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2014-1-05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 모니터링 보고서 2014. 12
연구진 책임연구원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연 구 원 허다운 (이화여대 철학과)
목차 1. 문제제기 6 2. 온라인 여성 혐오의 개념과 의미 8 3. 국내 온라인 사이트의 여성 혐오 표현 모니터링 결과 16 4. 온라인 여성 혐오 표현의 효과와 문제점 49 5. 제언 53 참고문헌 59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 모니터링 보고서 1. 문제제기 한국에서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정서는 물론 최근의 것만은 아니다. 2000년 여성부가 출범하고, 여성국회의원의 가시적 진출이 늘어나며, 5급 이상의 공무 원 시험에서 여성 합격자수가 늘어나는 등 특히 행정과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이제는 남성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담론이 온라인 세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물론 1999년 소위 군가산점제 위헌 소송이 온라인상의 반페미니즘 담론을 격화시킨 것은 자명하다. 사이버 마초, 여성에 대한 사이버 테러 등으로 명명되었던 1999년~2000년 경 온라인 반-여성주의 담론은 PC 통신 세대가 본격적으로 월드와이드웹 인터페이스 세 계로 들어서면서 훨씬 더 폭넓게, 그리고 다양하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때의 여성에 대한 비하 및 성차별적 표현들은 대체로 온라인 성폭력이라는 맥락 하 에서 이해되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2000년부터 경찰청에서도 사이버 성폭력이 라는 범주를 설정하고 신고와 상담을 받기 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1년 월장사태는 특히 특정한 여성주의자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파란 을 불러일으켰다. 2001년 4월 웹진 <월장> 창간호에 실린 도마 위의 예비역 이라는 글이 문제가 되어 10일 만에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었음은 물론, 웹진 관련자들의 신상 정보가 노출되어 개개인에게 모욕과 비하, 폭력과 협박을 가 하는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군가산점제 논란 이후 안티-페미니즘 사이트, 안티-이대 사이트, 안티-여성부 사이트 등이 대거 구축되는 등 여성주의가 온 - 6 -
라인상에서 남성의 적이 되는 것 역시 이 무렵이다. 이처럼 특히 군가산점제 논란 이후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특정 여성에 대한 비난, 여성부에 대한 비하 등 여성의 권익이나 평등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공격하는 일이 일반화되어 이와 관련된 정책적,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는 것을 저해했다. 온라인상에서 여성에 대한 비난은 비단 여성주의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확장되는 중이다. 2005년 개똥녀 사건을 필두로 각종 녀 들이 인터넷에서 명 명되고 비난받고 공격을 당하고 있다. 인터넷 기술이 고도화되고 스마트폰 등 을 이용해 사람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온라인 세계에서 집단적으로 개인에 대한 비난하는 것이 용이해지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개똥녀(2005), 강사녀(2006), 군삼녀(2007), 신상녀(2008), 루저녀 (2009), 명품녀, 패륜녀, 지하철 반말녀(2010) 등 매년 새로운 녀 가 등장했 고, 이는 그 특정한 여성의 신상에 대한 공격과 비난은 물론 여성 일반에 대한 비하와 폭력적 낙인으로 고착되었다(주창윤, 2011). 이러한 몇몇의 상징적 사건들과, 온라인상에 고착된 반여성주의적 정서 구조 로 인하여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인터넷 공간은 성별화하여 존재하게 되었다. 남성 공간과 여성 공간이 분리되어 있고, 특히 여성들의 공간은 가입부터 여성 만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남초 커뮤니티, 여초 커뮤니티라고 불리는 곳 은 특정 성별을 가입 제한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이용자가 한쪽 성별에 쏠린 경우를 말하고 있다 1). 온라인상의 여성에 대한 비하, 모욕, 차별적 표현들은 이렇게 성별화되어 존 재하는 커뮤니티 상에서도, 혹은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는 익명 화된 커뮤니티나 인터넷 사이트 내에서도 쉽게 발견되고 있다. 커뮤니티의 규 칙에 따라 과도한 욕설이나 모욕적 표현을 규제하는 경우는 다소 약화되어 나 타나지만, 익명성을 근간으로 규제가 약한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 화되어 나타난다. 무엇보다 현재 논란이 가속화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 안 1) 대표적인 남초 커뮤니티는 엠엘비파크(mlbpark.com)를 비롯한 스포츠 커뮤니티, pgr21(pgr21.com) 을 비롯한 게임 커뮤니티 등 남성 취미와 관련된 사이트들을 말하고, 여초 커뮤니티는 베스티즈 (bestiz.net)을 비롯한 연예정보 커뮤니티와 소울드레서, 쌍화차코코아 등 다음 카페, 주부 커뮤니티 등을 꼽고 있다. - 7 -
티-페미니즘 모임이 결집되어 나타나기 시작했고(2008년 남성연대 설립), 일간 베스트 사이트(2009년 설립)의 문제가 사회 담론의 장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간베스트 사이트와 같은 경우는 여성성과 성적 차 이 자체를 혐오하는 공간으로 문제 지점이 되고 있으며(윤보라, 2013), 인터넷 상의 불법 정보를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와 심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보고서의 목적은 2014년 현재 온라인 공간에서 나타나는 여성 혐오의 정 서와 관련하여 그 현실과 양태를 구체적으로 점검하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표현들이 갖는 의미와 문제점을 분석하여, 온라인은 물론이고 현재 한국 사회 가 경험하고 있는 남성과 여성간의 갈등 구조에 대한 대안을 도출하려는 것이 다. 2. 온라인 여성 혐오의 개념과 의미 1) 여성 혐오의 의미 그렇다면, 온라인 여성 혐오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먼저 여성 혐오의 개념과 관련하여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은, 여성 혐오의 정의와 범위, 그리고 개념의 일관성, 타 개념과의 상호 배타성 등이 명료하게 드러나기 어렵기 때문 이다. 여성 혐오의 정의가 다양하고 폭이 넓은 가운데, 우에노 치즈코는 그의 저서에서 여성 혐오(misogyny)는 여성에 대한 멸시를 의미하여, 여자를 성적 도구로만 생각하고 여성을 나타내는 기호에만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이는 성별이원제 젠더 질서의 심층적 핵 이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성적 주 체로 인정하지 않는 이러한 여성의 객체화, 타자화 -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여성 멸시 를 치즈코는 여성 혐오라고 불렀다(우에노 치즈코, 2012: 12-13). 이렇게 본다면 가부장제 하의 성차별과 관련된 현상 들이 여성 혐오 - 8 -
라는 개념과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포르노그래피, 카사노바, 창녀/성녀의 구 분 등이 모두 이 여성 혐오 개념과 관련된다. 한편 애덤스와 풀러(Adams and Fuller,2006; 939)는 여성 혐오란 여성에 대한 증오, 멸시를 말하는데 여성을 남성의 소유, 이용이나 착취, 혹은 학대의 대상으로 환원하는 것이며, 전사회적으로 퍼져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대체로 성차별주의(sexism)과 함께 쓰이는 이 여성 혐오라는 단어는 최근 들 어서 단지 병리적으로 여겨지는 여성에 대한 증오 뿐 아니라, 이미 몸에 깊이 밴 여성에 대한 편견 으로 의미가 확장되어 나타나기도 한다(Mclean & Maalsen,2013). 또한 누스바움(2012)은 미국의 경우 온라인상의 여성혐오는 대상화와 관련되 어 있다고 지적하였다. 대상화는 상대를 목적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여, 상대의 감정이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며, 대상화된 사람은 오명과 낙인을 뒤집어쓰고 수치감을 느끼게 된다. 누스바움이 구체적으로 제시 한 대상화의 개념은 먼저 도구적으로 대상을 개념화하는 것, 대상의 자율성을 부인하는 것, 대상의 활력을 부인하는 것, 대상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 하는 것, 대상을 언제든지 무너뜨리거나 침해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 사고팔 수 있는 것처럼 간주하는 것과 대상의 감정이나 주체성을 거부하는 것 등이었다. 포르노그래피적인 이미지, 신체의 일부만을 보여주는 이미지는 가장 극적인 대상화의 형태이며, 강간 위협 역시 대상화와 관련된다. 누스바음은 이 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현재 여성혐오 발언이 대상화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 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이 글은 여성 혐오를 일차적으로 여성에 대 한 증오와 멸시, 그리고 편견을 포함하는 정서 로 정의하여, 분석하고자 한 다. 2) 2) 이 단어의 역사적 맥락, 그리고 사용되는 문화권의 맥락에 따라 정의가 달라질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진단 역시 복합적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치즈코는 여성 혐오를 설명하는 맥락은 남성의 위기와 관련 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사이버 성희롱(cyber harrassment)의 맥락에서 다루어지면서 여 성을 공격하는 형태의 하나로 분석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상세한 맥락적, 문화적 분석에는 이르지 못하였고 온라인상의 표현 양태에 우선 집중하였다. - 9 -
