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전시 개요 및 교재 안내 2. 단체 관람 3. 전시 연계 프로그램 안내 4. 침묵의 계시 5. 무작곡 / 무음악 6. 우연성의 음악 7. 미디어를 통한 확장 책임편집 구정화 디자인 김유진 발행일 2012.3.29 발행처 백남준아트센터 446-905,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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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03 전시 개요 2 05 단체 관람 안내 3 06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 4 14 백남준전 인터미디어 극장 주요 작품 소개 5 24 기획전 슈퍼전파-미디어바이러스 작가 및 작품 소개 본 교재는 2015년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전 인터미디어 극장 과 기획전 슈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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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용지도서 x_sound :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 2012년 3월 9일 - 2012년 7월 1일 백남준아트센터 x_sound : John Cage, Nam June Paik and After 9 March 2012-1 July 2012 Nam June Paik Art Center

목차 1. 전시 개요 및 교재 안내 2. 단체 관람 3. 전시 연계 프로그램 안내 4. 침묵의 계시 5. 무작곡 / 무음악 6. 우연성의 음악 7. 미디어를 통한 확장 책임편집 구정화 디자인 김유진 발행일 2012.3.29 발행처 백남준아트센터 446-905,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 T : 031-201-8500 www.njpartcenter.kr 8. 백남준의 x_sound 이후 9. 참고자료 10. 백남준, 존 케이지 연보

1 전시 개요 및 교재 안내 전시 개요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존 케이지(1912-1992) 탄생 100 주년과 그의 음악적 실험에 큰 영향을 받은 백남준(1932-2006) 탄생 80주년을 기념하여 <x_sound: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를 준비하였습니다. 전시 제목인 엑스 사운드는 미지(x)의 소리, 확장된(ex-panded) 소리, 소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몰아내는(ex-pel) 소리를 가리키는 것으로 더 이상 단순한 소리로만 머물 수 없는 소리를 말합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소리에 대한 탐구의 중심에 존 케이지와 백남준이 있다는 것을 오랜 기간에 걸친 두 사람의 교류와 각자의 작품을 통해 살펴보는 전시입니다. 1952년 케이지는 연주자가 피아노 앞에 앉아서 4분 33초 동안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고 침묵하도록 한 <4분 33초>를 작곡함으로써 음악사의 새 장( 章 )을 열었습니다. 케이지 는 기존 관념에 얽매이지 말라고 가르치며 모든 것은 서로 침투한다고 보는 선불교의 사상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고, 이러한 태도는 백남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백남준 은 1959년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와 거리의 소음, 비명 등으로 이루어진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를 발표했습니다. 이듬해 <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연습곡>에서는 청중석에 앉아 있던 케이지의 넥타이를 자르는 퍼포먼스를 곡에 포함시켰습니다. 두 사람의 파격적인 실험으로 인해 화음이나 멜로디에 매여 있던 음악은 일상의 소음, 우연에 의한 변수, 그리고 이에 대한 관객의 반응으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케이지가 시작하고 백남준이 확장한 사운드 실험은 이후의 작가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하였으며, 본 전시에 참여한 12명의 동시대 작가들은 새로운 매체와 참신한 감성으로 사운드의 세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재 개요 본 교재는 <x_sound: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의 전시관람 및 감상 지도를 위해 제공 되는 것으로 단체 관람에 대한 안내, 전시 전반에 대한 소개 및 교육과 연계된 간단한 설명 등이 담겨져 있습니다. 전시장에서 배포되고 있는 <NJP 퀴즈: 당신은 궁금하지 않은가>와 함께 사용하시면 됩니다.

