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를 열며 왕십리 밤거리에 구슬프게 비가 내리면, 눈물을 삼키려 술을 마신다 왕십리往十里. 그 곳은 국민가요가 된 59년 왕십리 의 한 구절처럼, 많은 문학 예술 작품에서 애환哀歡이 담긴 지역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기억하는 왕십리의 잔상殘像. 따닥따닥 붙은 집집마다 들어선 금형金型 자개 봉제공장들. 공장에서 발생하는 분진粉塵을 참아줄 수 있는, 교통이 편리하고, 임대료가 저렴한 허름한 동네. 고된 노동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하던 해장국과 힘겨운 하루를 달래주던 곱창. 일상 속 탈출구가 된 광무극장. 이번 전시는 왕십리의 역사를 대변하는 이 모든 것들이 흔적도 없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리기 전에 오늘날의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기억되기 바라며 마련하였다. 01
왕십리 왕십리 지역의 길과 공간 무학대사가 도읍지를 정할 때 한 농부로부터 십리十里를 더 조선시대 왕십리 지역의 대표적인 도로는 이문께길로, 일제강점기 가라 는 가르침을 받은 데서 지명이 유래된 왕십리는 조선전 에 전차 기동차가 운행되면서 현재의 왕십로往十路가 생겨나 왕십 기의 마장馬場이 소를 잡아 고기를 판매하는 현방懸房과 배추 리는 옛길과 새길이 공존하게 되었다. 배추 무 등이 재배되던 왕 미나리를 재배하는 지역으로, 전차와 기동차 노선이 부설된 일 십리 경작지는 일제강점기부터 꾸준히 대지가 분할되면서, 골목이 제강점기에는 공장지대로, 해방 이후 금형金型 자개 봉제공 늘어나고 마장로 무학로가 들어서 오늘날의 영역을 이루었다. 장이 즐비한 가내공업지대로 끊임없이 변모하였다. 왕십리 길 공간의 변천 : 일제강점기-현대 왕십리 지명 및 구역 변천 751(영조英祖 27년 _한성부漢城府 동부東部 인창방仁昌方으로 기록 ( 도성3군문분계총록都城三軍門分界總錄(1751) ) 1865(고종高宗 2년) _한성부 왕십리 1 2계契로 분리( 육전조례六典條例(1865) ) 왕십리 옛길 왕십리 새길 1894(갑오개혁甲午改革) _한성부 왕십리계로 통합 1911 _경성부京城府 인창면 왕십리로 개칭 1914 _경기도京畿道 고양군高陽郡 한지면漢芝面 상왕십리, 하왕십리로 분리 1936.4.1 _경성부에 편입되어, 한지면 상 하왕십리정町으로 개칭 1943 _구제區制 실시되어, 경성부 성동구 상왕십리정, 하왕십리정 1946(일제 잔재 청산) _서울시 성동구 왕십리 1~2동(법정동) 1968년 1961년 1935년 1964년 _왕십리 속한 지역들이 일부 도선동과 홍익동으로 분리해 나감. 1975. 10.1 _신당 제1~제8동 상왕십리 일부가 중구로 편입 02 1980년 하왕십리 전경 도로 대지 밭 논 1991년 2008. 8. 11 _왕십리 제1동과 도선동을 왕십리도성동으로 통폐합 1975년 하천 대지분활 도로확장 및 소방도로 03
왕십리 사람들, 그들의 생업 자개공장과 시장 해방 이후, 왕십리는 서울의 성장 속에 도심부 공장의 외곽으 자개란 얕은 바다에서 건져 낸 전복 소라 진주 등의 조개를 가공하여 얇게 만든 것으로, 나전螺鈿 로의 이전 교통의 요지 저렴한 임대료 풍부한 서민 노동력 에 사용되는 재료이다. 왕십리는 해방 직후, 자개공장과 시장이 형성되어 1970-80년대에 성황을 이 이 제공되면서, 금속을 연마 가공해 생활물품을 찍어내는 금 루다 임대료가 오르면서 공장들은 서울 교외지역으로 이동하고, 시장 상권만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형金型산업, 자개를 가공 판매하는 자개공장과 시장, 동대문 있다. 의류시장과 연관을 맺고 있는 봉제공장,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 서 공급된 신선한 재료로 만든 곱창집이 들어서 상권을 형성하 였다. 금형골목공장 금형金型이란 금속ㆍ유리ㆍ고무ㆍ플라스틱 등을 가공 성형하여 제품을 생 산하는 도구로, 동일 규격의 가공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하나의 '틀'을 말 자개공장 모습 한다. 해방 이후, 왕십리 옛길을 중심으로 음료수 병마개 노란주전자 뚜껑 등을 만드는 금형공장이 서로 분업화된 연계망을 가지며 발전하였다. 판자개 제작 평화철재 전경 자개원패 작업 공구들 대동정밀 프레스사출작업 용재정밀 에끼생 04 절삭기로 자개 자르는 과정 자개 문양 도안 경성공장분포지도 (1930년대 후반) 자개시장 05
