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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학발달06-7/8/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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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x.doi.org/ 10.21793 /koreall.201 6.98. 65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나경수(전남대) <목 차> 1. 서론 2. 연행현장과 전승실태의 검토 3. 가창양식과 형태적 특성 3.1. 가창양식과 구성의 분석 3.2. 가창소의 형태별 특성 4. 작사의 본의에 따른 갈래의 성격 4.1. 작시(作詩)와작사(作詞)의거리 4.2. 한림별곡 갈래의 성격 재고 5. 결론 1. 서론 한림별곡은 시가아니라 노래였다. 고려사 와 악장가사 에가사가 전하며, 악보는 대악후보(大樂後譜) 와 금합자보(琴合字譜) 등에 남았다. 한림별 곡이 노래로 가창되었던 상황을 기록하고 있는 예는 많다. 조선왕조실록 을 비롯하여 경국대전, 용재총화, 지봉유설, 서포만필 등 다수의 책에서 가창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림별곡만 아니라 고려사 악지, 악학궤범,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71 정도였고, 돌아보니 달은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 이는 참으로 세상에 드문 기이한 모임이라 길이 전하지 않을 수 없겠기에, 드디어 절구 한 수를 짓고 모임의 관료들에게 이어 화답하게 함으로써 쾌심정 한림회제명기(快 心亭翰林會題名記)로 삼았다.13) 예문관의직제까지 임시로가직삼아한림연을흉내낸 전주괘심정의주례는 외관들이 주빈이었다. 한림별곡 제6연에서 한림들이 밤을 새워[過夜] 노는 모습과 방사하다.14) 주례에서 경기체가가 불린 사례는 정극인에게도 있다. 매양 천은이 망극함을 생각하고 고려 한림별곡(翰林別曲)의 음절에 따라 불우헌곡(不憂軒曲)을 지었는데, 먼저 단가로써 때맞춰 그 영광을 노래하고 이어서 주상의 천수를 축원하였다.15) 고을 사람들과 더불어 향음주례(鄕飮酒禮)를 행하면서 불우헌곡(不憂 軒曲)을 지어 노래하였다.16) 한림별곡 자체는 아니지만, 한림별곡을 모본으로 하여 지방의 향음주례에 맞는가사를새로지어부른노래가정극인의경기체가인불우헌곡이다. 한림별 곡의 변형이며 연장으로도 볼 수 있다. 한림별곡의 주된연행현장은 가무와 주색이어우러진 한림연이었다. 그러나 성종이 신참을 괴롭히는 짓을 엄금한 덕분에 상대별곡이 그랬던 것처럼17) 한림별곡도 조금 뜸해진 까닭도 있었겠고, 퇴계 이황(李滉, 1501 1570) 같이 영향력 있는 사람이 한림별곡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까닭도 있었겠지만,18) 13) 용재집(容齋集) 7권, 시, 쾌심정 서. 14) 한림별곡 제6연 阿陽琴 文卓笛 宗武中琴 / 帶御香 玉肌香 雙伽倻ㅅ고 / 金善琵琶 宗智稽琴 薛原杖鼓 위 / 過夜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 一枝紅의 빗근 笛吹 / 一枝紅의 빗근 笛吹 위 / 듣고아 드러지라 15) 黃胤錫, 앞의 글. 16) 대동야승 동각잡기 상(東閣雜記上) 본조선원보록(本朝璿源寶錄)., 연려실기술 제6권 성종조 고사본말(成宗朝故事本末) 성종조의 명신 정극인(丁克仁) 17) 성현, 용재총화 권1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73 3. 가창양식과 형태적 특성 3.1. 가창양식과 구성의 검토 시용향악보 에실린첫작품납씨가(納氏歌)의제목밑에분주가달려있다. 가사는 단지 제1장만 실었기 때문에 그 나머지는 가사책을 보라. 다른 노래 역시 같다 고21) 하였다. 4장으로 되어 있는 납씨가의 가사 중 이러한 원칙에 따라 제1장만 악보에 수록하고 있다. 14장인 서경별곡도, 8장인 청산별곡도 이러한 원칙에 따라 모두 제1장의 가사만 악보에 실렸다. 책은 다르지만 대악후보 에 실린 한림별곡도 예외는 아니다. 한림별곡의 가사가 8장이지만 음악적으로는 제1장의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에, 노래의 내용이 아닌 노래의 형태를 고구하는 입장에서는 나머지 7장에 대해서까지 확대할 필요가 없다. 먼저 대학후보 에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림별곡 제1장만 실었다. 그러나가사가일반적으로알려진 악장가사 의 그것과는약간의차이가있다. 악장가사 의 한림별곡 대악후보 의 한림별곡 元淳文 仁老詩 公老四六 元淳文 仁老時 公老四六 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 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 沖基對策 光鈞経義 良經詩賦 沖基對策 光劒経義 良經詩賦 위 위 試場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試場ㅅ景 긔 엇더 나잇고 琴學士의 玉笋文生 琴學士위 玉箏文生 琴學士의 玉笋文生 금후 위 옥 문 위 날조차 몃부니잇고 날조차 몃부니잇가 21) 시용향악보 납씨가, 歌詞只錄第一章 其餘見歌詞冊 他樂倣此 위

