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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자연 / 서정시 4 - 어 디 에 숨 겼 나? 5 - 나 무 의 눈 6 - 고 목 7 - 수 련 8 - 부 들 같 이 9 - 무 슨 사 연 일 까? 10 - 퇴 근 11 - 그 게 아 닌 데 12 - 빈 우 체 통 13 - 찾 았 어 요 14 - 하 늘 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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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하얀등대 호 월 1

목 차 자연 / 서정시 - 하 얀 등 대 5 - 새 판 6 - 포 효 하 는 겨울 바 다 7 - 바 위 취 -1 8 - 자 연 입 문 9 - 이 슬 은 온 세 상 을 품 고 있 지 만 10 - 달 과 선 인 장 꽃 11 - 아 픔 과 슬 픔 끼 리 12 - 쳥 매 -1 13 - 봄 14 - 솔 소 리 15 - 나 비 와 가 을 비 16 - 철 로 변 마 을 17 - 가 을 햇 살 18 - 티 없 는 마 음 19 - 인 생 제 대 전 에 산 을 한 번 보 아 라 20 - 바 람 과 소 년 21 - 목 매 단 학 22 - 패 랭 이 꽃 아 23 - 아 득 한 당 신 24 - 심 온 -1 25 - 촉 촉 해 질 때 까 지 26 일상 / 생활시 - 돌 아 오 지 않 을 비 상 28 - 기 계 가 공 29 - 그 동 안 고 마 웠 다 30 - 뭘 불 평 하 십 니 까? 31 - 새 로 운 여 정 32 - 세 상 다 살 게 마 련 33 - 싱 겁 기 는 34 - 참 견 35 - 간 이 역 풍 경 36 - 석 양 길 37 - KTX-1 38 - 기 분 좋 은 저 녁 39 - 단 발 머 리 엔 진 40 - 형 광 등 41 - 부 적 42 - 지 뢰 밭 43 - 연 어 의 일 생 44 - 도 시 거미 45 2

- 낚 시 46 - 뷔 페 식 당 47 - 오 늘 이 그 런 날 이 었 다 48 - 연 속 극 49 - 한 번 사 는 데 50 - 최 고 의 축 복 51 - 도 심 의 미 라 들 52 - 차 안 역 53 여 행 - 공 룡 55 - 인 종 사 파 리 -1 56 - 해 변 카 페 57 - 디 어 죵 58 - 이 타 카 현 대 판 59 - 이 타 카 60 - 장 강 유 람 61 - 정 답 이 요? 62 - 중 국 시 골 화 장 실 63 - 여 행 상 식 64 - 테 트 라 포 드 65 - 시 집 무 료 대 여 66 - 홍 도 야 67 - 고 맙 네 68 - 장 강 석 산 봉 우 리 69 - 서 양 인 디 언 70 - 새 는 지 붕 이 좋 다 71 - 가 마 우 지 72 - 모 하 비 사 막 73 3

자연 / 서정시 4

< 하얀등대 > 큰 눈 흰 원 피 스 키 다 리 소 녀 세 찬 바 람 맞 으 며 흰 물 거품 날 리 는 흐 린 저 녁 방 파 제 끝 에 서 서 수 평 선 을 응 시 하 고 있 습 니 다 아 득 한 저 건 너 구 름 발 치 로 해 소 심 한 통 통 배 타 고 고 기 잡 이 나 간 아 비 를 이 른 아 침 부 터 하 염 없 이 기 다 리 며 장 승 처 럼 서 있 는 소 녀 눈 발 이 흩 날 리 기 시 작 하 자 주 위 를 빙 빙 돌 며 함 께 기 다 려 주 던 갈 매 기 늦 었 으 니 인 제 그 만 들 어 가 쉬 라 고 끼 익 끼 익 재 촉 하 고 있 지 만, 소 녀 는 한 치 도 움 직 이 지 않 고 땅 거미 지 자 반 짝 모 자 를 쓰 고 는 무 사 히 육 지 로 돌 아 올 때 를 기 다 리 며 어 둠 속 에 서 아 비 를 마 중 하 고 있 습 니 다 내 일 도 일 나 가 는 아 비 를 전 송 하 려 고 새 벽 부 터 방 파 제 로 나 와 통 통 소 리 에 귀 를 기 울 이 고 있 을 겁 니 다. 5

< 새판 > 검은유령나목들만듬성듬성나머지는죄다밀어버렸다데이토나비치의울창하던숲죽음의저주판이되었다 화 마 가 휩 쓸 고 간 폐 허 지 만 어 두 운 땅 속 작 은 생 명 들 새 숲 의 꿈 을 그 리 며 절 망 의 폐 허 를 뚫 고 다 시 힘 차 게 솟 고 있 다! 한 때 의 절 망 은 새 로 운 소 망 의 시 작 점 산 불 은 새 숲 을 위 한 정 지 작 업 이 었 을 뿐 묵 은 부 조 리 를 모 두 태 우 고 새 희 망 과 질 서 를 싹 트 게 하 는 사 회 산 불 은 무 엇 일 까? 모 락 모 락 서 서 히 타 는 정 화 의 불 몇 세 대 를 걸 칠 새 판 진 화 론 을 믿 고 싶 다 잃 어 야 얻 고 죽 어 야 산 다. 6

< 포효하는겨울바다 > 맨 몸 으 로 저 항 불 의 와 싸 운 다 젊 은 울 분 누 가 막 을 수 있 으 리 오? 힘 의 대 결 이 다 검 은 바 위 에 부 딪 혀 산 산 조 각 이 되 더 라 도 부 딪 히 고 또 부 딪 힌 다 한 생 명 다 하 도 록 황 량 한 겨울 에 한 마 리 의 용 이 되 련 다 몸 이 으 깨 지 더 라 도 하 늘 을 향 해 야 한 다 정 의 의 장 쾌 한 승 리 거침 없 는 용 사 의 쾌 감 사나이는, 한번왔다가미련없이가는실존거친물보라를뿜으며크게포효한다겨울바다, 장렬하게산화하고있다. 7

< 바위취 -1> 작 은 시 내 계 곡 으 로 단 체 소 풍 나 온 우 산 이 끼 들 의 깔 깔 소 리 바 위 를 타 고 돌 돌 구 른 다 그 늘 진 바 위 밑 열 린 야 외 공 연 장 등 에 한 마 리 실 황 중 계 비 행 선 얼굴에는온통붉은폴카닷분장노란주먹코와흰코털수염격에맞지않게긴구레나룻 흔 들 흔 들 찰 리 채 플 린 그 대 어 릿 광 대 들 로 바 위 도 산 도 하 늘 도 동 심 으 로 밝 게 웃 는 다 에 어 컨 담 당 은 솔 솔 바 람 해 가 조 명 담 당 인 무 대 공 연 으 로 검 은 바 위 음 지 동 네 외 진 골 짜 기 에 서 활 짝 산 아 래 동 네 도 얼 씨 구 신 명 이 한 창 이 다. 바위취어릿광대 8

< 자연입문 > 긴 목 고 요 한 자 태 멀 리 바 라 보 는 고 매 한 기 품 해 거름 에 땅 거미 내 린 다 흰 도 포 긴 팔 들 어 우 아 한 비 상 이 제, 집 으 로 돌 아 가 나 보 다 저 선 비 의 집 은 어 딜 까? 살 그 머 니 쫓 아 가 헛 간 에 라 도 머 물 며 제 자 되 기 를 청 한 다 면 혹 받 아 주 지 않 을 까? 정 진 하 노 라 면 언 젠 가 는 나 도 스 승 따 라 학 이 될 수 있 겠 지? 9

< 이슬은온세상을품고있지만 > 젊 은 날 뜨 거운 열 정 으 로 육 신 을 불 사 르 며 세 속 을 떠 돌 다 가 이 제 차 분 한 깨 달 음 으 로 풀 잎 위 에 가 부 좌 틀 고 고 요 한 명 상 에 접 어 든 맑 은 영 혼 이 여 작 은 동 그 라 미 속 에 온 세 상 을 품 고 있 지 만 머 지 않 아 사 라 질 운 명 평 생 에 이 루 지 못 할 득 도 ( 得道 ) 이 슬 은 매 일 아 침 반 복 하 는 구 나 산 다 는 게 이 와 같 으 니 득 도 한 들, 온 세 상 을 품 은 들, 이 슬 은 이 슬 일 뿐 이 니 슬 퍼 마 라 잠 시 반 짝 이 는 그 대 들 이 여 너 를 바 라 보 고 있 는 같 은 처 지 가 있 다 는 사 실 에 조 금 이 라 도 위 안 을 얻 어 라. 10

