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사례 최종(온라인)

Transcription

1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김상훈 교수(서울대학교) 이방실 기자(동아일보)

2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지은이 김상훈 교수(서울대학교) 이방실 기자(동아일보) 발행일 2018년 6월 1일 발행처 아산나눔재단 주소 홈페이지 전화 팩스 서울시 중구 동호로 ) ) ISSN , Vol.4 No.5 Copyright 2018 아산나눔재단(The Asan Nanum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본 내용은 아산나눔재단에서 진행하는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사업을 통해 개발된 사례로 재단 및 저자의 허락 없이 내용의 일부를 인용하거나 발췌하는 것을 금합니다. Copyright 2018 The Asan Nanum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This publication was prepared by The Asan Nanum Foundation. No part of this publication may be reproduced, stored in a retrieval system, or transmitted in any form or by any means-electronic, mechanical, photocopying, recording, or otherwise-without the permission of The Asan Nanum Foundation.

3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1) 김상훈 교수* 이방실 기자* 2014년 1월 2일 아침, 이날은 서울 종로구 경운동에 있는 CJ포디플렉스 본사로 출근하는 최병환 대표의 각오가 남다르다. 그가 CJ헬로비전에서 모바일 TV 서비스 티빙(tving) 사업을 이끌다 실감(實感) 상영 시스템 4DX 제공업체인 CJ포디플렉스로 자리를 옮긴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그는 전 세계 극장 사업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단 한 개의 4DX 상영관이라도 더 열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CJ그룹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확산 전략의 일환으로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츠 분야의 국제화를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CJ포디플렉스는 전 세계 14개국에 새롭게 진출하며 46개의 4DX 상영관을 추가로 개관하는 성과를 거뒀다(Exhibit 1). 1) 본 사례는 경영 교육 및 수업 토론을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구체적인 수치는 실제와 다를 수 있으며, 일부 내용은 각색되었음을 밝혀둔다. 김상훈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취득한 뒤 스탠포드대학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하이테크 마케팅, 문화예술 마케팅 분야의 연구와 자문을 하고 있다. 하이테크 마케팅, 앞으로 3년 세계 트렌드, 영화 마케팅 바이블 (역서)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 번역하였으며, 최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문화예술계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방실은 동아일보 기자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해 벤처중소기업부, 경제부, 사회부, 생활경제부 기자로 일했다. 현장에서 쌓은 실무 지식에 깊이를 더하고자 미국으로 건너가 듀크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올리버와이먼에서 전략 컨설팅 경험을 쌓은 후 다시 언론계로 돌아왔다. 두 번째 언론사인 동아일보에서 DBR(Dong-A Business Review) 제작에 참여하며 학업을 병행, 서울대학교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에서 공학박사(기술경영) 학위를 받았다. 1

4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그러나 CJ포디플렉스는 3년여 전 모기업인 CJ CGV에서 독립해 홀로서기를 한 이래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Exhibit 2). 회사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최소 200개의 4DX 상영관이 필요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4DX 상영관은 87개에 불과하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에는 4DX 상영관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심지어 영화 산업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는 아직까지 단 한 개의 상영관도 열지 못했다. 4DX 시스템의 글로벌 확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최병환 대표가 2014년에는 어떻게 해서든 미국에 4DX 전용관을 열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이유다. CJ포디플렉스는 지난해 7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LA 다운타운에 있는 LA라이브(LA Live)에 진출하기 위해 AEG(Anschutz Entertainment Group)와 7개월째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LA라이브는 연간 1,500 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LA 최고의 관광 명소로, 축구장 열다섯 개 정도의 크기로 조성된 대단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복합 단지다. LA라이브 개발 운영 사업자인 AEG는 이곳에 극장을 짓고 리갈시네마(Regal Cinemas)에 위탁 운영을 맡기고 있는 상황인데, 다행히 4DX 시스템 도입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AEG 측은 LA라이브에 들어오고 싶다면 열네 개의 멀티플렉스(multiplex, 복합상영관) 상영관 중 160석 규모의 기존 상영관을 하나 내줄 테니, 대신 LA라이브 내 컨벤션센터 옥외 전광판에 연간 최소 200만 달러의 광고를 집행하라 는 요구를 하고 있다. CJ포디플렉스가 생각지도 못한 요구 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내놓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AEG는 영화 상영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극장 사업자가 아니라 광고 매출을 주 수익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서 AEG 측은 공간을 임대해 줄 테니 상영관 리모델링 공사와 4DX 시스템 설치비는 CJ포디플렉스가 전액 부담하라 는 입장이다. 이는 아직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한 CJ포디플렉스에는 부담이 너무 큰 요구였다. 어렵사리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협상을 계속 이어가고는 있지만, 서로의 의견 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보니 협상을 시작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나고 있다. 2014년 말까지 4DX 상영관 수를 현재의 약 두 배 수준인 18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은 최병환 대표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져 간다. 전 세계 영화 흥행 수입액 중 약 3분의 1은 북미 지역(미국 및 캐나다)에서 나온다. 그러니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4DX라는 새로운 상영 플랫폼이 주류에 편입되기는 쉽지 않다. 2014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시장 공략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과연 LA라이브와의 계약이 최선의 선택일까? 아무리 입지 조건이 매력적이라 해도 이렇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AEG와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까? 새해 첫날부터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은 최병환 대표에게 마침 김태영 CJ포디플렉스 미국지사장2)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도착한다. LA라이브 극장을 위탁 운영 중인 리갈시네마가 중간에서 4DX 도입에 대해 계속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테마파크에나 어울릴 법한 4DX 상영관을 도입하면 자칫 사람들의 2) 2017년 10월 기준 직책은 CJ포디플렉스 시네마사업팀장 2

5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웃음거리만 되고 리갈시네마의 브랜드 가치도 훼손될 거라는 논리입니다. AEG가 기본적으로 4DX 도입에 우호적이긴 하지만, 리갈시네마가 계속 반대하면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용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김태영 미국지사장으로부터 온 메일을 읽은 최병환 대표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만 간다. 전 세계 영화 산업 동향 년 전 세계 영화 흥행 수입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353억 달러를 기록했다(Exhibit 3). 같은 기간의 관객 수는 70억 명에서 65억 명으로 9% 하락했다. 전체 관객 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흥행 수입이 증가한 것은 신흥 시장의 성장과 평균 영화 관람료 상승 덕분이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화 흥행 수입이 크게 성장하는 추세다. 이 지역의 영화 흥행 수입은 2009년 72억 달러에서 년 111억 달러로 54% 성장했다. 특히 중국은 2012년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 규모의 지위를 꿰찼을 정도로 영화 시장이 커졌다. 그 외에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터키 같은 신흥 시장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그중 멕시코의 경우는 정부 차원의 육성책3)에 힘입어 영화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년 멕시코 영화 흥행 수입은 전년 대비 약 18% 성장한 9억 1,200만 달러, 관객 수는 약 9% 증가한 2억 4,80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 2000년 1,980개에 불과했던 멕시코의 상영관 수는 년 말 기준 5,547개로 2.8배가량 증가했다(Exhibit 4). 반면 북미 지역의 영화 관객 수는 지난 10년간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북미의 영화 흥행 수입은 여전히 규모 면에서 세계 1위지만 성장률은 고작 1~2%대를 맴돌고 있다. 미국영화협회(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 MPAA)의 발표에 따르면, 년 전 세계 영화 흥행 수입은 2009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지만 북미의 경우는 같은 기간에 성장률이 3%에도 못 미쳤다. 그나마 수익이 늘어난 것도 관객 수가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평균 영화 관람료가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년 북미 지역 영화 관객 수(13억 4,000만 명)는 전년 대비 1% 하락한 반면, 평균 영화 관람료는 2% 상승했다. 신흥 시장의 약진과 함께 영화 산업이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평균 영화 관람료 상승의 배경에는 3D 상영관이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객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극장 사업자들은 일반 상영관 대비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특별 상영관을 도입해 수익 증대를 꾀하고자 한다. 단적인 예로 수년 째 성장 정체로 고전 중인 북미 지역의 경우, 년 3D 상영관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북미 전체 영화 흥행 수입의 17%를 차지했다. 3) 대표적 육성책으로, 2003년부터 2008년 사이에 멕시코 정부의 영화 제작 관련 투자는 2,060만 달러에서 6,570만 달러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3

