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부산과 왜관음식이 비슷해지는 이유와 달라지게 된 배경과 주요 음 식 및 독자적 음식문화로 굳어져 토착화하게 배경을 시대, 지역, 맛, 재료 등으로 구분하여 비교 분석한다. 연구의 범위는 조선시대 부산지역의 이문화간 교류, 수용, 변용 등

Transcription

1 189 일반논문 조선시대부산과왜관의음식문화교류와 변동분석 * 이종수 **1) Ⅰ. 서론 21,,,,,., , ( ), * 2008 ( ) (NRF B00001). ** (ljsjs4329@daum.net).

2 190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부산과 왜관음식이 비슷해지는 이유와 달라지게 된 배경과 주요 음 식 및 독자적 음식문화로 굳어져 토착화하게 배경을 시대, 지역, 맛, 재료 등으로 구분하여 비교 분석한다. 연구의 범위는 조선시대 부산지역의 이문화간 교류, 수용, 변용 등 을 비교하여 문화의 동질성과 상이점을 분석하고, 부산음식의 차별성을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연구의 방법은 필자의 관계분야의 선행연구, 역사서, 사료, 일간지, 지역향토사 자료 등을 참조하고, 부산민속박물관 탐방과 왜관 역사 사료 등을 통하여 접근하고자 한 다. 동시에 왜관의 일상생활과 조선인들과의 일상사 를 담은 문학 서, 구전 이야기 등과 일본인과 대마도인들의 문화적 특성을 비교적 1) 2) 3) 정문수(2010), 신해양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해양대학교 편, 바다와 인 간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류교열(2010), 세계의 해항도시 를 간다 : 동아시아편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 나카오 히로 시 저, 손승철 역(2012), 조선통신사, 에도 일본의 성신외교 한림대 일본 학연구소 ; 다시로 가즈이 저, 정성일 역( ), 왜관 : 조선은 왜 일본 사람들을 가두었을까? 논형. 2) 이종수(2012.5), 서울과 교토의 음식문화 스토리텔링, 일본공간 제11권, 국민대 일본학연구소, 쪽; 이종수(2012.8), 아시아 한인 디아스포라 음식문화 정체성 분석 : 몽골, 우즈베키스탄, 재일 한인 디아스포라를 중심 으로, 다문화와 디아스포라연구 창간호, 경북대학교 다문화와 디아스포 라연구소, 1-32쪽; 이종수( ), 인천과 나가사키의 음식문화 비교분 석, 인문학연구 제20권,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쪽; 이종수(2013), 서울음식문화 정체성 스토리텔링, 인문과학 쪽, 제98집,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이종수(2014.4), 해항도시 부산과 인천의 음식문화 변동분 석, 해항도시 문화교섭학 제10집,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쪽; 이종수(2014.8), 인천과 개성, 한양의 탕음식문화 유래와 변동분 석, 동아연구 제33권 2호, 서강대 동아연구소, 47-80쪽; 이종수(2015.6), 부산항의 음식문화 변동분석 : 년대 자갈치시장과 초량지역을 중심으로, 인문학연구 제23호,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쪽; 이종수 ( a), 인천, 부산과 대마도와 나가사키의 음식문화, 인문학연구 24 집,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쪽; 이종수( ), 13세기 고려의 탕음 식문화 변동 분석 : 개성, 안동, 탐라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전통문화연구 16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쪽. 3) 신숙주(1471), 朝聘應接記, 海東諸國記 ; 이학규(1809), 금관죽지사 1)

3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191 으로 분석하여 부산음식과의 상호 교류적, 혼성적 특성을 분석하고 자 한다. 4) Ⅱ. 음식문화교류와 변동의 이론적 접근 1. 문화교류와 변동의 의의 문화교류 측면 문화교류(cultural exchange)란 이질문화의 상호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제반 활동으로서 이는 정치, 군사, 경제, 상업적 관계에서 파생 되며, 이러한 관계에서 문화적 변동을 유발하는 결과를 발생케 하여 다양한 문화적 변이를 가져 오게 하는 상호관계라고 정의할 수 있 다. 이처럼 문화교류란 문화 간의 상호이해와 관련된 활동으로써 세 계의 다양한 문화이해를 위한 노정에서 나타나는 필수적인 현상이 다. 한,일간 문화교류의 제도적 측면은 조선통신사의 파견과 문화 교류를 통한 제사, 악무, 시문, 그림 등 교류 영역은 학문전반으로 확대되었다. 이학규는 洛下生全集, 草粱倭館史 에서 부산왜관이 우리 생활에 미친 영향과 양국 간의 문화적 교류가 폭넓게 진행되었 음을 밝힌바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 초기부터 후기까지 왜관은 양 국의 외교, 경제, 문화, 생활이 교류하는 장소였다. 양국 간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문화 교류는 더욱 심화되었다. 왜관은 통제 공간으로 1) 5) 6) 장순순(2004), 근대동아시아 외국인 거주지의 특성 : 부산의 초량왜관과 장 기의 출도를 중심으로, 전북사학 제27집, 45-76쪽; 심민정(2008), 18세기 왜관에서의 왜사접대음식 준비와 양상, 역사와 경계 제66집, 쪽, 부산경남사학회. 5) 송지원(2011), 조선통신사를 통해 본 조일 문화교류의 면면, 일본비평 제5호, 하반기, 쪽, 그린비. 6) 김성진(1998), 부산왜관과 한,일간 문화교류, 한국문학논총 22집, 한국문 학회, 50쪽; 나카오 히로시, 앞의 책 ; 다시로 가즈이, 앞의 책 참조. 4)

4 192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출발하였지만, 실제는 두 나라의 사람 물품 문화 정보 등이 교차하 고 교류하는 열린 공간으로서 기능을 하였다. 부산에 왜관이 있던 시기는 무려 450년이 넘는다. 이렇게 오랜 시 간 동안 왜관이 존속하면서 왜관에 거주하는 일본인과 왜관 밖의 조 선인은 국가 차원의 외교 및 무역 관계와는 다른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부산은 왜관이 있으므로 해서 일본과의 외교 및 무역의 중 심지일 뿐 아니라 양국의 이질적인 문화가 만나고 교류하는 곳이었 다. 이 글에서는 부산과 유사한 지리적, 문화적 환경과 역사적 경험 을 지닌 여타 지역의 역사를 통해 부산의 동질성과 차별성을 찾아내 역사 문화적 경험을 토대로 하여 부산의 문화를 변증법적으로 융합 시켜 보고자 한다. 음식문화의 정체성 보통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이란 사람이 환경이나 사정이 변해 도 자기가 어떠한 변하지 않는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 또는 그렇게 깨달아진 변하지 않고 독립적인 자신의 존재 를 뜻한다. 즉, 정체성 (正體性)이란 어떤 존재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이며, 혼(魂) 이란 사람의 몸 안에 있으면서 그것을 거느리고 목숨을 붙어 있게 하며, 죽어도 영원히 남아 있다는 비물질적이고 초자연적인 존재이 다. 우리는 조상의 혼과 자신, 그리고 후손의 혼이 연계성을 믿어 제 사를 봉행하고 있다. 한 솥 밥 먹어 동질성을 확인하고, 조상과 정 분을, 제사 참여자와 일체감을 나눈다. 그 제사 봉행에서 나누어 먹 는 음식이 우리의 정체성을 이루고 문화의 원형으로 굳어진 것이다. 음식정체성이란 음식혼(飮食魂)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당해지역민 들이 수세대에 걸쳐 일상적으로 섭취해 온 음식으로 먹으면 편안하 고, 몸에 좋고,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조리하며, 얼 마 동안 무섭취시 무의식적으로 땡겨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한 집착 또는 기억으로 이는 조상에 드리는 제수(祭需)를 같이 먹으며 공유 되는 공동체 일체감에서 생기고 전수되어져 왔다. 2)

