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세계 각지로 흩어졌던 6기 단기선 교사들이 터질 듯한 이야기보따리를 들고 돌 아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크고 작은 갖가 지 문제와 고통에 얽혀 있던 요즘 젊은이 들이 세상 어딘가에서 많은 것을 버리고 많은 것을 얻어 온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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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행복한 선유의 사랑하는 가족 이야기 _ 박선유 (인도) 카메룬, 깊은 사랑을 만난 곳 _ 박진영 (카메룬) 복음의 알을 품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 _ 김 현 (칠레)

2 한 해 동안 세계 각지로 흩어졌던 6기 단기선 교사들이 터질 듯한 이야기보따리를 들고 돌 아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크고 작은 갖가 지 문제와 고통에 얽혀 있던 요즘 젊은이 들이 세상 어딘가에서 많은 것을 버리고 많은 것을 얻어 온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람과 사건은 다르지만, 그 이야기들은 한결 같은 사랑을 말한다. 계산 없이 주는 사랑과 처 음 겪어 보는 어려움, 그 두 가지가 그들 마음 에 소용돌이쳐 가늠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 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마음 안팎으로 싸움을 치르며 눈물과 기도로 믿음을 가르치는 하나님의 종들로부터 하나님 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을 배웠다. 이제는 간절히 돌아가고픈 고향이 된 그곳에서 담아온 단기선 교사들의 이야기 세 편을 소개한다.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83

3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선유(인도) 방글라데시에서 복음을 전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선유의 사랑하는 가족 이야기 새엄마니까 그렇지! 사람들은 다 나를 보면 남자인 줄 안다. 마음속에 있는 불만의 표시로, 그리고 강하게 보여서 나 자신을 지키려고 남자 처럼 살았다. 나는 집과 학교밖에 모르고 책만 많 이 읽는, 굉장히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 이였다. 초등학교 때 어느 날, 낮부터 비 가 내렸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를 불러 서 우산을 쓰고 가는데, 전화를 해도 늘 그랬듯이 우리 엄마는 바빠서 못 온다고 했다.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간 그 일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다. 내가 13살 때 친척 언니가 내가 알고 있는 줄 알고 너희 엄마가 새엄마라고 해도 착하게 지내야 돼. 했다. 너무 큰

4 충격이었다. 그 동안 속았다는 배신감에 너무나 괴롭고, 엄마 아버지가 너무 미 워서 고통스럽게 해 주고 싶었다. 엄마가 나를 나무라거나 때리면 새엄마니까 그 렇지 하고 심사가 뒤틀렸다. 부모님을 향 해 미칠 듯한 분노가 일어났고, 동생들 에게도 모질게 굴며 상처를 많이 주었다. 이 세상에 나 혼자다. 믿을 사람 아 무도 없다 고 생각했다. 부모님 얼굴 볼 시간도 제대로 없이 하숙생처럼 살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지만 다른 집처 럼 가족들이 모여서 텔레비전이라도 한 번 같이 보면 좋겠다 는 것이 늘 소원일 정도였다. 나의 그런 상황에 화가 나서 어릴 때 부터 남자처럼 꾸미고 살았다. 남학생 들이 많은 공업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남 학생들 속에서 주눅 들기 싫어서 더 그 랬다. 남자 교복을 입고 남학생들과 어 울렸다. 속마음을 들키기 싫고 강해 보 이고 싶어서 일부러 술을 마시고 싸움도 하며 깡다구를 부리고, 차를 훔쳐서 재 판을 받고 보호감찰을 받기도 했다. 한 번은 친구들 몇 명과 같이 있을 때 지나 가던 사람들과 싸움이 붙었다. 한 친구 가 그때 맞은 상처 때문에 파상풍이 걸려 서 갑자기 죽었다. 당장은 놀라고 마음이 아팠지만, 장례식장에서 우는 사람들을 보면서 위선자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잊 어버릴 거면서. 친구의 죽음에도 적당 히 무감각한 내가 무서웠다. 너무 공허하고 너무 불행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운 좋게 대기업에 취 직했다. 신용카드를 만들어 다니며 1년 365일 술을 마셨다. 하지만 일 년쯤 직 장생활을 했을 때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바라 던 대로 돈을 버는데도 행복하지 않았고, 돈을 번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도 않았 다. 공부도 해 보고 싶어서 대학에 들어 갔다. 공부를 하면서도 계속 술을 마셨 다. 매일 술을 마시고 토하고 돌아다녔 다. 보다 못한 부모님이 동생들 교육에 좋지 않으니 따로 사는 게 어떻겠냐고 하 셨고, 나는 좋다고 집을 나왔다. 친구들은 돈도 많이 벌고 해외출장도 자주 다니고 어린 나이에 내 집도 가지 고 있는 나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생활이 좋아질수록 내 마음은 너무 공허하고 너 무 불행하고 기댈 데가 없었다. 이제는 나이도 웬만큼 들었으니까 나 도 변해 보려고, 절대 술 먹고 싸움 같은 건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시작된 말다툼이 치고박 는 싸움으로 번졌고 둘 다 다쳐서 피를 철 철 흘렸다. 경찰차와 앰뷸런스가 오고 난 리가 났다. 그렇게 싸워놓고는 너무 후회 가 되었다. 스스로 한 약속은 지킬 수 있 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도 믿을 것이 없 지만 나 자신도 믿을 수 없었다. 그래도 달리 믿을 게 없어서 나를 붙잡고 살아야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85

5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선유(인도) 하는 것이 괴로웠다. 종일 집안에 처박혀 서 우울해 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 뭐가 저렇게 행복해서 웃나? 그러다가 IYF 굿뉴스코 단기선교사 모 집 포스터를 보고 이거 괜찮네 싶어 서 지원했다. 지원자 워크숍에 가서야 IYF가 기독교 관련 단체라는 것을 알았 다. 발길을 끊으려고 했는데, 라이쳐스 스타즈의 댄스를 보고 엄청난 궁금증이 생겨버렸다. 내가 생각하기에 돈도 빽도 없어서 기독교나 의지하는 사람들이 뭐 가 즐거워서 그렇게 웃는지, 나는 한번도 웃어보지 못한 웃음을 웃고 있었다. 뭐 가 행복해서 저렇게 웃을 수 있죠? 하고 옆 사람에게 물었다. 하나님이 주신 행 복이 있어요. 하기에 비웃었다. 다시는 안 가려고 했지만 어떻게 Culture(세계문화체험박람회)를 비롯 해서 계속 교회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단기선교 모집에 합격할 것이 라는 생각은 못했다. 어떻게 나 같은 사 람을 뽑아주겠나. 3차 워크숍 때는 조금씩 말씀이 들렸 다. 우리 반 선생님과 이야기하면서 성경 과 IYF에 대해서 궁금한 것을 모조리 다 물어보았다. 신기하게도 성경 속에 모 든 답이 있었다. 성경이 진리일 수도 있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지만 내가 무 시하는 기독교인이 되기는 싫어서 안 믿 어, 안 믿어 하고 도리질을 쳤다. 너를 영원히 사랑한다. 교회는 나를 인도 델리로 보내 주셨다. 델리 교회의 정영민 목사님은 공항에서 우리를 보자마자 내가 너희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니? 하셨다. 위선자! 하 는 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언제 봤다 고 나를 기다려? 나를 알고 나면 욕하고 떠날 거면서! 겉으로만 그러신다고 생각 했다.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회 를 망칠 수도 있는 나를 그렇게 맞으시 니까. 델리에서도 계속 담배를 피우고 전도 시간에는 놀러 다녔다. 목사님은 우리 단 기선교사 9명을 모아놓고 복음을 전하 셨다. 말씀을 들으면서 천국과 지옥이 있 다는 것이 믿어졌고, 그러자 나는 지옥 에 가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 난 내 삶이 말해 주기도 했지만, 성경을 통해서 내 마음이 어떤지 더욱 분명하고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3월 어느 날, 십자가에 달린 두 강도 에 대한 말씀을 들으면서 구원받았다. 그 날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지금 이 모습은 너의 진짜 모습이 아 니야. 하나님께서 만들어 두신 진짜 너 의 모습이 있어. 하나님은 너의 그 모습 만 보셔. 그래서 너를 영원히 사랑하시 는 거야. 나는 늘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

