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한옥 건축기준과 특성 2. 한옥의 건축기준과 특성\ 않다. 다만, 여기서는 논의가 산만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원칙으로서 주택을 상정하고자 한다. 문화재 한옥은 역사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좁은 범위의 한옥이라고 할 수 있으 며, 많은 새로운 한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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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주변의 도시 및 농촌 환경과 함께 총체적인 경관을 구성하며, 그 내외부의 형태 및 공 간을 실제의 인간생활에 사용하고 있는 살아있는 환경요소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옥은 그것이 놓인 주변의 도시환경 및 농촌환경과 적극적으로 호응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경관적 품위 를 유지하여야 한다. 또한 한옥은 소유자, 사용자 및 주변의 주민, 넓게는 방문자 모두가 보다 나은 문화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환경 장치로서 실용성과 기능성을 바탕으로 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때 한옥의 경관적 품위와 생명력은 한옥의 원형에 대한 진정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층위에서 이들 두 가지 가치 사이의 조정이 필요하다. 다음에서는, 한옥의 형태 적 원형에 대한 충실도와 재현의 정도, 할용의 목적과 대상 등에 따라 다양한 층위에서 한옥의 활용과 재현 가능성을 예시하고자 한다. 3-1. 한옥의 활용과 재현 여기서 다루는 한옥은 지하부를 제외한, 지상의 노출된 기단부와 몸체부, 지붕 등 일체의 외관 이 한옥의 원형을 충실히 따르는, 최소 범위의 한옥 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건립시기와 성격에 따라 이를 다시 몇 가지로 구분하고 그 각각의 현대적 활용의 가능성에 대하여 서술하고자 한 다. 다만, 이렇게 제한적인 범위의 한옥들에서도, 주방의 입식화, 욕실의 실내 설치, 전기설비 와 새로운 난방시설의 도입, 단열재료와 유리창의 사용 등 현대식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변형은, 그것이 한옥의 형태적, 공간적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한옥의 보존관리 및 활 용에 필요한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특히 문화재 한옥과 관련해서는, 현행의 문화재 보호법 제2조2항 문화재 보호의 기본원칙 과 동법 제13조 2항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계 획의 수립 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기주 마련이 요구된다. 1) 2) 1) 문화재 한옥 문화재 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전통시대에 지어 진 주택을 말한다. 3) 여기서 논란은 한옥을 주택으로만 규정할 것인가 혹은 그것이 가능한가의 논의이다. 주지하다시피 전근대 사회에서 주택의 기능은 단지 현재의 살림집의 기능에 그쳤던 것은 아니고, 따라서 주택건물과 비주택건물 사이의 형태적 차이의 경계점을 설정하기가 쉽지 26

2. 한옥 건축기준과 특성 2. 한옥의 건축기준과 특성\ 않다. 다만, 여기서는 논의가 산만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원칙으로서 주택을 상정하고자 한다. 문화재 한옥은 역사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좁은 범위의 한옥이라고 할 수 있으 며, 많은 새로운 한옥들이 양식적 원전으로서 이러한 문화재 한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이 범주에 속하는 한옥은 원형유지의 원칙이 가장 엄격하게 유지되어야하고, 보수와 변형이 필요 한 경우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거쳐 자격을 갖춘 전문기술자에 의하여 진행되고 있다. 다만, 각 시기별로 누적된 보수와 변형의 경과가 세세히 조사 기록되어 그 원형을 학술적으로 밝혀내는 일 은 추후의 과제로 남아있다. 이 범주에 속하는 한옥들이 현재 활용되고 있는 방식은 다시 몇 가지로 세분하여 생각해볼 수 있 다. 이들이 가지는 활용적 가치는 우선, 과거의 모습을 충실히 예시함으로써 과거 한민족의 생활 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전해준다는 박물관적 가치를 들 수 있다. 또 한 가지 최근의 뚜렷한 경향 은 문화재주택 대지 내 혹은 인근에 부속시설을 건립하여 숙박을 겸한 민속체험관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4). 