6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북미 지역에서 3D 영화 상영 시스템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업체는 2003년 설립된 리얼디(RealD)다. 3D 상영을 지원하는 디지털 영사기 앞에 특수장비를 설치해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RealD Cinema Systems)을 자체 개발한 리얼디는 극장 사업자들에게 이 특수장비를 대여해 주고, 극장으로부터 3D 영화 관객당 일정액을 라이선스 비용으로 받는다. 3D 영화 관람료의 경우 일반 2D 영화보다 약 3달러 정도 높은 요금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3D 영화 상영으로 인해 창출되는 추가 매출액을 극장 사업자와 리얼디가 나누는 형태다. 3D 입체 영화를 관람할 때 필요한 일회용 편광안경 비용(개당 1달러)은 극장 사업자가 아닌 영화 배급사가 리얼디에 지급한다. 극장 입장에서는 신규 설비에 대한 투자비를 지출하지 않고도 3D 상영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구조다. 홈비디오나 VD 서비스 등과 달리 극장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제공하는 3D 영화는 영화의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관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영화 흥행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는 몰입형 영화 상영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니즈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3D 영화의 경우 복제가 어렵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가령 극장에서 캠코더로 녹화해 해적판 영화를 유통시키려 해도 일반 디스플레이에서는 영상이 불완전하게 재생되기 때문에 불법 복제의 위험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그만큼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3D 상영관은 매력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 있는 3D 상영관은 5만 2,805개로, 전체 디지털 상영관의 47%에 달한다. 3D 상영관이 점점 늘어나면서 아이맥스(IMAX)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대형 스크린(Premium Large Format. 일반 스크린보다 약 30% 더 큰 스크린으로, 보통 가로 길이가 15~16m가 넘는 대형 상영관)에 대한 극장 사업자들의 수요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Exhibit 5). 아이맥스 는 대개 초대형 스크린 영화를 지칭하지만, 본래 캐나다의 영화 제작사인 아이맥스사(IMAX Corporation)의 필름 포맷을 말한다. 오리지널 아이맥스 영화는 아이맥스 전용 고해상도 카메라와 필름(70 )을 가지고 촬영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비용도 많이 들고 촬영 장비도 너무 크고 무거워서 일반 상업 영화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맥스사는 2008년 일반 35 영화 필름을 디지털 방식으로 스캔해 해상도를 높이고 색감 등을 보정해 아이맥스 필름 포맷으로 변환하는 DMR(Digital Media Re-Mastering) 기술을 개발했다. 년 말 기준 아이맥스 상영관은 전 세계 701개(일반 상업용 극장 기준)에 달하며, 년 한 해 동안 아이맥스 DMR 기술로 전환된 영화는 38개다. 아이맥스사의 매출액은 크게 스크린 상영 매출, 시스템 관련 매출, 기타 매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스크린 상영 매출의 공급원은 영화 배급사와 극장 사업자 두 곳이다. 먼저, 아이맥스 DMR 작업의 대가로 영화 상영 총수익의 약 10~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영화 배급사로부터 받는다. 또한 개별 극장과 매출 공유(revenue sharing) 계약을 맺고 영화 상영 수익의 일부를 가져간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맥스사는 평균적으로 전체 아이맥스 영화 상영 수익의 16.5%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령, 아이맥스 영화 관람료가 15달러라면 티켓당 약 2달러 47센트를 아이맥스사에서 가져간다. 시스템 관련 매출은 아이맥스 4

7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전용 디지털 영사 시스템(두 개의 영사기를 사용해 색조는 기존보다 약 40%, 밝기는 약 60% 보강)을 설치하는 대가로 극장으로부터 받는 매출액이다. 상영 시스템을 극장에 판매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이밖에 아이맥스 극장(직영) 운영, 아이맥스 전용 카메라 대여, 아이맥스 전용 필름 판매, 아이맥스 영화 배급에 따르는 매출 등이 있다. 한편, 최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내놓는 영화들은 이미 검증된 만화나 소설 등을 기반으로 한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프랜차이즈 영화들은 프리퀄(prequel, 과거로 회귀해 스토리 전개), 리부트(reboot, 이미 존재하는 영화의 콘셉트 및 캐릭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스토리 전개), 스핀오프(spin-off, 기존 등장인물이나 상황 중 하나를 떼어내 전혀 다른 스토리 전개) 등 다양한 방식 으로 제작되고 있다. 2014년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만 해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 이미 전작을 통해 흥행이 검증된 영화들이다. 이에 따라 각 스튜디오의 배급 전략은 적게는 서너 편, 많게는 여섯 편 정도의 메가톤급 제작비(2억 5,000만 달러 안팎) 가 투입된 영화로 승부하는 것이 거의 유일하다. 즉,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들어간 소위 텐트폴 콘텐츠(tent-pole content) 4) 들을 극장에 걸고, 그 밖의 소박한 영화 콘텐츠는 주로 홈비디오나 VD 시장 등을 통해 유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CJ포디플렉스와 4DX 시스템의 주요 연혁 CJ포디플렉스의 4DX 시스템은 두 눈으로 보는 영화를 넘어 온몸으로 체험 하는 영화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영화 상영 플랫폼이다. 육안으로 관람하는 일반 2D 영화나 입체 안경을 쓰고 즐기는 3D 영화 감상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진동, 모션, 물, 바람 등의 효과와 함께 색다른 4D 영화를 경험(eXperience) 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라는 뜻에서 4DX 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상영관에 모션체어(motion chair)와 특수 환경장비를 도입해 영화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바람이 불고 향기가 나는 등 시각과 청각은 물론 방향감각과 촉각, 후각까지 자극해 보다 역동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CJ포디플렉스 법인이 출범한 것은 2010년 10월5)이지만 실제 4DX 사업은 이보다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CJ포디플렉스의 모회사인 CJ CGV에서 시작되었다. CJ CGV는 지난 2008년 7월 CGV상암 내의 상영관 세 곳을 스마트플렉스(smartplex) 라는 이름의 특별 상영관으로 리모델링했다. 구체적으로 초등학생 및 이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를 통한 체험 학습 이라는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이스라엘 기업 시네마파크(Cinema Park)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모션체어 등 관련 장비 및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상영 시간 20~30분)를 도입해 4) 편성 전략 측면에서 다수의 관객 동원이 예상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연간 전체 영화 상영작들의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콘텐츠 5) 설립 당시의 법인명은 포디플렉스였고, 2011년 1월 CJ CGV가 이 회사의 지분 약 93%를 인수하면서 현재의 CJ포디플렉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5

