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푸 집 호 월 1
목 차 자연 / 서정시 4 - 잣, 그 대 5 - 무 위 6 - 오 렌 지 7 - 닭 의 장 풀 8 - 생 명 의 흔 적 9 - 새 들, 개 성 있 네 요 10 - 해 바 라 기 11 - 숨 겨진 천 국 12 단시 13 - 남 의 일 14 - 손 톱 때 15 우주 16 - 상상하기어려운인연 17 일상 / 생활시 18 - 거푸 집 19 - 그 늘 20 - 즐 거웠 던 대 화 21 - 일 회 살 이 22 - 그 들 도 사 람 이 다 23 - 고 민 이 다 24 - 밤 톨 25 - 선 솨 인 비 스 타 26 - 젊 은 백 수 거인 27 과학과시 28 - 진 공 29 - 물 이 그 립 다 30 - 신 체 중 조 절 법 31 - 수 소 친 구 32 지나간날들 33 - 신 발 34 - 꿩 먹 고 알 먹 기 35 - 내 마 음 나 도 몰 라 36 - 과 거의 유 한 속 도 37 2
논술 38 - 고 요 39 - 시 간 40 - 무 게 41 - 새 해 42 - 충 성 43 - 천 대 받 지 만 44 해학 / 풍자 / 역설 45 - 우 리 는 학 예 회 를 하 고 있 는 것 일 까 요? 46 - 삶 을 조 립 하 기 47 - 공 간 48 - 흑 암 49 - 민 초 50 - 레 몬 51 - 주 인 님 전 상 서 52 - 아 침 정 원 53 - 너 희 가 사 랑 을 알 아? 54 - 번 호 표 받 고 차 례 대 로 55 - 탁 본 56 - 기 적 57 실험시 58 - 사 는 동 안 59 - 속 말 조 심 60 - 바 람 61 - 가 을 밤 62 - 너 와 소 통 하 고 싶 다 63 여행 64 - 폭 포 아 래 서 65 - 중 국 그 림 자 공 연 66 3
자연 / 서정시 4
< 잣, 그대 > 외 부 와 단 절 된 한 점 의 생 명 뿌 리 도 줄 기 도 가 지 도 잎 도 없 이 세 상 으 로 나 오 게 되 는 날 에 쓸 오 직 한 톨 의 양 식 만 지 닌 채 꼭 꼭 숨 어 참 고 기 다 리 는 은 둔 자 찬 란 한 부 활 을 꿈 꾸 는 온 전 한 DNA 딱 딱 한 껍 질 안 에 들 어 가 어 둠 속 에 서 묵 언 수 행 중 이 다 소우주씨속에는깊은정적이기록되어있다안으로, 안으로깊숙이수축된영을담아깊은침묵이꽃을피우고향기를낸다태고를간직한생명의원점 이 아 름 다 운 조 그 만 보 석 을 있 는 그 대 로 느 끼 고 싶 다 구 름 과 호 수 는 그 저 조 용 히 감 상 할 뿐 머 리 의 복 잡 한 해 석 을 거치 지 않 는 다 씨 를 보 며 잠 시 나 마 멍 하 니 경 이 로 움 에 빠 지 면 하 늘 에 흡 수 되 듯 씨 의 세 계 에 흡 수 될 듯 하 다 잣 은 천 만 개 의 코 드 를 지 닌 생 명 의 미 세 조 각 씨 는 홀 로 개 체 를 형 성 할 수 있 어 야 한 다 ( 난 자 가 필 요 한 정 충 은 씨 가 못 되 는 것 아 닌 가?) 물 끄 러 미 보 고 있 던 손 바 닥 의 잣 알 갱 이 가 슬 그 머 니 내 눈 으 로 들 어 와 나 지 막 이 마 음 을 전 했 다 나 를 생 산 한 내 어 머 니 잣 나 무 가 딴 에 혼 자 잘 났 다 고 착 각 하 는 너 보 다 나 은 존 재 가 아 니 더 냐? 아! 그 래, 그 래. 네 생 각 에 일 리 가 있 구 나. 그 범 치 못 할 독 야 청 청 의 연 함 도. 잘 못 생 각 한 것 반 성 하 겠 다. 5
< 무위 > 몇 년 전 여 행 중 차 를 세 우 고 받 은 길 섶 코 스 모 스 꽃 씨 분 홍 을 화 분 에 심 었 다 한 해 잘 보 았 는 데 좀 시 들 하 고 활 발 하 지 못 해 씨 받 을 기 회 가 없 었 다 오 늘 우 연 히 화 분 있 던 자 리 에 서 짹 짹 소 리 들 었 다 기 특 한 놈 들! 내 가 모 르 는 사 이 에 제 앞 길 다 마 련 해 두 었 구 나 새 끼 들 아, 잘 자 라 거라 이 번 에 는 제 대 로 씨 를 받 아 보 자 아니다, 공연히간섭말고그냥조용히내버려두고지켜보면자기들이다알아서잘챙겨나갈거다쓸데없이걱정하거나끼어들지말고관심가지고조용히지켜보아주면되겠다. 6
< 오렌지 > 춘 삼 월 에 날 리 던 황 홀 한 사 랑 의 향 기 에 이 어 사 월 에 태 어 난 초 록 아 기 들 은 시 월 틴 에 이 져 를 거쳐 크 리 스 마 스 때 가 되 면 성 인 이 된 다 다 큰 금 빛 자 식 들 을 거느 리 고 의 젓 하 게 서 있 던 오 렌 지 그 로 브 과 수 들 하 루 만 에 깜 짝 인 부 들 과 수 송 트 럭 에 자 식 들 을 모 두 잃 고 허 탈 해 서 멍 하 니 하 늘 만 쳐 다 보 며 서 있 다 우 리 집 정 원 에 도 몇 그 루 노 란 자 식 들 을 달 고 서 있 는 데 얼 마 전 광 경 이 떠 올 라 오 렌 지 딸 기 분 이 영 아 니 다 내 년 만 발 한 개 화 를 위 해 서 도 따 주 어 야 한 다 는 데 생 각 끝 에 지 나 갈 때 마 다 인 사 말 을 건 네 기 로 했 다 나 름 대 로 자 식 떠 나 보 낼 마 음 준 비 시 키 려 고. 자 식 들 다 컸 으 니 이 젠 출 가 시 켜 야 하 지 않 겠 느 냐 고 한 달 후 수 확 때 는 몇 번 에 나 누 어 서 티 안 나 게 살 그 머 니, 그 러 면 떠 나 보 내 는 슬 픔 도 조 금 은 덜 하 겠 지. 7
< 닭의장풀 > 햇 볕 바 닷 속 입 살 짝 벌 린 초 록 조 개 안 에 는 쪽 빛 카 멜 레 온 이 산 다 카멜레온두마리눈여겨보는이없어도색감을자랑하며부동자세로머리들고긴혀를내밀어공기를낚아채먹는다 해바다바닥을옆으로기는달개비아름다운색깔로바다빛에싱그럽다 닭의장풀, 혹은달개비무슨뜻일까 8
< 생명의흔적 > 지 난 겨울 한 이 틀 추 웠 더 니 부 겐 빌 레 아 모 종 들 이 잎 을 다 떨 구 었 다 며 칠 전 에 는 날 씨 가 따 뜻 해 진 듯 하 여 꽃 씨 를 내 다 심 었 다 해 바 라 기, 분 꽃, 채 송 화, 블 랙 아 이 수 잔, 들 깨, 상 추, 목 화, 수 세 미, 등 요 즘 일 과 는 아 침 눈 뜨 는 대 로 그 들 의 안 부 를 살 피 는 일 이 다 생 명 이 돋 아 나 는 그 기 쁨 과 희 열 을 나 도 덤 으 로 나 눠 받 고 싶 어 서 다 잡 초 싹 은 소 식 을 주 었 는 데 꽃 씨 대 부 분 은 아 직 이 다 봄 이 상 행 열 차 를 놓 쳤 는 지 기 다 리 는 내 마 음 에 애 타 게 도 더 디 온 다. 9
