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THE MONTHLY MAGAZINE OF SEOUL ARTS CENTER 12 VOL. 340 COVER STORY 콘서트오페라 < 투란도트 > 투란도트, 이야기의근원을찾아서소프라노서선영 & 테너박성규인터뷰 - 오페라본고장유럽에서인정받은목소리기획자노트 - 콘서트오페라를만들기까지 Brescia Amisano 국내외주요제야공연, 한해를마감하며음악과함께 <2018 개관 30 주년 > 특집연재 - 한국미술사에남긴발자취, 한가람미술관과한가람디자인미술관
PUBLISHER S LETTER 올한해어떻게들보내셨는지요? 지난해 < 예술의전당제야음악회 > 에참석한분들이라면하늘높이날린소망풍선뒤로펼쳐진폭죽불꽃도기억하실겁니다. 올해도어김없이찾아올뜻깊은송구영신의순간에다시한번여러분과함께할수있기를기원합니다. 얼마남지않은 2017년잘마무리하시고, 다가오는새해에는즐거운일만가득하시기를바랍니다. 글 캘리그래피고학찬 ( 예술의전당사장 ) 사진박경복 ( 예술의전당홍보마케팅부 )
" 뉴스 " 로만나는예술의전당 SAC in NEWS 예술의전당매거진에여러분의의견을들려주세요 예술의전당은독자여러분의의견에귀기울이고있습니다. 설문에응답해주시거나이메일로의견을주신분중추첨을통해예술의전당에서열리는공연 전시입장권 (1인 2장 ) 또는소정의선물을드립니다. 하단의 QR코드또는 magazine@sac.or.kr을통해참여가능하며매월 15일에접수를마감합니다. 많은관심부탁드립니다. 독자의견을소개합니다 THE MONTHLY MAGAZINE OF SEOUL ARTS CENTER VOL. 339 NOVEMBER 2017 뜨거운양철지붕위에서동동거리는고양이 같은인간의모습 공연장응급사항매뉴얼, 심정지피아니스트살렸다 이데일리 2017.10.23 1. 지난달내용중흥미롭거나유익한소식에대해 2. 예술의전당매거진에서읽고싶은기사 3. 인터뷰로만나고싶은예술인 이메일아이디 mingginue89 님 1. 프리뷰 < 마리로랑생 > 전. 드디어한가람미술관에서만날수있게되는군요 :) 기대하고있습니다. 2. 예술과작품에대해입문하는이들을위해길라잡이역할을하는기사가많이실리면좋겠어요. 이메일아이디 dinagiovana 님 1. < 병동소녀는집으로, 돌아가지않는다 > 에대한내용이흥미로웠습니다. 연출가의작품세계에대한소개를시작으로인터뷰내용과실제역사적배경까지안내한구성이특히인상적이었습니다. 공연을거창하게홍보하는것보다작품의깊이와진정성이더욱와닿는방식이아니었나합니다. 오랜만에연극에대한관심을불러일으킨기분좋은소식이었습니다. 2. 예술가한명에대한조명보다다른예술가들과얽힌이야기들을보고싶습니다. 예를들면, 라이벌관계에있던예술인들이라던지, 영향을끼친조력가에대한이야기는어떨까요. 이메일아이디 dain0421 님 2. 본매거진은진행중이거나진행예정에있는공연과전시를집중적으로다루고있습니다. 매거진이해야할당연한역할이긴하지만, 이제막클래식에입문하려는사람들을위한코너도마련되었으면좋겠습니다. 기본적인교향곡 / 협주곡의구성차이, 내용차이혹은오페라스토리를중점적으로다룬기획연재작곡가, 미술가와그들의작품에얽힌에피소드등. 시리즈로쭉내주셨으면좋겠습니다. 물론지금도충분히알찬내용이지만딱딱하게보이기도합니다. 문턱을살짝낮춰입문자들도많이찾게되는매거진으로거듭나길바랍니다. <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 연합뉴스 2017.10.19 [ 이재훈의더블데이트 ] 독일인배우 윤안나 필립빈디쉬만 [ 참고사진 ] 예술의전당음악당로비에설치된자동심장충격기 4. 예술의전당에서공연이나전시를관람한감상이나후기 5. 예술의전당에대한의견과제언 이메일아이디 ambiety 님 1. 연출가김재엽의작품들 생각은자유롭게, 연극은치열하게 를깊이생각하며읽었습니다. 김수영시인님의 ' 왜나는왜조그마한일에만분개하는가 ' 도다시읽어볼수있는기회가되었습니다. 예술활동에함께참여하고공감하는일들이단순히즐거움과취미로만끝나서는안되겠지요. 더많이생각하고다듬는계기가되어야만나이먹음에대한정연한자세가아닐까싶어지네요. 3. 반클라이번콩쿠르에서우승하고, 곧예술의전당에서공연도예정되어있는선우예권의인터뷰는어떨까요? c 뉴시스조성봉기자 이달의독자선물 < 알렉산더지라드, 디자이너의세계 > 展 * 당첨시, 연락가능한핸드폰번호기입을부탁드립니다. 이메일아이디 weiv 님 1. 젊은연출가, 김재엽 인터뷰가인상적이었습니다. 연출가가어떤과정을통해작품을만들어내는지이해할수있었습니다. 이번에올려진 < 병동소녀는집으로, 돌아가지않는다 > 뿐아니라연극을보는관점을갖게해주었습니다. 3. 피아니스트손열음선생님인터뷰를보고싶습니다. 지난해말언론인터뷰에서 " 요즘시국이건강하지않기때문에많은이들이위로를찾는것같다. 슬픈영화보고싶다는감정으로들으면좋겠다." 라고하신게인상적이었습니다. < 병동소녀는집으로, 돌아가지않는다 > 뉴시스 2017.11.2 참여하고선물받기 또는 magazine@sac.or.kr * 상기다섯분께는지난호에서예고해드린대로연극 < 병동소녀는집으로, 돌아가지않는다 > 공연티켓 (1 인 2 매 ) 당첨안내를드렸습니다. 소중한의견을주신회원님들께다시한번감사드리며, 앞으로도크고작은목소리에귀기울이는예술의전당매거진이되겠습니다.
Contents THEME TALK 발레, 내인생의단비 5 표정짓는팔, 말하는등 48-49 08 <2018 개관 30 주년 > 특집연재 4 한국미술사에남긴발자취, 한가람미술관과한가람디자인미술관 50-55 <2018 개관 30 주년 > 특집화보 5 1990, 미술대중화시대의개막 56-57 ILLUSTRATION 그림으로미리만나는공연콘서트오페라 < 투란도트 > 18 ARTISTS PREVIEW 꼭! 모시고싶습니다조각가최수앙 58 44 Brescia Amisano 국내외주요제야공연한해를마감하며음악과함께 20-23 < 예술의전당화이트크리스마스콘서트 - CINEMA & CAROL> 산타가예술의전당에놓고간크리스마스풀패키지선물세트 24-25 < 예술의전당어린예술단제 2 회정기공연 - 가자! 산타마을로!> 이런어린이공연은처음일거예요! 26-27 오페라 < 라보엠 > 가난한사랑노래 28-29 연극 < 발렌타인데이 > 모든것의시작은오직사랑때문이다 30-31 SEOUL ARTS CENTER 2017 AAPPAC 연례총회참가후기다함께고민한아트센터의역할 60-61 < 예술의전당문화햇살콘서트 > 후원사한세예스 24 홀딩스회장김동녕음악은실패를잊게한최고의친구 62-63 INFORMATION 모바일로만나는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공식 SNS 매거진 e-book 스마트폰이나태블릿 PC 등의 QR코드인식애플리케이션으로 QR코드를스캔하시면최근 1년간의월간 예술의전당과함께 Beautiful Life! 를 e-book 으로보실수있습니다. * PC버전에서는당월호전체기사와과월호개별기사의 PDF 다운로드가가능합니다. www.facebook.com/seoulartscenter.korea COVER STORY 콘서트오페라 < 투란도트 > < 알렉산더지라드, 디자이너의세계 > 展재조명되는 20 세기디자인의선구자, 알렉산더지라드 32-33 예술의전당서예박물관 20 세기서화미술거장 Ⅰ < 붓으로조각하다 - 김종영 > 한손에는붓, 다른한손에는끌 34-35 ON STAGE 70-71 BOX OFFICE 72 SACʼS CHOICE 73 twitter.com/i_love_sac blog.naver.com/i_love_sac www.instagram.com/seoul_arts_center 투란도트이야기의근원을찾아서 08-11 SAC NEWS 74 친구검색창에 예술의전당 입력후친구등록 소프라노서선영 & 테너박성규인터뷰오페라본고장유럽에서인정받은목소리 12-15 REVIEW PATRONS OF SAC 76-79 발행인 고학찬 기획자노트예술의전당콘서트오페라를만들기까지 16-17 THE MONTHLY MAGAZINE OF SEOUL ARTS CENTER VOL. 340 DECEMBER 2017 COVER 전세계가사랑하는넘버원투란도트, 리즈린드스트롬이 12 월 9일 ( 토 ) 콘서트홀에서열리는예술의전당콘서트오페라 < 투란도트 > 에출연한다. 현존하는최고의투란도트로불리는그녀와함께지난 7월영국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칼라프왕자로열연한테너박성규, 유럽이선택한소프라노서선영등엄선된캐스트가서울시립교향악단의연주로완성도높은무대를선보일예정이다. < 안나네트렙코 & 유시프에이바조프 > 강력한붉은빛으로물든 21세기최고의디바 36-37 국립오페라단 < 리골레토 > 객석의빈자리가더욱커보인공연 38-39 연극 <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 거짓의역설 40-43 국립발레단 < 안나카레니나 > 춤으로읽는문학 44-45 28 편집인 박민정 편집장 송성완 에디터 김경민 기획위원최진숙고명진이민재 디자인 김주혜윤지애 홈페이지신혜경구희영박은선 사진 박경복이우성 영문 서윤정 교열 김태형 인쇄 ( 사 ) 장애인생산품판매지원협회 인쇄사업소 발행처 예술의전당 등록일자 1990년 2월 6일라-4475 발행일 2017 년 12월 1일 통권제340호ㆍ ISSN 1976-4049 문의 580-1053 예술의전당 06757 서울시서초구남부순환로 2406 TEL 580-1300 www.sac.or.kr 예술의전당과함께 Beautiful Life! 에실린글의내용은예술의전당의공식의견과다를수있습니다. 또한실린글과사진은허가없이무단으로사용할수없습니다. 예술의전당과함께 Beautiful Life! 에실린외래어표기는기획사의홍보인쇄물에따른것으로국립국어원외래어표기법과다를수있습니다.
COVER STORY 오직예술의전당에서만경험할수있는 콘서트오페라 < 투란도트 > 12.9( 토 ) 7pm 콘서트홀 클래식음악전용홀인콘서트홀에서국내외최고의성악가들과오케스트라, 합창단의연주로온전히음악에만집중할수있는예술의전당기획 제작의콘서트오페라. 이번에선보일작품은푸치니의 < 투란도트 > 로, 악보없이노래하는가수들의절제된연기는물론무대연출까지가미되어청중들을무한한상상의세계로인도할것이다. 미국메트로폴리탄오페라 < 투란도트 > 에출연한리즈린드스트롬 Marty Sohl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7
COVER STORY COVER STORY 투란도트이야기의근원을찾아서 이탈리아스칼라극장의오페라 < 투란도트 > 에출연한리즈린드스트롬 Brescia Amisano 나라를빼앗기고유랑하다중국베이징에당도한타타르왕자칼라프는눈먼부왕티무르, 남몰래왕자를사모하던시녀류와극적으로해후한다. 칼라프는이곳공주투란도트가구혼자들에게수수께끼세개를내어다맞추지못하면처형하고있다는사실에놀란다. 그러나자신도투란도트의아름다움과지위에현혹되어티무르와류는물론중국대신들과황제까지나서서만류함에도불구하고구혼경쟁에뛰어든다. 칼라프는가까스로어려운수수께끼세개를모두맞히지만, 투란도트가남편으로받아들이기를망설이자이번에는자기가문제를낸다. 내일아침까지자기이름을알아내면기꺼이목숨을바치겠다는것이다. 공주는류를고문하여이름을알아내려하지만, 가련한류는비밀을간직한채스스로죽음을택한다. 이에분노한칼라프가투란도트의냉혹함을다그치자공주는비로소처음본순간부터반했다는속마음을밝힌다. 베이징시민들이모인앞에서투란도트는 그의이름은사랑 이라고선언한다. 카를로고치와프리드리히실러의 투란도트 푸치니의마지막오페라 < 투란도트 > 의줄거리를요약하면위와같다. 독일극작가프리드리히실러의 중국공주투란도트 (1801) 가그원작이라고알려졌지만, 레나토시모니와주세페아다미가함께쓴오페라대본은실러의극과상당한차이가있다. 실러역시자신의창작은아니었다. 이탈리아전통극인코메디아델라르테를위한카를로고치의 투란도트 (1762) 를좀더정통적인연극으로고친것이다. 따라서줄거리는고치의것과대동소이하다. 물론고치가코메디아델라르테답게가볍고풍자적으로썼다면실러의연극은상대적으로상징적, 서사적, 교훈적이라할수있겠다. 푸치니의오페라와비교해다른점들을간추리면다음과같다. 베이징에도착한칼라프가처음재회한사람은옛스승바라크다. 부친티무르는먼나라에머물다가아내가죽자아들을찾아뒤늦게베이징에나타난다. 류는등장하지않는다. 대신칼라프가부모와함께중앙아시아를떠돌때그의정체를모른채정원사로고용했던이국의공주아델마가노예로잡혀와있다. 그녀는칼라프에게연정을품고있으니류와비슷한면이있다. 칼라프는투란도트의실물이아니라초상화만보고반해버린다. 오페라의중국관리핑, 팡, 퐁은트루팔디노, 브리겔라, 판탈로네라는코메디아델라르테식이름으로등장한다. 중국인이아니라베네치아사람들인데어쩌다중국궁전에서일하게되었다는설정이다. 투란도트는칼라프가세문제를모두맞히자수수께끼를더내려하지만중국황제알툼이딸을제지한다. 아델마는왕자의처소를찾아가투란도트가그를죽일음모를꾸미고있다고속여칼라프와티무르의이름을알아낸다. 그리고함께도망치자고애원하지만칼라프는그녀를동정하면서도거절한다. 뜻을이루지못한아델마는왕자의이름을투란도트에게누설한다. 다음날아침투란도트가황제앞에서칼라프의이름을정확히말하자칼라프는약속대로목숨을끊으려한다. 그러나투란도트가자기마음속에사랑이생겨났다면서그를만류한다. 아델마도자살을시도하지만칼라프가막은덕분에본국으로돌아가는것을허락받는다. < 천일일화 > 속 투란도트 그렇다면 < 투란도트 > 는고치가만들어낸이야기일까? 그렇지않다. 프랑스의아랍학자프랑수아페티드라크루아가 1710년부터 1712년사이에다섯권으로펴낸 천일일화 라는책에투란도트이야기가길게수록되어있기때문이다. 이책은앙투안갈랑이번역한 천일야화( 아라비안나이트 ) 가큰반향을일으키자속편처럼등장한것인데, 페르시아의수도승인모클레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9