2 단체 관람 안내 단체 관람 예약 인원수는 최소 20명 이상, 최대 100명까지 관람 예약이 가능하며, 방문 10일 전까지 전화예약 후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약 변경 및 취소 시에는 사전에 미리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00명 이상 단체의 경우 별도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단체 자유관람 시 질서유지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인솔자의 동행이 반드시 필요하며, 단체 관람 교사 혹은 인솔자의 사전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단체 도슨트 투어 예약 인원수는 15인 이상 단체일 경우 예약이 가능하며, 시간대는 오전 (10:00~12:00), 오후(13:00~17:00) 각 1개 단체씩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투어 소요시간은 1시간 입니다. 예약 변경 및 취소 시에는 사전에 미리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및 예약 : 031-201-8529 / reservation@njpartcenter.kr

3 전시 연계 프로그램 안내 I. NJP 토요강좌 1 : 존 케이지의 실험음악 일시 장소 강사 대상 참가비 내용 4월 7일(토) 오전 10시 30분 백남준아트센터 2층 세미나실 김진호(안동대학교 음악과 교수) 성인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무료 20세기 전위 음악가이자 수많은 케이지안을 탄생시킨 미국의 작곡가 존 케이지(1912-1992)의 삶과 그의 예술세계를 개괄해보는 대중 강연 II. 존 케이지 음악회 일시 4월 29일(일) 오후 3시 5월 05일(토) 오후 3시 5월 12일(토) 오후 3시 5월 19일(토) 오후 3시 제목 존 케이지, <4> 존 케이지, <4분 33초> 외 존 케이지, <우리의 봄이 온다> 외 존 케이지, <상상 풍경 IV> 연주 가이아 (스트링 콰르텟) e.c-ap.i.p. (앙상블) 정선인 (피아노) 추계예술대학교 작곡과 학생 24명 ** 세부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III. NJP 토요문화학교 <종이없는 사회를 위한 학교> 1강 : 나의 위험한 음악 기간 강사 장소 정원 참가비 교육내용 4월 7일 - 4월 28일 (4주) / 오전 10시 - 오후 1시 TEA팀 (박수진, 이화정, 이선정) 교육실 / 전시장 15명(중, 고등학생) 2만원 봄 기획전 x_sound 연계 교육 프로그램- 존 케이지는 환경이 음악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백남준은 소리를 행위로 연주하는 액션뮤직을 선보였다. 존 케이지와 백남준이 확장시킨 새로운 소리의 세계를 감상하고 자신만의 소리 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본다. 그리고 이를 스코어로 만들어 퍼포먼스로 연주 해보는 플럭서스 놀이를 해본다. 차수 1차 4.7 2차 4.14 3차 4.21 4차 4.28 단계 감상 / 이해 창작 / 연주 감상 / 이해 창작 / 연주 내용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감상한 후 다양한 소리의 세계를 접해보며 물리적 음악을 이해한다. 물리적 음악을 작곡해보고, 연주한다. 백남준의 <바이올린 솔로> 퍼포먼스를 감상한 후, 신체표현 활동을 통해 파괴가 가져오는 창조의 의미를 이해한다. 액션 뮤직을 작곡해보고 연주한다. 2강 : 소리탐험가들의 산책 기간 강사 장소 정원 참가비 교육내용 5월 12일 - 6월 9일 (5주) / 오후 2시 - 5시 김지연, 배인숙, 이강일 교육실 / 아트센터 외부 12명(초 5, 6 / 중 1, 2) 25,000원 봄 기획전 x_sound 연계 교육 프로그램 - 소리를 경험하고 청각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소리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청취훈련, 소리에 대한 사유, 청각장치 제작, 지역에 소리행동으로 개입하기 등으로 구성된다. 차수 1차 2차 3차 4차 5차 단계 도입 : 지역환경의 소리 소리투어 발표 및 편집 결과물 설치 공유 내용 지역의 소리에 대한 브레인 스토밍 사운드 스케이프를 위한 마이크 제작하기 / 동네 정보 공유 지역소리 투어, 소리녹음, 사진기록 녹음물과 사진을 공유하고 토론함. 지역 오디어 가이드 제작 편집과정 시연 지역오디오 가이드와 청각 리서치 결과물을 아트센터 내에 설치함 아트센터 공간에서 작품 감상회 개최 ** 참가문의 및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njpartcenter.kr 참조