5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193 따라서 음식의 혼은 祭禮의 실천으로 지역적 봉헌물(예물, 음식)을 매개로 하여 형성되며, 그것은 어릴 적부터 먹어서 습관의 일부가 되어 버린 음식으로 제사음식, 일상식 등이며, 죽을 때까지도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한 애착이다. 그 기억이 뇌리에 저장되고, 그 맛의 기 억이 음식혼 이다. 우리나라의 토양과 환경, 기후, 문화와 결합한 전 통음식은 불고기(貊炙), 비빔밥, 장, 국과 탕(설렁탕, 열구자탕 등), 미 역국, 김치, 잡채, 젓갈, 상추, 떡, 전, 나물, 죽 등이다. 예를 들면 여 수인들의 음식혼은 여수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여수의 독특한 조리법 에 따라 여수인이 즐겨 먹는 바다장어탕, 서대회, 아귀탕 등을, 부산 인은 돼지국밥을, 제주인은 옥돔국과 자리젓, 몸국 등을 수 있다. 음식은 맛이라는 원초성으로 인해 국민국가의 형성과 국민정체성 을 상징하는 요인이 된다. 특정 음식은 국민성 유지에 강력한 요소 가 된다. 예컨대 같은 생선이라도 한국은 조기를, 일본은 도미를 선 호하는 이유는 우선 유교문화에서의 의례, 제사, 명절 등을 위해서 조상 대대로 선호해 왔고, 근해에서 노획하기 좋았기 때문이다. 한국 은 조기, 명태, 대구, 청어, 민어, 준치(오창현 : 48) 등을 신과 조상에 비치는 공물로 인식하는 반면, 일본은 도미, 삼치, 장어, 방어 등을 선호해 왔다. 한국인은 조기나 대구를, 일본은 혼례나 명절에 도미 식용이 일상적이다. 7) 8) 음식문화의 변동과 사례 음식문화변동의 구분은 통합, 동화, 분리, 주변화 등으로 구분된 다. 사람과 관습 등의 문화가 접변속에 상호영향을 주고 받는다. 영향이 크면 흡수하고, 적으면 동화되면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게 3) 9) 오창현(2015), 물고기, 어업기술, 민족관습 : 식민지기 어업경제구조에 대한 경제인류학적 연구, 한국문화인류학 48/1, 한국문화인류학회, 39-87쪽. 8) Billig, Michael(1995), Banal Nationalism, London : Sage. 9) 전경수(1999),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음식생활, 우즈벡키스탄 한인동포 의 생활문화, 국립민속박물관. 7)

6 194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acculturation). 10),. 11) (ethnicity) (boundaries),. 12) (assimilation) (transculturation).. (integration), (assimilation), (separation), (marginalization)., (integration) (culture of origin),. 13),,. 14) 10) Berry, J.W(1980), Acculturation as varieties of adaptation, In A.M.Padilla(ed.). Acculturetion : Theory, Models and Some New Findings(Boulder, Co : Westview Press) ; (2008),, 7-36, 14, ; Redfield, R. Linton, R., & Herskovits, M.J(1936), Memorandum for the study of acculturation, American Anthropologist, Vol ) (2011),,, 52 ; (2008),, 10 ; (1999),, ) Bank, Marcus.(1996). Ethnicity : anthropological constrictions(london & New York : Routledghe), pp ; Barth, Fredrik.(ed.)(1969). Ethnic group and boundaries : the social organization of culture difference(oslo : Scandinavian University Press). 13), (2013), :, 14 5, 282.

7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195 른 나라나 민족의 기층문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한다. 문화 의 동화는 일순간의 급격한 문화 접촉을 의미하며 어떤 강제적인 힘 에 의해서 일어나는 데 일제 식민지하 대부분의 문화현상들이 이에 해당한다. 강압, 정복 등이 주요 수단이다. 이문화 등 외래문화에 대 한 적응은 접촉, 갈등, 적응으로 진행되었다. 셋째, 자국의 문화만 유지하고 현지문화를 배척하면 분리, 넷째, 자국과 현지문화를 모두 배척하면 주변화다. 분리형태와 주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음식문화는 각 민족들의 이주해 간 현지 환경에 대한 적응과 이주 자 공동체의 성격, 본국과의 접촉 정도 등에 따라 음식 정체성 보존 이나 변형 정도가 결정된다. 일본의 재일동포 사회의 경우 한국음 식 이 많이 남아 있어도 일본사회 환경과 동포의 세대가 바뀜에 따 라 변형과 변화가 일어났다. 예컨대 조리법의 현지화와 맛의 일본화, 정식메뉴, 요리의 시각적 표현 변화이다. 음식문화의 현지화와 창조 적 변형으로 전통과 현지식의 결합인 제일동포식(食) 의 등장이다. 재일 한인들의 민족음식문화 분석 결과는 된장 찌개, 비빔밥, 잡채, 미역국 등이었다. 김밥은 스시의 변형이다. 메밀국수, 소바, 우동 등 도 일본식의 한국식(食) 변형식품이다. 식민지 시대 식문화는 양방향 의 상호작용에서 결정(結晶)된다. 대체로 민족음식이라 부르는 음식 에는 무역, 식민지배, 지리적 인접 등의 역사적 요소가 담겨있으며, 문화적 변용의 일부이다. 예컨대 베트남의 프랑스 모방인 발레 샌드 위치 나 한국의 김밥은 외형은 일식이나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쇠고 기, 시금치, 계란 등을 넣고 먹는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고려음식에는 낯선 땅에서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고려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척박한 이크 마을에서 땅을 일궈 벼농사를 시작하고, 콩을 불려 순두부를 먹으며, 짐치(김치)를 담고, 고려국시(국수)를 먹고 있다. 우즈벡 고려인 음식은 기본적으 15) 16) 17) 위의 논문 쪽 선봉규 김나영(2013), 앞의 논문, 333쪽. 14), ) Berry, op cit., ) Berry, op. cit., ;, 17), 문화일보

8 196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로 한식이지만 모양과 맛이 현지화 되어 있다. 신종음식의 탄생이 다. 일본이나 중앙아시아 한인들의 음식문화 특성은 통합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으로 곧 현지에 적응하면서도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유지 해 나가는 경향이 짙다는 점이다. 18) 음식문화 변동의 정의 이 연구에서는 음식문화변동이란 상이한 문화를 가진 개인들로 구 성된 집단이 계속 직접적으로 접촉함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양방이 집단이 가지고 있던 원래의 문화형에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보 고, 부산의 음식문화변동이란 부산지역민과 내방자(왜관 근무자, 일 본인 등 외지인)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음식이 왜관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일본인들의 내왕과 교류에 따라 부산지역으로 모여든 유입인 구가 불어나면서 또한 이들의 식사해결에 대응하고, 적응하면서 부 산지역에 정착된 시대적인 변동 음식문화로 정의하고자 한다. 15세기 이래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는 부산이라는 지역특성과 기 후, 습성, 전통문화 등의 영향을 받아 생성된 문화로 조선 후기까지 부산지역의 환경적, 사회, 문화적으로 통합되어 탄생한 지역음식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2. 조선시대 왜관의 설치 설치 배경 왜관(倭館, Waekwan)은 조선시대 일본인이 조선에 와서 통상(通 商)하던 곳이다. 고려 말기 이후 조선 초기까지 왜구의 노략질이 심해지자 그 회유책으로써 삼포(三浦), 즉 웅천(熊川)의 내이포(乃而 浦), 동래(東萊)의 부산포(富山浦), 울산(蔚山)의 염포(鹽浦)를 열어서 1) 19) 재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한문종 조선전기 왜관의 설치와 기능, 인문과학연구 제32집, 강 원대 쪽 18) ( ), 19) (2010),,

