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1. 한국디지털인문학의성장배경 1) 김현 디지털인문학은정보기술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의도움을받아새로운방식으로수행하는인문학연구와교육, 그리고이와관계된창조적인저작활동을말한다. 2) 연구방법의혁신뿐아니라

Transcription

1 Ⅱ. 디지털인문학의한국적전개 Ⅱ-1. 한국디지털인문학의성장배경 - 김현, 한국의디지털인문학, 국제고려학회, 비엔나대학, 오스트리아 (2015) Ⅱ-2. 문화콘텐츠학의새로운포지셔닝 - 한동현, 문화콘텐츠학의새로운포지셔닝 : 디지털인문학, 한국문예비평연구 40 (2013) Ⅱ-3. 인문학과문화콘텐츠의상생전략 - 김현, 디지털인문학 - 인문학과문화콘텐츠의상생구도에관한구상 -, 인문콘텐츠 29 (2013) Ⅱ-4. 한국디지털인문학교육의현황과과제 - 김바로, 韓國數位人文教育現狀與課題 ), 全球視野下的漢學新藍海國際研討會, 臺灣 (2015) - 1 -

2 Ⅱ-1. 한국디지털인문학의성장배경 1) 김현 디지털인문학은정보기술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의도움을받아새로운방식으로수행하는인문학연구와교육, 그리고이와관계된창조적인저작활동을말한다. 2) 연구방법의혁신뿐아니라, 연구성과의사회적소통을촉진하여인문학의가치를높이는데기여할수있다는점에서디지털인문학은세계각국의인문학계에서인문학의새로운지평을열것으로기대를모으고있다. 3) 해외의상황 ( 미국, 유럽제국, 일본, 호주, 대만등 ) 에비교하면아직까지는미진하다고하겠지만, 한국의인문학계에서도 디지털인문학 이학계의새로운화두로떠오르고있다. 지금이시점에서한국의디지털인문학은무엇을향해, 어떠한노력을기울여야할것인지고민해보아야할필요가있다. 한국의디지털인문학을논할때우리가놓치지말아야할중요한사실은, 디지털인문학 (Digital Humanities) 이라는용어를사용하지않았고, 또성격면에서도어느정도차이가있지만오늘날이야기되는디지털인문학과결코무관하지않은, 디지털기반의연구 교육 활용환경을구축하려는노력이짧지않은기간동안꾸준히추구되어왔다는것이다. 이글은한국의디지털인문학이어떠한환경적특성을안고태동하게되었는지, 그영향으로그것은오늘날어떠한방향성을안고전개되고있는지돌아보고, 그러한특수성에수반하는잠재력과가능성, 그리고극복해야할문제점을짚어봄으로써한국디지털인문학의전도를가늠해보고자하는것이다. 1. 한국디지털인문학의개척자 디지털인문학은 철학, 역사, 문학 과같이하나의분과학문으로분류될수있는분야가아니다. 인문학의모든영역에서시도할수있는새로운연구방법이자 연구하는자세 이다. 그새로운연구방식의구체적인성격과지향하는방향은연구자에따라, 좀더넓게보면그연구자들이활동하는사회의 1) 김현, 한국의디지털인문학, 국제고려학회, 비엔나대학, 오스트리아, ) 김현, 디지털인문학 : 인문학과문화콘텐츠의상생구도에관한구상, 인문콘텐츠 29, 인문콘텐츠학회, ) 김바로, 해외디지털인문학동향, 인문콘텐츠 33, 인문콘텐츠학회,

3 관심사와트렌드에따라다양한모습을보일수밖에없다. 오늘날한국에서 디지털인문학 이라는이름으로이루어지는학술활동의성격과방향을진단하기에앞서, 한국에서현재의 디지털인문학 이있기까지어떠한선행단계가있었는지살펴보겠다. 1) 에드워드와그너와문과 ( 文科 ) 프로젝트 미국하버드대학의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교수를역임한에드워드와그너 (Edward Wagner) 는 4) 서방세계에서한국역사연구를선도하였던역사학자로잘알려져있다. 동시에그는한국학분야최초의디지털인문학연구자로인정받을수있는사람이기도하다. [ 그림 1] 에드워드와그너 (1924~2001) - 와그너의문과방목 ( 文科榜目 ) 프로젝트 (Munkwa Project) 문과 ( 文科 ) 는조선시대에문반관료를선발하던시험이다. 와그너교수는 1967 년에하버드대학교옌칭연구소의지원을받아그의한국인동료송준호 4) 에드워드와그너 (Edward Wagner, 1924~2001): 광복직후 (1946~1948) 한국에주둔한미군군속으로근무하면서한국사회를체험하였고, 1949 년미국으로돌아가하버드대학에서수학하면서한국의조선시대사를자신의전공영역으로삼았다. 그의여러가지연구업적중에서도이기백의 한국사신론 을영문으로번역한 A New History of Korea(1984) 는영어권한국학연구자들과학생들에게한국역사의기본적인참고서로읽히고있다. ( Faculty of Arts and Sciences - Memorial Minute. Harvard Gazette. March 22, 2007.) - 3 -

4 교수와함께문과합격자명부인 문과방목 ( 文科榜目 ) 데이터를디지털데이터베이스로편찬하는프로젝트 (Munkwa Project) 에착수하였다. 와그너와송준호는이프로젝트를통해 14,600명의문과합격자와그의가까운친족 ( 부, 조, 외조, 장인 ) 에관한데이터 ( 본관성씨, 관직, 거주지등 ) 를컴퓨터에입력하고이를종합적으로분석하였다.(Kim, Sun Joo 2008) 이연구의최종결과물은 2001년 Wagner& 宋 CD-ROM 補註朝鮮文科榜目 ( 서울 : 동방미디어 ) 으로간행되었다. 여러가지기술적인어려움에도불구하고이와같은방식의연구를수행하고있는이유에대해와그너교수는다음과같이말하였다. 역사연구를위해컴퓨터를사용하는데에는근본적인이유가있습니다. 컴퓨터는이미 인류의삶의일부가되었고앞으로더욱그러할것이기때문입니다. 컴퓨터를이용한연 구에종사하는것은우리로하여금우리의미래에더욱다가갈수있게하는것입니다. 5) [ 그림 2] 임자년별시문과방목 (1672 년, 목판인쇄물 ) 하버드옌칭도서관소장 5) There is a fundamental reason for making use of the computer in historical research. The computer already has come to play a part in the lives of most of mankind and it will do so increasingly in the years ahead. Engaging in computer-assisted research, therefore, brings us closer to our future. (Wagner, Edward. "Problems in the Computerization of Materials in the Korean Studies Field: A report on the Munkwa Project", 한국학자료의전산화연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 - 4 -

5 [ 그림 3] 와그너 - 송문과프로젝트원시데이터 ( 한자대용으로중국의전신부호계사용 ) [ 그림 4 ] 와그너 - 송문과프로젝트데이터 ( 한자변환후의출력데이터 ) 2) 이웅근과조선왕조실록 CD-ROM 한국의인문학자들로하여금와그너가말한 컴퓨터의도움을받는연 구 (Computer-assisted Research) 에다가가게한사건은 조선왕조실록 ( 朝 - 5 -

6 鮮王朝實錄 ) 의전문을데이터베이스에수록한 조선왕조실록 CD-ROM 편찬이었다. 1992년에착수하여 1995년 10월에첫판을간행한이디지털저작물편찬의주역은서울대학교경제학과교수출신의기업인이웅근이 6) 이끄는벤처기업서울시스템이었다. [ 그림 5] 이웅근 ( 李雄根 ) 회장과조선왕조실록 CD-ROM ⓵ 국역조선왕조실록 CD-ROM 간행 국역조선왕조실록 CD-ROM 의간행은당시의한국역사학계는물론언론 출판분야에서도디지털저작물시대의도래를알리는큰사건으로인식되었다. 다음은당시의중앙일간지에전면기사로다루어진 국역조선왕조실록 CD-ROM 간행에대한보도내용이다. 7) 6) 이웅근 ( 李雄根, 1930~2008): 서울출생. 서울대대학원경제학박사. 서울대행정대학원교수, 국무총리비서관, 한국공기업학회회장, 국제종합기계회장, 서울시스템사장, 조선왕조실록 CD-ROM 간행위원회위원, 동방미디어회장역임. 화관문화훈장, 은관문화훈장 수훈. 7) 태조 ~ 철종연간의왕조실록을한국어로번역한텍스트는 1995 년 10 월 CD-ROM 에담긴 Full Text 정보검색시스템으로세상에나왔고, 이번역에서제외되었던고종 ~ 순종연간의실록은 1998 년 4 월에별도의 CD-ROM 제품으로간행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의한문원문은거기에표점 ( 標點 ) 을기입하고, 한글번역문과대응시키는정보를부가하여 2002 년말에 CD-ROM 과온라인버전으로간행되었다. 그리고다시그로부터 3 년이지난 2005 년, 국사편찬위원회가정부지원금 (Lotto 복권판매수익금 ) 으로디지털조선왕조실록의온라인전송라이선스 (20 년기한 ) 를주식회사솔트웍스 ( 서울시스템의변경된회사명 ) 로부터구매함으로써인터넷을통한대국민무료서비스가이루어지게되었다. ( 김현, 인 - 6 -

7 국역조선왕조실록 CD 롬나왔다 8) 320쪽짜리 413권방대한분량수록 / 정치경제외에일반민중생활사까지망라사학자 컴퓨터전문가등 400여명제작참여연대목차등다양한색인 / 편리한검색최대장점 조선왕조 5백년의장구한역사가 CD롬 3장에담겨졌다. 조선왕조실록은태조이성계로부터철종에이르기까지 25대 4백72년의역사를기록한왕조의공식역사서. 조선왕조의정치경제는물론인물자연학술, 나아가일반민중의생활사에이르기까지풍부한내용을담고있어세계에서도유례를찾아볼수없는역사기록물이다. 또양에있어서도한문원본은총 1천8백93권 8백88책에달하며신4 6배판크기의국역본도총 4백13권 ( 권당 3백20~3백40페이지 ) 에이른다. 그러나그동안일반인들은실록의한문원본은물론지난 93년말학자 3천여명이동원돼번역을끝낸국역본에도접근하기가쉽지않았다. 한사람이하루에 1백페이지씩읽는다해도 4년 3개월이걸리는방대한분량인데다설령다읽었다하더라도전체내용을일목요연하게파악하기어려웠던것.... CD롬국역조선왕조실록은다양한색인에의해이용자가편리하게내용을검색할수있다는것이가장큰장점이다. 우선조선왕조실록이편년체서술형식인점을감안, 연대목차에의한색인기능을갖고있다. 윈도에서간단한마우스조작으로찾고자하는특정일자의기사를쉽게찾아낼수있다. 또한강력한단어검색기능을갖고있어인명지명관직명제도명등임의의단어에의한검색이가능하다. ( 정용관기자 ) 문정보학의모색, 북코리아, 쪽 ) 8) 동아일보 면 - 7 -

8 [ 그림 6] 국역조선왕조실록 CD 롬간행보도기사 ( 동아일보 면 ) ⓶ 조선왕조실록 CD-ROM 편찬의의의 이웅근이이끈서울시스템의조선왕조실록 CD-ROM 간행은한국에서인문 분야학술자원의디지털화선도모델로평가받는다. 아래의인용은이디지털 저작물간행의학술적문화적의의에대한논의이다. 조선왕조실록시디롬은대한민국인문학정보화의효시이자가장커다란파급효과를가 져다준획기적인사업이었다. 현재의디지털인문학은이국역조선왕조실록시디롬의 - 8 -

9 제작에서부터비롯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9) 조선왕조실록의디지털화는조선시대역사에대한지식을소수의전공자뿐아니라, 가깝게는인접학문의종사자에서부터더넓게는작가, 언론인, 일반인까지우리의역사에대한지식수요자들에게폭넓게제공하는데기여하였다. 디지털조선왕조실록 의최대수혜자는교양서적저술가와 TV 방송프로그램제작자, 연극극작가등이었다. 학술 과 창작 사이에놓였던 지식소통의장벽 이해소된것이다. 이것을통해문화콘텐츠산업종사자들이학자들을통한 인적매개 없이창작의소재에바로접근할수있게되었고, 풍부한소재를자유롭고다양하게응용할수있게되었다. 10) [ 그림 7]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에실린의녀대장금기사 11) [ 그림 8] TV 드라마 대장금 (MBC, ~ ) 의장면 9) 최희수, 디지털인문학의현황과과제, 소통과인문학 13, 한성대학교인문과학연구원, ) 김현 'The Korean Wave, Culture Content, and Cultural Informatics.' 인문콘텐츠 10. 인문콘텐츠학회 ) e- 조선왕조실록, sillok.history.go.kr, 국사편찬위원회 - 9 -

10 3) 남궁석과정부주도의디지털콘텐츠확충사업 1990년대말부터한국정부는막대한공적자금을국사편찬위원회, 고전번역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서울대학교규장각등의학술연구기관에지원하였고, 이를통해 승정원일기 등의역사기록, 조선시대문인들의문집, 왕실과문중에서소장한고문서등방대한규모의문헌자료가디지털데이터로전환되었다. 이는한국의인문학자들로하여금디지털정보시스템의활용을필수적인연구방법으로인식하게하는계기가되었다. 이와같은정부주도의디지털콘텐츠확충사업은정보통신분야의전문경영인이었던남궁석 ( 南宮晳, 1938~ ) 이 12) 정보통신부장관으로재직할때 (1998~2000) 처음으로시작된일이다. [ 그림 9] 남궁석 ( 南宮晳, 1938~ ) ⓵ 정부주도의디지털콘텐츠확충사업 1997 년에한국사회가겪은국가적금융위기 ( 일명 IMF 사태 ) 는정부주도 의대규모디지털콘텐츠확충사업을일으킨배경이되었다. 이시기에한국 12) 남궁석 ( 南宮晳, 1938~ ): 고려대졸업. 삼성전자기획조정실장, 현대전자부사장, 한국통신하이텔사장, 삼성전자정보통신총괄사장, 삼성 SDS 대표이사, 1998~2000 년제 5 대정보통신부장관, 2000 년제 16 대국회의원역임 년한국통신하이텔사장으로재직시한국최초의 PC 통신인 하이텔 (Hitel) 을, 1996 년에는삼성 유니텔 (Unitel) 을개통하였고, 정보통신부장관재임시 공공정보화근로사업 및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 을추진함으로써한국의 디지털정보화시대 를견인하였다

