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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 자료 Andray Abraham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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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제 자료 Andray Abrahamian 조선교류(Choson Exchange) 대표 조선교류(Choson Exchange) 의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Andray Abrahamian) 대표 는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한 미연구소(The US-Korea Institute at the Paul H. Nitze 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Johns Hopkins University)에 The ABCs of North Korea s SEZs 라는 보고서를 기고했다. 이 보고서는 경제개발구 설립을 통해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북한의 상황을 소개하고 각 경제특구의 역사와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분석한다. 본문에서는 저자와 한 미연구소의 허락을 받아 이 보고서의 내용을 번역하여 제공하고자 한다. 해당 보고서는 한 미연구소 웹사이트( uskoreainstitute.org/wp-content/uploads/2014/11/abrahamian-sezs HQ-Print.pdf)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본지에 수록된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당 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혀둔다. 번역: 남진욱 연구원(namjw@kdi.re.kr) 69

4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Ⅰ. 머리말 최근 몇 년간 북한정권은 경제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협동농장 개편, 국유기업의 자치권 강화, 투자법 개혁 등 많은 면에서 중국이 개방했을 때 썼던 경제정책을 연상케 하는 실험을 재개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강행했었던 광범위한 개혁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북한이 실험하고 있는 경제정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13년과 2014년에 새로 만든 경제개발구(Special Economic Zone: SEZ)다. 다양한 기능 및 외형적으로 친외국인 규정 등을 포함한 경제개발구의 설립은 북한이 투자를 받기 위해 정책 모색을 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에는 북한이 계속 직면하고 있는 여러 난제 또한 분명하게 보인다. 소수는 북한이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다면 적절한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개설한 경제개발구 중 대다수는 재원이 불충분하여 침체될 것이며, 특히 인터넷 접속, 소유권 및 이민절차에 대한 규정을 개선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본고는 북한 경제개발구 개발정책 뒤에 있는 정치경제적 요인을 살펴본 후 각 경제개발구의 지리 경제 행정적 실태를 기술하고 성공가능성에 대해 전망해보고자 한다. 본고를 작성하기 위해 2013년 10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북한 안팎에서 평양 및 지방의 관리, 북한 사업가 및 학자와 여러 논의와 회의를 진행하였다. 대부분은 싱가포르의 북한인을 대상으로 경영, 경제정책 및 법을 가르치고 있는 비정부기관인 조선교류(Choson Exchange) 의 경제개발구 운영과 관련된 워크숍에서 일어났다. 조선교류 는 5개의 북한 경제개발구를 방문했으며 7개의 도에서 온 경제개발구 관리자의 교육을 담당했다. 그 외 정보는 한국, 북한 및 다른 언론을 통해 수집했다. Ⅱ. 경제특구의 첫 등장 1986년까지만 해도 47개국에 176개의 경제특구(Special Economic Zones) 라 할 만한 구역이 있었는데, 이 수치는 2003년에 116개국 3,000여개까지 증가했다. 1) 21세기에 들어서서 각 국가에서는 경제 관련 규정을 바꾸거나 피할 수 있는 구역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고, 이러한 구역은 특히 개발도상국에 많이 생겼다. 1) Aradhna Aggarwal, Special Economic Zones: Revisiting the Policy Debate, Economic and Political Weekly (Nov. 4, 2006): 44~53. 70

5 경제 자료 북한의 거대한 이웃인 중국에는 이러한 경제특구 중 가장 유명한 1970년에 설립된 선전경제 특별구(Shenzhen Special Economic Zone) 가 있다. 선전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외국인직접 투자를 받을 수 있게 허용되었으며 새로운 정책이 지속적으로 실험되고 있는 도시다. 2009년에 중국 중앙정부는 ChiNext 라는 미국 나스닥(NASDAQ)과 비슷한 증권거래소를 선전에 설립하 기도 했다. 중국은 경제발전을 위해 이러한 경제특구를 중국 전 지역에 설치했는데, 2003년에는 그 수가 6,866개나 되었다. 하지만 중구난방으로 설립되었기 때문에 많은 혼란과 중복이 있어 중앙정부의 연구 끝에 많은 경제특구는 통합되거나 제거되어 2006년에는 그 수가 1,568개 까지 줄었다. 2) 북한이 중국보다 경제개혁에 대해 훨씬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경제특구 설립을 통한 실험은 북한지도층에게 명백한 영향을 끼쳤다. 1980년대에 북한지도층은 소련의 몰락과 중국의 개혁을 경험했는데, 중국의 경제 체제전환 및 경제특구 이행뿐만 아니라 매섭고 파괴적이었던 문화혁명 또한 보아왔던 것이다. 김일성은 1982년에 덩샤오핑을 방문했는데, 이때 쓰촨성의 경제발전 또한 목격할 수 있었다. 이어서 김정일은 1983년에 중국을 방문했고 1984년에는 50여명의 북한 대표단이 선전과 상하이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1985년에는 김일성이 500여명의 북한 대표단과 함께 선전을 다시 방문했다. 3) 당시 중국은 성공적인 경제정책을 과시하고 싶었으며, 북한이 비슷한 노선을 추구하길 바란 것이다. 같은 시기에 중국의 최정상급 관리들이 자문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4) 이는 북한이 처음으로 외국 투자를 받기 위해 시도한 계기가 됐다. 1984년 9월 북한은 합영법(Joint Venture Law: JVL) 을 제정하였는데, 이는 1979년에 중국이 제정한 합영법 을 모델로 한 것이다. 5) 이 법은 1991년에 설립되는 나진-선봉(보통 나선이라 불리는) 자유경제무역지대(Free Economic Trade Zone)의 청사진으로 볼 수도 있다. 김일성은 중국을 방문한 후 선전 경제특구 라는 경제를 위한 제한적인 구역을 중앙정치권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만드는 방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 지도층의 보수적인 의견, 이어지는 기근 그리고 미지근한 국제 관심 등의 요인들로 인하여 나선은 1990년대에 거의 발전하지 못했다. 1992년과 1999년에 2) Simon Adler et al., Economic Reforms and Industrial Policy in a Panel of Chinese Cities, UBS Center Working Paper Series, No. 5 (November 2013): 7. 3) Myung-Kyu Kang, Industrial Management and Reforms in North Korea, in Economic Reforms in the Socialist World, Gomulka, Stanislaw et al. (M.E. Sharpe: New York, 2002) ) Before 1990s of the 20th century, Embassy of the People s Republic of China in the Democratic People s Republic of Korea, accessed on November 11, 2014, 5) Eric Yong-Joong Lee, Development of North Korea s Legal Regime Governing Foreign Business Cooperation: A Revisit under the New Socialist Constitution of 1998, Northwester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 Business 21.1 (2000):

