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table of contents 02 산사의 미학 조계산 송광사 글 권중서 사진 박보하 절집의 꽃 선암사 심검당의 모란꽃 12 봉은사 선교율 대법회 지상 법문 월암 스님의 선종사와 간화선 이야기 무비 스님의 법화경 도일 스님의 계율에서 배우는 인생의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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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Magazine of panjeon Vol.65 February 선암사 심검당의 모란꽃 Peony blossom at the Simgeomdang hall of Seonamsa 26 충북 보은,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계신들 부처가 아니랴 The Buddha everywhere in shapes of all kinds, Boeun-gun, Chungcheongbuk-do 34 장일범, 즐겁고 행복한 클래식 배달부 Happy deliveryman of classical music, Ilbum Chang 당신은 부처님 월간 판전 월간 판전 01

2 목차 table of contents 02 산사의 미학 조계산 송광사 글 권중서 사진 박보하 절집의 꽃 선암사 심검당의 모란꽃 12 봉은사 선교율 대법회 지상 법문 월암 스님의 선종사와 간화선 이야기 무비 스님의 법화경 도일 스님의 계율에서 배우는 인생의 행복 정리 김명수 옛 지명에 나타난 불교 예산 신암면 용궁리 글 이휘종 사진 안홍범 22 절터를 찾아서 양양 선림원지 글/사진 이지누 풍경( 風 磬 )과 풍경( 風 景 ) 충북 보은 글 김동옥 사진 박보하 34 마음으로 만난 인연 장일범 글 한담 사진 안홍범 38 한국의 불탑 별처럼 탑은 세워지고 글 소재구 사진 Studio 현진오의 우리 땅 우리 꽃 여행 울릉도 글/사진 현진오 48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 이야기 무팥시루떡과 무밥 글 한차현 사진 Studio 암자기행 지리산 구층암 글 한정엽 사진 Studio 오늘의 봉은사 보우당 관무량수경 글 조미영 사진 Studio 봉은사의 얼굴 템플연등 일본어 팀장 이동영 정현미 52 봉은 뉴스 성도재일 철야정진 소은희 아잔브람 스님의 초하루법회 김명희 봉은사의 사계 영산전 나한상의 염주 문용백 봉은사의 T.I.(Temple Identity) 심볼마크는 한국불교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나타내며 열린 공간, 열린 수행처로서 내 안의 나와 마주하는 봉은사를 의미합니다. 표지 법주사 마애여래의좌상의 수인 02 전남 FEBRUARY 여수시 2013 돌산면 방죽포 발행일 2013년 2월 1일(통권 65호) 발행인 진화 편집위원장 진경 편집부위원장 남일 덕일 묵산 에디터 박보하 조미영 편집기획위원 강민수 박종학 이경자 이 명희 허외숙 사진 박보하 안홍범 객원기자 김명희 문용백 소은희 정현미 편집디자인 Studio 711 발행처 봉은사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73번지 전화 팩스 홈페이지

3 산사의 미학 조계산 송광사 모래를 쪄서 밥을 짓지 말라! Do not cook rice with grains of sand, Songgwangsa in Suncheon city 글 권중서(불교문화학자) 사진 박보하 산길은 물길 따라 이어진다.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위의처럼 소의 걸음에 범의 눈길(牛行虎視)로 구불구불 절 길을 따라 간다. 시원스럽게 솟아 오른 편백나무 사이로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들이마시게 된다. 그동안 공해에 찌들린 나의 허파에게 보상이라도 해줄 요량으로 가슴속에 맑은 공기를 가득 담아 무지개다리 위 첫 누각 청량각(淸涼閣)을 마주한다. 지혜의 물은 맑기도 하여 뜨거운 번뇌를 식히기 좋고 청량한 바람은 마음속 티끌을 모두 씻어 없애주는 것 같아 한참을 그렇게 바라다보았다. 관음전 내부 불단을 향해 시립한 문신의 벽화. 고종 임금의 장수를 위해 그려진 벽화다. 04 FEBRUARY 2013 월간 판전 05

4 아침 햇살 속 소나무 뒤로 일주문의 오랜 색이 깊이를 더한다. 눈 덮인 계곡은 아름답다. 울퉁불퉁한 바위들을 분을 바른 여 인처럼 곱게 단장하였고, 매 마른 나뭇가지들은 토끼처럼 통 통하게 눈( 雪 ) 살이 붙었다. 흐르는 냇물도 얼음장 밑을 한 바 퀴 돌며 잠시 쉬어간다. 송광사는 이런 맛이 있어 좋다. 어쩌 면 산사의 미학이란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냇물을 바라보니 배춧잎을 찾아 내달려온 송광사 스님이 생 각난다. 시냇가에서 배추를 씻다가 떠내려가는 배춧잎을 잡으 려고 몇 리나 되는 시냇가를 뛰어 결국 찾았다는 스님들의 이 야기는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종찰로서의 면모와 송광사의 승 풍( 僧 風 )을 짐작케 한다. 송광사의 일주문 계단 앞에는 조그마한 두 마리 사자가 앞발 은 들고 뒷발로 서서 지혜의 눈으로 살핀다. 앙증맞고 귀엽다.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참배객들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못 다 버린 욕심이 아직도 남았다면 자기에게 주고 편하게 들어 가라고. 일주문엔 曹 溪 山 大 乘 禪 宗 松 廣 寺 (조계산 대승선종 송광사)란 편액과 僧 寶 宗 刹 曹 溪 叢 林 (승보종찰 조계총림)이 란 편액이 걸려 있다. 송광사란 이름은 옛날 신라 말 혜린선사가 창건하여 송광산 길상사라 하였다고 한다. 이후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스님들 의 기강해이, 선교( 禪 敎 )의 대립 갈등 등 고려 불교의 타락 한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정혜결사( 定 慧 結 社 )를 맹약하였다. 당시의 상황을 지눌 스님은 우리들의 일상소행을 돌이켜보 면 어떠한가? 불법을 빙자하여 나와 남을 가리면서 이기적인 일에 구차스럽고 풍진 속에 빠져 도와 덕은 닦지 않고 옷과 밥 만 축내니 출가했다 한들 무슨 득이 있겠는가. 아아! 삼계를 떠나려 하면서도 속세를 벗어날 수행이 없으니 위로 는 도를 넓히는 일에 어긋나고 아래로는 중생을 이롭게 하지 못하며 중간으로는 네 가지 은혜를 저버렸으니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라고 고뇌하였다. 이처럼 당시 지눌 스님의 살을 깎고 피를 토하는 절규가 요 즈음에 와서 더욱 절실히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그 당시와 지금의 사부대중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천 년 전 보조국사 지눌 스님께 송구스러울 뿐이다. 길상사로 자리를 옮긴 지눌 스님은 조계산 수선사로 이후에 송광사로 이름을 바꾸고 정혜결사의 정신을 드높였다. 스님은 당시 고려 불교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잃게 된 것은 불교인들 06 FEBRUARY 2013 월간 판전 07

5 사시 공양을 준비하는 행자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대중 공양과는 달리 따로 밥을 짓는다. 이때는 말을 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ㅣ공양간 가는 길 중간 벽에 걸린 떡메와 절구공이ㅣ관음전을 장식하고 있는 길상문. 둥근 고리가 연결된 연환문은 마음을 오래토록 함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종고루 아래에서 본 사시의 풍경. 예불에 드 는 스님의 발걸음이 한가롭다. 개울가에 축대를 쌓고 그 위에 기둥을 세 워 중층으로 지어진 침계루. 장중하게 지어 진 건물의 안쪽에는 사자루라는 다른 이름 의 현판이 걸려 있다. 기둥 뒤로 물고기 꼬 리 모양으로 장식된 창방이 건물의 세련미 를 더 돋보이게 한다. 푸른빛이 감도는 조계문의 단청. 가운데 세 로로 쓴 편액에는 조계산 대승선종 송광사 라 쓰여 있다. 의 가장 기본적인 실천인 마음 닦는 일( 修 心 )을 게을리하기 때 문이라고 진단하여 부처님의 바른 법을 곧추 세우는 일은 정 법결사( 正 法 結 社 )요 수심결사( 修 心 結 社 )라 하였다. 보조국사 지눌 스님은 마음이 바로 부처( 心 卽 佛 )임을 깨달아 야 하나 부처라는 사실은 단순한 말이나 맹목적인 믿음이 아 니라 실제 체험을 통한 돈오점수( 頓 悟 漸 修 ), 선정과 지혜를 항 상 함께하는 정혜쌍수( 定 慧 雙 修 ), 마음 닦는 일은 나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하는 자리이타( 自 利 利 他 ), 불교 안의 다양한 흐름 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회통불교( 會 通 佛 敎 ), 각자의 능력과 소 질에 맞는 가르침인 수기설법( 隋 機 說 法 )을 강조하였다. 보조국사 지눌 스님은 수심결에서 만일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자성( 自 性 ) 밖에 법이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불도를 구 하고자 한다면, 티끌처럼 많은 겁( 劫 )을 지나고 몸을 불사르고 연비하는 고행을 하고 뼈를 두드려 골수를 내고, 피를 내어 경 전을 쓰며 눕지 않고 언제나 앉아 좌선하며, 하루 한 끼만 먹 으며 팔만대장경을 모조리 독송한다 하더라도 이는 모래를 쪄 서 밥을 지으려는 것[ 蒸 沙 作 飯 ]과 같아 오히려 수고로움만 더 할 뿐이다 라고 하였다. 일주문을 지나니 담장으로 두른 조그만 건물 두 채가 눈에 띤다. 망자의 천도를 위한 목욕 공간으로 절로 들이려는 망자 ( 亡 者 )의 위패를 잠깐 모셔 이승의 번뇌를 말끔히 씻어내는 장 소다. 구슬을 닦는 척주당( 滌 珠 堂 )은 남자, 달을 씻는 세월각 ( 洗 月 閣 )은 여자 영가( 靈 駕 )를 목욕시킨다. 그러나 어찌 죽은 망자만을 위한 전각이겠는가? 살아 있는 사람들도 이곳을 바 라보며 세속의 번뇌를 씻어버려야 할 것이다. 이제 마음의 때를 씻고 나면 다리를 건너 부처님의 세계로 진 입한다. 계곡을 가로 지른 다리 위엔 우화각( 羽 化 閣 )이 있다.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능히 허공을 딛고 건너라는 능허교 ( 凌 虛 橋 )가 있어 굼벵이가 매미로 껍질을 벗듯 속박에서 벗어 난 해탈의 즐거움으로 사찰로 들어가라는 의미를 두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능허교와 우화각은 송광사에서 제일 아름 다운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무지개다리 밑을 보면 한 마리 용이 머리를 내밀고 3냥이 든 엽전 꾸러미를 입에 물고 있어 특이하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다리 건설의 목적으 로 받은 돈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스님들은 능허 교를 지키는 용에게 맡겨두어 훗날 돌다리를 보수할 때 사용 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사찰에서 시주물( 施 主 物 )을 어떻게 사 용하여야 하는지 교훈을 주고 있다.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계곡 주변을 살펴보자. 송광사 시내를 따라 축대를 쌓아 지어진 전각들의 아름다움은 그저 감탄사가 나올 뿐이다. 그 이름 또한 깨달음을 이루기에 손색 이 없다. 안이비설신의 여섯 감각 기관을 잘 살피라는 육감정 ( 六 鑑 亭 ), 바라보는 물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아 대원경을 이 루라는 임경당( 臨 鏡 堂 ), 이렇게 자연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다는 의미다. 깨달음을 이룬 후에는 무었을 할까? 계곡을 베고 자연과 동 화되는 일만 남았다. 바로 침계류( 枕 溪 樓 )다. 전각의 기둥을 계곡물에 담그고 물소리를 자장가로 듣는 낭만, 자연과의 합 일( 合 一 ), 과연 16국사를 배출할 만한 사찰이다. 이렇듯 전각 의 이름이나 크기, 위치를 달리하여 집을 지은 것은 중생들에 08 FEBRUARY 2013 월간 판전 09

6 왼쪽 면 송광사의 저녁예불. 고요한 저녁 울려퍼지는 예불문 소리는 여느 곳보다 더 장엄하고 감동적이다.ㅣ저녁 공양 시간.ㅣ 맞은편 산등성이에서 내려다본 풍경. 사시예불을 마친 강원의 학인 스님들이 줄을 맞춰 걷고 있다.ㅣ관음전에서 기도 중인 스님의 머리 위로 한마리 새가 날아 오르는 듯하다. 현재 면 보조국사감로탑. 고려시대 불교결사운동의 선구자였던 지눌 스님의 사리탑이다.ㅣ관음전 뒤편에서 바라본 송광사의 저녁 풍경. 게 깨달음으로 가는 올바른 순서 보리도차제(菩提道次第)를 는 맹세다. 나의 모든 것, 영혼과 육체와 호흡까지 바친 지심 나타내고자 하였다.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 낮은 곳에서 높 귀명례 의 긴 울림은 새벽하늘을 가르고 28천을 넘어 부처님 은 곳으로 자리를 정하여 이름을 붙임으로써 깨달음으로 가는 세계에 도달하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방법을 분명히 제시하고 자연과 전각의 아름다움을 부가하였 다. 또 한 번 승보사찰다움에 놀란다. 조종저(趙宗著, 1631~1690)는 송광사 사원사적비에서 송광 사는 어떤 절인가에 대한 분명한 답을 말하였다. 호남의 사찰 능허교 위에 지어진 우화각은 욕계와 선계를 이어주는 형태 중에 크고 아름답다고 칭해지는 것은 이루 다 손꼽을 수 없으 로 지어졌다. 입구 쪽은 신선의 누각처럼 팔작지붕으로 꾸몄 나 조계산 송광사는 동방 제일의 도량이니 인도의 쌍림(雙林) 으나 뒤쪽은 천왕문의 지붕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맞배지붕 과 중국의 여산(廬山)과 같다. 16국사를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으로 공간적인 실용성을 살렸다. 뿐만 아니라 이곳을 잘 살펴 이 절에 머물지 않고 이름난 스님이 된 자는 있지 않다 고 하 보면 다리 밑에 살던 거북이 세 마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위 였다. 승가의 청정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하루 일하지 않으 로 오르는 조각이 있어 해학적인 즐거움을 준다. 이 다리를 지 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一日不食) 는 백장 청규에 따라 나면 인간 세계를 뛰어 넘어 허공을 올라 욕계6천의 첫 하늘 마음을 갈고 닦는 수행처 승보사찰 송광사는 불일 보조국사의 인 사왕천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다. 정혜결사 정신이 전각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송광사 대웅보전에는 과거 연등불, 현재 석가모니불, 미래 불일 보조국사께서는 지금도 송광사 제일 높은 곳 감로탑에 미륵불인 수기 삼세불을 모셨다. 과거에서부터 미래에까지 계시면서 중생들에게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을 말씀하 16국사의 법이 이어져 승보의 영원함을 나타내고자 하였으리 신다. 대저 처음으로 마음을 내어 불법을 배우려는 사람은 모 라. 108평 법당 수미단 밑에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 승보에 름지기 나쁜 벗을 멀리하고 어질고 착한 사람을 가까이 친해 귀의하는 마음을 극대화시켰다. 야 한다 고. 대웅보전 삼세부처님께 올리는 새벽예불은 명품 중의 명품 이다. 108평 법당 안에서 울리는 지심귀명례 는 남도창을 연 상케 한다. 긴 호흡으로 늘어지는 지~~~~심~~~귀~~~ 명~~~례~~~~~ 숙달이 안 된 불자들은 숨이 차고 넘어 간다. 스님들의 장중하고 긴 여운은 모든 것을 부처님께 바치 10 FEBRUARY 2013 권중서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불교미술 전공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불 교방송 TV, 조계종 디지털대학, 불교대학 등에서 불교미술을 강의하고 있다. 1993년부 터 문화사랑 걸망 메고 를 운영하며 우리문화 알리기에 주력하는 한편, 조계종 전문포 교사, 불교문화해설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불교미술의 해학 사찰 의 문과 다리 용의 원형과 변용 등이 있다. 월간 판전 11

