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에코 보고서 2014.08.25 Issue&Trend 스마트워치, 혁신적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접근법은? IT 평론가 안병도 (catchrod@hanmail.net) I. 웨어러블의 선두주자 스마트워치 II. 출시된 스마트워치와 운영체제 분석 III. 혁신을 위해 필요한 접근법 IV. 운영체제와 기본앱의 개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요즘 경쟁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스마트폰 시장 이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는 점차 평준화되고, 운영체제 역시 고착화된 데다 저가모델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웨어러블 기기는 차세대 기기로 각광받고 있다. 그 가운데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을 넘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야 하는 IT업계의 희망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업체가 내놓은 제품도 전문가에게서 혁신적이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 또한 시장에서 소비자의 열광과 구매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스마트워치의 난제는 무엇이 며, 그 해결책은 어떤 것일까?
1. 웨어러블의 선두주자 스마트워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요즘 경쟁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 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는 점차 평준 화되고, 운영체제 역시 고착화된 데다 저가모델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상 황에서 웨어러블 기기는 차세대 기기로 각광받고 있다. 그 가운데 스마트워치는 스마트 폰을 넘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야 하는 IT업계의 희망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까지 어떤 업체가 내놓은 제품도 전문가에게서 혁신적이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 또한 시장에서 소비자의 열광과 구매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스마트워치의 난제는 무엇이며, 그 해결책은 어떤 것일까? 새로운 장르의 기기를 만들어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행착오 없이 완벽하게 기 능적이면서 시장에서 환영받는 IT 기기를 만들어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 우리 가 당연하게 쓰는 스마트폰은 뉴튼 메시지패드부터 시작해 팜파일럿과 같은 PDA를 거 쳐 아이폰 1세대까지 많은 착오를 거듭하며 쌓아올려 만들었다. 태블릿 역시 실패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UMPC로부터 시작해 HP의 태블릿PC를 거치며 어떤 것을 소비자가 원하고, 어떤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워왔다. 스마트워치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에서는 오랫동안 우리가 손목에 시계를 차고 다녔고, 여기에 스마트폰의 기술만 살짝 얹으면 되는 것이미 쉽게 만족스러운 제품을 만들 수 2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똑같은 이유 때문에 소비자의 호응을 쉽게 받기 어려운 것 이다. 시계는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겼고, 스마트폰 기술에는 너무 익숙 해서 식상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스마트폰을 아주 얇고 작게 만들어 손 목줄을 달아놓고 스마트워치라고 내놓는 수준으로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두 가지 가치만족 방향이 있다. 첫번째로 스마트워치의 가격이 기존 시계 가 격과 비교했을 때 비싼 편이지만 그런 비싼 돈을 치를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 다른 하 나는 스마트워치의 기능이 아주 매력적인 것은 아니지만 몇몇 기능에서 충분히 쓸 만 하면서 기존 시계 가격과 비슷하거나 상당히 저렴한 경우다. 가격에 대한 부담이 없다 면 추가로 시계 하나 구입하는 것에 저항감은 많지 않다. 우선 기존에 출시된 스마트워치를 한번 살펴보자. 2013년 삼성은 갤럭시 기어 시리즈를 출시했다. 또한 2014년 초에는 삼성 기어와 기어핏을 발표했다. 여기에 자극받은 구글 은 안드로이드웨어를 발표해서 스마트워치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를 지원했으며 LG G워 치, 삼성 기어라이브가 발표되었다. 또한 모토로라의 모토360이 2014년 9월 4일에, 2014년 9월에 열리는 IFA에서는 LG G워치2, 삼성의 새로운 스마트워치가 발표될 예정 이다. 2. 출시된 스마트워치와 운영체제 분석 1) 갤럭시기어 2012년부터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거란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내놓지 않았고 오히려 스마트폰의 라이벌 삼성이 2013년에 갤럭시기어란 이름으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첫번째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3
