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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회 내지 최종

더바이어102호 01~09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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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사진과함께보는한국의전통연희 (13) 전통연희의연희자 (2) 전경욱 ( 고려대국어교육과교수 )

1. 불교와관련된재승 ( 才僧 ) 삼국유사 에의하면, 원효는우인이놀리던큰박을본따연희도구를만든후무애라고이름짓고, 이것을가지고많은촌락을돌아다니면서노래하고춤추어가난하고무지몽매한무리들까지도교화시켰다고한다. 결국무애희는전문적연희자인우인들의연희도구를활용해서만든무애를사용하면서노래하고춤추었던연희인데, 대중에게불교를포교하기위한방편으로연행되었다. 그런데원효가불교의계를범하여요석공주와의사이에설총을낳은후, 속인의옷을입고이연희를하며돌아다녔다는점에주목해보자. 이때의원효는바로재승의면모를지닌것이다. 무애희는승려들에의해고려시대를거쳐조선시대까지도전승되었다.

삼국유사 권 2 기이 ( 紀異 ) 제 2 문무왕법민 ( 法敏 ) 조에 668 년차득공이승복을입고비파를들고거사로변장하여민간을순행하고있다. 당시에승복차림에비파를연주하면서민간을돌아다니는거사들이있었기에, 이런변장이가능했을것이다. 여기서의거사는바로불교적색채를띤떠돌이연희자인것이다 고려는불교국가였기때문에, 불탄일 우란분재 연등회 수륙재등여러불교행사에서성대한연희가베풀어졌다. 재승계통의연희자는이미삼국시대부터활동하고있었지만, 고려시대에는이들의활약이더욱컸을것으로보인다.

고려사 문종 10 년 (1056) 9 월조의기록에의하면, 고려시대에는불교에속한무리이면서도장사를하고기생들과뒤섞여놀며, 속인의복장을하고절을짓는다는명목으로악기를연주하며공연하고다니는사람들이있었다. 이들은불교에이름을올려놓고승려행세를했지만, 실제로는속인과마찬가지였다. 이들이하는짓은조선시대의사장 ( 社長 ) 사당 ( 社堂 ) 거사 ( 居士 ) 와너무나흡사하다. 이기록의 장사치들과결탁하여물건을매매하고, 잡인들과어울려술주정을하며, 놀음청에뒤섞이어 ( 기생들과시끄럽게섞여서 ) 우란분을모독하고있다 는말을통해, 재승계통연희자들이우란분재에서기생들과함께공연하면서난잡한짓을했음을알수있다.

고려시대에는우란분재 수륙재 연등회 절의낙성식등에서기악과잡희가연행되었다. 불교연희인기악은절에소속되어있던재승과재승계통연희자들이연행했을것이다. 고려시대의재승들은불교에이름을걸어놓을수있었지만, 조선조의재승들은태종 6년불교사원혁파정책으로인하여사원에서쫓겨나호적도없고, 부역도하지않으며, 조세도부담하지않는유랑예인으로전락했다. 유몽인의 어우야담 에나오는재승동윤 ( 洞允 ) 의이야기를통해서, 재승들이조선시대의연희담당층으로서중요한역할을했던사실을확인할수있다.

동윤은재승이다. 글에능하고배희 ( 俳戱 ) 를잘한다. 또한짐승의소리를교묘하게흉내냈다. 일찍이어느마을을지나는데한집에서술과음식을갖추고무녀를데려다가죽은영혼을불러굿을행했다. 동윤이그집에들어가서음식을구하니주인이꾸짖었다. 동윤이화가나서몰래마을아이들을꾀어죽은사람의나이 모습 친척 평생의일을자세하게알아낸다음, 굿판에뛰어들어가얼굴빛을고치고푸르락불그락온몸을떨며빈말과어지러운말로주인을꾸짖었다. 그리고죽은사람의말처럼꾸며내어지나온일을말하니, 친척의이름을대며지적하고형제 처첩 자손을모두정확하게분별했다. 중국사신이오자도감에서동윤으로하여금승군 ( 僧軍 ) 을거느리고홍제교를고치게했다. 일을조금게을리하면새끼줄로동윤의머리를얽어나무에매달았는데, 동윤이마침내소리를질러송아지소리를내니온들의소가일시에응했다. 또밤에서울에서잠을자다가초저녁에소매로닭우는소리를내니, 많은닭들이일시에날개를치며울었다.