11 의외환보유고가급격히떨어져한국정부는국제통화기금 (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으로부터거액의현금을차입하였다. 금리가급등하고기업들이도산하자한국정부는실업자들에게일자리를마련해주기위해여러가지정부주도사업을추진하였는데, 정보통신부는그일환으로 공공정보화근로사업 (IT New Deal Project, 1998~1999) 이라고불리는정보콘텐트개발사업을시행하였다. 이사업을통해한국의공공기관들은대규모정보콘텐트개발계획을세우고고학력실업자들을임시직으로채용하여데이터입력업무를수행하였다. 1998년부터 2년간 2천9백70억원을투입한이사업은 7만명에게일자리를제공하고 186개의대규모정보데이터베이스를구축하였다. 정보통신부는공공정보화근로사업의성과가긍정적인반응을얻었다고판단하고 2000년부터이사업을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 (Knowledge and Information Resources Management Project) 이라는이름의후속사업으로개편하여 2002년까지 1천50억원의정보콘텐트개발자금을추가로투입하였고, 이와함께, 문화관광부, 교육인적자원부, 과학기술부등다른정부부처에서도정보콘텐트개발사업을경쟁적으로추진함으로써한국의디지털학술문화정보콘텐트의규모는짧은기간동안에비약적으로증대될수있었다 13). ⓶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 대한민국정부산하의공공기관들이생산또는보유하고있는자료의디지털화사업으로, 공공기관보유기록물의상당량이이사업을통해디지털화되었으며, 인터넷상에서교육, 학술, 문화분야의유통자료량을증대시키는데크게기여하였다. 13) 김현, 한국의전자도서관과전자책출판, 하바드옌칭한국관자료연구, 경인문화사,

12 [ 표 1]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투입예산 (2000~2008) 14) 연도 사업비 ( 억원 ) [ 표 2]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에참여한기관의수 15) 분야과학기술교육학술문화역사정보통신기타합계 기관수 ,251 [ 표 3] 지식정보자원데이터베이스구축자료량 ( ) 16) 분야 주요내용 DB 구축료량 ( 건 ) 과학기술 - 국가연구개발보고서 - 국내과학기술인용색인 (KSCI) - 신약개발 인체영상등첨단과학 DB - 산업기술전문정보등 - 해양수산관련연구현황및최신기술정보 - 해양수산학술연구자료등 81,511,153 교육학술 - 학술지목록및원문자료 - 국내학위논문및해외취득학위논문 - 정치 경제 사회통계자료 - 국방학술정보 10,170,161 문화 - 국보, 보물등문화재정보 - 전국박물관정보 - 공연기록물, 공연대본, 악보등공연예술정보 - 미술작품및작가정보등 5,682,945 역사 기타 - 승정원일기, 일성록, 한국사료총서등고도서 - 고전국역총서및한국문집총간 - 궁중문화역사자료, 항일운동관련자료등 - 정보통신관련산업통계및정책동향 - 건설교통기술관련연구보고서, 기술정보 - 산업경제동향, 정부정책등연구보고서 - 종합법령정보, 법령해석, 행정심판정보등 29,529,904 6,780,487 총계 133,674, 문화콘텐츠학 : 한국적디지털인문학의모태 14)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지식자원관리사업소개, ; 전자신문 ) 국가지식포털, 한국정보화진흥원 16) 국가지식포털, 한국정보화진흥원

13 정부주도의디지털콘텐츠확충사업에의해한국의인문학계는방대한규모의디지털학술데이터를보유하게되었지만, 이것이곧 디지털인문학 적연구방법을학계전반으로확산시키는성과로이어지지는않았다. 대신한국의대학교육종사자들사이에서 문화콘텐츠학 이라고하는새로운형태의응용인문학에대한관심이태동하였으며, 이것이디지털시대인문학의생존전략이될수있을것으로기대하였다. 1) 문화콘텐츠학의대두 ⓵ 디지털문화콘텐츠 콘텐츠는디지털미디어상에서소통되는내용물을지칭하는말이며, 문화콘텐츠 (Culture Content) 란시스템또는미디어에문화적내용물을담음으로써만들어진문화상품을의미한다. 한국사회에서문화콘텐츠에대한관심이고조된것은종래오프라인 (off-line) 또는아날로그기반의온에어 (on-air) 미디어에의존했던일반인들의문화생활이디지털미디어상에서이루어지고, 이를통해새로운부가가치를창출할것으로기대되었기때문이다. 2000년대초부터한국정부는문화콘텐츠산업을디지털시대의국가성장동력으로인식하고이분야산업의육성에대해관심을갖기시작하였다. 당시의정부부처중에서문화관광부가이분야의시책을선도함으로써문화영역에서의디지털콘텐츠에대한논의가활발하게전개되었다. 17) 17) 2000 년대초한국의문화콘텐츠산업태동배경에관해서는다음논문참조 : 김현, 문화콘텐츠, 정보기술플랫폼, 그곳에서의인문지식, 철학연구 90, 철학연구회,

14 문화산업의디지털화가속및미디어융합등에따라콘텐츠시장이급팽창하면서시장의유연성에대응한정책지원시스템재편필요 현재디지털콘텐츠중출판,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음반등문화콘텐츠가 70% 이상을차지. 문화콘텐츠의디지털화과정에서 IT(Information Technology) 는 CT(Culture Technology: 문화콘텐츠를디지털화하는기술 ) 로변용 (transform) 되고, CT는디지털문화콘텐츠의주요발전요인으로등장. ( 문화관광부, 콘텐츠코리아비전 21 - 문화콘텐츠산업발전추진계획 -, ) 문화관광부가중심이되어콘텐츠산업에국운을걸고관련시책을추진 ( 김대중대통령, 문화관광부연두보고시대통령지시, ) 한정된인적자원과재원을감안할때우리민족의문화적창의력등지적기반이우수한것이경쟁의핵심이므로, 문화관광부장관은전략적으로특히중요한 CT와콘텐츠산업발전에전력을다해이분야의경쟁력을높일것 ( 김대중대통령, 교육인적자원분야장관간담회시대통령담화, ) ⓶ 한류 ( 韓流, Korean Wave) 동아시아한자문화권사회 ( 대만, 중국, 일본 ) 에서명명된한류 ( 韓流 ) 의원래의미는 한국에서전파된대중문화의유파 를뜻하는것이었다. 2000년이후동아시아및동남아시아지역젊은이들사이에서한국의대중문화에대한관심이고조되면서, 한류 ( 韓流 ) 라는말은 한국문화의해외진출 또는 한국문화에대한열기 를의미하는말로확대해석되었다. 디지털미디어의영향력증대에대한인식과함께해외에서일기시작한한류 ( 韓流, Korean Wave) 는 문화 의산업적활용을촉진하는, 이른바 문화콘텐츠산업 의육성 지원시책에더큰추동력을부여하였다. 각민족의문화원형적소재가현대문화콘텐츠사업으로다각도로활용되는상황에서문화원형콘텐츠사업은언젠가우리에게어마어마한새로운산업을일으켜줄수있는보물같은재산이될것이다. ( 김명곤문화관광부장관, 민족문화가콘텐츠산업의샘이다, 국정홍보처, 국정브리핑 ) 3 대학의문화콘텐츠관련학과설립

15 문화콘텐츠에대한사회적관심이고조되고정부주도의문화콘텐츠육성 지원사업이점차확대되어가자, 주변적위치에머물러있던한국의인문학연구자들도문화콘텐츠생산에관심을갖기시작했다. 인문학연구자들이문화콘텐츠산업에관심을갖게된또하나의이유는 1997년경제위기이후대학의인문계학과학생들이급속히줄어들게된상황이다. 대학의인문계학과교수들은 인문학의위기 를타개하는방법의하나로문화콘텐츠를위한인문학의응용방법을모색하기시작했고, 여러대학에서인문학과문화콘텐츠를연결하는전공과정이개설되었다. 18) 4 인문콘텐츠학회창립 ( ) 문화콘텐츠의소재개발을위해서 인간과문화 를탐구하는인문학적연구가활용되어야한다는생각이인문학자들사이에서일어났고, 그러한사고에동조하는대학교수, 연구자들이 인문학과디지털콘텐츠의협력공간구성 을목적으로하는학회를설립하였다. 인문콘텐츠학회창립발기문 19) 디지털내용물은사실상우리사회전분야의다양한측면을전부포괄하는것이며그러한내용물창출의주된원천이되는것은인문학적사고와축적물이다. 따라서디지털내용물과인문학의구체적인결합을새롭게 인문콘텐츠 라고이름붙이고자한다. 인문콘텐츠라는과제는전통적인인문학에대한실험이자새로운기회이다. 그러나올바른인문콘텐츠의창출은빠른속도로변화하는디지털기술을포함하여다양한영역과연결된관계망의산물이어서, 한개인이독립적으로완결지을수있는것이아니다. 이것이인문콘텐츠라는과제를담당할새로운학회를창립하는이유이다. ( 인문콘텐츠학회 2003) 2) 디지털인문학과문화콘텐츠 2010 년당시의교육과학기술부는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수립추진 18) 한국의문화콘텐츠관련학과설립추이에관해서는신광철의 대학에서의문화콘텐츠인력양성의현재와미래 ( 인문콘텐츠 32, 인문콘텐츠학회, 2014.) 를참조. 19) 인문콘텐츠 1, 인문콘텐츠학회,

16 위원회 를구성하고, 이위원회로하여금인문사회분야학술진흥사업의중장기마스터플랜을마련하도록하였다. 이위원회운영의결과는 2030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 (2010) 으로발표되었다. 이문건에서위원회는중장기 6대과제중하나로 디지털연구기반구축을위한디지털휴머니티즈 사업을제안하였다. 이사업계획은 디지털휴머니티즈 라는이름의중점과제밑에 1 디지털인문학연구기반구축, 2 디지털가상라이브러리사업, 3 디지털아카데미구축사업등 3개의세부과제를두고, 디지털인문학진흥을위한연구지원, 인프라구축, 인력양성등의사업을향후 5년간, 연간예산 600억원규모로수행할것을제안하는내용을담고있다. (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추진위원회 2010) 2030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안에 디지털휴머니티즈 사업이포함된것은명백히미국인문학기금 (NEH, National Endowment for Humanities) 이 2008년디지털인문학단 (ODH, Office of Digital Humanities) 을설립하고디지털인문학진흥을위한다단계의연구지원프로그램을운영하고있는사실을벤치마킹한결과이다. 20) 하지만주목해야할또하나의사실은이사업구상이 문화콘텐츠 라는한국사회의또다른관심사와밀접하게연관되어있다는것이다. 이계획서에서는디지털휴머니티즈사업의제안배경에대해, 문화콘텐츠산업은인문사회의창의성과상상력이축적된지식에바탕 을두기때문에 디지털화를통해인문사회분야학술연구성과를교육 문화산업에활용 할수있고, 이를통해 새로운문화적, 경제적효과를유발 할수있기때문이라고밝히고있다. 21) 4. 디지털인문학의한국적전개 디지털인문학진흥에관한정부정책이방향을잃고표류하는중에도한국 20) NEH 의디지털인문학지원프로그램에대해서는다음논문참조 : 김현, 김바로, 미국인문학재단 (NEH) 의디지털인문학육성사업, 인문콘텐츠 34, 인문콘텐츠학회, ) 2030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 이제안한 디지털휴머니티즈 사업계획은실행단계로나아가지못하였다 년박근혜정부의출범과함께교육과학기술부가교육부와과학기술부 2 개의부처로나뉘면서융합적인성격의연구지원에혼선이빚어진것이한이유이다. 하지만더중요한이유는이때까지만해도 디지털휴머니티즈 에관련학계의관심이그다지높지않았다는점이다. 인문학계는예전부터해온연구방식에집착하는보수성때문에, 그리고문화콘텐츠학계는인문학보다문화산업에치우친편향성때문에인문지식의기초적인응용환경을조성하는이분야에는무관심했다. ( 김현, 디지털인문학 : 인문학과문화콘텐츠의상생구도에관한구상, 인문콘텐츠 29, 인문콘텐츠학회, 2013.)

17 의인문학연구자들사이에서는 디지털인문학 (Digital Humanities) 이라는새로운연구방법이미국과유럽에서탐구되고있는사실에대한인식이확산되어갔고, 그연장선상에서한국의인문학계가보다적극적으로디지털인문학에다가가야한다는논의가일어나기시작했다. 1) 문화콘텐츠학 의산업적편향성에대한반성 10여년전한국에서자생적으로발생하여발전해온 문화콘텐츠학 이 디지털인문학 의도입을통해새롭게변모해야한다는주장도그러한논의중의하나로볼수있다. 2000년이후약 10여년간한국인문학의새로운방향모색으로기대를모았던 문화콘텐츠학 이지나친산업지향성으로인문학에서유리되어온것을반성하고, 그대안으로서 디지털인문학 의본격적인탐구를제안한것이다. 문화콘텐츠학은 2000년대에큰인기를누렸지만현재는정체상태에머물고있다. 그이유는문화콘텐츠학에필요한통합적인연구가이루어지지않고있으며, 문화콘텐츠학의지향점이불명확하고, 문화콘텐츠를상업적으로만보는경향이있기때문에문화콘텐츠학자체도상업적으로흘러버렸기때문이다. 인문학의관점에서디지털기술의장점을어떻게도입할지를고민해야하며, 인문학의결과물을대중과공유하고소통하는것에집중해야한다. 22) 한국의경우, 비록디지털인문학이라는표현을사용하지는않았지만, 그와유사한시도들은일찍부터있어왔다. 한국에서는이러한모든시도들이기본적으로문화콘텐츠혹은디지털문화콘텐츠라는범주에서추구되었다. 문제는이러한시도들이지나치게성급하게산업적활용을염두에두었다는점에서, 실제로는인문학과디지털기술이유리되는결과를가져왔다는점이다. 23) 2) 인문콘텐츠학회의 2014 디지털인문학포럼 인문학지식의문화산업적활용을모색하는학술단체인인문콘텐츠학회는디지털인문학의수용을위한선도적인활동을전개하고있다. 이학회는 2014년 7월과 8월에두차례에걸쳐 디지털인문학포럼 을개최하였는데, 이자리에서한국의범인문학계 ( 순수인문학 + 응용인문학 [ 인문학기반의문화 22) 한동현, 문화콘텐츠학의새로운포지셔닝 : 디지털인문학, 한국문예비평연구 40,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 김현, 김바로, 미국인문학재단 (NEH) 의디지털인문학육성사업, 인문콘텐츠 34, 인문콘텐츠학회,

18 콘텐츠학 ]) 연구자들을대상으로, 디지털인문학의개념에대한논의에서부터시작하여, 미국, 일본, 대만등에서이루어지고있는디지털인문학연구활동소개, 미국, 프랑스인문학자들의 디지털인문학선언 (Digital Humanities Manifesto) 에담긴의미분석, 2014년스위스로잔에서개최된 세계인문학대회 (DH2014, Digital Humanities 2014) 발표논문의성격, 한국의학교교육에서디지털인문학이기여해야할과제, 문화콘텐츠학과디지털인문학의관련성등의주제에관한담론의장을열었다. 이포럼에서전개된다양한논의가운데가장열띤토론을야기한물음은 디지털인문학이인문학의과제인가, 문화콘텐츠학의과제인가 라는물음이었다. 이는물론 인문학 과 문화콘텐츠학 의관심영역을어디까지로보느냐하는물음으로환원될수있는원론적인문제제기이며그답안을확정할수없는것이겠지만, 한국의인문학자들사이에서이러한논쟁이있다는사실자체가디지털인문학의한국적지반이무엇이며, 해결해야할당면과제가무엇인지, 나아가디지털인문학을매개로순수인문학과문화콘텐츠학이보다긴밀하게소통할수있는가능성을시사하는의미를갖는다고할수있다. 3)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학대중화사업 인문콘텐츠학회의 2014 디지털인문학포럼 에서제기된다양한논의의많은부분이한국연구재단이주관하는 인문학대중화사업 기획에반영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은학술연구단체 ( 대학, 연구소등 ) 와개인연구자들에게학술연구프로젝트의수행에필요한연구비를지원하는기구로서, 미국의 NSF, NEH 등과유사한기능을수행한다. 2014년한국연구재단은인문학계의학술적연구성과가한국사회의다양한영역에서실제적인활용가치를갖게하는응용연구또는이를위한기반조성연구지원프로그램을기획하였다. 24) 이과정을통해만들어진 인문학대중화사업 프로그램안에는디지털인문학의한국적모델을마련하기위한두가지연구사업이포함되었다. 그첫번째는 인문융합큐레이터육성교육프로그램개발및운영사업 이며다른하나는 디지털인문학사업 이다. 2014년 10월에공고된사업요강에서는두과제의성격을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24) 이기획의실무는인문콘텐츠학회소속원으로구성된연구팀이수행하였으며, 그기획내용은 디지털시대인문학성과의산업화방안연구 ( 한국연구재단, 2014) 로출간되었다