2) 온라인상의 혐오 발언 한편 온라인상에서의 혐오 발언(hate speech)은 미국과 대륙에 걸쳐 표현의 자유논리와 대치하면서 다양한 범주와 수준의 논란 속에 있다. 인터넷 상의 혐 오 발언은 인종주의,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종교적 모욕, 동성애 혐오, 장애 인에 대한 모욕, 정치적 혐오, 성차별주의와 폭력적 포르노그래피, 테러리즘, 사이버 불링과 스토킹 등등을 포함하는 것이다(Foxman & Wolf, 2013). 혐오 발언은 인종, 민족, 종교, 성별 등의 이유로 대상에 대한 증오 등을 표명하는 표현이며 인종 혹은 그 밖의 집단적 특징을 근거로 그 집단이 열등하다는 메 시지를 퍼트리려는 행위이다(박용숙, 2014). 인종, 종교, 성적 지향성, 정치적 지향성, 국적, 민족, 피부색, 성별 등 행위자가 평소에 가진 선입견에 근거하여 공격하는 것이며, 선동적, 모욕적, 조롱하는, 위협하는 발언으로 개인 또는 집 단을 공격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다. 즉, 단순한 개인적 의견 표명이라기보 다는 차별당하는 집단과 그 구성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표출하는 것이라 고 할 수 있다(홍성수, 2013). 이러한 혐오 발언이 위험한 것은 피해자에게 심리적 해악을 미치기 때문이 다. 혐오 발언은 피해자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인데, 그 정체성은 대체로 자신이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인종, 성별, 성정체성 등)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을 계발해 나가는 것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 다. 또한 이러한 편견에 근거하여 사회적 차별이 실질적으로 이어지고, 집단 간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점, 이에 실질적인 사회적 폭력으로 이어진다 는 점에서 혐오 발언의 위험성을 찾을 수 있다. 혐오 발언의 표현들에 대해 스튜어트(Stewart, 2001)는 단계적으로 이를 파 악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한 바 있다.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범위에 해당한다는, 고전적인 미국적 표현의 자유론에 기초를 두고, 표 현의 단계를 정리하였다. 사실과 의견의 구분이 중요하고 의견의 경우 표현의 - 10 -
자유를 인정한다는 일반적 인식에 비추어, 사실로 차별을 확정하는 표현은 문 제가 된다( 동성애는 병이며 죄악이다 ).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위협적 표현을 일반적으로 하는 것이다. 동성애자는 지옥에 가라는 표현은 만약 오프라인 상 황에서 전달될 경우 물리적 충돌도 야기할 수 있으며 표현의 수위 자체로도 위협적이다. 만약 이를 특정한 대상에 대해서 의도적으로 하게 되면 더 표현의 수위가 높은 것으로 본다. 또한 경고를 담거나 위협을 담은 표현들은 이후의 상황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가장 표현의 수위가 높은 것이다. 3)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사례 : 해외 수집 자료를 중심으로 인종주의와 종교, 성 정체성 등 시민과 다양성의 문제가 일찍부터 제기되어 온 미국과 대륙에서는 다양한 혐오 발언의 규제에 대한 법제화와 관련된 사회 적 담론화가 활발한 편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최근의 일로, 2013년 차별금지법과 관련된 논의가 시작되면서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중에 서도 여성 혐오와 관련하여서는 전술한 바와 같이 일간베스트 사이트 논란 등 이 가속화되면서 대응이 시작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온라인 여성 혐오와 관련된 다양한 캠페인과 단체 활동이 이루 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먼저 여성혐오끝내기 (endmisogyny) 사이트는 온라인, 특히 소셜 미디어 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여성 혐오 표현을 수집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국의 민간 사이트이다.(http://www.endmisogyny.org/home/). 이 사이트 에서 제시하는 여성 혐오 표현들은 대체로 표현 수준에서 상당 수준 높은 것 들로 나타나고 있다. 즉 직접적인 위협과 공포 조성, 강간 위협 등이 주요 내 용이다. 소셜 미디어의 활성화와 더불어 익명 게시글의 확산, 이미지 게시의 용이성 때문에 공포를 조성하는 합성 이미지의 게시(신체 절단 사진 보내기 등)등 여성 혐오의 표현이 다양화, 극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11 -
이하의 <사례 1>은 특정 사용자를 겨냥한 혐오 표현이며, <사례2>는 여성일 반을 지칭하는 혐오 표현의 사례이다. 여성 혐오끝내기 사이트는 월별로 확인 되거나 신고를 받은 여성 혐오 온라인 메시지를 분류하고 유형화하여 축적하 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문제가 되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차단하고 신고하 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사례 1> <사례 2> <사례 1>과 같이 특정한 아이디(이 경우 해당 트위터 아이디는 모델로 유명 인에 해당한다)를 지칭하면서 강간위협을 한 경우 사이버 성희롱의 범주에 들 어갈 수 있다. 해외의 온라인 여성 혐오 관련 사례들은 특정한 개인에 대한 사 이버 성희롱의 형태를 갖는 경우가 많이 보고되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성 이나 유명 여성주의 운동가들의 경우 익명의 비하, 폭력적 메시지를 많이 받는 다(Filipovic, 2007). 이러한 사례는 시에라(Sierra)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였 다. 살해 위협을 받고 경찰에게 신고했지만 온라인의 익명성 때문에 별다른 성 - 12 -
과를 보지 못하자 두려움에 인터넷 활동을 중단했던 사례이다(Bartow, 2009). 이처럼 해외의 사이버 성희롱 관련 법체계에 대해서 연구자들은 신고를 한다 고 해도 실제 경찰 보호나 문제의 해결이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 다고 한다(이수연 외, 2014). 한국의 경우에도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상의 성적 모욕, 괴롭힘은 온라인 성폭력 3) 으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일반 여성 에 대한 혐오와 비하 표현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편 <사례 2>와 같은 경우는 특정한 대상이 아닌 일반적 여성에 대한 발언 인데 이런 경우 특히 표현의 자유로 주장되곤 한다. 물론 개개인을 특정하여 여성 혐오적 표현을 한 개인도 표현의 자유라는 말로 스스로를 옹호하는 경우 가 많다. 사키시안의 사례에서 보면, 자신의 게시글에 대한 여성 혐오적 발언 에 대해서 응수했을 때 왜 표현의 자유인데 너의 심기를 거슬리나보지? 병적 이군 과 같은 댓글이 달리는 것에 대해서 보고하기도 하였다(Sarkeesian, 2012a). 이처럼 표현의 자유와 여성 혐오적 표현은 상시적 긴장관계에 있다. 특히 미국의 인터넷 상황에서는 시각적 이미지와 포르노그래피적인 이미지의 유통을 통해 여성 비하와 혐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셜 미 디어가 이미지 중심으로 간단하게 합성할 수 있는 도구를 제시하고, 이미지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키시안이 정리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여성 혐오 사례들에 대해서, 이용자들은 이러한 여성혐오 이미지와 메시지가 유통되고 있다는 것에 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Sarkeesian, 2012b). 이러한 맥락에서 페이스 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콘 텐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발언의 온 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WAM!(Women, Actions & the Media)을 포함한 여러 시민단체들은 페이스북 상에서의 여성 혐오발언과 이미지 및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한 대대적인 사례조사를 발표했다 4). 3) 사이버 성폭력은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방의 의지와 무관하게 성과 관련하여 괴롭힘을 주는 행위로서, 원치 않는 성적인 언어 (외모와 성적 취향, 음담패설 등)나 이미지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또는 위압 감 등의 피해를 주는 행위를 말하며, 나아가 성적인 접근이나 제안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하 더라도 성적인 은유나 암시로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4) http://www.womenactionmedia.org/examples-of-gender-based-hate-speech-on-facebook) - 13 -
아래의 모니터링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몇몇 페이스북 페이지는 폭력 적인 이미지를 중심으로 여성혐오적 발언을 확산시키고 있었다. WAM은 페이 스북의 게시물에 대한 정책 변화만이 이러한 페이스북 내에서의 여성혐오적 발언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이 페이스북 본사에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주장한 것은 다음과 같다 5). 1. 소녀와 여성들에 대한 폭력을 사소하게 취급하거나 멋진 것으로 묘사하는 발언들은 여성에 대한 혐오 발언이라는 점을 인식하여, 페이스북이 이러한 콘 텐츠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할 것. 2. 콘텐츠 관리자가 성별에 기반을 둔 혐오 발언을 인식하고 제거할 수 있도 록 효과적으로 훈련시킬 것. 3. 콘텐츠 관리자가 온라인상에서의 성희롱 효과는 남성과 여성에게 서로 다 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훈련시킬 것.(실제 여성에 대한 폭력 이 만연하고 있기 때문임) <WAM의 페이스북 모니터링 사례> 5) http://www.womenactionmedia.org/facebookaction/open-letter-to-facebook/ - 14 -
