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을개관 가. 김제시 금구면 서도리 상하마을 상하마을은 금구면의 면소재지 바로 옆에 위치한 서도리에 속해 있는 자연마을 중 하 나이다. 서도리에는 자연마을로 양명, 상하, 서계의 3개 마을이 있다. 상하마을은 이웃 한 서계마을과 원래 한 마을이었는데, 가구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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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 제 시..... 가 김 제 시 금 구 면 서 도 리 상 하 마 을 나 김 제 시 만 경 읍 대 동 리 대 동 마 을 다 김 제 시 죽 산 면 죽 산 리 죽 동 마 을 라 최 명 규 법 사( 종 교 직 능 자) 마 김 제 시 가 정 신 앙 의 특 징
2 1) 마을개관 가. 김제시 금구면 서도리 상하마을 상하마을은 금구면의 면소재지 바로 옆에 위치한 서도리에 속해 있는 자연마을 중 하 나이다. 서도리에는 자연마을로 양명, 상하, 서계의 3개 마을이 있다. 상하마을은 이웃 한 서계마을과 원래 한 마을이었는데,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나눠졌다고 한다. 두 마을 을 합해 2백 가구가 넘으며, 상하마을만도 1백가구 정도가 된다. 현재도 상하마을을 윗 동네라고 하고, 서계마을을 아랫동네라고 하며, 거의 한 마을로 인식하고 있다. 두 마을 모두 인동 장씨( )들이 세거하여 살았다고 하며, 현재도 인동 장씨들 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 서계마을에는 구한말에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것을 자책하며 순국한 장태수( ) 선생의 집이 있는데, 현재 전라북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 다. 서도리에 거주한 인동 장씨들은 중앙으로 나가 벼슬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부 자로 살았다고 한다. 중매를 통해 혼인을 하던 시절에는 김제 내에서 이 마을로 시집오는 사람이 가장 많 았고, 그 외에도 군산, 남원, 정읍 등지에서 시집을 오는 경우도 있었다. 장은 마을에서 5리 정도 떨어진 금구장(1, 6일)으로 주로 다녔는데, 멀리 원평장(4, 9 일)으로 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금구장은 지금은 없어졌으며 마을에서 전주가 가깝고 교통이 편하기 때문에 지금은 전주로 장을 보러 다닌다. 상하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는다. 논농사가 대부분으로, 밭농사는 집에서 먹을 만큼만 텃밭을 조금 가꾸는 정도이며, 다른 작물 재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상하마을에서는 당산제를 지내지 않았으며, 아랫동네인 서계마을에서는 마을 앞쪽 에 있는 정자나무에서 해마다 정월 열나흗날 밤에 당산제를 지냈다고 한다. 당산제는 남자들이 주관하여 지내며, 제를 지내기 며칠 전부터 당산나무 주변을 깨끗하게 치우 고 주변을 빙 둘러서 금줄을 쳐놓는다. 정월 열나흗날 저녁이 되면 제관들이 목욕재계 를 한 후 깨끗하게 가려서 제물을 차리고 당산제를 지낸다. 제물은 당주가 맡아서 마련 하는데, 떡과 포, 삼실과 정도로 간단히 준비한다. 당산제에 쓰이는 그릇은 당산나무 아래에 조그맣게 보관함을 만들어 두었다가 사용한다. 당산제를 지낼 때는 마을이 잘 되게 해달라고 기원하며, 끝날 때는 마을의 각 집안이 사진 1. 금구면 서도리 서계마을의 당산나무 잘 되게 해달라고 기원하면서 소지를 올리기 도 한다. 이때 그 집안이 잘 되려면 불이 잘 타서 올라가고, 좋지 않으려면 불이 쉽게 꺼 진다고 한다. 한편, 옛날에는 마을에 살던 당골이 있었 다. 평소에 집안에 비손할 일이 있으면 당골 을 불러서 비손하게 하고 돈과 쌀을 주었으 며, 아플 때면 불러서 굿이나 경문을 부탁하 기도 하였다. 따라서 정월이 되면 마을의 각 집에서 쌀을 추렴해 주었는데, 당골은 그것 으로 먹고 살았다고 한다. 점쟁이는 다른 마 을에서 있다가 들어오는 사람이지만, 당골은 맡은 동네가 정해져 있어서 정초에 신수맥이를 해주거나 아플 때 와서 뱅이도 해주며 빌어주었다. 만약 경을 읽어야 할 일이 있으면 당골이 정바치(경객)를 데려다가 해주었 기 때문에, 당골에게 잘했다고 한다. 2) 가정신앙의 실제 가) 신앙대상 성주 성주조상이 자손들도 다 보살펴주기 때문에 성주가 가장 크다고 한다. 따라서 차례 를 지내거나 제사를 지낼 때도 선영상 보다 성주상을 먼저 차려서 위한다. 삼시랑단지 자손의 출산과 양육을 관장하는 삼신을 이 마을에서는 삼시랑이라고 한다. 집에 삼 시랑단지를 모시는 경우가 있는데, 단지 안에는 쌀을 넣고, 백지로 뚜껑을 덮어둔다. 삼시랑단지는 안방의 윗목에 선반을 매고 그 위에 올려서 모셨는데, 지금은 모시는 집 이 없다고 한다. 조왕 조왕은 부엌을 관장하는 신이라고 하는데, 별도의 신체를 갖추지 않고 공을 드리며 모신다. 남이 일어나기 전 새벽 일찍 마을의 샘에 가서 물을 길어다 중발에 먼저 떠서 조왕 앞에 올리며 공을 드린다. 매일 아침마다 물을 새로 떠올리며, 조왕님네, 자손 84 한국의 가정신앙 85
3 잘 되게 해달라 고 빈다. 그런 다음 아침밥을 지어서 먹는다. 영등 2월을 영등달이라고 하며, 영등달에는 콩을 볶아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영등제는 따 로 지내지 않는다. 나) 정기적 일상적 의례 명절차례 설이나 추석 때 차례를 지낼 때는 조상에 올리는 차례상을 차리는데, 이때 성주상도 꼭 함께 차린다. 또한 마루에도 간단히 제물을 차려 상을 놓는데, 이는 조상을 따라온 객귀들이 먹으라고 차리는 것이다. 삼신상은 별도로 차리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돌아 가신 조상의 생일에도 밥을 지어서 상을 차려놓는다. 초사흘 시루 정월 초사흗날에는 자손들이 잘 되고 아무 탈 없이 한 해 재수있기를 바라며 집에서 주부가 준비하여 공을 드린다. 초사흗날 올리는 시루는 새벽 일찍 준비하여 선영(조상) 에 올려서 비는 것이다. 이때는 작은 시루에 양을 조금씩 하여 시루떡 3 4개를 따로 찌는데, 이 시루들은 각각 아들과 딸, 며느리 앞으로 올리는 것이라 한다. 한편, 한 제보자는 자손들을 위하여 2월과 3월, 5월의 초사흗날에도 공을 드렸다고 한다. 이때는 떡을 한 시루만 찌고, 쌀과 함께 나물과 미역국, 밥을 준비해서 촛불을 켜 고 상에 받쳐 올렸다. 만약 그 해 정월에 독경을 하였다면 그 해 운을 모두 풀어버렸기 때문에 정월 초사흗날만 공을 드리며, 나머지 달의 초사흗날에는 공을 드리지 않았다 고한다. 정월 불공 정월 초이렛날에는 절에 가서 공을 드리는데, 이때는 쌀을 가지고 가서 돈과 함께 올 리며, 촛불을 켜고 공을 드린다. 제보자는 산 너머의 금산사로 다녔다고 한다. 이때는 절에 식구들의 이름을 모두 올려놓는데, 이렇게 해놓으면 일년 내내 절에서 식구들을 위해 축원을 해준다. 독경 정월에는 그 해 여러 가지 탈 없이 잘 지내기를 기원하며 점쟁이를 불러다 독경을 한 다. 일년 신수맥이를 한다고 하여 독경을 하는데, 정월에 해야 일년 열두 달 재수가 있 고 몸이 건강하다고 여긴다. 독경은 매년 하는 것은 아니며, 그 해 대주나 아들의 신수 를 보아 신수가 사나워서 불길하다고 하는 경우에 한다. 그래서 이를 신수맥이 라고 도 한다. 마을에 점쟁이를 하는 분이 있어서 독경을 하려면 그 사람에게 부탁을 했지만, 경을 읽는 사람은 따로 데려왔다고 한다. 점쟁이는 앉아서 징을 두드리며, 경을 읽는 정바치 는 따로 있었다. 독경하는 날은 아무 탈이 없는 정월 초사흗날로 하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점 쟁이에게 물어 식구들의 사주를 봐서 좋은 날을 받아 하기도 한다. 날을 잡으면 식구들 은 부정한 곳에는 가지 않고,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기 위해 대문에 쌈줄[금줄]을 쳐 놓고, 황토를 퍼다 문 앞에 양쪽으로 군데군데 놓는다.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부정한 일이 생기거나 부정한 사람이 출입하면 새로 날을 받아서 독경을 한다. 독경하는 날이 되면 낮에 경을 읽는 사람과 점쟁이가 종이를 가지고 와서 경을 읽을 장소에 걸어둘 종이나 독경에 쓰일 꽃 등을 오려서 미리 준비하고, 자신이 머리에 쓸 고깔도 만든다. 독경할 때 제물은 떡, 묵, 나물, 적, 과일 등을 푸짐하게 준비한다. 묵은 끓여서 집의 사방에 뿌린다. 떡은 한 시루를 찌고 경을 읽는 장소마다 썰어서 수북하게 담아놓는다. 독경은 철륭, 조왕, 방에서 하므로 떡은 3접시 정도로 나누어 담는다. 찌는 떡의 양은 집안의 형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쌀 5되 1말 정도를 찐다. 독경을 할 때는 처음에 철륭에서 빌고 나서 조왕에 들어와서 하며, 마지막으로 방에 서 경을 읽고 밖으로 나간다. 방에는 상을 2개 차리는데, 선영상은 크게 차리며, 성주 상은 작게 차린다. 경을 읽으며 신령들을 대접하고 나서 식구들이 한 해 좋으라고 축원 한다. 그런 다음 식구들 앞으로 소지를 올려주는데, 방에서 경을 읽은 다음에 식구 소 지를 한 번만 올린다. 방에서 나오면 철륭에 올렸던 제물을 조금 덜어서 집밖으로 가져 간 다음, 바닥에 짚을 깔고 그 위에 올려놓는다. 독경은 저녁 무렵에 시작하여 밤새도록 하다가 닭이 울기 전에 마친다. 독경을 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기 때문에 올렸던 제물은 독경이 끝나면 모두 나눠 먹 는다. 한편, 독경을 해주는 사람에게 주는 사례는 미리 얼마 정도를 정해놓고, 그 액수만큼 경을 읽는 동안 가족들을 축원해줄 때마다 얼마씩 상에 올려놓는다. 그러면 나중에 이 것을 가지고 가며, 철륭과 조왕, 방에 올린 쌀도 가지고 간다. 돈은 경을 읽어주는 정바 치가 가지고 가며, 쌀은 마을의 점쟁이가 들고 갔다고 한다. 독경을 마치고 나면 정바치나 점쟁이는 가족들에게 이야기도 하지 않고 서로 못 본 듯 하면서 소리 없이 그냥 간다. 만약 가면서 인사를 하고 가면 경 읽는 것이 효험이 없 어진다고 한다. 86 한국의 가정신앙 87
