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는 세상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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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핵없는세상을위한 YMCA 운동연구및정책워크숍 일시 : ( 목 ) 11:00 ~ 18:00 장소 : 주최 : 한국 YMCA 전국연맹 5 층회의실 한국 YMCA 생명평화센터

2 목 차 일정표 개회예배 기조강연 핵없는세상을위한신앙고백과에큐메니컬운동 운동연구 후쿠시마이후일본사회의변화와현재 햇빛발전을통한지역에너지자립운동과협력방안 운동연구 노후원전폐쇄및밀양송전탑건설반대운동의과제와지역화 핵없는세상을위한 YMCA 평화운동제안 정책워크숍 핵없는세상을위한 YMCA 운동경과보고 핵없는세상을위한 YMCA 운동방안협의 참고자료 수명다한한국의핵발전소폐쇄를촉구하는세계YMCA 결의문 / 제안서 핵없는세상을위한부천YMCA 활동 핵없는세상을위한광명YMCA 활동 원전수명연장금지법안마련을위한전국활동제안 방사능안전급식조례운동의진행과정과과제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신앙선언 핵없는세상을위한 WCC 선언문 ( 영문 )

3 일정표 시간 내용 11:00~11:30 핵없는세상을위한생명평화예배 11:30~12:00 일정소개및참가자인사, 기대나눔 12:00~13:00 점심식사 13:00~13:50 기조강연 핵없는세상을위한신앙고백과에큐메니칼운동 (30 분 ) 발표 : 장윤재 ( 이화여대기독교학과교수 ) 질의응답 (20분) 운동연구 1 13:50~14:50 1. 후쿠시마이후일본사회의변화와현재 (20분) 발표 : 강혜정 ( 한반도와일본의교집합 ) 2. 햇빛발전을통한지역에너지자립운동과협력방안 (20분) 발표 : 윤인중 ( 한국기독교장로회햇빛발전협동조합상임이사 ) 질의응답 (20 분 ) 14:50~15:10 휴식 ( 음료및다과 ) 운동연구 2 15:10~16:20 3. 노후원전폐쇄및밀양송전탑건설반대운동의과제와지역화 (20분) 발표 : 최동섭 ( 부산YMCA, 핵없는세상을위한부산기독시민연대집행위원장 ) 4. 핵없는세상을위한 YMCA 평화운동제안 (30분) 발표 : 이윤희 (YMCA생명평화센터사무국장 ) 질의응답 (20 분 ) 16:20~16:30 휴식 ( 음료및다과 ) 정책워크숍 ( 전체토론 ) 16:30~17:30 핵없는세상을위한 YMCA 운동경과 (2012~2013 년 ) (20 분 ) 핵없는세상을위한 YMCA 운동방안협의 (40 분 ) 17:30~18:00 과제정리및평가, 마무리 18:00 ~ 마침기도 - 3 -

4 개회예배 예배의부름 다같이 인도자 : 그러나당신들이마음을돌려서순종하지않고, 빗나가서다른신들에게절을하고섬기면, 오늘내가당신들에게경고한대로, 당신들은반드시망하고맙니다. 나는오늘하늘과땅을증인으로세우고, 생명과사망, 복과저주를당신들앞에내놓았습니다. 당신들과당신들의자손이살려거든, 생명을택하십시오. ( 신명기 30장 17-19) 다같이 : 생명이신하나님, 이땅위에맘몬의우상을거두시고주님의영을내리소서. 인도자 : 그아들은보이지않는하나님의형상이시요, 모든피조물보다먼저나신분이십니다. 만물이그분안에서창조되었습니다. 하늘에있는것들과땅에있는것들, 보이는것들과보이지않는것들, 왕권이나주권이나권력이나권세나할것없이, 모든것이그분으로말미암아창조되었고, 그분을위하여창조되었습니다. 그분은만물보다먼저계시고, 만물은그분안에서존속합니다. ( 골로새서 1장 15-17) 다같이 : 십자가로평화를이루신주님, 우리의모든것을드려주님을찬양합니다. 인도자 : 좁은문으로들어가거라. 멸망으로이끄는문은넓고, 그길이널찍하여서, 그리로들어가는사람이많다. 생명으로이끄는문은너무나도좁고, 그길이비좁아서, 그것을찾는사람이적다. ( 마태복음서 7장 13-14) 다같이 : 오, 하나님! 저희를정의의길로인도하소서. 주님의부르심에응하는우리들의믿음을온전케하시어생명과평화의삶을살게하소서. 여는찬양 다같이 - 4 -

5 핵없는세상을위한공동의기도 다같이 ( 성구는인도자, 기도문은다같이교독 ) 야훼가하는말이다. 나에게서마음이멀어져사람을믿는자들, 사람이힘이되어주려니하고믿는자들은천벌을받으리라. 벌판에자라난덤불과같아좋은일하나볼수없으리라.( 렘17:5-6) 주님. 당신자신을내어주셔서죄로부터우리를구원하신은총을기억하며감사합니다. 그러나저희들, 주님을의지하기보다세상의가치속에서자본의논리에기대어살아왔음을고백합니다. 주님을경외하는지혜를따르기보다지식에의존하여말하고행동했음을고백합니다. 주님으로부터멀어져죄가운데살아가던우리를용서하여주옵소서. 야훼의날에무슨수라도날듯싶으냐? 그날은빛이꺼져깜깜하리라. 사자를피하다가곰을만나고집안으로피해들어가벽을짚었다가 - 5 -

6 뱀에게물리리라. 야훼의날, 그날은다만깜깜할뿐한가닥빛도없으리라 ( 암5:18-20) 주님, 당신의창조세계를더럽히고편리를추구하며살아온저희들이위기를맞았습니다. 돌보고다스리라 는당신의명령은잊은채무한경쟁과제국적압제속에이웃을소외시켰고, 자연만물은커녕인간조차돌볼수없는폭력의시대를살게되었습니다. 당신의몸인이땅에암덩어리와같은핵발전소와핵무기들로서로를위협하며불안과불행의씨앗을키워가고있습니다. 부디주님의빛을거두지마옵소서. 인간의탐욕이불러온거짓환함이아니라당신이우리에게선물하신태양과물과바람을통해인류의삶에참된빛을비추길원합니다. 너희가바치는번제물과곡식제물이나는조금도달갑지않다. 친교제물로바치는살진제물은보기도싫다. 거들떠보기도싫다. 그시끄러운노랫소리를집어치워라. 거문고가락도귀찮다. 다만정의를강물처럼흐르게하여라. 서로위하는마음개울같이넘쳐흐르게하여라.( 암5:22-24) 우리기독교인들이먼저주님앞에회개합니다. 온갖비방과갈라짐, 전쟁과기아, 불평등과차별이그치지않는이땅에서주님의마음으로사랑하지못한저희들을긍휼히여겨주소서. 입술로만주님을높이는어리석은신앙인이되지않도록우리의심장을뜨겁게하시고, 우리의손과발을의롭게하셔서당신이원하는곳에언제나있게하소서. 자네가하느님의신비를파헤칠수라도있단말인가? 전능하신분의무한하심을더듬을수라도있단말인가? 하늘보다도높은그것에어떻게미치며저승보다도깊은그것을어찌알수있겠는가? 그신비는땅끝처럼아득하고그무한하심은바다처럼넓다네 ( 욥11:7-9) - 6 -

7 주님, 무한하신당신의깊은섭리가운데거하길원합니다. 인간의힘으로세상만물을다스리려는어리석은생각을집어치우고, 인류의공존을위해 느림 과 불편 을선택할수있는용기를주소서. 당신을넘어설수있다는교만한마음을버리고겸손히자연을대할수있는새로운길을찾아나서게도와주소서. 내가이스라엘위에이슬처럼내리면이스라엘은나리꽃처럼피어나고버드나무처럼뿌리를뻗으리라. 햇순이새록새록돋아감람나무처럼멋지고레바논숲처럼향기로우리라 ( 호14:6,7) 우리의검붉은죄악에도불구하고상처와파괴가아닌치유와화해를원하시는주님, 당신의사랑으로이땅이온전하게되길소원합니다. 이슬처럼우리에게내려주소서. 당신이간절히원하시는생명의세상이되도록우리를이끄소서. 아멘. 영상시청 다같이 말씀나눔 1. 핵없는평화 맡은이 그날이오면, 주의성전이서있는주의산이산들가운데서가장높이솟아서, 모든언덕을아래로내려다보며, 우뚝설것이다. 민족들이구름처럼그리로몰려올것이다. 민족마다오면서이르기를 " 자, 가자. 우리모두주의산으로올라가자. 야곱의하나님이계신성전으로어서올라가자. 주께서우리에게주의길을가르치실것이니, 주께서가르치시는길을따르자 " 할것이다. 율법이시온에서나오며, 주의말씀이예루살렘에서나온다. 주께서민족들사이의분쟁을판결하시고, 원근각처에있는열강사이의갈등을해결하실것이니, 나라마다칼을쳐서보습을만들고창을쳐서낫을만들것이며, 나라와나라가칼을들고서로를치지않을것이며, 다시는군사훈련도하지않을것이다. 사람마다자기포도나무와무화과나무아래앉아서, 평화롭게살것이다

8 사람마다아무런위협을받지않으면서살것이다. 이것은만군의주께서약속하신것이다. 다른모든민족은각기자기신들을섬기고순종할것이다. 그러나우리는언제까지나, 주우리의하나님만을섬기고, 그분에게만순종할것이다. ( 미가 4장 1-5절 ) 칼과창은보습을만들고낫을만들어농사짓는도구로사용할수있습니다. 평화를위해사용할수있습니다. 그래서핵도무기가아니라평화적으로사용한다고말하기쉽습니다. 그러나핵의평화적사용이라는거짓에넘어가면안됩니다. 핵은칼처럼녹여서보습을만들수있는재료가아닙니다. 핵사용은이미그자체로재앙이고위험입니다. 핵을평화적으로사용하는기술을연구할것이아니라아예폐기하는길뿐입니다. 용도변경을한다고해서위험이사라지지않습니다. 경제논리의유혹속에서전인류가위험을감수해야하는폭력적인구조를파기하고, 핵없는세상에서사는것이평화입니다. 이핵없는세상을위해일하는것은평화를이루는중요한일입니다. ( 침묵으로기도한다 ) 말씀나눔 2. 핵없는생명세상 맡은이 내가오늘너희에게내리는이법은너희로서엄두도내지못할일이거나미치지못할일은아니다. 그것은하늘에있는것이아니다. ' 누가하늘에올라가서그법을내려다주지않으려나? 그러면우리가듣고그대로할터인데 ' 하고말하지말라. 바다건너저쪽에있는것도아니다. ' 누가이바다를건너가서그법을가져다주지않으려나? 그러면우리가듣고그대로할터인데 ' 하고말하지도말라. 그것은너희와아주가까운곳에있다. 너희입에있고너희마음에있어서하려고만하면언제든지할수있는것이다. 보아라. 나는오늘생명과죽음, 행복과불행을너희앞에내놓는다. 내가오늘내리는너희하느님야훼의명령을순종하며너희하느님야훼를사랑하고그가지시하신길을걸으며그의계명과규정과법령을지키면너희는복되게살며번성할것이다. 너희가들어가차지하려는땅에서너희하느님야훼께서내리시는복을누릴것이다. 그러나너희마음이변하여순종하지아니하면, 하느님께추방당하여다른 - 8 -

9 신들앞에엎드려그것들을섬기게될것이다. 오늘나는너희에게일러둔다. 그리되면너희는반드시망하리라. 너희가이제요르단강을건너가차지하려는땅에서오래살지못할것이다. 나는오늘하늘과땅을증인으로세우고너희앞에생명과죽음, 축복과저주를내놓는다. 너희나너희후손이잘살려거든생명을택하여라. ( 신명기 30장 11-19절 ) 우리는치명적인전쟁무기로개발되었지만이제그치명적인위험이전쟁억지력으로작용하고있는기가막힌세상에서두려워하며살고있습니다. 스스로폭탄을만들고그폭탄이자기스스로를파괴할까봐떨고있다가도, 그폭탄을끌어안고이것이우리의생명을지켜줄것이기때문에더만들어서끌어안고있어야한다는말을믿어야하는어처구니없는세상에서살고있습니다. 이렇게핵이얼마나무서운지알면서, 핵폐기물을안전하게처리할수없다는것을알면서, 곧엄청나게발생할핵폐기물처리문제로쓴맛을보아야하는세상에살면서도, 안전하다그래도안전하다는효력없는주문을외우면서살고있습니다. 효력없는주문이우리를살려주지않습니다. 생명을택하는선택만이우리를살리고우리후손, 이지구를살리며하나님창조세계를유지할수있습니다. ( 침묵으로기도한다 ) 함께부르는찬양 다같이 - 9 -

10 마치는기도 다같이 인도자 / 창조세계의청지기로부름받은여러분, 우리는이예배를통하여자연은하나님의신비로가득하며하나님의사랑과생명을담고있음을알았습니다. 하지만창조세계가인간의탐욕으로파괴되어깊이신음하고있음도알았습니다. 개발과성장신화의유물인핵산업이하나님의창조세계를파괴하고창조질서를무너뜨림으로지구생태계를위협하고있음도알았습니다. 창조동산을잘돌보고지키는일은하나님이인간에게주신최초의사명입니다. 핵산업을반대하는것은창조주의명령이며생명의요청입니다. 자, 이제지체하지말고나아가십시다. 온천하에다니며이땅의주인이하나님임을선포하고핵없는세상을건설하는데성심을다합시다. 다같이 / 창조주하나님, 우리를창조세계의청지기로써주십시오. 우리가능히주님의능력으로핵없는세상을세우도록힘을다하겠습니다. 아멘

11 기조강연 탈핵운동과파수꾼의영성, 핵없는세상을위한신앙고백과에큐메니컬운동 장윤재 ( 이화여자대학교기독교학부교수 ) 오클로자연원자로가멈춰선지 20억년이지난후, CP-1이라는세계최초의인공원자로가시카고대학운동장의서쪽에있는스쿼시코트에들어서게되면서인류는조물주 ( 造物主 ) 의영역에들어서게된다. - 서균렬 ( 서울대원자핵공학과교수 ). 1) 사람아, 두로의통치자에게전하여라. 나주하나님이이렇게말한다. 너의마음이교만해져서말하기를너는네가신이라고하고네가바다한가운데신의자리에앉아있다고하지만, 그래서, 네가마음속으로신이라도된듯이우쭐대지만, 너는사람이요, 신이아니다. - 구약성서에스겔 28:2. 1. 들어가는말 과학자들은아프리카가봉의오클로에있는노천우라늄광산에서수십만년동안우라늄235가스스로핵분열했다고본다. 그리고그것이멈춘지 20 억년이지난후, 인간은 1942년에미국시카고대학한구석에최초로 인공 원자로를설치했고거기서사상처음으로핵분열에따른연쇄반응실험을성공시켰다. 하지만인간이이렇게얻은핵에너지로가장먼저한일은 폭탄 을만드는일이었다. 1945년 7월 16일, 미국뉴멕시코주의 죽음의여행 이라는 1) 클로드알레그르외지음, 이소영옮김, 원자력, 대안은없다 : 핵발전을멈출수없는이유 ( 흐름출판, 2011), 201 에서재인용