8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상영했다. 그러다 CJ CGV는 스마트플렉스에서 일반 상업 영화도 상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의 가족오락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상영 시간 92분) 의 4D 버전을 자체 제작해 2009년 1월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CGV상암에 스마트플렉스를 처음 개관했을 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수단이 될 거라고 기대는 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끌 거라고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기업 시네마파크로부터 도입한 짧은 교육용 콘텐츠를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좋아하는 것을 보고 일반 상업 영화를 4D로 상영했을 때도 성공할 수 있을지 테스트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는 3D 입체 영상 기술로 제작된 영화라 사람들의 관심도 컸고, 장르적 특성으로 보더라도 각종 특수효과를 가미할 수 있는 여지가 커서 4D 영화로 구현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유영건 CJ포디플렉스 미래전략팀장 지금은 4D 영화 제작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지만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의 4D 영화화 작업을 진행할 때만 해도 극장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영상 전용 편집 툴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 들여온 모션체어 역시 일반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구동시키는 방식이었죠. 어쩔 수 없이 CGV상암 스마트플렉스에서 영화 상영이 모두 끝난 심야 시간에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를 틀어놓고 스토리 라인에 맞춰 모션체어 등 관련 장비를 구동시키는 프로그래밍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같은 해외의 테마파크에서 10~20분 분량의 짧은 입체 영화 영상을 보여주며 4D 상영관을 운영하는 경우는 수십 년 전부터 있었지만 일반 상업 영화 전체를 4D 형태로 제작해 극장에서 상영한 경우는 CJ CGV가 세계 최초입니다. - 구민준 CJ포디플렉스 아이스튜디오 프로듀서 최초의 4D 영화 상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CGV상암 스마트플렉스에서 예전처럼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를 상영하고 난 뒤 늦은 오후 시간에 국한해 상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상영 기간(7주)의 평균 객석 점유율이 53%에 달했다. CJ CGV의 전체 평균 객석 점유율이 30% 안팎인 데다 당시 4D 관람료가 일반 2D 영화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CJ CGV는 가필드: 마법의 샘물(2009년 2월), 몬스터 vs 에이리언(2009년 4월) 등의 애니메이션은 물론 블러디 발렌타인(2009년 7월) 등 어드벤처 장르와 다른 여러 장르의 영화까지 다양하게 4D 버전으로 제작해 관객들의 반응을 살폈다. 색다른 형태의 영화 관람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여름철 공포 영화 마니아들을 겨냥해 개봉한 블러디 발렌타인 의 경우는 연일 매진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성과에 고무된 CJ CGV는 결국 이스라엘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4D 영화 상용화를 위한 6

9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독자 기술 개발에 나서게 된다. 당시 CJ CGV 경영지원실장이었던 조정훈 현(現) CJ포디플렉스 사업 담당의 지휘 아래 CJ CGV 전략기획팀 직원 세 명이 주축이 되어 4D 신사업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4D 신사업 담당자들은 우선 모션체어, 특수 환경장비 같은 하드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아 나섰고, 이 과정에서 국내 벤처 기업 시뮬라인을 발굴하게 된다. 1996년 설립한 이 회사는 주로 게임용 시뮬레이터와 군사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제조하는 기업이었다. CJ CGV는 그간 이스라엘 모션체어를 사용하며 겪었던 불편함들을 개선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시뮬라인에 제작 의뢰해 장편 영화 상영에 적합한 모션체어 제작에 나선다. 그리고 2009년 12월, 드디어 CGV 상암, 영등포, 강변, 용산 등 총 네 곳에 4D 영화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특별관을 선보이게 된다. 4D 영화를 상영하는 멀티플렉스 라는 취지에서 특별관 명칭은 4D플렉스 로 통일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이스라엘 장비는 일반 상업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원래부터 주로 테마파크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한 장비였기 때문에 잠깐 앉아 있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최소 1시간 반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앉아 있어야 하는 영화 상영관용 의자로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장시간 영화 관람을 해도 불편하지 않으면서 영화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특수효과를 구현해낼 수 있는 장비를 별도로 개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이스라엘에서 들여온 모션체어에는 발판이 없었습니다. 10~20분 짧게 앉아있을 때는 별 상관 없지만 2~3시간 동안 발판 없는 의자에 앉아 이리저리 휘둘리다 보면 불편하기도 하고 피로감도 많이 느끼게 되죠. 그래서 시뮬라인에 제작 의뢰를 할 때는 발판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종전에는 전후좌우로만 움직였던 모션체어도 상하 이동까지 가능하게 해서 갑자기 위에서 아래로 낙하하는 듯한 느낌까지 구현할 수 있는 역동적 시스템으로 개선했습니다. - 구민준 CJ포디플렉스 아이스튜디오 프로듀서 특수효과를 기반으로 몰입감을 극대화한 실감형 영화 상영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포맷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 는 4D 영화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2009년 12월에 2D 및 3D 형태로 개봉되어 이미 9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상태에서 뒤늦게 4D 버전으로 상영(2010년 1월)했음에도 약 5개월 동안 무려 13만 명 이상의 관객이 몰려들었다. 불과 네 개의 상영관(총 좌석 수 488석)에서 거둔 성과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이후 CJ CGV는 4D플렉스 상영관을 지속적으로 늘리며 2010년 한 해에만 국내외에 열 개의 상영관을 선보였다. 특히 2010년 5월에는 시뮬라인의 지분 10.8%를 인수하며 양사 간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했고6), 그해 연말에는 4D플렉스 사업을 보다 본격화하기 위해 4D 신사업 프로젝트 TFT를 분사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우선 2010년 10월 CJ CGV의 파트너사인 시뮬라인이 모션체어 담당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포디플렉스를 설립했다. 이어 이듬해인 2011년 1월 CJ CGV가 포디플렉스의 지분 약 93%를 6) 이후 CJ CGV는 년 1월 시뮬라인의 지분을 43.8%까지 늘리며 시뮬라인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7