4 용왕제 용왕제는 물이 있는 들의 방죽 주변에 가서 지내는데, 이때는 밥, 나물과 미역국을 준비하여 간다. 용왕제는 섣달 그믐날 저녁이나 정월 초사흗날 저녁에 지낸다. 용왕제 를 지낼 때는 일년 동안 들에 다녀도 아무 탈 없이 해달라고 빌며, 용왕제를 지내면 자 손들에게도 좋다고 한다. 서 가지고 들어온 물건에 객귀가 따라 들어왔다고 하여 생긴다고 한다. 동토가 나는 경우에는 맥이를 한다. 환자의 머리에 바가지를 씌워놓고 물을 뿌리면 서 동토맥이 하자! 고 하면서 외는데, 장도칼로 목을 치고, 대칼로 목을 치고. 하 면서, 썩 물러나라! 고 외친다. 이렇게 동토맥이를 하고 나면 괜찮아지는데, 동토맥이 는 주로 당골을 불러다 했다. 풍장치기 정월이 되면 집안이 좋으라고 풍장패가 각 집을 돌아다니며 풍장을 쳐준다. 이때 맞 이하는 집에서는 방문 앞에 쌀 1말을 수북이 담아 돈과 함께 풍장패에게 준다. 약 2년 전까지만 해도 상하마을에서는 풍장을 쳤다고 하는데, 이제는 노쇠하여 풍장 칠 사람 이 없어서 그만 두었다고 한다. 오리심리[올벼심리] 음력 7월 말이나 8월 초에 나락이 조금 덜 익었을 무렵 벼를 베어다 훑어서 찐 다음, 이것으로 밥을 지어 선영에 먼저 대접하고 가족들이 먹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추석을 쇠고 나서 하기도 한다. 새 나락을 먹기 위해서는 먼저 오리심리를 한 다음에라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오리심리 때는 밥과 함께 미역국, 조기, 나물(무나물, 배추나물, 콩나물) 등을 올린다. 이때는 선영한테 올리는 상과 함께 성주상도 차린다. 성주상은 선영상보다 먼저 차리 며, 밥도 먼저 떠서 올린다. 방의 윗목에 상을 차리는데, 선영상과 성주상을 나란히 차 린다. 동지팥죽 쑤기 동지가 되면 동지죽을 한 동이씩 끓여서 방의 선영과 성주, 조왕, 샘, 곳간 등에 팥죽 을 담아서 올린다. 그런 다음 한 그릇을 따로 퍼서 집안 곳곳에 뿌리며, 문간에도 뿌린 다. 팥죽의 색이 붉기 때문에 객귀가 집으로 침범하지 않는다고 여겨서 뿌리는 것이다. 다) 비정기적 의례 (1) 치병 관련 의례 동토맥이[동토막이] 외부에서 집으로 쇳덩이나 나무 등의 물건을 가지고 들어왔을 때 잘못되면 아이들이 떨면서 아픈 경우가 있다. 이때 당골에게 물어보면 동토가 나서 그렇다고 하는데, 밖에 객구 물리기[객귀 물리기] 객구는 주로 못 먹고 못 살고 청춘에 죽은 귀신을 말하는데, 아무 데나 있다가 사람에 게 달라붙는 수가 있다고 한다. 한 제보자는 객구가 은을 무서워한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는데, 옛날에 걸어서 서울을 다니던 시절에, 어른들이 밤낮으로 한달을 걸어 서울 에 다닐 때 어두운 곳에 가면 귀신들이 뿔을 달고 서있다고 한다. 이때 상투 끝에다 은 으로 만든 동곳(은동곳)을 꽂고 가는데, 귀신을 만나면 갓을 벗어서 은동곳을 보여 주 며 내게 은 붙었으니 너희들은 꼼짝 마라 고 하면서 걸어간다고 한다. 귀신들은 은만 보면 무서워하며 어딘가로 없어지기 때문에 사람에게 범하지 못한다고 한다. 잔밥 먹이기 객구가 붙은 경우 잔밥을 먹이기도 한다. 괜찮던 사람이 객구가 붙어서 금방 머리가 콕콕 쑤시면서 아프거나 하면 잔밥을 먹인다. 됫박에 쌀을 가득 담고 아픈 사람의 윗도 리 적삼으로 꽉 산 다음, 아픈 부위에 7번씩을 먹인다. 잔밥 먹이기를 해주는 사람을 잔밥각시 라고 부르는데, 당골과 다르게 잔밥각시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잔밥을 먹이면서 객구 너는 안 물러나면 대패로 밀어내고 장도칼로 찔러 죽 인다. 고 하면서, 썩 물러나라! 고 한다. 그렇게 주문을 외면서 먹이다 보면 쌀이 찰 박찰박 하면서 소리가 난다. 7번씩 모두 먹이고 나서 됫박을 풀어보면 쌀의 한쪽이 없 어져(줄어들어) 있는데, 이를 보고 객구가 그 쌀을 먹고 도망갔다고 여긴다. 이렇게 하 면 아픈 것이 낫는다고 한다. 주장맥이[주당막이] 갑자기 급살을 맞아서 심하게 앓게 되어 죽을 정도가 되면 주장을 맞았다 고하여 당골을 불러다 주장맥이를 한다. 이때는 짚으로 거적때기를 엮어서 거기에 사람을 눕 히고 2번을 말아 마당 가운데에 놓는다. 그런 다음 식구들이 있는 대로 도굿대[절구공 이]나 지팡이를 들고 땅을 찧으면서 깽매기[꽹과리]와 장구를 치며 마치 송장을 치우듯 환자의 주위를 돈다. 이렇게 한바탕 치고 나면 환자가 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2) 일생의례 관련 의례 88 한국의 가정신앙 89
5 삼신받기 아이가 오랫동안 생기지 않는 경우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절에 가서 공을 드린다. 절 에 가면 칠성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공을 드리면 아이가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삼신 위하기 아이를 낳을 때가 되면 바닥에 짚을 깔고 그 위에 쌀과 미역, 물을 놓아 삼신상을 차 려서 아이를 순산하게 해달라고 빈다. 그런 다음 출산 후에는 삼신상에 놓았던 것으로 밥을 짓고 미역국을 끓여 삼신상을 놓는다. 이를 초삼을 챙긴다 고 하며, 이후에는 매 이레마다 삼신상을 놓는데 보통 이레가 다 가려면 3달이 걸린다고 한다. 이렛날 삼신 상을 차리고서 아기가 아프지 않고, 산모의 젖이 많고, 앞으로 복도 많기를 기원한다. 이후 아이의 생일 때도 삼신상을 챙겨서 놓는데,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더 이상 차 리지 않는다. 아이팔기 아이의 신수를 보아 명이 짧다고 하면 당골에게 아이를 파는데, 이렇게 하면 명이 이 어진다고 해서이다. 당골은 아이의 수양어머니가 되는데, 아이의 생일이 되면 아이의 어머니가 당골에게 쌀과 돈을 가져다주고, 당골은 이것으로 떡과 밥을 하여 아이를 위 해서 빌어준다. 또한 아이의 생일에 집에서 떡과 밥을 해놓고 당골을 불러다 비손하기 도한다. 라) 제보자 오 동(여, 83세) 보성 오씨이며 시댁은 인동 장씨이다. 김제에서 태어나 군산으로 이 사를 가서 살다가 15세에 상하마을로 시집을 왔다고 한다. 2남 5녀를 두었다. 김옥희(여, 86세) 도광 김씨이며 친정은 정읍 태인이다. 인동 장씨 집안으로 시집을 왔 으며, 30세에 혼자되었고 슬하에 형제를 두었다. 현재는 금구에 있는 금선사라는 절에 다닌다. 나. 김제시 만경읍 대동리 대동마을 1) 마을개관 만경읍의 동쪽에 있는 큰 마을이라고 하여 대동마을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마 을에 사람이 많이 살았을 때는 1백 가구가 넘게 살았으나, 지금은 70호가 조금 못 되는 정도이며, 그나마 노인인구가 많고, 그 중 절반이 홀로 사는 집이다. 대동마을에는 원래 전주 이씨( )가 처음 들어와서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전 주 이씨는 이 마을을 떠나면 잘 된다 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많이 마을을 떠나 서 외지에 나가 더 잘 살고 있으며, 지금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어 경주 김씨( 慶 ) 가 들어와서 터를 닦아 대성을 이루었으며, 지금도 주민 중 약 50% 정도가 경주 김씨 이다. 이외에 광산 김씨( 光 )들도 많이 살고 있으며, 최씨와 박씨, 이씨 등도 살고 있다. 걸어서 장을 보러 다니던 시절에는 5리 정도 떨어진 만경장(4, 9일)으로 다녔는데, 지금은 교통이 편리하여 10km 정도 떨어져 있는 김제로 나가서 장을 본다. 중매를 통해 혼인하던 시절에는 만경읍 안에서 주로 혼인이 이루어졌으며, 김제 외에 정읍, 전주 등 지에서 시집을 오는 경우도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생업으로 대부분 벼농사를 지으며, 일부는 산을 빌려서 수박이나 배 추, 고추 등의 작물을 재배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득이 줄어서 현재는 재배가구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예전에 마을에는 혼인계와 상포계가 조직되어 있었는데, 혼인계는 모두 끝났다고 한 다. 상포계는 부모님의 상을 당하면 타는 계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계원으로 참여하 여, 상을 당하는 집에 쌀이나 술을 대주거나 하였다. 또, 예전에 마을 공동으로 쓰는 상 여가 있을 때에는 상여계가 있어서 상을 당하면 계원들이 종이를 사서 물들여 꽃을 만 들어 상여를 꾸미고, 발인하기 전날 상여를 메고 상여 어르기도 하였으며, 발인하는 날 에는 상여를 메는 일을 맡아서 하였다. 그런데 상여가 없어지면서 상여계는 없어졌다 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절에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주로 백산면에 있는 금곡사에 다닌다고 한다. 마을에 교회가 있지만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다. 90 한국의 가정신앙 91
6 또한 예전에는 마을에 당골이 살았는데, 당골은 비손할 일이 있으면 집에 와서 비손 을 해주기도 하고, 액땜을 해준다고 하여 경을 읽어주기도 하였다. 따라서 정월 초하루 에 당골이 집집마다 인사를 다니면 돈이나 쌀을 성의껏 준다. 당골은 농사도 짓지 않고 살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한다. 명절차례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에 차례를 지낼 때는 차례상을 차리고 별도로 성주상을 차려 서 위한다. 한 제보자는 자신의 집에서는 성주상을 차릴 때 차례상 옆 바닥에 밥과 물 한 그릇을 놓는다고 하는데, 다른 사례의 삼신상과 동일한 양상으로 보인다. 2) 가정신앙의 실제 가) 신앙대상 성주 성주는 집집마다 있는 것으로 집에서 모시는 신령 중에 제일 큰 것이라고 여긴다. 성 주는 별도로 신체를 갖추어 모시지 않으며, 제사를 지낼 때 상을 따로 챙겨서 놓는다. 장손이 아닌 집에서도 차례가 돌아오면 성주를 위하여 성주밥은 담아놓는다. 지[자기] 성주는 지가 갖고 있는 것인게, 성주 없는 사람은 없다 고한다. 삼신 아기를 태워주고 출산과 양육을 맡는 신령이라고 한다. 삼신은 아기를 출산한 이후 상 을 차려서 세이레 동안 위하며, 이후에도 아이가 10살이 될 때까지 돌봐준다고 여긴다. 조왕 부엌에 있는 신을 조왕이라고 하며, 조왕에 공을 드리는 집에서는 부엌에 날마다 새 로 물을 받아놓고 공을 드린다. 철륭 장광을 철륭이라고 하는데, 풍장을 치거나 집에서 독경을 할 때도 먼저 철륭에서 치 거나 경을 읽으며 위한다. 측신 변소에는 측신이 있다고 하는데, 밖에서 집안으로 물건을 들이는 경우 변소 앞에 하 룻밤을 두었다가 들이면 괜찮다고 한다. 나) 정기적 일상적 의례 초사흘 고사 정월 초사흗날이 되면 그 해 운을 좋게 해달라고 자기 집에서 간단하게 제물을 장만 하여 정성을 드리기도 하며, 절에 가서 공을 드리는 경우도 있다. 독경 독경은 정초에 정바치를 불러다 하는데, 집안이 좋으라고 경을 읽는다. 대개 정초에 점 쟁이를 찾아가서 한 해 신수를 보는데, 집의 조상이 들어서 수가 좋지 않겠다고 나오면 독경을 해서 조상을 해원시켜주어 집안이 잘 되기를 기원한다. 쌀이 귀하던 시절에는 아 무 집에서나 독경을 할 수 없었고 잘 사는 집에서나 했다고 한다. 독경하는 날을 잡으면 미리 집 앞에 왼새끼로 꼰 금줄을 쳐놓는다. 금줄을 칠 때는 중 간 중간에 백지를 길게 늘여서 끼운다. 이렇게 해놓으면 이웃들도 이 집에서 독경을 하려나 보다 하고 여기고 되도록 출입을 자제하며, 상( )을 당한 집안의 사람이나 나 쁜 것을 본 궂은 사람들은 출입을 하지 않는다. 경을 읽기 전에 미리 정바치들과 당골이 와서 경을 읽을 방 주위에 꾸밀 것들을 준비 한다. 경을 읽는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대를 만들기도 하고, 종이에 여러 신령의 이름 을 써서 줄로 매어 걸어두기도 한다. 독경을 할 때 준비하는 제물은 팥시루떡, 나물(배 추나물, 콩나물, 고사리나물, 시금치나물 등), 밥, 술, 어물(준어, 병치, 조기), 삼실과 등이다. 경을 읽을 때는 장광의 철륭에서부터 먼저 읽고, 부엌의 조왕에서 있고 그런 다음 방 에 들어가 읽으며, 마지막으로 문 앞에 나가서 귀신을 쫓아낸다. 철륭을 위하는 곳은 장광으로 여기에다는 밥과 준비한 제물을 그릇에 담아서 상을 받치지 않고 올린다. 조왕에는 부뚜막에 제물을 챙겨놓으며, 방에는 윗목에 큰상과 작 은상(성주상)을 차려서 제물을 올려놓는다. 집 밖에는 준비한 제물을 조금씩 덜어서 부 어놓는다. 또한 방에서 경을 읽을 때는 그 집의 귀신(조상)들을 모두 불러들여서 먹이고 풀어내 어 보낸다. 만약 병이 나서 경을 읽는 경우라면, 정바치와 함께 온 점쟁이에게 조상이 내려서 말을 전하기도 하며, 병의 원인을 일러주어 풀어내기도 한다. 방에서는 자손들 이 잘 되게 해달라고 축원하며, 식구대로 소지를 올린다. 그리고 집안의 내력에 따라 독경을 할 때 추가되는 것이 있는데, 혼백이라고 하여 막 대기로 사람 모양을 만들어서 나락섬을 씌워 허수아비처럼 만든 다음, 이것을 마당에 92 한국의 가정신앙 93