9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197 일본인이 왕래하며 무역하는 것을 허가하고, 또 거기에 왜관을 두어 교역(交易) 접대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게 하였다. 왜관은 조선 건국 직후인 15세기 초 일본인 사절을 접대하기 위해 한양에 설치된 객관인 동평관 에서 시작됐다. 당시 한양엔 중국사신 을 위한 태평관, 여진인을 위한 북평관 등도 있었는데, 지금의 서울 충무로쪽에 있던 동평관은 왜관이라 통칭했다. 왜관은 한때 한양뿐 만 아니라 부산포, 제포(진해만 웅천), 염포(울산) 등의 항구에도 설 치된 적이 있다(한겨레, ). 삼포왜란(1510)과 임진왜란(1592) 등을 거치며 성쇠를 거듭하던 왜 관은 1607년 조선통신사의 일본방문을 계기로 부산포에만 정식으로 다시 설치됐다. 당시 왜관은 지금의 부산광역시 수정동 일대 바닷가 에 있었으며 두모포 왜관, 고왜관이라고도 불렀는데, 지금 고관 이 라는 지명으로 흔적이 남아 있다. 1678년에는 지금의 부산 용두산 일대 10만여평 넓이의 부지에 연인원 125만명의 인력이 투입된 조일 합작 대역사 끝에 신왜관(초량왜관)이 완공돼 메이지정부가 접수 할 때까지 200여 년 간 존속했다. 왜관에는 평소 명의 일본 인(모두 남자들만)이 거주했는데, 이는 대마도 장년층 남자 20명 가 운데 1명이 거기에 가 있었던 꼴이라고 한다. 왜관을 알고 나면 한일관계사도 새로 보일지 모른다. 초량왜관은 오늘날 대청동 신창동 광복동 동광동에 걸쳐 10만여 평에 자리 잡았는데, 1876년까지 200년 가까이 조선 유일의 해외 무 역 창구 구실을 했다. 왜관의 개시(開市)는 동래부(東萊府)의 확증 을 얻은 자만이 관헌의 감시 아래 매달 여섯 차례(5일장) 행하였는 데, 동래 상인이 인삼(人蔘)으로써 왜은(倭銀)을 무역하여 이득을 많 이 취하였다. 조선 말기에는 인삼의 산출량이 적고, 또 일본이 청(淸) 과 무역케 되면서부터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금 채소 따위만 매매 되어 몹시 한산하였다. 왜관이 생기고 난 후 지역 사람들을 왜관으 로 이끈 것은 돈벌이였다. 오죽하였으면 임진왜란이 끝나고 두 나라 20) 20) 부산일보,

10 198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가 아직 협의하지도 않았는데 서울에서 장사하러 부산에 오는 상인 들이 많았다. 초량 왜관과 멀지 않는 곳에 조선인 마을인 초량촌(草梁村)이 있 었다. 두 곳의 거리는 지금의 코모도 호텔을 가는 고개만 넘으면 되 므로, 남자 걸음으로 식은 죽 먹기의 거리였다. 초량촌이 처음 조성 된 것은 초량 객사가 들어선 이후였다. 일본 사절이 와서 조선 국왕 에게 숙배례(肅拜禮)를 거행하는 곳이 초량 객사였다. 왜관 북쪽에 위치하였는데, 객사 주변의 경관을 조성하기 위해 객사 업무에 관련 된 건물, 일본어를 통역하는 통역관 관청을 짓고 더불어 일반 백성 의 집을 지어 백성들이 관청 주변에 살도록 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큰 관청이 들어서면 그 주변에 마을을 조성하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초량 객사를 중심으로 조선인 마을인 초량촌이 조성 된 것이다. 1709년(숙종 35) 당시 초량촌에는 90가구가 넘는 민가가 조성되어 있었다. 왜관 업무를 담당한 조선인 역관의 집무소가 초량촌에 있었 기 때문에 용무를 보러 오는 일본인이 많았다. 처음에는 공무로 초 량촌에 역관을 만나러 오던 일본인은 점차 조선 백성들의 집에도 자 주 들렀다. 왜인이 종일 끊임없이 왕래하면서 모두 민가에 가서 있 다. 초량촌 92호 가운데 왜인이 없는 집이 없다 라고 할 정도로 초량 사람들은 일본인을 이웃사촌처럼 여길 정도였다. 교류관계 측면 첫째, 왜관과의 교류(만남, 배움, 교류, 관광의 장소로서의 왜관)측 면이다. 왜관 안팎에는 조선인과 일본인의 공식적인 만남의 장소가 정해져 있었다. 왜관 안의 개시 대청에서는 매달 여섯 차례 양국 상 인과 무역 관련 관리들이 마주보고 흥정을 일삼았다. 마치고 나면 일본인들은 스키야키를 끓여 두고 조선인과 함께 술 한 잔을 할 수 도 있었다. 왜관을 수시로 드나들면서 일본 음식을 자주 얻어먹은 조선의 역관은 아침 시장에서 음식 재료를 구입해 일본인에게 조선 2)

11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199 음식을 대접하는 일도 있었다. 업무를 마치고 왜관 밖을 나가는 조 선인에게 일본인들은 수고하였다며 담배, 귀한 과자와 사탕을 선물 로 주기도 하였다. 왜관은 양국 사람과의 접촉, 만남, 교류가 수없이 반복되는 공간이었다. 둘째, 무역교류와 범죄문제 등이다. 왜관에서는 외교, 무역, 문화, 생활, 풍속, 기술 등 다양한 방면의 교류가 이루어졌다. 무역은 공무 역, 개시 무역[사무역], 밀무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공무역을 통 해 일본산 구리와 납, 동남아시아산 물소 뿔[수우각(水牛角)] 단목[소 목] 명반 후추[호초] 및 조선산 목면 쌀 등이 거래되었다. 개시 무역 을 통해서는 일본산 은 구리 등과 중국산 비단실[생사 백사] 비단, 조선산 인삼 소가죽[우피] 마른 해삼[건해삼] 황금(黃芩) 등이 교류 되었다. 이들 무역 외에 일본은 구청(求請) 구무라는 형태로 서적, 약재, 동물, 모피, 다기와 제기, 문방구, 직물, 어패(魚貝), 과일 등 각 종 물품과 그림, 의복, 건물 등은 물론 목수, 의원, 화원, 나전장, 유 기장 등의 파견도 요구하였다. 이 외에도 왜관의 수문[정문] 밖에서 열린 조시[아침 시장]에서는 쌀 생선 채소 과일 등 일본인이 먹는 각 종 생필품이 교류되었다. 셋째, 왜관이 오랜 시간 부산에 있으면서 조선인과 왜관 일본인이 쉽게 짓는 죄는 월경죄였다. 각각의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을 제 한하고, 이 제한된 공간을 넘어 출입할 경우에는 목숨을 담보해야 할 정도였다. 월경죄를 중죄로 다스린 이유는 마음대로 왜관을 출입 하면서 금지된 물품을 거래하는 밀수, 이와 동반되는 국가 기밀 누 설 등 이차, 삼차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월경죄 다 음으로 사형으로 다스려지는 죄는 밀수였다. 양국 사람들이 월경죄 라는 중벌에도 불구하고 왜관을 드나든 이유는 짭짭한 수입이 보장 되는 밀수의 유혹 때문이었다. 밀수품으로 많이 발각된 품목은 쌀 과 산삼(山蔘)이었고, 이외에도 다양한 품목이 오고간 것으로 추정된 다. 넷째, 동래부사와 대일외교 사례를 보면 일본의 외교 사절은 연례

12 200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송사와 차왜(差倭)다. 1622년(광해군 4)을 끝으로 일본 국왕사는 단절 되고, 모든 사절 파견은 대마도(對馬島)가 주관하였다. 해마다 8척만 이 조선에서 외교 의례 접대를 받았는데, 이들을 연례 송사[연례 팔 송사]라 한다. 차왜는 정기 사절인 연례 송사와 달리 현안이 있을 때 파견하는 사절이다. 동래 지역에서 외교 업무를 관장하는 것은 동래 부사와 부산 첨사 였다. 동래 부사는 일본 사절 접대, 왜정(倭情) 보고, 대일 무역 감독 과 회계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부산 첨사는 왜관 출입 통제, 일본 선박 출입 감독, 왜관 도차사원(都差使員) 임무 등의 일을 하였다. 실 무는 왜학 역관과 소통사가 주로 담당하였다. 동래부의 왜관관리 비 용 일체 등이 왜관인에게 제공되었다. 경상도에서 들어오는 세금의 절반이 왜인 접대비용에 다 쓰일 정도였다. 다섯째, 조선의 생활 문화 풍속이 왜관으로 전파되기도 하였다. 동 래 부사, 부산 첨사, 역관은 명절이 되면 일본 관리에게 음식과 각종 기념품을 선물하였다. 연향 대청의 접대는 조선의 음식을 일본인에 게 선보이는 기회였다. 다시로 가즈이의 왜관 에서는 왜관을 드나들었던 배와 사람 숫 자, 대마도 사절들의 조공의례인 조선국왕 숙배 등 공식행사, 거래량 등은 물론 갖가지 요리에 들어간 양념들, 남녀밀회, 살인사건, 호랑 이 사냥, 밀사들 행적 등을 손금보듯 세세하게 재생해냈다. 이를 가 능하게 한 결정적 자료는 <대마도종가문서>였다. 수백 책 분량의 이 방대한 고문서 중 일부가 1926년 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수회로 넘어 갔고 1970년대 이후 일반 연구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21) 22) 선행연구와 분석의 틀 선행연구를 구조화하면 먼저 정체성 측면으로 한,일간 음식정체 성 과 문화교류 측면 등이, 왜관 측면 과 최근 이종수는 지역음 3) 23) 21) 22) 24) 25) 김강일(2012), 동래부사와 대일외교, 동북아역사논총 제38호, 쪽. 조선후기의 일본인 마을 왜관, 연합뉴스, ; 다시로 가즈이(2005).