4 침묵의 계시 존 케이지의 음악세계를 이해하고 환경이 음악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주요작품 : <4분 33초>, <장치된 피아노>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예술가 중 한사람으로 꼽히는 존 케이지(John Cage 1912-1992)는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로 작곡 외에도 판화제작, 드로잉, 글쓰기, 버섯연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백남준을 비롯한 동시대 예술가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캘리포니아 포모나 대학(Pomona College)에서 공부한 후, 1931-32년 파리에서 피아노와 건축을 배웠으며, 귀국 후 헨리 코웰( Henry Cowell, 1897-1965)과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에게서 작곡을 배웠다. 1938년 캘리포니아 밀스 대학의 음악교수가 되었는데, 이 해 발레의 반주음악 바쿠스의 술잔치(Bacchanale) 의 작곡에 즈음하여 <장치된 피아노 Prepared Piano>를 발명하였다. <장치된 피아노>의 초기 개념은 건반 악기인 피아노를 타악기로 바꾸는 것, 즉 다른 음색을 내는 악기로 바꾸는 것이었다. 좁은 무대에 모든 악기가 다 들어갈 수 없었던 상황을 극복 하고자 시도된 것으로 피아노 현에 고무, 나사, 못, 대나무와 플라스틱 조각 등을 끼워 넣고 연주하게 하여, 우연, 소음 그리고 타악기적인 요소 등이 개입하도록 만들었다. 존 케이지 <장치된 피아노> 부분 이 후 케이지는 1943년 뉴욕 근대미술관에서의 자작 작품 콘서트, 그리고 1949년 카네기홀에서의 콘서트 등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실험적 작곡가의 지위를 확립하였으며 1952년 침묵의 음악 <4분 33초>를 발표하여 음악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선불교의 영향이 느껴지는 그의 교수법과 이를 기반으로 한 우연성의 음악 은 많은 작곡가들을 놀라게 하였고 백남준을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었다.

존 케이지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작품인 <4분 33초>는 연주자가 피아노 앞에서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은 채 4분 33초 동안 가만히 앉아있는 곡이다. <4분 33초>는 4분 33초 동안 지속되는 정적을 정교한 우연적 과정에 의해 세 개의 하위 과정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그가 이러한 작품을 구상하게 된 데에는 아주 강렬했던 하나의 경험이 결정적인 동기가 되었다. 1951년 그는 하버드 대학의 무반향 실험실에 들어가 볼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외부 의 소리가 차단된 그 곳에서 자신의 피가 순환되는 심장 박동의 소리를 듣게 되었고 완전한 정적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인상 깊은 경험은 <4분 33초>에서 제공하고 있는 청취 가능한 정적(침묵)의 물리학적 배경이 되었고 케이지의 증언에 의하면, 그의 작품세계 를 뒤흔든 깨달음이었다고 한다. 나는 의도와 무의도를 구분 짓지 않는다! 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존 케이지는 <4분 33초>는 개념적인 작품이 아니라, 지극히 물리적인 작품이라 고 거듭 강조하였다. 즉 들을 수 있는 것들이 들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뿐이다 라는 것이 케이지의 주장이다. <4분 33초>는 1952년, 뉴욕의 우드스탁에서 데이비드 튜더에 의해 초연된 후로 여러 번 공연되었으며 악보에는 라틴어로 침묵을 뜻하는 tacet 이라는 단어가 악장별로 적혀져 있다. <4분 33초> 연주 中 인 존 케이지 존 케이지의 <4분 33초>가 갖는 의미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연주되지 않은 정적의 가운데에, 청중이 침묵의 의미를 생각하며, 들리는 소리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즉 청중 스스로 작곡가가 됨으로써, 기존의 작품과 작곡가의 개념이 흔들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개념이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존 케이지의 <4분 33초>는 음악을 둘러싼 기존의 구조와 개념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작품으로서 전세계 수많은 예술가들을 일깨웠다고 할 수 있다. 미술관에 전시된 존 케이지의 <장치된 피아노>를 연주해 봅시다.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4분 33초>를 연주해보고, 이 때 발견한 소리 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해봅시다.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었나요?