6 고 있다고 생각했고, 나도 나 자신을 사 랑할 수 없어서 나를 불쌍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나의 어떤 모습과도 상 관없이 나를 택하고, 의롭게 만드셨다. 너무나 감사했다. 지금의 모습이 나의 진 짜 모습이 아니라는 사실이 감사하고 나 같은 사람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복음을 들으면서 이해할 수 없 는 내 삶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렸다. 그 리고 나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이 행복했다. 그 후로는 누구를 만나든 지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복음 덕분에 델리에 간 단기선교사들 중에 내가 영어 를 제일 못했다. 어느 날 사모님께서 너 를 이곳으로 부르신 하나님께서 영어와 힌디도 다 말할 수 있게 해 주셨어. 그러 니까 복음을 전해 봐. 하셨다. 그 말씀 을 받아들인 후에는 누구를 만나든 말 이 술술 나왔다. 나중에는 우리 단기선 교사들 중에 내가 힌디와 영어를 제일 잘 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복음을 전하러 다니면 신기한 일들이 참 많다. 하나님 은 내가 먹고 싶어하는 음식까지도 다 먹 인도 단기선교사들과 함께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87

7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선유(인도) 인도 제뉴(JNU)대학교에서 굿뉴스코 지원자 모집 중 게 해 주셨다. 3일치 식사비만큼이나 비 싼 햄버거와 인도에서 어마어마하게 비 싼 피자도 우리가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먹게 해 주셨다. 내가 구원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교회에 다니 는 분이었는데 자기는 죄인이라고 했다. 예수님이 죄를 사하신 것을 믿으면 아주 머니가 왜 죄인이냐고 물으면서 복음을 전했다. 아주머니가 복음을 받아들이시 고 나에게 고맙다고 하면서, 너를 구원 하신 하나님이 나를 구원하셨다. 며 굉 장히 기뻐하셨다. 너무 감사하다고 우 시면서 5분만 더 있다 가라고 붙잡으셨 다. 평생에 감사하다는 말은 처음 듣는 것이었다. 내가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했 다. 나를 구원해 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복음 때문에 고맙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 이 말할 수 없이 감사했다. 전도여행을 다닐 때면 늘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 두신 것들을 만났 다. 복음 들을 사람을 만나게 하시고 먹 을 것과 잠잘 곳을 주셨다. 내 마음이 복 음 앞에 있기만 하면 나머지는 하나님께 서 다 준비해 주셨다. 잘 씻지 못하고 잘 먹지 못하고 이상한 곳에서 자야 할 때 도 있었지만 항상 우리를 지켜 주시는 하 나님을 만날 수 있어서 나는 전도여행이 참 좋았다. 그래도 믿음으로 갈래? 11월에 방글라데시에 가서 굿뉴스코 지

8 원자들을 모집하기로 했다. 캘커타 단기 선교사들과 합류하려고 캘커타에 갔을 때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팠다. 정말 죽을 만큼 아팠다. 나는 진한 향이 싫어서 향신료를 많이 쓰는 인도 음식을 잘 못 먹었다. 내 입이 높은 탓이지만 너무 싫어하는 콩이 주식 이라서 굉장히 고생했다. 음식도 물도 맞 지 않아서 자주 체하고 설사도 했다. 그 래서 또 체한 줄 알고 토했는데, 피가 올 라오고 허리도 펼 수 없었다. 병원에 가 서 진통제를 맞고 검사를 하면서 방글라 데시에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술 담배를 심하게 해서 위와 장 이 상했고 거기에 바이러스가 들어가서 더 나빠진 것이었다. 목사님께서 내일 믿음으로 방글라데시에 갈래? 하고 물 으셨다. 목사님, 저 아파 죽겠어요. 했 는데 2년 전에 선교사님이 죽을 만큼 아 파서 입원했다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두 시간 만에 병원에서 나왔다는 간증을 해 주셨다. 그리고 선유야, 내일 믿음으 로 갈래? 하고 물으셨다. 또 아파 죽겠 다고 했더니, 아프지만 나았다. 하며 믿음으로 병이 나은 박옥수 목사님의 간 증을 해 주셨다. 목사님 저 진짜 못 가겠어요. 알았다. 그럼 너 빼고 다 간다. 3일 뒤에 올게. 그날 새벽 2시까지 검사를 받으면서, 하나님이 나에게 박옥수 목사님과 정영 민 목사님과 똑같은 간증을 주시려고 이 렇게 하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방글라데시에 갈 수 있을 것 같 았다. 나는 믿음이 없지만 목사님과 단기 선교사들도 기도해 준다고 하셨으니까 하나님이 들어 주실 것 같았다.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잠들기 전 에는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아파 죽 을 것 같았는데 아픈 데가 하나도 없었다. 혼자 침대에서 퍽퍽 뛰어 봐도 안 아팠 다. 목사님께 전화해서 나를 데리러 오시 라고 했다. 병원에서는 이대로 나가면 죽 을 수도 있다고 펄쩍 뛰었지만, 목사님은 환자가 잘못돼도 병원의 책임이 없다는 서류에 사인하시고 관계 란에 아버지 라 고 쓰셨다. 또 아플까봐 방글라데시까지 12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는 길이 두렵기도 했 지만, 하나님께서 그 시간에도 나를 지 켜 주셨다. 무엇을 먹어도 괜찮고, 굿뉴 스코에 신청하려고 밀려오는 학생들에 게 숨쉴 틈 없이 이야기를 해도 아무렇 지 않았다. 방글라데시는 이슬람국가라서 전도 가 금지되어 있지만, 한 학생에게 복음 을 전했다. 하나님께서 복음을 전하라고 우리를 보내셨고, 그 학생이 궁금해 하 는데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 경을 꺼내 들고 있어도 두렵지 않았다. 그날 복음을 전하면서 내 인생은 정말 보 너스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이 허락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89