19 인문융합큐레이터육성교육프로그램개발및운영사업 25) - 본사업은디지털환경에서인문지식을확산하여창조경제에기여하기위한전문인력 ( 인문융합큐레이터 ) 을육성하기위한디지털인문학교육프로그램을개발하고운영하는국책사업임 - 교육대상 : 디지털인문학데이터를다루는인문학도및인문학자 - 본사업은다음두가지사항이반영되어야함 1 디지털인문학전문인력양성의전체구상 2 교육프로그램개발및운영방안 - 교육프로그램운영은최소총 6개과목이상, 총 60시간이상, 총 10명이상교육되어야함. 아울러교육후피교육자를대상으로한지속교육시스템이구축되어운영되어야함 - 관련자료, 교육교재등은과제종료시온라인공개예정임 - 이사업과유사한미국디지털인문학교육사례 ( 붙임3) 를참조하여, 한국적현실에맞는사업안제시가필요 25) 한국연구재단, 2014 년도인문사회분야학술지원사업 : 인문학국책사업신청요강,

20 디지털인문학사업 26) - 본사업은전통적인인문학연구를바탕으로새롭게인문학의확장을모색하는것으로, 기존타부처융합연구와는차별되게인문학자가중심이되어추진되는선도연구임 - 인문학관련디지털콘텐츠구축사업은전세계적으로확산되고있으며, 총칭하여 디지털인문학 (Digital Humanities) 이라명명되고있음 NEH( 미국 ) Digital Humanities Project NEH( 미국 ) - DFG( 독일 ) Bilateral Digital Humanities Programme - 한국의경우문화콘텐츠분야가대두되면서이와유사한디지털콘텐츠구축사업이시행된바있음. 그러나지나치게기술위주였다는점과성급하게산업화활용을모색했다는점에서, 실제로는인문학성과가체계적으로반영되어개발되지못한한계점이있었음 년의경우, 무엇보다개발대상인문학소재의맥락화 구조화에입각한체계적인디지털콘텐츠개발을모색함으로써, 향후이사업의올바른방향을제시 * 단순히매체전환 ( 아날로그 디지털 ) 에머무는디지털화가아니라, 풍요로운인문지식의맥락화 구조화를고려한체계적개발이이루어져야함 * 공공기관이나공공재원의지원에의해산출된기존의인문학분야공공데이터, 또는이미수행된한국연구재단의다양한디지털콘텐츠개발성과를본사업의의도에맞게재가공, 증보하여활용가치를증대시킬수있도록함 연구재단은이사업의수행주체로 2014년 12월 4개의연구팀을선정하여 1개의디지털인문학인력교육과제와 4개의디지털인문학연구개발과제에대한지원을시작하였다. 이어서, 2015년 9월에는 2차년도과제로 2개의교육과제와 5개의연구개발과제를지원대상으로선정하였다. 26) 한국연구재단, 2014 년도인문사회분야학술지원사업 : 디지털인문학사업신청요강,

21 - 연구재단 2014, 2015 디지털인문학교육및연구프로젝트 사업명 2014 인문학국책사업 2014 디지털인문학사업 2015 인문학국책사업 2015 디지털인문학사업 프로젝트명 디지털인문학큐레이팅교육프로그램모듈개발및운영 연구책임자 기관 사업비 ( 천원 ) 박정원경희대 80,000 조선시대표류노드시각망허경진연세대 50,000 사회적관계망이론을활용한한국족보의시각화콘텐츠개발 만성대동보( 萬姓大同譜 ) 자료에기반한조선시대 친족관계망정보시스템 (LNIS) 개발인문융합큐레이터심화모듈개발및후속세대양성프로그램운영인문융합형디지털사전편찬전문가양성을위한교육프로그램개발문학지리정보를에디팅한 < 디지털인문학한강 > 플랫폼구축인문학적통일패러다임의 DMZ 디지털스토리텔링 : 생명ㆍ평화ㆍ치유로서의 DMZ 한국근대가곡을통한한국근대음악문화사의시청각적스토리텔링인포그래픽요소를활용한문학작품세계의시각화 : 알베르카뮈의디지털문학관구축사례 남윤재경희대 50,000 하영휘성균관대 50,000 박정원경희대 50,000 도원영고려대 50,000 임수경단국대 47,300 박영균건국대 50,000 신혜승이화여대 50,000 조병준인하대 50,000 4)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발족 본연구사업의기획자였던인문콘텐츠학회는 2015년 5월에 2015 디지털인문학포럼을개최하여디지털인문학연구프로젝트의진행에관한정보를관련분야연구자들이공유하는자리를마련하였다. 아울러이곳에서의논의를바탕으로보다발전전인디지털인문학교육및연구모델을강구하는노력을범인문학계 ( 문화콘텐츠학 + 순수인문학 ) 차원에서추진하기로하였으며, 이를위해한국의디지털인문학관련연구자들이교류와협력을촉진하고, 나아가이분야연구의국제적교류의창구를담당할수있는조직을결성하였다.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 (Korean Association of Ditital Humanities) 라는이름으로발족한이기구는설립목적및향후활동방향을다음과같이천명하였다

22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창립발기문 27) 한국에서인문학지식의탐구및그것의사회적 문화산업적응용연구에종사하는우리는오늘날의디지털환경이인문지식의생산, 전파, 활용의패러다임을근본적으로변화시키고있다는사실을직시한다. 우리는 디지털인문학 (Digital Humanities) 이순수인문학과응용인문학의모든영역에서일어나는보편적전회 ( 轉回 ) 이며, 또하나의분과학문이아니라과거수많은갈래로나뉘었던세부영역들이서로소통함으로써지식의융합을통한인문학의확장을가져오는새로운구도임을인지한다. 이에우리는 디지털인문학 이라는이름으로인문학의혁신을추구하는범지구적노력에동참하는데뜻을모으고그에적합한실천방안을모색하고자한다. 1.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는디지털인문학의연구와교육을통하여국내적으로는인문융성의기반을확립하는데기여하고, 국제적으로는우리의고유한학술적경험과성과를토대로세계디지털인문학계에발전적인대안을제시함을목적으로한다. 2.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는디지털인문학의연구와교육, 디지털적인방법에의한다학문연계및학술과문화산업의소통등에관심이있는모든기관과단체, 개인이참여할수있다. 3.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는디지털인문학의연구와교육, 활용에관한경험과성과를서로에게알리고피드백을얻게함으로써디지털인문학의발전에기여한다. 4.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는범인문학계의연구자및예비연구자를대상으로디지털인문학적연구방법과이에필요한기술적역량을전파하는교육프로그램을개발하고운영하는사업을추진한다. 5.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는디지털인문학의선도적인경험을토대로정부부처및학술진흥기관의디지털인문학육성정책에대해자문하고건전한대안을제시함으로써한국디지털인문학진흥에기여한다. 6.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는디지털인문학연구단체의국제적인네트워크에참여함으로써한국의디지털인문학이세계디지털인문학과소통할수있는창구역할을담당한다. 한국의인문학계는우리나라의유구한지식문화의전통위에서순수인문학의성과를쌓아오는한편 2000년부터인문학의산업적활용을모색하며문화콘텐츠의새로운영역을개척해왔다. 디지털인문학이전통적인순수인문학과응용인문학으로서의문화콘텐츠학양자의소통과상생에기여할것을희망하면서, 공동의노력으로위와같은임무를수행하고자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 (Korean Association for Digital Humanities) 의창립을발기한다 년 5 월 30 일 27)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창립발기문,

23 5. 한국적디지털인문학의미래상 디지털인문학 은 디지털환경 에서수행하는 인문학연구 이다. 이새로운인문학연구는그것이더이상 연구를위한연구, 학문을위한학문 에머물지않고자하는노력이기도하다. 인문학연구를통해전문학자들의관심사인 학술적연구목적 을이루는것외에, 다음세상을이끌어갈청소년들에게디지털세계에서자신을표현하고세계와소통할수있게하는디지털문식 (Digital Literacy) 의교육도, 인문학적지식을학자가아닌일반인들도일상적인삶에서지적인즐길거리로향유할수있게하는문화산업적활용도디지털인문학의중요한임무이다. 외국인이지만한국역사연구에평생을바친와그너교수의문과프로젝트, 조선왕조실록이라는거대한역사기록을학술연구뿐아니라문화산업의자원으로도활용할수있게한조선왕조실록 CD-ROM은세계어느나라의경우와비교해도선구적이라고할수있는 디지털인문학 의시발이었고, 국가적총력으로만들어진다종의고전문헌자료디지털데이터베이스는한국의인문학이디지털인문학으로도약할수있게하는지반이되었다. 이러한배경속에서한국의디지털인문학은 문화콘텐츠학의추구 라는, 다소길었지만유의미한우회의길을거쳐보다명확한공익적목표를가질수있게되었다. 과거의유산과경험속에서미래의한국인문학을더욱건실하게할수있는방향성을찾아내고그가치를구체적인성과로구현하는것이현대한국의디지털인문학자들에게주어진과제일것이다. 인터넷, 모바일, IPTV 등오늘날의정보기술이만들어낸정보통신플랫폼은지식이곧문화가될수있는여건을만들어주고있다. 학술과창작, 전문성과대중성, 사실과허구의경계를자유롭게넘나드는새로운형태의문화향유가가능해진것이다. 놀이와학습을구분할필요없이그것들이한데어우러진복합적인현상이지식정보화시대인오늘날의 문화 이다. 28) 한국적디지털인문학의미래에대해우리가갖는비전은그것이인문학과문화산업의사이에서부가가치의선순환을일으키는펌프역할을하리라는것이다. 기초적인인문학연구의산물을지식콘텐츠로조직화하고이를통해문화산업적콘텐츠의생산을돕는것, 그렇게해서인문지식의사회적수요를제고하고인문학연구가더욱활성화되도록할것을기대하는것이다 년대초부터오늘날까지 10여년의짧지않은기간동안 문화콘텐츠 라고하는화두를안고인문지식연구와인문교육, 그리고문화산업의상생의길을모 28) 김현, 문화콘텐츠, 정보기술플랫폼, 그곳에서의인문지식, 철학연구 90, 철학연구회,

24 색해온한국의응용인문학연구자들에게는 디지털인문학 이그와같은목표 지향적연구의지평을넓혀줄해법의하나로인식되고있다. 참고문헌 Kim, Sun Joo Kim Edward W. Wagner and His Legacy: Toward New Horizons in the Research of Korean History. The Wagner Fiftieth Appointment Anniversary Special Lecture, Korea Institute, Harvard University Wagner, Edward. "Problems in the Computerization of Materials in the Korean Studies Field: A report on the Munkwa Project." 한국학자료의전산화연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김바로, 해외디지털인문학동향, 인문콘텐츠 33, 인문콘텐츠학회, 김현, 한국의전자도서관과전자책출판, 하바드옌칭한국관자료연구, 경인문화사, 김현, 'The Korean Wave, Culture Content, and Cultural Informatics', 인문콘텐츠 10, 인문콘텐츠학회, 김현, 문화콘텐츠, 정보기술플랫폼, 그곳에서의인문지식, 철학연구 90, 철학연구회, 김현, 인문정보학의모색, 성남 : 북코리아, 김현, 디지털인문학 : 인문학과문화콘텐츠의상생구도에관한구상, 인문콘텐츠 29, 인문콘텐츠학회, 김현, 김바로, 미국인문학재단 (NEH) 의디지털인문학육성사업, 인문콘텐츠 34, 인문콘텐츠학회, 신광철, 대학에서의문화콘텐츠인력양성의현재와미래, 인문콘텐츠 32, 인문콘텐츠학회, 최희수, 디지털인문학의현황과과제, 소통과인문학 13, 한성대학교인문과학연구원, 한동현, 문화콘텐츠학의새로운포지셔닝 : 디지털인문학, 한국문예비평연구 40,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문화관광부, 콘텐츠코리아비전 21 - 문화콘텐츠산업발전추진계획 -,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추진위원회, 2030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 인문콘텐츠학회, 인문콘텐츠학회창립발기문, 인문콘텐츠 창간호, 한국연구재단, 디지털시대인문학성과의산업화방안연구,

25 한국연구재단, 2014년도인문사회분야학술지원사업 : 인문학국책사업신청요강, 한국연구재단, 2014년도인문사회분야학술지원사업 : 디지털인문학사업신청요강,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 한국디지털인문학협의회창립발기문,

26 Ⅱ-2. 문화콘텐츠학의새로운포지셔닝 1) 한동현 1. 인문학, 디지털인문학, 문화콘텐츠학 1980 년대이후우리사회에서꾸준하게논의된핵심적인주제중하나가정 보화이다. 정보화사회는정보통신과새로운멀티미디어의기술변화를통하여 이루어져왔다. 정보화사회의흐름속에서컴퓨터와인터넷, 의사전달시스템 이전세계적으로확산됨에따라지식의증가및효용증대가이루어지고, 지 식기반사회 2) 라는말이등장하게되었다. 피터드러커에따르면지식기반사 회에서지식은전통적인생산요소인노동, 자본, 토지와같은수준의자원이 되는것이아니라유일한의미있는자원이된다. 이제지식은생산성과경쟁 력의새로운원천으로떠오르고있다. 현재지식정보사회화는세계적으로광 범위하고빠른속도로이행되고있으며우리나라도이러한추세의한가운데 있다고할수있다. 문제는이러한급속하고광범한변화가우리를어디로이 끌고있는가이다. 그방향은결국우리가그변화를어떻게이해하고활용하느 냐에따라결정될것이다. 그런데우리사회에서정보화를통하여지식이증가하고공유될수록 인문학 의위기 라는말이계속하여등장하고있다. 인문학의정의와분야에대해서는 여러가지의견들이있다. 니체는인문학을 인간삶의경험에대한이해와그 의미탐구를통해궁극적으로스스로의성숙한삶을형성하게해주는학문 이 라고하였으며, 권영민은 인간의삶에대한이해를목표로하는학문, 3) 위키 피디아한글판과영어판에서는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인방법을폭 넓게사용하여인간의조건에관해탐구하는학문 이라고정의하였다. 4) 인문학의범위는그설정에있어서도국가마다다르다. 미국의경우를살펴 보면, 1965 년에재정된국가인문예술지원법 (National Foundation on the Arts and the Humanities Act) 에서인문학분야에대하여다음과같이언급 하였다 : 1) 한동현, 문화콘텐츠학의새로운포지셔닝 : 디지털인문학, 한국문예비평연구 40,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 지식기반사회란 사회를구성하는요소인정부, 기업, 국민이지식을성공적으로창출하여이를사회구성원전체가공유하고학습 활용함으로써사회전체의생산성을극대화시키고공공서비스를보다효율적으로제공하여, 사회전체의경쟁력을확보할수있는사회 이다. 김치동, 지식기반사회에서의초고속정보통신망의역할과발전방향, 정보와통신 19-3, 한국통신학회, 2002, 20 쪽 3) 권영민, 디지털시대인문학의방향, 국어국문학 129, 국어국문학회, 2001, 6 쪽 4) 인문학 ;

