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전쟁의 첨병, 보안산업의 미래와 과제 KEY MESSAGE 김현경, KT 경제경영연구소(hyun-kyung.kim@kt.com) 최근 사이버 전쟁에 대한 공포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보안관련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이버 보안 산업에 투자하려는

Similar documents
**09콘텐츠산업백서_1 2

Æí¶÷4-¼Ö·ç¼Çc03ÖÁ¾š

2009_KEEI_연차보고서

(연합뉴스) 마이더스

내지(교사용) 4-6부

º»ÀÛ¾÷-1

OUTLINE 행사개요 행사명 Inside Bitcoins Conference & Expo 2015 장소 KINTEX 제 2전시장 3층 (회의실 301~304호) 행사시기 2015년 12월 9일(수) - 11일(금)ㅣ9일은

(명, 건 ) 테러공격 발생건수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

2013_1_14_GM작물실용화사업단_소식지_내지_인쇄_앙코르130.indd

wtu05_ÃÖÁ¾

<C3E6B3B2B1B3C0B C8A32DC5BEC0E7BFEB28C0DBB0D4292D332E706466>

....pdf..

Act84_

레이아웃 1


hwp

Index


......

2018 하반기 산업별 투자전략 글로벌 인터넷 중국 신유통 탐방기 - 전자상거래 점유율 상승 가속화 정용제

¼Òâ¹Ý¹®Áý¿ø°í.hwp

비지니스 이슈(3호)


COVER.HWP

이슈분석 2000 Vol.1

가볍게읽는-내지-1-2

한눈에-아세안 내지-1

kbs_thesis.hwp


untitled

ICT EXPERT INTERVIEW ITS/ ICT?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V2I) Nomadic 단말 통신(V2P) 차량 간 통신(V2V) IVN IVN [ 1] ITS/ ICT TTA Journal Vol.160 l 9

레프트21

152*220

Best of the Best Benchmark Adobe Digital Index | APAC | 2015

<5BB0EDB3ADB5B55D B3E2B4EBBAF12DB0ED312D312DC1DFB0A32DC0B6C7D5B0FAC7D02D28312E BAF2B9F0B0FA20BFF8C0DAC0C720C7FCBCBA2D D3135B9AEC7D72E687770>

hwp

레이아웃 1

È޴ϵåA4±â¼Û

현안과과제_8.14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_ hwp

. 1, 3,,., ICT(),,.. 2 3,.. Player (, ) IT,. 3,...,.

°¨Á¤Æò°¡


[NO_11] 의과대학 소식지_OK(P)

내지2도작업


목 차 Ⅰ. 사업개요 5 1. 사업배경및목적 5 2. 사업내용 8 Ⅱ. 국내목재산업트렌드분석및미래시장예측 9 1. 국내외산업동향 9 2. 국내목재산업트렌드분석및미래시장예측 목재제품의종류 국내목재산업현황 목재산업트렌드분석및미래시

Microsoft Word _pricing strategy.doc

<3034BFEDC0CFBDC2C3B5C7CFB4C2C1DFB1B9BFECB8AEC0C7BCF6C3E2BDC3C0E52E687770>


<B3EDB9AEC0DBBCBAB9FD2E687770>

Microsoft Word - 7FAB038F.doc

2015년9월도서관웹용

Microsoft PowerPoint 지성우, 분쟁조정 및 재정제도 개선방향

<B1B9C8B8C0D4B9FDC1B6BBE7C3B3BAB85F BB0DCBFEFC8A35B315D2E706466>

CR hwp

0904fc bdb

5th-KOR-SANGFOR NGAF(CC)

기본소득문답2

¾ç¼ºÄÀ-2

(연합뉴스) 마이더스

hwp

ITFGc03ÖÁ¾š

±³À°È°µ¿Áö

Microsoft 을 열면 깔끔한 사용자 중심의 메뉴 및 레이아웃이 제일 먼저 눈에 띕니다. 또한 은 스마트폰, 테블릿 및 클라우드는 물론 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PC 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소와 디바이스에 관계 없이 언제, 어디서나 문서를 확인하고 편집