6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외국인 투자에 관한 법이 개정되었는데, 1992년에는 나선 자유경제무역지대에 대한 한국인의 투자를 허용했고 투자가능 분야에 금융 및 서비스업도 포함시켰다. 1999년에는 공화국령역밖 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동포 를 해외조선동포 로 개정함으로써 한국인의 신분을 명시적으로 외국인으로 보장해 주기도 했다. 심지어 개정법은 나선 지역에만 해당하지만 외국 투자가가 단독으로 소유하는 외국인기업 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6) 북한은 1992년 헌법에 처음으로 합영기업을 장려한다고 공표하였으며, 1998년에는 외국인 투자가 경제특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7) 따라서 북한은 1990년대에 처음으로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법적 전제 조건을 수립하는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당시 북한에서 유일한 나선 자유경제무역지대를 가장 좋은 실험대상으로 본 것이다. 아래로부터 유발된 북한경제의 시장화는 기근 이후 북한의 식량배급제도가 붕괴되면서 시작됐다. 또한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에 실시한 남북한 협력을 장려하는 햇빛정책 으 로 인해 북한은 경제특구 실험을 2000년대에 재개하게 됐다. 2002년에 DMZ 북쪽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가 설립되었고 북중경계지역인 신의주에 신의주특별행정구가 세워 졌다. 금강산관광사업은 100만명이 넘는 한국 방문객을 유치했으나 2008년에 한 관광객이 북한군인의 총에 맞아 숨짐으로써 중단되었으며, 8) 그 이후 아직 재개되고 있지 않다. 개성공단 의 경우 초기의 매우 희망적이었던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으나, 북한은 매년 9천만달러 가량을 보수, 세금 및 급여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9) 개성공단의 전체 생산액은 2012년 한 해 동안 4억 7천만달러에 다다른 것으로 예상된다. 10) 하지만 개성공단은 2013년에 잠시 가동중단 되기도 했다. 신의주는 이보다는 덜 성공적이었다. 북한은 네덜란드-중국계 화훼업 거물인 양빈(Yang Bin)을 데려와 특별행정구를 관리하려 했지만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중국 행정부는 신의주특별행정구 계획이 발표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그를 부패혐의로 체포하였고, 결국 그는 18년 형 선고를 받았다. 11) 6) Eric Yong-Joong Lee, Development of North Korea s Legal Regime Governing Foreign Business Cooperation: A Revisit under the New Socialist Constitution of 1998, Northwester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 Business 21.1 (2000): ) 상계서, 208, ) South Korean tourist shot dead in North Korea The Guardian, July 11, 2008, 9) Two Koreas agree to reopen shuttered factory park Reuters, August 14, 2013, 10) Output from Kaesong complex jumps 17.5 pct on-year in 2012, 11) Tycoon jailed for 18 years The Guardian, July 15, 2012, 72

7 경제 자료 Ⅲ. 김정은 시대의 경제개발구 2009년부터 김정일로부터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김정일의 현지지도는 계획적으로 후계자 김정은을 경제와 엮으려는 듯 경제 관련 이슈에 주안점을 두는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김정일의 군사시설 방문 횟수는 경제 관련 시설 방문 횟수에 비해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김정은이 처음 공식적으로 소개된 2010년에 김정일은 김일성을 승계한 이래 가장 적은 군사시설 방문 횟수를 기록했다. 심지어 그 해에 김정일은 경제현장을 58번 방문한 반면 군사현장은 33번만 방문함으로써, 경제현장에 더 많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음 해인 2011년도에도 2010년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 행사가 몇 달 남지 않고 일어난 2011년 12월 김정일의 죽음은 축제 분위기를 꺾었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김정은이 예상보다 더 빠르고 완전하게 전면에 나서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김정은은 지속적으로 자신을 경제 성과와 연관시켰으며,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 행사에서 한 첫 대중연설에서 그는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라고까지 공약했다. 12) 김정은의 대중연설이 군을 마찬가지로 강조했기 때문에, 이는 김정은이 아버지인 김정일의 선군 정치 에서 크게 벗어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다음 해인 2013년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핵 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핵 경제 병진노선 을 지속하겠다고 재강조 했는데, 13) 이는 비록 수사적일 수도 있으나 경제발전의 중요성을 군의 중요성과 동일시하는 발언인 것이다. 물론 비관론자는 핵 보유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핵 경제 병진노선이 주변 관련국을 볼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할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긍정적인 관찰자라면 북한이 냉전종식 이후 가장 친경제성향의 정책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바깥 세상에 대한 저항심으로 똘똘 뭉친 북한이 선군 정책을 갑작스럽게 포기할 것도 아니며, 경제 우선 정책으로 노선을 완전히 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정책 실험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바깥세상에서는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조심스럽게 추진되고 있는 보통 6 28 방침 이라 불리는 새로운 경제관리체계 14) 가 2013년 6월 28일에 나왔는데, 이 방침은 농업생산 집단에 필요한 인원을 12) North Korean Leader Stresses Need for Strong Military, The New York Times, April 15, 2012, world/asia/kim-jong-un-north-korean-leader-talks-of-military-superiority-in-first-public-speech.html. 13) Report on Plenary Meeting of WPK Central Committee, KCNA, March 31, ) 번역자 주: 북한에서는 언젠가부터 새로운 경제관리체계 를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이라 바꿔 부르고 있다. 원문에서는 영어로 New Economic Management Measures 라고 적혀있다. 73

8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6인 이하까지 줄일 수 있게 했고, 또한 농민이 생산물을 더 가져갈 수 있게 분배율을 재편했다. 북한 관계자는 이러한 방침이 확대되었다고 시사했다. 이 새로운 경제관리체계 의 또 다른 특징은 기업에 더 큰 자치권을 준다는 것이다. 일본의 친북계열 신문인 조선신보 의 기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는데, 과거에는 기업이 당으로부터 받은 생산계획만 수행해도 됐다면, 새 조치는 기업이 생산계획을 수행하되, 자율적으로 다른 여러 거래처와 생산 계약 또한 맺을 수 있게 허용한다. 15) 이 방침으로 당은 국유기업을 계속 지배하지만, 중앙 당국은 식량 배분 및 할당량, 목표나 생산제한 관련 다른 규정을 폐기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 국내선전을 살펴보면 삶의 질이 중요한 주제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1980년대 초반처럼 경제가 주안점이 되었던 시기에는 인민생활 향상 이라는 구호가 외쳐졌는데, 개념상 이는 군이나 저항 운동 관련 구호와 반대되기는 한다. 인민생활 향상 구호는 민족주의를 강조할 수 있고 북한 주민의 여가생활을 장려한다는 김정은의 스포츠 촉진 정책과 맥락을 같이한다. 16) 경제개발구를 둘러싼 경제 정책 실험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Ⅳ. 경제개발구의 법조항과 인센티브의 확대 앞에 언급했던 것처럼 1980년대부터 북한에는 일종의 외국인투자법이 있었는데, 2006년과 2010년 두 차례 상당한 개정이 있었다. 전문가는 북한의 투자법이 규정이 세부적이지 않았던 중국의 초기 발전시기 때의 투자법을 연상케 한다고 평가한다. 17) 북한의 외국인투자법 에 따르면 경제특구 관리는 대외경제성에서 맡고 있다(제4조). 하지 만 2013년에 개정된 법은 나선 자유경제무역지대, 황금평 및 위화도 경제개발구나 금강산관광 지구에는 해당되지 않으며, 별도의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개성공단 또한 다른 규정이 있으며, 대외경제성과 연관되어 있지 않다. 이 법은 평가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외국인기업과 지방당국으로 하여금 대외경제성에 새로운 경제개발구를 만들어 달라는 청원(제11, 12, 14조)을 할 수 있다는 15) 우리 식의 경제관리 방법 의 완성을/내각 관계자 인터뷰, Choson Sinbo, May 10, 2013, 16) Andray Abrahamian, Sports! 38 North (US-Korea Institute at SAIS, Johns Hopkins University), May 1, 2013, aabrahamian091813/. 17) Peter Morley, Legal Framework for Foreign Direct Investment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Choson Exchange blog, July 2011, 참고하라. 74