< 새들개성있네요 > 다리와목을길게빼고유연한날갯짓으로미끄러지듯나는백로와재두루미 목 을 곧 추 들 고 빠 르 고 요 란 한 날 갯 짓 으 로 퍼 득 퍼 득 직 선 으 로 나 는 블 랙 버 드 꽁 지 만 펴 고 톱 날 같 이 오 르 락 내 리 락 하 며 촐 랑 촐 랑 나 는 참 새 와 카 디 날 비 키 라 고 소 리 지 르 며 무 겁 게 날 다 가 호 수 에 첨 벙 착 륙 하 는 오 리 날 개 펴 고 활 강 하 다 가 한 순 간 수 직 으 로 낙 하 하 는 펠 리 컨 높 은 하 늘 에 서 아 래 로 눈 을 깔 고 빙 빙 하 늘 을 도 는 솔 개 와 벌 처 수 직 으 로 서 서 빠 른 날 갯 짓 으 로 꽃 과 꽃 을 옮 겨다 니 며 꿀 을 빠 는 벌 새 하 늘 을 난 다 고 다 같 지 가 않 군 요 쫓 기 듯 종 종 걸 음 으 로 전 철 이 나 버 스 에 몸 을 실 어 야 하 는 천 편 일 률 적 우 리 는 자 유 스 러 운 개 성 으 로 길 없 는 길 을 활 보 하 는 당 신 들 이 부 럽 기 만 하 네 요. * 새들이명찰을달고있지않아, 창문밖호숫가소나무숲을나는새들이름을제대로다불러주지못했습니다. 10
< 해바라기 > 일 편 단 심 태 양 을 사 모 하 고 존 경 해 서 온 종 일 해 만 바 라 보 더 니 결 국, 너 는 소 원 대 로 해 씨 성 을 받 고 해 氏일 가 가 되 어 해 를 닮 게 되 었 구 나. 11
< 숨겨진천국 (Hidden Paradise)> 수 도 승 은 산 중 에 거처 를 마 련 하 고 속 세 를 떠 나 산 다 지 만 내 집 은 갈 대 숲 에 있 다 혼 자 사 는 이 집 조 촐 한 삶 에 만 족 하 고 있 다 물 이 들 어 왔 다 나 가 며 마 당 에 새 먹 이 를 배 달 하 면 나 는 집 주 위 를 돌 아 다 니 며 갈 대 숲 에 서 저 녁 을 한 다 은 은 한 조 각 달 조 명 아 래 부 드 러 운 펄 밭 에 서 앞 마 당 파 도 반 주 에 맞 추 어 뒷 마 당 갈 대 숲 의 아 리 아 를 듣 는 이 기 분 을 당 신 은 알 기 나 할 까? 낮 이 되 어 해 가 높 아 지 면 에 어 컨, 티 브 이, 컴 퓨 터 도 없 는 아 늑 한 그 늘 집 에 들 어 가 편 히 쉰 다 소 유 도 없 고 권 속 도 없 고 모 르 는 앞 날 에 걱 정 하 지 도 않 는 다 바 다 가 친 구 이 고 뒷 산 과 이 웃 하 며 넓 은 갯 벌 이 내 텃 밭 무 엇 을 더 바 라 랴? 당 신 눈 에 는 별 것 아 니 게 보 일 지 모 르 지 나 는 눈 에 띄 지 않 는 당 신 이 모 르 는 은 밀 한 이 세 상 천 국 에 서 살 고 있 다.. 12
단 시 13
< 남의일 > 나 는 오 늘 도 사 랑 하 는 일 을 착 하 게 사 는 일 을 마 음 비 우 는 일 을 마 음 아 파 하 는 일 을 불 치 병 에 관 한 일 을 죽 음 준 비 에 대 한 일 을 매 우 심 각 한 척 그 러 나, 마 치 남 의 일 같 이 아 주 담 담 하 게 주 절 거렸 다. 14
< 손톱때 > 손 톱 밑 에 까 맣 게 흙 때 끼 었 다 씻 어 도 씻 어 도 안 지 워 진 다 오 늘 오 랜 만 에 정 원 에 나 가 밥 값 했 는 데 손 안 씻 으 면 밥 안 준 단 다 밥 값 못 했 을 때 는 아 무 문 제 없 었 는 데 내 원 참. 15
우 주 16
< 상상하기어려운인연 > 태양중심부에서태어난광자 ( 光子 ) 는수천, 수만년의몸부림으로태양어머니의태중을벗어나팔분구초라는짧은시간이지만일억오천만킬로미터의혹한암흑먼공간을쉬지않고달려와서나의몸에안겼다! 아니, 나의눈과피부로파고들었다 사 랑 한 다. 광 자 야! 한 몸 된 우 리 이 기 막 힌 숙 명 적 인 연 죽 을 때 까 지 절 대 로 서 로 잊 지 말 자. 17
일상 / 생활시 18
< 거푸집 (Mold)> 세 례 요 한 은 오 실 메 시 아 를 위 해 길 을 예 비 하 고 사 라 진 예 언 자 뜨 거운 쇳 물 을 안 고 견 뎌 야 하 는 너 는 귀 하 게 쓰 임 받 을 주 물 을 위 해 길 을 예 비 하 는 세 례 요 한 너 는 쇠 하 여 야 하 고 그 는 흥 해 야 한 다 쇳 물 이 굳 으 면 너 는 원 모 양 틀 을 버 리 고 깨 져 모 래 더 미 로 돌 아 가 야 한 다 억울해하거나슬퍼말아라너는너의가치와의미에아름답게충실했다 * 시작노트 : 별볼일없는주연보다는제가치를발휘하는조연이낫지않을까요? 닭대가리만득실거리는세상, 이시를숨은봉사에충실한모든조연에게바칩니다. 19
< 그늘 > 골 프 라 운 드 중 간 식 들 며 잠 시 쉬 는 곳 을 그 늘 집 이 라 고 한 단 다 부 유 층 골 퍼 의 그 늘 집 에 는 별 로 관 심 이 없 지 만 골 퍼 아 닌 외 로 운 영 혼 에 게 언 제 한 번 이 라 도 그 늘 이 되 어 준 적 이 있 던 가? 동 네 어 귀 느 티 나 무 도 이 웃 을 위 해 그 늘 을 드 리 운 다 그 늘 속 에 는 평 화 의 강 물 이 흐 르 고 시 원 한 바 람 도 산 다 느 티 나 무 매 미 연 주 에 평 상 에 모 여 앉 아 정 담 나 누 는 촌 노 들 느 티 나 무 도 하 는 일 을 할 생 각 도 하 지 않 는 나 그 늘 도 때 를 놓 치 면 줄 수 없 다 구 름 도 그 늘 을 드 리 워 주 지 만 흐 린 날 누 가 그 늘 을 원 하 랴 다 들 잠 든 밤 에 누 가 그 늘 을 찾 으 랴 아 직 그 럴 처 지 가 못 된 다 고? 세 상 이 뜨 겁 고 어 려 울 때 귀 한 그 늘 이 이 웃 에 게 필 요 한 것 이 다. 20
< 즐거웠던대화 > 우 리 는 서 로 멋 지 게 말 을 이 어 갔 다 부 부 동 반 식 사 중 예 의 도 바 르 고 부 드 러 운 음 성 으 로 점 잖 은 제 스 쳐 도 섞 어 가 며 지 성 인 답 게 언 행 을 했 다 서 로 가 족 안 부 도 묻 고 새 해 덕 담 도 나 누 고 누 가 보 아 도 화 기 애 애 하 게 시 간 을 함 께 보 냈 다 헤 어 지 는 인 사 까 지 정 중 하 고 귀 족 스 러 웠 다 유 명 레 스 토 랑 앞 주 차 장 차 까 지 걸 어 가 며 곰 곰 이 생 각 해 보 았 는 데 무 슨 이 야 기 를 나 누 었 던 지 도 무 지 생 각 이 나 지 않 았 다 언 짢 은 이 야 기 아 닌 것 은 확 실 한 데? 21
< 일회살이 > 붓 은 이 미 화 선 지 위 에 놓 였 다 멈 추 면 먹 이 번 지 고 너 무 빨 라 도 제 대 로 배 지 않 는 다 미 리 연 습 해 볼 기 회 도 없 이 단 한 번 에 써 내 려 가 야 한 다 붓 끝 에 정 신 을 모 아 하 루 하 루 감 사 하 며 정 성 들 여 써 보 는 수 밖 에 한자쓰고끝날인생正자서도에맑은혼이스며들도록항상깨어후회없이그러나과감하게써나가야겠다. 22
