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시든다 호 월 1
목 차 자연 / 서정시 - 비 오 는 날 5 - 별 들 이 시 든 다 6 - 약 삭 빠 른 봄 7 - 다 다 르 게 생 겼 습 니 다 8 - 이 우 가 9 - 스 파 이 10 - 비 밀 창 고 11 - 여 울 의 노 래 12 - 잠 깐 만 요 13 - 도 깨 비 14 - 낙 뢰 15 - 한 밤 의 데 이 트 16 - 불 갈 이 17 - 까 마 귀 나 무 18 - 왕 따? 19 단 시 - 물 줄 기 21 - 왜 이 니 까? 22 - 노 년 의 행 장 23 - 해 와 저 녁 놀 -1 24 - 도 시 25 일상 / 생활시 - 아 직 도 모 르 겠 다 27 - 내 가 왜 이 러 지? 28 - 관 계 29 - 시 멘 트 통 통 배 30 - 차 르 르 31 - 바 람 냄 새 그 이 32 - 들 꽃 같 이 33 - 그 대 누 구 인 가? 34 - 물 방 울 나 35 - 월 동 준 비 36 - 전 우 야, 우 리 는 울 지 않 으 련 다 37 - 봄 물 5 센 티 38 - 산 의 뿌 리 39 - 돌 아 가 지 는 않 으 련 다 40 - 차 바 퀴 갈 기 41 - 오 늘 과 내 일 의 사 이 에 서 42 2
과학과시 - 블 랙 홀 44 - 인 공 태 양 45 지나간날들 - 어느겨울날의오후 47-1950 년대한겨울밤 48 해학 / 풍자 / 역설 - 부 겐 빌 레 아 50 - 돈 에 돈 51 - 왜? 52 - 사 이 비 53 - 엉 겅 퀴 54 여 행 - 별 을 보 며 -1 56 - 또 순 이 57 - 중 국 빈 민 촌 58 - 산 수 건 설 현 장 답 사 59 - 야 생 원 숭 이 서 식 지 60 - 카 메 라 메 모 리 카 드 61 - 망 부 석 62 - 인 종 사 파 리 63 - 신 전 64 - 분 수 를 알 지 어 다 65 3
자연 / 서정시 4
< 비오는날 > 비 흩 뿌 리 는 날 창 은 우 울 합 니 다 바 람 이 부 르 르 떨 면 창 도 함 께 떱 니 다 바 깥 분 위 기 에 따 라 웃 기 도 하 고 울 기 도 합 니 다. 기 어 코 창 이 눈 물 을 흘 립 니 다 초 연 히 외 로 움 을 참 아 왔 지 만 끝 내 주 르 르 흐 르 는 눈 물 줄 기 는 창 의 뺨 을 타 고 흐 릅 니 다 바 깥 풍 경 이 얼 른 거립 니 다. 한 사 내 가 창 가 에 기 대 서 있 습 니 다 먼 저 간 여 인 을 그 리 는 허 전 한 마 음 에 그 도 못 내 참 았 던 눈 물 창 처 럼 흘 리 고 있 습 니 다. 비 는 무 심 히 내 리 고 있 습 니 다. 5
< 별들이시든다 > 시 들 은 별 들 이 하 늘 꼭 지 에 겨우 달 려 있 다 시 들 시 들 말 라 가 고 있 다 어 릴 적 밤 냇 가 에 서 보 던 그 많 은 싱 싱 한 별 들 열 매 맺 지 못 한 꽃 같 이 힘 없 이 떨 어 져 버 려 도 시 하 늘 은 성 글 기 만 하 다 도 시 의 공 해 가 하 늘 을 타 고 올 라 가 니 별 도 호 흡 장 애 를 일 으 키 지 않 을 수 없 겠 지. 맑 은 시 골 바 람 선 풍 기 로 불 어 올 려 주 어 볼 까? 별 들 이 시 들 어 떨 어 져 버 리 면 티 없 는 영 혼 의 소 년 소 녀 들 과 아 름 다 운 꿈 을 꾸 는 연 인 들 에 게 너 무 도 삭 막 한 밤 하 늘 이 되 겠 지? 6
< 약삭빠른봄 > 봄 은 이 기 적 매 화 꽃 이 피 고 날 씨 가 풀 리 기 시 작 하 면 슬 그 머 니 나 타 나 좋 은 때 만 즐 깁 니 다. 엄 동 설 한 에 찾 아 와 야 그 나 마 제 덕 에 서 민 들 어 려 움 좀 덜 고 연 료 비 도 절 약 할 텐 데 필 요 할 때 는 코 빼 기 도 안 보 이 다 가 수 목 이 기 지 개 켜 기 시 작 하 면 그 제 서 야 원 님 행 차 처 럼 거드 름 피 우 며 나 타 납 니 다. 그 래 서, 저 는 모 두 들 난 리 치 는 의 리 없 는 봄 이 마 음 에 안 듭 니 다 또 들 어 보 십 시 오 봄 은 날 씨 가 더 워 지 기 시 작 하 면 슬 그 머 니 여 름 에 게 자 리 내 주 고 는 어 디 론 지 종 적 없 이 사 라 져 버 릴 겁 니 다 틀림없습니다두고보십시오봄은남생각안하고저만아는약삭빠른친구니까요. 7
< 사람도마찬가지예요 > 긴 녀 석 도 있 고 짧 은 녀 석 도 있 고 길 쭉 하 게 생 긴 녀 석, 동 그 란 녀 석 얇 은 녀 석, 두 꺼 운 녀 석 진 한 피 부 색, 옅 은 피 부 색 종 류 따 라 다 르 게 생 겼 습 니 다. 하나도같은모양새가없습니다그런데도하나같이같은역할을하니세상이참신기하기만합니다다다른형태로똑같은일을하다니 각자나름대로오랜세월거쳐찾은최적조건들이전부다르다니 잎 사 귀 는 전 부 다 른 모 양 새 를 가 지 고 있 습 니 다 누 가 다 르 게 생 겼 고 색 깔 이 다 르 다 는 이 유 로 열 등 하 다 고 차 별 할 수 있 을 까 요? 다 르 게 생 각 한 다 고 무 시 해 버 릴 수 있 을 까 요? 다 르 지 만 같 다 는 것 오 묘 한 축 복 이 아 닙 니 까? 다 똑 같 이 생 겼 다 면 다 똑 같 이 생 각 한 다 면 얼 마 나 사 는 것 이 지 겹 겠 습 니 까? * 시작노트 : 나무종류따라잎이다르게생긴것은무심코넘어가던평범한일상의진리인데생각할수록신기하네요. 8
