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The Arctic Is Melting 더워지는 지구촌의 뜨거운 관심을 받다 올겨울 한반도에 기록적인 한파가 엄습하고 눈폭탄이 자주 쏟아지는 원인은 바로 북극 에 있다.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서 매우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한반도에 한파와 폭설을 몰고 왔다. 북극의 변화는 한반도의 날씨만 바꾸어놓는 것이 아니 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북극에 사는 동물과 주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또 해 빙( 海 氷 )의 감소로 새로운 북극해 항로가 열리고 자원 탐사가 진척되면서 북극 인접국을 중심으로 물밑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Exclusive 지구의 냉장고 로 불리던 북극은 현재 온난화의 중심지역이 되었다. 미 국립 해양대기청(NOAA)이 빠른 속도로 녹아 해빙( 海 氷 ) 면적이 사상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해 북극권 지난해 발표한 2010년 북극 보고서 를 보면 북극 지역의 기온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빙하가 그린란드의 기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페터만 빙하에서 280km2 크기의 빙괴( 氷 塊 )가 떨어져 나갔다. 88 201102 201102 89 (로이터=연합뉴스)
1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빙하 빠르게 녹아 한반도에 기록적인 한파를 몰고온 북극의 고온 현상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유엔 산하 세계 기상기구(WMO)에 따르면 1850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2010년은 1998년, 2005년과 함께 가장 따뜻했던 해로 기록됐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온난화가 지속되면 2030년 9월 초에는 북극해에서 빙하를 전혀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강설ㆍ빙하 데이터센터(NSIDC)는 2010년 해빙 기가 끝난 9월 초를 기준으로 북극해의 빙하 표면적이 476만km2로 측정됐다고 연례 보고서를 통 해 밝혔다. 1979년 북극 빙하 면적을 위성으로 측정한 이래 면적이 500만km2 아래로 떨어진 것은 총 3번이며 모두 2007~2010년에 발생했다. 북극을 비롯한 지구 북반구의 눈과 빙하가 점점 줄어들면서 지구가 햇볕을 우주로 반사시키지 못하고 상당량을 흡수해 지구 온난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 스(Nature Geoscience)에 따르면 북극해와 그린란드의 얼음과 빙하가 우주 밖으로 반사시키는 햇볕의 양은 1979년부터 2008년까지 꾸준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우주로 반사되지 못한 햇볕은 지면과 물에 흡수되고, 흡수된 열기로 인해 인근 지역의 눈과 빙하는 더 빠른 속도로 녹게 된다는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1 네덜란드 과학자가 북극권의 빙하 동굴에 서 얼음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 대다수 과학자들은 북극권 빙하가 녹는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는다. 2 미국 최대의 비영 리 해양과학연구기구인 우즈홀해양연구소 (WHOI) 연구진이 해빙으로 덮인 그린란드 근해에서 탐침기를 이용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T h e A r c t i c I s M e l t i n g 90 201102 (EPA=연합뉴스) 201102 91 2
북극해 얼음 감소로 북극곰 생존 위협받아 지구 온난화가 북극권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다. 북극해와 영구동토대를 덮고 있던 빙하, 해빙, 눈 의 감소는 이 지역 야생동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극을 대표하는 동물인 북극곰은 총 19종으로 현재 8종 이상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북극곰은 본래 표류하는 얼음에 의지해 먹이를 구하고 번식을 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예년보다 늦게 얼 고 빨리 녹는 바람에 사냥철이 짧아져 제대로 먹이를 확보하지 못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이로 인 해 어미 젖이 떨어져 새끼가 굶어 죽는 것은 물론 북극곰끼리 서로 잡아먹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PA=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1 2 3 (로이터=연합뉴스) 수컷 북극곰 한 마리가 어린 북극곰을 잡아먹은 후 그 머리를 입에 물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먹잇감이 부족해지면서 북극곰끼리 서로 잡아먹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 북극해와 접한 러시아 백해(White Sea)에서 태어난 바다표범들은 얼음을 타고 먹이가 풍부한 바렌츠 해로 이동해 성장한다. 2 러시아 푸틴 총리가 북극 러 시아 과학기지를 방문해 북극곰에게 위 치추적장치가 부착된 인식표를 달아주 고 있다. 3 북극해에 접한 대서양 지역에 서식하는 하프 물범(Harp Seal)이 부빙 위에 올라와 있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극적으로 감축하지 않는다면 수십 년 이내에 북극곰의 삶의 터전인 해 빙이 여름철에 완전히 사라지는 비극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2008년 북극곰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로 지정했다. 