< 그들도사람이다 > 우 리 는 안 으 로 끌 어 푸 는 데 그 들 은 수 프 를 밖 으 로 밀 어 푼 다 연 필 은 밖 으 로 밀 며 깎 는 데 안 으 로 당 기 며 깎 는 다 트 림 하 는 것 은 굉 장 한 실 례 지 만 코 푸 는 것 은 그 런 대 로 괜 찮 은 듯 하 다 ( 그 래 도 교 육 받 은 사 람 은 함 께 식 사 중 에 코 풀 지 않 는 다 ) 헝 겊 냅 킨 으 로 얼 굴 과 목 을 닦 지 않 는 다 ( 겨드 랑 이 까 지 땀 닦 는 동 양 사 람 을 보 았 다 ) 자 기 가 먹 은 음 식 은 보 통 자 기 가 계 산 한 다 태 풍 이 북 반 구 에 서 는 시 계 반 대 방 향 으 로 남 반 구 에 서 는 시 계 방 향 으 로 소 용 돌 이 친 다 북 반 구 에 서 는 북 쪽 으 로 갈 수 록 춥 고 남 반 구 에 서 는 남 쪽 으 로 갈 수 록 춥 다. 젓 가 락 을 사 용 하 든 나 이 프 와 포 크 를 사 용 하 든 손 가 락 으 로 집 어 먹 든 사 는 방 식 에 차 이 가 있 다 고 사 람 이 아 닌 것 은 아 니 다 우 리 와 생 각 이 나 행 동 이 다 르 고 딴 먼 곳 에 살 며, 다 르 게 생 긴 그 들 도 알 고 보 다 똑 같 은 사 람 들 이 다. 23
< 고민이다 > 어 떻 게 숨 을 쉴 수 있 을 까? 흙 과 돌 에 눌 려 얼 마 나 답 답 할 까? 이 승 을 떠 나 게 되 면 하 늘 로, 자 연 으 로 바 로 돌 아 가 야 할 텐 데 문 도 없 는 캄 캄 한 흙 집 에 갇 혀 있 구 나 땅 위 에 서 힘 들 게 살 았 는 데 이 젠 땅 속 에 갇 혀 오 랜 저 승 살 이 까 지 견 뎌 야 본 향 으 로 돌 아 갈 수 있 으 려 나? 이 승, 저 승 두 삶 을 산 후 에 인 생 고 뇌 를 끊 고 무 한 한 우 주 본 향 으 로 돌 아 가 무 아 의 자 유 를 얻 게 되 나 보 다 화장이라는것도있다던데그건너무뜨거울것같고조장은아플것같고수장은너무차가울것같고풍장, 겨울빼놓으면제일나으려나? 아! 이세상하직하는일도업보인지그리만만치가않구나. 24
< 밤톨 > 만사에때가있나니때가찰때까지인내하며기다릴일이다 봄 에 핀 밤 꽃 정 충 으 로 수 정 된 후 열 매 가 방 어 막 에 싸 여 있 다 가 가 을 이 되 어 야 자 신 을 가 르 고 스 스 로 밤 톨 을 출 산 한 다 때 가 차 기 전 에 탐 하 여 보 았 자 다 가 시 에 찔 리 고 득 도 없 다 자 연 과 인 생 모 든 결 실 이 다 그 러 하 니 살 아 가 며 익 을 때 를 기 다 리 는 인 내 의 덕 을 터 득 하 여 야 할 일 이 다. 25
< 썬솨인비스타 (Sunshine Vista)> 태 양 이 내 리 쬐 는 시 니 어 시 티 즌 모 빌 홈 파 크 차 양 을 드 린 이 동 주 택 앞 야 외 간 이 의 자 에 앉 아 책 을 읽 던 노 인 반 짝 이 는 호 수 물 결 에 잠 시 눈 을 돌 린 다 시 간 이 정 지 해 있 다 바 람 마 저 서 행 인 단 지 에 물 새 소 리 만 가 끔 정 적 을 깬 다 사 각 지 대 이 곳 사 람 들 잊 지 않 고 찾 아 주 는 햇 볕 으 로 하 루 를 조 용 히 버 티 어 긴 다 고 맙 게 방 문 해 준 해 도 집 으 로 돌 아 가 고 나 면 노 인 의 종 말 을 예 고 하 듯 고 요 한 어 둠 이 서 서 히 스 며 든 다 앞 으 로, 호 숫 가 햇 볕 풍 경 에 서 저 말 없 는 주 인 공 이 언 제 역 을 내 려 놓 게 될 지 는 아 무 도 모 른 다. 시작노트 : Sunshine Vista 는가로수통로저쪽에보이는밝은태양이내리쬐는경치를의미하지만, 은퇴노인들이쓸쓸히여생을보내는 Mobile Home Park 이름으로모순되고이중적인뜻을담고있습니다. 26
< 젊은백수거인 > 한 탕, 딱 한 탕 이 면 끝 난 다! 오 늘 도 어 슬 렁 어 슬 렁 사 람 물 결 에 밀 려 다 니 지 만 언 제 너 희 모 두 내 이 름 과 얼 굴 을 기 억 하 게 되 리 라 나는크게되도록태어난사람아직내때가아닐뿐이니나를우습게보지마라메스껍게잘난척하는너희앞에거인으로우뚝서는날이곧오리니그때는내가너희에게눈을깔리라. 27
과학과시 28
< 진공 > 물 질 이 전 혀 존 재 하 지 않 는 공 간 진 짜 아 무 것 도 없 이 비 었 다 는 뜻 지 구 상 최 고 진 공 도 는 10-12 mmhg ( 수 은 주 ) 정 도 1 입 방 센 티 미 터 (1cm3) 당 약 3 만 5,000 개 기 체 분 자 가 남 아 있 다 ( 참 고 로 : 대 기 는 760mmHg -- 1,000km 높 이 의 대 기 층 공 기 기 둥 의 압 력, 혹 은 10.3m 의 물 기 둥 이 누 르 는 압 력 ) 공 간 의 찬 정 도 는 압 력 으 로 나 타 난 다 우주 진공 은 1 cm3에몇입자에서몇백입자가존재하는수준미세세계의원자핵과분자사이는완전히비어있지만거시적공간에서도완전히빈공간이란존재하지않는가보다 마 음 의 진 공 은 어 느 정 도 까 지 갈 수 있 을 까? 세 파 에 휩 쓸 리 는 마 음 이 760mmHg 라 면 고 매 한 승 들 의 비 움 정 도 는 얼 마 나 될 까? 10 혹 은 1mmHg 정 도? 아 니 면 10-12 mmhg 의 心眞空까 지 갈 수 있 을 까? 지 상 에 서 의 심 진 공 은 아 무 래 도 우 주 에 서 보 다 많 이 차 있 으 리 라 죽 어 서 영 혼 이 우 주 를 날 고 있 더 라 도 마 음 을 완 전 히 비 우 지 못 하 고 작 은 티 끌 이 라 도 남 아 있 는 가 보 다 죽어도가능하지않은일이니살아있는동안이세상에서마음비운다는것은정말어려운일인가보다실제로는불가능한, 궁극적인개념에지나지않는가보다그러니마음을비우는수양보다는맑은생각으로마음을채우는일이더실질적이고효과적이겠다는생각이든다. 29
< 물이그립다 > 두 방 울 물 이 서 로 가 까 이 가 면 그 리 움 에 합 쳐 한 방 울 이 된 다 물 의 친 화 력 물 은 물 을 당 긴 다 표 면 적 을 적 게 하 려 고 두 물 방 울 은 표 면 장 력 에 의 해 하 나 의 구 형 이 된 다 물끼리서로그리워한다내몸은물이대부분이니내몸의물이다른물을그리워하여나를시내와강으로당기고호숫가로불러내고바다로나오게하는가보다 내 가 물 에 끌 리 는 이 유 를 이 제 야 알 것 같 다 피 뿐 이 아 니 고 물 도 진 하 다 물 에 는 그 리 움 이 진 하 게 녹 아 있 기 때 문. 30