< 二友歌 > 나에게두친구가있나니외로운세상살이함께해주는두친구가있나니 한친구는살아갈방향을알려주고다른친구는가야할길을보여주는나에게는두친구가있나니. 사 람 들 은 다 제 갈 길 로 떠 나 가 지 만 세 상 끝 까 지 내 곁 을 지 켜 주 는 두 친 구 그 림 자 는 빛 을 향 해 가 라 고 뒤 에 서 밀 어 주 고 발 자 국 은 그 길 계 속 가 라 고 동 행 해 주 고. 나와동행해주는두친구눈물나도록고마운삶의동반자내삶의스승. * 시작노트 : 윤선도의五友歌를생각해봅니다. 9
< 스파이 > 감시카메라가공중에떠있다 어 느 시 인 이 밤 에 는 부 끄 러 움 이 숨 겨질 것 같 다 고 했 지 만 적 외 선 카 메 라 에 행 동 과 생 각 이 다 나 타 난 다 달 은 밤 을 감 시 하 는 첩 보 위 성 해 는 낯 을 지 키 는 신 의 위 성 해, 달, 별뿐만이아니라나무들, 꽃들, 잡풀들이모두스파이창조주에게우리의언행을수시로보고한다. 아 무 도 보 지 않 는 다 고 안 심 하 지 마 라 밤 낮 으 로 당 신 주 위 는 감 시 하 는 스 파 이 위 성 과 첩 자 들 로 꼼 짝 없 이 둘 러 싸 여 있 다 는 것 잊 지 마 라. 이말을인터넷에발설한나는천기누설죄로벌받을까심히두렵다. 10
< 비밀창고 > 무 궁 화 꽃 이 피 었 습 니 다 순 간 적 으 로 움 직 였 다 가 술 래 모 르 게 재 빨 리 제 자 리 로 돌 아 간 다. 잽 싼 놈 들 이 다. 달 없 는 밤 에 도 멀 리 까 지 순 식 간 에 다 녀 온 다. 땅 속 을 휘 저 어 새 순 도 찾 아 내 고 산 등 성 이 낙 엽 밑 에 숨 겨놓 았 던 꽃 봉 오 리 도. 그 것 들 을 달 고 는 새 벽 에 태 연 히 아 무 일 도 없 었 다 는 듯 이 능 청 을 떨 고 있 지 만 나 는 안 다. 내 가 자 거나 딴 데 보 는 사 이 에 땅 속 비 밀 창 고 에 가 서 숨 겨놓 았 던 것 들 찾 아 오 는 것 을. 여 름 에 펼 치 고 있 을 이 파 리 도 가 을 에 전 시 할 열 매 도 이 미 땅 속 어 디 에 다 숨 겨놓 고 있 다 가 때 가 되 면 하 나 씩 꺼 내 어 몸 에 단 다. 크 리 스 마 스 트 리 장 식 하 듯. 땅속까지볼수있는 X- 레이안경쓰고며칠밤자는척실눈으로나무가비밀작업하는현장을목격해야겠다. 땅속어느곳에모든것숨겨놓았는지그비밀창고의위치를알아내야하겠다. 11
< 여울의노래 > 추운겨울외진여울꺾인갈대얼음장밑예흐르는물의합창움츠렸던식구들을잠깨우는자이로폰 기 다 리 던 봄 이 온 다 송 사 리 야 일 어 나 라 징 게 미 야 나 오 너 라 기 지 개 를 넓 게 켜 고 버 들 개 지 준 비 해 라 봄 소 식 은 너 희 들 몫 이 다. 12
< 잠깐만요 > 마 지 막 찻 집 데 이 트 떠 나 실 당 신 모 습 차 마 볼 자 신 없 어 요. 정 녕 떠 나 시 려 거든 잠 시 화 장 실 다 녀 오 는 사 이 에 슬 그 머 니 떠 나 시 면 안 되 나 요? 보 지 못 할 때 떠 나 시 면 며 칠 밤 새 지 치 도 록 울 다 가 언 젠 가 는 그 저 운 명 으 로 받 아 들 일 수 있 을 는 지 도 몰 라 요. 그 래 도 당 신 을 언 제 까 지 나 잊 지 않 고 사 랑 할 거예 요. 바 보 라 고 해 도 좋 아 요. 어 쩔 수 없 는 걸 어 떡 해 요? 13
관촉사대웅보전의도깨비문양 < 도깨비 > 도깨비는어린날의추억등골이써늘해지면서도꼭만나보고싶었던신비에쌓인친구. 뿔 달 리 고 번 쩍 이 는 왕 방 울 눈 에 뻐 드 렁 니 무 섭 게 못 생 겼 다 지 만 왠 지 나 를 해 칠 것 같 지 않 던 정 이 가 는 도 깨 비 시골집떨어진측간에밤에만나타난다는뿔방망이를든도깨비놀래도망가지않으면방망이를흔들어금도은도나오게한단다. 지 금 도 도 깨 비 만 나 볼 것 을 은 근 히 기 대 하 고 있 다. 무 서 운 것 좀 참 으 면 그 리 운 어 린 시 절 로 돌 아 갈 수 있 을 것 만 같 다. 14
< 낙뢰 > 외 롭 게 떠 돌 던 구 름 듬 직 한 땅 에 눈 이 가 자 흥 분 하 여 얼 굴 이 검 게 변 하 며 서 로 마 음 통 하 더 니 결 국 사 랑 과 정 을 나 눈 다. 역동적인자연의교접참을수없는환희의번쩍임절정에서내뱉는울부짖음. 아! 완전한결합이다. 아름다운소멸이다. 궁극적사랑의완성이다. 15
