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의진화를이끄는지능형백라이트 한때는손목시계나전자계산기의표시창으로만사용되던액정표시장치 (Liquid Crystal Display, 이하 LCD) 가이제노트북과모니터의영역을뛰어넘어 TV 시장까지장악해가고있다. 디스플레이서치가 2007년 8월에발표한연구결과에따르면, 전체 TV 시장중에서 LCD가차지하는비중이작년의 24% 에서 2011년에는 64% 까지올라갈것으로예상된다. 각가정별로세집건너두집은 LCD TV를이용한다는전망인것이다. LCD TV가이렇게보편화된기술로변모하는이유중하나는 LCD TV 내에서빛을만들어내는백라이트 (backlight) 라는부품을들수있다. LCD는그자체로는스스로빛을만들어낼수없기때문에기본적으로후면으로부터흰색빛을공급받아서이를이용해서영상정보를표시한다. 이때백라이트란말그대로뒤 (back) 에서밝혀지는빛 (light) 이란의미그대로 LCD에밝고고른빛을공급해주는역할을한다. 백라이트는 LCD 원가에서가장높은비율을차지하는부품이면서 LCD의화질을좌우하는빛을만들어내기때문에 LCD의진화를이끌어갈핵심기술로부각되고있다. 특히 LCD TV의경우백라이트가차지하는원가비중이크기에따라서는 1/3을훌쩍뛰어넘기도하기때문에백라이트의기술혁신으로 LCD TV의경쟁력을향상시키기위한노력이치열하게이루어지고있다. 우리가휴대폰의메인창을열거나 LCD 모니터나 TV를켜면우선 LCD 화면의후면에자리잡고있는백라이트에서백색광이만들어진다. 후면에위치한백라이트가보내는백색광은 LCD를구성하는화소 (pixel) 별로밝기가조절되어우리가보는영상으로바뀐다. 비유하자면, 수도관을통해공급되는물의양을수도꼭지를돌려서조절하듯이백라이트가보내는흰색빛은화소별로달려있는 빛의수도꼭지 를통해밝기가조절하는것이다. 그런데화소별로백색광의밝기만을조절한다면우리눈에는옛날의흑백 TV가만드는단조로운흑백영상만보이게된다. 그래서오늘날의 LCD에는화소단위로세종류의칼라필터 (color filter) 를달아서백라이트가공급하는흰빛을빛의삼원색 ( 빨강, 녹색, 파랑 ) 으로나눠준다. 빛의삼원색을적절히섞으면우리눈이인지하는대부분의색깔을만들어낼수있다는사실은독자여러분도어렸을때한번쯤해보았을, 색셀로판지와손전등을이용한실험으로쉽게확인해볼수있다. LCD는백라이트에서공급받은빛을이용해서만총천연색영상을구현할수있기때문에, 백라이트가없는 LCD는실탄이없는총, 혹은물통이비어있는가습기와같다고비유할수있다. 이처럼 LCD는백라이트기술에기대어오늘날디스플레이의중심으로우뚝설수있었다. 그렇지만이것이때로는 LCD의단점으로작용하기도한다. 우리가 - 1 -
LCD TV를켜면백라이트는항상켜진상태에놓여눈이부실정도로밝은빛을 LCD에공급해준다. 그러면 LCD 화면을구성하는수백만개의 빛의수도꼭지 들이 1 초에수십번씩열심히움직이면서화소별로밝기를조절해화려한영상을 LCD 화면에펼쳐보인다. 백라이트는 TV가펼치는영상이밝은대낮이든아니면칠흑같이어두운화면이든지굳이상관하지않고꿋꿋이자신의밝기를유지한다. 이런이유로인해서백라이트는 LCD가사용하는소비전력의 70% 이상을차지하게된다. 하지만 LCD의조광장치라는조연역할만담당하던백라이트기술도최근에는점점진화하면서가까운미래에는최첨단 LCD의개발을이끄는주연으로우뚝서게될것으로보인다. 백라이트기술의진화가 LCD를어떻게변모시킬것인지몇가지로나누어살펴보도록하자. 초절전형 LCD 를이끄는분할구동백라이트기술 LCD나 PDP와같은평판형 TV를살때한가지걱정되는것은높은전기세이다. 특히 TV 화면이커질수록소비전력이올라가기때문에전기누진세를걱정해야하는가정에서는큰사이즈의 TV를사기도만만치않을것이고, 에너지를많이쓰는 TV의사용대수가늘어나면가뜩이나지구온난화를걱정해야하는미래의세대를위해그리바람직하지도않을것이다. 