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화, 음반, 비디오물, 게임물 및 공연물과 그 광고 선전물에 대한 등급분류와 추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발전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되기 위해 여러분의 의견에 항상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등급분류에 관한 문의 월간 <영상 등급> KOREA MEDIA RATING BOARD MAGAZINE <영상등급>은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KOREA MEDIA RATING BOARD MAGAZINE 2005 1/2 대표전화 : 02-2272-8560 ( ) 안은 내선번호 <영상등급> 독자 의견을 기다립니다. 지난 호에 대한 평가나 다음 호에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영상등급>에 관한 의견을 보내 주십시오. <영상등급>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듭니다. 2005년 1 2월호 통권 66호 영 화 : 한국 영화(303) 외국 영화(302) 비디오 : 국내 비디오(404) 국외 비디오(403) 게 임 : PC 게임(224) 온라인 게임(223) 게임제공업용(아케이드) 게임(502) 공연 음반 : 신규(605) 변경(602) 가요음반(603) 발행처 : 영상물등급위원회 KOREA MEDIA RATING BOARD 비매품 서울시 중구 장충동 2가 산14-67 (국립중앙극장 별관) TEL : 02-2272-8560 FAX : 02-2272-5794~5 http://www.kmrb.or.kr 발행인 겸 편집인 : 이경순 영상물등급위원회 위기가 기회 라는 말뜻을 새기며 마음을 비추는 거울 시벨의 일요일 / 신년사 / 차 한 잔의 사색 / 내 기억 속의 영화 2005년... 소위원회 의장의 새해맞이 소감 /특 집 영상물의 해적판과 저작권 /기 획 에로물 심의는 숨바꼭질? / 심의 현장에서
www.kmrb.or.kr 영상물등급위원회 소식 kmrbcontents 영상물등급위원회 월보 < > 2005.1/ 2 제16차 위원회 개최(12.21) - 외국인공연 3종 미추천 결정에 대한 재심의 <쟈스민>, <아이리스>, <파스텔> 3종 미추천 으로 결정. - 조명현 감사를 해촉하고 정상용 위원을 감사로 호선. -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소성렬 위원, 인사(징계) 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함. 위원회 민원봉사실 개소(12.27) - 장소 : 1층 舊 영화부 제17차 위원회 개최(12.28) - 위원장직을 포함, 전 위원 사퇴문제를 논의. 2004년 종무식(12.31) - 우수직원에 대한 표창 문화관광부 장관상 및 자체 모범직원 9명 이연배 영사기사 정년 퇴임(12.31) - 공로패 수여 소위원회 위원 해촉(12.31) -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소성렬(자진사임) 2005년 시무식(1.3) 2005년 제1차 위원회 개최(1.4) - 위원회 현안 논의 김수용 위원장 위원회 위원직 사퇴서 제출에 따른 업무처 리는 사퇴서가 수리될 때까지 이경순 부위원장이 직무대 행 하기로 게임분과 3개 소위원회 의장들이 후속대책을 협의하여 차 기 위원회에 제출하기로 - 게임제공업용게임물 등급분류 세부규정 제정에 관한 건 원안대로 의결. - 2005년 예산(안) 검토 알림(1.5) - 영상물등급위원회 김수용 위원장은 최근 게임물심의와 관련한 비리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2005년 1월 4일 위원회 위원직 사퇴서 제출. 2005년 제2차 위원회 개최(1.11) - 이경순 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호선 - 권장희 위원을 부위원장으로 호선 - 2005년도 예산(안) 수정 의결 - 영화 <제니,주노> 재심의 15세관람가 로결정 - 기존 게임분과 소위원회 의장 등은 교체 및 사퇴키로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3인 충원 및 소위원회 위원 위촉 일정은 다시 논의하기로 위원회 위원 위촉 및 해촉(1.11) -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 의장 이경순 해촉 -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권장희 비디오등급분류소위 위원으로 위촉 -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오정진 해촉 - PC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김숙현 의장직 해촉 - 영화등급분류소위 위원 장은숙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 위원회 위원 장옥님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예심위원 해촉(1.12) - 게임물 예심위원 최서윤(자진사임) 위원회 예심위원 전보 발령(1.19) - 김인수 게임영상부 예심위원 PC 온라인게임부 예심위원 위촉 - 왕지민 게임영상부 예심위원 PC 온라인게임부 예심위원 위촉 - 형지웅 PC 온라인게임부 예심위원 게임영상부 예심위원 위촉 위원회 위원 위촉 및 해촉(1.20) - 비디오물등급분류 소위 위원 권장희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 소위 위원 장옥님 해촉 소위원회 위원 위촉 및 해촉(1.24) -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장은숙 해촉 -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구원모 PC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권수현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 신규위원 위촉 공병철(한국사이버감시단 이사장)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김 혁(와일드옥스엔터테인먼트 대표)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나용균(자원개발네트워크 대표)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유청산(나무아트컴 대표)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위촉 각 분야 소위원회 의장 호선 - 곽영진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 의장 (1.19) - 황 준 PC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1.20) - 노영란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1.14) - 백우영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1.25) 2005년 제1차 사후관리위원회 개최(1.24) - 2005년 모니터요원 운영 방안 논의 - 모니터 실시 결과보고 및 사후조치 2005년 제3차 위원회 개최(1.25) - 게임물 등급업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의장 권장희 부위원장) - 게임분과 3개 소위원회 위원 변동 소위원 위촉 및 예심위원 재배치 완료 - 월보 편집위원회 현 위원 재위촉 및 권장희 부위원장, 사후관리부장 신규 위촉 (2005. 6. 6일 까지) 소위원회 위원 해촉(1.27) - PC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구원모(자진사임) 2005년 제1차 편집위원회 개최(1.28) - 영상등급 1 2월호 가편집 교정 및 3월호 편집계획 - 2005년 월보 제작사 결정 부장 인사 발령(1.31) - 총무부 부장 : 배 평 호 - 사후관리부 부장 : 김 민 수 - 영화부 부장 : 홍 창 기 - 비디오부 부장 : 최 영 호 - PC온라인게임부 부장 : 김 규 식 - 게임영상부 부장 : 민 병 준 - 공연음악부 부장 : 김 길 원 02 04 06 08 10 12 18 24 26 간추린 소식 신년사 위기가 기회 라는 말뜻을 새기며 / 이경순 (위원회 위원장) 성명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죄의 글 차 한 잔의 사색 마음을 비추는 거울 / 신봉승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내기억속의영화 시벨의 일요일 /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특 집 2005년... 소위원회 의장의 새해맞이 소감 마무리 투수의 안내 와 유도 / 황형준 (사후관리위 의장) 욕설 없는 폭력 에서 중학생 출산 까지 / 노계원 (영화등급분류소위 의장) 변화하는 2005년 심의 환경 / 곽영진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 의장)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게임물 / 황 준 (PC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게임 심의 1차 목적은 청소년 보호 / 노영란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국민정서에 영향 큰 대중음악 / 유수열 (가요음반소위 의장) 기 획 영상물의 해적판과 저작권 불법물에 대한 강력한 대책 시급하다 / 김정효 (워너 홈비디오 코리아 마케팅 이사) 정보의 바다에서 그물치기 / 송지연 (국제제자훈련원 에디터) 인터넷은 공짜 소비자 인식 바뀌어야 / 윤광석 (동광전자 인터넷 사업부 근무) 심의 현장에서 에로물 심의는 숨바꼭질? / 김병록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 위원) 알아 봅시다 게임제공업소의 경품취급기준 게임제공업용게임물 등급분류 세부규정 확정공고 34 42 등급 통계(2004년 12월) 45 등급 목록(2004년 12월) 60 등급 통계(2005년 1월) 63 등급 목록(2005년 1월) 71 신춘시 하늘 / 배평호 (위원회 총무부장) 모니터 광장 시민단체 모니터링 보고서 - 비디오 분야 발행처 영상물등급위원회 서울시 중구 장충동2가 산 14-67 전화 2272-8560 팩스 2272-5794~5 발행인 겸 편집인 이경순 편집위원 노계원 권장희 김민수 백우영 옥선희 김찬준 편집 실무 강성우(내선:234) k2kswoo@kmrb.or.kr 편집 인쇄 에스아이코리아 (2264-5298) 영상등급 에 실린 필자의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나타냅니다. 영상등급 에 실린 글이나 사진, 도표, 그림 등은 발행인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전재하거나 복사할 수 없습니다.