봉제공장 굿과 신당 왕십리는 한국의 대표 의류시장인 동대문 남대문시장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여, 시장 상인들에 조선시대부터 도성 안의 시체가 나오던 광희문光熙門 밖이자 현방이 설치되어 수많은 도축이 자행 게 주문을 받아 캐쥬얼 복을 제작 납품하는 봉제공장이 많았다. 간판 없이 다세대 주택의 지하나 된 왕십리 일대는 무속인들이 각종 부정을 씻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왕십리의 민담 속에 주인공으 2 3층에 재봉틀 한두개씩을 놓고 작업하였다. 패턴 주름 마무리 워싱 공장과 실ㆍ부자재 미 로 등장하는 애기씨를 모셔온 수풀당을 비롯해 행당동 애기씨당, 그리고 사근동의 남이장군 사당 싱 판매점, 식당, 퀵배달 업종 등의 관련 상권이 하나의 봉제공장지대를 형성했다. 등의 명소들이 있으며 대동고사라는 이름의 우물고사를 지내 오고 있다. 용진실사 외부(구인광고) 주문서 아기씨당굿 서울새남굿 용진실사내부(실과 각종부자재판매) 대동고사(우물고사) 봉제작업(미싱)하는 모습 광무극장 1930년 건립된 광무극장은 상왕십리 도로교통공단과 광무길 사이에 위치했다. 가극과 코미디쇼가 공연되고, 시내에서 상영한 인기물을 두, 세편씩 저렴한 가격에 동시 상영하던 곳으로, 건물이 낡 곱창거리 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의 대표 명소인 왕십리 곱창거리는 성동구 상왕십리동의 황학사거리에 고 오래되어 허름하여도 왕십리 사람들에게는 왕십리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名所였다. 서 마장로로 이어지는 길에 위치한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도축한 신선한 고기와 부산물을 연 탄불에 구워 팔며, 재개발 지역을 제외한 곳은 지금도 여전히 성황을 이루고 있다. 광무극장 왕십리 곱창거리 모습 06 외부 초벌구이 박스 곱창거리의 밤 모습 광무극장 배치도 07
야채우물과 해장국 대중옥 왕십리 배추장수는 뒷덜미가 까맣고, 마포 새우젓 장수는 이마와 콧등이 까맣다. 60여 년의 전통을 가진 해장국집 대중옥은 청계천8가의 초시우물길 과 두껌말길이 접하는 곳에 위치하였다. 신선한 선지 육류 부산물 왕십리 일대의 우물과 청계천에서 야채들이 세척되면서 야채우물 이 생겨난 왕십리는 해방 이 로 선지 해장국 설렁탕 추어탕을 만들어 탁자 몇 개를 놓고 장사 후, 인접한 마장동 축산물시장의 신선한 육류와 야채우물에서 나온 채소 부산물로 만든 해장국집 를 시작하였다. 뉴타운 재개발로 인해 역삼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이 곳곳에 들어 섰다. 식당 단체방 창고 주차장이 3차례에 걸쳐 증축되는 등 성황을 이루었다. 관우물 관정 치성우물 큰우물 늘우물 말우물 당재우물 큰우물 단우물 두껌말우물 전차 기동차 노선이 기록된 경성안내(1943) 찰선지 해장국 왕십리 일대 야채우물 왕십리 똥파리 대중옥 전경 청계천 북쪽 용두동에는 1960년대까지 검 정다리 바로 옆에는 서울시 분뇨를 수거해 모아두던 인분저장소 가 있었다. 인분저장 소의 분뇨는 기동차 를 이용해 뚝섬 채소 재배지로 옮겨졌는데, 이 때 기동차에 새까 는 것을 보며 왕십리 똥파리 란 별명이 지 왕십리역 촬영 기동차사진 맣게 꼬인 똥파리가 왕십리를 거쳐 지나가 어졌다. 그러나 왕십리 토박이들은 용두동 똥파리 가 왜 왕십리 똥파리 가 되었는 지, 그 오명汚名에서 벗어나고파 한다. 검정다리와 인분저장소 성동교와 기동차모습 바가지와 통을 사용해 분뇨를 수거하는 모습(1962) 08 09
문학과 예술로 본 왕십리 홍아학동피복공장 왕십리는 유행가와 영화, 시, 소설, 수필을 통해서 끊임없이 회자되어온 장소이다. 왕십리에 거 이번 전시에서 건물의 외벽이 재현된 (주)홍아학동피복공장(왕십리 130번지에 위치)은 1939년 지어 주하는 사람들은 계층적인 특색, 문화적 특성이 전형적인 서민들이다. 지방 이주민과 토박이가 진 근대건물이다. 일제강점기 이곳은 학생복 작업복을 제작하던 곳이었으나 해방 후, 장 담그는 공 문화적인 충돌을 겪는 대표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청계천변으로는 무허가 판잣집들이 줄지어 장으로 사용되었다. 한국전쟁 때 화재로 지붕이 소실되자 1950년대부터 벽체만 남은 공장 내부에 피 늘어서 있고 금형공장과 봉제공장에서 나오는 희뿌연 먼지들이 가득 차 있던 왕십리는 하루하 난민들이 집을 짓고 거주하기 시작하여, 철거 전까지 10평 남짓한 건물 13채가 다닥다닥 붙어서 지어 루 열심히 일하던 직공들의 희망과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절망이 공존하던 곳이었다. 이곳 져 힘겨웠던 왕십리 주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만의 역동적이면서도 서민적인 분위기는 다양한 예술 작품 속에서 여러 각도로 묘사되었다. 홍아학동피복공장 전경 위치도 배치도 4개 그룹 평면도 10 전체 입면도 11
관람안내 관람시간 구분 관람시간 3 월 - 10 월 11 월 - 2 월 평일 9:00-21:00 토 일 공휴일 9:00-19:00 9:00-18:00 휴관일 1 월 1 일, 매주월요일 찾아오시는길 가도가도왕십리 134-814 서울시성동구청계천로 530 전화 02. 2286. 3410 팩스 02. 2286. 3414 www.cgcm.go.kr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