다수의 언론 역시 페이스북의 여성 혐오 발언에 대한 조치 부족을 비판하였 는데, 예컨대 체말리(Chemaly,2013)는 페이스북 상의 여성 혐오적 메시지와 명백한 폭력적 페이지에 대해서 페이스북의 처리가 늦다는 점을 비판하였다 6). 그가 예를 든 사이트들은 Rapebook 과 같은 제목의 페이스북 페이지인데 이 러한 사이트들이 여성 혐오적이고 여성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는 게시물을 올리면서도 단지 유머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러한 공론화가 계속되자 2013년 5월 페이스북은 여성에 대한 혐오 및 비 하 게시물을 익명으로 작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도입하였다 7). 6) http://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3/apr/18/facebook-big-misogyny-problem 7) http://www.brandchannel.com/home/post/2013/05/30/social-media-content-concerns-053 013.aspx - 15 -
3. 국내 온라인 사이트의 여성 혐오 표현 모니터링 결과 1) 여성 혐오 표현의 내용과 수준에 따른 분류 이 보고서에서는 공적인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여성 혐오 표현의 종류와 양태를 구분하였다 8). 먼저 이 글에서는 여성 혐오 표현의 내용을 분류하여 보 았다. 표현 내용을 분류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혐오 표현이 차별 의 고착과 편견 재생산에 기여하기 때문에, 특정한 여성 혐오 표현이 가정하는 내용상의 다기한 차원들을 분류하여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번째 로는 표현의 효과와 수준에 따라 분류하였다. 물론 어떤 표현의 수위가 낮다 높다를 정량적으로 판단하려는 의도는 아니며, 다만 표현의 수위에서 나타나는 공격성의 차원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온라 인상에서 이미 여성에 대한 편견재생산 단어로 비교적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표현에 대해 심층 분석하였다. 여성 혐오 표현의 내용적 차원에 대해 외모를 소재로 비하하거나 멸시하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현, 성과 여성성을 소재로 비하하거나 멸시하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현, 여성의 연령을 소재로 비하하거나 멸시하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현, 여성의 능력을 소재로 비하하거나 멸시하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현 으로 구분하여 보았다. 또한 표현의 수준을 전제 로, 상기한 4가지 표현은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거나 사실로 확정하는 표현으 로, 그리고 여성에 대한 공격, 위협을 포함하는 표현을 구분하였다. 여성에 대 한 공격, 위협을 포함하는 표현은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폭력과 위협, 성적 폭력과 위협 의 두 가지 유형이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내용적 차원은 상당 부분 겹쳐서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히 하나 의 차원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 모니터링에서 발견한 사례글 역시 다양한 차원 8) 개인적 블로그와 홈페이지, 그리고 e-bile과 같은 형태의 온라인 여성 혐오 역시 문제가 되지만, 이 글에서는 우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근 가능하고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공적 온라인 공간에 집 중하였다. - 16 -
들을 종합하여 표현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글에서는 분류를 위해 가장 두드러 지게 나타나는 특성들을 중심으로 구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들이 복합적 이고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2) 모니터링 대상 사이트 목록 다. 이 글에서 모니터링에 포함한 사이트들은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 디씨인사이드 (www.dcinside.com) 다음 아고라 토론방 (http://agora.media.daum.net/) 네이버 뉴스 댓글란 (news.naver.com) 일간베스트 (www.ilbe.com) 네이트 판(pann.nate.com) 3) 모니터링 결과 (1)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거나 사실로 확정하는 표현 1 외모를 소재로 비하하거나 멸시하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현 외모 비하는 외모 요소를 욕설 및 모욕적 표현의 요인으로 삼는 것이다. 누 스바움(2012)은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에 대해 논하면서 여성 혐오 메시지를 작성하는 사람들, 대체로 남성들이 공격 대상으로 삼은 여성이 못생겼다고 생 각할 경우 외모 비하를 통해 해당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안기려고 한다는 점을 - 17 -
지적하였는데,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 혐오 문제를 주로 다루게 되는 사 이버 성희롱 문제에서는 이러한 진단이 특히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의 현재 온 라인상황에서 여성 집단을 특정하게 규정하고 그 집단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생산하는 경향이 더 크다. 그래서 여성의 외모 중 몇 가지 특질을 가지고 비하 및 멸시를 받아야 하는 집단으로 규정하는 표현들을 자주 찾아 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특질은 비만이다. 비만은 사회적으로 공격적 코미디의 대상이 되어 오고 있고, 성별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것 같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여성에 특 정한 비하 표현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뚱뚱하다는 말 앞에 욕설을 붙이거나, 오크(영화의 캐릭터)를 욕설과 함께 사 용하는 표현들이 외모 비하에 흔하게 사용된다. 다음의 <그림 1>부터 <그림 5>까지의 예시는 가장 자주 나타나는 온라인상의 여성 외모 비하 표현이다. 오크 는 공개된 사이트에서도 욕설이 아닌 것처럼 쉽게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 하였다. 물론 외모지상주의적 평가는 일반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드러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들은 욕설을 포함하기 때문에 비 하적 의미를 강하게 가질 뿐만 아니라, 특정한 신체적 특질을 가진 여성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구성하여 비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누스바움 (2012)이 지적한 여성에 대한 대상화의 문제를 드러내 주는 것이다. - 18 -
<그림 1> 디씨인사이드, 국내야구갤러리 게시글 <그림 2> 일간베스트 사이트 게시글의 댓글 - 19 -
<그림 3> 네이버 뉴스 댓글 <그림 4> 네이트 판 댓글 <그림 5> 네이트 판 댓글 위의 사례에서 보면, 못생겼거나 뚱뚱하다는 이유로 싫다거나 혐오스럽다는 것을 넘어, 죽이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3>의 때려죽 이고 싶다 는 표현, <그림 5>의 뚱녀 척살 단과 같은 아이디가 그러하다. 이처 럼 외모에 대한 비하는 단지 비하일 뿐 아니라 강력한 혐오 표현의 일종이다. 또한 외모에 대한 비하, 멸시 표현은 성형에 대한 비난과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다. 성괴 라는 인터넷 신조어는 성형괴물의 줄임말인데 성형을 했다고 괴물 이 된다고 표현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비하의 의미를 담을뿐더러, 성형 수술 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강화하는 것이 된다. 아래의 사례에서는 이 표현을 성 형의 부작용으로 어색한 얼굴이 된 것을 가리키는 데 쓰는 경우 뿐 아니라, 연 예인의 경우 성형한 것으로 알려지면 바로 성괴라고 지칭하고 비난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20 -
<그림 6> 디씨인사이드 국내야구갤러리 게시글 <그림 7> 네이트 판 댓글 주목할 것은 위와 같은 성형에 대한 비난이 한국 여성 일반에 대한 비난으로 확대되어 나타난다는 것이다. 모든 한국 여성이 성형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님에 도 불구하고, 성형수술을 한국 여성의 특질로 간주하여 편견을 양산한다(<그림 8><그림 9>). 한국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인 김치와 성괴를 결합하여 쓰는 것이 그 예이다. - 21 -
<그림 8> 네이버 뉴스 댓글 <그림 9> 네이트 판 댓글 또한 어떤 여성이 뉴스 혹은 게시글에서 다루어지는 주제가 된다면, 여성의 외모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포함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 주제에 등장하는 여성이 성형한 것으로 알려질 경우에도 강력한 비하와 멸시가 등장하는 것이 보인다. 여성이 성형한 것 자체를 비난과 멸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그림 10><그림 11>). <그림 10> 네이버 뉴스 댓글 - 22 -