9 경제 자료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중앙당국에 경제개발구 관리에 대한 상당한 지배력을 주는 것이다(제4 장). 하지만 외국인기업 및 지방기관이나 합영기업은 경제개발구의 계획과 발전에 대해서만 해당된다는 점은 있다. 2013년 북한 경제개발구법 은 경제개발구에 대한 투자를 장려한다. 앞서 나온 투자법에서 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에게 토지를 최대 50년까지 임대를 허용하며(제24조), 기업은 토지리용 권과 건물소유권을 매매, 재임대, 증여, 상속하거나 저당할수 있다 (제29조)라고 되어있다. 또한 경제개발구에서는 기업의 소득세율이 영업이익의 14%로 다른 지역의 25%보다 낮으며, 장려하는 부문일 경우 10%이다(제45조). 경제개발구에 새로운 기업을 창설하거나 이익을 재투자하는 투자자에게는 특혜관세제도가 적용되며(제54, 56조), 합법적으로 취득한 재산 의 경우 제한 없이 경제개발구 안팎으로 송금할 수 있다고까지 되어있다(제47조). 물론 합법적으 로 라는 단어의 뜻은 불분명하며, 통행 및 세관 절차 보장이 경제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적혀있다(제50조). 북한의 다른 투자 관련 법처럼 이 경제개발구법 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애매모호한 조항이 많다. 가장 두드러진 조항으로 제7조를 뽑을 수 있다. 국가는 투자가의 재산을 국유화하거나 거두어들이지 않으며 사회공공의 리익과 관련하여 부득이 하게 투자가의 재산을 거두어 들이거나 일시 리용하려 할 경우에는 사전에 통지하며 그 가치를 제때에 충분히 보상하도록한다. 이를 쉽게 풀어쓴다면, 우리는 우리가 당신의 재산을 거두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당신의 재산을 가져가지는 않겠다. 만약 우리가 거두어간다고 결정할 경우 언젠가는 어느 정도 보상을 하겠다 는 의미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 조항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유럽이나 북미 국가와 같은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이러한 법적 회색지대나 토지 수용권은 존재하지만, 그 나라가 그러한 법적 조항을 실제로 악용할지에 대한 가능성이 중요한 것이다. 북한의 경우, 북한 투자환경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도 매우 조악하다. 북한은 투자자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서 법을 일관적으로 공평하게 적용한다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물론 이것은 짧은 시간 내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지속적인 헌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제개발구법 에는 두 가지 중요한 면이 있다. 첫째, 여태까지 나선 자유경제무 역지대에서만 제공되던 14%의 법인세나 50년 토지 임대권과 같은 인센티브가 다른 지역에서도 75

10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유효하게 된 점이다. 둘째, 외국인 투자자가 지역 파트너와 함께 일하며 경제개발구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이는 어떠한 크기의 공식적인 투자라도 경제개발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도시의 작은 구역이나 공장이 작은(spot) 경제개발구 로 지정되는 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Ⅴ. 2013/14년 새로운 경제개발구 18) 2013년 10월 북한은 13개의 새로운 경제개발구를 공표했다. 대부분은 2~4km2 수준의 작은 크기이며 변경에 위치해 있다. (경제개발구 목록과 위성사진은 뒤에 첨부한 목록을 참고하라.) 새로운 개발구는 크게 수출가공구, 공업개발구, 농업개발구, 관광개발구, 경제개발구의 5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1. 수출가공구 송림수출가공구(제조, 관광, 무역): 송림시는 황해남도에 위치한 도시로 평양시과 남포시 사이에 있으며 대동강을 끼고 있다. 인구는 128,831명이며 강철 공장과 중공업 부지가 있다. 와우도수출가공구(제조): 남포시 서쪽 대동강 초입의 농지에 위치해 있다. 북한 서해안의 주요 조선소가 있으며 여러 공장 및 3개의 고등교육기관이 있다. 2. 공업개발구 위원공업개발구(기계설비제작, 광업): 위원군은 인구 6만의 중소도시로 신의주에서 300km 정도 떨어져있다. 중국과 합작으로 1990년에 완공된 40만kW의 전력생산이 가능한 위원발전소가 있으며 중국국경과 맞닿은 도시이다. 19) 흥남공업개발구(기계설비제작, 보세가공, 건축재료, 화학제품): 흥남은 함흥시 동쪽에 18) SAIS 한미연구소의 연구원이자 North Korea Economy Watch 의 저자인 커티스 멜빈(Curtis Melvin)에게 경제개발구의 설명과 위성사진을 수 집해 주는 등 자문을 준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19) 박흥국, 북한 연감, 연합뉴스, 2003, p