COVER STORY COVER STORY 스가편집한원본이아니고번역자가적당히개작했다 는오해를받으면서 천일야화 와달리거의잊히게된 다. 천일야화 와대단히비슷한스타일의이야기모음 이지만, 흥미롭게도그시각은반대에가깝다. 잘알려졌다시피 천일야화 는여자를혐오하는샤리아르왕으로부터목숨을부지하기위해현명한셰에라자드왕비가 1001일간매일밤들려주는이야기를기록한형태다. 반면 천일일화 는남자를혐오하여결혼을미루는카슈미르공주의마음을돌리기위해유모가매일들려주는이야기다. 세상에는나쁜남자도많지만공주의남편감으로부족함이없는남자도있다고일깨워주려는것이다. 중국공주투란도트 는 46일째부터 82일째까지이어진긴이야기다. 칼라프와그의부모가나라를잃고방황한이야기, 그과정에서만난귀인들이들려주는그들의모험담이전체의절반을차지한다. 게다가그모험담은 알라딘의요술램프 나 신드바드의모험 못지않게흥미진진하다. 베이징에온이후의상황은고치의코메디아델라르테줄거리와크게다르지않다. 그러나투란도트의몸종인아델마는일국의공주였지만이전부터칼라프를알고있었던것은아니다. 아델마는수수께끼를푸는칼라프의모습과지혜에매료되어그의침실로숨어든후투란도트가사악한여자라고고발하며함께도망치자고눈물로호소한다. 그러나칼라프에게거절당한아델마는투란도트에게그의이름을알려버린다. 아델마는자신의예상과달리투란도트가칼라프와결혼하려고하자스스로잘못을고백하고손을쓸겨를도없이비수로찔러목숨을끊는다. 류의희생과는다른성격이지만, 중국황제와투란도트는후한장례로그녀의죽음을애도한다. 후일담도짧게실려있다. 칼라프와투란도트는두왕자를두었는데장남은중국왕위를계승하고, 차남은타타르의대국인카라짐의왕이된다. 투란도트의캐릭터에서유모로부터 천일일화 를듣는남성혐오론자카슈미르공주의모습이오버랩되지않는가? 유모는칼라프를용감하고도전적인남자의표상이요, 완벽한연인으로제시한것이다. 그러나카슈미르공주의평가는다르다. 내가볼때그는사랑에빠졌다기보다는허영심이많고약간은서투른사람같네요. 참으로카슈미르공주의눈은매섭다. 칼라프왕자는모든오페라의남자주인공중에가장전형적인영웅으로보이지만, 달리생각하면도박사기질이지나치게농후한사람이다. 좋은교육을받은덕분에요행히어려운수수께끼를통과했으나사실은목숨을잃을가능성이훨씬큰위험한도전에나선것이고, 도전에성공했음에도불구하고공주에게자신의이름을맞추라고역제안한것또한정말어리석은행동일수있다. 천일일화 나고치의극에서는그렇지않지만푸치니의오페라에서는칼라프의과도한자신감때문에류가목숨을잃는것아닌가! 과연중국공주의이야기일까? 투란도트가중국공주라는설정은 천일일화 에서도, 카를로고치와프리드리히실러의극에서도, 푸치니의오페라에서도다같다. 그런데좀의심스러운점이있다. 왜중국공주에게굳이사마르칸트나타타르등중앙아시아의왕자들이구혼하러오는가? 차라리고구려나백제, 신라, 여진족, 말갈족의왕자들이어야어울리지않을까? 게다가의심해마땅한구체적인근거도있다. 투란도트란이름은 Turan-Dokht 에서온것인데 Turan 은 투르의 라는표현이고, Dokht 는영어의 daughter 와같은어원에서온것이니합치면 투란의딸 이란뜻이된다. 그런데투르는중앙아시아를가리키는말로, 오늘날에도터키Turkey 와투르키스탄Turkestan이라는국명과지역명에그자취가남아있다. 둘다 투르크족 과관계되는데, 투르크족은우리에게돌궐족으로알려진동북아시아오랑캐가서진하면서얻은명칭이다. 또한투란도트는페르시아와중앙아시아의시가詩歌에자주등장하는이름이라고한다. 물론중국공주가아니라이쪽귀한신분의여성을가리키는의미다. 혹시프랑수아페티드라크루아가중앙아시아혹은페르시아의설화를수집하고편집한자료를바탕으로 천일일화 를집필하면서신비로운동양의상징으로중국을가져다붙이지않았을까추론해보지만정확한전후관계는확인할길이없다. 참고로셰익스피어의연극중에도 투란도트 를연상시키는장면이있다. 2015년과 2016년에예술의전당에서양정웅연출로공연되어호평을받은 < 페리클레스 > 의도입부가그것이다. 안타키아의왕은자기딸과근친상간을맺고있다. 딸이결혼할나이가되자다른남자에게빼앗기기싫어어려운수수께끼를내고, 맞히면결혼을허락하되그렇지못하면처형하겠다고공표한다. 페리클레스는여기에도전했다가수수께끼에숨겨진근친상간의의미를간파하고도망친다. 셰익스피어는 페리클레스 의스토리를자신보다 200년전영국시인인존가워의작품에서가져왔다고한다. 또존가워는오래전부터그리스에전한이야기를각색한것이라고하니수수께끼를통한위험천만한구혼은무척매혹적이고오래된소재였던모양이다. 천일일화, 1885 년출판본 글유형종 ( 음악 무용칼럼니스트 )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11
COVER STORY COVER STORY 소프라노서선영 & 테너박성규인터뷰오페라본고장유럽에서인정받은목소리 Sunyoung Seo 서선영 자코모푸치니의유작오페라인 < 투란도트 > 는화려하고웅장한작품으로널리알려져있다. 하지만투란도트가 시각적인면 에서만유명하다고생각하면오산이다. 오페라의본질인음악적으로도뛰어나다. 푸치니는투란도트를작곡하면서 이제까지내오페라들은다버려도좋다 라고말할정도로음악적자신감을내비쳤다. 오페라를잘모르는사람이라도투란도트의끝부분에나오는테너아리아 잠들지말라Nessun dorma 는귀에익다. 이외에도 울지말라, 류Non piangere, Liu, 첫눈물Del primo pianto 등잘알려진곡들이많다. 예술의전당은콘서트홀에서오페라 < 투란도트 > 를콘서트형식으로무대에올린다. 무대세트가없는콘서트오페라라니생소하게느껴질수도있겠다. 하지만콘서트오페라야말로연주자들이펼치는음악과노래에온전히집중할수있는무대로, < 투란도트 > 의음악적진면목을느낄수있다. 성악가들의면면도화려하다. 세계최고의투란도트로활약하고있는소프라노리즈린드스트롬 ( 투란도트역 ) 과테너박성규 ( 칼라프역 ), 소프라노서선영 ( 류역 ) 등이출연한다. 여기에세계적인오페라하우스에서지휘자로활동중인줄리안코바체프가서울시립교향악단을이끈다. 가장유명한아리아 잠들지말라 를부르면서투란도트를향한열정적인사랑을펼치는칼라프왕자를맡은박성규는이미같은역으로 7월영국런던로열오페라극장에서리즈린드스트롬과함께호흡을맞췄다. 타이틀롤인투란도트공주가작품의주인공이지만두번째히로인인칼라프왕자의시녀 류 가차지하는비중도높다. 칼라프왕자를흠모하는류는 왕자의이름을대라 는투란도트공주의강요를거부하다자기가슴을찔러죽는다. 서선영은올해초영국에서처음으로류역을맡아성공적인데뷔무대를가졌다. 이번에처음으로호흡을맞추는서선영과박성규를공연전만났다. < 투란도트 > 의진면목보여줄기회박성규는지금까지 6~7개의프로덕션에서제작한 < 투란도트 > 에출연해칼라프왕자역할을줄곧맡아왔다. 서선영은올해처음으로이작품과인연을맺었고이번 이두번째출연이다. 칼라프왕자전문이라고말하기는그렇지만자주맡았어요. 내년에도체코의브루노페스티벌과덴마크코펜하겐오페라하우스등두프로덕션에서 < 투란도트 > 에출연해요. ( 박성규 ) 올해 4월 < 투란도트 > 에처음출연하면서정말매력적인작품이라는것을깨달았어요. ( 서선영 ) 박성규는 10년전만해도 < 투란도트 > 에출연하는것은남의일이라고생각했다. 2007년여름스페인에서 < 투란도트 > 와첫인연을맺었다. 공연을한것이아니라연습만하러갔었어요. 그때만하더라도 언제또내가 < 투란도트 > 무대에서겠어. 연습이나열심히하자 라고생각했죠. 하지만그때이후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매년 < 투란도트 > 무대에섰어요. 특히이탈리아의토레델라고에서열리는푸치니페스티벌에는 3년연속출연했어요. 서선영은사랑을위해죽음을택한류역할에애정이많다. 작품에서아름다운드레스를입지는않지만내면을더표현할수있다는생각이다. 노예인류는허름한옷을입어예쁘게보이지않을수있어요. 그대신제가가지고있는마음과사랑을더직접적으로관객에게전달할수있지않을까싶어요. 사랑을위해 0.1초의망설임도없이칼라프를대신해죽는류의아픈사랑을절절하게표현해보고싶어요. 콘서트오페라형식으로이뤄지는이번무대에대해두사람은음악적으로더깊은표현을할수있다는것에기대를나타냈다. 오페라는무대, 세트, 의상, 조명등으로도관객을집중시킬수있어요. 하지만콘서트오페라는오직음악으로만전달해야해요. 가사와표정에좀더신경을써야하지만그만큼관객에게좀더저를잘표현할기회죠. ( 박성규 ) 오페라는오케스트라를사이에두고관객과만나요. 관객과거리가떨어져있죠. 콘서트오페라는관객바로앞에서노래를해요. 관객가까이서함께호흡하며서로가좀더노래에집중할수있는시간이죠. ( 서선영 )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13
COVER STORY COVER STORY 힘든시기이겨내며유럽무대에서다두사람모두유럽을주무대로활동하며자신만의입지를다지고있다. 두사람이지금같은자리에오르기까지는쉽지않았다. 1999년대학졸업뒤이탈리아밀라노의베르디음악원으로떠난박성규는넉넉하지않은집안형편으로오랫동안생활고에시달렸다. 매달 100만원을집에서받았는데절반은레슨비로사용하고남은대부분은집세를냈어요. 신발이낡아도새로사기까지꽤많은고민을해야할정도였죠. 집에서는여행가이드라도하라고했지만전노래와관련된아르바이트만하고싶었어요. 교회성가대지휘를오래했는데이때이탈리아사람들과자주어울리며그들의문화와언어를많이배웠어요. ( 박성규 ) 2011년차이콥스키국제콩쿠르 1위를차지하며스포트라이트를받은서선영도힘들었지만많은점을배웠던독일유학시절을잊지못한다. 2009년한국예술종합학교를마치고독일로건너가뒤셀도르프슈만국립음대에서공부하던그는집에서가까운슈퍼마켓에서늘장을봤다. 하루는계산을한뒤무심코영수증을뒤집어봤어요. 뒷면에 매일조금씩나아진다 라는글귀가적혀있었어요. 이구절이머리에깊게박혔고힘들고외로울때마다떠올렸어요. 어제보다한단어를더외우고, 어제보다가사한줄더외우며버텼죠. 박성규는 2005년까지많은국제콩쿠르에나섰다. 레온카발로국제콩쿠르 1위, 비오티국제콩쿠르 3위, 잔도나이국제콩쿠르 1위등성적도좋았다. 제가콩쿠르에나간이유는생계때문이었어요. 거기서상금을받으면밀린집세를내고식료품도샀죠. 그렇게이탈리아유학생활을버텼어요. 2011년부터스위스바젤국립극장에서주역가수로활동하던서선영은지난해극장을나와독립했다. 안정된직장에서험한정글로들어선것이다. 극장에있을때는무대걱정없이배역을맡아무대에섰어요. 연습실도있고좋은교육을받을수있었어요. 독립하고서는모든것을혼자해결해야하고오디션도봐야했어요. 극장관계자와기획자에게 5분만내노래를들어달라고부탁할때가많았죠. 2005년정식으로데뷔한박성규는지금까지 30개가넘는오페라에서주역을맡아왔다. 이탈리아에서주로활동하며국내에서는 2008년고양문화재단의 < 토스카 > 를시작으로국립오페라단의 < 메피스토펠레 >(2010), < 시몬보카네그라 >(2011), < 안드레아셰니에 >(2015) 등에서주역을맡았다. 이탈리아테너보다더이탈리아테너같다는평가를들어요. 푸치니페스티벌주최측대표가 내가들었던그어떤테너보다최고의이탈리아테너 라고말해줬을때가장기뻤죠. 비록제가높은위치에있는것은아니지만제가좋아하는이일을꾸준히오랫동안하고싶어요. 지난해 < 카티아카바노바 > 에서주인공인카티아카바노바를맡으며독일함부르크슈타츠오퍼에데뷔한서선영은올해영국리즈오페라노스에서의 < 투란도트 > 를비롯해도이치오퍼베를린의 < 발퀴레 > 무대에섰다. 지난해는국립오페라단의 < 로엔그린 > 과 < 루살카 > 무대에도올랐다. 다행히독립한이후운좋게많은작품에출연하면서꾸준히활동하고있어요. 지금도 < 나비부인 > 이나 < 아이다 >, < 토스카 > 등작품제안이들어와요. 많이출연하는것도좋지만지금은미래를내다보고조금은천천히가면서내실을다지고싶어요. 많은작품에서다양한역할을소화한두사람도꼭출연하고싶은작품이하나씩있었다. 특이하게도이번 < 투란도트 > 의역할과관련이있었다. 2007년에로마오페라극장에서 < 베르테르 > 의주인공을맡았어요. 그때컨디션이좋지않아제대로하지못한아쉬움이있어다시해보고싶어요. < 베르테르 > 가서정적인면이강한데제가 < 투란도트 > 에서소화하게될칼라프왕자도지금까지의칼라프왕자와는다르게서정적으로표현하고싶어요. ( 박성규 ) 오페라 < 살로메 > 의타이틀롤을꼭한번맡고싶어요. 미친사랑을표현하는역할인데제가열렬하게누군가를사랑하는역할을좋아하는것같아요. 이번 < 투란도트 > 의류도열렬한사랑을하는데, 관객들이류의열렬한사랑을저를통해가슴깊이느껴보셨으면좋겠어요. ( 서선영 ) 글김동욱 ( 동아일보문화부기자 ) Sung Kyu Park 박성규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15
COVER STORY COVER STORY 기획자노트 예술의전당콘서트오페라를만들기까지 2013년은예술의전당개관 25주년을기념하는다양한공연이즐비한해였다. 그중에서도단연눈에띈공연은콘서트오페라 < 리골레토 > 와 < 라트라비아타 > 였다. 보통콘서트오페라는오케스트라가무대에서연주하고성악가들은의자에앉아있다가파트가돌아오면일어나서노래를부르는, 그야말로전형적인콘체르탄테형식이대부분이다. 물론음악적인부분은말할것없이훌륭하지만, 관객으로서는조금아쉬울수있을거라생각했다. 그래서예술의전당에서올리는첫콘서트오페라는뭔가다르다는것을증명하고싶었다. 개인적으로웰메이드오페라는작품선택은물론, 연출과성악가캐스팅까지완벽하게어우러져하나의이미지를보여주는것이라고생각한다. 오페라관객층이두텁지않은국내에서공연장을자주찾게끔할콘서트오페라를선보이고싶었다. 무대연출을가미한미니멀한소품과조명디자인으로극을표현하여성악가들의연기와노래가공존하는공연. 그기회가바로 2013년에찾아왔다. 2013년첫시도 < 리골레토 > 와 < 라트라비아타 > 베르디의명작 < 리골레토 > 와 < 라트라비아타 > 로작품을결정하자마자가장큰숙제는연출자는물론세계적으로활동하는성악가를섭외하는일이었다. 세계유명오페라하우스는최소 3년에서 5년앞서캐스팅을한다. 하지만관객을만족시킬수있는연출자와성악가를짧은시간안에찾아야했으므로바로뉴욕행비행기에몸을실었다. 예술의전당이원하는 < 리골레토 > 바리톤역의공연이뉴욕메트로폴라탄오페라에서열흘뒤에있었기때문이다. 또한, 전세계유명오페라가수들이소속된미국메이저기획사 IMG를비롯하여 CAMI, OPUS3 등의기획사를찾아가일대일미팅을진행하였고, 결국글로벌캐스팅리스트를만들수있었다. < 리골레토 > 에서의소프라노신영옥과바리톤프란체 스코란돌피, < 라트라비아타 > 에서의소프라노마리나레베카와바리톤퀸켈시가바로그들이다. 2014년세번째스테이지 < 예브게니오네긴 > 2014년에는공연을기존 10월에서 12월로옮기면서어떤작품이그시기에어울릴지더욱고민하게되었다. 겨울 하면누구나떠올리는작품인 < 라보엠 > 이있다면조금은낯설고생소하지만예술의전당만이할수있는작품이분명있을거라고생각했다. 그러던중 2008년부터소장하고있던메트로폴리탄오페라의차이콥스키 < 예브게니오네긴 > DVD 커버를우연히발견했다. 겨울이라는계절과도잘어울릴뿐만아니라, 한국관객들이가장사랑하는작곡가중한명인차이콥스키의작품이기에상상만으로도즐거웠다. 러시아어로되어있는이작품은딕션diction이까다로워사실유럽에서도자주연주되지않고, 주로러시아출신성악가들이주역으로캐스팅된다. 국내에서는갈라공연에서만몇몇아리아들이소개되었고, 폴로네이즈 정도가콘서트에서연주되었다. 하지만새로운도전이었기에더더욱잘만들고싶었고, 콘서트오페라임에도불구하고주역들의커버 ( 이미캐스팅된성악가들이컨디션난조로공연을할수없을때대신해서그역으로출연할수있는성악가 ) 도준비했다. LA오페라음악코치와러시안딕션코치도따로섭외해성악가들은물론합창단의러시안딕션도완벽히구사하여공연의완성도를높였다. 연주는대만의정명훈으로불리는샤오치아뤼와서울시립교향악단이맡았다. 테너파볼브레슬릭와바리톤공병우, 소프라노이윤아가훌륭히 < 예브게니오네긴 > 을선보였다. 관객은물론수많은매체로부터극찬을받으며예술의전당만이만들어낼수있는기획이라는영광스러운평가를받았던것이생생하다. 2014년콘서트오페라 < 예브게니오네긴 > 2017년다시찾아온예술의전당콘서트오페라 < 투란도트 > 예술의전당콘서트오페라는콘서트홀의장점을살려선명하고풍성한울림으로관객의청각적몰입도를높이고연주자의연기와무대위동선처리에대한부담을덜어주어음악의밀도를높였다. 무대세트대신, 조명디자인이그역할을대신하였다. 이후콘서트오페라붐이일어현재까지예술의전당은물론타극장에서도일년에수차례콘서트오페라가기획되고있다. 이번푸치니의 < 투란도트 > 에서는그동안쌓아온노하우를바탕으로 콘서트오페라란바로이것 이란것을보여줄예정이다. 이번공연은티켓오픈전부터세계최고의투란도트인리즈린드스트롬의출연소식이알려져관심과문의가끊이지않았다. 그녀와지난 7월영국런던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칼라프왕자로열연한테너박성규, 4월영국리즈오페라노스에서류역으로롤데뷔를하여극찬을받은소프라노서선영등엄선된캐스트를선보인다. 또한아레나디베로나오페라페스티벌의주요지휘자로초청받으며세계적인오페라지휘자로자리매김한줄리안코바체프가이끄는서울시립교향악단까지! 절제된연기와특별한무대연출까지가미하여무한상상의 < 투란도트 > 세계로이끌이번공연에도많은기대를부탁한다. 글유연경 ( 예술의전당음악부 )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17