7 놓고 경을 읽기도 하였다. 그 집에 탈이 난 경우, 원인이 되는 것(주로 사람)을 허수아 비로 대신 만들어서 풀어내고 나중에 문 앞에 나가 불에 태워 없애는 것이다. 독경은 날이 저물 무렵에 시작하여 새벽 4 5시까지 계속 하며, 마치고 나면 올렸던 제물은 구경 온 이웃들과 함께 나눠 먹는다. 로 적셔서 집안 곳곳에 뿌린다. 잡귀가 빨간 피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집에 들어오지 못 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팥죽을 뿌린 후에는 먼저 죽을 떠서 장광의 철륭에 먼저 놓 으며, 이어 상에 차려서 방의 윗목에 놓고 조상과 성주에 올린다. 비손 그 해 신수가 좋지 않다고 나오는 경우 간단하게 비손하여 풀어내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조상이 들어서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소소하게 풀어내면 되는 경우라고 한다. 점쟁 이만 데려다가 비손을 하는데, 집안에서 간단히 경을 읽고 나서 마지막으로 문 밖에 나 가 보낸다. 이때는 밥을 3접시에 나누어 담아서 대문 밖에 부어놓고 이 집의 액운을 다 털어서 보낸다 는 의미로 행한다. 풍장치기 대동마을에서는 제일 높은 곳을 당산이라고 여기는데, 나무나 모시는 대상이 있는 것은 아니며 막연히 당산이라고 이름하고, 풍장을 치거나 기우제를 지낼 때 이곳에서 행한다. 섣달 그믐날 초저녁이 되면 당산에서 굿(풍장)을 치고, 이어 집집마다 다니면 서 새벽까지 굿을 친다. 섣달 그믐날 풍장을 치는 것은 한 해의 액을 몰아낸다는 의미 이다. 풍장패가 부잣집으로 들어가면 장광굿, 조왕굿, 곳간굿, 샘굿을 모두 쳐주는데, 이렇게 하면 맞이하는 집에서 술상을 내놓고 대접한다. 한편, 정월에는 걸립이라고 하여 초사흗날부터 보름날까지 집집마다 다니면서 성주 풀이를 해주고, 쌀이나 돈을 얻어 마을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한다. 풍장을 칠 때는 집에 들어가면 정지로 들어가서 뒤안으로 나가 철륭에서 먼저 치고, 그 다음으로 조왕에서 치며, 마당으로 나와서 한바탕 친다. 맞이하는 집에서는 쌀과 돈을 풍장패에게 준다. 초파일 불공 4월 초파일에는 절에 다니는 사람들은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린다. 오리심리[올벼심리] 8월 보름 안에 나락 중에서 제일 많이 익은 것을 1 2뭇 1) 정도를 베어 훑어서 이것을 찐다. 그런 다음 말려서 찧으면 오리쌀이 나오는데, 이것으로 밥을 지어 조상과 성주에 올린다. 새 곡식이 처음으로 나왔으니, 대접한다는 의미이다. 추석날 하는 경우도 있으 나 따로 날을 받아서 하는 경우가 많다. 동지팥죽 쑤기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서 잡귀가 집안에 침범하지 말라고 팥죽을 그릇에 담아 솔잎으 1) 세 주먹 정도가 1뭇 이라고 한다. 다) 비정기적 의례 (1) 치병 관련 의례 동토뱅이 외부에서 쇠로 된 물건이나 다른 물건을 주어다가 집안에 들여서 방향을 잘못 둔 경 우 탈이 나면, 이를 동토가 났다 고 한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집에 새로 물건을 들 여올 때는 변소에 두었다가 가지고 온다. 만약 그렇지 않고 물건을 성주머리(안방 윗 목)에 바로 가져다두면 식구가 혼쭐이 나도록 아프다고 한다. 점쟁이에게 물어서 잘못 들인 물건 때문에 동토가 났다고 하면 그 물건을 치우거나 버린다. 주장맥이[주당막이] 갑자기 심하게 아프면 주장을 맞았다 고 하여 주장맥이를 하는데, 아픈 사람을 마당 에 앉히거나 가마니때기에 눕힌 다음, 일곱 매로 묶어서 놓는다. 그런 다음 쇠스랑, 괭 이 등을 들고 아픈 사람 주위를 돌면서 건드리며 징과 깽매기[꽹과리]도 함께 치면서 한참을 돈다. 그런 다음 문밖으로 나가서 쌀 한 주먹을 사방으로 뿌리며, 객귀를 물리 치기 위해 헛세, 헛세! 하고 외친다. 이렇게 하여 병이 낫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잔밥 먹이기 머리가 아프거나 골이 아프면 마을에서 당골이나 방법을 안다는 할머니를 불러서 잔 밥 먹이기를 한다. 쌀 1되를 됫박에 수북하게 담아 수건이나 보자기로 꽉 싸서 아픈 곳 에 대고 문지르며 잔밥을 먹이는데, 낫게 해달라고 주문을 왼다. 이렇게 잔밥을 먹인 뒤 열어보면 어느 구석이든지 쌀의 한쪽이 비어있다. 이때 비어있는 방향을 보고서, 그 쪽에다 대고 낫게 해달라고 비손을 한다. 잔밥을 먹인 쌀은 빌어준 사람이 가져간다. 객귀 물리기 객귀가 들어 아픈 사람이 있으면 당골을 불러다 객귀 물리기를 하는데, 환자를 문 앞 에 앉혀놓고 칼 2개를 가져다가 아픈 사람의 몸에 대면서 주문을 왼다. 그런 다음 칼을 휙 집어던지는데, 칼끝이 바깥쪽으로 향하면 제대로 물린 것이라 여기고, 안으로 향하 면 바깥으로 향할 때까지 던진다. 94 한국의 가정신앙 95
8 상문방법 상가에 다녀오는 경우 부정이 끼어서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문 앞에 짚을 놓고 불을 피워서 넘어오게 한다. 이렇게 하면 상문부정이 막아진다고 한다. 굿 병이 심하게 들어서 오래 앓는 경우에는 점쟁이와 정바치[경객]를 불러 굿을 하기도 한다. 점쟁이는 신이 들린 사람으로 주로 여자들이 많으며, 정바치[경바치]는 경을 읽 는 사람을 말하는데, 주로 남자들이 맡는다. 점쟁이와 정바치는 부부간이 많다고 한다. 굿은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이를 풀기 위해서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썽이 생긴다고 한다. 따라서 이때는 짝을 찾아서 혼인을 시켜주는데, 허수아비로 사람 의 형태를 만들어서 혼례복을 장만하여 입히고 혼례를 시켜준 다음, 옷을 불에 사른다. (3) 기타 의례 부정 가리기 집을 새로 짓고 나서는 3년 동안 부정한 곳에 출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한 제 보자의 경우에도 자신의 며느리가 집을 지은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서 문상( )을 다 니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여 가능한 한 다니지 않는다고 하였다. (2) 일생의례 관련 의례 삼신 위하기 아기를 낳으면 방의 윗목에 삼신상을 차린다. 삼신상은 바닥에 짚을 깔고 그 위에 밥 과 미역국, 물을 떠서 놓는다. 대개 시어머니가 삼신상을 차리고 비는데, 산모와 아기 가 건강하고 젖이 많으라고 기원한다. 그런 다음 세이레 동안 매 이레마다 상을 차린 다. 이후 아이의 생일에도 삼신상을 차려서 위하는데, 삼신은 아이가 10살 때까지 돌봐 준다고 한다. 아이팔기 아이가 태어난 후 점을 보면 명이 짧다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아이의 명을 이 어야 한다고 하는데, 대개 점쟁이에게 아이를 팔면 명이 길어진다고 하여 아이를 판다. 점쟁이에게 아이를 팔면 점쟁이는 아이의 이름과 성을 적어서 때가 되면 아이를 위해 공을 드려준다. 라) 기타 엄나무 걸기 엄나무에는 가시가 많이 붙어 있어서 잡귀가 무서워한다고 하여, 문 위에 걸어두고 잡귀가 침범하지 못하게 한다. 마) 제보자 오형근(남, 78세) 해주 오씨이며 고향은 정읍이라고 한다. 19세에 누나가 시집와서 살 던 대동마을로 들어와 정착하였다고 한다. 슬하에 3남 1녀를 두었다. 유경순(여, 74세) 오형근씨의 부인으로 김제시 봉남면이 친정이다. 넋 건지기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 있으면 정바치를 데려다가 물에 가서 넋을 건진다. 만경읍에 능지방죽이 있는데, 거기에 사람이 빠져 죽은 경우가 많아서 넋 건지기를 자주 하였다 고 한다. 넋 건지기를 할 때 규모가 크면 돼지를 잡아서 넣기도 한다. 넋을 건지기 위해 입구를 꽉 막은 병을 물 속에 집어넣는데, 한참 뒤에 꺼내보면 병 속에 머리카락이 들어 있다고 하며, 이를 넋이 따라 나왔다고 여긴다. 넋을 건져낸 후 에는 해원경을 읽어서 달래준다. 최규만(남, 70세) 전주 최씨이며 조부 대에 대동마을에 정착하였다고 한다. 강길임(여, 70세) 최규만씨의 부인으로 친정은 백산면이다. 사혼 혼인을 못하고 죽은 조상이 있어서 탈이 난 경우, 제대로 풀어주지 않으면 집안에 말 96 한국의 가정신앙 97