11 경제 자료 위치한 공업지역으로, 함흥시는 인구가 70만명 가량으로 북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 다. 북한의 대다수 화학공장이 흥남에 위치해 있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특별구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었다는 장점이 있다. 흥남은 2001년도에 함흥시에서 분리되어 공업도 시 로 만들어졌다가 2005년에 다시 함흥시로 흡수된 바 있다. 20) 현동공업개발구(경공업, 정보산업): 현동은 원산시 동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원산시가 이미 관광도시로 개발되어 있고 관광개발구로 더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현동은 무공해공업 분야로만 개발될 것이다. 자유로운 인터넷 접속 이 개발구 내에서 허용될 것이다. 3. 농업개발구 북청농업개발구(과수업): 북청군은 함경남도 청진시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 배와 사과 등 과수업으로 유명한 곳이며, 신발공장 또한 위치해 있다. 인구는 16만명 가량으로, 현대그룹 창업자인 故 정주영 회장의 조상이 이곳 출신이다. 어랑농업개발구(비료, 농업과학 연구개발단지): 어랑은 함경북도 서쪽에 위치한 인구 9만명 가량의 군으로, 위도상 북한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공항이 있다. 청진, 백두산, 칠보산 및 나선 지역으로 가는 승객이 이 어랑공항(어랑비행장)을 이용한다. 쌀과 송이버 섯이 재배되는 곳이다. 4. 관광개발구 온성섬관광개발구(관광): 인구 12만 7천명의 온성군은 중국 지린성 투먼시를 마주하고 있으며, 투먼시와 2013년 12월에 공동 개발계약서를 체결했다. 신평관광개발구(관광, 하이킹, 자연): 본래 신평은 평양-원산 고속도로 사이에 있던 휴양지로, 주변에 있는 산과 계곡까지 개발구역을 넓혀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 크기가 8km2로 새로 개설된 개발구 중 가장 크다. 20) 北, 함남 흥남시 흥남구역 환원 NK조선, , 77

12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5. 경제개발구 청진경제개발구(기계설비제작, 건축재료, 금속제품): 인구 66만명의 청진시는 북한에서 3번째로 큰 도시로 북한에서 가장 큰 제철소인 김책제철련합기업소와 발전소 그리고 평양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영사 업무(러시아, 중국)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청진경제개발구 는 일부 송평구역도 포함되어 있는데, 송평구역에는 제철소, 발전소 및 부두항이 있다. 혜산경제개발구(수출가공, 현대농업, 관광): 혜산시는 백두산을 끼고 중국 국경과 맞닿아 있는 도시이다. 1990년대 중반에 피해를 입었지만 중국 완샹그룹(Wanxiang Group)의 투자로 되살아 난 구리 광산이 있다. 혜산은 양강도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약 20만명의 인구가 있다. 만포경제개발구(농업, 무역, 관광): 만포시는 장강도 북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인구는 대략 11만 5천명이다. 압록강 건너에는 중국의 지안시가 위치해 있으며, 북한과 중국은 2012년에 국경 사이에 있는 북한령 섬을 관광지로 개발하고 교량을 건설하기로 협의했 다. 21) 압록강경제개발구(농업, 무역, 관광): 북한의 주요 변경무역 도시인 신의주의 두 구역으 로 이루어져 있는 압록강경제개발구는 북한에서 유일하게 원유를 정제 처리해 온다고 알려져 있는 봉화화학공장의 소재지이다. 또한 낙원기계연합소와 신의주화장품공장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김정일은 그의 집권 마지막 10년 간 신의주를 20번 방문하며, 신의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22) 2014년 6월, 특별관광구의 지정여부를 아직 논의 중이긴 하지만 북한 관계자들은 원산시를 1년 이상 전부터 특별관광구라 부르고 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새로운 경제개발구가 최고인민회 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발표되었다. 신의주는 신의주 국제경제지대 라고 새로 명명되었 다. 23) 새로 지정된 경제개발구는 다음과 같다. 진도수출가공구(경공업): 진도는 남포시의 와우도 구역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와우도수 21) 北 中, 만포 지안 교량 공동건설...관광사업 일환, DailyNK, , ) Sportlight on Sinuiju, 38 North (US-Korea Institute at SAIS, Johns Hopkins University), July 23, 2010, -2/. 23) Economic Development Zones to Be Set up in Provinces in DPRK, KCNA, July 23, 2014, news23/ ee.html. 78

13 경제 자료 출가공구와 같은 항구를 공유한다. 진도에는 조선소가 소재해 있다. 강령국제녹색시범구(유기농, 관광, 농업, 경공업): 강령군은 황해남도에 위치해 있으며 황해남도 도청 소재지인 해주와 강을 마주보고 있다.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해안가와 질 좋은 차로 유명하다. 강령국제녹색시범구는 강령군의 해안지역을 포함한다. 청남공업개발구(석탄, 화학제조): 청남구는 평안남도에 위치해 있다. 석탄생산과 화학공 장이 있으며, 9억톤이 가량의 석탄이 매장되어 있는 안주지구탄전이 있다. 24) 숙천농업개발구(쌀, 농산물): 숙천군은 평양에서 북쪽으로 불과 50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군으로 높은 질의 쌀로 유명하며, 북한의 대표 농업지대인 평안남도의 중심이 다. 청수관광개발구(국토횡단관광): 청수관광개발구는 청송노동지구와 평안북도의 방산, 삭주군 지역을 포함한다. 중국의 일일관광객 유치가 목표이나, 아직 숙박시설이 위치해 있지 않다. 한국전쟁 때 반파된 다리와 압록강 풍경이 주요 명소이다. 은정첨단기술개발구(생명공학, 소프트웨어, 공업기술): 은정은 평양시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평성시와 맞닿아 있다. 이 개발구는 국가우선사업으로 은정에 위치해 있는 국가과학원과 연계하여 연구와 상업기술벤처의 허브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Ⅵ. 관료정치: 경쟁은 해결되었는가? 지난 몇 년간 북한에서는 외국인투자에 대한 관리권을 얻기 위해 다양한 집단이 경쟁했기 때문에 경제관리 감독 주체가 많이 뒤바뀌었다. 2009년에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위해 주도적으로 나섰는데, 비슷한 기간에 합영투자위원회가 투자유치 창구로 설립되었다. 이 두 기관은 잠재적 투자자와 지역 관계자에게 혼란을 주는 등 경쟁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25) 결국 합영투자위원회가 이 경쟁에서 이기고 외국인 투자를 위한 주요 기관이 되었으며, 나선 자유경제무역지대의 관리도 맡게 되었다. 그러나 2013년 새로운 경제개발구가 공표된 이후, 국가경제발전위원회라는 새로운 관리기구 가 동시에 발표되었다. 이 기구의 권한은 국가경제발전위원회가 경제개발구로의 투자를 관리하 24) 박흥국, 북한 연감, 연합뉴스, 2003, p ) Geoffrey K. See, Economic Performance and Legitimacy in North Korea, Havard International Review, August 23, 2011, hir.harvard.edu/archives/