< 달과선인장꽃 -2> 흰조리개가열린다괴기한칼춤을추는흰고깔의소복무녀모시적삼사이로흐르는뽀오얀분덩이속살흰명주위에놓인검푸른속죄의제물은수컷의상징그밑에깔린뜨뜻한내장과꿈틀대는심장의피향기. 가시병사들이둘러싸고무녀를지켜보며창끝으로무녀의옷을찢는다가시에관통당하는쾌감은온몸으로감염돼골수로올라가고환상의자학에몸과영혼은하나로엉켜직선끝의한점으로응고되고있다혼백은창백한냄새의한줄기회오리가되어빈하늘로피어올라곧장달에게헌납되고있다. 별 빛 은 제 단 에 드 리 워 져 검 푸 른 술 로 장 식 되 고 제 단 가 운 데 봉 화 대 에 는 차 가 운 푸 른 불 이 댕 겨진 다 생 명 의 이 슬 이 제 기 에 고 인 다 흰 궁 전 안 의 금 발 머 리 시 녀 들 이 광 란 의 춤 으 로 노 래 한 다 등 골 을 오 싹 스 치 는 투 명 한 기 운 은 카 바 이 드 냄 새 같 이 코 를 찌 르 며 주 위 에 퍼 진 다. 太陰의푸른달이말없이받는한밤의제사새벽녘까지계속되고차츰조리개가닫히기시작한다무겁고교교한정적이바탕색깔로남고여인의깊은골짜기로빨려드는스산함이쓰나미로덮친다지켜보든영혼이오르가즘으로혼절하는동안신비한陰이멋모르는陽을피해제사를조용히끝낸다. 11

< 아픔과슬픔끼리 > 한 슬 픔 이 다 른 슬 픔 에 게 손 을 내 밉 니 다 한 아 픔 이 다 른 아 픔 의 어 깨 에 머 리 를 기 댑 니 다 슬 픔 과 아 픔 이 만 나 서 로 버 텨 주 고 있 습 니 다. 둘다버려진운명에서로위로하며살아가고있습니다버려진폐품도함께있으면외롭지않습니다. 외 진 길 가 잡 초 무 성 한 빈 터 한 쪽 다 리 부 러 져 깨 진 찬 장 이 문 짝 떨 어 진 녹 슨 냉 장 고 에 기 대 어 있 습 니 다 슬 픔 과 아 픔 이 만 나 서 로 버 텨 주 고 있 습 니 다. 12

< 청매 -1> 청 순 한 젊 음 탱 탱 하 고 발 랄 한 그 싱 싱 함 이 여. 수 줍 음 없 이 은 밀 한 속 살 뽀 오 얀 젖 가 슴 다 드 러 낸 천 진 한 웃 음. 몽 롱 한 봄 날 그 당 돌 한 황 홀 함 에 잠 시 분 수 를 잊 는 다. 과 연, 봄 은 봄 이 로 구 나. 13

< 봄 > 씨 는 송 곳 작 다 고 무 시 마 라 단 단 한 껍 질 에 갇 혀 있 지 만 언 젠 가 는 뚫 고 나 타 나 는 그 의 지 동면하던들풀도, 나무도칼끝을내민다땅속에서잠자던봄을깨워밀어올린다봄이기지개를켜며마지못해게으른화장 봄 은 꽃 과 함 께 녹 색 원 무 곡 을 출 것 여 인 의 마 음 과 사 랑 은 설 레 게 마 련 잔 치 는 이 미 시 작 되 었 다 아 이 야, 부 산 떨 지 말 고 조 용 히 앉 아 난 리 치 는 굿 판 잔 치 나 구 경 하 자 꾸 나. 14

< 솔소리 > 부 ~ 후후, 부우우 ~~ 어둠속소나무에서낮게부르는소리 너부엉아! 제발, 가지말고그자리에그대로있어만다오 너 마 저 떠 나 가 버 리 면 나 홀 로 이 기 나 긴 적 막 을 어 찌 견 딜 수 있 으 리 오. 15

< 나비와가을비 > 늦가을보슬비가도둑고양이처럼내립니다더듬이를가르는바람이쓸쓸합니다. 파닥거리는위태로움은어느풀잎아래로찾아들어소슬히내리는어두움을무사히넘길수있을까요? 16

< 철로변마을 > 철로변마른수로에아주까리한그루서있습니다 긴풀들이누렇게누워있고반쪽이실종된빛바랜불조심간판새우깡봉지, 쭈그러진종이컵도이웃하고있습니다소복이쌓인자갈한무더기와깨진하수도관이옆집입니다 건너편산등성이풀이무성한무덤이전망더는버려질수없는그들서로아껴주며하루하루살아갑니다 KTX 도, 승 객 도 그 들 을 아 랑 곳 하 지 않 고 쌩 지 나 쳐 버 리 지 만 그 래 도 상 관 없 을 겁 니 다 그 들 은 서 로 정 을 나 누 며 정 답 게 살 아 가 니 누 구 도 부 러 울 것 없 을 겁 니 다. 17

< 가을햇살 > 꼭 지 에 매 달 려 시 들 어 가 는 꽃 도 한 때 는 탄 력 있 던 봉 우 리 어 느 덧 그 의 시 대 가 지 난 것 뿐 이 니 열 매 맺 고 조 용 히 떨 어 질 때 까 지 품 위 유 지 토 록 지 켜 보 아 주 자 꾸 나. 단 풍 이 진 다 고 나 무 가 죽 을 쏘 냐? 떨 어 지 는 잎 을 슬 퍼 하 지 말 지 니 오 는 봄 에 태 어 날 새 잎 을 위 해 자 리 를 비 워 주 는 예 의 바 른 순 리 그 를 축 하 하 고 칭 송 해 주 자 꾸 나. 이가을에는찬란하게단풍을빛내주는저투명한가을햇살을보자꾸나눈부시게생명을담는저밝은햇살을찬양하자꾸나지금네가서있는그자리에서하늘을바라보며두팔벌려찬양하며. 18

< 티없는마음 > 장 마 가 씻 어 내 렸 다 스 모 그 로 찌 든 서 울 하 늘 을 그 래 서 가 을 하 늘 은 맑 고 깨 끗 하 다. 올 랜 도 하 늘 도 태 풍 에 먼 지 가 모 두 털 려 깨 끗 하 다 거꾸 로 박 혀 있 는 팜 트 리 총 채 를 바 람 이 마 구 흔 들 어 먼 지 를 털 어 냈 다. 혼 탁 한 마 음 긴 여 름 장 마 가 끝 나 고 팜 트 리 총 채 로 털 고 나 서 티 없 는 가 을 이 오 면 좋 겠 다 푸 르 고 맑 은 가 을 하 늘 이 활 짝 열 리 면 좋 겠 다. 19

< 인생제대전에산을보라 > ( 달력을한장씩넘겨간다처음내다걸때는무척많았다고생각했는데이제는바닥이보일것같다 ) 저기슬그머니포복하는산을보아라그가흘리는눈물이들리느냐? 그의한숨소리가보이지않느냐? 전전긍긍하는삶이안타까워저만치서지켜보며속으로울고있다. 마 음 터 놓 고 살 아 도 짧 은 인 생 무 엇 에 그 리 도 연 연 해 한 단 말 인 가? 욕 심 과 증 오 의 도 가 니 에 서 벗 어 나 지 않 으 면 그 것 들 이 너 를 통 째 로 삶 아 버 릴 것 자 존 심 의 떫 은 감 은 껍 질 을 벗 기 고 존 재 곱 창 은 불 에 구 워 졸 아 들 어 야 하 고 싸 인 먼 지 는 바 람 에 훌 훌 털 어 버 리 고 머 리 통 을 찬 폭 포 수 에 들 이 대 고 계 곡 물 에 발 담 그 고 목 물 하 면 기 분 은 명 주 실 같 이 바 람 에 날 릴 것 이 다. 산 이 너 에 게 조 용 히 들 려 주 는 계 곡 의 말 시 간 나 는 대 로 귀 기 울 이 고 산 의 손 짓 을 따 라 가 면 인 생 후 회 없 을 것 이 다. 20