9 성주는 집에서 가장 큰 신령이라고 여기며, 어느 집에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따로 신 체를 갖추어 모시지는 않으며, 명절이나 제사 때 상을 차릴 때 성주상을 차려서 위한다. 다. 김제시 죽산면 죽산리 죽동마을 삼신 삼신은 아이를 점지해주고 키워주는 신이라고 여기는데, 아이가 10살이 될 때까지 삼신이 돌봐준다고 여긴다. 1) 마을개관 죽산리는 죽산면의 면소재지로 벼농사를 많이 짓는 곡창지대이다. 죽동마을은 면소 재지에서 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현재 52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 죽동 마을에는 나주 나씨( )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며, 마을에는 나주 나씨 죽동종중 의 재실도 있다. 현재 마을에서 나씨의 비율은 줄어들었고, 이후에 이주해 들어온 박씨 와 김씨 등 각성바지들이 많이 살고 있다. 죽동마을에서는 죽산장(2, 7일)을 보러 다녔는데, 지금은 지금은 장이 없어져서 김제 로 장을 보러 다닌다. 중매로 혼인하던 시절에는 김제 내에서 가장 많이 왔으며, 그 외 에 순창, 부안, 군산, 정읍 등지에서도 시집을 오는 경우도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벼농사를 짓는다. 들녘이 많아서 주민들은 벼농사를 주로 지 으며, 밭농사로는 콩과 배추 등을 심는다. 주민들 중에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많으며, 절에 다니는 사람들은 금산사나 황산 에 있는 절로 다닌다고 한다. 예전에 당골판이 있었을 때에는 해창마을에 살던 당골이 마을로 들어왔다고 한다. 집에서 굿을 하는 경우는 당골과 경을 읽는 사람이 함께 와서 한다. 죽동마을에서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경을 읽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하 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경을 읽을 때는 방에서 읽고, 나중에 문간에서 읽고 끝낸다. 문 간에도 쌀을 가져다 놓으면 경을 읽는 사람들이 가지고 간다. 마을로 들어오는 초입에 나주 나씨의 재실이 있는데, 예전에는 그 옆에 소나무가 우 거진 곳에서 당산제를 지냈다고 한다. 현재는 지내지 않는다. 2) 가정신앙의 실제 조왕 조왕은 부엌을 관장하는 신령이라고 하며, 조왕에 공을 드리는 사람들은 조그만 중 발에다가 물을 담아서 부뚜막 뒤에다 매일 올린다. 철륭 장광에는 철륭이 있다고 여긴다. 철륭 역시 별도의 신체를 갖추어 모시지 않으며, 집 안에서 초사흘 고사를 지내거나 풍장을 칠 때 장광에 제물을 차려놓고 빌거나 굿을 쳐 서 위한다. 업 집에 있는 구렁이를 업이라고 하는데, 업이 집에 있으면 재물이 들어온다고 여긴다. 그러나 업이 눈에 띄면 집안에 재수가 없고 시끄러운 일이 생긴다고 한다. 만약 구렁이 가 눈에 띄면 흰죽을 쑤어서 자리를 잡으라고 빌었다. 문간신 굿을 할 때는 문간에서 제를 지낸다. 문간에 쌀가마니를 가져다 놓고 촛불을 켜놓으 면서 집안에 재물을 불려달라고 기원하며 문간제를 지낸다. 나) 정기적 일상적 의례 명절차례 설과 추석 등 명절에 차례를 지낼 때는 차례상 외에 성주상도 차린다. 제사를 지낼 때 도 성주상을 차려서 위한다. 가) 신앙대상 성주 초사흘 고사(초이레 고사) 정월 초사흗날이나 초이렛날이면 그 해 일년 열두달 잘 지내게 해달라고 식구들끼리 깨끗이 준비하여 고사를 지낸다. 초사흘 고사를 지내려면 마을이 깨끗해야 하는데, 개 98 한국의 가정신앙 99
10 를 잡거나 아기를 출산한 집이 있으면 부정하다고 하여 하지 않는다. 고사 당일이 되면 주부가 몸단장을 깨끗하게 하고 팥시루떡과 나물 3가지(무나물, 콩 나물, 배추나물), 물을 간단하게 차려서 마당에 놓고 1년 12달 잘 지내게 해달라고 축원 한다. 초사흘 고사를 지낼 때는 마당 외에 장광의 철륭에도 시루를 가져다 놓고 차리 며, 부엌의 조왕에도 솥뚜껑을 뒤집어놓고 촛불을 켜고 물과 제물을 올린다. 길산제 정월 보름날 저녁에 시루떡과 밥, 나물, 짚을 가지고 호롱불을 들고 사거리 길에 나 가서 길산제를 한다. 길산제는 자손들이 길에 다니면서 무탈하기를 기원하며 지낸다. 영등제 2월 초하룻날에는 영등할매가 내려온다고 하여 영등할머니를 모시는데, 이때에는 항 아리에 물을 담아서 장광에 놓는다. 이때에 떠오는 물은 새벽에 마을의 공동우물로 아 무도 없을 때 가서 먼저 떠온 것이다. 먼저 물을 떠서 올리는 것이 정성을 들인 것이라 고 하여 그렇게 했다고 한다. 초파일 불공 4월 초파일에는 절에 다니는 사람들은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린다. 9월 9일에도 방의 윗목에다도 차려놓고 장광에도 차려놓는다. 방에는 조상에 올리는 제사상을 차리며, 이때에도 성주상을 먼저 차려서 올린다. 동지팥죽 쑤기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쑤어서 잡귀를 몰아낸다고 하여 팥죽을 퍼서 집안 곳곳에 뿌 린다. 그런 다음 팥죽을 그릇에 담아서 장광이나 방에 올린다. 팥죽을 동지시에 맞춰서 끓이고 뿌리면 일년 독경하는 것 보다 낫다 는말도있다. 다) 비정기적 의례 (1) 치병 관련 의례 객구 물리기[객귀 물리기] 느닷없이 아파서 원인을 물어보아 객구가 들린 것이라고 하면, 당골을 불러서 객구 물리기를 한다. 당골이 바가지에 밥을 넣고 된장을 푼 물과 소금을 넣고서 주언을 외 며, 칼을 들고 환자의 몸에 긋는 시늉을 하면서 몇 살 먹은 누구가 아프니, 썩 물러가 라! 고 위협을 한 뒤에 칼을 던져보고 객구가 나갔는지를 판단한다. 풍장치기 섣달 그믐날이 되면 액을 몰아낸다고 하여 하루 종일 풍장을 치면서 마을의 집집마 다 다니는데, 이렇게 하면 새벽이 되어서야 끝난다고 한다. 맞이하는 집에서는 상에다 쌀이나 음식을 내놓고 대접한다. 풍장패는 집으로 들어가서 마당과 장광, 조왕에서도 쳐준다. 한편, 죽동마을에서는 7월 칠석에 마을의 공동 우물을 새로 퍼내며 샘굿도 쳤다고 하 는데, 약 30여 년 전부터 치는 사람들이 없어져서 더 이상 치지 않는다. 오리심리[올벼심리] 나락이 조금 덜 여물었을 무렵 나락을 한 뭇이라도 베어다가 홀태로 훑은 다음 쪄서, 이것을 다시 말렸다가 찧어서 오리쌀을 만든다. 오리쌀로 밥을 지어 나물과 함께 차려 조상과 성주에 올리는데, 이를 오리심리 라고 한다. 오리심리는 햇곡을 지었으니 조 상과 성주에 대접하는 것이다. 오리심리는 7월 말부터 추석 전에 하며, 이때에 못한 사 람은 추석에 하기도 한다. 구일제사 잔밥 먹이기 머리가 아프거나 쑤시면 당골을 불러서 잔밥 먹이기를 한다. 됫박에 쌀을 가득 담아 서 환자의 옷으로 덮어씌운 다음, 환자의 몸에 대었다 떼면서 잔밥을 먹인다. 잔밥을 먹인 쌀은 당골이 가지고 간다. 동토맥이[동토막이] 집안에 무엇을 잘못 들여놓으면 동토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당골네를 데 려다가 경을 읽기도 한다. 또 손이 있는 방향에 못을 박거나 하면 눈에 핏발이 발갛게 서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못을 다시 빼야 낫는다고 한다. 또한 이사를 가거 나 하더라도 오구삼살방으로 가면 큰 사고가 난다고 하여 그 방위는 피해서 간다. (2) 일생의례 관련 의례 아이팔기 아이의 명이 짧다고 하면, 수양부모를 삼아서 아이를 팔아 명이 길어지기를 기원한 다. 주로 당골이나 절, 자연물(바위, 나무)에 파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을 앞 재실 옆에 100 한국의 가정신앙 101
11 있었던 소나무에다 아이를 팔고 정성을 들이는 경 우도 있었다. 마을의 한 할머니는 자신의 손주가 명 이 짧다고 하여 소나무처럼 튼튼하게 자라고 건강 하라는 의미로 소나무에 손주를 팔고서 나무에 절 을 하며 공을 드렸다고 한다. 공을 드리던 나무는 바람에 쓰러져서 현재는 없다. 당골에게 파는 경우에는 아이의 어머니가 주머니 를 만들어서 그 안에 쌀 1 2말과 실을 한 타래 사 서 넣은 다음, 당골에게 가져다주며, 명절이 되면 쌀도 가져다준다. 수양어머니가 된 당골은 아이를 위해서 공을 드려준다고 한다. 삼신 위하기 사진 2. 죽산면 죽산리 죽동마을에서 아이팔기를 했다는 소나무 숲 아이를 출산한 경우 삼신상을 차려서 삼신을 위하고, 부정한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 도록 대문에 인줄을 친다. 출산 후 세이레 혹은 일곱이레를 쇠기 때문에 그 동안에는 이레마다 삼신상을 차려 올리며, 이레가 끝날 때까지 인줄도 걸어둔다. 삼신상은 밥과 미역국, 물을 올려서 차린다. 또한 이레가 지나면 생일을 맞을 때마다 밥과 미역국, 물 을 떠서 삼신을 먼저 위한다. 넋맞이 길에서 사고가 나서 죽은 사람이 있는 경우, 망자의 넋을 맞이한다고 하여 길에서 넋 맞이를 한다. 라) 제보자 최분녀(여, 72세) 시어머니가 생존했을 때까지는 가정신앙을 모셨으나, 시어머니 사후 에 교회에 다니면서 더 이상 모시지 않는다고 한다. 임춘자(여, 65세) 라. 최명규 법사(종교 직능자) 사진 3. 최명규 법사의 꽹과리와 경문 1) 입무 동기 최명규(남, 66세) 법사는 순창이 고향으로 학교 다닐 때부터 산이 좋아서 돌아다녔는 데, 언제 신을 받았는지도 모르게 받았다고 한다. 법사 일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약 30 년 전부터이다. 그 전에는 산에 다니며 기도하고 수련하는 생활을 주로 하였다. 본래 최명규 법사는 선( )을 수련하는 것을 좋아하여 정성을 들이거나 지리 보는 것을 배우 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생계를 위해 농사도 짓고, 약방에서도 일하면서 별 별 일을 다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기술을 배워서 정읍으로 내려와 공장을 하다가 다 팔 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 한약방에서 근무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금전적으로 타격을 받아서 오래 하지 못했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황량하고 채워지지 않았으며, 수련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어서 계속 공부를 해왔다고 한다. 무엇을 하던지 잘 되지 않다가 30세가 넘어서 경문 읽는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법사는 20세 넘어서부터 이 길을 걸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다른 일을 하다보니 계속 실패를 한 것이라고 하였다. 서울에서 내려와 익산에서 살면서 경문을 익히기 시작했는데, 수련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꾸준히 공부를 해온 덕분인지 독경을 하면서도 좋은 글과 말로 문장을 만들고 사람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익산에는 경문을 하는 법사 가 많았으며, 그 선배들로부터 경문 읽는 것을 배우고 스스로 익히기도 하였다. 최법사가 신명을 받은 것은 오래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신이 욕심을 못 내게 만든다고 한다. 한번은 서울에서 집장사를 하던 누님이 집이 잘 팔리게 해달라고 부적을 부탁했다고 한다. 한두 번은 부적을 써주어 집이 좋은 값을 받고 잘 팔렸는데, 누님이 자꾸 욕심을 내는 거 같아서 그만 두었다. 최법사가 주로 하는 것은 안택, 병굿, 사혼, 중복경 등이다. 요즘에도 집을 새로 지었거나 집을 사서 이사를 하는 경우에 안 택을 의뢰하는 집이 있는데, 매년 줄어드는 추세이다. 경문을 읽을 때는 장구와 깽매기[꽹과리]를 치면서 한다. 102 한국의 가정신앙 103
