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리뷰제 8 권제 1 호 ( 통권 15 호 ), 2018: 363~372 http://dx.doi.org/10.24987/snuacar.2018.08.8.1.363 이란, 어디로가는가 구기연 (2017) 의 이란도시젊은이, 그들만의세상만들기 : 국가의감정통제와개인들의자아구성 를읽고 엄익란단국대학교 GCC 국가연구소 사면초가의이란상황 이란이위태롭다. 이란경제회생에대한희망은지난 5월 7일트럼프미국대통령의 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란의핵활동을제재와감시조건으로경제제재해제 ) 탈퇴공식선언으로사그라지고있다. 트럼프대통령은 2015년 7월 6개국 (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 이참여해타결했던이란핵합의를 일방적이고재앙적이며끔찍한협상 이라고평가했다. 미국의 JCPOA 탈퇴에놀란영국 프랑스 독일은자신만이라도공동이행성명을발표했으나국제정치질서헤게모니를쥐고있는미국의참여없이그효과는제한적이다. 거대한국제정치판변화로이란의국제사회복귀에는제동이걸렸고, 경제회생도앞날을가늠하기힘들게되었다. 이란내부의움직임도심상치않다. 물가와실업률상승으로정부에대한불만이점차거세지고있다. 급기야 2017년 12월에는보수적인종교도시마샤드를진원지로정부의부정부패청산을요구하는반정부시위가여러도시로확산되었으며, 2018년 2월에는자유를갈구하는여성들이히잡을벗어던지며곳곳에서 1인시위를벌였다. 그리고그이전인 2009년에는대통령부정선거의혹으로 1979년이란혁명이래가장큰시위가전국적으로벌어지기도했다. 이와같은일련의사건들은이란사회내부에도심한갈등이있음을보여준다. 이란내갈등은 1979년이란이슬람공화국탄생이후지금까지이슬람주의와세
364 아시아리뷰제 8 권제 1 호 ( 통권 15 호 ), 2018 속주의, 개인의자유와국가의통제라는패러다임속에서 40여년동안반복적으로구현되고있다. 비록갈등을표출하는주체세력은상황에따라바뀌지만 (1979년이슬람추종자, 2009년개혁파, 2017년보수파, 2018년여성등 ) 이들이요구하는목소리는한결같다. 부정부패척결, 정의와자유이다. 왜이책을읽어야하는가 : 이책의학문적 실천적성과및의의 이책은저자가박사학위논문을작성하기위해 2009년이란혁명소요의현장을탐구한내용에기반한다. 이책의주인공은이란의젊은세대이다. 저자는 1979년이란혁명시대젊은이와오늘날이슬람제3세대로불리며 무슬림키즈 로양성되어온이란의도시지역젊은이의세태변화를따라가며, 이란젊은이들이자유와희망에대한열망, 이슬람의전통적담론과가치계승, 그리고국가통제라는삼각관계에서어떻게협상하는지를보여준다. 젊은이들은때로는정부감시에복종하며순응하기도하고, 때로는사회개혁을부르짖으며시위라는물리적저항으로정부에대립하기도한다. 그러나대부분은자신을보호하기위해가면을쓰고다양한자아를연출하는 카멜레온 이된다. 저자는정부와종교, 그리고자신의욕구사이를끊임없이협상하며새로운자아를만들어야만하는이란젊은이들의 자아찾기 방식을인류학의학문적틀에서탐구하고있다. 이란사회젊은세대를연구하는과정에서저자는때로는제3의관찰자의관점에서, 그리고때로는현지인의입장에서녹색운동과그운동에참여했던젊은이들이직면한사회문제를포착한다. 연구주제가민감하여인터뷰는대부분 바시즈 ( 이란 이라크전당시순교를위해모집된민병대로종전후이슬람주의를앞장서서실천, 97페이지 ) 의눈을피해진행되었고, 심지어작업노트가발각될지도모르는두려움에기록은암호화되었다. 저자는이란젊은세대를연구해야하는당위성을이란인구학적통계와변화를추구하는그들의저항적성격에서찾고있다. 이란은전체인구의약 60% 이상이 30세이하로젊은국가이다. 연구대상인젊은세대는 1979년혁명세대인이란베이비붐세대의자녀세대로, 태어나는순간부터교육과사회화를통
