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미뇰로의연구그룹과해체식민주의 (decolonization) 67 월터미뇰로의연구그룹과 해체식민주의 (decolonization) 신명아 월터미뇰로 (Walter Mignolo) 의연구그룹은 1970년대종속이론과해방철학을중심으로미국등강대국과의관계에서라틴아메리카의독립적인위상을주창해온철학자엔리케두셀 (Enrique Dussel) 과페루의사회학자아니발키하노 (Ani bal Quijano) 의정치사회적이론을기반으로한다. 이그룹은서구체제의착취 대상 이나문화연구의 대상 으로전락한비서구타자들이신자유주의적세계화의서구중심적패권주의사슬을끊고 (de-link) 새로운주체성과자주적위상구축해야한다고강조한다. 키하노는식민주의 (colonialism) 가 2차세계대전이후형식적으로는종식되었지만, 서구중심적식민성 (coloniality) 은정치ㆍ경제의영역에서더억압적임을권력의식민성 (coloniality of power) 이라는개념으로비판한다. 두셀은서구근대성의상징인데카르트의 나는생각한다. 고로존재한다 라는서구적이성혹은자아 웹진트랜스라틴 http://translatin.snu.ac 서울대학교라틴아메리카연구소 (SNUILAS)
68 트랜스라틴 3 호 (2008 년 7 월 ) 출판사 엘페로이라나 에모인월터미뇰료의연구그룹. 뒷줄왼쪽으로부터란데르 (Lander), 키하노 (Quijano), 미뇰로 (Mignolo), 두셀 (Dussel), 로돌포알반 (Rodolfo Albań). 의정치학 (ego politics) 을반대하고, 서구의근대는계몽주의이전인 1492년콜럼부스의신대륙의발견과더불어시작된 나는정복한다, 고로존재한다 는정복의자아 (ego conquiro) 임을강조한다. 미뇰로는두셀, 키하노와더불어서구의근대성이마르크스주의의주장처럼산업혁명에서온것이아니라아메리카대륙을발견하여자원약탈과노예노동착취로이윤을극대화한자본주의의토대인식민주의와불가분적임을강조하면서근대성 (modernity)/ 식민성 (coloniality) 의해체를위한공동작업에임하고있다. 두셀은, 유대계철학자레비나스가하이데거식의 존재 라는추상적개념에집착하기보다는실제이웃의고통과아픔에대한책임을주장하는 타자의윤리학 을확립한것처럼, 서구의패권적자아가휘두르는권력의식민성의그늘에서허덕이는타자의실제상황을위해투쟁하는타자변증학 (analectics) 을확립하였다. 두셀에게존재론과형이상학은서구의전형적사고체제로타자배제적이고억압적인반면에, 타자변증학은 초월하는 라는의미의그리스어접두어 ano 에서알수있듯이, 기존의닫힌체계를뛰어넘는열린사고를의미한다. 뒤셀은이런사고를기초로 1991 년에는초근대성 (transmodernity), 즉근대를초월하고새로운미래의건설을주장하였다.
월터미뇰로의연구그룹과해체식민주의 (decolonization) 69 월터미뇰로와아니발키하노, 엔리케두셀등월터미뇰로연구그룹이발간한책자. 일부책은인터넷을통해서도무료로다운할수있다. 미뇰로는권력의식민성뿐만아니라인식의식민성과젠더혹은성욕성의식민성해체까지도모하면서현대사회에서발견되는서구중심적인다양한억압적기제로부터사슬을끊는 (de-link) 인식적해체식민주의 (epistemic decolonialism) 를제시한다. 미뇰로의해체식민주의는마르크스주의나탈식민주의등기존의해방론적담론이부지불식간에여전히서구중심적담론에기초하고있음을지적하고, 서구중심적해방 (emancipation) 이아니라두셀처럼해방 (liberation) 파농의 대지의저주받은사람들 에서말하는해방 을위해서구의보편성 (universality) 대신복수보편성 (pluri-versaility) 을부각시킨다. 예를들어, 마르
70 트랜스라틴 3 호 (2008 년 7 월 ) 크스, 프로이트, 스피노자등은유럽에서인종적억압을받았음에도불구하고이를끝까지파헤치지않았기때문에서구의근대성이식민성에기초한것을간파하지못하였다고주장한다. 미뇰로가보기에마르크스의해방론적담론은인종적억압을계급적억압으로대체한것에불과하며, 심지어 사슬끊기 (delinking) 라는개념을먼저사용한사미르아민 (Samir Amin) 의복수중심적세계 (policentric world) 라는개념조차도서구사고안에머무르고있다. 미뇰로의인식적해체식민주의는과거이론가의한계를지적하는데머무르지않고지젝의다문화주의비판혹은정체성정치학 (identity politics) 의비판을해체하기에이른다. 