ILLUSTRATION 그림으로미리만나는공연 THE MONTHLY MAGAZINE OF SEOUL ARTS CENTER VOL. 340 DECEMBER 2017 PREVIEW 20 국내외주요제야공연한해를마감하며음악과함께 24 < 예술의전당화이트크리스마스콘서트 - CINEMA & CAROL> 산타가예술의전당에놓고간크리스마스풀패키지선물세트 26 < 예술의전당어린예술단제 2 회정기공연 - 가자! 산타마을로!> 이런어린이공연은처음일거예요! 28 오페라 < 라보엠 > 가난한사랑노래 30 연극 < 발렌타인데이 > 모든것의시작은오직사랑때문이다 32 < 알렉산더지라드, 디자이너의세계 > 展재조명되는 20 세기디자인의선구자, 알렉산더지라드 34 예술의전당서예박물관 20 세기서화미술거장 Ⅰ < 붓으로조각하다 - 김종영 > 한손에는붓, 다른한손에는끌 REVIEW Illustrated by Daewoong Jeong 36 < 안나네트렙코 & 유시프에이바조프 > 강력한붉은빛으로물든 21 세기최고의디바 38 국립오페라단 < 리골레토 > 객석의빈자리가더욱커보인공연 40 연극 <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 거짓의역설 44 국립발레단 < 안나카레니나 > 춤으로읽는문학 콘서트오페라 < 투란도트 > 12.9( 토 ) 오후 7 시콘서트홀 지휘줄리안코바체프연출스티븐카르연주서울시립교향악단합창그란데오페라합창단출연소프라노리즈린드스트롬 ( 투란도트 ), 테너박성규 ( 칼라프 ), 소프라노서선영 ( 류 ) 외
PREVIEW 국내외주요제야공연한해를마감하며음악과함께 예로부터특별한일을기념할때마다음악은어떠한형태로든빠지지않았다. 아니, 때에따라행사를주도하는중요한요소다. 하물며한해를마감하고, 새로운해를시작하는기로에서음악이빠질수있을까. 가족과조용히보내는것을지향하는유럽의대부분극장은특별프로그램이없다. 하지만신축이든리모델링이든새롭게문을연세계주요극장들은제야음악회와별도행사를유치하고있다. 예술의전당을비롯하여현시점에서가장 핫 한극장인독일의엘프필하모니, 호주의시드니오페라하우스, 일본의산토리홀, 중국의상하이심포니오케스트라홀등의제야공연과프로그램을살펴봤다. 일본산토리홀 1986년에개관한일본도쿄의산토리홀은맥주로유명한산토리기업의창립 60주년을맞아만들어진극장이다. 카라얀으로부터 소리의보석상자 라는찬사를받을만큼최고의어쿠스틱을자랑한다. 개관 30주년을맞아올해 2월부터 8월까지리노베이션후 9월에재개관한산토리홀은명성에어울리는음향을자랑하며매공연화젯거리가되고있다. 12월 31일에는밤 10시부터신년새벽까지제야음악회 <SUNTORY HALL SILVESTER CONCERT 2017-2018> 를연다. 귀도만쿠시가지휘하는빈폭스오퍼심포니오케스트라가 SVO 빈발레앙상블과함께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 폰키엘리의 시간의춤, 요한슈트라우스의 기수, 빠른폴카, 슈트라우스 2세의 < 베네치아의하룻밤 > 중 곤돌라, 박쥐 등을연주한다. 소프라노안드리아나쿠체로바, 메조소프라노토마코마이야, 테너메자드몬타체리, 바리톤케니치요시카와등이출연한다. 프랑스바스티유오페라극장프랑스의제야오페라프로그램은푸치니의 < 라보엠 > 이다. 파리오페라의 2017/18 시즌프로그램중 11월 28일부터시작한 < 라보엠 > 은 12월 31일까지바스티유오페라극장무대에오른다. 크리스마스이브, 파리의어느아파트다락방에서만 난가난한연인로돌포와미미의사랑이야기인 < 라보엠 > 은전세계극장에서가장많이무대에오르는오페라중하나다. 연말에맞춰무대의배경인파리에서관람한다면좋은추억거리가되겠다. 구스타보두다멜, 마누엘로페스-고메스 (31일) 지휘, 미미역에소프라노소냐욘체바, 니콜카르 (31일), 로돌포역에테너아틸라아얀, 이번공연으로파리오페라에데뷔하는벤저민베른하임 (31일), 뮤제타역에소프라노아이다가리풀리나, 마르첼로역에바리톤아르투르루친스키가출연한다. 12월 31일이이작품의피날레공연인만큼 블랙타이 를갖춰달라는드레스코드외에특별이벤트는없다. 대단한이벤트가없어도여기는 파리 다. 공연을관람한후지하철을타고트로카데로역에내려한껏화려한조명을받은에펠탑의자태를보는것만으로도기분좋은한해의마무리가될것이다. 호주시드니오페라하우스북반구대부분의나라와는반대로호주의 12월 31일은한여름이다. 한여름에새해를맞이하는기분은어떨까? 나라마다새해를맞이하는화려한이벤트가많지만, 호주의 시드니제야불꽃놀이Sydney New Year s Eve Fireworks 는세계적인볼거리다. 그리고이축제의중심에시드니오페라하우스가있다. 맑은하늘과푸른바다를배경으로, 조가비모양의지붕을한독특한형태의시드니오페라하우스는남반구최고의관광명소이자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등재된보물이다. 106만개의타일을붙여만든이건물은당시로써는건축분야의신기술을집대성한것으로, 건축역사만 14년이소요됐다. 극장문을연후 58년이지나최근리노베이션을마쳤는데, 새롭게단장한극장이궁금한관객, 관광객들덕분에극장투어는연일문전성시다. 12월 31일, 시드니오페라하우스에서는레하르의오페라 < 유쾌한미망인 > 과 < 제야오페라갈라 > 콘서트가열린다. 유쾌한축제를즐기기에더없이잘어울리는레퍼토리인 < 유 쾌한미망인 > 은오페라하우스내조안서덜랜드극장무대에오른다. 여주인공인 한나 역에는호주출신의세계적인소프라노다니엘레드니스가출연한다. 사랑스러운그녀가나온다는것만으로도당장시드니에가고싶어지는이무대는버네사스캠멜이지휘, 호주오페라합창단, 호주오페라오케스트라가연주한다. 콘서트홀에서는베르디, 푸치니, 로시니등을연주하는 < 제야오페라갈라 > 콘서트가열린다. 두공연전후오페라하우스내에서누릴수있는볼거리, 즐길거리도놓치지말자. 사전예약이필요한극장투어는한국어가이드까지갖추고있으며, 극장내레스토랑은자정넘어까지문을연다. 디너와음료, 미드나잇파티, 프리미엄공연티켓을한데묶은플래티넘패키지도판매중이다. 중국상하이심포니오케스트라홀세계어느도시보다빠르게변화하는상하이의제야음악회는어떨까? 와이탄과푸둥지역을가로지르는황푸강가를따라근대식유럽풍건물과현대식고층빌딩숲이마주보고있다. 다채로운양식의건축물들이우아한조명을받아장관을이루는데, 이도시의과거와현재, 미래를보여주는랜드마크다. 그런데상하이는지난 2년간캄캄한제야를보냈다. 3년 호주시드니오페라하우스 전, 조명축제를보러 30만명이상의군중이몰려든부둣가에서사상자가나온것. 당국은축제는물론불꽃놀이마저도금지했다. 그나마황푸강변의멋진야경도전기절약을위해밤 10시이후엔소등을하니상하이의근사한야경을보려면저물녘부터찾는것이좋겠다. 그렇다고한해의마지막날을무심히보낼순없는일이다. 2015년가을에개관한상하이심포니오케스트라홀의제야음악회를찾아보자. 이극장은일본산토리홀, 미국디즈니홀, 한국롯데콘서트홀의음향컨설턴트인 야스히사토요타 가어쿠스틱을조율했다. 넓은면적의정원과로비, 빈야드스타일의콘서트홀과현대식앙상블홀까지음향도, 건축물자체도아름답다. 12월 31일저녁 8시, 이곳에서는 <2018 신년음악회 > 라는타이틀로제야음악회가열린다. 만프레드호넥의지휘, 메조소프라노추윌링, 상하이심포니오케스트라의연주로드보르자크의 < 루살카 > 환상곡, 말러의 < 어린이의이상한뿔피리 > 중 라인의전설, 레하르의오페라 < 주디타 > 중 뜨겁게입맞춤하는내입술, 요한슈트라우스 2세의 격정적인폴카, 사냥터폴카, 크라펜의숲속에서, 천둥과번개폴카 등을연주해송구영신의의미를담을예정이다.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1
독일엘프필하모니 러시아마린스키오페라극장 12월 31일, 대부분의독일극장은공연이없거나소극적인프로그램을내놓는정도다. 반면, 독일함부르크의엘프필하모니 ( 이하엘피 ) 는낮과밤에송년공연을준비했다. 두공연은모두일찌감치매진됐다. 2007년 4월, 7700만유로예산으로공사를시작한엘피는 2016년열배가넘는 7억 8900만유로를들여건물을완공했다. 엘피의극장은세계적인음향컨설턴트야스히사의빈야드스타일로만든 2100석규모의대극장과 NDR엘프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상주공간이자다양한장르의음악을소화할수있는 550석규모의리사이틀홀로나뉜다. 여기에건물 9층부터 20층까지 244개객실과 45개고급레지던스, 스파, 레스토랑등이자리하고있다. 극장건물에함께있어주거와문화생활이동시에가능한셈이다. 그런데기능이많아고민도많았을것이다. 엘피는항구에자리잡고있다. 심지어건물은부둣가의낡은벽돌창고의내부를파내어만든것. 쇠락한부둣가주변지역을살려내려는 도시재생프로젝트 의일환으로탄생해의미도좋고수익공간도마련했지만, 무엇보다주요목적공간인콘서트홀의기능적인부족함이없어야했다. 특히항구에서빈번히울리는뱃고동소리가홀내부나아파트에들리지않아야하고, 극장의음악소리역시아파트에들리면안된다. 동시에극장의음향은세계최고를지향해야한다. 10년이라는시간, 열배가넘는예산이들었지만, 엘피는환경재생과극장본연 독일엘프필하모니 의기능, 건축과미학적인부분까지해결하며함부르크시민들의자부심이되고있다. 오전 11시, 대극장에서는켄트나가노가이끄는함부르크슈타츠오케스트라필하모니가소프라노에프게니아소트니코바, 알토아이다알드리안, 테너로빈트리츨러, 베이스타렉나츠미, 그리고오르가니스트크리스토프쇼너와함께공연한다. 세계최고의연주가들이제야에모여제앙아리스테알랭의 기도 환상곡, 모차르트의 대관식미사 K.317, 아이브스의 대답없는질문, 바흐의칸타타 BWV60, 오영원이여, 그대무서운말이여 등을연주한다. 저녁 8시 30분에는제임스콜론의지휘로이극장의상주오케스트라이자독일의숨은강자, NDR엘프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공연한다. 소프라노올가페레트야트코-마리오티, 테너레비세카파네가출연해베르디의 < 운명의힘 >, 도니체티의 < 돈파스콸레 >, < 사랑의묘약 >, < 연대의아가씨 >, 푸치니의 < 라보엠 >, 구노의 < 로미오와줄리엣 > 중아리아와서곡을선사한다. 공연은밤 11시에끝나지만 31일은자정까지플라자를오픈한다. 엘베강이흐르는함부르크항구와세련된현대식시내전경을 360도뷰로볼수있다. 평일엔모두에게열려있지만 12월 24일, 31일에는공연관객을대상으로프라이빗행사를마련한다. 지구촌모든나라가 12월 31일을 새해전야 로보내진않는다. 대부분의나라가태양력으로불리는그레고리력을사용하는데비해, 러시아는 16세기까지유럽에서쓰였던율리우스력을사용한다. 태양력보다 13일이늦은탓에러시아의성탄절은 12월 25일이아닌 1월 7일, 새해는 1월 13일이다. 러시아는우리기준의새해전야가가족들과모여선물을주고받는명절로되어있다. 따라서신년을위한특별한공연이거의없다. 변화하는대도시에서만젊은이들을대상으로 12월 25일과 31일에특별행사를열고화려한조명과장식으로축제분위기를느낄수있다. 러시아의겨울공연은최고의기량을자랑하는프로그램으로가득하지만, 제야를제외한일정을찾아보면좋겠다. 마린스키극장은정오와오후 6시에발레 < 호두까기인형 > 을올리고, 콘서트홀에서는 < 헨젤과그레텔 > 세미오페라를공연한다. 참고로이극장에서는 12월 14일부터 30일까지제7회마린스키국제피아노페스티벌이열린다. 루간스키, 페트렌코, 게르기예프, 프레이어, 코바세비치등주옥같은이름을찾을수있는데, 본프로그램에는없던기획이지만 31일낮 2시 < 신년음악회-앙코르!> 라는타이틀로피아노페스티벌의앙코르공연을준비중이다. 출연진은아직발표되지않았지만, 12월 31일에러시아명절을지키지않는외국인들에게는깜짝선물이될수도있겠다. 어쩌면어린관객들에게는공연보다 소망풍선 날리는것이더큰관심사일지도모르겠다. 방법은간단하다. 공연전로비에마련된카드에소망을적은후공연을보고광장에서나눠주는풍선에 소망카드 를붙여성취를희망하며날리면된다. 소망풍선때문에 < 예술의전당제야음악회 > 고정관객이있을만큼인기가많은행사다. 자정을 30초앞두고함께카운트다운을외치면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함성과함께약 9분간이뤄지는불꽃놀이를감상할수있다. 우면산을배경으로펼쳐지는불꽃축제는베토벤의교향곡 9번 4악장을비롯해폴카등신년의기분을만끽할수있는춤곡과함께진행된다. 이외에도연말분위기를만끽하고싶은관객이라면 12월 16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이국립발레단과함께준비한 < 호두까기인형 > 을만나보자. 오페라극장에서열리는이공연은지휘자제임스터글과김종욱이이끄는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실황연주로만날수있어더욱추천할만하다. 발레테크닉의절정을보여주는화려한볼거리와함께, 14회공연모두오케스트라의실제연주로진행한다. 빼어난기량으로눈이호강하고, 라이브로만나는차이콥스키의음악으로귀가호강하는무대가될것이다. 글이지영 ( 음악칼럼니스트 ) 사진호주관광청 대한민국예술의전당 마지막으로예술의전당이준비한제야음악회프로그램 을살펴보자. 예술의전당은 1994 년처음 < 제야음악회 > 를시작했다. 극장에서열리는클래식문화축제로는가 Ralph Larmann 장오래된셈이다. 매년조금씩변화를추구해온이음악회는밤 9시 30분에시작, 11시 30분까지진행된다. 올해공연에서주목할아티스트는지난 6월, 미국반클라이번콩쿠르에서우승한피아니스트선우예권이다. 심지어임헌정이지휘하는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함께그의장기인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주제에의한랩소디 를연주한다. 여기에소프라노홍주영, 메조소프라노김선정, 테너김석철, 바리톤김종표,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이베토벤교향곡 9번중 4악장을노래한다. 전곡감상이아니라아쉽긴하지만, 어떤음악보다강하고자유로운에너지를전해줄것이다. < 예술의전당 > 제야음악회의부대행사 ' 소망카드 ' 쓰기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3