13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201 식문화 변동과 특성에 지역음식스토리를 가미해 마케팅 하는 방안을 사례 비교적인 내용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차별성은 선행연 구들을 토대로 하여 조선시대 왜관과의 교류를 통한 어떠한 음식문 화가 어떻게 조우하고, 만나고, 교류하며 상호영향을 주고 받았는가 를 분석한다. 본고에서는 음식문화 변동과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영 향요인으로 국제화와 외교, 상인 이동과 교류 등으로 구분하고, 이러 한 환경에 따라 음식의 변동 요인과 차별성을 승가기탕(열구자탕)과 스기야키, 스키야키의 유사점과 차별성 측면에서 부산과 왜관음식이 비슷해지는 이유와 달라지게 된 배경과 주요 음식 및 독자적 음식문 화로 굳어져 토착화하게 배경을 시대, 지역, 맛, 재료 등으로 구분하 여 비교 분석한다. 26) Ⅲ.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상이점, 차별성 분석 1.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부산문화 이하에서는 부산과 왜관의 상호교류와 영향관계를 접대문화와 일 본 견문내용을 중심으로 예시적으로 제시한다. 조선시대 부산은 대 체로 상호 선물(교환)에 의한 경제구조적 성격을 나타내고 있었다. 1) 27) 오창현(2015), 앞의 논문. 차경희(2012), 酒食是儀 에 기록된 조선후기 음식문화, 한국식생활문 화학회지 27/6 ; 김동철(1998), 조선후기 왜관 개시무역과 동래상인, 민족문화 제21집, 민족문화추진회, 56-82쪽. 25) 김성진(1998), 58쪽; 심민정(2008); 송지원(2011); 다시로 가즈이( 2005); 나 카오 히로시(2012). 26) 이종수( ; ). 27) 김미혜(2013), 眉巖日記 분석을 통한 16세기 사대부가 음식문화 연구 : 정묘년 1567년 10월-무진년(1568년 9월),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28권 5 호, 한국식생활문화학회, 427쪽. 23) 24)

14 202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년대 미암일기(眉巖日記) 에 의하면 곡식, 육류, 어패류, 해조 류, 과실류, 등의 음식문화가 보이고 있으며, 육식(류)과 관련해서는 조선시대 소고기 식용 등이 나타난다. 원제국의 영향으로 소고기 식용이 일반화되고, 조선시대에도 소고기가 인기리에 상용한다 년대 청국과 일본의 소고기 식용의 경우 중국은 양고기와 돼지고기 선호를, 일본은 약으로 만들어 환으로 복용했다. 조선은 우심적이 인 기였으며, 소고기국(太羹)이 일상화했다. 조선시대 소고기 탐식가는 세종, 연산군, 광해군이었다. 전립투와 열구자탕, 설야멱 등(김승우 외 : 69)이 보이는 한편, 호 궤(犒饋)가 나타난다. 호궤란 군사위로용 소고기였다. 오리 이원익대 감이 전라좌수영에서 충무공과 군사들에게 소를 잡아 치하한 음식이 었으며, 그 일대는 지금도 장군봉(將軍峯) 이라고 하여 회자되고 있 다 ) 29) 연향대청 왜관 밖에 있는 연향대청은 대마도에서 사절이 오면 그들에게 잔 치를 베풀던 곳이다. 오늘날 부산광역시장에 해당하는 동래 부사, 부 산 첨사가 배석하는 큰 잔치에서부터 크고 작은 규모의 잔치가 이곳 에서 열렸다. 큰 잔치가 열리는 날에는 평소 왜관 근처에 얼씬도 하 지 못하는 여성도 눈에 띄었다. 이날만큼은 조선의 기생도 부르고 악기도 동원하여 흥을 돋우었다. 연향대청 담장 너머로 풍악이 퍼지 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흥겨운 잔치를 보려고 몰래 담장 안으로 들어가려다 혼이 나기도 하였다. (1) 김승우, 차경희(2015), 조선시대 고문헌에 나타난 소고기의 식용과 금지에 대한 고찰,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제30권 1호, 한국식생활문화학회, 64-65쪽; 차경희, 김승우(2015), 조선시대 고문헌 분석을 통한 소고기 연 화법 고찰,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제30권 3호, 한국식생활문화학회, 쪽. 29) 이종수( ), 오리 이원익과 청렴교육 스토리텔링, 이시대가 다시 부르는 인물 오리 이원익 광명시, 67쪽. 28)

15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203 해행총재 첫째, 일본의 먹거리에 대해서는 숙종 45년(1719년)에 일본을 다녀 온 신유한의 해유록-문견잡록(聞見雜錄) 에 일본의 산물 및 음식의 제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1719년에 기록된 신유한의 해행총재 에 기록되어 있는 일본의 먹거리는 다음과 같다(신유한, 해유록 ). 둘째,...바다에서는 나는 어류 품종은 한결같이 우리 나라 동해 의 어류와 같은데, 석결명(石決明)이 많고, 청어(靑魚), 대구어(大口 魚), 연어(連魚), 송어(松魚), 문어(文魚), 고도어(古刀魚)는 다만 북륙 (北陸)도, 산음(山陰)도에만 생산되고, 산돼지[山猪]고기 노루[獐]고기, 사슴고기 및 그 피물들은 북쪽에는 천하고 남쪽에 귀하다. 채소는 각종이 우리나라와 같은데, 무우 뿌리는 길이가 한 자를 넘으나 맛 이 없고, 토란[芋]은 그 큰 것은 사발 만한데 쪼개어 구어서 시장에 팔매 사람들이 다투어 사먹어서 요기를 한다. 셋째, 고래고기(영조 24년 2월 25일)...그 가운데에서 고래 고기 가 돼지 비게처럼 휘고 삼삼한데, 왜인은 나라에서 첫째가는 맛있는 음식으로 친다... 왜인이 가장 고래 고기의 회(膾)를 중하게 여겨서 비싼 값으로 사 서 손을 접대하는 화려한 찬으로 하나, 부드럽고 미끄럽고 기름져서 별로 다른 맛이 없었다. 내가 통역에게 이르기를, 듣건대, 일본 사 람은 큰 고래 한 마리를 잡으면 종신토록 부귀(富貴)를 할 수 있다 하니, 과연 그런가?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어찌 한평생에만 그치리 오, 대대로 전할 수 있읍니다. 하였다. 넷째, 술은 제백(諸白)주를 상품으로 삼는데 백미 누룩을 가지고 백미밥에 조화하여 만드는 것이므로 제백이라 한다. 매주(梅酒) -상 주(桑酒) -인동주(忍冬酒) -복분주(覆盆酒)는 맛이 아름답고 향기가 강렬한고, 연주(練酒)는 우리나라의 이화주(梨花酒)와 같다. 다섯째, 과실의 종류에는 귤과 유자가 가장 많아서 가는 곳마다 숲이 되었고, 감자의 작은 것은 밀감이라 하는데, 맛이 달기 때문에 이름을 이렇게 지은 것이다. 그 크기가 주먹만한 것은 이름을 구년 (2)