미뇰로에의하면, 다문화주의자들의고유한정체성의한계를지적하면서정체성정치학을비판하는지젝자신은그야말로더큰정체성인서구의정체성정치학에대해비판하기는커녕그사고안에머무르고있다. 또한서구의좌파인하트와네그리의제국과다중에대해서도그들이말하는다중은서구근로자계급 (working class) 의다른표현일뿐, 제3세계의프롤레타리아트를대변하지못하는서구식경제패러다임의논리라고비판하다. 또한푸코, 라캉, 바디우와같은서구철학자들은해체적시각을견지하고있음에도서구사상의그늘에있는타자들의입장을대변하지못하고서구적시각안에안주하고있다고미뇰로는비판한다. 이런점에서미뇰로는라캉과푸코의영향을받은포스트콜로니얼리즘이론가의담론보다프란츠파농과에메세제르 (Aime Ceśaire) 같은흑인비평가들이야말로진정한해체식민주의반열에있다고본다. 이는이들의이론이서구중심의자아정치학 (ego politics) 이나기독교중심의신정치학 (theo-politics) 에기초하지않고, 신체와장소라는구체적이유로식민성에의해탄
월터미뇰로의연구그룹과해체식민주의 (decolonization) 71 미뇰로연구그룹의주요멤버들. 왼쪽부터엔리케두셀, 아르투로에스코바르, 라몬그로스포겔, 그리고열변을토하는산티아고카스트로고메스 압을경험한지리-몸정치학 (geo and body-politics) 에입각하였기때문이라고본다. 키하노, 두셀, 미뇰로의해체식민주의프로젝트에가담하는학자로는임마누엘월러스틴과공부한후버클리에서활동하는라몬그로스포겔 (Ramoń Grosfoguel), 베네수엘라카라카스에활동하는에드가르도란데르 (Edgardo Lander), 에콰도르키토의캐더린왈쉬 (Catherine Walsh), 콜롬비아의철학자산티아고카스트로고메스 (Santiago Castro-Goḿez), 버클리의라틴계철학자넬손말도나도토레스 (Nelson Maldonado-Torres), 마지막으로아르헨티나출신으로뉴욕의버밍험에서활동하는마리아루고네스 (María Lugones) 가있다.
72 트랜스라틴 3 호 (2008 년 7 월 ) 왼쪽부터첼사산도발, 넬손말도나도토레스, 캐더린왈쉬 ( 사진은모두미뇰로교수가직접제공한것이다 ) 이미뇰로그룹외에도같은시각을가지고활동하는그룹으로는콜롬비아출신으로노드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가르치는아르투로에스코바르 (Arturo Escobar), 볼리비아출신의하비에르산히네스 (Javier Sanjineś), 러시아계학자말디나틀로스타노바 (Madina Tlostanova) 와멕시코계미국인인듀크대학교의호세살디바르 (Jose Saldivar) 등이있다. 미뇰로그룹의학자중란데르는특히신자유주의의통상정책및저작권보호법의텍스트를해체하여서구패권국가중심의정책을극자유주의적사회 (ultraliberal society) 의생체해적 (biopiracy) 의행위라고비판한다. 그는반디나쉬바의이론을토대로비서구적세계의농민들의전통적농업방식이강제로거부되고, 다국적자본가들은자신들의이익을위해농부들이매년새종자를사도록유전자를변형을함으로써전지구의품종이서구중심적품종으로제한되었다고비판한다. 또한토착원주민들의
월터미뇰로의연구그룹과해체식민주의 (decolonization) 73 월터미뇰로 ( 오른쪽 ) 와신명아교수 ( 왼쪽 ) 농업방식및전통지식이다국적자본가들의지적권리를위해약탈되는상황에서생물학적다양성 (biodiversity) 의필요성을주장하는 책임의윤리학 과같은해체식민주의담론을펼친다. 여성학자로캐더린왈쉬는, 마리아테기 (Jose Carlos Mariategui) 가해방담론을전개함에도불구하고흑인차별적성향이있다고비판하면서자기자신의사고 (pensamiento propio) 라는개념을통해미뇰로의변방적사고 (border thinking) 및타자적사고를지지한다. 마리아루고네스는서구의식민성은서구의젠더의억압과불가분적임을주장하면서해체식민주의는젠더식민성의측면에서같이생각해야한다고본다. 산티아고카스트로고메스는미뇰로의하트, 네그리의비판을지지하면서서구좌파
74 트랜스라틴 3 호 (2008 년 7 월 ) 역시서구사상, 특히마르크스의계급개념에집착하여제국의토대가되는식민성이라는서구의 어두운세계 를간파하지못하는한계를강조하고있는데, 이는앞으로라틴계학자들의연구방향이미국과같은패권국가의통상적억압과세계화의어두운면에대한연구임을시사하고있다. 신명아 - 경희대학교영미어학부교수. 현재미국에서미뇰로교수와연구활동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