< 한밤의데이트 > 늦 은 밤 조 용 하 고 은 밀 하 게 창 문 두 드 리 는 소 리 솜 털 이 마 그 녀 싸 늘 한 바 깥 에 서 말 없 이 기 다 리 며, 훤히뚫린신작로로푸른유혹을보내고있다. 산 너 머 저 멀 리 맑 은 물 소 리 계 곡 까 지 흰 구 름 몰 고 한 바 퀴 드 라 이 브 오 드 리 헵 번 반 달 과 비 밀 스 런 데 이 트 영 영 잊 지 못 할 한 가 을 밤 의 추 억. 16
< 불갈이 > 모두태워버렸다. 울창하고아름답던숲이제는검은죽음의폐허. 화 마 후 얼 마 의 동 면 작 은 생 명 들 이 절 망 의 폐 허 를 뚫 고 다 시 힘 차 게 솟 는 다. 절망은소망의시작점완전파괴같던산불은새숲을위한정지작업이었을뿐. 사 회 도 산 불 이 필 요 하 지 않 을 까? 세 대 교 체 를 위 한 자 연 의 순 리 다 잃 어 야 새 로 얻 고 철 저 히 죽 어 야 새 롭 게 산 다. 17
< 까마귀나무 > 물 가 잎 떨 군 사 이 프 러 스 고 목 에 까 마 귀 들 이 열 렸 다. 새 까 맣 게 많 이 도 열 렸 다. 꺅꺅꺅검은냄새사방이요란하다. 바람이불자갑자기홀씨들이일제히날린다. 검 정 홀 씨 들 이 순 간 하 늘 을 덮 고 허 공 에 원 을 그 리 다 가 멀 리 멀 리 날 려 간 다. 홀로남은나무짓누르는외로움에풀죽어쳐진어깨너머로그렁그렁한눈물푸념같은한숨뿐이다. 눈이오려나보다. 18
< 왕따?> 흰 이 그 렛 * 들 떼 로 몰 려 다 니 며 잔 디 위 에 서 종 종 걸 음 부 산 히 먹 이 를 찾 는 데 생 김 새 똑 갚 은 검 재 빛 이 그 렛 오 늘 도 외 톨 이 홀 로 먹 이 를 찾 고 있 다. 우왕좌왕우르르떼거리무리에서벗어나품위있게유유자적하는그대언뜻왕따같아보이지만달리생각하면주관과독보. 어 차 피 외 로 운 여 정 에 서 이 웃 은 풀 과 나 비 와 나 무 들 그 리 고 눈 을 들 면 구 름 과 하 늘 과 태 양 이 있 으 니. * 이그렛 (egret); 길고노란부리를가진큰해오라기. 19
단 시 20
< 물줄기 > 욕 심 스 럽 게 모 으 기 만 하 면 장 구 벌 레 나 꼬 이 는 썩 은 고 인 물. 들 어 오 는 대 로 흘 려 나 누 어 주 면 은 빛 물 고 기 노 니 는 맑 은 시 냇 물. 21
< 왜이니까?> - 미얀마사이클론과중국쓰촨 ( 四川 ) 성대지진 자 비 의 신 이 여 어 떻 게 무 슨 연 고 로 사 랑 하 는 죄 없 는 이 웃 들 에 게 이 런 참 담 한 일 을. 억울합니다! 22
< 노년의行裝 > 바 람 따 라 갈 길 이 멀 다. 짐 을 덜 어 몸 을 가 볍 게 해 야 즐 겁 고 홀 가 분 한 걸 음 이 되 겠 다. 짚신몇켤레괴나리봇짐하나. 떠 날 곳 은 내 일 생 각 하 기 로 하 자. 23
< 해와저녁놀 -1> 해 가 넘 다 깨 뜨 린 복 분 자 술 독 하 늘 서 쪽 구 름 이 붉 게 젖 었 고 흘 린 술 이 쏟 아 져 강 도 취 했 소 운율 : 율격 = (7,5 조 ) x 3, 압운 = 두운 - ㅎ, 각운 - ㅗ 24
< 도시 > 휘 황 하 게 밝 은 무 대 배 경 세 트 도 웅 장 무 대 에 는 소 품 도 많 고 출 연 자 들 로 꽉 찼 다. 관객은구름과해와달과별들감독없는무한궤도연속극지금전무대공연중. 25
일상 / 생활시 26
< 아직도모르겠다 > 사 람 사 는 일 이 어 찌 무 베 듯 명 확 하 게 끊 을 수 있 으 랴 마 는 흐 리 멍 덩 한 것 도 문 제 는 문 제 다. 집 한 구 석 리 모 델 링 일 을 맡 겼 는 데 엉 터 리 로 하 는 척 하 고 는 돈 만 받 아 간 후 문 제 가 있 어 연 락 해 도 전 혀 무 응 답 자 신 을 향 상 하 려 는 노 력 에 는 애 초 관 심 이 없 고 그 저 하 루 하 루 벌 어 먹 고 술 마 시 고 살 아 가 면 되 니 무 엇 을 제 대 로 해 보 려 는 의 욕 이 있 겠 는 가? 앞으로다른사람들의피해방지를위해허가증을내준기관에보고해야하나? 아니면그것이그사람살아가는방편이니불의를감수하고모른척해야하나? 무 엇 이 바 른 길 인 지 아 직 도 모 르 겠 다. 명 확 한 형 사 범 죄 가 아 닌 것 을 공 연 히 나 설 일 도 아 닌 일 을 나 서 면 한 사 람 에 게 불 이 익 을 주 는 것 도 같 고 선 의 의 피 해 자 가 생 기 는 것 도 바 람 직 하 지 않 으 니 세 상 바 르 게 살 아 가 려 면 어 떻 게 해 야 것 인 지 아 직 도 모 르 겠 다. 27
< 내가왜이러지?> 길 을 잃 었 다. 집 으 로 돌 아 가 야 하 는 데 도 무 지 집 이 어 딘 지, 어 떻 게 가 야 하 는 지 생 각 이 안 난 다, 집 주 소 는 뭐 지? 누 구 에 게 물 어 보 아 야 하 나? 타 는 입 술 에 침 을 추 긴 다. 눈 도 깜 짝 여 본 다. 정 신 차 리 자. 오 늘 이 며 칠 이 지? 내 가 지 금 어 디 에 와 있 지? 처 음 부 터 다 시 차 분 히 생 각 해 보 자. 한 때 는 난 다 는 사 람 이 었 는 데 이 게 무 슨 꼴 이 람. 정 신 차 리 면 된 다. 늦 지 않 았 다. 곰 곰 이 생 각 해 보 자. 전부나를버리고속이고이용하려고만하는데이악몽에서탈출하자. 이건꿈일뿐이다. 그때까지는남들에게의젓하고태연하게보이자. 그래도내가누군데. 어찌하든살아남아야한다. 집을못찾았다고설마죽기야할까? 아 ~, 아 ~, 앙 ~~ *: 초기치매환자를생각하며 28