신년사 위기가 기회 라는 말뜻을 새기며 200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신년원단 이란 말이 가리키듯 모든 이들이 새로 밝은 올 한 해를 어떻게 뜻있게 값지게 살 것인가를 나름대로 생각하고 설계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경순 올해는 을유년 - 십이간지 중에서 열 번째인 닭의 해입니다. 자고로 닭은 캄캄한 밤의 긴 어둠을 깨치고 힘 찬 울음소리로 환하게 새 날이 밝았음을 알리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위원회 위원장 2004년 우리 사회의 화두는 불황 두 글자라고 할 만큼 지난 한해 우리 모두는 컴컴한 터널을 통과하듯 힘들고 어두운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을유년 - 닭의 힘 찬 홰 자치기로 밝은 2005년은 부디 지난해와 달리 모두가 밝은 희망 속에 맞고 또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1999년 6월 출범하여 2002년 6월 제2기로 접어들었으니 올 2005년은 제2기 업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위원회의 설치 목적과 조직 구성 등을 규정하는 새로운 법안이 국회에 상정 중에 있는 만큼 제3기 위원회는 지금과 상당히 다른 모양새를 갖게 되리라는 예측도 무성합니다. 우리 위원회가 맡고 있는 영화, 음반, 비디오물, 게임 물 및 공연물과 그 광고 선전물에 대한 등급분류와 추천 업무는 건강한 국민정서와 청소년 보호를 위해 국가가, 국민이 우리 위원회에 맡겨주신 아주 소중한 일입니다. 이에 따라 영상물을 심의함에 있어 작품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함과 동시에, 건전한 사회 통념에 따라 청 소년 유해성 여부를 결정함은 물론이며 항상 공익성과 공정성 독립성을 기본 원칙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한 발전을 지원하는 일 또한 못지 않게 가치 있고 중요 함은 물론입니다. 다시 한번 위기가 기회 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우리 위원회가 맡은 등급 업무를 공익성에 맞춰 공정하 게 시행함으로써 영상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견인차 역할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 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화나 게임 등 영상물 제작업계의 의견이나 비판의 소리에도 겸허히 귀 기울여 양자간에 이해부족에서 생겨나는 불만이나 불신의 여지가 없도록 더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위원회가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건전한 국민 정서 함양과 청소년 보호 가 양보할 수 없는 신성한 임무이듯, 영화나 게임 등 영상산업의 건전 이같은 소용돌이 속에 맞이한 새해가 우리 위원회의 일대 위기라고 염려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어려운 때 위원장의 중책을 맡게 된 저로서는 위기가 기회 라는 말이 상징하듯 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길은 반드시 있다고 확신합니다. 4 Korea Media Rating Board 2005_January/February 5
성명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죄의 글 조명현 (전) 위원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 경과일지 결의문 평소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삼가 사죄의 글을 올리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최근 발생한 일부 위원의 부도덕한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우리 위원회는 국민의 건전한 정서 함양을 위하여 영상물의 윤리성과 공공성을 확보함은 물론, 유해 영상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돌출한 데 대해 우리들 스스로도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위원회는 관계자를 엄중문책하여 기강을 바로잡는 본보기로 하고, 다시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며, 심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다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도록 심의기준을 보강하는 등 제반조치를 가까운 시일 안에 마련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되도록 조직혁신과 업무개선에 만전을 기하겠사오니, 변함없이 지도편달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당부드립니다. 대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자정노력강화 2004. 12. 23 영상물등급위원회 - 영상문화산업의 총체적인 발전을 위하여 시민단체 외에도 영화, 게임 등 관련업계와 협조, 등급분류업무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비리발생 원인을 제거하겠음. - 건전한 국민정서와 청소년 보호 기능을 통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심 의기관으로서 도덕성을 회복하여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 나도록 하겠음. 2004년 12월 8일 : 조명현 위원 사퇴서 제출 2004년 12월 9일 : 사무국, 조위원 구속기소 인지 - 뇌물 수수 등 : 1억 4,770만원(공소장 기준) 2004년 12월 15일 : 공무원 징계사유 통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 소성렬 게임제공업용게임물등급분류소위 위원 비리 인지 2004년 12월 21일 : 2004년 제16차 위원회 - 대국민 사과 성명 발표 결의 2004년 12월 23일 : 조명현 위원 해촉 - 위원회 명의 사과성명서 발표 2004년 12월 28일 : 2004년 제17차 위원회 - 위원 총사퇴안을 포함한 수습 대책 논의 2004년 12월 31일 : 소성렬 위원 해촉 2005년 1월 3일 : 사무국 직원 결의대회 - 전직원 결의문 서약 2005년 1월 4일 : 김수용 위원장 기관장으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서 제출 - 2005년 제1차 위원회 개최(부위원장 직무대리체제 시작) 2005년 1월 10일 : 청와대, - 김수용 위원장 사퇴서 수리 2005년 1월 11일 : 2005년 제2차 위원회 개최 - 이경순 위원장, 권장희 부위원장 선출 2005년 1월 12일 : 이경순 위원장 취임식 - 문화관광부 등급분류업무의 공정성 확보 대책 보고 - 게임분과 3개 소위원회 의장 사퇴 및 교체 김수용 위원장 퇴임식 (2005. 1. 3) 사무국 직원 결의대회 (2005. 1. 3) 이경순 위원장 취임식 (2005. 1. 12) 6 Korea Media Rating Board 2005_January/February 7
차 한 잔의 사색 신봉승 시나리오작가협회 회장 대한민국예술원 연극 영화 무용분과 회장 마음을 비추는 거울 요즘 한국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 욕설과 비속어에 소름이 끼치다 못해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문자로 작품을 써야 하는 작가들에게 주어진 덕목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모국어를 탁마하는 일이다. 국어를 갈고 닦아서 아름답게 꾸미는 것은 국민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 일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새해를 맞았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덕담을 나누며 갖 가지 다짐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올 을유년은 더 큰 감 회와 성찰을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사슬에서 풀려나면서 보람차 고 빛나는 나라를 만들자고 다짐한 지가 벌써 환갑이 되 었다. 그렇게 환력의 세월을 흘려보냈지만, 지금 우리의 형편은 그때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게 없다. 마음과 행실 이 엇박자를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마음이 있듯이 나라에도 마음이 있다. 