5 무작곡 / 무음악 백남준과 존 케이지의 역사적 만남에 대해 살펴보고 백남준이 존 케이지에게 서 받은 영향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주요작품 :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 <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연습곡> 백남준이 존 케이지를 처음 만난 건 1958년 독일의 다름슈타트라는 도시에서 열린 <국제 신음악 하기강좌>에서 였다. 백남준은 존 케이지와의 첫 만남에 대해 내 삶은 1958년 8월 저녁 다름슈타트에서 시작되었다... 고 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1957년이 자신에게는 기원전(B.C) 1년 이라고 하였다. 이보다 2년 전인 1956년 가을, 백남준은 뮌헨대학에서 음악사와 미술사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는 이미 12음계 음악을 포함한 전통 음악에는 관심이 없었다. 지도교수인 포르트너 교수는 백남준과 같은 아주 특이한 현상은 자신이 맡아 가르칠 수 없다 고 하면서 그에게 퀼른의 전자 음악스튜디오를 추천하였다. 이 시기의 백남준은 더 이상 시리얼 뮤직의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테이프 콜라주로 이루어진 곡을 만들었는데, 아기의 말더듬는 소리,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단면, 9세기 한국시를 기반 으로 한 물소리 등의 요소들이 콜라주 된 것이었다. 백남준과 존 케이지가 처음 만난 <다름슈타트 국제 신음악 하기강좌>는 1946년 볼프강 슈타이네케(Wolfgang Steinecke, 1910-1961)에 의해 창립되어 1970년까지 매년 개최 되었고 그 후로는 격년 단위로 열렸다. 이 행사는 젊은 작곡가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포럼 으로 작곡을 가르치거나 곡을 해석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새로운 작곡 작품이 초연되기도 하였다. 여기에서 백남준은 1957년에 칼하인츠 슈톡하우젠과 그 다음해에 존 케이지를 만나 면서 자신의 음악세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백남준은 1959년 한국의 자유신문 기고문 무작위의 음악 에서 존 케이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불교를 받들고 그리스도 수난사를 멜로드라마라고 비웃는 이 괴짜 미국인은 작품마다 다른 작곡 과정을 적용하고, 곡의 기보 양식도 다르다. 그의 곡 <Music for Piano>를 예로 들어보면, 처음에 종이 위에 제지과정에서 생긴 얼룩을 연필을 써서 크게 확장한다. 그러면서 케이지는 챈스 오퍼 레이션(뽑기: 양손에 동전 세 개를 쥐고 섞어 던져서 거기서 나오는 결과를 따르는 I CHING의 점괘에 따르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써서 얼룩 몇 개를 선택한다. 그런 다음 특정 양식으로 오선 을 그려 넣은 종이 한 장을 원래 있던 종이 위에 얹는다. 원래의 종이에 있는 점들이 비치고, 이것이 음표의 머리가 된다. 여기에 다시 챈스 오퍼레이션으로 샵이나 플랫 같은 기호를 더 넣으면, 이것으로 악곡 하나가 충분히 만들어진다. 어떤 음의 길이와 음색은 피아니스트 본인이 자유롭게 정한다. 그렇게라면 하루에도 능히 스무 곡은 만들겠네요. 그러면 어떤 곡을 연주하고 어떤 곡을 연주하지 않죠? 라고 나는 존 케이지에게 물었다. 반토막 넥타이를 매고 마치 종이를 구기는 여자아이처럼 동전 하나를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며 답변하는 그의 말인즉 이랬다. 어떤 것이 되든 상관없죠. 그의 이러한 답변 이면에 무책임한 방기 따위가 도사리고 있지 않음은 물론 이다. 그것은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순응이며, 의식의 차원과 무의식의 차원 사이에서 굳은 머리 를 버리고 하늘의 뜻인 중용에 도달하는 것이다.

