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5.18 김병권_새사연 부원장 bkkim21kr@saesayon.org 목 차 1. 애플, 앱스토어에서 국내 음원서비스를 차단 2. 글로벌 경제위기를 모르고 성장한 애플과 아이폰 3. 아이폰의 힘은 개방형 앱스토어의 힘 4. 기업 경쟁구도의 변화와 개방과 폐쇄정책의 교차 5. 평범한 국민들, 소비자들과 기업의 개방정책
1. 애플, 앱스토어에서 국내 음원서비스를 차단하다. 애플사의 아이폰은 2009년 11월 22일, KT를 통해 공식적으로 국내에 출시되었다. 이후 6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매달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관 련 국내 업계는 물론 한국 정치,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몰고 왔다. 아이폰은 최근 국내 음원서비스를 차단하면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5월 13일부터 애플이 운영하는 온라인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마켓인 애플 앱스토어 (애플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장터) 에서 한국의 음원 서비스업체인 소리바다, 벅스, 엠넷 등이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을 다운받지 못하게 막았던 것이다. 애플 앱스토 어에서 해당 응용프로그램을 삭제해 버린 것인데, 서비스 업체에게 사전 통보도 없 었고 어떤 협의도 없는 일방적 조치로 알려졌다. 본래 애플의 앱스토어는 개발자가 개발한 응용프로그램을 올리면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선택하여 구매하는 개방 형 마켓이기는 하다. 그러나 개발자가 자유롭게 앱스 토에 올리는 대로 응용프로그램이 게시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의 사전 심사에 의해 허가된 것에 한하여 등록된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 국내 음원사이트를 빼버린 것이 다. 공식적으로 애플이 밝힌 차단 이유는 국내 음악 서비스 업체들이 결제방식으로 이 용하는 휴대폰 소액 결제 방식이 신용카드를 기본결제수단으로 삼아온 애플의 정 책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문제는 동일한 휴대폰 소액 결제가 적용되는 영화예매 등 의 다른 응용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사실은 결제방식 문제가 아니라 자사의 독자적인 음원 서비스인 애 플 아이튠즈(i-Tunes)'와 국내 음원 서비스가 경쟁이 되는 상황에서 자사 서비스를 아이폰에서 확대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결국 개발자와 사용자의 자유로운 직접적인 거래를 단지 중개 하는 수평적 생태 계 를 구축함으로써 놀라운 성공 을 거두었다고 평가받는 애플이, 자사의 장점이었 던 개방과 수평적 구조를 자사 이익을 위해 스스로 어겼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고 일부 언론에서는 독재자 애플 이라는 얘기가 튀어 나올 정도가 되었다. 1) 1) <매일경제> 2010.5.16-1 -
한국 정부와 국내 IT기업들, 특히 국내 3대 통신사들이 폐쇄적인 서비스 틀을 고집 하면서 고액의 통신요금을 국민들에게 물리는 방식으로 안주했던 관행에 신선한 충 격을 가했던 애플이었다. 이에 열광한 한국 국민들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모토를 스스로 어긴 애플의 행동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이와 같은 모순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는가. 더 나아가서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 생리인 기업들에게 개방 과 공유 정책이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애플의 이러한 정책이 결국 어디로 결론지어질 수 있 을 것인가.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열풍이 국내외적으로 대단히 복잡한 화두를 던 지고 있는 중이지만 여기서는 애플의 개방 정책에 한정하여 문제를 점검해 보도록 하자. 2. 글로벌 경제위기를 모르고 성장한 애플과 아이폰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의 기업들이 큰 폭의 매출 감소와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는 가운데 거의 유일한 예외가 있었다면 미국의 IT기업인 애플이었다. 물론 골드 만삭스를 포함해 몇몇 금융회사들이 빠른 속도로 부실을 털고 수익성을 회복하는가 하면, 한국의 삼성과 현대차를 포함한 일부 제조업들도 영업이익률을 오히려 신장 시켰다. 그러나 그들이 투기적 거래나 비용절감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이룬 실적이 주종이었다면 애플의 그것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 의한 성과라는 점에서 확연한 차 이가 난다. <그림1> - 2 -
애플은 기존의 음악 서비스 시스템인 아이팟(iPod)의 성공에 힘입어 미국을 진원지 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던 2007년도 이후, 해마다 신 개념의 아이폰(iPhone) 제품을 출시하면서 세계적 경기침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출과 수익을 경신하며 주 가를 높여왔다. 그 결과 지난 2009년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 누적 판매대수 가 4200만대를 넘어서게 되었고, 올해 1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800만대 이상의 판 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그 결과 애플의 2010년 1분기 매출은 135억 달러로 전년대비 49퍼센트의 성장세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30억 7000만 달러로 무려 90퍼 센트의 성장률을 보였다. 또한 2010년 4월 2일에 미국에서 출시된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iPad)'는 이틀 만에 미국 시장에서 60~70만대를 판매함으로써 초기 아이폰 판매의 두 배를 기록한 바 있다. 