 매우 찬란한 전기불의 빛이다. 그 빛은 황홀할 정도로 찬란하여 오징어 떼는 자신도 모르게 그 빛을 향 하여 몰려든다. 그러나 그 빛 너머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이다. 자본주의의 찬란한 시장의 불 빛, 우리는 그 불 빛에 매료되어 자신도 모르게 그 빛 아래로 모여들게 되지만, 그러는 사이 우리가 하나의 생명체로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욕

71 구들이 잠식당하게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욕망을 위해 인 간의 생명력, 생존, 안전, 소속, 존중, 실현의 욕구들이 봉헌되고 있는 것이다. 우 리는 우리가 정말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 대신에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의 불빛이 전시하는 화려한 가치들을 향해 달려들고 있지는 않은가? 1-2.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 마이클 샌들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이 책은 2012년 봄 학기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개설된 Markets & Morals 라는 강의에서 유래했다. 강의 첫날, 수강신청에 성공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거 몰려 강 의실을 옮기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시장논리가 사회 모든 영역을 지배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한 시장만능주의의 자화상이다. 저자는 공적 토론을 통해 시장의 무한확장에 대해 도덕적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고 역설한다. - 성매매 문제의 근저에는 시장이야말로 인류가 발명해낸 가장 효율적인 교환 시 스템 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시장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그 안에서 거래되는 재화의 가치를 변질시킨다. - 성, 교육, 건강, 생명, 환경 등 인간의 도덕적 심장과 보다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 는 가치들이 시장에서 교환되었을 때, 우정, 사랑, 존엄성, 공공성, 시민적 참여 등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적 가치들이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 시장은 교환되는 재화에 흔적을 남긴다. 때때로 시장가치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 여야 하는 비시장가치를 밀어내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가 치가 무엇인지에 관한 의견은 분분하다. 따라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삶과 시민생활을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을 어떤 가치로 지배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 특정 재화를 사고팔아도 무방하다고 결정할 때 우리는 그것을 이윤을 추구하고 사용하기 위한 도구로서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가장 분명한 예로 인간을 들 수 있다. 노예제도는 인간을 존엄하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로 인정하지 않고 이익을 얻기 위한 도구와 사용 대상 으로 여겼기 때문에 끔찍하다. - 아동을 시장에서 거래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아동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

72 을 존재이지, 소비 재화로 여겨지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시민의 권리와 의무도 사고팔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 공공 책임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타인에게 위탁하는 것은 그 품위를 손상시키고 잘못된 방식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행위다. 시장경제와 시장사회 * 시장경제에서 시장사회로 - 삶 속에 나타나는 좋은 것은 상품화하면 변질되거나 저평가된다. 시장에 속한 영 역이 무엇인지, 시장과 거리를 두어야 할 영역이 무엇인지 판단하려면, 해당 재 화, 즉 건강, 교육, 가정생활, 자연, 예술, 시민의 의무와 같은 재화의 가치를 평가 하는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도덕적이 면서 정치적인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례별로 이러한 재화의 도덕적 의 미와 재화 가치의 적절한 평가방법에 관해 토론을 벌여야 한다. - 시장지상주의의 시대에는 이러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이러한 문 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하겠다고 결정하지도 않은 채, 우리 는 시장경제를 가진 시대(having a market society)에서 시장사회를 이룬 시대 (being a market society)로 휩쓸려왔다. - 시장경제는 생산활동을 조직하는 소중하고 효과적인 도구다. 이에 반해 시장사회 는 시장가치가 인간활동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간 일종의 생활방식이다. 시장에 서는 시장의 이미지에 따라 사회관계가 형성된다. -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모든 것이 거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살 수 없는 것 에서 살 수 있는 것 으로 이동한 목록이다. 교도소 감방 업그레이드 - 1박에 82달러 나 홀로 운전자가 카풀차로 이용하기 러시아워에는 최고 8달러 인도 여성의 대리모 서비스 5) 6250달러 미국으로 이민하는 권리 50만 달러 멸종위기에 놓은 검은코뿔소를 사냥할 권리 15만달러 의사의 휴대전화 번호 6) 연간 1500달러 이상 5) 인도에서 대리모를 구하는 서구 부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인도는 대리모 임신이 합법인 데다 가 비용도 미국의 3분의 1 이하이기 때문이다. 6) 점차 많아지는 전담진료 의사들은 1500달러에서 2만5천 달러까지 연회비를 기꺼이 지불하는 환 자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전화한 당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73 대기에 탄소를 배출할 권리 1톤에 13유로 자녀의 명문대 입학허가 가격미정 - 또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해서 돈을 벌수도 있게 되었다.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열거해본다. 이마나 신체 일부를 임대하여 상업용 광고에 사용하기 7) 777달러 제약회사의 약물 안전성 실험대상 되기 7500달러 민간 군사기업에 고용되어 소말리아나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가 매달 250달 러에서 매일 1천달러까지 의회 공청회를 참관하려는 로비스트를 대신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밤새 줄을 서 고 좌석을 확보하기 시간당 15~20달러 학력이 부진한 댈러스 소재 학교 학생이 책 한 권을 읽을 때 받는 인센티브 2 달러 기업의 직원이거나 건강보험회사에 가입되어 있는 비만자가 4개월 안에 체중 6 킬로그램을 감량하면 받는 보상 378달러 아프거나 나이 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명보험 증권을 사서, 피보험자가 살아 있는 동안 보험료를 불입하고 그들이 사망할 때 사망보험금을 수령하기 보 험 종류에 따라 수백만 달러에 이를 수 있음. 피보험자가 일찍 사망할수록 투 자자의 수익이 올라간다. - 사고판다는 논리가 더 이상 물질적 재화에만 적용되지 않고 점차 현대인의 삶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과연 이렇게 살고 싶은지 자문해 봐야 할 때다. 우리는 시장경제를 원하는가 아니면 시장사회를 원하는가? 공공생 활과 개인 관계에서 시장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까? 어떤 재화를 사고팔아야 할지, 어떤 재화가 비시장가치의 지배를 받아야 할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 까? 돈의 논리가 작용하지 말아야 하는 영역은 무엇일까? * 사례 탐구1 : 마약 중독 여성의 불임수술 보상금 300달러 - 매년 수십만 명에 이르는 아이들이 마약 중독자에게서 태어난다. 이 아기들 중 일부는 마약에 중독된 상태로 출생하고, 또 상당히 많은 아기가 학대나 방임으로 고통 받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본부가 있는 자선단체인 프로젝트프리벤션 (Project Prevention)의 설립자, 바버라 해리스(Barbara Harris)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시장기반 해결책을 제시했다. 마약 중독 여성이 불임시술을 받거나 장기간 7) 에어뉴질랜드(Air New Zealand)는 30명을 고용해 머리를 밀게 하고 기분전환이 필요하세요? 뉴 질랜드로 오세요 라는 광고 문구를 뒤통수에 일회용 문신으로 새겨 넣었다

74 피임하면 현금 300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리스가 1997년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3천 명 이상의 여성이 해리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 시장 거래 측면에서 보면 이 협정은 양쪽 모두 이익을 얻고 사회적 효용은 증가 한다. 마약 중독자는 생식능력 포기에 따른 교환으로 300달러를 얻는다. 이 300 달러로 해리스와 프로젝트프리벤션은 마약 중독자가 더 이상 마약 중독된 아기를 낳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장받는다. 일반적인 시장논리대로라면 이때 성립하는 교 환은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다. -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종류의 반박이 따른다. 먼저 불임시술에 현금을 보상하 는 제안이 강압이라는 반박이 있다. 마약 중독 여성이 돈을 받고 불임시술을 받 기로 동의한 것은 자유의지에 따른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가난 하기 때문에 재정적 유인책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 또 다른 반박은 불임시술의 대가로 지급하는 현금이 일종의 뇌물이라고 주장한 다. 구매자(해리스)와 판매자(마약 중독 여성) 양측이 잘못된 방식으로 판매 재 화(판매자의 생식능력)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그들은 돈으로 사고팔아서는 안 되는 것을 거래하고 있다. 이것은 부패이다. 예를 들어 팔아서 수익을 얻을 목적 으로 아이를 임신하는 행위는 부모의 역할이 부패한 것이다. 자녀를 사랑해야 할 존재로 보지 않고 사용해야 할 사물로 다루기 때문이다. 그 여성들은 자신의 생 식능력을 책임감과 보살핌의 규범에 따라 행사하는 선물이나 의무의 대상으로 보 지 않고 금전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도구로 다룬다. - 여기에 대해서 생식 능력은 그녀 자신의 것이기 때문에 돈을 받고 팔 권리가 있 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여성은 개인적인 이유로 생식능력을 포기할 권리를 갖는 것처럼, 대가를 받고 포기할 권리 또한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 따라서 여성의 생식능력이 시장 거래의 대상이 되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 하려면 우선 그것이 어떤 종류의 재화인지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는 몸을 원하는 대로 소유하고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는 소유물로 생각해야 할까? 아니면 자기 몸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자기비하에 해당하는 행위도 있을까? 이는 성매매, 대리모, 난자와 정자의 거래 등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어떤 규범이 우리의 성 생활과 출산을 지배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 사례 탐구2 : 이스라엘 어린이집 부모들의 벌금 vs. 요금 - 이스라엘 어린이집의 사례는 이러한 변질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여준다. 어린이 집에서 늦게 아이를 데리러 오는 부모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벌금제도를 도 입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들을 늦게 데리러 오는 경우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

75 사람들이 인센티브에 반응한다고 하는 경제논리에 따른다면, 벌금을 매기면 아이 를 늦게 데리러 오는 경우가 줄어들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결과는 금전적 지불 방법을 도입한 것이 규범을 바꾸는 결과를 초래했다. - 예전에는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온 부모들은 교사들에게 불편을 끼쳤다고 생각하 여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 부모들은 아이들을 늦게 데리러 오는 것이 자 발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누릴 수 있는 서비스로 생각했다. 벌금을 마치 요금이 라고 생각한 것이다. 부모들은 교사에게 불편을 끼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이 일한 시간이 늘어난 만큼 비용을 지불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이처럼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해결은 고사하고, 그 문제에 담 겨있던 도덕적 가치의 손상을 초래한다 성매매 시장논리 2가지와 그에 대한 반박 시장 논리의 확장을 정당화하는 두 가지 입장 * Libertarian(자유지상주의) :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원하는 것을 자유 롭게 사고 팔 수 있어야 한다. - 성매매에 대한 자유지상주의 입장 성을 사고파는 것은, 사고파는 당사자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며, 어떠한 타인의 자유도 침해하지 않으므로, 윤리적으로 정당하다 - 이 주장의 논리적 허점은? 성을 파는 사람이 과연 자유로운 상태일까요? 성을 파는 사람의 부모, 성을 사는 사람의 배우자나 자녀의 입장을 생각해볼까 요? 그들의 자유는 침해되지 않았나요? - 자유지상주의의 치명적 결함은 인간을 고립된 개인으로 상정하고 인간존재의 관 계적 차원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 Utilitarian(공리주의) : 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똑같이 이익을 제공하고, 그 결과 사회적 효용이 증가한다. - 성매매에 대한 공리주의 입장 성매매는 성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둘 다의 이익을 증가시키므로 사회의 이익 을 증진시킨다 - 이 주장의 논리적 허점은?

76 성을 사는 사람이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것은 개인의 이익인가요? 그 사람이 입는 해는 없나요? 성을 파는 사람이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것은 이익인가 요, 손해인가요? 또 한 가지는, 구매자와 판매자 이외의 시민은 이익을 보고 있는가, 손해를 보고 있는가? - 공리주의의 함정은 단기적인 이익계산이 장기적인 손해를, 그리고 개인적인 이익 계산이 사회적인 해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선택 성매매 문제는 우리 정치 공동체가 좋은 삶 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돈의 자유 를 선택할 것인가하는 문제의 핵심에 있다. 당신의 선택은? 2. 피로에 대한 성찰과 처방 < 핵심 질문 > 한국 남자들이 룸살롱에 가는 심리적 이유는 무엇인가?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왜 이렇게 피곤한가? 이 피로와 성매매가 어떻 게 연관되어 있을까? 현대사회의 피로에 대한 철학적 처방은? 2-1. 한국 남성의 심리적 지도 한국 남자들이 룸살롱에 열광하는 이유 * 한국 남자의 심리1 : 선택의 자유 - 우리의 삶이 재미없는 이유는 선택의 자유 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 들은 모이면 군대 이야기다. 이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한 트라우마를 어떻게든 해 결하고 싶기 때문이다. - 자꾸 반복적으로 한 이야기를 또 하는 이유는 뭔가 심리적으로 막혀 있기 때문 이다. 여자들이 모여 앉으면 시집살이 이야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77 * 한국 남자의 심리2 : 학습된 무기력 - 미국 심리학자 셀리그만은 개를 가지고 더 못된 실험을 했다. 우리에 갇힌 개에 게 전기 고문을 가하는 실험이었다. 개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의 개는 코 로 지렛대를 누르면 전기 고문을 멈출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다른 집단의 개는 몸을 꽁꽁 묶어 꼼짝 못하게 했다. 한동안 전기 고문을 가하니, 첫 번째 집단은 고문이 시작되면 바로 코로 지렛대를 눌러 고문을 멈추게 했다. 두 번째 집단을 그저 전기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이번에는 두 집단의 개를 모두 우리 문을 열어놓고 전기 고문을 가했다. 고문이 시작되자 첫 번째 집단의 개는 바로 문 밖으로 달아 났다. 그러나 두 번째 집단의 개는 도망갈 수 있는 데도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전기 고문을 당했다. 이 현상을 셀리그만은 학습된 무기력 이라고 불렀다. 무기력 도 학습된다는 이야기다. * 한국 남자들이 룸살롱에 가는 이유 - 인간은 서로 끊임없이 만지고 만져져야 불안해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 이 슬픈 일을 당하면 끌어안거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한다. 왜 그럴까? 만져야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남자들에게 만지고 만져지는 것은 거의 모든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 금지된다. 미국의 어떤 주에서는 학교의 남자 선생님이 여학생의 머리 를 쓰다듬는 행위까지 금지한다. - 한국의 철없는 사내들은 이 박탈된 터치의 경험을 룸살롱에서 만회하려고 한다. 한국의 남자들은 룸살롱에 술 마시러 가는 게 절대 아니다. 술을 마시려면 포장 마차나 음식점에서 마실 일이지, 왜 꼭 룸살롱에서 옆에 여자를 앉혀놓고 마시려 하는가? 만지고 만져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룻밤에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을 내고 룸살롱에 가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만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 서로 만지고 만져지는 터치 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의사소통 행위다. 사람들이 아이폰, 아이패드에 열광하는 심리학적 이유는 바로 이 터치 때문이다. 신체적 접 촉이 사라진 디지털 세상에서 내 손끝의 세밀한 움직임에 반응하는 기계가 생겨 났다. 손가락을 벌리고 좁힐 때마다 화면의 변화가 일어나고, 살짝 건드리기만 해 도 새로운 창이 열린다. 반드시 맨 손으로 만져야 반응한다. 정말 눈물 나도록 감 격적이지 않은가? 그래서 40대 중년 남자들이 아이폰에 더욱 열광하는 것이다. -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룸살롱과 아이폰의 공통점은 바로 터치 를 통한 위로다

78 이것은 배려경제care economy 로 정의할 수 있다. 오늘날 이 배려경제의 범위는 엄청난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 곳곳에 널려 있는 발마사지, 스포츠마사지, 타이마 사지, 안마시술소가 바로 그것이다.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코칭, 상담, 심리치 료 와 같은 마음의 터치 와 관련된 각종 산업도 이 배려경제에 해당된다. 어떤 이 에게도 위로 받지 못하는 이 존재론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관심과 배려를 돈을 주고 산다. - 흥미로운 사실은 남자들은 1차 배려경제, 즉 감각적이고 원초적인 배려경제에 많은 지출을 한다. 반면 여자들은 2차 배려경제, 즉 마음의 위로와 배려에 더 많 이 지출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의 심리적 미로 * 남자들의 심리적 미로 4 단계 - 독일의 심리학자 비요른 쥐프케는 중년의 남자들에게 불현 듯 찾아와 도무지 벗 어날 수 없게 엉켜드는 이 무기력감의 실체를 알렉시티미Alexithmie 라고 정의한 다. 한국어로는 감정인지불능 으로 번역된다.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 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내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데, 세상이 어 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어느 날 갑자 기 세상이 온통 변해버린 것을 깨닫는다. 눈앞이 캄캄하다. 더 이상 내가 설 자리 가 없다는 느낌에 한번 거꾸러지면 다시 일어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 비요른 쥐프케는 남자들이 한번 빠지면 도무지 헤어 나올 수 없는 심리적 미로 를 4단계로 설명한다. 우선 자신의 내면을 외면하기 시작한다. 이 감정 부정 혹 은 감정 회피 의 결과는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남성적 외향화 다. 과도하게 사내스러움 을 지향한다. 술만 먹으면 욕하면서 터프함을 과장하는 이들을 자주 본다. 이 상태가 극에 달하면 영웅주의 와 지배 욕구 라는 독단적 이데올로기의 세 번째 단계로 이어진다. 웬만큼 돈도 벌고 사회적 지위를 얻으면 다들 정치하 려고 달려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영웅주의의 실체는 무기력감 이다. 자신의 무기력을 숨기려는 감정 방어의 결과란 이야기다. 여기까지 온 남자 들에게 남겨진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남성우울증 이다. 이 우울증은 아내에 대 한 정서적 의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아내는 결코 자신의 안식처가 아님을 알게 된다. 자신을 귀찮아하고 힘들어하는 아내의 속마음이 느껴지면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런 식의 아내에 대한 애증의 모순적 감정 또한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자꾸 아내에게 정서적으로 의존적이 되는

79 것은 자신의 내면과 마주치는 게 두려운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는 것이다. 아내 혹은 여성으로부터 독립 하라는 것이 <남자심리지도>의 저자 비요른 쥐프케의 결론이다. * 남성과 여성의 의미 공유를 위하여 - 나이가 들수록 부부관계가 삐걱대는 이유는 서로 이해하는 사랑의 의미가 달라 지기 때문이다. 에로티시즘 혹은 섹슈얼리티가 사랑의 의미에서 빠져나가는 중년 부부에게 의사소통 장애는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남자들에게 사랑은 아침 식사 다. 집에서 아침식사를 못 얻어먹으면 더는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아내들에게 사랑은 배려 다. 자신과 아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과 배려가 사랑 의 기준이다. 아침식사 와 배려 의 의미론적 구조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매번 힘 들다. - 의미는 도대체 어떻게 공유되는 것일까? 동일한 정서적 경험을 통해서다.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곧바로 언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지적, 논리 적 의미의 공유를 가능케 하는 것은 동일한 정서적 경험이다. 정서 공유의 경험 이 가능하려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알아야 한다. 말귀 못 알아듣는 한국 남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 너 무 무지하다는 사실이다. 내가 도대체 뭘 느끼는지 알아야 타인과 정서 공유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자신의 내면에 무지한 이들에게 나타나는 결정적인 문제는 판단력 상실이다. 인지능력은 멀쩡하지만 보통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아주 황당한 결정을 하게 된다. 돌아보면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내 내면의 느낌에 대한 형용사가 다양해져야 남의 말귀를 잘 알아듣게 된다 성과사회와 피로 규율사회를 넘어 성과사회로 * 규율사회와 성과사회 - 푸코의 규율사회를 이루던 병원, 정신병자수용소, 감옥, 병영, 공장들은 오늘날 피트니스클럽, 오피스빌딩, 은행, 공항, 쇼핑몰, 유전자실험실로 변모했다. 성과사 회의 주민은 복종적 주체 가 아니라 성과주체 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경영하 는 기업가이다. - 규율사회는 부정성의 사회이다. 여기서는 ~해서는 안 된다 ~해야 한다 가 지

80 배적인 조동사가 된다. 성과사회는 무한정한 할 수 있음 이라는 긍정적 조동사가 지배한다. 예스 위 캔 이라는 복수형 긍정은 이러한 사회의 긍정적 성격을 정확 하게 드러내준다.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를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모티베 이션이 대신한다. 규율사회의 부정성이 광인과 범죄자를 낳았다면, 성과사회의 긍 정성은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 규율사회와 성과사회는 생산성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열망이라는 층위에서 연속 성을 유지한다. 생산성의 향상을 위해 처음에는 당위성의 규율이 효과적이었으나, 생산성이 일정한 지점에 이르면 할 수 있음 이라는 능력의 긍정성으로 옮아가야 한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위해 사회적 무의식이 당위에서 능력으로 방향 전환을 한 것이다. 성과주체는 복종적 주체보다 더 빠르고 더 생산적이다. 그렇다고 당위 를 지워버린 것은 아니고, 성과주체는 규율 단계를 졸업한 것이다. * 성과주체의 특성 - 성과주체는 노동하는 동물로서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타자의 강요 없이 자발적 으로. 그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 우울증은 성과주체가 더 이상 할 수 있을 수 없을 때 발발한다. 그것을 일차적으 로 능력의 피로이다. 아무 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개인은 아무 것도 불가능 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더 이상 할 수 있을 수 없다는 의식 은 파괴적 자책과 자학으로 이어진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과 전쟁 상태에 있다. 우울증 환자는 이러한 내면화된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이다. - 성과주체는 외적인 지배기구에서 자유롭다. 외적 지배기구는 내부로 들어와 버렸 다. 그리하여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 에 몸을 맡긴다. 과다한 노동과 착취는 자기 착취로까지 치닫는다. 자기 착취는 자 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효율적이다. 성과사회의 심 리적 질병은 바로 이러한 역설적 자유의 병리적 표출이다. - 노동사회, 성과사회는 사실상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며 계속 해로운 강제를 만들 어낸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은 주인 스스로 노동하는 노예가 되는 노동사회로 귀 결되었다. - 이러한 강제사회에서 모두가 저마다의 노동수용소를 달고 다닌다. 그 노동수용소 의 특징은 한 사람이 동시에 포로이자 감독관이며 희상자이자 가해자라는 점에 있 다. 그렇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이로써 지배 없는 착취가 가능해진다. - 이러한 자기착취로부터의 탈출은 활동적 삶을 나와 비활동적 삶의 시간을 확보 할 때 가능해질 것이다

81 2-3. 피로사회를 위한 처방 긍정성의 과잉과 주의 구조의 변화 * 멀티태스킹과 주의구조의 변화 - 긍정성의 과잉은 자극, 정보, 충동의 과잉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주의 구조가 근 본적으로 변화하여 지각이 파편화되고 분산된다. 업무 부담의 증가도 시간과 주 의를 관리하는 특별한 기법을 요구하는데 이것은 바로 멀티태스킹이다. 멀티태스 킹도 주의구조의 분산과 파편화에 영향을 미친다. - 멀티태스킹은 야생동물의 경계 태세와 유사한, 넓지만 평면적인 주의구조를 생산 한다. 최근의 사회적 발전과 주의구조의 변화는 인간사회를 점점 더 수렵자유구 역과 유사한 곳으로 만들어간다. - 그러는 사이 집단 따돌림은 큰 규모로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좋은 삶이란 성공적인 공동의 삶까지 포괄하는 개념인데,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생존 자체에 대한 관심에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주의구조의 변화는 결코 진보가 아니며 일종의 퇴행이다. * 깊은 심심함, 사색적 주의 - 인류의 문화적 업적은 깊은 사색적 주의에 힘입은 것이다. 문화는 깊이 주의할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한다. - 그러나 이러한 주의는 과잉 주의에 자리를 내주며 사라져가고 있다. 다양한 과 업, 정보 원천, 처리 과정 사이에서 빠르게 초점을 이동하는 것이 이러한 산만한 주의의 특징이다. - 이것은 심심함을 못 참는다. 그런데 창조적 과정에는 깊은 심심함이 매우 중요하 다. 잠이 육체적 이완이라면, 깊은 심심함은 정신적 이완의 정점이다. - 단순한 분주함은 어떤 새로운 것도 낳지 못한다. 이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재 생하고 가속화할 따름이다. - 이완이 소멸되면 더불어 귀 기울여 듣는 재능 이 소실되고 귀 기울여 듣는 자의 공동체 도 사라진다. 이 공동체의 정반대편에 귀 기울여 듣는 재능을 잃어버린 우 리의 지나치게 활동적인 자아가 있다. 활동하는 자, 부산한 자가 이렇게 높이 평 가받은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 따라서 관조적인 면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인간 성

82 격 교정 작업 가운데 하나이다. - 활동사회, 성과사회는 그 이면에서 극단적인 피로와 탈진 상태를 야기한다. 이러 한 심리 상태는 부정성의 결핍과 함께 과도한 긍정성이 지배하는 세계의 특징적 징후이다. - 과도한 성과의 향상은 영혼의 경색으로 귀결된다. 성과사회의 피로는 사람들을 개별화하고 고립시키는 고독한 피로이다. 그것은 공동체, 모든 공동의 삶, 모든 친밀함을, 심지어 언어 자체마저 파괴한다. 이러한 피로는 일종의 폭력이다. * 피로사회를 위한 처방1 : 현재를 살기 - 심리학의 창시자인 빌헬름 분트는 인간이 경험하는 현재 의 길이를 측정했다. 약 5초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불과 5초만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과거나 미 래를 사는 게 아니라 오직 현재를 살기 때문이다. - 이 5초의 객관적 단위는 주관적 경험에 의해 얼마든지 팽창할 수 있다. 제발 현 재를 구체적으로 느끼며 살자. 그래야 시간이 미치지 않는다. * 피로사회를 위한 처방2 : 재미와 행복, 그리고 설렘 - 우리는 행복하려고 산다. 재미있으려고 산다. 한국 사회에는 행복과 재미를 이야 기하면 한 급 아래로 내려다보는 어쭙잖은 엄숙주의가 존재한다. - 자유, 민주, 평등과 같은 가치를 이야기하면 폼 나 보인다. 그러나 자유, 민주, 평등은 수단적 가치다. 행복과 재미는 궁극적 가치다. 물론 수단적 가치가 확보되 어야 궁극적 가치를 얻어낼 수 있다. 그러나 자유, 평등, 민주라는 조건이 이뤄진 다고 자동적으로 사는 게 행복하고 재미있어지는 것이 아니다. - 재미와 행복이라는 궁극적 가치에 대한 진지하고 꾸준한 성찰이 있어야 수단적 가치도 이뤄낼 수 있다. - 행복과 재미에 관한 어떤 사회문화적 담론이 존재하지 않는 이 사회에는 감각적 이고 말초적 재미만 남아 있다. 딸 같은 걸 그룹 허벅지나 아들 같은 아이돌 초 콜릿 복근이나 이야기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모여 앉으면 막장 드라마 이야기를 반복하고, 허구한 날 정치인 욕하는 방식으로는 삶이 절대 흥미 진진해지지 않는다. 폭탄주 마시며 룸살롱에서 아가씨와 아랫도리 비비는 방식으 로는 절대 즐거워지지 않는다. 설렘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 추상적이고 거창한 구호로 삶이 행복해지고 재미있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위대한 가치나 이데올로기도 내 삶에 구체적으로 경험되지 않으면 실천되지 않는 다. 결정적인 순간에 지식인이 비겁해지는 이유는 바로 이 구체성이 빠져 있기

83 때문이다. 삶의 구체적 경험이 우리를 설레게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된다는 이야 기다. - 삶이 재미없는 이들은 대부분 세상이 뒤집어지는 어마어마한 재미에 대한 환상 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재미는 없다. 행복을 거창하게 생각해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 내가 좋아하는 게 분명해야 설레는 삶을 살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지난 한 주간 내 일상에서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된다. 내가 가슴 설레며 기다렸던 일을 기억해내면 된다. 바로 그 일들이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것들이다. 그 설레는 일들을 끊임없이 계획하면 살면 된다. 3. 동양적 인간학, 禮 와 恥 의 문화 < 핵심 질문 > 동양 문화의 인간 개념은 서양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가? 仁, 和, 禮, 恥 의 개념이 gender 와 sex 문제에 대한 규범을 제시할 수 있을까? 성매매 예방, 法 으로 할 것인가 禮 로 할 것인가? 3-1. 동양적 인간학 人 은 곧 人 間 동양철학의 인간관 * 인간 은 곧 인간관계 - 성인( 聖 人 )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고 모든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있는 것으 로 인간을 이해하고 있다. 인간의 외부에 어떤 초월적 가치를 상정하고 그 아래 에 인간적 가치를 배치하는 그런 구도가 아니다. 최고의 가치가 바로 사람과 관 련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이 지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인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인간주의적 관점에서 규정하는 인성이란 한 개인이 맺고 있는 여러 층위의 인간

84 관계에 의하여 구성된다. 인성은 개인이 자기의 개체 속에 쌓아놓는 어떤 능력, 즉 배타적으로 자신을 높여나가는 어떤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성이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 논어 에 덕( 德 )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는 구절이 있다. 덕성 ( 德 性 )이 곧 인성이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인간관계라는 관계성의 실체로 보 는 것이다. 이 사회성이 바로 인성의 중심 내용이 된다. 그래서 동양적 가치는 어 떤 추상적인 가치나 초월적 존재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구하는 그런 구조이다. * 인성 을 키운다는 것의 의미 - 인성의 고양을 궁극적 가치로 상정하고 있는 것, 그리고 인성이란 개별 인간의 내부에 쌓아가는 어떤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라 개인이 맺고 있는 관계망의 의미 라는 것이 동양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성이란 개념은 어떤 개체나 존재의 속성으로 환원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여러 개인이 더불 어 만들어내는 장( 場 )의 개념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요컨대 동양적 인간 주의는 이처럼 철저하게 관계론의 개념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 따라서 인성을 고양시킨다는 것은 먼저 기르는 것 에서 시작된다. 자기( 自 己 )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아닌 것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자 기를 키우는 순서이다. 예를 들면 나의 자식과 남의 자식, 나의 노인과 남의 노인 을 함께 생각하기를 요구한다.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루어주는 것[ 成 人 之 美 ] 를 인( 仁 )이라 한다. 자기가 서기 위해서는 먼저 남을 세워야 한다는 순서를 가 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론이 확대되면 그것이 곧 사회적인 것이 된다 仁 과 和 仁 과 和 의 현대적 의미를 찾아서 * 仁 에 담긴 4가지 내용 - 인이 무엇인지는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논어 에서 그것을 묻는 제자에 따라 공자는 각각 다른 답변을 주지만, 인( 仁 )은 기본적으로 인( 人 )+인( 人 ) 즉 이인( 二 人 )의 의미이다. 즉 인간관계이다. 인간을 인간( 人 間 ), 즉 인( 人 )과 인 ( 人 )의 관계로 이해하는 것이다. - 논어 에서 인( 仁 )에 대한 공자의 답변은 여러 가지이다. 묻는 사람에 따라 각

85 각 다른 대답을 하고 있다. 안연( 顔 淵 )에게는 인이란 자기[ 私 心 ]를 극복하고 禮 로 돌아가는 것[ 克 己 復 禮 ]이라고 답변하였고, 중궁[ 仲 弓 ]에게는 자기가 원치 않 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 己 所 不 欲 勿 施 於 人 ]이라고 대답하는가 하면, 사마우 ( 司 馬 牛 )에게는 인이란 말을 더듬는 것[ 其 言 也 訒 ]이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이처 럼 인의 의미는 특정한 의미로 한정하기 어렵다.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답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또 질문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에게 맞는 답변을 공자는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에게 인( 仁 )에 관하여 질문한 번지( 樊 遲 )에게 공자는 애인( 愛 人 ) 즉 남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번지는 공자가 타고 다니 는 수레를 모는 마부이다. 늘 공자를 가까이 모시는 사람이다. 물론 제자이다. 번 지에게 인의 의미를 애인으로 이해시키려고 한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알 수는 없다. -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위의 여러 가지 답변에 공통되는 점이 타인과의 관 계라는 사실이다. 극기복례 는 공( 公 )과 사( 私 )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며, 기 소불욕물시어인 은 나와 남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마우에게 이야기한 인 이란 말을 더듬는 것이다 라고 하는 경우는 더욱 철저하다. 인이란 말을 더듬는 것이라고 한 까닭은 자기가 한 말을 실천하기가 어려우니 어찌 말을 더듬지 않 겠는가 하는 것이다. 자기가 한 말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라는 뜻이다. 이 역시 나와 타인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진정한 知 는 知 人, 愛 人 - 위의 번지가 공자에게 이어서 지( 知 )에 대해 물었다. 공자는 지( 知 )란 지인( 知 人 )이다. 라고 답했다. 이러한 공자의 답변은 앞뒤의 문맥으로 보면 비교적 간단 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 구절에 이어지는 대화는 곧은 사람으로서 굽은 사람 을 바르게 만드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제왕( 帝 王 ) 건( 建 )은 보통 사람의 세 배나 되는 재주가 있었지만 현자( 賢 者 )를 알아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진( 秦 )의 포로가 되었다고 지인( 知 人 )을 설명하고 있 다. 지( 知 )란 사람을 알아보는 것, 즉 인재를 판단하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 그러나 지( 知 )란 지인( 知 人 )이다 라는 단호한 선언이 실용적 의미로 해소되어서 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논어 전체의 구상에서 보더라도 그럴 뿐만 아니라 인( 仁 )과 지( 知 ), 애인( 愛 人 )과 지인( 知 人 )은 논어 의 근본담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인이란 타인에 대한 이해일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이기 때문이 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 이다. 그러한 인간을 아는 것이

86 지( 知 )라는 대단히 근본적인 담론을 공자는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 우리의 삶에 있어서 인간과 관련이 없는 지식이 과연 존재하는가? 없다. 자연과 학적 지식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적 당파성에 기초하는 것이다. 모든 지식은 사람 과 관계되지 않는 것이 없는 법이다. - 여기까지는 특별한 이론( 異 論 )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타인에 대한 이해이다. 여러분도 어떤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어떤 측면에 주목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도 하고 그 사람에 관한 파일을 구하거나 그 사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구하기도 한다. -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알려고 하는 그 사람이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그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 의 대상물과는 달리 내가 바라보는 대상이 나를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서로 관계가 있어야 한다. 쌍방향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 나와 관 계가 있어야 하고 나를 사랑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기를 보여주지 않는 법이다. 하물며 알몸을 보여줄 리가 없다. 지( 知 )와 애( 愛 ) 는 함께 이야기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애정 없는 타자와 관계없는 대상에 대하여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버 려야 한다. * 평화와 공존의 논리 화이부동( 和 而 不 同 ) - 군자는 화목하되 부화뇌동하지 아니하며 소인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화목하지 못한다 는 논어 의 화이부동은 근대사회 즉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을 가장 명 료하게 드러내는 담론이라고 생각한다. - 근대사의 정점에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는 패권적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고 있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이다. 이러한 자본주의 논리가 바로 지배, 흡수, 합병 이라는 동( 同 )의 논리이다. 종교와 언어까지도 동일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나라는 그런 식민지 역사를 경험했다. 그러므로 동의 논리를 극복하는 것은 곧 자본주의 를 극복하는 것과 무관할 수 없다. 이에 비해 화( 和 )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용과 공존의 논리이다. - 군자화이부동( 君 子 和 而 不 同 ) 의 의미는 군자는 자기와 타자의 차이를 인정한다 는 것이다. 타자를 지배하거나 자기와 동일한 것으로 흡수하려 하지 않는다는 의 미로 읽어야 한다. 반대로 소인동이불화( 小 人 同 而 不 和 ) 의 의미는 소인은 타자를 용납하지 않으며 지배하고 흡수하여 동화한다는 의미로 읽어야 옳다고 생각한다. - 화의 논리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의 논리이면서 나아가 공존과 평화의 원리

87 이다. 그에 비하여 동의 논리는 지배, 흡수, 합병의 논리이다. 동의 논리 아래에서 는 단지 양적 발전만이 가능하다. 질적 발전은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화의 논 리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위의 구절을 군자는 다양성 을 인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로 현대적인 의미로 다시 해석할 수 있다. - 화( 和 )의 논리는 자기와 다른 가치를 존중한다. 타자를 흡수하고 지배함으로써 자기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갖지 않는다. 타자란 없으며 모든 타자와 대상은 사실 관념적으로 구성된 것일 뿐이다. 문명과 문명, 국가와 국가 간의 모든 차이를 존 중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와 다양성이 존중됨으로써 비로소 공존과 평화가 가능 하며 나아가 진정한 문화의 질적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 장 세계적이라는 명제가 바로 이러한 논리이다 성매매 예방, 法 으로 할 것인가 禮 로 할 것인가? 法, 禮, 그리고 성매매 * 法, 禮, 恥 - 모든 사람이 팔기 위해서 전력하고 있는 사회, 팔리지 않는 것은 가차 없이 폐 기되고 오로지 팔리는 것에만 몰두하는 사회에서 성을 사고파는 것을 법으로 금 하고 있는 상황. - 이것을 동양고전의 인성론의 필수 요소인 예 와 부끄러움 의 차원에서 한번 고 찰해보자. 집단적 타락증후군 개념도 사용할 수 있다. - 법과 예는 그 접근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형( 刑 )은 인간관계의 잠재적 가 능성을 가두는 것이고, 반대로 예( 禮 ) 는 인간관계를 열어놓음으로써 그것이 최 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는 구조이다. 그리고 이것은 부끄러움 [ 恥 ]과 관련된다. - 예를 들어 여러 사람들이 성매매를 했는데, 그 중에서 한 두 사람만 처벌을 받게 되었을 때, 처벌받지 않은 사람은 법을 어긴 사람이 아니라 다만 운이 나쁜 사람 인가? 적발된 사람만 재수 없는 사람인가? 타인의 부정이 자신의 부정을 합리화 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나? 법의 차원과 별도로 예와 치의 차원에서 이 문제 를 한번 생각해보자. - 인간을 개인 안에 갇힌 존재로 보고 그 개인의 행위 규범을 법으로 제한하는 법 개념을 넘어, 인간을 타인과의 관계로 열어젖히는 예 의 개념에서 성구매 행

88 위를 고찰해보자. 경제적 필요 때문에 성을 파는 사람이 있고, 이러한 필요를 이 용해 성을 사고파는 일에 관련된 업종이 번성하고 있을 때, 돈을 주고 상업화된 성을 구매하는 행위는 단지 법을 어긴 행위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거나 성 관계는 서로에 대한 존중에 기반 해서 이 루어져야 한다 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당연히 있어야 할 예의 규범에 입각해서 부끄러운 일 로 취급하고 온전한 인간이라면 의당 거리를 취해야 할 행위로 분 별할 수 있는 것이다. - 동양의 관점에서 인성 이란 개인의 덕이 아니라 여러 개인이 더불어 만들어내는 장의 개념으로 이해된다. 상업주의 성문화에 대항해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과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동양적 관점에서 인성은 개인이 아니 라 인간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어떤 장이다. 나만 잘해서는 안 된다. 나만 잘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89 [청소년 성매매 예방 교육프로그램] 교육명 경제적위기, 민생침해 그리고 청소년성매매 1. 민생안정대책 & 청소년성매매의 관련성을 탐색한다. 교육목표 2. 가출, 성산업의 확대와 청소년의 일상을 인식한다. 3. 청소년성매매예방을 위한 서울시의 노력과 공직자의 역할 에 대해 재인식한다. 교육대상 서울시 공무원 소요시간 총 50분 1. 민생안정대책과 가출청소년성매매 문제의 관련성 2. 가출, 성범죄, 성산업 우리아이들에게 놓인 위험한 현실 강의내용 (인터뷰, 통계, 공간분석) 3. 거대한 지하경제가 되어버린 성매매와 성산업 4. 도시혁신과 청소년성매매 예방 준비사항 빔, 노트북, 강의 ppt, 포인터, 상품 기타

90 청소년 성매매 예방교육 교육안(50분) 경제적위기, 민생침해 그리고 청소년성매매 1. 민생침해 & 가출 청소년성매매 1-1. 우리에게 성매매예방교육은? 1-2. 서울시민에게 놓인 어려움과 가출청소년성매매 2-1. 가출, 성범죄. 우리아이들의 현실은 2. 가출, 위기청소년 둘러싼 위험한 현실 2-2. 일상의 성산업. 가출하는 아이들만의 문제인가 2-3. 통계, 공간분석을 통해서 본 청소년 성매매 실태 3. 거대 지하경제 성매매, 성산업의 규모 3-1. 산업형 성매매의 확산 3-2. 성매매 거래액, 온라인 성매매 거래액 4. 성매매 없는 희망서울 만들기 4-1. 도시혁신과 성매매예방 4-2. 우리는 무엇을 실천해야하는가

91 1. 민생침해 & 가출청소년 성매매 < 핵심 질문 > 서울시 공무원에게 성매매예방교육의 중요성은? 민생침해대책과 성매매예방은 어떤 관련성을 갖는가? 1-1. 우리에게 성매매 예방교육은? 공무원대상 성매매예방교육이 개인에게 갖는 의미 (공무원대상 인터뷰 요약) 성매매는 男 의 일? 성매매는 남의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 성매수 공무원에 대한 기사자료 성매매예방교육에 대한 우리의 생각 : (뇌구조) - 성매수자가 되는 듯한 불편함, 나의 일상과 너무 먼, - 여성은 상관없는... 무서운 가출청소년, -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내 자녀에 대한 걱정 - 경제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성매매는 문제가 약하다 성매매교육에 대한 여성/남성의 인식의 차이를 고려한 자세가 필요 성희롱, 성매매 예방교육에서 남성들은 가해자/구매자혐의에 대한 심정적 불편함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려도 필요함 경제불황의 장기화, 서울시민에게 놓인 어려움은? 경제위기에 따른 서울시민의 어려움 한 가족의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사례소개 임금체불로 가계대출, 추심업체에 떠밀려 도피중인 아버지 - 월급이 밀리고 빚이 늘어나니까 버티기가 어려웠어요. 아이들이 제일 불쌍한데 대책이 없으니까... 부채로 인한 가족해체, 다단계 피해로 힘들어하는 어머니 - 빚갚느라 가족이 엉망되고, 지금은 애 맡기고 노래방 도우미라도 할 까.. 자식품고 죽는거 보다는 낫겠다 싶고

92 고시텔에서 학교를 다니며, 성산업이 무감각해지는 딸 - 고시텔에서 교복입고 학교 가기 싫었어요. 그래서 때려 칠까.. TV에 서 성매매 이런거 계속 나오니까 멀게 느껴지지 않아요. 근데 돈이 없으 니까 감정없이 억지로 하는 거겠죠... 영상자료 활용하기 자료명 : Night-road (연출 : 김다형 / 배우 : 최유리) 자료 정보 / 2분 30초 영상 활용 개요 청소년 눈으로 본 밤거리 모습을 통해 무감각적으로 지나치는 성산업이 청소년들 에게 어떤 식으로 인지되고 있는지 공감할 수 있다. 삶의 공간 속에 방대하게 노출된 성산업의 예를 이야기 해 본다. < 토론 / 토의 쟁점에 대한 질문 > 회식, 친목모임 등으로 유흥업소가 밀집된 밤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게 될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가? - 위험한, 나쁜, 걱정스런, 피하고 싶은 아이들 - 그리고 입시학원을 위해 밤거리에 있는 나의 아이들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유흥업소, 성산업은 시민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는가? 참고사항 청소년의 일상생활에서 밤에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 고 교육할 수 없는 상황 따라서 청소년들의 밤거리 노출은 위험한 아이들만의 현실은 아님을 공유함. 서울시 10대 민생침해 행위 근절대책 ( 수정발표) 서울시는 경제불황 장기화로 궁핍해진 서민생활 보호하기 위한 단계적, 집중적 관리 대책으로 아래와 같이 10대 민생침해 대상분야를 선정함. 서울시 10대 민생침해 행위 1. 대부업 2. 다단계, 방문판매업 3. 전자상거래

93 4. 임금체불, 임금 착취 5. 취업사기, 직업소개 6. 부동산 거래질서 7. 청소년성매매 8.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불공정 피해 9. 상조업 10. 어르신 민생침해 경제위기, 가정해체로 위기상황에 놓인 가족, 자녀들의 문제가 점점 가출, 성범 죄, 성매매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민생안정대책은 이러한 배경에서 청소년성매매 를 주요시책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 2. 가출, 위기청소년을 둘러싼 위험한 현실 < 핵심 질문 > 가출, 성범죄. 우리 아이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성매매, 성산업. 가출하는 아이들만의 문제인가? 통계, 공간분석을 통해 본 청소년성매매 실태는? 2-1. 가출, 성범죄, 우리 아이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가출청소년 수의 증가 가출의 이유와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삶

94 가출 청소년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가출의 이유 돌봄가족의 부재, 심리적 부모의 부재 - 친구가 무섭고 위험하니까 같이 있어 주려구 나왔어요... 걔는 집에 혼자 살아요. 부모님이 이혼해서 어버지는 지방에서 일하시니까 매일 혼자 있는거죠 (15세, 여) - 학원가는 길에 그냥 나왔어요. 우리 집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입시에 따라 움 직이는 집이예요. 엄마는 너무 완벽하고, 울 아빠는 산을 좋아하세요. (16세. 여) 가출청소년 13세 이하 1년새 138% 증가 (출처: 2012 여성가족부) 경제적 소외 청소년, 가난과 폭력과 범죄에 떠밀리다. (출처 : 한겨레 ) -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할머니랑 살았는데.. 학교에서 엄청 까이고. 그

95 래서 가출했죠. 노숙하고 잘 데 없다고 인터넷 채팅에 올리면 하루에 열 명이상 올라와요. (16세, 여) - 가출해서 성폭행 같은 거 무섭죠. 그것 땜에 가출팸 만들어서... 근데 집 나오기 전에 성폭행 당한 애들이 엄청 많아요. 우리끼리 울고불고 해 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19세, 여) 가출청소년 20% 성매매 피해경험 ( 데이터뉴스)

96 가출하면 남자애들은 술집 알바, 앵벌이 하고, 잘 데 없다고 인터넷에 올 리면 여자애들만 재워 준데요. (15세. 남) - 최근 3년간 성매매 유입 연령, 성매매 피해 청소년 39%( 데이터뉴스) 경제적 고립, 생존을 위한 성매매 일주일 정도 굶는 건 참을 수 있어요. 시식코너에서 배 채우면서. 근데 그 다음엔 어쩔 수 없이 (17세, 여)

97 영상자료 활용하기 자료명 : Chatting (촬영/편집 : 김다형 / 인터뷰어 : 김영현) 자료 정보 : 1분 35초 영상 활용 개요 가출청소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한 청소년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과정 과 이유를 들어보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다. < 토론 / 토의 쟁점에 대한 질문 > 한국은 위기청소년을 돌보는 사회인가? 경제적 소외 청소년들을 유인하는 사회 청소년들의 성적 호기심과 인터넷이 만날 때? 채팅, 야동, 음란물 배포 등 남자친구의 보도방 알바 남자친구가 등록금 번다고 노래방이랑 주점 같은 데 운전해서 사람(여자)들 데려다 주는 일해요 쫌 안 좋죠. 그래도 다른 일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오빠가 옷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니까 좋기는 한데.. 요즘은 어린 애들도 많아요 (19세, 여) - 상담사례 및 사례 인터뷰 중에는 성매매를 알선하는 청소년들을 종종 보게 되 는데, 요즘 대학생들의 위험한 알바(보도방)에 대한 사례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 - 일부는 성매매알선이 법에 의해 처벌됨을 알고 있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의 경 우 법적 처벌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자신이 성매매를 하지 않 았으니 문제가 없다 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성매매의 심각성 성매매 단지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주요한 민생문제이며, 계층의 문제로 봐야함 2-2. 일상의 성산업, 가출하는 아이들만의 문제인가? 등교~학원~집에 와서까지 청소년들에게 노출되는 성매매 관련 스팸광고 - AM 7:20 학교 가는 길 : 성매매 업소 찌라시 광고 - PM 4:50 학교에서 : 성매매를 의미하는 핸드폰 문자 - PM 10:50 집에서 : 휴식을 위해 컴퓨터를 열자 날아오는 조건만남 쪽지

98 모바일 앱의 유해 게시물 : 유해 이미지, 성매매, 동영상.. 10 代 의 성문화. SNS로 만나 모텔로 (출처 : 주간조선, ) 일러스트 이경국

99 지난 7월 29일 밤 9시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앞. 서울 강서구의 고등학 교 2학년 김명훈(가명 17), 김준우(가명 17), 하태석(가명 16)군은 당황했다. 세 사 람은 이날 낮, 위치기반 SNS인 살랑살랑돛단배 를 통해 영화를 같이 보자는 18살 여학생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여학생을 만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나왔는데 막상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여자 기자. 경계심을 풀지 않던 세 사람에 게 기자는 차근히 이들을 불러낸 이유를 설명했다. 10대의 성( 性 )을 취재하는 주간 조선 기자라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 한 카페에 앉은 김명훈군은 한참을 망설이다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 았다. 김명훈군이 처음 여자친구를 사귄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의 일. 손만 잡아도 부끄러워하던 것도 잠시, 두 사람은 여자친구의 부모가 여행을 떠난 날 처음으로 성 관계를 가졌다. 저는 그때까지 자위를 해본 적도 없었거든요. 자위보다 성관계를 먼 저 경험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여자친구와는 1년을 사귀었다. 사귀는 도중에는 각 자의 집에서, 동네 공원의 화장실에서, 친구 집에서 꾸준히 성관계를 가졌다.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남들 하는 것처럼 포르노도 좀 보고 자위도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충족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논다는 친구들 통해서 다른 여자친구를 소 개받았어요. 1년, 2년 여자친구 한 사람과 꾸준히 관계를 가지던 것이 하루, 이틀, 처음 만난 여자와 잠자리를 가지는 것으로 바뀌었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 면,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은 걸리니까요. 만나자고 해서 만나서, 모텔 가거나 해요. 요즘 김명훈군은 일주일에 최소한 1~2번은 성관계를 가진다. 옆에 있던 김준우군은 친구 김명훈군을 두고 섹스 중독 이라고 표현했다. 본인 은 포르노 중독 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김준우군은 하루에 최소한 한 편, 많으면 서너 편의 포르노를 본다고 했다. 밤 10시쯤에 학원 마치고 들어가서 컴퓨터를 켜 면 저도 모르게 포르노를 다운받게 돼요. 몇 번은 안 보려고 했었는데 마음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 매주 10편 가까운 포르노를 보기 시작한 지 벌써 5년. 중학생이 돼 자신의 방을 갖자마자 생긴 일이다. 일본에서 매달 수십 편씩 출간되는 포르노 정보 를 꿰고 있는 김준우군은 스마트폰으로 종종 야한 동영상을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한 다. 기자에게 보여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는 김준우군이 보낸 동영상과 이를 받아본 친구들의 감사 인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성에 집착하는 두 학생이 특이한 사례는 아닐까. 자신을 평범하기 그지없는 학생 이라고 말한 하태석 학생은 두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여자와의 성관계에 집착한다든 가 포르노를 매일 챙겨 보는 친구들은 반에도 대여섯 명 더 있다 고 말했다. 의외 로 많은 친구가 여자와 자 본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중학교 때는 잘나가 는 친구들만 그런 줄 알았는데요. 지금 이 친구들도 평소에는 아주 평범하거든요. 하태석 학생의 반에서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은 32명 중 7~8명 수준이라고 했다. 이 중 학업을 등한시하고 소위 노는 학생은 3~4명에 불과하다. 여자와 자지 않으 면 불안하기까지 하다 는 김명훈군 역시 수도권 4년제 대학 진학을 지망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중 고등학생 학생 중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 은 2012년을 기준으로 전체 응답자 1만5170명 중 3.1%에 불과하다. 수치상으로만

100 봤을 때는 한 학년에 200~300명인 일반 중 고등학교에서 겨우 5~10명만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추측된다. 10대 성문화가 문제라고 외치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무색해 지는 통계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당사자인 학생들은 물론 교사, 청소년 성교육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의 비율을 최소 10%에서 25%까지도 보고 있다. 이명화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은 지난 7월 30일 주간조선과 만 나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고등학교 남학생 중 성경험이 있는 학생은 17~18% 라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의 조사는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한 조사인 만 큼 학생들이 솔직하지 않게 대답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9년 여성 가족부가 위기청소년(소년원에 있는 청소년 및 가출 청소년 등)과 일반청소년을 나 누어 조사를 진행했을 때는 전체 응답자 1만8544명 중 1405명, 7.5%가 성관계를 맺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위기청소년 1972명 중에는 44.7%(882명)가 성 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다른 통계를 보면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2008년 조사에서 가장 최근에 가진 성경험 상대가 누구냐 는 질문에 52%가 이성친구 라고 답했다. 2011년 조사 에서는 이 같은 응답이 72.5%로 껑충 뛰었다. 성관계의 합의 여부 를 묻는 질문에 서도 서로 원해서 성관계를 가졌다 고 응답한 학생은 2008년 68.7%에서 2011년 75.8%로 늘어났다. 10대 또래끼리 자발적인 성관계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교 사 생활 23년차인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 보건교사(옛 양호교사) 이진숙(가 명 47)씨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성매매 형식으로 성인과 성관계를 맺는 아이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요즘은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와 잤다는 얘 기를 많이 합니다. 성경험이 특정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성 관계의 자연스러 운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난 7월 27일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부근에서 만난 고등학교 3 학년 차동은(가명 18)양 일행은 마음만 먹으면 성관계 맺는 건 쉬운 일 이라고 말 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차양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화를 전해줬 다. 늘 어울려 다니는 친구 6명이 있는데요. 반에서 중간 정도 성적을 받는 평범한 친구들이지만 서로 경쟁심은 있었거든요. 한 번도 남자친구가 없었던 유진이라는 친 구가 주로 놀림감이 됐는데요. 좀 심하게 놀렸는지, 여름방학이 지나고 학교에 왔는 데 그새 남자친구를 사귀고 성관계도 맺었대요. 알고 보니 인터넷 카페에서 문친 (문자친구의 줄임말) 구해서 사귀었대요. 포털사이트마다 문자친구 를 구한다는 카페가 넘치고 위치기반 SNS 앱에는 10 대들이 상시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살랑살랑돛단배 나 하이데어 1km 같 은 위치기반 SNS는 청소년들이 상대를 찾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돛단배 는 가입할 때 별도의 개인정보 확인 절차가 없다. 나이와 사는 곳, 성별만 밝히고 메시지를 하나 보내면 여럿에게 전송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기자가 18살 여학생이 라고 가정하고 영화? 라는 두 글자 메시지를 보낸 지 5분 만에 또래 남학생들로부 터 너내꺼해라 오빠(와)영화볼래? 같이가능해? 라는 메시지 11개가 쏟아졌다. 사

101 진을 교환하자 는 19살 남학생도 있었고 지금 만나자 는 18살 남학생도 있었다. 여러 번 성별과 나이를 바꾸어 취재 대상을 찾은 결과, 고등학교 1학년 송지은 (가명 15)양을 만날 수 있었다. 송양은 앱을 사용한다는 걸 드러내 밝히고 싶지는 않지만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고 말했다. 학업 스트레스에서 숨 돌리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라는 송양은 돛단배를 통해 만난 남자와 유사성행위를 가진 적이 있다고 말하기 도 했다. 성관계는 어떤 것인지 궁금했거든요. 결국 제가 너무 무서워해서 끝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남자와 만나는 게 쉽구나 생각했어요. 10대들은 스마트폰 위치기반 SNS를 만남의 창구로 자주 이용한다. 기자가 10대 로 위장해 직접 체험해본 결과 만남을 결정하는 데는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오른쪽이 18세 여학생으로 위장한 기자, 왼쪽이 10대 남학생들의 메시지다. 교사가 된 지 2년이 된 대구 달서구의 중학교 교사 권미영(가명 28)씨는 10여년 전 의 분위기와 비교해 최근 청소년 성문화가 개인적이고, 접근 가능성 큰 것으로 바 뀌었다 고 분석했다. 저희 때만 하더라도 남자를 만나려고 우르르 몰려다니곤 했잖 아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채팅으로 혼자 방안에 앉아 상대 를 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지도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교사들끼리 많 이 합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유해환경접촉종합실태조사 의 결과를 보면 성에 대해 고민하는 의논 상대가 없거나 혼자 해결한다 는 응답이 2008년에는 18.7%를 차지 했지만 2012년에는 38.4%에 달했다. 주요 의논 상대이던 친구나 선배 의 비중이 43.8%에서 24.9%로 절반 가까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여자친구 2명과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정규진(가명 18)

102 군 역시 피임 방법 등은 인터넷으로 혼자 찾아보는 편이다. 인터넷만 하면 피임 방 법 다 알려주고, 어디에서 놀 수 있을지도 알려주니까 굳이 친구들에게 얘기해 소문 퍼지는 걸 원치 않아요. 요즘 청소년들의 성문화는 스마트폰, 인터넷 등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 징이다. 최근에는 사이버 섹스 중독 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는 온라인 채팅, 음 란물 감상을 강박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김민 순천향대 교수(청소년교육 상담학)는 음란사이트에 중독된 청소년이 최소한 10만명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 민 교수는 사이버 섹스 중독에 빠진 학생의 대부분은 왜곡된 성역할과 성의식을 가 지고, 오프라인 성적 접촉으로도 이어져 잘못된 성관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고 설 명했다. 정규진군은 종종 웹캠 으로 자신의 나체 사진이나 동영상을 이성친구와 공유하 기도 한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니까 서로 위로해준다는 의미에서 시작했는데, 의외 로 재미있고 흥분이 돼서 종종 모르는 사람들끼리 동영상을 찍기도 한다 는 것이다. 정규진군의 하루 인터넷 이용시간은 평균 3시간. 3시간 중 1~2시간은 이같은 일에 쏟고 있다. 만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보다 채팅하거나 사진을 주고받는 일이 더 재미있다 는 정규진군은 사진을 공유할 사람을 찾아 채팅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날이 갈수록 10대 성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누구 나 쉽게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데다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눈치보지 않고 성 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왜곡된 성경험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성경험 에 중독되는 것은 물론 성인이 돼서도 10대 때처럼 성을 손쉽게 생각할 수 있다. 흡 연 음주 행동과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성경험이 비행경험 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7월 29일 김명훈군과 다른 두 명 일행을 만난 곳도 서울 신림역의 모텔촌 이었다. 김명훈군은 신림역 7번 출구 이면도로 모텔촌에서 한 모텔을 가리키며 지 난주 주말에는 오후 시간에 저기서 여자 2명, 남자 3명이서 술을 마셨다 고 말했다. 모텔 방을 몇 시간 빌리는 대실 요금은 비싼 곳도 3만~4만원 선. 술을 직접 사 들 고 모텔 방을 빌리면 밖에서 노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놀 수 있다는 것이 김명훈군 의 얘기다. 랜덤채팅이나 앱으로 만나는 친구들은 다들 이 방법으로 술을 마신다 며 술집을 전전하는 일은 거의 없다 고 말했다. 극단적인 예지만, 얼마 전 있었던 경기도 용인의 10대 청소년 살인사건도 모텔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폐쇄된 공간에서 는 얼마든지 다른 비행행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점차 성인들과 청소년의 성문화를 구분하는 일도 어려워지고 있다. 10대 청소년 들은 DVD방이나 멀티방 등에서 성문화를 즐긴다는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요즘 청 소년들은 어른들과 거의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모텔을 드나드는 것은 물론 서 울 근교의 펜션에서도 10대 커플이 종종 눈에 띈다.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근처

103 H모텔 매니저는 오후 4~5시에 오는 손님의 10~20%는 10대 청소년 이라고 말했 다. 중장년층 손님이 낮 시간대에 많이 오고, 20~30대 젊은 커플이 밤 시간대에 많이 온다면 애매한 저녁 시간에는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다 고 그는 말했다. 차동은양과 함께 기자를 만난 유진선(가명 17)양의 말이다. 법적으로 술 담배를 하는 건 어렵지만 찾아보면 방법이 다 나오거든요. 어른들이 어디에서 노는지 다 아 는데 돈만 있으면 우리도 똑같이 놀 수 있지요. 만약 어른들이 이런 걸 문제라고 생 각한다면, 아예 접근을 못하게 막는 게 좋을 거예요. 우리는 동경하거나 따라하고 싶은 게 아니라 아는 그대로 하는 거니까요 통계, 공간 분석을 통해서 본 청소년 성매매 실태 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 안전한 서울? 강력범죄와 성범죄 (출처 :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치안현황 ~ )

104 성매매 피해청소년의 공간패턴 연구 (출처 : 한국여성인권진흥원, 2011) - 수도권 청소년성매매의 공간패턴 - 비행유형에 따른 조사 청소년 비행의 공간패턴

105 성매매 피해청소년의 공간패턴 조사 - 서울시 영역안에서 발생한 청소년 성매매 장소는 상당수가 남서부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북부도심지역에 일부 군집되어 있다. - 또한 청소년비행의 공간분포가 성매매 장소 공간분포의 방향과 거의 유사 - 환경범죄학에서는 지역(장소)를 관리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는데 따라서 거리청소년이나 성매매노출 청소년들의 활동지역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이루 어진다면 청소년의 성매매 유입 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 3. 거대한 지하경제 온라인 성 < 핵심 질문 > 한국 성매매 현황? 한국 성매매 알선 가능업소의 수는 어느 정도인가? ㆍ성산업(성매매) 거래액,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 거래액은 어느 정도?