백남준은 독일로 유학을 가기전 선불교의 본산이자 불교 성지인 도쿄 인근의 가마쿠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선불교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 백남준은 선불교가 일본의 군국주의에 이용당했던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불교에 대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는데, 그의 그런 인식이 존 케이지와의 만남으로 인해 바뀌게 된 것이다. 백남준은 1975년 미술비평가 캘빈 톰킨스와의 인터뷰에서 존 케이지와의 만남,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잘랐던 <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연습곡>(마리 바우어마이스터 아뜰리에, 1960)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CT(캘빈 톰킨스) : 존 케이지가 독일 다름슈타트에 와서 공연을 할 때 거기에 가서 그를 만났고, 그 후 계속 친분을 가졌던 것이 당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죠? - NJP(백남준) : 네. 나는 그 공연에 미국인들이 동양의 전통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콘서트 중반부터 점점 흥미로워지더군요. 콘서트가 끝날 무렵 엔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죠. 나에게 새로운 감흥을 줬던 것은 케이지의 고의적으로 아주 지루한 피아노 작품과 펠드만의 곡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 참 웃기는군 이라고 생각했지 만 곧 이것은 선불교와 다르지 않은데. 라고 깨달으면서 사고의 전환이 있었고, 그 일은 내게 매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 CT : 나는 당신이 공연했었던 <피아노 포르테를 위한 연습곡>에 대한 설명을 기억하고 있어요. 그 때 무대 위에 피아노를 부수고 객석으로 뛰어내려 가서는 존 케이지의 넥타위를 가위로 자른 다음 그의 머리를 샴푸로 감긴 후 공연장을 나가버렸죠. 5분 후 밖에서 전화해서 공연이 끝났다 고 한 공연 말이에요. - NJP : 나는 이 때까지 100회 이상의 공연을 했었는데 조금 파괴적이였던 공연만 사람들이 말하 고 다니죠. 그것은 대중들은 폭력을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존 케이지도 그 중 한명이구요. <Edited for TV> 1975, 28:14 min, B&W and Color, Sound 중에서 백남준은 존 케이지에게서 받은 충격을 1959년 독일의 뒤셀도르프 갤러리 22에서 열린 <존 케이지에의 경의-녹음기와 피아노를 위한 악곡>을 통해 공개하였다. 그는 이 공연 을 통해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존 케이지의 개방적인 태도를 담아내고자 하였으며 특히 모든 기능으로부터 자유로운 소리를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테면 라디오와 녹음테이프를 소음 발생기로 집어넣고 새로운 소리의 창조를 보여준다거나 장치된 피아노를 투입하고 또 다른 피아노를 관객석으로 넘어뜨린다거나 하는 행위예술을 통한 연주를 전개하였다. 이 공연에 대해 구상하던 백남준이 볼프강 슈타이네케에 보낸 편지에서 쇤베르크가 무조성 (atonal)을 썼습니다. 존 케이지는 무-작곡(a-composition)을 썼습니다. 저는 무-음악(a-music) 을 썼지요. 라고 말함으로써, 케이지와의 만남에 답하며, 존 케이지를 넘어서는 자신만의 기획을 준비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백남준은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왜 잘랐을까요? 넥타이가 가진 상징성을 생각해보고 서로 이야기해 봅시다.