12 뜻을가진한사막지대에서사상첫핵폭탄실험이실시되었다. 엄청난뇌성과충격파가사막을집어삼켰다. 상공 9킬로미터까지거대한버섯모양의구름이피어올랐다. 그것은 투명하고아름다운빛깔이었으며, 장엄하고, 두려웠다 고한장성은회고했다. 멀찍이서이폭발을지켜보고있던이핵폭탄의실험책임자로버트오펜하이머 (J. Robert Oppenheimer) 는힌두교경전 바가바드기타 의한구절을인용하면서이렇게탄식했다고한다. 이제나는죽음, 곧세계의파괴자가되었다. 2) 같은해 8월 6일, 히로시마상공에 리틀보이 ( 소년 ) 란암호명의두번째핵폭탄이떨어졌다. 며칠후나가사키에는 팻맨 ( 뚱보 ) 이라는이름의세번째핵폭탄이투하되었다. 히로시마와나가사키에서각각 16만, 8만이죽었다. 미국에뒤이어소련 (1949년), 영국 (1952년), 프랑스 (1960년), 중국 (1966년) 이핵무장을했다. 동서냉전이절정에이르렀던 1985년에지구촌에는약 6 만기의핵탄두가발사대기상태에있었다. 숨도쉬기어려운상황이었다. 냉전이끝난지금도지구촌에는약 2만기의핵탄두가있다. 숫자는줄었지만파괴력은오히려더커졌다. 미국과러시아가보유한핵탄두중 2천기는지금도단추만누르면발사가가능한상태다. 우리는여전히핵무기로인한전지구생명공동체멸절의위협아래살고있는것이다. 우리는또한핵발전 ( 원자력발전 ) 으로인한방사능피폭의위협아래살고있다. 3) 일본에핵폭탄이떨어진후, 그가공할파괴력에대한죄의식까지한몫하면서, 미국의대통령아이젠하워는소위 핵의평화적이용 (Atom for Peace) 이라는구호를표방하게되었고, 이때 폭탄용 원자로는 상업용 원자로로둔갑하게된다. 그결과 1956년영국에셀라필드 (Sellafield) 핵발전소, 1957년미국에십핑포트 (Shippingport) 핵발전소가세워지면서핵산업 (nuclear industry) 이라는게태동한다. 하지만 1979년미국의스리마일섬 (Three Mile Island) 핵발전소폭발과 1986년구소련체르노빌 (Chernobyl) 핵발전소대참사로핵산업은급격히위축되다가, 이후기후변화 2) 정인환, 핵안보정상회의가북핵을막는다고? 한겨레 21 제 903 호 ( ) 3) 필자는일부러 원전 ( 原電 ) 이라는용어를사용하지않고 핵발전 ( 核發電 ) 이라는용어를사용한다. 일본과한국에서는마치 핵 과 원자력 이서로다른것처럼홍보되어, 반핵 은옳지만 반원자력 은잘못된주장이라생각하는사람들이있기때문이다. 실제로일본에서는 핵 은군사용이고 원자력 은평화용인것처럼선전되었다. 그래서 "nuclear weapons" 는 핵무기 로번역하지만, "nuclear power plant" 는 원자력발전소 로번역한다. 만약 "nuclear development" 를이란이나북한이하면 핵개발 로번역하지만, 자신들이하면 원자력개발 이라한다. 언어가속인다. 여기서벗어나기위해필자는일부러 원전 이라는대중적용어를포기하고, 보다더욱정확한의미를전달하기위해 핵발전 을사용하는것이다. 같은이유로필자는 방폐장 ( 方廢場 ) 역시 핵폐기장 ( 核廢棄場 ) 이라쓰겠다

13 로각국이지구온난화와의전쟁을선포하며기사회생하는가싶더니, 지난 2011년 3월 11일일본후쿠시마핵발전소의대재앙으로다시커다란위기를맞이하고있다. 다음은후쿠시마대재앙 1년이지난뒤이곳을찾은한사람의방문기이다. 후쿠시마원전일대는지옥상황이다. 젖소들은물한모금을먹겠다고마른수로구덩이에빠져허우적대고, 방사선에피폭한애완동물들이인적끊긴거리를헤매고, 소와돼지사체가곳곳에널려썩어가고있다. 논과밭에는키만큼자란잡초만우겨져있다. 바닷가인후쿠시마원전에서반경 20킬로미터반원형지역 628제곱킬로미터가출입금지구역이다. 서울 (605제곱킬로미터) 보다넓은면적이유령지대가돼가고있는것이다. 사고원전에서핵연료를회수하고시설을해체하는데는 30~40년이더걸릴거라고한다. 도쿄사람들은규슈쌀을사다먹고, 수돗물이겁나생수를사마시고, 원전사고이전에만든통조림만아이에게먹인다는주부도많다. 일본정부는향후 10년간의복구비용을 23조엔 ( 약 314조원 ) 으로추산하고있다. 4) 인류는 20세기중반이후 핵시대 (nuclear age) 를살고있다. 핵시대란핵무기와핵발전이라는 죽음의놀이 를가지고생명과평화를근본적으로위협하는시대다. 핵시대란핵에대한무지와탐욕그리고무서운자기기만속에생명을담보로평화를도박하는 죽임의문화 가지배하는시대다. 이런핵시대를사는신앙인들에게주어진요청은분명하다. 생명의존재방식에대한인식은종교마다다를수있지만억압받고고통당하는모든생명을해방시키고자하는의지는모든종교가전하는메시지의공통기반일것이다. 5) 우리는탐욕과지배욕에눈이멀어 죽음의놀이 를중단하지않으려는어리석은세계의지도자들에게생명의경종을울려야한다. 우리는 죽임의문화 에빠져서로에대한경쟁과폭력에빠져있는이세계의모든사람들에게평화의경종을울려야한다. 후쿠시마의한어린이는이렇게물었다. 우리나라의높으신분들에게묻고싶습니다. 우리어린이들의생명과돈중에서무엇 4) 조선일보 2012년 3월 10일자사설중에서. 경주동국대김익중교수는당시동일본대지진과쓰나미로인한사망자는모두 2만명이었는데, 방사능오염으로진입하질못해그시신들은 6개월이나지나서야치우기시작했고아직도다못치우고있는상황이라고한다. 그러니까 2011년그뜨거운여름날에 2만구의시신이방치되는인류사상초유의사태가발생한것이다. ( 김익중교수의탈핵강의동영상중에서.) 5) 대한불교조계종중앙종회의장보선스님의 < 생명과탈핵 > 합동세미나인사말중에서. ( 이세미나는 2012년 3월 26일대한불교조계종국제회의장에서기독교 - 불교 - 원불교 - 천주교합동세미나로열렸다.)

14 이더중요합니까? 6) 하나님은이아이의입을통해우리에게물으셨다고생각한다. 생명과돈중에무엇을선택할것이냐고. 이제우리는우리의사랑스런아이들과지구위생명이평화속에살기위해 핵없는세상 (a nuclear-free world) 을꿈꾸고, 이야기하고, 또실천해야한다. 핵시대 를탈출해 핵없는세상 을향해나아가야한다. 이여정은 젖과꿀이흐르는 생명과평화의가나안땅으로나아가는 21세기 출애굽 (Exodus) 사건이될것이다. 7) 2. 카우프만과맥페이그의 핵시대의신학 을넘어서 사실 핵시대 의도래가가진문명사적의미와그것의신학적함의를가 장먼저포착한사람은미국하버드대학의신학자고든카우프만 (Gordon D. Kaufman) 이다. 8) 그는핵무기의위협이절정에이르렀던 1985 년에 핵시대 의신학 Theology for a Nuclear Age 이라는명저를통해핵은창조주하 나님을대적하고, 적그리스도적이며, 그자체로성령의역사에반대된다고선 언했다. 그는핵시대의도래로인류가지구상모든생명을파멸시킬수있는 힘을갖게된것에주목했다. 이는근본적으로새로운종교적상황 (context) 이 다. 이상황은기독교나다른어느종교전통에서도예상치못한혁명적상황 이다. 그러므로핵시대의도래는기독교신학자들은물론모든종교인들에게 지금까지그들의사유와담론에서당연시했던모든전제들을근본적으로다시 성찰할것을요구한다. 핵시대에카우프만이기독교의전통적사유와담론에서가장큰문제라보 고급진적으로재해석하고자했던것은 신의주권 (divine sovereignty) 이 라는문제였다. 인류가버튼하나만누르면지구생명전체를파괴할수있는 힘을가진, 이렇게 철저하게새롭고 (thoroughly new) 또한 근본적으로 6)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제작한동영상 핵은위험한에너지 중에서. 7) 한국천주교주교회의정의평화위원회환경소위원회총무인양기석신부는탈핵사회로가는길을모세의출애굽여정으로비유하였다. 그는인상적이게도핵발전소운전과정에서발생하는크고작은피해들을권력을통해인간생명의존엄성을위협하던파라오가초래한크고작은재앙들과같다고보았다. 그리고파라오가초래한열가지재앙중가장끔찍했던것이맏아들과묻생명중맏배의생명을거두어간재앙인것처럼, 핵발전으로인한재앙역시이열번째재앙에해당된다고보았다. 노예로살던히브리인들을당당한자유인으로해방시킨것이성서의출애굽사건인것처럼, 오늘날탈핵을위한우리의여정도출애굽의길로보자는양신부의제안에공감한다. (< 생명과탈핵 > 합동세미나자료집, 64.) 8) Gordon D. Kaufman, Theology for a Nuclear Age (Oxford: Manchester University Press, 1985) 을참조하라. 이하카우프만에대한논의는이책의 viii, ix, 2, 3, 4, 6, 7, 8, 9, 11, 12, 13, 46 에서인용하였다

15 유일무이한 (radically unique) 상황속에서과연기독교인들이계속하나님의섭리와사랑을이야기하는것은가능한가? 카우프만은그렇지않다고보았다. 카우프만은핵무기를기독교의 종말론 과연계해사유했다. 그는현재우리가직면하고있는 핵대학살 (nuclear holocaust) 의가능성은아무구속적 ( 救贖的, redemptive) 의미가없는종말론적사건이라보았다. 전통적으로서구신학의종말론은역사의끝에어떤적극적인역할을하는신에대한믿음에의해뒷받침되고있었다. 그종말의형태가파국이든구원이든, 종말은언제나악에대한하나님의최종적승리를의미하는것이었기때문이다. 하지만카우프만은이와달리 20세기중반이후인류가숙고해야할종말은 핵대학살에의한종말 로서, 그것은더이상신의행동에의한것이아니라인간의행동에의한것임을강조한다. 그것은더이상인류의구원을가져오기위한신의어떤원대한섭리의한부분이아니다. 아니오히려그것은지구위에사는모든생명의소멸혹은전적인말살을의미한다. 그것은모든희망의종말, 모든바람의종말이다. 그것은모든희망하는자들의종말, 모든미래세대의종말이다. 요약하면서구신학의전통적종말론에는늘어떤긍정적의미가있었다. 마침내신의정의가승리할것이며신의영광이드러날것이기때문이다. 하지만지금우리의상황은이와전적으로다르다. 인간의손에의한핵종말에서우리는아무긍정적의미도산출할수없다. 그래서카우프만은 신의주권 이라는서구기독교의핵심적인원리가이제 낡았고 (outmoded), 잘못인도하며 (misleading), 또 위험하다 (dangerous) 고까지말한다. 신약성서 27권중약절반의책을썼다고알려진바울은 아무도우리를우리주그리스도예수안에있는하나님의사랑으로부터끊어낼수없다 ( 로마서 8:38-39) 고선언했다. 하지만카우프만은지금우리눈앞에현실로다가온 진정으로열린우연성의미래 앞에서이선언은더이상적용될수없다고단언한다. 한마디로우리는역사를더이상하나님의 구원사 ( 救援史, salvation history) 로볼수없는것이다. 왜냐하면핵무기로인한종말의가능성은 우리의손에, 우리남자와여자들 손에, 혹은 핵무기를보유한강대국시민들손에 달려있기때문이다. 이와같은카우프만의문제제기에가장적극적으로화답한이는미국의생태여성주의신학자샐리맥페이그 (Sallie McFague) 다. 핵시대에신에대한전통적인그림언어 (imagery) 가군국주의나도피주의를조장하는방식들과맞서싸우라는카우프만의요청에응답하여, 그녀는 하나님의모델들 : 생태시대와핵시대의신학 Models of God: Theology for an Ecological, Nuclear Ag e 이라는또하나의명저에서하나님에대한새로운은유 (metaphor) 와모델

16 (model) 을탐구한다. 9) 맥페이그에게핵시대의문제의핵심은 지배로서의힘 이라는이해이다. 지배와통제, 절대적지배권과주권으로이해되는힘이문제의본질이다. 전통적서구신학의신에대한이해도이러한힘이해에기초하고있다. 그결과유대교-기독교의하나님에대한묘사에서가장특징적인형용사는 전능하신 (almighty) 이다. 그리고여기에서파생되어나온것이바로 신의주권 이라는개념이다. 하지만맥페이그는이개념을 더욱노골적으로묘사하자면, 신은자신이택한백성들편에서그들의적을무찌르는일개의군왕이되며, 이를 더욱세련되게해석하자면, 신은자신의자녀들이고통당하게내버려두지않는자상한아버지가된다고비판한다. 전자의신이해는 군국주의 를강화하고, 후자의신이해는 도피주의 를강화한다. 실제로오늘날미국의기독교인들이이두그룹으로갈려있다. 하지만군국주의를지탱하는 지배로서의힘 은핵학살로귀결되고, 도피주의를부추기는 섭리로서의힘 은우리를시대에순응하게만들뿐이다. 그렇다면우리에게는이둘이아닌새로운대안이필요하다. 그리고대안의시작은우리인간에게 생명과죽음을다스리는힘 이있음을인정하는것이다. 하나님의힘과인간의힘의관계를연합적이고상호의존적인것으로새롭게이해하는것이다. 그래서맥페이그는 세계와연합하고상호의존하는당신하나님 을그대안으로제시하며바로이하나님에대한새로운은유와모델로서 어머니 (mother) 하나님, 연인 (lover) 하나님, 그리고 친구 (friend) 하나님을제안한것이다. 필자는카우프만과맥페이그의작업에동의한다. 카우프만은 핵시대 도래의혁명적의미와그것의종교적함의를잘포착하고우리에게새로운상상과담론의재구성을촉구했으며, 맥페이그는이요청에적극화답하며실질적으로의미있는신학적재구성작업을시도했다. 하지만우리는그들의 핵시대의신학 (theology for a nuclear age) 을넘어서야한다고생각한다. 먼저맥페이그의핵시대에대한이해는불완전하고순진한면까지있다. 그녀는아직핵전쟁이아직일어나지않았고그런의미에서 ( 핵전쟁이일어나지않는한 ) 그것은언제나 실재하지않는것 으로남을수있다고말한다. 하지만이는핵무기를터뜨리지않더라도날마다방사능에노출되어있는지구상수많은피폭자 ( 被爆者 ) 들의현실을제대로이해하지못한소치다. 우라늄채굴광산주위에사는, 미국과세계곳곳의원주민들에게핵전쟁이란사실아직일어 9) 한국어로는정애성옮김, 어머니연인친구 - 생태학적핵시대와하나님의세모델 ( 서울 : 뜰밖, 2006) 으로번역되어나왔다. 이하맥페이그에대한논의는이책, 14, 44, 45, 46, 47, 48, 49, 53 에서인용한다