그렇지만미래에우리가사용하게될 LCD TV는초절전형이될것으로전망된다. 그것은어두운화면에서국부적으로백라이트를꺼주는 분할구동기술 ( 혹은로컬디밍 (local dimming)) 때문이다. 가령영화트랜스포머에서 디셉티콘 군단의로봇이카타르미군기지를야간에공격하는장면을 LCD TV로감상한다고하자. 어두운야밤에각종섬광이화면을떠돌아다니는장면에서기존의백라이트는항상 100% 켜져있고화면의어두운부분에위치한 TV의화소들 ( 빛의수도꼭지들 ) 이백라이트의빛을틀어막아버린다. 이런이유로, 아무리칠흑같이어두운장면이화면에뜬다고하더라도 LCD TV의소비전력은그대로이다. 그런데, 분할구동기술에서는백라이트가영상의밝기를자동으로인식한후에밝은섬광이돌아다니는영역만골라서백라이트를켜고나머지부분은밝기를줄이거나아예꺼버린다. 자료 :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IMID2007) 2007 논문집 278쪽 < 그림 1> 분할구동기술이적용된 LCD 화면 ( 왼쪽 ) 및백라이트발광모습 ( 오른쪽 ) - 2 -
가령위의 < 그림 1> 을보게되면왼쪽은실제 LCD 화면에표시된영상이고오른쪽은표시된영상에맞추어분할구동기술이적용된백라이트의실제발광형태를보여주는것이다. 표시된영상의밝은영역에맞추어부분적으로켜져있는백라이트의모습이인상적이다. 이런신기술이제품에구현된다면그동안 LCD TV가소모하는전력의대부분을차지하던백라이트의소비전력을대폭줄일수있게된다. 가령 40인치 LCD TV의소비전력은현재대략 200 와트 (W) 정도인데분할구동기술이적용되면화면종류에따라적게는 25% 정도에서많게는 75% 정도까지소비전력을줄일수가있다. 게다가어두운부분은더어둡게, 밝은부분은순간적으로더밝게만들어주면훨씬선명한, 명암비 (contrast ratio) 가매우뛰어난영상을만들어낼수있게된다. 기존 LCD TV의명암비가보통수백대 1이나수천대 1 정도였지만분할구동기술이적용될경우에는명암비가최소한수만대 1 이상인선명한화질을구현할수있다는결과들이발표되고있다. 가까운시일내에분할구동기술이범용화된다면전기세걱정없이대형 LCD TV가펼치는뛰어난화질의영화를마음껏볼수있는시대가도래할것으로전망된다. 초박형 ( 초슬림 ) LCD 를위한발광다이오드백라이트기술 미래의 LCD TV의또다른모습은매우얇은 TV가될전망이다. 아직까지독자들의가정에서가장많이사용되는브라운관방식의음극선관 (CRT) TV의두께는 60cm를넘는게보통이지만현재판매되고있는 LCD나 PDP(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 방식의 TV를보면두께가 15~20cm 이내로얇기때문에벽걸이형으로설치해서사용할수가있다. 그런데최근의박형화 ( 초슬림화 ) 기술은이보다도훨씬진전되어비록전시용시작품수준이기는하지만 LCD TV의두께를불과 2~3cm 정도까지줄일수있게되었다. 아래 < 그림 2> 는이러한초박형 LCD TV를개발하기위한업계의몇가지대표적인사례를보여주고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8월24일자 ( 왼쪽 ) 및 10월23일자 ( 오른쪽 ) < 그림 2> 일본의샤프가발표한두께 2.9cm의 52인치 LCD TV( 왼쪽 ) 및삼성전자에서발표한두께 1cm의 40인치 LCD 패널 ( 오른쪽 ) - 3 -