인용문에서재승인동윤은글에능하고배 ( 俳 ) 를잘했다고하는데, 배는배희 ( 俳戱 ) 를의미한다. 배희는배우희 ( 俳優戱 ), 즉흔히우희라고부르는골계희이다. 그리고동윤은송아지 닭소리를흉내냄으로써뭇소와닭들이울게할정도로짐승의소리를잘흉내냈는데, 이런동물소리흉내내기도우희에속한다. 다음인용문들은 조선왕조실록 에서사장 사당 거사에관한기록을시대순으로배열한것이다. 이기록들을통해서사장으로부터놀이패인사당과거사가유래했음을충분히추정할수있다. ( 가 ) 중수미 ( 守眉 ) 가전라도에있으면서봉서 ( 奉書 ) 하여아뢰기를, 승인 ( 僧人 ) 의사장 ( 社長 ) 들이혹은원각사 ( 圓覺寺 ) 의불유 ( 佛油 ) 를모연 ( 募緣 ) 한다일컫고, 혹은낙산사 ( 落山寺 ) 를짓는화주승 ( 化主僧 ) 이라고일컬으며, 여러고을의민간에게폐를끼치는자가자못많습니다 하니, ( 세조실록 14 년 5 월 4 일조 )

( 나 ) 요즘서울과지방의남녀노소가운데사장혹은거사 ( 居士 ) 라고칭하는사람들이많습니다. 이들은도사 ( 道士 ) 에비교되는것으로서중도아니고속인도아닌데, 그생업을폐하고서차역 ( 差役 ) 을피할것만을엿보고있습니다. 외방에서는많은사람들이무리를이루고서절에올라가향을불사르고, 경중 ( 京中 ) 에서는마을에서밤낮으로남녀가섞여거처하며, 징과북을시끄럽게두들기면서이르지않는바가없습니다. ( 예종실록 원년 6 월조양성지의상소문 ) ( 다 ) ( 사장들은 ) 그형상을보면중도아니고속인도아니며, 그거처하는곳을보면절도아니고집도아닙니다. 아침이면장사를하고, 저녁이면부처에귀의하여, 기이한형태와괴이한형상으로잡답 ( 雜沓 ) 하게주선 ( 周旋 ) 하여, 징을울리고북을치며, 춤추고뛰어노는데, 시중의아이나부녀들이쳐다보며흠모하고귀로듣고익힙니다. ( 성종실록 2 년 6 월 8 일조한치형 ( 韓致亨 ) 의상소문 )

( 라 ) 10 여년전부터인심이흐려지고사설 ( 邪說 ) 이횡행해도금하여바로잡지못하니, 어리석은백성들이미혹되어남자는거사가되고여자는사당 ( 社堂 ) 이라칭하며본분의일을일삼지않고승복을걸치고걸식하며서로를유인하여그무리들이번성하고있습니다. ( 선조실록 40 년 5 월 4 일조 ) ( 가 ) 는 승인 ( 僧人 ) 의사장 ( 社長 ) 이라는말을통해사장이절과관련된사람임을분명히밝히고있다. 그런데이들이원각사의불유를모연한다고일컫고, 혹은낙산사를짓는화주승이라고일컬으며돌아다녔다는사실에주목해보자. 이는조선후기에사당패나남사당패가일정한절과관계를맺고있으면서, 불사 ( 佛事 ) 를돕는다는명분을내세우며연희를공연하고다닌것과일치하고있다.