17 나지않은일이아니라일상이고실재다. 핵발전소사고로인한방사능의 외부피폭 과 내부피폭 으로날마다삶과의전쟁을치르고있는이세계수많은여성과어린이와태아들에게핵전쟁은결코 실재하지않는것 이아니다. 10) 카우프만과맥페이그는모두신학적으로 하나님의주권 을문제로삼았다. 하지만필자는핵문제를신학적으로 하나님의주권에대한침해 로볼수도있다고생각한다. 신의주권은신앙의언어다. 신의주권을말한다는것은이세계의궁극적주권이저 통치자들과권세자들 (powers and principalities, 골로새서 2:15, 에베소서 6:12) 에게있지않고하늘에있으며, 따라서그들의힘이아무리강해보여도그들의지배에는정당성이없고정의롭지도못하다는저항의선언인것이다. 그것은실재에대한기술 ( 記述, description) 이아니라실재를넘어선것에대한지시 ( 指示, prescription) 다. 만약이세상의주권이 공중의권세를잡은통치자 ( 에베소서 2:2) 들에게있지않다면우리는핵체제라는 지나가는시대 (age passing) 에순응하지않고 오고있는시대 (age to come) 를앞당겨살수있기때문이다. 맥페이그와카우프만은마치 우리 모두가세상을멸절시킬수있는힘을가진것처럼말하는일반화의오류도범하고있다. 맥페이그는그녀의저서곳곳에서 우리의힘, 세계에대한인간의책임 을강조한다. 카우프만도핵무기로인한멸절의가능성은 우리남자와여자들 손에달려있다고말한다. 하지만여기서그들이말하는 우리 와 인간 은구체적으로누구인가? 엄밀히말해나는그들이말하는 우리 에속해있지않다. 핵무기를보유하고있지않은지구상대부분나라의국민들도그들이말하는 우리 에속해있지않다. 아니핵무기를보유하고있는그들의나라국민들조차그 우리 에속해있지않다. 과연핵무기보유국가의시민들이핵무기발사의통제권을가지고있다고말할수있는가? 그들은정말로자기들의정부들을민주적으로통제하고있다고말할수있는가? 왜자신들도갖지못한힘을 우리 모두가가진것처럼이야기하는가? 핵에대한지식과정보는언제나일부 10) 의사인김익중교수는방사능이 생명현상의중심선을공격한다 고강조한다. 방사능에피폭당하면암이발생하는데갑상선암, 유방암, 간암, 위암의순이다. 똑같이피폭당해도여성과어린이와태아가더많이암에걸린다. 그러니까방사능은 생명현상의곁가지인남성을공격하는게아니라생명현상의중심선인여성과어린이와태아를공격한다 고말한다. 안전한방사선기준치는없다. 국제적으로는 1 밀리시버트가기준치로제시되어있지만이것은정부나핵산업계가만든편의상의수치일뿐의학적으로는아무의미가없다. 일본은후쿠시마사고이후이기준치를 20 배나올린적이있다. 김익중교수는피폭량과암발생은정확히비례한다고강조한다. 그러니까아무리기준치가낮아도 0 이아니면암이발생한다. 결국안전한방사능은없으며의학적으로안전한기준치는 0.0 밀리시버트인것이다. ( 김익중교수의탈핵강의동영상중에서.)

18 에게독점되어왔고따라서정보의공개와투명성은늘핵심적쟁점의하나다. 이른바 핵마피아 들이가진힘이왜 우리 의힘인가? 나아가맥페이그와카우프만은핵무기가문제라면핵발전도문제라는것을제대로인식하지못했다. 그둘의본질적연관성을이해하지못했기때문이다. 카우프만은핵무기경쟁을중지시키고핵무기의전적인폐기를위해노력해야한다고주장하지만, 핵발전에관해서는단한줄도언급하지않는다. 두사람다핵무기와핵발전사이의근본적인상관관계를포착하지못한것이다. 그런점에서카우프만은 20세기이후의기독교신학이 - 그리고모든종교적사유가 - 결코놓쳐서는안될 핵시대의도래 라고하는, 글자그대로 철저하게새롭고 또한 근본적으로유일무이한 혁명적인상황을포착하여신학적으로쟁점화하는데성공했지만, 정작자신은 핵시대 의성격을총체적으로이해하지못했다고평가할수있겠다. 그의제안에전폭적으로화답하여실질적인신학적담론의재구성작업을펼친맥페이그역시핵시대에대한깊은지식과통찰을보여주지는못했다고평가할수있겠다. 결론적으로카우프만과맥페이그는핵시대도래의혁명적의미와종교적함의를잘포착하고 핵시대의신학 (theology for a nuclear age) 을새롭게상상하고구상하자고제안했지만, 정작 핵없는세상을위한신학 (theology for a nuclear-free world) 으로나아가지는못했다. 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 핵시대의 신학 - 문자그대로핵시대를 위한 (for) 신학 - 이아니라 핵없는세상을위한 신학이어야한다고필자는믿는다. 3. 피폭자의자리에서서 핵없는세상 을위한새로운종교적상상과구상은 피폭자 ( 被爆者, 히바쿠샤 ) 의자리에서시작되어야한다. 11) 제3자의관찰자의자리가아니라희생자와피해자의입장에서출발해야한다. 그것이카우프만과맥페이그의 핵시대의신학 과필자가말하는 핵없는세상을위한신학 과의방법론적차이다. 한국인들은종종자신도피폭자였음을기억하지못하는경향이있다. 하지만 1945년히로시마와나가사키에떨어진원자폭탄피해자의 10분의 1은이른바 조센징 ( 朝鮮人 ) 들이었다. 그들은일본제국주의에의해거기에강제로끌려갔던사람들이었다. 그들과그들의자손들은오늘도사람들의망각과무관심 11) 피폭자 ( 被爆者 ) 를일본어로는 히바쿠샤 라고하는데원래는히로시마와나가사키의원폭피해자를일컫는말이었지만지금은모든방사능피폭피해자를가리키는말로사용되고있다

19 속에고통을받으며살아가고있다. 12) 그런데 1945년에히로시마와나가사키에있지않았어도한국인들은지난 30여년동안한반도남쪽의좁은땅위에지어진수많은핵발전소들로부터많은피폭을당해왔다. 게다가한국인들은자신들의땅에핵무기가배치되었던경험도가지고있다. 사실땅덩어리가좁은남한에서한번핵발전소사고가일어나면서울이나수도권도핵방사능오염의 사정거리 안에있다. 북한에서사고가나도남한의수도서울은 사정거리 안에있다. 13) 그러니까핵발전소로부터아무리멀리살아도모든한국인은 잠재적피폭자 혹은 유예된피폭자 인것이다. 14) 다른나라에서핵발전소사고가나도우리는더욱심각한 내부피폭 을당할수있다. 15) 김정수가제안하는대로, 이를기독교신학적으로표현하면 대속 ( 代贖 ) 의십자가 는없다고말할수있 12) 올해 82 살의안월선할머니는 7 살이던 1937 년에일제의공출로먹고살기가어려워지자온가족과함께일본으로건너갔다. 15 살이되던 1945 년에할머니는히로시마에서온몸에유리파편이박히고다리에화상을입었다. 곧바로고향으로돌아왔지만 20 년이지난뒤에도몸에박힌유리조각을빼내고흉터를없애는수술을받아야했다. 안할머니는 일본정부에도화가나지만우리정부에는더화가난다 고말했다. 정부가무관심하니사람들, 특히어린아이들이우리나라에도원폭피해자가있다는사실조차모른다. 13) 국제원자력기구 (IAEA) 는북한영변의경수로공사가거의완공시점에이르렀다고평가한다. 그런데경수로를처음짓는북한이핵발전소사고에대처할능력을갖고있는지우려된다. 이경수로는비록열출력은작지만 (100MW) 문제는휴전선과의거리가 220 킬로미터, 서울과의거리는 270 킬로미터에불과하다는점이다. 이는남한의수도권인구 2,000 만명이머리위에시한폭탄을이고사는격이다. 사실북한에서는정전이일상화되어있다. 평양을제외한지역에서는온종일전기공급이안되는경우도허다하다. 영변경수로에최우선적으로전기를공급해준다하더라도언제정전사태가일어날지모른다. ( 조선일보 2012 년 9 월 1 일자.) 14) 세계 5 개과학잡지의하나인 PNAS 는후쿠시마핵발전소사고이후일본의오염지도를발표했는데, 일본땅의 70% 가방사능에오염되었으며고농도오염지역 ( 후쿠시마에서도쿄까지 300km 에이르는광대한지역 ) 은전국토의 20% 가된다고한다. 이는남한의넓이와비슷한지역이다. 이말은만약한국에서사고가나면아무도피할곳이없다는뜻이다. ( 김익중교수의탈핵강의동영상중에서.) 15) 방사성물질이호흡기나음식물을통해체내에들어오는것을 내부피폭 이라하는데, 이는 외부피폭 보다수십만배더강한해를끼칠수있다. 그런데후쿠시마사고이후음식을통한내부피폭이심히우려된다고김익중교수는강조한다. 한국은현재일본수산물을거의그대로수입하고있다. 냉장명태, 냉동고등어, 활돌돔, 활방어등이다. 그런데냉장대구의경우 2012 년에만 6 월까지 93 회의방사능오염이발견되었다. 오염도는 0.5~25 베크렐안에들어와야하는데한국이정한기준치는 100 베크렐로서고농도오염으로간주하는 25 베크렐보다 4 배나느슨하다. 그결과일본수산물들은아무제한없이수입되었고전량소비되었다. 한국인들이좋아하는생태는거의전부일본산이다. 동태는거의전부러시아산인데, 후쿠시마사고 1 년이지나아마거기도이미오염되었을것으로추정된다. 김익중교수는명태의경우앞으로 300 년은먹으면안된다고강조한다. ( 한국불교방송 [BBS] 에서행한김익중교수의특강중에서.)

20 다. 16) 기독교인들은종종예수그리스도가당한십자가의고난이부활의영광을준비하기위한임시적징검다리로생각하는경향이있다. 그러다보니많은기독교인들은자신이아닌다른사람이, 그것도하나님의아들이십자가를대신지셨다는위로감으로살아간다. 하지만김정수는이런대속적십자가이해를유비론적으로따르면, 핵발전소사고로인한피폭자들과피폭된자연은수도권지역사람들의값싼전기사용을위해불가피한희생양이라는왜곡된정당화를낳을수있다고지적한다. 하지만모두가피폭자가될수있다. 그러므로대속의십자가는없다. 자기의십자가만있을뿐이다. 따라서우리모두는피폭자들을타자화 ( 他者化 ) 하는거리두기를중지하고피폭자들의얼굴이곧우리자신의얼굴임을, 그리고기독교신학적으로는그들의얼굴이곧십자가에달린예수그리스도의얼굴임을인식하는것이중요하다. 한국인들은피폭자였고지금도피폭자다. 그러므로나는우리모두가핵보유국의눈이아니라피폭자의눈으로핵문제를보고핵없는세상을꿈꾸고실천해야한다고확신한다. 과학기술의관점에서가아니라생명의관점에서, 우리세대만이아니라앞으로태어날수많은세대들의관점에서, 인간만이아니라자연을포괄하는전우주생명공동체의관점에서이문제를다루어야한다고생각한다. 그렇지않으면 핵없는세상 을위한우리들의새로운상상과구상은학자들의언어유희나종교인들의추상적논의로끝나고말것이다. 필자는 2011년 9월에한국의이화여자대학교에서핵문제에대한심포지엄을연적이있다. 그때이세계최대여자대학의아름다운교정잔디밭에게시된체르노빌피해자들의사진들을찬찬히둘러볼기회가있었다. 흑백의명암속에절제의미로조용히참혹함을담고있어서그사진들은더욱인상적이었다. 그런데나는그사진들중에서유독한사진앞에오래서있을수밖에없었다. 그사진은이라크에서핵열화탄에피폭되어혈액암으로죽어가는한소녀의얼굴사진이었다. 머리털이거의다빠진, 10살조금넘었을것같은이소녀는웃는지우는지커다란눈망울로처연하게나를바라보고있었다. 그날저녁내내내머릿속에는 30년전필자가풋내기대학생이던시절에다른기독학생들과함께자주불렀던한노래가사가맴돌았다. 1980년대그가혹했던군사정부시절우리의심금을울렸던노래다. 불경 ( 不敬 ) 스러운가사안에하나님에대한깊은사랑과호소가담겨있다. 우리들에게응답하소서혀잘린하나님 16) 이하김정수의인용은 2012 년 4 월 23 일 <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 > 창립기념심포지엄자료집, 핵없는세상을위한신학과윤리 에서 < 평화를만드는여성회 > 의공동대표김정수의논문 피폭자와십자가 중에서

21 우리기도들으소서귀먹은하나님얼굴을돌리시는화상당한하나님그래도당신은하나뿐인민중의아버지하나님당신은죽어버렸나어두운골목에서울고계실까쓰레기더미에묻혀버렸나가엾은하나님얼굴을돌리시는화상당한하나님그래도당신은하나뿐인민중의아버지 우리들에게응답해달라고기도자는청원한다. 하지만응답해야할하나님은 혀잘린하나님 이다. 우리의기도를들어달라고간청한다. 하지만우리의기도에귀기울여야할하나님은 귀먹은하나님 이다. 말할수없어, 들을수없어얼굴을돌리시는하나님은, 그런데 화상당한하나님 이다. 나는이하나님의얼굴을바로그소녀의얼굴사진에서보았다. 핵열화탄에피폭되어방사선이뚫고지나간저아이의처연한얼굴속에서나는화상당한하나님의얼굴을보았다. 만약기독교인들이고백하는것처럼하늘높은곳에계시는하나님이곧십자가에달린하나님이라면, 그리고이땅에서고난받는사람들의아픔과질곡을함께지고가는하나님이라면, 그하나님은필시히로시마와나가사키와미나마타와스리마일과체르노빌과후쿠시마에서몸이찢기고타들어간모든사람들과함께하셨을것이라고나는믿는다. 하지만이노래는그렇게혀잘리고, 귀먹고, 화상당한가엾은하나님이 하나뿐인민중의아버지 라고고백한다. 우리처럼혀잘리고귀먹고화상당한하나님이고난받는사람들의아버지라고노래한다. 나는그날이노래에서 민중의아버지 를 피폭자의아버지 로바꾸어불러보았다. 수백번의핵폭탄실험으로흔적도없이사라진남태평양비키니섬의 산호들과물고기들의아버지 로바꾸어불러보았다. 그리고여성신학적으로 어머니 로도바꾸어불러보았다. 우리처럼혀잘리고, 귀먹고, 화상당한하나님은그래도하나뿐인 피폭자들의아버지와어머니, 산호초들과물고기들의아버지와어머니 인것이다. 이렇게피폭자들과우리자신을동일시하면서그안에서우리와함께고난당하시는하나님을볼수있을때한국의그리스도인들이할일이많다. 우선원자폭탄피해자에대한한국정부의지원을늘리고일본정부의공식적인사과와배상을받아내는일이다. 현재대한적십자사에등록된재한원폭피해자 1세는한국정부로부터한해월 10만원씩분기별로진료보조비를지급받고있으나이

