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MCN, 그 발랄함의 근원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박사 미국의 대표적인 유료방송사업자인 Comcast는 MCN(Multi-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에 특화된 Watchable이란 유튜브 (YouTube)형 플랫폼을 선보였다. 버라이즌(Verizion)은 Go90이란 OTT 를 선보였고, AT&T는 Go90에 자극받아 새로운 OTT 1) 를 선보일 예정이 다. 이들이 모두 케이블방송 혹은 IPTV 등 기존의 TV를 기반으로 한 레 거시(legacy) 2) 방송사업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들이 강력한 유 료 방송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는 플랫폼을 출시했다는 것 자체가 이 시장의 역동성과 위기를 반영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플랫폼이 젊음을 겨냥하고 있다면, 그 플랫폼 을 채울 콘텐츠 역시 전통적인 방송 콘텐츠류가 아닌 젊은이의 취향에 맞추어 그들과 호흡할 수 있는 콘텐츠여야 할 것이다. 이들 서비스가 모 두 모바일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으므로 콘텐츠의 성격 역시 이에 부합해 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떠오르는 콘텐츠가 바로 MCN이다. 1 ) Over the Top의 약자. 원래는 "Over the Counter"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처방전이 필요 없어 약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개념이 장외증권(over the stock) 개념 등으로 변용되었다. 기존 시스템을 우회하는 일체의 서비스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방송에서는 기존 방송시스템 을 우회에서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칭하지만, 통신쪽에서는 기존 통신시스템을 우회해서 통화를 할 수 있는 카카오톡 보이스 같은 것들을 OTT로 칭한다. 2) 과거에 개발되어 현재에도 사용 중인 낡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새로 제안되는 방식이나 기술을 부각 시키는 의미로서 주로 사용된다. 출처: 정보통신용어사전, http://word.tta.or.kr/terms/terms.jsp(검색일: 2015. 12. 10.) 36 _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어느새 MCN은 모바일과 새로움의 대명 사가 되었다. 자고 일어나 보니 훌쩍 커 버렸다. 1. MCN의 등장과 발전 미국의 MCN은 유튜브(YouTube)에 의 한, 유튜브를 위한, 그리고 유튜브의 MCN이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MCN 은 유튜브라는 생태계에서 시작한 자연 발생적 산물이다. 구글이 인수하기 이 전부터 유튜브는 UCC(User Created Contents)와 UGC(User-Generated Contents) 영상이 주류를 이루는 OTT 계 열의 플랫폼이었다. 많은 이용자들이 앞 다투어 일상생활에서 촬영한 것들을 올 렸고, 비영리기구의 교육 콘텐츠들도 업 로드되기 시작했다. 개별 콘텐츠로 보면 니치(niche)형이었지만, 그 니치들이 모 여서 매스(mass)가 되었다. 그런데 유튜 브의 콘텐츠가 증가할수록 제공 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수익구조는 여전 히 불안했다. 문제는 유료 서비스가 불가 능한 유튜브 콘텐츠의 속성상 광고 수입 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광고주는 유튜 브 콘텐츠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실체 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유튜브를 외면 했다. 상황은 반전을 기다린다. 구글은 유튜브를 인수한 후 실험을 통 해 현재의 트루뷰(TrueView)라는 광 고 형식을 탄생시켰다. 비로소 광고주 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튜 브가 본격적으로 광고주의 관심 대상이 되면서 광고주를 유인할 수 있는 좀 더 전문적인 콘텐츠, 즉 오리지널 콘텐츠 가 필요했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유 튜브 스타들이다. 뷰티 유튜버 미셀 판 (Michelle Phan), 게임 유튜버 퓨디파이 (PewDiePie) 등이 만들어내는 어디에서 도 볼 수 없는 콘텐츠로 TV 시장과는 다 른 시장, 그리고 광고를 끌어올 수 있다 고 생각한 것이다. 새로운 광고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견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UCC와 UGC가 보다 전문화된 형태로 진화한 것, 그것이 바로 MCN이 었다. 반면, 한국의 MCN은 기반 자체가 다 르다. 아프리카 TV의 핵심 수입 사업이 었던 별풍선, 그리고 BJ(Broadcasting Jockey) 3) 가 시장의 기원인데 당시에는 독립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비주류 콘텐츠였다. 