이는 문화재 주택의 오늘을 있게 한 마지막 전통세대들이 사망하고 그 후손들이 대를 이으면서 유직한리상의 어려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현재 주택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많은 문화재 주택 역시 장기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의 지정등급을 다시 나누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시대적, 지역적 표본을 추출하여 일부는 최대한 원형을 충실하게 보 존하는 것으로 남겨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는 외관을 제외한 내부의 개조 등에 대해서 보다 유연한 태도를 가져 체험형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일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 로 생각된다. 2) 전통 한옥 전통 한옥이란, 1) 전통시대에 지어진 한옥이지만 규모와 격식 등에 있어서 문화재 한옥에 미치 지 못하여 지정을 받지 못한 한옥과 2) 문화재 한옥을 다룰 수 있는 정도의 기술수준을 유지하 1) 문화재보호법 제2조2항(문화재보호의 기본원칙) 문화재의 보존과니 및 활용은 원형유지를 기본원칙으로 한다. 문화재보호법 제13조2항(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계획의 수립) 1문화재청장은 시도지사와의 협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현재 문화재청은 위의 문화재보호법 제13조2항의 내용에 근거하여, 국가지정의 주택문화재 (보물 및 중 요민속자료)에 대한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기본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 한필원, 이주옥, 양동마을 전통주택의 생활공간 변화가 외관에 미친 영향 연구, 대한건축학회 논문 집(계획계) 21권 10호(통권 204호), 2005.10. pp.85-96에서는 양동마을내 주택들의 설비 공간 증설을 외관 변형의 주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 3)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전통주택의 수는 보물 12, 사적 2, 중요민속자료 135, 시도유형문화재 28, 시도기념물 7, 시도민속자료 46, 문화재자료 40 동 등 총 270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일부 현재 에 재건된 것도 포함되어있다. 4) 안동 임청각은 문화재 주택 자체에 민박의 기능이 있고, 안동 후조당과 강릉 선교장은 부속대지나 인근 대지에 체험관을 짓거나 짓고 있으며, 논산 윤증고택은 부속대지에 찻집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건물주 와 지자체의 요구가 만나는 부분은 관광이다. 27

3. 한옥의 활용과 재현 3. 한옥의 활용과 변용 3. 한옥의 활용과 변용 고 있는 전문의 기술자에 의하여, 최대한 전통의 기법을 이용하여 한옥의 원형을 충실하게 재현 한 한옥을 말한다. 이들은 원형에의 충실도에 있어서 문화재 한옥과 별다른 차이를 갖지 않으며, 특히 후자의 경우는 현대에 새로 지어지는 한옥이라는 점에서 다음에 서술하는 현대 한옥과 구분 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는 전술한 문화재 주택의 부속대지 내, 혹은 인근에 전통 한옥을 신축하여 전통문화 체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주로 관광객 숙박을 위한 것이다. 또 개인이나 기 업, 기관 등이 주택, 별장, 농장, 영빈관 등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전통 한옥을 신축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5) 이들은 외형과 기법에 있어서 전통의 것을 계승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창호 한 짝, 기와 하나도 전통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큰 자랑으로 생각하지만, 역시 문화재 한옥에 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현대적 설비와 편의시설을 도입하여, 전기난방을 사용한다던 지, 지하에 욕실과 주방 등의 생활편의시설들을 설치하는 등 한옥의 외형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설비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전통 한옥을 전술한 문화재 한옥 및 후술할 현대 한옥과 별도로 분류한 것은 몇 가지의 현실적인 상황에 따른 불가피하고 한시적인 구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전통 한옥과 현 대 한옥은 모두 시간의 경과와 함께 문화재 한옥으로 바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문화재 한옥이 되는 순간 보수 및 유지 관리에 정부의 개입이 시작되며 현대적 활용에 일정한 제약이 가해진다. 