22 는턱없이모자라는액수다. 한국에는그들을위한전문병원이하나도없다. 경남합천에작은복지회관하나가있을뿐이다. 원폭희생자들을위해추모예배를열어주는것도한국의그리스도인들이할수있는일일것이다. 둘째로핵발전소온배수 ( 溫排水 ) 로피해입은전국의어민들과함께하는일이다. 그어민들이또한 피폭자 라할수있다. 한겨레신문 2012년 6월 13 일자에는노현웅기자의 쭈꾸미없는 쭈꾸미명품마을 이라는흥미로운기사가실렸다. 전라북도고창군구시포항입구에는 쭈꾸미명품마을 이라는비석이놓여있는데, 영광핵발전소에서나오는온배수로수온이높아지고물길도바뀌면서쭈꾸미없는 쭈꾸미명품마을 이되었다는이야기다. 17) 피폭자의자리에서서핵없는세상을꿈꾸고실천하려는한국의그리스도인들은 - 그리고다른모든종교인들도 - 바로이처럼핵발전소로인해살길이없어진희생자들과함께해야한다. 셋째로골리앗과같은송전탑건설과맞서싸우는지역의노인들과함께하는일이다. 그들은또다른이름의 피폭자 다. 핵발전소가건설되는곳은주로해안가마을이기때문에전력수요가많은대도시까지산을넘고들을가로질러거대한송전탑을건설해야한다. 18) 현재한국에설치된송전탑개수는 38,411개이고, 전체길이는무려 184,221킬로미터에달하며, 철탑높이는 미터나된다. 그결과한국의전국토는송전탑으로거미줄처럼얽혀몸살을앓고있다. 하지만송전탑을건설하는방식과절차가대단히폭력적이다. 지역주민들의의사수렴과민주적인절차진행자체를봉쇄하고있다. 결국경상남도밀양에서일이터지고말았다. 19) 고령의이치우할아버지가초고압 17) 이항구의앞바다는 칠보해안 이라불릴정도로해산자원이풍부한바다였다. 하지만 2002 년영광핵발전소 5 호기와 6 호기가가동되면서모든것이달라졌다. 영광핵발전소가 1 초에쏟아내는온배수는무려 300 톤이넘는다. 365 일 24 시간내내바닷물보다섭씨 7~8 도나뜨거운물을쏟아내고있는것이다. 그결과여름이면바닷물표면온도가최고섭씨 41 도까지오르고, 겨울에는유독온배수배출구쪽에만안개가끼곤한다. 결국이지역바다는어장으로서기능을이미상실해버렸고, 관광객도더이상찾지않는다. 생계가막막해진어민들은손해배상청구소송을냈지만, 한국수력원자력 ( 한수원 ) 은 전국각지에서온배수문제가일어나기때문에, 일방적인민원을모두들어줄수없는상황 이라며손해배상을거부했다. 한수원이말대로정말이지핵발전소의온배수문제는 전국각지 의문제인것이다. 18) 전기에도길이있다. 마치지방도, 국도, 고속도로가있는것처럼, 154 킬로볼트 (kv) 송선로는지방도에해당하고, 345kV 는국도, 765kV 는고속도로에해당한다. 19) 지금밀양에서문제가되고있는송전선로는높이 80~145 미터 ( 아파트 30~40 층 ) 의위압적인시설물로무려 180 킬로미터에걸쳐늘어서게된다. 그런데이송전선로는신고리 5~8 호기핵발전소를위한것이다. 그러니까이핵발전소들이신규로증설되지않으면밀양송전탑은필요가없는것이다. 결국밀양송전탑문제는현정부의이른바 원전르네상스 라는핵확대정책과긴밀히연관되어있다. ( 한겨레신문 2012 년 8 월 25 일자남종영기자의커버스토리에서.)

23 송전탑공사에반대하며스스로목숨을끊고말았고, 밀양의할머니와할아버지들은 765kV의골리앗송전탑건설에반대하며싸우고있다. 한국전력이고용한용역들의폭력과폭언속에서도중장비앞에드러눕거나잘려나갈나무에자신의몸을묶고저항하는등힘든싸움을싸웠다. 그런데한국전력은이노인들을상대로손해배상소송을제기하고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도냈다. 20) 핵없는세상으로가는지름길은없다. 한국의종교인들은이렇게고난받는 피폭자 들과함께해야한다. 고난받는자와함께고난받는것, 그들의편에서서함께고난받는것, 그것은그리스도께서하신일이며때문에그것은바로핵을가지고벌이는온갖 죽음의놀이 를멈추고생명과평화의가나안땅으로나아가는참되고유일한길이다. 그길은참다운영적수행의길이될것이다. 4. 핵에대한거짓신화를넘어서 우리가피폭자의자리에굳건히선다하더라도핵은워낙잘못된지식과거짓신화에둘러싸여있기때문에철저한 탈신화화 혹은 비신화화 작업을필요로한다. 21) 2세기후반알렉산드리아의교부 ( 敎父 ) 클레멘트 (Clement of Alexandria) 가처음으로신학, 즉 테올로기아 (theologia) 라는말을사용했을때그는그것을이교도의 뮈톨로기아 (mythologia) 에대비되는개념으로사용했었다. 기독교신학은그출발에서신화의 허황된이야기 와비교되는 이성적이야기 라는의미로사용된것이다. 때문에우리의 핵없는세상 을위한신학적담론역시핵에대한허황된이야기들을이성적으로분석하고비평하는일로부터시작되어야한다. 22) 20) 한국전력은밀양주민들을상대로 10 억원의손해배상소송을제기했다. 게다가손해배상소송과별개로주민들에게 벌금폭탄 을내릴수있는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도냈다. 공사방해행위에대해 1 인당하루 100 만원씩과태료처분을내려달라는것이다. 소송및가처분신청을제기당한주민은모두 15 명인데대부분 60~70 대노인들이다. 이들은농사를짓거나달리하는일이없는무직자들이다. 이들중당뇨합병증때문에아무일도못하고있는곽정섭씨는 버는돈도없이남의집에얹혀사는내게한전이하루백만원씩내라고하는건죽으라는말 이라며 지금이라도몸에휘발유를뿌리고콱죽어버리고싶다 고말했다고한다. ( 한겨레신문 2012 년 7 월 6 일자.) 21) 비신화화혹은탈신화화는독일의신약성서학자루돌프불트만 (Rudolf Bultman) 의용어 demythologization 에서따온것이다. 22) 필자는 가시적인세계의배후를설명하는메타포 로서의신화의힘을결코부정하지않는다. ( 조셉캠벨, 빌모이어스, 이윤기옮김, 신화의힘 [ 이끌이오, 2002] 을보라.) 하지만과학을사칭한허황된이야기로서의신화는마땅히비신화화 탈신화화되어야한다. 다카기진자부로가지적하듯이, 대부분의핵개발은 신화 에의존하고있다 년 5 월에인도정부가핵실험을했을때이실험의암호명은 미소짓는부처님

24 첫째로우리는핵무기는군사용이고핵발전은평화용이라는거짓신화부터 극복해야한다. 원자력은처음부터군사적이용, 즉원자폭탄개발을위해시 작되었다. 사람들은보통원자로하면전기를생산하는발전 ( 發電 ) 을연상하지 만, 원자로란본래우라늄의대부분을차지하는우라늄 238 을핵무기의원료가 되는플루토늄 239 로변화시키기위해고안된장치다. 원자핵이가지고있는 에너지를순간적으로발산시키는것이핵무기이고, 그것을천천히발산시켜전 기에너지로바꾸는것이핵발전이다. 핵무기와핵발전의뿌리는하나라는말이 다. 23) 실로수많은나라들이민간핵발전이라는덮개아래서핵무기를개발했 다. 그결과지금까지전세계적으로핵발전을통해군사용으로추출된플루토 늄은약 500 톤에달하며이는핵탄두 10 만개이상을제조할수있는엄청난 양이다. 24) 앞으로살펴보겠지만, 핵은깨끗하지도, 안전하지도, 또싸지도않 다. 핵과학자들이나핵산업계종사자들도그것을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들이핵발전을고집하는이유가있다. 그것은핵발전이핵무기의원료를생 산해주기때문이다. 간나오토전일본총리의말대로후쿠시마사고로일본열 도 ( 列島 ) 의절반이날아갈수도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일본의정치인과 관료그리고재계는어떻게든핵발전산업체제를유지하려고애쓸것이다. 이 유는간단한다. 핵발전에서핵무기의원료가나오기때문이다. 한마디로핵발 전은핵무기에대한욕망위에서있는것이다. 따라서핵무기가문제라면핵 발전역시문제여야한다. 이둘사이의본질적연결고리를파악하지못하면 핵없는세상 을향한우리의출애굽여정은광야에서길을잃는다. 핵발전과핵무기는동전의양면이다. 그래서핵은 - 무기든발전이든 - 평 화와양립할수없다. 오히려핵발전이많아지면평화를더욱위협한다. 핵발 이었다. 일본정부는플루토늄을추출하기위한고속증식로의이름을 몬주 ( 문수보살의문수 ) 로지었고, 플루토늄을만드는신형전환로에는 보현보살 이라는이름을붙였다. 프랑스의고속증식로 수퍼피닉스 는이집트신화에나오는불사조의이름이다. 다카기진자부로는이처럼모두가신화나신불 ( 神佛 ) 에의존하고있는것자체가원자력을신화화또는신성화하려는의도는아닌지날카롭게물었다. ( 다카기진자부로, 김원식옮김, 원자력신화로부터의해방 [ 녹색평론사, 2001], 88). 23) 본래과학과기술에서 군사용 과 평화용 의구별은애매하다. 전시 이용과 평시 이용의차이만있을뿐이다. 평화를위해개발되었다는기술도언제든지군사적으로전용될수있다. 그러므로마치독가스의평화시이용이농약인것처럼, 핵폭탄의평화시이용이핵발전으로보면된다. 24) 현재전세계약 20 개국이핵무기원료로비축한고농축우라늄의양은약 1,600 톤이고이중에서군사용으로추출된플루토늄의양은이약 500 톤에달한다. 이론상플루토늄 100 톤은핵탄두 2 만개이상을제조할수있는양이므로, 이들 20 개국가는핵탄두 10 만개이상을제조할수있는능력을보유하고있다고말할수있는것이다. 그런데이들핵물질의일부는민간부문에서거래되고있으며, 테러리스트들의절도등에취약한상태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기후변화와핵에너지넥서스의불편한진실," 2011 년 9 월 20 일자.)

25 전소에대한군사적공격혹은테러위험이증가하기때문이다. 핵발전소는현대비대칭전쟁에서공격목표 1번중하나다. 만약한반도에서다시전쟁이일어나면남한의핵발전소들은북한장사정포의전략적타격지에포함될수도있다. 실로 911 이후많은나라들이테러에대비한준비를했는데, 특히유럽에서가장먼저주목했던것은원자로에대한테러가능성이었다. 한국핵발전소의격납건물은연료탱크가가득찬점보비행기의충돌에견딜수없다. 한국에서우려해야할것은지진만이아니다. 25) 뿐만아니다. 핵발전은그원료인우라늄을생산하는지역의평화마저심각하게위협한다. 세계우라늄매장량의약 70% 가원주민인구집단의거주지역에있다. 우라늄채굴은그들의마을을파괴하고목초지와경작지를빼앗으며물을오염시킨다. 그리고아프리카국가들에서우라늄부족은수십년전부터분쟁의씨앗이되어왔다. 피묻은다이아몬드 (bloody diamond) 만문제가아니라 피묻은우라늄 (bloody uranium) 도문제인것이다. 설상가상으로우라늄은오래전부터경제적투기의대상이다. 그러니까우라늄을둘러싼전쟁은석유를둘러싼전쟁만큼이나세계평화를위협한다. 핵은 - 무기든발전이든 - 평화와양립할수없다. 두번째로우리가극복해야할거짓신화는핵에너지가온실가스를방출하지않는저탄소청정에너지이며기후변화의대안이라는신화다. 앞서이야기한것처럼, 1979년미국스리마일섬핵발전소폭발과 1986년체르노빌핵발전소대참사로급속히쇠퇴하던세계핵산업은지구온난화를빌미로기사회생했고, 이후핵발전은마치기후변화를극복할수있는구세주인양선전되었다. 하지만설사발전부문에국한해서핵발전이이산화탄소발생량을억제하는효과가있다하더라도, 핵발전의전과정에서, 특히우라늄의채굴과가공및농축과정에서어마어마한온실가스가발생한다. 그런데도핵발전이저탄소청정에너지라고강변하는것은손바닥으로하늘을가리려는어리석은짓이다. 설상가상으로핵발전은낭비가심한, 대단히비효율적인에너지다. 물리적으로핵발전과정에서는핵분열에서방출되는에너지의단 3분의 1만이전력으로전환되고나머지 3분의 2는섭씨 30도가넘은온배수 ( 溫排水 ) 형태로바다에버려져주변생태계를심각히오염시킨다. 핵발전은또한극도로융통성이떨어져전력의낭비를조장하는에너지이기도하다. 핵발전은한번가동을시작하면전력의수요에맞추어출력을조정하지못한다. 낮이나밤이나, 여름이나겨울이나, 1년내내동일한출력으로, 그것도언제나최고의소비시점에 25) 우석훈, 통일전에는핵발전증설안된다, 한겨레신문 2011 년 3 월 31 일자 년 6 월에이스라엘공군기들이핵개발의의혹을받고있던이라크의 오시라크 핵발전소를폭격한적이있다. 또한걸프전에참전한다국적군공습으로이라크의원자로 4 기가파괴되어방사능공포를안겨준적도있다

26 맞추어전기를생산해야만한다. 그결과핵발전에는필연적으로 남는전기 라는문제가발생하고, 이를해결하기위해한국정부는지난수십년간그렇게도 심야전기 를사용하라고권장해왔던것이다. 당장소비자들에게는이득으로보이지만, 이는한사회의에너지소비전체를과도하게만들어결국지구온난화에기여한다. 우리는 2012년 7월을기준으로현재전세계에서가동중인 435기의모든핵발전소가생산하는전력이전세계총에너지수요의고작 2% 만충당하고있다는사실에주목해야한다. 이는우스울정도로적은양이다. 이와달리재생가능에너지는벌써전세계에너지소비의약 13% 를충당하고있다. 26) 더구나지금까지알려진모든우라늄저장량을채굴한다면지금 429기의핵발전소들은앞으로 45년에서 80년만가동될수있을뿐이다. 27) 결국그화려한수식어들에도불구하고핵발전은한낱틈새기술에불과하며기후붕괴를막을수있는대안이결코아닌것이다. 이미수많은과학적연구와사례들은재생가능에너지로인류의에너지공급을 100% 충당할수있음을보여준다. 경제적으로도이미태양광발전단가는핵의발전단가보다싸졌으며, 풍력발전은태양광발전과함께세계에서가장급성장하는부문이다. 28) 나는하나님께서값 26) 재생가능에너지 (renewable energy) 란첫째로지속가능한에너지원이어야하고, 둘째로에너지원을만드는과정에서부수적인피해가없는에너지여야한다. 그러기위해서진정한재생에너지는비화석연료, 비핵물질로부터만들어져야한다. 즉재생에너지를단지이산화탄소배출여부와화석연료의사용여부로만구분지어서는안되는것이다. ( 이헌석, 원자력은지속가능한가, 기후변화의유혹, 원자력 [ 도요새, 2011], 97.) 27) 물론더많은핵발전소를지으면우라늄이더빨리소진된다. 이몫을 10% 만상승시켜도만약에너지수요가같다면대략 1600 기의핵발전소를추가로지어야한다는계산이나온다. 그러면우라늄매장량은 10 년안에고갈된다. 28) 태양광발전의경우처음에기술개발과설비비가들어가면이후연료비가전혀들어가지않는다. 따라서시간이갈수록평균단가는싸진다. 반면에핵은갈수록발전단가가비싸진다. 지을때도비용이많이들어가지만계속연료를공급해야하고, 사고에대비해비싼보험료도물어야하며, 고준위폐기물을 10 만년이나보관할시설을만들어야하고, 또 년된핵발전소건물은막대한돈을들여폐로시켜야하기때문이다. 그결과미국에서는지난 2010 년에태양광발전단가가핵발전단가보다싸지는역사적교차점을통과했다. 그러면서미국에서핵에너지비중은 11.2% 로낮아지고재생가능에너지는 11.6% 로역전되는상황이되었다. 그런데이는전세계적인추세라고김익중교수는강조한다. 태양광은지금전세계적으로일년에 50% 씩급성장하고있다. 그런데도한국정부는아직도태양광발전이핵발전보다 17 배나비싸다고주장한다. 또한태양광만가지고전기를만들려면태양광판넬로전국토를 10 번이나덮어야한다고주장한다. 하지만김익중교수는한국전체의전기수요와태양광판넬 1 제곱미터의전기량을비교하고전국토의넓이를계산한결과태양광판넬로전국토의 2% 만덮으면된다고계산했다. ( 실제로는 6% 다. 해가뜨는시간만발전이가능하기때문이다.) 한국정부는또한태양광판넬아래생태계가죽는다고주장한다. 하지만김익중교수는한국에잘건설되어있는수많은고속도로를사용하면될것이라고응답한다. 풍력