106 3-1. 산업형 성매매의 확산 성매매 알선 가능 추정 업소 수 35,926개, 업소종사여성 13만7,331명 (2010년 9월말 현재 / 출처: 2010 성매매 실태조사보고서, 여성가족부) - 한국의 성산업구조에서 청소년은 집결지를 제외하고 모두 유입되어 있다고 추 정됨. 이를 바탕으로 본다면 성매매 알선이 가능한 4만여 개의 업소에서 청소년 성 매매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음. 참고 : < 2010 성매수 실태조사보고서 > 년 1년동안 성매매 1회 이상 남성 - 평생동안 성매매 행위 경험 - 한국의 성매매현황 (집결지, 성매매 알선업소, 변종성매매업소, 인터넷, 해외성매매 등) 3-2. 성매매 거래액, 온라인 성매매 거래액 1년간 성매매 거래액 6조 6,258억원 / 2010년 9월말 현재 (출처: 2010 성매매 실태조사보고서, 여성가족부) - 산출식 : 업소수 업소당 성매매거래건수 성매매단가 - 조사방법 : 집결지는 성매매 현장의 공급자 조사를 통한 업소 수 성매매가능업체는 등록업소 중 표본조사 변종, 인터넷, 해외성매매는 성구매자 조사를 통한 역추산 방식

107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 거래의 추정치 : 인터넷 네트워크 분석업체 <사이람> 조사 - 애인대행, 조건만남(게시판형)의 경우 성매매업소가 온라인에 광고게재 - 조건만남 (채팅)은 개인들의 성거래 형태로 볼 수 있으며, 청소년성매매는 채팅을 통한 조건만남이 대다수를 차지함 - 이 통계를 볼 때 250만명이 채팅형 조건만남 사이트에 유료가입되어 있고, 회원당 연간 성매매 거래건수를 3건이라고 추정할 때, 750만건의 성매매가 이 루어지고 있다고 계산된다. 이러한 거래를 환산하면 1조5,000억원의 계산된다. 참고 : < 2010 성매수 실태조사보고서 > 년 1년동안 성매매 1회 이상 남성조사 한국남성 10명 중 4명이 성매매 를 했으며 남성들은 교육수준, 수입,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성매매 를 함 - 이 숫자는 성매매가 합법인 국가 호주, 네덜란드보다 2배

108 4. 대안 : 성매매없는 희망 서울 만들기 < 핵심 질문 > 성매매가 이슈화될 때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실천은? 서울시의 자랑할 만한 성공적인 정책은? ㆍ가출청소년성매매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실천해야하는가? 4-1. 도시혁신과 성매매예방 성매매문제가 이슈화될 때 사태가 이 지경인데 공무원들은 뭐하는거야. 대책이 있어야 할 것 아냐. 대책이.. 우리 남편도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그런 얘기 들으면 공무원이 동네북인가 싶어요. 사실 성매매 업무를 담당하지 않으면 잘 모르죠. 아니 전혀 몰라요. 문제가 어느정 도인지, 또 뭐가 필요한지.. 서울시에서도 관련된 일을 하겠지만 자기 업무가 아니고 서는 관심두기 어렵죠... 스피드퀴즈!!! Q. 캐나다 벤쿠버, 오스트리아 비엔나, 터키 코자엘리, 말라위공화국의 릴롱웨이, 대한민국의 서울.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정답은? 국제도시혁신상을 받은 도시. 국제도시창신(혁신)상 서울시가 중국 광저우에서 '국제도시창신상(혁신상) 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 음. 이 상은 중국 광저우시와 세계도시 및 지방정부조직(UCLG), 세계대도시협 회(Metropolis)가 공동으로 설립한 상. 2012년 처음으로 설립된 '광저우상'은 전 세계 모범도시와 지방정부 혁신 성공사례 를 공유하여 도시화 산업화의 여러 도전과 문제를 해결하는데 방향을 제시하며, 글 로벌 시대에 세계도시 간 혁신강화, 협력증진, 공동발전을 위한 의미를 가짐. 서울시와 함께 광저우 국제도시창신상 수상 국가로 최종 선정된 곳은 캐나다 벤 쿠버, 오스트리아 비엔나, 터키 코자엘리, 말라위공화국의 릴롱웨이. 국제도시창 신상을 받기 위해 신청한 도시가 총 255건. 2012년 광저우 국제혁신도시세미나 에 서울시 대표단이 참석, 청소년성매매 예방 사업 및 인터넷 중독 예방사업을 발표 홍보한 끝에 이러한 성과를 거두었음

109 4-2. 성매매 없는 희망서울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실천해야하는가 영상자료 활용하기 자료명 : 나는 여고생 입니다 (편집 : 김다형) 자료 정보 : 1분 40초 영상 활용 개요 평범한 여고생이 한순간의 선택으로 소중한 꿈과 멀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그려냄 성산업으로 내몰리는 청소년들을 문제의 대상이 아닌,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위기의 아이들 그리고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평범한 아이들로 인식하도록 감성적 인 접근 돌봄의 사회, 부모의 마음으로 거리로 탈출한 아이들, 성매매로 내몰리는 아이들을 품어주기 위해 공공의 선을 위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우리는 - 성매매 관련법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 성매매를 용인하거나 조장하는 성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을 통해 - 가출청소년성매매 라는 민생침해 사안을 해결해야 함 남의 일도, 男 의 일도 아닌 우리의 일, 우리 아이들의 일로 접근 서울시의 슬로건 : 희망서울, 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 - 이는 시민참여 와 협치 의 시정철학을 반영한 것 - 하지만 실제 희망서울 이라는 슬로건이 성매매예방으로 정책화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가출청소년성매매 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 경제적 소외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지원체계 - 가출 및 성매매로 몸과 마음의 상처가 난 청소년들을 위한 보호체계 - 청소년의 성산업유입을 막는 예방체계 성매매관련법은?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1 성매매 피해자 및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자의 보호와 자립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마련,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조치 등의 국가 등의 책임 2 성매매예방교육 실시

110 3 지원시설의 종류 및 설치 및 업무 (숙식제공, 상담 및 치료, 취업정보 제공 등)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1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科 料 ) 2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 3 알선, 권유, 유인, 광고제작(공급, 배포) 처벌 4 보호관찰, 사회봉사, 수강명령 (성구매초범자 16시간 교육)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1 아동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 2 아동 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하여 아동 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청소년성매매문제는 법적 처벌의 문제로만 해결될 수 없다. 한국사회의 경제위기, 가족해체, 입시위주의 교육,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성산업 의 과도한 팽창 등의 전반적 현상과 성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함 마무리 사과를 따려는 소녀에게 나무가 이런 마음으로 자신을 숙여준다면 소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지금 당신이 그 나무가 되어주어야 할 때입니다. 강의를 마무리 하면서 기억해야할 것 - 청소년성매매 문제는 심각한 사회범죄이며, 거리의 아이들이 희망을 끈을 놓지 않도록 사회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중요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주어야 한다 는 메시지 전달

111 제3부 성매매 예방교육 프리젠테이션

112 성매매 예방교육 교육용 성매매 없는 희망서울 만들기 1. 희망서울과 평등 1-1. 서울시 슬로건과 정책 1-2. 도시혁신과 성매매예방 2. 한국 성매매 현황 2-1. 성매매방지법 소개 2-2. 통계를 통해서 본 성매매 실태 3-1. 성과주의 사회와 룸살롱 3. 성매매 원인 3-2. 갑을관계와 성접대 3-3. 남성 집단문화와 성구매 권유 4. 대안 4-1. 성찰 4-2. 기억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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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성매매 성희롱 예방교육용 성매매 없는 건강한 사회, 성희롱 없는 활기찬 직장 1. 행복과 인간관계 1-1. 행복의 조건 1-2. 행복한 공동체와 남녀관계 2. 여풍( 女 風 ), 실상과 허상 2-1. 여풍( 女 風 )의 실상 2-2. 여풍( 女 風 )의 허상 3. 성매매 없는 건강한 사회 3-1. 한국 성매매 현황 3-2. 한국 성매매 원인 4-1. 성희롱에 대한 관점의 변화 4. 성희롱 없는 활기찬 직장 4-2. 사건을 통해서 본 성희롱에 대한 통념 4-3. 퀴즈로 배우는 성희롱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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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인문학으로 접근하는 성매매 예방교육용 인생에 관한 3 가지 레슨 - 돈, 피로, 그리고 예치( 禮 恥 ) 돈과 삶의 관계에 대하여 1.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1-2. 돈으로 살 수 없는 것과 있는 것 1-3. 성매매 시장논리 2가지와 이에 대한 반박 논리 2-1. 한국 남성의 심리적 지도 2. 피로에 대한 성찰과 처방 2-2. 성과사회와 피로 2-3. 피로사회를 위한 처방 3-1. 동양적 인간학 人 은 곧 人 間 3. 동양적 인간학, 禮 와 恥 의 문화 3-2. 仁 과 和 3-3. 성매매 예방, 法 으로 할 것인가 禮 로 할 것인가? 4. 마무리 서양미술사를 통한 Gender Intellegence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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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청소년 성매매 예방 교육용 경제적위기, 민생침해 그리고 청소년성매매 1. 민생침해 & 가출 청소년성매매 1-1. 우리에게 성매매예방교육은? 1-2. 서울시민에게 놓인 어려움과 가출청소년성매매 2-1. 가출, 성범죄. 우리아이들의 현실은 2. 가출, 위기청소년 둘러싼 위험한 현실 2-2. 일상의 성산업. 가출하는 아이들만의 문제인가 2-3. 통계, 공간분석을 통해서 본 청소년 성매매 실태 3. 거대 지하경제 성매매, 성산업의 규모 3-1. 산업형 성매매의 확산 3-2. 성매매 거래액, 온라인 성매매 거래액 4. 성매매 없는 희망서울 만들기 4-1. 도시혁신과 성매매예방 4-2. 우리는 무엇을 실천해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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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부 록 1. 인문학 리소스 북 2. 대중문화 활용 매뉴얼 3. 성매매 및 성희롱 통계자료 4. 청소년 성매매 실태 및 사례영상_CD첨부

203 성매매 예방 교육 프로그램 인문학 리소스 북 - 인문학 신간 10선

204 [제1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안기 순 옮김, 미래앤,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 주제 : 이 책은 2012년 봄 학기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개설된 Markets & Morals 라 강의에서 유래했다. 강의 첫날, 수강신청에 성공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거 몰려 강의실을 옮기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시장논 리가 사회 모든 영역을 지배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한 시장만능주의의 자화 상이다. 저자는 공적 토론을 통해 시장의 무한확장에 대해 도덕적 한계를 설정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샌델 교수는 특유의 문답식 토론과 도발적 문제제기, 그 리고 치밀한 논리전개를 통해 이러한 공적 토론의 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활용 가이드 : 성매매 문제의 근저에는 시장이야말로 인류가 발명해낸 가장 효율적인 교환 시스템 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시장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그 안 에서 거래되는 재화의 가치를 변질시킨다. 성, 교육, 건강, 생명, 환경 등 인간의 도덕적 심장과 보다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가치들이 시장에서 교환되었을 때, 우정, 사랑, 존엄성, 공공성, 시민적 참여 등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적 가치들이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는 시장이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휩싸게 되었을 때 발생하는 도덕적 딜레마의 구체적인 사례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성매매가 우리 삶에 일으키는 도덕적 긴장을 이 사례들과 함께 제시하여 교육생의 성찰성을 유발할 수 있다. F 성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을 때 우리가 인간으로서 당면하게 될 도덕적 위험성에 대해서 브레인스토밍 해볼까요? (이 때 나오는 의견들을 암표, 인 센티브, 스카이박스화 등 우리 공동체의 도덕적 가치 훼손의 사례와 연관시 켜 설명함으로써 교육생의 도덕적 사고력을 촉진한다.) F 시장옹호론자들의 두 가지 논리인 자유지상주의 와 공리주의 를 성매 매 문제에 적용시켜봅시다. 자유지상주의 는 개인의 뭘 하든 그것이 다 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면 허용되어야 한다는 논리지요. 그런데 성을 사거나 파는 행위는 그것이 두 사람간의 완전한 자발성에 입각한다고 가정할 때 타인의 권리를 전혀 침해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공리주의 논리도 한번 들여다보지요. 공리주의란 거래의 당사자들에게 이익이 되므로 결국 전체의 선에 기여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성매매의 경우는 어떤가 요? 과연 성구매자와 판매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그리고 전인격 적인 관점에서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205 시장이 도덕적일 수 있는가? 마이클 샌델 교수는 답을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우리로 하여금 깊게 생각하 게 만드는 각별한 재주를 갖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문에 시장지상주의 의 시대가 막을 내린 시점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효율만 놓고 보 면 다분히 합리적일 수 있는 각종 인센티브 제도는 과연 도덕적인가? 새치기도 거래할 수 있는 재화인가? 생명과 죽음의 상업화와 명명권 의 거래도 정당한 시장의 역할인가?.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덕목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올바른 가치관의 정 립을 꼽는다. 샌델은 시장의 공정성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라는 주장에 대해 반대 입장에 서 있다. 이 사회에는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돈으로 구매해서는 안 되는 성, 입학자격, 노벨상, 환경, 사회봉사까지 돈으로 사고팔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적 가치가 밀려난다는 것이다. 즉 시장의 교환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재화의 가치를 변질시키게 된다는 말이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에게 돈을 주면, 공부를 잘하려는 본래의 의도는 사라 지고 아이들은 돈을 받기 위해 공부할 것이다. 시장적 인센티브가 비시장적 인센티브를 밀어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시장에서 교환 가능한 것으로 만 들면 시민적 참여, 공공성, 우정과 사랑, 명예 등 인간사회의 모든 덕목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효율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무엇이 정말로 소중한 것인가?, 어떻게 살 고 싶은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우리는 답을 해야 한다. 경제학도 경제 의 주체인 인간이라는 존재가 단순한 입자가 아니라 탐욕과 공감이 교체하 는 인격체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들아. 라고 부르짖으며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진짜 문제는 어떤 경제인가 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은 돈과 시장을 둘러싸고 오늘날 민주주의 사 회가 직면한 윤리적 딜레마를 숙고하도록 해준다. 가정생활을 비롯해 개인이 맺는 관계, 교육, 건강, 환경, 시민생활, 스포츠, 심지어 삶과 죽음의 문제에 서 돈과 시장이 차지하는 적절한 역할에 대한 토론과 성찰의 기회를 부여하 고 있다. 시장이 공공선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과 시장논리를 적용하면 안 되는 영역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모두가 거래 대상이 되는 사회를 만들 지 않고서도 시장 체제가 제공하는 최상의 이익까지 누릴 수 있으려면 어떻 게 해야 할까? 시장만능 사회에서 벌어지는 윤리적 딜레마와 이것이 민주

206 사회에 던지는 질문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기로 하자. 시장과 도덕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리 많이 남 아있지 않다. 모든 것이 거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l 교도소 감방 업그레이드 - 1박에 82달러 l 나 홀로 운전자가 카풀차로 이용하기 러시아워에는 최고 8달러 l 인도 여성의 대리모 서비스 8) 6250달러 l 미국으로 이민하는 권리 50만 달러 l 멸종위기에 놓은 검은코뿔소를 사냥할 권리 15만달러 l 의사의 휴대전화 번호 9) 연간 1500달러 이상 l 대기에 탄소를 배출할 권리 1톤에 13유로 l 자녀의 명문대 입학허가 가격미정 또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해서 돈을 벌수도 있게 되었다.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열거해본다. l l l l l l l 이마나 신체 일부를 임대하여 상업용 광고에 사용하기 10) 777달러 제약회사의 약물 안전성 실험대상 되기 7500달러 민간 군사기업에 고용되어 소말리아나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가 매달 250달러에서 매일 1천달러까지 의회 공청회를 참관하려는 로비스트를 대신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밤새 줄을 서고 좌석을 확보하기 시간당 15~20달러 학력이 부진한 댈러스 소재 학교 학생이 책 한 권을 읽을 때 받는 인센 티브 2달러 기업의 직원이거나 건강보험회사에 가입되어 있는 비만자가 4개월 안에 체중 6킬로그램을 감량하면 받는 보상 378달러 아프거나 나이 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명보험 증권을 사서, 피보험자가 살아 있는 동안 보험료를 불입하고 그들이 사망할 때 사망보험금을 수령 하기 보험 종류에 따라 수백만 달러에 이를 수 있음. 피보험자가 일찍 사망할수록 투자자의 수익이 올라간다. 8) 인도에서 대리모를 구하는 서구 부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인도는 대리모 임신이 합법인 데다 가 비용도 미국의 3분의 1 이하이기 때문이다. 9) 점차 많아지는 전담진료 의사들은 1500달러에서 2만5천 달러까지 연회비를 기꺼이 지불하는 환 자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전화한 당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10) 에어뉴질랜드(Air New Zealand)는 30명을 고용해 머리를 밀게 하고 기분전환이 필요하세요? 뉴질랜드로 오세요 라는 광고 문구를 뒤통수에 일회용 문신으로 새겨 넣었다

207 시장가치가 사회생활에서 제왕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고판다는 논리가 더 이상 물질적 재화에만 적용되지 않고 점차 현대인의 삶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과연 이렇게 살고 싶은지 자문해봐야 할 때 다. 시장지상주의 시대 시장지상주의 시대는 1980년대 초 로널드 레이건과 마거릿 대처가 번영과 자유로 향하는 열쇠는 정부가 아니고 시장이 쥐고 있다는 신념을 선언하면 서 시작했다. 그 후 이러한 신념은 빌 클린턴과 토니 블레어의 시장 우호적 자유주의와 더불어 1990년대에도 유지되었다. 두 사람은 시장이 공익성을 달성하는 주요 수단이라는 신념을 온건한 형태로 더욱 강화시켰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시장이 과연 위험을 효율적으로 분 산하는 능력을 가졌는가가 의심받기 시작했고, 시장이 도덕과 분리되고 있다 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그 둘을 다시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어떤 사람들은 시장지상주의의 핵심에 담긴 도덕적 결점은 탐욕이라고 주 장한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 동안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변화는 탐욕의 증 가가 아니라, 시장과 시장가치가 원래는 속하지 않았던 삶의 영역으로 팽창 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맞서려면 우리는 탐욕을 비난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시장이 사회에서 행사하는 역할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시장의 본분 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 그 러려면 시장이 지닌 도덕적 한계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돈으로 사 서는 안 되는 것이 있는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전통적으로 비시장 규범이 지배하던 삶의 영역으로 시장과 시장 지향적 사고가 확산하는 현상은 현대 에 발달된 가장 두드러진 모습 중 하나이다. 건강, 교육, 공공안전, 국가보 안, 사법체계, 환경보호, 스포츠, 여가활동, 임신과 출산, 그 밖의 사회적 재 화에 시장논리가 개입하는 현상은 30년 전에는 대부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들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대부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거래만능시대 우리가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걱 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불평등,

208 다른 하나는 부패다. 우선 불평등에 관해 생각해보자. 모든 것이 거래대상인 사회에서 생활하기 란 재산이 넉넉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욱 힘들다. 따라서 돈으로 살 수 있는 대상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부유한지 가난한지가 더욱 중요해진다. 정치적 영 향력, 좋은 의학치료, 범죄의 온상이 아닌 안전한 이웃에 자리한 주택, 학력 저하를 보이는 학교가 아니라 엘리트 학교 입학 등 돈으로 살 수 있는 대상 이 점차 많아지면서 수입과 부의 분배가 점점 커다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좋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고파는 세상에서는 돈이 모든 차별의 근원이 되 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시장의 부패성향이다. 삶 속에서 나타나는 좋은 것에 가격 을 매기는 행위는 그것을 오염시킬 수 있다. 시장이 단순히 재화를 분배하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교환되는 재화에 대해 어떤 태도를 드러내면서 부추 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돈을 주어 책을 읽게 하는 행위는, 아 이들을 독서에 힘쓰게 만들지는 모르나 독서를 내재적 만족의 원천이 아니 라 일종의 노동으로 여기도록 한다. 대학의 입학허가 거래는 대학 재정에 보 탬이 될지는 모르나 대학의 품위와 대학입학의 가치를 해칠 수 있다. 자국의 전쟁에 외국의 용병을 투입하는 행위는 자국민의 생명을 구할지는 모르나 시민정신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시장은 교환되는 재화에 흔적을 남긴다. 때때로 시장가치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비시장가치를 밀어내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관한 의견은 분분하다. 따라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삶과 시민생활을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을 어떤 가치로 지배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특정 재화를 사고팔아도 무방하다고 결정할 때 우리는 그것을 이윤을 추구 하고 사용하기 위한 도구로서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 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가장 분명한 예로 인간을 들 수 있다. 노예제도는 인간을 존엄하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로 인정하지 않고 이익을 얻기 위한 도구와 사용 대상으로 여겼기 때문에 끔찍하다. 아동을 시장에서 거래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아동은 사랑과 보살핌 을 받을 존재이지, 소비 재화로 여겨지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의 권리와 의무도 사고팔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 공공책 임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타인에게 위탁하는 것 은 그 품위를 손상시키고 잘못된 방식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행위다. 삶 속에 나타나는 좋은 것은 상품화하면 변질되거나 저평가된다. 시장에

209 속한 영역이 무엇인지, 시장과 거리를 두어야 할 영역이 무엇인지 판단하려 면, 해당 재화, 즉 건강, 교육, 가정생활, 자연, 예술, 시민의 의무와 같은 재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 에 그치지 않고 도덕적이면서 정치적인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례 별로 이러한 재화의 도덕적 의미와 재화 가치의 적절한 평가방법에 관해 토 론을 벌여야 한다. 시장지상주의의 시대에는 이러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이러 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하겠다고 결정하지도 않 은 채, 우리는 시장경제를 가진 시대(having a market society)에서 시장사 회를 이룬 시대(being a market society)로 휩쓸려왔다. 시장경제는 생산활 동을 조직하는 소중하고 효과적인 도구다. 이에 반해 시장사회는 시장가치가 인간활동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간 일종의 생활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시장 의 이미지에 따라 사회관계가 형성된다. 우리는 시장경제를 원하는가 아니면 시장사회를 원하는가? 공공생활과 개 인 관계에서 시장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까? 어떤 재화를 사고팔아야 할 지, 어떤 재화가 비시장가치의 지배를 받아야 할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 까? 돈의 논리가 작용하지 말아야 하는 영역은 무엇일까? 새치기의 권리 VS. 줄서기의 도덕 대리 줄서기, 암표 거래, 기타 새치기 권리에 대한 매매의 형태로, 공항과 놀이공원, 의회 복도와 병원 대기실에서 선착순 이라는 줄서기 윤리가 돈을 낸 만큼 획득한다 는 시장 윤리로 대체되고 있다. 한때 비시장 규범 이 지배했던 삶의 영역에 돈과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줄서기에 관해 시장을 옹호하는 입장에는 두 가지 주장이 있다. 하나는 개 인의 자유 존중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행복이나 사회적 효용의 극대화 에 대한 주장이다. 첫 번째는 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의 입장이다. 그 들은 타인의 권리를 침범하지 않는 한 원하는 재화는 무엇이든 자유롭게 사 고팔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성매매나 장기매매 금지법에 반대 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암표 매매 금지법에 반대한다. 시장을 옹호하는 두 번째 주장은 공리주의자(Utilitarian)의 입장이다. 그 들은 시장에서의 거래가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똑같이 이익을 제공하고, 결과 적으로 집단의 행복이나 사회적 효용을 향상시킨다고 말한다. 돈을 지불한 사람과 돈을 받고 대리로 줄을 선 사람 사이에 거래가 성립했다는 것은 결 과적으로 양측이 모두 이익을 얻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시장 거래의 결과로

210 구매자와 판매자는 모두 행복해지고 효용은 증가한다. 이것이 바로 자유시장 이 재화를 효율적으로 분배한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의 입장이다. 그런데 새치기 권리를 시장에서 사고파는 행위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속한다. 새치기 권리는 그 재화의 가격을 상승시켜 그 만큼 높은 가 격을 지불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불공정한 행위이기 때문 이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주장은 공정성에서 하자가 발생한다. 또 공리주의자들의 시장 논리 역시 큰 결함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재화는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주는 효용을 넘어선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 를 들어 퍼블릭시어터에서 주관하는 여름 셰익스피어 무료 공연에 대해 생 각해보자. 퍼블릭시어터는 무료 야외 공연을 대중의 축제이자 일종의 시민 축하행사로 생각한다. 말하자면 시가 스스로에게 베푸는 선물인 셈이다. 퍼 블릭시어터의 취지는 관람료 지불 능력과 전혀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셰익스피어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본래 선물이어야 하 는 행사로 입장료를 받거나 암표상이 이득을 취하게 허용하는 일은 이러한 취지에 어긋난다. 이는 공공의 축제를 돈벌이, 즉 사적 이익을 취득하기 위 한 도구로 바꾸는 행위이다. 공리주의자들의 주장은 어떤 종류의 재화는 시 장에서 거래될 때 결정적으로 중요한 공적 가치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잇다. 시장적 가치가 어떤 재화는 손상시키기도 하지만 어떤 재화에는 적합하기 도 하다. 특정 재화를 시장논리로 분배할지 줄서기로 분배할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분배할지 결정하기 전에, 우리는 그것이 어떤 종류의 재화인지, 어 떻게 가치를 매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또 시장과 줄서기가 재화를 분배하 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가치나 필요, 혹은 추첨이나 우연이 재화를 분배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학교는 가장 먼저 지원하거나 가장 많은 돈을 등 록금으로 지불하는 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재능이 많고 장래가 유 망한 학생들에게 입학을 허가한다. 따라서 어떤 재화가 시장에 완전히 맡겨 버려도 될 재화인지, 아니면 시장의 효율성보다 더 상위의 가치와 관련이 되 어 있어서 다른 방식으로 분배되어야 할 재화인지에 대한 공공의 성찰이 필 용하다. 인센티브의 함정 매년 수십만 명에 이르는 아이들이 마약 중독자에게서 태어난다. 이 아기 들 중 일부는 마약에 중독된 상태로 출생하고, 또 상당히 많은 아기가 학대 나 방임으로 고통 받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본부가 있는 자선단체인 프

211 로젝트프리벤션(Project Prevention)의 설립자, 바버라 해리스(Barbara Harris)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시장기반 해결책을 제시했다. 마약 중독 여성 이 불임시술을 받거나 장기간 피임하면 현금 300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었다. 해리스가 1997년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3천 명 이상의 여성이 해리 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시장 거래 측면에서 보면 이 협정은 양쪽 모두 이익을 얻고 사회적 효용은 증가한다. 마약 중독자는 생식능력 포기에 따른 교환으로 300달러를 얻는 다. 이 300달러로 해리스와 프로젝트프리벤션은 마약 중독자가 더 이상 마 약 중독된 아기를 낳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장받는다. 일반적인 시장논리대로 라면 이때 성립하는 교환은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종류의 반박이 따른다. 먼저 불임시술에 현금을 보상하는 제안이 강압이라는 반박이 있다. 마약 중독 여성이 돈을 받고 불임 시술을 받기로 동의한 것은 자유의지에 따른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 은 대부분 가난하기 때문에 재정적 유인책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또 다른 반박은 불임시술의 대가로 지급하는 현금이 일종의 뇌물이라고 주 장한다. 구매자(해리스)와 판매자(마약 중독 여성) 양측이 잘못된 방식으로 판매 재화(판매자의 생식능력)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그들은 돈으로 사고 팔아서는 안 되는 것을 거래하고 있다. 이것은 부패이다. 예를 들어 팔아서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아이를 임신하는 행위는 부모의 역할이 부패한 것이 다. 자녀를 사랑해야 할 존재로 보지 않고 사용해야 할 사물로 다루기 때문 이다. 한 판사가 뇌물을 받고 부정한 판결을 내릴 때, 그는 적합한 수준보다 낮은 규범에 따라 사법적 권위를 다룸으로써, 자신의 공직을 타락시키고 그 품위를 떨어뜨린다. 마찬가지로 해리스는 에이즈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이는 마약 중독 여성들을 돈만 내면 스위치를 끌 수 있는 고장 난 아기제도 기계 쯤으로 대우한다. 해리스의 제안을 받아들인 여성들은 스스로의 품격을 저하 시키는 이러한 상황을 묵인한다. 부패한 판사나 공무원처럼, 돈을 받고 불임 시술을 받은 여성은 사고팔아서는 안 되는 대상을 판다. 그 여성들은 자신의 생식능력을 책임감과 보살핌의 규범에 따라 행사하는 선물이나 의무의 대상 으로 보지 않고 금전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도구로 다룬다. 여기에 대해서 생식 능력은 그녀 자신의 것이기 때문에 돈을 받고 팔 권리 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여성은 개인적인 이유로 생식능력을 포기 할 권리를 갖는 것처럼, 대가를 받고 포기할 권리 또한 있다는 주장이 가능 하다. 따라서 여성의 생식능력이 시장 거래의 대상이 되어야 할지 말아야 할 지를 결정하려면 우선 그것이 어떤 종류의 재화인지 물어보아야 한다. 우

212 리는 몸을 원하는 대로 소유하고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는 소유물로 생각해 야 할까? 아니면 자기 몸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자기비하에 해당하는 행 위도 있을까? 이는 성매매, 대리모, 난자와 정자의 거래 등을 둘러싼 논쟁 에서도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어떤 규범이 우리의 성 생활과 출산 을 지배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어떤 재화가 비시장규범에 의해 분배되다가 시장규범에 따라 분배되면, 이 변화가 그 거래되는 재화에 흔적을 남기게 된다. 종종 시장 인센티브는 비시 장 인센티브를 잠식하거나 밀어낸다. 이스라엘 어린이집의 사례는 이러한 변질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여준다. 어린이집에서 늦게 아이를 데리러 오는 부모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벌 금제도를 도입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들을 늦게 데리러 오는 경우가 오 히려 더 늘어났다. 사람들이 인센티브에 반응한다고 하는 경제논리에 따른다 면, 벌금을 매기면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는 경우가 줄어들어야 한다. 그런 데 실제 결과는 금전적 지불 방법을 도입한 것이 규범을 바꾸는 결과를 초 래했다. 예전에는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온 부모들은 교사들에게 불편을 끼쳤 다고 생각하여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 부모들은 아이들을 늦게 데리 러 오는 것이 자발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누릴 수 있는 서비스로 생각했다. 벌금을 마치 요금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부모들은 교사에게 불편을 끼친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이 일한 시간이 늘어난 만큼 비용을 지불한다고 생각했 다. 벌금과 요금의 차이를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벌금은 도덕적으로 승 인 받지 못하는 행동에 대한 비용인 데 비해, 요금은 도덕적 판단이 배제된 단순한 가격이다. 쓰레기 투기로 벌금을 부과 받았다면 쓰레기를 버리는 행 위는 잘못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벌금을 요금으로 대할 때 벌금이 나타내 는 규범을 무시한다. 시장이 비시장 규범을 잠식하는 영역에서 우리는 이러한 잠식이 우려할 만 한 가치가 있는 상실인지 판단해야 한다. 아이를 늦게 찾으러 오면서 부모가 더 이상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지, 교사와의 관계를 더욱 도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지는 않는지를 고려에 넣어야 한다. 아이가 책을 읽도록 돈을 주면 아 이들이 독서를 돈을 받기 위한 노동으로 생각하고 독서 자체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줄어들지 않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돈이 잠식하거나 밀어낼지 모르는 태도와 규범에 담긴 도덕적 중요성은 무엇일까? 비시장 규범과 기대 의 상실은 우리가 후회할 또는 최소한 후회해야 할 방식으로 활동의 성격을 바꿀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해당 활동과 이를 정의하는 규범의 목적과

213 특징에 달려 있다. 스카이박스화(skyboxification) 상업주의가 침투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파괴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떤 대상이든 기업의 로고를 새기면 의미가 바뀐다. 시장은 흔적을 남기기 때문 이다. 간접광고는 책의 품위를 변질시키고 저자와 독자의 관계를 타락시킨 다. 신체에 새기는 문신 광고는 그 대가로 돈을 받은 사람을 사물화하고 품 위를 떨어뜨린다. 교실에 침투한 상업주의는 학교의 교육적 목적을 훼손한 다. 물론 이러한 판단에 이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사람들은 저마 다 책, 신체, 학교의 의미, 이들에 대한 가치부여 방식을 놓고 의견을 달리 할 수 있다. 실제로 가정생활, 우정, 성, 출산, 건강, 교육, 자연, 예술, 시 민정신, 스포츠 등 시장이 침입해온 많은 영역에 어떤 규범이 합당한지를 놓 고 서로 의견이 다르다.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요점은 시장과 상업이 재화의 성질을 바꾸는 상황을 목격했다면 시장에 속한 영역은 무엇이고 시장에 속 하지 않은 영역은 무엇인지 의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화의 의 미와 목적, 재화를 지배해야 하는 가치를 놓고 깊이 사고하지 않고서는 이러 한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 시장지상주의 시대는 공공 담론에 도덕적 정신적 실체가 상당히 부족했던 시대와 일치한다. 시장을 제자리에 놓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우리가 소 중하게 생각하는 사회 관행과 재화의 의미에 관해 솔직하게 공개적으로 숙 고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재화의 의미에 관해 논쟁하는 것을 넘어, 좀 더 큰 의문을 던져 야 한다.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상업화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 는 세상을 점유하면서 공적 성격을 약화시킨다. 상업화는 특정 재화를 훼손 할 뿐 아니라 공통성을 잠식한다. 돈으로 살 수 있는 대상이 많아질수록 각 계각층 사람들이 서로 마주칠 기회는 줄어든다. 야구경기장에서 스카이박스를 올려다보면서, 혹은 스카이박스 안에서 내려 다보면서 이러한 현상을 목격한다. 과거에 야구경기장에서 여러 계층의 사람 들이 한 데 섞여 응원했던 경험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은 스카이박스를 올려 다보는 사람뿐 아니라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사람들에게도 상실이다. 사회 전반에 결처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불평등이 점차 심화 되면서 모든 것이 사장의 지배를 받는 현상은 부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삶이 점차 분리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살

214 고 일하고 쇼핑하며 논다. 우리 아이들은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닌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스카이박스화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는 민주주의에 좋지 않으며 만족스러운 생활방식도 아니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평등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시민에게 공동체적 생활 을 공유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려면 배경, 사회적 위치, 태도, 신념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매일 생활하며 서로 마주하고 부딪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 야 서로의 차이를 견뎌내고 이를 놓고 협상하고 공공선에 관심을 쏟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따라서 결국 시장의 문제는 사실상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싶은가에 관한 문제다.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도덕적 시민적 재화는 존재하는가?

215 [제2선] 남자들을 위한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남자의 물건, 21세기북스,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 주제 : 남자의 물건 은 사회심리학자 김정운의 현대 한국 남자 진단이다. 저자는 베를린 자유대학교 심리학과에서 문화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대학 교수로서 여러가지문제연구소 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연구소의 소장이기도 하다. 그의 책은 심리학 이론을 이론적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일상어로 아주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점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한국 사회의 문제는 불안한 한국 남자들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존재 확 인이 안 되는 한국의 남자들이 자신의 심리적 불안을 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 으로 해소하려 하는데, 이것이 쉽게 분노하고 패거리를 만들어 싸우기를 좋아 하는 한국 사회 현실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는 대안으로 자기 이야기가 있는 삶 을 제안하다. 사람은 자기 이야기가 풍요로워야 행복해진다. 할 이야기가 많 아야 불안하지 않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 한국남자들의 심리적 현주소를 남자 들의 재미없는 일상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 다. 후반부는 유명인 10인이 소장하고 있는 자기만의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들 려주고 있다. 활용 가이드 : 선택의 자유, 신경증과 학습된 무기력, 터치, 의미공유, 루저 담론, 아저씨 개 념, 치료 내러티브 등 이 책에 나오는 사회심리학적 개념들은 남성들의 집합적 정서 상태에 대해 공감적인 설명을 제공할 수 있는 개념들이다. 이 개념들을 설명하면서 남성 교육생과의 라포가 증진되며, 여성 교육생에게도 가족, 동료 남성들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킬 수 있다. F 왜 이렇게 많은 한국 남자들이 룸살롱을 찾을까요? 도대체 내가 왜 룸살롱 에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단순히 업무상 필요해서? 다 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이게 터치 때문이라 고 말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원초적인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터치가 필요 하다는 겁니다. 만지고 만져져야 불안이 누그러지고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국 문화에서 터치는 그리 환영받지 못합니다. 특히 점잖 은 중년 남성들에게 터치는 금기시되어 있죠. 그러니 업무를 핑계로 내세워 단체로 룸살롱에 몰려가고 있는 남자들이 실제 그 곳에서 총족시키고 있는 욕구는 바로 터치라는 것이지요. 여자들도 물론 불안하고 터치를 원하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남자들은 1차적인 터치, 즉 신체적인 터치에 꽃혀있는 반면, 여자들은 심리적인 터치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지요. 더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아이폰에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이 터치 때문이라는 겁니다

216 선택의 자유: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이야기를 하는 이유, 밤마다 폭탄주를 제 조하는 이유 우리의 삶이 재미없는 이유는 선택의 자유 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그 래서 남자들은 모이면 군대 이야기다. 이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한 트라우마 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꾸 반복적으로 한 이야기를 또 하는 이유는 뭔가 심리적으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모여 앉으면 시집살 이 이야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선택의 자유는 인간 존재의 근거다. 내 삶의 의미는 내가 선택했는가, 아 닌가에 의해 결정된다. 심리학에서 이 선택의 자유 와 아주 비슷하게 쓰 이는 개념이 있다. 내적 동기 다. 재미 나 즐거움 과 같은 내면의 욕구를 의미한다. 요즘 이 내적 동기 전성시대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일을 선택해서 하라고 곳곳에서 부추긴다. 유사해보이는 내적 동기 와 선택의 자유 는 사실 서로 다른 개념이다. 이 두 개념이 상충하는 경우도 많다. 돈이나 성적 같은 외적 동기 에 의해 움직이지만, 이는 스스로 선 택할 수 있는 범위가 부여된 경우다. 이렇게 내적 동기와 선택의 자유가 서 로 충돌할 때 어느 요인이 더 강력할까? 심리학자들은 선택의 자유 쪽 손을 들어 준다 비록 외적 동기에 의한 행동이지만 스스로 선택했을 경우, 그 행동의 몰입도가 순수한 내적 동기에 의한 행동의 몰입도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구태여 순서를 따지자면 선택의 자유가 먼저고 그 다음이 내적 동기라는 이야기다. 재미있어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하면 재미있어진다. 아무리 재미없는 행동도 내가 선택하면 재미 있어진다.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한 이들에게 나타나는 심리현상은 좌절이다. 좌절한 이 땅의 사내들은 밤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다양한 폭탄주를 제조한다. 내 돈 내고 마시는 술이라도 한번 내 맘대로 섞어보자는 거다. 신경증과 학습된 무기력 파블로프는 개를 가지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종소리 실험보다 좀 더 복잡 한 실험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종소리가 아니라 원을 보여주면서 먹이를 줬 다. 어느 순간부터 개는 원 모양만 보면 침을 흘리게 되었다. 훈련의 강도를 더 높여 개가 원과 타원을 구별하도록 훈련시켰다. 원 모양을 보면 침을 흘 리도록 먹이를 주고, 타원 모양을 보면 먹이를 주지 않았다. 이제 개는 원과 타원을 정확하게 구별하게 되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부터 생겼다. 짓궂은 파블로프가 타원 모양을 점점 원

217 에 가깝게 했다. 어느 순간부터 개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원과 타원의 구별 이 어려워지자 아무 때나 침을 흘렸다. 그래도 실험이 계속되자 개는 낑낑거 리기 시작했다. 우리 안을 빙빙 돌아다니면 오줌을 흘렸다. 주변에 있는 물 건을 물어뜯는 등 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파 블로프는 신경증 환자가 보여주는 행동과 유사하다고 해서 실험적 신경 증 이라고 불렀다. 개도 똥오줌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 정신병에 걸린다는 이야기다. 미국 심리학자 셀리그만은 개를 가지고 더 못된 실험을 했다. 우리에 갇힌 개에게 전기 고문을 가하는 실험이었다. 개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의 개는 코로 지렛대를 누르면 전기 고문을 멈출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다른 집 단의 개는 몸을 꽁꽁 묶어 꼼짝 못하게 했다. 한동안 전기 고문을 가하니, 첫 번째 집단은 고문이 시작되면 바로 코로 지렛대를 눌러 고문을 멈추게 했다. 두 번째 집단을 그저 전기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이번에는 두 집단의 개를 모두 우리 문을 열 어놓고 전기 고문을 가했다. 고문이 시작되자 첫 번째 집단의 개는 바로 문 밖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두 번째 집단의 개는 도망갈 수 있는 데도 그 자리 에서 꼼짝 않고 전기 고문을 당했다. 이 현상을 셀리그만은 학습된 무기 력 이라고 불렀다. 무기력도 학습된다는 이야기다.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약한 정도의 신경증 과 학습된 무기력 에 사 로잡혀 있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 이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더하다. 집안 문제든, 사회 문제든 도무지 내가 어떤 결정 에 주체적으로 관여해본 경험이 전혀 없다. 어떻게 밀려 살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다. 아이폰과 룸살롱: 터치의 힘 모든 동물의 수컷들은 불안하다. 암컷의 경우, 자신이 낳은 새끼는 반드시 자기 피가 섞여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수컷은 다르다. 지금 키 우고 있는 자신의 새끼가 정말 제 새끼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인간의 경 우 불안의 양상은 좀 더 복잡해진다. 생물학적 종족 번식과 관련된 불안은 물론, 사회관계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존재론적 불안으로 끊임없이 괴로 워한다. 어쩌지 못하는 불안은 공격성의 외피를 입고 나타난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증오와 분노다. 불안이 수컷의 보편적 정서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수컷의 불안은 아주 우습고도 간단하게 해결된다

218 암컷들은 불안해하는 수컷들의 몸에 자신의 몸을 비벼대며 위로한다. 원숭 이의 경우, 이런 접촉을 그루밍grooming 이라 한다. 서로의 털을 다듬는 이 행동은 권력관계를 확인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서로의 불안을 해소하 는 고도의 심리적 전략이기도 하다. 원숭이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인간 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서로 끊임없이 만지고 만져져야 불안해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이 슬픈 일을 당하면 끌어안거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 한다. 왜 그럴까? 만져야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남자들에게 만지고 만져지는 것은 거의 모든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금지된다. 미국의 어떤 주에서는 학교의 남자 선생님이 여학생 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까지 금지한다. 한국의 철없는 사내들은 이 박탈된 터치의 경험을 룸살롱에서 만회하려고 한다. 한국의 남자들은 룸살롱에 술 마시러 가는 게 절대 아니다. 술을 마시 려면 포장마차나 음식점에서 마실 일이지, 왜 꼭 룸살롱에서 옆에 여자를 앉 혀놓고 마시려 하는가? 만지고 만져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룻밤에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을 내고 룸살롱에 가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만 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 만지고 만져지는 터치 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의사소통 행위다. 사람들이 아이폰, 아이패드에 열광하는 심리학적 이유는 바로 이 터치 때문 이다. 신체적 접촉이 사라진 디지털 세상에서 내 손끝의 세밀한 움직임에 반 응하는 기계가 생겨났다. 손가락을 벌리고 좁힐 때마다 화면의 변화가 일어 나고,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새로운 창이 열린다. 반드시 맨 손으로 만져야 반응한다. 정말 눈물 나도록 감격적이지 않은가? 그래서 40대 중년 남자들 이 아이폰에 더욱 열광하는 것이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룸살롱과 아이폰의 공통점은 바로 터치 를 통한 위로다. 나는 이를 배려경제care economy 라고 정의한다. 오늘날 이 배 려경제의 범위는 엄청난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 곳곳에 널려 있는 발마사지, 스포츠마사지, 타이마사지, 안마시술소가 바로 그것이다. 좀 더 넓은 의미에 서 코칭, 상담, 심리치료 와 같은 마음의 터치 와 관련된 각 종 산업도 이 배려경제에 해당된다. 어떤 이에게도 위로 받지 못하는 이 존재론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 인들은 관심과 배려를 돈을 주고 산다. 흥미로운 사실은 남자들은 1차 배려 경제, 즉 감각적이고 원초적인 배려경제에 많은 지출을 한다. 반면 여자들은 2차 배려경제, 즉 마음의 위로와 배려에 더 많이 지출한다는 것이다

219 재미와 행복, 그리고 설렘 : 우리가 사는 이유 우리는 행복하려고 산다. 재미있으려고 산다. 한국 사회에는 행복과 재미 를 이야기하면 한 급 아래로 내려다보는 어쭙잖은 엄숙주의가 존재한다. 자 유, 민주, 평등과 같은 가치를 이야기하면 폼 나 보인다. 그러나 자유, 민 주, 평등은 수단적 가치다. 행복과 재미는 궁극적 가치다. 물론 수단적 가치 가 확보되어야 궁극적 가치를 얻어낼 수 있다. 그러나 자유, 평등, 민주라는 조건이 이뤄진다고 자동적으로 사는 게 행복하고 재미있어지는 것이 아니다. 재미와 행복이라는 궁극적 가치에 대한 진지하고 꾸준한 성찰이 있어야 수 단적 가치도 이뤄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행복과 재미에 관한 어떤 사회문화 적 담론이 존재하지 않는 이 사회에는 감각적이고 말초적 재미만 남아 있다. 딸 같은 걸 그룹 허벅지나 아들 같은 아이돌 초콜릿 복근이나 이야기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모여 앉으면 막장드라마 이야기를 반복 하고, 허구한 날 정치인 욕하는 방식으로는 삶이 절대 흥미진진해지지 않는 다. 폭탄주 마시며 룸살롱에서 아가씨와 아랫도리 비비는 방식으로는 절대 즐거워지지 않는다. 설렘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추상적이고 거창한 구호로 삶이 행복해지고 재미있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위대한 가치나 이데올로기도 내 삶에 구체적으로 경험되지 않으면 실 천되지 않는다. 결정적인 순간에 지식인이 비겁해지는 이유는 바로 이 구체 성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삶의 구체적 경험이 우리를 설레게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된다는 이야기다. 삶이 재미없는 이들은 대부분 세상이 뒤집어지는 어마어마한 재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재미는 없다. 행복을 거창하게 생각해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게 분명해야 설레는 삶을 살 수 있다. 방 법은 간단하다. 지난 한 주간 내 일상에서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면 된다. 내가 가슴 설레며 기다렸던 일을 기억해내면 된다. 바로 그 일들 이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것들이다. 그 설레는 일들을 끊임없이 계획하면 살며 살면 된다. 신경쇠약, 삶의 속도에 기인한 병 안팎의 자극에 지나치게 예민해지고 초조해하며 수면장애, 불안, 두통, 피 로 등이 동반되는 증상을 신경쇠약 이라고 한다. 신경쇠약 이란 표현 을 최초로 정신의학 전문용어로 사용한 미국의 내과 의사 조지 M. 비어드는 이 증상의 원인을 문화 변동으로 설명한다. 비어드가 지적하는 신경쇠약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삶의 속도다. 19세기