< 관계 > 우리는관계속에서살아갑니다. 관계라는묘목은사랑의물이필요하고관심의돌보기도필요합니다. 정 성 과 마 음 이 담 긴 비 료 를 주 어 아 름 다 운 꽃 을 피 우 게 하 고 관 심 을 가 지 고 계 속 돌 보 면 언 젠 가 는 좋 은 열 매 를 맺 습 니 다. 가 꾸 지 않 는 관 계 는 슬 그 머 니 말 라 죽 어 갑 니 다. 부 부, 친 구, 이 웃, 사 제, 선 후 배, 기 타. 우 리 는 관 계 속 에 서 살 아 갑 니 다. 29
< 시멘트통통배 > 오 늘 도 녹 쓸 고 틈 갈 라 진 통 통 선 은 굴 뚝 연 기 를 내 뿜 으 며 물 결 넘 어 힘 차 게 헤 쳐 나 간 다 빨 랫 줄 에 내 의 깃 발 이 펄 럭 티 브 이 안 테 나 는 이 배 의 레 이 더 창 문 을 통 해 도 시 물 길 을 본 다 멀 리 대 형 화 물 선, 유 람 선, 유 조 선 이 보 인 다. 황혼녘에항구를찾아들어땅거미지기전에일찍이정박하고저녁마친후레이더로세상소식을감지하고나면내일의항해를위해불을끈다 오늘하루도항해를무사히마쳤다산동네언덕바지옥탑방은외로운나의통통배선장실세상을내려다보는삶의전망대. 30
< 차르르 > 차르르차르르. 기름잘쳐진자전거체인페달을구르지않아도쓰러지지않고잘굴러갑니다. 세상모든일이자전거체인만같았으면좋겠습니다. 발뻗어밟고만있어도차르르차르르 신나게잘굴러가면좋겠습니다. 차르르와친하고싶습니다. 차르르차르르 차르르가내삶이면좋겠습니다. 아니, 차르르가내삶이라고생각합니다. 그렇게생각하고살기로했습니다. 차르르차르르. 31
< 바람냄새그이 > 그 이 에 게 서 는 항 상 바 람 냄 새 가 납 니 다. 밖 으 로 나 도 는 그 이 들 릴 때 마 다 나 는 바 람 냄 새 를 맡 습 니 다. 신 선 하 면 서 도 육 감 적 인 바 람 냄 새. 나만을사랑한다지만바람같아잡아둘수없는그이아니, 바람인그이또언제사라질는지는모르겠지만바람냄새를풍기는그이가어쩐지좋습니다. 생 각 해 보 면 우 리 모 두 바 람 이 지 않 습 니 까? 32
< 들꽃같이 > 외 진 계 곡 물 푸 레 나 무 아 래 들 꽃 이 피 어 있 습 니 다 사 람 의 발 자 취 없 고 보 아 주 는 이 도 없 건 만 꽃 은 피 는 것 이 사 명 이 라 고 생 각 하 나 봅 니 다. 들 꽃 같 이 꼭 보 아 주 는 사 람 이 없 어 도 해 야 할 일 은 제 대 로 해 야 겠 지 요? 묵 묵 히 주 어 진 사 명 과 의 무 를 변 함 없 이 충 실 하 게 감 당 하 여 야 겠 지 요? 그 런 데 왜 우 리 는 타 인 을 의 식 하 고 눈 치 를 살 필 까 요? 보 일 때 만 열 심 히 하 는 척 왜 이 리 도 속 이 복 잡 한 존 재 일 까 요? 들 꽃 같 이 자 기 가 할 일 열 심 히 하 며 남 의 식 하 지 않 고 소 박 하 게 살 아 갈 수 는 없 을 까 요? 33
< 그대누구인가?> 병 든 노 랑 햇 병 아 리 한 마 리 햇 볕 에 나 와 눈 을 감 은 채 골 골 졸 고 있 다. 다 른 병 아 리 들 은 삐 악 삐 악 어 미 닭 을 쫓 아 울 타 리 로 갔 건 만 머 리 떨 어 뜨 린 채 외 톨 이 닭 똥 냄 새 나 는 닭 장 한 구 석 에 홀 로 남 아 있 다. 살 아 남 을 수 있 으 려 나? 그 늘 에 졸 고 있 는 그 대 과 연 누 구 신 가? 34
< 물방울나 > 강 물 이 장 중 하 게 흐 릅 니 다. 강 물 에 얹 혀 있 는 것 들 도 함 께 흐 릅 니 다. 어 제 의 구 름 은 이 제 강 이 되 어 구 름 과 함 께 흐 릅 니 다. 유 람 선 도, 버 려 진 페 트 병 도, 비 닐 봉 지 도. 강 은 산 경 치 와 물 고 기 도 품 고 있 습 니 다. 산 은 개 인 날 강 에 몸 을 담 그 기 도 합 니 다. 아파트단지에사는수많은세대들서울시의각동네, 대한민국의모든사람들시간이라는강물에함께흐르듯, 옆의물방울이누구인지어디에서왔는지모르지만우리는돌아오지못할곳으로함께흘러갑니다. 그렇게바다라는죽음의종착역에도달합니다. 바 다 는 강 이 아 닙 니 다. 그 러 나 물 방 울 은 소 멸 하 지 않 고 그 대 로 존 재 하 고 있 습 니 다. 암 흑 속 의 몇 만, 억 년 동 안 심 해 대 류 의 여 정 을 거쳐 다 시 표 면 으 로 올 라 와 승 천 할 수 도 있 겠 지 요? 몇 억 겁 의 순 환 을 다 시 시 작 할 수 도 있 겠 지 요? 지금우리는어디쯤에와있는한점의물방울일까요? * 시작노트 : 세계의인구가같은운명을향해흘러갑니다. 그많은서로모르는물방울들이. 35