7 절집의 꽃 선암사 심검당의 모란꽃 Peony blossom at the Simgeomdang hall of Seonamsa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 산 802번지 선암사. 박보하 선암사 심검당의 문에는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이 얕게 돋을새김되어 있다. 세월의 흔적이 더해진 오래된 나뭇결과 단아한 모란꽃 그림은 소박하고 깊은 은은한 멋을 풍긴다. 지 혜의 칼을 찾는다는 뜻을 지닌 심검당 건물은 지금은 종무소와 스님들의 생활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1825년 함께 중건했다는 맞은편 설선당의 문에도 똑같은 모양의 모란꽃이 새겨져 있다. 12 FEBRUARY 2013 월간 판전 13

8 월암 무비 도일 스님의 1월 법문 요약 봉은사 선교율 대법회 지상 법문 Monthly relay of the special Dharma talk series on Seon, Gyo and Yul at Bongeunsa 정리 김명수(고려대장경연구소 선임연구원)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초목입니다. 큰 나무든 작은 풀잎이든 모두 비를 맞고 그 수분을 받아들여야 자라나고 열매를 맺습니다. 불교와 인연을 맺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구절 한 구절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음미하는 과정이 바로 부처님 법의 비를 맞는 일입니다. 부처님의 진리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우리의 심성도 자라납니다. 월암 스님의 선종사와 간화선 이야기 봉은사 선교율법회에서 그동안 선에 관해서 폭넓은 가르침을 주신 고우 큰스님을 대신하는 자리에 올라 송구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저는 앞으로 선의 사상과 실천을 우리 삶에 융화시키고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러분 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서산 스님께서는 교( 敎 )는 말씀 있는 데서 말씀 없는 데로 나 아가는 것이고, 선( 禪 )은 말씀 없는 데서 말씀 없는 데로 나아 가는 것 이라고 하셨습니다.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요, 선은 부 처님 마음이요, 율은 부처님의 실천행이라고 합니다. 말과 마 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이 수행이며, 일치하는 하나로써 별 도의 상을 세워서가 아니라 상을 파해서 공으로써 하나가 될 때 이것이 곧 참된 수행인 동시에 우리가 생활 속에서 지향해 야 될 수행의 덕목입니다. 교를 공부하는 올바른 방법은 말씀 있는 데서 한 발짝 더 나 아가 말씀 없는 데로 향상일로 하는 것, 즉 경전 말씀 이전의 부처님의 마음, 깨달음으로 돌아가야만 그것이 제대로 교학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한편 선( 禪 )은 말씀 없는 데서 말씀 없는 데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일체 문자와 알음알이 식을 다 쓸어버리고 화두일념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중요한 것은 말씀 있는 데서 말씀 없는 데로 나아가거나 또는 말씀 없는 데서 말씀 없는 데로 나아가거나 결국 귀결점은 말 씀 없는 데 로 나아가야 된다는 사실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의 눈, 귀, 코, 입, 몸과 생각이 불타고 있으 며, 이 시대와 나라와 세계 전체가 오욕락에 휘둘려 바깥 경계 를 향해 집착하여 불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과 달마조사는 돌이켜 비추어보라 고 가르칩니다. 남방과 북방 을 막론한 모든 불교 수행의 가르침은 돌이켜 비추는 반조( 返 照 ) 가 그 핵심이요 수행의 첫걸음입니다. 대혜 종고 스님은 참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선 것은 익게 하고 익은 것은 설게 하는 것 이라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바깥 경계를 따라 거의 자동적으로 반응하며 울고 웃고 성내고 괴 로워하고 하는 중생 놀음놀이에 너무나 익어 있습니다. 이처 럼 안 이 비 설 신 의가 색 성 향 미 촉 법에 즉각 반응하는 것을 일러 익은 것 이라 하며, 이것을 돌이켜 비추어 보는 것 이 익숙하지 않은 것을 설은 것 이라 합니다. 조사선에서는 생각이 일어나거든 바로 알아차리라( 念 起 即 覺 ) 하고 알아차리면 곧 없어진다( 覺 之 卽 無 )고 말합니다. 이 처럼 선 것을 익게 하고 익은 것을 설게 하는 것 이 바로 참선 입니다. 선종의 초조 달마 스님은 회광반조( 回 光 返 照 )의 가르 침을 게송으로 일러, 바깥으로 모든 반연을 쉬고 안으로 마음 에 헐떡거림을 내지 않아서 마음을 장벽과 같이 하게 되면 가 히 도에 들어갈 수 있다.( 外 息 諸 緣 內 心 無 喘 心 如 牆 壁 可 以 入 道 ) 고 했습니다. 바깥으로 모든 반연을 쉬라는 것은 다른 말 로 생각 바라보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상황을 알아차려서 깨어 있는 것입니다. 좋은 경계가 오든 나쁜 경계가 오든 그 경계를 따라 가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로부터 욕을 들었을 때 마음에 여백을 두고 욕을 한다, 욕을 들었다. 이렇게 돌이켜 비추어볼 수 있으면 화 덩어리로 서의 천불이 아니라 천 부처님으로서의 천불이 마음속에서 우 러나올 수 있습니다. 한 생각에 천불을 내놓는 것( 一 念 千 佛 )이 바로 불자의 삶, 보살의 삶, 수행자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장벽과 같이 한다는 것은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 念 不 起 )입니다. 혜능 스님은 단경( 壇 經 ) 에서 무념( 無 念 )에 대해 정의하기 를 생각하되 생각하지 않는 것( 念 而 不 念 ) 이라고 했습니다. 끊임없이 보리심을 내되 그 생각에 집착하거나 휘둘리지 않 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는 곧 보되 본 바가 없고 듣되 들은 바가 없는 것 이며 또한 본 바가 없되 다 보고, 들은 바가 없되 다 듣는 것 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가히 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달마 스님이 들려주는 수행의 첫걸음인 회광반조( 回 光 返 照 ), 일념반조( 一 念 返 照 )의 수행법입니다. 외형적으로는 앉아서 하는 참선을 좌선( 坐 禪 )이라고 하지만,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좌( 坐 )이며 성품을 보아서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것이 선( 禪 )이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몸으로 앉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과 생각이 앉는 것이 중요 합니다. 일상생활 가운데서 선 수행을 실천하려면 생활선으로 서의 조사선( 祖 師 禪 )이 가장 적합합니다. 조사선은 앉으나 서 나 관계없이 오로지 화두일념, 염불일념, 주력일념 등 하는 일 에 일념이 될 것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단, 그 수행의 기본 은 바깥 경계와 생각을 따라가지 않고 돌이켜 비추어보는 반 조 라는 사실입니다. 월암 스님 선 수행자로서는 드물게 중국 북경대학에서 돈오선 연구 로 학위를 받았으 며, 현재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장으로 선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저서로는 친절한 간화 선 을 비롯해 돈오선, 간화정로 등이 있다. 14 FEBRUARY 2013 월간 판전 15

9 무비 스님의 법화경 도일 스님의 계율에서 배우는 인생의 행복 여래는 또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지의 공덕이 있나니 연각( 緣 覺 ) 이란 사람을 위시하여 세상만사는 전부 인연의 이 새로운 대통령이 뽑혀서 인수위원회가 꾸려지고 새로운 정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어느 보름날 밤에 우리가 흔히 부처님 이라 할 때 과연 무엇을 두고 말하는 것일 치로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연기의 이치에 계합해서 사는 사람 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인수위원들을 뽑는 기준으로 스님을 계곡으로 불러내 소쿠리에 보름달을 떠서 달라고 했습 까요. 여기에서 말하는 부처님은 역사적인 석가모니 부처님도 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은 중간 약초에 해당된다고 했습니다. 두 가지가 중시되었다고 합니다. 첫째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 니다. 아무리 달을 뜨려고 해도 되지 않자 스님은 고개를 숙이 우리의 마음도 만물의 존재원리도 다 포함된 의미에서의 부처 세존의 경지를 구하여 나도 부처님이 될 수 있다고 하여 선 문성이고 둘째는 도덕성입니다. 도덕성과 관련하여 우리 불자 고 돌아갔어요. 님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것이 소위 부처님을 이해하는 중 정을 닦아 정진하는 이는 이를 일러 상품의 약초라 하느니라. 들의 기준은 오계가 기본입니다. 오계는 불교인으로서의 행동 그 뒤로도 스님이 여인에 대한 탐심을 버리지 못하자 마침 도적 관점이에요. 그중에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것은 사람 사 다른 목적은 없고 오로지 부처되기 위해 정진하는 사람은 상 철학, 정신철학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돌아가 내 여인은 소원을 들어주겠다면서 스님을 법당의 부처님 모 람의 마음입니다. 우리의 마음에는 한량없는 아승지의 공덕이 품의 약초라 했습니다. 이상은 세 가지 종류의 약초로 비유한 시면서 앞으로 계율을 스승 삼으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오계만 신 자리 뒤편으로 불렀습니다. 그곳에는 먼지가 많이 쌓여 있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가 보고 듣 것이고 다음은 두 종류 나무에 비유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잘 지키면 도덕성에 관해서는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팔만 었는데 여인은 벽에 걸린 관세음보살 탱화를 떼어내더니 바닥 고 느끼고 알고 작용한 능력의 양을 계산해보면 하루만 해도 부처님의 도에 전념하여 자비로운 일을 늘 행하며 스스로 대장경의 핵심을 한마디로 이르면 마음 심( 心 ) 자 하나입니다. 에 까는 거예요. 그런데 탱화에 관세음보살 얼굴이 보이자 스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자리가 본래 성불할 줄을 알아서 의심이 없는 이를 일러 작은 나무라 하느 마찬가지로 오계도 마음 심 자 하나를 근본으로 하여 비롯됩 님이 그림을 뒤집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때 여인이 갑자기 정 갖춘 능력이 바로 여래의 무한한 공덕이라는 것입니다. 니라. 니다. 색을 하고는 너는 그림 속의 부처는 무섭고 살아 있는 부처는 비유하면 두터운 구름이 가득히 펴져 삼천대천세계를 두 상품의 약초에 해당되는 사람은 남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오 지난 시간에 이어 유식이론과 배대하여 불사음계에 대해 말 무섭지 않으냐 라고 하는 것입니다. 놀란 스님이 바라보자 여 루 덮고 일시에 큰비가 고루 흡족하게 내리면 모든 초목과 숲 로지 자신의 성불만을 목적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그에 비해 씀드리겠습니다. 제팔식인 아뢰야식은 저장식이라고 해서 우 인은 그림 속 관세음보살로 변하는 것이었습니다. 관세음보살 과 온갖 약초들의 작은 뿌리 줄기 가지 잎새와 중간 뿌리 줄기 이번에 봉은사에서 만 포기의 김치를 담가서 주변 사람들에 리의 행위와 생각과 말 등 모든 것이 저장되는 저금통장과 같 님이 된 여인은 스님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사라졌습니다. 인 가지 잎새와 큰 뿌리 줄기 가지 잎새와 크고 작은 나무들이 상 게 나누어준 일과 같이, 크고 작은 자비로운 일을 늘 실천하며 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 몸의 안 이 비 설 신 등 기본적인 생은 덧없고 세월은 짧으며 공부할 진리는 길고 많으니 촌음 중하를 따라서 제각기 비를 받느니라. 한 구름에서 내리는 비 성불은 그에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일러 감각기관은 전오식이라고 해서 식( 識 ) 자를 붙이는데 다섯 가 을 아껴 정진하라. 그 뒤로 스님은 열심히 공부해서 큰 스님 지만 초목의 종류와 성질에 맞추어 싹이 트고 자라고 꽃이 피 작은 나무 와 같다고 했습니다. 지 기능이 식을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인 의 이 되었다고 합니다. 고 열매가 맺느니라. 신통에 머물러서 불퇴전의 법륜을 굴려 한량없는 백천 억 식( 意 識 )은 생각하는 정신이며, 생각 뒤에 조정하는 것이 있는 이처럼 음욕은 관세음보살이 나타나서 호되게 꾸중을 해야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초목의 비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될 중생들을 제도하는 이와 같은 보살들은 이를 일러 큰 나무라 데 그것을 칠식 또는 말나식( 末 那 識 )이라고 합니다. 사라질 정도로 실로 뿌리가 깊고 빼내기 어려운 것입니다. 춘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큰 나무든 작은 풀잎이든 모두 비를 맞 하느니라. 눈 등의 전오식은 감각한 것을 단순히 의식에 전달해버리고 원 이광수의 작품 중 옛날 조신( 調 信 ) 설화를 토대로 한 소설 고 그 수분을 받아들여야 자라나고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입 불퇴전의 법륜을 굴린다는 말은 모든 존재의 진정한 도리를 말지만 칠식은 그것에 대해 좋다 나쁘다 하는 나름의 생각을 도 이와 유사한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조신 스님도 자 니다. 불교와 인연을 맺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구절 한 구절 설하신 불법의 이치에 대해 스스로 더 이상 의심이 없으며 다 내고 나다 내 것이다 하며 집착합니다. 팔식에 저장된 것을 사 기가 사는 동네 사또의 딸을 흠모해서 함께 살게 해달라고 백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음미하는 과정이 바로 부처님 법의 비를 른 사람에게도 그러한 믿음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이 용하는 것은 칠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화하고 잘 조정해야 일기도를 합니다. 나중에 처녀와 도망가서 살던 스님은 애를 맞는 일입니다. 법의 비를 뿌린다고 해서 다 받아들이는 것은 를 일러 보살 이라 했고 큰 나무 와 같다고 했습니다. 보살은 되는 것이 칠식입니다. 우리가 참선하고 기도하는 것도 칠식 넷이나 낳았는데 먹을 것이 없어 구걸로 먹고살았습니다. 어 아니죠. 자기 그릇만치 받아들이게 되어 있어요. 요는 부처님 구세대비( 救 世 大 悲 )를 목표로 하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을 일 을 잘 조정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느 날 고개를 넘다가 아이가 얼어 죽어 아이를 땅에 묻고 하염 의 진리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우리들의 심성도 자라 러 보살행 이라 하고 이것이 불교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불사음계를 설명하면서 유식 이론과 연결해 설명하는 것은 없이 울면서 마누라와 이별합니다. 이러려고 그 여인과 도망 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부처님의 법비를 맞고 있습니다. 집에서 불교 윤회의 모태가 되는 가장 큰 업장이 음욕이기 때문입니다. 음 을 나왔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정신이 번쩍 들어서 보니까 삼초이목의 비유 공부를 하거나 절에 가려는 생각을 하는 그 순간부터 부처님 법의 안개가 끼기 시작합니다. 일주문에 들어서면 가랑비를 맞고, 법당에서 기도정진하고 경전을 외우면 빗줄기가 차츰 욕은 이 세상을 만들고 무너뜨리기도 하고, 자기를 성숙시키 기도 하고 망가뜨리기도 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부처가 되기도 하고 중생이 되 법당에 엎드려 꿈을 꾼 거예요. 이 또한 음욕이란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허망한 것인데 우리가 집착하고 있는 동안에는 큰 고통을 준다는 것을 교훈 내 법문을 들은 이는 힘을 따라 받아들여서 여러 지위에 머무 굵어지며, 기도 소리가 높아질수록 폭우로 변하여 우리 마음 기도 하니 음욕법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으로 알려줍니다. 삼계 윤회에서 음욕법을 끊는 것이 가장 좋 나니, 혹은 천신도 되고 사람도 되며 전륜성왕과 제석천왕과 범천왕에 태어나나니 이를 일러 작은 약초라 하느니라. 부처님 법을 잘 공부하면 세속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을 부처님 법으로 적시는 것과 같습니다. 이미 부처님의 법비 를 맞고 있다고 마음속에 그리면서 신행생활을 한다면, 여러 분들의 신행생활이 더욱 선명하고 뚜렷하게 가슴에 다가올 줄 재가불자들이 지켜야 할 불사음계 지만 재가신도는 불사음계를 잘 지키며 산다면 다음 생에 몸 을 받을 때는 맑고 좋은 몸을 받게 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됩니다. 불자님들께서는 불사음계를 잘 지켜 불자로서의 도덕 있음을 뜻하는 것인데, 이런 경우는 작은 약초에 해당된다고 믿습니다. 송광사 옆에 유마사라는 절이 있는데 창건설화에 따르면 당나 성을 잘 채워나가시기 바랍니다. 했습니다. 무루법을 알아서 열반을 증득하고 여섯 가지 신통을 얻었거 나 삼명을 얻고 나서 산림 속에 홀로 있어서 선정을 닦아 익혀 서 연각을 증득한 사람은 이를 일러 중간의 약초라 하느니라. 무비 스님 부산 범어사에서 여환 스님을 은사로 출가, 해인사 강원 졸업, 해인사 통도 사 등 여러 선원에서 안거하였다. 탄허 스님의 법맥을 이은 대강백으로 통도사 범어사 강주,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조계종 교육원장, 동국대 역경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동 화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계시며, 범어사 화엄전에 주석하시면 서 전국의 수많은 법회와 인터넷 카페 염화실에서 불자들의 마음 문을 열어주고 있다. 라 때 중국에서 한 아름다운 여인이 이 절에 와서 젊은 스님을 모시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님이 이 여인의 아름다움 에 반해 여인과 가까이 하기를 늘 소원하고 기도하였습니다. 여인이 그 사실을 알고는 자신이 시키는 것을 이루면 스님의 도일 스님 1973년 양산 미타암에 입산하여 75년 통도사에서 사미계를, 78년 비구계를 수지하였다. 태국 왕립 마하출라롱콘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 객원연구원을 역 임했다. 원조 각성 스님께 전강을 받고 범일 보성 스님께 전계를 받았다. 현재 조계총림 송광사 율학승가대학원 원장으로 있다. 16 FEBRUARY 2013 월간 판전 17

