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 황우석보도 영웅화, 신화화, 선정적국익주의 신문보도 언 론은거울이다. 세상의온갖사건과현상이투영되는거울이다. 언론은그림자이어야한다. 세상사람들과일들이주인공이되고그들이투영된흔적으로서그림자가되어야한다. 그런데언론이라는이름의거울은때때로우리의모습을비추다가스스로흔들린다. 또한언론이라는이름의그림자는갑자기일어나춤을추기도한다. 거울과그림자가되어야할언론은어느새스스로주인공이돼버린다. 황우석사건을보도하는언론은스스로뉴스의대상이되는기현상을만들어냈다. 언론은황교수의과학적발견과국가적지원, 그리고나중에드러난논문의조작사실을차분히보도했으면될것을스스로흥분해서떠들고싸우다가우스운꼴이됐다. 황우석문제는많은부분언론의문제가돼버렸다. 최영재 한림대언론정보학부교수 언론문제가돼버린황우석문제한국언론은황우석파동을보도하는것이아니라그중심에서면서그동안의온갖고질적인병세를다시드러냈다. 언론은처음부터안타깝게도냄비근성을드러내면서황우석과함께불안한출발을하고있었다. 황우석기사는처음부터과학기사가아니라국가적이벤트기사가돼있었다. 언론은황우석을마치스포츠스타처럼, 그의연구과정을국제올림픽경기다루듯보도했다. 언론을통해황교수는국민적영웅이됐고그의연구업적은신화가됐다. 황교수의일거수일투족은정치인이나연예인이상으로언론의주목을받았다. 황교수는이제순수한과학자이상의 23
국민의희망이담긴신적인존재가되어가고있었다. 거기에는언론의객관보도정신이들어설자리가없었다. 황우석신화는사실상언론이만들어냈다. 언론은황교수의 PR을검증하고여과하기는커녕오히려덩달아같이춤추고놀았다. 황교수는뛰어난언변과전달능력, 그리고정치권력과의인맥쌓기로엄청난 PR 능력을보여줬다. 그러나지나치게정치적행사에자주모습을나타내고, 강연이휠체어장애인을하루아침에고쳐줄수있다는식의부흥회처럼되어가는품세에서언론은 PR 이상의무엇을잡아내야했다. 언론은황우석의 PR을오히려과장증폭시키면서과학을영웅화, 신화화, 개인화의세계로몰아가버렸다. 황우석의 PR은권력이됐고언론은권력감시자가아니라권력의꼭두각시가됐다. 황우석보도과정에서황교수와함께스스로권력자가돼버린언론은이제고질적인정파적언론의공격저널리즘의속성을드러냈다. PD수첩의난자윤리문제보도이후지난한달여간전개된언론들의보도양태는한국언론의병폐를압축적으로보여준다. 언론들은 보도 하고 비판 하는것이아니라서로 공격 하고 선전 했다. 황교수파동이엎치락뒤치락하는사이언론들은그래너잘걸렸다는식으로서로덤볐다. 황우석파동은어느새언론이대리전쟁을치르는꼴이됐다. 고질적인언론의정파적여과장치를거치면서마치논문을검증하자는주장을하면진보적이고, PD수첩비판에초점을맞추면보수적이라는해괴한이념적잣대마저등장했다. 공격에몰두해있 는언론앞에서남의문제제기와주장을따뜻하게들어주는공정보도정신은몸둘바를몰랐다. 언론은황우석파동이정리되어가는동안그간의업보를자성하고해묵은병폐를고쳐나가야한다. 황우석파문으로부터결코자유로울수없게된언론의문제를검토해보기위해지난 1년간황우석교수와관련된신문보도내용을분석해봤다. 2005년 1월 1 일부터 12월 15 일까지조선일보와동아일보, 한겨레신문에보도된황우석과관련된기사, 사설, 칼럼, 외부기고등모든텍스트를중심으로황우석보도의문제점을점검했다. 스포츠기사가된과학기사 2005년은여러모로황우석의해였다. 5월황교수의문제의논문이사이언스지에게재되고, 8월세계첫개 ( 스너피 ) 복제성공뉴스가나왔고, 10월세계줄기세포허브가문을열었다는소식, 그리고는 11월들어난자기증의윤리적문제제기, 새튼교수의결별선언, 사이언스논문허위판명등황우석은신문의 1면을가장많이장식한인물중하나였다. 그러나신문에보도된황우석은과학자라기보다는스포츠스타와같은모습을하고있었다. 거의 1년동안조선과동아, 한겨레신문에게재된 < 표 > 황우석관련기사주제분포 주제 사례수 비율 과학적사실 17 2.8 황우석개인 명성 114 18.6 연구의진척 160 26.1 윤리문제 144 23.5 PD수첩 언론보도 112 18.3 황우석지지 30 4.9 황우석비판 5 0.8 기타 30 4.9 계 612 100.0 * 조선, 동아, 한겨레, 2005년 1월 1일 ~12월 15일 신문과방송 24