지혜 롭고 너그러운 사람이 이웃으로부터 존경을 받듯이 지 혜롭고 너그러운 나라가 선진국의 예우를 받게 된다. 사 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나라에도 격이 있다.인격이 모자 라는 사람에게 돈이 많은 경우를 졸부라고 하듯, 나라에 도 격이 없으면 아무리 부자로 살아도 이웃나라로부터 무시를 당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 40여 명이 파출소로 달려가 우리 선생님을 잡아가라 고 고발을 했다. 겨우 여덟 살 짜리 어린이들이 스승을 고발하다니. 이런 나라가 우리 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다. 더 두려운 것은그런 아이들을 품안에 두고 세상에 없다고 다독이는 부모들의 위선이 다. 이들에게 그 위선의 마음이 비치는 거울을 새해의 선물로 주고 싶다. 요즘 한국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 욕설과 비속어에 소름이 끼치다 못해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문자로 작품 을 써야하는 작가들에게 주어진 덕목 중에서 가장 소중 한 것이 모국어를 탁마하는 일이다. 국어를 갈고 닦아서 아름답게 꾸미는 것은 국민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 일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런 소임은 국어학자에게 주 어진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작가들에게 주어진 의무이 자 권리다. 제나라 말 중에서 가장 품위 없고, 천박한 말 들만 주어모아서 작품을 쓰고, 그것을 배우들에게 외치 기를 강요하는 감독이라면 작가이기 전에 지식인의 반 열에도 들 수 없다. 이들의 무지와 만용이 비쳐지는 거 울을 마련하여 새해의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유니세프에서 아시아 17개국의 청소년 2만 명에게 물 었다. 당신은 집안의 어른을 공경하느냐 고. 공경한다 는 긍정적인 대답의 평균치가 78%로 나왔다. 유교권의 국가요, 한자문화권의 국가라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가 있다. 그런데 각 나라마다의 집계를 보면 그게 아니다. 베트남이 92%, 중국이 70%, 홍콩이 39%로 나왔다. 한 국은 어떻게 나왔을까. 놀라지 말라, 13%로 나왔다. 동 방의 예의지국이라고 칭송받았던 나라의 청소년들이 왜 이 모양인가. 동방의 등불이라고 찬양받았던 코리아 의 현 주소가 바로 여기다. 대체 누가 우리의 청소년들 을 이런 지경으로 몰아넣었는가를 심각히 성찰하지 않 고서는 우리의 앞날을 가늠할 수가 없다. 지식인 사회가 무너지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 을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가치의 판단에 혼란이 오면 정신적 공황 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 현상은 정치를 잘 못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경제가 어렵다는 차원 에서 들여다 볼 일은 더욱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의 부모들이 옳고 그른 것에 대 한 판단력을 잃으면 그 가정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 런 가정이 즐비한데 학교의 교육이 성해 남을 까닭이 없 다. 학교의 교육이 흔들리는 것은 선생님들의 역사인식 이 무너지는 데서 시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선생님은 물 론 대학교수도 포함되지만, 시나리오작가나 감독 등 포 괄적인 의미의 지식인도 포함된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 들이 자꾸 반복되고, 생겨서는 안 될 일들이 도처에서 생겨나는 것은 이미 정신적 공황 이 중태에 접어들었 다는 신호다. 이 정신적 공황 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사람에게도 나라에도 희망이 없다. 정신적 공황 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표방하 는 가치의 흐름을 바로 잡아야 한다. 옳고 그른 것, 어질 고 사나운 것, 깨끗하고 더러운 것, 해야 할 일, 하지 않 아야 할 일을 구별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데도 이 간단한 이치를 자꾸 모른다 하고, 외면하려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황량해진 마음이 비치는 거울을 하 나씩 선물하고 싶다. 21세기의 험한 파도가 우리를 시험하는 시기를 미래 학자들은 2020년경으로 보고 있다. 그 때가 되면 중국의 경제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마치 그 것을 입증이나 하듯 13억 중국이 동북공정 을 앞세우 고 욱일승천의 기세로 치솟고 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거기에 가서 불법체류하면서라도 그쪽 3D를 떠맡아야 하는 시기가 코앞에 와 있는데도 이 땅의 예술인들은 욕 설과 비속어를 남발하면서 모국어를 욕보이면서도 자 신의 마음이 비치는 거울을 마련할 생각을 못한다. 모자 라니까, 창피한 것도 모르니까. 새해를 맞았으면서도 두렵고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8 Korea Media Rating Board 2005_January/February 9
내기억속의영화 Les Dimanches de ville d'avray 시벨의 일요일 조원규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유년 시절의 기억은 제멋대로다. 특히 영화에 관한 기억이 그렇다. 이 영화의 이미지와 줄거리가 저 영화에 가 태연히 붙어 있고, 문제의 저 영화는 또 전혀 다 른 영화가 되어 있다. 심지어 총천연색 영화를 흑백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억 속의 영화는 그 개별 영화에 대한 충성어린 사랑으로 감싸여 있다기 보다는, 유년과 성장통에 수반된 상상력으로 이리저리 이어붙인 것이다. 내겐 그 영화가 <시벨의 일요일>(Les Dimanches de ville d'avray)이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 공군으로 참전해 소녀를 죽인 기억이 있는 남자가 프랑스에 돌아 와 그 기억으로 고통 받다가 고아원에 맡겨진 한 소녀와 친해진다. 그러나 그는 아이를 좋아 하는 성도착자(피도필리아)로 오해 받게 된다. 1962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프랑스 영화인데 잊지 못할 추억의 영화 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렸을 때 본 이후에도 TV에서 몇 번인가 더 방 송되었다. 이후 한 번을 더 보았는데 호숫가에서 피에르(하디 크루거)와 시벨(페 트리샤 고치)의 환몽 같은 만남과 산책, 물가 나무들의 깊은 그림자를 제외하곤 기억 속의 장면과 일치하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다시 보고 난 후 대학교 때 프랑스 문화원에서 본 <지난 해 여름 마리앙 바드>와 <테레즈 데스케루>와 같은 영화를 왜 그렇게 급격하게 좋아하게 되었는 지 이해하게 되었다. 풍경에 투사된 트라우마 혹은 트라우마라는 외투를 입은 풍 경, 갑작스레 현재에 소환된 기억, 그 기억이 촉발하는 관계 등에 대한 매혹이 <시 벨의 일요일>이라는 영화가 내 무의식에 남긴 작은 영화적 유산이었던 것이다. <시벨의 일요일>이라는 영화 외에 내가 TV나 동네 그리고 시내의 극장에서 보 았던 영화는 <엘도라도>나 <공룡시대><서스페리아> 그리고 <야생의 엘자> 또는 한국 영화 <임금님의 첫사랑> 등 계보도 계통도 없이 마구 뒤섞인 것들이었다. <임금님의 첫사랑>은 동네 신영극장에서 그리고 <야생의 엘자>는 대한극장에서 보았다. 풍경에 투사된 트라우마 혹은 트라우마라는 외투를 입은 풍경, 갑작스레 현재에 소화된 기억, 그 기억이 촉발하는 관계 등에 대한 매혹이 <시벨의 일요일>이라는 영화가 내 무의식에 남긴 작은 영화적 유산이었다. 유년 시절과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나는 서울 변두 리, 국민 주택 단지에 살았다. 걸어서 40분 거리에 신 영극장이 있었고, 대한극장까진 버스로 1시간 가량 을 가야 했다. 초등학교 몇 년간 우리 집엔 TV가 없어 내 단짝 친구였던 진욱이네 집으로 TV보기 원정을 가곤 했다. 담도 없던 진욱이네 집 밖에 서서 진욱 아! 놀자! 를 서너 번 외친 후에야 안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일단 방에 진입한 후엔 진욱이와 노 는 대신 TV를 보았다. 