< 바람과소년 > 낮 은 언 덕 의 풀 들 이 길 을 내 어 줍 니 다 나 무 들 이 손 흔 들 어 잘 가 라 고 배 웅 합 니 다 바 람 은 옷 자 락 날 리 며 혼 자 만 바 쁩 니 다. 한 줄 기 바 람 은 어 디 서 출 발 해 서 어 디 로 가 는 것 일 까 요? 무 엇 때 문 에 들 판 을 가 로 질 러 저 리 도 급 히 달 려 가 는 것 일 까 요? 소년은궁금증에못이겨따라가보려고냅다뛰어보았는데도도저히따라잡지못했습니다어떻게해야바람을따라가볼수있을까? 혹낙엽에게물어보면바람속사정알수있을까요? 21

< 목매단학 > 나는보았다나뭇가지에목을매단학을무슨절망이그로목매달게했을까? 골 프 라 운 딩 중 너 무 궁 금 해 스 코 아 보 다 는 그 학 으 로 마 음 이 꽉 찼 다 게 임 끝 나 기 도 전 에 양 해 를 구 하 고 빠 져 나 와 자 살 현 장 으 로 가 보 았 다. 자 세 히 다 가 가 보 니 나 뭇 가 지 에 걸 린 낚 싯 줄 에 대 롱 대 롱 달 려 있 다 염 세 자 살 이 아 니 고 목 에 걸 린 긴 낚 싯 줄 을 끌 고 다 니 다 가 나 무 에 걸 려 더 날 지 못 하 고 기 진 한 타 의 자 살 인 듯 하 다. 낚 싯 줄 에 걸 린 물 고 기 삼 켜 서 그 도 걸 린 것 인 가? 버 려 진 낚 싯 줄 에 재 수 없 게 목 이 감 긴 것 일 까? 호 숫 가 의 앙 상 한 싸 이 프 러 스 가 지 에 축 처 져 달 려 있 는 끔 찍 한 나 를 보 았 다. 22

< 패랭이꽃아 > 그 대 별 볼 일 없 는 나 따 라 와 부 질 없 는 고 생 말 고 옹 골 찬 마 음 으 로 인 품 좋 고 유 능 한 저 젊 은 이 의 눈 에 들 도 록 하 거라. 그 의 정 원 에 심 기 우 거라 그 가 너 를 잘 돌 보 아 주 리 라 네 가 귀 여 움 을 받 는 것 이 나 의 기 쁨 이 니 라. 버 려 지 고 잊 힌 들 판 따 라 와 보 았 자 네 앞 길 뻔 하 다 어 서 저 부 유 한 젊 은 이 를 따 라 가 거라 그 가 나 를 대 신 해 너 를 챙 겨주 리 라 어 서, 어 서, 너 무 늦 기 전 에. 23

< 아득한당신 > 누 구 의 그 림 자 인 가 요? 누 구 의 숨 결 인 가 요? 누 구 의 발 자 취 인 가 요? 수 평 선 넘 어 가 는 저 얼 굴 바 위 밀 치 는 포 말 유 유 히 떠 가 는 조 개 구 름 담 장 기 어 오 르 는 덩 굴 벼 랑 끝 에 얼 굴 내 민 해 국 밀 려 오 는 땅 거미 와 함 께 스 며 드 는 고 독 은 누 구 의 체 취 인 가? 누 가 지 나 간 자 취 를 따 라 이 해 거름 때 적 막 이 내 게 로 온 것 입 니 까? 24

< 심온 -1> 心溫은마음의체감온도그심온을느끼고싶다찌르르한감각, 황홀에빠지고싶다그렇게한마음살포시안아보고싶다 25

< 촉촉해질때까지 > 나 의 영 혼 은 말 라 바 스 러 지 는 가 랑 잎 언 제 바 람 에 불 려 흔 적 없 이 날 아 가 버 릴 지 모 른 다. 동 트 는 자 명 종 소 리 와 해 지 는 트 럼 펫 나 팔 소 리 의 사 이 하 루 라 는 숨 막 하 는 역 겨움, 짜 증 사 람 들 틈 에 부 대 끼 다 보 면 내 영 혼 은 더 욱 말 라 표 백 된 다. 오 늘 하 루 도 달 력 에 가 께 (X) 를 친 다 하 루 가 땅 속 에 묻 히 고 나 도 함 께 묻 힌 다 다 시 깨 어 난 다 는 보 장 없 으 면 서 내 일 새 영 혼 으 로 부 활 할 것 을 기 대 한 다. 하 루 에 게 매 번 속 으 면 서 내 일 에 기 대 를 걸 어 본 다 조 용 히 인 내 하 며 고 요 한 안 개 비 를 기 다 려 본 다 마 른 영 혼 이 촉 촉 해 질 수 있 도 록. 26

일상 / 생활시 27

< 돌아오지않을비상 > 말벌한마리맥없이버둥거리고있다다리를바르르떨며날개를접고있다그부지런하고차지던말벌 뻗 친 더 듬 이 에 부 리 부 리 한 눈 석 양 빛 도 미 끄 러 질 듯 한 빤 질 빤 질 한 새 까 만 이 마 끊 긴 듯 한 잘 록 한 허 리 수 틀 리 면 누 구 에 게 나 공 격 적 으 로 삿 대 질 하 며 꽂 던 꼬 리 침 노 란 줄 무 늬 의 단 단 한 하 체 는 햇 볕 과 바 람 에 단 련 된 알 통 다 리 바 짓 가 랑 이 를 무 릎 위 까 지 걷 어 올 리 고 논 밭 을 종 횡 무 진 하 던 말 벌 그 억 척 말 벌 농 부 딱 부 리 차 영 감 의 신 음 에 하 루 해 는 쓸 쓸 히 산 마 루 를 넘 고 땅 위 말 벌 은 처 음 이 자 마 지 막 으 로 황 혼 속 을 아 스 라 이 비 상 하 려 는 참 이 다 지 는 해 처 럼 누 구 도 어 쩔 수 없 는 미 련 만 남 겨놓 고. 28

< 기계가공 > 기계가공은재료에서군더더기살을잘라내고깎아내어쓸모있는제품으로만드는과정 선 비 군 자 는 매 일 매 일 자 신 을 절 삭 가 공 하 는 삶 의 기 계 공 기 계 가 공 이 인 간 의 바 른 삶 의 길 이 기 에. 29

< 그동안고마웠다 > 매 달 릴 기 력 이 없 다 이 제 까 지 붙 들 고 있 던 너 를 놓 아 주 어 야 할 때 가 되 었 나 보 다 오랫동안파란만장한내속에살던너언제까지나기거하리라고착각하며별생각없이살아왔는데갑자기내몸이거처하기에부적당해졌다고떠나려는눈치를보이자나도정신이번쩍들어떠나지않도록나름대로별수를다써보았지만너는이미네마음을굳힌것같구나 나 도 지 난 몇 달 동 안 몸 이 쇠 잔 해 져 더 이 상 은 너 를 붙 잡 고 매 달 릴 기 력 이 없 구 나 병 원 침 대 도 이 젠 지 겹 고 식 구 들 이 나 때 문 에 고 생 하 는 것 도 마 음 아 프 고 너 와 함 께 즐 거운 날 들 을 꾸 려 갈 자 신 도 없 어 져 너 에 게 애 걸 하 는 것 을 이 제 는 포 기 하 련 다 아쉽게도너의끈을놓아줄수밖에없구나잘가거라. 나와함께했던반려자여네가어디로떠나는지모르겠지만나는흙으로돌아갈것같다주어진운명으로생각하는수밖에없구나 나 와 함 께 했 던 그 동 안 여 러 가 지 로 고 마 웠 다 안 녕, 사 랑 한 다, 너 이 젠 그 만 서 로 마 음 을 정 리 하 자 굿 바 이, 굿 바 이. 나 의 생 명 아! 30