( 나 ) 에서는서울과지방의남녀노소가운데사장혹은거사라고칭하는사람들이많으며, 징과북을시끄럽게두들긴다고했다. 이를통해당시까지는절과관련을맺고연희를행하는남녀의무리를사장또는거사라고불렀음을알수있다. 즉사장은남녀연희자를모두포괄하는명칭이었다. 아직여자연희자를사당, 남자연희자를거사라고부르는구별은없었던듯하다. ( 다 ) 는사장이불교와밀접한관련이있고, 악기를연주하며연희를펼쳤음을전해준다. 징과북을울리고, 염불을일삼고, 범패를하며, 기이한형태와괴이한형상으로춤추고뛰어논다는것은바로이들이연희자임을의미하는것이다. 그런데시중의아이나부녀들이이들의연희를쳐다보며흠모하고

귀로듣고익혔다는언급에서, 사장패의연희가민간에서매우인기있었음을짐작할수있다. ( 라 ) 는선조40년 (1607) 의기록인데, 이시기에절과관련을맺고연희하는사람들가운데여자는사당, 남자는거사라고부르는구별이있었음을전해준다. 또한이덕무 ( 李德懋 : 1741~1793) 의 관승희 ( 觀僧戱 ) 에서는조선후기에민간의마을을돌아다니면서연행하던재승계통연희자들의모습을생생하게묘사하고있다. 북소리징소리온이웃이들썩이고伐鼓撞鐘動四隣 뜰안에는소반받든사람이늘어섰네. 庭中簇簇奉盤人 꽃달린굴갓은속안 ( 俗眼 ) 에곱게뵐뿐花翻彩笠徙媚俗 붉은비단기를끌며애써신을청탁하네. 旗曳紅綃强托神

반나절을나란히나무만불러대며齊唱南無饒半日 동도님복누리라기도를드리누나. 更祈東道享長春 춤출때마을아씨수줍어하는말이舞時邨婦含羞語 명년에는새아들을낳는다일렀다네. 記取明年得子新 이시에서연희자들은북 징등의악기를연주하고, 종이꽃이달린굴갓을썼으며, 각가정의뜰안으로들어가깃발을들고염불하고기도하면서동도주 ( 東道主, 단골주인 ) 의복을빌고, 춤을추며, 점도봐주면서, 걸립을하고있다. 승려들이직접연희한후곡식을요구했다는점으로미루어볼때, 이시에서묘사하고있는놀이패는중매구또는굿중패로생각된다.( 도판 1)

도판 1. 기산풍속도첩의굿중패공연모습.

2. 서역계통의연희자 서역인들은당나라이전부터중국에들어와연희자로활동하고있었다. 한국에서는고구려고분벽화에서부터서역계통연희자가발견된다. 고구려각저총의벽화에그려진씨름꾼중한사람은그모습이분명히서역계통의외국인이고, 안악제3호분동수묘의벽화중후실의무악도 ( 舞樂圖 ) 에도외국출신으로보이는춤꾼이그려진점으로볼때, 서역인들이고구려에와서산악 백희를놀았던것으로생각된다. 고려사 권제72 지 ( 志 ) 제26 가운데고려의종 ( 毅宗 : 1147~1170) 때규정된법가위장의말미에는 안국기 ( 安國伎 ) 1부 ( 一部 ), 잡기 ( 雜伎 ) 1부

각 40명이좌우로갈라서며, 고창기 ( 高昌伎 ) 1부 16 명은왼쪽에서고, 천축기 ( 天竺伎 ) 1부 18명은15오른쪽에서며연락기 ( 宴樂伎 ) 1부 40명이좌우로갈라선다 는내용이있고, 연등위장의말미에는 인가교방악관 ( 引駕敎坊樂官 ) 100명이좌우로갈라서며, 안국기 잡기각각 40명이좌우로갈라선다 는내용이있다. 이를통해고려시대까지도서역악인안국기 고창기 천축기가존속했음을알수있다. 특히서역악이잡기와함께열거되어있고, 그인원도상당히많았다는사실에주목하면, 이시기서역악에속하는음악과연희가매우다채로웠을것으로짐작된다. 이런서역악을연행하려면서역출신음악인과연희자도있었을터인데, 고려가요 쌍화점 에서그존재를확인할수있다.