9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선유(인도) 하지 않으시면 숨도 못 쉬고 밥도 못 먹 는 인생인데, 복음의 일에 함께하게 하시 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다. 정말 감격스러운 시간이었다. 정을 만들려고 했을 때에는 어렵기만 했 다. 그런데 인도에서 받은 마음 하나를 적어 보냈을 뿐인데 너무나 귀중한 것들 을 한꺼번에 받았다. 네 곁에는 항상 가족들이 있단다 인도에서 살면서 부모님께 감사함을 느꼈 다. 구원받은 후에 그런 내 마음을 다 적 어서 부모님께 편지를 보냈다. 부모님을 원망하고 살았는데, 모든 것이 하나님께 서 나를 부르시려고 주신 일들이고, 내가 부모님을 원망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고 썼다. 엄마는 답장으 로 소포를 보내 주셨다. 과자를 30만원 어치나 사서 어마어마하게 큰 소포로 보 내셨다. 그 안에 든 쪽지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 네 곁 에는 항상 가족들이 있단다. 사랑한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내가 부모님께 잘하려고 하고 좋은 가 델리의 우리 아버지 세상 어떤 것도 믿지 않았기 때문에 목사 님 사모님을 향해서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나는 제일 모나고 비뚤어진 문제 아인데 사모님은 그런 나를 유독 사랑해 주셨다. 관심을 가지고 말씀도 많이 해 주시고 내 이야기도 잘 들어 주셨다. 내 마음을 헤아려 주시면서 내가 쌓았던 마 음의 벽을 허물고 사람들에게 또 하나님 께 다가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셨다. 사모님은 진짜 엄마 같았다. 내 생일 날, 많이 편찮으셨는데도 오랫동안 서서 특별한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 같이 있으 면 사모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태 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느 껴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목사님은 나에게 말도 별로 하 지 않으시고 나를 싫어하시는 것 같았 다. 목사님께서 다들 자기 마음의 어둠 을 이야기하고 회개하라고 하신 적이 있 다. 회개 안 하면 집으로 보내버린다. 라 고 하셨다. 나는 회개가 뭔지도 모르는 데. 목사님이 나를 돌려보내고 싶어서 그러시는 것 같았다. 일주일 동안 아무 리 고민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목 사님을 찾아가서 울면서 말했다. 목사

10 전도여행을 다닐 때면 늘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 두신 것들을 만났다. 해맑은 인도 아이들은 늘 내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해주었다. 님, 세상 어느 누구도 저를 바꿀 수는 없 어요. 제가 목사님만 괴롭게 하는 것 같 아요. 저 집에 갈래요. 목사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구 보다 괴로운 게 나다. 너하고 사랑의 노 래를 부르고 싶은데. 그리고 새벽기도 시간에 또 박선유! 말 안 들으려면 집에 가! 하셨다. 성질나 서 간다고 짐을 싸고 있을 때 오셔서, 그 냥은 못 보내. 한국 교회에 다 전화하고 보낼 거야. 목사님은 나를 보내기가 싫 으신 거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지 나를 교회와 연결되게 해 주려고 하셨 다. 나를 보내기 싫어하시는구나. 내가 뭐라고. 목사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 이 느껴지는데, 마음이 아팠다. 사모님 은 마음을 표현 못 하는 것이, 목사님과 내가 똑같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언 제든지 나를 아끼시는 목사님의 진짜 마 음을 알 수 있었다. 마음을 알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행 복인 것을, 그것이 내가 찾던 행복인 것 을 알게 되었다. 내게 돌아온 웃음 23년 동안 살면서도 부모님 사랑이나, 은혜나,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 인지 느껴보지 못했다. 나는 가족이 없 다고 생각했고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어본 적이 없었다.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91

11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선유(인도) 내가 신기하게 보았던 그 웃음을 나도 웃게 되었다. 하나님은 부모님의 사랑을 못 느껴본 내가 진정한 부모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느껴 보게 하시려고 나를 델리로 불러서 목사님과 사모님을 만나게 해 주셨다. 그 리고 진정한 가족을 알게 해 주시려고 그 동안 가족을 모르게 하셨음이 분명했다. 돈이나 친구나 원하는 것들을 가져 봐도 세상에는 아무 소망이 없다는 것을 일찍 부터 알게 해 주셨다. 나를 구원하시고, 이렇게 좋은 것들을 주시려고 어렵고 힘 든 일들을 만나게 하셨던 것이다. 나는 IYF의 건전댄스를 엄청 좋아한 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굿뉴스코에 지 원한 학생들을 다 초청해서 연 파티에서 도 단기선교사들이 댄스를 했다. 댄스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나에게 한 학 생이 물었다. 뭐가 행복해서 그렇게 웃 을 수 있죠? 제뉴(JNU)대학교에 다니 는 학생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서울대학 교 들어가는 것보다 입학이 더 어렵고, 졸업만 하면 장래가 보장되는 인도에서 손꼽히는 학교다. 하지만 그도 나처럼 채 워지지 않는 마음을 느꼈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하나님이 주시는 웃음이야. 라 는 말이 나왔다. 그 학생도 예전의 나처 럼 비웃었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그렇게도 궁금해 했던 그 웃음을 나도 웃게 해 주 셨구나. 혼자 괴로워하고 죽고 싶었던 순간에도 하나님은 나에게 일하고 계셨 다. 내가 하나님 안에 속한 사람이구나. 하나님이 택하신 사람이구나. 그게 너무

12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선교사님 부부와 함께 나 감사해서 울었다. 그 생각을 할 때마 다 눈물이 난다. 사랑하는 우리 가족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 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 니라. (롬 8:30) 이 말씀 그대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 루어 주셨다. 나 같은 인생이 뭐라고, 구 원해 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가족을 주시 고 사랑을 주시고 행복을 주시고 웃음을 주셨다. 그래서 지난 23년의 시간보다 델리에서의 1년이 더 값지고 소중하다. 델리에서 돌아온 후에는 가족들과 같 이 살고 있다. 전에는 아버지의 이런 점 이 싫고 저런 점이 싫다고 했었지만, 이 제는 그런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아프 고 아버지도 얼른 구원받아서 내가 하 나님께 받은 것들을 받으셔야 할 텐데. 하는 마음이 든다.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은데, 내가 노력하는 것으로는 아무 일도 안 되었다. 아직 우리 가족이 마음을 다 내놓고 하나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를 바꾸어 주신 하나님께서 분 명히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일하실 것을 믿 는다. 하나님은 우리 기도를 들어 주시 는 분이니까.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93

13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진영(카메룬) 카메룬, 깊은 사랑을 만난 곳 나도 변화되고 싶었다 나는 육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어렸 을 때 아버지가 밤새 화투를 치고 집에 늦게 들어오셔서 내가 엄마와 가족을 지 켜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버지를 굉장히 싫어했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불 신 그 자체였다. 어느 날 아버지는 구원을 받았다며 죄가 없다고 하셨는데 나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저런 무책임한 사 람이 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지? 정말 말 도 안돼! 나는 아버지를 저런 사람 이라 부르며 무시했고 아버지를 받아준 교회 가 싫어서 다니고 있던 일반 교회를 더 열심히 다니기 시작했다. 대학교에서 응급구조학과를 다니며 2001년에 병원과 소방서로 실습을 나갔 다. 그때 현장에서나 응급실에서 죽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았다. 저 사람은 나이가 많아서 죽었어. 저 사람은 병들 어 죽었잖아. 저 사람은 사고를 당해서 죽었어. 나는 사람들의 죽음을 합리화 시켜 넘어가려고 했지만 내 마음에 죽은 사람들이 아른거렸다. 나도 그들처럼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막연하게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 실을 알았지만 죽어서 천국에 갈 자신 은 없었다. 나는 의인이라고 말할 수 없 었다. 그 후 2001년 세계대회에 참석해 서 로마서 4장 5절의 일을 아니할지라 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

14 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 기시나니 라는 말씀을 듣는 가운데 구 원받아 나와 상관없이 의인이 되었다. 우 리 부모님이 죄가 없다고 하신 이유를 알 았고, 교회가 달라보였다. 구원받고 의인이 되고 나니, 착하고 선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의인 처럼 살아야 하는데 내 삶은 그렇지 못 했다. 결국 생각 속에 빠져서 교회를 떠 났고, 직장을 다니며 남자친구도 사귀었 다. 목사님 사모님과 형제 자매님들이 연 락하거나 집으로 찾아오시면 못되게도 전화기를 끄거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매정하게 굴었다. 세상에 미련을 두고 살면 잘 살 줄 알았는데, 너무 힘들었고, 왠지 이건 아니다. 하는 마음이 들어서 교회로 돌아왔다. 나는 잘못 살았던 세 월을 만회하고 싶었다. 내가 교회를 떠 나 살았으니까 만회하려면 사람들 앞에 서도 더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내가 열심히 잘하면 그 잘못들이 모두 잊혀질 줄 알았다. 구원받은 이후 나는 교회가 뭔지 몰 랐고, 누굴 따르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 다. 스스로 생각한 법과 기준을 가지고 나에게 매여서 살며 힘들어했다. 나는 더 이상 내 생각의 틀 속에 갇혀서 살고 싶지 않았다. 나도 변화되고 싶었다.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95