국내에서 MCN이 의 미를 갖게 된 것은 2013년 CJ E&M이 시 장에 진입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CJ E&M은 양띵(게임 방송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창작자) 등의 영향력을 통해 자사의 레거시 콘텐츠(legacy content)의 3) BJ는 한국식 조어법이지만 전문적이지 못한 특성을 그대 로 드러낸다. Winter _ 37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온라인 접점을 극대화하고, 광고 가능성 을 확인하기 위해 믹스업(mix-up)전략 을 추진했다. MCN 시장을 독립적인 영 역으로 본 것이 아니라, 자사 콘텐츠 활 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이후 유튜브에 빼앗긴 국내 동영상 시 장에 네이버, 다음 등이 본격적으로 진입 하면서 MCN의 가치가 높아졌다. 네이버 와 다음의 입장에서는 자사의 동영상 서 비스가 지상파에 의존해 얻어낸 성과라 는 한계를 극복해야 했다. 장기적인 관 점에서 지상파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 었고, 하나의 대안으로 MCN에 주목하 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바일 시장 이 부상했다. 모바일 시장은 이용자들이 주로 이동중 시청하고 데이터 소모에 대 한 우려 등으로 인해 길이가 긴(longform) 콘텐츠 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짧은(short-form) 콘텐츠가 대세를 이루 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조차도 모바일 시 장에서는 콘텐츠를 클립형으로 제공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특성은 콘텐츠 제작업 자들이 비교적 저렴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자간의 합의점이 마련된 것 이다. 여기에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 는 대안으로 1인 창업이 육성되기 시작하 면서 MCN이 급부상할 수밖에 없는 외적 상황도 조성되었다. 이러한 여건이 형성되자 국내 MCN 시 장도 불붙기 시작했다. 2013년 CJ E&M 의 작은 사업부서로 시작했던 MCN은 이 제 1천억 원이 넘는 투자자금이 밀려드는 시장으로 커졌고, 이전에는 관심조차 두 지 않았던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도 시장 에 관심을 보이며 한 발 두 발 진입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MCN 사업자인 트레저헌터는 2015년에만 약 157억 원 정 도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4) 모바일 게임업 체 네시삼십삼분 에서 27억 원을 투자받 은 데 이어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알바 트로스인베스트먼트, 자프코인베스트먼 트 등으로부터 40억 원을 유치했다. 최근 에는 DSC인베스트먼트와 SK텔레콤에서 90억 원을 더 유치했다. 2014년 투자받은 금액까지 염두에 둔다면 대략 200억 원 정도 규모의 사업자로 성장한 것이다. 아직 협회로 진화하지는 못했지만 MCN 협의회도 구성했다. 해외에서는 2014년에야 비로소 GOVA(GLOBAL ONLINE VIDEO ASSOCIATION)같은 연합회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MCN 사업자들의 발빠름은 놀라울 정도다. 이미 1차 회원사가 모였고, 2차 회원사를 모집하는 공고가 나갔다. 회원 4) 한국경제, 2015. 12. 3. 김보영, 송재룡 트레져헌터 대 표 "1인방송 진행만 89개팀 올 157억 투자 유치", http://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 &oid=015&aid=0003492541(검색일: 2015. 12. 3.) 38 _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사의 자격은 관련 업종에 종사하면서 연 50만 원 정도의 회원비만 지불할 수 있으 면 되므로 아직까지는 관련 직종 사람들 의 친목 모임 수준이긴 하다. 그러나 협 의회를 구성할 정도로 사업자가 늘었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사항들 이 많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 에 CJ E&M의 DIA TV를 제외하면 기존 사업자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눈여겨봐 야 할 대목이다. 현재 이들의 고민은 바 로 수익모델과 규제 가능성이다. 2. MCN 사업자의 수익 게임 국내외를 불문하고 MCN 시장의 텃밭인 온라인 시장의 광고 단가는 인색하다. 미 국 쪽이 우리보다 그나마 나은 상황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다. 더구나 유튜브에 의해 만들어진 시장이고, 전체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의 지위가 압 도적인 만큼 플랫폼 사업자인 유튜브의 수 익 배분 비율이 MCN 사업자에게 그리 유 리하지 않다. MCN과 유튜브가 45:55의 비율로 광고수익을 배분하고, MCN은 이 를 다시 창작자와 배분하는 구조이므로 상 대적으로 MCN 쪽이 불리하다. MCN이 광고 수익 이외에 독점 콘텐 츠 제작 및 콘텐츠 관련 부가 사업을 추진 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유 료방송사나 통신사 등에 콘텐츠를 제공 해서 콘텐츠 판매 수익을 확보하기도 한 다. 