16 204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모(九年母)라 하는데, 옛적에 구년모라고 칭하는 어느 노파가 비로소 심었으므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여섯째, 음식을 달게 하는 데는 모두 설탕을 타고, 등불은 고래 기 름과 나무의 즙을 쓰고, 호초(胡椒), 단목(丹木)과 설탕, 화탕(花糖), 흑각(黑角)과 공작의 날개 등은 다 일본의 토산이 아니고, 혹 중국의 복건(福建), 절강(浙江)에서 나고, 혹은 남만 여러 나라에서 나는데, 이것은 그 나라 바다 상인들이 장 기도에 내왕하여 금은을 무역하여 가므로 일본 사람이 그것을 얻어서 동래에 갖다 파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의 특산물이라고 부른다. 음식의 제도는 밥은 두 홉에 지나지 않고, 반찬은 두어 가지에 지나지 아니하여 초초하고, 먹는데 따라 다시 보태어 남는 것이 없게 하고, 밥 먹은 뒤에 청주를 마시고 다음에는 과실을 먹고, 과실을 먹은 뒤에 차를 마시고 파한다. 일곱째, 장(醬)은 콩과 누룩을 섞어서 만들었는데, 맛은 약간 시고 빛깔은 거칠다. 떡은 우리나라의 인절미와 같은 것이 매우 많고, 소 종이란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권무병(가래떡)과 같이 만들어 댓잎 에 싸서 쪄서 형상이 죽순과 같으며 열 개로써 1파(把)로 한다. 외랑 병(外郞?)이란 것이 있는데 소종과 더불어 대략 같다. 또 만두(饅頭) 란 것이 있어 우리나라 상화병(霜花) 같은데 겉은 희고 안은 검고 맛 은 달다. 여덟째, 국수는 사면(絲麵) - 삭면(索麵)이 있으니, 약간 가는 것은 삭면이라 하고, 지극히 가는 것은 사면이라 하는데 칡가루에다 메밀 을 섞어 만들어서 가닥이 길어서 끊어지지 아니하고 접어서 사리[卷] 를 만들었고, 국물에 타서 빛깔이 흰데 맛이 아름답다. 떡국은 찹쌀 떡 둥글고 두터운 것 두 가락을 가지고 그릇에 넣어서 물과 장을 탄 것인데, 맛이 조금 신맛이 있으나 먹을 만 하였다. 끝으로, 승기악기다. 찬품(饌品)은 삼자(杉煮)로서 아름답다 하는 데, 어육(魚肉)- 채소 백 가지 물건을 섞어서 술과 장을 타서 매우 데린 것인데, 우리 나라의 잡탕 등속과 같은 것이다. 옛적에 여러 왜 인들이 삼목(杉木) 밑에 비를 피하다가 배가고파 먹을 것을 생각하

17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205 여 각기 가진 바 물건을 가지고 한 그릇에 집어 넣어 삼목을 가지고 불을 때어 데렸는데, 그 맛이 매우 좋았으므로 인하여 삼자(杉煮)라 하였다. 왜인의 방언(方言)에 삼목을 승기(勝技)라 하므로 속(俗)에 이 음식을 승기야기(勝技冶技)라 하니 야기는 굽는다는 말의 와음(訛 音)이다. 승기악(영조 24년 3월 20일)... 도주(島主)가 바야흐로 사행에게 승기악(勝妓樂)을 보내니, 점심은 잠시 천천히 드십시오. 하더라 한 다. 승기악이라는 것은 저들의 가장 맛좋은 음식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윽고 들으니, 사자가 거느려 와서 왜인이 손수 만들어 바친다고 하는데, 마치 우리 나라의 이른바 열구자잡탕(悅口資雜湯)과 같은 것 이며, 그 빛이 희고 탁하며 장맛이 몹시 달지만 그리 별미인지는 모 르겠다. 일기도의 왜인은 음식에 가장 박하며 일공(日供)의 간도 다 맞지 않아서, 일행이 모두 이 때문에 괴로워한다. 30) 왜관의 음식 첫째, 왜관이 오랜 기간 부산에 있으면서 양국인의 교류가 빈번하 여 일본의 생활 풍속 문화가 주변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19세기 전 반 김해 지역에는 일본산 물품들을 사용하는 부호들이 많았다. 이들 은 일본도를 차고, 일본산 미농지(美濃紙)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 다. 일본 음식과 도박도 널리 퍼졌다. 이러한 일본풍은 왜관 주변의 초량이나 동래 지역이 더 강하였을 것이다. 업무를 위해 조선인 관 리가 왜관에 들어갔을 때 일본 측은 일본 음식을 접대하였다. 조선 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스기야키[杉燒, 삼소]였다. 둘째, 일본의 음식문화와 생활도구가 유입되어 영향을 미쳤다. 이 학규의 초량왜관사 에는 승가기 가 나오는데, 대표적인 일본음식으 로 본다. 승가기는 맛있는 국의 이름이다. 만드는 법은 본래 대마 도에서 나온 것인데, 고을의 부호들이 많이 즐긴다. 이와 같이 초량 2) 31) 해행총재 권1 신유한의 해유록. 김성진(1998), 50-63쪽. 30) 31)

18 206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왜관에선 한 일 음식문화 교류가 번성했다. 스키야키 를 먹는 풍조 가 유행하였다. 셋째, 왜관 일인들의 일상음식은 보통 일즙 삼채(一汁三菜)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방문 조선인 관료에게는 干우동, 소면을, 고관이나 역관에게는 향응이 제공되었으며, 향응 중 가장 많은 것이 스기야 키(杉燒, 杉箱燒)였다. 넷째, 부산에 있던 초량 왜관(倭館)에서 조선인 손님들에게 내놓은 과자 중 오베리야스(オベリヤス) 라는 게 있었는데 이게 네덜란드식 와플 오블리에(oblie)에서 유래한 것이다. 32) 33) 2. 특성비교 분석 유사점 조선의 거식 5과상과 일본의 3즙 17채 등 한일 상차림과 공통점은 7,5,3상이다. 조선왕조음식은 7첩, 5첩, 3첩상이다. 신숙주(1471)의 해동제국기 에 나온다. 일본도 이와 유사하게 7膳, 5膳, 3膳의 상차 림이다. 일본이나 조선 상차림은 모두 三汁 17菜였다. 일본의 조선통 신사 대접음식은 일본식에 있어서 최대한 조선식을 가미하여 대접한 다. 1682년 대마번의 종가에 의한 宗家記錄 에 조선통신사 향응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다른 점은 음식과 생고기 삶기 측면, 건조육 등에서 보이고, 왜사가 동래부사에게 올리는 상찬, 찬합의 혼성적 방 법이 등장하였다. 1) 34) 35) 이기문(2007), 어원탐구, 승기악탕, 새국어생활 제17권 1호, 118쪽. 이 기문은 일본의 스키야키가 조선시대 勝妓樂湯, 勝伎樂湯, 勝技冶岐로 음 차하였음을 밝혔다. 33) 김동철(1998), 740쪽. 34) 김상보(2004), 12-20쪽. 35) 심민정(2006), [동래부사접왜사도]를 통해서 본 왜사접대 : 연향을 중심으 로, 동북아문화연구 제11집, 쪽. 32)

