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는 왜 해고가 되었나요? 당시에 직장폐쇄 이전에 늘 해 오던 투쟁을 사전에 불법이다 해 서 공문을 보낸 상태였고, 3월 25일부터 직장폐쇄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회사가 자료를 모아 왔던 거죠. 자기들이 취합했던 자료를 통 해 징계를 내렸고요. 재해고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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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인쇄-내지-세대주의재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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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공 아카데미 2기 4강 기록.hwp

Transcription:

현 장 통 신 하늘 싸움꾼들의 길고 긴 이야기 - 유성기업 해고자를 만나다 / 정성희 대전지국 통신원 1. 내 회사, 내가 알아서 문 닫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2014년 2월 7일 금요일 저녁, 불빛이 새 나 오는 천막 안에 들어가니 김이 모락모락 난다. 오늘 저녁 메뉴는 육 개장인가 보다. 누구를 인터뷰해야 할지 몰라 물었을 때 소개를 받고 만난 분이 김수종 씨였다. 전기장판이 여러 개 깔려 있는 찬 공기 가 득한 천막에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저는 유성기업 영동공장 해고자 김수종입니다. 2011년 10월에 해고되고 2013년 6월에 복직되었다가, 같은 해 10월에 다시 해고되었 습니다. 사측에서 말하는 해고 사유는 불법파업 주도, 회사 비방 등 이고요, 아직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142 현장 통신

2011년에는 왜 해고가 되었나요? 당시에 직장폐쇄 이전에 늘 해 오던 투쟁을 사전에 불법이다 해 서 공문을 보낸 상태였고, 3월 25일부터 직장폐쇄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회사가 자료를 모아 왔던 거죠. 자기들이 취합했던 자료를 통 해 징계를 내렸고요. 재해고된 사유도, 가처분 결과가 있었는데 해고 는 무효라고 판결이 났고 2013년 6월 3일에 복직했는데 징계 절차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하니, 징계를 제대로 하겠다고, 재징계하겠다 고 복직할 때 공문이 날아왔어요.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서 해고를 또 시킨 거죠.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나갔던 인터뷰인지라 밀려오는 후회와 함께 안드로메다에 떨어진 기분이 되었다. 최근의 뉴스를 검색해 보 아도 감이 잡히지 않았던 이 농성의 원인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유성기업의 노조와 사측은 2009년 임단협에서 내려진 결정에 의 견차를 보였다. 노조는 2011년 1월부터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2010년 3월부 터 주간연속2교대제 전환을 위한 노사준비위원회를 가동하자고 요 구했지만 노조가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2011년 5월 15일 대전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2011년 5월 18일 오전, 노조는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실시하 고 78퍼센트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시키고 5월 18일 낮부터 2시간 정도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러자 사측은 그날 저녁 직장폐쇄로 대응 하늘 싸움꾼들의 길고 긴 이야기 143

했고(약 일주일 후 직장폐쇄가 파업 전에 계획되었다는 증거를 보여 주는 문건이 드러났다) 용역깡패를 동원해 공장에 들어오려는 노조 원들을 폭력적으로 막고 뺑소니까치 쳐서 13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의 신문에는 현대 기아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유성기업 의 불법파업으로 생산라인에 차질이 빚어진다거나 덩달아 주가가 떨 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기사가 90% 이상이었다. 한국자동차공업 협회에서는 공권력을 투입하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경총에서는 유성 기업 파업의 목적이 금속노조의 세력 과시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결국 5월 24일 공권력이 투입되었고 530여 명의 노조원들은 연행 되었다. 이후 6월 15일 업무복귀를 놓고 노조는 일괄복귀, 사측은 개 별복귀를 주장해 또다시 충돌이 일어나고, 사측에서는 또 용역직원 을 풀었다. 그리고 경찰과의 충돌로 1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유성 기업의 직장폐쇄는 계속되었고, 유성기업노조 간부들은 6월 30일 조 계사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해 7월 3일에는 이 일과 관련해 2 명이 구속되고 5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144 현장 통신