황우석관련보도 612건가운데과학적사실을보도한경우는불과 12건에불과했다. 전체황우석관련기사의 3% 만과학기사인셈이다. 대부분의황우석기사는황교수개인의명성과극적인연구의진척상황에할애된뒤, 11 월파문이터지면서논문진위와윤리문제, PD수첩파동으로채워졌다 < 표 >. 특히신문의연구업적및성과보도는과학적진보측면보다는어느새성공과출세, 그리고국제적경쟁에초점을맞추고있었다. 신문들의제목들을보면마치치열한국제경쟁이벌어지고있는스포츠경기상황을연상시킨다. 황교수의유례없는세계적쾌거에다른나라들이시기심을가지고경쟁적으로달려들고있고, 따라서정부와국민들은힘찬응원을보내줘야한다는식이다. 언론에의해황우석의줄기세포는과학이아니라스포츠가됐다. 얼마전까지만해도우리가최고였는데. 서울대황우석교수의 5 19 런던발표 이후미국독일등과학선진국들이몸살을앓고있다. 황우석파장 은줄기세포연구를둘러싼미국과독일정치권의정책논란까지격화시키고있다. ( 동아, 5월 23 일, 황우석교수 복제 발표후과학선진국들몸살 - - 복제, 우리가최고였는데 ) 황우석 ( ) 교수팀이 MBC PD수첩의 협박 회유취재 에시달리는사이일본이줄기세포관련분야에서또다른세계최초의연구논문을발표했다. 이논문은황교수팀도준비중이었던것이어서아쉬움을남기고있다. ( 조선, 12월 6일, 교수휘청하는사이 세계첫논문 에선수뺏겨 ) 영웅일기, 신화적 묘사 황우석교수의과학적성과보도를스포츠기사프레임으로접근한신문은황교수개인을스포츠스타처럼키우고, 연구업적을마치기적과신화인것처럼묘사하기시작했다. 신문은황우석사건을영웅일기나신화적사건으로보도하는과정에서는주로문학적표현과추측과장, 그리고신화적묘사기법이동원됐다 < 그림1>. 연구실은따뜻하고고요하고어두웠다. 오직유리문을통해서만빛이들어오고있었다. 유력시사주간지 타임 은 23 일발간된최신호에서황우석서울대교수의연구실과성장과정을자세히소개하면서, 황교수의연구성과에놀라움을표시하는과학계모습을전했다. ( 한겨레, 5월 24일, 황우석과학계에큰발자국 ) 황교수는이후 방바닥에등을대지않겠다는각오 로친구들과 등안대기클럽 을만들어공부에매진했고 2학년때는전교 200등, 3학년때는상위 10% 안에드는성과를거둘수있었다. 하루 4시간밖에안자며세계적연구성과 기타 40(6.5%) 추측과장 58(9.5%) < 그림 1> 황우석기사의표현양식 신화 영웅화 61(10.0%) 객관적사실 281(45.9%) 사례수 ( 비율 ) 612(100.0%) 문화적사실 172(28.1%) 1 년동안조선과동아, 한겨레신문에게재된황우석관련보도 612 건가운데과학적사실을보도한 경우는불과 12 건에불과했다. 대부분의황우석기사는황교수개인의명성과극적인연구의진척 상황에할애된뒤, 11 월파문이터지면서논문진위와윤리문제와 PD 수첩파동으로채워졌다. 25
를이끌어낸뚝심은고교시절부터그싹을보였던것이다. ( 동아, 5월 24 일, 황우석교수학창시절들여다보니 ) 서울대황우석교수연구팀은국내세포생물학분야고수들로구성된 드림팀 이다. 황우석사단 은 60 여명의석박사급대학원생포함 110여명에이르는매머드팀이다. ( 조선, 5월 21 일, 생물학高 110여명 황우석사단 ) 살아있다! 살았어! 4 월 24일오후 7시서울대수의대동물병원. 황우석 ( ) 석좌교수가누런어미개의배를가르는순간연구원들의환호가터져나왔다. ( 동아, 8월 4일, 개복제세계첫성공 - 기적에도전 하늘도감동했다, 눈물과환호 2년 8개월 ) 국민들이하루빨리황교수님이연구실로돌아오시길바란다 고기자가말을건네자황교수의음색은어둡게변했다. 내가그동안심신이너무괴롭고힘들었습니다 라는대답이돌아왔다. 그의목소리는곧 콜록콜록 하는기침소리에막혀끊겼다. 몸이이상태라서, 몸살에걸려서. ( 조선, 12월 6일, 황우석교수 11일만에심경토로, 너무힘들어서다접고싶었다 ) 국가주의에도취신문의황우석보도는근거없는애국주의프레임에지나치게집착한나머지사실보도원칙을위배함은 물론진실왜곡의결과를낳은흔적이발견됐다. 신문은황우석교수의과학적성취를보도하는과정에서선진국과의경쟁차원에서대한민국이승리했다는국가주의에도취돼연구결과의진정한과학적의미와한계점등을묘사하는데실패했다. 