220 전신, 철도, 증기기관 등의 발전으로 인해 삶의 속도에는 급격한 변화가 일 어났다. 그 결과 사람들이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18세기에 비해 100배나 많아졌다. 빨라진 삶의 속도와 격렬해진 경쟁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에 게 나타나는 부적응 현상이 바로 신경쇠약이라는 것이다. 비어드가 경고한 19세기 삶의 속도와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속도는 도무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편 몸은 갈수록 느려진다. 노안으로 인해 신 문 한 장 보려 해도 안경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아주 공사가 다망하다. 가 까운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끙끙대는 일도 잦아진다. 이런 낡은 아날 로그적 신체로 급변하는 21세기적 삶의 속도를 쫓아가려니 그토록 힘든 것 이다. 삶의 속도가 급변하여 생기는 문화병의 치료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걷 기 다. 수백만 년에 이르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걷 는 속도 에 적응해 발달해왔다. 감당하기 어렵게 빠른 삶의 속도는 불과 지 난 몇 백 년 동안의 일일 뿐이다. 인류 역사를 하루로 보면 겨우 몇 초 전에 시작된 변화라는 이야기다. 요즘 그래서 다들 올레길 을 찾아다니며 걷느 라 난리다. 아주 오래되고 익숙한 삶의 속도를 회복하고 싶은 까닭이다. 한국 남자들의 루저 담론에 대하여 지난 시절, 한국 남자를 지켜온 세 가지 자부심이 있다. 우선 생산인으로 서의 자부심이다. 누가 뭐래도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 정도까지 된 것은 한국 남자들의 희생 때문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이토록 짧은 시간, 이토록 눈부 시게 발전한 나라는 없었다. 지난 세월, 남자들의 어깨는 이 기적적인 성장 에 대한 자부심으로 빛났다. 그런데 그들이 이제는 떨고 있다. 자신의 목숨 까지 바칠 수 있었던 회사에서 언제든지 잘려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오늘 도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회사에서 밀려나는 것에 대해 어 떤 두려움도 없었다. 내가 온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나 없이도 회사는 아주 잘 돌아간다. 아쉬운 것은 오히려 나다. 내 가 이 회사, 이 나라를 세웠다는 자부심은 버린 지 오래다. 틈만 나면 은퇴 한 후 받을 수 있는 연금이나 퇴직금을 계산할 뿐이다. 두 번째 자부심을 가장으로서의 자부심이다. 바깥에서 아무리 비굴하게 돈 을 벌어도, 집에 들어서는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 아버지들은 왕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의 아내들은 더 이상 남편들을 위해 밥을 짓지 않는다. 오직 아 이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한다. 세 번째 자부심을 수컷으로서의 자부심이다. 누가 뭐라 해도 남편은 아내

221 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정은 달라진다. 어쩔 수 없다. 자업자득이다. 자신을 둘러싼 이 땅의 온갖 역사, 문화적 변동에 아무 성찰 없이 투덜댄 결과다. 이제까지 남자들의 눈길에 맞춰 가슴 에 소금물 주머니를 삽입하고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도록 높은 하이힐을 신어 엉덩이를 치켜세워야 했던 여인들이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이야기를 아주 조금씩 내놓고 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이 엄청난 문화변동의 소용돌이 앞에서 철없는 사내들은 그저 루저 라는 단어에 씩씩댈 뿐이다. 남자들의 심리적 미로 독일의 심리학자 비요른 쥐프케는 중년의 남자들에게 불현 듯 찾아와 도무 지 벗어날 수 없게 엉켜드는 이 무기력감의 실체를 알렉시티미 Alexithmie 라고 정의한다. 한국어로는 감정인지불능 으로 번역된다.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내면에 무 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온통 변해버린 것을 깨닫는다. 눈앞이 캄캄하다. 더 이상 내가 설 자리가 없다는 느낌에 한번 거 꾸러지면 다시 일어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비요른 쥐프케는 남자들이 한번 빠지면 도무지 헤어 나올 수 없는 심리적 미로를 4단계로 설명한다. 우선 자신의 내면을 외면하기 시작한다. 이 감 정 부정 혹은 감정 회피 의 결과는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남성적 외향화 다. 과도하게 사내스러움 을 지향한다. 술만 먹으면 욕하면서 터 프함을 과장하는 이들을 자주 본다. 이 상태가 극에 달하면 영웅주의 와 지배 욕구 라는 독단적 이데올로기의 세 번째 단계로 이어진다. 웬만큼 돈도 벌고 사회적 지위를 얻으면 다들 정치하려고 달려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영웅주의의 실체는 무기력감 이다. 자신의 무기력을 숨기려는 감정 방어의 결과란 이야기다. 여기까지 온 남자들에게 남겨진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남성우울증 이 다. 이 우울증은 아내에 대한 정서적 의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아내는 결 코 자신의 안식처가 아님을 알게 된다. 자신을 귀찮아하고 힘들어하는 아내 의 속마음이 느껴지면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런 식의 아내에 대한 애증의 모순적 감정 또한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나이가 들어 가며 자꾸 아내에게 정서적으로 의존적이 되는 것은 자신의 내면과 마주치

222 는 게 두려운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아내 혹 은 여성으로부터 독립 하라는 것이 <남자심리지도>의 저자 비요른 쥐프케 의 결론이다. 의미공유 나이가 들수록 부부관계가 삐걱대는 이유는 서로 이해하는 사랑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에로티시즘 혹은 섹슈얼리티가 사랑의 의미에서 빠져나 가는 중년 부부에게 의사소통 장애는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결혼 25 년차인 내게 사랑은 아침식사 다. 집에서 아침식사를 못 얻어먹으면 더는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내 아내에게 사랑은 배려 다. 자신과 아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과 배려가 사랑의 기준이다. 아침식사 와 배 려 의 의미론적 구조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매번 힘들다. 의미는 도대체 어떻게 공유되는 것일까? 동일한 정서적 경험을 통해서다.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곧바로 언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지적, 논리적 의미의 공유를 가능케 하는 것은 동일한 정서적 경험이다. 정서 공유의 경험이 가능하려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알아야 한다. 말귀 못 알아듣는 한국 남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내면에서 무 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사실이다. 내가 도대체 뭘 느끼 는지 알아야 타인과 정서 공유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자신의 내면에 무지한 이들에게 나타나는 결정적인 문제는 판단력 상실이다. 인지능력은 멀쩡하지 만 보통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아주 황당한 결정을 하게 된다. 돌아보면 주 위에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내 내면의 느낌에 대한 형용사가 다양해져야 남의 말귀를 잘 알아듣게 된다. 자신과의 투쟁 언젠가부터 나 자신과의 투쟁 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되었다. 불안해 서 그렇다. 자신의 불안한 내면의 원인이 분명치 않으니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바깥의 적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래서 스스로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그 불안의 원인을 자기 내부에서 찾는다. 그래야 문 제의 내용은 물론 해결책도 간단해지기 때문이다. 착하거나 혹은 비겁한 이 들의 특징이다. 현재를 살기

223 심리학의 창시자인 빌헬름 분트는 인간이 경험하는 현재 의 길이를 측 정했다. 약 5초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불과 5초만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이 야기다. 과거나 미래를 사는 게 아니라 오직 현재를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5초의 객관적 단위는 주관적 경험에 의해 얼마든지 팽창할 수 있다. 제 발 현재를 구체적으로 느끼며 살자는 이야기다. 그래야 시간이 미치지 않는 다. 아저씨 개념의 해석학적 순환 개념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 약속이다. 혼돈스러운 현상을 이해하 기 위해 사람들은 개념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일단 개념이 한번 성립하 면, 그 개념은 역으로 또 다른 실재를 만들어낸다. 개념과 실재 사이에 성립 하는 이와 같은 상호 규정을 해석학적 순환 이라고 한다. 개념을 읽어내면 세상의 변화가 보인다. 특히 문화를 비교할 때 개념분석 은 아주 효과적인 해석학적 도구다. 예를 들어 다른 문화에서 발견되지 않는 개념이 우리에게 있다. 정 情 이다. 서구의 사랑 과는 구별되는 아주 독특한 개념이다. 서양인들은 사랑하지 않으면 이혼한다. 사랑이 끝나면 관계도 끝나기 때문 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적어도 중년 이상의 부부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아 도 함께 살았다. 그놈의 정 때문이다. 요즘 이혼율이 늘어나는 이유는 그놈의 정 이 개념적으로 더는 유효하 지 않기 때문이다. 정 과 한국적 현실의 해석학적 순환이 이제 막을 내렸 다는 뜻이다. 푸코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정 이라는 권력 담론이 해체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변화의 결과는 고스란히 중년 남자들의 몫이 된다. 더 이상 정 이라는 개념의 권력 프리미엄 을 누릴 수 없는 불안한 한국 중년 남자들을 설명하는 개념이 새롭게 구성된다. 아저씨 다. 물론 이전에도 아저씨 라는 호칭은 존재했다. 그러나 문화적으로 특별한 의미 를 갖는 개념은 아니었다. 반면 아줌마 는 호칭인 동시에 개념이었다. 품 위 없고 황당한 행동을 마다않는 중년 여성들을 이해하기 위해 아줌마 라는 호칭이 문화적 개념으로 전환되어 사용된 것이다. 그래서 중년의 여인 을 아줌마 라 부르면 은근히 기분 나빠했다. 반면 아저씨 는 가치중립 적 호칭이었다. 아저씨 라 불러도 아무렇지 않았다. 남자의 구체적 현실 과는 아무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사뭇 달라졌다. 아저씨 는 이제 무례하고 거칠고 짜증나는 개념이다. 아줌마 와 아저씨 의 문화의 의미는 일부 겹친다. 그러나 아줌마 는 어느 정도

224 연민이 가능한 애교스러운 개념인 반면, 아저씨 는 어디 건들기만 해봐 라 하는 공격적인 개념이다. 아저씨 라는 이름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검색해보라. 지하철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 쩍벌남, 침 함부로 뱉는 사람, 욕이 빠지면 말이 이어지지 않는 사람 등 온갖 불쾌한 중년 남성들의 모습 이 아저씨 다. 아저씨 는 권력 상실의 불안에서 시작하는 무례, 분노, 적개심, 공격성의 총화다. 한국 남자들의 표정 인간의 감정은 아주 쉽고 간단하게 전염된다. 실제 연구 결과 삶이 즐겁고 행복한 친구가 반경 1.6킬로미터 안에 있을 경우 내가 행복감을 느낄 확률은 25% 높아진다고 한다.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와 제임스 파울러가 1971년부 터 2003년까지 21~70세 성인 512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은 표정, 몸짓, 말투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긍정적 정서보다 부정적 정서가 더 빨리 전염된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주위에 삶이 우울하고 꼬인 인간을 두면 내 인생이 불행하고 시커멓게 될 확률은 훨씬 더 높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남자들의 표정을 아주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남자의 표정이 그런 건 하나도 안 즐겁기 때문이다. 의무와 책임으로 어쩔 수 없어하는 태도는 감각기관을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인간 상호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 표정, 몸짓, 말투다. 심리학자 메라비언은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시각이 55%, 청각이 38%의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정작 전달하고 싶은 말의 내용은 고작 7%라는 거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시각과 청각의 비언어적 표현을 읽어내는 시간을 0.1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 니까 이미 말을 꺼내기 전에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것인지, 거부할 것인 지가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기분좋은 느낌, 상쾌함을 먼저 전달해야 내 이야기를 듣는다. 이건 억지로 꾸민다고 되는 게 아니다. 순식간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가 진정 즐겁지 않으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제발 자기 자신부터 설 득하란 이야기다. 남자는 행복할 수 없는가? 모든 개념은 문화적 경험이나 정서적 반응과 연관되어 있다. 이를 프랑스 의 사회심리학자 모스코비치는 사회적 표상 이라고 정의한다. 개념을 듣 거나 말할 때 연상되는 사회적 관계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사회적 표상

225 은 시간이 흐르면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사회적 실재가 된다. 우리의 가족 이 그토록 갈등인 이유는 가족의 사회적 표상이 너무 긍정 적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강요되는 가족의 표상은 죄다 푸른 초원 위에 웃는 얼굴로 서서 파란 하늘을 향해 같은 방향으로 손가락을 가 리키고 있는 모습니다. 그러나 함께 화장실 쓰고 같은 이불을 덮는 가족이 어찌 매일 행복하고 즐 겁기만 할 수 있을까? 남의 가족은 다 행복한데 내 가족만 문제투성이로 느 껴진다. 프로이트는 이를 가족 로망스 라고 정의한다. 지금 내 가족은 진 짜가 아니고, 어딘가에 진짜 내 가족이 일을 거라는 상상을 한다는 것이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다. 아내는 반드시 희생해야 한다 는 사회적 표상 이 있다. 그러니 내게 별로 희생적이지 않은 현실의 내 아내가 그토록 불만 스러운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정적 상관이든, 부적 상관이든 연관관계가 가 능한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그 상관관계가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 이다. 진짜 무제는 개념적 연관관계가 아예 불가능한 경우다. 예를 들면 남 자 와 행복 이다. 사회적 표상이론으로 보자면 남자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그런 개념적 연관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자의 행복 은 일 상에서 자주 경험한다. 그래서 여자라서 행복해요 라는 황당한 광고가 나 오기도 한다. 실제로 행복하든 불행하든 여자 와 행복 은 실재하는 사 회적 표상이다. 그런데 남자와 행복은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다. 남자는 기껏 해야 야망 또는 성공 으로 연결될 뿐이다. 치료 내러티브와 성공 내러티브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는 현대 자본주의에서 거래되는 것은 단 순한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숨겨진 감정 이라고 자신의 저서 <감정 자본 주의>를 통해 주장한다. 약 100년 전 생겨난 심리학이라는 학문으로 주목받 게 된 인간 내면의 정서적 과정이 경제활동과 결합되어 20세기 후반부터 자 본주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업경영에서도 정서적 차원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된다. 노사관계 나 기업의 생산성과 관련해 동기 부여, 감정, 소통과 같은 심리학적 언어들 이 화두가 된다. 경영자의 리더십도 정서적 요인이 중시된다. 스티브 잡스는 바로 이런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인물이다. 일단 그의 스토리텔링은 감정 자본주의의 핵심인 치료 내러티브의 정수를 보여준다. 감 정 자본주의의 시대에 내면의 상처와 소통, 좌절이 희망으로 극복되는 이야

226 기, 즉 치료 내러티브 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치료 내러티브 와 대비되는 것은 성공 내러티브 다. 본격적 감정 자 본주의가 나타나지 이전, 사람들은 가난뱅이가 열심히 노력해서 부자가 되 었다 와 같은 성공 내러티브에 열광했다. 빌 게이츠의 스토리텔링은 이런 성공 내러티브의 전형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하고, 성공을 자선사업으로 전환해 사회적 의미를 얻어가는 방식이다. 2005년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졸업식 연설과 빌 게이츠의 2007년 하버 드 졸업식 연설을 비교해보라. 잡스의 연설은 고통, 열등감, 공격성으로 일 관된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반면 게이츠의 연설은 기업의 사회적 책 임, 빈곤 퇴치, 환경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도덕적으로 빌 게이츠의 연설이 훨씬 우아하고 폼 난다. 그러나 감정 자본주의에서는 다르다. 빌 게이츠의 스토리텔링에는 내면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가 빠져 있다. 아 무리 재산이 많아도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아도 내면에는 우리와 똑같은 문제로 좌절하고 고민하고 때에 따라서는 그 성공으로 인해 보통 사람들보 다 더 큰 고통을 당한다는 내러티브에 사람들은 감동한다. 한국 기업에 빠져 있는 것은 바로 이 감정 자본주의의 특징이다. 독거노인 을 찾아가고, 연탄을 나르고, 노숙자들에게 밥을 퍼주는 구태의연한 사회 공헌 방식으로 감정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란 그리 쉽지 않다. 기업의 느낌 이 있어야 한다. 기업경영에 정서적 스토리텔링이 존재하지 않으니 느낌 이 있는 물건을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다

227 [제3선] 무엇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가? 조지 베일런트, 행복의 조건, 이덕남 옮김, 프런티어,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 주제 : 행복의 조건 은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 연구팀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장 장 70여 년간 총 814명의 미국인에 대해 이루어진 생애 추적 종단연구의 결과 를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이 연구의 핵심 주제는 인간은 어떻게 하면 행복하 게 늙어갈 수 있는가 였다. 행복은 사람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는 행복의 조건 7가지를 50대 이전에 얼 마나 갖추느냐에 달려 있었다는 것이 거의 종착지에 도달한 이 연구의 결론이 다. 행복의 7가지 조건은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었다. 특히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 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 이라는 것이 40여 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나이 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베일런트 교수의 결론이다. 활용 가이드 : 인간은 성인기에도 발달을 지속한다. 성인이 이루어야할 발달과업 6단계를 소개하면서, 친밀감의 과업, 의무의 수호자 과업, 통합의 과업과 우리의 성문화 를 연결하여 성찰을 유도해낼 수 있다. 또 인간의 행복에 다른 무엇보다 중요 한 성숙한 방어기제의 획득과 관련하여 우리사회의 문화적 병리성을 어떻게 성 숙시킬 수 있을지를 토론해본다. F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친밀감의 영역을 잘 성취할 수 있어야 하지요. 그런 데 우리나라 남성들, 특히 중년이후 남성들이 이 부분에 있어 참 취약합니 다. 이미 청소년기에 성취해야 할 과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 아요. 감성지능을 개발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또 우리 사 회는 성인으로서 생산성의 과업은 매우 강조하면서 의미의 수호자나 통합의 과업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향이 있어요. 정의와 지혜라는 차원에서 볼 때 직장인들의 놀이문화, 성문화는 한참 모자란 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사회의 성인이 된다는 것은 정의 라는 차원에서 자신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문 화를 성찰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생산성이라는 차 원에 너무 매몰되어 있다 보니 정의라는 관점에서 공동체의 문화를 객관적 으로 보지 못하고, 1차, 2차, 3차를 무분별하게 달리게 되는 거지요. F 개인적인 고통, 예를 들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해 내가 어떤 방어기 제를 취하고 있는지 한번 보세요. 투사나 공격성을 발휘해서 결국 스스로 더 고통 받게 되는 쳇바퀴에 걸려있지는 않나요? 고통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어떤 승화 방법을 갖고 계신가요? 성인은 고통을 승화합니다. 그것을 엉뚱 하게 다른 곳으로 돌리면 결국 그게 더 큰 고통으로 돌아오곤 하죠

228 하버드 대학교 인생성장 보고서 여기 놀라운 한 연구가 있다. 1938년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학부는 백화점 재벌 윌리엄 T. 그랜트의 후원 하에 1930년대 말에 이 대학에 입학한 2학년 생 268명을 삶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는 증상과 질병에 초점을 둔 당시 의학계의 주된 흐름에서 벗어나, 총체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원 동력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68명에 이르는 연구 대상자 들은 대학 2학년생 시절 이후로 참전, 결혼과 이혼, 직업적 성공과 실패를 겪고 아버지와 할아버지 역할을 거쳐 은퇴 후의 삶에 이르기까지, 정기적으 로 건강검진과 심리검사를 받고 답변서를 제출했으며 수차례 면담을 거쳤다. 여기에는 유명 인사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워싱턴 포스트>의 전설적 편 집장이자 현재 부사장으로서 워터게이트 사건 을 심층 보도했던 벤 브래 들리도 있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도 들어있다. 1967년 표류하고 있던 이 연구를 이어받은 사람은 정신과 전문의 조지 베 일런트 교수였다. 그는 33세에 연구에 참가하여 42년동안 268명의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보았고, 그들이 경험 속에서 체득한 삶의 교훈들을 깊이 연 구해왔다. 그는 연구 대상자들이 은퇴할 즈음,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노화를 예견하는 일곱 가지 주요한 행복의 조건들을 꼽았다. 첫 번째는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이고, 이어서 교육, 안정된 결 혼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었다. 50대에 이르러 그 중 5, 6가 지 조건을 충족했던 하버드 졸업생 106명 중 절반은 80세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였고, 7.5퍼센트는 불행하고 병약한 상태였다. 반면, 50세 에 세 가지 미만의 조건을 갖추었던 이들 중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에 이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50세에 적당한 체형을 갖추었다 하더라 도, 세 가지 미만의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80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네 가지 이상의 조건을 갖춘 이들보다 세 배나 높았다. 반면에 우리가 소위 상식이라고 알고 있는 믿음 중에 잘못된 것도 밝혀졌 다. 50세 때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노년의 건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 회에 순응하는 능력도 대학이나 성인기 초반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만, 그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져간다. 어릴 적 성격도 시간이 지나면 영향 력이 줄어들어, 어릴 때 수줍음 많고 겁쟁이였던 사람이나 외향적이었던 사 람이나 70세에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에 이를 확률은 거의 같았다. 이외에도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더 있다. 대학 시절의 규칙적인 운동은 노년의 신체적 건강보다 정신적 건강에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50세에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70퍼센트 이상이 63세 이전에 사

229 망하거나 만성질환을 앓았다. 또 연구 대상자의 80퍼센트 이상이 제2차 세 계대전 참전자였는데, 격렬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만성적인 신체적 질병에 더 잘 걸리고 훨씬 일찍 사망했다. 베일런트의 또 다른 주요 관심사는 인간관계의 힘이었다. 행복하고 건강 하게 나이 들어갈지를 결정짓는 것은 지적인 뛰어남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 회적 인간관계이다. 행복의 조건에 따뜻한 인간관계는 필수다. 47세 즈 음까지 형성된 인간관계 는 방어기제 를 제외한 다른 어떤 변수보다 훨 씬 더 이후의 인생을 예견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베일런트는 성인발달 연구에서 대상자들에게 배운 점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사실 이라고 말했다. 성인이 이루어야 할 6가지 발달과업 베일런트는 하버드대학교의 성인발달연구를 통해 인간이 성인기 이후에도 쇠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진보해간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연구했다. 연구 대상 자들이 청년에서 증조할아버지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저속 촬영 기법으로 피어나는 꽃 사진을 찍는 것과 비슷한 작업이었다. 성인의 사회적 발달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의 사 회적 지평은 점점 저 넓어진다. 연못에 돌멩이 하나를 던진다고 상상해보자. 잔물결들이 끝없이 생겨날 것이며, 먼저 생겨난 물결은 나중에 생겨난 물결 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겹겹이 에워싸면서 넓게 퍼져간다. 성인 발달도 이와 마찬가지다. 성인이 이루어야 할 여섯 가지 발달과업은 다음과 같다. l 정체성identity : 부모로부터 독립된 자기만의 생각, 즉 자기만의 가치, 정치적 견해, 열정, 취향 등을 가지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삶 의 다음 단계인 친밀감으로 나아가고, 배우자와 정서적 결속을 맺고 친밀 하게 지낼 수 있다. 정체성은 단순히 가정을 박차고 나오거나 가족을 떠 나 결혼을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 중심의 가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가치를 세우는 것을 요구한다. 이 분리 개별화의 과정은 평생 동안 끊임없이 반복된다. l 친밀감intimacy : 다른 사람과 함께 서로 의지하고 돕고 헌신하면서 만 족스럽게 수십 년을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 나 다른 사람에게까지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 친밀감은 마치 자전거 타기 처럼 일단 한번 몸에 익히기만 하면 그 뒤로는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230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다. 친밀감은 문화와 시대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 으로 성취되는 듯 보이지만, 대부분의 온혈동물들이 그렇듯, 인간도 결국 은 대를 잇기 위해 짝을 짓는다는 점에서 비슷한 양상을 띤다고 볼 수 있다. l 직업적 안정career consolidation : 이 과업을 이루려면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서 더 나아가 일의 세계에서 사회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사막 한가운데에서는 취미는 가질 수 있어도 직업을 가질 수 없다. 직업 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전제로 성립되기 때문이다. 취미 혹은 단순한 일이 직업 으로 변화되는 데에는 만족, 보상, 역량, 헌신이라는 네 가 지 결정적 기준이 필요하다. 이 기준에서 보면 아내와 엄마, 남편과 아빠 의 역할도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때로는 직업적 안정을 이루는 과정이 이기적 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 다. 그러나 그런 이기심 마저 없는 사람이라면 자아마저 상실하고 말 것이다. 헨리크 입센(Henrik Ibsen)은 인형의 집 에서 남편을 버리고 달아난 노라의 이기적인 탈출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비열하고 이기적인 사람은 노라에게 자기와 아이들만 돌보라고 요구했던 노라의 남편이었다. 물론 집을 박차고 나간 것 자체가 직업적 안정은 아니다. 이 것은 하나의 메타포이다. 인형의 집을 박차고 나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 는 일을 선택하는 것까지를 성취해야 한다. l 생산성generativity : 생산성은 다음 세대를 헌신적으로 지도할 만한 능 력을 갖추었을 때 성취되는 과업이다. 생산성은 앞의 세 가지 성인 성장 의 과업을 성취함으로써 완성된 자아 를 과감히 내던질 수 있는 능력 을 반영한다. 친밀감이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자질을 기반 으로 성취되듯이, 생산성은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을 보살피는 동시 에 다른 사람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상호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성취된다. 생산성은 공동체 형성을 의미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젊은 성인들을 상담 하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성취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30세에서 45세 사이에는 개인적인 성취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대신 공동체 나 인간관계를 위한 욕구가 커지기 시작한다. 생산성 과업을 훌륭하게 성 취해 낸 사람이 그러지 못한 사람보다 70대에 이르러 삶의 즐거움을 누 리게 될 가능성이 세 배는 더 높게 나타났다

231 l 의미의 수호자keeper of the meaning : 생산성과 그에 따른 미덕인 보호 는 어느 특정한 사람을 돌보는 데 한정되는 데 비해, 의미의 수 호자라는 역할과 그에 따른 미덕인 지혜와 정의는 특별한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정의 는 보호 와 달리 어느 한쪽만을 지지하지 않는다. 의 미의 수호자는 자기 아이들의 성장보다는 인류의 집단적 성과물, 즉 인류 의 문화와 제도를 보호 보존하는 데 초점을 둔다. 삶에 대한 냉정하고 공평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엄숙주의나 완고함과는 다른 것이다. 생산성 과업을 성공적으로 성취한 후 자연스럽게 자기가 속 한 공동체를 넘어 사회적 지평을 확장하는 데 관심을 쏟게 된다. 예를 들 어 생산성 과업을 성공적으로 성취한 로널드 레이건은 구소련을 악마의 제국 이라며 적대시했지만, 에이브러햄 링컨은 시민전쟁의 상처를 치유 하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 두 사람의 사회적 성숙도에 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생산적 성취도가 높은 개인은 직접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 즉 정신적 조언자나 스승이 되어 다른 개인을 돌본다. 이와 달리 의미의 수호자는 과거의 문화적 성과를 대변하고, 과거의 전통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단체 나 조직, 모임을 이끈다. l 통합integrity : 세상의 이치와 영적 통찰에 도달하는 경험으로 인생의 맨 마지막에 성취된다. 아무리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이 세상에 나 라는 존재는 오직 하나뿐이며, 한 번 태어나 한 번 죽는 존재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통합이다. 생산성의 미덕이 보호 라면 통합의 미덕은 지혜 다. 마지막 기력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지혜는 남아있다. 지혜 덕분에 우리는 죽음 앞에서 생명에 대 해 초연해질 수 있다. 신체적, 정신적 기능은 쇠퇴해 가더라도 지혜를 통 해 꾸준히 통합을 경험하고 배우고 성취해나갈 수 있다. 욕망과 억압의 균형 잡기: 방어기제의 성숙 오래전 플라톤은, 현명한 마부는 욕망 과 복종 이라는 두 마리 말을 균형 있게 다룰 줄 안다고 했다. 그러나 그 뒤로 2천년 동안 감성보다는 지 성을, 욕망보다는 복종을 우위에 두는 패러다임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졌 다. 그러나 오랜 기간에 걸친 추적 조사는 플라톤의 관점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해주었다. 연구 대상자들의 성인발달 과정을 추적한 결과, 열정과 이성

232 의 사이의 심리적 균형은 자제력이나 단속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정신 조절 기제인 방어기제를 통해 획득된다. 방어기제란 아주 기본적인 생물학적 과정에 대응하는 정신세계의 현상이 다. 예를 들어 상처가 나면 몸 안에서 평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반응에 따라 피가 응고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크고 작은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의 방 어기제는 감정적인 기복에 따라 출렁인다. 혈액의 응고라는 현상 덕분에 과 다출혈로 인한 사망을 막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장마 비로 이어지기도 하듯이, 방어기제 역시 우리를 구원할 수도, 나락으로 이끌 수도 있다. 이렇듯 방어기제에는 정신병적psychotic 방어기제에서부터 미성숙한immature 방어기제, 신경증적neurotic 방어기제, 성숙한 mature 방어기제에 이르는 4가지 범주가 포함된다. 방어기제를 잘 활용하면 우리는 얼마든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양심적이고 유머러스하고 창의적이고 이타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방어기제를 부정적으로 이용하면, 정신병 진단을 받고 이웃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사회에 서도 부도덕적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다. 무의식적 방어기제는 프로이트가 처음 고안한 개념이다. 방어기제에 해당 하는 행동들은 비록 부적응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기는 하나, 궁극적으로는 적 응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초석이다. 예를 들어 주머니쥐가 활발하게 움직 이다가도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갑자기 죽은 시늉을 하는 행동도 이 방어기 제의 하나이다. 이런 행동은 곧 건강하다는 표시이다. 까칠까칠한 모래 속에 서 진주를 만들어내는 진주조개의 반사적인 기질도 그와 유사한 방어기제로 볼 수 있다. 사람도 역시 괴로운 대상을 직면하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창조 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물론 반사적으로 대항한다고 해서 늘 진주가 만들 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인 방어기제들은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적응기제를 적용하는가, 아니면 부적응기제를 적용하는가 하는 문제는 사회 계급이나 아이큐, 교육수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피부색이나 부모의 교육 수준과도 관련이 없다. 방어기제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과 밀접 한 관련이 있다. 베일런트는 방어기제라는 관점을 가지고 전기 작가처럼 폭넓은 시각으로 한 인간의 총체적인 삶을 이해하려고 하였다. 사춘기에 이른 연구 대상자들 은 성숙한 방어기제보다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두 배나 더 사용했으며, 이 과 정은 노년까지 지속되었다. 50세에서 75세 사이에 이르러서는 이타주의나 유머가 훨씬 더 빛을 발하게 되는 반면, 모든 미성숙한 방어기제들은 거의 사라져간다

233 투사projection, 수동 공격성passive aggression, 분열dissociation, 행동 화acting out, 환상fantasy처럼 나쁜 영향을 끼치는 미성숙한 방어기제들은 사춘기 시절 나타나, 인격 장애나 죄악의 형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투사가 일어날 경우,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수동 공격성 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향해 매우 도발적인 방식으로 화를 풀기도 한다. 분열은 고통스러운 감정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키려 하거나 불쾌한 상황에서 유쾌한 척 과장하는 연기를 하기도 한다. 벌컥 화를 내거나 충동적 으로 반응하는 경솔한 행동화는 생각이나 감정을 흐리게 만든다. 환상은 현 실의 인간관계 대신 가상의 친구들에게 빠지게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성숙한 방어기제들은 좀 더 바람직한 방어 전략들로 발 전된다. 승화sublimation, 유머humor, 이타주의altruism, 억제suppresion 이 그것이다. 승화는 고통을 예술작품이나 다른 행복한 경험으로 전환시켜내 는 영혼의 연금술이다. 성숙한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들은 고통이 어떤 것인 지 정확하게 보고 느끼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스스로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그리고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타주의는 자기가 받고 싶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베풂으로써 즐거움 을 느끼는 것이다. 억제는 억압repression과는 다르다. 억압과 억제는 둘 다 지금 당장 마음에서 욕망을 떨쳐내지만, 억제는 시간이 흘러 때가 무르익었 을 때 욕망을 되살릴 수 있다. 억제는 욕구를 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하 는 것이다. 이러한 기제들은 건강하게 나이 드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 건강한 70대 노인들은 20대 젊은이들보다 성숙한 기제들을 자주 이용한다. 성숙을 위해 서는 정서의 발달과 수년에 걸친 경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필 요하다. 또한 뇌가 생물학적으로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 뇌의 연결통로, 특히 욕망과 이성을 통합하는 연결경로는 40세 이후로도 계속해서 성숙한 다

234 [제4선] 여자의,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협상학 린다 뱁콕, 사라 래시버, 여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김보영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 주제 여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의 원제는 Women don`t ask 이다. 경 제학과 심리학의 경계에서 협상과 분쟁해결 분야를 연구하는 세계적인 권위자 이자 협상 전문가인 린다 뱁콕과 여성 전문 저술가 사라 래시버는 각계각층 남 녀의 다양한 인터뷰와 연구를 통해 여자들이 일상생활과 직장에서 왜 요구하지 않는지, 그 요구하지 않음의 결과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왜 협상을 해야만 하 며, 여자도 얼마나 협상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여자는 왜 요구하지 않는지를 짚어내면서, 현대 서구 문화가 어떻게 여자들 이 요구 와 협상 을 못하게끔 억눌러 왔는지 근본적 원인을 흥미진진하게 진단 한다. 협상을 불편해하는 여자들의 생각에 일침을 가하면서 여자가 가정과 직 장 안팎의 다양한 상황에서 마주치는 각종 협상과 설득 문제를 살펴보고, 여자 의 장점을 끌어내서 협상에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활용 가이드 : 여자가 젠더의 틀에 맞게 사회화된 결과 자기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을 때 치르는 대가는 일생을 통해 축적되기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을 구 체적인 연구 데이터를 통해 소개한다. 이를 통해 여성 교육생에게 직장 생활에 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꼭 명확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이 러한 태도는 연봉이나 근무조건 등 물질적인 조건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상하관계, 동료관계 등 직장 내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예방하는 데도 매우 필요한 태도라는 점을 설명한다. F 미국의 명문 카네기멜론 대학의 석사 졸업생들을 조사해보니 남자졸업생의 초봉이 여자졸업생의 초봉보다 7.6%가 높아 거의 4천 달러의 연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여자들은 거의 연 봉협상을 하지 않고 주는 대로 받은 반면에, 남자들은 57%가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는 점입니다. 협상을 시도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7.4% 더 높은 연봉을 받았다는 군요. 이것은 여성과 남성의 차이와 거의 일치하 는 수치입니다. 여기서 연구팀은 아주 재미있는 계산을 했습니다. 남녀가 이 런 식으로 초봉부터 협상 여부에 의해 임금에 차이가 생기면 이것이 일생을 통해 얼마나 축적되는지를 계산해본 것입니다. 그 결과 예순 살 정도가 되 면 남자는 여자보다 56만 88백 34달러, 한화(1달러당 천원으로 환산할 경우) 로는 약 5억 6천 8백만 원의 자산 차이를 갖게 되는 것으로 계산이 나왔습 니다. 수도권에서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할 수 있는 돈이지요

235 여자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을 때 치르는 대가: 불이익의 축적 미국의 명문 카네기멜론대학교 석사학위 졸업생들의 초봉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남자의 초봉은 여자보다 평균 7.6%, 즉 거의 4천 달러나 높았다. 임금 협상을 벌인 여자는 7%에 불과했고, 남자는 그보다 8배 많은 57%가 더 많은 돈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임금 협상을 하지 않았으며, 협상한 학생들은 초봉을 평균 7.4%, 즉 4,053달러나 더 받 았다. 이는 남녀의 초봉 차이와 거의 일치한다. 만약 여학생들이 협상을 벌 였다면 남녀 간의 초봉 차이는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뭔가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것을 직접 요구하는 것이다. 초봉을 협상하지 않은 여학생들은 동료 남학생들보다 뒤처져 시작할 뿐 아니라 미 래 계획에서도 뒤처진다. 시작점을 기준으로 임금이 계속 인상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학생들은 오랜 시간 동안, 아마도 남은 직장 생활 내내 이 실 수에 대한 대가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같은 자격을 갖춘 스물두 살의 남녀가 연봉 2만 5천 달러의 일자리를 제 안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남자는 협상을 해 연봉을 3만 달러로 올리고, 여자 는 협상하지 않고 연봉 2만 5천 달러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매년 똑같이 3%씩 임금이 인상된다면, 두 남녀가 예순 살이 되었을 때 남자의 연 봉은 9만 2,243달러이고 여자의 연봉은 7만 6,870달러로, 1년에 1만 5천 달 러 이상 차이가 난다. 남자가 계속해서 매년 그만큼의 소득을 얻는다면 38 년 동안 남자가 얻는 추가 소득은 총 36만 1,171달러나 된다. 만약 남자가 그 돈으로 연이율 3%의 적금을 든다면 예순 살 때 여성보다 56만 8,834달 러 11) 더 갖게 된다. 이 돈은 웬만한 퇴직금으로도 충분한 액수이며 집을 추 가 구입하거나 자녀들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하기에도 넉넉한 금액이다. 변화는 가능한가?: 딜로이트앤드투시(Deloitte and Touche)사의 사례 글로벌 회계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앤드투시는 미국에만 2만 9천명, 전 세계에 9만 5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1991년 이 회사에 여성과 관련해 심 각한 문제점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1980년부터 줄곧 많은 여성을 채용해왔 지만 1991년 당시 회사 임원 중 5퍼센트만이 여성이었고, 임원직에 응시한 지원자 중 8퍼센트만이 여성이었다. 회사는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 팀을 구성했다. 조사팀은 여성 대부분이 임원직에 오를 자격이 되기 전에 회 사를 떠나기 때문에 임원직에 오르는 여성의 수가 극히 적다는 것을 알아냈 다. 여성 관리자들의 연평균 이직률은 놀랍게도 33퍼센트에 달했다. 조사팀 11) 1달러당 1,000원으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5억 6천 8백 8십 3만 4천원에 해당하는 금액

236 이 계산해보니 이직률이 1퍼센트 증가할 때마다 신규 채용과 고용 보너스, 직업 훈련 등으로 생기는 손실이 약 13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조사팀은 여 성들이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기 위해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추정했지만, 사 실은 달랐다. 여성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로 옮긴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여성들은 딜로이트앤드투시의 남성 지배 적인 문화가 회사를 떠난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또 남녀 직원 모두가 일과 가정생활이 분배가 좀 더 균형 있고 자유롭게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특별 조사팀은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 워크숍을 개최했다. 5천명 이 상의 직원을 24개 그룹으로 나누어 직장 내 성 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벌였 다. 직장 안에 존재하는 여자 직원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들을 알아보기 위해 각 그룹에 한 남자 직원과 한 여자 직원이 똑같이 회의에 늦게 들어온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주었다. 팀원들은 남자 직원의 지각은 무시하면서 여자 직 원에 대해서는 자동적으로 아이 문제 때문일 거라고 짐작했다. 남녀 직원들 은 서로 다르게 평가받고 있었는데,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그들이 가진 잠재 력을 바탕으로 평가되는 반면, 여자들은 직접적인 업무 실적으로 평가되었 다. 그 결과 남자 직원들이 여자 직원보다 훨씬 더 빨리 승진 대열에 합류했 다. 또한 기업은 검증되지 않은 추측을 바탕으로 남녀에게 서로 다른 업무를 배정하는 성차별적 경향이 있었다. 이런 성차별적 업무 배정은 결과적으로 여자가 승진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분야에 여자가 어울리지 않 는다거나 여자는 출장을 싫어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추측도 포함되어 있었 다. 특히 출장과 관련한 추측은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녀 야 하는 기업의 특성상 경력에 치명타가 되었다. 디로이트앤드투시의 직원들은 남녀 직원에 대해 가진 편협한 생각이 그 동 안 회사를 여자들이 견디기 힘든 장소로 만들고 여자들의 승진과 출세를 가 로막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다음 단계로 변화를 위한 조치를 단행하였다. 회 사의 모든 부서에서 여자 직원들이 얼마나 잘 근무하고 있는지, 자신의 영역 에서 능력을 잘 펼치고 있는지 조사해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각 부서에서 새로 채용한 여자 직원들 수와 장기근속 여자 직원들의 수를 조사해 그 숫자를 모든 부서에 널리 알렸다. 이런 기본적인 책임 의식 은 업무 배당과 업무 평가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각 사무실에서 여자 직 원들을 대상으로 인맥 형성을 위한 각종 행사와 직업 계획 프로그램을 펼쳤 다. 회사 전체적으로 출장 요구 조건이 바뀌어 남녀 모두 근무지를 떠나는 외부 출장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회사는 업무 시간을 융통성 있게 조절

237 하는 것이 승진에 절대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널리 광고했다. 이 업무 시간 조정 프로그램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대단한 지지를 얻었다. 2000년 딜로이트앤드투시의 여자 임원 수는 5퍼센트에서 14퍼센트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남녀 직원 모두 연평균 이직률이 약 18퍼센트로 낮아 졌고, 신규 채용과 직업 훈련으로 인한 손실도 250만 달러나 절약했다. 특 히 희망적인 부분은 이러한 변화가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혜택을 줬다는 사 실이다. 여자는 회사에 남아 더 즐겁게 일하며 빠르게 승진할 수 있게 되었 고, 남자는 업무 시간을 융통성 있게 이용하고 출장 부담이 줄어들었으며 좀 더 협조적인 업무 환경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기업도 수백만 달러를 절약했 고, 더 이상 재능 있는 인재를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게 되었다. 여자는 왜 요구하지 않는가? 여성들은 자신의 환경이 실제보다 더 확고하고 완벽해서 타협의 여지가 없 으리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누군가, 혹은 다른 무언가가 그 상 황을 통제한다는 생각이 이러한 경향을 더 강화시킨다. 이런 생각은 여성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작용하는 강력한 사회적 영향의 결과물이다. 여성들은 어 려운 상황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대신 그 상황에 그대로 갇혀 있는 쪽 을 선택한다. 그리고 자신이 해낸 성과를 크게 알리는 대신, 힘든 일을 통해 서만 인정받고 그에 대한 대가를 얻으려 한다. 새로운 기회가 왔을 때 그 기 회를 이용하려 하지 않고 참여를 정식으로 원할 때가 오리라는 환상을 품고 기다린다. 여성은 현재 상황에서 빠져나올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공표되고 제공되리라고 생각한다. 여성은 세상이 공평하다고 기대한다. 그 반대의 극 적인 경우를 겪으면서도 많은 여성이 그럴 것이라고 고집스럽게 믿는다. 남자와 여자는 기회에 대한 인식 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다. 많은 여성 들이 모든 것을 보이는 그대로 믿어버리고 대부분의 상황이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만약 상황이 변한다면 그 사실이 모든 사람에게 알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많은 남자들은 인생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고, 대부분의 상황은 유동적이며 규칙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요구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또 남녀 간에는 통제점(Locus of control) 에 있어서도 평균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통제점 척도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 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얼마나 믿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이 실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 일수록 그들의 운명이 외부 요인보다는 내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점수가 낮은 사람들, 즉 낮은 통제점을 가진 사람

238 들은 스스로 환경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는 반면, 외부적 통제점을 가진 높 은 점수의 사람들은 환경이 그들에게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또 내부적 통제 점을 가진 사람들이 외부적 통제점을 가진 사람들보다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해 더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내부 통제점을 가진 사람들은 부정적인 피드백에 영향을 덜 받았다. 미국, 영국, 벨기에, 네델란드, 스웨덴, 불가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 리, 폴란드, 루마니아, 구소련, 인도, 중국, 멕시코, 브라질 등 15개 나라에 서 대규모로 행해진 연구에서 여성들은 남성보다 일관되게 높은 통제점을 보였다. 이 실험은 직업을 통제하여 고위 관리자 그룹과 미숙련 노동자 그룹 으로 구분하여 실시되었는데, 상대적으로 삶에 대한 지배력을 더 많이 가졌 을 것으로 여겨지는 고위 관리자 그룹에서조차 여성은 남상보다 높은 점수 를 보였다. 정신과 의사 린다 오스틴(Linda Austin)은 무엇이 문제인가?(What is holding you back) 라는 책에서 여성들의 삶은 아주 최근까지 남성들에 의 해 대부분 통제되어 왔기 때문에 여성들이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에 의해 통제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여성이 필 수적인 삶의 통제권인 선거권을 부여받은 것은 1869년 이후의 일이다 년 와이오밍 주, 1870년 유타 주, 1893년 뉴질랜드, 1920년 미국, 1924년 영국, 그리고 놀랍게도 스위스는 1971년에 와서야 여성들에게 선거권을 부여 하였다. 1875년까지 대영제국의 어느 대학에서도 여성에게 이공계 분야 학 사를 허용하지 않았다. 서구 여성들이 재산권, 출산과 산아제한에 대한 선택 권, 직장을 선택할 권리 등을 갖기 위해 20세기 대부분의 시간을 바쁘게 보 냈다. 심지어 현재까지도 여성들의 정치적, 경제적 환경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남성들이다. 2001년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1천 개 기업의 이사회 중 10.9%만이 여성이다. 현재 여성이 미국의 모든 사업체 중 40%를 소유하고 있지만, 성장에 필요한 자기 자본은 2.3%만을 받고 있다. 남성 소유의 회사 들이 나머지 97.7%를 받는다. 세상의 돈을 통제하는 것은 여성이 아닌 남성 들인 것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미국의 어떤 여성도 대통령이나 부통령으로 선출된 적이 없다. 북유럽 국가들에서 지난 20년간 중요한 진전을 보였지 만, 모든 나라들에서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가진 여성은 50퍼센트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규교육으로부터 오랫동안 소외된 채 선거권과 재산 소유권을 부여받지 못하고 자신의 몸마저 통제하지 못해 온 여성들은 실질적으로 자신의 운명

239 을 다른 사람의 의지와 기분에 의지해왔다. 여성들의 집단적 정체성은 수천 년 동안 그들의 삶이 실제로 외부 요인의 통제를 받고 있음을 확실히 인정 해왔다. 이런 유산들은 여성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왔는데, 예를 들어 요 구하는 것 을 남성에게 맡겨두는 것이 여성들에게는 습관처럼 되어왔다. 아 주 최근까지 여성들은 남성이 춤을 청하고 데이트를 청하고 결혼을 청할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배워왔고, 그 영향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녀 간의 권력이 불균형한 이런 현실은 성장하는 아이들의 믿음에도 영향 을 준다. 예리한 관찰자인 아이들은 남녀가 다르게 행동하고 사회에서 다른 역할을 맡고 서로 다른 선호도와 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유심히 살펴본 다. 그리고 그런 정보를 종합해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무엇인지, 남녀를 특징짓는 신체적 특성과 기호, 흥미, 능력, 행동 방식 등을 발전시킨다. 심 리학자들은 이런 해석을 성 도식gender schema 이라고 부른다. 어린 아 이들은 자신의 성 도식을 매우 어린 나이에 만들기 시작한다. 두 살 무렵부 터 아이들은 어른들의 성을 구별하기 시작하여, 성인 남녀가 하는 일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여섯 살 무렵이면 주변 모든 것의 복합적인 성적 신호 를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성 도식 전문가 가 된다고 한다. 세상의 많은 부분이 남자들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목격한 아이들은 이 정보를 통합해 성 도식을 만들고, 그것이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계속 이어 지리라 결론짓는다. 아이들은 다른 방식으로 통제력에 대해 배운다. 많은 부 모가 남자아이에게 여자아이보다 더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예를 들 어 심부름을 시킬 때도 남자아이에게는 잔기 깎기나 눈 치우기처럼 혼자 바 깥에서 해야 하는 독립적인 일들을 맡기는 반면, 여자아이에게는 음식 준비 를 돕는다거나 어린 아이를 보살피는 등 다른 사람의 감독과 통제를 받거나 실내 위주의 일들을 맡긴다. 부모들은 대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보다 더 약 하다고 믿고 딸의 행동을 규제하고 통제하면서 딸에 대해 좀 더 보호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상대적으로 아들에게는 좀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한다. 이런 식의 행동을 통해 남자 아니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고, 또 그렇 게 해야 한다고 배우지만, 여자아이는 자신의 운명이 다른 사람들에게 조정 되는 것에 익숙해진다. 변화를 위한 행동전략1: 협상 전 정보를 수집하라 우리가 뭔가 협상하려고 한다면 우선 현 상태에 대한 불만을 가져야 한다. 만약 우리가 가진 것, 또는 우리가 제안 받은 것에 만족한다면, 다른 뭔가를 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떠올릴 수 없다. 이것이 여자의 큰 문제이다. 여자 는 더 적은 것에도 쉽게 만족한다

240 1978년 심리학자들은 여자가 같은 일을 하는 남자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 는데도 비슷한 위치에 있는 남자보다 임금 만족도가 더 높거나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회심리학자 파예 크로스비(Faye Crosby)는 그것을 만 족하는 여성 노동자의 역설 이라고 불렀다. 17년이 지난 1999년, 두 명의 경영학 연구자가 진행한 연구도 같은 결과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40 년 동안 여자들이 이룬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여전히 같은 일을 하는 남자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지만 그들의 임금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여자들이 더 적게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 힘이 닿지 않는 것을 굳이 얻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 이라거나, 혹은 업무적으로나 개인적 으로 매우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대체로 원하는 것을 얻는 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여자들이 기대치를 낮게 잡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여성들이 오랫동안 시장 바깥의 가정 영역에서 일해 왔 고, 가사와 육아에는 시장가치가 매겨지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남성의 개인 적 가치는 오랜 세월 시장에서 축적해온 재화와 지위, 권력에 바탕을 두는 반면, 여성의 가치는 최근까지도 대부분 가정을 잘 꾸리고 관리하는 능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더구나 여성들은 돈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도록 훈련받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은 얼마가 됐든 보수를 받는 것에 고마워하면서 협상 없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여자들이 자기 일의 시장 가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때에도 비교 대상을 잘못 고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자신과 비슷한 학력과 경력, 기술을 가진 비슷한 직종의 모든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1달러 받을 때 76퍼센트 12) 밖에 받지 못하는 여자들과 비교하고 있다. 또 여성은 자신의 자격에 대해서 내부 준거적이기 보다는 외부 준거적인 경향이 강하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능력과 업무 성과에 대한 여성 의 긍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부정적 인 피드백을 받으면 급격히 추락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업무 성과에 대한 남 성의 감정은 피드백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변화의 폭이 매우 작다 는 결과가 나타났다. 여성들은 더 많은 것을 가질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확 신하는데 어려움을 갖고 있다. 그 결과 여성은 직장의 생산성과 가정의 행 복,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여줄 변화를 요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가진 것에 불만족스러워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에 반신반의하기 때문에 더 적은 것에 안주한다. 12) 한국의 경우 2010년 기준으로 여자는 평균 남자의 61%를 받고 일하고 있다. 39%로 달하는 남 녀 임금격차는 OECD 28개국 중 최하위이며, OECD 평균인 15%의 2.6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241 다행히 여성들은 낮은 기대치라는 올가미를 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1984년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서 흥미로운 단서가 발견되었 다. 사전 정보가 없을 경우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평균 39% 적은 보수를 예상했다. 그런데 실험에서 다른 남녀 학생들의 보수 수준을 공개했을 때, 이 남녀 차이는 사라졌다. 다시 말해 여성들에게 적절히 비교할 수 있는 확 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장에서 그들이 보수를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면, 여성들은 자신의 시장 가치에 대한 불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실에서 급여액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는 없다. 따라서 회사 내 유사한 지위 수준, 업무량, 출장 요건, 상여금, 휴가 시기, 각 지위에 따른 여러 혜택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개인적, 직업적 인 맥을 동원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특정 직업에 대한 적정 급 여 수준을 알려주는 외부 기관들, 즉 인터넷 사이트나 업계 신문, 대학이나 직업 전문학교의 취업 정보실 같은 곳에서도 정도를 수집해서 활용하라. 변화를 위한 행동전략2: 착한여자에서 벗어나라.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 는 없다 기존의 성규범과 고정관념이 여자에게 물질적,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 는데도 여자는 왜 저항하지 않을까? 성 사회화gender socialization이 어린 소녀들에게 성에 적합한 역할을 철저하게 가르쳐서 그들이 성인이 되면 성 에 적절한 욕구나 행동이 학습된 행동이라기보다는 그들이 지닌 고유한 성 격이라고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은연중에 여성의 능력에 대한 일반화가 사실 이라고 믿는 여성들은 공개적으로 그런 일반화에 저항할 경우 자신이 가진 약점과 열등감이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에 저항하기를 꺼린 다. 특히 여성에게만 들이대는 이중 잣대가 문제가 된다. 사회와 직장은 남성 이라면 받아들일 행동을 여성에게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한다거나 면전에서 단호한 표현으로 말하거나, 언어적, 비언 어적 위협을 하는 등의 행동을 여성들이 할 경우 그들은 위험 부담을 안게 된다. 심리학자인 메리 웨이드(Mary Wade)는 이렇게 적고 있다. 여성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자주 요구하지 않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사회적인 규범의 교훈 들을 너무나 잘 습득해왔다. 여성들에게는 요구하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라고

242 생각하도록 만드는 제약들이 따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대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지 않고 여성들이 원하는 바를 요구해서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까? 최근 연구에서 여자들이 스스로를 비호감으로 만들거나 사회적 제재를 받 지 않고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성공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발견해 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여자들의 경우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그들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열쇠는 바로 다정함 이다. 다정함 은 여자에게 기대되는 덕목 이며 여자에게 필수적인 규범이다. 다정해지기 위해서 여자는 다른 사람 의 요구와 감정에 세심한 관심을 쏟고 대립적인 상황을 피하면서 친절하게 보여야 한다. 사회 심리학자 린다 칼리Linda Carli와 수잔 라플뢰Suzanne LaFleur는 남녀가 지배적인, 순종적인, 업무지향적인, 사교적인 서로 다른 스타일로 주장을 할 때, 어떤 스타일의 사람이 더 많은 공감을 받는지 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남자 연설자의 경우 업무 지향적인 스타일이 가 장 영향력이 컸고, 여성의 경우 사교적인 스타일이 가장 영향력이 컸다. 사회학자 세실리아 리지웨이Cecilia Ridgeway의 연구도 여러 가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남녀 혼성 그룹들 속에서 여성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때 는 친절하고 협조적이며, 자신감이 있지만 대립하지 않고, 사려 깊게 행 동할 때라는 것을 발견했다. 리지웨이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권위를 주장하고 싶은 여성들은 자신의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행동 들을 긍정적이고 사교적인 유화책과 결합해 그들이 맞닥뜨릴 타당성의 문제 를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런 기술을 사용하면 뛰어난 능력을 갖춘 여성도 다 른 사람들의 저항을 극복하고 영향력과 신임을 얻을 수 있다. 그런 기술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결과는 사소하지 않다. 그것을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여성 들이 여성이라는 위치에서 생기는 구속의 굴레를 박차고 나와 권위를 휘두 를 수 있게 도와준다. 그것이 여성적 위치에 대한 사회적 믿음의 근간을 뒤 흔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성들은 자신의 능력과 함께 자신의 요구와 야심에 더 많이 초점을 맞추 는 자기중심적 행동을 보일 때보다 자신을 고용할 사람들의 필요와 요 구에 관심을 보이는 공동체 지향적인 행동을 보일 때 고용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이런 연구를 통해, 여성들이 협상으로 갈 때 정보와 아이디어, 결의로 단 단히 무장하는 것뿐 아니라, 친절하고 위협적이지 않은 사교적인 매너 또한 무기로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은 협조적이고 다른 사람