들의 구속 사유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 한 법률위반 이었다. 여기서 잠깐. 주간연속2교대제는 무엇일까? 주간연속2교대제는 심야근로 없이 오전조와 오후조가 교대로 근무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오전조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후조가 오후 4시부터 12시까지 근무하는 방식이다. 주야2교대제, 4조2교대제, 4조3교대제 같은 경우 노동자가 야간에 근무하기 때문에 건강에 매우 해로울 수 밖에 없다. 또 잠깐, 직장폐쇄란? 공장폐쇄라고도 한다. 노동법이 인정하는 유일한 사용자의 쟁의행위로, 노사의 주장이 대립하는 경우에 사용 자가 자기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노동자를 공장으로부터 내쫓고 그 의 노무 수령을 거부하는 쟁의행위이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 법 제2조 6호). 그러나 직장폐쇄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전제 로 하는 경제적 압력수단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것이어야 하며 만약 이를 노동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저해할 목적으로 행하거나 또는 집단적 영구적 해고의 의도를 가지고 행하는 경우는 정당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설이 유력하다, 라고 사전에 적혀 있다. 각설하고. 그런 주야2교대제에서 주간연속2교대제로 바꿔 달라 고, 2개월도 아니고 2주도 아니고 단 2시간 부분파업(파업이라기보 다는 간담회)을 했는데 직장폐쇄하고 용역깡패를 동원한 것이다. 파 업이 끝난 뒤 일괄 업무복귀를 하겠다는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노 조원에 대한 왕따나 이런 것을 염려해 사측에서는 개별복귀를 주장 하늘 싸움꾼들의 길고 긴 이야기 145

했지만, 그게 정말 왕따를 걱정해서일까?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에게 나는 개다 를 복창하게 하고 반성문을 쓰게 하는 회사에서 일괄복 귀를 거부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개별복귀를 하지 않는다고 노조원들이 공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노조 원들을 걱정하는 데에서 나오는 행위일까? 2. 짜고 치는 고스톱 검찰 쪽에서 봐주기 식의 증거 자료가 나왔다고 신문에 나왔는 데, 앞으로 투쟁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시나요? 그게 뭐. 이미 계획된 상황이었고, 경찰에서는 유시영(유성기업 사장), 양 공장장, 관리 직원들이 행했던 불법적인 행위를 하나도 인 정하지 않았어요. 노동부에서는 기소 의견으로 다 올렸어요. 재조사 를 하라고 노동부에서 다시 올렸는데 그것도 빠꾸. 20가지 넘는 것 중 3~4가지 기소 의견을 올렸는데, 그것마저도 올리지 않는. 이 미 작정하고 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부분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으나, 검찰이 잘못했으니 재조사해라 하는 것을 고검에 항 고 하는 것이 있더라고요. 그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어요. 법원에 서는 이미 창조컨설팅에서 노조에 직접적인 개입을 해서 여러 단계 를 거쳐서 진행되었던 상황들을 비춰 봤을 때 노무사 자격 취소가 정 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는데, 검찰에서는 기소하지 않기 때문에 그게 만만치 않네요. 146 현장 통신

산 너머 산이다. 이 말씀은 또 무슨 스토리인가? 유성기업은 자동차 엔진용 부품 제조업체이고, 납품하는 물량 55%를 현대 기아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원청사는 현대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창조컨설팅은 노무법인의 이름이다. 현대자동차 총괄이사의 차 안에서 유성기업 불법파업 대응방안 이 라는 문건이 발견되었는데, 이 문건을 만든 곳이 바로 창조컨설팅이 고 유성기업 사측과 계약을 맺은 곳이기도 하다. 노사관계 안정화 컨설팅 제안서 라는 제목은 말이 안정화이지 실상 노조 파괴 프로그 램이나 다름없다. 수순은 직장폐쇄 용역투입 어용조직인데, 이 를 통해 민주노조를 와해시킨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 창조컨설팅은 이러한 시나리오로 지난 7년간 14개의 민주노조를 무너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로 진행되 어 2011년 7월 어용노조가 만들어졌다. 게다가 국회 환노위에서는 중 앙노동위원회에 일부 조사관과 창조컨설팅 사이에 유착 관계가 있다 는 주장이 제기되기까지 했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은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교사 등의 혐의로 유성기업을 고소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검찰 측은 증거가 없다면 서 무혐의 또는 기소유예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것도 자료 보완을 요청하며 2년 동안 미적미적거린 끝의 결론이라니, 놀랍지 아니한 가? 노동부에서는 기소 의견으로 송치 지휘를 건의했으나, 검찰 지 휘에 의거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현재는 대 하늘 싸움꾼들의 길고 긴 이야기 147

