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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희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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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평 플로티노스철학입문 *28) 송유례 플로티노스 (204/5-270) 는서양고대후기의대표적철학사조인이른바 신플라톤주의 의주창자로인정되는인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뤼케이온과더불어고전철학의산실이었던플라톤의아카데미는헬레니즘기에들어와눈에띄게회의주의적노선을표방하며, 그시대를풍미했던에피쿠로스학파와스토아학파의교조주의에대항한다. 하지만고대후기에이르러아카데미의회의주의를거부하고플라톤철학을 진리 를담지한하나의체계적이론으로재구성하려는일군의철학자들이등장하는데, 이들은스스로를 아카데미주의자 대신 플라톤주의자 라칭했고, 플로티노스는이러한플라톤주의자들중한사람이다. 플로티노스는플라톤형이상학의핵심분야인원리론에서두각을나타냈는데, 무엇보다도만물의원리로서제시된一者 ( 하나 ) 의초월성에대한끈질긴탐구와과감한사변은그자신의사상적중핵을이룰뿐만아니라, 그를철학사에서소위 중기플라톤주의자들 로부터구분시켜주는결정적요소이기도하다. 프로클로스와같은플로티노스의후예들은그의일자론을기반으로신플라톤주의 신학 을전개했고, 이렇게성립된신학은고대후기기독교의부흥에맞서이교문화의쇄신과통합을시도한 헬레니즘 운동에철학적토대를마련 * 이논문은 2007 년정부 ( 교육과학기술부 ) 의재원으로한국학술진흥재단의지원을받아수행된연구임 (KRF AL0016).

2 308 서평 해주었을뿐만아니라, 기독교신학의성립과발전 (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와뉘싸의그레고리오스 ), 나아가이슬람신학과신비주의의형성에도영향을끼친다. 르네상스시대에와서는중세아리스토텔레스 -스콜라주의에불만을품었던사상가들 ( 피코델라미란돌라, 마르실리오피치노, 조르다노부르노등 ) 의관심을끈다. 근대영국의캐임브리지플라톤주의와독일관념론을거쳐현대앙리베르크손의철학에이르기까지플로티노스는지속적으로철학적산파의역할을했으며, 철학의영역을넘어워즈워즈, 코울리지, 예이츠와같은문인들에게도영감을주었다. 이러한점들을고려할때, 플로티노스가영향사적관점에서중요하게다루어져왔다는사실이놀라울게없다. 하지만 20세기후반에들어, 플로티노스의철학자체에대한학계의관심이고조되었다. 앙리 (P. Henry) 와슈비쳐 (H-R. Schwyzer) 의플로티노스저작의표준판본의간행 (editio maior: , editio minor: ) 은이후플로티노스연구의촉매역할을하였다. 암스트롱 (A.H. Armstrong) 의영역 ( ), 하르더 (R. Harder) 의독역 ( ) 등주요현대어로된번역들은그리스어원전을 ( 잘 ) 읽을수없는독자들에게플로티노스사상으로의접근을가능하게또는용이하게하였다. 현재불어권에서는브리이에 (E. Bréhier) 의오래된번역 ( ) 을대체할만한새번역들이경쟁적으로출판되고있다. 이제우리는플로티노스의철학을한글로접할수있게되었다. 아직까지신뢰할만한원전완역판이나와있지않지만, 최근들어, 플로티노스와관련된서적들이다수출판되었다. 거기에는플로티노스의주요작품들의한글번역과연구서번역및연구서가포함되어있다. 플로티노스에대해다분히도식적이고단편적인철학사지식을얻는것으로만족할수없었던이들에게반가운소식이라할수있다. 아래에서필자는다음의일곱권의책을검토하고자한다 : (1) 도미니크 J. 오미라저, 안수철역, 플로티노스엔네아데스입문, 탐구사, 2009

