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 생명보험과유류분, 특별수익 1. 유류분, 특별수익산정시생명보험이문제되는이유 생명보험수익자는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의상속재산으로부터수익권을승계취득하는것이아니라, 수익자의고유재산으로서수익권을취득한다. 수익권의고유재산성을강조하면, 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의상속인들이수익자에대하여유류분을주장할수없고, 수익자가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의상속인중 1인이라하더라도보험금을특별수익으로고려할수없다. 그러나이러한결론은그자체로부당하다. 생명보험은법형식적으로유증이나사인증여와구별되지만, 실질적으로는유증이나사인증여와비슷한기능을한다. 실질을전혀고려하지않는다면, 유류분제도및특별수익관련법리는형해화될위험이있다. 그렇다면어떠한방법으로, 얼마나실질을고려해야하는가? 이에대해서는아래에서살펴보는것처럼다양한생각의스펙트럼이있다. 다음항에서는그간의학설상논의와다른나라의입법례등을참조하여상정가능한견해들을열거한뒤, 어떠한견해가타당한지고민해본다.
80 연구보고서 2018-13 2. 상정가능한견해들의소개 200) 가. 제한설 생명보험금청구권의고유재산성, 생명보험제도가갖는수익자보장기능등독자적가치를강조하여, 수익자에대한유류분행사등을제한적으로허용하는견해이다. 일본최고재판소는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가제3자를수익자로변경하는행위는원칙적으로유류분반환대상인증여나유증에해당하지않고, 201) 보험금의액수, 보험금이상속재산총액에서차지하는비율, 보험수익자인상속인과다른상속인들의관계, 각공동상속인들의생활실태등을고려해, 공동상속인들사이의불공평이특별수익조정관련규정의취지에비추어도저히시인할수없을정도로심한경우, 예외적으로보험금을특별수익에준하여취급할수있다는입장이다. 202) 우리학설중에도이러한일본판례의입장에공감하는견해가있다. 203) 프랑스보험법도생명보험수익자에대한유류분권행사를매우제한적으로허용하고있다. 프랑스보험법제132-12조는수익자에게지급되는보험금은피보험자의상속재산이아니라고규정하고있고, 이에이어서제132-13조제1항은보험금은특별수익산정시고려되지않고, 유루분반환의대상이되지도않는다고규정하고있다. 다만, 보험계약자가지급한보험료가그의자력 ( 資力 ) 에비추어명백히과도한경우 (Manifestement exagérées eu égard à ses facultés) 에한해해당보험료가특별수익이나유류분반환의대상이된다 ( 프랑스보험법제132-13조제2항 ). 이조항은, 생명보험이전통적으로망인의유족들 ( 특히부양필요성이있는유족들 ) 의생활을보장하는기능을해왔다는점을고려한정책적조항이다. 204) 또한보험료중에서도특별히과다한 200) 논의의편의상수익자변경권이보험계약자에게유보된경우만살펴봄 201) 日最高判 2002( 平 14). 11. 5( 民集 56.8.2069) 202) 日最高判 2004( 平 16). 10. 29( 民集 58.7.1979) 203) 홍진희 김판기 (2012a), pp. 218~219; 홍진희 김판기 (2012b), pp. 314~315, 317~318; 양희석 (2017), pp. 249~250 204) Cécile Pérès(2016), pp. 169~171( 프랑스판례가보험계약을상속법의법리와분리하여특별취급하는것은법리적으로정당화되기어렵고, 경제논리 가령, 생명보험가입자들의
생명보험과유류분, 특별수익 81 보험료만반환의대상으로본배경에는, 생명보험의경우소액보험료가장기간, 정기 적으로지급되는경우가많고, 이러한보험료까지유류분반환등의대상으로삼는것 은타당하지않다는배려가놓여있다고사료된다. 나. 보험료기준설 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가지출한보험료상당액을유류분반환및특별수익의대상으로삼는견해이다. 205) 보험료기준설은, A가자신의돈으로 100원짜리복권을사서 B에게주었는데그복권당첨금이 1억원인경우, A가 B에게 100원을무상증여했다고보는생각과비슷하다. 이견해는생명보험의 실질 을고려하여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에게수익자에게무상출연을하였다는점은인정하지만, 무상출연의범위는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의재산으로부터실제지출된비용에한정하는취지이다. 