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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 송재룡 / 편집장 : 박운호 / 편집부장 : 박혜영 경희대학교 대학원보사 1986년 2월 3일 창간 02447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경희대로 26 전화(02)961-0139 팩스(02)966-0902 2016. 03. 02(수요일) 212 vol. The Graduate School News www.khugnews.co.kr 인터뷰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안병옥 소장은 생태학을 전공하고 생태전문가로 환경운동을 하다가, 2009년 민간연구소인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창립을 주도했다. 기후변화 관련정책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소는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더욱 분주하다. 기후변화 문제는 환경과 과학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층위의 문제들과 얽혀있다. 이에 지난 2월 19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서 기후변화와 그에 대처할 우리 삶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기후변화와 우리 삶의 변화 다가오는 기후변화 Q. 이번 겨울, 서울이 체감온도 영하 25도로 15년만의 강추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례적인 대설 강풍 특보로 제주도는 공항이 마비되는 등 굉장히 혼란스러웠는데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도 본격적으로 시 작되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이번의 강추위처럼 과거에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준재난적 상황을 기후변화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모든 기후 문제를 기후변화라고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과학적인 입장에서, 개별적으 로 특정시기에 발생하는 이상기후현상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지 속적으로 발생하는 극한 기후현상의 경우는 기후변화로서 과학적 설명이 가능합니다. 기후변화는 스펙 터클한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놓치기 쉽습니다. 장기적인 관찰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점진적 변화를 기후변화로 해석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사과는 대구가 주산지였지만 지금은 강원도 인제에서도 무리 없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기후변화를 겪고 있고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Q. 기후변화의 심각성이라고 하면 다소 막연한데요. 보다 실감할 수 있는 예를 부탁드립니다. 경제적으로는 미래에 식량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식량생산량 저하가 장기 실업 등의 문 제와 결합해서 새로운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난민발생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은 학술적 으로 논의가 되고 있어요.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지구의 평균기온입니다. 매일 인간의 활동을 통해 대기 중으로 내뿜어지는 열에너지의 양이 히로시마에 투하되었던 원자폭탄의 40만 배입니다. 그럼에도 그 영향이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인 것은 바다가 대기 중에 존재하는 열에너지의 90% 이상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바다 수온이 올라가는 거죠.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바다의 흡수량이 포화되어 열에너지나 탄소를 다시 배출하는 식으로 변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상 승폭을 섭씨 2도보다 훨씬 작게 유지하고, 특히 1.5도 이하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이유입니다. 2도 이상 올라가면 인간의 노력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거죠.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 Q. 지난해 12월 15일, 파리에서 새로운 기후변화협약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는데 요. 이번 협약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가입되어 있는 196개 당사국 모두가 합 의를 했습니다. 과거에는 원칙적합의에 가까웠어요. 중국과 인도 등 배출량이 많은 개발도상국이 감축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모든 국가들이 참여해 야 한다는 보편적인 내용을 담은 협정이 마련된 것이죠. 