3 플로티노스철학입문 309 (2) 화이트비저, 조규홍역, 플로티노스의철학, 누멘, 2008 (3) 조규홍, 플로티노스의중심개념, 영혼 - 정신 - 하나, 나남출판사, 2008 (4) 조규홍, 엔네아데스, 지식을만드는지식, 2009 (5) 조규홍, 플로티노스의엔네아데스선집, 누멘, 2009 (6) 조규홍, 플로티노스의지혜 - 그의작품 Enn. III 1, Enn. III 7, Enn. IV 7 을통한이해시도, 누멘, 2009 (7) 노영덕, 플로티노스의미학과예술의존재론적지위, 학술정보 ( 주 ), 2008 한국학계에서플로티노스는거의새얼굴과마찬가지이다. 그에상응하여플로티노스연구또한개척단계에있다. 이러한단계에서외국에축적된연구성과를참조하는것이유익하다. 안수철이번역한저서 ( 위에서 (1)) 는플로티노스연구의권위자인도미니크오마라 1) 가장기간의연구과수업경험을바탕으로쓴입문서로플로티노스연구를위한필독서로꼽힌다. 이책의두드러진특징은플로티노스의철학을문제와논변중심으로소개한다는점이다. 논점에맞추어엄선된텍스트들이세밀하게분석될뿐만아니라, 비판적으로고찰되기도한다. 이러한접근방법은플로티노스의글에서여러교설들을추려내어모으는방식 (doxographical approach) 과는달리, 독자들을플로티노스사상의심장부로직접인도하여함께생각하도록만드는장점이있다. 이책의한글번역은좋은책의번역이라는점에서행운의소산이지만, 좋은번역이라는점에서재능과노력의결실이라고볼수있다. 역자의유려하고정확한번역은그의문장력뿐만아니라, 이해력을증거한다. 나아가, 역자는오마라가제시한원전의영어번역을암스트롱의영역본과대조하는수고를아끼지않았다. 플로티노스철학용어들이한글로정착이되어있지않는상황에서주요용어들을어떻게번역할것인가는번역자들에게큰고민거리임에틀림없다. 게다가플로티노스가서양고대철학을비판적으로집대성 1) 아일랜드어 O Meara 는 오미라 보다는 오마라 에가깝게발음된다. 다음의인명표기도개선될필요가있다 : 발트 발테스 ; 바이어발트 바이어발테스 ; 페스튀기에르 페스튀지에르.

4 310 서평 하려고시도했다는점에서, 플로티노스번역은이전철학자들의번역의연장선상에서이루어져야한다. 사실, 현재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를위시한주요고대철학자들의원전들이한글로번역되고있는중이라, 번역어선택에대한고민을공론화하는것도필요하다고여겨진다. 이러한시점에서안수철은하나의모범적인번역안을제시한것으로평가된다. 다만, 역자가기존학계에서통용되는전문용어대신새로운번역어를사용한경우에는주의할필요가있다. 예를들어, 역자가 성찰 로옮긴 contemplation 은저자가그리스어 theôria 의번역어로택한것으로 (P. 146), 통상 관조 내지 관상 으로번역된다. 물론, 이번역어들은원어가지닌 바라본다 라는의미를부각시킬수있는장점이있다. 그렇지만, 해당문맥에서 theôria 가정신적인바라봄, 즉지적통찰을뜻한다는점에서능히 성찰 로옮겨질수있다. 이경우, 성찰 이어떤용어의번역어인지를처음에명시해두는것이도움이될같다. 역자가종종 성품 으로옮긴 nature 는문맥에따라 본성 또는 성질 로번역되는것이자연스럽다. 절도 로번역된 metron 은대체로 적도 내지 척도 로번역된다 (p. 163). 2) 완전성 으로옮겨진 perfection 은그리스어 entelecheia 의역어로아리스토텔레스철학이래존재양상의하나인 완전태 를의미한다 (p. 73). 마지막으로, 번역어 유출 과관련한난점을지적하겠다. 흔히플로티노스의철학이라하면만물이 일자 / 하나 에서흘러나온다는 유출설 을떠올리는데, 이때 유출 로번역되는말은 emanation 이다. 오마라는이영어단어가주로물질적과정을묘사하는데사용되기때문에, 비물질적실재들에적용하기에는부적절하다고여겨서물질적함의가다소덜한 derivation 이라는용어를사용하겠다고밝힌다 (p. 139). 이와관련하여, 역자는 emanation 을 방출, derivation 을 유출 로번역하였는데, 2) 다음은오역으로여겨지는대목들이다 : 150 쪽에서 이성 으로번역된 reason 의원어인 logos 는 이성 을비롯해 생각, 이치, 근거, 논변, 합리적원리 등여러가지를의미할수있다. 이문맥에서는사고의주체인이성이아니라사고작용즉생각을의미한다. 162 쪽에서저자는 조물주에대한배교 가아니라, 영지주의가주장하는 조물주의배교 를논하고있다.