< 신체중조절법 > 몸 무 게 를 줄 이 려 고 배 고 프 게 다 이 어 트 하 거나 고 생 스 럽 게 운 동 하 지 않 고 편 하 고 즉 각 적 인 효 과 를 내 는 새 체 중 조 절 법 을 소 개 한 다 몸 무 게 를 조 금 줄 이 려 면 기 구 를 타 고 에 베 레 스 트 산 꼭 대 기 보 다 더 높 이 올 라 가 던 지 많 이 줄 이 려 면 달 나 라 에 가 라 달 에 서 는 몸 무 게 가 6 분 의 1 로 줄 거다 체 중 을 거의 제 로 로 만 들 려 면 국 제 우 주 정 거장 에 가 서 살 도 록 해 라 몸 무 게 조 절 에 는 중 력 을 조 절 하 는 것 만 큼 즉 각 적 이 고 효 과 적 인 것 이 없 다 사 람 들 은 왜 필 요 없 이 굳 이 어 려 운 길 을 택 하 려 하 는 지 모 르 겠 다 물 리 학 이 론, W=mg* 가 분 명 한 길 을 보 여 주 는 데. * 보편적인이공식을다알겠지만참고로 : W = 무게, m = 질량, g = 중력 국제우주정거장 [ 國際宇宙停車場, International Space Station(ISS) ] 은지상 350 km 고도에떠시속 27,743.8 km 의속도로매일지구를 15.78 바퀴돌고있다 31
< 수소친구 > 신 은 태 초 에 수 소 부 터 창 조 했 다 그 대 로 는 가 벼 워 서 날 아 가 버 리 니 산 소 와 결 합 시 켜 바 닷 물 또 는 민 물 로 탄 소 와 결 합 시 켜 원 유 등 탄 화 수 소 로 지 상 에 서 안 정 되 게 존 재 하 도 록 했 다 좋 은 친 구 는 유 용 한 무 공 해 수 소 같 아 곁 에 오 래 두 려 면 진 실 이 라 는 원 소 와 결 합 시 켜 야 한 다 진 실 의 연 결 고 리 는 튼 튼 하 여 변 치 않 고 오 래 간 다. * 註 : 수소는우주에가장많고가장가벼우며다른원소들의기본이되는원소. 32
지나간날들 33
< 신발 > 제 주 도 로 피 난 간 꾀 죄 죄 한 국 방 색 옷 의 서 울 아 이 빨 간 벽 돌 수 녀 원 마 당 에 서 축 구 를 한 다 수 녀 원 에 서 내 준 구 제 품 미 제 빨 간 고 무 공 골 대 는 신 발 을 모 아 만 들 었 다 해 가 뉘 엿 뉘 엿 질 때 까 지 정 신 없 이 놀 고 나 서 잘 가 라 며 서 로 헤 어 진 다 골 대 였 던 내 운 동 화 를 찾 았 다 없 다 반 대 편 골 위 치 로 가 보 아 도 없 다 머 리 가 아 찔 했 다 어 떻 게 집 에 간 담? 어 머 니 에 게 는 뭐 라 고 변 명 하 고? 아 니 당 장 내 일 어 떻 게 학 교 에 가 나? 반 장 이 결 석 해 야 하 니 걱 정 이 태 산 이 었 다 다음날무엇을신고학교에갔는지는지금생각이나지않지만틀림없이다떨어지고구멍나버리려던까만고무신이었을거다 그 래 서 인 지 나 는 아 직 이 나 이 좀 처 럼 신 발 벗 지 않 는 미 국 에 살 면 서 도 가 끔 학 교 나 단 체 모 임 후 신 발 이 없 어 진 꿈 을 꾼 다 안 타 까 워 이 리 저 리 찾 다 가 깬 다 신 발 잃 어 버 리 는 꿈 의 해 몽 은 무 얼 까? 나 는 무 의 식 적 으 로 어 떤 강 박 증 에 시 달 리 고 있 나? 신 발 을 도 둑 맞 았 다 는 것 은 믿 고 있 던 기 본 이 무 너 진 듯 한 느 낌 잠 재 의 식 적 으 로, 산 다 는 게 아 무 래 도 불 안 한 가 보 다. 34
< 꿩먹고알먹고 > 매 일 눈 길 뚫 고 출 근 하 든 사 무 실 을 벗 어 나 남 쪽 휴 양 지 에 서 열 리 는 학 술 대 회 에 참 석 한 다 발 표 주 제 는 이 미 준 비 가 끝 났 다 간 단 한 여 행 백 을 가 지 고 공 항 으 로 간 다 슬 라 이 드 도 다 준 비 되 어 있 다 이 렇 게 오 일 간 학 회 에 다 녀 오 는 모 든 비 용 일 체 를 회 사 가 지 불 해 준 다 좋 은 기 후, 좋 은 호 텔, 최 근 기 술 의 전 시 장 학 회 지 인 들 과 반 갑 게 만 나 좋 은 포 도 주 에 스 테 이 크 디 너 재 미 있 는 대 화 의 시 간 을 가 진 다 이 렇 게 휴 가 (?) 를 즐 기 는 동 안 도 회 사 는 봉 급 을 지 급 해 주 고 또 회 사 의 이 름 을 높 인 다 고 평 가 도 좋 게 해 준 다 이 른 아 침 에 는 학 회 임 원 방 에 들 려 온 세 계 에 서 온 발 표 자 들 의 소 개 를 위 해 좌 장 으 로 그 들 의 신 상 을 확 인 해 야 한 다 모 든 진 행 이 차 질 없 이 순 조 롭 다 그 리 고 내 차 례 가 오 면 몇 백 명 청 중 앞 에 선 다 뿌 듯 하 게 흥 분 되 고 모 든 것 고 맙 게 느 껴 진 다 나 름 대 로 멋 지 게 발 표 를 끝 낸 다 박 수 갈 채 에 기 분 도 한 층 업 이 다 큰도시, 큰회사에근무한다는것이신나고고맙고자랑스럽다한때는시골의자연이좋다고생각했는데이런생활도나쁘지는않구나회사상부층의세력대결정치를떠나이민일세로전공에충실하고만족하는지금젊은중견연구원으로취향에맞는생활이재미있다삐딱한자세로항상불평불만인사람직장이그렇게지겨운곳만은아닌것같다세상살아가는일, 생각하고받아들이기나름인듯싶다. 35
< 내마음나도몰라 > 사 람 마 음 항 상 변 하 게 마 련 인 가? 인 정 받 는 직 장 에 만 족 하 고 편 해 지 다 보 니 답 답 한 마 음 이 든 다 신 입 때 의 설 렘 과 관 심 도 사 라 지 고 주 말 에 도 연 구 실 에 가 고 싶 던 마 음 은 언 제 부 터 인 지 사 라 지 고 매 년 바 꾸 어 주 는 신 형 차 도 시 답 잖 고 추 운 겨울 은 매 년 더 길 어 지 고 회 색 하 늘 과 눈 은 귀 찮 은 존 재 로 전 락 하 고 틀 에 박 힌 듯 한 일 상 이 따 분 하 게 느 껴 진 다 감 원 선 풍 이 라 도 불 어 좀 짜 릿 한 분 위 기 가 되 었 으 면 좋 겠 는 데 직 장 을 옮 겨봐? 아 이 들 학 교 는? 내 용 기 와 아 내 의 동 의 가 필 요 하 다 큰 불 만 도 없 는 데 위 험 부 담 도 그 렇 고 봉 급 이 나 오 고 휴 가 갔 다 와 서 또 일 나 가 고 어 느 틈 에 평 범 한 미 국 사 회 직 장 인 대 열 에 끼 어 있 는 나 그 렇 게 하 루 가 가 고 한 달 이 가 고 일 년 이 가 고 또 몇 년 이 흐 르 고 사 는 일 이 항 상 신 나 는 흥 분 의 연 속 만 은 아 닌 가 보 다 예잇! 웬얼어죽을, 올챙이적생각못하는오만한녀석아그천벌받을배부른소리그만집어치워라! 예, 맞는말씀인데요, 왜저는제마음도제대로알수없을까요? * 시작노트 : 모범생인듯이쓴앞의글에달아, 실은불만투성이인호월도내보입니다, 하하. 앞으로의글에서화자와저자가동일인이아니고별개의독립된개체로보면좋겠습니다. 36