외국의경우, 변경되기전독일연방대법원판례가보험료기준설을택하고있었고, 206) 영국, 207) 이탈리아 208) 는입법을통해보험료를유류분청구등의대상으로보고있다. 다. 해약환급금기준설 보험사고발생시점의해약환급금상당액을유류분청구등의대상으로삼는견해이다. 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는보험사고발생시점까지해약환급금상당액을책임재산으로갖고있었으므로, 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가위금원을수익자에게무상으로간접출연한것으로볼수있다는것이다. 209) 이견해는 A가자신의돈으로 100원짜리 자금이대규모로국채에투자되었고, 생명보험을더이상특별취급하지않아개인들의생명보험가입유인이감소하는경우공적금융에위협이될수있다는점등 (!) 가작동한결과일뿐이라고설명함 ) 205) 변동열 (2003), p. 839 206) BGHZ 7, 134 207) 영국의 Inheritance(Provision for Family and Dependants) Act 1975 제10조제2항 (a), 제7항참조 ( 망인사망시점부터 6년이내에지급된보험료는반환의대상이됨 ) 208) 이탈리아민법제741조 ( 특별수익 ), 제1923조제2항 ( 유류분. 기간제한없음 ) 참조 209) 노일석 (2010), p. 212; 정구태 (2011), pp. 288~289; 김주수 김상용 (2015), p. 436; 박병호 (1999), p. 477; 이경희 (1995), pp. 111~112; 이진만 (1997), p. 374
82 연구보고서 2018-13 물건을사서 B에게주었는데, A가그물건을 B에게주기직전그물건의시장가치가 1,000원이었다면 A는 B에게 1,000원을무상증여했다고보는생각과비슷하다. 누구나자신이가진것이상을줄수없고무상출연자도자신이가진것이상을줄수없다. 그런데보험사고발생전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는해당보험에대하여해약환급금채권을갖고있었고, 보험사고발생으로그의해약환급금채권이소멸하고, 수익자가수익권을취득하므로, 결과적으로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는수익자에게해약환급금채권상당액을무상출연하였다는것이다. 스위스민법은명문으로해약환급금기준설을택하고있고 ( 스위스민법제476조, 제529조 ), 독일연방대법원도현재이입장을취하고있다. 210) 라. 보험금기준설 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가수익자에게보험금상당액을무상으로간접출연한것으로볼수있다는견해이다. 이견해는 A가자신의돈으로 100원짜리복권을사서 B에게주었는데그복권당첨금이 1억원인경우, A가 B에게 1억원을무상증여했다고보는생각과비슷하다. 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는생전에한번도보험금상당액을가져본적이없지만수익자가보험금상당의이익을무상으로얻은이상, 보험금을유류분반환및특별수익의기준으로삼는것이공평하다는것이다. 211) 오스트리아판례, 212) 미국의 Uniform Probate Code, 213) 캐나다온타리오주 214) 가보험금기준설을취하고있다. 210) BGHZ 185, 252. 독일연방대법원이 2003. 10. 23. 판결을통해 - 종전판례를변경하여 - 생명보험수익자에대한부인권행사시보험금을기준으로원상회복을명하는입장을취함에따라 (BGHZ 156, 350), 유류분반환의경우에도보험금을기준으로해야한다는주장이있었지만 (Claus Elfring, Das System der drittbezogenen Ansprüche bei der Lebensversicherung NJW 2004, 483; Johannes Kuhn/Hubertus Rohlfing, Die Lebensversicherung im Erbrecht, ErbR 2006, 11), 독일연방대법원은 부인권행사국면과는달리 - 해약환급금기준설을택하였음 211) 곽윤직 (2004), p. 191; 김능환 (1998), p. 30; 박동섭 (2011). p. 69; 조성필 (2017), p. 88 212) OGH 10.6.1997 4Ob136/97x 213) UPC 2-205(1)(D) 참조 214) Succession Law Reform Act, R.S.O. 1990, c. S.26, Section 72 (1) (f) 참조