또 현대에 새로 지어지는 전통 한옥의 경우는 대개 문화재 한옥을 다루는 전통 목수 및 전통 목 조건축 전문가가 개입하게 되어 현대 한옥이 현대건축의 건축가들이 주도하는 것과 일정한 차이 를 갖는다. 물론 이러한 상황 역시 일시적인 경향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 한옥 건설시장의 변화 와 함께 그 구별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전통한옥이라는 구분은 매우 현재적인 고려가 개입된 구분으로 현재 시점에서의 정책 판단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이다. 전통 한옥의 범주에 포함할만한 것으로 그 수요가 두드러지게 늘어난 경우는 최근의 한옥붐을 타 고 새로이 건설되는 전통문화 체험관, 전통 숙박시설, 역사 테마파크 등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영화나 TV드라마의 촬영장과 관련이 있다. 더욱이 이들 사업의 추진에는 민간ㄱ업 뿐만 아니라 각급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최근의 두드러진 현상이다. 후기산업사회로 의 산업구조 개편과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과 농촌인구 감소, 그리고 관관산업의 확대 등이 이와 같은 역사현장 재구성의 경제적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관광을 위한 볼거리 제공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한옥의 원형이 예사롭게 다루어질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후술하겠지만, 한옥 의 명칭 사용에 대하여 자격을 갖춘 단체에 의한 인증제 혹은 등급제의 시행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 이다. 한옥인증제 와 관련된 기준의 설정에 대하여는 후술하겠다. 5) 윤용숙, 어머니가 지은 한옥, 보덕학회, 1996.과 김도경, 한옥 살림집을 짓다, 현암사, 2004, 그리고 정민자 아름지기의 한옥짓는 이야기, 중앙M&B, 1996. 등 여러 책자에 이러한 건축과정이 소개되어 있다. 28

3. 한옥의 활용과 재현 3. 한옥의 활용과 변용 3. 한옥의 활용과 3) 현대 한옥 한편, 역사도시의 도심부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몇몇 도시의 구도심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최근의 한옥붐은 젊은 건축가들이 직접적으로 한옥의 건설에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6). 이들 이 참여하는 현대 한옥은 서울의 북촌지역을 중심으로 노후화된 서민주택을 개조하거나 수선하는 단계에서 서서히 벗어나 지역적으로도 점차 확산되는 한편, 공간조직과 건축구법에 있어서 새로 운 시도를 가하는 실험적 시도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즉, 이들 한옥은 처음부터 문화재의 관리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운 만큼 건축가의 판단에 따라, 상당한 범위 내에서 형태의 재현이 이루어지 고 내부의 공간과 설비는 물론 그 용도의 전환에 이르기까지 실소유자의 현재적 의도에 맞추어 조정된다. 이처럼 현대 한옥은, 한옥의 전통적인 외형과 기법을 계승하면서, 식당, 호텔, 사무소, 상점, 공 방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여 짓는 한옥들이 포함된다. 또한 이 점은 전통 한옥 이 대개 주거 및 그 부속기능에 머물렀던 것과 가장 크게 차이를 갖는 부분이다. 4) 한옥의 다양한 층위와 기준 문화재 한옥, 전통 한옥, 현대 한옥은 모두 정도의 차이를 갖지만, 한옥 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 으로서, 한옥은 최소한 다음과 같은 조건을 따르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가) 온돌과 마루, 부엌과 마당이라고 하는 한옥의 기본 공간구성단위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온돌과 마루는 한옥을 다른 이웃한 나라의 전통주택과 구분 짓는 한옥의 고유한 공간 구성단위로서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따라서 문화재 한옥과 전통 한옥은 모 두 온돌과 마루를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만 전기설비와 난방방식 등의 부분적인 부가는 허 용될 수 있으나 그 역시 실내외의 형태와 공간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시공되어 야 할 것이다. 현대 한옥의 경우 그 사용의 용도에 따라서 온돌과 마루 모두 바닥이 입식공간 등 으로 바뀌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 다만, 기둥과 보 등으로 구성된 단위 공간의 구획이 살아있 고, 주요 구조재를 노출하고 천장을 구분하여 설치하는 등 방과 마루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전통 한옥의 실내공간감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부엌과 마당은 한옥을 한옥답게 만드는 공간수식 요소이다. 