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o n t e n t s 낮은 곳을 향한 연대 비정규노동자의 목소리 격월간 비정규노동 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인 수많은 비 정규노동자들의 가슴이 되고자 합 니다. 격월간 비정규노동 은 2001년 5월 창간 이후 지금까지 차별과 고용불 안이 일상화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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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 o n t e n t s 낮은 곳을 향한 연대 비정규노동자의 목소리 격월간 비정규노동 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인 수많은 비 정규노동자들의 가슴이 되고자 합 니다. 격월간 비정규노동 은 2001년 5월 창간 이후 지금까지 차별과 고용불 안이 일상화된 노동 현장에서 고통 받고 소외된 비정규노동자들에게 등대 같은 희망이 되고 싶다는 일 념으로 더디지만 굽힘없이 걸어왔 습니다. 격월간 비정규노동 은 가장 중요한 노동문제 이면서 동시에 인권문 제, 사회문제 이기도 한 비정규노 동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과 삶 의 질 향상을 위한 올바른 지름길임 을 확신합니다. 기사제보 구독신청 커버스토리 고공농성 154일_편집국 노동에세이 돈보다 사람, 꽃보다 노조_정기훈 편집자의 말 어떻게 저들을 처벌할 수 있을까_편집국 길 위의 시 밀양_최상해 한울림 뿌리부터 말라죽지 않기 위해_김민수 경계를 넘어 비정규직 조직화&투쟁에 왕도가 있는가_이남신 유성 희망버스 승객에게_한영희 잘 지내시나요?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비정규노동 이 되길_윤진영 정책칼럼 교육감 선거, 그리고 학교비정규직_배동산 누가 나에게 이 길을 후회 없는 최고의 경험, 노동조합 10년_이영숙 연재특집 쉼표하나 치유의 시간들. 그 후의 이야기 _참여자들 나는 비정규노동자입니다 위험한 꿈_이상엽, 변정윤 YOUTHTORY 방송국 직원 을 찾아라 향기를 주마 앗싸 가오리_김성만 가로세로퍼즐

3 발행일 2014년 4월 1일 발행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기획특집 Ⅰ 짙게 드리워진 방송사의 그늘, 방송사 비정규직 26 왜곡된 방송산업 추락하는 노동조건_송용한 32 이 땅에서 방송작가가 살아가는 길_김현철 37 열정과 고단 사이 50 케이블방송, 이제는 권리 확보 투쟁으로_박재범 기획특집 Ⅱ 6 4 지방선거, 그리고 지방정부의 역할은 60 노동의제, 그리고 6 4 지방선거_이남신 64 서울시 노동정책 및 비정규직 전환사례_편집국 74 인천시 노동정책 및 비정규직 전환사례_편집국 80 경기도 노동정책 및 비정규직 전환사례_편집국 지역, 지금은 삶을 바꾸는 실태조사 지역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는 실태조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안산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이야기 발행인 조돈문, 최병모, 임성규 편집인 이남신 편집위원 김사이(시인) 남우근(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 박점규(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 오세연(청년유니온 사무처장) 이경옥(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이류한승(우리동네노동자인권찾기모임 선전팀장) 이윤아(디자인통통 대표) 오진호(한국비정규노동센터 기획편집부장) 김남수(한국비정규노동센터 편집부장) 웹사이트 이메일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 135 3층 전화 팩스

4 노동에세이 photo text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돈보다 사람, 꽃보다 노조 기자회견 자리에 방송 카메라 한 대 보이질 않았다. 대신 무전 기 들고 분주한 경찰이 많았다. 커다란 펼침막엔 누구라도 알 만한 사람의 얼굴과 누군지도 모를 이의 영정이 줄줄이 선명 하게 찍혀 있다. 사선을 넘은 이들도 한때 자랑스러워 했을 회 사 로고가 그 뒤로 보였다. 삼성을 넘겠다고 선언한 이들이 상 기된 표정으로 옆자리에 섰다. 그곳에서 노조는 오래도록 금 기였다.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 된다니 차라리 광기였 다. 금기를 부수겠다는 다짐에 결기가 섞였다. 탄압 사례를 읊었다. 지난 설움을 복기했다. 박수 오가며 사기 높았다. 온 기 모였다. 할 말 있는 사람은 모였으나, 들어줄 이가 그 앞자 리엔 적었다. 화분 속 봄꽃이 그 자릴 메꿨다. 돈보다 사람이, 꽃보다 노조가 먼저라더라. 4

5 No Mar Apr 5

6 편집자의 말 글 오진호 센터 기획편집부장 어떻게 저들을 처벌할 수 있을까 마감을 하다보면 많은 일들이 생깁니다. 갑작스럽게 원고가 펑크 나기도 하고, 한참 편집해 놓은 원고가 통째로 날아가기도 하죠. 하지만 가장 곤 란한 경우는 투쟁이 급변하고, 긴급한 상황이 생겨 써 놓은 원고의 방향 이 바뀌어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굳이 이번 편집자의 말이 바뀌게 된 핑계를 대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적절하게 대 응하는 것이 만국의 편집인들의 과제이고, 또 가장 큰 스트레스니까요. 분노를 넘어 황당한 일들로 가득한 3월 31일 이었습니다. 아침 8시에는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던 사회적 약속과 조합원들을 버리고 야반도주한 기륭전자가 95% 무상감자를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예정되 어 있었습니다. 12억 원짜리가 된 회사를 이제는 웬만한 전셋집 보증금 만도 못한 2,400만 원짜리로 만들겠다는 저들의 심보가 새삼스러운 것 은 아닙니다. 2005년부터 싸워온 기륭의 노동자들은 그런 황당한 상황 에 끊임없이 부딪혀 왔으니까요. 다만 무상감자를 결정하는, 그러니까 회사 차원에서도 제일 중요한 일정 중 하나였을 주주총회를 신림 모처의 나이트클럽에서 진행하고자 했던 그 속내가 황당할 뿐입니다. 기륭에 대해 보고 들었던 고민을 담아 편집자의 말을 쓰던 중, 황당한 사 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삼성은 최종범 열사 투쟁 이후 노조탄압을 하지 않겠다고 언론발표 한 바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표 적 위장폐업을 하는 심보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더 말도 안 되는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으니까요. 6

7 다만 위장폐업에 맞서 천막농성을 시도한 노동자들을 16명이나 연행하 는, 그것도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는 공권력의 행태가 황당할 따름입니 다. 공권력을 손에 쥐고, 역사를 20년 전으로 되돌리려는 삼성의 과감 함이 어이없을 뿐입니다. 소위 강성 노동조합에 쓴 소리를 하는 글은 많습니다. 보수언론은 노 동자들이 투쟁할 기미라도 보이면 저래서 노동조합이 문제라고, 노동자 들을 처벌해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노동자들의 삶을 파탄 내는 기업을 처벌해 야 한다는 주장은 찾기 힘듭니다. 기업의 구조를, 정권을, 체제를 문제 삼는 이들은 많습니다만 (기업살인법 제정 운동을 제외하고) 약속을 지 키지 않는 기업과 기업주에 대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는 No Mar Apr 7

8 편집자의 말 글 오진호 센터 기획편집부장 드뭅니다. 글쎄요. 이제 구체적 고민이 시작되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적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기륭을 어떻게 처벌할지, 노동조 합을 말살하기 위해 위장폐업도, 공권력을 동원한 비상식적인 탄압도 마 다하지 않는 삼성을 어떻게 처벌할지,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통해 노동자 들의 삶과 가정을 파탄 낸 유성기업을 어떻게 처벌할지. 불법파견을 저 질러놓고 떵떵거리는 현대차를 어떻게 처벌할지. 8

9 길 위의 시 시인 최 상 해 밀 양 밀양밀양 하고 입안에 되뇌기만 해도 미량미량 부드러운 햇살이 온몸을 소곤소곤 감싸던 밀양 간다 언제였더라, 영남루에 올라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게도 부러워했던 그런 진한 풍경을 더듬으며 밀양 간다 동그랗게 동그랗게 서로 몸을 의지하며 정겹게 흐르는 밀양강 2007년 사람의 문학 으로 등단 객토문학동인 으로 활동 경남작가회의 회원 경남윈드오케스트라 플릇파트장 그런 강 같은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밀양 간다 76만 5천 볼트를 실어 나르는 송전탑이 날벼락처럼 떨어지고부터 밀양강으로 햇살이 떼로 몰려왔다 흔적 없이 사라진 자리마다 무성한 소문들만 둥둥 떠다닌다는 밀양에 간다 밀주교를 지나 남천교를 빠져나가면서도 내 기억의 눈부셨던 햇살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밀양, 지난여름 가혹한 시간을 견디느라 산이며 들이며 강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밀양 나 오늘 밀양 간다 No Mar Apr 9

10 한울림 글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뿌리부터 말라죽지 않기 위해 하루 일당이 5억 원으로 계산되는 소위 황제노역 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결국 이 노역은 중단되었지만, 당사자인 허 재현 회장은 주급 30억 원 정도를 챙기며 벌금을 만회했다. 연봉이 아니 라 주급으로 말이다. 일당 5만 원을 받아가며 하루를 살아내는 수많은 비 정규노동자들이 나도 저 교도소에서 보름 정도만 일해보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보름 정도의 노역비면 통장에 꽂아 넣고 어떠한 투자나 노동도 없이 이자 수익만을 받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더 윤 택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지만, 특정 인간에게 더 욱 평등한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박탈감을 안긴다. 노동운동은 이 거대한 불평등에 맞서는 가장 큰 힘 중 하나이다. 그러나 노동운동에 대한 현 정부의 탄압은 지속되고, 손배와 가압류는 노동자의 삶을 옥죄고 있다. 더욱 슬픈 것은 이 노동운동의 현장에 함께하기 어려 운 삶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청년실업률이 10.9%로 청년실업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7년 이래 사상 최대의 수치를 보였다. 50대 이상의 실업률이 호전되고 있는 것과 대단히 상반되는 추이이다. 뿐만 아 니라 아예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구직단념자 의 규모도 23만 명으로 지 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수준이나 증가했다. 청년 고용보다 심각한 문제는 노동시장 그 자체에서 벌어지고 있다. 비단 청년만의 문제는 아니겠으나 이들을 중심으로 주변부, 비전형 노동이 확 산되고 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과 같은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확대는 노동운동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선배 세대와 달리 노동운동에 10

11 대한 집단적 경험을 갖지 못한 채 새로운 문화적 감수성을 체득한 청년 세 대와 노동운동의 간극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산별노조라 할 수 있는 금속노조의 경우, 2006 년 조합원 평균 연령이 37.2세였으나 5년이 지난 2011년에는 5세가 고 스란히 늘어나 42.6세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이라도 한 듯 민주노총에서 2010년에 작업한 민주노총, 20대에게 말 걸기 라 는 보고서는 4년이 지난 지금 더욱 무겁게 읽힌다. 더욱 고민스러운 건 대중조직인 노동조합과 주 신규가입대상인 청년-학 생들 간의 관계이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청년-학생층이 비정규직 문 제 등 노동 의제의 핵심 당사자들임에도 현재까진 한마디로 불통의 관계 다. 여기에다 학생운동의 암울한 현실까지 겹쳐지면 이러다가 노조가 뿌 리부터 말라죽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울 정도다. ( 민주노총, 20대에게 말 걸기, 2010) 뿌리가 말라붙는 것은 알아보기 쉽지 않으나, 꽃이 시드는 것과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위협적이다. 부모 세대가 자식과 노인 세대를 동시에 부 양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현실과, 선배 노동운동 세대가 외로이 분투하 고 있는 노동운동의 현실이 겹치며 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회의감 이 몰려온다. 뿌리부터 말라죽지 않기 위해, 오늘의 노동운동은 미래의 노동운동에 어 떤 메시지와 행보를 보여줄 것인가. 민주노총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겠 고, 내가 가입할 수 있는 노동조합인지도 잘 모르겠다는 청년세대에게 어 떤 방식으로 접근하여 노동조합의 효능감 을 안겨줄 것인가. 우리가 함 께 고민해야 할 깊은 숙제이다. No Mar Apr 11