10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며 사명을 CJ포디플렉스로 바꿨다. 새롭게 출범한 CJ포디플렉스는 CJ CGV에서 4D 사업을 담당했던 열여섯 명과 시뮬라인에서 모션체어 연구개발(R&D)을 담당했던 네 명 등 총 스무 명으로 꾸려졌다. 동시에 4D 영화를 상영하는 특별관 명칭도 4D플렉스 에서 4DX 로 바꿨다. 4D 영화 제작 프로세스 CJ포디플렉스의 4D 영화 제작 프로세스는 크게 콘텐츠 수급 기획 편집 4DX 코드 배포 4단계로 나뉜다. 우선 콘텐츠 수급은 CJ포디플렉스 한국 본사의 콘텐츠마케팅팀과 미국 법인의 콘텐츠 수급 전문 팀이 담당한다. 장르별 특성, 스토리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4D 영화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각 국가별로 선정, 콘텐츠 상영 계획을 확정한다. 전 세계 4DX 상영관에 4D 영화를 공급하려면 배급사 및 제작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파라마운트사나 21세기폭스사 등 할리우드 주요 스튜디오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영화 배급사 및 제작자로부터 4D 제작 승인이 떨어지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어떻게 4D 버전으로 편집할지에 대한 기획을 한다. CJ포디플렉스의 자체 프로덕션 하우스인 아이스튜디오(i-Studio) 인력 들이 중심이 되어 영화의 테마와 전체 스토리의 흐름, 감독의 연출 의도, 미장센, 국가별 관객의 특성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언제 어떤 장면에서 어떤 특수효과를 어떻게 입힐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린다. 장면마다, 또 국가별 관객의 특성에 따라 같은 장면이라도 표현 수준과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도로 주행 장면에서도 긴박한 추격 신(scene)인지 일반 주행 신인지, 혹은 시동을 거는 신인지 멈춰 서는 신인지 등에 따라 모션체어의 작동 반경과 진동 수준을 달리해야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가 내리는 장면이라든가 바닷가 장면에서 한국 시장에서는 물 분사 기능을 싫어하는 관객 특성상 그다지 특수효과를 강조할 필요가 없지만, 멕시코처럼 물 분사 기능을 좋아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환경효과를 덧입힐 필요가 있습니다. - 윤태윤 아이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토리별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환경효과가 무엇일지에 대한 결정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편집에 들어간다. 이때는 CJ포디플렉스가 자체 개발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활용해 4D 콘텐츠를 제작한다. 아이스튜디오 내에 있는 별도의 개발실에 모션체어와 특수 환경장비를 구비해 놓고 실제 특수효과를 영화 장면별로 구동해 가면서 편집 작업을 진행한다. 대개 영화 한 편당 모션 담당 에디터와 환경 담당 에디터들이 팀을 이뤄 투입돼 실시간으로 테스트해 가면서 4D 영화를 제작한다. 영화 장면과 4D 효과가 조금만 어긋나도 영화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되는 만큼 영화 스토리에 딱 맞게 8

11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특수효과를 연동시키는 것이 핵심이다7). 영화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영화 배급사 및 제작자로부터 4D 영화 제작 승인을 받은 후 기획과 편집에 소요되는 기간은 약 16일 정도다. 이렇게 편집이 끝난 4D 영화는 제작사와 배급사의 최종 감수(quality control screening)를 받은 후 각 극장 사업자의 상영 일자에 맞춰 코드 형태로 배포한다. 국가별 검열 기준에 따라 일부 장면이 삭제되거나 본 영화 상영 전 광고 삽입 유무 등에 따라 영상과 특수효과 간 연동 시점이 미세하게 어긋날 수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 점검 작업을 통해 코드를 조정, 영화 상영 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현재 CJ포디플렉스는 한국 본사에는 물론 미국(2012년 1월)과 중국(년 9월)에도 아이스튜디오를 설치 운영 중이다. 3개국 아이스튜디오에 소속된 인원은 년 12월 기준 총 열다섯 명이다. 지리적으로 세 나라에 인력이 나뉘어 있지만 업무적으로는 하나의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본사는 모든 작업과 4DX 코드 배포의 중심 관리자 역할을 하고, 영화 상영 스케줄 및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미국과 중국에 있는 아이스튜디오에 그때그때 업무를 배분한다. 특히 중국 정부는 국산 영화 보호의 달 같은 정책을 암암리에 시행8)할 정도로 자국 영화 육성에 적극적이다. 년 한 해 동안 중국 내의 영화 흥행 수입(217억 6,900만 위안) 중 중국 자국 영화가 전체의 58%(127억 6,700만 위안)를 차지했을 정도로 자국 영화의 점유율이 높다. 4DX 시스템 구성 CJ포디플렉스가 극장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4DX 시스템은 크게 모션체어와 특수 환경장비로 나뉜다 (Exhibit 6). 특히 4DX의 모션체어에는 공압(空壓) 방식으로 구동되는 테마파크용 모션체어와 달리 전기 신호에 따라 초고속 회전과 정밀 제어가 가능한 AC서보모터(AC servo-motor)가 도입되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서 내리는 지시에 따라 수십 개에 달하는 모션체어를 한꺼번에 동일한 움직임으로 정교하게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모터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년 말 기준으로 CJ 포디플렉스는 4DX 시스템과 관련해 국내외 합산 총 24개의 특허(시뮬라인 보유 특허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Exhibit 7). 4DX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특수효과는 크게 모션 효과(motion effects), 좌석 효과(seat effects), 환경 효과(environmental effects)로 나뉜다(Exhibit 8). CJ포디플렉스는 2009년 이후 4DX 특수효과를 각 나라 관객들의 니즈에 맞춰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 나가고 있다. 가령, 좌석 효과 중 하나인 앞 좌석 7) 자체 개발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덧입혀진 특수효과는 CJ포디플렉스가 자체 개발한 또 다른 소프트웨어인 통합제어시스템(Integrated Control System, ICS)에 의해 4DX 장비와 연동된다. ICS는 상영관 내에 설치된 모든 모션체어를 동일한 시간에 정확하고 일사불란하게 작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8) 년 여름 시즌과 춘절 같은 극장 성수기 기간 중 중국에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단 한편도 극장에 걸리지 않았다. 9

12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뒷면에서 관객의 정면을 향해 물을 분사하는 기능의 경우, 일본이나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에서는 선호도가 매우 높지만 한국 관객, 특히 여성 관객들의 경우에는 이 기능을 싫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hibit 9). 이에 따라 CJ포디플렉스는 년에 모션체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온 오프 버튼을 이용해 관객별로 직접 물 분사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관객이 앉아 있는 좌석 등받이 윗면에서 물이 뿜어져 나와 마치 비가 내리는 것처럼 관객 머리 위로 물이 떨어지는 특수효과도 새로 추가했다. 이로써 물 분사 기능을 싫어하는 관객과 좋아하는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옵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4DX 비즈니스 모델 CJ포디플렉스는 영화 관객, 즉 일반 소비자를 상대하는 극장 사업자와 달리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자를 고객으로 하는 B2B 사업에 속한다. CJ포디플렉스의 4DX가 새로운 영화 상영 플랫폼이다 보니 극장 사업자 입장에서 4DX를 도입하려면 전용 장비 설치(모션체어, 특수 환경장비 등)는 물론 내부 공사(상영관 바닥 공사, 전기 및 배선 공사 등)까지 해야 한다. 4DX 시스템 설치비(모션체어, 특수 환경장비 비용 제외)는 4만 달러로 국가별, 극장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내부 공사비는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크다. 한국의 경우 100~140석 상영관 기준으로 대략 내부 공사비가 30만 달러 정도 듭니다. 공사비 대부분이 인건비로 들어가기 때문에 중국에 가면 이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미국에 가면 최소 한국의 두 배가 듭니다. 상영관 내부 공사비 외에 4DX 시스템 비용까지 고려하면 극장 입장에서는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 최병환 CJ포디플렉스 대표 이에 따라 CJ포디플렉스는 4DX 시스템을 극장 사업자에게 판매하면서 전체 비용(장비비+설치비) 중 절반 정도를 CJ포디플렉스가 부담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인프라 공사비는 전액 극장 사업자가 부담하더라도, 4DX 시스템 비용만큼은 공동 투자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4DX라는 새로운 상영관 플랫폼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CJ포디플렉스의 매출액이 단순히 4DX 시스템 판매 수익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영화 상영 수익(매표 수익) 역시 중요한 매출원이다. 4DX는 특수 상영 시스템인 만큼 영화 관람료를 책정할 때 일반 2D 영화나 3D 영화 관람료보다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일반 2D 영화에 비해 4D 영화 관람료는 평균 1.5~2배 정도 비싸다. CJ포디플렉스는 이렇게 추가 발생하는 수익을 극장 사업자 및 배급사와 나눠 갖는다. 예를 들어, 7,000원에 볼 수 있는 2D 영화를 4D로 제작해서 1만 5,000원에 상영했다면 추가로 얻은 8,000원의 수익을 3자가 나눠 갖는 식이다(Exhibit 10, Exhibit 11). 10