27 인문학 이라는용어는다음의연구과해석을포함하지만제한되지는않는다 : 현대와고대언어, 언어학, 문학, 역사, 법학, 철학, 고고학, 비교종교학, 윤리, 비평과예술이론사, 인문적내용을담고있고인문학적방법을사용한사회과학, 다양한유산, 전통역사를반영하고국민의삶의현재상태에인문학을관련짓는데특별한관심을가지고인간환경에대한인문학연구및적용 5) 이와같이인문학의정의와분야는다르게해석되지만, 결국인문학은인간으로서갖추어야할바람직한품성함양을목표로하는학문이며, 그분야는인간의삶과주변세계에대하여성찰할수있도록하는학문들이다. 따라서인문학은교육의본질이며모든학문의뿌리가되는것이다. 지식정보사회화가이루어지면서 인문학의위기 가끊임없이대두되는원인은정보화의미래에대한깊은성찰이없이맹목적으로숭배하고있기때문일것이다. 돌이켜보면, 인류의과학지식과공학기술은끊임없이발전해왔다. 그러나이를잘사용할수있는도덕및종교의지혜도그만큼성숙되었는가에대해서는긍정하기가어렵다. 지식정보사회에대한인문학적성찰이요구되는것은우리가처해있는이러한시대적상황에서비롯된다고하겠다. 그런데인문학도디지털매체의발전에따라변화하지않을수없는상황에직면해있다. 맥루한은 1960년대에현대미디어이론에서사용하는미디어라는용어와가장근접한개념을제시했던학자였다. 그는 미디어의이해 라는책에서인간의역사에서인간커뮤니케이션을가장왜곡시켰던미디어는인쇄기이며, 왜곡된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인간을해방시킨미디어는텔레비전이라고했다. 또한그는 미디어는메시지다 라는말을통해 20세기후반디지털미디어시대를이미예고하고있었다. 국내에서는이어령교수가디지털미디어로인해문학이직면하고있는변화를멀티미디어화, 하이퍼텍스트화그리고글로컬화등세가지로보았다. 이세가지개념은문학텍스트뿐아니라인문학전반의텍스트에도적용될수있는데, 한마디로인문학텍스트의생산과소비양식이급격하게변화되고있음을말해주고있다. 한편최근에는디지털데이터의방대한축적으로 빅데이터 가화두로부각되고있다. 빅데이터는이름에서알수있듯이기존의데이터보다큰데이터로현재사용하는분석도구와관리체계로는이용이어려운데이터이다. 6) 기존의데이터에비하여크기가크고범위가방대하며, 새로운데이터가갱신되는시간주기도빠르기때문에활용이어렵다. 그래서보통일부데이터들만사용 5) National Foundation on the Arts and the Humanities Act, 20 U.S.C. 952 (a), 1965 년, 2010 년개정. 6) 빅데이터의특징은다음의 V3 로나타난다 : 규모 (Volume), 다양성 (Variety), 속도 (Velocity)

28 되고나머지는버려지게된다. 따라서방대한데이터를어떻게잘처리하고이용하느냐가최근몹시중요해지고있다. 예를들어, 구글의독감지도는빅데이터를활용한대표적인사례라하겠다. 구글은이용자들이 독감증세 나 독감치료 와같은검색어들을사용하면이와관련된 IP 주소를이용해지도를만들었다. 이렇게만들어진지도는독감에대한거의실시간에가까운상황을나타낼수있으며구글트렌드를이용하여질병을예측하는데사용되고, 정확성도상당히높은것으로알려져있다. 이러한상황속에서중요한것은인문학자들의새로운변화에대한수용과적응, 변화의지이다. 텍스트는점점영상으로바뀌어가고있고, 디지털기술과표현에익숙한세대를위해서인문학분야에서도디지털정보기술이적극적으로활용되어야한다. 한국에서는몇몇인문학자들이이러한인식을갖고 2000년대초인문학과디지털화에대한관심을가지기시작하였다. 그중에서더많은관심을끈것은문화콘텐츠학과디지털인문학이다. 문화콘텐츠학은인문학적인지식을포함한다양한학문적성과들을활용한콘텐츠를개발하여대중과의소통을하기위하여만들어진새로운학문분야이다. 7) 하지만국내에서디지털인문학은자리를잡지못하였고, 문화콘텐츠학역시아직까지규모있는지속적인발전을이루지못한실정이다. 가령, 2000년대초반문화콘텐츠학을기반으로하여많은기대를모았던 우리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 은더이상진행되지않고유지, 보수에만집중하고있다. 반면에해외에서는 디지털인문학 에대한관심이높아지고있고, 차례로성과들이나오고있다. 특히미국에서는 2008년국립인문학기금 (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 산하에디지털인문학부 (Office of Digital Humanities) 를설치하고미국내재단은물론이고외국연구기관과도파트너십을맺어연구를시작하였다. 언론계에서는뉴욕타임즈에서 인문학 2.0 (Humanities 2.0) 이라는주제로 디지털인문학 을집중조명하는장기시리즈를연재하고있다. 구글에서는 2010년 7월미국내대학들을대상으로 디지털인문학 프로젝트를선정해 100만달러를지원하고있다. 8) 우리보다늦게시작했음에도불구하고해외에서인문학과디지털기술의결합이비교적으로잘이루어지는이유는과연무엇일까? 이에본논문에서는위의상황을시대적배경으로삼아국내의 디지털인문학 과 문화콘텐츠학 에대한시각과미국의 디지털인문학 에대한시각차를살펴보고, 한국의 문화원형콘텐츠화사업 의결과물중 고려사람 과미국의 디지털인문학프로젝 7) 한동현, 문화콘텐츠개발을위한구술자료의자원화방안연구, 한국외국어대학교대학원박사학위논문, 2010, 20 쪽 8) 세계는지금 디지털인문학 혁명중 조선일보 2010 년 11 월 23 일자, A18 면

29 트 의결과물중 철도와근대미국의형성 을비교해봄으로써한국의문화콘 텐츠학, 더나아가인문학계가신중히고려해야할점을제시해보고자한다. 2. 인문학연구자의환경변화 미디어체계를기준으로사회를규정해본다면오늘날우리사회를디지털사회라고할수있다. 디지털사회의특징을인문학연구자와정보라는관점에서살펴보면다음과같은두가지를언급할수있다. 첫째, 정보를얻는데공간과시간의제약을받지않는다. 인터넷과모바일기술의발전으로인하여정보를검색하고얻는데특정한공간이나시간의구애를받지않게되었다. 예전에는정보를얻기위해해당자료가있는기관에가야하고, 그기관의업무시간에맞추어야만했다. 그러나지금은인터넷에만접속을하면자신이원하는대부분의정보를전세계로부터얻을수있게되었다. 둘째, 정보의질적가치가더욱중요해졌다. 현대의많은정보들이디지털화되어생산되고있고, 과거에생산된정보의디지털화작업들도끊임없이계속되고있다. 한국에서도 2000년 1월 지식정보자원관리법 을공포하였고,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 을통해역사분야를비롯하여많은자료들이디지털방식으로서비스되고있으며, 학술연구의성과들도당연히데이터베이스화되고있다. 당연히이러한데이터베이스의증가는인문학연구자들이접할수있는정보량의증가로이어졌다. 그런데정보가양적으로증가하면서, 자연히불필요한정보, 잘못된정보의양도늘어나게되었고, 이에따라정보의질적가치에대한관심은더욱높아졌다. 이상에서언급된변화만을고려해보더라도, 이제인문학은빅데이터의중요성을인식하고이를활용할수있는방안을적극모색하여야한다. 빅데이터는인문학의방법론과범주에큰기여를할수있다. 우선방법론적인면에서인문학의연구에보다많은사례들을다양하게제시할수있다. 빅데이터시스템을활용하게된다면많은유사사례들을분석할수있고, 인문학연구에대한다층적인접근과해석을시도해볼수있게됨에따라연구의객관성을좀더높일수있을것이다. 또한범주의측면에서빅데이터는인문학의연구범위를확대시킬수있다. 가장좋은예로빅히스토리 (Big History) 를들수있다. 기존의역사학은문자기록이있는시기이후만을다루었는데, 빅히스토리는빅뱅에서현재에이

30 르기까지의광대한범위를연구범위로설정하고있다. 이러한범위를다루는것은역사학에서만접근할수없기에과학분야와역사학분야가협업하여학제간연구로실제진행하고있다. 이렇게빅데이터를처리하기위해서는인문학과공학사이의협업이필요하고, 인문학이정보화시대의사회적요구에부응하기위해서는정보화사회에대한인문학적성찰을바탕으로그새로운가능성을추구해야한다. 인문학연구에서정보화에대한적극적인수용은연구자료의정보화만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정보화기술에대한폭넓은이해를바탕으로새롭게인문학연구방법을정립하는것도포함한다. 그리고정보화수용의목표는인문학의연구대상이되는자료를인간의삶과그가치를위해이용하는인간의정보화에놓여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분과학문들사이의의사소통을증진시키며학제간협력과공동연구의가능성을높여야한다. 이러한관점에서권영민은인문학이정보화사회에부응하기위해필요한세가지작업을다음과같이제안했다 : 9) 1 인문학연구의기초가되는모든자료를조사정리하여인문학데이터베이스를구축 2 인문학분야의교육현장에서활용할수있는새로운개념의멀티미디어교재를개발하여인문학연구의성과들을새로운기술을바탕으로재구성하여표현 3 대학의교과과정에서인문학연구에컴퓨터기술과전산프로그램을적용하는새로운교과목을신설하여디지털시대의환경에맞는인문학의새로운방향모색 한편 2004년 4월 2일에국가로부터한국의인문사회정책수립을위임받은인문사회연구회학자들은 과학기술과인문학의만남 을주제로인문정책포럼을개최했다. 10) 여기참여한학자들은 학제간연구는인문학이보다높은현실접합성을가지면서사회과학, 자연과학과함께더높은수준의발전을이루는데도움을준다 고밝히면서학제간통합연구를주장하였다. 여기에서의문제는 현실접합성 을가진학문으로서인문학의역할이다. 자본주의사회는삶에있어서기본적으로물질적풍요를지향하고, 일에있어서는경제성과효율성, 생산성도추구한다. 이러한사회환경속에서사람들의정신속에인문학적가치를심고자고민하였고, 그러한고민의결과로국내에서는 문화콘텐츠학 이대두되었지만현재위기를맞고있다. 9) 권영민, 디지털시대인문학의방향, 국어국문학 129, 국어국문학회, 2001, 쪽 10) 과학자권력갖는만큼사회적책임도필요, The Science Times, 2004 년 4 월 5 일자

31 3. 국내문화콘텐츠학의위기 문화콘텐츠학은 2000년대에들어서첫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가개설된이래, 불과 3~4년만에전국적으로문화콘텐츠학과가신설혹은개편 개설되었다. 2006년도에는 306개대학교에서 932개의문화콘텐츠관련학과를운영하였으며 11), 82개의고등학교에서 105개의학과를운영할정도로문화콘텐츠학이인기를누렸다. 12) 그런데아직은문화콘텐츠학에대한접근방식이다양하며문화콘텐츠의개념이정립되지않고있다. 이기상과유동환은문화콘텐츠학을통합학문으로바라보는데, 이기상은문화콘텐츠학을인문학, 미학, 기술공학, 사회학이각각조화로운균형을유지하는영역으로, 유동환은디지털환경에서문화기술을중심에둔각학문의융합으로설명하고있다. 박상천은문화콘텐츠의생산과소비에이르는산업적과정에초점을맞추어문화콘텐츠개발의핵심요소로개인의창의성, 문화예술적요소, 기술적요소가함께필요하다는점을강조한다. 그리고기획의과정에서는인문학과문화예술이, 제작의과정에서는공학과기술그리고디자인이, 판매의과정에서는홍보, 마케팅등이필요하다고하였다. 류은영은인문학과과학, 미디어의영역에서이루어지는인간상호간의소통 ( 인터랙션 ) 에주목하여문화콘텐츠학의범위에있어서인문학의영역을스토리텔링의관점에서세분화하였다. 13) 이와같은관점들은문화콘텐츠가통합학문영역이라는것에는모두동의하지만, 단지콘텐츠의생산차원에서만고려된것들이며, 구체적인범위와인문학이담고있는사상이나철학적문제등은다루고있지않고있는것으로보인다. 한편인문학과정보학의통합과관련해김현은인문정보학의개념을제시하였다. 그는문화콘텐츠가목표지향적인개념이라면, 인문콘텐츠는소재지향적인개념으로정립해야한다고하였다. 14) 김현이주창한인문정보학은인문학적지식이문화콘텐츠산업에효과적으로기여할수있게하기위한학문으로볼수있다. 이는그동안문화콘텐츠를바라보는시각이었던 교양 + 엔터테인먼트 에서 엔터테인먼트 측면이많이주목되었기때문에나온것이다. 그러나김현이주장한인문정보학과문화콘텐츠학은사실별개의학문이아니고, 인문정보학이문화콘텐츠학을보완하는역할로봐야한다고생각한다. 11)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교육기관현황조사, 2006, 2007, 40 쪽 12)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교육기관현황조사, 2006, 2007, 96 쪽 13) 박범준, 문화콘텐츠의출현과구조, 그리고구현, 글로벌문화콘텐츠 3, 한국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2009, 쪽 14) 김현, 인문콘텐츠를위한정보학연구추진방향, 인문콘텐츠 1, 인문콘텐츠학회, 2003, 32 쪽