PREVIEW < 예술의전당화이트크리스마스콘서트 - CINEMA & CAROL> 산타가예술의전당에놓고간크리스마스풀패키지선물세트 12.23( 토 ) 콘서트홀 35.7퍼센트의확률, 화이트크리스마스를꿈꾸며온세상이하얀눈으로뒤덮인로맨틱한크리스마스를뜻하는 화이트크리스마스. 1973년부터 2015년까지 42년간우리나라크리스마스에눈이내린날은열다섯번으로, 화이트크리스마스를맞이할확률은약 35.7퍼센트이다. < 예술의전당화이트크리스마스 > 는빙크로스비의동명크리스마스캐럴 화이트크리스마스 의가사처럼 화이트크리스마스를꿈꾸는내가쓴모든크리스마스카드처럼당신의나날이항상행복하고밝으며, 당신이보내는모든크리스마스가하얀눈이내리는화이트크리스마스이기를바라는마음 을담은공연이다. 사실 < 예술의전당화이트크리스마스 > 는수년간의공백기를가진뒤 2년전부터다시기획되었다. 올해는 Cinema & Carol 이라는부제아래다채로운프로그램으로관객들을맞이한다. 지난해에이어존윌리엄스의작품인영화 <E.T.>, < 해리포터 >, < 스타워즈 > 의 OST를비롯해또다른거장한스짐머의작품들과영화 < 라라랜드 > 의 OST까지다양한영화음악을감상할수있다. 이뿐만아니라겨울이면빠지지않고들려오는발트토이펠의 스케이터스왈츠, 번스타인의 온더타운 같은클래식작품과크리스마스캐럴에더해무대를수놓을스펙터클한영상효과까지, 클래식음악초심자와마니아들을모두고려한그야말로크리스마스풀패키지선물세트이다. 연주는지휘자아드리엘김이이끄는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맡는다. 아드리엘김은지난몇년간디토오케스트라의수석지휘자로대중들과만나왔으며, 2007년빈라디오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를시작으로빈아카데믹솔로이스츠의음악감독을맡은바있다. 2010/11 시즌도이치방송교향악단부지휘자로도활동하며대중성과음악적깊이를모두갖춰이번공연에적임자라고할수있다. 또한전통적으로화려한 관 사운드를자랑하는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연주는웅장한영화음악과따뜻한느낌의캐럴에잘어울려더욱기대를모은다. 화려한영상효과와함께귀에익숙한영화음악과캐럴을국내최고수준의연주자들이라이브로들려줄이번공연은 올크리스마스에는뭘할까? 에대한최고의해답이될것이다. 글김방현 ( 예술의전당음악부 ) 2016 년 < 예술의전당화이트크리스마스콘서트 > 2016 년 < 예술의전당화이트크리스마스콘서트 > 크리스마스는괜스레설레는날이다. 어린시절산타할아버지가놓고간선물에맘두근거리던기억때문일까. 비록서양에서온명절이지만, 한해를마무리하는연말의설렘과인사말처럼건네는 Merry Christmas! 에깃든축복으로특별함이더해지는날임은틀림없다. 크리스마스에사람들은소중한이들과시간을보내려한다. 친구, 가족, 연인과크리스마스트리를꾸미고마음을담은선물을주고받으며케이크에불을붙인다. 텔레비전을켜면나오는 < 나홀로집에 >, < 러브액츄얼리 >, < 브리짓존스의일기 > 를보며남은케이크를먹는것또한크리스마스의묘미중하나이다. 하지만그럼에도 올크리스마스에는무엇을할까? 고민한다면연말에어울리는공연한편보는건어떨까. 크리스마스전날밤에벌어지는이야기를그린차이콥스키의발레 < 호두까기인형 > 과오페라 < 라보엠 > 을비롯해대중가수들의콘서트도많이열린다. 그리고 12월 23일, < 예술의전당화이트크리스마스 > 가콘서트홀에서당신을기다린다.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5
PREVIEW < 예술의전당어린이예술단제 2 회정기공연 - 가자! 산타마을로!> 이런어린이공연은처음일거예요! 12.16( 토 ) 콘서트홀 아름다운빛깔의나뭇잎이하나둘땅으로내려앉는늦가을. 해도짧아져일찍부터어둑해진초저녁에예술의전당오페라하우스발레연습실을찾았다. 도란도란, 재잘재잘. 수십명의아이가여러모둠으로나뉘어이야기를나누고, 저마다이런저런동작을만들어보며즐거워하고있었다. 바로예술의전당어린이예술단 SAC THE LITTLE HARMONY 합창파트의놀이연극시간이다. 남극의펭귄들이춤을춘다면어떻게출까?, 무더운나라의아이들은크리스마스를어떻게준비할까? 연극지도선생님들이제시하는여러가지주제에아이들은눈을반짝이며저마다멋진상상력을발휘한다. 더운나라에는눈이안오니까눈사람은따뜻한모래로만들거예요! 토요일정기연습일도아닌평일저녁, 서울과수도권각지에서학교수업을마치고서초동으로모여든어린이단원들. 방과후이어지는활동에피곤할법도한데특유의생기와활기를발산하며적극적으로놀이연극에참여하고있었다. 아이들이이처럼연극연습을열심히하는데는이유가있다. 12월에콘서트홀에서열리는이들의정기공연이단순한연주가아닌, 특별히준비된신나는음악 극 이기때문이다. 합창과판소리, 서양악기와국악기가어우러지는음악극지난해 12월창단연주회를시작으로예술의전당어린이예술단은 1년동안부지런히달려왔다. 합창, 오케스트라, 국악등전혀다른개성을가진세개장르에속한 100여명의아이는금세친해졌다. 음악안에서함께즐겁고행복해지는법을배웠다. 5월 5일어린이날에콘서트홀에서열린정기연주회도성공적으로마쳤고, 다양한행사에초대받아크고작은무대에서순수한동심의음악으로큰사랑을받았다. 그과정에서아이들에겐많은변화가있었다. 합창하는아이들이이전에는잘몰랐던판소리의매력을알게되었고, 오케스트라를하는아이들도국악기와함께합주했을때빚어지는색다른음향을즐기게되었다. 경쟁하는음악이아닌, 순수하게함께어우러지는음악의기쁨을자연스럽게느끼게된시간이었다. 그리하여올한해를마무리하는이번공연은합창, 오케스트라, 국악이조화롭게하나가되는종합예술작품, 스토리가있는음악극으로준비했다. 예술단의총감독김보미지휘자는 합창과판소리, 서양악기와국악기의합주가한무대에서어우러지는음악극은예술단창단때부터꿈꿔왔던것 이라고밝혔다. 그어디에서도시도된적없는독특한공연이아이들의목소리와연주로이루어진다는점에서더욱기대가된다. 이특별한공연의제목은 < 가자! 산타마을로!>. 루돌프의썰매를끌고싶다는희망을품고여행길에나선동물들의흥미진진한모험담이 겨울나무, 동무들아오너라, 울면안돼, 실버벨 등남녀노소누구나좋아하는동요, 캐럴과함께한시간동안콘서트홀에서신나고흥겹게펼쳐질예정이다. 음악편곡을총괄한계성원지휘자는 익숙한음악들이이야기속에잘녹아들수있도록작업했으며, 특별히국악기의음색과판소리어법을곁들이는시도를통해음악극이좀더다채로워지도록 신경을썼다. 한편, 오케스트라는전체반주는물론비발디의 겨울 과뒤카의 마법사의제자 같은연주력을요구하는곡들을선보일예정인데, 정병휘오케스트라지휘자에따르면 초등학생들로만구성된오케스트라이지만아이들의집중력이워낙뛰어나좋은연주를기대해도좋다 고한다. 연습을마치고잠시간식을먹으며휴식중인아이들에게처음경험해보는연극이어땠는지물어보았다. 잠시생각하더니 재밌게놀았어요. 짧게말하고는뛰어가며까르르웃는아이들. 밝고건강하다. 다가오는연말, 우리는무대에선모든아이가행복하고, 그모습을바라보는관객들도함께미소짓게되는가슴따뜻한공연을만나게될것같다. 글양인용 (KBS 클래식 FM < 새아침의클래식 > 작가, 미리오페라단부단장 )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7
PREVIEW 국립오페라단 < 라보엠 > 가난한사랑노래 12.7( 목 ) - 10( 일 ) 오페라극장 가난하다고해서외로움을모르겠는가너와헤어져돌아오는눈쌓인골목길에새파랗게달빛이쏟아지는데 ( 중략 ) 가난하다고해서사랑을모르겠는가내볼에와닿던네입술의뜨거움사랑한다고사랑한다고속삭이던네숨결돌아서는내등뒤에터지는네울음가난하다고해서왜모르겠는가가난하기때문에이것들을이모든것들을버려야한다는것을 신경림 < 가난한사랑노래 - 이웃의한젊은이를위하여 > 오페라 < 라보엠 > 을보러갈때면, 신경림의시가생각나곤한다. 시대나국가, 처한상황은다르지만사랑, 이별, 가난의트라이앵글이만들어낸이야기는쉽게잊을수도, 가볍게버릴수도없는이상한힘을지녔다. 시로, 노래로울려퍼지는젊은이들의사랑노래는처음에비극처럼다가온다. 하지만몇발자국뒤로물러나바라보면다른모습도눈에들어온다. 안정된오늘을위해춥고어려운시간을온몸으로버텨온이에게혹은지금힘든시기를넘기고있는이에게, 그를뒤에서지켜보는사람이, 또함께견뎌낼친구들이곁에있다는위로의풍경이다. 때문에오페라 < 라보엠 > 은사랑하는사람뿐아니라따뜻한격려와위로가필요한이에게특별한선물이될것이다. 올겨울만나는따뜻하고도가슴시린사랑이야기크리스마스를하루앞둔, 1830년대파리의라탱지구. 가난한예술가, 하루벌어하루먹고사는젊은이들이모여사는동네에서낡은계단을한참이고오르고올라야도착할수있는오래된아파트가장꼭대기층다락방에서오페라 < 라보엠 > 은시작된다. 시인인주인공로돌포는친구인화가마르첼로와얼음장같이추운방안에서농담을나누다가결국, 자신이쓴원고지를땔감삼아난로에불을피운다. 이들을찾아온철학자콜리네와음악가쇼나르덕에가난한다락방은작은파티가열린다. 친구들은카페모무스로먼저자리를옮기고, 원고를마무리하려고다락방에남은로돌포에게이웃집처녀미미가찾아온다. 촛불이꺼져불을얻으러온그녀는돌아가는길에열쇠를잃어버리고촛불마저꺼지면서어둠에갇힌두사람사이를밝히는것은역시나 사랑 이다. 로돌포는아리아 그대의찬손 을부르며추운여인의몸과마음을녹인다. 이에화답하듯그녀는 내이름은미미 로자신을소개하고, 빨리오기를재촉하는친구들을두고서울려퍼지는이중창 오사랑스런그대 는조건없는두사람의사랑을시리고아름답게보여주는것으로 1막이마무리된다. 2막과 3막에선서로다른빛깔의러브라인이평행을이루며그려진다. 크리스마스를축하하는분위기속에서로돌포의친구, 가난한화가마르첼로는옛연인이었던팜므파탈뮤제타와재회한다. 역시나그녀곁에는돈많은늙은애인이있다. 하지만두사람은서로에대한마음을확인하며다시관계를시작한다. 오래지않아뮤제타가다른남자와있는걸본마르첼로는질투에휩싸이고두연인은큰다툼끝에결국헤어진다. 한순간불꽃처럼타올랐다치열하게사그라든, 검붉은사랑이다. 한편이와는결이다른보랏빛사랑도있다. 주인공로돌포와미미의시간들이다. 로돌포는미미와같이살면서폐결핵이갈수록심해지는그녀를위해방한칸조차따뜻하게만들수없어미칠듯한심정이다. 자신의가난함이그녀를죽게만들까봐차라리헤어지는것이낫겠다고친구에게털어놓는다. 그이야기를몰래들은미미는로돌포가변심했다고오해했던자신을탓하며흐느끼다가기침발작을일으키고, 두사람은이별을준비하는노래를부른다. 차가운로돌포의다락방에서시작되는 4막. 첫장면처럼로돌포는글을쓰고, 마르첼로는그림을그리고있다. 서로애인을그리워하며이중창을부르는사이, 친구들이찾아와분위기는다시소란스러워진다. 때마침뮤제타가위독해진미미를데려오고, 로돌포는미미를안고침대에눕힌다. 모두가미미를살리기위해각자장신구와외투등자신의소중한것들을팔러나간사이, 로돌포와미미는첫만남을회상하고, 친구들이도착해그녀의생을연장해보려노력하지만결국미미는숨을거둔다. 잠든듯세상을떠난미미의모습에로돌포는서러운눈물을흘린다. 예술의전당과국립오페라단이공동으로오페라극장에서올리는 < 라보엠 > 은 2010년국립오페라단 < 시몬보카네그라 >, 2012년국립오페라단창단 50주년기념 < 라보엠 > 으로호평받은마르코간디니가연출을맡았다. 세계적인연출가프랑코제피렐리사단이배출하며 젊은거장 으로불리는간디니의이탈리아사실주의오페라에대한감각을확인할기회다. 여기에지난해국립오페라단 < 토스카 > 를통해푸치니해석을국내관객에게선보인카를로몬타나로가지휘봉을잡아각캐릭터의섬세한감성을이끌어낼예정이다. 미미역에는차이콥스키콩쿠르파이널리스트에진출하며재능을알린데이어지난 2015년예술의전당 < 피가로의결혼 > 에서홍혜경과함께백작부인으로더블캐스팅됐던소프라노윤정난과 2012년정명훈지휘, 국립오페라단 < 라보엠 > 의미미로국내데뷔했던홍주영이출연한다. 로돌포는독일하노버극장전속가수 (2009~2016) 활동에이어현재유럽주요극장무대에오르고있는테너허영훈과베를린슈타츠오퍼오페라스튜디오 (2011~2013) 를거쳐현재라이프치히극장전속가수로활동중인테너김경호가캐스팅됐다. 팜므파탈뮤제타역은소프라노이현 / 박은미, 그녀를사랑하는화가마르첼로역을바리톤김동원 / 정일헌이맡아, 올겨울따뜻하고도시린사랑과위로의풍경을그려낼것이다. 글김선영 (GROUND FLOOR X 콘텐츠프로듀서, 전월간 객석 기자) 사진국립오페라단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9
PREVIEW 연극 < 발렌타인데이 > 모든것의시작은오직사랑때문이다 유감이야, 우리가그때끝까지기다리지못했다는것과 기다림이무엇인지몰랐다는것. - 발렌티나의대사중에서 - 12.23( 토 ) - 2018.1.14( 일 ) 자유소극장 연극 < 발렌타인데이 > 는러시아에서가장주목받는극작가이반파예프가 1971년에미하일로쉰 (1933~2010) 이발표한 발렌틴 & 발렌티나 라는희곡을모티브로창작하였다. 이희곡은발표된해에당대내로라하는세명의연출가가모두연출할정도로작품성과대중성을인정받은바있다. 그후영화로까지만들어졌고, 지금까지도공연되는 < 로미오와줄리엣 > 러시아버전같은작품이다. 18세동갑내기인발렌틴 ( 이명행분 ) 과발렌티나 ( 정재은분 ) 는서로를너무사랑한다. 그러나발렌티나의어머니는딸이능력있는남자와결혼하기를원하고발렌틴의어머니도발렌티나를마음에들어하지않는다. 이러한반대와갈등속에서도사랑의힘으로극복해나가는청춘들의성장하는모습을그려낸작품이다. 연극 < 발렌타인데이 > 는이작품속에등장하는인물들의사랑과삶에대한이야기들을연장해서담아내고있다. 사실은러시아시대와정치이야기러시아에서 < 발렌타인데이 > 는다분히소비에트적인작품으로읽힌다. 소비에트시대에쓰인희곡 발렌틴 & 발렌티나 를모티브로해서러시아시대에창작했다는것도그렇고, 구시대와새시대로대변되는까쨔 ( 이봉련분 ) 의시와꿈의내용들도그렇게해석된다. 여주인공발렌티나는과거의사랑에집착해살고있고그틀에서벗어나지못한채생을마감하게된다. 인생을하나의시대로비유하자면, 발렌티나는소련이붕괴하고연방국들이독립을했음에도아직도그영향력안에있으며여전히소련시대를지향하는사람들을대표하는것처럼보인다. 2막 4장발렌티나의꿈속장면에서발렌타인이등장해발렌티나에게까쨔와화해하라고하는부분이나온다. 결국둘은화해를한다. 이집착과증오에서벗어나려면, 과거에서탈출하고자유로워지려면용서와화해가필요하다. 그러나작품은그렇지못한현실을그리고있다. < 발렌타인데이 > 는사랑이야기지만시대와정치에대한뉘앙스를많이가지고있다. 역으로시대와정치에대한이야기지만아주지독한사랑이야기다. 희곡의서두에쓰인대로 원시주의를향한멜로드라마 를표방한다. 변질되고왜곡된사랑이아닌자연그대로의사랑, 태초의사랑, 아무부끄러움없는남녀의사랑, 그순수한시절을향한어쩌면통속적으로보일지도모를사랑에관한이야기다. 발렌티나의사랑이단지과거의집착일까? 아니다. 사랑의원형을좇는것이고, 최초의설렘과최초의뜨거움에서멀어져간자신을그리워하는것일지모르겠다. 이번공연에서는최근 TV 예능에서존재감을드러낸배우정재은과대학로 명품배우 이명행이발렌티나와발렌틴을연기하고, 이들의사랑을흔들어놓는까쨔역은재능많은배우이봉련이맡는다. 또한예술의전당의명품연극시리즈였던 < 갈매기 >, < 보이체크 >, < 곱추, 리처드 3세 > 에서무대디자인을했던알렉산드르쉬시킨이시각예술파트를감독했다. 그를기억하는관객들에게는오랜만에만나는쉬시킨의모던하고미니멀한무대예술도반가울것이다. 그때 ( 시간 ) 에대한논리를찾으려고노력하지마십시오, 그때에대한논리는없습니다. 논리적인방법으로시간을설명하려고하지마십시오, 그런논리적으로설명될수있는시간이란존재하지않습니다. 오직두가지만있습니다. 사랑그리고사랑 아랍철학자코알무산의말로이반의희곡맨앞장에쓰여있는에피그라프 ( 주제를담은인용문 ) 다. 모든이유를불문하고이작품은사랑이전부다. 마치우리인생에사랑만있는것처럼. 사랑이우리인생의전부인것처럼. 그사랑을논리적이고이성적으로설명할수없듯이사랑의시간도논리적이지않다. 이겨울, < 발렌타인데이 > 와비논리적인사랑에빠지게되길, 지난사랑과현재의사랑과앞으로올사랑을깊이경험하게되길바란다. 글김종원 ( 연극 < 발렌타인데이 > 연출 )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31