10 옛 지명에 나타난 불교 추사로부터 부처를 보다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 Seeing the Buddha from Chusa himself, Yonggung-ri, Sinam-myeon in Yesan-gun 글 이휘종(자유기고가) 사진 안홍범 예산은 점잖아라 팔짱을 낀 듯 이 산은 고요하여 조는 것 같네 뭇 사람이 보는 바는 똑 같지만 나 혼자 신바람 나는 곳이 바로 여기 너른 벌은 진실로 기쁘거니와 좋은 바람 역시 흐뭇도 하이 -추사 김정희 <예산> 추사고택과 화암사를 잇는 오석산 길 18 FEBRUARY 2013 월간 판전 19

11 오른쪽 면 예산 백송. 일반 소나무와 달리 껍질이 하얗다. 추사가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면서 종자를 가져와 고조부 묘 앞에 심었다. 화암사 뒤편에는 거대한 암벽에 추사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 글씨 내용은 이렇다. 천축고선생댁. 여기가 바로 부처님 집 이란 뜻이다. 불교 행사에 사용하는 가마가 화암사 대웅전 뒤편에 걸려 있다. 단청의 색깔이 화려하고 지붕의 모양도 썩 훌륭하게 잘 만든 가마다. 화암사 대웅전 지붕 위로 달이 훤히 떠올랐다. 팔부신장 중에서 용이 사는 곳이라서 용궁리 추사가 시로서 노래한 충남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龍宮里)를 가, 덜 말라서 그랬는지 뭉텅이로 올라오는 연기에 캑캑거리 찾았다. 추사가 나고 자란 이곳 용궁리 또한 불교에서 유래한 더니 찔끔 흐른 눈물을 얼른 훔쳤다. 지명 가운 데 하나다. 용궁은 팔부신장 중에서 물을 관장하는 용궁리는 용산을 업고 있었다.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용산이 용(왕)의 거처다. 팔부신장이라고 하면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다. 남쪽의 오석산(94미터)과 북쪽의 앵무봉(60미터)이 하나 신을 말한다. 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의 능선으로 이어져 있는데, 그 두 산을 합쳐서 용산이라고 부 마후라가가 여기 해당한다. 천은 천계에 거주하는 제신이며 른다. 오석산 중턱에는 화암사라는 절이 있고, 앵무봉 자락에 용은 물속에 살면서 바람과 비를 부린다. 야차는 위덕(威德)을 는 추사의 고택이 앉아 있다. 그런데 용산이 품은 화암사와 추 관장하지만 성격이 포악하다. 건달바는 천상의 음악신, 아수 사고택은 각별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 라는 전투신, 가루라는 용을 잡아먹는 금시조, 긴나라는 사람 경주가 본관인 추사는 1786년 현재의 고택 자리에서 태어났 인지 짐승인지 모를 노래하는 신, 마후라가는 뱀 모양의 신이 다. 그는 추사, 완당, 예당, 시암, 노과, 농장인 등 무려 500개 다. 이들 팔부신장은 고대인도 종교의 재래 신들이 불교에 융 가 넘는 호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석학의 대가이며, 세 화되면서 등장했다. 한도를 그렸고, 알다시피 추사체라는 독창적인 글씨체를 선 용궁리는 백제 때 오산현, 신라 때 고산현, 고려와 조선 초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시와 문장에도 두루 능한 시대의 예산현, 조선 말 예산군 입압면에 속했다가 1914년 행정구역 천재였다. 저서로는 <완당집>, <금석과면록>, <실사구시설>, 이 개편되면서 현재와 같은 예산군 신암면에 편입되었다. 마 <완당척독담연제집> 등이 있고 문집으로는 <완당척독>, <담 을은 1,2구 통틀어 170호가량 산다. 그러나 혼자 또는 내외만 연재시고>, <완당선생집> 등이 전한다. 지내는 경우가 많아서 인구는 3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예산 백송 앞에 사는 박성봉(82) 노인도 내외가 사는 경우다. 으며, 증조부 김한신은 영조와 사돈 관계였다. 게다가 부친 김 백송은 추사가 중국에서 종자를 가져와 고조부인 김흥경 묘 노경은 이조판서를 역임했다. 추사는 나이 여덟에 백부 김노 소 앞에 심은 것이다. 키는 약 7미터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영에게 양자로 들어가 집안의 종손이 되었다. 열다섯에 박제 바로 근처에 적송이 있는데, 그 크기가 비교되지 않는다. 백송 가를 스승으로 모셨고, 스물넷에 연경에서 청조문화의 대학자 은 껍질이 회분칠을 해놓은 듯 하얗다. 그런데 겨울이 되어서 완원을 만났다. 추사라는 호만큼 유명한 완당 은 이때 완원이 그런지 마치 자작나무처럼 껍질갈이를 하고 있다. 종잇장 같 김정희에게 내려준 것이다. 은 얇은 표피가 마구 일어난 모습이다. 200년도 더 된 이 나무 추사와 화암사가 각별한 인연으로 연결됐다고 앞서 언급했 는 건강 상태가 과히 좋은 편이 아니다. 한 뿌리에서 태어나 세 는데, 추사는 큰댁에 양자로 떠나기 전까지 이 절을 마치 제 개의 줄기로 분파했는데, 동쪽 줄기만 남아 있다. 1980년에는 집처럼 드나들었다. 추사의 집과 화암사는 걸어서 약 20분 정 부러지거나 벗겨진 부분에 외과수술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도 거리에 있다. 산길이지만, 워낙 고도가 낮아서 거의 부담 어쨌든 백송 앞 집 굴뚝에서 연기가 솔솔 나기에 계시냐? 없이 다닐 수 있는 길이다. 물었더니 박 노인이 아궁이에 불을 때다 말고 쳐다본다. 쥐들 현재 용산에는 금자광록대부(고려시대 문신벼슬 중 하나)를 이 아궁이를 통해 방으로 드나드는 것 같아 녀석들을 쫓기 위 지낸 신천강 씨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언제 정확히 이 산에 해 불을 놓는 중이라고 했다. 그런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하는데, 추사가 화암사로 어유, 이제 명절도 돌아오는디 요놈의 쥐들이 들락거려서 20 그는 명문가의 자손이었다. 고조부 김흥경이 영의정을 지냈 다녔던 그 길은 이 묘역을 지난다. 묘역임을 알리는 표지가 큰 말이유. 목욕물도 데울 겸 땠슈 바위에 음각되어 있다. 그는 지난가을 추수하고 쌓아둔 콩깍지를 아궁이에 집어넣다 화암사는 본래 백제 때 창건된 절이었다. 화암사의 창건에 관 FEBRUARY 2013 월간 판전 21

12 해서는 문헌에 전하는 바가 거의 없다. 다만 그 중건의 이야기 이른다. 그러니 천축고선생댁은 부처가 사는 집이 바로 여기 로 넘어온다면 사정이 훨씬 낫다. 수덕사 유물전시관에 <화암 쯤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추사가 이따 사중수건기> 현판이 있는데, 헌종 14년(1848) 추사의 동생들 금 천축고선생이라는 호를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된다 인 김명희와 김상희가 글을 짓고 쓴 것이다. 면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다. 부처의 집 이 아니라 추사의 집 현판은 영조 28년(1752) 김한신이 그의 아버지인 김흥경의 이 되기 때문이다. 묘소를 관리하기 위해 중건했으며, 1846년 절이 쇠퇴하여 허 현재 화암사는 비구니 절로서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다. 추사 물어질 지경이 되자 김명희와 김상희 등이 나서서 여러 당우 일족의 중수 후에 당우들을 다시 지어서 옛 맛을 크게 느낄 수 를 지었음을 밝히고 있다. 는 없지만, 글씨 등을 본떠서 걸어놓는 등 추사와의 연을 강조 동생들이 화암사를 중수할 당시 추사는 제주도에서 유배 중 이었다. 물 선 제주에서 고생을 하며 그는 상량문을 비롯해 하고 있다. 절 앞에는 수령이 250년쯤 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온갖 풍상을 견디며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오고 있다. 무량수각(無量壽閣), 천축고선생댁(天竺古先生宅) 등의 글 그리고 아주 충직한 문지기 둘이 사천왕 대신 절을 확실히 씨를 썼다. 그리하여 무량수각은 현판으로 만들고, 천축고선 지키고 있다. 유기견들이다. 이 절의 주지스님이 누군가 키우 생댁은 석공이 병풍바위에 새겼다. 일부에서 병풍바위에 새겨 다 버린 개들을 데려와서 식구로 삼았다. 하지만 그 버려졌던 진 시경(詩境)이라는 글자 또한 추사가 쓴 것이라고 말하기도 기억 때문일까. 낯선 이의 발자국소리만 들리면 골치가 지끈 한다. 그러나 그 글자는 완원과 연을 맺을 당시 그가 준 것이 거릴 정도로 시끄럽게 짖어댄다. 원인은 사람에게 있으니 무 다. 시경은 시의 아름다운 경지 를 뜻하며 천축고선생댁은 천 작정 녀석들을 나무라지 못하고, 사단을 일으킨 매정한 옛 주 축에 사는 옛 선생의 집 이라는 뜻이다. 천축이라 하면 인도를 인에게 원망을 쏟아내며 절을 내려온다. 현재 면 화암사 극락전 뒤편으로 집채만 한 바위들이 나 뒹군다. 때로 어떤 바위들은 이끼가 가득 피어 있다. 이 추운 겨울에도 이끼는 어찌어찌 견디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추사 김정희는 김노경의 아들로 1786년(정조10) 년 이곳 추사고택에서 태어났다. 용궁리의 박성봉 노인이 가마솥에 물을 끓이기 위해 불을 떼고 있다. 목적은 아궁이로 드나드는 쥐를 쫓는 데도 있다. 그리하면서 데운 물은 목 욕할 때 쓴다. 오른쪽 면 오석산 고갯마루에 서면 그 뒤편으로 예산 오가 면 방면의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해거름 녘 풍경이 고즈넉하다. 이휘종 여행칼럼니스트로 우리의 전통문화유 산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옛절터 또한 그가 오랫동안 관심 을 가져온 분야다. 안홍범 사진가 <샘이깊은물> 사진팀장을 지냈 으며 4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 다. 한국판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여러 매체에 사진을 기고했으며 현재 대한항공, 코리아나 등 여러 기업체의 사진을 담당하고 있다. 22 FEBRUARY 2013 월간 판전 23