243 의 요구에 관심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되도록 대립을 피해야 하 는 것이다. 그것은 양보나 굴복과는 다르다. 변화를 위한 행동전략3: 목표와 관계 둘 다 잡아라 원하는 뭔가를 요구할 때 불안을 느낀다,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용 기를 내려면 항상 긴 시간이 걸린다 등 협상불안 을 측정하는 설문조 사에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2.5배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협상에 대한 극심 한 불안감은 사회적으로 매우 성공한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2000년 20명의 병원 최고 의료책임 직위를 맡고 있는 여성 의사들을 위한 협상 워크숍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 중 3분의 2가 협상이 그들을 매우 예민하게 만든다고 대답했고, 전체 의사 중 86%가 협상에 대해 강하게 부정적인 감정 을 표현했다. 그토록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성공한 여성 의사 중 14퍼센트만이 협상이 자신을 강력하고 자신만만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특히 불안감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되었는데, 여성의 불안이 25% 증가하면 그녀가 협상을 시도할 확률은 11% 떨어지는데 반해, 남성의 불안 수위가 25% 증가하면 그가 협상을 시도할 확 률은 3% 떨어진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불안감을 경험하고, 그 불안감 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협상을 피하려는 여성이 강력한 욕구를 이용해 피츠버그에 사는 한 남자는 자동차 구매 협상을 대신 해주는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의 고객 은 대부분 여성이다. 여성들은 불쾌한 협상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 을 기꺼이 지불한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협상에 대해 이렇게 큰 불안을 느끼는 원인은 무엇일 까? 사회과학과 행동과학 쪽 모든 분야의 광범위한 저술들이 공통적으로 내 린 결론은, 여성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것이 상대방과의 인간관 계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남성보다는 여성 의 삶에 좀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여성은 관계로 채색된 안 경을 통해서 세상과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 이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면 사업 거래, 직장 문제, 상인과의 거래, 친구나 가족과 뭔가 결정하는 것 등 모든 문제를 인간과계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사회 심리학자 수잔 크로스Susan Cross와 로라 매드슨Laura Madson은 남자들이 좀 더 독립적인 자기 도식self-schemas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자들은 대부분 독립적인 자기 도식을 갖고 있어서,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 을 바탕으로 자기를 정의하고 자신의 행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

244 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반면 상호 의존적인 자기 도식을 가진 사람은 다 른 사람과의 연관을 통해서 자기 스스로를 정의하고 인간관계를 인간 존재 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 는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판단하고, 강력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그것을 보호하는 것을 하나의 주된 목표로 삼는다. 인간관계를 발전시키고 보호하고자 하는 여성의 강한 욕구는 많은 여성에 게 협상 결과에 대한 불만이 실제로 협상 관련자들과의 개인적 갈등으로 나 타날 것을 두려워한다. 인간관계가 힘들어지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힘들어한 다. 새로운 여성 심리학을 향하여Toward a New Psychology of Wome n 의 저자인 정신과 교수 진 베이커 밀러Jean Baker Miller는 다음과 같 이 설명한다. 여성의 자아의식은 사람들과의 결연과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가운 데 많은 부분 구조화된다. 결국 사람들과의 연결이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위 협은 많은 여성에게 인간관계의 상실뿐 아니라 총체적인 자아의 손실에 버 금가는 것이다. 협상 목표와 인간관계의 목표를 모두 성취하고 협상의 불안감을 줄이는 첫 번째 단계는 상호 관계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협상을 다툼이나 경쟁 이 아니라 상대 협상가와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 들을 함께 풀어 나가는 기회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로저 피셔Roger Fisher와 윌리엄 유리William Ury는 예스를 이끌어내는 협상법Getting to Yes 에서 이러한 재구성 전략을 추천했는데, 입장에 근거한 거래가 아닌 이익에 근거한 거래를 사용하라고 하였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두 남자가 다툰다고 하자. 한 남자는 창문을 열고 싶어 하고 다른 남자는 닫 고 싶어 한다. 이때 사서가 와서 한 남자에게 왜 창문을 열고 싶어하는지 묻 는다. 그는 상쾌한 공기를 쐬고 싶어서 아고 말한다. 다른 남자에게 왜 창문을 닫고 싶은지 묻자, 찬바람을 피하고 싶어서 라고 답한다. 사서는 잠시 생각한 후 옆방으로 가서 창문을 연다. 찬바람 없이 상쾌한 공기가 들 어올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사서는 두 남자 중 한 사람 편을 드는 것 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의 이익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 것이 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기술이 필요하다. 첫째, 진단하는 질문 던지기(창문을 열거나 닫는 것이 당신에게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가?). 둘째, 각자의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하기(실내가 답답해서 불편하다. 또는 감기에 걸려서 찬바람이 싫다). 셋째, 문제를 분산시키거나 통합하기(찬바람 속에

245 앉아있지 않으면서 상쾌한 공기가 들어오게 할 방법이 있는가?). 넷째,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보다 가능한 해결책을 창의적으로 생각하기(두 사람 모두의 요구를 만족시킬 방법을 찾아본다). 여성에게 유용한 또 다른 전략은 협상에서 감정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협상에서 감정적이 되어 실수 하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협상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열쇠는 적절한 감정, 목 적을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감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감정은 전염되므로 한쪽의 감정이 다른 쪽의 감정에 전이되는 수가 많다. 긍정적이고 유쾌한 태 도를 보이면 전투적인 분위기로 시작하는 상호 관계가 재구성되고 전반적인 협상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좋은 분위기 속에 있으면 사 람들이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정보 교환 같은 협동적인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좀 더 혁신적인 방법들을 찾아낸다. 또 경쟁적 인 전략과 호전적인 전술에는 보다 덜 의지하게 된다. 유머는 협상 분위기를 변화시키기 위한 또 다른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협력적인 방식을 거부하는 거친 협상가들과 마주친 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때는 협상 유도jujitsu 를 사용하라. 고대 동 양 무술인 유도에서는 경기자들이 서로를 향해 직접 힘을 사용하는 대신 한 발 물러서서 상대방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이룬다. 협상 유도는 다른 협상가가 경쟁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단호한 입장을 주장하거나 상대를 공격 하려고 할 경우,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 접 반격하는 것은 갈등을 증폭시킨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의 입장 에 서서 상대해 보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 서면 상대가 전투적인 태도를 취해도 그들을 존중하면서 그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지닌 의견 의 장점도 인정하며 자신의 의견이 무엇이건 그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렇 게 하면 갈등이 줄어들고 그들의 입장보다는 그들의 이해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그들도 당신과 같은 방식을 취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변화를 위한 행동전략4: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공 격적이고 획득 가능한 목표를 조사하라. 남자가 여자보다 협상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목표 때문이다. 남녀 가 협상에 임할 때의 목표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목표는 협상의 첫 제안 과 마지막 합의 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협상에 들어간 사람은 대단치 않은 목표를 가지고 들 어간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다. 높은 목표를 가진 사람은 목표한 것을

246 얻기 위해 더 오래 버티기 때문이다. 반면 낮은 목표를 가진 사람은 본인이 생각한 최저한도에 근접한 제안을 받으면 즉시 수락해 버린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목표를 더 높이 설정하면 목표에 더 집중하고 확고한 입장을 견지 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변화를 위한 행동전략5: 협상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가져라 협상에는 파이 한정fixed-pie 접근법이 통하는 분배적 협상 distibutive negotiation 도 있지만 파이 키우기growing-the-pie 접 근법이 가능한 통합적 협상integrative negotiation 도 있다. 통합적 협상 은 한 가지 이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때 협상가들의 우선순 위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 가치가 덜하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를 더 소 중하다고 판단하는 것과 교환할 수 있다. 이를 통나무굴리기logrolling 이라 부르는데, 이렇게 하면 협상 당사자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통합적 협상을 잘하려면 당사자 간의 정보 흐름을 원활히 증가시키고 상대 방의 필요와 이해관계, 선호 등 등에 대해 가능한 많은 것을 알아내야 한다. 실험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분배적인 방식(내가 이기면 상대가 지 는 경쟁적인 게임)을 많이 사용한다. 이에 비해 여성들은 좋은 합의에 이르 는 것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달려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협상이 든 단지 자신의 목표 성취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익까지 충족시켜야 한 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변화를 위한 행동전략6: 남편과 협상하라 이성애 부부관계에서 거의 모든 고용직 여성이 노동 분배가 극도로 불평등 한 가정에서 살고 있다. 일하는 기혼 여성들은 주당 평균 33시간 집안일을 하는데, 그것은 전체 집안일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반면 일하는 기혼 남성은 주당 14~18시간 집안일을 한다 13). 이런 불평등한 가사 노동 분배의 영향을 주목할 만하다. 정규직에 종사하 13) 한국의 지난 5년간 남녀가사노동시간 격차 추이 (김태홍 외 2010, 2010년 한국의 성평등보고서 ) 년도 취업여부 남성 여성 2004 취업자 31분 2시간50분 비취업자 55분 4시간53분 2009 취업자 36분 2시간34분 비취업자 1시간4분 4시간41분

247 는 기혼 여성들이 배우자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데 이것은 업무 부담 때 문이 아니라 가정에 대한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가 있다. 연구자들이 하루 동안 관리자들의 혈압과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를 주기적으로 측정한 결과, 남성 관리자의 혈압과 스트레스 수치는 오후 5시 가 되면 급격히 떨어졌지만 여성 매니저의 수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에게 오후 5시는 첫 번째 일에서 두 번째 일로 옮겨갈 시간이기 때문이 다. 이처럼 워킹 맘이 일하는 아빠에 비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상황 에서 해결책은 전업주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지속적으로 가정 밖에서 일하는 것이다. 3,800명의 남녀를 조사한 결과, 유급 고용은 남편 과 아내 모두의 우울증 감소와 관련 있는 데 반해, 가사 노동은 남녀를 불문 하고 우울증 증가와 연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워킹 맘에가 가장 필요한 기술 중 하나는 바로 남편과 협상하는 능력이다. 여성의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일반적인 해법들은 보 통 가격이 합리적인 양질의 탁아 시설 확충, 융통성 있는 근무 시간, 육아휴 직 등이다. 이 모든 것이 필요하긴 하지만, 사람들은 그 문제의 표현 방식에 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왜 일과 가정이 결합된 문제가 인간의 문제가 아닌 여성의 문제인지, 그리고 왜 그것을 인간의 문제라고 부르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부부가 함께 그 문제 해결을 위해 기꺼이 나서서 가사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을 공동으로 나누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 을 것이다. 변화는 여성에게도 직업적, 가정적 성취와 노동의 기회가 동등하 게 주어져야 한다는 믿음을 남녀 모두가 가질 때 가능하다. 부부 모두 가사 부담을 공유하는 방법을 좀 더 공평하고 창의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할 때, 가 정은 협상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소가 된다

248 [제5선] 기업의 문화인류학: 기업문화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강의 신상원, 기업문화 오디세이, 눌와,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 주제 : 기업문화 오디세이 는 종교학을 전공하고 아모레퍼시픽의 기업문화 변화 프 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신상원이 인문학적 방법론을 본격적으로 경영에 적용하여 새로운 기업 분석을 시도하고 있는 신선한 책이다. 인류학과 종교학, 사회학, 신화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학문적 성과와 렌즈를 통해 기업의 무 의식 인 기업문화를 탐구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전략, 성과와 성장 등 경영의 현실에 논의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으며, 저자가 몸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에서 실제로 기업문화 변화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관점과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결론은 한마디로 기업문화에 적합하지 않는 경영전략은 반드시 실패한 다 는 것이다. 삼성이나 LG, 현대 등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따라하려는 기업들 이 부지기수고 식스시그마, 블루오션 전략 등 어떤 이론이나 방법들이 유행병 처럼 번져나가기도 하지만 상당수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 전략이 자사의 기업문화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업문화와 경영전략 의 궁합 을 따지는 저자는 8가지의 기업문화 유형과 이들의 특징을 제시한다. 유형 구분의 기준은 사회적 응집력, 교류의 정도, 경영의 체계성 등 3가지다. 활용 가이드 : 이 책은 성매매예방교육의 대상이 되는 조직의 성격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관점과 안목을 제공해준다. 특히 공무원 조직은 책에서 제시한 8가지 유 형 중 학자형 유형 에 속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인재도 많고 노하우도 풍부 하지만 외부와 소통이 부족하고 변화보다는 현재의 질서에 충실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문화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 수강생의 공감을 유발하는 강의 컨텐츠 를 구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F 공무원 조직은 기업문화 전문가인 신상원의 구분을 따르자면 학자형 회사에 가깝다고 합니다. 인재와 노하우가 풍부한 반면, 외부 혹은 부서 간 소통이 부족하고, 변화보다는 현재의 질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지요. 맞나요? 어떤 조직이 발전하고 성장을 지속하려면 그 밑바탕에 깔린 무의식 적인 문화를 잘 이해하고 거기에 적합한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데요, 성과 관련하여 우리 공무원 조직의 무의식적인 문화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찾아볼까요? 성문화라는 측면에서 우리 공무원 조직은 일반 조 직에 비해 어떤 점에서 더 바람직한가요? 또 좀 뒤처지는 면이 있나요?

249 기업문화라는 비밀의 문 기업문화란 기업의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구조 structure 라고 할 수 있어서 조직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어도 바뀌지 않는 다. 구조, 무의식으로서의 기업문화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Ÿ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그 문화 안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그에 따라 행동한다. Ÿ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고 있다. 의식이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 것 처럼 경영활동은 기업문화의 영향을 받는다. Ÿ 기업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문화는 그 기업 안에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게 해준다. Ÿ 기원을 갖고 있다. 특정 기업문화가 형성된 기원이 있다. 경영활동=교환활동 Exchange 언어/사람/재화의 교환 의식의 영역 무의식의 영역 기업문화Culture (보이지 않는 힘 = 구조)

250 기업문화의 8가지 유형 기업문화는 사회적 응집력, 교류의 정도, 경영의 체계성 이라 는 세 가지 기준을 축으로 하여 8개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사회적 응집력social cohesion 이란 사람들을 모아서 생존하 게 해주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른 말로는 구심력이라고 부를 수 있 다. 안으로 모이려는 성질이 강하면 구심력이 강한 것이고, 밖으로 나가려는 힘이 강하면 원심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응집력이 강한 조직에서 사람들은 기업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그 기업문화가 구심점을 형성하여 구성원들의 소속감이 강하다. 사람들은 자기 가 속한 조직 자체의 존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본인이 속한 문화에 자발적 으로 동의하고 그에 젖어 있기 때문에 쉽게 이직을 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응집력이 약한 조직은 구심력이 약하고, 구성원들이 조직이 추 구하는 문화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기 보다는, 개인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기업이라는 한 집단 안에서 움 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나 규칙, 제도에 의존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소속감이 약하여, 다른 회사로 쉽게 이직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회사는 개인 의 이익을 충족시키면서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이를 이용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응집력이 강하다고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응집력과 그로부터 비롯 되는 소속감은 기업의 큰 자산임에 분명하지만, 상황에 따라 응집력이 큰 장 애가 되기도 한다. 특히 그 문화의 사람들이 자기 조직의 생존 자체만을 목 적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경우 관료주의에 빠질 위험이 크다. 기업문화는 옳 고 그름 의 시선으로 볼 수는 없고, 다만 적합하고 적합하지 않음 만 있 을 뿐이다. 교류의 정도 란 한 조직이 외부와 교류하고 내부에서 서로 교류하는 정 도를 뜻한다. 시장과의 정보 교류, 내부에서의 의사소통 등 기업의 필수조건 인 교류의 정도가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기업문화의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교류의 정도를 다른 말로 개방성의 정도로 이해해도 좋다. 개방적인 조직 은 교류가 잘 이루어져 외부의 환경 변화에 대한 정보가 내부로 쉽게 들어 온다.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는지에 대해 민감 하며, 그 반응에 따라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간다. 내부에서의 정보 교류도 원활하여 부서간 벽이 낮으며, 문화건 시스템이건 공동의 정보 공유를 가능 하게 하는 장치가 있다. 이와 달리 교류의 정도가 약한 폐쇄적인 조직은 고객의 목소리, 시장의 환

251 경변화보다 기존의 기술, 노하우, 명령에 우선순위를 둔다. 외부의 정보가 원활하게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외부에서 정보 가 들어와도 이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내부에서도 정보교류가 원활하지 않아 부서 간 벽이 높고 의사 결정 체계가 주로 수직적이다. 위만 보고 옆을 보지 못하니, 교유의 속도와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경영의 체계성 을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는 조직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시스템에 의한 절차를 거쳐서 대응하느냐 아니면 그 동안의 경험적 습관에 따라 대응하느냐로 구분될 수 있다. 강한 응집력 약한 응집력 교류의 정도 강함 교류의 정도 강함 2정복자형 3기업가형 5제국주의 7제국주의 공동체 회사 갱 시스템 경험적 체계적 경험적 체계적 경영 1자급자족형 경영 4학자형 경영 6사회적 경영 8전체주의 공동체 회사 분열 회사 교류의 정도 약함 교류의 정도 약함 1 자급자족형 공동체 : 많은 회사가 자급자족형 공동체 유형으로 시작한 다. 어떤 특정한 신념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세상에 무언가를 새롭게 선보 이겠다 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1970년대 스티브 잡스와 스티 브 워즈니악 두 사람은 사람들의 책상 위에 손 위에 컴퓨터를 놓게 하 자! 라는 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사회적 응집력이 강하고, 일반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모였으니 외부와의 교류가 활발 할 수 없다. 외부의 소리와 의견에 대응한다기 보다는 내부의 신념에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몇 몇 사람이 꾸려가는 상태이니 경영의 체계성은 대단히 낮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리바다 라는 P2P공유회사가 이에 해당한다. 2 정복자형 공동체 : 사업 구상이 끝나 개발한 제품을 가지고 더 많은 고 객들을 만나러 세상 밖으로 나가는 단계의 기업. 이들은 그들의 신념이 담긴

252 제품과 서비스를 전파하고 그 신념에 동의하는 고객을 정복하려 나간다. 자 급자족형 애플은 컴퓨터를 모든 책상 위로! 라는 신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창의성, 혁신, 단순함의 추구, 즐거움 등의 가치를 문화 코드로 자리 잡게 하여 고객을 정복해나가는 단계로 진화한다. 공동체 유형의 기업은 한 분야에 국한하여 사업을 벌이는 것이 전략적이 다. 제품과 브랜드 라인을 몇 개로 집중하고, 브랜드 라인을 확장할 때도 신 념과 가치에 기반을 둔 라인 안에서의 확장을 꾀하는 것이 좋다. 마케팅 전 략도 제품을 팔기보다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일에 집중한다. 시장을 무리 하게 개척하지 않으며 직영점 형태의 유통 전략을 취한다. 3 기업가형 회사 : 더 많은 고객과 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개방성을 높이는 단계. 정복자형 공동체에서는 자신의 신념을 중심으로 하고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만을 고객으로 삼았던 반면, 기업가형 회사에서는 잠재 고객의 욕구와 자신이 추구하는 신념을 조화시켜 간다. 소 명과 핵심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브랜드 라인을 가지게 된다. 경영활동의 프로세스를 표준화하여 경영의 체계성이 증대된다. 정복자 형 공동체에서 다양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로 경험적인 방식과 직관에 의 존했다면, 기업가형에서는 경험적인 방식 말고도 학문적 방식, 실용적 방식 등 직관보다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추구한다. 기업가형 문화가 품 고 있는 합리성 이란 이윤추구를 위해 모든 인간적인 요소들을 수치화하 는 기계적인 합리성이 아니라, 자신의 애초의 신념과 핵심가치를 추구하는 한도 안에 있는 것이다. 4 학자형 회사 : 기업가형 회사가 밖으로 향한 문을 닫을 때 학자형 회사 가 된다. 외부 세계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 이유와 사업을 정당성을 전달하던 조직이, 점차 고도화되는 시스템에 의존하게 되면서 원래 의 소명을 잊어버리고 현재 조직을 유지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게 될 때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진리는 더 이상 외부와 교류하는 속에서 찾아낼 수 없게 되고, 진리는 내부에 있다 는 믿음이 강하게 자리 잡는다. 우수한 인력들이 모여 있고, 그에 따른 노하우까지 쌓여 있으니 이런 믿음은 날로 커진다. 고도화된 조직 속에서 분할된 각 기능에만 충실한 채 전체 조직 속에서의 역할은 점차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다. 회사 전체가 아니라 부서 자체가 목적 이 되어버리고, 부서 간 교류가 단절되니, 이제 다른 부서는 공동의 소명을

253 실현하는 협력자가 아니라, 내 부서의 이익을 빼앗는 경쟁자가 되어버린다. 수평적인 소통이 안 되어 옆의 부서와 일을 할 때 어떤 의사 결정을 하려면 위로 한참 올라갔다가 다시 옆으로 가서 다시 내려와야 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게 귀찮아지면 아예 옆으로 안 가고 그냥 자신의 결재 라인 안에서 웬만 한 것은 다 처리해버린다. 옆의 부서 협력을 요청해서 같이 해야 할 일을 내 부에서 사람을 더 뽑거나 하는 방법으로 처리해버린다. 소통 기능을 계속 떨 어지고 부서별로 우수한 인재와 문서는 계속 쌓여간다. 오래된 공기업이나 공무원 사회가 학자형 회사의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5 제국주의 갱 : 이 유형의 기업들은 정복자형 공동체와 아주 유사하게 보이지만 내적 구심력으로 작용하는 공동의 소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면에 서 응집력이 약한 유형에 속한다. 이는 서로 단단히 뭉쳐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돈을 버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소명이 없는 갱과 유사하다. 또 제 국주의라는 것은 기업의 소명 자체가 자본의 팽창, 즉 이윤을 위한 시장 개 척 이외에는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나 아시아권, 제3세계의 맥도날드 체인 점이 그 예가 된다.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로고를 쓰고 같은 옷을 입고 같 은 인사를 하고 같은 서비스를 한다. 그리고 I`m loving it! 처럼 전 세 계 공통의 슬로건도 있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추구하는 신념에 정말 가슴 깊 이 동의해서 그 안에서 일하거나 체인점을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오늘 장사가 안 되면 내일 롯데리아로 쉽게 간판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달 리 애플에 있던 사람들은 쉽게 HP나 IBM으로 이직할 수 없다. 제국주의 갱 유형은 빠른 시장 확장을 꾀할 때는 상당히 적절한 기업문화 이다. 그러나 응집력이 약하기에 이들을 묶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가장 기 본적인 조건은 수익과 보상이다. 응집력이 없는 상태이니 기본적으로 조직 내부는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한에서만 뭉쳐있는 약육강식의 사회이다. 6 사회적 분열 : 내부를 단결시키는 응집력이 없어서 사람들이 모래처럼 흩어지기 쉬운데, 그걸 묶어줄 체계와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고, 외부 세계 와의 교류도 단절되고 내부에서도 서로 소통이 없는 상태. 특단의 조치가 없 으면 이제 조직은 곧 해체될 것이다. 이 유형의 문화는 회사를 파산하거나 해체할 때, 일부 생산 라인의 문을 닫아야 할 경우에 전략적으로 택할 수 있 는 문화이다

254 7 제국주의 시스템 : 제국주의 시스템은 시장 확장과 이윤 추구를 위해 고도화된 시스템을 갖춘 규모가 큰 회사이다. 끊임없이 시장을 확장하기 위 해 교류와 개방성을 최대화한다. 기업가형 회사가 외부의 시장 상황에 적극 적으로 대응하되 내부의 신념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다소 제한적인 제품 을 내놓는 것과는 달리, 제국주의 시스템은 외부 시장의 요구만이 최우선 가 치이므로 고객이 원한다면 어떠한 제품도 내놓을 수가 있고 어떠한 사업 분 야에도 진출할 수가 있다. M&A에 대한 검토를 일상적으로 하고, 다양한 사 업 분야로 진출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태평양 그룹은 1990년대에 응집력이 강한 기업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큰 실패를 겪은 후 화장품, 제약 등 원래의 유전 자에 기반을 둔 사업 분야인 뷰티 에 집중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반면 LG 그룹은 전자, 텔레콤, 화학, 화장품 등 업에 대한 소명 같은 것에 구애 받지 않는 제국주의 시스템에 적합한 전략을 펴 성공했다. 영미권의 경 영학 이론들이 제국주의 시스템을 전제로 발달하였다. 세계 최고 기업이라고 알려진 글로벌 대기업들이 이 유형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은 산업보 국 같은 국가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응집력을 추구하여 성공한 기업가형을 거친 후 학자형 회사로 갈 가능성이 많았으나, 1990년대 신경영 선포를 기 점으로 충성심 대신 성과와 능력을 중시하는 제국주의 시스템으로 체계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제국주의 시스템 문화는 신자유주의식 자본주의 단계에 가장 잘 맞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8 전체주의 회사 : 제국주의 시스템이 더 이상 시장 개척에 실패할 때, 외부로 향한 문이 닫히고 전체주의 회사 유형으로 바뀌게 된다. 더 이상 시 장 확장이 어렵다는 조짐이 내부에 퍼지게 되면, 계약 관계에 있던 최고 인 재들이 슬슬 짐을 꾸리기 시작한다. 이 때 회사는 공포정치를 실시하게 된 다. 촘촘하게 맺었던 계약서의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며 노동과정을 좀 더 세 밀히 관리하기 시작하고 노동 시간을 통제한다. 한국에서의 까르푸는 전체주의 문화의 한 사례로 들 수 있다. 까르푸는 원 래 프랑스의 유통 그룹으로서 제국주의 문화로 성공한 기업이었다. 내부의 응집력은 없었지만 상당히 개방적인 문화를 가졌고 고도의 시스템을 바탕으 로 적절한 자기 혁신과 시장 개척을 통해 승승장구하던 기업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제국주의 전략에 따라 한국 시장에 진출해서는 역설적으로 제국주의 시스템의 미덕을 잃어버리고 한국 시장에 눈과 귀를 닫아버렸다. 이마트, 홈 플러스 등 성공하던 회사들에 대한 경쟁분석도 잘 안되었고, 특히 한국 소비

255 자들에 대한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의 대응방식을 이들은 알지 못했다. 까르 푸는 공포정치를 썼고 내부의 극심한 노사 갈등에 시달렸다. 이면에서는 회 사를 매각하는 협상을 계속 진행했다. 내부 갈등은 점점 심해져 기업문화 유 형 상 사회적 분열 상태에 다다랐고,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날 준비 가 되었다. 까르푸는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사업을 철수하기 위한 경영전 략과 그에 적합한 분열 상태의 기업문화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기업문화의 진화 : IBM, 애플, 포드의 사례 IBM은 창업 때부터 정복자형 공동체 유형을 넘어서는 체계성을 이미 갖추 고 있었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세상에 내놓는다 는 창업자 토마스 왓 슨의 신념을 소명으로 삼는 기업가형 회사 유형으로 시작했다. 1920년대와 30년대 정보처리와 타블레이팅 부문에서 수많은 신기술과 발명품을 선보이 며 발전해나갔다. 소명은 엄격한 원칙이었고 이에 헌신하는 사람만이 조직원 이 될 수 있었다. 강한 규율이 있으면서도 개방성이 높아 직원들은 항상 제 품을 발전시키기 위해 소비자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발견해야 했으며 출근시 간 같은 것은 별로 중요시 여기지 않았다. 기업가형 외사인 IBM은 정복자형 공동체인 애플에 비해 훨씬 다양한 브랜 드 라인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었다. 기술로 새로운 것을 추구한 다 는 소명을 실현하는 사업인 한에서는 다양한 브랜드 라인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애플은 몇 개의 대표 브랜드만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 른 사업 분야로의 진출은 모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1980년대와 90년대 초 경영자들이 계속 바뀌는 동안 IBM은 응집 력을 잃고 제국주의 갱과 사회적 분열 유형으로 가게 된다. 퍼스널 컴퓨터 개발팀 같은 일부 집단을 기존의 소명과 가치체계에 따라 움직이는 정복자 형 공동체 형태로 갔고, 다른 여러 집단들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를 잃었기 때문에 중간 보스들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제국주의 갱 문화가 되었다. 짜임새 있던 체계들은 조직 문화가 서로 달라지면서 기능을 못하게 되고 이들 간의 소통과 교류는 점점 단절되고 개방성마저 떨어져 사 회적 분열 유형으로 가는 패턴을 밟고 있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IBM은 내부 혁신을 통해 예전의 소명과 가치를 다시 끌어내어 다시 기업가형 회사 로 거듭나게 된다. 애플은 자급자족형 공동체로 시작하여 종복자형 공동체로 진화하였고, 지 금도 정복자형 공동체의 문화를 계속 유지하며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다. 그런데 정복자형 공동체 애플이 1990년대 기업가형 회사 유형이 되려고 시

256 도한 적이 있다. 경쟁 환경이 변하여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IBM에 밀려 고 전을 면치 못하게 되자, 애플은 기업가형 회사에 적합한 전략을 택하여 사업 범위 확장을 꾀했으나, 이러한 변혁은 애플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강한 공동 체 문화와 잘 맞지 않아 실패할 수밖에 없는 방향이었다. 애플은 굉장히 강한 공동체성을 보유한 집단이었다. 고객도 그 공동체의 일부였으며, 이 공동체성에 동의하는 사람만이 애플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 런데 기업가형 회사로 경영체제를 전환하면서 교주였던 스티브 잡스마저 회 사를 나가는 상황이 되자, 공동체 성원들의 응집력은 급격히 떨어져 기업가 형 회사로 적절히 전환하지 못하고 제국주의 갱 유형으로 변형되고 있었다. 이름은 애플이었으나 보통의 IT 기업으로 변모해 가면서 경쟁사와의 경쟁 때문에 성장은 정체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스티브 잡스가 다시 경영자로 복귀한다. 교주의 귀환은 회사의 문화를 다시 정복자형 공동 체로 화려하게 복귀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창의성과 혁신, 그리고 배타성이 라는 문화 코드가 발휘된 여러 제품들의 성공으로 애플 공동체의 전성기가 다시 시작된다. 초기 포드 자동차의 역사도 흥미롭다. 창업자 헨리 포드는 자동차로 사회 를 바꾸겠다는 일종의 영웅주의적 목적이 있었다. 그는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밤을 새우고 월급을 털어 자동차를 연구하여 1899년 디트로이트 자동 차를 설립하였다. 자급자족형 공동체를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포드의 후원 자들은 신념보다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어서, 제국주의적 경영전 략을 취하고자 했다. 자급자족형 공동체는 1년 후 해체되고 말았다. 포드는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회사를 설립하여 보통 미국 시민과 노동자들이 값싸 게 자동차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싸고 효율적인 가족형 자동차를 개발하여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갔다. 소명에서 파생되는 정책과 행동이 반복되면서 내부에서는 특정한 문화 코 드가 형성되고, 획일성, 효율성, 대중성이라는 코드에 입각한 경영전략을 추 구하여, 값싸고 획일적인 모델의 자동차를 대량생산하는 정복자형 공동체 유 형으로 진화하게 된다. 그러나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여 경쟁사들이 자동차 생산 기술을 쉽게 모방하고 비용 우위를 잠식해 들어왔다. 포드는 이에 대응하여 규모를 확장 하면서 많은 인재를 채용하여 제국주의 시스템 유형으로 변모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정복자형 공동체 기업문화와 잘 맞지 않아 여러 부작용 이 생겨나게 된다. 또 수요자들의 요구마저 변하여 값싸고 편리한 자동차가 아니라 신분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수준 높은 디자인의 자동차를 원했다. 그

257 러나 포드의 핵심 신념인 값싸고 편리한 기계 를 유지한 채 이런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는 힘겨웠다. 소명이 사장에서 잘 통하지 않게 되자, 공동체 의 소명도 희석되어 갔다. 구성원들은 소명을 점점 의심스러워 하고, 이에 따라 내부 교류가 줄어들고 관료화가 진행되면서, 내부 구성원의 생존만을 위해 끈끈한 유대로 존재하는 상태인 학자형 회사의 모습으로 변모해버렸다. 열쇠 : 문화에 맞는 교환 전략을 짜라 기업문화의 영역과 경영활동의 영역을 구분해서 볼 수 있게 되면, 문화 culture 영역과 교환exchange 영역이 서로 잘 조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 함을 알게 된다. 즉 경영전략에 맞는 기업문화, 그리고 기업문화를 고려한 경영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문화와 교환의 전략적 정합성에 따라 목표로 지 향할 기업 문화 유형이 설정된다. 이를 위해 회사나 기업의 문화를 상대주의 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볼 수 있는 눈, 그리고 그 진화의 패턴까지 예상할 수 있는 예지력이 필요하다

258 [제6선] 피로사회: 성과주의 사회의 병리학 한병철, 피로사회, 김태환 옮김, 문학과 지성사,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 주제 : 피로사회 는 2010년 가을 독일에서 출간되자마자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 으켰다. 그것은 이 책이 시대의 뇌관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독일의 모든 주요 언론 매체들이 이 책에 관해 앞 다투어 서평을 내보냈으며, 2주 만에 초판이 매진되었다. 피로사회 는 독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까지 판을 거듭 하고 있다. 철학책이 이러한 호응을 얻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러한 예상 밖의 성공은 이 책이 소진증후군,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 애 등과 같은 우리 시대의 주요 정신 질환의 역사적 위치를 보여주었기 때문이 다. 재독 철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심리 장애를 오늘날 성과사회의 근저에서 일 어나고 있는 전반적인 패러다임 전환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성과사회의 핵 심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바로 자기 착취이다. 성과사회의 주체는 스스로 를 착취하고 있기 때문에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다. 우리는 성과사회 속에서 자유롭다는 느낌 속에서 자신이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자발적으로 스스 로를 착취한다. 한국사회 역시 성과사회이고 그에 따른 사회적 폐해와 정신 질 환 등의 문제에 직면해있다. 활용 가이드 : 현대 사회 시스템의 특징을 피로사회, 신경증적 사회, 성과사회 등 심층 사회 병리 차원에서 조망하여, 성산업의 수요 측면에 얽힌 거시적 맥락을 설명한다. 긍정성의 폭력 자기착취 등의 개념을 성 구매를 양산하는 사회 심리적 배경 중 하나로 소개할 수 있다. F (성 구매 현황 자료를 소개한 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성구매를 하게 되는 걸까요? 단순히 성욕을 채우기 위해서 라는 개인적 차원의 대답 말 고, 우리 사회가 계속해서 성을 사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이유가 뭔지 한번 생각해볼까요. F 긍정성의 폭력 이란 무언가를 하지 못하게 하는 강제가 아니라 무언가를 하도록 강요하는 폭력이죠. 우리 사회의 속도, 지독한 성과주의, 경쟁 등은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의미 없이 그냥 하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어요. 자 신의 적성이나 꿈에 대한 탐색 없이 무조건 좋은 성적을 받아 남들이 좋다 고 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는 학생들처럼, 우리는 학교 를 졸업하고 나서도 남들처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 합니다. 거대한 성 구매 수요도 이러한 긍정성의 거대한 수레바퀴의 한 축 이 아닐까요?

259 신경성 폭력 각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질병이 있다. 21세기는 병리학적으로 볼 때 박테리아적이지도 바이러스적이지도 않으며, 신경증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 다.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경계성성격장애, 소진증후군 등 신경 성 질환들이 현재의 병리학적 상황을 지배하고 있다. 이들은 전염성 질병이 아니라 경색성 질병이며, 면역학적 타자의 부정성이 아니라 긍정성의 과잉으 로 인한 질병이다. 때문에 타자의 부정성을 물리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면역 학적 기술로는 결코 다스려지지 않는다. 지난 시대는 면역학적 시대였다. 안과 밖, 친구와 적, 나와 남 사이에 뚜 렷한 경계선이 그어진 시대였다. 면역학적 패러다임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의 본질은 공격과 방어이다. 낯선 것은 무조건 막아야 하며, 아무런 위험을 초 래하지 않는 타자도 이질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냉전 역시 이러한 면역학적 도식을 따랐다. 냉전 종식 이후 사회는 면역학적 조직과 방어의 도식으로는 전혀 파악할 수 없는 구도 속으로 점점 빠져들어 가고 있다. 이 새로운 구도는 이질성과 타자성의 소멸을 두드러진 특징으로 한다. 오늘날 이질성은 아무런 면역 반 응도 일으키지 않는 차이로 대체되었다. 차이에는 격렬한 면역 반응을 촉발 하는 가시가 빠져있다. 타자성 역시 날카로움을 잃고 상투적인 소비주의로 전락한다. 낯선 것은 이국적인 것으로 변질되어 여행객의 향유 대상이 된다. 면역학적 패러다임은 세계화 과정과 양립하기 어렵다. 면역학적으로 조직 된 세계는 특수한 공간구조를 지닌다. 경계선, 통로, 문턱, 울타리, 참호, 장 벽 등. 이들은 보편적 교환과 교류 과정을 가로막는다. 면역의 근본 특징은 부정성의 변증법이다. 면역학적 타자는 자아 속으로 침투하여 자아를 부정하려고 하는 부정분자이다. 자아는 타자의 이러한 부정 성으로 인해 파멸하는데, 이를 피하려면 자아 편에서 타자를 부정할 수 있어 야 한다. 그러니까 자아의 면역학적 자기주장은 부정의 부정을 통해 관철되 는 것이다. 이에 비해 21세기의 신경성 질환들은 긍정성의 변증법을 따른다. 이것은 전통적인 부정적 폭력과 반대로 긍정성의 과잉을 통해 작동한다. 끝없는 증 식과 비대화, 변이를 통해 몸을 잠식해 들어오는 암세포처럼. 긍정성의 폭력은 적대성을 전제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관용적이고 평 화로운 사회에서 확산되며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세계의 긍정화는 새로운 형태의 폭력을 낳는다. 새로운 폭력은 타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에 내재하는 것이며 면역 저항을 유발하지 않는다. 심리적 경색으로 이

260 어지는 신경성 폭력은 내재성의 테러이며 시스템적인 폭력이다. 우울증도 주 의력결핍행동장애나 소진증후군도 긍정성 과잉의 징후이다. 소진증후군은 자 아가 동질적인 것의 과다에 따른 과열로 타버리는 것이다. 규율사회를 넘어 성과사회로 푸코의 규율사회를 이루던 병원, 정신병자수용소, 감옥, 병영, 공장들은 오 늘날 피트니스클럽, 오피스빌딩, 은행, 공항, 쇼핑몰, 유전자실험실로 변모 했다. 성과사회가 된 것이다. 이 사회의 주민은 복종적 주체 가 아니라 성과주체 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경영하는 기업가이다. 규율사회는 부정성의 사회이다. 여기서는 ~해서는 안 된다 ~해야 한다 가 지배적인 조동사가 된다. 성과사회는 무한정한 할 수 있음 이라 는 긍정적 조동사가 지배한다. 예스 위 캔 이라는 복수형 긍정은 이러한 사회의 긍정적 성격을 정확하게 드러내준다.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 를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모티베이션이 대신한다. 규율사회의 부정성이 광 인과 범죄자를 낳았다면, 성과사회의 긍정성은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 어낸다. 규율사회와 성과사회는 생산성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열망이라는 층위에서 연속성을 유지한다. 생산성의 향상을 위해 처음에는 당위성의 규율이 효과적 이었으나, 생산성이 일정한 지점에 이르면 할 수 있음 이라는 능력의 긍 정성으로 옮아가야 한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위해 사회적 무의식이 당위에서 능력으로 방향 전환을 한 것이다. 성과주체는 복종적 주체보다 더 빠르고 더 생산적이다. 그렇다고 당위를 지워버린 것은 아니고, 성과주체는 규율 단계 를 졸업한 것이다. 성과주체는 노동하는 동물로서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타자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그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우울증은 성과주체가 더 이 상 할 수 있을 수 없을 때 발발한다. 그것을 일차적으로 능력의 피로이다. 아무 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개인은 아무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 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더 이상 할 수 있을 수 없다는 의식은 파괴적 자책과 자학으로 이어진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과 전쟁 상태에 있다. 우울 증 환자는 이러한 내면화된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이다. 성과주체는 외적인 지배기구에서 자유롭다. 외적 지배기구는 내부로 들어 와 버렸다. 그리하여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다. 과다한 노동과 착취는 자기 착취로까지 치닫 는다.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261 효율적이다. 성과사회의 심리적 질병은 바로 이러한 역설적 자유의 병리적 표출이다. 깊은 심심함의 상실 긍정성의 과잉은 자극, 정보, 충동의 과잉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주의 구 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지각이 파편화되고 분산된다. 업무 부담의 증가도 시간과 주의를 관리하는 특별한 기법을 요구하는데 이것은 바로 멀티태스킹 이다. 멀티태스킹도 주의구조의 분산과 파편화에 영향을 미친다. 멀티태스킹은 야생동물의 경계 태세와 유사한, 넓지만 평면적인 주의구조 를 생산한다. 최근의 사회적 발전과 주의구조의 변화는 인간사회를 점점 더 수렵자유구역과 유사한 곳으로 만들어간다. 그러는 사이 집단 따돌림은 큰 규모로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좋은 삶이란 성공적인 공동의 삶까지 포 괄하는 개념인데,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생존 자체에 대한 관 심에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주의구조의 변화는 결코 진보가 아니며 일종의 퇴행이다. 인류의 문화적 업적은 깊은 사색적 주의에 힘입은 것이다. 문화는 깊이 주 의할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의는 과잉 주의에 자리 를 내주며 사라져가고 있다. 다양한 과업, 정보 원천, 처리 과정 사이에서 빠르게 초점을 이동하는 것이 이러한 산만한 주의의 특징이다. 이것은 심심 함을 못 참는다. 그런데 창조적 과정에는 깊은 심심함이 매우 중요하다. 잠 이 육체적 이완이라면, 깊은 심심함은 정신적 이완의 정점이다. 단순한 분주 함은 어떤 새로운 것도 낳지 못한다. 이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재생하고 가속화할 따름이다. 이완이 소멸되면 더불어 귀 기울여 듣는 재능 이 소 실되고 귀 기울여 듣는 자의 공동체 도 사라진다. 이 공동체의 정반대편 에 귀 기울여 듣는 재능을 잃어버린 우리의 지나치게 활동적인 자아가 있다. 활동하는 자, 부산한 자가 이렇게 높이 평가받은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따 라서 관조적인 면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인간 성격 교정 작업 가운데 하나이다. 활동적인 삶 후기근대의 노동하는 동물은 과도하게 활동적이고 신경과민에 빠져있다. 그렇다면 왜 모든 인간 활동이 후기근대에 와서 노동의 수준으로 떨어지는 가? 더 나아가서 사람들은 왜 그토록 초조하고 부산한 상태에 빠지는가? 근대는 신과 피안에 대한 믿음뿐 아니라 현실에 대한 믿음까지도 상실했

262 다. 그 어디에도 지속과 불변을 약속하는 것은 없다. 이러한 존재의 결핍 앞 에서 초조와 불안이 생겨난다. 오늘날 진행 중인 삶의 가속화는 이러한 존재 의 결핍과 깊은 관련이 있다. 노동사회, 성과사회는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며 계속 해로운 강제를 만들어 낸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은 주인 스스로 노동하는 노예가 되는 노동사회 로 귀결되었다. 이러한 강제사회에서 모두가 저마다의 노동수용소를 달고 다 닌다. 그 노동수용소의 특징은 한 사람이 동시에 포로이자 감독관이며 희상 자이자 가해자라는 점에 있다. 그렇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이로써 지배 없는 착취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자기착취로부터의 탈출은 활동적 삶에 서 사색적 삶으로 이동할 때 가능해질 것이다. 보는 법의 교육 니체에 따르면 인간이 사색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보는 것을 배워야 하고, 생각하는 것을 배워야 하고, 말하고 쓰는 것을 배워야 한다. 보는 법을 배운 다는 것은 오래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어떤 자극에 즉시 반응하지 않고 속도를 늦추고 중단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즉각 반응 하는 것, 모든 충동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이미 일종의 병이며 몰락이며 탈 진이다. 사색적 삶은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그저 긍정하는 수동적인 자기 개방이 아 니다. 사색적 삶은 오히려 마구 밀고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저항을 수행하 며, 시선을 외부의 자극에 내맡기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조종한다. 니체는 보 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중단하는 본능 을 발휘하는 법을 배 우는 것이라고 했다. 진정 다른 것으로의 전환이 일어나려면 중단의 부정성 이 필요한 것이다. 머뭇거림은 행동이 노동의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을 막는 데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힘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긍정적 힘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이고, 다른 하나는 부정적 힘으로서 하지 않을 수 있는 힘, 아니오라고 말 할 수 있는 힘이다. 이러한 부정적 힘은 단순한 무력함, 무언가를 할 능력의 부재와는 다른 것이다. 무력함은 단순히 긍정적인 힘의 대립항일 뿐이다. 무 력함은 무언가를 해내지 못하는 것으로, 결국 그 무언가에 대한 종속이며 그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정적 힘은 무언가에 종속되어 있는 이 런 긍정성을 넘어선다. 그것은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만 있고 하지 않을 힘은 없다면 우리는 치명적인 활동과잉 상태에 빠지고 말 것이다. 무언가 생각할 힘밖에 없다면 사유, 즉 돌이켜 생각하기

263 는 불가능해진다. 긍정적 힘, 긍정성의 과잉은 오직 계속 생각해나가기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피로사회 활동사회, 성과사회는 그 이면에서 극단적인 피로와 탈진 상태를 야기한 다. 이러한 심리 상태는 부정성의 결핍과 함께 과도한 긍정성이 지배하는 세 계의 특징적 징후이다. 과도한 성과의 향상은 영혼의 경색으로 귀결된다. 성 과사회의 피로는 사람들을 개별화하고 고립시키는 고독한 피로이다. 그것은 공동체, 모든 공동의 삶, 모든 친밀함을, 심지어 언어 자체마저 파괴한다. 이러한 피로는 일종의 폭력이다. 그러나 피로가 막다른 골목은 아니다. 고독한 피로는 화해시키는 피로로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자아 피로가 고독한 피로이고 세계가 없는, 세계를 없 애버리는 피로라면, 자아가 자신을 개방하여 세계를 신뢰하는 방향으로 전환 할 때 피로는 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접근을 허락하는 피로, 만져지고 또 스스로 만질 수 있는 상태의 피로. 그런 피로를 통해 비로소 머 무는 것이 가능해진다. 공동체가 가능해진다. 이것은 근본적 피로 이다. 근본적 피로는 특별한 능력, 특별한 태평함이다. 그것은 모든 감각이 지쳐 빠져 있는 그런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피로 속에서 특별한 시각이 깨어나게 되는 눈 밝은 피로 이다. 그런 근본적인 피로 속에서 사물은 결코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언제나 다른 것들과 함께 나타난다. 이러한 피로는 깊은 우애를 낳고 소속이나 친족 관계에 의존하지 않는 공동체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인간과 사물은 우애 있 는 그리고 를 통해 서로 결부된다. 개별자들의 공동체. 우리-피로 이 속에서 나는 너한테 지치는 것이 아니라 너를 향해 지친다. 탈진의 피로는 긍정적 힘의 피로다. 그것은 무언가를 향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간다. 영감을 주는 피로는 부정적 힘의 피로, 즉 무위의 피로다. 그것 은 염려와 노동의 시간이 아니라 놀이의 시간이다

264 [제7선] 동양고전의 인간학: 인성은 곧 인간관계이다 신영복,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돌베개, 2012년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주제: 자본주의 체제가 양산하는 물질낭비와 인간 소외, 그리고 인간관계의 황폐화 를 보다 근본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신영복 선생의 고전강의를 책으로 엮었 다. <시경>, <서경>, <초사>, <주역>,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 자>, <순자>, <한비자>를 '관계론'의 관점으로 새롭게 읽고 있다. 고전의 내용 을 자기 성찰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해석하면서 현대사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추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점은 동양적 삶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인성의 고 양이며, 이 인성의 내용이 바로 인간관계라는 점이다. 인성을 고양한다는 것은 인간관계를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인( 人 )은 인( 仁 )으로 나 아가고, 인( 仁 )은 덕( 德 )으로 나아가고, 덕은 치국( 治 國 )으로 나아가고, 치국은 평 천하( 平 天 下 )로 나아간다. 그리고 천하는 도( 道 )와 합일되어 소요하는 체계이다. 활용가이드 : 성매매나 성희롱의 문제를 법( 法 )과 예( 禮 ), 그리고 부끄러움[ 恥 ]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교육생의 성찰을 유도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팔기 위해서 전력하 고 있는 사회, 팔리지 않는 것은 가차 없이 폐기되고 오로지 팔리는 것에만 몰 두하는 사회에서 성을 사고파는 것을 법으로 금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것을 동양고전의 인성론의 필수 요소인 예 와 부끄러움 의 차원에서 한번 고찰해보 자. 집단적 타락증후군 개념도 사용할 수 있다. 또 동양의 관점에서 인성 이란 개인의 덕이 아니라 여러 개인이 더불어 만들어내는 장의 개념으로 이해되는 데, 이를 통해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상업주의 성문화에 저항하는 개인적, 공동 체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할 수 있다. 법과 예는 그 접근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형( 刑 )은 인간관계의 잠 재적 가능성을 가두는 것이고, 반대로 예( 禮 ) 는 인간관계를 열어놓음으로써 그 것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는 구조이지요. 그리고 이것은 부끄러움[ 恥 ]과 관련됩니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들이 성매매를 했는데, 그 중에 서 한 두 사람만 처벌을 받게 되었을 때, 처벌받지 않은 사람은 법을 어긴 사 람이 아니라 다만 운이 나쁜 사람인가요? 적벌된 사람만 재수 없는 사람인가 요? 타인의 부정이 자신의 부정을 합리화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나요? 법 의 차원과 별도로 예와 치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한번 생각해볼까요? F 요즘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요. 그런데 동양적 관점에서 인성은 개인이 아니라 어떤 장입니다. 나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나만 잘할 수도 없구요

265 인간 은 곧 인간관계 일반적으로 동양 사상의 특징으로서 인간주의라고 하는 경우 그것은 그 사 회가 지향하는 가치가 인문적 가치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인성( 人 性 )의 고양 을 최고의 가치로 설정하고 있는 사회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성인( 聖 人 )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고 모든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인 간을 이해하고 있다. 인간의 외부에 어떤 초월적 가치를 상정하고 그 아래에 인간적 가치를 배치하는 그런 구도가 아니다. 최고의 가치가 바로 사람과 관 련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 로 인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인간주의적 관점에서 규정하는 인성이란 한 개인이 맺고 있는 여러 층위의 인간관계에 의하여 구성된다. 인성은 개인 이 자기의 개체 속에 쌓아놓는 어떤 능력, 즉 배타적으로 자신을 높여나가는 어떤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성이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논어 에 덕( 德 )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 다 "는 구절이 있다. 덕성( 德 性 )이 곧 인성이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인간 관계라는 관계성의 실체로 보는 것이다. 이 사회성이 바로 인성의 중심 내용 이 된다. 그래서 동양적 가치는 어떤 추상적인 가치나 초월적 존재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구하는 그런 구조이다. 동양 사상의 핵심적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인( 仁 )이 바로 그런 내용이다. 인이 무엇인지는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논어 에서 그것을 묻는 제자에 따라 공자는 각각 다른 답변을 주지만, 인( 仁 )은 기본적으로 인( 人 )+인( 人 ) 즉 이인( 二 人 ) 의 의미이다. 즉 인간관계이다. 인간을 인간( 人 間 ), 즉 인( 人 )과 인( 人 )의 관 계로 이해하는 것이다. 인성의 고양을 궁극적 가치로 상정하고 있는 것, 그리고 인성이란 개별 인 간의 내부에 쌓아가는 어떤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라 개인이 맺고 있는 관계 망의 의미라는 것이 동양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 에서 인성이란 개념은 어떤 개체나 존재의 속성으로 환원되는 것이라기보다 는 여러 개인이 더불어 만들어내는 장( 場 )의 개념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 하다. 요컨대 동양적 인간주의는 이처럼 철저하게 관계론의 개념이라는 사실 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인성을 고양시킨다는 것은 먼저 기르는 것 에서 시작된다. 자기 ( 自 己 )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아닌 것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 을 통하여 자기를 키우는 순서이다. 예를 들면 나의 자식과 남의 자식, 나의 노인과 남의 노인을 함께 생각하기를 요구한다.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

266 루어주는 것[ 成 人 之 美 ]를 인( 仁 )이라 한다. 자기가 서기 위해서는 먼저 남을 세워야 한다는 순서를 가지고 이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론이 확대되면 그것 이 곧 사회적인 것이 된다. 동양사상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로 거론되는 화해 ( 和 諧 )의 사상 역시 그렇다. 화( 和 )는 쌀( 禾 )을 함께 먹는[ 口 ] 공동체의 의미 이며, 해( 諧 )는 모든 사람( 皆 )들이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言 ] 민주주의의 의 미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성의 고양이 곧 사회성의 고양이라는 의미라 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동양 사상은 가치를 인간의 내부에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종교적 이고, 개인의 내부에 두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개인주의적이 아니다. 동양 학의 인간주의는 바로 이러한 점에서 인간을 배타적 존재로 상정하거나 인 간을 우주의 중심에 두는 인본주의가 아님은 물론이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천지인( 天 地 人 ) 삼재( 三 才 )의 하나이며 그 자체가 어떤 질서와 장의 일부분 이면서 동시에 전체이다. 그리고 인성의 고양을 궁극적 가치로 인식하는 경 우에도 인간을 관계론의 맥락에서 파악함으로써 개인주의의 좁은 틀을 벗어 난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회 행정 명령으로 백성을 이끌어가려고 하거나 형벌로써 질서를 바로 세우려 한다면 백성들은 그러한 규제를 간섭과 외압으로 인식하고 진심으로 따르지 않는다. 될 수 있으면 처벌받지 않으려고 할 뿐이다. 그 뿐만 아니라 부정을 저지르거나 처벌을 받더라도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덕 ( 德 )으로 이끌고 예( 禮 )로 질서를 세우면 부끄러움도 알고 질서도 바로 서게 된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 따라서 법에서 적극적 가치를 구현하기는 어렵 다. 그런 점에서 덕치주의는 법치주의에 비해 근본적인 관점, 즉 인간의 삶 과 그 삶의 내용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춘추전국시대는 법가에 의해 통일된다. 춘추전국시대 같은 총체적 난국에서는 단호한 법가적 강제력이 사회의 최소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할 수 있다. 덕치( 德 治 )가 평화로운 시대 즉 치세( 治 世 )의 학 ( 學 )이라고 한다면 행정명령과 형벌에 의한 규제를 중심에 두는 법치( 法 治 ) 는 난세( 亂 世 )의 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법가와 유가의 차이가 아니라 다음이다. 첫째는 刑 과 禮 를 인간관계라는 관점에서 조명해보는 것이다. 사회의 지배 계층은 禮 로 다스리고 피지배 계층은 刑 으로 다스리는 것이 주나라 이래의