한옥의 정취는 내부공간과 외부공간 의 관계 속에서 생겨나며, 깊은 처마와 툇마루 그리고 여닫이와 미닫이로 구성된 전통적인 창호 를 통하여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옥의 공간감을 극대화시키는 요소이다. 때문에 문 화재 한옥과 전통 한옥에서 마당은 전통적인 형식 그대로 비워있는 마당이어야 하며, 수목의 식 재 등은 뒷마당에 제한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옳다. 이외에 마당에는 굴뚝과 화계, 각종의 석물 6) 서울의 경우, 실제 한옥을 개축하여 살림집으로 살고 있는 김영섭, 조건영 등의 건축가에 이어, 송인호와 조정구는 북촌의 건축가로 알려질 정도로 이 지역에서 꾸준히 수선, 개축을 통한 건축작업을 수행하여 왔으며, 최근 최욱, 황 두진 등의 건축가들 역시 이에 가세하고 있다. 이 외에도 훨씬 많은 건축사들이 한옥과 관련된 일을 수주하고 있다. 29

3. 한옥의 활용과 재현 3. 한옥의 활용과 변용 등을 갖추며, 마당의 표면은 가능한 마사토를 보토하여 먼지를 피하고 웅덩이가 파이는 것을 피 하는 것이 좋다. 현대 한옥에서 마당은 실내화될 수 있으나 바닥 재료의 구분이나 단차이 등을 이용하여 마당과 실내공간을 구분할 수 있어야한다. 한편, 부엌은 전통의 부뚜막을 재현하는 것 이 원칙이나, 입식의 부엌설비를 취하는 경우도 모든 한옥에 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주택의 기능을 갖지 않는 한옥의 경우에는 부엌은 생략될 수도 있다. 나) 한옥의 주요 구조부는 전통적인 한국목조건축의 기본 구법이 유지되어야한다. 기둥과 보, 도리와 서까래 등의 목조부재가 각각 서로 결구되어 만들어내는 한옥의 전통목구조는 그대로 노출되어 의장요소로 활용되고, 목조의 부재들이 만들어내는 구조단위는 그대로 공간구성 의 기본단위로 작용하기 때문에, 목조의 구법을 포기할 경우 한옥의 기본적인 공간구성의 원리는 물론 외부적 형태 역시 심각한 훼손을 피할 수 없다. 문화재 한옥의 경우 가장 엄격한 원형유지의 원칙이 존중되어야하며, 구조가 노후화되어 보수보 강이 필요한 경우에도 자격을 갖춘 전문 시공자에 의한 전통 목조 구법의 재현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철물 등의 보강재, 덧서까래 등의 개량 목조 구법이 제한적으로 덧보태어질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문화재 한옥의 경우는, 전문가 집단에 의한 심의를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 다. 전통 한옥과 현대 한옥에 있어서도 역시 주요 구조재의 사용과 결구의 기법에 있어서 전통의 기법을 그대로 유지하여야 한다. 다만, 현대 한옥의 경우, 벽체부와 창호, 지붕과 천장, 바닥면 등 골조 사이를 메우는 면부분의 처리는 건축가의 종합적인 판단에 맡긴다. 더 나아가 현대 한옥 은 한옥의 진화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개선된 목구조에 대한 고려가 가해질 수 있을 것이다. 다) 이상과 같은 구분은 기본적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적 부문에서의 한옥에 대한 지원 과 진흥의 정책 설정과 기준 마련을 위하여 시도된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사업별로 구체적인 지원의 대상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최종적으로 지원 주체의 판단에 의존한다. 현행 의 지원제도를 예로써 검토해보면, 서울 북촌에서 지원하는 대상의 선정기준은 위의 구분 가운데 전통 한옥에 매우 가까우나 일부 현대 한옥에 속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으며, 전라남도의 지원기 준은 위의 구분 가운데 전통 한옥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법령을 제정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중앙정부의 기준은 지나치게 구체적일 수 없고, 매우 근본적인 논의에서 출발하여 원론적인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전체적인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이상의 기준이 마련되었다. 이와 같은 구분 및 근거기준의 마련에 있어 우선 중요한 것 은 한옥 과 비한옥의 구분이며, 한옥 내부의 전통 한옥과 현대 한옥의 구분은 그 다음의 관심사 이다. 3-2. 한옥 요소의 활용과 재현 여기서 다루는 건축은 한옥의 단위 공간, 외형의 일부, 공간적 성격 등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적용하여, 현대적인 변형을 거쳐 새로운 건축으로 조화롭게 발전시킨 경우를 말한다. 앞서 다룬 문화재 한옥, 전통 한옥, 현대 한옥에 비하여 원형적 충실도는 떨어지지만, 현대의 도시 공간 속에 30