13 절터를 찾아서 양양 선림원지 천상의 화음이 들리는 참 아름다운 곳 Beautiful place where the celestial harmony is heard, Seonlimwon temple site in Yangyang-gun 큰길에서 40분 남짓, 미천골을 따라 걸으면 선림원터에 다다른다. 선림원은 가파른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평지를 만들고 그 위에 당우를 건립했지만 산사태에 쓸려 사라졌다. 삼층석탑 기단 아래서 많은 납석제소탑( 蠟 石 製 小 塔 )과 동탁( 銅 鐸 )이 나왔다. 그것들은 비석편과 함께 국립춘천박물관에 있다. 글/사진 이지누((전 불교신문 논설위원) 아직 푸른 기운 가시지 않은 새벽, 산길을 걸었다. 밤새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이었다. 길은 발목이 푹 잠기고도 남을 만큼 눈에 덮여 있었다. 바람조차 꽁꽁 얼어버린 골짜기에는 세차게 흐르던 계곡물마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한 시간 남짓, 스스로 숨 쉬는 소리나 눈 밟는 소리 그리고 등에 맨 배낭이 옷깃에 스치는 소리 말고는 그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더러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기라도 할라치면 적요의 무게가 엄습하듯 들이닥쳤다. 그러나 그때마다 아름다움에 몸을 떨어야 했다. 속수무책으로 맞닥뜨린 그 순간마다 오히려 마음이 환하게 열려 황홀한 법열( 法 悅 )을 느끼곤 했으니까 말이다. 그토록 아름다운 길을 걸어 다다른 곳은 사림사터( 沙 林 寺 址 ) 라고도 하는 선림원터( 禪 林 院 址 )다. 이곳에 누가 언제 절을 세 웠는지 분명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곳에 있던 종에 새겨 진 명문에 따르면 신라 애장왕 5년인 804년 3월 23일에 종을 새롭게 주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개 그 종이 주조 된 시기를 사찰의 창건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종명에 이곳에 있던 옛 종- 當 寺 古 鍾 -을 녹이고, 또 인근에서 시주한 옛 종을 녹인 쇠를 합하여 새로운 종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 다면 이곳에 또 다른 종이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이미 사찰이 있었다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으며, 804년은 창건이 아니라 중창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여하튼, 이 깊고 척박한 산골에서 종을 새로 만들 만큼 불사 를 크게 일으킬 수 있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만큼 사 세가 남달랐다는 것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 때문일까, 종 불사에 참여한 이들 중 의외의 인물이 있다. 그는 상화상의 자격으로 참여한 순응( 順 應 )이다. 그런데 그는 애장왕 3년인 802년에 합천 해인사의 창건을 주도한 스님이다. 그런 그가 거의 동시에 선림원의 동종 주조에도 참여한 것이다. 이로 미 루어보면 선림원터에 있었던 사찰은 선종 사찰이 아니라 화엄 종 사찰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화엄을 종지로 삼았던 절에서 선림원이라는 사명을 택했을까, 아마도 아니었을 것 같다. 종에 새겨놓은 글에는 당사( 當 寺 )라고만 되어 있을 뿐 사명은 밝혀 놓지 않았다. 종이 주조될 당시 인근 지역에 어떤 사찰들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종이 만들어진 804 년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설악산 기슭 진전사로 도의선사 (?~?)가 깃들었다. 그는 선덕왕 5년인 784년 당나라로 유학 을 떠났다. 그곳에서 서당( 西 堂 ) 지장(735~814)이나 백장( 百 丈 ) 회해(720~814)와 같은 선사들에게 법을 구하고 헌덕왕 13년인 821년에 돌아 왔다. 그러므로 그가 37년 동안 당나라 에서 구한 법은 화엄이 아니라 선이었다. 또 선종 중에서도 6 조 혜능(638~713)으로부터 비롯된 남종선이다. 신수(606~706)로부터 이어진 북종선은 이미 법랑과 신행선 사( 神 行 禪 師, 704~779)에 의해 경남 산청의 단속사에서 종지 를 펼치고 있었다. 혜능과 신수는 모두 5조 홍인( 弘 人 )의 문하 였지만 그들이 서로 활동한 지역에 따라 남선과 북선으로 나 뉘었다. 그러나 남선은 법맥이 계속 이어져 5가7종을 이루었 지만 북선은 계속 이어지지 못하여 법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또 그 사상적 기반은 남돈북점( 南 頓 北 漸 )이라 하여 남선은 돈 오, 북선은 점오로 삼은 차이가 있다. 그러한 남종선의 법맥을 이은 도의선사는 진전사에 머물렀 으며, 그를 따른 염거화상(?~844)은 설악산 억성사에 머물며 도의선사의 법을 이었다. 그리고 도의선사가 창건했으며 구산 선문 중 보령 성주산문을 개창한 무염선사(801~888)의 출가 지인 오색의 오색석사도 설악산 자락에 있다. 하나같이 선종 24 FEBRUARY 2013 월간 판전 25

14 선종과 교종 또한 불법에 다다르는 다리일 뿐, 서로 다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설사 다르 다 하더라도 다른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를 향하여 빚어내는 화음은 천상의 소리 못지않은 것이지 싶다. 보물 제445호인 석등과 보물 제446호인 홍 각선사탑비다. 홍각선사탑비는 왕희지의 글 씨를 잡자해서 새긴 것으로 수많은 탁본에 의해 깨진 것을 2008년에 복원했다. 보물 제444호인 삼층석탑은 이중 기단 위 에 3층을 올린 것으로 전형적인 통일신라시 대의 양식이다. 도괴되어 있던 것을 1965년 에 다시 세웠다. 사찰인 이들 모두를 선림원 인근의 주요 사찰로 본다면 선림 원은 초기 선종의 영향이 강하게 미치는 한가운데에 자리 잡 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므로 초기 선림원은 화엄종 사찰이었 을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어느 시점에 이르러 주변 선종사찰 의 영향으로 인하여 선종사찰로 변모를 꾀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절터에 남아 있는 보물 제 446호 홍각선사탑비가 많은 것을 말해주지만 선림원의 역 사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못한다. 홍각선사탑비의 비문은 장흥 보림사에 남아 있는 보조( 普 照 ) 체징(804~880)의 탑비인 보 물 제158호 보림사보조선사창성탑비 의 글을 쓴 신라 하대의 명필이자 명문장가인 김원( 金 遠,?~?)이 지었다. 그에 따르 면 홍각선사(?~880)는 17세에 머리를 깎은 후 합천 해인사와 황매산 영암사 그리고 여주 고달사, 설악산의 억성사를 두루 거친 다음 선림원에 머물렀다. 그는 함통 말, 곧 860년으로부터 874년 사이에 억성사로 가 서 금당과 불전을 이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비문은 마멸된 것 이 많아 그 전체 내용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홍 각이 불사를 일으킨 억성사가 어디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비문에는 설산( 雪 山 )이라고 되어 있어 설악산을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또 1977년, 정영호 선생은 설악산 권금성 산장 뒤 의 절터를 억성사터로 비정했다. 그런데 홍각이 억성사에 중 창 불사를 일으켰다는 것이 의아하다. 도의로부터 염거와 체 징에게로 이어지는 법맥은 구산선문 중 장흥 보림사를 중심으 로 하는 가지산문이다. 그러나 홍각의 행적은 원감( 圓 鑑 ) 현욱 (788~869)이 개창한 봉림산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술사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여주의 고달사터에 남 아 있는 승탑은 두 기이다. 그 중 국보 제4호는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어 고달사지부도 라고 불리며, 다른 하나는 찬유( 璨 幽 )의 승탑인 보물 제7호 고달사원종대사혜진탑 이다. 그 둘 은 크기도 크려니와 간석( 竿 石 )에 새겨진 용과 구름무늬가 압 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한편 이곳 선림원터에 남아 있 는 승탑은 누구의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가까이 홍각 선사의 탑비가 있고 보면 그것이 홍각선사의 승탑이었을 것으 로 짐작할 수는 있다. 그것은 중대석과 상대석 그리고 지붕돌 까지 잃어버린 채 기단부와 하대석, 간석만 남은 모습이다. 그 런데 그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고달사터에 남아 있는 것들과 어슷비슷하다. 특히 크기만 줄어들었을 뿐 간석에 새겨진 용 과 구름무늬는 서로 같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친연 성을 보여준다. 이로 미루어 이곳에서 입적한 홍각선사는 그 의 행적과 더불어 봉림산문에 속한 스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고 볼 수 있다. 깊은 산골에 세워졌던 사찰이 시대의 사상적 변화, 그리고 주변 사찰들의 영향에 따라 선종사찰로의 변모를 꾀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개가 간과하고 지나 는 일이 있다. 바로 종을 주조할 때 상화상으로 참여한 순응 스님에 대한 것이다. 순응이 해인사의 창건을 주도한 스님이 라고 해서 그의 종지가 반드시 화엄만을 고집했던 것일까 싶 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고운 최치원(857~?)이 쓴 <선 안주원 벽의 기문( 善 安 住 院 壁 記 )>에 순응은 당나라 유학승이 었으며, 766년에 이루어진 구법 당시에 교종과 선종을 아울러 공부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신라에는 이미 법랑으로부터 전해진 북종선이 청도 호 거산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는 도의선사의 입당구 법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이루어진 일이다. 순응 또한 마찬가 지다. 도의선사보다 이른 시기에 당나라로 유학하여 교와 선 을 동시에 익힌 셈이다. 어쩌면 선림원 종을 새롭게 만드는 불 사에 순응 스님이 참여한 것은 선과 교를 모두 아우르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 둘을 동시에 익혔다면 그것 들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깊숙이 깨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절터를 거닐다 보니 문득 홍 각선사 탑비에 새겨진 글귀가 떠올랐다. 선사는 정신이 뛰어 나게 맑고 시원하며 본성의 깨달음이 비범하여, 법의 바다를 건너게 해주는 나루터이자 다리였다 는 것이다. 그렇다. 선종 과 교종 또한 불법에 다다르는 다리일 뿐, 서로 다른 것은 아 니라는 생각이다. 설사 다르다 하더라도 다른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를 향하여 빚어내는 화음은 천 상의 소리 못지않은 것이지 싶다.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선 림원터, 참 아름다운 곳이다. 이지누 사진도 찍고 글도 쓴다. 구산선문을 공부하며 불교를 익혔고 <마음과 짝하지 마라, 자칫 그에게 속으리니>, <돌들이 끄덕였는가, 꽃들이 흔들렸다네.> 그리고 <나와 같다고 옳고, 다르면 그른 것인가>와 같은 폐사지 답사기를 썼다. 지금은 경주 일대에 대한 작업을 위해 경주에 머물고 있다. 26 FEBRUARY 2013 월간 판전 27

15 풍경( 風 磬 )과 풍경( 風 景 ) 충북 보은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계신들 부처가 아니랴 The Buddha everywhere in shapes of all kinds, Boeun-gun, Chungcheongbuk-do 글 김동옥(여행칼럼니스트) 사진 박보하 중요한 것은 본질이지 껍질이 아니다. 형식에 얽매인 나머지 그 내면을 들여다보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가령 아무리 볼품없는 모습일지라도 또는 있어야 할 자리를 찾지 못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을 나는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만나 분지를 이룬 충북의 어느 고장에서 깨달았다. 동으로 상주시, 서남으로 옥천군, 북으로 괴산군 등에 면한 보 은군은 종곡산, 속리산, 덕대산, 금적산, 구병산 등 높은 봉우 리들에 둘러싸여 분지를 이루고 있다. 그 안에서는 보은군의 젖줄인 보정천이 삼가천과 항건천 등을 받아들이며 몸을 키워 서 금강을 향해 나아간다. 이 때문일까. 보은군은 안개가 끼는 날이 그렇게 많다. 특히 봄과 가을에 일교차가 조금만 크다 싶 으면 여지없이 안개를 피워서는 존재의 형태와 색깔을 단숨에 지워버린다. 그 안개를 두고 보은 사람들은 지겹다 하고, 바 깥사람들은 낭만적이다 한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것들도 가까이 다가서면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 은군의 안개가 정확히 그렇다. 보은군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분쟁이 자주 발생하던 곳 이었다. 신라는 자비왕 13년(470) 현재의 보은읍 오정산에 삼 년산성을 쌓고 서북지방으로 진출하기 위한 거점인 동시에 최 전방 방어선을 구축했다. 쌓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해서 삼년산성이다. 당시 이곳이 삼년군 혹은 삼년산군이라고 불 리어 그 같은 이름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산성은 총 길이 1,680미터, 성곽 높이 최고 13미터, 폭 5~8미터 규모다. 성곽은 크고 작은 돌조각을 단단히 겹쳐 쌓았다. 오랜 시간 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보존 상태가 양호한 이 산성은 사적 제235호로 지정돼 있다. 삼년산성에는 안과 밖을 연결하는 동 문지, 서문지, 북문지, 남문지 네 개의 통로와 성곽의 망루와 도 같은 서남곡성, 서북곡성, 동북곡성, 북문곡성 등 네 개의 곡성이 있다. 서문지 앞에는 아미지라는 연못 터가 있다. 지금은 물이 고여 있지 않다. 연못 앞 암벽에는 명필 김생의 것으로 보이는 글씨들이 음각되어 있다. 성내에는 보은사가 있는데, 이곳에는 유형문화재 제313호로 지정된 지장시왕태 화가 있다. 고종 32년(1896) 제작된 것으로 본존인 지장보살 을 중심으로 좌우 3열의 권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삼년산성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쯤 걸린다. 지형을 최대한 활용 해서 높고 견고하게 쌓은 삼년산성은 그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전투에서 단 한번도 함락된 적이 없다. 삼년산성에서 머잖은 곳에는 잘 보전된 한옥 세 채가 있다. 외속면 하개리 삼가천 가에 자리한 선병국, 선병우, 선병묵 가 옥이 그것이다. 병 자 항렬의 형제들 집으로 개화기에 지은 것들인데, 그중 선병국 가옥의 규모가 가장 크다. 주요민속자 료 제134호로 지정된 선병국 가옥은 사가( 私 家 )에 허용된 최 대한도인 아흔아홉 칸으로 지어졌다. 가옥은 안채와 사랑채 등이 모두 독립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집 전체에 외담이 크게 둘러쳐져 있고, 그 안에 사랑채, 안채, 사 당채가 저마다 담을 두르고 있다. 선병국 가옥 사람들은 일찍부터 나눔이 생활화되어 있었다. 본래 이곳에는 관선정이란 건물이 존재했다. 세상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지은 것이었다. 교사리에 자리한 보은 향교와는 다른 성격의 교육기관이다. 보은향교가 성현의 위패 배향 및 지방민의 교육 교화용이라면, 관선정은 까다로운 시 험을 통과한 수준 높은 이들에게만 기회가 열린 곳이었다. 수 업료와 숙식 등 제반 비용은 모두 무료였다. 돈 걱정 없이 배 움을 넓혀서 홍익인간을 실천하라는 뜻에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선정은 일제의 탄압으로 1944년 철거 되고 말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도 공부에 뜻을 둔 학생들이 계속해서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법주사의 석련지는 돌로 만든 작은 연못으로 극락세계를 뜻한다.ㅣ 속리산에서 발원한 삼가천의 갈대밭. 28 FEBRUARY 2013 월간 판전 29

16 속리산 묘적암을 찾은 최치원은 이런 시를 남긴 바 있다. 道不遠人人遠道 山非離俗俗離山 (도불원인 인원도, 산비리속 속리산). 풀자면 바르고 참된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이 그 도를 멀리한다. 산은 속을 떠나지 않는데 속이 산을 떠난다 는 뜻이다. 그렇다. 진리는 늘 그 자리에 있다. 애먼 사람이 그걸 몰라보고 스스로 외면하는 것이다. 법주사 마애여래의좌상 30 FEBRUARY 2013 월간 판전 31