온난화로 여름철 북극해의 얼음이 사라지면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를 갈라놓던 자연적인 경계가 사 라져 일부 희귀 포유류가 멸종하고 새로운 잡종 동물이 등장하는 사태도 예상된다. 미국 연구진은 최 근 네이처 지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북극 해양 포유류 종이나 개체군 사이의 교잡에 의해 태어난 것 으로 보이는 34마리의 동물들을 발견했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멸종위기에 있거나 위협 상태에 있 는 종이라고 밝혔다. 92 201102 201102 93
네네츠 족은 러시아 북극권 툰드라 지역에 거주하는 유목민으로 전통적인 생활양식 그대로 순록을 주식으로 삼아 이동하며 생계를 영위한다. 북극권 원주민에게 다가오는 변화의 소용돌이 사냥에 나섰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이누이트 족 청년. 94 201102 지구 온난화는 북극권을 대표하는 원주민인 이누이트(Inuit) 족의 식생활과 생활방식에 변 화를 가져오고 있다. 캐나다 구엘프대학 배리 스미트 교수는 최근 5년간 온난화에 따른 얼 음 소멸과 야생동물 행태 변화가 북극해 주민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끝에 가공식품 에 대한 의존 심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북극해 빙하 소멸로 인해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북극곰 등 전통적인 사냥감 동물들 의 이동 양태가 바뀌고 있다. 또 빙하가 녹으면서 얼음덩어리 전체가 떨어져 나가 바다로 흘러가는 등 예측불허의 상황이 발생해 이누이트 족의 사냥을 갈수록 위험하게 만들고 있 다. 이처럼 사냥에 의한 전통적인 식량 확보가 점차 어려워지자 이누이트 족의 식습관에서 정크푸드의 비중이 늘어나 비만 등을 초래하고 있다. 북극 아래 첫 번째 땅인 툰드라의 유목민 네네츠(Nenets) 족도 기후변화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네네츠 족은 혹한의 땅에서도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를 지키며 살아왔다. 이끼 를 먹는 순록을 따라 이동하며 눈 밑의 얼음을 식수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툰드 라의 이끼가 줄고 자원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생계수단인 순록 유목에 위협을 받고 있다. 네네츠 족 여성이 이동식 텐트 안에서 아기를 재운 요람을 흔들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난 수천 년간 고유한 생활양식을 유지해온 네네츠 족에게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201102 95
Exclusive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09년 9월 1일 북극권 빙하의 감소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노르웨이 스발바르제도 뉘올레순을 방문했다. 북극해 자원 확보 위한 본격적인 경쟁 돌입 (EPA=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는 2009년 여름 북극해에서 대륙붕 경계선 관련 탐사활동을 진행했다. 최근 북극해 빙하가 녹으면서 자원의 보고인 북극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석유, 천연가스 등 자원 개발을 놓고 각국의 물밑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 고 있다. 현재 북극권 해저에는 원유 900억 배럴, 가스 155조m3를 비롯해 니켈, 금, 석탄, 다이아몬드 등 미개발된 지구 에 너지 자원의 4분의 1 정도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막대한 북극해 자원의 주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1982년 제정된 유엔 해양법은 북극해에 대한 개별 국가의 주권을 인정하 지 않고 있다. 대신 북극해와 인접한 러시아, 캐나다,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 등 5개국의 200해리(370km) 경제수역만을 인 정하고 있다. 북극해 인접국은 자국 영토와 바닷속 대륙붕이 연결됐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빠르게 녹으면서 새로운 해상 운송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 2002년 4월 북극에 다산과학기지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2008년 5월에는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에 가입을 신청해 임시 옵서버 지위를 얻었다. 특히 지난해 여름에는 한국 최초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가 북극에 파견돼 연구 항 해를 진행한 바 있다. 아라온호는 알래스카 놈(Nome)을 거쳐 북극해에 도착한 뒤 20일간 북극 해양생물과 광물자원 기초 조사, 북극권의 기후환경 변화 관측, 빙해선박의 극지항로 안전운항기술 개발 등의 활동을 벌였다. Y 96 201102 201102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