5 플로티노스철학입문 311 전자를관례에따라 유출 로, 후자를 도출 로번역하는것이저자의의도에좀더부합하는것이라고여겨진다 (p. 125). 조규홍이번역한위트비 3) 의단행본 ( 위에서 (2)) 은플로티노스학계에서는오래전에잊혀진책이다. 20세기초반브래들리의관념론을신봉하던저자 (p. 13) 가집필한이책은플로티노스연구와관련된주제들을총망라하여다루는데, 사실연구서라기보다는오히려카탈로그에가깝다고할수있다. 많은주제들이목록별로제시되지만, 주제들이서로어떻게연결되는지에대한체계적인조망은결여되어있다. 심지어어떤경우에는그나마몇줄이어지던설명마저생략된다. 가령, 상승 이라는항목을찾아보면,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7권 17, 23이아무설명없이인용되어있다 (pp ). 셸리와플로티노스가비교되는대목또한셸리의시극 풀려난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Unbound 가인용된후 플로티노스의순수관념론적인사상을불멸의젊음과활동을통해재현하고있는것같다 라는감상으로마무리되어있다 (p. 109). 이러한책을과연역자가했듯이각주까지달아주며정성들여번역할필요가있었는지의구심이든다. 4) 역자는플로티노스의전작품의제목이실린부록을첨부하였는데, 몇가지번역상의난점을지닌것으로여겨진다. 5) 우선, 영혼의당혹스런처지에대하여 (Enn. IV 3-5) 6) 를보자면, 원제목에등장하는 3) 영어의 Whitby 는 화이트비 보다는 위트비 에가깝게발음된다. 4) 번역과관련해서다음사항을지적할필요가있다 : 76 쪽에서 질서정연함 (procession) 은 전진 또는 나아감 으로수정되어야한다. 128 쪽에서하나가 비결정적인악의이데아마저보충하여완전하게돌본다 라는문장이나오는데, 여기에서이데아는 eidos 의번역어로여겨진다. 그렇다면이번역은곤란하다. 왜냐하면, 플로티노스철학에는 악의이데아 가없기때문이다. 여기에서는 eidos 가일상적인의미에서 종류 를뜻하는것으로보인다. 5) 동일한작품목록이그의원전번역서들 ( 위에서 (3) (6)) 에도실려있다. 6) 플로티노스의제자인포르퓌리오스는스승의저작을주제에따라여섯군으로나누었는데, 각군은아홉편의작품들을포함한다. 이렇게편집된플로티노스의전작은전통적으로 엔네아데스 ( 그리스어로 아홉들 ) 로불리며, 줄여서 Enn. 로인용된다. 예를들어, Enn. IV 3-5 은네번째군의셋째작품부터다섯째작품을가리킨다. 통용되는인용방식은다음과

6 312 서평 aporia 는일상어법에서 당혹스런처지 를의미할수도있지만, 여기에서는전문적인학술용어로서 문제 를뜻한다. 다음으로, 선견지명에대하여 (Enn. III 2-3) 에서 선견지명 으로번역된원어는 pronoia 로어원상 미리보는것 내지 미리생각하는것 과관련되지만, 플로티노스는이용어를넓게는 보살핌 내지 돌봄 의의미로, 좁게는 신의보살핌, 이른바 신적섭리 의의미로사용한다. 선견지명 이현인이자신의운명을미리내다보고아는데있는것이라면, 섭리 는신이인간의운명과우주의질서를호혜성에입각해주재하는데있다고할수있다. 인간을택한악마에대하여 (Enn. III 4) 에서 악마 로번역된 daimôn 은고대그리스에서전통적으로어떤신적인존재내지신과인간사이의중간적존재를일컫는말로 정령 정도로번역될수있다. 이때 정령 이반드시악한것은아니다. 플로티노스는그의글에서보다구체적으로플라톤의신화들에서등장하는 정령 을염두에두고있는데, 플라톤의 정령 은인간의삶과죽음을동반하고인도하는역할을하는존재로 악마 와는거리가멀다. 끝으로, 지상세계에떨어진영혼에대하여 (Enn. IV 8) 라는제목을살펴보자. 원제목을직역하면 영혼의육체로의하강에대하여 정도가된다. 사실, 이작품은영혼의 하강 (katabasis) 이어떤의미에서 날개잃은추락 일수있으며, 어떤의미에서 세상구제의강림 일수있는지를보여준다. 그런데 하강 을 떨어짐 으로옮기면이작품이일방적으로영혼의 타락 내지 추락 을다룰것이라는잘못된예상을불러일으킬수있다. 따라서이경우엔제목을원어에충실하게번역하는것이안전하다고여겨진다. 플로티노스의그리스어는까다롭기로유명하다. 그래서그를이해하려는사람은우선언어장벽을넘어야하는부담을지게된다. 그러나설령뛰어난그리스어실력을가진자라도, 플로티노스의사고방식에익숙하지않은이상, 그의말을알아듣기가매우힘들다. 게 같다 : Enn. IV 8 [6] 1, 1 ( 제 4 군, 제 8 편 [ 작품이쓰여진연대에따라 6 번째 ] 제 1 장, 제 1 행 ).