74 韓國言語文學 第98輯 고려사, 악장가사, 금합자보 등에 실린 한림별곡 가사와 위 밑줄 친 부분에서확인가능하듯이 대악후보 의가사는여러곳이다르다. 실제기록전 승이 아닌 구비전승의 경우는 늘 가사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조선조 초에 기록된 고려사 말고도, 악장가사 는 조선 중종(재위 1506 1544)에서 명종 (재위 1545 1567) 연간에, 금합자보 는 1572년(선조 5년)에 편찬되었다. 이에 반해 대악후보 는 200여년 뒤인 1759년(영조 35) 왕명에 의해 편찬된 책이기 때문에 구비전승되는 과정에서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간단한어사는부르는사람에따라서변이가나타날수도있다. 악장가사 와 대악후보 의 차이를 보면, 4행의 엇더하니잇고 와 엇더 나잇고, 5, 6행의 의 와 위, 7행의 몃부니잇고 와 몃부니잇가 등이 전승상의 변이 또는 가창자 개인의 변이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또한 관행적으로 위 를 감탄사로 보고 제4행과 제7행의 맨앞에 표기해왔지만, 악보에서 실현되는 위치로 보면 3행과 6행의 맨뒤에 오는 것도 눈에 띈다. 그러나 대악후보 에 보이는 일부 차이는 구비전승과정이나 가창자에 의해 서 나타날 수 있는 변이라기보다는 오류로 보이는 부분이 상당하다. 1행의 詩 를 時 로 적고, 3행의 光鈞 을 光劒 으로, 5행의 玉 을 玉箏 으로, 그리고 6행에서는 琴學士 를 금후 로, 玉 文生 은 옥 문 으로 적고 있는데, 이는 단순 변이가 아닌 오독이나 오기로 볼 수밖에 없다. 왕명에 의해 편수한 관찬악보집에서 이러한 여러 군데 오류가 나타나는 현상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대악후보 전체에 대해서 보다 면밀한 검토를 한 연후에야 이러한 현상에 대한 결론이 이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사 표기의 오류와는 달리 금합자보 와 대악후보 에 실린 한림별곡의 악보를비교하면뚜렷한차이를발견하기어렵다. 그만큼음악적변화나오류는 없다고 하여도과언이아니다. 본 연구는음악적 구성에 주안점을두고 결론을 유도하고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악후보 에서 나타나고 있는가사의오류현 상은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한림별곡의 가창양식을 살피기 위해서 우선 대악후보 에 실린 한림별곡의 笋 笋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75 정간보를 예시하면서, 이해와 고찰의 편의를 위해 아래와 같이 오선보로 옮긴 악보를 함께 제시한다. 대악후보 한림별곡 정간보 대악후보 한림별곡의 오선보22) 22) 채보 김선희(광주광역시립국악관현악단)

76 韓國言語文學 第98輯 위 악보를 보면서 몇 가지 도출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음보율, 둘째, 음수율, 셋째, 소위 여음구 위 의 위치이다. 글로 써놓은 한림별곡과 악보로 옮겨놓은 한림별곡 사이에는 위 3가지 점에 있어 본질적 차이가 있다. 먼저 음보율의 경우는 모든 행이 규칙적으로 4음보(4마디)로 구성되어 있다.23) 따라서 한림별곡은 4음보 7행이기 때문에 총 28음보로 구성되어 있는 노래이 다. 다음 음수율을 알아보기 위해 각 행의 음수 및 음보별 음수를 계산하면 1행 10음=3 3 3 1, 2행 10음=3 3 3 1, 3행 13음=4 4 3 2, 4행 11음=4 3 4 ( 1)24), 5행 8음=3 1 3 1, 6행 9음=3 1 3 2, 7행 8=3 3 1 1로 실현된다. 음보별 자수배치는어떤규칙도발견하기어렵다. 끝으로여음구 위 의 위치를살펴보 면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써왔던 4행의 위 試場ㅅ景 긔 엇더 나잇고, 7행의 위 날조차 몃부니잇가 가 아니라 3행에서 沖基對策 光劒 義 良經詩賦 위, 6행에서 금후 위 옥 문 위 와 같이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예거한 악장가사 의 한림별곡 표기는 악보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시적 의미 분절을 기준으로 임의적으로 다시쓰기가 이루어진 것이다. 악장가사 원본에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띄어쓰기가 없다. 