PREVIEW < 알렉산더지라드, 디자이너의세계 > 展재조명되는 20 세기디자인의선구자, 알렉산더지라드 12.22( 금 ) - 2018.3.4( 일 ) 한가람미술관 3 층 Vitra Design Museum < 피렌체의르네상스Il rinascimento fiorentino> 라는제목의수채드로잉을보면, 르네상스건축의선구자브루넬레스키의대표작인피렌체대성당, 팟찌예배당, 인노첸티보육원건물이정교하게묘사되어있다. 그는영국런던에서건축을공부하면서이탈리아르네상스의역사적인건축물을통해디자인의기초를다졌다. 그후파리를거쳐미국여러도시에서건축가와디자이너로활동했으며마지막으로는미국뉴멕시코주의산타페에거주하면서완성도높은작품세계를펼쳤다. 산타페의세계민속공예박물관에는지라드가수집한수많은종류의민속공예품이전시되어있다. 그가수집에처음으로눈을뜬것은 16세때이탈리아에서그의할아버지로부터 17세기의프레제페presepe( 작은인형과집으로성탄의장면을재현한것 ) 를선물로받고나서부터였다. 그뒤평생에걸쳐멕시코, 인디아, 이집트등 100여개의나라를여행하면서 10만점이상의민속공예품을수집했다. 지라드는민속공예품에서끊임없이영감을받았고, 이를인테리어디자인프로젝트에반영하기도했다. Vitra Design Museum Vitra Design Museum < 인터내셔널러브하트 > 1971 < 러브하트 > 1971 라폰다델솔레스토랑에사용된디자인들 다양한문화권을경험한덕에다양한요소를조합하고또서로상반되는수공예품과공장제품, 대중문화와고급문화를융합하는자유로운감각을지녔던지라드는오늘날의관점으로보면시대를앞서갔다고말할수있다. 생존당시함께활동했던찰스와레이임스Charles and Ray Eames 부부만큼주목받지는못했지만, 근년에들어재조명되고있으며새롭게평가받고있다. 그의 700여점의작품들을한자리에서만나볼수있는이번전시는디자인애호가는물론일반대중에게특별한선물이될것이다. 대중에게널리알려지지않았지만, 우리주변에는아주특별한인물들이적지않다. 이를테면 히든챔피언 이라고할까. 20세기디자 자인은표준화되고간소화되었으나, 2차세계대전이끝나고 20세기후반에접어들면서지라드는다른길을걸었다. 즐거움 과 정열 같 International Airlines로부터회사를획기적으로변화시켜달라는의뢰를받고일곱가지색상으로기업의로고부터글씨 글정태남 ( 이탈리아건축사 ) 사진비트라디자인미술관 이너중에알렉산더지라드 Alexander Girard(1907~1993) 가바로 은인간의감정을디자인에담은것이다. 체, 비행기의외부와내부, 식기, 항공권, 짐표, 탑승객라운지 그런인물이다. 사실그의이름은많은사람에게아직익숙하지않 와그안의가구, 심지어작은설탕봉지까지도디자인했다. 다. 하지만그의작품들은그리낯설지않다. 전세계적으로알려진 지라드는 1952 년에허먼밀러 Herman Miller 디자인회사에서직 한편많은이의사랑을받는그래픽작품인 < 인터내셔널러 사랑의아이콘 < 러브하트 > 와 < 인터내셔널러브하트 > 가바로 물디자인을총괄하게된다. 당시만해도직물은기능만중요시되 브하트 > 는 사랑 이라는단어를세계여러나라의언어로표 그의작품이다. 었지만, 지라드는직물에색과무늬를입힐필요가있음을간파했 현하였다. 한글이없어아쉽지만이작품에서도보이는그의 다. 허먼밀러가그에게표현의자유를전적으로보장해준덕에그 코스모폴리탄적인면모는그가성장하고살았던다양한환경 모든것을디자인하는코스모폴리탄 는 1973 년까지 300 점이상의직물패턴과벽지를디자인했는데, 과도연관지을수있겠다. 지라드는 20 세기의디자인역사에서크게주목받는인물이다. 그는 그디자인은구상적이고유기적인디자인에서기하학적추상패 그래픽작품뿐아니라, 건축, 인테리어, 가구, 패션, 직물패턴, 생활소품등폭넓은디자인분야에서수많은작품을남겼는데, 무엇보다도색과장식을디자인영역안으로끌어들였다는것은주목할만하다. 20세기전반만하더라도제품을대량으로생산하기위해디 턴까지매우다양했다. 또한그는토탈디자인에도뛰어났다. 예로 1960년에뉴욕의라폰다델솔La Fonda del Sol 레스토랑에서실내공간이라는거대한요소뿐아니라냅킨과같은사소한디테일까지도디자인했다. 1965년에는브래니프항공사Braniff 그의이름은영어권에서는 지라드 라고하지만, 유럽에서는프랑스식으로 지라르 라고도발음한다. 그는프랑스성姓을가진이탈리아인아버지와미국인어머니사이에서뉴욕에서태어났고, 피렌체에서성장했다. 그가 10대후반에그린 12 월호를읽고좋은의견을주신다섯분을선정하여 < 알렉산더지라드 - 디자이너의세계展 > 에초대해드립니다.(1 인 2 매 ) 많은독자분들의소중한의견을부탁드립니다. 참여방법은본매거진 4 쪽 ' 독자의견 ' 을참고하시기바랍니다.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33
PREVIEW 예술의전당이서울서예박물관재개관을기념하며서예의현재화를모색하기위해 <20세기서화미술거장 > 전을준비했다. 지난세기는 서화에서미술로의전환기 였다. 한국미술계는서화와미술모두에정통하여주체적으로상호비교분석하고혼융하여세계속의한국미술을창달하는데이바지할선각자가필요했다. 그대표적인인물이바로조각가김종영이다. 대중은김종영을잘모른다. 왜냐하면그의삶에는여느예술가로서의극적인드라마가없었고, 환갑이되어서야첫개인전을열만큼작품발표를극도로절제했기때문이다. 더군다나서예가로서김종영이세상에알려진지는얼마되지않았다. 미술계에서는그런김종영을선비조각가, 한국추상조각의선구자, 그리고각백刻伯이라일컫는다. 김종영은누구인가김종영은 1915년경남창원에서김해김씨판서판도공파 23대장손으로태어났다. 그의 7대조는연산군 4년 (1498) 에발생한무오사화로희생된영남사림의기수탁영濯纓김일손이며, 증조부와조부모두정3품벼슬을한명문사대부집안이다. 그는열다섯살에서울휘문고보로진학하여서울로유학가기전까지일생을처사處士로살며, 서예와학예에조예가깊으면서도서양문물에개명開明한부친으로부터선비로서갖춰야할기본소양인한학과서예를배웠다. 휘문고보 2학년때인 1932년에는동아일보사가주최한제3회전조선남녀학생작품전에서중등부습자 ( 서예 ) 부분에서안진경체로쓴 < 원정비 > 로장원을하기도했다. 예술의전당서예박물관 20 세기서화미술거장 Ⅰ < 붓으로조각하다 - 김종영 > 한손에는붓, 다른한손에는끌 12.22( 금 )-2018.2.4( 일 ) 서울서예박물관 2 층 김종영은당시도화반활동도병행하였는데, 미술교사인장발선생의인도로졸업후 1936년동경미술학교소조부에입학하여본격적으로조각가의길을걷게되었다. 유학시절에쓴 로댕소론 이라는짧은글에서는로댕에의해 프랑스조각이비로소이태리조각의그늘에서벗어나자신의감각에의한조각을가진기쁨을누리게되었다 고자신의소회를밝히기도했다. 이는피식민지청년조각도의바람이자지향이었다. 그래서그의작품에서는왜색倭色을찾아볼수없다. 1941년귀국한그는고향창원에서칩거하다가장발선생의부름으로 1948년서울대학교조소과교수로부임했다. 그리고 1980년까지 32년간서울대학교에봉직하며일생을한국조각예술교육의초석을다지는데에헌신했다. 또한한국전쟁이막바지에다다른 1953년 5월영국런던에서개최된 < 무명정치수를위한기념비 > 국제조각콩쿠르에서한국작가최초로수상하였으며, 그해 11월제2회국전에서한국최초의추상조각작품 < 새 > 를출품하여한국추상조각의선구자로알려지게되었다. 불각不刻의미생전에김종영은자신의예술이지향하는바를 불각의미 라하였다. 표현은단순하면서내용은풍부한작품을뜻하는것이었다. 또한조선의선비가지향한 졸박의미, 즉꾸미지않고순수한아름다움을추구했다. 그는 1958년대학신문에기고한 이념상으로본동양미술과서양미술 이라는글에서 진실한노력과순수한정신에서이루어진예술은인류가공유할수있는보편적진리인것이기에보편성에기초를둔특수성만이후일세계문화사의가치를높이는역할을하게될것이며, 동서양미술이이러한세계적자각에서명일明日을지향한다면인류는한층높은단계에서하나의세계미술을가지게될것 이라고하였다. 이와같은성찰의결과물이대략 50년의시차를두고동과서에서활동한두거장의작품세계를비교한 완당과세잔 이라는제목의글이다. 완당은추사의또다른호이며, 추사김정희를사표師表로삼은김종영이궁극으로지향했던바는유희삼매遊戱三昧의경지에도달하여느낄수있는자유였다. 그는 작가에게작업하는시간이쉬는시간이고, 손을쉬는시간은온갖잡생각을해야하고생활을고민해야하는괴로운시간 이라고했다. 한편 동서고금을통하여위대한예술적업적을남긴사람들은모두헛된노력에일생을바친사람들이다. 현실적인이해를떠난일에몰두할수있는유희적태도를가질수있는마음의여유없이는예술의진전을볼수없다. 고도하였다. 다작多作과과작寡作사이김종영은지천명이되던해 1월 1일일기에 지금까지의제작생활을실험과정이었다고하면이제부터는종합을해야할것이다. 조형의본질, 형체의의미등에관한그동안의실험을종 합할수있다면 50이란연령은결코헛된세월은아닐것이고목표에한걸음가까워지는셈이될것 이라고적었다. 그리고 10년후회갑을맞아생애첫번째개인전을제자들이주관하여개최했다. 그후 1980년에조각가로는최초로당시덕수궁의국립현대미술관이초대하여대규모회고전을열었다. 안타깝게도 2년후그는지병으로세상을떠났다. 고故이경성전국립현대미술관관장은김종영을과작의작가라하였다. 생전에개인전을단두번만개최하였으니외견상그렇게보일수도있다. 현재김종영미술관은유실작품을포함해조각작품 230여점, 유화포함드로잉약 3천점, 서예약 2천점을소장하고있다. 그리고유고집 초월과창조를향하여 외에미간행원고가있다. 과작의작가라하기에는엄청난작업량이다. 특히그는생전에서예작품을전시한적이없었다. 진정한관중은자기자신이기에결국작품은자신을위해제작하는것이라는결론에도달했기때문이다. 이번전시를통해그가 20세기한국미술의시대적과업을성취한거장이었음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 더불어앞으로세계속의한국미술을어떻게창달해나갈것인지성찰하는기회가될것이다. 보편성에기초를둔특수성만이후일세계문화사의가치를높이는역할을하게될것 이라는그의말은오늘을사는많은예술가에게다시금큰귀감이되고있다. 글박춘호 ( 김종영미술관학예실장 ) 사진김종영미술관 < 세한도 > 1973 < 자각상 > 1971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35
REVIEW < 안나네트렙코 & 유시프에이바조프 > 강력한붉은빛으로물든 21 세기최고의디바 10.9( 월 ) 콘서트홀 고생각한다. 아무리좋은소리라도표현의진정성이없다면그냥듣고흘려버리게될것이다. 우리가네트렙코를 스타 라고부르는이유는바로그모든것에서관객들이기대하는그이상을만족시켜주기때문일것이다. 다. 뜨거운박수갈채를받으며앙코르곡 오나의태양O Sole Mio 까지, 한순간도지루할틈없는멋진공연을보여주었다. 다만, 한가지아쉬운점은네트렙코가벨칸토창법으로부르는아름답고선율적인아리아를듣지못했다는것이다. 2 부첫무대는푸치니오페라 < 투란도트 > 중 먼옛날이궁 평소네트렙코를좋아하기도했지만, 실제공연장에서들은 전에서 로열었는데, 풍성하고드라마틱한매력을가장잘보 그녀의목소리는충격그자체였다. 울림이증폭되어콘서트 여준곡이었다. 파란색드레스로갈아입은그녀는무대가장 홀벽을치고돌아나오는그소리를어떻게말로설명할수 뒤쪽에서등장해오케스트라뒤에서노래했다. 객석에서멀 있을까. 좋아진풍채만큼이나묵직하고단단해진소리, 그리 승리한그날그들을만났소. 왕의전령들이나를코더의영주로서환영한다는말을듣고어안이벙벙했지. 그예언자들이한예언이실현된거요. 그들은내가머리에왕관을쓰리라고도말했다오. 가슴속에비밀로간직해두오. 영원히. 주세페베르디의오페라 < 맥베스 > 에나오는맥베스부인의대사이다. 안나네트렙코가선택한첫곡으로, 무대에선그녀는카리스마있는눈빛과목소리로콘서트홀을순간압도했다. 그것은마치 21세기최고의디바로서막강한스타파워를자랑하는네트렙코자신의말처럼들리기도했다. 좌중을압도하던그녀는찾아볼수없었다. 마치전혀다른존재가서있는느낌이었다. 그만큼음악적표현력과집중력이대단한소프라노다. 관객을설득하는진정성있는표현 1부는모두베르디의작품으로구성했다. 화려하고멋진첫곡이끝나고그녀의남편인유시프에이바조프의무대가이어졌다. 베르디오페라 < 루이자밀러 > 중 고요한별밝은밤에 라는곡으로, 소리의포지션과딕션이정확하고고음이 찍이떨어져내뿜는그녀의소리는무대앞에서부를때와견주어도볼륨의차이가느껴지지않을만큼힘이있었다. 림스키코르사코프의오페라 < 차르의신부 > 중마르마아리아는다소생소한곡이었는데, 네트렙코가자국어로부르는오페라여서더의미가있었고그선율또한참아름다웠다. 오페라 < 메리위도 > 의 입술의침묵하고 듀엣은사랑스럽고애교많은네트렙코의실제모습을보는것같아절로입가에미소가지어졌다. 마지막은베르디 < 일트로바토레 > 의 평화로운밤에 라는곡을다같이부르며웅장하게장식했 고더섬세해진표현은그녀가살아오며겪은기쁨과슬픔의극대화된방증일것이다. 단순히성악가가아닌진정한예술가로무대위에서반짝이는그녀의모습은음악의진정성에대해다시한번생각하게한귀한무대였고, 그날의감동은지금까지도내가슴을설레게한다. 글김순영 ( 소프라노 ) 사진마스트미디어 상당히안정적이었다. 다만표현력과소리의공간은조금아 카리스마있는눈빛과목소리 쉬웠다. 아마도첫곡이라목이풀리지않아서일지도모르 미하일타타르니코프지휘로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나 겠다. 이어진바리톤옐친아지조프와의 < 돈카를로 > 이중 부코서곡오프닝이끝나고그녀가등장하자 2 천명이넘게 창 함께살고함께죽는다 는우리가익히들어알고있는곡 들어찬객석은숨을죽이며모든촉각을곤두세웠다. 음반으 으로, 두남자의하모니가나쁘지는않았지만테너에이바조 로만듣던네트렙코의실제목소리는과연어떨까? 하는긴 프의에너지가상대적으로약한데다표정마저한결같아극 장과호기심이었다. 네트렙코는노랫소리가아닌맥베스부 적인요소가조금아쉬웠다. 1 부마지막오페라 < 가면무도 인의대사로객석에첫인사를건넸다. 그녀의묵직하고힘 회 > 에서네트렙코와의이중창에서도테너의볼륨이상대적 있는저음이콘서트홀을가득메웠고, 카리스마있는눈빛은 으로작게느껴졌다. 또중간에악보를보는네트렙코의모 합창석에앉은관객들에게까지에너지를전했다. 그녀의짧 습이아직준비가덜된곡을두사람의교감이완전히이루 은대사만으로도이미객석은압도당한느낌이었다. 이어진 어지지않은상태에서부르고있다는느낌을주었다. 하지만 아리아에서벨벳처럼부드러운그녀의소리는서라운드같 < 오텔로 > 에서에이바조프극적인표현과에너지넘치는 은울림으로나의귀를두드리기시작했다. 소리를유감없이발산해관객들의큰환호를받았다. 1 부의 가장멋진무대는 < 아이다 > 의 이기고돌아오라 였다. 네트 우리에게익숙한오페라 < 사랑의묘약 > 의아디나나 < 라 렙코특유의파워풀한벨벳소리에절규하는감정표현이더 트라비아타 > 의비올레타와는너무나도다른느낌이었다. 해져듣는내내가슴이뛰었다. 콜로라투라로데뷔한그녀가이제는드라마틱소프라노로 서 < 아이다 >, < 안드레아셰니에 >, < 토스카 >, < 안나볼 대부분성악가는정면을보고노래할때와무대옆을볼때 레나 > 등좀더진중하고까다로운역할로입지를굳혀가고 의볼륨차이가크게나기마련인데, 그녀의소리는울림으 있는것이다. 그동안풍채가좋아져예전처럼가녀린모습은 로해결이되어고개를돌리고부를때에도잘전달되었다. 아니었지만, 그녀의소리만큼이나기품있고멋지다는생각 소리도소리지만그녀만의풍부한표정과몸짓이우리를더 을했다. 첫곡을마치고관객의박수에환하게웃으며소녀 집중시켰는지도모르겠다. 눈으로보고귀로듣고, 그것이 처럼귀엽게손을흔드는모습에서방금전까지카리스마로 한데어우러져관객을이해시킬때비로소감동이생겨난다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37