15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진영(카메룬) 불어 말하기 대회에서 꼴찌 단기선교지로 중미의 코스타리카를 지 원했는데 전산오류로 카메룬에 가게 되 었다. 아프리카에는 미개인들이 산다고 생각했는데, 카메룬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도시가 잘 정리되어 있었고, 사 람들의 모습도 깨끗하고 높은 건물도 있 었다. 카메룬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선교사님이 며칠 시간을 줄 테니 불어 말하기 대회를 하자고 하셨다. 나는 암 기력이 약해서 죽어도 불어를 외워서 말 할 자신이 없었다. 다른 단기 선교사들 은 밤새 단어를 외우고 현지인들에게 발 음을 물어가며 문장을 외우는데, 나는 그렇게 하기 싫었다. 하려면 시간이 걸 리더라도 제대로 하고, 못할 거면 차라 리 안 하는 게 낫지. 나는 불어 공부를 아예 손에서 놓아버렸다. 당연히 말하기 대회에서 순위권 안에 들지 못했는데, 나보다 못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서 내 가 몇 등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른 단기선교사들은 외웠던 표현들 을 말하고 알아듣는데, 나는 외운 것조 차 기억하지 못해서 버벅거렸다. 불어로 말하기를 포기하고 꼭 복음 전해야 단기 선교사인가? 하는 핑계를 대며 음식 배 우고 설거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 각했다. 나는 나름대로 성실한 사람이라 고 생각했지만, 카메룬에서 발견한 나란 사람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죽 어도 안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선교사님은 현지 선교학생들에게 불 어로 말씀을 전하게 하셔서 우리에게 듣 기 연습을 시키셨다. 시간이 지나면서 놀랍게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만 큼 말씀이 들려서 내 귀를 의심했다. 왜 불어도 못 하는 내가 들을 수 있지? 신 기했고 선교사님도 놀라셨다. 불어를 못 해도 상대방이 하는 말이 들리니까 용기 가 생겼고, 사람들이 질문하면 선교학생 들의 도움으로 단어를 문장으로 만들어 서 함께 말할 수 있었다. 나도 복음을 전 할 수 있었다. 올리브의 사랑 그 즈음 음푸라는 곳에 전도여행을 다녀 왔다. 카메룬 단기선교사 가운데 하나 인 화목이가 전도여행지에서 말라리아 에 걸려 살이 몇 킬로그램 쫙 빠져서 돌 아왔는데, 마음은 놀랄만큼 좋아졌다. 나 역시 그곳에 가서 차라리 죽도록 아 파서 마음이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었다. 음푸 교회에서 나는 적응을 아주 잘 했다. 음식도 맛있게 잘 먹었다. 사람들 이 음푸에 있는 물을 먹으면 다 설사하 는데 나에게는 딱 맞았다. 나는 내가 너 무 건강해서 하나님이 내게 일을 안 하신 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에드윈 목사님은 너희가 잘 먹고 안 아파서 감사하다. 하셨다. 나란 사람이 얼마나 철딱서니가

16 전도여행 중에 길에서 만난 아저씨에게서 잡은 물고기를 얻었다. 없는지, 그때는 정말 몰랐다. 음푸에서 전도 집회가 있어 장소를 구하러 다니면서 내가 교회에 도움이 되 는 사람이라고 여겨져 뿌듯했다. 전도를 할 때도 같이 짝이 된 올리브와 점점 성 격이 맞지 않자 인간이 왜 저러나? 내가 쟤를 좀 개조시키고 싶다 는 마음이 들 어서 굉장히 많이 싸웠다. 집회를 준비하던 어느 날, 새벽에 계 속 설사가 나고 구토를 하느라 화장실을 왔다갔다 했다. 말라리아에 걸린 것이 다. 거의 탈진해서 누워 있는데 올리브 가 내 옆을 떠나지 않고 내 손을 잡고 끊 임없이 기도해 주었다. 나을 기미가 없어 나는 병원으로 옮 겨졌다. 병원 침대와 벽을 보니 병이 더 심해질 것같이 더러웠다. 백인이 병원에 왔다며 제일 유능하다는 의사가 진료하 는데, 바닥에 떨어트린 바늘로 찌르고 또 찔렀다. 이를 악물고 스스로 주사를 놓고 싶을 만큼, 처음으로 아프리카에 온 게 후회됐다. 집회는 며칠 남지 않았고 준비할 사 람은 없는데, 형제 자매들이 모두 나를 걱정했다. 빨리 가. 집회 준비가 안 돼서 목사 님 오시면 너네 혼날지도 몰라. 전단지 와 포스터도 쌓였잖아.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97

17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진영(카메룬) 네가 우선이야. 네가 안 아픈 게 우 선이고 먼저야. 올리브가 나를 걱정해 주었다. 나는 옳고 올리브의 잘못된 성격을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단순하다고만 생 각했던 올리브가 나를 위해 간호하고 마음을 써주었다. 단기선교사들은 다 들 자기 잘난 맛에 살다가 온 애들인데, 나를 위해 기도한다니! 감동이 밀려왔 다. 하나님은 에드윈 목사님, 올리브, 그 리고 형제 자매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나 를 대해주시는지 볼 수 있는 눈을 주셨 다. 더 이상 내 생각에 빠져 불평할 수 없었다. 말라리아는 쉽게 낫지 않았다. 모기 한 마리에 몇 만 배나 큰 내가 넘어지고, 나는 모기에 물려서 죽을 인간인데, 그 동안 살아 있었던 것이 감사했다. 파란색 IYF 티셔츠만 봐도 목이 메었다 다음날 선교사님과 단기선교사들이 차 를 빌려서 병원에 왔다. 멀리서 보이는 IYF 파란색 티셔츠가 얼마나 반갑던 지! 왔다! 나는 그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며 소 리치다가 선교사님과 사모님에게 뛰어갔 다. 옷만 봤는데도 눈물이 핑 돌았다. 얼마나 힘들었냐? 이곳까지 와서 뭘 먹지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었어! 사모님이 나를 껴안아 주셨다. 같이 온 단기선교사들도 다 한마디씩 하는데, 그제야 내 마음에 이들이 내 가족이구 나! 이들이 정말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 카메룬 중앙교도소에서 가진 뮤직 콘서트 전에 건전댄스를 선보였다