다만 형태적 기호로 사용된 것은 과 뿐이다. 은 장을 분절하는데 사용하고 있고, 은 본곡(本曲)의 뒤에 따로 추가된 악절을 부기하는 단위로 사용하고 있다. 띄어쓰기는 주시경이 제안한 이후 우리글에서 일반화되었기 때문에, 아래 악장가사의 예처럼 그 이전의 글에서는 애초에 찾아볼 수 없었다. 한림별곡의문학적 연구에서는지금까지시적의미단위를위주로하여임의 적으로 띄어쓰기를 해놓은 것을 기준으로 형태적 구성에 대한 논의를 전개해 왔다. 그러나 이상과 같이 가창양식을 살필 수 있는 악보를 기준으로 하여 経 23) 굳이 여기에 예시하지는 않지만, 시용향악보 나 대악후보 등에 실린 노래들은 모두 앞서 한림별곡의 악보처럼 4음보를 가진 노래로 오선보 작업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24) (1)은 네 번째 음보에서 실음을 가지기는 했지만, 앞의 음보에서 연장되면서 나오는 소리이기 때문에 실제 자수에는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뜻으로 썼다.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77 살펴보면 지금까지의 시학적 형태와는 달리 음보율, 음수율, 여음 등 여러 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3.2. 가창소의 형태별 특성 1) 음보율의 형태와 통일성 음보(foot)는 음악적 개념으로도 쓰이고, 시학적 개념으로도 쓰인다. 음악에 서는 음보라는 말보다는 주로 소절이나 마디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학에서는 외재율을 가진 정형시에만 적용하며, 1행이 1개의 음보로 되어 있을 때 1보격(monometer), 2개로 되어 있을 때 2보격(dimeter), 3개는 3보격 (trimeter), 4개는 4보격(tetrameter), 5개는 5보격(pentameter), 6개는 6보격 (hexameter), 7개는 7보격(heptameter), 8개는 8보격(octameter)이라고 한다. 음보가음보율로서자격을가지기위해서는몇가지필수적인속성을충족시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79 밀양아리랑 이 3음보인가, 4음보인가를묻는다면, 위가사를 중심으로하여 3음보로대답할것인지, 예시한악보처럼4음보라고대답할것인지, 굳이망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후렴을 제외한 몇 사례를 본다. 천리를 갈까나 만리를 갈까나 임을따라 간다면 어데든지 간다네 남천강 굽이쳐서 영남루로 감돌고 벽공에 걸린달은 아랑각을 비치네 백두산 만뎅이 태극기 꽂고 삼천만 가슴에 북소리 두둥둥 밀양아리랑 의 흔한 가사도 모두 위와 같이 4음보로 실현된다. 예외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날좀보소~ 하는 가사도 간편 표기를 해보면 아래와 같이 4음보로 실현된다.

80 韓國言語文學 第98輯 날좀보소 / 날좀보소 / 날좀보 / 소 동지섣달 / 꽃본듯이 / 날좀보 / 소 밀양아리랑은 시가 아니다. 노래이다. 따라서 그 형태적 고찰에서 가변소인 노래가사가 아니라 고정소인 음곡형태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엄마야누나야강변살자 는다른기준이적용된다. 아래에서보듯이 그것을 악보로 보자면 정확히 4음보의 노래이다.26) 그러나 시로 쓰면 아래와 같이 3음보로 낭송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들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26) 사보 제샛별(전남대학교 대학원 국악과 박사과정)

82 韓國言語文學 第98輯 옥37) 등의연구를꼽을수있다. 이들중대표적인성기옥의성과를검토해본다. 1행 2행 3행 4행 5행 6행 7행 3 3 4 4음 3보격 4 4 4 偉 ~ 景 긔 엇더 니잇고 변형 4보격 4 4 4음 2보격 偉 ~ 景 긔 엇더 니잇고 변형 4보격 a b 앞절 c d e e 뒷절 d 1, 2, 3행은 3음보, 4, 7행은4음보, 5, 6행은2음보로 재구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것은 음보에 대한 문학적 연구일 수는 있지만, 가창되던 노래의 음보율에 대한이해에는 이르지 못한다. 왜냐하면 음보율이 되기 위해서는 규칙성, 반복 성, 강제성, 예측성이라는 4대 속성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위 성기옥의 연구는 율격으로서의 자격을 밝히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1연의 노래 구성이 이렇게 다양하게나타난다는것은결국불규칙하며, 반복되지도않고, 따라서임의적이 며, 예측불가능한 상황이다. 율격이란 법률이나 규율처럼 벗어나서는 안 되는 규칙을말한다. 율격의규칙은곧4대속성으로대표된다. 