27 없이주시는햇빛과바람과지열과파도와같은재생가능자연에너지 (renewable natural energy) 가우리에게남아있는유일하고도최선의길임을 확신한다. 29) 양기석신부의말처럼, 태초부터하나님과함께그리고우리와함 께한빛 [ 光 ] 과바람 [ 風 ] 은모든존재에게공평하고친절한에너지원이며, 어 떤힘있는권력자도마음대로할수없고, 따라서죽음이아닌생명을위해 인간이선택할수있는가장바람직한에너지원인것이다. 30) 핵무기가오 랜기간세계평화에대한틀린해법이었듯, 핵발전역시지구온난화에대한그 릇된해결책이다. 31) 그런데핵에너지가깨끗한에너지가아닌더중요한이유가있다. 인류는 지난반세기동안핵발전소에서나오는폐기물을어떻게처리할지아무런대책 도세우지않고수많은핵발전소들을마구지어왔다. 하지만단 1 그램의핵폐 기물도안전하게처리되지않는다. 이른바폐연료봉의 재처리 는더많은 핵폐기물을만들어낼뿐이다. 32) 전세계적으로는현재약 27 만톤의사용후 핵연료가발전소내임시저장시설에보관돼있다. 33) 인류는아직도핵폐기물 발전도전세계적으로매년 20% 씩급성장하는분야다. 독일에서는지난 20 년사이에 100 배나증가했다고한다. 하지만역시한국정부는풍력발전이핵발전보다 7 배비싸다고주장하고있다. 한국의얕은서해바다는유럽에비해해상풍력을하기아주좋은조건임에도불구하고말이다 년이후에아시아만제외하고전세계에서아무도핵발전소를새로짓지않았다. 핵발전은사양산업인것이다. ( 김익중교수의탈핵강의동영상중에서.) 29) 기독교인의숫자가인구의 4 분의 1 이나된다는한국은원래한국과똑같은에너지수입국이었으나지금은완전한에너지자립국가가된기독교국가덴마크로부터많은것을배워야한다. 개신교회가강한덴마크는현재원자력을사용한전력생산이제로로완전한비핵발전국가가되었다 년대유가파동때덴마크의회는핵발전소설립을고민했지만, 주변유럽국가들과달리핵발전대신풍력과수력을개발하기로했고, 그결과 99% 에너지를수입하던이나라는 1997 년부터에너지를완전자립하게되었다. ( 양재성, 핵없는세상을위한거룩한행진, 2012 년 9 월 5 일서울의감리교신학대학에서열린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순환경제연구소공동주최강연회에서.) 30) < 생명과탈핵 > 공동심포지엄자료집, ) 호주국립대명예교수로있는개번맥코맥 (Gavan McCormack) 의말이다. ( 정희정, 원자력은안전한가, 위의책, 139 에서재인용.) 32) 재처리 (reprocessing) 란핵발전후배출되는핵연료봉에서플루토늄과우라늄을추출해내는화학적처리과정을말한다. 핵발전의연료봉은우라늄 235 가핵분열을할때나오는에너지로전기를생산하는데, 연료봉의 95-97% 는핵분열을하지않는우라늄 238 이다. 이우라늄 238 이원자로안에서중성자를흡수해원자량이더큰플루토늄으로변하는것이다. 그결과 3~5 년쯤사용한핵연료에는약 0.9% 의플루토늄이축적된다. 이렇게사용한핵연료를질산에녹여플루토늄을추출하는과정을재처리라고부른다. 33) 사용후핵연료를처리하는근본적방법은두가지다. 수백 ~ 수천미터깊이의지하암반이나바다속에영원히묻어버리거나 ( 영구처분 ), 우라늄을다시뽑아내핵연료로재사용하는방법 ( 재처리 ) 이다. 영구처분은아직실현된사례가없다. 지진같은지각활동을포함해어떤충격에도버틸수있는시설을짓기가쉽지도않을뿐만아니라, 사

28 의최종보관방법을모른다. 핵폐기물은 100만년동안이나방사선을내뿜지만그것을생태계와격리시키는인간의드럼용기수명은고작 40년간다. 특히고준위폐기물인사용후핵연료의경우최소 1만년이상안전하게자연환경과사회로부터격리시켜야한다. 하지만그것이과연가능한가? 한평생을살아도 100살을못사는우리에게 1만년이란 영원의시간 에가깝다. 영원이라는시간은하나님의영역이다. 인간은영원을책임지지못한다. 현재한국의핵발전소수조에는약 1만 1,370우라늄톨이상의폐연료봉이 임시로 보관되어있다. 오는 2016년이면그보관용량이한계에이른다. 하지만아직도우리는이폐연료봉들을어디에어떻게보관할지논의조차시작하지않았다. 매년 700톤씩쏟아져나오는핵폐기물문제는이제한국에서국가적비상사태를맞이한상황이되었다. 한국사회는또한차례핵폐기장문제를놓고깊은분열과민란에가까운진통을겪을것이다. 34) 이미우리는엄청난핵폐기물을우리사회의가장가난하고못배운사람들에게떠넘기고있지만, 35) 결국그폐기물을앞으로약 4만세대의후손들에게떠넘기고야말것이다. 하지만이렇게대대손손생명과안전에위협을가하는행위는무책임하고비윤리적이며범죄행위다. 이는신학적으로하나님의창조질서에대한파괴 용후핵연료를영구적으로담을수있는용기를만드는기술도없기때문이다. 두방법을현실적으로절충한것이사용후핵연료를격납용기에담아지하깊숙한곳에저장하는 중간저장 이라할수있다. 이는임시저장과영구처분의중간단계로, 당장의포화상태를완화하면서사용후핵연료를안전하게처리하는새기술이나올때까지시간을벌자는계산이다. ( 이길성기자, 조선일보 2012 년 7 월 23 일자.) 34) 한국의핵폐기장 ( 소위 방폐장 ) 은 2014 년 6 월완공을목표로현재경주에건설중인중저준위 ( 핵발전소에서사용된작업복, 장갑, 교체된기기부품등대상 ) 핵폐기장이유일하다. 정부는 1986 년부터경북영덕을시작으로충남안면도, 인천굴업도, 전북부안군위도등에서 8 차례나핵폐기장건설을추진했으나매번주민들의반발에막혀실패했었다. 결국 9 번째시도끝에주민투표를거쳐 2005 년 11 월경주를핵폐기장부지로최종선정했었다. 그런데정부의안전발표를믿은경주시민의 90% 가찬성해핵폐기장공사가지금건설중이나경주의암반조건이애당초핵폐기장을지을수없는곳임이판명되었다. 착굴현장은엄청난수맥이흐르는곳이었던것이다. 그렇게되면 사일로 ( 높이약 50 미터, 지름약 30 미터의초대형콘크리트창고로서잘만들어도 년이면금이갈수있다 ) 라부르는핵폐기물저장창고가물에잠길가능성이있으며, 납땜도안되어있는핵폐기물을담은드럼통에서방사능물이우러나오는것은시간문제가된다. 게다가핵폐기장이란보수공사라는게없으므로심각한상황에봉착할수밖에없다. ( 김익중, 좌담 : 핵발전, 무엇이문제인가? 녹색평론 118 호, 년 5-6 월호, ) 35) 한국정부가마련한 2005 년핵폐기장입지조건을보면, 첫째대도시와멀리떨어져있을것, 둘째학력수준이낮을것, 셋째경제적생활수준이낮을것이라고명기되어있다. 즉못배우고가난한시골사람들에게위험을전가하겠다는것이다. 그결과한국에서는울진이늘 1 순위에로뽑힌다. 이는정의롭지도못한일이다. ( 하석용, 정말로발전소를끝도없이지어야하나, 녹색평론 119 호, 2011 년 7-8 월호, 164 / 장시원, 녹색평론 118 호, 2011 년 5-6 월호, 좌담 : 핵발전, 무엇이문제인가, )

29 행위일뿐만아니라그것을지으신분에대한모독이다. 신성모독 (sacrilege) 이다. 현재와미래의모든생명은건강하고안전하게생명의축복을향유할권리가있다. 모든살아있는것들은단지생존하기만을원하는게아니라존엄하게살아갈수있게되기를바란다. 36) 그런데도우리세대가잠시편하자고다른많은생명들과또앞으로올숱한생명들의권리를부인하는것은모든생명을사랑으로지으신하나님의신성에대한모독인것이다. 세번째로우리는핵발전이안전하다는거짓신화에서도벗어나야한다. 후쿠시마이후이신화는이미큰타격을받았음에도불구하고아직도한국에서는건재하다. 핵발전사고는매일일어날수있고, 또실제로매일일어나고있다. 핵발전은실수없는인간을요구하지만세상에그런인간은없다. 그리고 1986년체르노빌핵사고는과거의일이아니라지금이순간에도계속되고있는현재진행형사고다. 37) 한국에서는지금까지총 654번이나되는알려진사고가있었는데, 최근들어제어봉관련고장이잦아지고한국형원자로의사고발생률이늘어나는추세다. 38) 부산기장에있는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36) 앞서언급한 < 생명과탈핵 > 공동심포지엄에서불교생명윤리협회공동대표법응스님이행한 탈핵시대를위한종교의역할 발제문중에서. 같은날원불교의최서연교무는인과와영생을믿는원불교는죽는것으로끝나지않고다시태어남을믿는다고전제하면서, 따라서 우리가곧미래의그후손들 임을알기에핵발전에너지에의존하는이삶이걱정되지않을수없다고말했다. 37) 800 만명이피폭당하고 93 만명이사망한체르노빌사고가일어난지 25 년이지났지만아직도그피해는이어지고있다. 우크라이나의경우체르노빌로부터반경 30 킬로미터구역이출입금지되었고, 이웃나라벨라루스에서는서울면적의 10 배에달하는 6 천제곱킬로미터가출입통제구역으로남아있다. 사고당시바람이북쪽으로불었기때문에피해가심한벨라루스는방사성오염으로강제이주된 14 만명을비롯해, 자발적이주를한 20 만명이삶의터전을떠나살고있다. 문제는아직도 110 만명의사람들이방사능오염이된사실을알면서도그냥그지역에서살고있다는사실이다. 인류역사상최대의사고를통해황량한들판으로번해버린이곳에서많은이들이새로운희망을위해 25 년째계속해서 보이지않는적, 즉방사능과의싸움을이어가고있다. ( 이헌석, 체르노빌, 계속되는전투, 녹색평론 제 118 호, 2011 년 5-6 월호, 좌담 : 핵발전, 무엇이문제인가, 60.) 38) 한국핵발전소의고장원인으로는정비및제작불량, 설계오류등의인적원인이 62 건 (72%) 이었고자연열화는 24 건 (28%) 이었다. 그런데어떤이는한국의핵발전이가압경수로형이어서다른나라의핵발전소와달리안전하다고말한다. 하지만미국의스리마일섬핵발전소가바로가압경수로형이었다. 사실미국이다른나라에서가압경수로를선호하는이유는따로있다. 연료봉을 1 년마다 3 분의 1 씩교체해야하기때문에감시하기가좋은것이다. 6 자회담에서북한에경수로를지어주겠다고한이유도이때문이었다. 하지만한국에는가압경수로만있는게아니다. 경주월성 1,2,3,4 호기는중수로이다. ( 강윤재, 녹색평론 제 118 호 / 2011 년 5-6 월호, 좌담 : 핵발전, 무엇인문제인가, 60.) 요즘사고가잦아지고있는한국형원자로는울진 3 호기가 1998 년에처음가동된이후지금까지모두 9 기가가동중인데이는전체핵발전소 23 기가운데 30% 를차지한다. ( 한겨레, 2012 년 10 월 3 일자.)

30 임계 ( 臨界, 핵연료가처음열을발생시킨시점 ) 이후 35년이지난국내최고령핵발전소인데그동안 120 차례나사고및고장이있었다. 후쿠시마나체르노빌에서처럼노심용융 ( 爐心鎔融, meltdown) 과같은사태로갈수있었던심각한사고는 2~3번이나있었다. 39) 지난 2012년 2월 9일한협력업체직원의어처구니없는실수로고리 1호기에서블랙아웃 (blackout) 사고가일어났다. 회사는조직적으로그것을은폐했고한달이지나서야술자리에서만천하에드러났다. ( 게다가고리핵발전소소방대원들이업무시간에히로뽕을투약한것으로드러나더큰충격을주었다.) 문제는고리 1호기가 30년의수명을다한지난 2008년에이미폐쇄되었어야하나안전검사 미달 에도불구하고 10 년수명연장을받아추가운전중이었다는사실이다. 40) 하지만블랙아웃사고이후에도폐쇄여부의최종결정권을가진대통령직속원자력안전위원회는 조사취화 ( 照射脆化 ) 에따른 취성천이 ( 脆性遷移 ) 온도를느슨하게조작하여재가동결정을내리고야말았다. 41) 믿기지않지만, 고리핵발전소 30킬로미터 39) 노심용융이란핵발전소의핵심시설인원자로 (reactor) 의노심 ( 爐心,core) 냉각이불충분한상태가지속되어노심이녹아내리는현상이다. 구체적으로말하면연료봉의일부혹은대부분이녹아내리는현상을우리는 melt-down ( 멜트다운 ) 이라고하고, 액체처럼된연료봉이원자로내부의격납용기를뚫고바깥으로노출되는현상을 melt-through ( 멜트쓰루 ) 라한다. 스리마일섬핵발전소사고는멜트다운이며, 체르노빌사고는초기에멜트다운으로정의되었으나이내멜트쓰루로선언되었다. 후쿠시마역시체르노빌과같은멜트쓰루사고다. 후쿠시마제 1 핵발전소 1, 2,3 호기에있던연료봉모두가어디로갔는지전혀알수없게되었다. 노심용융은 차이나신드롬 (China syndrome) 이라고도불린다. 원자로가노심용융을일으킨후지각아래까지녹아내려지구반대편으로뚫고나올수있다는상상에서그런말이나왔다. 40) 수명연장검사에서가장중요한것은원자로를둘러싸고있는압력용기의내구성이다. 이압력용기는장시간방사능에노출되어있었기때문에중성자로인해매우약해진다. 깨지기쉽게된다는뜻이다. 이런상태에서만약정전사태가일어나면원자로를식히기위해긴급노심냉각장치 (ECCS) 가가동되는데, 이안전장치가오히려 비수 가될수있다. 뜨겁게데워진유리잔에갑자기찬물을부으면 쨍 하고깨지듯, 오랫동안사용해서약해진원자로에갑자기냉각수를부으면금이가거나심지어폭발할수도있다. 그런데고리 1 호기는압력용기파괴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받았다. 그런데도수명이연장되었다. 이유는엄격한파괴검사에서부적합판정이나오자느슨한방식의비파괴검사를실시하여거기서통과되었기때문이다. 이를알기쉽게비유하자면, 조직검사에서암으로나왔는데, 초음파검사에서암이안나왔으니괜찮다는논리 (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기후에너지국장 ) 이다. 41) 조사취화 ( 照射脆化 ) 란핵발전소의압력용기가중성자에쬐여금속이유리와같이깨어지는성질, 즉취성 ( 脆性 ) 을갖게되는것을말한다. 취성천이 ( 脆性遷移 ) 온도란이처럼강철이유리와같은성질로변하게되는온도를말한다. ( 예를들어섭씨영하 190 도에서장미나금붕어는취화되어손가락만살짝대도그대로부서진다.) 강철은단단하지만원래고유한성질로 연성 ( 유연한성질 ) 을가지고있어충격을완화해주는데, 원자로내부중성자의움직임때문에시간이지날수록강철이취성으로바뀌는것이문제인것이다. 고리 1 호기는 2005 년검사에서이취성천이온도가 도로측정되