당시 난 벰, 베라, 베로가 등장하는 만화 영화 <요괴 인간> 팬이라 그것을 보고 나면 다른 프로그램을 볼 때도 요괴 인간들의 행방과 안녕을 궁금해 하느라 집 중력 저하를 겪었다. 그 까닭에 울면서 TV 드라마를 시청하는 진욱이네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요괴 인간>만큼 좋아했던 것이 바로 <주말의 명 화>였다. 그러나 바로 문제의 명화가 시작된지 30분 정도가 지나면 진욱이네 식구들이 갑자기 잠자리를 분주히 마련하는 통에 할 수 없이 자리를 떠야 했다. 그래서 놓친 영화들이 산더미처럼 많은데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를 30분 정도 보고 그 집을 떠나야 했을 때는 너무나 억울해 집까지 내내 발을 구르며 갔다. 이런 희비극적 상황 속에서 마주한 <시벨의 일요 일>(이 무렵 다행히 우리 집엔 TV가 생겼다)은 나의 무차별적 영화 보기에 일타를 날린 경험이었다. 훗날 나는 시인 조원규가 쓴 <시벨의 일요일>에 관한 시를 읽었고, 그 시 안에서 당시의 영화적 환상이 아름답 고 단아한 시어로 환생하는 것을 보았다. 거의 언제나 그렇듯이 어두운 역에서 내릴 때면 한 사내가 등을 보이며 앞서 걷고 있어 내 그 무엇이 되어 마주설까? 유리별들을 한 줌 주며 부분으로 별의 전부를 꿈꾸어 보라 했을 때 나는 그의 죽음을 위하여 피 흘릴 나의 일요일들을 보았다 비웃거나 놀라지 말라 나는 사랑을 알고 있다 그것 홀연 아름다운 사양과 같이 내 존재의 현마저 울리며 다가온 것 이제 나는 천천히 호숫가를 거닐 수 있다 그러면 밤이 와도 좋으리라 조금 춥거나 외로와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어둠속에떠있는환한잎사귀 그러나 참 이상한 것이 우리 삶의 색깔이어서 뜻모를 눈물 흘림 나의 손엔 멈춰진 시간이 죽어버린 새가 담겨 있다 슬픔이 내 몸의 절반을 물들이고 시간과 시간 사이 나는 벼랑없는 잠들 속을 흘러 다닌다 셀 수 없는 날들의 무게가 나의 두 손 받쳐들어 나의 기억 속에 쓰러진 그와 그의 기억 속에 피 흘리는 나의 모든 어지러운 꿈들을 눈부신 하늘 향해 눈부신 하늘 아래 흩날려 버리고 싶지만 거의 언제나 그렇듯이 잊고 싶은 기억들만이 잊혀지지 않아 지금도나는내몸속에그의눈을갖고있다 기슭엔 말들이 서성이고 검게 젖은 나무들 물 속으로 하늘과 맞닿아 잇는 호수 그리고 비행과 폭음 그런 것들이 이룩하는 것 가장 깊고 슬픈 피가 내 속에 흐르고 있다 이제는 생각이 난다 마법의 칼 꽂은 나무가 들려주던 이야기 나의 일요일들 피를 흘리고 그는 말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소문의 벽 틈새로 글라스를 던지고 회전목마에서 내렸지 결국 차가운 눈 위에 누웠어 지금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미래에도... 그 옛날 나는 너무도 아름다웠어 시벨 10 Korea Media Rating Board 2005_January/February 11
특집 2005년에는... 소위원회 의장의 새해맞이 소감 욕설 없는 폭력 에서 중학생 출산 까지 노계원 영화등급분류소위 의장 2005년 우리 위원회는 <음반 비디오물및게임물에 관한 법률>이 폐지됨에 따라 <영화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안)>으로 근거법이 바뀌게 됩니다. 또한 <게임산업진흥법(가칭)>의 게임물 등급분류기관 지정여부에 따라 업무 범위에 변동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6월에는 제2기 위원회의 임기 만료에 따른 제3기 위원회의 출범이 계획되어 있는 등 많은 변화가 예측됩니다. 이에, 각 분야별 소위원회 의장들께 그동안 일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아쉬웠던 점 등에 대한 회고와 다가올 일련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심의를 이끌어 갈 각오와 포부 등에 대해 들어봅니다. 마무리 투수의 안내 와 유도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는 포지션은 마무리 투수다. 마무리투수가 확실할 때만이 전체 투수진의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고, 이겨야 할 때 꼭 승리를 챙길 수 있 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사후관리위원회는 마무리투수와도 같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주요업무는 영상물에 적합한 등 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적합한 등급을 부여했다고 한들 모든 업체가 적절한 시행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위원회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 해선 사후관리위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대두된다. 많은 사람들이 사후관리위원회의 주요 역할로 단속과 고발 조치를 떠오른다. 사후관리위원회 의장 황형준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의 주업무는 안내 와 유도 다. 법적인 접근이 되기 이전에 혹은 사회적 문제가 되기 이전에 우리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시정을 요구 하고 유도한다. 사실 영상물을 만들고 서비스하면서도 위원회가 존재 하는지, 자신의 영상물이 등급을 받아야하는 건지 모르 는 업체도 참으로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인 안내와 유도가 법적인 또는 그밖의 강력한 조치보다는 비효율적일지는 몰라도 위 원회의 본기능을 생각한다면 2005년 한해도 이에 더욱 집중하여 그 신뢰성을 높여 나갈 것이다. 영화등급분류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는 작년에도 예년과 같은 심의기준과 지표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소위원회가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영화의 고질인 비속 어와 욕설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자는 뜻을 세우고 기울인 노력은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그 효과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작년말에 심의한 <공공 의 적2>는 많은 폭력배들이 등장하면서도 욕설이 거의 배제된 건전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청소년 성적 호기심의 상품화 해마다 방학때면 계절적 특수를 겨냥한 청소년 영화 가 집중적으로 심의에 오른다. 작년 역시 중 고생의 성 ( 性 )을 주제로 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가운데 <제니, 주노>는 특기할만 하다. <여고생 시 집가기>에 한수 더 떠서 여중생의 임신과 출산을 순수 한 사랑으로 미화하고 예찬한 내용이어서 미성년자에 게는 유해 로 판단했다. 미성년 섹스에 대한 호기심을 이용한 상업적 노림수가 분명하지만 이른바 표현의 자 유와 성인들의 볼 권리 때문에 18세관람가로 결정했다. 이러한 소위원회의 판정이 위원회 재심에서 15세 관 람가 로 최종 의결된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결정이라 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잔혹하고 혐오스런 엽기물 <지 옥의 체험><리에니메이터><텍사스 전기톱 학살> 등 수 입영화 3편은 제한상영가 로 판정했다. 영화심의가 고 통스러울 정도면 국민의 정서에도 유익하지 못하리라 는 판단에서였다. 소위원회가 제한상영가 로 판정한 <팻걸>이 위원회 재심에서 18세관람가 로 번복된 것은 미국이나 일본에 서도 아직 금기로 하는 정사장면에서 성기노출의 허용 이라는 점에서 선정성 판단 기준에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고교생의 동거와 임신을 객관화한 <돌려 차기>와 꽃 미남 고교생의 사랑과 폭력을 영웅시한 <그놈은 멋 있 었다>, 10대들의 프리섹스를 권장한 <나에게 유일한>, 죄의식 없는 범죄물 <오션스 트웰브> 등에 청소년 관람 을 허용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유감스런 결정이었다. 주제나 메시지가 성적 방종이나 범죄와 폭력을 미화 하는 것은 단순한 선정적 화면보다 더욱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는 생각이다. 코미디 가면 뒤의 선정 폭력 경계해야 군 내무반에서 선임하사가 독단으로 적군 포로를 사 살하는 등 군기( 軍 紀 )를 왜곡한 <DMZ 비무장지대>를 위원회 재심과 소위원회 3심에서도 18세관람가 로판 정한 것은 청소년들의 군에 대한 바른 인식을 위해 다행 한 일이었다. 해가 바뀌었다고 심의기준을 새롭게 할 이유는 없다. 다만 특히 유의할 것은 영화 속의 선정 폭력 잔혹성 이 코미디나 풍자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나는 경우다. 그 트릭이 희석효과를 발휘하여 심의위원의 판단을 흐리 게 할 수도 있다. 판단력이 미숙한 아이들에게는 코믹 폭력이 정면 폭력보다 더욱 위험한 착각을 유발한다. 이러한 숨겨진 독소뿐만 아니라 플롯의 전개나 주제, 난이도 역시 등급판정의 기준으로 고려돼야 하겠다. 12 Korea Media Rating Board 2005_January/February 13