267 사법원칙이었다. 刑 은 위로 대부에게 적용되지 않으며, 禮 는 아래로 서인에 게까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었다. 예와 형의 가장 큰 차이는 그것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에 있다 고 할 수 있다. 형은 최소한의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에 비하여 예는 인간관계를 인간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사회적 질서를 세우려 는 우회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관계 그 자체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보는 입장이다. 사회적 질서는 이 인간관계를 인간적인 것으 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조건으로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회의 기본적 질서가 붕괴된 상황에서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이란 한 낱 환상에 불과한 것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형벌에 의한 사회질서의 확립이 더욱 시급한 당면과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법과 예는 그 접근 방법에 있어 분명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인간관계의 개념으로 재조명해보 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란 바로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형은 인간관계의 잠재적 가능성을 가두는 것이며 반대로 예는 인간관계를 열어놓음으로써 그것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는 구조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둘째는 부끄러움[ 恥 ]에 관한 것이다. 德 으로 이끌고 禮 로 질서를 세우면 부끄러움도 알고 질서도 바로 서게 되지만, 政 刑 으로 다스리면 형벌을 면하 려고만 할 뿐이며 설사 법을 어기더라도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이것은 마치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교통순경이 교통법규 위반 차량 네다섯 대 중에서 한두 대만 딱지를 끊자 적발된 차량 운전자가 당연히 항의를 한다. 저 사람도 위반이라는 것이다. 교통순경의 답변이 압권이다. 어부가 바닷고기 다 잡을 수 있나요? 처 벌받는 사람은 법을 어긴 사람이 아니라 다만 운이 나쁜 사람인 것이다. 사카구치 안고( 坂 口 安 吾 )의 타락론( 墮 落 論 ) 에 의하면 사회적 위기의 지 표로 집단적 타락 증후군 이라는 개념이 있다. 집단적 타락 증후군도 여 러 가지 내용이 있는데, 우선 이 교통법규 위반 사례와 같이 모든 사람이 범 죄자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 중의 하나이다. 적발된 사람만 재수 없는 사람 이 되는 그런 상황이다. 또 한 가지는 유명인의 부정이나 추락에 대해 안타 까워하는 마음 대신에 고소함을 느끼는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부정에 대하 여 분노를 느끼거나 추락에 대하여 연민을 느끼기보다는 한마디로 고소하다 는 것이다. 타인의 부정과 추락에 대하여, 그것도 사회 유명인의 그것에 대 하여 오히려 쾌락을 느끼는 단계가 집단적 타락 증후군이라는 것이다. 타인 의 부정이 오히려 자신의 부정을 합리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268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부정의 연쇄를 끊을 수 있는 전략적 지점을 찾 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의 본질에 대하여 수많은 논의가 있지만 나는 사회 의 본질은 부끄러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끄러움은 인간관계의 지속성 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일회적인 인간관계에서는 그 다음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회란 지속 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사 회성 자체가 붕괴된 상태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참된 지는 사람을 아는 것 논어 에서 인( 仁 )에 대한 공자의 답변은 여러 가지이다. 묻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른 대답을 하고 있다. 안연( 顔 淵 )에게는 인이란 자기[ 私 心 ]를 극 복하고 禮 로 돌아가는 것[ 克 己 復 禮 ]이라고 답변하였고, 중궁[ 仲 弓 ]에게는 자 기가 원치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 己 所 不 欲 勿 施 於 人 ]이라고 대답하 는가 하면, 사마우( 司 馬 牛 )에게는 인이란 말을 더듬는 것[ 其 言 也 訒 ]이라고 대 답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인의 의미는 특정한 의미로 한정하기 어렵다.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답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또 질문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에게 맞는 답변을 공자는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에게 인 ( 仁 )에 관하여 질문한 번지( 樊 遲 )에게 공자는 애인( 愛 人 ) 즉 남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번지는 공자가 타고 다니는 수레를 모는 마부이다. 늘 공 자를 가까이 모시는 사람이다. 물론 제자이다. 번지에게 인의 의미를 애인으 로 이해시키려고 한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알 수는 없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위의 여러 가지 답변에 공통되는 점이 타인과 의 관계라는 사실이다. 극기복례 는 공( 公 )과 사( 私 )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며, 기소불욕물시어인 은 나와 남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마 우에게 이야기한 인이란 말을 더듬는 것이다 라고 하는 경우는 더욱 철 저하다. 인이란 말을 더듬는 것이라고 한 까닭은 자기가 한 말을 실천하기 가 어려우니 어찌 말을 더듬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자기가 한 말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라는 뜻이다. 이 역시 나와 타인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번지가 공자에게 이어서 지( 知 )에 대해 물었다. 공자는 지( 知 )란 지인( 知 人 )이다. 라고 답했다. 이러한 공자의 답변은 앞뒤의 문맥으로 보면 비교적 간단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 구절에 이어지는 대화는 곧은 사람 으로서 굽은 사람을 바르게 만드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 왕( 帝 王 ) 건( 建 )은 보통 사람의 세 배나 되는 재주가 있었지만 현자( 賢 者 )를

269 알아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진( 秦 )의 포로가 되었다고 지인( 知 人 )을 설명하고 있다. 지( 知 )란 사람을 알아보는 것, 즉 인재를 판단하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 知 )란 지인( 知 人 )이다 라는 단호한 선언이 실용적 의미로 해 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논어 전체의 구상에서 보더라도 그럴 뿐만 아니라 인( 仁 )과 지( 知 ), 애인( 愛 人 )과 지인( 知 人 )은 논어 의 근본담 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인이란 타인에 대한 이해일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 이다. 그러한 인간을 아는 것이 지( 知 )라는 대단히 근본적인 담론을 공자 는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인간과 관련이 없는 지식이 과연 존재하는가? 없다. 자연과학적 지식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적 당파성에 기초하는 것이다. 모든 지 식은 사람과 관계되지 않는 것이 없는 법이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이론( 異 論 )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타인에 대한 이해이다. 여러분도 어떤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어떤 측면에 주목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도 하고 그 사람에 관한 파일을 구하거나 그 사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알려고 하는 그 사람이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그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의 대상물과는 달리 내가 바라보는 대상이 나를 바라보고 있어 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서로 관계가 있어야 한다. 쌍방향으로 열 려 있어야 한다. 나와 관계가 있어야 하고 나를 사랑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기를 보여주지 않는 법이다. 하물며 알몸을 보여줄 리가 없다. 지( 知 )와 애( 愛 )는 함께 이야기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사 랑하지 않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애정 없는 타자와 관계 없는 대상에 대하여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진정한 의미의 지( 知 )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인식의 혼란을 가져오는 엄청난 정보는 단지 인식의 혼란 에 그치지 않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폄하하게 할 뿐이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사람이 팔기 위해서 전력하고 있는 사회이다. 모든 것을 파는 사회이며 팔리지 않는 것은 가차 없이 폐기 되고 오로지 팔리는 것에만 몰두하는 사회이다. 상품가치와 자본 논리가 지 배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체제에서 추구하는 지식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는 한 점의 인연도 없다. 지( 知 )는 지인( 知 人 )이라는 의미를 칼같이 읽는다면 인

270 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회는 무지( 無 知 )한 사회이다. 무지막지( 無 知 莫 知 )한 사회일 뿐이다. 낯선 거리의 임자 없는 시체가 되지 마라 논어 의 덕( 德 )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 는 구절은 잘 알려져 있는 글이다. 백범일지( 白 凡 逸 志 ) 에는 백범 선생이 상서( 尙 書 ) 의 한 구절인 얼굴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이 마 음 좋은 것만 못하다 는 구절은 미모보다는 건강이 더 중요하고, 건강보다 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실 건강은 실생활에 있어서 미모보다 훨 씬 더 중요하다. 더구나 백범처럼 객지에서 많은 고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 던 독립운동가로서는 더욱 그러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정작 백범은 얼굴 좋 은 사람보다는 마음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있었다. 밖을 가꾸 는 외적 수양에는 무관심하고 마음을 닦는 내적 수양에 힘써서 사람 구실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신체가 건강한 것보다는 마음 좋은 것이 더 중요하 다는 것이다. 루쉰( 魯 迅 )이 의사되기를 포기하고 문학으로 진로를 바꾼 이유 가 그렇다. 일본 유학시절에 루쉰은 건장한 중국 청년이 러시아의 첩자라는 혐의를 받고 일본인들에게 뭇매를 맞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러일전쟁 당 시의 일이다. 건장하지만 우매한 조국 청년의 모습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의사의 길을 포기하였다. 우매한 대중의 각성이 더욱 시급한 중국의 과제라 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그의 삶의 보여주는 바와 같이 무쇠 방에 갇혀 죽어가면서도 그것을 모르고 있는 중국인의 각성을 위하여 치열한 인생을 살아간다. 루쉰의 경우는 심( 心 )의 의미를 각성과 의식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면 마음이 좋다[ 心 好 ] 의 의미를 각성이나 의식의 의미로 읽지 않고 마음 씨 또는 인간성 의 의미로 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건강보다는 마음씨 가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미모의 기준을 외적인 형식미에 둘 경우 사흘이 안 간다는 말이 있다. 변화 그 자체 에 몰두하는 오늘의 상품미학에서 형식미는 더욱 덧없는 것이다. 백범을 넘어서 루쉰을 넘어서서 이 마음 의 문제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마음[ 心 ] 좋다는 것은 마음이 착 하다는 뜻이다. 착하다는 것은 사람을 배려할 줄 안다는 뜻이다.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자기가 맺고 있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착하다는 것은 이처럼 관계에 대한 배려를 감상적 차원에서 완성해 놓고 있다는 의미 라고 할 수 있다. 머리로 이해하거나 좌우명으로 걸어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무의식 속에 녹아들어 있는 그런 수준이라고

271 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마음 좋은 것이 덕( 德 ) 좋은 것만 못하다 는 구절을 추가 하고 싶다. 덕의 의미는 논어 의 이 구절에 나와 있는 그대로이다. 이 웃[ 隣 ] 이다. 이웃이란 그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이다. 심( 心 )이 개인으로서 의 인간성과 품성의 의미라면 덕은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마음이 좋으면 그 사람의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넓 어질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좋다[ 心 好 ] 는 착하다는 뜻이고 착하다는 것 은 자기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를 소중히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는 심 ( 心 )과 덕( 德 )을 구분할 수 있다. 이 경우 덕은 당연히 인간관계에 무게를 두 는 사회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이다. 이 구절은 사람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구절이다. 옛 말에 쉰 살까지 성 실하게 살아온 사람은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때까지 그가 맺어온 인간관계가 안전망이 되어 그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삶의 내용 자체를 인간적이고 덕성스럽게 영위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방 식이다. 말하자면 복지 문제를 삶의 문제로 포용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 위령공 편에 군자는 도를 추구할 따름이며 결코 식( 食 ) 이나 빈( 貧 )을 걱정하지 않는다. 는 내용이 있다. 이것은 청빈( 淸 貧 )에 대한 예찬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이야기이며 나아가 사람과의 사업 에 대한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혁기의 수많은 실천가들이 한 결 같이 경구( 警 句 )로 삼았던 금언이 있 다. 낯선 거리의 임자 없는 시체가 되지 마라 는 것이다. 운동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민중과의 접촉 국면을 확대하는 것, 그 과정을 민주적으로 이 끌어가는 것 그리고 주민과의 정치 목적에 대한 합의를 모든 실천의 바탕으 로 삼는 것, 이러한 것들이 모두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이다. 의 원리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간관계로서의 덕이 사업 수행에 뛰어난 방법론을 검증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자체가 삶이 며 가치이기 때문에 귀중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공존과 평화 군자는 화목하되 부화뇌동하지 아니하며 소인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화 목하지 못한다 는 논어 의 화이부동( 和 而 不 同 )은 근대사회 즉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을 가장 명료하게 드러내는 담론이라고 생각한다. 근대사의 정점 에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는 패권적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

272 이 현대 자본주의이다. 이러한 자본주의 논리가 바로 지배, 흡수, 합병이라 는 동( 同 )의 논리이다. 종교와 언어까지도 동일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나라 는 그런 식민지 역사를 경험했다. 그러므로 동의 논리를 극복하는 것은 곧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과 무관할 수 없다. 이에 비해 화( 和 )는 다양성을 인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용과 공존의 논리이다. 군자화이부동( 君 子 和 而 不 同 ) 의 의미는 군자는 자기와 타자의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타자를 지배하거나 자기와 동일한 것으로 흡수하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반대로 소인동이불화( 小 人 同 而 不 和 ) 의 의 미는 소인은 타자를 용납하지 않으며 지배하고 흡수하여 동화한다는 의미로 읽어야 옳다고 생각한다. 화의 논리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의 논리이면서 나아가 공존과 평화의 원리이다. 그에 비하여 동의 논리는 지배, 흡수, 합병 의 논리이다. 동의 논리 아래에서는 단지 양적 발전만이 가능하다. 질적 발 전은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화의 논리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위의 구절을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 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로 현대적인 의미로 다시 해석할 수 있다. 극좌( 極 左 )와 극우( 極 右 )는 통한다 는 말이 있다.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적 격동기에 도처에서 확인되는 사실이기도 하다. 나는 극좌와 극우가 다 같이 동( 同 )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 다고 생각한다. 제국주의적 패권주의라는 극우 논리와 프롤레타리아 독재라 는 극좌 논리는 둘 다 강철의 논리이며 결국 동의 논리라고 할 수 있다. 바 로 그런 점에서 극좌와 극우는 그 근본적인 구성 원리에 있어서 상통할 수 있는 구조이다. 새로운 문명은 이 동의 논리와 결별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 다고 믿는다. 화( 和 )의 논리는 자기와 다른 가치를 존중한다. 타자를 흡수하고 지배함으 로써 자기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갖지 않는다. 타자란 없으며 모든 타자와 대 상은 사실 관념적으로 구성된 것일 뿐이다. 문명과 문명, 국가와 국가 간의 모든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와 다양성이 존중됨으로써 비로소 공존과 평화가 가능하며 나아가 진정한 문화의 질적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제가 바로 이러한 논리이다. 이러한 화동 담론이 우리의 통일론에서도 대단히 중요한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남과 북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서로 다른 체제로 대립하고 있고 또 지금까지 흡수합병이든 적화통일이든 기본적으로 동( 同 )의 논리에 따른 통일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우리의 통일론

273 을 동의 논리가 아닌 화의 논리로 바꾼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 는 일이다. 화의 논리는 무엇보다 먼저 공존과 평화의 논리로 통일 과정을 이끌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공존과 평화 정착은 통일 과정에서 요구되는 전 과제의 90%를 차지할 만큼 결정적인 문제이다. 공존과 평화정착이 이루어지 면 그 이후부터는 대체로 시간의 문제로 귀착된다. 화의 원리는 통일 과정의 출발점이면서 궁극적으로는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우리의 통일 과정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비롯하여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가치, 삶의 방식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구도를 모색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화 의 원리는 새로운 문명을 모색하는 세계사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화의 원리로부터 우리의 통일 과정을 이끌어가는 노력은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로부터 세계사적 과제로 나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고담준론으 로 갔지만 일상적 의미로 읽더라도 자기 흉내를 내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 은 없는 법이다

274 [제8선] 성 문화 소통 한금윤, 현대 사회의 성과 문화적 재현, 소통,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 주제 : 현대 사회의 성과 문화적 재현 은 인간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 는 성을 인간다운 가치로 이끌어가기 위해 성숙한 성문화를 어떻게 한국 사회 에서 조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책이다. 우리 사회의 성문화 수준이 어떠한가를 각종 사건, 사람들의 생각, 성 문화 관련 이론들을 통해서 규명해보고자 하였다. 단순히 관찰하고 진단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성숙한 성 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한가를 제안하였다. 저자는 성숙한 성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성적 주체성의 전제 조건으로 타인과 연결하고 소통하는 인간의 존재론적 특성을 중요하게 고려할 것을 주장 한다. 그리고 현대사회의 징후인 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상업화를 치유하기 위해 영혼이 깃든 섹스가 절실함을 역설한다. 궁극적으로 성문화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인간 존재의 상호의존성, 그리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개방성 을 충분히 수용하는 주체의 성찰이 요구된다. 활용 가이드 : 성이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라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라는 본질론적 관점에 대응하여, 주체의 성찰성과 성의 사회문화적 구성성을 설득할 수 있는 다양한 현실문화 분석과 여기에 적용되는 다채로운 이론적 자양분들을 얻을 수 있다. 문화와 섹스, 섹스와 영혼, 에로티즘의 이론과 현실적 위험성, 소 비주의와 성, 타자성의 윤리 등 성문화를 분석하고 이론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개념들의 리소스를 찾아볼 수 있다. F 성은 인간의 자연성과 문화성이 공존하는 지점이라고 합니다. 정말 그런지 한번 볼까요? 우리들의 성에 있어 자연적인 부분은 어떤 면들인가요? 또 문 화적으로 구성되는 부분들은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각 영역의 현상들을 수집한 후) 우리는 성을 실제보다 훨씬 자연의 속성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큰 거 같아요. 성을 자연성이라고 보게 되면 현재 존재하는 성문화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방관하게 되는 것이 큰 문제예요. 이에 비해 성의 문화적 속성을 잘 분석할 수 있게 되면, 성문화를 보다 바람직하게 변화시키기 위 해서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되지요. F 오늘날 성문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성과 소비주의의 결합입니다. 성은 상업영역에서 매순간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성을 매개로 소비가 조 장되는 것이지요. 성의 이러한 측면을 분석할 때 보드리야르의 이론이 시사 하는 바가 큽니다. (이하에서 보드리야르의 소비사회이론을 소개하면서 성문 화와 연결한다.)

275 성, 자연과 문화 사이 성은 인간의 자연성과 문화성이 공존하는 지점이다. 성은 인간이 생명을 향유하고 인간이라는 종을 지속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행위이면서, 동 시에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로 이루어진 또 하나의 삶의 영역을 창출하는 행 위이다. 따라서 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성의 자연적인 부분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성을 이끌어가는 인간적이고 문화적인 가치에 관해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이 단성생식이 아니라 양성생식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어떤 진화론적 의미가 있을까? 인간이 후손을 남기기 위해 다른 성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는 진화론적 사실의 의미는, 인간은 혼자서 자기 복제할 수 없고, 나와 다른 타자와 결합하여 종을 유지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즉 타자와의 연결과 소통 이 인간 존재에 매우 본질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세포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는 우주 탄생과 인간 진화라는 우주적 관점에서 성이 인간 생명을 지속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성장과 번식 에 필요한 에너지, 그리고 생물체로 하여금 움직이고 활동하게 만드는 에너 지는 궁극적으로 태양에서 비롯되고, 생명체들은 우주적 대양의 존재 아래에 서 오직 에너지 변환을 통해서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생명 활동 중 하나인 DNA는 강렬한 태양 앞에서 손상을 입기 쉬우며, 최악의 경우 생명이 종결 될 정도로 손상 받을 수 있는 결함을 지니고 있다. 성은 이러한 생명의 한계 성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유전자와의 결합을 통해서 자신의 유전 형질을 받 은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켜, 인간의 유한성을 지속성과 무한성으로 이어나 가게 하는 필수적인 생명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14). 마굴리스의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섹스가 인간의 불완전한 한계를 타자와의 결합을 통해 극 복해 나가는 창조적인 행위라는 대목이다. 성과 영혼: 왜 섹스가 범람하는가? 우리가 현대 생활에서 보다 심미적이고 성적이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이미 온갖 매체에 실리는 성적인 이미지로 홍수사태를 맞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는 분명히 섹스에 중독된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런 사회를 왜 더 악화시키려 드는 걸까? 이에 대한 대답을 나는 프로이트에게서 찾고 싶다. 그는 나 자신도 유익하 다고 확인한 한 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우리 인간은 충분히 소유하지 못했거 나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난폭한 반응을 보인다는 학설 14)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섹스란 무엇인가, 홍욱희 옮김, 지호,

276 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섹스를 꼴사나울 만큼 침소봉대하거나 편견을 극 복할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아울러 섹스를 개인 생활과 사회생활의 원 만한 한 부분으로 승화시키지 못했다는 말이다 15). 성에 집착한다는 것은 곧 섹스를 더 즐길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것은 양적인 측면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성의 홍수 시대에 우리에게 진정 으로 필요한 것을 바로 영혼이 깃든 섹스이다. 섹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는 섹스를 육체적인 것으로만 보는 버릇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는 섹스만큼 영혼을 지닌 것은 없다. 섹 스는 치열한 열정과 관능적인 접촉, 자극적인 공상 수많은 차원의 의미, 그 리고 미묘한 감동으로 가득한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섹스는 공상과 환상과 추억으로 상상력을 살아 꿈틀거리도록 만든다. 심지어 애정이 실리지 않아 공허하거나 속임수를 쓸 때조차도 섹스는 여전히 영혼에 강력한 반향을 불 러일으키며, 나쁜 성적 경험조차도 마음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16). 성적 환상, 성을 젠더에 가두다 성적 환상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힘은 무엇일까? 환상은 지금 이 자리 에서 실행되지는 않지만 있으면 아름답고 행복할 것 같은 상황에 대한 상상 력이다. 상상력은 인간을 동물적인 한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인간의 긍정적인 사고력이다. 성이 종족 번식이라는 기능에만 한정되었다면 인간이라는 종은 유지되었을지 몰라도 사랑, 연애 등 나와 타자가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욕망을 가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적 환상은 인간이 아름다운 세계를 꿈꿀 수 있게 하는 인간다운 상상력이 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성적 환상은 현실과 관계하고 있다. 환상은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상상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적 환상을 갖게 되는 과정은 대체로 대중 매체에서 제공된 이미지나 동네 형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해서이다. 즉 성 적 환상의 매개물이 바로 현실에서 제공되는 것이다. 그 현실이 어떠한 성 담론을 지니느냐에 따라 환상의 주체, 내용, 깊이, 강도가 다르다. 따라서 성적 환상은 시대에 따라, 종교에 따라, 지역에 따라, 교육 수준에 따라, 성 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개인의 성적 환상이 무엇이고 어떠한 특징을 가지는 15) 토마스 무어, 섹스의 영혼, 정명진 옮김, 생각의 나무, 1999, 11쪽. 16) 토마스 무어, 앞의 책, 15쪽

277 가를 서로 소통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남자의 성적 환상과 여자의 성적 환상은 일반적으로 다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각 성이 성적 환상을 갖게 되 는 매개물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체로 남자들은 10대 친구들과 음란물을 보면서 성적 경험을 하게 되고, 동네 형들의 영웅적인 경험으로 전파되어 성적 환상을 갖는다. 남자들의 성 적 환상에는 성 행위와 육체가 반드시 자리잡게 된다. 그러나 여학생의 경우 에는 10대 순정 만화나 로맨틱 영화, 또는 드라마를 통해 성적 환상을 갖게 된다. 그 속에 연출된 고급스러운 공간과 부잣집 아들의 맹목적인 사랑과 선 물 공세에 빠져드는 것이다. 여자들은 육체성보다 사물이나 감정이 지니는 아름다움을 얘기하면서 성적 환상을 갖는다. 성적 환상의 매개물과 매개 과정의 차이가 남성과 여성의 성적 환상에 차 이를 만들어낸다. 이 차이가 소통되어 해소되지 않는다면 현실에서 만나는 남자와 여자는 서로 싸우고 오해하고 상처 입을 수밖에 없다. 에로티즘과 사회: 바타이유와 마르쿠제 에로틱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야하다 흥분된다 좋 다와 같이 긍정적인 반응과 역겹다 충격적이다 혐오스럽다와 같이 부정적 인 반응이 공존한다. 혐오스러울 정도로 열정적인 관계를 보면 한편에서는 역겹지만, 한편에서는 현실의 금기를 넘어선 새로운 자극을 받기도 한다. 에 로틱한 것에 얽힌 이처럼 상반된 의미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혼란을 야 기하기도 하고, 새로운 욕망을 창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에로틱한 것을 음란한 것으로 규정하는 성 담론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문화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에로틱한 것을 볼 때 충격을 받는다. 그것은 에로 틱한 것 자체가 충격적이기보다는 자신의 기존 성 관념과 성 문화에 이질적 이기 때문이다. 조르주 바타이유(Georges Bataille)은 인간의 근본적인 특징을 에로티즘으 로 간주한다 17). 그는 성행위와 에로티즘을 구분하였다. 성행위는 동물에게 나타나는 것이고 에로티즘은 동물에게는 없는 행위이다. 따라서 에로티즘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행위이다. 인간은 번식을 위해 성 행위 자체에는 아무런 목적을 두지 않는 동물과 달리, 성 자체를 목적으로 성을 행한다. 바타이유는 인간이 에로티즘을 위해 재산도, 명예도, 심지어 목숨도 내놓 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존재의 연속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17) 조르주 바타이유, 에로티즘의 역사, 조한경 옮김, 민음사,

278 인간은 자신의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 재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인간의 불연속성을 인식케 하고, 인간은 이 불 연속성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데, 에로티즘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생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나와 타자가 온몸으로 관 계를 맺고 있는 충만한 순간에 인간은 죽음과 같은 순간을 경험한다. 에로티 즘을 통해 인간은 바로 이 죽음과 같은 경험 이후에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강렬하면서도 가장 의미 있는 발작으로서 성행위는 한 순간일망 정 존재의 연속성을 체험하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에로티즘 속에 현실적인 폭력성이 내재해 있다는 점이 다. 바타이유는 여자의 육체가 파열되는 순간의 고통을 쾌락과 연결시킨다. 여성은 성 행위를 처음 하는 순간에 남성의 성기가 들어올 때 자신의 육체 가 파열되는 고통과 그 이후의 쾌락을 경험하는데, 바로 고통에 따른 공포와 그 너머의 쾌락이 에로티즘의 절정이라고 바타이유는 본다. 폭력과 관능의 결합이 에로티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에로티즘은 폭력을 당하는 사 람의 고통을 은폐하는 측면이 있다. 폭력을 당하는 사람은 폭력과 광기를 내 재한 관능에 전혀 동감할 수 없다. 바타이유의 에로티즘은 이러한 폭력성, 일방성, 비상호성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남자들의 욕망에 그칠 위 험이 크다.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에로티즘의 시선은 여자들로 하여금 에로 틱한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한다. 에로티즘은 내가 타자를 향해 몸과 마음과 영혼을 여는 행위이다. 나와 타 자가 함께 하는 친밀한 순간의 환희이다. 이러한 환희는 폐쇄적인 심신의 확 장을 가져다주어 세계의 고립감을 극복하게 해준다. 에로티즘은 성적 행위를 통해 타인과 친밀한 감정을 교류하고 존재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인간의 가장 인간다운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타자를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도 구화하지 않고, 나 역시 성적 충동 에 사로잡혀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제한들을 넘어서서 새로운 삶의 아름다움을 생성하는 에로티 즘. 크림트의 <키스>에서 그리고 있 는 것처럼, 나와 타자가 신체적, 감 정적 합일을 이룰 때, 세상을 꽃 피 우듯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독일의 비판이론가 허버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는 에로스와 문

279 명 에서 에로스가 제대로 활성화될 때 참다운 인간 사회가 구현될 것이라 고 하였다. 그는 인류의 문명사를 고찰하면서 인간의 자유로운 에로스가 어 떻게 억압되어 왔는가를 진단하였다. 원시 사회에서 인간의 성욕은 본성상 여러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생산의 증대를 위해 인간의 에너 지를 노동화하고, 인간 사회를 조직화하고 지배하기 위해 인간의 성욕을 비 성적인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형적인 인간의 성욕이 성기 중심의 성욕으로 변형되었다는 것이다. 마르쿠제는 인간의 해방은 이러한 성기 중심의 억제된 성욕에서 벗어나 전 체적인 개성의 에로스화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즉 종족 번 식이라는 생식기 우위에서 벗어나 유기적인 존재로서 인간 전체를 에로스화 할 때, 성욕의 도구화에서 벗어나 자기 승화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 때 노동 과 놀이는 분리되지 않고 하나가 되며, 성욕은 성기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서 자연스럽게 분출되는 다형성을 띄게 된다. 그는 플라톤이 향연 에서 에로스를 하나의 아름다운 신체를 향한 욕망 으로, 다른 신체에 이르게 하고, 끝내는 모든 아름다운 신체, 아름다운 일과 활동에 대한 사랑으로 가는 중단 없는 전진으로 규정한 것을 인용하여, 억압 없는 승화로서 에로스의 힘을 강조하였다. 만일 유기체가 소외된 노동의 도 구로서가 아니라 자기실현의 주체로서 존재한다면, 사회적으로 유용한 노동 이 동시에 개인적인 욕구의 솔직한 충족과 결합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 여 다형적인 에로스는 문화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새로운, 훨씬 해방적인 문 화의 건설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사회의 성: 보드리야르 현대 사회에서 성은 사회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넘쳐흐르고 있다. 보드리야 르 18) 에 의하면 소비사회의 성은 광고, 패션, 미디어와 같은 대중적인 담론에 의해 기호화되어 표출된다. 사람들이 말하는 성, 성으로 말해지는 성은 하나 의 모사물에 불과하다. 소비사회에서는 성 자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성적인 것이 그 자체를 위해 나타나지도 않는다. 상품으로서 소 비되는 성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소비사회에서 성 행위는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성적 쾌락이 강렬하게 소 비된다. 소비의 대상은 육체와 연결되어 시장의 가치와 순환에 종속되어 재 현된다. 소비 사회의 성적 쾌락과 육체화가 자본주의 시장에 종속됨으로써 사랑의 행위마저도 나와 타인의 관계가 아니라 나와 상품, 상품과 타인의 소 18)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이상률 옮김, 문예출판사,

280 비 관계로 진행되고 있다. 소비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에로틱한 분위기에 젖기 어려우며, 그 분위기를 연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의 기회마저 제공되지 못한다. 상품화된 성문화는 인간의 심리적인 욕망을 시장의 가치에 부합하게 한다. 성품화된 성을 소비하는 현대인들은 즉각적인 성적 쾌락을 얻지만 그것을 통해 충족감을 누리지는 못하고 끊임없이 성적인 것에 목말라한다. 이것은 자본주의와 관련이 있다. 욕망을 가시화하고 육체화해서 상품을 소비하도록 하는 전략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그 소비의 속도가 빨라야 자본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 전략이 현대인의 성문화를 조 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사회의 성은 지극히 사적이거나 개인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적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 우리의 문화는 조루의 문화이다. 극도로 의례화된 과정인 모든 유혹과 모든 유 혹의 방식은, 자연스러운 것이 된 성적인 명령의 이면에서, 그리고 욕망의 즉각 적이고 강제적 실현의 이면에서 점점 사라져 간다. 우리의 중심이 실제로 욕망 의 자연화를 가능하게 하는 리비도적 경제학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때 욕망 은 충동에 이르게 되거나 기계적인 기능에, 특히 억압과 해방의 상상계에 도달 하게 된다. 그리하여 이제는 더 이상 너는 영혼을 지니고 있으니 영혼을 구원해야 한 다 라고 말해지는 것이 아니라, 너는 성을 지니고 있으니 성의 사용을 모색 해야 한다, 너는 무의식을 지니고 있으니 그것을 말해야 한다, 너는 육 체를 지니고 있으니 육체를 향유해야 한다, 너는 리비도를 지니고 있으니 리비도를 소비해야 한다 등이 말해 진다 19). 보드리야르는 소비사회에서 성욕이 하나의 습관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성 에 대한 탐닉과 육체적 쾌락에 대한 추구가 해방으로 오인되고 있지만, 그것 은 자본주의의 전략일 뿐이다. 소비사회에서 성욕은 자본을 유지하게 하는 효율적인 수단이 되었다. 경제논리로부터 벗어나있는 진정한 성적 유혹이 사 라져버렸다. 보드리야르에게 유혹은 자본주의적 생산 기능에 저항하는 문화 운동이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생산에 종속시킨다. 그 생산은 사람을 특정한 상품이 나 권력에 지배받게 만든다. 그러나 유혹은 도전, 한술 더 뜨기 라는 에너지로, 경제적 정치적 제도적 성적 장치들 속에 함몰되지 않게 한다. 그는 세상의 작용은 마음의 유혹으로부터 이루어진다고 보면서, 유혹을 끊임 19) 장 보드리야르, 유혹에 대하여, 배영달 옮김, 백의, 1996, 59쪽

281 없이 생산의 경제적 논리를 깨는데 기여하는 마음으로 본다. 소비사회에서 성의 상품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혹하는 마음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유혹은 포르노나 성적인 암거래와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의 것으로, 생 산에 매혹된 전체 사회에 도전하는 말과 행위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성 억압: 라이히 폴란드 태생의 공산주의 정신분석학자였던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 는 자본주의 사회가 인간의 성적 욕망을 결혼이나 가족 제도의 윤리를 통해 억압함으로써 인간의 성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파악하였다. 성에너지가 규제되지 않고 자유롭게 흐른다면 성적 질서가 문란해질 것이라는 이데올로기와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성과 관련한 사회적 기제들(결혼, 가정, 낙 태금지, 혼전순결 등)로 인해, 개인의 육체와 심리 구조 속에서 성은 차단된다. 그러나 결과는 프로이트 이론에서처럼 승화되어 문화를 생산해 내지 못하고 오 히려 충족되지 못한 성 에너지가 더욱 증폭되어, 반드시 제어되어야 할 부차 적인 잔악한 성도착적 충동으로 변모한다. 평형을 이루려는 에너지의 반작용 으로서, 여러 가지 병들, 노이로제, 성도착증, 히스테리 등 비사회적이고 비정 상적인 행동 양상, 생식기와는 무관한 어떤 유형의 만족감으로서, 사디즘적 행 위, 누군가를 능욕하는 판타지, 그리고 성격의 병리학적 변화, 비정상적인 현상 으로서 나타나는 성생활, 그리고 노동에 대한 방해 작용 등이 발생한다. 또한 그 자체 예속적인 심리구조를 동반하여, 불복종하는 태도 등과 같은 정신 질환 을 수반한다. 그 밖에도 일부일처제의 결혼은 결혼 밖의 성관계를 금지시키고, 여성에 대하여 순결을 강요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남자들은 결혼 이외에 성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되었으나, 실제로는 돈으로 성을 사야만 하는 문제, 매춘, 성의 금전화 현상을 낳았을 뿐이다 20). 라이히는 성도착이나 문란은 성 에너지가 자유롭게 방출되지 못하고 상징 계의 윤리에 의해 왜곡됨으로써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사회가 자신의 성 에너지를 자유스럽게 분출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 화혁명의 목표는 결국 인간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으며, 그것은 삶의 의지와 긍정적인 욕망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 야 한다. 이것은 일부일처제의 강제적인 결혼제도와 가족의 윤리가 철폐되 어야 가능하며, 개인의 성 에너지가 해방되면 자본주의 생산 방식에 인간이 종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 빌헬름 라이히, 성혁명, 윤수종 옮김,

282 성적 주체성과 자기 배려: 푸코 미셸 푸코(Michel Foucalt)는 성은 자기와 자기와의 관계, 자기와 타자와 의 관계를 규정지을 수 있는 개인 윤리의 문제이자 존재의 기술이라고 파악 하였다 21). 그는 고대인들이 성을 자신의 신체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파악하고 삶의 방향을 정하는 개인 윤리로 다루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 고대 인들은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통해서 인간의 존재 의미를 찾았다. 인간이 다른 생물체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동물들은 자기들의 생존에 필요한 것을 찾는데 반해 인간을 자신을 돌본다는 점이다. 동물들은 자연에 전적으로 의존하다보니 자신에게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 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인간은 결핍적인 상황에 처해서도 자유를 추구하기 위해 자신에 대한 배려를 발달시켜왔다. 고대인들의 자신에 대한 배려는 평생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는데, 그러기 위해 그들은 행복의 길을 알려주는 철학자들을 찾아갔다. 그들이 찾 은 답은 엄격한 교의에 얽매이지 않고, 명예롭고 안정된 삶을 영위하면서, 변호 활동과 문학 작업에 몰두하고, 세계와 결코 단절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삶에 시간을 마련해 두어야 함을 강조한다. 하루 중 명상이나 반성, 성찰을 할 시간을 두고, 삶을 자신의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 성찰은 자기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친구들, 후원자들과 자신의 활동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의사소통 활동 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기에 대한 배려는 고독한 실천이 아니라 사회적 실천 인 것이다. 자기 배려는 이처럼 이성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이처럼 우리가 성적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의 존재가 어떠해야 하는가 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 이 과 정에서 심지 깊은 자기의 윤리가 확보될 수 있다. 자기의 윤리란 사회의 지 배적인 윤리와 규범에 수동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 로 배양하는 삶의 자세를 의미한다. 성인식의 역사적 변천사 다른 모든 인간의 인식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한 인식도 그 시대적 프레임 의 영향을 받는다. 시대에 따른 성 인식의 흐름을 개괄해보자 22). 21) 미셸 푸코, 성의 역사3-자기에의 배려, 이혜숙 이영목 옮김, 나남, ) 한금윤, 현대사회의 성과 문화적 재현, 소통, 2009, 쪽

283 선사시대에는 최소한의 생명유지 활동을 하다 보니 남녀의 생산 활동에 별 차이가 없어 남녀의 신체적 우열에 대한 생각들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인구 가 적고 부족 내에서 혼인이 이루어지다보니 근친 간 성관계가 대부분이었 다고 한다 23). 그러던 것이 신석기 시대가 열림으로써, 식량을 주워 모으거나 사냥을 하 는 단계에서 벗어나 생산을 하는 단계로 나아가면서, 농기구의 사용과 가축 의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남자의 역할이 중요하게 되었다. 남성의 생식적 특 징이 상징적인 가치가 되고, 성이 생산과 축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기능 으로 변하였다. 고대 이집트에서 성은 쾌락의 원천으로 간주되어 성에 대한 금기가 거의 없었다. 반면에 근동 지역의 유태인들은 성을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였다. 혼외 성교나 자위행위 등 생산과 관련이 없는 성행위를 죄악시하였다. 성 중 자손의 번식을 위한 행위만 인정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유태인의 성 관념이 오늘날 서구 문화의 성인식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고대 유대인들의 제한적인 성인식은 한 때 그리스와 로마에 와서 극복되는 듯싶다가, 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난 뒤 기독교가 유럽 사회를 지배하면서부 터는 성적 행동이 종교적인 생활을 방해하는 요소로 평가되었다. 동성애, 일 부다처제, 성매매 등이 금지되고 심지어 처녀성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마침 내 12세기경에는 정조대가 출현하였으며, 18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시대 에는 남자의 자위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페니스 고리까지 나왔다. 빅토리아 여왕의 시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성을 부정하고 금기시하였다.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의 차이를 강조하는 개념이 형성되었다. 즉, 남자는 치 밀하고 능동적이며 성적인 존재이고, 여자는 감정적이고 수동적이며 성적이 지 않은 존재로 간주되었다. 동성애, 성매매, 혼외 관계, 자위행위 등 자손 의 번식을 위한 성행위가 아닌 모든 성적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비난과 금 기가 강화되었다 이와 같은 성 억제가 가능했던 것은 산업화와 경제부흥을 위해 남성들의 모든 정력을 노동에만 투자되도록 했던 사회체제에 의해서이 다 24). 노동 생산력을 높이 평가하는 시대에 인간의 성욕은 윤리적으로 폄하 되었던 것이다. 성에 대한 억압과 규제는 표면적으로는 인간의 성욕을 줄이는 듯싶었지만 오히려 성 활동이 지하에서 음성적으로 성행하게 하였다. 성매매나 포르노 문학 등을 통해 성적 욕망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였다. 그러면서 성 23) 하재청 외, 성의 과학, 아카데미서적, 1992, 13쪽. 24) 하재청 외, 앞의 책, 29쪽

284 병이라는 것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고, 공식적으로는 금기시되었던 피임도 비밀리에 퍼져 나갔다. 이제 성은 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와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로 이원화되었다. 19세기 성과학은 음성적인 성 행위를 줄이 기 위해 그 위험성을 밝히는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였다. 예를 들면 자위 행위를 정신적, 의학적 측면에서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여 간질병, 귀머거리, 천식, 정신 이상의 원인으로 규정하였던 것이다 25). 20세기에 들어와서 성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접근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부정적인 성에 대한 평가가 서서히 극복되었다. 특히 킨제이는 자위행위, 혼 전 성관계, 혼외 성관계 등의 여러 성 행위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질 수 있 는 정상적인 성적 활동의 일부라고 보고하였다. 또한 남성과 여성의 성적 반 응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표함으로써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적 엄숙주의에 서 성을 해방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이후 제1, 2차 세계 대전을 거치고, 여 성 해방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성에 대한 인식은 점차 인간에게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기쁨을 주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성은 자연스러운 생명의 활동인데도 불구하고 생산 활동을 위해서, 종교를 강화하기 위해서, 효과적인 통치를 위해서 규제되어 왔다. 때로는 종 교의 윤리를 빌려, 또 때로는 과학과 의학의 실험과 관찰의 논리를 빌려 성 에 대한 상( 象 )을 형성하고 규율과 제도를 마련하여 통제되어 왔다. 성에 대 한 인간의 인식이 성이 지니는 자연스러운 다양성을 제한하고, 성적 행동을 윤리적으로 평가하는 성 담론을 형성하였던 것이다. 성에 대한 생각과 관념 들은 상당히 인위적인 것으로 특정 목적과 이념을 위해 주조되어온 것들이 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특정 성 담론의 영향을 받아 특정한 방식으로 성을 바라보고 그것을 기준으로 성적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성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이 같은 시대와 한 사람 안에 서도 공존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성 담론에 고정되어 있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킨제이 보고서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다. 흥미롭게도 하나의 가족 안에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또 머리로는 성 해방론을 외치 지만 몸은 정절 이데올로기에 훈습된 사람도 있다. 역사상 출현한 다양한 성 담론이 서로 대립하면서 때로는 특정한 시기에 대세를 이루어 우리들의 생 각과 성적 행위를 조정하기도 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소통하거나 상충하면 서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내 머리와 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성 담론이 무엇인지를 자 25) 하재청 외, 앞의 책, 29쪽

285 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조건과 필요에 따라 형성된 것이라는 점을 인 정하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차이를 인정하기 한국 사회의 성문화에서 가장 일차적인 문제는 남자와 여자의 갈등이다. 급격하게 치솟아 좀 체로 떨어지지 않고 있는 이혼율을 보면, 남자는 여자의 차이를, 여자는 남자의 차이를 자신의 삶을 침범해오는 이질성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차이는 반드시 비극적인 단절과 분리로 치달아야할 필요 는 없다. 그것을 서로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될 수도 있다. 단 여기에는 소통 과 성찰이 따라야 한다. 소통은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존 그 레이의 말을 들어보자. 남자들은 화성에서 오고, 여자들은 금성에서 왔다고 상상해보자. 아주 오랜 옛 날,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던 화성인들이 금성인들을 발견했다. 단 한 번 얼 핏 보았을 뿐인데도 그들은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느낌을 갖게 되었다. 사랑에 빠진 화성인들은 얼른 우주 여행 방법을 고안해 금성으로 날아갔다. 금성인들은 마음으로부터 그들을 환영했다. 그들은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고, 예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사람을 위해 가슴을 활짝 열었다. 그들의 사랑은 마법과 같았다. 그들은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고, 무엇이든 함 께하고 나누면서 기쁨을 느꼈다. 비록 서로 다른 세계에서 왔지만, 서로에 대해 알게 되기까지, 서로 다른 욕구와 기호, 행동 양식을 이해하기까지 몇 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몇 년 동안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지구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엔 모든 것이 근사하 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지구 환경의 영향으로 갑자기 그들은 이상한 선택적 기 억상실증에 걸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게 되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자신들이 서로 다른 행성 출신이고, 따라서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알 고 있던 서로의 차이점들이 기억에서 모두 지워지면서 그들은 서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남자와 여자는 서로 충돌 하게 된다. 이로 인해 화가 나거나 실망하는 것은 대개의 경우 이 중요한 진리 를 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대방 이성이 우리 자신과 비슷해지기를 기대 한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원하고 우리가 느끼는 대로 느끼 기 를 바란다. 우리는 상대가 만일 우리를 사랑한다면 그들이 마땅히 이러이러하게, 즉 우리

286 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행동하고 반응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리라는 그릇된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태도를 견지하는 한 우리는 실망을 거듭하게 되고 서로 다른 점에 애정을 갖고 이야기해볼 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된다. 남자는 여자가 남자와 같은 식으로 생각하고 대화하고 행동하려니 하는 그릇 된 기대를 갖고 있고, 마찬가지로 여자는 남자가 여자와 같은 식으로 느끼고 말하고 반응할 거라는 오해를 하고 있다. 우리는 남녀가 서로 다르게 마련이라 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고, 그 결과 우리의 관계는 불필요한 갈등과 마찰로 가 득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존중함으로써 우리는 이성을 대할 때의 혼란 스러움을 놀라울 만큼 줄일 수 있다. 남자는 화성에서 오고 여자들은 금성에서 왔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26). 소통하는 성문화 창조하기: 레비나스의 환대 타자와의 소통은 자신을 재탄생하게 하는 활동이다. 타자와 만나면서 우리 는 자신의 토대와 삶을 성찰하여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나와 다른 타인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은 인간이 진정 스스로를 배 려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성문화에도 소통이 꼭 필요하 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성에 관해 다양한 경험과 가치를 나누고, 그 속에서 보다 나은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우리사회 는 훨씬 평화로운 사회가 될 것이다. 소통하는 성문화는 개인을 성장시키고 사회를 성숙시키는 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다문화 사회에서 성적 주체의 성찰 행위는 남녀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좀 더 확장될 필요가 있다. 확장된 타자들과 어떻게 소통하여 새로운 공동체 를 탄생시킬 것인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적 주체들에게 중요한 과제이 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자신과 타자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적인 차원에서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적 주체들이 타자와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내적인 공간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존재 자체는 항상 언제든지 타자와의 교류를 통해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삼아야 타자와의 소통이 가능하다. 이 때 중요한 소통의 방식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환대이다. 레비나스에게 있어 나 는 오직 타자를 통해서만 진정한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 레비나스에 따르면 가난한 자, 고아, 과부로 지칭되는 이방인은 나보다 힘이 없는 사람이고 나의 악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릴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 26) 존 그레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김경숙 옮김, 친구,

287 나 동시에 이 타자들은 나와는 절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즉 타자 성으로 인해서 신적인 무한을 나에게 고지한다. 무한이란 유한하지 않은 것이 고, 나에 의해 파악될 수 없는 것, 소유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이방인이 갖고 있는 타자성은 유한한 나의 존재와는 대별되는 신적인 무한이 며, 이방인을 환대할 때 나는 그의 얼굴이 드러내는 신의 현현을 만나게 된다. 이방인의 환대, 즉 소통의 전제 조건인 환대가 레비나스에게 중요한 이유는 그 것이 물질적인 조건에 예속되어 있는 나를 초월로 나아가게 해주고 영적인 인 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타자를 통해 인간적인 조건을 너머서 는 이런 초월만이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비 나스는 이방인을 환대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선택의 가능성들 중 하나가 아 니라 내가 가진 유일한 가능성이라고 평가한다 27). 자신의 주체성이 고정되거나 단일하지 않은 것은 분열을 드러내기 보다는 확장될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타자에 대한 대응 방법이 환 대로 나아가는 삶의 태도는 삶을 두려움이 아니라 모험으로 바라보게 한다. 모험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장에 자신을 내맡기는 실천 행 위이다. 우리가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에는 자신의 고유성을 재발견하 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 안에 잠재된 또 다른 나를 발견하여 기존의 나의 한 계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나로 재탄생하기 위한 것이다. 한 사회의 성숙한 문화는 자신의 존재를 다양한 관계와 맥락 속에 열어놓 을 때 가능하다. 행위에 대한 옳고 그름이라는 잣대가 아니라, 주체가 타자 를 만나 어떻게 조율하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나가고 있는가에 주목할 때, 한 사회의 성문화는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다. 성이 더 이상 자신의 존재와 별개 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고 타자를 알게 하는 삶의 창조적인 아름다움이 되어야 한다. 27) 이은정, 이방인들의 공동체, 연세대학교 대학원 비교문학협동과정 비교문학전공,

288 [제9선] 스피치의 과학, 스피치의 예술 김미경, 김미경의 아트스피치: 대한민국 말하기 교과서, 21세기북스, 간략한 책 소개와 핵심 주제 : 김미경의 아트스피치 는 16년간 200만 명에게 강연하면서 얻은 저자 고유 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놓고 있는 스피치 노하우 서적이다. 국민 강사로 각 광받고 있는 김미경만의 소통, 설득, 공감의 기술이 담겨있다. 사람의 영혼을 감동시키고 설득하는 일인 스피치를 예술적으로 승화한 '아트 스피치'를 통해 국민 강사로 거듭난 저자의 말하기 교과서다. '파워 스피치', '콘텐츠 스피치', ' 공감 스피치', '뮤직 스피치', '비주얼 스피치, '스탠딩 스피치'로 나누어 아트 스 피치의 모든 원리를 꼼꼼하게 담아냈다. 특히 아트 스피치에서는 콘텐츠가 가 장 중요함을 일깨워주면서, 콘텐츠 찾기부터 그것을 바탕으로 청중의 심리와 정서를 사로잡는 에피소드 구성법까지 세세하게 가르쳐준다. 활용 가이드 : 경력 16년차 전문 강사의 스피치 노하우에 따르면 강의는 첫째, 끊임없는 관 찰, 메모, 생각, 연습 등 지속적인 콘텐츠 구성작업, 둘째, 교육생에게 최대한 공 감을 얻어내려는 진실하고 겸손한 태도, 셋째, 오디오와 비디오 측면의 세세한 기술적 노하우,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된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사이 사이에 소개되어 있는, 한 사람의 평범한 청중에서 최고로 각광받는 전문 스피 커가 되기까지의 성장기를 통해, 천부적인 재능 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피나는 노력의 산물임을 엿볼 수 있게 된다. 전문 강사로서 누릴 수 있는 보람과 성취 감이 녹아 있는 장면에서는 다시 한 번 강사의 정체성을 다질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다. F 스피치는 배우고 연습하는 만큼 는다. F 스피치는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다. F 스피치를 잘 하려면 수평적 권력구조에 익숙해져야 한다. 우리가 말을 할 때 우리는 누구 위나 누구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평적으로, 상호적으 로 말을 나눌 때 말이 힘을 갖게 된다. F 스피치의 관건은 테크닉이 아니라 콘텐츠이다. 전문 스피치의 목적은 타인 의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삶의 경험과 지식, 지헤가 담긴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F 청중은 개인과 완전히 다른 존재다. 그들과 교감하기 위해 미리 많은 것을 알고 들아가고, 들어가서는 그들과 교감하기 위해 온 몸을 던져라. F 스피치는 청중에 대한 서비스다. 내가 서비스 정신을 가지면 청중이 먼저 다가온다

289 말의 권력 구조 아래로 내려오기 서양인들이 말을 잘하는 이유는 평등한 권력구조 때문이다. 그들은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말한다. 서로 간에 말이 자유롭게 오간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권력의 상하 구조가 분명한 경우는 말이 내려오기는 쉬운데 올라가기는 정말 어렵다. 회사에서도 부하 직원들은 자신의 속내를 함부로 비쳐서는 안 된다. 그저 상사가 좋아하는 용비어천가만 되풀이한다. 얼마 전에는 한 대기업에서 재미있는 교육을 의뢰 받았다. 여성 공무원 과 재미있게 대화하는 법 을 3시간 동안 가르쳐달라는 것이었다. 여성 공 무원들은 남성 공무원들과 다르다. 그들은 밥도 술도 싫어하며 백화점 상품 권을 선물하면 기겁을 한다. 그런데 그들에게 딱 하나 통하는 게 있다. 바로 말. 여성 공무원들은 전화 통화를 재미있게 하거나 말이 좀 통한다 싶은 직 원에게는 친밀감을 표시한다. 결국 그 기업은 그녀들의 호감을 사려면 말로 친해지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요즘 말의 구조는 과거처럼 반드시 상하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수평 혹은 부채꼴 구조에 가깝다. 이제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 지금도 옛 향수에 젖어 수직 구조에 적합한 말을 고수한다면 그 사람은 매력 없는 사람으로 찍혀 외톨이가 되기 십상이다. 권력을 버리고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권력을 행사 하면 인간 대 인간으로 대화하는 길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소통에서 제일 중 요한 것은 터널의 넓이다. 소통의 터널이 좁으면 지나갈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 꼭 해야될 말만 하게 된다. 그러나 소통의 터널이 넓으면 미주알고주 알 터녾고 이야기하게 된다. 사람들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주고받는 사이가 돼야 친해지는 법이다. 직장 내에서 소통의 터널이 유난히 좁은 상사들이 있다. 누가 그런 부류에 속하는지는 금방 티가 난다. 부하 직원들은 그런 상사들의 말 중 필요한 말 마 가려듣고 나머지는 흘려버린다. 그러나 보니 제대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 지 않는다. 그러나 상사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한다. 터널은 쌍방이 같이 뚫어야 한다. 밸런스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부하직 원들은 상사와의 대화 통로 넓이가 어느 정도인지 귀신같이 안다. 대화 통로 넓이가 너무 좁다는 느낌이 들면 말의 권좌에 있다는 인상부터 빨리 지워야 한다. 부하직원들은 상사가 직장 내 서열은 1급이지만 말은 1급이 아닐 때 비로소 마음을 연다. 말마저 높은 곳에 있으면 가느다란 통로를 겨우 통과한 말만 전해진다. 그는 권력이 높을지는 모르나 좁은 세상에서 사는 사람이다