고려가요 쌍화점 에 쌍화점에쌍화를사러가고신댄회회아비내손목을쥐여이다. 이말이이점 ( 店 ) 밖에나명들명다로러거디러조고맛감삿기광대네말이라호리라 는내용이보인다. 이병기는 쌍화점이란말은쌍화떡파는점이란말인데, 어른광대인회회아비가쌍화점을경영함으로하여 라고하여, 회회아비를어른광대즉연희자로보았다. 또한 고려사 권제29 세가제29 중충렬왕9년 (1283) 조에 원나라의연희자남녀들이왔는데, 왕이그들에게쌀3석을주었다. 대전 ( 大殿 ) 에서연회가있었는데원나라의연희자들이백희를연행했다 는내용도보인다.

이수광의 지봉유설 에 우리나라연희자는본래중국의배우환술자류인데, 고려말노국대장공주가올때따라온것이라고전한다 라는내용이보인다. 이말은다소과장된표현으로그대로믿을수는없지만, 어쨌든중국에서는한대이후계속서역출신연희자들이많이활동하고있었으므로, 여기서말하는중국 ( 원나라 ) 의배우환술자중에는서역계통사람도있었을것이다.

3. 조선후기의유랑예인집단 조선후기에는남사당패 사당패 대광대패 솟대쟁이패 초라니패 풍각쟁이패 광대패 걸립패 중매구 굿중패등다양한명칭의유랑예인집단들이있었던것으로나타난다. (1) 남사당패 남사당패는본래남자만으로구성된연희집단이었다. 이들은꼭두쇠 ( 우두머리 ) 를정점으로풍물 ( 농악 ) 버나 ( 대접돌리기 ) 살판 ( 땅재주 ) 어름 ( 줄타기 ) 덧뵈기 ( 탈놀이 ) 덜미 ( 인형극, 꼭두각시놀이 ) 등을공연했다. 옛날에는이여섯연희외에요술 ( 환술 ) 도있었다고한다. 현재남사당패는중요무형문화재

제 3 호로지정되어위의여섯가지연희를전승하고있다.( 도판 2-5) 도판 2. 호암미술관소장감로탱 (18 세기말 ). 남사당패의연희장면. 솟대타기, 죽방울치기, 인형극. 도판 3. 남사당패의무동타기. 오동 ( 五童 ).

20 도판 5. 남사당패의줄타기. 도판 4. 남사당패의버나 ( 쳇바퀴돌리기 ).

유랑예인집단은수입을위해경제력이있는곳을찾아다녔는데, 그곳은주로장터 파시 마을행사등이었던것으로나타난다. 경기도안성청룡사근처에남사당패의근거지가있었던배경은청룡사라는절과의관계뿐아니라, 삼남의물산이집결되고유통되던안성시장과의관련성도고려해야할것이다. 경남하동목골의사당패도쌍계사와화개장터를연결시켜이해해야할듯하다. 남사당패와사당패는관계를맺고있는사찰에서내준부적을가지고다니며팔고, 그수입의일부를사찰에바쳤다. 그래서사당패들은자기들의수입으로불사 ( 佛事 ) 를돕는다는것을내세웠다. 사당패나걸립패의구성원에승려나보살이직접참여하고있거나뒤에서조종하고있었고, 그들의수입이사종 (

四種, 아미타를생각하여떼어주는공양물 ) 이란명목으로사찰에바쳐졌던것은현재남아있는많은시주질 ( 施主秩 ) 들에서도확인할수있다. 남사당패의꼭두각시놀이에서건사 ( 建寺 ) 거리를통해절을짓는내용을보여주는것은그들이명분으로내세우는공연목적과일치한다. 2) 사당패 사당패는주구성원이여자들이다. 일명 여사당 으로통하는이패거리는가무희를앞세우고매음도했다. 맨위에화주또는모갑 ( 某甲 ) 이라고부르는우두머리남자가있고, 그밑으로거사라는사내들이제각기사당하나씩과짝을맞춘다. 표면상으로볼때는모갑이인남자가이끄는조직