변화하는 2005년 심의 환경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 의장, 영화평론가 곽영진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게임물 황준 PC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서울여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와 그 주변에서는 조 직의 설치근거 및 행위의 규율기반이 되고 있는 음비게 법의 분화 그리고 그것을 대체할 신법의 제정, 그에 이은 영등위의 분화와 새 심의기구의 촉성 움직임이 최고의 현안으로 부상했다. 우리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원회(이 하 소위원회)는 다가온 법 조직 환경의 급변과 수년째 진행돼온 비디오시장의 붕괴 를 목도하며 심의를 해왔 다. 종래 법규에 의거하면서도 개방적이고 탈규제적인 등급분류 관행을 정착시켜온 우리 소위는 이제 부쩍 새 로워진 매체 환경, 법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영화등의진흥에관한법률 제정(안) 은, 비공개 속에 작년 4월 비디오 관련법 개정을 중심으로 그 기초가 마련되었다. 동년 6월 수면 위로 그 고개를 빼 꼼히 내밀기 시작하던 것이 11월 공청회에서 공표되었 고 올 상반기 국회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 이다. 회기 내 그 통과는, 기존 영화진흥법 등의 개정 통합이 정부제정안 외에도 스크린쿼터 축소와 유지를 기축으로 한 여 야당의 대립적 개정안과 연동 돼 있고 여 야간 3대입법 등을 둘러싼 대치정국하고도 무관치 않아, 변수가 없지는 않다. 제정안과 게임산업진흥법(안) 등이 법률로서 제 정 통과될 경우, 기존 명칭이 유지되면서 순수 영상물 (영화 비디오)만의 등급분류 직무에 종사하게 되는 새 영등위는 영화등의진흥에관한법률 에 의거하게 된다. 그런데 신법은 이름부터 문제가 있다. 영화와 비디오는 영상이지 영화등(영화 等 ) 이 아니다. 영상과 영화 등 은 개념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큰 차이가 있으며, 비 디오와 특히 비디오산업을 단지 영화와 그 산업의 종속 적인 부산물로 보는 태도는 잘못이다. 그것에는 이례적 인 한국 비디오산업의 위축/붕괴 문제를 경시하고 비디 오 심의업무와 그 지원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정안은 비디오의 정의에 있어서도 비디오물 ( 物 )이란 용어를 고수함으로써 매체의 유형물 고정요건 탈피라는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 또, DVD 본편 과 부록의 모든 영상 및 음향과 자막을 비디오의 일부로 간주하는 길 을 터놓지도 못했다. 그러나 기계 또는 전기전자통신장치에 의해 재생되어 복제, 배포, 전송 및 시청제공을 목적으로 한 것 이라 한 대목에서 보는 것처 럼 비디오물의 온라인으로의 정의와 범위 확대, 특히 전 송권의 확보는 시대의 추세를 잘 반영한 것이다. 하여 비디오물의 온라인 복제나 온라인 VOD의 심의, 문화부 (영등위)-정통부 간 사전 사후 중복심의 논란 등 현안 해결에 결정타가 될 것이다. 비디오물의 심의와 관련, 제정안이 회피 한게있다. 제한관람(시청)가 비디오 및 그 등급의 도입. 이는 등급 보류 제도를 우려하거나 비판하는 영등위 안팎 보수 진보를 초월한 대다수 인사들의 중론임을, 즉 비디오물 전반의 등급보류제와 제한상영가 영화의 비디오 유통 제한제를 대체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도외시한 것 이다. 돌이켜보면, 작년 하반기부터 소위원회에는 많은 어 려움이 따랐다. 우선, 온라인 성인동영상서비스 업체들 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이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후심 의 대상으로서 영등위 심의를 배제해온 그들 업체의 물 량이 쇄도했다. 성인물의 홍수 속에 고역을 치르는 날이 허다한 가운데 대통령 장인 비디오 건을 맞이하기도 했 다. 소위원회는 어느 경우나 법이 허용하는 표현의 자유 와 청소년 보호를 기준으로 사고하려 애썼다. 한편, 이 경순 전 의장이 새 위원장으로 영전해 가는 등 두 명의 의장이 물러나고 필자가 이례적으로 호선에 의해 세 번 째 의장이 됐다. 위원 전원은 새해에도 역대 소위 최고 의 출석률 기록과 성실 청렴하며 균형감 있는 직무수 행을 다짐하고 있다. PC게임물등급분류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몇가지 느낀점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한국 의 게임 산업은 점차 그 규모가 커져가고 있으며, 게임 을 통한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및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 지고 있다. 여러 문화사업 분야에서 게임 분야는 정보통 신기술과 결합되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대표주자가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듯 경제적 산업 적인 효과 및 교육 등의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미취학아동, 청소년들에게는 게임이 가져다주는 폭력, 공포, 성묘사, 범법행위, 게임중독 등 올바른 게임문화 가 정착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소위원회에서 는 각기 다른 분야의 위원들이 산업체의 입장과 학부모 의 입장 사이에서 수많은 회의와 고민을 해 가면서 등급 을 부여하고 있다. 최대한 공정한 등급을 부여하려고 노 력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하는 디지털 사회에 대비 한 등급분류를 연구하고 이를 회의에 건의하고 있다. 현행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게임물등급분류기준에 의 하면 분리형게임물을 영상이 수록된 게임내용물이 게 임기구에서 분리되어 유통되는 것으로서 디스크 기타 신소재 형태의 게임물 로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 한 분류 기준도 현재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컨 버전스(convergence) 시대에서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 다. 그 첫 번째는 매체별 플랫폼별로 설정되어 있는 분 류 기준을 콘텐츠별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기기에서 실행되는 게임물일지라도 그 게임물이 단순히 모바일 기기로 다운로드 한 후 다른 게임사용자 와의 상호작용 없이 실행되는 게임인 경우라면 이는 다 른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없는 게임부류 (현행 PC게임) 에 속해야 할 것이다. 이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 그램을 디스크에 저장된 것을 구입해서 설치하는 것과 바이러스 백신 판매 사이트에서 대금지급 후 다운로드 후 사용하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른 점이 없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게임 사용자간 상호작용이 존 재하는 게임의 경우에도 서버에 접속하는 상호작용과 서버의 중재 없이 상호작용하는 게임의 경우로 그 부류 를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새로운 종류의 게임 콘텐츠 및 플랫폼/매체 의 등장에 대비한 유연한 분류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는 것이다. 미래 사회는 기술이 급변하기 때문에 언제 얼마나 많은 새로운 종류의 콘텐츠 및 게임플랫폼/매체 가 등장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새로운 종류의 콘텐츠 및 플랫폼이 등장 할 때마다 새로 운 등급분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새로 운 것에 대비한 유연한 등급분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2006년도에 본격 서비스될 예정인 양방향 디지털TV 서 비스의 경우 디지털 TV 셋톱 박스를 통한 게임물이 등 장할 것이고, 이는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서비스 될 것 은 자명하다. 