7 플로티노스 철학 입문 313 다가 플로티노스는 언어의 한계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낀 철학자이 고 그 한계를 자신의 언어 사용을 통해 드러내려고 했기 때문에, 그 의 작품들에서 자기초극적인 내지 자기지양적인 언어를 만나는 것 은 우연이 아니다. 한 번 그의 논점을 놓쳐버리면, 그 다음엔 그야말 로 오리무중을 헤매야 한다. 그래서 플로티노스 읽기는 고도의 집중 력을 요구하는 생각하는 명상이기도 하다. 플로티노스의 글을 번역하 기란 이보다 한층 더 어려운 작업이다. 이번에는 스스로 플로티노스 를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플로티노스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 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의 말을 옮겨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규홍은 플로티노스의 작품 여러 편을 한글로 번역하여 네 권의 책으로 묶어 출판하였다(위에서 (3) (6)).7) (3)은 플로티노스 철학의 중추를 구성하는 세 가지 개념인 하나, 정신, 영혼에 관련된 다섯 작 품들(Enn. IV 8, V 4, V 1, V 6, V 3) 에 대한 역주서이다. (4)는 사랑과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작품들 (Enn. I 6, III 5, V 8)을 번역 한 것이며, (5)는 38개의 주제를 선별하여 그에 해당되는 조각글 8) 을 모아 번역한 것이다. (6)은 역자의 시간과 영원 사이의 인간존재 (성바오로, 2002)의 교정본으로, Enn. III 1, III 7, IV 7의 번역을 포 함한다. 이 중 III 7 영원과 시간에 대하여 는 1998년 밤베르크 대 학 학위논문 Zeit als Abbild der Ewigkeit의 한글본이다. 이 모든 역서에서 역자는 앙리 슈비쳐의 표준 판본 대신 하르더 의 독일어 번역판에 실린 텍스트를 기본으로 삼았다. 두 판본의 내용 상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별도의 전문적 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7) 역자는 플로티노스 자신이 실제로 무슨 말을 하였고, 그런 말을 통하여 무엇을 이해시키고자 하였는지 그 일차적인 자료(작품)에 관심을 갖는 일 플로티노스를 플로티노스를 통하여 이해하는 일 ((6) p. 26)의 중요성 을 강조한다. 8) 역자가 사용한 조각글 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사 실, 플로티노스의 작품은 거의 온전한 형태로 전해졌기 때문에, 일반적 의 미에서의 조각글(fragment)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III 9 다양한 연구들 에 실림). 물론, 역자가 이러한 조각글을 모아서 번역한 것은 아니다. 역자 가 말하는 조각글 은 역자 자신이 원문으로부터 떼어내어, 말하자면 조각 으로 만들어, 특정 주제하에 배당한 글이다.

8 314 서평 이점을접어두고한가지실용적인면을고려하자. 플로티노스학계에서는의사소통상의편의를위해서표준적인인용방식의준거로앙리-슈비처의판본을사용하고있다. 이판본을사용하지않는경우에는독자들이인용된텍스트를재확인할수있도록대안적인인용방식을제시해야할것으로여겨진다. 특히, 긴장들로구성된작품의경우, 행수를명시하지않으면, 번역된원문의위치를확인하기가매우힘들다. 이와같은어려움은특히 (5) 에서주제별로인용된 조각글 의출처를확인하는과정에서자주마주치게된다. 역자가번역에들인정성과노고를경시할수없는만큼, 그가미개척분야의선구자로서겪는어려움또한간과할수없다. 