두 번째로, 지구 평균기온 상 승의 가장 큰 원인인 화석연료 사용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신호로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적 극적으로 해석하자면 화석연료시대에서 재생에너지시대로 넘어가는 인류의 문명사적 전환을 스 스로 분명하게 확인한 것이죠. 2면에서 계속 지 면 안 내 기 획 - 아동학대 인문학술 - 레비나스 과학학술 - 인삼 사포닌의 생합성 원리 영화비평-<내부자들: 디 오리지널>(2015) 문화비평-<프로듀스 101> 3 4~5 6~7 8 9 테마서평- 빅토르 위고와 그로테스크 책 지 성 - 에밀 뒤르켐, 자살론 습격인터뷰- 출판문화원 인 터 뷰 - 서울/국제 총학생회장 당선자 보도기획 - 조교장학 후속취재 10 11 21 2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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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16. 03. 02 (수요일) vol. 212 특강취재 특강취재 : 다중지성의 정원 <현대를 진단하는 사회인문학 - 아프니까 공부한다> 구분을 넘어서 다중지성의 정원은 1월 15일부터 3월 4일까지 매주 금요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 치한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현대를 진단하는 사회인문학 - 아프니까 공부한다>를 진행 한다.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본 강좌는 아픔 이 우리 모두의 공통 주제라는 점 을 바탕으로, 수강자들에게 다양한 책을 통해 혼자만의 고통에서 벗어나 삶을 헤쳐 나가 는 용기와 세상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인(작가) 강연자는 지난 2월 5일에 열린 네 번째 강연에서 우에노 치즈코(上野千鶴子)의 책, 여성혐오를 혐오한 다 로 여성혐오 안에 숨어 있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 그리고 여성혐오의 근거들을 상세 하게 파헤치며 문제의식을 전환했다. 혐오 라는 단어는 싫어하고 미워하다 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우리가 일 상생활에서 혐오 라는 단어를 듣는다면 싫어하고 미워하 는 것이 아닌 어쩌면 증오 에 가까운 의미로 해석할지도 모르겠다. 혐오 라는 단어는 누군가를 천 배쯤 미워하고 싫어하 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여성 과 혐오 라는 두 단어를 합치면 여성혐오 라는 단어가 만들어진다. 대개 여성 은 남성 과, 혐오 는 사랑 과 대비된다. 순진하게 해 석하면 남성이 여성을 사랑하지 않는 것 이지만 실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여성혐오 는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남자들은 여성을 혐오하는가? 그럼에도 남자들은 여성을 혐오한다 라는 전제로 글을 시작하는 것은 본 강의가 여 성 의 대척점에 서있는 남자 를 바탕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며, 여성혐오는 남성중심의 인류사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이기 때문이다. 강연자는 여성혐오가 남녀의 성역할, 남 녀이분법에서 파생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남성이 하늘, 여성이 땅, 남성은 능동, 여성 은 수동이라는 이분법 안에서 남성은 여성을 무시하고 비하하게 된다. 남성들이 가진 여성혐오는 많은 부분 남성의 성욕과 연관이 있다. 남성이 주체할 수 없 는 성욕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남성은 여성을 혐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성을 혐 오하는 남자들은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여성 자체는 존중하지 않는다. 여성을 멸시하는 남자가 여성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돈으로 여자를 사 자유롭게 노 는 것, 어떨 때는 여자의 자발적 복종까지 이끌어내 희열을 느끼는 것을 의미 한다. 바로 이점이 남자들이 여성을 혐오하는 이유이다. 남성들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서는 여 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성적으로 남성 인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여자라는 시시하 고 불결하며 이해 불가능한 생물에게 욕망을 충족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남자들 의 분노와 원한이 바로 여성혐오의 내용일 수 있다. 남자들 마음속에는 여자 없 이 어떻게 안 될까 하는 부분이 분명이 존재한다. 하늘 이며 능동 적인 남자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땅 이며 수동 적인 여자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 마음이 여성혐오로 발현된 것이다. 남성, 성욕이 지배하는 육체 여성, 성적 욕망의 대상 남자들은 성에 대한 관심과 의욕은 넘치나 능력과 충족이 그에 미치지 못하곤 한다. 여 자들은 쉽게 남자와 자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성을 한없이 가격 할 인 하는 여자, 결국에는 누구에게나 공짜로 대주는 여자 를 블랙 마리아 라고 더럽게 여기면서도 신성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남자들은 분열되어 있다. 