< 과거의유한속도 > 우 리 는 지 금 우 주 의 과 거를 볼 수 있 다 몇 천, 만 년 전 당 시 의 광 경 이 빛 의 속 도 로 우 리 에 게 도 달 하 고 있 다 그 렇 게 우 리 는 아 득 히 먼 곳 에 서 일 어 난 과 거를 볼 수 있 다 반 세 기 전 의 서 울 피 난 민 아 이 제 주 도 남 국 민 학 교 운 동 장 에 있 다 그 광 경 이 우 주 를 돌 아 다 시 내 망 막 에 도 달 했 다 군 복 을 줄 여 입 은 그 아 이 를 불 러 내 그 애 가 걷 던 화 산 석 검 은 돌 담 길 을 함 께 걸 어 보 았 다 손 을 잡 아 보 려 고 뻗 쳐 보 았 으 나 잡 히 지 않 았 다 그 피 난 민 아 이 에 게 맛 있 는 것 을 잔 뜩 사 주 고 싶 었 다 옷 과 운 동 화 도 새 로 사 주 고 용 돈 도 듬 뿍 주 고 싶 었 는 데 확 실 히 옆 에 있 던 아 이 는 돌 아 보 면 종 적 이 없 다 유한한현상속에무한한가능성이내재하여있었다. 37
논술 / 도덕 38
< 고요 > 적 막 은 진 동 에 너 지 가 거침 없 이 이 동 하 도 록 배 경 길 로 닦 아 놓 은 입 체 도 로 망 소 리 라 는 떨 림 은 이 입 체 도 로 를 타 고 물 감 번 지 듯 사 방 으 로 퍼 진 다 고 요 는 아 득 하 지 도 외 롭 지 도 않 은 적 막 눈 감 고 귀 떼 어 놓 은 채 바 깥 세 상 을 닫 고 잔 잔 한 내 마 음 속 에 길 게 뻗 는 고 요 를 널 리 깔 아 본 다 소 리 와 진 동 은 잠 시 지 만 고 요 와 적 막 은 영 원 가 벼 운 소 리 가 연 기 같 이 홀 연 히 사 라 지 면 차 분 한 고 요 는 무 겁 게 가 라 앉 는 의 식 을 한 켜 한 켜 쌓 아 간 다 무아극락이다. 39
< 시간 > 외 골 수 완 전 독 재 괴 물 말 릴 수 도 붙 들 어 매 어 놓 을 수 도 없 다 계 속 팽 창 하 는 우 주 와 같 이 누 구 사 정 도 보 지 않 고 끊 임 없 이 계 속 페 달 을 밟 아 전 진 하 여 야 자 전 거같 이 세 상 이 쓰 러 지 지 않 나 보 다 시 간 에 는 브 레 이 크 나 후 진 기 어 가 없 다 언 제 시 작 되 었 을 까? 어 디 에 서 시 작 되 었 을 까? 어 디 로 가 고 있 나? 언 제 쯤 끝 날 것 인 가? 예 수 하 나 님 과 배 드 민 턴 거리 에 있 는 사 람 들 은 시 간 이 천 지 창 조 에 서 시 작 되 어 최 후 의 심 판 날 에 멈 춘 단 다 ( 시 간 이 과 연 6 천 년 전 에 시 작 되 었 을 까?) 3 차원공간 (space) 은위치를정의하고 1 차원의시간을합친 4 차원시공간 (space-time) 은사건을기록한다시공간이빅뱅에서시작된 137 억년우주의속성인듯싶다빅뱅전에는시간이없었을까? 공간축이 3 차원을제시한다면시간축도 1 차이상, 2, 3 차가있을수있지않을까? 그렇다면시공간이 5, 6 차원도될수있지않겠나? 시간은실존하는무한한현상무한대라는개념과통해있는듯하다어떻게실존과개념이맞닿을수있을까? 볼수도만질수도냄새도소리도맛도없는시간! 과연너의정체는무엇이냐? 너를타고흐르는나의사건기록은언제끝날것이냐? * 참고 : 길이나무게단위와다르게, 시간단위는세계적으로동일하다. 진법도특이 (60-60-24-28~31-12) 40
< 무게 > 무 게 는 땅 으 로 떨 어 지 려 는 힘 지 구 만 유 인 력 이 질 량 에 작 용 하 는 강 도 질 량 이 적 으 면 가 볍 고 같 은 질 량 이 라 도 중 력 이 낮 으 면 가 볍 다 ( 물 체 의 무 게 는 달 에 서 1/6 로 줄 어 든 다 골 치 아 픈 과 학 이 론 은 제 외 하 기 로 하 자 ) 물 체 의 질 량 은 무 게 로 나 타 나 고 인 간 의 영 혼 은 인 격 으 로 나 타 난 다 질 량 과 영 혼 은 신 비 하 여 간 접 으 로 만 느 끼 고 어 림 한 다 무 게 는 지 구 와 물 체 의 관 계 이 고 인 격 은 타 인 과 나 와 의 관 계 이 다 산 물 체 가 질 량 을 더 해 가 듯 산 인 간 은 영 혼 을 더 해 간 다 다 시 말 하 면 인 격 은 인 간 중 력 장 의 영 혼 무 게 이 며 영 혼 의 무 게 가 늘 지 않 는 다 면 그 영 혼 은 이 미 죽 은 인 격 이 다 살 아 있 다 는 것 은 질 량 을 더 해 가 는 과 정 이 기 때 문 이 다. 41
< 새해 > 기 묘 하 지 도 반 갑 지 도 않 은 당 신 은 무 례 한 침 입 자 초 대 하 지 도 않 았 는 데 느 닷 없 이 들 이 닥 친 다 집 안 도 치 우 고 옷 도 좀 갈 아 입 고 손 님 맞 을 준 비 시 간 도 주 어 야 하 는 데 그 쉬 운 전 화 한 통, 문 자 한 줄 없 이 막 무 가 내 로 무 례 하 게 밀 어 닥 치 니 참 난 감 하 기 만 하 다 그 렇 다 고 가 라 고 해 도 갈 것 같 지 도 않 고 벌 써 집 안 에 들 어 와 떡 하 니 벋 치 고 있 으 니 어 쩔 수 도 없 고 잘 나 가 는 젊 은 재 벌 집 에 나 가 지 여 기 는 뭘 찾 아 먹 으 려 고? 아 니 다! 생 각 해 보 니 그 게 아 니 다. 찾 아 먹 는 게 아 니 고 배 급 주 려 고 왔 는 가 보 다 시 간 배 급 을 받 아 야 지 못 받 으 면 끝 장 이 아 니 던 가? 새 해 야, 멋 모 르 고 떠 든 것 미 안 하 다 당 신 은 참 공 평 하 다 누 구 라 고 더 주 는 것 도 아 니 고 누 구 라 고 덜 주 는 것 도 아 니 고 싫 든 좋 든 다 일 년 씩 을 공 평 히 안 겨주 니 그래, 고맙게배급받은시간무사히, 유용하게다잘쓸수있기를바랄뿐이다. * 얼떨결에맞은기묘년새해, 착잡한마음입니다. 42
< 충성 > 나 는 오 늘 기 생 식 물 로 덮 인 나 무 를 베 었 다 캐 나 다 휘 슬 러 에 서 는 관 광 비 수 기 라 는 이 유 로 썰 매 견 백 마 리 총 살 매 장 우 리 나 라 곳 곳 에 서 는 구 제 역 에 감 염 된 소, 돼 지 생 매 장 주 인 에 게 충 성 했 지 만 늙 거나 병 들 거나 경 제 사 정 이 나 빠 지 면 충 성 의 대 가 는 저 리 가 라 다 " 충성 " 은경례구호로만그의미가있는가보다. * 오죽하면생매장하였을까만가축의처지에서보면억울. 보상비도없는죽음. 썰매견먹이가얼마나된다고개를처분하나? 개의보신공양이라도받지, 바보스러운캐나다인들은보신탕을모르나보다. 43