31 안에있는주민은약 342만명, 월성의경우는 127만명, 영광 14만명, 그리고울진 6만명등으로전세계적으로이렇게엄청난인구가핵발전소주변에몰려있는경우는전혀없다. 42) 실로 크고작은핵발전소사고가끊이지않고있는우리나라에아직까지큰사고가일어나지않은것은진리의가호가아니면설명할수가없을정도 인것이다. 43) 우리는고리 1호기를반드시폐쇄시켜야한다. 고리 1호기는한국에서향후 30년이상가동한노후핵발전소처리의기준이된다는점에서도매우중요하다. 현재월성1호기 (1982년 11월임계 ) 는 2012년 11월에, 고리2호기 (1983년 4월임계 ) 는 2013년 4월에각각설계수명 30년의시한을채웠다. 고리 1호기처럼이렇게설계수명시한이지난핵발전소들은즉각재가동승인을취소해야한다. 그리고이렇게 30년이넘는핵발전소들은순차적으로폐쇄하고신규핵발전소건설을더이상하지말아야한다. 부산시민 74% 가고리 1호기에대해불안감을갖고있다고한다. 우리는우선고리 1호기가폐쇄될때까지계속해서기도하고행동할것이다. 핵은결코안전한에너지가아니다. 핵은오히려사회와국가그리고지구전체의 생명안보 를위협한다. 핵보유국정상들은핵을독점적으로관리하는것을 핵안보 라고부른다. 하지만황문찬의말처럼, 진정한 핵안보 었는데이는기준인 149 도를넘어서는것이었다. 그러자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는그온도의기준을 149 도에서 도로완화해버린것이다. 이는고리 1 호기수명연장을위한꼼수라는비판을면키어려운일이었다. 참고로일본에서는 93 도를넘지않는신규핵발전소를요청한다. 최근이문제와관련하여이노히로미츠동경대학명예교수가한국환경재단의초청으로 고리원전 1 호기압력용기조사취화에관한의견 을작성하여 9 월 11 일열린공판에서법정진술을했다. 이노히로미츠교수는타이타닉호의예를들면서강철의경우취성천이온도가매우중요한데지금고리 1 호기압력용기의취화는 굉장히심하다 면서그이유로취화하기쉬운질나쁜용접금속을사용한것이아닌지의심된다고말했다. 그는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가기준을느슨하게만든것은노후한원전을계속사용하고싶은욕망에서과학적으로도비판을면키어려운인위적기준조작을감행한것이라고비판하면서, 지금고리 1 호기는지구상어디에서도그유례를찾아볼수없는 굉장히위험한 핵발전소임을강력히경고하였다. 42) 한국환경운동연합과반핵부산대책위원회는고리원전에서방사능이외부로누출되는사고가발생하면최대 90 만명의사망자가발생하고최대 628 조원의경제적피해가난다는모의실험결과를발표했다. 고리원전인근기장군일광면과기장읍주민대다수는급사하는것으로나타났다. 이지역에는대규모산업시설도포함되어있는데, 현대중공업의울산공장은고리핵발전소에서약 26km, 월성핵발전소에서약 22km 거리에있다. 현대자동차의울산공장은고리에서약 27km, 월성에서약 20km 떨어진곳에있다. 한국경제에서울산지역제조업이차지하는비중은 2010 년기준으로전국생산액의 13.56%, 전국수출의 15.31% 나된다. 그러니까고리나월성에서사고가나면사람은물론이지만한국경제전체에치명적인타격이되는것이다. 43) 강해윤원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의말 - 종교와평화 2012 년 9 월 1 일자에서인용함

32 는인간이핵으로부터자유로울때만가능하다. 44) 즉우리에게필요한것은 핵을통한안보 가아니라 핵으로부터의안보 인것이다. 핵무기보유국들의안보는생명안보가아니다. 핵을통한안보는 - 핵우산을통한방어든, 핵공격을통한방어든 - 진정한안보가아니다. 진정한안보는핵보유국들의안전이아니라전지구생명공동체의안전이어야한다. 이것이바로 세상이주는평화 가아니라 그리스도가주시는평화 ( 요한복음 14:27) 다. 그러므로우리는핵무기의전면적폐기와핵발전의완전한종결을요구해야한다. 각국정부는더이상의신규핵발전소건설을중단하고수명이다한핵발전소를완전폐기해야한다. 그리고핵에너지체제를더이상확대하지않고거기에의존하지말아야한다. 마지막네번째로우리는우리에게끊임없이전기가필요하다는거짓신화로부터스스로해방되어야한다. 에너지탐욕과소비주의에기초한핵문명에서 출애굽 해야하는것이다. 사실핵에대한신학적성찰은우리의탐욕과이기심에대한영적통찰과회심을포함한다. 우리모두가거기에연루되어있기때문이다. 어떻게보면지금까지한국인들은핵발전소가생산한전력을맘껏사용하는 호사 를누렸다고도말할수있다. 한국에서핵발전소가 9기던 1991년에 2,312kWh이던 1인당전력소비량은 2005년에 7,403kWh로 3배나증가해이미일본, 독일, 영국, 이탈리아를앞질렀다. 2010년에한국인들은그 4배나되는 9,493kWh의전력을소비했다. 현재한국의 1인당 GNP는세계 51위이지만에너지소비는 10위, 석유소비는 7위, 전력소비는 9위에달한다. 이과정에서피폭자였던한국인들은동시에 핵생산자, 핵소비자, 나아가 핵가해자 가되었다. 하지만이제 잔치 는끝났다. 이제부터우리는핵폐기물의처리와핵발전소의폐쇄그리고폐로라는, 처음부터예고되었던문제와맞부딪혀야한다. 그러니까지금까지는우리가핵발전을통한전기의풍요라는 단맛 을봤다면, 이제부터는핵발전소의폐쇄와핵폐기물의처리라는 쓴맛 을보아야하는것이다. 핵발전은결코싼에너지원이아니다. 45) 1950 년대에시작된인류의핵발전은이제공통적으로수명을다한핵발전소 44)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황문찬목사의 < 생명과탈핵 > 세미나인사말중에서. 45) 핵발전에는현재의전기요금에반영되지않은비용들이많다. 첫째로, 사용후핵연료처리비용이들어간다. 둘째, 핵발전소해체철거비용이들어간다. 셋째로, 핵발전에서한번사고가나면거대사고가되어결국엄청난국민세금으로부담된다. 네번째로, 핵발전의건설과운용과정에서초래되는어마어마한사회적비용이다. 이런사회비용은당장의전기요금고지서에오르지는않지만결국국민이짊어져야하는부담이다. ( 한삼희, 원자력전기의 진짜가격, 조선일보 2011 년 3 월 26 일자.)

33 의폐기문제를논의해야하는 고령화시대 에접어들었다. 46) 한국은 1978 년에고리발전소를지으면서매 18개월마다 1기씩의속도로지어왔으므로이제우리는매 18개월마다막대한비용을들여 1기씩의핵발전소를철거해나가야한다. 핵발전소 1기당철거해체비용은무려 6,000억원이상이될것으로추산된다. 47) 이러한현실은지금우리가누리고있는 거짓풍요 의기반을냉철히돌아보도록촉구한다. 산업화를위한에너지과용 ( 過用 ) 은인간의탐욕을채우기위한무한경제성장과이윤극대화에서비롯됐다. 이러한체제는필연적으로에너지과소비와소비주의로귀결된다. 하지만이계삼은우리가이러한핵발전을유지하면서유지하고자하는생활양식이라는데무엇인지그실상을이렇게날카롭게폭로한다. 새벽세시, 네시가될때까지미친듯깜빡이는술집들의네온사인, 밤을모르는환한밤거리, 열두시, 한시까지꺼질줄모르는심야학원의불빛, 야간자율학습을하는방방곡곡온학교에밤늦은시간까지쉭쉭돌아가는냉방기와난방기들... 그저밤에는불끄고잠자리에들면될것을. 48) 이정배는우리스스로삶의양식을바꾸지않으면탈핵을부르짖는것이약자의죽음을언제든방조할수있는것임을경고한다. 결국탈핵은내삶의욕망과길들여짐에너무도깊숙이연루되어있기때문에, 밖을멈추기를원한다면내삶에서도멈춰야할것이분명히있음 을깨달아야하는것이다. 때문에그는이일에생명가치를본질로하는종교적힘을요청할수밖에없다고강조한다. 49) 실로그렇다. 핵에대한물음은곧우리문명의근본을묻는물음이다. 그것은결국우리에게끊임없이전기가필요하다는현대문명의거짓신화로부터과연우리가스스로벗어날수있는가의질문이기도하다. 그것은한달에단한시간도소등하지못하는우리의 밝음의문화 가얼마나일방적이고허황된것인지냉철하게돌아보게하는물음이다. 50) 그것은빛과어두움, 선과악을 46) 전세계적으로가동중인핵발전소가 435 중에서 30 년이지난것은전체의 41%(178 기 ), 심지어 40 년이상가동중인핵발전소도 7.4%(32 기 ) 에달한다. 전세계적으로핵발전소의고령화의문제는실로심각한문제다. 후쿠시마에있는 10 기의원자로가운데터진것은 1~4 호기였는데이는정확히나이순이었다. 47) 핵발전소의폐로에는세가지방안이있는데, 첫째는콘크리트로봉쇄하는, 이른바석관 ( 石棺 ) 으로이방법은체르노빌핵발전소사고에서사용되었다. 둘째가특수포 ( 布 ) 를씌우는것이고, 세번째가수장 ( 水葬 ) 이다. 48) 이계삼, 지금여기, 이미와있는, 녹색평론 제 118 호 / 2011 년 5-6 월호, ) <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 > 창립기념심포지엄자료집, 핵없는세상을위한신학과윤리 에서이정배교수의발제문, 원전과송전탑 에서

34 이원론적으로분리하여항상앞의것에모든긍정적가치를부여한기독교의전통적사유체계자체에대한급진적인물음이기도하다. 이제우리는끝없는에너지탐욕과소비주의위에번성하고있는핵문명에서벗어나야한다. 기후변화가발생한이유가무엇인가? 인간의탐욕과개발이생태계의균형을허물어뜨렸기때문이다. 그렇다면그해법은당연히에너지소비와인간의탐욕을줄이는방향에서찾아져야한다. 그런데인간의탐욕은그대로둔채, 이산화탄소보다더욱위험한, 그래서지구와후손에게커다란부담을지우는핵발전에서그대안을찾겠다는것은도무지앞뒤가맞지않는억지다. 2011년 3월의후쿠시마대재앙은인류가탐욕의핵문명으로부터시급히탈출해야한다는일대경종이었다. 당장의소비지향적삶을위해이웃과자연과후손들에게해악을끼치는것은 멸망으로인도하는넓은문 이다. 이와달리절제와인내로재생가능자연에너지를촉진하려는노력은 생명으로인도하는좁은문 이다.( 마태복음 7:13-14) 우리는예수께서말씀하신그좁은문으로들어가야한다. 5. 제임스러브록과다카기진자부로 - 초월의지평의중요성 지구를살아있는대지의여신인 가이아 (Gaia) 로정의내림으로써환경운동에크게이바지한영국의과학자제임스러브록 (James Lovelock) 은뜻밖에도핵발전에대한강력한지지자다. 그래서그는기후변화를핑계로핵발전을소생시켜보려는전세계핵산업관련자들에게구세주와같은존재다. 그는 핵에너지를사랑하는환경론자들 (Environmentalists For Nuclear Energy, EFN) 라는환경단체의회원이다. 핵발전소콘크리트돔위에꽃이피어나는그림을홈페이지에싣고있는이단체가핵발전대국프랑스의환경단체라는점에서어느정도이해는가지만, 왜러브록이굳이이단체의회원으로열심히핵발전지지운동을벌이는지우리는솔직히당황하지않을수없다. 러브록은지금인류가지구온난화 (global warming) 정도가아니라지구가열 (global heating) 이라는위급한상태로접어들었다고본다. 51) 상황은절박하다. 러브록은수소경제로의이행만이궁극적대안이라고생각한다. 수소연료는이산화탄소가전혀배출되지않는청정에너지이기때문이다. 하지만자연상태로는수소연료가전혀존재하지않는다. 따라서그는핵발전을이용한수소연 50) 마쓰시다류이치, 어둠 의사상, 녹색평론 119 호 (2011 년 7-8 호 ), ) 이하러브록이왜그런주장을펴는지에대한소개는경북대행정학부진상현교수의 러브록의착각, 원자력, 기후변화의유혹, 원자력 ( 도요새, 2011) 에의존한다

35 료전지생산이가장바람직하다고믿는다. 알다시피원자력은두가지방식으로활용이가능한데, 하나는우라늄이나플루토늄과같은무거운원자를쪼개서에너지를생산하는 핵분열 방식이고, 다른하나는수소같은가벼운원소를합쳐서에너지를생산하는 핵융합 방식이다. 러브록은후자를선호한다. 그는전화번호부크기의작은상자형핵융합발전로를집집마다보급하는미래를상상할정도로핵융합에대해장밋빛전망을갖고있다. 사실러브록은가이아에관한그의첫번째책을출간했던 1979년부터핵발전을긍정적으로평가해왔다. 그이유는 - 뜻밖에도 - 폐기물처리가쉽기때문 이라는것이다. 화석연료는이산화탄소라는막대한양의, 그것도공중으로흩어져수집하기힘든폐기물을발생시킨다. 하지만발전소한구석에매립이가능한방사성폐기물은가이아뿐만아니라누구에게도해가되지않는다고그는생각한다. 그는심지어콘크리트로잘처리된고준위폐기물을집집마다한덩어리씩만보관하면가정용난방도일거에해결할수있다고까지생각한다. 확실히러브록은방사능의위험성을과소평가하는경향이있다. 오히려그는제3세계사망자의대부분이원자력이아닌과로와영양부족과전염병으로죽어가고있는상황에서방사능으로인한암발생과핵전쟁에대한두려움은한낱서구인들의허상이아니냐고까지주장한다. 그는 두려움말고아무것도두려워할필요가없다 는루즈벨트의말을자주인용하며핵발전을옹호한다. 그러면서체르노빌사고도건설과정에서많은사람들이죽어나갔던중국양자강삼협댐건설과비교할때별것아니라고말한다. 그런데왜러브록은이렇게방사능오염의위험성을과소평가하는것일까? 그이유를아는것이핵에대한신학적성찰에서시사하는바가많다. 사실러브록에게진정한오염원은원자력이아니라다른곳에있다. 가이아론을이야기하는초기부터러브록은지속적으로 지상에는오직한종류의오염이있을뿐인데그것은인간 이라고주장해왔다. 그리고인류가탄생한이래환경파괴에일조하지않은사람은단한사람도없기에모든인간은 죄인 이라고말했다. ( 나는이말에상당히동의한다.) 스스로를 행성의사 (planet doctor) 라자임하는러브록에게가이아에서도려내야할암적존재는핵발전이아니라인간인것이다. 우리는러브록의가이아사상을심층생태주의 (deep ecology) 의하나로분류할수있다. 심층생태주의로서러브록의가이아사상에서중요한것은가이아의위대한능력이지가이아에대한인간의책임과의무는아니다. 우리는여기서러브록이핵발전에우호적인태도를보이는배경에 초월의지평 을상실한심층생태주의적사고가작용하고있음을주목해야한다. 러브록이핵발전을위험하지않다고생각하는가장중요한이유는그가원자력을 대단히자