14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는 반면 합영투자위원회는 그 외 다른 지역의 투자를 관리한다는 점을 빼면 전체적으로 합영투자위원회의 권한과 비슷하다. 외국인 투자자와 지역 관계자는 다시금 혼란에 휩싸였고, 심지어 이 두 기관의 관계자들마저도 어떤 기관이 어떤 지역을 관할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한 인터뷰에서 지역 관계자는 두 기관을 근본적으로 같다고 설명한 반면, 합영투자위원회의 관계자는 국가경제발전위원회를 같지만 다른 건물에서 일하는 곳 이라고 설명했다. 26) 하지만 2014년 3월 조선교류 직원에게 이러한 권한중복에 대한 혼란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했는데, 27) 결국 2014년 6월 국가경제발전위원회와 합영투자위원회를 무역성에 통합시켰 으며 합영투자위원회 라는 명칭은 사라졌다. 그리고 이 무역성은 다시 대외경제성이라 명명되 었다. 2014년이 끝날 무렵, 조직개편의 영향으로 각 부처와 인력은 제 자리를 찾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진지하게 외국인 투자유치를 원한다는 뜻을 전달하려면, 운영기구의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성은 달성해야 한다. Ⅶ. 새로운 경제개발구 설립과 중복개발 현재 북한에서는 경제개발구를 설립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대외경제 성을 통한 하향식(top-down) 지정이다. 하지만 다른 중앙기구의 지시나 지침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때로 지도자의 개인적 선호가 영향을 미치는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모두 원산을 휴양지로 썼기 때문에 원산이 선택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경우에는 무역증대 및 투자유치 또는 정치적인 이유 등 국가우선순위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신의주가 이러한 선택의 좋은 예이다. 두 번째 방법은 경제개발구법을 통한 상향식(bottom-up) 설립이다. 경제개발구의 조항에 의하면 지역인민위원회, 국유기업 혹은 지역인민위원회와 협력하는 합영기업은 새로운 경제개 발구 설립을 청원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의 경제개발구는 온성군이 국경을 건너오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원하는 것처럼 지역 이해관계에 의해 설립되거나 외국인 투자자가 본인이 투자하는 지역이 경제개발구 상태임을 원할 때 청원될 것이다. 이 조항은 한편 각 지역이 지역별 비교우위를 고려하고 활용하게 만듦으로써 지역 간 26) 2014년 3월에 있었던 합영투자위원회 관계자와의 대화 中. 27) Will North Korea s latest investment agency last to 2015? Choson Exchange blog, March 15, 2014, our-blog/2014/3/15/y97w39lthuolmnn8uszppyfck0u처6. 80

15 경제 자료 경쟁을 유도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향후 중복개발과 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남포가 이러한 중복개발의 한 예이다. 중앙정부가 지정한 진도수출가공구는 지역관계자가 개시한 와우도수출가공구와 위치와 목적상 중복된다. 28) 결국 경제개발구에 대한 책임은 대외경제성에 있는데, 이러한 중복이 발생하는 것은 국가경제발전위원회와 합영투자위원회가 대외경제성으 로 통합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의 경쟁과 혼란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향식 경제개발구 설립이 잘 이루어졌을 때도, 다른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 잠식될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신평관광개발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평양-원산 간의 교통 개선을 위해 개발되어 있던 곳이다. 29) 신규 도로, 숙박시설 등 기반 투자가 이미 이루어진 상태에서 관광개발구로 지정된 것이 어떤 이익을 줄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다만 관계자들은 조만간 원산관광특구가 서쪽으로 확장됨에 따라 신평관광개발구가 이에 편입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지만 한 관광단지가 되기에는 신평관광개발구 자체만으로는 큰 매력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원산관광특구도 사실 금강산관광특별구와 상당부분 겹친다. 그리하여 2014년 10월에 원산- 금강산 국제관광지대 설치가 발표되었다. 30) 하지만 관계자들은 이 두 지역이 현재 따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온성섬관광개발구의 경우 지역위원회로의 결정권 양도가 끼친 좋은 영향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의 투먼시와 온성군은 김정은의 삼촌인 장성택이 처형된 바로 다음 날 협동개발 계약서를 체결했다. 장성택이 북중 간 통상 관련 여러 분야와 지역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나선, 옌지, 단둥 등 여러 지역의 사업가가 언급하기를 그의 처형이 북중무역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성이 자율적으로 중국과 개발 계약서를 맺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Ⅷ.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망 여전히 근본적으로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발구에 투자할 만한 장래 투자자들은 대부분 북한과 지정학적으로 문제가 많은 나라에 속해 있다. 28) 개인적인 대화기록 中, 2014년 10월. 29) 개인적인 대화기록 中, 2014년 3월. 30) North Korea Reveals Wonsan-Mt. Kumgang International Tourism Zone Development, NK Brief, October 10, 2014, kyungnam.ac.kr/eng/frm/frm_0101v.aspx?code=frm141002_

16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김정일과 전 일본 총리 준이치로 고이즈미 간의 2002년 정상회담은 납북 일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으며 요코다 메구미의 가짜 유골 사건 등으로 일본은 분노하여, 결국 일본은 2006년부터 북한과의 모든 무역을 금하는 경제제재를 가하였다. 남북관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권 후 계속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0년 천안한 폭침 사건 이후 개성공단을 제외한 북한과의 모든 교류를 금하였다. 북한의 경제적 생명선인 중국의 경우 북한을 압박하거나 큰 요구를 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큰 투자를 보장하지도 않았다. 다만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에는 약간의 경제적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년부터 수차례의 결의안을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UN과 미국의 금융제재는 장래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방해요인이 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와 비자 면제가 안 된다는 점이 북한에 대한 투자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방문할 때마다 비자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국경에서 검열 받고 사업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만날 수 없다는 점을 불편해 한다. 31) 나선의 경우 2010년부터 선구적으로 48시간 안에 발급받을 수 있는 외국인을 위한 여행허가증을 도입했으나, 출입국 절차가 복잡하고 국제전화에 대한 제한 그리고 취약한 이메일 시스템으로 인해 잠재적인 투자자로 하여금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다. 사실 투자자에 대한 대우나 소통문제에 대한 갈등 뿐만 아니라 북한의 다른 근본적인 문제는 채용과 해고에 대한 권리, 데이터 접속, 현장송금 등에 있다. 법과 계약 간 괴리가 있을 때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나타난 문제는 50년 토지이용권 임대가 기반 시설의 건설이 완공되었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인지 아니면 계약이 완료되었을 때 시작하는 것이냐는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는 법적 조항으로 더 분명하게 작성되어야 하지만 부족한 정보 때문에 작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례에 대한 정보나 북한을 경험한 다른 투자자의 정보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북한 관계자들은 아직 북한의 경제개발구가 다른 나라와 경쟁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 한다. 투자자가 왜 중국 다롄이나 베트남 하롱베이 대신에 북한 남포나 원산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력적인 주장을 못하는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으로의 투자는 자료, 정보 네트워크, 선례 및 시장원칙에 따르고 있는 역사가 있기 때문에 북한에 투자하는 것보다 31) 몇몇 (특히 중국) 사업가는 복수 입국 비자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사실상 외국인이 외국에서나 북한에서나 직접적으로 연락이 가능한 개인 이 메일 주소나 개인 전화번호를 소유하고 있는 북한인은 없다. 82