그의번역에는아직다듬어져야할부분이많은것으로보인다. 따라서독자들은그의번역을주의하여사용해야한다. 가능하다면, 영어번역이나다른현대어번역을함께참조하면서읽는것이안전할것이다. 아래에서우리는플로티노스사상의기초적이해와관련된몇가지경우만예시적으로검토해보겠다 : 9) 9) 이외에다소고치기쉬운오역을지적하자면다음과같다 : (4) p. 29: 어떻게건축가가집의외양을집안에존재하는그것과일치하는지를내다보면서그것이아름답다고말하는것일까? 로번역된원문은다음과같이번역될수있다 : 어떻게집짓는사람이바깥의집을집의내적형상에일치시킨후아름답다고말할수있는가? ; (4) p. 38: 그때문에신비주의자들이알아듣기힘든말로불순한이들을정당하게가르쳐왔듯이, 그들은 하데스로떨어져서진창에서뒹굴것 이라고말했으니 로번역된원문은다음과같이번역될수있다 : 그때문에 [ 신비의식에 ] 입문한자들이정화되지않은자에대해, 그가 하데스의진창에눕게될것 이라고올바르게 ( 수수께끼처럼 ) 암시한다. ; (4) p. 76: 왜냐하면이 갑자기 가현재하는중에는 [ 선후를 ] 구별할만한단서가없기때문이다 는다음과같이수정될필요가있다 : 이 [ 갑자기 에관련된 ] 점은현재의논의와는상관없다 (diapherei gar ouden en tôi paronti). ; (4) p. 78: 그것은곧세계창조가신의은총과무관하다는말이다. 여기에서은총으로번역된 charin 은 위하여 라는전치사이다. 원래의문장에는논변의목적 ( 그것을위해서논변이전개된바 ), 즉논점으로되돌아가자라는말만있지, 세계창조 나 신의은총 에대한언급은전혀없다 ; (4) p.106: 아프로디테가제우스와디아나 (diana) 사이에서태어난존재라고서술되었는데, 디아나대신 디오네 (dione) 가맞다 ; (4) p. 181: 그것을명령받은 [ 영혼의 ] 힘 이아니라 그것에배당된 [ 영혼의 ] 능력 이다 ; (6) p. 313: 영혼이육체도아니고육체의감정도아

9 플로티노스철학입문 315 우선, 플로티노스는정신을두가지로나누는데, 하나는생각하는 (logizomenos) 정신이고, 다른하나는생각을부여하는 (logizesthai parechôn), 다시말해생각을가능하게하는정신이다. 이러한명제를담은원문을역자는다음과같이어려운말로옮겼다 : 정신은한편능동적사유와다른한편수동적사유로구별된다. ((3), p. 66) 이후다음의번역문이따른다 : 그런데능동적으로사유하는영혼존재곁에는정의롭고아름다운것들이함께하기에, [ 영혼이 ] 정의롭거나아름답게머무르기만한다면, 언제든합리적으로찾아나서려는움직임이생겨날것이다. (p. 67) 이문장은사실직역도아니고, 이해를돕기위한의역도아닌것으로보인다. 원문을직역하면다음과같다 : 생각하는영혼이정의로운것들과아름다운것들을다루고, 생각하는능력 (logismos) 이이것이정의로운가, 또이것이아름다운가를묻기때문에, 무언가안정적으로정의로운것이있어야만한다. 그것에기반하여영혼에생각이생길수있도록. 여기에서 안정적으로정의로운것 은정의로운것자체즉정의의이데아를지시하며, 이정의의이데아가플로티노스에따르면, 신적인정신의구성요소이므로신적인정신은우리영혼의생각하는정신으로하여금정의에대해생각하는것을가능하게한다고할수있다. 이와관련하여, 플로티노스는신적정신이한편으로는우리에속하지만, 다른한편으로는우리에속하지않는다고주장을펼친다. 다음의번역문을보자 : 사실상정신은우리의일부이면서동시에우리의일부가아니다. 그렇듯우리는그 ( 정신 ) 에게가까이접근하면서동시에가까이접근하지못한다. ((c), p. 89). 이문장에서 가까이접근하다 로번역된동사 proschrêsthai 는 추가적으로사용한다 를뜻한다. 플로티노스의생각을정리하자면, 우리가신적인정신을추가적으로 니다 에서 감정 을 상태 (pathos) 로고쳐야한다 ; p. 317: 너희자신을 [ 내게서 ] 구원하거라 로번역된엠페도클레스의단편 B112 는간단히 안녕! 을뜻한다 ; p. 322: 영혼이 인간을선하게이끄는 것이아니라, 인간에게 선행을베푼다. 덧붙여, (4) 에서역자는칼립소를 거대한괴물 이라고부르는데, 사실정반대로오뒷세우스에게자신과함께살면불멸성을주겠다고한미모의요정이다 (p. 14, p. 46).