이란, 어디로가는가 엄익란 365 해 무슬림키즈 로자라난다. 그러나이들은정부가계획하는방식대로온순하고순종적인국민으로자라지않는다 (7~8페이지). 오히려글로벌화와 SNS 기술의영향으로이란밖세계와연결되어새로운문화와사상을체득하면서이란의현체제를뒤흔든다. 국가의경계대상이된이들이바로이란의사회변화를갈망하는세대이며, 이들이바로 2009년발발한이란녹색혁명의주체세력이다. 따라서이란젊은세대에대한연구는향후이란사회변화의향방을제시한다는면에서매우중요하다. 이책을읽는동안내내독자는한가지궁금증을품게된다. 1979년이슬람혁명세대이던, 30년후인 2009년개혁세대이던젊은이들은분명더나은삶을위해거리로나섰다. 그러나 과연이란사회에희망은있는가?, 이란사회가변화한다면이란젊은이들은가면을벗고 진정한나 를찾을수있을것인가? 이책은국내이란연구에대한담론이정치 경제이데올로기나이슬람종교사상에치우친상황에서도시지역이란신세대문화를인류학의학문적영역에서탐구했다는면에서그의미가매우크다. 저자의연구를통해정치 경제와종교학의거대담론에서만분석되던이란은생활문화차원에서세세하게기록될수있었다. 그리고사소하게여겨져연구영역에서소외되었던이란젊은이의평범한일상은새롭게해석되었고재탄생되었다. 본저서를통해독자는공적영역에서만주목받던시아이슬람신정정치체제가사적영역에서어떻게구현되는지추적할수있게되었다. 글로벌문화를향유하면서동시에이란정부가양산해내는순종적인무슬림이데올로기간경계를매일같이오가며새로운정체성을창출하는이란젊은세대를기록한본연구는이란사회의밑바닥을이해하는데초석이된다. 이란은닫힌사회이다. 때문에외부인이사회내부에들어가는것을위협적으로여긴다. 이란에대한정보가부족한현실에서본연구는중동연구자뿐만아니라이란과관계하며낯선사회에서문화충돌을겪는기업인, 공무원, 학생들에게도매우유용한정보제공처가될것으로기대된다.
366 아시아리뷰제 8 권제 1 호 ( 통권 15 호 ), 2018 이책은어떻게구성되는가 : 책소개 이책은총 6장으로구성된다. 저자는 < 제1장, 이란제3세대란누구인가?> 에서크게두가지주제를 저자의연구대상자소개와연구자로서저자의이란사회내 자리잡기 과정 다루고있다. 저자의연구대상자는 나슬레세봄 으로불리는이란혁명제3세대이다. 좀더구체적으로는테헤란의부유한지역인북부와북서부지역에거주하는고학력전문직이다. 이들은종교적인면에서는세속적이고개방적이며, 정치적인면에서는반정부성향을지녔다. 게다가이들은부모세대부터경제적문화자본을구축하여취향면에서는서구화되었으나정치권력과는거리가멀고개혁성향을띠고있다. 따라서이들이거주하는지역은 반체제적인이웃 이라불릴정도로이란에서는독특한정체성을지닌다. 저자는이란북부지역의정체성형성배경을설명하기위해혁명이전인파흘라비왕정시대로거슬러올라간다. 테헤란북쪽지역에는전통적으로왕권을지지하는서구화된부유층이거주해왔으며, 대부분이중국적자로자녀중한둘은해외에서유학한다. 반면테헤란남부지역은전통적으로도시빈민계층이나아제르바이잔이주민이일자리를찾기위해거주하던지역이다. 따라서테헤란북부와남부지역은문화적 경제적 계급적요소면에서서로대조적이다. 이들의서로다른정체성은지역명에도반영된다. 북쪽지역사람들은도시위쪽거주민을뜻하는 벌러예샤흐리 로불리는반면, 남쪽사람들은도시아래쪽거주민을뜻하면서 퍼일샤흐리 로불린다. 이들을지칭하는용어는공간적의미뿐만아니라 높은 혹은그반대인 낮은 계층사람이라는중의적인의미를내포한다 (18페이지). 서로다른공간에거주하는사람들은상대를타자화해이해하고있다. 테헤란북부사람들은남부사람들을촌스럽고가난하고보수적인이미지로인식하는반면남부사람들은북부사람들을서구문화에오염되고반이슬람적이라고생각한다. 본장의두번째주제로저자는현지정착과정과연구과정을다루고있다. 저자는연구대상자와관계하며현지에서 포지셔닝 ( 자리매김 ) 하는과정을때로는연구자로서, 때로는친구로서, 때로는 스파이 로소개하면서독자를이란사회내부깊숙이안내한다. 본연구를위해저자는혁명이후세대인 16세이상 31