< 뭘불평하십니까?> 섬을찾는시인에게는섬이매력적인낭만이며자유이겠지만섬에갇혀평생을살아온어부에게는섬은벗어나고싶은속박의지옥이지요. 산을찾는등산객에게는산은자연과함께열린자유의순간이겠지만산골농사꾼에게는죽지못해사는어려움이지요. 자 유 는 상 대 적 인 듯 싶 습 니 다 자 유 는 구 속 이 라 는 어 둠 에 서 빛 을 발 합 니 다 무 제 한 의 자 유 는 눈 을 멀 게 하 는 무 한 의 빛 과 같 아 오 히 려 고 문 이 며 고 통 입 니 다. 인 간 은 자 유 롭 게 태 어 나 서 사 회 라 는 속 박 에 매 여 살 다 가 죽 음 으 로 다 시 영 원 한 자 유 를 얻 습 니 다 그 러 니, 어 찌 보 면 사 는 동 안 열 심 히 속 박 가 운 데 순 간 순 간 의 자 유 를 맛 보 는 것 이 출 생 전 이 나 사 망 후 의 자 유 보 다 훨 씬 더 값 지 고 매 력 적 이 지 않 을 까 요? 진정한자유를값지게하는현재의제약을불평하지마시고오히려감사해하시지요신은자유를귀하게음미할수있도록우리에게속박과어려움도함께끼워주신듯합니다. 31

< 새로운여정 > 검 은 휘 장 쳐 진 실 내 까 만 개 미 들 엄 숙 히 모 여 있 다 잘 모 르 던 더 듬 이 도 보 이 는 데 친 한 척 눈 앞 에 서 설 쳐 대 며 부 탁 하 던 몇 은 눈 에 띄 지 않 는 다. 궁 금 해 서 지 금 내 장 례 식 에 들 려 그 들 위 에 서 내 려 다 보 고 있 는 데 개 미 목 사 는 호 월 이 천 국 에 입 성 했 다 고 기 뻐 할 일 이 란 다 언 제 들 어 가 는 것 을 봤 나? 살 아 있 을 때 도 길 눈 이 어 두 웠 던 친 구 천 국 찾 아 가 려 다 길 을 잃 고 어 디 엉 뚱 한 곳 에 서 헤 매 고 있 을 것 이 뻔 하 구 먼. 가 족 개 미 들 은 눈 이 붓 도 록 울 고 있 지 만 그 런 다 고 관 * 에 누 운 저 친 구 깨 어 날 리 도 없 는 데. 책 임 감 없 는 저 놈 혼 자 훌 쩍 떠 나 가 버 리 면 바 라 고 살 던 사 람 들 은 어 쩌 라 고? 아 니, 아 니 다! 착 각 인 것 같 다 내 일 도 해 는 여 전 히 뜨 고 너 없 이 도 세 상 은 잘 돌 아 간 다 이 장 례 식 만 끝 나 면 모 였 던 개 미 들 뿔 뿔 이 헤 어 질 것 이 고 호 월, 너 는 이 제 이 것 으 로 끝 이 번 사 바 세 상 의 인 연 은 잊 힐 것 이 다. 잘가거라, 나의좋은친구여, 이끝은다른여정의시작일뿐이니기본으로돌아가우주에널리퍼지거라때가이르면새생명으로태어날것이니마음준비하고그때까지묵묵히기다리거라. 너를위해묵도한다..! 아멘. * 장례예배전후, 조문객은뚜껑열린화려한관앞으로나아가고인에게마지막조의를표한다. 32

< 세상다살게마련 > 야, 이 바 보 야! 기 다 린 다 고 신 호 등 이 더 파 래 지 냐? 이 런 멍 청 이! 집 구 석 에 나 처 박 혀 있 지 뭘 라 고 나 왔 어? 예전같으면혼자씨부렁거리다몇초후에는크락숀을세게눌러댔을거다. 시 수 ( 詩瘦 )* 를 앓 고 나 서 는 맛 이 좀 갔 는 지 나 사 가 좀 헐 거워 졌 는 지 그 냥 멍 청 히 넋 놓 고 기 다 린 다. 고 맙 게 도 뒤 차 가 대 신 클 랙 슨 을 세 게 눌 러 준 다 세 상 다 살 게 마 련. 註 : * 시수 ( 詩瘦 ) 는시앓이로시를골똘히생각하느라몸이수척해지고다른생각은제대로못하는 ' 병 ' 33

< 싱겁기는 > 여보세요?? 누구세요?. 여보세요. 전화했으면말씀하셔야지요. 나 야. 그 냥 --. 한 해 다 가 네? 그 럼 ~~, 잘 있 어. 짤깍, 띠잉 ~~ 34

< 참견 > 계 십 니 까? 수 도 요 금 도 전 기 세 도 받 으 러 온 것 아 니 고 그 저 지 나 가 다 궁 금 해 서 들 렸 수 다. 주 인 장 얼 굴 좀 봅 시 다 요 즘 사 는 게 어 떤 지 신 수 는 어 떤 지 그 저 인 사 나 하 고 가 려 고 요. 딱따구리님, 얼굴좀내보이시지요. 35

< 간이역풍경 > 멀리기적소리에기차가실려온다왕모래앞마당에는햇살에코스모스가졸고있고흰칠화단돌들이맨드라미와수작부리고있다미풍에도날아가버릴것같은오후의한순간 하 늘 로 날 고 있 는 비 눗 방 울 에 는 꼬 마 들 의 재 잘 거림 이 들 어 있 다 철 길 옆 깎 아 내 린 붉 은 황 토 언 덕 낮 은 소 나 무 가 지 위 로 뜬 다 추 억 은 기 찻 길 끝 에 걸 려 흔 들 거리 고. 지나간오늘은현재를관통한과거내일은올수도있는오늘의연속내일이라는정적에귀를기울여본다과거는원인이고미래는결과과학은과거이고신은미래다. 현재라는평면내가세상과접하는경계과거와미래가맞닿는허상폭이전혀없는경계미꾸라지같이느끼는순간이미빠져나간다잡을수없는아쉬운비눗방울. 몇 노 인 이 아 리 랑 담 배 를 피 우 며 장 기 훈 수 로 세 상 타 령 을 하 고 있 다 아 이 들 은 바 깥 마 당 에 서 신 난 다 푸 른 하 늘 에 는 조 각 구 름 도 졸 며 갈 지 자 로 서 행 하 고 있 다. 36

< 석양길 > 가 파 른 노 을 무 게 달 동 네 언 덕 폐 지 잔 뜩 짊 어 진 녹 슨 리 어 카 굽 은 등 부 은 발 등 쪽 진 흰 머 리 의 주 름 진 곱 은 손 을 꼬 옥 붙 잡 고 뒤 뚱 뒤 뚱 힘 겹 게 황 혼 길 함 께 오 르 고 있 다 두 동 반 자 오 늘 도 빌 린 하 루 를 무 사 히 넘 기 고 있 다. 37

[KTX-1] 백 사 가 강 변 을 미 끄 러 져 나 간 다 아 주 빠 르 게 스 르 르 위 협 의 소 리 를 내 지 르 며 강 변 을 제 압 아 무 도 그 를 막 을 수 없 다. 번 쩍 이 는 두 눈 강 도 움 출 자 리 를 양 보 한 다 백 사 는 거침 없 이 매 끈 하 게 뚫 린 뱀 길 따 라 빠 르 게 기 어 간 다. 가 리 개 가 있 는 돌 무 더 기 틈 에 서 잠 깐 숨 돌 리 는 사 이 옆 구 리 입 들 로 전 에 삼 킨 것 들 토 해 내 고 는 두 발 벌 레 들 을 새 로 잡 아 먹 는 다 그 리 곤 날 래 게 다 시 빠 져 나 가 는 무 서 운 괴 물. 현대는인간이창조한괴물들의시대언젠가그괴물들이반기를들어두발벌레먹고는뱉어놓지않을것같은아슬아슬한걱정이벌레처럼스멀거린다. 38