또한 광고의 경우도 게임화된 광고 - 예를 들면 모 콜라회사에서 광고 방송시 간단한 게임을 제공 하고 시청자는 TV 리모콘 조작으로 게임을 수행하고 게 임에서 이길 경우 집으로 콜라가 배달됨 - 등 다채로운 매체를 통한 다양한 종류의 게임 콘텐츠들이 등장할 것 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게임물 등급제를 청소년에 대한 규제 와보호 위주의 정책에서 디지털화된 삶에서의 가치관, 경제관, 직업관, 윤리관 등을 정립시킬 수 있는 교육과 체험을 제공해 주는 정책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만약 이 렇듯 우리나라의 청소년 문화가 디지털 문화에 잘 적응 된다면 규제와 보호 기능이 약화될 것이며, 이는 차후 게임물 등급분류제도의 자율심의제까지 이어질 것이 다. 우리나라의 IT 강국에 걸맞는 보다 성숙된 디지털 문 화를 발전시켜서 디지털 콘텐츠 선도국가가 될 날을 희 망하고 기원하는 바이다. 14 Korea Media Rating Board 2005_January/February 15
게임 심의 1차 목적은 청소년 보호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소위 의장, 매비우스 사무국장 노영란 국민정서에 영향 큰 대중음악 유수열 가요음반소위 의장 유난히 시끄러웠던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수 만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의 경우, 시장의 규모는 눈부실 정도로 확대 되어 왔지만, 그에 비해 일부업체의 과점현상을 우려하 는 목소리가 적지 않고, 생산자와 이용자간 실질적인 커 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못했던 시간들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게임 특히 온라인게임은 이용 자의 가치관과 삶의 패턴을 바꿔 놓을 수도 있는 미디어 이고, 미래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이용이 높기 때문 에 사회는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심의기준 개선 위한 공청회 마련 이 속에서 제작자와 이용자간의 매개체인 영상물등급 위원회의 등급분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습니 다. 등급분류를 통해 이용자에게 해당 게임에 대한 정보 를 제공하고, 이용자는 그 정보를 토대로 게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등급분류는 심 의위원들이 근거 없이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법에 준 거하여 일련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현재 제공하고 있는 연령정보 정도로 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조건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일련의 노력을 다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한 해 변화하는 게임기술, 제작 및 이 용자의 환경 등을 고려하여 개선할 점은 개선하고, 바꿀 것은 바꾸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진 매체의 특성이 고려되지 못한 채 음비게법 이라는 하나의 틀로 묶여 있던 게임관련 법조항의 제정 이 목전에 와 있기에 이와 관련 등급분류기준의 개선을 위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도 개최하였 고, 의견이 분분했던 온라인게임 아이템의 유료화 관련 해서도 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 과정을 갖고, 무분별한 몰입과 소비를 조장할 우려를 줄이는 선에서 부분유료화를 허용하는 등 게임 등급분류 기준이 실효 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온라인게임물등급분류소위원회 는 주어진 법과 규정에 의해서 엄격하고 공정한 등급업 무를 이행하기 위한 곳입니다. 온라인게임물의 등급분 류 결과를 놓고 보수적 이라는 의견이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등급분류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청소 년보호에 있습니다. 아무리 재미있고 수익성이 높은 게 임이라 하더라도 청소년 이용자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 을 줄 수 있다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사람의 혼 열정 느껴지는 게임물 기대 게임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서비스 방식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2005년 올해엔, 양적인 측면에서 대단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게임산업이지만, 품질면에 서 과연 이러한 외형적 성장을 따라가고 있는 지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균형 잡히지 않은 성장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2005년 고스톱, 포커 등 도박성이 짙은 게임이 등급분 류의 대다수를 차지하지 않고, 만드는 사람의 혼과 열정 이 느껴지는 감동받을 만한 온라인게임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그리고 등급분류업무를 규제로 인식하지 만 말고 좀 더 건전한 게임문화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작업으로 제작자, 이용자 등 게임관련 제 주체들 모두가 상생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인식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 니다. 또한 이를 위해 기여하는 소위원회가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이 되고 첫해에는 영화등급분 류소위, 다음으로 영화수입추천소위 의장을 맡았다. 그 리고 이제는 가요음반소위 의장으로 벌써 6개월이 지나 고있다. 영화의 등급분류와 수입추천을 심의할 때는 일주일에 3-4일 심의를 했기에 거의 전업처럼 시간을 보내야 했 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전체적으로 파 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대단한 재산이자 문화지수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반면에 가요음반 분야의 심의는 일주일에 하루만 투 자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업무와 병행하는데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렇다고 가요음반 심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 니다. 심의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지만 다른 어떤 심의보 다도 중요하다. 시공간을 초월한 상상의 예술 우리생활에서 음악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자주 접하 는 매체이다. 여타의 문화상품이나 예술상품은 시간적 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일정한 제약이 있다. 그에 반해 음 악은 전혀 구애를 받지 않는 전천후적인 예술이라 말할 수 있다. 그것도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영상은 상상의 예술성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아름 다움과 추함을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다. 이것이 음악의 특징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가요심의가 중요성을 갖는 것이다. 심의시간이 적게 투자된다고 해서 심의가 허술하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것은 국민 정서에 시공간적으 로 가장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외국어 가사 심의 신중하게 가요음반소위원회 심의는 음악을 즐겨듣는다는 것만 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국내외 대중음악에 관한 상당 한 지식과 경험이 요구된다. 