18 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불어도 좀 알아듣고 할 줄 아는 것이 있어서 선교사님이 음푸 교회로 보 낸 줄 알았다. 그래서 제대로 못 하니까 마음이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선교사님 사모님은 그런 마음으로 나를 대하신 게 아니었다. 두 분은 너무 안타까워하시면 서 뭘 좀 먹었어? 하고 묻기만 하시는 데 눈물이 흘렀다. 집회 기간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 었고, 모든 사람들에게 불쌍히 여김을 받았다. 버려진 아이들을 음푸 교회 에 드윈 목사님이 키우셨는데, 그 아이들조 차 자기 먹을 것도 없으면서 나무에서 떨 어진 망고를 주워서 나에게 가져다주었 다. 자기가 껍질을 까면 더러워진다며 커 다란 부엌칼을 가져다 주면서 먹으라고 했다. 고작 네 살, 다섯 살밖에 안 된 아 이들까지 나를 위로해 주었다. 사랑이 담긴 까만 봉지 진영아! 진영아! 모두가 집회 장소로 가는 날, 김 선교 사님이 멀리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시다 가 나를 부르셨다. 나는 순간 내가 무엇 을 잘못한 줄 알고 가슴을 조렸다. 목사 님이 4차선 도로를 건너오시는데, 차가 오고 있는 것도 상관치 않고 까만 봉지를 손에 든 채 나만 보고 막 뛰어오셨다. 깜 짝 놀랐다. 목사님이 한 손에 까만 봉지 를 들려주셨다. 음푸 교회의 에드윈 목사님과 함께 너, 뭐 좀 먹었냐? 잠 좀 잤어? 옷을 좀 따뜻하게 입고 다니지. 빨리 나으려 면 옷 잘 챙겨 입어야 한다. 목사님의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 눈 물은 흐르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왜 그래? 아프냐? 아니요. 그냥. 이거 먹어라. 아플 때, 말라리아에 입맛 없을 때 과일이 제일 좋다. 아플 때 고기 먹어야 하는데, 내가 지금은 돈이 없구나. 돈이 없어서 이것밖에 못 가지고 왔는데 이거 먹고, 야운데 가서 뭐라도 먹자. 나 간다.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99

19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진영(카메룬) 그렇게 한 손에 쥐어주신 까만 봉지 안에는 바나나 한 송이, 사과 두 개, 소 고기 꼬치 두개가 들어 있었다. 목이 메 어서 넘어가지 않았다. 집회 장소에서도 사과를 손에 쥔 채 먹지 못하자 선교사 님 사모님이 계속 먹으라고 하셨다. 야운데에서부터 사과 파는 사람을 찾아봤는데 없더라. 그래서 아침에 나갔 다 온 거야. 너 과일 집 딸이라 과일 좋아 하는데 먹고 싶을 거다. 맛이야 한국 사 과만은 못하겠지만. 야운데에서 음푸까지 택시를 타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 동네에서 과일 파는 곳이 없으니까 목사님은 오토바이 를 타고 사과 파는 곳을 알아보신 것이 다. 내가 사과를 먹지 못하고 다시 음푸 교회로 들고 가자 사모님은 손수 먹여주 셨다. 하나 먹으면 또 깎아서 놓아 주시 고, 또 깎아서 놓아 주셨다. 우와! 아프리카에 사과가 다 있구 나! 야, 먹을래? 환자식은 안 뺏어먹는다. 누나, 그 거 다 먹어야지 안 아파. 얼른 먹어. 그 거 약이야, 약! 무뚝뚝한 형제들도 지나가며 한마디 씩 하는데 마음이 느껴졌다. 내가 아파 서 병원비로 음푸 교회 집회 물질을 다 썼고, 전도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걱정 했는데, 에드윈 목사님은 오히려 하나님 의 큰 사랑을 입은 자라고 말씀해 주셨 다. 내가 힘이 들고 자주 사단에게 속을 때 선교사님은 자주 이야기해 주셨다. 아이가 엄마에게 안 맞는 방법은 도 망가는 게 아니고 엄마를 꽉 껴안는 거 야. 자식은 맞아도 조금 있다가 다시 와 서 엄마, 배고파 하고 말할 수 있다. 손 님은 괜찮으면 웃다가 아닌 것 같으면 숨 는데, 너희들은 내 자식들이다. 내 마음에 잊을 수 없는 따뜻한 말이 었다. 처음으로 교회가, 목사님이, 사모 님이 나를 사심 없이 대한다는 것을 알 았다. 진짜 꽁땅하다! 선교사사님은 우리를 정금같이 단련하 시겠다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으로 전 도여행을 보내시며 훈련을 받고 오라고 하셨다. 바보 같은 단기선교사 둘이 가는데, 정말 하나님이 하셨다는 소리를 듣고 싶 다. 너희들이 가서 잘할 게 없다. 내가 얼마나 실수와 허물이 많은지 선교사님은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 긴 장하는 나에게 잘할 필요가 없다며 자 유를 주셨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배상식 선교사 님과 함께 길에서 차를 잡아 타고 전도여 행을 떠났다. 우리와 두 사람이 함께 차 를 타고 가는데, 배 선교사님이 갑자기 나 와 자리를 바꾸시며 오늘 이 선교사가 당 신에게 복음을 전하기 원합니다. 하고

20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양회 중에 선교사님 부부와 형제 자매님들과 함께 나를 선교사로 소개하셨다. 나는 단잠 을 자며 편하게 가고 싶었는데, 선교사 님은 9시간 거리를 잠만 자고 가는 것도 무리라며 복음도 전하고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가라고 하셨다. 나는 완전히 궁지에 몰렸고, 선교사님 은 등을 돌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시 작하셨다. 나 혼자 있었더라면 죽었다가 깨어나 도 불어로 복음을 전하지 못했을 텐데, 선교사님이 그렇게 입을 떼어 복음을 전 하게 하셨다. 내가 옆 사람에게 죄가 있 냐고, 천국에 가고 싶냐고 물으며 복음 을 전하자 그분은 잘 들어 주었다. 그리 고 복음을 마음에 받아들였다. 그러더 니 거리에서 파는 음식들을 먹어보라며 자꾸 이것저것 사주었다. 그 동안 카메 룬에서 구경한 음식들은 차 안에서 다 먹어 보는 것 같았다. 복음을 전하니까 내 마음도 무척 기뻤다. 국경을 넘을 때, 또 국경이 아닌 곳에 서도 우리는 서른 번이 넘게 잡혔다. 우 리를 잡은 사람들은 다 돈을 요구했다. 그 나라 공무원들이 몇 개월 동안 월급 을 받지 못한 터라 더욱 심했다. 사람들 이 돈을 요구할 때 백인이 돈이 없으면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101

21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박진영(카메룬) 무시를 당하지만, 선교사님과 우리는 성 경을 들고 나가서 복음을 전했다. 신기 하게도 그냥 입국을 허락해 줄 만큼 복 음의 힘은 컸다. 전도여행 중에 사람들을 만나면, 이 제는 선교사님의 소개 없이 내가 먼저 선 교사라고 인사하고 복음을 전했다. 불 어로 한 마디 한 마디 성경 말씀을 전하 는데, 상대가 반박해도 성경을 펴서 이 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웠는데 행복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진짜 꽁땅(contant, 만족)하다! 하 나님 정말 행복해요! 마음에 큰 감사와 기쁨이 터져나왔 다. 아멘! 이 마음에서 우러나왔다. 나 에게 복음을 물어보고 듣고 싶어 했던 아프리카 사람들은 단순히 흑인이 아니 라 내 형제요, 자매였다. 카메룬에 가지 않았다면 내가 부담을 넘을 일도 없고, 내 한계 밖의 일을 만나 그것을 넘게 하 는 새 힘을 배우지도 못했을 텐데. 한 계 밖의 새 힘은 하나님이었다. 그것은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복음, 그 깊은 사랑을 전하고 싶다 카메룬으로 돌아온 후, 사모님을 도와 불어로 복음을 전하면서 상대가 따지고 만 들면 나는 화가 나서 어떻게 저런 사 람이 구원받을까? 했지만 사모님은 나 와 전혀 달랐다. 복음의 일은 내 일이 아 니라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에 그냥 복음 을 전하면 된다고 하셨다. 나는 복음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서 마음에서 손가락질도 하고 지식만 전할 때도 많은데, 선교사님과 사모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두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오랫동안 기도하셨다. 나도 이런 목사님 사모님이 계셔서 구원을 받았구나! 교회 안에서 내 허물은 더 이상 문제 가 되지 않기에 나는 평안했다. 나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복음에 관 심이 없는 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영혼에 대해 관심이 많고, 성 경 말씀을 들으면서 이해가 안 되는 것 이 있으면 고통스러워하기까지 했다. 한 번은 내가 어떤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일어서려고 하다가 내 등 뒤로 수 십 명 의 사람들이 서서 내가 전한 복음을 듣 고 있었던 것을 보았다. 그때 왜 박옥수 목사님께서 아프리카가 좋다! 그곳에 가고 싶다! 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마음이 낮구나! 이곳 사람들이 이렇게 복음을 향해 순 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카메룬에서 하나님은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주셨고, 복음을 들어야 하는 사 람이 많은 것을 알게 하셨다. 나는 모든 조건을 나에게서 찾으며 내가 잘해야 한 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못해도 괴로워했 는데, 내가 한국 사람이어서, IYF에 속