서 한옥적 공간을 적극적으로 확산하고 더 나아가 한옥의 독특성과 문화적 우수성을 국내외로 확 산해나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강점을 가지는 부문이다. 1) 한옥 단위의 인용 한옥의 일부, 예를 들어 정자와 사랑채 등의 단위 구조체를 현대식 건축 속에서 재현하는 방식이 이에 속한다. 현대 건축 속에 포함되는 방식은 입체적 방식으로 하층부를 현대건축으로 하고 상 층부를 전통건축으로 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고, 평면적인 포함의 방식으로 동일 건축대지 내의 일부에 한옥의 단위 건물을 포함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내의 공동시설, 즉 노인정이나 공동집회시설 등을 한옥으로 짓는 경우로 서, 이미 많은 아파트 단지들에서 이와 같은 전통경관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아 직은 정자를 수변에 두는 전통조경의 차원에서의 접근에 그치고 있지만, 미래 주거문화의 변화에 맞추어 주민 모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게스트하우스를 한옥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 건설하는 것 을 제안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현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례로는, 건축구조물의 최상부에 한옥을 올린 도심내 불교사찰이 나 미술관, 같은 대지내의 일부는 한옥으로 일부는 현대식 건축으로 지어 나란히 배치한 것을 볼 수 있다. 또 대형의 오피스 건물의 지상 휴게시설이나 공동시설을 한옥으로 만든 것도 있을 수 있다. 2) 현대 건축 내 한실의 도입 우리가 건축을 소비하는 것은 비단 형태만도 아니고 공간만도 아니다. 때로는 광장이나 거리에 서서 외관을 소비하지만, 실내 공간에 들어오면 바닥과 벽면과 천장이 만들어내는 닫힌 공간들의 연결과 형태와 표면들에서 감동을 받기도 한다. 건축물 전체를 한옥으로 만들 수 없는 경우는 수 없이 많다. 현대의 도시는 기본적으로 고밀도의 해결책으로 고층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규모와 생산방식의 차이는 한옥이 본래 갖는 행태적 완결성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의 경험을 통 하여 보면, 무리를 하면서 전통건축의 외형을 모방함으로써 결국 실패한 사례가 여러 번 있다 7). 또 대개 그러한 건물들은 기념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으로 행정력이 강하게 개입된 경우가 대 부분이다.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실속을 차리는 방식으로 현대적 건물의 실내 일부 공간에 한실을 들이는 방 법이 있다. 전술하였다시피, 한국인의 살림집에 고금을 막론하고 관통하고 있는 것은 온돌바닥을 이용하는 좌식의 기거양식에서 찾을 수 있고, 현재에도 그와 같은 기거양식 자체에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호텔이나 여관 등의 숙박시설에 존재하는 온돌방 혹은 한실이 이러한 분류에 해 당하는 것이다. 또 숙직실이나 (특히 산부인과병원의) 입원실과 같이 취침의 기능을 가진 곳 역 시 호텔의 한실과 마찬가지로 일찍부터 온돌바닥이 채택되어 온 경우이다. 그러나 좌식의 기거양 식에 주목한다면, 현재의 사무소 건축이나, 학교, 문화회관, 심지어 병원 등 여러 곳에서 좌식의 활동을 필요로 하는 실내공간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무소의 응접실이나 직원 휴 7) 경복궁내의 민속박물관이나 천안의 독립기념관, 광주의 국립광주박물관 같은 곳에서 직설적 복고 의 무리한 조형을 보게 된다. 31

게실, 학교의 한국학 또는 고전 관련 세미나실, 도서관의 고도서실, 문화회관의 서예나 다도 등 주로 전통시대부터 있어왔던 활동에 관련된 것들이 그것이다. 최근 대학가의 학생회장 입후보 공약으로 도서관 내의 온돌 휴게실 설치를 내걸었다는 보도 8) 는 일반인들의 한실에 대한 호감 도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제까지의 활용은 단 지 바닥 난방 방식 자체에 한정된 것에 그쳤으나, 한실 로 자리메김하기 위해서는 창과 문, 벽체 와 천장의 공간적 조정 까지를 포함하는 단위의 실내 공간 디자인 전체를 포함하는 것으로 진행 되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건축 디테일의 개발이 요구된다. 기존 건물 내 한실 갖기 운동을 사회 운동으로서 제안할 만하며, 이를 위한 한실건축디테일자료집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3) 한옥 형태요소의 부분적 차용 한옥의 지붕이나 벽체, 창호나 가구 등 일부의 형태요소들을 건물 내외부에 차용한 경우를 상업 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경우 한옥의 형태적 요소는 단지 이것이 한국의 음식, 물건, 문화 콘텐츠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표지로 작동한다. 포스트모던 문화의 키치적 속성에 기댄 것으로 이 역시 좁은 범위의 한옥 의 범주에 넣을 수는 없지만, 넓은 의미의 한국식 건축의 존재 양상의 하나로서 인정할 수 있다. 