<그림 11> 일간베스트 사이트 게시글 한편 외모에 대한 비하와 멸시하는 표현에서 한국 여성의 보편적 특성으로 가슴이 작거나 엉덩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다른 나라의 여성은 그렇 지 않다면서 한국 여성 전체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확장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 하의 일간베스트 사이트 댓글들은 모두 백인 여성이나 일본 여성 사진에 달린 댓글들이다. 외국의 여성과 비교하면서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것이다. <그림 12> 일간베스트 게시글과 댓글 - 23 -
이러한 표현들은, 랭턴(Langton, 2009)이 말한 포르노그래피적 대상화를 글 로 옮겨 놓은 것과도 같다. 랭턴은 대상을 외모나 외모의 일부로 축소하는 것 이 포르노그래피의 대상화에서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했는데, 온라인상에서 나 타나는 표현들이 이러한 대상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대상화는 기본적으로 상대 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여성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모 비하에 기반을 둔 여성혐오적인 표현들은 문제가 있다. 현 2 성과 여성성을 소재로 비하하거나 멸시하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 성적 비하는 성기와 관련된 욕설, 모욕적 표현 등을 포함한다. 또한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비난과 모욕 등이 포함된다. 특히 신체 일부와 성기 를 지칭하는 용어가 비하 표현을 위해 자주 변형되거나 결합되어 사용되고 있 다. 이러한 표현의 경우는 대체로 규모가 크고 관리 체계가 있는 포털 사이트 나 커뮤니티에서는 제한하고 있다. 성기를 직접적으로 지칭하는 단어는 필터링 되어 등록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를 변형한 신조어나 초성 처리(ㅂㅈ), 일부를 별표 처리 등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여성을 성기로 치환하여 표현하는 것은 여성의 인격을 인정하지 않는 대상화 된 표현으로 문제가 있지만, 공개적으로 접근가능한 사이트의 경우에도 쉽게 관련된 표현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여성이 아니라 보지년이라고 표현하는 아래 의 사례는 대표적인 것이다. <그림 13> 디씨인사이드 갤러리 댓글 - 24 -
<그림 14> 네이버 뉴스 댓글 <그림 13>과 <그림 14>의 사례에서도 여성의 신체나 성기를 중심으로 축소 하여 여성을 지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연예인의 이름 앞에 신체 일부를 붙여 부르거나, 여성 일반을 성기로만 치환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심의에서는 이러 한 표현들이 성기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음란 표현으로 문제 삼기도 한다. 하지 만 문제는 이러한 표현들이 여성을 직접적으로 성적 도구화하며, 대상화하는 것으로 여성 일반에 대한 주체성과 인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다. 더 구나 이러한 표현들이 상시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대상화에 대한 문 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좆집 9) 과 같은 표현은 디씨인사이드나 일간베스트 사이트처럼 익명을 보장하고 사이트 자체 규제가 없는 사이트들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는 표현이다. 이와 유사하게 사용되는 단어들은 정액받이 10), 육변기 11) 등이 다. 이러한 표현은 여성을 성적 도구화하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남성의 성욕 9) 남성의 성기를 표현하는 좆을 써서, 여성의 몸을 남성 성기를 받아들이는 장소로만 표현한 비하 표현 이다. 10) 여성을 성적 도구화 한 표현으로, 여성의 역할은 남성의 성행위 대상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정액을 받는다는 표현을 줄여 사용하는 것이다. 11) 여성의 신체를 변기로 표현하는 것이다. - 25 -
을 풀어주는 존재로만 여성의 역할과 정체성을 축소하는 것이다. <그림 15> 디씨인사이드 야구 갤러리 댓글 <그림 16> 디씨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게시글 <그림 17> 디씨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게시글 한편 여성 집단을 특정하게 규정하는 표현 중 보슬아치 가 있다. 이 표현은 2009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 상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비속어/은어로, 여성 생식기의 속된말인 보지의 앞글자 '보'와 벼슬아치를 합성한 단어다. 남 성들의 돈을 목적으로 섹스나 연애를 미끼삼아 금품을 갈취하는 여성을 지칭 하는 말이다 12). 즉 여성이 성을 판매하여 그로 인해 부당한 지위를 획득한다 고 생각한다. 이 표현을 정확하게 쓰지는 않더라도 여성을 성기로 치환한 다 음, 여성이 부당하게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표현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 다. 그리고 이것을 한국 여성의 상당수가 그러하다거나 한국 여성의 특징인 것 12) 위키피디아/보슬아치 항목 - 26 -
으로 일반화하려고 한다. <그림 18> 네이버 뉴스 댓글 보슬아치 및 그 유사 표현은 온라인상에서는 상당히 일반화 되어 있는 것 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익명성으로 욕설이 심하다고 평가되는 디씨인사이드 나, 여성혐오적 게시글로 비판받는 일간베스트 사이트와 같은 곳은 물론,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정상적인 온라인 공간으로 생각되는 엠엘비파크나 오늘 의 유머, 네이트 판과 같은 곳에서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이 표현이 특정한 여성 집단을 가리키는 단어로, 집단에 대한 편견을 담은 단어로 일반화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 20>의 예처럼 이 단어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라는 표현 등은 이러한 일반화 양상을 잘 드러내어 준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커뮤니티의 규제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이트(오늘의 유머, 엠엘비 파 크)에서는 이를 일부 여성 집단이라고 지정하여 여성 일반을 비하하는 것은 아 니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정도일 것이다. - 27 -
<그림 19> 오늘의 유머 게시글 <그림 20> 엠엘비파크 게시들에 대한 댓글 하지만 그 일부 여성 이라는 담론적 구성물이 여성 혐오적이지 않다고 이야 기할 수는 없다. 혐오적 표현이 하는 일이 차별과 편견을 공고화 하고 진실화 한다는 것을 상기하여 보면, 된장녀 담론에서부터 지속되어 온 데이트 비용, 결혼 비용 등의 경제적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특정한 여성 집단을 만들어 내 고 이를 괴물화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음의 간단한 댓글을 보면, 여성 혐오 현상이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혐 오스러운 일부 여성 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를 사실로 간주하 고 있다. 즉 보슬아치는 실제 현상이며 여성이 그러한 속성을 지닌 것이 사실 이라는 것이다. <그림 21> 엠엘비파크 게시글의 댓글 한편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혐오 발언과 비하 표현들 역 시 널리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을 성녀/창녀의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것 역시 분명하게 드러난다. 성적 발언을 한 여성에게 걸레나 갈보 등의 표현을 쓰는 경우도 많고, 여성을 일반화 하여 비하하는 표현도 자주 등 장했다. - 28 -
<그림 22> 디씨인사이드 야구갤러리 게시글 위의 <그림 22>에서는 걸레와 수건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여성이 성적 경 험이 있는 경우에 대해서 일반화하여 걸레라고 비난을 하고 이에 대해서 깨끗 하다는 의미로 수건을 쓰는 것이다. 강동원 같은 눈을 가진 여자는 걸레다 라 는 것은 근거도 없이 일반화하는 표현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표현들은 여성 의 성적 순결에 대한 고전적인 편견을 통해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부인하는 비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아래 <그림 23>의 경우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 특성 중 하나인 유머화 를 볼 수 있다. 심한 욕설과 비하 표현 아래에 웃음소리를 표현하는 크크크 를 초성만 쓰는 표현 ㅋㅋ 등을 나열하여, 위의 표현이 그저 유머이고 웃기 는 것이라는 의미를 만들어 낸다. - 29 -
<그림 23> 일간베스트 사이트 게시글에 대한 댓글 또한 다음의 게시글처럼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성적 비하와 편견이 존재한 다. 단지 혼자 산다는 이유로 여성을 걸레라고 표현하는 것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편견의 강화라는 점에서 문제이다. 일간베스트 사이트와 같은 경우는 자 취걸레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림 24> 네이트 판 게시글 - 30 -
