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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반딧불이ㅣ뒤엉켜 버린 삶, 세월이 흘러도 풀 수 없는.. 실타래 벌써 3년째 시간은 흘러가고 있네요. 저는 서울에서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에 가족들과 제주로 내려오게 되었답 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엄마의 죽음을 잊으려고 하였습 니다. 그러다 여기서 고향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분들의 소개로 작은 가게 하나 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을 알아가던 중, 모 공공기관에 근무하 던 공무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저의 가게를 찾아주셨 고, 참 정이 많은 사람이었고, 남편도 알고 지내며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람은 본색을 드러내었습니다. 매일 찾아와 저를 사랑한다 며, 저 없이는 못살겠다며 손을 만졌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하 다 말겠지, 장사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참자!, 별거 아니겠지 라고 생각 했었는데..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추행은 그때부 터 시작이 되었지요. 가게 주방으로 들어와 입에 담지도 못할 짓을 하더군요. 소리 도 질러보고, 욕도 해보고, 오지 말라고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은 동료 직원들과 와서는 테이블에서 자기 성기를 내놓고 주방에서 일을 하던 저를 불러서는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게 하였습니다. 저는 그 때 '이게 무슨 짓이냐'고 소리치며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지만, 다시 불러 반복적인 18 여성인권 2014년 3월
ㅣ반딧불이ㅣ뒤엉켜 버린 삶, 세월이 흘러도 풀 수 없는.. 니 보고 싶었다며 추행을 또 하더라구요. 그러자 제가 장난하지 말라 로 큰 소리 를 쳤죠. 순간 그 전 새벽의 일이 순간 머리를 스치며, 몸서리치게 싫었습니다. 그 리고는 당장 나가라 고 하니 계산을 하고 나갔습니다. 그 사람의 아내도 같은 공무원인데, 어느 날은 상사 분들과 저의 가게로 오셨는 데, 술을 드시던 중 저에게 욕설, 폭행을 행하였습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 사람의 남편한테 당하는 것도 고통스러운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평소에 알고 있던 고위직의 상사분이 용서를 해 달라고 하기도 하였고, 당사 자가 찾아와 합의를 보자고도 하였지만, 저는 이제는 용서가 아닌 고소를 해야겠다 고 마음을 먹었고, 그러던 중 제주여성상담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만 거짓 없이 진실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였지만, 그건 착각이었습니 다. 그렇게 몇 번이고 찾아와 용서를 빌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다 저의 적이 되 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상담소는 저에게 힘이 되어 주더군요. 남편에게도 못 할 말을 선생님과 상담하며 하나하나 풀어나가기 시작했죠. 저보다 나이는 어리고 연약해 보였던 선생님이 경찰서, 검찰청, 법원으로 동행해주시며 항상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아직 우리 한국에서는 같은 여성이면서도 자기가 겪어보지 못한 일에 '어떻게 했 길래, 처신을 어떻게 했길래'라고 말거리가 될 뿐이죠! 그러나 선생님은 그 아픔을 같이 보고 느끼며 저에게 큰 힘을 주셨습니다. 아직 끝이 나지는 않았지만, 상담소 가 없었으면 계속 당하며 그냥 포기하고 말았을 것 같아요. 이 싸움이 언제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에서 저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런 일을 당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처럼 이렇게 될 때가지 끌려 다니지 마 시고 용기내세요. 처음부터 잡아야지.. 저처럼 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싸움을 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고, 잃은 것도 많았고, 그만두려고 했지만, 제주여성상담소가 큰 힘이 되어 주신 것 잊지 않겠습니다. 20 여성인권 2014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