오히려, 외국에서 한식집이나 영사관의 민원실, 대형 상가내 한국 상품을 취급하는 상점 같은 곳 이라면 건축의 전문가가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한옥의 형태 요소를 개발하여 제공하여 주어야 할 것이다. 실제 외국의 영사관이나 한국식당 등은 외국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첨병과 같은 역할 하는 곳이므로, 이곳들에 일부 한옥의 형태나 공간감을 살릴 수 있는 건축 요소를 장치한다 면 한국 문화의 전파는 물론 한옥의 국제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의 곳곳에 분포한 일본식당이 비교적 표준화된 내부공간 인테리어를 채택하고 있는 것은 좋은 참 조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인천공항 출국장내에 설치되어 있는 한국문화 체험관은 한옥 형 태요소의 부분적 채용이라는 점에서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추진과정에서의 주요한 관건은, 한실도입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건축 전문 가들의 적극적인 참여하여 그와 같은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 누구나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시공 메뉴얼이나 건축 디테일집을 제작하여 제공하는 일이다. 벽면과 바닥, 천장면의 비례와 치 수, 색상과 문양, 마감 재료는 물론이고, 실내에 놓이는 가구의 규격과 재질, 공간의 레이아웃 등 실내 공간 설계의 전반에 걸친 상세한 디테일집을 제작하여 국내외에 배포함으로써, 우리의 문화 적 상품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4) 한옥의 특성을 현대화한 것 한옥의 적극적 활용에 주목한다면, 논의를 더욱 확장하여 한옥의 장점을 부분적으로 채용하여 현 대적으로 되살린 넓은 범위의 건축적 가능성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대외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쉽게 보급할 수 있는 한옥의 규범적인 공간규정요소로 온돌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온돌은 일차적으로 난방방식과 관련되어있지만, 보다 심층적으로는 8) <중앙일보. 2006년 12울 15일자 5면, 취재일기. 참조. 32

바닥 난방방식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좌식의 기거양식과 온돌 구조 때문에 생겨난 딱딱한 바닥 마감, 그리고 이처럼 좌식의 기거양식과 딱딱한 바닥 마감에 호응하는 실내가구와 실내 공 간감으로까지 연결된다.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온돌마루라던가 중앙아시아지역 및 중국의 일부지역에 보급된 바닥 난방방식의 아파트는 이와 같은 한옥의 장점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진 경 우이며, 한옥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좋은 홍보의 자료가 될 것이다. 또, 한옥이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에 주목하여, 생태적인 친화성을 한옥의 특징적인 요소로 강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생태적 친화성은 근대 이전의 지구 모든 지역의 건축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한옥만의 독자적인 특성이라고 주장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황토와 같은 자연재료를 건축물에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 자연 상태 그대로의 휘어있는 목재를 기둥이나 보 등의 구조재로 사용하는 기법 등을 한옥 적 요소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가장 추상적인 재현에 속하는 부분으로서 한옥의 공간적 질 을 생각할 수 있다. 공간 적 질은 보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과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규정이 매우 힘들고 또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와 같은 점 때문에 그 현대적 적용 가능성은 다 른 어느 부분보다도 넓어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건축가와 이론가 등 일차적으로 전문가 집단 내부에서 합의점을 찾아내고 꾸준히 일반인을 향하여 홍보해나감으로써, 한국적 정 서가 묻어나는 한국건축의 현대적 가치를 재발견해내는 일은 건축계 모두의 오랜 숙원이며 이루 어내야 할 목표이다. 기존의 성과 가운데 비교적 전문가들 사이의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는 것으 로, 승효상의 수졸당과 수백당, 우규승의 환기미술관, 정현화의 필당, 민현식의 국악학교 등을 예 시할 수 있다. 