더구나이러한규준을 바탕으로 하여 경기체가 형식에 대해 정격과 변격38) 또는 정격, 변격, 파격39) 34) 이종출, 경기체가의형태적고구, 한국언어문학 12, 한국언어문학회, 1974, 106~119쪽. 35) 성호경, 조선전기시가론 (서울: 새문사, 1988), 243쪽. 36) 성호주, 경기체가 및 악장시가 개관, 수련어문논집 13, 부산여대, 1986, 51~52쪽. 37) 성기옥, 경기체가, 국문학신강 (서울: 새문사, 1985), 96쪽. 38) 이상보, 한국고전시가연구(속) (서울: 태학사, 1884), 429~430쪽.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83 등의용어까지만들어사용해왔다. 잘못추출된정격을기준으로하여변격이나 파격을 양산하는 오류를 저질러 왔다. 더구나 결정적 실격 이유는 3음보라는 말에 있다. 노래는 호흡의 연장이기 때문에홀수음보의연장이올수없다. 동맥과정맥의운동이짝수로이어지듯이 들숨과 날숨 역시 짝수의 반복이다. 성악곡의 음보율이란 호흡과 관련되는 형식으로서 3음보의 반복은 자연과 생명을 거스르는 것이어서 성악곡에는 나타날 수 없는 구조다. 시라면 가능하다. 왜냐하면 읽거나 낭송하는 경우에는 호흡의 인위적 휴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용향악보 나 대악후보 에 실린 노래들은 길이의 장 단(長短)이나 연 의 다 단(多單)을 막론하고 위 대악후보 의 악보상 한림별곡처럼 각 행이 4음보로실현된다. 3행시로 된시조든행에 구애를받지 않는가사(통장가사와 분장가사 포함)든 모두 노래될 때는 각 행이 4음보로 구현되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한국의 가창되던 전통가요의 음보율 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 2) 장단법의 형태와 등장성 율격의일종인자수율과음수율은같은듯싶지만다르다. 자수율과음수율이 같다고 느끼는 까닭은 한국어의 특수성 때문이다. 한국어의 경우, 1자1음의 원칙이 철저하다. 한글의 우수성과 독음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가까운 예를보자면중국의근체시(近體詩)가보이는철저한5자또는7자의글자수는 자수율에 속하고, 일본의 전통적인 정형시인 와카(和歌)의 7 5조는 음수율이 다. 근체시는자수율, 와카는음수율이기때문에중국이나일본의경우는우리와 는 달리 자수율과 음수율이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엄격한 의미에서 자수율(또는 음수율)이 시에 실현되었던 것은 구한말 인쇄 매체에 의존한 창가(唱歌)에 와서 비롯되었다. 철저한 4 4조 때론 3 4조의 자수에 충실한 39) 정병욱, 앞의 책, 99쪽.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87 3) 여음구의 형태와 기능성 한림별곡에나오는여음구 위 를4행과7행의맨앞에배치해온기술관행을 앞에서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림별곡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고려가요를 기록하면서 일반적으로 지켜왔던 관행이기도 하다. 특히 가장 많은 고려가요 작품을 싣고 있는 악장가사 를 표준으로 했을 때, 원전에는 띄어쓰기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에 와서 기록을 하면서 띄어쓰기를하고, 또그에 따라 여음구 위 를 시행앞에배치하는기록방식을 준수해왔다. 악장가사 에실린작품중에서사모곡, 서경별곡, 쌍화점, 가시리, 이상곡, 한림별곡 등에서 여음구 위 가 사용되고 있다. 이들 작품 중에서 위 가 어디에 붙느냐 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시행의맨앞에 위 를기록하면서감탄사어구로규정해온것이일반적이었다. 그러나만약시행의마지막에그것이위치한다면감탄사로서기능을할까닭이 없어진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감탄사가 시행의 마지막에 위치한다거나 또 문장중간에끼어들어가는 예가없을것이기때문이다. 특히여음구 위 를 감탄사로 보면서 10구체 향가 제9구의 맨앞에 오는 차사나 평시조 종장의 맨앞에 배치되는 감탄사와 연결시키게 되면 시가사적 오류까지 양산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계통론적 오류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 예시하고자 하는 것은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은 악장가사 의 한림별곡을 지금까지 인위적으로 띄어쓰기를 해온 방식과 한림별곡이 실린 악보집인 대악후보 와 금합자보 의 악보를 기준으로 해서 띄어쓰기를 했을 경우에 나타나는 차이를 밝히려는 의도이다. 다음에서 보듯 두 악보집 모두 위 는 3행과 6행 끝에 위치한다.