이란, 어디로가는가 엄익란 367 세이하젊은이총 79명 ( 여성 47명, 남성 32명 ) 을대상으로인터뷰와관찰법을활용했다. 저자는이란사회를탐구하기위해사설영어어학원수강생들과 라포 를형성하면서사적연결망을확대하였다. 연구주제의민감성으로항상감시와위협에노출되었으며, 이기간에이란젊은이들이일상적으로겪고있는 안전과생존을위한가면만들기과정 을직접체험하면서 거짓말을할수밖에없는상황 에내몰린이란젊은이들을이해할수밖에없다고고백하고있다. 저자의정보수집과정공유는독자들이이란사회를이해하는데유익할뿐만아니라모든인류학자가공통으로경험하는현지에서의문화충격사례를제공한다는면에서유용하다. < 제2장, 국가의감정통제와상징의유포 > 에서는이란공적영역에서국가가어떤방식으로이슬람이데올로기를형성하며, 개인의사적감정을통제하는지탐구하고있다. 본장에서저자는 무슬림키즈 로양성되는이란젊은이들의심리구조를정치적 종교적 역사적관점에서조명하면서오늘날이란젊은이들의다층화된정체성을이해하는데실마리를제공한다. 이란의이슬람혁명은정치제도뿐만아니라사회전반에걸친문화혁명이었다. 이슬람정부는시아이슬람의상징과신화를사용해이슬람을선전했으며, 이란사회의감시와통제를정당화했다. 이슬람수사법을노래 시 연설 선언서 포스터 벽화등에활용해이성보다는감성에호소하며파흘라비왕정시대와단절을꾀했으며, 그배후세력인미국을 주적 ( 主敵 ) 혹은 거대한사탄 (The Great Satan) 으로규정해반서구주의이데올로기를형성했다 (48페이지). 이과정에서시아무슬림수난의역사였던 카르발라 전투가담론화되어이용되었다. 1,300년전패배한카르발라전투는순교정신 저항정신 혁명정신의틀에서재해석되어 진정한승전 으로재탄생되었다 (51~52페이지). 재해석된 카르발라패러다임 에따르면 1979년이슬람정부의탄생은카르발라전투의완성이며, 이란의이슬람정부는친미파흘라비정권을전복시킨진정한승자이다. 1,000년넘게묵은과거역사를이용한이슬람레토릭은시아무슬림을설득하기충분했으며, 통제와감시에대한복종을정당화했다. 반대로그에대한저항은이슬람의불복종으로간주되었다. 이러한이란정부의이슬람담론은 순종적이며신실한무슬림국민배출 이라는공교육목표와부합하면서더욱공고해졌다.
368 아시아리뷰제 8 권제 1 호 ( 통권 15 호 ), 2018 그러나이란정부의공공영역정책은 공 과 사 라는공간의이분화현상을야기했다. 이란정부는일반인들의일상생활에서조차이슬람이데올로기이행을철저히감시때문이다. 개인은 특히보수성향의사람들은 이란사회에서자신의사적감정을드러내지않는것이안전한생존방식이라는점을직간접적으로체득하게되었다. 억눌리며감시받는공적공간에서개인의감정표현은금기시되며, 개인의사적감정은온라인공간이나집안혹은친구모임처럼믿을수있는안전망이확보된공간으로숨어들어갔다. 대신공적공간에서는 순종을연기하는자아 가탄생했다. 저자는이란젊은이들이생존을위해협상하는과정을환경에따라보호색을바꾸는카멜레온으로묘사하고있다. 어쩌면매해아슈라행사에서반복되는이란젊은이들의울부짖음은시아무슬림고난의역사를몸으로, 그리고마음과머리로각인하는의례가아니라자유와민주주의를향한절규이다. 이란젊은이들은사적감정표출이유일하게허용된공적종교행사를빌어반정부감정을분출하며저항하는것이다. < 제3장, 불타버린세대 : 혁명이후세대의자아 > 는이란젊은이의개인적인고민을통해그들이직면한사회문제와정부와의갈등, 그리고불안정한정체성형성과정을조명하고있다. 오늘날젊은이들은자신을스스로 불타버린세대 (Nasle-Sukte) 로부른다. 마치타버린재처럼희망이없음을자조하는단어이다 (74페이지). 이란의제3세대는이슬람식교육을받고이슬람규제가사회를지배하는환경속에서성장했으나아이러니하게도현정부가외부의적만큼이나위험하게여기는 오염된 내부의적이다. 이는 1997년개혁성향의하타미대통령선출과함께발아한이란내시민사회담론등장과관련된다. 