12 최명규 법사에 의하면 전라도의 굿식은 예부터 일문서, 이고장, 삼청 이라고 한다. 즉, 제일 먼저 문서를 내야 하고, 그 다음으로 고장을 잘 쳐야 하며, 마지막으로 청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화려하게 보여주는 굿 위 주가 되어서 청이 앞서고, 그 다음이 고장이며, 문서가 마지 막이 되었다고 한다. 정성을 들이는 내용보다 화려한 겉모 습에 치중하는 세태는 굿에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하며 안타 까워했다. 또한 전라도의 굿은 조상을 통해서 풀어내는 것이 특징이 라고 하였다. 조상은 집안에서 생기는 우환의 원인이기도 사진 4. 최명규 법사의 경문서 내용 하고, 이를 풀어낼 방법을 일러주기도 하므로, 굿에서는 조상을 모셔서 대접하고 풀어 준다고 한다. 현재 최명규 법사는 김제시 무속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김제시 요촌동 용성 리에 거주하고 있다. 철륭 철륭은 마을로 치면 당산에 속하는 신이라고 한다. 철륭과 당산은 터를 관장하는 신 격이다. 철륭은 장독대에 위치한다고 여기므로 철륭에 공을 드릴 때는 아침이나 저녁 마다 장독대에 물을 떠놓는다. 업 집을 지키는 업은 곧 복이라고 하며, 업맞이를 하여 집으로 모시는 경우도 있다. 업 도 여러 가지여서 구렁이업, 인업 등이 있다고 한다. 주로 구렁이 같은 짐승을 업이라 고 하는데, 흰죽을 쒀서 차려놓고 집안 축원을 하면서 업에게 빌면서 들어오시라고 축 원한다. 업이 죽을 먹는다고 해서 흰죽을 바치는 것이다. 간혹 업이 광에 나타나는 때가 있는데, 이때는 흰죽을 쒀서 놓고 빌고 나온다. 그러 면 업이 흰죽을 먹고 조금 남겨두는데, 이것을 주부가 먹어야 되며, 안 먹으면 집안이 좋지 않다고 한다. 이는 업이 집을 나가지 않도록 하는 조치인데, 업이 먹은 것을 버리 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업이 사람들 눈에 띄면 집을 나가려는 것이기 때문에 안 좋다고 여긴다. 2) 가정신앙 가) 신앙대상 삼신단지 손이 귀한 집에서는 조상이 자손에게 포은하는 경우(자신이 자손을 낳지 못하고 죽 어서 한이 되어 떠나지 못하고 자손을 번창하려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조상을 삼신단지에 모시고 매년 새로 쌀이 나면 단지에 갈아서 쌀이나 나락으로 모신다. 성주 성주는 집 건물을 관여하고 있는 신령이며, 가족 중에서 아버지에 속하는 신령이라 고 한다. 새로 집을 짓거나 이사를 가면 성주를 새로 모신다. 성주는 신체를 갖추어 모 시는데, 대개 종이로 붙여진 경우가 있고, 꽃모양으로 만들어서 붙여놓은 경우도 있다. 조왕 조왕은 특별한 신체를 갖추어 모시지는 않지만, 아무 것도 안 하는 집이라도 조왕공 을 드리는 집이 있다.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조왕에 물을 떠놓고 아침마다 새로 갈 면서 공을 드리는데, 자신의 정성으로 자손들이 잘 되기를 기원하며 조왕공을 드린다. 측신 측간에도 측신이 있다고 한다. 측간이 제일 누추하기 때문에 밖에서 물건이 들어오 면 동토를 막기 위해서 변소에 먼저 두었다가 들이면 괜찮다는 말이 있다. 또한 변소간 에서 넘어지면 살기 힘들다는 말도 있다. 도깨비 집터가 도깨비 터인 경우가 있는데, 별도로 위하지는 않으며 안택을 할 때 메밀묵을 쑤어서 뿌려준다. 도깨비가 묵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1년 안택을 하면서 도깨비 를 먹여주면 그 집이 괜찮아진다고 한다. 나) 정기적 일상적 의례 명절차례 설이나 추석 때 차례상을 차릴 때 성주상도 함께 차린다. 성주상에 올라가는 제물은 차례상에 올리는 것과 동일하다. 차례상은 안방 윗목에 차리며 성주상은 차례상의 옆 에 먼저 차린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성주상 옆 바닥에 삼신밥까지 차리기도 한다. 차 례 때뿐만 아니라 기제사를 지낼 때도 성주상과 삼신밥을 차린다. 104 한국의 가정신앙 105
13 안택 안택은 집을 편안하게 한다고 하여 안택( )이라 하는데, 정초에 신수를 보아서 집 안이 좋지 않다거나 조상을 풀어줘야 하는 경우 집에서 준비하여 안택을 한다. 대개 음 력 정월 중에 집의 자손들의 생년을 봐서 좋은 날로 택일한다. 안택하는 날을 받으면 며칠 전부터 목욕재계하고 집안과 가족들 모두 깨끗하게 정성을 들인다. 그러나 안택 하는 집이 줄어들기 때문에 최근에는 그나마 위하는 것이 정성이라고 한다. 만약, 날을 잡았는데, 그 안에 부정한 일이 생기면 안택을 하지 않고 미룬다. 부정한 일이란 자신 의 집에 초상이 났거나 초상집에 다녀온 경우, 개 잡는 곳에 다녀온 일 등이다. 이런 곳 에 다녀온 사람은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며, 가족들은 날을 잡은 후에는 부정한 곳 에 가지 않는다. 안택에 차리는 제물로 떡은 팥시루떡과 흰떡(절편), 인절미 등을 준비한다. 요즘은 시 루가 작게 나온 것이 있어서, 여기에 쪄서 올리지만, 예전에는 큰 시루에 쪄서 각 상에 나눠 올렸다. 나머지 제물은 제사 때 지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물과 포, 어물, 고기 등 을 형편대로 준비한다. 제물 중 떡은 그 집의 조상이 좋아하는 것으로 준비한다. 무당 이 집에 가보면 조상의 신의를 받아서 떡을 찌라고 하는데, 보통 시루떡을 많이 찐다. 예전에는 안택을 하는 집에서 정성을 들여 제물을 준비했지만, 요새는 법사나 무당에 게 일괄적으로 준비해달라고 부탁한다. 안택은 밤에 주로 하는데, 저녁 6시 경이 되면 시작한다. 안택은 사중안택이라고 하 여 처음에는 조왕에 들어가서 먼저 알리고 시작한다. 조왕은 제물을 장만하는 곳이므 로 먼저 시작한다. 조왕을 위할 때는 부뚜막에 준비한 것을 차려놓는데, 요새는 싱크대 에다 차린다. 조왕을 달래서 집안을 잘 보살펴달라고 빈 다음, 당산(철륭)으로 간다. 당 산은 집이 자리하고 있는 터신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대개 장광으로 가서 제물을 차린 다. 한편, 장광에는 철륭이 있다고 하는데, 최법사는 당산과 철륭이 같다고 하였다. 즉, 집에서는 철륭이며, 큰 데에 나가면 당산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방으로 들어온다. 방에는 성주가 있는데, 성주는 집 건물을 관여하고 있는 신령이며, 가족 중에서 아버지에 속하는 신령이다. 성주 앞에 상을 차려놓고 성주를 빌 고, 그 옆에 바닥에다 삼신상이라고 하여 밥과 국을 떠놓고, 삼신에도 빈다. 조왕과 철 륭, 성주 등에 비는 내용은 부르는 신령의 이름만 다를 뿐, 거의 비슷하다. 신령에게 먼 저 인사를 하고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축원한다. 이어 방에서 조상 앞으로 상을 차려놓고 경문을 읽어서 조상과 천신을 모두 청해놓 고 자손들이 잘 되게 해달라고 빈 뒤에, 조상들의 해원을 해준다. 조상의 해원을 할 때 는 경문만 읽는 것이 아니라 사설을 넣어서 조상이 어떻게 살다 죽었는지를 애절하게 읊는다. 사람들은 단지 경문뿐만 아니라 사설을 듣기 위해서도 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설을 하는 청이 좋으면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따라서 해원을 할 때도 예법 에 따라 경문을 읽고, 적절히 사설을 넣는다. 그런 다음 조상의 말을 듣는다. 법사가 조 상을 부르면, 무당에게 조상이 실리는데, 이때 조상이 자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다. 따라서 안택을 할 때는 적어도 두 사람이 함께 간다. 조상 해원을 할 때는 고를 맨 고베 를 들고 맺힌 마디를 하나하나씩 풀면서 한다. 조상이 전하는 말을 모두 듣고 나 면 잘 가시라고 경문을 읽는다. 조상을 보낸 뒤에는 잔치에 와서 얻어먹는 객귀까지 모두 보내는 경을 읽는다. 잔치 에 따라온 객귀를 위해서는 사자상을 차린다. 삼사자를 위하여 신 3켤레, 명태 3마리를 준비하고, 신 한 켤레에 명태 한 마리씩을 넣어두며, 밥 3공기도 함께 올린다. 사자상 은 안에 차리기도 한다. 사자상 외에 지신상도 차린다. 지신상은 밖에 조그맣게 차리는 데, 올리는 것은 사자상과 같다. 지신상은 토방이나 밖에 차린다. 상을 차려놓고 경문 을 읽으며 객귀를 퇴송한다. 퇴송할 때는 무당이 칼을 던져서 객귀가 나갔는지를 본다. 이렇게 하여 안택이 끝나는데, 보통 저녁 6시 경에 시작하여, 새벽 4시 혹은 날이 새 어 끝나기도 한다. 끝나는 시간은 보통 조상의 해원이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달려있다. 만약 놀기 좋아하는 조상이라면 한참을 춤추고 놀며, 술을 좋아하는 조상이라면 술을 잡숫고 가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액막이(살맥이) 정초에 토정비결을 봐서 안 좋다고 하면, 액막이나 살맥이를 해준다. 먼저 신장 축원 을 하여 신장에게 알리고 상을 간단히 차려서 놓은 다음, 경문을 읽는다. 그런 다음 무 당에게 신을 올려서 언제 아프니 조심하라는 등의 이야기를 해준다. 지신밟기 정월에는 초순부터 보름까지 동네를 다니며 지신밟기를 한다. 지신밟기를 하면 집집 마다 다니면서 쌀과 돈을 모아서 마을 자금으로 사용하였는데, 현재는 하지 않는다. 지 신밟기를 하러 집으로 들어가면 장독을 돌아서 우물에 가서 치고, 부엌에도 들어가서 친다. 주인은 쌀 1말을 내놓고 빌며, 풍장을 치는 사람들은 집안을 돌며 복이 들어오기 를 축원해준다. 영등제 2월에는 20일 안으로 영등제를 지내기도 한다. 영등할머니를 모시기 위한 것으로 주 로 영등을 받아들였다는 무당이 지낸다. 신당에 영등상을 차려놓고 경문을 읽으며, 영 등할머니, 어쨌든 우리 중생들 잘 되게 해달라 고빈다. 칠성공 7월 칠석은 칠성을 위하는 날이라고 하여, 무당들은 신당에 제물을 차려놓고 축원하 며, 신자들이 가면 축원해주고 빌어준다. 또한 자손이 귀한 집에서는 칠석날이 되면 자 106 한국의 가정신앙 107
14 손을 태워달라고 축원한다. 안택을 할 때에도 손이 귀한 집에서는 칠성님을 따로 대접 해 달라고 한다. 칠성을 위하는 경우에는 상 앞에 쌀 1말을 떠놓고 초를 켜고 실타래를 걸어두며 무가 <칠성풀이>를 2시간 정도 읊는다. 최법사가 전하는 칠성풀이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손이 귀한 집에서 애를 못 나니까 빈단 말여. 산 같은데서 산신한테 빌어 애를 탄거여. 그래서 애를 낳고 보니까 일곱을 낳았다 이 말이여. 그게 칠성이여. 일곱을 낳았는디, 인자 어매[어머니, 매 화부인]가 난데서 온 데 간 데 없어. 왜냐면 칠성의 아버지가 사람의 새끼가 아니라고 짐승도 일 곱 낳기가 어려운 디, 일곱을 낳았다 고 구박을 한단 말여. 그래 어매가 없어져 버렸어. 그래서 아 버지가 아들 일곱을 데리고 키운단 말여. 그러니 얼마나 애로가 많겠어. 키우다 보니 애들이 컸는 데, 어매가 없으니까 아버지를 용녀부인에게 장가를 보내여. 그런데 용녀부인이 살면서 일곱아이들을 키우다 보니까 자기 살림이 없어지게 생겼응께 일곱 아 들은 쫓아내버려. 안 아픈데 아프다고 억지 소리해서 쫓아내버렸어. 일곱 놈을 다. 그래가지고 산 에 가서 크는 거여. 용녀부인이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산에서 크면 언젠가는 다시 올 것 같단 말여. 그래서 용녀부인이 아주 죽여버릴라고 또 꾀를 낸 것이야. 자기가 아프다고 하면서 남편한테 어디 가면 괴를 잘 빼는 사람이 있는디, 거기 가서 한번 물어보라 고 해놓구선 그 사람하고 미리 짠거여. 오면 일곱 아기 간을 먹여야 낳는다 고 허라고. 그리고 남편을 그 사람한테 보냈단말여. 보내니까 처음에는 약이 없다고 그렁께 실망하면서 뭣이라도 갈쳐만주먼 내가 구할랑게 갈켜달라 고하는 데, 약이 없다고 하니까 돌아서가려고 하는데, 그 사람이 있기야 한 가지가 있기는 한데 구하기가 힘들다 고 하니까 그걸 듣고는 뭣이냐고 물었어. 