6 우연성의 음악 존 케이지의 우연성의 음악 개념을 선불교와 연결하여 이해하고, 백남준과의 공통점을 찾아본다. 주요작품 : <폰타나 믹스>, <상상풍경 IV번>, <WGBH-TV> 작곡가 케이지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하고 또 실제로 20세기 후반의 음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그가 1951년에 사용한 <챈스 오퍼레이션 chance operation> 이다. 이것은 <주역 ( 周 易 )>의 방법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동전던지기와 같은 단순하고 우연적 인 절차를 통해 악보상의 음을 결정하는 것이다. 존 케이지에게 이러한 방법은 자연의 작동 방식을 모방하는 것이었고 여기에서 작곡가의 자의에 의한 전통적인 음의 선택은 부정된다. 케이지가 자신의 작곡에 도입한 이러한 우연성의 절차는 이른바 결정론적 알고리즘 과는 대비되는 것으로, 모차르트가 보여주었던 <주사위 게임 음악>과도 비슷하다. 즉, 형식 화된 작곡의 절차를 결정론에 기대지 않고 확률적인 절차에 기대어 가는 것으로 그는 이를 통해 작곡가의 의지에서 자유로운 소리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한 작곡방식이 좀 더 자연의 방식에 가깝고,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이는 선불교에 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선불교의 선 은 고요할 선( 禪 )자로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우리 자신 안에 있는 신성, 본성을 발견함을 뜻한다. 선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는 인간은 누구나 완전성을 본래부터 타고났다는 것이고, 둘째는 내 안에 들어있는 완전성을 깨닫는 데에는 다른 사람의 가르침이 아니라 나의 체험을 통한 깨달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체험은 보고 느끼고 만지고 냄새 맡고 귀 기울이는 것과 같은 것을 통한 어떤 순간의 경험을 의미한다. 존 케이지가 2분 후에 뭔가 지루해진다면, 4분을 더 견뎌봐라, 아직도 지루하다면, 8분으로 늘려라, 그 다음에는 16분 그 다음에는 32분 그럼 결국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이라고 말한 것이나 백남준이 어쨌든 당신이 나의 TV를 보게 된다면 제발 30분 이상 지켜보길 바란다, 그러니 해보라. 처음에는 흥미롭겠지만-나중에는 (필시) 지루해질 것이다- 견딜 것! (필시) 다시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다가 지루해질 것이다- 견딜 것! (필시) 다시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그러다가 다시 지루해질 것이다-견딜 것! 이라 고 한 것 등에서 우리는 두 예술가를 연결하고 있는 선불교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작곡에 대한 존 케이지의 생각은 악보의 개념을 바꾸어놓기도 하였다. 존 케이지의 <WGBH_TV>(1971)의 스코어를 보면, 세 부분으로 되어있는데, 하나는 셀러브레티 옥션 에 무언가 기여해달라는 요청이 담긴 위스컨신에서 보낸 손 편지이고, 두 번째는 그 편지의 겉봉에 케이지가 WGBH-TV를 위해 쓴 언어적으로 기보된 스코어이며 마지막은 그 요청에 대답하는 케이지의 편지로 되어 있다. 이 스코어에는 30분 텔레비전 방송을 위한 지시도 포함되어 있고, 음악이 작곡되어지는 중이나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운드가 없는 것이다 와 같은 스코어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케이지가 작곡을

하는 모습이 나오며 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나온다. 퍼포먼스는 조금은 신비롭게도 보이는 케이지의 작곡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리 계획되지 않은 환경적 자극에 반응하는 그의 반응이며, 케이지가 보여주는 실제적 퍼포먼스는 순간 순간에 해야 하는 일-실제적인 작곡을 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나 노래 하나를 골라 시각적으로 묘사해보세요. 반드시 악보로 그려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이미지나 혹은 글자로 표현할 수 있나요?