REVIEW 국립오페라단 < 리골레토 > 객석의빈자리가더욱커보인공연 10.19( 목 )-22( 일 ) 오페라극장 지난 10월, 4회에걸쳐공연된국립오페라단의 < 리골레토 > 는전반적으로성공적인무대였다. 세명의주인공과세명의조연, 그리고합창단과교향악단이선보인이번공연은국립오페라단이내세운 고전의재해석 이라는말에서 재해석 보다는 고전 에집중했다는인상을주었다. 아쉬웠던것은여기저기빈객석이었다. 필자는항상우리의오페라수준에비해관객동원능력이너무약하다는생각을해왔다. 이날공연도예외는아니었다. 안정적인노래와무난한연출필자가관람한 19일공연에출연한소프라노캐슬린김과테너정호윤, 그리고바리톤데비드체코니는안정된노래와 연기를보여주었다. 세명의등장인물에집중된오페라인만큼이들의역할이중요했다. 이날공연에서가장돋보인성악가는질다역의캐슬린김이었다. 그는작은체구에도불구하고풍부한음량과뛰어난음정조절능력을보여주었다. 목소리가다소가볍다는첫인상을받았으나, 유명한아리아 카로노메 를노래할때는함께울리는가벼운플루트소리와너무나도잘어울렸다. 작은체구와가벼운음색때문에캐슬린김이연기한질다는한결어려보였다. 특히몸집이큰체코니품에안길때는아직부모의보호가필요한십대소녀처럼보일정도였다. 리골레토역의체코니역시좋은연기와노래로오페라를이끌었다. 세주인공이번갈아가며들려준이중창에서의호흡도만족스러웠다. 연출을맡은알레산드로탈레비는 현대적재해석 이라는명분아래만토바공작을부모에게나이트클럽을물려받은인물로탈바꿈시켰다. 또한리골레토를그클럽에서일하는코미디언으로설정했다. 만토바공작을마치조직폭력단의두목처럼그리겠다는의도로읽혔다. 그런데그것이아주새롭게다가오지는않았다. 그러한재해석은예전에도여럿있었기때문이다. 가장최근에는마이클마이어의연출로선보인메트로폴리탄오페라의공연이그러했다. 마이어는만토바공작을라스베이거스갱단의두목으로변신시킨바있다. 큰틀에서보면이번공연과많은부분에서겹친다. 반면현대적해석에도불구하고전반적인연출은매우보수적이라는인상을받았다. 굳이현대적인재해석이필요했는지의문이들었다. 무대는나름대로효과적이었다. 공사장의쇠파이프지지대를연상시키는무대는적절한조명과함께암울한분위기를만드는데성공했다. 여전히아쉬운객석점유율필자가공연을관람한 1층에서도좌석이상당수비어있는것을볼수있었다. 다른층을둘러보지는않았지만, 꽤많은좌석이비었으리라짐작된다. 수준급의성악가들이출연한베르디의유명오페라 < 리골레토 > 가이정도좌석점유율에머문다는것은참으로안타까운일이다. 올해부터시작한 오페라미리보기 강연을통해국립오페라단이오페라홍보에노력을기울이고있다는점은인정하지만보다많은관객을찾아나서는적극적인자세가필요한것같다. 그리고이런저런이유로자주생기는단장의부재도원인중하나가될수있을것이다. 이글을쓰고있는시점까지도새로운단장임명소식은들려오지않고있다. 좀더안정적인오페라단운영에관해진지하게고민할필요가있다. 글허영한 ( 한국예술종합학교음악원음악학과교수 ) 사진국립오페라단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39
REVIEW 연극 <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 거짓의역설 10.18( 수 ) - 11.5( 일 ) CJ 토월극장 고전을읽는다는것은알려진미지를탐험하는것과같다. 고전이된연극을보는일도비슷하다. 테네시윌리엄스의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는우리에게 유리동물원 이나 욕망이란이름의전차 만큼잘알려지지는않았지만, 작가에게두번째퓰리처상을안겨준작품, 초연당시에만 800회이상공연을올려명성만큼은익히알려졌으리라짐작된다. 문삼화연출이직접번역하고무대에올린연극 <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 는지도와안내서를들고떠난두번째여행자에게첫여행에서는느낄수없었던친근한인상을남겨준다. 매카시즘의광풍이불던 1950년대미국남부의변화를배면에깔고있는원작의시대를 1990년대로끌어올리고생경한번역어를생생한우리말로담아내는등, 지금여기의관객들에게다가갈수있는방식을고민한흔적이보인다. 맑고파란하늘로시작하는첫장면크고화려한미국남부의저택, 65세생일을맞은아버지빅대디 ( 이호재분 ) 의생일파티를위해온가족이모여있다. 부랑자의아들로자라나 2만 8000에이커땅의소유주가된빅대디는미국남부의기상과활력을지닌전형적인가부장의풍모를지니고있다. 문제는엄청난재산의소유자인그가말기암으로죽음을앞두고있다는사실을그와그의아내만모르고있다는것이다. 연극은결장경련이라는가짜검사결과가나온날초저녁에시작되어비밀이폭로되고거짓과진실이드러나는자정까지의시간을밀도있게담아낸다. 한여름의맑고파란하늘이저택을감싸고있는무대는이연극의출발을선명하게보여준다. 무대디자이너박동우는 CJ 토월극장의무대전체를비밀과거짓말이활보하는공간으로구현했다. 브릭 ( 이승주분 ) 과마가렛 ( 우정원분 ) 부부의방이무대전면에놓여있지만, 그방을둘러싸고있는발코니, 큰문과창문들이마치거대한눈처럼그속을들여다보고있다. 또벽이없는대신천장을만들어극의제목을암시했다. 이렇게축조된무대의반半개방성은브릭과마가렛의갈등, 브릭과빅대디의대화를관객뿐만아니라다른등장인물에게도노출시킬수있도록한다. 1958년에나온리처드브룩스의영화와최근까지미국에서공연된연극의무대를두루살펴보아도이만큼폐쇄적으로단단하게, 그러면서도관객을향해날렵하게열린벽은없었다고말하고싶을정도로이연극전체를함축하는무대가아니었나생각한다. 연극은조카가흘린음식물로엉망이된원피스때문에잔뜩골이난마가렛이등장하는것으로시작된다. 1막은뜨거운여름볕에달아오른양철지붕위에서뛰어내리지도, 그렇다고계속거기머물수도없는고양이가되어버린마가렛에게온전히주어져있다. 지긋지긋한가난에서벗어나기위해몸부림쳐온그녀는남편브릭을통해안정된노후를보장받기를원한다. 그러나남편브릭은자신의소중한친구였던스키퍼를자살로몰고갔다는생각으로그녀를혐오하고밀쳐낸다. 젊고아름답고빛났던풋볼선수였던브릭은스키퍼를잃고난후술에의존하고있으며, 지난밤운동장에서장애물을넘다가다리를다쳐목발신세까지지고있다. 마가렛은굴레가되었던가난과불완전한사랑에붙들려있지만브릭에게끊임없이말을걸고자신의마음을전하고아이를가져둘의관계를개선하고자한다. 그녀의고투는브릭에게가닿지않지만과거로부터온고통때문에삶을놓아버린브릭과는달리그녀는이무대에서가장생생하게살아있다.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41
2막은다리를다친브릭때문에 2층에서다시한번생일파티가벌어지는상황을보여준다. 잔뜩들떠있는빅마마 ( 이정미분 ) 와부모의마음에들어재산을상속받길원하는구퍼 ( 오민석분 ) 와메이 ( 김지원분 ) 부부, 그리고그의아이들이어지럽게무대를오간다. 빅대디는자신이죽지않는다는사실에안도하여앞으로마음껏신나게살겠다고집안에서여전히자신이최고권력자로서건재함을과시한다. 그러나그가제일사랑하는브릭과의대화를통해오늘이마지막생일이될지도모른다는사실을알게된다. 브릭은아버지의질문을통해스키퍼에대한자신의마음과세상의시선때문에자신의동성애적성향을은폐하려고했던허위를깨달았고, 그로인해충동적으로아버지의병에대한비밀을발설하게된것이다. 2막에서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는다름아닌브릭이다. 아버지의죽음과감춰두었던자신의진실앞에서그역시뛰어내릴지말지선택을해야한다. 브릭과마가렛, 그리고빅대디는자기혐오와박탈과죽음이라는일종의위기앞에서은폐된욕망을직시하게된다. 가족이아니었다면이토록적나라하게서로의폐부를찌르지못했을것이다. 언제든다른사람들에게들킬준비가된벽안에서이가족들은넘치도록많은말을주고받는다. 그말들은대부분진짜속내를감추기위한말들이다. 그러나그렇게함부로발설된말들속에서감추려고했던진실이드러난다. 따라서문과창을통해거기있다고암시될뿐실제로가시화되지않은벽이야말로안과밖의경계이자연결이며사이라고말할수있다. 그들은그보이지않는벽을넘나들며연기된인생을살고있다. 발설된말들의이동과분별없는개입은불신에대한믿음으로쌓아올린이가족의역사를보여주는듯하다. 빅대디의엄청난유산을상속받고싶어하는큰아들내외는브릭과마가렛의동태를수시로염탐한다. 메이는다섯아이를낳고뱃속에여섯째아이까지가진상태이지만아이도없고술에의존해서과거의영광만생각하고사는둘째에게재산을빼앗길까봐전전긍긍하고있기때문이다. 브릭과빅대디의대화가오가는 2막에서도그들의이야기를엿듣기위해복도를서성이는가족의모습이무대에전면화된다. 그들은때로불쑥방에들어와대화의맥을끊는다. 브릭은이야기를듣다말고발코니로이동하고, 빅대디는말을하다말고자신의이야기를엿듣는가족들에게욕설을퍼붓기도한다. 허구를통해진실을드러내는연극연극은이모든사태를무대위에생생하게살아있게한다. 우정원은출구없는열린방을분주히오가며마가렛의안팎을팽창시키고이승주는자기혐오앞에놓인브릭의민낯을적실하게표현했다. 빅대디역을맡은배우이호재는이가족과연극의구심점이되어자신의삶과죽음앞에당당한어른으로서의저력을보여주었다. 육두문자와속물적인언어로가득한빅대디의대사들은이번공연의독특성에큰기여를했다. 또한이연극은계단을오르내리는발소리, 장난감을들고어른들사이를활보하는아이들의소리, 전화벨소리, 마당에서벌어지는크로켓소리, 폭죽이터지는소리, 폭풍이몰아치는소리, 자정을알리는괘종시계소리등각종노이즈가뒤섞이고수렴되고발산되는공간으로존재한다. 가족모임이란, 이렇게어긋난노이즈가겹쳐지는불가능한소통의소동극이며우리는그의도된충돌속에서만일말의진실을발견할수있는것이라고, 또한그것이인생이라고항변하는것일까. <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 는요컨대, 인생은허위와소음으로가득차있지만사실우리가가까스로진실을붙잡고살수있는것은거짓때문이라는사실을역설적으로보여주고있다. 세상에허위빼면남는게없다 라고일갈한빅대디는 3막에서던져진마가렛의거짓말을진실로받아들인다. 빅대디의죽음이기정사실로되고가족의와해가예견된, 아니자신의삶전체가흔들릴것이자명한위기앞에서그녀는자신이생명을가졌다는거짓말로상황을돌파한다. 이말을들은가족들은그녀말이사실이아님을거의확신하지만이거짓말이몰고올진실도예견하고있다. 이시점에서마가렛은뜨거운지붕에머물기를자처한고양이다. 존재하는동안살아있어야하기때문이다. 브릭은끝내그녀의생명력을긍정한다. 이지점에오면초저녁부터자정까지, 파란하늘에서폭풍우가치는캄캄한밤까지시간이연속적으로흘러갔음에도시간이멈춘듯한느낌을받는다. 거짓말처럼인생은이렇듯정지된시간속에서발견되고역설적으로그것을깨닫는동안에도인생은흘러가고있는것이다. 인생은연극이다 라는오래된비유는실컷말해진거짓, 즉허구를통해진실을드러내는것이연극이라는사실을환기시킨다. 연극속엿보는사람을엿보게된우리는어느새인생이라는연극속에함께존재했다. 또한연극은정지된시간의연속인인생처럼매회, 단한번만허락되었다. 단한번들의살아있음을위해뜨거운양철지붕위에고양이들이있었다. 글양근애 ( 연극평론가, 서울대학교기초교육원강의교수 )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43
REVIEW 국립발레단의국내초연작 < 안나카레니나 > 가오페라극장에서공연되었다. 러시아문호톨스토이의장편소설 안나카레니나 는재산과미모를갖춘귀족안나카레니나가젊은장교브론스키와사랑에빠지면서벌어지는비극으로, 사랑을위해명예를버렸지만결국비극으로치닫고마는주인공의이야기와 19세기러시아상류사회의모습등드라마적매력이큰덕분에영화, 뮤지컬, 연극등다양한예술장르로재탄생되고 국립발레단 < 안나카레니나 > 춤으로읽는문학 11.1( 수 ) - 5( 일 ) 오페라극장 있다. 무용작품으로도여러번안무되었는데, 현대를배경으로각색한존노이마이어버전도화제가되었지만국내에서는 2009년보리스에이프만발레단의내한이강렬한인상을남겼다. 국립발레단이이번에선택한 < 안나카레니나 > 는독일출신안무가크리스티안슈푹Christian Spuck의버전으로, 2014년초연시안무, 무대, 영상과함께의상이예술적으로뛰어나다는호평을받은작품이다. 크리스티안슈푹은독일마르부르크출신으로슈투트가르트의존크랑코무용원에서발레교육을받은후 1995년에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입단해 2001년엔상임안무가로위촉되었고, 2012/13 시즌부터취리히발레단의예술감독을맡고있다. < 안나카레니나 > 는취리히에서초연된이후한국국립발레단을포함해네개의발레단에의해공연되었다. 최근음악극무대로영역을넓혀여러극단, 오페라단과작업하고있는데이는그가클래식발레안무가들과는조금다른시각으로발레를만드는데영향을미치고있다. 예를들어영화나드라마처럼주요테마곡이반복되어나온다던가, 공연내내영화스크린처럼무대전체를밝혀놓기도하고, 무엇보다무용수들의연기를사실적으로표현한다는점에서지금까지의발레들과다르다고할수있다. 속눈썹이떨리는것까지볼수있는영화만큼은아니지만, 무용수들의사실적연기는클래식발레의왕자와공주, 요정의단편적캐릭터와달리복합적이고현실적으로관객의공감을이끌어낸다. 슈푹의작품에는스승인존크랑코의영향도상당히드러난다. 이둘의작품은프리마발레리나가바닥에주저않는모습조차 ( 클래식발레에서는상상도할수없으나 ) 매우자연스럽게만드는데, < 안나카레니나 > 역시마지막절망을표현하기위해털썩주저앉는연기로춤이상의표현을만들어냈다. 이장면이강조된것은아마도슈푹이가장인상적인안나의모습으로소피마르소의영화 < 안나카레니나 > 를꼽은것과무관하지않을것이다. 그는대저택에홀로남아질투심에이성을잃는소피마르소의연기를발레로만들어냈다. 작품초반격정적인두남녀의사랑장면도여느발레에서볼수없는연기로이뤄져있다. 황급히옷을벗으며무대를뒹구는두사람의동선은 < 잠자는숲속의미녀 > 에서제대로눕기도힘든하이-튜튜를입은오로라공주가깊은잠에빠져왕자의키스를받는비현실적모습과비교할수없이사실적이다. 이러한사실적연기에도불구하고슈푹의 < 안나카레니나 > 는발레라는장르가갖는우아함을잃지않는다. 귀족의살롱뿐아니라농촌풍경에서조차발레의기품을잃지않는춤움직임들로가득채워져있기때문이다. 슈푹의 < 안나카레니나 > 는 춤으로읽는소설 이라할만큼섬세하게인물들을그려낸다. 다른발레버전들과달리원작에충실했다는점에서상당히문학적이고연극적이라할수있다. 그러나이점이모두긍정적인것은아니다. 여느 < 안나카레니나 > 가안나와두남성의삼각관계를강조한것과달리크리스티안슈푹은스티바와돌리, 레빈과키티등주변인물의존재감을높였는데, 대사없는무용작품에서이들각각의스토리를전달하기란쉽지않다. 1장부터바람둥이스티바와이에환멸을느끼는돌리, 브론스키를연모하는키티 와그녀의사랑을얻지못해괴로워하는레빈등여러캐릭터가쏟아져나오는데, 원작의인물들모두를알지못하면내용을파악하기어렵기도하고, 주인공에대한집중이분산되기도한다. 2부에들어비로소두주인공의내면에집중할수있게되지만, 안나와스티바가남매라는것처럼대사없는무용이설명하기에어려운부분은피할수없다. 그럼에도이번 < 안나카레니나 > 가세련된아름다움, 지성적발레, 회화적춤이라는인상을남긴데는춤을돕는요소들, 즉라흐마니노프의음악과무대미술, 그리고의상이큰역할을한다. 사이드윙 ( 무대양옆의커튼들 ) 을걷어낸자리에실크벽지를바른벽들을세우고, 19세기풍가구몇점, 자작나무, 이동용테이블만으로세트를최소화한무대는마치액자를들여다보듯평면적이고여백가득한데, 그것은무엇을담아도그림이될만큼아름답기도하다. 필요에따라평상모양의테이블은기차역의플랫폼, 경마장관람석으로영리하게활용되고, 자작나무몇그루는노을빛조명만으로농가를만들기도한다. 무엇보다인상적인것은레일을따라무용수들이직접끌어당기는흰커튼과영상이다. 매끈한스크린이아닌흔들리는커튼은나무조차똑부러지게재단된무대안에서유일하게인간적이고입체적인존재이다. 시대극전문의상디자이너에마라이엇Emma Ryott의드레스들도감탄을자아내게만든다. 19세기러시아귀족의화려함을표현한드레스들은발레의상치고는풍성하고무거워보이지만슈푹의동작들을돋보이게만드는의외의효과를낳으며큰볼거리가되었다. 에이프만의 < 안나카레니나 > 에서아크로바트에가까운기교를위해홑겹스커트를입은것과비교하자면슈푹의의상은귀족적움직임에맞게디자인되었다고할수있다. 이러한요소들이빛난데는국립발레단의기량역시중요한역할을했다. 필자가관람한 11월 1일의안나, 한나래는신예로서큰가능성을보여주었고, 브론스키김기완의안정적기량과함께카레닌의이재우, 키티의신승원, 벳시김희선등솔리스트들의연기와춤또한높은수준의것이었다. 무엇보다안무자스스로지금까지의 < 안나카레니나 > 의군무중가장뛰어나다고평가한국립발레단의군무진은어떤세계적레퍼토리도소화할수있는적응력과뛰어난신체성을보여주었다. 피아니스트조재혁의라흐마니노프선율이긴잔상을남긴 < 안나카레니나 > 는국립발레단의인기레퍼토리가될것같은예감이든다. 글김예림 ( 무용평론가 ) 사진국립발레단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45