갤럭시기어는 갤럭시노트3와 연동시켜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다. 이전에 삼성이 발표했 던 손목시계폰 은 단독으로 통화가 가능했는데 오히려 기능이 축소된 모습이다. 갤럭시 기어는 블루투스를 통해 갤럭시노트3의 통화를 중계해주기에 모체기기가 없으면 통화 도 메시지수신도 되지 않는다. 결국 손목시계라서 간편한 게 아니라, 갤럭시기어를 차 면서 갤럭시노트3도 같이 가지고 다녀야 한다. 의존성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런 의존성이 원가절감을 시켜서 저렴한 가격이 되거나 배터리 시간이 매우 길어졌다면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기어는 단 독으로 구입할 때 정가 30만원 정도를 치러야 하는데 이것은 중가형 스마트폰 한 대 가격에 해당한다. 또한 배터리 시간은 하루 정도로 일반적인 손목시계가 몇 달 이상을 가는 것에 비해서 매우 짧다. 심지어 피처폰이나 전자책 단말기보다 배터리 수명이 짧 다. 충전할 여유가 없는 격오지 여행이나 비상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곳에 갈 때 손목시계로서 권장할 수 없다. 디자인에서도 갤럭시기어는 투박하고 패션소품의 느낌이 부족한 점을 많이 지적당했다. 방수기능이 있어 견고하긴 해도 고급스러움이 묻어나오지 않는 본체과 부담스러운 무 게, 저렴해보이는 플라스틱 시계줄은 고급시계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꺼리게 만 들었다. 4
2) 삼성 기어핏 삼성은 갤럭시기어의 판매 부진에도 재빨리 다음 제품을 내놓았다. 2014년, 운영체제를 가벼운 타이젠으로 바꾼 갤럭시기어2와, 세련된 디자인과 피트니스 기능에 집중 특화된 기어핏을 발표했다. 특히 기어핏은 발표 당시에 생활 기기로서의 간결하지만 깔끔한 기 능성으로 인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어핏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피트니스 기능에 충실한 점 이 오히려 구매동기를 좁혀버렸기 때문이다. 출고가 24만원이란 가격을 자불하면서 기 어핏을 구입해서 피트니스를 스마트하게 하려는 소비자는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다. 따 라서 피트니스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는 호평을 하면서도 단지 시계기능을 위해서 그만 한 가치를 지불할 수는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삼성이 주도한 이런 스마트워치는 도전정신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기능과 디자 인에 대해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다. 그러히만 근본적으로 따지면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웨어러블 기기로서의 매력이었다. 과연 이 고가의 시계를 구입했을 때 어떤 가치를 가 져다줄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 중요했다. 그것은 결국 운영체제와 앱의 문제로 귀착된 다. 5
3) 구글 안드로이드웨어 삼성은 처음에 스마트폰에 쓰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가져다가 갤럭시기어에 탑재했 다. 나름대로 커스터마이즈했지만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너무 용량이 크고 무거웠다. 원활하게 돌리기 위해서는 고성능 칩이 필요한데 그런 고성능 칩은 배터리 소모가 심하고 발열도 많아 손목시계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갤럭시기어의 반응속도는 약간 느린 편이었는데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칩 성능을 제한해야 했기 때문이다. 처 음부터 운영체제가 스마트워치에 맞도록 가볍게 설계되었다면 훨씬 좋은 성능과 긴 배 터리 시간을 보일 수 있었다. 때문에 갤럭시기어2는 타이젠을 썼고 기어핏에는 자체개 발한 실시간운영체제(RTOS)가 탑재되었다. 이렇게 되자 이번에는 구글이 전면에 나섰다. 구글은 2014년 3월,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웨어를 발표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선임부사장은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안드로이드 웨어 출시를 알렸다. 안드로이드웨어를 장착한 기기는 사용자의 음성 질문에 대답하고 심장 박동 같 은 체력 상태도 점검한다. 또한 TV 등 다른 스마트 전자 기기와 연결할 수도 있다. 구 글은 안드로이드웨어를 우선 스마트워치에 적용해서 출시하고 다른 웨어러블 기기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안드로이드웨어 발표 소식을 전하며 "구글이 사용자의 손목을 쟁탈 하기 위한 애플과의 컴퓨팅 전쟁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삼성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것을 지켜보았지만 결국 문제의 해결책이 운영체제에 있다고 생각하고 전폭 6