17 마로면 원정리의 월출. 32 FEBRUARY 2013 월간 판전 33

18 일찍이 신라 헌강왕 12년(886) 속리산 묘적암을 찾은 최치원 은 이런 시를 남긴 바 있다. 道 不 遠 人 人 遠 道 山 非 離 俗 俗 離 山 (도불원인 인원도, 산비리속 속리산). 풀자면 바르고 참된 도 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이 그 도를 멀리한다. 산은 속 을 떠나지 않는데 속이 산을 떠난다 는 뜻이다. 그렇다. 진리 는 늘 그 자리에 있다. 애먼 사람이 그걸 몰라보고 스스로 외 면하는 것이다. 법주사로 이어진 오리숲 길은 적요하다. 차고 매서운 이 겨 울의 바람에 의해 숲길이 속리( 俗 離 ) 의 공간으로 바뀐 까닭이 다. 속리산 남쪽 기슭의 넓고 평탄한 자리에 위치한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14년(553) 창건되었다. 의신조사가 절을 세웠으 나 대찰로서 면모를 갖춘 것은 진표율사 이후다. 지금도 규모 가 크지만, 한때 법주사는 60여 동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렸 던 적도 있었다. 진표율사는 762년 변산에서 지장보살과 미륵 보살로부터 교법을 받은 이로 금강산 발연사를 창건하고 김제 의 금산사를 중창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일러 속리산 법주사 와 팔공산 동화사 등을 중창하여 교법을 펴도록 지시했다. 법 주사가 미륵신앙의 중심 도량이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숲길 끝에는 금강문과 경내로 드는 마지막 관문인 천왕문이 차례로 맞는다. 인간의 선악을 관찰한다는 사천왕의 부리부리 한 눈은 언제 보아도 가슴을 뜨끔하게 한다. 그것은 마치 소리 없는 죽비와도 같아서 풀어졌던 정신의 매무새를 다시금 정갈 히 고치게 만든다. 법주사에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원통보전, 명부전, 등 8개의 전각을 비롯한 30여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특히 법주사에 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목탑인 팔상전이 있다. 정사 각형의 돌기단 위에 5층 목탑을 올렸다. 기단의 각 면에는 탑 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놓여 있다. 국보 제55호로 지정된 팔상 전은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표현한 그림이 1~3층 벽면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법주사는 미륵을 모신 절임에도 불구하고 금당의 명칭이 대웅전이다. 본디 미륵을 봉안했다면 대적광전이거나 대명광전 등의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사실 법주사에는 지금의 대웅전보다 훨씬 더 큰 용화보전이 있었다. 산호보광명전(산호전)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당이야 말로 법주사의 중심이었다. 이곳에는 금색의 장륙상이 안치되 어 있었는데, 1872년 경복궁 복원을 위한 당백전 주조 명목으 로 조정에 압수되었으며 용화보전 역시 헐리고 말았다. 하기 야 미륵불이 대웅전에 봉안된들 어떤가. 대웅전이든 대적광전 이든 그것은 하나의 껍데기에 불과한 것을. 팔상전 외에도 국보 제5호 쌍사자석등, 국보 제64호 석련지, 보물 제15호 사천왕석등, 보물 제216호 마애여래의좌상 등 법 주사는 가히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뛰어 난 성보문화재들을 다수 품고 있다. 그중 특히 쌍사자석등은 신라시대의 3대 석등으로 꼽힌다. 마애여래의좌상의 독특함 도 지나칠 순 없다. 경내로 들자마자 왼쪽으로 돌면 추래암이 라 불리는 큰 바위에 불상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그 자세가 완전히 앉은 것도 아니고 선 것도 아니어서 다소 엉거주춤한 모양새다. 법주사를 마지막으로 보은행의 일정을 접어도 상 관은 없지만, 볼품없는 어떤 탑과 석불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아무래도 그냥 두고 갔다가는 후회하게 될 것 같아 법주사를 빠져나오는 그 길로 찾아 나선다. 왼쪽 면 선병국 가옥의 용마루 끝을 장식한 망와. 부귀 길상이라는 글귀가 불로초 그림과 함께 새겨져 있다.ㅣ삼년산성. 성을 쌓는 데 삼년이 걸려 삼년산성이 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ㅣ보은사 지장시왕도의 시왕.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로 도명존자, 무독귀왕이 그려져 있고 시왕과 동자 동녀 판관 등이 차례로 그려져 있다.ㅣ법주사 팔상전의 돌계단. 현재 면 보은향교의 세 칸으로 지어진 외삼문과 삼태극.ㅣ 원정리 삼층석탑. 마로광업소 안쪽에서 산으로 한참을 올라가면 능선부에 탑이 서 있다.ㅣ 비마라 사 석조관음보살입상.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불상으로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240호다. 먼저 마로면 원정리로 길을 잡는다. 그곳에 쓸쓸히 버려지다 시피 한 고려 중기의 석탑이 있다. 충북유형문화재 제118호로 지정된 이 탑은 마로광업소에서 수풀을 헤쳐가며 산길을 10여 분 오르면 잡목 우거진 산꼭대기에 서 있다. 도대체 탑 자리가 아니다. 이곳에서 걸어 올라온 등성이의 반대쪽을 내려다보 니 약 30미터 아래에 절터로 보이는 자그마한 공간이 보인다. 아마도 탑은 그 절에 달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탑은 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갑석과 기단면석이 일체형이다. 이 탑은 비례 적으로 훌륭한 편이 못 된다. 탑신들이 전반적으로 너무 홀쭉 해서 안정감이 떨어진다. 아무리 봐도 잘난 데라고는 찾기가 어려운데, 왠지 마음이 끌린다. 어쩌면 그것은 탑의 처지에 대 한 동정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심심산골에서 마냥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그 처지가 불쌍해서. 그건 충북유형문화재 제240호 비마라사 석조보살입상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비마라 는 신라 시절 안홍이라는 승려를 따라온 천축국의 승려다. 그를 기리며 1999년 속리산면 북암 리에 창건한 비마라사에는 통일신라시대 조성된 돌부처 한 분 이 계시다. 높이 151센티미터로 자그마한 이 부처는 관세음보 살로서 제법 신체 비례의 균형이 잡혀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목과 허리가 절단되었던 것을 다시 붙여놓은 흔적이 또렷하 다. 얼굴의 코와 귀도 크게 마모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처에게는 정이 간다. 부처는 자신을 애써 찾아준 이에 대 한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만면에 엷은 미소를 띠고 있다. 김동옥 여행칼럼니스트. 여행하면서 글 쓰고 사진 찍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남 보 기에는 팔자 좋은 길 위에서 노는 사람, 주간 <일요신문> 레저면을 책임지며 현대기아 차그룹, 아주그룹, 한화건설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박보하 사진을 시작한 이후 4회의 개인전과 여러 단체전에 참가했다. 1993년에는 월간 <사진예술>에서 올해의 사진가상을 받았고 1999년 영국 여왕이 방한했을 때 영국 측 공 식 전담사진가로 활약한 바 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팔만대장경,초조대장경,화 엄석경의 디지털화 작업을 맡아 진행했다. 잠시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다. 저서로는 산 사의 숨겨진 미학을 사진과 에세이로 보여준 <산사의 미를 찾아서>가 있다. 34 FEBRUARY 2013 월간 판전 35

19 마음으로 만난 인연 장일범 즐겁고 행복한 클래식 배달부 Happy deliveryman of classical music, Ilbum Chang 글 한담(시인) 사진 안홍범 솔직히 장일범의 다재다능함에 질투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는 음악평론가이자 성악가이며 교수다. 음악감독의 임무에 충실하게 무대를 준비하며 라디오DJ로 서 클래식을 소개한다. 책도 냈으니 작가라고 불러도 되겠다. 나는 그의 모든 활 동에 지지를 보낸다. 그런데 만약 그중 어떤 모습이 좋은지 콕 집어달라고 한다 면 내게는 라디오DJ로서의 장일범이다. 나는 그의 조언과 충고를 들으며 클래식 을 알아가고 있다. 물론 당신 생각의 다름을 나는 인정한다. 매일 아침 9시면 열리는 아름다운 클래식 바다 1월 19일 토요일 오후,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장일범(46)과 나는 스마트폰의 한 영상에 푹 빠져 있었 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Som Sabadell> 플래시몹이었다. 사바델 은행 개점 13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것이었는데, 연미복을 입은 콘트라베이시스트가 은행 앞 광장에서 <베토벤 9번 교향곡>의 일부를 연주하는 것 으로 동영상은 시작됐다. 어떤 착한 소녀는 콘트라베이시스트가 벗어놓은 실크해트에 동전을 넣었다. 잠시 후 어디선가 첼리스트가 등장했다.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또 어디선가 나와서 이스트를 넣은 빵처 럼 선율을 조금씩 부풀렸다. 광장의 관심이 서서히 그들에게로 옮겨가는 순간 타악과 관악파트가 힘을 보탰고, 그 모두를 하나로 모을 지휘자가 군중 틈에서 걸어 나왔다.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런데 악기들의 하모니에 더 해 우렁찬 <환희의 송가>가 울려 퍼졌다. 마침내 모든 연주와 노래가 끝나는 순간 광장은 감격에 겨운 군중의 떠 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찼다. 장일범과 나는 이 플래시몹을 본 후 그 광장에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마음이 따뜻 해져서 브라보 를 외쳤다. 음악은 이런 것이다. 세상 어디 있든 말, 피부색, 성별, 나이, 빈부에 상관없이 모두를 행복의 장으로 초대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그리고 나는 매일 아침 9시면 그 아름다운 바다로 걸어 들어간다. KBS 클래식FM 장일범 의 가정음악 으로. 대학에서의 열정이 평생의 거름 일주일쯤 지나서 나는 장일범이 어떤 음악가를 가장 좋아하는지가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 전화로 물었더니 그는 차이콥스키를 사랑하고 그의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과 <예브게니 오네긴>이 최고라고 했다. 슬픔과 비애 그리고 내적 정열을 승화시킨 러시아적 서정이 정말 아름답기 때문 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두 작품 모두 러시아 36 FEBRUARY 2013 월간 판전 37

20 대문호 푸슈킨의 소설이 원작이다. 아마도 장일범이 이 작품을 특히 좋아하는 데는 그의 유학생활이 영향을 미 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장일범은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후 월간 <객석>에서 2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 다가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다. 노래에 대한 갈망이 멈추지 않아서다. 당시 그는 차이콥스키음악원 성악과에서 4 년 동안 수학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가 되었다. 나는 그 과정을 단 네 문장으로 요약 하였을 뿐이다. 이렇게만 하고 넘어간다면 그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알려줄 수가 없다. 나는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내는 이 땅의 청년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스스로를 돌아봐도 그다지 자랑스러워할 만한 과거는 아니다. 그런 대학생활의 당사자로서 장일범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의 대학생활은 치열했다. 집 안의 반대 탓에 음대 진학을 포기하고 러시아어학과를 택했지만, 그는 거기에서 의미를 찾고 자신의 발전을 위 한 길들을 계속해서 열어나갔다. 1학년 때는 목요음악반 동아리에 가입해서 노래를 부르고 클래식을 들으며 꿈 을 키웠다. 2학년 때는 88서울올림픽 통역 자원봉사로 나서며 러시아어 실력을 키웠고, 공연을 보거나 음반을 사는 데 용돈 전부를 투자했다. 3학년 때는 문예진흥원 공연예술아카데미 극작평론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평론을 위해 연기를 알아야겠다며 연극 무대에 뛰어들기도 했다. 실제로 4학년 1학기 김진태 씨가 운영 했던 극단에서 윤주상, 김학철, 정경순 등과 함께 무대에 섰다. 그는 이 극단의 이름을 염전 이라고 했다. 워낙 출연료가 짜서 다들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실제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데, 아마도 김진태가 90년대 초반 대표로 있었던 곳이라면 극단 가교 인 것으로 보인다. 연극 출연 후에는 월간 <객석>의 기자 모집에 응시해 합격했다. 실제 기자활동은 졸업 후로 미뤘다. 학교생활 을 더 즐기고 싶어서 였다. 꾸준히 공연을 본 후 수준 높은 리뷰를 여러 곳에 기고하고, 그가 주도해서 러시아 예 클래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들으면 사람들이 취미를 붙일 수 있을까 묻자 이렇게 답한 바 있 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음악을 계속 반복적으로 듣는 것 이라고. 그러다 보면 뇌리에 꽂히는 음악 이 하나쯤 생기는데, 거기서부터 지평을 넓혀 가면 된다 는 거다. 술제와 아카펠라 앙상블 공연을 개최했다. 반추하며 그는 대학 4학년이 가장 즐거웠다 고 했다. 말콤 글레드웰 의 1만 시간의 법칙을 적용하자면, 장일범은 이미 대학을 다니는 동안 그 이상의 시간을 자신의 꿈에 투자했다. 클래식 해설하는 남자 나는 가정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굉장히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무척 허망하다. 만일 이랬다면 어땠 을까? 물론 당연히 좋았겠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개입해서 그 상황을 완전히 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소 아쉽더라도 과거에 매달리기보다 현재에서 답을 찾길 원한다. 장일범은 <객석> 기자로 활동하다가 홀연히 러시아로 떠났다. 그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러나 그 시간이 완전히 만족을 주지는 못한 모양이었 다. 교수와 궁합이 맞지 않았다 고 했다. 게다가 한국에서 IMF가 터졌고, 러시아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그 는 유학 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만약에 다른 교수를 사사했다면, 만약에 두 나라의 경제상황이 최악이 아니었다면 그러나 장일범은 그 이상 가정의 논의를 발전시키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돌아왔고 비록 애초 계획했던 바대로는 아니지만, 평론가 와 진행자로 톱의 자리에 섰으며, 간간히 노래로 청중도 만난다. 음악감독으로서 놀랄 만한 무대를 기획하는 것 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그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 를 기획해서 우리나라 클래식음악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평 을 듣는다. 기억하기로 그 이후 각종 해설 시리즈 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해설이 있는 발레, 그림 읽어주는 여자. 이런 류 말이다. 가끔 그를 안다고 하면서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왜 자꾸 딴 짓을 하느냐? 고 꼬집는다. 뭘 모르는 소리다. 음악, 미술, 연극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웃거리는 그는 지적처럼 딴 짓 을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단지 문화에 대한 일 한 가지만 하고 있을 뿐 이라고 장일범은 말했다. 클래식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반복 며칠 전, 그러니까 1월 27일 일요일이었다. 여느 때처럼 <장일범의 가정음악>을 들으며 <소로우의 강>이라는 책 을 읽고 있었다. 유일하게 일요일은 방송이 차분히 진행되는 날이다. 평소 왜 클래식 프로는 점잖아야 하냐? 면서 그의 말 한마디면 열 일 젖혀두고 달려오는 게스트들과 품격을 지키면서도 재미를 극대화한 방송을 만들어 가지만 일요일만은 조용히 전곡을 감상하며 평온한 아침을 맞이하도록 도왔다. 그는 오프닝에서 오늘이 베르디가 세상을 떠난 날이자 모차르트가 세상에 태어난 날 이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는 며칠 전 내가 클래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들으면 사람들이 취미를 붙일 수 있을까 묻자 이렇게 답한 바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음악을 계속 반복적으로 듣는 것 이라고. 그러다 보면 뇌리에 꽂히는 음악이 하나쯤 생기는데, 거기서부터 지평을 넓혀 가면 된다 는 거다. 자신도 그렇게 클래식과 가까워졌노라고 했다. 그는 중 학교 때 아버지의 LP클래식 음반을 틀어놓고 숙제를 하면서 클래식의 세계에 입문했다. 그와의 대화가 생각나서 얼른 먼지 켜켜이 쌓인 CD 장식장을 열었다. 뒤적였더니 칼 뵘이 지휘한 모차르트 41 번 교향곡, 일명 <주피터> CD가 있었다. 그걸 오디오에 걸고 나는 편안한 소파에 눕듯이 앉아 책을 마저 읽었다. 종일토록 그 음악이 흘러나왔으나 그날 내 뇌리에 꽂히는 부분을 얻진 못했다. 하루로 될 일이 아니다. 클래식과 가까워지기란. 38 FEBRUARY 2013 월간 판전 39