13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년 말 기준 CJ포디플렉스가 계약을 맺은 극장 사업자는 총 열일곱 개다(Exhibit 12). 이 중 표준 비즈니스 모델(4DX 시스템 비용은 극장과 CJ포디플렉스 공동 부담, 인프라 공사비는 극장이 전액 부담, 4D 영화 상영으로 추가 발생하는 수익은 배급사 극장 CJ포디플렉스 3자 공유) 을 적용하지 않고 계약을 맺은 업체는 일본 멀티플렉스 사업자인 코로나월드(Korona World)가 유일하다. 코로나월드의 경우는 4DX 시스템 비용을 전액 코로나월드에서 부담했다. 계약 체결 당시인 2012년에 코로나월드는 일본 내 멀티플렉스 순위 8위의 사업자였다. 코로나월드의 경우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4DX 시스템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 덕분에 CJ포디플렉스는 4DX 상영관 공사비는 물론 시스템 비용도 코로나월드에서 전액 부담하는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9). 4DX에 대한 반응 4DX가 해외 시장에 처음 진출한 건 2010년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CJ포디플렉스가 모회사인 CJ CGV 로부터 분사되기 전에 CJ CGV가 중국 내의 자사 극장에 4DX를 입점시킨 것이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해 CJ포디플렉스가 순수하게 해외에 4DX 시스템을 수출한 첫 사례는 전 세계 4위 극장 사업자인 시네폴리스(Cinepolis)와 2011년에 맺은 계약이라고 봐야 한다(Exhibit 13). 시네폴리스는 멕시코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으로, 당시 2,500만 달러를 투자해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지역에 년까지 서른 개의 4DX 상영관을 열기로 하고, 2011년 우선 멕시코에 네 개의 4DX 상영관을 개관했다. 4DX에 대한 멕시코 관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대표적으로 멕시코시티에 있는 쇼핑몰 파세오 아콕스파(Paseo Acoxpa)에 입점한 시네폴리스의 경우 멕시코 전역에서 박스오피스 순위 25위인 극장이었는데, 4DX 특별관 한 개를 개관함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순위 3위로 랭킹이 수직 상승했다. 멕시코 최초의 4DX 상영관 개봉작으로 선보인 영화가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였다는 점도 신의 한 수였다. 찌는 듯한 더위와 멕시코 관객들의 특성을 고려해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물, 바람 등 다양한 특수효과를 가미해 선보여 색다른 관람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 CJ포디플렉스의 전략이 그대로 적중한 것이다. 현지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고무된 시네폴리스는 당초의 계획을 앞당겨 2011 년에만 무려 일곱 개의 4DX 상영관을 추가로 개관했다. 년 기준으로 멕시코는 한국을 제외하고 연간 4DX 관객 수가 100만 명을 넘는 유일한 국가다(Exhibit 14). 가까운 일본 관객들의 4DX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코로나월드가 년 4월 나고야에 개관한 나카가와 극장의 4DX 상영관(첫 개봉작 아이언맨 3 )은 19일 동안 4DX 티켓이 연속 매진되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Exhibit 15). 그 덕에 전국 박스오피스 순위 250~300위에 머물던 나카가와 극장은 단숨에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심지어 4DX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도쿄, 오사카, 홋카이도 등 나고야 9) 코로나월드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4D 영화 상영으로 발생하는 수익 중 CJ포디플렉스가 가져가는 몫을 낮게 책정하는 형태의 계약을 체결했다. 11

14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외의 지역에서 비행기나 신칸센을 타고 오는 관객들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그 결과 4DX는 일본 니케이 트렌디(Nikkei Trendy) 가 발표한 년 상반기 6대 지역 히트 상품 중 하나(나고야 지역 히트 상품)로 선정되었다. 4DX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정작 CJ포디플렉스가 4DX 상영관을 확대해가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데 있었다. 2012년까지 전 세계 4DX에서 상영한 영화 편수는 고작 30여 편에 불과했다. 그나마 여기에는 한국, 중국 등 현지에서 제작한 콘텐츠도 포함돼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만한 할리우드 제작 영화만 따지면 20편도 채 되지 않았다. 1년 동안 영화관을 쉬지 않고 운영하려면 최소 30~40편의 영화가 공급돼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4D 영화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4D 영화의 부족은 4DX 상영관의 초기 확산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4DX라는 새로운 상영 플랫폼이 아무리 좋아도 이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다면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D 영화 콘텐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는 배급사의 대부분이 4D 영화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4D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배급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배급사들은 4D라는 새로운 포맷의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거의 없었다. 년 CJ포디플렉스 대표로 부임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4DX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파라마운트 해외배급 담당자를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영화 한 편을 글로벌 시장에 배급하려면 약 250가지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 2D, 3D, 아이맥스 등 기본적인 영사 기술의 차이는 물론 음향 시스템, 더빙 유무, 각 나라의 검열 기준 등에 맞춰 같은 영화라도 일일이 미세하게 조정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4D라는 새로운 버전을 해외배급망에 도입하면 단순히 251번째 새로운 버전의 영화 하나를 만들면 되는 게 아니라 250개의 새로운 버전을 추가로 제작해야 한다. 새로운 상영 플랫폼을 도입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얼마나 높은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말이죠. 배급사들에게 4DX는 그저 자신들의 비즈니스 복잡도를 높이는 요인일 뿐이었던 겁니다. 게다가 배급사가 새로운 포맷을 도입하려면 마케팅 계획을 새롭게 짜는 것은 물론 제작사와 감독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도 반드시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비록 4D 영화화 작업이 오리지널 콘텐츠(필름)에 직접 손을 대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감독들의 권한이 워낙 막강하다 보니 새로운 포맷을 도입하는 문제를 배급사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닌 겁니다. - 최병환 CJ포디플렉스 대표 12