290 말의 권력구조에서 위에 있을수록 소통의 시녀 가 되고 밑으로 내려올수 록 소통의 왕 이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콘텐츠 스피치 전문 스피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정한 가치로 환산된다. 아무리 달변이 라도 콘텐츠가 들을 만한 가치가 없다면 헛일이다. 내면을 채우는 강연이 아 니라 시간만 낭비하는 강연이라면 처음부터 유통 자체가 불가능하다. 전문 스피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말, 나만의 콘텐츠를 갖춰야 비로소 할 수 있 다. 말이 어눌하고 스피치 기교가 떨어져도 할 말 있는 사람이 말을 해야 세상 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학식과 직책이 높아도 들을 만한 이야기 가 없으면 입을 닫아야 한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대중 앞에 나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불문율이다. 스피치는 건축처럼 설계도를 짜야 한다. 스피치를 설계하지 않으면 강연자 도 할 말을 못 하고 청중도 들을 말을 못 듣는다. 결국 서로가 피해를 보는 스피치가 된다. 스피치는 3분짜리 자기소개든 1시간짜리 강연이든 무조건 설 계부터 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을 몇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구분하고 앞뒤로 도입부와 종결 부를 붙인다. 그렇게 기본적인 설계만 해두면 3분이든 1시간이든 주어진 시 간에 맞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물론 스피치 설계는 사람마다 스타일 이 다르다. 내가 만드는 스피치 설계도는 책 목차와 비슷하다. 만약 창업 성공의 비밀 이라는 주제로 1시간 강연을 한다고 가정해보다. 먼저 A4 용 지 3장을 책상 위에 펼쳐 놓는다. 그 위에 3가지 대주제를 하나씩 쓰고 대 주제마다 각각의 소주제를 넣으며 에피소드를 끼워 넣는다. 그리고 종결부를 채워 글을 마무리한다. 그렇게 모든 강의마다 3장짜리 강의안을 작성한다. 설계도를 치밀하게 만들려면 주제를 잘 정해야 한다. 할 말이 차고 넘쳐야 설계도를 제대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그 어떤 스피치를 하든 말하고자 하 는 주제에 몰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도입부는 듣기 편하고 쉬워야 한다. 처음부터 심각한 이야기를 하면 청중 은 부담을 느낀다. 가벼운 칭찬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둘째 청중과 공감 대를 형성해 빠른 시간 안에 마음을 열게 해야 한다. 내가 자주 쓰는 방법은 약점 보이기 다. 무대 위에 있지만 청중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이려고 낮추는 것이다. 강연은 감동적인 말로 마무리하는 것이 제일 무난하다. 감동적인 말로 심

291 장에 콕 박히면 앞에서 했던 말들이 모두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기억되기 때 문이다. 에피소드의 힘 사람의 몸통이 주제이고 팔다리가 소주제라면 손가락과 발가락은 설득 포 인트다. 그리고 실핏줄은 바로 에피소드다. 몸통과 팔다리만 있고 실핏줄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에피소드의 힘은 세다. 지난날을 반성하며 공부하고 싶도록 만들고 강사를 붙들고 무릎 꿇고 고백하고 싶도록 만든다. 에피소드 는 실핏줄처럼 몸 안에 숨겨져 있어 청중은 미처 인식하지 못한다. 탁월한 강사일수록 에피소드를 잘 활용한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지만 방금 생각 난 듯 친구 이야기를 하고 경험담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청중은 에피소드 의 장면 전환이 무척 자연스러워 이야기가 바뀌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따 라간다. 에피소드에도 격이 있다. 책 내용을 발췌 정리하는 것은 하급이다. 남의 경험 이야기는 중급이다.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모임에서 들은 카더라 통 신 같은 에피소드 말이다. 내가 직접 경험하고 판단해 다듬은 에피소드는 상급이다. 내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황과 주제에 맞게 자유로운 각색이 가능 하니 그만큼 설득력도 있다. 상급 에피소드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사람들은 만나는 것이다. 나는 어린 학생부터 나이 든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 람들을 찾아다니며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정 리해 사례집 도 만들었다. 거룩한 의자 에피소드 : 남녀의 조직 문화 차이 1편 300명 정도가 강의실에 들어찼는데 부행장급 이상은 강의실 오른쪽 거 룩한 의자 에 근엄하게 앉아 계셨다. 그런데 그분들이 앉은 순서가 참 재미 있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서열 순으로 앉아있는 것이다. 남자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상적으로 내가 누구 뒤이고 누구 앞인가를 신경 써야 합니다. 만약 큰 강당에 남자 직원 100명을 모아 한 줄로 서게 하면 금방 서열 순으로 설 것이다. 그런데 여자들은 서열을 잘 모른다. 손을 잡고 둥글게 선다. 만약 그 순간 내가 네 앞이니 뒤니 하고 가르쳐주면 마음에 상처를 입고 싸우기 시작할 것이다. 남녀의 조직 문화 차이를 이렇게 설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회사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292 폭탄주 vs. 스타벅스 커피 : 남녀의 조직 문화 차이 2편 남자와 여자는 다릅니다. 틀리다고 잘못 이해하시면 큰 일 납니다. 남녀 의 다름을 이해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관리가 가능해야 남성에게도 여성에 게도 인기 있는 상사가 될 수 있고 직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장일 뿐이다. 앞에서 화두를 던지면 일상에서 늘 벌어지는 에피소 드로 바로 이해시켜야 한다. 남자들은 직장생활을 하다 갈등이 생기면 얌마, 술 한잔하자 로 다 끝납니다. 이 이야기만 들어도 반은 풀린 거예요. 폭탄주로 공평하게 죽고 다음날 서로 잘 들어갔는지 물으면서 뜨거운 전우애 를 다지면 바로 형 님 아우가 됩니다. 술로 모든 상처를 소독하는 거죠. 남자들은 이렇게 문제 를 푸는 데 익숙합니다. 그런데 여자 직원은 남자 상사에게 술 한잔하자 는 말을 들으면 벌써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해야지 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은 술 마시러 간 거 고 한 명은 이야기하러 간 거죠. 같이 실컷 술 마시고 내일부터 잘하자고 헤 어졌는데 다음날 여자 직원이 와서 다시 시작합니다. 부장님, 제가 어제 너무 취해서 말씀 못 드렸는데요. 상사는 괜히 술값만 날린 거죠. 이런 분들이 결국 여자들은 역시 조직 생활에 안 맞아 까지 가게 됩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인데 말이죠. 제가 잘 아는 이사님이 있습니다. 그분이 처음 입사했을 때는 남자들하고 만 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게 되면서 마케팅 부서 의 태반이 여자들로 바뀐 겁니다. 처음엔 여자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임신한 직원에게 어떻게 일 시켜야 할지 몰랐대요. 그러다가 자꾸 부 딪치면서 여자 직원들을 다루는 기술이 엄청 늘기 시작합니다. 여자들은 남 자들처럼 술값도 많이 안 들더래요. 스타 벅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대화를 하니까 되더라는 거죠. 나중에는 만삭보다 입덧하는 임신 초기가 더 힘들다 는 것을 알고 3~5개월 때 일을 줄여주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 다. 결국 그분 팀은 가장 높은 성적을 올렸고 그분은 현재 임원으로 승승장 구하고 있습니다. 여자 심리를 너무 잘 알아서 성공한 케이스죠. 그분은 남 자 직원 다루는 방법도 잘 알고 여자 직원도 너무 잘 알죠. 게다가 요새 들어오는 젊은 남자 직원들은 가볍게 생맥주나 커피 한 잔 마 시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등 여자 직원들과 속성이 비슷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분은 이제는 어떤 다양한 인재가 들어와도 문 제없다고 합니다. 여러분 요즘 인재가 얼마나 다양해지고 있습니까. 갑자기 외국에서 들어온

293 직원도 있고 스물일곱 살 힙합세대 직원도 들어옵니다. 이런 직원들을 어떻 게 다뤄야 할지 배우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입니다. 따라서 요새 직 장인들은 다양성을 갖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여기서 메인 에피소드로 남녀의 갈등해결 방법의 차이를 이야기했고 서브 로 이사 사례로 다시 한 번 검증해주었다. 어떤 스피치는 메인 에피소드 하 나로 해결이 안 된다. 특히 오래된 고정관념을 깨야할 때나 청중이 고집스러 울 때처럼 한 번에 설득하기 힘들 때는 서브 에피소드를 2~3개 정도 넣는 것이 좋다. 청중이 자신의 경험을 대입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아지니까 설득 통로도 그 만큼 다양해진다. 에피소드를 여러 개 던지면 그중에 하나는 걸려서 뚫리게 돼 있다. 저 높은 곳의 논리보다 낮은 곳의 에피소드를 활용하라 논리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다. 별도로 이야기해줄 필요가 없다는 말이 다. 청중은 겸손하고 시선을 낮춘 에피소드가 전개될 때 감동한다. 스피치든 일상적인 대화든 최악의 경우는 자기 자랑을 하는 경우다. 저 높은 곳의 이야기 만 하면 결국 청중으로부터 외면당한다. 기업 신년사를 할 때 직원 들을 졸게 만드는 거룩한 말씀만 하지 말고 내년에 은퇴하는 공장의 반장 아저씨를 언급해보다. 반장 아저씨의 눈을 통해 바라본 회사의 역사, 발전, 미래 비전을 이야기하면 청중의 눈빛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겸손한 태도는 언제나 성공을 부른다. 저 높은 곳에서의 논리만 고집하지 말고 낮은 곳에서의 에피소드를 이제부터는 활용해보자. 청중의 속성 내가 세상에서 제일 두려워하는 존재는 바로 청중이다. 청중을 얕봤다가는 무대 위에서 처참하게 망가진다. 스피커는 자칫 잘못 다르면 깨지기 쉬운 가 장 어려운 인간관계가 바로 청중과의 관계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청중은 크 게 세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청중은 방어적이다.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누가 단상에 올라가든 네 가 얼마나 잘하는지 한 번 보자 는 이들이 많다. 또 청중은 보수적이다. 그 리고 청중은 쉽게 집단화된다. 지금껏 만난 이들 중 가장 방어적인 청중은 성희롱 예방교육 에서 만난 40~50대 중년 남성들이었다. 마치 내가 여러분 성희롱 하셨죠? 라고 물 어보기라도 할까봐 미리 장벽을 쌓았다. 어떤 부장은 교육장에 들어오면서부

294 터 짜증나게 이런 교육을 왜 받으라고 하는 거야? 라고 소리쳤고 어떤 이사는 아예 신문을 들고 오기도 했다. 그 순간 스피커가 주눅이 들면 안 된 다. 청중들은 스피커의 심리상태를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심리적으로 위축되 면 준비한 것도 생각이 안 나고 말도 꼬이고 시선도 불안해진다. 청중을 내 편으로 만들려면 최초 10분이 중요하다. 처음이 불안하면 청중 은 강연 내내 등을 돌린다. 그래서 나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할 때면 더 많이 웃고 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러분, 이런 교육 정말 짜증나시죠? 제가 생각해도 도대체 이런 교육을 왜 하나 몰라요. 성희롱 예방 교육 같은 건 빨리 없어져야 돼요. 그런데 제 가 왜 왔는지 아세요? 남자들이 잘 몰라서 실수하는 게 있습니다. 그걸 남 자 탓으로만 돌릴 수 있나요? 한국 사회에서 수십 년 살면서 남자들이 어떤 문화에 노출됐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제가 얼마 전 부산에 2박3일 교육을 갔다 왔어요. 그 회사 이사님이랑 밥 을 먹으며 이야기하는데 이사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취업을 앞 둔 딸이 있 는데 제가 외국계 회사 가라고 했습니다. 아직까지 한국 회사는 남녀차별이 심해서 승진을 못하니까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분은 여자에 대한 이 해가 남다르다 싶었는데 갑자기 물으시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지방에 며칠씩 다니면 남편 밥은 누가 해줍니까? 그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실망스러웠어요. 역시 한국 남자들이 여자를 이 해하는 한계는 딸까지구나 싶었죠. 나중에 비서한테 들으니까 이사님이 나쁜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셨다는 거예요. 생각해보니 한국 에서 50년 이상 살면 남자들이 자동으로 남편 밥을 걱정하잖아요. 그분 이 특별히 가부장적인 게 아니었어요. 여러분도 우리 남편 밥 누가 해주는지 궁금하시죠? 여러분들이 나쁜 남자라서가 아니에요. 우리 모든 그런 문화 속에서 살아왔어요. 나는 10분 동안 이런 식으로 공감할 만한 편안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 다. 여러분은 잘못 없어요. 한국적인 문화 속에서 여자 직원에게 술을 따르 라고 하고 블루스를 추자고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렇게 한국의 성희롱 환경에 수십 년간 노출돼 왔으니 성희롱인지 아닌지 구분 못하는 단 계에 있는 것이죠. 그렇게 일단 남자들의 죄를 용서해줬다. 여러분 안에는 자신도 모르는 성희롱 유전자가 있을지 모릅니다. 요즘엔 실수하면 큰일 나잖아요. 저랑 한 번 공부해보면서 점검하면 좋지 않겠어

295 요? 이쯤 되면 청중은 심리적 방패와 창을 내려놓는다. 무대 위에 서면 청중의 심리 변화가 다 보인다. 그전까지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통하지 않는다. 일 단 마음의 문이 열리면 다음부터는 더 이상 달래지 않는다. 야단칠 건 야단 치고 잘못한 건 지적한다. 물론 야단칠 때도 웃으면서 해야 한다. 정색하고 때리면 누구나 화를 낸다. 청중과 감성 코드 맞추는 두 개의 채널 스피치는 스피커, 콘텐츠, 청중으로 이뤄진다. 청중도 엄연한 스피치의 3 대 요소다. 그런데 스피커들이 콘텐츠만 들고 연단에 선다. 청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준비한 이야기만 줄줄이 늘어놓는 것이다. 그러나 청중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스피치는 무조건 실패다. 청중의 외적인 하드웨어를 파악하라. 제일 한심한 스피커는 청중의 회사 이름, 소속, 직함, 제품 이름 같은 하드웨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사람 이다. 청중의 내적인 소프트웨어를 파악하라. 현장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에 따라 말의 실행력과 말의 리더십이 완전히 달라 질 수 있다

296 [제10선] 미술사에 나타난 남자의 욕망, 여자의 몸 간략한 소개와 핵심 주제 :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이었던 동서양의 문화 속에서 화가와 후원자는 대부분 남자들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동서양의 미술사 속에서 남자의 욕망과 여자의 몸을 재현한 다양한 미술 형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미술사 에 나타난 남자의 욕망, 여자의 몸 이라는 제목으로 미술사에 나타난 남자의 성적인 욕망, 성적인 시선으로 보여 지는 여자의 몸을 나타낸 작품들과 함께, 여성 화가의 정체성과 페미니즘 예술가의 자의식이 나타난 작품들을 살펴보려 고 한다. 덧붙여 동양 미술사 중에서도 한국의 춘화를 들어 예전 한국인의 해 학적이고 인간적인 성의식과 성문화도 읽어 내려고 한다. 이 장에서 다루는 주 요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타자화하는 남자의 성적 욕망을 구분해 본 다. 관능, 훔쳐보기(관음), 강간, 롤리타 콤플렉스, 묶여 있는 여인, 성매매, 근친 상간,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소재로 작품을 분류하여 살피면서, 남성의 성적인 욕 망을 재현한 속에서 드러나는 남성 중심적, 억압적, 폭력적인 서구 문화의 이 면을 알아본다. 두 번째로는 여자의 몸을 재현한 누드화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누드와 네이 키드라는 용어의 차이부터 서구 누드화의 역사를 통해 나타난 젠더와 섹슈얼러 티, 자연주의 누드화 등의 변화를 살피고, 이후 누드화에 나타난 관습에 대한 도전과 심리적 탐구도 알아 볼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서양 미술의 대표적 여류 화가인 젠틸레스키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살펴본다. 당 시대에 여성으로서 살아낸 그들의 그림 속에 들어 난 시 선과 자의식을 이해해 본다. 특히 같은 소재를 다룬 남성 화가들의 그림이 소 재를 얼마나 다르게 표현하는지 그 의미심장한 차이도 알아 볼 수 있다. 젠틸 레스키와 프리다 칼로로부터 움튼 페미니즘 미술의 시작과 전개를 좀 더 살피 기 위해 린다 노클린의 사진, 게릴라 걸즈의 포스터 운동, 루이즈 부르주아의 조형물까지 짚어 본다. 마지막으로 조선 춘화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 단원 김홍도풍으로 그려진 <운 우도첩>을 들춰 보면서 춘화에 나타난 자연친화적이면서 담백하고 솔직한 조 선 후기의 성의식과 성문화를 읽어 본다. 활용 가이드 : 보이는 만큼 즐기면 된다. 다른 예술 장르가 그렇듯이 미술을 감상할 때도 열린 마음과 열린 생각으로 대 하는 게 좋다. 감상에 대한 한 가지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

297 들과 함께 감상하면서 서로 다른 이해와 느낌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그 림을 이해하고 즐기는 정도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보이는 만큼 안다. 미술은 가장 보기 쉬운 인문학 교재이다. 특히 성과 성적 욕망에 대한 열린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그림을 비롯한 미술 작품들은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사람의 몸, 사랑, 연애, 성, 성적 욕구, 나아가 이상 성욕까지 다루고 있 는 그림들을 보면서 개인을 넘어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 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화가의 생애와 그가 살던 시대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그림을 보는 데 도움이 된다. 화가가 살았던 시대와 그가 살아낸 생애가 분리되어 완성된 작품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미술사의 변천과 작품에 나타난 상징, 구도, 붓질 등을 이해하 는 것도 더 많이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보는 차이를 알 수 있다. 미술 감상에 대한 정답을 찾기 보다는 보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의 차이를 이해 할 수 있다. 한 예로 누드의 역사를 따라가 보면 여러 그림에 다르게 표현되는 몸의 차이가 곧 그림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의 차이임을 알 수 있다. 하나의 몸이 여러 시선에 따라 다르게 그려져, 다르게 느껴진다. 더불어 그림을 통해 드러나는 다양한 시선은 깊이와 거리가 달라도 모두 이해하고 존중할 만한 '관 점'의 차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보이는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주변 보이는 곳에서 미술 작품을 찾을 수 있다. 국내의 여러 일간지, 주간 지, 월간지 등의 언론 매체들은 정기적으로 미술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하여 대중의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네이버캐스트 미술과 같은 인터넷 사이 트, 많은 개인 블로거들의 포스팅, 스마트폰의 포드캐스트(podcast), youtube, wikipedia, wikipainting, google art project 등에서도 검색어만 넣으면 작가와 작 품, 미술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보기 위해 찾아 가 본다. 갤러리,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등지에서 열리고 있는 유무료 전시 관람을 위 해 발품을 판다. 전시에 가기 전에 전시 주관사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전 시에 대한 해설과 여러 언론에 소개된 전시에 관한 기사나 방송을 확인할 수 있어서 그림 감상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찬찬히 그림을 보면서 벽에 쓰여진 해설을 읽고 도슨트의 해설도 듣고 유명인사가 재능 기부한 오디오 가 이드도 빌려 본다. 여유가 된다면 전시 관람 기념으로 도록도 사서 읽어 본다

298 1. 남자의 욕망 (1) 관능 <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 1907년-1908년 키 작은 풀꽃이 만발한 꽃밭 위에서 두 연인이 포옹하고 있다. 금빛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가운은 마치 후광처럼 빛난다. 강렬한 순간의 감흥을 더하 는 황금빛 속에서 영원한 사랑의 이미지로 기억되는 클림트( )의 <키스>이다. 그런데 황금빛 가운은 거대한 남성의 성기 같기도 하다. 그 속 에 남녀가 현란한 무늬와 육감적인 본능으로 뒤엉킨 듯한 모습이다. 화면 아 래 꽃밭은 이제 바닥인지 남성이 시작되는 지점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 아 래로 우수수 금빛의 욕망이 흘러내린다. 일본의 에도( 江 戶 ) 시대 금박병풍 같은 바탕에는 금가루가 흩뿌려져 있다. 연인의 키스는 부드럽고 달콤하다

299 관능을 추구하는 성적 욕망이야말로 가장 클림트다운 그림이다 (최선호 < 처녀 > 구스타프 클림트 1913년 클림트가 오십 세가 넘어 원숙한 경지에 이르러 그려낸 <처녀>(The Virgin)다. 성숙한 관능미가 넘쳐흐른다. 클라이맥스의 순간에 몽환적인 분 위기로 중첩되어 있는 여인들. 그녀들의 의상은 중국 전통채색화의 구름 문 양과 색감으로 장식하고 있다. 어둠이 둘러싼 윤곽은 <키스>의 테마에서처 럼 거대한 남성성기로도 보인다. 봄의 환희처럼 꽃이 피고 새가 울고, 생명 의 탄생을 예고하는 듯한 관능으로 엉켜있다. 클림트가 바라본 세계는 성적 에너지로 가득하다 (최선호 클림트는 자신의 성적 환상을 직접적으로 드러 내는 대신 신화의 주제 를 즐겨 사용 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나에의 이야기는 클림트의 성적 환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아크리시우스왕은 딸이 낳은 아들한테

300 살해당하리란 예언를 듣 고 질겁한다. 경악한 아 비는 딸을 탑 속에 가두 어 버린다. 하 < 다나에 >구스타프클림트 년 지만 신 중의 신 제우스 가 갇혀 있는 다나에에 게 반해 버린다. 제우스 는 부인 헤라의 질투를 피하기 위해 황금빛 빗 물로 변신하여 다나에의 다리 사이로 스며들어 사랑을 한다. 클림트는 정사각형 화면 전체에 다나에를 그려넣었다. 밀실 속에 감금된 다나에의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을 보다 강조하기 위해서다. 다나 에는 눈을 감고 있다. 성적 황홀감에 빠져 있는 듯하다. 후에 다나에와 제우 스 사이에는 페르세우스가 태어났다(국립현대미술관 웹진 artmu.moca. go.kr). 뒤에 <바위에 묶인 안드로메다>그림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에서 페 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를 구출하는 영웅으로 등장한다. 팜므 파탈(Femme Fatale). 미모와 성적 매력을 무기로 남성을 파멸적 상 황으로 몰아 넣는 치명적 매력을 가진 여자를 뜻한다. 팜므파탈은 클림트 그 림의 주요한 모티브였다. 1901년작인 <유디트 I>다. 유디트는 구약성서에 나 오는 이스라엘의 아름다운 미망인으로 이스라엘을 침략한 앗시리아 장군 홀 로페르네스를 유혹하여 그의 목을 베어 버린다. 나라를 구한 구국의 영웅으 로 추앙받을만 하다. 그런데 클림트 작품 속의 유디트에게는 어떠한 숭고한 의지나 기상이 없다. 그저 죽은 장군의 머리를 든 채 황홀경에 빠져 있을 뿐 이다. 클림트는 유디트의 이야기에서 구국영웅의 애국심보다는 남자를 유혹 하여 파멸에 빠뜨릴 수 있는 여성의 성적인 파워, 팜므 파탈의 위험한 마력 에 주목하고 있다(국립현대미술관 웹진artmu.moca.go.kr). 숭고한 구국 영 웅의 이미지(젠틸레스키의 그림 속에서와 같은)와 팜므 파탈의 이미지, 이 둘 다 화가가 유디트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여 그린 그녀의 이미지인 것이다. 세기말의 작가였던 클림트는 전적으로 여인들을 그리는 데 열중했으며 그가 그린 여성들은 19세기 말 빈의 퇴폐적인분위기에 젖어 있었고, 잔잔한 에로

301 < 유디트 I >구스타프클림트1902년 < 희망 I > 구스타프 클림트 1903년> 티시즘을 표현하고 있다. < 희망 I >은 미술사상 보기 드문 소재인 임산부를 주제로 그렸다. 그런데 배가 부른 젊은 임산부를 베일 한 장 없이 대담하고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그림 속의 여인인 짐머만은 클림트의 아이를 낳은 다수의 여성들 중 하나이다. 이 아기 가진 짐머만의 모습에서 클림트가 여성의 관능적 아름 다움을 생명 잉태의 힘으로 파악하여 어머니의 모습과 요부의 이미지를 오 버랩 시켰음을 알 수 있다(국립현대미술관 웹진). 임신한 여자는 부끄러움 없이 붉은 머리타락과 음모를 당당히 드러내고 있는데 그것은 임신이 섹스 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성적 암시이다. 배 위에 깍지를 낀 양손은 인 류의 희망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완벽한 여성상, 생명과 육체의 찬가를 보 여주는 듯하다. (박희숙 클림트의 <희망 I> 은 이 글 뒤편에 나오는 프리다 칼로가 그린 <헨리 포드 병원>와 비교해서 볼 수 있다. 둘 다 여성의 임신을 소재로 하지만 두 화가가 바라보는 보는

302 관점과 주제 의식에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 훔쳐보기 (관음) < 배심원들 앞에 선 프레네 > 제롬 1861년 제롬( )의 <배심원들 앞에 선 프레네>다. 프레네는 고대 그리스 에서 최고의 '헤타이라이'다. 헤타이라이는 고관들의 술자리에서 시중을 들던 여자로, 당시 아테네에는 교습소까지 있었는데 미모와 몸매가 출중해야 들어 갈 수 있었다. 프레네는 기원전 4세기경 아테네의 유명한 조각가 프락시텔 레스(B.C.370?-330?)가 '크니도스의 비너스(이 장의 <누드에 대하여>를 시 작할 때 비너스 사진이 나온다) 를 조각할 때 모델로 삼았을 만큼 명성이 높았다. 에우티아스라는 노인은 프레네에게 반했는데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 지 않는 그녀에게 분개했다. 그리하여 그녀가 신성을 모독했다고 누명을 씌 운다. 재판 당일 프리네의 연인이였던 히페레이데스가 변호를 맡아 배심원들 을 설득하기 위해 나선다. 그는 신에게 자신의 모습을 빌려줄 정도로 아름 다운 그녀를 죽일 수 있겠는가 라면서 모두에게 프리네의 아름다운 몸매를 보여준다. 모든 배심원들은 프리네의 벌거벗은 몸을 보고 놀라는데, 그녀를 고발한 에우티아스는 히페레이데스가 들고 있는 옷 때문에 그 멋진 몸을 보지 못한다. 변호를 맡은 히페레이데스가 부여한 정당성 덕분에 판결을 내 려야할 배심원들과 이 그림을 보는 관객들 모두 프레네의 신을 닮은 몸, 아

303 름다운 몸을 훔쳐 볼 관음의 기회를 얻는다. 에우티아스만 빼고. (박희숙 <목욕하는 달라나 지방의 소녀들> 앤더슨 소론 1908년경 우리는 시골 소녀들이 목욕하는 은밀한 모습도 훔쳐 볼 수 있다. 앤더스 소른 ( )의 <목욕하는 다라나지방의 소녀들>을 통해서 말이다. 소녀들은 다스 투 방식으로 목욕하고 있다. 다스투 방식 은 스웨덴에서 하는 전통적 목욕법으로 화 로에 돌을 데워 열기욕을 하고 데워진 돌 에 물을 부어 증기욕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림 속 제일 앞 쪽의 한 소녀는 풍만한 엉덩이를 보이며 나무 목욕탕에 들어가 있 고, 서 있는 소녀는 빨간 불빛을 받으며 작은 바가지로 바닥에 물을 붓고 있다. 소 녀의 물기 묻은 풍만한 엉덩이가 나무 목 욕탕과 대조를 이루면서 에로티시즘이 강 하게 나타난다. 앤더스 소른은 빛과 물에 관심이 있어서 물이나 살갗에 닿은 빛의 효과를 잘 보여준다. (박희숙 (3) 성폭력 티치아노( )의 <타르퀴니우 스와 루크테티아>은 여자를 겁탈하는 순간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고대 로마사 중에서 타르퀴니우스와 루크레 티아의 강간 사건을 표현했다. 기원전 509년 로마 공포정치 시절. 타르퀴니우 스는 사촌 콜라티누스의 아내 루크레티 아에게 반한다. 타르퀴니우스는 그녀에 게 칼을 들고 접근해 죽이겠다고 협박 을 하며 결국 힘으로 겁탈을 한다. <타르퀴니우스와 루크테리아> 티치아노 1570년

304 <강간> 드가 년 다음 날 아침 루크레티아는 아버지와 남편 및 모든 가족들을 모아놓고 자 신이 당한 일을 이야기하고 복수를 당부하면서 자살한다. 이에 루크테티아의 가 족들은 시민 봉기를 일으켰고 타르퀴니우스는 추방당한다. 그림 속에서 옷을 갖춰 입은 타르퀴니우스는 침대에 누 워있던 벌거벗은 루크레티아를 칼로 위 협하고 있다. 여인은 온 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하얀색 부드러운 침대 시트 와 검은색 커튼은 남자와 여자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남자와 여자의 다리가 나란히 평행을 이루고 있는 것은 두 사람이 이뤄질 수 없는 관계라 는 것을 암시한다. 티치아노는 화면 왼쪽에 커튼을 들고 바라보는 사건의 목 격자를 그려 넣어서 타르퀴니우스가 이 사건으로 몰락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여자와 눈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타르퀴니우스 시선은 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가 욕망을 채우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무고한 이에 대하여 겁탈을 자행하고 그가 얻은 결과는 파멸이다. (박희숙 드가( )가 그린 <강간>은 사랑 없이 섹스를 해야 하는 여성의 심 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램프의 희미한 불빛이 방안의 두 사람을 비추고 있 다. 속옷 차림의 여자는 몸을 구부린 채 앉아 있고 남자는 다리를 벌린 채

305 문에 기대어 서 있다. 가정집 같은 분위기는 여자는 자신의 몸뿐만 아니라 자신의 방까지 남자에게 허락했음을 암시한다. 벽난로 위의 거울은 남자의 욕망과 여인의 겪는 감정을 비추는 역할이다. 코르셋을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는 붉은색 줄은 강간을 암시한다. 에드가 드가가 그린 이 작품에서 남자가 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남자의 성적 폭력을 암시한다. 속옷 차림으로 무방 비 상태로 앉아 있는 여인은 성적 학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성적 폭력에 무기력하기만한 여인의 참담함이 그림 속에 무겁게 가라 앉아 있다(박희숙 (4) 롤리타 콤플렉스 <소녀와 고양이> 발튀스 1937년 <사춘기> 뭉크1894년 롤리타 콤플렉스 라는 용어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에 서 유래한다. <롤리타>는 중년의 남자 험버트가 롤리타에게 바치는 애정과 집착에 대한 이야기이다. 험버트는 열두 살 소녀 롤리타를 만나 한눈에 사랑 에 빠진다. 롤리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미망인이었던 그녀의 어머니와 결혼한 뒤 자동차 사고로 그녀를 죽게 하고 의붓딸 롤리타를 데리고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 하지만 롤리타는 이내 다른 남자를 만나 험버트를 떠난다. 험버트는 롤리타를 가로채 간 연적을 죽이고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 책은 1955년 출판되었다. 소설은 소녀에 대한 중년 남자의 지배와 소유

306 욕을 이야기하지만, 남자의 욕망에는 그녀로 인해 파멸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가 결합되어 있다. 롤리타 콤플렉스, 곧 소녀에 대한 애정과 욕망은 남성이 가진 소녀에 대한 탐미적인 태도와 무심한 소유욕이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반짝반짝 연애통신, 발튀스( )의 <소녀와 고양이>는 매우 단순해 보인다. 어두운 실 내에 앉은 어린 소녀와 발치에 앉은 느긋한 표정의 고양이.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는 에로틱한 분위기 때문인지 다소 불안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보는 대상은 천진한 소녀인가, 조숙한 젊은 여인인가? (아트북 1999). 오슬로 전 시회에 전시된 최초의 누드화인 뭉크( )의 <사춘기> 속의 옷을 벗 은 어린 소녀에게도 공포감, 고독, 고뇌와 같은 감정이 담겨 있다(스트릭랜 드 2010).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험버트의 불안한 성적 욕망과 소유욕 이 어린 롤리타들이 표출하는 공포와 불안이 그림 속에서 재현되고 있는 듯 하다. (5) 묶여 있는 여인 (좌)<안드로메다>포인터 포인터(1869) (우)<사슬에 묶인 안드로메다>도례( ) BDSM은 인간의 성적 기호 중에서 기학적 성향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이 다. B는 bondage (결박), D는 discipline (통제), S는 sadism (가학 성욕), M은 masochism (피학성욕)을 뜻한다. 네 가지 모두 상대방에게 정신적, 신

307 체적 고통을 주거나, 그런 고통을 받음으로써 쾌락을 얻는 성적 행위를 말한 다. 성적 쾌락을 위해 상대방을 묶는 행위는 그림을 통해 벌거벗은 채 묶인 여인의 모습으로 많이 나타난다. 화가들은 신화나 서사적 이야기에서 묶인 여인의 모습을 찾아내 그리곤 했다. 이런 방법으로 그들은 과도한 가학적 성 적 지향에 대한 비난을 피해 갈 수 있었다. 그리스 신화 중 나오는 안드로메 다 이야기에는 묶인 안드로메다의 일화가 있다. 안드로메다는 에티오피아의 왕 세페우스와 카시오페이아의 딸이다. 카시오페이아가 자신의 미모를 뽐내 다가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왕은 딸을 괴물에게 제물로 바치라는 암몬의 신탁에 듣게 되고 그에 따라 딸 안 드로메다를 해변의 바위에 묶어 둔다. 페르세우스(제우스와 다나에 사이에서 태어났던)가 메두사를 죽이고 돌아가는 중에 묶여 있는 안드로메다를 보게 되었고, 괴물을 죽여 그녀를 구출해 둘이 결혼 한다( 에드워드 포인터( )의 <안드로메다>는 페르세우스는 보이지 않고 안드로메다가 바위에 묶여 있는 모습만 묘사했다. 거센 바람이 안드로메다의 옷을 벗기고 있고, 파도는 바위를 집어삼킬 것처럼 일렁거린다. 우윳빛 살결 의 안드로메다와 검은색 바위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안드로메다의 나체를 강조했다 (반짝반짝 연애통신 구스타프 도례( ) 가 그린 안드로메다 역시 신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보면 아름다운 벗 은 몸을 드러내고 성난 파도 곁에서 대책 없인 묶인 채 처분만 기다리는 무 력한 여인이 묘사되어 있을 뿐이다. 관객을 향해 아름다운 벗은 몸을 훤히 보이는 포인터의 안드로메다와 사슬에 묶여 힘겨워하며 벌거벗은 도례의 안 드로메다는 둘 다 보는 이의 가학적 성적 기호를 자극한다. 고대 신화 안드로메다와 비슷한 묶인 여인을 다루는 이야기가 서사시에도 나온다. 바로 안젤리카이야기이다. 안젤리카는 서사시 <성난 오를란도> 에피 소드에 나온다. 안젤리카는 아름다운 공주로 많은 남자들의 흠모를 받았다. 안젤리카의 사랑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을 하고 있는 남자들 가운데 그녀의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노인 한 명 있었다. 노인은 그녀를 잡아 섬에 가두고 괴물로 하여금 안젤리카를 지키게 했다. 이때 전설 속에 등장하는 용장 오를 란도의 부하인 기사 로저가 히포그라프라는 말을 타고 와 괴물을 물리치고 그녀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 서사시의 내용은 고대 신화 안드로메다와 구 별하지 못할 정도로 비슷하다. 이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앵그르( ) 의 <안젤리카를 구하는 로저>다. 화면 중앙에 있는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있는 벌거벗은 미녀가 안젤리카다. 안젤리카는 파도에 휩싸인 바위에 두 팔이 결박당해 있고, 왼쪽 다리를 앞

308 으로 내민 채 망연히 서 있다. 그녀의 머리는 뒤로 젖혀진 채 고통과 공포 속에서도 기사 로저를 바라보고 있다. 딱딱하고 어두운 바위는 그녀의 흰 피 부와 대조를 이루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 그녀는 마치 바위와 일체가 되어 조각상 같이 느껴지고 있다. <안젤리카를 구하는 로저> 앵그르 1819년 앵그르는 서사시의 에피소드보다 여성의 성적 매력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 고 있다. 로저가 괴물을 용감하게 물리치는 쪽 보다는 젖혀진 머리, 금발의 늘어진 긴 머리카락, 완벽한 그녀의 몸매와 함께 힘없이 앞으로 올려져 묶인 팔이 먼저 눈길을 잡는다. 쭉 뻗어 나와 묶인 끈이 없인 힘없이 축 쳐질 것 만 같은 그녀의 팔이 맘껏 그녀를 바라보고 상상할 수 있게 하는 무료 입장 권 같다. (6) 성매매 <폴리 베르제르의 바>는 손님의 술 주문을 받는 여자 종업원이 거의 무 표정하게 서 있는 그림이다. 마네( )는 앞쪽에 능숙한 붓 터치로 오렌지가 담긴 유리 그릇, 꽃, 술병들이 광선과 색채가 어우러진 것을 섬세 하게 묘사하였다. 뒤에 있는 큰 거울에는 홀 안에서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반 영되어 보이는데 여 종업원의 앞에 모자를 쓴 한 남자가 그녀의 뒷모습과

309 마주본 채 바짝 서 있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그는 마치 술을 주문하는 것처 럼 보이기도 하지만,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 바는 성매매의 장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영나, 우정아 코가 붉은 걸 보니 전작이 있어 취한 남자를 상 대하는 그녀의 표정은 다소 시니컬하다. 조건이 탐탁하지 않은 듯하다. <폴리 베르제르의 바> 마네 1881년-1882년 <두 창녀> 루오 1906년 <성병검사> 로트랙 1894년 루오( )의 <두 창녀>다. 본격적으로 사창가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매춘부를 그린 작품이다. 두 명의 매춘부가 전면에 스타킹 하나씩만 걸 치고 서 있는데 그녀들 뒤에는 여러 명의 매춘부들이 의자에 흐트러진 자세

310 로 앉아 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검은 머리의 뚱뚱한 매춘부는 붉은색 꽃을 머리에 장식하고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있다. 금발의 머리를 틀어 올린 옆에 선 매춘부는 노란색 스타킹을 신고 있다. 그들의 몸매는 두껍고 가늘어 서로 대조적이지만 둘 다 축 늘어진 가슴과 넉넉한 뱃살의 소유자로 싸구려 사창가에 있는 매춘부를 임을 암시한다(박희숙 /blue60). 지나가던 남성이 말을 건네면 무료하던 차에 한 끼 때울 수 있는 자금을 벌 생각에 무척 반가워 할 거 같다. <두 창녀>옆의 그림은 성병 검진 받고 있는 매춘부들을 그렸다. 로트렉 ( )의 <성병검사>이다. 매춘부들은 성병검사를 위해 하반신을 노출 시킨 채 서 있다. 19세기 파리에는 매춘으로 인해 성병이 만연했고 심각한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었던 시기다. 그래서 물랭루즈에서도 정기적으로 매 춘부들에게 성병검사를 실시했다. 검진 순서를 기다리면 수치심을 느끼기보 다는 후딱 해치우고 가잔 생각인지 옷을 미리 벗고 줄을 서고 있다. 두 여인 은 화장을 요란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축 쳐진 가슴과 늘어진 뱃살 등 육 체가 이미 세월에 무너져 버렸음을 나타내고 있다(박희숙 루오의 그녀들과 연식이 비슷해 서로 알고 지낼 듯하 다. 로트렉은 파리 물랭루즈의 매춘부들과 친하게 지내며 그녀들의 다양한 일상을 그렸다. (7) 근친 성폭력 성폭행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소녀는 왜 뒤돌아보고 있을까? 귀도 레 니(1575~1642)의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이다. 16세기 중엽, 로마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베아트리체는 빼어난 미모로 이탈리아 전역에 이름이 알려 졌다. 그런데 그녀의 아버지 프란체스코 첸치는 딸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녀 가 14세가 되자 성안에 가둬놓고 겁탈했다. 베아트리체는 16세 때 계모와 오빠와 함께 계획해 아버지를 살해한다. 베아트리체의 처지를 많은 사람이 동정했으나 결국 그녀에겐 사형선고를 내려졌다. 산타첼로 광장에서 공개 처 형되는 베아트리체를 보려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베아트리체 첸치 의 초상>은 그녀가 참수형을 받기 직전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흰색 천을 머리에 쓴 소녀가 힘없이 뒤를 바라보고 있다. 슬픔에 잠긴 큰 눈망울과 달 리 입가의 엷은 미소는 가혹한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데 대한 홀가분한 감정을 전달한다(위키피디아 ko.wikip edia.org)

311 년경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 레니 1662 (8)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서양미술은 기본적으로 인본주의 ( 人 本 主 義 )에 바탕을 둔 이성과 완 벽함 그리고 형식을 중요시했다. 그 러나 19세기 초반 일부 미술가들은 누가 더 고전에 가까이 접근하는가 에 따라 우열을 가르던 평가방법에 반발하였다. 바로 낭만주의 미술가 들이었다. 그들은 틀에 박힌 형식에 서 벗어나 상상력을 발휘하고, 극적 이며 새로운 미술을 찬미했다. 낭만주의가 대두되면서 다른 인종 의 모습과 삶이 미술작품에 등장하 게 된다. 특히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갈 때 동행한 학자들이 보고 수집한 자료들 덕에 근동( 近 東 ), 즉 오 리엔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오리엔탈리즘 의 붐을 일으켰다. 오리엔탈 리즘 회화에서 인기가 있었던 주제는 동물의 사냥, 학살 장면 그리고 뭇 남 성 화가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하렘의 모습들이었다. 제롬( )은 오 리엔트에서 여성을 매매하는<노예시장>같은 주제를 잘 그렸다. 뭇 남성들의 시선 속에서 매매의 대상이 된 관능적인 여성의 누드는 마치 공공장소에 노 출된 에로티시즘의 전시 같아 보인다. 그리고 이런 그림들은 이국 여성에 대 한 성적 환상을 부추겼다. 그런데 머리가 검을 뿐 그녀의 아름다운 벗은 몸 은 그리 낯설지 않다. 주변의 건물과 사람들, 매매에 참여한 남자들의 복장 이 호기심을 일으키는 이국적인 모습이다. 하렘의 오달리스크도 이국적일까? 하렘에서 사는 여자들을 통틀어 오달리 스크라고 한다. 이슬람의 술탄에게 하렘 안에 많은 처첩을 거느리는 것은 권 력과 부와 정력을 상징했다. 앵그르가 그린 <그랜드 오달리스크>도 상상 속 하렘에 누운 오달리스크를 상상하여 그렸다. 화려한 실내에서 오달리스크는 공작 털로 만든 부채를 들고 있다. 공작 털 부채는 성 충동을 달래는 도구이 다. 부채가 필요한 여성의 성감대 중 여기에선 발을 선택했다

312 <노예시장> 제롬 1866년 <그랜드 오달리스크> 앵그르 1814년 오달리스크는 당시 가장 인기 있는 그림 주제 여서 눕거나 기대 있는 자 세의 여성누드로 그려졌다. 특히 앵그르( )는 여성 누드의 대가였 고 내면 깊숙히 숨겨진 관능적인 욕망을 표현한다는 평을 들었다. 그 중에도 오달리스크를 많이 그리면서 이국적이고 에로틱한 주제를 반복하였다(스트릭 랜드 2010). 앵그르의 <그랜드 오달리스크>에서 여인의 허리가 이상하리만 큼 길고 엉덩이도 비정상적으로 크게 그려진 것은, 앵그르가 남성의 사랑을 받는 여성의 이상적인 몸매를 강조하기 위해 전통적인 원근법과 명암을 무 시했기 때문이다(김영나 앵그르의 오달리스크에 서도 이국적 분위기는 침대 이불, 시트, 커튼, 공작 깃털의 부채, 여인의 모 자 같은 여러 소품들이 담당하고 있는 듯하다. 오리엔트를 동경하는 서양의 낭만주의자들이 욕망하는 여성은 오리엔트의 여자라기보다는, 아직 낯설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양의 물건들에 둘러쌓인 채, 눈에 익숙한 몸으로, 익숙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자기 주변의 서양 여성인 거 같다

313 2. 여자의 시선 (1) 젠틸레스키 (첫 번째 그림) <수잔나와 장로들> 젠틸레스키 1610년

314 (두 번째 그림) <수잔나와 장로들> 귀도 레니1680년경 (세 번째 그림) <수잔나와 장로들> 세바스챠노 리치 년 서양 미술사에서 여성 화가가 많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누드모델을 그 리는 것이 여자에겐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드를 그리는 것이 서양 미 술의 기본적인 훈련인데도 말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남성작가와 비교해 손색 없이 걸출했던 첫 번째 여성 화가는 17세기 이탈리아에서 나타났다. 바로 아 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이다. 그녀는 화가였던 아버지에게서 기

315 초 훈련을 받았다. 그녀의 첫 그림은 <수잔나와 장로들>이다. <수잔나와 장 로들>은 성경 중 다니엘서의 외경( 外 經 )에 기록된 장면으로, 홀로 목욕을 하 던 아름다운 부인 수잔나가 장로들에게 추행을 당하고 있다. 그녀를 숨어서 지켜보던 장로들은 순순히 자기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외간 남자와 놀 아나는 것을 보았다고 고발하겠다며 겁준다. 그들의 협박에 굴하지 않았던 그녀는 결국 사형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청년 다니엘의 기지로 사실이 밝혀 진 후, 마침내 장로들이 처형당했다 (김영나 귀 도나 레니같은 남성화가들은 수잔나와 장로들 이야기를 그리면서 수잔나가 추행을 거부하는 몸짓을 그저 희미하게 표현한다. 고통스런 상황에 처한 수 잔나의 곤혹감보다 그녀의 아름다운 몸이 더 부각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젠틸레스티가 그린 <수잔나와 장로들>에는 물리적 분리와 거부의 몸짓이 분 명하다. 화가는 돌로 된 목욕탕 난간으로 물리적 거리를 두어 수잔나와 장로 들을 분리시키고 있으며, 손을 위로 뻗어 노인네들을 막고 외면한 수잔나가 느끼는 강한 불쾌감과 거부감을 표현했다. 참고로 구글 이미지나 네이버캐스 트로 <수잔나와 장로들>을 검색해 보면 상당히 많은 버전의 <수잔나와 장로 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젠틸레스키가 그린 수잔나 만큼 자기가 처한 불쾌한 상황을 분명히 파악하여 자기의 거부와 저항의 의사를 표현하 고 있는 수잔나가 얼마나 있는지 찾아 볼만하다. 그림 수련을 심화하는 원근법 교습을 위해 젠틸레스키 아버지는 딸을 친 구인 타시에게 보냈다. 불행하게도 젠틸레스키는 타시에게 강간을 당했고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렸을 때 그녀는 도리어 심한 고문과 고통을 겪어야 했다. 재판 직후에 그녀는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를 그렸다. 이 그림은 유대 여성 유디트가 적장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칼로 베는 장면이다. 젠틸레스키 그림 속의 유디트는 진실로 분노하고 있다. 검을 쥐고 있는 손과 팔의 부드러운 피부 아래로 강인한 근육이 보인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내 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진지하다. 여주인을 도와 적장을 짓누르고 있는 나이 든 하녀 역시 심각한 표정이다. 독특한 설정이다. 유디트를 그린 다른 작품 에서는 하녀는 거의 등장하지 않거나 적장의 목을 담을 자루를 들고 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구석에 그려졌을 뿐이지만, 젠틸레스키의 작품에서 하 녀는 화면 중앙에 배치되어 있다. 두 여인의 투쟁적인 연대감이 느껴진다. 극적인 광선과 고통에 일그러진 홀로페르네스의 생생한 얼굴 표정은 젠틸레 스키가 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억울한 사건에 대해 심리적인 복수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낳았다

316 < 홀 로 페 르 네 스 이 목을 베는 유 디트> 젠틀레스 키 년경 그 후에도 젤텔레스키는 학대하는 남성들에 대해 폭력으로 보복하는 주제 를 주로 다루었다. 그녀는 유디트가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주제를 다섯 번이나 되풀이해서 그렸는데 어느 것을 봐도 유디트의 모습은 명백한 화가 의 자화상이다. 카라바지오( )의 유디트가 어린 소녀의 연약한 심성 으로 다소 서투르고 주저하는 듯한 모습으로 묘사한 것과 대조적으로 젠틸 레스키를 닮은 유디트는 냉철하고 결단력있는 용맹한 여인으로 묘사되고 있 다.(스트릭랜드2010, 반짝반짝 연애통신

317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카라바지오1598년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얀 마시스 년경

318 위의 작품들에서 보듯, 남성 중심적 시선 속에서 여성은 어떤 성적인 제의 도 받아들이는 존재로 그려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남성의 욕망이기 때문이 다. 여성이 주체로서 느끼는 치욕감이나 공포, 혐오와 분노는 표면으로 드러 나지 않는다. 그녀는 주체가 아닌 대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벤 유디트는 세례 요한의 머리를 요구했던 살로메나 삼손의 머리카락을 자른 데릴라와 같은 악녀의 캐릭터가 그랬듯이, 성적 매 력으로 남성을 파멸하게 만드는 팜므파탈 이미지로 표현되기도 했다. 따라서 유디트를 성적인 시선에서 재구성한 미술작품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얀 마시스( )가 그린 가슴을 드러 낸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 트>와 앞에서 살펴본 클림트의 관능적이고 유혹적인 <유디트 I> 역시 전형 적인 팜므 파탈의 모습이다. 목욕하는 수잔나와 목을 베는 유디트 모두 성경 에서 인용되는 이야기로 영감을 받은 많은 화가들이 자기 나름대로 해석한 많은 작품을 그렸었다. 그 중의 젠틸레스키의 수잔나와 유디트는 다른 어느 누구의 작품보다 그림 속 여성이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현실 감각과 강 한 자의식이 분명하게 표정과 구도와 몸짓으로 드러나 있다. (2) 프리다 칼로 <부서진 기둥> 프리다 칼로 1926년

319 프리다 칼로( )가 그린<부서진 기둥>이다. 프리다는 자신의 일생 에는 두 개의 큰 사고가 있었다고 말한다. 하나는 리베라를 만난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온 몸이 부서진 끔찍한 교통사고다. 하지만 이 두 사고는 그녀 에게 작품으로 표현할 평생의 소재와 영감을 주었다. 평생에 걸쳐 서른 번 넘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던 그녀에게 고통은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렸 다. 1907년 멕시코에서 태어난 프리다 칼로는 6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가 불편했지만 총명하고 아름다운 소녀로 자랐다. 그녀는 멕시코 최고교 육기관이던 에스쿠엘라 국립 예비학교에 진학했는데 장차 의사가 되려고 했 다. 18살이던 1925년에 일어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멕시코의 진 보적인 여성 의사로 살아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교 길에 오른 버스와 전차 가 부딪치면서 그녀의 옆구리로 강철봉이 뚫고 들어가 척추와 골반을 관통 했고 불편했던 오른발은 짓이겼다. 그녀는 이 사고로 자신은 다친 것이 아 니고 부서졌다 고 표현했다. <프리다와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칼로 1931년

320 <부서진 기둥>에 칼로는 사고로 부서져 온 몸 여기 저기에 대못이 박힌 것 같은 고통에 시달리는 자신을 그렸다. 뒤 편의 갈라진 멕시토의 땅이 황 폐해진 그 녀의 마음을 나타내는 듯하다. 깁스를 한 채 침대에 누워 두 손만 자유로웠던 칼로는 누워서 그림을 그 렸다. 캐노피침대 지붕 밑면에 설치된 전신 거울을 보며 자신을 관찰하고 스 스로의 모습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칼로의 그림 은 당시 멕시코와 혁명을 대표하던 최고의 화가였던 디에고 리베라에게 보 여졌고 그에게서 이 소녀는 분명 진정한 예술가 라는 평을 들었다. 22세 가 된 칼로는 21살 연상의 리베라와 결혼했다. 프리다와 디에고의 결혼 소식에 대해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코끼 리와 비둘기의 만남이군. <프리다와 디에고>, 이 그림에서 특히 시선을 끄 는 것은 두 사람의 발이다. 지나치게 큰 디에고의 구둣발과 몸에 비해 지나 치게 작은 프리다의 아이 같은 발. 프리다의 조그만 발은 디에고에 대한 존 경과 의존성을 나타내다. 살짝 디에고에게로 기울어진 그녀의 고개 역시 디 에고의 널찍한 어깨 각도와 조화를 이루며 디에고에게 방패막이가 되어 주 길 원하는 칼로의 기대감을 들어낸다. 하지만 결혼한 후에도 끊이지 않던 리 베라의 여성편력과 몇 차례의 유산을 겪으며 칼로는 고통을 반복하여 겪는 다. <헨리 포드 병원> 프리다 칼로 1932년

321 <헨리 포드병원>은 아이를 잃었을 때의 절망적인 심정을 담은 작품이다. 여자는 무력하게 커다란 침대에 누워있고 여자의 아래쪽 침대 시트에는 피 가 흥건히 고여 있다. 그것은 배가 불러 있음에도 여자가 낙태를 했음을 의 미한다. 왼손에는 세 개의 붉은 색 리본을 쥐고 있는데 그것은 실패한 임신 을 상징하고 있다. 침대 오른쪽 위의 달팽이는 인디언 문화에서 임신과 탄생 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것이다. 프리다 칼로에게 달팽이는 여성의 임신주기와 섹슈얼리티를 상징한다. 침대 밑에 있는 골반 뼈의 모형은 유산의 원인을 나 타내고 있다. 프리다 칼로는 교통사고로 등뼈와 골반의 문제가 있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었지만 임신을 했다. 정말로 리베라의 아이를 낳고 싶었던 그녀는 무리해서 임신을 했지만 결국 낙태를 하고 만다 (박희숙 <머리를 자른 자화상> 프리다 칼로 1940년

322 여러 번의 임신과 유산 속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사이 칼로는 자신의 여동 생과 리베라의 외도를 알게 된다. 그녀는 모든 것을 접고 그들에게서 등을 돌려 여행을 다니며 동성의 연인을 만나기도 했다. <머리를 자른 자화상>. 긴 머리가 사방에 흩어진 채, 작은 몸에 어울리지도 않는 큼직한 남성 정정 을 걸치고 있는 프리다의 자화상이다. <디에고와 리베라> 그림 속의 발이 아이처럼 작고 머리를 살짝 남편에게 기대고 있던 기대에 가득 찬 여린 부 인의 모습은 없다. 그녀는 자신의 여성성을 스스로 제거해버림으로써 남성의 모습으로 디에고에게 저항하고 있다. 이제 남성의 무의식을 가진 여성은 여 자를 사랑하는 것이다. <2인의 프리다> 프리다 칼로 1939년 결국 리베라와 이혼을 하 게 되고 이즈음 늘 그녀를 괴롭혔던 척추의 고통이 본 격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으 로 가 척추 수술을 받던 칼 로에게 리베라가 다시 차아 왔다. 그렇게 리베라와 그녀 는 이혼 한 지 일 년 만에 다시 재결합을 한다. <2인의 프리다>에서는 다 른 옷을 입고 다른 피부색을 한 두 명의 프리다가 손을 잡고 앉아 있다. 왼편에는 피가 떨어져 맺힌 빅토리아 식 드레스를 입은 프리다가 있고 오른 편 프리다는 멕시코 전통 의상을 입 은 모습이다. 상처 입고 피 흘리는 외상의 프리다와 건강한 프리다가 피를 나누는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건강한 프리다의 손을 자세히 들여다 동그란 부분에 아주 작은 그림이 새겨져 있다. 바로 디에고와 프리다가 손잡고 있는 형상이다. 자신의 이중으로 분열된 모습을 냉철하게 지켜보면서도 그 한가운 데에는 리베라와 함께 했던 행복한 프리다가 있다. <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 혹은 내 생각 속의 디에고> 속에도 멕시코 전통 복장인 테우아나를 입은 프리다가 그려져 있다. 두 번째 결혼 이후 1943년 에 그려진 이 그림 속에서 지혜의 눈이 자리한다고 생각되는 이마 한 복판