12 경계를 넘어 Beyond the boundaries 비정규직 조직화&투쟁에 왕도가 있는가 글 이남신 센터소장,이사 3월 20일 올해 첫 월례비정규노동포럼이 열렸다. 주제는 케이블방송 비정 규직 조직화&투쟁 사례의 의미와 전망 이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최근 가장 모범적으로 성과를 거둔 케이 블방송 비정규직 조직화&투쟁 사례를 살펴보고자 했다. 하지만 평가와 관 련해서도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민감한 쟁점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풍부한 논의를 통해 의미를 다각도로 조망하자는 기획 의도도 있었 다. 희망연대노조 김진억 연대나눔사업국장의 발제와 김영수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 지부장, 김직수 센터 정책국장,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 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 정의헌 전국지역일반노조협의회 부의장의 토론으 로 진행된 월례포럼은 참석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토론 내용은 자못 뜨거 웠다. 아래에서는 월례포럼에서 토론된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느낀 점을 가 감 없이 정리해보겠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조직화까지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사례에서 주목받는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관심을 모 으는 것은 과반수 조직화와 사람과 조직을 남기는 투쟁 원칙 관련한 것이 다. 십수년 비정규 투쟁과 조직화 역사에서 무엇을 교훈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날카롭게 드러나는 쟁점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고 관심도 있었다. 시간 제약상 더욱 풍부한 논의가 이뤄지진 못했지 만 다양한 쟁점이 드러났다. 12

13 2014년 3월 20일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제22회 월례비정규노동포럼 희망연대노조는 서울지역의 케이블방송 최대사업자인 씨앤앰에서 정규직 지부가 먼저 건설되고, 그를 토대로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계획 아래 간접고 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2년 동안 보안을 유지하며 성공적으로 조직했다. 이는 조직화가 대단히 어려운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정규직이 앞장서서 치 밀하고 성과 있게 조직한 보기 드문 성공사례다. 원청 자본의 힘과 노조 결 성 시 집중될 탄압 강도를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준비해 현장에 안착하고 대 표성을 갖는 비정규노조를 만들겠다는 희망연대노조의 전략은 기존 비정규 투쟁&조직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의식이 반영 된 결과다. 24개 하청협력업체 중 과반수 조직화가 성사될 때까지 인내심 을 갖고 조직화 작업을 실행함으로써 노조를 공개했을 때 원하청 자본이 노 골적이고 조직적인 부당노동행위 및 노조 탄압을 하기 힘들었고, 결국 현장 대중투쟁과 사회연대투쟁의 압박 속에서 노조는 완승에 가까운 승리를 거 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면서 과반수 조 직화에 성공함으로써 노동자가 하나로 뭉칠 때의 위력을 여실히 증명했다. 사람과 조직을 남기겠다는 원칙 자칫 소수만 남게 되어 싸움의 의미가 반감될 뿐 아니라 조합원 이탈로 조 직력 약화를 불가피하게 감내해야 하는 장기투쟁을 피하고, 사람과 조직을 남긴다는 원칙을 견지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사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처지 때문에 대부분 해고되거나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노조가 결성 No Mar Apr 13

14 경계를 넘어 Beyond the boundaries 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치밀한 준비나 전략 없이 다급하게 현안 해결을 위해 총력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규직화 요구 등 원칙적인 요구 를 앞세우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정당한 투쟁임에도 자본의 비타협적 태 도로 인해 장기화되곤 했다. 그런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직 투쟁 과정에서 직접고용을 요구로 내걸었지만, 이를 당장 쟁취해야 할 당면 목표로 삼기보다는 노동조건 개선을 통해 조합원을 확대하고 조직을 강화 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투쟁력이 있었으므로 더 많은 요구를 쟁취할 수 있었겠지만 노조는 시기를 선택하고 조직을 강화할 수 있는 시점에서 투 쟁을 마무리했다. 이처럼 조직과 사람을 남기는 투쟁을 원칙으로 고수하는 것이 만만찮은 현실에서 이를 관철해낸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원칙은 확산될 수 있는가 다만 희망연대노조의 비정규직 조직화&투쟁 원칙이 일반적으로 다른 직종 과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긴 어렵다. 노조 지도부의 비정규 문제에 대한 각별한 인식과 각성 정도를 염두에 둔다면 더욱 그렇다. 사실 산술적으로 비정규직 과반수 조직화를 전제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며 현실 적으로 가능한 경우도 많지 않다. 비정규직 조직화 자체가 워낙 다양한 계 기 속에서 진전되기 때문이다. 정당한 요구를 가지고 불가피하게 장기 투 쟁을 해온 비정규직 사업장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조직과 사람을 남기는 전 략적 안목의 중요성을 일방적으로 강조한다면 오해의 소지도 있다. 당연히 장기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연대하고 그 의미도 잘 이해하고 전파해야 한 다. 하지만 장기투쟁을 진정한 비정규운동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기 위해선 이제 극복해야 할 과제도 세밀하게 짚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런 면 에서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조직화&투쟁에서 확인된 원칙은 신규 조직화 주 체들이 하나의 전략적 목표로 두고 추진해야 할 핵심 방향인 것만은 분명하 다. 초기 조직화 과정에서 전략적 안목과 전술적 유연성을 갖춘 훈련된 전 문적 활동가의 역할이 두드러진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조직화&투쟁 모델이 14

15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에 기반해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근본적 문제인 사용자 책임 회피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현장 조건에 맞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방식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 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투쟁 목표와 요구는 어떻게 설정하고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토론회에서 투쟁의 요구와 목표를 원청 사용자성 쟁취 및 정규직화로 명확 하게 두지 않았을 때 노동계급성이 희석되고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이 흐트 러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규직화를 너무 과도한 목표로 처음부터 인식하 고 조직 확대 강화가 어렵다고 해서 노동조건 개선 및 차별 금지 투쟁 수준 에 머물렀을 때, 그 목표가 이루어지더라도 2등 노동자로 주저앉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현실 투쟁 주체 입장에서는 가장 고심되는 문제이기도 하고 투쟁의 중장기적 승패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단번에 원하청 자본의 협공에 맞선 투쟁을 정규직화 수 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역사적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결한 투쟁인 경우에도 조직을 보존하며 정규직화 요구를 쟁취하기란 대단히 힘겹기 때문이다. 노사역관계를 염두에 두고 구 두선을 넘어선 쟁취 가능한 요구로 접근했을 때 최대 요구보다는 단계적인 방식의 요구 쟁취가 보다 현실적인 건 분명하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 규직화 및 원청 사용자성 요구가 단위 사업장 수준에서 한두 번의 투쟁으 로 쟁취하기 어려운 요구라 하더라도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에 기반해 간접 고용 비정규직의 근본적 문제인 사용자 책임 회피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것 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원청 사용자성 쟁취는 법제도 개선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한 정치적 요구 수준의 과제이므로 단위사업장 투쟁을 넘어 선 정치 사회적 투쟁으로 진전되어야 하므로 단순히 생존권적 요구 수준에 서 일단락될 수 없다. 원청 사용자성 및 정규직화 요구는 가장 원칙적이면 서 바람직한 대안이기도 하므로 포기할 수 없는 과제임은 분명하다. 다만 이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당면 비정규직 당사자 투쟁을 어떻게 승리로 만 들고 성과 있게 일단락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방책 마련 No Mar Apr 15

16 경계를 넘어 Beyond the boundaries 이 병행되어야 한다.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이 지점에서 이상과 현실의 조 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어렵고도 뼈 아픈 과제들 내 판단엔 당면 투쟁에서는 조직 대오의 투쟁력으로 쟁취할 수 있는 현실 적 요구를 중심으로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되, 단계적으로 진전되는 방 식으로 진성 정규직화 요구를 실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의 구조적 모순과 중장기 해결 과제에 대해 지도부를 비롯한 투쟁 주체 모두가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당면 현 안을 넘어서지 못하는 즉자적인 투쟁도 문제이고 자신의 조직력과 투쟁력 을 염두에 두지 않고 원칙적인 요구 쟁취에만 과도하게 치우치는 것도 문 제이다. 단계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투쟁 목표를 설정하되 끈기 있게 최 종 목표를 놓치지 않고 집단적인 상향평준화 방식으로 투쟁성과를 축적하 고 전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관건이다.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지만 피어린 비정규직 투쟁의 역사 속에서 뼈아프게 체득한 교훈이기도 하므로 투쟁 주체들이 숙지해 자신의 실정에 맞게 잘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지역사회노조운동의 의미가 무엇이며 지역일반노조운동과 대비 한 희망연대노조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등 다양한 토론 주제가 있었다. 무 엇보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조직화&투쟁 사례의 의미가 적지 않지만 예 외적인 조건 속에서 성사된 성공사례이기도 한 만큼 따져봐야 할 문제도 여 럿 지적되고 제출됐다. 이후 여러 비정규직 조직화&투쟁 사례들을 주제로 풍부하고 구체적인 내용 논의 및 활발한 쟁점 토론을 하면서, 그 결과를 성 과 있는 비정규직 조직화&투쟁 승리를 위한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디딤 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 조직화&투쟁 관련해 견 지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은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의 경우 불변의 왕도는 없 기 때문이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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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경계를 넘어 Beyond the boundaries 유성 희망버스 승객에게 글 한영희 이정훈 지회장 옥천나들목 고공농성 154일 차를 맞은 3월 15일, 유성 희망버스가 출발했다. 17명이 구속되고, 27명이 해고를 당해도, 회사 로부터 12억 원, 국가로부터 1억 2천만 원의 손배가압류를 맞아도, 현 장에서 어용들과 관리자들에게 일상적인 폭력과 차별을 당하면서도 민 주노조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3년간 싸워온 유성의 올빼미들. 희망 버스는 그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그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결의하는 축 제의 장이었다. 다채로운 문화행사, 끈끈한 연대의 정이 가득했던 1박 2일이었지만 가장 큰 감동은 옥천나들목에서 있었던 이정훈 지회장의 아내 한영희 씨의 편지 낭독이었다. 편지 위의 단어는 거칠었고, 문장 은 투박했다. 그럴듯한 미사여구 하나 없는 편지였지만 한영희 씨의 절 실함과 진심으로 그 어떤 시보다 큰 울림을 줬던 편지였다. 그 울림을 비정규노동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편지 전문을 싣는다. 18

19 저는 154일째 철탑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이정훈 지회장의 아내 한영희입 니다. 무슨 말로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제 남편과 노조를 응 원하기 위해 오셨다는 게 좋으면서도 막상 뭔가를 이야기하려니 떨리기만 할 뿐입 니다. 제 남편 이정훈 지회장은 작년 10월 13일 철탑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날은 우리 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합니다. 전날 밤 할 말이 있다기에 늘 노조일로 바쁜 사람이 그래도 결혼기념일은 기억하는구나.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기념일도 모르고 날짜를 잡았다며 철탑농성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서운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하는 일이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해왔 고 유시영사장의 잘못된 행동과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달이면 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잘만 끝나면 한 달도 안 돼서 내려 올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건강하게만 있기를 바 랄 뿐입니다. 2011년 5월 18일 회사에서 공장을 폐쇄하고 용역깡패를 투입했다는 소식을 접했 을 때 기가 막혔습니다. 수십 년을 일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나 싶어서 유시영 사장이 원망스럽고 청춘을 다 바쳐서 일한 남편과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두 들겨 맞으며 공장에서 쫓겨났다고 하니 두려움도 있었지만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직장폐쇄가 된 후 남편은 해고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해 더운 여름을 비닐하우스에서 보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과 함께 아산 공장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남편을 만나러 갔는데 가뜩이나 마른 사람이 정말 더 삐쩍 말라 환히 웃는데, 차마 그 앞에서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유성투쟁을 두고 고액 임금을 받는 노동자라며 투쟁을 비난하고 나설 때면 피가 거꾸로 솟구치기도 했습니다. 당연한 권리를 이야기해도 이렇게 비 No Mar Apr 19

20 경계를 넘어 Beyond the boundaries 난을 받을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쇠파이프에 두들겨 맞는데도 자동차 로 사람들을 치고, 살인적인 행위를 했는데도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노동 자가 아니라 경영진인데 대통령이 나서서 노동자를 비난하는 이 사회가 원 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인지 남편이 노조를 지키겠다고 하는 모습에 나쁜 소리를 할 수 없 었습니다. 그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 남편과 유성조합 원 27명이 부당해고를 당했습니다. 회사에 복귀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해고를 당했습니다. 그걸 보니 유성기업은 법도 필요 없구나 싶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빽을 가지고 있길래 불법을 저질러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 고 법으로 복직판결을 받아내어도 또 해고를 시키는 겁니까? 법도, 양심도, 정의도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사회라는 생각에 노동자로 사는 게 참 힘겹다 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유성희망버스의 구호가 힘내라 민주노조! 라고 들었습니다. 제 남편과 유성지회 분들이 지키고 싶은 게 저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 요. 생각해 보면 남편은 늘 노조간부였습니다. 1991년 부천에 있던 유성 기업 공장에 공권력이 투입 됐을 때도, 1993년 영동공장에 내려와 노조를 세울 때도, 1996년 총파업을 하던 때도 그는 가족에게 유성기업 다니는 아 빠 남편이기보다 유성기업 노동조합 간부였습니다. 유성기업에 1987년에 입사를 했으니 27년째입니다. 27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노조활동을 했던 것이 바로 민주노조 때문이 었다고 생각하니 지난 세월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갑니다. 1993년 처음으로 영동으로 내려 왔을 때 남편이 받는 월급은 16만 원이었 습니다. 20