같지만, 실제로는모갑이이하거사들은모두사당들의공연을통해생긴수입으로살아갔다. 사당패의공연종목은사당벅구춤, 소리판 ( 주로산타령등민요창 ), 줄타기 ( 재담줄이라해서곡예보다는재담과노래가우세하다 ) 의세가지였다. 박은용의조사에의하면, 서도 ( 평안도, 황해도 ) 지방에서활동한사당패들의기본종목은 산천초목 놀량 앞산타령( 사거리 ) 뒷산타령( 중거리 ) 경발림( 경사거리 ) 등이었다. 사당패들은전통적인농악의춤동작과소고를가지고춤추는법고놀이를공연했다. 거사가먼저소고를치면서장단에맞춰줄지어늘어서면, 사당들이노래를부르면서등장했다. 먼저수거사가소리를메기면거사와사당들이받아부르기도하고, 두

패가주고받으면서부르기도하는데, 모두춤을추면서흥겹게불렀다. 대열이앞으로나갔다뒤로물러섰다하며원을그리면서돌아가기도하고, 손에쥔소고는노래와춤의흥취를한층돋우기위해재꼈다엎었다돌렸다하면서장단에맞추어매듭지어쳤다. 사당패들에의해개척된이러한연주방식은 19 세기후반이후산타령패, 선소리패에의해계승되었다.( 도판 6) 도판 6. 경국사감로탱 (1887) 의사당패공연장면. 사당과거사들이어울려노래하고춤추고있다.

심우성의조사에의하면, 사당패는이밖에도사당법고춤과줄타기를공연했다고하는데, 이러한공연모습감로탱들의그림을통해확인할수있다. 이그림들에는사당들이춤을추는모습, 줄타기를하는모습, 방울받기를하는모습이함께그려져있다. ( 도판 7) 도판 7. 수락산흥국사감로탱 (1868) 의사당패공연장면. 사당춤, 줄타기, 죽방울치기등.

3) 대광대패 대광대패는주로 5일 7일 9일마다열리는각지방의장날에맞춰장터를떠도는유랑예인집단이었다. 대광대패의공연종목은무동, 죽방울받기, 솟대타기, 오광대가면극등이었다. 경남지방의가면극인야류와오광대의발생지는낙동강변인초계밤마리 ( 경남합천군덕곡면율지리 ) 라고전하는데, 밤마리의시장에서대광대패가여러공연물가운데하나로가면극을놀았다. 밤마리는낙동강변의수로요지 ( 水路要地 ) 로서어염상선 ( 魚鹽商船 ) 이정박할수있는하항시 ( 河港市 ) 였기때문에, 합천, 의령, 초계, 고령, 안동그리고호남지방에서도왔다고한다. 6월에는대마 ( 大麻 ) 의집산지로서난장을이루었으므로큰장터가형성되어

약삼백호의큰마을을이루었다. 그러므로이시장에서상인들의비호아래유랑광대들이모여들어놀이판을벌일수있었다. 4) 솟대쟁이패 솟대쟁이패란명칭은, 이패거리들이벌이는놀이판의한가운데에반드시솟대와같은긴장대를세우고, 그꼭대기로부터양편으로두가닥씩네가닥의줄을늘여놓고그위에서갖가지재주를부린데서비롯된것이다. 솟대쟁이패는 1930년대이후사라져버렸다. 후에남사당패의일원이된송순갑옹은본디솟대쟁이패출신으로서땅재주꾼이었다. 이들의공연종목은풍물, 땅재주, 얼른 ( 요술 ), 줄타기, 병신굿, 솟대타기등의여섯가지였다. 병신굿은

지주와머슴 2인이엮는무언극으로서, 올바른일을하지못하면신분과계층에관계없이모두가병신이란내용의아주해학적인연희이다. 솟대타기는쌍줄백이라고도불렀는데, 높은장대위에오늘날의평행봉너비의 2가닥줄을양편으로장치하고그위에서물구나무서기 두손걷기 한손걷기 고물묻히기 ( 떡고물묻히듯이줄위를빙글빙글구르기 ) 등의묘기를연행했다.( 도판 8) 기산풍속도에그려진솟대쟁이패는솟대타기 죽방울치기 윤고 ( 輪鼓 ) 를공연하고있는데, 양쪽에쌍줄이없고, 단지장대만세운채연희하고있다. ( 도판 9)

도판 9. 기산풍속도첩의솟대쟁이패. 솟대타기 죽방울치기 윤고. 도판 8. 전남곡성봉서암의감로탱 (1759 년, 호암미술관소장 ) 의솟대타기장면.