323 에 프리다는 리베라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프리다와 리베라 두 존재가 하나 라는 사실을 상징하는 것이다. 테우아나 머리장식과 의상의 순백색은 두 사 람의 서로에 대한 정신적 순결성을 상징한다. 1953년에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개인 전도 열었다. 그러다 1년 후 1954년 폐렴 증세의 악 화로 고통과 고독 속에서 보낸 47년의 슬픈 생을 마 쳤다. 그녀의 마지막 일기 에는 이 외출이 행복하기 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이라고 쓰여 있었 다. 1970년대 페미니즘 운 동이 일어나면서 칼로는 그 녀의 표현하는 솔직 담백 한 여성성과 섹슈얼리티로 인해 다시 한 번 높이 평가 되었다. <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 혹은 내 생각 속의 디에고> 프리다 칼로 1943 (3) 페미니즘 미술 1) 린다 노클린 페미니즘 미술이 서구에서 출현한 것은 1970년대 초의 일이다. 1971년에 린다 노클린(1931- )이 쓴 <왜 위대한 여성 예술가는 없는가?>라는 논고가 페미니즘 미술의 문을 연 이래 미술사, 미술비평, 예술작업에서 페미니즘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제1세대 여성주의 미술가들 중 하나인 린다 노클린은 남성천재화가의 신화에 도전하여 잃어버린 여성작가를 발굴하고 여성미술을 재평가 하였다. 더불어 그녀의 미술운동은 정치적 운동과 정신적 운동의 양면에서 전개되어 여성성을 전제로 한 차원에서 실천되었다. 린다 노클린의 <바나나 사세요>은 가난한 중년 남자의 실체를 표현하고

324 (좌)<사과 사세요> 작가 미상 19세기 경 (우) <바나나 사세요> 린다 노클린 1972년 있는 작품이다. 신발과 양말만 신은 남자가 구부정하게 서서 벌거벗은 채 쟁 반을 들고 있다. 쟁반에는 몇 개의 바나나가 놓여 있으며 바나나가 없는 쟁 반 중앙 위에는 남자의 페니스가 보인다. 수염과 덥수룩한 머리 그리고 가슴 의 털은 남자를 나타내지만, 아래 바나나를 향해 고개 숙이고 있는 페니스는 팔리지 않는 바나나와 함께 남자의 성적 무능함을 암시한다. 린다 노클린의 이 작품은 19세기경 사진의 하나로 여성의 가슴을 사과로 표현한 작품인 <사과 사세요>를 패러디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전통적으로 미술관에 서 여성 누드를 보면서 즐거워했던 관람객들에게 남자의 초라한 누드를 보 여줌으로써 기존의 관습을 뒤집고 있다. 1960년대 들어서 여류 화가들은 남 성들을 위한 에로틱한 여성들의 그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남자의 누드로 작품을 제작했다. 이 작품도 미국 페미니스트의 전복적인 정신을 나 타내고 있다(박희숙 2) 게릴라 걸즈 게릴라 걸즈(Guerrilla Girls)는 익명의 여성 예술가들의 모임이다. 여성미 술운동이 본격화되고 여러 단체가 결성되면서 많은 여성미술인들은 가부장 적인 사회제도나 관습 때문에 여성미술가들이 차별 당했고 두각을 나타낼

325 <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게릴라 걸즈 포스터> 게릴라걸즈 1989년 수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그 중에 가장 급진적인 그룹은 게릴라 걸즈였다. 그들은 커다란 고릴라 마스크를 써서 자신의 신분을 비밀에 부쳤다. 고릴라 마스크는 게릴라와 비슷한 발음에서 착안한 것이었다(게릴라걸즈 2010). 게릴라 걸즈는 미니스커트에 망사 스타킹을 신고 고릴라 마스크를 뒤집어 쓴 채 공공장소에 나타나, 문화 전반에 밴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각 종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멋진 비주얼과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로 기존의 선 입견을 비틀고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이들은 낙태와 전쟁 등 미술계 밖 사회 문제도 다뤄왔다. 불공평하고 정당하지 못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언 제든 게릴라걸즈의 표적이 된다(게릴라걸즈 2010).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글과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나타낸 포스터를 거리 곳곳이나 버스에 붙였고, 대학이나 학회, 전시장에 나타나 유인물을 배포했다. 여성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옷을 벗어야 하는 가? 라는 표어를 쓴 <메트로폴리탄 게릴라 걸즈 포스터>는 이들의 가장 유명한 포스터이다. 이것은 메트로폴리 탄 미술관에 소장된 여성작가의 작품은 전체 소장품의 5%에 불과하지만 누 드작품의 85%는 여성 누드라는 사실에 근거하여 그 문구를 넣어 만들었다 (김영나 고릴라 탈을 쓰고 있지만 누드로 비스

326 듬히 누워 길게 늘어난 허리를 보이는 뒷 모습이 앵그르가 그렸던 <그랜드 오달리스크>를 연상시킨다. <해부학적으로 올바른 오스카 상> 게릴라걸즈 2002년 2002년 아카데미 영화제를 앞두고 설치한 대형간판이다. 이들이 간판 안 에 그린 오스카상은 살찐 중년의 백인 남자가 두 손으로 성기를 가리고 있 다. 간판에는 해부학적으로 올바른 오스카상- 그는 백인&남성이다. 이제 까지의 수상자들처럼! 이라고 적혀있다. 그 외에 감독상은 한 번도 여성 이 수상한 적이 없다. 각본상의 94%가 남자에게 수여됐다. 연기상 의 오직 3%만에 유색인종에게 수여됐다, 라고 적혀있다(마르키온 미술뿐만이 아니라 영화와 같이 다양한 방면 에서 활동하고 있는 게릴라 걸즈의 위트있는 농성이다. 간판 앞에서 고릴라 가면을 쓰고 한 것 입을 한껏 벌리고 간판에 쓰여진 말들을 외치고 있는 것 같다

327 3) 루이즈 부르주아 <마망> 루이즈 부르주아 1999년 누가 봐도 알을 품은 거미다. 프랑스어로 엄마를 뜻하는 <마망>은 알을 품고 독을 잔뜩 올린 채 웅크리고 서 있는 거미의 모습이다. 철판 조각을 이 어 붙여 거대한 거미다리를 만들고 몸통을 실타래같이 만든 다음 아랫배에 철망을 두르고 그 안에 대리석으로 만든 둥글고 거대한 알을 넣었다. 루이즈 부르주아( )는 알을 품은 암컷 거미를 통해 나의 어머니가 지닌 모성( 母 性 )을 형상화한 것 이라며 어머니는 거미처럼 실로 태피스트리 (tapestry)를 짜던 사람 이라고 회상했다. 그녀는 또 이 작품은 나의 어 머니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아버지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 어머니에 대

328 한 연대감 등 유년의 기억을 불러와 자기 알을 보호하려는 모성과 경외감, 두려움을 거대한 크기로 표현했고 상대적으로 가늘고 약한 다리는 상처받기 쉬운 내면을 표현했다 고 설명하기도 했다(최선호 yung.com). <마망>은 단순히 장엄한 크기의 조각이 아니라 모성을 간직한 여성의 강 한 생명력의 표상이다. 부르주아는 어떻게 이런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었을까. 예술가의 삶은 곧 예술이다. 그녀의 어린 시절에 받았던 내면의 상처는 커가면서 그녀에게 더할 수 없는 분노의 에너지가 됐다. 그녀의 작품 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유년시절의 불행했던 가족사, 즉, 아버지의 불륜, 어 머니의 죽음, 언니의 문란한 생활, 남동생의 새디스트 성향 등은 훗날 부르 주아가 성장해 유년의 기억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녀의 조각은 재료가 다양해지고 주제가 과감해진 1950년대와 60년대를 거 쳐, 70년대에는 급속도로 부상한 페미니즘 열풍과 함께 더욱 강렬하고 파격 적인 인상을 띠게 됐다. 1966년 페미니스트 평론가 루시 리파드(Lucy Lippard)를 만난 작가는, 1970년대 내내 여성미술운동에 관여했고, 자연스 럽게 존경받아 마땅한 장년의 개척자 로 대접받았다. (좌)<아버지의 파괴 (부분)> 루이즈 부르주아 1974년 (우)<연회를 위한 의상> 루이즈 부르 주아 1978년

329 1974년 남편이 세상을 뜨자, 창작을 위한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 가부장 적 가족 제도에서 받은 유년기의 상처를 주제로 다루는, 예술계의 남녀 차별 에 따라 부당하게 과소평가된 여성 조각가 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도 1970 년대의 일. 이후 그녀의 커리어는 급반전했다(임근준 2013).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이 정점에 이른 1974년 작 <아버지의 파괴>(The Destruction of the Father)가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짐승의 핏빛 내장과 엉덩이, 허리와 다리 형상이 여기저기 나뒹굴 고 있다. 신체 부분들이 아버지의 사지이고, 이 설치 작업이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가족 만찬에서 온가족이 아버지를 잡아먹는 장면을 암시한다. 끔찍한 근친살육의 비극은 가부장적인 권력에 대한 부르주아와 가족의 반란이다. 설치 아랫부분은 중앙 남근 모양의 길쭉한 형태 주위가 유방 형태의 완만 한 곡선들로 둘러싸여 있다.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유방들이 남성과 여성이 대치하고 있고, 마치 유방이 남근을 짓누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은 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모티브다. 부르주아는 1978년 연회 신체 부분들을 위한 패션쇼 에서 자신이 디 자인하고 제작한 <연회를 위한 의상>(Costume for A Banquet)을 입고 퍼 포먼스를 했다. 유방을 온몸에 주렁주렁 매단 이 특별한 의상은 사람들의 눈 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옷은 힘 있는 여성성에 대한 작가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는데, 가부장적 학대에 맞서 투쟁하고 압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성의 젖가슴 모양을 한 형태들이 그녀의 작업에 반복적으로 드러나는데, 때때로 남근이나 손가락, 혹은 달걀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선호 2010년에 사망한 브루주아의 여러 작품 속에서 그녀가 남긴 불행한 어린 시절의 기억, 가부장 제도 속 남성의 불통과 폭력에 대한 분노, 차별받는 동 시대 여성의 권리를 위한 항변, 모성성에 대한 장엄한 존재감 등을 느낄 수 있다. 3. 누드에 대하여 (1) 누드와 네이키드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는 영어에서 '누드(nude)'와 '네이키드 (naked) 즉 벌거벗음'의 의미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누드'는 문화적 인 용어이고 '네이키드'는 옷을 벗고 있을 때 남이 보면 창피하게 느끼는, 일 상적인 용어라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고대로부터 수없이 제작되 어 온 누드 작품들이 모두 문화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었다. 그

330 리스의 조각가 프락시텔레스(B.C.370?-330? )가 제작한 <크니도스의 비너스>는 너무도 아 름다워 밤에 선원들이 몰래 찾아가 껴안고 욕 구를 해소했다는 일화도 전해온다(김영나 ). <크니도스의 비너스> 프락시텔레스 기원전 350년경 (2) 누드의 역사 1) 누드의 역사 개관 서양 미술은 유별나게 누드에 집착했다. 누드는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에 서 발생한 장르였으며, 고대 그리스 시대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비례의 누드를 아름다운 육체와 고귀한 정신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이상화된 수단 으로 보았다. 그러나 중세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신체와 정신을 상반된 것으 로 보았으며, 나체는 수치와 치욕의 상징이었다. 나체의 몸을 부끄럽게 여기 는 태도는 고대 미술의 가르침을 재발견한 르네상스 시대에도 완전히 사라 지지는 않았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르네상스 이후 누드는 다시 한 번 미술의 주요한 주제가 되었으 며, 이후의 화가들은 기대 누운 여성 누드와 목욕하는 누드와 같은 모티프를 지속적으로 다양하게 발전시켜 왔다. 최근의 페미니스트 미술사학자들은 비

331 스듬히 누워 수동적인 자세를 취한 여성 누드들은 화가들이 모두 남성뿐이 었던 당시, 남성의 시선으로 그린 것이며, 언제든지 쉽게 소유할 수 있다는 환상을 준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파리스의 심판>페테르 파울 루벤스, 1632~1635년 16세기 이후 설립된 미술 아카데미에서는 누드의 연구(19세기 말까지 거의 남성누드였다)가 실질적인 회화 수련의 기초 과목이었다 (스터지스 2007). 17세기에는 루벤스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육중하고 뚱뚱한 여성 누 드가 인기 있었던 반면, 로코코시대에 부셰나 프라고나르 같은 화가들은 잘 정돈된 몸매의 여인을 좋아했다. 루벤스( )의 <파리스의 심판>은 세 여신의 누드에 초점을 맞춰 유혹적인 자태의 여성 누드를 그렸다. 온화한 전원 풍경을 배경으로 파리스 는 가운데 비너스에게 사과를 건네고 있다. 세 여신은 분명히 그림 속의 파 리스와 그림 밖의 관람자를 향해 자신들의 몸을 보여준다. 천상의 여신이라 기 보다는 이웃집 편한 아줌마같이 육덕이 좋은 몸을 과시하는 듯하다. 부셰( )가 그린 <기대 누운 소녀(루이즈 오뮈르피의 초상)>는 열 네 살에 프랑스왕인 루이 15세의 정부가 되었던 루이즈 오뮈르피의 모습이

332 다. 부셰는 젊은 여인을 향한 왕의 욕망을 자극할 심산으로 관능적인 소녀의 모습을 그렸다. 쾌활한 관능성은 부셰의 여성 누드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스터지스 2007). 로코코의 관능적인 사춘기 소녀는 현대의 불안한 시선을 가진 롤리타보다 구김이 없는 모습이다. <기대 누운 소녀(루이즈 오뮈르피의 초상)> 부셰 1752년 2) 젠더와 섹슈엘리티 누드의 재현은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태도를 반영하게 된다. 서구 문 화는 가부장적인 전통으로 형성되었으며, 화가와 후원자는 대부분 남자들이 다. 이러한 두 가지 사실은 남성과 여성의 누드가 재현되는 방식에 필연적으 로 영향을 끼쳤다. 19세기 말 이전 미술에 나타난 남성과 여성 신체의 본질적인 차이는 주로 남자들은 활동적인 모습으로 그리는 반면, 여자들은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리 는 방식으로 대별되었다. 전형적인 여성 누드는 잠자는 여성 누드 또는 그림 안이나 밖에서 관람자가 몰래 훔쳐보는 여성 누드였다. 보티첼리( )의 <비너스의 탄생>에서처럼 여성 누드는 종종 관람 자를 의식한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사랑의 여신 비

333 너스가 조개를 타고 바다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보티첼리가 그린 비 너스는 고대 그리스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여성 누드의 비례를 맹목적으로 따르지는 않았다. 비너스의 목과 팔은 부자연스럽게 길고 왼쪽 어깨는 부드 럽게 흘러내린다. 왼쪽에 뒤얽힌 두 남녀는 고전 신화에 나오는 바람의 신이 다. 이 그림은 봄의 알레고리를 그린 것으로, 여기서 비너스는 재생과 부활 의 정령이다. 자신의 가슴과 성기 부분을 가리고 수줍어하는 것으로 보이는 비너스의 자세는 그녀가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는 것을 나타낸다. 바다에서 솟아오른 비너스는 막 꽃의 망토를 걸치려 하고 있다(스터지스 2007). 보티첼리의 비너스가 수줍어 하는 모습이 그녀의 성기 를 가리는 손짓에서 나타난다면 <크니도스의 비너스>는 도리어 자신의 아름 다움의 원천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성기를 가리키고 있다. <비너스의 탄생> 보티첼리 ) 자연주의 누드화 1850년대에 마네( )와 같은 사실주의화가들은 누드화의 고전적 인 전통에 도전했다. 마네가 1863년과 1865년에 파리에 전시한 두 점의 그 림은 큰 논쟁을 일으켰다. 우선 <풀밭 위의 점심>은 도덕적인 면과 미적인 면에서이 전의 규범을 거스른 작품이다. 두 명의 옷을 입은 남자와 벌거벗은 여자가 소풍을 즐기고 있는 장면을 그린 이 그림은 누드를 이상화해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분란을 만들었다. 여인의 근대적인외양과 관객을 응시하는 듯한 직접적인 시선은 고전적인

334 장식을 하지 않아 당 시 관객들 사이에서 외설적인 것으로 비 난받았기 때문이다 (스트릭랜드 2010). <풀밭 위의 점심> 마네 1853년 같은 해인 1863년에 마네가 그린 <올랭피 아>는 티치아노 ( )의 <우르 비노의 비너스>를 현 대적으로 개작한 것이다. 그런데 티치아노의 비너스도 분명 비너스를 그린 것은 아니었다. 특이하게도 티치아노의 비너스는 비너스를 상징하는 지물을 아무것도 지니고 있지 않다. 큐피드도 없고 황금사과도 없다. 그림에 대한 최초의 언급에는 누드의 여인 이라고 나와 있고 전통적으로 사랑의 상징 인 장미를 쥐고 있으며, 그녀의 발치에 웅크리고 있는 개는 사랑에 대한 충 실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스터지스 2007). 보수적이고 관습적 인 제목과 그림 해석으로 수위를 낮춘 것 같다. 티치아노의 영향과 고전적인 제목에도 불구하고, 마네의 <올랭피아>는 명백하게 현대적이었으며, 당시 관 람자들은 그녀가 매춘부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소설가 졸라는 마 네의 근대성을 칭찬했지만 대다수의 관객들에게 마네가 그린 옷 벗은 인물 상은 단지 천박하게 보일 뿐이었다(스트릭랜드 2010). 그들에게 이 그림은 도발적인 현대적 문맥의 누드이며, 서사의 이미지가 아닌 실제 공간에 있는 믿을 수 있는 자연주의 누드였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마네의 누드가 관람 자를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나긋하고 유혹적인 여성 누드 대신에 마네는 무 례하게 그림 밖을 응시하는 나체의 매춘부를 그렸다. 그녀의 목은 뻣뻣하고 손은 허벅지 위에 단호하게 놓여있다. 이것은 유혹적인 모습이 아니다. 그녀 의 도전적인 직접성은 덤벼들 듯이 등을 곧추 세운 침대 끝의 새끼 고양이 에도 반영되어있다

335 (위) <우르비노의 비너스> 티치아노 1538년 (아래) <올랭피아> 마네 1863년

336 <욕조 안의 여인> 드가 1883년 마네와 마찬가지로 드가( )도 자연주의적인 누드를 그렸다. 그러 나 그림의 목적은 매우 달랐다. 마네의 <올랭피아>처럼 1880년대에 그려진 드가의 목욕하는 여인들의 연작도 실제 상황에 있는 여인들이었다. 그런데 마네와 달리 드가의 관심은 여성 신체의 육체적인 특성에 있었다. 그가 그린 활달한 누드의 여인들은 자기도취에 빠져 관람자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드가는 이러한 작품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기 자신에게 몰 두한 여인-자신의 몸을 핥는 고양이-지금까지 누드화는 언제나 관람자를 의식한 자세로 재현되었으나, 내가 그린 누드들은 자신의 육체 이외에는 전 혀 관심이 없는 솔직하고 소박한 여인들이다. 새로운 방식으로 여성 누드 화를 그린 드가의 우아한 여인들은 관례적인 구도를 무시하고 자발적인 시 점을 도입하여 그려졌다(스터지스 2007)

337 <목욕 후 발을 닦는 여인> 드가 1886년 <욕조> 드가 1886년 <목욕하는 여인들> 르누아르 1918~1919년 르누아르( )는 말년에<목욕하는 여인들>처럼 육감적인 누드화를 많이 그렸다. 이는 18세기 로코코 회화의 풍부한 관능성을 계승하고 하면서 며, 인상주의 양식으로 그렸지만 실제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순수한 환상 의 산물이며, 르네상스 전통을 계승하는 성적인 대상들이다. 르누아르는 관 능적이고 풍만한 여인의 누드를 주로 그렸는데 "나는 여인의 엉덩이를 두드 리듯 누드화를 완성 시킨다"고 말하곤 했다. 그의 누드화의 주요 색조는 붉 은색으로서 그는 건강한 살결의 빛을 표현하는데 특히 주의를 기울였다. 후 기의 르누아르는 <목욕하는 여인들>에 보여지 듯 관능적인 누드를 견고하고

338 뚜렷하게 그리고 있다(스트릭랜드 2010). <아비뇽의 처녀들> 피카소 1907년 <춤> 마티스 1910년 20세기 초 파블로 피카소( )와 앙리 마티스( )는 각각 새로운 방식의 누드화를 고안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누드화 중 하나다. 피카소는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의 형식 적 구성과 소박한 아프리카 미술과 이베리아 미술에 대한 관심을 결합해 여 성의 신체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묘사했다. 여성 누드를 그리는 그의 과 격한 방식은 전통적인 여성 누드화가 관람자에게 제공하던 시각적 즐거움을 완전히 배제했다. 그녀들의 모습은 아름답고 관능적이기보다는 기괴하고 보 기에 불편하다. 피카소가 1907년 파리에서 아프리카 미술전을 보고 이 그림 의 오른쪽 두 여인의 얼굴을 고쳐 그린 것은 매우 유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아비뇽의 매춘부를 모델로 그린 것이다(스터지스2007년). 마티스는 일생 동안 중점적으로 여성 누드를 그렸다. <춤>연작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누드를 통해 조화로운 감각을 추구하면서 춤추는 여인들의 생 생한 색채와 무한한 에너지를 담고 있다. <춤>의 대담한 색채와 표현적인 자유로움 속에서 그림의 분위기는 분명 밝고 쾌활하다 (스터지스2007). 4) 관습에 대환 도전 그웬 존( )의 여성누드는 <누드의 소녀>처럼 미묘하고 고요하다. 또한 많은 경우 모델에 대한 내적 성찰을 강조했다. 그웬 존은 남성의 시선 을 전제로 한 여성 누드의 수동적이고 관능적인 재현 방식에 도전한, 여성 누드를 그리는 새로운 재현방식을 모색한 20세기 여성화가 중 한 사람이었 다. 그녀의 그림은 누드인 동시에 초상화이다. <누드의 소녀> 속의 소녀의

339 시선은 매우 직접적이며, 그녀의 몸은 객 관적 사실에 입각해 묘사되었다 (스터지 스 2007). <누드의 소녀> 그웬 존 년 5) 심리적 탐구 루시언 프로이트(1922- )는 루벤스의 전통을 계승하는 '거대한 살집의 화가'라 는 자신에 대한 평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거의 언제나 잘 아는 모델을 택해 여러 번 찬찬히 관찰하였다. 그가 좋아하 는 모델들은 모두 볼품없는 거대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오랜 관찰 후에 그는 매 우 느리고 세심하게 당당한 체구의 누드 화를 그렸다. 정신 분석학의 선구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답게 그의 누 드는 심리적 탐구의 일환이다. 그는 모델의 몸은 물론 내면적인 성격에 관심 을 두고 있다. 연금관리자의 뚱뚱한 몸은 그 무게에 짓눌려 지친 듯이 보이 며, 루시언 프로이트의 다른 누드화에 나타나듯이 깊은 고독감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신의 그림을 두고 그는 누드화가 아닌 누드 초상화 라고 언급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터지스2007)

340 <휴식 중인 연금관리자> 루시언 프로이트 1994년 4. 한국의 춘화 춘화( 春 畵 )는 인간의 성행위와 관련된 그림을 말한다. 춘화 라는 명칭 은 중국, 한국, 일본에서 같은 의미로 쓴다. 춘( 春 )자는 봄이 가진 의미와 관련 있다. 겨울을 지나 만물이 소행하고 온갖 꽃이 만발하며 생동하는 계절 이 봄이라 춘 자가 붙여진 듯하다. 조선 후기에는 춘화가 등장할 시대적 조건이 충족되어 있었다.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성리학 이념을 기반으로 삼던 예교( 禮 敎 )와 풍속( 風 俗 )이 느슨해져 있었고, 일본이나 중국 등 이웃나라에서 춘화가 대거 유행했던 점이 그것이다(이태호 2013). <운우도첩( 雲 雨 圖 帖 )>은 단원 김홍도( )의 화풍으로 회화기량이 뛰어난 화원 솜씨의 예술성을 보여 주는 춘화모음집이다. 춘화에 등장한 인 물상들과 배경표현은 조선후기의 시대상을 읽게 해 준다. 운우( 雲 雨 )는 구름 과 비의 성희를 뜻한다

341 <춘화 1> <운우도첩>에 나오는 <춘화 1>에서 봄의 색정은 봄내음이 화사한 야외에 서 피어오른다. 붉은 빛 진달래꽃들과 연푸른 바닥은 두 남녀의 성정을 돋 우기 충분하다. 이런 자연과 더불어 벌이는 야외의 성행위 장면 포착은 우리 춘화가 지닌 큰 매력이다. 엉덩이만 깐 채 맨바닥에 질펀하게 앉은 남자가 여인을 뒤에서 품에 안은 포즈이다. 자리도 깔지 않고 옷을 입은 채 진행되는 성행위로 보아 준비가 안 된 상 태에서 진행되는 일임을 알겠다. 젊은 양반 댁 자제들이 봄 풍류를 나섰다 가, 눈이 맞은 여인과 은밀한 곳을 찾아든 모양이다. 망건을 쓰고 배자를 걸 친 청년은 버거워 누나뻘 여인의 등판에 잔뜩 얼굴을 묻은 자세로 치마를 끌어안은 듯하다. 단속곳을 내리고 곰방대를 문 여인은 길게 즐기고 싶은 모 양인데, 고개를 돌리며 불만족스럽단다. 풍성한 가체와 삼회장저고리에 쪽색 남치마을 받쳐 입은 사대부가의 여성 복장이다. 기생일지라도 상당히 지체 높은 양반의 애첩일 게다(이태호 2013). 요즘 트렌드로 자리 잡는 연상의 누 나-서양에선 쿠거(Cougar)라 속칭하는-와 어린 애인의 새 꽁지 같이 짧은 연애가 연상된다

342 <춘화 2> <춘화 2>에서 보이듯 춘정은 보름달 달빛 아래 연못가에서 무르익기도 한 다. 버드나무가 자라는 훤히 열려진 들, 새 잎에 봄물이 오른 늙은 봄버들 너머로 돗자리를 깔고 발가벗은 전라의 남녀가 성희를 즐긴다. 여인을 덮친 남자는 그야말로 거북이가 뛰어오를 듯한 귀등식( 龜 謄 式 ) 체위이다. 상체를 잔뜩 들어 올린 여인의 표정은 한창 행위에 몰입해 있다. 남자의 허리를 휘 어감은 양손과 양발이 생동감 난다. 여인의 바짝 든 상체와 나란한 버드나무의 사선식 구성이 조화롭다. 화가 의 빼어난 공간 운영감각을 보여준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게 어울려 놓은 배치법이다. 또 비스듬히 기운 버드나무와 그 가지 사이에 든 보름달, 연녹 색 언덕과 잡풀처리에는 휘영청 봄 달밤의 상쾌함이 일렁인다 (이태호 2013). 보름달 조명이 너무 밝아서 그림에 그늘진 광경이 없어 보는 사람도 덩달아 호흡을 죽이고 지켜 보게 하는 긴장감이 있다. <춘화 3>에서처럼 한여름에도 남녀의 성희는 계속 된다. 깊은 계곡 시원 한 개울가에서 탁족( 濯 足 )을 하다가도 성정은 일어나기에... 본디 탁족은 한 여름 피서 겸 명상으로 자연과 교감하는 양반문인들의 문화이다. 그런데 탁 족 현장에서 눈에 드는 여인이라도 만나게 되면 샛길로 빠지기 십상이다. 이 마에 망건 자욱이 선명한 중년의 남정네가 여인과 탁족을 즐기다 물가에 비 스듬히 누워있다. 여인의 손길 탓인지 남자의 전신에 전율이 흐른다. 발가벗 은 남자의 옆

343 <춘화 3> 에 바짝 붙어 쭈그려 앉은 여인은 가체 머리에 연녹색 반회장저고리만 걸친 차림이다. 잔뜩 성이 안차서 불끈한 양물을 유심히 바라보는 음습한 표정도 심각하다. 반허리를 세운 남자의 손은 동시에 여인의 음경을 자극하면서 그 성정을 돋운다. 진땀 흘리는 교접보다 여름 성희론 제격 같다 (이태호 2013). 숨만 쉬고 버티기도 힘든 한여름에 피서를 위해 산 속 탁족이나 하 러 갔는데 어쩌다...라고 하기엔 얻어 걸린 남녀 간에 서로의 몸을 탐구하는 자세가 자못 진지하고 심각하다. <춘화 4>는 여름 성희로 제안하는 교본다운 모습이다. 은밀한 언덕에서 벌이는 여성이 남성의 위에 걸터앉는 체위 또한 제격임을 보여 준다. 맨바닥 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니 여성을 배려한 체위이기도 하다. 여름 한 낮에 대범 하기도 하다. 여성은 다 벗었고 남자는 등이 배길까봐 저고리만 걸쳤다. 양 다리를 꼬고 누워 상체를 일으킨 남정네의 표정이 여인의 적극적인 뒷모습 에 비해 무덤덤하다. 우리 춘화에는 여성이 그처럼 무심한 표정을 짓는데 비 하여 남자가 그러하니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태호 2013). 조선 시대도 아는 사람들끼리는 여성 상위 체위( the girl on top)가 있다는 게 어디든 인간상

344 사로 당연한 거 같아도 앞에 놓고 보니 친근하고 재미있다. <춘화 4> <춘화 5>는 대청마루에서 진행되는 혼교( 混 交 )다. 뜰의 괴석과 남방식물인 소철나무가 한여름을 가려준다. 집안의 대청에서 두 여인이 입을 맞추며 서 로 애무하는 가운데, 사방관을 쓴 남성이 위쪽 여인과 뒤에서 하는 후위 성 희를 즐기는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사방관을 쓴 청년은 결혼 한 지 얼마 안 되는 양반댁 자제 같다. 사방관은 양반층의 권위인즉, 성희를 즐기면서 이를 벗지 않는 경우가 춘화에 적지 않다. 신분을 뚜렷이 그려 넣은 화가의 의도 는 그들에 대한 조롱쯤으로 보인다. 두 연인 중 아래쪽 발가벗은 여인은 가 체를 푼 경험자이며 위의 녹색 삼회장저고리를 입은 처녀는 댕기머리이다. (이태호 2013). 그렇다면 두 여인이 모두 양반가의 출신이란 소리인데 세 남 녀의 관계가 어찌되는 지-동성애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이 있었는지도- 궁 금해 진다. 동성애까지 이해하는 성문화라면 조선후기도 꽤 관용적이로 개방 적인 사회였나 기대를 해 본다. 소위 좀 야하다는 미국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쓰리섬(Three Some)이 우리 조상들도 진작 알고 해보던 체위 라니 조상의 사는 모습을 진작에 먼저 접하지 못했다는 게 유감스럽다

345 <춘화 5> <춘화 6> <춘화 6> 속 노인 부부의 성희는 초가집 격자창의 대청마루에서 이루어 진다. 맨 몸의 할아버지가 늘어진 성기를 손에 쥐고 할머니에게 요구하자, 이에 응하는 할머니의 표정이 가상스럽다. 쭈그려 치마를 걷어 올리고, 단속 곳마저 연 채 아랫도리만 겨우 드러낸 채 다가선다. 그래 되나 한번 해 보

346 슈 하는 할머니의 배려가 안쓰럽기만 하다. 이 소재는 우리 춘화의 인간주 의적 배려를 읽게 한다. 초가의 기둥 왼편에 쇠창 달린 가래가 놓여 있고 장 독대는 죽림에 둘러져 있다. 아직도 부엌일과 논일을 하는 노인 부부의 건강 함이 읽혀진다 (이태호 2013). 초고령화로 내달려가는 요즘의 우리 사회는 어딜 가나 노인으로 가득하다. 노인들의 건전한 노동이 지속되는 사회 분위 기도 아직 못 만들어 예 전 만도 못한 현실 속에서, 노인들의 건강한 성생활 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는 아직 한참 먼 거 같다. 그림 속 옛 노인들의 곰삭은 운우의 정이 다시금 소중하다. <춘화 7> <춘화 7>같은 승려와 여인의 성교그림은 조선시대에 여성들이 절에 다니 며 문란해졌다는 상사의 성풍속도를 적절히 보여 준다. 젊은 여인은 가체를 풀어 내린 채 나이든 승려의 허리를 양다리로 잔득 휘어감은 포즈이다. 살포 시 눈 감고 홍조 오른 표정은 성심을 다하는 자세이다. 여인의 가리마 사이 에 개구리형 누런 동색 첩지가 치장되어있다. 양반댁 아녀자임에 틀림없다. 어린 동자승은 창문의 가리개를 빠끔히 열어 방안 사태를 몰래 훔쳐본다. 우

347 리 춘화만이 지닌 해학미이자 낭만성이다 (이태호 2013). 아이 못 낳는 여인 네들이 부처님께 치성을 치성을 드린 후 아이가 떡하니 들어 섰다더라 얘기 들은 속세의 남정네들이 자못 불안한 마음으로 상상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가리개만 젖히면 동자승도 좋은 구경하는데 심심산골에 있는 절이라 해도 상황이 좀 어수룩하다. <춘화 8> <춘화 8>처럼 창가( 娼 家 )의 풍속도도 춘화첩에서 빠지지 않는다. 긴긴 겨 울밤에 사각등을 놓아 분위기를 맞추었다. 발가벗은 남자가 큰 요에 덜렁 누 운 여인을 향해 돌진한다. 양팔을 벌리고 레슬러가 공격하려는 포즈와 닮아 있는,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몸매의 남자 뒷모습에는 해학마저 짙게 흐른다. 방바닥에 내팽개치듯 갓과 도포를 훌훌 벗어 놓은 모습에 양반남정네의 조 급한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문도 닫지 않은 채이다. 남자의 이런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도리어 무관심하다는 여인의 표정이 대조를 이룬다. 속곳 만 겨우 입고 음문을 드러낸 채 곰방대를 물고 남자를 외면한 태도가 가관 이다. 직업적인 여인일 터인데, 방안에 놋쇠그릇과 성희를 위한 기본 도구가 있고 치장거리가 없다. 그러면서도 방문에는 상당한 수준급의 화조산수가 붙 어 있다. 그림의 두 마리 새가 나란히 날며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방의 쓰임 새와도 잘 어울려 있다(이태호 2013). 남자가 갓과 겉옷, 속옷마저 훌훌 벗어 놓은 이불 아래 오른편에서 바로

348 내달려 여자 선수를 덮치지 않고, 굳이 뒷모습 보이며 상대의 정면 앞 출발 선상에서 내달리는 그 기개가 자못 비장하고 감격스럽다. 얼마나 반갑고 좋 으면... <춘화 9> <춘화 9>은 이른 봄의 춘정을 담은 그림이다. 그런 만큼 성행위 자세에 격정이 넘친다. 아직은 추운 이른 봄임에도 두 남녀가 벌거벗은 것부터 적나 라하다. 남녀의 체위가 거의 현대 포르노그래피 수준이다. 이를 훔쳐보며 사 생하던 화가에게 그들의 출렁이는 리듬이 전달된 듯, 자연스런 부감한 시선 으로 사선구도에 장면을 담았다. 침실 밖에 고목의 홍매분재와 네모진 수선 화 화분이 놓여 있는데 흰 수선화 꽃이 피고 핑크빛 홍매 꽃망울이 잔뜩 달 려 있다. 홍매와 수선화는 모두 군자를 상징하는 꽃이다. 방안의 교자상에는 책과 벼루 필통이 놓여 있어 선비의 공간임을 알겠다. 나이 지긋한 양반은 선비의 아취인 홍매나 수선화, 그리고 학문은 뒤로 한 채 흰 피부의 젊은 여 인에게 흠뻑 빠져 있다 (이태호 2013). 여인의 신음 소리와 살이 서로 부딪 는 소리, 강한 빨판이 붙었다 떨어 지는 소리 같은 청각적으로도 풍부한 상 상을 제공해 주는 그림이다. 단원 김홍도의 뛰어난 화풍을 담아낸 데다가 해학적이면서 낭만이 흐르 고. 때론 가식 없는 에로티시즘을 담고 있는 감칠 맛 나는 춘화들이다. 자연 과 인간이 어울려 그 속에서 호흡하는 성표현은 생동감 넘치며, 안정된 회화

349 적 조형미는 빼어나다. 현존하는 우리 춘화덕에 조선시대가 성리학이 신봉된 유교사회였다는 통념을 벗고, 사람이 살았던 시대로 그 시대를 바라보게 한 다(이태호 2013). 남겨져 내려오는 수준 높은 춘화들은 그린 작가가 누구 인지 알 수 없듯 이 제목이 붙여져 있지 않다. 그런데 사계절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광과 본연의 성적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남녀노소의 몸짓과 표정을 보 고 있자니, 각각의 춘화에 구분을 위해 임시적으로 붙인 번호가 야박해 보인 다. 각각의 춘화마다 제대로 심금을 울리는 유행가 가사 같은 끈끈한 그림 제목을 하나씩 붙여 주고 싶다

350 <참고문헌> 게릴라걸스,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예경, 2010 서지형, 속마음을 들킨 위대한 예술가들, 시공사, 2006 이순령외 아트북, 예경, 1999 알렉잰더 스터지스, 주제로 보는 명화의 세계, 마로니에 북스, 2007 이태호, 옛사람의 삶과 풍류-조선시대 춘화, 갤러리현대-두가헌, 2013 임근준 퍼블릭아트 2013년 1월호 게재 원고. 캐롤 스트릭랜드, 서양미술사 예경,2010 <인터넷 싸이트> 국립현대미술관 웹진 artmu.moca.go.kr 김영나, 서양미술산책, 김정미, 네이버캐스트 서양미술산책, navercast.naver.com 도토리, 마르키온, 박희숙, 명화 읽어 주는 여자, 반짝반짝 연애통신, 우정아, 아트 스토리, 최선호, 최선호의 디자인 오딧세이, 최은주, 네이버캐스트 서양미술산책, navercast.naver.com <그림 출처> Google art project.com Ko.wikipedia.org Wikipainting.org

351 성매매 예방 교육 프로그램 대중문화 활용 매뉴얼 - 영상자료 활용

352 영상자료 1 영화 <건축학 개론>(2012)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건축학 개론 자료 정보 2012년 3월 개봉 감독 이용주 최종관객수 410만명 엄태웅, 이제훈, 한가인, 배수지 출연 영상 활용 개요 남자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서 남성=성적 주체, 여성=성적 대상 으로 이분화하 는 부분을 찾아보고 이와 유사한 일상적인 사고의 관습들이 어떻게 여성과 남성의 성 적 위계질서를 형성하는지 토론할 수 있다. 여성을 소유 가능한 물건으로 대상화하는 장면들을 찾아보고 이와 유사한 우리 주변의 예들을 이야기 해 본 후, 그러한 사고가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는지 토론할 수 있다. 남성 중심적 의사소통 방식이 갖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검토해 볼 수 있다. #장면1 ( 00:02:19) 남자 주인공 승민이 선배 재욱의 집에서 친구와 함께 설계 작업을 하며 대화하는 장면

353 친구: 아이, 안 해, 나. 아, 재욱이 형은 좋겠다. 이런데서 설계하면 아이디어 팍팍 나올 것 같애. 아,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여자만 있으면 딱이네. 승민: 이거 새로 사신 거예요? 재욱: 어, 팬티엄에 하드 1기가. 승민: 1기가요? 그럼 1000메가. 와, 1000메가면은 평생을 써도 다 못쓰겠다. 와아. 친구: (여자 스타킹을 집어 들며) 형, 이거 뭐예요? 재욱: 아, 그러니까 별거 없어. 여자는 일단 술을 먹여서 취하게 만들어. 친구: 그리고요? 재욱: 뭘, 그리고야. 취하면 업어. 침대에 눕혀. 끝. 친구: 아, 그럼 저 스타킹도 그렇게? 재욱: 짱께나 쳐 드세요? 네? 승민: 형, 써클 재밌어요? 재욱: 왜? 승민: 아, 그냥 궁금해서요. 재욱: 너 서연이 알지? 걔도 방송반이잖아. 승민: 누구요? 재욱: 아, 왜, 그때 인사했었잖아. 건축학 개론 수업 듣는 애. 음대. 친구: 아, 걔 정약용? 걔 괜찮던데. 승민: 걔가 이뻐? 난 잘 모르겠던데. 재욱: 서연이 정도면 괜찮지. 걔가 아직 화장을 안 해서 그렇지. 그런 애들이 2학년 딱 되잖아? 확 이 뻐진다고. 으이구, 이 좆도 모르는 것들아. 승민: 그럼, 써클에 남자친구도 있겠네요? 걔? 친구: 스타킹 걔거 구나? 승민: 야! 친구: 왜? 승민: 단무지 좀 아껴먹어. 돼지 같은 놈아.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이와 유사한 경험이나 사례들을 이야기 해 본다. 여성과 남성의 섹슈얼리티에 초점을 두고 눈여겨 볼만한 대사가 무엇이었는가를 중심으 로 감상을 재구성 해 본 후, 느낌이나 영상에 대한 평가를 공유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여성(혹은 남성)을 소유 가능한 대상으로 여길 수 있는가? 남성 주도의 성적 관계가 일반적이거나 더 옳은 관계인가? 여성이 동료보다는 성적 대상으로 읽히는 문화는 어디서 비롯되는가?

354 참고사항 여성은 남성의 소유 대상인가?( 집, 차, 여자? ) 술을 먹인 후 침대에 눕힌다 는 시나리오는 어떤 상황(맥락)에서 가능한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일상적인 습관들이 형성되는 집단 문화는? 정형화된 여성의 이미지: 여자는 모두 화장을 한다? #장면2 ( 00:03:45) 남자주인공 승민이 여자주인공 서연이 잠든 사이에 스킨십하는 장면 상황: 서연이 승민에 기대어 잠들어 있고, 그 사이 승민은 서연에게 입맞춤. 서연: 나 오줌 마려워. 승민: 어, 화장실이... 서연: 너 망 잘 봐. 너도 저기 멀리 가 있어. 그렇다고 너무 멀리가진 말구. 장면 전환 납득: 키스야? 그게 키스야? 승민아, 그게 키스야? 음, 키스라는 건 말이야. 봐봐. 자, 입술이 딱 붙 잖아. 걔의 혀, 니 혀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들어온다고. 뱀처럼. 알지? 스네이크. 이렇게 만나. 뭐 자연스럽게 되겠지. 자 막 섞여. 뭐, 하나 하나. 하나가 되는 거야. 비벼. 막 비벼. 이렇게, 존나 비벼. 존나 비벼.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존나 비벼. 막, 막 비벼. 환상. 이게 키스야. 이게 키스야. 니가 한 거는 뽀뽀,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 븅신아. 그 것도 자는 애 한테. 그건 범죄야, 범죄. 이 나쁜 새끼. 어이구. 어, 힘들어.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데이트 시에 이와 유사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지 사례를 이야기 해 본다. 납득 이가 보여주고 있는 성적 행위에 대한 표현들에 대한 느낌을 나눠 본다

355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호감을 가진 사이에서)상대의 의도와 무관한 성적 행위를 용인할 수 있는가? -남성에게 낭만-여성에겐 성폭력의 경험이 될 수 있지는 않은가? 성적 행위에 대한 특정 방식의 표현(예-희화화)을 통해 공유되는 가치는 무엇일까? 참고사항 데이트 성폭력을 성적자기결정권 또는 재생산권에 대한 침해로 접근할 수 있음 #장면3 ( 00:00:48) 남자 주인공(승민)과 친구 납득이가 고백 의 방법에 대해 대화 장면 납득: 고백해, 새끼야. 승민: 뭐라고? 납득: 야,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그래. 승민: 그게 고백이야? 아니, 아무 의미 없이 생각할 수도 있잖아. 납득: 에이, 야 그걸 아무 의미 없이 생각하는 여자는, 여자냐? 곰이야, 곰. 우루사. 그런 짐승보다 못한 년은 차라리 안 만나는게 나아. 승민: 년이 뭐냐, 년이. 납득: 아우, 됐다, 됐다. 내 인수분해도 못하는 애한테 미적을 가르치고 있으니, 아유, 때려쳐, 새끼 야.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356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일상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의사소통에 차이가 있다고 느낀 경험이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나눠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남성 중심적인 말하기: 남성의 말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단지 여자의 몫인가? - 그걸 아무 의미 없이 생각하는 여자가 여자냐? (예) 함께 여행 가자 를 이해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가? 그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가? 참고사항 파트너와의 관계를 행위 중심으로 사고하는 방식의 단점 혹은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음. #장면4 ( 00:01:48) 술에 취한 여자 주인공 서연을 선배 재욱이 집에 데려다 주면서 스킨십을 시도하는 장면

357 재욱: 여기서 뭐해, 혼자. 서연: 아니, 뭐, 그냥. 재욱: (술을 건네며) 자. 서연: 오빠, 저 술 잘 못해요. 재욱: 나도 잘 못해. 재욱: 서연아, 괜찮아? 어? 다 왔어, 서연아. 야, 서연아. 못 걷겠어? 어? 서연아? 괜찮아? 서연아? 상황: 술에 취한 서연이 길에 주저 않자, 재욱이 스킨십을 시도함. 재욱: 일단 들어가자. 여기 맞아? 조심 조심.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데이트 시에 이와 유사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지 사례를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상대가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스킨십을 일방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가? 이런 경우,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은가? 참고사항 성적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 침해의 문제로 접근 할 수 있음 성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관계와 상황들에 대해 토의할 수 있음

358 #장면5 ( 00:01:05) 남자 주인공 승민이 서연과 선배의 모습을 보고 돌아와 친구 납득이를 만나는 장면 납득: 어우, 썅년, 진짜. 좆같은 년. 야, 다 잊어. 야, 여자가 걔 하나야? 관두라 그래. 그런 썅년은 줘도 안 가져. 야, 다 잊고. 내가 내년에 대학 가면 너 확실하게 책임질게. 진짜. 승민: 근데, 방에 같이 들어갔다고, 그냥 아무 일 없을 수도 있는 거잖아. 그냥 취했으니까, 그냥 데 려다 줄 수도 있는 거잖아. 납득: 내가 싱숭이, 생숭이 다 데리고 올게. 첫눈 오는 날 딱 약속 정해서, 2대2 더블데이트. 대학생 처럼.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납득이 의 대사가 어떤 느낌을 주는지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영화의 맥락상) 납득이 가 여자 주인공을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난해야 할 것은 상대방의 의도와 무관하게 스킨십을 시도한 남자 선배가 아닌가? 납득이 의 대사에서, 여성을 남성이 소유해야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을 엿볼 수 있는가? 참고사항 성폭력, 성매매 피해자 를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 음

359 영상자료 2 영화 <부당거래>(2010)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부당거래 자료 정보 2010년 10월 개봉 감독 류승완 최종관객수 272만명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천호진 출연 영상 활용 개요 남성들이 주로 등장하는 영화에서 여성들이 그려지는 방식을 토의 하면서 미디에서의 여성 재현을 비판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다. 여성을 접대의 수단으로 다루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적 관습에 대하여 토의할 수 있다. #장면 ( 00:01:46) 남자 주인공(검사)이 술집에서 기자와 대화하는 장면

360 상황: 기자 옆에 여성1이 앉아 있고, 기자는 술을 마시며 여성에게 계속 스킨십을 하고 있다. 기자: 그러니까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보고. 그러니까 일단 설만 졸라게 풀어 놔라. 설만 풀 어 놨다가 적시타 안 터지면 나만 좆 되는 거고? 오케이. 검사: 에이. 우리 김 기자님 또 왜 어울리지 않게 이렇게 추라를 타. 응? 나도 이 일 때문에 스트레스 가 아주 장난이 아니야. 응? 근데 어떻게? 진실은 밝혀야지. 그러니까, 저, 저. 어 뭐 이런, 요 즘에 소문이 들리더라. 아니면 말고 이렇게 정확하진 않은데, 이렇게 아사모사하게. 응? 기자: 아니 그러니까 무슨 말씀인지는 아는데. 그게 아주 민감한 사항이라서. 이게 뭐, 뭐 있는거 같 은데? 갑자기 반전 때리는 거 보니까. 뭐 있네, 우리 검사님, 이거? 응? 검사: 자. 한잔 해. 나 알지? 나 믿지? 나 원래, 나는 원래 원칙주의자야. 기자: 아유 그런 말 하지도 말어. 원칙주의자, 다 아는 건데 뭘. 아이 참 나. 검사: 자, 이거 자. 기자: 에헤, 검사님. 검사: 이러지마. 기자: 아, 이건 아닌 거 같애. 이건 아닌 거 같애. 검사: 어허. 나 이렇게 쌍스러운 사람 만들거야? 어? 에유, 여기 사람도 많으니까, 조용하게, 자, 자, 자. 우리 사이에 진짜 그러지마. 나 섭섭해. 나 요즘에 핸드폰으로 시간을 다 보니까, 시계가 필요가 없어. 여성2: 주향오빠. 어유 뭐야. 언제 오셨어요? 전화도 안 주시고. 검사: 어, 아유, 아유. 나는 우리 희진이 왔으니까 들어가야겠다. 기자: 아유, 어딜가요? 초저녁인데 앉아, 앉아. 애들도 지금 들어왔는데. 검사: 우리 김기자 이거 큰일 날 사람이네. 요즘 같은 이런 분위기에 누가 이렇게 늦게까지 술을 먹고 다니나? 빨리빨리 마시고 가정으로 들어가서 충실해야지. 야야, 너 이분 이거 아주 모시기 힘든 분이야. 어? 오늘 밤, 어? 아주 열과 성의를 다해서 두 번 해 드려. 어? 자자자, 어이구 좋다. 오늘밤 파이팅. 기자: 파이팅.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여성이 주요 남성 인물들의 소품이나 배경장면처럼 등장하는 장면들을 본 적이 있는지, 이러한 재현 방식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를 이야기 해 본다. 접대문화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남성들의 거래(비지니스)에 여성 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던 남성들의 접대문화는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잔존하고 있는가? 여성을 접대의 수단으로 삼는 사회적 관습은 어떤 인식에서 가능한 관습일까?

