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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 세월호 기억 주일 설교문(성인용) 기억하라! * 본문 : 당신들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것과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거기에서 속량하여 주신 것을 기억하십시오. (신명기 24:18) 1. 하나님의 명령 - 기억하라! (1)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이집트에서 4백 년 동안 노예처럼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아 광야 40년 방황을 마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됩니다. 요단강을 건너기 전 하나님은 모세 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난 세월을 정리하면서 앞으로 가나안에 들어가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마지막으로 당부하십니다. 이 말씀 중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한 단어가 있습니 다. 그것은 기억하라 는 단어입니다. 과거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의 삶의 모습이 결정되기 때문에 과거를 기억하는 것 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가서 새로운 삶을 살면서 과거를 잊는 것이 큰 문제를 유발할 것을 예상하셔서 기억하라 는 명령 을 강조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2) 하나님은 백성들이 무엇을 기억하기를 원하셨을까? 첫 번째는, 이집트에서 얼마나 힘겹게 살았는지, 출애굽 후에 광야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 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적들이 너희들을 괴롭혔는지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신 24:22 당신들은 이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때를 기억하십시오. 신 25:17 당신들이 이집트에서 나오던 길에, 아말렉 사람이 당신들에게 한 일을 기억하십 시오. 이집트에서 살면서 힘들었던 세월, 광야를 지나면서 고생했던 일들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집트에서 너희의 자유를 구속하고, 강제노동을 시키고, 심지어 갓 태어난 자식들을 죽였던 바로 왕과 이집트인들의 악랄함을 기억하고, 광야에서 너희를 괴롭혔던 아말렉을 비 롯한 여러 적들의 행태를 기억하라는 당부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여호와가 너희를 구원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신 24:18 당신들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것과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거기에서 속량하여 주신 것을 기억하십시오. - 1 -

출애굽의 기적과 만나와 메추라기의 자비와 구름기둥과 불기둥의 은혜를 기억하라는 것입니 다. (3)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억은 어떤 작용을 하는가? 과거를 잘 기억할 때 그들은 자신들이 애굽에서 받았던 압제를 기억하면서 다른 사람을 착 취하지 않게 됩니다. 출 23:9 너희는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나그네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나그네로 몸붙여 살았으니, 나그네의 서러움을 잘 알 것이다. 그 때의 고난을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의 고난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을 억압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기억할 때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 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기억하지 않고 잊어버렸을 때 발생합니다. 노예로 지냈던 힘든 세월들과 고난을 안겨줬던 악한 세력들을 기억하지 못하면 미래 어느 순간 삶이 힘들어질 때에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하고, 그 때 그 사람들이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는 망언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고기가 그리울 때에 애굽에서 살던 때가 더 좋았었다는 환상에 빠지게 됩니다. 그 때에는 고기나 신선한 채소를 마음껏 먹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 지옥 속에서 노예처럼 살던 세월을 그리워할 수 있는가? 이 모든 것은 기억상실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게 되면 그들은 마치 자신의 능력으로 해방을 얻은 것처럼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 하나님을 떠나 스스로 우상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이 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에 들어가서 너무 빠르게 여호와의 은혜를 잊고 풍요와 다산을 약속 하는 바알의 종교로 달려갔습니다. 이것 역시 기억상실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2.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가? 우리나라의 지금 형편을 보면 우리는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일제의 압제를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독재정권의 폭압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 제 부역자들과 그 후손들이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을 독차지하고 있음에 도 불구하고, 그들을 부러워하고 그들 밑에서 떡고물을 얻어먹으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 니다. 독재정권의 압제가 얼마나 무지막지한 것인지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신헌법, 계엄, 긴 급조치 시절이 마치 더 좋았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무고한 젊은이들을 간첩으로 몰아 어용 재판관을 세워 사형판결을 내리고 하루 만에 죽여 버렸던 시절, 국민의 공복인 대통령도 국 민의 손으로 뽑지 못하던 시절, 국민을 위해 세워졌던 대통령이 맡겨진 임무를 잘 하고 있 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일언반구도 입 밖에 내놓지 못하던 시절, 잘못된 헌법과 법을 - 2 -