< 기분야릇한저녁 > 똥 오 줌 생 산 기 는 낡 고 오 래 돼 제 대 로 작 동 을 못 한 다 분 리 생 산 을 해 야 하 는 데 섞 어 어 중 간 한 제 품 을 겨우 내 놓 는 다 불 협 화 음 의 활 시 위 에 서 늙 음 이 들 린 다. 차고와서재를정리했다한구석을차지하고오래동거한전문서적들넓은바다도서관으로실려나갔다발표논문, 특허, 기술자료들도다떠나보냈다. 팽창해가는우주의끝붙잡아매둘수없는데미천하고하찮은것붙잡고있어보았자다생각해보니그들이나를속박하고있었던것떠나보낸자리에삶이갑자기커졌다. 녹 슨 철 조 망 은 바 람 의 통 행 을 막 지 못 한 다 민 들 레 씨, 풀 에 게 는 철 조 망 이 없 다 세 월 도 그 와 같 아 가 두 어 둘 수 없 는 것 잡 아 둘 수 있 는 것 은 아 무 것 도 없 다 는 것 왜 예 전 에 는 보 이 지 않 고 몰 랐 을 까? 39

< 단발머리엔진 > 겨울 이 한 해 겨울 을 나 면 한 해 를 무 사 히 넘 기 는 거다 십구공탄은우리의삶겨울에는정도얼어붙어열아홉구멍따라사랑의불꽃을피운다 태고의화석인원통형을리어커에잔뜩싣고달동네언덕길을오른다뒤에는콧등검은단발머리후동엔진이씩씩거리며배기가스를뿜고있다 구멍난판자쪽대문까지올라왔다 아빠. 우리부자지? 이번겨울문제없어. 시커먼목장갑등으로이마닦으며뻐드렁니는동네가떠나가도록활짝웃는다. 40

< 작품감상할자격이없지 > 은은한형광불빛아래전시된작품들앞에서눈길한번주고제목읽고지나간다. 유 명 한 걸 작 들 이 전 시 된 박 물 관 을 나 오 고 나 서 두 어 시 간 후 에 야 형 광 등 같 은 미 안 한 마 음 이 불 쑥 켜 져 마 음 을 찌 른 다. 41

< 부적 > 호 주 머 니 속 매 끈 한 조 개 껍 질 만 지 작 거리 다 보 면, 어 느 덧 들 들 볶 던 불 안 이 썰 물 따 라 빠 져 나 간 다. 부적이뭐별거랴? 42

< 지뢰밭 > 고개를끄덕여주면자긍심고개를살래살래저으면자존심 자 존 심 한 번 잘 못 건 드 려 보 아 라 즉 시 뇌 관 이 터 져 폭 발 하 는 재 래 식 폭 탄 도 있 고 꽁 하 고 있 다 가 쫓 아 다 니 며 터 지 는 시 한 폭 탄 도 있 다. 세 상 온 통 언 제 어 디 서 터 질 지 모 르 는 지 뢰 밭 조 심 조 심 피 해 다 녀 야 겠 다 사 는 게 항 상 아 슬 아 슬 하 다. 43

< 연어의일생 > 개울에서태어나더큰세상을향해본능적으로헤엄쳐갔다바다는넓고다른세상먹거리찾아정신없이살았다. 이 제 성 어 가 되 고 나 니 태 어 난 고 향 이 그 리 워 진 다 모 든 것 버 리 고, 힘 든 여 정 찢 긴 몸 으 로 돌 아 가 보 았 자 반 겨줄 이 없 겠 지 만 본 향 으 로 돌 아 가 고 싶 은 집 념 은 생 의 순 환 사 이 클 을 완 성 하 는 다 음 세 대 를 위 한 과 정 이 리 라. 아 련 한 심 장 보 다 차 가 운 머 리 가 커 지 면 닥 칠 어 려 움 이 두 려 워 엄 두 를 못 내 고 바 다 에 쓸 쓸 히 남 아 외 로 운 마 지 막 을 맞 게 되 겠 지. 44

< 도시거미 > 나를도시에잘못끼어든불쌍한놈이라고안쓰럽게보는모양인데천만에. 모르는말씀이다. 착각이다거미라고농촌초가집처마밑에서살아야하나? 나는도시에서태어난도시거미인간들이북적거리는냄새나는도시가좋다어디경치가밥먹여주더냐? 밑밥이좋아파리들이많이꼬이는쓰레기통과가로수가지사이에그물을쳐통통히살찐파리로배를불리고있다. 왜사람들이도시로몰려드는지알만하다우선먹을걱정이덜하고궁핍하지가않다그까짓스모그쯤문제랴? 배불리먹을수있으면그만이지나는이도시생활에만족하니제발그불쌍하다는눈초리로보지말아다오우리거미에도등급이있는데하루살이나먹는촌거미와는격이다른나는머리굴리며사는도시거미다. 45

< 낚시 > 한 쪽 끝 에 는 철 삿 줄 을 잡 고 지 렁 이 가 목 욕 하 고 있 고 다 른 쪽 끝 에 는 멍 청 이 가 장 대 에 걸 려 있 다 더 멍 청 한 물 고 기 는 지 렁 이 가 웬 떡 이 냐 고 덥 석 삼 켜 버 리 려 다 가 끝 장 먹 는 욕 심 때 문 에 걸 린 다 두발로걷는복잡한동물에게는미끼가더많다돈, 색, 명예, 권력 잘못물었다가는덜컥걸리지만자기는안걸리리라착각 우리를꼬시는것들이다지렁이같아보인다먹음직한쉬운먹이는피하고조악한숨겨진먹이나힘들여열심히찾아먹으면일평생편안하고근심이없겠다. 46

< 케이전뷔페식당 > 오 만 가 지 맛 있 는 음 식 들 이 눈 과 입 을 유 혹 한 다 오 래 살 려 면 소 식 을 해 야 한 다 는 데 비 싼 돈 내 고 포 식 해 서 빨 리 죽 겠 다 절 제 와 구 도 는 뷔 페 식 당 에 서 수 행 해 야 할 듯 그 러 나 안 먹 고 오 래 사 느 니 먹 고 싶 은 것 마 음 껏 먹 고 걱 정 없 이 즐 겁 게 살 다 가 간 다 면 무 슨 불 만 이 있 겠 는 가? 기 쁨 과 즐 거움 이 없 는 장 수 가 무 에 그 리 바 람 직 한 가? 할리타고가재먹으러바람가르며달리는날은포식전에도즐거움으로배가부르다매운할라피뇨고추물에삶은민물가재는홍탁삼합못지않게입맛을당긴다아니, 담백한맛은가재가한수위다너무많이먹으면가재같이습지로들어가바닥을길라그것도나쁘지는않겠지. 습지는항상설렘이있는신비한곳이니갈대, 싸이프러스트리, 부들, 물풀, 물새, 물고기, 악어, 우렁이, 가재 모두가어울려살아가는루이지아나습지는우리들의소우주가제요리를먹으며그소우주를마음껏내몸에받아들였다물새소리와갈대숲서걱거리는소리, 바람소리까지덤으로담아서. 47

< 오늘이그런날이었다 > 열 차 의 한 쪽 문 으 로 병 든 사 람 이 내 린 다 노 인 도 따 라 내 린 다 간 혹 젊 은 이 도 열 차 안 사 람 들 이 슬 퍼 하 며 환 송 한 다 열 차 의 다 른 쪽 문 으 로 갓 난 아 기 가 건 네 진 다 사 람 들 이 아 기 를 안 고 기 뻐 한 다 열 차 안 에 서 짝 이 지 어 지 면 두 자 리 나 란 히 있 는 칸 으 로 보 내 진 다 열 차 안 사 람 들 이 왁 자 지 껄 축 하 한 다 열 차 는 그 저 무 심 히 굴 러 간 다 같 은 시 각 에 죽 음 의 문 으 로 내 리 고 출 생 의 문 으 로 오 르 는 존 재 들 누 가 내 렸 든 탔 든 열 차 는 상 관 하 지 않 는 다 어 느 곳 에 서 어 쩌 다 타 기 는 탔 는 데 어 디 에 서 내 려 야 할 지 도 모 르 면 서 밖 을 내 다 보 는 느 긋 한 마 음 의 여 유 도 없 이 객 차 안 에 서 복 작 거리 며 지 지 고 볶 는 다 출 산 축 하, 장 례 식, 결 혼 식, 병 문 안 하 루 에 다 녀 와 야 할 경 조 사 들 오 늘 이 그 런 정 신 없 는 날 세 상 사 가 오 늘 하 루 에 다 함 축 되 어 있 다. 48