THE MONTHLY MAGAZINE OF SEOUL ARTS CENTER VOL. 340 DECEMBER 2017 THEME TALK 48 발레, 내인생의단비 5 표정짓는팔, 말하는등 50 <2018 개관 30 주년 > 특집연재 4 한국미술사에남긴발자취, 한가람미술관과한가람디자인미술관 56 <2018 개관 30 주년 > 특집화보 5 1990, 미술대중화시대의개막
THEME TALK 발레, 내인생의단비 5 표정짓는팔, 말하는등 발레를예술로완성시키는아름다운포르드브라 발레를좋아한다고하면대부분은귀여운보디랭귀지로화답한다. 두팔을위로둥글게그리는자세를취하며 아, 이거? 이런반응. 그럴때마다올라간두어깨를손가락으로지그시눌러주고팔꿈치가양옆을향하도록바로잡은뒤팔은더위로잡아당겨주고싶다. 그렇다. 둥근해가떴습니다 라는기본적인팔동작하나도만만치않은것, 그게바로발레다. 우아함의비밀, 포르드브라많은이가 둥근해가떴습니다 포즈를걸음마만떼면누구나할수있는초보적인무용동작으로착각한다. 유치원학예회에서도등장하는안무이니말이다. 그런데, 말그대로착각이다. 일반인과발레무용수가이동작을똑같이취하더라도그느낌은확연히다르다. 인물탓, 조상탓을하고싶겠지만이유는따로있다. 이동작마저도우아하고아름답게보일수있는발레만의 법칙 이숨어있는것. 그것을발레에서는포르드브라port de bras라고부른다. 발레무용수들이상체움직임과팔동작을말할때쓰는특별한이름이다. 이렇게따로이름을붙일정도로발레에서팔동작이중요한부분이었나. 팔을제대로들고있는지확인하기위해무용수들은등의견갑골을체크한다. 견갑골은어깨뼈라고도부르는데, 등과팔을연결하는역삼각형모양의뼈다. 팔을제대로움직이고있을때이부분이툭튀어나오지않고평평하게펴진다. 무용수들의연습복이등이훤하게드러나도록파여있는데는다이유가있는것이다. 예술의완성, 뒷모습피트니스를하는사람들에게초콜릿복근이선망의대상이라면, 무용수들에게는척추를가운데두고아코디언모양으로쫙펼쳐지는등근육과등뼈가자랑거리다. 보통무용수들은 등이말을한다 고표현하는데, 앞모습뿐아니라뒷모습에도수많은감정표현을싣는다. 뒷모습을보여야하는동작에서도발레무용수들은휙돌아서지않는다. 자신의등라인과시선의여운을관객들에게남겨주고돌아선다. 죽어가는백조를춤으로표현한작품 < 빈사의백조 > 의경우, 무용수는끊임없이날갯짓하며뒷모습으로무대에등장한다. 관객들은이제막숨이떨어져나가려는백조의마지막몸부림을통해삶과죽음의경계를마주하게된다. 이승에서저승의문턱을넘어가려는한생명체의미세한움직임은무용수의앞모습이아닌뒷모습으로, 다리가아닌팔과등근육의움직임으 로표현된다. 발레테크닉의완성은다리에서나오지만, 발레가예술로서완성되기위해서는팔과등으로이어지는포르드브라가관건이다. 오래전, 프랑스작가미셸투르니에가쓴 뒷모습 이란책을읽은적이있다. 그때이런생각을했다. 뒷모습은앞모습보다정직하구나. 뒷모습에는미처하지못한많은이야기가숨어있구나. 무용수의등은거짓말을할수없다. 훈련의결과는나이테처럼지워지지않고그들의등근육사이사이에새겨진다. 견갑골을지그시누르며자신이만들수있는가장긴라인으로팔을뻗어이상적인아름다움을향해손짓하는무용수들. 그들의날개가뻗어있는뒷모습에잊히지않는긴여운이담긴다. 글이단비 필자소개 KBS 를시작으로 SBS, MBC 를거쳐다양한매체에서방송작가로활동중이다. 발레를비롯한공연예술다큐멘터리제작과집필에매진하고있으며, 발레와무용칼럼을쓰면서강연활동도활발히하고있다. 발레의고난도테크닉은모두다리동작에서나온다. 하다못해 발레 라는단어를들으면 다리찢기 부터떠올리는사람들이수두룩할정도로. 하지만발레 < 백조의호수 > 에서백조가날갯짓하는팔움직임이없다면어떨까. 백조와사람을구분이나할수있을까. 이쯤되면오딜 ( 흑조 ) 과오데트 ( 백조 ) 를구분못하고잘못된결혼약속을하는지크프리트왕자만손가락질할수없는노릇이다. 실제로 < 백조의호수 > 에출연하는여성무용수들은날갯짓에작품의성공여부가달렸다고이야기할정도로팔움직임에온신경을집중한다. 포르드브라는발레의우아한이미지와작품의완성도를결정하는요소이자서커스와발레를구분짓는중요한잣대다. 등근육은무용수들에게수여되는훈장 : 팔과등에담는이야기들아름다운포르드브라를만들기위해서는팔을 발레답게 들고서있는것부터제대로연습해야한다. 양팔을뻗고섰을때, 어깨는편안하게내리되팔뒤꿈치가아래쪽으로쳐지면안되고뒤쪽을바라봐야한다. 이때팔꿈치에서손끝까지의라인도아래로쳐지지않고앞쪽을향해야한다. 어깨위에물방울을톡떨어뜨렸을때팔의곡선을타고손끝까지자연스럽게흘러내려야한다. 직접이동작을해보면어깨가내려가는순간팔꿈치가밑으로쳐지고, 팔꿈치가뒤를바라보려는순간어깨가올라가거나팔라인이아래로쳐진다는사실을깨달을것이다. 팔하나들기도이렇게쉽지않다니. 발레의모든팔동작은이것을기본으로만들어지고, 각각의팔동작과어울리는시선이추가되면서포르드브라가완성된다. 보통팔끝에시선을주는데, 시선과팔의조화가완벽할때비로소발레가된다. 사진협조 신선미 ( 서울발레시어터수석무용수 )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49
THEME TALK 한가람미술관 : 한국 현대미술사 조명과 현재 위치 확인, 그리고 청년작가 발굴의 장 1990년 한가람미술관 개관 기념전으로 한국 미술사에서 중 <2018 개관 30주년> 특집 연재 ④ 요한 원로, 중진 작가 510명이 참여한 <예술의전당 미술관 개관 기념전 - 한국 미술 오늘의 상황전>이 개최되어 미술 한국 미술사에 남긴 발자취, 한가람미술관과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계의 관심과 기대를 끌었다. 이어 개최된 <젊은 시각 - 내 일에의 제안전>은 그 당시의 미술제도권 내에서 민중미술 계열 작업들을 수용하려는 야심 찬 첫 시도였다. 이 전시는 예술의 자유에 대한 시대적 표현의 시도였으나, 당시 시대 적 상황과 함께 윤범모 미술부장의 사퇴로 이어지며 예술 의전당의 위상 정립과 운영에 영향을 끼친 전시 (중앙일보 1990.12.26)로 평가된다. 규모 면으로나 기획 면으로나 한국 상. 1993.10.13-30 <운보 김기창 팔순기념전> 중. 1994.5.27-6.14 <김흥수전> 하. 1994.7.5-17 <차세대의 시각전> 1987년 재단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이듬해 음악당과 서울서예박물관을, 1990년에 한가람미술관을, 1993년에 오페라하우스 전관을, 1999년에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연이어 개관한 예술의전당은 대한민 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로 설립된 복합예술기관이다. 당시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86아시안게임과 88서 울올림픽이 개최되어 국민들은 문화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1990년에 문화공보부에서 문 화부라는 독립행정부처로 발족하면서 모든 국민에게 문화를 이라는 모토를 설정하고 통제와 규제를 완화하며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예술의전당은 시각예술 분야를 한가람미술 관,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서예박물관으로 세분화하여 건립하고 전통과 현대 전반에 걸친 전시와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술관 전시의 경영 시험대 예술의전당의 미술관, 박물관 정책은 크게 문화예술진흥법에 의거하여 문화예술의 창달과 국민의 문 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 공간의 운영과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하는 목적 아래 문화부와 특수 법인체인 예술의전당의 운영정책 안에서 실행되고 있다. 공공기관인 예술의전당은 미술인들의 기대와 바람과는 달리 외부의 지시와 통제, 행정의 자율성이 문화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만은 않다. 설 동시대의 현대미술을 전방위적으로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전시였다. 조덕현, 박영하, 이석주, 김근중, 한만영, 윤동천, 임옥상, 박불똥, 강요배, 김재홍, 김호석, 강경구, 류인 등 이 전시에 참여한 많은 작가가 현재 한국미술사에 중요한 역할 을 하고 있다. 이 전시 개념을 이어받아 1994년에 세 명의 평 론가(윤진섭, 이재언, 이영재)가 각각 열 명의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작가들을 추천하여 <차세대의 시각전>을 열었다. 1992년에는 미술관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미디어와 영상시 대를 겨냥한 주제의 <미술과 사진전>을, 1993년부터는 중 요한 업적을 이룬 원로작가의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시 리즈 전시로 <운보 김기창 팔순기념전>, 1994년의 <김흥 수전>, 1995년의 <원로작가 김보현전>, 1996년의 <원로 작가초대전 - 박석호> 등을 개최하였다. 이런 1990년대 전 시들은 한국미술사의 재발견, 동시대 이슈의 주제, 젊은 작 가 발굴, 교육과 대중적 전시 라는 미술관의 정체성을 만들 며 한국미술계를 이끌어나간다. 립 초기에는 미술관이 아닌 조형예술관의 의미를 가졌다. 이는 예술의전당의 큰 틀 안에서의 활동성에 주안점을 두며 기획 전시, 생활미술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을 담고자 하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소장품이 없는 프로덕션 방식의 운영 방향은 초기의 불투명한 운영예산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새로 운 예술형식을 폭넓게 수용하고 살아 있는 조형예술공간, 창조적인 예술공간, 첨단 장비를 필요로 하는 현대예술 장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함이기도 했다. 한가람미술관은 초기부터 미술관 기획 전시와 전시장을 임대하는 대관 전시로 운영하고자 했다. 기획 전시 역시 순수 자체기획 전시와 타 기관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공동기획 전시로 이루어지도록 했다. 2002년에는 정식으로 소장품과 전시체계를 보완하여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등록하면서 본격적인 정규 미술관 시대를 연다. 초기에는 이데올로기로 평가하는 미성숙한 행정과 정서 문제로 전시를 억압하며 대중들의 감상 기회를 박탈한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대형 미술관이 많지 않던 시기에 전시예술감독 과 전문 큐레이터들이 예술의전당의 정책을 이해하면서 시대에 필요한 연구와 기획을 해나간 한가람 미술관과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의 역할은 대단했다.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51