2015현엘 내지.indd

11,

[서비스] 1. 오프닝 네트워킹 파티 (전체 공통) (1/13(월) 밤 9시) FAST TRACK ASIA와 CAMP에 대해 소개하고, 3개 코스의 전체 참가자들의 소개 및 네트워킹을 진행합니다. 2. 패스트트랙아시아 파트너 CEO들과의 네트워킹 파티 (전체 공통) (

....(......)(1)

4-03-³×Æ®¿öÅ©{½Ã½ºÅÛº¸¾È

에너지절약_수정

조사보고서 구조화금융관점에서본금융위기 분석및시사점

Microsoft Word - 문서10

연구노트

04 특집

01정책백서목차(1~18)

표지 모았어요


[로플랫]표준상품소개서_(1.042)

2016년 신호등 4월호 내지A.indd

목 차 주요내용요약 1 Ⅰ. 서론 3 Ⅱ. 스마트그리드산업동향 6 1. 특징 2. 시장동향및전망 Ⅲ. 주요국별스마트그리드산업정책 17 Ⅳ. 미국의스마트그리드산업동향 스마트그리드산업구조 2. 스마트그리드가치사슬 3. 스마트그리드보급현황 Ⅴ. 미국의스마트그리드정

Microsoft PowerPoint - chap04-연산자.pptx


Contents SEOUL NATIONAL UNIVERSITY FUTURE INTEGRATED-TECHNOLOGY PROGRAM FIP 13 FIP

SEOUL NATIONAL UNIVERSITY FUTURE INTEGRATED-TECHNOLOGY PROGRAM 13 : (IoT), 4.0,,,,,, CEO. 13 : ( ) ~ 11 1 ( ) : 310

< FC8A8C6E4C0CCC1F620B0B3B9DF20BAB8BEC8B0A1C0CCB5E5C3D6C1BE28C0FAC0DBB1C7BBE8C1A6292E687770>

¹é¼ŁÇ¥Áö 11³âš

Layout 1

?

<464B4949B8AEC6F7C6AE2DC0AFBAF1C4F5C5CDBDBABBEABEF7C8AD28C3D6C1BE5FBCD5BFACB1B8BFF8BCF6C1A4292E687770>

기후변화는 인류사회가 직면한 가장 거대한 불확실성 중 하나

소규모 비즈니스를 위한 플레이북 여기서 다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YouTube 소개 2. YouTube에서 비즈니스를 위한 채널 만들기 3. 눈길을 끄는 동영상 만들기 4. 고객의 액션 유도하기 5. 비즈니스에 중요한 잠재고객에게 더 많이 도달하기

ICT À¶ÇÕÃÖÁ¾

레이아웃 1

2

2011국립공원표지-수정

Drucker Innovation_CEO과정

월호 IBK(고해상 단면).pdf

01Àå

2002 KT

Microsoft PowerPoint H16_채권시장 전망_200부.pptx

Transcription:

디지에코 보고서 Issue Crunch 2015-3호 Issue&Trend 사이버 전쟁의 첨병, 보안산업의 미래와 과제 KT경제경영연구소 김현경(hyun-kyung.kim@kt.com) I. 사이버 전쟁, 새로운 형태의 위협 II. 매년 증가하는 피해 현황 III. 사이버 전쟁의 비용 IV. 사이버 전쟁, 사이버 보안 산업 개화의 모멘텀 V.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정책적 과제 최근 사이버 전쟁에 대한 공포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보안관련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이버 보안 산업에 투자하려는 자금들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신생 기업들 의 핵심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자산가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의 기술과 자본력 이 미래 초연결 ICT 융합시대의 자산과 안전을 지켜줄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전쟁이 확산되고 이에 대응할 보안산업이 발전할수록 기반이 되는 첨단 네트워크에 대 한 투자 필요성은 더 커지게 된다. 네크워크 상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버 전쟁의 최전선에서 네트 워크 사업자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투자의 선순환 구조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이버 전쟁의 첨병, 보안산업의 미래와 과제 KEY MESSAGE 김현경, KT 경제경영연구소(hyun-kyung.kim@kt.com) 최근 사이버 전쟁에 대한 공포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보안관련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이버 보안 산업에 투자하려는 자금들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신생 기업들의 핵심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자산가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의 기술과 자본력이 미래 초연결 ICT 융합시대의 자산과 안전을 지켜줄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전쟁이 확산되고 이에 대응할 보안산업이 발전할수록 기반이 되는 첨단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 필요성은 더 커지게 된다. 네크워크 상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버 전쟁의 최전선에서 네트워크 사업자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투자의 선순환 구조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이버 전쟁, 새로운 형태의 위협 전쟁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게릴라전이나 테러와 같은 비정규전 외에 정보전, 첩보전, 생화학전 등 다양한 형태의 전쟁이 발생해왔으며, 대부분의 전쟁에는 전방과 후방, 군인(warrior)과 민간인의 구분과 함께 종전과 휴전도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해킹과 범죄, 보안문제로 인한 사이버 전쟁 은 그간의 전쟁과는 좀 다르다. 국가가 기업을 공격하기도 하고 개인이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사이버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전쟁터나 군인 구분이 없어졌으며, 선전포고도 없이 일상으로 전쟁이 스며들거나, 심지어 자신이 공격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자산과 정보가 새어나가기도 한다. 더욱이 네트워크가 고도화되고 디지털 세상으로 진화하면서 단 하루도 사이버 전쟁 상의 종전이나 휴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과거의 전쟁과 유사한 점은 누군가는 파괴하고 누군가는 희생당하지만, 그로 인해 돈을 버는 기업이나 국가도 있다는 점이다. 전쟁이 확산될수록 당사국들은 엄청난 파괴와 피해를 보게 되지만, 관련 군수산업과 주변국들은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고 군사 기술 발전이 민간 산업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사이버 전쟁 역시 전쟁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보안산업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신생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되며 관련 첨단 기술들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면서, 관련된 기술들이 부단히 진화하고 산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본고에서는 ICT 시대의 어두운 측면인 사이버 범죄, 사이버 전쟁 시대를 맞아 누가 승자이고 패자인지, 이 전쟁은 앞으로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지 전망함으로써 이 상황이 ICT를 둘러싼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그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모색해 보고자 한다.

매년 증가하는 피해 현황 사이버 범죄는 2001년 범죄조직과 해커들이 미국 오데사 지역의 한 식당에서 신용카드 사기 사이트인 CarderPlanet을 세우고 Shadowcrew라는 게시판을 열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 해킹이나 온라인 범죄는 점차 확산되어 미국, 유럽, 아시아를 불문하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사이버 범죄로 주목을 받고 있으나, 여전히 세계 최대의 사이버 범죄 근원지이자 가장 많은 피해자가 몰려있는 지역은 미국이다. 2014년 보안 관련 조사(2014 Trustwave Security Report)에 따르면, 전세계 사이버 범죄의 약 1/5은 미국내 근원을 두고 발생하며 그 다음으로 18%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반대로 범죄피해의 경우, 약 60%는 미국내 거주자나 기업, 정부를 대상으로 하며 그 다음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국가는 영국으로 약 14%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 경제와 금융의 중심지가 사이버 범죄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범죄 피해자가 주로 미국과 영국에 위치한다는 점은 최근 사이버보안 산업에 대한 투자 역시 두 국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사이버 범죄 근원지 및 피해 대상 지역 출처: 2014 Trustwave Security Report FBI에 따르면, 2013년 한 해에만 은행, 소매업, 방위기업을 불문하고 약 3천개 이상의 기업이 사이버공격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한다. 미국 사법당국인 DOJ(Department of Justice)는 산업스파이법(The Economic Espionage Act) 이 제정된 이후 최초로 본 법을 적용하여 중국과 연관된 해커들을 기소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해는 일반 가입자들에게도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1억 건의 카드 계좌