필자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수년간 가요심의위원으로 일한 바 있다. 방송의 가요심의는 국내가요에 대한 심의 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반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가요심의는 또 다른 차원의 많은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입음 악에 관한 심의문제로써 많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가요 의 파악이 중요한 관건의 하나이다. 우리가 잘 알 수 없는 국가의 언어표현이 문제이다. 그 러므로 가요심의는 음악 작곡의 구성보다도 가사심의 에 중점을 두게 된다. 즉, 비속어, 욕설, 마약표현, 지나친 성적 표현 등이 청 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국민정서에 어떤 악 영 향을 주는지가 심의 관점이 된다. 2005년에도 가요심의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16 Korea Media Rating Board 2005_January/February 17
기획 불법물에대한 강력한대책 시급하다. 첫째, 정부차원에서 불법물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을 세워야 할 것이다. 둘째, 업계와 정부가 협력, 소비자들에게 불법물이 얼마나 문화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홍보를 해야 한다. 셋째, 제작사 입장에서는 DVD 소프트웨어의 가격 경쟁력을 갖춰 소비자가 불법물이 아닌 질 좋은 정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상물의 해적판과 저작권 저 작 권 자 입 장 에 서 김정효 워너 홈비디오 코리아 마케팅 이사 최근 계속되고 있는 경기불황으로 인하여 소비자가 느끼 는 경기체감지수는 떨어질 데로 떨어진 상태이다. 이를 증 명이라도 하듯이 비디오/DVD 업계는 2004년 한 해를 참으 로 힘들게 보냈다. 2000년 4월에 워너 홈비디오 코리아에서 <매트릭스>를 비롯한 36종의 DVD 타이틀을 출시하고, 헐 리우드 메이져 스튜디오들이 DVD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DVD시장은 2002년까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다가, 2003년부터 성장이 둔화되었 고, 2004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DVD시장이 국내에서는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의 요 인이 있다고 판단되는데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경기불황, 11% 정도의 아직은 크지 않은 하드웨어 보급률, 온라인에서 의 불법 영상물 다운로딩과 거리에서 팔리고 있는 불법 복 제물 등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인터넷 통해 부정거래 이뤄져 이중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물은 영상산업을 비롯하 여 음반산업과 게임산업 등 국내 주력산업의 많은 부분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 되면서 IT강국이라는 명성도 얻은 반면 인터넷을 통하여 갖가지 부정적인 거래들이 이뤄지고 있는 데 영상물의 경우 국내의 극장에서 영화가 개봉되기도 전에 이미 온라인 P2P(peer-to-peer) 사이트와 웹하드에서 다 량의 불법물이 유포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 의 98%가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60% 가 온라인상에서 영화를 불법으로 다운받고 있다고 응 답하였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다운받는 파일이 영화의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파일이라는 점을 전혀 인 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기업에서 운영되는 인터넷 파일 공유 서비 스 사이트를 가보면 최신 DVD 타이틀들의 불법 복제 파 일들이 버젓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DVD 퀄 리티의 영화를 쉽게 다운받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스 럽게(?) 유포하고 있다. 또한, 용산, 강남역 등 번화가의 노점상들에선 불법 DVD가 진열되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정부가 불법물 제재방안 세워야 이러한 불법물이 영상산업에 끼치는 악영향, 불법물로 인한 시장 축소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정부차원에서 불법물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을 세워 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리에서 팔리고 있는 불법물을 구 입하거나 공짜로 온라인에서 영화를 다운로딩 받는 것 은 아직까진 법적 규제가 심하지 않고, 최근 일부 네티즌 과 ISP를 상대로 법적 고소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의 경우와 같은 강력한 법적 제재책이야말로 소비자들 에게는 강력한 계몽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이미 업계 관계자들이 시도하고 있는 방안이 긴 하지만, 업계와 정부가 협력, 소비자들에게 불법물이 얼마나 문화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홍보하여 소비자들 스스로가 불법물 다운로딩 및 구입을 자제할 수 있도록 홍보 캠페인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 제작사 입장에서는 DVD 소프트웨어의 가격경 쟁력을 갖춰 소비자가 불법물이 아닌 질 좋은 정품을 구 매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본다. 지난 2년간 직배사 공동으로 진행한 소비자 조사결과 를 통해 우리는 DVD의 소비자가가 다소 높게 책정되어 DVD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 자들이 선뜻 DVD를 구매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 다. 20,000원대의 신작 DVD 가격은 온라인 불법 영상물 은 물론 거리에서 팔리고 있는 불법 복제 DVD 가격과 경 쟁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가격이다. 그래서 당장은 매 출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겠지만 소비자에게 DVD라는 뛰어난 매체를 소개하고 시장을 대중화로 이끌기 위하여 워너는 어렵게 DVD의 가격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추 기로 결정했다. 지난 12월 15일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DVD 를 출시하면서 DVD의 소비자가를 새롭게 조정 하였는 데, 2디스크는 기존의 소비자가인 25,000원에서 14,900 원으로, 1디스크의 경우 19,800원에서 11,900원으로 소 비자가를 40% 인하했다. 이번에 새롭게 책정한 워너의 인하된 권장소비자가는 1디스크 기준 11,900원이지만 실제로 매장에서 판매되 는 것은 1만원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8,000원정도의 판매가에 팔리고 있는 불법복제물과 비교해 보았을 때 정품 소비자가의 인하정책은 불법물과의 경쟁력을 확 보하여 침체되어 있는 DVD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DVD 가 영상산업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될수있을것같다. 업계도 불법물과의 경쟁력 확보해야 이미 미국의 경우 오래 전부터 영화 제작비의 60%이 상을 DVD판매로 충당하고 있으며 영화를 제작하여 가 장 큰 수익을 내는 부문이 극장개봉이나 TV가 아닌 DVD/VHS 였다. 최근에는 DVD시장이 더욱더 성장하였 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포맷으 로 떠오른 상태이다. 국내에서도 제작사들이 소비자가를 현실적인 수준으 로 낮춰 불법물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와 업계에 서 불법물에 대한 강력한 제재 정책과 대소비자 계몽 홍 보를 시행한다면 미국의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DVD시 장이 활성화되어 전체 영상산업 규모 확대에 기여하게 되길 바란다. 18 Korea Media Rating Board 2005_January/February 19