< 월동준비 > 단발머리조그만손은큰목장갑안에서새카맣지만, 코에검은눈이하나더달려있지만, 리어카뒤배기통이되어하얀입김씩씩내뿜고있지만, 언덕바지에서잠시숨돌리며성근뻐드렁니들어내고활짝웃고있습니다 아빠, 이번겨울은따뜻하겠지? 우린겨울걱정없는부자야빨리집에가서연탄불에밥해먹자. 36
< 전우야, 우리는울지않으련다 > 전 우 야, 우 리 는 지 는 벚 꽃 에 눈 물 흘 리 지 만 너 의 죽 음 에 는 울 지 않 으 련 다. 전 투 에 패 배 했 다 고 도 울 지 않 으 련 다. 너 의 용 맹 과 임 무 완 수 를 축 하 해 오 늘 밤 우 리 함 께 기 쁨 으 로 노 래 하 고 춤 추 자. 오 늘 의 패 배 는 내 일 의 승 리 앞 으 로 의 승 전 을 위 해 오 늘 마 음 껏 먹 고 마 시 고 춤 추 고 노 래 하 자. 전 쟁 은 우 리 의 천 직 죽 음 은 임 무 의 완 수 전 사 에 게 예 정 된 일 인 즉 죽 음 을 담 담 히 받 아 들 이 자. 죽 음 을 춤 추 고 노 래 하 자. 죽 음 을 기 쁨 으 로 찬 양 하 자. 전 쟁 의 신 은 항 상 우 리 와 함 께 할 것 이 다. 37
< 봄물 5 센티 > 어제만났는데도그리움에아련해요형이보고싶어요형은눈치채지못하고나를만년대학동아리여동생취급. 두 세 자 리 숫 자 를 생 각 해 보 았 지 만 한 자 리 숫 자 에 만 족 하 기 로 했 어 요 긴 깃 대 이 기 를 바 라 지 않 아 요 남 들 에 게 드 러 나 지 않 고 손 안 에 쥘 수 있 고 호 주 머 니 에 넣 고 다 닐 수 있 는 5 센 티 의 사 랑 을 안 주 머 니 에 깊 숙 이 넣 고 다 녀 요 형 을 만 나 면 우 정 스 스 럼 없 게 대 하 지 만 이 것 이 사 랑 인 가 봐 요. 사 랑 한 다 는 말 하 고 싶 지 않 아 요 부 담 주 고 싶 지 않 거든 요 언 젠 가, 봄 물 오 른 내 젖 가 슴 맹 꽁 이 형 스 스 로 눈 치 채 주 었 으 면. 38
< 山의뿌리 > 온 세 상 이 내 것 이 었 지 큰 산 이 있 었 고 나 는 그 위 에 떠 있 었 고 산 에 나 무 와 새 와 시 내 와 짐 승 도 있 었 지. 푸 르 던 산 이 언 제 부 터 인 지 시 들 하 기 에 계 절 탓 이 려 니 했 지 그 런 대 로 산 에 오 르 기 도 했 는 데 어 느 날 갑 자 기 산 이 보 이 지 않 는 거야! 언 제 나 내 곁 에 있 으 려 니 생 각 했 는 데 겨울 도 오 기 전 에 산 이 떠 나 가 버 렸 어. 산 이 없 는 내 옆 자 리 구 멍 이 뻥 뚫 린 천 길 낭 떠 러 지 그 랜 드 캐 년 이 야 아 니 끝 이 보 이 지 않 는 나 락 이 야 산 의 뿌 리 가 그 렇 게 깊 은 줄 미 처 몰 랐 지. 산의사정과기분에상관없이내기분에만들떠있었나봐. 산에기대하던희망도함께가버렸어. 많이늦었어. 모두비었어. 아! 지난날, 즐거웠던시간들. 산아, 산아 ~~ 그리운산아. 39
< 돌아가지는않으련다 > 산 속 오 두 막 에 밤 이 깃 든 다 사 람 에 치 여 도 시 를 피 해 왔 건 만 산 속 홀 가 분 도 한 때 런 가? 낮 일 때 는 몰 랐 는 데 밤 은 적 막 과 외 로 움 만 몰 고 오 는 구 나 어 둠 속 에 서 부 엉 이 앞 소 나 무 에 서 운 다 부, 후 우, 후 지금너에게귀기울이고있으니날아가지말고계속내게말해주렴너마저가버리면나는어찌하라고 잠 못 이 루 는 이 밤 이 너 무 길 지 않 으 면 좋 겠 다 그 래 도, 눈 물 나 도 록 외 로 워 도 나 돌 아 가 지 는 않 으 련 다. 40
< 차바퀴갈기 > 도 시 의 매 끈 한 포 장 도 로. 하 루 도 빠 짐 없 이 같 은 길 을 같 은 시 간 에 조 금 가 다 가 서 는 교 통 체 증 그 래 도 타 이 어 오 래 견 디 어 주 었 다. 이 젠 다 닳 아 바 퀴 를 갈 아 야 할 때 이 왕 갈 거면 off-road 형 으 로 갈 아 끼 워 야 겠 다. 평 원 의 풀 밭, 시 냇 가 의 자 갈 길, 뒷 산 오 솔 길 산 너 머 고 갯 길, 바 닷 가 모 래 사 장, 밀 림 의 흙 탕 길 어 디 고 마 음 내 키 는 대 로 한 적 한 자 연 과 외 진 시 골 로 돌 아 다 녀 야 겠 다. 얼마더쓰면폐차될텐데조금긁히면어떻고찌그러지면어떻랴. 차가낡으면기름도많이들게마련여유기름통도가지고다니며옆차들에게기름도좀나누어주어야지내차기름만넣으면고물차는끼워주지도않는다. 신형차들이옆에서쌩쌩달린다고낙망하지마라. 이차도한때는최고급차로쌩쌩달렸으니까. 바퀴가는것도서럽다고생각하지마라. 차체가오래버티어준것고맙지않은가? 산너머새로운동네, 새세상을만나기위해타이어를다갈아끼우기로마음먹었다. Re-tire 하기로했다. 뭐, ' 은퇴 ' 라고하던가? 이제는새탐험을위해옛것들을떠나야할때한곳한가지에집착하던속성에서벗어나훌훌털고떠나는자유로운방랑자가되어보기로한다. 41