<그림 25> 네이트 판 게시글 제목 한편 네이트 판의 게시글 <그림 25>은 성매매업소 종사자 여성들이 다른 직 업으로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으니 남자들은 조심하라는 내용을 담으면서 제목에 된장년, 보슬아치, 꼴폐미를 언급한다. 즉 여성 집단 을 나누는 방법의 하나로, 상종할 수 있는 여성과 상종할 수 없는 여성 집단을 구분하는 담론적 구성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한국 여성의 특성으로 외국인과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들어 국제 창녀등의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다. 이 역시 한국 여성 전체에 대한 비하 표현 으로 문제가 있으며, 다문화 사회에 대한 편견 역시 조장하는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그림 26> 일간베스트 사이트 게시글에 대한 댓글 위의 <그림 26>의 에처럼, 이러한 표현들은 대체로 폭력적이고 과격하며 맥 락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혐오발언이다. <그림 26>의 원글 게시글은 프랑스에 서 여성세를 철폐하라는 시위를 하고 있다는 기사 내용이지만, 위의 댓글은 해 외의 사례와 관련 없이 무조건 한국 여성을 일반화하여 비난할 뿐이지 기사 내용에 대한 공적 토론이나 분석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31 -
현 3 여성의 연령을 소재로 비하하거나 멸시하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 또한 여성의 연령이 차별과 멸시의 요인이 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 표적인 신조어는 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 만들어 낸 것으로 상폐녀(상장폐지 녀) 가 있다. 상폐녀는 30대 이상의 여성들이 여성으로서의 가치가 없어 주식 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일간베스 트 사이트에서 만들어졌지만 네이버 뉴스댓글이나 기타 사이트에도 퍼져 있는 표현이고, 이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해도 연령이 많은 여성의 가치를 폄하하는 표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림 27> 네이버 뉴스 댓글 혹은 나이가 많은 김치녀라는 의미로 쉰김치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어떤 - 32 -
표현이건 간에 여성의 나이를 폄하 요소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여성의 성적 도구화와도 물론 관련이 깊다. 같은 인간으로서 여성의 인격 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 도구, 혹은 출산의 도구로 파악할 때 연령을 문 제 삼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의 <그림 28>에서 일간베스트 사이트의 게시글 과 그 댓글들은 이러한 정서 구조를 잘 드러내어 준다. 37세의 여성과 20대의 남성이 결혼한다는 글에 대해서 입양해야겠다고 표현하거나, 쉰김치를 걸러주 어 고마워해야 한다는 댓글이 게시되어 있다. 다른 어떤 것과 상관없이 여성의 나이가 37세만이라는 것만으로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그림 28> 일간베스트 사이트 게시글과 댓글 다음의 네이트 판 게시글은 여성의 나이에 따라 여성이 불안을 느낀다는 것 을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연령을 이유로 특정한 연령대의 여성 일반을 비하하 는 표현이 공개 게시판에 사용되는 것은 여성의 결혼 연령에 대한 편견을 강 화한다. - 33 -
<그림 29> 네이트 판 게시글 현 4 여성의 능력을 소재로 비하하거나 멸시하고,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표 여성의 사회적 능력을 폄하하거나 특정한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 등에 대해서 폄하, 비하 모욕적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직장에서 일하는 능력이 부족하 다거나, 전반적인 사회적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하는 표현들이 나타났다. 김치녀로 대표되기도 했지만 특정한 표현이 존재하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여성 의 능력이 부족하며, 이것은 태생적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었다. 아래 의 네이버 뉴스 댓글들은 여성이 지능이 딸리기 때문에 남자들에게 지배를 받 는 것이라거나, 전업주부는 무능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편견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 34 -
<그림 30> 네이버 뉴스 댓글 위의 댓글 예시는 욕설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아래 <그림 31> 은 욕설이 나 비하 표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여성을 일반화 하여 자립심 이 없고, 회사에서는 일을 안 하고, 결혼하면 현실과 이상을 구분 못하는 존 재라고 표현하고 있다. - 35 -
<그림 31> 네이버 뉴스 댓글 여성의 능력 부족과 관련하여 가장 대표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는 김여사 일 것이다. 이 단어는 일반적인 사이트는 물론 여성 운전자들까지도 널리 사용하 는 표현이 되었다. 여성의 운전 능력이 부족하거나 기계에 대한 상식과 지식 부족, 운전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지칭한다. 교 통사고율을 기준으로 실제 여성의 운전 실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는 이 표현은 운전자의 성별과 상관없이 운전을 이상하게 한 경우, 상식적 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사고가 나는 경우 두루 사용된다. 이에 실제 운전자가 남성이었음에도 김여사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고, 신문보도 조차 여성 의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김여사라는 표현으로 특정화한다. <그림 32>은 네이트 판의 게시글로, 김여사 총집합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되 어 황당한 교통사고의 사진을 나열하였다. 이 보고서에는 대표적으로 1건의 사진만 첨부하였으나, 해당 게시글이 제시한 사고 사진들의 대부분에 운전자의 정보는 없다. 그래서 게시글의 댓글에서는 이게 여성 운전자의 사고라는 증거 가 있는지를 묻는다. 이 게시글의 댓글과 논의에서는 일방적으로 이것이 여성 의 문제라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김여사 총집합이라고 제목이 붙여진 게시글의 경우는 명백히 여성의 운전 능력에 대한 편견과 관련되어 작성된 것이다. - 36 -
<그림 32> 네이트 판 게시글과 댓글 그런데 아래 <그림 33>의 일간베스트 사이트의 경우, 운전자가 여성이라는 것이 게시글에 첨부된 사진이나 관련 내용에서는 판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댓 글에서 이게 여성 운전자였는지를 어떻게 확인하는지를 묻자 운전을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여성이라고 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33> 일간베스트 사이트 댓글 (2) 여성에 대한 공격, 위협을 포함하는 표현 - 37 -
페이스북 모니터링 등에서 WAM가 집중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강간 위협, 신 체에 대한 폭력 위협 등의 메시지였다. 흔히 강간 위협, 살해 위협으로 표현된 다. 이는 소셜 미디어의 특성 상 이미지 정보로 많이 유통되었다. 한국의 공개 된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미지 유통은 적은 편이지만, 특정한 표현이나 신조어 등이 사용되는 편이었다. 1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폭력, 위협을 포함하는 표현 이는 살해, 폭력의 행사를 암시하거나 아니면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 한다. 혐오 발언에서는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것인데, 이 메시지를 접 하는 사람들이 심리적 위협을 느끼고 위축될 수 있으며, 실질적인 폭력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현은 여성을 폭력으로 제압해야 하며 이것이 당연하다고 전달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대표적으로는 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 만든 신조어 삼일한 (여자는 삼일에 한번 패야 한다)이 있다. 이 표현은 필터링을 피하기 위해 311 등으로 변형되어 사용되기도 하며, 일간베스트 사이트는 물론이고 디씨인사이 드나 네이버 뉴스 댓글 등의 기타 온라인 공간에서도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꼭 이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두들겨 맞아야 한다 혹은 때려야 한다 등으로 여성이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미를 담은 표현을 사용 하고 있는 경우가 있었다. <그림 34-35>는 이러한 표현의 예시이다. <그림 34> 네이버 뉴스 댓글 - 38 -
<그림 35> 일간베스트 게시글의 댓글 흔한 것은 아니지만, 해외의 사례에서 문제가 되는 일반적 살해 위협 혹은 폭력 조장의 표현등도 발견되는 경우가 있었다. 페이스북 모니터링시 WMA가 지적한 것처럼 이러한 폭력 표현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단순한 유 머나 장난 차원으로 규정된다는 점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아래의 <그 림 36>은 일반적 여성 살해에 대한 표현인데 이에 대해서 농담으로 답하고 있 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림 36> 일간베스트 게시글의 댓글 한편 해외의 경우 페이스북 모니터링 사례에서 문제가 되었던 폭력적 영상 이미지 사용의 경우도 발견되었다. <그림 37>은 폭력의 피해자인 여성이 신체 를 구속당한 이미지를 삼일한이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사례이다. - 39 -