경제 불황 탓일까, 아니면 더 나아가 경제 불황으로 인해 낭 만 을 찾을 여유가 없어서 일까? 불과 5년 전만 해도 좋아하는 가수의 CD를 사기 위해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음반 발매일을 기다렸다. 하지만 지금은 MP3로 손쉽게 다운받아 뷔페 음식처 럼 맘에 드는 음악만 골라 듣고, 말 그대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 음악은 다시 삭제해 버린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도 MP3 용 량이 넘치지만 않는다면 최신의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음질에 있어서도 광적인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상당히 들어 줄 만한 기술 수준을 자랑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최신작이 개 봉도 하기 전에 불법 DVD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에서는 무료로 다운받아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삽시간에 네티즌 사이에 뿌려진다. 해적판 나름의 문화홍보 역할 그런데 이런 해적판이 보아 를, 또 <올드보이>를 해치는 결 과만을 초래할까? 저작권 이란 것이 무엇인가? 어떤 창작물에 대해서 저작자가 독점으로 이용할 해적판이 나왔다면 태백산맥 을 황석영 작으로, 또 <빈 집 >을 이명세 감독으로 딱지를 붙여 팔거나 인터넷에 떠돌지 는 않는다. 바로 저작권 의 핵심적인 치명타인 표절이 아 닌 이상, 즉 그 출처를 밝힌 이상 해적판도 나름대로는 문화 홍보자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중국에서는 이미 드라마나 영화의 해적판들이 판을 치고 있다. 값싸게 구입 할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에 막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와 있 다. 이러한 해적판들은 그 악영향 못지않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데 어느 정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 다. 한국 영화나 음악에 대한 아시아 팬들의 관심으로 한류 열풍은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이러한 한류 열풍의 뒷 배경에는 해적판들이 그 일익을 담당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 많은 노래나 영화 모두를 분명 극장이나 CD, TV에서 보 거나 듣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적판 이용자도 프라이드 있어야 그렇다고 해적판을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어찌됐든 해적판은 수습해야 할만큼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긴 하나 문화인 들의 지적인 수준을 좀 더 믿어 주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여기서 굳이 문화인 이라고 명명한 것은 불법 영상물이 난무한 현재에도 영화 관에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고 관람하는 사람이 늘어남을 주시한 것이다. 이 말의 속뜻은, 해적판을 보는 데에도 나름 대로의 기준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들이 보는 해적판은 맛 보기 인 경우가 은근히 많다. 다운받은 영상물의 화질이 좋 지 않거나 극장에서 봐야 더욱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 우엔 과감히 공짜의 유혹을 뿌리치고 영화관을 찾는다. 이 런 자세가 해적판을 애용하는 사람들의 프라이드(?)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이렇게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 아짐에 따라 해적판도 나온 것이고,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 듯이 관심은 높아지나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불법인 줄 알 면서도 성행하는 것이다. 이 성행 에는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가 이루어 진다. 그러하기에 법적인 대응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기 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물질 이고 근본적으 로는 권리 이다. 저작자의 독점적 권리를 해적판을 취급 하는(?) 이들이 이익을 남기는 것은 누가 봐도 양심이나 경 제 질서에 위배되는 것이다. 그러면 처벌을 하면 되지 않겠 느냐, 정부는 법적 대응을 더욱 강력하게 하라는 목소리가 커질 법도 하지만 이미 너무나도 만연해져 있는 해적판들 을 막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필자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은 문화인 들의 문화 소비 의식을 고취시키는 것과 영상물의 적정 수준의 가격대 판매이다. 저작자는 창작의 고통을 겪은 후에야 비 로소 좋은 작품 을 만들어낸다. 또 이러한 문화의 기반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문화 한가운데를 해적판이 차지하고 있다면, 창작하는 이들은 그 창작 의욕을 잃게 되고 창작의 수준 또한 떨어지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화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주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문화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이 불법 영상물을 잠재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어쩌면 당연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영상물 판매 가격을 적정하게 두 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좀 더 실질적인 것으 로, 영상물의 적정한 가격대 판매이다. 예를 들면, DVD 가 격대는 보통 2만원대 이다. 이 가격은 소비자들이 값을 지 불하기엔 좀 비싼 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 그 가격을 1만원 대 정도로 낮추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MP3로 음악을 다운받을 때는 한 곡당 적정 가격(예를 들면, 500원) 을 정해 소비자가 듣고 싶은 노래들을 골라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몇 가지 대안들이 저작 권자 들을 희롱하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이런 노력이 선행 되지 않는다면 불법 영상물을 몰아내기 힘들기에 문제의 표면인 물질 로 저작권자들에게 보상하고 타협을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정보의 바다 인 광활한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엔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거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 다. 이러한 정보의 바다 에서 우리는 자주 그물을 던진다. 그 그물 속엔 우리 것이 아닌 다른 이들이 생산해낸 것들이 종종 걸리기도 한다. 이럴 때 우리는, 그것을 노략할 것인가 아니면 값을 지불하고 건져 올릴 것인가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러한 갈등에 있어서의 선택은 비단 개인만의 몫이 아닌, 주변의 통제 또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2005_January/February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