일부는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나 스튜 디오 운영, MCN 브랜드와 캐릭터를 활용 한 부가상품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 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극히 팬덤 중심의 서비스이다 보니 손이 가는 만큼 돈을 벌 수 있어서 영업 이익은 그다지 높지 않다. 독자적인 사업으로 MCN을 설립한 입장 에서는 이러한 수익 구조가 흡족할리 없 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MCN 사업자의 불만이 늘기 시작했다. 불만이 생기면 불만을 틈타 새로운 사 업자가 등장하는 법이다. 거기에 기존 인 터넷 광고의 성장은 둔화하고 있지만 반 대로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장은 급부상 하고 있다. 플랫폼 진영에서는 유튜브에 불만을 가진 MCN 콘텐츠를 가져와서 자 신들만의 독창적인 플랫폼 사업을 펼치 고, MCN의 입장에서는 좀 더 좋은 조 건으로 새로운 플랫폼에 자신의 콘텐츠 를 내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이 다. 이에 페이스북(Facebook)은 물론이 고, 데일리모션(DailyMotion)이나 바인 (Vine) 등 새로운 플랫폼들이 시장에 진 입했다. 그중에서도 광고가 없는 유료 서 비스를 선보이면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했던 Vessel은 빠른 움직임을 보였 다. Vessel은 MCN 사업자들에게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유튜브보다 먼저 자신 들에게 콘텐츠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 Winter _ 39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다. MCN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새로운 환경은 항상 새로 운 계산과 전략을 필요로 한다. 1 플랫 폼 사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 를 만들어 내야하고, 이를 통해서 2 플 랫폼 확장을 도모해 볼 수도 있다. 그리 고 팬심을 활용한 3 머천다이징 등 부가 사업도 고민해 볼 수 있다. 개별 사업자 들은 자신들의 성격에 맞게 이들 전략들 을 조합하기 시작했다. 레거시(Legacy) 사업자의 부름을 받은 업체들이 먼저 움 직였다. 드림웍스(Dreamworks)가 3,300 만 달러에 인수한 MCN 어썸니스 (Awesomeness) TV는 외연 확장에 나 섰다. 가장 먼저 2013년 7월과 2014년 5 월 미국 유료 케이블 채널 니켈로디언 (Nickelodeon)을 통해 리얼리티 프로그 램 <Awesomeness TV>를 방영한 사업자 다. 그들은 자신들의 콘텐츠를 유튜브에 가두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리지 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그 결과 2015 년 2월 넷플릭스(Netflix)에 자체 시트콤 <Richie Rich>를 공급했고, 3월에는 버라 이즌(Verizon)과 OTT 서비스 콘텐츠 공 급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3월에는 자 체 제작 영화 <Shovel Buddies>를 위해 필름(Film) 360과 제휴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콘텐츠의 독자적인 배급만으로는 탄탄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내기 어려웠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어 썸니스 TV는 브랜드를 활용한 캐릭터 생 산, 관련 도서 발간 및 부가상품을 판매하 는 팝업 스토어 등을 오픈했다. 2014년 4 월에는 컨슈머 제품 개발 사업부를 출범 시키고, 자사 콘텐츠 캐릭터를 활용한 의 료 브랜드 S.o.R.a.d도 런칭했다. 2014년 10월에는 자체 제작 웹드라마 기반의 소 설책을 발간하고 11월부터 LA에서 팝업스 토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어썸니스 TV가 콘텐츠의 유통을 위해 자사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한 경 우였다면, 메이커(Maker)는 자사 콘텐츠 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유통을 선 유튜브의 <어썸니스 TV> 채널 화면 캡처 출처: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awesomenesstv) 40 _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별한 경우다. 디즈니(Disney)가 인수한 메이커 스튜디오는 콘텐츠에 집중하는 디즈니의 DNA를 계승한 모습이다. 디즈 니는 자사 판권에 대한 권리에 엄격하다. 그런 디즈니가 인수한 메이커(Maker)이 니, 이들 역시 자사 콘텐츠의 가치를 높 일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 해 보인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경향이 독 점 계약이다. 유튜브 의존도를 낮추고 콘 텐츠 사업자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 1월 동영상 사이트인 Vimeo와 콘 텐츠 독점 계약을 맺었다. 