19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207 열구자탕과 승가기탕의 유래와 상이점 조선시대 중, 후기를 통하여 양지역 음식에서 나타나는 유사음식 의 특성은 열구자탕과 승가기탕이다. 먼저, 조선의 열구자탕은 전 립투와 관계된다. 전철 소고기와 버섯이 특성적이다. 1700년대 유득 공의 京都雜誌 에 벙거지로 소개된다. 적육기(炙肉器)라고도 했다. 서유구의 옹희잡지 에서는 중국에서 유입되었다고 했다. 벙거지골 은 투구로서 전립투(氈笠套)라 불리던 것에 국을 해먹던 것에서 유 래된 전립투골 전립골 모립투의 이명으로, 전골의 원형인데 이것이 일본에 건너갔다가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와 승기악탕이 되었다는 주 장도 있다. 설후야연 은 개성의 설야멱 이야기가 담긴 김홍도의 그 림이다. 설야멱은 전통적인 고기구이인 맥적(貊炙)에서 유래했다 다. 맥적은 고구려시대에 먹었던 고기구이로 꽂이에 고기덩이를 꿰 어 조미한 다음 직화로 구운 불고기이다. 산림경제 와 閨閤叢書 에 등장한다. 불천위 제례 제수에서 현재도 전수되고 있다. 물에 담갔다가 굽는 방식인 설야멱은 예로부터 개성에 전해진 명물이라고 옹희잡지, 해동죽지 에 기술됐다. 1609년 명나라 사신이 광해군 을 책봉하러 왔을 때 대접한 음식이기도 하다. 다른 명칭이 관적 (串炙)이다. 중국인들은 양육관(羊肉串)을 좋아했다. 둘째, 승기악탕(勝妓樂湯)은 숭어 또는 잉어, 조기, 도미, 소고기, 닭 등을 구워 여러 가지 채소와 고명을 넣어 함께 끓인 한국의 궁중 요리이다. 승기악탕은 기록마다 그 명칭과 재료가 다른데, 조리법과 2) 36) 37) 38) 39) 김상보(2014), 쪽; 사료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조선요리학(朝鮮料 理學), 규합총서(閨閤叢書), 이씨음식법(李氏飮食法) -승기악탕(勝妓樂 湯) ; 정헌쇄록(貞軒鎖錄) -승기락탕(勝妓樂湯)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조선요리제법 -선기야탕 ; 금관죽지사(金官竹枝詞) -승개기 ; 해동죽지 (海東竹枝) -승가기(勝佳妓) ; 송남잡지(松南雜識) -승가기(勝歌妓) ; 해 행총재(海行摠載) -승기야기(勝技冶岐) 등으로 소개됐다. 차경희, 김승우 (2015), 286쪽. 37) 김상보, 쪽. 38) 윤숙경(1999), 경상도의 식생활문화 신광출판사. 39) 김상보, 130쪽. 36)

20 208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어음이 비슷하므로 같은 음식으로 취급한다. 승가기탕(勝佳妓湯) 혹 은 승기아탕(勝只雅湯)등이 주류이며 도미를 이용했을 경우, 그저 도 미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봉사일본시문견록(奉使日本時聞見錄) 에 서는 승기악(勝妓樂) 이라 기록되어 있다. 승기악탕(도미탕)이 우리 고유의 음식이라는 측면은 조선요리학 에 조선 성종 때 오랑캐가 함경도 일대를 수시로 침입하여 백성들을 괴롭혔는데, 이를 방어하고자 조정에서는 허종(許琮, )에게 의주에 진영을 두고 국경을 수비하게 하였다. 허종이 의주에 도착하 자 이에 백성들은 허종을 환영하는 뜻에서 도미에 여러 가지 양념을 한 특별한 음식을 대접하였다. 허종이 먹어 보니 서울에서도 먹지 못한 음식이어서 백성들에게 그 음식의 이름을 물으니 허종을 위하 여 처음 만들었으므로 아직 이름이 없다고 말하였다. 이에 술과 미 녀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허종은 음식의 맛이 매우 훌륭하여 술과 기 녀보다 더 낫다고 하여 그 이름을 기생보다 더한 즐거움을 준다 하 여 승기악탕(勝妓樂湯) 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셋째, 일본의 음식책 요리물어 에 기록된 고려자(高麗煮) 라는 음식을 근거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고려자(高麗煮) 가 스키야 키가 되고, 이것이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와 승기악탕이 되었다고 주 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기록과 주로 쇠고기를 사용하는 일본의 스키야키에 비해 도미, 숭어, 잉어 등 어류가 주재료가 되며, 그로 인해 도미찜, 숭어찜 등으로만 불리기도 한다는 점을 들어 스키야키 와는 관련이 없는 국내 자생의 요리라고 주장한다. 넷째, 일본에서 건너 왔다는 설로, 일본의 스키야키가 승기악탕의 원형이라고 한다. 승기악탕이 18세기 동래 왜관을 통해 전해졌다는 것이다. 승기악탕에 관해 처음 기록된 18세기의 규합총서(閨閤叢書) 를 인용해 살찐 묵은 닭의 두 발을 잘라 없애고 내장도 꺼내 버린 뒤, 그 속에 술 한 잔, 기름 한 잔, 좋은 초 한 잔을 쳐서 대꼬챙이로 찔러 박오가리, 표고버섯, 파, 돼지고기 기름기를 썰어 많이 넣고 수 란(水卵)을 까 넣어 국을 금중감 만들 듯하니, 이것이 왜관(倭館) 음

21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209 식으로 기생이나 음악보다 낫다. 라는 내용을 들어 스키야키(すきや き) 혹은 스기야키(杉燒き)가 승가기(勝佳妓) 또는 승기악탕(勝妓樂 湯)으로 음차되었으며 일본으로부터 전래된 음식이라고 말한다. 다섯째, 스키야키는 한국어로 옮기면 일본식 쇠고기 전골 정도가 된다. 勝妓樂湯, 勝技冶岐 스키야키라고 음차했다. 스키야키(す きやき)라는 말은 일본의 에도시대( )부터 나타나는 말로 서 에도시대 이전에는 일본에는 없었던 요리다. 스키야키의 특징은 한국식 소고기 전골이나 국물 요리와는 달리 소의 뼈를 우려내거나 소고기를 오래 끓여 우려내는 요리가 아니다. 소고기를 살짝 구워서 맑은 다시국물(가다랭이 국물)을 넣고 야채를 넣고 살짝 끓여서 먹 는 재료를 오래 끓이지 않는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일본 요리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요리다. 야채는 주로 버섯류를 많이 준 비하고 배추는 꼭 있어야 한다. 40) 41) 열구자탕과 스기야키, 스키야키 문화 (1) 열구자탕 소고기와 열구자탕 측면이다. 조선전기부터 중기까지의 고문헌 들에는 설하맥적과 열구자탕이 자주 등장한다. 굽는 법 등과 관련 설하멱은 12회나 나온다. 가열과 냉수처리를 계속하여 먹었다. 열구 자탕과 같다는 승기악탕은 일본의 스끼야끼 가 조선으로 전래된 것 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고려시대 후기의 전립투의 설야멱은 구우 면서 동시에 냄비에 쇠고기와 야채 등을 육수장국을 부어 조리해 즉 석에서 안주삼아 먹었으니 이것이 신선로와 열구자탕의 전신이다. 조선시대 궁중요리였던 소고기가 들어간 열구자탕(신선로) 은 고서 3) 42) 43) 44) 45) 40) 41) 42) 43) 44) 오창현(2015), 57쪽. 이기문(2007), 앞의 책, 118쪽. 차경희, 김승우(2015), 쪽. 김성진(2010). 김상보(2014), 쪽.

22 210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에도 수회 인용되고 있으며, 이것은 임금이나 왕비 등 및 고관들이 먹었으며, 일부 관원들이 조선통신사로 갔을 때 소개된 것으로 추정 된다. 실제로 1636년(간에이 13) 히코데 번이 조선통신사들에게 대접 한 식사에는 돼지, 꿩, 닭, 소 등을 준비하여 고려인들로 하여금 조 리하게 하여 접대하였다. 46) 스기야키와 스키야키 ① 스기야키(杉燒き) 왜관의 향응요리의 메뉴에는 두드러진 특징이 보이는 스기야키라 는 요리가 18차례의 연회 중 8차례나 등장한다. 스기야키(杉燒き)란 어육(魚肉), 야채 등의 재료를 삼(杉)나무 상자나 판에 담아 불에 올 렸다가 상자째 손님에게 내놓는 요리로 삼나무의 향기가 난다(다시 로 가즈이, 2005 : ). 스기야키 식재 등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관수일기(館守日 記) 나 재판기록 등 다른 기록을 보아도 스기야키를 대접받았다. 라 는 기사가 눈에 띈다. 왜관의 연회에 스기야키가 제공되는 빈도가 높았던 것은 이것만이 인기 요리로 정착되었고 또한 뒤집어 보면 왜 관 요리의 특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스기야키에는 삼나무 상자구이 와 삼나무 판자구이의 두 종류가 있다. 삼나무 상자 속에 된장을 우 려 도미나 때로는 조류를 중심으로 야채를 넣어 끓인 것이 삼나무상 자 구이, 삼나무 판 위에 올려 놓고 구운 것이 삼나무 판구이로 모두 삼나무에서 옮겨진 향기를 즐기면서 맛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왜관에서 내 놓은 것은 삼나무 상자구이인 것을 알 수 있다. 계절에 관계없이 나오고 있으나 1월, 윤 3월, 11월, 12월에 나 온 것에 한하여 스기야키 각각의 냄비이고 4월, 5월, 7월, 8월에는 그 기재가 없으므로 겨울에서 봄까지 추운 시기에는 불에 올릴 때에 삼나무상자를 고정하는 철제그릇을 그대로 각자의 상(床)에 준비한 (2) 45) 46) 차경희, 김승우(2015), 쪽. 나카오 히로시(2012), 191쪽.

