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자연농(Final Straw)' 소개 2014년 12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금의 환경 파괴적인 농업형태를 이어간다면 60년 안에 농 사를 지을 수 있는 표토층이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심각한 환경오염을 비 롯하여, 자원고갈,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과 이로 인한 갈등, 테러와 전쟁의 위험 등 인류는 심각한 위 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다큐 '자연농(Final Straw)'은 조화와 공존, 상생이라는 자연농의 관점을 통해, 농업뿐 아니라 현대사 회의 사회적, 생태적 문제들을 두루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자연에 깃들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전세계 자연농 농부들의 행복한 삶을 소개하며, 자연과 단절되어버린 현대인들이 다시 그 연 결고리를 이어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합니다. 손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애니메이션(박희영 작)을 시작으로, 빛나는 논밭의 풍경과 아름다운 멜로디, 생동감이 살아 있는 등장인물 개개인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어우러진 64분의 러닝타임은 그 자체로 평온한 쉼과 안식이 됩니다. 나아가 관객들 스스로 우리의 먹을거리와 삶의 터전,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합니다. 패트릭 라이든과 강수희, 다큐 자연농(Final Straw) 의 저희 두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가 보다 건강하 고, 더욱 행복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가꾸어가는 씨앗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관객 들의 마음 속에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길, 그렇게 세상 곳곳에서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를 온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감독의 말 저희 두 사람은 2011년 가을부터 쭉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서로를 알기 전, 각각 샌프 란시스코와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지내던 때부터 사회와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늘 쫓기 듯 살아가는 도시의 삶에 대해, 점점 더 파괴되어 가는 지구에 대해 고민했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 들을 찾고자 했습니다. 패트릭은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방법을 찾아 삶의 규모를 최소한으로 줄이 고 자전거로 통근하며 일상을 바꿔나갔고, 실리콘밸리의 IT업체에서 기술작가로 일하는 동시에 유럽 과 아시아를 여행하며 기존의 흐름과 다른 가능성들을 발견했습니다. 한편, 강수희는 대안적인 삶을 꿈꾸는 친구들과 함께 생활 속 다양한 실천과 행동들을 이어갔습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작은 시 위를 펼치기도 했고, 양평 두물머리에서 주말텃밭을 가꾸며 귀농의 꿈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통분모들을 바탕으로, 처음 알게된 때부터 저희는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며 이로운 삶 에 관한 생각을 활발히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 가을, 패트릭이 시작한 웹진 <Sociecity>에 싣기 위해 농부이자 작가인 최성현님의 농장을 찾아갔습니다. 자연농을 몸소 실천해오고 계신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깊이 공감했고, 책과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연농에 담긴 지혜에 더욱 매료되었습니다. 이전부터 고민해왔던 수많은 사회적, 생태적 문제들의 해답이 자연농에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무척 중요 한, 꼭 필요한 이 이야기를 널리 나누고자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연농'은 도시 위주의 현대사회와는 동떨어진 소재처럼 들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다큐 자연농(Final Straw) 은 단순히 농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사회의 심각한 사회적, 생태적 문제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살펴보고, 자연농에 담겨있는 지혜를 통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나 갈 수 있는 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람을 자연보다 우선시하며, 자연을 착취해온 기존 농법은 환경 오염, 자원고갈, 생태계 파괴 등 수많은 문제들을 낳았습니다. 이러한 기존의 수직적 관점과는 반대로, 자연농은 사람이 자연 속에서 다른 생명들과 함께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와 같은 수평적 관점은 환경문제뿐 아니라 더 큰 차원의 사회적 문제들까지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중요한 실마 리가 됩니다. 사람과 자연이 건강하게 연결되어 있을 때에만, 좋은 먹을거리와 행복한 삶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시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당장 자연농을 실천하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도시 속 삶에 서도 자연을 느끼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자연과 다시 가까워질 수 있고, 더 건강한 관계 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는 나아가 변화의 시작점이 됩니다. 이러한 자연과의 연결고리를 바탕 으로 우리는 매순간 보다 책임있고, 건강하며,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이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 습니다. 이점이 바로 다큐 '자연농(Final Straw)'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입니다.