88 韓國言語文學 第98輯 악장가사 의 한림별곡 元淳文 仁老詩 公老四六 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 沖基對策 光鈞 義 良經詩賦 위 試場ㅅ景 긔 엇더하니잇고 琴學士의 玉 文生 琴學士의 玉 文生 위 날조차 몃부니잇고 経 笋 笋 대악후보 의 한림별곡 금합자보 의 한림별곡 元淳文 仁老時 公老四六 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 沖基對策 光劒 義 良經詩賦 위 試場ㅅ景 긔 엇더 나잇고 琴學士위 玉箏文生 금후 위 옥 문 위 날조차 몃부니잇가 元淳文 仁老詩 公老四六 李正言 陳翰林 雙韻走筆 沖基對策 光鈞 義 良經詩賦 위 試場景 긔 엇디 니잇고 琴學士의 玉 文生 琴學士의 玉 文生 위 날조차 몃부니잇고 経 経 笋 笋 원전에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은 악장가사 의 한림별곡을 형태적으로 정리하기 위해서는 임의적 기준, 예를 들면 여음구 위 를 감탄사로 본다든가 하는 자의적 해석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어떤 근거를 가지고 행간을 나누어야 했다. 그러나 한림별곡 및 고려가요를 연구해온 초기부터 음악적 고려는하지않고의미적고려또는여음구를감탄사로규정하는기능사적(機能 詞的) 고려에치우친나머지실제가창되는현실과는거리가먼형태로재구하 고 말았다.40) 시용향악보 에는 사모곡, 서경별곡, 귀호곡(가시리) 등여음구 위 를 가진 노래가 실려 있다. 이들 역시 가사집인 악장가사 에 실려 있는데,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다음과 같이 적어 왔다. 사모곡 호 도 히언마 낟 티 들리도 업스니이다 아바님도 어이어신마 위 덩더듕셩 40) 최용수는 악보에 따라 위 를 3행과 6행의 맨뒤에 배치하는 사례를 예시하고 있지만, 음보파악을위한형태적요소로보았을뿐기능적성격을논하고있지는않다. 최용수, <한림별곡> 연구의현황과전망, 한민족어문학 37, 한민족어문학회, 2000, 182~183쪽.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89 어마님 티 괴시리 업세라 아소 님하, 어마님 티 괴시리 업세라 서경별곡 西京이 아즐가 西京이 셔울히 마르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가시리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 리고 가시리잇고 나 위 증즐가 大平聖代 이들 노래가 어떻게 실현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용향악보 에 실린 악보를 보면 다음과 같다. 서경별곡 귀호곡(가시리) 사모곡 위와 같이 위 가행의앞에오는 예는없다. 쌍화점에는 위위 가나오는데 이 역시 동일하다. 대악후보 에 나오는 쌍화점 역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행의 앞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90 韓國言語文學 第98輯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 둥셩 다로러 긔자리예 나도자라 가리라 위위 다로러거디러거 다롱디 다로러 긔 잔 티 거츠니 업다 이상과같은실증적사례로볼때, 한림별곡을포함하여고려가요에서여음구 위 의위치는재고되어야하며, 더불어종래문학적기능으로서감탄사어구의 역할로규정해온것에서벗어나, 가창상의필요에의해부가된것으로서음악적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4. 작사의 본의에 따른 갈래의 성격 1. 작시(作詩)와 작사(作詞)의 거리 고전시가에서뚜렷이구분하고있지는않지만, 시가라는말의본의로보자면 글로만존재하는시보다는노래의가사라는말이적정할것이다. 읽거나낭송하 기 위해 짓는 시와 노래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또 춤까지 곁들일 수 있는 가사는 벌써 그 형태는 물론 실연될 때의 느낌도 다를 수밖에 없다. 퇴계 이황은 작시와 작사에 대한 차이를염두에두면서도산십이곡을 짓게된 배경, 연행, 활용, 퇴고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발문을 적었다.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91 도산십이곡은 도산 노인이 지은 것이다. 노인이 이 곡을 지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우리동방의노래는대부분음란하여족히말할것이없다. 한림별 곡과 같은 유는 글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왔으나, 교만하고 방탕하며 겸하여 점잖지 못하고 장난기가 있어 더욱 군자가 숭상해야 할 바가 아니다. 오직 근세에 이별(李鼈)의 육가(六歌)가 세상에 성대하게 전하니 오히려 그것이 이보다 좋다고는 하나, 그래도 세상을 희롱하고 불공(不恭)한 뜻만 있고, 온유돈후한 내용이 적은 것을 애석하게 여긴다. 노인은 평소 음률을 알지는못하나 그래도 세속의 음악은 듣기를 싫어하 였다. 한가히 살면서 병을 돌보는 여가에 무릇 정성(情性)에 감동이 있는 것을 매양 시로 나타내었다. 그러나 지금의 시는 옛날의 시와는 달라서 읊을 수는 있어도 노래하지는 못한다. 만약 노래하려면 반드시 시속말로 엮어야 되니, 대개 나라 풍속의 음절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일찍이 이씨의 노래를 모방하여 도산 6곡이란 것을 지은 것이 둘이니, 그 하나는 뜻을 말함이요, 그 하나는 학문을 말한 것이다. 