10 316 서평 사용하는한, 신적인정신이우리에속한다고할수있고, 그렇지않는한, 우리것이라고할수없다. 다음으로는플로티노스가지혜와지혜에대한의식을구분하는대목을살펴보자. 플로티노스는우선건강한사람이자신이건강하다는사실을의식하든말든상관없이건강하고, 아름다움사람은자신의아름다움을의식하지못하더라도아름답다는점을확립한다. 이를기반으로현자는자신의지혜로움을의식하지않더라도지혜롭다는논변을개진한다. 이러한생각은플로티노스철학의매우독특한부분으로그의무의식이론과연결된다. 이맥락에서다음의번역문은논의의흐름을차단해버린다 : 그런데만일자신이지혜롭다는사실을인지하지못한다면, 과연그의지혜가타당한것일까? ((5), p. 13). 그러나원문은다음과같은내용을담고있다 : 설령그가지혜롭다는것을의식하지못한다고해서, 그가덜지혜로워질수있는가? (5) 의지혜와관련된마지막단편 (p. 15) 에는지혜에의해생성된산물, 즉세계가실상아름다움과무관하다는문구가있는데, 이는원문에도없고, 플로티노스철학과상충되는말이다. 플로티노스에따르면, 세상은지혜에의해만들어졌기때문에근본적으로아름답다. 물론, 이세상을만든지혜는더아름답지만. 끝으로, (5) 에서 깨달음 이라는주제아래놓인 조각글 에주의를기울여보자. 플로티노스는아름다움자체를보기위해서는육신의눈을감고, 대신다른시각을일깨우라고권한다. 모두가가지고있지만, 소수만이사용하는 시각을. 해당번역문은다음과같다 : 너는그저네눈을감아버리듯누구나가지고있지만거의쓸모가없는 [ 낡은 ] 얼굴이아닌다른얼굴로고쳐깨어나라. (p. 21) 여기에서역자는그리스어 opsis 를 얼굴 로옮겼는데, 이는독일어번역어인 Gesicht 가우연히 시각 외에 얼굴 이라는의미를가지는데서연유한것이아닌가하는생각이든다. 이상의예시들은플로티노스사상의오해를막기위해서는보다신중하고주의깊은번역이필요하다는것을보여준다.

11 플로티노스 철학 입문 317 조규홍은 대부분의 역서에 플로티노스의 생애에 대한 간략한 서술 을 첨부하였는데, 이에 대해서도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i) 역 자는 플로티노스의 출신지로 리콘폴리스 를 언급한다((3) p.189). 실 제로 4세기 에우나피오스(Vitae Sophistarum)는 플로티노스의 고향을 이집트의 뤼코폴리스 라고 전했는데, 이 전승의 진위 여부는 아직까 지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포르퓌리오스의 플로티노스의 생애 (Vita Plotini) (이후 생애 로 약칭)에 따르면, 플로티노스는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전기 작가의 수사적(rhetorical) 장치일 가능성이 있다. (ii) 플로티노스가 로마 황제 고르디아누스 III세의 명을 따라 242년 페르시아 지역의 당대 여러 종교 및 가르침들과 전략적인 접촉을 가졌다는 사실 ((6) p. 16) 은 옳지 않다. 생애 3에 따르면, 플로티노스가 페르시아와 인도의 지혜에 관심이 있어 황제 고르디아누스 III세의 페르시아 원정대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한다. (iii) 플로티노스가 황제 갈리에누스와 황후 의 주문으로 이상도시를 건설하려고 했다(cf. (3) p. 244, (4) p. 17, (6) p. 21)는 진술은 근거가 없다. 생애 12에 따르면, 오히려 플로티 노스가 황제에게 플라톤도시(Platonopolis) 의 건설을 제안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iv) 플로티노스가 지병으로 풍을 심하게 앓았다는 진 술 또한 근거가 없다((4) p. 17). (v) 역자는 플로티노스가 살아있는 동안 신과의 합일을 네 번 경험했다고 하지만((6) p. 14, cf. (4) p. 17),10) 생애 의 저자인 포르퓌리오스는 자신이 스승과 함께 로마에 서 활동했던 시절에 그 일이 네 번 일어났다고 보고한다( 생애 23). 물론, 이 보고의 신빙성은 논란의 대상이다. 역자는 (3)과 (6)에서 플로티노스 철학에 대한 자신의 기본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 무엇보다도 플로티노스의 절대자인 하나 를 파르메 니데스의 하나 에 접근시키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11) 사실, 플로티노 스의 하나 가 존재를 초월하는 절대자로서 바로 파르메니데스의 존 10) 노영덕의 저서 (7) p. 12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견된다. 11) (6) p. 154: 하나 와 존재 를 동일하게 이해하는 플로티노스의 통찰은 물 론 파르메니데스의 입장을 뒤따른 것이다. cf. (6) pp , (3) p. 134.