애플에게 글로벌 경제위기는 딴 세상의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글 로벌 출시보다 한참 뒤늦은 시점이었던 2009년 11월 22일 KT와 제휴하여 판매되 기 시작한 한국시장에서도 매월 10만 대 이상씩 팔리면서 판매 개시 100일 만에 이미 50만대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였다. <표1. 애플사의 아이폰 모델 발표 과정> 출시 시기 발표된 애플 제품 2007.6 최초의 아이폰 2G 모델 2008.7 아이폰 3G 모델 2009.6 아이폰 3GS 모델(3G모델에 비해 2배 이상 빨라짐) 2009.11 한국에서 아이폰 3G, 3GS 모델 출시 2010.4 아이패드 발표(애플의 최초 태블릿 PC) 2010.6 아이폰 4G 모델 발표 예정 3. 아이폰의 힘은 개방형 앱스토어의 힘 그런데 애플이 현재까지 거둔 성공은 단지 경제위기를 돌파하며 이룬 실적이라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은 음성과 문자 메시지 중심의 기 존 휴대폰시장과는 전혀 다른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새롭게 개척함으로써, 트위터 로 상징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가능하게 했음은 물론 기존 IT산업구도 와 정치, 사회지형 자체에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창출하는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것은 모바 - 3 -
일 인터넷 기기로서의 아이폰 단말기가 아니라, 단말기에 탑재되어 편리하고 다양 한 인터넷 정보 접근을 가능하게 했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시장이었다. 단말기 제 조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단말기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개척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 마디로 기존 개념과 수익모델 의 전환을 동반한 것이다. 애플이 창출한 앱스토어(AppStore)가 바로 그것이다. 앱스토어는 소비자에는 아무 런 선택권도 없이 통신사가 일방적으로 구성해서 제공해주는 메뉴를 사용해야 하는 한국 휴대폰 사용자들에게는 낯선 것이다. 애플은 아이팟 기기를 위해 만들었던 itunes Store 라는 모바일 온라인 마켓을 진화시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 자를 위한 앱스토를 만들었다. 앱스토어는 애플이 만든 온라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장터 같은 개념으로서 원칙적 으로 애플은 관리만 한다. 개발자들은 누구나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앱스토 어에 올려서 팔 수 있으며, 판매 수익은 애플과 개발자가 각각 3대 7로 나눈다 2) 사용자들은 앱스토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무료, 또는 유료로 구매하여 아이폰의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하게 된다. 애플이 처음으로 구현 했고, 최근 휴대폰 제조업체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는 모 바일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면 이와 같은 시장의 규모는 실제로 얼마나 될까.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 그룹은 2010년 이후 글로벌 IT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이슈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를 선정했다. 3) 또한 향후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시장규모가 2010년 68억 달러에서 2013년 295억 달러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았다. 2009년 모바 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는 24억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올해 에는 두 배 이상 늘어난 60억 건 정도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규모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시장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위력은 막강하다. 2010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신규 개발 작업 가운데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비중이 89퍼센트로서 압도적인 비중 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4) 2008년 7월에 개장하여 2년이 채 2) 김대원, 애플 쇼크, 2010.4 3) <연합뉴스> 2010.4.20 4) <연합뉴스> 2010.4.3 아이패드가 공개되기 이전인 2009년 기준으로 신규 애플리케이션 개발 작업 - 4 -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애플리케이션은 17만개를 넘어섰고 6천만 명 이상의 이용자와 30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 보다 많은 상품이 애플 앱스토어에 있다는 비유가 빈말이 아닌 것이다. <그림2. 애플 앱스토어> 최근 애플 아이폰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폰을 위한 애 플리케이션 스토어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지만 아직은 3만개 정도에 불 과한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어 있다는 점과 크게 대비된다. 수천 개 정도의 애플리 케이션이 등록된 삼성이나 국내 시장과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애플이 창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 덕분에, 통신업계의 가혹한 하청구조 아 래에서 고사 직전에 몰렸던 한국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계도 부활을 예고하며 움 직임이 활발하다. 향후 이들 매출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에 있다고 전망할 정도이며,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모바일 개발자들을 이른바 싹쓸이 하는 바람에 때 아닌 인력난이 심각할 정도이다. 실제로 2009년 6월에만 해도 앱 스토어에 올리기 위해 개발자 140여명 정도가 700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던 중 애플 아이폰 비중은 78%, 구글 안드로이드폰 비중은 18%,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 비중은 4%를 차지했으나 애플 아이패드 발표이후 다시 애플 비중이 팽창했다. - 5 -