15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글로벌 확산 전략 년 1월, CJ포디플렉스 수장을 맡게 된 최병환 대표는 4DX 사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하고 나섰다. 그리고 4DX 시스템에 대한 극장의 수용성을 높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위해서는 4DX 시스템의 제조 원가를 줄여 극장 사업자에게 공급하는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 마침 최병환 대표가 CJ CGV의 자회사로 갓 편입된 시뮬라인의 대표까지 겸하게 되면서 이전까지 독립적으로 운영돼 왔던 CJ포디플렉스와 시뮬라인의 통합 경영이 가능해진 상황이었다. 최병환 대표는 4DX 시스템의 원가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제일 먼저 시뮬라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4DX 장비 위주로 재편했다. 원래 시뮬라인은 항공기 조종사들의 비행 훈련에 쓰이는 트레이닝 시뮬레이터나 시뮬레이션 게임기 제작에 주력하는 업체였다. 그러다 보니 4DX 상영관에 들어가는 모션체어 장비는 부수적 품목으로 다뤘다. 이른바 곁다리 로 모션체어 장비를 만들다 보니 제대로 된 생산라인도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가내수공업이나 다를 바 없는 형태로 장비를 제작하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지고 원가 구조도 나쁠 수밖에 없었다. 공장 시설도 열악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최병환 대표는 시설의 현대화와 제작 프로세스 정비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공장 시설을 충북 오창으로 이전하며 현대화된 시설로 정비했고, 4DX 장비 제작 중심으로 시뮬라인 생산 인력을 재배치했다. 기존에 시뮬라인이 거래하던 부품 공급업체도 절반으로 줄였다. 이같이 노력한 결과 CJ 포디플렉스는 기존의 모션체어보다 가격을 35% 낮춘 보급형 모델을 개발해 중국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적합한 제품군을 확충하는 데 성공했다(Exhibit 16). 이어 최병환 대표는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세우고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세계 곳곳의 극장 사업자들을 찾아 다니며 한 개의 상영관이라도 더 열기 위해 노력했다.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접근법을 취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영화가 경험재(experience goods)인 만큼 가능한 한 많은 곳에서 고객 노출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4D 영화 수급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우선 전 세계 곳곳에 4DX 상영관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봤다. 영화 배급사 입장에서는 CJ포디플렉스가 4DX에 대해 자화자찬하는 것보다 그들의 고객인 극장 사업자들의 목소리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신뢰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CJ포디플렉스는 년 한 해에만 열한 개 극장 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지역도 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중동 등 다양했다. 이는 2011년과 2012년 두 해 동안 체결한 계약(다섯 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성과였다. 하지만 정작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인 미국에서는 여전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CJ포디플렉스는 사업 초창기부터 계속 미국 시장 문을 두드려왔다. 2012년 1월 미국 LA에 CGV 할리우드 4DX 랩(CGV Hollywood 4DX Lab, 현 4DX America i-studio) 을 설립한 것도 미국 시장에 13

16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4DX를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관계자 및 감독, 배우 등 영화 산업 종사자들에게 4DX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4석 규모의 시사회 공간을 마련했다. 동시에 미국에 4D 영화 제작을 담당하는 아이스튜디오(i-Studio)를 만들어 메이저 스튜디오들과 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힘썼다. 이밖에 미국 최대 영화 산업 박람회인 시네마콘(CinemaCon)에도 해마다 빠짐없이 참석하며 4DX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미국 극장 사업자들은 CJ포디플렉스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미국 극장 산업은 영화 흥행 실적으로 볼 때 세계 최대 규모지만 연평균 객석 점유율이 10~12%에 불과할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극장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하고 안정적인 현금 수익만 챙기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니 당연히 신규 투자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4DX가 영화 산업의 변방인 한국에서 개발한 솔루션이다 보니 더더욱 4DX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최고경영자(CE) 제프리 카첸버그, 영화 그래비티 의 감독으로 유명한 알폰소 쿠아론, 전 세계 4위 극장 사업자 시네폴리스의 회장 알레한드로 라미레즈 등 유명 인사들이 4DX에 대해 호평을 내놓았지만, 미국 극장 사업자들의 보수적인 성향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AMC, 리갈시네마, 시네마크 등 미국 내 1, 2, 3위 사업자를 모두 찾아가 봤지만 4DX에 대해 한결같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마디로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곳을 찾아가지 왜 자신들을 찾아와 귀찮게 하느냐 는 입장이었죠. 이미 30~40년 전부터 테마파크에서 사용되던 흔해 빠진 기술을 가지고 와서 무슨 새로운 관람 경험을 창출하겠다는 거냐 며 의구심을 강하게 드러냈어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지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득도 해봤지만 수준 높은 미국 관객들은 다르다 며 4DX를 폄하했습니다. - 김태영 미국지사장 철옹성 같은 미국 극장 사업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방법에 대해 고심하던 김태영 미국지사장은 각 회사들의 주주 구성 실태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극장 사업자들을 직접 공략하는 게 어렵다면 최대 주주를 통해서라도 우회적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미국의 부호이자 세계적인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회사 AEG를 소유하고 있는 필립 앤슈츠가 리갈시네마의 대주주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태영 미국지사장이 년 7월, 극장 사업자도 아닌 AEG를 처음 접촉하게 된 계기다. AEG는 2010년 미국 도시토지연구소(Urban Land Institute)에서 도심 복합 개발 성공 사례 로 선정된 LA라이브를 개발한 회사다. LA 다운타운 한복판에 자리 잡은 LA라이브에는 다목적 스타디움인 스테이플스 센터를 비롯해, 각종 음악 공연이나 시상식 등 행사가 열리는 노키아 극장, 세계적인 14

17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전시회장인 LA컨벤션센터, 리츠칼튼 호텔, 메리어트 호텔, 나이트클럽, 술집, 유명한 카페와 레스토랑, 영화관(리갈시네마 LA라이브 스타디움 14)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으며, 그 규모는 남대문 시장의 약 세 배(11만, 약 3만 3,000평)에 달한다. 단순 유동인구만 놓고 봐도 LA라이브는 4DX 입점 지역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160석 규모의 일반 상영관을 4DX로 리모델링하면 약 104석 규모로 전환이 가능해, 아주 크지는 않지만 꽤 만족스러운 규모의 상영관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LA라이브 안에 있는 멀티플렉스는 리갈시네마가 일정액의 운영 수수료를 받고 위탁 운영을 하고 있었다. AEG는 보수 성향이 짙고 신규 투자에 매우 소극적인 미국 극장 사업자들과 달리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성향이 강해 4DX 같은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에 대해 개방적이고 수용도 또한 높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회사는 전 세계에 100여 개에 달하는 다목적 공연장을 운영하며 록페스티벌 등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각종 콘서트나 행사 프로젝트를 매년 수천 개씩 기획하는 업체다. 더구나 AEG는 2012년 3월, CJ E&M과 함께 LA라이브 내에 있는 노키아 극장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 FT아일랜드 와 씨엔블루 의 글로벌 콘서트를 공동 기획 개최한 경험도 있어서 같은 CJ그룹 계열사인 CJ포디플렉스를 우호적으로 대해주었다. 문제는 AEG 측에서 내건 요구 사항이었다. AEG는 통상적인 극장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조건들을 내세웠다. 4DX 상영관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영화 상영 수익을 일정 비율로 서로 나눠 갖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액의 광고를 집행할 것을 요구해온 것이다. 이는 AEG가 기본적으로 광고 및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기 때문이었다. 스폰서십과 연계해 네이밍 권리(naming rights) 를 판매하는 사업10)을 본격화한 업체로도 잘 알려져 있는 AEG는 비록 영화관을 소유하고는 있지만 영화 수익보다는 광고 수익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AEG는 포월(Four-Walls), 즉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공간을 임대해 줄 테니 상영관 내부 시설 공사든 4DX 시스템 설치든 CJ포디플렉스에서 다 알아서 하되, 연간 200만 달러의 광고(5년 계약 기준)를 하라는 입장이었다(Exhibit 17). 즉, 4DX 시스템 비용은 물론이고 극장 인프라 공사비에 광고비까지 모두 CJ 포디플렉스가 부담하라는 내용이었다. CJ포디플렉스로서는 난생 처음 접하는 곤혹스러운 조건이었다. 미국 LA라이브 입점: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년 7월부터 시작된 CJ포디플렉스와 AEG의 협상은 어느 새 해를 넘기고 있다. AEG의 요구 조건이 과하기는 하지만, 그나마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AEG의 제안이 영화 상영에 따른 티켓 판매 수익에 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2D나 3D 영화 대비 4D 영화 상영을 통해 발생하는 추가 요금이 아니라 4D 영화 전체 티켓 매출을 CJ포디플렉스의 수익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10) 단적인 예로, AEG는 미국 NBA 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의 홈구장 명칭을 미국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사무용품 기업 스테이플스의 이름을 붙여 스테이플스 센터 로 정하는 조건으로 해당 기업으로부터 1억 달러를 받아냈다. 15