하타미대통령은자유, 문명간대화, 시민사회와같은개념을이란의정치논쟁의중심으로가져왔고, 중산층 여성 젊은이들로부터큰호응을얻었다. 이들은이슬람주의, 민족주의, 급진주의좌파와같은이데올로기를지지하기보다는인권과비폭력을추구했다. 이후학생운동을통해사회변화를주도하는세력으로성장했으며, 1999년, 2003년, 2009년대규모반정부시위를조직하기도했다. 개혁성향의젊은이들은이제더는정부가만들어놓은외부의적, 즉서구를비난하지않는다. 오히려이란사회의문제점을내부에서찾으면서무능하고부패한정부를비판하고있다. 그리고이제는이슬람
이란, 어디로가는가 엄익란 369 정권을위협하는존재로성장하면서정부와긴장관계를형성하고있다. 이란젊은이들은정부를개혁대상으로보았으며, 정부는젊은이들을 문화범죄자 로보았다. 이란내실업률상승, 사회에만연한부패현상과관료주의, 부의불평등한분배등은정부와젊은이들의갈등을가중시켰고, SNS를통해공론화되면서갈등은더욱깊어졌다. 이란젊은이들은강화되는사회통제와감시속에서자신을보호하기위해 진정한자신 을외부와철저히 차단 하는법을터득하게되었다. 공적공간과사적공간을엄격히구분하며공적공간에서는연극무대위배우가되어통제된자아를연출하고, 그리고무대뒤사적공간에서는본연의자아로돌아오게된다. 위선과거짓말이가득한이란사회가탄생하는순간이다. 특히히잡은보여주기위한자아연출의가장효과적인장치로사용되고있다. 히잡을두른겉모습으로여성들은이슬람에순종적이며, 가부장문화에복종하는메시지를공공에전달할수있기때문이다. 이란여성들의히잡착용은일상생활에서작동하는바시즈의 감시의눈 을피하는가장손쉬운방법이다. 이란사회에작동하는구조적인감시체제와심리적압박속에서도저자는이란젊은이들의 자아찾기 노력은지속된다고언급하면서절망보다는희망을보고있다. < 제4장, 그들만이세상구축하기 : 초국가적인장 ( 場 ) 과의조우 > 에서는인터넷과위성방송으로이란밖세상과전례없이빠르고촘촘하게연계된젊은세대의독특한세대문화형성과정을다루고있다. 오늘날이란젊은이들에게인터넷은필수가되었다. 이란에서는 2009년이후인터넷광대역망이확충되고스마트폰확산으로온라인문화가빠른속도로발전하고있다. 젊은이들은또한정부검열이엄격한자국방송보다는위성방송을통해외국에서제작한프로그램을시청하면서이전세대와는구별된새로운대중문화를형성하고있다. 특히이란디아스포라세대가생산하는남녀평등, 종교와정치의분리, 인권문제, 언론의자유와관련된프로그램은억압된이란사회분위기와대조되어젊은세대를매료시켰다 (160페이지). 미디어를통한외부의이미지는과장되게표현되어또다른상상속의유토피아가되었다. 이슬람세계에실망한젊은이들에게유토피아로묘사된서구는부러움과갈망의대상이되었고, 서구식소비문화모방을부추겼다 (168~169페이지).
370 아시아리뷰제 8 권제 1 호 ( 통권 15 호 ), 2018 그러나저자는이란제3세대대중문화가서구화혹은미국화와동일시하는것은경계해야한다고선을긋고있다. 비록이들세대가미국의패션을추종하고힙합 랩 헤비메탈을즐기기는하지만 아슈라 ( 카르발라전투에서희생당한이맘후세인을기리는날로이슬람력 1월 10일 ) 와같은의례에적극적으로참여하고, 성지순례를하며, 라마단단식을하며종교전통을지켜나가기때문이다. 즉오늘날이란의제3세대는서구문화를일방적으로모방하기보다는글로벌문화와이란문화, 서구문화와이슬람문화, 종교문화와세속문화간균형과조화를추구하며, 제3의문화를창조하는주역인것이다. < 제5장, 자아찾기를위한여정 : 녹생운동을중심으로 > 에서는억압적인정부체제와자유와개혁을갈망하는제3세대젊은이들이충돌하는 2009년녹색운동의현장을묘사하고있다. 이장은특히이란민주화시위에대한내부적인담론이부재한상황에서, 그리고정치적으로위험한사회분위기속에서직접시위현장을목격하고시위에가담한젊은이를대상으로자료를수집하여독자에게이란내부의목소리를생생하게전달한다는면에서이책의정수로꼽을수있다. 