적 지원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는 새로운 웨어러블 시장에서 타이젠 등 새로운 운영체 제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견제심리도 숨었다고 봐야 한다. 안드로이드웨어는 설계단계부터 웨어러블 기기용으로 만든 만큼 가볍고 빠르다. 따라서 저전력 칩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배터리도 오래 지속되게 만들 수 있 다. 또한 안드로이드를 만든 구글의 제품인 만큼 특정 하드웨어 회사가 아니라 안드로 이드 운영체제를 선택한 기기 전체와 호환성이 보장된다. 이런 점에서 구글이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 스마트워치를 만들려는 하드웨어 회사의 중심을 잡아준 의미가 있다. 운영체제와 기기, 앱 호환성을 신경쓰지 말고 오로지 좋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 만 집중하면 되기에 통합제작을 선호하는 애플과는 다른 규모의 경제와 분업화를 이룩 할 수 있다. 4) 모토360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웨어 발표 직후 자사 스마트워치인 모토 360 출시 계획을 밝혔 다. 모토 360은 운전 하는 도중 도로에서 이탈하면 바로 알려주는 기능, 손목을 돌리면 이메일과 통화내역, 그날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또한 음성명령도 가능해 서 축구경기 결과나 비행기 출발시간 등을 물으면 바로 대답해준다. 본래 2014년 여름 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컨셉만 공개된 상태로 스펙이 변경되었으며 최종발표는 9월 4 일로 연기됐다. 7
모토 360은 특히 외관의 고급스러움에 집중했다. 제품은 프리미엄 메탈 소재로 설계됐 으며 익숙한 시계처럼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으며 가죽 시계줄 옵션도 갖췄다. 이것 은 남자의 패션소품으로서 기존 시계의 가치를 계승한 디자인으로 의미가 크다. 파이 낸셜타임스는 "스마트 와치는 더 이상 IT기기가 아닌 패션 소품으로 진화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며 "아울러 안드로이드 웨어를 통해 구글이 제시한 스마트 와치 생 태계에 다양한 제조사와 개발자가 비약적인 시장 발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 다. 5) LG G워치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에 비해 출발이 2년 정도 늦었다. 또한 기업 특성상 빠른 G3움직임보다는 안정적인 개량에 강하다. 최근 전략 스마트폰 G3의 성공에 힘입 어 자신감 있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G워치는 이런 자신감으로 웨어러블 시장에서 는 빠른 출발을 하기 위한 전략적 의미가 담겼다. LG전자는 이미 피처폰에서는 패션성이 담긴 제품을 만드는 데 익숙했다. 세계 최초의 3세대 방식 터치 워치폰과 시계형 블루투스 액세서리 프라다 링크를 만든 경험이 있다. G워치는 단순하지만 기능적인 사각형 디자인에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메탈 테두리 8
를 썼다. 시계라는 제품이 패션소품으로서의 요소도 있다는 점을 의식한 설계다. LG전자는 광고 영상을 통해 실제 이 제품을 쓰고 쓰지 않았을 때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설명했다. 피트니스를 즐기는 백인여성이 G워치가 없을 때와 있을 때로 나뉘어 전혀 다른 경험을 겪게 된다. 우리가 시간을 체크하듯 G워치를 통해 스마트폰을 통해 오는 중요한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하고, G워치를 이용해 길찾기와 통역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면 더 환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기능만으로 놓고 본다면 스마트폰과 다른 게 없어 보이지만 손목에 차고 조작한다는 편리함은 분명히 다르다. 각종 메시지가 오면 바로 진동으로 알려준다. 화면에 뜬 정 보를 확인하고 음성으로 대답하면 문자로 변환해서 보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하지만 거기서 더이상 나아가지는 못한다. 