2003.7.25-8.24 <미술과 놀이전> 2008.12.6-2009.3.29 <20세기 디자인의 거장 - 찰스 임스> 2001년의 <시대의 표현 - 상처와 치유전>을 통해 성동훈, 전시로 회자된다. 이 전시는 향수에 젖지 않는다. 세계가 하 박준범, 전준호, 손정은 등 27명의 젊은 작가는 시대의 얼룩 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국가와 지역의 범주가 무너지 진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시대와 사람의 는 21세기형 디아스포라(이주, 이산) 아티스트 의 세계를 짚 상처를 읽고 이를 치유하려는 미술적인 시도들을 보여준다. 어내기 때문 (동아일보 2009.11.17)이라는 평가를 얻어냈다. 또한 그동안 단발적으로만 소개되었던 한국 현대미술사를 는 평가를 받았다.(중앙일보 2002.1.9) <SAC 젊은 작가전> 재조명하는 의미 깊은 전시들이 연이어 기획되었다. 2006년 은 유망한 작가 발굴을 위한 전시로 구본주, 이명복, 차상엽, 에 열린 <1950-60년대 한국미술 - 서양화 동인전>은 전후 이승오, 김동기 등을 배출하였다. 한가람미술관은 2000년대 격동의 시대였던 그 당시 동인 활동을 통해 척박한 환경 속 부터 본격적으로 공공미술관의 왕성한 임무를 수행하기 시 에서도 여러 실험을 거치면서 우리만의 미술을 정립해가기 작하는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 위한 노력 (경향신문 2006.12.26)을 보여주었다. 이어 2007년 을 조명하여 국내와 해외에 다시 소개하는 역할을 시도한다. 의 <1970년대 한국미술 - 국전과 민전>은 국전과 민전을 통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네 차례 열린 <해외청년작가전>이 해 극사실주의부터 반구상, 추상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근간 나 2007년과 2008년에 두 차례 열린 <세계속의 한국현대미 이 되는 다양한 경향의 작품들을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 최 술전>을 이은 전시로 2009년도에 <재외 한국 청년미술제 - 근 들어 블록버스터 전시가 쏟아지고 있지만, 우리 미술사를 U.S.B>전을 개최하였다. 세계 각국에서 유학이나 이민 후 탐구하고 정리하는 아카데믹한 전시는 매우 드문 상황에서 작가로 활동 중인 젊은 한국 작가들뿐만 아니라 기획자들도 이번 전시는 여러모로 평가할 만한 (헤럴드경제 2007.4.5) 전 국내에 소개하는 전시는 각국의 문화와 환경에 접목된 작품 시였다. 객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루벤스가 그린 한국인 원 과 놀이전>은 대중을 위한 배려의 전시로 현대미술 작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인이 그린 최초 은 어렵다는 일반의 편견과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로 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바로크 예술이 보 만 구성된 전시 한계를 극복하면서 많은 관객을 끌어 여주는 이국적 취향과 드라마틱한 서술형식을 잘 반 모았다. 이후 이 전시는 2013년까지 흥미를 끌 만한 영 (중앙대학교 김영호 교수, 월간 서울아트가이드 동시대적인 주제로 체험과 창조의 경험들을 제공하 2004년 2월호)한 전시라는 평을 받았다. 이어 세계명 며 많은 고정 관객들을 확보하였다. 2003년 <빛과 색 작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2005년 <서양미술 400년 채의 탐험>전, 2004년 <구성 & 중심>전은 미술의 전>과 <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은 17세기부터 조형적 요소를 교육적으로 다루며 많은 관객의 사랑 20세기의 미술 흐름과 19세기 산업혁명 시기의 목가 을 받았다. 2008년 비타민 스테이션 오픈에 맞춰 개관 적인 풍경을 비교할 수 있어 일반인들의 많은 사랑을 한 V-갤러리(현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는 <20세기 받았다. 2007년부터는 공동주최 <오르세미술관>전 디자인의 거장 - 찰스 임스>, <거울신화>전을 비롯 을 시작으로 세계 유수의 전시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 디자인, 사진, 회화 등의 소규모 전시로 관객들의 2008년의 국립푸시킨미술관의 <렘브란트를 만나다>, 삶에 쉽게 다가가고자 노력했다. 2009년의 <구스타브 클림트전>, <인물사진의 거장 카쉬전>,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색채의 연금술 젊은 작가 27명이 참여해 때로는 은유적으로, 때로는 직설적 으로 상처를 드러내고 그에 대한 처방을 제시한 작품 이라 품을 선보였다. 2003년부터 해마다 기획해온 <미술 예술의전당 전시 부분에서 대형 기획전은 아주 중요 사 루오전>, 2010년의 <영국근대회화전>, 2013년의 한 비중을 차지한다. 1997년 고대 이집트 문명을 소 <조르쥬 루쓰>, <알폰스 무하 : 아르누보와 유토피 개한 국내 최초의 전시 <고대이집트문명전>를 시 아>, 2014년의 <쿠사마 야요이전>, <에드바르드 뭉 작으로 세계 문명을 주제로 다양한 대형전들이 열렸 크전>, 2015년의 <페르난도 보테로>, <피카소에서 다. 그리고 2003년의 <루벤스 - 반다이크 드로잉전> 프란시스 베이컨까지>, <안토니 가우디전>, 2016년 은 바로크 미술의 대표적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 의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등의 주옥같은 (1577~1640)를 포함한 17세기 플랑드르 작가들의 드 전시들은 많은 관객을 예술의전당으로 불러 모았다. 로잉 50여 점을 모아놓은 전시. 이 전시회가 국내 관 들을 통해 한국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경향을 보여주며 미래 의 주역들을 배출 (헤럴드경제 2010.3.29)하는 역할이 기대 또 다른 시도로 세계미술계에 새롭게 부상한 아시아 작가들 된 장이었다. 세계 8개국 24명의 참여 작가들의 대형 설치작 을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2006년 <혼성풍>전은 인도 품은 젊은 작가들의 이동성, 유동성, 그리고 탄력적 문화적 와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2010년 <세계미술의 진주, 동아시 수용을 보여주면서도 탈脫 정치화되어가는 문화적 맥락에서 아전>은 한국을 포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 작가의 특이성을 강조 (홍익대학교 정연심 교수)한 중요한 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국 23명(팀)의 다양한 작 1997.6.4-7.22 <고대이집트문명전>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04.12.14-2005.4.3 <서양미술 400년전> 53
한가람디자인미술관 : 2010년도 이후 한가람미술관과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은 기 상업주의에 물든 국공립미술관이란 타이틀로 예술의전당 일상에서의 디자인과 그 영역 확장을 시도 획 전시가 줄고 몇몇 대형 기획사 위주의 대관 전시가 주 한가람미술관은 미술관이 아니라 미술전시공간 이라는 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은 1999년 문화비전2000 에 따라 문화 를 이루는 성향을 보여 공공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미술계 명까지 듣고 있다. 일 년 내내 신문사와 대형 전시기획사 체육관광부 소속으로 예술의전당에 위탁 운영되었다가 의 문제 제기를 불러일으킨다.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 에서 기획한 전시들에 공간을 내주고 있다는 평을 듣기도 2008년에 한국디자인문화재단(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 장은 저는 미술관 운영자문으로 참여해왔는데 예술의전 한다. 이인범 상명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는 미술관이 흥원)으로 독립되었고, 일부 기능이 예술의전당으로 이관 당 한가람미술관의 경우 미술관으로 지칭하기에는 어려운 언론사와 손잡고 해외 유명 미술관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되었다. 1999년 <일상 속의 디자인발견>전을 시작으로 일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즉 미술관은 컬렉션과 자료 연구, 것은 일본의 영향이다. 하지만 일본은 적어도 교육적 차원 상 속에서 디자인에 대한 방향성과 실험성을 공유하며 문 기획 전시 등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함에도 예술의전당의 에서 대단히 중요한 전시일 경우 들여오며 그때도 미술관 화로서의 디자인이 지니는 중요성을 알리는데 목적을 두 경우 오직 전시 기능만 가지고 있습니다. 소장품이 없으니 이 주축이 되고 언론사는 후원이나 협찬을 통해 전시를 유 었다. 2002년부터 시작한 <서울디자인페스티벌>, 2005년 상설 전시가 어렵고 그에 따른 연구 활동이 없는 것이죠. 치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언론사가 전면에 나선다는 점이 <생활디자인 2 - 더 쇼룸> 전시로 많은 젊은 디자이너를 예술의전당 미술관이 앞으로 미술관 기능으로 살려 나갈 다르다. (주간경향 뉴스메이커 757호, 2008년 1월)라고 등장시키며 생활 속에서의 즐거움과 편리함이라는 도구 것인지 현재의 기능만으로 지속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중 꼬집었으며, 전수천 작가는 돈을 잘 벌기 위해 보여주는 의 유희적 사고를 동시대성과 함께 꾸준히 펼쳐내며 디자 략) 다소 애매하긴 하지만 차선책으로 조형예술관이란 이 전시는 대중에게 도움이 안 되고 한국 문화예술을 발전시 인 영역의 확장을 시도했다. 뉴욕현대미술관에서 개최했던 름으로 하는 것도 괜찮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월간 예술 킬 수 없다. 예술의전당의 여타 문화공간에서는 쇼를 본다 <Humble Masterpieces>에서 수작 100여 점을 선택해 소 의전당 1993년 3월호)라고 말한다. 오병욱 예술의전당 전 면 미술관에서는 사회, 문화, 예술, 철학이 응집된 무언가 개한 2008년 <Humble Masterpieces 디자인, 일상의 경이> 전시예술감독은 한가람미술관이 다양한 전시로 관객들의 를 얻어갈 수 있는 곳으로 정착되었으면 한다. (월간 예술 전, 2009년 신세대 작가들의 일상 오브제 디자인 <까사리 눈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도 보이지만, 현재까지 유지해오 의전당 2003년 9월호)라고 바람을 전했다. 하계훈 단국대 빙 디자인워크 2009>전 역시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다. 던 대관과 공동기획 위주의 시스템은 기획자의 의도를 제 교수는 품위와 향유층을 높이면서 재정 부담을 덜고 싶은 대로 수용할 수 없어 미술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미술의 근 예술의전당의 전략은 조화되지 않는다. 우리가 부러워하 다음은 디자인 영역과 타 장르와의 접목을 통해 영역을 확 간이 되는 조형언어를 체계적으로 알릴 수 없는 한계성을 는 외국의 미술관처럼 되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투자가 필 장하며 호평을 받은 전시를 소개한다. 2000년의 <간판을 드러내기도 했다. (월간 예술의전당 2006년 9월호)라고 요하다. (월간 예술의전당 2003년 9월호)고 말했다. 보다>, 2003년의 <간판과 디자인전>, 2006년의 <모빌리 밝혔다. 티, 움직이는 디자인전>은 공공영역과 환경을 주제로 한 지난 30여 년 동안 문화향유자가 늘어나고, 그들의 수준을 것이다. 2007년 디자인 위크 어워즈 에서 최고 전시상을 수 향상시키는 데 한가람미술관과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의 역 상한 런던디자인뮤지엄 전시를 모태로 한 2010년의 <포뮬 할은 컸다고 본다. 그러나 대중 관람객뿐만 아니라 미술계 러 원 - 위대한 디자인 경주>전은 자동차 경주를 속도 경 의 주목을 받는 기관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예술과 대 쟁이 아니라 디자인 경쟁으로 간주해 디자인 전시 로 끌어 중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는 리더십과 미술 전문가, 마케팅 들인 점도 재미있지만 이를 보여주는 전시 공간도 매력적 전문인의 균형적 배치가 요구된다. 그리고 변화하는 관객 (월간 디자인 2010년 10월호) 이라는 평가와 많은 관객에 의 사고를 읽어내는 수준 높은 전시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 게 새로운 디자인의 영역을 경험하게 하였다. 류나 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앞 으로 대중뿐만 아니라 미술계가 사랑하는 한가람미술관, 2004년에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영국 작가 조나단 반브룩 의 <내일의 진실>전은 글로벌 시스템 안의 다국적기업의 횡포, 신제국주의, 전쟁 등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아 신선 상. 1999.11.12-31 <일상 속의 디자인발견> 중. 2003.10.24-11.2 <서울디자인페스티벌> 하. 2006.11.21-12.11 <모빌리티 움직이는 디자인>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이 되기를 희망한다. 글 김미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 전 예술의전당 전시예술감독) 한 충격을 주었다. 오늘의 이단은 내일의 진실임을 그래 픽 디자인으로 주장하며 국제적으로 첨예한 이슈들에 디 자인의 칼날을 들이댄다. (중앙일보 2004.4.11) 한국의 방 대한 디자인근현대사의 중간까지를 정리한 2004년 <신화 없는 탄생, 한국 디자인 1910-1960>을 비롯하여 2002년의 <브루노 무나리>전, 2005년의 <모호이 너지의 새로운 시 각>전, 2007년의 <20세기의 디자인 혁명 - 베르너 팬톤> 등은 세계 디자인사에 영향을 끼친 디자이너들의 전시기획 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상. 2007.12.9-2008.3.2 <20세기 디자인의 혁명 - 베르너 팬톤> 하. 2010.9.8-10.31 <포뮬러 원 - 위대한 디자인 경주>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