21 당시 남편 동료들이 받는 월급에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노조 일 한다고 툭 하면 결근과 조퇴를 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때 딸아이가 태어났는데 월급봉투를 받 고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남편은 제가 우는 것을 보고 노조활동을 그만해야겠다 고 생각했다며 고백을 하더군요. 하지만 남편은 노조활동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1996년 총파업 때는 수배생활을 해서 애를 태우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그만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차마 그 말을 꺼낼 수 가 없었습니다. 남편에게는 민 주노조가 청춘을 바쳐 지킨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단 제 남편 뿐이겠습니까. 유성기업의 많은 분들이 남편과 같이 살아왔을 겁니 다. 다른 노동조합에도 많이 계시겠지요. 저는 노동조합을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제 남편과 유성조합이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제 남편과 유성조합원들은 해고당한 동료들을 지키고 싶은 겁니다. 서로가 응원하 고 격려하면서 일할 수 있는 공장을 지키고 싶은 겁니다. 비록 자신은 인간다운 삶 을 살지 못하지만 동료들의 인간다운 삶을 지키고 싶은 겁니다. 저는 그게 민주노조라고 생각합니다. 희망버스를 타고 오신 여러분들, 우리도 지 키고 싶은 게 그런 뜻이겠지요?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내 사랑 민주노조 라고 하더군요. 민주노조를 지킬 수있게 함께 해주십시오. No Mar Apr 21

22 잘 지내세요?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비정규노동 이 되길 잘 지내세요 는 센터 회원님들을 만나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고, 평소 비정규노동 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듣는 꼭지이다. 그 여섯 번째로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사무국장이신 윤진영 회원님을 만나 보았다. 센터와는 어떤 인연으로 관계를 맺었나요?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면서 케이블방송노동자 조직화와 투쟁, 콜센터노동자 조직화 와 투쟁 과정에서 비정규센터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회원님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저는 희망연대노동조합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은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이라는 명칭 그대로 나눔과 연대를 일터와 삶터에서 실천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리며 노동조합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뭉치고, 이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 한 모색을 하고 있습니다. 사무국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한편으 로는 다산콜센터지부를 담당하면서 제대로 된 서울시 직접고용 전환 을 만들어 내 고자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2014년 1/4분기가 지나고 있는데요. 올 한 해 계획하신 것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오늘 문득 주변을 돌아보는데 개나리가 활짝 폈더라구요. 이 꽃을 보고 벌써 3월도 끝나가는구나, 계절을 체감했습니다. 정신없이 생활하다 보니 봄이 오는 것도 모르 고 있었습니다. 질문지를 받아들고 내가 무엇을 계획하고 있었는지 돌이켜 보니, 생 각이 하나도 안 나네요. 그런 걸 보면 잘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22

23 올 2월에 센터에 가입하셔서 비정규노동 을 자주 읽어보지는 못했을 텐데, 기억나 는 대로 비정규노동 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비정규노동 은 예전에 활동하던 공간에서부터 자주 접해보고 있었습니다. 비정규 노동 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으면서도 이 목소리가 절망이 아니라 희망 임을 확인시켜 주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책칼럼이나 기획특집 등등은 시기 적절한 정세분석과 대안도 실어주고 있어서 나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비정규노동 이 어떤 매체였으면 하는 바람과 꼭 다루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으면 말 씀해 주세요. 지금처럼 현장의 목소리가 담기고, 적절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해주는 매체였으면 합 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나 활동하시면서 바라는 점 혹은 올 한 해 꼭 목표하고 있는 것이 있 다면 말씀해 주세요. 조합원들이 노조하기를 잘했다. 라고 말하며, 행복해 할 수 있기를 바라고요. 굉장 히 어려운 일이지만 다산콜센터지부, 케이블방송 세 개 지부 투쟁이 승리하는 것이 소소한 바람입니다. 개인적으론 진중하고 깊이 있는 활동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경력이 짧다 보니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습니다. 우왕좌왕 좌충우돌 활동 중이거 든요. 1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우지는 못하겠지만 한 살 더 먹는 2015년에는 좀 더 나 은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인터뷰 진행 정리 변정윤 센터 사무국장 No Mar Apr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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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기 획 특 집 1 시시각각 전파를 타고 각종 기기에 형체를 드러내는 방송들. 뜨겁고 현 란한 조명, 화면발 받기 위한 짙은 화장과 화려한 의상, 시청률과 존재 감을 의식한 여러 구라들. 이처럼 기획되고 연출된 여러 형체 뒤로는 짙 고도 긴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비용은 절감하되 시청률은 끌어올려야 한다는 신기한(?) 발상 하에 외주화 비율을 늘리고 비정규직을 더 많이 채용하는 현실, 바로 이 현실이 방송사의 그늘이자 이 그늘이야말로 방 송산업의 실체이다. 센터는 이 실체에 주목하여 105호 기획특집 짙게 드리워진 방송사의 그늘, 방송사 비정규직 을 준비하였다. 송용한 센터 정책연구위원은 방송산업 구조가 바뀐 배경과 양상, 그에 따라 불안정해진 노동시장 및 노동조건에 대해 정리하였다. 전직 방송 작가인 김현철(가명) 씨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허울 좋은 프리랜서 방 송작가의 고단한 현실을 고발하였으며, 좀 더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 고자 김남수 센터 편집부장이 방송사 비정규노동자 세 분을 모셔서 인 터뷰를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박재범 희망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이 비정규운동의 핵심 부문 중 하나인 케이블방송 간접고용 노동자 문제를 포함한 유료방송 산업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기고하였다. 짙고 도 길게 드리워진 그늘을 이 적은 지면에 다 담을 수는 없었지만, 아무 쪼록 외주화와 비정규직을 양산해 내는 방송산업의 실태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짙게 드리워진 방송사의 그늘, 방송사 비정규직

26 기획특집1 짙게 드리워진 방송사의 그늘, 방송사 비정규직 왜곡된 방송산업 추락하는 노동조건 방송산업 구조 및 노동시장 변화 글 송용한 센터 정책연구위원 한국 방송산업의 형성 한국의 방송제도는 국영독점, 국민영, 공민영, 공영복점 등 가능한 모든 제도를 거 쳐 왔다. 그러나 한국의 방송산업은 1990년대 이후 상업방송인 SBS가 허가되기 시 작하면서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방송은 다양한 방송사업자에 의해 방송 이 생산 송출되는 산업이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국가에 의해 독과점적으 로 관리 운영되는 국가 이데올로기 기구였다. 그러나 현재 방송은 지상파 방송사뿐 아니라 신규 방송 매체를 통한 다양한 방송 사업자가 진출하여 방송산업을 형성하 고, 방송 자본 간 경쟁이 심화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 방송산업 구조는 방송사를 중심으로 한 왜곡된 외주화 구조가 확산 고착화 되어 있고, 방송산 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방송사 정규직과 일부 스타 연예인을 제외하 고 대부분 열악한 노동조건 아래 놓여 있는 실정이다. 다음에서는 현재와 같이 왜곡된 방송산업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되었는지를 중심으로 그 특성을 간략히 살펴보고, 왜곡된 방송산업 구조 속에서 방송산업에 종 사하는 노동자들은 노동시장에서 어떠한 위치에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개관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26

27 1990년 선진 방송구조 확립 이라는 목표 아래 개정된 방송법을 통해 상업 방송이 허용되고, 외주제도가 도입되면서 방송프로그램의 제작 및 송출의 독점적 구조는 해체되고 현재의 방송산업 구조를 형성하게 되었다. 선진 방송구조 확립 이후 형성된 방송산업의 구조 한국의 방송산업은 방송사업자, 방송광고시장, 방송 가입자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 다. 이중 방송사업자는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사 업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외 중계유선방송사업 및 사업자와 같은 방송유관 사 업 및 사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1990년대 이전까지 방송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사에 의해 제작, 편성, 송출이 이루 어지는 독점적 구조였다. 그러나 1990년 선진 방송구조 확립 이라는 목표 아래 개 정된 방송법을 통해 상업 방송이 허용되고, 외주제도가 도입되면서 방송프로그램의 제작 및 송출의 독점적 구조는 해체되고 현재의 방송산업 구조를 형성하게 되었다. 1990년 당시 선진 방송구조 확립 의 내용은 지상파 방송사 중심의 독점적 방송프로 그램 생산구조를 해체하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 및 송출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여 방 송프로그램의 양과 질을 개선함으로써 방송 시장 개방에 대비한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방송 사업자를 확대하고, 방송 자본 간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방송프로그램 제작은 외주제도 도입과 합께 외주제작사를 통해 이루어 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방송프로그램 송출은 SBS와 같은 상업 방송사를 통해서도 이루어지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후 1999년 급변하는 방송환경에 적극 대처한다 는 명목 아래에 재벌과 언론사의 위성방송 참여 허용, 2000년 통합방송법 이후 방송 관련 제도와 법 변화에 따른 방송 채널 수 증가, 디지털 기술 발달에 의한 신규 매체 증가와 2004년 방송법 개정을 통한 방송과 통신의 영역 융합, 2008년 IPTV법 제정 이후 통신사업자의 방송 영역 진출 등은 방송산업 구조에서 다양한 방송 자본 간 경 쟁 구조를 형성하고, 방송 자본 간 경쟁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 방송프로그램 제작은 주로 외주제작사, 지상파 방송사, PP(Program Provider)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방송프로그램 송출은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 위성DMB, IPTV,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PP)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를 제외하면 방송프로그램 제작은 실질 No Mar Apr 27

28 방송 사업자 간 경쟁 심화 구조는 먼저 각 방송사로 하여금 비용 절감을 위해 제작비 삭감, 인력 구조조정, 외주화 등의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적으로 외주제작사에 의해 제작되고, 방송프로그램 편성 및 송출은 지상파 방송사 와 SO, 위성방송, IPTV,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구조다. 즉, 방송프로그램 제작과 송출이 일정정도 분리된 구조다. 그러나 방송사는 방송프 로그램과 송출을 동시에 할 수 있음에 비해 외주제작사는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해도 송출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소영세 외주제작사는 방송사에 실질적 으로 종속되어 있는 구조다. 방송산업 내 경쟁 심화와 그에 따른 불공정한 거래 구조 방송산업 구조에서 방송 사업자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료와 시청료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사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시청료를 받을 수 없 기 때문에 광고수입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상파 방 송사 외 SO나 IPTV 등 신규 매체를 활용한 방송 사업자는 광고료 이외에 가입자 시 장을 기반으로 한 시청료 수입이 존재한다. 여기서 문제는 기술 발전에 따라 방송 송 출 방식이 다양해지는 추세와 함께 신규 매체를 이용한 방송 사업자 수가 증가한다 는 점이다. 그리고 신규 방송매체를 통한 방송 사업자 증가는 기존 광고시장을 잠식 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즉, 방송산업 내에서 신규 방송매체의 광고시장 잠식은 지상파 방송사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한편, 방송 사업자 간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 사업자 간 경쟁 심화 구조는 먼저 각 방송사로 하여금 비용 절감을 위해 제작비 삭감, 인력 구조조정, 외주화 등의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1991년 시행된 외주 제도 1) 는 방송사로 하여금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외주제작사에서 하거나 방송 사업자 와 외주제작사가 결합된 관계 속에서 방송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구조를 강 1) 방송프로그램 질적 제고와 다양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송사가 전체 방송프로그램 중 일정 부 분을 방송사 외부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편성 방송하도록 강제한 제도이다. 28

29 방송프로그램의 잦은 개편 과정은 방송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외주제작사와 협력업체의 잦은 교체를 야기하여, 관련 사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불안정화를 가중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외주제작 과정 [그림] 방송산업 내 위계 구조 에서 문제는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힘 의 불균형이 존재하며, 방송사에 의한 불 공정한 거래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이다. 예컨대 외주제작사는 방송사가 낮 은 제작 단가를 제시해도 나중에 방송사 와 재계약을 위해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구조다. 또한 방송사는 외주제작사로부 터 저작권 등을 모든 권한을 방송사로 귀 속시켜야 하는 구조다. 즉, 방송사와 외 주제작사 간의 관계는 평등한 관계가 아 닌 불공정한 거래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방송산업 내 방송사와 외주제작업체 또는 협력업체 간 불공정한 거래 관행 구조 는 방송사업자를 중심으로 방송사업자 방송사업자 자회사 외주제작사(또는 파 견, 용역업체)라는 동심원의 위계적 관계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그림으로 단 순화해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러한 방송산업의 외주화 구조는 방송프로그램 제작뿐 아니라 장비 및 인력 공급, 유지 보수 업무 등 거의 분야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문제는 이러한 외주 구조 속에 서 방송사에 의한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지속되고, 외주제작사는 방송사에 실질적으 로 종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외주제작사는 방송사의 비용과 위 험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방송사업자 간 경쟁 심화의 또 다른 결과는 광고 시장에서 광고 수주를 위한 방송프 로그램 간 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방송프로그램의 상업화라는 점이다. 여기서 방송 프로그램 상업화는 공영방송 기반의 방송산업을 시청률 지상주의라는 상업 방송 기 반으로 전환시켜왔다. 그리고 시청률에 따라 방송프로그램이 수시로 개편되는 구조 No Mar Apr 29