23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211 것이다. ② 스키야키(鋤焼, すきやき) 왜관의 스키야키는 대마도(對馬島)인들이 왜관에 들어오면서 이입 된 후 부산과 김해 등지의 부호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음식이다. 조선의 열구자탕은 도미를 중심으로 한 국물문화로 발전되고, 일본 의 스키야키는 에도시대 이후 소고기를 중심으로 한 국물문화로 발 전된다. 왜인들이 삼목(杉木) 밑에 비를 피하다가 배가고파 먹을 것 을 생각하여 각기 가진 바 물건을 가지고 한 그릇에 집어 넣어 삼목 을 가지고 불을 때어 데렸는데, 그 맛이 매우 좋았으므로 인하여 삼 자(杉煮)라 하였다. 쇠고기나 닭고기, 채소, 두부, 버섯, 곤약 등을 간장과 설탕 등으로 간을 맞춘 육수에 넣어서 자박자박하게 끓여서 먹는, 구이라기 보다 는 전골에 가까운 요리다. 일본 요리에선 보기 드물게도 메이지 유 신 이전에 기원을 찾을 수 있는 고기 요리이다. 47) Ⅳ. 비교적 시사점과 발전과제 1. 주요 시사점 주요 시사점측면으로는 부산과 왜관은 해외 문화유입과 조선문화 의 수출창구였다는 점으로 특히 부산은 바다, 항구, 개방성, 혼종성 과 무역과 상업 창구라는 역할이 강했다. 첫째, 음식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보다도 자연과 사회 환경이 47) 스키야키는 쟁기라는 말과 굽다는 말이 결합된 것으로, 농민들이 농기구 인 쟁기에 고기를 구워 먹은데에서 유래했다. 1832년에 쓰여진 고래고기 조리법 이라는 책에는 스키야키란 오랫동안 써서 잘 닳은 깨끗한 쟁기를 장작불 위에 올려 놓고 거기에 자른 고기를 얹어서 굽는 것을 말한다 라 고 기록되어 있다.

24 212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다. 자연환경과 전통적인 제례 등에 따라 음식 정체성이 정립되고 유지된다. 그런 한편 해항도시의 타율적 국제화가 음식문화에 미친 영향은 해항도시들의 경우 외세의 영향을 받아 강한 혼종성문화로 정착됐다는 점이며, 자신의 지역에 맞는 식재료와 문화를 가미하여 독특한 지역음식으로 발전시켰다. 부산지역은 왜관과의 상업활동으 로 상인이 왕래하고, 왜관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이 유입되고, 그들과 토착민들과의 상호 교류와 함께 음식문화의 이입, 변형과 변용이 작 용하게 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의 경우 동래부 왜관을 중심으로 일본식문화가 강하게 이입되었으며,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토착화된다. 둘째, 왜관과의 교류를 통하여 자국문화에 대한 자각과 주체성 확 립계기가 되었으며, 새로운 인재발굴과 자기고양의 계기와, 상호 소 통의 전통을 확립하고, 상대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옴과 동시 에 문화예술의 양산과 문화 창성의 계기가 되었다. 셋째, 부산의 음식들은 전통을 바탕으로 한 환경적, 사회적, 문화 적 통합적으로 탄생한 지역음식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조 선 중기 이래 부산음식문화는 전통과 환경, 전쟁, 무역, 근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만들어진 서민문화가 창조해 낸 부산의 현대 문화로 해석된다. 필자의 견해로는 승기악탕과 스기야키, 스키야키는 별개 문화였으 나 문화교류를 통하여 상호 영향을 미친 음식이라고 본다. 1450년대 열구자탕과 전립투 문화의 기원은 韓食이 맞다. 그러나 1600년대 이 후 스기야키와 스키야키는 日食이 맞다. 승가기탕(열구자탕)은 고 려와 조선시대에 고관들의 음식으로 도미나 쇠고기 등을 사용했으 며, 스기야키는 일본 본토를 중심으로 한 에도시대 이후의 음식을, 스키야키는 대마도에서 이입된 음식이다. 48) 49) 50) 48) 49) 50) 이종수(2012.5), 260쪽. 한태문(2005), 쪽. 이기문(2007).

25 213..,,,,,,,.,,,,,. 51),,. 2. 발전과제.., ( ). 52),.. 51) (2014), ),,.,,,,, (, , 200 ).

26 214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관광객들에 의해 음식관광목적지로 인지되고 선호되기 위해서는 다 양한 음식관광자원들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종합적 인 음식관광정책이 수립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음식관광자원간의 유기적 연계 부족 측면이다. 음식관광에 있어 향토음식, 음식점, 음 식특화시장 및 지구, 음식축제, 음식관련 행사, 지역특산품 등과 같 은 요소들은 각기 개별적으도 중요한 음식관광자원이지만 이들을 바 탕으로 음식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자원들이 상호 유기 적인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 둘째, 왜관복원 과제측면은 초량왜관은 500여명의 일본인이 거주 하면서 조선과 200여년간 교역을 했다. 최근 부산에서는 왜관을 적 극적으로 불러내고 있다. 물론 관광과 무관하지 않은 사업이지만 부 산의 문화 원형을 만드는 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왜관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일제 강점기의 일본인에 의해서였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 어진 부산부사 원고(釜山府史原稿) 는 부산부사(釜山府史) 의 초안 본이다. 부산부사 원고 는 전체 6권 중 제2권을 왜관편(倭館編)으로 다룰 정도로 부산의 역사에서 왜관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최근 초량왜관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사학자나 지역 향토사학연구 가 등의 연구 활동이 활발, 향후 한국에 전파된 일본문화에 대해서 도 많은 연구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에 열광하는 일 본인들이 부산을 많이 찾고 있는 초량왜관은 스토리와 규모 면에서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독특한 유적인 만큼 스토리텔링 등 이야깃거 리를 만들어 관광상품화 하는 방안도 필요 하다고 말했다. 53) 54) 55) Ⅴ. 결 론 본 연구는 부산의 음식문화에 상호 영향을 미쳤던 일본 왜관을 중 53) 54) 55) 이종수, 부산일보, 서울신문, 면.

27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215 심으로 한 일식문화(승개기 등 포함)의 전개과정을 조선시대(15 19 세기)를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고 부산음식문화의 발전과제를 제안하 였자 한다. 부산과 왜관음식의 비슷해지는 이유와 달라지게 된 배경 과 주요 음식, 독자적 음식문화로 굳어져 토착화하게 된 이유와 음 식 유형들을 비교분석하였다. 승가기탕과 스기야키, 스키야키의 유사 점과 차별성 측면을 분석하였다. 결론적으로 음식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보다도 자연과 사회 환 경이다. 자연환경과 전통적인 제례 등에 따라 음식 정체성이 정립되 는 한편 조선의 선린외교 적 국제화(國際化)가 음식문화에 미친 영 향은 외부와의 교류 영향을 받아 강한 혼종성문화로 정착됐다는 점 이다. 자신의 지역에 맞는 식재료와 문화를 가미하여 독특한 지역음 식으로 발전시키게 된 원인은 오랜 세월 동안의 상호 교류속에 제3 의 창조적 음식문화로 변동되어 토착화 되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음식문화의 이입과 변동은 전쟁이나 이민 등의 교류 및 무엇보다도 관료들과 상인이동이 문화교류 추진과 변동, 혼성화 초래의 직, 간접 적인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부산과 왜관문화의 교류 잔재 및 진화와 변동, 지역 토착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의 결론은 음식문 화란 경제, 외교, 상업 행위를 토대로 한 상호 교류와 지역적 특성 등이 결합되어 지역 환경과 정서에 맞게 토착화되는 상호영향을 받 은 결과로서 끊임없이 변동되어 가는 문화라고 평가한다. 본 연구의 한계로는 이론적, 사례별 연구에 한정되어 구체적인 이 론검증을 시도하지 못했다는 점과 부산음식의 정체성에 관한 규명이 부족한 점이다. 조선중기 이후 나타나는 열구자탕과 스끼야끼 문화 의 상호영향 측면에 대한 사료(史料) 중심의 비교천착, 특히 일본사 료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됨과 동시에 조선의 열구자탕과 승기악탕 명칭이 어느 시대를 통하여 정착되었는지를 고찰할 필요성 이 제기된다. 따라서 후속연구과제로서 이 부분에 대한 조명을 통하 여 부산과 왜관 음식문화의 정체성 규명작업이 요청된다.