정보가 유출된 사고가 있었고, 미국에서는 최대 소비자 기업인 홈디포(Home Depot)의 신용카드 정보 5,600만 건이 유출되어 미국 전체가 공포에 떨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의 대표적 소비재 기업인 타겟(Target), 금융회사인 JP Morgan, 대형 백화점 니먼 마커스(Neiman Marcus), 인터넷 기업 야후(Yahoo), 통신사 AT&T, 온라인 상점 이베이(Ebay), 애플, 구글은 물론 유통사인 UPS와 백악관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기업이나 정부를 불문하고 소위 신상이 털린 셈이다. ICT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인지된 사이버 범죄 건수만해도 2009년 이후 매년 평균 66%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 340만 건에 이르던 사이버 보안관련 사고가 2014년에는 4,280만 건으로 5년 사이에 13배 가량 증가했고 그 증가폭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4년 기준 하루에 12만 건의 사이버 사건사고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사이버 보안은 남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인지되고 신고되는 사건사고만 통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감지되지 않은 건수나 알려지지 않은 사건사고를 고려한다면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사이버 사건 사고 발생건수 출처: PWC report, 2014. 9 2013년 기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업 분야는 소비자 대상의 유통산업(리테일)로 비중이 35%에 이르렀으며 다음으로는 음식료 분야가 18%를 차지하였다. 오히려 금융, 기술 등과 같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될 것 같은 분야는 전체 피해의 9%, 6% 정도로 비중이 낮았는데, 비교적 단단한 방어체계를 갖추어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매시장에서 일반화된 카드결제 정보는 중요한 개인정보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대량 확보가 가능하여 해커들의 가장 큰 표적이 되고 있는데, 일반 소비자들이 사이버 범죄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이버 범죄의 주요 목표대상 분야 출처: 2014 Trustwave Security Report 사이버 전쟁의 비용 기업들에게는 좋은 가격, 서비스 제공 못지않게 얼마나 안전하게 가입자들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지키는가가 기업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되었다. 창이 예리해질수록 방패가 더 단단해지듯, 해커들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정부, 기업, 개인 모두가 자신의 정보와 자산을 지키는데 비용을 지불하기 시작했다. 범죄와의 전쟁은 가장 규모가 큰 사회적 비용이다. 지역을 불문하고 증가하는 사이버 범죄와의 전쟁으로 인한 비용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413조 원에서 633조 원(3,750억 달러~5,75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한해 예산이 375조 원이니, 한 나라의 예산이 매년 사이버 범죄로 인해 없어지는 셈이다. 이제 기업이나 정부 모두 더 이상 보안인프라 투자를 미룰 수 없게 되었다. ICT 컨설팅업체 Gartner에 따르면, 정보보안과 관련된 글로벌 지출은 2014년 기준 78조 원(711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전년대비 약 7.9% 증가한 수치이다. 2015년에는 보안관련 지출이 전년대비 8.2% 증가한 85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각 기업의 정보보안 투자와 지출을 담당하는 CIO(Chief Information Officer)들은 2015년도 보안에 대한 지출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인 Piper Jaffray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기업의 CIO들은 정보통신 관련 지출 중 보안분야를 최우선 투자할 대상으로 꼽았다. IT지출이라고 하면 주로 스토리지나 서버 증설을 떠올렸으나 이제는 보안이 가장 중요한 투자분야로 떠오른 것이다.

2015년도 정보통신 분야 지출 증감 계획 출처: Piper Jaffray 2015 CIO 서베이 구체적으로는 조사기업의 약 75%가 올해 IT관련 분야 지출의 최우선 분야로 보안을 꼽았으며, 이는 지난해 59%에 비해 증가한 수치로 기업의 보안의식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2013년만 해도 기업들은 보안보다는 스토리지 확장 등에 더 많은 지출을 했으나, 2014년 가입자 정보유출 사건 및 북한의 Sony 社 해킹 등의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인식과 보안투자 계획이 증가하고 있으나 직접적인 지출로 이어지는 것은 기업의 규모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출 규모가 중견기업 이상이 되어야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매출 규모가 1.1조원(10억 달러)이 넘는 대규모 기업이나 1,100억원~1.1조원 규모의 중견기업의 경우는 2013년 대비 2014년 정보보안 투자가 5%~7%까지 증가하였다. 반면 매출 규모가 1,100억원 이하인 기업들은 오히려 20% 정도 보안 투자금액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매출 규모에 따른 정보 보안 투자 규모 추이 출처: PWC, 2014.9