공동체 상영 1단계 : 시작하기 전에 * 다큐 보기 : 아직 다큐 자연농 을 보지 못하셨다면, 저희 홈페이지 '다운로딩 안내' 페이지를 통해 파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운로딩을 마치셨다면 외장하드, USB에 잘 보관해주세요. (덧붙여, 무단배포되는 일이 없도록 부탁드립니다.) * 목표 설정 및 밑그림 그려보기 : 상영회를 열고자 하는 목적, 이끌어가고픈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예를 들면, - 주요 예상 관객은? 몇 명 정도의 관객들이 오면 좋을지. - 이 상영회를 여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고 싶은지, 상영 후 기대하는 효과는? - 상영회에 초대할만한 강연자가 있을지, 함께 진행할만한 단체나 조직, 모임이 있을지 살펴봅니다. (지역공동체, 지자체, 정부 기관, 학술모임, 교육공동체,생협, 직거래장터, 요리사, 레스토랑 등등) * 어디에서 열지 : 소규모 극장, 도서관, 대학교 강의실 등등 접근성이 좋고, 이미 상영장비가 마련되어 있는 곳이라면 가장 편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가정집의 거실이어도 기본 조건만 충족된다면 가능합니다. - 참가 예상 관객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규모 & 적절한 음향, 영상 설비가 갖춰진 곳 - 최소 3시간 이상 이용할 수 있는 곳 (상영시간 65분 + 상영 후 이야기 약 1시간 + 준비 및 정리 약 1시간) 공동체 상영 2단계 : 준비하기 * 상영회 널리 알리기 : 지역 내 활동범위 및 관심사가 비슷한 단체, 조직, 개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행사에 대해 알립니다. - 전화,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가능한 한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초대하기 - 농업, 먹을거리, 환경에 관한 지역 단체들에 연락해서 논의하기 - 포스터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 붙이기 - 마지막으로, 저희 감독들에게 알려주시면 저희 페이스북과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지하겠습니다. * 친환경 상영회로 만들기 : 100% 완벽하게 친환경적일 순 없더라도, 최대한 가능한 방법들을 찾아 실행할 수 있습니다. - 쓰레기 없는 상영회 만들기 : 종이컵, 플라스틱 접시 등 일회용품을 쓰지 않기. - 개인컵을 지참해달라고 미리 공지하기. - 가능한 한 직접 만나 이야기를 전달하고, 포스터는 최소한으로만, 꼭 필요한 곳에만 붙이기. * 관련 자료들 더 많은 자료들이 필요하시다면, 저희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 보도자료 & 언론보도 http://www.finalstraw.org/ko/press/ - 포스터 http://www.finalstraw.org/ko/poster/ 문의사항이나, 추가로 필요한 자료들이 있다면 메일(suhee@finalstraw.org)로 연락해주세요.
공동체 상영 3단계 : 상영회 열기 * 시작 전 점검사항 상영장비(빔프로젝터, 노트북, 스피커)가 모두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참고로 저희가 그동안 상영회들을 열며 겪어온 문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젝터에 실수로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 상영 중간에 프로젝터가 꺼짐. 노트북, 프로젝터, 스피커 앰프 모두 전원 연결이 되어있는지 확인할 것. 노트북 사양이 너무 나빠서 재생화면이 뚝뚝 끊기는 것처럼 보임 충분한 사양의 노트북을 사용하고, 재생에 이상이 없는지 미리 확실히 점검할 것. 화면 하단의 자막이 앞에 앉은 사람들 머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 뒤에 앉은 사람들이 불편해함. 가능한 한 스크린을 높이 설치하고, 자막이 잘 보이는지 실제로 사람들을 나란히 앉혀보며 확인할 것. 음량이 충분치 않아 소리 전달이 잘 안 됨. 인터뷰 장면, 음악 장면 등 다양한 장면들을 번갈아가며 음량을 정확히 체크할 것. (아주 적은 규모의 공간을 제외하고는, 일반 컴퓨터용 스피커로는 음량이 부족합니다. 사용하려는 스피커 로 충분히 음량이 전달되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 다큐 소개 및 상영 상영회 시작 전, 다큐 '자연농'에 대해 짧게 소개합니다. 왜 이 상영회를 열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다큐의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 같은 설명이 덧붙여져도 좋겠지요. 아울러 다큐 상영 후에는 자막이 모두 끝날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상영 후 이야기 나누기 : 반드시 경험 많은 진행자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안내사항을 참고로 찬찬히 준비해보세요. 내용 충분히 이해하기 : 상영회를 열기 전 최소한 1번 이상은 저희 다큐를 보고 충분히 생각해보는 시간 을 갖길 권합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나, 경험자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이 다큐에서 이야기하려는 내용, 짚어봐야 할 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관련 도서 및 자료 목록 : http://www.finalstraw.org/ko/link/) 역할을 이해하기 : 진행자가 된다는 건 선생님이나 강의자가 된다는 것과 다릅니다. 가르치고 전달하는 게 아니라, 중립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거드는 역할입니다. 반드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거나 지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논쟁 아닌 대화를 북돋기 & 긍정적 시각 이어가기 : 때때로 이야기들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방향으로 흘 러가기도 합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이 자리에 모인 이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도록 제안하면 어떨까요? 우리가 이 농부들의 이야기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어떻게 변화를 만 들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 이 자료 맨 마지막에 '자주 나오는 질문과 답변'을 모아 정리해두었습니다.