18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즉, 1일 5회 정도 상영할 수 있는 4DX 영화의 전체 입장권 수익을 극장과 나누지 않고 오직 배급사와만 나누면 된다. CJ포디플렉스 입장에서 영화 상영 수익은 지속적 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매출원이다. 미국에서도 멕시코나 일본에서처럼 흥행에 성공한다면 그만큼 투자금 회수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그렇다 해도 AEG에서 요구하는 광고비는 지나칠 정도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AEG가 처음 제시한 연간 200만 달러의 광고비를 협상을 통해 120만 달러까지 낮췄지만, 시스템 비용과 공사비까지 모두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큰 광고비를 부담하면서까지 AGE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최병환 대표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리갈시네마까지 끼어들며 AEG와의 협상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김태영 미국지사장의 메일을 읽고 있자니 그의 속은 점점 더 타들어 갔다. 최병환 대표는 김태영 미국지사장이 보내온 나머지 메일을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 광고비를 지금보다 더 낮추려면 AEG를 설득할 만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AEG측에 기존 2D 영화관 운영 시 거둬들였던 연간 수익을 보장해 줄 테니 대신 광고비를 낮춰달라 고 설득해 보는 건 어떨까요? 위험 부담이 크기는 하지만 추가 요금이 아니라 전체 티켓 매출을 수익으로 잡을 수 있어 어느 정도 여력이 되는 만큼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수기인 여름에 맞춰 4DX 상영관을 열려면 좀 더 빨리 의사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6월 개봉 예정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의 4DX 상영에 대해서는 배급사인 파라마운트와 이미 협의가 끝난 상황입니다. AEG 측에 기존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제안을 하자고 하는 김태영 미국지사장의 의견을 접한 최병환 대표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광고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렇게 굴욕적인 제안까지 해가며 협상을 이어가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만약 내 돈으로 하는 사업이라면 이런 요구 조건을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과연 AEG와의 협상을 계속 이어가야 할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른 파트너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까? 난공불락처럼 여겨지던 미국 시장, 그것도 전 세계 영화 산업의 심장부인 LA 다운타운 한복판에 4DX를 오픈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는 분명하지만 과연 투자비라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로 최병환 대표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16

19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Exhibit 1. 전 세계 4DX 상영관 운영 현황 연도 상영관 수 (누적) 2009 연간 상영 영화 수 (할리우드 스튜디오 제작 영화) 진출 국가 수(누적) 해외 비중(%) 4 1 0% 10(6) % 14(13) % 28(18) % 31(19) % 58(30) 출처: CJ포디플렉스 Exhibit 2. CJ포디플렉스 연도별 재무 실적 (단위: 억 원)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출처: CJ포디플렉스 감사보고서 Exhibit 3. 글로벌 영화 시장 규모 (단위: 백만 달러) 극장 33,767 34,421 36,322 37,824 입장권 31,549 32,098 33,869 35,269 광고 2,218 2,323 2,453 2,555 홈비디오 43,342 39,872 36,528 32,923 대여 12,678 11,748 9,913 7,643 판매 29,664 28,124 26,615 25,280 온라인 비디오 7,418 9,227 11,007 13,063 TT* 3,170 4,200 5,299 6,616 TV VD 4,248 5,027 5,708 6,447 합계 83,527 83,520 83,857 83,810 *TT(ver The Top): 인터넷을 이용하여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출처: PwC, Global Entertainment and Media utlook 2015~

20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Exhibit 4. 멕시코 주요 영화 산업 지표 관객 수(백만 명) 영화 흥행 수입(백만 달러) 스크린 수(개) 4,818 5,166 5,303 5,547 국민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편수 매출액(백만 달러) 영업이익(백만 달러) 상영관 수(개) 출처: 멕시코영화위원회(IMCINE) 2010~ 연차보고서 Exhibit 5. 아이맥스사의 실적 출처: 아이맥스사 사업보고서(Form-10K) Exhibit 6. 4DX 상영관 내부 18

21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Exhibit 7. CJ포디플렉스 보유 특허(년 12월31일 기준) 특허 종류 소유권자 CJ포디플렉스 시뮬라인 국가 체감형 의자 한국 냄새발생 시스템 한국 진동발생 시스템 한국 영상과 모션 간의 시간 동기화를 이용한 모션 제어 시스템 및 그 방법 한국 상영 시설 의자에서의 효과 제어 시스템 한국 4D 효과를 위한 물과 바람의 분사장치 및 분사 방법 한국 게임 기능을 구비한 영상물 상영 시설 한국 4 자유도 모션 장치 한국 스토리 전개 선택이 가능한 영상물 상영 시설 한국 특수효과 장치 한국 운동모사장치(Inverted) 한국, 미국,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운동모사장치(Cycraft) 한국, 미국, 중국 체감형 운동 시뮬레이터용 운동판 한국, 일본 4자유도 운동제한장치 및 이를 이용한 시뮬레이터 운동장치 한국 4자유도 구동장치 및 이를 이용한 4자유도 시뮬레이터 운동장치 한국 * 출처: CJ포디플렉스 19

22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Exhibit 8. 4DX 시스템 특수효과 장비 롤(Roll, 좌우) 피치(Pitch, 앞뒤) 히브(Heave, 상하) 정면 에어(Face Air, 얼굴 앞쪽) 에어 샷(Air Shot, 귀 옆쪽) 물(Water) (n/ff 기능 도입) 비(Rain) X X 백 티클러*(Back Tickler) 바닥 티클러(Bottom Tickler) X X 레그 티클러(Leg Tickler) 등 진동(Back Shaker) X 바닥 진동(Bottom Shaker) 바람(Fan) 향기(Scent) 6종 9종 9종 안개(Fog) 번개(Strobe) 버블(Bubble) 효과 모션 효과 (Motion Effects) 모션체어 좌석 효과 (Seat Effects) 특수 환경장비 환경 효과 (Environmental Effects) *티클러: 순간적으로 툭 치는 효과 출처: CJ포디플렉스 20