< 오늘과내일의사이에서 > 지나고보니까꽝이다. 매일매일이꽝이다. 꽝, 꽝, 꽝, 꽝인것을알지만복권까보는재미. 오늘별볼일없었다. 그렇지만, 무사했다. 내 일 이 있 다. 새 사 랑 내 일, 내 일 에 기 대 를 걸 어 본 다. 꽝 이 라 도 좋 다. 내 일 이 란 복 권 을 또 긁 어 보 련 다. 복 권 은 당 첨 보 다 는 속 는 재 미. 기대하지않지만기대된다. 내일아, 너를사랑한다. 또꽝일것도같지만, 내게는너뿐이니너를사랑하지않을수가없구나. 내일! 그대가있어살맛이난다. 42
과학과시 43
< 블랙홀 > 저 가 냘 픈 여 인 블 랙 홀 이 틀 림 없 다. 무 한 대 에 가 까 운 질 량 을 가 져 모 든 것 을 끌 어 들 이 고 흡 수 하 는 블 랙 홀. 상호인력은두질량의곱에비례거리의제곱에반비례한다는데이 70 킬로를끌어당기는힘이도저히버틸수없는지경이니저여인의눈동자질량은몇십억톤되는블랙홀이틀림없다. 아! 나는이제나이기를포기하고저블랙홀에빨려들어가완전소멸하련다. 44
< 인공태양 > 바다에서석탄을캔다. 바닷물 30 리터한통에작은유리구슬만큼의중수소트럭네대분의석탄이들어있다. 중수소라는고농축석탄은일억도에서자체 ' 연소 ' 하여인공태양이된다. 인공태양은태양에비해깨알이지만일억도의고압성냥만개발되면지상에서빛날것이다. 태양의자손은언젠가깨알만한조상들을깨알만큼많이생산할것이다. 45
지나간날들 46
< 어느겨울날의오후 > 햇 볕 쬐 는 흙 담 벼 락 에 쪼 그 리 고 기 대 앉 아 손 등 을 마 주 비 비 면 닭 똥 냄 새 가 난 다. 튼 손 등 에 구 리 세 린 을 바 른 다. 동 생 에 게 병 을 건 네 며 쏟 뜨 리 지 않 도 록 조 심 하 라 고 이 른 다. 누 런 군 용 담 요 로 만 든 바 지 와 잠 바 는 까 칠 하 지 만 따 뜻 하 다. 마당에는돌개바람이먼지를일으키며지나간다. 뛰어놀면금방배고파진다는어른들의말에우리는햇볕에가만히앉아있기로했다. 쌕새기 * 가흰줄을그으며푸른하늘을가른다. 공습경보가울리지만우리는그것을무시하기로했다. 잘못했다고생각나는것은내구슬훔친경식이놈한방먹여코피낸것뿐인데우리식구모두피난고생을해야하나? 이 ' 유교 ' 전쟁이라는것언제쯤끝나려나? 어느쪽이남의구슬을훔친걸까? *: 6.25 때사용된미군제트전투기, 쌔액 ~ 하는소리를내며나르기때문에붙여진이름. 47
<1950 년대한겨울밤 > 인 적 끊 긴 골 목 어 귀 껌 뻑 이 는 희 미 한 가 로 등 밑 으 로 마 른 바 람 은 먼 지 를 몰 고 연 탄 재 몇 덩 이 부 로 끄 담 밑 어 둠 에 웅 크 리 고 있 는 데 기 적 소 리 멀 리 서 스 치 고 지 나 간 후 골 목 은 다 시 쓸 쓸 해 졌 다. 찹싸알떡, 메미일묵 ~. 48
해학 / 풍자 / 역설 49
< 부겐빌레아 > 붉 은 세 력 은 이 제, 더 이 상 손 쓸 수 없 게 됐 다 피 로 물 든 잎 사 귀 들 참 았 던 붉 은 함 성 은 드 디 어 폭 발 했 다 와! 와! 노도같이울타리를넘어붉은홍수가되어넘쳐흐른다혁명이다! 붉은혁명이다! 50
< 돈에돈 > 얼마해요? 무 엇 인 지 어 디 에 쓰 는 지 얼 마 나 좋 은 지 내 용 에 는 관 심 없 고 말 마 다 돈 타 령. 이집은얼마짜리요? 이차얼마주었소? 연봉얼마나받소? 그 렇 게 묻 는 댁 은 도 대 체 몇 푼 짜 리 요? 51
< 왜?> 왜 재 미 있 는 것 들 은 도 덕 적, 종 교 적 이 아 니 라 못 하 게 하 고 맛 있 는 것 들 은 건 강 을 해 친 다 고 못 먹 게 하 나? 혹 시, 적 색 분 자 들 이 배 가 아 파 자 유 민 주 사 회 를 혼 동, 붕 괴 시 키 려 는 흑 색 선 전 은 아 닐 까? 아 니 면, 화 성 외 계 인 들 이 지 구 를 점 령 하 려 는 계 획 의 일 부 일 지 도? 죽 고 나 서 후 회 하 기 싫 다. 남 에 게 해 를 끼 치 지 않 는 한 못 해 본 자 유 를 즐 기 련 다 먹 고 싶 은 것, 하 고 싶 은 것, 마 음 내 키 는 대 로 다 해 보 련 다. 여 건 이 안 되 면 상 상 속 에 서 라 도. 52
< 사이비 > 종 교 적 지 위 에 종 교 적 의 식 을 행 하 며 성 스 럽 게 설 교 라 는 것 도 하 지 만 마 음 이 전 혀 종 교 적 이 지 못 한 종 교 인 과학을공부하여과학적사고를할만하지만전혀논리적이지못하고감정만앞서는과학자 철학공부한다며철학을논하지만말로만철학을아는척삶에철학이전혀없는철학자 의학을공부하고의사로돈은벌었지만의술이나인술과는전혀상관없는의료인 시를읽고쓰고논하지만시정잡배들과다를바없이맑은시정신과는전혀거리가먼흐린마음의시인 이 윤 을 위 해 장 사 하 는 장 사 꾼 은 장 삿 속 을 미 화 하 지 않 는 다 그 렇 다 면 장 사 가 가 장 정 직 한 직 업 인 가? 아 니. 그 들 은 밑 지 고 판 다 고 거짓 말 한 다. 53
< 엉겅퀴 > 저주받은황폐의상징가시는단지방어를위함인데추함과공격의상징이라니 연 보 라 색 꽃 피 우 는 감 성 도 있 고 겨울 이 오 면 시 드 는 연 약 함 도 있 고 남 들 같 이 선 택 받 지 못 하 여 버 려 진 땅 에 서 눈 치 보 며 뿌 리 내 리 고 어 떻 게 든 한 세 상 에 서 살 아 보 려 고 애 쓰 는 데 없 어 져 야 할 풀 로 치 부 하 고 못 살 게 구 는 지 정 말 원 통 하 고 억 울 하 다 나 도 조 물 주 가 창 조 하 셨 고 당 당 히 살 권 리 와 자 유 가 있 다 고 생 각 한 다. 나 도 꽃 이 다. 그 저 살 려 고 안 간 힘 하 는 식 물 이 니 제 발 그 냥 내 버 려 두 어 주 면 좋 겠 다. 54