< 천대받지만 > 꽃 들 이 모 두 각 기 제 멋 을 부 리 며 유 혹 하 는 데 땅 에 거의 닿 은 아 랫 가 지 눈 에 띄 지 않 는 곳 에 작 고 못 생 긴 꽃 이 매 달 려 있 었 다 중 앙 과 위 쪽 에 멋 지 게 핀 꽃 들 은 화 려 했 다 주 인 집 아 가 씨 잘 생 긴 놈 들 을 골 라 가 위 로 잘 라 화 병 에 꽂 았 다 화 병 꽃 은 주 인 의 사 랑 을 독 차 지 했 지 만 며 칠 만 에 시 들 어 쓰 레 기 통 에 버 려 졌 다 그 늘 밑 에 서 겨우 매 달 려 있 어 볼 품 도 없 고 천 대 받 던 그 꽃 자 기 보 다 잘 생 긴 씨 를 맺 어 땅 위 에 자 기 계 보 를 이 어 갔 다. 44
해학 / 풍자 / 역설 45
< 우리는학예회를하고있는것일까요?> 남 들 은 재 즈 와 힙 합 의 찢 어 지 는 고 성 으 로 무 대 위 에 서 춤 추 며 노 래 하 는 데 우 리 는 학 교 강 당 에 서 " 낮 에 나 온 반 달 " 을 부 르 며 감 상 에 젖 어 있 는 것 일 까 요? 남 들 은 햄 릿 오 페 라 를 공 연 하 는 데 아 동 용 단 막 극 흥 부 와 놀 부 연 극 에 몰 두 하 고 있 나 요? 남 들 은 스 트 라 빈 스 키 의 불 사 조 나 현 대 음 악 을 연 주 하 는 데 하 모 니 카 로 " 오 빠 생 각 " 이 나 불 고 있 는 것 인 가 요? 하 기 야 학 예 회 라 고 주 눅 이 들 필 요 는 없 겠 지 요? 남 들 이 뭐 라 고 생 각 하 고 평 가 하 든 나 는 나 대 로 나 의 세 계 에 서 즐 겁 고 보 람 이 있 으 면 되 는 것 아 니 겠 어 요? 정말그렇겠지요? 46
< 삶을조립하다 > 마 트 에 서 사 온 키 트 ( 조 립 용 품 세 트 ) 를 조 립 한 다 우 선 박 스 포 장 을 뜯 고 는 박 스 겉 의 어 셈 블 리 사 진 을 보 고 어 림 해 서 조 립 을 시 작 한 다 꼭 퍼 즐 푸 는 기 분 으 로 파 트 들 이 맞 지 않 는 다 나 중 에 할 것 을 먼 저 했 나 보 다 다 시 뜯 고 먼 저 끼 울 것 은 먼 저 끼 우 고 스 크 루 도 박 고 긁 히 지 말 라 고 고 무 양 말 도 신 기 고 대 충 끝 나 고 나 면 웬 일 로 조 그 만 부 품 하 나 와 나 사 몇 개 남 는 다 그 리 곤 조 립 한 것 들 이 좀 삐 걱 거린 다 요 즘 제 품 들 은 단 단 하 지 가 못 해 하 며 혀 를 끌 끌 찬 다 가 만 생 각 해 보 니 조 립 이 제 대 로 되 지 않 은 듯 분 해 해 서 다 시 조 립 을 시 작 해 보 아 야 할 듯 하 다 몇 페 이 지 나 되 는 조 립 설 명 서 를 이 바 쁜 세 상 에 누 가 읽 는 담 삶 은 왜 조 립 안 내 서 와 함 께 포 장 되 지 않 았 을 까? 하 기 야 물 건 조 립 안 내 서 도 안 읽 는 주 제 니 삶 의 패 키 지 에 따 라 왔 다 하 더 라 도 안 읽 고 시 작 했 을 가 능 성 이 높 기 는 하 다 그 래 서 나 의 삶 은 항 상 삐 거덕 거리 는 가 보 다. 47
< 공간 > 자 리 가 비 면 공 간 이 즉 시 채 워 준 다 아 니, 공 간 은 사 물 의 배 경 으 로 언 제 나 그 자 리 에 말 없 이 있 었 건 만 편 협 한 사 람 들 이 몰 라 보 았 을 뿐 어 느 물 체 라 도 공 간 에 들 어 오 면 나 타 난 그 물 체 를 위 하 여 조 용 히 자 기 자 리 를 양 보 했 을 뿐 빈 자 리 란 애 초 부 터 없 었 다 온 우 주 는 비 지 않 고, 이 미 공 간 으 로 풍 성 히 차 있 는 것 이 다. 48
< 흑암 > 빛 에 게 기 꺼 이 자 리 를 양 보 하 는 너 는 타 고 난 천 사 로 구 나 누 가 흑 암 을 악 마 의 세 력 이 고 절 망 이 라 고 저 주 하 였 나? 자 신 을 반 짝 나 타 내 지 않 고 언 제 나 겸 손 히 배 경 과 바 탕 으 로 남 아 빛 을 떠 받 혀 주 는 희 생 적 포 용, 넓 은 자 비 우 주 의 근 본 그 가 최 고 의 선 이 며 평 화 인 것 을. 49
< 민초 > 천 하 다 고 생 각 되 는 들 풀 도 열 심 히 살 아 가 려 는 정 직 한 생 명 체 누 가 그 의 권 리 를 일 방 적 으 로 무 참 히 짓 밟 을 수 있 겠 나? 그 도 나 름 대 로 꽃 을 피 우 며 사 는 일 에, 종 족 번 식 에 충 실 할 뿐 인 데 어 제 의 화 초 가 오 늘 의 잡 초 일 수 도 있 고 오 늘 의 잡 초 가 내 일 의 잔 디 일 수 도 있 으 니 지 금 은 그 를 잡 초 라 고 짓 밟 아 도 때 가 바 뀌 면 사 랑 받 는 식 물 이 될 수 도 있 다 언 젠 가 는 그 의 때 가 오 리 니 그 때 가 되 면 짓 밟 아 없 애 려 던 무 리 가 크 게 부 끄 러 움 을 당 하 리 라 잡 초 들 이 세 상 을 점 령 하 리 라 화 초 와 잘 난 사 람 을 누 르 고 승 리 하 리 라. 50
< 레몬 *> 시 동 이 안 될 때 가 잦 고 고 장 도 자 주 나 고 가 라 는 데 로 가 지 않 고 서 라 고 해 도 서 지 않 고 줄 곧 사 고 만 내 서 죄 인 으 로 규 정 하 고 자 동 차 만 탓 한 다 못 된 차 에 게 회 개 하 라 고 외 친 다 주 인 의 운 전 대 십 자 가 를 바 라 보 고 범 사 에 순 종 하 는 차 가 되 라 고 설 교 한 다 창조주를기쁘게하고숭배하도록태어났는데창조자의뜻을따르지않고제멋대로통제불능그래서, 자동차에몽둥이찜질을해대기도한다어떨땐나갔던헤드라이트도들어오고먹통이던라디오도잠시나오는경우도있다그러나그런효과는잠시새차로다시태어나지않으면지옥으로보내진다고겁도준다 지옥불에녹일차라면아예생산을말았어야했는데왜공장에서는차를이꼴로만들어놓고불쌍한차만타박할까? 이왕생산했으면부족한차를긍휼히여겨그경외로운창조의능력으로수리보수좋고선한차로만들어주면안될까? 피조물인불쌍한레몬이무슨죄가있다고? 신이내려준상식적인내머리로는아무리생각해도이건애초창조주의잘못인것같다. * 잘못만들어져고장이잦은차를레몬 (lemon) 이라고한다. 내가원해서레몬으로태어난것은아닌데... 왜전능하신신이인간중에레몬을만들었을까? 51
< 주인님전상서 > 제 번 하 옵 고, 구 두 에 징 까 지 박 아 가 며 혹 사 시 키 는 주 인 님 재 고 해 주 시 기 바 랍 니 다 제 대 날 짜 를 손 꼽 아 기 다 렸 는 데 복 무 기 간 연 장 이 라 니 요? 조 금 이 라 도 자 비 심 을 가 지 셨 다 면 고 된 노 동 에 서 당 장 해 방 시 켜 줄 일 입 니 다 모 르 는 사 이 에 세 월 이 흘 러 늙 은 가 죽 이 되 다 보 니 이 젠 짐 꾼 노 릇 하 기 가 심 히 힘 겹 습 니 다 주 인 님 도 나 이 가 좀 더 드 시 면 아 시 게 될 겁 니 다 그 만 부 리 시 고 은 퇴 시 켜 주 셨 으 면 쓰 겠 습 니 다 근검절약도좋지만새로운몸과마음은새신발로부터! 새충복이될구두와오래좋은관계로부디행복하시기바랍니다그럼, 소인이만총총물러가겠습니다. 52