7 미디어를 통한 확장 존 케이지와 백남준이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갔는지 살펴본다. 주요작품 : <상상풍경 IV>, <TV 피아노> <필름을 위한 선> 존 케이지의 <상상풍경 IV>은 12대의 라디오, 24명의 공연자 그리고 지휘자로 구성 되어 라디오를 악기처럼 작동하는 작품이다. 공연자들은 케이지의 악보에 따라 라디오의 주파수를 바꾸고 볼륨과 소리를 조절 한다. 악보가 주역의 우연적 요소에 근거하기 때문에 케이지는 구체적인 톤의 구조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의 수용에 대한 구체적인 구성만 책임진다. 라디오를 사용하는 만큼 이 작품은 항상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이자, 지역 의 무선국에 따라 변화하며 예견되지 않은 미디어 정보가 곁들여진다. 케이지는 라디오 12대 를 위해서 주파수와 박자를 오선지에 그려놓았고 연주자들은 항상 그 장소에서만 가능한 라이브 연주를 하지만 아무도 어떤 소리가 들려질지 예측할 수 없다. 백남준은 <4분 33초> 보다 1년 먼저 발표된 존 케이지의 곡 <상상풍경 IV>에 대해 다 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나는 오늘 미디어 아트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이 분야의 첫 번째 큰 사건은 라디오로 연주한 당신의 <상상풍경>이었지요. 존 케이지 당신은 많은 것을 해냈지만, 그 중에서도 단파장 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테크놀로지를 파괴하는 아름다움입니다. 왜냐하면 단파장은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소음이거든요. 1951년 <상상풍경>이 있기 전까지 피에르 쉐페르, 칼하인츠 슈톡하우젠 또는 폴 힌드미스의 전자음악이 있었어요. 이들은 LP판 회전 속도를 빠르고 느리게 조율하면서 전자음을 만들었죠. 하지만 그것은 미디어 아트라고 할 수 없어요. 그러나 <상상풍경>은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이었죠. 이때부터 미디어 아트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니까요 (백남준과 존 케이지의 대화중에서, 1986) 한편, 백남준은 1962년과 1964년 사이에 제작된 <필름을 위한 선 Zen for Film> 에서 케이지의 정적(침묵)을 직접적으로 참조하였다. 백남준은 케이지와 머스 커닝햄을 초대하여 빈 화면이 한 시간 동안 상영되는 영화를 보여주었다. 그의 작품은 음악, 회화, 영화, 그리고 TV의 정적과 공( 空 )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물체성과 매체성에 대한 열띤 토론을 유발하였다. 이에 대하여 케이지는 백남준의 <필름을 위한 선>과 자신의 <4분 33초> 그리고 라우센버그의 <화이트 페인팅 White Paintings>이 주변과 맺는 관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알다시피 나는 4 33 라는 제목의 작품을 썼는데 그 안에 내가 만든 소리는 하나도 들어있지 않아. 라우센버그는 이미지가 없는 회화, 그저 단순히 캔버스, 하얀 캔버스만 있고 이미지는 없는 그런 그림을 그렸어. 그리고 한국의 작곡가 백남준은 한 시간쯤 되는 영화를 찍었는데 그 안에 역시 이미지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지. 자, 당신은 아마 이 세 행동이 동일하다고 말할지도 모르 겠어. 하지만 사실 이들은 굉장히 다른 작업이야.

라우센버그의 회화는 내 생각에 주변의 먼지와 그림자 입자들이 쉬어가는, 내 표현으로 공항 (airport) 같은 곳이 되지. 나의 4 33 은 연주되는 동안 주변 환경의 소리들이 작품이 되지. 이 음악에서 환경의 소리들은 말하자면 자기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지만, 라우센버그의 회화에 서는 먼지, 그림자, 조명의 변화 등이 원래 있던 자리에 머물지 않고 그림 속으로 들어오게 돼. 역시 이미지 같은 것이 전혀 없는 백남준 영화의 경우에는, 어두운 방에서 필름이 영사되면서 그 필름에 쌓여가는 먼지만을 보게 되지. 라우센버그의 그림과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포커스가 조금 더 강렬하다고 생각해. 주변 환경의 속성이 영화에 더 많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으니까, 주변의 먼지와 그림자가 캔버스 위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덜 자유로워지는 회화와는 다르게 말이지. (신시네티 대학, 1968) 1971년, 백남준은 1968년에 집필된 이 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주의. 친애하는 존: 환경의 속성은 영화나 회화보다 TV에 더 많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TV(그 미세한 전자들의 임의적 움직임)는 오늘날의 환경 그 자체입니다. (N.J.P.,1971) <필름을 위한 선> 상영 中 퍼포먼스 中 인 백남준 전시의 초입에 상영되고 있는 <존 케이지에게 바침 A Tribute to J.C>에서 보여준 케이지의 <4분 33초>는 그 둘의 관계를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나아가 백남준은 <필름을 위한 선>에서 환경의 속성 자체가 매체에 의존한다는 비약적인 선언을 하고 있다. 이는 음악의 틀에서 벗어난 사운드가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며, 과거와는 다르게 환경 속에서, 물리적이고 신체적이며 심리적이고 정치적으로 읽혀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도 일치한다. 위의 두 사람의 대화에서 보이듯이, 케이지와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서로를 직접적인 레퍼런스로 삼고 발전해 나갔던 것이다. 백남준은 케이지로 인해 선불교의 진리를 깨달았고, 우연과 무작위로 만들어진 음악 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한편 케이지는 백남준을 통해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 두 사람은 미디어를 통해서 사운드의 가능성을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공유 하고 있었다. 그들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존경을 넘어 인생과 예술을 교차하며 싹튼 우정 으로 서로의 예술을 빛나게 했다. 녹음기를 들고 마을 산책을 해봅시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리를 녹음한 후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고, 그 소리에 대해 설명해봅시다. 이런 소리들을 모아, 마을을 소개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만들어 봅시다. 눈으로만 보던 풍경들이 다르게 다가오지는 않나요?