공동체 상영 4단계 : 작은 실천 * 작은 실천 을 찾아보기 다큐의 맨 마지막에 나오는 메시지 변화는 지금 여기,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를 통해 이야기하고픈 내용 은,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끌어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금 강조하고픈 이 다큐 의, 상영회들의 목적은 이 다큐에 얼만큼 공감하는가, 자연농이 옳은가 그른가가 아니라, 우리가 자연농으 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그 배움을 어떻게 우리의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가입니다. 저희가 상영회를 이어오며 관객 분들과 함께 공통적으로 찾아낸 작은 실천 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들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생각해보고, 더 건강하고 이로운 관계들을 찾아 넓혀나가기 예) 식재료를 대형마트에 구입하는 것 vs 생협, 꾸러미 혹은 인터넷을 통한 농부 직거래로 구입하는 것 -> 대형마트가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지점을 내도록 돕는 것 vs 생협, 농부들이 힘을 얻도록 돕는 것 옳지 않다고 믿는 조직, 체계, 제도에 반대하고 저항하기 각자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즐겁게 하기 * '작은 실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법 찾기 : 진정한 변화는 실천이 꾸준히 이어질 때에만 가능합니다. -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단체나 조직을 후원합니다. - 주변에 널리 알립니다. 블로그, 페이스북, 나아가 신문, 잡지 투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달합니다. - 사회적, 생태적으로 두루 옳은 행동들을 실천합니다. 당장 하기에 쉽거나, 경제적으로 이득이 있거나, 사 회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질만한 게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바람직한 행동들을 합니다. 공동체 상영 5단계 : 다큐 '자연농'을 후원해주세요 일반적으로 공동체 상영은 20~50만원 정도를 상영료 로 받습니다. 저희는 이 다큐가 널리 퍼져나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상영료를 부과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저희 두 사람은 4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유랑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평범한 젊은이들입니다. 집 안이 부유하다거나, 로또에 당첨됐다거나 하는 배경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자연농에 담겨 있는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에, 널리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간 모아놓았던 저축과 4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다큐를 완성했습니다. 저희는 그때의 결정과, 그동안의 시간, 저희 둘을 비롯해 함께한 사람들의 값진 노력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다큐를 봐주시는 분들도 그렇게 여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무료 상영회보다는, 일정 금액의 입장료가 책정되길, 혹은 자율후원금을 모아 저희에게 보내주시 길 바랍니다. 주최자께서 이 점에 대해 관객분들께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진행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후원금은 다큐 '자연농'을 더 널리 알리고 퍼뜨리는 데에, 또한 자연농의 메시지가 담긴 다양한 예술 프로젝 트 및 워크샵을 통해 생각을 두루 나누고 공유하는 데에 쓰입니다. * 후원금 보내기 모아진 후원금을 다음 계좌로 보내주세요. * 국민 416902-01-168494 강수희(Final Straw) 상영회 진행에 비용이 들었다면, 그만큼 제외하고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또한 상영회 개최 후 어떤 분위기 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어떤 소감이 있었는지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과 답변 상영회를 이어오는 동안 가장 많이 나왔던 질문과 답변을 모았습니다. 자연농에 대해, 이 다큐멘터리에 대 해, 나아가 자연농에 담긴 메시지를 일상 속에 적용시키는 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훌륭한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 불가능합니다. / 여기 나온 농부들은 다른 수입이 있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 자연농은 자급자족용이지 생계유지는 불가능합니다. / 세계 인류를 먹여살리려면 자연농은 현실화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이 기본 바탕은 비슷하지만 다양한 질문들이 늘 있어왔습니다. 저희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기존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네, 자연농은 불가능합니다. 