사실 대규모 기업들 입장에서도 5% 이상을 정보 보안에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의사결정이라는 평가이다. 기업들은 사이버 보안을 여전히 IT 투자라기 보다는 비용 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되어 T-mobile 정보보안 담당 Bill Boni 부사장은 글로벌 금융 사태 이후 비용절감에 민감한 기업들이 5%씩이나 보안 관련 지출을 늘리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되었을 것이라 언급하였다. 문제는 매출이 적은 소규모 기업들이 대기업들과 다르게 보안관련 지출을 줄임으로써 보안에 취약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미국 정부도 사이버보안 분야에 대한 지출을 급격히 확대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정부는 2014년과 2015년 사이버 예산을 각각 14조원(130억 달러)과 15조원(140억 달러)으로 확정하였다. 이는 각각 전년대비 20%와 12% 증가한 규모이다. 냉전시대만큼은 아니겠으나 정부차원에서 글로벌 사이버 경찰로서의 역할을 맡겠다고 나선 것이다. 사이버 범죄의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2013년도 예산은 10조원(90억 달러)이었으며 당시에는 2018년에 가서야 12조원(115억 달러)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1년만에 3년치 예상액을 초과한 지출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 사이버보안 예산 연도별 추이 출처: 미국 의회 반면, 우리나라의 정보보안 지출수준은 글로벌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미래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조사대상 기업의 2.7%만이 IT분야 예산의 5% 이상을 정보보안에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조사대상 기업의 약 40~50%가 5% 이상 지출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전체 투자총액 기준으로는 오히려 2013년보다 0.5%p 감소한 수치여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정보보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사이버 전쟁, 사이버 보안 산업 개화의 모멘텀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과 지출이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계는 성장의 모멘텀을 맞이하게 되었다. 전쟁과 냉전이 군수산업을 성장시켰듯 사이버보안 업계도 매년 급속히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이버 공격이 이루어지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투자와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낮은 진입장벽 덕분에 많은 신생 벤처기업들도 사이버보안 산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미국의 자유로운 M&A와 혁신의 분위기도 많은 신생기업으로 하여금 사이버보안 개발로

유도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벤처 캐피탈의 자금까지 사이버보안으로 몰리면서 신생기업을 중심으로 더욱 급속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날로 발전하는 해킹기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발전이 필요하고, 이는 미래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로 이어져 벤처 캐피탈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4년 상반기 동안에만 약 1조 원의 투자금이 미국 사이버 보안분야의 신생회사(Start-up company)로 몰렸다. 2013년 한 해 동안 투자되었던 자금 규모가 6개월만에 유입된 것이다.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는 돈의 흐름이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바로미터인 만큼, 2배 이상 빠른 보안산업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사이버보안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 붐은 미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이미 유럽에서도 많은 벤처 캐피탈 기업들이 사이버 보안 산업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둔 C5캐피털 은 1,370억 원(1억 2,500만 달러)규모의 사이버보안 펀드를 조성하였고, 유럽과 이스라엘의 신생 기업들에 투자하는 벤터 캐피털 회사인 Index Venture 도 6,000억 원(5억 5천만 달러)의 별도 펀드로 사이버보안에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자금이 사이버 보안 산업으로 몰리자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로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자산가치가 증가되었다. 단적으로 2013년 한 해에만 보안관련 산업의 자산가치가 5배에서 10배까지 급등했다. 유망한 사이버 보안 업체 중 하나인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 는 2012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자산가치가 2년간 2,860억 원(2억 6천만 달러)이 치솟아 현재 7조 원(62억 달러)에 이른다. 2014년 이후 Palo Alto Networks의 자산증가(주가) 추이 출처: Yahoo Finance, 2015. 3 신생 업체인 이 회사는 매출은 성장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를 보이고 있음에도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보였다. 주식 가격이 미래의 가치를 반영한다고 볼 때, 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전망을 읽을 수 있다. 또 다른 유망한 보안업체인 파이어 아이(FireEye) 는 2013년 상장한 이후 1년만에 3,340억 원이 증가하여 총 자산 5조원(46억 달러) 규모의 사업체로 성장했다. 이들 업체의 자산가치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매출 성장이 자리잡고 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의 경우,

