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행훈의 JOURNALISM CRITIQUE <16> 황우석충격 은언론의책임 황우석사건과언론보도문제 장행훈언론광장공동대표 황 우석교수의 2005년 6월호 사이언스 에실린 환자맞춤형배아줄기세포 논문내용의진위를조사하고있는서울대조사위원회 는 2005년 12 월 23일황우석교수의연구논문내용이 고의적인조작 이었다는중간조사결과를발표했다. 그동안배아줄기세포연구로국민적영웅으로떠올랐던황우석교수를국민과세계과학계를속인부도덕한과학자로단죄하는심판이었다. 황우석교수는서울대의발표가나온직후 국민들에게진심으로사죄한다. 고말하고서울대교수직을사임하겠다는뜻을밝혔다. 과학적성취욕에서일시적으로연구내용을조작하려는유혹을느낄수있을것이다. 그러나그가의혹이처음불거졌을때빨리진실을밝히지않고계속거짓말로국민과세계를속이다가서울대중간조사발표로조작사실이드러난다음에야그것을시인하고사죄하는것은정직해야할과학자의태도로서는이해하기어렵다. 조사위가전문기관에의뢰한줄기세포의 DNA 검증결과에따라서는황교수가마지막순간까지 대한민국기술 임을다시한번강조한 맞춤형줄기세포원천기술 의존재도-그러지않기를간절히바라지만- 허구로드러날가능성도배제할수없다. 황교수에대한국내외과학계의불신은그의복제개스너피와 2004년논문까지도재검증받게만들었다. 황교수에대한불신이다른한국과학도의논문이국제적으로인정을받는데피해를줄것이걱정스럽다. 내일신문과한국리서치의여론조사에따르면 황우석교수의줄기세포연구결과가부풀려졌고그때문에국민적충격에빠지게만든이유는무엇이라고생각하느냐? 는질문에 국가적이익을앞세워황우석교수를선정적으로보도해온언론 이라고응답한국민이 34.4% 로가장많았다. 언론의책임 34.4% 황우석충격 은이제언론문제로비화하고있다. 왜? 황우석영웅만들기와그여파로온나라가충격파에휩쓸리게만든중심에한국언론이자리잡고있다는언론계내외의비판때문이다. 내일신문과한국리서치 신문과방송 44
가 2005년 12 월 13일실시한여론조사에따르면 황우석교수의줄기세포연구결과가부풀려졌고그때문에국민적충격에빠지게만든이유가무엇이라고생각하느냐 는질문에 국가적이익을앞세워황우석교수를선정적으로보도해온언론 이라고응답한국민이 34.4% 로가장많았다. 정확한검증없이대대적지원등황우석부풀리기에앞장선청와대와정부의책임 이라는응답이 22.9%, 과학계내부문제 라는응답이 19.8% 였다. 한마디로 황우석충격 은한국언론이안고있는치부를총체적으로드러낸사건이었다. 1999년복제소 영롱이 를만들어한국도동물복제기술에있어서다른과학선진국과어깨를나란히할수있다는자부심을갖게해준이래서울대황우석교수는국민적영웅이었다. 그는 2004년 2월난치병을치료하는데획기적인개가를올릴수있다는복제배아줄기세포를획득하는기술을세계적인과학잡지 사이언스 에발표해서한국의줄기세포배양기술이세계적인수준이라는것을보여주었다. 황교수는그후 1년반도안돼 2005년 6월또다시환자맞춤형복제배아줄기세포를만들어내는데성공했다는논문을 사이언스 에발표하여세계과학계를놀라게했다. 사이언스 논문이후한국언론은 황우석신화 를만드는데앞장섰다. 신화만들기의배후에는황교수를지원하는홍보팀의역할이있었다는사실도드러났다. 정부가치밀한검증없이황우석교수의연구지원에나서신화만들기를가속화했다는의혹도받고있다. 2005년가을에는서울에세계배아줄기세포허브 (hub) 가설립됐다. 