30 2006년부터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방송산업 내에 종사하던 기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다시 프리랜서라는 명칭 속에서 개인사업자화하고 특수고용형태의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확산시키고 있다. 가 되었다. 이러한 방송프로그램의 잦은 개편 과정은 방송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참 여하는 외주제작사와 협력업체의 잦은 교체를 야기한다. 즉, 관련 사업체에 종사하 는 노동자들의 불안정화를 가중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조건이 개 선되기보다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산업 내 불안정한 노동시장 구조와 노동조건 현재 방송산업 내 불안정한 노동시장 구조는 앞에서 살펴본 방송산업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방송산업 구조가 방송사를 중심으로 동심원적 구조 속에서 방 송사의 자회사, 외주제작사 또는 협력업체 순으로 위계적 구조가 형성되어 있듯이, 방송산업의 노동시장도 방송산업 구조와 마찬가지를 방송사를 중심으로 방송사 내 부 노동시장과 방송사 외부, 예컨대 외주제작사나 협력사와 같은 외부 노동시장의 위계적 노동시장이 존재한다. 제조업의 경우 원청회사의 노동자와 하청회사의 노동자로 나눠진 구조가 방송산업 에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하청 구조의 노동시장 구조는 외주제도 도입 이후 확산되어 왔다. 현재는 방송프로그램 제작 부문뿐 아니라 방송산업 전 분야에 걸쳐 외주 노동시장이 일반화된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노동시장 특성을 방 송산업 내 요소시장 분화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송프로그램 제작 요소 간 동 등한 거래를 의미하는 요소시장 분화보다 종속적 관계가 존재하는 외주 하청 구조 라는 시각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방송사를 중심으로 한 불공정한 거 래 관행이 지속되고, 방송사에 외주제작사나 협력사가 실질적으로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방송산업에는 방송사를 중심으로 한 위계적 원하청 노동시장 구조에 더해 또 다른 형태의 노동시장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방송사 내부건 방송사 외부건 방송프로그 램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각각의 사업체 내에는 정규직 형태의 고용형태와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고용형태가 상존하고 있다. 즉, 하나의 사업체 내에도 정규직 형 30

31 이들의 노동조건은 최상층에 위치하고 있는, 즉 방송사에서 정규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에서 외주 하청사로 내려올수록 노동조건이 열악해지는 순서로 계층화되어 있다. 태의 고용과 비정규직 형태의 고용이라는 고용형태에 따른 노동시장이 다시 나눠져 있는 것이다. 방송산업에서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고용형태는 앞에서 살펴본 방송 자본 간 경쟁 심화 과정에서 자본의 비용절감과 인력 운용의 유연화 과정이 노동법 개정이라는 제 도적 변화와 맞물려 확산되는 과정을 거쳐 왔다. 특히 1997년 노동법 개정과 파견 법 도입은 방송산업 내 노동시장 유연화를 촉진하고, 계약직이나 파견직과 같은 형 태의 비정규직 고용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문 제로 제기되었고, 2006년부터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방송산업 내에 종사하던 기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다시 프리랜서라는 명칭 속에서 개인사업자화하고 특수 고용형태의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 속에 서 방송프로그램 제작 과정에는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방송사 노동자에서 외주 용역( 하청) 노동자로, 정규직에서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방송산업 노동시장 구조 속에서 방송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노동자가 위계적 노동시장 구조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으며, 어떠한 고용형태로 존재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이들의 노동조건은 최상층에 위치하고 있는, 즉 방송사 에서 정규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에서 외주 하청사로 내려올수 록 노동조건이 열악해지는 순서로 계층화되어 있다. 따라서 방송프로그램 제작 과정 에서 동일한 연출직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이들의 노동조건은 방송사 정규직 PD냐, 방송사 직접 고용형태의 계약직 PD냐, 외주제작사의 정규직 PD냐, 외주제작사의 계약직 PD냐의 순에 따라 노동조건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중소 영세 규모의 외주제작사 또는 협력사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노동조건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이는 방송사 를 중심으로 한 원하청 구조 속에서 방송사에 의해 외주제작사 또는 협력사에 대한 낮은 계약 단가가 강제되고, 결과적으로 외주제작사 또는 협력사에 종사하는 노동자 의 노동조건이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No Mar Apr 31

32 기획특집1 짙게 드리워진 방송사의 그늘, 방송사 비정규직 이 땅에서 방송작가가 살아가는 길 3년 차 전직 방송작가가 털어 놓는 업계의 현실 글 김현철(가명) 전직 방송작가 요즘은 집집마다 있는 TV는 물론이거니와 스마트폰으로도 TV 시청이 가능하다 보 니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TV 방송이다. 세상의 소식을 전해 주는 뉴 스,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쇼 프로그램,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하는 드라마 등 TV 는 그야말로 우리의 삶 속 깊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TV의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걸 만드는 PD나 작가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동안 방송 업계 에 몸담고 있으면서 보고 듣고 겪었던 일들을 비정규직이라는 관점을 통하여 이 지 면을 빌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방송작가 직종 특성과 고용 형태 방송작가를 분류하자면 프리랜서에 속한다. 극소수의 정규직 작가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프리랜서다. 프리랜서 작가라고 하면 혹자는 출퇴근에 얽매이지 않고 집이 나 카페에서 자유롭게 원고를 써서 넘기는 편한 직업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의 모습을 살펴보면 크나큰 착각이다. 방송사와 프로그램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대개 지상파, 종편, 케이블, 라디오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송프로그램의 작가 들은 상근 프리랜서 라는 말을 쓴다. 즉,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한다는 것인 데 그러면 계약직이냐? 그것도 아니다. 프리랜서인데 회사에서 출근하라면 출근해 32

33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방송가 노동자들 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았다는 평 을 들은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하 지만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 야 하고 퇴근하라고 할 때 퇴근할 수 있는 요상한 직종이다. 방송작가가 고용되는 형태는 대개 이렇다. 신규 프로그램의 제작이 결정되면 프로그 램의 중심이 되는 메인PD, 메인작가들이 자기와 같이 일할 제작진을 모은다. 인터 넷의 구직란에 공고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으레 그 전에 인맥을 통하여 알음알음으 로 제작진이 구성된다. 주로 예전에 같이 일한 적이 있는 PD나 작가들이 합류하게 되고 빈자리를 공고로 모으는 형식이다. 이렇게 제작진이 꾸려지면 프로그램의 기획 부터 마지막 방송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러면 채용일로부터 마지막 방송 예정일까지 계약서를 쓰면 되지 않겠느냐 할 수도 있지만, 필자도 계약서를 쓴 적이 없고 경력 많은 메인작가 급의 작가들을 제외하고 는 계약서를 썼다는 말을 단 한 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계약서를 쓰지 않으니 일자리 가 안정적일 리가 없다. 일을 못하거나 눈 밖에 난 경우에 내일부터 더 이상 나오지 마라. 라는 소리를 들으면 그대로 해고당한 것이다.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다. 반 대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거나 사정이 생겨서 일을 그만둬야 할 상황에는 당장 그만 No Mar Apr 33

34 필자도 계약서를 쓴 적이 없고 경력 지긋하신 메인작가 급의 작가들을 제외하고는 계약서를 썼다는 말을 단 한 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둘 수 있게 놔두질 않는다. 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는데 그만두기 전에 대신 일할 후임자를 구하고 가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중간에 끼여 들들 볶이게 된다. 불안정하고 비상식적인 보수 체계 이러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은 방송이 죽느냐 사느냐 에 따라서 임금을 받을 수 있느 냐 없느냐 로 갈리기 때문이다.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일부 막내작가들을 제외하고 는 바우처 라는 용어를 쓰는데, 흔히들 생각하듯 한 달 일하고 그에 대한 보수를 받 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일한 것이 담긴 내용이 TV를 통해서 나갔을 경우에만 보수를 받는다. 만약 어떤 휴먼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두 달 동안 사례자를 찾고, 촬영하 고, 편집까지 마쳤는데 마지막 시사에서 이것 방송 못 보낸다. 라는 결정이 나 버 리면 두 달간 일한 것이 모두 허사로 돌 아가는 것이다. 모든 방송사나 제작사가 그에 대한 임금을 일절 지불하지 않는 것 은 아니지만 그나마 수고비라는 명목으 로 지급하는 제작사들도 100% 지불하 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위의 경우는 보통 입봉 을 한 어느 정 도 경력이 있는 작가들에게 통용되는 상 황이고, 경력이 적은 막내작가들은 대개 월급의 개념으로 임금을 받는다. 그렇다 고 막내작가들이 고용과 임금에서 안정 적인 입장은 아니다. 막내작가들의 임금 수준은 적게는 한 달에 80만 원에서 많 게는 140만 원까지 받는다. 보통 경력 이 아예 없는 막내작가의 경우 한 달에 프리랜서 작가라고 하면 출퇴근에 얽매이지 않 고 자유롭게 원고를 쓰는 편한 직업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34

35 100만 원 정도를 받는데, 임금의 기준이 2014년 기준 최저임금인 시급 5,210원으 로만 계산하면 1주일에 5일 출근하고 하루 10시간 정도 일하면 받을 수 있는 정도 다. 문제는 하는 일의 양에 비해 현저히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막내작가 시 절은 여러 프로그램을 전전했던지라 여러 방송사와 외주제작사들을 겪어 봐서 근무 환경이 천국인 시절도, 지옥인 시절도 있었다. 평일 낮 12시에 출근하여 점심 먹고 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하루 5시간 근무인 곳에도 일해 봤고, 일요일 낮 9시에 출근 해서 금요일 저녁 6시에 퇴근하는 곳에서도 일해 봤다. 방송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 에 있어 단순히 근무시간으로 임금을 계산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겠으나, 초과근무시간이 월등히 넘어가는 상황에 대해서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 또 한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그래서 막내작가들끼리 모인 곳에 가면 이런 우스갯소리 를 하곤 한다. 작가 안하고 그 시간에 편의점 알바를 했어도 한 달에 200~300만 원은 벌었겠다. 진짜다. 제멋대로인 노동환경과 변하지 않는 현실 일도 힘들고 박봉인데 사람한테까지 치이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 신입이라 아무 것 도 모르는데 이 바닥에서 세월의 풍파를 겪고 잔뼈가 굵은 선배님들이 이것저것 시키 면 뭘 어찌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고 답답하다. 여기저기 전화하랴, 인터넷으로 찾아 보랴, 이리저리 정신없이 다니다가 화장실에 잠시 갈라치면 또 찾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이 막내작가의 현실인데 일처리가 빠르지 않거나 윗사람이 보기에 답답 한 구석이 있으면 눈 밖에 나기 십상이다. 매번 혼나고 불려가서 꾸중 듣고 그러다 너랑 이제 일 못하겠다. 라는 말을 들으면 그날로 해고당하는 것이다. 반대로 너무 힘든 나머지 막내작가가 그만두겠다고 말하면 절대 그만두지 못 하게 한다. 바로 전 까지 잡아먹으려던 태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좋은 말로 어르고 달래서 붙잡아 두려 한다. 막내작가가 나가면 방송콘텐츠를 만드는데 기초가 되는 자료를 찾을 사람이 없어서인데, 그래도 짐 싸들고 야반도주를 하는 막내작가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소위 주홍글씨 가 새겨져 다른 프로그램에서 일하기가 힘들어진다. 일 처리를 못 한다는 꼬리표가 붙어서 자신을 해고한 곳이나 뛰쳐나온 곳에서 일하는 사람을 아무도 모르 는 곳에서야 비로소 새로 일할 수 있다. 그러면 얼마 받지도 못한 월급에서 쥐꼬리만 큼 모아놓은 것을 새 직장을 구하는 동안 야금야금 갉아먹는 생활을 한다. 새 직장을 구할 때면 다시 0에서 시작하거나 이미 마이너스라서 한동안 생활고가 계속 된다. No Mar Apr 35