그러니까 일곱 아기 간을 먹여야 낫는다고 그러면 서, 그게 어디가 있겠느냐고 그랬지. 그러자 아버지가 그 생각을 했어. 이 일곱 아기 이놈들 찾아 야겠다 고 생각을 했어. 그놈들 다 죽여서 간을 낼라고. 그래서 찾으러 가는디, 꽃사슴이 길을 막는거여. 그래서 왜 그러냐 고, 니가 어떻게 대장부 걸 어가는 길을 막냐 고 그렁게로 눈물을 흘리면서 언제는 자식 일곱 낳았다고 구박하더니 인자 마저 죽일라고 일곱 아기 간을 내러 가냐 고 그래. 그래서 누구냐고 그렁께 그게 매화부인이여. 자기 부 인이 둔갑을 했어. 나는 천상에 빌어서 일곱아기를 낳았고 당신 한이라서 낳아줬는디, 나는 죄를 지었다고 천상에서 데려가 죽었는데, 그럼 잘 키우지 어느 자식이라고 그 자식을 죽일라고 그러냐 고, 가지 말고 내 배를 가르면 간이 일곱 개니까 그놈 갖다 주고 앞문에서 주고 뒷문에서 숨어서 행동을 어떻게 하는가 봐라 그랬지. 그리고 나는 당신이 다니는 길에 묻어달라 고 했어. 그래서 그 말대로 사슴 배를 갈라서 간을 내고, 길에다 사슴을 묻고 왔어. 집에 와서 구해갖고 왔다고 주고는 가만히 뒷문으로 보니까 그놈을 먹는 척하고 방바닥에 넣드 래. 그래놓고는 난중에 다 먹었다고 무슨 선약인가 나섰다[나았다]고 그러더래여. 그래 가만히 보니 까 난중에 그놈을 잿가에 갖다 묻더래야. 그게 사슴소리랑 똑같으자나. 그래서 암말 않고 있다가 생일이 돌아와. 생일이 돌아오니까 아들들이 아부지 생일 쇠러 간다고 산에서 버들강아지 피리 불 고 꽃은 꺾어서 꽂고 너울너울 집으로 오는거여. 동네에 들어옹게 그놈의 피리소리가 나. 소리를 듣고는 용녀부인이 저놈의 자식들이 죽은 귀신이 저렇게 나 잡아갈라 그러는가부다 하고 있는디, 앞으로 애기들이 죽 들어와서 아부지한테 인사를 한단 말이여. 보니까 안 죽었거든. 그래서 도로 아프다고 들어 누운거여. 아들들은 살아있고 내가 엄한 짐승 간을 먹었는가부다 하면서 더 아퍼 죽 는다고 그래. 칠성 중에 넷째 아들이 북두칠성인데 되게 똑똑해. 넷째가 하는 소리가 어머니가 아퍼서 죽거 나, 아니면 우리가 배가 갈라 죽을 것인게, 어머니는 칼자루를 잡고 내가 칼날을 잡을 댕게, 내가 죄 가 있으면 하늘이 날 죽일 것이고, 어머니가 죄가 있으면 어머니가 죽을 거 아니냐 고그래. 가만 생각하니까 자루 잡은 사람이 왜 죽겄어, 날 잡은 사람이 죽지. 그래서 아들 일곱이 뺑 돌아서서 천 지신명에 인사를 일곱 번을 하는거여. 신령님 우리가 죄가 있다면 우리를 죽여주시고 어머니가 죄 가 있다면 어머니를 죽여주시오 그러고 인자 비는거여. 아 그러니까 난데없이 느닷없이 그 맑은 날에 구름이 끼고 뇌성병력이 때리는 거야. 그래서 용녀부인이 죽었어. 그리고 일곱 애들은 살아서 지그 아버지하고 살았다는 거여. 신미(올벼심리) 새 곡식이 나오면 조상님께 먼저 새 곡식을 잡수라는 의미에서 신미를 행한다. 신미 는 대개 추석 때 행하는데, 그 해 처음으로 나락을 베어다 먹기 위해서 먼저 신미를 하 려고 나락을 조금 베어다 쌀을 쪄서 찧은 후 밥을 지어 조상에 올렸다. 이때는 다른 신 령에게는 올리지 않고 간단히 나물과 함께 밥을 차려서 대접한다. 동지팥죽 쑤기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서 차려놓고 집안에 뿌린다. 팥죽이 피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도깨비가 말피를 무서워하여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므로,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시를 맞추어서 집안 곳곳에 뿌린다. 동지가 초승에 드는 애동지에는 팥떡을 해서 먹고 뿌리 며, 하순에 드는 노동지에는 팥죽을 쑨다. 동지팥죽과 관련되어 최법사가 들려준 이야기이다. 예전에 한 과부가 살았는데, 그 집에 한 남자가 들락날락거리면서 내외간이 되다시피 했다고 한 다. 올 때마다 돈을 갖다 줘서 집이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과부는 계속 야위어갔다. 그러자 동네 사 람들이 왜 자네 그렇게 야왼가? 라고 물었다. 남자를 보면 기운이 나는데, 자신도 모르게 힘도 없 고 야위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그 남자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니 무서워하 는 것이 뭔지 물어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과부가 자면서 남자에게 물었다. 나는 개가 제일 무서운 디, 당신은 뭐가 젤 무서워요 하니까,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 고 되묻자, 서로가 알면 조심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둘러댔다. 그러자 남자가 나는 아무 것도 안 무서운데 말피가 무섭다 고 하였다. 그 후로도 남자는 일주일 만에도 오고 며칠 만에도 오면서 올 때마다 돈을 가져다주었고, 여자는 그 돈으로 땅을 샀다. 그런데 주변에서 좀 아는 사람이 있었는지, 그 남자가 사람이 아닌게 아니 108 한국의 가정신앙 109
15 냐 고 하면서, 동짓날 무렵에 그 사람이 온다는 날을 잡아서 피를 담 밖에서부터 집안에 칠하고 말 대가리를 문 앞에 걸어 놓으라고 하였다. 만약 사람이면 의심이 없지만 사람이 아니면 방법이 될 것 이다고 하여, 그 말대로 피를 발라놓고 대문에 모가지를 걸어두었다. 그러자 어두울 때쯤 남자가 오더니 마당 바깥에서 들어오지를 못하고 소리치면서 동네방네 사람들! 내 말 좀 들어보라 며 내 외간에 아무리 다정하다고 속에 둔 말 하지 말라 면서 소리를 치고 욕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돈 벌어준 거 다 내달라 고 하였다. 그리고 나서 하룻밤을 자고 나니 과부가 사둔 논에 자갈을 몽땅 쌓 아두었다고 한다. 그러자 사람들이 아 이것은 도깨비가 분명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날도 집 바 깥에 와서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자, 동네 사람들이 일부러 아이고 금년농사 잘되겠네, 자갈이 잔 뜩 있어서 잘 되겠네. 농사가 안 될려면 개똥이나 몽땅 넣어야 안 되지. 자갈을 넣으면 잘 된다 고 하였다. 그러자 그 날 저녁에 와서 논에 자갈을 싹 치우고 개똥으로 덮었다고 한다. 그렇게 3일 정 도를 다니더니 더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초사흘 고사 매달 초사흗날에는 떡시루를 찌고 밥을 깨끗하게 지어서 고사를 지낸다. 대개 농사 를 짓는 집에서보다 상업을 하는 집에서 초사흘 고사를 많이 지낸다. 다) 비정기적 의례 (1) 신체봉안 관련 의례 성주 모시기 새로 집을 짓거나 이사를 가면 성주를 모시는데, 안택을 할 때 성주를 새로 받기도 한 다. 집을 지어서 성주의 자리를 잡기 위해 바깥에서 들어오지 못하는 성주를 마중하러 무당이 나간다. 대를 들고 나가 모시는 경우도 있고, 돈과 막걸리를 밖에 두고 성주를 불러서 모시는 경우도 있다. 성주를 모셔 들인 후에는 성주자리를 잡아서 거기에 걸어 둔다. 김제지역에서는 백지에 5백 원짜리 동전을 싸서 넣고 물과 술을 묻혀서 성주자리를 잡아 붙인다. 주로 안방의 윗목 천장에 자리를 한다. 이렇게 성주를 모셔놓으면 나중에 성주상을 차릴 때도 성주를 붙인 자리 아래에 놓는다. 한 번 붙인 성주는 바꾸지 않고 위하기만 하는데,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거나 하면 갈아준다. 한편, 성주가 뜬다는 말도 있는데, 대개 대주들이 사람을 치거나 나쁜 짓을 하는 등 안 좋은 일을 저지르면 성주가 나갔다고 하여, 성주를 달래기도 한다. (2) 치병 관련 의례 병굿 병이 나서 사람이 아파서 경을 읽는 것을 병굿이라고 한다. 병굿을 할 때는 조상 중에 어느 분이 어떤 이유로 맺혀서 자손을 아프게 하는지를 물어서 풀기도 한다. 예전에는 사람이 아프면 굿을 하였다. 병굿은 길게는 일주일도 하며, 짧게는 3일 정 도 하기도 한다. 굿을 크게 할 때는 3 4일 간 집에서 안택부터 시작하여 조상을 찾아 달래는데, 만약 뭔가가 걸려서 조상이 떠나지 않으려고 하면 경문을 읽거나 일정한 방 법을 써서 낫게 한다. 병굿을 할 때는 주로 조상이나 성주 등 신령에게 축원한 뒤, 병세를 낫게 해달라고 빈 다. 조상에 탈이 나서 아픈 경우에는 조상 해원을 해서 풀어내지만, 만약 객귀가 붙어서 앓는 것이라면 이를 떼기 위해 불로 화전을 치기도 하고, 무당에게 신장칼을 잡혀서 장 군을 실리게 하여 위협하여 쳐내기도 한다. 화전을 칠 때는 환자를 마당가에다 앉혀놓 고 물을 묻힌 홑이불을 씌운 후 쌀겨에 석유를 묻혀서 횃불을 붙여 확확 뿌린다. 화전은 마당에서 하기도 하고, 방문 앞에서 문을 열어놓고 환자를 세워놓고서 하기도 한다. 한편, 병굿을 준비할 때는 여러 가지 무구를 준비한다. 신장들의 이름을 적어서 굿을 하는 장소에 걸어두는 번 은, 굿을 하기 전에 법사들이 모두 적는데, 지금은 판매를 하 기 때문에 구입하여 사용한다. 또한 팔보살이나 철망도 예전에는 다 직접 뜨고, 망자들 을 위해 꽃도 만들어 달았지만, 지금은 판매하는 것을 사용한다. 최법사는 요즘 법사들 은 일괄적으로 구입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달지 말아야 할 것까지 다는 경우가 있다고 하였다. 신장대는 내림굿을 할 때 사용하기도 하고, 굿을 할 때 무당이 잡기도 하는데, 예전 에는 그냥 대를 끊어다 식구 중에 한 사람이 잡아도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 런 경우에는 말로 풀지 못하고 행동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린 조상의 의사를 묻기 위해 법사나 무당이 물어서 내 말이 옳으면 움직여라 혹은 까딱도 하지 마라 고하 면서 대화를 하여 의중을 파악한다. 주로 이렇게 대를 잡아서 조상 중에 어느 조상이 왔는지 보는데, 주로 병굿을 할 때 많이 한다. 즉, 어떤 조상이 와서 아프게 하는지를 보거나, 환자의 병이 위독하면 굿을 하면 낫겠는가, 아니면 약을 먹어야 낫겠는가를 묻기도 한다. 병이 심하여 크게 굿을 하는 경우에는 3 4일 동안 굿을 하는데, 이때는 주위 사람들 이 구경을 많이 온다. 또 이때는 큰 신을 불러서 하기 때문에 신장대도 크며, 대를 잡는 것도 아무나 못한다고 한다. 무당이라 하더라도 센 무당이어야 하며, 일반인이라면 대 가 센 사람이 잡아야 하지, 잘못하여 아무나 잡으면 그 사람에게 큰 일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한다. 동토잡기 동토가 나는 것은 무엇을 잘못 다루어서 탈이 나는 것을 말하며, 이것을 낫게 하는 것 110 한국의 가정신앙 111