< 연속극 > 지 금 돌 아 가 는 연 속 극 언 제 끝 날 지 는 모 르 지 만 졸 든 몰 두 해 있 든 아 니 든 비 디 오 는 계 속 돌 아 간 다 연 속 극 이 끝 나 면 비 디 오 가 게 에 돌 려 주 어 야 한 다 내 가 주 연 인 현 드 라 마 는 언 제 끝 날 까? 몇 편 후 에 이 드 라 마 가 끝 날 지 는 모 르 겠 지 만 끝 나 는 것 은 확 실 하 고 다 른 주 연 의 새 드 라 마 가 시 작 될 거다. 연속극드라마는볼때는온통정신을쏟는데끝난얼마후에는스토리조차생각이나지않는다아마비디오가게주인인신도기억허지못할거다. 49

< 한번사는데 > 계 산 된 위 험 은 평 범 한 일 상 으 로 부 터 의 탈 출 활 력 소 할 리 를 타 고 다 니 면 위 험 하 지 않 으 냐 고 많 이 들 묻 는 다 그 저 말 없 이 미 소 로 답 한 다 다 치 는 것, 죽 는 것 이 그 렇 게 두 렵 다 면 집 에 만 박 혀 있 지 과 연 무 엇 을 할 수 있 단 말 인 가? 고요한비행을즐기려면글라이더라지만낙하산도, 엔진도없는비행기를타보라생명을휘청거리는글라이더에내맡긴위험의환희. 날개편솔개가허공을비행하듯상승기류를타고올라가구름을만질듯하다가천천히활강하며떠돌아다니다가다시상승기류를찾아오르고. 호 수 에 서 모 터 보 트 를 타 더 라 도 구 명 대 를 착 용 하 도 록 규 정 되 어 있 는 데 5,000 피 트 상 공 을 활 강 하 며 아 무 안 전 도 구 가 없 다 니 이 것 이 글 라 이 더 의 조 용 하 고 짜 릿 한 매 력 인 가 보 다 계 산 된 죽 음 언 저 리 로 의 모 험 은 살 맛 나 는 나 들 이 어 차 피 한 번 사 는 데. 경비행기에끌려이륙전위치조정, 긴날개가우아하다. 50

< 최고의축복 > 나 는 웃 는 다 고 로 나 는 인 간 이 다 * 웃지않는인간은인간이기를포기한동물인간만이웃을수있다 동물이기보다는인간이기를원하므로마음껏활짝웃으련다 웃 음 은 신 이 인 간 에 게 내 려 준 최 고 의 축 복 축 복 은 누 리 는 자 들 의 것. *: 데카르트의 " 나는생각한다. 고로나는존재한다." 의패러디. 51

< 도심의미라들 > 미라를밟고간다지하도입구, 건물현관, 길바닥새까만미라들이널브러져있다말라포도에달라붙어구두창에밟히고있다. 까 맣 게 찌 든 동 전 들 한 때 입 안 에 서 진 하 게 키 스 하 던 버 려 진 껌 들 단 물 이 빨 리 고 난 후 뱉 어 진 시 체 가 거리 에 즐 비 하 다. 무 심 히 밟 고 지 나 가 다 가 문 득 섬 뜩 해 진 다 누 가 달 라 붙 어 있 는 것 일 까? 혹 시 유 용 성 이 소 멸 하 여 무 분 별 하 게 내 버 려 진 내 가 아 닐 까? 52

< 此岸驛 > 찻간에서주위사람과대화를나누었다별볼일없는말들이지만서로살아가는정을느껴보려고. 기 차 가 서 서 히 역 에 닿 았 다 모 두 바 삐 들 내 린 다 나 도 남 들 같 이 씩 씩 하 게 내 린 다 바 쁜 듯 이 개 찰 구 도 부 지 런 히 빠 져 나 온 다. 나 왔 지 만 갈 데 가 없 다 대 합 실 나 무 벤 치 에 앉 아 지 나 가 는 승 객 들 을 물 끄 러 미 바 라 본 다 이 제 는 더 들 어 올 기 차 도 없 고 어 두 운 밖 은 싸 락 눈 만 내 리 고 있 고. 여기가대체어디지? 모두뿔뿔이제갈길로가버렸다기차마저떠나버린대합실은썰렁하기만이낯선고장에서하룻밤을궁굴러야한다. 지겨운고독을떨쳐버리려고훌쩍떠나왔건만그놈은어느틈에쫓아와내곁에붙어떨어지지를않는구나어쩌랴, 산다는것어차피불안하고피할수없는고독과갈등인것을. 53

여 행 54

< 공룡 > 깊고아득한발자국을남겼다. 백 년 수 명 인 간 이 백 명 이 잇 대 어 백 번 을 백 번 되 풀 이 하 는 그 아 득 한 세 월 전 에 한 작 은 공 룡 은 남 해 바 닷 가 를 걸 었 고 발 자 국 은 화 석 이 되 어 역 사 로 남 았 다. 공 룡 을 미 천 하 다 고 생 각 하 는 인 간 이 모 래 위 에 남 긴 발 자 국 은 일 억 년 은 커 녕 몇 십 초 만 에 물 결 에 쓸 려 자 취 가 없 어 지 고 마 는 구 나. 공룡보다못한인간아! 누가만물의영장이란말이냐? 불과수십만년역사의인류, 호모사피엔스신삥인네가무엇이그리도잘낫단말이냐? 55

< 인종사파리 -1> 1. 아 테 네 의 광 화 문 신 태 그 마 지 하 철 역 입 구 * 베 레 모 지 팡 이 노 인, 검 은 수 녀 복 여 인 배 꼽 티 붉 은 머 리 소 녀, 긴 머 리 귀 고 리 청 년 입 구 광 장 돌 층 계 에 앉 아 읽 을 줄 도 모 르 는 희 랍 신 문 한 장 펼 쳐 들 고 진 한 카 푸 치 노 한 잔 을 마 시 며 지 나 가 는 사 람 들 을 구 경 한 다 나 는 지 금 코 가 좀 낮 은 희 랍 사 람 이 다. 낯설지만정겹게느껴지는사람들투명인간이되어저기저친구쫓아가며칠을같이지내보고싶다어디서살며, 가족은몇이며, 무슨고민을하고친구와이웃은누구며, 어떤음식을먹고 ( 물론그릭 (Greek) 음식이겠지만 ) 어떻게살아가고있을까? 2. 처 음 접 해 본 희 랍 정 글 인 간 야 생 지 대 의 흥 분 너 지 만 나 인 존 재 들 전 혀 다 른 환 경 에 서 열 심 히 살 아 가 는 또 다 른 나 를 만 나 기 위 해 먼 이 국 의 이 곳 저 곳 을 쏘 다 녀 보 고 싶 다. 지구상의넓은방목장을떠도는한마리의자유로운야생마가되고싶다아니, 애초부터외톨이머스탱으로태어났을지도모른다. *: 아테네의중심가신태그마역앞에는잘꾸며진큰광장이있고넓은돌계단이있습니다. 56

< 해변카페 > 농익은가을이툭떨어졌다. 시 간 이 뻘 톱 에 걸 려 짠 물 에 담 금 질 되 는 해 변 노 을 은 유 리 잔 에 빠 져 카 버 네 포 도 주 로 녹 아 나 고 땅 거미 가 다 리 로 걸 쳐 진 허 공 으 로 감 각 의 촉 수 가 한 마 장 이 다. 수 천 억 의 마 이 크 로 가 지 배 하 는 갯 벌 생 명 의 소 리 냄 새 비 릿 한 여 인 의 입 김 같 은 감 촉 안 갯 속 으 로 빨 려 드 는 야 릇 한 흥 분 해거름이지나뻘밭도자리를걷어집으로돌아갔고갈곳없는파도만멀리서궁시렁대는데저무는해변에취한나그네는바람에절은노천카페를지키고있다. 흑 백 필 름 이 든 구 식 스 냅 사 진 기 의 자 동 셔 터 는 계 속 눌 러 졌 다. 57