21 한국의 불탑 별처럼 탑은 세워지고 Pagoda built like a star... 글 소재구(국립문화재연구소) 사진 Studio 711 우리의 탑은 여러 층의 지붕이 달린 탑으로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그 후 우리나라에도 탑과 절이 수없이 세워졌으니 신라 경주 땅에 즐비하게 늘어선 탑과 절을 옛 기록에서는 절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깔려 있고 탑들은 기러기 날아가듯 줄을 지었다.( 寺 寺 星 張 塔 塔 雁 行 ) 라고 기록하고 있다. 세상 사는 모습이란 시대에 따라 외형만 달랐지 늘 소수 의 상층 계급에게는 살 만한 것이었을지 몰라도 나머지 중 생들에게는 언제나 고단한 것이었다. 지금도 우린 예전보 다 훨씬 잘 먹고 잘 입고 잘살게 된 것은 사실이나 마음속 걱 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인도인들도 그랬 을 것이다. 움막 같은 집에서 짐승처럼 살면서 더위와 병마 와 굶주림에 허덕이고 뼈가 빠지게 일해 보았자 희망은 없 고 덧없이 몸은 늙어만 가니 아, 인생살이가 정녕 고통의 바다라면 차라리 이승을 포기하고 저세상을 기다리리라. 신분 차별도 없고 심신의 괴로움도 없는 극락세계. 그곳으로 가자. 부처님께 귀의하자. 하여 불교는 들불처럼 인도 대륙에 번지고 이웃 나라로 퍼져 나갔다. 심지어 돈을 벌어 부자가 되 어도 신분 차별의 굴레를 벗을 수 없는 중산층들은 더욱 열심 히 불전에 보시를 하였으니 이로써 스님들을 공손히 머물 수 있게 하는 절 이 생겨나게 되었다. 절이 지어지니 절 마당 한 가운데에는 지금껏 성스런 예배소로 받들어오던 탑이 서게 되 었다. 탑은 모든 존재의 중심축이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탑들은 기러기 날아가듯 줄을 짓고 인도와 마찬가지로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였던 중국 은 이국의 종교인 불교를 받아들여 불탑을 세웠으되 그들 나름 대로의 문명국의 자존심을 내세웠다. 즉 인도의 불탑(스투파) 이 지닌 높이 솟은 무덤 이란 의미를 받아들이되 해석은 중국 식으로 부여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인도 탑을 따르지 않고 중 국 전통 건물 중에서 높이 솟은 것을 탑으로 채택하였는데 이 때 발탁된 건물이 바로 층층누각으로 솟은 망루 건축이었다. 망루 건축을 일단 탑으로 정하긴 했는데 여기에 무덤이란 의 미를 부여해야 하므로 이번에는 부처님의 사리를 얻어와 망루 같은 탑 안에 안치해야 했다. 그런데 중국인의 관습에서 보면 시신의 일부나 다름없는 사 리를 지상의 건축물 안에 봉안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다. 중국식 무덤은 시신이 반드시 지하에 매장되어야 했기 때문 이다. 따라서 부처님의 사리는 망루 같은 탑 지하에 사리 장 치 시설을 하고 땅속에 사리를 묻게 되었다. 그러나 겉으로 보 면 이것이 탑인지 망루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붕 꼭대기에 인도 탑의 형상인 반구형체와 몇 겹의 원반(보 륜)을 얹어놓으니 그제야 바야흐로 탑과 망루가 분별되었다. 이러한 중국식 아이디어로 창안된 층층누각형의 탑은 우리 나라로 전하여졌다. 결국 우리의 초창기 탑은 인도 탑의 발생 과정을 거의 알지 못한 채 중국 탑을 처음부터 모델로 삼았던 지라 우리의 탑은 여러 층의 지붕이 달린 탑으로 첫 선을 보이 산서성 응현의 불궁사 목탑. 중국 최고의 목탑으로 현재 약간 기울어져 있다.(조정육 사진)ㅣ 미얀마 바간의 불탑군. 버마족 바간왕조의 수도였던 이곳은 약 2200여 기의 불탑과 사원이 있다. 40 FEBRUARY 2013 월간 판전 41

22 바간의 불탑군 사이로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 42 FEBRUARY 2013 월간 판전 43

23 게 되었다. 그 후 우리나라에도 탑과 절이 수없이 세워졌으니 신라 경주 땅에 즐비하게 늘어선 탑과 절을 옛 기록에서는 절 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깔려 있고 탑들은 기러기 날아가듯 줄 을 지었다.( 寺 寺 星 張 塔 塔 雁 行 ) 라고 기록하고 있다. 정작 아름답던 탑들은 불교가 퍼져나가매 부처님의 가르침과 자비로운 사랑에 흠뻑 젖었다. 생사의 고통으로부터 후련히 해탈할 수 있는 구원을 받고 법열마저 느낀 당시의 불자들의 마음도 그러했다. 헌신 적 공양이 뒤따랐다. 그중에서도 삼보의 으뜸인 불보의 상징. 바로 탑을 세우는 열정은 대단하였다. 절 안에서 가장 핵심의 건물이요 가장 커다란 건물은 탑이었다. 훗날에야 법당이 탑 보다 커졌지만 초창기에는 어림없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오래된 탑일수록 그 규모가 엄청나 게 크다. 상상해보라. 황룡사구층탑은 기둥만 일곱 칸이었다. 높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익산의 미륵사지석탑이나 경주 분황 사석탑도 그 규모는 대단하다. 절 안에서 탑보다 더 위대한 건 물은 없었다. 탑 중에서도 가장 웅대하고 아름다운 탑은 목탑이었다. 붉은 기둥 위로 휘황찬란한 오색단청의 처마와 서까래. 벽마다 벽 화가 그려지고 지붕 위에는 기와를 덮고. 그러한 지붕을 층층 이 올려 까마득히 하늘을 향해 솟은 탑. 탑 중에서도 가장 건 축적인 멋과 예술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은 역시 목탑이었 다.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이러한 목탑을 들여왔다. 물론 중국에서는 벽돌 탑도 많았지만 목탑의 매력이 훨씬 더 했던 것이다.탑문은 사방으로 열려 있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사면에 불단이 놓이고 불자들은 사방불을 돌아가며 예배하며 탑 안에서도 탑돌이를 한다. 이것이 원래 우리 탑의 진면목이 었다. 불교가 4세기 말에 들어왔지만 우리의 석탑은 그로부터 20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첫선을 보였다. 그럼 그 200년간은 어떤 탑을 세웠나. 바로 목탑이다. 우리 의 불교 초창기에는 무려 200년간이나 목탑의 전성시대가 있 었다.그 목탑들은 다 어디로 갔나. 중국에도 목탑이 많이 남아 있고 우리에게서 탑 만드는 것을 배워간 일본에는 목탑이 수 도 없이 남아 있는데 우리 탑의 원조, 우리의 목탑은 다 어디 갔나. 이 나라가 전쟁이 많다 보니 그 많던 목탑은 전쟁 통에 사라지고 때로는 운이 없어 화재로 사라지다 보니 이제는 눈 을 씻고 보아도 삼국시대의 목탑은 없다. 옛 기록에 보면 불교 가 들어오자마자 고구려에서는 성문사, 이불란사 등 절을 10 개나 세웠다고 한다. 백제도 마찬가지. 탑은 없어졌어도 자취 는 있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찾아낸 고구려의 목탑 자리는 세 군데나 되었고 백제 땅에서도 여러 군데 나왔고 신라에서는 유사 이래 최대의 목탑 황룡사탑 자취가 존재했다. 그것뿐인 가. 더 조사해보니 법주사 팔상전과 쌍봉사 대웅전이 존재하 고 있었다. 팔상전이라 함은 부처님의 일대기를 여덟 폭의 그림으로 그린 팔상도를 봉안한 전각이다. 그런데 예로부터 팔상도는 탑 안 의 벽에 그려 넣거나 걸어두는 것이었으므로 적어도 층층누각 식의 팔상전은 탑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법주사 팔상전은 우 리의 목탑인 셈이다. 다만 아쉽게도 그 팔상전은 조선시대에 새로 지은 것이라 원래의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종교 예술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신라 때의 불상과 고려 때의 불상이 크 게 차이 나지 않듯, 예전의 승복과 요즘의 승복이 별 차이가 없듯 지금의 팔상전은 초창기의 팔상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 운 목탑을 지을 줄 아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보라! 저 점잖은 자태와 당당하면서도 우아한 품격. 과장되고 위세적인 중국의 목탑이나 기교에 치우친 일본의 목탑과 견주 어볼 때 어느 나라 목탑이 가장 아름다운가. 눈을 확실히 뜨고 비교해보라. 비록 지금은 하나밖에 없지만 법주사 팔상전 같 은 탑이 많았으리라. 그래서 우리는 동양 최대의 황룡사 목탑 도 지을 수 있었으리라. 그런가 하면 단칸짜리 목탑도 가뜬하 고 맵시 있게 지을 수 있었으리라. 전라남도 화순 쌍봉사에는 지금 대웅전으로 쓰이는 건물이 있다. 그것은 탑이다. 역시 조선시대 건물이지만 오래전 초창 기의 목탑과 비슷했으리라. 이 탑을 보고 배워간 고대 일본의 탑들이 쌍봉사탑의 모양과 유사한 것을 보면 짐작하고도 남음 이 있으리라. 이 탑은 1958년 9월 사라호 태풍이 전국을 휩쓸 고 지나갈 때 그 거센 폭풍우를 맞아 흔들거리고 결국 돌아서 고. 태풍이 멎은 뒤 찾아가보니 몇 발짝 흔들거리며 자리가 옮 겨져 있었다. 조금도 쓰러지지 않은 채로 그러나 이 탑은 끝내 사라지고 말았다. 1984년 4월 초파일 밤, 법당 안의 촛불이 쓰러져 삽시간에 불바다가 되고 탑은 잿 더미가 되었다. 우리의 국보 문화재 하나는 험한 세상과 모진 폭풍우까지 다 이겨내고 왔건만 촛불 한 자루에 너무도 허망 하게 사라져갔다. 교토 동사( 東 寺 ) 오중탑( 五 重 塔 )의 실루엣. 일 본에서 가장 높은 오중목탑으로 높이가 55미 터에 이른다. 826년 홍법 대사가 처음 짓기 시작했고 이후 화재와 전쟁으로 여러차례 소 실을 거듭하다 1644년 도쿠가와 이에야쓰의 지원으로 다시 세워졌다. 법주사 팔상전.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이다. 신라 진흥왕 14년 (553)에 의 신스님에 의해 처음 지어졌다. 부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도가 각 벽면에 그 려져 있어 팔상전이라 이름이 지어졌다. 지 금의 건물은 임진왜란 이후에 다시 지어졌고 1968년에 해체 복원하였다. 44 FEBRUARY 2013 월간 판전 45

24 현진오의 우리 땅 우리 꽃 여행 14 울릉도, 희귀식물의 보고 Rich repository of rare plants, Ulleung island 경상북도 울릉군 글/사진 현진오(동북아식물연구소장) 울릉도는 아주 특별한 화산섬이다. 동해 한가운데서 불쑥 솟아오른 화산섬 울릉도는 이후 단 한 번도 육지와 연결된 적이 없다. 독도와 함께 우리나라 유일무이한 대양섬(oceanic island)으로서 세계적으로도 하와이 등 몇 안 되는 대양섬 중 하나다. 더욱이 울릉도는 지금으로부터 약 300만 년 전에 생성되어 지질학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젊은 대양섬이기에 세계 식물학계로부터 식물 진화를 연구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화산활동으로 바다에서 솟아오른 후 연륙된 적 없는 섬, 울릉 도에는 지금 수많은 생명체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이들 이 어떻게 이곳에서 살게 되었을까? 새나 날개 달린 곤충들은 날아서 올 수 있었겠지만 다른 동물들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울릉도에는 쥐 종류를 제외하고는 포유류가 없고, 뱀 과 개구리 같은 양서류와 파충류도 없다. 또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고립된 섬에 식물들은 어떻게 옮 겨왔을까? 짠물에 잘 견디고 물에 뜨는 씨앗들은 해류를 타고 이 섬에 도달했을 것이고, 가볍고 솜털 달린 씨앗들은 바람에 날아왔을 것이다. 또 동물 몸에 잘 달라붙는 씨앗은 새의 깃 털에 붙어 울릉도에 도착했을 것이다. 이처럼 어렵게 울릉도 에 상륙한 식물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울릉도 환경에 적응하 며 살아왔다. 이 과정에서 이주해온 식물들은 울릉도의 독특 한 환경에 적응하게 되는데, 그 결과가 바로 울릉도 특산 식물 의 출현이다. 특산 식물은 특정 지역에서만 자라는 식물을 말 하므로 울릉도 특산 식물은 세계적으로 오직 울릉도에만 자생 하는 식물을 뜻한다. 젊은 대양섬에서 생겨난 울릉도 특산 식물들 이렇게 탄생한 울릉도 특산 식물은 선모시대, 섬개야광나무, 섬국수나무, 섬남성, 섬노루귀, 섬단풍나무, 섬댕강나무, 섬 백리향, 섬시호, 섬쑥부쟁이, 섬현호색, 왕매발톱나무, 우산 고로쇠, 우산제비꽃, 울릉국화 등 40여 종류에 이른다. 섬 울릉 우산 등이 이름에 붙은 식물은 대부분 울릉도 특산식물 이다. 섬나무딸기도 특산식물 중 하나인데, 육지에 자라는 산딸기 가 울릉도에 들어와 이 나무로 진화한 것으로 여겨진다. 식물 에 해를 주는 포유류가 거의 없는 울릉도 환경에 맞춰 진화하 는 과정에서 가시가 없는 식물로 변했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 다. 이처럼 완전히 종으로 분화되어다기보다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해 가는 중간 단계에 있는 특산 식물들이 많기 때문에, 식 물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연구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울릉도에서는 특산 식물 외에도 이곳 식물들이 보여주는 신 기한 현상들이 있다. 잎과 꽃이 크다는 것이 잘 알려진 울릉도 식물의 첫 번째 특징이다. 육지에 자라는 것과 같은 종이라 할 지라도 줄기나 잎이 더욱 크고 윤지게 자라는 게 보통이다. 또한 울릉도에는 우리가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남쪽에 고향 을 둔 식물이 많이 자라지만, 이와 함께 북쪽이 고향인 식물도 많다는 특징이 있다. 동백나무, 굴거리나무, 식나무, 후박나 무 등 상록활엽수들과 섬사철란, 새우난초, 연화바위솔, 털머 위 등 남쪽을 고향으로 하는 식물들은 울릉도가 난류의 영향 을 받는 해양성기후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일이다. 하지 만 이런 따뜻한 조건을 가진 울릉도에 북쪽을 고향으로 둔 북 방계 고산식물이 많이 자란다는 것은 언뜻 이해할 수 없는 일 인데, 두메오리나무, 만병초, 화솔나무, 주름제비난, 선갈퀴, 큰연령초, 덩굴용담 등이 그것이다. 더욱이 이들 북방계 식물 46 FEBRUARY 2013 월간 판전 47