36 연적인에너지원 이라고생각하는경향이있기때문이다. 러브록에게우주의본질적인에너지, 즉별을빛나게하는근본적인에너지는원자력이다. 이런우주적인입장에서보면지구상에존재하는풍력, 수력등은오히려대단히희귀한에너지다. 그러니까그에게원자력이나방사능물질은 정상적인자연의일부분 에불과한것이다. 그래서그는핵발전자체와거기서배출되는핵폐기물의위험성에대해그다지심각하게생각하지않는경향이있는것이다. 결국그에게원자력은위대한가이아의일부분이아니던가! 여기서우리는 초월의지평 을상실한심층생태주의가빠질수있는함정을엿볼수있다. 심층생태주의, 혹은근본생태주의는모든종류의인간중심주의를극복하고생명평등주의를주창함으로써인간의목적과독립된자연의내재적가치를옹호한다는점에서나는그것을높이평가한다. 하지만전체의유기성을강조하면서개체성을상대적으로소홀히한다는점, 생태위기의근본원인을사회적불의라는구조적요인에서찾지않는다는점, 그리고인간의도덕적소명과윤리적책임을간과한다는점등에서한계가있다고본다. 결국가이아는스스로를치유할것이고모든것은잘될것이다. 그러다보니심층생태주의에서는초월의지평이약하다. 실재를 넘어선것 (the beyond) 에대한의식이약하다. 기독교적으로초월 (the transcendent) 에대한사유가없는것이다. 달리표현하면 새하늘과새땅 에대한비전이없는것이다. 우리는초월을초자연적인것으로이해할필요는없다. 존재와사유의한방식으로서끊임없이우리의현실과허상을뛰어넘어가는종교적통찰력으로서의초월을우리는이야기할수있다. 러브록에게는이런초월의지평이없다. 그래서가이아의힘과동일시된핵에너지를비판할수있는지렛대가없다. 흥미롭게도이러한러브록의사상은원자력을이땅의불이아닌 하늘의불 로생각한일본의 시민과학자 다카기진자부로 ( 高木人三郞 ) 의선명하게대조된다. 그의이야기를들어보자. 저는원자력은하늘의불이라고생각합니다. 절대로지구상에서태워야하는불이아닙니다. 이것은오늘의자연과학에서보아도그렇습니다. 밤하늘에별이빛나고있습니다. 그것은원자의불이타고있는것입니다. 핵융합반응이일어나고있는것입니다. 그리고별을보고있으면번쩍하고크게보일때가있습니다. 그것은결국핵분열이죠. 핵이빛나는것, 핵이별을빛나게하는것입니다. 이런것은모두우주의불, 하늘의불입니다. 그러나그곳에는생물은하나도살지않습니다. 역시하늘의이치와땅의이치는다르기때문에하늘의이치가있는데는생물이사는세계가아닙니다. 생물이있는세계에이런핵의불이있으면그건재앙의불이됩니다. 52)

37 러브록은다카기진자부로가말하는 하늘의불 을 자연의불 로이해하는경향이있다. 가이아안에서는하늘과땅의구분이없기에하늘의이치와땅의이치가다르지않은것이다. 하지만다카기진자부로에게하늘의불은우주의불로서이땅의불과는구분되는어떤것이다. 하늘의이치와땅의이치는서로구분되는어떤것이다. 그이유는이땅에생명이존속하기위해서다. 그는계속해서이렇게말한다. 지구라는것은태고시대에우주의부스러기로이루어진것이기때문에생성되었을당시는방사능을많이가지고있었습니다. 말하자면하늘의불이남아지구에죽음의재가가득히있었다고할수있습니다. 지구는이러한타고남은찌꺼기로만들어졌다고할수있습니다. 이렇게처음에는꽤강한방사능이남아있었던것입니다. 그렇지만그때는지구에생물이없었던시대였죠. 아주원시적인생물이생기는데 10억년쯤걸렸다고합니다... 수억년이걸려서방사능이차츰식은후에야마침내생물이살수있게된것입니다. 그렇게생물이살수있게된지구에다시인공적으로새방사능을만들어서방사능의불을일으킨것이바로핵발전인것입니다. 확실히하늘의불을훔친것은인간의오만이저지른잘못이라고저는생각합니다. 53) 러브록에게원자력은가이아의일부일뿐이다. 하지만다카기진자부로에게원자력은오만해진인간이하늘에서훔쳐온불이다. 그는그것을인간의오만이저지른잘못이라고보고있다. 그는핵에너지가일상적인세계의에너지와완전히이질적인에너지임을강조한다. 일상의조건에서원자는안정되어있다. 원자를구성하는원자핵은항상안정되어있고, 원자핵의주위를돌고있는전자가이러저러하게결합되면서변화가일어난다. 우리가사는생명의세계란바로그러한세계다. 즉인간을포함한지구상의모든생명이발딛고사는세계는 원자핵의안정을토대로이루어진세계 인것이다. 54) 그런데핵의세계는생명의존속을위해전제되어야할이러한원자핵의안정성에도전함으로써, 즉원자핵의안정성을깨뜨려만들어진세계인것이다. 그러므로생명의존속을근본적으로위협하는세계인것이다. 결국우주관 (cosmology) 의차이가한사람은핵발전을찬성하게, 다른사람 52) 다카기진자부로, 생명의자리에서핵발전을생각한다, 녹색평론 제 118 호 / 2011 년 5-6 월호, ) 다카기진자부로, 위의글. 54) 다카기진자부로, 원자력신화로부터의해방,

38 은반대하게만들었다고할수있다. 실로세계관이중요하다. 종교적세계관이중요하다. 우주관은신학적세계관의핵심이다. 이제우리는제임스러브록과결별해야할것같다. 환경사상과운동에서우리는그에게많은빚을졌지만이제그와다른길을걸을수밖에없다. 이제우리는그와헤어지겠지만그는우리에게종교가주는초월의지평이 핵없는세상 을위한우리의신앙적여정에얼마나중요한것인지를상기시켜주는반면교사로남을것이다. 시민과학자 다카기진자부로는신학자도아니었고특정종교의이름으로활동하지않았다하지만많은종교인들에게큰영감과통찰력을준그를나는 종교과학자 라부르고싶다. 6. 핵과기독교신앙은양립할수없다 우리나라최초의환경운동단체인한국교회환경연구소의초대소장김영락목 사는우리가사는세계가어떻게이루어졌는지를이렇게소개한다. 과학과신 학이어루어져세상의처음과근원을깊이사유하도록인도한다. 55) 자연계에존재하는모든물질은 93가지원소로되어있습니다. 그 93가지의원소중에가장가벼운것 ( 원자번호 1번 ) 이수소이고가장무거운것 ( 원자번호 93번 ) 이우라늄입니다. 그가운데는산소, 질소, 칼슘, 철, 알루미늄, 납, 금, 은등이있습니다. 이들원소들은상온에서기체, 액체, 고체로존재하는데, 서로결합하여물, 도리, 나무등온갖생물과무생물을이룹니다. 이렇듯모든물질을이루고있는최소단위는원자인데, 그원자는태양계와같이가운데에핵이있고주변에전자가돌고있는모양을하고있습니다. 하나님의창조가운데가장작은원자의세계와가장큰우주의모습이닮은꼴이니얼마나오묘합니까? 56) 하지만인간은 20 세기에접어들어불변의것이라고믿었던원자핵을쪼갤 55) 1982 년에한국교회에의해창립된 한국공해문제연구소 가한국환경운동의효시라할수있다. 이연구소는 1997 년부터기독교환경운동연대로확대되었으며그안에한국교회환경연구소를부속기관으로두고있다. 56) 유미호, 핵발전에의한신음소리를듣는순간, 한국여신학자협의회회보 2011 년 7 월 30 일자에서재인용. 사실러시아의화학자멘델레예프의주기율표가만들어진이후지금까지인간이발견한자연계의원소는모두 93 개인데, 20 세기들어과학자들은가속기나원자로를사용해인공적으로원소를만들기시작했다. 미국이처음으로테크네튬 (Tc) 을만들이래지금까지모두 20 개의새로운인공적원소들이만들어졌으며거기에는플레로븀 (Fl) 과리버모률 (Lv) 등이포함된다. 인간은점점조물주 ( 造物主 ) 에가까워지는것인가

39 수있고, 원자핵이쪼개지면서어마어마한에너지가방출된다는사실을알았다. 그렇게물질의기본구조를인위적으로깨뜨려거기에서부터자기자신과세상전체를멸절시킬수있는거대한힘을손아귀에넣었다. 57) 앞서이야기한것처럼, 아프리카가봉의오클로노천우라늄광산에서핵분열이멈춘후 20억년이지나인간은시카고대학의한구석에처음으로 인공 원자로를설치하면서바가바드기타의한구절처럼 죽음, 곧세계의파괴자 가될수있는가공할힘을손에넣은것이다. 사실플루토늄은하나님이만드신물질이아니다. 각설탕 5개의분량만가지고도일본인구전체를멸절시킬수도있는이맹독성물질은하나님이만드신원소가운데가장무거운원소로부터인간이추출해낸것이다. 그런점에서인간의핵개발은끝없는지배욕망을위해자신의생명을악마에게담보로건넨 파우스트의거래 와도비길수있다. 58) 그런점에서핵문제는결국인간의문제로귀착된다. 핵문제는환경문제가아니다. 핵문제는인간의문제다. 우리의 종교과학자 다카기진자부로는구약성서의욥기에서핵발전에대한하나님의 가장좋은계시 를찾았다. 59) 잘알다시피, 욥 (Job) 은신앙심이두터운사람이었으나이유없이온갖고난을겪는다. 친구들의위로도욥의고뇌를풀어주지못한다. 결국욥은폭풍이몰아치는가운데말씀하시는하나님을통해광대한우주적지평에서자신이겪는고난이사실은얼마나보잘것없는지를깨닫는다. 다카기진자부로가 57) 원불교최서연교무는원자핵을쪼개거대한에너지를얻는과정을이렇게종교적상상력을가지고기술한다. 모든존재의기본물질을원소이고, 이원소는원자핵과전자로이뤄져있는데핵발전은원자핵을때려서나오는에너지를사용하는것입니다. 사람을비롯해모든생명체를누가때리면아프다고소리를지르고몸부림을치듯이핵을중성자로때려서파괴하니그고통으로에너지가나오게되는데, 사람이맞았을때와는달리, 에너지와방사선과함께핵폐기물이라는무시무시한과보를낳습니다. ( 최서연, < 생명과탈핵 > 합동세미나자료집에서.) 58) 요한볼프강폰괴테 ( ) 가 60 여년의세월을바쳐집필한필생의대작 < 파우스트 > 는그가살던시대에막탄생한소위 근대적인간 의문제를형상화한작품이다. 이근대적인간은신이지배하던중세의질서에서뛰쳐나와스스로의힘으로선근대적주체, 근대적개인이다. 이근대인의전형은그가보여주는끝없는성취욕에서드러난다. 그는자신의영혼을잃을위험을감수하고서라도모든것을자기안에서다이루려고한다. 어떤난관에도굴하지않고끝없이진보하고전진하려한다. 불가능을향해지칠줄모르고달려가면서도언제나 영원한허기 를느낀다. 파우스트는바닷물을막아거대한간척지를만드는일생일새의기획을완수하기위해악마와거래하며수많은노동자들을착취하고목숨을빼앗는다. 근대 라는기획은인간의역량을총동원하는실험이지만, 이실험안에는근대가표방한휴머니즘그자체를삼키는악마겆ㄱ인힘이들어있다는것이다. 괴테의파우스트는이렇게자기모순에갇힌우리근대인을형상화했다. 59) 다카기진자부로, 생명의자리에서원자력을생각한다, 녹색평론 제 118 호 / 2011 년 5-6 월호,

40 욥기에서특히영감을받은구절은 38 장 31 절이하이다. 네가북두칠성의별떼를한데묶을수있으며, 오리온성좌를묶은띠를풀수있느냐? 네가철을따라서성좌들을이끌어낼수있으며, 큰곰자리와그별떼를인도하여낼수있느냐? 하늘을다스리는질서가무엇인지아느냐? 또그런법칙을땅에적용할수있느냐? ( 욥기 38:31-33) 여기서욥은욥개인이아니라보편적인간이다. 그인간에게하나님은하늘의이치를아느냐고물으신다. 자연계는인간이만든것도아니고인간이속속들이아는것도아니다. 인간은자연의한부분에지나지않는다. 그래서하나님이욥에게묻는다. 너는그것을아느냐고. 자연의깊이, 자연의균형, 그런것도알지못하면서오만하게그것을개조하려는인간에대해하나님은엄중한경고를보내신것이다. 실로인간은 CP-1(Chicago Pile 1) 이라는세계최초의인공원자로를시카고대학운동장의서쪽에있는스쿼시코트에지으면서조물주 ( 造物主, creator) 의영역에들어서게되었다고자부한다. 60) 하지만하나님은구약성서의예언자에스겔을통해이렇게말씀하신다. 사람아, 두로의통치자에게전하여라. 나주하나님이이렇게말한다. 너의마음이교만해져서말하기를너는네가신이라고하고네가바다한가운데신의자리에앉아있다고하지만, 그래서, 네가마음속으로신이라도된듯이우쭐대지만, 너는사람이요, 신이아니다. ( 에스겔 28:2) 기독교적으로죄 ( 罪,sin) 는우리의유한성을인정하지않는것이다. 생태신학자레리라스무센 (Larry L. Rasmussen) 의말대로 죄를짓는다는것은유한성을무시하고뛰어넘는것이요, 그가능성과한계를부인하는것이며, 피조물이라는사실을거부하는것이다. 지난 20세기절반의세계신학사상을지배한칼바르트 (Karl Barth) 도 인간의범죄는단순히자기자신에대한오류, 자기소외, 자기중심성, 자기폐쇄성만이아니라, 광기와영웅주의, 하나님의영광의찬탈이다. 인간은하나님의영광을찬탈하고그스스로하나님이되려고한다. 이러한혼동속에서죄인은자신을거짓신으로만든다 고질타한바있다. 아니오래전아우구스티누스 (Augustinus) 가이미가르친바와같이, 기독교에서죄란인간이신이아니라는사실을인정하지않으려는모든유형의교만인것이다. 인간의삶에는넘지말아야할 경계선 이있다. 설사넘을수있어도넘지말아야할 한계선 이있다. 그것을넘어가도된다고생각하는것이바로 60) 알레그르외, 원자력, 대안은없다 : 핵발전을멈출수없는이유, 201 에서재인용