8 백남준의 x_sound 그 이후 백남준은 언제나 상식을 깨는 방식으로 기존의 음악을 공격했다. 그의 음악은 과격하고 변화무쌍한 행동을 동반했다. 그러나 백남준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존의 음악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피아노를 변형하고 텔레비전을 조작하여 물리적이며 공간적인 소리를 만들었다. 나아가 백남준은 미디어를 이용한 작업들이 눈에 보이 지 않는 전파처럼 환경의 속성을 지닌다고 믿었다. 이러한 백남준의 신념은 사운드를 미지의, 예측할 수 없는 영역으로 확장시켰으며 오늘날의 사운드 아트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실험 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9 참고자료 조정환, 전선자, 김진호, 플럭서스 예술혁명 갈무리, 2011 백남준, 에디트데커, 이르멜린 리비어 엮음, 백남준, 말에서 크리스토까지 백남준아트센터, 2010 Nam June Paik Fluxus / Video, Kunsthalle Bremen, 1999 http://www.kettlesyard.co.uk/education/teachers_notes/cage_teachers_pack.pdf www.johncage.org www.medienkunstnetz.de

10 백남준, 존 케이지 연보 1912 1932 1952 1956 1958 1960 1962 1963 1964 1965 1969 1971 1973 1984 1992 2006 케이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출생. 백남준, 서울에서 출생. 케이지의 <4분 33초>, 뉴욕 우드스톡에서 데이비드 튜더가 초연. 백남준, 뮌헨으로 이주, 작곡가 볼프강 포르트너에게 사사. 케이지와 백남준, 다름슈타트 국제현대음악 하기강좌에서 첫 만남. 백남준, 뒤셀도르프의 갤러리 22에서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 발표. 백남준, 쾰른의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아틀리에에서 <피아노포르테를 위한 연습곡> 공연, 두 대의 피아노를 파괴하고 케이지의 넥타이를 자름. 백남준, <케이지의 50번째 생일을 위한 갈라 뮤직> 작곡. 백남준, 부퍼탈의 파르나스 갤러리에서 <음악의 전 -전자 텔레비전>으로 첫 개인전. 백남준, 뉴욕으로 이주, <필름을 위한 선> 발표. 케이지, 백남준, 머스 커닝엄 등 뉴욕 링컨 센터에서 <변주곡 5번> 공연. 케이지, <월요일로부터의 일년> 출판. 케이지, 뉴욕 보니노 갤러리에서 열린 백남준의 <전자 예술 Ⅲ>전 도록에 기고. 백남준, <존 케이지에게 바침> 비디오 촬영. 백남준 기획 위성아트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위해 케이지 공연. 케이지, 향년 80세로 타계. 백남준, 서울 원 갤러리에서 케이지 추모 전시 개최. 백남준, 향년 74세로 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