이메일 답장이나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려면 다시 스마트폰으로 건드려야 한다. 스마트폰과의 연동은 운영체제의 경량화, 하드웨어의 간략화, 배터리 시간 확보를 위한 선택이다. 그렇지만 독립성이 없는 연동기능은 결국 조금만 복잡한 조작을 하려면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서 조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어떤 방식을 취 하든 중요한 건 사용자가 편하다고 느끼는 경험이다. 그런 면에서 아직은 G워치를 포 함한 안드로이드웨어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3. 혁신을 위해 필요한 접근법 스마트워치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전 부터 시계를 보다 똑똑한 제품으로 만들려는 개별 기업의 시도는 있었지만 반응하는 소비자가 적었다. 그러다 애플이 2010년 아이팟 나노 6세대를 마치 시계줄 없는 시계 처럼 정사각형 모양으로 출시했다. 여기에 시계줄을 달 수 있게 만든 악세사리가 나오 면서 새로운 개념이 불붙었다. 소형 아이팟터치에 가까운 이 기기가 시계처럼 손목에 위치하면서 다양한 연동기능을 발휘한다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할까를 사람들이 상상하고기 시작했다. 손목시계에서 편리하게 앱을 쓰고 음악과 동영상을 즐기고 나아가서 통화까지 할 수 있을 거란 기대 9
를 거쳐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스마트워치 시장을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폰과 아이 패드로 절정기를 누리던 애플은 그런 요구를 넘겨버리고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물론 애플이 아무런 계획이 없는 건 아니다. 애플이 아이워치를 개발하고 있다는 건 이 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다만 그것을 언제 어떤 모습으로 출시하느냐가 결정되지 않았을 뿐이다. 팀쿡은 이미 언론에 대고 애플이 깜짝놀랄 신제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제품이 아이워치다. 제대로 쓸만한 형태로 만들지 않는 한 제품 을 내놓지 않는 애플의 특성 때문에 늦어지고 있을 뿐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경량화한 안드로이드웨어를 들고 나왔다. 안드로이드의 성공을 교 훈삼아서 운영체제 표준이 없고 개발역량이 부족한 업체들에게 운영체제를 공급하는 대신 구글 생태계에 묶어두고 광고사업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구글이 선택한 것은 안드 로이드 스마트폰과의 연동으로 움직이는 보조기기로서의 개념이다. 스마트워치의 혁신성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은 단 하나다. IT제품을 잘 아는 매니아가 아닌 일반 사용자가 쉽게 사용하면서 매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 이다. 스마트워치의 혁신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이런 점을 위한 배려다. 현재 스 마트워치가 처한 문제점은 크게 분류해서 디자인, 기능성, 배터리에 있다.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고급 시계로서의 품격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나온 스마트워치는 IT제품으로서의 특성을 강조한 나머지 품격을 중시하는 일반 인의 눈으로 보면 매니아틱하고 번쩍거리는 장난감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다. 사람은 시계를 두 개 가지고 다니지 않으며 보통 딱 한 개만 구입한다. 패션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IT제품이라는 점을 잊고 자연스럽게 옷이나 가방의 디자인과 융합될 수 있어야 한다. 10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히 액정디스플레이나 AMOLED 같은 화면방식에도 구애받을 필요 가 없다. 극단적으로 보자면 품격을 줄 수 있다면 그냥 아날로그 화면을 제공해도 상관 없다. 이미 스위스 시계를 닮은 피트니스 트래커가 나와있는데 아이폰 앱과 연동되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애플이 스위스 시계 장인이나 명품 브랜드 관련 인력을 영 입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런 면에서 올바른 선택이다. 아이팟 나노6는 분명 전형적인 IT기기 디자인이었다. 그런 모습으로 시계줄만 달고 앱 을 구동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이후 스마트워치 개발사들이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아이팟나노는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낮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 캐주얼한 디자인과 IT제 품이란 분위기가 나와도 거부감이 덜하다. 아무리 시계줄을 달아봐야 제품분류로는 음 악재생기일 뿐이다. 하지만 시계라는 분류를 정식으로 달고 나오게 되면 사용자가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 라진다. 평소 차고 다니는 시계와 비교해서 외관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 질까, 내 패션과 잘 어울릴까를 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밋밋하고 기능성 위주로 디자인하면 안된다. 가장 단순하게 말하자면 대기업 CEO가 회의자리에 차고 나 와도 품격있고 멋있다는 평가를 받을 디자인이 필요하다. 11