<그림 37> 디씨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게시글 - 40 -
2 성적 폭력과 위협 표현 그런데 이러한 위협을 표현하는 경우는 성적 위협과 결합하는 경우가 더 많 이 발견되었다. 강간 위협, 성기에 대한 폭력을 언급하는 등의 성적 위협은 신 체적 폭력에 대해 표현하면서 강간을 하겠다고 하거나 성기에 대한 폭력 표현 을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표현은 대체로 극단화된 폭력을 포함하고 있 어 관련된 글을 읽는 이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게 된다. 일간베스트에서 쓰는 보전깨(보지에 전구를 넣고 깨야 한다) 와 같은 표현 은 극단적 폭력 표현의 일례이다. 그 외에도 여성 할례, 자궁 적출 등 극단화 된 폭력 표현은 주로 일간베스트 사이트나 디씨인사이드 갤러리와 같은 익명 이 보장되고 규제가 적은 사이트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림 38> 일간 베스트 사이트 댓글 - 41 -
<그림 39> 디씨인사이드 국내야구갤러리 댓글 또한 강간을 범죄가 아닌 당연한 것처럼 취급하거나, 한국여성을 강간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보거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비하, 모욕적 표현을 사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아래의 <그림 40>은 IS에 납치된 소녀들에 대한 기 사에 대한 댓글인데 한국여성들을 저런 데에 보내야 한다는 표현 등을 쓴다. <그림 40> 네이버 뉴스 댓글 아래의 <그림 41>은 인종혐오와 결합한 형태로,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게 봉사하는 여성들이 강간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거나 혹은 더 많이 당해도 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강간을 초성만 따서 ㄱㄱ 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 42 -
<그림 41> 일간베스트사이트 댓글 또한 아래의 <그림 42-43>은 강간을 범죄가 아닌 것처럼 표현하고, 강간 피 해자를 모욕하거나, 흡연자에게 강간이용권을 줘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한다. 전형적으로 강간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재생산하고 있고 이러한 표현을 단순 한 유머로 취급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 <그림 42> 네이버 뉴스 댓글 - 43 -
<그림 43> 디씨인사이드 야구갤러리 게시글 (4) 사례분석: 김치녀 와 한국 여성에 대한 혐오 정서 이상의 표현 유형들에서 자주 겹쳐 등장하는 단어는 김치녀 이다. 이미 사 회적으로도 여러 차례 공론화 되었을 뿐 아니라, 2014년은 댁의 김치는 안녕 들하십니까? 라는 대자보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 대자보는 2013년 말부터 고려대학교에서 청년들을 향해 안녕하십니까 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던 시기에 김치녀 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론으 로 게재된 것이었다. 김치녀는 한국 을 표현하는 단어로 김치를 선택하여 한국 여성의 특징을 구 분하려는 시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김치녀 에게 특정한 속성을 부여하 는데, 이 속성은 과거 2000년대 초반 사용되던 된장녀나, 보슬아치 등의 표현 이 함의하던 바를 한 번에 아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의의 대자보에서 는 김치녀를 비판하는 일련의 대자보가 지적한 김치녀의 특성이 성형, 비만, 연애의 취향, 성경험의 유무 등이라고 이야기한다. 김치녀보다 김치년이라고 - 44 -
쓰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좀 더 여성 비하 의미를 담을 경우이다. <그림 43> 댁의 김치는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그러나 통상적으로 더 중요하게 간주되는 기준은 남성의 돈을 밝히고 남성 을 경제력으로 평가하고 남성을 통해 신분상승을 하려고 한다 는 것으로, 데이 트 비용 문제나 결혼 비용 문제에 대한 온라인 토론 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음의 게시글처럼,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김치녀가 되는 것이다 13). 13) 남성의 돈을 탐내는 여성에 대한 일반적 비하 표현들은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골드 디거(gold digger)라는 비하 표현을 영어권에서는 속어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표현은 김치녀 처럼 특정 국가의 여성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아니다. - 45 -
<그림 44> 네이트 판 게시글 사례 김치녀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일반화 된다. 비만이고 못생겼고 성적 매력이 없으며, 이로 인해 성형을 하지만 원래 못생겼기 때문에 성형을 해도 예뻐지지 않고 반복하기만 해서 성형 괴물이 된다. 성적으로 문란하고, 남성의 돈으로 신분 상승을 하려고 할 뿐이지 능력이 없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민폐를 끼칠 뿐이다. 한국 여성의 특징으로 규정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의 여성들과 비교하 는 경향이 있는데 대체로 신체적으로 백인 여성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 나 신체적인 것 외에 남성에게 의존하거나 여성의 권리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는 백인 여성들 역시 비난과 멸시의 대상인 점도 맞다. 즉 여성의 성적 대상화 에 있어, 한국 여성은 성적 대상화의 환상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더 폭 력적인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혐오의 대상이 된다. 혐오의 대상이므로 폭력과 배제의 대상이 되는 것 도 당연하다는 논리도 자연스럽게 성립되어 있다. - 46 -
<그림 45> 김치녀/김치년 표현을 쓰는 네이버 뉴스 댓글 사례 다수의 연구자와 문화 비평가들은 이러한 김치녀 라는 표현이 여성 혐오의 정점에 있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대표적으로 박권일(2014)은 이 표현이 일간 베스트 사이트에서 유래하여 널리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넷우익의 여성 혐오 대상으로 호명된 김치녀는 소위 일부 젊은 여성들을 의미 하지만, 일부의 젊은 남성들이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대상이라고 하였다. 경제 위기와 여권 신장은 일 부 젊은 남성들에게 위기 의식을 불러 일으켰고 이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여성 혐오를 채택한다는 진단이다. 그리고 일부의 젊은 여성들이 그러한 속성 이 있다고 주장하는 김치녀 담론에 대해서 안 그런 젊은 여성이 있다고 주 장하는 것은 반론이 아니며 한국 여성의 특성이 그러하지 않다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 박권일의 제안이다. 구민경(2014)은 홍성수 교수의 인터뷰를 인용 하여 김치녀를 비롯한 여성 혐오 현상이 전반적인 소수자 혐오 현상의 연장 선상 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윤보라(2013)는 이러한 여성 혐오적 담론은 김치녀에서만 문제가 된 것이 아 니라 과거부터 꾸준하게 존재했던 여성이 사회적 불안이 만들어내는 분노를 쏟아 부을 수 있는 신자유주의적 안전망 이 되어 온 역사의 다른 한 면이며, - 47 -
일베만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퍼져 있는 여성 혐오의 문제를 주목해야 함 을 말한다. 이처럼 관련 연구자들은 현재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여성 혐오의 정서를 경제 위기와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불안, 남성의 위기 등과 연계하여 설 명할 수 있다는 점과 김치녀 및 이와 유사한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그 수준이 심각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 48 -
4. 온라인 여성 혐오 표현의 효과와 문제점 1) 여성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과 편견의 사실화 전통적으로 여성을 성녀/창녀의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것은 가부장제 체제 하에서 성차별 주의의 언어의 기본 틀로 존재한다. 야겔로(Yaguello, 1994)는 남성의 언어 지배 체제 하에서는 여성은 성녀, 즉 정숙한 여성으로 가정 주부 이자 어머니이거나, 남성을 유혹하는 죄악의 근원인 창녀의 이분법 속에 있다 고 하였다. 이러한 이분법적 구분은 걸레/수건, 혹은 김치녀/탈김치녀 와 같은 명백히 명시적인 비하, 멸시 표현을 통해 드러나기도 하고, 언어적으로 특정화되지는 않지만 게시글에서 드러나는 정서 구조 속에 존재하기도 한다. 이 표현들은 여 성 집단을 구분하고 차별화하는 효과를 갖는데,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구분에 담긴 편견이 사실의 지위를 갖고 실제로 비난받아 마땅한 여성들이 존재한다 는 담론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 한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박권일(2014)이 지적한 것처럼 여성 스스로 개 념녀가 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것, 여성이 여성을 혐오하는 현상 등이 발생 하게 된다. 또한 여성 혐오의 언어에 대해서 이것이 일부 여성 을 향한 것이기에 혐오 표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어떠한 특성이나 현상의 속성이 성별이나 정체성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이런 나쁜 여자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개념녀들이 있다고 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고착 시키는 것이다. 외모의 속성이나 성형의 문제는 성별에 의한 것이 아니며, 김 치녀를 비판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무개념하다는 특질 역시 여성이라는 성별과 는 무관한 것이다. - 49 -