32 국내에서문화콘텐츠학과디지털콘텐츠에대한관심이확산되었던이유에는정부의역할도있다. 정부는 21세기산업을주도할핵심동력가운데하나로 문화기술 을지목하면서대대적인지원에나섰다. 정부는문화콘텐츠를전담하는기관인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KOCCA) 15) 을설립하여이분야에대한체계적 집중적인지원을해오고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수행한대표적인사업으로 우리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을들수있다. 이사업의주요추진과제들로는창작인프라지속강화, 기획 창작연계지원, 창작소재수요확산, 혁신체계마련등이있었다. 16) 과제들을통해개발된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들은문화콘텐츠닷컴을통해다운로드받을수있도록하였고, 오프라인활용은사업자간계약을통해이루어졌다. 2006년 4월부터는포털사이트인 다음 ( 의 백과사전 에 문화원형 코너를신설하여서비스하였고, 일반인들에게문화원형의중요성에대한인식을확산시켰다. 17) 그러나지금의시점에서본다면문화콘텐츠학은지속적인발전을하지못하고있으며, 문화콘텐츠학과를폐지하는대학들도생겨나고있다. 이와같이문화콘텐츠학이 10년만에쇠퇴하고있는까닭은무엇일까? 그이유는크게다음과같은세가지로볼수있다. 첫째, 문화콘텐츠학에필요한통합적인연구가이루어지고있지않다. 문화콘텐츠라는용어는다양한대상, 장르, 매체를포괄하고있다. 따라서이모든분야에대한통합적인연구가이루어져야한다. 그러나아직까지분과학문을중심으로한연구들이주를이루고있고, 융복합적인연구는별로이루어지지않고있다. 통합적인연구가이루어지고있지않은이유는문화콘텐츠학과들이충분한논의없이만들어졌다는것을의미한다. 문화콘텐츠연구를위해서다양한관련학과들이학제간연구수행에대한충분한논의없이다소급하게학과설립이추진된측면이있다. 둘째, 문화콘텐츠학의지향점이불명확하다. 문화콘텐츠학과의커리큘럼을보면인문학을바탕으로예술, 디지털기술, 마케팅등다양한교육이이루어지고있으며, 이러한교육을하는목적은문화산업고급인력을만들기위해서이다. 그러나학과를전공한학생들은다방면의폭넓은지식을얻을수는있지만, 깊이있는지식을얻기는어려워보인다. 문화콘텐츠는융합의산물이기에동시에지식의깊이도요구된다. 일반적으로성공한문화콘텐츠는각분야의 15)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09 년 5 월에문화산업의진흥발전을효율적으로지원하기위하여문화산업진흥기본법 31 조에의거하여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문화콘텐츠센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디지털콘텐츠사업단을하나로통합해설립된기관이다. 16) 옥성수, 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경제적가치분석,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07, 쪽 17) 옥성수, 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경제적가치분석,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07, 15 쪽

33 전문성이잘융합된결과물이다. 그에반해문화콘텐츠학에서는어떠한전문성을가진인재를배출할것인지에대한인재상이명확하지않다. 결국문화콘텐츠학을전공한학생들은특정한전문지식을갖추지못한채, 다만문화산업전반에대한얇은지식만을얻고졸업하게된다. 문화콘텐츠학이등장한배경으로인문학분야의졸업생이취업하기가어렵기때문에인문학을기피한다는점을꼽을수있는데, 문화콘텐츠학의전문성부족으로사회가해당분야의인력을받아들이기가어려워보인다. 셋째, 문화콘텐츠를상업적으로만보는경향이있기때문에문화콘텐츠학자체도상업적인방향으로흘러버렸다. 문화콘텐츠는하나의자료를다양한방식으로활용한다는원소스멀티유즈 (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통해부가가치를생산할수있다는측면에서높이평가되고있다. 따라서문화콘텐츠학과내에서도각분과학문의결과물들을어떻게상업화시킬것인가에대한연구와강의가비교적많이이루어지고있다. 또한한편으로대학당국도신생학과의가치를알리고유지하기위해서, 또다른한편으로학생들의실습차원에서도정부의프로젝트를수행하는것을중요하게여겼다. 그래서인지초창기에는 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을수행하면서문화콘텐츠학에대한비교적많은논의가벌어지고어느정도의발전도달성했지만, 정부사업의중지로그러한논의도점차줄어들고이제는문화콘텐츠학의정체라는위기를맞이하게되었다. 결국문화콘텐츠학이학문으로서자생력을갖추기위해서는문화콘텐츠학의지향점을정하고주된연구방향이상업화로흐르지않는범위내에서통합적인연구가이루어져야한다고생각한다. 이에한국보다늦게시작하였지만최근주목을끌고있는미국의디지털인문학을살펴보면서한국의인문학과문화콘텐츠학이지향해야할점을찾아보고자한다. 4. 디지털인문학의현황과비교분석 1) 현황 디지털인문학 은전산학과인문학분야가교차하는지점에서연구, 교육, 창조를하는분야이다. 미국에서디지털인문학은처음에는 인문전산학 (Humanities Computing) 이라고불렸다. 오늘날디지털인문학은온라인수집품을목적에따라가치있게구성하고배포하는것에서부터광범위한문

34 화데이터들을조사하는것에이르기까지다양한주제를포괄하고있다. 디지털인문학은현재디지털화되었거나디지털로생산된자료들을포함하며전통적인인문학분야의방법론을전산학에서제공되는도구와디지털퍼블리싱과결합하고있다. 즉, 디지털인문학을추구하는학자들은새로운문제를제기하고새로운접근방법을개척하면서현존하는연구문제에대한답을찾거나현존하는이론적패러다임에도전하기위해전산학의방법들을사용하고있다. 디지털인문학의목적은크게다음과같은두가지로볼수있다. 첫째, 텍스트분석기술의사용, 지리정보시스템 (GIS), 공통지식에기반한협업, 전통적인인문예술분야의쌍방향게임과멀티미디어등과같이전산기술과인문학자들의활동을조직적으로통합하는것이다. 둘째, 텍스트와종이를넘는연구분야를새롭게만드는것이다. 이것은멀티미디어, 메타데이터그리고동적인환경을통합하는것을포함한다. 이에대한예로는미국의버지니아대학교에서수행했던 더밸리오브섀도 (The Valley of Shadow) 프로젝트와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수행한 더벡터스저널오브컬쳐앤드테크놀로지인어다이나믹버내큘러 (The Vectors Journal of Culture and Technology in a Dynamic Vernacular) 가있다. 18) 현재디지털인문학을하는연구자들이늘고있으며이들은광범위한문화데이터들을분석하기위하여전산학적방법을사용하고있다. 이러한프로젝트들의예는 2008년의디지털인문학부의후원을받는 인문학고등성과전산화대회 (The Humanities High Performance Computing Competition) 와국립인문학기금에서 2009년과 2011년에조직한 디깅인투데이터챌린지 (The Digging Into Data Challenge) 가있다. 이러한프로젝트들을조직하는국립인문학기금은미국정부의독립연방기관으로서 1965년의국가인문예술지원법에의하여설립되었다. 이기관은인문학에대한연구, 교육, 보존, 공공프로그램등을지원하고있다. 또한박물관, 문서보관소, 도서관, 대학, 공영방송국과개별학자들에게도고품질의인문학프로젝트에필요한비용을제공한다. 이기관은더나아가미국내의개인네트워크, 비영리계열사, 56개의인문학이사회를지원하고있다. 이러한지원금은학교와대학교에서인문학교육을강화시키고연구와독자적인학업을촉진하며, 평생교육의기회를제공하고문화적 교육적자료에접근할수있도록하고있다. 디지털인문학부는국립인문학기금내에있으며, 인문학연구와교육, 보존, 18)

35 접속, 공공프로그래밍을향상시키기위하여디지털기술을사용하는프로젝트들을지원하고있다. 이러한목적으로디지털인문학부는국가간협력과연구를촉진하기위하여국내외학회들과기타기금기구들과함께일을하고있다. 또한디지털인문학부는연구비지원프로그램들을후원하면서디지털학문에최상으로이바지하기위한방법을더많이배우기위하여학자, 도서관, 과학자및다른기부자들과함께컨퍼런스와워크숍에참여하여협력적으로업무를진행하고있다. 디지털인문학부에서지원한 디깅인투데이터챌린지 는 2009년에시작하여, 약 90개의연구팀이경쟁하였고이중 8개의프로젝트가선정되었다. 제 2차대회는 2011년에시작되었다. 디깅인투데이터챌린지 의이념은빅데이터를인문학과사회학의연구자료로변환시킬방법을도입하는것이다. 2012년 6월에는 1차 디깅인투데이터챌린지 에대한보고서가출간되었다. 이보고서는방대한데이터에대한전산적분석을포함하는 디깅인투데이터챌린지 에참여하였던학자들과, 폭넓은인터뷰와사이트방문에참여하였던 도서관및정보자원위원회 (Council on Library and information Resources) 직원들에의하여작성되었다. 이보고서는수행되었던 8가지프로젝트에대한소개와더불어학계에서앞으로연구를진행하면서모델로서의프로젝트의중요성에대하여논의하고있다. 1차시기에진행되었던프로젝트들과내용들을보면다음과같다. 올드베일리재판기록에조테로및타포르툴활용하기 : 범죄의도관련데이터마이닝 (Using Zotero and Tapor on the Old Bailey Proceedings: Data Mining with Criminal Intent) 년에구축되어약 197,000건의재판기록이수록되어있는사이트인 올드베일리온라인 (Old Bailey Online) 에올라와있는데이터를분석 계몽주의로의탐험 : 편지공화국의매핑 (Digging into the Enlightenment: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 - 17~19세기지성인들의지리적활동범위, 다양한취향, 상호작용에대한역사적의문을탐험하는방식으로지성인네트워크를시각화 언어표현의역동성구축 (Toward Dynamic Variorum Edition) - 고대언어 ( 특히그리스어 ) 를위한시각적알고리즘형성 음성기록의관리 (Mining a Year of Speech) - 오랫동안흩어져서관리되지않은광대한규모의영어음성기록들을조사

36 웹상에서언어데이터탐구 (Harvesting Speech Datasets from the Web) - 웹상에서언어이론들을탐구하는방식을제시 대규모음악정보의구조적분석 (Structural Analysis of Large Amounts of Music Information) - 음악의구조분석에대해수행되고있는연구들을위한토대개발 저작과관련질문에답을줄수있는이미지데이터관리 (Digging into Image Data to Answer Authorship Related Question) - 15세기필사본에담긴이미지, 17~19세기초의북미지도, 19~20세기미국퀼트제품에대한이미지등을수록 철도와근대미국의형성 (Railroads and Making Modern America) - 역사적방법론을위한이론적프레임워크에기반한미국철도연구 이프로젝트의결과물들은상업화를위한것이아니라순수인문학연구를위한목적을갖고있다. 또한대중들이잘이해할수있도록자료의시각화에집중하고있다. 버지니아대학교의 로마의재탄생 이라는사이트에들어가면클릭한번으로고대로마의도시개발상이 3D 영상으로펼쳐진다. 가상으로콜로세움주변을산책할수있으며, 관련정보를검색할수도있다. 또한네브래스카대학교가만든 철도와근대미국의형성 사이트는 1850~1900년철도 전보 증기선의발달이미국을어떻게바꾸어놓았는지를생생하게보여준다. 프린스턴대학교의 단테프로젝트 는서양고전문학애호가들의사이버순례지로꼽힐정도이다. 이사이트에서는 1320년대까지거슬러올라가역대단테논평가들의강의, 음성파일, 사진을이용할수있다. 더욱이이러한자료들은오픈소스를기반으로개발하였기때문에대중에게공개가용이하고개발비용절감의효과가있었다

37 [ 그림 1] 로마의재탄생프로젝트 : 고대로마의디지털복원 [ 그림 2] 단테프로젝트홈페이지 이처럼미국에서는디지털인문학을학문적인측면에서접근하였다. 디깅인투데이터챌린지 프로그램과 우리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은모두인문학과기술의융합을추구하지만전자는인문학의진흥에더비중을두었고, 우리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은문화산업을지원하기위한프로젝트였다. 미국에서는디지털기술과관련된부분을인문학에도입하기위해새

38 로운학과를신설하기보다는인문학의새로운방법론으로서활용및접근하는방식을선택한것으로보인다. 따라서개별분과학문들은각자의전문성을살릴수있었고, 각분과학문의연구결과물은단순상품화의목적으로만활용될수있는것이아니라지식의공유와새로운연구방법론을도출하는차원으로까지활용될수있다. 이러한측면이한국에서문화콘텐츠를바라보는시각에서차이를보이고있다. 2) 비교분석 여기서는구체적으로우리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결과물인 고려사람 과미국의디지털인문학프로젝트의결과물인 철도와근대미국의형성 을비교해보고앞으로우리가참고할시사점을도출해보고자한다. 문화콘텐츠학과의논의대상이자문화콘텐츠학의생성에영향을주었던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중 고려사람 은고려인의러시아 140년이주개척사를다룬프로젝트였다. 이프로젝트는극동, 중앙아시아, 남부러시아로이어지는고려인의 140년이주개척사를 4개의시기, 34개테마로구분하여시놉시스를개발하는데주목적이있었다. 또한이주개척사흐름과더불어독특하게발전된고려인의의식주생활문화를 2D, 3D, 사진으로개발하였고, 초기한인촌이자항일운동의근거지였던신한촌과중앙아시아한인집단농장의하나였던김병화농장을 3D로복원하기도하였다. 이프로젝트의특이점은원형스토리은행, 인물은행, 아이템은행등을만들어원래의역사적사실을알리고, 고려인과타민족의생활문화를 2D와 3D 로구현하여사이버박물관에전시를함으로서고려인이주개척자들에대한이해를도와문화산업종사자들의영감을자극하는데에있었다. 또한콘텐츠몰을만들어개발된콘텐츠가판매될수있도록하였다

39 [ 그림 3] 고려사람 의사이트예시 [ 그림 3] 에서볼수있듯이문화산업종사자와일반인들의고려인에관한이해를돕기위하여텍스트를플래시멀티미디어지도, 사진, 동영상등과함께볼수있도록하였으며, 이주개척사를시기별, 지역별로분류하여원하는자료를찾기쉽도록하였다. 이프로젝트의결과물중에서이주개척사와원형스토리, 이와연관되어개발된멀티미디어들은학문적연구대상으로도가치가있다고판단된다. 그러나이프로젝트자체가산업계와의연관성을고려하여진행되었기때문에주된사용자대상이스토리작가로편중되어설정되었다. 그리고해당콘텐츠는판매를위해콘텐츠몰에배치되었는데, 결제를하지않고볼수있는결과물들은많지않았다. 따라서오픈소스로구성하여일반대중들도볼수있도록한미국의디지털인문학프로젝트의결과물들에비하여오히려활용성과인지도가떨어지게되었다. 또한문화원형프로젝트는처음부터연구기관과기업간의컨소시엄을구성해진행되었고, 학술적연구보다는그결과물의상업적활용및판매가목적이었기때문에개발비용도정부에서전부를지원하는방식이아니었다. 지원한단체에서개발비의일부를부담하는매칭펀드방식으로인해정부는국민의세금으로사업을진행하면서도저작권을사업자와나눠갖게되었다. 저작권의분리는결국저작물의공공적활용에있어제한요소로작용할수가있다. 이러한방식의사업은인문학자체를진흥시키는방향이아니라, 오히려산업계와연계에매이는결과를낳게된다. 즉, 앞에서언급한 인문학의위기 를