< 디어죵 > 고흐의그림같았소산등성사이로펼쳐진포도밭너머로는론강뱃길따라퍼져나가는물결모양의구름과반투명의신비스런주홍색노을은수줍은데죵, 그대가손수지은낮고단출한메르끄로산장은황혼에빗겨어슴푸레붉게물들어있었소 음 식 을 나 르 던 당 신 의 사 랑 나 디 아 는 분 명 보 들 레 르 의 시 를 읊 고 있 었 소 죵, 그 대 와 나 디 아, 우 리 부 부 산 아 래 로 보 이 는 황 혼 의 포 도 밭 화 폭 에 싸 여 음 미 하 던 향 기 로 운 포 도 주 와 바 게 트 빵 과 고 트 치 즈 와 칼 바 도 스 * 는 나 를 메 르 끄 로 에 서 태 어 나 자 라 온 불 란 서 토 박 이 로 만 들 었 지 토 박 이 아 니 면 칼 바 도 스 를 마 시 겠 소? 이 런 주 옥 같 은 귀 한 순 간 들 이 삶 속 에 점 점 이 장 식 되 어 나 의 남 은 시 간 이 석 류 알 같 이 아 름 다 운 추 억 이 되 기 를 바 라 오 서 로 마 음 이 통 했 던 즐 거운 만 남 이 었 소 그 대 부 부 의 따 뜻 하 고 포 근 한 미 소 는 영 원 히 잊 지 못 할 거요 넉 넉 한 하 나 님 의 은 총 이 여 행 길 의 나 그 네 에 게 따 뜻 한 心溫을 느 끼 게 하 여 삶 의 흐 뭇 한 순 간 을 새 삼 깨 닫 게 한 그 대 부 부 에 게 항 상 함 께 하 기 를 기 원 하 오. *: 값싼불란서깡소주. 시작노트 : 불란서여행시현지가정에초대되어따뜻한저녁을함께하였습니다. 영어를하지못하는매력적인부인이남편에게건네는대화는시를읊는듯한분위기였습니다. 잊지못할추억입니다. 이서간문체습작은그집에선물과함께보낸편지의내용입니다. 58

< 이타카 *> 현대판 안 갯 속 거친 풍 랑 에 멀 미 까 지 한 다 도 대 체 무 엇 때 문 에 어 디 로 가 야 하 는 지 GPS 도 없 는 목 선 은 고 달 프 기 만 하 구 나 딸 린 식 솔 들 이 있 으 니 놀 고 만 있 을 수 는 없 고 하 는 일 마 다 신 경 질 나 게 되 는 것 은 하 나 도 없 고. 저 안 경 잽 이 젊 은 놈 은 글 줄 이 나 읽 었 는 지 잘 난 척 하 고 들 리 는 섬 마 다 내 려 무 슨 재 미 를 그 렇 게 보 고 오 는 지 싱 글 벙 글 유 산 을 많 이 받 은 놈 인 지 정 체 불 명 이 다 잔 잔 하 면 지 색 시 앉 혀 놓 고 기 타 치 며 노 래 하 고 비 가 쏟 아 져 도 휘 파 람 불 며 선 원 들 을 도 와 밧 줄 거두 고 신 나 는 얼 굴 을 하 고 날 보 곤 이 타 카, 이 타 카 하 는 데 이 를 닦 으 라 는 소 린 지 이 따 가 보 자 는 소 린 지? 저놈도이목선탄것을보면부잣집아들은아닌것도같은데항상웃는얼굴이역겹고꼴보기싫다사람이어려우면욕지거리도하고화도내고해야사람같지조금참으면어디좋은곳에닿아평생잘살듯항상들떠웃고있는저철부지멍청이눔어찌보면미친놈이제일행복하다고, 부러울때도있지만내성깔이그렇지못하니나는나대로이렇게살다가죽는거지뭐. * 이타카 (Ithaca): 그리스의작은섬중의하나. 뜻은 Dream worth fighting for. 희랍신화 Odyssey 에나오는이상본향. 참고를위해전에쓴오리지날 이타카 를아래에올립니다. 59

< 이타카 *> 이타카로가시나요? 많이힘드시지요? 지 금 은 안 개 와 풍 랑 에 어 려 워 도 이 타 카 까 지 의 먼 항 로 에 는 잠 시 정 박 할 섬 들 도 있 지 않 습 니 까? 호 기 심 에 설 레 는 관 광 객 이 되 어 중 간 중 간 섬 에 도 들 리 고 하 얀 집 에 서 얼 큰 한 우 조 * 한 잔 에 숯 불 구 이 문 어 와 해 물 한 접 시. 가 볍 게 들 뜬 마 음 으 로 조 그 만 가 게 들 기 웃 거리 며 예 쁜 토 속 품 도 사 고 연 인 과 손 잡 고 하 얀 거리 를 걸 어 보 기 도 하 며. 비 록, 삶 의 여 정 이 버 거워 눈 물 이 흐 를 지 라 도 애 써 휘 파 람 불 며 힘 차 게 항 해 하 도 록 하 지 요. 배 가 꿈 의 이 타 카 에 닿 을 그 때! 그 때 까 지. * 이타카 (Ithaca): 희랍시인 Constantin Kavafis(1933 년서거 ) 가쓴 Ithaca 라는시를, 홀로된재클린오나시스를끝까지곁에서사랑하며보필했던 Maurice Tempelsman 이그녀의장례식에서조사대신읽음으로두사람의관계와이시가유명해짐. ( 아시겠지만, 재클린은케네디대통령서거후희랍선박왕인부호오나시스와재혼했음 ) * 우조 (Ouzo): 희랍산독한 (40%) 향토소주, 어름을넣으면우유빛색이됨. 60

< 장강유람 > 자연의현장무대예술겹겹이싸인산봉우리들船首에서얼굴에바람을맞으며아이팟으로나비부인의허밍코러스를듣는다. 바람따라펼쳐지는산수화안개는산허리를둘렀다강을따라대나무숲절벽에는야생화, 평지에는복사꽃강변을끼고펼쳐져있다스테이지세팅이이리도감동적일수있을까? 780 개의지류, 4,000km 의여정장강은정말장강이구나! 배경음악이카발레리아루스티카나의인터멧조로바뀌었다감미로운선율이골짜기에서흘러나온다동서양의짜릿한현지종합예술에내혼은산봉우리구름사이를훨훨날고있다. 61

< 정답이요?> 자 연 의 흐 름 따 라 살 라 고 하 고 욕 망 의 고 리 끊 고 살 라 고 하 고 도 리 따 라 인 의 예 지 로 살 라 고 하 고 서 로 싸 우 면 서 도 사 랑 으 로 살 라 고 하 고 신 에 게 복 을 빌 며 살 라 고 하 고, 인 생 여 정 어 떻 게 살 아 야 하 는 지 답 을 못 찾 고 갈 팡 질 팡 하 다 가 세 월 이 흘 러 끝 이 기 적 소 리 같 이 다 가 오 는 데 흙 으 로 돌 아 가 야 하 는 외 로 운 존 재 여 그 대 찾 는 정 답 세 상 어 디 에 도 없 고 오 직 그 대 만 의 세 상, 그 대 안 에 있 소 이 다. 62

< 중국시골화장실 > 사 람 사 는 곳 구 더 기 끓 는 열 린 똥 두 간 푹 ~ 삭혀진홍어회냄새그역겨운매력. 63

< 여행상식 > 물 가 는 관 광 호 텔 에 서 멀 수 록 싸 다 는 거리 반 비 례 법 칙. 정 은 관 광 도 시 에 서 멀 수 록 깊 다 는 거리 정 비 례 법 칙. 64