17 경제 자료 훨씬 쉽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이해는 바깥 세상에 더 많이 노출돼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더 많은 교육, 투자 유치 실패와 이에 대한 진지한 평가를 포함한 실제 경험 등이 필요하다. 경제제재의 안타까운 부작용은 투자자와 북한 모두 경제제재를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핑계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평양과 각 지방의 관리는 추진하고자하는 명백한 에너지가 있다. 추진력이 있음으로 기회는 있지만 반대로 투자를 받지 못하고 개발이 되지 않을 경우 비관론이 낙관론을 대체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기도 하다. 현재 대부분의 경제개발구는 중앙정권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성공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 없는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무수히 많은 지정학적인 문제는 신뢰와 관련되어 있다. 현재 경제개발구 발전에 가장 저해되는 점은 북한당국이 아직 투자자가 믿을 수 있을만한 정책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북한이 정말 통신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 소유권에 대한 문제를 개선시킬 의향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또한 남한에 대한 군사도발, 핵실험 등은 모두 지난 몇 년간 일어났던 일이다. 이러한 사건은 북한이 아직 안정을 우선시하고 주변국과 협력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Ⅸ. 성장가능성이 높은 4개의 지역 위에 언급했듯이 경제개발구의 발전은 북한의 대외관계에 달려있다. 단중기적으로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원산, 나선, 은정, 신의주 4곳이다. 1. 원산 원산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발표된 경제개발구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4년 6월에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국제 관광지대로 지정되었다. 새 계획에 따르면 원산을 금강산지역과 연결시켜 거대한 관광지대로 만드는 것이다. 금강산은 2000년대 초반 현대아산그룹에 의해 주로 한국 관광객을 위해 개발되었지만 북한 군인의 83

18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총격에 의해 한 관광객이 사망한 이후 폐쇄된 바 있다. 금강산을 위해 쓰인 법이 원산까지 다루게 된다는 것이다.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한 결과, 이 장대한 원산 개발계획이 성공하려면 한국이나 일본의 회사 및 관광객을 어떻게든 연결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개발계획의 일부는 호텔, 동물원, 골프장, 레스토랑, 일반 수족관, 돌고래 수족관을 짓는 것을 포함한다. 고속도로, 철도, 전력 시스템, 항구, 공항 등을 개보수할 계획 또한 갖고 있다. 녹색 공간을 늘리는 와중에 용광로 건설, 대중교통 증대, 아파트 건설, 폐기물처리장 건설 등과 같은 계획도 있다. 다른 경제개발구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장대한 계획은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거나 기준이 없어 피해를 본다. 또한 누가 무엇을 짓고 외국인, 지방행정부, 국유기업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애매모호함 때문에 고생하기도 한다. 현재 원산에는 관리에 대한 애매모호함 또한 존재한다. 금강산은 다른 주체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원산과 금강산이 공식적으로는 대외무역성을 통해 연결되어 있지만 두 지역 모두 각자의 자치성이 강하며, 부서 간 위원회에 의해 감독받고 있다. 이 다른 주체들이 어떻게 협력하거나 경쟁할지는 두고봐야할 사항이다. 장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산의 두 주요 호텔(동명, 송도원)이 개보수 되었고 갈마반도 에 세 번째 호텔이 개장했다. 하수도가 복원되고 있으며 2015년 중반부터 국제선 운영 또한 가능한 공항을 짓고 있기도 하다. 2014년에는 원산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평양과학대학이 설립되었다. 32)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논의에서 경제개발구 관계자들은 투자자나 관광객이 거쳐야 하는 모든 행정적인 절차가 간소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한이 주어진다면 그들은 나선이나 금강산에서 선도되었던 비자 면제나 관광특별비자 등의 방법을 동원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2. 나선 북한 최초의 경제개발구인 나선은 오래 전부터 시작되어왔기 때문에 다른 경제개발구에 비해 훨씬 앞서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진전은 2010년에 법이 조금 더 투자자 친화적으로 개정된 후 지난 4년 동안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개정법에 의하면 나선관계자는 지역적으로 발급되는 여행비자의 절차를 이틀로 32) 관광대학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Ramon Pachedo Pardo, North Korea: Northeast Asia s New Tourism Hub? 38 North (US-Korea Institute at SAIS, Johns Hopkins University), September 4, 2014, 참고하라. 84

19 경제 자료 간소화시킬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나선은 북한에서 처음으로 자치적으로 외국인에게 입국을 허용하는 지역이 되었다. 33) 2011년부터 중국 관광객은 자가용을 몰고 지역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국경을 건너는 중국차량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1년에 지린성의 지침을 받아 중국기업 콘소시움이 나진항에서 중국국경까지 잇는 길을 포장하기 시작했다. 이 도로는 2년 후 완공되었으며 현재 인근 바다로의 접근이 필요한 중국 사업가에게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중국기업이 나진의 3개 항 중 2개를 개선하는 조건으로 임대했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이러한 오해 로 인해 소유권은 북한으로 다시 넘어갔다고 전해진 다. (입대계약이 애초에 체결 안 되었을 수도 있다. 34) ) 한편 러시아는 2억 5천만달러를 투자하여 나진항과 북러 국경에 위치한 하산을 연결하는 도로를 개조했다. 프로젝트는 러시아철 도공사의 자회사인 RZhD Logistika가 마무리했으며, 35) 항구터미널은 2014년 7월에 가동이 시작되었다. 러시아의 얼지 않는 항구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관심과 짝을 이루었는데,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콘소시엄이 러시아-북한 합작기업인 라선콘트란스(RasonKonTrans)의 지분을 50%까지 매입한다는 협의를 맺었다. (북한이 30%, 러시아가 7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매년 2백만톤 가량의 석탄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포스코는 현대상선과 합작으로 2014년 10월 나선항에서 러시아산 석탄을 포항항으로 운송하는 방안에 대한 사업성 검토를 실시하였다. 36) 포스코와 현대그룹은 중국 훈춘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이미 투자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나선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중국 길림성과 나선은 나선을 공동으로 관리하기로 결정한 2010년 북중협의 이후 국경 양쪽에 협동사무소를 열었다. 37) 하지만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은 길림성의 전력선을 나선으로 연장하는 계획을 중단시켰는데, 이는 나선 입장에선 큰 타격이다. 항구, 도로 및 철로가 모두 정비된 상황에서 전력은 이 지역 기반 완성의 마지막 조각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경제개발구에서 실험적으로 시행되었으면 하는 나선의 정책은 소유권 관련 조항이다. 지역출처에 따르면 나선 거주민은 합법적으로 새로 건설된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북한의 다른 지방에서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나선 지역관계자가 자랑스럽게 언급하곤 한다. 하지만 그들과 연락을 취하는 것은 다른 북한 지방과 마찬가지로 33) Visa Free Rason Tourism for Chinese Citizens, Choson Exchange blog, May 29, 2012, 34) Who uses Rason s ports? Lease confusion explored, North Korean Economy Watch, July 5, 2014, /05/07/rason-port-lease-confusion/. 35) North Korea Opens Russian Financed Wharf, Open Source IMINT blog, July 26, 2014, 36) POSCO Hyundai Merchant Marine Evaluate Rajin-Khasan Project Feasibility, Yonhap, October 14, 2014, kr/business/2014/10/15/25/ aen f.html. 37) China-North Korea Rason Economic and Trade Zone Yuanting-Rajin highway opened to traffic, Jilin Province Website, October 30, 2012, 85