40 극복할수있는대안이아니라인문학을더욱신자유주의시장에밀어넣은계기가되어버린것이다. 다시검토해보면, 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결과물들은미국의디지털인문학프로젝트의결과물들못지않게학문적관점에서뛰어난것이많다. 오히려다른나라들보다먼저이러한부분에주의를기울기고사업을선행한것에대해충분히자부심을가질만하다. 그러기에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은지속되어야할이유가충분히있다하겠다. 하지만프로젝트의목적이산업적활용이라는측면에치중하다보니자유로운연구를통한합리적인결과물이도출되기보다스토리텔링과같은한정적인결과물들이주로나오게되었다. 이러한점은앞으로정부와학계가인문학의미래를위하여수정해야할사항이라하겠다. 한편, 미국의네브래스카대학교에서수행한 철도와근대미국의형성 프로젝트의목적은철도가사회에미치는영향력에대한자료를제시해주고, 19 세기의근대사상과제도등이미국을어떻게변화시켰는지를보여주기위한것이다. 미국역사에서철도는최초이자가장복잡한국가시스템이었다. 프로젝트팀은이러한철도시스템의발전에대한다양한기사, 논의, 만화, 시, 음악, 풍경변화등과같은다양한기록들을수집하고검토하였다. 기존에도학자들이미국철도의중요성에대하여많은관심을가졌었지만, 이프로젝트를통해서는전혀예상치못한결과물들이산출되었다. 여기서는철도시스템이근대미국의형성과어떻게결합되었는지에초점을두면서, 그에따른사회적변화를조사하고표현하는데디지털매체를활용하였다. 이연구결과미국남부에서는철도가발전한곳에노예제도가발전하게되었고, 다른지역에서는자유노동자들이성장하였으며, 철도운임에대한정치적논의들이있었음이밝혀졌다. 그리고이러한결과물들은시각화되어공개되었다. 또한현재이프로젝트와관련해공개된연구주제들은 노예제도와남부철도, 철도사업과노동자, 남북전쟁과전략, 1877년의철도파업, 정치와부패, 토지의규모, 이주, 이민, 인종차별의기원, 윌리엄제닝스브라이언의 1896년대통령선거운동, 여행과이동성, 철도의묘사 등매우다양한분야를포괄하고있다. 또한지리정보시스템과역사적이미지들을연계하여시기별철도의팽창이나철도역별승객수의변화등을시각적으로볼수있도록하였다

41 [ 그림 4] 네브래스카철도의시기별팽창 이프로젝트에서주의깊게보아야할점은데이터의공개이다. 사이트내의데이터와도구들을서로공유할수있도록해서다른인문학자들도활용할수있도록하였다. 또한오픈소스및구글지도를이용하여, [ 그림 4] 와같은플래시기반의콘텐츠도구글지도에서볼수있도록하였다. 그리고인문학분야의역사학과대학원학생들이수행한프로젝트의결과물들도공유시켰고, 수업자료들도함께제시되었다. 이러한측면이산업적활용에치중한국내의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목적과는확연히다르다하겠다. 마지막으로이프로젝트에대한국가의지원은끝이났지만대학교내에서는이프로젝트가여전히진행중인데, 국내에서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진행이국가지원이끝나는시점에서동시에멈췄던우리의현실과비교해볼때상당히다른점을보여준다고하겠다. 3) 시사점 위에서비교해본바와같이, 미국의디지털인문학은한국의문화콘텐츠학 계와정부에많은시사점을주고있다. 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과디지 털인문학프로젝트는모두결과적으로빅데이터를지향하는데, 그럼에도불구

42 하고위와같은차이점이나는이유는무엇일까? 첫째, 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결과물중에인문학적인가치를담고있는것들도많이있다. 그렇지만현재이사업이이렇게정체되고중지되었다는점은문화콘텐츠에대한정부정책의관점이오로지산업적수익에만치중되어있음을반증한다하겠다. 정부차원의문화사업은당장의이익이발생해야하는사업이아니라 공공성 이라는관점에서장기적으로지속되어야한다. 미국의디지털인문학은인문학의위기를디지털기술과의접목을통해학문의진흥과더불어대중과소통하는방식으로전진했다. 이에반해한국의문화콘텐츠학은디지털기술을활용한산업적기여를보다우선순위에둠으로써인문학의위기를극복하려했으나정체에이르고있는것으로판단된다. 공공성을가진문화는많은사람들이자유롭게누리면서더욱발전할수있지만, 문화상품그자체는구매능력을갖고있는소수만이누릴수있기에대중적인공유의가능성도낮다. 따라서정부차원에서수행되는문화사업은문화산업자체를발전시키려는노력보다는문화산업이발전할수있는공공적인토대를지속적으로마련하는방향으로진행되어야하겠다. 둘째, 학문으로서의문화콘텐츠학의영역을재정립해야할필요가있다. 지금통용되는문화콘텐츠의개념에는 문화자원 과 문화상품 등의요소들이혼용되고있다. 우선부가가치가높고원소스멀티유즈가가능하다고말할때에는문화콘텐츠를 문화자원 으로보는관점이라할수있다. 이미만들어진상품자체가다양하게쓰이는것이아니라그안에담긴내용물, 즉자원들이다방면으로활용되기때문이다. 반면에영화, 드라마, 캐릭터, 뮤지컬, 대중음악, 게임등을문화콘텐츠라고말할때에는문화콘텐츠를 문화상품 으로보는견해이다. 이미만들어진캐릭터, 영상물, 애니메이션과같은상품자체는더이상활용이될수없는최종단계의결과물이다. 인문학기반의문화콘텐츠학에서지향해야할방향은인문학의연구성과를 문화자원 으로전환하고, 대중적으로공유할수있도록자원과서비스를제공하는것이다. 이를통해문화콘텐츠학은보다많은사람들에게인문학의가치와영감을전하고, 스스로창의를발휘하여적극적인문화참여를이끌어낼수있도록기여해야한다. 연구성과를활용해단순히수익을창출할수있는문화상품을개발하는것이문화콘텐츠학의목적만은아닐것이다. 5. 맺음말

43 본논문에서는디지털시대에국내의문화콘텐츠학의현황과미국의디지털인문학을살펴보고, 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결과물과미국의디지털인문학프로젝트의결과물들을비교해봄으로써문화콘텐츠학이나아가야할방향을제시해보고자하였다. 국내학계에서는융합의관점에서각분과학문에디지털기술을접목시키려는노력을하고있으며, 국가에서도문화콘텐츠의중요성을강조하고있다. 그러나문화콘텐츠학은처음학과가생겨난지 10년이되었지만아직까지큰발전을이루지못하고있다. 문화콘텐츠학은콘텐츠를통한상업화와수익모델창출에중점을두었기때문에인문학의연구방법론과성과를풍성하게만들지못했고, 다소대중들의관심을끌수있는, 겉으로보이는데이터와서비스에만더치중을하게되었다. 모든학문의중심이되는인문학이위기를맡게된것은바로학문분야에까지시장주의적인가치관이확대되었기때문이라고본다. 디지털세대의관심은현실적인욕망과필요에사로잡혀있다. 자연히이세대는인문학에서강조하는인간의삶의질에대해무관심의반응을보인다. 그렇다고과학기술의발전에따른물질적인성과를강조하게되면인문학은상대적인정체성과후진성에빠지게된다. 따라서이제인문학은디지털기술과융합되어풍성한발전을이루어나갈필요가있다. 미국의디지털인문학은인문학분야에서빅데이터와같은디지털기술의접목을통해그연구성과를더욱풍성하게하려는의도에서시작되었다. 게다가그결과물들을대중들이마음껏쓸수있도록함으로써대중과인문학결과물에대한소통도자연스럽게발생하도록유도하였다. 디지털기술을사용하여인문학분야를풍성하게하기위한노력은유럽에서도진행되고있다. 최근유럽연합은다리아 (DARIAH) 프로젝트를통해유럽의인문예술분야와디지털기술의결합을모색하고있다. 이제국내의문화콘텐츠학도위와같은방식으로의발전을고려해야할시점에도달했다고생각한다. 문화콘텐츠학의기여는단순상업적결과만으로성공여부가결정될수없고, 인문학의연구성과를기반으로인문학의본질인인간에대한종합적이해, 연구성과의대중적공유및소통으로인문학의의미와중요성을전달로판단되어야할것이다

44 참고문헌 저서 / 논문권영민, 디지털시대인문학의방향, 국어국문학 129, 국어국문학회, 김기덕, 콘텐츠의개념과인문콘텐츠, 인문콘텐츠 1, 인문콘텐츠학회, 김종혁, 디지털시대인문학의새방법론으로서의전자문화지도, 국학연구 12, 한국국학진흥원, 김현, 디지털정보시대의인문학 : 인문학의 e-r&d 환경구축을위한제언, 오늘의동양사상 7, 예문동양사상연구원, 2002., 인문콘텐츠를위한정보학연구추진방향, 인문콘텐츠 1, 인문콘텐츠학회, 마샬맥루언저, 김성기역, 미디어의이해-인간의확장, 민음사, 박경하, 인문콘텐츠와인문정책의방향, 인문콘텐츠학회창립대회및창립기념심포지움, 인문콘텐츠학회, 박범준, 문화콘텐츠의출현과구조, 그리고구현, 글로벌문화콘텐츠 3, 한국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2009., 소통으로서의문화콘텐츠학담론모색과 배치 를통한콘텐츠기획연구 : 영화 Life in a Day 사례분석을중심으로, 글로벌문화콘텐츠 8, 한국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신광철, 인문학과문화콘텐츠, 국어국문학 143, 국어국문학회, 안종훈, 디지털인문학과셰익스피어읽기, 셰익스피어리뷰 47-2, 한국셰익스피어학회, 옥성수, 문화원형디지털콘텐츠화사업의경제적가치분석, 이선관, 인문학의위기, 무엇이문제인가?, 인문과학연구 18, 전승환, 적( 敵 ) 과의동침? : 인문학의디지털미디어흡수융합전략과 진화인문학 의모색, 세계문학비교학회 전북대학교국제문화교류연구소 2009 봄철정기학술대회, 세계문학비교학회, 조관희, 인문학위기 담론에대한비판적고찰, 중국어문학논집 48,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교육기관현황조사, 2006, 한동현, 문화콘텐츠개발을위한구술자료의자원화방안연구, 한국외국어대학교대학원박사학위논문, 한동현, 김상현, 시맨틱웹시대의인문콘텐츠, 인문콘텐츠 12, 인문콘텐츠학회, 신문기사 거세된학문, 인문학의위기, 한겨레신문, 2006 년 1 월 16 일자

45 과학자권력갖는만큼사회적책임도필요, The Science Times, 2004 년 4 월 5 일자. 세계는지금 ' 디지털인문학 ' 혁명중 조선일보 2010 년 11 월 23 일자, A18 면. 웹자원 Railroads and the Making of Modern America, Digging into Data Chanllenge,

46 Ⅱ-3. 인문학과문화콘텐츠의상생전략 1) 김현 1. 인문콘텐츠 = 인문학 + 디지털콘텐츠 인문콘텐츠학회는창립후 10년동안인문학의입장에서문화산업에다가서는길을개척해왔다. 통권 29호에이른학회지 인문콘텐츠 는문화콘텐츠에관한깊이있는담론을지속적으로이끌어옴으로써 인문콘텐츠학 또는 문화콘텐츠학 이라는이름을부끄럽지않게하였으며, 학회회원들이소속대학에서운영하는 문화콘텐츠학과 도이제는상당부분안정적인궤도에들어서서우리나라문화산업의내용적수준을제고할인재들을육성하고있다. 그러나모든학술활동이그렇듯이우리가이루어낸것보다는이루지못한것, 앞으로이루어나아가야할것이더많은것도엄연한사실이다. 10년전우리가하고자했던일, 하지만오늘까지도여전히미흡한수준으로남아있는일은무엇인가? 10년전에했던우리의각오를돌아보자. 디지털내용물은사실상우리사회전분야의다양한측면을전부포괄하는것이며그러한내용물창출의주된원천이되는것은인문학적사고와축적물이다따라서디지털내용물과인문학의구체적인결합을새롭게 인문콘텐츠 라고이름붙이고자한다. 인문콘텐츠라는과제는전통적인인문학에대한실험이자새로운기회이다. 그러나올바른인문콘텐츠의창출은빠른속도로변화하는디지털기술을포함하여다양한영역과연결된관계망의산물이어서, 한개인이독립적으로완결지을수있는것이아니다. 이것이인문콘텐츠라는과제를담당할새로운학회를창립하는이유이다. ( 인문콘텐츠학회창립발기문중에서 ) 2) 이글을통해다시확인할수있듯이, 인문콘텐츠학회는두개의분명한화두를안고출범하였다. 디지털콘텐츠 와 인문학 이다. 우리학회의관심과활동속에이두가지주제는여전히 살아있는가? 인문콘텐츠학회회원의상당수는전통적인인문학을학문배경으로삼고있으면서, 지금은대학의문화콘텐츠관련학과를중심으로교육 연구활동을하는사람들이다. 그런데대부분의문화콘텐츠학과의경우, 비록그배경을인문학에두고있는곳이라하더라도, 현재의관심사는인문학연구보다는영화, 1) 김현, 디지털인문학 - 인문학과문화콘텐츠의상생구도에관한구상 -, 인문콘텐츠 29, 인문콘텐츠학회, ) 인문콘텐츠학회, 창립발기문, 인문콘텐츠 1, 인문콘텐츠학회, 2003, 297 쪽

47 드라마, 광고, 공연기획등이른바등문화산업쪽에서요구하는실용능력의배양에쏠려있는듯이보인다. 우리나라문화산업의성장세를감안할때, 이분야에서활동할전문인력을양성할책임을대학에서담당하는것은충분히의미있고필요한일이라는데동의한다. 그리고현재의문화콘텐츠학과가그역할을담당하는것도바람직한일이다. 하지만우리가 인문콘텐츠 라는말을만들어냈을때의도한뜻은 디지털문화콘텐츠안에인문학의가치를충분히담아낼수있게하겠다 는것이었다. 그렇게하기위해서는문화산업계의동향과수요를파악하는것도필요하지만, 인문지식을이해하고그것을효과적으로응용할수있는방법을찾는것도여전히중요하다. 10년전인문콘텐츠학회의설립에참여했을때부터지금까지, 인문콘텐츠라는이름으로우리가할일은인문지식과문화산업을이어주는가교역할이라는것이나의변함없는생각이다. 문화산업계와인문학계, 이두세계는모두크고, 깊고, 고집스러운자기영역이있기때문에섣부른융합이나소통의논리만으로그사이에끼어들기는어렵다. 진지하게그세계에다가가서, 그곳의중심에서논의되는수준으로그들의주제를탐구하고, 거기에서얻은신뢰위에서다른쪽의세계를이해시키는노력을기울여야한다. 인문콘텐츠학의이러한중재적활동을통해, 문화산업계는더욱용이하게인문학지식을활용할수있게되고, 인문학연구자들은문화산업계가활용할수있는원천지식의생산에더많이기여하게되리라는것, 이것이인문콘텐츠학에종사하는우리의기대이다. 하지만이러한중재적활동을함에있어 우리의노력으로만모든것이이루어진다는판단을해서는안된다. 3) 디지털문화콘텐츠의자원이되는인문지식은순수인문학을포함하는인문학의모든영역에서각방면전문연구자들의치열한노력을통해생산되어야한다. 그래야만문화산업계의다양하고심도있는수요에부응할수있다. 이것은문화콘텐츠학과수업을통해개설적수준의인문학관련강좌몇개를수강한학생들이감당할수있는과업이아니다. 나는이러한이유에서인문콘텐츠학과전통적인인문학의지속적인협업의필요성을제기하고자한다. 인문콘텐츠학은전통적인문학에대해인문지식의응용적수요와그수요에부응할수있는방법을알림으로써문화산업적활용이가능한인문지식의생산을촉진하고, 전통적인문학은그것을통해문화산업계가필요로하는원천지식을더욱풍성하게생산해내는구도가만들어져 3) 김기덕, 문화콘텐츠의등장과인문학의역할, 인문콘텐츠 28, 인문콘텐츠학회,