지금 짜여져 있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자본주의적 사고방식 안에서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저희는 현재의 시스템을 '달리는 기차'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안락한 기차 안에서, 폭신한 의자에 앉아 맛있는 간식과 음료를 즐기고 있는 분들께는 더없이 만 족스러운 여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기차가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후변화, 환경오염, 자원고갈,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과 이로 인한 갈등, 테러와 전쟁의 위험 등 이 시스템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으며 갈수록 그 문제는 더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거대자본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않은) 경제학자, 과학자, 사회학자, 환경학자, 최근 들어서는 UN과 다수의 연구기관에서 현재의 시스템이 지금 과 같은 형태로 이어진다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큰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기차'와 자연농을 함께 생각해봅시다. 자연농은 기차 바깥의 세상에서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마치 다큐 '자연농'을 관람하는 것처럼, 자연농이 존재한다는 걸 볼 수 있고, 그게 가 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차 안에서는 절대로 자연농을 실천할 수는 없습니다. 즉, 지금 이 시스템 '안'에서는 자연농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이윤추구와 경쟁이 바탕이 되는 자본주의 기 반 시스템에서 자연농은 성립될 수 없고, 만에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 시스템과 함께 끝내 절벽을 향해 가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저희가 만나온 자연농 농부들은 모두 기차에서 내려서, 주어진 틀을 거부하고,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주어져 있습니다. - 이 기차에 머물면서, 더 크고, 빠르고, 경쟁적이고, 집중적이며, 전세계적이고, 무한성장을 향한, 정당하 지 않은, 불평등한 길로 갑니다. - 이 기차에서 내려서, 소규모의, 느린, 협동적인, 재생시키는, 지역 규모의, 공유 기반의, 정직한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의 길을 향해 갑니다. 아울러 자연농을 보다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폭넓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이 힘을 모아 지금의 경 제 시스템을 보다 인간 중심적으로, 지구를 위해 바꾸어나가야만 합니다. 과연 그 변화가 가능할지 의심하 고 두려워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생을 지금 이 짜여진 시스템 속에서, 주류 언론이 말하는 대로 믿으며,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 더 많은 부와 권력을 추구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절벽'은, 이 시스템의 위기는 점점 더 다가오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우리 인간은 다른 존재들과 단절되어 부와 권력만으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연농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이 곳곳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자연농은 건강한 관계, 이해와 사랑, 되살림을 기반으로 하기에, 오로지 규모와 경쟁을 기반으 로 하는 지금 이 시스템 안에서는 절대로 이어갈 수 없습니다.
과연 자연농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까? 자연농으로, 혹은 자연농은 아니지만 작은 규모의 친환경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농부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어떤 비범한, 놀라운 인물들이 아닙니다. 다만 기존의 사회적 경제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건강하고 바람직한 방식으로 자연을 대하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를 대한다는 점에서 다릅니 다. 한 예로, 캘리포니아의 크리스틴 리치는 레스토랑에 소속되어 그곳에서 월급을 받으며 농사를 짓는 농 부입니다. 보다 맛있고 건강한 농산물을 재료로 쓰고픈 레스토랑과, 판매 걱정 없이 온전히 농사에만 집중 하고 싶은 농부가 만나 서로에게 이롭고 도움이 되는 연결고리를 맺었습니다. 또한 저희가 만난 대다수의 전업농들은 '꾸러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개 농부 한 사람이 직접, 혹은 몇몇 명들이 모여 소규 모로 재배한 것들을 모아 도시의 고객에게 매주, 혹은 1달에 2번씩 정기적으로 보내고, 소비자들은 농부가 농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미리 정해진 금액을 입금합니다. 이 모든 사례들의 공통점은 건강한 '관계'를 바탕 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밀접하게 이어지고,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며, 서로를 돕습 니다. 기존의 유통망에 의존하지 않고, 새롭고 보다 건강한 유통망을 직접 만들어감으로써 가능합니다. 전세계 모든 인류를 자연농으로 먹여살릴 수 있습니까? 먼저, 질문을 조금 바꾸어서, 되묻고 싶습니다. '현대농업을 지금 이 방식대로 쭉 이어간다는 게 가능할 까요?' 명백하게 불가능합니다. 