2015년 1월에 마감된 최근 3개월간 매출은 2,390억원(2억 1,770만 달러)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분기 역시 전년동기 대비 45%~48% 증가한 2,400억 원~2,45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등 당분간 급속한 매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사이버 공격을 감지하여 알려주는 기술뿐 아니라 예방까지 할 수 있는 총체적인 솔루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이어 아이 社 는 사후 대응보다는 사이버 공격을 미리 방지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고객의 필요에 따라 보안을 강화 또는 완화하는 등 상황에 맞게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 역시 대응중심의 보안기술에서 벗어나 예방중심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이들 기업의 차별화된 기술 개발은 실제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있다. 기업체 CIO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계약을 맺은 보안장비 업체들은 Symantec, Cisco, Intel/McAfee 등의 대규모 장비 업체들이나, 향후 계약을 맺을 업체로는 FireEye나 Palo Alto Networks가 압도적 1위와 2위를 차지하였다. 특히 주목할 것은 더 이상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기업들로 기존 계약 중인 대기업들이 꼽혔는데, 보안 시장의 빠른 기술 발전과 세대교체 변화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정보 보안 시장에서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혁신만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CIO들이 선호하는 정보 보안 업체 순위(2015년) 출처: 2015 Piper Jaffray CIO Survey Cisco나 Juniper와 같은 장비 대기업들이 보안시장을 두고 신생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최근 Juniper는 위협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Symantec도 대응위주 기술에서 예방 기술로 개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예방과 방지 기술 개발에 치중하는 이유는 이미 90% 기업이 대응위주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고 비교적 경쟁이 치열하여 이를 탈피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사업자들과 정책적 과제 이렇게 사이버 전쟁은 기업이나 정부에게 막대한 비용을 지출시키고 있고, 그 이면에서는 보안 산업이 미래 유망 산업으로서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에게 사이버 전쟁은 어떤 의미일까. 보안에 있어 가장 많은 지출이 이루어져야 하는 분야는 어디인가에 대한 설문에서 미국 주요 기업 CIO들은 88%가 네트워크 보안 을 꼽았다. 이는 결국, 근간이 되는 네트워크 단계에서 보안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네트워크 사업자의 향후 투자방향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CIO 최우선 지출 분야 순위(2015년) 출처: Piper Jaffray 2015 CIO Survey 모든 것이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로 본격 진입하는 미래사회에서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현재 유선 27억 개체, 무선 50억 회선이 연결된 세상은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의 연결로 진화하면서 미래에는 전 세계 유무선 500억 회선이 연결되는 시대로 변모할 것이다(Cisco, 2013). 이러한 초연결 시대에는 금융, 산업, 장비, 의료 등이 모두 네트워크에 기반하기 때문에 사이버 보안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간 네트워크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면, 앞으로는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네트워크와 디바이스간 통합은 물론 Application, 일반장비, 제조업 및 서비스 등 전 산업을 융합하는 기반으로써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미래 네트워크 발전의 이면에는 앞으로 더 진화할 사이버 범죄와의 전쟁이 해결해야 할 난제로 주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미래 네트워크 인프라 확장 전망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 2015.3 사이버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지능화 고도화가 선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만 3년간 18조원 이상의 네트워크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Jeremy Rifkin에 따르면 미래 스마트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전체 사회간접자본 투자금액의 25%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하여 정부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예산을 연간 약 25조원으로 간단히 추정해보면 연간 6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네트워크에 보통 3년간 집중 투자가 이루어짐을 감안하면 최소한 18조원의 재원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시장은 점점 정체되고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수익은 감소하지만, 3G 4G 5G로 이어지는 새로운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 사업자보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생태계에서 수익을 얻는 사업자의 규모가 증가함으로써 Who Will Pay? 의 문제가 점차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에 기반한 사이버 전쟁에서 네트워크 사업자는 희생자이자 방어자로만 머물고 관련 산업 성장의 수혜는 생태계의 또 다른 참여자가 가져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보안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소규모 기업들에게 양질의 안전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융합 서비스, 핀테크, 클라우드 등의 미래 산업이 성장하며 이를 통한 수익이 다시 네트워크 고도화에 투자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관심이 다시 한번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