기능성은 스마트워치를 실제로 어디에 쓸 수 있을까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시계니 까 시간은 당연히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 시계 기능에서 파생된 알람이나 스톱워치 정도는 기본이다. 피트니스와 연결지어 만보계를 이용한 건강관리는 누구든 당연히 생 각할 수 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다. 스마트워치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기업이 구현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기술적 제약 을 모르는 일반 사용자는 스마트워치가 가능한 모든 기능을 다해주기를 원한다. 가볍고 얇으면서 통화와 문자가 되고 앱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음성명령과 멀티미디어 감상 이 가능하고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와 일주일 이상 가는 배터리 수명을 원할 수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기술로는 그런 제품을 만들 수 없거나 아주 비싼 가격에 내 놓을 수 있다.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구글은 이런 것을 연동성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하드웨어 성능이 많이 필요한 부분 을 스마트폰에 보내 처리하고는 데이터만 따로 가져와서 스마트워치가 표시하는 방식 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는 구입 비용이 추가되고 가지고 다녀 야 할 짐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 스마트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만 웨어러블 기기는 미래를 볼 때 결국 스마트폰을 대체할 제품이다. 옛날에는 음악재 생기, 삐삐, 피처폰, PDA가 별도로 가지고 다니는 제품이었지만 지금 스마트폰이 그 모 든 것을 하나로 대체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통화와 데이터 교환조차 안되는 지금 방식보다는 스마트워치가 기 본적으로 데이터수신과 통화를 할 수 있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 위에 스마트기기와 연동을 통해 보다 강력해질 수 있어야 한다. 독립 기기로서 어느 정도의 독자기능이 있 어야한다는 뜻이며 아이팟나노6에서도 사용자들은 그 안에서 독자적인 앱을 쓸 수 있 다는 사실을 매력으로 느꼈다. 인터페이스면에서 보면 터치스크린이란 방식에 너무 얽매여 있다는 점이 아쉽다. 현재 까지 나온 스마트워치는 대부분 터치스크린을 통한 터치와 스와이프, 스크롤 방식을 통 해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12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사람들이 익숙해진 형태가 지금의 터치스크린이다. 앞 으로도 한동안은 이 방식을 넘어설 만큼 편리하고 익숙한 형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스마트폰이 지금 물리적인 버튼이 없는 형태가 아니다. 아이폰은 홈버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LG G3는 후면버튼을 자랑한다. 스마트워치도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버튼이나 조그셔틀, 그 밖의 다른 조작수단과 터치 스크린을 융합해서 더욱 발전된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조작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특성상 더욱 인터페이스를 편리하게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물리적인 버튼은 터치스크린과 달리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비상시에 쓸 수 있는 조작기능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형 화면의 시계라면 그 테두리를 물리적 으로 돌려서 클래식 아이팟의 클릭 휠 기능처럼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배터리를 살펴보자. 