수준에 비하면, 2010년 5월 현재 개발자 590명, 애플리케이션 5400여개에 이를 정도로 한국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도 애플 덕택에 급성장하고 있다. 5) 성공신화도 이어지고 있다. 일찍이 스마트폰의 성공을 예견하고 준비했던 한국 모 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는 2009년 해외에서 올린 매출 46억 원 가운데 30억 원을 앱스토어에서 벌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절대 독점 권력을 쥐고 있는 애 플이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하여, 시장의 중개자이자 관리자로서가 아니라 음원서비 스 제공자라고 하는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공급자로서 수평적 참여와 개방을 제한하 려는 정책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계에 게 기회와 부활의 기회를 제공했던 애플이 그 기회를 자사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로 한정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4. 기업 경쟁구도의 변화와 개방과 폐쇄정책의 교차 지난 20여 년 동안 혁신을 거듭하면서 산업지도를 바꾸고 사람들의 생활 패턴까지 변화시켜왔던 IT산업의 역사는 기업들이 개방과 폐쇄의 경영정책을 반복하면서 부 침했던 역사였고 현재의 애플의 정책도 이 연장선에 있다. 1970년대까지 절대 강자의 위치를 고수하던 IBM이, 자신이 설계했던 호환성 구조 의 개방 모델인 PC로 성장한 인텔-마이크로소프트의 급부상으로 1990년대 초에 존립위기에 봉착했던 사례가 그렇고, 1990년대 최고의 위치에 오른 마이크로소프 트가 폐쇄적인 운영체제인 윈도우즈를 기반으로 메신저, 미디어플레이어, 웹브라우 저 등을 배타적으로 공급하다가 끼워 팔기 시비와 반독점 시비로 고전을 했던 사 례가 그렇다. 리눅스라는 공개 운영체제 아래로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하려는 유력 IT업체들이 동맹을 맺었던 사례도 있다. IT 강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아이폰 도입이 늦어진 이유나 도입이후 아이폰에 열광하는 붐이 조성된 것도 내역을 따지고 보면 한국 정부와 휴대폰 제조업체, 특 히 이동통신 업체의 폐쇄적인 정책과 대비되는 애플의 개방형 정책 때문이었다. 한 때 버스 실시간 위치정보를 막았던 경기도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처럼, 정 5) appstore.connect.kr 사이트 참조 - 6 -
부의 공공정보 폐쇄정책이 그 사례의 하나다. 6) 독과점적 시장지배력을 배경으로 우리 국민에게 고액의 통신요금을 물려 수익을 올 리는데 안주했던 3대 통신기업의 폐쇄성 역시 심각했다. 이들은 자사의 이동 통신 망을 통해서만 인터넷에 접속하게 하여 안정적인 데이터 요금 수익을 거두겠다는 목적아래, 핸드폰으로 무선 인터넷 망인 와이 파이(Wi-Fi)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무 선랜 기능 탑재를 막아왔다. 또한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모바 일 소프트웨어를 저가에 직접 납품받아 네이트(Nate), 쇼(Show), 오즈(Oz)등으로 통신사들이 일방적으로 디자인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공했다. 핸드폰 제조기업 들은 통신사들의 이러한 목적에 맞도록 제작하여 납품하면 그만이었다. 그 동안 모 바일 소프트웨어 업계는 고사되고 우리 국민은 선택권을 박탈당했던 것이다. 애플 의 아이폰은 한국 정부와 독과점적 이동 통신사들의 폐쇄정책을 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의 폐쇄적인 모바일 환경을 개방구조로 돌려놓은 애플이 이번에는 스마트폰 시 장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시장의 독과점적 지배력을 바탕으로 일정하게 제 한된 개방의 틀 안에 가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그림3> 사실 애플의 경영정책은 원천적으로 완전한 개방구조로 볼 수 없다. 우선 아이폰에 서 개방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운영체제(OS)가 개방형이 아니다. 아이폰에 탑재 된 운영체제는 애플이 매킨토시 PC에서 운영하던 Mac OS를 아이폰 용도로 재구 성한 것이다. 특정 회사의 폐쇄적인 운영체제라는 것이다. 운영체제만 폐쇄적인 것 6) 올해 상반기 중 공공정보 현황 조사를 바탕으로 300종 이상의 공공정보를 민간에게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 7 -
이 아니라 단말기기도 마찬가지다. 비록 애플이 아이폰 단말기를 직접 제작하지는 않지만 외부제작사인 대만의 팍스콘을 지정해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누구나 아이 폰용 단말기를 제작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애플은 기기-운영체제의 폐쇄적인 구조에 이어 운영체제 위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 션에 대해서도 제한된 개방을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가 운영체제 장악을 기반으로 웹브라우저나 메신저, 미디어플레이어 등에 대한 자 사 제품 독점화를 시도했던 것과 유사하다. 대표적인 것이 어도비사(Adobe)의 플래 시 기능을 아이폰에서 이용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웹사이트에서 플래시로 제작된 다양한 동영상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 동영상 이용을 위해 애플 앱스토어를 찾아 가 동영상 다운로드를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한국 음원서비스 폐쇄도 마찬 가지다. 