생명보험과유류분, 특별수익 83 3. 검토 외국의사례에서보는바와같이이문제에하나의정답이있다고보이지않는다. 즉이문제는법이론의문제라기보다정책적문제에가깝다. 필자로서는보험금기준설이무난하다고생각한다. 그이유는다음과같다. 법이론적으로는보험료기준설이나해약환급금기준설도설득력이있다. 내가가지지않은것을남에게공짜로줄수는없기때문이다. 그러나보험료기준설에따르면유류분제도의무력화위험이여전히존재한다. 상속인이아닌제3자를수익자로지정하였고보험료도상속개시시점으로부터 1년전에지급하였다면, 수익자는유류분반환의무를부담하지않을수있기때문이다 ( 제1114조참조 ). 또한해약환급금기준설은수익자의관점에서다분히의제적이다. 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가해약환급금상당액의손실을입은것은분명하지만, 그렇다고해서수익자가해약환급금상당의이익을피보험자로부터무상으로받았다고구성하는것은어색하다. 수익자가얻은무상의이익은보험금상당액이기때문이다. 또한보험의종류에따라서는해약환급금은소액이지만보험금은다액일수있는데, 이경우해약환급금기준설에따르면유류분제도는유명무실하게된다. 법형식이아닌실질을고려하여해결책을모색하는마당에, 내가가지지않은것을남에게공짜로줄수없다. 는법명제에집착할이유는없다고사료된다. 실질을고려하는이유중하나가유류분제도의형해화방지, 규범회피행위의방지에있다면, 가급적수익자가받은금액 (= 보험금 ) 을기준으로유류분을산정함이타당하다. 또한필자는제한설이우리법해석론으로정당화되기어렵다고생각한다. 실질적으로같은것은같게취급해야한다는평등의원칙에정면으로반하기때문이다. 215) 제 215) 이에관해서는프랑스와마찬가지로제한설을취하고있던벨기에보험법에대하여 2008 년벨기에헌법재판소가위헌결정을내렸다는점이시사적임. Cour const Belge, 26 juin 2008, arrêt n 96/2008{ 벨기에보험법제 124 조 프랑스보험법제 132-13 조와거의동일한내용을규율하고있음. 즉, 보험계약자의자력에비해보험료가현저히높은경우에만보험료에대한유류분반환이가능하고. 유류분반환액은보험자가지급할의무가있는급부액을초과할수없다고규정하고있음 ( 지급보험료합계가보험금을초과하면유류분반환액은보험금을상한으로한다는취지 ) - 가벨기에헌법의평등조항에위반된다고판시하였음. 벨기에보험법제 124 조는원래 1 생명보험의보장적기능을고려하고, 2 보험료는정기적으로적정금원만지급되므로지급된보험료가보험계약자의재산감
84 연구보고서 2018-13 한설이강조하는수익자의생활보장은, 수익자의생활보장에필요한한도에서 무상성 을부정하는방법으로달성하면된다 ( 그에따라유류분반환의대상인증여나유증에해당하지않고, 특별수익에도해당하지않게된다 ). 이문제를해결하기위해원칙적으로생명보험금은유류분반환의대상에서제외된다고보면, 목적달성을위해지나치게과도하고거친수단을사용하는것이다. 오늘날생명보험이유족의생활보장기능뿐만아니라, 금융투자 저축등다양한목적으로사용되는점을고려한다면, 모든생명보험을일률적으로특별히취급하는것은바람직하지않다. 보험금기준설을취한다면, 수익자의보험금청구권이압류금지채권에해당하는경우에도 216) 유류분산정의기초재산에산입하고, 유류분반환의대상에포함시켜야하는지추가검토할필요가있다. 이는특정보험수익자의생활보장과유류분권자의권리중무엇을더우선할것인지에관한문제이다. 법률에다른특별한정함이없는한, 압류금지채권에해당하는수익권부분에관하여수익자가무상이익을얻지않았다고볼근거는없다. 그러나보험계약자겸피보험자의생전부양의무이행의연장선상에서수익권상당의이익을수익자에게부여한것으로볼수있는경우라면, 해당부분은수익자가무상의이익을받은것이아니므로유류분산정의기초재산에산입할수없다. 이러한사정이인정되지않는이상수익권상당액은유류분산정의기초재산에산입하고, 유류분반환대상에포함시키는것이원칙이다. 다만, 유류분권자도수익자에대한일반채권자로서민사집행법상압류금지규정의적용을받으므로, 수익자가보험자로부터보험금을받는것자체를막을수는없을것이다. 소에미치는영향은제한적이라는사정을고려해서입법된것인데, 오늘날생명보험은보장기능보다투자 저축기능이강조되고있고, 이로인해유류분이중대하게침해될수있다고판례는지적함. 따라서피상속인이생명보험의형태로저축을한경우유류분권자가보험금에대해서유류분반환청구를할수없는것즉, 유류분반환국면에서생명보험수익자를다른무상취득자보다우대하는것은정당화될수없다고함 } 216) 민사집행법제246조제1항제7호는 생명, 상해, 질병, 사고등을원인으로채무자가지급받는보장성보험의보험금 ( 해약환급및만기환급금포함 ) 을압류금지채권으로규정하고있고, 민사집행법시행령제6조제1항제1호는사망보험금중 1천만원이하의보험금에대한압류가금지된다고규정하고있음. 참고로외국입법례를보면보험수익자가피보험자의배우자나직계비속등인경우수익권 ( 또는수익권중일부 ) 을압류금지채권으로규정한경우가있음. 가령, 퀘벡주민법제2457조, 온타리오주보험법제196조제2항참조. 스위스, 독일, 뉴욕주의사례에관해서는최준규 (2018), pp. 395~396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