전통적인 시계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스마트워치에서 가장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 배터리 지속시간이다. 기존에는 한번 시계 배터리를 교환하면 1년 이상 아 무런 신경도 안쓰고 차고 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스마트워치가 되어서는 하루를 지속 하지 못하고 충전해야 한다면 생활패턴 자체를 제품에 맞춰 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 가 된다.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출장을 가고, 여행을 가도 계속 충전을 신경써야 한다 면 스마트워치로 인한 편리함보다는 충전의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기술적 한계 때문에 스마트워치의 배터리 성능은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나기 힘들다. 현 행 2차전지 기술로는 시계처럼 작은 공간에 넣을 수 있는 배터리 전력량은 작다. 그리 고 높은 성능을 내고 무선 데이터 교환까지 가능한 칩셋의 전력소모는 낮아지기 힘들 다. 여기에 밝고 선명하면서 가능한 큰 화면까지 들어가야 하니 소모 전력량 자체는 줄 이기가 너무도 어렵다. 때문에 중간에 어떤 수단이든 자체충전을 시키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면 무 브먼트 기술을 도입해서 충전횟수를 줄이는 기술을 도입할 수도 있다. 특히 팔목에 차 고 움직인다는 시계의 특징을 이용한 '키네틱 무브먼트'를 쓴다면 배터리수명을 늘려 서 사용자경험을 높일 수 있다. 13
키네틱 무브먼트는 1987년 일본 시계업체 세이코에서 개발된 시스템으로 전지를 교체 할 필요가 없는 자동 충전식 무브먼트다. 물리적 운동에너지를 이용해서 전기 에너지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이 이 시스템의 기본 원리로 내장된 충전용 전지를 오토메틱 시 계의 원리를 이용하여 충전한다. 우리가 걸어가는 등 손목을 움직일 때 나오는 운동에 너지를 이용해서 프로펠러 방식의 로터가 돌아가며 충전이 이뤄진다. 이론상으로는 기 존 시계 수준의 전력소모라면 12년 정도 전지 교환 없이 사용이 가능할 정도다. 업계는 다양한 충전기술에 신경을 쓰고 있다. 2014년 2월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아이워 치에 탑재되는 자기유도 방식의 무선충전 기능과 태양광 충전 기능을 시험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무선충전은 결국 사용자가 시계를 풀어놓아야 하고, 태양광 충 전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충분한 충전수단이 되기에는 아직 약간 모자란 느낌 이 있다. 어쨌든 모자라는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 어떤 방식이든 보조수단을 강 구해야 한다. 4. 출시된 스마트워치와 운영체제 분석 마지막으로 기본 운영체제와 기본 탑재 앱이 제대로 특성화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싶다.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의 연장이 아니고새로운 웨어러블이란 장르다. 업체 입장 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작해서 새로운 수익원을 노리고 접근하는 데서 시작했지 14
만 접근방식까지 똑같아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웨어러블은 우리 몸에 밀착되는 기기이며 그만큼 더 친숙하고 인간적이어야 한다. 스마 트폰에서 시작된 음성명령 기능은 조금씩 강화하는 추세지만 막상 음성으로 이뤄지는 대답은 단순하고 밋밋하다. 스마트폰에서는 큰 화면이 충분히 보여주기에 목소리는 보조기능이지만 스마트워치에 서는 시계를 쳐다보지도 않고 명령과 대답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바이크나 자전거 를 타고 달리면서 음성으로 편하게 명령을 내렸다고 하자. 대답을 확인하기 위해 한손 을 핸들에서 떼고 손목을 들어 시계를 쳐다보다가는 사고가 나기 딱 좋다. 이런 특성은 기본으로 탑재되는 헬스 기능과 앱의 부실함에서도 드러난다. 우리가 웨어 러블에 기대하는 것은 보다 인간적인 기능이다. 그심박동 센서와 연계한 스마트워치가 수시로 내 건강을 자동으로 체크해준다. 다양한 진동으로 주의를 환기시키고는 기계음 이 아닌 따뜻한 음성으로 건강조언을 해준다면 어떨까? 이런 것을 제조사가 별도 앱에 의존하지 말고 기본 운영체제 안에 넣어주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마트워치에서 혁신적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접근법은 '인간미'에 있다. 애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인문학이라는 것은 차가운 기계에 기술을 이용해 인간적인 인 터페이스와 기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 역시 시계라는 단순한 기계 속에 최 신 IT기술을 이용해서 보다 인간적인 기능을 넣어야만 혁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