황우석신화만들기운동의클라이막스였다. 한국이배아줄기세포연구의국제적메카가된것을의미하는것이었다. 한국언론이이사건으로얼마나흥분했던가? 황우석교수가국민적영웅으로떠오른것은당연한결과였다. PD수첩의고발과언론그런데난데없이 2005년 11 월말 MBC 피디수첩이황우석신화에의혹을제기하는 고발 프로를내보냈다. 네티즌들이 MBC의 황우석죽이기 에항의해들고일어났다. 보수언론이어제까지 골치거리 로여기던네티즌의 황우석살리기 운동에합세해서국민적신화에의혹을제기한 MBC 죽이기 피디수첩죽이기 운동을부추겼다. 보수언론들은무책임한 피디저널리즘 을부각시켜피디수첩의 황우석의혹 제기를매도했다. 신문이나방송기자들이군사독재시절에정치권력의감시견역할을제대로하지못해서그공백을메운것이피디저널리즘이었다는사실을망각하고있었다. 그러나국제과학계가의혹제기에가담했다. 2006 1 45
황우석팀의내분으로숨은비밀의유령들이모습을나타내기시작했다. 12월 16 일오후황교수와노성일미즈메디이사장이텔레비전생방송으로보여준 OK 목장의결투 는온국민이숨을죽이고지켜본진검승부였다. 이결투로두사람은그동안감춰온거짓얼굴을국민들앞에드러냈다. 두사람뿐아니라한국인의치부를전세계에드러내는창피스러운장면이었다. 진실은밝혀져야하지만꼭이런방법으로밝혀져야하는가하는착잡한생각을하지않을수없었다. 이제서울대학조사위원회의중간발표로연구논문자료가조작됐다는것이밝혀졌다. 체세포줄기세포가만들어졌는지 DNA 검사결과를기다려야겠지만피디수첩이제기한의혹들은일단사실로확인됐다. 피디수첩을매도한보수언론의보도태도와네티즌의행동에심각한문제가있다는것이드러났다. 따라서진상이규명되기전까지그동안 엎치락뒤치락 한보도로국민들을혼란하게만든언론보도문제가이제검증의대상으로다루어져야한다는주장들이나오고있다. 언론이혼란을가중시킨데는논쟁의중심에있는세사람 -황우석교수, 노성일미즈메디이사장그리고미국피츠버그대학에파견된김선종연구원-이며칠간격을두고계속말을바꾼것이가장큰원인이지만이렇게말을자주바꾸는믿기어려운사람들의말을확인하거나진실을캐보려는진지한노력없이그대로선정적으로보도해서국민을어리둥절하게한언론의보도가책임이더크다는비판이많다. 한국리서치와내일신문의여론조사가입증하고있는사실이다. 검증없는중계저널리즘이같은조사가있기전에이미언론학계내에서보수주류신문들의보도태도에문제가많다는비판의목소리가나왔다. 황우석신화 를만든언론이그신화를지키기위해서의문을제기하는이견은매도하거나무시하는보도경향을취해왔다는것이다. 네티즌여론과다수국민의소박한애국심에영합하는보도로일관하면서진실을규명하는데등한시해혼란을오래끌게했다는지적도나왔다. 외국에서황교수의연구에관련된의혹을제기했던초기에언론이진실추구에관심을가졌더라면의혹이세계적인스캔들로증폭되는것을예방할수있었을것아니냐는질책도있었다. 국내생명과학계에서는꽤오래전부터황교수의연구논문에문제가있다는이야기가있었던모양인데언론은피디수첩의보도로문제가터지기전까지이런사실을전혀보도하지않았다. 언론의직무태만이다. 그때언론이사실규명에나섰더라면 황우석충격 은 신문과방송 46