이정도의두께가되면 LCD TV의가장강력한경쟁자로떠오르고있는유기발광다이오드 (OLED) 형 TV에도크게뒤지지않는사양이라하겠다. 이런박형화가가능해지기위해서는 LCD의두께의대부분을차지하는백라이트의두께가얇아져야한다. 일반적으로사용하는형광램프타입의광원 ( 光源 ) 대신에최근주목을받고있는발광다이오드 (LED) 를광원으로사용하고, 특수한광학적디자인을하는경우에는손가락한마디정도의두께를가진 LCD TV를개발할수있다. 이런박형화기술은최근 LED백라이트를사용한노트북이등장하면서본격적으로개화되어가는느낌이다. LED백라이트를채용한노트북의 LCD 패널은기존에형광램프를이용한패널의두께인약 8mm에비해절반정도의두께에불과해단순한디자인에가벼운노트북을선호하는사람들의인기를끌고있는상황이다. 최근삼성전자와 LG필립스는 LED백라이트가적용된노트북PC의비중을내년에는 10~20% 까지끌어올릴계획을발표한바있다. 이런박형화기술이일반화된다면가령가까운미래에는거실유리창의한칸을얇은 LCD 화면으로대체할수도있을것이다. 이 LCD 유리창을이용해여름이면시원한바닷가의영상이나눈내리는겨울모습을, 겨울이면따듯한난로에군고구마를구워먹는영상을내보내면서더위나추위를잊는것은어떨까? 휘어지는백라이트, 휘어지는 LCD 마지막 LCD의모습은플렉서블 (flexible) LCD이다. SF 영화에종종등장하듯이둘둘말아가지고다니다가임의의장소에서펴서자신이원하는영상정보를꺼낼수있는이미지로널리인식되어있는플렉서블디스플레이의후보로는 OLED나전자잉크, LCD 등여러가지가있다. 그중 LCD의경우에는현재사용되는유리기판을투명플라스틱으로대체하면서휘어짐에따라영상의왜곡이없는 LCD에대한연구가집중적으로이루어지고있다. 백라이트없이햇빛과같은외부광을이용하는 LCD도있으나시간에구애받지않고이용하기위해서는플렉서블 LCD의후면에부착되어 LCD와같은모양으로휘어질수있는백라이트가개발되어야한다. 현재개발되고있는플렉서블백라이트의후보로는매우얇은투명플라스틱도광필름 (light guide film) 을이용한백라이트를들수있다. 도광필름이란측면에서공급되는빛을자신의내부에서가이드하여평면광으로퍼뜨리는얇은필름으로써통신에이용되는광섬유와비슷한역할을하는부품이라생각하면될것이다. 도광판의양쪽평면에는 LCD에공급되어야하는빛을밝고균일하게만들어주는미세한구조물들이새겨지는데최근에는롤투롤 (roll-to-roll) 공법이나잉크젯프린팅기술을이용해서필요한광학구조들을형성하기도한다. 일본에서최근에발표된기술사례를하나보면두께가불과 0.1mm에불과한도광필름에광학필름을적층하여총두께가불과 0.26mm에불과한백라이트를발표하고전시한바가있다 (< 그림 3> 참조 ). 플렉서블백라이트의또다른후보로는백색 OLED를들수가 - 4 -
있겠다. 디스플레이자체로개발되던 OLED를조명용광원으로활용하려는연구개발이활발하게이루어지고있는데그중하나가바로백라이트의광원이다. OLED 는그자체가직접발광면을형성하기때문에도광필름과같은광학적부품이별도로필요하지않는다는장점이있다. 이처럼휘어지는백라이트에대한기술적노력이가속화되면멀지않은장래에거리곳곳에서플렉서블 LCD를보게될것으로기대된다. 자료 : IDW(International Display Workshop) 2007년논문집 947쪽 < 그림 3> 발광다이오드의빛을광섬유를이용해도광필름에집어넣는모습 ( 왼쪽 ) 및휘어지는도광필름을이용해구성된백라이트 ( 오른쪽 ) 이상개괄한대로백라이트기술은이제단순한조광기능을넘어서 LCD의진화를선도하는핵심기술이되었다. 위에서개괄적으로소개한새로운백라이트기술이외에도, 최근몇년동안은 LCD로구현되는영상을보다자연색에가깝게구현하기위해색상구현능력이매우뛰어난신광원을이용한백라이트기술이나백라이트를순차적으로점멸하여동영상의화질을개선시키는기술이등장하는등그야말로백라이트의기술적르네상스가펼쳐지고있는추세이다. 게다가빨강, 녹색, 파랑을내는발광다이오드를순차적으로점등시켜서칼라필터를필요로하지않는신개념의 LCD도발표된바가있다. 디스플레이전쟁 이라불리는산업환경속에서 LCD에단순히빛을공급해주던백라이트유닛이그동안의조연의자리를박차고나와 LCD의기술진보를이끌어나가는주연으로부각되고있는상황이앞으로어떻게펼쳐질지를주시하는것도디스플레이란산업전쟁을바라보는하나의관전포인트라하겠다. 한림대학교전자물리학과고재현교수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