더구나 된장녀부터 보슬아치, 그리고 김치녀나 상폐녀는 특정한 여성 집단을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한국 여성을 전체적으로 일반화하는 경향이 짙다. 댁의 김치는 안녕하십니까 라는 대자보가 말한 것처럼 김치녀의 속성으로, 여 성 혐오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을 모두 피해갈 수 있는 여성들은 없다. 그리 고 여성 혐오적 표현을 하는 경우 혐오의 내용을 일반화하려고 하고 모든 여 성들에게서 이러한 특성을 발견하려고 하는 듯이 보인다. 역시 김치녀 와 같 은 댓글들은 어떠한 특성이 보일 때 그것을 통칭하여 지칭해 버리는 것이다. 한국 여성과 다른 나라의 여성을 비교하고, 한국 여성을 지속적으로 비하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하다. 또한 백인 여성의 신체를 찬양하는 것은 성적 대상화의 연장선에 있고, 인종주의적 프레임에도 갇히게 된다. 한편 상폐녀와 같은 표현은 연령을 기준으로 한 미혼 여성 전체를 가리키기 에 일반화된 혐오 표현이다. 그러므로 현재 한국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여성 혐오 표현들은 잘못된 일부 여성들에게 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혐오라고 까지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일부 여성들에게 하는 표현일 뿐이라 는 이야기는 일부의 몰지각한 여성들이 존재하고 이들을 꾸짖기 위한 것이며 그렇기에 정당하다는 논리 구조를 함축한다. 이러한 논리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여성 혐오적 표현들이 전통적인 여성의 이분법적 구분에 근거하여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조장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것을 무시하는 것이 다. 또한 이러한 편견의 선동과 조장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의 단초 는 위에서 예시가 된 네이버 뉴스 댓글의 공감 숫자에서 찾을 수 있다. 극단 적인 폭력 표현에조차 공감과 신고 횟수가 비슷하거나 어떤 경우 공감이 더 많다는 것은, 온라인상에서 여성에 대한 비하와 멸시, 편견을 함의하는 혐오 정서가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위 의 <그림 18>의 예처럼 폭력적인(강간범과 수용하여 강간을 당하게 해도 마땅 하다는 것을 암시하는)표현임에도 공감수가 신고수의 배에 이른다는 것은 온라 인상의 여성 혐오 정서가 상당하며 확실하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 - 50 -
간베스트 사이트의 사례들 역시 일베에 오른 글, 다시 말해 추천을 많이 받은 글에서 추출된 점이라는 것 역시 주목해야 한다. 여성에 대한 혐오 표현이 칭 찬을 받고, 공감을 받는다는 점은 다시 한 번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뿐 아니라 선동하는 효과를 갖는다. 2) 여성의 대상화와 이에 따른 인격과 주체성 부정 상기한 여성 혐오 표현들의 상당수는 누스바움(2012)의 지적처럼 여성의 주 체성과 자율성을 부정하거나, 신체와 성을 도구화 하고 대상화한다는 특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성적 도구화가 가장 강력하게 혐오 표현에 결합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간 위협이나 성적 폭력에 대한 암시, 혹은 위협은 여성이 언제나 여성 스스로의 의사와 상관없이 침해 가능한 대상으로 개념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여성 혐오 표현을 여성이 접하게 된다면 정체성의 부정은 물론, 도구 화되고 대상화된 존재로서 인격이 부정되는 데 대한 괴로움을 느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상화의 문제는 상품으로 취급하고 인격으로 대하지 않기 때문인 데,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여성 혐오 표현들이 온라인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된다면 여성의 비인격화, 여성의 주체성 부정이 고착되고 재생산되는 구조가 확립되는 것과 같다. 더구나 이러한 대상화가 가볍게 다루어지고 가벼 운 장난이나 유머처럼 취급된다면 더욱 문제이다. 그러므로 대상화를 통한 여 성혐오 표현의 문제점에 대해서 경고하고 대중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 력이 필요하다. 3) 혐오 표현의 심리적 충격 효과와 여성의 공론장 참여 약화 제인(Jane, 2014)은 이메일을 통한 여성 혐오 표현의 전달이 당사자에게 고 통을 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특히나 공개되지 않은 개인적 공간을 침 - 51 -
해당한다는 느낌 때문에 더욱 큰 좌절과 공포를 야기할 수 있다. 이수연 외 (2014)역시 온라인상에서의 성폭력적인 메시지를 접한 여성이 온라인 세계를 떠나게 되거나 온라인 활동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등 실생활에서의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개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인 권 침해와 혐오 표현의 문제가 분명한 것처럼, 공개된 게시판에서의 표현들 역 시 해당 정체성을 가진 이에게는 충격과 공포를 야기할 수 있다. 해외의 혐오 발언(hate speech)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 연구들은 이러한 혐오 발 언이 개인에게 큰 심리적 해악을 준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으며, 심지어 현실적 범죄나 차별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홍성수, 2013). 특히 여성에 대한 혐오 발언이 신체적으로 약자인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강간 위협을 포함한 성적 폭력에 대한 암시 혹은 직접적인 표현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간 피해자를 비난하는 오래된 가부장제적 인식은 물론이고, 강간을 여성에 대한 처벌 수단 으로 생각하게 하는 표현 등이 아무런 규제 없이 공개적인 공간에서도 사용되 는 것은 분명히 문제이다. 특히 성기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폭력적 표현들이 그 표현을 접하는 이들에게 주는 해악에 대해서 경계해야 한다. 이러한 표현들은 종국적으로는 공론장에의 평등한 참여를 방해한다. 공개된 공간에서 거침없이 전개되는 여성 혐오의 표현들은 해당 메시지를 접하는 것 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는 여성들이 해당 공간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다. 공개된 공론장에서 표현의 자유로 옹호받기에는 표현의 내용과 수준이 미치는 해악은 분명하다. 표현의 자유는 분명 중요하지만, 특정한 대상을 일관 되게 겨냥하여 이들의 삶의 가치를 부정하고 차별과 배제를 확산하고 확정하 는 혐오 발언의 경우 표현의 자유로 보장할 수만은 없다(홍성수, 2013). 표현 의 자유는 타인의 인격과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 52 -
5. 제언 1) 온라인상의 여성혐오 정서와 그 문제점에 대한 인식 제고 여성 혐오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남성성 위기의 구조나, 신자유주의 하의 경 제적 위기, 청년세대의 불안 등을 그저 무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러나 구조적인 차원에서 경제 위기와 사회적 안전망의 구축을 위해 노력하 는 것과 별개로, 이러한 구조적 원인을 개인 혹은 집단에게 돌리는 행위는 정 당화될 수는 없다. 대체로 혐오 표현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위기를 느낀 주 류 집단이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해 무고한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경우에 발 생한다. 증오 범죄에 대한 연구들은 증오 범죄의 개념 중 하나로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자신의 경제적 안정을 위협하는 존재로 느끼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를 꼽는다(김지영, 이재일 2011). 이와 관련하여 우에노 치즈코 (2012)가 분석한 일본 사례에서 여성 혐오 정서는 일본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남성성의 위기를 경험하고 여성들로부터 남성을 보호하자는 논리에서 출발하 는데, 한국의 경우에도 신자유주의 경제 위기 하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본격 화 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남성들이 희생양을 찾기 위해 여성을 공격하려는 성 향을 보이는 점을 관찰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경제 위기의 원인을 잘못 귀속시킨 결과인 것이다. 분명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이러한 구조 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재 온라인상에서의 여성 혐오 정서 구조는 주의깊게 관찰되고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런데 흔히 여성 혐오적 표현이 대체로 일간베스트에서 유래했고 그러므로 일간베스트 사이트만이 문제라는 주장, 스스로를 이러한 여성 혐오의 정서에 물들지 않은 사람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는 경우를 온라인 공간에서 볼 수 있다. 네이버 댓글이나 네이트 판과 같은 공개적인 공간도 소위 일베충 들이 장악하 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정책적으로도 이러한 입장을 받아 들여 일간베스트 사 이트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규정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 - 53 -