언론정보학회토론회에서토론자들은혼란을가중시키는언론의보도태도를 중계저널리즘 이라고비판했다. 중계저널리즘은정직하지못한정보소스나영리한인터뷰대상자가역으로언론을이용할기회를줄위험이있기때문에기자나편집인이늘경계해야할무책임한 저널리즘을지칭한다. 예방할수있었을것이다. 지금우리언론은남을비판하기전에사회에혼란을초래하는데큰책임이있다는질책을받고있는자신의보도문제를냉정하게분석해보는 심층진단 을해야할때다. 뉴욕타임스는큰과오를범할때마다그원인을분석해서독자에게알리고사과하고새롭게출발한다. 한국언론특히주류언론이배울점이다.. 황우석충격 이진행되던 2005년 12 월 14일, 언론정보학회가혼란을가중시키는언론보도문제를따지는토론회를급하게열었다. 언론보도가 황우석살리기 에치우쳐진실을감추고여론몰이를하고있는것을더이상방관만할수없다는절박한생각에서 라고했다. 토론자들은혼란을가중시키는언론의보도태도를 중계저널리즘 이라고신랄하게비판했다. 중계저널리즘은언론이소스로부터정보를얻는것이아니라정직하지못한정보소스나영리한인터뷰대상자가역으로언론을이용할기회를줄위험이있기때문에기자나편집인이늘경계해야할무책임한저널리즘을지칭한다. 이날토론회에서는네티즌의무책임한의견표출과이를악용하는보수신문들의보도에대한신랄한비판도있었다. 인터넷여론형성과언론보도의문제점 을발표한대구카톨릭대최경진교수는네티즌들이황교수에대한비판을허용하지않고그에대한비판적문제제기는 공공의적 으로매도하는상황을우려하고네티즌과묵시적연대를편보수언론의보도태도도비판했다. 일부보수언론들은이렇듯독선적이고폭력적양상을띠고있는네티즌들을여론의실체로간주하고그들의의견을적극공론화하기에분주했다. 탄핵반대시위나반미시위때집결했던네티즌들을두고철부지로폄하하더니이제는 MBC매도 라는의혹을받으면서까지 황교수살리기 를위한네티즌들을여론의실체라며그들의일거수일투족을상세하고적극적으로옹호하며보도하고있다. 이러한상반된태도는보수언론의이중성을단적으로드러내는것이라고할수있다. 게다가언론들은네티즌의압력으로이어진피디수첩에대한광고중단압력보도를경마저널리즘식으로연일쏟아냈다. MBC 비판기회로활용주류언론이인터넷신문이나네티즌의영향을받는것은불가피한것이현실이다. 그만큼인터넷의힘이커진것이다. 그러나아직뉴스의정확성이나신뢰성에문제가많고게이트키핑의기능을제대로갖추고있지못한네티즌의의제설정에주류신문이따라가거나영합하는것은신문 2006 1 47
의공신력을스스로추락시키는결과를초래할우려가있다. 1990년대말미국에서르윈스키스캔들을터뜨린것이인터넷신문인매트드러지 (Matt Drudge) 다. 드러지는그기사로일약유명해졌지만미국언론이책임감이없는인터넷뉴스의의제설정을따른것이신문에대한국민들의신뢰를크게떨어뜨린원인이었다. 보수신문들이 철없는반미주의자들 로배척해오던네티즌과 보이지않는손을잡은것 은네티즌의공격대상이 MBC였기때문으로보인다. 지난몇년간 MBC는조 중 동을매섭게비판해왔다. 모든미디어비평프로그램이다완벽한것은아니었고편파적이라는평가도없지않았지만, 보수신문들의잘못된문제점을지적하는데유익했다는긍정적평가도받았다. 따라서조 중 동에게있어서 황우석신화 를건드린피디수첩은 MBC를공격할수있는절호의기회였으리라는해석이많다. MBC가 2005년들어일곱차례나대국민사과를할정도로실수를많이저질렀고그만큼이미지가떨어져있었던것도 MBC를공격하는데유리한환경이었다고볼수있다. 네티즌들은피디수첩에거세게항의하고방송국앞에서 황우석살리기 촛불시위를벌이는가하면피디수첩광고주들에게압력을가해서광고를철회하게만들었다. 그러나광고주에압력을가해서언론의보도에영향을미치려하는행동은언론자유에대한중대한위협이며네티즌의이같은몰지각한행동은앞으로네티즌의자유를스스로조이는결과를초래하게될수도있다고본다. 한편네티즌의집단항의와광고철회, 그리고보수주류언론의융단폭격에직면한 MBC 경영진의대응태도는극히실망스러웠다. 