5) 초라니패 초라니패는상이군인들의통솔하에옛군인또는관노출신이주종을이루고있어서, 만약에자신들의초라니굿을보아주지않거나푸대접을하게되면행패가대단했다고한다. 원래 초라니 는요사스럽게생긴가면을가리키는말이다. 초라니패는 초라니굿 이라부르는가면극을위주로하여, 풍물 얼른 죽방울받기등을공연하며떠돌아다녔다. 초라니굿은서울 경기의산대놀이가면극과경남의오광대가면극이습합된형태였다고한다. 그런데신재효본 변강쇠가 에서는변강쇠의치상 ( 治喪 ) 과정에등장하는초라니에대해 솔대밑친구 라고표현했다. 솔대밑친구는솟대쟁이를이르는말이므로, 초라니가솟대놀이도

했다는뜻이된다. 초라니의모습과그연희내용은신재효본 흥보가 중 놀보박타는대목 과 변강쇠가 중 변강쇠의치상장면 에묘사되어있다. 변강쇠의치상장면에나타난초라니는얼굴에가면을쓰고요란한복색을한모습으로장구를치면서 액막이고사소리 를하고있다. 수국사 ( 守國寺 ) 소장의감로탱 (1832년) 에는장구를어깨에메고솟대에오르고있는초라니가묘사되어있다. 이초라니는얼굴에가면을착용하고있는데, 신재효본 변강쇠가 에서초라니의가면을 도리도리두눈구멍흰고리테두르고, 납작한콧마루에주석 ( 朱錫 ) 대갈총총박고, 꼿꼿한센수염이양편으로펄렁펄렁 이라묘사한것과완전히일치하는모습이다.( 도판 10)

도판 10. 수국사소장감로탱 (1832 년, 프랑스기메미술관소장 ). 솟대를오르고있는초라니.

6) 풍각쟁이패 풍각쟁이패는판소리 퉁소 북 가야금 검무를공연했는데, 대부분장애인으로구성되었다고한다. 서울봉은사의감로탱 (1892년) 에퉁소쟁이 ( 소경 ), 검무쟁이, 가얏고쟁이, 해금쟁이, 북쟁이가묘사된풍각쟁이패가그려져있다.( 도판 11) 도판 11. 봉은사소장감로탱의풍각쟁이패모습.

신재효본 변강쇠가 에서는변강쇠의치상장면에풍각쟁이패로판소리가객, 퉁소쟁이소경, 검무쟁이, 가얏고쟁이, 북쟁이가등장한다. 이들은변강쇠의송장을치우기전에우선각자의재주를자랑한다. 검무쟁이는여민락과심방곡에맞춰춤을춘다. 판소리가객은 초한가 를부른다. 가얏고쟁이는 황성에허조벽산월이요, 고목은진입창오운이라하던이태백으로한짝. 삼년정리관산월이요만국병전초목풍이라하던두자미로한짝. 둥덩덩지둥덩둥 하며 짝타령 을연주한다. 이밖에조선후기의유랑예인집단중광대패는삼현육각 판소리 민요창 무용 줄타기 땅재주를, 굿중패는풍물 버나 땅재주 줄타기 한량굿 (1인唱舞劇 ) 을

공연했다. 걸립패는풍물놀이 줄타기 비나리 ( 덕담 ) 를주로공연했는데, 반드시자기들이관계들35 맺고있는사찰의신표 ( 文書라한다 ) 를제시했다. 중매구패는풍물놀이 불경 중매구 ( 오광대가면극 ) 를공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