다 14). 일간베스트 사이트의 경우 폭력적인 표현과 광범위한 여성 혐오 담론을 구성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 의 정서는 극단적이고 일간베스트 사이트와 같이 폭력적인 표현의 형태는 아 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윤보라 (2013)의 지적처럼 단지 일베만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군가산점제 위헌소송 을 계기로 하여 구축된 성별화 되고 구획된 온라인 공간의 현 상황에서는 민 주 시민으로서의 토론과 합의에 이르는 공론장 형성이 어렵다. 남-녀 성별 대 결 구도는 온라인 공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그 안에는 깊은 불신과 적 대가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 극단적이고 폭력적이며, 차별적이고 비하적 인 성격을 갖는 여성 혐오적 표현들이다. 상기한 다양한 여성 혐오 표현들은 여성에게 특정한 속성을 부여하고 이를 근거로 차별과 멸시를 정당화한다. 게 다가 극단적으로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며, 이를 단순한 유머처럼 취급하여 차 별과 혐오를 가볍게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여성 혐오표현의 문 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지기 전에 어린 나이에서부터 온라인 공간을 통해 이를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적 관점에서, 온라인 공간에서 가볍게 취급되는 다양한 혐오 및 차별 표현에 접근하고 청소년과 성인을 아우르는 리터러시 교육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사이버 윤리 교육의 내용이 정보 활용과 정보 사용의 윤리 뿐 아니라 타자와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재구축될 수 있어야 한다. 명재진, 이한태(2013)는 이제까지의 사이버 윤리 교육이 추상적 도덕 규 범에 그치고 사이버 공간의 특수성을 반영한 윤리이론 개발이 부족하다는 점 을 지적하면서 정보 인권적 윤리 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 을 강조하였다. 정보 인권의 윤리 의식에는 혐오와 차별 표현의 문제점에 대한 14) 최민희 의원은 2014년 9월 국정감사에서 일간베스트 사이트의 의 해악을 방지하기 위해 방송통신위 원회와 여성가족부에서 일간베스트 사이트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http://www.mk.co.kr/news/headline/2014/1256422). - 54 -
인식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2) 온라인 여성 혐오 표현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구축 인터넷 상의 불법정보를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3년부터 일간베 스트 사이트를 심의했으며, 심의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여성 혐오, 지역차별 등 차별/비하 발언에 대한 일간베스트 사이트의 제제건 수는 2013년 330건이었다. 또한 여성에 대한 차별/비하 발언과 관련하여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모니터링은 상시 적이지 않고, 또 신고 기준으로 불법정보를 판단하기 때문에 신고가 많은 일간 베스트 사이트에만 집중하여 이루어지는 편이다. 따라서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적 표현에 대한 상시적인 모니터링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는 공적 기관과 민간 기관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바 람직할 수 있다. 미국의 WAM 사례처럼 여성 혐오적 표현들에 대하여 범주별 로 사례를 축적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표현이 문제인지에 대한 교육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3) 온라인 사이트 별 자율 규제 강화 현재 국내의 대표적 포털 서비스들은 뉴스에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게 하여 공론장의 역할을 자임하는데, 위의 사례에서처럼 댓글과 온라인 글쓰기 문화에 서 혐오 표현과 관련된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대표적 포털 사이 트에서 게시글이나 댓글 신고 사유에 성별을 포함하자는 제언이 가능할 것이 다. 예를 들어, 대표적 포털 서비스 중 하나인 네**의 경우, 사이트 상의 자율 규제 정책의 일환으로 댓글을 신고할 수 있는데, 신고 사유 중 특정인의 신 체, 외모, 취향 등을 경멸의 의미로 비하하고 모욕하는 경우/특정인, 특정 계 층, 지역, 국민, 종교를 근거 없이 비하하는 경우 가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혐 - 55 -
오와 관련하여 주요 대상이 되는 성별과 성정체성(성소수자) 등이 포함되어 있 지 않다. 예를 들어 아래 사례의 경우, 김치년 들이라는 댓글은 특정인의 신 체, 외모, 취향을 대상으로 한 표현이 아니기에 신고에 적절한 범주가 없어 자 정 신고를 할 수 없는 것이다. <네** 신고 사유(현재)> 한편 포털 사이트 다*과 같은 경우는 더 추상적으로 신고 사유를 제시하여, 욕설/비방이나 폭력적 표현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포털 사이트들의 영 향력이 크고, 대중에게 쉽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과 관련 한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주어진다면 역시 교육적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소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세계는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 세계의 양상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구조화되어 있는 현실 세계의 젠더 질서를 일정 정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정서가 이처럼 강화되고 있 다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경제 위기 속에 한국 사회가 점차로 보수화 되면서 - 56 -
개개인의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대한 감수성은 줄어들고, 사회적 약자간의 연 대 의식이 약화되는 가운데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하에 서 특정 계층의 여성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여성의 지위가 상승된 것은 아니며, 차별과 양극화는 점차로 심각해지는 중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여성 전반에 대한 여성 혐오 정서를 정당화하거나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표현과 발언들이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것은 한국 사회 전체에 결코 이롭지 않은 현상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별 간 대결 구도로 구성된 현재의 온라인 공간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은 집단 극화가 중요 한 특성이다. 개인이 속한 집단의 규범을 실제보다 더 극화시켜 지각하고 동조 하면서 각기 자기 집단으로 양극화 되어 버리는 경향이 존재한다(나은영, 2006). 이에 따라 집단 간 적대가 발생하고 나면 이 적대를 정당화하기 위한 타 집단에 대한 비하를 포함하는 규정이나 차별적 발언들이 강화된다. 이 때문 에 민주적 의사소통과 공론의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시민들이 읽고, 쓰 고, 표현하고, 논쟁하며, 주장하면서 지배집단이나 권력 집단에 맞서는 정치적 야당으로서, 그리고 대중 감정의 표출의 광장으로 기능하는 면모 (이기형, 이 영주 2012)를 온라인상에서 기대할 수 있으려면, 성별간의 동등한 참여가 보 장되어야 하고 여성이 폭력적, 여성 혐오적 표현으로 인해 심리적 위축을 경험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며, 다양한 형태의 교육 방향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공간의 특성 중 하나는 이용자의 실천 을 통해 구성되어 가는 공간이며 변형과 개입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다. 그러므로 현실 세계의 젠더 질서와 그 문제점에 대해서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온라인 이용자의 인식 변화를 위한 노력, 이용자의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교육적 노력이 중요해진다. 결국 온라인 공간에서의 여성 혐오 정서로 대표되어 있는 현재의 젠더 질서 를 어떻게 재구성해 나갈 것이며 이 공간의 가능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 - 57 -
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에 대한 협력적 모색이 필요하다. 민관은 물론 온라 인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용자들이 함께 대안을 도출하고 실천해나갈 수 있는 전략과 연대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하겠다. - 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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