23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Exhibit 9. 4DX 상영관에서 4D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 Exhibit 10. 주요 국가별 4D 영화 관람료(년 12월 기준) 2D 3D 4D 한국(KRW) 7,000 11,000 15,000 미국(USD) 일본(JPY) 1,800 2,200 3,000 멕시코(MXN) ~167 중국(CNY) 31.7~ ~55 52~56 출처: CJ포디플렉스 21

24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Exhibit 11. 4DX 표준 비즈니스 모델 구조객들 매출 창출 구조 투자 구조 모션체어, 특수 환경장비 등 장비비와 운송비, 설치비 등 4DX 장비 외 매출 장비 판매 매출 관람료 수익 4DX 영화 관람료에서 2D, 3D 영화 관람료를 뺀 차액에 대해 극장 사업자 영화 배급사 CJ포디플렉스 3개 사업자가 약 3분의 1씩 공유 4DX 시스템 비용 중 극장 사업자 부담분 매출로 인식 시스템 비용은 CJ포디플렉스와 극장 사업자가 대략 절반씩 부담 용역 등 기타 설치 후 보증 기간 1년 만료 뒤 유지보수 서비스 4DX 상영관당 연간 약 USD 21,000 4DX 프로그래밍 수수료 4DX 상영관별 영화 한 편당 미국 메이저 (극장 내부 인프라 스튜디오 제작 영화는 공사비는 극장 사업자가 USD 1,000, 전액 부담) 중국 일본 인도 등 로컬 제작 영화는 USD 2,000 출처: CJ포디플렉스 22

25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Exhibit 12. CJ포디플렉스 극장 사업자별 4DX 상영관 계약 현황 국가 4DX 오픈 연도 한국 2009 중국 2010 멕시코 2011 브라질, 페루 2012 과테말라, 콜롬비아 태국 2011 이스라엘 2012 불가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시네마파크(Cinema Park) 러시아 2012 코로나월드(Korona World) 일본 비쇼(Vieshow) 대만 시네 호이츠(Cine Hoyts) 칠레 CGV-블리츠(CGV-Blitz) 인도네시아 시넥스(Cinex) 베네수엘라 플래니타 키노(Planeta Kino) 우크라이나 블리츠 시네스타(Blitz Cinestar) 크로아티아 복스시네마(VX Cinemas) UAE UME 중국 시네폴리스 인디아(Cinepolis Inida) 인도 2014(E) 시네마 선샤인(Cinema Sunshine) 일본 2014(E) 계약 연도 극장 사업자 2010 CJ CGV 2011 시네폴리스(Cinepolis) 메이저 시네플렉스(Major Cineplex) CCI 2012 출처: CJ포디플렉스 23

26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Exhibit 13. 전 세계 극장 사업자 순위(년 3월 말 기준) 사업자 국가 극장 수 상영관 수 1 리갈시네마 (Regal Cinemas) 미국 538 6,862 미국 2 다롄 완다 그룹 (Dalian Wanda Group) 중국 457 5,941 중국, 미국, 영국, 프랑스, 홍콩, 캐나다 3 시네마크(Cinemark) 미국 436 4,969 미국,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페루, 멕시코, 에콰도르, 중앙아메리카 4 시네폴리스(Cinepolis) 멕시코 347 3,128 멕시코, 미국, 인도, 페루,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파나마, 엘살바도르 5 카마이크 시네마 (Carmike Cinemas) 미국 232 2,242 6 오데온 UCI (deon UCI) 영국 238 2,212 영국, 아일랜드,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포르투갈 7 시네맥스(Cinemex) 멕시코 231 2,142 멕시코 8 시네플렉스 갤럭시 (Cineplex Galaxy) 캐나다 133 1,437 캐나다 9 뷰 엔터테인먼트 (Vue Entertainment) 영국 145 1,291 영국, 아일랜드, 독일, 폴란드, 에스토니아, 덴마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대만, 포르투갈 10 광동 다디 시네마 (Guangdong Dadi Cinema) 중국 286 1,290 중국 출처: 스크린다이제스트 The world s leading cinema exhibition circuits 24 진출 국가

27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Exhibit 14. 년 4DX 관객 수 및 연간 평균 객석 점유율 기준 상위 10개국 관객 수 기준 순위 객석 점유율 기준 1,710,420 한국 1 대만 55% 1,372,615 멕시코 2 헝가리 46% 386,610 러시아 3 이스라엘 42% 241,016 브라질 4 칠레 37% 140,445 중국 5 한국 36% 115,710 태국 6 브라질 33% 113,322 헝가리 7 페루 32% 111,739 페루 8 태국 31% 109,746 대만 9 멕시코 26% 89,343 이스라엘 10 러시아 23% 출처: CJ포디플렉스 Exhibit 15. 주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4DX 연간 평균 객석 점유율 상위 5개국(년 개봉작 기준) 아이언맨 3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1 일본 92% 불가리아 75% 크로아티아 93% 2 헝가리 67% 일본 72% 폴란드 90% 3 태국 66% 이스라엘 69% 과테말라 89% 4 이스라엘 63% 헝가리 65% 우크라이나 84% 5 페루 60% 체코 63% 헝가리 71% 출처: CJ포디플렉스 25

28 Asan Entrepreneurship Review Exhibit 16. 4DX 시스템 유형별 특징 모션체어 출시 연도 유형 효과 특수 환경장비 모션 효과 좌석 효과 모션체어당 가격 환경 효과 장비 가격 (100~140석 상영관 기준) 2009년 표준형 3종 7종 USD 5,000 5종 USD 100,000~150,000 년 보급형 2종 4종+ 옵션 1종 USD 3,250 5종 USD 100,000~150,000 출처: CJ포디플렉스 Exhibit 17. CJ포디플렉스의 4DX 광고 이미지 출처: CJ포디플렉스 26

29 영화 상영 플랫폼의 진화 - CJ포디플렉스 4DX 의 글로벌 확산 전략 참고문헌 김민희(2014). Global News: U.S.A. 시장이 변하고 있다 外. 한국 영화 50호, p 영화진흥위원회 박주영(). Global Focus: 극과 극 으로 흐르는 할리우드 영화 산업. 한국 영화 44호, p 영화진흥위원회 전윤형(2015). 세계 영화 시장 현황 및 전망. KFIC Issue Paper, 13. 영화진흥위원회 KoBiz( ). 신흥 시장, 세계 박스오피스의 성장을 주도하다. KoBiz 세계영화산업, 뉴스&리포트, 관련 보고서. KoBiz( ). 년 전 세계 디지털 상영관 현황 및 전망. KoBiz 세계영화산업, 뉴스&리포트, 관련 보고서. KoBiz( ). 전 세계 프리미엄 대형 포맷(PLF) 스크린 시장 분석. KoBiz 세계영화산업, 뉴스& 리포트, 관련 보고서. KoBiz( ). 멕시코 영화 산업 현황 및 한국 영화 현지 진출 활성화를 위한 제안. KoBiz 세계영화산업, 세계영화산업, 중남미, 관련 보고서 &seq=75&mode=VIEW&pageRowSize=10&conCd=220330&natCd= & gubun=reprt IMAX Corporation( ) 년도 사업보고서(Form 10K) 2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