20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여전히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로 남아있다. 2013년부터 중국은 북한정권과 나선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과 나선으로 향하는 투자에 대해서는 자유방임주의(laissez-faire)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과 러시아의 투자 그리고 경제개발구로서의 오래된 지위 등은 나선을 북한의 제한적이고 조심스럽지만 경제정책 실험대상으로 삼게 되었으며, 따라서 외국인 투자를 받기에 최적의 장소 중 하나이다. 3. 은정 은정은 평성시와 경계하고 있는 유일하게 평양 안에 위치한 경제개발구이다. 은정이 북한언론 에 언급된 것은 2002년 은정에 위치한 과학원 은정분원이 러시아의 과학원 원동분원과 협약을 맺었을 때가 처음이다. 38) 그 후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2011년에 기반 설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국가과학원과 함께 은정기술지구를 개발하게 된 은정첨단기술산업회사의 설립이 뒤를 이었다. 결국 2014년 7월 은정은 첨단기술개발구로 지정되었다. 다른 경제개발구와 집단으로 되어있지만 은정첨단기술개발구의 권한은 대외무역성이 아닌 국가과학원에 있다. 그리고 이는 국가과학원이라는 영향력 있는 기관이 유일하게 맡은 지구이기 때문에 은정에 축복이 될 수 있다. 대외무역성의 권한 하에 있었더라면 대외무역성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다른 많은 경제개발구와 경쟁을 했어야 됐을 것이다. 은정첨단기술산업회사의 목적은 기술의 상업화이다. 북한 경제잡지인 경제연구 에 따르면 이러한 첨단기술개발구는 연구, 개발, 생산, 수출 을 함께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39) 그러나 이 개발구의 관리자들은 아직 어떠한 기술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지 정하지 않았다. 예비 토의에 의하면 IT외부 위탁, 신제품개발 및 생산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만 잡지에 의하면 은정첨단기술개발구와 대만 회사와의 합작이 있을 수 있다고 암시했지만, 40) 아직 투자자의 구체적인 투자의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은정기술지구는 300헥타르의 크기이며 쿠웨이트 기금(Kuwait Fund for Arab Economic Development)의 지원을 받은 도로가 완성된다면 평양 중심가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41) 또한 평양의 국제공항인 순안국제공항과도 불과 30~4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38) Agreement signed between DPRK and Russia, KCNA, December 2, 2002, 39) High-Tech Development Zones: The Core of Building a Powerful Knowledge Economy Nation, IFES Brief, June 5, 2014, kyungnam.ac.kr/eng/frm/frm_0101v.aspx?code=frm140605_ ) DPRK to Establish SEZ Industrial Park in Unjong? Paperblog, January 13, 2013, 41) Projects Information For North Korea Up To , Kuwait Fund for Arab Economic Development, accessed on October 23, 86

21 경제 자료 현재의 건설 속도를 감안한다면 거주지와 연구단지는 2014년 말까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경제개발구와 마찬가지로 은정은 아직 기반 개발이 필요하지만, 다른 경제개발구와는 달리 평양과 평성이라는 두 주요 도시와 근접해 있기 때문에 교통과 전력상황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4. 신의주 지역 황금평과 위화도 그리고 신의주 국제무역지대는 대외무역성하의 각기 다른 단체에 위해 관리되고 있지만 모두 인근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중복지정은 잠재적인 중국 투자자를 최대한 많이 유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관계자는 황금평과 위화도에 대한 투자 부재는 중국측의 여러 오해 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러한 오해 에 대한 내막은 밝혀지지 않았거나 알 수 없지만, 새로운 경제개발구는 투자자에게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황금평 계획은 설립 후 다시 개정된 바 있다. 흔히 황금평 개발이 중단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2014년 봄부터 큰 건물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42)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2014년 3월부터 건설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이후 지속적인 진척이 있다. 장성택 처형 이후 황금평 프로젝트는 완전히 끝이 날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다른 놀라운 발전인 것이다. 아직 건설 중인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크기나 모양을 볼 때 오피스건물이 나 호텔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다른 공사 현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노란색 크레인과 상당히 빠른 공사속도는 이 프로젝트에 중국쪽 파트너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신의주국제무역지대는 남신의주와 2006년 김정일이 탑승한 기차가 지나간 직후 대규모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유명한 신의주 남부에 위치한 룡천군이 중심이다. 압록강을 지나 남신의주와 룡천 지역을 잇는 새 대교가 거의 완성되었다. 어느 정도 기반이 있기 때문에 황금평보다는 소규모 투자를 더 많이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나선의 최근 개발경로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반면 황금평의 경우 랴오닝성으로부터 전력을 공급 받는 것과 같은 새로운 기반 지원을 받으려면 큰 규모의 핵심시설이 필요할 것이다. 2014, 42) Hwanggumpyong s Master Plan, Choson Exchange blog, July 29, 2014, gumpyongs-master-plan. 87

22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그림 1> 2014년 봄 황금평 공사현장 왼쪽 위 사진: 2014년 3월 1일; 오른쪽 위 사진: 2014년 4월 2일; 왼쪽 아래 사진: 2014년 4월 18일; 오른쪽 아래 사진: 2014년 6월 9일. 자료: 38 North. 88

23 경제 자료 <그림 2> 건물 공사에 상당한 진척이 있음 자료: Pleiades ccnes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Airbus DS/Spot Image에 있습니다. 언론노출을 위해서는 연락 하시기 바랍니다. 89

24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그림 3> 2014년 9월 24일 건물 공사 현장 자료: cdigitalglobe 결국 3차 핵실험과 장성택의 처형으로 인해 악화된 북중관계 때문에 황금평은 나선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전력을 공급받지 못해 정체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장성택의 처형은 나선 지역보다는 단둥과의 무역이 중요한 신의주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북중관계가 점차적으로 나아진다는 전제하에 경제개발구로써의 신의주는 소규모 투자를 하기에는 매력적일 수도 있는 곳이다. 다만 북한의 최근 단둥에 일일노동자를 보내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신의주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43) 얼마 전에 단둥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연 완다그룹이 황금평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루머도 있다. 44) 그러나 완다그룹과 43) N. Korea hails labor force to woo Chinese firms, Yonhap, October 20, 2014, 93/ AEN F.html. 44) 주간동아, 中 부동산 큰손 완다그룹 황금평 개발 본격화, , 31/ / _1.html 90