16 이 잡는 것이다. 왼새끼줄을 꼬아서 도끼의 쇠 부분에 맨 다음, 동토가 난 곳 앞에다 놓 고 고추와 쑥을 함께 태운다. 이때 동토가 끼었으면 매운 냄새가 덜 나고, 동토가 안 끼 었으면 매운 냄새가 난다고 한다. 동토가 낀 경우라면 망치로 도끼를 두드리며 쇳소리 를 내면서 동토경을 읽는데, 동토가 잡히면 매운 냄새가 난다고 한다. 상문살 벗기기 상문살은 초상난 집에 다녀와서 살을 맞은 경우이다. 아프다든가 병이 나거나 하면 상문살을 맞았다고 하여 경문을 읽고 빌기도 하면서 이것을 벗긴다. 상문살을 막기 위 해 수가 나쁜 경우에는 가지 말라고 하며, 굳이 가야 하는 경우에는 부적이라도 해서 맥이를 한다. 주장맥이[주당막이] 주장은 갑자기 나서 아픈 것인데, 일종의 급살 이라고 하며 심하면 죽기도 하며, 병 에 걸리면 오래 간다고 한다. 상가에 다녀와서 주장을 맞은 경우에는 상문주장을 맞았 다고 하며, 산이나 야외에 나갔다가도 느닷없이 주장을 맞는 경우도 있다. 주장을 맞으면 주장맥이를 하는데, 소 등에 입혀주는 얼치에 주장 맞은 사람을 눕혀 놓고 둘둘 만다. 그런 다음 묘에 덮는 떼 3개를 떠서 그 위에 놓고, 마을 사람 여러 명이 쇠스랑, 작대기, 도굿대[절구공이], 괭이, 삽 등을 들고, 한편에서는 꽹과리나 양철통이 라도 들고서 소리를 하며 주장 맞은 사람의 주위를 돈다. 앞에서 한 사람이 소리를 외 면, 뒤에서 따라하면서 연장을 가진 사람들이 누운 사람을 툭툭 건드리며 7바퀴를 돌고 나서 바깥으로 나가 연장을 모두 던진다. 그런 다음 사람을 풀어놓으면 괜찮아진다고 한다. 객귀 물리기 오다가다 객귀가 사람에게 붙어 성가시게 하는 경우 객귀 물리기를 한다. 무당이 점 을 쳐보면 쉽게 나갈지 아닐지를 안다고 하는데, 쉽게 안 나가는 것은 대접을 해야 하 고 그렇지 않은 것은 간단하게 물린다. 잔밥 먹이기 잔밥은 쌀로 먹이는데, 쌀 1되를 수북하게 담아 보자기로 꼭 싸서 잔밥각시에게 빈 다. 아픈 곳을 눌러가면서 비는데, 객귀가 먹으면 어쩌고, 성주가 먹으면 어쩌고 하면 서 빈다. 한 번 누를 때마다 7번씩 모두 7번을 반복하여, 49번을 한다. 그런 다음 풀어 보면 쌀이 줄어든 부분이 나오는데, 어느 쪽이냐에 따라 객귀가 먹었는지, 성주가 먹었 는지를 판단한다. 객귀가 먹었다면, 줄어든 쌀의 일부분을 조금 집어 던져내며 아픈 사 람에게 침을 뱉게 한다. 잔밥 먹이기는 무당이나 비손을 잘 해주는 사람이 한다. 조리 잡기 사람이 아프거나 우환이 있어 점을 보러 왔다가 굿을 해야 한다고 나오면, 굿 날짜를 정한다. 날짜를 잡으면 의뢰한 집에서는 아픈 사람의 이름을 쓴 종이와 함께 바가지에 쌀, 숯덩이, 고추를 넣고 덮어서 왼새끼줄로 맨 것과 돈을 함께 신장에 바치는데, 무당 이 이것을 놓고 신장에게 이령수를 하면서 조상님이 들어서 아픈 거면 신장님이 나서 서 낫게 해달라 고 빈다. 이렇게만 해도 효험을 보는 경우가 있다. 즉, 조리를 잡아서 조상을 안정시키는 걸로 효험을 보는데, 완치를 하려면 조상을 해원하는 굿을 한다. (3) 일생의례 관련 의례 삼신받기 삼신을 받는 것은 자손을 태우는[점지 받는] 것인데, 삼신은 할머니라고 여기며 여기 에 빌어 손을 태워달라고 한다. 무당과 법사가 함께 산에 있는 굿당 근처의 용궁(물)에 가서 삼신을 탄다. 삼신을 받은 사람을 앉혀놓고 삼신과 용궁을 합쳐서 비는데, 이 집 자손 누구가 손이 귀하니 원한이 되고 한이 되었은게 좀 태워주시라. 고 한다. 머리에 시루를 얹어놓고 빌고 시루가 내려올 때 잘 받아야지 삼신을 받는 것이라고 하며, 못 받으면 삼신을 못 받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호두, 대추 등의 과일을 놓고서, 무당이 삼신을 받아서 과일로 내리는 경우도 있다. 아이팔기 아이가 명이 짧은 경우에는 무당에게 명다리를 걸기도 한다. 명다리를 거는 것은 짧 은 명을 이어달라는 의미로 실을 사다가 주고, 돈과 과일을 사다가 당에 올리며 신령에 게 빌며 자식들의 이름을 써서 올리는 것이다. 명다리를 거는 아이들을 무당이 수양아 들이나 수양딸로 삼아주며, 아이들의 생일이 되면 공을 드려준다. 수양을 건 집에서는 무당이 신굿을 하거나 7월 칠석 때, 명절 때 자기 정성으로 얼마씩 들고 찾아온다. 중복경 중복경을 읽는 것은 돌아가신 분의 사지가 뻣뻣해야 하는데, 부들부들한 경우에 행 한다. 이런 경우 살이 낀 것이라 하여 자손들에게 좋지 않다고 하는데, 심하면 3년 안에 세 사람이 죽는다는 말도 있다. 따라서 이때는 중복경을 읽어서 살을 벗겨 낸다. 이를 중복을 푼다 고 한다. 예전에는 탈상을 하기 전에 돌아가신 분의 영우[영위]를 모시므 로, 그 앞에서 중복경을 읽었는데, 요즘은 상의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병원에서 못하 므로, 묘를 쓴 지 3일 안에 묘에 가서 중복경을 읽는다. 112 한국의 가정신앙 113
17 넋 건지기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넋 건지기를 한다. 물에 빠져 죽은 곳에 가서 용왕에 빌어 혼신을 보내달라고 한다. 시 무당에게 주기를 반복하며 일곱 매듭을 모두 풀어낸다. 그리고 방에서 옷을 풀어 나 와서 옷을 사른다. 오구씻김은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지금은 간단히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넋맞이 거리에서 죽은 혼신을 맞아오는 것을 넋 맞이라고 한다. 죽은 장소에 가서 음식을 차 려놓고 지신, 산신, 길대장군을 불러서 경을 읽고 맞이해서 집에 와서 고를 풀면서 맺 힌 것을 풀어내며 해원을 하고,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원한다. 사혼 죽은 사람들끼리 서로 혼인을 시켜주는 것을 영혼결혼식이라고 하는데, 이때에도 씻 김을 먼저 하고 예를 지낸다. 먼저 씻김을 해서 서로 다른 방에 두었다가 해원을 한다. 총각이나 처녀 때 죽은 조상이 있는 경우, 대개 집안의 혼삿길을 막는 수가 많다. 점쟁 이가 점을 하면 나오기 때문에, 죽었을 때 나이로 맞춰서 짝을 찾아서 혼인을 시켜준다. 오구씻김 조상 해원을 하기 전에 조상이 씻겨달라고 하는 경우 씻김을 한다. 씻김을 해야 하는 것이나 사혼을 시켜야 하는 것은 무당을 통해서 말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보고서 행한 다. 조상의 넋을 깨끗하게 씻긴다는 의미로 하는 것인데, 씻김 중에서도 오구씻김을 할 때는 바닥에 자리를 펴놓고 망자의 옷을 둘둘 만 다음 7마디로 묶고, 쌀 1말을 떠놓은 그릇에 세운다. 머리 쪽에는 연 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어서 얹어놓는다. 그런 다음 옆 에 시루를 엎어서 안에 촛불을 켜고 실을 5백 원짜리 동전에 감아둔다. 자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나가서 모두 조상을 씻기는데, 자손이 나가면 법사가 씻김 경문을 읽는 동안 무당이 수건으로 닦아내고 씻긴다. 처음에는 쑥과 향을 탄 물로 왼 쪽,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3번씩 돌려서 닦고, 다음으로 맑은 물로 씻어낸다. 씻기고 나 서는 자신의 나이대로 숟가락에 실을 감아 놓고 인사하고 나온다. 따라서 자손이 많은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옆에다 동우를 놓고서 거기에 쌀과 고베, 돈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인사드리는 것이 끝나면 종이를 여는데, 칼로 뚜껑을 두드리면 자연히 열리게 되어 있 는 모양이다. 뚜껑을 두드리면 내려오는데, 이걸 자손이 받는다. 그러면 내놓고 고를 맺 어놓은 것을 푼다. 이것은 씻김을 할 영혼은 받아서 맺힌 것을 풀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또 밥그릇에다 쌀과 조상의 이름을 쓴 지방을 넣고 뚜껑으로 덮은 다음, 한동안 가지 고 놀다가 자손 중에서 치마 입은 여자들에게 던진다. 이때 뚜껑이 열어지면 괜찮지만 안 열어지면 열릴 때까지 계속 한다. 그런 다음 처음에 망자의 옷을 7매로 묶어두었던 것을 무당이 가지고 놀면서 자손에게 던져주면 자손이 받아서 한 매듭씩 풀어내어 다 (4) 재수 및 우환 관련 의례 업맞이 장사를 하는 집에서 주로 하는 것으로, 재수를 기원하는 고사의 일종이다. 가게에 상 을 차리는데, 과일도 푸짐하게 놓고 상업대감을 찾으면서 장사가 잘 되게 해달라고 기 원한다. 주로 정월에 하는 경우가 많으며, 1년에 한 번씩 한다. 큰굿(귀신 가두기) 큰굿은 그 집 조상이 들었거나 악한 귀신이 들어서 아플 때 하는데, 3~4일씩 경문을 읽고 귀신을 가두기도 한다. 큰굿을 할 때는 신장도 오리고, 대신장도 만들고, 부적도 쓰며, 번도 만들어서 붙인다. 굿을 하는 사람끼리도 잘 맞는 사람끼리 가서 한다. 큰굿을 할 때도 안택할 때처럼 모든 신령에게 축원을 하고 달래어 보낸 다음, 다시 가 지 않는 악한 귀신만 뽑아서 놓고, 다시 천지당(신명당)을 맨다. 당은 상으로 탑을 쌓듯 이 몇 층을 쌓는 것인데, 상에는 삼실과와 시루 하나, 물을 놓는다. 상은 3층이나 7층, 9층까지도 쌓아 크게 만든다. 그런 다음 미리 만들어둔 대철망을 크게 치고, 신장들의 이름을 쓴 띠를 간간히 두른 다음, 밑에 부적을 붙인다. 이를 진법이라고 한다. 48신장 의 이름을 써서 싹 걸고, 방안에 팔진법이라고 해서 쳐놓고, 크게 하는 경우에는 집 바 깥에도 신장들의 이름을 줄쳐서 붙여놓기도 한다. 그런 다음 복숭아나무 가지를 깎아서 거기에 악귀의 이름을 쓰는데, 남자인지 여자 인지를 쓰고 그 사람의 성까지 써넣는다. 이것을 실로 달아매놓고 경을 읽는다. 경문을 3~4일 교대로 읽으면서 달래다 치기를 반복하는데, 어느 정도 수그러들면 그때 가서 귀신을 가둔다. 귀신을 가둘 때는 밀가루 반죽한 것과 솔잎, 바늘쌈을 미리 준비한다. 한쪽에다 쌀 한 말 정도를 담아놓고 거기에 귀신의 혼백(복숭아나무 가지)을 묻어둔다. 그런 다음 옆에 다 도마를 놓고 신장대를 크게 만들어서 신장대 위에다가 신을 올리는데, 이렇게 하면 신이 올라서 신장대가 움직이면서 논다. 워낙 세게 움직이기 때문에 한 번 치면 다듬잇 돌이 깨질 정도라고 한다. 이것은 신장이 왔다는 의미이므로, 이때 신장에게 이 가중에 이만저만한 일이 있어서 악귀가 있고, 사귀가 있는데, 그걸 잡아들여라, 찾아 달라 고 한다. 그러면 신장대가 집안을 돌면서 복숭아가지가 묻혀있는 쌀을 보고 도망가지 못하 게 누르고 있으라고 한다. 그런 다음 무당이 누르고 있다가 귀신의 혼백이 실린 복숭아 나무 가지를 잡는데, 신장대가 옆에 지키고 있으면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한다. 114 한국의 가정신앙 115