28 216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참고문헌 규합총서(閨閤叢書) 금관죽지사(金官竹枝詞) 송남잡지(松南雜識) 이씨음식법(李氏飮食法) 정헌쇄록(貞軒鎖錄)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 해동죽지(海東竹枝) 해행총재(海行摠載) 김강일(2012), 동래부사와 대일외교, 동북아역사논총 pp , 제38호. 김동철(1998), 조선후기 왜관 개시무역과 동래상인, 민족문화 pp , 제21집, 민족문화추진회. 김미혜(2013), 眉巖日記 분석을 통한 16세기 사대부가 음식문화 연 구 : 정묘년 1567년 10월-무진년(1568년 9월, 한국식생활문 화학회지 pp , 제28권 5호, 한국식생활문화학회. 김상보(2004), 조선통신사를 통해 본 한국과 일본의 음식문화, 문화 전통논집 pp. 1-23, 제12집, 경성대 한국학연구소. (2014), 화폭에 담긴 한식 한식재단. 김성진(1998), 부산왜관과 한일간 문화교류, 한국문학논총 pp , 제22집, 한국문학회. 김승우, 차경희(2015), 조선시대 고문헌에 나타난 소고기의 식용과 금 지에 대한 고찰,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pp , 제30권 1 호, 한국식생활문화학회. 나카오 히로시 저, 손승철 역(2012), 조선통신사, 에도 일본의 성신외 교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다시로 가즈이 저, 정성일 역( ), 왜관 : 조선은 왜 일본사람들 을 가두었을까? 논형. 대전역사박물관(2012), 조선사대부의 상차림

29 조선시대 부산과 왜관의 음식문화 교류와 변동 분석 217 류교열(2010), 세계의 해항도시를 간다 : 동아시아편 한국해양대학 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선봉규, 김나경(2013), 중국연변조선족의 문화변용전략 양상연구 : 연 길시 거주 조선족을 대상으로, 평화학연구 pp , 제14 권 제5호. 송지원(2011), 조선통신사를 통해 본 조일 문화교류의 면면, 일본비 평 pp , 제5호, 하반기, 그린비. 신숙주(1471), 朝聘應接記, 海東諸國記 신유한(1716), 해행총재(海行摠載) 심민정(2008), 18세기 왜관에서의 왜사접대음식 준비와 양상, 역사 와 경계 pp , 66집, 부산경남사학회. (2006), [동래부사접왜사도]를 통해서 본 왜사접대 : 연향을 중 심으로, 동북아문화연구 pp , 제11집. 오창현(2015), 물고기, 어업기술, 민족관습 : 식민지기 어업경제구조에 대한 경제인류학적 연구, 한국문화인류학 pp , 제48권 1호, 한국문화인류학회. 윤숙경(1999), 경상도의 식생활문화 신광출판사. 이기문(2007), 어원탐구, 승기악탕, 새국어생활 pp , 17/1. 이원식(1997), 통신사기록을 통해 본 대일본인식, 국사관논총 pp , 제76집, 국사편찬위원회. 이종수(2012.5), 서울과 교토의 음식문화 스토리텔링, 일본공간 pp , 제11권, 국민대 일본학연구소. (2013), 서울음식문화 정체성 스토리텔링, 인문과학 pp , 제98집,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2014.4), 해항도시 부산과 인천의 음식문화 변동분석, 해항 도시 문화교섭학 pp , 제10호,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 양문제연구소. (2014.8), 인천과 개성, 한양의 탕음식문화 유래와 변동분석, 동아연구 pp , 제33권 2호, 서강대 동아연구소. (2015.6), 부산항의 음식문화 변동분석 : 년대 자갈

30 218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치시장과 초량지역을 중심으로, 인문학연구 pp , 제 23호, 인천대 인문학연구. ( a), 오리 이원익과 청렴교육 스토리텔링, 이시대가 다시 부르는 인물 오리 이원익 pp , 광명시. ( b), 13세기 고려의 탕음식문화 변동 분석 : 개성, 안동, 탐라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전통문화연구 pp , 제16 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 ), 인천, 부산과 대마도와 나가사키의 음식문화, 인문 학연구, pp , 제24집,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이학규(1809), 금관죽지사 장순순(2004), 근대동아시아 외국인 거주지의 특성 : 부산의 초량왜관 과 장기의 출도를 중심으로, 전북사학 pp , 제27집. 전경수(1999),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음식생활, 우즈벡키스탄 한인 동포의 생활문화, 국립민속박물관. 정문수(2010), 신해양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해양대학교 편, 바다 와 인간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조규익(2008), 구소련 고려인 민요의 전통노래 수용 양상, 동방학 pp. 7-36, 제14집, 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 차경희(2012), 酒食是儀 에 기록된 조선후기 음식문화, 한국식생활 문화학회지 27권 6호, 한국식생활문화학회. 차경희, 김승우(2015), 조선시대 고문헌 분석을 통한 소고기 연화법 고찰,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pp , 제30권 3호, 한국 식생활문화학회. 최길성(2011), 제시대 한 어촌의 문화변용 아세아문화사. 한문종(2010), 조선전기 왜관의 설치와 기능, 인문과학연구 32집, 강원대. 한태문(2005), 일통신사 왕래를 통한 한일문화교류, 한국문학논총 pp , 제41집. Bank, Marcus(1996), Ethnicity : Anthropological Constrictions(London & New York : Routledghe).

31 219 Barth, Fredrik.(ed.).(1969), Ethnic Group and Boundaries : the Social Organization of Culture Difference(Oslo : Scandinavian University Press). Berry, J.W(1980), Acculturation as Varieties of Adaption, In A.M.Padilla(ed.). Acculturation : Theory, Models and Some New Findings(Boulder, Co : Westview Press). Billig, Michael(1995), Banal Nationalism, London : Sage. Lévi-Strauss, Claude(1978), Myth and Meaning(London and New York : Routledge). Redfield, R. Linton, R., & Herskovits, M.J(1936), Memorandum for the Study of Acculturation, American Anthropologist, Vol. 38.

32 220 해항도시문화교섭학 14 국문초록 조선시대부산과왜관의음식문화교류와변동분석,,,,.,.,.,.,. :,,

33 221 Abstract The Cultural Exchange & Acculturation between Busan & Waekwan Lee, Jong-Soo The article is organized as follows. The first clarifies research questions, the purpose of study and methodology about the research on food cultural exchange & acculturation between Busan & Waekwan. The second deals with methods of study, literature review, previous research and theoretical background of the food culture. The comparative variables of a characteristic of food culture are international regional ecology, climate, colony policy and religion, so forth. This paper analysed effects among food material, recipe, food manners and food culture. The third presents comparative analysis about the research on food cultural exchange & acculturation between Busan & Waekwan. The forth suggests interchange direction for fostering food culture comparison between Busan & Waekwan. The last concluded that there are fundamentally similar on food culture between these sea port cities though there are minor differences of the preparation and display of the food. Key Words: food culture, culture exchange & acculturation, food culture of Busan & Waek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