25 큰연령초 Trillium tschonoskii Maxim. (백합과) 북부 지방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남한에서는 울 릉도에만 자란다. 꽃은 5-6월에 피며, 잎, 꽃잎, 꽃받 침이 각각 3장씩이다. 우산제비꽃 Viola woosanensis Y. N. Lee & J. Kim (제비꽃과) 세계적으로 울릉도에만 자라는 특산 식물로 봄에 진 한 자줏빛 꽃을 피운다. 숲 속에 자라며 잎 가장자리 가 갈라진다. 개종용 Lathraea japonica Miq. (열당과) 너도밤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녹색 인 부분이 없어 광합성을 하지 않는다. 울릉도와 일 본에 자라며, 꽃은 5월에 핀다. 고추냉이 Wasabia japonica (Miq.) Matsum. (십자화과) 울릉도 성인봉 계곡 주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땅속줄기로 향신료인 와사비 를 만든다. 일본에도 자라며, 봄에 꽃이 핀다. 이전 페이지 너도밤나무 Fagus engleriana Seemen ex Diels (참나무과) 높이 20미터에 이르는 큰키나무로 성인봉 원시림을 구성하는 나무 중의 하나다. 학자 에 따라서는 일본 것과는 다른 울릉도 특산 식물로 보기도 한다. 섬댕강나무 Zabelia insularis (Nakai) Hisauti & H. Hara (인동과) 드물게 자라는 울릉도 특산 떨기나무로 5월 에 꽃이 핀다. 군락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어 있다. 털댕강나무와 같은 것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현재 면 선갈퀴 Asperula odorata L. (꼭두서니과) 강원도 이북의 높은 산 응달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은 4-6월에 핀다. 잎은 6-10장씩 돌려나며, 울릉도에서는 저지대 에도 흔하게 자란다. 선모시대 Adenophora erecta S. T. Lee et al. (초롱꽃과) 울릉도 특산의 여러해살이풀로 성인봉 숲 속에 드물게 자란다. 8-9월에 꽃이 피며, 모 시대와는 달리 잎이 촘촘히 달린다. 들은 성인봉 정상부의 높은 곳만이 아니라 저지대에서도 잘 자란다. 이러한 울릉도 식물의 특징은 만병초라는 상록성 진 달래 종류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한반도에서는 해발 1400미 터 이상의 높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북방계 식물인 이 나무가 울릉도에서는 성인봉 높은 곳에 많은 수가 자생하는 것은 물 론이고 해안가에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이유는 아직 밝혀지 지 않았지만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등 사시사철 공중습도 가 높은 게 원인일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을 따름이다. 울릉도에는 80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들은 사시 사철 형형색색의 꽃을 피워 우리를 반긴다. 봄철에 사수채송 화와 갯메꽃이 해안가를 아름답게 수놓는 것으로 시작되는 꽃 축제는 겨울의 문턱이라 할 11월까지 계속된다. 여름에는 참 나리와 섬말나리, 가을에는 섬쑥부쟁이, 해국, 털머위가 섬 전체를 덮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다. 귀하고 독특 한 울릉도 식물들은 철 따라 변하는 경관의 아름다움과 함께 울릉도가 신비의 섬 으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는 셈이다. 섬개야광나무, 섬시호 등은 멸종 위기 종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내일이라도 사라져버릴지 모를 정도로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을 포함하여 울릉도의 많은 식물들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데, 환경부가 법 으로 보호하는 식물만 꼽아보더라도 섬개야광나무, 섬시호, 섬 현삼, 큰바늘꽃 등이 있다. 섬개야광나무, 섬시호, 섬현삼 등은 울릉도 특산식물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라지면 지구상에서 멸종하는 결과를 낳게 되므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옛날 울릉도 사람들이 춘궁기를 이겨낼 수 있게 했던 것도 바로 식물이다. 산과 들에 지천으로 돋아나는 넓은잎산마늘의 새순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울릉도 사람들은 이 식물을, 목 숨을 잇게 해주었다는 뜻으로 목숨 명 자를 써서 명이 또는 멩 이라고 부른다. 과거 구황식물로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 었고 지금은 고소득 작물로 재배되어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울릉도 식물들이 지금 우리의 보살핌을 기다리고 있다. 울릉 도를 찾는 많은 이들의 목적이 자연생태계를 관찰하는 것으로 곧 바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울릉도의 식물들은 지금 그 대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신비의 섬 울릉도는 식 물로 보면 더욱 신비롭다. 하지만 울릉도의 특이하고 귀한 식물들은 점점 설 땅을 잃어 가고 있다. 해안도로 개설 등 각종 개발 사업으로 식물 자생지 자체가 파괴되고 있다. 섬시호, 섬자리공, 섬현삼, 모래지치 등이 해안 개발로 사라지고 있는 대표적인 예다. 이들 식물은 현진오 동아식물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산과 들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우리꽃 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식물 전도사로서 이를 위해 꽃산행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 서 동북아식물연구소의 생태여행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식물분류학을 전공했고, 이 학박사학위를 멸종위기식물 연구로 받은 후 현재는 멸종위기종 연구에 몰두하고 있 는 보전생물학자다. <봄에 피는 우리꽃 386> 등 20여 권의 저서가 있다. koreanplant.info 48 FEBRUARY 2013 월간 판전 49

26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 이야기 무팥시루떡과 무밥 겨울 식재료의 으뜸 무, 붉은빛 고운 팥을 만나다 When white radish, the best food material for winter season dishes, meets the reddish red bean 무 십자화과에 속하는 한해 또는 두해살이풀이다. 원산지가 중앙아시아라는 설과 중국 및 서남아시아라는 설이 있다. 배추와 더불 어 우리나라의 대표 채소로서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한다. <본초강목>에 소화를 돕고 해독 기능이 뛰어나며 오장을 이롭게 하 고 몸을 가볍게 한다고 나와 있다. 아울러 살결이 고와진다고 한다. 겨울이 제철인 무는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소화와 해독 효과가 뛰어나 생선회, 술, 밀가루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다. 글 한차현(소설가) 사진 Studio 711 민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옛날부터 절집에서는 입춘을 굉장히 큰 행사로 여깁니다. 절기상 한 해를 시작 하는 의미로 말이지요. 입춘을 맞아 삼재팔난의 업장을 소멸하고 마음을 평화롭게 하며 한해 운수대통을 기원 하는 기도를 봉행할 때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무팥시루떡입니다. 시루에 쌀가루와 함께 켜켜이 들어가는 무 그리고 팥. 두 식재료가 어우러지는 사연도 기가 막힙니다. 아시다시 피 팥은 그 붉은색으로 인해 재앙을 물리치고 좋지 않은 기운을 쫓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한의학에서 팥[ 赤 小 豆 ]은 위장의 열을 식히고 신장 기능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는데, 다만 진액을 내보내는 작용이 강해서 잘못 먹으면 신물이 나고 속이 쓰릴 수 있거든요. 이때 겨울철 식재료의 으뜸, 무가 시루에 함께 들어가면서 이를 중 화시킵니다. 팥죽을 먹으며 동치미 국물을 함께 들이키면 소화가 잘되는 것도 이러한 이치죠. 시루떡에 들어가는 무는 먼저 채를 쳐주세요. 손 조심하시고요. 무든 오이든 버섯이든 도마에 올려놓고 칼질할 때 칼 과 재료 와 나 가 하나 되는 이치를 종종 떠올려봅시다. 중요한 이야기에요. 나 따로 재료 따로 식재료를 다루는 일은 마음 따로 몸 따로 수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몸도 힘들고, 재료도 제대로 썰리 지 않고 칼에 손끝이 다치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겠지요. 일치 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만드는 이의 마음이 온전히 음식에 전달될 테니까. 식재료 와 칼 과 나 가 하나로 일치 무채는 소금 간을 해요. 그래야 떡을 찌고 나서도 결이 죽지 않거든요. 무채에 소금 간이 밸 동안 팥을 삶을게요. 팥에 있는 독소를 제거할 수 있도록 맹물을 끓여서는 여기에 팥을 쏟아 넣고 호로록 한소끔 끓인 다음 건집니다. 그러고는 본격적으로 삶아주세요. 통팥으로 떡을 안쳐도 되지만 오늘은 조금 찧어볼까 해요. 그래야 시루떡에 서 막 돌아다니지 않고 자리를 착 잡겠죠? 설탕은 안 넣습니다. 무에서 나는 단맛으로 충분해요. 무와 팥 비율은 1대 1. 쌀가루를 깔고 무를 한 켜 올리고 팥을 한 켜 올리고. 이게 한 두름이에요. 일곱 두름 이상 되도록 올린 다 음 이제 불에 올릴 거예요. 불을 땠으면 솥과 시루 사이에 촘촘하게 시루번을 붙여야지요. 김이 새나가지 않도 록. 이 시루번 이야기가 참 재미있어요. 절집에서는, 특히 먹을 것 귀했던 시절에 이 시루번이 어르신 스님들 몰 래 먹는 귀한 간식거리가 되곤 했답니다. 동화사 양진암 있을 때니까 1970년도 후반 이야기네요. 세상에 그게 언제야. 절이니까 떡은 늘 하는데, 이게 손 이 많이 가는 데다 쌀도 귀하던 시절이니 우리 행자승들에게까지 넉넉하게 차지가 올 리 없잖아요. 그래도 명색 이 떡을 하는데 먹을 게 없을 수는 없었죠. 가마솥에 베보자기를 깔고 떡을 찌잖아요. 나중에 떡이 익으면 보자 50 FEBRUARY 2013 월간 판전 51

27 정관 스님. 사찰음식 전문가로 조계종 문화사업단 향적세계에서 전통사찰음식 강의를 하고 있다. 대구 홍련암 산사 음식관 관장 을 역임했으며 각종 방송사 및 음식 전문 채널(BBS 맛있는 절밥 코너 출연)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전통사찰음식을 널리 알리고 있 다. 현재 삼척 신흥사 주지소임을 맏고있다. 한차현. 소설가. 북한산 가까운 서울 구석 동네에서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취미로 삶을 풀어가는 방식으로 다독이며 아내, 딸과 살고 있다. 1998년 장편소설 <괴력들>로 등단한 뒤 <사랑 그 녀석> <변신> <여관> <영광전당포 살인사건> 등 장편소설과 <사랑이라니, 여 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 등의 단편집을 펴냈다. 기에 찰싹 붙는데, 그 부분을 잘 떼어내고 부처님께 올리겠지요. 그럼 베보자기에 떡 찌꺼기가 제법 두툼하게 붙 어 있을 거 아녜요. 이게 식으면 딱딱해져서 잘 뜯어지지도 않는 걸, 물에 축축하게 적셔서 버리는 척 잘 접어놓 는 거예요. 점심 공양 끝나고 오후 두어 시가 되면 우리 또래 행자승 몇이 그 물건을 들고 슬그머니 뒷산으로 올 라가요.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 염불 좀 하는 척하다가, 그 시간쯤 되면 배도 고파지니까 접어놓은 베 보자기를 펼쳐서 놋쇠 숟가락으로 떡 찌꺼기를 긁어먹는 거예요. 그냥 먹으면 재미없으니까 가위바위보를 하죠. 처음에 이긴 사람이 의기양양 숟가락을 들고 떡이 가장 두툼하게 붙은 부분을 큼직하게 떼어내면 가위바위보에 진 사람들은 애가 타는 거죠. 그런 식으로 깔끔하게 베보자기를 설거지했답니다. 시루번도 그래요. 장작을 때서 한 말씩 떡을 올릴 때면 가마 가장자리에 빙 둘러 번을 붙이는데, 쌀가루로 해도 되지만 쌀이 귀하니 밀가루를 반죽해서 붙이거든요. 한 어르신 스님이 시범으로 시루번를 붙이는데, 귀신같이 빈 틈새에만 얇고 촘촘하게 잘 붙여놓으시는 거예요. 그러면 나중에 먹을 게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들은 모르는 척 어수룩한 척 일부러 가래떡처럼 두툼하게 밀가루 반죽을 해 붙이곤 했어요. 그래야 먹을 게 많이 나오니까. 그 속셈을 모르고 야단을 치시는 거죠. 손재주 없이 막 붙인다고. 그땐 밀가루도 귀한 시절이었으니까. 나중에 뜯어낸 시루번을 몰래 나눠먹는데, 이게 맛이 그냥 그래요. 순 밀가루 반죽이니까. 그래서 나중에는 시 루번을 할 밀가루반죽에 설탕도 넣고 소금도 조금 넣고, 간을 맞추었죠. 그리고 열심히 치댔어요. 그래야 익으면 쫄깃쫄깃 더 맛있으니까. 시루번 잘 익은 거, 그거 얼마나 맛있다고요. 겉은 조금 딱딱하지만 속은 부드럽고. 시 루떡보다도 몰래 먹는 시루번이 더 맛있더라고. 부드럽고 소화 잘 되는 향수의 맛, 무밥 어쨌거나 시루번은 중요해요. 이게 없으면 김이 죄 새나가서 떡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겠지요. 그래서 스님들 이 시루번 붙이는 작업에 갖은 정성을 들이곤 하셨나 봐요. 그만큼 잘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게 또 시루번 붙이 는 일이죠. 왜 우리가 김샌다 고 하잖아요. 아무리 잘하려고 촘촘하게 반죽을 해 붙여도, 시루가 뜨거워지고 압 력이 높아지면 여기저기 틈이 생기고 김이 새곤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희한하게도 누군가에게 처음 시루번 붙 이는 일을 시켰는데 그런 일이 생기면, 그 사람은 나중에 또 시루번을 붙여도 어김없이 김이 새곤 하더라고요. 한마디로 김새는 사람 이 되고 마는 거죠. 한참 떡을 찌는데 시루에서 김이 새면 어르신 스님들이 울상이 되어서 시루번 하나 제대로 못 붙이냐 고 타박 하시지요. 그러나 우리는 묵묵히, 김새는 곳에 열심히 밀가루반죽을 덧입히곤 했답니다. 김이 새면 또 붙이고 새 면 또 붙이고. 그러다 보면 결국 떡은 완성되고 우리들 간식거리는 늘어나기 마련이었으니까. 시루떡 되는 동안 무밥을 만들어볼게요. 만들기도 간단하고 재료도 간단한 겨울철 절집의 대표적인 음식이죠. 쌀과 무와 소금과 참기름 약간이 전부예요. 먼저 쌀을 조금 불리고, 쌀 양만큼 무를 준비해요. 5인 기준으로 보 통 무 하나. 무밥은 밥이 아니라 무를 먹고자 하는 것이니까 많이 넣어도 좋아요. 밥을 짓다 보면 쌀은 불고 무는 줄어드니 아끼지 말고 넣으세요. 무를 채 썰어서 소금 간을 하고, 간이 되면 물기를 살짝 털어내세요. 억지로 눌러 짜지는 마시고. 불린 쌀에 소 금 간 한 무채 듬뿍 얹고, 넉넉하게 참기름 둘러서 밥을 안치면 됩니다. 무를 채 썰 때 세로로 동그랗게 자른 다 음 채를 써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렇게 채를 썰면 나중에 쉽게 부셔지고 식감도 좋지 않아져요. 가로로 썰어 야 합니다. 자라는 방향으로. 조금 번거롭지만 그래야 밥을 해도 그 결이 잘 살아 있게 되지요. 무밥은 쌀이 귀할 때 자주 먹었던 음식이에요. 무의 성분으로 겨울철 체온을 조절하고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고, 부드럽고 소화도 잘돼서 연세 많은 스님들도 아주 좋아하시는 향수 어린 음식이죠. 밥이 되는 동안 양념장 을 만들어볼게요. 지난가을에 약간 매운 고추를 삭혀 장아찌를 만들었거든요. 이걸 총총 다져서 집간장, 약간 심 심한 맛간장과 함께 깨소금을 넣으세요. 무밥에 함께 비벼 먹으면 더욱 감칠맛이 나죠. 52 FEBRUARY 2013 월간 판전 53