36 10여 년 동안 물가는 올랐지만 임금은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 지금이나 10여 년 전이나 임금테이블은 정해진 기준 그대로 따르는 걸 보면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필자가 겪은 방송판을 돌이켜보면 마치 군대 같다. 선배들이 흔히 말하는 것 중 하나 가 나 때는 더 힘들었다,, 나 때는 너처럼 그러지 않았다. 이다. 물론 선배 작가 들이나 PD들이 그동안 방송제작인들의 권리 신장을 위하여 노력을 많이 한 것은 사 실이다. 그러나 10여 년 동안 물가는 올랐지만 임금은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 지금 이나 10여 년 전이나 임금테이블은 정해진 기준 그대로 따르는 걸 보면 오히려 더 힘 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위에 부정적인 점들만 열거해 놓아서 방송업계가 막장 중의 막장으로 보일지도 모르 지만 사실 방송은 멋진 일이다. 종사자들이 불평불만을 늘어놓긴 해도 자신의 직업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방송일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고, 자신이 하 고 싶은 일을 한다는 보람이 있다. 갖은 고생을 해도 방송이 나가면 언제 고생했느냐 는 듯이 뿌듯하기만 하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본다. 우선 고용의 불 안정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자기가 먹고 살기 위 해 하는 일인데 당장 그만두라는 말 한 마디에 일한 대가도 받지 못한 채 나간다면 아 주 불합리한 것이다.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고용계약에 대한 내용을 반드시 문서 로 남길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불필요한 제작비의 지출을 줄여 인건비로 돌리면 방송 업계 종사자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 본다. 예를 들면 하루 커피 값 한 달 치 나 쓸데없는 야근을 해서 나가는 저녁 식비를 그냥 임금에 포함시키는 정도 말이다. 만 2년이라는 짧은 경력의 방송 풋내기가 뭘 그리 알아서 지껄이느냐 고깝게 보실 지 도 모르겠지만, 방송업계의 관행에 오래 물들어있지 않았기에 볼 수 있는 부분이 있 다. 우리나라 방송업계에 종사하는 선후배, 동기분들의 발전과 질 좋은 프로그램이 거듭 탄생하기를 빌며 이 글을 마친다. 36

37 기획특집1 짙게 드리워진 방송사의 그늘, 방송사 비정규직 열정과 고단 사이 열정만으로 방송을 이끌어 나가는 고단한 삶의 주인공, 방송사 비정규노동자 참석자 정우성 7년 차 프리랜서 PD 김강우 3년 차 방송작가 겸 조연출 임재범 1년 차 파견직 조연출(모두 가명) 방송사 비정규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방송일에 대한 열정만으로 고역을 짊어진 채 꾸역꾸역 일을 해 나가면서도 자신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제 대로 건의조차 할 수 없는 그들. 엄청난 노동 강도 때문에 노동조합 따위는 애시당초 만들 생각도 못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인터뷰 진행 정리 김남수 센터 편집부장 No Mar Apr 37

38 김남수: 일단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몇 년 차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 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우성: 지금 모 방송사에서 일하고 있는 7년 차 프리랜서 PD고요. 프로그램에 서 두 번째 서열 정도 되고 너는 비정규직이니까 정규직보다 아래야 이런 대우를 받는 건 아니고요. 어느 정도 연차가 있다 보니 인정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거든 요. 주로 편집이나 프로그램 조율 같은 거 하고 있습니다. 임재범: 저는 현재 방송사에서 일한 지 한 달 좀 넘었고요, 파견근무로 들어와 서 조연출 일을 하고 있어요. 연출하시는 분들 도와드리는 일을 하는데, 커피 사 오고 하는 작은 일부터 방송 나갈 때 장비 챙기는 것, 녹화 관리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김강우: 저 같은 경우는 방송작가 일을 2, 3년 정도 하다가 조연출로 돌아선 케 이스인데요, 조연출을 한 달 정도 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이번에 그만 두게 되 었습니다. 김남수: 그러면 방송 쪽 일을 하시게 된 경로는 어떻게 되시는지요. 예를 들면 아는 사람이 소개해 줬다든지, 학원이나 방송아카데미를 통해서라든지, 공채나 공모를 통해 들어 오셨다든지 하는. 38

39 파견직으로 2년 있었는데 재계약을 할 수가 없었어요. 여긴 2년 동안 파견직을 하고 나면 6개월 동안 재계약을 못 해요. 임재범: 저는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 조연출을 구한다는 인터넷 공고를 보고 지원서 넣어서 들어왔어요. 정우성: 저 같은 경우 2008년도에 아는 분이 외주제작사에 계셨는데 그 외주제 작사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어요. 편집부에서 3, 4년 차까지 있다 보면 외주제 작사로서 한계가 보이거든요. 그런 걸 느껴서 종편이 할 시기 쯤 돼서 2011년 에 회사에서 나와 종편을 비롯해서 여기저기 원서도 넣어보고 했죠. 그러다 일 단 파견직을 해 볼 생각 없느냔 제안을 받아 모 방송사에 파견직으로 2년 있었 는데 재계약을 할 수가 없었어요. 여긴 2년 동안 파견직을 하고 나면 6개월 동 안 재계약을 못 해요. 그런 법적인 문제가 있어요. 그럴 바에는 저도 연차가 6 년 차 때였으니까 이제는 프리랜서 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 싶어서 지금까지 프 리랜서 하고 있죠. 김강우: 저는 방송아카데미를 나왔는데 아카데미의 경우 직원 추천이 있어요. 그 추천을 받고 들어간 데서 일하다가 그 프로그램이 끝나면 팀이 흩어지거든 요. 계속 갈 사람은 남아 있기도 하는데 보통 거기서 나오죠. 저 같은 경우는 작 가 선배들 추천을 받아서 다른 프로그램 갔다가 여기저기 왔다갔다 많이 했어 요. 김남수: 그러고 보니 방송일을 하시게 된 경로가 다양하시네요. 외주제작사로 시작하신 경우도 있고, 아카데미 소개로 시작하신 경우, 파견회사 공고를 보고 들어오신 경우. 그런데 제가 방송산업 비정규노동자와 관련한 자료를 찾다 보니 까 바우처 1) 란 용어가 있더라고요. 이 용어가 방송업계에선 통용되는 말입니까? 1) Voucher: 프로그램 담당 PD가 프로그램 단위로 채용하는 노동자. 법률상 특수고용으 로 분류되고 이들이 받는 보상은 임금이 아니고 제작비의 일부이다. 그러나 원고료나 자료수 집 명목으로 임금 을 지금받고 PD에 의해 노동이 통제된다는 점에서 직접고용의 특성을 지 니고 있다. No Mar Apr 39

40 정우성: 보통 빠우쳐 라고 말하는데 주로 작가 분들에게 해당되고. 회 당 지급 이에요. 회 당 얼마, 이런 식으로 해서 그게 4주 치가 되면 월급처럼 되는 거죠. 한 달에 한 번 정산해 주는데 저 같은 경우는 한 달에 한 번 들어와요. 회 당 쌓 인 게. 그런데 만약 방송이 쉬어서 3주 분 밖에 안 나가면 3회 분 빠우쳐 밖에 안 들어와요. 김남수: 그렇게 회 당 얼마 이런 식으로 받는 빠우쳐를 일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는 임금이라고 인식하지 않으실까요? (일동 동의) 그렇다면 들어오신 경로에 상 관없이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셨나요? 김강우: 작가는 원래 안 해요. (웃음) 임재범: 저는 했어요. 정우성: 프리랜서도 계약서는 있습니다. 김남수: 방송작가의 경우 근로계약서를 작성 안 하면 고용이든 고용해지든 일방 적으로 통보 받겠네요? 나가라는 통보에 대항할 방법도 없는 거고요. 김강우: 만약 몇 일 부로 프로그램이 끝난다고 하면 너 그날까지만 출근해라 통 보받고. 다른 방법이 없어요. 김남수: 그런 상황이 만연해 있는 건가요? 김강우: 만연해 있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주위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장기 프 로그램을 맡기도 하는데 저는 특집 프로그램을 주로 했어요. 특집 프로그램이 보통 3~4개월 정도 준비하거든요. 3개월 정도 일하고 방송 나가면 너 언제부 터 언제까지 일했으니까 그날까지만 출근해라 그러죠. 그럼 그 기간 동안 임금 이 책정되고 그렇습니다. 김남수: 정우성씨는 현재 프리랜서 PD로 일하고 계신데 이전 외주제작사에 계 실 때나 파견회사를 통해 근무하실 때와 비교하면 현재 상황이 어떠신가요? 정우성: 장점이랑 단점이 있는데요. 외주제작사에 있거나 파견계약직을 하면 일단 4대보험이 되요. 그래서 그거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프리랜서를 하게 되 면 보험이라는 보호장치가 없어지죠. 연말정산할 때도 불편하고요. 그리고 그 40

41 여기서 처음 일 시작하면 많게는 20시간 정도 일하는데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치더라도 그만큼 못 받는다는 거죠. 런 것들이 애매할 때가 많아요. 내가 어디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이 결여될 때도 있고. 좋은 점이라면 외주제작사나 파견계약직으로 있을 때보다는 계약할 때 능 력에 따른 보상을 높여 받을 수 있죠. 하지만 방송이 하나 엎어진다거나 한 주가 빠지고 그러면 생활이 흔들릴 때도 있어요. 그런 게 좀 불안하기는 하죠. 김남수: 같은 프리랜서라도 능력 차이라는 게 분명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잘 처우를 받는 분들이 계신 반면에 아주 힘든 분들도 계시겠죠? 정우성: 기본적으로 연차라고 보시면 되요. 잘 하면 그만큼 불러주는 데가 많 은 건데 돈의 개념은 만약 저도 6년 차고 어떤 사람도 6년 차다, 예를 들어 연차 당 10 정도 받는다고 보면 얘기를 잘 해서 65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사람은 그냥 60인 거예요. 찾아주는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갈 데가 많은데 찾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못 가는 거죠. 프로그램이 끝나면. 프로그램에 따라서 벌벌 떨어야죠. 2009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KBS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사태 No Mar Apr 41

42 김남수: 아무래도 더 눈치가 보이고 신경을 더 많이 쓰는 분들이 있겠네요. 임재 범 씨는 처음 들어와 일하시면서 일의 강도나 환경이 어떻게 느껴지세요? 임재범: 되게 강한 거 같아요. 김남수: 그럼 근무시간은 어떤 식으로 흘러가나요? 대중없이 일만 하고 잠깐 쉬 는 식인가요? 임재범: 거의 그런 식이죠. 지금 집에 못 들어 간 지 일 주일 됐어요. 숙직실이 있어서 숙직실에서 두세 시간 자고 나와서 일하고 그렇습니다. 김남수: 근무시간이 대중없는 거네요. 바쁘면 바쁜 대로 쉬지 않고 일만 하고. 원칙대로라면 하루 소정근로시간인 8시간을 넘어가는 근무시간에 대해선 초과 근무수당을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그런 내용이 있습니까. 근로계약 서상이라는지 방송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일반적인 인식상에. 일동: 없지요. 김남수: 혹시 계약서상에도 그런 게 명시된 건 없나요? 정우성: 일단 방송 쪽은 그게 관례인 거 같아요. 정규직 PD들도 그렇고 추가수 당이란 개념은 없어요. 아예. 정규직도 비정규직도요. 몇 시부터 몇 시 이런 정 해진 근무시간도 없고 그게 초과될 시에는 얼마가 추가된다는 규정도 없어요. 김남수: 그럼 어림짐작으로나마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일 하는 거 같으세요? 정우성: 제가 처음에 들어왔을 때 72시간 동안 한숨도 잠을 못 잔 적이 있거든 요. 그랬던 적도 있고, 일단 밤 새는 건 부지기수고 쪽잠 자야 되고. 그런데 그 런 생활을 3, 4년 정도까지는 해야 되요.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처 음 들어왔을 땐 선배들 챙겨야 되고, 스폰 챙겨야 되고, 차량도 챙겨야 되고. 심 부름들 챙기다 보면 하루가 쭉 가는데 3, 4년 차가 되면 여기에 편집을 해야 되 고. 넌 이것도 해봐야 되니까 이것도 해봐, 저것도 해봐 해서 하다보면 프로그램 빡쎄게 돌아갈 때는 거의 20시간 정도 일한다고 보시면 돼요. 42