여 행 55
< 별을보며 -1> 불 란 서 아 비 뇽 밤 하 늘 에 서 서 울 북 두 칠 성 의 징 소 리 와 키 웨 스 트 * 북 극 성 의 단 소 소 리 를 들 었 습 니 다. 북 두 칠 성 은 흥 겹 게 농 무 ( 農舞 ) 를 추 고 있 었 고 북 극 성 은 중 중 모 리 장 단 으 로 타 령 을 읊 고 있 었 습 니 다. 어 린 시 절 시 골 에 서 태 우 던 달 집 불 티 가 신 들 린 농 무 와 함 께 하 늘 로 피 어 올 라 북 두 칠 성 이 되 는 것 을 보 았 습 니 다. 커 서 살 던 서 울 의 밤 하 늘 에 서 는 그 때 의 농 무 징 소 리 가 들 렸 습 니 다. 지구반대편플로리다에서는키웨스트 * 남쪽항구의외롭던등대가오래전에밤하늘에올라북극성이되었답니다. 아직도옛날대로번쩍이며가끔기적도울립니다. 북극성은하늘의등대라던가요? 그리스에서는플레이아데스미인 7 자매가흥겹게춤을추다가용사오리온이나타나모두놀라달아났습니다. 여신아르테미스의도움을받아학이되어별자리에올려져플레이아데스황소성단이되었답니다. 달의여신아르테미스를사랑한대가로그녀의화살에맞아죽임을당한사냥꾼오리온제우스신은사랑하는연인을죽여야했던슬픔을위로하려고오리온을하늘의별자리로만들어주었습니다. 다른별들도다각자사연을가지고하늘에올라와있습니다. 별들은각지방과나라의고유한사연을품고떠있지요. 밤하늘별들을따라가며세계각지방으로여행을떠납니다. 손과몸이연결되는수지침의원리와같지요. 밤하늘은세계를대표하는확대유엔입니다. 모두공평하게즐길수있는열린세계입니다. 시골에서도, 서울에서도, 불란서에서도, 그리스에서도. *: 미국최남단항구도시. 56
< 또순이 > 남 보 다 앞 서 야 한 다. 뒤 지 면 죽 는 다. 도 덕 이 뭔 얼 어 죽 을 지 랄 이 고? 허 름 한 옷 차 림 의 중 국 중 년 부 인 줄 을 무 시 하 고 티 켓 카 운 터 앞 으 로 가 서 짐 을 올 려 놓 는 다. 카 운 터 의 아 가 씨 가 뒤 로 가 줄 서 차 례 를 기 다 리 라 고 해 도 막 무 가 내. 이 렇 게 악 착 같 이 살 아 와 서 비 행 기 탈 처 지 가 된 것 을 어 쩐 지 밉 지 않 아 내 앞 으 로 오 라 고 손 짓 했 다. 뒷 사 람 들 의 따 가 운 눈 총 을 받 으 며. 57
< 중국빈민촌 > 어깨너비가채되지않는골목지나네가구가사는한뼘마당에들어서면녹슨자전거가세워져있고빨랫줄에는내의들이걸려있다. 마당가운데에는펌프가있고한발짝왼쪽구석에공중변소가있다. 먹 고 자 고 싸 고 냄 새 풍 기 고 소 란 피 우 며 살 아 가 고 있 다. 그 러 다 조 용 해 지 면 모 든 것 이 정 지 된 것. 아 무 도 신 경 쓰 지 않 는 한 무 명 배 우 의 단 막 극 이 끝 난 것 아기울음소리들리는다른쪽에서는대를이을신인배우태어났고. 58
< 산수건설현장답사 > 물 길 따 라 오 르 는 건 설 현 장 에 는 익 히 보 던 산 수 풍 경 화 청 사 진 대 로 계 곡 물 은 강 으 로 흘 러 들 고 낙 락 장 송 을 꽂 은 회 색 산 봉 우 리 들 이 깎 여 졌 고 잡 목 들 이 울 창 이 심 어 졌 고 구 름 띠 가 멋 지 게 둘 려 졌 다. 어 쩌 면 이 렇 게 도 산 수 도 를 잘 옮 겨다 놓 았 을 까? 시공자가누군지는모르겠지만건설비가엄청들었으리라생각든다. 강따라운치있게대나무숲도심어졌다. 계림부근산수시공자는특히성실했나보다. 宋代시인王正功의한줄詩대로桂林山水甲天下! 왕정공동상 59
< 야생원숭이서식지 > 양쯔강협곡에사는야생원숭이는중국어와영어모두읽을줄아나보다. 또한, 중앙정부의지시도잘따르고있다. 원숭이서식지라는팻말이붙은곳에서만작은부락을이루어모여살고있다. 사람들이원숭이만큼유식하여표시판을제대로읽을줄알고협조정신이있어정부말을들어주어도길거리가지저분하지않고도시계획도차질없이잘진행될수있으련만. 막무기내로저잘났다는인간들, 중국도참골치아프겠다. 60