22 무전 전도여행 중에 아코놀린가에서 복음을 전했다. 이분들은 카메룬 교회 자매님들이 되었다. 한 사람이라서 아프리카 사람들은 나에 게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다. 나는 정말 속이 좁고 유치한 사람인데, 복음을 가 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나에게 관심 을 쏟아 주었다. 하나님은 나에게 부모 님과 같은 선교사님과 사모님을 만나게 하셨고, 마음의 지경을 넓혀 주셨다. 그 리고 내게 자유를 주셨다. 선교사님은 마지막까지 나에게 더 이상 가라지 밭이 아닌, 좋은 씨가 뿌려진 밭이라고 하셨 다. 주인이신 하나님의 눈에는 내가 소 망을 뿌리며 다니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나는 이제 교회를 떠날 수 없다. 카메 룬에서 내 마음의 부모를 만났고, 복음 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 다. 이 깊은 사랑을 두고 어디로 떠나겠 는가! 나는 이제 좋은 씨앗을 교회 안에 서 가꾸고 싶다. 카메룬에서 만난 하나님을 잊을 수 없고, 그곳에서 만든 추억과 보낸 시간 들을 잊을 수 없다. 정말 카메룬이 그립 고,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103

23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김 현(칠레) 복음의 알을 품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 발길을 돌려놓은 IYF 포스터 내가 처음 IYF에 대해서 알게 된 때는 2005년 9월경이었는데, 한창 외국에 나 가고 싶어 하던 때였다. 원래 집에 붙어 있는 것을 안 좋아하고 매일 나돌아다니 고 혼자 낚시하고 산 타러 다니는 걸 좋 아했다. 또 전에 관광가이드 하는 한 형 을 만나 그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를 도와주면서 즐기며 살자는 마음이 들 어 태국에 한 번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 다. 다시 기회만 되면 외국에 가보고 싶 었다. 그때 학교에서 스쳐 지나면서 IYF 해외봉사단 모집 포스터를 보았다. 해외 봉사단 모집? 숙박비 무료? 괜 찮네. 1년 동안 나갔다 오는데 숙박비도 없고

24 그래서 조금 찾아보았는데 기독교 단 체라는 말이 있어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그만두었다. 또 제대한 후 대학으로 편 입을 하려고 알아보고 있었는데 마침 충 주대학에서 3월에 편입하라고 해서 편입 준비에 마음이 쏠렸다. 그런데 얼마 후 눈에 익은 포스터가 보였다. 어, 나 저거 아는데, 저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사람들이 다가와 책을 주면서 해외봉 사단이 1년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 아와 귀국발표회가 있다고 초청했다. 가 면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을 거라고 했다. 그때 포스터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청년이 곱슬머리 외국 여자애를 안 고 씩 웃는 사진이었다. 그 사진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가보기로 했다. 신선한, 새로운, 나와는 전혀 다른 정말 신기했다. 내가 주위에서 지금까지 접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였다. 특히 건전댄스 그룹 라이쳐스 스타즈 의 공연 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클 럽이나 나이트에서 봤던 댄스와 너무 달 랐다. 미국, 중남미, 오세아니아에 다녀 온 학생들의 공연과 발표를 보면 같은 대 학생지만 삶이 나와는 너무 달랐다. 나 는 학교에 다니면서 술 마신 기억밖에 없 었다. 점심때도 소주 한 잔 마시고 수업 에 들어갔고 수업이 끝나면 끝나는 대로 술 한 잔 마시고 집에 들어갔다. 인생의 절반이 술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술과 담배를 하고 나와 같은 녀석들과 어 울리면서 정말 무슨 마음인지 모르는 정 신병자처럼 살았다. 고등학교, 대학교도 그런 식으로 보냈다. 이런 게 있구나. 그래서 단기선교에 지원했다. 하나님의 뜻은 생각지도 않았던 칠레에 단기선교 지원자 워크숍에 참석했다. 꼭 단기선교를 가야겠다는 마음까지는 아 니었지만 최종 합격이 되고, 파견될 국가 가 결정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파송 지가 칠레로 되어 있었다. 순간 너무 놀 랐다. 왜 칠레가 됐지? 나는 호주, 뉴질랜드, 체코 세 나라를 지원했는데, 다시 보니 내가 뉴질랜드가 아닌 칠레를 지원했던 것이 맞았다. 얼떨 떨했다. 집에 가서 엄마에게 칠레에 가게 됐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엄마는 네가 칠레에 가게 된 건 하나님의 뜻이다. 라고 하셨다. 내가 우리 집안이 운영하는 중국 공장을 이어받으려고 외국어 고등학교도 중국어과를 가려고 했는데 떨어져서 스 페인어과에 가게 된 일, 그 후 IMF가 터 져서 중국과 한국의 공장이 다 문을 닫고 줄줄이 부도가 난 일을 이야기하시면서, 그때 내가 중국어과에 가지 않은 것이 오 히려 다행이었다 하셨다. 그러니까 네가 중국어과를 가려고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105

25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김 현(칠레) 했는데 스페인어과를 가게 되고, 이번에 도 영어권 나라를 지원했는데 스페인어 권 칠레에 가게 된 것은 분명 하나님의 뜻이다. 교회도 안 다니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 신기했다. 마지막 훈련인 3차 워크숍에 갔을 때, 박옥수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해 주 셨다. 목사님은 말씀을 이해하려고 하 지 말고 그냥 들으세요. 그러면 말씀이 여러분 속에 일하실 것입니다. 라고 하 셨다. 그래서 말씀을 한번 들어볼까 했 는데 그때부터 말씀이 들렸다. 사도행전 말씀을 계속 전해 주셨는데, 아, 좋구 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때까지 구원 이 뭔지도 잘 몰랐다. 복음반에서 말씀 도 들었지만 그냥 좋은 이야기로만 듣지 구원의 확신은 없었다. 술 없이 1년 동안 어떻게 살지? 칠레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래도 내 가 교회로 가는데 앞으로 1년 동안은 술 을 못 먹겠다고 생각하니까 이상했다. 내가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준 건 소주 였고, 심심할 때 동지가 되어준 건 맥주 였는데 칠레 산티아고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비행기 안에서 계속 술을 마셨다. 기내 식으로 닭고기 먹을 때에는 와인을 시 키고, 양주는 위스키에 레몬과 얼음을 칠레 교회 선교사님 부부와 단기선교사들