361 참고사항 여성교환 의 오랜 역사를 예로 들어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음. 본 영상 뿐 아니라 많은 영화들에서 여성이 남성 인물들이 필요로 하는 수단이나 배 경장면처럼 등장하는 예를 들어 미디어에서 여성 재현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음

362 영상자료 3 영화 <도둑들>(2012)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도둑들 자료 정보 2012년 7월 개봉 감독 최동훈 최종관객수 1298만명, 매출액 936억으로, 매출액 기준 역대 한국영화 흥행1위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김수현, 오달수 출연 영상 활용 개요 친근한 사이나 동료 관계에서 음담패설이나 각종 성과 관련된 개인 정보를 캐거나 흘 리는(유포) 등의 행위가 당사자에게 성희롱이 될 수 있음을 알아 볼 수 있다. 또한 음 담패설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조직의 특수한 문화는 특정 구성원을 배제하는 효과를 발휘 할 수 있음을 논의해 볼 수 있다. 어리고 예쁜 여성을 선호하는 남성 중심적 사회 관습이 여성들의 사회 활동을 제약하 는 사례를 논의 할 수 있다. (예, 나이든 남자 앵커와 젊은 여성 앵커의 조합) #장면 ( 00:02:06) 주인공들이 여성의 성 을 일상적인 대화 주제로 삼는 장면

363 남자1: 너 미술관장이랑 잤냐? 여자1: 안 잤지. 근데 그걸 니가 왜 물어봐? 여자2: 안 잤으면 그것도 재주다. 고기는 안 팔고 고기 굽는 냄새만 팔았냐? 오개월을? 여자1: 씹던 껌. 내가 고기야? 여자2: 이게 진짜 똥 닦은 걸레를 입에 쳐 물었나. 어서 어른한테 씹던 껌, 씹던 껌. 나이도 어린년이 굽히고 배우는 맛이 없어, 그냥. 여자1: 그 중년에 욱하고 올라오는 거는 주기적으로 이, 섹스를 안 해줘서 그래요. 하긴 주기적이 뭐 야. 안 한지 한 삼 만 년 되지 않았나? 아니, 어떻게 얘라도 어떻게 해요, 진짜. 남자2: 왜들 그려. 다음 작품이 엄청 큰 건디. 장면 전환 남자1: 마카오 갈 때 여자 한 명 낀다고? 남자2: 금고를 한국 애들이 따게 둘 순 없지. 남자1: 예쁠까? 어리면 더 좋고. 남자3: 너 보다는 예쁘지. 저기 오네. 장면 전환 여자1: 뭘 저렇게 실실 쪼개? 남자1: 그래도 한국년이 예뻐. 여자1: 딱 보니 성형 빨이네. 한국 애들은 다 한다던데. 남자2: 정말? 남자1: 어디 간 좀 볼까? 남자2: 살살 할게. 초장에 기를 죽여야지. 요거 삼삼하게 잘빠진 아녀자는 성형수술을 잘 한건가? 여자2: 이 머리 큰 아저씨 나한테 뭐라는 거야, 지금? 남자2: 내가 한국 애들은 안 믿는데, 널 보니깐, 오빠가 마음을 열고 싶네. 남자3: 꺼져, 이 새끼야. 장면 전환 남자1: 뽀빠이랑 같이 왔나? 여자1: 아저씨가 마카오 막이예요? 술 냄새. 상황: 남자1이 여자1이 다리를 더듬음. 남자1: 가만. 여자1: 잠깐만요. 남자1: 너 줄타는 애구나. 여자1: 조심해요. 치마가 짧아요. 남자1: 허허, 여자는 치마는 짧고, 머리는 길어야지. 다 모였으면 가 볼까?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364 예쁘고 어린 여성 이 갖는 의미가 누구에게(남성), 어떤 의미(성적 의미)인지 논의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음담패설은 어떤 상황에서 성희롱이 될 수 있는가? 예쁘고 어린 여성 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의 치마길이가 짧을수록 좋다 는 것은 누구의 시선인가? 여성은 남성에게 보여 지기 위한 대상인가? 남성의 나이듬과 여성의 나이듬은 사회적으로 어떻게 다른 의미를 지니는가? 참고사항 성희롱 유형에 대하여 설명 할 수 있음. 예쁘고 어린 여성이 지칭하는 여성의 정형화된 이미지에 대해 논의 할 수 있음. 여성을 동료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문화에 대하여 논의 할 수 있음. 젊은 여성을 선호하는 사회적 관습의 효과에 대하여 논의 할 수 있음

365 영상자료 4 영화 <돈의 맛>(2012)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돈의 맛 자료 정보 2012년 5월 개봉 감독 임상수 최종관객수 116만 김강우, 백윤식, 윤여정, 김효진 출연 영상 활용 개요 성희롱의 다양한 유형에 대하여 토의하고, 직장에서 성희롱이 발생하는 맥락에 대하여 고찰 해 볼 수 있다. 영상의 경우, 집주인(갑)과 여성 종업원(을)의 관계에서 성희롱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성희롱이 일어나는 맥락에서 권력관계의 중요성을 토의 할 수 있 다. #장면 ( 00:00:43) 가족들이 식사하는 중, 남성이 여성 직원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 넣는 장면

366 여자1: 하긴, 할아버지 사업하시면서 정치하는 것들한테 뜯긴 거 다 합치면 어마어마 할거야. 여자2: 뜯긴 정도냐? 알토란같은 회사 통째로 강탈당해. 붙들려 가셔 곤혹 치러. 남자1: 이 나라 정치 권력자들 다 삼류 깡패거든. 남자2: 근데 이제는 한국 많이 좋아 졌습니다. 그죠? 남자3: 좋아지기는 개뿔 상황: 여성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짐. 남자3: 아직 몰라, 이놈의 나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남자1: 우리가 경영권 승계고 뭐고 골치 아파서 회사를 통째로 미국 금융자본에 팔아넘긴다고 쳐봐. 난 어마어마한 캐쉬가 생기겠지만, 회사는 어떻게 될까?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이와 유사한 경험(주변에서 목격하거나 경험한 성희롱)이 있는지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성희롱에는 어떤 유형이 있을 수 있는가? 성희롱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희롱이 일어나는 관계의 특성은 무엇인가?(성별, 직위별) 참고사항 성희롱의 유형에 대하여 설명 할 수 있음. 성희롱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 특히 권력관계가 주요하게 발생하는 성희롱관계에 대하여 논의 할 수 있음

367 영상자료 5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내 아내의 모든 것 자료 정보 2012년 5월 개봉 감독 민규동 최종관객수 451만 이선균, 임수정, 류승룡 출연 영상 활용 개요 지위를 이용하여 성희롱을 일상적으로 일으키는 사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 다. 성희롱의 발생을 성별, 지위별 권력관계로 설명할 경우, 남성 중심적 성 인식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접근 할 수 있다. #장면 ( 00:01:52) 교수가 제자들의 몸을 더듬는 장면

368 교수: (학생들의 몸을 더듬으며) 가슴을 조금 더 앞으로. 괄약근은 당겨. 너도 가슴 조금 더 오픈시키 고. 자 다리도, 조금 더 아웃. 무리: 어디까지 하는거야. 정인: 안녕하세요! 10시의 *** 연정인이 간다 의 연정인입니다. 전 할 말 못해서 억울한 분들 사연 받아서 대신 욕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대요. 교수님이 영광의 1호 손님이 되셨습니다. 걱정하 지 마세요. 신상은 철저히 비밀이고 목소리도 비공개니까요. 전 그냥 살짝 욕만하고 갈게요. 자, 들을 준비 되셨나요? 교수: 아니, 그런 걸 왜 나한테. 정인: 준비 안됐어도 제 알바 아니고요. 교수님도 준비 안 된 학생들 뭐 다리, 엉덩이, 팔뚝 이런데 슬쩍 슬쩍 만지셨잖아요? 교수: (학생들에게) 시끄러! 정인: 엉덩이도. 교수: 어머. 김조교. 정인: 아, 아까 보니까 김조교도 남자 분이시던데, 엄청 잘 생기신. 얼굴과 몸매만 보고 뽑으시나봐 요? 교수: 어머나. 정인: 예술가들 음흉한 짓 해 놓고, 난 예술가니까 이렇게 자기 합리화 시키는데 예술가 손은 뭐 다이아로 만들어졌답니까, 교수님? 그 손 한번 보여주시죠? 교수: 김조교. 장면전환 정인: 당하는 입장에선 여자 손이고 남자 손이고, 예술가 손이고 대통령 손이고, 거지 손이고 목사 손 이고, 손목 분질러 버리고 싶은 건 마찬가지거든요? 왜 자기 입으로 말 못했을까요? 왜냐? 교수 님을 함부로 건드리면 앞길이 막히니까. 어머나, 자기 지위를 이용해서 남자들 막 만지고 대단 히 순수하셔서 대단히 순수한 작품 드럽게 많이 만드시겠네요. 행운을 빌겠습니다. 하하하 M.C: 예. 정인씨 수고하셨고요. 그럼 저희는 음악 듣고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이와 유사한 경험이나 사례들(목격하거나 경험한 성희롱 사례)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성희롱에는 어떤 유형이 있을 수 있는가? 성희롱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희롱이 일어나는 관계의 특성은 무엇인가?(성별, 직위별)

369 참고사항 성희롱의 유형에 대하여 설명 할 수 있음. 성희롱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 특히 권력관계가 주요하게 발생하는 성희롱관계에 대하여 논의 할 수 있음

370 영상자료 6 영화 <댄싱퀸>(2012)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댄싱퀸 자료 정보 2012년 1월 개봉 감독 이석훈 최종관객수 400만 엄정화, 황정민 출연 영상 활용 개요 남성의 역할과 여성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논의 해 봄으로써 젠더 가 사회화 되는 방식에 대하여 토의 할 수 있다. 남성이 가장이 된다는 책임은 어떠한 특권을 부여하고 있는가, 여성의 행복은 남성의 보호 아래 편안하게 사는 것 으로 말해 질 수 있는가를 논의함으로써, 남성 생계 부양자-여성 가사노동자 의 조합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기보다는 남성 중심적 사회 조 직의 계약관계의 일부라는 것을 논의해 볼 수 있다. #장면1 ( 00:01:35) 부인(정화)이 남편(정민)에게 가수준비 한다는 것을 들킨 후 대화를 나누는 장면

371 정민: 와, 말 안했냐고! 니 이랄라고 연우 처갓집 보냈나? 정화: 미안해. 속이려고 그런 건... 정민: 시끄럽다. 변명 필요 없고 좋은 말 할 때 당장 때려치라. 니 때문에 내 꼴이 얼마나 우스워졌는 지 아나? 응? 마누라 하나 간수 못하는게 무슨 정치냐고, 사방에서 손가락 질이다. 정화: 당신 나 못 믿어? 당신도 알잖아. 내 꿈이 가수였던거. 정민: 그깟 가수 나부랭이가 무슨 꿈인데! 정화: 함부로 말하지 마. 당신한텐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나한텐 소중한 꿈이야. 애 키우고 당신 뒷바 라지 하느라고 내 가슴속에 묻어 놨던 소중한 꿈이라고. 정민: 아, 그래? 그렇게 하기 싫은 내 뒷바라지 하느라고 고생 많았다. 그러니까 인제부터 편안하게 살게 해 줄테니까 그냥 입 닥치고 조용히 살으라고! 정화: 싫어! 그렇게 살기 싫어. 그렇게 못해. 당신 꿈만 꿈이고 내 꿈은 아무것도 아니야? 왜 내가 맨 날 포기하고 희생해야 되는데. 우리 엄마아빠가 평생 너 하나만을 위해서 희생하라고 나 낳아 준거 아니거든? 연우가 뭐라는지 알아? 나처럼 살고 싶지 않대. 당신 우리 연우가 평생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한 남자 뒷바라지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난 싫어. 난 우리 연우 그렇게 사 는 거 죽기보다 싫어.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이와 유사한 경험이나 사례들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어떻게 나누어지는가?(생물학적인가? 사회적인가?) 남성 가장의 책임은 어떠한 특권을 부여하는가? 남성 가장이 여성 배우자를 간수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가부장제의 성격) 여성의 역할이 남성을 뒷바라지 하는 것이라는 사고는 어떤 함의를 갖는가?(남성 중심 적 사회조직) 참고사항 여성과 남성의 역할: 젠더의 사회화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적인 사회 조직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음

372 #장면2 ( 00:01:35) 서울시장 후보 당내경선에서 남성후보가 상대후보(황정민)를 비난하는 장면 남자1: 여러분께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자, 여러분! 이 사진을 봐 주십시오. 참 보기에도 민망한 이 사진속의 주인공은 바로 제가 존경하는 우리 황정민 후보의 사모님입니 다, 여러분! 예, 저도 처음에는 참으로 믿기 힘든 일이었습니다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제 곧 음반을 내고 섹시 댄스 가수로 데뷔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댄스가수가 되는 것이 무슨 문 제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이 사진을 한번 보십시오. 제보에 따르면 황 후보님의 사모님은 현재 기획사 간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이거 뭐 완전히 삼류 막장드라마... 남자2: 야, 황정민 마누라가 가수 데뷔를 한 대. 그것도 댄스가수. 근데 기획사 사장인가랑 바람이 나 가지고. 남자3: 야, 야. 오늘 여기 온 거 아니야? 그러면 완전 대박. 남자4: 다음 리허설... 남자1: 옛 말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습니다. 아니, 자기 아내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 떻게 천만 서울 시민을 다스릴 수 있단 말입니까? 여러분! 무리: 강필제! 강필제! 남자5: 네, 강필제 후보의 연설이 끝났습니다.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댄스가수는 섹시해야 하는데, 내 부인은/딸은 정숙해야 한다? 여성은(부인이나 딸) 남성(가장)이 다스려야 하는 존재인가?

373 참고사항 섹시한 연예인과 정숙한 부인 을 원하는 성적 이중잣대에 대해 논의 할 수 있음. 가족 내 여성(부인이나 딸)을 보호 한다는 것이 사실상 의미해 온 것은 무엇인가? 여성을 보호한다는 것과 다스린다는 것에는 (우리 사회에서, 사실상) 어떤 차이가 있는가?

374 영상자료 7 영화 <하울링>(2012) 자료 유형 영화 자료명 하울링 자료 정보 2012년 2월 개봉 감독 유하 최종관객수 160만 이나영, 송강호 출연 영상 활용 개요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토의할 수 있다. 형사와 같은 직업 세 계는 주로 남성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여성의 진입장벽이 낮으며, 그 배경에는 형사 는 남성의 직업 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 뿐 아니라, 교수 사회, 의사 사회, 정 치인 등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살아남기에 대한 토의가 가능하다. 최근 여성들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직업군에서도 여성의 능력으로 여성으로서의 섬세함 등을 꼽고 있는데 이는 여성과 남성의 이분법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비판적 토의를 할 수 있다. 여성을 직장의 꽃으로 비유하거나 인식하는 태도는 여성을 직장에서의 동등한 동료가 아니라 성적인 대상 으로 여기게 한다. 성희롱이 발생하는 맥락도 이러한 의식 안 에서 토의할 수 있다

375 #장면 ( 00:06:25) 남성중심사회(형사)에서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장면 송강호: 거 대포차더라고. 차도 전소 되서 지문도 안 나온대요. 이나영: 안녕하세요. 남자1: 어, 은영아, 잘 찾아왔네. 어, 인사해라. 조형사(송강호). 이나영: 처음 뵙겠습니다. 차은영입니다. 송강호: 반가워. 남자1; 니 조장이니까 앞으로 잘 모셔. 동료들: 피식거리며 웃는다. 이나영: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송강호: 순찰대에 있었다고? 계속 오토바이나 타지, 왜. 폼 나고 좋은데. 남자1: 전에 잠깐 형사 했었대. 이 일 좋아서 지원한거라니까 니가 잘 만들어봐. 송강호: 만들긴 뭘 만들어. 지가 알아서 하는 거지. 이나영: 선배님, 저 뭐부터 할까요? 송강호: 나가 있어. 이나영: 예? 송강호: 알거 없으니까 나가 있으라고. 남자2: 화재현장입니다. 송강호: 내 속도 잿더미다. 남자3: 에, 거 괜히 좋으면서. 아 그동안 파트너 없어서 적적했잖아. 예쁜 짝지 만나서 뭐 얼마나 좋 아. 송강호: 그렇게 좋으면 니가 해라, 임마. 남자3: 형, 우리한테 정말 필요한 게 뭔지 아세요? 첨단 과학수사가 아니야. 여성의 섬세함이거든? 남자1: 진급문제도 그렇고. 성격적으로다가 힘든 부분이 좀 있어. 감안해서 잘 맞춰봐. 이나영: 네. 남자1: 필요 할 때는 애교도 좀 부리고. 근데 애교성은 좀 없어 보인다. 송강호: 예, 찾았어요. 남자1: 어, 얼추 다 끝나 가냐?

376 송강호: 예, 뭐 대충. 남자1: 이 사건 말이야. 니가 좀 맡아라. 송강호: 예? 남자1: 다른 조는 기획수사 마무리하느라고 정신없잖아. 니가 좀 해줘. 송강호: 싫은데요. 남자1: 뭐? 송강호: 싫다고. 아, 이 언니도 그런데 뭘 또 맡어? 내가 뭐 우리 팀 뒤치다꺼리나 하는 놈이야? 남자1: 야 임마, 잠깐만. 야, 지킬 건 좀 지켜라. 아무리 동기지만 애 보는 앞에서. 송강호: 아니, 그렇잖아. 누가 봐도 단순 변사인데 새파란 여경에, 아무 점수도 안 되는거 양쪽으로 똥 치우라고? 남자1: 애들 바쁘잖아. 니가 고참인데 이럴 때 도와줘야지. 송강호: 나도 좀 도와줘. 나도 한번 올라가자. 장면 전환 남자3: 뭐하다 이제와요. 둘이 다니니까 재밌나봐. 송강호: 그래 간만에 데이트 좀 했다. 남자4: 어, 데이트? 완전 부럽다. 부럽다. 남자2: 은영아, 우리 오기 전에 청소 좀 해 놓고, 거기 수사기록들 싹 다 복사해 놔라. 이나영: 이건 저희 사건 아닌데요? 남자3: 이야, 너 엣지 있다? 야 니 사건 내 사건이 어딨어. 하라면 하는 거지. 대답 안 하냐? 이나영: 예. 장면전환 송강호: 야, 너처럼 해 가지고는 들을 얘기도 못 듣겠다. 여자의 무기가 뭐야? 애교라도 떨어서 다문 한 마디라도 들어야 될 거 아니야. 형사가 적성에 맞다는 애가 기본을 몰라. 앉아서 법의학이나 뒤지는게 형사가 아니야. 쓸데없이 발품 파는게 우리 일이라고. 그렇게 찌뿌둥하게 다닐라면 당 장 때려쳐! 장면전환 송강호: 늦어서 미안합니다. 남자1: 어, 어서와. 남자2: 오셨어요? 이나영: 고형사님 축하드립니다. 남자3: 축하는 무슨. 얼굴보기 힘들다. 뭐 진전은 좀 있냐? 이나영: 예? 송강호: 진전은 무슨. 아직 신원도 안 나왔어. 남자3: 아니, 두 사람. 동료들: 낄낄거리며 웃는다. 남자1: 어, 국과수에선 결과 안 나왔어? 뭘 이렇게 오래 끌어. 송강호: 곧 보내준대요. 야

377 남자3: 뭐야? 송강호: 별거 아니야. 그냥 마음이니까 받아둬라. 남자2: 까봐, 빨리 까봐. 벨트 아니야. 이야, 가죽인데. 남자3: 미안하게 뭐 이런걸. 남자4: 이야, 이가 버클이 죽인다, 죽여. 송강호: 너 진급했다고 배 나오면 안 된다. 초심지키라고 주는 거야. 남자: 어, 그래 지켜볼게. 남자5: 지킨다, 허리 사이즈. 남자1: 조선생, 섬세해 졌어. 여자랑 다니더니 이렇게 달라지나. 장면전환 노래방에서 회식하는 장면 남자3: 형, 여경이랑 일하니까 뭐 어때, 할만해? 송강호: 죽여줘. 남자3: 어, 그렇게 좋아? 송강호: 어, 짜릿해. 온몸에 전율이 일어. 남자3: 힘들지? 저 형이 좀 올드해. 여자가 밖에서 나대는 꼴을 못 보는 타입이거든. 어유, 많이 힘들 거야. 아무튼 좀만 참아라. 오빠가 발령 받으면은 내가 끌어줄게. (팔을 만짐) **가 중요한 거 야. 라인을 잘 타야지. 응? 은영아, 오빠랑 브루스 좀 출까? (허리에 손을 감음) 이나영: 춤 못춥니다. 송강호: 야, 왜그래, 촌스럽게. 쿨하게 한번 땡기자. 이나영: 고형사님, 선배대접 받고 싶으면 조용히 이 손 내려놓으시죠? 개망신 당하기 전에.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이와 유사한 경험이나 사례들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일반적으로 여성의 일, 남성의 일이라고 여겨지는 직업의 구분은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 가? 그러한 구분의 이유는 무엇인가? 필연적(생물한적)인 것인가? 사회적인 것인가? 남성중심적인 직업세계에 여성이 진입하기 힘들거나 살아남기 힘든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을 직장의 꽃 으로 여기는 문화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여성은 직장에서도 여성 으로서 애교와 섬세함을 강요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을 동등한 동료가 아니라, 단지 여성 으로 보는 시각은, 직장에서 빈번히 일어 나는 각종 성희롱과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378 참고사항 여성과 남성의 일을 구분하는 이분법에 대한 여성주의적 비판 여성을 배제하는 남성중심적 직장문화의 예를 들면서 일상화된 여성 배제를 논의 할 수 있음. 직장 내 남성중심적 문화와 성희롱의 관계에 대하여 논의할 수 있음

379 영상자료 8 개그-오락프로그램 <개그콘서트>(2012) 자료 유형 개그프로그램 자료명 개그콘서트 <감수성> 자료 정보 KBS2 TV에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에 방영하는 콘서트식 개그프로그램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음. <감수성>은 2012년 선보인 코너로 개그맨 김준호, 김대희 등이 출연하 였음. 해당 자료는 2012년 당시 많은 인기를 누린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남자 아역 배 우인 여진구가 왕세자로 등장하였음. 영상 활용 개요 개그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인, 여성비하, 외모비하, 장애인비하 등이 조롱과 희화화의 대상이 되는 잘못된 풍토에 대하여 토의할 수 있다. 해당 자료는 특히, 못생긴 개그우 먼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박지선 (세자빈으로 출연)의 외모를 보고 왕세자 역할인 여진구가 이를 거부하는 장면을 개그 꽁트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여성일 경우 못생긴 외모가 개그의 소재가 되는 맥락이 무엇인지 논의해 볼 수 있다. #장면 ( 00:03:06) 왕세자 역의 남자 배우가 세자빈의 외모를 보고 이를 거부하는 장면

380 (앞 부분 생략) 세자: 아버님, 송구하오나 소자 이미 마음에 품은 여인이 있사옵니다. 왕: 그 여인이 누구요? 세자: 소자가 마음에 품은 여인은 홍문관 대제학의 여식 허연우라는 규수이옵니다. 왕: 니가 이 나라의 국본임을 잊은 것이냐? 날 지금 기만하는 거냐! 세자: 연우야, 연우야. 송구하오나 이미 이 소자의 마음은 그 여인에게 향하였사옵니다. 왕: 다 필요 없다. 세자빈을 들라 하라. 세자: 아바마마. 소자는 그 여인이 아니면 그 누구와도 혼인을 하지 않을 것이오나, (여성의 얼굴을 본 뒤) 이번만큼은 아바마마의 뜻을 따르겠사옵니다. 왕: 아니, 연우는 어떻게? 세자: 아니요, 이 누나가 더 예쁜 것 같아요. 왕: 너, 어린 나이에 이렇게 밝혀, 여자를? 남자: 아, 부전 자전. 왕: 어떻게 혼인 하겠소? 세자: 예. 혼인 하겠사옵니다. 나를 알아 보겠느냐. 내가 누구인지 말해 보거라. 여자: 이 나라의 세자: 왕세자, 진구다. 세자빈은 이리 오너라. 하하 여자: 아가씨! 세자빈: (박지선이 등장함) 서방님. 남자: (박지선의 얼굴을 가리키며) 아, 프레데터. 세자빈: 서방님 이리 오시지요. 세자: (박지선을 본 후) 아, 아바마마 동촉하여 주시옵소서. (후략)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외모 비하 개그를 볼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불편한가 그렇지 않은가? 그렇지 않고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못생긴 여자 와 못생긴 남자 가 자아내는 개그의 핵심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남성의 경우 자기 비하를 통한 개그가 주를 이룬다면, 여성의 경우 타인에 의한 비하 가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지 않은가?)

381 참고사항 외모 지상주의에서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논의 할 수 있음. 여성은 예뻐야 한다 는 외모지상주의는 여성의 사회적 수명을 단축시킴. 젊고 예쁜 여성 뉴스 앵커와 노련하고 숙련미 있는 중년층의 남성 뉴스 앵 커 (여성 앵커의 사회적 수명은 남성 앵커에 비해 매우 짧음) 3. 그 외 여성의 못생긴 외모 를 개그의 소재로 하는 경우 개그콘서트 692회 <현대레알사전>

382 영상자료 9 개그-오락프로그램 <개그콘서트>(2012) 자료 유형 개그-오락프로그램 자료명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 자료 정보 KBS2 TV에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에 방영하는 콘서트식 개그프로그램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음. <생활의 발견>은 2012년 선보인 코너로 개그우먼 신보라, 개그맨 송준 근 등이 출연하였음. 해당 자료는 개그우먼 이영자가 신보라의 언니로 등장하였던 장면임. 영상 활용 개요 이영자를 뚱뚱한 여자 로 등장시키면서, 외모 비하를 소재로 하는 개그 방식 중에 하나를 취하고 있다. 뚱뚱한 여자로 등장하는 이영자는 끊임없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 는데 이는 못생긴 여자 가 웃기다는 인식과 마찬가지로 뚱뚱한 여자 는 웃음거 리가 된다는 사회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못생긴 여자와 뚱뚱한 여자는 웃기는 여 자 라는 사회적 인식은 여성에 대한 정형와의 거울쌍이라 할 수 있다. #장면 ( 00:07:21) 개그우먼 이영자가 여자 주인공의 언니로 등장하여 먹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

383 (대사 생략) 이영자가 신보라(여성 주인공)의 언니로 등장한 이후, 지속적으로 많이 먹는 뚱뚱한 여성 을 재 현함으로써 웃음을 자아내는 방식의 꽁트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외모 비하 개그를 볼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불편한가 그렇지 않은가? 그렇지 않고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의 개그콘서트 코너 <네 가지>의 김준현이 자신의 뚱뚱한 몸매 를 웃음의 소재 로 삼는 방식은 당당함 이라는 코드로 읽히고 있다. 과연 이러한 당당함 이 여성 에게도 통용될 수 있는 개그 코드 일까? 김준현과 이영자가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어 떠한 성적 차이인가? 참고사항 뚱뚱한 여성 에 대한 사회적 편견, 즉, 날씬한 여성이 아름답다 는 담론은 여성에 대한 특정한 담론, 즉 정형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생산. 비만에 대한 사회적 정의의 문제와 뚱뚱한 남성 과 뚱뚱한 여성 의 의미 차이는 젠 더 권력 차이를 내포하고 있음. 3. 그 외 여성의 뚱뚱한 몸 을 개그의 소재로 하는 경우 개그콘서트 692회 <거제도> -

384 영상자료 10 뉴스자료 자료 유형 뉴스 자료 자료명 유명인사의 성추행 사건 뉴스영상 자료 정보 스트로스 칸 IMF사무총장, 최연희 (전 한나라당)의원의 성추행 사건을 담은 뉴스영상 영상 활용 개요 일부 이상한/비정상적인 남성들의 일이라고 치부하기도 하는 성희롱/성폭력의 가해자 는 매우 일상적인 상황에서 일반적인 남성들에 의해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임을 자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성추문 사건은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중요 성을 일깨우기도 하지만, 성희롱/성폭력 사건에도 불구하고 가해 행위는 금새 잊혀지 기도 한다는 점에서 남성들의 성적 욕망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에 대하여 토의 할 수 있다. #장면1 ( 00:01:14) 2 8 ) 스트로스 칸 IMF 전 사무총재의 성추문 사건 28) -

385 2012년 스트로스 칸 전 IMF 사무총재의 성추문사건 IMF총재를 지내고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였던 스트로스 칸은 2012년 63세의 나이로 뉴욕 호텔 여성 종업원 성폭행 미수, 프랑스 여성작가 성추행, 공금을 이용한 집단 성매매, 성매매 조직과 연루되어 성매매 알선, 여성 기자 성희롱 등의 혐의를 받았고 공직에서 모두 물러난 바 있음. #장면2-1 ( 00:02:19) 2 9 )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성추문 사건 #장면2-2 ( 00:01:41) 3 0 )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성추문과 관련한 정치권 반응 29) 30) -

386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성추문사건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의원 최연희는 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동아일보 여성 기자를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 혐의를 받았음. 그러나 이를 해명하는 자리에서 술집 여 종업원인 줄 알 았다 고 말해 여성에 대한 자신의 낮은 인식을 드러내었으며, 의원직 사퇴를 둘러싸고 성희롱 가해자 를 보호하는 정치권의 관행을 노출하는 등 정치인 및 유명인의 성희롱 사건의 단면을 보여줌.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성희롱/성폭력 가해 남성은 특별한 남성인가? 남자라면 한번쯤 그럴 수도 있다고 보는 사회적 인식에 동의하는가? (동의하지 않는다 면 최연희 의원의 재선출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주변에서 성희롱은 어떤 형태로 목격되는가?(다양한 성희롱 경험을 공유할 수 있 음) 참고사항 남성의 성희롱/성폭력에 대하여 지나치게 관대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

387 영상자료 11 TV광고 <스니커즈>(2013) 자료 유형 TV광고 자료명 초코바 TV광고 자료 정보 2013년 방영 아이돌 그룹 씨스타 가 등장하는 초코바 광고 영상 활용 개요 여성을 나약한 존재로 재현하는 매체의 하나로, 여성을 특정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고 정화하는 방식에 대하여 논의할 수 있다. #장면 ( 00:00:30) 여자 아이돌은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배경으로 깔고 있는 광고

388 상황: 아이돌 그룹 씨스타가 무대의상을 입고 남성들과 함께 농구하고 있음 남자: 여기야! 여기! 여자1: 아, 잡아, 쫌! 여자2: 악! 여자1: 아, 형 뭐해?! 남자: 아, 뭐해, 뭐해, 뭐해. 빨리, 빨리. 뺏어, 뺏어, 뺏어. 막아, 막아. 한명씩 빨리. 타임! 타임, 타임! 여자3: 야, 김창식, 너는 안 뛰냐? 여자4: 나만 안 뛰었어? 여자1: 아, 형 왜 이렇게 몰려 다녀? 여자2: 아휴, 걸 그룹이냐? 남자: 걸 그룹 같거든? 자, 배고프면 꼭 이러더라. 오케이? 다같이: 오케이 나레이션: 출출할 때 넌, 니가 아니야!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운동은 남성의 영역인가? 다양한 스포츠 영역에서 여성들이 활약하고 있음에도 이런 방식으로 대중매체에서 재현 하는 배경은 무엇인가?(지속되는 고정관념과 재현의 문제) 참고사항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차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체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재현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차이 VS. 동성 내 신체적 차이(후자의 변이가 더 큼)

389 영상자료 12 TV광고 <카페타임>(2013) 자료 유형 TV광고 자료명 커피음료 TV광고 자료 정보 2013년 방영 아이돌 그룹 씨스타 가 등장하는 커피음료 광고 영상 활용 개요 남성의 비즈니스를 돕는 대상으로 커피음료를 상정, 이와 마찬가지로 여성 아이돌그룹 을 남성의 비즈니스를 응원하는 존재로 상정하는 광고를 통해,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공 적인 일을 남성의 영역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존재를 여성으로 이분화 하거나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방식의 재현물을 비평할 수 있다. #장면 ( 00:00:15) (남성의)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필요한 응원도구처럼 등장하는 여자 아이돌

390 남자: 계약이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여자1: 헤어 오케이! 여자2: 의상 오케이! 여자3: 미소 오케이! 다같이: 카페타임 오케이! 우리 오빠 파이팅! 힘찬 응원이 필요한 시간. 남자: 마이 파이팅 타임! 1. 영상에 대한 감상 나누기 영상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 본다. 2. 토론/토의할 쟁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기 여성이 남성의 성공을 위한 도구, 접대의 도구로 여겨지는 일을 주변에서 목격할 수 있 는가? 참고사항 남성과 여성을 공과 사로 구분하는, 성별에 따른 공사구분의 허구성 비판

391 사건자료 사회 유명 인사들의 성희롱/성폭력 사건 3 1 ) 전 국회의원 최연희 사건 발생: 2006년 2월 인물 특성: 15-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17대 국회의원 재직 중 성희롱 사건에 휘말렸 으나,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당선됨. 사건 개요: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의원 최연희는 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동아일보 여성 기자를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 혐의를 받았음. 그러 나 이를 해명하는 자리에서 술집 여 종업원인 줄 알았다 고 말해 오히려 비난을 산 바 있음. 사건에서 벌금 500만원에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 의원직 을 유지함. 관련 뉴스: 최연희 성추행 사건 참고 자료: 성추행쯤이야? 최연희 의원, 여론조사서 강세 (아래 기사) < 지난해 6월 방송된 '뉴스 후' 한 장면 > 한편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지난해 6월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 후'의 한 장면도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 성추행을 다룬 '뉴스 후'와의 인터뷰에 서 동해지역의 일부 시민들은 '남자가 술 먹고 취하면 가슴도 만질 수 있는 거지', ' 지역구를 위해서 잘만 한다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다' 등 최 의원을 지지하는 발언 을 해 시청자와 네티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출처 : 디시뉴스 기사링크 : 31) 사건 발생 시기는 언론에 공개된 시기를 기준으로 함

392 성접대 의혹, 장자연 사건 사건 발생: 2009년 3월 인물 특성: 신인 배우 장자연. 연예계의 성상납 관행의 피해를 밝히고 자살하였음. 사건 개요: 소속사의 강요로 인해, 주요 정계인사 및 사회고위층에 성상납 을 했던 사실을 밝히면서, 자살하여 사회적 이슈가 된 바 있음. 조선일보 관련자, 방 송관련자, 일반 산업체 사장 등에 성접대 를 한 사실을 적은 리스트 를 남겼다고 알려져 있음. 관련인들 수사 결과는 모두 무혐의 로 나타남. 그러나 이는 졸속 수사 등의 혐의를 남기고 있음. 여성연예인에 강요되는 성 적 접대 문제를 이슈화하였음. 관련 뉴스: 故 장자연 사건 4년의 기록 전 IMF 총재 스크로스 칸 사건 발생: 년 인물 특성: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1999년 프랑스 재무부 장관을 거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제10대 국제통화기금 총재를 지낸 바 있음. 사건 개요: IMF총재를 지내고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였던 스트로스 칸은 2012년 63 세의 나이로 뉴욕 호텔 여성 종업원 성폭행 미수, 프랑스 여성작가 성추행, 공금을 이용한 집단 성매매, 성매매 조직과 연루되어 성매매 알선, 여성 기자 성희롱 등의 혐의를 받았고 공직에서 모두 물러난 바 있음. 관련 뉴스: 스트로스 칸 사건 ews_seq_no= 전 국회의원 강용석 사건 발생: 2010년 7월 인물 특성: 변호사 출신으로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본 사건으로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바 있음. 사건 개요: 2010년 7월 아나운서 지망생 대학생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아나운서 하면 다 줘야 하는데 할 수 있겠냐? 는 발언을 하여, 전국아나운서연합으로부터 집단적 성희롱 발언으로 소송중에 있던 바 있음. 2012년 전국아나운서연합이 소송을 취하 하면서 합의에 이름. 관련 뉴스: 성희롱 발언 강용석 의원, 의원직 상실형 가수/배우 고영욱

393 사건 발생: 2010년 인물 특성: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겸 배우. 최근 작품으로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 습>이 있음. 본 사건으로 연예인으로는 처음으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바 있음. 사건 개요: 총 4인의 여성을 강제 추행하거나 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건. 특 히, 2010년 당시 14세인 여중생을 연예인이 될 수 있게 도와주겠다 는 명 목으로 성관계를 가진 혐의에 대하여 피해자는 강제에 의한 관계라고 주장하 나, 고영욱은 동의에 의한 관계 임과 18세인줄 알고 있었다 며 무죄를 주장한 바 있음. 그 외 사건에 대하여도 강제성이 없었음을 주장하며 무죄를 주장. 그러나 최근 (2013년) 재판에서 징역 7년에, 전자발찌 착용 명령을 받 은 바 있음. 관련 뉴스: 성폭행 혐의 고영욱, 전자발찌-징역 7년 구형 배우 박시후 사건 발생: 2013년 2월 인물 특성: 드라마 역전의 여왕, 공주의 남자, 청담동 앨리스 등에 출연하 여 많은 인기를 모았던 남성 배우. 한류스타로도 유명해짐. 사건 개요: 지인의 소개로 만난 여성과 술자리 이후에 성관계가 있었으나, 이에 대하여 여성 측은 성폭행 이라고 주장하고, 박시후 측은 동의한 성관계 로 무 죄를 주장한 사건. 이후 피해자 여성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피 해자 여성을 비난하는 등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음. (현재 미해결) 관련 뉴스: 박시후,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혐의로 피소 3 헤어디자이너 박준 사건 발생: 2013년 3월 인물 특성: 헤어디자이너로, 전국에 약 150여개의 박준 뷰티랩 이라는 이름의 헤어숍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손꼽히는 미용계의 대표적인 인물임. 사건 개요: 자신이 운영하던 업체 여직원 4명에 대하여 성폭행 및 성추행 한 혐의로 구 속영장 청구. 피해자들과의 합의로 구속 취하. 업체에서 물러나겠다는 기사를 발표함.(2013년 3월 27일) 관련 뉴스: 성폭행 혐의 박준 구속영장 신청 -

394 사회 고위층 성접대 사건 사건 발생: 2013년 3월 인물 특성: 중천산업개발 회장 윤중천 회장이 접대한 사회 고위층의 성관계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발견되면서, 김학의 법무부 차관 연루사실이 발견. 성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자신 사퇴하였음. 그 외 사회 고위층이 연루된 것으로 추측되면 서 고위층의 비리 문제, 성접대 의 고질적인 문제 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바 있음. 사건 개요: 중천산업개발 회장 윤중천과 권모씨의 성관계가 담긴 동영상이 윤 회장의 아 내에게 발견되자, 윤 회장의 아내는 윤중천과 권모씨를 간통죄로 고소. 권모 씨는 윤 회장과 내연의 관계가 아니라, 윤 회장이 약물을 먹이고 성폭행을 했으며 동영상을 몰래 찍어 15억원 등의 현금을 갈취했다고 고소함. 윤 회장 은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 받았지만, 성관계 동영상 촬영에 대 한 혐의는 검찰로 송치됨. 이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윤 회장이 접대한 사회 고위층의 성관계 동영상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짐. 그 외 사회 고위층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성접대 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이 일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스스로 사퇴하였음. 관련 뉴스: 경찰, 사회지도층 인사-성접대 의혹 내사 착수 aid= 인권활동가/교수 고은태 사건 발생: 2013년 3월 인물 특성: 인권운동가이자 모 대학의 교수로,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이상장을 지낸바 있으며, 2009년 이후 현재까지 국제엠네스티 국제집행위원을 지내왔음. 사건 개요: 국제엠네스티 회원인 20대 여성과 개인적인 친분을 갖게 되면서 고은태 교 수가 이 여성에게 SNS 매체를 이요하여 신체의 특정 부위를 찍은 사진을 전 송하라고 요구하거나 성적인 언동을 보냄으로 인해, 해당 피해 여성이 SNS 매체를 통해 고은태 교수의 행위가 성희롱임을 폭로한 사건. 사건 폭로가 있 은 직후 SNS 매체를 이용하여 사건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글을 남김. 관련 뉴스: 인권운동가 고은태 교수가 성희롱 -

395 참고논문 미디어에서의 여성재현 김선남, 장해순, 정현욱(2004), 수용자의 드라마 여성이미지에 대한 수용행태 연구, 한 국방송학보18(1), 쪽 김훈순, 김미선(2008), 여성 담론 생산의 장( 場 )으로써 텔레비젼 드라마, 한국언론학보 52(1), 쪽 우린(2010), 트렌디 드라마에서 재현되는 여성상과 남성상의 캐릭터 서사비교, 한국엔 터테인먼트산업학회 학술대회 논문집 7, 쪽 정사강, 김훈순(2010), 한국영화의 여성재현: 성매매에 대한 이중적 시선, 미디어, 젠더 &문화(13호), 5-35쪽 홍지아(2010), TV드라마를 통해 재현된 여성의 몸 담론, 한국언론정보학보(49), 쪽 황혜진(2004), 멜로드라마에 나타난 남녀/관계 재현의 변화, 영화연구(24), 쪽

396 참고영상 성매매예방 영상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매매예방 영상제 선정작 32) > 2009년 선정작 신그리나/ 5분/ 애니메이션/ 우수상, <성매매의 덧, 이런 세상 상상해보셨나요?> 기획의도 사람들의 각기 다른 모습만큼 성매매 문제에 대한 생각도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해외성매 매가 늘고 있다는데 내 남편이 그 중 하나라면? 화장품을 사기 위해 성매매를 한 여성이 내 아내라면? 성매매를 하다 그 여성을 죽인 범인이 내 아들이라면? 달콤한 유혹에 속아 성매매를 하게 된 가엾은 소녀가 내 딸이라면? 하루 걸러 한번 꼴로 뉴스에서 보도되는 성매매 관련 사건들을 남의 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와 우리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가정한다면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기획해 보았다. 시놉시스 평범한 지하철 안의 풍경. 어떤 이는 독서를, 어떤 이는 음악 감상을..그러다 반성매매 홍 보 포스터를 보게 되고 그 사람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사람들에게 한 가정의 32) -

397 모습을 보여준다. 해외성매매를 하는 아빠. 가정 안에서의 외로움을 여성전용 클럽에서 달 래는 엄마. 취업 준비 중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성매매를 하게 되는 대학생 아들. 부 족한 용돈을 채우기 위해 원조 교제를 하는 고등학생 딸. 양현아, 신자희/ 10분/ 애니&다큐/ 우수상, <빛(Light)> 기획의도 유흥업소들이 즐비한 밤거리는 반짝이는 간판 불빛으로 화려하게 물든다. 하지만 화려한 유 흥가 속에 자리잡은 성매매 업소들은 매번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 인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사회의 진정한 빛임을 알리고자 한다. 시놉시스 늦은 저녁, 캐릭터가 길을 걸어간다. 밤거리는 각종 유흥업소 간판들의 불빛으로 화려하게 빛난다. 하지만 화려한 밤거리 사이에는 은밀한 어둠(성매매 업소)이 자리잡고 있다. TV에 서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성매매에 관련된 뉴스, 그리고 신문 기사.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 하는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여성 단체들의 노력(성매매 여성을 위한 상담의료법률지원, 성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 청소년 성매매 예방교육)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도 함께 이에 동참하여 밝은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임을 알린다. 양영웅, 이재만, 윤대건, 박현주/ 5분/ 극영화/ 관객상, 우수상 <인형> 기획의도 "그녀에겐 피노키오의 요정이 없다" 성매매 여성들의 사례집의 내러티브가 피노키오의 내러 티브와 동일하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였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은 피노키오는 결국 인간이 되었다는 것과 성매매피해여성은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는 것. 동화인 피노키오 는 별의 요정이 피노키오를 인간으로 만들어주었지만 현실인 성매매피해여성들에게는 별의 요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그녀들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만 있을 뿐, 이 이해관 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의 자각이 필요하다. 결국 사회 구성원들이 성매매 피해여성에게 별의 요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에 자각을 시키고 이러한 자각을 통해 성매매의 고리를 끊고자 이 영상을 기획하였다. 시놉시스 집결지에서 종사하고 있는 나 는 자신과 닮아 있는 피노키오를 추억한다. 하지만 피노키 오와 한가지 다른 점은 나 에게는 피노키오를 사람으로 자유케 해준 별의 요정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삶에 지친 나 는 진열장의 상품, 무대위의 마네킹으로 자신을 형상화 시 켜 벗어날 수 없는 처절한 현실 속에서 소리 없는 외침을 하고 있다. 유니안/ 10분/ 르포/ 최우수상 <20대 남성들, 그들이 생각하는 성매매란> 기획의도

398 최근 우리 사회에 성개방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성을 가볍 게 여겨 성매매에 대해서도 어긋난 가치관을 조장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 실제로 많은 남성들은 여성들을 자신의 욕구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여 여성의 몸을 사고파는 행위 를 서슴지 않는다. 이들 중 20대 남성들, 20대는 성에 대한 의식이 잡혀가는 시기이므로 그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시놉시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5년, 그동안 우리나라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그리고 이 러한 사회 속에서 성의식을 정립해 가고 있는 우리나라 20대 남성들은 성매매에 대해 어떠 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까? 20대 남성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이티/ 5분/ 극영화&다큐/ 대상 <Turning Point> 기획의도 성매매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에 대해,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쉽게 빠져들 수 있 는 성매매와 그것이 범죄가 아닌 문화의 일종으로 변해가는 것을 각인시키고자 영상으로 만 들어 보았다. 시놉시스 여고생이 가정의 불화로 가출을 하게 된다. 길거리를 방황하던 중 돈이 필요하게 되어 우연 히 성매매 업소에서 일을 하게 된다. 도망치려 하지만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삶 속으로 들 어가게 된다. 그 이후 안정을 되찾지만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 있다

399 2010년 선정작 전지현, 정다정/ 16분/ 극영화 <성인식> 기획의도 성매매는 사회의 필요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매매 가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 도 성매매가 없어지면 성폭력이 늘어날 것이다. 혹은 성매매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등의 인식을 가지고 성매매 근절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들은 오히 려 성매매를 장려하는 오해와 편견일 뿐이다. 우리는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이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성인식 을 기획하게 되었다. 시놉시스 영화감독과 PD의 꿈을 안고 있는 스무 살 다정과 지현은 포트폴리오 작성에 도움이 될거라 는 생각에 성매매 확산 방지 공모전 에 참가하기로 한다. 다정과 지현은 자신만만해 하 지만, 이내 성매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가진 채 시나리오를 작성했음을 깨닫는다. 이후 성매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사하고 다니면서 시나리오를 다시 쓰는데... 김아름/ 3분/ 샌드 애니메이션 <반짝반짝 빛나는> 기획의도 10대 청소년들도 성매매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학교 근처만 하더라도 유흥업소 또

400 는 모텔들이 줄지어 있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자극적인 홍보물이나 놀면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문구들로 유혹하는 전단지들을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당장 성매매를 근절시킬 수는 없더라도 청소년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다. 시놉시스 언제든 내가 원하면 그만둬야지. 나도 모르는 새에 빚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조금만 더 하면 돈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점점 빚만 늘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의 모습을 찾 기 힘들어진다. 세상 밖으로 나가면 나를 받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수민, 권미경/ 8분/ 홍보영상 <당신이 성매매를 반대한다면> 기획의도 성매매 방지법 시행 6년, 반( 反 )성매매 운동은 그보다 더 오래. 성매매는 나쁘다, 범 죄다 라는 사회적 인식 수준은 높아졌지만, 기업의 접대 문화, 유흥?쾌락 문화 등 의 말들은 남성 성문화로부터 시작되어 성매매 라는 범죄마저도 문화 라는 테두리에 둠으로써, 폭력과 착취의 범죄행위를 은폐하고 희석시키고 있다. 일상에 만연해 있는 이런 성매매 문화 를 걷어치우고, 반( 反 )성매매 문화 가 내 주변에 넘쳐나길 원한다. 그래 서 성매매를 반대하는 우리가, 우리 주변사람들과 함께, 생활 속에서 반( 反 )성매매를 표현 하고 행동하는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이 영상은, 일상에서 반( 反 )성매매 문화 를 만들 고 싶은 우리들이, 어떤 이유든 성매매를 반대하는 당신에게 함께 그 일을 하자고 전하는 메시지다. 시놉시스 일상에서 반( 反 )성매매문화를 만들고 확장하고 싶다는 마음에 성매매 반대 피켓을 들고 거 리에서 프리허그를 했다. 쭈뼛쭈뼛 어색해 하던 우리들에게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다가와 포옹을 해준다. 감동. 그리고 다른 것들도 해 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긴다. 박명순/ 19분/ 다큐&페이크다큐 <남자답게> 기획의도 현재 대부분의 성구매자 인 남성은 성매매 현상의 규모를 결정하는 실질적인 수요 의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행위자이다. 성구매자의 법적 처벌이 시작되었지만 공권력이 가진 집행 능력과 의지의 한계를 초과하는 압도적인 규모 성구매 수요 때문에 현재 한국사회 는 여전히 접대와 유흥이라 불리는 성매매 문화가 건재하다. 현재 성구매를 하지 말라 는 법적, 도덕적 요구와 성구매를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는 많은 남성들의 변명이 메아리처럼 반복되며 남성들의 성구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성매매여성을 탓하고 비난하기 이전에 먼저 남성들의 성문화와 그에 속한 성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해답을 찾아보려 한다. 시놉시스 어느 날 학창시절 착하고 평범했던 친구로부터 성매매를 해봤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나

401 에게 다소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현 사회에서 남성에게 성매매는 자연스럽고 무뎌진 그런 이야기였다. 성매매에 관대한 사회에 대하여 친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 래서 카메라를 든다. 안성란/ 17분/ 극영화/ 관객상 <미자> 기획의도 물질만능주의와 인터넷의 손쉬운 접근성이 우리 청소년들을 성매매라는 덫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이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이다. 보호의 대상인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시놉시스 PD는 청소년 성매매를 취재하던 중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 청소년 미자를 만나지만, 미자는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당황하며 자리를 뜬다. 연락이 두절된 미자의 흔적을 따라 주변 인물 들을 만나던 PD는 조금씩 그녀의 입장에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미자에게서 다시 연락이 온다. 여성영상프로젝트팀 Nevertheless/ 7분/ 홍보영상/ 대상 <절대 사라지지 않아> 기획의도 성매매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무기력한 생각을 전환시켜 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그 곳, 성매매집결지를 중심으로 성매 매문제의 심각성을 제시하고, 그 곳을 변화시키는 힘이 곧 나 그리고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 을 상기시키고자 했다. 이 영상을 접한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는 바람도 있었다. 시놉시스 모두가 외면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그 곳, 성매매업소 집결지! 성매매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사람들의 무기력한 방치가 존재의 근거가 되는 그 곳 의 현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로부터 시작되는 실천이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성매매 현 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희망이다

402 2011년 선정작 임준호/ 13분/ 극영화/ 대상 <나쁜놈들> 시놉시스 성구매 초범 임경순은 경찰서로 끌려온다. '첫 경험'에 걸린 것이 너무 억울해 어쩔 줄을 모 르는데, 옆을 보자니 임경순 같은 남자들이 줄줄이 앉아 있다. 키스방에서 유사 성행위를 하다 걸린 고시생, 단란주점에서 성구매를 하려다 걸린 회사원, 그리고 성매매를 연애라 우 기는 철학과 교수. 그들이 각자 억울하다며 늘어놓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임경순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진다. 그리고 한 명 씩 그들의 보호자가 경찰서로 들어서면서, 상황은 더 껄끄 러워진다. 올해 <STOP! 성매매 영상제>에서 만날 수 있는 성구매자에 대한 유일한 영화. 성구매자들의 전형적인 변명을 극화하는 재기발랄함이 강점이다. 이상수/ 13분/ 극영화/ 관객상 <소녀A> 시놉시스 여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상대해야 하는 아저씨의 몸만으로도 충분히 불쾌한 마당에, 속이 좋지 않다는 소녀에게 "요즘 어린 애들은 나약해 빠졌어"라는 아저씨 표 훈계까지 가세하면 이건 정말 처치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소녀에게는 돌보아야 하는 알콜중독자 엄마가

403 있다. 아무데서나 술주정을 부리는 철없는 엄마를 위해, 소녀는 오늘도 아저씨들에게서 걸 려오는 전화를 받아야만 한다. <소녀A>는 뛰어난 극화를 통해 아주 함축적이지만 현실적으 로 청소녀 성매매 문제를 그려낸다. 강경민/ 1분 30초/ 홍보영상 <그들만의 시장> 시놉시스 사회는 쉽게 성매매 여성의 '자기 의지'에 대해서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그저 개인의 선택 이었을 뿐이라고 간단하게 말해버릴 수 있을까? 이는 성매매를 둘러싼 좀 더 복잡한 문제 들을 외면하고 손쉽게 개인의 문제로 설명해 버리려는 관습적이고 안일한 태도가 아닐까? <그들만의 시장>은 상품 진열대에 놓여있는 인형을 통해 이런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 각해보자고 말한다. 그리고 여성들이 가졌던 꿈, 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차 별 없이 다양한 기회들을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서정적인 애니메이션 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심천일/ 17분/ 다큐멘터리 <아메리카타운, 꾸무스따까?> 시놉시스 지금은 '국제문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면서 여전히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군산 아메리카타운. 이곳은 1969년 한 개인이 그 지역의 땅을 구매해 사업을 시작하면서 형성되 었다. 70년대, 아메리카타운은 미군이 주둔하면서 성매매업소집결지로 활황을 누리다가 80 년대에 이르러 점점 사양길에 접어든다. 그리고 90년대 이후 이곳은 주로 필리핀 여성들이 '예술흥행비자(E6)'로 들어와 성매매에 종사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군산 아메리카타운, 꾸 무스따까?>는 이런 군산 아메리카타운의 역사를 조명하면서, 현재 필리핀 여성들이 직면하 고 있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매매의 문제가 한 나라의 국경 안에서만 이해될 수 없 는 이유는 이 복잡한 역사와 달리 오히려 간단하다. 그건 성매매가 '본능'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보다 '권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2년 선정작

404 손해숙/ 15분/ 극영화 <살롱 드 보아> 기획의도 술자리 접대도 광의의 성매매로 볼 수 있다. 여자들은 그 현장이 불편하다. 접대부와 접대 부가 아닌 여자는 한 공간에 있기 어색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누가 규정하고 그렇게 대우하는가? 여자라는 속성을 가진 사람들을 대하는 사회와 남성들의 이중적 시각을 룸살 롱에 함께 있게 된 여직원과 접대 여성, 그리고 각각의 남성 군상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시놉시스 주현은 퇴근길에 회사 대표의 심부름으로 서류를 들고 단란주점으로 향한다. 단란주점에선 사장과 거래처 박과장이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주현은 박과장의 강권으로 어쩔 수 없이 술자리에 동석하게 되고, 단란주점 아가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옆에 와서 술을 따르라 강요 하는 분위기에 자리는 점점 더 불편해진다. 불편한 자리를 피해 화장실에 온 주현은 룸에서 술을 따르던 단란주점 아가씨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라는 사 실을 알게 된다. 이제 룸으로 돌아온 둘 사이에는 미묘한 연대감이 형성되는데... <살롱 드 보아>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남성들의 성차별적 태도를 문제 삼음과 동시 에,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들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며 차별하는 사회의 이중적 시 선에 질문을 던진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반전이 흥미로우면서도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강병수, 이나람/ 25분/ 다큐/ 관객상 <꼭 가고 싶은 건 아닌데> 기획의도 남성들이 성매매하는 이유를 성적 욕구 해소로 생각하기 쉽다. 이런 남성들이 평소 생각하 는 '성매매'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한 번 '성매매'에 대해 생각하며 변화하는 과 정을 통해 모두가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시놉시스 이 짧은 다큐는 일군의 대학생들이 성매매에 대한 20대 남성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토론회 를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토론회는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았고, 20대 남성들의 사 고방식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좌절감이 이들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전북여성인권센터를 통해 성매매예방 교육을 받고 집장촌을 직접 방문하면서, 토론회를 준비했던 자신들조차 실 은 성매매에 대해 무지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자신들 내부의 편견을 깨나가기 시작한다. <꼭 가고 싶은 건 아닌데>는 성매매를 '사회의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에 각성을 촉구 하는 20대 청년들의 메시지일 뿐 아니라, 이 다큐 제작주체들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이들의 용기 있는 첫걸음에 박수를 보내며,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새로운 의미망을 만들어갈 수 있 기를 기대한다. 김민경/ 25분/ 극영화/ 대상 <마감일>

405 기획의도 자본주의는 남성이 제공하는 돈과 여성의 성적 서비스간의 교환을 범죄가 아닌 하나의 경제 활동으로 정당화 시킨다. 보험회사와 청소년 아르바이트라는 노동시장에서 가장 약자인 모 녀가 경제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성을 상품화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자본주의 사 회구조를 보여준다. 시놉시스 남편과 이혼하고 보험을 판매하며 혼자 딸을 키우고 있는 은숙. 마감일이 다가왔지만, 이번 달에도 실적은 변변찮다. 은숙의 딸 소희는 엄마 몰래 미술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주유소 아 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손님의 외제차를 긁으면서 오히려 100만원의 빚만 떠안게 된다. 마 감일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은숙과 빚 100만원을 갚아야 하는 소희. <마감일>은 한 모녀의 하루를 따라가면서, 경제적 절박함을 경험하는 여성들이 마주치게 되는 성매매의 유혹을 그 려낸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성은 일상적으로 교환의 대상이 된다. 그것은 합법성의 여부와는 상 관없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성의 매매가 가능해지는 구조에는 경제적 이고 문화적인 권력관계가 놓여있다. 이런 권력관계를 일상을 통해 포착해내는 감독의 시선 이 날카롭다

406 참고자료 성매매 예방교육 관련 자료 <여성가족부 홍보자료 33) > 성매매 예방교육 영상 성매매예방교육 영상물(중학생 이상) - '사라진 장미를 찾아라' 성매매 예방교육영상물 - '이 남자가 사는 법 성구매 예방교육 영상자료 - 불편한 진실 성매매시장과 수요 청소년 성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 동영상 - 미혜와 영준이의 첫사랑 성매매방지 교육 비디오 - 성매매 여성, 내 누이의 다른 이름 성매매 예방교육 및 홍보 책자 성매매 예방교육 가이드 북 - 성매매 예방교육 가이드 북 성매매방지 업무편람 공공기관 성매매방지 업무편람 대학생 대상 성매매예방 교육자료집 - 성매매,JUST SAY NO 성매매방지법 시행 3년 리포트 홍보 소책자 -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성매매방지 홍보 책자 - 성매매 없는 세상 아름다운 동행 성매매방지 홍보 - 성매매 없는 사회를 위하여 (2004) 33)

407 성매매 예방 교육 프로그램 통계 자료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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