이 노래를 아이들로 하여금 조석으로 익혀서 노래하게 하여 안석에 기대어듣기도하고, 또한아이들이스스로노래하고거기맞춰춤도춘다면 거의 비루한 마음을 씻어버리고, 감화되어 분발하고 마음이 화락해져서 노래하는 자와 듣는 자가 서로 유익함이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나의 처신이 자못 세상과 맞지 않으니, 이 같은 한가한 일이 혹시나 말썽을 일으키는 단서가 될는지 알 수 없고, 또 노래 곡조[腔調]와 음절이 화합할지 그렇지 않을지를 스스로 믿지 못하기 때문에 당분간 한 부를 써서 상자에 넣어 놓고, 때때로 내어 스스로 반성해 보고 또 훗날에 열람해 보는 자의 취사선택을 기다릴 뿐이다. 첫째, 우리나라노래의대표격으로한림별곡의부류와이별의육가를들면서 비록 육가가 한림별곡보다는 낫지만, 둘 다 군자가 취할 온유돈후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비평을 내놓고 있다. 이별의 육가는 현재 전해지고 있지는 않지만, 종손자이광윤(李光胤, 1564~1637)의한역본으로41) 보아시조형태라는결론에 이르고 있는 노래다.42) 41) 李光胤, 西先生文集 卷之二, 詩, 飜藏六堂六歌拙製(二首逸) 42) 이상원, 육가(六歌) 시형의 연원과 육가형 시조의 성립, 어문논집 52, 민족어문학회, 2006, 180쪽. 瀼

94 韓國言語文學 第98輯 발심(發心)은 시, 감탄, 노래, 춤 등 표현의 선택에 따라 증감되는 소지를 가진다. 가장약한것은시이며, 가장강한것은무용이다. 도산십이곡의발문에 서퇴계가 노래하고거기맞춰춤도춘다면 이라는단서를달아발심의극대화 를 말하고 있다. 바로 이점에 있어 한림별곡의 갈래상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실제노래되는경우에는작사주체의심경과그효용까지함께살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노래라는 점을 무시하고 단지 시로서 한림별곡을 보게 되면 장르의 애매성을 낳을 소지가 있게 된다. 2. 한림별곡 갈래의 성격 재고 앞의연행현장과전승양상에서살폈던것처럼, 한림별곡은그어떤노래보다 도 흥취가 도도한 상황에서 가창되었다. 읽히지 않으면 시가 아니듯, 불리지 않으면 노래가 아니다. 한림별곡은 읽히는 시가 아니라 불리는 노래였으며, 그것도 한림잔치를 끝내는 절정의 시점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술에 취해 놀이판 한가운데 모여 춤을 추며 재창했다. 이러한 연행상황과 가창주체의 심경을고려하지않은채한림별곡의장르를논의하는것은문제가있어보인다. 한림별곡의 갈래는 최용수가 잘 정리한 것처럼 지금까지 연구자에 따라 교술, 서정, 서경, 서정과교술의중간등4갈래로보아왔다.49) 그러나한림별곡 을 서경이나 교술, 또는 서정과 교술의 언저리로 보는 관점은 의외의 장애가 있어 보인다. 시에서 순수 서경이란 없다고 보아도 좋다. 한림별곡이 객관적 사물의 실경 (實景)이나 경상(景像)을 노래하는 것이며, 따라서 서경시라는 결론에 이른 연구는50) 경정법(景情法)이나 탁물우의론(託物寓意論)과 같은 동양적 전통 49) 최용수, <한림별곡> 연구의 현황과 전망, 한민족어문학 37, 한민족어문학회, 2000, 20~21쪽. 50) 김기탁, 경기체가의 성격 고찰, 영남어문학 8, 영남어문학회, 1981, 4쪽., 박일용,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95 시론으로 보아도 그렇지만, 한림별곡이 가창되는 상황에 의거해 볼 때도, 또 연행 현장에서 일어나는 감정이입의격정으로볼 때다소의아할수밖에 없다. 시어로선택되는사물은작가의계층을엿볼수있는제재이기도하다. 고려가요 인 사모곡에서 호미와 낫의 선택은 그것을 평소에 익숙히 사용하던 사람, 즉 민중계층의 소재 취향이었을 것이다. 문인, 서책, 필치, 명주, 화훼, 악기, 산수, 그네 등을 객관적 사물로 언술하는 것이 진정 한림별곡을 노래하며 춤추던 사람들의 의취였을까? 여러 경(景)을 통해 생성되는 한림스러움에 도취되었을 한림잔치의 상황이 도외시된 채로 특정 어의만을 좇아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낯설 수밖에 없다. 고려 때부터 한림을 가장 중히 여겨서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영주(瀛洲) 에 오름과 같이 여길 뿐만 아니었으니, 한림별곡(翰林別曲)을 보아도 상상 할 수 있다.51) 이수광은 한림별곡을 통해서 그야말로 영주산에 올라 신선놀음을 즐기는 신분으로 한림이라는 신분을 말하고 있다. 한림별곡은 한림잔치에서 신분의 과시와 신선놀음을 노래하는 것이었지 경물을 열거하고 묘사하려는데 목적을 둔 서경적 시취가 아니었던 것이다. 더구나 교술이라거나52) 교술과 서정의 중간이라고 하는 갈래 파악은53) 매우 이상하다. 중간이라는 말도 이상하지만, 문학의 장르를 서정, 서사, 극, 교술 등 4분법으로 구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는 없다. 최재서는 아리스토 텔레스의 시학 에서, 그리고 장덕순은 헤겔의 미학강의 에서 각각 서정, 경기체가의 장르적 성격과 그 변화, 한국학보 46, 일지사, 1987, 48~51쪽. 51) 이수광, 芝峯類說 卷十七, 雜事部, 故實, 自高麗時 最重翰林 人望之 不 若登瀛洲 觀於翰林別曲可想 52) 조동일, 경기체가(景幾體歌)의 장르적 성격, 학술원논문집 15, 학술원, 1976., 조동 일, 한국문학의 갈래 이론 (서울: 집문당, 1992), 247~274쪽. 53) 김흥규, 한국시가문학연구 (서울: 신구문화사, 1983), 141~153쪽., 최용수, 앞의 논문, 171쪽. 啻