12 318 서평 재하는하나 와다르다는것이기존학계의합의된입장이다. 이러한통론에반대하여, 역자는 하나 를 순수존재 로파악하고, 나아가이 하나 가정신과영혼과일체를이룬다는 삼위일체설 을주장한다. 12) (3) 에서 V I 세가지원천적인자립체들에대하여 의번역을제시하며, 이저술에담긴사상이기독교의삼위일체적신관에영향을끼쳤다고소개한다 (p. 43, cf. (6) p. 28-9, p ). 나아가 (6) 의제 5장에서는 플로티노스의삼위일체적존재론적관점 을통해 오늘날포스트모더니즘의다원주의적입장 을극복할수있음을시사하며 (p. 9) 하나-됨의신화 를복원하길지향한다 (p. 378). 실제로, 역자에의해 자립체 로번역된그리스어 hypostasis 는기독교에서 위격 을가리키는용어로쓰이게되었고, 플로티노스의형이상학적원리론이기독교의삼위일체론에영향을끼친것은사실이다. 이와관련한복잡한영향사와 하나 의초월성에대한심화논의는이서평의범위를벗어난다. 다만, 독자의오해를막기위해몇마디비판적언급이필요하다고여겨진다. 첫째, 플로티노스에게세가지원리들, 하나, 정신그리고영혼은위계적질서안에놓여있어동등할수도동일할수도없다. 둘째, 역자가자신의주장을뒷받침하기위한결정적전거로인용한문장에주목하자 ((3) p. 154): 이세가지 [ 하나, 정신, 영혼 ] 는하나이며모든존재하는것들은그런식으로하나인셈이다. (VI 6, 10, 18) 하지만해당원문은상당히다른내용을담고있다. 플로티노스는우선각각의존재가하나라고주장한다. 그래서여럿인것조차하나인것이다. 여기에이어문제의문장이나온다 : 예를들어셋이하나이듯, 모든존재자들은그런식으로하나이다. 여기에서 셋 (trias) 은 여럿 (polla) 의한예이다. 즉, 소위 삼위 와는아무런상관이없다. 물론, 이런짧은반박을통해플로티노스의철학에서 삼위일체론 을읽으려는시도가좌초된것은아니다. 하지만, 12) (3) p. 147, (6) p. 227, 각주 76: 삼위일체적인세가지요소는플로티노스에의하면, 하나로어우러져있다. (cf. p. 262, 각주 114) 특히, 바이어발테스가 하나 의초월성에집착하여, 플로티노스의 삼위일체적실체 를정확하게파악하지못했다고비판된다 (p. 205, p. 400).

13 플로티노스철학입문 319 역자의과감한해석이설득력을얻기위해서는보다치밀하고정확한논변이요구된다. 이제플로티노스의미학을다룬연구서 (7) 로넘어가자. 한국의플로티노스연구가초보단계라는일반적진술에도예외가있다. 미학자노영덕은플로티노스의미사상에대해심도있는논의를보여준다. 더욱이선명하고품위있는문체와체계적인구성이그의논의를보다설득력있게만든다. 저자는플로티노스의미사상을내적으로분석할뿐만아니라, 중세와낭만주의, 상징주의, 표현주의그리고칸딘스키의추상회화와연결시켜논하면서, 그것을 초월의미학 으로미학사에자리매김한다. 기본적으로저자는미를현세적인것과탈세적인것으로구분하며, 전자를내재의미학, 후자를초월의미학과짝지운다. 이러한구분을바탕으로, 내재의미학이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라면플라톤에의해주창된초월의미학은그실질적전개가플로티노스부터이다 (p. 8) 라는주장을내세운다. 학계에서는플로티노스의미사상과관련해서특히두가지사항이이목을끌어왔다 : 첫째, 플로티노스의 균제론 비판, 둘째, 페이디아스의제우스상에대한설명. 저자도이두가지점을비중있게다루었고, 각각에대해흥미롭고매력적인해석을제시한다. 하지만, 그의해석이원문의내용과맥락을충실히반영하고있는지는비판적으로검토되어야할것이다. 아래에서해석상의문제를몇가지지적하겠다. 우선, 균제론 비판에눈길을주자. 미를균제 (symmetria) 로보는견해는저자가지적하듯이고대그리스의전통적인입장중의하나이지만 (p. 35), 플로티노스가겨냥한주요논적은스토아학파로받아들여지고있다. 저자는균제가지켜짐에도불구하고동일한얼굴이어떤때는아름답지만어떤때는그렇지않다고한플로티노스의말이미를대하는인식주체의주관적상태를중시한, 상당히현대적인생각이라고평가한다 (p. 36). 하지만원문을잘살펴보면, 플로티노스가좀더특수한경우를염두에두고있음이드러난다. 즉, 균형잡힌얼굴이살아있을때에는아름답지만, 죽으면더이상그렇지않다는것이다 (p.