2009년 6월제10대이란이슬람공화국대통령선거결과가발표된 13일밤은이란인에게 1979년혁명이래가장긴장되고극적인순간이었다. 30년전파흘라비왕정에대항하여이슬람혁명이일어났던엥겔럽광장은이제이슬람정부의부정부패타도를외치는장이되었다. 녹색운동은당시개혁파후보였던미르후세인무사비가이슬람의상징색인녹색을자신의이미지색으로활용하면서시작되었다. 개혁파가당선될것이라는예상을깨고보수강경주의자인아마디네자드가당선되자부정선거를주장하는젊은세대가들고일어났다. 이들은하타미정권 8년간유년과청년시절을보내면서자유와개혁을맛봤던 하타미키즈 로불리던세대이다. 젊은이들은초록색숄을머리에두르고, 초록색히잡을쓰고, 초록색겉옷을입고, 초록색머리띠를두르며녹색운동에참여했다. 녹색은더이상이슬람의천국의색으로만머무르지않고, 이제저항의색으로탈바꿈했다. 비록젊은이들의정치적이념과입장, 종교적성향은달랐으나녹색은이들을하나로묶는연대의색이되었다. 2009년녹색운동은이슬람공화국수립이후최초의대규모반정부시위였고, 유혈사태로진화했다. 녹색운
이란, 어디로가는가 엄익란 371 동의현장에서젊은세대는사적인공간에갇혀있던자아를해방시켰다. 그리고광장으로나와 이번에는바꿔보자 라는구호를외치며비로소자신의목소리를내기시작했다. 이란사회를멍들게만든고질적인사회문제들은이제광장뿐만아니라인터넷과 SNS, 그리고뉴미디어의도움으로온라인에서도공론화되었다. 저자는정치에무관심하고자신밖에모른다는비판을받아왔던젊은이들이녹색운동을계기로정치에눈을떴다고평가한다. 마지막으로저자는 이란이슬람공화국은오늘날왜이렇게되었을까 라는물음에대해정부가주장하는이슬람과대중의마음속에존재하는이슬람의괴리때문이라는답을제시하고있다. 정부는이슬람을정치화하여대중을선동하고복종하는이데올로기로활용하고있다. 그러나대중, 특히젊은세대는이슬람이종교의영역에만머물기만희망한다. 이러한맥락에서저자는 < 제6장, 나오며 : 개혁의희망, 이란도시젊은이 > 장에서녹색운동의주역들이사회약자에서주류로도약하는그시점을기대하며미래에대한절망보다는희망을기대하고있다. 2013년개혁파후보였던하산로하니가대통령으로당선되고, 2016년이란핵합의타결로경제제재가해제되면서이란내부에서도희망이꿈틀거렸다. 그러나트럼프대통령의 2018년핵합의탈퇴선언으로이란경제는먹구름이끼고, 이란사회는다시불안에휩싸이고있다. 이란어디로가고있는가?, 과연이란에희망은있는가 라는물음에아직은그답을찾기는어려운듯하다. 새는알을깨고나올때극심한고통을감내해야만새로운세상으로도약할수있다. 마찬가지로현재이란젊은세대도어쩌면새로운시대로전진하기위해, 그리고 진정한자아 를찾기위해격동기에내적진통을겪고있는것이다. 아쉬운점과향후연구과제 본연구에서저자는이란젊은이들을탐구하기위해테헤란북부지역젊은이 들을주연구대상으로삼았다. 그러나이들은이란내에서 반체제적인이웃 으 로지칭되며, 부모세대부터그들만의독특한경제적 문화적 정치적특성을유
372 아시아리뷰제 8 권제 1 호 ( 통권 15 호 ), 2018 지하는그룹이다. 본연구에서는이들에대한연구결과를이란제3세대전체의특성으로확대하는경향이있다. 즉, 본저서에서는이들의목소리가이란젊은이들목소리로대표되면서친정부보수성향의정치권력을형성하는 또다른 이란젊은이들목소리는들리지않는다. 친정부보수성향을지지하는이란젊은이들역시정의로운이란사회건설을갈망하는젊은세대이며, 오늘날이란사회의한단면을구성하는주체이다. 사회변화를요구하는이들의시위가 2017년 12월보수적인종교도시마샤드에서표출되었다는점은이를방증한다. 어쩌면저자는자유와민주주의혁명이라는저자가선택한렌즈만을통해이란사회를보고있는듯하다. 향후연구에서다양한이란사회의목소리가반영된다면이란사회에관한연구가더욱풍성해질것으로기대된다. 투고일 : 2018 년 5 월 23 일 게재확정일 : 2018 년 7 월 26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