96 韓國言語文學 第98輯 서사, 극이라는 문학 장르 3분법을 찾아냈다.54) 두 사람은 모두 중대하지만, 그러나 의도적일지도 모르는 논리적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그렇지만, 헤겔역시문학장르를3분한것이아니라시의장르를3분한것이었 다. 다시말해서아리스토텔레스와헤겔은시의장르를3분했을뿐인데, 최재서 와 장덕순은 이들을 문학의 장르로 확장 또는 비약시켜버렸다. 특히 헤겔의 경우는시의장르의차이를구분하기에앞서 산문과구분되는시적인예술작품 에 대해 장황할 정도로 설명하면서 시의 특성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55) 더구나 아리스토텔레스와 헤겔의 시의 갈래인 3분법조차 고대 희랍과 서구의 시적 전통에 한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의심받고 있다. 헤겔의 미학은 예술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시다. 라고 독설을 퍼부은 크로체(Benedetto Croce, 1866~1952)와 같은 장르무용론자의 말을 굳이 빌지 않더라도 서정, 서사, 극이라는 3분법이 시의 장르로서 보편적이며 현대적 의미를 지니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더구나 시의 장르를 문학의 장르로 확대, 비약시킨오류위에한층을더쌓아올려교술을추가한4분법은비록독자적인 발상이라고 주장은 하지만,56) 비약을 면하기는 어렵다. 특히 조동일이 교술 장르 설정을 위한 입론의 한 근거로 삼고 있는 슈베르빌(Jean Suberville)의 장르론을 직접 검토해보면 운문과 산문으로 대분류를 한 후, 운문의 하위 장르로는서사장르, 극장르, 교술장르, 서정장르를 들고, 산문의 하위 장르로는 교술장르, 서간장르, 기도문장르, 역사장르, 소설장르 등을 들고 있어 논리적 체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57) 교술장르를 설정하는 입론의 근거자격이 없다 하겠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학계에서 어쩌면 거의 맹목에 가까운 추종을 54) 최재서, 문학원론 (서울: 공동인쇄소, 1963<초판 1957>), 392~400쪽., 장덕순, 국문 학통론 (서울: 신구문화사, 1961), 33~36쪽. 55) 헤겔(두행숙 옮김), 헤겔미학 Ⅲ (서울: 나남출판, 1998<2쇄>), 423~467쪽. 56) 趙東一, 自我와 世界의 小說的 對決에 관한 試論, 동서문화 7, 계명대학교 인문과학 연구소, 1974, 30쪽. 57) Jean Suberville, Th orie de l Art et des Genres Litt raires(paris: Les ditions de L core, 1946), pp.244~458. é É é É

한림별곡의 형태 및 갈래 이해의 준거 전환 97 해왔던 하나의 사례로서 오히려 반면교사의적절한 예가 될수는있을 것이다. 연구만 아니라 학계가 그렇다보니 문학교육에도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조동일은 교술장르를 주장하는 초창기부터 언뜻 비판이 무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한림별곡을 주요 사례로서 예시해왔지만, 문학이론으로 일반 화가되면서는한림별곡에한정하지않았으며, 더구나이러한기조는문학교육 에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11종의 검인정 문학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모두 기계적으로 서정, 서사, 극, 교술 등 4분법이 적용되고있다. 그 까닭은교육부의2009, 2011 개정교육과정에문학갈래4분법 을 명시하고 있어 검인정교과서의 경우 이를 따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학연구가 문학교육을 선도하지만, 잘못된 문학연구는 잘못된 문학교육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조동일은 실제 존재하는 사물을 서술 전달하는 것이 교술이며, 또한 교술은 작품 외적세계가 개입되는 비전환적표현이라고규정하면서한림별곡을 교술 의전형으로꼽고있다. 그러나한림별곡제1장7행에등장하는1인칭나(날조차 몇분입니까)는 제1장 시문에만 그치지않고서책, 필치, 명주, 화훼, 악기, 산수, 그네 등 한림들이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전환하며, 즉각적으로 주객일체화를낳는다. 한림별곡을애초에지었다고하는고려고종때한림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 와서까지도 한림별곡을 한림잔치 끝마당에서 목놓아 불렀 던사람들은신분을과시하고, 특권을공유하고, 동류의식을확인하는일체화의 방편으로 8가지의 소재적 선택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유 주체의 정체성은 진정 우리의 것 이라고 부를 수 있는 동일 문화를 배타적으로가진집단에서찾아진다.58) 한림별곡은가창과연행의환경속에서 한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강화시키는 기능을 다했던 노래였다. 조동일 이말하듯물화되어있는상호간의대상화가아니라주객일치, 배타독점, 특권공 유등집단적일체화가이루어졌기때문에한림별곡은한림연에서마치주제곡 58) A. Dundes, Interpreting Folklore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1980), p.6.