전고검에 항고장이 제출된 상태이다. 3. 안락과 일상의 둥지를 부수고( 장산곶매 가사 중에서) 오늘 속보 보니까 쌍용차 해고 무효라고 나와 있던데, 그렇게 될 때까지 투쟁하실 의지가 있으신 거죠? 그럼요. 그게 사실은 그런 거여요. 어떤 특별한 잘못을 해서, 회 사 기물을 파손했다든가 생산시설을 파괴했다든가 이러면, 거기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죠. 그렇지만 이미 회사와 합의한 사항 들을 뒤로 한 채 노동조합을 깨기 위해 접근했다고 하는 것은 이미 회사에서 계획했던 대로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겁니다. 우리 가 교섭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진행될 과정이었지만, 어쨌든 그 걸 당하게 되었는데, 특별히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 으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을 해야겠죠. 오랫동안 계속 투쟁하면서 동력이 상실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갈수록 힘들어 하실까 봐 걱정이 됩니다. 어떤 부탁이나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을까요? 어쨌든, 위에 있는 동지들은 전화통화를 해보면 괜찮다고만 하 는데, 사실 좀 걱정이 되고요, 현장에서 지난 3년여 동안 온갖 차별과 탄압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싸워 왔는데, 가정생활도 어렵고, 금전적 인 어려움도 있고, 그러면서까지 우리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을 토대로 해서 아직까지는 동력이 떨 148 현장 통신

어진다거나 이렇지는 않은데, 이게 장기화가 되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까지 판단을 못하겠어요. 오늘 118일 째인데, 여러 군데에 서 계속 찾아 주시고 관심도 가져 주시고, 유성기업에 대한 상황들을 기사로 올려 주시고 그런 부분들이 고맙죠. 고맙지만, 그래도 좀 더 크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려면 저희가 싸움을 크게 만들어 가 야 하는데, 저희가 아직까지는 좀 그러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주변 동지들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다음부터는 이 질문은 안 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지난 번 수자원공사 지회 인터뷰에서 도 그렇고 유성기업도 그렇고 하나마나한 질문이라는 생각 이 든다. 향후 계획이요? 계획이랄 거는 딱히 없어요. 법의 잣대로 봐서 우리가 잘못을 했으면 처 벌을 받아야하는 게 당연한데 요, 우리가 다른 걸 요구하는 건 아닙니다. 어떠한 불법행위 를 저지르고 폭력행위를 저지 른다 하더라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다 하늘 싸움꾼들의 길고 긴 이야기 149

니는 것을 봤을 때,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법의 잣대로 정상적으로 처벌을 받고, 처벌을 받기 위해서는 검찰이 라든지 이런 데서 정확하게 기소한다든지 공평하게 진행했으면 좋겠 다는 게 바람입니다. 지금 법이, 법이 아니잖아요? 아니면, 하라는 대로만 하면 편하 게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근데 그거는 삶의 방식이 아닌 것 같아요. 지금 현장에 어용노 조에 있는 조합원들을 봤을 때에는 참 안타깝고 참 저렇게 살고 싶을 까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가 끝나가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하려고 꺼 낸 말이었는데, 이어지는 김 수종 씨의 답변은 정말 많 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원해서 그렇게 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그런 것들은 아니겠지 만, 나름대로 다들 성인이 잖아요. 나이가 40, 50 가까 이. 그럼 거기에 대한 판단 들을 스스로가 해야 하는 150 현장 통신

데, 누가 이렇게 하란다고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란다고 저렇게 하 고, 이거는 삶의 방식이 우리와는 다른 거예요. 우리는 옳다 싶으면 그냥 가는데, 저들은 힘의 논리에 의해서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하는 것들을 볼 때 안타깝죠, 사실. 측은한 마음도 들고요. 격 려금 일, 이백이 중요한 건지 사람들이 중요한 것인지. 되게 존경스러운 발언을 하고 계세요, 지금. 저 원래 사실 그러지 않아요. 밝게 웃으며 인터뷰를 끝냈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사진을 찍겠다 는 요청에 매우 수줍어하시며 포즈를 취하셨다. 너무 수줍어하신 관 계로 처음 세 번은 얼굴도 잘 나오지 않았고 네 번째에 제대로 된 모 습이 찍혔다. 사진을 그렇게 찍는 동안, 옆에서 인터뷰를 듣고 계시 던 다른 조합원 분이 농담을 하며 놀리신다. 아니, 경찰이 사진 찍을라고 그랄 때에는 야! 찍어. 찍어 봐! 그라면서 얼굴 막 들이대시는 양반이 워째 저렇게 수줍어하신댜, 내 참. 인터뷰 후에 참석한 집회에서 우렁찬 목소리를 듣고 힘찬 팔뚝 질을 보면서 이 힘든 상황을 옳은 일 이기 때문에 지켜 나가고 있는 조합원들의 당당함이 느껴졌고,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 는 밝 은 기운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듯했다. 글을 마무리하고 있는 오늘은 유성희망버스가 있기 4일 전이다. 하늘과 땅에서 투쟁하는 유성기업 의 파이터들에게 유성희망버스가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 하늘 싸움꾼들의 길고 긴 이야기 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