또한 Dish의 OTT 서비스인 Sling TV의 프로그램 파 트너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는 젊은 층 을 대상으로 한 OTT의 특성과 가능성을 가늠해보기 위한 전략이다. 2015년 3월 에는 신진 창작자를 발굴하기 위해 풀 세 일(Full Sail) 대학교에 디지털 엔터테인 먼트 스튜디오인 REBL HQ를 설립했다. 2015년 10월에는 버라이즌(Verizon)의 GO90에 8개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풀 스크린(Full Screen)은 창착자가 곧 콘텐츠 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체 제작 콘 텐츠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3 년 7월부터 Creator Platform을 운영해 조 금씩 그 결실을 맺고 있다. 2015년 1월에 는 영화 제작을 위해 풀 스크린 필름(Full Screen Film) 을 선보였다. MCN 스타들이 영화 제작에 나서는 것이다. 2015년 2월 에는 레전더리 디지털 미디어(Legendary Digital Media)와 제휴해 유튜브 여성 스 타인 Grace Helbig, Hannah Hart가 등 장하는 TV쇼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70 년대 TV물 <Electra Woman and Dyna Girl>을 리메이크하여, 미국에서는 풀 스 크린이, 해외에서는 레전더리(Legendary) 가 배급을 담당한다. 2015년 9월에는 자체 OTT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6년부 터 신진 작가 감독 배우가 등장하는 시 리즈물, 영화, 팟캐스트를 제공할 예정이 다. 지난 2014년 9월 AT&T가 풀 스크린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어, 풀 스크린 OTT에 대한 AT&T의 지원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 다. 장기적으로 풀 스크린은 자체 콘텐츠 를 확보하는 한편, 어떻게 독자적인 플랫 폼으로 진화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Machinima는 게임이 주력인 MCN이 다. 유튜브 외에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 은 SNS와 안드로이드/iOS 앱, 콘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콘텐츠 유통에 나서 고 있다. 2015년 2월에는 Vimeo와 일 부 콘텐츠 독점 제휴를 체결했고, 3월에 는 신규 OTT 업체 Vessel에 콘텐츠를 공 급하기로 결정했다. 콘텐츠 품질 향상과 창작자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 프로 그램 Machinima Talent Products and Services 를 운영 중이다 2014년 1월에는 MS와 Xbox One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5 월에는 혼다(Honda)와 스트리트파이터 Winter _ 41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게임 장면의 동영상 제휴를 체결했다. 2009년 12월 설립된 뮤직비디오 전문 MCN인 Vevo의 경우, 특성을 살려 음악 콘텐츠 관련 수익 사업을 진행했다. Vevo 는 모바일, TV, 콘솔 등으로 플랫폼을 확 대중이며, 2014년 9월 도요타 자동차 후 원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Triple V 를 발표 했다. 2014년 11월에는 아티스트 개발사 Made Music과 제휴하여, 해당업체 소속 뮤지션의 영상을 독점 유통하는 유통 대 행 사업을 시작했다. 유명 뮤지션의 콘서 트를 실시간 생중계하거나, 스폰서십 계 약을 맺어 인기 뮤지션의 자체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공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의 뷰티 부문 최대 MCN이자, 2014년 1월 RTL에 인수된 Style Haul은 뷰티 패션 분야 마케팅 및 플랫폼 다양화 를 추진하고 있다. 2014년 6월 글로벌 메 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과, 8월에는 의류 업체 PacSun과 공동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2014년 10월 전 AOL 광고 책임 자 및 11월 구치(Gucci)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는 상품개발 분야의 유력 인 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2015년 12월에는 버라이즌의 모바일 OTT 서비스 Go90에 대한 독점 콘텐츠 계약을 체결하면서 플랫 폼 다양화 전략을 가동했다. Style Haul은 창작자들과 Go90에서 독점적으로 공개되 는 뷰티, 건강, 패션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MCN은 각자의 특성에 맞추어 각자 도생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유튜브 의존도가 높 지만 네이버 등이 콘텐츠 상생을 내세우 며 동영상 플랫폼 강화 전략을 공개하고 MCN에 손을 내민 상황이다. 