98 韓國言語文學 第98輯 처럼노래되었던것이다. 다시말해서한림연이라는잔치마당, 그리고그잔치의 끝자락에서 마지막으로 펼쳐지는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던 것이 바로 한림별곡 이다. 그러한 환희의 노래를 교술로 규정하는 것은 문학적 대상 독점에 따른 독단일 뿐이다. 어쩌면 한림별곡은 우리나라 전통시가에서 노래와 가창집단의 일체화가 가장 절절하게 이루어졌던 서정 의 극치라 하여도 좋을 것이다. 우리말에서 아름답다 라는 표현은 일체화의 욕구를 뜻한다. 한아름 가슴에 안고싶다는 표현이며, 마치 자웅동체로의지향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결국 한림별곡은읽히는시가아니라노래되는가사이며, 거기에그치지않고한림잔 치라는 특수한 연행현장에서 노래되면서 한림과 시문, 한림과 서책, 한림과 필치, 한림과 명주, 한림과 화초, 한림과 악기, 한림과 산수, 한림과 그네가 마치 공동운명체인 양 배열된다. 결국 한림별곡은 특권적 소유와 일체화의 욕구를자인하며예찬하는적극성과극도의서정적환희를맛보게하는노래였 던 것으로 생각된다. 5. 결론 굳이에드워드윌슨의 통섭 을 들먹일것도없다. 근대이래분과적 학문의 폐쇄성 때문에실체적진실이나 존재론적 본질이외면당하는분파적 중심주의 가 오랜 학문적 관행으로 지속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판소리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전통시가인 향가, 고려가요, 시조, 가사등도 가창가요라는 사실을인정 하면서, 시문학적 접근뿐만아니라국악지식의활용은물론국악학과의학제적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다. 한림별곡은 경기체가 중에서도 가장 즐겨 불리던 노래로서, 관련 기록도 다른작품에 비해 비교적 많다. 한림별곡이 불린 현장은 잔치자리였다. 궁궐의 연향, 내관의 한림잔치, 외관의 주례 등이 그것이다. 시문, 서책, 필치, 명주, 화훼, 악기, 산수, 그네 등을 소재로 하여 득의에 찬 자만과 세속적 향락의

100 韓國言語文學 第98輯 <참고문헌> 詩經 經國大典 太宗實錄 成宗實錄 世祖實錄 時用鄕樂譜 大樂後譜 김만중, 西浦集 성현 등, 大東野乘 성현, 齋叢話 이광윤, 西先生文集 이긍익, 燃藜室記述 이수광, 芝峯類說 이행, 容齋集 이황, 退溪集 황윤석, 不憂軒集 卷首行狀 有明朝鮮國故通政大夫行司諫院正言不憂軒丁公行狀 강홍기, 현대시 운율 구조론, 서울: 태학사, 1999. 권혁명, <한림별곡>의 창작배경과 조선시대 <한림별곡>의 유행, 동양고전연구 57, 동양고전학회, 2015. 김기탁, 경기체가의 성격 고찰, 영남어문학 8, 영남어문학회, 1981. 김대행, 고려가요의 율격, 향가여요연구, 서울: 이우문화사, 1985. 김대행, 한국시가구조연구, 서울: 삼영사, 1976. 김문기, 경기체가의 종합적 고찰, 고전시가론, 서울: 새문사, 1984. 김흥규, 한국시가문학연구, 서울: 신구문화사. 1992. 나경수, 어부사시사의 문학 교육적 문제와 해결 방안, 우리말교육현장연구 6, 우리말교육현장학회, 2012. 慵 瀼

102 韓國言語文學 第98輯 헤겔(두행숙 옮김), 헤겔미학 Ⅲ, 서울: 나남출판, 1998<2쇄>. A. Dundes, Interpreting Folklore, 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1980. Jean Suberville, Th orie de l Art et des Genres Litt raires, Paris: Les ditions de L core, 1946. é É é 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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