< 테트라포드 *> 밤섬밤하늘에초롱초롱하던별들 통통어선몇이쉬고있는포구의파도를달래주려고 밤새떨어져별사탕이되었구나. * 註 : 테트라포드 : 중심에서사방으로발이나와있는콘크리트블록으로방파제나강바닥을보호하는데씀. 별사탕 : 테트라포드같이돌기가많은사탕으로여러가지색깔이셀로판봉지에들어있고아이들이보채면이것을주고달래곤했음. 별같이생겼다해서별사탕이라는이름으로불리었음. 65

< 시집무료대여 > 전 망 대 를 오 르 는 언 덕 바 지 에 조 그 만 자 연 생 태 연 구 소 가 있 다 쉼 터 정 자 에 서 가 가 있 고 안 내 문 이 걸 려 있 다 시 집 을 무 료 로 대 여 하 니 읽 고 반 납 해 달 라 는 반 납 함 도 덩 그 러 니 달 려 있 는 데 서 가 에 는 투 명 시 집 들 만 꽂 혀 있 다. 동 산 비 탈 길 을 따 라 전 망 대 로 오 른 다 순 간 을 눈 에 담 고 느 낌 을 수 첩 에 적 어 본 다 하 산 길 에 다 시 시 집 서 가 에 가 본 다 섬 에 대 한 시 를 써 서 응 모 함 에 넣 으 면 선 별 해 서 상 을 준 다 는 공 지 가 보 인 다. 잠 시 생 각 하 다 가 내 시 도 투 명 하 게 될 것 같 아 포 기 하 기 로 한 다 내 려 오 는 길 에, 어 제 저 녁 예 배 때 뵌 교 회 목 사 님 을 만 나 인 사 를 한 다 오 늘 은 바 다 를 보 며 동 네 주 위 를 많 이 걷 는 다 시 를 읽 지 도 않 으 면 서 시 집 을 임 의 로 평 생 무 료 대 여 한 외 지 관 광 객 들 이 머 릿 속 에 서 떠 나 지 않 아 씁 쓸 한 기 분 으 로. 66

< 홍도야 > 홍 도 는 한 국 의 산 토 리 니 * 조 금 지 저 분 한 산 토 리 니 조 금 무 뚝 뚝 한 산 토 리 니 그 러 나 모 국 형 제 자 매 들 의 인 정 이 아 직 은 살 아 있 는 산 토 리 니. 돈맛을너무알게될까걱정이다이미돈병에감염된듯한데오래살려면초기에치료되어야할것같다. 바가지는물풀때쓰는것경관이뛰어나관광지로충분히매력적이니구태여거리와골목길을쓰레기로장식할필요는없다친절은잘말려두었다가후에국끓여먹으려나? 홍 도 야. 울 지 말 고 굳 세 어 라 짧 은 돈 맛 에 정 신 팔 지 말 고 깨 끗 한 옷 에 얼 굴 화 장 도 좀 하 고 아 양 도 떨 어 보 려 무 나 자 부 심 을 가 지 고 300 주 민 이 한 마 음 되 어 품 위 있 고 힘 차 게 살 아 가 면 홍 도 가 머 지 않 아 ' 홍 도 리 니 ' 가 되 리 니. *: 환상적인희랍여행지. 지중해해안언덕에깨끗한하얀집들이있는작은섬마을. 67

< 고맙다 > 섬 이 외 로 운 나 를 받 아 준 다 마 음 이 안 기 고 싶 은 작 은 섬. 밤 새 파 도 의 이 야 기 를 듣 는 다 바 람 이 가 끔 지 나 가 며 참 견 가 을 달 도 궁 금 한 지 슬 그 머 니 내 려 다 보 고 있 고. 그 렇 게 우 리 의 밤 은 끝 없 이 진 지 하 게 깊 어 갔 다 우 리 의 교 감 도 더 불 어. 외톨이나를받아준그대들진실로사랑한다아! 이밤이여영원하여라, 영원하여라. 68

< 長江석산봉우리 > 배 는 강 물 따 라 떠 가 는 데 회 색 석 산 봉 우 리 는 찬 구 름 바 다 위 에 서 유 유 히 유 영 하 며 운 해 거슬 러 멀 어 지 고 있 구 나 이 제 가 면 서 로 엇 갈 려 언 제 다 시 만 날 수 있 을 까? 너 의 신 비 한 위 용 과 성 정 온 몸 에 담 아 집 까 지 가 져 가 오 래 오 래 간 직 하 련 다. 69

< 서양인디언 > 서양사람이멋져보이고서양인행세하면잘살게도되나보다그래서우리는서양인을우러러보고인디언이나흑인은멸시하나보다이것이소위말하는서구화라는걸까? 넓은땅을강탈당하고나서도서양인이된인디언은잘살고서양사람행세하며떵떵거린다그랜드캐니언장삿속을보면안다. 인 디 언 보 호 구 역 마 을 에 서 인 디 언 을 지 키 는 인 디 언 은 땅 을 빼 앗 기 고 생 활 도 어 렵 지 만 영 혼 만 은 빼 앗 기 지 않 은 것 같 다. 70

< 새는지붕이좋다 > 내 지 붕 은 샌 다 별 들 도 보 이 고 달 도 보 인 다 비 가 오 면 속 수 무 책 다 싸 들 고 들 어 와 야 한 다. 이 호 텔 지 붕 은 * 새 지 않 는 하 늘 이 다 태 양 이 없 고 밤 도 없 는 영 원 한 낯 구 름 도 붙 박 이 날 씨 도 언 제 나 쾌 적 온 도 아 무 리 그 런 다 해 도 변 덕 스 런 기 온 과 바 람 과 밤 과 낮 새 들 과 나 비 가 있 고 구 름 이 흘 러 가 고 황 혼 도 들 려 주 는 비 새 는 지 붕 만 하 랴! * 라스베가스한호텔의쇼핑쿼터. 높고넓은천정에하늘이그려져있다. 71

< 가마우지 > 어 려 서 는 엄 마 가 가 르 쳐 준 대 로 물 속 을 헤 엄 치 며 작 은 물 고 기 들 을 사 냥 해 서 삼 켰 지 자 유 롭 게 혼 자 였 던 그 때 가 좋 았 어 지 금 도 자 주 그 때 꿈 을 꾸 지. 그 러 다 가 운 명 인 지 잡 혀 서 이 주 인 에 게 강 제 고 용 됐 어 발 목 에 끈 이 매 여 지 고 대 나 무 배 타 고 함 께 나 가 물 고 기 사 냥 을 했 는 데 잡 아 온 물 고 기 를 토 해 내 게 하 고 는 하 루 일 끝 나 면 수 당 을 좀 주 더 군. 주 인 도 늙 어 가 며 일 이 힘 에 부 치 는 지 나 를 장 대 에 메 고 는 관 광 배 들 어 오 는 선 창 가 에 가 서 사 진 모 델 로 직 업 을 바 꾸 더 군 나 야 뭐 배 곯 지 않 으 면 이 래 도 좋 고 저 래 도 그 만 이 지 만 주 인 은 위 안 ( 元 ) 재 미 가 좋 은 가 봐 물 에 못 들 어 가 는 것 은 좀 아 쉽 지 만 나 도 늙 었 으 니 어 쩌 겠 나? 세 월 이 바 뀌 니 바 뀐 대 로 살 아 가 야 지 용 빼 는 재 간 있 나? 72

< 모하비사막 > 마른버짐인지기계충인지꺼칠하게마른피부위로는무심한텀블위드 (Tumbleweed) 만먼지바람따라굴러다닌다. 모하비사막 * 은바람의집바람신은잠시머물다가는어디로인지또황급히옷자락휘날리며떠나가버린다. 내마음도텀블위드에얹혀사막을이리저리굴러다니고있다. *: 미국캘리포니아주 ( 州 ) 시에라네바다산맥남쪽에서콜로라도하곡 ( 河谷 ) 으로뻗은사막. 영중강우량 :120mm 모 하 비 사 막, 바 른 쪽 앞 에 서 부 영 화 에 서 보 던 굴 러 가 는 텀 블 위 드 가 보 입 니 다. 황 량 하 지 만, 신 이 임 재 하 는 듯 한 신 비 한 매 력 이 있 습 니 다.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