41 교만이고오만이다. 사실일본은전세계에서가장안전하게핵발전소를관리할수있다는 기술적오만 에젖어있었다. 그리고절대로 10미터이상의지진해일은오지않는다고장담하고후쿠시마에핵발전소들을지었다. 하지만 17미터의지진해일이그곳을덮쳤다. 자연을완벽하게안다고생각했지만그것이바로오만이었다. 과학기술의영역에는흑백이판단되지않는회색의영역이있고또사고가나서야처음으로위험성이명확히드러나는것도있다. 그러므로핵발전과같이위험한과학기술을다룰때발생하는회색의영역에대해서는희망적인관측 (wishful thinking) 에서 희다 ( 안전하다 ) 라고추정하지말고최악의사태를고려하여 검다 ( 위험하다 ) 라고생각해야한다. 61) 그것이기술적오만에서벗어나는길이다. 과학자들은겸손해야한다. 과학은절대적진리가아니다. 과학은종종상업적인이해관계에얽힌편파적인지식일수있다. 그러므로논란이많고특히전사회적인안위가걸린사안에대해서과학은신중해야한다. 62) 그런의미에서핵개발은 현대판선악과사건 으로비유될수있다. 기독교성서의두번째창조이야기 ( 창세기 2-3장 ) 에서하나님은에덴동산의아담에게모든것을허용했으나한가지만금지시켰다. 모든것을위임했지만단한가지제약을주셨다. 마치 제왕같은 인간에게한가지의금기가주어진것이다. 동산각종나무의열매는임의로먹되선악을알게하는나무의열매는먹지말라고명령한것이다. 나는이명령이그동산의주인이누구인지표시하는 경계석 과같은것으로이해한다. 뱀의유혹이무엇이었던가? 너희가그것을먹는날에는너희눈이밝아져하나님과같이되어선악을알줄하나님이아심이니라. ( 창세기 3:5) 유혹의핵심이무엇이었나? 하나님과같이되는것 이었다. 신이되는것이었다. 그래서동산의주인이되어그것을자기맘대로하라는것이었다. 한가지를제외하고모든것이허용되었다. 선악과는그동산의주인이아담이아니며, 아담은그동산을자기맘대로할수없다는것을말해주는표지와같았다. 인간으로서넘지말아야할 경계 혹은 한계선 을나타내주는표지와같았다. 하지만아담은그선을넘어가보고싶었던것이다. 그래서에덴동산과타락의이야기는사실먼옛날의이야기가아니라지금여기바로우리들의이야기다. 결국금단의열매를따먹은아담은동산을거니시는하나님의소리를듣고그분의얼굴을피해나무사이에숨었다. 성서를보면하나님은아담을부르 61) 이노히로미츠, 고리원전 1 호기압력용기조사취화에관한의견 (2012 년 9 월 11 일법정진술서 ) 중에서. 62) 오수길, 절차적합리주의를넘어실질적공론의장으로, 기후변화의유혹, 원자력 ( 도요새, 2011),

42 시며그에게 네가어디있느냐 ( 창세기 3:9) 고물으신다. 아담아 ( 사람아 ), 네가어디있느냐? (Adam, where are you?) 는이질문은기독교의성서에서하나님이인간을향해던진최초의질문이다. 63) 아담이어디숨었는지몰라물으신것이아니다. 지정학적장소나물리적위치를물으신것이아니다. 인간이있어야할 신학적자리 를물으신것이다. 자신의한계선을받아들이고자연과신과의관계에서견지했어야하는 관계적자리 를물으셨던것이다. 당연히있어야할자신의자리에서벗어나신이되고자, 즉소유주가되고자했던탐욕의인간에게본래있어야할인간의자리가어디냐고묻고계신것이다. 땅을 경작하고지키라 ( 창세기 2:15) 64) 는명령을버리고도시로, 문명의한복판을향해내달리며, 핵이라는죽음의놀이를통해신이되고싶었던인간에게하나님은인간의본래자리가어디냐고묻고계시는것이다. 하나님은똑같은질문을오늘우리들에게던지신다. 아담아 ( 사람아 ), 네가어디있느냐? 핵을통해이세계의지배자가된줄로착각하고끝도없이오만해진우리를향해하나님은같은질문을던진다. 핵문제는환경문제가아니다. 인간의문제다. 핵위기는생태적위기가아니다. 인간의위기다. 사실 21세기를사는크리스천들이가장깊이고민해야할문제는인간의문제다. 하나님의한피조물로서다른피조물과의더불어살기를거부하고지구위에그리고생명의그물망밖에군림하려드는 전능하신 (?) 인간의문제다. 인간은하나님께서지으신수많은생물종가운데하나이면서너무도큰지구적변화를불러오고있다. 이것이지금모든위기의본질이다. 하나님께서지으신광대한우주안에서그리고그우주의한점에불과한지구안에서인간은다른생명과서로의지해사는온생명의한부분이라는것을까맣게잊고스스로를지구와우주의지배자로여기고있다는사실이지금위기의본질인것이다. 그러므로그리스도인들이벌이는탈핵운동은단순한사회운동이아니다. 그것은우리시대와인간문명전체를통찰하고회개하는영적각성운동이다. 그것은핵을가지고 죽음, 곧세계의파괴자 가된인간을다시동산의겸손한그리고신실한청지기로돌려세우는근원적인신앙운동인것이다. 지금우리는지구가마치자기것인양제멋대로사용한인류문명에대한근원적인반성이필요하다. 65) 63) 하나님이인간에게물은두번째질문은자기의동생을죽인형가인에게 네아우아벨이어디있느냐? ( 창세기 4:9) 이다. 신의첫질문은사람을찾고, 두번째질문은동생을찾는다. 둘다잃어버린인간을찾는다. 공교롭게도첫질문은 3 장 9 절이고, 두번째질문은 4 장 9 절이다. 창세기는자신의자리를잃어버린사람들을찾아헤매는신에관한이야기다. 64) 이명령은성서의첫번째창조이야기 ( 창세기 1 장 ) 에나오는땅을 정복하고다스리라 ( 창세기 1:28) 신의명령과비교될수있다

43 실로원자력은전대미문의힘 (power) 의상징이다. 그것은강대국이되고자하는국가들에게욕망의출발점이자종착역이다. 그것은 먹음직 도하고 보암직 도한절대권능에대한금단의유혹이다. 결국핵은하나님없이이세계를지배하고자하는 통치자들과권세자들 ( 골로새서 2:15, 에베소서 6:12) 의절대권능에대한욕망이고, 과학과기술의이름으로온우주에대한 하나님의주권 ( 이사야 9:6, 욥기 25:2, 디모데전서 6:15) 을거부하고자하는현대판선악과사건이며, 또한하나님이지으시고 ( 창세기 1:1) 사랑하신 ( 요한복음 3:16) 모든지구생명체를멸절시킬수있는 사망의권세 ( 시편 49:15) 라고나는요약한다. 그래서핵과기독교신앙은양립할수없다. 반복한다. 핵무기와핵발전은기독교신앙과양립할수없다. 핵은자연을정복하려는과학기술공학체제 (Technocracy) 와대량살상무기및무한한경제성장을통하여지정학적패권과이윤극대화를도모하려는제국 (Empire) 의융합체제로서지구의모든생명을위협하는죽음의체제이다. 이런체제는기독교신앙과결코양립할수없다. 생명의가치를가장소중히하는어떤종교와도절대양립할수없다. 핵발전은탐욕을위해살생을저지르는것과같다. 66) 그러므로생명과평화를가르치는종교를믿으면서동시에핵무기를지지하거나핵발전을옹호할수는없다. 그둘은물과기름과같이섞일수없는모순어법 (oxymoron) 을이루기때문이다. 강원돈은이러한핵체제를보면서욥기 41:1-34에등장하는 레비아 65) 지구의역사를하루로본다면인류의역사는오후 11 시 59 분 50 몇초에불과하다. 그런데지구위에인간이나타난이후인간은모든것을굴복시켰다. 더위도, 추위도, 바다도, 하늘도, 맹수도, 병균도굴복시켰다. 그러자인간은오만해졌다. 특히불을사용하게되면서소위 진보 를이룬뒤오만해졌다. 하지만인간은이불로마녀를화형시켰고, 히로시마에핵무기를투하했으며, 베트남을네이팜탄의화염으로태웠다. 지금인류는분수에넘치는생활을하고있으며, 마지막으로남은자원과마지막으로남은공간을차지하기위해최후의전투를치르고있는것이다. 영화 < 매트릭스 > 에서모피어스를취조하던스미스요원은이렇게말한다. 너희 [ 인간이라는 ] 종을분류하면서한가지결론에도달했지. 인간은순수한포유류가아니었어. 지구상의모든포유류는본능적으로환경과조화를이루는데, 너희인간들은그렇지않아. 너희들은한지역에서번식하고모든자연자원을소모해버리고는생존을위해또다른지역으로이동하지. 지구상에너희와똑같은방식으로움직이는유기체가있어. 그게뭔지알고있나? 바로바이러스지. 인간은질병이야. 지구의암세포지. 이상지구를맘껏사용한인간의오만함을고발하는볼프슈나이더의책 인간이력서 를보라. 66) 한국원불교의정상덕교무도종교적입장에서에너지문제를바라보는시각은기본적으로 일체생령에대한연민 에서출발하는것이바람직하다고강조한다 년 8 월 27 일 원불교, 탈핵과에너지전환을꿈꾸다 는주제로열린원불교 독일탈핵견문보고대회 에서발표된정상덕교무의 일원상진리의일체생령평화에너지 라는주제발표문에서인용. 종교와평화 2012 년 9 월 1 일자. 오광선교무도원불교의 영산성지에서불과 7 킬로미터밖에떨어져있지않은영광핵발전소를폐쇄하는일이야말로가장중요한성지보호사업이자국민생명을보호하는일 임을강조했다

44 탄 (Leviathan) 을떠올렸다. 배현주는이땅곳곳에시한폭탄처럼박힌핵발전소들을보면서 멸망의가증한것이서지못할곳에선것 ( 마가 13:14) 을연상했다. 실로핵은창조주하나님을배반하는것이요, 생명의하나님을부인하는것이다. 그것은하나님의창조질서를마성적 ( 魔性的 ) 으로악용하는죄악이다. 그것은또한힘을통해이세상을다스리고자하는집권자들앞에서섬김과나눔으로평화를이루신예수그리스도의길과진리를거부하는것이다. 핵에의한평화 (Pax Nucleus) 는그리스도의평화 (Pax Christi) 가아니다. 나아가그것은스스로죽음에대한사랑 (necrophilia) 에빠져들어생명과평화의열매를맺으시는성령을거부하는것이다. 결국핵은기독교적으로삼위일체하나님에대한모반이며, 자신과지구전생명공동체의진정한안보, 즉생명안보를위협하는인간의어리석은자멸의길이다. 67) 7. 핵지뢰밭동북아시아에서생명평화의연대가시급하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에의하면, 2012년 7월현재전세계에서가동중인핵발전소는 30개국에서 435기에달하고 62기가추가로건설되고있다. 한국은 1978년부산기장의고리핵발전소이래현재까지모두 22기의핵발전소를세워가동중인데, 68) 원자로가동대수로는세계 5위이지만 ( 미국이 104 기로 1위, 프랑스가 58기로 2위, 일본이 54기로 3위, 그리고러시아가 31기로 4위 ), 핵발전밀집도에있어서는세계 1위이다 ( 탈핵으로돌아선벨기에가 2 위, 반 ( 半 ) 탈핵으로돌아선대만이 3위, 일본이 4위, 프랑스가 5위이다 ). 이명박정부는 원전르네상스 라는이름하에 2030년까지약 40조원의막대한비용을들여추가핵발전소건설을추진했으며,2009년에 200억달러규모의아랍에미리트핵발전소를수주한이후 2010년에는핵발전소를국가전략수출산업으로지정했다. 그리고 2011년후쿠시마대재앙을계기로앞으로 20년동 67) 원불교최서연교무는대종경인도품 32 장의말씀을환기시키면서핵발전에의존하여사는우리의모습은마치비가그친뒤더운날씨에얼마못가말라버릴웅덩이에서올챙이들이머지않아죽음에처해지는줄도모르고신나게놀고있는모습과같다고비유한바있다. ( 최서연, < 생명과탈핵 > 합동세미나자료집에서.) 68) 한국에는 경수로 핵발전소는고리 1~4 호기, 신고리 1~2 호기, 울진 1~6 호기, 영광 1~6 호기등 18 기가있고, 중수로 핵발전소로는월성 1~4 호기의 4 기가있어총 22 기가현재가동중이다. 새로건설중인경수로핵발전소로는신고리 3~4 호기, 신월성 1~2 호기, 그리고신울진 1~2 호기등 6 기가있다. 앞으로건설예정인핵발전소는신고리 5~8 호기와신울진 3~4 호기등 6 기가있다. 이것이다지어지면한국에총 34 기의핵발전소가생기게된다. 영덕과삼척의신규부지까지꽉채우면최종적으로 56 개가되는데, 이는지금의일본것보다 2 개가많고프랑스보다 2 개가적은엄청난숫자이다

45 안전세계에 80 기의핵발전소를수출해미국과프랑스에이어세계신축핵 발전시장의 20% 를차지하는세계 3 대핵발전선진국으로발돋움한다는구상 을세웠다. 69) 박근혜정부도전정부에이어핵발전소를확장하려는, 가히국가적재앙을낳을수있는정책을세웠다. 앞으로무려 14 개의핵발전 소를더짓겠다고발표했다. 조만간핵발전소수가미국에이어세계 2 위가될 전망이다. 이미핵발전소밀집도가세계 1 위인이나라에서말이다. 다른나라 들이핵발전소를줄이는속도를지금보다더빠르게하면 20 년뒤에는드디어 (?) 이세계에서가장많은핵발전소를보유하는나라로등극할전망이다. 일 본은현재 54 기나되는원자로를가지고있고, 중국은현재 14 기를가동중인 데후쿠시마대재앙이후에도중국의동해연안에 ( 한국의서해쪽에 ) 27 기의 원자로를새로짓고있다. 6 기의원자로를가지고있는대만은 2 개를새로짓 고있다. 한마디로한반도와동북아시아는이세계에서가장위험한 핵지뢰 밭 인된것이다. 만약앞으로다시핵발전소사고가일어난다면그것은확률 적으로동북아시아에서일어날확률이가장높다. 동북아시아의핵무기문제도심상치않다. 중국은이미핵무기보유국이고, 북한도핵무기보유국으로보아야하며, 일본은핵무기비보유국이면서도이 세계에서유일하게핵재처리시설을갖춘, 그래서핵무장이언제라도가능한 나라다. 이에따라남한도깊은유혹을받고있다. 필자는이중에서도최근일 본의심상치않은움직임에주목하지않을수없다. 제 2 차세계대전에서패전 한뒤만들어진일본의군사관련 3 가지금기사항이결국모두해제되었기때 문이다. 첫째로, 1969 년에우주를군사적으로사용하지않겠다고선언한 우 주의평화이용원칙 은 1998 년북한이대포동미사일발사시험을하자깨어 졌다. 둘째로, 2011 년에일본정부가무기공동개발과수출을허용함으로써 무기수출금지 라는또하나의금기도깨어졌다. 셋째로, 지난 2012 년 6 월 22 일에일본정부는원자력기본법을개정하면서 국가의안전보장에이바지 69) 후쿠시마이후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대만이탈핵을결정했다. ( 대만은절반탈핵이다.) 영국도신규원자로건설을중단했고, 중국은신규원자로건설을잠시중단했다. ( 탈핵은아니다 ). 오직한국, 미국, 캐나다, 프랑스만정책의변화가없었다. 최근한국을방문한국제에너지컨설턴트마이클슈나이더는후쿠시마원전사고이후세계핵산업이사양길로접어들고있는상황에서한국정부의 원전르네상스 정책에깊은의문을제기했다. 그는전세계핵발전소숫자는최대였던 2002 년 444 기에서점점줄어들고있으며, 세계전력생산에서차지하는비중도 1993 년의 17% 에서 2011 년에 11% 로뚝떨어졌다는것이다. 더구나핵산업을선도하고있는프랑스의원전시공업체아레바사의주식가치는 2007 년대비 88% 나폭락해핵발전소를짓는자금조달자체가힘들어졌으며, 도쿄전력은 2007 년기준으로 96%, 세계최대핵발전소운영사인프랑스전력공사 (EDF) 의주식가치도 82% 나하락했음을지적했다. 이런추세속에서한국은도대체핵발전소 80 기를어디로수출하겠다는것인지, 혹시달나라로수출하겠다는것인지물었다. ( 한겨레신문, 2012 년 9 월 4 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