43 와서 똑같이 일하는데 누구는 정규직으로 들어와서 다 받고 누구는 파견직으로 들어와서 떼이고. 그냥 적당한 수준 정도만 받으면 모르겠지만. 김남수: 작가의 경우는 어떤가요? 김강우: 작가도 방송 촬영하는 내내 같이 있기 때문에 똑같이 돌아가요. 밤샘 촬 영을 하게 되면 같이 밤 새는 거고요. 김남수: 민감한 얘기지만 또 해야 되는 얘기이기도 하고, 본인들의 임금 수준이 일의 강도에 비해 합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임재범: 적다고 생각해요. 김강우: 아무래도 일반적으로 사회초년생들이 얼마 받는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처음 일 시작하면 많게는 20시간 정도 일하는데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치 더라도 그만큼 못 받는다는 거죠. 김남수: 4대보험은 가입이 되나요? 임재범: 파견직은 다 가입이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김남수: 프리랜서 같은 경우는 아무 것도 적용이 안 되는 건가요? 방송 일 하다 다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데 산재 적용도 안 되는 겁니까? 김강우: 임금에서 3.3프로 떼는 거 외에는 없죠. 김남수: 일하는 환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시는지요? 임재범: 일단 배우는 게 많죠. 제가 다 몰랐던 거라. 제가 신입이라 그런지는 몰 라도 저희 조연출 팀이 꽤 적어요. 그래서 바쁘게 돌아가고. 그런 점에 있어서 는 힘들다고 생각하죠. 김강우: 처음에 일을 시작하면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이고 미래에 어떻게 되겠 다는 전망을 가지기 때문에 내가 경력을 쌓으면 올라갈 수 있겠지, 이런 기대감 을 가지고 일을 해요. 그렇게 일을 하다가도 가끔씩 돌아보게 되거든요. 일을 No Mar Apr 43

44 하다 모은 걸 생각해 보면.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음 프로그램까지 중간에 일을 구해야 되는데 일을 못 구하면 계속 놀잖아요. 그럼 그동안 모았던 것을 까먹게 되요. 서울에 사니까 방세는 비싸고 고정적으로 매달 나가는 돈은 있는데 벌이 가 없으면 그만큼 마이너스가 되는 거죠. 제가 그렇게 작가생활을 2, 3년 했는 데 지금 남은 게 없어요. 일하는 내용만 보면 만족해요.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 환경에 대해 안 좋은 점만 캐낸다고 하면 안 좋고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라 는 점과 상충이 되니까. 정우성: 2008년이랑 지금이랑 파견계약직을 해 봤지만 똑같아요. 받는 수준 이. 지금이 2014년이니까 햇수로 6년이 지났는데. 처음 와서 1년차가 지나면 재계약할 때 조금 올려줘요. 파견직 같은 경우에는 그게 별 차이가 없어요. 한 10만 원 정도? 5, 6년 사이에. 항상 불만이 그거예요. 6년이 지나고 10년이 지 난다고 해도 바뀔까. PD들은 그게 없어요. 노조. 그런 거라도 있으면 요구라 도 할 텐데, 노조가 없는 것도 안타깝고요. 저는 지금 하고 싶은 거 한 달에 한 번은 하고 그러면서 이제는 적당히 살고는 있는데 아래 파견직 후배들이 왔다고 해서 보면 그것도 마음 아프고. 와서 똑같이 일하는데 누구는 정규직으로 들어 와서 다 받고 누구는 파견직으로 들어와서 떼이고. 그냥 적당한 수준 정도만 받 44

45 선배들한테 조금만 더 하면 정규직 될 수 있을 거라고. 계약 채우게 되면 정규직 쉽게 될 거니까 하라고. 그런 얘기까지 들었어요. 으면 모르겠지만.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그런 얘길 했어요. 니가 최저임금만 받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해도 1년이면 1억 연봉 받을 수 있다고. 그런데 그게 틀 린 말은 아니거든요. 김남수: 촬영장에 정규직도 있고 비정규직도 있을 텐데 보통 비율이 얼마나 되 나요? 정우성: 그게 방송국마다 다 틀린 것 같아요. 파견직을 쓰는 데도 있고, 안 쓰는 데도 있고, 프리랜서만 쓰는 데도 있고. 아니면 외주제작사에 통으로 줘서 외주 제작사 사람들이 나와서 프로그램을 하고 관리하는 사람 한두 사람 정도만 메인 피디와 그 아래피디 정도만 본사에서 나와서 같이 만들고 하는 식도 있고. 제가 일하는 곳 같은 경우 파견직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인력이 달린데 그만큼 사람 을 못 뽑으니까 파견직을 끌어다가 쓰죠. 김남수: 파견회사와 파견계약을 맺고 일하게 되면 떼는 수수료가 어떻게 되나 요? 정우성: 그 비율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예를 들어 파견회사가 한 사람을 고용할 때 200 정도의 정산금이 있다고 하면 보통 받는 게 130에서 150 정도거든요. 알기로는 분명히 130에서 150보다는 더 많이 받을 텐데 정확 한 비율을 모르니 말이죠. 김남수: 그렇다면 한 촬영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관계가 그렇게 좋을 수 는 없겠네요? 김강우: 외주제작을 하는 경우 한 팀이니까 트러블이 없어요. 그런데 어떤 프로 그램을 외주제작사에 의뢰를 하고 외주제작사를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하면 트러블이 좀 있어요. 같은 프로그램의 한 팀 안에서는 문제가 별로 없어요. No Mar Apr 45

46 김남수: 하지만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임금격차가 존재하 는 건 사실인데 알게 모르게 이질감이라든지 안 좋은 감정이 생기지는 않는지, 그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지는 않는지요? 정우성: 저도 그렇지만 방송일이라는 게 좋아서 시작한단 말이죠. 아까 얘기하 셨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상충이 되요. 그런 것들이. 저 같은 경우 열을 받는 것 이 어느 정도 올라와서 보니까 선배님, 안녕하세요! 하고 정규직들이 인사를 해요. 뒤돌아 생각해 보면 내가 선배고 얘네보다 4, 5년은 더 일했는데 돈은 더 못 받아요. 같이 올라갈 땐 몰랐어요. 그런 것들을 신경을 잘 안 쓰는데 지금 와 보니 박탈감 같은 게 드는 거죠. 김남수: 방송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 있는 자리에서 이런 얘기만 하니까 분위기가 어두워지네요. 정우성: 아니, 좋은 점이 있어요. 좋은 점이 있으니까 저도 7년 째 이 일을 하는 거죠. 현실적인 얘기만 해서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여건이 쉽지 않죠. 주위 친 구들도 그렇고 부모님도 그렇고. 왜 굳이 거길 가서 그러고 앉아 있냐, 못 배 운 애도 아니고. 그렇게 얘길 하시는데 좋아서 시작한 거고 아직은 재미있으니 까 하고 있는 거죠. 김남수: 그런 현실적인 불만들 때문에 노조를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분위 기나 흐름을 경험했던 적은 없으신가요? 김강우: 노조는 잘 모르겠어요. 작가의 경우 작가협회가 있는데 거기는 처음 작 가를 시작해서 들어갈 수 있는 요건이 안 되고요, 대본을 어느 정도 쓰고 경력 은 몇 년 이상이 되면 협회에 있는 사람들 추천을 받아서 나중에 가입이 되거든 요. 가입이 되면 자기가 쓴 대본의 저작권이 정산이 돼서 나오는데 그 전까지 는 힘들죠. 정우성: 노조가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프리랜서 PD들 중에는 개인사업 자로 전환을 해요. 오래 한곳에서 일을 하신 경우 제가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땐 한 회 당 100만 원 이상을 받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천양지차였어요. 지금은 예전 처럼 프리랜서 PD들 힘이 그렇게 세진 않은데 아직까지 그런 건 못 겪어본 것 같 아요. 작가분들 같은 경우 작가협회가 있는데 왜 우리는 없어 하다가 그럼 내가 46

47 발 한 번 잘못 들이면 못 빠져 나오는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힘들지언정 그렇게 느껴지는 게 있긴 하니까 당분간 그만 둘 것 같지는 않아요. 해 볼까 이렇게 하시는 분들은 아직 없었던 것 같아요. 김남수: 임재범 씨 같은 경우는 더욱 그러하시겠지만 일을 하다 보면 그래도 정 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없으셨나요? 임재범: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선배들한테. 조금만 더 하면 정규직 될 수 있을 거라고. 계약 채우게 되면 정규직 쉽게 될 거니까 하라고. 그런 얘기까지 들었어요. 정우성: 기회는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어요. 기회는 있고 전환된 사례도 많고. 그런데 그렇게 되기 위해선 개인적으로 잘 하기도 해야겠지만 윗사람들과의 관 계 그런 것들도 다 신경을 써야 되는 거 같아요. 정말 다 잘해야 해요. 예를 들 어 윗사람이 걔 데려다 쓸까? 그랬을 때 바로 네! 이런 소리가 나올 정도로까진 해야 해요. 김남수: 그렇다면 결국 소수의 계약직만 해당되는 얘기 아닌가요? 정우성: 소수죠. 못 버티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죠. 반나절 만에 도망가는 사람 들도 있고, 자기 가방 놔두고 도망가서는 전화 와서 가방 택배로 부쳐달라고 하 는 사람들도 있고요. 김남수: 열심히 일하려는 분들에게는 그런 모습이 안일하게 보이겠지만 어찌 보 면 못 버티고 나가는 분들에게는 이곳의 노동강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기 때문 에 그러시는 거 아닌가요? 일동: 그렇죠. 정우성: 흔히들 얘기해요. 요즘 예능 프로들이 PD에 대한 환상을 너무 많이 심 어줬다. 신입 정규직으로 들어온 분들은 다들 본인이 김태호 PD, 양현석 PD처 럼 될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그들도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쌓아놓고 TV에 나오는 건데 그걸 초반에 찾으려다 보니까 떨어져 나가는 경우 No Mar Apr 47

48 가 많아요. 저나 지인들은 그러 죠. 방송이 너무 환상을 심어 줘 서 도망가는 거다 이런 얘기를 사 담으로 한 적이 있죠. 김남수: 이제 좀 자유롭게 얘기 를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방송 산업에 대한 개인적인 바람도 좋 고 이제까진 부정적인 현실만 얘 기를 했는데 긍정적인 부분을 말 씀해 주셔도 좋고요. 김강우: 작가 하면 자료조사부 터 시작하거든요. 처음부터 대 본을 쓰는 게 아니라 방송을 찍 MBC의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의 김태호 PD 으려고 하면 내용이 있어야 하는 데 그걸 처음부터 조사하는 작업을 해요. 그런데 몇 년 전 SBS 막내 작가가 자 살한 적이 있어요. 뉴스 한 번 나가고 묻혀 버렸어요. 그때 그렇더라고요. 같 이 방송에서 일했던 사람인데 너무 힘들어서 비관해서 자살했는데 잠깐 뉴스에 한 번 나가고 그걸로 끝이었다니. 방송에서 안 좋은 측면을 묻으려고 그러나 하 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위의 선배들도 다 겪었던 일인데 좀 나아지면 모르겠 지만 아까도 얘기하셨듯이 수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게 불만이긴 하죠. 임재범: 인터뷰하기 전까지 오늘 다룬 얘기들을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한 달 동 안 지금 하는 것만 해도 벅차니까 일일이 생각도 안 했고. 이런 점들을 알고는 있 었는데 잊고 일하다 보니까 그렇게 일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 같아요. 김남수: 계속 부정적인 면만 얘기하게 돼서 임재범 씨 같은 경우는 부담스러우 시겠네요. 방송업에 대한 즐거움이나 보람 같은 것도 좀 말씀해 주세요. 김강우: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여러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재미있죠. 내가 편집한 영상, 내가 쓴 대본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하 고 기뻐할 생각 하면 정말 좋아요. 프로그램 끝나고 자기 이름 찍혀서 올라가고 48

49 내가 편집한 영상, 내가 쓴 대본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하고 기뻐할 생각 하면 정말 좋아요. 하면 뿌듯하고요. 정우성: 아는 동생들이 물어봐요. PD 어때요? 저 하고 싶은데. 일단 말려요. 하라고 딱 얘기를 못 해요. 하려거든 마음을 굳게 먹고 버텨보겠다는 생각을 하 고 오라는 말을 하는데. 그렇게 버티면서 오다 보니까 남들이 봤을 때 희열도 있 고. 저 같은 경우는 들어왔을 때 목표설정을 잘 하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내 이 름이 연출로 찍혀서 나갈 때까지만 해 보자, 찍었어요. 생각을 좀 해 보니까 아 까워지기 시작했어요. 다른 걸 좀 해 보자 해서 쇼를 하고 있어요. 쇼를 하다 보 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현장감 같은 게 너무 좋은 거죠. 기왕 이렇게 된 거 쇼도 내 이름 찍어 보고, 기왕이면 이 분야에서 넘버원 돼 볼 때까지 해보자, 그 러니까 그렇게 돼 가고 있는 거 같아요.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발 한 번 잘못 들이면 못 빠져 나오는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힘들지언정 그렇게 느껴지는 게 있긴 하니까 당분간 그만 둘 것 같지는 않아요. No Mar Apr 49