여자를 성기로 환원하면서 동시에 그녀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자신의 성욕을 채울 수 없는 성욕의 자승 자박 구조 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창녀를 철저하게 이용하면서도 그 존재를 공 공연하게 인정하지 못하고 모욕과 멸시, 혐오를 가한다. 남자들은 자신의 본능과 성욕에 대한 혐오를 여성하게 투사한다. 이러한 본능을 가장 잘 보여주는 포르노를 예로 들어보자. 포르노의 철칙은, 유혹하는 이는 여자이어야 하며 마지막에 가서는 쾌락에 지배될 것 이다. 포르노는 이러한 성행위 는 남성의 책임이 아니라 여성 때문에 발생한 일이며, 이 여성을 쾌락으로 정복하는 것은 남성이 여성에게 은혜를 베푸는 일이라는 논리를 가져다준다. 이 성행위는 나의 욕망이 아닌, 너의 욕망의 충족 인 것이다. 그러나 상대를 가리지 않는 것은 창녀가 아니라 남자 들이다. 남자들은 상대의 독특함이나 고유성을 헤아리지 않는다. 여성의 미니스커트나 알몸, 궁극적으로 성기와 같은 신체 일부에 반사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매매춘은 성립한다. 이것은 남성의 성욕이 이른바 수욕, 즉 짐승 수준의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반대로 남성의 성욕이 그만큼 조건에 제 한된 문화적인 것 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매춘에서 남자가 사고 있는 것은 여 성이 아니라 여성이라고 하는 기호이다. 기호에 발정하고 기호에 사정하고 있으므 이인 강연자가 여성혐오 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로 매춘은 마스터베이션의 일종인 것이다. 남성은 여성 자체와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성욕의 대상과 관계한다. 그래서 여자라고 해서 다 여성이 되지 않는다. 여성 이 된다는 것은 즉, 남성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은 여자는 여성 이 아 닌 것이다. 늙은 여자는 여성 이 아니고, 유방과 자궁을 잃은 여자는 여성 이 아니며, 추녀도 여성 이 아니다. 남성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되는 여성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성의 이중 기준: 성녀 와 창녀 성의 이중 기준이 작동된다. 남성은 호색할수록 높게 평가되나, 여성은 성적으로 무구 하며 무지할수록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남성의 정욕을 받아주는 여자들이 필요 하게 된다. 그 결과 성의 이중 기준은 여성을 두 종류의 집단으로 분할하게 된다. 성녀와 창녀, 아내 어머니와 매춘부, 결혼 상대와 놀이 상대, 아마추어와 프로 등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이분법이다. 남자들은 지켜야하는 여자와 성욕을 푸는 여자로 여자 사이에 경계 를 놓는다. 여자들은 쾌락으로부터 소외되거나 쾌락으로 소외된다. 성의 이중 기준 아래, 여성의 분단지배는 그것을 만들어낸 남성에게 있어 기묘 한 희비극을 낳는다. 특정 여성에 대하여 진심 일 경우에는 그 여성을 성의 대 상 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반대로 성의 대상 으로 볼 경우 상대를 진심 으로 대해서는 안 되는 자가 당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아주 오래된 이분법이다. 남성에게 여성이라는 존재는 지켜주거나 혹 은 하거나 의 두 부류이다. 남성들의 머릿속에 DNA처럼 장착되어있는 이러한 이분법 은 남성 자신들에게도 족쇄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군 휴가 때 만난 창녀에겐 쉽게 사정 하면서 사랑하는 소중한 그녀는 지켜주고 싶다며 성욕을 억누르거나, 결혼 전 여자 친구 와는 가능한 성행위가 결혼 후 부인과는 불가능해 창녀를 찾는다거나 하는 일들은 이러 한 이분법의 발로이다. 여성혐오는 극복될 수 있을까? 우에노 치즈코의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성욕을 가진 존재, 오래된 성녀 와 창녀 의 이분법을 가진 존재, 연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강연자는 이러한 이유를 남성들의 정신에서 찾고 있다. 신체에 대한 혐오가 남성 정신의 밑바닥에 깔려 있다 고 지적한다. 남성은 신체와 정신을 동일하 다고 인지하지 않는다. 자신의 본질은 정신일 뿐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정신과 신체의 괴 리는 피할 수 없다. 우에노 치즈코는 여성과 남성이라는 구별 자체가 바뀔 때 여성혐오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았다. 그 과정에서 여성들은 공부와 연대를 통해 여성다움에서 자유로워져야 하듯, 남 성들은 신체의 지배자로서 정신 = 주체 라는 망상에서 벗어나 여성을 배제하면서 주체 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혐오와 싸우면서 자기와 화해하는 길을 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여성혐오는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여성과 남성이 성역할이라는 고정 관념을 탈피하고 자신의 신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가능한 것이다. 자기 신체의 타자 성을 받아들인다면 신체를 매개로 하여 연결되는 타자의 존재를 지배나 통제의 대상, 위 협이나 공포의 원천으로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송영은 lovericki@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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