11월이후황교수논문의진위검증파문이전개되는과정에서도신문은선정적애국주의에기대 PD수첩의문제제기를듣고따져보기도전에국익을해친다며비난하고공격했다. 미국피츠버그대제럴드새튼교수연구실로파견된 3명의 황우석사단 연구원의거취에관심이모아지고있다. 이들이미국영주권을신청해기술이유출되는것아니냐는우려도일부에서나온다. ( 동아, 12 월 9일, 파견연구원 3명새튼과연구계속할땐황교수팀앞지를수도 ) 만약에 MBC PD수첩에공이있다면황교수를국보운운하던이정권이정작연구에대한관리와지원에얼마나소홀했는지를생생하게드러냈다는점하나일것이다. 미국피츠버그대학에파견된연구원중두명이미국에영주권을신청할움직임이라고한다. ( 조선, 12 월 9일, 사설 새출발할황우석팀이가다듬어야할일 ) 비록광풍처럼몰아닥친애국주의열풍에묻혀버리고말았지만일부기사와칼럼은보편적이고객관 < 그림 2> 11 월황우석파문을전후한신문의보도태도의변화 9(8.6%) 23(17.7%) 14(12.7%) 13(18.6%) 30(34.9%) 54(48.6%) 56(53.3%) 40(38.1%) 82(63.1%) 25(19.2%) 57(51.4%) 64(58.2%) 32(29.1%) 29(41.4%) 28(40.0%) 29(33.7%) 27(31.4%) 2005 년 1 월 ~10 월보도 2005 년 11 월이후보도 조선동아한겨레 신문과방송 26
적인시각에서황교수의연구업적을평가하고시민들이생각해야될문제를적절히제시해주고있었다. 그러나정작한국에서는동물복제의의미에대해지나칠정도로토론이없다. 동물이대량복제됐을때생태계에어떤영향을미칠지, 머지않아인간복제도가능해지는게아닌지, 신은인간에게물리적생물학적변화를어디까지허용할것인지. 우리도 철학이있는과학 을할때가됐다. ( 동아, 8월 9일데스크전망대, 신연수차장, 동물복제가의미하는것 ) 난치병환자들의체세포를복제해배아줄기세포를만들어낸황우석교수팀의연구가실제환자치료에이용되려면아직넘어야할산이많다. 황교수스스로도환자치료에이용되기까지거쳐야할 6~7단계가운데 4단계를넘었다고말하고있다. ( 한겨레, 5월 21 일, 난치환자배아줄기세포배양성공 - 치료실용화까지갈길아직멀다 ) PD수첩파동의교훈황우석교수의윤리문제와논문진위문제를먼저제기한 MBC PD수첩에대한언론의보도와비판태도는한국언론이언론의자유를바라보는수준이어느정도인가를여실히보여줬다. 물론밝혀진대로 PD수첩은취재과정상의심각한윤리문제를안고있었다. 그러나 PD수첩의애초의문제제기는악의적인편향의도가없는한언론자유에해당한것으로해석해야했다. 신문들은 PD수첩의윤리적문제가터지자보란듯이공격저널리즘의함정으로빠져들었다. 그과정에 서일부신문들은고질적인정파적잣대를들이대언론자유문제를엉뚱하게해석했다. 황우석과 MBC PD수첩사건 을통해우리사회는이상한현상을목도했다. 우리나라의대표적좌파매체와좌파성향의인사들은한결같이 MBC PD수첩의보도를옹호하거나더나아가 황우석깎아내리기 에동조했다는사실이다. ( 조선, 12 월 6일, 김대중칼럼 보통사람들 에대한마녀사냥 ) 나쁜뉴스가좋은뉴스다황우석파문이황우석보도파동으로확대되는과정에서한국언론이노출시킨문제점은객관성, 공정성, 그리고언론자유의문제로요약해볼수있다. 황우석사건을맞닥뜨린신문은흥분한나머지있는사실을그대로보도하지못하고개인화, 영웅화, 신화화함정에빠져객관성을상실했으며, 나중에는스스로선정적애국주의에몰두하느라자신과다른의견을가진사람의문제제기를무시해버리는불공정성을낳았다. 그결과한국언론은주어진언론자유를제대로구현해권력을감시하는역할을수행하는데실패했다. 황우석의 PR에휘둘린언론은적몽상에빠져사회환경을감시하는언론의역할을버렸다. 11 월드디어황우석문제가제기된이후에야언론은고유의비판기능을되살렸다 < 그림2>. 나쁜뉴스가좋은뉴스이다 (bad news is good news). 역시민주사회는언론이냉정한권력감시자가되라고요구하고있다. 신문의황우석보도는근거없는애국주의프레임에지나치게집착한나머지사실보도원칙을위배함은 물론진실왜곡의결과를낳은흔적이발견됐다. 신문은선진국과의경쟁차원에서대한민국이 승리했다는국가주의에도취돼연구결과의진정한과학적의미와한계점등을설명하는데실패했다.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