50 기획특집1 짙게 드리워진 방송사의 그늘, 방송사 비정규직 케이블방송, 이제는 권리 확보 투쟁으로 케이블방송 간접고용 노동자와 시청자를 위한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 글 박재범 희망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 1. 케이블방송 도입의 역사 가. 1995~1997년 지역에 기반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출범 케이블방송은 그 구상단계에서부터 명확한 지역성을 토대로 출발하였다. 1990년 최초의 뉴미디어 도입이라는 과제의 타당성과 구현방안을 연구한 방송제도연구 위원회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system operator)가 독점적인 특약사업권 (franchise)을 가진 특수화, 지역화 된 정보 문화 미디어 소유 경영자이므로 그 소 유형태는 그 지역사회의 공익 단체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되어야 한다. 라고 제언 하면서 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 1) 하였다. 이에 전국적 네트워크나 거대 복수사업자(MSO, multiple system operator)는 원칙적으로 봉쇄되어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이후 공익단체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 이라는 방송제도연구위원회의 제안은 전면 수용되지 않았지만, 지역 연고의 기업이 SO를 설립해야 한다는 원칙이 수립되었고, 실제 1994년 지역 SO 의 심사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1) 1990년 방송제도연구위원회 보고서 50

51 1995~1997년에 허가된 77개 권역 SO 사업자들은 지역 내 연고를 둔 사업자들을 대주주로 하는 경우에만 허용되었고, 각기 다른 77개의 사업자들로 케이블방송이 출범하였다. 1995년부터 1997년에 허가된 77개 권역 SO 사업자들은 지역 내 연고를 둔 사업자 들을 대주주로 하는 경우에만 허용되었고, 각기 다른 77개의 사업자들로 케이블방 송이 출범하였다. 나. 2000년 이후 유료방송플랫폼의 확대와 미디어 자본 간 경쟁 심화 그러나 MSO를 비롯한 케이블방송 전반의 자본화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속화 되었다. 2012년 현재 5개의 MSO가 전체 케이블 가입자 가구의 85.7%를 점유하고 있으며, 서울 지역의 경우 26개 권역 중 20개 권역이 두 사업자(티브로드와 씨앤앰) 에게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집중은 2008년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존 매출액 규 제(전체 SO 매출액의 33% 이하)와 한 사업자의 15개 SO 이상 겸영 제한이라는 이 중규제가 전국 케이블 가입자의 1/3 로 완화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표1> 2011년 기준 MSO 현황 및 시장 점유율 구분 사업권역수 가입자수 방송사업수익 점유율 Tboad (22) 서울(7),부산(4),대구(2),인천(3),경기(4), 충남(1),전북(1) 313만 5,383억 원 25.4 CJ헬로비전(19) 서울(2),인천(1),부산(4),대구(2),경기(1),전남(1), 경북(3), 경남(3),강원(1),충남(1) 269만 5,031억 원 23.8 C&M(18) 서울(13),울산(1),경기(4) 340만 4,741억 원 22.4 현대HCN(8) 서울(2),부산(1),대구(1),충북(1),충남(1),경북(2) 131만 1,835억 원 8.7 CMB(9) 서울(2),대구(2),광주(2),대전(2),전남(1) 136만 1,142억 원 5.4 MSO 전체(76개사) 방송사업수익 1,189만 1조 8,133억 원 85.7 독립SO 전체(18개사) 방송사업수익 288만 3,035억 원 14.3 전체SO(94개사)방송사업수익 1,477만 2조 1,168억 원 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 No Mar Apr 51

52 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 경제 시대, 거대 자본들의 유료가입자 쟁탈전 MSO의 등장에 따른 거대 사업자들의 지역 독점은 결국 유일한 지역 기반 방송사업 자인 케이블방송을 위성방송이나 현재 IPTV와 같은 전국 사업자들과 동일한 경쟁 사업자로 만들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간의 SO 업무 관할 분쟁은 사실상 KT, LG, SKT 등 통신자본이 약 1,400만(아날로그 가입가구 1,000만)에 달하는 케이블 유료방송의 포섭을 용이하게 해달라는 통신 대 기업들의 요구에 기반한 대리전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가입 자 점유율 제한 규제가 완화되고, 전국 서비스가 가능해 짐에 따라 2013년 6월 말 현재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약 2,700만(중복가입자 포함)으로 새로운 점유율 규제 적용 시 한 업체가 900만 가입자까지 확대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SO와 위성 방송, IPTV를 포함한 유료방송 시장 전체의 자본 간 경쟁 구도에 격변을 초래할 것 으로 예상된다. 2. 케이블방송 산업의 문제점 가. 형식적인 지역채널 운용과 방송의 공공성 저하 케이블방송은 방송법에 따라 지역밀착형 매체로 정의되어 있으며, 이와 관련된 방 송정책에 있어서도 SO는 지역채널을 통해 로컬리즘과 공익성을 실현하도록 요구되 고 있다. 이러한 SO의 지역성 책무는 방송법과 방송법 시행령에 명시되어 있으며, SO의 재허가 심사에서도 500점 중 20%에 해당하는 100점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 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MSO의 성장과 전국 권역 유료방송과의 경쟁은 지역채널을 어쩔 수 없이 운영하는 곳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기존 조사 2) 에 따르면 위 기준에 따른 편성 현황 은 1 주민생활정보(26.5%) 2 당해구역보도(14.3%) 3 광역보도(4.3%) 4 지자 체시책홍보(3.5%) 5 방송프로그램 안내(2.1%) 6 시청자 자체제작(2.1%) 7 국 가, 지자체 인정프로그램(0.4%)의 순이었다. 그나마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프로 2) 정상윤,

53 MSO의 등장에 따른 거대 사업자들의 지역 독점은 결국 유일한 지역 기반 방송사업자인 케이블방송을 위성방송이나 현재 IPTV와 같은 전국 사업자들과 동일한 경쟁사업자로 만들었다. 그램의 전체 편성 비율은 53.1%였으며 주민노래자랑 등 기타 편성에 해당하는 비율 은 46.9%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채널의 편성에 대한 관련 기관의 평가조 차 갈수록 낮아져 왔다는 점이다. 나. 케이블방송 업계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심각성 더욱 심각한 문제는 케이블방송업계의 하도급 구조가 건설업계 못지않은 다단계 구 조라는 점이다. 하도급 업무를 영역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방송의 외주화 방송산업의 제작 외주화의 문제점 일반이 케이블방송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 다. 2 케이블설비 공사의 외주화 케이블 설비 및 장비 교체 등의 업무는 사실상 공사업체로 모두 외주화 되어 있 으며, 특히 공사업체는 사실상 건설업자들로 건설업 다단계 하도급 문제가 그대 로 발생하고 있다. 3 소비자들의 가입 과정을 외주화 심지어는 거의 모든 업체들이 민원과 영업유치 조직을 외주화 하고 있다. 4 유지보수 및 설치 업무의 외주화 케이블방송 시청자들이 가입할 경우 설치하는 업무는 모두 외주화 되어 있으며, 심지어 케이블방송 시청자들의 쾌적한 방송시청을 위한 유지보수 과정도 모두 외 주화 되어 있다. 케이블방송 시청을 중단할 경우 철거하는 업무도 모두 외주화 되어 있다. <표 2>케이블방송 다단계 하도급 구조 원청 지역책임 1차협력 2차 3차 방송 일부 제작, 다수 외주 MSO SO 포설공사 가입, AS 공사건설업체로 외주 협력업체 외주 콜센터 계열사 외주 No Mar Apr 53

54 다. 케이블방송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살인적인 노동실태 1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패널티 부과 케이블방송 외주업체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영업비 환수(고객을 유치 했다가 6개월 이내에 고객이 이를 해지하게 되면 급여에서 공제하는 패널티), 장 비미회수 패널티(해지 고객이 연락이 안되어 장비회수를 하지 못한 경우 콜센터 에서 전화를 하여 연락이 닿으면 가해지는 패널티), 장비실사 패널티(전산상 등 록된 장비 숫자와 실제 보유중인 장비 숫자가 맞지 않을 경우 가해지는 패널티) 등 급여에서 패널티를 공제하는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케이블 외주업체 한 노동자의 경우 원래 급여는 163만 원 수준이었으나, 패널티로 인하여 2013년 4월분 급여로 받은 것은 16만 원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 다. 심지어 4대보험 등을 제외하면 월급의 80% 이상을 패널티로 차감당한 사례 도 있었다. 2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업무실비 전가 심지어는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업무실비로 처리되어야 할 차량유지비, 유류비, 통신비(휴대폰 또는 PA), 기타 영업활동비, 업무에 따른 부득이한 상황 에서의 주차위반 범칙금 등을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부담수준은 대부 분 월 31만 원에서 50만 원을 부담하고 많은 경우는 심지어 90만 원 이상을 부담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와 같은 업무실비는 기본적으로 노동자의 업무수행에 따 른 수익의 향유자인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해당함에도 사용자가 이를 노 동자에게 부담시켜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3 장시간 살인적인 노동 케이블방송 한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계약상 근로시간은 평일 09시부터 18시까지(점심식사 1시간)이나, 실제 근무는 조기출근은 물론 일상적인 연장근 무가 더해져 있고, 게다가 토요일은 고정 연장근무, 일요 격주 근무가 계속되다 보니 한 달에 쉬는 날이 겨우 이틀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외주 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주간 근로시간은 법정 최고 한도인 52시간을 훌쩍 넘 어 70시간에 육박하고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 보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휴게를 위한 점심식사도 거르기가 일쑤였고,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에도 30분 미만인 경우가 다수였다. 휴가도 1년 간 3일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4

55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방송 통신 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인권 보장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4 법정수당 미지급 우리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의 경우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수당(이하 시간외근로수당 )을, 법정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 한 경우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으나, 케이블방송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와 법정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며 장시간 노동에 시 달리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고용노동부가 2013년 수시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를 보면, 점검 업체의 63.4%에서 3억 9천여 만 원의 시간외근로수당 미지급 사례, 29.2%에 서 1천 7백여 만 원의 미사용연차휴가수당 미지급 사례가 드러났고, 특히 무려 85.4%에서 4억 8천여 만 원의 최저임금 미지급 사례도 적발되었다는 점은 비정 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심각할 정도로 열악하다는 점을 대표적으로 보여주 는 것이다. 3) 5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방송 통신 외주업체 비정규직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단지 케이블방송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 료방송(케이블 통신)산업 대부분의 외주업체 노동자들이 이와 같거나 더욱 열악 한 현실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케이블방송 업계 외에 국내 10대 재벌에 속한 통 신업계의 유료방송(IPTV,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 등)에 속해 있는 외주업 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업 체들 또한 영업 개통(설치) AS 철거 등 케이블방송과 유사한 업무를 하는 노동자 들 대부분이 다단계 하도급 업체에 속해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이들 또한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방송 통신 산업의 비정 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인권 보장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3) 고용노동부, 티브로드홀딩스 및 협력업체 감독 결과, No Mar Apr 55

56 3. 유료방송 산업의 문제 해결방안 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 수립 필요 현재 유료방송(케이블방송, IPTV) 업계는 핵심 영업과 일부 기술 관리 업무를 제 외하고는 모든 것이 다단계 하도급화 되어 버린 상태의 다중적 다단계 하도급 구조 로 이에 대한 근본적인 규제와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동으로 유료방송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유료방송 원청의 불공정 하도급거래 개선을 통해 협력업체 경영 개선 및 지원 대책 수립 및 무분별한 다단계 하도급 금지 등의 규제(원청의 책임성 확대)가 필요하다. 동시에 유료방송 협력업 체들에 고용된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 대책 수립 및 노동법 준수가 보장되어야 하 며 근본적으로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놓여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들에 대한 직접고용이 필요하다. 2014년 2월 12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의 티브로드 규탄 기자회견 56