< 아침정원 > 간 밤 에 잘 들 쉬 었 나 보 다 활 기 넘 치 고 숨 이 달 고 신 선 하 다 나 도 가 뿐 한 심 신 으 로 정 원 을 사 열 한 다 채 송 화 야 잘 잤 니? 코 스 모 스, 백 일 홍 너 도? 꼬 마 해 바 라 기, 너 를 잊 은 거아 냐 나 를 쳐 다 보 지 않 아 도 너 에 게 안 부 물 으 려 고 했 어 아 프 리 칸 릴 리, 녹 아 웃 로 즈, 부 겐 빌 리 아, 배 롱 나 무 꺽 다 리 팜 트 리, 선 인 장, 칸 나, 소 철, 재 스 민, 하 이 비 스 커 스 고 참 오 렌 지 나 무 주 위 에 모 여 소 나 무 지 붕 아 래 서 너 희 끼 리 아 침 조 회 를 하 고 있 구 나 끝 나 면 학 예 회 도 준 비 하 겠 지? 그래, 너희스스로이렇게잘하고있으니정말고맙다내눈치보지말고하던것계속해라햇빛은장담못하겠지만물은정기적으로충분히공급해주도록하마그외내가도울일있으면연락해라내휴대전화번호알지? 전화를자주꺼놓으니메시지를남겨라문자말고음성메시지로남기도록해라글을몰라서가아니라문자메시지는아직서툴다이메일로해도된다. 아니, 이게더확실하겠다시에취미붙였다나? 하루도거르지않고컴퓨터에매달려있으니이메일은자주체크할거다. 53
< 너희가사랑을알아?> 나 의 사 랑 을 속 인 은 이 해 하 지 못 한 다 에 드 워 드 8 세 * 는 사 랑 을 위 해 왕 위 를 버 렸 다 지 만 나 는 사 랑 을 얻 으 려 고 IMF 총 재 직 과 프 랑 스 대 통 령 후 보 자 격 도 내 동 댕 이 쳤 다 아 프 리 카 출 신 호 텔 여 청 소 원 과 사 랑 에 성 공 하 지 는 못 했 지 만 이 루 어 지 지 않 은 사 랑 이 더 숭 고 한 것 아 닌 가? 나 는 사 랑 에 살 고 사 랑 에 죽 으 리 라 나 의 지 고 한 사 랑 을 알 아 주 지 않 고 성 추 행 이 니 뭐 니 하 는 무 리 가 불 쌍 한 거지 돈 싸 들 고 찾 아 온 내 여 종 ** 만 이 내 진 심, 내 사 랑 의 가 치 와 핵 심 을 안 다. * 에드워드 8 세 [Edward VIII, 1894.6.23~1972.5.28, 영국의왕 ( 재위 1936). 국왕자리를버리고윈저공으로서미국출신의이혼녀심프슨부인과결혼하였다. ** 성추행혐의로정치생활의종말을맞은스트로스칸의부인 54
< 번호표받고차례대로 > 오 늘 고 지 서 세 장 받 았 다 잘 모 르 는 어 떤 친 구 의 딸 이 결 혼 한 다 나? 누 군 자 서 전 출 간 기 념 모 임 에 오 라 고 하 고 내 나 이 밖 에 안 된 한 동 창 녀 석 은 갑 자 기 황 천 길 갔 단 다 제 길, 나 도 갈 때 가 되 었 다 는 은 근 한 메 시 지 인 가? 이 번 주 에 는 체 면 치 레 금 이 예 산 을 세 배 넘 었 다 일 주 일 에 한 번 으 로 가 계 예 산 을 짰 는 데 이 렇 게 한 꺼 번 에 들 이 닥 치 면 곤 란 하 다 번 호 표 받 고 차 례 대 로 일 이 생 겨야 어 떻 게 꾸 려 나 갈 수 있 을 것 아 닌 가? 전 에 는 얼 마 를 봉 투 에 넣 어 야 할 지 고 민 하 다 가 체 면 치 레 공 정 가 격 표 를 작 성 했 다 여 기 저 기 물 어 너 무 지 나 치 게 도 아 니 지 만 창 피 한 수 준 이 면 더 욱 곤 란 하 여 적 정 가 격 표 를 만 들 고 나 니 이 문 제 는 해 결 이 됐 다 그 런 데, 한 꺼 번 에 들 이 닥 치 는 문 제 는 아 직 도 해 결 될 기 미 가 전 혀 보 이 지 않 는 다 참, 고지서사연도각양각색태어나고졸업하고짝을맺고몇특별한일 ( 돌, 출판기념회, 승진, 당선축하, 등 ) 우리는멍청하게금품사절고지서를보냈으니수입과지출에좀차이가나게되어있다어떤경제인 (?) 은투자액회수를위해명세서를만들어두었단다개미투자같이망하지않을정도면적자가마음편코좋은거다 헌 데 이 제 는 늙 고 힘 도 없 는 무 직 자 경 제 사 정 이 예 전 같 지 않 은 데 한 꺼 번 에 몰 려 닥 치 면 나 가 서 점 심 사 먹 을 예 산 을 이 리 로 돌 려 야 한 다 번 호 표 받 고 기 다 렸 다 가 차 례 로 사 건 이 일 어 나 면 좀 편 리 하 겠 는 데 태 어 나 서 부 터 죽 음 까 지 의 인 생 사 가 사 정 보 아 주 거나 기 다 려 주 지 를 않 으 니 문 제 는 문 제 로 다. 시작노트 : 화자는저자의상상속인물임을밝힙니다. 55
< 탁본 > 잡 은 물 고 기 의 어 탁 을 떴 다 승 전 장 군 같 이 한 구 석 에 사 인 까 지 했 다 내 가 세 상 떠 나 게 되 는 날 나 의 탁 본 이 걸 릴 거다 누 가 사 진 밑 에 사 인 할 까? 영 정 사 진 은 인 탁 토 리 노 의 수 의 는 예 수 의 인 탁? 어 탁 에 보 이 는 배 스 의 그 큰 입 으 로 얼 마 나 많 은 심 장 이 들 어 가 죽 었 을 까? 지 옥 문 이 따 로 없 다 미 소 짖 는 내 인 탁 의 입 에 서 얼 마 나 많 은 비 수 가 새 어 나 와 이 웃 들 의 심 장 에 꽂 혀 괴 롭 혔 을 까? 세 상 떠 난 예 수 의 입 에 서 는 인 류 를 향 한 사 랑 의 메 시 지 가 나 왔 는 데 관 앞 에 놓 일 내 인 탁 을 상 상 하 며 예 수 를 본 받 지 는 못 하 더 라 도 배 스 의 입 보 다 는 나 아 야 하 지 않 을 까 하 는 생 각 에 잠 겨본 다. 55 cm 크기의배스어탁토리노의수의상부 56
< 기적 > 생 김 새 도 진 흙 반 죽 자 유 형 걸 음 새 도 지 그 재 그 자 유 형 옷 매 무 새 도 울 긋 불 긋 자 유 형 먹 새 도 괴 상 한 육 해 공 자 유 형 행 동 도 예 측 불 허 자 유 형 골 프 도 방 향 상 실 자 유 형 시 도 무 감 동 오 만 잡 것 자 유 형 삶 도 구 걸 해 먹 기 딱 맞 은 헐 렝 이 자 유 형 생 각 도 자 유 형 이 라 지 만, 과 연 있 기 나 한 지? 길 도 못 찾 아 항 상 헤 매 고 소 지 품 도 온 데 흘 리 고 다 니 고 제 대 로 찾 아 먹 지 도 못 하 고 말 도 어 눌 하 고, 행 동 도 굼 뜨 고 어 떻 게 생 존 경 쟁 험 한 세 상 에 서 아 직 도 살 아 남 아 있 는 지? 기 적 이 따 로 없 다 거울을보면기적을보는거다. 57
실험시 58