환경파괴적인, 거대 자본 위주의, 석유 기반의 이 대규모 산업농을 이어간 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의 파괴적인 농업형태를 이어간다면 향후 60년 안 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표토층이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자연농만이 유일한 대 안은 아닙니다. UN과 Rodale Institute에서 수십년간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래의 농업은 다 음과 같은 방식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 소규모 / 지역 위주의 - 생물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 다양한 작물을 함께 키우는 - 외부 에너지나 화학 비료에 의존하지 않는 - 환경을 파괴하고 착취하는 대신 재생시키고 살려나가는 이처럼 자연농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대안적 농법들이 존재하고, 함께 변화를 이뤄나갈 때 전세계 인류 의 생존도 가능합니다. 아울러 현재의 시스템의 문제 (유통 단계에서 버려지고 낭비되는 엄청난 양, 음식물 쓰레기 문제, 사료, 연료 등 식량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함) 역시 함께 개선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과거로 돌아가 과학기술 없이 숲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물론 아닙니다. 자연농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길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미래를 향한 길입니다. 자 연과 맞서 싸우는 대신 함께 살아나가는 길을 고민합니다. 우리의 삶의 터전에 대해 알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나갑니다. 인류의 큰 스승 간디, 그리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 E. F. 슈마허에 의하면 기술은 원래 주어졌던 역 할을 넘어서버리고 말았습니다. 기술이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대신, 인간이 기술의 노예가 되고 말았습니 다. 나아가 기술은 우리의 삶 자체를, 삶의 터전인 자연을 계속해서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슈마허가 제창한 '적정기술'의 관점과 자연농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창의적이게 하면서 도 움을 주는 기술을 분명 필요로 합니다. 그런 기술은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런 기술은 우리의 생활을 더 수월하게 하며,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그러나 현대농업에 적용되어 있는 현재의 기술에서는 우리가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과 창의성이라고는 찾 아볼 수 없습니다. 이와 달리 자연농은 우리가 더욱 즐겁게, 창의적으로, 의미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다큐에는 '자연농'이 대체 무엇인지, 정확하고 구체적인 개념이 나오지 않습니다. 자연농에는 어떤 정해진 개념이 없습니다. '자연농은 한마디로 ㅇㅇ이다' 라는 정답은 누구도 말할 수 없 습니다. 누구나 각자 생각하는 자연농의 정의를 말할 수 있고, 그렇기에 단 하나의 답으로 모아질 수 없기 에, 저희는 그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다만 이 다큐에서 바라보는 자연농의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 씀드릴 수 있습니다. 자연농은 '우리가 자연과, 그 안의 생명들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 나아가 그 연결되어 있는 생명들과 공감하며 보다 건강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이 또한 저희의 생각입니다. 덧붙이자면 가와구치 요시카즈님께서 들려주신 자연농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땅을 갈지 않는다. / 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 풀이나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 기후, 날씨, 토 질, 작물의 성질, 환경에 맞게 따라가고 맡긴다. 이 또한 가와구치님이 생각하는 자연농이며, 반드시 정해져 있는 규칙은 아닙니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저 마다의 답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 역시 자연농의 일부입니다. 저는 농부가 아니고 도시에 사는데요, '자연농'을 어떻게 제 삶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요? 먼저, 도시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많 은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희가 체험해온 것들을 바탕으로 말씀드리 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면에서 '보다 건강한' 쪽으로 선택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더 나은 변화를 이끌어올 수 있습니다. 물건을 살 때, 가게를 갈 때, 나아가 선거에서 투표를 할 때, 모든 선택의 순 간마다 좀 더 이로운 가능성을 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당장 대형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것보다, 재래시장, 생협, 혹은 지역상점을 이용하거나, 혹은 직 거래장터에 가거나, 꾸러미를 받아보거나, 농부와 직거래를 이어간다면, 대형마트가 돈을 끌어모으는 대신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농부가 힘을 얻는 등 훨씬 더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물건을 살 때도, 대기업을 통해 중국의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 대신 지역의 수공예가가 직접 만든 것을 산다거나, 재활용가게에서 구한다 거나, 혹은 직접 기술을 배워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물건이 필요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스스로를 점검해볼 수 있겠지요. - 공유할 수 있는가? / - 고치거나, 직접 만들 수 있는가? / - 더 건강한 방식은 없는가? / - 정말로 필요한가? 