18 이때 귀신을 가둘 병을 가지고 오는데, 무당이 복숭아나무 가지를 들고서 한 동안 놀 면, 법사는 귀신을 병 속으로 가두기 위해 병 안으로 가면 쌀도 있고, 금도 있고, 안 먹 고도 산다 는 등 좋은 말로 달래어 유인한다. 그러면 복숭아나무 가지가 병 안으로 들 락날락 거리를 몇 번 하는데, 쑥 안으로 들어갔을 때 병 입구를 밀가루반죽으로 틀어막 아서 가둔다. 솔잎으로 막은 입구에 세우고 바늘로 싼 다음 신장대가 가는 대로 따라가 서깊이파서묻는다. 귀신을 가두는 것이 안 좋은 점이라면 귀신이 이 세상에 다시 안 나와야 하는데, 만약 누가 건드려서 다시 나오게 되면 그 집안이 망한다고 한다. 때문에 항상 깊이 묻으라고 한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귀신을 가두지 않고 사흘이고 일주일이라도 달래고 얼래서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고 한다. 부적 붙이기 부적은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1년 잘 넘 어가라고 붙이기도 하고, 잘 되기를 기원하 며 붙인다. 최법사는 자신이 신명으로 받아 서 쓴 부적을 붙여두고 있다. 사진 5. 최명규 법사 댁의 부적 거리제 거리제는 길에 다닐 때 수가 나쁘다고 나오는 경우에 지낸다. 밥 몇 그릇과 나물로 간 단히 차려서 어두울 때 길에 나가서 길대장군에게 자손들이 어디에 가더라도 사고 없 이 다니게 해달라 고 빌면서 거리제를 지낸다. (5) 기타 의례 신굿 3, 4월 경에는 무당들이 자신이 모시는 신장을 위하여 굿을 한다. 예전에는 매년 하 였으나 최근에는 2 3년 만에 한 번씩 좋은 날을 받아서 한다. 모시는 신령을 청하여 놀려주고 대접하면서 하는 굿으로 예전에는 자신의 집에서 하였으나, 최근에는 굿당에 서 하는 경우가 많다. 신굿은 조상해원을 하는 것까지 안택과 거의 동일한데, 이후에 마당에서 천신을 받 는 천제 와 신장굿의 내용이 추가된다. 천제는 마당에 상을 차려놓고 모시는 신명의 기운을 받는 것이다. 그런 다음 방으로 들어가 신장굿을 하는데, 청하여 내려온 신장을 놀려주고 대접하는 것이다. 라) 기타 엄나무 걸기 엄나무는 가시가 억세어서 귀신이 무서워한다고 하여 문 앞에다 걸어두고 귀신이 범 접하지 못하게 한다. 116 한국의 가정신앙 117
19 며, 비정기적인 의례에서도 재수와 복을 기원하는 의례와 더불어 현대의학으로 해결되 지 않는 위급한 상황을 당하여 행하는 의례는 그나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볼수있다. 마. 김제시 가정신앙의 특징 김제시는 전라북도 서쪽 중앙에 위치하며 동쪽으로 전주시 완주군, 남쪽으로 정읍 시 부안군, 북쪽으로 익산시 군산시와 접하며, 서쪽은 서해에 면해 있다. 금산면과 금구면 등 동부는 산지가 많으며, 기타 지역은 평야로 이루어져 호남평야의 중심을 이 루면서, 예부터 농경문화가 발달되어 왔다. 현재 도 농복합도시이며, 4개 동, 1개 읍, 14개 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조사는 김제시의 동쪽(금구면)과 북쪽(만경읍), 서쪽(죽산면)의 면에서 한 마을 씩 선정하여 이루어졌으며, 종교 직능자로는 김제시에서 무속인연합회 회장을 맡으며 오랫동안 법사 일을 해온 최명규 법사를 대상으로 하였다. 김제시 가정신앙 조사에서 나타난 신앙대상은 성주, 삼신(삼시랑단지), 조왕, 철륭, 업, 영등, 측신, 문간신, 도깨비 등이다. 이 중에서 신체를 갖추어 모시는 대상은 성주 와 삼시랑단지이지만, 그나마 지금은 모시는 집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삼시랑단지는 손 이 귀한 집에서 자손을 낳지 못하고 죽은 조상이 자손을 번창시키려고 모셔주길 원하 는 경우 모신다고 한다. 단지에는 매년 새로 거둔 쌀이나 나락을 담아 모신다. 또한 김 제시의 경우 신앙대상 중에서 철륭을 우선하여 위하는 경우가 많았다. 철륭은 주로 장 광에서 모시며, 마을에서 모시는 당산과 동일한 신격으로 이해되는데, 정월에 독경을 하는 경우 철륭에 먼저 빌고 다음으로 조왕에서 경을 읽는 경우가 조사되었다. 종교 직 능자의 제보에서는 조왕에서 먼저 빌고 철륭에 빈다고 하였으나, 일반 제보자들의 경 우 철륭을 먼저 위한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섣달 그믐날이나 정월에 풍장을 칠 때에도 집안으로 들어와 철륭에서 먼저 굿을 친다고 하였다. 의례로는 정기적인 것으로 명절차례, 초사흘 고사, 독경, 길산제[거리제], 용왕제, 풍 장치기, 영등제, 오리심리[올벼심리], 구일제사, 동지팥죽 쑤기 등이 조사되었으며, 비 정기적인 것으로는 성주받기, 객귀 물리기, 잔밥 먹이기, 주당막이, 동토막이, 병굿, 조 리잡기, 삼신받기, 삼신 위하기, 아이 팔기, 중복경, 넋 맞이, 넋 건지기, 사혼, 업맞이, 귀신 가두기 등이 조사되었다. 이 중 일반 가정에서 지금도 전승되고 있는 것은 명절차 례를 지낼 때 차례상과 함께 성주와 삼신상을 차리는 경우이며, 다른 의례는 거의 사라 졌다고 한다. 단지 종교 직능자에 의해 독경(안택)과 성주받기, 중복경, 업맞이 등의 의 례가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정기적인 의례는 거의 사라져가는 추세이 118 한국의 가정신앙 119
20 가정신앙 의례력 월 의례명칭 대상신령 비고 1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명절차례 초사흘 고사 정월 불공 독경(안택, 신수맥이) 조상, 성주, 삼신, 객귀 부처 철륭, 조왕, 성주, 선영(조상) 길산제[거리제] 길대장군 정월 보름날 길에 나가서 행한다. 용왕제 용왕 섣달그믐에 지내기도 한다. 풍장치기 철륭, 조왕, 샘, 곳간 2월 영등제 영등 항아리에 물을 담아 올린다. 3월 4월 초파일 불공 부처 11월 12월 기타 오리심리[올벼심리] 선영(조상), 성주 7월말에서 8월 추석 전에 행한다. 구일제사 조상, 성주 9월 9일에 지낸다. 동지팥죽 쑤기 철륭, 선영(조상), 성주, 조왕, 샘, 곳간 초이렛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상 업을 하는 집에서는 매달 행한다. 성주 모시기(성주받기) 성주 새로 집을 짓거나 이사한 경우 모신다. 객귀 물리기 객귀 잔밥 먹이기 주장맥이[주당막이] 동토맥이[동토막이] 상문방법 병굿 조상, 성주, 신장 조리잡기 신장 삼신받기 삼신, 칠성 삼신 위하기 삼신 아이 팔기 중복경 넋 맞이 길에서 죽은 사람의 경우 행한다. 넋 건지기 사혼 오구씻김 조상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건져 서 해원시켜 준다. 조상해원을 한다. 업맞이 업 장사를 하는 집에서 주로 행한다. 큰굿(귀신 가두기) 부정 가리기 집을 짓고 3년 동안 부정을 가린다. 엄나무 걸기 부적 붙이기 120 한국의 가정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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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nl.go.kr 국립중앙도서관 후회의 문장들 사라져 버릴 마음의 잔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해에도 배추농사에서 큰돈을 남은 평생 머릿속에서 맴돌게 될 그 말을 다시 떠올려보 만졌다 하더라도 지난 여름 어느 날 갑자기 들기 시작한 았다. 맺지 못한 채 끝나버린 에이드리언의 문장도 함께. 그 생각만은 변함없을 것 같았다. 같은 나이의 다른 아이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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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나날을 그리다 안전한 나날을 그리다 01 16 22 28 32 36 40 44 50 54 58 02 62 68 90 94 72 98 76 80 102 84 03 04 106 142 110 114 118 122 126 130 134 148 154 160 166 170 174 138 05 178 182 186 190 194 200 204 208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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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288-5854 Print ISSN 2289-0009 online DIGITAL POST KOREA POST MAGAZINE 2016. APRIL VOL. 687 04 DIGITAL POST 2016. 4 AprilVOL. 687 04 08 04 08 10 13 13 14 16 16 28 34 46 22 28 34 38 42 46 50 54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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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희망캠페인 쪽방의 겨울은 유난히 빨리 찾아옵니다. 하늘 높은지 모르고 오르는 기름 값은 먼 나라 이야기 마냥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내 몸 하 나 간신히 누일 전기장판만으로 냉기 가득한 방에서 겨울을 보내야 합니다. 한 달에 열흘정도 겨우 나가는 일용직도 겨울이 되면 일거리가 없어, 한 달 방값을 마련하 기 어렵고, 일을 나가지 못하면 밖으로 쫓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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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이 스승님이 스승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씀하시기를 말씀하시기를 알라는 위대하다! 위대하다! 알라는 알라는 위대하다! 특집 특집 기사 특집 기사 세계 세계 평화와 행복한 새해 경축 세계 평화와 평화와 행복한 행복한 새해 새해 경축 경축 특별 보도 특별 특별 보도 스승님과의 선이-축복의 선이-축복의 도가니! 도가니! 스승님과의 스승님과의 선이-축복의 도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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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DVD CHOICE dvd dvd?!!!! [1] [2] DVD NO. 1898 [3] Days of Being Wild 지금도 장국영을 추억하는 이는 많다. 그는 홍콩 영화의 중심에 선 배우였고,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거짓말 같던 그의 죽음은 장국 영을 더욱 애잔하고, 신비로운 존재로 만들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 이 장국영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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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를 낳으세요, 돈을 드립니다 손자의 경제학 이미 결혼한 두 아들과 두 딸이 있는 아주 부유한 노동경제학자가 있었다. 이 사람의 소원은 손자를 보는 것이었으나 자식들이 도대체 아이를 가지려고 하질 않았다. 어느 추수감사절에 온 가족이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경제학자는 자신의 나이 많음을 한탄하며 말했다. 너희들이 도대체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고 해서, 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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