< 사는동안 > 사 랑 을 부 화 시 키 는 방 법 을 배 우 자 사 랑 을 조 각 하 는 법 을 배 우 자 사 랑 을 수 채 화 로 그 리 며 사 랑 시 도 쓰 고 사 랑 노 래 를 흥 얼 거리 자 사 랑 길 도 닦 고 사 랑 진 흙 과 볏 짚 을 쌓 고 사 랑 서 까 래 와 대 들 보 얹 어 사 랑 의 집 을 짓 자 사 랑 사 립 문 앞 에 사 랑 방 을 짓 자 사 랑 도 배 로 단 장 사 랑 방 에 길 손 도 들 이 자 사 랑 상 을 차 려 저 녁 도 공 양 하 고. 59
< 속말조심 > 주 위 사 람 들 의 마 음 과 감 정 은 가 려 져 보 이 지 않 지 만 그 것 들 을 구 체 화 하 려 고 마 음 속 으 로 중 얼 거리 기 만 하 면 그 말 이 내 게 들 린 다 또 렷 하 게 들 린 다 또 멀 리 서 낮 은 소 리 로 라 도 내 얘 기 를 하 면 몇 초 후 에 그 말 이 들 리 는 것 은 물 론 ( 음 파 는 일 초 에 340m 전 파 되 니 시 간 적 차 이 가 있 는 것 은 당 연 ) 아 무 리 약 한 진 동 도 내 귀 는 감 지 한 다 혹 나 같 은 돌 연 변 이 가 내 주 위 에 도 있 을 것 같 아 나 도 마 음 속 으 로 중 얼 거리 는 습 관 을 고 쳐 야 겠 다 그 런 데 고 민 이 생 겼 다 생 각 을 정 리 하 려 니 자 연 히 속 으 로 뭐 라 고 중 얼 거리 게 된 다 그 렇 지 않 고 는 생 각 을 이 어 갈 수 가 없 다 말 로 표 현 되 어 야 생 각 이 구 체 화 되 는 가 보 다 웃으며상대방이야기를듣고있지만잡생각은마음속에서딴소리를중얼거린다 이녀석누런이에고춧가루끼었네. 이나닦고다니지. 야, 아까한얘기지겹게또지껄이지마라. 개뿔같은소리집어치워라. 엉터리거짓말! 저앞에걸어가는여자, 엉덩이한번기차다. 오늘저녁은어디서누구와술한잔하지? 앞의이녀석은아닌데. 살 며 속 말 안 하 는 것 은 어 려 우 니 나 만 의 언 어 를 개 발 해 서 사 용 하 면 속 생 각 이 나 비 밀 이 드 러 나 지 않 아 좋 을 것 같 다 들 어 도 무 슨 말 인 지 모 를 테 니 괜 찮 겠 지? 아 니, 혹 자 동 만 능 번 역 기 능 을 갖 춘 놈 이 있 으 면 어 쩐 다? 제 길 헐, 세 상 에 비 밀 이 란 없 게 마 련 인 가? * 시작노트 : 상상을구체화하는실험시. 60
< 바람 > 뺑뺑이판에서바람잡이인남편은그꼴에허파에바람든동네소문난바람둥이가정정화운동바람이불고있다지만한바람새끼줄로묶어둘수도없고 나는정리해고감원바람에딴직장알아보는중오늘소개하겠다는사람에게바람만맞았다 홧김술한잔걸친바람에바람빠진타이어같이덜컹거리며남편에게잠옷바람으로막대들었다우리집안은바람잘날이없다그의약속은항상바람과함께사라지니 젠 장, 나 는 오 늘 도 바 람 든 무 로 끓 인 국 이 나 먹 고 바 람 이 나 쐬 러 나 갔 다 와 야 겠 다 바 람 아, 바 람 아 불 어 라 세 차 게 불 어 라 꼴 보 기 싫 은 이 세 상 태 풍 바 람 으 로 확 날 려 엎 어 버 려 라 그 것 이 나 의 진 정 한 바 람 이 다 나 의 오 로 지 희 망 인 바 람 아! 61
< 가을밤 > 이 끼 낀 검 은 기 와 에 살 포 시 내 린 달 빛 은 처 마 로 흘 러 내 려 섬 돌 에 가 지 런 한 하 얀 고 무 신 을 채 워 넘 치 고 은은한등잔이격자한지창에난을치는동안그늘드리우던우물가오동잎은툇마루에올라보려고마당에서서성이다 서 생 글 읽 는 거문 고 가 락 은 문 풍 지 사 이 로 새 어 나 와 뜨 락 을 낮 게 스 며 도 는 데 외 로 운 나 그 네 심 금 에 는 소 슬 한 가 을 바 람 만 깊 어 들 고 있 구 나. * 옛선비들의시풍을그리워하며, 그기분에젖어보고싶어감히흉내내보았습니다. 62
< 너와소통하고싶다 > 빔 과 참 의 어 줍 은 논 리 를 펴 다 가 한 숨 섞 인 담 배 연 기 속 으 로 함 께 마 시 던 커 피 잔 을 놓 쳐 버 렸 다 마 주 보 며 나 누 던 슈 가 크 림 대 화 는 날 개 가 되 어 주 지 못 했 다 깨 어 진 잔 과 쏟 아 진 커 피 는 내 마 음 바 닥 에 말 라 붙 어 괴 로 운 딱 쟁 이 가 되 었 지 만 이 제 는 상 처 가 아 물 어 새 살 이 돋 아 나 야 한 다 * * * 속 이 비 어 야 흐 르 는 에 너 지 도 있 고 속 이 차 야 흐 르 는 에 너 지 도 있 다 송 유 관 은 안 이 빈 공 간 이 고 밖 은 고 체 ( 철 ) 벽 송 전 선 은 안 은 찬 고 체 ( 구 리 ) 이 며 밖 은 공 간 원 유 에 너 지 는 관 의 빔 을 채 우 며 흐 르 고 전 기 에 너 지 는 전 도 체 의 참 을 비 우 며 흐 른 다 비 어 야 만 소 통 할 수 있 는 경 우 도 있 지 만 차 야 만 소 통 이 가 능 한 예 도 있 겠 다 나 의 간 절 한 고 백 을 네 게 로 흘 려 보 내 고 싶 은 데 너 와 나 사 이 가 비 어 야 하 는 지 혹 은 차 야 하 는 지 를 모 르 겠 다 사 랑 에 너 지 가 흐 르 는 길 이 송 유 관 이 어 야 할 까? 아 니 면 송 전 선 이 어 야 할 까? 밤 새 잠 못 이 루 며 고 민 에 빠 져 네 게 로 전 해 져 야 할 이 마 음 흘 리 지 못 해 안 달 이 난 다. 63
여 행 64
< 폭포아래서 > 아 스 라 한 절 벽 초 당 1 만 톤 의 물 거침 없 는 낙 하 물 보 라 와 무 지 개, 굉 음 온 몸 이 진 동 한 다 전 율 이 흐 른 다 가 슴 이 북 같 이 울 린 다 심 장 은 폭 발 하 여 소 용 돌 이 에 휩 싸 였 다 가 의 연 히 흘 러 떠 내 려 간 다 거대 한 몸 을 홀 연 히 던 지 는 초 대 거인 의 위 력 그 힘, 힘, 힘 같 이 뛰 어 내 리 고 싶 다 낮 은 바 위 로 함 께 추 락 산 화 후 평 온 을 찾 으 며 흘 러 가 고 싶 다 폭포같이살다가폭포같이갈때까지폭포의마음으로폭포같은시를딱한편만이라도쓰고싶다나의거대한우상장엄한폭포의신이여함께하여주시옵소서. 65
< 중국그림자공연 > 그 림 자 공 연 을 보 았 다 무 대 는 반 투 명 스 크 린 무 대 뒤 에 는 손 발 과 목 이 실 에 매 달 린 인 형 들 이 있 다 환 등 기 의 불 빛 은 그 림 자 영 상 을 크 게 영 상 막 에 비 친 다 우 리 는 그 림 자 를 보 고 울 기 도 하 고 웃 기 도 했 다 극 장 안 관 람 객 도 그 림 자 목 각 인 형 꼭 두 각 시 바 깥 세 상 은 지 금 그 림 자 들 이 모 여 그 림 자 공 연 을 하 는 중 이 다 극 장 이 끝 나 그 림 자 하 나 바 깥 공 연 에 더 해 졌 다.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