26 달라고 해서 먹고, 생선요리가 나오면 화 이트 와인을, 고기요리 나오면 레드 와 인을 달라고 해서 마셨다. 나중에 칠레 교회 사모님께서 너, 처 음 왔을 때 어땠는지 아니? 하셨다. 머 리 모양도 괴상하고, 매일 먹은 술과 야 식으로 살이 뒤룩뒤룩 쪄서 교회 문지방 을 넘자마자 주머니에 손을 넣고 헷 하 고 코웃음을 쳤다는 것이다. 사모님이 괴상한 놈 하나 들어왔다 고 걱정을 많 이 했다고 하셨다. 사람이 되고 싶어 왔습니다 칠레에서의 첫날 목사님이 단기선교사 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 칠레에 왜 왔냐?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때 내 마음이 그랬다. 단기선교를 다녀 온 사람은 다 변하지 않는가. 나도 그들처럼 변하고 싶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여자 친구를 사귀다 보니 돈이 많이 필요했다. 집안 형편이 어 려워서 계속 돈을 달라고 하기가 미안해 이 일 저 일 하다가 대출 길을 알아보았 다. 은행은 요구하는 것이 많아서 검은 돈을 썼다. 100만원을 빌렸는데, 받은 돈은 선이자다 뭐다 해서 85만원이었다. 그 85만원, 정말 순식간에 날아갔다. 진 짜 허무했다. 남은 건 다달이 갚아야 할 이자였다. 엄청나게 시달리다가 겨우 원 금을 갚았다. 그 후 카드회사 영업사원 으로 일했다. 출 장 다니는 곳마다 술을 마시면서 자 연스럽게 깡패 형 들과 어울렸고, 새 여자 친구를 만났 다. 결혼해서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군대에 갈 때쯤 싫증나 헤어져버렸다. 그런 나였기에, 저는 사회에 있을 때 별명이 개와 쓰레기였습니다. 폐기도 안 되는 쓰레기처럼 살았는데, IYF를 만나 서 칠레에서 사람이 되려고 왔습니다. 라 고 주일 예배 때 간증을 했다. 그러면서 도 속으로는 담을 넘어 도망갈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음이 울었던 순간 칠레는 예배당 공사 중이었다. 공사한 다는 이야기를 듣고 거의 다 끝났겠지 했는데 이제 시작이었다. 그래도 한국 에 있을 때 공사 일을 해본 적 있으니까 재미있겠다 싶었다. 벽 깨는 일을 맡아 하루 종일 정말 열심히 깨고 또 깼는데, 많이 못 깼다는 말을 들었다. 예전에 입 에 달고 살던 별별 욕이 다 튀어나왔다. 날씨는 덥고, 시원한 맥주 생각이 절로 났다. 요만한 담벼락, 뛰어넘어서 가버릴 까? 하지만 갈 곳이 없었다.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107

27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김 현(칠레) 도망가고 싶어서 몸살을 했던 1~2주, 욕을 하면서 일했지만 솔직히 공사일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내 마음에 말 씀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바쁜 공사 중 에도 목사님은 새벽과 저녁에 말씀을 전 하셨다. 처음엔 그렇게 하시는 게 이해 가 안 됐다. 너희가 이 일을 하는 동안 공사가 아 니라 말씀이 마음에 남아야 이 일이 은 혜가 되고 감사하고 소망이 된다. 너희 들은 아직 구원을 못 받았어. 창세기 1장 말씀만 잘 들어도 구원받는다. 하루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창 세기 1장 2절이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 음 위에 있고 정말 그랬다. 내 나이 벌써 스물 여 섯. 집에서는 장가를 가라고 했다. 하지 만 운전면허도 없었다. 내가 운전면허를 따면 분명히 음주운전을 하고 사고를 칠 거라고 못 따게 했다. 그렇다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이 잘생긴 것 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가 진 것이 없어서 답답해서 친구들과 이야 기를 많이 했는데, 그들도 나와 똑같았 다. 그런데도 서로 더 잘났다고 자존심 만 내세웠다. 빛이 없는 마음은 공허할 수밖에 없 다. 어둠밖에 없다. 불평불만밖에 없다. 창세기 1장 2절의 땅이 바로 내 마음 이었다. 그래서 매일 술 마시고 여자 친 구 만나러 다녔다. 어떻게 보면 칠레에 온 것도 현실도피였다. 진짜 답답했었 다. 더 답답한 것은 왜 답답한지를 모른 다는 거였다. 그런데 성경이 말하기를 빛 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없 어서. 이제 알게 된 것이다. 내가 왜 그렇 게 살았는지. 내 마음에 빛이 없었구나! 하나님이 없었구나! 그럼 하나님이 있으면? 빛이 있으면? 어둠이 물러난다는 것이다. 목사님이 전 하시는 말씀이 계속 마음에 들어왔다. 로마서 3장 14절의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하는 부분을 듣는데 딱 내 이야기였다. 나는 군대에서도 욕 을 너무 많이 해서 나 자신도 싫어질 정 도였고, 어머니도 내가 욕하는 것을 너 무 싫어하셔서 그런 악독한 말들 다 네 자식들에게 굴러간다. 고 하시며 야단치 셔도 고쳐지지 않았다. 성경에 내 모습이 나와 있었다. 나는 이럴 수밖에 없는 인간이었구 나. 말씀 편에 서니까 정말 죄인이 되었 다. 행위로도 죄인이었지만 말씀을 보니 내 안에 거하는 죄 때문에 나는 죄인이 었다. 아, 내가 죄 때문에 그러는구나. 그 런데 죄 있으면 지옥 간다는데, 지옥에 가기는 싫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3월 20일 수요 예배 시간에 목사님께 서 복음을 전해 주셨다. 이사야서 53장

28 예배당 공사 일을 거들면서 처음에는 일하는 게 싫어서 불평했지만, 귀한 믿음을 보고 배웠다. 말씀. 하나님의 어린양. 그 말씀을 듣 는데 정말 마음이 우는 것 같았다. 나 같 은 인간을 위해 예수님이 침 뱉음을 당 하시고 채찍에 맞으셨구나. 내가 그분 때 문에 살았구나. 마침내 구원의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약속이 이루어지는 현장 예배당 공사를 하면서 목사님은 이건 우리가 짓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교회 에 주신 약속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라 고 하셨다. 칠레 교회는 개척된 지 3년 만에 예배당을 짓기 시작했다. 아르헨티 나 교회 헌당예배 때 박옥수 목사님이 오셔서 기뻐하며 옆에 계시던 임종대 목 사님에게 칠레는 3년째 되는 해부터 예 배당을 짓자고 하신 말씀을 임 목사님이 마음으로 받으셨다. 목사님도 처음에는 구원받은 형제 자매도 별로 없고, 돈도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건가? 하는 마 음이 들었다고 하셨다. 그런데 3년째 되 는 해에 칠레로 단기선교를 온 한 형제 님의 마음이 확 변했고, 그 소식을 들은 아버지가 칠레에 와서 아들의 간증을 듣 고 너무 기뻐서 우셨다고 한다. 그분이 목사님께 집을 사자고 제안하셨고, 그때 부터 예배당 건축을 시작했는데, 그때가 교회가 개척된 지 꼭 3년째 되는 해였다. 하나님께서 칠레에서 일하시는 것을 느 낄 수 있었다.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109