57 자본 간 무차별한 인수합병과 반복되는 하청업체 재계약 속에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용안정과 노동인권을 보장함으로써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나. 유료방송 시청자 권리 확보 방안 마련 또한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케이블, IPTV 등)들의 시청자 권리 증진을 위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방송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시청자의 권리 및 방송 공공성의 측면에서 보다 강화된 규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1 실직적인 지역별 시청자위원회 구성 및 강화, 2 지역 방송 으로서 지역 프로그램 제작 및 자체 프로그램 제작 비율 상향조정, 3 프로그램 제 작 시설 및 제작 환경의 개선(지역별 방송시설 확보 및 제작 능력 보유 법제화), 4 가입자 정보인권 보호, 5 불공정 과당경쟁 근절 대책 마련 등이 시급히 이루어 져 야 할 것이다. 다. 유료방송 시청자 권리 확보 및 노동인권 보장을 위해 나서야 그동안 거대자본의 독점화된 영역으로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방송 통신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규제와 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해 이제는 노동자 및 민중 운동 진영이 나서야 할 때이다. 박근혜 정부의 방송법 개정으로 재벌과 금융자본 의 아귀다툼으로 변질될 위험에 처한 케이블방송을 지역방송, 주민방송으로 되돌 리는 사회공공성 투쟁으로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한다. 또한 케이블방송 통신 유료 방송 업계에 만연해 있는 외주화, 다단계 하도급으로 협력업체를 쥐어짜면서 수익 은 독점하는 원청 중심 업계 관행을 바꾸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 찾 기에 나서야 할 때이다. 이를 통해 자본 간 무차별한 인수합병과 반복되는 하청업체 재계약 속에서 불안한 고용, 위험한 환경에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용안정과 노동인권 을 보장함으로써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바로 2,500만 유료방송 시청자들의 권리확보로 이어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No Mar Apr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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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기 획 특 집 2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6 4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무상버스를 비롯한 몇 쟁점들이 떠오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그 속에 노동 이 보이지 않음 은 한 편의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비정규노동 편집국에서 는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 어떻게 비정규문제를 공론화 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였다. 쉽지 않은 공간에서 쉽지 않은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고, 이에 대한 논의 역시 마무리 되지 않았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존 각 지역의 비정규직 현황을 다루는 것이 공론화 작업을 위한 초벌적인 문제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였고, 이 에 토론회에서 제기되었던 내용들을 공유하고자 정리하였다. 6 4 지방선거, 그리고 지방정부의 역할은

60 기 획 특 집 지방선거, 그리고 지방정부의 역할은 노동의제, 그리고 6 4 지방선거 글 이남신 센터 소장 6 4 지방선거와 노동 의제 6 4 지방선거가 멀지 않았다. 우선 스스로 되묻는다.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에게 이 번 지방선거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예년처럼 고질적인 지역주의와 집권 세력과 주 류 기득권 보수언론방송이 주도하는 개발주의가 어지럽게 선거판을 좌지우지한다 면, 소모적인 정치 불신 정조가 또 한 번 국민의 가슴 깊이 각인될 것이다. 무엇보 다 다수 국민의 일상적 관심사인 일자리와 복지, 사회적 약자 권리 신장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공약 대결이 불꽃 튀기는 지방선거판이 되어야 우리 사회가 한 단 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 자본주의의 생산과 소비 전반에 걸쳐 막대한 기여를 해 온 노동자 집단의 문제가 민생의 핵심 과제로 공약으 로 반영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찮다. 대선과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에서 노동 관련 의제가 구조 적으로 쟁점화 되기 쉽지 않은데다, 전통적으로 노동을 중시해온 진보정당들의 위 상 실추 속에서 보수양당 간 인물 대결로 치닫고 있는 올해 지방선거 공간에서 노동 의제가 주목받기를 바라는 건 객관적으로 기대난망이다. 그럼에도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즉 사회경제 민주화가 여전히 핵심적인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2014 년 지금, 노동의 현주소와 전망을 끈질기게 천착해 묻고 따지고 중심 과제로 부각 60

61 시키는 노력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결국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가 제대로 된 선 진 사회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을 넘기며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대국으로 몸집을 불려온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극단적인 사회 양극화 아래 궁박해지고 핍진해진 건 노동 배제와 홀대 가 시스템화 된 한국 자본주의의 체질에서부터 연원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 두에 걸쳐 노동정책과 노동행정은 전체 행정관료체계 속에서 심각한 수준과 양상 으로 취약하고 부차적이고, 무엇보다 경제종속적인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노 동 고유의 의제가 양적인 일자리 고용 담론으로 빨려 들어가 노동자의 삶의 질은 핵 심 의제가 되어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최대 다수이면서 국민경제, 특히 내수경 제 유지와 성장에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과 기여를 담당해온 노동자 집단 문 제에 대한 한국 사회의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해결 노력은 이제 한국 사회 발전의 가 장 큰 걸림돌이 돼 있다. 선진국 그룹인 OECD에 가입한 한국 사회는 아직도 1,800여만 노동자 중 절반이 훌쩍 넘는 1,000여만 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일상적인 차별과 고용 불안에 고 통 받고 있다.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임금 수준과 1/3 내외에 불과한 사회 보험 적용률, 노동3권을 비롯한 노동기본권 박탈과 배제 등 노동인권 침해의 사각 지대에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이 힘겨워하며 신 음하고 있다. 계층별 소득 격차가 역진불가 양상으로 심화하는 것은 물론 서민층의 소득은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위 노동시장에서는 비정규직 및 중 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저소득 구조 역시 고착화되고 있다. 심각한 양극화는 가 족의 붕괴로 이어져 가장의 수입으로 가구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태로 인해 1 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가족관계가 파편화하면서 가족의 분산과 붕괴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삶의 희망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기도 하고,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국민의 다수인 노동자 가 행복하지 않고 부당하게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뺏기거나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억압받고 착취당하며 당사자와 그 가족 모두가 고난을 겪고 있는 나라가 선진국 운 운 한다면 낯부끄러운 일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다시 노동정책과 노동행정을 제기하고 강조하는 이유이다. No Mar Apr 61

62 주목받는 지방정부의 역할 지금까지 지방정부의 노동 고용정책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노동정책 은 중앙정부(고용노동부) 차원에서 다루는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고, 행정체계도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지역체계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노동행정은 중앙의 고용노동부와 지방고용노동청에 집중되어 있고, 사회보험제도 와 산업정책 관련해서도 지방정부의 역할은 미미한 수준이며, 그나마 일자리 문제 가 사회적 최대 관심사항으로 떠오르면서 일자리 공시제를 비롯한 제도가 도입되 고 있지만 예전부터 있었던 취업취약계층에 대한 자활사업의 연장선에서 크게 벗 어나고 있지 못하며, 일자리 연계 시스템에서도 지자체의 역할은 아직 미미한 실정 이다.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정책을 수행하거나 연계하는 정도의 역할에 머물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 고용정책의 중앙집중적 양상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노동인권 복지개선에서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 고 있기 때문이다. 뒤에서 살펴볼 테지만 서울시 등에서 이루어진 노동정책 추진 현황을 보면 광역지자체에서 중앙정부 못지않은 일을 할 수 있다. 또한 중앙정부 노동 고용정책의 빈 지점이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메우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특히 무엇보다 시민 주민들의 삶과 생활에 밀착한 노동 고용정책을 펼치기 위해서 는 지방정부, 특히 광역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주지하듯이 노동정책의 핵심은 좋은 일자리, 또는 괜찮은 일자리 만들기에 있다. 이 당연해 보이는 정책 과제가 우리나라에서는 늘 힘겹다.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 심화를 그대로 두고 선진 사회를 만들 수 없음은 자명하지만, 재벌 자본을 정점으 로 하는 기득권 집단의 이해관계가 최우선이 되면서 보다 좋은 일자리와 노동기본 권 보장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가 되곤 했다. 특히 이윤과 경쟁의 논리가 지배하는 민간 부문에서 당장의 일자리 개선이 쉽지 않음은 경험칙이 되고 있다. 이 지점에 서 공공부문을 주목하게 된다. 공공부문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의지가 뒷받침된 다면 보다 수월하고 집단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거나 기존 일자리의 질을 개 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공부문의 좋은 일자리 창출과 개선은 단계적으로 62

63 민간부문에 청신호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고 실제 영향력도 일정 정도 검증돼 왔다. 비정규직 문제를 중심으로 한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립과 그 정책 과 제 이행을 위한 행정체계와 관련해 중앙정부의 역할이 압도적이었던 것이 문제 개 선과 해결이 더딘 요인이 되기도 했다. 물론 노동 문제 전반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입법부인 국회의 역할이 가장 크긴 하지만 워낙 복잡다단하게 형성된 노동 문제를 층위별, 부문별, 지역별로 개선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맞닥뜨렸기 때 문이다. 역사적으로 중앙집권적 행정체계가 강력하게 작동했던 한국 사회의 구조 가 실사구시적 문제 개선과 해결이 긴요한 노동 문제 관련해선 많은 경우 민생을 도 외시한 소모적인 정쟁이 되풀이되어 온 중앙정치와 맞물려 지체 요인이 되곤 했다. 광역지자체를 비롯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다. 따라서 지금까지 사회양극화와 같은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수립과 집행을 중앙정부가 맡고, 지 방은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대등한 협력적 관계에서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히 노동인지적 행정 마인드로 수미일 관되게 전향적인 노동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노동을 홀 대해온 박근혜 정부의 면모로 봤을 때 지방정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더욱 강조되 는 것은 불가피하고 바람직하다. 중장기 전망으로 볼 때도 한국 사회가 정상 사회 로 발전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계급계층인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 장 중요한 사회적 과제인데, 주요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노동 문제 개선 모델을 통 해 때로는 중앙정부를 견인하면서 지속가능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로 한국 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문제의식 아래 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노동정책 및 노동행정 현황과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No Mar Apr 63

64 기 획 특 집 지방선거, 그리고 지방정부의 역할은 서울시 노동정책 및 비정규직 전환사례 글 이남신 센터 소장 정리 편집국 2011년 이후 서울시 노동정책 및 추진내용 총괄 2011년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노동정책 공약은 크게 1 노동 기본권 보장, 2 좋은 일자리 만들기, 3 취약노동 복지 강화, 4 노동조합과 거 버넌스 구축, 5 노동인지적 서울시 행정 문화 등으로 세분화되어 서울시정에 반 영되었다. <표1> 서울시 고용 노동정책 공약 추진내용 영역 사업 내용 노동기본권 보장 좋은 일자리 만들기 모범 사용자 로서 민간부문 노사관계 선도 노조 설립 및 활동 보장 및 지원 - 공무원노조와의 협의 강화 - 청년유니온 노조설립신고 접수( 월 초) 및 정책 협의 노동조합 단체협약 존중 1) 비정규직 대책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 해소 (1단계) - 상시 지속적 업무 정규직화 - 서울시본청 및 사업소, 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5.1): 1,133명 - 상시 지속적 업무 정규직 채용 원칙 확인 - 호봉제 도입 등 차별 개선 64

65 좋은 일자리 만들기 취약노동 복지강화 간접고용 노동자 고용 및 차별 개선/민간부문 고용구조 개선 유도 (2단계, 2012년 내) - 연구용역 실시(~11월) - 민간위탁 제도 개선으로 무분별한 민간위탁 규제 - 사회복지서비스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 시범사업 실시(2013) - 민간기업 고용구조 개선 유도: 관급공사 및 입찰기업 표준가이드라인 제시 2) 노동시장 정책 노동시간 단축 - 서울시 주40시간제 정착 - 산하기관 및 사회공공서비스 주40시간제 정착을 위한 감독과 제도 개선 - 서울시 공공기관 노동시간 실태 및 방안 연구 : 초과근로 및 휴일근로 실태 : 법정휴가(연차휴가, 산전후휴가 등) 사용 실태 : 주40시간제 정착과 휴일휴가 실태 : 근무형태(교대제 등) 실태 : 노동시간 단축 방안 - 민간기업 노동시간단축 유도 : 관급공사 참여 가이드라인(혹은 인센티브) 에 반영 -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 상담-교육-알선-취업 연계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 취업 상담 및 알선 교육훈련 재취업 과정 적극 연계 - 서울시 일자리플러스센터, 직업훈련기관 등의 역할 강화와 연계 강화 - 고용청 고용안정센터 등과의 연계도 강화 - 청년 일자리 정책 마련 노동복지센터 건립 :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 복지 향상 년 4개 (구로, 성동, 서대문, 노원) 노동복지센터 설립 -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 건설노동자 등 노동자 권익보호 상담 및 교육, 복지 향상 프로그램 운영 노동옴부즈만제 도입 :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 고충 해결 - 25개 자치구당 1명씩 25명의 노동옴부즈만 임명(4/13) - 노동법 사각지대 취약노동자 고충 상담 및 안내 - 임금체불 모니터링단 운영 체불 임금 없는 관급공사 조례 제정 : 건설 하도급 일용 노동자 체불임금 근절 및 노동조건 보호 No Mar Apr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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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26_미디어발전위(민주당).hwp 제 출 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귀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최종보고서 - 언론자유와 여론다양성을 위하여 - 본 보고서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최종보고서로 제출합 니다. 2009. 6. 25 2009년 6월 25일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장 강상현 위원 강혜란 위원 김기중 위원 박경신 위원 박 민 위원 양문석 위원 이창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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