28 암자기행 지리산 구층암 마음에는 나이테를 드리우지 마라 Cast not the annual rings on your mind, The Nine-story hermitage at Hwaeomsa 글 한정엽(소설가) 사진 Studio 711 모과나무에는 나이테가 없다. 그 나무가 살아 꽃을 피운다. 그 나무가 죽어 지붕을 떠받든다. 진작 나이테를 버렸으니 화엄사 구층암 모과나무에게는 삶과 죽음이 대수가 아니다. 침묵의 미덕을 가르쳐주는 오솔길 화엄사 담장을 돌아 계곡을 끼고 구층암으로 이어진 오솔길을 걷는다. 화엄사의 번다함을 잊게 만드 는 고요가 길 위에 내려앉아 있다. 나는 그 고요 속에서 침묵의 미덕을 배운다. 화엄사에서는 지워졌 던 소리들이 이 길에서는 들린다. 잎을 떨구어 간신히 겨울을 견디는 나무들의 나신이 애처로운 가운 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낙엽이 발밑에서 바스라진다. 그 낙엽들을 쓸고 가는 바람 소리, 얼음장 아래 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 숲을 배회하는 새 소리, 이따금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부스럭거림 소리 그리 고 그것에 놀라 내 마음이 두방망이질 치는 소리 따위가 구층암으로 가는 내내 함께 한다. 길이 계곡 에서 잠시 비껴서면 비탈이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대숲 터널을 지나자 구층암이 마중한다. 대숲은 일 주문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화엄사에 달린 81개 부속암자 중 하나 <화엄사사적> 등의 기록에 따르면 화엄사는 8개의 큰 절과 81개의 부속암자로 이루어진 대찰이었다. 그 81개의 암자 중 하나가 구층암이다. 본래 암자가 다 그렇듯 구층암은 선방으로서의 기능을 하기도 했으나 가까운 곳에 선등선원이 생기면서 요사의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구층암은 이르면 신라 말에서 늦어도 고려 초쯤 창건된 것으로 보인다. 천불보전과 수세전, 요사 채, 석등, 삼층석탑 등이 암자를 이루는데 석등과 삼층석탑이 그 당시에 조성되었다. 구층암은 그러 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등을 거치며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천불보전 등 현재의 건물은 인조 35년 (1647) 중창되었다. 석등과 삼층석탑은 현대에 들어서 복원하였다. 1961년 화엄사 각황전을 중수할 때 그 보수를 맡았 던 드잡이 김석천과 목수 신영훈 일행이 주변의 부재들을 수습하여 세운 것이다(석등은 불밝기집과 기둥돌을 새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층석탑 왼쪽의 늙은 동백나무 아래에 석탑 부재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탑은 본래 2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54 FEBRUARY 2013 아미타불과 천불상이 모셔져 있는 천불보전의 내부. 정연한 천불상과 더불어 연꽃과 모란이 그 려진 천장의 화려한 단청이 돋보인다. 요사채의 모과나무 기둥. 맞은편 선방으로 쓰였 던 대방의 마루 기둥에도 다듬지 않은 모과나무 기둥이 그대로 심어져 있다. 1961년 불밝기집과 기둥돌을 새로 만들어 세운 석등뒤로 요사채의 오래된 기와가 비친다. 화려함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옛것의 아름다 움을 구층암의 오래된 기와에서 본다. 월간 판전 55

29 초봄에 덖은 차 향기 아직 그대로 구층암의 가장 중심 당우는 천불보전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로 중앙의 어간은 장식성이 강한 소슬살문, 양쪽의 협간은 단아한 빗살문이다. 천불보전의 내부에는 아미타불과 천불상, 제석탱이 봉 안되어 있으며 천장의 단청이 아주 화려하다. 정면 2칸, 측면 1칸의 수세전은 산신탱과 칠성탱을 봉 안한 건물이다. 창방에 걸린 민화풍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다른 모든 것보다 나는 구층암의 요사에 매료되었다. 이곳을 몇 번씩이나 방문했음에도 불 구하고 요사의 모과나무 기둥이 주는 감동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요사는 천불보전을 가운데 두 고 좌우 두 동이 마주 보고 있다. 좌우 요사의 처마에 각각 걸린 광무 원년(1897)과 3년(1899)의 중건 기가 이 건물의 나이를 말해준다. 두 요사는 크기가 같지만, 칸수가 다르다. 좌측의 것은 정면 5칸, 우측의 것은 정면 7칸이다. 현재 요사는 스님들이 묵는 한편 다실로 사용되고 있다. 찬찬히 구층암을 둘러보노라니 어딘가 다녀오시던 주지스님이 차나 한 잔 하자신다. 그렇잖아도 지 난번 찾았을 때 마셨던 차 맛이 하도 좋아서 기대하던 중이었다. 구층암과 봉천암, 각황전 일대의 야 생 차나무에서 채엽해 만든 차였다. 대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슬을 먹고 자라는 찻잎만 모은 것으로 죽로야생차라 했다. 초봄에 덖은 차의 향기가 아직 그대로입니다. 드셔보세요 다향사류(茶香四流)라는 편액이 걸린 방에서 스님은 찻잔이 빌 때마다 계속 차를 따르신다. 첫맛과 끝 맛이 모두 깔끔하고 떫기보다 고소한 것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차다. 그리 많은 사람이 구층암 으로 애써 올라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듯 스님은 찾아온 손님을 그냥 돌려보내는 일이 없었다. 살아온 흔적을 남기지 않는 모과나무 차를 나누며 다담을 즐기는데, 화제가 자연스럽게 요사의 모과나무 기둥으로 옮겨갔다. 좌측의 요사 에는 1기의 모과나무 기둥이, 우측의 요사에는 2기의 모과나무 기둥이 처마를 받들고 있었다. 갈라지 면 갈라진 대로, 옹이지면 옹이진 대로, 휘면 휜 대로, 그것에 다른 어떤 힘도 가하지 않았다. 심지어 우측 요사의 모과나무 기둥 하나는 거꾸로 세우기까지 했다. 그래서 아래 부분보다 윗부분의 둘레가 더 굵다. 그래 지붕만 무너지지 않게 받들면 그만이지. 어디가 굵고 어디가 얇은들 무슨 상관이랴. 모름지기 그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야말로 반드시 타파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마음이 암자 입구에 놓여 있는 옥개석과 노반이 붙어 있는 탑의 부재. 56 FEBRUARY 2013 매어 있으면 넓고 깊게 보지 못 한다. 월간 판전 57

30 저것은 나무입니까, 기둥입니까? 저것은 나무이자 기둥입니다. 하나도 다듬지 않은 탓에 사람들이 모과나무임을 알기 때문에 나무 이고, 그렇다고는 해도 기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니 마땅히 기둥 이라고 할 것입니다. 마치 선문답하듯 대화가 오갔다. 스님은 이어 말했다. 이들 모과나무는 천불전 앞에서 잎을 틔우고 열매를 키웠던 것들입니다. 그렇게 살아서 200년 동 안 11월만 되면 진한 모과 향기로 절마당을 적셨지요. 그리고 이제 죽어서 100년을 기둥으로서 고행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모과나무들이 나이테가 없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천 년을 살았든 일 년을 살았든 모과나무는 살아온 흔적을 속에 남기지 않습니다. 이 나무처럼 사람 구층암 삼층석탑. 1961년 각황전 보수를 맏았던 드잡이 김석천과 목수 신영훈 일행이 흩어진 탑 의 부재를 모아 복원했다고 한다. 탑의 왼쪽 오 래된 동백나무 아래에는 원래 탑의 자리를 보여 주는 기단부가 축대 아래 남아 있다. 은 집착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한정엽 농촌 총각.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시골 매순간 사멸의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 수양이 모자란 나는 구층암의 모과나무처럼 초연히 살지 못했 에서 평일에도 동네를 쏘다니며 주민들의 궁금증 을 사곤 했다. 출판편집자로 시작해 편집과 글짓 기를 투 트랙으로 해오다 얼마 전부터 아예 글쓰 기에 주력하고 있다. 출판 단행본 작업 외에 여러 매거진에 명사 인터뷰 칼럼을 기고해오고 있다. 돌아보니 나는 참으로 뻔뻔하게 습관처럼 몸과 더불어 마음에도 나이테를 새겨왔다. 세월이 흐를수 록 지혜와 용기가 깊어질 거라 막연히 믿어온 탓이다. 오산이었다. 그것은 전적으로 수양에 달린 문 제였을 뿐이다. 슬프지만 늙는 것 그리하여 기운이 쇠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무릇 숨 탄 것들은 다. 생로병사를 비롯한 모든 집착에서 오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세월이 제멋대 로 몸에 나이테를 새긴다 할지라도 마음만은 고이 지켜내고 싶다.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마음이 늙도 록 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종류의 집착에서 벗어나 가벼워질 것이다. 파란 겨울 아침 하늘이 연꽃으로 화려하게 장식 된 천불보전의 살미를 더 돋보이게 한다. 천불보전 안에서 본 문살의 실루엣. 불밝기창이 설치된 가운데 네 칸의 문은 소슬문살로 장식되 어 있고 좌우의 두 칸 문은 단아한 빗살문이다. 이른 아침 영하의 날씨에 얼어붙은 석산. 꽃무릇 이라고도 불린다. 이듬해 봄이 지나면 잎이 시들 어 사라지고 9월쯤이면 화려한 붉은꽃이 핀다. 58 FEBRUARY 2013 월간 판전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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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¹«Ã»Ã¥-»ç³ªÀÌ·Î 솔직히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왜 그렇게까지 군대를 가려고하냐,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 그런 말을 하던 사람들조차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군대는 하루하루를 소종하게 생각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점점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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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220

152*220 152*220 2011.2.16 5:53 PM ` 3 여는 글 교육주체들을 위한 교육 교양지 신경림 잠시 휴간했던 우리교육 을 비록 계간으로이지만 다시 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우 선 반갑다. 하지만 월간으로 계속할 수 없다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솔직히 나는 우리교 육 의 부지런한 독자는 못 되었다. 하지만 비록 어깨너머로 읽으면서도 이런 잡지는 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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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À°È°µ¿Áö 은 국민과 경찰이 함께 하는 역사와 체험의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국립경찰박물관은 우리나라 경찰 역사의 귀중한 자료들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졌습니다. 박물관은 역사의 장, 이해의 장, 체험의 장, 환영 환송의 장 등 다섯 개의 전시실로 되어 있어 경찰의 역사뿐만 아니라 경찰의 업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경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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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송(頌) 유자효 자작나무 잎은 푸른 숨을 내뿜으며 달리는 마차를 휘감는다 보라 젊음은 넘쳐나는 생명으로 용솟음치고 오솔길은 긴 미래를 향하여 굽어 있다 아무도 모른다 그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길의 끝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여행에서 돌아온 자는 아직

아침 송(頌) 유자효 자작나무 잎은 푸른 숨을 내뿜으며 달리는 마차를 휘감는다 보라 젊음은 넘쳐나는 생명으로 용솟음치고 오솔길은 긴 미래를 향하여 굽어 있다 아무도 모른다 그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길의 끝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여행에서 돌아온 자는 아직 KOREAN LEAGUE OF WOMEN VOTERS KOREAN LEAGUE OF WOMEN VOTERS 15 KOREAN LEAGUE OF WOMEN VOTERS 아침 송(頌) 유자효 자작나무 잎은 푸른 숨을 내뿜으며 달리는 마차를 휘감는다 보라 젊음은 넘쳐나는 생명으로 용솟음치고 오솔길은 긴 미래를 향하여 굽어 있다 아무도 모른다 그 길이 어디로 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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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Point 프레젠테이션

PowerPoint 프레젠테이션 Translation Song 1 Finger Family 한글 해석 p.3 아빠 손가락, 아빠 손가락. p.4 p.5 엄마 손가락, 엄마 손가락. p.6 p.7 오빠 손가락, 오빠 손가락. p.8 p.9 언니 손가락, 언니 손가락. p.10 p.11 아기 손가락, 아기 손가락. p.12 p.13 p.14-15 재미있게 부르기 (Sing and Play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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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Ç×°ø¿ìÁÖÀ̾߱â¨ç(30-39)

4-Ç×°ø¿ìÁÖÀ̾߱â¨ç(30-39) 항공우주 이야기 항공기에 숨어 있는 과학 및 비밀장치 항공기에는 비행 중에 발생하는 현상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과 학이 스며들어 있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관찰하지 않으면 쉽게 발견할 수 없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객실 창문에 아주 작은 구멍이 있고, 주 날 개를 보면 뒷전(trailing edge) 부분이 꺾어져 있다. 또 비행기 전체 형 상을 보면 수직꼬리날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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