25 경제 자료 같은 기업은 북중관계가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신의주나 황금평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Ⅹ. 실험을 위한 기반 앞으로 많은 난제가 있겠지만 경제개발구는 현재 투자유치를 하는 데 불완전한 경제규정을 개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경제개발구는 정책실험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예를 들어, 김일성이 남긴 무세금제도와 같은 정책은 부정하기 극히 어렵다. 세금제도는 1974년 최고인민회의 제5기에서 폐지되었다. 김일성의 세금 제도를 완전히 없앨데 대하여 는 아직도 고전 45) 으로 칭송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금제도 폐지의 날 은 국가공휴 일이며, 북한학자들은 아직도 김정일이 언급한 세금부과는 인민을 착취하고 짜내는 방법 46) 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관계자는 세금과 관련된 해외 사례를 공부했으며 국내기업에는 아니지만 합영기업에는 적용되는 세금체계를 가지고 있다. 경제개발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존하는 정책실험의 좋은 예는 소유권 발급이다. 시범사업 으로 나선에는 현재 주택소유권이 허용되고 있다. 북한의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 암시장이 활발하긴 하지만, 나선은 현재 북한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주민이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된 곳이다. 북한에서 시장기능이 더 합법화되려면 소유권과 이에 대한 세금제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현재 정책담당자가 고려하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새 농업개발구를 관리하는 관계자는 조선교류와의 대화에서 새로운 방법의 농사를 실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고 언급했다. 이는 새로운 농작물이나 재배 및 수확 방법의 개발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달리, 농지를 관리하고 소유하는 데 있어 새로운 방법이 등장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실험의 예로는 2002년 나선에서 처음 개척된 이동통신 통신망을 들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평양에도 들어섰다.) 물론 이 통신망은 2006년에 폐쇄되었지만, 2008년 말에 개설된 후 많은 가입자를 끌어 모으고 있는 오라스콤(Orascom)이 설립한 고려링크의 길을 닦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통신과 관련된 논의는 인터넷 접속과 관련되어 있는데, 45) Works of Kim Il Sung, Kim Jong Un Studied Abroad, KCNA, April 16, 2014, 46) Du Son Kim, Characteristics of Capitalist Tax System, Economic Research, 2, 2014, p.62~63. 91

26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이는 실질적 경제성장은 정보에 대한 접근력이 떨어지면 이루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외국인 투자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정책실험은 경제개발구 내에서 기업 소유권을 합법화하는 것이다. 성공한다면 세금, 인적관리, 자원 활당에 관한 시스템이 더 제도화될 것이다. 현재 기업가 정신이 경제의 회색지대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은 정권의 약탈에 취약하고 애매모호한 지위 때문에 비효율적인 면이 많다. 그러나 경제개발 구는 사유재산권이나 세금이라는 보호를 마련해 줄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경제개발구는 개혁에 의존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개혁을 추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Ⅺ. 결론 북한은 경제개발구 개발전략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르나 이 전략의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의심스럽다. Aradhna Aggarwal을 인용하자면, 경제특구의 경쟁력은 경제 전반적인 투자환경의 개선이 있어야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 이는 경제특구가 넓게 보면 결국 국가나 운영기관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산업화를 위해서는 운영기관이 기업을 외부 지향적이고 기술향상을 목표로 하게끔 만들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비용최소화 실현을 도와줌으로써 기업으로 하여금 경쟁력을 갖추게 만드는 경제특구의 설립은 일시적인 정책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경제특구 설립이 장기적인 산업발전을 이루는 데 최고의 정책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운영기관과 경제 기반의 발전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47) 북한은 경제개발구 아이디어를 1980년 대 초반 중국에서 가져왔는데, 중국은 그 후로 경제개혁을 진행해 왔다. 북한의 경제개발구가 중국의 선전경제특별구만큼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정권의 경제개발구에만 국한되지 않은 국가 전반적인 경제운영 재고가 필요하다. 북한이 외국 기업 및 정부와 장기적으로 신뢰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를 위해 법의 적용과 정치경제적인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지리적인 요건 때문에 전략적으로 개설된 경제개발구의 경우 적당한 외국인 투자나 경제개발 47) Aradhna Aggarwal, Special Economic Zones: Revisiting the Policy Debate, Economic and Political Weekly (Nov. 4, 2006): 44~53. 92

27 경제 자료 구에서의 규정 개정을 이용하려는 북한 내 기업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중기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나 관광객 유치를 하려면 북한이 주변국과의 관계가 화해국면으로 접어들고 오랜 기간 유지되어야만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북한이 개설한 경제개발구 중 4개는 북한의 대외관계가 개선된다면 잠재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황금평, 신의주 그리고 나선은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진다면 혜택을 볼 것이며 원산의 경우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개성공단의 경우 고립된 채로 남겨져 있지만 설립된 모든 경제개발구가 고립되지는 않을 것이다. 48) 결국 경제개발구의 흥망성쇠는 북한의 정치경제적인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제 여건의 개선은 더 중요하다. 북한정권이 경제개발구에서 지속가능한 성공을 원한다면 어려운 정책적 실험을 계속 시도해야 될 뿐만 아니라 여러 정책을 합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48) Babson: North Korean leadership encouraging foreign investment, NK News, July 9, 2014, 93

28 KDI 북한경제리뷰 2015년 2월호 부록: 경제개발구 도표와 지도 <부록 표> 북한의 종류별 경제개발구(계획) 수출가공구 송림수출가공구 와우도수출가공구 진도수출가공구 공업개발구 위원공업개발구 흥남공업개발구 현동공업개발구 청남공업개발구 농업개발구 북청농업개발구 어랑농업개발구 숙천농업개발구 관광개발구 온성섬관광개발구 신평관광개발구 청수관광개발구 원산관광특구 경제개발구 청진경제개발구 혜산경제개발구 만포경제개발구 암록강경제개발구 국제경제지대 녹색시범구 첨단기술개발구 신의주국제경제지대 강령국제녹색시범구 은정첨단기술개발구 기존 개발구 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 나선경제특구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관광지구 94

29 경제 자료 [부록 그림] 북한의 경제개발구 위치 주: Curtis Melvin이 수집한 지도임. 1. 압록강경제개발구 14. 온성섬관광개발구 2. 청진경제개발구 15. 어랑농업개발구 3. 청남공업개발구 16. 북촌농업개발구 4. 청수관광개발구 17. 나선경제특구 5. 흥남공업개발구 18. 신평관광개발구 6. 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 19. 신의주국제경제지대 7. 혜산경제개발구 20. 송림수출가공구 8. 현동공업개발구 21. 숙천농업개발구 9. 진도수출가공구 22. 은정첨단기술개발구 10. 개성공업지구 23. 와우도수출가공구 11. 강령국제녹색시범구 24. 위원공업개발구 12. 만포경제개발구 25. 원상-금강산관광특구 13. 금강산국제관광특별구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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