< 카메라메모리카드 > 지 구 반 대 편 에 도 많 은 사 람 들 이 살 고 있 다. 거꾸 로 매 달 려 있 을 것 같 은 데, 신 기 하 게 도 미 국 에 서 같 이 땅 에 발 딛 고 곧 바 로 서 서 산 다. 철 저 히 봉 쇄 되 었 던 나 라 중 화 인 민 공 화 국 이 제 는 관 광 객 들 에 게 오 만 가 지 를 다 판 다. 유 람 선 에 서 내 리 자 마 자 행 상 들 이 몰 려 온 다. 동 행 하 던 여 행 객 이 디 지 털 카 메 라 1 긱 메 모 리 250 위 안 이 라 는 데 깎 아 서 200 에 샀 단 다. 미 국 보 다 싸 다 고 신 나 하 며. 좀 걷 다 보 니 다 른 행 상 이 메 모 리 카 드 를 들 고 온 다. 2 긱 이 200 위 안 그 냥 지 나 치 니 까 100 만 달 란 다. 기 가 막 힌 다. 1 긱 을 200 에 샀 는 데 2 긱 이 100 이 라 니 네 배 나 비 싸 게 산 것 이 다. 그 가 기 가 막 힌 표 정 을 지 었 더 니 70 에 가 져 가 란 다. 와. 당 신 나 를 고 문 하 는 군 요. 라 는 그 의 말 에 나 는 얼 마 되 지 않 는 바 가 지 쓴 당 신 한 엄 마 행 상 을 기 쁘 게 해 주 었 으 니 위 로 를 받 으 시 오. 처 음 여 자 행 상 은 얼 마 나 기 뻤 을 까? 내 말 에 그 는 파 안 대 소 한 다. 무 슨 영 문 인 지 모 르 는 행 상 은 주 춤 해 서 물 러 선 다. 61
< 望夫石 > / 王建 望夫處, 江悠悠化爲石, 不回頭山頭日日風夏雨行人歸來石應語 -------------------------------- 여행 Guide 의감동스러웠던낭송. <Wang fu shi> / Wang Jian Wang fu chu, Jiang you you Wha wei shi, Bu hui tou Shan tou ri ri feng fu yu Xing ren gui lai shi ying yu. -------------------------------- Guide 의 "Chinglish", supplemented by 호월의 "Konglish" <Yearning for Husband Rock> Waiting for him alone Where the river goes by She turns into a stone Gazing with longing eye Atop the hill of cloud sea Comes the wind and rain Should the stone speak to see her husband come again. --------------------------------- < 망부석 > / 호월의의역 하염없이기다리던어부의아낙은세월에씻겨돌이되어버렸다. 유유히흐르는강물따라회색봉우리에는비구름이는데뱃길선객이말을건네도지아비만그리는홑적삼아낙빗속에서먼강어귀만바라볼뿐아무말이없구나. 62
< 인종사파리 > 아덴의광화문신태그마지하철역입구베레모지팡이노인, 검은수녀복여인배꼽티붉은머리소녀, 긴머리귀고리청년 입 구 광 장 돌 층 계 에 앉 아 읽 을 줄 도 모 르 는 희 랍 신 문 한 장 펼 쳐 들 고 이 리 저 리 뒤 적 이 면 서 지 나 가 는 사 람 들 을 구 경 한 다 나 는 지 금 희 랍 사 람 이 되 었 다. 낯 설 지 만 낯 설 지 않 게 느 껴 지 는 사 람 들 그 속 에 끼 고 싶 다. 유 령 이 되 어 쫓 아 가 사 는 집 도 보 고 같 이 지 내 고 싶 다. 어 떤 고 민 을 하 고 누 구 와 어 울 리 며 가 족 은 몇 이 며, 무 엇 을 먹 고 어 떻 게 살 아 가 고 있 을 까? 처 음 와 본 희 랍 정 글 낯 선 인 간 야 생 지 대 의 흥 분 너 지 만 나 인 존 재 들 열 심 히 살 아 가 는 다 른 나 를 만 나 기 위 해 모 르 던 세 상 흘 러 다 녀 볼 까 나. 63
< 신전 > 지 진 도 화 산 재 도 홍 수 도 퇴 적 토 도 아 니 다. 오 히 려 이 들 은 몇 천 년 동 안 인 간 의 유 적 을 잘 보 관 해 왔 다. 문 화 유 적 의 최 대 의 파 괴 범 은 문 화 를 창 조 한 인 간 자 신. 전 쟁 의 파 괴 와 약 탈 종 교 적 유 산 의 말 살 많 은 신 전 과 유 물 들 이 전 쟁 과 타 종 교 에 의 해 철 저 히 파 괴 되 었 다. 신 전 들 이 오 랜 격 변 기 를 거치 고 도 잔 해 가 남 아 있 다 는 것 은 세 기 의 기 적. 과 연 신 전 의 주 인 이 있 기 는 있 나 보 다. 64
< 분수를알지어다 > 여자들의마음을사로잡는비법젊은시절에는어설피알았을뿐이제야터득하다니. 신석기시대의무덤에서도중세기의무덤에서도나는그비법을확실히보았다. 인류의기원부터현재까지유용한비법. 동 물 은 수 컷 이 몸 을 치 장 하 여 암 컷 을 유 혹 하 지 만 인 간 수 컷 들 은 마 음 에 드 는 암 컷 에 게 아 름 다 운 장 신 구 를 바 치 므 로 마 음 을 사 로 잡 는 다. 여자의치장은남자를유혹하기위해서보다는자신이예쁘기를원하는자긍심에서다. 여자의장신구에유혹되는남자를본적이있는가? 고대남자들은여자장신구를공급하는한낱의노예. 여 성 들 은 자 기 후 손 과 찬 란 한 예 술 을 남 겼 다. 현 대 도 따 지 고 보 면 모 계 사 회 다. 남 성 들 이 여, 잘 난 체 하 지 말 고 몸 과 마 음 을 다 해 여 성 을 섬 겨야 지 상 에 서 명 이 길 다. 남 성 들 이 여, 그 대 분 수 를 알 지 어 다. *: 그리스여행시뮤지움에들려무덤의출토품을보며..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