애플이 시장에서 강자의 지위에 오르고 이를 근거로 개방을 제한하기 시작하자, 이 제는 애플에 비해 훨씬 더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다시 경 쟁력을 가지고 부상하기 시작한다. 구글은 전통적인 오픈소스 기반 운영체제인 리 눅스를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설계하고 소스코드까지 공개했다. 동시에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검색엔진을 제외하고 단말기 기기까지를 포함해 나 머지를 모두 개방하는 적극적인 정책으로 애플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휴대폰 제조업체들과 이동통신사들, 포털 사이트와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도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이러한 매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한번 익숙해진 소프트웨어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IT업계의 오 랜 관행이 이번에는 깨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까지 폐쇄적인 운영체제를 고집하고 있지만 PC시장에서 여전히 절대 시장 점유율을 유 지하고 있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매우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 기 때문에 변동 가능성이 훨씬 높고, 애플 또한 이를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개 방제한을 쉽게 확대하기도 어려우리라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사적 기업들이 개방을 선택하는 것은 주로 경쟁구도에 서 승리하기 위해서이고, 폐쇄적인 정책으로 돌아서는 것은 독과점적 시장 지배력 을 배경으로 확보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고객을 위하는 착한 기업이 개방을 선택하고 고객을 무시하는 나쁜 기업이 폐쇄를 선택하는 것이 - 8 -
아니라는 의미이다. 기업에게 제일 기준은 이윤이지 고객 은 아니다. 기업들이 고객 이나 소비자를 강조할 때에는 그것이 이윤 창출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5. 평범한 국민들, 소비자들과 기업의 개방정책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을 가릴 것 없이, 사적 기업이 자신들의 이윤 추구와 수익성 제고라고 하는 그들의 최고 목적을 위해 필요한 차원에서 개방정책 과 폐쇄정책을 선택적으로 구사한다면, 일반 국민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또한 나름 대로의 목적과 기준으로 이를 판별해야 한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소비자로서 의 일반 국민의 입장이다. 소비자와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동일하거나 더 낮은 비 용으로 인터넷 정보는 더 넓은 개방성과 선택, 참여와 공유의 기회를 가질수록 유 리할 것이다. 웹 2.0의 정신으로 개방, 참여, 공유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인 것이다. 여기에는 일정한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다. 통신이 갖고 있는 인프라적 성격에서 오는 공공재의 특징과, 정보에 대한 보편적 접근성이라는 특징이 이들에 대한 배타 적, 독점적 제한을 근원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끊임없이 이들에 대한 배타적 독점을 추구하겠지만, 역사적 경험으 로 볼 때 개방과 공개가 확장되는 추세가 되는 것을 사적 기업이 종국적으로 막지 는 못했다. 둘째는, 한국 IT산업, 좀 더 좁히면 한국 모바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국민경제 입장에서 보면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어 소비자로서 이용 편의 성을 증진시키는 것 이상으로, 해당 시장이 새롭게 열리면서 기대를 할 수 있는 산 업의 혁신과 발전, 그리고 이를 통한 경제의 회복과 경제 발전이 중요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불행은 개방성을 무기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연 것은 외국 기업인 애 플이었고, 한국정부와 기업들은 폐쇄성에 안주하여 산업발전을 지체시켰다는 사실 이다. 애플이라는 외국기업이 열어놓은 새로운 시장과 그 제품에 열광하는 것은 나 쁜 것이 아니지만, 동시에 이를 우리 산업에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시장을 지배한 애플을 포함한 외국기업들이 시장 지 배력을 무기로 언제든지 폐쇄정책으로 돌변하면서 결국은 소비자로서의 한국 국민 의 이익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책이 된다. - 9 -
셋째는 한국 IT산업에 종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즉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노동 자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앱스토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은 곧 그 산업에 종사하는 개발자, 노동자의 경쟁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크다 고 할 수 있다. 스스로 3D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자조해왔던 한국의 모바일 애플 리케이션 개발자들의 역량이 커지지 않는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시장에 서 한국은 수익을 만들어내는 공급자가 아니라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 입장 이상 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애플과 애플의 제품 자체에 지나치게 열광할 필요도, 그들의 정책 변화 에 갑자기 실망할 필요도 없다. 우리 자신의 평가 기준을 만드는 것이 더욱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