29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김 현(칠레) 칠레 교회 가족들과 함께 그 후 목사님께서 이 예배당은 하나 님이 주신 거다. 그리고 예배당이 완공 되면 사람들이 많이 와서 구원을 받을 거다. 라고 말씀하실 때 나도 그렇게 믿 을 수 있었다. 목사님의 간증이 내 간증 이 되었고, 공사를 하는 것이 감사했다. 공사 초기에 칠레 교회 형제 자매님들 이 함께하지 못했다. 나는 그런 형제 자 매님들을 무시하고 불신했다. 그런데 목 사님은 우리 교회 형제 자매님들 정말 귀하신 분들이야. 교회와 함께하고 싶은 데 아직 신앙이 어려서 그럴 뿐이야. 예 배당이 완공될 쯤에는 하나님께서 그들 의 마음을 다 교회로 돌려주실 거다. 고 계속 말씀하셨다. 쉽게 납득할 수 없었 지만, 목사님이 말씀하신 일이니까, 되 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예배당이 완성되어 가면서 그 말씀 대로 형제 자매님들이 교회와 함께하기 시작했다. 또 예배당이 완공되자 새로 운 분들이 와서 구원을 받았다. 하나님 께서 당신의 종에게 말씀하시고 그 약속 대로 일하시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벌써 예배당이 좁아져서 다빗 집사님은 새로 운 땅을 알아보고 계신다. 말씀 한 마디가 가진 힘 같이 칠레로 단기선교를 간 호영이는 초 반에 내가 도망가고 싶다며 어려워할 때 말씀을 전해 주며 내 마음을 잡아 주려 고 했다. 그런데 7월에는 호영이가 마음 이 너무 어렵다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

30 다고 했다. 목사님도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하느라 안 계셨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호영이의 마음을 바꿔보려고 화를 내고 욕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호 영이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나는 어 떻게 할 수 없어 손을 놓아야 했다. 형제 들과 같이 호영이를 위해 기도했다. 얼마 후 호영이가 말씀을 듣다가 마음 에 뭐라고 하든지 그대로 하라 는 요한 복음 2장 말씀이 들어왔다고 했다. 그때 부터 호영이는 밝아지고 변했다. 너무 기 뻤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 한마디가 얼 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알게 되었다. 어머니의 구원 소식, 그리고 새로운 소망 한국에서 먼 칠레에 있지만, 구원받은 후에는 우리 어머니도 구원받으셔야 한 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마음을 아셨는 지 목사님께서 어머니께 전해 드릴 말과 함께 칠레에서 내가 받은 마음을 어머니 께 이야기해 보라고 하셨다. 그대로 했 는데, 놀랍게도 어머니는 그 주에 교회 를 찾아가 예배에 참석하고, 전도 집회 에도 다녀오셨다. 그 후 대전에서 대전도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 되어 전화 했는데, 어머니가 먼저 나, 내일부터 하 는 박옥수 목사님 대전도집회에 가려고 한다. 하셨다. 그러고는 영상교제 시간 에 엄마의 얼굴이 불쑥 나와서 깜짝 놀 랐다. 대전도집회 마지막 날에 구원받으 셨다고 했다. 어머니와 내가 교회에 다니면서 요즘 아버지는 괜히 툴툴거리실 때가 많다. 하 지만 아버지는 교회에 반감을 가지고 계 신 게 아니다. 외로우신 거다. 우리와 함 께하고는 싶은데. 이야기하시지 못하 는 아버지의 그 마음이 교회를 만나 마음 의 세계를 알게 되니 느껴졌다. 곧 아버지 도 교회에 오실 거라는 소망이 일어난다. 내 눈은 감고 목사님의 눈으로 보면 칠레라고 하면 한국 사람들은 지구 반 대편, 길쭉한 나라, 와인이 유명한 곳. 이 세 가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왠지 못 사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산티 아고에 와보면 서울과 똑같다. 고층빌딩 에, 백화점에, 한국보다 더 좋은 쇼핑몰 들. 또 해변 도시여서 태평양이 펼쳐 져 있고, 바닷가에 가면 큰 물개가 다가 와 먹이를 달라고 하고, 펠리컨도 많다. 이렇게 칠레는 현대문명과 자연이 잘 조 화된 곳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 소망이 없는 것을 나는 보았다. 아침에 시내에 나갔다가 돌아오는데, 사람들이 바쁘게 뛰어다니 고 있었다. 모두 표정이 너무 어두웠다. 어떤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거리에 서 담배를 피우고 있고, 거지들도 많았 다. 모두 소망 없이 사는 게 보였다. 산 티아고는 산을 경계로 해서 한쪽은 정말 현대적인 도시지만 다른 한쪽은 판자촌 이다. 하루는 목사님께서 산에 가자고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111

31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김 현(칠레) 하셔서 산티아고의 야경을 보여 주셨는 데, 넓은 도시 어디에도 교회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도시 안에 정말 많은 사 람들이 죄 속에서 고통하면서 살아가는 데, 그들에게 진정한 생명을 전해줄 수 있는 교회는 우리 교회밖에 없었다. 목 사님이 우리에게 이걸 보여 주고 싶으셨 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 눈으로 보는 칠레에는 절망적인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내 눈을 감고 목사 님의 눈을 통해 바라볼 때 칠레는 앞으 로 소망이 넘치는 땅이었다. 복음의 알을 품고 다시 돌아가고픈 곳 처음 교회를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때는 교회에 다니면 하고 싶은 것도 못 하고 불편할 것만 같았다. 술, 친구, 여 자 친구, 이것들이 내가 아는 유일한 낙 이었기에 이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심심 할 것 같았다. 지난 1년을 칠레에서 사는 동안 내가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 회에서 사는 게 너무 편했고 마음에 쉼 이 찾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예전의 친구 들을 만났다. 그들은 변함이 없었다. 모 두 술을 마셨다. 나는 그들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 이야기 외 에는 하고 싶지 않았다. 술도 마시고 싶지 않았다. 나도 중학교 때부터 그들과 똑같 이 살았는데, 지금 내 마음에는 하나님으 로부터 오는 쉼과 평안이 있다. 친구들은 여전히 안 되는 자기 모습에 실망하고 형 편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임 목사님께서 내가 날 지킨 게 아니라, 교회 안에 있어 서, 방주 안에 있어서 지켜졌다. 고 하신 말씀을 그제야 좀 알 것 같았다. 믿음의 눈으로 보는 법을 가르쳐 주신 임종대 112 선교사님과 함께

32 나는 임 목사님과 사모님, 또 복음과 함께하고 싶어서 계속 칠레에 살고 싶었 다. 만약 목사님과 사모님이 아니라면 칠 레에 있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목사 님은 하나님은 질투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당신 한 분에게만 의지하는 것 을 원하시지, 다른 사람 의지하는 것을 싫어하신다. 라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복음보다 목사님과 사모 님을 더 의지하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목사님과 사모님에 대한 마음 을 놓을 수 있었고, 목사님과 함께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겠다 란 마음이 복음 과 함께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겠다 란 마음으로 바뀌었다. 김현, 너 한국 가서 담배 피우고 술 마시고 시간 허비할 것 같으면 바로 짐 싸서 칠레로 와. 그 말이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목사님이 나를 받치고 계시고, 나를 복된 길로 인도하고 싶어하시는구나. 목사님은 내가 얼마나 연약한지 아시 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것을 안 다. 그리고 칠레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 신다는 것도. 칠레에서, 나는 거듭나고 예수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고, 사람들에게 복음 을 전하면서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 었다. 지금은 한국에 왔지만 고향을 찾 는 연어처럼 복음의 알을 품고 칠레로 다 시 돌아가고 싶다. 특집 돌아온 단기선교사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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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¹«Ã»Ã¥-»ç³ªÀÌ·Î 솔직히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왜 그렇게까지 군대를 가려고하냐,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 그런 말을 하던 사람들조차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군대는 하루하루를 소종하게 생각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점점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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