이처럼 넓은 범위에서의 한국적 건축은 지난 70년대와 80년대의 우리 건축계가 거쳐 온 전통배우기 의 성과가 잘 드러나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며, 이들을 발굴하고 재조명하 는 일은 우리 내부의 새로운 창작을 위한 발판으로서도, 또 한국건축의 우수성을 단지 과거의 것 이 아니라 현대적인 것으로 확대하여 드러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범주는 보는 사람에 따라 한옥 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쉽게 내려지기 힘들고, 때 문에 한류 확산 사업과 관련하여 보다 세심하고 주의 깊은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공공 의 역할, 객관화의 가능성, 제품화의 가능성과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안별로 다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3-3. 요약과 제안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옥과 관련된 문화 혹은 산업의 확산을 도모한다면, 우선 한옥이 가지는 다층적 성격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각각에 따른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옥에 대 한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한옥에 대한 인식에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산 업적 확산의 면에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고, 대신 한옥의 규정을 느슨하게 해놓을 경우, 다양한 상품이 단기간 내에 개발되겠지만, 무분별한 용어의 남용으로 인하여 장기적으로는 한옥 의 질 자체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을 제안한다. 33

1) 한옥(문화재 한옥/ 전통 한옥/ 현대 한옥) 이라는 용어의 신중한 사용을 우선 제안한다. 여기 서 한옥 은 공간조직 및 주요 구법에 있어 전통 건축의 원칙과 요소를 충실히 재현한 건축으로 한정하고, 그 외에 외부나 내부의 조형에서 한옥의 요소를 직접적으로 차용한 것이나 한국 전통 건축의 공간적 특성, 조형 원리, 생태적 장점 등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모든 건축은 한옥의 장점 을 잘 살린 건축으로 평가하지만 한옥 으로 ㄱ분하지 않으며, 별도의 용어를 규정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제한적 사용을 제안하는 것은, 지금 정부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으면 한옥이라 는 용어의 남발로 인하여 한옥의 정체성에 매우 심각한 위기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다. 근래에 있었던 황토방 유행이나 한때 전국의 대도시 교외지역에 여기저기 들어섰던 버섯 모양 식당 과 같은 국적불명의 저급한 문화적 키치가 국토의 경관을 해치는 일을 막기 위하여서 한옥 용어의 보호는 시급하다. 2) 구체적으로 한옥 인증제 혹은 한옥 등급제 의 시행을 제안한다. 문화관광부 산하 혹은 각급 지방자치단체의 산하에 한옥인증위원회를 설치하여 일정한 기준에 따라 새로이 지어지는 한옥들 에 대하여 전통한옥 혹은 한류건축 등의 등급을 인증하도록 한다. 또 인증을 취득한 한옥은 그 결과를 눈에 잘 띠는 자리에 표지로 게시하며, 각종의 홍보물을 통하여 알리게 한다. 이를 통하 여, 한옥의 원형적 질을 유지하고 후대에 계승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며, 일반인들 의 한옥에 대한 인식과 애호감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3) 한옥 의 용어 보호가 기타의 한옥 요소 활용을 진흥하는 사업과 충돌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여 야 한다. 전술하였다시피, 한옥 요소의 재현과 활용방식은 보다 편하게 일반대중이 사용하는 현 대건축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고 또한 국외로의 진출에도 훨씬 더 유리한 측면이 있 다. 다만 여기서 한옥 과 기타의 것을 구분하는 것은, 한옥 이라는 용어를 보호함으로써 한옥이 갖는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지키기 위함이고, 향후 진행될 한옥의 진흥과 장려 사업에 일정한 등 급과 단계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4) 한옥 문화의 적극적인 확산을 위하여 중앙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진행할 사업으로서 한실 갖 기운동 전개나 한실 시공 매뉴얼, 한실 공간 디테일자료집 등의 제작과 보급, 국내외의 한국 문화체험관 신설 보급 운동 등을 우선 제안한다. 이와 같은 사업은 동시에 진행될 수 있으며, 이 미 시장에 형성되어 있는 한옥관련 사업과 역할을 분담하여 조화롭게 시행되어야하고, 관련 시민 단체나 전문가집단과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