하지만 개개인의 작은 힘만으로는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 모든 거대한 변화의 시작은 작은 하나의 씨앗, 한 개인, 하나의 사건부터였습니 다. 문제는 우리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슴으로는 알고 있지만, 그걸 실행하기 두려워한다는 점입니다. 앞 서 이야기했듯 우리 모두가 온 평생을 지금 이 짜여진 시스템 속에서, 주어진 역할에 순응하며 살아왔기 때 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개인들이 하나하나씩 옳은 일들을 해나가야합니다. 대통령이, 정치인이, 슈퍼맨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힘이 있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실천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저는 좋은 먹을거리를 먹는다거나, 수공예 장인을 지원한다거나 할 경제적 여유가 없습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희가 제안하고 싶은 건, 할 수 있는 최대한, 짜여진 틀을 벗어나보자는 것입니 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 - 이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기존의 사고방 식 대신에,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데도 경제적 여유가 없도록 하는 이 잘못된 시스템 자체에 대해 의문을 갖고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년층의 주거문제가 있습니다. 버는 돈의 대 부분이 월세로 나가고, 건물주의 주머니를 채웁니다. 이처럼 옳지 않고, 동의하지 않는 시스템에 더 이상 힘을 보태지 않기로 결심한다면 어떨까요. 공유주택, 공동주거 등 다양한 대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개 인의 힘을 모으고, 함께 대안을 찾아나간다면 더 나은 미래를 이끌어올 수 있을 것입니다.
감독 두 사람은 부자입니까? 어떻게 해서 4년에 걸쳐 이 다큐를 만들었나요? 저희는 4년간 아주 적은 돈을 쓰며 가난하게 살아왔습니다. 집도 없고, 차도 없으며, 갖고 있는 물건들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먹을거리를 먹으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한 물 건을 사지 않고, 소유하지 않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저희를 '극단적'이라고 할지 모릅니다. 저희는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기고, 지구환경을 망가뜨리고, 결과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엄청난 노동에 시달리며, 극소수 의 사람들만이 돈을 버는, 지금 이 자본주의 시스템이 더더욱 극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큐 제작 과정을 통해, 자연농 농부들을 만나며,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 부와 명성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마음 속에, 자연 안에 있다는 소중한 진리를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가난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또한, 다큐 제작 경험이 없던 저희 둘은 기획, 취재,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을 직접 배워가며, 외부에 의존 하지 않고 진행해왔습니다. 직장인들처럼 하루 16시간 이상 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직 저희 둘뿐이 었다면 다큐 완성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취재, 번역, 애니메이션 제작, 음악 등 모든 면에 걸쳐 수많은 자 원활동가들이 함께 해왔고, 또한 마음이 담긴 후원금을 보내오신 도움의 손길들이 늘 있었습니다. 그 덕분 에 무사히 제작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흠.. 저는 여전히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언제든 저희에게 연락해주세요. 또는, 저희 홈페이지의 '관련 자료들' 링크에 나온 책과 영상, 홈페이지들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직접 자연농 농부들을 찾아가보신다면 더욱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저희가 강조하고픈 내용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모든 면에 걸쳐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주변의 자연, 그 안의 생명들, 나아가 우리를 둘러싼 인간관계, 사회적 관계까지. 모든 면에 있어 보다 이롭고, 건강하고, 바람직한 쪽으로 바꾸어나갈 수 있습니다. 주변 이웃들에게 마음을 담아 인사를 건네는 아주 작은 실천에서부터, 내가 먹는 먹을거리가 어디서 나고 어떻게 오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며 대형마트가 아닌 직거래, 꾸러미를 선택하는 것, 그리고 옳다고 믿는 바에 대해 표현하고 드러내 고 생각을 나누며 퍼뜨려가는 것. 그렇게 변화는 지금 여기, 나로부터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