과거에는 지 상파 등 레거시(legacy) 사업자의 콘텐츠 를 중심으로, MCN을 보조적 콘텐츠로 취 급했다면, 이제는 MCN을 전면에 내세우 는 그림을 하나씩 그려나가기 시작한 것 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조금 늦은 감이 있 다. 국내 MCN 사업자들이 국내시장보다 는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시 점이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 이 지나치게 척박한 상황이라 일부 MCN 들은 국내 시장을 넘어 이미 중국 시장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2015 년 10월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이하, 레페리) 는 중국 뷰티 콘텐츠 상거래 모 바일 앱 메이라 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2015년 9월 레페리는 타오바오 와 한국 화장품 특별전 을 개최했고, 10월에 는 Youku와도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 했다. 트레저헌터 등도 해외 시장을 발 빠 르게 개척하고 있는 상황이다. 3. 시장의 조건과 규제 MCN 시장이 커지는 만큼, 이들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MCN이 신성장 동력이 라며 관련 세미나나 지원 정책이 등장하 42 _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방송된 <신서유기> 출처: 네이버TV캐스트(http://tvcast.naver.com/tvnbros) 기 시작했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 한 영향력을 평가하고, 규제가 필요한 것 이 아니냐는 주장도 슬며시 나오기 시작 한다. 그러나 MCN 시장을 충분히 이해 하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함부로 이야기 하기가 조심스러운 상태였다. 이때 포스 트 TV로서의 MCN에 대한 이슈를 제시 한 것이 <신서유기> 5) 다. <1박 2일>의 연 출자로 유명한 나영석 PD가 온라인 시장 에서 유통한 <신서유기>는 간접 광고에 대한 노골적인 야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나영석 PD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신서 유기>는 이슈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간접 광고 등에 대한 논의가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되었다. 여기에 대표적 MCN 창작자 인 <대도서관>의 명예훼손 고소와 사과 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 6) 과 아프리카 BJ 5) 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글 신서유기, 포스트 TV 신호탄 될까. http://www.techm.kr/home/bbs/board.php?bo_ table=issue&wr_id=697 참고. 6) 유명 1인 콘텐츠 제작자인 대도서관 이 실시간 방송에서 게임 복제물을 사용했다며 자신을 비난한 네티즌을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네티즌들에 의해 과거 복제품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지자 사과한 사건. 자세한 내용은 http://cube999.tistory.com/344 참조. 의 성접대 논란 7) 이 불거졌다. 규제 전문 가들이 이 시장에 대해 새로운 규제를 적 용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어 쩌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규제에 앞서 분명히 짚고 넘어 가야 할 한 가지는 MCN 사업자가 영업 을 하고 있는 시장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시장이라는 점이다. 모두 영 상이란 이름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 만 개별 산업의 영역은 공고하다. 영화와 TV 프로그램(방송), 그리고 MCN은 각자 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 영역은 개별 영상물의 성격을 규정짓는다. 성격이 규 정된 시장은 자연스럽게 독자적인 사업 구조와 영업 패턴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온라인 동영상 시장이 엄연히 있던 상황 에서 MCN이라는 독특한 콘텐츠가 등장 했다는 것은 해당 영역이 독립된 시장으 로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라인 동 영상 시장은 그동안 영화, 방송 등의 콘 7) 아프리카의 인기 BJ가 방송 중 베스트 BJ 를 미끼로 성상 납 요구를 받았다는 내용을 폭로한 사건. 자세한 내용은 http://newcitys.tistory.com/395 참조. Winter _ 43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영화 방송 온라인 콘텐츠의 유통 흐름도 출처 : 조영신, 2015. 12. 9, 콘텐츠 소비변화에 따른 한국형 MCN 산업의 미래가치, 미래과학부 주최 차세대 미디어대전 발표자료 일부 텐츠가 재유통되는 시장이었지만, MCN 이 등장함으로써 온라인 시장에도 독자 적인 콘텐츠가 진입하게 되었음을 의미 한다. 영화는 극장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TV 콘텐츠는 방송시장을 중심으로 움직 인다. 