14 320 서평 39: 육체에생명이없어지면그어떤육체도비록균제를잘이루고있다해도미를잃는다 (VI 7, 22). ) 이러한생각은미와추를가르는기준이생명에있음을암시한다. 그런데, 이기준은객관적이며, 인식주체의주관적상태에의존하지않는다. 바로이런생각의연장선에서플로티노스는 추한모습의살아있는사람이아름다운사람외형을한조상보다실상은더아름다운것 (VI 7, 22, p. 38) 이라고주장한다. 사실, 이러한주장을일반화하기는어렵다. 그러기엔현대인의미감이너무나다양하고주관적인게사실이다. 하지만, 생명력을미와관련시킨점은많은경우여전히호소력을지닐수있을것같다. 다음문제로넘어가자. 저자는플로티노스가그리스의전설적조각가인페이디아스의작품인올림피아의제우스상에대해언급한내용을플로티노스예술론의핵심으로여긴다 (p. 43). 해당원문은다음과같이번역될수있다 : 페이디아스가제우스상을만들었을때, 아무런감각대상도본뜨지않고, 만약제우스가우리눈앞에나타나길원한다면, 그러한모습일것이라고여겼다 (Enn. V. 8. 1, 38-40, 필자번역 ). 이에대해저자는다음과같은해석을제시한다 : 피디아스가제작한제우스상은모델인제우스스스로가취하여보여준모습을현실의감각가능한것으로옮겨놓은것이지, 피디아스가현실경험을토대로만들어낸이미지를표현한것이아니었다. (p. 49) 13) 이러한해석을기반으로저자는플로티노스가예술발생의기원을 현실과는무관한, 순수예술적관념 에두고있다고주장한다 (p. 50). 저자에따르면, 플로티노스에게 예술가는미의형상이현실세계로진입하는것을가능케하는매개자일뿐이다. 그러니까예술가쪽에서자발적으로가동하는창조적상상력같은것은예술행위에전혀개입되지않고있는것이다 (p. 74). 저자는실제로제우스가페이디아스에게나타났다고믿는듯한인상을준다. 하지만플로티노스는단지 페이디아스가 [...] 만약제우스가우리눈앞에나타나길원한다면, 그러한모습일것이라고여겼 13) cf. p. 43, p. 50, p. 73.

15 플로티노스철학입문 321 다 14) 고말할뿐이다. 물론, 페이디아스가상의제작에앞서어떤관념, 가령, 만신의아버지이자우주의최고권력자내지완전한존재라는관념을가졌으리라짐작할수있다. 그리고정말그런존재가자신앞에나타난다면, 어떤모습일지를상상해보았으리라. 이경우, 그의제작을인도한것은그러한관념이지, 특정한감각적모델, 예를들어, 어떤왕이아니다. 하지만, 그러한관념을감각가능한것으로옮기기위해서는예술가가단순히 매개자 로남을수는없고, 자발적으로예술행위에참여해야한다. 나아가, 페이디아스는자신의현세적감각경험을예술작업에동원해야했을것이다. 왜냐하면, 그의제우스상은칸딘스키의추상회화와는달리, 매우구상적인형태를가지고있었기때문이다. 이러한해석이야말로저자의다음진술에더잘맞는것으로여겨진다 : 예술은자연을모방하는것이아니라영혼내부에있는미의형상을자연에유출해내는행위이다. 미의형상은아직물질화되지않은정신의것이다. 이것을현실과자연에구체화해내는예술이란형상의실현이면서새로운현실을창조하는작업이다. (p. 71) 오랫동안한국고대철학계의관심은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에집중되어왔다. 그러나최근들어그관심의폭이넓어지면서여태까지소홀히다루어진철학자들이조명받기시작했다. 플로티노스는서양고대철학의전개와 운명, 그리고그것의재생을이해하기위해반드시주목해야할인물이다. 한국에서플로티노스에대한연구가본격적으로시작된것을환영한다. 흔히시작이반이라고한다. 하지만첫단추를잘끼워야한다는말도잊지말자. 송유례서울대학교 14) 여기서원문은사태의 가능성 을의미하는기원법 (optative) 의형태로쓰여져있다 : epeita ho Pheidias ton Dia pros ouden aisthêton poiêsas, alla labôn hoios an genoito, ei hêmin ho Zeus di ommatôn etheloi phanê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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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EDB9AEC0DBBCBAB9FD2E687770> (1) 주제 의식의 원칙 논문은 주제 의식이 잘 드러나야 한다. 주제 의식은 논문을 쓰는 사람의 의도나 글의 목적 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 협력의 원칙 독자는 필자를 이해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다. 따라서 필자는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나 표현을 사용하여 독자의 노력에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3) 논리적 엄격성의 원칙 감정이나 독단적인 선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