미디어오늘의표현대로 창사이래최대의위기 에직면한 MBC 경영진의어려운사정을충분히이해할수있지만외부의압력이강하다고해서 YTN 방송이나가자마자충분한인터뷰내용확인도없이 사과방송 을내보내는가하면피디수첩프로를무기한중단한것은신중치못한결정이라는비판을면키어려울것같다. 탐사보도는언론의사명정치권력이건경제권력이건종교권력이건권력을감시하는감시견역할을하는것은언론의임무다. 이런감시기능을수행하는방송프로그램중에서는피디수첩같은탐사프로가대표적이다. 미국 CBS방송의 60분, PBS방송의 프론트라인 (Frontline), ABC방송의 클로즈업 (Close-Up) 등이여기에해당된다. 그러나근래에와서방송의탐사보 신문과방송 48
여론에영합해서경쟁언론의진실규명을매도한보수언론의보도태도는비판을받아야한다. 특히방송의보도내용에압력을가하기위해서광고주에게압력을가하는네티즌의행동을보수신문들이비판하기는커녕 방관한것은비판을면하기어렵다. 도가줄고있다. 가장큰이유는탐사프로를준비하는데들어가는거액의예산과시간그리고치밀하고끈기있게기획하고취재할수있는탐사기자와피디의부족이다. 여기에탐사대상이되는대기업이나기관들이거대한 PR회사와법률회사를동원해서탐사보도를방해하고있기때문이다. 잘못하면법정싸움에서명예훼손으로큰타격을받을수있다. 2005년 MBC가 X파일을확보하고도방송을주저한이유도여기에있을것이다. 탐사보도는언론인의사명인동시에부담이큰모험이다. 물론탐사보도를모든사람이환영하는것은아니다. 남의결점을캐는탐사보도에대해반대의목소리도없지않다. 미국에서는언론의지나친탐사취재로정치인들이제대로본래의기능을할수없다는주장에동조하는여론도만만치않다. 따라서탐사보도라고해서아무문제나마구다뤄도좋다는생각은버려야한다. 민감한문제를다룰때는정서적인접근을피하고진실을규명하는데초점을맞춰야한다. 워터게이트의보도로탐사보도의대부처럼알려진워싱턴포스트의밥우드워드도그래서탐사보도란말보다 심층보도 라는표현을선호한다. 폭로보다는문제의핵심을규명하는데역점을두어야한다는뜻이다. 이같은탐사보도의원칙에서보면 MBC 피디수첩팀은동기가반드시공익에서나왔다고만볼수없는제보자의말을믿고국민적영웅이돼있는과학자를다루면서정치인이나재벌다루듯취재대상을너무거칠게다룬실수를범한것같다. 취재계획도엉성했던것같다. 바로그때문에비싼대가를치루지않았나생각된다. 줄기세포연구처럼사건의성격상국익에영향이있는문제를다룰때는좀더신중히접근했어야한다고본다. 진실추구가문제의경중을가리지않고취재해도좋다는면죄부는될수없다고본다. 취재윤리문제도있었다. 그러나피디수첩이제기한의혹들은네티즌과보수언론의 몰매 를맞았지만대부분사실로확인됐다. 따라서피디수첩이감행한진실규명의노력은평가받아야한다. 여론에영합해서경쟁언론의진실규명을매도한보수언론의보도태도는비판을받아야한다. 특히방송의보도내용에압력을가하기위해서광고주에게압력을가하는네티즌의행동을보수신문들이비판하기는커녕방관한것은비판을면하기어렵다. 황우석충격 은한국언론의치부를드러낸사건이다. 전국민이관심을갖는사건일수록독자나시청자의눈을끌기에급급해선정적인보도를하면국론이흔들리고사회가혼란에빠지기쉽다. 그에대한책임은일차적으로언론에돌아온다. 황우석충격 을한국언론의고질적인병폐를치유하는전화위복의기회로삼았으면하는바람이간절하다. 2006 1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