영화는 시간이 지나면 TV에서 방 영되기도 하고, 모바일이나 인터넷 시장 에서 볼 수도 있다. 이를 관련 업계의 전 문용어로 표현하자면 영화의 1st window 는 극장이고, TV 등은 후속 창구 시장이 라고 정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수익은 1st window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영화 는 극장이라는 플랫폼을 겨냥한 콘텐츠 가 된다. 이와 유사한 논법으로 보면 방 송물은 TV라는 플랫폼에 유통되는 콘텐 츠다. 하지만 TV 콘텐츠가 극장으로 옮 겨가지는 못한다. 즉, MCN으로 대표되 는 온라인 콘텐츠는 1st Window를 온라 인으로 삼는 콘텐츠이므로, TV나 영화 시장으로의 이동은 거의 불가능한 콘텐 츠다. 8) 이러한 조건이 콘텐츠의 성격을 규정 한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지향적 8) 특정 콘텐츠의 아이디어나 포맷을 활용해서 TV 등에서 재 생산할 수는 있으나 온라인을 겨냥하고 만든 콘텐츠를 지 상파나 유료 방송시장에 별도 편성을 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다. KBS 등이 일부 유사 콘텐 츠를 심야 시간대에 편성해서 테스트해 보고는 있으나, 그 경우 온라인에 적용되는 개방성의 상당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주류 방송시장에는 엄격한 콘텐츠 심의가 있기 때문 이다. 44 _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이야기
이며, TV는 로컬(국가 단위) 지향적이 다. 9) 영화는 후속 산업인 TV와의 경쟁을 위해 투자 금액을 키워, 로컬의 문화 장 벽과 문화 할인을 뛰어 넘으려는 시도를 했다. 반면에 TV는 로컬 지역에 기반한 고유의 특성을 강조하여 영화와의 전면 전을 회피했다. 1997년 할리우드의 평균 제작비는 3천만 달러 10) 였던 반면에 TV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에피소드별로 약 3 백만 달러 정도였다. 11) TV 프로그램의 제 작비가 영화보다 현저히 낮은 것처럼 온 라인 콘텐츠도 TV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든다. 일부 드라마의 경우, 분당 제작비 가 높을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비용으로 만 보면 영화 > TV > 온라인 순이다. 결 과적으로 MCN 콘텐츠는 영상 콘텐츠 중 에서 가장 니치(niche)한 마켓이며, 수익 구조가 가장 낮은 영상 산업의 한 분야다. MCN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해야 시장의 흐름과 맥락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영화만의 심의 구조가 있고, TV는 TV만의 심의 구조가 있다. 영화의 9) 조영신, 2015, 미국의 OTT시장, 한국콘텐츠진흥원(편), 방송영상콘텐츠 유통플랫폼 해외 사례 연구 : OTT를 중 심으로, 9-33쪽. 10) The New York Times, 1997. 3. 5. BERNARD WEINRAUB, Average Hollywood Film Now Costs $60 Million, http://www.nytimes.com/1997/03/05/ movies/average-hollywood-film-now-costs-60- million.html(검색일: 2015. 12. 10.) 11)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television_ program(검색일: 2015. 12. 10.) 심의구조는 극장 출입이라는 물리적 가 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령별로 진입을 차 단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TV의 경우 에는 시간대별로 차등을 둔다. 이러한 측 면에서 보면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선택 성이 집약된, 찰나의 순간에 집중하는 공 간이다. 선택되지 못한 콘텐츠가 허다하 며, 주어진 콘텐츠조차도 쪼개고 분리해 서 소비하는 시장이다. 따라서 인터넷 시 장을 과연 특정 매뉴얼대로 규제하는 것 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이용자의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 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가능하 지만, 역설적으로 이용자의 연령이 낮기 때문에 상상력의 범주를 제약할 수 있는 규제 역시 낮아야 한다는 주장도 가능하 다. 게임 시장에 대한 규제는 음지에서 게임을 하는 범법 시장을 양산했다. 그래 서 MCN에 대한 규제 논의가 더욱 조심 스럽다. 더구나 앞서 언급한 일련의 사건 들은 내용물 규제가 아닌 방법으로 해결 이 가능한 사안들이다. 규제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산업의 특 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규제를 통해 시장 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 보아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축소되고, 이용자는 음지로 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Winter _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