48 야한다는것이다. 2. 디지털인문학 인문학과인문콘텐츠학사이의협업은어떻게추구될수있을까? 인문콘텐 츠학계와전통적인인문학계가공동으로관심으로가져야할과제로서 디지털 인문학 (Digital Humanities) 의가능성에주목해볼것을제안한다. 4) 디지털인문학이란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 의도움을받아새로 운방식으로수행하는인문학연구와교육, 그리고이와관계된창조적인저작 활동을일컫는말이다. 이것은전통적인인문학의주제를계승하면서연구방 법면에서디지털기술을활용하는연구, 그리고예전에는가능하지않았지만 컴퓨터를사용함으로써시도할수있게된새로운성격의인문학연구를포함 한다. 단순히인문학의연구대상이되는자료를디지털화하거나, 연구결과 물을디지털형태로간행하는것보다는정보기술의환경에서보다창조적인 인문학활동을전개하는것, 그리고그것을디지털매체를통해소통시킴으로 써보다혁신적으로인문지식의재생산을촉진하는노력이다. 미국과유럽등서구사회에서는이탈리아의예수회신부로베르토부사 (Roberto Busa, 1913~2011) 가토마스아퀴나스 (Thomas Aquinas) 의저작을 위시한중세라틴어텍스트의전문색인을전자적인방법으로편찬한것을디 지털인문학의효시로보고있다. 5) 이를계기로인문학연구의새로운방법에 눈을뜨게된미국과유럽의인문학자들은컴퓨터의활용을여러방면으로모 색하기시작했다. 초기에는인문학전산화 (Humanities Computing), 또는전 산인문학 (Computational Humanities) 이라는이름으로, 텍스트및언어자원 의색인 통계처리를위주로하였으나, 정보기술환경의급속한진화와더불어 그활용범위를데이터베이스와멀티미디어, 그리고대규모원시데이터에서부 터전자적인방법으로의미있는사실을찾아내는데이터마이닝 (Data Mining), 그결과를그래픽으로보여주는시각화 (Visualization) 로넓혀갔다. 유럽과미국의여러대학에서창의적인인문학연구자들에의해자발적으로 4) 문화콘텐츠관계자들은 디지털 을 산업적응용 을위한기술로이해하는경향이있는듯하다. 하지만내가이글에서말하는 디지털 은 문화산업 보다 인문학 쪽으로협업구도를만드는수단이다. 5) 로베르토부사 (Roberto Busa, 1913~2011) 는 1949 년부터미국 IBM 사의도움을받아 1 천 1 백만단어에이르는토마스아퀴나스 (Thomas Aquinas) 의저작과관련자료를컴퓨터의힘을빌어정리하기시작하였다. 그결과물은 1974 년에인쇄물형태로모습을드러냈고, 1992 년에는하이퍼텍스트기능을포함한디지털텍스트가 CD-ROM 판으로간행되었다. (Hockey, Susan. The History of Humanities Computing. A Companion to Humanities Computing. Oxford: Blackwell, )

49 시작된디지털인문학은정부및민간단체의재정적인지원에힘입어보다광범위하게, 적극적으로추진되기시작했다. 미국의경우, 인문학재단 (NEH, 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 이 2008년에설립한디지털인문학지원단 (ODH, Office of the Digital Humanities) 의연구비지원을비롯하여, 맥아더재단 (MacArthur Foundation) 의 HASTAC Digital Media and Learning Grants, 구글 (Google) 의 Digital Humanities Research Awards, 앤드류멜론재단 (Andrew Mellon Foundation) 의디지털화프로젝트지원사업등이미국의대학사회에서디지털인문학연구가급진적으로확산되는계기를마련하였다. 6) 영국의경우, 학술연구지원기구인예술인문연구회 (AHRC, Arts and Humanities Research Council) 와경제사회연구회 (ESRC, Economic and Social Research Council) 의지원에힘입어,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런던, 셰필드대학등이유럽디지털인문학의선도적인모델이되는연구결과물을산출하고있다. 디지털인문학연구는미국, 영국뿐아니라캐나다,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등에서도활발하게전개되고있으며, 일본과대만에서도그가능성을적극적으로모색하는연구가이루어지고있다. 7) 세계디지털인문학연구단체들이결성한국제적네트워크인센터넷 (CenterNet) 의 세계디지털인문학센터디렉토리 8) 에등재된디지털인문학관련연구센터, 학회, 전문기구수는무려 190여곳에달한다. 9) 6) Waltzer, Luke. "Digital Humanities and the 'Ugly Stepchildren' of American Higher Education". Debates in the Digital Humanitie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pp ) 리츠메이칸대학 ( 立命館大学 ) 의일본문화디지털휴머니티즈센터 ( 日本文化デジタル ヒューマニティーズ拠点 ) 에서간행한 일본문화디지털휴머니티즈총서 ( シリーズ日本文化デジタル ヒューマニティーズ ), 타이완대학 ( 臺灣大學 ) 의디지털휴머니티즈센터 ( 數位人文中心 ) 에서간행한 디지털휴머니티즈총서 ( 數位人文硏究叢書 ) 등 8) The International Directory of Digital Humanities Centers: 9) 190여개기관가운데 CenterNet의결성을주도한 18개주요기관은아래와같다. Canadian Institute for Research in Computing and the Arts (University of Alberta, Canada) Center for Digital Research in the Humanities (Nebraska, USA) Center for Digital Scholarship (Brown, USA) Center for E-Research (King s College London, UK) Centre for Open Electronic Publishing [Cléo] (France) Digital Humanities Center for Japanese Arts and Cultures (Ritsumeikan University, Japan) Digital Humanities Hub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Digital Humanities at Oxford (UK) Electronic Textual Cultures Lab (University of Victoria, Canada) Göttingen Centre for Digital Humanities (Germany) HAVLab (McGill, Canada) Maryland Institute for Technology in the Humanities (Maryland, USA) Matrix (Michigan State, USA)

50 [ 그림 1] 세계디지털인문학센터디렉토리 등재기관소재지 3. 디지털인문학과인문콘텐츠학 디지털인문학이문학, 사학, 철학등전통적인인문학의영역에서탐구되어야할과제인지, 아니면인문지식의문화콘텐츠적응용을추구하는인문콘텐츠학의과제인지를묻는다면, 이에대한나의일차적인답변은 인문학의과제 라는것이다. 디지털인문학은모든인문학이새롭게갈아입어야할옷과같은것이다. 디지털이라고하는새로운환경에적응하지못한인문학은더이상현대의학문이라고할수없다. 적어도우리의다음세대의인문학자들은모두디지털인문학자일것이다. 그렇다면인문콘텐츠학이디지털인문학에관심을가져야하는이유는무엇인가? 우리가그것을외면하면, 인문지식의문화콘텐츠적응용 또한전통적인인문학의몫으로돌아가고우리에게는남는것이없게될것이기때문이다. 지난 2010년, 당시의교육과학기술부와이부처의산하기관으로서학술연구지원사업을담당하는한국연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우리나라인문사회분야의비전과목표를제시하고이에따른종합발전계획을수립하는것을목적으로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수립추진위원회 를운영하고, 여기 Print Culture eresearch Hub (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 NZ) Research Center for Digital Humanities (National Taiwan University, Taiwan) Roy Rosenzweig Center for History and New Media (George Mason, USA) Scholars Lab (Virginia, USA) University College London Centre for Digital Humanities (UK)

51 에서의논의를바탕으로 2030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 을발표하였다. 우리나라인문사회분야학술진흥사업의마스터플랜및로드맵이라고할수 있는이기획안이제시한 6 대과제의하나가 디지털연구기반구축을위한 디지털휴머니티즈 이다. 10) 이계획서에서는디지털휴머니티즈사업의제안배경에대해, 문화콘텐츠 산업은인문사회의창의성과상상력이축적된지식에바탕 을두기때문에 디지털화를통해인문사회분야학술연구성과를교육 문화산업에활용 할수 있고, 이를통해 새로운문화적, 경제적효과를유발 할수있기때문이라고 밝히고있다. 디지털인문학 (Digital Humanities) 의중요한목적가운데하나 가 문화콘텐츠산업에의기여 라고한다면, 같은목표를가진인문콘텐츠학이 이에대해무관심할수없는것은당연한일이다. 그렇다면디지털인문학이라는영역에서인문콘텐츠학이담당해야할역할은 무엇일까? 순수인문학분야의연구자들을도와보다응용가치가높은디지털 콘텐츠를만들어내는일일것이다. 여기서말하는응용가치는물론문화산업 적인활용을기준으로하는것이다. 이를위해서는문화산업계의동향과수요 를정확하게파악하는것이필요하다. 이역할은인문콘텐츠연구자들의몫이 다. 고전문헌속의데이터와씨름해야하는인문학연구자들이문화산업계의 세세한동향까지살피기는어려울것이기때문이다. 인문콘텐츠연구자들이문화산업계의지식수요를정확하게파악하고있다고 해도그것이디지털인문학연구에반영될수있기위해서는이들도그연구 개발활동에직접적으로개입해야한다. 인문학연구자와인문콘텐츠학연구자 들의공동프로젝트수행에서후자가담당해야할또하나의역할은인문학의 원천지식을디지털콘텐츠로재조직하는방법을찾아내고그에필요한기술 을운용하는일이다. 디지털인문학은디지털기술을도구로활용하는것이기때문에이분야의 연구자들에게는학술활동에목적에적합한도구를찾아내고적정한방법으로 그것을운용하는능력이요구된다. 사실상인문학이디지털인문학으로옮겨 갈수있느냐없느냐는이도구운용능력이있고없음에좌우된다고도할수 있다. 그도구는상업적인소프트웨어패키지일수도있고, 개방적인 API 11) 나 10) 이사업계획은 디지털휴머니티즈 라는이름의중점과제밑에 1 디지털인문학연구기반구축, 2 디지털가상라이브러리사업, 3 디지털아카데미구축사업등 3 개의세부과제를두고, 디지털인문학진흥을위한연구지원, 인프라구축, 인력양성등의사업을향후 5 년간, 연간예산 600 억원규모로수행할것을제안하고있다. (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추진위원회, 2030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 2010, 쪽 ) 11)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이용자가응용프로그램을만들수있도록특정기능을수행하는루틴을제공하면서그것을호출하고조합하는방법을정한규약

52 공개된프로그램소스를활용하여만든새로운응용프로그램일수도있다. 어느쪽이든도구자체에대한이해도필요하지만, 그것의실제적인운영능력은운용자가연구의목적과데이터의성격을얼마만큼깊이있게이해하고있느냐에따라결정된다. 바꿔말해, 정보기술을이해할뿐아니라그기술을적용할인문지식에대해잘알거나, 적어도그분야의전문가인순수인문학자들과자유롭게의사소통을할수있는사람이필요한것이다. 인문콘텐츠학의발전적인커리큘럼속에는이와같은학제적인연구개발인력을육성하는프로그램도포함되어야할것이다. 4. 인문정보학 문화콘텐츠관계자들과이야기하다보면 디지털기술 을문화산업분야에서사용하는디지털영상이나 3D 전시관구현기술쪽으로만이해하는경향이있는듯하다. 디지털인문학에서도시각화 (visualization) 분야에서는이러한것을관심있게다룬다. 하지만이보다우선시하는것은인문지식을정보화하는방법이다. 이것은인문지식을그것의학제적, 산업적응용이가능하도록부품화하고, 그부품사이에새로운문맥 (context) 을부여하는기술이라고할수있다. 나는인문지식의정보화기술에대한연구를인문정보학 (Cultural Informatics) 이라고이름짓고, 12) 그방법론을미래의디지털인문학연구자들에게전수하는교육프로그램을운영하고있다. 13) 이프로그램의석사과정학생들은입학과함께앞으로무엇을배우고, 어떠한능력을배양할것인지에대해명확한목표를제시받는다. 첫째, 인문지식을다루는텍스트를컴퓨터가독형데이터로전환하는전자텍스트편찬방법, 둘째, 방대한규모의디지털데이터를체계적으로관리하고, 유관한지식자원이연계운영될수있도록하는지식정보데이터베이스설계및구현방법, 셋째, 12) 인문정보학이라고하는것은정보기술을인문분야의연구 교육활동에접목시켜인문지식의사회적공유체계를구축하고, 아울러그체계안에서훈련을받은인문학전공자가정보전문가로서정보화사회에진출할수있는여건을조성하자는제안이다. ( 김현, 인문정보학에관한구상, 民族文化硏究 35,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 2001) 인문학적지식을연구자및그연구성과의수요자가공유할수있는디지털지식정보자원으로전환하고, 그자원을자유롭게활용하여 2 차적인지식을생산할수있는가상의연구공간을만듦으로써인문학의연구생산성을향상시키고그성과의사회적확산을용이하게하는것. 이를위한인문학맞춤형정보기술연구를인문정보학이라고한다. ( 김현, 인문정보학의모색 ( 김현, 인문정보학의모색, 서울 : 북코리아, 2012, 363 쪽 ) 13)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문화예술학부의인문정보학전공과정. 석사과정은 2009 년, 박사과정은 2011 년부터운영되고있다

53 문자텍스트의형태로만유통되던인문지식을시각적인형태로전환하여그활용성을높이는방법을배우는것이다. 첫번째과업인전자텍스트편찬기술의배양을위해학생들은가장먼저 XML(eXtensible Makrup Language) 을공부한다. 이때이들이배우는것은단순히기존의텍스트에약속된태그를첨가하는방법이아니라, 대상문헌의성격과체제를파악하고, 그속에서핵심적인의미요소를파악하는안목이다. 처음에는자기의이력서나여행계획서, 소장도서목록을 XML 문서로만들어보는일에서시작하여, 인물, 사적, 사건등다양한소재를다루는백과사전기사, 그리고조선시대국왕의교지나분재기, 토지매매문서와같은고문서까지, 대상자료의특성을파악하여그것에부합하는기계가독형전자문서를제작하는훈련을받는다. 나는 XML 수업시간에학생들과한가지실험을한다. 먼저학생들에게다른사람이쓴원고를주고그내용을그대로담은 XML 문서를만들도록한다. 그다음에는학생들스스로같은내용의글을쓰되, 이번에는처음부터 XML 문서로제작하도록한다. 학생들은이실험을통해아무리대가의글이라고하더라도디지털데이터로서의활용이라는관점에서는많은문제점이있다는사실을발견하게된다. 그리고 XML은이미만들어진지식을가공하는수단이아니라, 활용면에서더욱가치있는지식을만드는방법이라는사실을인식하게된다. 두번째코스인데이터베이스설계및구현과정은 XML 문서로제작한인문학데이터를체계적으로관리하고, 다양한목적으로활용할수있게하는데목표를둔다. 학생들은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Database Management System, DBMS) 의운영을통해데이터베이스에적재된 XML 문서로부터중요한의미요소를추출하고, 그것을분석, 종합하는방법과함께그요소들의관계, 즉의미의연결고리를추적하여감춰졌던사실을발견하는데이터마이닝의기초적인방법을배우게된다. 세번째과제인인문지식의시각화기술교육은인문지식을전달하는텍스트가시각적인미디어를통해표현될수있도록하는것이다. 데이터베이스속에축적된자료의분석에서얻어낸통계적인결과를그래프로표시하는방법, 콘텐츠속의지리적인정보를전자지도상에서다양한형태로시각화하는방법, 사진, 동영상, 파노라마영상, 3D 모델등의모노미디어를제작하고거기에문맥 (context) 을담아시각적인스토리텔링 (storytelling) 이이루어지게하는하이퍼미디어기술을교육한다. 학생들은정보처리기술을배우면서동시에자신이관심을두어온인문학