비판하기만 해도 잡혀가던 시절, 머리카락도 마음대로 기르지 못하고 치마도 마음대로 입지 못하던 시절, 대중가요조차 검열을 하면서 부르고 싶은 노래도 마음대로 부르지 못하게 억 압하던 시절, 경제성장이라는 빌미로 수많은 가난한 청춘들이 먼지 자욱한 공장에서 일하다 가 폐병에 죽어나가지만 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하소연도 하지 못하던 시절. 그 때의 힘든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 때 악행을 일삼았던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3. 우리는 2014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1) 2014년은 분명 세월호 참사 의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목격하면서 잊지 않겠다 고 다짐했습니다. 그런 다짐으로 노란색 리 본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가면서 우리 옷에서 이 리본은 떨어질 것이고, 광화문 세월호 광장도 정리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원래의 옷 모양으로 돌아가고, 원래의 광화문으로 복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똑똑히 기억하기로 다짐해 야 합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2014년 이 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분명하게 기억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2) 먼저 우리는 4월 16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경제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노후화된 선박의 수명을 연장했다는 사실, 더 많 은 짐을 실으려고 평형수를 빼내고 과적을 했던 사실, 출항이 어려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 익을 위해 무모한 항해를 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고가 나서 배가 가라앉고 있을 때에도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들을 버려둔 채 도망 쳤던 사실, 구조를 위해 달려간 해경이 무슨 이유인지 승객들을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았 다는 사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는 사태 파악을 전혀 못하고 희생자들을 구할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사실, 언론들은 정부에서 전하는 것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외치면서 진실을 외면 했던 사실을 우리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똑똑히 기억해야 합니다. (3)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4월 16일에 일어났던 일만이 아닙니다. 그 후 1년이 넘는 동 안 이 땅에서 벌어졌던 일들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합니다.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해 사고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온 국민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약속해놓 고, 그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고 항의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대통령 에 대한 모욕이 도를 넘었다 고 화를 내면서 그 사람들을 잡아들이려는 대통령과 권력 기관 의 행태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합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와주세요. 모든 것을 다 바꾸겠습니다. 라고 읍소하면서 국민 앞에서 땅에 엎드렸지만, 선거 후 자신들이 했던 말을 다시 주워 담고 오히려 유가족들과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에 방해가 되는 존재로 몰아붙이는 새누리 당 국회의원들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세월호 사고는 단순 교통사고다 라고 망언을 했던 정치인을 기억해야 합니 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 고 하면서 억울하게 죽어간 아이들을 비난한 종교 - 3 -

인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진상조사를 요구하다가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어서 목숨을 건 단식을 할 수밖에 없는 유가 족 앞에서 폭식 퍼포먼스를 하면서 조롱한 일베와 자유청년연합,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면서 유가족들을 비난하고 조롱한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 봉사단, 한국 자유총연맹과 같은 단체를 똑똑히 기억해야 합니다. 4. 역사는 기억의 싸움입니다. (1)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는 반복됩니다. 거짓말이 반복됩니다. 거짓과 불의로 국민을 속이고 약한 사람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 사람들이 다시 권력을 잡아 그 권력을 자신들의 이권을 채우기 위해 남용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하기 위해 글로 기록하고, 영상으로 남기고, 눈에 담아두고, 몸으로 느끼 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전해주어야 합니다. 민변 세월호 특위 변호사들이 기록한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 시민들의 에세이를 모은 0416, 12명의 문인들의 글을 수록한 눈먼 자들의 국가, 동시인과 동화작가 65명이 함께 만든 세월호 이야기, 세월호 유가족들의 증언을 담은 금요일엔 돌아오렴 과 같은 기록물 을 남기는 작업이나, 다이빙 벨 과 같은 다큐 영상물을 애써서 만든 사람들에게 노고에 박 수를 보내야 합니다. 또한 나치의 만행을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책과 다큐와 영화로 남긴 유 대인들의 노력처럼 우리도 416 참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에 남겨서 기억에 각인시키고, 우리의 자녀들과 후세에 알리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2) 역사는 단지 부정적인 것만 기억에 남겨 두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통스러웠던 것만 기억하라고 하지 않고, 그 때에 하나님께 받았던 은혜 역시 기억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은혜를 받았던 기억이 새로운 땅에서 새로 운 삶을 살아갈 때에 힘을 줄 것이고, 고난을 딛고 일어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 향을 제시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2014년은 매우 어려운 시절이지만, 힘 든 것만 기억으로 남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고통을 당할 때에 함께 울고, 함께 아파 하고, 함께 걷고, 함께 노숙하고, 함께 단식하고, 함께 권력에 저항했던 수많은 작은 사람들 에 대한 기억 역시 남을 것입니다. 그 기억이 그들에게 이 암울한 세상에서도 귀한 동지들 이 있다는 것을 생각나게 하면서 다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이고, 그래 서 지금은 고통 속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언젠가는 고통을 받는 다른 사람들에게 동일 한 사랑의 손을 내밀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작은 손길과 몸짓이 무의미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처럼 작은 자들이 적은 무리를 이루어 예배하고 기도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것은, 마치 이스라엘에게 은혜 를 베풀어서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주셨던 그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을 닮은 행동을 하고 있 는 것입니다. 이런 작은 참여가 우리 유족들의 삶에 한 줄기 청량한 빛으로 남게 될 것입니 다. - 4 -

(3) 역사는 기억의 싸움입니다. 망각하는 자는 과거의 고통을 반복하게 될 것이고, 과거의 은혜를 배은망덕으로 갚으면서 인면수심의 지경으로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과거의 역사를 똑똑히 기억하는 한, 비록 잠시 불의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고 절망이 우리를 뒤덮는 것처 럼 보여도, 결국 인간다운 세상을 회복하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이 참사의 전모를 머리에 저장하고, 몸에 각인시키고, 다양한 매체로 기록을 남기는 것을 통해서, 역사의 증인이 됨과 동시에 새 역사를 만드는 주역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이 설교문의 작성은 김형원 목사(하.나.의.교회)가 도와주셨습니다.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