54 분야의자료에그것을적용하는방법을탐구한다. 그리고이를자신의석사학위논문으로발전시킨다. 석사과정이인문지식의정보화기술을이해하고그것을도구로활용하는능력을배양하는데주력한다면, 박사과정은그바탕위에서보다창의적으로인문지식데이터를생산하고문화콘텐츠의제작에응용하는방법을제시함으로써디지털인문학의비전을보이는것을목표로한다. 월드와이드웹을이미만들어진지식의유통수단으로쓰기보다는의미의연결고리를찾아더욱종합적이고응용가치가높은지식의생산수단으로쓰일수있게하는 인문정보시맨틱웹 (Humanities Semantic Web), 그리고가상현실 (Virtual Reality) 이인문지식텍스트를담아내는미디어가되게하는 시각적인문학 (Visual Humanities) 은박사과정학생들이디지털인문학의발전적인성과를낳기위해관심을모으고있는주제들이다. 5. 문화콘텐츠와인문지식 문화콘텐츠에대한정의가무엇이냐를떠나, 그이름을가지고떠올리는대상이무엇이냐고묻는다면, 그답변은아마도수십가지이상으로다양하게나올것이다. 방송관계자는드라마와같은방송프로그램을, 음원사업자는대중음악, 모바일서비스프로바이더는스마트폰상에서동작하는게임프로그램을우선연상할것이다. 우리가생각하는 문화콘텐츠 는무엇인가? 이질문에대해여러해전부터일관되게유지해온나의답변은 인문지식이곧문화콘텐츠 라는것이다. 14) 부연하자면, 인문지식은문화콘텐츠의 소재 일뿐아니라, 그자체로문화콘텐츠일수있다는것이다. 스마트폰이만들어내고있는새로운형태의문화적소비현장을들여다보자. 모바일기기의이용자들은디지털환경에서영화나드라마와같은영상물을보면서그내용과관련된다양한정보들을끊임없이탐색하고, 새로운지식을얻고새로운즐길거리를발견한다. 유적지를탐방하면서역사를배우고전통문화를체험하는활동의양상도예전과는다르다. 방문자의손에는스마트폰이들려있고, 그것을안내판의한구석이나안내지도에표시되어있는 QR 코드이미지에비출때마다방문지에관한풍부한정보가쏟아진다. 인터넷, 모바일, IPTV 등오늘날의정보기술이만들어낸정보통신플랫폼은지식이곧문화가될수있는여건을만들어주고있다. 학술과창작, 전문성 14) 김현, 문화콘텐츠, 정보기술플랫폼, 그곳에서의인문지식, 철학연구 90, 철학연구회,

55 과대중성, 사실과허구의경계를자유롭게넘나드는새로운형태의문화향유가가능해진것이다. 놀이와학습을구분할필요없이그것들이한데어우러진복합적인현상이지식정보화시대인오늘날의 문화 이다. 인문학을배경으로하는문화콘텐츠학과의교육커리큘럼에서는이른바 스토리텔링 (storytelling) 이라고하는것이비중있게다루어지는듯하다. 나역시스토리텔링의인문콘텐츠의중요한부분이라는점에동의한다. 하지만이스토리텔링을영화나드라마, 게임과같은엔터테인먼트적장르의이야기소재로만보는듯한사고에는찬성하지않는다. 노비의도망 을다루는드라마를보던시청자가호기심에이끌려 노비 라고하는키워드로인터넷상의정보를검색하고, 조선시대에실제로존재했던노비신분의사람들과도망노비의추쇄 ( 推刷 ) 에관한지식을얻게되었다고가정해보자. 이드라마의줄거리도역사적소재를활용한스토리텔링이지만, 노비 라는키워드를출발점으로하여노비의생활, 노비의도망, 노비의신분세탁, 노비추쇄의실상등역사적사실에관한지식을단계적인마우스클릭으로얻어낼수있도록조직화하는것역시스토리텔링의한가지라고할수있다. 즐길거리로만들어지는 허구적스토리텔링 과지식을조직화하는 사실적스토리텔링 은서로가서로에대해뿌리와열매가되는상보적순환관계에있다. 사실적스토리텔링의폭과깊이가더해질수록그것을응용한허구적스토리텔링의수준이높이질것이고, 허구적스토리텔링의흥미와인기는다시사실적스토리텔링에대한수요를촉발시키게될것이기때문이다. 우리가디지털인문학에대해갖는비전은그것이인문학과문화산업의사이에서부가가치의선순환을일으키는펌프역할을하리라는것이다. 기초적인인문학연구의산물을지식콘텐츠로조직화하고이를통해문화산업적콘텐츠의생산을돕는것, 그렇게해서인문지식의사회적수요를제고하고인문학연구가더욱활성화되도록할것을기대하는것이다. 6. 디지털인문학수용을위한과제 인문콘텐츠학이디지털인문학을수용하기위해해야할일은무엇인가? 이제본격적으로배출되기시작한문화콘텐츠학전공자들의일부가인문정보기술의운용능력을갖춘지식코디네이터로성장할수있도록해야한다. 전부가아니라일부라고하는이유는이곳에서도분업과협업이필요하기때문이다. 문화콘텐츠학전공자중에는인문학보다는문화산업의현장쪽에더가깝

56 게다가가려는사람이있을것이다. 그들은그방향에서요구하는기획-제작- 마케팅의능력을배양하는것에집중해야한다. 한편인문학지식으로부터문화상품의자원을끌어내는일에관심을둔사람들은인문지식에대한기본적인소양뿐아니라그곳에서생산되는지식을디지털콘텐츠로조직화하는정보처리능력을갖출필요가있다. 이들이바로순수인문학연구자와문화산업종사자사이에서인문지식의소통과응용을가능케하는지식코디네이터들이다. 인문지식코디네이터의위상을그림으로그려본다면그들의한쪽옆에는순수인문학분야의연구자들이있고다른쪽에는문화산업종사자들이있는그림이될것이다. 문화산업계의동향을살펴그곳에서의인문지식수요를파악하는한편, 인문학연구자들을도와응용가치가있는지식콘텐츠를만들어내는것이지식코디네이터의역할이다. 대학의문화콘텐츠학과에서인문지식코디네이터를육성하기위한정보기술교육은어떻게시행되어야할까? 이분야의지식과경험을갖춘교수인력과적정한교육설비의확보, 그리고검증된교수법과교과과정의도입등교육인프라를갖추는일이선행되어야한다. 하지만, 모든대학에서단시간에이같은여건을충족시키는것은현실적으로어려운일이다. 나는인문콘텐츠학회가중심이되어단계적으로이문제의해법을찾아가는것이유효한방법이라고생각한다. 그첫번째실천방안은학회차원에서각대학의문화콘텐츠학및인문학전공학생들을대상으로하는디지털인문학교육프로그램을운영하는것이다. 디지털인문학의전문인력이절대적으로부족한우리나라현실에서대학마다독립적으로이분야의정규교과과정을운영하기는힘들다. 하지만학회차원에서누구나참여할수있는개방적인교육기회를마련하고, 각대학이이를일종의과외수업처럼활용한다면, 소수의교수인력만가지고도다수에게그지식을전달하는효과를거둘수있을것이다. 학회차원에서회원들의중지를모아추진할필요가있는두번째실천과제는교육부와한국연구재단에우리나라의디지털인문학육성을위한연구지원시스템을조속히시행하도록촉구하고, 구체적인실천방안에관해조언하는일이다. 앞에서소개하였듯이교육부 ( 당시의교육과학기술부 ) 는 2010년에이미우리나라의인문사회과학진흥을위해 디지털휴머니티즈 의육성이필요하다는제안을수렴한바있다. 그런데이에관한사업계획이아직까지실천에옮겨지지못한데에는몇가지이유가있다. 그사이교육과학기술부가 2개의부처로나뉘면서융합적인성격의연구지원에혼선이빚어진것도한이유일것이다. 하지만더중요한이유는 디지털휴머니티즈 의육성필요성

57 에대한관련학계의목소리가정부부처와전담기관의실무자들이생각한만큼크지않았다는점이다. 인문학계는예전부터해온연구방식에집착하는보수성때문에, 그리고문화콘텐츠학계는문화산업을이해하고그쪽으로다가가는것이더급한과제여서인문지식의기초적인응용환경을조성하는이분야에는무관심했던듯하다. 순수인문학의입장에서보면디지털인문학은인문지식의사회적확산을돕는길이고, 인문콘텐츠학의입장에서보면그것은문화산업에응용할방대한인문학지식을가장효과적으로획득하는방법을마련하는일이다. 미국과유럽, 심지어는가까운일본과대만의상황을보더라도디지털인문학의육성은범인문학계 ( 인문학 + 인문콘텐츠학 ) 의자연스러운발전궤도위에놓인과제이다. 시행시기에있어다소의빠르고늦음은있겠지만언젠가는들어서야할이길에인문콘텐츠학연구자들이선도적인발걸음을내딛고, 그길의올바른방향정립에기여할수있기를희망한다

58 참고문헌 저서 / 논문 김기덕, 문화콘텐츠의등장과인문학의역할, 인문콘텐츠 28, 인문콘텐츠학회, 김현, 디지털정보시대의인문학 - 인문학의 e-r&d 환경구축을위한제언, 오늘의동양사상 7, 2002., 문화콘텐츠, 정보기술플랫폼, 그곳에서의인문지식, 철학연구 90, 철학연구회, 2010., 인문정보학의모색, 서울 : 북코리아, 2012 안종훈, 디지털인문학과셰익스피어읽기, 셰익스피어리뷰, 한국세익스피어학회,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추진위원회, 2030 인문사회학술진흥장기비전, 인문콘텐츠학회, 창립발기문, 인문콘텐츠 1, 인문콘텐츠학회, Hockey, Susan. The History of Humanities Computing. A Companion to Humanities Computing. Oxford: Blackwell, 2004 Waltzer, Luke. Digital Humanities and the "Ugly Stepchildren" of American Higher Education. Debates in the Digital Humanitie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Zorich, Diane M. A Survey of Digital Humanities Centers in the United States. Council on Library and Information Resources 웹자원 日本文化デジタル ヒューマニティーズ拠点, 立命館大学 : 臺灣大學數位人文中心, 臺灣大學 : The International Directory of Digital Humanities Centers: Vusualizing Cultures,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Visualizing Asia in the Modern World:

59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 Stanford University: Electronic Enlightenment Project, Bodleian Libraries, University of Oxford: London Lives, , version 1.1, 24 April 2012:

60 Ⅱ-4. 한국디지털인문학교육의현황과과제 1) 김바로 미국, 유럽의인문학계는 디지털인문학 이라는이름의새로운인문학연구방법론에주목하고있다. 디지털인문학이란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 의도움을받아새로운방식으로수행하는인문학연구와교육, 그리고이와관계된창조적인저작활동을일컫는말이다. 단순히인문학의연구대상이되는자료를디지털화하거나, 연구결과물을디지털형태로간행하는것보다는정보기술의환경에서보다창조적인인문학활동을전개하는것, 그리고그것을디지털매체를통해소통시킴으로써보다혁신적으로인문지식의재생산을촉진하는노력이다. 2) 디지털인문학 에서채용하는교육 연구방법이 인문융합 을위해서도유효하며, 인문학이중심이되는 ICT-인문융합의필수조건이라는판단하에, 한국의인문학교육 연구자들이 디지털인문학 적교육 연구방법을이해하고실천할수있는방안을모색하고자한다. 1차적목표는디지털기술에관한이론교육에머물지않고인문학자가직접컴퓨팅하드웨어와네트워크, 소프트웨어상에서역사, 지리, 문학, 예술등자신의전문분야지식을집적, 가공할수있는훈련기회를제공함으로써, 이교육과정을이수한인문학연구자가향후새로운디지털인문학연구및교육의주체가되는것이다. 2차적목표는그리고인문학교육 연구자들에대한교육을통하여디지털기술과인문학을응용한인문융합교육을진행할인력을배출하여, 초중등교육과정에서부터코딩교육 (SW교육) 을받은 3) 차세대인문지식연구자들에게디지털환경에서인문지식을다루는방법을제공하는것이다. 본글에서는한국에서의디지털인문학교육발전을위한토대작업으로한국, 미국, 타이완, 일본의디지털인문학교육현황에대해서살펴보고, 고등교육과정에서적용가능한디지털인문학입문교육의교안및평가체계를제안한다. 1) 김바로, 韓國數位人文教育現狀與課題, 全球視野下的漢學新藍海國際研討會, 臺灣, ) 김현, 디지털인문학 인문학과문화콘텐츠의상생구도에관한구상 ( 인문콘텐츠 29, 인문콘텐츠학회, 2013, 9-26 쪽 3) 교육부, 미래부, SW 중심사회를위한인재양성추진계획, 0&encodeYn=Y&boardSeq=60077&mode=view

61 1. 디지털인문학교육의현황 1) 디지털인문학교육의목표와요건 디지털인문학교육은인문학전공자를주요대상으로하여, 디지털방법론 을통하여, 인문학지식자원을데이터로체계화하고이것을분석, 해석하고 그결과를객관화하는과정에대하여교육하는것을의미한다. [ 그림 1] 디지털인문학기본개념도 설계 교육에서는아날로그형태의인문학자료를디지털데이터로전환하거나, 디지털형태의인문학자료를재가공하기위한기본적인디지털문법을습득하는것을목표로한다. 데이터 교육에서는인문학데이터를 XML 혹은 RDB 등의디지털표준기술로설계하고구축하는방법을습득하는것을목표로한다. 분석 교육에서는네트워크분석이나 GIS( 지리정보시스템 ) 분석등의디지털분석방법론을통하여, 인문학데이터를디지털에서분석하는방법을습득하는것을목표로한다. 해석 교육에서는 분석 을통하여도출된데이터를인문학방법론을통하여해석하는방법을습득하는것을목표로한다. 시각화 교육에서는인문학데이터나분석 해석과정을거쳐도출된결과를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